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조형물
    2026-06-15
    검색기록 지우기
  • 이봉주
    2026-06-15
    검색기록 지우기
  • 24시간
    2026-06-15
    검색기록 지우기
  • 공판
    2026-06-15
    검색기록 지우기
  • 영양
    2026-06-15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4,035
  • ‘오·의역 논란’ 탑골공원 독립선언서 영문본 이번엔 번역본 수정 논란

    광복회가 서울 종로구 탑골공원 기미독립선언서의 영문 번역본 교체를 추진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오·의역이 많다는 것이 이유다. 이 영문 독립선언서는 3·1 운동 당시 미국 동포들이 해외에 국내 상황을 알리기 위해 직접 번역한 것으로 사료의 역사적 가치도 무시할 수 없어 논란이 되고 있다. 광복회 종로지회는 8일 “독립선언서 영문본의 새로운 번역을 위해 지난달부터 작업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들은 영어영문학 교수 3~4명에게 번역을 맡긴 뒤 수정본이 완성되면 광복회 명의로 서울시와 종로구, 문화재청 등에 번역본 수정을 청원하기로 했다. 지회 관계자는 “외국인도 많이 찾는 탑골공원에 오·의역본을 그대로 두는 것은 국제적 망신”이라면서 “미주 한인 동포들이 만들었다는 점에서는 가치가 있지만 독립선언서의 의미를 제대로 전달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탑골공원에 설치된 영문 번역본은 ‘슬프다’를 ‘기필코’(Assuredly)로 오역하는 등 육당 최남선이 작성한 원문의 품격을 살리지 못한다는 지적이 제기됐었다. 그러나 독립선언서 발표 이후 100년 가깝게 지난 현재의 관점으로 사료의 가치를 평가해서는 안 된다는 반론도 만만찮다. 주진오 상명대 역사콘텐츠학과 교수는 “일부 오류가 있다고 해서 역사성을 무시하고 무조건 없애는 것만이 능사는 아니다”라면서 “현대적 번역을 추가해 새로운 조형물을 세우는 등의 절충안이 바람직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명화 독립기념관 연구위원은 “사료의 역사성을 인정해 그대로 보존할 것인지 새로운 번역을 통해 원문을 잘 전달할 것인지는 자치구 등 지역사회가 논의를 통해 판단할 문제”라고 말했다. 배경헌 기자 baenim@seoul.co.kr
  • 말레이시아의 앨리스

    말레이시아의 앨리스

    말레이시아의 앨리스 영하 10℃를 밑도는 서울의 한파를 등지고 도착한 말레이시아는 그 온도차만큼이나 다른 세계였다. 어떤 끌림이 있었는지, 회중시계를 손에 든 흰 토끼를 따라 알지도 못하는 굴 속으로 졸래졸래 따라간 앨리스처럼, 낯선 듯 평화롭고, 평범한 듯 해맑은 ‘말레이시아’를 만났다. 겨울날에 도착한 여름나라 앞으로 여섯 시간 후 나는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국제공항에 발을 내딛는다. 여느 때와 달리 떠오르는 혹은 기대하게 되는 그림이 불분명했다. ‘말레이시아, 말레이시아, 말레이시아’ 속으로 옹알옹알. 입에 익긴 한데 막상 고개가 갸웃한다. 출근길에 바쁜 사람들을 지나쳐 공항으로 향하는 동안 본능적으로 옷깃을 여미게 되는 겨울날의 여행. 머릿속은 온통 어떻게 하면 영하 10℃를 밑도는 겨울날과 영상 30℃를 웃도는 여름나라를 동시에 견뎌낼 수 있을까 하는 생각뿐이었다. 해가 떴는데도 바닥이 젖어 있다. 이 나라에서는 매일 오후 네다섯 시 즈음엔 어김없이 비가 쏟아진다고 했다. 오늘도 방금 전까지 비가 내렸다고. 공항을 나서니 바깥 공기가 그리 습하지 않았고, 쿠알라룸푸르Kuala Lumpur까지 가는 차 안에서도 에어컨 바람이 시원했기에 아직 서울에서의 차림 그대로다. 하나둘 옷을 허물처럼 벗어낸 것은 공항과 쿠알라룸푸르 중간 즈음에 위치한 신행정도시 푸트르자야Putrajaya의 풍경이 차창에 가까워졌을 때였다. 레고 블록으로 만든 모형처럼 군더더기 없는 도시를 울울창창한 야자수 정글이 포위하고 있었다. 서울과 쿠알라룸푸르 사이 한 시간의 시차를 거슬러 오른 나는 그제야 여름나라에 들어온 것을 실감했다. 호텔방에 대충 짐을 밀어 넣고 낯선 거리로 나섰다. 하늘은 어둑하게 물들어 가지만 쿠알라룸푸르에서 가장 번화한, 서울로 치면 명동에 비견되는 부킷빈탕Bukit Bintang 거리와 그 지척에 노천 음식점이 즐비한 잘란알로Jalan Alor는 낮보다 더 환하고, 더더욱 북적였다. 여행 첫날의 긴장과 피로는 서울과 다르지 않은 도심풍경 때문에 잔잔해졌지만 그 속에 빠져드는 것이 아직 부담스러운 이방인은 두 거리 사이, 트렌디한 펍과 레스토랑이 늘어선 잘란창캇Jalan Changkat으로 살짝 발을 들여 놓았다. 거리가 한 눈에 들어오는, 상대적으로 조용한 펍 2층 창가에 자리를 잡았다. 뜨거운 공기, 낯선 도시, 차가운 맥주, 관망적 자세. 취取하거나 취醉하거나. ▶travie info 잘란알로alan Alor와 잘란창캇Jalan Changkat | 잘란알로에서는 말레이시아에서 가장 대중적인 요리 사테Satay를 추천. 얇게 썬 고기를 양념해 대나무 꼬챙이에 꽂아 구운 꼬치요리이다. 달큼하고 고소한 땅콩소스에 찍어 먹는 맛이 일품이다. 잘란창캇에서는 부러 핫한 곳을 찾기보다는 거리가 훤히 내다보이는 2층 테라스가 있는 공간에 자리를 잡는 것이 더욱 매력적이다. 위치 부킷빈탕 거리에서 모노레일이 가로지르는 대로 변 오른쪽 방향(도보 5~10분). 영업시간 늦은 오후부터 새벽녘 국립 모스크National Mosque, Masjid Negara┃주소 Jalan Perdana, 50480 Kuala Lumpur 방문객 입장시간 오전 9시~정오, 오후 3시~4시, 오후 5시30분~6시30분(단, 금요일은 오전 입장 불가) 입장료 무료 센트럴 마켓Central Market┃주소 Jalan Hang Kasturi, 50050 Kuala Lumpur 영업시간 오전 10시~오후 9시30분(건물 밖 노점은 오전 11시~밤 11시) 홈페이지 www.centralmarket.com.my 차이나타운China Town┃위치 Jalan Petaling, Kuala Lumpur 영업시간 오전에 문을 여는 곳도 있지만 대체로 점심 무렵부터 밤 10시까지 One for All, All for One 아무리 피곤해도 늦잠은 아까운 여행자의 아침, 좀 걷자. 걷다 멈춘 곳이 목적지가 된다. 우리나라로 치면 한여름의 날씨인지라 자연스럽게 차도르Chador를 두른 여인들에게 눈길이 간다. 말레이시아는 종교의 자유를 인정하고 있지만 여전히 이슬람을 국교로 삼고 있는 나라다. 무슬림으로 살아가는 그들에겐 당연한 것이겠지만 “안 덥나?” 결국 입 밖으로 뱉고 만다. 모스크에 가봐야겠다. 무슬림들의 기도 시간을 피해 택시를 탔다. 국립 모스크National Mosque, Masjid Negara에 가자고 했다. 안내에 따라 신발을 벗고 보라색 가운과 히잡Hijab을 둘렀다. 아무도 없는 기도실 앞에 서자 안내원인 듯한 할아버지 한 분이 어디서 왔는지 물었다. 대답을 듣자 지긋한 눈빛으로 <본성(피뜨라)과의 만남>이라는 한국어 책자를 건네 준다. 천장까지 닿은, 수십 개의 흰색 기둥으로 빼곡한 기도실 앞 대리석 바닥에 앉아 책자를 폈다. 맨 첫 장과 마지막 장은 같은 문구로 시작해 같은 문구로 맺어지고 있었다. “타인의 말에 귀 기울이려 하지 않는 사람이 어떻게 다른 사람들이 자신의 말에 귀 기울이기를 바랄 수 있을 것인가?” 따라 읽는 사이 작지만 야무진 아이 모모가 떠올랐다. 누군가의 시간을 훔쳐야만 살아갈 수 있는 회색 신사들에게 홀려 잿빛이 된 모습으로 내 말만 하는 어른이 돼 버린 내 앞에.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빛을 보기 위해 눈이 있고, 소리를 듣기 위해 귀가 있듯이, 너희들은 시간을 느끼기 위해 가슴을 갖고 있단다. 가슴으로 느끼지 않은 시간은 모두 없어져 버리지. 장님에게 무지개의 고운 빛깔이 보이지 않고, 귀머거리에게 아름다운 새의 노랫소리가 들리지 않는 것과 같지. 허나 슬프게도 이 세상에는 쿵쿵 뛰고 있는데도 아무것도 느끼지 못하는, 눈멀고 귀 먹은 가슴들이 수두룩하단다. (중략) 화도 내지 않고, 뜨겁게 열광하는 법도 없어. 기뻐하지도 않고, 슬퍼하지도 않아. 웃음과 눈물을 잊는 게야. 그러면 그 사람은 차디차게 변해서, 그 어떤 것도, 그 어떤 사람도 사랑할 수 없게 된단다. 그 지경까지 이르면 그 병은 고칠 수가 없어. 회복할 길이 없는 게야. 그 사람은 공허한 잿빛 얼굴을 하고 바삐 돌아다니게 되지. 회색 신사와 똑같아진단다. 그래, 그들 중의 하나가 되지. -미하엘 엔더의 <모모> 中 지난밤 잘란창캇의 펍에서 마셔 버린 시큰둥했던 첫날밤이 뜨끔했다. 그럼에도 선뜻 털고 일어나 기도실을 나서지 않고 조금 더 게으름을 피우다 못 이기는 척 다시 길을 나섰다. 그러다 뒤를 돌아봤다. 수채화 물감을 풀어놓은 듯 맑고 파란 하늘과 그 아래 새하얀 모스크. 종교와 교리를 떠나 그곳에 잿빛을 걷어낸 나의 뽀얀 마음 한 조각을 묻어두었다. 그리곤 천천히 초록 잔디가 카펫처럼 펼쳐진 메르데카 광장Merdeka Square까지 걸었다. 딱히 구경거리가 없는 고가도로변인데도 길이 참 싱그럽다는 생각이 들었다. 메르데카는 말레이어로 독립이라는 뜻이다. 말레이시아는 1957년 8월31일 이 광장 국기게양대에 걸려 있던 영국 국기를 걷어내고 말레이시아 국기를 내걸면서 영국으로부터의 독립을 선포했다. 광장 너머로 우뚝 솟아오른 초고층 빌딩과 함께 광장 주위를 에워싸고 있는 영국 식민지 시절의 고건축물들이 독특한 도시경관을 그려낸다. 식민지 역사의 흔적을 상당수 지워낸 우리와 달리 쿠알라룸푸르는 도심 가운데 이를 그대로 남겨두고 오늘날까지 이용하고 있다. 광장 북측, 1894년에 지은 세인트메리 성당을 시작으로 유럽과 이슬람식 건축양식이 조화를 이룬 구 시청사, 술탄압둘사마드 빌딩, 구 중앙우체국, 국립섬유박물관, 구 차터드은행 등이 시계방향으로 광장을 둘러싸고 있다. 사람들이 말했다. 말레이시아는 오랜 세월 다양한 인종이 각기 다른 언어와 신을 믿는 가운데 함께 어울려 살아왔기에 관용의 미덕이 배어 있다고. 다름을 강조하는 것이 아니라 다름을 존중하는 문화. ‘1 Malaysia, truly Asia’라는 말레이시아의 캐치프레이즈를 형상화한 조형물 앞에 서 있자니 이번엔 달타냥과 삼총사가 떠올라 그들의 구호를 외친다. “One for All, All for One” 메르데카 광장에서 켈랑강Kelang이 흐르는 다리를 건너면 센트럴 마켓Central Market과 차이나타운China Town까지 다다르는데, 이곳에서 ‘1 Malaysia, truly Asia’가 허언이 아님을 체감했다. 역시나 건물 자체가 100여 년이 넘은 마켓 안에는 말레이, 차이니즈, 인디아 구역이 사이좋게 이웃하고 있었고, 역사문화도시 말라카와 페낭을 모티브로 한 거리까지, 말레이시아의 다양한 문화를 느낄 수 있는 요소들이 오밀조밀하다. 아시아 각국의 음식을 맛볼 수 있는 마켓 2층의 푸드코트와 마켓 바깥 골목에 위치한 예술가의 거리도 시장구경의 재미를 더해 준다. 중국계가 중심이 되어 상점가를 형성하고 있는 차이나타운China Town 언저리에서도 불교 사찰과 식민지 건축물, 힌두교 사원이 자연스레 한 컷에 담긴다. 순간순간을 놓치고 싶지 않아 나도 모르게 사진기를 들었다놨다 한다. 여행의 순간은 눈에만 담아두기 참 아쉬울 때가 많다. 찍고 싶은데 면박을 당하지 않을까 겁이 나기도 하고, 그렇다고 몰래 찍는 것도 내키지 않는. 옆에서 누군가 이야기한다. “그냥 사진 좀 찍어도 되냐고 하면 완전 좋아하면서 반가워할 거예요.” 새삼 놀라운 ‘참말’이다. 무표정하게 있다가도 사진기를 보이며 눈인사를 할 때마다 꽃보다 환하게 피어나는 그들의 얼굴빛. 차도르를 두른 여인들마저 꽃 같은 포즈를 취해 주는데 그 덕에 내 잿빛 마음이 부끄럼을 타며 조금씩 희석된다. 1 메르데카 광장에서 센트럴 마켓으로 가는 길에 만난 동화 같은 거리. 초고층 빌딩숲 아래 파스텔톤의 유럽식 건축물이 독특한 도심경관을 만든다 2 쿠알라룸푸르에 대한 모든 것을 미리보기 할 수 있는 곳, 쿠알라룸푸르 시티갤러리에 가면 말레이시아 여행이 더욱 촘촘해진다 3 강요하는 사람 없지만 열대 기후에서도 히잡을 벗지 않는 여인들. 그러나 색색 고운 히잡을 보며 여인의 마음을 짐작한다 빨간 구두 신고 램프의 요정을 따라서 쿠알라룸푸르가 다민족이 내뿜는 전통적인 색채로만 가득한 것은 아니다. 질릴 틈 없이 신상품으로 넘쳐나는 도심의 빼곡한 쇼핑몰이야말로 쿠알라룸푸르의 현재다. 마음이 풀어지고 나니 알라딘의 요술램프가 마술을 부린 듯 새롭고 반짝이는 것들에 현혹되기 시작했다. 쿠알라룸푸르 쇼핑의 상징이라 할 수 있는 부킷빈탕 거리의 파빌리온에서 도시의 새로운 랜드마크 페트로나스 트윈 타워와 수리아 쇼핑몰이 위치한 KLCC까지 구름다리 형식의 통로KLCC-Bukit Bintang Pedestrian Wailkway가 연결되어 있어 주요 쇼핑 스폿을 쾌적하고도 수월하게 오갈 수 있다. 정유회사 페트로나스의 사옥이자 세계에서 가장 높은 88층의 쌍둥이 빌딩인 페트로나스 트윈 타워Petronas Twin Tower에 올랐다. 쌍둥이 빌딩 한쪽 타워에서 보이는 맞은편 타워는 ‘천공의 성 라퓨타’처럼 솟아 있었다. 멀고도 높다. 물리적인 거리와 높이만큼 일상으로부터 떨어져 있는 것 같았다. 돌아갈 수 있을까. 우선 내려가자. 호텔 방에 들어와 가방에서 가장 예쁜 옷을 꺼내 갈아입고 스타힐 갤러리Starhill Gallery와 파빌리온Pavilion의 명품 매장 사이를 모델처럼 걷기 시작했다. 명품 매장에서 나오는 차도르 두른 여인들에게 익숙해지기까지 촌스럽게도 꽤 오랜 시간이 걸렸다. 말레이시아와 우리나라의 쇼퍼들은 선호하는 디자인과 색감이 확연히 다르다. 그래서 한국에서 구하기 힘든 아이템을 찾아 최근 말레이시아를 찾는 쇼퍼들이 늘고 있다고 한다. 주머니 가벼운 까막눈도 마냥 즐거운 윈도우 쇼핑. 걷다가 힘이 들면 쇼핑몰 곳곳의 카페와 레스토랑에서 식도락을 즐기기도 하고, 쇼핑몰 안팎에서 진행되는 버스킹 공연에 시선을 돌리기도 한다. 안데르센의 동화 <빨간 구두>에 나오는 아가씨처럼 춤추듯 걷자니 지치기는 했지만 시간은 지겨울 틈 없이 흘러갔다. 램프의 요정을 따라 말레이시아의 머리 쿠알라룸푸르에서 말레이반도 최남단으로, 싱가포르와 맞닿은 도시 조호바루Johor Baharu에 도착했다. 말레이어로 조호바루는 ‘새로운 보석’이라는 뜻. 그곳에 앨리스도 혹할 만한 새로운 보석이 있었다. 정말이지 비현실적인 동화풍 색채의 레고 랜드LEGO LAND에 제대로 빨려 들어갔다. 오전 10시, 오픈시간이 가까워지면 레고 랜드 사람들이 나와 오매불망 가지런히 줄서 있는 아이들과 함께 카운트다운을 외친다. “10, 9, 8……3, 2, 1” 문이 열림과 동시에 모두 환호성을 지르며 레고 랜드 안으로 돌진. 레고 랜드를 둘러싼 자연과 그 속에서 부지런히 움직이는 사람을 제외하고는 모든 것이 레고 블록이 빚어낸 세상이다. 아이들의 쨍한 웃음이 화수분처럼 솟아난다. 아이들을 핑계 삼아 어른들 역시 수북 쌓인 레고 블록 조립에 시간 가는 줄을 모른다. 시간이 흐를수록 시간이 모자랐다. 조호바루에도 쿠알라룸푸르 못지않게 쇼핑을 즐길 수 있는 아웃렛과 쇼핑몰이 즐비하지만 얼마 남지 않은 여행자의 시간은 좀더 색다르고도 익숙한 풍경을 더듬는다. KSL 리조트 앞으로 펼쳐진 난전은 우리나라의 오일장을 떠올리게 했다. 땅의 기운을 머금고 고운 색을 발하는 식재료와 튀기거나 굽거나 볶아낸 군침 도는 먹을거리에 자꾸만 손이 간다. 여기저기 “한국에서 왔어요?” 말하며 아는 체하는 현지인들이 우리네 시장 사람들의 인심과 다르지 않았다. 싱싱하고 건강한 어투. 그들 손으로 기르고 거둔 곡물로 만든 주전부리를 오물거리며 시장 한 바퀴를 어슬렁댄다. 부디 12시를 알리는 신데렐라의 종이 울리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이 이런 걸까. 천천히 빨간 구두를 벗고, 램프의 요정과도 안녕을 고했다. 한 시간만 뒤로 돌리면 말레이시아의 앨리스는 사라지고 나는 다시 영하를 밑도는 나의 현실세계, 서울 땅으로 돌아가게 된다. 그러나 나의 말레이시아는 물거품이 되어 사라지지 않는다. 다만 이것은 나만의 이야기일 뿐.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1 페트로나스 트윈타워 전망대에 오르면 반대편 타워와 함께 쿠알라룸푸르 도심 전경을 360도 파노라마로 즐길 수 있다 2 쿠알라룸푸르 도심의 주요 쇼핑 스폿 간의 이동을 더욱 편리하게 해주는 페데스트리안 워크웨이 3 레고 왕국에 들어서자 순식간 동화 속 인물이 되고 만다 4 최고급 명품은 물론 독특한 디자인과 색감을 내세운 쇼룸에 이르기까지 쇼윈도 하나하나가 발걸음을 늦춘다 에디터 트래비 글·사진 Travie writer 서진영 취재협조 말레이시아 관광청 www.mtpb.co.kr ▶travie info 말레이시아 항공 하늘 위에서부터 말레이시아의 환대Malaysian Hospitality를 경험할 수 있는 말레이시아의 국적기 말레이시아 항공을 이용하면 매일매일 인천과 쿠알라룸푸르 사이를 쾌적하게 오갈 수 있다. 특히, 오전 11시 출발이라는 스케줄은 출발과 도착에 있어 허둥대거나 허비할 수 있는 있는 여행 시작 당일의 일정을 여유롭게 해준다. 여행 후 도착 시간 역시 오전 7시 전으로 도착한 당일 바로 일상에 복귀할 수 있는 최상의 스케줄을 제공하고 있다. 특히, 2012년 7월 30일부터 에어버스사의 신규 A333 항공기가 인천-쿠알라룸푸르 노선에 도입되어 여유 있는 좌석 공간과 전원 공급 장치, 개인 스마트 스크린, 한국 영화와 음악을 포함한 다양한 엔터테인먼트 프로그램 등 한국 여행객들에게 보다 개선된 기내 시설을 제공하고 있다. 또한 대한항공을 비롯한 타 항공사와 코드쉐어를 통해 다양한 노선에 공동 운항을 하고 있어 다양한 국가로 보다 편리한 여행이 가능하다. 2013년 2월부터는 One World Alliance 회원국의 일원으로 등록되어 보다 다양한 항공사와의 협력을 통해 더욱 스마트한 여행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되었다. 02-777-7761 www.malaysiaairlines.com 페트로나스 트윈 타워Petronas Twin Tower 스카이 브릿지 투어┃위치 Jalan Ampang 영업시간 오전 9시~오후 7시(화~일, 월요일 휴무) 입장료 성인 RM80, 어린이 RM30 홈페이지 www.petronas.com.my 파빌리온Pavilion┃위치 168 Jalan Bukit Bintang 영업시간 오전 10시~밤 10시(파빌리온 옆 카페거리는 새벽까지 운영) 홈페이지 www.pavilion-kl.com 스타힐 갤러리Starhill Gallery ┃위치 Jalan Bukit Bintang 영업시간 오전 10시~밤 10시 홈페이지 www.starhillgallery.com 레고 랜드LEGO LAND┃위치 Gelang Patah, Johor 영업시간 오전 10시~오후 6시(주말과 국경일은 밤 20시까지) 입장료 성인 RM140, 3~11세 어린이와 60세 이상 RM110 홈페이지 www.legoland.com.my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위 기사는 기사콘텐츠 교류 제휴매체인 여행신문의 기사입니다. 이 기사에 관한 모든 법적인 권한과 책임은 여행신문에 있습니다.
  • “말씀 경청하겠습니다”

    “말씀 경청하겠습니다”

    서울시청 시민청 상징조형물인 ‘여보세요’ 제막식이 신청사 정문 잔디광장 앞에서 박원순 서울시장 등 8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3일 열렸다. 시민청 상징조형물 ‘여보세요’는 앞으로 더 많은 시민들의 이야기를 경청하겠다는 의미로 2.5m 크기의 귀 형태로 제작됐다. 청동조 조형물인 여보세요에 설치된 마이크를 통해 하고 싶은 이야기를 녹음하면, 지하 시민청 내 스피커를 통해 소리가 전달되도록 했다. 행사에는 조형물을 제작한 공공예술작가 양수인씨의 작품설명과 함께 참석한 시민들이 직접 조형물에 녹음하는 체험행사도 열렸다. 이날 행사에는 막사자르의 온드라흐 외국인 명예부시장과 김의인·조준호 1일 시민시장, 시민청운영자문위원 10명, 시민 등 60여명이 참석했다. 조현석 기자 hyun68@seoul.co.kr
  • [의정 포커스] 노점 양성화 등 생활정치에 최선

    [의정 포커스] 노점 양성화 등 생활정치에 최선

    황인구 서울 강동구의회 의원의 ‘정치 입문’은 남들보다 훨씬 빨랐다. 고교 때 1년을 휴학하고 신문 배달로 사회생활에 첫발을 떼 일찌감치 정치는 우리 생활과 밀접하다는 데 눈을 떴다. 복학 후에는 학생회장으로서 두발자율화 등 학생인권 문제에 앞장섰고 졸업 직후부터 각종 선거캠프에 몸을 담았다. 황 의원은 26일 “정치에 관심을 가진 데 비하면 현실 정치판 진출은 늦었던 편”이라며 “그렇게 몸소 배우고 익힌 만큼 주민들을 위해 최선의 정치를 하겠다”고 말했다. 황 의원은 의정 활동에서도 ‘생활정치’에 관심이 깊다. 주민 생활터전인 전통시장 현대화 및 환경 개선에 관심을 가져 노력 끝에 서울시에서 환경 개선 지원금을 받아내 시장 도로 정비, 아치 조형물 설치, 천막 개선 사업 등에 활용됐다. 특히 시장 주변 ‘노점 양성화’에 적극적이다. 황 의원은 “둔촌시장 주변에만 20개 가까운 노점이 30년간 도로를 점유하고 주변 환경까지 해치고 있다”며 “예산을 지원해 소방통로 확보, 공동화장실 설치, 도로 정비와 같은 지원으로 도로점용료를 받아내는 등 노점 양성화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황 의원은 구의회에서 ‘공부하는 의원’으로 유명하다. 의원 선출 전부터 자치구 예산집을 구해 분석하곤 했다. 덕분에 이번 민선 6기에서는 지역구인 성내동 구도심 개발을 돕고 전문성을 키운다는 취지로 건설재정위원회에서 4년간 활동하게 됐지만 행정·복지 분야 지식도 상당하다. 황 의원은 “의원이 책임정치를 하며 당과 협의하면 지역 민원을 뛰어넘는 큰일들을 이뤄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 생가터에 조형물 설치·풍물공연… 축제 분위기

    생가터에 조형물 설치·풍물공연… 축제 분위기

    박근혜 대통령의 생가터가 있는 대구 중구 삼덕동 일대에서는 주민자치위원회 주관의 축하 이벤트가 열렸다. 생가터는 현재 도시개발로 흔적이 남아 있지 않지만 박정희 전 대통령과 육영수 여사가 신접살림을 차린 한옥이 있던 곳이다. 이 날 오전 10시 40분 풍선 100여개가 하늘 위로 떠오르자 ‘박근혜 대통령 생가터’를 나타내는 조형 사인물이 모습을 드러냈다. 대구시와 중구청은 박 대통령 취임을 맞아 이곳에 생가터를 표시하는 조형사인물을 설치했다. 이어 삼덕동 주민들로 이뤄진 ‘영남풍물보존회’가 흥겨운 공연을 펼쳤고, 이를 지켜보던 시민 100여명은 어깨를 들썩이며 춤을 췄다. 삼덕동 류진기(65) 주민자치위원장은 “박 대통령이 태어난 곳의 주민으로 자랑스럽고 긍지를 가진다”며 “앞으로 박 대통령이 국민 모두가 행복한 나라를 이룰 수 있기를 진심으로 바란다”고 말했다. 생가터에서 액세서리 가게를 운영하는 전현숙(45·여)씨는 “박 대통령이 이곳에서 태어났다는 걸 듣고 너무 기뻤다. 지나가는 시민들도 상점에 들러 기념사진을 찍고 간다”면서 “서민과 소외계층이 행복하고 도움이 되는 정치를 펼쳐 세계에서 존경받을 수 있는 대통령이 되길 바란다”고 했다. 주민 정순자(49·여)씨는 “가슴이 벅차오르고 감회가 남다르다. 일자리 창출을 통해 우리나라 경제 발전을 이룰 수 있도록 해 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대구 한찬규기자 cghan@seoul.co.kr
  • [지방행정의 달인] 행정달인 18인 릴레이 인터뷰 ①

    [지방행정의 달인] 행정달인 18인 릴레이 인터뷰 ①

    ‘제3회 지방행정의 달인’으로 선정된 18명을 분야별로 릴레이 인터뷰를 게재합니다. 달인들의 행정 개선 사례들을 다른 지방자치단체와 중앙정부, 민간 부문에도 파급하기 위해서입니다. 이들이 개선하거나 새로 도입한 행정은 현장에서 바로 접목할 수 있는 것들입니다. 시리즈 첫 회에는 대상을 받은 정보통신 부문의 황수연 경기 동두천시 정보관리팀 주무관과 우수상을 받은 문화관광 부문 오성희 대구 중구 주무관과 홍만표 충남도 국제전문팀장을 소개합니다. ■ 황수연 동두천시 정보관리팀 주무관 하루종일 걸리던 일 2분이면 ‘뚝딱’ 민원단축프로그램·순찰 앱 등 개발 “이제는 동료들이 업무 과정에서 불편했던 부분을 제게 먼저 알려줍니다. 새로운 프로그램을 계속해서 개발해야만 하는 이유이자 끊임없이 노력할 수 있는 진짜 원동력이죠.” 황수연(45) 주무관이 2013년 최고의 지방행정달인으로 뽑히며 함께 받은 대통령 표창은 그에게는 그저 ‘작은 격려’ 정도의 의미다. ‘진짜 큰 상’은 지역 주민들이 관공서를 이용하며 느껴온 불편을 확 줄일 수 있었다는 뿌듯함, 동료들이 그 덕분에 좀 더 편하고 효율적으로 일할 수 있다며 건네는 칭찬, 또 그가 속한 동두천시가 정부합동평가 때마다 받는 높은 평가다. 2011년 그가 개발한 지역순찰 앱(애플리케이션)이 행정제도선진화 우수사례가 되며 국무총리표창을 받았고, 민원단축프로그램으로 공공정보화대상에서 행정안전부 장관상을 받게 된 것 등은 모두 ‘진짜 큰 상’ 뒤에 따라오는 부수적인 결과물에 가깝다. 그의 고객은 둘이다. 공무원으로서 늘 얼굴 마주치는 시민들이 당연히, 첫 번째 고객이다. 다음은 그가 개발한 컴퓨터 프로그램을 쓰고 있는 동료 직원들이다. 두 번째 고객은 이제 더 확대될 수밖에 없다. 다른 시·군·구에서 ‘민원단축프로그램’ 등을 도입하며 동두천시로 자료 요청이 몰려들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전산직 공무원으로서 당연히 해야 할 일이고, 무엇보다 좋아서 하는 일인데 이렇게 큰 상을 받는 것이 오히려 부담스럽다”면서 “나의 노력으로 동두천시뿐 아니라 다른 공무원들도 편하고 효율적으로 일할 수 있다면 마다할 이유가 전혀 없다”고 말했다. 단순하고 반복적인 업무도 그의 앞에 세워놓은 뒤 전산화 작업을 거치면 효율적이고 간편한 업무로 변신한다. 일반 회사에 다니다가 1997년 뒤늦게 공무원이 된 뒤 16년 동안 컴퓨터 프로그램부터 스마트폰 앱까지 60여개 프로그램을 개발했다. 황 주무관은 “전산화 수준이 낮던 시절 직원 600여명의 초과근무 시간을 입력하는 작업이 전에는 꼬박 하루 걸렸는데, 시스템을 새로 만들어 1, 2분에 끝날 수 있게 됐다”면서 “애정이 가지 않는 것이 없겠지만, 지역순찰제 스마트폰 앱을 만들 때 책 보고 배우며 힘들게 만들어서 애착이 크다”고 소개했다. 즐기는 이를 당해낼 재간은 없다. “업무 시간에는 짬이 별로 없죠. 또 퇴근 뒤 사무실에 남아서 일하는 것도 그리 편안하지 않아서 결국 몽땅 싸들고 집에 가서 일합니다. 함께 놀아주지 못하니 초등학교 6학년 딸아이가 좀 싫어하더군요.” 지방행정의 달인으로 선정된 뒤 시는 최근 황 주무관에게 또 다른 과제를 줬다. 세수 체납 관련 시스템을 좀 더 정교하게 보완해 달라는 요구다. 지역정보개발원에서 보급한 시스템이 있지만 세수 체납을 가능한 줄여 지방재정을 든든히 하겠다는 바람이다. 그가 흔쾌히 ‘오케이’했음은 물론이다. 일을 즐기고 사랑하는 사람에게는 상복보다 좋은 것이 일복이다. 달인이라면 이처럼 상복과 일복은 기본이다.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 홍만표 충남도 국제전문팀장 中 상하이·日 나라현 등과 교류협정 지자체 외교 수준 한 차원 끌어올려 지난 7년(2006~2012년)간 4차례 여권 갱신, 출입국 도장 243회. ‘지역 외교·홍보의 달인’으로 선정된 홍만표(49·지방계약직 가급) 충남도 국제전문팀장의 행적을 유추해 볼 수 있는 기록이다. 그는 현재 일본 나라현 홍보대사, 시즈오카현 후지노쿠니 친선대사, 메이지대학 시민거버넌스연구소 연구추진위원, 2009년 도쿄에서 설립된 비영리민간단체(NPO)인 동아시아 이웃네트워크 공동대표를 맡고 있다. 홍 팀장은 충남이 중국 상하이·쓰촨성과 맺은 교류협정뿐 아니라 일본 나라현·시즈오카현과의 교류를 실무적으로 성사시키며 지자체의 외교 수준을 한 차원 높였다는 평가를 받았다. 2009년 안면도 국제 꽃박람회와 2010년 세계대백제전, 2006·2011년 금산세계인삼엑스포 등 대규모 국제행사에 외국인 관광객 유치의 밑거름이 되기도 했다. 단순히 외국인 여행객이 많이 방문했다는 것과는 질이 다르다. 해외 지방자치단체장이 주민들과 함께 충남의 행사장을 찾아 소통하는 모습이 연출됐다. 홍 팀장이 공직에 발을 들여놓게 된 계기는 특이하다. 일본을 배우겠다며 1990년 단신으로 건너가 17년간 생활하면서 오사카상업대학원에서 지역정책학박사 학위까지 받았다. 일본 생활을 청산하고 2006년 귀국을 선택한 것은 장남 역할을 대신하던 동생의 투병이 계기가 됐다. 같은 해 3월 충남과 전북에서 일본 전문가 채용이 있었다. 전북이 충남보다 직급이 높았지만 충남을 지원해 합격했고 얼마 되지 않은 5월 동생은 운명을 달리했다. 홍 팀장은 “지역을 위해 일하라는 ‘천명’이라고 생각했다”면서 “일본에 있을 때 동생이 사망했다면 귀국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소회를 밝혔다. 공무원으로 변신한 그에게 ‘백제문화제를 일본에 알려라’는 미션이 부여됐다. 민간 전문가의 역량을 평가하는 절차였지만 스스로 능력을 시험해 보는 계기로 삼았다. 홍 팀장은 사고를 달리했다. 당시 충남은 구마모토현과 교류하고 있었지만 아스카문화의 상징과 같은 나라현 공략에 나섰다. 나라현은 프라이드가 워낙 강해 해외 지자체와의 교류 실적이 전무했다. 주말과 휴일에도 자비를 들여가며 일본으로 건너가 관계자를 찾아다니며 관계를 맺었다. 2007년 6월 13일 충남이 나라현과 문화관광분야 협력 의향서를 최초로 체결하는 개가를 올렸다. 그는 세계대백제전을 2010년에 개최할 것을 제안하기도 했다. 당초 2011년 계획이었으나 2010년에 상하이엑스포와 일본의 헤이세이천도 1300주년 기념, 베트남 하노이 천도 1000년의 해로 동아시아 협력의 계기가 될 수 있다는 판단에서 변경을 주장했다. 홍 팀장은 국제관계에서 ‘휴먼네트워크’의 중요성을 역설한다. 그는 “우리는 시작이 반이라고 하지만 일본에서는 인적관계가 80%를 좌우한다”면서 “풀뿌리 지방외교가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민간 차원의 교류 협력이 확대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전 박승기 기자 skpark@seoul.co.kr ■ 오성희 대구 중구 문화관광 주무관 경상감영 달성길·삼덕 봉산문화길 역사·문화가 흐르는 골목길 상품화 대구 중구 문화관광과의 오성희(47) 주무관은 골목에서 문화를 길어 올린 ‘골목투어의 달인’이다. 대구의 골목투어는 지난해만 1397회 열려 5만 4284명의 관광객이 참여하고, 2010년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관광상품에 부여하는 ‘한국 관광의 별’로 선정될 정도로 인기다. 오 주무관은 2001년 대구시 자원봉사센터가 골목투어 해설사를 모집한다는 공고를 보고 ‘아! 내가 원하는 게 바로 이것이다’란 생각에 바로 등록을 하고, 대구 골목에 대한 공부를 시작했다. 당시 그는 민원, 병무, 민방위, 관광 등 다양한 업무를 했지만, 단지 성실한 공무원의 역할 외에 뭔가 더 없을까 고민하던 11년차 공무원이었다. 그는 1년여간 골목투어 해설 강의와 실습을 익히고, 골목해설사로 자원봉사를 시작했지만 해설사 집단은 평균연령 60세였고 참여하는 관광객 숫자도 많지 않았다. 지역에 대한 애정과 열정으로 시작한 일이지만, 골목투어를 진행하던 사회단체도 2007년 도산하고 말았다. 당시 대구 중구에서 일하고 있던 오 주무관은 2008년부터 중구로 골목투어 사업을 이관했고, 2008년 87명이 참여했던 골목투어는 2009년 3019명, 2010년 6859명, 2011년 3만 362명의 관광객이 몰리면서 점점 폭발적인 인기를 끌게 된다. 그가 설명하는 대구 근대골목투어의 인기 요인은 세 가지다. 근대골목투어는 ‘경상감영 달성길’ ‘근대문화골목’ ‘패션한방길’ ‘삼덕 봉산문화길’ ‘남산100년 향수길’ 등 다섯 코스로 나뉜다. 우선 1894년 기독교가 들어온 대구에는 1900년대 초반의 건축물이 잘 보존되어 있다. 또 1911년에 천주교 조선교구에서 대구교구가 갈라지면서 천주교와 관련된 붉은색 벽돌건물을 중국인 기술자들이 짓게 된다. 그리고 6·25전쟁이 터졌을 때 낙동강 방어선이 형성되면서 대구의 근대문화유산이 전쟁의 포화 속에서 무사할 수 있었다. 반경 2㎞ 안에 41개의 문화재가 밀집한 대구의 골목투어는 풍경을 기반으로 하는 다른 지역의 관광과 달리 근대 100년의 역사를 품은 건축물과 이야기가 살아 숨쉬는 조형물, 벽화 등이 연결되어 스토리가 담긴 관광상품으로 주목받고 있다. 그동안 골목투어를 진행하면서 가장 힘든 고비가 있었다면, ‘대구의 명동’인 동성로에 있던 157개의 노점상을 정비한 일이었다. 60년 역사의 동성로 노점은 조직폭력과 연계된 기업형으로 정비가 시작되자 밀가루, 계란, 물세례는 물론 쏟아지는 욕설과 협박이 가족에게까지 이어졌다. 생명의 위협도 여러 차례 느꼈고, 폭력배의 고소로 경찰서도 숱하게 들락거려야 했던 오 주무관은 “사람의 밥줄을 없앤다는 것이 참 힘든 일이었지만, 동성로 노점상이 변해야 골목투어가 성공할 수 있다는 생각으로 물러서지 않았다”고 말했다. 살기 어려운 노점상에는 대체 부지를 제공하는 등 노점상 정비가 완료되자 골목투어는 대구시민의 자랑으로 자리 잡았다. 대구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대구지하철 참사 10주기 ‘끝나지 않은 가슴앓이’

    대구지하철 참사 10주기 ‘끝나지 않은 가슴앓이’

    대구지하철참사 10주기 추모행사가 18일 대구시내 곳곳에서 열렸다. 2·18 대구지하철참사 10주기 추모위원회와 대구지하철화재참사 비상대책위원회는 대구문화예술회관과 경북대 글로벌프라자에서 각각 10주기 추모식을 거행했다. 대구문예회관 비슬홀에서는 10년 전 지하철 화재사고 발생 시각인 9시 53분에 맞춰 1분간 묵념과 함께 추모식이 시작됐다. 이어 퍼포먼서의 넋 모시기 몸짓이 펼쳐졌고 종교의식, 추도사 낭독, 추모의 노래, 넋 보내기 퍼포먼스, 분향·헌화 순으로 추모식이 진행됐다. 참석한 유족들은 참사 10주기가 어느 때보다도 슬픔에 사무치는 듯 추모식 내내 눈물을 쏟아내 분위기는 숙연했다. 황명애씨는 사고로 잃은 딸을 기리며 “가슴앓이 10년 동안 엄마는 우리 고운 딸의 멈춰버린 시간들을 가슴 속에서 키워 왔었지”라며 추도사를 낭독하고 “추모사업을 완성하겠다”고 다짐했다. 황씨가 추도사를 읽는 동안 유족들의 흐느낌이 거세졌다. 참석자들은 추모식을 마친 뒤 대구시민안전테마파크로 자리를 옮겨 추모 조형물 앞에서 참배했다. 같은 시각 경북대 글로벌프라자 경하홀에서는 대구지하철화재참사 비상대책위원회가 주최하는 추모식이 유족 등 150여명이 모인 가운데 열렸다. 대구시도 참사 발생 10주기를 맞아 간소하게 추모 행사를 치렀다. 대구시청과 산하 211개 기관에서는 조기가 게양됐고 9시 53분에 맞춰 묵념이 진행됐으며, 직원들은 희생자들을 추념하는 검은 리본을 달았다. 김범일 대구시장은 유족 단체들이 주최하는 추모식에는 참석하지 않았지만 이날 오전 대구도시철도 중앙로역 지하 1층에 마련된 추모대를 찾아 헌화했다. 2·18 대구지하철참사 10주기 추모위원회는 지난 15일부터 시작된 추모주간을 19일까지 운영하기로 하고 심포지엄, 사진전 등 다양한 추모행사를 벌일 계획이다. 대구 한찬규기자 cghan@seoul.co.kr
  • 청계천에 풍덩… 행운의 동전 작년 4850만원

    ‘서울판 트레비 분수’로 불리는 서울 청계천 팔석담에 지난해 국내외 관광객이 던진 행운의 동전이 4850만원을 기록했다. 이는 2011년보다도 51.3%나 늘어난 것으로 2005년 청계천이 개장한 이후 최다 금액이다. 서울시설공단은 지난해 4~12월 모인 한국 동전 4156만원과 외국 동전 4만 2042점을 5일 서울사회복지공동모금회와 유니세프 한국위원회에 각각 기부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1~3월 모인 동전은 앞서 기부했다. 시설공단에 따르면 청계천 개장 첫해인 2005년에는 2개월 만에 358만원어치의 동전이 쌓였지만 이후 세간의 관심이 식으면서 동전 수가 급감했다. 시설공단은 2010년 동전 던지는 곳 바닥에 표지판을 붙이고 홍보문에 동전 사용처를 설명하는 문구를 외국어로 함께 적었다. 또 동전 투입구에 화강석 조형물을 설치하고 발광다이오드(LED) 조명을 달아 밤에도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등 다양한 노력을 기울였다. 이에 따라 2010년 951만원에 그쳤던 동전은 2011년 3205만원으로 늘어났고 지난해 최다 금액이 모아졌다. 시설공단은 동전 기부의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사회복지단체 관계자와 교수, 서울시의회 의원, 청계천 시민위원회 등으로 구성된 ‘행운의 동전 관리위원회’를 운영하고 있다. 한편 시설공단이 지난달 18~20일 청계천 동전 던지기를 한 시민 399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에서 ‘동전을 던지며 기원한 소원’을 묻는 질문에 ‘가족의 건강과 행복’이 40.8%로 가장 많았다. 이어 ‘성적 향상’(9%), ‘부자 되기’(3%)가 뒤를 이었다. 연령별로는 10대는 ‘공부 잘하기’, 20대는 ‘이성친구와 사귀기’, 30대는 ‘임금 인상’, 40대는 ‘부자 되기’, 50대는 ‘사업 번창’, 60대는 ‘자녀의 행복과 결혼’을 꼽았다. 조현석 기자 hyun68@seoul.co.kr
  • 화단·벽면이 화폭… 구로 ‘문화의 거리’

    화단·벽면이 화폭… 구로 ‘문화의 거리’

    공장형 아파트가 밀집해 있는 서울 구로디지털단지에 ‘문화의 거리’가 조성됐다. 서울 구로구는 디지털단지의 환경을 개선하고 외부 관광객을 유치하기 위해 디지털로32길 600여m에 이색적인 그림과 조형물을 설치해 문화의 거리를 마련했다고 10일 밝혔다. 조성된 문화의 거리에는 ‘토카 아트팩토리’에서 제작한 작품이 자리 잡았다. 토카 아트팩토리는 디지털단지 안에 위치한 예술창작연구소로, 산업에 예술을 접목하는 공공미술 전문가 단체로 평가받고 있다. 이들은 문화의 거리에 있는 화단과 일반 벽면을 화폭 삼아 와이셔츠가 담긴 서랍 등 다양한 그림을 그려 직장인들의 눈길을 끌고 있다. 구는 올해 지역특성화 사업 등 각종 프로그램을 활용해 문화의 거리를 확대할 방침이다. 구 관계자는 “이색 그림으로 꾸며진 화단 일대가 디지털단지 내 직장인들이 만나는 소통의 장소가 될 것”이라면서 “문화의 거리 조성으로 보다 따뜻하고 인간미 넘치는 디지털단지로 변모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강원 폐광지역 관광개발 2657억 투입

    쇠락한 강원 폐광지역을 살릴 종합관광개발 사업이 올해부터 6년간 본격 추진된다. 강원도는 8일 석탄산업합리화 정책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태백·삼척·영월·정선 등 4개 시·군 폐광지역의 경기 활성화를 위해 ‘폐광지역 종합관광개발계획’을 확정했다고 밝혔다. 정부의 예비타당성 조사 절차가 남아 있지만 이미 올해 사업비로 10억원이 반영된 상태여서 올해부터 6년간 총 2657억원이 투자될 예정이다. 계획을 수립한 강원발전연구원은 연계형 특화 관광자원 개발, 문화관광 콘텐츠 개발 강화, 통합형 관광 플랫폼 구축 등 3대 분야 12개 세부사업을 폐광지역 종합관광개발계획으로 제시했다. 연계형 특화 관광자원 개발 사업은 생태산업유산 체험기반 조성(223억원), 항노화 치유관광 기반 조성(160억원), 아리랑철도 여행상품 개발(194억원), 감성 매력물을 활용한 상품 개발(202억원) 등 4개 사업이다. 문화관광 콘텐츠 개발사업은 축제·이벤트 콘텐츠 개발(202억원), E콘텐츠(199억원), 지역문화콘텐츠화(126억원), 신개념 민속박물관 조성(280억원)이 포함됐다. 통합형 관광플랫폼 구축사업으로는 박물관고을 활성화 프로젝트(88억원), 상징 조형물 조성(350억원), 통합관광지원센터 조성(378억원), 2018평창동계올림픽 배후도시 관광산업기반 구축(231억원) 등을 추진한다. 도는 종합관광개발계획 총사업비를 국비(관광개발진흥기금) 70%와 지방비 및 민간자본으로 충당할 계획이다. 도는 이 계획에 대한 정부의 예비타당성 조사가 완료되는 즉시 내년 사업비 확보에 나설 방침이다. 최문순 도지사는 “폐광지역을 살리겠다고 추진한 오투리조트와 국민체험테마파크가 오히려 지역 경제의 발목을 잡는 일이 없도록 소규모 사업 위주로 사업을 알뜰하게 펼쳐 나가며 경제 활성화를 꾀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춘천 조한종 기자 bell21@seoul.co.kr
  • [김문이 만난사람] ‘빈자의 미학’ 20년 건축가 승효상

    [김문이 만난사람] ‘빈자의 미학’ 20년 건축가 승효상

    새해는 어떤 ‘인생의 집’을 설계할까. 부자가 아니어도 좋다. 가난해도 행복해할 줄 알면 되겠다. 그렇다면 집이란 무엇일까. 사람이 집을 만들고 집이 사람을 만든다. 하이데거는 말했다. ‘인간이란 존재는 땅 위에 정주하면서 비로소 이루어진다’라고. 따라서 집은 인격이며 존재 방식이다. 그래서 건축은 진실해야 하며 그런 건축에 거주함으로써 우리의 영적 성숙이 이루어진다. 그렇다면 좋은 집이란 어떤 것일까. 선함과 진실함, 아름다움이 있어야 하겠다. 가난한 집에 살더라도 떠오르는 태양을 보고 감격하고 지는 해를 바라보며 아름다운 감수성에 젖으면 되겠다. ‘빈자의 미학’이다. 지난 20여년 동안 그렇게 설계해 왔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이 시대의 대표 건축가 승효상(61)씨. 그는 평소 ‘주택이란, 그리고 건축이란 무엇인가’ 라는 질문에 “윤리의 공간이며 공공적 가치를 지닌다. 건축이란 돈이 아닌 절제이며 본질은 공간에 있다. 건축가는 건축주에게 봉사하는 것이 아니라 사회와 더불어 공유하는 것이다. 따라서 건축 설계는 우리 삶을 조직하는 일이며 건축은 어디까지나 삶에 관한 이야기다”라고 답한다. 최근에 그는 책을 한 권펴냈다. 제목이 ‘오래된 것은 다 아름답다’이다. 유홍준 전 문화재청장은 발문에 “건축가 승효상은 글을 잘 쓰는 문필가로 이름 높다. 그러나 정확히 말해서 그는 글재주가 아니라 건축을 보는 안목이 높은 것이다. 승효상은 자신의 건축에 관해서나 남의 건축에 관해서 반드시 구조와 기능은 물론이고 그것의 역사성과 현재성을 모두 아우르며 말한다. 그래서 그의 건축 이야기는 언제나 인문정신의 핵심에 도달해 있고 승효상은 글을 잘 쓴다는 말을 듣는다”라고 썼다. 승효상씨의 건축학은 앞에 언급한 대로 ‘빈자의 미학’이다. 그렇게 고(故) 김수근 선생한테 15년을 배우고 홀로 그런 철학을 추구한 지 20여년이 됐다. 지난해 말 서울 종로구 동숭동 사무실에서 만났다. 중국 산시성에서 주문한 주상복합 건물을 설계하느라 바삐 보내고 있었다. 여러 설계 도면과 한 움큼의 몽당연필이 눈에 들어왔다. 불쑥 연필을 하루에 몇 자루나 소비하느냐고 물었다. 돌아온 대답이 ‘3’이라는 숫자였다. 중국과는 어떤 인연이 있느냐고 하자 “중국에 진출한 지 12년이고 현지에 법인도 있다. 베이징 장성호텔, 하이난성 리조트 타운, 칭다오(靑島) 인근의 역사도시 재개발 프로젝트 등에 참여했다”고 말한다. 완공된 것이 3개, 설계 중인 것이 5개 등 모두 20개 정도 된다. 중국 외에도 미국 로스앤젤레스, 말레이시아, 중동 등 많다고 했다. 이쯤 되면 국제적 건축가라고 할 수 있겠다. 국내는 현재 용산공원을 설계 중이다. 그의 건축가 인생은 크게 두 시기로 나눌 수 있다. 하나는 김수근 선생과의 15년이고, 다른 하나는 ‘빈자의 미학’으로 걸어온 20여년이다. 먼저 김수근 선생과의 인연을 물었다. “대학교 4학년 때 김수근 선생님을 뵈었지요. 카리스마가 철철 넘치고 거만하시고(웃음). 졸업을 앞두고 존경하는 은사님의 소개로 만났습니다. 선생님이 1986년에 돌아가셨고 이후 3년 동안 김수근 선생님의 유언을 받아서 ‘공간’ 대표를 했으니까 15년을 김수근 선생 문하로 있었던 셈이지요.” 그때 건축가로서 삶이 어떤 것인지를 철저히 배웠다. 건축의 기본은 물론 사회적 역할에 대해서도 고민하는 시간이었다. 그러면서 속으로는 김수근 선생을 극복하고 넘는 것이 목표였다. 선생이 설계도면 10장을 주문하면 20장을 그려냈다. 하지만, 매번 논리적으로, 미학적으로 실력이 달렸다. 야단맞기 일쑤였다. 선생이 세상을 떠나자 자연스럽게 홀로서기를 한다. 1990년 초 ‘승효상의 건축’은 무엇인가에 대한 방황에서 시작됐다. 정체성에 대한 의문이 계속 생겨났다. 어느 날 이른 아침 종묘를 찾았다. 문득 느낌이 왔다. 일그러진 서울의 중심을 회복 해주는 경건한 장소이며 우리의 전통적 공간 개념인 ‘비움의 미학’을 극대화하는 건축임을 알게 됐다. 그 비움 속에 마음을 스스로 던졌다. 탐욕을 지우고 혼돈을 걷으며 저 깊이에서 들려오는 맑은 영혼의 소리를 들었다. 그것은 절대 무위였으며 궁극 공간이었고 무한 침묵이었다. ‘승효상 건축’의 방향타를 움켜쥐는 순간이었다. “사실 ‘비움’이라는 것은 현재 서양의 현대 건축에서 새로운 키워드가 돼 있지만, 우리 선조의 상용어였고 우리의 옛 도시와 건축의 바탕이었죠. 그러나 언제부터인가 우리에게 비움은 추방해야 할 구악이 됐고 채우기에 몰두한 나머지 우리 도시는 악다구니하는 한갓 조형물과 건조물로 가득 차고 말았습니다. 우리의 삶과 공동체는 그래서 서서히 붕괴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다시 강조하는 얘기. 좋은 건축과 건강한 도시는 우리 삶의 선함과 진실됨, 아름다움이 끊임없이 일깨워지고 확인될 수 있는 곳이며 그것은 비움과 고독을 통해 얻어진다는 것이다. 과도한 물신의 탐욕이 지배하는 이 시대에 잃어버렸던 우리의 고독을 다시 찾아 이를 마주하고 우리의 근원을 다시 물을 수 있도록 비워진 곳, 그런 비움의 도시가 결국 우리의 존엄성을 지킨다고 강조한다. 결국, 도시 건축의 아름다움은 채움에 있지 않고 비움에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서 그의 대표작을 잠깐 살펴보자. 그는 유홍준 전 문화재청장의 집 ‘수졸당’(1993)과 하얀 집 ‘수백당’(1998) 등을 설계하면서 이름을 알렸다. 이후 장충동 웰콤시티, 대전대학교 혜화문화관, 파주출판단지 등을 설계하면서 2002년 미국건축가협회 명예 회원으로 추대됐다. 또 같은 해 건축가로서는 최초로 국립현대미술관 ‘올해의 작가’로 선정돼 ‘건축가 승효상’전을 열기도 했다. “건축물은 심성을 변화시키는 특별한 능력이 있습니다. 공간이 인간을 사유케 하고 그래서 좋은 공간에 살면 좋은 사람이 되고 나쁜 공간에 살면 나쁜 사람이 되겠지요. 수도하는 사람이 암자를 찾는 것도 작고 검박한 공간이 자신을 바꿔줄 것이라는 생각에서 비롯된 행동이거든요.” 그는 집이란 ‘배부른 돼지가 아니라 배고픈 소크라테스’가 사는 곳이어야 한다고 말한다. 그의 사무실 이름은 이로재(履露齋)이다. ‘이슬을 밟는 집’이라는 뜻이다. 소학(小學)에 보면 옛날에 가난한 선비가 연로한 부친을 모시고 살았는데, 이른 아침 이슬 내린 길을 밟으며 노부의 처소까지 문안을 드린다는 뜻이 담겨 있다. 이는 ‘승효상 건축’의 실마리이자 사고의 근간을 이룬다. 그는 한국전쟁 때 북한에서 피란 나온 일곱 가구가 깊은 마당을 두고 모여 사는 집에서 태어나 어린 시절을 보냈다. 부산의 구덕산 기슭 밑에 지어진 그 마당 깊은 집의 풍경은 지금도 뚜렷한 비움의 이야기로 존재한다. 화장실과 우물이 하나씩 있는 기다란 마당. 아침은 매일 북새통이었고 해 질 녘엔 저녁밥 짙은 냄새와 웃음이 늘 마당을 메웠다. 곧잘 비워진 마당은 햇살과 빗줄기를 시시때때로 받았다. 그게 하이데거가 이야기한 거주의 아름다움이며 인간의 존재 자체라는 것을 나중에야 알게 됐다. “우리 선조가 일군 모든 집의 마당은 아름다움을 가졌습니다. 그 마당은 대개는 비어 있지만 언제든지 삶의 이야기로 채워집니다. 어린이들이 놀든, 잔치를 하거나 제사를 지내든 그 공간은 늘 관대하게 우리 공동체의 삶을 받아들였고 그 행위가 끝나면 다시 비움이 되어 우리를 사유의 세계로 인도했습니다.” 비록 불확정 비움이라 하더라도 우리 선조의 아름다움이었다고 강조한다. 그런 아름다움을 버리고 서양의 미학을 좇으며 마당을 없애버린 것이 지금의 우리이며 오히려 서양인들은 우리의 마당을 찾으니 황망할 따름이라는 것. 그의 건축설계 철학에서 배어 나오는 얘기다. 다시 물었다. 빈자의 미학이란 무엇이냐고. “가난한 사람의 미학이 아니라 가난할 줄 아는 사람의 미학”이라고 웃으면서 답한다. 우리나라 건축의 흐름에 대한 질문에 “건축 밀도가 가장 높음에도 세계 중심에 서지 못하고 있다. 뭐든지 바쁘게 만든다. 한가해야 건축이 제대로 설계되지 않겠느냐. 그동안 마구잡이로 지었다. 반성의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그는 슬하에 1남 2녀들 두었다. 아들이 영국 런던에서 건축 설계를 하고 있다. 인터뷰를 마치면서 앞으로 계획을 물었더니 “실수하지 않는 건축을 하는 것이다. 70대에는 지금보다 조금 더 좋은 작품이 나오지 않겠느냐”는 대답이 돌아온다. 선임기자 km@seoul.co.kr ◆건축가 승효상은… 1952년 출생이다. 서울대학교를 졸업하고 빈 공과대학에서 수학했다. 15년간 김수근 문하를 거쳐 1989년 이로재(履露齋)를 개설했다. 1998년 북런던대학의 객원교수를 역임하고 서울대학교와 한국예술종합학교에 출강했다. 20세기를 주도한 서구 문명에 대한 비판에서 출발한 ‘빈자의 미학’이라는 주제를 그의 건축의 중심에 두고 작업하면서 ‘김수근 문화상’ ‘한국건축문화대상’ 등 여러 건축상을 받았다. 10년 동안 파주출판도시 설계를 맡아 2002년 미국건축가협회 명예회원으로 추대됐다. 건축가로는 최초로 국립현대미술관에서 주관하는 ‘2002 올해의 작가’로 선정돼 ‘건축가 승효상’ 전을 가졌다. 미국과 일본, 유럽 각지에서 개인전 및 단체전을 가지면서 세계적 건축가로 이름을 알렸다. 2007년 ‘대한민국 예술문화상’을 수상했으며 2008년 베니스비엔날레 한국관 커미셔너를 거쳐 2011년 광주디자인 비엔날레 총감독으로 선임됐다. 주요 저서로는 ‘빈자의 미학’(1996), ‘지혜의 도시’(1999), ‘건축, 사유의 기호’(2004), ‘지문’(2009), ‘오래된 것은 다 아름답다’(2012) 등이 있다.
  • 새해 다짐 세우려 떠나는 당신 바닷바람 쐬고 소나무숲 힐링을

    새해 다짐 세우려 떠나는 당신 바닷바람 쐬고 소나무숲 힐링을

    새해부터 강원 속초와 고성 바닷가에 새로운 관광자원이 조성돼 관광객을 맞는다. 속초시는 31일 관광객의 도심권 유입을 위해 ‘아바이마을 특화지구 조성사업’을 마무리했다고 밝혔다. 이 사업은 청호동 갯배 선착장 부근의 교량 하부에 사업비 10억원을 들여 휴식공간(쉼터), 포토존, 야외 전시공간을 조성하는 것이다. 휴식공간은 화강석 판석과 석재타일, 도자블록 시공을 통해 기존 콘크리트 바닥포장을 깨끗하게 정비했다. 주민은 물론 아바이마을을 찾는 관광객이 편히 쉴 수 있도록 앉음벽과 의자 등의 휴게시설 설치와 발광다이오드(LED) 바닥 경관 조명시설도 설치했다. 또 야외 전시공간은 실사사진과 함께 설치된 상징조형물 정면을 포토존으로, 뒷면은 ‘실향민 마을’로 대표되는 청호동의 역사와 실향민의 생활상이 담긴 사진을 담은 전시공간으로 설치해 아바이마을을 찾는 관광객에게 새로운 볼거리를 제공한다. 기존 도로변에 방치된 각종 적치물과 쓰레기, 펜스 등을 철거해 깨끗한 도로변 가로환경도 조성했다. 고성군은 화진포 소나무숲 삼림욕장 조성사업을 완공해 산림휴양은 물론 자연체험 공간으로 개방했다. 지난 9월부터 ‘화진포의 성’(김일성별장) 인근 야산 일대인 거진읍 화포리에 총 사업비 6억원을 들여 추진해 온 화진포 소나무숲 삼림욕장을 12월 말 준공했다. 화진포 소나무숲 삼림욕장에는 전망대와 쉼터데크 각각 1곳과 산책로, 데크로드, 데크계단, 정자, 목교, 삼림욕대 등 편의시설이 설치됐다. 삼림테라피원, 관목원, 습지원, 산야초원 등 체험교육시설도 조성됐다. 삼림욕장에서는 바다를 관망하고 해풍을 맞으며 천연 솔향을 온몸으로 만끽할 수 있을 전망이다. 특히 삼림욕장이 조성된 지역은 해발고도가 150m 내외로 평균 10m가량의 천연소나무가 숲을 이루고 있으며 평균경사도 20도 내외로 급하지 않은 데다 호수와 바다가 어우러진 풍광이 아름다워 소나무 삼림욕을 즐길 수 있는 최적지로 평가되고 있다. 앞으로 거진읍 번영회 등 유관 기관과 함께 단순 휴양이 아닌 자연체험이 이뤄질 수 있도록 운영할 계획이다. 황종국 고성군수는 “천혜의 절경을 간직한 화진포 인근에 친환경적인 삼림욕장을 조성, 화진포 둘레길, 거진등대해맞이길 등과 연계해 고성군의 명품 코스로 자리잡을 전망”이라며 “장기적으로 관광객 증대에 기여해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고 말했다. 속초·고성 조한종 기자 bell21@seoul.co.kr
  • ‘라 바야데르’ ‘세 자매’… 내년 대작·고전 몰려온다

    ‘라 바야데르’ ‘세 자매’… 내년 대작·고전 몰려온다

    길어야 일주일이고, 보통은 2~3일 정도로 연극과 무용 작품은 유독 공연 기간이 짧다. 미리 찜하지 않으면 놓치기 일쑤. 새로 꺼내 놓은 새 달력에 꼭 적어 놓아야 할 공연은 바로 이것이다. [무용] 올해 발레계의 키워드를 ‘해외 정상의 발레단 내한’, ‘지젤’로 꼽는다면, 내년에는 ‘대작의 향연’이라고 할 만하다. 국립발레단은 블록버스터 발레로 불리는 ‘라 바야데르’를 새해 4월 9~14일 서울 서초구 서초동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공연한다. 마리우스 프티파가 안무한 이 작품은 인도 힌두 사원의 아름다운 무희 니키아와 젊은 전사 솔로르, 매혹적인 공주 감자티를 중심으로 사랑과 야망, 배신, 복수가 펼쳐지는 걸작이다. 1877년 러시아 마린스키 극장에서 초연했다. 국립발레단은 이번에 유리 그리고로비치가 안무한 볼쇼이발레단 버전을 소개한다. 화려하고 웅장한 무대세트, 무용수 100여명과 의상 400여벌이 필요하다. 발레단의 모든 역량이 종합적으로 투입된다고 해도 지나치지 않다. 국립발레단은 1995년에 이 작품을 마지막으로 공연했으니 내년 공연은 18년 만이다. 거의 새 작품을 하는 것이나 마찬가지이다. 심혈을 기울이는 동시에 무대 세트와 의상을 모두 다시 제작해야 하는 부담도 크다. 의상은 이탈리아 디자이너 루이자 스피나텔리에게 의뢰했다. 유럽 오페라와 발레 무대 디자이너로 명성이 높은 스피나텔리는 국립발레단의 ‘지젤’ 의상을 만들어 관객에게 황홀경을 선사한 주인공이다. 국립발레단은 의상뿐만 아니라 무대세트도 이탈리아에서 제작해 공수할 계획이다. ‘라 바야데르’를 꾸준히 올려온 유니버설발레단은 내년에는 드라마발레 ‘오네긴’(7월 6~13일)을 선택했다. 러시아 문호 푸시킨의 소설에 차이콥스키의 음악을 덧대 존 크랑코가 발레작품으로 만들었다. 1965년 독일 슈투트가르트발레단이 첫선을 보였다. 자유분방하고 오만한 오네긴을 향한 순수한 소녀 타티아나의 열정적인 사랑, 아름다운 여인으로 성장해 다른 남자의 아내가 된 타티아나를 갈망하는 오네긴의 엇갈린 사랑을 그렸다. 소녀에서 여인으로, 또 사랑을 깨닫고 절규하는 여주인공의 섬세한 연기와 서정적인 음악이 백미로 꼽힌다. 작품의 판권을 가진 존 크랑코 재단은 작품의 질을 유지하기 위해 공연권을 쉽게 내주지 않기로 유명하다. 유니버설발레단은 1992년부터 섭외에 들어가 2009년에 공연권을 따냈다. 중국국립발레단에 이어 아시아에서 두 번째다. 그동안 공연했던 LG아트센터(312.5㎡) 무대를 떠나 내년에는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450㎡)으로 공간을 확장하고, 반주음악이 아닌 오케스트라의 생생한 연주를 선사한다. 올해 러시아 발레의 진수 마린스키 발레와 오케스트라에 감명을 받았다면, 내년에는 양대산맥으로 꼽히는 볼쇼이극장 발레와 오케스트라를 눈여겨보길 권한다. 볼쇼이극장 발레와 오케스트라가 18년 만에 함께 내한해 11월 21~23일 서울 광화문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에서 ‘백조의 호수’를 공연한다. 바실리 시나이스키 음악감독이 이끄는 아름다운 선율과, 세르게이 필린 발레감독이 만드는 섬세한 안무가 조화하는 세밀하고 강렬한 무대를 기대해도 좋다. 현대무용에서는 윌리엄 포사이드 컴퍼니의 ‘헤테로토피아’가 으뜸이 될 법하다. 발레 기교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해 현대 발레의 새장을 연 윌리엄 포사이드가 2006년에 안무한 작품이다. 국내에서는 4월 10~14일 경기 분당 성남아트센터에서 처음 선보인다. ‘헤테로토피아’는 서로 다르고 낯설며 무질서한 세계를 뜻한다. 검은 커튼을 사이에 두고 두 공간으로 분리된 무대 위에서 무용수 10여명은 다른 언어와 몸짓으로 방을 오가면서 소통을 시도한다. 수많은 책상과 알파베트 조형물, 그 사이를 오가는 무용수들을 보면 마치 설치미술을 보는 듯하다. 프랑스 마기 마랭 무용단은 ‘샐브스’를 들고 10년 만에 한국을 찾는다. 5월 28~30일 서울 강남구 역삼동 LG아트센터 무대에 오른다. 프랑스 현대 무용의 흐름을 가장 잘 보여주는 안무가로 인정받는 마기 마랭은 ‘샐브스’를 통해 위기에 처한 유럽의 현실을 힘이 넘치고 아름다운 동작으로 표현한다. [연극] 아이로니컬하게도, 고전은 언제나 새롭게 빛을 발한다. 내년 연극 무대에도 ‘고전의 힘’이 눈에 들어온다. 우선 LG아트센터가 러시아 극단의 작품을 내년 라인업에 배치했다. 4월 10~12일에 러시아의 국보급 연출가로 불리는 레프 도진이 그려내는 안톤 체호프의 ‘세 자매’를 공연한다. 1983년 상트페테르부르크 말리극장의 예술감독으로 취임한 레프 도진은 러시아 황금마스크상을 세 차례 수상하고, 영국 로렌스 올리비에상, 프랑스 문학예술훈장, 유럽연극상 등 세계 연극계가 권위를 인정하는 상을 휩쓸었다. 국내에서는 ‘가우데아무스’(2001), ‘형제자매들’(2006), ‘바냐 아저씨’(2010)를 선보이면서 뜨거운 반응을 이끌어내기도 했다. 10월 1~3일에는 영국 연출가 데클란 도넬란과 러시아 체호프 페스티벌극단이 셰익스피어의 ‘템페스트’를 들고 내한한다. 세련되면서도 힘있는 연출이 강점인 도넬란과 러시아 스타급 배우들의 명연기가 제대로 어우러지면서 명작을 만들어낸다. 이미 2007년 ‘십이야’를 선보이면서 호평을 받은 터라, 6년 만의 내한이 더욱 기대를 모은다. 일본식 셰익스피어도 관객을 기다린다. 명동예술극장이 3월에 해외 초청공연으로 선보이는 ‘맥베스’다. 세타가야 퍼블릭씨어터의 예술감독 노무라 만사이가 연출한 이 작품은 일본 전통극 형식인 노, 교겐 등을 접목해 색다른 해석을 보여준다. 2010년 일본 초연한 이 작품은 큰 반향을 일으키면서 재공연 요청이 밀려들었다. 내년 서울 공연은 일본 도쿄와 오사카, 미국 뉴욕 등을 거치는 순회공연의 일부로 기획됐다. 예술의전당과 국립극단은 CJ토월극장 재개관을 기념해 소포클레스의 고전 ‘안티고네’(한태숙 연출, 4월 15~28일), 재일 극작가 정의신의 ‘아시아 온천’(손진책 연출, 6월 12~16일)을 준비했다. 한태숙 연출은 탁월한 상상력과 개성 있는 상징, 간결하고 독특한 무대로 작품을 재해석해 공연 때마다 관심을 모은다. 지난해 소포클레스의 다른 비극 ‘오이디푸스’를 올려 박수갈채를 받은 전력이 있어 이번 ‘안티고네’에 거는 기대감도 크다. ‘안티고네’는 5월 24~26일 안산문화예술의전당, 6월 20~23일 대전문화예술의전당에서 공연을 이어간다. 예술의전당은 또 재개관 기념작으로 톨스토이의 ‘부활’(고선웅 연출, 5월 19일~6월 2일)도 공연한다. 최여경 기자 kid@seoul.co.kr
  • 청초호의 밤은 낮보다 아름답다

    청초호의 밤은 낮보다 아름답다

    설악과 동해를 끼고 있는 강원 속초시가 도심 관광 활성화를 위해 청초호 유원지 일대에 야간 경관 조명시설을 만들어 오는 31일 점등식을 갖는다. 속초시는 28일 설악산과 동해를 조망할 수 있는 청초호 일대에 야간 경관 조명시설을 포함한 해상공원 조성 사업을 이달 말 모두 완공한다고 밝혔다. 청초호 해상공원 조성 사업은 2009년 문화체육관광부에서 추진한 관광특구 활성화 공모 사업에 응모해 국·도비 포함, 모두 14억원의 사업비를 들여 추진한 사업이다. 시는 지난 4월 청초호변에 호수자원을 관람할 수 있는 75m의 관광해상보행교와 385㎡ 팔각정자 해상공원 조성 공사를 완료했다. 또 야간 경관 조명 설치공사는 지난 10월 착수, 해상보행교와 팔각정자 시설에 어울리도록 청초호를 찾는 관광객들에게 호수를 중심으로 매력적이고 독특한 야경을 선보일 수 있도록 시공했다. 조명시설은 낮에는 눈에 잘 띄지 않도록 설치했다. 시는 청초호 해상공원 주변에 청초호와 영랑호의 청룡·황룡 전설을 반영한 상징조형물 설치사업도 함께 추진해 내년 상반기 중 완료할 계획이다. 채용생 속초시장은 “청초호 해상공원 야간경관 조명 설치 공사가 완료되고 31일 점등식을 가지면 청초호와 동해의 아름다운 야간 관광을 즐길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며 “국내 대표적인 관광특구로서 설악산과 동해, 도심의 호수관광을 연계하는 새로운 관광축이 형성돼 관광특구 활성화에 기여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속초 조한종 기자 bell21@seoul.co.kr
  • 오라, 강원축제…낚자, 겨울추억

    오라, 강원축제…낚자, 겨울추억

    “빙어축제, 산천어축제, 송어축제, 쉬리마을얼음마당, 눈축제, 꽁꽁축제…. 강원도의 겨울을 팝니다.” 한겨울, 강원 산골 지자체들이 지난 22일부터 내년 2월까지 겨울 축제를 잇따라 열면서 도시인들을 유혹한다. 물고기가 주제인 축제부터 눈과 얼음, 추위를 테마로 한 축제까지 다양하다. ●홍천강 꽁꽁축제… 얼음썰매·문화공연 새해 1월 4일부터 20일까지 17일 동안 청정 홍천강에서 열리는 ‘홍천강 꽁꽁축제’는 지난겨울 열린 황금송어축제를 종합 축제로 업그레이드하고 프로그램을 다양화했다. 기존의 송어낚시 체험뿐 아니라 민속놀이와 눈얼음놀이, 포토존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마련된다. 축제 기간 회센터와 얼음썰매, 얼음조각, 튜브봅슬레이, 바이크썰매와 닭갈비 식당 및 동아리 공연, 각종 이벤트도 펼쳐진다. 대형 스케이트장도 마련된다. ●인제 빙어축제… 빙어燈·얼음 조각 명물 겨울 축제 원조격인 인제 빙어축제도 ‘빙하시대 놀이천국’을 테마로 1월 19~ 27일 9일간 인제군 소양호 최상류 지역에서 열린다. 축제 기간 소양호는 내설악의 차가운 북풍에 30~50㎝의 두꺼운 얼음벌로 변해 천혜의 겨울 풍경을 즐길 수 있다. 축제위원회는 30여가지 다양한 축제 놀이를 준비했다. 이색 겨울 풍경으로 방문객 눈을 놀라게 해 줄 대형 눈 조각은 물론 얼음 터널과 비상하는 빙어조형물, 얼음 숲 공원이 6000여개의 빙어등(燈)과 함께 전시된다. 빙어축제의 백미인 빙어낚시는 기본이다. 1월 5~27일 열리는 화천 산천어축제도 지난 24일 얼음낚시 예약 접수를 시작으로 본격화됐다. 올겨울 산천어축제에는 ‘눈 위에서 즐기는 모든 것’을 주제로 스노펀파크, 아이스펀파크 등의 프로그램과 얼음나라 투명광장, 세계겨울도시광장 등의 다양한 볼거리로 꾸며진다. ●평창 송어축제… 맨손잡기·얼음 자전거 2018 동계올림픽 개최지인 평창 오대천 일대에서는 22일부터 내년 2월 3일까지 44일 동안 송어를 테마로 한 ‘평창 송어축제’가 열린다. 2만 5000여㎡ 규모로 조성된 오대천 얼음낚시터에서 얼음 낚시와 송어 맨손잡기를 비롯해 눈썰매와 스노래프팅, 봅슬레이, 썰매, 스케이트, 얼음자전거 등의 다양한 체험행사가 마련된다. 주변 양떼목장과 눈꽃마을 등에서 승마와 개썰매 체험, 목장관광 등을 즐길 수 있어 가족 단위 관광객들이 몰릴 전망이다. ●태백산 눈 축제… 눈꽃산행·이글루 카페 겨울철 매서운 추위로 유명한 중부전선 철원 김화읍 화강 쉬리공원에서는 ‘화강 쉬리마을 얼음마당’축제가 열린다. 22일 시작해 내년 2월 3일까지 운영된다. 눈썰매, 송어 릴낚시 등의 체험행사 외에 섶다리, 볏짚 눈사람 등의 볼거리도 조성됐다. 대형 눈 조각, 눈꽃 산행 등으로 유명한 태백산 눈축제도 내년 1월 25일~ 2월 3일 10일간 강원 태백산도립공원 일대에서 열린다. 이번이 스무 번째다. 태백산도립공원 당골광장에는 대형 눈 조각이 전시되고 이글루카페, 눈 미끄럼틀, 얼음썰매장 등 체험 시설이 준비된다. 강릉 왕산면 대기마을에서는 내년 1월 13일부터 20일간 ‘백두대간 24 겨울축제’를 연다. 얼음·눈썰매 등 겨울 체험 프로그램을 비롯해 감자와 고구마, 가래떡 구워먹기 등 먹을거리 장터가 운영된다. 김남수 강원도 문화관광체육국장은 “겨울이 즐거운 강원 지역을 찾아 재미있는 겨울 추억을 만들기 바란다.”고 말했다. 춘천 조한종 기자 bell21@seoul.co.kr
  • [지방시대] 감천문화마을의 기적/김형균 부산시 창조도시본부장

    [지방시대] 감천문화마을의 기적/김형균 부산시 창조도시본부장

    부산의 대표적 산동네 마을인 ‘감천문화마을’은 부산의 서쪽 외곽에 자리 잡고 있다. 이 마을은 한국전쟁 때 피란 온 종교인들이 중심이 돼 산비탈을 일궈 주거지를 형성한 전형적인 산동네 마을이다. 한때 2만여명이 거주하기도 했으나 대부분 타지로 떠나고 현재는 4000여 가구 1만여명이 살고 있다. 산동네 특성상 주거환경이 열악했던 이곳이 최근에는 전국은 물론 외국에서도 관심을 두는 마을로 탈바꿈했다. 산동네 서민촌에 변화의 바람이 불기 시작한 것은 4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일단의 젊은 예술가들이 이 마을을 주목하고 정착해 마을 곳곳에 공공예술 작품을 설치하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주민 반대와 냉대에 시달렸다. 그러나 조금씩 변화하는 마을 모습을 보고 이들의 참뜻을 안 주민들이 마음의 문을 열기 시작했으며 열렬한 지지자가 됐다. 조형물과 벽화는 이제 마을의 상징과 자부심으로 자리매김했다. 이처럼 문화와 예술을 바탕으로 외지인과 접목된 이들에게 행정적 지원이 가미된다. 부산시에서 의욕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산복도로 르네상스 사업 대상지에 이 마을이 선정되면서 본격적인 마을만들기형 사업이 주민의 손으로 추진되기 시작했다. 마을의 낡은 목욕탕을 고쳐 마을문화센터로 다시 살려내고, 음산하게 널브러져 있던 빈집 수십 곳을 문화예술 시설로 개조했다. 주민들이 합심해 빈집을 고친 마을카페와 아트숍도 마을기업으로 운영해 짭짤한 수익도 올리고 있다. 또한 지금 마을미술관, 마을박물관을 앙증맞게 만드는 등 마을 전체가 말 그대로 문화마을로 변신 중이다. 경사진 마을의 지붕 위 파란 물통이 어우러진 독특한 경관과 함께 마을의 문화시설이 소문과 함께 인터넷을 통해 알려지면서 요즘 하루 평균 200여명, 연간 7만~8만명이 마을을 찾고 있다. 그뿐만 아니라 해마다 유네스코에서 개최하는 청년 워크캠프도 2차례나 열렸다. 세계 청소년들이 찾아와서 마을 주민들과 스스럼없이 어울리면서 봉사활동을 벌이고 있다. 그동안 마을 리더를 중심으로 참여하던 주민들도 이제는 마음을 활짝 열고 스스로 즐기는 단계로 발전하고 있다. 마을합창단을 스스로 조직해 정기공연을 하는가 하면, 마을의 각종 강좌에 빠짐없이 참여해 스스로 마을의 문화를 만들고 즐기는 것이다. 최고의 압권은 마을신문이다. 순수하게 마을주민들로 구성된 마을기자들에 의해 매월 만들어지는 마을신문은 동네주민들 의사소통의 주요 창구기능을 톡톡히 하고 있다. 지난달에는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준비한 마을축제에 1만여명의 방문객과 관광객이 다녀갔으니 이제 감천문화마을은 전국구가 된 셈이다. 이 같은 변신을 한 감천문화마을이 우리에게 던져주는 메시지는 무엇일까. 첫째, 문화와 예술의 마을재생능력이 여실히 증명됐다는 것이다. 토목과 건축보다 예술의 힘이 통한 것이다. 둘째, 행정은 적절한 장면에 적절한 거리에서 제한된 역할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주민 필요에 의한 제한적 지원의 원칙이 통했다는 것이다. 셋째, 마을만들기 사업에서 주민들의 궁극적인 도달점은 자기 마을에 대해 자부심을 갖게 되는 변화라는 사실이다. 마을의 힘은 끈끈한 공동체적 자긍심이라는 사실을 다시 한번 발견하게 되는 감천문화마을의 변신을 기적이라 부르고 싶다.
  • “호이~ 도봉구에 우리집 짓는거 아니”

    “호이~ 도봉구에 우리집 짓는거 아니”

    한국을 대표하는 만화캐릭터인 ‘아기공룡 둘리’에서 빙하 속에서 잠들어 있던 둘리는 빙하가 한강을 거쳐 우이천으로 흘러들어 오면서 우이천 옆 도봉구 쌍문동에 살던 길동이네 집에서 살게 되는 것으로 나온다. 둘리를 창작한 김수정 작가는 자신이 살던 쌍문동을 모델로 둘리와 희동이, 도우너, 또치 등 주인공들이 모여 사는 길동이네 집과 동네를 만화 속에 생생히 그려냈다. 둘리가 초능력을 부리고 마이콜이 라면을 끓이며 고래고래 노래를 부르던 쌍문동에 둘리를 주제로 한 둘리 테마파크가 들어선다. 서울 도봉구는 둘리를 주제로 한 어린이도서관을 겸한 박물관, 테마거리, 포토존, 조형물 등을 조성할 계획이라고 12일 밝혔다. 조만간 민간업체와 계약을 마치고 공사에 들어가 2014년 11월 완공할 예정이다. 둘리테마파크는 쌍문1동에 연면적 4132㎡ 규모로 사업비는 177억원이 투입된다. 구비 24억원을 비롯해 시비 15억원과 서울시 특별교부금 34억원, 국비(복권기금) 24억원을 이미 확보하고 추가재원 마련을 시와 협의 중이다. 특히 박물관은 구에서 대표적인 관광명소로 조성한다는 야심찬 계획 아래 문화와 휴식공간을 결합할 계획이다. 어린이 도서관과 놀이터도 들어선다. 구는 둘리 테마파크 건립을 알리기 위해 김수정 작가가 직접 심사한 둘리 그림 그리기 대회도 초·중·고교생을 대상으로 실시했다. 143명이 응모했고 최우수 4점, 우수상 8점 등 43점을 시상했으며, 수상작은 구청 1층에 24일까지 전시 중이다. 구에서는 둘리 이름에 숫자 2가 두 번 들어가는 것에 착안해 도봉구 쌍문동 2-2번지를 주소지로 하는 둘리 가족관계등록부도 지난해 2월 2일자로 제작하기도 했다. 이동진 구청장은 “둘리가 우리 지역을 배경으로 했다는 게 무척이나 자랑스러운 일이다. 둘리를 통해 자라나는 어린이들이 창의력과 상상력을 키우는 공간이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는 “장기적으로는 만화작가 지망생들을 위한 창작공간도 확충하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강국진기자 betulo@seoul.co.kr
  • 울산 간절곶, 한반도 아침 연다

    울산 간절곶, 한반도 아침 연다

    “울산 간절곶에 떠오르는 새해 첫 일출을 보며 가족의 건강과 행운을 기원하세요.” 울산시는 10일 한반도 육지와 해안에서 해가 가장 먼저 뜨는 울산 울주군 서생면 간절곶에서 ‘2013년 해맞이 축제’(12월 31일~2013년 1월 1일)를 개최한다고 밝혔다. 시에 따르면 내년 1월 1일 새해 첫 일출은 간절곶의 오전 7시 31분 29초를 시작으로 부산 해운대 7시 31분 46초, 포항 호미곶 7시 32분 28초, 강원 정동진 7시 39분 8초 등으로 이어질 예정이다. 해맞이 명소인 간절곶에는 전국에서 10만여명의 관광객이 대거 몰릴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도 10만여명이 몰려 새해 첫 일출을 즐겼다. 이에 따라 시는 ‘간절곶에 해가 떠야 한반도에 아침이 온다’라는 주제로 계사(癸巳)년 해맞이 축제를 오는 31일 오후 10시부터 다음 날인 내년 1월 1일 오전 9시까지 진행할 예정이다. 특히 시는 전국에서 몰려들 관광객들을 위해 뱀이 불러온다는 부와 지식을 상징하는 조형물을 이달 말까지 설치할 계획이다. 또 간절곶 바닷가에 광섬유와 형형색색의 발광다이오드(LED) 조명 등으로 장식한 ‘빛의 정원’을 만들 예정이다. 관광객들은 31일 밤 송년콘서트를 즐기다가 1일 0시 30분부터 간절극장에서 상영하는 영화 2편을 관람하면서 일출을 기다리면 된다. 새해 아침에 첫 일출이 시작되는 순간 소망풍선을 날리며 건강과 행운을 기원할 수 있다. 관광객은 이곳에 함께 오지 못한 가족, 친구, 연인, 동료에게 일출의 기상과 새해 희망을 담은 엽서를 축제장에 마련된 대형 우체통에 넣어 전달할 수 있다. 시 관계자는 “수도권 관광객들의 편의를 위해 관광열차를 준비하고 있다.”면서 “또 행사장 일대의 교통혼잡을 해소하기 위해 울산시내에서부터 셔틀버스를 운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울산 박정훈기자 jhp@seoul.co.kr
  • “신생아 살릴 털모자 함께 만들어요”

    “신생아 살릴 털모자 함께 만들어요”

    3일 서울 서초구 방배동 JW메리어트호텔 로비에 설치된 대형 털모자 조형물 앞에서 호텔 직원들이 신생아 살리기 모자 뜨기 캠페인에 기부할 털모자를 뜨고 있다. 손형준기자 boltagoo@seoul.co.kr
  • 유리의 기원부터 발달 과정을 한눈에

    유리의 기원부터 발달 과정을 한눈에

    값비싼 보석을 대체하기 위해 유리로 처음 만든 장신구와 화려한 색깔의 목걸이, 그리고 물고기 모양의 유리 조형물까지 유리 제품의 역사와 의미를 살펴보는 전시회가 서울 용산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열리고 있다. 30일 밤 8시 케이블채널 서울신문STV로 방영되는 ‘TV 쏙 서울신문’에서는 ‘유리, 삼천 년의 이야기: 지중해·서아시아의 고대 유리’ 특별전을 카메라에 담았다. 고대 유리의 발상지인 메소포타미아와 이집트, 로마제국 등에서 출토된 유물들을 통해 유리의 기원부터 발달 과정을 한눈에 볼 수 있다. 이번 특별전에 출품된 유물 375점은 모두 일본 히라야마 이쿠오 실크로드 미술관 소장품이다. 인류가 유리를 처음 만들기 시작한 4000년 전부터 기원전 1세기 전까지 유리는 크게 세 가지 기법으로 만들어졌다. 중심을 만들고 둘레에 녹인 유리 끈을 감아 형태를 제작한 코어성형기법, 주형 틀에 용해된 물질을 부어 원하는 형태를 만드는 주조기법. 그리고 다양한 색유리 덩어리를 김밥처럼 말아서 길게 늘려 잘라 내는 모자이크 기법이다. 당시 유리 제품은 향유를 담기 위한 작은 병과 장신구, 구슬처럼 상류층만 소유할 수 있는 고가의 사치품이었다. 하지만 기원전 1세기경 ‘대롱불기’ 기법이 개발된 후 대량 생산이 가능해지면서 유리가 서민들의 생활용품으로 사용되기 시작했다. 음식물을 담기 시작하면서 지금의 투명한 모습도 갖추게 됐다. 유리는 새로운 도시 생활 수요에 부응하면서 한층 발전했다. 에나멜과 금박을 입혀 깊은 광채를 내는 유리 용기가 등장했고, 손잡이 부분을 화려하게 장식한 이중병도 만들었다. 경주 황남대총에서 출토된 유리 사발과 같은 양식의 커트 장식 사발에서는 신라시대부터 한반도에도 유리가 전해졌음을 알 수 있다. 양희정 국립중앙박물관 학예연구사는 “우리나라 사람들이 유리를 사용한 지 100년밖에 안 됐습니다. 이 전시회를 통해 유리가 처음 생겨났을 때부터 성격·용도·쓰임새가 계속해서 변해 왔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라고 말했다. 이 밖에 ‘TV 쏙 서울신문’에서는 용산구 주최로 지난 27일 다문화 가정이 참여해 요리 솜씨를 뽐낸 ‘도전! 요리왕’ 행사장도 다녀왔다. 창동역 일대 개발을 두고 노원구청장과 도봉구청장이 머리를 맞댄 현장도 찾았다. 창동역 환승주차장·차량기지 등의 이전에 따른 개발 방향에 대해 두 자치구가 지역과 주민들에게 꼭 필요한 개발을 위해 논의했다. 서울의 숨은 명소를 찾아 소개하는 ‘VISIT SEOUL’에서는 일제강점기에 우리 독립 운동가들을 가두고, 모진 고문과 학대를 일삼은 옛 서대문형무소를 찾아 역사의 현장을 스케치했다. 성민수PD globalsms@seoul.co.kr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