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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피해자 마음의 피멍… 평생 관리체계 절실

    피해자 마음의 피멍… 평생 관리체계 절실

    전재영(53)씨는 2003년 2월 대구지하철 참사로 사랑하는 사람들을 떠나보냈다. 7살이던 딸은 아내와 함께 대구에 있는 한 병원에 언어치료를 받으러 가다가 화를 당했다. 너무 큰 충격을 받은 탓일까. 전씨는 지금도 사고 다음 날 어떤 일이 있었는지 기억하지 못한다. 사고 초기 시신을 수습하는 데 시간을 쏟느라 자신의 마음을 돌볼 여유도 없었다. 그는 “주위에서는 ‘이제 잊으라’고 말하지만 어떻게 쉽게 잊겠나. 평생 가슴에 묻고 살 수밖에 없지 않겠느냐”면서 “가슴에 자식을 묻은 슬픔은 시간이 지나도 치유되지 않는 것 같다”고 털어놨다. 세월호 참사가 일어난 지 8일째에 접어든 가운데 가까스로 세월호를 탈출한 안산 단원고의 생존 학생은 물론, 실종자 및 사망자 가족들과 안산 시민들은 극심한 스트레스 등 후유증에 시달리고 있다. 전문가들은 정신적 고통으로 인한 2차적인 피해를 막기 위해 일시적인 치료에 머물 것이 아니라 이들을 위한 ‘평생 주치의’ 제도를 마련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박종익 강원대병원 정신과 교수는 23일 “보통 어린 시절 대형 재난사고나 성폭행, 부모님과의 이별 등의 사건을 경험할 때 받는 정신적 충격은 성인이 돼도 지속적으로 나타난다”면서 “생존자들이나 간접 피해자들을 상태의 심각성에 따라 분류해 그에 걸맞은 치료를 하고, 치료가 당장 필요하지 않은 사람은 향후 지속적인 모니터링을 통해 평생 관리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심민영 국립서울병원 심리적 외상관리팀 팀장도 “충격적인 사건 이후 겪는 외상후스트레스장애(PTSD)는 만성화되는 비율이 30%에 이르기 때문에 단순히 몇 달, 1년 이렇게 단기적으로 관리하고 말 것이 아니라 장기간에 걸쳐 관리를 해야 한다”면서 “특히 이번 사건처럼 피해자가 밀집해 있는 안산 지역에 대한 집중 관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경기도와 안산시는 피해자와 유가족, 안산 시민의 정신적인 충격을 해소하기 위해 ‘통합재난심리지원단’을 운영하기로 했다. 교육부는 고려대 안산병원에 입원한 단원고 학생들에게 소아청소년정신과 전문의를 일대일 주치의로 지정해 사후 관리를 하겠다고 밝혔다. 아동정신과전문의인 신의진 새누리당 의원은 “지속적인 보호를 위해서는 학생들의 담당 주치의를 변경해서는 안 된다”면서 “학생들이 학교에 복귀하면 주변 학교와 협의해 집단 상담을 실시하고 학생들만큼 트라우마에 시달리는 유가족과 안산 시민들의 상처를 치유할 수 있도록 자조 모임을 운영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대구지하철 참사나 세월호 침몰 사고 등 대형 재난 피해자들에 대한 지원이 1회성에 그치지 않고, 중·장기적으로 이뤄지려면 대통령 혹은 국무총리 직속기구를 ‘컨트롤타워’로 만들어 심리치료 체계를 일원화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채정호 가톨릭대 정신의학과 교수는 “대구지하철 참사로 340여명의 사상자가 발생했고, 유가족들도 700~800명에 이르지만 11년이 넘도록 이들의 정신건강에 대한 추적이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은 심각한 문제”라면서 “대통령이나 총리실 직속 ‘트라우마심리 지원센터’를 신설해 대형 재난사고를 겪은 사람들이 현재 어디에 살고 있는지, 상태는 어떤지 등에 대해 정기적으로 꾸준히 추적할 수 있는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희선 기자 hsncho@seoul.co.kr
  • ‘리쌍’ 길, 음주운전 면허취소…MBC 무한도전서 자진하차

    ‘리쌍’ 길, 음주운전 면허취소…MBC 무한도전서 자진하차

    그룹 리쌍 멤버 길(36·본명 길성준)이 음주운전을 하다가 경찰에 적발됐다. 서울 마포경찰서는 술을 마시고 운전한 길씨를 도로교통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고 23일 밝혔다. 길씨는 이날 0시 30분쯤 음주 상태로 벤츠 G63 AMG 차량을 몰고 서울 지하철 2호선 합정역 인근에서 양화대교 방면으로 운전하다가 경찰의 음주단속에 적발됐다. 길씨는 면허취소 수치인 혈중 알코올 농도 0.109% 상태였던 것으로 조사됐다. 세월호 참사로 사회 전반에 추모 분위기 가운데 길씨의 부적절한 처신에 대한 논란이 커지고 있다. 이날 MBC는 현재 길씨가 고정 출연 중인 무한도전에서 길씨를 하차시키기로 했다. MBC는 “길씨가 먼저 무한도전 측에 하차 의사를 밝혔고 제작진도 이를 받아들였다”고 밝혔다. 조희선 기자 hsncho@seoul.co.kr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세월호 침몰-이모저모] 故박지영씨, 당신이 진짜 세월호 선장입니다

    [세월호 침몰-이모저모] 故박지영씨, 당신이 진짜 세월호 선장입니다

    “이제 사고 없는 천국에서 부디 편히 머무세요.” 꽃을 채 피우지도 못한 나이에 세상을 떠난 고인의 장례가 치러지는 내내 유족과 지인들은 하염없는 눈물을 흘렸다. 침몰하는 세월호에서 안산 단원고 학생들을 비롯한 승객들을 구하려고 고군분투하다 목숨을 잃은 승무원 박지영(22·여)씨의 발인이 22일 오전 9시 인천 중구 인하대병원 장례식장에서 엄수됐다. 인천 제2교회 신도 30여명은 발인에 앞서 빈소를 찾아 고인의 넋을 위로하며 눈물의 예배를 드렸다. 예배를 진행한 담임 목사는 “이렇게 비통한 마음을 어떤 말로 위로하겠냐”면서 “고인의 희생은 절대 헛되지 않을 것입니다”라고 말했다. 살신성인의 자세를 보여 준 박씨의 빈소는 발인 직전까지 조문객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빈소 앞에는 ‘당신의 숭고한 희생을 잊지 않겠습니다’ ‘당신은 대한민국의 영웅입니다’ ‘지켜주지 못해 미안합니다’, ‘영웅이여 감사합니다 그리고 죄송합니다’는 등의 문구가 걸린 여러 개의 근조 화환이 줄지어 놓여 고인의 안타까운 죽음을 기렸다. 박씨의 시신은 고인의 숭고한 희생정신을 기리고자 자원한 경기 시흥경찰서 경찰관 9명에 의해 운구됐다. “지영아! 우리 지영이 어떡해. 사랑한다 지영아”를 목놓아 외치던 박씨의 어머니는 가족에게 부축을 받으며 간신히 걸음을 뗐다. 박씨의 시신이 운구차에 실리자 박씨의 어머니와 여동생은 오열하며 끝내 바닥에 주저앉아 주위를 안타깝게 했다. 고인의 유해는 ‘내가 죽으면 딸과 함께 묻히고 싶다’는 박씨 어머니의 희망으로 경기도 광주시 오포읍 시안가족추모공원에 안치됐다. 박씨는 2012년 다니던 대학을 휴학하고 청해진해운에 입사해 승무원으로 근무하던 중 지난 16일 세월호가 침몰할 당시 승객들의 탈출을 돕다가 목숨을 잃었다. 사고 당시 한 학생이 “왜 구명 조끼를 입지 않느냐”고 걱정하자 “승무원들은 마지막까지 있어야 한다. 너희들 다 구하고 나도 따라가겠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져 많은 이들의 가슴을 아프게 했다. 조희선 기자 hsncho@seoul.co.kr
  • 선장·선원들 무서운 거짓말… 朴대통령 “살인 행위”

    선장·선원들 무서운 거짓말… 朴대통령 “살인 행위”

    세월호와 진도해상교통관제센터(VTS)의 교신 내용이 공개되면서 긴박한 상황 속에서 세월호 선장과 선원들이 취한 비상식적인 조치들이 구체적으로 드러나고 있다. 승객들을 구해야 할 시간에 선원들이 구명조끼를 입고 선교(브리지)에 모여 있었는가 하면 탈출과 관련해서는 뻔뻔한 거짓 보고를 반복했다. 침수 상황을 묻는 말에 엉뚱하게도 선원 자신들의 위치를 이야기하기도 해 일각에선 선장과 선원들이 이미 승객의 구조에는 아예 관심이 없었다는 의혹까지 제기된다. 침몰 시 마지막까지 배에 남아 승객을 구해야 하는 선장과 선원들이 400여명이 넘는 탑승객들의 구조를 무시하고 자신들만 서둘러 배를 탈출했다. 이를 두고 미국 뉴욕타임스는 선장 이준석(69)씨가 자랑스러운 국제 해양법 전통을 깨뜨렸다고 보도하는 등 이씨는 세계적인 ‘악마’가 됐다. 이씨와 선원들이 무서운 거짓말을 한 이유는 왜일까. 지난 20일 해경이 공개한 교신 내용 등에 따르면 지금껏 가장 이해 못할 점은 탈출 방송과 관련한 이씨와 선원들의 거듭된 거짓말이다. 사고 당일인 16일 오전 9시 10분쯤부터 “너무 기울어져 움직일 수 없다”, “탈출은 불가능하다”라는 말만 세 차례나 반복했다. 교신 내용대로라면 이미 탈출 자체가 불가능한 상황이었지만 세월호 상황은 달랐다. 당시 일부 구명조끼를 입은 승객이 바다로 뛰어들었고, 인근에는 구조를 위해 선박들이 세월호 주변을 돌고 있었다. 오전 9시 23분 “승객들에게 구명조끼 등을 입히라”는 지시에 세월호는 “방송이 불가능하다”고도 답했다. 하지만 당시 배 안에는 “안전한 배 안에서 기다려라”라는 방송만 계속 흘러나오던 상황이었다. 진도VTS와의 마지막 교신 시점인 9시 37분 세월호는 “…방송했지만 (승객들이)좌현으로 이동하기 힘들다”는 메시지를 남겼다. 이후 선원들은 먼저 배를 빠져나왔다. 하지만 정작 탈출 방송을 들었다는 이는 아무도 없다. 구속된 선장 이씨가 탈출 명령을 했다는 것은 거짓말이라는 음성 분석도 21일 나왔다. 조동욱 충북도립대학 교수는 검찰 송치 당시 이씨의 음성을 분석한 결과 “보통 성인 남성이 말할 때 음역은 120∼180㎐, 강도는 75㏈ 전후이지만 이날 이씨의 음성은 이에 훨씬 미치지 못한다”면서 “양심에 꺼리는 답변을 했기 때문”이라며 이씨의 답변은 거짓일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정작 선장의 결정을 기다리는 애타는 질문에 선교는 침묵했다. 생존자 진술에 따르면 당시 숨진 승무원 박지영(22)씨는 오전 9시부터 30여분간 “승객들을 탈출시켜야 하느냐”고 선교에 10차례 무선을 쳤다. 하지만 어쩐 일인지 선교는 무응답으로 일관했다. 가장 이해할 수 없는 대목은 9시 17분 교신 내용이다. 교신 내용에 따르면 승객을 구해야 할 시간에 선장과 선원들은 이미 구명조끼를 입고 선교에 모여 있었다. 당시 진도VTS는 “침수 상태는 어떠냐”고 물었지만 엉뚱하게도 대답은 “구명조끼를 입은 선원들이 선교에 모여 있다. 빨리 와 달라”는 내용뿐이었다. 이 때문인지 승무원은 29명 가운데 20명이 생존했다. 정태권 한국해양대 해양학부 교수는 “일반적으로 배는 50도 이상이면 이미 한계를 넘어 전복 위기에 빠진 상황”이라면서 “한계 경사각을 넘었다고 판단했다면 선장은 머뭇거리지 말고 탈출 명령을 내렸어야 한다”고 말했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조희선 기자 hsncho@seoul.co.kr
  • “사랑했던 제자들 곁에서 영원히 함께하시길…”

    “사랑했던 제자들 곁에서 영원히 함께하시길…”

    “이제 그렇게 사랑했던 아이들 곁에서 영원히 머물 수 있기를….” 21일 동이 채 트기도 전인 오전 4시 30분 경기 안산 제일장례식장. 환하게 웃는 영정 사진을 앞세운 운구 행렬이 빈소에서 나와 운구 차량으로 향하자 유족과 동료, 선후배 교원 등 50여명은 비통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지난 18일 전남 진도 실내체육관 인근 야산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은 채 발견된 단원고 강모(52) 교감의 세상과의 작별은 그렇게 진행됐다. 운구차에 강 교감의 시신이 오를 때는 흔한 곡소리조차 들리지 않았다. 마지막 묵념을 한 뒤에도 강 교감의 부인은 애써 울음을 삭이려는 듯 어깨를 들썩거렸지만 끝내 고개를 들지 않았다. 학생들 200여명이 실종된 가운데 수학여행단 인솔 책임자인 자신이 구조된 데 대한 자책감을 떨치지 못하고 비극적인 선택을 한 고인의 뜻을 헤아렸기 때문일 것이다. 강 교감의 유해는 충남 보령의 가족 납골묘로 옮겨졌다. 유족들은 고인의 마지막 뜻을 존중해 유해 일부는 보령 선산에 있는 가족 납골묘의 선친 옆에 안장하고 나머지 유해는 실종된 학생들이 있는 진도의 사고 해역에 뿌리기로 했다. 장례식장부터 장지인 보령까지 동행하면서 강 교감의 마지막 길을 배웅한 단원고 김모 교사는 “교감 선생님은 평소 자신에게는 강직하고 학생들에게는 삶과 배움의 본질에 대해 말씀해 주신 선비의 풍모를 지닌 분이었다”면서 “학생과 후배들을 늘 챙기셨던 선생님께서 우리에게 남기신 뜻을 헤아리며 살아갈 것”이라고 말했다. 강 교감은 단원고 학생 325명이 탄 여객선 침몰 사고가 난 지 3일 만에 유서를 남기고 세상을 등졌다. 유서에는 “나에게 모든 책임을 지워 달라. 내 몸뚱이를 불살라 침몰 지역에 뿌려 달라. 시신을 찾지 못하는 녀석들과 함께 저승에서도 선생을 할까”라는 글이 적혀 있었다. 강 교감의 발인에 이어 제일장례식장과 한사랑병원, 사랑의병원, 안산산재병원 등에서 여객선 침몰 사고로 희생당한 단원고 2학년 학생들의 장례식이 차례로 진행됐다. 오전 6시 30분 박모양을 발인하기 전 제일장례식장에서 예배를 주관한 목사가 “이 아이는 천국에 가요. 비록 살아서는 가장 고통스러운 바다를 지났지만 이제 천국으로 갑니다”라고 말하자 가족과 지인들이 오열했다. 박양의 어머니는 딸의 영정 사진을 끌어안은 채 연신 입을 맞추며 “내 딸 사랑해. 내 딸, 나를 두고 어디 가니”라고 외쳐 주변을 안타깝게 만들었다. 교복을 입은 박양의 친구들 역시 아무 말도 하지 못한 채 그저 고개를 숙여 흐느끼기만 했다. 한편 경기도합동대책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후 6시 현재 한도병원 등 안산 시내 주요 병원과 장례식장에 단원고 2학년 학생 시신 21구가 추가로 안치됐다. 이날 제일장례식장에 안치된 박모양의 어머니는 “처음에는 우리 딸 이름이 구조자 명단에 있었다. 그래서 살았다고만 생각했어”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그는 “나중에 (해경 측에서) 딸이 사망했으니 확인하라고 하더라. 가서 직접 보니까 구명조끼도 못 입고 점퍼만 입은 채 죽어 있었다”며 울음을 터트렸다. 그럼에도 박양 어머니는 “우리 딸이 이렇게 내 품에 빨리 돌아와 준 것만으로도 감사한다”며 하염없이 눈물을 흘렸다. 조희선 기자 hsncho@seoul.co.kr
  • [세월호 침몰 참사] “정부의 초기 무책임한 태도 - 미확인 보도 남발이 불신 초래”

    [세월호 침몰 참사] “정부의 초기 무책임한 태도 - 미확인 보도 남발이 불신 초래”

    지난 16일 전남 진도 여객선 침몰 사고 이후 페이스북·트위터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유언비어’가 난무하고 있다. 정부 당국에서는 “허위사실”이라고 밝혔지만, 여전히 희망의 끈을 놓지 않는 이들에게는 사소한 말이라도 흘려 넘길 수 없는 상황인 터라 쉽사리 잦아들지 않고 있다. 전문가들은 사고 초기 무책임한 태도로 불신을 자초한 정부는 물론 자극적인 내용을 사실 확인 없이 보도한 언론의 책임도 크다고 지적했다. 지난 19~20일 페이스북 등에는 ‘이 영상은 꼭 공유해 함께 봐야 한다’는 글과 함께 ‘용역 깡패가 진도 체육관에서 실종자 가족을 폭행했다’는 내용의 동영상이 유포됐다. 하지만 전남지방경찰청은 “실종자 가족 대표에게 확인한 결과 폭행하는 남성은 실종자의 아버지로 확인됐고 가족 간 사소한 다툼이 몸싸움으로 이어졌다”면서 “용역 폭력배가 폭행했다는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고 말했다. 20일에는 “실종자 가족들이 청와대로 가려고 하자 정부 측에서 ‘(선체) 내부에 30명 정도 살아 있을 가능성이 있다. 이렇게 하는 건 구조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설득했다”는 내용이 인터넷에 돌았으나 경찰은 “사실무근이며 유언비어로 수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지난 17일 페이스북에는 진도 해역에 있는 것처럼 위치를 표시해 ‘제발 이것 좀 전해 주세요. 식당 옆 객실에 6명이 있어요. 유리 깨지는 소리 나요’라는 메시지가 떠돌았으나 이 또한 거짓으로 확인됐다. 그럼에도 실종자 가족들은 “정부도 언론도 믿지 못하겠다”며 고개를 내젓고 있다. 진도실내체육관에 모인 이들은 “정부의 구조 활동이 거의 진행되지 않는데 언론이 현실과 다른 얘기를 보도하고 있다”, “기자들은 모두 나가라” 등의 격앙된 반응을 쏟아냈다. 19일에는 방송사 취재진 5명가량이 실종자 가족으로 보이는 사람에게 폭행을 당했고, 방송사 카메라가 파손되기도 했다. 사고 직후 일부 매체가 ‘수학여행을 간 학생들이 전원 구조됐다’는 경기교육청의 발표를 여과 없이 내보내는 등 속보 경쟁에 매몰돼 불확실한 정보를 쏟아낸 언론의 ‘업보’인 셈이다. 지난 18일 모 종합편성채널 뉴스에서 민간 잠수부를 사칭한 홍모(26·여)씨가 “해경이 민간 잠수부들의 구조 작업을 막았고 대충 시간이나 때우라고 했다”고 말한 인터뷰를 확인 없이 내보낸 것이 대표적이다. 설동훈 전북대 사회학과 교수는 “불특정 다수가 접할 수 있는 SNS에서 유언비어들이 설득력을 얻으면서 사실처럼 퍼지는 상황”이라면서 “국민들이 유언비어를 신뢰하게 되는 것은 공공 영역에서 사실을 전달해야 할 정부와 언론이 제 역할을 못한 것이 하나의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김귀옥 한성대 사회학과 교수도 “새로운 뉴스, 구조 소식을 듣고자 하는 간절한 상황에서 정부의 의사소통 체계에 문제가 있기 때문에 유언비어에 관심을 보이는 것”이라면서 “유언비어가 유포돼도 국민들이 자정할 능력은 충분하기 때문에 정부의 신뢰 회복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세월호가 잠수함과 충돌했다’, ‘한·미 연합훈련으로 세월호 항로가 변경됐다’는 등의 의혹에 대해 김민석 국방부 대변인은 “사고 당시 인근에서 작전이나 훈련이 없었고, 미 해군의 본험 리처드함도 100마일 떨어진 공해상에 위치했다”고 밝혔다. 조희선 기자 hsncho@seoul.co.kr
  • 서울 백화점서 1억대 다이아 도난

    서울의 한 유명백화점 명품 매장에서 1억원이 넘는 다이아몬드 반지가 사라져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20일 서울 남대문경찰서에 따르면 이날 오전 11시 15분쯤 서울 중구 소공동 L백화점 1층 불가리 매장에서 판매가 1억 4000만원에 달하는 다이아몬드 반지 1점을 도난당했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경찰은 남성 손님 2명에게 반지를 꺼내 보여 준 뒤 반지가 사라졌다는 직원 진술을 토대로 이들을 유력한 용의자로 지목하고 뒤를 쫓고 있다. 경찰은 둘 모두 50대 아시아계 외국인으로 추정하고 있다. 직원이 다른 손님을 응대하는 틈을 타 반지를 들고 빠른 걸음으로 백화점을 빠져나간 것으로 조사됐다. 조희선 기자 hsncho@seoul.co.kr
  • [진도 여객선 침몰 참사] “중학교 수학여행땐 재밌게 놀았는데…”

    [진도 여객선 침몰 참사] “중학교 수학여행땐 재밌게 놀았는데…”

    “중학교를 졸업한 뒤론 얼굴 한번 못 봤는데 마지막 인사도 못 전해서 어떡해요.” 세월호 침몰 사고 사흘째인 18일 고려대 안산병원의 공기는 무겁고 엄숙했다. 이날 병원에 추가로 안치된 장준형(이하 17·안산 단원고 2학년)·황민우·김주은(여) 학생의 가족들은 차가운 시신으로 돌아온 자녀들의 모습을 보고 오열해 주위를 안타깝게 했다. 불러도 대답 없는 친구의 영정 사진을 바라본 아이들 역시 비통한 울음을 쏟아냈다. 황군과 같은 중학교를 다녔다는 여학생은 “민우는 여느 아이들과 마찬가지로 운동과 게임을 좋아하는 활발한 아이였다”면서 “중학교 수학여행 때 둘이 장난치고 투닥거리면서 재밌게 놀았었는데 너무 안타깝다”며 끝내 울음을 터뜨렸다. 한 학생은 함께 조문하러 온 친구에게 “(빈소에) 못 들어가겠어. 마음이 너무 아프다”라고 말하며 한동안 바깥을 서성였다. 장군을 조문하러 온 한 중년 여성은 “같은 동네에서 살아서 가족들끼리 다 알고 지냈는데 꽃 다운 아이를 이렇게 떠나보내서 같은 엄마 처지로서 너무 슬프다”며 말을 잇지 못했다. 장군의 중학교 동창생인 이재윤(17)군은 “제주도로 수학여행을 간다고 하기에 기념품 꼭 사오라고 말했었는데 이제 못 본다고 생각하니 믿기지 않는다”면서 “준형이에게 못 해준 것만 생각이 나서 미안하다는 말을 꼭 전해주고 싶다”며 울먹였다. 민간 봉사단체인 안산소방서 여성의용소방대의 최춘화 대장은 “학생들이 꽃망울도 제대로 피워 보지 못한 채 세상을 떠나 마음이 너무 무겁다”면서 “우리 대원 한 분도 자녀가 실종돼서 현장에 내려갔는데 남 일 같지 않다”고 말했다. 대원 10여명과 함께 장례식장 1층에서 조문객들을 안내하는 등 유가족들에게 힘을 보탠 최 대장은 “유가족들을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찾아 성심성의껏 도울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전날 안산병원에 안치된 정차웅(이하 17)·임경빈·권오천 학생의 넋을 기리기 위한 조문객 행렬도 이어졌다. 숨진 정군을 조문하러 온 중학교 동창생 이푸른산(17·안산 동산고 2학년)군은 “차웅이는 친구들이 짓궂은 장난을 쳐도 다 받아줄 정도로 진짜 착한 친구였다”면서 “모든 친구들이 차웅이를 좋아했는데 사망자 명단에 차웅이가 있어서 너무 놀라 눈물도 안 나왔다”며 안타까워했다. 한편 안산병원 측은 낮 12시 30분 현재 단원고 학생 72명을 포함해 모두 76명의 구조자가 입원 중이라고 밝혔다. 이들 대부분은 중증도 이상의 심한 스트레스 증상과 우울증을 호소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조희선 기자 hsncho@seoul.co.kr
  • “마지막까지 다른 친구 구해줬는데…”

    “마지막까지 다른 친구 구해줬는데…”

    “마지막까지 다른 친구들을 구해 줬대요. 평소에도 의젓한 친구였는데 지금 곁에 없다는 게 도저히 믿기지 않아요.” 17일 고려대 안산병원 장례식장. 세월호 침몰 사고로 숨진 희생자 가운데 경기 안산 단원고 2학년 정차웅(이하 17), 임경빈, 권오천군의 빈소가 이곳에 마련됐다. 빈소에서는 금쪽같은 자식들의 이름을 목놓아 부르는 가족들과 너무 일찍 떠나보낸 친구를 부르는 비통한 울음이 그치질 않았다. 유족들은 조문객들의 위로에 흐느끼거나 눈물을 하염없이 쏟아 보는 이들을 안타깝게 했다. 권군을 조문하러 온 오모(18)양은 차마 영정 사진을 바라볼 수 없어 빈소에 들어가지도 못한 채 앞에서 눈물만 흘리고 있었다. 그는 “저보다 나이가 어리지만 정말 듬직하고 착한 아이여서 ‘오빠’라고 부를 정도였다”며 끝내 울음을 터트렸다. 임군의 어머니는 아들을 떠난보낸 충격으로 오열하다가 끝내 실신했다. 임군의 할머니는 “우리 애가 너무 착하고 말을 잘 들어서 (안내 방송에서 하라는 대로) 가만히 있어서 이렇게 됐다”며 슬퍼했다. 임군의 할아버지는 “이번 사고는 명백한 인재”라며 참담한 심정을 감추지 못했다. 임군이 중학교 3학년 때 담임을 맡았던 양소영씨는 다른 제자들과 함께 빈소를 찾아 슬픔을 나눴다. 양씨는 “경빈이는 작은 일에도 호탕하게 잘 웃을 만큼 긍정적인 아이였고 솔선수범해 학급 일을 도왔다”면서 “지난해 스승의 날에도 찾아왔었는데 그게 마지막이 될 줄은 몰랐다”며 비통해했다. 한편 병원은 오후 6시 현재 입원 중인 환자가 단원고 학생 68명을 포함해 모두 70명이라고 밝혔다. 오전 9시 브리핑 때 병원 측이 밝힌 입원 환자 수는 63명(단원고 학생 62명, 교사 1명)이었다. 조희선 기자 hsncho@seoul.co.kr
  • 승선자 수 이어 사망자 파악도 오락가락

    전남 진도 해상에서 침몰한 여객선 세월호의 선사인 청해진해운이 사고 이후 탑승 인원수를 3차례나 바꿔 발표하면서 혼란을 부추겼다. 청해진해운은 지난 16일 승객 수를 477명으로 처음 발표했다가 오후에는 459명, 462명으로 바꿨고 같은 날 밤늦게 다시 475명으로 정정했다. 일부 화물차 기사들이 명단에 이름을 올리지 않고 탑승하거나 승선권을 끊어 놓고 배에 타지 않은 승객이 있었다고 해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정부도 17일 탑승자 수를 정정해서 발표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는 이날 “재확인한 결과 화물차 기사 13명이 포함되지 않아 462명에서 475명으로 최종 확정됐다”고 전했다. 이날 밤에는 사망자 가운데 고교생 한 명의 신원이 정정됐다. 중대본은 “당초 경기 안산 단원고 ‘박영인 학생’으로 알려진 사망자가 같은 학교 ‘이다운 학생’으로 부모에 의해 확인됐다”고 밝혔다. 구조팀은 사망 학생 주머니에서 발견된 학생증 이름을 근거로 시신을 ‘박영인’으로 발표했으나 보호자가 아들의 얼굴이 아니라고 확인하자 시신을 다시 살피다 다른 주머니에서 ‘이다운’ 이름의 주민등록증을 찾았다. 사망자들의 신원은 유전자검사를 거쳐 확정된다. 한편 청해진해운 김한식(72) 대표는 이날 오후 9시 인천연안여객터미널 1층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우리 해운이 죽을죄를 지었습니다. 희생된 분들과 유가족 그리고 국민 여러분께 진심으로 사죄합니다”라며 대국민 사과를 했다. 조희선 기자 hsncho@seoul.co.kr
  • [진도 여객선 침몰 참사] “엄마, 말 못할까 봐… 사랑해” 가슴 찢어진 마지막 메시지

    [진도 여객선 침몰 참사] “엄마, 말 못할까 봐… 사랑해” 가슴 찢어진 마지막 메시지

    “엄마 내가 말 못할까 봐 보내놓는다. 사랑한다.” 16일 전남 진도 앞바다에서 침몰한 세월호에 탄 경기 안산 단원고 학생들이 가족 등 지인과 마지막으로 주고받은 문자메시지와 통화 내용이 알려지면서 안타까움을 더하고 있다. 단원고 2학년 신모(16)군은 이날 오전 어머니에게 ‘사랑한다’고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사고 소식을 모르던 어머니는 ‘왜…카톡을 안보나 했더니?… 나도 사랑한다♥♥♥’고 답했다. 또 다른 학생은 단원고 연극부 단체 카톡방에 사고 직후인 오전 9시 5분쯤 ‘우리 진짜 기울 것 같아. 얘들아 진짜 내가 잘못한 거 있으면 다 용서해줘. 사랑한다’는 글을 남겼다. 이 카톡방의 다른 학생들도 ‘배가 정말로 기울 것 같다’, ‘연극부 사랑한다’고 잇따라 메시지를 남겼다. 박홍래(16)군은 오전 9시쯤 어머니 김혜경(45)씨에게 전화를 걸어 “엄마, 배가 반쯤 기울어져서 아무것도 안 보여요. 배에서 방송으로 구명조끼를 입으라는데 나 아직 구명조끼 못 입었어요”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씨는 아들을 진정시켰지만, 이 대화를 끝으로 아들은 더 이상 휴대전화를 받지 않았다. 김단비(16)양은 어머니에게 휴대전화 메시지로 동영상 파일 2개와 구명조끼를 입고 있는 자신의 사진 3장을 보낸 것으로 전해졌다. 김양은 자신의 모습을 촬영하면서 “어떡해. 엄마 안녕. 사랑해”라는 메시지를 녹음했다. 이후 딸과 연락이 닿지 않아 발을 동동 구르던 김양의 어머니는 “엄마, 나 구출됐어”라는 연락을 받고 안도의 한숨을 내쉬기도 했다. 학부형 김권식(52)씨는 “오늘 아침 아들이 전화를 걸어 ‘구명조끼를 입은 채 침상에 누워 있어요. 살아서 봐요 아빠’라고 말했다”며 “마지막 말을 남긴 이후 연락이 안 된다”며 울먹거렸다. 사고 소식을 자녀들의 전화나 언론 보도를 통해 알게 된 학부모들은 학교 측의 늑장 통보에 분통을 터뜨렸다. 단원고 측은 오전 10시 5분쯤 일부 학부모에게 120여명이 구조됐다는 문자메시지를 보낸 데 이어 학교로 몰려온 학부모들에게도 “오전 11시 5분쯤 모두 구조됐으니 안심하라”고 알렸다. 경기도교육청 역시 출입기자들에게 두 차례에 걸쳐 ‘단원고 학생 전원 구조됨’, ‘단원고 학생 전원 구조 해경 공식 발표’라고 문자메시지로 통보했다. 학부모들은 전원 구조됐다는 소식에 잠시 안도하다 ‘여전히 구조 중’이라는 소식을 듣고 오열했다. 단원고 관계자는 “정말로 위기 상황인지 정확히 판단하고 신중하게 대응하는 게 우선이라고 생각했고 대책본부에서 논의한 뒤에 학부모에게 알렸다”고 해명했다. 오후 11시쯤 ‘배 안에 생존자가 있다’는 증언이 일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와 문자 메시지를 통해 알려지면서 실종자 가족들이 모여 있는 진도 실내체육관은 술렁거리기도 했다. “배 안에 생존자가 있다”는 외침과 함께 구조 소식을 기다리고 있던 가족들은 박수를 치며 환호했다. 또한 한 실종자 가족 앞으로 ‘살아 있다고 연락 왔대’라는 카카오톡 메시지가 왔지만, 실제 배 안에 생존자가 있다는 사실은 확인되지 않았다. 일부 가족들은 정부가 신속하게 수색 작업을 재개하지 않는다며 의자를 던지고 책상을 뒤집기도 했다. 이들은 “민간 잠수부들은 지금 현재 잠수가 가능하다는데 해경 잠수부들은 이를 지켜보기만 한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서울 조희선 기자 hsncho@seoul.co.kr 진도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 디지털산단 노동자, 여전히 저임금·살인 노동

    서울디지털산업단지(옛 구로공단) 노동자들이 우리나라 전체 노동자 평균보다 하루 2.8시간 더 일하고 월 21만 5000원을 덜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가산업단지로 설립된 지 50년을 맞은 서울디지털산업단지가 과거 제조업 중심에서 정보기술(IT), 패션, 출판 등으로 입주 업체들은 바뀌었지만 노동환경은 여전히 열악한 수준으로 확인된 것이다. 15일 서울 남부지역 노동자단체인 ‘노동자의 미래’와 정의당 심상정 의원실은 국회에서 ‘2014년 서울디지털산업단지 저임금 실태와 노동환경 개선을 위한 토론회’를 열고 이 같은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노동자의 미래’가 지난해 10월 14일부터 11월 1일까지 서울디지털산업단지 노동자 2809명을 상대로 노동환경 실태조사를 벌인 결과 노동자들의 평균 노동시간은 45.6시간이며, 평균임금은 196만 5000원인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지난해 8월 통계청이 발표한 전국 평균 노동시간인 42.8시간보다 많고 평균임금 218만원보다는 적은 것이다. 특히 노동자들의 지난해 실질임금(물가상승률을 고려한 임금)은 182만 5000원으로 ‘노동자의 미래’가 2011년 실시한 ‘노동환경 실태조사’ 당시 실질임금인 180만 9000원에 비해 0.9% 오르는 데 그쳤다. 또 최저임금(시간당 4680원)을 못 받는 노동자의 비율은 15.7%, 중하위권(시간당 8097.4원 미만)인 노동자 비율은 59.6%로 나타났다. 상위 10%(시간당 1만 9178.1원 이상)에 해당하는 노동자는 1.8%뿐이었다. 박준도 ‘노동자의 미래’ 정책기획팀장은 “전체적으로 임금 수준이 하향 평준화됐음을 알 수 있다”면서 “시급이 1만원 이상 돼야 하루 8시간, 주 40시간 노동이 현실화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박 팀장은 “최저임금만 제대로 해결해도 저임금 노동자의 고충을 일부분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법정 최저임금을 비롯한 근로기준법을 제대로 지키기 위해 노동조합과 경영자협의회, 지방자치단체 등이 공동의 노력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조희선 기자 hsncho@seoul.co.kr
  • 올해는 다 될까요, 계단 없는 투표소

    올해는 다 될까요, 계단 없는 투표소

    2010년 지방선거 당시 박김영희(53·여·지체장애 1급) 장애인차별금지추진연대 사무국장은 투표소가 아파트 관리사무실 2층에 마련된 것을 알고 투표일 3일을 앞두고 국가인권위원회에 긴급 구제요청을 했다. 전동 휠체어를 2층에 들고 올라가는 것 자체가 위험하고 공무원 등에게 업혀서 올라갈 수 없다는 이유 때문이었다. 지역 선거관리위원회는 인권위 권고를 받고서야 투표소 1층에 임시 기표대와 투표함을 설치했다. 김태현(47) 뇌병변장애인인권센터 인권정책팀 실장도 4년 전 지방선거 당시 엘리베이터가 없는 어린이집 지하에 투표소가 마련된 탓에 진땀을 흘려야 했다. 선관위에 항의했지만 가파른 계단에 패널로 임시 경사로를 만든 게 고작이었다. 박김 사무국장은 “나처럼 인권위에 긴급구제를 요청하지 않는다면 다른 투표소에서는 (장애인 유권자에 대한 배려를 하지 않은 채) 그렇게 투표가 진행되기 쉬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15일로 6·4 지방선거가 불과 50일 앞으로 다가왔지만 투표소 및 선거 정보에 대한 접근성이 여전히 미흡한 탓에 장애인 유권자의 참정권이 제한될 것이란 우려가 크다. 장애인 및 인권단체 등을 중심으로 투표소 접근성에 대한 지적은 끊이지 않았다. 1층 투표소의 비율은 최근 치러진 제19대 총선 및 제18대 대선에서 92% 수준이었지만 일부 지체장애인 등에게는 “누구에게 투표할까”보다는 “투표할 수 있을까”를 고민하는 게 현실이다. 1층에 투표소가 설치돼 있다고 해도 휠체어 장애인이 사용할 수 있는 화장실과 장애인용 주차장 등의 편의시설 및 차량 안내 도우미 등이 마련된 곳은 태부족이다. 장호동 장애인차별금지추진연대 활동가는 “이번에도 선관위가 투표소를 100% 1층에 설치한다고는 담보하지 못할 것”이라면서 “의무적으로 1층에 기표소를 마련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시각장애인의 정보 접근성도 지적된다. 점자형 선거 공보물은 일반 책자형 선거 공보물과 같은 매수 이내에서 제작할 수 있는데 점자의 특성상 일반 공보물에 나오는 내용의 30% 정도밖에 담지 못한다. 게다가 점자형 공보물 제작은 의무사항도 아니다. 은종군 장애인단체총연맹 정책홍보국장은 “점자형 공보물을 만드는 비용은 국가에서 전액 지원하는데 이에 대한 후보들의 인식이 부족한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선관위 관계자는 “이번 선거부터 점자를 읽지 못하는 경우를 대비해 정당 및 후보자가 선거공보물을 제작할 때 음성변환용 2차원 바코드를 활용할 수 있도록 프로그램을 공유하는 등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장애인 보호시설의 대리투표 논란을 막기 위한 대책도 시급하다. 거소투표(실제로 거처하는 곳에서 투표한 뒤 투표용지를 우편으로 관할 선관위에 보내는 방식)를 신청한 유권자가 10명 이상인 시설의 장(長)은 기표소를 의무적으로 설치해야 한다. 그러나 시설 관계자가 특정 후보자를 찍도록 강압하는 등 부정이 발생해도 증명할 방법이 마땅치 않다. 선관위 관계자는 “기표소가 설치된 장애인 거주시설에 선관위 직원 등 1인 이상의 투표 참관자를 배치하는 등 대리투표 행위를 집중 단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조희선 기자 hsncho@seoul.co.kr
  • 삼성전자 박찬 여경 “사이버 수사 전문가 될래요”

    삼성전자 박찬 여경 “사이버 수사 전문가 될래요”

    “야간 당직이 잦고 별의별 민원인이 많아 업무상 스트레스가 꽤 크지만 절대 후회하지 않아요.” 굴지의 국내 대기업에 다니다 뒤늦게 경찰에 입문한 서울 영등포경찰서 사이버팀의 반미영(32·여) 경장은 13일 “언론을 통해서만 접했던 사건을 직접 접하고 추적해 나가는 일이 흥미롭고 재밌다”며 활짝 웃었다. 2012년 10월 사이버 수사요원 특채에 합격해 경찰이 된 반 경장은 현재 인터넷상 명예훼손, 스미싱(문자결제사기) 등 사이버 범죄 업무를 담당하는 사이버팀의 ‘홍일점’이다. 반 경장은 서울의 4년제 공과대학을 졸업하고 2005년 1월 삼성전자에 입사해 7년간 모바일 브라우저를 개발하는 업무를 맡았다. 많은 이들이 선망하는 우리나라 대표 기업에서 일했지만 매일 컴퓨터 앞에 앉아 연구만 하는 일이 단조롭게 느껴져 새로운 길을 찾아나선 것이다. 삼성전자 근무 때 기술자 자격증을 따기 위해 참여한 스터디 모임에서 경찰청 사이버 수사팀 소속인 한 경찰관을 만나 경찰 업무에 대한 이야기를 들은 것이 이직을 마음먹게 된 계기가 됐다. 경찰서 출근 첫날 동료 경찰들은 “예전 직장보다 보수도 적고 힘만 드는 곳에 왜 굳이 왔느냐”고 했다. 반 경장은 “민원인들이 내 도움으로 금전적·정신적인 보상을 받고 만족을 얻으면 그 에너지가 결국 내게 힘이 된다”고 말했다. 최근에는 한 인터넷 신문 기자가 모 인터넷 사이트 회원들로부터 악성 댓글에 시달리고 있다는 고소를 접수하고 100건이 넘는 댓글의 IP를 일일이 추적해 무더기 입건하기도 했다. 지난해에는 변심한 애인에게 앙심을 품고 성관계 동영상을 찍어 인터넷에 올린 남성을 잡으려고 며칠 간 잠복근무를 하는 등 현장 근무도 마다하지 않았다. 반 경장은 “사이버 수사는 앞으로 중요성이 더 커지고 모든 수사의 바탕이 될 것”이라며 “어느 부서에 가더라도 사이버 수사의 경험을 살려 제 몫을 해내는 경찰이 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조희선 기자 hsncho@seoul.co.kr
  • 인천공항 출입국자 수 1분기 첫 1000만명 돌파

    법무부 인천공항 출입국관리사무소는 올해 1분기 인천국제공항을 통한 출입국자 수가 환승객을 포함해 1052만여명을 기록했다고 9일 밝혔다. 인천공항 이용객이 한 분기에 1000만명을 넘은 것은 2001년 개항 이후 처음이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7% 증가한 수치다. 내국인 출입국자가 602만 4563명으로 6.9%, 외국인 출입국자가 356만 893명으로 7.0% 늘었다. 특히 올해 1분기에는 중국과 러시아 입국자가 눈에 띄게 늘었다. 중국 입국자는 58만 5402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1.5% 늘었다. 한류 열풍의 영향으로 관광객과 쇼핑 목적 입국자가 늘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러시아 입국자는 지난 1월부터 발효된 한·러 비자면제협정의 영향으로 1분기에만 2만 8413명이 들어와 전년 같은 기간보다 36.4% 증가했다. 출입국관리사무소 관계자는 “올해 인천아시안게임 등으로 인천공항을 통한 출입국자 수가 더욱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급증하는 중국, 러시아 등 외국인 관광객 유치를 위해 자동출입국 심사 확대 등 출입국 절차를 지속적으로 개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조희선 기자 hsncho@seoul.co.kr
  • 지하철 참사 11년 지나도 고통 여전

    지하철 참사 11년 지나도 고통 여전

    대구지하철 참사 희생자대책위원회 사무국장인 황명애(57·여)씨는 2003년 2월 사고 당시를 떠올리면 아직도 정신이 아득하다. 대학 입학을 앞둔 딸(20)이 “아르바이트를 하고 오겠다”며 집을 나섰다가 지하철에서 황망하게 목숨을 잃었다. 꽃 같은 딸을 잃은 상실감에서 비롯된 스트레스와 사고를 수습하며 겪은 정신적 고통으로 11년이 지난 지금도 황씨는 병든 삶을 살고 있다고 털어놨다. 그는 “피해자 가족에게 필요한 것은 금전적인 보상뿐만 아니라 마음을 돌볼 수 있는 체계적인 심리 지원 서비스”라고 말했다. 올 들어 경북 경주 마리나리조트 체육관 붕괴 사고, 이집트 한국인 버스 테러 사건 등 자연·사회적 재난이 빈발하면서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를 겪는 사람이 늘고 있다. 전문가들은 자칫 평생 마음의 병으로 남을 수 있는 PTSD 치료를 위해 국가적 차원의 전문 병원이나 컨트롤타워의 도입이 시급하다고 입은 모은다. 9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PTSD 환자 수는 2009년 5929명, 2011년 6360명, 2013년 6741명 등 꾸준한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 PTSD란 전쟁, 자연재해, 사고 등을 경험한 사람에게 나타나는 정신질환으로 공포감, 불안, 환청, 과민반응 등 증상을 동반한다. 우리나라는 재난 후 PTSD, 우울증, 자살 등 정신 건강 문제가 급격히 증가하자 2006년 재난 경험자를 위한 ‘재난심리지원제도’를 실시하고 있다. 현재 전국적으로 17개 시도에 설치된 재난심리지원센터에서 2260여명의 전문가가 심리 상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지만 여전히 걸음마 수준이다. 대한외상성스트레스연구회 회장인 채정호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천안함·연평도 사건 이후 국군수도병원 등에 PTSD 클리닉을 개설했지만 흐지부지돼 일반 진료만 하는 수준으로 기능이 축소됐다”면서 “사건·사고는 불시에, 전국적으로 일어나기 때문에 사건이 발생하면 바로 대응할 수 있는 전문 인력으로 채워진 PTSD 국립센터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또한 채 교수는 현재 각 지역에 있는 재난심리지원센터 간 네트워크 구축이 잘 안 돼 상담 체계나 제공 서비스 등이 제각각이고, 업무 특성상 PTSD에 취약한 소방공무원과 경찰공무원 등을 지원하는 부처 역시 나뉘어 있어 통합적인 관리 체계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정경아 국립서울병원 심리적 외상관리팀 부팀장은 “일반인들이 PTSD를 겪어도 막상 찾아갈 만한 전문 병원이 전무한 데다 충격적인 사건·사고에 자주 노출되는 소방관과 경찰들은 상담 서비스를 받은 이후 현장에 돌아가면 또다시 스트레스를 받게 된다”며 “국가적인 PTSD 센터를 구축하고 이들을 통합해 관리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개발해야 한다”고 말했다. 조희선 기자 hsncho@seoul.co.kr
  • 자신의 상담사 죽이려다 되레 설득당한 20대

    우울증을 앓던 20대 남성에게 납치된 뒤 살해될 뻔했던 40대 여성 심리상담사가 피의자를 설득해 극적으로 목숨을 건졌다. 서울 강서경찰서는 자신의 심리상담사인 A(46)씨를 납치한 뒤 살해하려 했던 이모(27)씨에 대해 살인미수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7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지난 4일 오전 9시 30분쯤 강서구의 한 빌라 주차장에서 출근을 하려고 차에 올라타다 이씨에게 머리와 어깨를 쇠파이프로 맞았다. A씨는 손발이 묶인 채 자신의 차량 뒷좌석에 태워져 강원도의 야산으로 끌려갔다. 절체절명의 순간, A씨는 “네 말이 다 맞다. 살려 주면 앞으로 잘하겠다”며 이씨를 설득해 위기를 모면했다. 이씨는 경기 이천터미널에 A씨와 차량을 버리고 도망갔지만, 지난 6일 강원도 원주 버스터미널에서 경찰에 붙잡혔다. 경찰에 따르면 3년간 우울증을 앓아 온 이씨는 약 1년 전부터 A씨에게 심리상담을 받았지만, 언젠가부터 피해자가 자신에게 무관심하다는 피해의식에 범행을 결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희선 기자 hsncho@seoul.co.kr
  • [커버스토리] 쉿, 조용히? 맘껏 떠들어!

    [커버스토리] 쉿, 조용히? 맘껏 떠들어!

    “엄마, 엄마. 나도 이거 알아. 콩나무야. 콩나물이 아니야.” 4일 서울 영등포구 대림동 ‘언니네작은도서관’(이하 ‘언니네’). 이미경(46)씨가 동화 ‘잭과 콩나무’를 읽어주자 곁에서 음료수를 마시던 아들 양희준(8)군의 질문이 쏟아진다. 이씨의 소개로 도서관을 찾은 우미춘(35)씨는 8개월 된 딸에게 모유 수유를 하고 있다. 동요가 은은히 흘러나오는 가운데 아이들은 색색의 안전매트 위에서 까르르 웃으며 노는 데 여념이 없다. 동네 사랑방을 꿈꾸는 ‘언니네’에서만 볼 수 있는 ‘시끌벅적한’ 풍경이다. ●큰 소리로 떠들거나 방바닥에 누워 책 읽어 비영리 민간단체로 지역공동체 활동을 꾸준히 해 온 ‘서울여성회’는 변변한 문화시설이 없던 대림동에 지난해 12월 이름도 친근한 ‘언니네’를 열었다. 지역 사회 주민들이 이웃과 더불어 살아가는 공간을 제공하자는 취지에서 문화체육관광부가 육성하고 있는 ‘작은 도서관’ 중 하나다. 서울여성회는 여성과 아이 모두에게 안전한 공간을 고민하던 중에 누구나 편히 와서 쉬면서 책을 볼 수 있는 공간을 떠올리게 됐다. 그래서인지 ‘언니네’는 큰 소리로 떠들거나 방바닥에 누워 책을 읽는 모습이 자연스러운 ‘책 놀이터’다. 아이들을 유치원이나 학교에 보낸 엄마들이 커피 한 잔의 여유를 찾는 사랑방 역할도 한다. 신수연(41)씨는 “아이들이 ‘엄마 이게 뭐예요’라고 물을 때 ‘조용히 말해’라고 꾸짖지 않아도 된다”면서 “눈치 보지 않고 아이들이 자유롭게 책이랑 놀 수 있는 특별한 공간”이라고 말했다. 같은 학교 학부형들과 도서관을 찾은 김현진(35)씨 역시 “애들이 학교에 가 있는 동안 이렇게 동네 엄마들이랑 아이들의 학교 생활이나 건강 이야기도 하고, 가끔 서로 소소한 부탁도 하곤 한다”며 웃었다. 조민욱 서울여성회 사무국장은 “‘언니네’를 홍보할 때도 ‘책을 읽는 곳’이 아니라 ‘시끌벅적한 사랑방’이라는 점을 강조한다”면서 “주민들끼리 생활을 공유할 수 있는 마을 공동체의 거점 역할을 한다”고 말했다. ●소파 만들고 영어로 읽어주고… 재능기부 봇물 주민 참여도 적극적이다. 시민단체 활동가인 김선구(42)씨는 재능기부를 통해 ‘언니네’의 설립 초기 준비위원으로 참여했다. 김씨는 도서관에 빔프로젝터를 설치하거나 고장 난 컴퓨터를 고치는 등 시설을 관리하고 있다. 서울여성회 회원인 그는 “아이들은 또래 친구들을 만나서 놀고 어른들은 커피 한 잔 마시면서 쉴 수 있는 공간이라 자주 찾는다”고 말했다. 가구업에 종사하는 송태근(39)씨는 어린이용 소파를 직접 만들어 기부했다. 영어로 된 책을 아이들에게 읽어주는 등 재능기부를 하고 싶다는 사람들의 문의도 이어지고 있다. 조 사무국장은 “지금보다 더 많은 분들이 도서관을 이용해 진정한 공동체의 의미를 깨달았으면 좋겠다”면서 “주민들이 도서관을 ‘내 공간’이라고 생각하고 동아리 모임을 직접 만들어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독려할 것”이라고 말했다. 문화체육관광부가 2012년 작은도서관을 활성화해 생활형 도서관 문화를 조성하겠다고 밝힌 이후 ‘언니네’와 같은 작은도서관들이 눈에 띄게 늘고 있다. 4일 현재 문화부의 작은도서관 홈페이지(smalllibrary.org)에 등록된 곳은 모두 4052개. 2010년 3349개에서 2011년 3464개, 2012년에는 3951개로 꾸준히 늘고 있다. 도서관법에 따르면 ‘작은도서관’은 공공도서관 시설에 미치지 못하는 도서관을 의미한다. 숫자로 정의하면 의미가 더 명쾌해진다. ‘6·33·1000’. 6석 이상 열람석을 갖추고 33㎡ 이상 면적에 1000권 이상의 장서를 보유한 도서관을 뜻한다. 2005년 부산 북구 화명2동에서 주민 5명이 의기투합해 만든 ‘맨발동무’ 도서관은 ‘작은도서관’의 롤모델로 꼽힌다. 85㎡ 규모의 작은 사무실에서 출발한 ‘맨발동무’는 운영이 탄탄하고 유익한 프로그램으로 소문이 나면서 2010년 264㎡의 대천천환경문화센터 3층으로 장소를 옮겼다. 하루 방문객 150여명, 이용회원이 3000여명에 이를 만큼 성공을 거뒀다. 문화부 도서관정책과 관계자는 “2012년 ‘작은도서관 진흥법’을 제정하기 전부터 작은도서관에 대한 지원을 강화한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2011년 갑자기 숫자가 늘어났고 지금도 꾸준히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작은도서관’ 4052곳… 표준화 모델 필요 물론 갑자기 늘어난 덩치에 비해 아쉬운 점도 있다. ‘작은도서관’ 컨설팅 등을 하는 사단법인 ‘작은도서관 만드는 사람들’의 변현주 사무국장은 “숫자는 늘었지만, 운영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곳이 많고 규모 역시 ‘작은도서관’ 기준을 겨우 넘는 수준인 곳이 허다하다”면서 “처음에는 호기심에 방문을 해보지만 흥미가 떨어지면 방문객이 줄어들고 결국 외면을 받는 곳도 많다”고 지적했다. 한국문화관광연구원 윤소영 박사는 “‘작은도서관’이 성공하려면 설립자의 철학·운영과 지방자치단체의 의지가 잘 맞아야 한다”면서 “문화부가 ‘작은도서관’의 표준화 모델을 재정비하고 지자체에 대한 조례 표준안 등을 마련해서 수준을 높이는 일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조희선 기자 hsncho@seoul.co.kr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커버스토리] 도서관의 변신은 무죄… 복합문화공간 탈바꿈

    [커버스토리] 도서관의 변신은 무죄… 복합문화공간 탈바꿈

    “불교미술에 대해 함께 생각하는 이 자리에서 여러분과 한국의 문화적 정체성에 대한 이야기를 나눠 보려고 합니다.” 지난 2일 서울 서초구 반포동 국립중앙도서관 디지털도서관 대회의실. 100여명의 청강생들이 윤범모 가천대 회화과 교수의 말에 귀를 쫑긋 기울였다. 강의를 듣던 백발의 노신사는 연신 고개를 끄덕이다가 강연 내용을 수첩에 꼼꼼히 적었다. 강의 주제는 ‘현대 불교미술의 보고, 전등사를 찾아서’. 3년 전부터 강연을 듣고 있다는 박성렬(65)씨는 “강연을 듣기 위해 부산에서 가끔 서울에 올라오는데 책으로만 읽을 때와는 다르게 이렇게 강연을 듣고 현장 답사를 가면 더 잘 기억된다”고 말했다. 4일 문화체육관광부에 따르면 지난해 성인 연평균 독서량은 9.2권, 평일 독서 시간은 23.5분에 그쳤다. 2006년 연평균 독서량이 11.9권, 평균 독서시간이 37분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지식정보 유통이 활자매체에서 디지털기기로 빠르게 전환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하지만 ‘지식정보의 보고’인 도서관은 생존을 위한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 도서보존 및 대출·열람에 충실했던 도서관들이 복합문화공간으로 변신을 꾀하고 있는 셈이다. 국립중앙도서관이 5년째 운영하고 있는 문화프로그램 ‘길 위의 인문학’은 역사·문화 분야에서 저명한 초청강사의 강연을 들은 뒤 강사와 함께 인문학 저서의 배경이 되거나 선현의 자취가 깃든 현장을 탐방한다. ‘길 위의 인문학’은 책에서만 접하던 지식을 현장에서 체득할 수 있다는 점 때문에 큰 호평을 받고 있다. 서울 종로구의 ‘정독도서관’은 ‘Book村 인문학 스터디’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특히 시민들의 꾸준한 호응 속에 출판사 등과 연계한 작가 강연회를 수시로 열고 있다. 서울 노원구 ‘노원휴먼라이브러리’는 책 대신 사람을 통해 정보와 지식, 경험을 공유할 수 있는 ‘소통 도서관’이다. 2012년 개관한 이곳에 ‘휴먼북’(사람책)으로 등록된 경제·기업인, 언론인, 문화·예술인 등 510여명이 직접 책이 되어 자신의 지식과 경험, 정보를 독자들과 공유한다. 조희선 기자 hsncho@seoul.co.kr
  • 전자발찌 도주범 이틀만에 검거 “여친과 차 마시다 진동울려 망신”

    전자발찌를 끊고 달아났던 30대 성범죄자가 이틀 만에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 구로경찰서는 4일 전자발찌를 훼손하고 달아난 혐의 정모(31)씨를 붙잡아 서울 남부보호관찰소에 인계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정씨는 지난 2일 오후 7시쯤 구로구 구로동의 한 아파트에서 전자발찌를 가위로 끊고 달아난 혐의를 받고 있다. 정씨는 4일 오전 6시 10분쯤 강북구 송중동의 한 모텔에서 경찰에 검거됐다. 경찰은 검거 1시간 전에 여종업원과 술을 마시는 사람이 방송에 나온 도주범 같다는 주점 주인의 제보를 받고, 여종업원의 협조를 얻어 정씨를 인근 모텔로 유인했다. 여종업원이 모텔 방 밖으로 나온 사이 방을 덮쳐 정씨를 붙잡았다. 정씨가 도주하면서 추가로 저지른 범행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 조사에서 “정씨는(전자발찌를 찼기 때문에) 갑갑했으며 커피숍에서 여자친구와 차를 마시다 전자발찌 진동 소리에 망신을 당해 절단했다”고 진술했다. 조희선 기자 hsnch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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