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조희선
    2026-06-05
    검색기록 지우기
  • 이해진
    2026-06-05
    검색기록 지우기
  • 모니터
    2026-06-05
    검색기록 지우기
  • 추모비
    2026-06-05
    검색기록 지우기
  • 여성 서사
    2026-06-05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3,789
  • 천년의 숨결…‘고려청자의 기원’ 항아리 국보 된다

    천년의 숨결…‘고려청자의 기원’ 항아리 국보 된다

    고려청자의 기원이라고 알려진 ‘청자 순화4년명 항아리’가 국보로 승격된다. 문화재청은 우리나라 청자 제작의 시원이라 일컬어지는 보물 제237호 ‘청자 순화4년명 항아리’를 국보로 지정 예고했다고 26일 밝혔다. 1963년 1월 보물로 지정된 이 항아리는 고려 태조를 비롯한 선대 임금들의 제사를 위해 건립한 태묘(太廟)에서 사용할 목적으로 제작된 왕실 제기(祭器)다. 항아리 밑바닥 면에 ‘순화사년 계사 태묘제일실 향기 장최길회 조’(淳化四年 癸巳 太廟第一室 享器 匠崔吉會 造)라는 문구가 새겨져 있다. ‘순화’는 북송(北宋) 태종의 네 번째 연호이며 ‘4년 계사’는 993년, ‘향기’는 제사용 그릇을 가리킨다. ‘993년 태조 제1실 향기로서 장인 최길회가 만들었다’는 의미다. 1910년쯤 세상에 처음 공개된 것으로 알려진 이 항아리의 발굴 경위는 정확히 파악되지 않았다. 일제강점기 일본인 소장가들을 거쳐 이화여대 박물관이 1957년에 구매했다. 항아리는 높이 35.2㎝에 문양이 없는 긴 형태로 입구가 넓고 곧게 섰으며 몸체는 어깨 부분이 넓은 유선형이다. 표면에 작은 기포와 유약이 굳으면서 생긴 미세한 금이 있으나 바탕흙인 태토(胎土)의 품질이 뛰어나다. 초기 청자 가운데 드문 대형 항아리로, 그 형태가 비슷한 사례가 없다. 특히 바닥에 새겨진 명문을 통해 제작 시기와 용도, 사용처, 제작자를 확실하게 알 수 있다는 점에서 초기 청자를 대표하는 편년 자료로서 가치를 높게 평가받았다. 한편 일연이 삼국유사를 완성한 사찰로 알려진 경북 군위 인각사의 건물터 동쪽 유구(遺構·건물의 자취)에서 발견된 금속공예품 및 청자 18점으로 구성된 ‘군위 인각사 출토 공양구 일괄’과 원나라 유인초(劉仁初)가 당시 과거 시험의 합격 답안을 주제별로 분류해 1341년 새로 편집해 고려·조선시대 금속활자로 찍은 ‘신간유편역거삼장문선대책 권5~6’은 보물로 각각 지정 예고됐다. 조희선 기자 hsncho@seoul.co.kr
  • “우리는 모두 같은 사람”… 오스카는 ‘그린 북’ 택했다

    “우리는 모두 같은 사람”… 오스카는 ‘그린 북’ 택했다

    올해 아카데미의 선택은 대중성이었다. 대중에게 큰 사랑을 받았던 영화들에 수상의 영예를 안긴 점이 돋보였다. 또 시대의 흐름과 변화에 발맞추려는 경향이 두드러졌다. 흑인과 성소수자, 여성을 화두로 내세운 작품들을 두루 오스카의 주인공으로 선정하는가 하면 세계 최대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플랫폼인 넷플릭스가 제작한 작품에도 빗장을 열었다. ●‘로마’ 꺾은 반전의 주인공 ‘그린 북’ 24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할리우드 돌비극장에서 열린 제91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최고 영예인 작품상은 피터 패럴리 감독의 ‘그린 북’에 돌아갔다. ‘그린 북’은 1960년대 흑인에 대한 차별이 극심하던 미국 남부를 배경으로 이탈리아계 이민자 출신 토니 발레롱가(비고 모텐슨)와 흑인 천재 피아니스트 돈 셜리(마허샬라 알리)가 특별한 우정을 쌓는다는 내용이다. 실화를 바탕으로 인종 차별이라는 주제를 다루고 있어 작품상 수상이 점쳐지기는 했으나 10개 부문 후보에 이름을 올린 ‘로마’를 꺾고 수상작으로 호명되면서 ‘반전’의 주인공이 됐다. 패럴리 감독은 무대에 올라 “이 영화는 사랑에 관한 것”이라며 “우리는 서로 다르지만 사랑하라는 것, 우리는 모두 같은 사람이라는 내용을 담았다”고 말했다. 허희 영화평론가는 “아카데미 시상식 자체가 미국의 현 정세를 반영하는 결정을 많이 한다”면서 “인종 간 우정과 화합, ‘우리는 이웃’이라는 주제를 담은 이 영화를 수상작으로 선정하면서 지금 중요한 것은 미국 내 화합이라는 메시지를 전하려고 했던 것 같다”고 분석했다. 이 영화는 작품상 이외에도 남우조연상(마허샬라 알리), 각본상도 수상했다.●“난 이민 가정의 아들” 라미 말렉 감동의 소감 올해 아카데미는 대중적인 영화에 특히 관대했다. 전 세계적으로 영국 록밴드 ‘퀸’ 열풍을 일으킨 ‘보헤미안 랩소디’는 남우주연상, 음향효과상, 음향편집상, 편집상 등 4개 부문 트로피를 거머쥐었다. 퀸의 리드보컬 프레디 머큐리를 완벽하게 재현하며 남우주연상의 주인공이 된 라미 말렉은 “저는 이집트에서 온 이민 가정의 아들”이라며 “절대 자신을 굽히지 않는 사람들의 이런 이야기를 오랫동안 기다려 왔다”고 소감을 전했다. 마블 스튜디오의 히어로 영화로는 최초로 작품상 후보에 오른 ‘블랙 팬서’도 의상상, 미술상, 음악상 등 3개 부문에서 수상자를 배출하며 돌풍을 일으켰다. 윤성은 영화평론가는 “영화 ‘로마’보다 더 대중적이면서 말랑말랑한 ‘그린 북’이 작품상을 수상하고, 작품의 예술성보다는 대중성이 상대적으로 더 뛰어났던 ‘보헤미안 랩소디’가 여러 부문에서 수상한 것으로 볼 때 아카데미 시상식이 예전에 비해 전반적으로 대중적으로 변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올해 최대 화제작으로 손꼽힌 넷플릭스 영화 ‘로마’는 감독상과 촬영상, 외국어영화상 3개 부문에서 트로피를 안았다. 아카데미 시상식 최초로 영어가 아닌 외국어로 제작된 영화가 감독상과 작품상을 동시에 받을지 관심이 쏠렸으나 작품상 수상에는 실패했다. ‘로마’는 멕시코 출신 알폰소 쿠아론 감독이 유년 시절 자신을 돌봐 준 유모를 추억하며 흑백 영상으로 만든 작품이다. 쿠아론 감독은 감독상을 받은 뒤 무대에서 “우리는 여성 노동자들 가운데 권리를 보장받지 못하고 있는 이들을 돌봐야 하는 가장 중요한 책임을 지고 있다”고 말했다. 쿠아론 감독은 2014년 ‘그래비티’로 감독상을 수상한 이후 5년 만에 두 번째 수상의 영광을 누렸다.여우주연상은 ‘더 페이버릿: 여왕의 여자’에서 절대 권력의 중심에 서 있는 히스테릭한 영국 여왕 ‘앤’을 연기한 올리비아 콜맨에게 돌아갔다. 올해 처음으로 아카데미상 후보로 지명된 콜맨은 유력한 수상자로 여겨졌던 ‘더 와이프’의 글렌 클로스를 제치고 트로피를 안았다. 클로스는 올해까지 총 7차례 아카데미 시상식 후보에 선정됐지만 올해 역시 수상의 기쁨을 누리지 못했다. 여우조연상은 영화 ‘이프 빌 스트리트 쿠드 토크’의 리자이나 킹이 수상했다.●“대선, 도덕적 선택 하자” 트럼프 비판도 1978년 백인 우월집단 KKK단에 잠복해 비밀정보를 수집한 흑인 형사의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 ‘블랙클랜스맨’의 스파이크 리 감독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비판하는 발언으로 주목받았다. 그는 각색상을 받은 직후 수상소감에서 “2월은 흑인의 달이기도 하다. 인류성을 회복해야 한다”면서 “2020년 대선이 얼마 남지 않았다. 이제 모두 역사의 바른 편에 서야 한다. 사랑과 증오 사이에서 도덕적인 선택을 해야 한다”고 말해 청중의 기립박수를 이끌어 냈다. 이날 시상식은 영화 ‘보헤미안 랩소디’의 주인공이기도 한 영국의 전설적인 록밴드 ‘퀸’의 축하 공연으로 화려한 막을 올려 눈길을 모았다. 퀸의 드러머 로저 테일러와 기타리스트 브라이언 메이 그리고 리드보컬 프레디 머큐리를 대신해 가수 아담 램버트가 무대에 올랐다. 사회자로 낙점됐던 코미디언 케빈 하트가 과거 성소수자 비하 발언으로 논란을 빚고 하차하면서 이번 시상식은 1989년 이후 30년 만에 사회자 없이 시상자로 나선 배우들의 공동 사회로 진행됐다. 조희선 기자 hsncho@seoul.co.kr
  • “콩밥 먹는다고 눈물겨워 마십시오”… 의연했던 열아홉살 심훈

    “콩밥 먹는다고 눈물겨워 마십시오”… 의연했던 열아홉살 심훈

    “어머님! 날이 몹시도 더워서 풀 한 포기 없는 감옥 마당에 뙤약볕이 내리쪼이고 주황빛의 벽돌담은 화로 속처럼 달고 방 속에서는 똥통이 끓습니다. 밤이면 가뜩이나 다리도 뻗어 보지 못하는데 빈대, 벼룩이 다투어 가며 짓무른 살을 뜯습니다. (중략) 콩밥을 먹는다고 끼니 때마다 눈물겨워하지도 마십시오. 어머님이 마당에서 절구에 메주를 찧으실 때면 그 곁에서 한 주먹씩 주워 먹고 배탈이 나던, 그렇게도 삶은 콩을 좋아하던 제가 아닙니까?” 소설 ‘상록수’의 저자로 잘 알려진 소설가 심훈(1901~1936)이 1919년 3·1운동에 참여한 뒤 서대문형무소에 투옥됐을 때 어머니께 쓴 편지 ‘감옥에서 어머님께 올린 글월’의 일부다. 좁은 감옥에서 목사, 시골 노인, 학생 등과 함께 지낸 것으로 알려진 심훈의 고단한 옥중 생활이 고스란히 드러나는 부분이다. 투옥 당시 19살이었던 심훈이 오히려 자신을 걱정하고 있을 어머니를 위안하는 모습에서는 의젓함과 의연함이 동시에 느껴진다. 경성고등보통학교에 입학해 박열, 박헌영, 윤극영 등과 동문 수학하던 심훈은 3학년 재학 중 3·1운동에 참여했다. 일제의 수탈에 대한 분노와 조국의 독립을 향한 열망을 울부짖은 그는 3월 5일 덕수궁 앞 해명여관 앞에서 일본 경찰에 체포됐다. 그해 11월까지 옥살이를 한 심훈은 감옥에서 보낸 시간을 토대로 작품을 창작하기도 했다. 한 방에서 함께 지냈던 장기렴 천도교 서울대교구장의 옥사를 모티브로 1920년 집필한 단편소설 ‘찬미가(讚美歌)에 싸인 원혼’이다. ‘감옥에서 어머님께 올린 글월’에서도 많은 부분을 할애했듯 칠십을 넘긴 노구로 숨이 끊어지기 직전까지 굳은 심지를 가졌던 한 영혼에 대해 이야기했다. 35년이라는 짧은 인생을 살았던 심훈은 출옥 후 작품 활동을 통해 독립에 대한 열망을 꾸준히 노래했다. 1932년 출판하려고 했지만 일제의 검열에 걸려 무산된 ‘심훈시가집’에 수록된 시 ‘그날이 오면’은 그 마음이 극적으로 표출된 작품이다. ‘한강물이 뒤집혀 용솟음 칠 그날이,/이 목숨이 끊기기 전에 와 주기만 한다면,/나는 밤하늘에 나는 까마귀와 같이/종로의 인경(人磬)을 머리로 들이받아 울리오리다/두개골은 깨어져 산산조각이 나도/기뻐서 죽사오매 오히려 무슨 한이 남으오리까’와 같은 구절은 어두운 시대 속에서도 희망을 노래한 한 청년의 단단한 의지를 대변한다. 조희선 기자 hsncho@seoul.co.kr
  • 조선 문인석 한 쌍 36년 만에 돌아온다

    조선 문인석 한 쌍 36년 만에 돌아온다

    獨 함부르크 로텐바움박물관 새달 반환독일 함부르크 로텐바움세계문화예술박물관이 소장하고 있던 조선시대 문인석 한 쌍이 36년 만에 고국으로 돌아온다. 국외소재문화재재단은 로텐바움박물관이 소장한 조선시대 문인석 2점을 다음달 말 한국에 반환하기로 했다고 21일 밝혔다. 문인석은 16세기 말~17세기 초 제작된 것으로 추정되며 한 점은 높이 131㎝·가로 40㎝·세로 32㎝이고, 다른 한 점은 높이 123㎝·가로 37㎝·세로 37㎝다. 이 문인석들은 1983년 독일인 헬무트 페퍼가 서울 종로구 인사동 골동품상에게 구입해 독일로 반출했고, 1987년 로텐바움박물관이 구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국립문화재연구소는 20 14~16년 로텐바움박물관이 소장한 한국 문화재에 대해 총 세 차례에 걸쳐 실태조사를 진행했다. 이 과정에서 박물관이 먼저 조선시대 문인석의 유물 출처 여부에 대해 ‘불법성이 의심된다’는 의견을 국립문화재연구소 측에 전달했다. 박물관은 별도 조사에서 문인석이 컨테이너에 숨겨진 채 독일로 불법 반출된 사실을 확인한 뒤 함부르크주정부와 독일 연방정부를 통해 반환 절차를 진행했다. 문인석은 다음달 19일 로텐바움박물관에서 열리는 반환식 이후 국내에 돌아와 4월쯤 국립민속박물관에 양도돼 일반에 공개된다. 바르바라 플랑켄슈타이너 로텐바움박물관장은 21일 독일 현지에서 배포한 보도자료를 통해 “대한민국에 귀중한 유물을 돌려주게 돼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국외소재문화재재단 측은 “이번 환수 사례가 유물의 출처 확인 의무를 철저히 살피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조희선 기자 hsncho@seoul.co.kr
  • 탄탄한 서사의 종교 스릴러… 신을 찾으려다 악을 만났다

    탄탄한 서사의 종교 스릴러… 신을 찾으려다 악을 만났다

    ‘검은 사제들’ 장재현 감독 연출 촘촘한 전개 미스터리의 세계로 이정재·이재인 등 호연 돋보여‘한국판 엑소시스트’로 불린 영화 ‘검은 사제들’의 장재현 감독이 4년 만에 신작 ‘사바하’로 돌아왔다. 전작이 몸속에 악령이 들어선 한 소녀를 구하려는 두 사제의 구마 의식에 초점을 맞췄다면 이번 작품은 불교계 신흥 종교 단체에 얽힌 인물과 사건의 진실을 좇는다. 성경 마태복음의 예수 탄생 이야기와 ‘절대악은 없다’는 불교적 세계관을 바탕으로 탄생한 ‘장재현표 종교 스릴러’다. 영화는 신흥 종교의 비리를 쫓는 종교문제연구소의 박 목사(이정재)와 16년 전 태어난 쌍둥이 자매 중 동생 ‘금화’(이재인), 금화의 주변을 맴도는 정체 불명의 정비공 ‘나한’(박정민) 등 세 인물을 중심으로 전개된다. 박 목사는 ‘사슴동산’이라는 수상한 종교 단체를 조사하던 중 강원도 영월 터널에서 여중생이 사체로 발견되는 사건을 접한다. 이 사건이 사슴동산과 관련이 있다는 것을 직감한 박 목사는 사건의 이면을 집요하게 파고든다. 그 과정에서 서로 관련이 없는 것처럼 보이던 인물들 사이의 연결 고리가 하나씩 꿰어지면서 사슴동산의 숨겨진 비밀이 드러난다. “서사가 주인공인 영화”라는 장 감독의 말처럼 작품은 탄탄한 서사를 촘촘하게 엮어내 관객을 색다른 미스터리의 세계로 이끈다.신흥 종교의 실체에 대한 궁금증을 자극하는 영화는 시간이 지날수록 중요한 화두에 다가서게 한다. 박 목사가 사슴동산을 추적하는 내내 품은 질문이기도 한 ‘과연 신은 있는가’이다. ‘모태 기독교 신자’라고 밝힌 장 감독은 “세상 돌아가는 걸 보면 가끔 불합리하고 억울하게 느껴지는데 그럴 때면 진짜 신이 있는지, 있다면 왜 이렇게 무기력한지 의문이었다”면서 연출 계기를 설명했다. 다만 영화는 이 같은 의문에서 그치지 않는다. ‘신을 찾으려다가 악을 만났다’는 설정이 영화의 시작이었다는 장 감독의 설명처럼 영화는 결국 한 사람의 욕망과 집착이 어떤 범죄를 낳는지 그 최후를 조명한다. 탄탄한 서사를 뒷받침하는 건 튀지 않게 고른 연기를 선보인 배우들이다. 5년 만에 현대극으로 돌아온 이정재는 능청스러우면서도 진실에 다가가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목사로 분해 새로운 개성을 보여준다. 미스터리하면서도 어두운 인물의 내면을 연기한 박정민은 극에 팽팽한 긴장감을 더한다. 무엇보다 쌍둥이 자매 중 동생 ‘금화’와 ‘그것’ 등 1인 2역을 소화한 신인 배우 이재인의 호연이 돋보인다. 오디션 당시 인상적인 목소리와 15세라는 나이에 맞지 않는 진중한 매력이 장 감독의 마음을 단번에 움직였다고 한다. 완성도 있는 비주얼 역시 영화를 다채롭게 한다. 박 목사가 사슴동산에서 우연히 발견한 거대한 사천왕 탱화는 여러 악귀의 이미지를 합성해 서너 달에 걸쳐 제작했다. 뱀을 비롯한 새, 코끼리 등 다양한 동물도 음산하고 비밀스러운 분위기를 극대화하는 장치로 사용된다. 122분. 15세 관람가. 조희선 기자 hsncho@seoul.co.kr
  • 3·1운동 100년, 그날 만세 외친 ‘보통 영웅’들의 숨겨진 이야기

    3·1운동 100년, 그날 만세 외친 ‘보통 영웅’들의 숨겨진 이야기

    “산 자, 죽은 자가 함께 7년의 큰 가뭄에 비를 기다리는 것과 같이 기다려 온 것은 조선 독립의 네 글자인 고로 영험한 하늘이 조선 독립 선언의 기회를 준 것이니 조선민족 중 정신병자 외에 독립만세의 선동을 하지 않을 자 누가 있겠는가.”(서형묵·농업·43세) “나의 조선 독립운동에 대한 목적 및 행위는 정의와 인도에 따른 것이니 죄로 인정해서는 안 될 뿐만 아니라 동양인의 조선민족의 당당한 행위이고 공명정대한 목적이므로 죄에 대해 불복하고 상고한다.”(김수영·교직원·37세) 일제강점기 조선총독부 고등법원 판결문에 담긴 일부 내용이다. 3·1운동 과정에서 체포돼 재판을 받은 평범한 조선인들이 법원에 상고 이유를 밝힌 것이다. 판결문에서 보듯 평범한 시민들의 독립에 대한 간절한 열망 역시 잘 알려진 독립운동가들의 마음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이처럼 100년 전 나라를 위해 발벗고 싸웠던 ‘보통 영웅’들의 숨겨진 이야기를 들여다볼 수 있는 특별한 전시가 마련된다. 22일 개막하는 특별전 ‘대한독립 그날이 오면’이다. 3·1운동과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에 참여한 사람 가운데 잘 알려지지 않은 역사를 보여 주는 자료 200여점을 볼 수 있다. 이번 전시는 3·1운동에 참여했던 사람들의 인생을 보여 주는 1부 ‘1919년을 가슴에 품다’, 임시정부에서 활동했던 독립운동가들의 활동상과 활동 공간을 조명한 2부 ‘임시정부 사람들 조국을 그리다’, 해외에서 독립을 위해 애쓴 한인들과 그 후손들의 모습을 조명하는 3부 ‘고향, 꿈을 꾸다’로 구성된다. ‘1919년 고등법원 판결문’을 비롯해 일제의 탄압 실상을 알리며 전 세계 기독교인에게 지원을 요청한 ‘대한민국 야소교회 대표자 호소문’, 1919년 8월 21일 중국 상하이에서 창간된 임시정부 기관지인 ‘상하이판 독립신문’ 등 다양한 자료를 엿볼 수 있다. 이번 전시는 9월 15일까지 서울 중구 대한민국역사박물관에서 열린다. 조희선 기자 hsncho@seoul.co.kr
  • 사극부터 코믹까지… 대중문화판 휩쓴 ‘K좀비’

    사극부터 코믹까지… 대중문화판 휩쓴 ‘K좀비’

    1156만 ‘부산행’ 기점으로 흥행질주 인간 본성·차별 등 다룰 좋은 플랫폼 일상 깨부수는 장면에선 카타르시스한국 좀비들이 대중문화판을 무섭게 질주하고 있다. 좀비는 그간 소설과 영화, 웹툰, 게임 등에 꾸준히 등장했지만 몇 년 전만 해도 일부 마니아층만 즐겨 찾는 소재였다. 최근에는 사극과 코미디 등 여러 장르에서 다양하게 변주되면서 대중들에게 친숙한 소재로 자리잡고 있다. 책 ‘좀비사전’을 쓴 김봉석 대중문화평론가에 따르면 “잔인하고 지저분하다는 인식 때문에 대중적으로 많은 인기를 누리지 못한 좀비가 이제 대중문화의 중심에 들어서기 시작”했다. 좀비는 영화 ‘28일 후’ ‘월드워Z’ ‘웜 바디스’, 미국 드라마 ‘워킹 데드’ 시리즈 등을 통해 국내에 많이 알려졌다. 2000년대 이후부터는 한국 대중문화에도 다양한 형태로 등장하기 시작했다. 영화 ‘어느 날 갑자기 네 번째 이야기-죽음의 숲’, ‘이웃집 좀비’, ‘인류멸망보고서-멋진 신세계’, ‘좀비스쿨’ 등을 비롯해 웹툰 ‘지금 우리 학교는’, ‘데드데이즈’, ‘1호선’ 등이 선을 보였다. 특정 팬들의 전유물이었던 좀비가 대중들에게 좀더 가깝게 다가가게 된 계기는 연상호 감독이 연출한 ‘부산행’(2016)을 꼽을 수 있다. 폐쇄된 열차에서 벌어지는 좀비와의 사투극을 통해 ‘나만 살아남으면 된다’는 사람들의 이기심을 꼬집은 이 작품은 관객 1156만명을 불러모았다.흥행에 성공한 ‘부산행’을 기점으로 좀비 소재 작품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밤에만 활동하는 조선시대 좀비인 ‘야귀’를 소재로 한 영화 ‘창궐’이 지난해 10월 개봉한 데 이어 지난 1월 6부작 드라마 ‘킹덤’이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되면서 화제를 모았다. 해외에서도 주목받은 ‘킹덤’은 맹목적으로 돌진하는 좀비들과 이에 대비되는 조선시대의 아름다운 풍광을 선보이며 한국형 좀비를 일컫는 ‘K좀비’라는 신조어를 만들어 내기도 했다. 지난 13일 개봉한 코미디 영화 ‘기묘한 가족’은 사람보다는 사람의 뇌를 닮은 양배추를, 피보다는 케첩을 좋아하는 ‘채식주의자 좀비’를 내세웠다. 사실 좀비는 창작자들이 일찍부터 탐내 온 소재였다. 좀비의 외양이 전달하는 충격과 더불어 인간의 본성과 욕망, 사회의 부조리한 현실 등 무궁무진한 이야기를 펼쳐낼 수 있기 때문이다. 영화 ‘이웃집 좀비’를 연출한 오영두 감독은 “좀비라는 소재 자체가 가족, 사회, 차별 등 다양한 이야기를 할 수 있는 좋은 플랫폼”이라면서 “나온 지 한참 된 괴물이 계속 변주되는 건 그만큼 할 이야기가 많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 평론가 역시 “좀비가 시체처럼 깨어난다는 설정은 이미 지나갔고 좀비를 통해 사회적 함의를 이끌어내는 것이 중요해졌다”고 짚었다. 정상적인 관계가 뒤틀리는 의외의 상황에서 카타르시스를 느낄 수 있기 때문에 좀비물을 즐긴다는 분석도 있다. 2010년부터 좀비로 인한 세상의 종말(Zombie Apocalypse)을 주제로 한 ‘ZA 문학 공모전’을 열고 있는 출판사 황금가지의 김준혁 편집주간은 “일상을 벗어나고 싶을 때 좀비만 한 게 없다”면서 “작품 속 설정이지만 좀비가 되면 회사에 안 나가도 되고, 평소에 불만이 많았던 정치인들을 응징할 수도 있지 않나. 사람들이 일상을 깨부수는 장면에서 쾌감을 느끼는 것 같다”고 말했다. 새로운 좀비 작품들도 기획 중이다. 연 감독의 ‘부산행’ 속편 ‘반도’와 롯데엔터테인먼트가 준비 중인 ‘여의도’ 등이다. 영화 ‘완벽한 타인’을 연출한 이재규 감독은 주동근 작가의 웹툰 ‘지금 우리 학교는’을 드라마로 선보일 예정이다. 이 감독은 “좀비물 역시 결국 사람들이 살고 죽는 문제와 결부돼 있다”면서 “곧 선보일 작품에서도 극단적인 상황에 놓인 사람들이 어떤 선택을 하는지, 관계를 어떻게 재구성하는지 살펴봄으로써 우리들의 모습을 반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조희선 기자 hsncho@seoul.co.kr
  • “글 아는 사람 구실 어렵기만 하구나”…일제 침략·탄압에 자결로 항거하다

    “글 아는 사람 구실 어렵기만 하구나”…일제 침략·탄압에 자결로 항거하다

    ‘어지러운 세상에 떠밀려 백발의 나이에 이르도록/몇 번이나 목숨을 끊으려다 뜻을 이루지 못했네/이제는 더 이상 어쩔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으니/바람 앞의 가물거리는 촛불 푸른 하늘 비추누나//(중략)//새 짐승 슬피 울고 바다와 산도 시름거리니/무궁화 세상은 이미 망하고 말았네/가을 등불 아래 책 덮고 역사를 돌이켜보니/글 아는 사람 구실 어렵기만 하구나//(하략).’ 조선 말기 우국지사인 매천 황현(1855~1910)은 2000여수의 시를 짓고 한국 근대사 연구에 중요한 저술로 꼽히는 ‘매천야록’(梅泉野錄)과 ‘오하기문’(梧下記聞)을 남겼다. 그는 1910년 8월 29일 국권이 일제에 넘어가자 9월 8일 칠언절구 한시 ‘절명시’와 유서를 쓰기 시작했다. 죽음으로 일본의 침략과 탄압에 항거하기 위함이었다. 구절마다 비통함과 참담함이 배어 있는 이 시에서 ‘글 아는 사람 구실 어렵기만 하구나’라고 말한 황현은 나라를 빼앗긴 상황에서 적극적으로 저항하지 못하는 자신의 무력함을 토로했다. ‘절명시’ 마지막 부분에서 국가의 기강을 세우는 상소를 하고 황제의 노여움을 사서 억울하게 죽은 송나라 선비 진동(陳東)과 자신을 비교하며 적극적인 저항이 아닌 자결이라는 소극적인 선택을 할 수밖에 없는 자신의 처지를 못내 부끄러워했다.나라의 자주독립을 갈망했던 한 시인의 죽음은 적지 않은 울림을 남겼다. 황현의 친필 유묵첩 ‘사해형제’(四海兄弟)에 담겨 있는 독립운동가 한용운(1879~1944)의 친필시 ‘매천선생’(梅泉先生)에는 고인의 숭고한 충절을 존경하는 뜻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의리로써 조용히 나라의 은혜를 영원히 갚으시니/한 번 죽음은 역사의 영원한 꽃으로 피어 나시네/이승의 끝나지 않은 한 저승에는 남기지 마소서/괴로웠던 충성 크게 위로하는 사람 절로 있으리.’ 또 다른 자료인 ‘수택존언’(手澤存焉)에서도 황현의 항일의식을 살펴볼 수 있다. 황현은 1908년 3월 독립운동가 전명운·장인환의 스티븐스 저격 사건, 1909년 12월 독립운동가 이재명의 이완용 암살 시도 등 대한매일신보에 실린 독립운동가들의 신문 기사를 꼼꼼히 스크랩했다. 특히 1909년 10월 안중근 의사가 이토 히로부미를 저격한 사건과 안 의사의 공판 과정에 대한 신문 기사를 빠짐없이 모아둔 점은 황현이 얼마나 나라의 명운에 온 신경을 기울이고 있었는지 짐작하게 한다. 조희선 기자 hsncho@seoul.co.kr
  • 서대문형무소에서 만나는 독립운동가들의 100년 전 뜨거운 함성

    서대문형무소에서 만나는 독립운동가들의 100년 전 뜨거운 함성

    ‘그날이 오면, 그날이 오면/삼각산이 일어나 더덩실 춤이라도 추고/한강물이 뒤집혀 용솟음 칠 그날이,/이 목숨이 끊기기 전에 와 주기만 한다면,/나는 밤하늘에 나는 까마귀와 같이/종로의 인경(人磬)을 머리로 들이받아 울리오리다/두개골은 깨어져 산산조각이 나도/기뻐서 죽사오매 오히려 무슨 한이 남으오리까(하략)’ 독립운동가이자 소설가·시인인 심훈(1901~1936)은 시 ‘그날이 오면’에서 조국의 광복에 대한 애절한 마음을 노래했다. 올해 3·1운동 및 대한민국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맞아 심훈처럼 독립을 간절히 염원했던 선열들의 항일 정신을 되새길 수 있는 자리가 마련됐다. 문화재청이 마련한 특별전 ‘문화재에 깃든 100년 전 그날’이다. 이번 전시는 19일부터 4월 21일까지 서울 서대문형무소역사관 제10·12옥사에서 열린다. 1910년 경술국치에서 대한민국임시정부 환국까지 긴박했던 당시 상황과 선열들의 발자취를 재조명하는 자리다. 정재숙 문화재청장은 18일 서대문형무소역사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매천 황현 선생의 유물, 이봉창 의사의 선서문 및 의거자금 송금증서 등 살아있는 자료들을 통해 항일 독립의 역사를 되새길 수 있는 자리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전시는 도입부를 시작으로 총 3부로 구성된다. 도입부에서는 조선말기 우국지사 매천 황현(1855~1910)의 유물이 눈에 띈다. 1910년 경술국치에 항거하는 황현의 결연한 뜻을 담은 칠언절구 4수의 한시 ‘절명시’를 비롯해 황현의 후손들이 100년 넘게 소장해온 또다른 자료 ‘사해형제’(四海兄弟)와 신문 자료를 모아놓은 ‘수택존언’(手澤存焉) 등이 최초로 공개된다. 특히 ‘사해형제’에는 독립운동가이자 시인인 한용운이 황현의 죽음을 기리며 쓴 애도시 ‘매천선생’(梅泉先生)이 수록돼 있어 눈길을 모은다. 홍영기 순천대 사학과 명예교수는 “한용운이 1913년 ‘조선불교유신론’을 간행한 뒤 전국 유명 사찰을 순회하며 강연을 했다”면서 “구례 화엄사에 갔을 때 황현의 동생을 만나 이 시를 준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1부 ‘3·1운동, 독립의 꽃을 피우다’에서는 등록문화재 제730호인 ‘일제주요감시대상 인물카드’를 만나볼 수 있다. 안창호, 윤봉길, 유관순, 김마리아 등 일제에 항거한 독립운동가 4857명에 대한 신상카드가 소개된다. 그간 잘 알려지지 않았던 북한 지역 3·1운동 수감자와 여성 수감자의 활동 상황도 살펴볼 수 있다. 지난해 각각 등록문화재 제713호와 제738호로 등록된 이육사의 친필 원고 ‘편복’과 ‘바다의 마음’도 전시된다.2부 ‘대한민국임시정부, 민족의 희망이 되다’에서는 대한민국임시정부와 관련한 다양한 유물이 소개된다. 독립운동가이자 정치가인 조소앙이 ‘삼균주의’(三均主義)를 바탕으로 독립운동과 건국의 방침 등을 정리한 등록문화재 제740호 ‘대한민국임시정부 건국강령 초안’과 두터운 천 위에 일본 국왕을 처단할 의지를 맹세한 ‘이봉창 의사 선서문’ 등이다. 나라의 광복과 환국의 긴박했던 상황을 조명하는 3부 ‘광복, 환국’에서는 백범 김구가 1949년에 쓴 붓글씨 ‘신기독’(愼其獨·‘홀로 있을 때도 삼가다’는 뜻)과 1945년 11월 초판 발행된 등록문화재 제576호 ‘한중영문중국판 한국애국가 악보’가 공개된다. 다만 문화재청은 유물의 보존 환경을 고려해 복제본을 전시하기로 했다. 전시 개막일인 19일과 3월 1일, 4월 11일에만 유물 원본을 전시한다. 이밖에도 문화재청은 3·1운동 및 대한민국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기념해 22일 서대문형무소역사관에서 ‘항일문화유산의 현황과 보존·활용’을 주제로 한 학술대회를 열고, 3월 1일부터 31일까지는 국립고궁박물관 전시실에서 ‘100년 전, 고종 황제의 국장’(가제)을 선보일 예정이다. 조희선 기자 hsncho@seoul.co.kr
  • 46년 만에 돌아온 ‘빠삐용’… 자유 향한 갈망은 변하지 않았다

    46년 만에 돌아온 ‘빠삐용’… 자유 향한 갈망은 변하지 않았다

    영화 ‘보헤미안 랩소디’에서 밴드 ‘퀸’의 리드보컬 프레디 머큐리를 완벽 재현했던 배우 라미 말렉(왼쪽)이 오는 27일 개봉하는 ‘빠삐용’(마이클 노어 감독)에서 색다른 얼굴로 변신했다. ‘빠삐용’은 1973년 프랭클린 샤프너 감독이 연출한 동명의 명작을 리메이크했다. ‘빠삐용’의 실제 주인공인 앙리 샤리에르가 자신의 수형 생활과 탈옥 과정을 담아 펴낸 소설 ‘빠삐용’과 그의 두 번째 자전적 소설인 ‘방코’를 바탕으로 샤리에르의 전체 인생을 다루는 것에 초점을 맞췄다. 영화는 살인 누명을 쓰고 종신형을 선고받은 금고털이범 ‘빠삐’(찰리 허냄)가 한 번 들어가면 죽어서야 나올 수 있다는 프랑스령 기아나의 교도소에 가면서 시작된다. 탈옥을 결심한 빠삐는 국채위조범으로 붙잡혀 교도소에 수감된 ‘드가’(라미 말렉)를 지켜주는 대가로 탈옥에 필요한 자금을 받기로 한다. 이후 오랜 세월 서로에 대한 신뢰와 우정을 쌓으며 의지하게 된 두 사람이 목숨을 건 탈출을 시도한다는 것이 영화의 골자다. 영화의 내용은 이미 알고 있던 것과 다르지 않지만 극한 상황에 놓인 한 인간의 처절함을 연기한 배우들은 빛난다. ‘퍼시픽 림’, ‘잃어버린 도시 Z’ 등에서 강렬한 연기를 선보인 찰리 허냄은 빛조차 들어오지 않는 감옥에서 긴 시간을 견디며 자유만을 갈망하는 빠삐를 생생하게 그려 냈다. 독방에 갇혀 점점 야위어 가는 빠삐를 실감 나게 표현하기 위해 18㎏ 이상 체중을 감량했다고 한다. 영화 초반부의 모습과는 몰라보게 달라진 얼굴로 인간이 겪을 수 있는 극한의 고통을 고스란히 전한다. ‘보헤미안 랩소디’에서 무대를 장악하는 뮤지션으로 분했던 라미 말렉은 이번 작품에서는 탈출을 꿈꾸는 유약한 죄수의 모습으로 또 다른 존재감을 보여 준다. 작은 체격에 성격마저 조용한 까닭에 다른 수감자들에게 이리저리 치이지만 힘든 순간마다 그림을 그리면서 생의 의지를 포기하지 않는 드가의 감정을 섬세하게 살렸다. 조희선 기자 hsncho@seoul.co.kr
  • 대사 없어도 눈길 사로잡는 채식주의자 좀비… 영화 ‘기묘한 가족’ 배우 정가람

    대사 없어도 눈길 사로잡는 채식주의자 좀비… 영화 ‘기묘한 가족’ 배우 정가람

    러닝타임 112분 중 대사는 고작 한두마디쯤. 그 외에 내뱉는 말은 ‘우어어어어’ 신음 소리가 전부다. 그럼에도 보는 사람의 눈길을 단박에 끈다. 영화 ‘기묘한 가족’(이민재 감독)에서 사람 말 알아듣는 좀비인 ‘쫑비’를 연기한 배우 정가람(26) 이야기다. 정가람은 정재영, 김남길, 엄지원, 박인환 등 이 영화를 이끄는 베테랑 배우들 사이에서 그들 못지 않은 존재감을 발휘한다. 코미디 영화 ‘기묘한 가족’은 조용하고 평화로운 충청도 시골 마을에 좀비(정가람)가 나타나면서 주유소집 가족이 겪게 되는 소동을 그렸다. 좀비 자체에 대해 아예 모르는 한 마을에 불시착한 쫑비가 아무리 시체처럼 걸어다녀도 사람들은 동네 바보나 거지 쯤으로 여긴다. 주유소집 삼남매의 아버지인 만덕(박인환)이 쫑비에게 머리를 물린 뒤 회춘을 하게 되면서부터 이 가족들이 쫑비를 이용해 새로운 사업을 시작하게 된다는 게 영화의 골자다. 쫑비가 망해가는 주유소집의 ‘히든카드’가 된 셈이다. 최근 서울 종로구 팔판동에서 마주한 정가람은 “시나리오를 읽었을 때 어디로 튈 지 모르는 재미있는 이야기가 이어지는데다 ‘쫑비’는 흔치 않은 역할이어서 작품에 참여하지 않을 이유가 없었다”면서 “사람이었다가 한 순간에 텅 비어버린 좀비가 한 가족을 만나면서 무언가를 채워나가는 모습을 표현하려고 했다”고 말했다. ‘쫑비’는 기존에 우리가 알고 있는 좀비와는 확연히 다르다.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 수 없는 얼빠진 얼굴로 홀로 동네를 배회하는 모습은 좀비라기보다는 허약한 동네 청년 같다. 사람보다 사람의 뇌를 닮은 양배추를, 피보다는 케첩을 좋아하는 식성도 유별나다. 정가람은 “여러 영화를 보면서 좀비들이 걷는 모습이나 좀비들이 어떻게 몸의 균형을 잡는지 움직임을 3개월간 연구했다”면서 “다른 좀비와 다르게 혼자 다니다보니 과장돼 보이지 않게 움직임을 최소화했다”고 설명했다. 생양배추를 씹어먹는 장면이 많아서 처음에는 고생도 많았다고. 그는 “촬영 내내 한 트럭이라고 할 정도로 많은 양배추를 먹었다”면서 “주먹으로 내려쳐도 잘 부서지지 않을 만큼 단단해서 처음에는 턱이 많이 아팠는데 나중에는 잇몸이 튼튼해지는 느낌이었다”며 웃었다. 정가람은 충청도 보은에서 이번 작품을 촬영하면서 배우들끼리 허물없이 지낸 까닭에 진짜 가족이 된 느낌이었다고 했다. “매일 함께 밥 먹고 차 마시면서 시간을 보내다보니 저희끼리 농담삼아 ‘기묘한 가족2’도 나오는 거 아니냐는 이야기를 나누기도 했어요. 쫑비도 주유소집 가족의 한 일원이 되었으니 또 다른 이야기가 벌어질 것 같은 생각이 들어서요(웃음).” 2012년에 데뷔한 정가람은 영화 ‘4등’(2016), ‘시인의 사랑’(2017), ‘독전’(2018) 등에서 안정감 있는 연기로 깊은 인상을 남겼다. “어떤 것이든 다 해보고 싶다”는 정가람의 포부는 다부졌다.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뭐든지 다 해보는 게 목표라면 목표입니다. 여러 가지를 경험해볼 수 있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배우는 참 매력적이고 즐거운 것 같아요. 그만큼 어렵지만요. 100m 달리기가 아니라 42.195㎞ 마라톤과 같이 꾸준히 열심히 하는 배우가 되고 싶습니다.” 조희선 기자 hsncho@seoul.co.kr
  • 남들이 뭐라고 하든… 자신 뜻대로 삶을 개척한 29명의 여성들

    남들이 뭐라고 하든… 자신 뜻대로 삶을 개척한 29명의 여성들

    요즘 ‘여자라면 자고로’, ‘여자가 감히’와 같은 구태의연한 말을 꺼낸다면 주변의 시선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할 터다. 세상에 ‘여자니까 마땅히 지켜야 하는 규칙’이란 존재하지 않는다. 여전히 갈 길이 멀지만 여성을 옭아맸던 사회의 인식은 조금씩 변하고 있다. 세상의 기준에 맞추기 위해 ‘나다움’을 버리지 않고, 남들의 눈엣가시가 되길 꺼리지 않는 ‘만만찮은 여자들’ 덕분이다. 저자가 정의한 ‘만만찮은 여자들’이란 “자신의 필요와 열정과 목표가 주변 사람들의 필요나 열정, 목표 못잖게 중요하다고 믿는 사람”이자 “자기에게 주어지는 사회문화적인 기대가 자신이 스스로에 대해 알고 있는 진실보다 더 중요하다고 믿지 않는 여자”다. 또 그들은 “자신이라는 인간을 온전히 실현하는 대가로 가끔은 남들을 언짢게 만들 수도 있다는 사실을 받아들인다.” 한마디로 그들은 주변에서 뭐라고 하든 자신의 내면에 집중할 줄 아는 사람들이다. 세상을 뒤엎을 의지가 강해지기를 갈망하는 여자들에게 영감을 주고자 저자가 이 책에서 소개하는 29명의 여성 역시 그렇다. 물리화학연구소에서 연구원으로 일하던 과학자는 마음속에 품어 왔던 야망을 바탕 삼아 총리로 변신했고(앙겔라 메르켈), 무엇이든 해봐야 직성이 풀리는 어떤 이는 홀로 대서양을 횡단 비행했다(어밀리아 에어하트). 신체적인 고통과 위태로운 결혼 생활 속에서도 걸작을 탄생시키며 세계적인 스타 예술가로 거듭났고(프리다 칼로), 트랜스젠더에 대한 사람들의 편견에 움츠리지 않고 자신의 재능을 살려 어렸을 적부터 꿈꾼 배우가 됐다(라번 콕스). 그녀들이 살아온 삶의 궤적은 제각각이지만 그들이 우리에게 전하는 깨달음은 하나로 모아진다. “아주 좋은 삶은 한 가지뿐이다. 당신이 원하고 당신이 직접 만드는 삶.” 조희선 기자 hsncho@seoul.co.kr
  • 130년 전 조선·미국 철도 부설 논의한 외교 문서 나왔다

    130년 전 조선·미국 철도 부설 논의한 외교 문서 나왔다

    미국공사왕복수록·미국서간 등 8건 증손 이상구씨 국립고궁박물관 기증 19세기 조선왕조 대미 외교 생생히 주미공사관 서기관으로 활동 기록도“우리가 철로를 조선 경성 제물포 사이에 설치하는데, 무릇 해당 개설 도로와 역사 건축 부지의 토지는 특별히 정부에서 면세를 허용할 일.”(1888년 ‘미국공사왕복수록’(美國公私往復隨錄) 중 당시 미국이 조선에 철로·양수기·가스등을 설치하기 위해 제안한 규약 중 제1조)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개통된 길이 31㎞의 철도인 경인선(제물포~노량진)은 1899년 완공됐다. 그간 경인선은 미국인 모스가 1896년 조선 정부로부터 철도 부설권을 얻어 공사를 시작했지만 자금이 부족한 까닭에 1897년 일본에 철도 부설권을 넘겼고, 결국 1899년 일본이 완공한 것으로만 알려져 왔다. 최근 공개된 당시 조선과 미국 정부 간 외교 문서를 통해 1888년 조선이 주미대한제국공사관을 통해 미국 측과 철도 부설 논의를 진행한 사실이 새롭게 밝혀졌다. 주미공사관 서기관으로 임명돼 초대 주미공사 박정양(1841~1904)과 함께 1888년 미국에 갔던 월남 이상재(1850∼1927)가 보관한 외교 문서 ‘미국공사왕복수록’을 통해서다.문화재청은 ‘미국공사왕복수록’을 비롯해 이상재의 증손인 이상구(74)씨가 선대로부터 물려받아 간직해 온 이상재의 외교 자료 8건을 국립고궁박물관에 기증했다고 13일 밝혔다. 이상재가 쓴 편지 모음인 ‘미국서간’(美國書簡)과 박정양이 공사 일정 등을 기록한 ‘미행일기’의 초록으로 추정되는 문헌, 워싱턴에서 촬영한 이상재 사진 등이다. 이상재는 1887년 주미공사관 서기관으로 임명되어 박정양 공사와 함께 1888년 1월 미국 워싱턴으로 건너갔다. 같은 해 11월 박정양 공사와 함께 다시 귀국할 때까지 현지에서 주미공사관을 개설하는 등 공관원으로서의 임무를 수행했는데, 이 자료들은 이 시기에 생산된 것으로 추정된다. 공관원들의 업무편람에 해당하는 ‘미국공사왕복수록’ 중 주목할 만한 부분은 미국 뉴욕 법관 ‘딸능돈’ 등이 조선기계주식회사를 설립해 철로, 양수기, 가스등 설치를 추진하기 위해 조선 정부에 제안한 규약과 약정서 초안이 수록돼 있다는 점이다. 강임산 국외소재문화재재단 팀장은 “당시 조선 정부가 주미공사관을 통해 자주독립 외교를 펼친 것뿐만 아니라 서구 문물을 적극적으로 도입하는 창구로 활용해왔음을 알 수 있는 자료”라고 설명했다.또 이상재가 주미공사관 서기관으로 임명된 1887년 8월부터 1889년 1월까지 작성한 편지 38통을 묶은 ‘미국서간도 주목할 만한 자료다. 주로 부모의 안부를 묻거나 집안일과 관련된 것이지만 주미공사관 운영 사정과 일정, 미국에서 보고 느낀 점에 대한 기록도 담겼다. 예컨대 “공관은 매년 임대료를 780원씩으로 정하고 입주하였다. 관내의 일용 집기는 1천 5백여원으로 구입해두었다. 조·석반은 쌀과 고기를 사서 관내에서 밥을 지어 먹는다”(1888년 2월 12일)라거나 “중국 공사는 매번 우리나라 공사의 위에 서고자 하고, 우리 공사 역시 그 밑에 있지 않으려고 한다.(…) 이때에 만약 조금이라도 다른 사람에게 꺾이면, 이는 국가의 수치이고 사명을 욕보이는 것이다.”(1888년 5월 23일)와 같은 내용을 엿볼 수 있다. 당시 이상재의 활동상과 당시 공사관의 실상 등을 살펴볼 수 있는 흥미로운 자료다. 한철호 동국대 역사교육과 교수는 “이상재 선생 유품 자료는 19세기 조선왕조의 생생한 대미 외교활동을 보여주는 자료로, 주미대한제국공사관 관련 사료가 절대적으로 부족한 상황에서 공사관원이 직접 기록한 귀중한 자료로 평가된다”고 말했다. 조희선 기자 hsncho@seoul.co.kr
  • 한용운 북향집 ‘심우장’ 사적된다…이봉창 항일유물 3건도 문화재로

    한용운 북향집 ‘심우장’ 사적된다…이봉창 항일유물 3건도 문화재로

    승려이자 독립운동가인 만해 한용운(1879~1944) 선생이 1933년 직접 지어 여생을 보낸 서울 성북구 ‘심우장’(尋牛莊)이 사적이 된다. 문화재청은 항일독립 문화유산인 서울시 기념물 제7호 ‘만해 한용운 심우장’을 국가지정문화재인 사적으로 지정 예고한다고 12일 밝혔다. ‘심우’란 소를 사람의 마음에 비유하여 ‘잃어버린 나를 찾자’는 뜻을 갖고 있다. 근대 도시 한옥인 심우장은 남향이 아닌 동북향으로 지은 점이 특징이다. 남향으로 터를 잡으면 조선총독부와 마주 보게 되는 까닭에 한용운이 일부러 동북향으로 지었다는 일화가 전해진다. 심우장은 한용운의 독립의지를 엿볼 수 있는 공간으로 원형이 비교적 잘 보존돼 있으며 애국지사들과의 교류 흔적이 남아 있다는 점에서 문화재로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더불어 문화재청은 독립운동가 이봉창(1900~1932) 의사의 항일투쟁 유물 3건을 문화재로 등록 예고했다. 이봉창 의사가 일왕을 저격하고자 하는 결의를 기록한 ‘이봉창 의사 선서문’을 비롯해 1931년 12월 24일 이봉창 의사가 김구 선생에게 의거자금을 요청한 서신인 ‘이봉창 의사 친필 편지와 봉투’, 1931년 12월 28일 김구 선생이 중국 상하이에서 일본 도쿄에 있는 이봉창 의사에게 의거자금 100엔을 보낸 증서인 ‘이봉창 의사 의거자금 송금증서’ 등이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이 유물들은 이봉창 의사가 실행한 의거의 전개 과정과 항일독립 의지를 드러내고 있으며, 이봉창 의사의 유물이 거의 남아 있지 않다는 점에서 희소 가치가 높다”고 강조했다. 조희선 기자 hsncho@seoul.co.kr
  • 느지막이 ‘가갸거겨’ 배웠더니 덧없는 삶이 온통 시가 되었네

    느지막이 ‘가갸거겨’ 배웠더니 덧없는 삶이 온통 시가 되었네

    시인 새뮤얼 울만은 “청춘이란 인생의 어떤 한 시기가 아니라 마음의 상태”라고 했다. 청춘은 “장밋빛 뺨, 붉은 입술, 그리고 유연한 무릎의 문제가 아니라 의지, 풍부한 상상력, 열정을 말한다”고. 울만의 청춘론에 따르면 삶에서 환희를 얻고자 하는 열망이 있는 한 우린 언제까지나 젊다. 그래서일까. 평생 까막눈으로 살다가 자신의 삶을 시로 옮기기 시작한 할머니들의 삶을 조명한 다큐멘터리 영화 ‘시인 할매’(5일 개봉)와 ‘칠곡 가시나들’(27일 개봉) 속 할머니들은 파릇파릇한 청춘 같다. 칠순, 팔순이 넘어 배우기 시작한 글자에 삶의 이야기를 담는 ‘청춘들’ 얼굴엔 호기심이 그득하다.이종은 감독이 연출한 ‘시인 할매’는 전남 곡성의 작은 도서관에 모여 한글을 배우고 자신의 삶과 가족에 대한 애정을 시로 써내려간 김막동(84), 김점순(80), 박점례(72), 안기임(83), 윤금순(82), 양양금(72) 할머니의 사계절을 담았다. “가장 어려운 시기에 태어나서 가장 약한 자로 살았던 어머니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하고 싶었다”는 이 감독은 “오히려 관객들이 위로를 받을 수 있는, 어머니가 해 준 한 공기의 밥 같은 작품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의 말처럼 녹음이 우거진 마을의 정겨운 풍경과 마을에 두런두런 모여 사는 할머니들의 일상을 보고 있자면 마음이 절로 편안해진다. 땡볕에도 자식들에게 줄 농작물을 거두고, 돌아가신 어머니를 위해 쓴 편지를 소리 내 읽고, 아들이 묻혀 있는 무덤 앞에서 속상해하는 모습은 할머니들의 세월이 어떻게 시가 되는지 여실히 보여준다. 할머니들에게 글을 가르쳐 준 김선자 길작은도서관장 말에 따르면 “처음엔 다른 사람이 아는 게 두려워 자신의 개인사를 글로 풀어내지 않으려던” 할머니들은 시간이 지날수록 마음의 문을 열었다. ‘사박사박/장독에도/지붕에도/대나무에도/걸어가는 내 머리 위에도/잘 살았다/잘 견뎠다/사박사박’(윤금순 할머니의 시 ‘눈’)‘해당화 싹이 졌다가/봄이 오면 새싹이 다시 펴서/꽃이 피건만/한번 가신 부모님은/다시 돌아오지 않네’(양양금 할머니의 시 ‘해당화’) 길가에 핀 예쁜 해당화를 보고 돌아가신 어머니를 떠올리며 ‘해당화’를 썼다는 양양금 할머니는 “고생만 하다 돌아가신 어매는 언제까지 생각해도 눈물이 나더라고. 하늘에서 ‘우리 딸이 이렇게 시를 썼구나’ 생각하시겠지”라고 소회를 전했다. “선생님이 시를 써오라고 하면 뭘 또 써가지고 가야 할꼬 생각이 안 나서 가슴이 두근두근하다”(김점순 할머니)고는 했지만, 할머니들은 앞서 2016년 시집 ‘시집살이 詩집살이’와 2017년 그림책 ‘눈이 사뿐사뿐 오네’를 펴낸 ‘곡성 대표 작가’다. 김 관장은 “새벽부터 일어나서 일하시고 오후 7~9시에 부랴부랴 도서관에 와서 수업을 들으시는 할머니들을 보면 삶이 힘들다고 투정하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트루맛쇼’, ‘미스 프레지던트’를 연출한 김재환 감독의 ‘칠곡 가시나들’은 난생처음 한글을 배워서 더없이 즐거운 인생을 즐기는 경북 칠곡 ‘일곱 시(詩)스타’의 일상을 조명한다. “‘쉘 위 댄스’의 칠곡 버전”이라고 작품을 소개한 김 감독은 2016년부터 3년 동안 할머니들과 시간을 보내면서 ‘재밌게 나이듦’이라는 키워드를 작품에 담았다. “과거를 바라보는 회고적 존재, 죽음을 묵상하는 존재 등 미디어에서 노년층을 바라보는 편견을 깨고 노년의 건강한 욕망과 설렘을 이야기하고 싶었다”는 것. 그래서인지 유난히 까르르 웃는 할머니들의 모습이 화면에 자주 잡힌다. 주인공은 경북 칠곡군 약목면 복성2리 배움학교에서 한글을 배우는 박금분(89), 곽두조(88), 강금연(85), 박월선(89), 안윤선(83), 이원순(82), 김두선(86) 할머니다. 칠곡 할머니들 역시 앞서 시집 ‘시가 뭐고?’(2015)와 ‘콩이나 쪼매 심고 놀지머’(2016)를 출간한 어엿한 시인이다. ‘유쾌한 시인’들이 길가에 나란히 선 채 상점 간판을 더듬더듬 읽고, 자식에게 처음으로 손 편지를 쓰고, 받아쓰기 시험을 보다가 커닝을 하며 웃음꽃을 피우는 모습을 보면 마음이 절로 흐뭇해진다. 한글을 공부하는 시간만큼 하루를 팔팔하게 보내는 할머니들의 얼굴에는 찌든 기색이라고는 없다. 빨래터에서 방망이질하다가 막걸리 한잔 기울이고, 평생 품었던 가수의 꿈을 이루려고 동네 노래자랑대회에 나가며 재미있게 사는 덕분에 할머니들의 문장에선 삶의 에너지가 느껴진다. “가마이 보니까 시가 참 많다. 시가 천지삐까리다”(박금분 할머니), “지금 이래 하마 한자라도 늘고 조치 원투쓰리포 영어도 배우고 한번 해보자”(안윤선 할머니) 조희선 기자 hsncho@seoul.co.kr
  • 계산서 용지에 쓴 일기… 우리가 몰랐던 독립운동의 또 다른 모습

    계산서 용지에 쓴 일기… 우리가 몰랐던 독립운동의 또 다른 모습

    “어떤 조선인 경찰이 와서 나의 몸을 수색하였다. 이에 내가 질책을 하면서 물러가라고 하였다. (중략) 이로부터는 단지 한 번 죽을 마음만 있어서 혹 며칠 동안을 밥을 먹지 않기도 하였으며, 혹 대나무 젓가락을 가지고 귀 사이를 스스로 찌르기도 하였다.” “조사를 할 시간이 되면 7권으로 장정된 책자를 펼쳐 놓고서 물었다. (중략) 내가 본국에서 중국으로 건너온 이후의 사정에 대해서 하나하나 기재되어 있었으며, 항주 및 북경 등에서 한 일에 대해 내가 잊고 있었던 것도 그들은 오히려 기록해 놓고 있었는데 이런 일들은 모두 나로서는 기억할 수 없는 것이었다.”독립운동가 이규채(1890~1947)가 죽기 몇 해 전 자신의 삶의 궤적과 독립운동 여정을 기록한 일명 ‘이규채 연보’에 담긴 내용이다. 1920년대 중국 상하이로 건너가 임시정부 의정원 의원을 지내고, 이후 한국독립당에서 활동했던 이규채는 만주지역 항일 무장투쟁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한 인물이다. 한 상점의 계산서 용지 32장 분량에 적힌 ‘이규채 연보’는 이규채가 자신의 상세한 기억을 바탕으로 작성한 덕분에 다른 자료에서는 볼 수 없는 현장감이 뚜렷하다. 독립운동 당시 목숨을 수시로 위협받던 일부터 일제의 혹독한 감시를 피해 다니면서 느낀 고단함, 독립운동가 사이에서 벌어진 갈등 등이 고스란히 담겼다. 예를 들면 1932년 쌍성보 전투에 참여했던 이규채는 왼쪽 손에 총을 맞아 부상을 당했다는 것을 전투가 끝난 한참 후에 곁에 있던 사람이 알려줘서야 알게 됐다고 적었다. 중국 청나라 말기 민간 비밀결사단체인 대도회(大刀會)를 만나 수색을 당할 당시 ‘일본의 정탐꾼’으로 오인당해 몸이 묶이고, 그 끈을 말 안장에 매달고 말을 달리게 하는 바람에 “목숨을 잃을 것만 같았다”고 회고하기도 했다. 그 밖에 공산주의자들과의 갈등으로 생매장당했다가 구사일생으로 구출된 일, 지난날 함께 활동했던 이민달(李敏達)이라는 자의 밀고 때문에 일본 경찰에 체포된 일, 체포된 이후 일본 영사관에서 조사받을 당시 일본 경찰이 7권 분량 책자를 펼쳐 놓고 신문한 일 등 당시 이규채가 겪었던 역경과 고뇌가 생생하게 느껴진다. 박경목 서대문형무소역사관장은 “그간 독립운동사 자료는 ‘전투에서 누구를 처단하고 거사를 행했다’는 식의 활동 내용이 중심이지만 ‘이규채 연보’는 이규채 자신이 마적을 만나서 물건을 털리거나 목숨을 빼앗길 뻔한 이야기 등이 가감 없이 드러나 있다”면서 “사람들이 모르는 독립운동의 상세한 여정과 독립운동의 이면을 들여다볼 수 있는 자료로서 가치가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규채 연보’에는 이규채가 독립운동을 하는 과정에서 만났던 수많은 사람의 이름이 등장한다. 이규채의 손자 이성우씨는 “이 자료에 100여명에 달하는 사람들이 등장하는데 기록이 남아 있지 않은 분들이 많다”면서 “민족문제연구소나 독립기념관 등의 기관에서 무명 독립운동가들을 발굴하고 그들을 기념하는 탑을 만드는 등의 실천적인 운동을 했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전했다. 조희선 기자 hsncho@seoul.co.kr
  • 이렇게나 다른 사랑의 모양들… 밸런타인 데이, 달콤 쌉싸름한 사랑 영화 어때요

    이렇게나 다른 사랑의 모양들… 밸런타인 데이, 달콤 쌉싸름한 사랑 영화 어때요

    밸런타인 데이를 앞두고 데이트를 계획하고 있다면 달콤 쌉싸름한 사랑 영화는 어떨까. 시간이 지나도 끝내 잊지 못하는 사랑, 힘든 시간 끝에 서로를 알아보게 된 사랑, 섬뜩한 현실 속에서도 지켜내야 하는 사랑. 사랑의 모양이 각기 다른만큼 작품이 전하는 여운 역시 다채롭다. 영화 ‘콜드 워’는 냉전 시대, 사랑만이 전부였던 줄라(요안나 쿨릭)와 빅토르(토마즈 코트)가 나눈 뜨거운 사랑에 대한 이야기다. 1949년부터 1964년까지 폴란드, 독일, 프랑스 등 시대와 장소를 넘나들며 두 사람이 나눈 사랑이 묵직하게 느껴지는 작품이다.도시 빈민가 출신인 줄라는 가난에서 벗어나기 위해 신분을 속이고 폴란드 민속음악단에 입단한다. 음악단에서 음악을 가르치는 빅토르는 첫눈에 그녀에게 반한다. 줄라가 정치적 사상을 의심받는 빅토르에 대한 정보를 상부에 보고해야 하는 자신의 처지를 빅토르에게 고백하자, 빅토르는 폴란드를 떠나자고 제안한다. 앞날에 대한 걱정이 앞선 줄라는 빅토르의 제안을 거절하지만 운명은 두 사람을 쉽게 갈라놓지 않는다. 작품은 사랑에 빠진 연인들이 궁금해하는 오래된 질문, ‘사랑은 오래 지속될 수 있는가’에 대한 답을 찾아가는 과정과 다름없다. ‘콜드 워’는 ‘이다’(2015)로 제87회 아카데미시상식 외국어영화상을 수상한 파벨 파블리코브스키 감독의 신작이다. 파블리코브스키 감독은 폴란드 발레단 무용수 출신의 어머니와 의사였던 아버지의 복잡하면서도 혼란스러운 사랑에서 이 작품의 영감을 얻었다고 한다. “오랜 세월 살면서 많은 것을 보았지만 부모님의 이야기는 그 중에서도 가장 강렬했다”고. 극적인 사건이 없는 부모님의 이야기를 어떻게 전달할 지 10년에 걸쳐 숙고한 끝에 이번 작품이 탄생했다고 한다. 4:3 비율의 흑백 화면에 담긴 영상과 영화에 흐르는 감미로운 음악은 슬프고도 강렬한 두 사람의 사랑을 극적으로 보여준다. 제71회 칸국제영화제에서 감독상을 수상한 이 작품은 오는 24일(현지시간) 열리는 제91회 아카데미시상식 감독상, 촬영상, 외국어영화상 부문에도 이름을 올렸다. 영화 ‘아이스’는 지난해 러시아 개봉 당시 박스오피스 오프닝 최고 기록을 세우는 등 화제를 모은 작품으로, 뮤직비디오와 CF를 연출한 올레그 트로핌 감독의 첫 스크린 데뷔작이다. 작품은 어린 시절 구부정한 몸, 휜 다리 등 신체적인 결함을 극복해 피겨스케이트 선수가 된 나디아(아글라야 타라소바)의 꿈을 향한 도전과 좌절, 그 과정에서 마주한 사랑을 이야기한다.최고 권위의 피겨스케이팅 대회인 아이스컵 진출을 앞두고 심각한 부상으로 휠체어 신세를 지게 된 나디아는 아이스하키 선수 사샤(알렉산더 페트로브)를 재활 파트너로 만나게 된다. 삶의 의지를 잃은 나디아는 긍정 에너지로 충만한 사샤를 보며 서서히 몸과 마음 상태를 회복하게 되고, 다시 아이스컵에 도전할 수 있는 기회를 맞는다. 바이칼 호수를 배경으로 등장 인물들이 스케이트를 타는 장면이나 실제 아이스쇼를 보는 듯한 경기 장면은 이 영화의 볼거리다. 뮤지컬을 보는 듯 다양한 노래가 장면 곳곳에 어우러져 듣는 재미도 살렸다. 14일 개봉하는 영화 ‘험악한 꿈’은 제목에서도 짐작할 수 있듯 가벼운 로맨스물은 아니다. 캐나다의 작은 농촌에 이사 온 소녀 케이시(소피 넬리스)와 그녀에게 첫눈에 반한 소년 조나스(조쉬 위긴스)가 케이시에게 폭력을 행사하는 경찰관 아버지로부터 도망치던 중 그의 트럭에서 100만 달러를 발견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렸다.조나스는 케이시 아버지에 대한 이야기를 들은 어른들이 냉담한 반응을 보이자 스스로 케이시를 지키기로 한다. 고향과 가족의 곁을 떠나는 큰 결심을 할 만큼 케이시에 대한 마음이 커진 까닭이다. 케이시는 폭력적인 자신의 아버지가 조나스에게 보복할 것이 두려운데다 자신 역시 고통스러운 삶으로부터 벗어나고 싶은 마음에 조나스와 동행한다. 두 사람은 막상 집을 떠나긴 했지만 생각보다 차가운 현실을 피부로 느낄 때마다 불안함에 휩싸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곁에 있는 사람을 지키기 위해 온 힘을 다하는 소년과 소녀의 모습이 짠하게 다가온다. 나단 몰랜도 감독은 “아직 10대인 소년과 소녀가 어른들이 주도하는 세상에 발을 딛는 모습을 보며 사랑을 지켜내는 것이 얼마나 험난한 길인지, 이러한 고난을 이겨내는 사랑의 힘이 얼마나 대단한지에 대해 말하고 싶었다”고 연출의도를 밝혔다. 광활한 캐나다 온타리오를 배경으로 소년과 소녀의 복잡다단한 삶을 감성적이면서 강렬하게 그려냈다. 제69회 칸영화제 감독주간에 초청된 이후 제41회 토론토국제영화제 스페셜 프리젠테이션 부문에도 초청된 작품이다. 조희선 기자 hsncho@seoul.co.kr
  • 김기덕 감독 ‘인간, 공간, 시간 그리고 인간‘ 日유바리영화제 개막작 선정

    김기덕 감독 영화 ‘인간, 공간, 시간 그리고 인간’이 새달 7일 개막하는 일본 유바리 국제 판타스틱 영화제에 초청됐다. 8일 영화제 홈페이지에 따르면 김 감독의 23번째 장편 ‘인간, 공간, 시간 그리고 인간’이 개막작에 이름을 올렸다. 이 작품은 다양한 연령과 직업군의 사람들이 퇴역한 군함을 타고 여행을 하던 중 미지의 공간에 다다르면서 여러 비극적인 사건에 휘말린다는 내용이다. 탐욕과 이기심만 남은 공간에서 각 인물들이 보여주는 삶과 죽음에 대한 대처 방식을 통해 먹고 먹히는 인류의 삶을 조명한다. 장근석, 안성기, 이성재, 류승범, 성기윤, 후지이 미나, 오다기리 조 등 한국과 일본 배우들이 출연했다. 이 영화는 지난해 베를린영화제 비경쟁 부문인 파노라마 스페셜 섹션에도 초청된 바 있다. 당시 김 감독이 여배우 성폭력 혐의로 고소당한 상태여서 영화제 초청이 적정한지 현지에서 논란이 일었다. 김 감독은 이후 여배우들로부터 성범죄 가해자로 잇따라 지목되면서 공식 활동을 중단했다. 그간 카자흐스탄에서 영화를 제작한 것으로 알려진 김 감독이 유바리영화제에 참석할지 주목된다. 유바리영화제는 홋카이도의 탄광촌이었던 유바리시가 지역 개발을 위해 1990년부터 열어왔다. 조희선 기자 hsncho@seoul.co.kr
  • 역대 설연휴 최다관객… 각종 기록 쏟아내는 1000만 영화 ‘극한직업’

    역대 설연휴 최다관객… 각종 기록 쏟아내는 1000만 영화 ‘극한직업’

    올해 첫 1000만 영화의 주인공이 된 ‘극한직업’이 각종 흥행 기록을 쏟아내고 있다. 7일 배급사인 CJ엔터테인먼트와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극한직업’은 전날 113만 1503명을 동원해 누적 관객 1052만 9846명을 기록했다. 특히 ‘극한직업’은 설 연휴인 지난 2일부터 6일까지 5일간 매일 100만명 안팎의 관객을 추가했다. 총 525만 7243명을 불러모아 역대 설 연휴 최다 관객 보유작인 ‘검사외전’의 기록 478만 9288명을 넘었다. 또 지난달 27일 관객 103만 2769명을 시작으로 총 4차례나 하루에 관객 100만명 이상을 극장으로 이끌었다. ‘극한직업’보다 하루 100만명 이상의 일일 관객수 횟수가 많은 작품은 ‘신과함께-인과연’(5회) 한 편뿐이다. ‘극한직업’은 지난달 23일 개봉 이후 역대 코미디 영화 최고 오프닝, 역대 1월 최다 일일 관객수 등 각종 기록을 세우며 역대 1000만 영화 중 세 번째로 빠른 속도인 개봉 15일째 1000만 고지를 밟았다. 별다른 경쟁작이 없어 당분간 ‘극한직업’의 흥행 질주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관객 1281만명을 동원하며 역대 코미디 영화 흥행 1위를 기록하고 있는 ‘7번방의 선물’을 넘어설 지 관심이 모아진다. 조희선 기자 hsncho@seoul.co.kr
  • 설 연휴 ‘극한직업’ 1000만 관객… 정통 웃음 코드 통했다

    설 연휴 ‘극한직업’ 1000만 관객… 정통 웃음 코드 통했다

    6년 만에 코미디 영화 1000만 클럽 가입 류승룡·이하늬 등 배우들 찰떡호흡 한몫설 연휴 극장가를 강타한 코미디 영화 ‘극한직업’이 새해 첫 ‘1000만 영화’의 주인공이 됐다. 배급사인 CJ엔터테인먼트는 6일 ‘극한직업’의 누적 관객수가 개봉 15일째인 이날 오후 1000만명을 넘어섰다고 밝혔다. 이로써 ‘극한직업’은 지난해 8월 개봉한 ‘신과함께-인과연’에 이어 역대 23번째로 ‘1000만 클럽’에 이름을 올리게 됐다. 코미디 영화로는 2013년 개봉한 ‘7번방의 선물’ 이후 6년 만이다. 지난달 23일 개봉과 동시에 36만명의 관객을 동원한 ‘극한직업’은 박스오피스 1위에 오른 이후 보름간 한번도 정상을 내주지 않았다. 설 연휴가 시작된 지난 2일부터는 매일 평균 100만명씩 불러모았다. ‘국제시장’(25일), ‘아바타’(32일), ‘베테랑’(19일) 등 역대 흥행 순위 3~10위에 오른 작품들보다 빠른 개봉 15일 만에 1000만 관객을 넘는 놀라운 흥행 속도를 보여줬다. ‘극한직업’은 실적이 변변치 않은 마약반 형사 5인방이 범죄조직을 소탕하기 위해 위장 창업한 치킨집이 전국 맛집으로 입소문을 타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았다. 해체 위기 마약반의 만년 반장 ‘고반장’을 맡아 ‘희극지왕’의 귀환을 알린 배우 류승룡을 비롯해 이하늬, 진선규, 이동휘, 공명 등 개성 있는 캐릭터로 구성된 ‘마약반 5인방’의 찰떡같은 호흡이 폭소를 자아낸다. 특유의 ‘말맛 코미디’가 장기인 이병헌 감독은 ‘힘내세요, 병헌씨’(2012), ‘바람 바람 바람’(2017) 등에 이어 4번째 장편인 이번 영화로 1000만 감독 대열에 합류했다. CJ엔터테인먼트 관계자는 “이병헌 감독의 ‘웃기고 싶었다’는 연출 의도가 잘 드러난 정통 코미디로서 누구나 가볍게 웃을 수 있는 작품”이라면서 “선정적이거나 잔인한 장면 없어 가족들이 함께 보기에 좋은 데다 대책 없고 어수룩한 캐릭터들이 활약하는 부분에서 관객들이 카타르시스를 느끼는 것 같다”고 흥행 요인을 분석했다. 조희선 기자 hsncho@seoul.co.kr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