이번엔 원숭이두창 확산… 걱정할까, 안심할까
중앙아프리카와 서아프리카 일부 지역의 풍토병으로만 알려졌던 원숭이두창 감염 사례가 세계 각지에서 나타나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지금까지 영국내 20건을 포함해 유럽과 미국, 호주 등 12개국에서 92건의 감염, 28건의 감염 의심 사례가 보고됐다고 밝혔다.
미국에서도 1명이 확진되고, 6명에 대한 감염 여부를 추적 관찰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2박 3일 간의 한국 방문을 마치고 일본으로 향하며 “우리가 해야 하는 일과, 그것에 이용될 수 있는 백신이 있다면 어떤 것인지를 알아내기 위해 노력 중”이라며 “그것이 확산한다면 중대하다는 점에서 걱정된다. 모두가 우려해야 하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원숭이질환이 지역 풍토병으로
이 질환은 1958년 천연두(두창)와 비슷한 증상이 실험실 원숭이에게서 나타나 이런 이름이 붙었다. 1970년 콩고에서 처음으로 인간 감염 사례가 확인된 뒤 중앙아프리카와 서아프리카 지역 풍토병으로 자리 잡았다. 마땅한 치료법이 없어 의료 시설이 부족한 아프리카에서는 치사율이 10%에 달한다.
감염되면 보통 발열과 두통과 근육통, 피로감 등 경미한 증상을 보이지만, 피부에 상처를 유발해 2차 감염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최근 보고되는 사례의 치사율은 변이에 따라서 2∼6% 수준이다.“더 많은 감염 사례 나올 것”
원숭이두창은 사람 간에는 쉽게 전염되지 않아 의사들은 이처럼 각지에서 동시다발적으로 감염 사례가 나타난 데 대해 의아해하고 있다. 최근 감염 사례 대부분이 아프리카 여행 이력이 없는 젊은이들 사이에서 나타나면서 성 접촉으로 인한 전파 가능성도 연구되고 있다.
원숭이두창은 성병으로 알려지지 않았지만, 영국 보건안전청은 이번 감염자들이 동성과 성관계를 한 것으로 확인되자 동성애자나 양성애자인 남성들은 자신의 몸에 특이한 발진이나 병변이 나타나면 지체없이 연락해달라고 당부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원숭이두창 감염자에 대한 추적 범위를 확대함에 따라 향후 감염 사례가 더 많이 확인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21일(현지시간) 밝혔다. 한스 클뤼허 WHO 유럽사무소장은 “유럽 지역이 대규모 모임과 축제, 파티가 있는 여름철로 접어들고 있어 (원숭이두창) 감염 확산세가 빨라질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걱정되는 점과 안심되는 점들
이번 원숭이두창 확산이 걱정되는 점은 ①처음으로 아프리카와 뚜렷한 연관이 없는 사람들에게서 발견되고 있는 것 ②누구를 통해 이 병에 걸리는지 명확지 않은 것 ③감염자 중 다수가 동성애자와 젊은 양성애자들 ④성행위를 통해 퍼지며, 감염자 대부분이 생식기와 그 주변 부위에 발진 증상을 보인다는 것을 꼽을 수 있다.
옥스포드 대학 팬데믹 과학 연구소의 책임자인 피터 호비는 이번 원숭이두창 확산이 “제2의 코로나”까진 아니지만, 이 바이러스가 발을 붙이지 못하게 행동에 나설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
다행스러운 점은 ①천연두 백신으로 85% 보호받을 수 있는 것 ②DNA 바이러스라 코로나나 독감 바이러스처럼 빠르게 변이하지도, 퍼지지도 않는 것 ③이미 알려진 바이러스이기 때문에 백신과 치료법이 확보된 것 ④대부분 경미한 증상 이라는 점이다.
한국은 2016년 진단검사법 및 시약 개발이 완료돼 현재 질병청에서 실시간 PCR(유전자 증폭) 검사를 통해 원숭이두창 진단이 가능하다. 질병관리청은 아직까지 국내 사례는 없으나 발생에 대비해 검사체계를 구축했다고 밝혔다. 필요시 관리대상 해외 감염병으로 지정하는 방안도 검토하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