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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열린세상] 도박판 키운 ‘벌떼’들 파헤쳐라/강지원 변호사

    꿀단지에 벌떼가 눈이 벌겋게 달아올라 몰려드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세상에 떼돈을 버는 몇 가지 방법이 있는데 그 중의 하나가 도박판이라고 한다. 도박판에 도박꾼들이 몰려드는 꼴은 가히 벌떼와 같다. 그러나 도박꾼들은 순진한 면도 있다. 그 짓해서 한탕했다는 자는 없고 오히려 가산을 탕진하고 성정까지 파괴된 이들만 즐비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진짜 떼돈을 벌어들이는 진짜 벌떼가 있다. 도박판을 벌이고 사람들을 긁어모으는 자들이다. 이들은 따 놓은 당상이다. 지금 이 나라가 도박 광풍에 휩싸여 있는데 오랜 기억을 더듬어 보니 그 조짐은 이미 훨씬 전부터 있어 왔다. 암흑가의 인물로 알려진 자들이 슬롯머신, 빠찡꼬 등등의 이름으로 암약해온 것은 널리 알려진 일이다. 그런데 수년 전부터는 외국인 출입 카지노를 전국 곳곳에 개설하겠다는 궁리에서부터 기회 있을 때마다 갖가지 형태로 고개를 들이밀었다. 그때마다 그 막후세력이 누구일까, 세간의 호기심을 자아내기도 했다. 그러다 그렇지 않아도 성인오락실이란 이름으로 성인 오락이 아니라 불법도박이 성행했던 것은 천하가 아는 일인데, 드디어 불을 붙인 자들이 등장했다. 그들은 게임업자들이다. 컴퓨터의 발전이 한몫했다. 떼돈이 눈앞에 보이는데 그들이 길목을 놓칠 리가 없었다. 맹렬한 로비와 수단 방법을 가리지 않는 청탁으로 먼저 정부기관부터 공략했다. 문화관광부와 그 소속 기관들이다. 그리고 그들에게 압력을 행사할 수 있는 정치권, 국회, 권력 주변을 무차별적으로 총동원했다. 실제로 2년 전 게임물 심의와 관련해 구속된 자도 있었다. 지금 추측되는 비리의 규모에 비하면 실로 피라미에 불과하다. 정부기관 인사들은 입을 뗐다 하면 이구동성으로 게임산업의 발전을 이야기했다. 그러나 누가 게임산업을 발전시키지 말라고 했나. 게임산업을 발전시킨다는 방법이 그저 베팅 배당률을 왕창 올리고 개조·변조를 멋대로 할 수 있도록 방치하고 허가해 주는 것이었나. 상품권은 또 웬말인가. 상품권이 안 되는 장사였다면 과연 어떤 발행업자들이 그리도 벌떼처럼 달라붙었겠는가. 그것을 뻔히 알면서도 ‘인증제’니,‘지정제’니 하며 특권을 부여했던 까닭은 무엇이었는가. 이번 사건은 뻔하다. 떼돈을 목격한 업자들이 전 국토를 도박판으로 만들기 위해 벌떼처럼 달라붙어 맹렬하게 뛰었다. 유력자들에게 청탁과 돈질을 해댔다. 그러자 유력자들이 또한 벌떼처럼 몰려들었다. 그들은 전 국토 도박개장죄에 가담했다. 모두 공범이 됐다. 모조리 파헤쳐야 한다. 누가 누구에게 어떤 청탁을 했고 또 누가 누구와 얼마나 검은 거래를 했는지 샅샅이 밝혀야 한다. 사람이 바뀌었을지 몰라도 그 검은 뿌리들은 하루아침에 형성된 것이 아니다. 그 배후는 매우 깊은 곳에 숨어 있다. 이들처럼 전국 도박판의 큰 그림을 그리고 모사를 한 자들은 잘 드러나지 않는다. 반면 현장에서 눈에 뜨이게 도박장을 개설한 사람들은 기계 몇 대 사서 오락장을 차린 이들이다. 그런데 그들은 지금 가차없이 철창에 가고 있다. 게다가 그중 대부분은 ‘바지’ 사장이라 한다. 조폭들도 설쳐댄다. 크게 판을 벌인 벌떼는 멀쩡한데 그저 피라미 벌떼만 혼쭐이 나고 있는 형국이다. 뭐니 해도 가장 큰 피해자는 벌떼같이 몰려갔던 우리네 고단한 서민들이다. 지친 삶에 혹시나 한 자락 웃음거리라도 찾을까 싶어 기계 앞에 앉았으나 그들에게 남은 것은 무엇인가. 그들에게 잘했다고 말할 수는 없으나 그나마 몇 푼 안 되는 피 같은 돈을 날려 버리고 또다시 허공을 향하는 눈방울에는 안타까움을 보낼 수밖에 없다. ‘노름판’이 없으면 ‘놀거리’가 없다. 그러니 ‘판’ 같은 것은 처음부터 만들어서는 안 된다. 그런데 그 ‘판’을 만들기 위해 몰려든 ‘큰 벌떼’들은 누구인가. 우리는 지금 그것을 밝혀내야 한다. 그것은 검찰 몫이다.
  • 정관계·발행사·조폭 연계 파헤칠듯

    상품권 발행업체 전면 압수수색, 대규모 출국금지, 브로커 윤곽 포착…. 검찰이 상품권 발행업체 지정로비를 규명하는데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 상품권 발행업체 지정 과정에 브로커 이모씨 등이 개입한 정황도 포착했다. 검찰은 상품권 발행업체 19곳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에 이씨를 통한 업체들의 로비 가능성을 적시했다. 검찰은 국세청 출신인 청와대 권모 행정관이 모친 명의로 상품권 발행업체인 코윈솔루션 주식을 갖고 있다는 첩보도 이미 포착, 발행업체 지정과정에 개입했는지 내사를 진행해왔다. 검찰 관계자는 “그런 첩보가 있지만 아직 권씨를 조사하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한 세무공무원의 부인이 이 회사 대주주로 있다.●“로비 미끼 브로커 발행업체서 억대 받아” 검찰은 브로커 이씨의 존재 가능성을 지난해 11월부터 포착하고 있었다. 대검에서 서울동부지검에 내린 첩보는 “브로커가 로비를 해주겠다며 상품권 발행업체들로부터 억대의 금품을 받았다. 상품권 업체들이 게임장 업주들과 짜고 상품권을 선발행하고 있다.”는 내용 등이었다. 서울동부지검은 2개월여 수사를 벌였지만 인력부족과 제이유 사건 등으로 브로커 실체 규명은 미뤄둔 채 일부 상품권 업체들의 한도초과 발행 부분만 서둘러 처리했다.●발행업체 주변서 靑행정관·국세청 간부 거론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가 김경수 부장검사를 포함, 통째로 수사팀에 투입되면서 수사는 사행성 게임기 부분과 상품권 발행업체 지정 과정에서의 리베이트 의혹으로 양분돼 진행되게 됐다. 마약조직범죄수사부가 지난 5월부터 사행성 게임기를 적발하는 수사를 폈지만, 상품권 발행업체 지정과정에서의 로비 의혹이 급부상하면서 특수부 검사들이 급히 투입된 것이다. 검찰 고위관계자는 전날 “의혹이 워낙 동시다발적으로 제기되고 있어 수사팀 확대가 불가피할 것 같다.”고 말했다. 상품권 발행업체 주변에서 청와대 행정관, 국세청 직원 등의 이름이 하나 둘 거론되는 등 정·관계 연루 의혹이 드러나고 있는 상황에서 한가하게 게임기 업체의 불법 사실을 확인하는 데 머물러 있을 수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수사가 진행되면서 두 팀의 역할이 한 곳으로 모아질 것으로 보인다. 오락실과 상품권 업체들이 일종의 공생관계에 있었고, 이들에게 이권을 받아 챙긴 것으로 지목되는 조직폭력배와 정·관계 인사들의 관계가 서로 얽혀 있기 때문이다.홍희경기자 saloo@seoul.co.kr
  • [‘바다이야기’ 파문 확산] 게임개발에 日 빠찡꼬자금 유입 가능성

    사행성 오락게임과 관련해 일본 빠찡꼬 관련 자금이 국내로 유입됐을 가능성이 있다는 주장이 제기돼 사실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한나라당 박형준 의원은 23일 MBC 라디오 프로그램 ‘손석희의 시선집중’에 출연,“(사행성게임 경품용) 상품권 문제는 발행과 유통으로 구분되는데 후자, 즉 유통되는 과정에서 환전소 등 불법적인 문제를 증폭시키는 요인이 있다.”며 이같이 주장했다. 박 의원은 또 “사행성게임 개발과정에서도 일본자금이 들어왔을 가능성이 있다.”면서 “최근 공개한 녹취록은 일본 빠찡꼬 자금이 국내 조폭과 연계돼서 들어왔다는 것을 중요하게 봤다.”고 설명했다. 박 의원이 최근 공개한 성인오락게임업자 두사람의 대화 녹취록에서도 사행성게임업계에 일본 자금이 유입되고 있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실제로 관련업계에서는 거액의 자금이 필요한 상품권 총판이나 게임기 판매총판 등에 낮은 이자의 일본 자금이 유입되고 있다는 얘기가 공공연히 나돈다. 박 의원은 일본측 자금의 로비 대상에 대해서는 “영상물등급위원회, 한국게임산업개발원, 국회 문광위 등 여러 단계가 있는데 여러가지로 추정할 수 있지만 어딘지 말하기는 어렵다.”면서 “결국 검찰수사를 통해 모든 것이 밝혀져야 한다.”고 주장했다.전광삼기자 hisam@seoul.co.kr
  • “상품권 검은 커넥션”

    “상품권 검은 커넥션”

    상품권을 발행할 자격이 안되는 업체들이 폭력 조직이 개입된 게임업소로부터 자금을 끌어모아 발행요건도 충족시키고 로비자금으로도 사용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상품권 발행업체 지정제도의 허점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특히 대기업 등에서도 비자금 조성을 위해 상품권 발행 사업 참여를 적극 모색한 것으로 파악됐다. 서울에서 대형 게임업소 여러 곳을 운영하며 업계의 ‘큰손’으로 알려진 K모씨는 23일 기자와 만나 “현재 상품권을 발행하고 있는 한 업체가 나같은 업주들로부터 돈을 모아 떳떳하지 못한 곳에 사용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 업체에서 나를 비롯해 업주 200∼300명에게 상품권 30만∼40만장씩을 먼저 건네는 대가로 돈을 요구했다.”면서 “로비 등 비정상적인 용도에 사용하기 위해 돈을 모은 것”이라고 주장했다. 실제로 상품권 발행업체 대부분이 자본잠식에까지 이르렀던 상태에서 상품권 사업에 뛰어들었다. 이에 대해 현재 경품용 상품권을 발행하고 있는 업체 관계자는 “최소 4개 회사는 업주들로부터 미리 돈을 받고 상품권을 건넸다.”면서 “이 가운데는 은행으로부터 대출을 받을 수 있는 대기업도 포함돼 있다.”고 전했다. K씨는 또 “상품권만큼 돈세탁과 비자금 조성에 적합한 사업이 없다.”면서 “몇몇 알 만한 기업이 상품권 발행사업의 동업을 제안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발행업체는 정관계 로비 등에 쓰일 ‘검은 돈’을 게임업소들로부터 거둬들여 로비를 벌였고 게임업소들은 발행업체로부터 미리 건네받은 상품권을 한번 사용하면 다시 게임에 사용할 수 없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어긴 채 다시 게임에 사용하는 ‘돌려쓰기’를 하면서 세금을 포탈했다는 것이다. 그는 “공식적으로 상품권 규모가 30조원대지만 실제 유통되는 것은 40조원이 넘어 지정업체 19개만으로는 수요를 충족할 수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K씨는 “업체관계자들로부터 현재 언론에 오르내리는 인사와 자리를 함께하자는 제안도 받았다.”면서 “발행업체들이 상품권 지정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인사들과 자리를 마련하는 것이 비일비재했다.”고 폭로했다. 그는 이어 “조폭을 끼지 않고서는 많은 돈을 끌어모을 수 없다.”면서 “배후에서 돈을 대주는 경우도 있지만 조직원이 이사로 등재돼 경영에 참여하는 업체도 있다.”고 귀띔했다. 나길회 박경호기자 kh4right@seoul.co.kr
  • [‘바다이야기’ 파문 확산] 상품권 유통 배후엔 ‘조폭’ 일각선 “사채 수천억 유입”

    “발행은 넥타이 맨 사람들이 자금력과 로비력으로 하는 것이지만 유통은 거친 사람들이 아니면 하기 어렵습니다. 전국 오락실에 상품권 뿌리는 걸로 일이 끝나는 게 아니거든요. 수금, 경비는 물론이고 말썽 생기면 완력까지 동원이 돼야 합니다.” A상품권의 지역총판을 맡고 있는 이진수(가명·40대)씨는 “경품용 상품권의 ‘발행’과 ‘유통’은 전혀 별개의 업종”이라고 잘라 말한다. 지역총판 일과 함께 지방에 2군데 성인오락실을 운영 중인 그는 둘의 관계를 빛과 그림자에 빗댔다. 상품권 유통을 하는 최모(36)씨도 “상품권을 발행하는 일은 ‘배운 사람’과 기업을 중심으로 굴러가지만 총판을 포함한 상품권 유통은 대부분 조폭 출신이 한다고 봐도 무방하다.”면서 “영화에서 보듯이 대규모 조직이 아니라 아는 사람끼리 뭉친 ‘점조직’ 수준”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기본적으로 시작부터 유통은 거칠고 험한 일이라 생각해서 그런지 상품권 회사들은 유통을 직접 담당하지 않으려고 했다.”고 덧붙였다. 상품권 발행업체는 대부분 전국 단위의 총판 또는 지역단위의 총판을 둔다. 상품권 발행업체들은 공식적으로 이 과정에서 조폭 등의 개입 등을 부정하지만 실제는 업계 관계자들 이야기는 다르다. 아케이드 게임 제작을 하는 정모(37)씨는 “총판을 따낸 사람이 이전에 알고 지냈던 친구나 감방동기 등에게 권리금을 받고 지역의 판권을 맡기는 경우가 많다.”면서 “전라북도 같이 비교적 인구가 적은 지역총판도 최소 3억원의 권리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광역시·도별 ‘지역총판’을 두고 그 아래에 다시 시·군 단위 ‘소매상(환전소)’을 둔다. 상당수 게임장이 소매상을 함께 운영하기도 한다. 물론 특정 상품권을 공급하는 게임장에서 발생하는 승강이 등은 지역 총판 등이 해결해 준다. 이런 가운데 경품용 상품권 업계에 수천억원대의 사채업자들의 돈이 유입됐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지역총판인 이씨는 “상품권 업계가 적자를 면치 못하던 2004년 말부터 총판들이 명동사채업자들의 돈을 갖고 들어와 상품권 업계를 되살렸다.”고 주장했다.유영규 윤설영기자 whoami@seoul.co.kr
  • [이현세 만화경] 영화와 드라마의 한류를 보며

    [이현세 만화경] 영화와 드라마의 한류를 보며

    프로는 돈이고 아마추어는 공짜다. 프로가 그리는 만화는 돈을 지불하고 봐야 한다. -물론 요즘 온라인에서는 무료로 제공도 하고 보기도 하지만- 반대로 아마추어가 그리는 만화는 대다수 공짜다. 그래서 프로작가의 만화가 형편없으면 독자는 분노한다. 하지만 아마추어의 만화가 재미없으면 그냥 웃고 만다. 작가가 유료를 목적으로 출판을 결심하는 그 순간, 작가에게는 독자에게 최소한의 정보나 재미를 제공해야 한다는 서비스 책임이 주어진다. 이걸 무시하는 창작은 엉터리다. 너는 재미없지만 나는 재미있다고 강요해서 보게 하는 만화는 얼마나 끔찍한가. 세상 살기 싫은 기분일 때도 예약이 된 프로가수는 일정에 따라 무대에 올라야 한다. 온 세상을 저주하고 싶은 일이 생겨도 무대에 오른 이상 개그맨이나 코미디언은 관객을 웃겨야 한다. 부모상을 당하고도 무대에 올라 관객을 웃겨야 했던 코미디언 배삼룡 선생의 유랑극단 시절의 비화는 그래서 너무나 유명하다. 프로는 약속과 책임이고 그것은 서비스 정신과 함께한다. 나는 20년 이상을 신문과 잡지에 연재를 해왔다. 그 긴 시간동안 할머니와 어머니가 돌아가셨고 6년 동안 ‘천국의 신화’를 가지고 법정투쟁도 했으며 만화를 그리는 행위가 죽기보다 싫을 때도 있었다. 그렇지만 내 사정이 힘들다고 해서 독자들이 그 사정을 헤아려서 조금 재미없어도 또는 좀 성의 없이 그렸어도 용서해 준 적이 없었다. 재미있으면 열광하고 재미없으면 덮을 뿐, 작가를 봐서 그 만화를 애써 봐 주지는 않았다. 위기의 한국영화가 역동적으로 살아나고 드라마의 한류 열풍이 거세다. 한국의 문화상품을 대표해서 공격적으로 제작이 되고 있고 다른 문화상품들은 영화나 드라마의 성공사례를 너도 나도 연구 중이다. 확실히 한국의 영화나 드라마는 대단해졌다. 영원히 만화의 영역이리라 믿어 의심치 않았던 SF나 팬터지, 무협, 스포츠 소재 분야까지 점령해버렸다. 그런데 이 승리자의 모습을 가까이에서 보면 영 미덥지가 않다. 그것은 아직도 프로정신이 곳곳에서 실종되어 있기 때문이다. 국민영화가 된 대작 전쟁영화에서 국방군 철모를 쓴 주인공의 긴머리는 지저분하게 목덜미에 매달려 있고 인민군은 철모는 모두 어디에 두고 왔는지 폭탄이 비 오듯 쏟아지는 전쟁터를 작업모 하나 달랑 쓰고 미친개들처럼 뛰어다닌다. 피아간에 구별 없이 조연들의 머리는 마치 출연자 마음대로 결정한 듯이 장발투성이다. 다른 많은 조폭영화나 비슷한 유형의 영화를 보면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전경이든 순경이든 가리지 않고 경찰모 뒤에 지저분하게 매달린 긴 머리가 눈을 찌푸리게 하고 심지어 장발단속으로 서슬이 시퍼렇던 유신시절의 경찰서장도 장발위에 경찰모를 쓰고 인질범과 대치해 있다. 도대체 대한민국 어디에도 없는 경찰서장이라서 현장 분위기를 함께 공유할 수 없다. 요즘 모공중파에서 방영하고 있는 광복전후의 우리 근대사를 다루고 있는 대형 드라마도 이런 꼴불견은 마찬가지다. 하나같이 공무원들이나 군인, 그리고 경찰들의 복장은 이해가 되지 않을 정도로 엉터리다. 물론 상황은 짐작이 간다. 주연을 제외한 모든 배우들은 여기저기 겹치기 출연을 해야 하니 고구려에서 참여정부까지 뛰어다니려면 머리를 깎기 힘들고 연출자는 그 배우의 머리를 입맛에 맞게 깎자면 몇배의 출연료를 줘야 하니 난감할 것이다. 그동안 제작자들은 제작비와 제작기간이 터무니없이 부족한 한국현실을 감안해서 관객이나 시청자들에게 그런 사소한 옥에 티는 제쳐두고 스토리와 배우들의 연기를 봐달라고 호소해 왔다. 하지만 한국을 대표하는 문화산업이 영화나 드라마가 된 지금 더이상 제작비 타령은 설득력이 없어진 듯하다. 시장은 커지고 제작비는 하염없이 치솟고 있다. 천문학적인 홍보마케팅비와 스타배우들과 스타감독들의 개런티보다 더 중요한 것은 소품과 조연 배우들의 리얼리티에 대한 투자이다. 이제는 관객의 눈에도 조연들이 보인다. 영화나 드라마도 돈을 벌기 위해 그 분야 최고의 프로들이 제작하는 것이라면 약속과 책임, 그리고 서비스정신이 선행되어야 한다. 머리를 깎기 싫으면 출연을 말든지 머리를 깎지 않으면 출연을 시키지 않으면 된다. 모처럼 찾은 영화관에서 보여주는 억지춘향의 몰골은 관객을 우롱하는 것이고 쉽게 보는 드라마라고 해서 행여 이 정도야라고 한다면 시청자를 무시하는 행위다. 정말이지 장발단속을 하는 근엄한 경찰관의 장발을 보면 코미디보다 더한 코미디가 되고 그 코미디는 실소를 넘어 참담해지기까지 한다.
  • 성인 오락실은 ‘조폭 요람’

    성인 오락실은 ‘조폭 요람’

    “유통 중인 상품권과 성인게임장은 전국을 무대로 한 조직폭력 조직을 키우는 자양분이 되고 있습니다.” 10년 이상 성인게임업계에 종사한 A(40)씨의 진단이다. 그는 “도박 게이트의 한쪽에는 분명 조직폭력배가 존재하고 있다.”면서 “아직까지 조폭개입은 ‘점조직’ 수준이지만 현재처럼 성인오락실이 계속 운영된다면 1∼2년 뒤에는 충분히 전국적인 조직으로 부활하는 것이 가능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업계 등에 따르면 현재 조직 폭력배들은 크게 3가지 형태로 게임장에 관여하고 있다.▲바다이야기 등으로 대표되는 아케이드 게임 등 게임기를 유통시키는 조직 ▲상품권을 유통시키는 조직 ▲실제로 게임장을 운영하는 경우다. 각 지역에서 게임장 운영을 도와주는 이른바 ‘진상처리반’(게임장내 손님과의 시비 등을 정리해 주는 이들)’도 있으나 경찰은 물론 업계에서도 이들을 ‘조폭’ 수준으로 분류하지 않는다. 경찰은 도박에 개입하고 있는 조직폭력배의 규모 파악에 나섰다. 하지만 파악이 쉽지 않다. 지난달 4일 이후 성인오락실과 관련해 경찰의 집중단속에 검거된 조직폭력 관련 사범은 17건에 총 24명이다. 경찰이 올 한 해 게임장과 관련해 모두 8296건을 적발해 2만 6830명을 입건한 것을 고려하면 결코 많은 숫자는 아니다. 그나마 몇몇이 게임방을 운영하다 적발된 수준이다. 지난 7월20일 충북지역의 A파 행동대원 김모(30)씨는 사장 이모(25)씨를 내세워 성인PC게임방을 운영하며 9억원을 벌어들이다 경찰에 붙잡혔다. 같은 달 26일에는 부산에서 강모(28)씨가 조직원 8명과 함께 불법게임방 3곳을 운영하다 검거됐다. 경찰 관계자는 “대규모의 조폭조직이나 자금이 게임에 개입된 것을 포착하지는 못했다.”고 말한다. 경찰 내부에서는 서버를 관리하는 성인오락실 본사를 단속하거나 조직폭력배와의 연계성을 잡아내는 경우에 대해 높은 인사고과를 주는 등 단속을 독려하고 있으나 실제 잡히는 일은 드물다. 한 경찰서장은 “수차례 지시를 했지만 쉽게 꼬리가 잡히지 않는다. 내부자의 자체 고발이 없는데다 단속해도 업소들이 이른바 명의만 사장인 ‘바지 사장’을 내세우기 때문”이라고 어려움을 호소했다. 유영규기자 whoami@seoul.co.kr
  • [바다이야기 논란 확산] 한게임에 400만원 ‘잭팟’ 유혹

    바다이야기 등 사행성 게임업체에 대한 수사를 서울중앙지검 마약·조직범죄수사부에서 착수하게 된 이유는 이들 업체 배후에 조직폭력배가 있다는 의혹 때문이었다. 막상 수사를 해보니 게임기를 제조·유통한 업체 대표들은 조폭과 직접적인 관련성을 찾을 수 없는 인물들이었다. 특히 바다이야기 제조업체 대표로 이번에 구속된 차모씨와 최모씨는 30대 중반으로 바다이야기를 개발하기 전부터 게임 기계 개발과 판매업에 종사했다. 이들은 바다이야기를 개발하고도 이 정도의 ‘대박’이 터질지는 예상하지 못했다고 검찰 수사 과정에서 털어놨다. 바다이야기가 급성장할 수 있었던 동력에는 카지노 슬롯머신의 ‘잭팟’ 기능에 비교될 수 있는 ‘메모리 연타’ 기능이 있었고, 이를 통과시키기 위해 이들은 영등위 심의과정에서 불법을 저질렀다. 시중에 유통하는 기계의 소스를 영업비밀이라며 공개하지 않고, 기계와는 다른 사용설명서를 첨부해 영등위 심의를 통과한 것이다. 이 사용설명서는 영등위 자체 기준인 4-9-2룰을 지킨 것으로 돼 있다.4-9-2룰은 4초 안에 승부가 나고,1시간에 9만원 이하의 게임 비용이 지출되며, 상품권으로 지급되는 경품 최대액수가 2만원을 넘지 않으면 사행성이 있다고 보지 않는다는 것을 뜻한다. 실제 바다이야기 기계는 연타 기능과 예시 기능이 탑재돼 법정 경품 한도액인 2만원보다 훨씬 많은 액수가 당첨될 수 있도록 했다. 잭팟이 터진 사실을 게임기 메모리에 저장해 2만원씩 따기를 20여차례 반복할 수 있게 하고, 한 게임에 200만∼400만원까지 잭팟이 가능하게 한 것이다. 바다이야기는 또 고래, 상어, 인어와 같은 특정 상징물을 내보이는 예시 기능을 통해 그 다음 게임부터 연속으로 2만원씩 받을 수 있게 했다.‘대박 환상’에 사용자들이 급증할 수밖에 없었던 셈이다. 단위 게임장들은 상품권 환전 수수료로 수익을 올렸다. 이용자들이 카지노의 ‘칩’ 구실을 하는 상품권을 지급받으면, 상품권을 할인해 현금으로 지급하며 10%의 수수료를 챙기는 것이다. 예컨대 상품권 10만원어치를 환전하면 10%를 뺀 9만원을 지급하고 1만원을 챙기게 된다.2004년 심의 통과뒤 바다이야기로 3000억원대 매출액을 올린 업체 대표 등 5명은 제조사인 에이원비즈에서 판매 부문을 떼어내 지코프라임이라는 회사를 만들었다. 이들은 지분계약을 맺었지만, 이에 따른 이익금 배당은 지난 2월 한 차례밖에 하지 않았다.홍희경기자 saloo@seoul.co.kr
  • [새영화] 24일 개봉 ‘원탁의 천사’

    24일 개봉하는 ‘원탁의 천사’(제작 시네마제니스, 감독 권성국)는 기획의도를 빤히 드러내는 솔직한 면모가 핵심포인트로 연결되는 영화다. 톱스타 청춘배우를 캐스팅하는 대신 인기그룹 신화의 멤버 이민우를 기용했고,‘웰컴 투 동막골’의 늦깎이 대박스타 임하룡을 전면에 세웠다. 주인공을 연기시험대에 처음 세우는 위험부담이 적진 않지만, 그 이상의 티켓 동원력이 내장돼 있다는 사실에 주목한 셈이다. 주인공에게 교복을 입혔으나, 영화는 청춘코미디에만 머물 계산은 하지 않았다. 드라마의 키를 쥐고 있는 인물은 출소를 하루 앞두고 어이없이 사고사한 주인공의 아버지(임하룡). 평생 사기 전과자로 살았던 아버지는 자신을 데리러 온 천사(안길강)의 배려로 아내(김보연)와 아들 원탁(이민우)에게 마지막 인사를 하러 간다. 교내 문제아로 비뚤게 자란 아들을 차마 두고볼 수 없는 아버지가 아들의 친구로 시한부 환생해 빚는 좌충우돌 에피소드 모음극이다. 여기에 영화는 또 하나의 이야기를 병렬시켜 가족영화로서의 면모를 보여주려 애썼다. 교통사고로 죽은 조폭 두목(김상중)의 몸에 빙의한 천사가 이승에 남겨둔 딸의 주위를 맴도는 설정으로 감동의 고삐를 늦추지 않는다. 조폭, 폭력과 냉소가 지배하는 고교, 우정과 부정(父情) 등을 두루두루 소재로 끌어들여 적당히 감동이 있는 코미디로 버무리는 데는 성공했다. 폭력과 욕설이 비교적 자제된 데다 사회제도를 공박하려고 무작정 뒤틀린 웃음과 조소로만 일관하진 않는다는 점에서 건강한 코미디이다. 친구로 환생한 아버지 역을 능청스럽게 소화해낸 하동훈이 돋보인다.‘가문의 위기’를 발판으로 탁재훈이 그랬듯 입담의 스크린 제왕으로 도약할 듯하다.15세 이상 관람가.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경찰이야? 조폭이야? 그들이 한패 된 내막

    “공안(경찰)간부야,아니면 조직폭력배들이야.” 중국 대륙에 치안을 책임지고 있는 공안 간부들이 지역 조직폭력배들과 몰래 연비를 맺고 한 패가 된 뒤 뒷배를 봐주다가 쇠고랑을 차게 돼 충격을 던져주고 있다. 중국 남부 광둥(廣東)성 쓰후이(四會)시 공안국 간부들이 대형 폭력사건을 일으킨 이 지역의 조직 폭력배들을 잡아들이기는 커녕,오히려 이들을 묵인·비호로 일관하다가 붙잡혀 영어(囹圄)의 몸이 됐다고 신쾌보(新快報)가 14일 보도했다. 신쾌보에 따르면 사건의 주범은 천궈양(陳國陽) 쓰후이시 공안국 부국장과 장웨저우(張偉洲) 치안관리계장 등 공안 간부들.이들은 지난해 2월 24일 조직폭력배들간의 총격전으로 7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룽싱서(龍興社)사건’ 관련자들 눈감아주고 감싸주다 체포됐다. ‘룽싱서’는 지난 1999년 파출소 민경(民警)이던 룽제펑(龍杰鋒)이 이끌던 조직폭력배 집단.조직원 31명을 거느린 이 조폭 집단은 최근 와해될 때까지 암약하며 고의 살인죄·상해죄,도박죄,불법 무기 소지죄,유괴죄 등 모두 12개 항목의 강력범죄를 저지른 것은 물론,4명 사망·3명 중상·13명 부상 등 인명 피해도 입혔다. 천·장 이들 2명의 공안 간부가 헤이서후이(黑社會·암흑가 세계)에 발을 내디딘 것은 이 지역 조직폭력배 두목이던 룽과 함께 같은 파출소에 근무하면서부터이다. 이들은 룽이 ‘경찰’이라는 껍데기를 쓰고 도박장 개설,노점 보호비 갈취,폭력 사주,가짜 신분증 발급 등의 수많은 불법 행위를 저지르는 것을 알고도,그가 챙겨주는 고린전 몇 푼에 눈이 어두워 눈감아주고 감싸주기에 급급했다. 그러다 지난해 2월 다른 조직폭력배 조직원 2명이 공안국을 나오던 룽에게 총을 난사한 ‘룽싱스 사건’이 터지면서 그들의 실체가 드러나는 사품에 주위 사람들을 경악시켰다. 광둥성 자오칭(肇慶)시 중급 인민법원은 10일 천에게 8년 6개월,장에게는 6년형을,조폭 조직원들에게는 최고 사형부터 1년 4개월까지 각각 선고했다. 온라인뉴스부
  • 변호사 1만명 시대…재택근무·수임료 파괴

    변호사 1만명 시대…재택근무·수임료 파괴

    변호사 수가 최근 1만명을 넘어섰다.2001년부터 사시 선발인원이 1000명으로 늘어나면서 매년 800여명이 변호사 개업을 하고 있어 1만 500명,2만명 돌파도 시간 문제다. 변호사 수가 급증함에 따라 수임 경쟁은 날로 치열해지고 있다. 일부 변호사들은 고소득은 고사하고 사무실을 운영하기도 어렵다고 하소연한다. 실제 휴업하는 변호사들도 하나둘 나타나고 있다. 지방법원 부장판사를 퇴직하고 개업한 변호사가 최근 협회에 휴업을 신고했다. 휴업사유는 ‘사건 수임 격감’. 예전에는 부장판사 출신이라는 간판은 변호사로서 ‘보증수표’나 다름없었지만 이제는 생활을 보장할 수 없게 된 것이다. 수도권에서 활동하는 어느 변호사는 최근 인터넷에 ‘민사 95만원, 가사 50만원….’이라는 가격할인 광고를 냈다. 이처럼 인터넷 등을 통해 100만원 이하의 저렴한 수임료를 광고하는 변호사들도 늘고 있다. 변호사 업계에도 생존을 위한 수임료 인하 경쟁이 불가피해진 것이다. ●허리띠 졸라매고 가격경쟁 수임료는 ‘업계비밀´이지만 2001년 1월까지 변호사보수규칙에 따라 공식적인 수임료는 형사사건의 경우 1000만원 이상을 받을 수 없었다. 하지만 ‘착수금 500만원+성공보수α´가 일반적인 가격이었다. 규칙이 없어진 뒤 현재 ‘일반 시장가´는 300만∼500만원선으로 추정된다. 착수금은 200만원이 채 안 된다고 한다. 한 변호사는 “액수에서는 큰 차이가 없더라도 급감한 수임건수와 상대적으로 상승한 물가를 고려하면 헐값이나 다름없다.”고 말했다. 실제 서울지방변호사회 조사 결과 지난 95년 서울지역 변호사 한명이 연간 53.8건의 사건을 수임했으나 지난해에는 34.6건으로 줄었다. 한 달에 2.8건을 수임하는 꼴이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수지타산이 안맞는다는 푸념이 나온다. 서초동 법조타운의 경우 개인사무실 월세는 500만원이 넘는다. 사무장과 여비서를 한 명씩 둔다고 치면 이들에게 지급하는 월급도 400만∼500만원을 웃돈다. 게다가 세금도 내야 하고 개인운전사를 둘 경우 한달에 적어도 1500만원은 확보돼야 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물론 개인 비용은 별도다. 기사비를 절약하기 위해 자가운전으로 출퇴근하거나 몇 명의 변호사가 사무실을 함께 사용하는 모습은 이제 낯선 장면이 아니다. 한 변호사는 “개인 자택을 사무실로 쓰는가 하면 아내나 가족들을 통해 업무를 보거나 심지어 자동응답기만을 설치하는 경우도 있다.”고 전했다. ●‘시장’서 ‘정글’로 경쟁이 격해지다 보니 때론 공정경쟁보다는 ‘적자생존’이 강조되기도 한다. 회계사, 법무사, 노무사, 공인중개사 등 유사직역과의 영역갈등도 늘고 있다. 또 깡패·조폭, 마약 등 이른바 ‘3D사건’에 눈을 돌리기도 한다. 브로커를 통해 사건을 수임하려는 유혹도 도사리고 있다. 검찰 출신의 한 변호사는 “우리 같은 사람들이야 연금이라도 있지만 사정이 어려운 변호사들은 어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실제 2005년 한해 동안 변호사 213명이 각종 법률 위반으로 기소돼 처벌받았다. 사기죄로 기소된 변호사가 44명, 횡령죄가 7명, 배임죄가 16명이나 됐다. 변호사가 위증이나 증거인멸죄로 기소된 경우도 2명이고 무고를 한 경우도 2명이나 있었다. 하지만 치열한 경쟁이 부정적인 것만은 아니다. 예전에는 법률 도움을 받지 못하던 많은 국민들이 변호사들의 적은 비용으로 조력을 받게 됐다. 변호사들도 ‘블루오션’을 찾아 경쟁력을 키우고 있다. 부동산컨설팅을 해주거나 이민·유학 등에 눈을 돌리는 변호사들까지 등장했다. 김효섭 박경호기자 newworld@seoul.co.kr
  • 충무로 “웰컴 투 사투리”

    충무로 “웰컴 투 사투리”

    신세대와 구세대를 가르는 바로미터 하나. 사투리를 신종 이모티콘처럼 즐길 준비가 돼 있으면 신세대, 그게 아니라면 우겨봤자 구세대다. MBC 월요 퀴즈토크쇼 ‘말 달리자’의 몇 장면. 최근 연기수업의 하나로 경상도 사투리를 배운다는 가수 강인이 능청스러운 인사말 한마디로 좌중을 휘어잡는다. “빼(뼈)가 뽀사지도록(부서지도록) 멋진 춤과 노래를 보여드리겠습니더.” 이어지는 강원도 토종 사투리 퀴즈. 난이도가 외국어보다 더 높다. 전라도 사투리로 ‘검시다’, 충청도 사투리로는 ‘심이 짠짠햐’로 통하는 ‘우타 그러 빡쎄요’의 뜻은? “‘힘이 세다’의 뜻”이란 국어연구원 본부장의 해설에 젊은 방청객들이 또 한바탕 폭소를 터뜨린다. 유행에 민감한 TV 오락 프로그램이야 그렇다 치자. 드라마의 선남선녀 주인공이 투박한 사투리 자체를 감상 포인트로 구사하는 사례가 줄을 잇는다. ●조폭물 전용서 멜로·누아르로 확산 사투리 복권의 진원지는 영화판이다.‘사투리=조폭코미디’로 통하던 충무로 등식은 완전히 깨졌다. 코믹액션은 물론이고 사투리는 어느새 누아르, 멜로 등 전방위 영역확장에 성공했다. 푸대접 받던 사투리가 발언권을 얻은 배경은 무엇일까. 왜 새삼 그것이 대중문화판의 감상 코드로 부각되고 있는 것일까. ●“10~20대에 사투리는 일종의 이모티콘” 젊은 세대의 놀이 감수성에 사투리의 언어적 재미요소가 뒤늦게 딱 걸려 들었다는 해설이 우선 설득력을 얻는다. 대중문화평론가 김봉석씨는 “영화를 통해 사투리의 진가가 재조명되기 시작했으며, 영화의 주 소비층인 10∼20대에게 그것은 마치 이모티콘처럼 재미있는 통신어로 받아들여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모티콘만으로도 소통가능할 만큼 표준어에 대한 규범의식이 약한 신세대에게 사투리는 부담없이 즐길 수 있는 유행어라는 설명이다. ‘사생결단’(부산)‘아이스케키’(여수) 등 잇따라 진한 사투리 영화를 내놓는 MK픽처스의 심재명 대표는 “갈수록 리얼리티를 중시하는 제작 분위기여서 극중 배경인 지역 사투리를 정확히 구사하는 것은 연기의 필수요건”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마이 무따 아이가”(‘친구’의 장동건) “마이 아파”(‘웰컴 투 동막골’의 강혜정) 이후 ‘대사 유행시키기’는 영화 마케팅의 핵심 아이템이 됐다. ●배우들 사투리과외 지역민들의 박수를 이끌어낼 만큼 완벽한 사투리를 선보여야 하는 배우들의 고충은 극심할밖에. 지역민 발음을 녹음했다가 억양 그대로 흉내내는 ‘특훈’은 기본이다. 신애라가 1960년대 여수 아줌마로 변신하는 ‘아이스케키’(8월24일 개봉) 촬영 현장. 소시민의 생활 사투리를 담아내느라 사투리 과외교사가 나타나지 않으면 감독은 아예 슛사인을 넣지 않는다. 제작사 싸이더스F&H의 정현정 팀장은 “주인공의 발음을 벌교 주민들에게 최종 모니터 받기도 했다.”고 귀띔했다.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꿈·사랑에 목마른 4색 청춘의 질주

    꿈·사랑에 목마른 4색 청춘의 질주

    무대의 화려한 조명을 받으며 노래와 춤솜씨를 뽐내는 스타들. 스타를 향한 뜨거운 청춘들의 질주가 시작된다. 26일 첫 방송되는 MBC 수목드라마 ‘오버 더 레인보우’(연출 한희, 극본 홍진아·홍자람)는 가수와 댄서, 그리고 스타를 쫓아다니는 열혈 팬 등이 무대를 향해 키워나가는 꿈과 사랑을 그린 ‘뮤직드라마’를 표방한다.10만 팬클럽을 거느린 최고의 아이들 스타이자 천재 뮤지션 ‘렉스’(환희 분)와 댄서의 꿈을 키우는 ‘폼생폼사’ 터프가이 ‘권혁주’(지현우 분), 가수의 꿈을 이루기 위해 가출한 뉴질랜드 선교사의 딸 ‘정희수’(김옥빈 분), 스타의 곁에 있기 위해서라면 두려울 게 없는 철부지 소녀 ‘마상미’(서지혜 분)가 4인 4색 서로 다른 꿈과 욕망, 사랑을 엮어 나간다. 싸움짱 혁주는 우연한 기회에 무대에 섰다가 관중들의 폭발적인 환호에 조폭의 길을 포기하고 댄서가 된다. 가수가 되려고 무작정 뉴질랜드에서 가출, 혁주의 집에 하숙하게 된 희수는 혁주와 함께 꿈과 사랑을 키우지만 여의치 않다. 혁주의 학교 동창인 렉스의 추천으로 희수는 클럽에서 섹시한 댄스를 선보이며 사장의 신임을 얻지만 희수가 자신을 이용한 것을 알게 된 렉스는 거칠게 스포츠카를 몰고 나간다. 렉스의 열혈 팬 상미가 이 차에 치이면서 이들의 관계가 얽히게 되는데…. 한희 PD는 “무대위 인생에 대한 관심에서 드라마를 기획했으며,2∼3개월 동안 가수들의 세계를 취재, 실감나게 그릴 것”이라면서 “춤과 노래 위주이지만 10∼20대 마니아층을 위한 드라마가 아닌, 젊음의 고뇌와 사랑에 대해 이야기할 것”이라고 말했다.R&B 듀오 ‘플라이 투더 스카이’ 멤버로, 연기에 첫 도전하는 환희는 “연기는 노래와 다른 세계인 만큼 주위 연기자들의 도움을 많이 받고 있다.”면서 “렉스가 때로는 건방지고 버릇 없는 역할이라서 시청자들이 실제 모습으로 오해할까 걱정도 되지만 그런 모습까지도 열심히 연기할 것”이라고 말했다. 뮤직드라마를 표방하는 만큼 극중 펼쳐지는 춤과 노래에도 많은 공을 들였다. 주인공들의 그동안 갈고닦은 노래와 춤실력 외에 팝핀현준·신영석·나우·최건 등 실제 실력파 가수 및 댄서들이 조연으로 출연, 분위기를 더할 예정이다. 이들의 조합이 드라마의 외적인 화려함을 뛰어넘어 무대 뒤에서 땀 흘리는 청춘들의 고뇌와 열정을 얼마나 잘 보여줄 수 있을지 주목된다.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사투리의 ‘반란’ 대중문화 품다

    사투리의 ‘반란’ 대중문화 품다

    푸대접 받던 사투리가 대중문화판을 중심으로 문화 다양성을 지닌 지역어로서 당당히 복권되고 있다. TV의 인기 개그프로에선 사투리 뉴스를 진행하고, 사투리 퀴즈쇼까지 등장했다. 그뿐 아니다. 드라마 속 청춘스타 주인공 입에서도 ‘날생’의 사투리가 거침없이 터져나온다. 영화쪽 상황은 더하다. 악센트까지 정확하게 발음하는 사투리 구사능력은 요즘 충무로 스타들에겐 기본이 됐다.‘사생결단’‘국경의 남쪽’‘맨발의 기봉이’‘비열한 거리’‘짝패’ 등 최근작들의 주인공 사투리는 지역민을 놀라게 할 만큼 순도가 높다. 표준어와 대립하는 개념이던 사투리의 ‘시민권’을 회복시키려는 움직임도 눈에 띄게 늘었다.“사투리는 중앙집권적 문화규범의 희생물”“언어 다양성을 억압하는 기존 표준어 정책에 대한 근본적 반성이 필요한 때” 등의 목소리가 시민모임, 학계 곳곳에서 동시다발로 불거지기 시작했다. 사투리를 ‘탯말’(어머니 뱃속에서 배운 말)로 바꿔 불러야 한다는 시민모임이 본격활동에 들어갔는가 하면, 지난 5월 표준어 일변도의 어문정책 폐지를 주장하는 헌법소원까지 제출된 상태다. 사투리 복원이 통일시대의 전제요건이란 시각도 있다. 올 초 남북이 동시 가동한 ‘겨레말 큰사전 남북공동편찬사업회’는 7년여에 걸친 공통어 사전편찬의 최우선 작업으로 팔도 사투리 선별과 평가에 들어갔다. 표준어 세대를 거침없이 포섭하는 사투리는 비록 영화 마케팅의 하나라는 비판도 있으나 이같은 긍정적인 측면도 많아 스크린을 거점으로 꾸준히 무르익어갈 전망이다. 뿐만 아니라 리얼리티를 높이기 위해 사투리가 영화판에서는 ‘영역의 세분화’ 경향까지 보인다. 예컨대 호남 사투리라도 벌교와 여수, 영남권에서도 부산과 기타 지역의 미묘한 차이까지 살려 작품의 리얼리티를 끌어올리는 추세다. 충청 사투리(짝패)가 조폭영화에 처음 동원됐다는 사실도 사투리 재발견의 방증이다. 하반기에도 스크린의 사투리 퍼레이드는 계속된다.‘아이스케키’(여수) ‘열혈남아’(벌교) ‘타짜’(평양) 등 사투리 주인공 영화가 줄줄이 개봉대기 중이다.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열린세상] 노조폭력과 언론폭력/김민환 고려대 신문방송학 교수

    이번 포항지역 건설 노조원들의 포스코 본사 점거사태에 관한 보도에서 우리 언론의 해묵은 관행 하나를 재확인할 수 있다. 관심의 초점이 ‘어떻게’에 맞춰졌다는 사실이 그것이다. 이른바 6하 원칙 가운데 우리 언론은 ‘어떻게’에 대해서만 유난히 집착한다. 건설노조원들은 어떻게 했는가? 1000여명의 노동자들은 지난 13일 포스코 본사를 점거하고 농성에 들어갔다. 경찰은 어떻게 했는가? 자진해산을 촉구하다 16일 밤에 강제진압을 위해 병력을 투입했다. 이에 노조원들은 어떻게 맞섰는가? 경찰이 쳐들어오자 뜨거운 물세례를 퍼붓고 자체 제작한 화염방사기로 불을 뿜어내 경찰 4명이 화상을 입었다. 그래서 어떻게 되었는가? 농성은 장기전으로 들어갔다. 그로 인해 포스코 주변은 무법천지가 되었다.20일, 포스코 건물 변두리는 노조원들이 버린 쓰레기로 온통 뒤덮였다. 누군가 건물에 가까이 다가가기만 해도 비닐봉지가 날아와 펑하고 터졌다. 그 뒤 어떻게 됐는가? 경찰과 포스코는 사태가 장기화할 조짐을 보이자 물과 전기 공급을 끊었고 노조원들에게 음식물을 대는 것까지 막았다. 이런 조치로 포스코 본사 건물은 전기, 에어컨, 환풍기, 승강기, 수도 등 생활에 필수적인 시설이 모두 가동할 수 없게 되었다. 단전·단수 조치에 대해 노조원들은 건물 옥상에서 음식물 오물 등을 던지며 항의했다. 외부의 반응은 어떠하였는가? 초기에는 일부 세력이 건설 노조원들의 투쟁을 지원하고 나섰다. 건설산업연맹 등 노동단체들은 16일 포항 형산강 둔치에서 노동탄압 규탄대회를 열었다. 민노당 간부들도 포스코사태 해결을 위해 포스코와 전문건설 업체가 전향적인 자세로 나서라고 요구했다. 그러나 노조원의 투쟁은 곧 국민적 저항에 휩싸였다. 포항시민 1500여명이 18일 지역 이미지 훼손과 경제적 손실을 우려하며 농성을 중단하라고 압박했다. 포항상공회의소 등 20여개 경제·시민사회단체 회원 1000여명도 포항 살리기 범시민 궐기대회를 열어 사태 해결을 촉구했다. 사태는 어떻게 귀결됐는가? 지도부의 과격한 투쟁이 여론에 악영향을 미쳤고 자중지란까지 일어나 이번 사태는 노조의 참담한 패배로 막을 내렸다. 일이 이렇게 마무리되자 관련자들은 어떤 반응을 보였는가? 노조원들은 “자기네들이 살려고 노조원들을 못 나가게 했다.”며 지도부를 비난했다. 포항지역 시민 사회단체들도 한결같이 점거사태가 끝난 것이 다행이라고 입을 모았다. 이렇듯이 보도내용은 그야말로 온통 ‘어떻게’ 천지다. 그러나 독자가 알고 싶은 것은 더 있다. 건설노조원들이 ‘왜’ 포스코 건물에 들어갔는지, 그들이 요구하는 것은 ‘무엇’이며 정부나 포스코, 노조 측의 앞으로의 대책은 ‘무엇’인지 하는 게 그것이다. 그런데 ‘왜’나 ‘무엇’에 관한 내용은 아예 없거나 있더라도 아주 피상적이다. 점거농성이 끝나는 시점을 기다려 ‘왜’와 ‘무엇’에 관한 기획물을 쏟아낼 법도 한데 주요 신문에서 그런 기획은 눈에 띄지 않는다. 물난리가 나 온 국민이 시름에 차 있는 시점에 노조원들이 그럴싸한 이유도, 변변한 요구사항도 없이 묘한 짓거리를 저지른 것으로 묘사해놓고, 그들이 백기투항한 것을 보며 쾌재(快哉)를 부르는 일로 언론은 이 사태 보도를 마감하고 말았다. 이런 보도방식은 포스코 사태에 국한된 것이 아니다. 평택의 미군기지 이전 반대 시위에 관해서도 ‘어떻게’에 치중했고,FTA 반대 시위에 대해서도 ‘어떻게’에 매달렸다. 언론은 ‘왜’와 ‘무엇’이 없는 보도관행이야말로 간접폭력임을 알아야 한다. 그런 안이함은 사회의 약자들로 하여금 또 다른 폭력을 꿈꾸게 한다. 김민환 고려대 신문방송학 교수
  • 판권 헐값에 판 ‘시월애’ ‘편지’등 리메이크작 국내 상륙 한국영화 부메랑 맞나

    판권 헐값에 판 ‘시월애’ ‘편지’등 리메이크작 국내 상륙 한국영화 부메랑 맞나

    할리우드 스타 샌드라 블록과 키아누 리브스의 애잔한 시선이 잔상으로 남을 ‘그림’. 극장가에서 조만간 만날 할리우드 멜로 ‘레이크 하우스’의 포스터이다. 남녀주인공 아래 물 위의 집 풍경에서 눈밝은 관객은 금세 알아챌 것이다. 이 영화가 전지현·이정재가 주연했던 ‘시월애’(2000년)의 할리우드 리메이크판이란 사실을. 한국영화 최초의 할리우드 리메이크작 ‘레이크 하우스’가 새달 31일 국내 개봉한다. 리메이크 판권이 팔린 게 2002년이었으니 4년 만에 ‘메이드 인 할리우드’로 되돌아온 것이다. 다음달 엇비슷한 시기에 태국산 리메이크 영화도 개봉한다. 박신양·최진실 주연의 화제작 ‘편지’(1997년)가 태국 여류감독 버전으로 국내에 간판을 건다. 소재가 바닥난 할리우드가 아시아 시장으로 이야깃감 사냥에 나섰던 게 4,5년 전. 일본원작 ‘링’‘쉘 위 댄스’ 등에 이어 할리우드식으로 리모델링된 우리 영화를 감상하는 맛은 어떨까. ‘레이크 하우스’의 국내 직배사인 워너브라더스코리아측은 “‘시월애 리메이크작’이란 문구를 포스터 부제로 쓸 것”이라며 “‘시월애’가 20대 초반 관객을 타깃 삼았다면, 주인공이 바뀐 이 영화는 30대 초반까지 관객폭을 넓히는 쪽으로 마케팅 전략을 짰다.”고 밝혔다. 할리우드 스타를 내세운 리메이크판이 정작 국내 관객의 지갑을 얼마나 열게 할지 첫 시험대가 되는 셈. 지난 6월 미국에서 개봉된 영화는 이미 현지에서만 4700만달러를 챙겼다. 유럽과 아시아 전역으로 무차별 배급 중이니, 고작 50만달러에 원전 판권을 사들인 워너브라더스로서는 어마어마하게 수지맞는 장사를 하고 있다는 얘기다. 할리우드에 리메이크 판권을 판 첫 국산영화는 2001년 ‘조폭 마누라’. 이후 할리우드는 끊임없이 한국영화의 소재에 군침을 흘려왔다.‘엽기적인 그녀’‘달마야 놀자’‘가문의 영광’‘광복절 특사’‘선생 김봉두’ 등이 그들.‘엽기적인 그녀’는 ‘My Sassy Girl’이란 제목으로 올 가을부터 촬영에 들어가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지금 충무로에선 리메이크작의 귀환을 보는 시각이 곱지만은 않다. 한 제작자는 “한때는 할리우드에 우리 이야기가 팔렸다는 사실이 대단한 뉴스였다.”면서도 “스크린쿼터 축소로 할리우드의 공습에 한국영화가 무방비 노출된 판에 알토란 같은 우리 콘텐츠가 헐값에 넘어가는 사실이 유쾌할 수는 없다.”라고 꼬집었다. 물론 다른 시각도 많다. 작품 자체를 많이 파는 것이 최선이지만, 세계 배급망이 없는 우리 현실에선 리메이크 판권 판매가 콘텐츠 진출의 우회통로일 수 있다는 주장들이다.CJ엔터테인먼트 해외영업팀의 김성은 과장은 “리메이크작이 흥행하면 원전에 대한 관심이 뒤따를 뿐만 아니라 원전의 감독과 배우가 세계무대에 진출하는 지름길로 활용되곤 한다.”고 말했다.‘올드보이’를 사간 유니버설이 박찬욱 감독을 할리우드판 연출자로 고려했던 사례가 그렇다는 것. 하지만 할리우드 촉수에 걸린 국산 먹잇감이 소리소문없이 꾸준히 팔려나갈 거란 전망에는 시각들이 일치한다. 싫건좋건 그것이 현실이라면 국내 영화시장의 저작권 개념부터 제대로 정착시키는 게 선결과제라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최근 법정으로 옮겨간 ‘엽기적인 그녀’의 저작권 시비와 관련, 한 해외판매 관계자는 “원작자와 제작사간의 때늦은 권리싸움은 리메이크 판권을 계약한 드림웍스쪽에서 보면 웃지못할 풍경일 것”이라고 지적했다.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무슨 영화 볼까]

    ●비열한 거리 장르/등급 액션/18세 이상 감독/배우 유하/조인성·남궁민·천호진·이보영 줄거리 한 뒷골목 조폭을 통해 들여다본 폭력의 악순환, 비루한 인간성. 20자평 리얼리티 살아 펄떡이는 액션 화면, 꽃미남 조인성의 몸사리지 않는 액션 시퀀스. ●아파트 장르/등급 공포/18세 관람가 감독/배우 안병기/고소영·강성진·장희진 줄거리 밤 9시56분, 불이 꺼진 뒤 한 사람씩 죽어가는 아파트의 비밀을 풀어라. 20자평 애 떨어질 굉음 넣으면서 눈알만 굴리는 게 공포물의 전부는 아닐 텐데? ●파이스토리 장르/등급 애니메이션/전체 감독/배우 이경호/존 폭스·하워드 베이커 줄거리 부모 잃은 물고기 파이의 ‘바다밑 새 세상 적응기’ 20자평 ‘니모를 찾아서’와 ‘샤크’를 섞어놓은 듯 어정쩡한 이야기 얼개. ●엑스맨: 최후의 전쟁 장르/등급 SF액션/12세 관람가 감독/배우 브렛 라트너/휴 잭맨·할리 베리 줄거리 인간과의 공존이냐 투쟁이냐를 두고 드디어 맞붙는 돌연변이간의 싸움. 20자평 이전에는 활력소였던 다채로운 캐릭터가 이제는 부담 ●캐리비안의 해적-망자… 장르/등급 액션/12세 관람가 감독/배우 고어 버빈스키/조니 뎁·올랜도 볼룸 줄거리 마침내 나타난 심해의 악령 데비존스와 잭 스패로 선장의 한판 대결 20자평 큰 규모의 화려한 액션신, 풍성한 볼거리 ●슈퍼맨 리턴즈 장르/등급 액션/전체 관람가 감독/배우 브라이언 싱어/브랜든 로스·케빈 스페이시 줄거리 잠적 5년만에 나타난 슈퍼맨, 지구도 지켜야 되고 옛 애인의 마음도 돌려야 되고…. 20자평 기대보다 화려하진 않은 화면, 깎은 밤처럼 수려한 외모의 새 슈퍼맨 ●아랑 장르/등급 공포/15세 감독/배우 안상훈/송윤아·이동욱 줄거리 성폭행을 소재로, 억울한 원혼이 벌이는 미스터리 연쇄살인 드라마. 20자평 송윤아의 차분한 연기는 일품. 너무 자주 출몰하는 귀신, 높낮이 조절에 실패한 공포 강도.
  • 이상형? 女 “돌쇠없느냐” 男 “강한 ‘걸’ 좋아”

    이상형? 女 “돌쇠없느냐” 男 “강한 ‘걸’ 좋아”

    그 해에 결혼하면 잘 산다는 ‘쌍춘년(雙春年)’을 맞아 어느 해보다 많은 청첩장이 날아든다. 결혼식의 주인공들은 자기들이 평소 바랐던 이상형을 만났기 때문에 평생 해로를 약속한 것일까. 배우자감을 바라보는 그 남자, 그 여자의 속사정들을 들여다봤다. ■ 그 여자의 이상형 ‘기자 출신의 뉴스앵커, 유복한 집안, 서글서글하면서도 준수한 외모, 한 여자만 바라보는 순정남….’ 말도 많고 탈도 많았지만 폭발적인 시청률로 막을 내린 SBS드라마 ‘하늘이시여’에서 거의 유일하게 비난의 화살을 비껴간 인물이 있다. 현실세계에 존재할까 싶을 정도로 완벽한 조건을 갖춘 왕모의 극중 별명은 ‘돌쇠’. 아니 ‘왕모 왕자님’ 보고 돌쇠라니. 열혈팬들의 항의가 이어질 법도 하지만 시청자들은 오히려 마님과 돌쇠가 된 자경과 왕모의 사랑을 부럽게 지켜봤다. 그녀들의 이상형이 변하고 있다. 제 잘난 맛에 사는 ‘싸가지 왕자님’이나 우유부단한 성격에 물러 터져서 여자에게 험한 꼴을 겪게 하는 ‘착한 어린이 왕자님’, 터프함과 남자다움으로 모든 것을 승부하려는 ‘조폭 왕자님’은 한물 간 지 오래. 지금 그녀에게 힘이 되는 것은 어떤 경우에도 내 편이 돼 주는 듬직한 ‘돌쇠’다. 스스로 마님이 되고자 하는 여성들에게 이제 백마 탄 왕자님은 ‘아웃’이다. 무역회사에 근무하는 김모(29·여)씨는 누구보다 남자 고르는 눈이 까다롭기로 소문 났었다.20대 초반 입사 직후에는 직업과 연봉만 봤고, 입사 2∼3년차가 되자 외모를 봤다. 하지만 지금 그녀는 믿음직하고, 편하게 기댈 수 있는 남성을 원한다.“퇴근 후 한 시간만이라도 나를 편하게 해주는 사람이면 좋겠어요. 잘난 남자는 지겨워요..” 스물다섯 최영아(학생·가명)씨가 여러 번의 소개팅 끝에 고른 남자친구도 외모나 능력이 별로 튀지 않는 평범한 회사원이다.“내가 다른 사람과 문제가 있을 때 잘난 남자들은 내가 뭘 잘못했는지, 어떻게 하면 해결할 수 있는지 방법을 일러 줬죠. 하지만 정말 힘이 되는 건 ‘이런 나쁜 X’이라고 함께 욕해 주는 사람이더군요. 이른바 조건 면에서 좀 떨어져도 든든하고 내가 채워줄 수 있는 부분도 많은 사람이에요.” MBC 드라마 ‘주몽’에 등장하는 실수투성이 ‘귀여운 카리스마 도련님’ 스타일도 여성들의 마음을 끈다. 매우 어리숙한 면을 보이지만 밉살스럽기보다는 오히려 내면의 의지를 돋보이게 한다. 그래서 많은 여성이 ‘주몽(송일국 분)’을 보면서 귀여우면서도 강인한 남성을 꿈꾸게 된다. 이런 현상에 대해 요즘 여성들이 전설의 여전사 ‘아마조네스’처럼 능력 있고, 적극적으로 변한 결과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결혼정보회사 ‘듀오’의 김덕미 커플매니저는 “요새는 여성 본인이 능력이 있으니까 남자의 직업이 확실하기만 하면 전처럼 전문직 여부와 연봉 등은 따지지 않는다. 결혼 뒤에도 연애 같은 기분을 지속하기를 원하며, 동생 같고 친구 같은 남성을 본인이 챙겨 주면서도 동시에 따뜻하게 지지받기를 바라는 여성이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유지혜기자 wisepen@seoul.co.kr ■ 그 남자의 이상형 ‘낭만은 짧고 인생은 길다.’ 광고 카피는 세태를 반영한다.10년 전까지 “열심히 일한 당신 떠나라.”를 외치며 낭만을 강조했던 광고 카피는 이제 “현실을 직시하라.”고 외친다. 예쁘고 늘씬하면 모든 게 ‘용서’가 되는 남자들도 평생 다홍치마 속에 파묻혀서만 살 수는 없는 노릇이다. 공무원인 최모(31)씨는 증권사에 다니던 현재의 아내 정모(30)씨가 결혼 전인 2001년 11월 현모양처가 되겠다며 ‘커밍아웃’을 한 순간을 생생히 기억한다.“난 결혼하면 집에서 그냥 아이 키우면서 살림만 하고 싶어. 그래도 되지.”“으으…응. 그래. 근데 서운하지 않겠어.” 말이 떨어진 후 이틀 만에 아내는 졸업 후 줄곧 다니던 (돈 많이 주던)증권사에 사표를 냈다.“솔직히 후회하죠. 순간 갈등했지만 그렇게 말하는 게 남자답고 호탕해 보여서 그랬는데. 지금 같으면 아마 말리지 않았을까요.” 맞벌이가 아니면 살기 힘든 시대다. 안정적인 직업이면서도 출퇴근 시간이 확실해 집안일도 챙길 수 있는 여자는 남자들이 바라는 ‘영순위 신부감’이다. 직장 일과 집안일을 병행하기 좋은 직업을 가진 부인. 남자들의 희망에는 다분히 현실론과 이기심이 배어있는 듯하다. 최근에는 집안일을 하면서 부동산이나 주식 등 재테크를 통해 재산을 부풀리는 수완을 갖춘 기업 최고재무책임자(CFO)형 주부도 신붓감으로 환영받고 있다. 결혼 3년차인 정모(36)씨는 CFO형 아내의 덕을 톡톡히 본 경우다. 정씨는 주식부터 펀드, 부동산까지 재테크에 밝은 아내의 수완으로 3년 만에 경기도 평촌에 3억원이 넘는 아파트를 한 채 장만했다. 서씨는 “결혼 이후 내가 아깝다며 솔직히 시큰둥해하던 친구들도 이제는 제 아내의 여동생은 없냐며 소개시켜 달라고 보챌 정도”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그렇다고 남자가 여성의 외모를 보지 않는다고 생각하면 오해다. 남녀 모두 배우자 선택에서 가장 많이 본다는 ‘성격’을 제외하면 ‘외모’(59.9%·복수응답)는 여전히 2순위 조건이다. 듀오 브랜드전략팀 주소영 주임은 “예전에는 억세고 강한 여자는 소박감이라고 했지만 많은 남성들이 강한 여성을 선호한다.”면서 “여성들도 순종적이고 전통적인 여성다움을 거부하는 대신 자신의 사회적 지위나 소득을 우선시해 부부를 동반자적인 파트너로 생각하는 경향이 짙어진 것 같다.”고 말했다. 유영규기자 whoami@seoul.co.kr ■ 男들은 교사아내를 좋아해 진실한 사랑은 억겁의 세월이 흘러도 변치 않는다지만 배우자상, 그 중에서도 상대방의 직업에 관한 한 문제가 다르다. 지난 10년간 우리나라 남녀의 직업 선호도는 어떻게 변해 왔을까. 이는 사회 흐름을 알려주는 흥미로운 지표이기도 하다. 결혼정보회사 ㈜듀오가 1996∼2005년 남녀별 배우자 직업 선호도를 분석해 본 결과 여성의 경우 경기 사이클과 여성의 사회적 위치에 따라 이상적으로 꼽는 직업에 차이가 났다. 경기가 호황을 누리던 96년에는 ‘대기업 사원’(65.3%)을 압도적으로 선호했다. 하지만 외환위기로 이른바 ‘IMF시대’가 시작된 97년에는 ‘전문직’(42.2%)과 ‘공무원’(13.7%) 등 안정적인 직업이 상승세를 탔다. 거꾸로 대기업 직원은 6위(8.2%)로 멀찌감치 밀려났다. 이런 경향은 99년까지 계속되다가 2000년 벤처 열풍이 일면서 바뀌었다.‘정보통신 관련 직’이 35.5%로 전면에 등장했다. 그러나 2001년 벤처 거품이 붕괴되면서 다시 ‘전문직’(43.8%)이 1위를 탈환했다. 전문직은 2003년까지 1위를 유지했으나 2004년 42.0%의 지지를 얻은 ‘공무원·공사 직원’이 새로운 스타로 등극했다. 안정적인 직업을 선호하는 경향은 2005년에도 지속돼 공무원·공사 직원이 1위 자리를 지켰다. 기존에는 그다지 인정받지 못하던 ‘교사’가 22.4%의 선호도로 2위로 새롭게 부상하는 현상을 보이기도 했다. 듀오측은 “높은 연봉을 받지만 불안정한 직종보다는 다소 연봉이 적더라도 안정적인 직종을 여성들이 선호하고 있다. 여심이 이렇게 요동치는 동안 남성들의 선호도 역시 많이 변했을까. 의외로 남성이 생각하는 이상적인 배우자 직업에는 거의 변화가 없었다.10년간 부동의 1위는 ‘교직원’.2004년에는 남자 두명 중 한 명꼴인 53.1%가 ‘교사 아내’가 최고라고 했다. ‘전문직’은 98년까지 2위를 차지했지만 99년 25.5%에 그치면서 ‘공무원’(27.4%)에 자리를 내줬다.2002년에는 ‘금융직’이 8.9%로 3위에 올랐고,2003∼2005년에는 ‘일반 사무직’이 3위 자리를 유지했다. 출퇴근 시간이 일정한 ‘봉급쟁이 아내’를 선호하는 요즘 남성들의 생각이 반영된 셈이다. 유지혜기자 wisepen@seoul.co.kr
  • 무슨 영화 볼까

    무슨 영화 볼까

    ●강적 장르/등급 액션/15세 감독/배우 조민호/박중훈·천정명·유인영 줄거리 밑바닥을 전전하는 형사와 탈옥수의 ‘격렬한’ 우정. 20자평 드라마, 액션의 보기 좋은 균형. 그닥 참신하진 않으나 지루할 걱정은 없다. ●엑스맨:최후의 전쟁 장르/등급 SF액션/12세 감독/배우 브렛 라트너/패트릭 스튜어트·휴 잭맨 줄거리 공존과 평화를 주장하는 ‘엑스맨파’와 인간을 응징하려는 ‘브라더후드파’의 치열한 한판 대결. 20자평 풍성한 볼거리, 빈약한 내러티브 ●비열한 거리 장르/등급 액션/18세 감독/배우 유하/조인성·남궁민·천호진·이보영 줄거리 한 뒷골목 조폭을 통해 들여다본 폭력의 악순환, 비루한 인간성. 20자평 리얼리티 살아 펄떡이는 액션 화면, 꽃미남 조인성의 몸사리지 않는 액션 시퀀스. ●아치와 씨팍 장르/등급 애니메이션/18세 감독/배우 조범진/류승범·임창정·현영·오인용(목소리) 줄거리 똥을 둘러싼 정말 자유분방한 이야기. 20자평 B급 애니로 치부하기엔 아깝다. ●슈퍼맨 리턴즈 장르/등급 SF액션/전체 감독/배우 브라이언 싱어/브랜든 루스·케빈 스페이시 줄거리 잠적 5년만에 나타난 슈퍼맨, 지구도 지켜야 되고 옛 애인의 마음도 돌려야 되고…. 20자평 기대보다 화려하진 않은 화면, 깎은 밤처럼 수려한 외모의 새 슈퍼맨. ●아랑 장르/등급 공포/15세 감독/배우 안상훈/송윤아·이동욱 줄거리 성폭행을 소재로, 억울한 원혼이 벌이는 미스터리 연쇄살인 드라마. 20자평 송윤아의 차분한 연기는 일품. 너무 자주 출몰하는 귀신, 높낮이 조절에 실패한 공포 강도. ●착신아리 파이널 장르/등급 공포/15세 감독/배우 아소 마나부/호리키타 마키·쿠로키 메이사·장근석 줄거리 휴대전화 메시지를 다른 사람에게 보내면 나는 살 수 있다. 당신의 선택은? 20자평 떨어지는 신선함을 어떻게 만회할 것인가.
  • 무슨 영화 볼까

    무슨 영화 볼까

    ●포세이돈 장르/등급 액션/12세 감독/배우 볼프강 페테젠/커트 러셀·조시 루카스·리차드 드레이퍼스 줄거리 침몰한 호화유람선 포세이돈에서 살아남기 위한 인간군상들 20자평 배 뿐 아니라 스토리, 인물, 연출 모두 침몰 ●강적 장르/등급 액션/15세 감독/배우 조민호/박중훈·천정명 줄거리 누명 쓴 탈옥수와 인질이 된 형사의 버디무비 20자평 세상 끝에 맞닥뜨린 두 남자 이야기 ●럭키 넘버 슬레븐 장르/등급 스릴러/18세 감독/배우 폴 멕기건/조쉬 하트넷·브루스 윌리스·루시 리우 줄거리 오해 때문에 양대조직에 쫓기게 된 자의 생존 사투기 20자평 퍼즐을 맞춰가는 듯한 두뇌게임이 묘미 ●헷지 장르/등급 애니/전체 감독/배우 팀 존슨·캐리 커크 패트릭/황정민·신동엽·보아 줄거리 삶의 터전을 잃은 동물들의 코믹한 인간 습격기 20자평 팬들을 실망시키지 않는, 역시 드림웍스 애니 ●엑스맨: 최후의 전쟁 장르/등급 SF액션/12세 감독/배우 브렛 라트너/패트릭 스튜어트·휴 잭맨 줄거리 공존과 평화를 주장하는 ‘엑스맨파’와 인간을 응징하려는 ‘브라더후드파’의 치열한 한판 대결. 20자평 풍성한 볼거리, 빈약한 내러티브 ●비열한 거리 장르/등급 액션/18세 감독/배우 유하/조인성·남궁민·천호진·이보영 줄거리 한 뒷골목 조폭을 통해 들여다본 폭력의 악순환, 비루한 인간성. 20자평 리얼리티 살아 펄떡이는 액션 화면, 꽃미남 조인성의 몸사리지 않는 액션 시퀀스. ●미션 임파서블3 장르/등급 액션/15세 감독/배우 JJ에이브람스/톰 크루즈·빙 라메스·필립 세이모어 호프만 줄거리 아끼던 후배와 약혼녀를 구출해내기 위한 톰 크루즈의 원맨쇼 20자평 한층 화려한 액션과 약해진 스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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