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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朴 양아치식 사업” “羅 계속 짖어대고”… 갈수록 막가는 與野

    “朴 양아치식 사업” “羅 계속 짖어대고”… 갈수록 막가는 與野

    “박원순 후보는 시민운동이 아니라 저잣거리 양아치 방식의 사업을 했다.”(한나라당 차명진 의원) “나경원 후보는 자기도 문제가 많으면서 상대방에게 숨 쉴 틈을 안 주고 짖어대는 상황”(민주당 주승용 의원)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일주일 앞둔 가운데 여야 후보 진영의 막말 비방전이 점입가경으로 치닫고 있다. 자기 후보의 장점과 정책을 알리는 일은 뒷전이고, 당 지도부에서부터 일선 대변인에 이르기까지 상대 후보 비방에 여념이 없다. 오로지 유권자들의 표심을 흐려놓고 보자는 의도로, 결국 그 피해자는 이들의 저질 비방을 별다른 확인과정 없이 듣고 판단해야 하는 국민 전체가 될 수밖에 없는 형국이다. 상대 후보를 헐뜯는 모양새지만 사실상 이 나라 정치와 국민을 물어뜯고 있는 것이라는 비판이 제기된다. 선거 초반부터 야권 단일후보인 무소속 박원순 후보에 대한 검증 공세를 가했던 한나라당은 발언 수위가 점점 높아지고 있다. 유승민 최고위원은 20일 최고위원회의에서 범야권 박원순 후보 진영이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에게 지원을 요청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을 두고 “안철수 교수에게 구걸하다시피하는 현상”이라고 비판했다. 전날 선대위 강성만 부대변인은 ‘박 후보는 공상허언증 환자이자 제왕적 시민운동가?’라는 제목의 논평을 통해 “까도남(까도 까도 의혹이 해소되지 않는 남자), 애정남(애매하고 정체가 불분명한 남자), 미스터 리플리, 기부금 사냥꾼 등 별명이 다양하다.”고 비난했다. 선대위 대변인실은 또 지난 18일 박 후보가 대기업 후원을 받은 것을 두고 “앞에서는 재벌기업을 때리고 뒤에선 깨끗한 돈, 더러운 돈을 가리지 않고 재벌기업으로부터 거액의 돈을 받고 모른 체할 수 없었던 박 후보의 시민운동은 조폭의 수법과 다를 바 없다.”고 했다. 뒤늦게 ‘나경원 때리기’를 강화하고 나선 박 후보와 민주당 진영의 대응도 난형난제의 모습이다. 이날 오전 민주당 고위정책회의에서 주승용 의원은 “‘똥 묻은 개가 겨 묻은 개 나무란다’는 말이 있고 ‘방귀 뀐 사람이 성낸다’는 말도 있다.”면서 “나 후보는 ‘자기가 하면 로맨스’라는 식으로 넘어가고 있다.”고 비판했다. 지난 18일 선대위 제윤경 부대변인은 나 후보가 지방소비세 증가분으로 서울시 부채를 상환하겠다고 밝힌 점을 언급하며 “이미 민선 5기 중기 재정계획에는 증가분이 반영돼 있지만 적자구조를 탈피하지 못하고 있음이 현실”이라면서 “가격이 오른 명품 백을 할부로 미리 구입해 버리는 정신 나간 이야기”라고 꼬집었다. 제 부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나 후보에 대해 ‘또세훈’, ‘오세훈 아바타’ 등의 별명을 소개하며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이처럼 치열한 신경전에 대해 신율 명지대 교수는 “정책적 이슈가 분명하게 있으면 네거티브가 묻히기 마련인데 이번에는 보궐선거다 보니 여야 후보 모두 뜬구름 잡는 식의 급조된 정책을 내놓아 흑색선전이 부각될 수밖에 없다.”면서 “정치공세의 효과를 무시할 수 없기 때문에 여야 모두 비난을 감수하고서라도 점점 강도 높은 비방을 이어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허백윤기자 baikyoon@seoul.co.kr
  • 맞춤옷 입듯 계산한 캐릭터, ‘컷’과 함께 벗는다

    맞춤옷 입듯 계산한 캐릭터, ‘컷’과 함께 벗는다

    배우 김윤석(43). ‘타짜’(2006)로 주목받더니 ‘추격자’(2008)로 우뚝 섰다. 국내 영화제에서 남우주연상 6관왕에 올랐으니 말 다 했다. 흥행은 참담했지만, ‘황해’에서 서슬 퍼런 안광(眼光)을 뿜어내며 돼지뼈 하나로 상대를 일망타진하던 ‘족발액션’은 오래도록 기억에 남는다. 그런 그가 이번엔 선생님으로 변신했다. 70만부 이상 팔린 김려령 작가의 동명소설을 영화로 만든 ‘완득이’(20일 개봉)에서 담임선생님 동주(아이들은 ‘똥주’라고 부른다) 역을 맡은 것. 운동복을 즐겨 입고, 자율학습 시간엔 교탁에 엎드려 잔다. 제자 도완득(유아인)이 기초생활 수급품으로 받은 즉석밥을 ‘삥 뜯는’ 등 존경받는 스승상과는 거리가 멀다. 이면에는 누구보다 깊은 속내와 따뜻함이 있다. 공부하지 말라면서도 수업 땡땡이는 용납 못 한다. 옆집 옥탑방에 사는 완득이에게는 오지랖 넓게 찰싹 달라붙어 하나부터 열까지 간섭한다. 불법체류 외국인노동자를 숨겨주고, 악덕 사업주를 고발하는 등 사회 참여도 적극적이다. 몇 차례 시사를 통해 ‘완득이’는 후한 점수를 받았다. 김윤석도 고무된 듯했다. 최근 서울 태평로의 한 호텔에서 만난 김윤석은 “우리가 생각했던 코드를 관객들이 잘 타고 가는 것이 좋았다. 과하지 않은 코미디, 코미디가 드라마를 해치지 않고 적당한 리듬을 타는 게 통한 것 같다.”고 말했다. ‘황해’ 촬영 막바지에 ‘완득이’ 시나리오를 받았단다. 김윤석은 “옥탑방을 마주 보고 선생과 제자가 산다. 옆집에는 밤만 되면 쌍욕을 하는 아저씨(김상호)가 존재한다. 재미있는 설정 아닌가. 게다가 18년 만에 나타난 엄마가 필리핀 사람이다. 억지로 풀어내는 게 아니라 그냥 받아들인다. 주어진 상황에서 밝은 면을 찾으려는 원작의 자신만만한 메시지가 좋았다.”고 말했다. ‘타짜’의 도박사 아귀, ‘황해’의 조선족 조폭 면정학처럼 강렬한 캐릭터와 ‘거북이 달린다’의 허당 시골형사 조필성, ‘완득이’의 동주 선생 등 정반대 스펙트럼의 역할을 맞춤옷처럼 해내는 비결이 궁금했다. 그는 “전자는 생존에 관한 캐릭터이고 후자는 삶에 관한 얘기들인데 연기에는 왕도가 없다. 동주 선생처럼 연기를 안 하는 듯하기 위해서는 엄청난 준비와 톤 조절, 계산이 필요하다. 두 유형의 캐릭터 모두 어렵다.”고 털어놓았다. 그렇다면 동주 선생이란 옷 속으로는 어떻게 들어간 것일까. “반 아이들로 나오는 40명은 제자인 동시에 현실에서는 연기 지망생들이다. 연기 선배란 입장과 선생님이 똑같이 대비된다. 후배들에게 늘 강조하는 게 연기자는 자생력이 중요하다는 점이다. 어떤 감독, 어떤 상대배우를 만나도 소신 있게 능력을 발휘할 수 있어야 한다.” 그는 이어 “동주 선생도 같은 입장으로 아이들을 대한다고 생각한다.”면서 “개인은 세상과 어느 지점에서인가 타협해야 하는데 그때 중요한 건 자생력이다. 그렇게 생각하니까 캐릭터 윤곽이 잡혔다.”고 말했다. 철저한 준비와 계산으로 캐릭터에 무섭게 몰입하지만, 카메라가 멈추는 순간 훌훌 털어버린다는 김윤석. ‘황해’에서 구남 역을 맡았던 하정우가 그 캐릭터에서 빠져나오는 데 오랜 시간이 걸렸다고 말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그는 “한 번도 캐릭터가 나를 괴롭힌 적은 없다. ‘컷’을 외치는 순간 빠져나와 버린다.”고 했다. “심지어 연기를 하는 동안에도 또 다른 내가 연기하는 나를 위에서 내려다보고 있다. 배(나)보다 배꼽(캐릭터)이 커지는 일은 없다는 얘기”라고 덧붙였다. ‘타짜’ 이후 특별한 실패는 없었다. ‘선구안’이 나쁘지 않다는 얘기다. 그는 “영화적으로 표현할 수 있느냐를 눈여겨본다. 장황하게 묘사하고, 캐릭터가 잡히지 않는 관념만 찬 시나리오는 최악이다. 거두절미하고 등장인물들의 액팅이 바로 나와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촬영을 하다가 삼천포로 빠진다.”고 말했다. 김윤석의 다음 작품은 찰떡 호흡을 뽐내는 최동훈 감독의 ‘도둑들’이다. 전지현, 이정재, 김혜수 등 초호화 캐스팅으로 한국판 ‘오션스11’으로 주목받은 작품이다. “홍콩에서 전체 분량의 40%를 찍었고, 홍콩 배우들과 연기를 맞춰야 했다. 생경한 경험이어서 굉장히 힘들었다.” 사생활 노출이 거의 없는 그이기에 카메라 밖의 모습이 궁금했다. 맡았던 역할 중 닮은 캐릭터를 꼽아 달라고 했더니 “아귀(‘타짜’)나 면정학(‘황해’)은 아닐 테고, 그나마 조 형사(‘거북이 달린다’)가 가장 근접했다.”며 웃었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청부폭행’ 피죤 李회장 이르면 12일 사전영장

    ‘청부폭행’ 피죤 李회장 이르면 12일 사전영장

    피죤 창업주 이윤재(77) 회장의 청부 폭행 의혹을 수사 중인 서울 강남경찰서는 이르면 12일쯤 이 회장에 대해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폭행 교사) 위반 혐의로 사전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라고 10일 밝혔다. 경찰은 이날 오후 1시 50분쯤 이 회장을 재소환, 조직폭력배를 동원해 이은욱(55) 전 사장을 폭행하도록 직접 지시했는지를 집중 추궁했다. 또 폭행을 실행하는 대가로 건넨 3억원의 출처와 행방, 전달 여부 등을 캐물었다. 경찰은 오후 8시 10분쯤 이 회장을 귀가조치했다. 경찰 측은 “이 회장이 ‘겁만 주라고 했지 폭행을 직접 지시한 적은 없다’는 진술을 반복해 혐의 입증에 난항을 겪었다.”면서 “그러나 추가 소환은 없이 12일쯤 검찰 지휘를 받아 이 회장에 대한 사전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라며 사법처리를 위한 혐의는 상당부분 입증했음을 강하게 내비쳤다. 앞서 경찰은 폭행을 지시한 것으로 알려진 김 모(50) 이사와 범행을 저지른 조직폭력배 김 모씨 등 3명을 구속했다. 경찰은 김 이사로부터 “광주 무등산파 조직원 오모(41)씨에게 3억원을 전달했고, 오씨가 무등산파 후배 김 모씨 등에게 범행을 지시했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경찰 관계자는 “김 이사를 통해 3억원을 받은 무등산파 조폭 오씨를 검거하면 이 회장이 건넨 것으로 알려진 돈의 흐름 등을 명확히 파악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회장은 이날 1차 소환 때와 같이 서울대병원 마크가 새겨진 환자복을 입고 마스크를 쓴 채 경찰서에 도착, 피죤 직원들의 부축을 받았다. 이 회장은 “청부 폭행 혐의를 인정하느냐.” 등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지 않았다. 윤샘이나기자 sam@seoul.co.kr
  • 그 남자가 남긴 립스틱 자국…옷장 속의 시신

    그 남자가 남긴 립스틱 자국…옷장 속의 시신

    “301호라꼬예? 같은 신고만 벌써 5번째 아잉교? 근데 가봤더니 아무 것도 아이던데예.” “그기 아이라 사람이 죽었다니까요.” 2001년 7월 27일 경남 창원의 한 오피스텔. 결과적으로 경찰은 이틀간 같은 집에 5차례나 출동해서야 미모의 죽은 여주인을 만날 수 있었다. 사망자는 인근에서 소주방을 운영하는 A씨(당시 41세)였다. 장롱 속 시신을 발견한 것은 남동생이었다. 혹시나 하는 생각에 열어 본 옷장에 그녀는 목이 졸린 채 숨져 있었다. 시신의 발견 시간을 늦추기 위해 누군가 그녀를 옷장 속에 넣어 놓은 것이었다. 이틀전 이웃들은 심하게 싸우는 소리를 들어 신고했다고 했지만, 누가 드나들었는지 본 사람은 없었다. 범인은 여성의 손과 발은 묶은 후 장롱 속에 우겨넣었다. 얼마간을 웅크려 있었는지 피가 몰린 자국인 시반이 등에 몰려 있었다. 피살자의 목에는 스타킹과 실타래가 칭칭 감겨 있었다. 손으로 목을 조른 후 스타킹 등으로 다시 한번 숨통을 조인 듯 보였다. 배꼽 위에는 6㎝ 정도 칼에 베인 상처가 나있었다. 싱크대 위 피묻은 과도가 범행 도구였다. 직장(直腸)온도 등을 통해 대략 계산한 여성의 사망추정 시간은 약 48시간 전. 하지만 경찰은 정확한 시간은 탐문수사를 통해 확인하기로 했다. 시신의 부패가 진행 중이면 과학수사반은 헨스게 도표 등 일반적인 사망시간 추정법을 쓰지 않는다. 무리한 계산으로 오차의 범위가 늘면 오히려 수사에 방해가 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사망시간을 찾아내는 연구는 100년 역사를 자랑하지만, 여전히 미완의 단계다.   3명의 남자 DNA 범인은 그중 하나 A씨가 혼자 살았던 오피스텔은 살인현장 치고는 너무 깨끗했다. 출동한 경찰은 이 때문에 출동했다 돌아가기를 반복했다. 손님이 왔었는지 방바닥엔 과일 접시와 2개의 방석이 놓여 있었다. 싱크대 속 밥공기도 2개였다. 반면 어디에도 외부침입 흔적은 보이지 않았다. 경찰은 면식범에 의한 살인이라고 판단했다. 범인이 시가 200만원 상당의 다이아몬드 반지를 빼가지 않은 것도 이런 확신을 뒷받침했다. 4차례에 걸쳐 정밀 감식이 진행됐다. 감식반은 숨진 A씨를 덮었던 이불과 쓰레기 속 휴지, 립스틱이 묻은 담배꽁초, 지문이 묻은 생수통 등을 국립과학수사연구원과 경찰청으로 보냈다. 검사 결과 현장에서 확인된 DNA는 모두 3개였다. 범인이 죽은 그녀 위에 덮어 놓았던 이불, 립스틱이 묻은 담배꽁초, 쓰고 난 휴지에서 각각 다른 세 남자의 DNA가 검출됐다. 이불에서 나온 것은 A씨의 애인 B씨 DNA였다. 유력한 용의자로 떠오른 그는 “애인 집에서 내 DNA가 나오는 건 당연하지 않으냐.”며 펄쩍 뛰었다. 그는 사건 전날 A씨를 만난 것은 사실이지만 그나마 밖에서 만났고 그 후에는 보지 못했다고 진술했다. 실제로 B씨는 알리바이가 확실했다. 경찰은 휴지와 담배꽁초에 흔적을 남긴 남성 2명을 찾아 나섰다. 하지만 한달이 지나도록 DNA의 주인은 나타나지 않았다. 전 남편과 그녀가 운영하던 소주방의 단골, 이웃집 남자 등 경찰은 무려 100여명을 상대로 조사를 벌였지만 모두 DNA가 일치하는 사람은 없었다. 지문감식 결과도 실망스러웠다. 범인을 잡았을 때 대조는 가능하지만, 해당 지문만으로는 범인이 누군지 특정 할 수 없다는 결과였다. 결국 경찰은 수사를 원점으로 되돌렸다.   그 남자가 남긴 립스틱 자국 사건이 제자리를 맴돌고 있을 때 수사팀이 통신회사에 의뢰한 오피스텔 전화통화 내역이 날아왔다. 경찰은 당일 오전 8시 13분 마산의 한 지하상가 공중전화에서 걸려온 전화에 주목했다. 죽은 여성 A씨의 마지막 통화였다. 2분 49초 동안 A씨와 통화한 그는 같은 장소에서 연달아 2통의 전화를 더 걸었다. 경찰은 해당 통화내역을 따라갔다. 그곳은 M주점과 B 단란주점이었다. 두 주점과 A씨 소주방 사이에 공통점이 발견됐다. 최근 생활정보지에 여종업원 구인광고를 냈던 것이었다. M주점 사장은 수화기 너머 공중전화와의 통화를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다. “여종업원을 구하느냐고 묻더라고요. 그런데 목소리가?, 어딘가 남자 같았어요.” 순간 수사관의 뇌리를 스치는 것이 있었다. 담배꽁초에 남은 립스틱 자국이었다. “왜 그걸 진작 생각하지 못했을까. 범인은 트랜스젠더일 수도 있어.” 경찰은 트랜스젠더인 남자가 피해자와 구직 문제로 통화를 하고 그의 오피스텔을 방문했다가 범행을 저질렀을 수 있다고 판단했다. 실제로 그 일대 주점에는 트랜스젠더 한 명이 여종업원이 되고 싶다며 술집을 찾아왔다가 거부당하면 행패를 부리고 돈을 뜯어가는 일이 반복되고 있었다. 추정연령도 인상착의도 같았다. 경찰은 이 사람을 찾는 데 총력을 다했다. 전국 경찰서를 상대로 트랜스젠더 관련 사건을 확인한 결과 제주에서 트랜스젠더 한 명이 술집 주인으로부터 돈만 챙겨 달아난 사건이 접수된 사실이 드러났다. 경찰이 확인한 그의 신원은 C씨(31)씨. 놀랍게도 범행 현장 생수병에 남긴 지문은 그의 오른손 지문과 일치했다. 결국 경찰은 고향으로 도주한 C씨를 검거했다. 사건의 전말은 이랬다. 그는 최근 마산·창원·부산 일대를 돌며 술집 일자리를 구했지만 여의치 않았다. 8년 동안 여성으로 살아온 그였지만 성 전환자라는 것을 알아차린 주인들은 그를 내치기 일수였다. 사회가 자기를 차별한다고 생각한 C씨는 그런 일이 있을 때마다 행패를 부리거나 난동을 피웠다. 그렇게라도 돈을 받아내야 분이 풀렸다. 시신이 발견되기 이틀 전인 7월 25일, 아침 일찍 A씨와 전화통화를 한 그는 밤 10시쯤이 돼서 A씨의 오피스텔에 도착했다. 일종의 면접이었는데 이야기가 잘 풀렸다. A씨는 마치 친언니처럼 C씨를 대했다. 저녁을 못 먹었다는 말에 선뜻 미역국에 밥까지 내줬다. 그렇게 고용 계약을 할때 쯤 C씨는 주민등록증을 내밀며 자신의 비밀을 털어놓았다. 1번으로 시작하는 주민증을 본 A씨는 갑자기 태도를 바꿨다. 남자를 쓸 수는 없다고 했다. 고성과 욕설이 오갔다. C씨가 한바탕 악담을 퍼붓고 오피스텔을 나가려는 순간 뒤에서 A씨의 최후의 한마디를 했다. “별 미친 놈 다보겠네. 세상이 참말로 말세다 말세?.” C씨는 순간의 분을 참지 못했고, 그것이 비극의 시작이었다. 유영규기자 whoami@seoul.co.kr 서울신문의 주간연재 기획물 <범죄는 흔적을 남긴다>에 보내주시는 독자 여러분의 성원과 관심에 감사드립니다. 지난 4월 16일 시작된 <범죄는 흔적을 남긴다> 시리즈는 굵직한 사건현장을 누빈 베테랑 현장기자의 생생한 경험과 법의학 전문가들의 자문을 바탕으로 구성하는 서울신문의 특화기사입니다. 그동안 연재돼 온 <범죄는 흔적을 남긴다>의 목차는 아래와 같습니다. 스크랩해 두시면 한편의 현장 과학수사의 사례집으로 활용하실 수 있을 것입니다. 1) 데이트 강간을 위한 ‘악마의 술잔’ 한모금에 블랙아웃…24시간내 검사 못하면 미제사건 2) 죽음의 性도착증 ‘자기 색정사’ 혼절직전의 성적 쾌감 탐닉…‘질식에 중독되다’ 3) 부인을 죽인 건 오열했던 남편 사고로 위장한 최악의 선택…죽거나 혹은 더 나빠지거나 4) 목졸려 죽은 시신의 ‘마지막 증언’ 운전석 아내 목졸라 살해하고 차는 낭떠러지로… 5) 강간 후 살해된 여성, 그리고 부검의 반전 죽을 때까지 여성이고 싶었던 남성의 사연 6) 긴장한 범인이 현장에 남긴 대변이 결정적 증거를… 초미니 흔적 ‘미세증거물’ 7) 여성 유린 위해 정관수술까지 한 연쇄 성폭행범 ‘씨없는 발바리’ 과학수사 얕봤다가… 8) 핏자국 속 엽기 살인범의 족보 혈흔 속 性염색체로 ‘악마의 姓’ 찾아내다 9) “왜 그날 조폭은 남진의 허벅지를 찔렀나?”… 칼잡이는 당신의 ‘치명적 급소’를 노린다 10) 급성 수분중독으로인한 사망사건 사람의 능력 이상으로 물 많이 마시면 생명 잃는다 11) “너무나 깨끗한 자살현장이 타살을 증명했다” 생활반응은 진실을 알고 있다 12) 불탄 시신의 마지막 호흡…그녀가 아들을 지목하다 화재사망 속 숨어있는 타살흔적 찾기 13) 車 운전석에서 질식해 숨진 그녀의 주먹쥔 양팔 14) “그녀가 성형수술만 안했더라도…” 광대뼈 축소술, 동거男에 목졸린 백골의 한 풀다 15) 연쇄살인범에 당한 20대女…6년만의 대반전 연쇄살인 택시기사, 274만개의 눈 CCTV가… 16) 죽은 여성이 남긴 데스노트…살인자를 지목하다 찢어진 장부가 범인을 증언하다 17) 물속에서 떠오른 그녀의 흰손…살인자를 가리키다 바다에서 건진 토막시신의 신원찾기 18) 치밀한 남편 ‘전류반’은 못 숨겼네 찌릿찌릿 전기충격기 자국이 완전범죄 밝혀내다 19) 두려움이 만든 ‘자기 폭력적 자살’ 참혹한 죽음…가해자·피해자는 하나였다 20) 아파트 침대 밑 여성 시신 2구의 잔인한 진실게임…누명 벗겨준 거짓말 탐지기 21) 그 남자 노리는 ‘한밤 통증’… 동양인의 저주? 청장년 급사 증후군 22) 70% 부패한 시신… 말없이 증언하는 ‘어금니’ 억울한 죽음 단서 된 치아 23) 살인현장의 240㎜ 운동화 용의자 중엔 없는데…60대 노인의 트릭이었다 별무늬 자국의 비밀 24)범죄는 흔적을 남긴다 24회]택시강도의 진실…흙탕물이 살인자를 지목하다
  • 피죤 청부폭행 3억 배달사고?

    청부 폭행 혐의로 경찰의 수사를 받고 있는 이윤재(77) 피죤 회장이 이은욱 전 사장에 대한 폭행의 대가로 김모(50·구속) 이사에게 건넨 3억원의 행방을 두고 ‘배달 사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경찰은 3억원의 출처와 흐름을 파악하기 위해 10일 오후 이 회장을 재소환해 조사할 계획이다. ●폭행가담 3명 “받은 적 없다” 진술 서울 강남경찰서는 “구속된 김 이사가 이 전 사장에 대한 폭행을 사주하기 위해 2004년 자녀들의 학부모 모임에서 알게 된 광주 무등산파 조직폭력배 오모씨에게 3억원을 전달했고, 이에 오씨는 무등산파 후배인 김모씨 등에게 범행을 지시했다.”면서 “그러나 정작 폭행에 가담한 김씨 등 3명은 돈에 대해 들은 바 없다고 진술하고 있다.”고 밝혔다. ●최초 사주받은 조폭이 챙겨 잠적한듯 이에 따라 경찰은 오씨가 청부 폭행의 대가로 받은 3억원을 혼자 챙겨 잠적했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은 오씨에 대해 체포영장을 발부한 상태다. 경찰 관계자는 또 “김 이사가 3억원 중 일부를 오씨에게 전달하지 않았을 가능성도 있어 오씨를 검거해야 정확한 돈의 흐름을 파악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윤샘이나기자 sam@seoul.co.kr
  • 경찰, 이윤재 피죤 회장 2차소환... 직접 ‘폭행 지시’ 증거 입증이 구속 관건

    경찰, 이윤재 피죤 회장 2차소환... 직접 ‘폭행 지시’ 증거 입증이 구속 관건

     청부 폭행을 사주한 혐의를 받고 있는 피죤 이윤재(77) 회장이 10일 오후 서울 강남경찰서에 나와 조사를 받았다. 경찰은 이 회장을 상대로 지난 5일에 이어 이은욱(55) 전 사장을 폭행하도록 직접 지시했는지를 집중 추궁했다. 경찰은 2차 소환이 끝나는 대로 이 회장에 대해 폭력 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폭행교사)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었지만 “겁만 주라고 했지 폭행을 직접 지시한 적은 없다.”고 이 회장이 버티는 바람에 구속영장 신청에 신중을 기하고 있다.  오후 1시 50분쯤 경찰서에 도착한 이 회장은 1차 소환 때와 같이 서울대병원 마크가 새겨진 환자복을 입고 마스크를 쓴 채 피죤 직원들의 부축을 받았다. 이 회장은 “청부 폭행 혐의를 인정하느냐.”, “3억원은 누구의 돈이냐.” 등을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답변하지 않았다.  경찰은 이 전 사장을 직접 폭행한 광주 무등산파 조직폭력배 3명과 피죤 현직 김모(50) 이사를 폭행 혐의로 구속한 상태인 만큼 이 회장의 혐의 입증에도 자신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이미 같은 혐의로 구속된 김 이사 등과의 형평성을 고려할 때 영장 신청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 회장이 혐의를 완강히 부인해 구속영장 신청에 애를 먹고 있는 실정이다. 한편에서는 이 회장이 직접 폭행을 지시한 구체적인 정황을 입증하지 못할 경우, 사법처리에 난항을 겪을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이 회장은 지난 1차 조사에서 “이 전 사장이 소송과 언론 제보 등을 통해 회사에 해를 끼쳐 김 이사를 통해 ‘겁을 좀 주든지 무슨 방법을 강구해 보라’고 지시했다.”면서 혐의를 일부 시인했다.  경찰은 이날 이 회장이 운전사를 시켜 전달했다는 3억원의 실체와 출처에 대해서도 조사했다. 경찰 관계자는 “김 이사를 통해 3억원을 받은 무등산파 조폭 오씨를 검거하면 이 회장이 건넨 것으로 알려진 돈의 흐름 등을 명확히 파악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윤샘이나기자 sam@seoul.co.kr
  • 참혹하게 살해된 20대녀…택시기사를 잡은 것은 흙탕물

    참혹하게 살해된 20대녀…택시기사를 잡은 것은 흙탕물

    “택시강도를 당했습니다. 여자 승객이 납치됐어요….” 2003년 4월 14일 새벽 인천 부천중부경찰서 관내 한 파출소. 왼손을 감싼 택시기사 A씨(당시 35세)가 급히 안으로 뛰어들어왔다. 손가락을 칼에 심하게 베인 상태였다. 경찰은 A씨를 일단 병원으로 후송했다. 그는 가쁜 숨을 몰아쉬며 방금 자기가 당한 납치사건을 신고했다. 그가 20대 초반의 여자 손님을 태운 것은 오전 5시 30분쯤이라고 했다. “손님을 조수석에 태우고 가다가 신호에 걸려 서 있는데 남자 2명이 갑자기 뒷문으로 들어오더라고요. 합승 손님인가 했는데 난데없이 그 손님을 찌르고 저도 공격했어요. 바로 칼을 겨누곤 고가도로 밑으로 가라 하더군요.” 그는 차를 세운 후 정신없이 도망쳤다고 말했다. 범인들은 칼에 찔린 여자 손님을 뒤따라 온 검은색 소나타에 태워 달아났다고 했다. 돈을 버리고 사람을 납치한 이상한 택시 강도 A씨의 말대로 여자손님은 조수석에서 칼에 찔린 듯했다. 흥건히 젖은 조수석은 상황의 심각성을 말해줬다. 무엇보다 앞좌석을 적신 출혈량이 만만치 않았다. 이대로 끌려다닌다면 납치된 여성은 한두 시간 내에 사망에 이를 것이었다. 경찰은 관내에 비상을 걸었다. 감식반원들은 좀처럼 범인들의 흔적을 찾아내지 못했다. 괴한 2명이 칼을 휘둘렀다는 뒷좌석은 앞좌석보다 깨끗했다. 콘솔박스 앞에는 현금 3만원과 여성의 신용카드가 그대로 놓여 있었다. 범인들이 신용카드를 빼앗으려 했다면 카드에 지문 같은 범인의 흔적이 남아있을 터. 감식반은 가변광원기를 들이댔지만 뭉개진 몇 개의 지문만 발견됐다. 조수석 시트 밑엔 지갑이 떨어져 있었다. 납치된 여성의 것이었다. “이거 돈 훔치려던 강도들 맞아? 그냥 다 두고 갔어. 좀 이상한 놈들인데….” 택시강도는 큰돈을 노리는 사람들이 아니다. 벌이가 뻔한 택시를 노리는지라 100원짜리 동전까지 털어가기 마련이다. 무언가 아귀가 맞지 않았다. 운전석 바닥엔 흙이 묻어 있었다. 차량 바퀴와 휠에도 흙탕물이 튀겨 있었다. 택시를 꼼꼼히 살핀 한 베테랑 감식반원이 택시기사에게 툭 질문을 던졌다. “시 외곽에서 손님들을 받았나 보죠?” “아니요. 전 시내만 뛰는 걸요.” 몇 시간 뒤 전화가 울렸다. 여성이 숨진 채 발견됐다는 현장 보고였다. 최초 택시강도 신고가 들어온 파출소에서 불과 2㎞ 남짓 떨어진 하천변. 수사반은 현장으로 차를 몰았다. 가는 길은 비포장이었다. 농로로 쓰이는 곳이라 곳곳이 심하게 팬 곳이 많았다. 숨진 여인은 B씨(21). 사회에 첫발을 내디딘 꿈 많은 초보 회사원에게 범인은 사정없이 칼을 휘둘렀다. 범인은 교각 옆 다리 위에 차를 세우고 그녀를 끌어내려 20m가량 데려간 듯 보였다. 혈흔은 다리 위에서 아래쪽으로 이어졌다. 경찰은 혈흔과 주변흙을 모아 담았다. 6시간가량 현장감식을 마치고 오는 길. 감식반원은 웅덩이 앞에 차를 세웠다. 차에서 내린 고참 감식반원은 흙탕물을 용기에 담았다. “선배 뭐해요?” “범인 잡아야지.” 며칠 후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서 감식결과가 나오자 형사들은 기다렸다는 듯 차를 몰았다. 형사는 몰려간 곳은 신고자 A씨의 집이었다. “당신을 강도살인 혐의로 체포합니다.” 경찰은 처음부터 A씨가 미심쩍었다. 방금 겪은 일을 말하는 사람치곤 진술내용이 허술했다. 특히 강도를 당할 때 상황도 구체적이지 못했다. 그나마 일관성 있게 진술한 내용도 설득력이 떨어졌다. 굳이 손님까지 탄 택시를 범행대상으로 고른 점이라든가, 돈은 놔두고 손님을 납치해간 점도 이해하기 힘든 대목이었다. 결정적으로 A씨가 범인임을 알려준 것은 흙이었다. 운전석 깔판 밑과 운전석 하부에 붙은 흙을 분석한 결과 피해여성이 발견된 하천변 토양과 일치했다. 택시 바퀴와 뒷문 문짝에 튄 흙탕물 역시 진입로에 웅덩이 성분과 정확히 일치했다. 택시 기사는 다리 밑에 그녀를 버린후 택시강도를 당한척 자작극을 벌인 것이다. 똑같아 보이는 흙…1100가지 색을 담다 흙의 성분은 어떻게 구분할까. 방법은 크게 2가지다. 첫번째는 광물학적인 분석으로 편광현미경 등을 이용해 조암광물의 형상과 입자 상태 등을 분석하는 방법이다. 지구에 존재하는 광물은 3000여종. 하지만 기본 구성물인 조암광물은 수십종뿐이다. 법과학은 이 조암광물을 분석하고 따라간다. 두번째는 흙 속에 함유된 유·무기물 성분 등을 분석하는 방법이다. 크로마토그래프법, 열분해 분석법, X선법 등이 있다. 흙 속에 함유된 유·무기물 성분은 그것이 어디서 생겨났는지, 또 그 지역에 어떤 동물과 식물이 살고 있는지 등에 따라 색상의 차이를 나타낸다. 외국 연구결과에 따르면 토양은 색상에 따라 1100여가지로 구분된다. 일반적으로 토양 감정이라고 하면 흙만을 생각하기가 쉽다. 하지만 실제 감정은 흙 속에 섞여 있는 기름이나, 유리, 비료, 농약, 심지어 섬유까지 대상으로 한다. 현장에 방울져 떨어져 있던 적하(滴下) 혈흔도 A씨 검거에 큰 역할을 했다. B양이 이미 살해를 당한 뒤 하천변에 버려졌다면 현장에는 다수의 적하혈흔이 남아 있기 힘든 상황. 이를 수상히 여긴 경찰은 현장의 혈흔을 수거해 국과수에 감식을 의뢰했고, 피는 택시기사 A씨의 것으로 판명났다. 피해자를 칼로 찌르는 과정에서 생겨난 상처였다. 옴짝달싹할 수 없는 증거에 A씨는 입을 열었다. 7개월 전부터 개인택시 영업을 했지만 돈벌이가 신통치 않았다고 했다. 무리하게 택시를 구입한 데다 이전의 카드값까지 밀리면서 빚이 1억 5000만원까지 늘어나자 자기 택시를 이용해 강도짓에 나섰다고 했다. 국과원은 또 하나의 안타까운 검사 결과를 통보했다. 숨진 B씨의 폐에서 플랑크톤이 검출됐다. 그가 죽었다고 여긴 그녀가 이곳에서 마지막 숨을 쉬고 있었던 것이다. A씨는 뒤늦은 후회를 했다. 유영규기자 whoami@seoul.co.kr 서울신문의 주간연재 기획물 <범죄는 흔적을 남긴다>에 보내주시는 독자 여러분의 성원과 관심에 감사드립니다. 지난 4월 16일 시작된 <범죄는 흔적을 남긴다> 시리즈는 굵직한 사건현장을 누빈 베테랑 현장기자의 생생한 경험과 법의학 전문가들의 자문을 바탕으로 구성하는 서울신문의 특화기사입니다. 그동안 연재돼 온 <범죄는 흔적을 남긴다>의 목차는 아래와 같습니다. 스크랩해 두시면 한편의 현장 과학수사의 사례집으로 활용하실 수 있을 것입니다. 1) 데이트 강간을 위한 ‘악마의 술잔’ 한모금에 블랙아웃…24시간내 검사 못하면 미제사건 2) 죽음의 性도착증 ‘자기 색정사’ 혼절직전의 성적 쾌감 탐닉…‘질식에 중독되다’ 3) 부인을 죽인 건 오열했던 남편 사고로 위장한 최악의 선택…죽거나 혹은 더 나빠지거나 4) 목졸려 죽은 시신의 ‘마지막 증언’ 운전석 아내 목졸라 살해하고 차는 낭떠러지로… 5) 강간 후 살해된 여성, 그리고 부검의 반전 죽을 때까지 여성이고 싶었던 남성의 사연 6) 긴장한 범인이 현장에 남긴 대변이 결정적 증거를… 초미니 흔적 ‘미세증거물’ 7) 여성 유린 위해 정관수술까지 한 연쇄 성폭행범 ‘씨없는 발바리’ 과학수사 얕봤다가… 8) 핏자국 속 엽기 살인범의 족보 혈흔 속 性염색체로 ‘악마의 姓’ 찾아내다 9) “왜 그날 조폭은 남진의 허벅지를 찔렀나?”… 칼잡이는 당신의 ‘치명적 급소’를 노린다 10) 급성 수분중독으로인한 사망사건 사람의 능력 이상으로 물 많이 마시면 생명 잃는다 11) “너무나 깨끗한 자살현장이 타살을 증명했다” 생활반응은 진실을 알고 있다 12) 불탄 시신의 마지막 호흡…그녀가 아들을 지목하다 화재사망 속 숨어있는 타살흔적 찾기 13) 車 운전석에서 질식해 숨진 그녀의 주먹쥔 양팔 14) “그녀가 성형수술만 안했더라도…” 광대뼈 축소술, 동거男에 목졸린 백골의 한 풀다 15) 연쇄살인범에 당한 20대女…6년만의 대반전 연쇄살인 택시기사, 274만개의 눈 CCTV가… 16) 죽은 여성이 남긴 데스노트…살인자를 지목하다 찢어진 장부가 범인을 증언하다 17) 물속에서 떠오른 그녀의 흰손…살인자를 가리키다 바다에서 건진 토막시신의 신원찾기 18) 치밀한 남편 ‘전류반’은 못 숨겼네 찌릿찌릿 전기충격기 자국이 완전범죄 밝혀내다 19) 두려움이 만든 ‘자기 폭력적 자살’ 참혹한 죽음…가해자·피해자는 하나였다 20) 아파트 침대 밑 여성 시신 2구의 잔인한 진실게임…누명 벗겨준 거짓말 탐지기 21) 그 남자 노리는 ‘한밤 통증’… 동양인의 저주? 청장년 급사 증후군 22) 70% 부패한 시신… 말없이 증언하는 ‘어금니’ 억울한 죽음 단서 된 치아 23) 살인현장의 240㎜ 운동화 용의자 중엔 없는데…60대 노인의 트릭이었다 별무늬 자국의 비밀24)범죄는 흔적을 남긴다 24회]택시강도의 진실…흙탕물이 살인자를 지목하다
  • 모형비행기로 펜타곤 공격 기도… 美 자생적 테러 공포

    모형비행기로 펜타곤 공격 기도… 美 자생적 테러 공포

    원격조종 모형 비행기로 미국 국방부 청사(펜타곤)와 의사당을 공격할 음모를 세운 미국 시민권자가 체포됐다. 미국 내 자생적 테러에 대한 미 정부 당국의 경고가 현실화된 셈이다. 보스턴 연방검찰은 28일(현지시간) 플라스틱 폭탄을 채운 항공기를 리모컨으로 조종해 펜타곤과 의사당에 테러를 저지르려 한 혐의로 미국 국적의 레즈완 퍼도스(26)를 매사추세츠주 프레이밍엄에서 붙잡았다고 밝혔다. 그러나 그가 알카에다 조직과 연계됐다는 증거는 나오지 않았다. 퍼도스는 지난해 초부터 테러를 계획했으며 지난 5월 워싱턴 DC를 찾아 펜타곤과 의사당 사진을 찍었다. 지난달 6500달러를 주고 실물 크기 10분의1인 F4 팬텀과 F86 사브르 모형 전투기를 플로리다에서 구입해 프레이밍엄의 임대 창고에 보관했다. 그는 가명을 썼으며 아들에게 줄 선물이라고 비행기 구입 목적을 판매자에게 밝혔다. 그리고 이날 비행기에 실을 폭탄(C4) 25파운드와 수류탄 3개, AK47 소총 6정을 알카에다 조직원으로 위장한 연방수사국(FBI) 요원으로부터 넘겨받으려다 창고 앞에서 체포됐다. 검찰에 따르면 FBI는 지난해 그의 테러 계획을 포착, 알카에다 조직원으로 위장해 접근했다. 그런 줄도 모르고 퍼도스는 올 초 알카에다로 위장한 FBI 요원을 만나 테러 계획을 밝혔다. 또 FBI 요원들에게 이라크 등 해외 주둔 미군을 공격하는 데 사용하라며 급조폭발물(IED) 전기 스위치용으로 개조한 휴대전화도 전달했다. 퍼도스는 매사추세츠주 애슐랜드의 51만 8500달러짜리 집에서 살고 있으며, 그의 아버지는 엔지니어, 어머니는 병원 호스피스로 일하는 등 비교적 유복한 가정 출신이다. 그는 무슬림으로 알려졌으며 이름으로 미뤄 그의 가족은 중동 이민자 출신으로 짐작된다. 퍼도스는 2003년 애슐랜드 고교를 우등으로 졸업했고 고교 시절 축구 선수로 이름을 날렸다. 하지만 학교 옥상에서 성조기를 태운 사건에 연루되기도 했다. 그는 고교 졸업 앨범에 마하트마 간디의 “나는 당신에게 평화, 사랑을 준다.”는 글을 적었다. 그는 2008년 노스이스턴대 물리학과를 졸업한 뒤 지하드(성전)에 심취한 것으로 보인다. 그는 밴드 드럼 연주자로 활동하기도 했으나 뚜렷한 직업이 없고 사람들과 잘 어울리지 않았다고 한다. 퍼도스는 재판에서 혐의가 인정되면 20년 이상의 징역형을 받게 된다. 워싱턴 김상연특파원 carlos@seoul.co.kr
  • “피죤 前사장 청부폭행”

    서울 강남경찰서는 27일 생활용품기업 ㈜피죤 이모(55) 전 사장과 김모(51) 전 상무에 대한 폭력 행사는 피죤 영업본부 인사·재무담당 김모(50) 이사의 사주를 받은 조직폭력배의 범행으로 드러났다고 밝혔다. 경찰은 이에 따라 김 이사가 단독으로 결정했는지, 이윤재 회장 등 회사 윗선의 지시 또는 회사 차원에서 조직적으로 개입했는지에 대해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경찰은 이날 전날 긴급체포한 김 이사에 대해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폭력 교사) 위반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또 이 전 사장을 폭행한 혐의로 지난 26일 구속된 조직폭력배 김모(34)씨 등 3명의 범행을 현장에서 지휘한 폭력배 1명을 출국금지한 동시에 체포영장을 발부받았다. 김 이사는 28일 오전 경찰조사에서 “조직폭력배를 사주해 이 전 사장을 폭행하도록 했다.”고 자백했다. 김 이사는 하루 전까지 진술거부권을 행사했으나 구속된 김씨 등이 “김 이사가 직접 폭행을 지시했다.”고 진술함에 따라 혐의를 인정했다. 지난 5일 귀갓길에 폭행을 당한 이 전 사장은 당시 경찰조사에서 “괴한들의 폭행과 협박은 피죤 측의 사주에 의한 것”이라고 주장했었다. 한편 피죤은 회사 영업비밀을 누설하고 신용을 훼손했다며 이 전 사장과 전직 임원 3명을 상대로 30억원의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서울중앙지법에 제기했다. 피죤은 “이 전 사장 등이 퇴사하면서 회사 영업비밀을 갖고 나가 언론사를 통해 누설해 잘못된 내용의 기사가 보도되게 했다.”고 주장했다. 이민영·윤샘이나 sam@seoul.co.kr
  • 피죤 前사장 ‘귀갓길 폭행’ 현직임원 긴급체포

    서울 강남경찰서는 5일 발생한 생활용품 업체 ㈜피죤의 이모(55) 전 사장 폭행 사건과 관련, 이 회사 현직 임원 김모(50)씨를 27일 오전 긴급 체포해 폭행 사주 여부를 조사 중이다. 앞서 경찰은 26일 이 전 사장을 폭행한 조직폭력배 무등산파 조직원 김모(34)씨 등 3명을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혐의로 구속했다. 경찰은 이날 오전 11시쯤 충북 진천의 피죤 공장으로 시찰을 가고 있던 임원 김씨를 체포해 조사했으나 김씨는 폭행 사주와 관련한 진술을 거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모든 가능성을 열어 두고 조사 중이며, 아직 구체적인 사실을 밝힐 단계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경찰은 지난 5일 오후 10시 50분쯤 귀가하던 이 전 사장이 서울 강남구 삼성동 자택 부근에서 젊은 남성들로부터 폭행을 당하고, 같은 회사 김모(51) 전 상무가 협박 전화를 받았다는 신고를 받고 피해자 진술과 주변 폐쇄회로(CC)TV 등을 토대로 수사한 끝에 폭행에 가담한 김씨 등을 검거했다. 경찰은 김씨가 김 전 상무에게 협박 전화를 걸었던 사실도 밝혀냈다. 폭행을 당한 이 전 사장과 김 전 상무는 경찰 조사에서 “괴한들의 폭행과 협박은 피죤 측 사주에 의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전 사장과 김 전 상무가 지난 7월 서울중앙지법에 부당 해고에 따른 손해배상 및 해고무효 소송을 제기한 데 따른 보복이라는 것이다. 피죤 측은 6월 직원 워크숍을 개최하면서 회장에게 보고하지 않고 비용을 과다 지출했다며 이 전 사장과 김 전 상무를 고용 3~4개월 만에 전격 해임했다. 윤샘이나기자 sam@seoul.co.kr
  • BIFF 프로그래머 3인 ‘강추’ 놓치면 후회할 작품 9편

    BIFF 프로그래머 3인 ‘강추’ 놓치면 후회할 작품 9편

    거장의 신작, 스타의 화제작을 극장 개봉에 한두 달 앞서 볼 수 있는 걸 부산국제영화제(BIFF)의 전부라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프로그래머들이 한 해 동안 전 세계를 훑으면서 엄선한 70개국 307편의 영화가 식탁에 오를 준비를 끝냈다. 개·폐막작을 제외한 일반 상영작은 28일 오전 9시에 예매를 시작한다. 김지석·이상용·전찬일 BIFF 프로그래머의 추천작 9편을 소개한다. ●‘소리없는 여행’ 언니 집에서 부부싸움을 한 나히드-마수드 부부는 아들을 두고 테헤란으로 떠난다. 농아인 캄란-샤라레 부부가 어린 조카를 동생 내외에게 데려다 주려고 길을 떠나면서 벌어지는 일을 다룬 수수께끼 같은 이란산 로드무비다. →김지석의 팁 자막이 대화(수화)를 대신하고, 롱숏(길게 찍기)을 빈번하게 사용한다는 점에서 일반적인 영화 문법과는 다른 재미. ●‘사랑스런 남자’ 인도네시아 데디 소리앗마쟈 감독의 놀랍지만 따뜻한 퀴어(동성애) 영화. 독실한 무슬림 소녀 카하야는 낡은 사진과 주소를 들고 아빠를 찾으려고 자카르타에 도착한다. 낯선 도시에서 방황하던 그녀는 아빠를 찾지만 인생을 통째로 뒤흔들 만한 사실을 발견한다. →김지석의 팁 트랜스 베타이트(이성 복장을 통해 성적 흥분을 얻는 사람) 아빠와 무슬림 딸의 어색하고 기묘한 만남의 끝은? ●‘사이공의 실락원’ 드라마 ‘풀하우스’의 베트남 리메이크판을 연출한 부 응옥 당 감독의 작품. 사이공으로 일자리를 구하러 온 순수 청년 코아는 사기를 쳐 돈을 빼앗아간 람을 원망하지만, 어느새 열병같은 사랑에 빠진다. 하지만 그는 남자친구가 매춘부란 사실을 받아들이기 힘들다. 람 또한 옛 남친의 그늘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더 위험한 방식으로 돈을 벌려 한다. →김지석의 팁 베트남에서 온 절절한 퀴어시네마. ●‘집시’ 슬로베니아 마틴 술릭의 작품. 아담의 아버지가 죽음을 당한다. 그런데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는 아무도 모른다. 증거도, 목격자도 없다. 대부업자인 아담의 어머니는 도둑인 시동생과 결혼한다. 아담은 계부와 다투던 중에 아버지의 죽음에 관한 비밀을 알게 되고, 삶은 송두리째 흔들린다. →이상용의 팁 아버지 죽음을 둘러싼 아들의 얘기를 통해 오이디푸스 신화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했다. ●‘그곳’ 아프리카 소년 이수푸는 일자리를 찾으려고 이탈리아 캄파니아에 도착한다. 하지만 이민자의 삶은 상상 이상으로 열악하다. 이수프는 조폭과의 마찰로 평범한 사람들이 죽어간 것을 본 뒤 갱의 세계에 발을 담근다. →이상용의 팁 이탈리아의 현안인 불법이민을 갱 영화의 문법을 깔고 만든 문제작. 갱으로 변한 아프리카 소년의 삶이 현실감 있게 느껴진다. ●‘바라나시’ ‘타운 3부작’(모차르트타운·애니멀타운·댄스타운)의 전규환 감독이 빚어낸 파격 멜로. 소속 작가와 연인 관계인 출판사 사장과, 아랍청년과 사랑에 빠져드는 사장의 아내가 두 축을 이룬다. 인물의 관계를 날 것 그대로 제시하는 감독의 시선, 자연스러운 몸 연기가 신선하다. →전찬일의 팁 육체를 향한 담백한 시선! 적나라하나 선정적이지 않다. 일상으로서의 섹스를 그리는 데 성공했다. ●‘바비’ ‘아빠는 개다’ ‘엄마는 창녀다’ 등 자극적인 제목의 저예산 영화를 만들어온 이상우 감독이 1억원의 거액(?)으로 빚어낸 문제작. 입양대국의 슬픈 축약도다. 망나니같은 작은 아빠 역의 이천희, 김새론-아론 자매의 열연을 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전찬일의 팁 튀려고 안달 난 ‘변태감독’인 줄 알았더니 오판이었다. 남다른 문제의식, 영화적 수준을 겸비하고 있음을 증명한 뜻밖의 수확. ●‘핑크’ 부산을 대표하는 전수일 감독의 여덟 번째 장편. 허름한 술집 ‘핑크’를 무대로 밑바닥 인생들을 특유의 정적인 스타일로 섬세하게 포착했다. ‘봉자’ 이후 10여년 만에 스크린으로 돌아온 서갑숙, 강산에의 음악, 군산 바다의 풍광이 감흥을 자아낸다. →전찬일의 팁 정중동의 영화미학! 서갑숙, 이원종 등 베테랑 연기자의 그윽한 연기도 일품. 강산에는 한국 영화음악에 큰 선물이다. ●‘한밤중에’ 퀘벡의 교사 클라라는 우크라이나에서 온 예술가 니콜라이를 만나 하룻밤 사랑을 나눈다. 그들은 깨어난 후 두려움, 후회, 실망, 소외감에 대해 숨김없이 얘기한다. 파격적인 정사 후에 펼쳐지는 언어들은 오래된 사랑의 담론인 동시에 존재의 이유를 보여준다. →이상용의 팁 초반 10분의 파격적 정사. 그 후 계속되는 사랑의 상처와 경험에 대한 이야기. 여성감독의 섬세함이 돋보이는 우리 시대의 로맨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10억 돈상자’ 주인

    ‘10억 돈상자’ 주인

    지난 2월 서울 여의도의 물품보관소에 ‘현금 10억원 상자’를 숨겼다가 발각되자 해외로 달아난 정모(40)씨는 불법 도박 사이트 운영을 통해 240여억원을 벌어들인 것으로 경찰 조사에서 밝혀졌다. 또 이 사이트 운영에 참여했던 전모(32)씨 등은 정씨의 돈 43억원을 훔쳤다가 조직폭력배를 동원한 정씨에게 돌려줬던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 성동경찰서는 20일 불법 사설 토토 사이트를 운영해 벌어들인 수익금을 훔친 전씨를 특수절도 혐의로 구속하고, 김모(35)씨를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은 또 해외로 도피한 도박 사이트 운영자 정씨를 특수강도 및 불법 도박사이트 개설 혐의로 지명수배하고 인터폴에 공조 수사를 요청했다. 정씨는 조사 결과 2009년 1월부터 지난 2월까지 2년 1개월 동안 사설토토 사이트를 불법적으로 운영하면서 240여억원을 벌어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전씨는 정씨가 강남구 신사동의 한 오피스텔 금고에 도박 사이트 운영 수익금을 보관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이 가운데 43억원을 훔친 혐의를 받고 있다. 정씨는 범죄수익금을 도둑맞은 사실을 알고 조직폭력배 행동대원 신모(36)씨를 동원, 협박해 전씨로부터 4억원을 되돌려 받았다. 정씨는 범죄 수익금 중 일부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의 한 물품보관소에 보관해 오다 지난 2월 ‘폭발물 의심’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 의해 은닉 사실이 드러나자 인도네시아로 도주했다. 윤샘이나기자 sam@seoul.co.kr
  • [범죄는 흔적을 22]그녀의 어금니가 던져준 힌트

    [범죄는 흔적을 22]그녀의 어금니가 던져준 힌트

     “여기 ○○터널 옆인데요, 썩은내가 아주 진동을 하는데요…. 빨리좀 와주셔야겠는데.”  2004년 8월 7일 오후 7시 경기 군포의 한 지구대 사무실. 온 종일 머리 위를 내리쬐던 여름해가 스스로 열기를 식혀갈 무렵 한통의 신고 전화가 걸려 왔다. 경험 상 차에 치여 죽은 야생동물을 치워 달라는 민원성 전화인 듯 했다. 출동하는 경찰에겐 그리 달갑지 않은 신고다. 짐승이 심하게 부패했다고 하니 발걸음이 더 무거웠다.  신고자가 말한 장소는 터널을 빠져나와 차가 내리막을 향하는 곳. 경찰은 십중팔구 숲에서 튀어나온 고라니 등이 차에 치여 죽은 것으로 생각했다. 현장 부근에 이르자 악취가 진동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악취가 나는 곳엔 뭔가가 담긴 보자기가 놓여 있었다. 막대기로 조심스레 보자기를 들춰 보던 지구대 직원은 순간 고개를 돌렸다. 형체를 알아보기 어려웠지만, 사람이 분명했다. 로드킬이 아닌 살인의 현장이었다.  다음날 아침. 감식반이 확인한 시신은 신장 155㎝의 여성이었다. 나체 상태로 이불과 보자기에 싸여 있던 여성은 이미 신체의 70%가량이 부패한 상태. 겉으로 보기엔 사망한 지 몇 달은 된듯했다. 특히 상체 부분의 부패가 심해 지문 채취는 시도조차 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뼈만 앙상한 손과 목에는 플라스틱 구슬로 만든 반지와 목걸이가 걸려 있었다. 10대 소녀들이 즐길 만할 액세서리였지만 두꺼워진 손톱과 발톱, 파마를 한 머리모양이나 매니큐어를 칠한 것 등을 봐서는 청소년은 아닌 듯했다. 나이조차 가늠하기 어려운 상황. 시신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으로 옮겨졌다.    그녀의 어금니가 힌트를 남겨 주다  부검의는 시신 오른쪽 두개골이 함몰된 것을 발견했다. 뭔지 모르지만 커다란 둔기에 부딪혀 머리뼈가 깨진 것이 죽음의 원인이라고 판단했다. 죽음을 당한 여인이 누군지를 찾는 것이 급선무였다. 최종적으로 지문 감식이 불가능하다는 결론을 내린 국과원은 사망자의 치아를 통해 진실을 찾는 법치의학에 마지막 희망을 걸어보기로 했다.  사망자의 치아가 법의학적으로 유용한 이유는 크게 3가지다. 우선 치아는 한번 손상되면 회복할 수 없기 때문에 사람들은 저마다 고유의 치과기록을 안고 살아가게 된다. 또 치아는 지문처럼 개인마다 간격과 배열상태, 위턱과 아래턱뼈의 교합 상태, 유치(幼齒)의 잔존 여부 등이 다르다. 게다가 치아는 웬만한 화재에도 끄떡없고 잘 썩지도 않는다.  치아 마모도를 검사한 결과 죽은 여성은 29~43세로 밝혀졌다. 여전히 좁은 범위는 아니지만, 덕분에 수사팀은 기존 수백명 실종자 명단을 70명 안팎으로 좁힐 수 있었다. 연구원들을 시신이 남긴 힌트를 또 하나 풀어냈다. 죽은 여인은 숨을 거두기 최소 6개월 전에 왼쪽 윗어금니(뒤에서 3번째)가 빠졌다는 점이었다. 실종자 중 비슷한 경우만 찾는다면 피해자를 찾아낼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여기서 잠깐. 살아있을 때 영구치가 빠지면 인간의 몸은 그 자리에 임시로 골조직을 만들라고 명령한다. 잇몸이 더 상하는 것을 막기 위한 일종의 자기치료로 의학용어로 ‘치조골 재생’이라고 부른다. 반면 죽은 뒤 부패과정에서 빠진 이는 이런 치조골 재생이 나타나지 않는다. 그럼 이가 빠진 지 최소 6개월이 지났다는 점은 어떻게 알아냈을까. 이가 빠지면 바로 옆 이들은 빈자리를 메우려고 한다. 치아가 메워지는 거리와 속도를 계산하면 이가 언제 빠졌는지를 알 수 있다. 경찰은 남은 70여 명의 실종자 중 윗 어금니가 빠진 채 생활했던 여성을 찾아 나섰다. 얼마 후 피해자는 보름 전 사라진 A(당시 36세)씨로 밝혀졌다. 유전자 검사 결과도 일치했다.    불과 보름 사이 70%가 부패한 시신?…범인은 곤충  신원이 밝혀지면서 수사는 급물살을 탔다. 주변에선 그녀를 지독하게 따라다니던 한 남자가 있었다고 입을 모았다. 실제 피해자는 “만약 내게 무슨 일이 생기면 B(당시 49세)씨가 죽인 것으로 알라.”는 말을 하고 다녔을 정도였다. 주변 사람들은 A씨가 최근 B씨와의 관계를 청산하려 하자 남자가 스토커로 변했다고 진술했다. 사건 이후 한동안 잠적했다 나타난 B씨는 경찰에서 범행을 극구 부인했다. 하지만 그의 집 서랍에서 시신을 감쌌던 이불보 끈 등 증거가 나타나자 그는 결국 입을 열었다. 그는 사건 당일 헤어질 것을 요구하는 A씨와 다투다 홧김에 B의 멱살을 잡고 머리를 땅바닥에 수차례 부딪혔다고 말했다. 분을 참지못한 결과가 돌이킬수 없는 결과를 낳고 말았다. 그는 현장에서 1.5㎞가량 떨어진 길가 숲 속에 그녀를 버렸다.  시신 발견시점으로부터 불과 보름 전 일이었다. 그런데 어떻게 시신 일부가 백골을 드러낼 정도로 부패했을까. 유난히 무더웠던 날씨에 습한 기온이 원인이었다. 기상청에 따르면 사건이 발생한 2004년 7월 인근지역(수원 기준)의 평균습도는 80%에 달했다. 당시 강수량이 400㎜에 이를만큼 많은 비가 왔기 때문이었다. 이런 가운데 낮기온은 최고 35도까지 올라갔다. 여기에 시신을 칭칭 감쌌던 이불 때문에 초파리들이 기생했고 이내 시신은 구더기들이 들끓게 됐다.  법의학적 관점에서 시신 주변에서 기생하는 곤충들은 시신의 사망시간 등을 유추할 수 있는 단서가 된다. 시신 옆 곤충의 종류와 주변 온도와 습도 등을 고려해 범행이 발생한 시기를 되짚어 볼 수 있기 때문이다. 곤충은 때론 시신이 범행 후 옮겨졌는지, 죽기 전 독극물이냐 마약 등을 복용했는지에 대한 힌트도 던져준다. 이 때문에 독일 등 유럽은 법의곤충학 전공자가 범죄현장에 감식요원으로 출동하는 것이 당연한 일로 여겨진다.  미국의 법의학 드라마 ‘CSI 라스베이거스’ 시리즈의 길 그리섬 반장도 곤충학 전공자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선 법의곤충학은 과학수사 분야 중에서 가장 낙후된 축이다. 시신에 주로 어떤 곤충들이 기생하는지 등에 대한 최소한의 데이터베이스도, 연구자도 없는 상태다. 이런 이유로 우리나라에서는 오늘도 시신 옆 구더기나 초파리는 현장 증거로 여기지기 보다는 오히려 감식을 방해하는 훼방꾼 취급을 받는다. 안타까운 현실이다. 유영규기자 whoami@seoul.co.kr 서울신문의 주간연재 기획물 <범죄는 흔적을 남긴다>에 보내주시는 독자 여러분의 성원과 관심에 감사드립니다. 지난 4월 16일 시작된 <범죄는 흔적을 남긴다> 시리즈는 굵직한 사건현장을 누빈 베테랑 현장기자의 생생한 경험과 법의학 전문가들의 자문을 바탕으로 구성하는 서울신문의 특화기사입니다. 그동안 연재돼 온 <범죄는 흔적을 남긴다>의 목차는 아래와 같습니다. 스크랩해 두시면 한편의 현장 과학수사의 사례집으로 활용하실 수 있을 것입니다. 1) 데이트 강간을 위한 ‘악마의 술잔’ 한모금에 블랙아웃…24시간내 검사 못하면 미제사건 2) 죽음의 性도착증 ‘자기 색정사’ 혼절직전의 성적 쾌감 탐닉…‘질식에 중독되다’ 3) 부인을 죽인 건 오열했던 남편 사고로 위장한 최악의 선택…죽거나 혹은 더 나빠지거나 4) 목졸려 죽은 시신의 ‘마지막 증언’ 운전석 아내 목졸라 살해하고 차는 낭떠러지로… 5) 강간 후 살해된 여성, 그리고 부검의 반전 죽을 때까지 여성이고 싶었던 남성의 사연 6) 긴장한 범인이 현장에 남긴 대변이 결정적 증거를… 초미니 흔적 ‘미세증거물’ 7) 여성 유린 위해 정관수술까지 한 연쇄 성폭행범 ‘씨없는 발바리’ 과학수사 얕봤다가… 8) 핏자국 속 엽기 살인범의 족보 혈흔 속 性염색체로 ‘악마의 姓’ 찾아내다 9) “왜 그날 조폭은 남진의 허벅지를 찔렀나?”… 칼잡이는 당신의 ‘치명적 급소’를 노린다 10) 급성 수분중독으로인한 사망사건 사람의 능력 이상으로 물 많이 마시면 생명 잃는다 11) “너무나 깨끗한 자살현장이 타살을 증명했다” 생활반응은 진실을 알고 있다 12) 불탄 시신의 마지막 호흡…그녀가 아들을 지목하다 화재사망 속 숨어있는 타살흔적 찾기 13) 車 운전석에서 질식해 숨진 그녀의 주먹쥔 양팔 14) “그녀가 성형수술만 안했더라도…” 광대뼈 축소술, 동거男에 목졸린 백골의 한 풀다 15) 연쇄살인범에 당한 20대女…6년만의 대반전 연쇄살인 택시기사, 274만개의 눈 CCTV가… 16) 죽은 여성이 남긴 데스노트…살인자를 지목하다 찢어진 장부가 범인을 증언하다 17) 물속에서 떠오른 그녀의 흰손…살인자를 가리키다 바다에서 건진 토막시신의 신원찾기 18) 치밀한 남편 ‘전류반’은 못 숨겼네 찌릿찌릿 전기충격기 자국이 완전범죄 밝혀내다 19) 두려움이 만든 ‘자기 폭력적 자살’ 참혹한 죽음…가해자·피해자는 하나였다 20) 아파트 침대 밑 여성 시신 2구의 잔인한 진실게임…누명 벗겨준 거짓말 탐지기 21) 그 남자 노리는 ‘한밤 통증’… 동양인의 저주? 청장년 급사 증후군22)그녀의 어금니가 던져준 힌트…법치의학이 밝힌 사건의 진실
  • [한가위 극장 가이드] 영화 풍박 골라보자

    [한가위 극장 가이드] 영화 풍박 골라보자

    올해 극장가는 이른 추석 탓에 두드러진 ‘명절용 영화’는 없지만, 다양한 장르의 영화들이 관객의 발길을 기다리고 있다. 시원한 액션부터 애절한 멜로, 긴 여운을 남기는 드라마까지 올 추석 연휴에 볼 만한 영화를 짚어 본다. ●액션 ▲최종병기 활 감독 김한민 주연 박해일, 류승룡, 김무열, 문채원 줄거리 병자호란을 배경으로 청나라 군대에 여동생을 빼앗긴 신궁 남이(박해일)가 청나라 장수 주신타(류승룡)와 벌이는 추격전. 한줄 평 스토리의 정교함은 아쉽지만, 빠르고 통쾌한 활 액션과 긴박감 넘치는 추격전이 압권. ▲콜롬비아나 감독 올리비에 메가턴 주연 조 샐다나, 마이클 바턴 줄거리 어린 시절 암흑조직에 부모를 잃은 여주인공이 킬러가 되어 원수들에게 복수하는 이야기. 한줄 평 밀도 높은 시나리오, 섬세한 액션 연기. 다만, 여주인공이 너무 완벽해 오히려 작위적. ●멜로 ▲푸른소금 감독 이현승 주연 송강호, 신세경, 천정명 줄거리 평범하게 살고 싶어하는 은퇴한 조폭 보스와 그를 감시하며 죽여야 하는 여자 사이의 미묘한 감정을 그렸다. 한줄 평 이현승의 감각과 송강호의 스타일은 매력적이지만 밀도가 떨어지는 구성이 흠. ▲통증 감독 곽경택 주연 권상우, 정려원, 마동석 줄거리 가족을 잃은 충격으로 아무런 통증을 느끼지 못하는 남자와 혈우병으로 인해 작은 통증에도 치명적인 여자의 사랑 이야기. 한줄 평 시선 끄는 권상우의 연기 변신. 그러나 2% 부족한 멜로의 섬세함. ●드라마 ▲북촌방향 감독 홍상수 주연 유준상, 송선미, 김상중, 김보경, 김의성 줄거리 지방대학 교수인 전직 영화감독의 서울 체류기와 그 과정에서 우연하게 반복되는 만남을 그렸다. 한줄 평 전형적인 홍상수표 영화. 홍상수식 화법에 익숙지 않다면 지루하게 느껴질 수도. ▲챔프 감독 이환경 주연 차태현, 유오성, 박하선, 김수정 줄거리 시력을 잃어가는 기수와 절름발이 경주마가 함께 역경을 극복하고 불가능에 도전하는 이야기. 한줄 평 감동은 있지만 전체적인 흡인력이 떨어진다. ●코미디·애니메이션 ▲파퍼씨네 펭귄들 감독 마크 워터스 주연 짐 캐리, 칼라 구기노, 안젤라 랜스베리 줄거리 미국판 ‘차도남’(차가운 도시 남자)이 우연히 펭귄을 키우면서 따뜻한 마음을 회복해 가는 내용. 한줄 평 뻔한 내용 전개. 그래도 미소짓게 하는 짐 캐리의 힘. ▲쥴리의 육지 대모험 감독 구안호 목소리 출연 김병만, 이영아, 류담 줄거리 육지에서도 숨 쉴 수 있는 상어 쥴리가 사람들에게 잡혀간 동생들을 구출하기 위해 길을 떠나는데…. 한줄 평 아이들이 좋아할 만한 애니메이션. ▲마당을 나온 암탉 감독 오성윤 목소리 출연 문소리, 유승호, 최민식, 박철민, 김상현 줄거리 양계장을 탈출해 세상 밖으로 나온 암탉 잎싹의 모험기. 한줄 평 수려한 화면에 맛깔스러운 캐릭터를 버무려 놓은 따뜻한 애니. ●공포·스릴러 ▲파이널 데스티네이션 5 감독 스티븐 쿼일 주연 니콜라스 다고스토, 엠마 벨, 토니 토드 줄거리 사고현장에서 살아남은 사람들을 끝까지 찾아오는 죽음과 달라진 규칙을 놓고 벌이는 숨막히는 대결. 한줄 평 더 오싹해진 공포, 식상한 이야기 틀. ▲블라인드 감독 안상훈 주연 김하늘, 유승호 줄거리 뺑소니 사고를 목격한 경찰대 출신 시각장애인과 연쇄살인범의 대결. 한줄 평 김하늘의 정형화된 연기가 다소 거슬리지만, 긴장감을 잘 살린 스릴러. 이은주기자 erin@seoul.co.kr
  • “감동·메시지·여운 기대 마세요… 보고 즐기면 그뿐”

    “감동·메시지·여운 기대 마세요… 보고 즐기면 그뿐”

    1990년대 중반 ‘덤 앤드 더머’, ‘마스크’(1994) 등 흥행영화를 들여온 선구안 좋은 수입업자였다. 팝 가수 마이클 잭슨 첫 내한(1996) 등 굵직한 공연을 성사시킨 솜씨 좋은 기획자이기도 했다. 그런데 영화에 대한 갈증이 풀리지 않았다. 자신의 이름을 딴 회사를 차린 뒤 1997년 ‘할렐루야’를 시작으로 24편의 영화를 만들었다. 드라마 ‘아이리스’와 ‘아테나’도 제작했다. 정태원(47) 전 태원엔터테인먼트 대표 얘기다. 지난봄 그가 ‘가문의 영광 4-가문의 수난’ 감독을 맡겠다고 나섰을 때 사람들은 의아해했다. 제작자가 직접 메가폰까지 잡는 것은 흔치 않기 때문. 게다가 시리즈 3편인 ‘가문의 부활’ 흥행성적이 기대에 못 미쳤기에 부담이 큰 상황이었다. 영화가 개봉한 7일, 서울 신사동 태원엔터테인먼트 사무실에서 ‘감독’ 정태원을 만나 봤다. ‘가문의 수난’은 8일 현재 예매율 1위를 달리고 있다. →왜 메가폰을 잡았나. -처음부터 연출할 생각은 아니었다. 2·3편을 찍은 정용기 감독이 이미 다른 작품(‘커플스’)에 착수했더라. 정 감독과 함께하려면 12월 말이나 개봉이 가능했다. ‘9월 개봉’ 전통(‘가문’ 시리즈는 2002년 1편부터 계속 9월에 개봉했다)을 깨고 싶지 않았다. ‘김관장 대 김관장 대 김관장’의 박성균 감독과도 얘기했는데 컨셉트가 안 맞았다. 시간은 두달 남짓, 시리즈와 배우들을 꿰뚫고 있는 사람이 나밖에 없었다. →아무리 ‘가문’ 시리즈가 총 1400만명 넘게 동원한 ‘추석영화의 강자’라고는 해도 감독 데뷔가 적잖이 부담됐을 텐데. -솔직히 연출 공부를 따로 한 적은 없다. 하지만 사무실에서 뒷짐 지고 있는 스타일이 아니기 때문에 현장을 안다고 확신했다. →미안한 얘기지만 기자 시사 반응은 좋지 않았다. -그래서 (기자 시사회를) 안 하려고 했다(웃음). 배급사에 기자 시사 대신, 개봉 2주 후에 간담회를 하자고 했다. 흥행에 참패한다면 (감독으로서) 비난받아도 좋다. 그런데 관객이 보기도 전에 혹평이 난무하면 선택 자체가 제한될 수밖에 없다. 다행히 관객 반응은 긍정적이다. 추석 영화 3편(‘가문의 수난’, ‘통증’, ‘챔프’) 가운데 유료시사 관객이 가장 많았다. 트위터 입소문도 상당히 괜찮다. →평단은 몰라도 관객 반응에는 자신 있는 모양이다. -난 20년 가까이 관객 반응만 보면서 살아온 사람이다. 제작단계부터 관객 입맛에 맞췄다. (어떤 영화를 보여줄지 사전통보 없이 하는)블라인드 시사를 3차례 하면서 편집 방향을 잡았다. 예컨대 탁재훈이 침 뱉는 장면이 있었다. 시사회 뒤에 ‘더러워서 삭제하면 좋겠다’와 ‘괜찮다’를 놓고 설문조사를 했더니 반반이더라. 그래서 없앴다. 그런 식으로 사라진 장면이 꽤 된다. →저급한 ‘화장실 유머’라는 냉소도 있다. -웃음에는 저급, 고급이 따로 없다. 길을 걷다 바나나 껍질을 밟고 넘어지면 조건반사처럼 웃는 게 사람이다. 영화 속 ‘화장실 유머’, 특히 정준하가 방귀로 사람을 기절시키는 장면에서 아이들은 (웃음이) 터진다. 어른들도 다르지 않다. 팍팍한 세상 아닌가. 스트레스 받는 이들이 ‘가문의 수난’을 보고 웃고 갔으면 좋겠다. 난 대놓고 말한다. 감동, 메시지, 여운이 없는 ‘3무’(無) 영화라고. 감동 이런 걸 원하면 다른 영화를 보면 된다. (아무 생각 없이 즐기는) 팝콘무비에서 의미를 찾고 평가를 하려드는 건 당황스럽다. →그래서 관객이 얼마나 들 것 같나. -숫자는 잘 못 맞힌다. 순제작비가 32억원이고 마케팅비까지 하면 50억~52억원쯤 들었다. 140만명이 손익분기점이다. 3편 ‘가문의 부활’(320만명)보다는 잘돼야 하지 않겠나. 내가 시리즈의 맥을 끊었다는 얘기는 듣고 싶지 않다. →이전 시리즈와 차이가 있다면. -온 가족이 즐길 수 있는 착한 코미디다. 전작들은 흥행은 됐지만, 과도한 폭력과 욕설, 민망한 성적 단어들이 있었다. 4편에서는 조폭 코미디 요소를 순화시켰다. →또 감독을 할 생각인가. -이번 영화가 중요하다. 다음에는 좋은 책(시나리오)을 구하든, 직접 쓰든 쫓기지 않고 해봤으면 좋겠다. 이번엔 워낙 시간이 촉박해 돌아볼 겨를도 없이 두어달 만에 찍었다. 그런 면에서는 혹평을 받아도 할 말이 없다. 연결 장면인데 햇볕이 쨍쨍하다가 안개가 끼었다. 정상적이라면 (안개가 걷히기를) 기다렸다가 찍어야 하지만 시간이 없어 김수미씨가 “왜 갑자기 안개가 끼고 지랄이야.”라는 대사를 치고 가야 했다(웃음). →신문 문화면 못지않게 사회면에도 등장 빈도가 높은데(그는 1월에 걸그룹 카라의 분열 배후로 지목됐고, 5월에는 코스닥 우회상장 과정에서 횡령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 -(한숨을 내쉬며) 답답하다. 상장은 할 생각도 없었다. 받을 돈 대신 떠안은 회사가 (우회상장 통로로 지목된) 스펙트럼DVD였다. 회사 덩치 키우는 데 관심이 없었기 때문에 정리하려고 했다. 그런데 지인 소개로 알게 된 투자자가 사채업자와 기업사냥꾼이었다. 카라 멤버 모친과는 식당에서 소개받아 인사한 게 전부다. 그 어머니와 동업을 한 건 우리 회사 부사장이던 또 다른 정씨인데 황당했다. 툭하면 이름이 오르내려 회사 이름을 바꿔야 하는 건 아닌가 싶기도 하다. (태원엔터테인먼트) 지분은 다 팔았고, 사무실 방도 뺐다. →지분은 왜 팔았나. -원래 회사를 키우고 살림하는 데는 관심이 없었다. 여동생(정재희)에게 다 넘겼다. 연출이든, 제작이든 영화만 생각했으면 좋겠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충무로 12연패냐, 할리우드 뒤집기냐

    충무로 12연패냐, 할리우드 뒤집기냐

    M 나이트 샤말란 감독의 ‘식스센스’(1999)가 마지막이었다. 이후 11년동안 추석 극장가의 승자는 늘 한국영화였다. 최근 5년간 추석 흥행 3위 안에 포함된 외국영화는 딱 3편-‘본 얼티메이텀’(2007), ‘맘마미아’(2008), ‘써로게이트’(2009)뿐. 장르로는 코미디의 강세가 두드러졌다. ‘조폭마누라’(2001), ‘가문의 영광’(2002), ‘오!브라더스’(2003), ‘귀신이 산다’(2004), ‘가문의 위기-가문의 영광2’(2005) 등 5년 연속 관객동원 1위를 차지한 것. 하지만 최근 ‘타짜’(2006), ‘사랑’(2007), ‘신기전’(2008), ‘내 사랑 내 곁에’(2009), ‘무적자’(2010) 등 다양한 장르의 영화가 관객몰이에 성공하면서 ‘추석=코미디’의 흥행 공식은 빛이 바랬다. 올 추석 극장가는 ‘최종병기:활’과 ‘혹성탈출:진화의 시작’ 등 여름 블록버스터 영화들의 기세가 여전한 가운데 고만고만한 신작들이 도전장을 내미는 형국이다. 추석(12일)이 예년보다 이른 탓에 여름 성수기와 추석 시즌의 경계가 모호해진 것. 추석의 풍성한 수확을 꿈꾸는 신작들을 짚어봤다. 약속이나 한 듯 모두 7일 개봉이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1~3편 통틀어 1400만여명의 관객을 모은 ‘가문의 영광’ 시리즈가 5년 만에 ‘가문의 수난’으로 돌아왔다. 1편 이후 내리 ‘9월 개봉’ 전통을 이었다. 1편을 뛰어넘는 흥행기록을 세운 2편 ‘가문의 위기’ 이후 출연진은 고정이다. 출국 금지가 풀린 ‘백호파’ 홍덕자(김수미) 회장과 세 아들(신현준·탁재훈·임형준)이 첫 해외여행을 떠나면서 겪는 해프닝을 그렸다. 김수미의 걸쭉한 사투리와 정준하의 몸개그, 탁재훈의 애드리브까지 전편의 웃음 코드는 여전하다. 조폭코미디의 외양을 걷어내고 웃음의 눈높이를 낮췄다. 그런데 배우의 개인기와 슬랩스틱에 의존한 탓에 시리즈에 익숙지 못한 관객에게는 흐름이 툭툭 끊긴다. ‘통증’은 제작 단계부터 화제를 모았다. 국내 만화가 중 가장 많은 작품이 영화화된 강풀의 원작을 곽경택 감독이 영화로 만든 데다, 멜로이기 때문. ‘친구’, ‘챔피언’, ‘태풍’, ‘사랑’ 등 사나이들의 세계에 천착했던 곽 감독과 멜로의 조합이 궁금증을 자아낸다. 어릴 적 자신의 실수로 가족을 잃은 죄책감에 고통을 느낄 수 없게 된 남순(권상우)과 혈우병을 앓고 있어 작은 상처도 치명적인 동현(정려원)이 마음의 빗장을 풀어가는 과정을 그렸다. 불치병, 삼류건달,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 등 충무로가 실컷 우려먹은 소재인데도 묵직한 이야기의 힘이 돋보인다. 연기력 논란에 시달리던 권상우와 걸그룹 출신 꼬리표가 붙던 정려원의 연기도 합격점을 줄 만하다. ‘절름발이 말/시력을 잃어가는 기수/불가능을 향한 도전’이란 ‘챔프’의 광고문구는 모든 것을 설명한다. 300승을 올린 스타 기수 승호(차태현)는 교통사고로 아내를 잃고, 후유증으로 시력도 잃어간다. 하지만 최고 기수가 되겠다는 딸(김수정)과의 약속을 지키려고 장애를 안고 태어난 말 우박이와 불가능한 레이스에 도전한다. ‘과속스캔들’, ‘헬로우 고스트’의 흥행배우 차태현은 ‘희극배우’로 물 오른 연기력을 뽐낸다. 아역배우 김수정도 깨물어주고 싶을 만큼 귀엽다. 경기 과천경마장에서 찍은 경주 장면은 국내 ‘말 영화’ 가운데 단연 돋보인다. 그런데 133분이 길게 느껴진다. 가족영화의 미덕인 웃음도, 눈물도 2% 부족하다. ‘파퍼씨네 펭귄들’은 ‘코미디의 제왕’ 짐 캐리가 주인공을 맡았다. 성공은 했지만, 마음은 꽁꽁 얼어붙은 파퍼(짐 캐리)가 우연히 펭귄을 키우게 되면서 따뜻한 마음을 되찾게 된다는 게 뼈대를 이룬다. 부부작가 리처드 앳워터와 플로렌스 앳워터가 쓴 ‘파퍼씨와 12마리 펭귄들’(1938)을 원작 삼아 ‘퀸카로 살아남는 법’(2004)의 마크 워터스 감독이 연출했다. 북미에서는 7월에 개봉했다. ‘엑스맨: 퍼스트클래스’, ‘행오버2’, ‘슈퍼8’ 등 강력한 경쟁작과 맞붙은 탓에 흥행은 기대에 못미쳤다. 영화통계사이트 박스오피스모조에 따르면 제작비 5500만 달러가 투입된 영화의 전 세계 흥행수익은 1억 6811만 달러다. ‘파이널 데스티네이션 5’는 죽은 듯하다가 또 나타나는 좀비 같은 시리즈다. 2000년 2300만 달러로 찍은 저예산 호러영화 ‘데스티네이션’(원제: Final Destination)이 1억 1288만 달러의 깜짝 흥행을 거두면서 시리즈로 변신했다. 2009년 4편은 제목에 ‘The’가 붙어 최종회로 여겨졌는데 2년 만에 천연덕스럽게 5편이 나왔다. 주인공 샘은 워크숍을 떠나는 버스 안에서 다리가 붕괴되는 사고로 수많은 이들이 죽는 환영을 본다. 거짓말처럼 사고가 재현되고, 샘은 사람들을 구해 낸다. 하지만 죽을 운명을 피해봤자 그때뿐. 죽음의 그림자를 떨쳐버리기 위한 악전고투가 이어진다. 전편의 이야기 틀을 되풀이한다. 하지만 3차원(3D) 입체영상으로 구현된 잔혹한 장면은 취향만 맞는다면 꽤나 볼 만하다.
  • “헉! 문신이 피부암 부른다고… ”

    “헉! 문신이 피부암 부른다고… ”

    우리나라에서 문신은 한때 조폭의 상징처럼 여겨졌지만, 안젤리나 졸리, 린드세이 로한, 제니퍼 애니스턴 등 할리우드 스타들에게는 문신은 패션의 일부다. 그러나 그런 문신이 인체에 치명적일 수도 있다는 경고음이 나오고 있다. 영국 일간지 데일리 메일은 1일 미국 식품의약국(FDA)가 문신용 잉크속의 독성 화학물질의 유해성에 관한 새로운 연구 결과와 관련해 조사에 착수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최근 문신용 잉크 속에 발암물질 내지 내분비계 장애를 초래하는 물질인 탄화수소, 프탈레이트, 그리고 몇가지 중금속 등 위험 물질을 상당부분 함유하고 있다는 연구결과가 도출되었기 때문이다. 특히 검정색 문신 잉크를 제조하는데 쓰이는 벤조피렌이라는 화학물질은 동물실험에서 피부암을 야기하는 잠재적 발암요인으로 드러났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그렇다고 해서 문신용 칼라 잉크가 안전한 것도 아니라고 전문가들은 밝히고 있다. 납과 카드뮴, 그리고 니켈, 티타늄 등 중금속이 들어있는 칼라 잉크도 알레르기나 다른 질병을 초래할 수 있다는 것이다. 미국에서는 전국민 중 약 4500만명이 적어도 생애에 한번 문신을 새기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데일리 메일은 “FDA 자료에 따르면 일부 문신용 잉크속 착색제의 경우 프린터나 자동차 도색용으로 적합한 도료 수준”이라고 문신용 잉크의 위험성을 경고했다. FDA 대변인은 이와 관련, “문신에 사용되는 잉크와 착색제가 아직 FDA에 의해 공식 승인되지 않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현재로선 그 성분이나 유해성에 대해서 조사가 끝나기 전까지는 알 수 없다는 입장임을 밝혔다. 사진=데일리 메일 캡쳐 서울신문 나우뉴스부 nownews@seoul.co.kr  
  • ‘푸른 소금’ 송강호…치열함 벗고 여유를 입다

    ‘푸른 소금’ 송강호…치열함 벗고 여유를 입다

    ‘국민배우’ 송강호(44)가 돌아왔다. 신세대 여배우 신세경(21)과 호흡을 맞춘 영화 ‘푸른 소금’(31일 개봉)을 통해서다. 감성 액션 드라마를 표방하는 이 작품에서 그의 모습은 전작들과 사뭇 다르다. 이전보다 훨씬 날렵해졌고 진한 감수성마저 느껴진다. 지난 26일 서울 종로구 광화문의 한 호텔에서 송강호를 만나 변화를 감행한 이유를 들어봤다. →아름답고 감각적인 영상미를 추구하는 이현승 감독의 영화에 출연했다. 이제는 좀 멋있게 보이고 싶었나. -스타일리시한 남자 주인공을 짐작했다거나 멋지게 나오기를 기대한 것은 아니다. 그동안 다양하게 연기했다고 생각했는데 스타일리시한 감독의 작품은 처음이다. 이런 종류의 영화를 독창적으로 만드는 분과 함께 작업을 해보고 싶었다. 2000년 9월 이 감독이 만든 ‘시월애’와 내가 출연한 ‘공동경비구역 JSA’가 함께 극장에 걸렸고, 해외 영화제 등을 다니면서 친분을 유지했다. ‘푸른 소금’은 이 감독이 11년 만에 연출한 작품인데, 섬세한 촉이 그대로 살아 있었다. →이번 작품에서 연기한 두헌은 은퇴한 조직 폭력배 두목으로 과거를 숨기고 평범하게 살고 싶어 하는 중년 남성이다. 네 번째 조폭 역할인데. -15년 연기 생활 동안 유독 조폭과 형사가 중첩되는데, 특별한 로망이 있었던 것은 아니다. 다만 두 직업군은 드라마틱한 느낌이 있고 인물을 풍성하게 표현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초록물고기’와 ‘넘버 3’는 막내라서 생존을 위해 사는 느낌이 강했다면, ‘우아한 세계’는 나 외에 가족을 생각하는 지점이 생겼다. 일인자가 된 ‘푸른 소금’에서는 좀 더 인생에 대해 철학적이고 여유로워지게 됐다. 인생에 대해 집착하지 않고 물 흐르듯이 감정이 가는 대로 살아가는 편안한 느낌이랄까. 지금 배우로서의 내 모습과도 비슷한 것 같다. →두헌은 요리학원에서 자신을 감시하기 위해 접근한 어린 여자 세빈(신세경)을 만나 미묘한 감정을 느끼게 된다. 송강호와 신세경의 조합을 두고 충무로 안팎에서 말들이 많다. 극 중 애꾸(천정명)의 대사처럼 ‘원조교제’로 보기도 하고 중년 남성의 로망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하하. 개인적으로 나이 어린 여자를 그렇게 좋아하지는 않는다. 이 영화는 물리적으로 나이 차가 많아야 성립되기 때문에 어쩔 수 없었다. 영화에서 둘의 관계는 통상적인 남녀의 사랑으로 표현되지 않는다. 처음 두헌이 세빈을 만났을 때의 시선은 사랑보다 연민이 우선이다. →그렇다면 두 사람이 느끼는 감정은 어떤 색깔로 표현할 수 있을까. -자줏빛이다. 자주색은 빨강색처럼 화려하고 강렬하지는 않지만 은은하고 깊이가 있다. 자극적이진 않지만 깊은 맛이 느껴지는 것이 이 영화의 사랑 표현법이 아닌가 싶다. →두 사람의 사랑이 너무 잔잔하고 밋밋하게 표현된 것이 아닌가. -그들의 관계나 감정이 명확하게 떨어지지 않아 그럴수도 있다. 하지만 감독도 명확한 얘기를 하기보다는 관객들이 은은한 느낌을 갖고 극장을 나섰으면 한 것 같다. 영화는 다소 생경하더라도 그런 지점을 표현하려고 했다. 시원한 카타르시스는 많지 않겠지만 여운이 남는 영화로 감상해줬으면 좋겠다. 이런 문법의 영화, 이런 감성도 있어야 하지 않겠는가. →영화의 그런 점에 끌려 출연을 결심하게 된 것인가. -물론 스마트폰 등 엄청나게 빠르게 변하는 시대에 비해 영화의 감성이 구식의 느낌을 줄 수도 있다. 하지만 아무리 시대가 변해도 인간이 갖고 있는 아날로그적인 감성은 소중하다. 조폭의 메마른 감성에서 튀어나오는 윤두헌식 사랑법이 그렇게 느껴졌고, 영화의 아날로그적인 감성이 신선하게 다가왔다. 흥행 요소가 투입된, 대박이 보장된 영화는 아니지만 그래서 더 좋았다. 혹시 상업적으로 잘 안된다고 하더라도 후회는 없다. →영화 속에서 살이 많이 빠졌던데. -작품을 위해 감량했다. 멋있게 보이려고 한 게 아니라 그럴듯한 느낌만 주려고 했다. 홀아비 느낌이 나던 영화 ‘의형제’ 때보다 5㎏ 정도 빠진 것 같다. →신세경씨는 사실상 스크린 첫 주연작이다. 연기를 평가한다면. 아울러 세대 차이는 못 느꼈나. -세대 차이는 별로 못 느꼈다. 나이에 비해 성숙하다기보다 세상을 바라보고 생각하는 배우로서의 결이 좋다. 신인이라 연기자로서의 경험이 부족해 미비한 점도 있겠지만 나이에 비해 이룬 성과는 크다. 본인도 이번 작품으로 지적받고 칭찬받는 것을 당연하게 생각한다. 앞으로 여배우로서 잠재력과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한다. →아직도 맡아보고 싶은 배역이 있나. ‘국민배우’로서 또 다른 목표가 있나. -특별히 어떤 역을 맡고 싶다는 생각보다는 작품이 좋고 인물이 자극을 주는 역할이라면 선택한다. 배우로서의 목표는 따로 없다. 좋은 작품에 출연하고 좋은 연기를 하는 것이 목표다. 앞으로도 일상성 속에서 의외성을 표현하고 싶다. 배우는 1~2년 하고 끝나는 직업이 아니다. 시간과 함께 자연스럽게 흘러가는 배우가 되고 싶다. →‘푸른 소금’은 무슨 뜻인가. -소금은 우리에게 꼭 필요한 존재지만 과하면 독이 되는 양면성이 있다. 푸른색은 희망적인 느낌을 준다. 전체적으로 삶의 희망을 의미하는 것이 아닐까. 그의 다음 작품은 이나영과 함께 찍은 ‘하울링’이다. 연이은 젊은 여배우들과의 작업이 부러움을 살 법도 하지만 이제는 상대역과 나이 차가 크게 벌어지는 역할은 사양하겠다며 손을 내젓는다. 그는 “농반진반으로 마치 뱁새가 황새를 따라가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면서 너털웃음을 지었다. 거창한 명분이나 명예를 쌓기 위해서가 아니라 삶의 가치를 스스로 느끼고 보람을 찾기 위해 연기를 한다는 송강호. 그의 소탈하고 진정성 있는 연기 철학이 국민배우라는 칭호를 얻게 해 준 것이 아닐까. 이은주기자 erin@seoul.co.kr
  • 코스피 시장까지 손 뻗은 3세대 조폭

    코스피 시장까지 손 뻗은 3세대 조폭

    조직폭력배 출신으로 다단계 사업체를 운영하던 조모(48)씨는 지난 2009년 서울의 한 부동산 투자회사로부터 최고경영자로 일해 달라는 제안을 받았다. 이 회사는 당시 국내에서 생소한 자기관리리츠(상근 임직원이 직접 자산을 투자·운용하는 회사 유형)로, 자본금 70억원만 모으면 코스피 상장이 가능해 단번에 떼돈을 벌 수 있다고 설명했다. 조씨에게 제시한 직함은 공동 대표였지만 사실상 자금을 끌어모으는 일종의 투자자였던 것. 조씨는 사채를 이용해 손쉽게 200여억원을 확보했고, 14억원의 이자는 조직원들에게 손을 벌렸다. 결국 이 회사는 지난해 9월 상장에 성공했고, 시가총액 440억원이라는 대박을 터뜨렸다. 유흥업소를 기반으로 활동하던 조직폭력배 1세대들이 2세대 들어서는 아파트와 상가 분양시장 등으로 활동 무대를 넓히더니 급기야 3세대에 이르러서는 금융계의 메이저리그 격인 코스피에까지 진출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강력부(부장 김희준)는 22일 단기사채를 끌어들여 기업을 코스피에 상장시킨 다음 투자금을 빼돌린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배임)로 익산 역전파 조직원이자 D사 임원인 조씨를 구속기소하고, D사 창업자 이모(52)씨 등 15명을 불구속 기소했다. D사는 2008년 4월 국토해양부로부터 국내 1호 자기관리리츠 영업인가를 획득한 부동산 투자회사로, 창업자 이씨는 1년 6개월 동안 최저자본금을 구하지 못해 영업인가가 취소될 위기에 처했다. 고민 끝에 폭력조직원으로 다단계 사업을 하던 조씨를 투자 조건의 경영자로 영입, 조씨가 빌려 온 단기사채를 회사 장부에 기록한 뒤 다시 돈을 되갚는 방법으로 회계를 조작했다. 결국 개미투자자들의 공모로 모은 150억원을 유상증자시켜 2010년 9월 자기관리리츠회사로는 국내 두 번째로 코스피 상장에 성공했다. 남의 돈을 빌려 손쉽게 거액을 손에 쥔 이들은 회사돈을 빼내 판교에 있는 시가 10억원짜리 아파트를 매입하고, 2억원 상당의 명품 시계를 사는 등 호화 생활을 누렸다. 하지만 사채를 빌려 준 조직폭력배들이 D사가 코스피 상장으로 큰돈을 번 사실을 알고는 빌려 준 1억원은 5억원으로, 3억원은 20억원으로, 10억원은 30억원으로 갚으라고 요구하며 조씨를 폭행·협박했고, 조씨는 개인 채무를 회사어음으로 돌려막아 회사에 큰 손실을 안겼다. 결국 D사의 약속어음 과다 발행을 이유로 외부 감사가 감사를 거부했고, 올 6월 한국거래소는 D사를 상장 폐지했다. 최재헌기자 goseoul@seoul.co.kr
  • 강남 빌라촌에 카지노… 100억대 도박판

    강남 빌라촌에 카지노… 100억대 도박판

    서울 강남의 고급 빌라에 사설 도박장을 차려놓고 100억원대 불법도박을 벌인 조직폭력배 등 30명이 무더기로 경찰에 검거됐다.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18일 조직폭력배 정모(40)씨를 도박개장 혐의로 구속하고, 김모(40)씨 등 16명을 같은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또 도박에 참여한 최모(37·유통업)씨 등 13명은 도박 등의 혐의로 입건했다. 정씨 등 17명은 2009년 12월부터 지난해 4월까지 서울 강남구 삼성동에 고급 빌라 등 5채를 빌려 사설도박장을 차린 뒤 환전수수료 등의 명목으로 10억여원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조사 결과 이들 도박장 운영자 중 8명은 신양관광파와 국제PJ파 등 지방을 근거로 한 6개 폭력조직의 조직원들로 밝혀졌다. 경찰은 “이들은 각 조직의 행동대장급으로, 수도권에 진출하기 위한 조직 운영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도박장을 함께 운영했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중국 마카오 등지에서 카지노를 소개하면서 알게 된 사업가나 유흥업소 사장 등을 도박장으로 끌어들인 뒤 하루에 최고 수억원이 걸린 ‘바카라’ 도박판을 벌여 왔다. 이 과정에서 도박빚을 갚지 못하면 조직원을 동원해 무차별 폭행과 협박을 가했던 것으로 조시됐다. 도박장 개설에 지분을 투자한 조직폭력배 김모(40)씨 등 2명은 지난해 4월 15일 서울 강남의 모 골프연습장에서 1억 5000만원의 도박빚을 진 이모(32·부동산컨설팅)씨를 폭행한 뒤 1억 8000만원을 갚겠다는 각서를 받아내기도 했다. 그런가 하면 도박빚을 공증과정을 거쳐 정상적인 채무 관계로 날조한 뒤 법원의 결정을 받아 채무자의 가구나 집기 등을 가압류하기도 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정씨가 자금추적을 피하기 위해 하부조직원, 지인 및 도박자 명의의 차명계좌 15개를 이용해 자금세탁 과정을 거쳐 도박자금을 관리했다.”면서 “이들이 마카오에서 카지노 소개 및 도박자금 대출을 할 때 이용한 환치기 계좌 등에 대해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진호기자 sayh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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