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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초고령 사회 일본에서 배우는 한국 ‘1인가구’의 내일

    초고령 사회 일본에서 배우는 한국 ‘1인가구’의 내일

    2017년 인구주택총조사 결과에 따르면 우리나라 1인가구의 비중은 28.6%다. 70세 이상 고령자의 비율이 18%로 가장 높았다. 이미 초고령사회에 들어선 일본도 2015년 총가구수에서 1인가구가 차지하는 비율이 34.5%에 달했다. 역시 주로 혼자 사는 고령자나 중장년층이 많았다. 1인가구는 동거 가족이 없기 때문에 위기 상황에 대처할 능력이 떨어지고, 2인 이상 가구에 비해 상대적으로 빈곤에 빠질 확률이 높다. 일본보다 7년이나 빠른 17년 만에 ‘고령 사회’에 진입한 우리나라 역시 피할 수 없는 미래다. 그런 점에서 신간 ‘1인가구 사회’(나남)는 1인가구 증가로 인한 우리 사회의 변화를 미리 점쳐보는 참고 자료가 될 만하다. 책은 일본의 1인가구 증가 현황 및 1인가구가 안고 있는 생활 리스크를 분석하고 1인가구를 위한 새로운 사회 정책을 제안한다. 저자인 후지모리 가츠히코 일본복지대 교수는 민간 연구기관인 미즈호정보총합연구소 사회보장수석연구원 등을 역임하며 일본의 1인 가구와 사회보장정책에 대해 연구해왔다. 일본의 80세 이상 여성 중 혼자 사는 사람의 비율은 1986년 9%에서 2015년 26%로 크게 늘었다. 1985년 혼자 사는 50대 남성의 비율은 5%였던 것이 2015년에는 18%로 증가했다. 일본의 국립사회보장·인구문제연구소 장례추계에 따르면 2015년부터 2030년까지 80세 이상 1인가구수가 64%, 50대 1인가구수도 40%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저자는 이런 추세가 계속되면 1인가구가 겪게 될 빈곤, 인간관계 단절로 인한 사회적 고립 등의 사회문제가 심화될 것이라고 지적한다. 저자는 가족의 지원에 의존하는 가족의존형 복지국가의 한계를 극복하는 대안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저자는 1인가구가 증가하면서 가족의 기능이 위축되고 있는 상황에서 친척이 없는 고령 독신자들도 안심하고 독립 생활을 영유할 수 있는 지역사회 네트워크를 구축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주민들이 ‘얼굴을 볼 수 있는 관계’를 형성해서 혈연이 아니더라도 서로 지원하는 관계를 자연스럽게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또 빈곤과 사회적 고립을 막기 위해서는 가능한 한 고령자들도 노동을 계속할 수 있는 사회를 구축해야 한다고 말한다. 수입을 얻어야 안정된 생활을 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일을 한다는 성취감으로부터 보람을 느껴 인생의 의미를 더할 수 있기 때문이다. 조희선 기자 hsncho@seoul.co.kr
  • [어린이 책] 떨어져도 뭐 어때 일단 올라가 보자

    [어린이 책] 떨어져도 뭐 어때 일단 올라가 보자

    빨간 열매/이지은 글·그림/사계절/64쪽/1만 2500원어릴수록 무모한 법이다. 세상에 대해 잘 알지 못하는 만큼 무슨 일이든 겁없이 덤벼든다. 나이가 들수록 몸을 사리는 어른과는 다르다. 그 결과가 어떻든 행동한 사람에게만 깨달음이 주어진다. 나무가 빽빽이 들어선 숲에 앉아 있는 아기곰도 무모한 도전을 시작할 모양이다. 시작은 나무에 기대어 앉아 있을 때 아기곰 머리 위로 ‘톡’ 떨어진 빨간 열매였다. 마침 배고픈 찰나에 맛본 열매가 어찌나 맛있던지 아기곰은 일단 끝 모르게 뻗은 나무를 무작정 오르기 시작한다. 아슬아슬 나무를 오르던 아기곰은 빨간 열매를 발견한 줄 알고 좋아하지만 알고 보면 빨간 애벌레, 빨간 다람쥐, 빨간 벌집이다. 좌절할 법도 한데 아기곰은 마냥 오르고 또 오른다. 그러던 중 마주한 어마어마하게 큰 빨간 열매. 하늘을 온통 붉은빛으로 물들인 커다란 태양이다. 나무 아래에서 먹었던 빨간 열매보다 수천 배, 수만 배 큰 열매에 아기곰은 절로 군침이 돈다. 태양을 향해 허공에 손을 내미는 찰나에 아기곰은 추락하고 만다. 올라오는 동안 만났던 벌집, 다람쥐, 애벌레를 스치며 떨어지고 또 떨어진다. 저렇게 떨어지다 다치지는 않을까 보는 사람마저 조마조마한 순간 아기곰이 떨어진 곳은 다행히 엄마곰의 커다란 품이다. 남들이 보기엔 터무니없어 보일지라도 확신에 찬 듯 목표를 향해 뚜벅뚜벅 걸어가는 아기곰의 모습이 마음 한켠을 건드린다. 해보지 못했던 일에 과감하게 도전해야 한 번도 맛보지 못한 열매의 단맛 혹은 쓴맛을 알 수 있다. 나를 행복하게 해 줄 ‘빨간 열매’가 무엇인지 곰곰히 생각하게 하는 따뜻한 책이다. 조희선 기자 hsncho@seoul.co.kr
  • 그 끝이 씁쓸할지라도… 사랑하고 잃는 게 낫다

    그 끝이 씁쓸할지라도… 사랑하고 잃는 게 낫다

    연애의 기억/줄리언 반스 지음/정영목 옮김/다산책방/384쪽/1만 5000원“수전은 모든 사람에게는 자기만의 사랑 이야기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것이 대실패로 끝났다 해도, 흐지부지되었다 해도, 아예 시작도 못했다 해도, 처음부터 모두 마음속에만 있었다 해도, 그렇다고 해서 그게 진짜에서 멀어지는 것은 아니었다. 그것이 단 하나의 이야기였다.”(341쪽) 2011년 ‘예감은 틀리지 않는다’로 맨부커상을 수상한 영국 대표 작가 줄리언 반스가 신작 장편소설 ‘연애의 기억’에서 말하고 싶었던 이야기는 결국 이 문장일지도 모르겠다. 누구나 사랑을 하지만 그 모양새가 같을 리 없다. 사랑을 나눴던 나와 너의 기억조차 서로 같지 않다. 시작도 못하고 홀로 끙끙 앓았더라도, 참혹한 결말을 맞았다 하더라도 내가 경험한 ‘그 사랑’은 더없이 특별하다. 반스가 쓴 ‘연애의 기억’은 모두가 가지고 있는 ‘단 하나의 사랑’에 대한 찬란한 기록이다. 책은 반스의 개인적인 경험이 바탕이 됐다. 반스는 10대 후반에 50대 초반의 여성 라우리언 웨이드에게 강렬하게 이끌렸다고 한다. 좀처럼 속내를 털어놓지 않는 내성적인 반스가 자신의 오랜 친구들에게 그녀와의 관계를 숨기지 않을 정도였다. 반스가 자립을 하고 런던 문학계에서 활동을 시작하면서 두 사람은 자연스럽게 멀어졌다. 2008년 아내 팻 캐바나가 세상을 떠나 비애에 젖어 있던 반스는 그 다음해 웨이드의 사망 소식을 접하면서 깊이 침잠하게 됐다고 한다.반스의 오래된 기억을 반영하듯 책 속 주인공인 열아홉 살의 폴 역시 여름방학 때 본가로 돌아와 테니스 클럽에 다니면서 우연히 마흔여덟 살의 주부 수전을 알게 된다. 사랑이 늘 그렇듯 두 사람은 특별한 이유 없이 서로에게 깊숙이 빠져든다. 수전의 남편이 그녀에게 폭력을 수시로 휘두르는 사실을 알게 된 폴은 그녀와 함께 각자의 가족을 떠나 둘만의 보금자리까지 구한다. 또 늘 그렇듯 영원할 것 같던 뜨거운 사랑은 서서히 열기를 잃는다. 특히 폴은 수전이 알코올 중독에서 헤어나오지 못하는 모습을 지켜보며 내내 무력해한다. 연인이 자신과 함께하면서도 행복하기는커녕 고통 속에 허우적거리는 모습 앞에 사랑을 회의할 뿐이다. 작가는 폴이 자신의 인생을 뒤흔든 첫사랑의 기억을 되짚으면서 느낀 복잡다단한 감정을 드러내기 위해 시점을 혼용한다. 작품 속 화자인 폴은 ‘나’이기도 했다가 ‘너’이기도 했다가 ‘그’가 된다. 폴은 수전과의 행복한 순간을 떠올리며 흡족했던 자신의 마음을 있는 그대로 드러내는가 하면 자신과 그녀가 겪게 된 파국을 최대한 거리를 둔 채 담담하게 바라본다. 수전의 인생을 지탱해 주지 못했다는 자책과 수전이 자신에게 남긴 깊은 상처로 점철된 불행한 과거를 떠올리기 힘든 탓이다. 수전에게 서서히 중독된 폴은 다른 여인들과 새로운 만남을 이어 가지만 끝내 자신의 삶에서 그녀를 떨치지 못한다. 그래서 결심한다. “설사 그게 다락방이라 해도” 세상을 떠나기 전까지 그의 마음속에 수전을 위한 자리를 남겨 두기로. “한 번도 사랑해 본 적이 없는 것보다는 사랑하고 잃어 본 것이 낫기” 때문이다. 노작가가 담백한 어조로 읊조린 옛 사랑의 뒷모습은 마음 한켠에 깊게 자리잡은 사랑의 추억을 일깨운다. 작가의 말에 따르면 우리가 늘 “최종적으로 이야기할 가치가 있는 것은 단 하나뿐”이다. 바로 나의 유일한 사랑 이야기. 조희선 기자 hsncho@seoul.co.kr
  • 중산층이 사라지고 난 후…

    중산층이 사라지고 난 후…

    순수한듯, 자극적이며 중독적인 필력 죽음 향해 살아가기 급급한 인간의 삶 승자·패자 양극화된 이분법 세상 그려아내가 임신할 무렵 두 집 살림을 차린 대기업 회장의 아들, 시아버지와 남편을 제치고 기업을 손에 넣겠다고 마음먹은 금수저 며느리, 기업 회장 아들과 사귀며 화려한 ‘톱’의 세계를 꿈꾸게 된 평범한 젊은 여성. 김사과(34) 작가가 2013년 ‘천국에서’ 이후 5년 만에 선보이는 신작 장편 ‘뉴(N.E.W.)’(문학과지성사)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막장 드라마’에서 본 듯 익숙하다. 작가는 부와 권력을 좇는 그들의 욕망보다 그들이 세계를 대하는 방식에 초점을 맞춘다.소설은 대기업 오손그룹을 이끄는 정대철 회장 일가 사람들과 우연히 이들과 얽히게 된 젊은 여성의 이야기다. 아버지인 정 회장의 카리스마에 눌려 무능력하다는 평가를 받는 정지용은 겉은 멀쩡하지만 어쩐지 의뭉스럽다. 학벌과 미모, 집안 등 삼박자를 고루 갖춘 최영주는 정지용과 정략결혼을 하지만 이내 자신 앞에 놓인 절망적인 삶에 괴로워한다. 두 사람이 신혼집을 마련한 아파트에 우연히 입주한 이하나는 정지용의 유혹에 이끌려 그의 내연녀가 되고 자신도 모르게 그에게 중독된다. 미국에서 집필 활동을 하고 있는 작가는 이메일 인터뷰에서 “전작 ‘천국에서’를 통해 몰락하는 중산층의 삶을 묘사하고 난 뒤, 정말로 중산층이 사라져버리고 나면 남는 풍경은 어떨지 궁금했다”면서 “승자와 패자, 먹는 자와 먹히는 자로 양극화된, 흑과 백의 완벽한 이분법의 세상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집필 계기를 설명했다. ‘200평짜리 최고급 펜트하우스’에 사는 상류계층과 ‘5평짜리 서민용 원룸’에 사는 하류계층의 배경과 특징은 다르지만 자신의 사회적 위치에 극단적으로 순응한다는 점에서 같다. 작가는 “등장인물들은 저마다의 곤경에 처해 있지만 곤경의 이유를 곰곰이 따져보기보다는 그저 가능한 한 빨리, 스마트하게 그 곤경에서 빠져나오는 데 몰두한다”면서 “그 수단으로서 하는 행동들이 누군가의 눈에는 유령처럼 보일 수도 있을 만큼 괴상한 방식이지만 최선을 다해 자신에게 주어진 삶을 살아나가려는 젊은 세대의 모습을 가능한 한 긍정적으로 그려 보고 싶었다”고 말했다. 불륜 치정극이 속도감 있게 전개되는 듯하다가 후반부에서 작가 특유의 파괴적인 면모가 드러난다. 정지용은 무표정한 얼굴로 아버지에게 자신을 위해 제발 죽어 달라고 호소한다. 최영주는 지용의 후계자인 아이를 제 손으로 죽이고, 아이 잃은 슬픔을 태연하게 연기한다. 정지용에게 삶을 송두리째 ‘잡아먹힌’ 이하나의 왼쪽 팔은 쥐도 새도 모르게 잘린다. 돈과 물질에 집착하는 시대, 인간의 존엄과 생명을 가볍게 여기는 세태를 꼬집는 것처럼 보이지만 작가는 “그보다 인간이란 존재에 대한 기대치가 낮아진 것 같다”고 말했다. “인간 종족은 대체로 비이성적이고, 공격적이며, 단기적인 사고를 한다는 특징을 갖고 있는 것 같아요. 따라서 진보주의자들이 말하듯 세상이 점점 더 나아진다는 개념은 사실과 완전히 동떨어져 있다고 느낍니다. 그저 죽음을 향해 매일매일을 살아가기에 급급할 뿐이죠.” 세상을 향한 분노를 격정적으로 표현한 작가 특유의 형식 실험은 거의 눈에 띄지 않는다. 편하게 술술 읽히지만 현 세태를 조명하는 날카로운 문제의식은 여전하다. “여러 가지 심각한 이야기들이 뒤섞여 있기는 하지만 결과적으로 이 소설을 읽는 것이 순수한 즐거움, 순도 높은 쾌락에 가깝기를 바랍니다. 텔레비전, 극장, 스마트폰이 줄 수 없는 복잡하고 세련된 수준의 자극적이고 중독적인 경험으로서의 독서를 제공하는 것이 저의 작가로서의 야심 가운데 하나입니다.” 조희선 기자 hsncho@seoul.co.kr
  • 오늘의 작가상에 배수아 ‘뱀과 물’

    오늘의 작가상에 배수아 ‘뱀과 물’

    출판사 민음사가 주관하는 ‘2018 오늘의 작가상’ 수상작에 소설가 배수아(53)의 소설집 ‘뱀과 물’이 선정됐다. 낯선 시공간을 배경으로 어린아이들이 마주하는 ‘형체 없는 어둠’을 그려낸 단편 7편이 담겼다. 본심 심사에서 이 작품의 원시적이고도 현시적인 여성 서사가 2018년과 닿아 있는 절묘한 지점을 주목해야 한다는 의견에 힘이 실렸다. 수상 소식에 작가는 “지금 내게서 흘러나오는 말은 충분히 멀지 못하고 충분히 없지 못하여, 한없이 부족하다는 것을 나는 오래전부터 알고 있었다. 그런 부족한 목소리에게 단 한 명의 독자라도 있었다면 그것은 분명 과분하고 소중한 영광이라는 것도, 나는 잘 안다”고 소감을 전했다. 오늘의 작가상은 독자들이 심사에 참여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인터넷서점 독자들의 투표로 1차 후보작 20편, 최종 후보작 8편을 정하고 독자와 평론가 등으로 구성된 심사위원단이 수상작을 결정한다. 조희선 기자 hsncho@seoul.co.kr
  • 가을 달빛 머금은 고궁의 속살

    가을 달빛 머금은 고궁의 속살

    산책의 계절이 돌아왔다. 서울 도심에서 여유를 즐기며 사색의 시간을 즐기고 싶다면 고궁은 어떨까. 따사로운 햇빛 혹은 은은한 달빛 아래 가을 정취를 만끽하기에 제격이다. 가을까지만 한시적으로 개방하는 궁궐 내 특별한 장소를 엿보는 즐거움도 누려 보자.조선시대 대부분의 관청은 궁 밖에 있었지만 임금을 가까이에서 보좌하는 업무를 하던 관원들의 업무 공간은 특별히 궁궐 안에 세워졌다. ‘궁궐 안 관아’라는 뜻의 창덕궁 궐내각사가 바로 그곳이다. 홍문관, 약방, 규장각 등 조선시대 각 관청의 역할과 기능, 역사에 대해 알고 싶다면 전문해설사의 설명을 들으며 궐내각사를 둘러보는 특별관람 프로그램을 이용하면 된다. 궐내각사는 일제강점기 때 대부분 훼손됐다. 이번 프로그램은 2004년 복원된 인정전 서쪽의 궐내각사 권역이 대상이다. 오는 10월 말까지 당일 현장에서 1회당 20명을 선착순으로 접수한다. 창덕궁의 정전(正殿)이자 국보 제225호인 인정전의 내부를 관람할 수도 있다. 인정전은 왕의 즉위식, 외국 사신의 접견 등 공식적인 행사를 치르던 곳이다. 높은 천장을 받들고 있는 중층 목조 구조물로, 화려하고 높은 천장 중앙에 두 마리의 봉황 목조각을 달아 으뜸 공간으로서의 권위를 한껏 살렸다. 해설사의 인솔 아래 그동안 밖에서만 볼 수 있었던 내부 시설을 더 가까이에서 볼 수 있다. 10월까지 매주 목~토요일 1일 4회 운영한다. 조선 후기 국왕이 평상시에 거처하던 창덕궁 희정당은 오는 11월부터 두 달간 개방할 예정이다.경복궁의 백미로 꼽히는 경회루의 건축 미학을 가까이에서 느껴 보는 것도 좋겠다. 연못 안에 조성된 2층 목조건물인 경회루는 왕이 신하들과 연회를 베풀거나 사신을 접대하고 기우제를 지내는 등 국가 행사에 사용하던 건물이다. 10월까지 특별관람 형식으로 일반에 개방된다. 1회당 최대 관람 인원은 70명으로 제한된다. 2016년 ‘궁궐 속 작은 도서관’으로 일반에 개방한 집옥재는 오는 10월 31일까지 개방한다. 고종의 서재와 외국 사신 접견소로 사용되던 곳으로, 청나라풍이 가미돼 경복궁 건물 중에서도 이국적인 건물로 꼽힌다. ‘궁궐의 부엌’인 소주방 중 다과를 만들던 생물방에서는 약차 및 병과 시식을 유료로 체험할 수 있는 행사가 진행된다. 오는 11월 30일까지 오전 10시~오후 5시에 운영된다. 선선한 가을밤 고궁에서 특별한 추억을 쌓고 싶다면 경복궁과 창경궁 야간 특별관람을 권한다. 오는 16~29일, 10월 21일~11월 3일 오후 7시부터 9시 30분까지 이용할 수 있다. 경복궁 수정전에서는 오후 8시에 전통 가락을 담은 국악 실내악 공연이 진행된다. 9월 야간 관람 예매는 오는 7일 오후 2시, 10월 야간 관람 예매는 오는 10월 12일 오후 2시부터 옥션티켓(ticket.auction.co.kr)과 인터파크티켓(ticket.interpark.com)에서 할 수 있다. 두 궁의 야간 특별관람 예매를 하지 못했다면 상시 야간 관람이 가능한 덕수궁을 이용하면 된다. 오후 8시까지 입장해서 오후 9시까지 관람할 수 있다. 조희선 기자 hsncho@seoul.co.kr
  • 젊은 작가들을 만난다, 더 가볍게 더 부담 없이

    젊은 작가들을 만난다, 더 가볍게 더 부담 없이

    해마다 출간하다 계절별로 묶어 ‘첫 시리즈’ 봄·여름 합본에 4편출판사 문학과지성사가 2011년부터 해마다 선보였던 ‘문지문학상 수상작품집’이 새 옷으로 갈아입었다. 주목할 만한 젊은 작가들의 작품을 ‘이 계절의 소설’로 선정하고 계절마다 앤솔러지로 묶는다. 1년에 네 권씩 선보이는 시리즈의 이름은 ‘소설 보다’이다. 문학과지성사는 “계절의 리듬에 따라 젊은 작가들의 수작을 좀더 빠르게 전하며, 좀더 많은 독자와 함께 한국 문학의 현재를 호흡하고자 했다”고 개편 이유를 설명했다. 시리즈의 첫 책인 ‘소설 보다: 봄-여름 2018’은 지난 봄, 여름 두 계절의 선정작들을 담은 합본이다. ‘봄’ 선정작인 김봉곤 작가의 ‘시절과 기분’, 조남주 작가의 ‘가출’과 함께 ‘여름’ 선정작인 김혜진 작가의 ‘다른 기억’, 정지돈 작가의 ‘빛은 어디에서나 온다’까지 총 4편의 단편 소설이 담겼다. 집필 의도와 한국 문단에 대한 작가의 생각을 깊게 들여다볼 수 있는 인터뷰도 함께 실렸다. 퀴어 문학의 새 지평을 연 김봉곤 작가는 ‘시절과 기분’에서 게이이자 소설가인 주인공이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사귄 여자’ 혜인을 7년 만에 다시 만나고 헤어지는 여정에서 느낀 기분을 촘촘히 묘사했다. ‘82년생 김지영’의 작가 조남주가 지은 ‘가출’은 전형적인 가부장인 72세의 아버지가 갑작스럽게 선택한 가출이 가져다준 가족 구성원들의 변화와 성장 과정을 그린다. 아울러 한 대학신문사 주간 교수를 둘러싼 학내 분쟁을 다룬 김혜진 작가의 ‘다른 기억’, 1970년 오사카 만국박람회 전후 한국의 풍경을 특유의 감각으로 포착한 정지돈 작가의 ‘빛은 어디에서나 온다’ 등 짧지만 강렬한 인상을 남기는 작품들이 한데 모였다. 문학과지성사는 “젊은 작가들과 독자를 신속하고 긴밀하게 연결하는 가교이자 플랫폼 역할”을 하기 위해 휴대하기 쉬운 문고본 판형과 접근하기 부담 없는 가격(3500원)에 선보인다고 덧붙였다. 조희선 기자 hsncho@seoul.co.kr
  • 별빛 쏟아지는 가을밤... 경복궁에서 즐기는 특별한 ‘야간 산책’

    별빛 쏟아지는 가을밤... 경복궁에서 즐기는 특별한 ‘야간 산책’

    별빛 쏟아지는 밤 ‘비밀의 문’이 열린다. 조선시대 왕이 연회를 즐겼던 연못 위 누각부터 후궁과 궁녀들의 일상을 엿볼 수 있는 처소까지. 초대받은 사람들만 야간 산책을 즐길 수 있는 곳, 경복궁에서다. 문화재청이 주최하고 한국문화재재단이 주관하는 ‘경복궁 별빛야행’은 조선시대 왕과 왕비가 거닐었을 궁궐의 곳곳을 돌아보며 가을밤의 고즈넉한 정취를 만끽할 수 있는 특별한 기회다. 2016년 첫 선을 보인 이후 올해 하반기까지 매회 매진을 기록할 정도로 꾸준히 사랑받는 행사다. 낮에는 미처 알지 못했던 고궁의 화려한 밤풍경이 지닌 매력 덕분이 아닐까. 관람객들은 경복궁의 정문인 광화문과 근정전의 정문인 근정문 사이에 있는 흥례문에 다다르면 마중을 나온 인솔 상궁과 마주하게 된다. 2시간 동안 경복궁 곳곳에 담긴 이야기를 들려줄 안내원이다. 인솔 상궁은 올해 조선 제4대 왕인 세종의 즉위 600년을 맞아 손님들에게 연회를 베풀라는 전언이 있었다며 대궐 안에서 음식을 만드는 소주방으로 안내한다. 소주방으로 가는 길 근정전 바닥에 어슷하게 놓인 울퉁불퉁한 박석을 밟을 때 조심하라고 일러주는 상궁. 비단 가죽신을 신었던 신하들이 미끄러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깔았다는 돌을 밟으며 발걸음을 옮기면 어느새 비현각에 이른다. 세종의 맏아들이자 조선의 제5대 왕인 문종의 집무실이다. 문종과 신하로 분한 배우들이 나라와 백성을 걱정하며 각론을 하는 연기를 보며 그들이 당시 품었을 애민 정신을 짐작해본다. 비현각 뒤쪽에는 ‘경복궁의 부엌’인 소주방이 자리잡고 있다. 경복궁에서 음식을 조리·보관·제공하던 공간으로, 100여년 만에 복원되어 2015년 5월부터 일반에 개방됐다. 관람객들은 조선시대 왕과 왕비가 먹었던 일상식인 12첩 반상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도슭수라상’을 맛볼 수 있다. ‘도슭’은 도시락의 옛말로 새우냉채, 육포 장아찌, 광어잣찜, 탕평채, 어알탕, 전복만두, 안심구이 등으로 구성돼 있다. 식사를 하는 동안 국악 실내악그룹의 구성진 연주를 감상하며 맛과 풍류를 동시에 즐길 수 있다. 저녁을 먹고 나면 본격적으로 경복궁 탐방이 시작된다. 궁궐 한가운데 자리잡은 교태전은 세종의 비 소헌왕후가 거처하던 곳. 왕비의 휴식 공간인 동시에 공식적인 업무가 이뤄졌던 공간이다. 인품이 남달랐던 왕비를 지극히 아꼈던 세종의 애틋한 사랑이 깃들어 있는 곳이기도 하다. 별빛야행 관람객들은 교태전 북쪽에 자리잡은 함화당과 집경당의 내부를 둘러보며 당시 궁녀들의 일상도 엿볼 수 있다. 산책로를 걷다보면 경복궁 별빛야행의 백미로 꼽히는 경회루에 다다른다. 조선시대 사신을 접대하거나 나라에 경사가 있을 때 연회를 베풀었던 곳이다. 큰 연못에 비친 웅장한 경회루의 모습은 절로 감탄을 자아낸다. 평소에는 관람이 허락되지 않는 경회루 누상에 올라 대금 연주가의 독주를 들으며 ‘밤의 향연’을 즐길 수 있다. 올해 ‘경복궁 별빛야행’은 예년과 달리 경복궁이 품고 있는 옛 이야기가 더해져 더 풍성한 체험을 할 수 있다. 특히 하반기 행사는 더 많은 관람객이 야행을 즐길 수 있도록 2부제로 운영된다. 9월 2일부터 15일, 10월 6일부터 20일까지(매주 화요일 제외) 총 50회 진행된다. 조희선 기자 hsncho@seoul.co.kr
  • 청각 장애 열아홉 살의 세상을 듣는 방식

    청각 장애 열아홉 살의 세상을 듣는 방식

    열아홉살 수지는 소리를 듣지 못한다. 불행하다고 느낀 적은 한 번도 없다. 어렸을 때부터 엄마와 자신만 아는 수화로 완벽한 대화를 한 덕에 의사소통에 지장이 없었으니까. 게다가 수지는 귀가 안 들리는 것쯤이야 얼굴에 점 하나 있는 것과 같은 자신만의 특성이라고 생각해 왔다. 사람들은 좀 달랐다. 늘 수지를 불편해하고 동정했다. 외톨이가 돼 버린 수지를 유일하게 위로한 건 앞을 거의 못 보는 친구 한민과 한민의 개 마르첼로다. 수지는 자신을 배려하는 한민과 매번 조건 없이 환한 얼굴로 자신에게 달려드는 마르첼로를 보면서 조금씩 타인을 이해하는 법을 배운다.신인 작가 정은의 첫 소설인 ‘산책을 듣는 시간’은 작가가 10여년 전 친구들과 단편 영화를 찍으면서 동시 녹음을 담당한 것을 계기로 탄생했다. 헤드폰을 통해 들려오는 다양한 소리 중 자신이 극히 일부만 들으며 살아왔음을 깨달은 작가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자기보다 더 적은 소리를 듣는다는 이유로 청각 장애라는 단어를 만든 게 불합리해 보였다”고 한다. 작가의 말대로 세상을 느끼는 방식이 사람마다 다를 뿐인데 우리는 늘 장애를 가진 이들을 오해하고 만다. 장애가 자신의 인생을 방해하는 걸림돌이라고 여기지 않는 수지와 한민을 보면 그 생각이 얼마나 낡고 편협한지 새삼 깨닫는다. 홀로 살 집과 일자리를 구하고, 자신이 정말 하고 싶은 일에 대해 고민하는 수지와 한민에게 감각보다 중요한 건 삶을 향한 긍정적인 의지뿐이다. 기타를 공동 구매한 뒤 밴드를 결성한 두 사람이 처음으로 만든 곡 ‘미스 블랙홀’에는 두 사람이 세상에 바라는 목소리가 담겨 있다. 늘 그래 왔던 방식이 아니라 새롭게 세상을 바라보라고. ‘먼 곳을 돌아와 우리에게 도착하는 날/블랙홀이 태어나는 소리를 들을 거예요/그 소리는 아직도 우주를 여행하죠/우주가 태어나는 소리를 들을 거예요/눈을 감고 귀를 닫아야만 들을 수 있어요/눈을 감고 귀를 닫아요/그래야 들을 수 있어요.’ 장애와 가족의 부재, 타인과 나 자신에 대한 이해라는 묵직한 주제를 어둡지 않게 그려낸 작가의 섬세한 시선이 돋보이는 작품이다. 제16회 사계절문학상 대상을 수상했다. 조희선 기자 hsncho@seoul.co.kr
  • “할머니는 자신의 의지대로 살아갈 수 있는 존재”

    “할머니는 자신의 의지대로 살아갈 수 있는 존재”

    일본 이와테현 출신의 소설가 와카타케 지사코(64)는 서른 살에 도쿄로 상경했다. 그녀에겐 아내로서 남편을 내조하고 엄마로서 두 아이를 돌보는 일이 인생의 전부였다. 쉰다섯 살이 되던 해 남편이 급작스럽게 세상을 떠나면서 자신을 돌아보기 전까지는 말이다. 남편과 사별한 후 극심한 슬픔에 빠진 와카타케가 자신의 내면에 숨겨진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기 시작한 것은 2009년 소설 강좌를 들으면서부터다. 수업을 들은 지 8년 후 와카타케가 집필한 첫 소설 ‘나는 나대로 혼자서 간다’는 놀랍게도 지난해 일본 문예상에 이어 올해 아쿠타가와상까지 수상했다. 고령의 신인 작가가 선보인 강렬한 데뷔작은 아쿠타가와상 수상 한 달여 만에 50만부가 판매될 정도로 일본 독자들로부터 호응을 얻었다.작가의 자전적인 소설인 이 작품은 남편을 잃고 자식과도 멀어진 74세 여성 ‘모모코’가 고독 속에서 진정한 자유를 발견하는 과정을 그렸다. 아이러니하게도 홀로 남겨진 모모코는 많은 것을 잃고 난 다음에야 자신을 되찾는다. 인생의 말년을 바라보는 지점에서 비로소 깨닫게 된 ‘무엇이든 홀로 맞서 싸울 수 있다’는 의지는 그녀에게 큰 해방감을 안겼다. 국내 출간을 기념해 방한한 와카타케는 29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남편이 세상을 떠난 후 고통스러웠지만 괴로움이나 슬픔이 영원한 것이 아니라 언젠가는 끝난다는 생각이 문득 들면서 이상하게 안심이 됐다”면서 “혼자 시간을 보내는 동안 나이가 많아도 언제든지 출발할 수 있고 언제든지 싸울 수 있다는 깨달음을 얻었다”고 말했다. 고령 사회에 접어들었지만 ‘늙음’에 대한 사람들의 시선이 긍정적인 것만은 아니다. 작가는 사회의 이런 오래된 편견을 단호히 거부한다. “늙는다는 것은 결코 인생의 마이너스가 아니라 나 자신과 맞서 싸울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고. “아내와 어머니의 역할로부터 해방되어 진정한 자신으로 살아가는 것, 그동안 나를 옭아맸던 것에서 벗어나 원하는 대로 사는 것에서 우린 기쁨을 찾을 수 있어요. 특히 여자들은 젊어서 남편 챙기랴 아이들 뒤치다꺼리하랴 신경 써야 할 일이 많은 탓에 날개를 펴고 싶어도 그러지 못하죠. 할머니는 사회에서 특별히 요구받는 역할이 없기 때문에 자신의 의지대로 살아갈 수 있는 존재라고 생각해요. 그동안 자신을 억제하며 꿈과 희망을 억누르고 살았던 분들에게 전하고 싶어요. ‘나는 아직 싸울 수 있다’ 그리고 ‘말하고 싶은 말하고, 행동해야 하는 것은 행동해야 한다’고요.” 소설 속 모모코는 남편의 마음에 드는 수동적인 여자로 살아왔던 지난날을 돌아보며 ‘중요한 것은 사랑보다 자유다, 자립이다. 더는 사랑에 무릎 꿇지 말라’고 되뇐다. 와카타케는 여성 독자들에게 사회, 특히 남성들이 기대하는 이상적인 여성상에 자신을 가두지 말라고 강조했다. “여자들은 대부분 가련해 보이기를 바라잖아요. 사실은 무거운 물건을 번쩍 들 수 있을 정도로 힘이 셀지라도요(웃음). 생각해 보면 가련한 여성상은 주변 사람들이 나에게 요구하고 기대했던 역할이죠. ‘여자는 할 수 없다’는 인식이 사회에 퍼져 있는 가운데 여자들 스스로 자신을 억누르는 것을 보면 그래서 안타까워요. 이 책의 제목이 ‘나는 나대로 혼자서 간다’이지만 그와 더불어 꼭 전하고 싶었던 이야기는 ‘다 함께 같이 가자’는 거예요. 제가 그랬듯 우리 열심히 합시다. 아직 우린 싸울 수 있어요.” 글 조희선 기자 hsncho@seoul.co.kr 사진 이종원 선임기자 jongwon@seoul.co.kr
  • 김구 친필 서명 ‘백범일지’ 두 권 찾았다

    김구 친필 서명 ‘백범일지’ 두 권 찾았다

    한국근대문학관이 백범 김구가 항일 운동 당시 유서를 대신해 쓴 자서전인 ‘백범일지’ 친필 서명본 두 권을 입수했다.28일 한국근대문학관은 “한 권은 책을 모으는 개인 소장가가 기탁했고 다른 한 권은 내년 대한민국임시정부수립 100주년 및 3·1운동 100주년을 맞아 전국을 찾아다닌 끝에 대구 고서점에서 구했다”고 밝혔다. 백범일지는 1947년 12월 초판이 발행됐고 1년 만에 3판을 찍었다. 백범일지 친필 원본은 현재 보물 제1245호로 지정돼 있으며, 친필 서명본도 희귀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학관이 이번에 확보한 친필 서명본은 재판과 3판본이다. 문학관이 입수한 친필 서명본 위아래에는 백범의 인장 2개가 찍혀 있다. 백범의 흔들린 글씨로 보이는 독특한 필체도 남아 있는데, 백범이 독립운동 과정에서 입은 총상의 후유증으로 수전증을 앓았기 때문이다. 이번 친필 서명본은 각각 ‘김기한’과 ‘주계동’이라는 인물에게 1949년 증정한 것이다. 상대방에 대한 호칭과 준 시기, 책을 주는 본인에 대한 표현이 다른 점 등이 눈에 띈다. 상대방에 대한 호칭은 각각 ‘김기한 군’과 ‘주계동 선생’으로 돼 있고, 책을 준 시기는 ‘대한민국 31년 3월’(왼쪽·김기한 증정본)과 ‘기축 2월’(오른쪽·주계동 증정본)로 돼 있다. 김구 본인에 대한 표현은 모두 ‘백범 김구’로 같지만, 주계동 증정본에는 ‘백범 김구’ 앞에 ‘74세’라는 나이를 적어 놓았다. 함태영 한국근대문학관 학예연구사는 “김기한은 만주의 대한독립단 단원으로 국내에서 지부 결성을 위한 활동을 하다 체포된 기록이 남아 있으나 주계동에 대해서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면서 “백범이 서명을 해서 책을 준 점으로 미루어 보아 주계동 역시 독립운동 관계자일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당시 투옥기록, 재판기록 등을 통해 백범과의 관계를 규명하는 작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조희선 기자 hsncho@seoul.co.kr
  • 두 달에 한 권씩 다시 읽는 ‘자본’

    두 달에 한 권씩 다시 읽는 ‘자본’

    철학자 고병권이 올해 탄생 200주년을 맞은 칼 마르크스의 ‘자본’을 다시 읽는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독자들에게 ‘난공불락의 텍스트’로 꼽히는 ‘자본’을 음미하듯 천천히 깊게 읽는 시리즈 ‘북클럽 자본’이다.이달부터 격월로 한 권씩 2년간에 걸쳐 ‘자본’을 깊이 해석한 12권의 단행본을 출간한다. 책을 출간한 다음달에는 오프라인에서 강연을 하며 독자들과 이야기를 나눌 예정이다. 오프라인 강연 영상은 온라인으로 제공된다. 이번 프로젝트는 문학평론가이자 작가인 정여울과 함께 한 달에 한 번씩 책을 선보이는 시도로 눈길을 모았던 출판사 천년의상상이 선보이는 두 번째 실험이다. 선완규 천년의상상 대표가 2년간의 장기 기획을 선보이게 된 것은 2016~17년 진행된 고병권의 ‘자본’ 강의를 들은 것이 계기가 됐다. 선 대표는 “‘자본’의 맥락에 대한 설명이 풍부해서 매번 ‘이런 의미가 자본론에 담겨 있었나’ 놀라면서 강의를 들었다”면서 “고병권 선생님의 해설이라면 사람들도 드디어 ‘자본’을 이해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프로젝트의 이름을 ‘북클럽 자본’이라고 붙인 것도 ‘존재론적 의미에 대한 고민을 함께 나눌 수 있는 공간을 만들었으니 혼자 읽지 말고 2년간 같이 읽자’는 의미”라고 덧붙였다. ‘북클럽 자본’ 시리즈의 1권인 ‘다시 자본을 읽자’에선 책 제목 ‘자본’과 부제 ‘정치경제학 비판’을 비롯해 여러 종류의 서문을 저자만의 시선으로 재조명한다. 마르크스가 어떤 심정으로 책을 썼고, 어떤 사회적 반향을 일으켰는지 등 다양한 이야기를 담았다. 저자는 머리말에서 “마르크스가 우리 시대를 가장 잘 그려 냈다면 그것은 우리 시대를 가장 깊이 비판했기 때문일 것”이라면서 “(‘자본’을 통해) 노동자의 불운이 개인적 불운이 아니라 그가 속한 사회의 기하학적 성격이라는 것, 아버지의 불운과 아들의 불운이 독립적 사건이 아니라는 것, 노동자가 되지 못한 자의 불운은 노동자가 된 자의 불운과 맞물려 있다는 것 등을 알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조희선 기자 hsncho@seoul.co.kr
  • ‘유네스코 세계유산’ 파주 장릉 전면 개방

    ‘유네스코 세계유산’ 파주 장릉 전면 개방

    조선 제16대 임금 인조(1595∼1649)와 그의 첫 번째 부인 인열왕후(1594∼1635)가 함께 묻힌 경기 파주 장릉(長陵)이 전면 개방된다. 문화재청은 유네스코 세계유산 파주 장릉(사적 제203호)을 새달 4일부터 정식 개방한다고 27일 밝혔다. 장릉은 2009년 조선왕릉이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된 이후 국민들의 문화적 관심과 관람 요구가 늘면서 2016년 6월 17일 시범 개방했었다. 인조와 인열왕후 무덤은 본래 경기 파주 문산읍 운천리에 있었으나 뱀이 석물 틈에 집을 짓는 등 피해가 잇따르자 영조 7년(1731) 현재 자리인 경기 파주 갈현리로 옮겼다. 문화재청은 정식 개방에 앞서 장릉 주변을 도는 산책로를 개설하고 임시 사무소와 안내 표지판을 설치했다. 문화재청 측은 또 “파주 장릉 내 군사시설 이전에 대해서는 국방부와 협의를 마쳤다”며 “이전이 완료되면 장릉을 원형에 가깝게 복원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장릉 관람 시간은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다. 다만 여름철(6~8월)에 오후 6시 30분, 겨울철(11~1월)에는 오후 5시 30분에 문을 닫는다. 매주 월요일은 휴무다. 관람료는 어른 1000원이며, 25세 미만과 65세 이상은 무료다. 조선왕릉관리소 홈페이지(royaltombs.cha.go.kr) 참조. (031)945-9242. 조희선 기자 hsncho@seoul.co.kr
  • 노래를 덜어낸 노랫말 30년…작사노트 꺼낸 윤종신

    노래를 덜어낸 노랫말 30년…작사노트 꺼낸 윤종신

    “어디로 가야 하죠 아저씨/우는 손님이 귀찮을텐데/달리면 사람을 잊나요/빗속을/지금 내려버리면 갈 길이 멀겠죠/아득히/달리면 아무도 모를 거야/우는지 미친 사람인지.”(‘이별택시’ 중) “좋으니 사랑해서/사랑을 시작할 때/니가 얼마나 예쁜지 모르지/그 모습을 아직도 못 잊어/헤어나오지 못해/니 소식 들린 날은 더/좋으니 그 사람/솔직히 견디기 버거워.”(‘좋니’ 중)1990년에 데뷔한 가수 윤종신이 지은 노랫말이 많은 사람들의 공감을 얻는 건 그가 에두르지 않기 때문이다. 윤종신은 사랑을 시작하는 연인들의 설렘이나 이별을 앞둔 남녀의 복잡한 마음, 인생에 지친 사람들의 고단함을 솔직담백하게 펼쳐낸다. “작사가는 누군가는 미처 알아차리지 못했을 순간을, 누군가는 깊이 생각해 보지 않았을 감정을, 누군가는 그런가 보다 하고 금세 잊어버렸을 느낌을 대신 발견하고 간직하고 재현하는 사람”이라고 말한 것처럼 그의 노래는 평범한 일상에서 길어올린 특별한 감흥을 전한다. 그의 노래가 오랜 시간 듣는 이들의 마음을 흔든 이유도 그 때문일 터다.2010년부터 ‘월간 윤종신’이라는 브랜드로 매달 새 싱글을 선보이고 있는 윤종신이 작사가로서의 이야기를 담은 첫 산문집 ‘계절은 너에게 배웠어’(문학동네)를 펴냈다. 30여년간 작사한 400여곡 중에서 특별히 아끼는 40곡에 대한 이야기를 담은 일종의 ‘작사 노트’다. 책 서문에서 그는 “길게 늘이기보다 축약하는 걸 잘하고 좋아하는 사람이어서 가사를 쓸 때마다 항상 못다 한 이야기가 남곤 했는데, 이번 기회에 그 뒷이야기를 돌아볼 수 있게 되어 다행”이라고 전했다. 4부로 구성된 책에서 그는 사랑과 이별에 대한 감정, 가사 쓰기와 노래 만들기, 중견 뮤지션이자 세 아이의 아빠로서의 삶, 예술관과 가치관에 대한 이야기 등을 두루 들려준다. 특히 노래 탄생에 얽힌 일화나 사연은 그동안 많이 알려지지 않았기에 새롭게 다가온다. 김연우가 부른 ‘이별택시’는 윤종신이 살면서 가장 힘들었던 시절인 2003년에 쓴 곡이다. 이별 후 집으로 돌아가는 길을 묘사한 노래로, 윤종신은 이 곡을 쓸 당시 여러모로 악에 받쳐 있었던 탓에 자신의 찌들었던 기분이 노래에 그대로 배어 있다고 설명한다. 지난 4월 평양에서 열린 남북 합동공연에서 가수 정인이 부른 ‘오르막길’은 자신의 인생에서 위로가 됐던 말을 떠올리며 썼다고 한다. 고교 3학년 담임 선생님이 했던 ‘1년 동안 죽었다고 생각하라’는 비관적인 말이 오히려 힘이 되었다고. 그는 “때로는 괜찮을 거라고 애써 못 본 척 눈을 감는 것보다는 내 앞에 들이닥친 문제를 똑바로 응시하고 그 까마득한 오르막길을 뚜벅뚜벅 걸어올라가는 게 정답일 수도 있”다고 적었다. 윤종신은 에필로그에서 자신의 말이 활자화되는 것에 대한 부담감을 전하면서 “(이 책은) 지금까지의 윤종신이 이런 음악을 만들어 왔고 이런 생각을 해 왔다는 ‘중간보고’가 아닐까 싶다”면서 “활자로 담아내지 못한, 활자의 틈으로만 감지되는 앞으로의 변화를 살펴봐” 달라고 당부했다. 조희선 기자 hsncho@seoul.co.kr
  • 남북한 시인 203명의 간절함… 詩는 이미 통일을 마중나갔다

    남북한 시인 203명의 간절함… 詩는 이미 통일을 마중나갔다

    “판문각 문이 열리자/한반도에 봄바람이 불었다/움츠린 생명들이 눈을 떴다/순간, 군사분계선은 푸른 옷을 입었다/오른손과 왼손이 하나의 손이 되었다/마주 잡은 손은 한라산 백록담에 꽃소식을 알렸다/중략/두 정상이 걸었던 그 다리/남북에 8000만개의 도보다리를 만들자/누구나 그 길을 걸으며/오늘을 이야기하자, 내일을 이야기하자.”(김희정 ‘도보다리- 4·27 남북정상회담에 부쳐’ 중) 남북한 시인이 통일에 대한 염원을 담아 함께 펴낸 시집 ‘도보다리에서 울다 웃다’(작가)가 출간됐다. 민족작가연합이 4·27 판문점 선언과 광복절 73주년을 기념해 남북한 시인, 비전향 장기수, 해외동포 시인 등 203명의 통일시를 모았다. 김준태, 이동순, 김승희, 김정란, 박라연, 신현림 등 남한 시인 151명과 최국진, 김영일, 김태룡 등 북한 시인 8명, 비전향 장기수 17명, 재일 조선인 12명, 해외동포 시인 14명, 해외 시인 1명과 더불어 신학철, 김봉준, 박방영 등 미술인 11명이 참여했다. 사용하는 언어의 모습은 약간 다르지만 분단의 장벽을 허물고 하나 되길 바라는 마음은 북한 시인들 역시 간절했다. 북한 시인들의 작품은 4·27 판문점 선언을 전후로 북한 신문 ‘통일신보’와 개인 시집을 통해 발표된 작품을 게재했다. “피줄을 따라 내뻗치는 불물인가/환희의 열기로 겨레의 가슴 달아오르고/분렬의 중압에 짓눌렸던 이 강토/드디여 활개를 펴고 머리를 치여드나니/아, 민족사가 맞이한 이 격동 이 감격.”(김태룡 ‘판문점의 신호총성’ 중) “일떠서라 겨레여/노예의 쇠사슬 끊어내치고/해방의 노래 부른 8·15처럼/분렬의 장벽 허물어버리고/통일의 노래 부를 8·15를 마중가자//오, 백두에서 한나까지 통일만세 울려갈/그날로 겨레를 떠밀어주며/8월은 뜨겁게 달아오른다/삼천리가 용암처럼 끓어오른다.”(김태룡 ‘통일의 8·15를 마중가자’ 중) 민족작가연합은 “4·27 판문점 선언의 이행으로 우리 민족의 꿈과 희망이 기다리는 시대, 희망찬 미래의 민족번영을 위해 우리 모두가 아낌없이 통일의 수호자가 되기를 간절히 노래하고 있다”면서 “이번 시집이 평화의 철길을 힘차게 달리는 기관차가 될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조희선 기자 hsncho@seoul.co.kr
  • ‘하숙생’ 부른 원로 가수 최희준 별세

    ‘하숙생’ 부른 원로 가수 최희준 별세

    노래 ‘하숙생’으로 1960년대를 풍미한 원로 가수 최희준(본명 최성준)이 24일 지병으로 별세했다. 82세. 1936년 서울에서 태어난 최희준은 1960년 ‘우리 애인은 올드미스’로 데뷔한 이후 ‘맨발의 청춘’, ‘하숙생’, ‘팔도강산’, ‘종점’ 등 수많은 히트곡을 냈다. 서울대학교 법학과 출신인 그는 학교 축제에서 노래를 부른 것을 계기로 미8군 무대에서 가수 생활을 시작했다. 특유의 허스키한 저음이 매력이었던 그는 작곡가 손석우를 만나 ‘우리 애인은 올드미스’를 발표하면서 본격적인 가수 활동에 나섰다. 활동 당시 예명이었던 ‘최희준’이라는 이름에 ‘항상 웃음을 잃지 말라’는 뜻으로 ‘기쁠 희’자를 붙여준 것도 손씨였다. 최희준은 특히 ‘인생은 나그네길 어디서 왔다가 어디로 가는가/구름이 흘러가듯 떠돌다 가는 길에/정일랑 두지 말자 미련일랑 두지 말자’로 시작하는 노래 ‘하숙생’으로 큰 인기를 얻었다. 1991년에는 가수 이승환이 리메이크하면서 시대를 뛰어넘어 두루 불렸다. 최희준은 지난 2008년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세월이 지나도 ‘하숙생’이 대중들 사이에서 널리 불리는 까닭에 대해 “인생이 뭐냐 하는 것은 항상 화두가 된다. 이 노래의 가사는 때로는 묵상을 하게 만들고, 철학적으로도, 종교적으로도 들린다”면서 “이 노래를 부를 때마다 ‘그래 과연 인생이 뭘까’라는 질문을 던지게 된다. 또 가사처럼 부담없이 인생을 살다 보니 주변에 좋은 사람들이 많다”고 했다. 1996년에는 제15대 국회의원으로 당선돼 정계에 진출하면서 ‘가수 출신 정치인 1호’라는 수식어를 얻기도 했다. 한국연예인협회 가수분과 위원장, 한국대중음악연구소 이사장, 문예진흥원 상임감사 등을 지냈으며 대한민국 연예예술상 대상, 가요대상 특별공로상 등을 수상했다. 빈소는 서울성모병원 5호실에 마련됐다. 발인은 26일 오전 7시 45분. 조희선 기자 hsncho@seoul.co.kr
  • [금요일의 서재]장준하 선생 탄생 100주년… 그의 생애와 정신을 돌아보다

    [금요일의 서재]장준하 선생 탄생 100주년… 그의 생애와 정신을 돌아보다

    1918년 8월 27일 평안북도 의주에서 태어난 장준하 선생은 일본군에 끌려가 중국까지 갔으나 죽음을 무릅쓰고 탈출해 한국 광복군에 합류했다. 해방 이후에는 독재 정권에 맞서 민주화 운동을 주도했다. 유신 헌법에 반대하는 활동으로 구속돼 15년의 징역형을 받았다가 그해 병든 몸으로 풀려났다. 얼마 후인 1975년 8월 17일 경기 포천군 약사봉 계곡에서 숨진 채 발견되면서 타살 의혹이 불거졌다. 2002년 의문사진상규명위원회에서 장준하 선생의 죽음을 둘러싼 의혹을 재조사했으나 여전히 명확한 결론이 나지 않은 상태다. 장준하 선생의 탄생 100주년을 맞아 지난 6일 ‘장준하100년위원회’가 발족한 가운데 그에 대한 기억을 되살리는 책들이 때맞춰 새로운 모습으로 출간됐다. ◆어둠 속에 묻힌 의문의 사건, 다시 돌아보는 그날의 진실-2003년 7월부터 제2기 ‘대통령소속 의문사진상규명위원회’에서 장준하 의문사 사건을 담당했던 고상만 전 조사관은 2012년 장준하 사건의 실체를 파헤친 ‘장준하, 묻지 못한 진실’(돌베개)을 펴냈다. 처음엔 이 책을 쓸 생각이 없었던 그는 국가기록원에서 장준하 사건 관련 자료를 2074년까지 비공개하기로 결정했다는 소식에 사건의 전말을 알려야겠다는 생각으로 집필을 시작했다. 책에는 장준하 사건에 얽힌 오해와 진실, 극적으로 찾은 장준하 의문사 관련 기록, 법정 스님으로부터 확인한 장준하 ‘거사’의 실체, 당시 이 사건과 관련하여 유일한 목격자를 자처한 김용환의 주장에 대한 의혹 등이 담겨 있다. 저자는 2012년 출간된 동명의 책에 머리말과 에필로그를 추가해 개정판을 펴냈다. 개정판 머리말에 저자는 지난 7월 별세한 장준하 선생의 부인 김희숙 여사와의 추억을 떠올리며 “어머님의 평생 소원 중 하나였던 남편 장준하 선생님의 의문사 진실을 꼭 밝히겠다”면서 “지난 2012년 8월 1일 ‘스스로 세상에 드러낸’ 장준하 선생님의 타살 의혹에 분명한 마침표를 찍겠다. 그동안 밝혀낸 사실과 새롭게 드러난 진실을 더하여 곧 이어질 진실화해위원회 2기 조사를 통해 사건의 실체를 명명백백히 하는 데 제가 가진 모든 힘을 다 하겠다”고 썼다. 개정판 에필로그에서는 장준하 사건의 비밀을 밝혀줄 단서가 “1975년 장준하 선생 사망 당시 사고 현장을 다녀간 중앙정보부와 보안사령부 요원이 작성한 중요 상황보고서를 존안해 놓고 있는 문서고에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 문서고 안으로 ‘강제 수사권’과 ‘압수 수색권’을 가진 의문사 사건 조사관이 직접 들어가 문제의 존안 문서를 확보할 수 있다면 지난 40년이 넘도록 굳게 닫힌 ‘비밀의 문’이 마침내 먼지를 털며 열리게 될 것으로 확신한다”면서 “바로 그때가 이 나라의 진짜 민주주의가 이룩되는 ‘그날’임을 나는 확신한다”고 적었다. 356쪽. 1만 5000원. ◆민주주의와 평화 통일을 위해 싸운 장준하 선생의 일생-신간 ‘민주주의의 등불 장준하’(사계절)는 어린이와 청소년들이 장준하 선생의 일대기를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펴낸 책이다. 1994년 처음 출간한 이 책은 장준하 선생 탄생 100주년을 맞아 특별 기념판으로 새롭게 나왔다. 책은 장준하 선생이 1918년 압록강 하류의 남쪽에 위치한 평안북도 의주 땅에서 출생한 날부터 일본 도쿄에서 유학하던 시절, 일본군에 끌려갔다가 탈출한 뒤 광복군 훈련반에서 군사 훈련을 받던 시절, 대한민국임시정부 김구 주석의 비서로서 조국으로 돌아오던 여정, 민주 언론의 필요성을 느껴 잡지 ‘사상계’를 창간하게 된 과정 등을 자세하게 소개한다. 책을 지은 김민수씨는 머리말에서 “나날이 새로운 역사를 써 가고 있는 지금 이 순간, 장준하라는 이름이 더욱 각별하게 다가온다. 우리 사회의 민주주의와 평화는 지난날 장준하 선생 같은 이들의 의지와 희생 위에서 싹트고 자라날 수 있었다”면서 “민주주의를 지키고 평화 통일이라는 과제를 풀어야 하는 우리에게 선생이 보여 준 신념과 용기와 행동은 여전히 소중한 가치다. 우리가 장준하라는 이름을 기억하고 잊지 말아야 하는 까닭”이라고 말했다. 268쪽. 1만 2800원. 조희선 기자 hsncho@seoul.co.kr
  • [그 책속 이미지] “너의 심드렁함에서 구원을 찾았어”

    [그 책속 이미지] “너의 심드렁함에서 구원을 찾았어”

    이제 고양이와 살기 이전의 나로 돌아갈 수 없다/가쿠다 미쓰요 지음/권남희 옮김/위즈덤하우스/232쪽/1만 3800원책상 위에 모로 드러누운 작은 고양이. 눈을 감고 입을 앙다문 채 하얀 두 발을 앞으로 뻗은 모습이 마치 ‘피곤하니까 건드리지 말라’는 듯하다. 마냥 무심해 보이는 이 작은 생물이 누군가의 삶을 지탱한다는 사실을 알고 나면 좀 특별하게 보일지도 모르겠다. 사진 속 주인공은 장편소설 ‘종이달’을 쓴 일본 소설가이자 에세이스트인 가쿠다 미쓰요의 반려묘 ‘토토’다. 명백히 고양이보다 강아지를 더 좋아했던 가쿠다는 2010년 얼떨결에 코코와 동거를 시작했다. 풀리지 않는 일이 거푸 생기고, 용서하지 못하는 일들이 마음에 달라붙어 있던 때였다. ‘세상이 그렇고 그렇지’라는 삐딱한 생각에 옴짝달싹 못하던 그에게 찾아온 토토는 보통의 고양이와 조금 달랐다. 새침하기는커녕 공을 던지면 물고 와서 놀아 달라고 조르고, 심장이 약해 병원에 가거나 약을 먹을 때도 가쿠다가 이끄는 대로 조용히 받아들였다. 고양이의 신묘함에 매료된 가쿠다는 자신보다 힘없는 생명체의 건강을 걱정하고, 배설물을 치우는 단순한 행위를 통해 숨을 고르게 됐다고 고백한다. “그들은 우리를 구원하겠다는 생각 따위 하지 않는데, 우리는 구원받고 있다”는 가쿠다의 말처럼 때때로 곁에 누군가 존재한다는 사실만으로도 우리의 삶은 충만해진다. 조희선 기자 hsncho@seoul.co.kr
  • [이주의 어린이 책] 아빠 따라 간 대중목욕탕…금붕어 몰래 풀어 대소동

    [이주의 어린이 책] 아빠 따라 간 대중목욕탕…금붕어 몰래 풀어 대소동

    팔딱팔딱 목욕탕/전준후 글·그림/고래뱃속/48쪽/1만 3000원어린 시절 주말마다 엄마 혹은 아빠 손에 이끌려 갔던 대중 목욕탕. 뜨거운 탕에서 몸을 불리고 때를 미는 과정이 썩 즐겁진 않지만 아이들에게 목욕탕은 어쩐지 신나는 공간이다. 첨벙첨벙 물놀이를 할 수 있는 냉탕이 있으니까. 아빠를 따라 목욕탕에 가게 된 준우는 냉탕을 좀더 특별하게 즐길 수 있는 기발한 생각을 떠올렸다. 일명 ‘집 안 어항에 갇혀 있는 금붕어들을 목욕탕에 데려가기’. 준우는 아빠 몰래 검은 봉지에 담아 온 물고기를 냉탕에 슬그머니 풀어 버렸다. 물고기들과 헤엄을 치며 즐거운 시간을 만끽하던 준우가 온탕에 있는 아빠를 만나러 간 사이 목욕탕이 발칵 뒤집혔다. 큰 몸집의 민머리 아저씨가 냉탕에 들어갔다가 물고기를 보고 뒤로 나자빠졌기 때문. 준우의 행동에 화를 내던 주변 아저씨들은 “다같이 물고기를 후딱 잡아 버리자”는 한 어르신의 말에 하나둘 냉탕에 모여들었다. 처음엔 시큰둥하더니 물고기를 잡기 시작하던 사람들 얼굴에 어느덧 미소가 어린다. 어린 시절 물고기 잡던 때를 추억하는 할아버지부터 마냥 신난 아이들까지 냉탕은 동네 개울가가 돼 버렸다. 다들 즐거웠는지 ‘금붕어 구하기 대작전’에 참여한 사람들은 음료수도 나눠 먹고, 한국 여행 중 목욕탕에 들렀다가 같이 물고기를 잡았던 미국인 청년과 단체 사진까지 찍는다. 남탕에서 벌어진 대소동을 재치 있게 표현한 작가의 첫 책이다. 목욕탕을 어른과 아이들 모두의 즐거운 놀이터로 그려 낸 작가는 마음을 겹겹이 감싸고 있는 겉옷을 살짝 벗는다면 마음이 팔딱팔딱 뛰는 시원한 순간을 경험할 수 있다고 넌지시 일러 준다. 조희선 기자 hsncho@seoul.co.kr
  • 죽창을 든 조선의 노비, 폭압에 맞선 분투의 기록

    죽창을 든 조선의 노비, 폭압에 맞선 분투의 기록

    조선에 반하다/조윤민 지음/글항아리/400쪽/1만 7000원숙종 26년인 1700년 겨울, 얼마 전 천민 신분을 벗어난 이명과 이가음이(李加音伊) 형제는 경북 상주 읍내의 한 기와집에 잠입했다. 이날만 기다리며 13년간 절치부심하던 형제는 사랑채에 머물고 있던 한 양반을 살해했다. 그는 세상을 떠난 노비 출신 아버지의 옛 상전이었다. 철종 11년인 1860년에는 경희궁과 인근 관청에서 보수 작업을 하던 목수들이 포도청에 난입해 닥치는 대로 시설을 때려 부수고 관원과 하졸들을 마구잡이로 구타했다. 그 다음해인 1861년에는 30대 중반의 조만준이라는 남자가 왕실 사당에 행차하는 임금의 가마에 주먹만 한 돌멩이를 느닷없이 던져 가마 꼭대기의 황금 봉황 장식을 부러뜨렸다.신분 차별이 엄격했던 조선시대, 밖으로 뛰쳐나온 하층민들이 감행한 이 같은 행위를 보면 절로 떠오르는 속담이 있다. ‘지렁이도 밟으면 꿈틀한다’. 괜히 꿈틀한 건 아니었을 것이다. 힘없고 보잘것없는 미물이라도 극심한 횡포 앞에서는 절로 분노하게 되는 법이다. 신간 ‘조선에 반하다’는 조선시대 주류 흐름과 지배 세력에서 벗어나 있었던 ‘외부자’ ‘이탈자’ ‘탈락자’들이 싸우고 분투한 기록이다. 책은 도대체 왜 이들이 자신과 가족의 목숨을 내던지면서까지 반역을 할 수밖에 없었는지 속사정을 들여다본다. 저자에 따르면 “살아야 한다는 절박함은 순응하던 백성을 시위와 난동의 주역인 난민(亂民)으로 만들었다”. 미천한 신분인 아버지를 채찍으로 매질해 죽인 양반 상전에 복수하기 위해서, 관청에 차출돼 일하면서 품삯을 제대로 받지도 못하는데 푼돈마저 포졸에게 탈취당하는 악순환의 고리를 끊기 위해서, 관료의 부정부패가 횡행해 백성이 도탄에 빠져 있지만 사명을 다하지 못하는 군주에게 의문을 제기하기 위해서 백성들은 나름의 방식으로 ‘생존 투쟁’에 나설 수밖에 없었다. 난동을 주도한 백성들이 바라는 것은 단 하나, “권세를 앞세운 폭압을 중단하고 행정과 법을 빙자한 수탈을 멈춰 달라는 것”이었다.파편처럼 곳곳에서 일어났던 개인들의 저항은 시간이 지나면서 지배층에 전면적으로 맞서는 집단적인 움직임으로 거듭난다. 17세기 미륵과 생불이 새로운 세상을 열어 줄 것이라고 굳게 믿었던 사람들이 승려와 무당의 통솔 아래 정치변란을 일으키고, 조선 왕조의 몰락을 희구하며 ‘정감록’ 같은 예언서에 기댄 반란을 모의하기도 했다. 19세기에는 진주민란, 홍경래의 난 등 탐관오리들의 횡포에 맞서기 위해 농민들을 규합한 대규모 항쟁 바람이 전국 곳곳에서 불었다. 반란을 주동했던 사람 중 홍경래(1771~1812)의 이야기를 빼놓을 수 없는데, 평안도 지역의 세도 정치를 비판하면서 농민 반란을 일으킨 그의 봉기 의지는 반란의 후예들에게 두고두고 이어졌다. 오죽하면 그가 죽고 난 후인 1817년 전북 장수에 ‘홍경래 생존설’이 퍼졌고, 그로부터 9년 뒤인 1826년 청주에 걸린 괘서에도 홍경래가 거병을 도울 것이라는 내용이 등장했다. ‘홍경래 불사설’이 끈질기게 이어진 것은 그만큼 새로운 세상이 도래하길 바라는 백성들의 마음이 간절했다는 방증일 터다. 저자는 “명징과 미혹이 교차하고 진전과 좌절이 함께하는 역사의 난장판에서 제대로 발언할 기회를 갖지 못한 이들에게 외칠 자리 하나를 마련하려 한다. 압제의 대상에서 저항의 주체로 거듭난 이들의 몸짓을 헤아리면서 조선 지배층이 구축한 억압과 착취의 사회구조 한 자락이나마 들여다볼 수 있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때로 격렬하고 폭력적이었던 시위들이 단순히 지배 세력에 대한 저항의 발로였다고 정당화될 수는 없다. 다만 “반항은 한순간 한순간마다 세계를 재고할 대상으로 문제 삼는다”는 알베르 카뮈의 말처럼 분노와 투쟁의 기록을 살피는 일은 자못 중요하다. 부당함에 순응하지 않았던 인간의 의지를 확인하는 동시에 지금 이 시대의 이면을 되돌아볼 수 있는 기회이기 때문이다. 조희선 기자 hsnch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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