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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찰 법조비리 내사’ 검·경 딴소리/쌓이는 의혹들

    (1) 검찰, 용의자 계좌영장 왜 기각? (2) 경찰, 수사권독립 겨냥 기획수사? (3) ‘브로커' 박씨 왜 검사들과 통화? 경찰이 최근 변호사법 위반 사건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검사와 변호사 등 법조인이 연루된 ‘법조 비리 의혹’을 내사한 것으로 밝혀져 파문이 일고 있다. 특히 경찰 조사를 받던 사건 브로커의 휴대전화 통화목록에서 법조인 30여명의 사무실 전화번호가 확인돼 이 브로커와 법조계 일부 인사의 커넥션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사건 전말 서울 용산경찰서는 지난달 17일부터 형사사건 피의자에게 변호사를 소개해 주겠다며 금품을 챙긴 박모(49·안마시술소 운영)·이모(54)씨를 변호사법 위반 혐의로 조사했다.이 과정에서 박씨의 휴대전화 통화 목록을 조사한 결과 검사 사무실 20여곳과 판사 사무실 1곳,변호사 사무실 10여곳의 전화번호를 확인했다. 박씨 등은 2000년 10월부터 경찰이 수사 중인 사기 사건의 용의자 박모씨로부터 500만원,청소년보호법 위반 혐의로 구속된 안모씨측으로부터 1200만원,윤락행위 등 방지법 위반 혐의로 구속된오모씨측으로부터 2500만원을 받는 등 모두 4200만원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박씨에 대해 두차례 구속영장을 신청했지만 서울지검 서부지청은 “박씨가 오씨로부터 받은 2500만원은 모두 변호사 비용으로 사용된 사실이 인정된다.”며 잇따라 기각했다.경찰은 법조인들이 브로커 박씨와 구체적으로 연루됐는지 확인하기 위해 박씨와 가족의 은행계좌에 대한 압수수색영장을 2차례 신청했으나 역시 검찰이 기각했다. ●경찰 입장과 검찰 해명 사건을 담당한 경찰 관계자는 검찰이 구속영장과 계좌추적 압수수색 영장을 잇따라 기각한 것에 의문을 제기했다.모종의 커넥션을 숨기기 위한 의도가 아니냐는 것이다.전화번호가 확인된 변호사 3명을 우편조사했을 뿐 영장 기각으로 수사가 진척되지 못했다. 당시 용산경찰서 형사과장으로 수사를 맡았던 황운하(현 강남경찰서 형사과장) 경정은 “용산역 주변에 검찰 간부와의 친분을 내세워 사건청탁을 해주고 거액의 수고비를 받는 브로커가 있다는 소문에 따라 수사에 착수했다.”면서 “박씨의 최근 3개월간 통화내역을 조회해보니 법조인 사무실 30여곳의 전화번호가 나와 관련 여부를 밝히려고 영장을 신청했다.”고 말했다.용산경찰서 관계자는 “범죄혐의 입증 가능성을 검토하는 등 계속 수사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검찰은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박씨의 가족 계좌에 대한 포괄적인 압수수색 영장은 기각했으나,박씨가 오씨 등으로부터 받은 수표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은 3차례나 발부했고,경찰이 통신사실 확인자료를 요청한 것에 대해서도 승인을 했다.”며 수사에 제동을 걸었다는 의문을 일축했다.검찰은 “경찰도 아직 현직 검사 20명을 포함한 법조인 30명의 명단을 확인한 상태는 아닌 것으로 알고 있다.”고 지적했다.이와 관련,대검 감찰부 관계자는 “상황은 파악하고 있지만 검·경이 수사에 있어서 판단이 다를 수도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검찰은 박씨가 실제 수십명의 법조인과 부적절한 관계를 맺고 사건 브로커 역할에 도움을 얻었는지 밝히기 위해 감찰활동에 착수했다. ●풀리지 않는 의문점 박씨의 전화통화 기록에는 서울지검,서울지검 동부지청,서부지청,북부지청,수원지검 등 여러 검찰청의 검사 사무실 전화번호가 기록돼 있다.안마시술소를 운영하는 박씨가 어떻게 검찰청 등에 수시로 전화하면서 ‘사건 브로커’ 역할을 했는지 의문이다. 경찰은 “박씨의 친척 가운데 변호사가 한 명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지만 그것만으로는 박씨의 브로커 역할을 뒷받침하기에는 설득력이 부족하다.이에 따라 박씨가 윤락가 주변 조직폭력배와 결탁해 일부 법조인과 내밀한 관계를 유지했거나 검찰 내 조직적인 비호세력이 박씨를 보호했을 가능성이 신중하게 제기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용산경찰서의 수사착수 시점이 경찰 수사권 독립문제를 둘러싸고 검·경의 갈등이 첨예화되던 시점이라는 점에 주목,검찰을 겨냥한 기획수사가 아니었느냐는 의혹도 제기하고 있다.당시 용산서 형사과장이었던 황운하 경정이 경찰대총동문회장 출신으로서 대외적으로 가장 강력하게 수사권 독립을 주장한 점도 이같은 추론을 뒷받침한다.그러나 경찰 관계자는 “이 사건이 불거지는 것이 수사권 독립에 결코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이같은 의혹을 부인했다. 장택동 이영표 이세영기자 taecks@
  • 조폭 해외원정 패싸움·총격전/ 한국은 좁다?

    국내 폭력조직이 해외로 진출,이권다툼을 벌이다 총격전까지 벌여 국가이미지에 먹칠을 하고 있다. 서울 서초경찰서는 17일 태국 방콕의 한 호텔에서 패싸움을 벌이다 상대 폭력배에게 권총을 쏴 중상을 입힌 전모(36·제주 S여행사 대표)씨 등 조직폭력배 7명을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위반 등 혐의로 구속하고 윤모(27)씨 등 6명을 불구속 입건했다.태국으로 달아난 4명은 인터폴에 수배를 요청했다. ●방콕 도심서 총격전… 13명 검거·4명 인터폴수배 방콕에서 11년째 쇼핑센터 2곳과 한약방을 운영하는 황모(35·구속)씨 등 6명은 지난해 12월3일 오후 3시쯤 쇼핑센터 사무실에서 “왜 약속대로 한국 관광객을 보내주지 않느냐.”며 전씨를 야구방망이로 마구 때렸다.이들 가운데는 부산 칠성파,이천 상조회파 소속 폭력배들이 포함돼 있었다.앞서 황씨는 2001년 전씨가 한국인 관광객을 쇼핑센터와 한약방에 몰아주면 수수료조로 매상의 절반을 주기로 계약을 한 뒤 선금으로 4300만원을 건넨 것으로 드러났다. 앙심을 품은 전씨는 지난 2월28일 ‘청량리파’와 ‘신이글스파’ 소속 폭력배 5명을 태국으로 불러들여 방콕 M호텔 로비에서 황씨측과 패싸움을 벌였다.이 과정에서 황씨측 조직원 권모(29·구속)씨가 전씨측 박모(28·구속)씨에게 권총을 쏴 넓적다리에 관통상을 입혔다.그러자 박씨는 지난달 27일 자신이 속한 ‘신이글스파’ 조직원 5명을 방콕으로 보내 황씨를 협박,1000만원을 빼앗았다. ●국내 경기 침체 여파로 폭력배 해외 원정 늘어 경찰은 해외로 진출한 국내 폭력조직이나 현지 교민사회를 중심으로 자생한 조직이 폭력을 휘두르거나 이권에 개입하는 사례가 갈수록 늘고 있다고 밝혔다.동남아와 중국 등 국내 관광객의 방문이 잦은 곳일수록 여행사나 쇼핑센터 주변에서 조직폭력배가 동원된 이권싸움이 자주 발생한다. 경찰 관계자는 “지금까지는 자생 조직에 의한 사건이 대부분이었지만,최근 국내 경기 침체 등으로 폭력조직이 해외 원정을 떠나거나 아예 해외로 이주해 새로운 조직을 만드는 일이 많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최근 과테말라에서 교민과 국내 업체 현지지사를 상대로 폭력과 공갈,협박을 일삼던 고모(34)씨 등 폭력배 7명이 경찰에 검거됐다. ●총기 밀반입될 수도 있어 경찰 긴장 특히 지난 90년 ‘범죄와의 전쟁’ 이후 붕괴된 폭력 조직의 일부가 한국인이 많이 살고 있는 해외 지역으로 진출,세력을 확장하고 있다.경찰은 이들이 현지에서 구한 총기가 국내로 밀반입될 수 있어 경계를 늦추지 않고 있다. 최근에는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의 여파로 큰 타격을 입은 동남아 현지 한국인 업주들의 심리를 이용,한국인 관광객을 보내주는 조건으로 금품을 요구하는 조직폭력배나 여행사가 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청은 “동남아 국가에는 현지 교민과 방문객이 꾸준히 늘고 있지만 현지 치안시스템이 취약하고,베트남 등에는 주재관도 파견돼 있지 않다.”면서 “국내 폭력조직의 해외 진출 등 동향파악을 강화하고 인터폴과 공조를 확대해 나갈 방침”이라고 밝혔다. 이영표 이세영기자 tomcat@
  • 조폭 ‘경찰과의 전쟁’ ?

    조직폭력배들이 조폭 단속에 불만을 품고 경찰비리를 폭로하는 내용의 글을 경찰 홈페이지에 올려 파문이 일고 있다. 8일 부산경찰청에 따르면 지난달 22일과 24,26일 세 차례에 걸쳐 부산경찰청 홈페이지 자유게시판에 ‘조직 갈취집단 부산 A경찰서’라는 제목의 글이 박모(50)씨 명의로 올랐다. A4용지 3∼4장 분량의 이 글은 부산 A경찰서 관할인 B동과 C동 일대에 성업중인 70여곳의 불법 사행성 오락실이 경찰의 비호가 없으면 절대로 영업이 불가능하며 체계적인 로비가 이뤄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공식섭외비는 파출소장 100만원,파출소 직원들 100만원,방범지도계장 100만원,직원들 100만원이며 형사계,수사과장,강력반 반장에게도 상당한 액수를 전달하고 부산경찰청 모 부서에도 전달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밖에 한 업소당 로비비 지출이 한달에 1000만∼2000만원으로 한달 평균 업주들이 관련 기관에 내놓는 돈이 10억원 정도에 이른다고 폭로했다. 경찰은 문제의 글을 즉시 삭제하고 해당 경찰서와 부산경찰청의 일부 부서 등의 당사자들을 대상으로 내부 감찰조사를 벌인 결과 수배중인 조직폭력배들의 ‘음해성’ 글로 잠정 결론을 내렸다. 작성자로 표기된 박씨는 현재 오락실을 운영하고 있지만 실제 글을 올린 당사자는 아닌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IP를 추적한 결과 최근 경찰에 검거된 폭력조직원 중 달아난 일당들이 새벽시간에 PC방을 이용,음해성 글을 올린 것으로 밝혀냈다. 부산 김정한기자 jhkim@
  • 민생침해 조폭 2238명 구속

    정부 교체의 시기와 경제위기 등 어수선한 사회분위기를 틈타 조직폭력배의 민생침해 범죄가 기승을 부리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일부 조직폭력배는 흔히 알려진 기업이나 유흥업소 주변의 활동영역에서 벗어나 영세상인과 노점상 등 서민에게까지 폭력과 협박을 행사하며 금품을 뜯어내고 있다. ●영세상인과 노점상도 갈취 피해 경찰청은 4일 새 정부 출범을 전후한 지난 2월10일부터 지난달 말까지 50일 동안 갈취·폭력배를 일제히 단속해 모두 3631명을 검거,이 가운데 2238명을 구속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구속된 폭력배에는 신흥 폭력조직 6개파 80명을 포함,조직폭력배 284명이 포함돼 있다.”면서 “관리대상으로 정해 감시하고 있는 전국 폭력조직은 208개파,4431명에 이른다.”고 밝혔다. 붙잡힌 조직폭력배 중 29명은 영세상인과 노점상을 상대로 갈취를 일삼은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청 관계자는 “일본에서도 경제가 어려워지면서 야쿠자들이 기존의 활동영역에서 벗어나 영세업자들을 상대로 금품을 갈취하는 등 이익이 적은 분야까지 손을 대고있다.”고 말했다. ●다양한 범죄 유형 지난달 15일 서울 수색동 수색시장 일대에서 무허가 음식점을 하는 정모(53·여)씨 등 영세상인 15명은 ‘보호비’를 요구하며 폭력을 행사한 지역폭력배 8명에게 330만원을 빼앗겼다. 또 조직폭력배 64명은 건설사를 상대로 콘도미니엄,상가 등의 운영권을 갈취하기 위해 폭력을 행사하거나 교통사고를 위장,보험회사로부터 거액의 보험금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충남 서산 일대 유흥업주를 협박해 업소보호비 등 명목으로 2억원을 갈취한 ‘서산식구파’ 9명 등 유흥업소를 상대로 보호비 명목으로 돈을 빼앗거나 조직원을 종업원으로 고용시켜 금품을 착취한 조직폭력배도 많았다. 장택동기자 taecks@
  • 법무·검찰 주요간부 프로필

    ●김종빈 대검차장 수사 및 기획부서를 두루 거치며 능력을 발휘했다.신중하고 사려깊으나 유약한 느낌을 준다.순리와 원칙에 따라 사건을 처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검사로서 이론과 실무를 겸비했다는 평가다.부인 황인선(50)씨와 3녀. ▲서울지검 강력부장▲서울지검 형사4부장▲대검 수사기획관▲전주지검장▲법무부 보호국장▲대검 중수부장 ●정상명 법무차관 주관이 뚜렷하고 결단이 빠르다.노무현 대통령의 사시 동기로 사법연수원 시절 함께 스터디그룹을 만들어 공부했다.평검사 때 이철희·장영자 부부 금융비리와 5공 새마을비리 사건을 수사했다.부인 오민화(50)씨와 1남1녀. ▲대검 공안3과장▲서울지검 조사부장▲서울지검 2차장▲서울지검 동부지청장▲대구고검 차장▲법무부 기획관리실장 ●이기배 대검 공안부장 수사·기획 부서에서 탁월한 능력을 보였다는 평이다.대인관계가 원만하고 직원들의 애로사항을 경청하는 등 조직관리 능력과 인화력이 뛰어나다.진취적으로 업무를 처리하면서도 겸손한 성품을 갖추고 있다.부인 김혜자(50)씨와1남1녀. ▲대전지검 특수·형사2부장▲대전고검 검사▲김천·성남지청장▲서울지검 3차장▲광주고검 차장▲법무연수원 기획부장 ●홍석조 법무부 검찰국장 ‘인정 많은 신사’로 불릴 정도로 직원에 대한 배려가 깊다.문제의 핵심을 파악하는 능력이 뛰어나고 아이디어가 풍부한 것으로 정평이 나있다.청렴·강직하고 긍정적인 성격을 갖고 있다.이건희 삼성 회장의 처남.부인 양경희(45)씨와 2남. ▲울산지청 부장▲대검 연구관·감찰2과장·기획과장▲군산지청장▲부산·서울지검 2차장▲서울지검 남부지청장 ●안대희 대검 중수부장 자타가 공인하는 특별수사통으로 원칙을 고수하는 소신파.서울지검 특수부장으로 있으면서 서울시 버스회사 비리,대형 입시학원 비리,설계감리 비리,수천억원대에 이르는 변인호씨 거액사기사건 등을 깔끔하게 처리했다.부인 김수연(40)씨와 1남1녀. ▲인천·부산·서울지검 특수부장▲천안지청장▲대구지검 차장▲부산지검 동부지청장▲서울고검 형사부장▲부산고검 차장 ●정홍원 법무연수원장 공사 구분이 엄격하고 청렴한 생활로 신망이 두텁다.특별수사통으로 지난 82년 이철희·장영자 부부 사기사건을 수사했다.대검 중수3과장 때 국내에서 처음 컴퓨터 해커를 적발했다.부인 최옥자(52)씨와 1남. ▲대검 중수3·4과장▲서울지검 특수1·3부장▲서울지검 3차장▲서울 남부지청장▲대검 감찰부장▲광주지검장▲부산지검장 ●김상희 대전고검장 특수·기획통으로 인지수사 감각과 판단능력이 탁월하다.초임 때부터 이철희·장영자사건,명성사건,영동진흥개발사건 등 굵직굵직한 경제사건을 수사했다.12·12 및 5·18사건과 한보사건 등 대형 사건을 많이 처리했다.부인 박영미(50)씨와 1남1녀. ▲법무부 검찰3과장▲대검 기획과장▲대검 수사기획관▲서울지검 동부지청 차장▲서울고검 차장▲제주지검장 ●서영제 서울지검장 시시비비가 분명하며 대인관계도 원만한 강력수사통.2년간 서울지검 강력부장으로 있으면서 조양은씨를 구속하는 등 조직폭력배들을 많이 검거했다.초대 마약부장을 거쳤다.청주지검에서는 ‘웃음의 날’을 만들기도 했다.부인 김윤주(54)씨와 2녀. ▲대검 공안3과장▲서울지검 강력부장▲대검 범죄정보기획관▲서울지검 서부지청장▲대검 마약부장▲청주지검장 ●정진규 서울고검장 합리적이고 온화한 외유내강형으로 공안통.업무는 철저하지만 직원들에게는 자상하다.프로선수 못지않은 테니스 실력 등 만능스포츠맨이다.클래식 감상에도 일가견이 있다.부인 조남계(52)씨와 2남. ▲대검 공안1과장▲서울지검 공안1·2부장▲대구지검 1차장▲법무연수원 기획부장▲울산지검장▲대검 기획조정부장▲인천지검장 ●임내현 대구고검장 재치가 넘치는 창의적 성품으로 상황 판단이 빠르다.틀에서 벗어나 새로운 수사분야를 개척하는 데 열성적이다.친화력도 뛰어나 특히 좌중을 휘어잡는 솜씨가 탁월하다.순천지청장 때 ‘영·호남 화합 운동’에 앞장서기도 했다.부인 정은주(50)씨와 1남1녀. ▲대검 마약과장▲서울지검 형사2·4·5부장▲순천지청장▲광주고검 차장▲대검 공판송무부장▲전주지검장
  • [향락산업 퇴폐로 달리는 사회] 5.향락 환각의 탈피를 위하여

    “어딘가 포주와 폭력배가 서 있을 것 같아 붉은 불빛만 봐도 소름이 끼칩니다.” 지난 10여년간 성매매업소에서 일했던 박혜숙(29·가명)씨는 “매일밤 조직폭력배와 연결돼 있는 ‘삼촌’(포주)에게 쫓기는 꿈을 꾼다.”며 몸서리쳤다. 2001년 여름 전남 흑산도의 한 업소에서 일하던 그녀는 매춘의 굴레에서 벗어나기 위해 경찰에 도움을 요청했다.한달간 광주 서부경찰서 여자기동대와 연락을 취하면서 ‘작전일’만 손꼽아 기다렸다.박씨는 경찰에 “내일 당장 팔려나가게 생겼으니 구해달라.”고 요청했다.경찰은 새벽 첫 배를 타고 도착해 그녀를 탈출시켰다. 그러나 탈출은 성공하지 못했다.경찰서에서 조사를 받고 나왔더니 업주가 조직폭력배와 함께 기다리고 있었던 것.박씨는 경찰서 바로 앞에서 2000만원짜리 ‘강제 차용증’을 작성할 수밖에 없었다.박씨의 어머니는 보증인으로 도장을 찍었다.경찰은 “차용관계는 민사상의 문제”라며 도움을 주지 않았다.빚 독촉에 시달리던 박씨는 결국 흑산도에서 나온 지 채 보름도 못 돼 다시 포항 바닷가 어느 업소에서 일하게 됐다.그러다 ‘매매춘 근절을 위한 한소리회’와 연락이 닿아 탈출,서울로 올라올 수 있었다. 박씨는 매춘에서 빠져나오기 힘든 이유가 “믿을 사람이 없어서”라고 답했다.특히 선불금에 대해 경찰이 “당신이 쓴 돈이니 알아서 갚아라.”고 말하기 때문에 윤락여성들이 도움을 청하기 어렵다는 것.1분 지각하면 벌금으로 10만원씩 내고 하루 결근하면 50만원을 내야 하는 ‘착취’ 구조에서 빚이 생기지 않을 수 없었다. 일을 할수록 빚은 늘기만 했다.박씨는 ‘차라리 몸으로 때우자.’며 자포자기하고 있는 매춘 여성들이 많다고 했다.그녀는 아직도 “결혼하면 모든 것을 폭로하겠다.”는 업주의 협박에 시달리고 있다.초조한 마음에 손톱만 깨물어 손톱이 자라지 않는다. 서울의 한 ‘쉼터’에서 공동체 생활을 하는 박씨는 현재 모 산업고등학교 2학년에 재학중이다.대학 사회복지과에 들어가 공부를 마치고 자신과 같은 처지의 여성들을 돕는 것이 그녀의 소중한 꿈이다. 박지연 황장석기자 anne02@kdaily.com ◆'공창제' 도입 찬반 논란향락산업이 망국병으로 치닫고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은 가운데 특정지역내 매매춘을 합법화하는 ‘공창제’ 도입을 둘러싸고 찬반 논란이 뜨겁다. 찬성론자는 현행 윤락행위 등 방지법이 실효성이 없다며 특정지역에 한해 매매춘을 합법화하고 매매춘 종사여성을 국가가 직업인으로 인정,관리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단속과 관리가 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국가가 매매춘에 개입하면 매매춘 여성의 인권침해가 더욱 심각해질 것이라는 반론도 만만찮다.특히 윤락여성 지원센터인 ‘새움터’가 지난해 성매매 종사여성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96.7%가 포주의 착취 등 인권유린이 없어지지 않을 것이라는 이유 등으로 공창제에 반대했다. 강남대 지광준(池光準·58·법학과) 교수는 “이미 주택가 주변에도 사창가가 형성돼 있는 상황에서 공창제를 반대하는 것은 비현실적”이라면서 “수요자가 존재하는데 성매매를 무조건 막으면 성범죄도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반면 한국여성단체연합 조영숙(曺永淑·43) 정책실장은 “공창제 도입론은 물질 만능주의와 가부장제에 바탕한 지배심리를 합법적으로 보장받겠다는 위험한 발상”이라고 반박했다. 구혜영기자 koohy@kdaily.com ◆대안을 찾아 “향락산업은 일종의 ‘풍선’이다.한 쪽을 누르면 다른 쪽이 팽창하기 마련이다.” 향락산업이 여성인권을 유린하고 건강한 근로정신을 퇴락시킨다는 지적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하지만 법률적·도덕적 제재에도 불구하고 향락산업은 확산일로를 치닫고 있다.향락의 생산과 소비를 부추기는 사회적 요인들이 뿌리깊게 자리잡았기 때문이다. 룸살롱·단란주점 등 대표적 향락업소의 부가가치율은 60% 이상으로 추정된다.제조업이나 일반 서비스업에 비해 2∼4배가량 높다.값비싼 생산재나 숙련된 기술을 요구하지 않을 뿐 아니라 자금회전도 빠르기 때문이다. 향락산업의 일반적 특성과 우리 사회의 특수성을 고려한 총체적인 대책이 마련되지 않는 한 미래는 어둡다. ●법률적·제도적 대책 향락산업을 규제하는 전통적 수단은 법률적 금지와 도덕적 단죄다.관련법령만도 ‘윤락행위방지법’‘식품위생법’ 등 10여개에 이른다.하지만 단속의 일관성이 없고 처벌의 강도도 약해 실효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현재의 단속 체계는 여성들의 인권침해만 가중시킨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는다. 매매춘 종사 여성의 인권 보호를 위해 ‘공창’을 도입하자는 주장이 제기되기도 했다.그러나 아직까지 여성계의 중론은 현행 제도를 유지하는 가운데 보다 강력한 단속과 처벌을 통해 성매매를 줄여나가야 한다는 것이다. 새움터 전수경 사무국장은 “정부와 사법당국의 강력한 의지가 중요하다.”면서 “성매매 범죄자는 끝까지 추적해 반드시 처벌한다는 인식을 심어줘야 한다.”고 말했다. ‘성매매’와 ‘성착취’를 구분해 접근해야 한다는 시각도 있다.형사정책연구원의 김은경 청소년범죄연구실장은 “성매매 자체를 금지한 현행 정책은 도덕적으로는 옳지만 실효성이 적다.”면서 “관련자 모두를 일괄적으로 처벌할 것이 아니라 성매매를 알선해 이득을 취하는 중개업자에 대한 처벌 강도를 높여야 한다.”고 주장했다.단속의 타깃을 성의 판매자와 구매자보다는 알선업자에 집중해야 한다는 것이다. ●강력한 조세정책으로 자금유입 차단해야 단속과 처벌의 강화만으로는 향락산업의 음성화를 막을 수 없다는 주장도 만만치 않다.‘미아리를 치니 용주골이 뜨더라.’는 이른바 ‘김강자 효과’를 염두에 둔 지적이다. 이런 이유로 조세를 통해 향락산업으로 유입되는 돈줄을 차단해야 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철저한 세금추징으로 순이익을 감소시키면 자금유입 요인이 그만큼 줄어들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조세연구원의 현진권 박사는 “향락산업은 국내총생산(GDP)의 20%에 이르는 지하경제의 주요 자금원”이라면서 “정확한 소득파악을 위해 업소에는 주류구매 전용카드 사용을 의무화하고 소비자들에게는 신용카드 사용을 장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접대비·접대문화 개선 향락업소의 주수입원인 기업의 접대비용을 규제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경찰대 표창원 교수는 “연간 5조원대에 육박하는 접대비만 규제해도 향락업소 이용자가 상당부분 줄 것”이라면서 “접대비에 대한 세제혜택을 축소하거나 접대비 지출이 많은 기업에 대해 세무조사를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제도적·행정적 노력도 사회의 관행과 문화를 바꾸려는 장기적 대책이 병행돼야 실효를 거둘 수 있다. 청소년 직업체험센터 ‘하자센터’의 김찬호 박사는 “향락산업을 존속시키는 것은 ‘돈과 여자 없이는 거래가 안 된다.’는 기형적 접대문화와 향락의 주소비자인 남성 직장인들의 왜곡된 성의식”이라고 꼬집었다.김 박사는 여성의 성을 상품화·도구화하는 비뚤어진 성의식을 바로잡기 위해 직장내 교육을 활성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총체적인 향락산업방지책 마련을 정부는 여성부를 중심으로 성매매방지종합대책을 마련,관련업소 처벌과 함께 성매매 예방활동을 강화하고 피해여성 보호활동을 벌여나간다는 방침이다.여성부는 특히 향락업소 출신 여성들에 대한 자활지원이 중요하다고 보고 새움터 등 관련 시민단체들과 함께 생계·의료비 지원,일자리 제공 사업 등을 지난달부터 펼치고 있다. 국회에서 추진중인 성매매방지법 제정도 여성계의 큰 관심거리다.성의 구매자와 판매자를 동시에 처벌하는 현행 ‘윤방법’과 달리 성매매의 중간착취 고리인 알선행위를 근절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연세대 사회학과 김호기 교수는 “향락산업의 폐해는 사회의 존립을 뒤흔들 정도로 위험수위에 달했다.”면서 “여성·조세·보건·교육·법무·복지 등 여러 부처가 협조해 종합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세영기자 sylee@
  • [향락산업 퇴폐로 달리는 사회] 4. 향락 부추기는 사회구조

    향락가 주변에는 온갖 범죄가 독버섯처럼 자란다. 매매춘과 마약거래·인신매매가 공공연하게 이뤄지고,‘카드깡’을 비롯한 탈세 범죄가 일상화돼 있다.조직폭력배는 향락가에 기생하며 자금을 마련한다.지난해 12월 경찰의 ‘조직폭력배 소탕작전’에서 검거된 3300명 가운데 34.8%인 1148명이 유흥업소 주변 조직폭력배였다. 향락은 주택가까지 번져 밤이 되면 시민들이 대문 밖으로 나서기를 꺼려할 정도다. ●생활 속에 파고드는 매춘유혹 회사원 이모(32)씨는 지난 7일 서울 지하철 3호선 종로3가역에서 앳된 소녀에게서 가로 6㎝,세로 8㎝ 크기의 수첩형 광고물을 건네받았다.표지를 넘기자 전라의 여성이 묘한 포즈를 취한 사진이 붙어 있었고,‘진한 7일’,‘1일데이트·주말여행·애인·결혼까지’ 등 자극적인 문구와 전화번호가 적혀 있었다.이씨는 일본에나 있을 듯한 이런 매춘 권유가 한국에서,그것도 대낮에 있는 것을 보곤 몹시 놀랐다. 서울경찰청은 최근 주택가에 출장마사지 전단을 배포,매춘을 알선한 박모(30)씨를 윤락행위방지법 위반 혐의로 구속했다.고객 중에는 대학교수나 회사 간부,대학원생 등도 포함됐다. 출장마사지 윤락업주들은 별도의 사무실을 차리지 않고 ‘점조직’으로 활동하며,다른 사람의 이름으로 휴대전화를 만들어 경찰의 추적을 따돌리는 등 교묘한 수법을 사용한다. ●세금도둑 향락산업 ‘청량리 588’의 한 업주는 “화대를 현금으로 내면 6만원,신용카드로 내면 7만 8000원”이라면서 “차액은 ‘카드깡’ 업자의 수입”이라고 말했다.카드깡 업자는 대부분 유령 가맹점을 차려놓고 과세를 피한다. 단란주점 등에서 술값을 카드로 결제할 때 매출전표에 술집과 다른 주소지가 찍혀 나오는 것은 모두 소득원을 분산시켜 세금을 내지 않으려는 행위로 보면 된다. 유흥업소 매출액의 10%는 부가가치세로,종업원 봉사료(팁)의 5%는 원천세로 징수되지만,접대부 고용을 숨기고 현금결제를 고집하기 때문에 세금은 제대로 걷히지 않는다.국세청 관계자는 “유흥가의 탈세가 교묘해 규모가 어느 정도인지 파악하기 힘들고,세금추징을 어떻게 해야 할지 막막한 실정”이라고 털어놓았다. ●살인으로 치닫는 향락풍토 무분별한 향락 풍토는 살인과 강도 등 강력 범죄로 이어진다.호스트바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던 대학생 김모(21)씨 등 3명은 ‘고객’인 유흥업소 여종업원 이모(23)씨를 목졸라 숨지게 한 뒤 금품 5000여만원어치를 훔친 혐의로 최근 경찰에 구속됐다.고급 승용차 할부금에 시달리던 이들은 이씨가 명품 옷으로 치장하고 ‘팁’을 넉넉하게 줘 돈이 많을 것으로 보고 범행을 모의했다. 지난해 8월에는 사채업자 최모(38)씨가 다른 업자들과 청량리 윤락가 주변 3억여원 규모의 사채시장을 차지하기 위해 싸우다 흉기에 찔려 숨졌다.숨진 최씨는 청량리 윤락가 폭력조직의 행동대장 출신으로 일대에서는 ‘큰손’으로 통했다. 이창구 박지연기자 window2@kdaily.com ◆건설업자의 접대비 증언 “술과 여자가 없으면 되는 일이 없습니다.” 10일 서울 서초동의 중견 건설업체 H건설 사장 김모(42)씨는 기자와 만나 “건물 하나를 지으려 해도 계약 전·후 관련자들에게 최소 6,7차례 룸살롱 접대를 하며,수천만원 이상을 써야 한다.”고 말했다. 김씨는 “미리 정보를 캐내기 위해 부동산업자,건축사무소,시청 관계자,은행 등을 돌아다니며 접대를 해야 한다.”면서 “계약이 성사되면 정보를 준 쪽에 일명 ‘오찌(소개비)’ 명목으로 또다시 접대를 해야 한다.”고 했다.계약 자체도 룸살롱 안에서 해야 성사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김씨는 “공사비가 100억원이면 접대비가 10억원 이상을 차지한다.”면서 “부실공사가 되는 게 당연한 일 아니냐.”고 꼬집었다. 강남구 삼성동의 A인터넷 벤처업체 홍보담당 과장 이모(33)씨는 100만원 이하의 접대는 법인카드가 아닌 개인카드로 결제한다고 폭로했다. 사장이 소액 접대는 개인카드를 사용,소모품비나 회식비 명목으로 돌리라고 지시했기 때문이다.이씨는 “다른 벤처기업도 이같은 편법을 사용해 장부상으로는 법적 접대비 한도를 초과하지 않도록 조치한다.”고 털어놓았다. 그는 대선 이후 회사측이 정치권·재계 인사들과 인맥을 쌓기 위해 지난달에만 수천만원의 접대비를 썼다고 증언했다.이씨는 “강남 룸살롱에서 1000여만원을 한번에 지불한 적도 있다.”고 고백했다. 이씨는 “일부 경영진은 법인카드를 개인 용도로 쓴 뒤 회사 접대비로 처리해 사원들의 빈축을 사기도 한다.”고 덧붙였다. 최근 국세청과 조세연구원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2001년 24만 352개 기업의 접대비 지출액은 3조 9635억 400만원이었다.거품경제기였던 97년의 3조 4988억 2500만원보다 오히려 13% 늘어 사상 최고를 기록했다. 이영표 유영규기자 tomcat@kdaily.com ◆향락 키우는 인터넷 ‘인터넷이 향락에 날개를 달아주었다.’ 인터넷을 통해 왜곡된 신종 향락 행태가 급속하게 번지고 있다.회사원 김모(30)씨는 8일 오후 6시 퇴근하자마자 인터넷에 접속했다.김씨가 방문한 곳은 컴퓨터에 장착된 화상카메라를 통해 상대의 얼굴을 보며 채팅할 수 있는 S사이트.말만 잘 통하면 서로 알몸을 보여주기도 한다. ‘로그인’한 김씨는 ‘생생남’이란 아이디로 ‘화끈방,캠녀만’이란 제목의 대화방을 만들었다.잠시 후 ‘섹시녀’란 여성이 쪽지를 보내왔다.채팅방 비밀번호를 알려달라는 주문이다.김씨는 ‘비번 9818’이란 답장을 보냈고 이때부터 둘만의 은밀한 ‘만남’이 시작됐다. 같은 시각 이모(19·고교 3년)군은 김씨와 ‘섹시녀’의 ‘낯뜨거운 대화와 노출’을 엿보고 있었다.이용료가 1500원인 ‘엿보기 아이템’을 구입한 이군에겐 ‘벗고 노는 은밀한 대화방’ 어느 곳에나 투명인간처럼 들락날락할 권한이 1시간 동안 부여됐다. 중소기업 부장인 김모(44)씨는 한달 전 인터넷 화상채팅을 즐기다 만난 ‘캐서린’과 밀회를 즐기고 있다.아내의 의심을 걱정할 필요는 없다.한 달에 2000원을 이용료로 내고 한 인터넷사이트의 ‘가상전화번호’ 서비스를 이용하기 때문이다.사용 중인 휴대전화의 번호와는 별개로 가상의 번호를 하나 더 받은 김씨는 흔적을 남기지 않고 은밀한 전화통화를 즐길 수 있다.밀회가 지겨워지면 김씨는 즉시 번호를 바꿀 생각이다. 경찰은 “하루 수만명이 인터넷 화상채팅 사이트를 이용하기 때문에 음란이용자를 적발해내기가 쉽지 않다.”면서 “첨단기술이 발전하면서 익명으로 향락에 탐닉하는 사람들이 갈수록 늘고 있다.”고 밝혔다.황장석기자 surono@kdaily.com ◆향락산업 부추기는 사회 “향락 범죄에서 자유로운 사람이 얼마나 되겠습니까.” 전국에서 발생하는 ‘향락형 범죄’를 담당하는 경찰청 방범국 관계자는 10일 “윤락,원조교제,시간외영업,무허가영업,호객행위,변태영업,갈취,인신매매 등 죄목을 일일이 열거할 수 없을 정도”라면서 “모른 체 눈감는 우리 모두가 공범”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전 국민이 ‘잠재적 향락 범법자’로 몰리는 원인은 향락을 부추기는 사회구조에 있다고 지적한다.밀실 문화의 ‘젖줄’인 기업 접대비는 5조원에 이른다. 또 한국은행과 관련 업계 등은 은행권이 지난해 소규모 개인사업자(SOHO)에게 대출한 금액 52조원 가운데 60%에 가까운 30조원대가 현금순환이 빠른 향락업소에 집중됐을 것으로 추산했다. 또 매매춘을 금지하는 법규는 형법,윤락행위방지법,공중위생법,식품위생법,미성년자보호법 등 10여개에 이르지만 효율적이고 일관성있는 단속을 하지 않아 대부분의 법 규정이 사장돼 있다.적발된 사람은 그저 운이 나빴다고 말한다.경찰청에 따르면 지난해 윤락행위방지법 위반으로 적발된 사람은 1만 591명,유해업소로 단속된 업소는 8만 1384개로 집계됐다.그러나 서울 ‘미아리 텍사스’에서만 하루 평균 3000여건의 윤락행위가 버젓이 이뤄지고,풍속대상으로 지정된 업소가 60만여개라는 사실을 감안하면 ‘수박 겉핥기식’ 단속이라는 지적이다. 특히 성 산업의 수요자인 남성의 의식변화와 남성 중심의 사회풍토 개선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높다. 부스러기선교회 강명순 원장은 “가정과 사회에서 위축된 남성이 매춘을 통해 가부장적 권위를 회복하려는 망상에 빠져 있다.”면서 “성적으로 군림하면 마치 사회·경제적 지위가 상승하는 것으로 착각해 성매매에 집착하게 된다.”고 분석했다. 성을 사는 남성보다는 윤락 여성에게 단속이 집중되고,적발된 여성이 대부분 ‘벌금형’을 받게 돼 이를 상쇄하기 위해 윤락에 더욱 집착하는 역효과도 문제점으로 지적된다. 청소년 문화단체인 ‘하자센터’ 김찬호 박사는 “향락문화가 번창하게 된 것은 무엇보다 불투명한 사회구조 때문”이라면서 “공정한 룰이 없는 파행적 산업화가 이뤄지다보니 음성적 접대문화가 만연하고 있다.”고 말했다. 경찰 관계자는 “단속으로 해결할 수 있는 상황은 지났다.”면서 “사회인식의 변화와 불합리한 법 제도의 정비가 뒤따라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여성개발원 황장임 책임연구원은 “상대방에게 대가를 바랄 때 가장 흔하게 이용되는 것이 향락 제공”이라면서 “향락을 조장하는 사회 분위기가 혁신돼야 한다.”고 밝혔다. 이창구 박지연기자 window2@
  • 향락산업 지하경제 머니게임

    “3000여평 남짓한 이 동네에서는 매일 밤 쏟아지는 2억여원을 둘러싸고 생존게임을 벌입니다.돈을 놓고 다투는 정글이라고 할까요.” 서울 동대문구 ‘청량리 588’에서 10년 남짓 포주 생활을 하고 있는 김지만(가명·55)씨는 지난달 4200만원의 매출을 올렸다.김씨가 데리고 있는 윤락여성은 모두 4명.화대 6만원 가운데 3만원은 윤락여성의 몫이다.절반은 김씨에게 떨어진다.그러나 새로 ‘영입’한 윤락여성의 소개비 300만원과 집세 150만원,전기세·수도세 등 관리비 100만원을 빼면 김씨의 이달 순수입은 1550만원 정도라고 한다. “그래도 연수입 2억원이면 괜찮은 편 아니냐.”는 기자의 질문에 김씨는 “잘 나가는 ‘기술자’(윤락여성) 한 명 연수입이 3억원인데 뭐가 괜찮냐.”며 화난 듯 말했다.경찰의 집중단속으로 조직폭력배의 노골적인 갈취는 다소 줄었지만 집단 윤락촌의 먹이 사슬은 여전히 복잡하다.윤락여성과 포주 말고도 윤락여성을 공급해주는 소개소,‘자금줄’인 사채업자,카드깡(신용카드할인)업자,건물 실소유자들이 윤락가를 삶의 터전으로 삼아 공생하고 있다. 소개소는 윤락여성 한 사람을 소개해주는 대가로 300만원을 챙긴다.3개월이 지나 재계약을 하려면 포주는 200만원을 다시 지불해야 한다.147개 업소가 밀집한 ‘청량리 588’에는 한달 200여명의 여성이 들고 나는 탓에 업주들이 소개소에 지불하는 돈만 해도 매월 6억원에 이른다.재계약 비용을 빼더라도 연간 72억원이 소개비조로 나가는 탓에 소개소 간의 경쟁도 치열하다. 사채업자는 윤락여성의 빚 때문에 돈을 번다.포주는 사채업자에게서 돈을 빌려 윤락녀가 이전 업주에게 진 빚을 대신 갚는다.포주 이모(40)씨는 “여성 대부분이 2000만원 이상 빚을 안고 들어온다.”면서 “강남과 달리 이곳 업주들은 큰 돈이 없기 때문에 사채업자에게서 손을 벌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세무서 관계자는 “윤락녀의 빚과 포주의 보증금·권리금 등을 감안하면 청량리의 사채 규모는 연간 100억원대에 이를 것”이라고 추산했다.최근들어 카드를 이용하는 손님이 늘면서 카드할인업자까지 공생의 한 축에 끼어들었다.대부분 개인사업자로등록한 ‘카드깡’ 업자는 카드 업무를 대행해주고 수수료를 뗀다. 서울의 ‘향락 특구’ 강남 유흥가의 돈 흐름은 강북과 비교할 때 단순하지만 규모는 훨씬 크다.강남 유흥업소 관계자들은 “서울과 수도권의 고객들로부터 끌어모으는 돈만도 연간 수조원대”라고 말했다.이렇게 모인 자금의 상당량은 다시 유흥업소 종사자들에 의해 소비된다.유흥업소 주변에는 고가의 명품의류점과 미용업체,숙박업소,성형외과 등의 ‘유관업소’가 몰려 거대한 ‘향락 상권’을 형성하고 있다.업주들은 ‘노다지’ 돈으로 업소를 더욱 확장하는 데 쓴다.유흥업소에 모인 돈이 새로운 향락을 창출하는 셈이다. 강남구 삼성동 K비즈니스클럽 L양의 한달 수입은 3000만원이나 된다.이 가운데 업주로부터 받은 선금을 갚는 데 지출되는 300만원을 뺀 나머지는 L양 몫이다.수입 중에서 외모를 가꾸거나 취미생활에 많이 쓴다.도곡동 T룸살롱 마담 한모(32)씨는 “수입이 많은 만큼 아가씨들 씀씀이도 크다.”면서 “주변의 명품 가게,미용업소,성형외과,호스트바들이 덩달아 배를 불리고 있다.”고 말했다. 룸살롱 6개를 소유한 박모(41)씨는 30대 직장인을 타깃으로 나이트클럽을 개장할 예정이다.업종을 다각화해 투자 위험을 분산시키자는 생각에서다.일종의 ‘문어발식’ 확장전략인 셈이다.그는 “기업가형 향락재벌이 강남에만 수십명에 달한다.”고 전했다. 자본이 넉넉하지 않은 업주들은 5,6명씩 ‘순환출자’를 해 ‘트러스트’를 형성한다.이같은 방식으로 ‘몸집’을 키운 업주들은 ‘잘 나가는’ 마담과 여종업원들을 공유하거나 자금을 조달한다.Y룸살롱 업주 김모(38)씨는 “업소간 ‘물 좋은’ 아가씨 모시기 경쟁이 심해져,아가씨들에게 빌려줄 선금이 넉넉하지 않으면 업계에서 살아남을 수 없다.”면서 “업소간 짝짓기를 통한 몸집 불리기는 강남 유흥업계의 대세”라고 했다.강남세무서 관계자는 “상권의 규모가 워낙 비대해져 정확한 소득파악에 애를 먹고 있다.”면서 “누락 소득의 상당액이 부동산이나 사채시장으로 흘러들어가고 있다.”고 밝혔다. 유영규 이세영기자 whoami@
  • 고소득 자영업자 신용카드 기피 실태

    의사·변호사·세무사·회계사 등 고소득 전문직 사업자들이 벌어들인 만큼 세금을 제대로 내게 할 묘책은 없을까.땀흘려 직장에서 일하는 봉급생활자들은 과표가 그대로 드러나 넉넉지 않은 봉급에서도 매월 꼬박꼬박 세금을 낸다.하지만 고소득 전문직 사업자들은 소득을 실제보다 줄여 세금을 덜 내는 경우가 많아 윤리적 측면에서 손가락질을 받곤 한다.이들은 올해에도 세정(稅政)의 최우선 과제인 공평과세 취약분야의 ‘단골 손님’으로 선정됐다.어제 오늘의 현안은 아니지만 새 정부 출범을 앞두고 이에 대한 당국의 의지는 그 어느 때보다 강하다.정부는 현금거래로 이뤄지는 수입까지 포착하는 제도를 마련한다는 방침을 정하고 머리를 싸맸다.세무조사라는 ‘무기’를 동원,세금부과 기준인 과세표준 양성화 효과를 얻고 있으나 한계가 있다는 판단에서다. J(25·여)씨는 지난해 9월 승용차로 쇼핑을 가다 서울 종로에서 차량 접촉사고를 내 인근 정형외과를 찾았다.X선 촬영 결과 “이상없다.”는 검사 결과를 통보받고는 마음이 놓였다. 그러나 병원비를 치르려는 순간 화가 치밀었다.병원측이 요구한 X선 촬영값 2만원을 신용카드로 결제하려 하자 “일요일은 카드결제가 안된다.”며 거절했기 때문이다.이를 따지자 병원 직원은 “카드결제는 가능하지만 2만원은 소액이라서 안된다.”며 핀잔을 줬다.J씨는 하는 수 없이 은행에 설치된 현금지급기에서 현금을 인출,병원비를 치르고 다음날 여신전문금융법 위반 혐의로 국세청 세금감시고발센터에 고발했다. J씨처럼 황당한 경험을 한 이들이 적지 않다.국세청과 금융감독원 등에도 비슷한 사례의 제보나 고발이 잇따른다.카드결제를 하는 대신 수수료를 환자에게 떠넘기거나 결제금액이 크면 쪼개 현금과 카드로 나눠받는 경우가 다반사다. 현금보다 오히려 카드를 종용하는 모범적인 곳도 많다.하지만 카드 대신 현금을 주면 깎아주겠다며 카드결제를 피해가는 사업자들이 부지기수다. C(45)씨는 지난해 인천 남구에 있는 한의원에서 보약을 짓고 약값 35만원을 카드로 결제하려 했으나 결국 현금을 냈다.한의사가 카드를 내민 C씨에게 “이중으로 세금을 물어야한다.”면서 “카드 대신 현금 결제를 하면 몇 만원을 할인해 주겠다.”고 제안해 이를 받아들였다. C씨는 “이곳만이 아니라 대부분의 병·의원에서 비슷하니 정부에서 이런 사실을 알고 철저한 감시와 세무조사를 해줄 것을 촉구한다.”며 국세청에 고발했다. 서울 모대학병원 원무과 관계자는 “3년 전만 해도 수수료를 물어야 하는 문제 때문에 병원들이 카드 사용 환자들을 박대했던 게 사실”이라면서 “최근에는 치료비의 65∼70%를 카드로 받으면서 현금을 내는 환자들이 크게 줄었다.”고 말했다. 서울 강남의 한 성형외과 원장은 “고객들이 2만∼3만원밖에 안되는 진료비도 카드로 계산하는 등 카드결제가 70∼80%에 이른다.”고 말했다.이 원장은 그러나 “서울에서도 강남 등 일부 지역에만 국한된 현상이며,천호동·상계동 등 변두리 지역과 지방의 성형외과에서는 거의 현찰로 진료비를 받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신용카드 사용 행태도 지역별로 양극화 현상을 보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국세청 관계자는 “병·의원 중 카드수납 성적은 비보험진료가 많은 성형외과,교정전문치과,라식수술 전문안과,보약조제 전문 한의원 등이 불량한 편”이라고 말했다. 특히 변호사는 병·의원에 비해 카드결제가 상대적으로 미흡한 편이라고 설명했다.형사사건 등 상황이 다급해 변호사를 찾는 민원인이 많기 때문에 설령 카드결제를 거부당했을 때 빚을 내서라도 현금을 마련해야 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이 관계자는 “카드결제를 거부당한 환자들의 제보는 많이 들어오지만 변호사 상담과 관련해서는 그렇지 않다.”면서 “고발자가 조직폭력배나 강간범 등일 경우 신상이 노출되는 점도 의식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이어 “2000년 7월부터 시행된 ‘과세자료제출에 관한 법률’에 의해 법원으로부터 사건수임명세서를 넘겨받아, 건당 수임료가 비슷한 사건을 다루는 다른 변호사들과 비교해 낮을 경우 소득을 성실신고하도록 압박을 가하고 있지만 탈루행위를 잡기엔 역부족”이라고 털어놨다. 오승호기자 osh@kdaily.com ◆외국사례 미국·유럽 등 선진국에서는 고소득 전문직 종사자들의 탈세를 거의 찾아보기어렵다.있더라도 극소수에 불과하며,적발되면 가혹한 처벌이 뒤따른다. 미국은 현금거래를 선호하는 우리나라와는 달리 가계수표와 신용카드가 주거래 수단이어서 탈세 가능성이 그리 많지 않다.소득의 출처가 분명히 드러나고,금융권 등에서 이를 철저히 파악하고 있기도 하다. 조세전문가들은 미국의 경우 의사·변호사 등 고소득 전문직종 종사자의 납세율은 소득의 80∼90% 가까이 될 것이라고 말한다.물론 일부 탈루나 탈세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일단 적발되면 그동안의 탈세나 탈루소득을 소급적용해 무거운 세금을 물리기 때문에 ‘파산선고’나 다름없는 중벌을 받는다.특히 성형외과 등에는 의료보험이 적용되지 않는 우리나라와 달리 모든 분야에 의료보험이 적용된다. 미국은 극빈자 등 일부 계층만 공적의료보험에 들어있고,대부분은 사적의료보험 등에 가입돼 있어 병원 등이 이를 속일 수 없도록 되어 있다.독일 프랑스 등 유럽도 미국과 비슷한 제도를 갖고 있어 탈세나 탈루가 빈번하지 않다.다만 일본의 경우 미국보다는 고소득자의 납세율이 다소 낮다.60∼70% 가량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국조세연구원 송대희(宋大熙) 원장은 “선진국은 거래자체가 현금이 아닌 수표와 카드를 사용하기 때문에 거래내역이 쉽게 확인된다.”며 “무엇보다 탈루·탈세를 하는 기업이나 개인을 용서하지 않는 납세의식문화가 자리잡고 있다.”고 말했다.‘세금을 제대로 내는 사람은 바보’라는 우리나라의 납세의식 수준과는 다르다. 주병철기자 ◆전문가 제언 부유한 사람에게 세금을 많이 부과하려고 하지만,그들은 순순히 응하지 않고 빠져나갈 궁리를 한다.그들은 자기들이 원하는 바를 성취하기 위해 필요한 돈과 권력을 갖고 있다.그들은 앉아서 자발적으로 세금을 더 내지는 않으며,세금을 최대한 적게 내기 위한 방법만을 찾는다.(중략)반면 중산층과 서민층은 이런 자원이 없다.그들은 정부의 바늘이 그들의 팔을 뚫고 들어와 피를 빨아가도 그저 속수무책으로 놔둘 뿐이다.(로버트 기요사키 저 ‘부자아빠 가난한 아빠’ 중에서) 과세당국은 모든 납세자에게 경제적 능력에 따라 과세하기를 원하고,납세자들은 가능하면 세금을 적게 내려고 애쓴다.어느 나라에서나 마찬가지다.양자 사이의 암묵적인 전쟁의 승패는 결국 상거래의 투명성 정도에 달려 있다.이는 결국 상거래에서 현금거래가 얼마를 차지하느냐의 문제다. 과세당국은 현금거래의 비중을 최소화하여 과표를 양성화하려 하고,자영업자들은 현금거래를 극대화하여 세부담을 줄이고자 한다.따라서 고소득 자영업자의 과표 양성화는 현금거래의 비중을 최소화하는데 맞춰져야 한다. 신용카드 활성화 정책이 가계의 3대 주체인 소비자,기업,정부에 대해 포괄적으로 추진됨에 따라 신용카드 거래의 비중이 크게 늘긴 했지만 아직도 현금 거래는 총 민간소비지출의 50% 이상이다.그만큼 과표를 추가로 양성화해야 할 여지가 많은 셈이다. 현금거래를 줄이는 방안은 크게 2가지로 나눠 추진해야 한다. 첫번째는 대규모 탈세,불법 정치자금,마약자금 등에 사용될 가능성이 많은 거액 현금거래를 방지하는 것이다. 두번째는 일반 소규모 자영업자들의 상거래에서 발생하는 소액 현금을 최소화하는 것이다. 이 가운데 중요한 것은 첫번째이다. 이에 대한 과표현실화 방안은 4가지로 요약된다.우선 일정액 이상의 거액 현금거래는 금융기관이 국세청에 보고하도록 법제화해 금융기관과 국세청간 연계를 강화해야 한다.외국에서도 일정금액 이상의 현금거래는 불법자금일 가능성이 많은 것으로 간주,철저하게 감시·통제하고 있다. 미국에서는 1970년 은행비밀법(Bank Secrecy Act)을 만들어 1만달러 이상의 현금거래는 금융기관이 국세청(IRS)에 보고하도록 의무화했다. 또 86년 발효된 마약방지법(Anti-Drug Abuse Act)에 따라 3000달러 이상의 여행자수표 등 거래에 대해서도 기록이 명확하지 않을 경우 발행을 금지하고 있다.고객이 3000달러 기준을 회피하기 위해 고의적으로 거래 단위를 3000달러에 약간 미달하도록 할 경우에도 혐의거래로 간주해 국세청에 보고토록 하고 있다. 둘째,납세자의 신뢰와 세무조사의 실효성을 높여야 한다.우리나라처럼 현금거래의 비중이 높고 탈세가 만연한 국가에서는 세무조사가 효율적인 탈세 억제 방안 중의 하나다.이를 객관화하고 과학화하여우선적으로 납세자의 신뢰를 얻어야 한다.또 탈세혐의 정도에 따라 세무조사의 유형과 강도를 달리함으로써 세무조사의 실효성을 제고해야 한다. 세번째로 공인회계사와 세무사 등의 직업윤리 교육을 강화해야 한다.이들 세무대리인이 납세자들에게 탈세를 조장하는 것이 아니라 납세자들을 잘 지도해 이들이 성실한 세금 납부를 도와주도록 투철한 직업의식을 심어주어야 한다. 마지막으로 우리사회의 모범이 돼야 할 사회지도층이 탈세했을 때는 처벌을 강화해야 한다.미국은 탈세자가 사회지도층인지 여부를 감옥에 보내는 주요 기준으로 삼고 있다.
  • 뮤지컬리뷰/’더 플레이’ 멜로·코미디 뒤섞인 유쾌한 버라이어티쇼

    뮤지컬 ‘더 플레이’(연출 김장섭)는 창작뮤지컬로는 드물게 덩치를 키워가며 흥행에 거듭 성공한 작품.4년 전 대학로의 소극장에서 시작했지만,관객들의 폭발적 호응에 힘입어 이번 겨울 대형 뮤지컬로 되살아났다. 사이버 악당 갓스(김장섭·이계창·유준상)와 인터넷 악동 지니(박은영·노현희)가 벌이는 인터넷 게임이 작품의 큰 줄기.가장 사랑하는 대상에게 최면을 건 뒤 ‘빵’을 다섯번 불러야 깨어나는 첫번째 게임,한 여인을 둘러싼 조직폭력배 보스와 검사의 삼각관계를 소재로 한 두번째 게임,소심한 남자에게 사이비 교주의 능력을 부여하고 그 유혹을 뿌리칠 수 있는지에 내기를 건 세번째 게임 등이 이어진다. 이같이 하나의 극으로 비극적 멜로,풍자코미디 등 다양한 캐릭터와 장르를 맛볼 수 있다는 것이 최대 강점.음악 역시 가스펠을 편곡한 랩·록·재즈·발라드 등으로 각각의 장면을 더욱 풍성하고 유쾌하게 그려냈다. 대형 뮤지컬에 걸맞게 무대세트와 조명도 정교해졌다.사이버 공간을 상징하는 청회색 빛의 거대한 세트와 노란 빛으로 표현되는 평범한 일상의 모습은,현실과 환상의 교차를 효과적으로 잡아낸다.무대 중앙의 거대한 손,천장에서 내려오는 이층 난간 등 에피소드 별로 눈에 띄는 세트를 장치해 다채로운 볼거리를 제공한다.인터넷 경매,달리는 버스 등 무대에서 표현하기 힘든 부분은 영상으로 처리해 신세대 감각을 살렸다. 무엇보다 소재가 동시대를 사는 우리의 이야기라는 점에서 호소력이 높다.인기 스타·인터넷·건강을 각각 최우선에 놓고 살아가는 서로 다른 세대의 모습,대화가 단절된 가족,사이비 교주를 통해 본 끝 모르는 인간의 욕망….작품은 이 시대의 일그러진 풍경을 때로는 코믹하고,때로는 묵직하게 펼쳐낸다.배꼽 빠지게 웃다가도 한번쯤은 나 자신과 가족,사회를 돌아보게 하는 것.인터넷 게임을 소재로 했지만 연령에 상관 없이 작품에 빠져들 수 있는 것도 이 덕분이다. 하지만 버라이어티쇼처럼 이것저것 벌여놓아 다소 산만하다.관객 참여를 유도하며 쇼를 벌이는 장면 등은 불필요하게 늘어진다. 지난해 뮤지컬대상 5개부문 수상작.2월9일까지 화∼목 오후7시30분,금∼일 오후 3시·7시30분.코엑스 오디토리움(02)574-1470. 김소연기자
  • 선택2002/‘보수 후보’ 장세동 사퇴 각 캠프 득실계산 분주

    ‘핵무기 개발’‘조직폭력배 소탕’‘국가보안법 보완’ 등 강력한 보수성 공약을 내걸고 대통령선거에 출마해 화제를 모았던 장세동(張世東·무소속)후보가 18일 돌연 출마를 포기해 그 배경에 대해 추측이 무성하다.나름대로전국을 돌며 부지런히 선거운동을 하다 투표일을 불과 하루 앞두고 후보직을 사퇴한 데다 여론조사 지지율이 최근엔 조금 떨어지긴 했으나,출마직후엔군소 후보로선 놀라운 2%에 가까운 지지를 받았기 때문이다. 남은 6명의 후보측은 장씨의 사퇴로 인한 이해득실을 따지기에 바빴다.장씨는 보수층의 대변자를 자임했기 때문에 그의 사퇴는 비교적 보수적인 이회창·이한동 후보에게 유리하다고 볼 수 있다. 이회창 후보측은 “유력 후보들과 지지도 차가 워낙 커 불가피했을 것”이라고 담담해 했고,이한동 후보측은 “우리 후보와 공동유세 등을 모색했을 정도로 가까운 분이었다.”면서 보수진영의 결집으로 봐달라고 주문했다. 반면 민주당 노무현후보측은 “출마도,사퇴도 전두환 전 대통령과 상의했을것이며 파장은 없다.”고 일축했으나 별로 달가운 기색은 아니었다. 김경운기자 kkwoon@
  • ‘친구’ 곽경택감독 무혐의

    영화 ‘친구’를 둘러싼 조직폭력배의 금품 갈취 사건과 관련,검찰의 조사를 받았던 곽경택(36) 감독에 대해 무혐의 처분이 내려졌다.부산지검 강력부는 12일 영화 ‘친구’의 제작사 등으로부터 거액을 갈취한 폭력조직 칠성파 부두목 권모(43)씨를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구속 기소하고 영화 속에서 ‘준석’(유오성 분) 역할을 했던 곽 감독의 친구 정모(36·수감중)씨를 같은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부산 김정한기자 jhkim@
  • 연극리뷰/ 인류 최초의 키스

    이성과 광기,정상과 비정상….이분법은 항상 한쪽이 다른 한쪽을 억압하고배제하는 권력관계를 낳는다.그런데 그 이분의 경계는 인류 역사에서 끊임없이 변했다.과연 확고부동한 경계가 있기나 한 걸까. 이성과 정상의 이름으로 인간을 재단하고,여기에서 제외되는 자를 끊임없이 격리시키는 사회의 폭력.극단 청우의 ‘인류 최초의 키스’(연출 김광보)는 갇힌 자와 가둔 자라는 이분 구조로 이 묵직한 메시지를 담아낸 야심찬 작품이다.이번 무대는 1년여 만의 앙코르 공연으로,지난해에는 ‘올해의 연극베스트3’를 수상하는 등 호평을 받았다. 배경은 청송감호소.20년을 차디찬 감방에서 보낸 동팔,강간범 학수,조직폭력배 상백,전문 사기범 성만은 감방 동료들이다.물론 이들은 사회에서 흉악한 범죄를 저지르고 들어왔지만,법적으로는 죄값을 거의 치른 상태. 먼저 학수가 사회보호위원회의 심사를 받는다.아내와 착하게 살겠다고 석방을 애원하지만,전문가를 자칭하는 한 심사위원이 두개골을 운운하며 학수를타고난 흉악범으로 규정한다.결국 보호감호 연장판정을 받는다.이어 성만도 지나친 신앙이 오히려 위험하다는 판정을 받아 가석방이 기각된다.점점 미쳐가는 이들. 무거운 내용이지만 작품은 시종일관 웃음을 잃지 않는다.동팔은 잡동사니나 모으고,큰형님을 모시는 상백과 성경을 끼고 사는 성만은 걸핏하면 티격태격 싸우고,미친 학수는 똥을 먹으면서 우울한 감방의 풍경을 희화화한다.각자의 캐릭터에 생명력을 불어넣은 4명의 연기파 배우들의 모습만으로도 극은 충분히 매력적이다.하지만 웃다가도 서글퍼지는 것은,인간을 평가하는 잣대가 결국 가진 자의 이익에 따라 결정된다는 깨달음이 가슴 한 구석을 무겁게 누르기 때문이다.작품은 관객에게도 가진 자의 입장에 서 있지는 않은지 자문하게 한다. 그래도 결말은 뭔가 석연찮다.사회의 폭력과 이성의 횡포를 비판하는 듯하다가 자유에의 의지라는 실존적인 문제로 달아나 버린다.결국 죽어서야 행복한 항해를 하게 되는 이들의 모습에서 그저 불쌍한 인간의 운명에 가슴 아파하는 것뿐,도발적 문제제기에 관한 결말로는 지나치게 평이하다.29일까지 평일 오후 7시30분,토·일 오후 4시30분·7시30분(월 쉼).대학로극장.(02)765-7890. 김소연기자
  • 연극

    ●호랑이이야기 1월30일까지 평일 오후 2시·4시,토·일 오후 1시·3시(월쉼) 동영아트홀(02)499-3487.유홍영 연출.새끼 호랑이를 구해주다 과거에 떨어진 젊은이의 이야기.어린이연극 전용극장 개관 기념공연.극단 사다리. ●지상 최고의 연극 6∼15일 평일 오후7시30분,토·일 오후 3시·6시 오늘한강마녀소극장(02)2248-2256.우현종 작·연출.‘지상 최고의 연극’ 매표소앞에서 서성이는 실업자.독일 희곡 ‘문 밖에서’에 대한 한국적 화답.극단표현과상상. ●안티고네 인 서울 10∼31일 평일 오후7시30분,토 오후 4시30분·7시30분,일 오후 3시·6시(월 쉼) 바탕골소극장(02)766-2124.야노쉬 그와바츠 작,전용환 연출.노숙자를 통해 본 서울.인간 존엄성의 메시지를 담은 블랙코미디.극단 청랑. ●하인 한 놈 주인 둘 7∼15일 평일 오후7시30분,토 오후 4시30분·7시30분,일 오후4시30분 국립극장 달오름극장(02)2274-1151.카를로 골도니 작,이대영 연출.몰락해 가는 귀족과 새롭게 부상하는 상인의 위선을 조롱하는 이탈리아 코메디아 델라르테.화동연우회. ●두 여자 5일 오후7시30분,6·7일 오후 3시·7시30분,8일 오후3시 문화일보홀(02)790-6295.유상욱 작,윤우영 연출.남편의 사랑은 받으나 아이를 못 낳는 영숙과,후처로 들어왔지만 버림받는 경자의 파란만장한 인생.에이넷 코리아. ●메이드 인 차이나 1월19일까지 평일 오후8시,토 오후 3시·7시,일 오후6시 아우내소극장(02)790-4048.마크 오로 작,이지나 연출.아일랜드 더블린을 배경으로 조직폭력배를 둘러싼 세 남자의 우정.더 스테이지 코포레이션. ●인류 최초의 키스 29일까지 평일 오후7시30분,토·일 오후 4시30분·7시30분(월 쉼) 대학로극장(02)765-7890.고연옥 작,김광보 연출.정상과 비정상의경계가 사라진 청송감호소의 풍경.극단 청우. ●서 있는 사내들 31일까지 화∼목 오후7시30분,금∼일 오후 4시30분·7시30분 연단극장(02)747-6742.전창걸 작,박용기 연출.일확천금을 꿈꾸다 원점으로 돌아온 세 남자.연단극장. ●꽃밭에서 22일까지 수 오후4시,목·금 오후7시30분,토 오후 3시·7시30분,일 오후3시 설치극장 정미소(02)3673-2054.배우 윤석화의삶과 희망을 고백하는 5개의 에피소드로 구성된 드라마 콘서트.
  • 연극/두 여자 외

    ● 두 여자 12월3∼8일 화∼목 오후7시30분,금·토 오후 3시·7시30분,일 오후3시 문화일보홀(02)790-6295.유상욱 작,윤우영 연출.남편의 사랑은 받으나 아이를 못 낳는 영숙과,후처로 들어왔지만 버림받는 경자의 파란만장한 인생.에이넷 코리아. ● 메이드 인 차이나 29일∼2003년1월19일 평일 오후8시,토 오후 3시·7시,일 오후6시 아우내소극장(02)790-4048.마크 오로우 작,이지나 연출.아일랜드 더블린을 배경으로 조직폭력배를 둘러싼 세 남자의 우정.더 스테이지 코퍼레이션. ● 인류 최초의 키스 12월29일까지 평일 오후7시30분,토·일 오후 4시30분·7시30분(월 쉼) 대학로극장(02)765-7890.고연옥 작,김광보 연출.정상과 비정상의 경계가 사라진 청송감호소의 풍경.극단 청우.
  • 정선서 배워 해외카지노 원정

    외화유출을 막고 폐광지역의 경제활성화를 위해 설립된 강원랜드가 해외 원정도박의 ‘기지’로 변질되고 있어 충격을 주고 있다. 정선의 카지노에서 도박을 배운 중소기업주,가정주부 등이 필리핀 등지로원정 도박에 나섰다가 외국환거래법 위반과 상습도박 등 혐의로 대거 검찰에 붙잡혔다. 서울지검 남부지청 형사5부(부장 李重勳)는 25일 필리핀,마카오 등 해외 카지노에서 거액의 도박판을 벌인 해외원정 도박사범 91명을 적발,이 가운데도박금액이 15만달러가 넘는 17명을 외국환거래법 위반 등으로 구속하고 다른 24명을 출국금지 또는 지명수배했다고 밝혔다.나머지 50명은 불구속 수사 중이다. 유명개그맨 J씨 등 남자연예인 3∼4명도 수사를 받고 있으며,이 중 2명은출국금지됐다. ◆해외 원정도박 실태 검찰은 지난달 차용금 사기 고소사건을 수사하던중 고소인 임모(42·여)씨가 돈을 필리핀 마닐라 H호텔 카지노의 도박자금으로 빌려 준 사실을 밝혀내고 임씨를 상습도박 및 외국환거래법 위반 혐의로 구속했다.검찰은 이 과정에서 한국에 체류중이던H호텔 영업부장 장모(35)씨를 구속,그의 전자수첩등에서 일부 부유층을 포함한 한국인 고객 명단을 입수했다. 구속된 임씨는 강남의 여성사우나에서 부유층 여성들에게 해외 원정도박을권유한 것으로 밝혀졌다.건설회사를 경영하는 남편을 둔 주부 박모(31)씨는압구정동 사우나에서 임씨의 꾐에 빠져 4만달러를 갖고 필리핀에서 도박을했다가 이혼을 당했다.이후 박씨는 카지노의 고객 모집책으로 나섰다. 미국의 명문 N대를 졸업한 벤처사업가 허모(32)씨는 지난해 12월 휴식차 강원랜드에 갔다가 도박중독증에 빠져 법의 심판대에 섰다.지난해 1월 W 소프트웨어업체를 설립한 허씨는 회사어음으로 마련한 공금 1000만원을 강원랜드에서 순식간에 날린 뒤 ‘강원랜드보다 승률이 높아 돈을 따기 쉽다.’는 필리핀 카지노 고객 모집책의 유혹에 빠져 올 1월 해외도박에 나섰다가 수십억원을 탕진했다. 신경정신과 치료까지 받은 허씨는 검찰에 상습도박 혐의로 기소됐다. ◆문제점 강원랜드 주변에는 해외 카지노의 한국인 대리인과 연계된 모집책들이 상주하면서한국인 고객을 유인하고 있다고 검찰은 밝혔다.특히 동남아 소재 카지노는 거액을 뿌리고 다니는 한국인들을 선호,무료 숙식과 단독 VIP룸까지제공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 관계자는 “카지노측이 한국인 대리인과 모집책 등에게 한국인 고객의 도박금중 1.5% 정도를 수수료로 지급하는 등 ‘손큰’ 한국인을 경쟁적으로 유치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지에서 돈을 잃은 한국인들은 호텔 관계자나 한국인 대리인 등에게 도박자금을 빌려 막대한 빚을 진다. 현재 지명수배중인 필리핀 H호텔의 지배인 윤모(58)씨는 한국인 고객에게 빌려준 도박자금을 회수하기 위해 조직폭력배까지 동원했다. 검찰은 “적발된 도박금이 8128만달러(한화 1000억원)에 이르며 도박사범이 사회 각층에 퍼져 있어 해외원정 도박의 심각성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윤창수기자 geo@
  • “친구 사례금… 협박 없어”곽경택감독 자진출두

    영화 ‘친구’의 제작사와 배급사로부터 거액을 받아 조직폭력배에게 건넨 것으로 알려진 곽경택(36) 감독이 21일 참고인 자격으로 부산지검에 자진출두해 조사받았다. 검찰은 곽 감독을 상대로 조직폭력배의 협박 여부,영화 제작사와 배급사로부터 받은 5억원의 성격과 이중 2억 5000만원이 폭력조직 ‘칠성파’ 조직원 K(45)씨에게 건너가게 된 동기 등에 대해 집중 추궁했다. 곽 감독은 이와 관련해 “이 돈은 영화 ‘친구’의 흥행 성공으로 제작사와 배급사로부터 보너스로 받은 것”이라며 “이중 절반은 시나리오를 제공한 초등학교 친구(정모씨·36·복역중)에게 사례금으로 준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복역중인 친구를 찾아가 가족을 돕고 싶다는 뜻과 함께 보너스의 절반인 2억 5000만원을 정씨의 아내에게 주려고 하자 친구가 선배인 권씨에게 주라고 해 전했을 뿐 조직폭력배의 협박은 없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부산 김정한기자 jhkim@
  • 위기의 강력범수사/ “열심히 해봐야…” 주저앉은 檢

    “어쩌면 이제부터 수사관들은 ‘사건의 실체적 진실 발견’이라는 말을 잊어버려야 할지도 모르겠습니다.”서울지검 수사관계자의 푸념이다.피의자 구타 사망사건 이후 검찰의 자조적인 분위기를 대변하고 있다.피의자 사망사건 이후 통계상으로도 검찰의 수사는 매우 위축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지난 9월과 10월중 서울지검의 구속영장 청구건수는 하루 평균 34건 가량이었지만 사망사건 이후 하루 평균 26건 가량으로 감소했다. 실제로 파주 S파의 살인 혐의 사건을 수사하던 서울지검 형사3부는 용의자 3명을 석방했다.증거도 불충분한 마당에 ‘정상적인’ 수사 방법으로는 진실을 밝혀낼 수 없다는 뜻이기도 했다. 법무부와 검찰은 피의자 사망 사건 이후 다양한 대책을 발표했고 실제 수사에서도 큰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서울지검 강력부의 한 수사관계자는 요즘조사를 받는 범죄자를 ‘피의자님’이라고 호칭한다.거친 표현을 써가며 윽박지르기도 하던 풍경은 찾아보기 어렵다.사망 사건 이후 피의자의 인권 존중에 몹시 신경을 쓴다. 조사 방식이 변화한 것처럼 피의자나 참고인들의 진술 태도도 예전과 다르다.특히 경찰에서 자백한 부분도 번복하기 일쑤다.물증을 들이대도 끝까지 부인한다고 한다.부인으로 일관하더라도 어쩔 도리가 없다.예전 같으면 가능한 방법을 동원해 시인 진술을 받아냈지만 지금은 부인 진술을 그대로 붙여 기소한다.수사관계자는 “솔직히 과거에는 뒤통수를 한 대 때릴 때도 있었다.”면서 “이제는 존칭을 써가며 ‘대우’하니까 피의자들이 오히려 안하무인격으로 설친다.”고 하소연했다. “과거에는 참고인을 불러도 잘 협조를 해줬다.그러나 이제는 ‘내가 왜 나가느냐.’며 나오지 않는다.조사를 제대로 하지 못한다.결국 확실한 정황 증거와 물증을 확보하는 것밖에 방법이 없는 것 같다.”강력부의 또다른 수사관계자의 말이다. 검찰 인지 사건이 아니라 경찰 송치사건이나 고소·고발 사건을 맡고 있는 형사부 검사들까지도 피고소·고발인으로부터 ‘똑바로 수사하라.’는 역공을 당하기도 한다.서울지검의 한 부장검사는 “수사진행 상황이 다소 더딜때 검사와 수사관들을 독려하고 싶어도 입이 쉽게 떨어지지 않는다.”면서“이러다 ‘복지부동’ 검사들만 남게 되는 것 아니냐.”고 했다.또 다른 부장검사는 “불미스러운 일 때문에 공권력이 부정되어서는 안 되지만 이런 현실에서 지금으로서는 뾰족한 수가 없다.”며 답답해 했다. 일선 검사들이 가장 힘들고 아쉬워하는 부분은 강력수사의 특수성과 미흡한 과학수사 기반에 대한 관심 부족이다.강력수사는 물증 못지않게 자백과 진술이 중요하다.탈세범이나 주가조작사범 등 이른바 화이트 칼라 범죄는 비교적 물증을 확보하기 쉽고 피의자들을 설득하기도 크게 어렵지 않다.그러나 강력수사의 경우 직접적인 물증을 초기부터 확보하기가 쉽지 않고 물증을 들이대며 피의자를 압박하는 수사는 매우 드물다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피의자의 인권을 존중하면서도 사건을 해결하는 방법을 찾아내는 것이 강력 검사들의 과제다. 조태성기자 cho1904@ ■강력·마약부 쇄신론 ‘수면위로' 피의자 사망사건을 계기로 검찰 강력부와 마약부에 대한 쇄신론이 제기되고있다.일부에서는 이번 기회에 강력·마약수사를 경찰에 넘겨야 한다는 의견까지 내놓고 있다. 폐지론자들은 이제는 검찰 만능주의에서 벗어나 강력·마약 등 1차 수사는 경찰에 넘겨야 할 때라고 주장한다.일부 업무가 중복되다 보니 경찰과 검찰간 실적경쟁으로 비쳐질 때도 있다는 것이다.또 경찰대생의 대량 배출로 경찰 수사인력의 질이 높아져 이제는 강력·마약수사를 경찰로 이관해도 문제없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그러나 검찰 내부에서는 아직까지는 시기상조라는 의견이 대세를 이루고 있다.다만 강력·마약수사가 창설 당시의 취지를 제대로 살려야 한다는 점은 분명히 했다. 강력부는 90년 5월 서울지검에 처음 창설됐다.80년대 후반부터 전국화하는 조직폭력배 단속의 필요성이 대두됐기 때문이다.그러나 당시 경찰만으로는 대처하기에는 한계가 있었다.조폭은 조폭으로부터 정보를 입수해 수사하는 방법을 썼기 때문에 일부 사건에는 경찰이 직·간접적으로 연루되기도 했다. 서울지검 강력부는 90년 10월 ‘범죄와의 전쟁’이 시작되자 ‘3대 패밀리’인 OB파·서방파·양은이파를 단숨에 와해시켰다.김태촌·조양은 등 두목은 물론 ‘슬롯머신 대부’ 정덕진씨도 줄줄이 구속됐다. 검찰 관계자는 강력부 폐지 문제와 관련,“90년 이후 세상을 떠들썩하게 하는 조폭은 사라지지 않았느냐”면서 “강력부나 마약부가 왜 생겼는지를 따져봐야 한다.”고 말했다.이 관계자는 그러나 “강력부가 최근에 와서 1차 수사기관으로 전락한 측면이 있는 만큼 하루빨리 지휘기관으로서의 위상을 되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김종구 전 법무장관은 “미국도 조직폭력이나 마약수사는 경찰이 아닌 법무부 소속의 FBI(연방수사국)에서 담당한다.”면서 “검찰은 거물급 조폭이나 국제연계 범죄조직을 전담하고,그 외 사건은 경찰을 지휘하는 방식으로 업무를 전문화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강충식기자 chungsik@ ■과학수사 ‘산넘어 산' 피의자의 인권을 최대한 존중하고 강압 수사를 지양하면서도 수사 성과를 올리는 방법은 신속한 초동수사와 철저한 증거 수집 외에는 방법이 없다.검찰이 파주 S파 살인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가혹행위를 한 것도 발생 초기에 현장 보존과 초동수사가 미흡했고 증거를 확보하지 못했기 때문이었다.이를위해서는 수사의 기동성과 수사 인력의 전문성이 뒷받침되어야 하지만 더 중요한 것이 수사의 과학화다.과학수사는 수사방식 개선책이 논의될 때마다 ‘약방의 감초’처럼 등장한다. 하지만 일선 검사들은 지금의 과학수사 기술과 장비로는 지능적인 범죄수법을 따라가는 데 한계가 있다고 말한다.인력과 예산의 지원없는 과학수사 강조는 공염불에 불과하다는 것이다.검찰이 보유하고 있는 과학수사 장비는 음성분석시스템과 거짓말탐지기 등 390점에 이르지만 일선에서는 정작 필요한 장비나 시설은 없다고 불만을 터뜨린다.대표적인 예로 용의자 추적에 기본적인 장비인 위성항법장치(GPS)는 한 대에 4000만원 정도하는 비용이 문제다.내년에 배정된 6억 2000여만원의 과학수사 장비 예산으로는 13개 지검에 배치하는 것은 꿈도 꾸기 어렵다.서울지검의 한 검사는 “서울 시내에서 용의자를 3분 이상 미행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푸념한다.보통 차량 3대와 인력 10여명을 동원해 용의자 차량을 미행하지만 미로처럼 얽힌 골목길로 숨어버리면 더 이상 추적이 어렵다는 것이다. 휴대전화 감청은 합법화 논란과 부정적인 여론 때문에 도입되지 못하는 예다.한 마약수사 담당 검사는 “감청은 조직범죄를 수사하는 가장 기본적인 수단인데 요즘 유선전화로 중요한 대화를 하는 경우는 없다.”면서 “휴대전화 감청에 따른 부작용은 법원에서 감청영장을 엄격하게 심사함으로써 막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또 사람마다 유전자 정보가 다른 점을 이용,주요 강력범죄 전과자들의 유전자 정보를 채취해 지문처럼 활용하는 ‘유전자 정보은행’설립 문제는 관할기관을 정하지 못해 10년째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 감정·감식 분야에서는 인력의 부족을 호소한다.국립과학수사연구소 이한영 법의학과장은 “법의학의 경우 전국적으로 활동하고 있는 법의학자가 35∼36명 정도인데 업무량을 볼 때 최소한 150명 정도는 필요하다.”고 말했다. 조사방법의 개발도 깊이 생각해봐야 할 문제다.선진국에서는 심리적 기법을 통해 진술을 유도하는 조사방법이 널리 이용되고 있지만 우리나라에서는 겨우 논의가 시작되는 단계다.법무연수원 김종률 부장검사는 “피조사자의 말투와 표정 등까지 하나하나 분석,‘설득’하는 방법을 찾으면 자백을 받을수 있는 확률이 높아진다.”고 지적했다.과학수사에 의한 자료를 적극적으로 증거로 채택하는 방향으로 재판관행이 바뀌어야 한다. 장택동 홍지민기자 taecks@ ■‘과학수사' 외국사례 국가마다 과학수사의 기법에는 큰 차이가 없고 국내 수준도 현저히 떨어지지 않는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일반적인 견해다.최근 범인 식별법으로 각광을 받는 유전자 분석 기법도 국내수준과 세계수준이 큰 차이가 없다.다만 이런 기술들을 어떻게 수사상에 활용하느냐의 문제다.제도적인 뒷받침도 필요하고 장비도 지원해야 한다. 선진국에서는 과학수사기법을 수사에 충분히 응용한다.과학수사 분야가 세분화,정밀화 돼있고 하나의 학문으로 확립돼 수사의 기법과 수단으로 활용된다. 미국의 과학수사는 크게 조사와 법의(法醫) 등 2개 분야로 나누어진다.조사 분야는 ‘범죄현장조사관’이 대표적이다.현장 증거채취,분석,법정 증거제출 등의 업무를 전담한다.이들은 대학의 법과학부나 대학원을 이수한 뒤 경찰 실습을 통해 이론과 실무를 겸비하게 된다. 법의 분야는 일반적인 사망 진단서를 작성하는 ‘검시관’,사망 사건을 조사하는 ‘법의관’,사망 수사의 절차와 기법을 정하고 지휘하는 ‘법병리학자’ 등으로 세분화돼 있다. 특히 감정·감식 분야는 미국이 가장 앞서 있다.미국 연방수사국(FBI)의 경우 감정·감식 분야를 40개로 세분화해 연간 100만건 이상을 처리하면서 경험을 축적하고 있다. 영국은 모든 경찰서에 과학수사전담반이 운용되고 있다.또 경찰서별로 ‘경찰의(警察醫)’를 두고 있으며 생존한 범죄 피해자나 증인을 검진하는 ‘법의학전문의’와 사체만 조사하는 ‘부검전문의’로 구분해 운용하는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1830년에 도입된 경찰의는 현재 800여명이 활동하고 있다.경찰의는 의사자격 취득 후 법의학 훈련을 이수해야만 가능하다.또 전국에6곳의 대규모 과학수사연구소를 운영하고 있으며 일부 지방경찰청은 자체 연구소를 설치하는 등 과학수사 인력과 연구에 막대한 예산을 투자,범죄 수사를 지원하고 있다. 안동환기자 sunstory@
  • ‘친구’ 5억 갈취 부산 조폭 수사

    영화 ‘친구’가 흥행에 성공하자 영화의 소재가 된 부산의 폭력조직 조직원들이 감독인 곽경택(36)씨를 협박,제작사로부터 거액을 뜯어냈다는 제보가 접수돼 검찰이 수사에 나섰다. 부산지검 강력부는 K씨 등 칠성파 조직원들이 지난해 “우리 조직원들을 소재로 영화를 만들어 흥행에 성공했으니 대가를 달라.”고 곽 감독을 협박했고,곽 감독이 제작사와 투자배급사로부터 5억원을 받아 조직원에게 건넸다는 제보에 따라 사실 여부를 조사중이라고 13일 밝혔다. 이에 대해 곽 감독은 “조직폭력배로부터 협박받은 적은 전혀 없으며,관례상 영화사로부터 받은 흥행 보너스 5억원 중 절반을 실제 모델이자 시나리오 집필에 도움을 준 초등학교 동창(정모씨)에게 감사의 표시로 스스로 줬다.”고 주장했다. 곽 감독은 “시나리오를 쓰기 전에 복역중인 친구를 면회해 주변 이야기를 소상하게 들었고 영화 개봉 직후 다시 면회해 ‘네 덕분에 히트했으니 네 은혜는 잊지 않겠다.’고 말했다.”면서 “친구의 아내에게 주려고 했으나 선배에게 주라는 간곡한 요청에따라 지난해 9월 그의 조직 선배에게 돈을 건넸다.”고 덧붙였다. 정씨는 지난해 개봉돼 200억원의 흥행수입을 올린 영화 ‘친구’에서 칠성파 행동대장(영화속 ‘준석’)의 실제 모델로,신20세기파 행동대장(영화속 ‘동수’)을 93년 살해한 혐의로 10년형을 선고받아 복역중이다. 참고인 자격으로 소환된 곽 감독은 뮤직비디오 촬영차 미국에 갔다가 지난달 돌아와 다음주말쯤 검찰에 출두할 예정이다. 부산 김정한기자 jhkim@
  • 물고문 유형과 실태/ 얼굴에 수건얹고 물붓기 90년대 등장

    ‘물고문’ 하면 떠오르는 가장 대표적인 유형은 피의자의 양손에 수갑을 채운 뒤 머리를 물이 담긴 욕조에 박아 숨을 쉬지 못하도록 하는 방식이다.지난 87년 서울 남영동 대공분실에서 물고문으로 숨진 박종철군도 같은 수법으로 희생됐으며 당시 시대상을 묘사한 영화 ‘박하사탕’에도 동일한 방식의 물고문 장면이 나온다. 이런 방식의 물고문은 박군 치사사건 이후 조사실 내부의 욕조가 사라지면서 더욱 은밀하고도 간편한 방식으로 바뀐 것으로 알려졌다.한 장의 물수건과 주전자만 있으면 욕조식 물고문과 똑같은 심리적 공포감을 줄 수 있다는 것이 일부 검·경 전직 수사관들의 고백이다. 90년대 이후 등장한 물고문은 의자에 앉은 피의자의 양손을 뒤로 꺾어 수갑을 채운 뒤 얼굴에 물수건을 얹어 물을 들이붓는 식으로 진행된다.수사관들이 피의자의 머리카락을 뒤에서 팽팽히 잡아당기면 피의자의 기도가 열리고 이때 입과 코로 물을 떨어뜨리는 식이다. 피의자는 불과 몇분만에 정신을 잃게 되며 의식이 혼미한 상태에서 자백을 하게 된다.수건을 이용한 물고문은 얼굴 부위를 빼면 옷이 거의 젖지 않으며 피의자의 상태를 봐가면서 손쉽게 자행할 수 있어 조직폭력배나 마약사범 등 강력사범에 대한 심리적 제압 효과가 더욱 크다는 지적이다. 서울지검 11층 특별조사실 내부에서 수사관들의 가혹행위로 숨진 조천훈씨와 함께 검거된 공범 박모씨가 주장하는 물고문은 이와 비슷한 형태이다.박씨는 특조실 내부의 화장실 문에 상반신을 걸친 상태로 눕혀진 뒤 수사관 2명이 양쪽에서 얼굴을 덮은 흰수건 위로 물을 부었다는 주장이다. 안동환기자 sunsto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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