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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론] 아시안 게임과 인공기 게양

    이번 부산 아시안게임을 계기로 국내에서 처음으로 북한 인공기가 공식적으로 게양되었다.또한 경기장 내에서도 인공기 사용이 제한적으로 허용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일부 단체에서는 ‘태극기 수호 궐기대회’를 통해 인공기 사용반대의 입장을 밝히고 있으며,또 다른 편에서는 인공기 사용을 전면 허용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사실 인공기 게양 문제는 그간의 남북관계의 진전 과정에서 몇 차례 불거져 나온 적이 있다.1995년 북한에 쌀을 수송하던 시아펙스호가 북한의 강요로 인공기를 게양하여,대북 쌀지원이 중단된 적이 있다.또한 지난 2000년 남북정상회담 당시에도 국내 여러 대학에서 태극기와 인공기를 게양하여 논란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그러나 이번 인공기 문제는 과거의 사건들과는 분명히 구분되어야 한다.먼저,이번에는 우리 측이 인공기를 게양하는 것은 아니고,북한 측의 인공기 사용을 허용하는 것이다. 북한이 유엔을 비롯한 여러 국제기구에 이미 가입했으며,국제사회에서 인정을 받는 엄연한 정치적 실체라는 점을 감안할 때,이는 너무도 당연한 조치이다. 일부에서 북한의 인공기 사용 권한마저 문제 삼는 것은 자기만 인정하고 남을 인정하지 않겠다는 지나치게 자기중심적인 발상이라고 할 수밖에 없다. 국제관계에서 국가간 관계의 발전은 서로가 서로를 인정해 주는 바탕 위에서만 가능하다.남북관계도 예외는 아니다.남북한이 서로 대화하고 관계를 발전시켜나가는 과정에서 지켜야 할 기본 원칙은 서로가 서로를 인정하는 것이다. 논란의 여지가 있는 것은 우리 국민이나 응원단의 인공기 사용 문제이다.현재 정부의 방침은 부산아시안게임 중 경기장 내에서 북한측 응원단(조총련계 포함)의 소형 인공기 사용만 허용한다는 것이다. 내국인이나 내국인 북한팀 서포터스가 인공기를 사용하여 응원할 경우,국가보안법 제7조의 적용을 받을 것이라는 것이다.또한 인터넷 상에서 ‘사이버 인공기’를 통한 응원도 허용하지 않는다는 방침이다. 이러한 조치에 대해 많은 국민이나 네티즌들은 의구심을 보이고 있다.과연 스포츠 경기에서 인공기를 사용하여 북한팀을 응원하는 것이 북한을 찬양하고 고무하는 것인가. 통일부가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도 응답자의 62.9%가 아시안게임 때 인공기 게양과 인공기 응원을 허용해야 한다고 응답하였다.그중의 상당수(25.3%)는 전면 허용을,그리고 나머지(37.6%)는 제한적 허용을 의미했다.여기서 제한적 허용이 무엇을 의미하는지는 분명치 않지만,정부의 이번 조치보다는 덜 제한적인 조치를 염두에 두었을 가능성이 높다. 국가보안법의 폐지를 두고도 현재 논란이 많다.그러나 폐지는 차치하더라도,국가보안법의 적용에 있어서 보다 신중함이 요구된다.남북정상이 만나고,남북한간 사회,경제,스포츠 등 각종 교류가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는 현재 상황에서,국가보안법의 지나친 확대 적용은 이해하기 어려운 일이다. 사실 현행 국가보안법의 제1조에서도 이 법의 해석은 국가의 안전과 국민의 생존 및 자유를 확보한다는 목적 달성을 위하여 필요한 최소한도에 그쳐야함을 명시하고 있다.이를 확대 해석하거나 헌법상 보장된 국민의 기본적 인권을 부당하게 제한하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아시안게임에서 우리 국민들이 인공기를 사용하여 북한팀을 응원하는 것이 과연 국가의 안전과 국민의 생존을 위협하는지 다시 한번 자문해 볼 일이다. 김 욱 배재대 교수 정치학
  • 北·日정상회담/ 北, 日人납치 인정 파문/충격의 日열도 “용서못할 만행”

    [도쿄 황성기특파원] ‘4명 생존,6명 사망,1명 불명’ 북한측이 17일 평양을 찾은 일본측에 전달한 일본인 납치 피해자 8건 11명에 대한 생사 내역이다.북측은 이들 외에도 일본측이 요구하지 않은 2명도 사망했다고 추가 통보했다. 일본 열도는 이날 정상회담 직후 전해진 충격적인 내용에 경악했다.납치 피해자의 상당수가 살아 있을 것이라는 막연한 기대가 있었던 만큼 충격은 더욱 컸다.피해자 가족들은 물론 일반 국민들도 북한의 잔혹한 납치행위의 불행한 결말에 대해 분노를 감추지 못하고 있어 국교정상화 교섭 재개라는 큰틀의 합의에도 불구하고 여론의 향배에 따라서는 교섭이 난항을 겪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파장 일파만파- 납치 피해자의 상징적인 존재로 생존해 있는 것으로 기대를 모았던 아리모토 게이코(有本惠子)와 요코타 메구미 등 다수가 사망한 것으로 발표되면서 일본인들은 경악하는 모습이었다.북측은 사망자의 경우 병이나 재해로 숨졌다고 통보했으나 사망 경위가 불분명해 의혹을 사고 있다. 1983년 유럽에서 실종된아리모토의 경우 생존해 있다면 42살.1988년까지 생존이 확인됐다.삿포로(札幌) 출신으로 1980년 실종됐던 일본인 I씨가 평양에서 고향으로 보낸 편지에서 아리모토의 사진과 함께 그녀와의 사이에 낳은 것으로 추정되는 유아의 사진을 동봉한 것이다. 아리모토의 부모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이 편지와 사진을 일본에 보냄으로써 북한 당국에 의해 공개 총살을 당한 것 아니냐.”고 살해설을 제기했다.아리모토 납치에 관여했던 야오 메구미(八尾惠)도 “아리모토가 병이나 재해로 죽었다고는 생각할 수 없다.”고 말했다.북측은 아리모토의 딸은 생존해있다고 통보했다.생존해 있는 것으로 통보된 하쓰이케 가오루(蓮池薰·1978년 실종·당시 20세)는 데이트하던 중 함께 실종된 오쿠도 유키코(奧土祐木子·당시 22세)와 결혼,한 연구소에서 번역일을 하고 있으며 자식이 2명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비난 봇물- 이날 총리 관저와 일본 외무성 등에는 일본 정부를 비난하는 항의전화가 쇄도한 것으로 알려졌다.항의내용은 주로 “납치 피해자 중 사망자가 예상을훨씬 뛰어넘는 4명에 이르는 데다 사망 과정에 의혹이 있는데도 너무 쉽게 국교정상화 교섭 재개에 합의한 것 아니냐”,“일본 정부는 사망자가 그렇게 나올 때까지 무엇을 했느냐.”는 것.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조총련)에도 “납치 피해자 사망자가 그렇게 많은 것이 사실이냐.”,“국적을 바꾸고 싶다.”,“조총련에서 탈퇴하고 싶다.”는 등의 전화가 쇄도했다고 한 소식통은 전했다.또한 하라 다다아키(사망)를 납치한 북한 공작원 신광수(辛光洙)가 북에서 영웅 대접을 받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관련자를 모두 처벌했다.”는 김 위원장의 말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생존해 있는 납치 피해자의 경우 본인의 의사 확인을 거쳐 귀국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문제는 사망한 것으로 확인된 6명이다.유족들은 물론 일본 국민들이 이들의 납치 경로,납치 후 사망까지의 과정이 불분명한 만큼 이에 대한 진상규명을 강력히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 일부 납치 피해자 가족들이 북한 당국에 의한 의도적인 살해 의혹을 제기하고 있어 사망 원인 규명을 둘러싼 북·일간 줄다리기와 진통이 예상된다. marry01@ ■‘납치' 국제법적 파장 - 피해자 손배요구가 쟁점으로 북·일간 최대 현안이었던 일본인 납치 사건과 관련,북한측이 쉽게 ‘납치’사실을 인정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던 근거는 ‘인정’자체가 몰고 올 국제법적 파장 때문이었다. 그러나 예상을 깨고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17일 고이즈미 총리에게 납치사건을 인정하고 공식 사과했다.김 위원장은 한발 더 나아가 “지난 70·80년대에 북한의 특수기관에는 영웅주의,망동주의가 있었다.”고 밝혔다.국가책임문제로 이어지는 ‘국가기관’의 개입을 인정한 것이다. 국제법 전문가들은 국가기관이 행했거나,사주했거나,또는 국가기관의 인지하에 일어난 범죄는 단순히 정상간 정치적인 타협으로 해결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라,국가간 책임 문제로 연결된다고 보고 있다. 국가 책임에서 해제되는 방법에는 사과와 원상회복,손해배상 등 세 가지.김 위원장의 이날 사과로 한 가지는 해결됐지만 나머지는 만만치 않은 문제라는 것이다.원상회복도 살아 있는 사람은 귀국하면 되지만 사망한 6명의 가족들,그리고 생존자 4명이 요구하는 손해배상을 둘러싼 여론이 향후 양국 관계에 커다란 변수가 될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이들이 손해배상을 신청하고,북한이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 일 정부는 ‘외교적 보호권’을 발동해 나서야 하는 문제에 직면하게 된다. 김수정기자 crystal@ ■납치 개입 북한軍 - ‘청와대 습격' 특수8군단 유력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17일 북·일 정상회담에서 일본인 납치 사실을 공식인정함에 따라 납치를 감행할 수 있는 북한군 특수부대가 관심을 끈다. 북한군에는 항공륙전대(공수부대),해상륙전대(해병 수색대),저격여단,경보부대(특공부대) 외에 흔히 ‘특수8군단’으로 알려진 특수부대가 있다.특수8군단은 화제를 모았던 영화 ‘쉬리’에서 여주인공의 살벌한 훈련장면이 묘사돼 놀라움을 주기도 했다. 이 부대는 청와대 습격,울진·삼척지구 무장공비 사건을 일으킨 ‘124군부대’가 모태가 돼 69년 창설됐다.80년대 초 ‘경보교도지도국’으로 이름을 바꾼 뒤현재까지 10만명의 특수병력을 양성하고 있다.육전대 등에서도 전투력이 우수한 사병·하사관을 선발해 주요시설 파괴,요인 암살 및 납치 임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25㎏ 모래배낭을 메고 10㎞ 주파 등의 혹독한 훈련을시킨다. 지난해 12월 동중국해에서 침몰한 괴선박은 이들 특수요원을 태우고 일본으로 향하던 것으로 최근 확인돼 일본인들에게 충격을 준 바 있다. 특히 김정일 위원장은 이날 특수요원에 대한 훈련과 관련,“특수기관에서 일본어를 훈련시켜서 일본인 신분으로 위장,남쪽에 잠입한다.”고 밝혀 대남공작에 조총련의 연계 가능성을 암시했다. 김경운기자 kkwoon@
  • 금강산상봉 2진 이모저모/ 납북 선원·8순 노모 34년만의 재회

    제5차 남북 이산가족 상봉행사에 2진으로 참여한 99명의 남측 가족들은 16일 오후 금강산 여관에서 꿈에 그리던 북측의 가족들과 만나 이산의 한을 풀었다. 특히 이번 상봉에는 68년 조업중 납북된 창영호 선원 정장백(56)씨,6·25국군 포로 김수동(75)씨가 남측 가족들을 만났고,반공포로 출신 남측 이산가족 8명도 북측 가족들을 만남으로써 향후 납북자 및 국군포로 상봉 실현에 대한 기대를 모았다.남북은 최근 제4차 적십자회담에서 ‘전쟁 당시 행불자’문제 해결에 노력한다고 합의,납북 및 국군포로 가족에게 새 희망을 불어넣었다.현재 납북자는 486명,생존 국군포로는 350여명에 이른다. ◆지난 68년 4월16일 동해에서 조업하다 납북된 아들 정장백씨를 만난 남측의 어머니 이명복(80)씨는 34년 만에 아들을 부여안으며 눈물을 쏟았다.생살을 저며내는 아픔으로 지낸 세월을 한꺼번에 보상이라도 하려는 듯 이 할머니는 아들의 얼굴을 어루만지고,또 어루만졌다. 정씨가 탔던 4t급 창영호는 당시 동해 어로저지선 근처에서 조업하다 북으로 넘어가게 됐다.정씨는 어머니에게 남편을 잃은 여동생의 소식을 듣곤 “어떻게 사냐.”며 여동생에 대한 애틋한 마음을 숨기지 못했다. ◆“아이고,얼마나 고생했어.이렇게 쪼글쪼글해질 줄 몰랐어….” 남측 이산가족 방문단 중 93세로 두 번째 고령자인 김혜연 할아버지는 동갑내기 아내 박종정 할머니와 북측의 아들 인식(66)·영식(63)씨,딸 현식(60)·례식(57)·명식(55)씨등 북측 생존가족 6명을 모두 재회하는 감격을 누렸다. 김 할아버지는 세월이 한스러운 듯 “어허,도무지,어허…”라는 말만 한참을 되뇌이다,‘구순(九旬)’을 훌쩍 넘겨버린 백발의 아내의 손을 잡고 “꿈에도 나타난다.”며 애틋한 마음을 전했다.50여년 만에 남편을 만나고도 고개만 숙이고 있는 어머니가 안타까운 듯 딸 현식씨는 “엄마,아버지 몰라 보겠소? 몰라 보겠소?”라며 발을 동동 구르기도 했다. ◆국립묘지에 위패를 모셔두고 제사까지 지낸 오빠 김수동씨를 만난 동생 용순(68)씨는 “어릴 적엔 통통하고 참 건강했는데…”라며 세월의 흔적이 깊이 패인 오빠 얼굴을 어루만지며 울고,또 울었다. 용순씨가 돌아가신 부모님의 기일과 남동생의 사망사실을 전하자,수동씨는 “통일이 되면 내가 모시겠다.”며 동생을 달랬다.수동씨는 포로로 잡힌 뒤 북에서 결혼,자녀까지 두었다. ◆남측의 손종학(여·71) 할머니는 북측의 아버지 손진황(89)씨를 보자마자 회한의 눈물을 쏟아냈다.일본으로 건너갔던 손씨 가족은 해방이 되자 고향 경주로 돌아왔으나 아버지만 일본에 남았었다. 일본서 조총련 선전부장으로 활동하던 손씨는 해방이 되자 ‘북’을 택했다.12살 초등학생에서 주름살 가득한 할머니가 되어 나타난 딸의 손을 잡은 손 할아버지 옆에 딸보다 어린 북쪽 아내 류복이(67)씨가 눈시울을 붉혔다. 금강산 공동취재단·김수정기자 crystal@
  • 한 “北과 손잡고 야당 죽이기”

    한나라당은 16일 “노동당 2중대 정권 수립을 용납하지 않겠다.”며 민주당을 공격했다.조총련계 신문인 ‘조선신보’가 이회창(李會昌) 대통령후보 부친의 ‘친일' 의혹을 제기한 뒤 민주당이 가세하자,역공을 한 셈이다.대선까지 ‘친일 문제’와 ‘신북풍(新北風)’논란이 간단치 않을 듯하다. 이 후보는 이날 처음으로 열린 고위선거대책회의에서 “모략과 중상에는 단호히 대처하되 더러운 정쟁에는 휘말리지 않고 국민들에게 희망을 주도록 하자.”고 강조했다. 김영일(金榮馹) 사무총장은 “북한의 노골적인 야당후보 음해공작에 기다렸다는 듯이 민주당이 거들고 나서는 희한한 일이 벌어지고 있다.”면서 “북한과 손잡고 야당후보 죽이기 공작을 하겠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그는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은 목포상고 때 창씨개명한 도요타(豊田)라는 일본 이름을 대통령이 된 뒤에도 일본을 방문할 때 밝혀왔다.”면서 “도요타 친일정권이 북한과 짜고 반 민족적 행위를 하는 것을 용서하지 않을 것이며,국민들은 노동당 2중대 수립을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우리는 이 후보와 관련된 어떤 문제에도 관여하지도 않았으며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면서 “친일논쟁은 그쪽(정치권)의 일이지 우리의 관심사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한편 청와대의 일부 관계자들은 한나라당이 김 대통령의 사저신축과 관련해 각종 의혹을 제기하면서 연일 공세의 수위를 높이자 “한나라당이 혹세무민하고 있다.”“당하고만 있지는 않을 것”이라며 불만을 토로하기도 했다. 곽태헌기자 tiger@
  • 국감 하이라이트/ 국방위 “경기지역 미확인 北땅굴 3군데”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대통령 후보의 아들 병역문제 때문에 관심을 끌었던 16일 국회 국방위의 국방부에 대한 첫날 국정감사는 예상보다는 차분하게 진행됐다.병풍공세의 고삐를 쥔 민주당 의원들이 최근 당내 신당문제 등으로 미처 꼼꼼한 사전조사를 하지 못한데다 한나라당측도 재삼 ‘병풍=정치공작’이라는 등식을 각인시킬 필요성을 못 느낀 까닭으로 풀이된다. 이날 군 병역비리 수사에 참여했던 고석(高奭)대령 등이 배석,군 내사 여부 등을 집중 추궁받았다. 공세의 첫 포문은 민주당 대변인 이낙연(李洛淵)의원이 열었다.이 의원은 “차남 수연(秀淵)씨가 1990년 1월 군 부대로부터 받은 귀향증은 방위병 전용이 아닌 현역병 전용 양식으로 밝혀졌다.”면서 “이는 94년 이후 방위병 소집제도가 폐지된 뒤 방위병 전용양식이 없어져 누군가 현역병 양식에 병역면제 사실을 기록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또 “수연씨가 1월8일 부대입소 당일 귀향했다고 지난 12일 한나라당 김정훈 법률특보가 밝혔으나 97년이회창 후보는 TV토론에서 ‘정밀진단을 받고 일주일만에 돌아왔다.’고 말했다.”면서 “누구 말이 맞냐.”고 물었다.이 의원은 허준평(許準坪) 의무사령관에게 세가지 답안을 예로 들며 되물었으나 허 사령관은 “모른다.”고 대답했다. 같은 당 박양수(朴洋洙) 의원은 “장남 정연(正淵)씨가 91년 2월11일 102보충대에서 입영신검을 받은 당일 정연씨와 같은 그룹에서 신검을 받은 A씨의 병적기록표 사본”이라면서 문서를 내보이며 “두 병적기록표의 필체가 다른 것은 어찌 된 일이냐.”고 공세를 퍼부었다. 이에 대해 한나라당 박세환(朴世煥) 의원도 “민주당이 제기하는 의혹은 97년 대선 전 국감에서 걸러진 사항이고 문제점은 병무행정의 관리부실”이라고 주장했다. 같은 당 하순봉(河舜鳳)의원은 민주당의 병풍 공세를 신북풍(新北風)의혹으로 맞받아쳤다.하 의원은 “최근 조총련 기관지가 우리 대통령 후보의 부친이 일제 치하에서 친일 활동을 했다는 보도는 황당무계한 흑색선전”이라며“언제부터 북한이 남한의 대통령 선거에 관여하게 됐느냐.”고 되물었다. 한편 한나라당 박세환(朴世煥)의원이 “경기 지역에 A급 미확인 땅굴이 적어도 3군데 있을 가능성이 크다.”고 문제점을 제기하자,합동참모본부는 “군이 파악한 땅굴 20여곳중 3곳은 A급인데,북한이 땅굴 작업을 계속하고 있다는 징후는 없다.”고 밝혔다. 김경운기자 kkwoon@
  • 이후보 부친 친일공방/ 한나라””북한발 신북풍””비난, 민주당””진실 밝히는게 순서””

    정치권은 15일 조총련 기관지 ‘조선신보’가 최근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 대통령후보 부친 이홍규(李弘圭)옹의 친일 의혹을 제기한 것을 놓고 ‘신(新)북풍’공방을 벌였다.특히 한나라당은 ‘북한발(發) 신북풍’이라고 발끈하고 나선 반면,민주당은 ‘진실 규명’에 초점을 맞췄다. 한나라당 남경필(南景弼) 대변인은 논평에서 “우리 당은 몇 달 전 민주당과 정부기관의 모 인사가 북한에 가서 조작된 이 후보 관련 자료를 넘겨받았다는 정보를 입수한 적이 있다.”며 “민주당과 북한이 손을 잡고 대통령 선거판을 정치공작의 장으로 만들려는 것이 아니냐.”고 의혹을 제기했다. 그는 이어 “북한은 남한에 대한 정치개입이 현재 급물살을 타고 있는 남북교류에도 악영향을 미칠 뿐임을 명심하고,허위 날조된 신북풍을 즉각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이에 대해 민주당 이낙연(李洛淵) 대변인은 “이번 보도가 나오기 훨씬 전부터 이 옹의 친일의혹 행적을 추적해 왔다.”고 전제,“조선신보의 보도라는 이유만으로 수용하거나 배척하지 않고,냉정히 검토할것”이라고 강조했다.김현미(金賢美) 부대변인은 “일제시대 검사서기의 역할이 친일이 아니라면 독립운동이었겠느냐.”며 “한나라당은 무조건 비난하기 이전에 진실부터 밝히는 게 순서”라고 꼬집었다. 앞서 조선신보는 12일 ‘역적의 아들이 대통령후보란 말입니까.’란 제목의 기사에서 “식민지시대를 같이 살았던 북한 노인들이 이 옹을 ‘숱한 반일조직성원들과 애국자들을 처형한 악질 친일 주구(走狗)’로 기억하고 있다.”면서 “이들의 증언에 따르면 이 옹은 사상범만 취급하는 사상계 검사서기였다.”고 주장했다. 홍원상기자 wshong@
  • [도쿄 이야기] “세상 속으로”총련의 선택

    평소 친분이 있는 재일 조선인과 얘기를 나누다 불쑥 엉뚱한 질문을 받았다. “혹시 남쪽 공작원 아니세요.” 처음에는 농담인 줄 알고 웃어 넘겼던 기자는 100% 농담이 아닌 걸 알아차리고 정색을 했다. 40대 초반에 국적이 북한인 이 재일 조선인은 일본에서 태어난 재일 동포 2세이다.자신의 선택이라기보다 부모의 선택으로 재일 조선인이 됐다는 편이 정확할 것이다. 당연하지만 그는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조총련)의 조선학교를 초등학교부터 고등학교까지 다녔다.본래 같으면 조총련계 조선대학 진학이 보통이지만 일본 대학을 택했다.“대학만은 일본 학교를 다니고 싶었다.”는 소망에서였다고 한다.대학을 졸업하고 직장은 조총련 산하 기관으로 들어갔다. 얼마 전 직장을 그만두고 평소 꿈꿔 오던 사업을 시작한 그는 기자가 ‘공작원 발언’의 진의를 캐묻자 “남쪽 기자들 상당수가 정보기관에 관련돼 있는 것 아니냐.”고 한술 더 떴다. 어처구니없었으나 그가 기자에게 적대적인 감정을 갖고 있지 않은 것을 알고 있는 터라 “잘못 알고 있다.”고차근차근 설명을 해줬다. 청소년기 교육과 사회생활에서 알게 모르게 형성된 한국과 한국 기자에 대한 관념의 조각이 무심코 튀어나왔다고는 하지만 그것이 편견이든 아니든 간에 충격이 아닐 수 없었다.더욱이 그가 재일 조선인 사회에서 엘리트라는 점에서 충격은 더 컸다. 그가 조총련 산하단체를 그만두고 독립한 시점,우연이라고 할까 조총련도 변화를 모색하기 시작했다.바뀌어 가는 시대를 굳이 외면한 채 재일 조선인들의 한국 여행을 제한하고 교실에 북한 지도자의 초상화를 걸었던 조총련도 바깥 세상으로 나오려는 북한 당국에 발맞춰 현실에 머리와 몸을 맞추려는 듯 보인다. 조총련계 학교의 교육도 바뀌어 가고 있다고 한다.얼마나 어떻게 바뀔지 관심사이지만 적어도 남쪽 기자가 공작원일 수 있다는 오해를 심어줄 수 있는 편향성은 시대에도 맞지 않고 바람직하지도 않은 것 같다. 그는 기자에게 ‘공작원 발언’을 사과하고는 “조총련이 이제는 동포들의 생활권익을 지키는 당초의 설립 목적에 충실해져야 한다.”고 오랫동안 몸담았던 ‘조직’의 앞날을 걱정하는 듯 보였다. 황성기 특파원marry01@
  • [사설]‘金주석과 내 초상화 떼라’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일본내 조총련계 초·중학교에 걸려있는 고(故)김일성 주석과 자신의 초상화를 떼라고 지시해 오는 15일까지 모두 떼어낼 것이라는 소식이다.김 위원장이 지난달 북한을 방문한 허종만 조총련 부의장에게 직접 지시한 데 따른 것이라고 한다.조총련 학교의 정치색을 지워 일본내 거부감을 줄이려는 조치였다는 것이다.이와 관련해 일본 산케이신문도 김 위원장이 허 부의장에게 조총련의 비공식 조직인 ‘학습조’도 해체할 것을 지시했다고 2일자로 보도했다.학습조는 일본내 북한 공작조로서 북·일관계를 긴장시켜온 일종의 정치결사체다. 북한의 변화는 평양 북·일 정상회담을 앞두고 매우 긍정적인 조치로 평가할 만하다.그렇지 않아도 북한은 7·1 경제관리 개선조치 추진 이후 외견상 대외관계의 대전환을 모색하는 태도를 취해온 터다.이번 경제 개선조치를 성공시키려면 국제사회의 지원과 협력이 필수적이기 때문이다.그러나 국제사회는 여전히 북한의 진의를 의심의 눈으로 보고있는 게 현실이다.그런 점에서 김 위원장이 보인조총련내 전근대적이고 교조주의적 잔재를 청산하려는 노력은 국제사회의 우려를 불식시키는 데 기여할 것으로 본다.북한의 대외개방 조치가 일시적이고 전술적인 유화책이 아님을 알렸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크다고 해야 할 것이다. 실제로 이번 북·일 정상회담은 한반도 평화정착은 물론 파탄 상태의 북한 경제를 살리기 위한 국제사회의 지원을 이끌어낼 중요한 분기점이 될 것이다.북한이 얼마나 성의있고 대담한 태도를 보일지 국제사회가 주시하고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예전처럼 트집을 잡기 위해 당장 수용하기 어려운 조건들을 내건다거나,대화 자체를 ‘무슨 시혜’쯤 여기는 오만한 태도를 보여서는 안 된다.북한의 근본적인 대외정책 변화를 고대한다.
  • 조총련訪韓 전면 자유화

    (도쿄 황성기특파원) 북·일 정상회담을 앞두고 재일본 조선인총연합회(조총련)를 통한 북한의 대일 화해공세가 본격화하고 있다. 조총련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지시에 따라 북한 국적 재일 조선인의 한국여행을 전면 자유화하기로 결정,그 방침을 전 지부에 시달한 것으로 2일 확인됐다. 이에 따라 부산 아시안게임에 1000명 이상의 재일 조선인 동포가 북한 대표팀은 물론 한국 대표팀을 응원하기 위해 개인이나 단체로 방한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조총련의 한 소식통은 “지난 9∼17일 북한을 다녀 온 허종만(許宗萬) 책임부의장이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4월 말씀’을 이행하라는 지도를 받고 돌아와 한국 여행 자유화 등의 조치를 내렸다.”고 밝혔다. 다른 조총련 소식통도 “26,27일 중앙과 지부에서 모임을 갖고 지도부로부터 ‘4월 말씀’을 이행토록 하라는 시달이 있었다.”면서 “지침에 따라 부산아시안게임 참관을 하겠다는 사람이 쇄도하고 있다.”고 전했다. 조총련이 시달한 새 방침은 ▲한국 여행 자유화 외에 ▲초·중급 조선학교에서의고 김일성 주석·김정일 위원장의 초상화 철수 ▲대일 공작 전담의 비밀 조직 학습조의 해산 등 세 가지다. 재일 조선인의 한국 여행은 원칙적으로 조총련 중앙 조직의 허가가 필요했으며 비밀리에 다녀올 경우 유형무형의 제재가 따랐다. 조총련은 또 조선학교에 걸린 북한 지도자의 초상화도 단계적으로 철수하기로 하고 우선 올해 안에 초·중급 학교를 대상으로 철수 작업을 벌이기로 했다.초상화 설치가 시대에 뒤떨어진 데다가 재정난에 시달리고 있는 조선학교가 민단계 재일 한국인 자녀들을 학생으로 유치하기 위한 고육지책으로 풀이된다. 조총련은 또 일본 내에서 북한 노동당의 비밀공작 활동을 지원해 온 ‘학습조’도 해체할 것을 지시했다.학습조 해체는 북·일 정상회담을 앞둔 화해메시지로 보인다. 조총련이 내린 세 가지 지침은 김 위원장이 3년 전 “일본 실정에 맞게 조총련도 변해 가라.”는 ‘4월 말씀’에 따른 것으로 조총련은 그동안 구체적인 실천을 해오지 않았다. marry01@
  • 北·日 정상회담/ 조총련 대변신/北비밀공작 지원 ‘학습조’ 해산

    [도쿄 황성기특파원] 북한의 외교대표부 역할을 해 온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조총련)가 대대적인 변신에 나선다. 한국행 자유화,고 김일성 주석·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초상화 철거,조총련비밀조직인 ‘학습조’ 해체는 57년 조총련 역사에 획을 긋는 가장 큰 변화의 상징이다.남북관계 해빙,오는 17일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일본총리의 방북에 의한 북·일 관계 개선 조짐 등 국제정세의 변화,조총련 사회의 탈이데올로기가 그 배경에 자리잡고 있다. 변신의 직접적 이유는 김정일위원장의 ‘지도’가 있었기 때문이다.지난 달 9∼17일 평양을 다녀 온 조총련의 허종만(許宗萬) 책임부의장은 김 위원장으로부터 호된 ‘질책’을 당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일본의 실정에 맞는 조총련 조직의 운영”을 골자로 하는 3년 전의 ‘4월 말씀’을 조총련 상층부가 제대로 따르지 않고 흐지부지해왔기 때문이다. ◇김정일 직접 지시- 김 위원장의 ‘지도’를 받고 돌아 온 조총련의 실질적리더 허 부의장은 곧바로 중앙과 지방조직에 ‘환골탈태’를 지시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상징적인 것이 재일 조선인의 한국행 전면 해금 방침이다. 지금까지 재일 조선인의 한국 여행은 원칙적으로 금지돼 왔다.조총련 동포의 고향방문단이나 지난 6월의 월드컵 대회 때 한국팀 응원차 온 재일 조선인을 제외하면 북한 국적의 동포가 한국을 간다는 것은 상상하기 힘든 일이었다.한 재일 조선인은 “과거 일부 재일 조선인이 조총련 조직의 미행까지 당했다는 점을 생각하면 중앙의 허가없이 한국에 가는 것은 두려움 그 자체였다.”면서 “몰래 갔다올 수 있지만 들키면 곤란한 일이 생겼다.”고 말했다. 한국 여행 전면 해금의 현실적인 이유로는 관광이나 사업,유학 등의 이유로 한국에 가고 싶어하는 재일 조선인이 급증,이미 거센 물살을 막을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는 점도 크게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 7월 한국에 수학여행을 간 군마(群馬)의 학생들도 조총련의 숱한 반대에도 불구하고 한국행을 강행하는 등 고향을 방문하고 싶어하는 동포 1,2세는 물론 젊은층에서도 한국행을 원하는 사람이 갈수록 늘어나고있다.한국행을 자유화한다는 것은 이미 개방이 대세가 되고 있다는 평양 당국의 인식을 방증하기도 한다. 조총련의 변신은 ‘민족 교육’을 주축으로 한 조선학교에서 고 김일성 주석과 김정일 위원장의 초상화를 내리기로 한 점에서도 드러나고 있다.조총련의 한 소식통은 “초상화 철거는 이미 4년 전부터 논의돼 왔으나 실행되지못했다.”면서 “초상화가 내려지면 민단계 재일 한국인의 입학도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미 조선학교에서는 ‘수령님’의 혁명전통을 가르치는 ‘연구실’을 없애고 ‘다목적 교실’ 등의 이름으로 활용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뿐만 아니라 몇해 전부터 조선학교의 교과서 내용도 조금씩 바뀌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초상화 철수에 따라 조선학교에서의 이른바 사상 교육 등의 ‘정치교양’까지 없어질지도 주목해 볼 만한 일이다.교사월급도 제대로주지 못할 정도로 재정난을 겪고 있는 조선학교가 ‘장군님’의 초상화를 내려 문호를 개방함으로써 학생을 늘려보겠다는 ‘일석이조’의 노림수도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일본에 화해 메시지- 총련 내부의 비밀조직으로 알려진 ‘학습조’의 해산도 충격적인 일로 받아들여진다.학습조는 조총련과 총련 산하단체에 조직돼있는 대일 공작조직으로 일본 공안의 추적을 받아 왔다.한때 5000명에 이르다 현재 2000명선으로 줄어든 것으로 파악되고 있는 학습조의 해체는 북·일 정상회담과 관계개선을 앞둔 적극적인 대일 메시지로 여겨지고 있다. 조총련의 기관지인 ‘조선신보’의 변화도 앞으로 눈여겨 볼 만한 대목이다.70년대 조총련의 융성과 함께 한때 발행부수 30만부를 자랑하던 조선신보는 현재 8만부로 줄어든 것은 물론 기자 숫자 감소,심각한 재정난에 허덕이고있다. 당초 재일 조선인 동포들의 권익과 생활향상을 위한 목적으로 만들어진 조선신보는 조선노동당의 대변지로 변해 김정일 위원장조차 “조선신보를 읽으면 노동신문을 보는 것 같다.일본을 알 수 있도록 만들라.”고 지시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총련의 다른 소식통은 “김 위원장의 지도를 따른다면 제대로 모습을 갖춘 주식회사로 민영화해 동포들의생활에 밀착한 소식을 전달하는 본연의 임무를 수행하는 쪽으로 바뀌어 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marry01@ ■조총련 앞날은/ 北·日 수교땐 위상 ‘곤두박질' (도쿄 황성기특파원) 만약 앞으로 북한과 일본이 국교정상화를 하게 되면 재일본조선인총연합(조총련)은 어떻게 될까.일본과의 수교관계가 없는 북한은 지금까지 조총련을 실질적인 외교대표부로 활용하고 있다. 조총련은 북한 외교부의 위임을 받아 북한 국적의 재일 조선인들에게 여권을 발급해주거나 북한 여행을 원하는 일본인 등 외국인들에게 비자를 발행해 주는 대사관의 역할을 해왔다.그러나 국교가 수립되면 정식으로 설치되는 대사관에 ‘본국’으로부터 파견된 외교관이 상주하게 돼 조총련이 수행하고 있는 ‘과외의 일’은 필요 없어지게 된다.1945년 10월15일 결성된 조총련은 북한의 융성과 함께 1970년대 전성기를 맞아 60만 재일동포의 3분의 2를 점하는 세력을 자랑했으나 이후 쇠퇴의 길을 거듭해 현재 10만명 정도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조총련은 중앙본부 아래 지방본부,지부,분회 등거미줄 같은 조직을 두고 있으며 산하에 조선인상공연합회,조선청년동맹 등산하단체와 조선신보사,구월서방,금강산 가극단 등 사업체를 두고 있다. 그러나 일본의 거품경제 붕괴와 더불어 조총련의 경제적 기반이었던 재일조선인 상공인들의 침체가 동반되면서 조직 이탈,재정난이 겹쳐 심각한 위기를 맞고 있다.특히 일본 내에서는 괴선박 출몰,대포동 미사일 발사,일본인납치 등 갖가지 북한 관련 사건이 터질 때마다 의혹의 눈초리를 받아 국적을 북한에서 한국으로 바꾸거나 귀화하는 조총련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한재일 조선인은 “조총련이 동포의 생활권리를 지키는 본래의 목적으로 거듭 태어나야 한다.”고 말했다.
  • [인터넷 스코프] 북한 인터넷 열릴까

    북한은 아직 인터넷을 통해 외부에서 들어가 볼 수 없는 나라다.국가 도메인 이름은 kp로 정해져 있지만 이것을 쓰는 웹사이트는 없다.북한의 인터넷 실태는 외부에서 잘 알 수 없었다. 그런데 최근 북한의 정보통신에 관련된 보도가 늘고,남한의 대학 교수가 공식 초청을 받아 그쪽 대학에 가서 학생들을 가르치는 등 인적 접촉기회가 늘면서,북한의 인터넷 실태가 개략적이나마 알려지고 있다. 북한은 컴퓨터와 인터넷에 관심이 없는 것이 아니라 매우 높다.이 분야에 관한 연구도 상당히 진척돼 있다고 한다.그런데도 인터넷 대양(大洋)으로 나아가지 않고 내해(內海)에서만 맴도는 것은 그럴 만한 어려움이 있기 때문이다. 인터넷은 개방과 확장으로 치닫게 돼 있다.아직은 닫힌 사회인 북한이 인터넷을 두고 고민하지 않을 수 없다.북한의 인터넷은 국내용과 국외용으로 갈라진다.국내용 인터넷에는 외부에서 접속해 들어갈 수 없다.국외용은 일본과 중국에 사이트를 두고 있다. 국내와 국외를 갈라놓은 것은 개방에 따른 부작용을 우려해서다. 국내망에는대학과 국영회사 등 20개 가까운 사이트가 연결돼 있다고 한다.국내망도 관계자들만 사용할 것이고 일반인은 사용하지 못할 것이다.최근 보도를 접하면 평양에 인터넷 카페가 생겼다는데,접속범위가 북한 내부만인지 또는 외국 사이트도 포함되는지 알 수 없다.내외국인 구별없이 이용할 수 있는지도 보도 내용만으로는 확실하지 않다. 북한의 국외용 사이트로서 일본에는 조총련이 맡아 운영하는 조선중앙통신사이트와 일본과 합작하여 세운 북한제 소프트웨어 판매회사의 사이트가 있다.북한이 중국 선양에 개설한 사이트는 회원제로 운영되는데 외국인과 북한인 사이의 전자우편 중계가 주된 업무라고 한다. 인터넷의 양방향성은 편리하지만 한편으로는 위험하다.인터넷 보안 문제는 어디서나 심각하다.북한의 대처방식은 국내와 국외의 완전 차단이다.그러나이 방식으로만 내내 대처할 수 없다는 것을 북한도 잘 알고 있는 듯하다.최근 북한은 인터넷 방화벽과 바이러스 방지프로그램 연구에 몰두하고 있다고 한다. 인터넷 또는 정보통신에 뒤지는 국가는 후진국으로 남을 수밖에 없다.세계흐름에 발맞추자면 개방은 필수다.외부에서 쏟아져 들어올 정보에 면역돼 있지 않은 사회가 개방으로 받을 충격이 우려되겠으나,조금씩 넓혀가면서 충격을 흡수하면 될 것이다. 북한은 중국의 경우를 참고할 수 있을 것이다.중국의 인터넷 확산 속도는 놀랄 만하다.그러나 그 때문에 체제나 사회가 불안하게 되지는 않았다. 탈레반 정권 시절의 아프가니스탄은 인터넷을 금했다.탈레반 정권은 종교경찰을 시켜 인터넷 이용자를 색출하고 처벌했다.이제 인터넷을 금하는 나라는 없다.다만 어느 정도 제약하느냐 하는 차이는 있다.분명한 것은,제약이 없을수록 어느 분야나 마찬가지로 이 분야도 발전한다는 것이다. 2000년대에 들어서면서 북한은 정보통신 분야에 큰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남한 기업과 공동으로 연구소와 소프트웨어 회사를 설립했다.이 분야 첫 남북합작 대학도 올해 착공되었다. 이런 추세로 보아 북한은 인터넷에 전보다는 좀더 개방적인 정책을 쓸 것으로 예상된다.북한이 인터넷의 광장으로 나오면,이를 매개로하여 남북한 상호 이해의 폭과 신뢰의 깊이가 커질 것이다. 박강문(칼럼니스트)
  • 아시안게임 개·폐막식 남북선수단 동시입장

    남북한이 오는 9월29일 막을 올리는 부산아시안게임 개·폐막식에 한반도기를 앞세우고 동시 입장한다. 지난 26일부터 금강산에서 2박3일 동안 실무접촉을 가진 남북한은 28일 개·폐막식 동시 입장과 북한 응원단의 인공기 사용 등 모두 14개항에 합의했다.개막식 동시 입장 참가 인원은 2000년 시드니올림픽 때(남북한 각 90명)와 마찬가지로 양측이 똑같은 인원을 입장시키기로 했다. 양측 선수단의 표시판은 ‘코리아(KOREA)’로 하고,복장도 시드니올림픽에 준하기로 했다. 인공기 사용은 아시아올림픽평의회(OCA) 헌장과 국제 관례에 따르기로합의,북한 선수단은 물론 응원단도 인공기를 흔들 수 있게 됐다. 관심을 모은 성화는 9월5일 백두산 장군봉에서 채화돼 6일 금강산에서 부산아시안게임 조직위원회에 인계되며,7일 판문점 통일동산에서 한라산에서 채화된 성화와 합화된다. 골프 등 16개 종목에 출전하는 북한 선수단은 조총련계 10여명을 포함해 당초 315명에서 305명으로 줄었으나, 응원단은 350명에서 355명으로 늘어 전체 인원은 660명이 됐다.한편 연합뉴스가 이날 여론조사기관인 테일러넬슨소프레스(TNS)코리아에 의뢰해 전국 성인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남북한 동시입장에는 83.8%,인공기 게양 및 응원은 76.8%가 찬성 의견을 보였다. 이기철 박록삼기자 youngtan@
  • 訪日 김용술 北개혁 홍보, 새달 3일까지 11일간 체류

    (도쿄 황성기특파원) 일본을 비밀리에 방문중인 북한 무역성 김용술 부상이 주초인 26일부터 빠른 걸음에 들어갔다. 김 부상은 이날 오후 3시 도쿄 시내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조총련) 산하 조선상공회관에서 동일본지역 재일 조선인 상공인 50여명과의 비공개 간담회를 시작으로 베일에 싸인 방일 일정에 돌입했다. 김 부상은 ‘우리나라를 둘러싼 정세와 경제정책에 대하여’란 주제로 열린 이 간담회에 참석,지난 7월 북한이 단행한 월급과 물가 대폭 인상 등 경제개혁 조치를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북한에서 추진되고 있는 사회간접자본 정비와 북한 주민들의 생활변화에 대해서도 언급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부상은 또한 투자 문제와 관련해 전력,풍력,태양열 에너지 등 전력부문과 동,연,티탄 광산 등 채취공업부문,160㏊에 이르는 새로운 최첨단 공업지구 창설문제,신발,수산양식가공 등 경·식료공업 부문,나진·선봉지구 투자등에 대해 언급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부상은 27일에는 오사카(大阪)로 이동,서일본지역 재일 조선인 상공인들을대상으로 똑같은 간담회를 연 뒤 다시 도쿄로 돌아올 예정이다.현재까지 드러난 일정은 오사카 간담회 외에 9월2일 도쿄 국제포럼에서의 비공개 간담회 정도.지난 24일 일본에 온 그는 9월3일까지 무려 11일간 체류한다.일각에서는 북한의 거물 경제통인 그가 3차례 간담회 외에 파산한 조총련 계열의은행(조긴) 처리나 일본 고위 경제계 인사 접촉 등 다른 체류 목적이 있는 것 아닌가 하는 관측을 제기하고 있다. marry01@
  • 홍창수 5차방어 성공

    조총련계 세계프로복싱 챔피언 홍창수(28·일본명 도쿠야마 마사모리)가 TKO로 5차방어에 성공했다. WBC(세계복싱평의회) 슈퍼플라이급 챔피언 홍창수는 26일 일본 사이타마에서 열린 에릭 로페스(멕시코·동급 12위)와의 타이틀매치에서 빠른 발을 이용,시종 경기를 주도했다.홍창수의 왼손 스트레이트에 오른쪽 눈을 집중 공격당한 로페스는 6회를 마치고 경기를 포기했다. 2000년 8월 당시 챔피언 한국의 조인주를 꺾고 타이틀을 차지한 홍창수는 5차방어전을 무사히 넘겨 롱런의 발판을 마련했다.
  • 北무역副相 극비 訪日,동포·日재계 투자유치 타진

    (도쿄 황성기특파원) 북한의 무역성 김용술 부상이 일본을 비밀리에 방문중인 것으로 25일 확인됐다.김 부상은 24일 일본에 도착,9월3일까지 머물며 도쿄·오사카 등을 방문하면서 재일동포 경제인은 물론 일본 경제인들과 접촉할 것으로 전해졌다. 조선국제 합영총회사 총사장 자격으로 대표단 3명과 함께 방일한 김 부상은 일본 경제계의 투자유치를 위한 사전조사를 주 목적으로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김 부상(차관급)은 북한에서 대외경제협력추진위원회 위원장도 겸하고 있는 거물 경제통이다. 재일조선인총연합(조총련)의 한 관계자는 “북·일 무역은 물론 동아시아무역 등의 촉진을 위해 일본 현지사정을 듣기 위해 온 것”이라고 밝혔다.조총련 사정에 정통한 한 외교소식통은 “최근 북한의 경제개혁과 일본과의 관계개선 움직임 속에서 일본의 투자를 적극적으로 유치하기 위한 시장조사 성격이 짙다.”고 풀이했다. 북한은 지난 1990년 중반 김정우 당시 대외경제협력추진위 위원장(숙청됨)을 일본에 보내 나진·선봉 투자유치를 시도했으나 큰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김 부상은 9월2일에는 도쿄 시내에서 ‘조선경제교류협회’주최의 ‘조선인민민주주의 공화국 경제정세 세미나 및 간담회’도 가질 예정이다. marry01@
  • 북한 골프 현황은/ 87년 첫 골프장 개장

    북한의 골프 현황과 수준은 어떨까. 지난 19일 발표된 부산아시안게임 남북 실무접촉 결과 가운데 눈길을 끈 대목은 북한의 참가 예정 종목 16개에 골프가 포함돼 있다는 것.골프는 한국에서도 심심찮게 ‘사치성’으로 입방아에 오르는 종목으로 북한에서는 대표적인 ‘자본주의 스포츠’로 치부돼 왔다. 북한의 골프 수준은 아직 걸음마 단계.남녀 모두 세계를 정복한 한국에 견주면 초라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북한은 98방콕아시안게임 때도 골프에4명의 선수가 출전했으나 성적은 신통찮았다.도입 역사가 짧기 때문. 북한에는 지난 87년 4월에 비로소 골프장이 처음 들어섰다.조총련의 지원으로 설립된 평양골프장(18홀 규모)은 26만평에 클럽하우스를 갖추고 있다.이외에도 평양시 양각도와 남포 와우도 근처에 퍼블릭 골프장(9홀 규모)이 있으며,조총련계 상공인들이 운영하는 골프장이 함북 나선시에도 있다.평양에는 골프연습장도 있어 개방 무드의 한 단면을 엿볼 수도 있다. 회원권 값은 우리 돈으로 1000만원 정도.이용요금(그린피)은 회원은 1회 3만원,비회원은 10만원 가량이다.웬만한 상류층이 아니면 엄두를 낼 수 없다.조총련과 북한에 남아 있는 그 가족,관광객을 위한 것으로 사실상 외국인 전용이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여동생 김경희와 남편 장성택이 골프를 즐기는 반면김 위원장은 골프보다 승마와 사냥을 좋아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캐디는 평양외국어대 출신의 여성이 대부분이다.대개는 영어와 일어 구사능력이 뛰어나다.캐디비용(캐디피)는 무료지만 선물로 보답한다고 한다. 골프 용어에서 남북은 큰 차이를 보인다.북한에서 홀은 구멍,그린은 정착지 또는 도착지,해저드-방해물,벙커-모래웅덩이,아이언-쇠채,우드-나무채라고 쓴다.하지만 캐디들은 북한식 용어 대신 원래의 용어를 그대로 쓴다고 이용자들이 전한다. 이기철기자 chuli@
  • [씨줄날줄] 만경봉호

    부산 아시안 게임에 참가하는 북한 선수단의 사기를 북돋워 줄 응원단이 만경봉호(萬景峰號)를 타고 온다고 한다.취주 악대와 예술인 등 350명을 태우고 대회가 열리는 부산항에 정박해 대회기간 동안에는 응원단들의 숙소로도 사용된다는 것이다.만경봉호는 청진 선적으로 1971년 8월 첫 취항해 원산과 일본의 니가타(新潟)항을 거의 정기적으로 운항한다.길이 102m,폭 14m의 3500t급으로 북한을 대표하는 화물선으로 되어 있다. 그러나 우리에겐 만경봉호가 단순한 화물선으로 인식되지 않는다.조총련 동포의 조국 방문단을 운송한다는 핑계로 일본을 오가며 조총련과 무언가를 은밀히 주고 받는 루트라는 느낌을 준다.민족의 통합보다는 떳떳하지 못한 방법으로 분열을 조장해왔다는 것이다.일본을 30년 넘게 오가며 4만명에 가까운 북한 방문단을 실어 날랐다지만 그러나 북송된 동포들은 아니었다.1959년 12월 975명이 북송선을 탄 이래 10만명 가까이가 북한으로 갔지만 지금껏 바깥 세상 구경 한번 못하고 있질 않은가. 엊그제 순종식씨 일가가 20t짜리 목선을 타고 사선을 넘어 북한을 탈출해왔다.남녘의 동생들이 눈에 시려 남행을 결행했다고 한다. 북에서 얻은 금싸라기 같은 5남매와 손자들을 파멸로 몰아 넣을 수도 있는줄 알았지만 혈육의 정을 어쩌지는 못했다.그러나 극적인 이산의 극복은 또하나의 이산을 잉태했다.노동당 간부의 딸인 둘째와 셋째 며느리를 따돌리고 왔다고 한다.둘째와 셋째 아들은 아버지의 만남을 위해 아내와 생이별을 해야 했고 그리고 4명의 아이들은 어머니와 또 헤어져야 했다. 만경봉호가 우리의 따뜻한 환영을 받으며 입항할 부산항은 지금부터 반세기 전 흥남 부두를 떠났던 피란민들이 첫발을 디딘 곳이기도 하다.바로 그 사람들을 맞이했던 부산항에 그들을 떠나 보냈던 사람들이 온다.만경봉호의 부산항 입항은 만남의 가교를 놓으려는 몸짓일 것이다.과거의 헤어짐을 극복하려는 몸부림일 것이다.그러나 과거의 이별을 치유하면서 지금에 뿌려진 이산은 외면하고 있다.부산항에 오는 만경봉호는 순씨의 8살 손녀와 11살 손자의 엄마를 태우고 와야 한다.북한이 아시안 게임에 참가하는 진정한 의미일 것이요,만경봉호가 검은 그림자를 지우는 길이기도 할 것이다. 정인학/ 논설위원
  • 8.15 민족통일대회/ 행사 취재 뒷얘기/“北대표단 大選 질문 공세”

    지난 14일부터 열린 8·15 민족통일대회는 분단 이후 서울에서 처음 열리는 남북한 민간차원의 행사라는 의미에 걸맞게 숱한 화제를 낳았다. *북측 기자들의 소회- 이번 대회에 동행한 북측 기자 14명은 남측 기자들의 치열한 취재 경쟁을 지켜보며 “누구를 위한 행사인지 모르겠다.”며 불만섞인 반응을 보였다. 조총련 기관지인 ‘조선신보’의 김지영(36)기자는 15일 사진전 개막식 때 갑자기 남측 취재진이 몰려들자 “작품을 감상하기 위한 자리지 기자들 취재하라고 마련된 자리는 아니지 않으냐.”면서 “남측 기자들은 규율성이 너무 없다.”고 꼬집었다. 북한 일간지의 한 기자는 지난 14일 조국통일민주주의전선 중앙위원회 여원구 의장이 선친인 여운형 선생의 묘소를 참배하는 문제로 북측 대표단과 보도진 사이에 신경전이 벌어지자 “너무 무례한 것 아니냐.”며 남측 기자들에게 쓴소리를 던졌다. 노동신문의 엄일규 기자는 방문 소감을 묻는 질문에 “통일을 이루려면 언론의 역할이 중요하다.”면서 “남측기자들도 통일의 대열에 동참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개막식 축사를 낭독한 통일연대 한상렬 상임대표를 가리키며 “저 양반 연설 참 잘한다.”고 관심을 보였으며,남측 기자들이 다양한 질문을 던지자 “취재하러 왔다가 취재만 당한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한 기자는 “우리를 반길 것으로 믿었던 서울 시민이 보이지 않아 안타깝다.”며 서운한 마음을 드러냈다. *남한 사정에 밝은 북측 대표단- 행사 기간 동안 공식·비공식 자리에서 극도로 말을 아꼈던 북측 대표단이 정작 각종 행사 참석을 위해 이동하는 버스 안에서는 많은 이야기를 나눈 것으로 알려졌다. 신화고속 소속 버스 운전사 장용길(54)씨는 16일 “북측 대표단이 최근 연말 대선을 앞두고 인기가 오르고 있는 정몽준씨와 김대중 대통령의 아들 비리 문제 등에 대해 많이 질문했다.”고 전했다.이들은 이동중에 서울 지하철 5호선 ‘아차산역’ 주변을 지날 때 태조 이성계와 관련된 유례를 설명하고 새로 지은 한강다리의 이름도 척척 얘기하는 등 남측 안내원들을 머쓱하게 했다고 한다. 운전사 장씨는 “간부급들은 서울 토박이보다 서울을 더 잘 아는 것 같다.”면서 “북측 대표들의 인사성 바르고 예의바른 모습은 남한 젊은이들이 배워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행사 첫날 점심식사로 쇠고기가 나오자 불교계 대표단이 곤혹스러운 표정을 짓기도 했다.일부 다른 대표단은 “통일을 위해 먹어야 되지 않겠는가.”라며 농담을 건넸다. *눈길 끈 북측 예술단원- 20∼30대 배우들로 이뤄진 북측 예술단원들은 빼어난 미모와 단아한 차림으로 단연 이목을 집중시켰다.이들은 간단한 화장품과 손수건,‘자주통일’,‘민족자주’ 등의 구호가 적힌 깃발,한반도기 등이 들어 있는 작은 손가방을 하나씩 들고 있었다. 특히 이들은 남측 기자들이 “일정이 빡빡한데 몸은 괜찮으냐.”고 묻자 한결같이 “일 없습네다.(괜찮습니다)”라고 대답했다.또 “한복을 입으니 곱다.”고 말을 건네자 “무용할 때가 더 고우니 사진도 많이 찍어달라.”며 받아 넘겼다. 행사 이틀째부터는 쏟아지는 질문에 익숙해진 듯 “남한에는 20대 중반의 미혼 여성이 많다.”는 기자의 말에 “빨리 좋은 가정을 꾸리셔야죠.”라며 재치있게 응수했다. *달걀 할머니- 민족통일대회 본 행사가 시작된 15일 90도 가까이 허리가 굽은 한 할머니가 지팡이를 짚고 두리번거리며 호텔 로비와 지하1층 등을 돌아다녀 눈길을 끌었다. 강동구 천호동에 사는 박모(73)할머니는 “북한 사람들을 보고 싶어 왔다.”며 기자에게 북측 대표단의 동정을 물었다.박 할머니는 “배고프면 먹으려고 달걀까지 몇알 삶아 왔다.”면서 “북한 사람들에게도 달걀을 선물로 주고 싶다.”고 활짝 웃었다. 박 할머니는 “북한 사람들이 무서웠던 적도 많았지만 나이가 들수록 ‘한민족’이라는 느낌을 갖게 됐다.”면서 “통일이 돼 북한에 갈 수 있을 때까지 살고 싶다.”고 말했다. 구혜영 박지연기자 koohy@
  • 조총련학생 분단후 첫 한국에

    북한 국적의 재일본 조선인총연합회(조총련) 후쿠오카(福岡) 조선초급학교학생과 인솔교사 등 17명이 광복절인 15일 낮 부산국제여객터미널을 통해 입국했다. 조총련 소속 학생들이 한국을 방문하기는 분단 이후 이번이 처음이다. 이들의 방한은 경남 양산시 영산대학교가 주최하고 사단법인 한국청소년문화원(원장 임재춘)이 주관하는 ‘제6회 한·조·일 청소년 자연체험캠프’에 참가하기 위해 이뤄졌다. 매년 한국과 일본을 오가며 열리는 이번 행사에는 조총련측에서 17명(학생11명,인솔교사 2명,고문단 4명),일본 29명,한국 50명이 각각 참여한다. 자연체험캠프는 오는 22일까지 부산과 양산,경주 일원에서 열리며 산행과 해양체험,민속문화체험(판소리·민요배우기,장승·달집 만들기),전통무예 택견배우기 등으로 진행된다. 영산대 정성환 홍보팀장은 “조총련 학생들이 처음으로 한국체험을 하는 역사적인 이 행사가 단순한 문화체험을 넘어 민족의 동질성 회복과 화해와 우호에도 도움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후쿠오카 조선초급학교 6학년 문탁연(12)군은 “한국에 처음 와 무척 기쁘다.한국에서 많은 것을 배우며 체험하고 싶다.”고 말했다. 부산 김정한기자 jhkim@
  • 대화급류 8월의 한반도/ 유연해진 北 ‘화해무드’ 탄력

    8월의 한반도가 대화의 기운으로 달궈지고 있다.불과 한달 전 서해교전으로 얼어붙었던 한반도가 지난달 31일 브루나이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과 지난4일의 남북 장관급회담 실무접촉을 통해 대화의 해법을 찾은 것이다.남북은 오는 12∼14일 장관급 회담을 갖고,제2차 경추위 및 이산가족 상봉을 위한 제4차 적십자 회담도 곧이어 열 예정이다.남북 민간 행사인 8·15 민족 대축전도 잡혀 있다.북·일간에는 수교교섭 회담을 위한 국장급 회의와 적십자사회담이,제임스 켈리 미 특사의 방북도 이르면 8월 말 이뤄질 것이란 관측이다. ◆봇물 터진 남북 대화 - 남북간 합의된 행사는 주로 서울에서 열린다.지난 2001년 9월 제5차 남북 장관급 회담 이후 북한 대표단의 서울 방문은 끊어졌다.다국적 컨소시엄 형태인 경수로 사업을 위해 북측 시찰단이 남한을 찾은 것이 유일하다. 오는 12∼14일 예정된 제7차 남북장관급 회담은 향후 남북 관계의 큰 물줄기를 잡는 행사다.임동원(林東源) 대통령 특보의 방북 때 합의한 남북정상회담 후속조치 이행 일정이 우선 논의될 전망이다. 장관급 회담 하위 회담인 남북경제협력추진위(경추위) 제 2차 회의도 20일쯤엔 열릴 전망이다.남북 철도 및 도로연결,식량지원,개성공단 건설,임진강수해방지 등이 논의된다.쌀문제는 북측의 30만t 이상 식량지원을 바라고 있고,우리측도 잉여미 문제를 해결할 수 있어 경추위 사항은 진전을 볼 가능성이 많다.이 밖에 ▲금강산 관광 활성화를 위한 제2차 당국자 회담 ▲북측의 경제시찰단 파견 등도 비교적 낙관적이다.그러나 남북 군사당국자 회담은 전망이 불투명하다.군사회담은 남북관계 진전 여부를 알려주는 시금석.군당국간 경의선 연결에 대한 합의서가 나와 비무장지대에서 첫삽을 뜨는 상황이올지 주목된다. 제4차 남북 적십자회담도 함께 여는데, 제5차 이산가족 상봉을 실현하는 문제를 논의해 추석(9월21일)을 전후한 이산상봉이 유력하다. ◆북·미 북·일도 함께 - 북·미 관계의 현 양상은 클린턴 행정부 말기를 연상시킨다.2000년 말 한·미·일 3국이 주도한 ‘페리 프로세스’를 북한이 수용,당시 조명록(趙明祿) 인민군 총정치국장과 올브라이트 미 국무장관간 상호 방문이 성사되는 등 북·미 관계가 급물살을 탔었다.그러나 부시 행정부가 들어서면서 북·미 관계는 다시 경색됐다.지금도 김대중(金大中) 대통령 정부 임기 말이지만,당시 클린턴 임기 말보다 2개월 정도 시간이 더 남았고 북한이 당시보다 더욱 적극적이란 점에서 다르다. 제임스 켈리 미 국무부 특사의 방북시기는 미 행정부 내부 협의를 거쳐야한다.이르면 이달말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의제도 이미 파월 장관이 다 내놓은 상태다.테러지원국 해제 문제도 테이블에 오를 가능성이 높다.미국내 강·온파 기류가 변수이지만 남북한간 실무접촉 결과가 좋았고,향후 장관급 회담에서 북한측이 진지한 자세를 보이면 북·미 대화가 추진력을 얻을 것으로 보인다. 7일 북한 함남 신포 경수로 건설부지에서 진행될 콘크리트 타설식은 이같은 북·미 대화 환경을 더욱 성숙시키는 계기다.잭 프리처드 미 국무부 대북교섭담당 대사가 참석하는데 북한측은 제네바 핵합의 이행 의지를 드러내 보일 가능성도 많다.오는 25일로 예정된북·일간 수교협상 재개를 위한 국장급 회담은 2000년 10월 중단된 수교협상 재개를 위한 단초다.향후 협상 재개일정 및 의제를 조율하는 자리다. 이에 앞서 중순께 열리는 북·일 적십자 회담은 북·일 대화 기류를 점치게하는 잣대가 된다.납치 일본인 문제 등 북·일간 핵심 의제를 다루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총리의 한반도 문제 개입 의지가 크긴 하지만,자민당을 비롯한 일본 보수층이 납치 문제에 보이는 집착은 상상보다 크다. ‘납치’라는 단어조차 인정하지 않았던 북한이 이번 회담에서는 적극적으로 나설 공산도 크다.경제개혁 조치 실행을 위해선 일 정부의 식량지원과 재일 조총련 단체 및 일본 자본의 지원이 절실하다.북측이 현재 보이고 있는 대화기조도 대화전망을 밝게 한다.그러나 일본 언론은 북한이 식량만 얻고 그만둘 것이라는 경계의 시선을 만만찮게 내보내고 있다. ◆8·15 남북 공동행사 - 장관급 회담이 성공적으로 열리면,8·15 민족 공동행사에 참가할 100명 규모의 북측 방문단이 평양~서울 직항로를 통해 14일 서울에 들어온다.이들은 15∼16일 이틀 동안 서울 잠실 펜싱경기장에서 민족공동행사를 개최한다.예술공연과 사진전,명승지 탐방 등 다양한 문화행사가 예정돼 있다.현재 민화협 등 남측 대표단들이 방북,북측 대표단과 행사의 구체적인 상황을 논의중이다. 이에 따라 7차 장관급회담의 북측 대표단은 8·15 민족공동행사 북측 대표단이 타고 내려오는 고려항공 여객기편으로 평양에 귀환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함께 북한이 9월 부산아시아경기대회에 선수단을 파견키로 함으로써 이를 위한 남북한 예비접촉이 8월 중 이뤄질 전망이다.20일 모나코에서 남측김운용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과 북측 장웅 IOC위원간 회담을 갖는다.9월 예정된 청년통일대회와 여성통일대회개최를 위한 실무접촉도 이달 중 활기를 띨 전망이다. 김수정기자 crystal@ ■박영호 통일정책연구실장 “실천 가능한 것부터 합의해야” “남북관계는 더디고 우여곡절을 겪더라도 결국 꾸준히 발전해 나갑니다.”통일연구원 박영호(朴英鎬) 통일정책연구실장은 남북 관계는 나선형을 그리면서 지속적으로 발전하므로 안 풀린다고 너무 조바심을 낼 것도 없고 지금처럼 분위기가 다소 좋다고 흥분해서도 안 된다고 강조했다. 박 실장은 “7차 남북장관급 회담을 통해 그동안 이행되지 않았던 여러 사업들을 언제,어떤 방식으로 이행할지 확정짓는다면 6·15 정상회담 직후 수준으로 복원도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남북 문제는 합의만 남발하며 기대를 부풀리는 것이 아니라 구체적인 실천과 성과를 내는 것이 중요하다는 얘기다. 박 실장은 “조금 미흡하더라도 실천 가능한 부분부터 하나씩 해나가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이산가족 면회소 설치 문제도 장소에 연연해서는 안되며 일단 어디에라도 설치하는 것이 중요하며 다른 경제협력 사안들도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박 실장은 8·15민족통일대회와 다음달 아시아경기대회에 북측이 대규모로 참가단을 파견키로 한 점을 상기시키면서 민간급 행사에 대해서도 너무 우려할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남한 사회에 다양한 의견이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므로 괜히 입단속을 하는 것도 우스운 모습이죠.스포츠나 민간행사만큼으로만 보면 됩니다.” 그는 또 “남북관계는 국내 정치상황과 연결해 판단해서는 안된다.”면서“남북 문제는 국내 정치상황과 무관하게 지속되고 발전되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 실장은 “그동안 남북 문제를 해결하는 데 있어서 남북의 입장보다는 미국 등 주변국가들의 핑계를 대거나 눈치를 본 경향이 많았다.”면서 한반도문제는 당사자가 주도적으로 풀어야 함을 강조했다. 박록삼기자 youngtan@ ■이승환 민화협 사무총장 “민간교류는 국민성원 절대적” “남북관계가 발전하려면 정부당국간뿐 아니라 민간차원에서도 다양하고도 지속적인 교류가 이뤄져야 합니다.국민들이 성원해주셔야 가능합니다.” ‘2002 8·15 민족통일대회’를 준비하고 있는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민화협)의 이승환(李承煥·45) 사무처장은 급속도로 진척되고 있는 남북대화분위기 속에서 민간 차원의 자주교류 역시 매우 중요한 부분이라고 강조했다.북측은 14∼17일 민족통일대회에 100∼110명 규모의 참가단을 보내 함께 행사를 치를 계획이다. 이 처장은 “서울에서 이처럼 대규모로 민간급 행사가 열리는 것은 처음인만큼 순조롭게 치르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그는 “너무 과도한 욕심을 부리다가 일을 그르치지는 않을 것”이라면서 “정부의 대북 정책,남북관계등을 고려해 국민들의 폭넓은 지지와 동의를 구해 행사를 치르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남북 양측은 지난 4일 장관급회담 실무접촉 뒤 발표한 공동보도문에서 ‘8·15행사를 적극 돕기로 하였다.’고 이례적으로 명시하며 이번 행사의 중요성을 확인시켜준 바 있다.하지만 마냥 장밋빛만은 아니다. 이 처장은 남북 통일을 위한 노력이 ‘남남(南南) 갈등’으로 생채기를 입지 않을까 우려했다. 그는 “이번 행사를 통해 남남 갈등이 격화될 가능성도 없지 않으며 자칫하면 기껏 만들어진 남북 화해·협력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는 일이 발생하지 않을까 염려된다.”고 말했다. “만약 이번 민간 행사가 잘못될 경우에는 정부간 여러 회담에도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반드시 성공적으로치러야 한다.”는 게 그의 각오다. 이 처장은 “우리 민족의 장래와 남북관계의 발전을 위해 국민들이 행사기간 동안만이라도 각자의 의사를 너무 극단적으로 표출하는 것은 자제해줬으면 좋겠다.”고 간곡히 호소했다.그는 “북측 참가단에게는 남쪽 사회에서는 다양한 의견이 있고 의사 표출은 당연한 것임을 설득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록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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