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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노무현 자금수수 파장] 盧, 뇌물 의혹에 ‘개인간 거래’ 주장

    “제가 알고 있는 진실과 검찰이 의심하고 있는 프레임(틀)이 같지는 않을 것입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8일 자신의 홈페이지에 부인 권양숙 여사가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에게서 금품을 받은 것과 관련해 이같이 말했다. 노 전 대통령의 프레임과 대검 중수부의 프레임은 도대체 어떻게 다른가. ●500만弗 투자금·퇴임자금 맞서 노 전 대통령과 검찰이 밝힌 박 회장과의 돈거래는 세 가지다. 2007년 6월 권 여사가 받았다는 100만달러와 지난해 2월 조카사위 연철호씨가 받은 500만달러(당시 환율로 50억원), 퇴임 직후 차용증을 쓰고 빌린 15억원 등이다. 100만달러에 대해 노 전 대통령은 “저의 집(부인) 부탁”이라고 말한다. 빚을 갚으려고 권 여사가 자신도 모르게 정상문 전 청와대 총무비서관을 통해 박 회장에게서 돈을 빌린 것이라는 말이다. 형사처벌이 어려운 사인(권양숙-박연차) 간의 돈거래라는 입장이다. 그러나 검찰은 100만달러의 주인은 노 전 대통령이라 보고 ‘포괄적 뇌물죄’를 적용하려 한다. 달러인 데다 차용증도 없고, 먼저 요구했다는 진술도 있어 당연히 포괄적 직무관련성이 있는 뇌물이라는 설명이다. 500만달러도 노 전 대통령은 자신과 상관없는 연씨의 사업 자금이라고 선을 그었다. 돈거래도 퇴임 후에 알았다고 한다. 반면 검찰은 최종 종착지가 노 전 대통령이고, 당연히 재임 때 알았다고 보고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 투자계약서가 없는 데다 정 전 비서관과 노 전 대통령의 장남 건호씨가 연씨에게 돈을 건네도록 ‘힘썼다.’는 정황이 포착됐기 때문이다. ●15억 차용은 ‘깨끗한 돈’ 확인 퇴임 직후인 지난해 3월 건네진 15억원에 대해서는 노 전 대통령과 검찰이 ‘깨끗한 돈’이라고 일치된 결론을 내렸다. ‘연리 7%에 1년 뒤 상환한다.’는 내용의 차용증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현재까지 돈은 갚지 않았다. 노 전 대통령과 검찰의 다른 프레임 가운데 진실은 과연 무엇일지 국민들은 숨죽이고 지켜보고 있다. 정은주기자 ejung@seoul.co.kr
  • [노무현 자금수수 파장] “盧 청와대서 100만달러 받았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 2007년 6월 청와대 경내에서 박연차(64·구속기소) 태광실업 회장의 돈 100만달러(당시 환율로 약 10억원)를 건네받은 것으로 검찰이 파악했다. ●檢 “정상문이 에 돈가방 전달” 대검찰청 중앙수사부(부장 이인규 검사장) 홍만표 수사기획관은 9일 “노 전 대통령의 요청으로 박 회장이 정승영(59) 정산개발 대표를 정상문(63) 당시 청와대 총무비서관 집무실로 보내 정 전 비서관에게 100달러짜리 1만장이 들어 있는 가방을 전달했다고 진술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이 돈 가방을 정 전 비서관이 노 전 대통령에게 전달한 것으로 보고 노 전 대통령에게 ‘포괄적 뇌물죄’를 적용할 방침이다. 이에 따라 노 전 대통령의 소환 시기도 당초 예상보다 다소 앞당겨질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인다. 홍 수사기획관은 “노 전 대통령이 게시한 사과문을 보고 빌린 돈이라는 주장과, 권양숙 여사가 개입돼 있다는 주장을 처음 알았다. 차용증도 없고, 빌려줬다는 식의 진술을 박 회장이 한 적이 없다.”고 밝혔다. 그러나 노 전 대통령측은 “지난번 사과문에서 밝힌 것과 배치되는 내용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면서 “검찰의 저의가 의심스럽다.”고 반박했다. 검찰은 또 퇴임 직전인 지난해 2월 노 전 대통령의 조카사위 연철호(36)씨가 받은 500만달러(당시 환율로 약 50억원)와 관련, “노 전 대통령 ‘애들’이 요청해 노 전 대통령에게 전달된다고 여기고 줬다.”는 박 회장의 진술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서 ‘애들’은 연씨와 노 전 대통령의 장남 건호씨로 전해진다. 홍 기획관은 “(500만달러를 노 전 대통령이 요구했다는 부분에 대해)나중에 말하겠다.”고 밝혀 이를 입증할 만한 진술을 확보했음을 시사했다. 검찰은 이와 함께 박 회장의 태광실업 세무조사 무마를 위해 추부길(53·구속) 전 청와대 비서관 외에 천신일(66) 세중나모여행 회장이 한나라당 이상득 의원 등 정치권과 청와대 등에 전방위로 로비한 정황을 잡고 천 회장을 이날 출금조치했다. ●천신일 출금·강금원 구속 수감 한편 노 전 대통령의 후원자인 강금원(57·구속) 창신섬유 회장은 횡령과 조세포탈 등에 대한 혐의로 이날 밤 구속영장이 발부돼 수감됐다. 강 회장은 2004년 이후 회사 돈 266억원을 개인적으로 빼 썼고 법인세 16억원을 탈루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 또 정 전 비서관에 대해 롯데백화점 상품권 1억원어치와 3억원의 현금을 받은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정은주 오이석기자 ejung@seoul.co.kr [다른기사 보러가기] 가족 재산 고지 거부한 의원 101명 공개합니다 YS “盧, 형무소 갈 것”에 박희태 “각하 건강 만세” 빈대의 증가를 조심하세요 이 불황에 택시요금 500원이나 올리다니 부엌의 터줏대감 가마솥
  • [노무현 자금수수 파장] 꼬리 무는 盧관련 소문

    노무현 전 대통령의 불법 자금 수수 시인으로 8일 정치권에는 노 전 대통령과 그 주변에 대한 소문과 의혹이 꼬리를 물었다. 노 전 대통령의 대선 후보 경선 시절부터 떠돌았던 각종 의혹이 되살아나며 확대·증폭되는 양상이다. 이미 검찰 수사를 거쳐 사실상 종결됐던 노 전 대통령의 대선자금 문제에도 새로운 의혹이 들러붙었다. 흘러간 물이 계속 ‘풍차’를 돌리고 있는 형국이다. 한나라당에서는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이 인수한 농협 자회사 ‘휴켐스’에 주목하고 있다. 박 회장이 단순한 ‘사업 목적’만으로 휴켐스를 인수한 것이 아니라는 얘기가 돌고 있다. 한나라당의 한 주요 인사는 “다 쓰지 못하고 쌓인 대선자금과 당선 축하금 등 각종 정치자금을 돈세탁하기 위한 회사일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 인사는 “당시에는 한나라당이 야당 시절이었고 수사권이 없어 관찰만 해왔지만, 휴켐스가 인수된 뒤의 주식 거래를 주시하고 있었다.”고 전했다. 최근 제기된 의혹은 날로 진화하고 있다. ‘노 전 대통령의 조카사위 연철호씨에게 건네진 500만달러가 노 전 대통령의 임기 중 마지막 특별사면의 대가였다.’라는 소문은, ‘뿐만 아니라 특별사면의 사례금이 박 회장을 거쳐 권양숙 여사에게 이미 흘러들어 갔을 것’이라는 의혹으로 변하고 있다. 여권의 한 핵심인사는 이날 “많은 기업이 ‘찬조’를 했던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미 2002년 대선 직후부터 ‘당선 축하금’을 박 회장이 계속 관리해 왔을 것이라는 시각도 마찬가지다. 옛 여권의 한 인사는 “노 전 대통령의 ‘영원한 집사’라는 최도술 전 총무비서관이 집권 8개월 만에 구속된 것은, 당시 모 그룹 회장 등에게 ‘당선 축하금’으로 22억원을 받았기 때문이 아니라 이 돈의 일부가 제대로 전달되지 않은 사실이 드러났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열린우리당 창당으로 노 전 대통령과 결별한 뒤 ‘저격수’로 변신, 노 전 대통령과 친노 그룹의 ‘몰락’을 예언했던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이날 “엄청난 뇌관이 터졌다.”면서 “‘정대근 리스트’까지 터지면 여야 모두 큰일날 것 같다. 농협을 거치지 않고 정치하기가 어려웠을 정도였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노 전 대통령 재임기간 중에 계속 신호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노 전 대통령은 형인 건평씨를 감싸기에 급급해, 전혀 대비하지 않았다.”면서 “더 많은 의원들이 ‘폭탄’을 맞을 것이며, 민주당은 초토화되고 상처가 더 깊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2002년 대선 직후에도 한 정치권 관계자는 “부산·경남(PK) 출신의 대통령 측근들이 대선 이후 밀려온 권력의 파도에 이성을 잃은 것 같다.”면서 “386측근들이 걱정된다. 파도가 몰아치면 입을 다물어도 짠물이 들어오는데 모두가 정신없이 입을 벌리고 있다.”고 폭로했었다. 이지운 김지훈 허백윤기자 jj@seoul.co.kr
  • [노무현 자금수수 파장] APC 연결계좌 모두 확보… ‘1000억 퍼즐’ 거의 풀었다

    [노무현 자금수수 파장] APC 연결계좌 모두 확보… ‘1000억 퍼즐’ 거의 풀었다

    현재 검찰의 수사방향은 크게 두 갈래다. 노무현 전 대통령과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의 ‘구명로비’에 연루된 여권 실세들에게 포커스가 맞춰져 있다. 노 전 대통령에 대한 수사는 사실상 ‘확인 작업’만 남겨 둔 상태다. 목적지에 거의 다 왔다는 것이다. 검찰은 권양숙 여사가 박연차 회장으로부터 받은 돈이 노 전 대통령에게 흘러간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노 전 대통령의 사과문이란 초강수를 받은 대검 중수부가 ‘끝내기’라는 승부수로 받아친 이유다. 부산·경남 지역을 떨게 했던 전·현직 지자체장 소환 조사도, 국회의원 수사도 일정기간 미뤄질 전망이다. 홍만표 수사기획관은 8일 “(노 전 대통령을 둘러싼 의혹에 대한 수사는) 1과에서 하고 전·현직 지자체장 및 정치인에 대한 조사는 2과에서 하고 있다.”면서 “2과의 여력이 되면 소환조사하겠다.”고 말했다. 노 전 대통령쪽에 총력을 기울이는 만큼 지금은 여력이 없다는 의미다. 검찰은 박 회장이 노 전 대통령의 조카사위 연철호씨에게 준 500만달러의 용처와 다른 뭉칫돈의 흐름을 규명할 ‘블랙박스’인 홍콩 APC계좌 자료에 대한 분석을 거의 끝냈다. APC계좌와 연결된 다른 해외계좌 및 국내계좌 자료도 모두 확보했다. “다른 계좌는 더 이상 필요없다.”는 홍 기획관의 말에서 수사가 거의 마무리됐음을 읽을 수 있다. 간단히 말하면 검찰이 1000억원대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진 박 회장의 비자금 흐름도를 대부분 완성했음을 뜻한다. 박 회장의 진술과 돈이 건너간 정황, 사용처가 확인된 만큼 당사자의 확인절차만 남은 셈이다. 검찰의 첫번째 타깃은 의문의 500만달러다. 그 다음은 노 전 대통령이 사과문에서 밝혔던 “저의 집에서 부탁”해서 박 회장에게 받아 사용한 돈이다. 검찰은 또 다른 뭉칫돈이 노 전 대통령에게 흘러들어간 정황도 포착한 것으로 보인다. 노 전 대통령을 둘러싼 의혹을 풀어 줄 열쇠인 정상문 전 청와대 총무비서관이 “잘 말하고 있다.”고 검찰은 밝혔다. 박 회장에게서 3억여원의 불법자금을 받은 혐의로 체포돼 9일 새벽 구속영장이 청구된 정 전 비서관은 전 정권의 처음부터 끝까지 노 전 대통령과 함께했던 청와대 ‘집사’다. 따라서 그가 노 전 대통령과 영부인에게 들어가는 모든 돈을 직접 챙겼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 정 전 비서관은 박 회장이 연씨에게 500만달러를 줄 때 모종의 역할을 한 인물이다. 박 회장의 돈이 권양숙 여사에게 넘어가는 다리 역할도 했다. 검찰의 말을 풀어보면 정 전 총무비서관이 ‘다 털어놓고 있다.’고 봐야 한다. 검찰은 또 추부길 전 청와대 홍보비서관이 이명박 대통령의 친형인 ‘실세’ 이상득 의원과 정두언 의원 등 여권 인사들에게 박연차 구명을 요청한 정황도 포착했다. 검찰은 이들에 대한 조사방침을 분명히 했다. 검찰이 공언한 대로 ‘성역 없는 수사’의 완결판을 보여줄지 주목된다. 장형우기자 zangzak@seoul.co.kr
  • [노무현 자금수수 파장] 주변 수상한 돈거래 145억+α…어디에 썼을까?

    [노무현 자금수수 파장] 주변 수상한 돈거래 145억+α…어디에 썼을까?

    노무현 전 대통령을 둘러싼 ‘수상한 돈’은 얼마나 되나. 검찰 수사 과정에서 직·간접적으로 드러난 규모는 145억원 가량이다. 하지만 자고 일어나면 새로운 돈이 튀어나오고 있어 정확한 액수를 확정하는 것은 시기상조다. 지난해 7~11월 국세청이 태광실업을 세무조사하면서 노 전 대통령과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의 돈거래가 처음 드러났다. 퇴임 직후인 지난해 3월 차용증을 써주고 박 회장에게서 15억원을 빌린 것이다. 그는 경남 김해 진영읍 봉하마을에서 친환경농업사업을 하려고 돈거래했다고 해명했고 검찰도 수긍했다. 올해 검찰 조사에서 500만달러(지난해 2월 당시 환율로 약 50억원)가 튀어나왔다. 돈거래 시점은 노 대통령 퇴임을 막 앞두고서다. 노 전 대통령의 조카사위(노건평씨의 사위)인 연철호씨가 박 회장한테서 태광실업의 홍콩 현지법인 APC의 비자금 500만달러를 계좌로 송금받았다. 연씨는 사업 투자금이라고 밝혔지만 투자계약서도 없고, 박 회장은 봉하마을 화포천 개발비였다고 엇갈리게 주장해 돈의 종착지가 노 전 대통령이 아니냐는 의심을 받고 있다. 홍만표 대검 수사기획관은 “박연차의 증언은 신빙성이 높다.”고 말했다. 홍콩 APC 계좌도 거의 풀어 뒷받침할 물증도 챙겼다. 특히 박 회장에게 돈을 요청할 때 노 전 대통령의 장남 건호씨가 연씨와 동행했던 것으로 알려지면서 의혹은 사실로 굳어지는 형국이다. 이번에는 노 전 대통령이 권양숙 여사가 박 회장에게서 돈을 받았다고 고백했다. 시점은 2005~06년이고, 액수는 3억~10억원 정도로 알려졌다. 노 전 대통령은 빚을 갚느라 권 여사가 자신도 모르게 빌린 돈이라고 밝혔지만, 검찰은 노 전 대통령에게 돈이 흘러간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밖에 강금원 창신섬유 회장이 봉하마을 개발 목적으로 ㈜봉화를 설립해 70억원을 투자했다. 대전지검 특수부는 폭넓은 계좌추적을 통해 이 돈의 출처와 쓰임새를 조사하고 있다. 검찰이 145억원 외에 노 전 대통령측에 건네진 추가 자금을 얼마나 밝혀낼지 주목된다. 노 전 대통령은 왜 그렇게 많은 돈이 필요했을까. 그는 미처 갚지 못한 빚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노 전 대통령은 재임 5년간 재산이 4억 7200만원에서 9억 7200만원으로 5억원가량 늘어난 것으로 공직자 재산공개 명세에서 밝혔다. 월급을 저축해 재산이 늘었다고 했다. 대통령 연봉은 1억 7000만원 정도. 채무는 노 전 대통령의 명의로 4억 6700만원 있었다. 고향인 봉하마을로 귀향하기 위한 사저 신축비였다. 권 여사 명의의 빚은 2007년 재산공개 때 아파트 중도금을 내려 대출받은 1억 6400만원이 있었지만 2008년에 사라졌다. 재산을 허위로 공개한 것이 아니라면 빚을 갚으려 수억원을 빌렸다는 해명을 선뜻 믿기 어렵다. 공직자윤리법을 위반한 것이라면 1년 이하의 징역형이나 1000만원 이하의 벌금형을 받을 수 있다. 정은주기자 ejung@seoul.co.kr
  • [노무현 자금수수 파장] “노건호씨도 연씨와 朴회장 만나”

    ‘의혹의 500만달러’의 정체가 서서히 드러나고 있다. 지금까지 알려진 돈의 흐름은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이 노무현 전 대통령의 조카사위인 연철호씨에게 줬다는 것이다. 이 과정은 박 회장과 정상문 전 청와대 총무비서관과의 교감을 통해 이뤄졌다는 것이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500만달러의 거액이 노 전 조카사위에게 흘러간 점은 석연찮다. 물론 노 전 대통령의 퇴임 이후를 위해 정 전 비서관과 강금원 창신섬유 회장, 박 회장 등이 3자 회담을 가졌다는 점을 감안하면 납득은 된다. 이 대책회의가 거사를 위한 수단이라는 점에서그렇다. 따라서 박 회장이 돈의 완벽한 전달을 위해 정 전 비서관을 끼워넣었고, 정 전 비서관은 돈을 보관하기가 편한 연씨 계좌를 이용했다는 게 지금까지의 총괄적인 흐름도다. 앞서 박 회장도 “500만달러를 송금하기 직전 정 전 비서관에게 ‘돈을 줘도 되냐.’고 물어봤고, 정 전 비서관이 ‘보내라.’고 해서 노 전 대통령의 퇴임 직전 연씨의 계좌로 송금했다.”고 진술한 바 있다. ●檢 “홍콩 APC계좌 80% 분석” 이 같은 진술과 정황 등은 검찰이 주목하고 있는 APC 계좌를 분석하면 어렵지 않게 풀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이미 APC계좌를 홍콩사법당국으로부터 넘겨받아 작업에 들어갔으며 상당 부분 돈의 흐름을 파악해 놓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홍만표 대검 수사기획관은 8일 “500만달러와 관련 APC계좌 자료를 80%까지 분석했다.”면서 수사가 막바지에 달했음을 시사했다. 이런 가운데 노 전 대통령의 아들 건호씨가 연씨와 함께 박 회장집을 찾아갔다는 일부 정황이 포착되면서 돈의 주인을 찾는 데 중요한 단서가 되고 있다. 돈의 진짜 주인이 노 전 대통령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는 가운데 노 전 대통령의 아들이 등장한 것은 의미심장한 대목이다. 이는 같은 식구라는 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 ●연씨계좌는 ‘보관창고’ 가능성 검찰은 노 전 대통령이 권양숙 여사가 박 회장한테서 수억원을 받았다는 사과글을 올리면서 조사에 응하기로 한 점도 500만달러의 실체를 밝히는 데 결정적인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로서는 의혹의 당사자를 직접 조사할 수 있는 만큼 실체적 진실에 접근할 수 있게 된 것이다. 500만달러의 주인을 찾는 판도라 상자는 관련 인물들에 대한 소환·조사 이후 노 전 대통령의 ‘입’을 통해 구체적으로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오이석기자 hot@seoul.co.kr
  • [사설] 盧부부 소환조사해 법적 책임 따져야

    노무현 전 대통령이 부인 권양숙 여사가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의 돈을 받은 것을 시인한 후 검찰의 수사방향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결론부터 말하면 검찰은 노 전 대통령과 권 여사를 소환해 직접 조사를 벌여야 한다. 그리고 법적인 책임성을 철저히 규명해야 한다. 권력형 비리의 악순환 고리를 끊기 위해서는 정치적 고려가 개입해선 안 된다. 검찰 수사의 과거 예를 보면 전직 대통령에 대해서는 서면이나 방문 조사를 벌인 적이 있다. 하지만 이번 사안은 의혹이 제기된 액수가 크고 국민적인 이목이 집중되어 있다. 전직 대통령 예우를 따지기엔 사안이 중대하다. 특히 서면·방문조사로는 노 전 대통령을 둘러싼 수상한 돈거래의 실체를 파헤치기 어렵다. 노 전 대통령 부부는 검찰이 소환을 결정하면 그에 응해 진실 규명에 협조해야 한다. 노 전 대통령은 사과문과 측근 설명을 통해 사법처리를 피하려는 의도를 내비쳤다. 권 여사가 받은 돈이 ‘빌린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노 전 대통령의 사과문은 수사의 가이드라인이 되지 못한다. 노 전 대통령이 재임 중 금품수수를 알았거나 대가성이 있었다면 얘기는 달라진다. 재산신고 누락으로 공직자윤리법을 위반했고, 포괄적 뇌물죄나 제3자 뇌물수수죄에 해당할 수 있다. 권 여사가 받았다는 것, 빚을 갚기 위해서라는 것도 일방의 주장일 뿐이라고 검찰 관계자는 일축했다. 조카사위가 송금받은 500만달러가 노 전 대통령 몫이라는 게 밝혀지면 불법자금 액수는 눈덩이처럼 불어난다. 전직 대통령이 비리 혐의로 검찰에 출두하는 일이 반복되고, 전 영부인까지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되는 것은 우리 역사의 불행이다. 그럼에도 노 전 대통령 부부가 스스로 모든 진상을 털어놓고 법적 책임을 지겠다고 하지 않는 이상 검찰의 직접 수사는 불가피하다. 야당 일각에서 제기되는 정치보복, 표적사정 등의 주장도 설득력이 떨어진다고 본다.
  • 박연차→盧전대통령 돈 흐름 포착

    박연차→盧전대통령 돈 흐름 포착

    박연차(64·구속기소) 태광실업 회장의 정·관계 로비 사건을 수사 중인 대검찰청 중앙수사부(부장 이인규 검사장)는 8일 박 회장의 비자금 일부가 노무현 전 대통령에게 흘러들어간 정황을 포착했다. 검찰은 이에 따라 노 전 대통령이 밝힌 사과글과 관계 없이 권양숙 여사와 노 전 대통령 등을 다음주쯤 불러 조사하기로 했다. 검찰은 ‘권 여사가 빚을 갚는다며 정 전 비서관을 통해 박 회장한테서 받은 돈이 3억원이 아니라 10억원’이라는 일부 언론 보도에 대해 “수사를 더 해 나가야 한다.”고 밝혀 3억원 이상임을 내비쳤다. 또 태광실업의 홍콩 현지법인인 APC계좌에서 빠져나온 500만달러(지난해 2월 당시 환율로 50억원)의 최종 수령자를 파악하기 위해 노 전 대통령의 조카사위인 연철호(36)씨와 노 전 대통령의 아들 건호(36)씨도 소환·조사할 방침이다. 연씨는 해외 사업 투자금 명목으로 500만달러를 박 회장에게서 송금받았다고 밝혔었다. 박 회장은 이와 관련, “건호씨와 연씨가 나를 함께 찾아왔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또 박 회장이 연씨에게 건넨 500만달러가 라응찬(71) 신한금융지주 회장이 박 회장에게 비슷한 시기에 송금한 50억원과의 연관성을 파악하기 위해 라 회장의 실명과 차명 등 60여개의 계좌를 압수수색했다. 검찰은 노 전 대통령이 박 회장한테서 빌렸다는 15억원은 퇴임 후 정상적으로 이뤄진 사인간의 거래로 판단해 무혐의 처리했다. 검찰은 이와 함께 박 회장이 국세청의 세무조사 무마를 위해 추부길(53) 전 청와대 홍보비서관을 통해 현 여권 실세인 이상득(74) 의원과 정두언(52) 의원에게 선처를 부탁한 정황을 잡고 사실 관계를 확인하고 있다. 추 전 비서관은 검찰에서 박 회장 문제로(이명박 대통령의 형인) 이 의원과 통화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 회장도 검찰 조사에서 “이 의원이 국세청에 태광실업 세무조사를 지시한 것으로 보고 이 의원과 접촉해 이를 무마하려 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 의원측은 “박 회장과 관련해 어떤 청탁도 받은 적이 없다.”고 일축했다. 추 전 비서관을 박 회장에게 소개해 준 이명박 대통령의 친구 천신일(66) 세중나모여행 회장도 수사를 받고 있다. 한편 검찰은 9일 새벽에 박 회장한테서 3억여원의 돈을 받은 혐의로 정상문(63) 전 청와대 총무비서관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노 전 대통령의 후원자로 알려진 강금원(57) 창신섬유 회장도 이날 대전지법에서 영장실질심사를 받는다. 정은주 오이석기자 ejung@seoul.co.kr
  • 정상문 체포·강금원 사전영장

    대검찰청 중앙수사부(부장 이인규 검사장)은 7일 노무현 전 대통령의 ‘집사’인 정상문 전 청와대 총무비서관을 체포했다. 홍만표 대검 수사기획관은 “증거인멸의 우려가 있다.”고 밝혔다. 검찰은 정 전 비서관의 집과 사무실에 대해서도 압수수색했다. 검찰은 정 전 비서관이 박 회장한테서 2005년에서 2006년 사이에 3억원의 불법 자금을 받은 혐의를 잡고 집중 추궁했다. 그러나 이 돈은 노 전 대통령이 권여사가 받았다는 수억원과는 별개의 돈이다. 노 전 대통령은 정 전비서관이 별도로 3억원을 챙긴 사실은 몰랐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대전지검도 노 전 대통령의 후원자이자 정치적 동반자인 강금원(57) 창신섬유 회장에 대해 횡령과 조세포탈 등의 혐의로 사전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대검 중수부는 강 회장의 구속이 결정되면 대전지검으로부터 강 회장의 신병을 넘겨 받아 노 전 대통령 조카사위가 박 회장한테서 받은 500만 달러의 돈 주인 등에 대한 조사를 벌일 방침이다. 대검 중수부는 또 이날 박 회장한테서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김원기(72) 전 국회의장을 소환해 조사했다. 한편 검찰은 박 회장의 홍콩 현지법인 APC 관련 계좌 자료를 6일 오후 홍콩 사법당국으로부터 넘겨 받아 본격적인 검토·분석 작업을 벌였다. 오이석기자 hot@seoul.co.kr
  • 노건호씨도 ‘박연차 비리’에 연루되나

    노무현 전 대통령의 장남 건호(36)씨가 ‘박연차 비리’에 연루됐는지에 대해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이 검찰에서 “노 전 대통령의 아들 건호씨와 조카사위 연철호씨가 나를 찾아왔다.”는 진술을 한 것으로 노컷뉴스가 8일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건호씨는 미국 유학을 마치고 LG전자 해외법인으로 복귀하기 전인 2007년 일시 귀국했으며 이때 연씨와 함께 박 회장을 찾아갔다는 것이다.이후 박 회장은 연씨가 투자명목으로 요청한 500만달러를 송금했다.당시 건호씨의 계좌에 돈이 송금됐다는 일부 보도가 있었지만 사실이 아닌 오보인 것으로 밝혀졌다.  건호씨는 현재 LG전자의 미국 샌디에이고법인 MC(Mobile Communication)사업본부 NBD(New Business Development) 팀에서 근무 중이다.건호씨는 지난 2002년 LG전자에 입사해 업무혁신팀에서 일하다 2006년 미국 스탠퍼드대 MBA 과정 유학을 위해 회사를 휴직, 2008년 10월 복직했다.  청와대는 당시 건호씨가 미국 MBA 과정 유학 비용을 받았을 것이란 의혹과 관련, “비용을 스스로 마련했다.”고 밝혔었다. 하지만 지난 7일 노 전 대통령이 스스로 홈페이지에 “저의 집(권양숙 여사 지칭)에서 부탁하고 그 돈을 받아서 사용한 것입니다. 미처 갚지 못한 빚이 남아 있었기 때문입니다.”고 언급한 ‘빚’이 건호씨의 유학 비용일 수 있다는 추측이 나오고 있다.  건호씨가 ‘박연차 비리’에 연루됐다는 의혹이 일자 “전직 대통령의 아들들이 걸었던 길을 답습하는 것이 아니냐.”는 추측이 나오고 있다. LG전자측은 8일 “(건호씨가 박연차 회장을 찾아간 일은) 개인적인 문제라 회사측에서 말할 것이 없다. 회사 입장에서 뭘 한 게 아니라, 다니는 와중에 있었던 (휴직 중) 개인적인 부분이다.”라며 “LG전자와 건호씨 문제를 연관시키지 말라.”고 밝혔다.  한편 LG전자에 입사할 당시 건호씨는 학교(연세대 법학과)에서 열린 회사설명회 겸 신입사원 모집에 원서를 냈다가 합격했었다.건호씨는 LG전자 입사 후 유학 전까지 매스컴의 주목을 받는 일이 거의 없었다.인사팀 관계자는 이와 관련, “주로 임원들의 해외 출장에 많이 동행한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인터넷서울신문 윤창수 최영훈기자 geo@seoul.co.kr
  • [노무현 전격고백 파장] 측근 잇단 사법처리에 심경 변화…검찰 수사 선긋기?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의 정·관계 로비 의혹에 대한 검찰의 수사가 정점으로 다가서고 있다. 박 회장이 정상문 전 청와대 총무비서관에게 건넸다는 수억원의 ‘검은 돈’의 주인이 ‘봉하마을’이라고 노무현 전 대통령이 밝혔기 때문이다. 따라서 검찰은 이 사건을 둘러싸고 얽혀 있는 여러 의혹들의 중심에 서 있는 노 전 대통령에 대한 조사를 통해 실체적 진실을 밝혀 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노 전 대통령이 사과글을 통해 검찰 조사에 응하겠다고 한 것은 1차적으로 측근 중의 측근인 정 전 비서관이 체포되고, 강금원 창신섬유 회장에 대해 구속영장이 청구되면서 심경에 변화가 있었을 것으로 검찰 주변에서는 해석하고 있다. 측근들이 자신 때문에 잇따라 사법처리되고, 거짓말을 해야 하는 상황에서 더 이상 이를 방기할 수는 없었지 않았겠느냐는 관측이다. 여기에는 노 전 대통령의 특유의 승부사 기질이 작용했을 것이란 추측도 있다. 일종의 정면돌파로 볼 수 있다. 먼저 나서서 밝힐 것은 밝히고, 아닌 것은 아니라고 주장하는 것이 사건을 마무리하는데 유리하다고 판단했을 것이란 관측이다. 정치적인 관점에서 검찰에 일정 부분 검은 돈을 받았다는 점을 밝힘으로써 검찰의 브레이크없는 수사에 제동을 걸려는 의도도 있었을 것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문재인 전 청와대 비서실장 등 측근들이 모여 사과글을 올리기 전에 대책회의 등을 가진 것도 이를 뒷받침해 주는 대목이다. 이른바 출구를 위한 ‘벼랑끝 협상 카드’라는 얘기다. 이같은 관측은 노 전 대통령의 사과글을 본 검찰의 반응과도 일맥상통하는 측면이 있다. 검찰은 노 전 대통령의 초강수에 당황해 하면서도 노 전 대통령의 사과글이 결국 검찰과 현 정권을 향한 승부수라고 판단하고 있다. 검찰은 노 전 대통령이 권양숙 여사가 정 전 비서관을 통해 박 회장한테서 수억원을 받은 점은 인정하면서도 조카사위인 연철호씨가 박 회장한테서 500만달러 수수와 관련해 자신과 무관하다고 밝힌 점에 주목하고 있다. 검찰은 노 전 대통령이 자진 출두 의사를 밝힌 만큼 수사에는 부담이 덜할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검찰은 노 전 대통령의 조사를 통해 실질적인 성과를 거둘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말을 아끼고 있다. 노 전 대통령측으로서도 지금까지의 검찰 수사를 지켜 보면서 대응책을 세웠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검찰은 노 전 대통령이 일단 ‘입’을 열었기 때문에 쉽게 닫지는 못할 것으로 보고 있다. 지금까지 파악한 구체적인 물증을 들이대면 가능할 것이란 판단이다. 오이석기자 hot@seoul.co.kr
  • [노무현 전격고백 파장] 盧고백 이끌어내기까지

    [노무현 전격고백 파장] 盧고백 이끌어내기까지

    노무현 전 대통령이 사과글을 올리며 검찰 조사를 받겠다고 나서기까지 검찰은 측근 인물들을 집요하게 파헤쳐 왔다. 측근 수사는 노 전 대통령을 향한 전주곡이었다. 출발은 지난해 대검 중수부가 세종증권 비리 의혹 사건을 수사하면서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과 노 전 대통령의 친형인 노건평씨를 구속시킨 것이었다. 당시만 해도 검찰은 더 이상 할 게 없다고 한발 물러섰으나 올들어 검찰의 대대적인 인사를 계기로 다시 박연차 리스트가 불거졌다. 지난달 19일 이정욱(60) 전 한국해양수산개발원장에 이어 장인태(58) 전 행정자치부 차관이 정치자금법 위반으로 구속되면서 검찰의 수사는 봉하마을을 향하고 있음을 짐작케 했다. 이어 고향에서 함께 사법시험 공부를 하며 동고동락했던 박정규(61) 전 청와대 민정수석도 박 회장한테서 뇌물을 받은 혐의로 구속됐고, 노 전 대통령의 정치적 동지이자 386의 좌장 이광재(4 4) 민주당 의원도 이들의 뒤를 이었다. 수사는 현역 국회의원에 수사의 장벽인 4월 임시국회를 앞두고 박 회장이 조카사위 연철호(36)씨에게 건넨 500만 달러가 검찰 수사 결과 밝혀지면서 8부능선을 넘는 듯했다. 옥에 갇힌 형이 다시 욕을 먹고, 고향친구와 정치적 동지가 차례로 구속되고, 본인에 대한 의혹이 제기돼 세간의 눈과 귀가 봉하마을로 쏠려도 노 전 대통령의 굳게 다문 입을 열지 못했다. 하지만 검찰은 최근 정치에 입문하던 시절부터 자신의 곁을 떠나지 않고 의리를 지켰던 ‘후원자’ 강금원 창신섬유 회장, 안희정 민주당 최고위원, 또 정치적 생명을 함께해 왔던 김원기 전 국회의장이 사법처리 대상에 오르면서 노 전 대통령의 침묵은 더 이상 유효하지 않았다. 7일 오전 검찰이 자신과 평생을 함께 해 온 정상문 전 청와대 총무비서관을 체포하면서 노 전 대통령은 결국 입을 열었다. 검찰은 이제 ‘잔인한 4월’, ‘무소의 뿔처럼’ 홀로 선 노 전 대통령을 상대로 힘겨운 한판 승부를 벌이게 됐다. 장형우기자 zangzak@seoul.co.kr
  • [노무현 전격고백 파장] “꿀릴 게 없다”더니… 무너진 청렴 이미지

    [노무현 전격고백 파장] “꿀릴 게 없다”더니… 무너진 청렴 이미지

    7일 노무현 전 대통령이 다시 나섰다. ‘돈을 받았다.’는 사과문과 함께였다. ‘박연차 리스트’ 수사 이후 “인터넷을 통해 끊임없이 정치를 해오더니 이번엔 왜 입을 닫고 있느냐.”는 조롱에도 침묵했던 노 전 대통령이었다. 노 전 대통령은 과거 대선 자금 시비에서 “내가 만약 한나라당이 받은 불법 대선자금의 10분의 1 이상을 받았다면 대통령 자리에서 물러나겠다.”고 했었다. 뒤에 탄핵의 빌미가 됐다는 분석도 있었지만, ‘청렴’의 이미지는 그런 대로 유지할 수 있었다. 그 때도 노 전 대통령은 “노사모가 돈도 많이 모아 주고 돈 없이 선거를 치를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 줘 상대적으로 돈을 적게 썼다. 그러니까 ‘좋다, 수사 한 번 해보자.’ 웃통 딱 벗고 나갈 수 있었지 않느냐.”고 했다. 하지만 노 전 대통령의 당당한 태도는 이번 검찰 수사 과정에서 여지 없이 무너질 위기에 처했다. ‘깨끗한 정치인’, ‘적어도 도덕성에서는 문제가 없는 대통령’이라는 참여정부의 ‘자존심’이 검찰 수사의 도마에 올랐기 때문이다. 재임 시절 노 전 대통령은 대의(大義)와 대세(大勢)를 얘기했다. 대의가 정치의 최고 가치이며, 여의치 않을 때는 현실적으로 대세라도 따라야 한다는 것이었다. 이제는 대의의 명분이 무너지면서, 대세의 실리조차 좇지 못할 난처한 지경에 빠졌다. 물론 정치권, 특히 여당에서는 노 전 대통령의 고백에 대해 여전히 의혹의 시선을 거두지 못하고 있다. 한나라당 윤상현 대변인은 “사과문 발표가 정상문 전 청와대비서관과 조카사위 등 측근세력을 비호하기 위해 검찰수사에 보이지 않는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는 것은 아닌지 분명히 가려 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일각에서는 “정 전 비서관이 박 회장으로부터 부인 권양숙 여사가 받은 돈까지 자신의 책임으로 뒤집어쓰는 상황을 막기 위해 글을 올린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내놓고 있다. 의혹이 제기될 때마다 노 전 대통령은 늘 선제적이었다. 형 건평씨가 공격을 당하려 하자 “좋은 학교 나오신 분이 시골에 있는 별 볼일 없는 사람에게 머리 조아리고 돈 주지 마라.”고 공개 경고했다. 측근들에 대한 수사가 진행되자 “언론이 깜도 안 되는 것을 갖고 소설을 쓴다.”고도 했다. 하지만 당시는 ‘살아 있는 권력’ 시절이었다. 지금은 그 결과를 예측하기 쉽지 않다. 그럼에도 정치권 일각에서는 “노 전 대통령이 절대 ‘백기 투항’ 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최소한 논개처럼 산화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정치권이 폭풍 속으로 빨려갈 수도 있음을 예고하는 대목이다. 이지운 허백윤기자 jj@seoul.co.kr
  • [사설] 盧 전 대통령, 돈 수수 내역 소상히 밝혀라

    노무현 전 대통령과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간 직접적인 돈 거래 사실이 결국 밝혀져 충격적이다. 노 전 대통령은 부인 권양숙 여사의 부탁으로 정상문 전 총무비서관이 박연차 회장으로부터 돈을 받았다고 밝혔다. 참여정부 실세들이 줄줄이 구속되거나 수사를 받고 있는 상황에서 노 전 대통령까지 떳떳지 못한 돈을 받았다니 경악을 금치 못한다. 그동안 의혹만 무성하던 참여정부 비리의 핵심이 드러나는 것인지에 우리는 주목한다. 노 전 대통령은 어제 오전에 정 전 비서관이 검찰에 전격 체포되고 난 뒤에 자신의 홈페이지 ‘사람사는 세상’에 ‘사과드립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돈거래 사실을 밝혔다. 노 전 대통령의 자진적인 공개가 아니라, 검찰의 수사가 자신에게 좁혀지자 마지못해 공개했다는 인상이다. 떳떳하지 못한 측면이 있었다는 얘기다. 정 전 비서관이 체포되지 않았다면 돈 거래 사실을 공개했을지 묻고싶다. 검은 돈이 아니라 차용증을 주고 받은 정상적인 돈 거래였다면 국민에 사과할 까닭도 없었을 것이다. 노 전 대통령은 박연차 회장이 조카 사위 연철호씨에게 준 500만달러에 대해서는 퇴임후 알았지만 특별히 호의적인 동기가 개입한 것으로 보여 특별한 조치를 하지 않았다고 했다. 돈이 건네질 당시에 퇴임을 이틀 앞둔 대통령 신분이었던 이의 조카사위에게 당시 환율 기준으로 50억원이라는 거금을 계약서 한 장 없이 호의로 줬을 것이라는 말을 믿을 국민은 아무도 없을 것이다. 노 전 대통령이 박연차 회장과의 돈거래 사실만 밝히고 상세한 얘기는 검찰 조사에서 밝히겠다고 한 것은 국민을 우롱하는 처사다. 노 전 대통령은 돈이 언제 얼마나 오갔는지, 어떤 빚이 있었는지, 빚은 어떻게 갚았는지 등을 국민들에게 소상히 밝혀야 한다. 아울러 노 전 대통령에 쏟아지는 의혹과 추가적인 돈거래 여부도 떳떳이 밝히기 바란다.
  • [노무현 전격고백 파장] 盧·검찰 질긴 악연

    검찰과 노무현 전 대통령의 ‘악연’은 2003년 3월 검사와의 대화로 거슬러 올라간다. 참여정부 출범 직후 인사 쇄신을 통한 검찰 개혁을 내세워 판사 출신의 강금실 전 장관을 임명한 데 대해 평검사들이 조직적으로 반발하자 노 전 대통령은 “인사제청권을 검찰에만 쥐어 주는 것은 용인할 수 없다.”면서 직접 나서 평검사들과 생중계 토론을 벌였다. 당시 “대통령도 취임 전 부산 동부지청장에게 청탁전화를 한 적 있지 않느냐.”는 질문이 나오자 “이쯤 되면 막가자는 거죠.”라고 맞받아쳐 화제를 모았고, 여론은 대체로 호의적이었다. 이듬해 3월 검찰이 고(故) 남상국 전 대우건설 사장에게서 인사청탁 대가로 3000만원을 받은 혐의로 형 건평씨를 불구속기소하자 노 전 대통령은 기자회견을 열어 사과와 함께 “대우건설의 사장처럼 좋은 학교 나오시고 크게 성공하신 분들이 시골에 있는 별 볼 일 없는 사람에게 가서 머리 조아리고 돈 주고….”라고 발언했다. 남 전 사장은 이 방송을 보고 몇 시간 뒤 한남대교에서 투신해 스스로 목숨을 끊었고, 노 전 대통령은 큰 비판을 받았다. 친노 인사들도 검찰 수사로 고난을 겪었다. ‘구속 1호’는 영원한 집사 최도술 전 청와대 총무비서관이 기록했다. 2002년 대선 때 ‘당선 축하금’ 명목으로 22억원을 받은 사실이 밝혀졌기 때문이다. ‘좌희정 우광재’라 불리던 안희정 민주당 최고위원과 민주당 이광재 민주당 의원도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형사처벌을 받았다. 특히 이 의원은 측근 비리 의혹 등 두 번의 특검을 포함해 10여 차례 검찰 수사를 받았다. 검찰의 칼끝은 마침내 본인을 직접 향했다. 노 전 대통령이 퇴임 뒤 ‘e지원 서버(옛 청와대 온라인업무관리시스템)’를 봉하마을에 구축하고 임의로 기록물을 가져간 데 대해 검찰이 지난해 8월부터 수사에 착수한 것. 기록물 유출 혐의가 있다는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검찰이 방문조사 카드를 꺼내자 노 전 대통령은 곧바로 “혐의가 있다면 내가 자진출석해 조사받겠다.”고 공식 입장을 밝혔다. 검찰은 이후 노 전 대통령쪽과 의견을 조율하는 데 상당 시간을 소요했고, 세종증권 매각비리 사건이 터져 건평씨가 구속되면서 수사는 사실상 중단된 상태다. 이번에도 노 전 대통령은 부인 권양숙 여사의 범죄사실을 밝히고 사과하면서도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이 조카사위 연철호씨에게 투자 명목으로 건넨 500만 달러에 대해서는 자신의 직무와 연관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부인이 잘못한 부분을 솔직히 시인하면서 이런 해명을 한 것은 500만 달러와 관련해 자신이 결백하다는 점을 검찰에 통보한 것이나 다름없다. 유지혜기자 wisepen@seoul.co.kr
  • 盧 “저의 집서 부탁해 박연차 돈 받아”

    盧 “저의 집서 부탁해 박연차 돈 받아”

    노무현 전 대통령은 7일 정상문(63) 전 청와대 총무비서관이 박연차(64·구속기소) 태광실업 회장한테서 수억원의 뇌물 성격의 돈을 받은 혐의로 체포돼 검찰 조사를 받고 있는 것과 관련, “저의 집에서 부탁하고 그 돈을 받아서 사용한 것”이라며 박 회장에게서 돈 받은 사실을 시인하고 사과했다. 노 전 대통령은 이날 자신의 인터넷 홈페이지인 ‘사람 사는 세상’에 올린 사과문을 통해 “(정 전 비서관을 통해 박 회장 돈을 받은 것과 관련해)미처 갚지 못한 빚이 남아 있었기 때문”이라며 “상세한 이야기는 검찰의 조사에 응해 진술한 뒤 응분의 법적 평가를 받겠다.”고 밝혀 검찰의 소환에 응할 생각임을 내비쳤다. 그러나 어떤 빚을 갚았는지는 밝히지 않았다. 노 전 대통령측 김경수 비서관은 “‘저의 집’이라는 표현은 경상도에서 부인을 뜻한다.”면서 “권양숙 여사가 정 전 비서관을 통해 박 회장 돈을 받아 사용했다는 뜻으로 보면 된다.”고 말했다. 노 전 대통령은 그러나 조카사위 연철호(36)씨가 박 회장에게서 받은 500만 달러(당시 환율로 환산하면 약 50억원)는 자신과 무관하다고 주장했다. 노 전 대통령은 “연씨가 박 회장한테서 돈받은 사실을 퇴임 후에 알았다.”면서 “특별히 호의적인 동기가 개입한 것으로 보였지만, 성격상 투자이고, 저의 직무가 끝난 후의 일이었기 때문에 특별한 조치를 하지는 않았다.”고 밝혔다. “사업을 설명하고 투자를 받았고, 실제로 사업에 투자가 이루어졌던 것으로 알고 있으며 조사과정에서 사실대로 밝혀지기를 바랄 뿐”이라고 덧붙였다. 노 전 대통령은 사과문을 내기에 앞서 문재인 전 청와대 비서실장 등 핵심 참모들과 대책회의를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노 전 대통령이 박 회장한테서 돈 받은 사실을 고백함에 따라 검찰의 수사는 급진전되게 됐다. 이와 관련, 홍만표 대검 수사기획관은 “노 전 대통령의 사과글을 참고하겠다.”면서 “(노 전 대통령과 권 여사에 대한 조사 여부는) 정 전 비서관을 조사한 뒤 결정하겠다.”고 신중한 반응을 보였다. 오이석기자 hot@seoul.co.kr 다음은 노 전 대통령의 글 전문 사과드립니다. 저와 제 주변의 돈 문제로 국민 여러분의 마음을 불편하게 해 드리고 있습니다. 송구스럽기 짝이 없습니다. 더욱이 지금껏 저를 신뢰하고 지지를 표해주신 분들께는 더욱 면목이 없습니다. 깊이 사과드립니다. 그리고 혹시나 싶어 미리 사실을 밝힙니다. 지금 정상문 전 비서관이 박연차 회장으로부터 돈을 받은 혐의로 조사를 받고 있습니다. 그런데 혹시 정 비서관이 자신이 한 일로 진술하지 않았는지 걱정입니다. 그 혐의는 정 비서관의 것이 아니고 저희들의 것입니다. 저의 집에서 부탁하고 그 돈을 받아서 사용한 것입니다. 미처 갚지 못한 빚이 남아 있었기 때문입니다. 더 상세한 이야기는 검찰의 조사에 응하여 진술할 것입니다. 그리고 응분의 법적 평가를 받게 될 것입니다. 거듭 사과드립니다. 조카사위 연철호가 박연차 회장으로부터 받은 돈에 관하여도 해명을 드립니다. 역시 송구스럽습니다. 저는 퇴임 후 이 사실을 알았습니다. 그러나 특별한 조치를 하지는 않았습니다. 특별히 호의적인 동기가 개입한 것으로 보였습니다만, 성격상 투자이고, 저의 직무가 끝난 후의 일이었기 때문입니다. 사업을 설명하고 투자를 받았고, 실제로 사업에 투자가 이루어졌던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조사과정에서 사실대로 밝혀지기를 바랄 뿐입니다. 2009년 4월 7일 노무현
  • [박연차 로비 수사] ‘姜건너 잡기’

    [박연차 로비 수사] ‘姜건너 잡기’

    검찰이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과 더불어 노무현 전 대통령의 최대 후원자로 알려진 강금원 창신섬유 회장을 6일 소환·조사함에 따라 노 전 대통령 주변 수상한 금전 관계의 베일이 벗겨질지 주목된다. 검찰은 일단 강 회장이 창신섬유와 충북 충주 시그너스 컨트리클럽의 회사돈 100억원을 횡령했는지, 조세를 포탈했는지만 조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수사의 초점은 노 전 대통령 측근에 건네진 ‘자금’이라는 게 검찰 안팎의 분석이다. 회사돈 횡령만 조사한다면 노 전 대통령의 돈거래를 둘러싼 각종 의혹이 불거진 이 시점에 강 회장을 부를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검찰이 강 회장의 횡령 등 혐의를 상당 부분 확인하고도 소환 조사를 늦춰왔던 정황도 이를 뒷받침한다. 검찰이 강 회장을 부른 것은 우선 ㈜봉화에 투자한 70억원의 조성 경위와 안희정(44) 민주당 최고위원에게 건넨 약 7억원의 성격을 규명하기 위해서다. 그리고 최종적으로 박 회장이 조카사위 연철호(36)씨에게 건넨 500만달러(당시 환율로 약 50억원)가 ‘노 전 대통령의 몫’인지 밝히기 위해서다. 강 회장은 2007년 9월 노 대통령의 사저가 있는 경남 김해 봉하마을을 개발할 목적으로 ㈜봉화라는 회사를 설립했다. 그는 설립 당시에는 50억원을 투자했고, 이듬해인 2008년 20억원을 추가했다. 이 돈은 회사 이사회 결의를 거친 것이라 외견상 ‘합법적인 돈’이다. 그러나 대전지검 특수부는 강 회장에 대한 폭넓은 계좌추적을 통해 70억원의 출처와 회사 설립 비용 등을 검증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안 최고위원에게 건네진 7억원도 튀어나왔다. 강 회장은 “추징금이나 전세금 등 어려운 형편을 얘기했을 때 돈을 빌려 줬고 대부분 갚았다.”고 해명했다. 검찰이 수사를 확대할 경우 안 최고위원처럼 노 전 대통령 측근의 수상한 자금 흐름이 새롭게 드러날 가능성도 있다. 퇴임을 즈음해 봉하마을에 ‘e지원’이라는 첨단 컴퓨터시스템을 설치하는 데 사용한 비용의 출처, 정치토론 사이트인 ‘민주주의 2.0’을 개설하는 데 조달된 자금 등을 검찰이 살펴보는 것으로 전해졌다. 박 회장이 연씨에게 건넨 500만달러의 실제 주인이 누구냐를 가리는 데도 강 회장은 필요한 인물이다. 강 회장은 앞서 언론 등에 “2007년 8월 박 회장이 ‘홍콩에 비자금 50억원이 있으니 가져 가라.’고 제안했는데 ‘검은 돈’이라 받지 않았다.”고 밝혔다. 당시 강 회장, 박 회장, 정상문(63) 전 청와대 총무비서관 등 세 사람은 노 전 대통령의 재단법인 ‘봉하’를 설립하는 방법을 논의하기 위해 서울 장충동 S호텔에서 회동했었다. 그러나 6개월 뒤 50억원에 해당하는 박 회장의 홍콩 비자금 500만달러가 정 전 비서관의 소개로 연씨에게 전달됐다. 때문에 박 회장이 말한 홍콩 비자금 50억원이 뒤늦게 연씨를 통해 노 전 대통령에게 건네진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후원자인 박 회장의 ‘입’ 때문에 곤경에 처한 노 전 대통령이 후원자이자 ‘정치적 동지’인 강 회장의 ‘입’으로 어떤 결과를 맞게 될지 주목된다. 정은주기자 ejung@seoul.co.k [다른기사 보러가기] 드라마 ’미녀삼총사’ 주인공 파라 포세트 LA 병원에 입원 로쎄앙 화장품 5개 제품 판매금지 정동영 무소속 출마 시사
  • [박연차 로비 수사] APC계좌 ‘봉하’로 흘렀다?

    [박연차 로비 수사] APC계좌 ‘봉하’로 흘렀다?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의 정·관계 로비 의혹을 밝히는 줄기는 두 가지다. 하나는 박 회장의 입을 통하는 방법이다. 검찰은 주로 박 회장 또는 돈을 건네받은 당사자들을 추궁해 혐의를 입증하고 있다. 다른 하나는 계좌 추적이다. 진술보다 신빙성이 높고, 꼼짝없이 혐의를 추궁할 수 있다. 여기에는 로비 저수지로 불리는 태광실업 홍콩법인인 APC 계좌가 그 중심에 있다. 이 계좌는 해외계좌여서 그동안 눈속임으로 해왔던 로비 정황, 또는 탈세 비리 등이 다 들어 있다. 상황에 따라서는 ‘봉하마을’에 태풍의 눈이 될 것이란 점도 이 때문이다. 그동안 APC 계좌는 지난해 박 회장의 탈세 등 개인비리 수사 이후 줄곧 베일에 가려져 있었다. 하지만 수사팀은 6746만달러라는 거액의 비자금을 보관하던 APC 계좌를 계속 주목해 왔다. 검찰이 이 계좌를 주목하는 것은 박 회장의 로비 진술을 뒷받침할 결정적 증거물이기 때문이다. 특히 이 계좌의 흐름을 추적해가면 여야 정치권 인사들에게 건네진 불법 정치자금의 돈세탁 과정이 어김없이 드러날 전망이다. 검찰은 박 회장의 진술을 통해 노무현 전 대통령의 조카사위 연철호씨에게 APC계좌를 통해 500만달러를 투자금 명목으로 건넨 정황을 포착했다. 하지만 노 대통령의 측근인 강금원 창신섬유 회장은 검은 돈이라 받지 않았다고 주장한 바 있다. 그러나 검찰은 연씨에게 흘러들어간 돈이 어떤 돈인지 APC계좌를 통해 밝힐 수 있다고 자신한다. 검찰에 APC 계좌는 ‘잔인한 4월’ 시나리오의 종착역 봉하마을을 향한 열쇠인 셈이다. 대검 홍만표 수사기획관도 노 전 대통령에 대한 수사계획에 대해 “계좌가 들어오면 확인하겠다.”고 말해 수사 의지를 분명히 했다. 검찰은 500만달러가 상식적으로 연씨에게 건네져야 할 이유가 없다고 보고 있다. 달리 말하면 박 회장의 돈이 제3자를 통해 연씨에게 전달됐고, 제3자는 봉하마을의 핵심 인물과 관련이 있을 것이라는 추론이 가능하다. 따라서 500만달러의 출처와 사용처 등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돈의 흐름이 파악되고, 결국 누구를 위해 이같은 흐름이 이뤄졌는지를 알 수 있다. 다만 검찰은 연씨가 해외의 이곳저곳에 투자를 했고, 나머지 돈을 갖고 있다면 다소 난관에 봉착할 수 있다. 더구나 노 전 대통령의 측근인 문재인 전 청와대 비서실장은 이와 관련, “투자와 관련해 법적으로 문제될 것이 없다고 본다.”고 이같은 상황을 뒷받침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검찰 주변에서는 검찰이 이를 확인해 낼 수 있는 단서를 어느 정도 확보해둬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오이석기자 hot@seoul.co.kr
  • 강금원·박관용 소환…김덕배 前의원 체포

    대전지검 특수부(부장 이경훈)는 6일 오전 노무현 전 대통령의 후원자로 알려진 강금원(57) 창신섬유 회장을 횡령 등의 혐의로 전격 소환·조사했다. 강 회장은 검찰에서 2004년 이후 부산 창신섬유와 충북 충주 S골프장의 회사돈 100억여원을 가불 등의 형식으로 가져다 쓴 과정에 불법이 없었는지 등에 대해 집중 추궁받았다. 강 회장은 노무현 전 대통령의 측근으로 현재 대검에서 진행 중인 박연차(64·구속기소) 태광실업 회장의 정·관계 로비 수사와 불가분의 관계다. 검찰은 강 회장의 횡령혐의와는 별개로 박 회장의 정·관계 로비 사건을 수사 중인 대검 중수부가 강 회장을 따로 불러 박 회장이 노 전 대통령의 조카사위인 연철호(36)씨측에 건넨 것으로 알려진 500만달러의 정체와 관련된 조사도 벌일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대검 중수부는 이날 박관용(71) 전 국회의장을 박 회장으로부터 1억여원의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소환 조사하는 한편 김원기(72) 전 국회의장의 비서실장을 지낸 김덕배(55) 전 의원도 수천만원의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체포해 조사했다. 박 전 의장은 이날 오후 11시쯤 귀가하면서 “(불법 정치자금 의혹과 관련해) 모두 해명했다”고 말했다. 1억원 이외의 후원금을 받은 적이 있느냐는 물음에는 “없다.”고 잘라 말했다. 김 전 의원은 밤샘 조사를 받았다. 한편 검찰은 전날 박 회장의 세무조사 무마 로비를 시도한 것으로 드러난 추부길 전 청와대 홍보기획비서관에 대한 의혹에 대해서도 재확인 작업을 벌이고 있다고 밝혔다. 검찰은 박 회장이 추 전 비서관에게 세무조사 무마 청탁을 한 2008년 8월 전후의 통화내역을 통해 세무조사 무마를 시도한 인사들과의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있다. 대전 이천열 서울 오이석기자 hot@seoul.co.kr
  • 김 법무 “박연차 리스트 없는 걸로 알고 있다”

    김 법무 “박연차 리스트 없는 걸로 알고 있다”

    6일 본회의 정치분야 대정부 질문에서는 ‘박연차 리스트’에 관한 게 많았다. 김경한 법무부 장관은 이날 검찰의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 수사와 관련, “‘박연차 리스트’ 같은 것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김 장관은 국회 대정부질문에 출석해 이같이 말하며 “박 회장의 변호인 등이 말할 수는 있지만 검찰에는 리스트가 없다.”고 밝혔다. 김 장관은 또 민주당 정장선 의원이 “전직 국회의장이 검찰에 갔고, 앞으로 전직 대통령이 가야 할지도 모르겠다.”고 지적하자 “수사 일정에 대해 말하기는 어렵지만 의혹이 있으면 누구를 막론하고 수사하겠다.”고 답했다. 검찰이 이번 수사에서 구속영장 청구 기준을 ‘불법 자금 1억원’으로 설정했다는 일부의 관측에 대해 김 장관은 “그런 사실은 없다.”고 잘라 말했다. 한나라당 이사철 의원은 “한나라당과 이명박 정권에 정치적 타격을 주기 위해 노무현 정권의 검찰 간부를 지낸 사람이 박 회장을 변호하면서 한나라당 의원에 대해 근거 없는 얘기를 퍼뜨리고 있다.”고 비판했다. 같은 당 홍일표 의원은 “부패와의 전쟁 수준으로 단호한 심판을 내려야 한다.”고 강조했고, 박민식 의원은 “노 전 대통령이 박 회장에게서 수십억원을 빌리고 조카사위에게 수십억원이 넘어갔는데 무관하다면 지나가는 소가 웃을 일”이라고 말했다. 자유선진당 조순형 의원은 “무제한으로 수사해야 하고, 특히 살아 있는 권력부터 수사한 다음에 죽은 권력을 해야 한다.”면서 “이종찬 전 민정수석과 천신일 세중나모 회장은 박연차 회장과도 가깝고 금전거래도 있었다는데 왜 수사하지 않느냐.”고 따졌다. 민주당 이종걸 의원은 “대통령의 친구 천신일씨는 박연차 로비에 올인했고, 한상률 전 국세청장은 권력의 비호 아래 해외로 도피시킨 의혹이 짙다.”며 “검찰은 청와대 진두지휘에 따라 짜맞추기 수사를 하는데, 깃털수사만 한다면 특검이 불가피하다.”고 주장했다. 같은 당 정장선 의원도 “박연차 사건의 핵심인 현 여권 인사를 대상으로 한 수사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검찰의 불공정성을 질타했다. 이에 대해 김 장관은 “수사라는 게 어차피 과거 사실을 대상으로 하는 것”이라면서 “정권이 바뀌면 과거 여러 가지 은폐됐던 단서가 드러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그는 “의도적으로 과거, 현재 정권을 구분하는 게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여야는 북한의 장거리 로켓 발사와 관련, 각각 전·현 정부의 책임론을 거론하며 대북 대응력 강화 방안을 놓고 설전을 벌이기도 했다. 민주당 강창일 의원은 “현 정부의 ‘비핵 개방 3000’ 정책이 극단적인 대결국면을 부추긴다는 견해가 있다.”면서 “대북 특사 파견을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한나라당 이범래 의원은 북한이 최근 개성공단 통행을 차단했다가 재개한 점을 지적한 뒤 “(북한이) 언제든지 마음만 먹으면 우리 인력을 억류할 수 있다.”고 맞불을 놓았다. 행정도시인 세종시에 대한 지원책을 주문하는 요구도 나왔다. 한나라당 차명진 의원은 “현재로선 세종시의 자족기능이 어렵다.”면서 “세종시를 기업도시로 전환할 생각은 없느냐.”고 물었다. 이에 대해 한 총리는 “정부도 대안을 신중히 검토해 보겠다.”고 밝혔다. 김지훈 허백윤기자 kjh@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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