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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판소리부터 오페라까지... 미리보는 ‘공연예술 창작산실’ 라인업

    예술성과 대중성을 두루 갖춘 신작 공연이 올 12월부터 대거 무대에 오른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문예위)가 ‘공연예술 창작산실’ 사업 지원작으로 선정한 창작 공연 22편이다. 올 12월부터 내년 3월까지 연극, 뮤지컬, 무용, 오페라, 전통예술 등 5개 장르의 다양한 작품을 차례로 만나볼 수 있다. ‘공연예술 창작산실’은 2008년 시작된 문예위의 대표적인 공연예술 지원사업으로 대본과 기획안, 쇼케이스 심의를 거쳐 지원작을 결정한다. 올해는 전문가 심사위원단 평가 외에도 관객 평가단의 점수를 반영해 예술성뿐 아니라 대중성도 강화했다. 우선 대중들에게 잘 알려진 명작을 재해석한 작품들이 눈길을 끈다. 윌리엄 셰익스피어의 비극 ‘오셀로’에 국악을 접목한 ‘오셀로와 이아고’와 영화로 잘 알려진 ‘봄, 여름, 가을, 겨울’을 현대무용으로 표현한 ‘인생의 사계를 그리는 춤-봄 여름 가을 겨울 그리고 봄…’, 김애란의 소설 ‘물속 골리앗’을 재해석한 무용 ‘물속 골리앗’ 등이다. 기존 공연 구성의 편견을 뒤집는 작품들도 있다. 전통예술 ‘완창판소리프로젝트 1’은 캐스터네츠와 아코디언, 하모니카 등 기존 판소리 공연에서 볼 수 없었던 다양한 악기를 활용한다. 무용 ‘Perfect death’와 ‘가상 리스트, Virtual List’는 무용수들의 움직임에 라이브 영상을 접목했다. 연극 ‘깨비가 잃어버린 도깨비 방망이’는 디지털과 아날로그를 조화시킨 무대를 선보인다. 이밖에도 고려인 이주 80주년을 기념한 다큐 콘서트 ‘아리랑, 삶의 노래 - 흩어진 사람들2’와 한국전쟁의 참혹한 현실에 연극 ‘햄릿’을 접목한 오페라 ‘1053’, 19세기 에펠탑 착공을 앞둔 프랑스 파리를 배경으로 한 판타지 로맨스 뮤지컬 ‘줄리앤폴’, 진실과 허구의 이분법을 깨는 극단 백수광부의 연극 ‘최서림, 야화순례기여행전’, 극단 목화의 대표 오태석 연출가의 신작 ‘모래시계’ 등이 무대에 오른다. 선정작들은 오는 12월 8일부터 내년 3월 25일까지 서울 종로구 대학로 아르코예술극장과 대학로예술극장, 서울 강동구 강동아트센터 대극장 등에서 순차적으로 공연한다. 취향대로 골라볼 수 있는 ‘드림패키지’ 티켓은 오는 16일부터 문예위 예매페이지에서 구입할 수 있다. 문의는 (02)3668-0007. 조희선 기자 hsncho@seoul.co.kr
  • 넷플릭스 “한국서는 요금 인상 안 한다”

    넷플릭스 “한국서는 요금 인상 안 한다”

    최근 요금을 인상한 세계 최대 유료 동영상 서비스 업체인 미국의 넷플릭스가 한국에서는 현행 금액을 유지하기로 했다.넷플릭스는 “최근 보도된 요금 변경은 미국에 적용되며 한국과는 무관하다”고 7일 밝혔다. 이에 따라 한국 이용자는 고화질(HD) 콘텐츠를 제공하는 ‘스탠더드 플랜’ 상품을 예전처럼 월 9.99달러(약 1만 1400원)에 쓸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초고화질(UHD) 상품의 국내가는 월 11.99달러(1만 3700원)이며, 표준화질(SD) 상품은 7.99달러(9150원)다. 넷플릭스 측은 한국에서 추후 인상이 있을지에 대해서는 밝히지 않았다. 앞서 넷플릭스 미국 본사는 HD 상품의 가격을 9.99달러에서 10.99달러로, UHD 상품은 11.99달러에서 13.99달러로 각각 올린다고 발표했다. 해당 인상안은 오는 19일 미국 사용자들에게 공지된다. 업계에서는 넷플릭스가 드라마와 만화 등 독점 제작 콘텐츠를 공격적으로 늘리면서 비용 압박이 커진 탓에 인상을 단행했을 것이라고 관측하고 있다. 스마트폰 응용프로그램 분석 기관인 앱애니에 따르면 넷플릭스는 올해 상반기 한국에서 유통되는 동영상 앱 중 푹, 브이라이브에 이어 매출 3위를 기록한 것으로 조사됐다. 조희선 기자 hsncho@seoul.co.kr
  • “올해 노벨평화상 메시지는 ‘트럼프.김정은 자제하라’”

    “올해 노벨평화상 메시지는 ‘트럼프.김정은 자제하라’”

    올해 노벨평화상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에게 보내는 메시지라는 게 중론이다.외신들은 수상자로 선정된 ‘핵무기폐기국제운동’(ICAN·International Campaign to Abolish Nuclear Weapons)의 지향점과 북핵문제를 소개하며 이같이 입을 모았다. AP통신은 7일(현지시간) “노벨이 북핵 당사자들에게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올해 노벨상의 메시지를 분석했다. 통신은 “김정은이나 트럼프에게 노벨평화상을 줄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며 북핵 문제를 둘러싼 한반도 위기가 시상 배경에 있었다고 설명했다. 한반도의 핵전쟁 위기를 고조시키는 트럼프와 김정은의 설전에 반드시 주의를 기울여 사태가 되돌릴 수 없는 상황으로 흐르기 전에 최대한 빨리 예방해야 한다는 메시지가 담겼다는 설명도 뒤따랐다. 실제 노벨평화상의 주인공을 선정한 노벨위원회도 비슷한 맥락의 시상 취지를 발표한 바 있다. 노벨위원회는 “핵무기 사용이 인류에 초래할 재앙적 결과들에 대한 관심을 끌어모으고 조약에 근거한 핵무기 금지를 달성하기 위한 획기적인 노력을 기울인 공로로 상을 수여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일부 국가가 핵무기를 현대화하고 있고 북한이 전형적인 예가 되고 있듯이 더 많은 국가가 핵무기를 구하려고 시도하는 실재적 위험이 존재한다”고 강조했다. 반핵운동 공로에 대한 일반적 설명 중 북핵이라는 구체적 사례를 적시해 메시지가 북미관계에 집중되고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AP통신은 “뭔가 이미 금이 갔지만 완전히, 되돌릴 수 없을 지경으로 박살이 나기 전에 당사자들을 협상 테이블로 데려오려는 애처로운 호소로 들렸다”고 시상 취지에 대한 평가를 내놓았다. 노벨위원회뿐만 아니라 평화상의 영예를 안은 ICAN도 같은 목소리를 냈다. 베아트리스 핀 ICAN 사무총장은 수상 소감을 밝히며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에게 핵위협 중단을 촉구했다. 핀 사무총장은 핵무기 보유는 물론 핵무기 사용 위협도 불법이라며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이 모두 자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트럼프가 핵무기 사용을 단독으로 결정할 권한을 얻은 까닭에 많은 이들이 그의 대통령 당선에 불안해졌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트럼프가 핵가방을 가진 게 불안하다면 핵무기 그 자체에 불안한 것”이라며 “전 세계를 파괴할 능력을 지닌 사람 중에 신뢰할 수 있는 사람이란 없다는 게 우리가 진짜 전하고 싶은 메시지”라고 밝혔다. 특히 핀 사무총장은 “정당한 핵무기 보유란 없다”면서 북한을 포함해 핵무기가 있다고 그 나라 국민이 특별히 안전하다고 느끼게 될지는 의문스럽다고 강조했다. 조희선 기자 hsncho@seoul.co.kr
  • 예술로 물드는 서울...추석 연휴 거리에서 놀아볼까

    예술로 물드는 서울...추석 연휴 거리에서 놀아볼까

    추석 황금연휴 기간 평소보다 한산해진 서울 거리는 세계 예술가들의 퍼포먼스가 꽉 채운다. 가수 이승환 밴드의 공연부터 가을 하늘을 수놓는 불꽃쇼까지 다양한 공연을 무료로 감상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서울문화재단은 서울시와 함께 5~8일 서울광장과 도심 일대에서 ‘서울거리예술축제 2017’을 연다. 영국, 스페인, 아르헨티나, 스위스 등 해외 작품 총 16편을 포함해 총 8개국 48편이 150회에 걸쳐 진행된다. 특히 지난 겨울 광화문 광장의 감동을 전하기 위해 이번 축제의 주제를 ‘유쾌한 위로’로 정하고 남녀노소 모두 공감할 수 있는 작품들을 준비했다.개막작인 ‘무아레’는 스페인과 아르헨티나 배우들로 구성된 퍼포먼스팀 보알라가 음악에 맞춰 하늘을 날아오르는 공중 퍼포먼스다. 이승환 밴드의 ‘물어본다’, ‘세상에 뿌려진 사랑만큼’, ‘어떻게 사랑이 그래요’와 영국 록밴드 뒤샹 파일럿의 음악이 어우러진다. 5일과 6일 오후 8시 서울광장에서 볼 수 있다.광화문광장에서는 프랑스 그룹 랩스의 설치 작품인 ‘키프레임’을 볼 수 있다. 사람의 신체 동작과 움직임을 본떠 디자인된 캐릭터들이 ‘달리기와 점프’, ‘클래식 댄스’, ‘빛의 판타지’, ‘태권도 격투’ 등 6가지 테마에 따라 반짝인다. 8일까지 오후 7시부터 하루 4시간씩 감상할 수 있다. 할머니 모습의 로봇 인형이 청계천로와 무교로를 오가며 폐지를 줍는 오브제극도 눈길을 사로잡는다. 지난해 서울문화재단 서울거리예술창작센터 거리예술창작지원 선정작인 ‘고물수레’는 고물 수레를 끌고 폐지를 줍는 로봇 할머니의 모습을 통해 우리 이웃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보게 한다. 6~8일 오후 5시 30분(8일은 6시)부터 50분간 공연된다.거리에서 펼쳐지는 특변한 무용 공연도 시민들을 만난다. 프랑스 얀 뢰르 무용단의 ‘그래비티.0’은 트램펄린과 구조물 위에서 구르고 뛰어다니거나 기어오르고 추락하는 등 중력에 몸을 맡긴듯한 다양한 동작을 보여준다. 한 공간에서 함께 살아가는 구성원들이 어떻게 개성을 유지하며 조화롭게 살아가는지 표현한 작품이다. 5일 오후 9시, 6일 오후 7시 광화문광장 북측광장에서 공연된다. 2001년 창단 이후 다양한 실험작을 선보여 온 LDP무용단의 ‘룩 룩’은 6일과 7일 오후 6시에 서울광장에서 펼쳐진다. 다양한 옷을 의상과 오브제로 동시에 활용해 나는 타인에게 어떻게 보여지고 우리는 남들을 어떻게 바라보는지 개인의 정체성에 질문을 던지는 작품이다.이외에도 더 높이, 더 널리 날고 싶은 동시대 청년들의 이야기와 고민을 담은 프랑스 예술단체 컴퍼니 아도크의 이동형 거리극 ‘비상’, 훈련받은 시민 공연자 8명이 거리의 마사지사가 되어 공연을 관람하는 시민들에게 종이 마사지를 해주는 거리예술 단체 비주얼씨어터 꽃의 ‘마사지사’, 커다란 나무 기둥을 세우는 과정을 통해 가정을 지탱하는 가장들을 위로하는 스페인 호안 까딸라의 ‘기둥’ 등 현대인들에게 위로의 메시지를 전하는 작품들도 주목할 만하다. 축제의 마지막 날인 8일 오후 7시부터 스페인의 데브루 벨자크와 한국 예술불꽃 화랑의 불꽃쇼가 펼쳐진다. 스페인팀이 세종대로부터 서울광장까지 이동하며 50분 동안 퍼포먼스를 선보이면 이어 한국팀이 서울광장에서 다양한 리듬에 맞춰 높낮이가 변하는 거대한 불기둥과 함께 30분간 공연한다. 2015년 KBS ‘탑밴드3’ 우승팀인 인디밴드 아시안체어샷의 무대가 이어진다. 축제 시간표와 공연별 자세한 문의 사항은 서울거리예술축제 홈페이지(www.festivalseoul.or.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문의 전화는 (02)3290-7090. 조희선 기자 hsncho@seoul.co.kr
  • 공장 속 부품 같은 일상, 캄캄한 구멍에 빠져버린 삶

    공장 속 부품 같은 일상, 캄캄한 구멍에 빠져버린 삶

    구멍/오야마다 히로코 지음/한성례 옮김/걷는사람/336쪽/1만 4000원삶의 길 곳곳마다 움푹 팬 구멍이 가득하다. 분주한 일상에 치여 평소에는 잘 보이지 않던 이 구멍들은 숨을 고르는 찰나 선연히 드러난다. 앞날에 대한 끝없는 불안감, 마냥 푸르다고 하기엔 너무나 고달픈 청춘, 송곳으로 뚫듯 서로를 생채기 내는 비수 같은 말들…. 우물같이 깊숙한 구멍에 드리운 삶의 그림자는 지독히 어둡고 서글프다. 발표하는 작품마다 권위 있는 상을 휩쓸며 화제를 모은 일본의 신예 작가 오야마다 히로코(34)의 작품집 ‘구멍’은 삶의 불안을 기묘한 필치로 그려낸 수작이다. 등단작이자 제30회 오다 사쿠노스케상과 제4회 히로시마 혼 대상(소설 부문)을 동시에 수상한 ‘공장’, 제150회 아쿠타가와 류노스케상을 수상한 ‘구멍’, 초단편 소설 ‘이모를 찾아가다’ 등 3편이 실렸다. 일상과 가까운 모습을 그리고 있지만 작가는 독특한 환상을 가미해 알 듯 말 듯한 몽롱한 세계로 독자를 인도한다.‘구멍’과 ‘공장’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취업의 문턱에서 좌절을 거듭하고 비정규직으로서 살면서 여러 직장을 전전한다. ‘구멍’의 젊은 여성 ‘나’는 남편의 전근으로 직장을 그만두고 시부모와 시할아버지가 살고 있는 남편의 본가 옆 시골집으로 이사한다. 비정규직의 불안정한 상태에서 해방된 ‘나’는 오히려 공허함을 느낀다. 그러던 어느 날 ‘나’는 길에서 정체를 알 수 없는 기묘한 짐승과 맞닥뜨리고 그 짐승을 뒤쫓다가 어떤 구멍에 빠진다. 실제로 존재하는지 환상인지 모호한 이 구멍은 ‘나’의 알 수 없는 심리적인 불안감과 고요한 일상을 덮치는 두려움의 다른 얼굴이다. ‘공장’은 사원식당만 100여곳에 이르고 내부에 아파트, 슈퍼마켓, 호텔, 레스토랑까지 갖춘 거대한 공장에서 일하는 세 명의 젊은이들을 조명한다. 공장이 어떤 물건을 만드는지 구체적으로 묘사돼 있지 않지만 문서분쇄 작업원, 이끼 연구원, 교열 담당자인 이들은 어쨌든 공장의 주요 업무에서는 비켜나 있다. 자신이 하는 일이 과연 무슨 의미가 있는지 제대로 알 길이 없는 이들은 노동에 대한 소외감과 회의감에 사로잡힌다. 공장에는 회색뉴트리아, 세탁기도마뱀, 공장가마우지 등 작가가 그려낸 수수께끼 같은 동물들이 서식하는데 존재의 의미를 찾지 못하는 세 주인공의 모습과 겹친다. 작품 속 작업 환경과 인간관계에 대한 정교한 묘사는 작가의 실제 경험이 바탕이 됐다. 오야마다는 대학을 졸업한 뒤 편집 프로덕션, 자동차 자회사의 공장 등 여러 곳을 전전하면서 접하고 느꼈던 것들을 작품에 녹여냈다. 지난 28일 교보문고 광화문점에서 진행된 ‘작가와의 대화’에서 오야마다는 “비정규직으로 일할 때 정규직 사원들이 비정규직 사원을 한 개인으로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회사의 한 부분으로 여기는 것에 대한 불만이 있었다”면서 “똑같은 일을 해도 돈은 못 벌고 인간 취급을 제대로 받지 못해 마음마저 바보가 되는 느낌이 생생할 때 작품을 썼다”고 말했다. 그의 작품이 마냥 우울하지 않은 것은 등장인물들이 희망을 잃지 않으려고 애쓰기 때문이다. “구멍은 일상 속 어디에나 있지만 구멍 속에서 삶의 마지막 구원을 찾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작가의 말이 등장인물들의 인생과 똑 닮았다. 조희선 기자 hsncho@seoul.co.kr
  • 요즘 더 그리운 김광석, 뮤지컬로 ‘환생’

    요즘 더 그리운 김광석, 뮤지컬로 ‘환생’

    ‘영원한 가객’ 김광석의 석연치 않은 죽음에 대한 논란이 최근 불거지는 가운데 그를 추억하는 작품이 잇따라 무대에 오른다. 강렬했던 인생만큼 사람들에게 진한 그리움을 남기고 간 그의 노래는 세월이 흐른 지금도 여전히 많은 사람 사이에서 애창되고 있다. 그의 주옥같은 노래를 활용한 작품이 줄이어 공연되는 만큼 저작권 역시 관심사다. 현재 김광석의 부인 서해순씨가 김광석의 창작물에 대한 권리 대부분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협의가 쉽지 않아 뮤지컬의 경우 다른 아티스트가 작사·작곡하고 김광석이 부른 노래들로 구성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올해 첫선을 보이는 창작 뮤지컬 ‘서른즈음에’(10월 20일~12월 2일 서울 서대문구 이화여대 삼성홀)는 김광석이 부른 ‘서른즈음에’를 작사·작곡한 강승원의 대표곡들로 이뤄진 주크박스 뮤지컬이다. 2017년 팍팍한 삶의 무게를 견디고 있는 중년의 현식이 1997년 꿈과 사랑을 찾는 스물아홉의 청년 현식을 돌아보며 지나간 시간을 추억하는 내용이다. 이번 작품은 김광석이 부른 노래의 제목을 그대로 따왔지만 사실 김광석의 개인적인 삶과는 무관하다. 공연 관계자는 “대중에게는 낯선 이름이지만 아티스트들에게 존경받는 작곡가인 강승원의 음악 세계를 조명하고자 이 작품을 기획했다”며 “지난 3월 발매된 강승원 작곡가 1집 앨범에 수록된 곡들을 중심으로 꾸며진다”고 설명했다. ‘서른즈음에’를 비롯해 이적의 ‘나는 지금…’, 자이언티의 ‘무중력’, 윤도현의 ‘오늘도 어제 같은 나는’ 등 강 작곡가가 작사·작곡한 노래들로 구성돼 있다. 제작사는 처음 ‘서른즈음에’라는 작품 제목이 김광석의 노래들로만 이뤄진 주크박스 뮤지컬로 비칠 수 있는 소지가 있어 고심했으나 다시 돌아가고 싶은 시간을 그리워하는 작품의 내용이 가사와 맥락이 비슷한 만큼 이 제목을 사용하게 됐다.뮤지컬 ‘그 여름, 동물원’(11월 7일~2018년 1월 7일 서울 서초구 한전아트센터)은 김광석과 그가 몸담았던 그룹 동물원 멤버들의 첫 만남부터 이들이 뮤지션으로 성장하는 과정을 그린 작품이다. 동물원의 원년 멤버 김창기가 김광석의 기일을 맞아 오래된 연습실을 찾으면서 시작되는 이 작품은 그동안 잘 알려지지 않았던 1988년 김광석과 멤버들의 실제 이야기를 담았다. 출연 배우들이 ‘거리에서’, ‘흐린 가을 하늘에 편지를 써’, ‘널 사랑하겠어’, ‘변해가네’ 등 동물원의 명곡들을 라이브로 선보인다. 공연 관계자는 “이번 작품에 사용되는 곡 중 김광석씨가 작사·작곡한 노래는 포함돼 있지 않기 때문에 음원 저작권과는 상관이 없다”고 설명했다. 다만 작품의 제작사는 초연 당시 극중 등장하는 ‘김광석’을 지난해부터 ‘그 친구’로 고쳐 사용하고 있다. 김광석 이름에 대한 성명권을 가지고 있는 서씨 측에서 지난해 지적을 해 왔기 때문이다. 그래서 작품을 홍보할 때도 ‘김광석’이 아닌 ‘고 김광석’이라고 명기하는 등 홍보 문구 사용에 신경을 쓰고 있다. 조희선 기자 hsncho@seoul.co.kr
  • 경계 파괴·비틀기…대학로 축제는 실험중

    경계 파괴·비틀기…대학로 축제는 실험중

    ‘연극의 메카’ 대학로는 가을이 되면 더욱 특별해진다. 작지만 젊은 극단들의 참신한 생각을 담은 무대를 볼 수 있는 축제의 장이 열리기 때문이다. 28일부터 새달 22일까지 실험적인 국내 창작극을 발견하고 해외 무대 진출을 모색하기 위한 연극 축제 ‘제7회 서울미래연극제’와 ‘2017 서울연극폭탄’이 대학로 일대에서 동시에 개최된다.서울연극협회가 주최하는 서울미래연극제는 이름에서도 엿볼 수 있듯 장르를 규정하기 힘든 경계 없는 실험과 다양한 시도가 엿보이는 창작극 6편을 선보인다. 특히 동시대를 사는 우리들의 일상과 개인적 욕망을 예리하게 짚어내는 작품들이 눈에 띈다. 축제의 문은 젊은 아티스트 집단 베타 프로젝트의 ‘불현듯, 부아가 치밀 때가 있다’(28일~10월 1일 드림시어터)가 연다. 사회생활을 하면서 갑자기 화가 치밀어 오르는 순간을 다양한 움직임으로 나열한 작품이다. 크리에이티브팀 해보카프로젝트의 ‘씹을거리를 가져오세요’(10월 12~15일 알과핵 소극장)는 일반 관객이 무대에 오르는 특별한 작품이다. 2~3년 전부터 길거리에 텐트를 마련해 놓고 지나가는 시민들의 화나는 사연을 수집해 온 해보카프로젝트가 배우가 아닌, 이 프로젝트에 참여했던 시민 4~5명을 직접 무대에 올려 세상을 유쾌하게 ‘씹는’ 공연이다.원작을 다양하게 비튼 작품들도 많다. 극단 시지프의 ‘[On-Air] BJ 파우스트’(10월 11~15일 드림아트센터 4관)는 괴테의 ‘파우스트’를 재해석한 작품으로 BJ로 분한 배우 1인이 이끄는 공연이다. 관객은 페이스북 실시간 라이브 방송을 통해 극장 밖에서도 BJ 파우스트가 벌이는 공연 실황을 지켜볼 수 있다. 이번 연극제를 통해 첫선을 보이는 이 작품은 무대와 객석 그리고 극장 밖을 지나는 대중까지 아우르며 연극에서 소통은 무엇인가에 대해 질문한다. 영국 소설가 조지 오웰의 소설 ‘동물농장’을 각색한 예술단체 인테러뱅의 ‘VISUS 동물농장-두 발은 나쁘고 네 발은 좋다’(10월 11~15일 드림시어터), 고대 그리스 3대 비극 극작가 중 한 명인 소포클레스의 ‘안티고네’를 재구성해 인간 본질에 대해 탐구한 극단 가치가의 ‘레퀴엠 포 안티고네’(10월 18~22일 드림아트센터 4관), 스위스의 극작가 프리드리히 뒤렌마트의 동명 희곡을 각색한 크리에이티브팀 지오의 ‘불행한 물리학자들’(10월 18~22일 드림시어터)이 주목할 만하다. 새달 6~16일 열리는 서울연극폭탄은 국내 우수 연극을 해외에 알리고, 해외 우수작을 국내에 소개하는 자리다. 올해 행사에는 동유럽권의 무대 미학과 특유의 감성을 엿볼 수 있는 작품 2편이 초청됐다. 마케도니아 극단 노스 오브 임팩트의 ‘내 나무의 숲’(10월 6~8일 드림시어터)은 전 세계적인 이슈로 자리잡은 이민자 문제에 대한 연출가의 고민을 엿볼 수 있는 작품이다. 루마니아 극단 토니불란드라의 ‘오셀로’(10월 13~16일 동양예술극장 2관)는 아르메니아의 저명한 연출가인 슈란 셰베르디안이 윌리엄 셰익스피어의 비극 ‘오셀로’를 새로운 시각으로 접근한 작품이다. 서울연극협회는 미래연극제 참여작 가운데 작품성이 뛰어난 세 편을 골라 서울연극폭탄의 네트워크를 활용해 해외 유통에 나설 계획이다. 두 행사를 같은 기간에 개최해 행사를 위해 방한하는 체코, 폴란드, 루마니아 등 해외 프로모터 및 해외 축제 예술감독이 작품을 관람할 수 있도록 기획했다. 지난해 참여작인 극단 놀땅의 ‘오이디푸스-알려고 하는 자’는 지난 6월 루마니아에서 공연했고 최진아 연출가는 루마니아 바벨페스티벌에서 연출상을 받는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자세한 사항은 서울연극협회(02-765-7500), 서울연극폭탄 홈페이지(www.ST-BOMB.com), 서울미래연극제 홈페이지(www.st-future.co.kr) 참고. 조희선 기자 hsncho@seoul.co.kr
  • [연극리뷰] ‘20세기 건담기’

    [연극리뷰] ‘20세기 건담기’

    시인 이상(1910~1937·본명 김해경)은 스스로를 ‘건담가’(建談家·말로 많이 떠들어 대는 사람)라고 자처하며 말재주를 부리고 다녔다. 절친했던 소설가 구보 박태원과 함께 마치 만담 커플처럼 주변 문인들을 웃기고 다녔다는 에피소드가 여러 책과 글을 통해 알려졌다. 당시 시대를 풍미하던 이 모던보이들의 대화는 주로 어떤 내용으로 채워졌을까. 이상과 박태원이 81년 전인 1936년에 나누던 대화가 바로 당신 앞에 당도했다.●‘박태원과 1930년대’ 4번째 마지막 연작 연극 ‘20세기 건담기’는 1936년 경성을 배경으로 당시 20대 젊은 예술가였던 박태원과 이상 그리고 이들의 절친한 친구이자 동료인 소설가 김유정, 화가 구본웅의 행적을 다양한 ‘말하기 쇼’ 형식에 담아낸 작품이다. 마이크 앞에 선 이상과 박태원이 새로운 4차원 라디오 기술을 통해 21세기 미래의 청중들에게 자신들의 이야기를 전하는 신예술 ‘건담’을 시작하겠다고 선언하면서 천진난만한 유희를 시작한다. 작품은 1937년 봄 이상이 일본 도쿄에서 병으로 숨을 거두기 직전까지 일제강점기 청년 예술가들의 일상과 고민을 담는다. 이들은 구인회(九人會·1933년 서울에서 조직된 문학단체)의 동인지 ‘시와 소설’ 창간 소식을 선전하고 1936년 한 해를 회고하는가 하면 50년 후 경성의 모습에 대한 재기 발랄한 상상을 나눈다. 이런 가운데 폐병과 치질이라는 같은 병을 앓는 데다 가난에 시달리는 이상과 김유정은 동병상련의 정을 나눈다. 극 초반 재기 발랄했던 재담은 일제의 군국주의가 절정을 향해 치달아 가는 서글픈 시대 상황을 반영하듯 갈수록 침울해진다. 이번 작품을 연출한 극작가 겸 연출가 성기웅은 지난 10여년간 박태원과 1930년대 경성을 무대에 올리는 것에 꾸준한 관심을 보여 왔다. 연극 ‘소설가 구보씨와 경성 사람들’(2007), ‘깃븐우리절믄날’(2008), ‘소설가 구보씨의 1일’(2010)의 뒤를 잇는 이번 작품은 박태원을 다룬 연작 시리즈의 마지막이다. ●만담·변사쇼 장면마다 다른 양식 대화 만담, 라디오 드라마, 변사쇼, 일본의 전통 예능 라쿠고(방석에 앉아 부채나 수건을 이용해 이야기를 들려주는 공연 형식) 등 장면마다 서로 다른 말하기 양식을 사용하며 맛깔나는 대화를 들려준다. 말하기에 집중한 형식답게 작품은 관객들로 하여금 청각에 좀더 집중할 수 있도록 한다. 장면과 장면 사이 암전 중에도 등장인물들의 대사나 노래가 이어지는 게 대표적이다. 단순히 등장인물들의 이야기를 보고 듣는 것에서 더 나아가 불우한 시대를 견뎌 내야 했던 예술가들의 일상과 내면의 소리에 귀기울이게 하는 장치다. 배우들이 직접 연주하는 하모니카, 트럼펫, 작은북 등의 구성진 소리와 옛 서울 사투리, 일본어, 영어 등 다양한 언어적 유희가 어우러지며 자칫하면 지루할 수도 있는 극에 활기를 불어넣는다. 30일까지. 서울 종로구 두산아트센터 스페이스111. 3만원. (02)708-5001. 조희선 기자 hsncho@seoul.co.kr
  • “88올림픽 굴렁쇠처럼…독창적인 평창되길”

    “88올림픽 굴렁쇠처럼…독창적인 평창되길”

    “이번 작품은 제대로 된 인간이 되려면 삶의 시간을 어떻게 사용해야 하는지를 표현한 것입니다. 저는 그리스 작가 니코스 카잔차키스가 말했던 ‘죽음은 한 자루의 뼈밖에 남기질 않는다’는 말을 가장 좋아합니다. 이 말에서도 알 수 있듯이 인생은 모든 것을 바치고 헌신해야 하는 것이죠. 그래서 인생을 완전하고 풍부하게 산다는 것은 항상 투쟁입니다.”2004년 아테네올림픽 개·폐막식 총감독을 맡으며 세계적인 명성을 얻은 그리스 연출가 디미트리스 파파이오아누(53)가 연출한 최신작 ‘위대한 조련사’가 오는 28~30일 서울 종로구 대학로 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 무대에 오른다. 올해 서울국제공연예술제(SPAF·스파프)가 공동 제작에 참여한 작품으로 아시아에서는 한국 관객을 가장 먼저 찾았다. 지난 7월 프랑스 아비뇽 페스티벌에서 언론으로부터 “숨막히는 아름다움”, “아름다움의 빛을 발하는 매우 보기 드문 다이아몬드” 등의 극찬을 받은 화제작이다. 한국을 처음 방문한 파파이오아누는 공연을 앞두고 25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영감은 인생 그 자체, 인생에 대한 끊임없는 의문으로부터 받는다”며 “이번 작품을 만들면서 개인적으로 삶을 다시금 돌아보게 됐고, 삶을 긍정적인 방향으로 사는 것에 대한 중요성을 작품에 녹이려 노력했다”고 말했다.그리스 아테네 태생으로 순수 미술을 전공하고 화가, 만화가로서 일찍이 인정받은 그는 공연계에 입문한 뒤로는 연출, 안무, 연기, 무대, 의상, 조명 등 전 분야에서 활약하는 보기 드문 공연 연출가다. 연극도 무용도 아닌 복합장르의 이번 작품에서는 10명의 출연자가 무대에 올라 ‘인간 탐색’이라는 주제를 매혹적으로 표출한다. 나체의 남자 배우가 15세기 이탈리아 르네상스 시대 화가 산드로 보티첼리가 남긴 불후의 명작 ‘비너스의 탄생’ 속 비너스처럼 서 있는가 하면 우주복을 입은 배우가 우주를 유영하듯 천천히 걸음을 내딛는다. ‘단순미의 거장’답게 그는 한마디의 대사 없이 오로지 몸짓으로 꿈꾸는 듯한 초현실적인 이미지를 무대 위에 감각적으로 펼쳐 낸다. “보기엔 단순해 보이는 장면도 사실은 엄청난 노력이 필요한데 이 과정이 저에게는 신성한 의무와도 같습니다. 인간은 그간 복잡한 문화를 만들어 왔지만 사실 잘못된 창조물, 생산물들만을 세상에 던져 냈을 뿐입니다. 우리는 조용하게 가만히 있을 수 있는 능력과, 여백과 공백을 느낄 수 있는 여유를 잃고 있죠. 단순한 시대로 돌아가 과거의 시간에 감사하게 하는 것이야말로 예술이 지닌 힘이라고 생각합니다.” 1000명 이상의 출연진이 동원된 아테네올림픽 개·폐막식은 그의 독창적인 창작 세계와 연출 역량을 전 세계에 널리 알리는 계기가 됐다. 아울러 그는 2015년 아제르바이잔의 수도 바쿠에서 열린 제1회 유러피언게임 개막식을 총연출하며 그 명성을 재확인했다. 그간 대형 이벤트를 성공적으로 치른 그에게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을 준비 중인 한국을 위한 조언을 부탁했다. “1988년 서울올림픽 개막식 때 한 어린 소년이 혼자 굴렁쇠를 굴리며 걸어가던 장면이 저에게 인상적이었어요. 그 장면에서 영감을 얻어 아테네올림픽 때 어린 소년이 종이배 모양 보트를 타고 홀로 물을 가르는 장면을 연출했습니다. 올림픽은 특정한 문화의 창문을 여는 큰 기회라고 생각해요. 때문에 그 나라가 지닌 역사와 철학적인 면을 보여 줘야 합니다. 올림픽과 같은 대형 행사는 서구, 특히 미국의 규칙에 따르는 경향이 많은데 그렇게 되면 그 나라의 고유함을 잃고 비슷한 문화만 만들 뿐입니다. 한국 문화만의 고유함을 보여 주세요.” 조희선 기자 hsncho@seoul.co.kr
  • 살인 사건에 대한 여러가지 기억, 진실은

    살인 사건에 대한 여러가지 기억, 진실은

    거울의 책/E O 키로비치 지음/이윤진 옮김/민음사/484쪽/1만 5000원1987년 크리스마스를 며칠 앞둔 저녁 미국의 한 저명한 교수가 끔찍하게 살해된다. 용의자는 프린스턴대 영문과를 다니는 한 모범생. 하지만 27년 후 뉴욕의 출판 에이전시에 이 남자가 보낸 한 편의 소설 원고가 도착하면서 사건의 새로운 실마리가 드러난다. 죽은 자는 말이 없고 산 자들의 기억은 거짓말처럼 조금씩 다르다. 도대체 누구의 말이 진실일까. 과연 기억은 시간이 지나도 변함없이 진실한 것일까. 루마니아 출신의 작가 E O 키로비치의 심리 스릴러 소설 ‘거울의 책’은 세 남녀의 미묘한 관계와 한 교수의 의문의 죽음에 대한 이야기다. 작가를 꿈꾸는 리처드 플린은 같은 학교 심리학과 대학원생 로라 베인스와 한 숙소에 머물게 되면서 사랑에 빠진다. 로라와 사귀면서 미국 심리학계 스타 조지프 와이더 교수를 알게 된 리처드는 그의 커다란 서재에서 자료를 정리하는 일을 돕게 되며 자연스럽게 그의 집에 드나든다. 그러던 리처드에게 문득 로라와 와이더 교수의 관계가 생각보다 가까워 보였고, 이 의심은 질투로 번진다. 어느 날 리처드와 함께 저녁 식사를 마친 와이더 교수는 며칠 후 자신의 저택에서 살해된 채 발견된다. 경찰이 대대적인 수사를 벌이지만 끝내 범인은 밝혀지지 않는 가운데 리처드가 용의자로 지목된다. 소설은 사건의 당사자가 아닌 또 다른 세 사람의 화자를 통해 이 미제 살인 사건을 추적한다. 리처드의 소설을 건네받은 이들은 뉴욕 출판 에이전트 피터 카츠, 카츠의 제안으로 수사를 떠맡게 된 전직 미스터리 잡지 기자 존 켈러, 27년 전 와이더 사건의 담당 형사였던 로이 프리먼이다. 작가는 세 화자가 만난 목격자들이 같은 사건을 바라보는 ‘기억의 방’이 얼마나 다르게 생겼는지 안내한다. 소설은 인간이 기억하는 세계가 얼마나 주관적이고 쉽게 조작될 수 있는지 좇는다. 기억은 사실이 아니라 개개인의 욕망이며, 사실을 들여다보는 창이 아니라 결국은 자신을 비추는 거울이라는 것. 작가는 어머니, 형과 함께 어린 시절의 기억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다 우연히 이 소설의 영감을 얻었다. 그가 영어로 쓴 첫 번째 책이기도 한 이 소설은 작가의 말에서 언급한 것처럼 “우리의 상상력이 객관적인 현실을 다른 무언가로 바꿔 우리만의 주관적인 현실로 만들어 버린다면 어떻게 될까”에 대한 답변이다. 단순히 범죄 사건의 진짜 범인이 누구인지를 찾는 것 이상으로 기억이라는 신비한 세계를 들여다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조희선 기자 hsncho@seoul.co.kr
  • 틀을 깬 무대 “창작은 중독”

    틀을 깬 무대 “창작은 중독”

    최근 공연계에서 가장 ‘핫한’ 인물을 꼽으라면 단연 정구호다. 패션디자이너인 그는 국립발레단 ‘포이즈’(2012), 국립무용단 ‘단’(2013), ‘묵향’(2013), ‘향연’(2015)에 이어 최근 국립오페라단 야외오페라 ‘동백꽃아가씨’ 등 장르를 넘나들며 공연 연출가로서 개성 있는 행보를 걸어왔다. 특히 지금까지 10여편의 무용 작품을 연출해 온 정구호는 연출가로서 새로운 도전을 앞두고 있다. 바로 21~24일 무대에 오르는 2017~18시즌 국립극장 개막작이자 국립무용단의 신작인 ‘춘상’이다. 그간 전통의 현대화에 집중해 온 그가 처음으로 도전하는 극 형식의 무용 작품이다. 국립무용단의 대표 레퍼토리로, ‘한국무용 대가’ 배정혜가 안무한 ‘춤, 춘향’을 오늘날 스무살 청춘들의 사랑 이야기로 재해석했다. 최근 서울신문과 만난 정구호는 “지금까지 연출한 작품 중 가장 모던한 작품”이라고 자평했다.“배 선생님의 ‘춤, 춘향’은 춘향전을 바탕으로 ‘잘 만들어진 고전’이죠. 저는 고전을 건드릴 것이 아니라 클래식으로 놔두고 ‘춤, 춘향’의 2017년 버전을 만들어 보고 싶었어요. 요즘 고전 리메이크 공연이 많은데 현재 우리의 생활을 기록하는 작품도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앞선 작품들에서 고전의 무게감을 강조해 왔다면 이번 작품은 좀더 밝고 대중적입니다. 20~30대 관객이 늘었으면 합니다.” ●현재 우리 생활 기록 작품 필요성 느껴 모던한 의상과 파격 연출로 주목받은 정구호의 ‘틀을 깨는’ 생각은 이번 공연의 무대와 음악에서도 그대로 묻어난다. 그는 평소 즐겨 듣던 아이유, 정기고, 볼빨간사춘기, 어반자카파, 선우정아 등 요즘 젊은층에게 주목받는 대중음악 아티스트들의 노래를 춤곡으로 제안했다. 또 보통 무대 위에 오브제를 배치하는 방식에서 벗어나 무용 공연으로는 이례적으로 회전무대를 설치, 입체적인 공간감을 더했다. “우리가 알고 있는 고전음악은 당시의 대중음악이잖아요. 오늘날 대중음악이 미래의 클래식이 되는 셈이니까 이번 공연에서 활용하게 됐죠. 스토리라인에 대한 관객의 감정 이입을 돕기 위해 연극적이고 오페라스러운 무대도 도입했고요. 무용수들의 움직임이 제한되는 점이 있기는 하지만 여러 면에서 새로운 시도를 해 다이내믹함을 보여 드리고 싶었습니다.” 변화에는 반발도 따르기 마련이다. 정구호는 ‘외부자’로서 ‘전통을 파괴한다’, ‘무용이 아니라 옷만 보인다’는 등 여러 비판에 직면해 왔다. 그는 자신에 대한 갑론을박에 의외로 유연했다. “다양한 의견을 나쁘게 생각하지 않아요. 그동안 보지 않았던 낯설음에 대한 의구심과 칭찬이 섞여 있다고 봅니다. 저는 장르가 파괴돼야만 새로운 돌파구가 생긴다고 생각해요. 기존 틀 안에 오래 계셨던 분들은 그 틀을 유지해야 하는 책임감이 있잖아요. 저 같은 야인들이 가끔씩 들어가 틀을 깨면 새로운 기회와 흐름이 생기지 않을까요. 그래도 아직까지 괜찮게 보는 분이 많아 계속 러브콜을 받지 않나 싶습니다(웃음).” 장르에 상관없이 그저 새로운 작품을 무대에 올릴 수 있다는 것 자체에 흠뻑 빠졌다는 그의 공연에 대한 열정은 남달랐다. “작품을 짜는 것 자체가 정말 좋아요. ‘동백꽃아가씨’와 ‘춘상’을 준비하며 새 작품을 5개 정도 짰어요. 지금 머릿속에 들어 있는 것만 10개가 넘어요. 이상하게 리허설 때마다 새 아이디어가 떠오르더라고요. 앞으로는 장르를 규정할 수 없는 언플러그드 형태의 실험 공연을 선보이고 싶습니다.” ●장르 규정할 수 없는 실험공연 선보일 것 ‘춘상’ 뒤에는 본업으로 돌아간다. 새달 16~21일 열리는 서울패션위크의 총감독을 맡는다. 이후에는 11월 ‘묵향’, 12월 ‘향연’의 재공연, 같은 달 전통가구 평양반닫이 전시가 기다리고 있다. “제가 오페라 연출을 한다는 기사를 본 중학교 동창이 전화를 하더니 대뜸 ‘너 도대체 뭐 되려고 그러니’라는 거예요. 웃으면서 ‘나도 모르겠어’라고 했지요. 여전히 제 주변에서는 저의 행보를 많이 걱정해요. 나이 들어 돈 벌어야 하는데 지금 뭐하고 있냐고요. 전 그냥 죽을 때까지 도전하고 싶어요. 장르가 무엇이든 상관없어요. 창작은 아무래도 중독인 것 같아요, 중독. 하하하.” 조희선 기자 hsncho@seoul.co.kr
  • 영국서 온 3색 명품 연극, 추석 스크린으로 즐겨요

    영국서 온 3색 명품 연극, 추석 스크린으로 즐겨요

    추석 연휴를 맞아 영국 명품 연극 3편을 스크린으로 즐길 수 있는 기회가 마련된다. 국립극장은 새달 3~8일 ‘영국 국립극장 라이브’(NT LIVE) 프로그램으로 연극 ‘프랑켄슈타인’,‘워 호스’,‘헤다 가블러’ 등 3편을 상연한다. NT 라이브는 영국 국립극장이 영미권 연극계의 화제작을 촬영해 세계 공연장과 영화관에서 상영하는 프로그램으로, 한국에서는 국립극장이 2014년 3월 처음 도입했다. 세계 연극계의 최신 경향이 반영된 수준 높은 작품을 합리적인 가격(1만 5000~2만원)에 즐길 수 있는데다 다각도로 설치된 카메라를 통해 배우들의 섬세한 연기를 감상할 수 있다는 점 덕분에 국립극장의 인기 프로그램으로 자리매김했다.●“연극 사상 가장 완벽한 프랑켄슈타인” 평가 이번 연휴 기간에는 국립극장에서 2015년 상영한 인기작 ‘프랑켄슈타인’과 국립극장의 NT 라이브 첫 상영작 ‘워 호스’를 각각 3회씩 선보인다. 독보적인 연출력으로 유럽과 미국 공연계에서 주목받고 있는 벨기에 출신의 연출가 이보 반 호브의 신작 ‘헤다 가블러’는 2회 상연한다. 프랑켄슈타인은 영국 BBC 드라마 ‘셜록’ 시리즈로 세계적인 신드롬을 불러 모은 베니딕트 컴버배치와 미국 드라마 ‘엘리멘트리’의 조니 리 밀러가 공동 주연을 맡아 화제를 모은 작품이다. 영화·연극계에서 주목받는 대니 보일 감독 특유의 감각적인 연출력이 더해지며 ‘연극 역사상 가장 완벽한 프랑켄슈타인’이라는 호평을 받았다.●실제 크기 정교한 말 모형 나오는 ‘워 호스’ 제1차 세계대전을 배경으로 군마(軍馬)로 차출된 말 조이와 시골 소년 앨버트의 각별한 우정을 다룬 ‘워 호스’는 나무로 정교하게 만든 실제 크기의 말 모형을 무대 위에 세운 화제작이다. NT 라이브 첫 상영작인 이 작품은 2015년 재상영 이후 2년 만에 다시 상영된다. 배우들이 무대 위에서 말 모형을 작동시키며 말의 미세한 움직임까지 표현해 실제로 움직이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고전 재해석·도전적 연출 돋보인 ‘헤다 가블러’ 국립극장이 국내 최초로 소개하는 ‘헤다 가블러’는 노르웨이 극작가 헨리크 입센의 동명 희곡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작품으로 지난해 12월 영국 국립극장에서 초연됐다. 자신들의 삶의 방식이 최선이라고 믿지만 한편으로 삶의 방식으로부터 느끼는 지루함을 견딜 수 없다면 죽는 방법밖에 없다고 생각하는 중산층의 삶을 그린다. 영국 일간 가디언이 “어디를 가도 호브가 있다”고 평할 정도로 현재 세계 연극계가 주목하는 연출가 이보 반 호브는 윌리엄 셰익스피어, 아서 밀러와 같은 고전을 바탕으로 한 작품을 많이 선보였는데, 원작의 배경을 설명하기 위한 무대 장치와 소품 등을 과감히 생략하는 도전적인 연출로 유명하다. 국내 관객에게는 NT 라이브 ‘다리에서 바라본 풍경’, LG아트센터 무대에 오른 ‘오프닝 나이트’, ‘파운틴 헤드’로 강렬한 인상을 남긴 바 있다. 자세한 공연 문의는 국립극장(02-2280-4114)으로 하면 된다. 조희선 기자 hsncho@seoul.co.kr
  • 시인 이상이 맺어준 인연…상상 속 ‘그’ 그린다

    시인 이상이 맺어준 인연…상상 속 ‘그’ 그린다

    세상을 떠난 지 80년이나 됐지만, 끊임없이 화제에 오르는 천재 시인 이상(1910~1937·본명 김해경)을 인연으로 두 작가가 만났다. 소설가 김연수(47)와 극작가 오세혁(35). 서울예술단이 21~30일 공연하는 창작가무극 ‘꾿빠이, 이상’(서울 중구 CKL스테이지)은 김연수가 2001년 발표한 동명소설이 원작이다. 이 작품을 무대에 맞게 각색한 이가 연극과 뮤지컬을 오가며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연출가 겸 극작가 오세혁이다.두 사람은 지난 14일 서울 종로구 통인동에 위치한 ‘이상의 집’에서 3년 만에 조우했다. 2015년 이상 타계 78주기를 맞아 김연수가 기획한 행사 ‘이상과 13인의 밤’에 오세혁이 예술가 13인 중 한 명으로 참여했었다. 당시 오세혁은 이윤택 연출가, 조광화 연출가 등 13명의 지인에게 전화를 걸어 이상에 대한 개인적인 상념을 들려 달라고 했는데 그때의 경험이 이번 공연의 바탕이 됐다. ●오 “이상 통해 여러 가지 ‘얼굴’ 보여줄 것”“무작정 전화를 걸어서 ‘이상이 누군인지’ 말해 달라고 했어요. 다들 다 다른 대답을 하더라고요. 천재다, 미친 사람이다, 병균 같은 사람이다 등등. 각기 다른 대답을 듣고 나서 이상이란 사람이 여전히 신화적 인물로 비치는 것은 그와 그의 삶이 모호하기 때문이라는 생각을 했죠. 사람들이 지닌 얼굴은 여러 가지인데 세상은 점점 명확한 걸 요구하는 것 같아요. 그래서 이상을 통해 때로 ‘얼굴’이 여러 가지여도 괜찮다는 걸 보여 주고 싶었습니다.” (오세혁) 총 3개의 장으로 이루어진 소설은 각각 세 명의 화자가 이상의 데드마스크(죽은 사람 얼굴에 유토나 점토를 발라 뜬 석고 모형)의 진위를 추적하는 가운데 자신의 정체성을 묻는 이야기라면 가무극은 이상이 친구, 문인, 여인들을 만나러 다니면서 자신의 존재의 의미를 묻는 형태를 띤다. 원작자 입장에서는 소설이 음악과 무용이 가미된 가무극으로 바뀌는 것에 대한 적지 않은 우려도 있었을 터다. “소설과 가무극은 표현방법이 다른 만큼 소설의 서사가 해체될 거라고 생각은 했어요. 그래서 더 어떻게 바뀔지 기대가 됐죠. 그래도 내심 꼭 들어갔으면 하는 두 장면이 있었는데 서혁민이라는 등장인물이 일본 동경대학 부속병원 응급실에서 젊은 이상의 환상을 보는 장면과 이상이 죽을 당시 여러 명이 모여서 그의 데드마스크를 뜨는 장면이었어요. 제가 굳이 오 작가님께 말씀을 드리지 않았는데도 대본을 처음 받아봤을 때 그 내용들이 있어서 놀랐고 좋았어요.”(김연수)●김 “이해 못해도 즐길수 있어…도전 의식 느끼게 해” 두 사람에게 이상의 존재는 꽤 남다르다. 특히 본명이 김영수인 김연수는 이상의 단편소설 ‘단발’의 남자 주인공의 이름 ‘연’(衍)을 자신의 필명으로 따왔을 만큼 이상에 대한 애정이 크다. “이상의 작품은 ‘문학은 이해를 해야 한다’는 전제를 버리게 해 줬어요. 그의 작품은 이해를 못 해도 즐길 수 있었거든요. 그게 저한테 굉장한 도전 의식을 느끼게 해 줬죠.”(김연수) “저는 고등학교 때 읽었던 이상의 ‘권태’라는 글을 지금도 즐겨 읽어요. ‘나도 나이를 먹으면 저렇게 권태로울까’라는 생각을 하게 됐는데 그래서 오히려 ‘앞으로는 내가 하고 싶은 대로 살아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더라고요. 이상도 시도 쓰고 그림도 그리고 건축도 하고 일본도 왔다 갔다 했잖아요. 저도 그처럼 경계를 자유롭게 넘나드는 정신을 배우고 싶어요.”(오세혁) 오세혁은 김연수의 또 다른 장편소설 ‘밤은 노래한다’를 무대에 올리고 싶은 소망을 오래전부터 품어 왔다. 1930년대 간도 지역에서 수많은 조선인 항일운동가들이 희생된 ‘민생단 사건’을 다룬 작품이다. 김연수도 이 작품을 집필할 당시부터 나중에 희곡으로 다시 쓰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고 한다. “옛 북간도 지역 사람들의 이야기를 외부자의 시선으로 썼던 작품인데 내부자의 시선으로 다시 희곡을 써 보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그런데 경쟁자가 있는 줄 몰랐네요.(웃음)”(김연수) “작가님이 쓰신다면 제가 연출을 하겠습니다. 하하하.”(오세혁) 조희선 기자 hsncho@seoul.co.kr
  • 中정보기관서 일한 작가, 암호와 첩보의 세계 풀다

    中정보기관서 일한 작가, 암호와 첩보의 세계 풀다

    암호해독자/마이자 지음/김택규 옮김/글항아리/420쪽/1만 4000원군 특수정보기관에서 일하는 요원들의 삶은 어떨까. 영화나 드라마 속에서 봐 왔던 모습 말고도 내부자들만 알 수 있는 암호같이 비밀스러운 면이 있지 않을까. 17년간 중국군 정보기관에서 일한 특별한 경험이 있는 작가가 그곳에서 알게 된 전우들의 삶을 극적으로 그려 낸 소설이 나왔다. 영미권에서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인 모옌 이후 최고의 평가를 받는 마이자가 2002년 발표한 ‘암호해독자’다. 중국어판 제목이 ‘해밀’(解密)인 이 작품은 중국 소설로는 반세기 만인 2014년 펭귄 클래식에 선정되며 세계 35개국에서 번역·출간됐다. 암호와 첩보라는 장르 소설적 소재에 재미와 문학성을 겸비한 덕분에 서양에서도 주목한 작품이다. 책은 1950년대 중국 수학계의 총아로, 인공두뇌 분야를 최고 수준으로 끌어올릴 것이라는 기대를 한몸에 받던 룽진전이 특수기관의 암호해독자로 발탁되면서 겪게 되는 굴곡진 인생을 그린다. 수학자의 요람으로 명성이 높은 N대학 수학과에 다니던 룽진전은 연구 활동에 매진하던 어느 날 특수기관 701의 암호해독처 처장의 방문을 맞는다. 뜻밖의 만남 이후 룽진전은 세상과의 인연을 단절당한 채 자신에게 주어진 운명에 순응하며 암호해독에 매진한다. 누구보다 암호에 관한 비상한 감각을 가진 룽진전은 조국과 적대 관계에 있는 X국의 최고 군사 암호이자 701이 가장 해독하고자 열망하는 최고 난도의 암호였던 퍼플코드마저 불과 일 년 만에 풀어낸다. 하지만 퍼플코드보다 더 고도화된 고급 암호로 알려진 블랙코드의 해독에 매달리던 룽진전이 암호에 대한 자신의 모든 고민과 아이디어가 담긴 수첩을 도난당하면서 정신적인 파멸을 겪는 과정을 좇는다. 책의 뒷머리에는 미국 뉴욕타임스 기자가 이 책과 관련해 세계적으로 정보 당국이 개인을 감시하는 것에 대한 작가의 의견을 묻는 질문이 실렸다. 그의 대답은 이 책을 단순히 첩보물로만 읽을 순 없다는 생각이 들게 한다. “이 세계는 과학기술의 볼모가 된 상태입니다. 과학기술은 우리를 전능한 존재가 되게 했지만 동시에 모두를 적으로 삼아 위험이 상존하게 만들었습니다. (중략) 우리에게는 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습니다. ‘스파이와 비밀번호와 음모와 비밀이 판치는 사회’에서 살 수밖에 없습니다.”(405~406쪽) 조희선 기자 hsncho@seoul.co.kr
  • 벌써 20살 ‘시댄스’… 저항·역사·여성의 몸짓

    벌써 20살 ‘시댄스’… 저항·역사·여성의 몸짓

    英 안무가 말리펀트 ‘숨기다’ 주목 폐막작엔 스페인의 ‘죽은 새들’ 국내 전미숙·차진엽·김보라 눈길국내 최대 규모의 무용 축제인 서울세계무용축제(SIDance·시댄스)가 스무 번째 막을 연다. 올해는 영국과 스페인 현대무용을 중심으로 세계 무용의 다양한 경향을 소개한다. 국제무용협회 한국본부가 주최하는 ‘제20회 시댄스’는 새달 9일부터 29일까지 서울 종로구 대학로 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 서초구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 마포구 서강대 메리홀 대극장, 중구 CKL스테이지, 구로구 디큐브시티 플라자광장에서 열린다. 1998년 시작된 시댄스는 지난 20년간 75개국 394개 해외 무용단, 528개 국내 무용단의 다양한 작품을 국내에 소개하며 무용계 안목을 높였다는 평가를 받는다. 올해는 19개국 41개 작품이 무대를 장식한다.‘2017~18 한·영 상호교류의 해’를 기념해 마련된 ‘영국 특집’에서는 개막작인 러셀 말리펀트 컴퍼니의 ‘숨기다 | 드러내다’가 주목할 만하다. ‘육체의 시인’으로 불리며 영국 현대무용의 최전선을 걸어온 안무가 러셀 말리펀트는 영국을 대표하는 공연예술상 올리비에상을 두 차례 받은 것을 포함해 사우스뱅크쇼상, 영국비평가협회 선정 국립무용상 등을 휩쓸었다. 무용수의 우아한 움직임과 화려한 조명을 통해 무대의 한계에 저항하는 모습을 그린 ‘투X스리’를 포함한 4편으로 구성된 이 작품은 ‘춤과 조명과 음악의 빛나는 삼중주’라는 찬사를 받은 공연이다. 러셀 말리펀트 컴퍼니 외에도 영국 신진 안무가인 로비 싱의 ‘더글라스’, 한·영 합작 프로젝트 작품인 ‘파 프롬 더 놈’ 등을 선보인다. 다양한 스페인 작품을 감상할 수 있는 ‘스페인 특집’도 마련됐다. 특히 폐막작으로 선정된 스페인 무용가 마르코스 모라우의 무용단 라 베로날의 ‘죽은 새들’이 스페인 특집의 핵심이다. 2009년 스페인 바르셀로나의 피카소 미술관의 의뢰를 받아 제작한 이 작품은 스페인에서 태어나 프랑스에서 주로 활동한 화가 파블로 피카소가 머물렀던 시대와 장소의 분위기를 이미지로 구현한다. 피카소 시대의 복고풍 의상과 소품, 무표정한 종이인형 같은 군무 등 즐길거리가 많은 작품이다. 그 밖에도 어린이와 가족 관객 대상으로 한 아우 멘츠 댄스시어터의 무용극 ‘그림자 도둑’, 유럽에서 러브콜을 받고 있는 안무가 기 나데르의 최신작 ‘시간이 걸리는 시간’ 등도 관객들과 만난다.국내 작품 중에는 한국을 대표하는 세 여성 무용가 전미숙, 차진엽, 김보라의 3부작 시리즈가 눈길을 끈다. 세 사람은 새달 25~26일 전미숙무용단과 함께 여성이 겪는 현실에 대한 이야기를 서로 다른 관점으로 보여 줄 예정이다. 전미숙이 무용수로서의 자기 자신에게 위안을 전하는 작품인 ‘아듀, 마이 러브’, 성적인 관점이 아닌 다양한 의미를 지닌 여성을 그린 차진엽의 ‘리버런: 불완전한 몸의 경계’, 무용수와 안무가로서의 몸을 탐구하는 과정을 담은 김보라의 ‘100% 나의 구멍’ 등이 이어진다. 그 밖에도 의상도 없이 몸 하나만으로 음악과 리듬을 만드는 ‘스위스의 샛별’ 안무가 야스민 위고네의 솔로 무대인 ‘포즈 발표회’, 한국 전통음악·서양 중세음악·현대무용·설치미술 등을 결합한 정마리컴퍼니의 ‘정마리의 살로메’ 등도 이목을 끈다. 조희선 기자 hsncho@seoul.co.kr
  • 배우 문성근 “MB 블랙리스트 관련 민·형사 소송 준비”

    배우 문성근 “MB 블랙리스트 관련 민·형사 소송 준비”

    배우 문성근이 이명박 정부 시절 문화·연예계 내 정부 비판세력에 대한 ‘블랙리스트’에 자신의 이름이 포함된 데 대한 소송 계획을 밝혔다.문성근은 13일 트위터에 “정부+MB(이명박 전 대통령)+원세훈(전 국정원장)을 대상으로 민·형사 소송을 진행할까 한다”며 “민변(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의 김용민 변호사가 (소송을) 맡아 주시기로 했으니 전화나 전자우편으로 의견을 달라”고 적었다. 그는 “MB 국정원의 ‘블랙리스트’가 꼼꼼히 시행된 것으로 보인다”며 “민·형사 소송에는 구체적 사례가 필요하여 자체 조사를 요청한다”고 덧붙였다. 문성근과 함께 ‘블랙리스트’에 올랐던 방송인 김미화 역시 “제 이름까지 사실로 확인됐다면 이것은 그냥 검찰 수사를 지켜보기만 해서는 안 될 일 같다”며 “국가를 상대로 소송까지 제기할 수 있는 문제다. 좀더 자세히 살펴보고 대응하겠다”고 말한 바 있다. 국가정보원 개혁위원회는 최근 이명박 정부 때 원세훈 전 국정원장이 여론을 주도하는 문화·예술계 내 특정 인물과 단체에 대한 퇴출과 반대 등의 압박 활동을 하도록 지시했다고 밝히며 블랙리스트에 포함된 인물들을 공개했다. 블랙리스트에 오른 인물은 이외수·조정래·진중권 등 문화계 6명, 문성근·명계남·김규리 등 배우 8명, 이창동·박찬욱·봉준호 등 영화감독 52명, 김미화·김구라·김제동 등 방송인 8명, 윤도현·신해철·김장훈 등 가수 8명이다. 조희선 기자 hsncho@seoul.co.kr
  • 살아 있는 말처럼, 진짜 바다에 빠진 듯…기술, 벤허를 살리다

    살아 있는 말처럼, 진짜 바다에 빠진 듯…기술, 벤허를 살리다

    올 하반기 최고의 기대작으로 꼽혔던 창작 뮤지컬 ‘벤허’가 드디어 베일을 벗었다. 1959년 윌리엄 와일러 감독이 연출하고 찰턴 헤스턴과 스티븐 보이드가 주연을 맡은 영화로 더 잘 알려진 ‘벤허’는 남북전쟁 영웅이었던 루 월러스 장군이 1880년에 쓴 소설 ‘벤허: 그리스도의 이야기’를 바탕으로 한 작품이다. 유대인 귀족 가문의 자제인 유다 벤허가 어린 시절 친구인 메셀라의 배신으로 하루아침에 노예 신세로 전락하는 기구한 운명 속에서 복수하는 과정을 그린다. 2014년 창작 뮤지컬 ‘프랑켄슈타인’으로 초연 첫해 8만명이 넘는 관객을 동원한 연출가 왕용범과 이성준 음악감독이 다시 의기투합하면서 기대를 모은 작품이기도 하다. 총제작비 65억원이 투입된 ‘벤허’는 당초 지난해 8월 개막할 예정이었지만 국내 처음으로 선보이는 점을 감안, 완성도를 높이려고 개막을 1년가량 미뤘다. 결과물은 기대 이상이다.●영화 속 전차 경주·해상 전투 고스란히 살려 영화 ‘벤허’의 전차 경주 장면과 해상 전투 장면은 영화사의 명장면으로 꼽힌다. 그래서 왕 연출가가 무대의 공간적 한계를 극복하고 이 장면을 어떻게 표현해 낼지가 최대의 관심사였다. 서로 원수가 된 벤허와 메셀라가 목숨을 걸고 펼치는 전차 경주는 영화 제작 당시에도 100만 달러를 투입하고 촬영기간만 5주가 걸렸을 만큼 공들인 장면이다. 뮤지컬은 실물 크기의 로봇 말과 전차 모형 그리고 그 뒤로 원형 경기장 홀로그램 영상을 배치해 속도감을 살렸다. 뼈대가 드러난 여덟 마리의 말은 각각의 관절을 움직여 회전 무대 위를 돌면서 경주 느낌을 생생하게 전달한다. 왕 연출가는 이 장면을 구현하기 위해 로보틱스와 생물학 분야 전문가들에게 자문해 말이 실제로 숨을 쉬고 움직이는 것처럼 정교한 장면을 연출했다. 해상 전투 장면은 전투 자체보다 노예로 끌려간 벤허가 고통받는 함선 내부를 보여 주는 데 초점을 맞췄다. 홀로그램으로 배의 외부를 표현하고 실제 무대 세트는 배 내부를 표현해 안팎의 긴박감을 동시에 살렸다. 특히 벤허가 로마 장군 퀸터스의 목숨을 구하기 위해 바다에 뛰어드는 장면은 특수영상을 사용해 관객들마저 바다에 빠진 듯한 효과를 자아냈다. 수중 촬영을 위해 실제 영화 세트장을 빌려 배우가 수십 번의 다이빙을 반복한 끝에 얻은 장면이다. 왕 연출가는 “고전이지만 최신 뮤지컬을 만들기 위해 가능한 첨단 기술을 모두 모아 원작의 감동을 그대로 살리는 데 집중한 결과 ‘IT(정보기술) 뮤지컬’이라는 별칭까지 얻게 되었다”고 전했다. ●배우들 섬세한 연기에 노래까지 감동적 두 남성의 대결 구도로 비장하고 엄중한 작품의 분위기는 벤허와 벤허 주변 인물들의 섬세한 감정 연기와 서정적인 노래 덕분에 덜 무겁게 다가온다. 벤허의 노예 생활을 기다리며 훗날 그의 아내가 되는 에스더의 지고지순한 사랑과 벤허의 어머니 미리암이 나병에 걸린 자신의 모습을 아들에게 보여 주지 않으려 하면서도 사무치는 그리움을 노래하는 장면은 특히 감동적이다. 마지막 부분에서 채찍을 맞으며 골고다 언덕으로 걸어가는 예수를 바라보며 절규하는 벤허의 모습을 통해 진정한 용서와 구원이 무엇인지에 대해 생각해 보게 된다. 왕 연출가는 “이 작품은 민족의 아픔과 가족의 수난을 겪은 벤허가 결국 구원에 이르는 특별한 이야기”라면서 “요즘과 같이 내부의 적, 외부의 적을 설정하고 그 갈등을 통해 개인과 사회를 발전시키려는 풍토에 평화와 용서의 소중함을 전달하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벤허는 유준상·카이·박은태가, 메셀라는 민우혁·최우혁·박민성이 연기한다. 에스더는 아이비·안시하가 맡았다. 10월 29일까지. 서울 중구 충무아트센터 대극장. 5만~14만원. 1544-1555. 조희선 기자 hsncho@seoul.co.kr
  • UBC 스타 부부 황혜민·엄재용, 11월 ‘오네긴’으로 동반 은퇴

    UBC 스타 부부 황혜민·엄재용, 11월 ‘오네긴’으로 동반 은퇴

    유니버설발레단(UBC)의 스타 부부 무용수 황혜민(오른쪽·39)과 엄재용(왼쪽·38)이 오는 11월 동반 은퇴한다. UBC는 수석무용수 황혜민과 엄재용이 오는 11월 24일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개막하는 드라마 발레 ‘오네긴’으로 고별 무대를 갖는다고 11일 밝혔다. 엄재용과 황혜민은 각각 2000년과 2002년 UBC에 입단한 이후 15년간 뛰어난 파트너십으로 발레 팬들의 사랑을 받아 왔다. 동료에서 연인으로 발전한 이들은 2012년 부부의 인연까지 맺으며 ‘국내 최초 현역 수석무용수 부부’로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조희선 기자 hsncho@seoul.co.kr
  • 또 다른 세상… 70석 ‘광장’에 나가다

    또 다른 세상… 70석 ‘광장’에 나가다

    “나는 비로소 세상과 다시 만나기 위해 매일 저녁 광장에 나가서 커피를 나누어 주었소.”연출가 이윤택 연희단거리패 예술감독이 미국 극작가 에드워드 올비의 ‘동물원 이야기’를 한국 이야기로 완전히 바꿔 쓴 연극 ‘노숙의 시’(17일까지 서울 종로구 30스튜디오) 2장의 첫 대사다. 이 연극에서 질곡의 근현대사를 겪은 60대 노숙인 ‘무명씨’를 연기하는 배우 명계남(65)의 실제 경험담이기도 하다. 그는 지난 겨울 토요일마다 열린 촛불 집회에서 매번 지인들과 함께 1000여잔의 커피를 시민들에게 나눠주면서 그들과 눈을 맞췄다. 뜨거운 광장의 기억을 오롯이 간직한 그는 요즘 저 대사처럼 또 다른 세상과 뜨겁게 만나고 있다. 작은 숨소리마저 귀에 닿는 70여석의 소극장이 ‘광장’이다. 올해로 배우 인생 44년째에 접어든 그는 “멋있게 말하는 것처럼 들릴지 모르겠지만 정말 연극을 처음 하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고 말했다. “1973년 대학 연극반에서 작품 준비를 하던 도중 계엄령이 나서 학교가 문을 닫았어요. 그래서 학교 앞 다방에 모여서 공연을 하기로 했는데 그 작품이 바로 ‘동물원 이야기’입니다. 저의 연극 데뷔작이죠. 아직까지 대사를 기억하는 장면이 있을 정도로 배우를 하는 데 큰 영향을 미친 작품이에요. 연극이 지닌 생명력, 관객과의 만남에서 느낄 수 있는 짜릿함을 처음 알게 해 준 작품이거든요.” 지난해 연극 ‘황혼’에 이어 연희단거리패와는 두 번째 작업이다. 동갑내기인 이윤택 연출가의 ‘러브콜’ 덕분에 인연이 시작됐다. “이윤택 선생이랑 작업을 할 기회가 몇 번 있었는데 매번 엇갈렸어요. 그러다가 연희단거리패가 매년 여는 밀양여름공연예술축제에서 저의 모노극 ‘콘트라베이스’라는 작품을 2013년에 공연했는데, 마침 이 작품을 보신 이 선생이 제게 나중에 작품을 함께해 보자고 하더라고요. 저야 불감청고소원이었죠(웃음).” 다른 요소들을 거의 배제한 채 언어만으로 극을 이끄는 이번 작품에서 명계남의 연기력은 그야말로 압권이다. 그는 A4용지 1장 분량이 넘는 대사를 막힘없이 술술 쏟아낸다. 저 많은 걸 다 어떻게 외웠을까 싶지만, 명계남은 배우라면 응당 할 수 있는 일이라고 했다. 게다가 직접 경험한 광장에서의 ‘놀라운 기억’ 덕분에 연기가 “자신에게 달라붙기 쉬웠다”고. “지난해 광장에 모인 사람들을 보면서 ‘이 세상에 완전한 절망은 없구나’ 하는 걸 느꼈어요. 결국은 평범한 사람들이 세상을 이끌어간다는 사실을 확인한 순간이었어요. 최루탄이나 돌멩이 없이 촛불로 세상이라는 거대한 산을 움직이는 것이 경이로웠죠.” 작품의 내용이 촛불 시위와 근현대사의 비극에 관한 것인 만큼 평소 뚜렷한 정치적 소신을 밝혀온 그가 어떤 이야기를 들려줄지에 기대를 안고 오는 관객들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는 연극이 우리 사회를 관통하지만 상징과 은유를 통해 표현한 만큼 특정 입장을 대변하는 것은 아니라고 했다. “예술은 세상의 고민을 잊게도 하지만, 우리가 딛은 세상에서 놓치기 쉬운 것을 되새김하는 역할을 하기도 하죠. 그런 면에서 이번 연극은 광장의 혁명에 대해, 광장에서 촛불을 든 나 자신에 대해 생각해 보자는 겁니다. 주머니와 학력의 크기에 상관없이 촛불을 들었던 정신처럼 서로를 적대시 하지 말고 생명, 화합, 치유의 의미를 다시 한번 새겨보자는 거죠.” 명계남과 이윤택의 남다른 ‘케미’는 앞으로도 계속될 예정이다. 우선 17일 서울에서 공연을 마친 뒤 새달 밀양에서 ‘노숙의 시’ 특별 공연을 이어 간다. 내년에는 영국 작가 크리스토퍼 말로의 작품을 원작으로 한 ‘파우스트 박사의 선택’과 오페라 ‘꽃을 바치는 시간’에서도 호흡을 맞출 예정이다. “사람들이 텔레비전이나 영화관이 아닌 공연장을 찾아 연극을 보는 것에 대해 이 선생이랑 이야기를 많이 나눴어요. 좀 더 정통적인, 연극만이 보여줄 수 있는 작품을 계속 해보자는 이야기도요. 윌리엄 셰익스피어 작품이라든지 관객들이 보통 접하기 힘든 것들을 좀 더 가깝게 느낄 수 있는 작품을 많이 선보이고 싶어요. 생각하시는 것보다 저 아직 젊거든요. 하하하.” 조희선 기자 hsncho@seoul.co.kr
  • 같은 듯 다른 느낌 ‘4色’… 영화가 연극을 만났을 때

    같은 듯 다른 느낌 ‘4色’… 영화가 연극을 만났을 때

    영화로 대중적인 사랑을 받았던 작품들이 잇따라 연극 무대에 오르고 있다. 같은 내용이지만 스크린에서 볼 때와는 또 다른 매력을 느낄 기회다.●‘조제, …’ 원작 정서 그대로 살려 현재 공연 중인 연극 ‘조제, 호랑이 그리고 물고기들’은 일본의 국민 작가 다나베 세이코의 동명 단편소설이 원작이다. 일본에서 2003년 이누도 잇신 감독과 쓰마부키 사토시, 이케와키 치즈루 주연의 영화로 제작됐다. 2004년 국내 개봉 당시 4만명이 넘는 관객을 동원하며 ‘조제 신드롬’을 일으키기도 했다. 이번 작품은 다리가 불편해 거의 외출을 한 적이 없는 조제와 대학을 갓 졸업한 쓰네오의 사랑과 이별을 다룬 영화의 스토리와 정서를 그대로 가져왔다. 영화만큼 인기가 많았던 OST도 등장한다. 작품의 각색 및 연출은 뮤지컬 ‘완득이’의 작가 겸 연출가 김명환이 맡았다. 10월 29일까지. 서울 종로구 대학로 CJ아지트. 2만∼5만원. (02)3454-1401.●국내 네 번째 공연 ‘M. 버터플라이’ 1993년 제레미 아이언스와 존 론 주연의 영화로 제작된 ‘M. 버터플라이’는 국가 기밀 유출혐의로 법정에 서게 된 프랑스 외교관 버나드 브루시코와 중국 경극 배우이자 스파이였던 여장남자 쉬 페이푸의 실제 이야기를 모티브로 한 작품이다. 원작은 미국 극작가 데이비드 헨리 황의 희곡으로, 1988년 미국 브로드웨이에서 초연돼 토니상을 받았다. 국내에서는 2012년 초연 이후 이번이 네 번째 공연이다. 연극 ‘M. 버터플라이’는 1960년 중국 배우 송 릴링과 그에게 첫눈에 반한 프랑스 영사 르네 갈리마르 사이의 기묘한 관계를 그린다. 20년 가까이 송이 남자라는 것을 눈치채지 못하고 자신이 만든 환상에 빠진 르네의 모습을 통해 남성과 여성, 서양과 동양에 따라다니는 편견, 인간의 욕망 등을 이야기한다. 12월 3일까지. 서울 종로구 대학로 아트원씨어터 1관. 4만∼5만 5000원. (02)766-6007.●대결구도 강화시킨 ‘지구를 지켜라’ 장준환 감독의 2003년 SF 블랙코미디 영화를 연극으로 옮긴 ‘지구를 지켜라’도 관객과 만나고 있다. 자신이 사랑하는 사람들이 겪는 모든 불행이 나쁜 외계인의 소행이라고 믿는 병구와 병구에게 외계인으로 지목돼 납치된 강만식, 병구의 조력자 순이, 병구와 순이를 쫓는 추형사를 둘러싼 이야기다. 2016년 초연에 이어 두 번째 무대로 이번 공연에서는 병구와 강만식의 대결구도를 좀 더 강화했다. 10월 22일까지. 서울 중구 충무아트센터 중극장 블랙. 5만 5000원. 1577-3363.●‘라빠르트망’ 오지호·김주원 앙상블 프랑스 감독 질 미무니가 직접 쓰고 연출한 영화 라빠르망을 원작으로 한 연극 ‘라빠르트망’은 새달 18일 무대에 오른다. 여섯 남녀가 보여주는 사랑의 단면들을 포착한 이 영화는 1996년 뱅상 카셀, 모니카 벨루치의 출연으로 인기를 얻었다. 미국에서 2004년 조시 하트넷 주연의 ‘당신이 사랑하는 동안에’로 리메이크되기도 했다. 연출가 고선웅이 연출하며 배우 오지호와 발레리나 김주원이 이 작품으로 연극 무대에 데뷔한다. 오지호는 사랑에 대한 순수함과 열정을 간직한 주인공 막스를, 김주원은 막스를 사로잡은 매혹적인 여인 리자를 연기한다. 11월 5일까지. 서울 강남구 LG아트센터. 3만~7만원. (02)2005-0114. 조희선 기자 hsnch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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