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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제마약조직 무더기 검거하고 140억어치 압수

    마약과의 전쟁을 벌이고 있는 필리핀을 근거지로 우리나라에 필로폰을 대량 유통하려던 국제마약조직 일당이 무더기로 검거됐다. 대전경찰청 마약수사대는 17일 대만인 따모(53·일명 ‘올드맨’)씨 등 54명을 마약류관리법 위반 혐의로 검거해 따씨 등 16명을 구속했다. 따씨 등은 필리핀을 근거지로 한 국제마약유통조직 ’알렉스집단’을 만들어 국내에 필로폰을 대량 유통하려 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검거한 50여명한테 모두 4405.4g(시가 140억원·14만 7000명 투약 분량)의 필로폰을 압수했다. 따씨는 2015년 2월부터 한국을 오가며 부산지역 조직폭력배 박모(46)씨를 통해 국내에 필로폰을 몰래 팔려고 했다. 필리핀에서 국제특급우편을 통해 한국에 필로폰을 보내면 따씨가 받아 밀매하는 수법을 썼다. 지금까지의 판매량은 파악이 안되고 있다. 이 과정에서 따씨의 여권을 가진 동료들이 지난해 11월 인천지검에 붙잡히면서 따씨는 해외로 달아나지 못했다. 따씨는 유명 국제마약 범죄인으로 필리핀, 일본, 대만, 한국에서 지명 수배된 상태였다. 따씨는 박씨 등 조폭에게 5500만원 어치의 필로폰을 주는 조건으로 밀항을 시도했으나 정보가 미리 새 은신하고 있던 서울 역삼동에서 경찰에 저항하다 붙잡혔다. 임형희 마약수사대장은 “따씨 외에는 모두 한국인으로 중간책·전달책 역할을 했고 나머지는 대부분 투약자”라며 “두테르테 대통령이 마약과의 전쟁을 하면서 필리핀 마약조직이 동남아를 벗어나 한국으로도 확대하다 걸린 듯하다”고 말했다. 대전 이천열 기자 sky@seoul.co.kr
  • [공직체험] 혹시 엘리베이터에 갇혀 추락하면 어쩌지…자동 브레이크 작동…재난영화같은 참사는 없다

    [공직체험] 혹시 엘리베이터에 갇혀 추락하면 어쩌지…자동 브레이크 작동…재난영화같은 참사는 없다

    “많은 분들이 ‘엘리베이터 줄이 끊어져 추락하지 않을까’ 걱정이 많아요. 하지만 단언컨대 현실에서 그런 일은 벌어지지 않습니다. 우리가 타는 엘리베이터에 얼마나 많은 안전장치가 탑재됐는지 알고 싶다면 키아누 리브스가 출연한 영화 ‘스피드’(1994년)를 보시라고 권해 드려요.” 아파트 단지 승강기 정기 검사 체험을 위해 경기 성남 서현2동 효자촌 동아아파트(1992년 7월 입주)를 찾아간 지난달 28일. 한국승강기안전공단 성남지사 이건성 팀장이 기자에게 점퍼와 안전화, 각반(바지가 펄럭이지 않게 무릎 아래를 감는 띠)을 건네며 이렇게 말했다. 엘리베이터 내부를 직접 살펴보면 그런 걱정이 기우(杞憂)였다는 걸 알게 될 것이라고 그는 자신했다. 이날 검사 대상은 2013년에 새로 설치한 현대엘리베이터 제품. 아파트 1층 입구에 검사 안내판을 설치한 뒤 2중의 문을 열고 엘리베이터 내부가 아닌 천장을 밟고 올라섰다.# 2만개 부품 모인 첨단 안전장치 집합체지만 상시 점검해야 엘리베이터 윗부분에 타고 어두컴컴한 통로를 거슬러 올라가니 영화 속 주인공이 된 듯한 스릴감과 ‘밑으로 떨어지지 않을까’ 하는 공포가 한꺼번에 밀려왔다. 이날 정기 검사에 참여한 박우진 국민안전처 승강기안전과 사무관이 “겁을 너무 많이 먹은 것 같다”며 놀렸지만 아무런 대꾸도 하지 못했다. 사실이었으니까. 아파트의 맨 꼭대기로 올라가자 엘리베이터의 두뇌라 할 수 있는 제어반과 권상기(엘리베이터 본체를 감아 올리는 기계), 조속기(본체의 운행 속도를 일정하게 유지하는 장치)가 한 곳에 모여 있었다. 이 팀장이 현장에서 각종 수치를 측정해 태블릿PC에 하나하나 입력하자 곧바로 승강기 오작동 여부가 자동으로 판별됐다. 특이하게도 한 조를 이뤄 검사에 나선 이 팀장과 승강기안전공단 정현진 주임은 서로가 한 말을 그대로 따라하곤 했다. 엘리베이터 검사가 다소 위험한 작업이다 보니 상대가 말한 내용을 정확히 이해했는지 여부를 복명 복창(상대방이 내린 지시나 명령을 되풀이해 말하는 것)으로 확인하는 것이 이곳만의 원칙이란다. 정 주임은 “마지막으로 정전 체험을 해 볼 테니 놀라지 말라”고 귀띔했다. 비상 상황에서 엘리베이터가 제대로 버티는지 확인하기 위해서다. 미리 신호를 주고 전원을 끊자 꼭대기 층에서 전속력으로 내려오던 엘리베이터가 큰 소리를 내며 덜컹거린 뒤 7층과 8층 사이에 멈춰 섰다. 엘리베이터 안이 금세 깜깜해졌다. 자체 배터리가 가동돼 비상 전화는 쓸 수 있었지만 반드시 켜져야 할 비상등은 들어오지 않았다. 검사에 동행한 현대엘리베이터 직원 오계환씨는 “어제까지도 정상적으로 불이 들어오는 걸 두 눈으로 봤는데 알다가도 모르겠다”며 고개를 갸웃거렸다. 결국 이 엘리베이터는 비상등 수리를 전제로 ‘조건부 합격’ 판정을 받았다. 허윤섭 한국승강기안전공단 안전기술연구처 처장은 “엘리베이터는 2만개 정도의 부품이 모여 있는 매우 민감한 제품”이라면서 “수시로 살펴보지 않으면 (안전에 직결되진 않아도) 이번처럼 사소한 고장이 늘 생긴다”고 지적했다.# 제조사 한달에 한번 안전 점검… 공단 측은 1년에 한번꼴 정기검사 영화 ‘스피드’를 보면 테러범이 거액의 몸값을 받기 위해 엘리베이터에 폭탄을 설치하고 인질극을 벌인다. 그는 엘리베이터를 추락시키려고 줄(와이어 로프)을 끊고 그래도 엘리베이터가 떨어지지 않자 자동 브레이크 시스템을 모조리 폭파한다. 이는 역설적으로 엘리베이터를 추락시키는 것이 그만큼 어렵다는 것을 보여 준다는 것이 이 팀장의 생각이다. 실제로 우리나라 모든 승강기는 제조업체가 매달 한 번씩 자체 안전 점검을 벌인다. 점검 결과는 승강기안전공단에 전송돼 빅데이터 형태로 저장된다. 승강기안전공단도 업체가 제대로 점검해 왔는지 1년에 한 번씩 직접 정기 검사에 나선다. 설치된 지 15년이 넘은 엘리베이터는 3년에 한 번씩 정밀안전검사도 한다. 이런 식으로 승강기안전공단은 매년 전국의 승강기(엘리베이터, 에스컬레이터, 리프트 등 포함) 60만대를 모두 검사한다. # 로프 끊겨도 자동 브레이크 작동… 추락 땐 스프링 완충장치 충격 줄여 그럼에도 엘리베이터에 문제가 생기면 가장 먼저 조속기가 작동해 본체를 세운다. 엘리베이터를 붙잡고 있는 와이어 로프(탄소강)는 자연적으로는 끊어지지 않는다. 설사 로프가 절단돼도 곧바로 엘리베이터에 설치된 자동 정지 시스템이 가동돼 본체를 다시 한 번 잡아줘 추락을 막는다. 만에 하나 자동 정지 시스템까지 파괴돼 자유낙하해도 맨 밑바닥에는 스프링으로 된 완충장치가 설치돼 있어 ‘매트리스’ 역할을 한다. 결론적으로 폭탄 테러 같은 사고가 아닌 한 엘리베이터 밖으로 나오지만 않으면 어떤 경우에도 우리가 상상하는 참사는 일어나지 않는다. 실제로 최근 4년(2013~2016년)간 승강기 사고 통계에 따르면 사고 원인의 3분의2는 (기계 결함이 아닌) 이용자의 부주의나 과실에서 비롯됐다. 또 우리가 훨씬 안전하다고 믿는 에스컬레이터에서 일어난 사고(62%)가 엘리베이터(31%)보다 두 배나 많았다. 박 사무관은 “갑자기 엘리베이터가 멈춰 서면 답답하거나 무섭다는 이유로 스스로 탈출하려고 하는데 이것이 가장 위험하다”면서 “(스스로 나갈 수 있어 보여도) 인내심을 갖고 119나 승강기 업체가 구조하러 올 때까지 가만히 기다리면 100% 안전을 보장받는다”고 여러 차례 강조했다. # 남향 선호 주택 문화가 ‘엘리베이터 한 대’ 아파트 양산 1시간 넘게 이어진 검사 과정 동안 승강기를 타지 못해 불편한 기색을 감추지 못하던 주민들의 표정이 마음에 걸렸다. 아파트 한 동(棟)에 엘리베이터가 한 대씩밖에 없어 나타나는 현상이다. 이 팀장은 “남향을 지나치게 선호하는 우리 주거 문화 탓”이라고 답했다. 외국의 경우 향(向)의 제약이 없어 아파트 한 층에 4~5가구를 다양한 형태로 배치하고 엘리베이터도 두 대 이상 넣는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선 남향집이 아니면 집값에 나쁜 영향을 받게 돼 아파트 두 채 사이에 엘리베이터 한 대를 끼우는 ‘성냥갑’ 아파트가 양산되곤 한다고. 그는 “이런 구조의 아파트에서는 한 대뿐인 엘리베이터가 고장 나면 동 주민 전체가 위험에 취약해질 수밖에 없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끝으로 승강기 점검의 애로를 묻자 허 처장은 “조직폭력배가 관리하는 빌딩 옥상에는 예외 없이 덩치 큰 맹견이 자리잡고 있다”면서 “사람보다 더 큰 개가 검은색 복장을 한 우리에게 달려들 때마다 얼마나 무서운지 모른다”고 혀를 내둘렀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영화 ‘타짜’처럼 야산에 천막치고 50억대 도박장 운영

    영화 ‘타짜’의 한 장면처럼 야산에 대형천막을 치고 수십억원대의 도박판을 벌인 일당이 경찰에 검거됐다. 충북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조직폭력배 A(50)씨 등 4명을 도박개장 혐의로 구속하고 B(69)씨 등 5명을 같은 혐의로 불구속입건했다고 1일 밝혔다. 이들은 2014년 9월부터 지난해 4월까지 충남북지역과 경기도 등지의 인적이 드문 산속에 천막을 설치하고 도박장을 열은 뒤 총 11회에 걸쳐 50억원대의 속칭 ‘도리짓고땡 줄도박’을 벌인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의 범행은 상당히 조직적으로 이뤄졌다. 총책과 장소 책임자인 ‘창고장’, 돈을 빌려 주는 ‘꽁지’, 망을 보는 ‘문방’ 등으로 역할을 분담했다. 또한 지역 모집책을 두고 서울, 경기, 충북 등지에서 주부 등 도박 참여자들을 모집해 차량으로 도박장까지 실어 날랐다. 도박장은 차량 접근이 어렵고 인적이 드문 야산을 옮겨 다니며 개설했다. 경찰은 조직폭력배 주도로 야산에서 주부 등을 상대로 도박판을 벌인다는 첩보를 입수한 뒤 수사에 착수, 이들을 검거했다. 경찰은 도박장에 사용된 천막과 발전기를 폐기하고, 이들이 사용한 승합차를 국고로 환수했다. 경찰 관계자는 “도박장에 드나드는 사람들 중에 80% 정도가 주부들로 파악되고 있다”며 “베팅에 제한이 없어서 하루에 수천만원을 잃은 사람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청주 남인우 기자 niw7263@seoul.co.kt
  • 박보영 “작은 체구가 콤플렉스… 이 악물고 버텼죠”

    박보영 “작은 체구가 콤플렉스… 이 악물고 버텼죠”

    시청률 히어로 12년차 ‘뽀블리’…교복도 멜로도 OK “진짜 제게 도봉순 같은 괴력이 있었다면 세월호를 들어 올리고 싶어요. 온 국민이 다 같이 느끼셨겠지만 그 순간에 힘이 센 히어로가 존재했다면 도움이 되지 않았을까요? 사회적으로 안타까운 일이 있을 때 봉순이 같은 힘이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요.”최근 종영한 인기 드라마 ‘힘쎈여자 도봉순’에서 괴력 소녀 도봉순을 연기한 박보영(27). 극중 도봉순은 모계로부터 물려받은 힘으로 조직폭력배나 연쇄 납치범을 응징하고 정의를 지키는 여성 슈퍼히어로였다. 17일 서울 강남구 논현동에서 만난 박보영은 능동적이고, 당당하게 악에 맞서는 도봉순의 캐릭터에 끌렸다고 털어놨다. “제가 체구가 작다 보니 누군가를 도와주고 싶은데 보탬이 안 되거나 무기력할 때 ‘내가 힘이 세면 얼마나 좋을까’라는 생각을 항상 했었어요. 봉순이가 학교 앞 변태 아저씨나 지하철에서 추행하려는 사람들에게 복수할 때 속이 너무 시원하고 대리만족을 느꼈죠. ” 사무실 집기는 물론 자동차도 자유자재로 들어 올리는 등 봉순이가 괴력을 발휘하는 장면에서 대역 배우와 컴퓨터그래픽(CG)의 도움을 받기는 했지만 전체적으로 액션 연기가 많아 촬영이 쉽진 않았다. 박보영은 “물건에 와이어나 바퀴를 달아 움직이기도 하고 때로는 모형도 있었다”면서 “봉순에 빠져 있다 보니 나도 모르게 탁자를 집어던지고 철창을 떼내려다 봉변을 당한 적도 있었다”며 웃었다. 박보영은 tvN ‘오 나의 귀신님’에 이어 JTBC ‘힘쎈여자 도봉순’까지 흥행에 성공을 거두면서 ‘신(新)로코퀸’으로 거듭났다. 영화 ‘과속 스캔들’을 통해 코미디를 배웠다는 박보영은 영화 ‘늑대소년’에서 멜로 연기를 선보였지만 앳된 외모 때문에 로맨틱 코미디 진출이 쉽지 않았다. “‘오 나의 귀신님’이 제 첫 로코였고 키스신도 그때가 처음이었어요. ‘로코퀸’이라는 말을 듣기까지 시간이 오래 걸릴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너무 행복하죠. 그전에는 너무 어려 보여서 로맨스 연기를 하는 것이 어색하다는 의견이 많았거든요. 로코를 해도 좀 괜찮다는 얘기를 듣는 것이 목표였는데 생각보다 빨리 된 것 같아서 만족해요.” 이 작품에서 귀엽고 사랑스러운 매력으로 ‘뽀블리’라는 애칭을 얻은 그는 상대역인 안민혁 역의 박형식과도 실제 커플을 방불케 하는 ‘케미’를 선보였다. “제 실제 성격은 여성스럽거나 애교가 많은 성격이 아니에요. 그런데 봉순이는 어쩜 그렇게 간지러운 말을 잘할 수 있는지 대본을 보고 못하겠다는 말을 많이 했어요. 벚꽃 핀 여의도를 비롯해 유독 야외에서 찍는 키스신이 많았는데 주변에서 보면서 소리를 지르는 분도 많고 너무 창피해서 늘 빨리 찍고 가자는 말을 했어요.” 올해로 벌써 데뷔 12년차인 그는 영화 ‘돌연변이’, ‘미확인 동영상’ 등 특정 장르를 가리지 않고 출연했다. 그가 작품을 고르는 기준은 대본이다. 박보영은 “뒷이야기가 궁금하고 제가 하고 싶고, 안 해 봤던 역할에 출연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크지 않은 키와 작은 체구가 콤플렉스로 느껴진 적도 있었다는 그는 오히려 약할 것 같다는 편견에 맞서려고 이를 악물고 독하게 버텼다고 했다. “처음엔 이만큼 올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지도 않았어요. 특히 소속사와 소송으로 고비를 겪을 때는 다 그만두고 고향(충북 증평)으로 내려가고 싶었죠. 왜 연기가 늘지 않는지에 대한 고민도 있고 슬럼프도 있었지만 마지막 작품일 수도 있다는 생각으로 최선을 다해 버텼더니 10년이 흐른 것 같아요.” 예쁘지는 않지만 친근한 외모가 자신의 장점이라고 생각한다는 박보영. 눈가에 살짝 주름이 보이고 어느덧 30대도 눈앞이지만 늘 새로운 배우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불과 2년 전만 해도 교복을 너무 많이 입고, 멜로가 안 들어와서 빨리 시간이 갔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지금은 그 반대예요. 제 욕심만큼 할 수 있는 작품이 많지는 않지만 다음에 어떤 역할을 맡을지 늘 궁금함을 안겨 주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이은주 기자 erin@seoul.co.kr
  • [그때의 사회면] 명동 이야기(상)/손성진 논설실장

    [그때의 사회면] 명동 이야기(상)/손성진 논설실장

    “낮이면 낮대로 밤이면 밤대로 온갖 사치와 유흥과 오락과 술과 여자로 그칠 사이 없는 소란 속에 그래도 한국 최고의 호사로운 풍경을 이루고 있다.”(동아일보 1957년 11월 25일자) 서울의 멋쟁이들과 술꾼들이 다 모여드는 최고의 번화가이자 유흥가인 서울 명동의 모습을 그린 기사다. 지금은 해외 관광객들이 점령하다시피 했지만 명동은 1960년대 초반에도 60여개의 다방, 80여개의 바, 100여개의 대폿집, 30여개의 양품점이 있던 ‘서울의 샹젤리제’였다. 또한 당시에 이미 증권회사만 60여개가 들어선 한국 금융의 중심지이기도 했다. 지금도 땅값이 가장 비싼 10곳을 모두 명동과 충무로가 차지하고 있다.명동은 조선시대 한성부에서는 행정구역 5부 49방의 하나인 남부의 명례방(明禮坊)이었다. 1914년 명치정(明治町)이 되었다가 광복 이후에 명동으로 바뀌었다. 조선시대부터 종로를 기준으로 북쪽을 북촌, 남쪽을 남촌이라고 불렀다. 북촌은 양반들의 주거지였고 남촌은 서민 동네였다. 비만 오면 땅이 질퍽질퍽해지는 충무로 일대는 진고개(泥峴)라고 했다. 명동과 충무로의 남촌 일대가 변하기 시작한 것은 구한말 일본인들이 모여 살고부터다. 진흙밭이던 진고개는 점차 상가로 바뀌었다. 진고개의 영향을 받아 명동도 번창했다. 명동뿐만 아니라 을지로, 소공동 일대에도 금융기관과 상가가 들어차 남촌은 크게 발전한 반면 북촌은 발전이 더뎠다. 혼마치(충무로)와 메이지마치(명동)가 불야성을 이루는 번화가가 되기 시작한 시기는 1920년대 초부터였고 광복을 전후해 상업과 문화, 예술의 중심지가 되었다. 붉은 벽돌과 화강암으로 장식된 경성우편국(현 서울중앙우체국) 건물은 지금과 같이 명동과 충무로로 들어가는 길목에 있었다. 단발머리를 한 모던걸이나 나팔바지를 입은 모던보이들이 혼마치와 메이지마치 거리를 배회하다 카페에서 커피를 마시며 멋을 부리는 모습은 요즘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6·25 직후 정부는 파괴된 명동 일대를 복구하기 위해 토지계획정리추가지구로 정했으며 서서히 오늘날과 같은 면모를 갖추게 됐다. 명동에서 가장 높은 지대인 종마루(鐘峴)에는 한국 가톨릭의 총본산이며 사적 제258호인 명동성당이 있다. 1898년 5월 세워진 명동성당은 민주화 투쟁의 구심점이었다. 환락가인 만큼 명동은 늘 전국에서 모여든 조직폭력배들로 들끓었고 패권 다툼이 자주 사회면을 장식했다. 1970년대의 명동 유흥가는 ‘신상사파’가 세력을 떨치고 있었다. 1975년 1월 2일 조양은이 ‘쿠데타’를 일으켜 신상사파를 몰아내고 세력 판도를 바꾸었으니 ‘사보이호텔 기습 사건’이다. 무명의 조양은은 1980년대 한국 조폭의 패자로 군림한다. 사진은 1969년 4월의 명동(출처:국가기록원).
  • 신병교육대 찾은 安… 빨라진 보수 행보

    신병교육대 찾은 安… 빨라진 보수 행보

    국민의당 안철수 대선 후보는 7일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가 자신을 향해 ‘적폐세력들의 지지를 많이 받는 상황에서 정권 교체를 말할 수 있는지 의문스럽다’고 비난한 데 대해 “이런 생각이야말로 적폐이고 청산 대상”이라고 반격했다.안 후보는 이날 인천 부평구 육군 제17사단 신병교육대를 방문한 자리에서 기자들과 만나 “본인을 지지하지 않는 국민을 적폐세력이라고 한 것은 국민에 대한 모독이다. 어떻게 정치인이 국민을 모독하나”라며 이같이 밝혔다. 안 후보는 “그렇다면 자기와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을 모두 적으로 돌린다는 것인데, (집권하면 국민을) 어떻게 통합할 것인가”라고 비판했다. 안 후보는 조직폭력배 동원 논란과 관련해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에 ‘안철수 조폭’이 1위에 올랐다는 데 대해 “저는 실검 몇 위 이런 것에 관심이 없다. 그게 뭐 중요하냐”며 웃었다. 문 후보 측과 네거티브 공방이 격화되는 것과 관련, 안 후보는 “철저한 검증이 필요하지만 어떤 게 흑색선전인지 진정한 검증인지 국민이 판단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안 후보는 이날 신병교육대 훈련장을 방문해 부대 현황을 보고받고 사격 등 훈련을 체험했다. 안 후보는 대선 후보로 확정된 후 안보 문제에 더욱 공을 들이고 있다. 전날 관훈클럽 초청 토론회에서도 자신의 강점으로 4차 산업혁명 등 미래 대비와 안보 문제를 꼽았다. 문 후보와 양강 구도로 대선이 치러진다면 결국 승부를 좌우할 키는 ‘보수 표심’이라는 판단 아래 보수층 공략을 강화하고 있는 것이다. 안 후보가 전날에 이어 이날 “당이 이제 대선 후보 중심으로, 선거대책위원회 중심으로 재편될 것”이라면서 “거기에서 제 생각을 밝힌 뒤 설득하고 하나의 목소리를 내겠다”며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당론 변경 의지를 거듭 드러낸 것도 같은 맥락이다. 한편 안 후보 캠프 측 김철근 대변인은 민주당 측이 서울대가 2011년 안 후보를 영입하기 위해 부인 김미경씨를 서울대 교수로 특혜 채용했다는 의혹을 제기한 데 대해 “서울대가 2012년에 문제가 없었다고 이미 밝힌 사안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안 후보는 이날 경선 경쟁자였던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와 만찬을 함께했다. 안 후보는 이 자리에서 손 전 대표에게 선대위원장급 중책을 맡아 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안 후보는 회동 후 기자들과 만나 “(손 전 대표에게) 선대위 출범을 앞두고 역할을 부탁드렸다”면서 “여러 가지 진심이 담긴 대화를 나눴다”고 밝혔다. 손 전 대표는 “최선을 다해 돕겠다”고 말했다. 송수연 기자 songsy@seoul.co.kr
  • “안철수 조폭 사진은 안타까운 해프닝” 글 삭제한 표창원

    “안철수 조폭 사진은 안타까운 해프닝” 글 삭제한 표창원

    표창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6일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의 조폭 연루 논란에 대해 “안타까운 해프닝”이라는 글을 올렸다가 삭제했다. 표 의원은 이날 오후 자신의 SNS에 “안철수 조폭 사진은 안타까운 해프닝으로 보인다. 저도 누구든 사진 찍어 달라면 찍어드린다”고 적었다. 그는 “안 후보가 알고 찍었을 리 없을 것”이라며 “알고 자리 마련한 국민의당 관계자가 있다면 그가 책임져야 한다”고 했다. 표 의원은 “제 개인적인 견해”라면서 “루머말고 인물과 정책을 비판하자”고 강조했다. 그러나 글을 게시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표 의원은 이를 삭제했다. 해당 발언이 당 입장과 상반된 것처럼 보일 가능성을 우려한 행보로 해석된다. 안철수 조폭 논란은 지난달 24일 안철수 국민의당 전 대표가 전주의 한 포럼에 참석해 촬영한 사진 속 인물들이 조직폭력배 혹은 조직폭력배와 연관이 있다는 의혹이 불거지며 제기됐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안철수 조폭 논란…김어준 “주진우에 따르면 사진 속 인물 조폭 맞아”

    안철수 조폭 논란…김어준 “주진우에 따르면 사진 속 인물 조폭 맞아”

    ‘뉴스공장’ 진행자 김어준이 국민의당 안철수 대선 후보의 ‘조폭 논란’에 대해 “주진우 기자에 따르면 실제로 사진을 찍은 이들 중 조폭이 있다”고 말했다. 7일 방송된 tbs 교통방송 ‘뉴스공장’에서 김어준은 ‘안철수 조폭 동원’에 대해 “해프닝에 불과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김어준은 “안 후보 입장에서 함께 사진을 찍는 수많은 사람들이 누구인지 파악할 수 있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김어준은 시사IN 주진우 기자를 언급하며 “다만 주진우 기자가 전주 출신인데다 조폭 중에 상당한 취재원을 확보하고 있는 것으로 유명한데, 주진우 기자가 ‘조폭통신’을 통해 파악해본 결과, 실제로 사진을 찍은 이들은 조폭이 맞고, 감옥에 다녀온 이도 있다”고 전했다. 김어준은 또 ‘차떼기’ 의혹에 대해서도 말했다. 김어준은 “‘조폭 동원’ 논란의 사진 속 인물 가운데 조직폭력배 일원으로 지목된 한 사람이 실제로 전주 시내에서 렌터카 업체를 운영하고 있다”며 “이 동원 건이 문제의 렌터카 업체와 연관되어 있다면 후폭풍이 상당할 것”이라고 말했다. 안철수 조폭 논란은 지난달 24일 안철수 국민의당 전 대표가 전주의 한 포럼에 참석해 촬영한 사진 속 인물들이 조직폭력배 혹은 조직폭력배와 연관이 있다는 의혹이 불거지며 제기됐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대포폰 1만여대 유통 10억 챙긴 일당 적발

    돈을 주고 신용불량자 등의 명의를 빌린 뒤 대포폰 1만여대를 만들어 불법 판매한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충북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대포폰을 유통시킨 총책 박모(38)씨 등 2명을 전기통신사업법 위반 등의 혐의로 구속하고 대포폰 개통을 도와준 통신대리점 사업자 등 일당 10명을 같은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고 6일 밝혔다. 박씨는 2012년 4월 대구의 한 건물에 사무실을 내고 최근까지 5년간 대포폰 1만 680대를 팔아 10억원 상당의 부당 이득을 취한 혐의를 받고 있다. 박씨는 인터넷과 지역정보지에 “선불폰을 가입하면 현금을 지급하겠다”는 광고를 내 신용불량자 등 급전이 필요한 사람을 모집했다. 박씨는 광고를 보고 찾아온 이들에게 5만원을 줬다, 이어 이들의 명의로 선불폰을 개통한 뒤 이 선불폰에서 빼낸 유심(USIM)칩을 다른 중고폰에 끼워넣는 수법으로 대포폰을 만들었다. 이어 전국의 대포폰 구매자들에게 1대당 15만원에서 최고 50만원까지 받았다. 경찰 관계자는 “박씨가 유통한 대포폰이 최대 2만 6000여 대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며 “유통된 대포폰은 불법 도박사이트와 보이스 피싱 조직, 불법 대부업체, 조직폭력배 등에 흘러들어갔을 것”이라고 밝혔다. 경찰은 이들의 사무실에서 휴대전화 1029대를 압수했다. 또한 불법 사용 중인 대포폰 4300대의 회선을 찾아내 차단 조치했다. 청주 남인우 기자 niw7263@seoul.co.kr
  • 신동욱 “안철수 조폭 차떼기, 아니 땐 굴뚝에 연기날까”

    신동욱 “안철수 조폭 차떼기, 아니 땐 굴뚝에 연기날까”

    정치권과 온라인 상에서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가 행사에서 조직폭력배를 동원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가운데 신동욱 공화당 총재도 안 후보를 비난하고 나섰다. 신동욱 총재는 6일 자신의 트위터에 “안철수 ‘조폭 동원 논란’ 가래 끓는 목소리 꼴”이라는 글을 올렸다. 또 신 총재는 “문재인 측 ‘안철수, 조폭 차떼기 동원 의혹 직접 해명하라’ 아닌 땐 굴뚝에 연기 날까”라고 밝혔다. 이어 “‘강철수가 돌아왔다’ 발언은 오비이락이지만 조폭과 손잡은 꼴이다”라며 “안철수 조폭 실검 1위 꿈이야 생시야”라고 전했다. 안 후보는 지난달 24일 전북 전주에서 열린 ‘천년의 숲’ 포럼에 참석해 청년들과 기념사진을 남겼다. 하지만 5일 한 네티즌은 안 후보 옆 청년들이 전주 유명 조직폭력배라고 주장해 논란이 일었다. 이에 국민의당 측은 6일 “사진 속 인물들은 조폭이 아니라 JC 청년회의소에서 활동하는 청년들”이라고 해명했다.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왕따 피해 딸 보복 위해 조폭 동원한 아버지 실형

    왕따 피해 딸 보복 위해 조폭 동원한 아버지 실형

    법원이 중학생 딸의 ‘왕따’ 피해를 보복하려고 조직폭력배까지 동원해 학교로 찾아가 수업을 방해하고 학생들을 위협한 40대 아버지에게 실형을 선고됐다.울산지법은 4일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기소된 아버지 A씨에게 징역 1년을, B씨 등 조폭 6명에게 징역 8개월∼1년 또는 벌금 500만원을 선고했다고 밝혔다. A씨는 2015년 중학생 딸이 남자친구에게 보낸 신체 사진이 학교 친구들에게 유포되면서 왕따를 당하자, 지인인 조폭 B씨 등에게 “보복해달라”고 부탁했다. A씨와 B씨 등 조폭 6명은 학교를 찾아가 교장을 만나 딸을 왕따시킨 학생 10명가량을 불러 달라고 요구했으나, 교장이 거절하자 직접 교실로 찾아갔다. 수업 중인 교실 문을 열고 들어가 큰소리치고, 말리는 교사도 위협했다. 또 겁에 질린 학생들이 나오자 무릎을 꿇게 하고, “가만두지 않겠다”며 때릴 듯이 위협했다. 재판부는 “딸이 왕따를 당해 격분했다고 하더라도 조폭을 동원해 여학생들을 위협하고 교사를 능욕했다”며 “피해 학생들은 1년이 지나서도 당시 일을 떠올리면 눈물을 흘리는 등 지울 수 없는 상처를 줬다”고 밝혔다. 울산 박정훈 기자 jhp@seoul.co.kr
  • 한국당 대선후보 홍준표…모래시계 검사→4선 의원→도지사→우파 스트롱맨

    한국당 대선후보 홍준표…모래시계 검사→4선 의원→도지사→우파 스트롱맨

    홍준표 경남도지사가 자유한국당 대선후보로 공식 선출됐다. 모래시계 검사에서 우파의 스트롱맨을 추구하게 됐다. 한국당은 31일 오후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제1차 전당대회를 열고 제19대 대통령 선거에 출마할 대선후보로 홍 지사를 선출했다. 전당대회에서 홍 지사는 책임당원 현장투표(50%)와 일반국민 여론조사(50%)에서 1위에 올랐다. 홍 후보는 책임당원 투표에서 61.9%, 국민 여론조사에서 46.7%를 각각 얻어 합계 54.2%의 과반 득표를 얻으면서 김진태 의원(19.3%), 이인제 전 최고위원(14.9%), 김관용 경상북도지사(11.8%) 등 경쟁자를 따돌렸다. 원내교섭단체 가운데 대선 후보를 확정한 것은 지난 28일 유승민 후보를 선출한 바른정당에 이어 한국당이 두 번째다. 홍 후보는 어린시절 가난과 싸웠다. 홍 후보는 부친은 학교에 다니지 않은 무학(無學), 모친은 글자도 모르는 문맹(文盲)이었다고 말했다. 7살 때 가세가 기울자 홍 후보 가족은 고향인 경남 창녕을 떠나 대구로 이사했다. 손수레에 세간을 싣고 이틀 동안 걸었다. 월세가 싼 곳으로 옮겨 다니느라 초등학생 때 5차례 전학했다. 도시락을 싸지 못해 수돗물로 허기를 달랜 때가 많았다. 장마에 낙동강이 범람, 강 옆에 일구던 땅콩밭과 집이 물에 잠기기도 했다. “고리 사채로 머리채가 잡혀 끌려다니던 어머니”를 봤다고 기억하는 장소는 지난 18일 대선 출마를 선언한 대구 서문시장이다. 직물공장에 취직한 작은누나의 월세방에 얹혀 지낸 중학생 시절을 보냈다. 밤 10시 전 무조건 소등하라는 집주인의 눈을 피해 이불 속에서 공부했다. 그는 의사가 되려 했지만, 돈이 덜 드는 육군사관학교 시험에 합격했다. 부친이 누명을 쓴 사건을 목격하고 검사로 진로를 바꿨다. 빚을 내 마련한 등록금을 들고 무작정 상경했다. 홍 후보는 전북 부안에서 방위 복무를 마치고 1982년 사법시험에 합격했다. 울산 조선소 바닷가에서 일당 800원을 받고 야간 경비원으로 일하던 부친이 합격 소식을 듣지 못하고 암으로 별세한 뒤였다. 검사가 된 그는 자신의 인생을 바꾼 사건을 1993년 서울중앙지검에서 맡았다. 슬롯머신 사건이다. 당시 ‘6공화국 황태자’로 불렸던 박철언 의원을 비롯해 고검장 등 검찰 간부들과 경찰청장, 병무청장까지 줄줄이 구속됐다. 조직폭력배도 등장한 이 사건은 드라마 ‘모래시계’로 제작됐다. 드라마 속 강우석 검사의 모델이 바로 홍 후보였다. 검찰 조직이 뿌리째 흔들렸다. 조직의 ‘이단아’ 취급을 받던 그는 버티지 못하고 사직했다. 변호사로 개업한 홍 후보는 김영삼 전 대통령의 연락을 받았다. 1996년 제15대 총선에서 신한국당의 ‘개혁공천’ 사례로 초선 의원이 됐다. 그는 “광주지검 강력부 때 잡아넣었던 깡패들이 출소해서 검사 그만둔 나와 가족을 슬렁슬렁 겁주더라”며 “국가와 민족을 위해서가 아니라 내 가족 보호를 위해 정치판에 들어왔다”고 털어놨다. 홍 후보는 제18대 총선까지 서울에서 내리 4차례 당선됐다. 2011년 한나라당 전당대회에서 예상을 깨고 당 대표에 선출됐다. 그는 계파가 없었다. 스스로 “친이(친이명박)도 친박(친박근혜)도 아니었다”고 말했다. 자신이 계파 정치를 혐오한 측면도 있었지만, 계파에서도 그를 부담스러워했다. 계파가 없으니 혼자였고, 정치적 입지가 튼튼하지 못했다. ‘디도스 사태’와 서울시장 보궐선거 패배의 책임론에 휩싸여 5개월 만에 대표직에서 물러났다. 그 자리는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 몫이 됐다. 2009년 펴낸 자서전 제목은 ‘변방’이다. 늘 ‘변방의 검사’였고, ‘변방의 정치인’이었다는 의미다. 길들이기 쉬운 성격이 아닌 탓이다. 그러다 보니 견제를 받았다. 성완종 리스트 의혹에 연루돼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을 때만 해도 “홍준표는 끝났다”는 게 정치권의 평가였다. 그는 “검사 시절 남을 처벌하며 저지른 업보”라고 고개를 떨궜다. 그러나 지난달 2심에서 무죄로 반전됐다. 법률심인 3심에서 무죄 판결이 뒤집힐 가능성은 작다. 자신의 무죄 판결과 박근혜 정권의 몰락이 시기적으로 공교롭게 일치한다고 홍 후보는 여긴다. 홍 후보에 붙는 수식어는 ‘막말’이다. 실제로 그의 표현은 거침없다. 정치인은 말로 먹고사는 직업이라 말을 많이 한다. 거친 말이 그의 입에서 쏟아졌다.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을 향해 “뇌물 먹고 자살한 사람”이라고 한 최근 사례를 비롯해 예전에도 “이화여대 계집애들 싫어한다”고 하거나 야당 도의원을 ‘쓰레기’로 비유해 구설에 휘말렸다. 자신은 숨김없이 솔직하게 말할 뿐이라고 항변한다. 막말보다 그를 어렵게 만들 요인은 이번 대선의 구도다. 박 전 대통령 탄핵과 구속으로 어느 때보다 ‘정권교체’의 열망이 높은 시기다. 자신은 성완종 리스트의 위기를 벗어났지만, 후보로 나선 당은 대선 참패의 위기에 놓여 있다. 실제로 각종 여론조사에서 홍 후보는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 주자들의 지지율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뛰어야 하는 자신에게도 가장 힘든 선거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이번 선거를 좌우의 대결 구도로 보면서 ‘우파 스트롱맨’을 자처했다. 강력한 리더십과 추진력으로 국정을 장악하겠다는 의지인 셈이다. 과연 그의 바람대로 얼마나 ‘강력한 동남풍’이 불어줄지 주목된다.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돌려받을 약탈물” “돌려줄 장물”… 부석사 불상 어느 품에

    “돌려받을 약탈물” “돌려줄 장물”… 부석사 불상 어느 품에

    1심 서산 부석사 승소·21일 2심 약탈 추정… 적합한 국제법 없어 # 1911년 8월 21일 프랑스 루브르박물관에 있던 이탈리아 화가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걸작 ‘모나리자’가 감쪽같이 사라졌다. 이튿날 박물관은 발칵 뒤집혔고 수색과 수사가 이어졌다. 그러나 모나리자가 모습을 드러낸 것은 2년 뒤였다. 루브르박물관 직원이던 이탈리아인 빈첸초 페루자가 그림을 몰래 훔쳐 자기 집에서 보관하던 중 피렌체에서 화상에 넘기려다 체포됐다. 이탈리아 사람들은 그를 영웅이라고 환호했지만 모나리자는 순회 전시된 뒤 프랑스에 반환됐다. 모나리자는 다빈치가 자신을 후원한 프랑스 왕 프랑수아 1세의 권유로 거처를 프랑스로 옮길 때 가져간 그림으로 숨지면서 왕에게 준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1789년 프랑스 혁명으로 국가에 귀속됐다. 절도 사건으로 모나리자는 유명해졌고 2012년 이탈리아 국립문화유산위원회가 “이탈리아인이 이탈리아에서 그린 그림은 이탈리아 것”이라며 돌려줄 것을 요구했다. # 2012년 10월 6일 오후 8시쯤 일본 쓰시마섬 간논지(觀音寺)에 4명의 도둑이 침입했다. 사찰에는 아무도 없었다. 이들은 잠겨 있지 않은 출입문을 열고 절 안으로 들어가 재단에 있던 금동관음보살좌상을 손쉽게 훔쳤다. 불상은 높이 50.5㎝, 무게 38.6㎏으로 고려말인 1330년 충남 서산 부석사에서 만들어졌다. 범인은 김모(당시 69)씨 등 한국 문화재절도단이었다.이들이 불상을 들고 현해탄을 건너와 붙잡히면서 국내 초유의 국외문화재 소송이 벌어졌다. 세계적으로도 똑같은 사례는 물론 비슷한 사례도 찾기 힘들다. 약 700년의 과거와 현재를 오가며 ‘추정되는 약탈’과 ‘분명한 절도’가 뒤섞여 한·일 외교 문제로 비화하고 있다. 1심에서 부석사가 승소했지만 일본이 강력 반발하면서 오는 21일부터 열리는 2심 재판에 초미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대전지법 민사12부(부장 문보경)는 지난 1월 26일 정부를 상대로 불상 인도 청구 소송을 제기한 부석사의 손을 들어주며 “불상 내 복장물 중 종이로 쓴 결연문에 ‘고려국 서주(서산 지역) 부석사’라고 써 있고 시주자 32명의 이름이 새겨졌고 다른 사찰로 이전되면 남기는 기록이 없는 점으로 미뤄 부석사 소유로 인정된다”고 판시했다. 또 “왜구들이 1352~81년 5차례 서산 지역을 침입했다”는 ‘고려사’의 기록을 들어 약탈 등의 방법으로 일본에 넘어갔을 것으로 판단했다. 국제법은 1970년 유네스코 협약 등 여러 가지가 있지만 부석사 불상 사례에 적용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모나리자는 프랑스가 불법으로 소유하지 않았다는 역사적 정황이 있지만 부석사 불상은 약탈로 인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을 뿐 일본에 어떻게 넘어갔는지 정확히 밝혀진 게 없다”면서 “결국은 재판 결과가 판가름할 문제”라고 강조했다. 범죄 자금책은 경남 마산 조직폭력배 장모(당시 51)씨였다. 마산 P파 고문인 장씨는 조폭생활 늘그막에 돈벌이 수단으로 문화재에 관심이 있었다. 국내 문화재는 공소시효 시작이 도난에서 발견 시점으로 강화돼 판매가 어렵게 되자 김씨가 해외로 눈을 돌리면서 장씨와 연결됐다. 앞서 김씨는 “약탈당한 우리나라 문화재가 일본에 많으니 훔쳐와 팔자”며 다른 공범들을 끌어들인 뒤 장씨에게 접근했다. 장씨는 4500만원을 제공했고 김씨 일당은 범행 한 달 전 일본 현장을 사전 답사했다. 김씨 일당 4명이 타깃으로 삼은 일본으로 문화재 절도 원정을 떠난 것은 범행 3일 전인 2012년 10월 3일이었다.●日무인 사찰·보안 허술… 절도 용이 김씨 등이 범행에 성공하자 장씨는 운반책으로 일본과 부산을 오가는 골동품 보따리상 손모(당시 60)씨를 동원했다. 손씨는 일본으로 건너가 이들로부터 건네받은 절도 문화재들을 배낭과 가방에 넣어 10월 8일 낮 12시쯤 후쿠오카현 하카다항을 출발해 같은 날 오후 6시 20분쯤 부산항에 도착했다. 김씨 일당이 훔친 문화재는 부석사 불상(나가사키현 지정문화재 造8호) 외에도 통일신라 불상인 동조여래입상(일본중요문화재 造3259호)과 고려시대 대장경(나가사키현 지정문화재 書8호)도 있다. 귀국 이틀 전 오후 6시부터 11시까지 쓰시마섬 사찰들을 돌면서 훔쳤다. 대장경은 사찰 지붕을 뚫고 절도했다. 대전경찰청 광역수사대에서 이 사건을 수사한 경찰관은 “일본은 신들이 산다고 해서인지 스님이 잠을 자지 않는 무인 사찰이 많아 훔치기가 쉽다”며 “하카다항에는 엑스레이 검색대도 없었다”고 회고했다. 손씨는 부산항에서 “50~60년 전에 만든 가짜 골동품”이라고 속여 입국심사대를 통과했다. 들여오는 골동품에는 감정관이 신경을 덜 쓴다는 점을 파고들었다. ●함께 훔친 대장경 행방은 오리무중 김씨 등은 장씨의 어시장 창고에 장물을 보관하면서 이듬해 초 판매책 임모(당시 51)씨와 짜고 밀매에 나섰다. 동계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의 아버지 A씨에게 12억원에 부석사 불상을 팔기로 했다. 이 과정에서 A씨는 사진만 보여 주는 임씨가 수상쩍어 진품 여부를 알아보기 위해 문화재청에 문의했다. 그때는 이미 일본이 인터폴(국제경찰)을 통해 불상에 적색 수배를 내린 상태였다. 일당 9명이 차례로 검거됐다. 김씨 등 4명은 구속돼 최고 징역 4년형, 장씨 등 5명은 불구속 기소됐다. 압수한 장물 중 동조여래입상은 소유권을 주장하는 곳이 없어 일본에 반환됐다. 그러나 부석사가 소유권을 주장한 금동관음보살좌상은 재판에 들어갔다. 부석사 스님과 신도들이 2013년 2월 불상 반환금지 가처분을 해 놓고 지난해 4월 불상 보관 주체인 정부를 대상으로 소유권 다툼 소송을 제기한 것이다. 경찰 관계자는 “이 사건이 터진 뒤 일본이 문화재 보호를 강화하고 한국 관광객에게 문화재 보여 주는 것을 꺼린다고 들었다”면서 “그런데 불상과 함께 훔친 대장경은 오리무중이다. 범인들은 ‘돈이 안 될 거 같아 일본에서 버렸다’고 하는데 도둑들 말을 믿을 수 있느냐. 일당 중 누군가 혼자 팔아먹으려고 몰래 빼돌렸을 가능성도 있다”고 의심했다. 경찰은 김씨 일당 검거 브리핑에서 3개 절도 문화재의 시가를 모두 150억원으로 발표했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약탈의 흔적으로 추정되는 불에 타 그슬린 흔적에다 훼손된 부분이 있지만 완형에 가까운 형태로 잘 만들어졌다”며 “돈으로 따지기 어렵지만 우리나라에 계속 있었어도 국보나 보물 등 국가중요문화재로 지정됐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씨 등은 수사 및 재판 과정에서 “일본이 약탈해 간 우리 문화재를 가져왔으니 우리는 ‘애국자’”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사건이 터지자 문화재 전문가들 사이에는 “불상을 만든 부석사가 돌려받아야 한다”와 “다른 국외문화재 환수를 위해서 훔쳐온 것은 일본에 반환하는 게 좋다”는 의견이 팽팽하다. 독도, 일본군 위안부 문제에 따른 반일 감정도 끼어든다. 그렇지만 재판 중임을 이유로 명확한 입장을 내놓지 않는다. 익명을 요구한 한 교수는 “부석사 불상 사건으로 일본에서 한국 관련 문화재 전시나 교수들 교류 등이 전면 중단됐다”면서 “부석사가 승소를 해도 일본에 반환하면서 ‘우리도 훔쳐온 문화재를 반환했으니 너희도 약탈한 것을 돌려 달라’고 당당히 요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러면 신선한 국제 선례로 남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상근 문화재환수국제연대 대표는 “불상을 찾아오면 부석사에 관음전을 지어 모실 것”이라고 반환에 거부감을 보였다. 문화재보호법은 ‘불법 반출된 국외문화재라는 사실이 인정되면 회수할 수 있다’고 돼 있다. 일본 정부는 지금도 끊임없이 반환을 요구하고 있다. 불상은 1심 승소에도 부석사로 돌아가지 못하고 대전 국립문화재연구소에 묶여 있다. 최종심에서 어떤 결정이 날지 몰라 법원에서 이같이 결정했다. 일본 관음사도 2014년 11월 불상을 반환해 달라는 ‘몰수물 교부 청구’ 소송을 제기했었다. 대전고검 관계자는 “일본이 재판보다 외교를 통해 돌려받는 게 쉽다고 여겨 재판보다 외교부 압박에 더 나서는 것 같다”며 “관음사가 몰수물 교부청구를 해놨기 때문에 정부가 승소하면 관음사가 불상을 가져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부석사가 이기면 부석사 소유가 되지만 일본에서 어떤 수단을 써서라도 한국을 계속 압박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대전 이천열 기자 sky@seoul.co.kr
  • 변협, 탄핵심판 ‘막말 변론’ 김평우 변호사 징계 조사 착수

    변협, 탄핵심판 ‘막말 변론’ 김평우 변호사 징계 조사 착수

    대한변호사협회(변협)가, 헌법재판소 탄핵심판 심리 과정에서 수차례 ‘막말 변론’으로 논란을 빚은 김평우(72·사법시험 8회) 변호사에게 징계 사유가 있는지를 조사하기로 했다. 변협은 13일 상임이사회를 열고 16명 찬성, 6명 반대로 김 변호사를 조사위원회(조사위)에 넘기기로 의결했다고 밝혔다. 변협의 ‘변호사 징계규칙’에 따르면 “직무의 내외를 불문하고 변호사로서의 품위를 손상하는 행위를 한 경우”가 징계 사유에 포함돼 있다. 변협이 회원에 대한 징계를 청구하려면 먼저 조사위를 열어 사실관계를 파악해야 한다. 조사 결과는 회장에게 통보되며, 이후 상임이사회에서 징계 청구 여부를 검토한다. 징계가 청구되면 징계위원회가 징계 여부와 수위를 결정한다. 박근혜 전 대통령 대리인단의 일원으로 활동한 김 변호사는 지난달 헌재에서의 변론 과정에서 “(국회가) 무슨 영문인지 ‘섞어찌개’ 범죄를 만들어 (박 대통령을) 탄핵소추했다”랄지 “국회의원들이 야쿠자(일본 조직폭력배)입니까”라는 등 막말을 쏟아냈다. 지난달 20일 열린 변론에서는 이정미(55·사법연수원 16기) 헌재소장 권한대행의 변론 종결 선언 후에도 추가 변론을 하겠다면서 ‘고성 난동’을 부린 적이 있다. 또 “이 사건(대통령 탄핵심판)은 100년에 한 번 나올까 말까한 사건이다. (재판관) 9명 전원 이름으로 선고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우리나라가 어떻게 되겠는가. 내란 상태로 들어간다”랄지, 약한 여자(박 전 대통령을 가리킴) 하나 편드는 게 아니라 똑똑하고 강한 변호사들(국회 소추위원단 대리인단을 가리킴)에게 힘을 보태주는 것은 법관이 해선 안 될 일이라고 믿는다”, “강일원 재판관은 청구인(국회)의 수석대변인인가”라는 등의 막말을 내뱉었다(관련기사 “헌재가 여자 편 안 들고 국회 편들어”…김평우의 변론 들어보니). 김 변호사는 또 박 전 대통령의 파면 다음 날인 지난 11일 서울 중구 대한문 앞에서 열린 탄핵 반대집회에 참석해 “박근혜를 파면한 건 이번에 보니까 국회가 아니라 헌재”라면서 “국회에서 제일 강조한 게 세월호 사건과 뇌물 사건이었는데, 판결문에 이는 다 무죄고 국회에서 경범죄라고 한 걸 헌재는 중대한 범죄라고 했다. 그러니 국회가 탄핵한 게 아니라 헌재가 탄핵한 것”이라고 말했다. 또 “헌재는 헌법규정 독립 재판소가 아니라 국회 법사위의 출장소”라고 폄하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또 지적받은 김평우 “비선 뜻도 모르고 대통령 잡으려 하나”

    또 지적받은 김평우 “비선 뜻도 모르고 대통령 잡으려 하나”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 변론에서 거듭 ‘막말·고성 논란’을 초래한, 대통령 대리인단의 김평우(72) 변호사가 27일 열린 최종변론기일에서도 ‘부적절한 용어’ 사용으로 헌법재판소 재판관으로부터 지적을 받았다. 김 변호사는 이날 서울 종로구 헌재 청사 대심판정에서 열린 대통령 탄핵심판 사건 최종변론에서 “탄핵소추장을 누가 썼는지 모르겠지만 정말 통탄한다. 우리나라 젊은이들이 (국회의) 소추장을 보고 국어 공부를 하면 큰일난다”고 주장했다. 김 변호사는 “(소추장에) ‘비선 실세’라고 하는데, 뜻을 아느냐. 비선 실세 개념을 정의해야 할 것 아니냐”면서 “사람을 때려 잡으려면 정확한 용어를 사용해야 한다. 비선 실세라는 뜻도 모르는 단어로 대통령을 잡겠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덧붙였다. 그는 지난 22일 열린 탄핵심판 16차 변론에서도 “(국회가 헌재에 제출한) 탄핵소추장을 보면, 비선 조직을 이용한 국정 농단이라는 표현이 있는데, 뜻을 알고 (국회가) 썼느냐. 비선 조직은 깡패 조직, 첩보 조직에서 쓰는 말”이라고 말한 바 있다. 이어 김 변호사는 “소추장은 첫째 구체성이 없다. 둘째 명확성이 없다. 셋째 논리성이 없다”면서 “(두루뭉술해서) 피고가 방어할 수 없는 고소장을 내놓고 재판을 해달라고 하면 판사들이 어떻게 재판하느냐”고 따졌다. 김 변호사의 변론을 듣고 있던 이정미 헌재소장 권한대행은 “대통령을 잡겠다는 말은 지나치지 않느냐. 용어 선택에 신중해 달라”고 지적했다. 이에 김 변호사는 “용어선택에 부적절했음을 사과드린다. 적절히 선택하니깐 의미 전달이 잘 안 된다. 쉽게 전달하려 썼는데 부적절한 용어임을 사과드린다”고 곧바로 한발 물러섰다. 김 변호사는 변론기일 내내 부적절한 발언으로 구설수에 올랐다. “(국회가) 무슨 영문인지 ‘섞어찌개’ 범죄를 만들어 (박 대통령을) 탄핵소추했다”랄지 “국회의원들이 야쿠자(일본 조직폭력배)입니까”라는 등 막말을 쏟아냈다. 앞서 지난 20일 열린 15차 변론에서도 이 권한대행의 변론 종결 선언 후에도 추가 변론을 하겠다면서 ‘고성 난동’을 부린 적이 있다(관련기사 “헌재가 여자 편 안 들고 국회 편들어”…김평우의 변론 들어보니).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헌재가 여자 편 안 들고 국회 편들어”…김평우의 변론 들어보니

    “헌재가 여자 편 안 들고 국회 편들어”…김평우의 변론 들어보니

    최근 박근혜 대통령 법률 대리인단에 합류한 김평우(사진·72) 변호사의 발언이 거듭 논란이 되고 있다. 헌법재판소 대심판정 내에서 목소리를 높이며 헌재 재판관과 국회 소추위원단을 꾸짖는가 하면, 자칫 협박으로 비춰질 수도 있는 발언을 쏟아내고 있다. 22일 열린 대통령 탄핵심판 16차 변론에서도 김 변호사는 “(국회가) 무슨 영문인지 ‘섞어찌개’ 범죄를 만들어 (박 대통령을) 탄핵소추했다”랄지 “국회의원들이 야쿠자(일본 조직폭력배)입니까”라는 등 막말을 쏟아냈다. 김 변호사는 앞서 지난 20일 열린 15차 변론에서도 이정미 헌재소장 권한대행의 변론 종결 선언 후에도 추가 변론을 하겠다면서 ‘고성 난동’을 부린 적이 있다. 이날 변론 때 김 변호사가 했던 주요 발언들을 모아봤다.“이 사건(대통령 탄핵심판)은 100년에 한 번 나올까 말까한 사건이다. (재판관) 9명 전원 이름으로 선고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우리나라가 어떻게 되겠는가. 내란 상태로 들어간다.” (현재 헌재 재판관 숫자는 8명이다.)“(국회가 헌재에 제출한) 탄핵소추장을 보면, 비선 조직을 이용한 국정 농단이라는 표현이 있는데, 뜻을 알고 (국회가) 썼느냐. 비선 조직은 깡패 조직, 첩보 조직에서 쓰는 말이다.”“법관은 약자를 생각하는 것이 정도(正道)인데, 약한 여자(박 대통령을 가리킴) 하나 편드는 게 아니라 똑똑하고 강한 변호사들(국회 소추위원단 대리인단을 가리킴)에게 힘을 보태주는 것은 법관이 해선 안 될 일이라고 믿는다.”“강일원 헌재 재판관이, 국회 측이 질문하고 끝낸 것을 뭐가 부족하다고 한술 더 뜨고 있다. 강일원 재판관은 청구인(국회)의 수석대변인인가.” (이 발언을 들은 이정미 재판관이 “말씀이 지나치신 것 같다”고 강력 경고했다.) 이정미 재판관도 문제가 있다. 역사적이고 국제적인 심판이 이정미라는 특정 재판관의 퇴임 일자인 3월 13일 선고에 맞춰서 과속으로 졸속 진행하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이분들이(국회 소추위원단) 역사에 없는 섞어찌개 소추안을 만든 것이 고의라면, 재판관과 ‘5000만 국민’을 속이려고 한 것으로 무고한 박근혜 대통령을 쫓아내고 조기 선거로 정권을 잡겠다는 사기극이며, 국정 농단의 대역죄다.” “여러분, 위키피디아를 들어가 보라. 미국의 어느 탄핵 소추장에도 두 가지 범죄를 섞어서 소추한 예는 없다. 한국 국회는 안하무인으로 동서고금 세계 역사에 없는 섞어찌개를 개발해 (탄핵소추 사유) 13가지를 만들어 또 하나의 큰 통(탄핵소추 의결서)에 넣었다.” “세월호 피해자를 구조해야 할 책임이 대통령 한 사람에게 있나. 대통령에게 머리도 깎지 말고 밥도 먹지 말라고 하고, 국회의원은 놀고 술 먹어도 되나. (중략) 더군다나 여자 대통령에게 10분 단위로 보고하라는 건 세상 사람이 알면 웃을 일이다.” “헌재가 없으면 시가전(戰)이 발생하고 내전 상태에 들어간다. 영국 역사에 크롬웰의 혁명으로 수십만명이 죽었다. 국회파와 대통령파가 직접 충돌하면 나라가 망하는 것이 분명하다.”소설가 김동리 선생의 아들인 김 변호사는 1972년 서울민사지법 판사로 임관한 판사 출신으로, 서울형사지법과 청주지법 충주지원 판사 등을 거쳐 1980년대 변호사 개업 이후 한국과 미국을 오가며 활동했다. 또 대한변호사협회 회장을 지낸 적도 있다. 그는 최근 ‘탄핵을 탄핵하다’라는 책을 내놓고 박 대통령의 탄핵을 공개적으로 반대한다는 입장을 드러낸 바 있다.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 세력다툼 조직 패싸움 35명 무더기 구속

    세력다툼 조직 패싸움 35명 무더기 구속

    전북 전주시 완산구 장례식장에서 패싸움을 벌인 전주시 조직폭력배 조직원들이 무더기로 구속됐다. 전북경찰청 광역수사대는 지난해 11월 17일 오전 5시 30분쯤 완산구 효자동 장례식장 주차장에서 세력 다툼을 벌이고 도주를 도와준 조폭 44명 가운데 35명을 구속하고 5명을 불구속했다고 21일 밝혔다. 나머지 4명은 추적 중이다. 조폭 35명 구속은 단일 사건으로는 사상 최대 규모다. 경찰에 따르면 세력 간 갈등 관계에 있던 전주시내 W파와 O파 조직원들이 새벽 시간에 만나 야구방망이와 골프채, 각목 등을 휘두르며 집단 난투극을 벌였다. 이들은 상호 폭력을 행사하고 상대 조직원들이 타고온 차량을 훼손했다. 이 과정에서 조직원 3명이 얼굴 등을 다쳤고 차량 3대가 파손됐다. 전주시 양대 폭력조직인 이들은 유흥업 등 각종 이권에 개입해 세력을 유지해오다 조직원 간 사소한 시비가 벌어져 집단 난투극으로 확대된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의 난투극은 장례식장 직원의 신고를 받고 경찰이 현장에 출동하자 종료됐다.경찰은 현장과 일대 폐쇄회로(CC)TV를 분석해 직접 폭력에 가담한 42명을 특정하고 서울, 대전 등에서 38명을 검거, 34명을 구속했다. 또 조직원이 합숙을 하면서 수사망을 피하도록 도와준 조직원 1명을 구속하고 1명은 불구속 입건했다.경찰은 “조직원들은 사건 발생 이후 서울, 대전지역 원룸에서 집단 합숙하며 수사망을 피해왔다”면서 “이권개입, 갈취 등 서민생활 안정을 해치는 조직폭력배는 끝까지 추적해 엄벌하겠다”고 밝혔다. 전주 임송학 기자 shlim@seoul.co.kr
  • 고교생·의사 다니던 보드카페 실제론 조폭 운영 신종 도박장

    서울 강남 일대 보드카페를 빌려 도박장으로 운영해 온 조직폭력배 등 80여명이 무더기로 재판에 넘겨졌다. 이들 도박장에서는 매일 600만~800만원의 수익이 발생한 것으로 조사됐다. 서울중앙지검 형사3부(부장 김후균)는 30여개 보드카페 도박 개장자 및 운영 가담자 83명을 적발했다고 15일 밝혔다. 검찰은 이들 가운데 답십리파 조직폭력배 김모씨 등 15명을 도박장소 개설 혐의로 구속 기소하고 같은 혐의로 28명을 불구속 기소했다. 또 도박장 운영으로 발생한 수익 20억원을 추징했다. 이들은 2014년 1월부터 지난해 7월까지 강남 일대 등에서 보드게임 카페를 빌려 ‘텍사스 홀덤’ 카드게임 등을 할 수 있도록 한 혐의를 받고 있다. 텍사스 홀덤은 게임 진행 속도가 빠르고 10명의 인원이 동시에 참가할 수 있어 판돈의 규모가 큰 신종도박이다. 조사 결과 회사원이나 사업가, 의사, 연예계 종사자뿐만 아니라 미성년자인 고등학생까지 도박에 참여한 것으로 드러났다. 일부는 도박자금 마련을 위해 제2금융권이나 사채를 끌어다 썼고, 명문대 공대 출신 20대는 도박을 벌이다 진 빚을 해결하지 못해 스스로 목숨을 끊기도 한 것으로 조사됐다. 최지숙 기자 truth173@seoul.co.kr
  • 부산경찰, 조폭 낀 스포츠도박 사이트 운영 일당 적발

    부산경찰, 조폭 낀 스포츠도박 사이트 운영 일당 적발

    외부로부터 보안이 잘된 고급아파트를 빌려 불법 스포츠도박 사이트를 운영한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부산경찰청은 13일 국민체육진흥법 위반 혐의로 하모(40)씨 등 3명을 구속하고 공범 17명과 도박사이트에 접속한 조직폭력배 행동대원 김모(36)씨 등 12명을 불구속 입건했다.하씨 등은 2013년 2월부터 2015년 11월까지 부산 시내 고급아파트를 임대한 뒤 불법 스포츠도박 사이트 3개를 운영하면서 총 27억원 상당의 부당이득을 얻은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도박사이트를 통해 336억원을 송금받아 월평균 8000만원 상당을 챙긴 것으로 드러났다. 하씨 등은 조직폭력배를 홍보책임자로 끌어들이고 통장 모집책, 자금관리책, 서버관리 등 역할을 분담해 도박사이트를 운영했다. 또 회원제로 도박사이트를 운영하면서 기존 회원이 신규 회원을 가입시키면 베팅 금액의 3∼5%를 소개비 명목으로 주는 등 다단계 형식으로 회원을 모집했다. 이들은 국내외 축구, 야구, 농구 등 스포츠 경기의 승부 여부 등을 적중시키거나 홀·짝 중 한곳에 배팅을 해 당첨된 사람에게 배팅금을 인터넷 뱅킹으로 송금하는 방법을 사용했다. 스포츠도박에 참여한 사람들은 회사원, 자영업자, 조직폭력배 등 다양했다. 부산 김정한 기자 jhkim@seoul.co.kr
  • [사설] 한국 조폭 사살하겠다는 두테르테의 언어도단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이 최근 자국 내에서 활동하는 한국 조직폭력배들을 필리핀인 마약사범처럼 사살할 수 있다고 경고해 비난을 사고 있다. 두테르테는 지난 4일 자신의 고향인 필리핀 남부 다바오시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한국 조폭들이 세부에서 매춘, 마약, 납치에 관여하고 있다는 정보를 보고받았다”면서 “불법을 자행하는 한국인은 외국인이라고 특권을 누릴 수 없고 내국인 범죄자들과 똑같은 처벌을 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고 현지 한 언론이 보도했다. 필리핀은 우리 국민을 대상으로 한 살인 사건이 가장 많이 발생하는 곳이다. 매년 10여명이 필리핀에서 희생된다고 한다. 이쯤 되면 필리핀의 최고 권력자로서 한국민을 향해 백배사죄해도 모자랄 판에 외려 큰소리를 치고 있으니 언어도단이 따로 없다. 두테르테 대통령의 발언이 사실이라면 국민의 생명을 최우선 보호해야 하는 주권국가로서 도저히 묵과할 수 없다. 조직폭력배라고 해도 그들을 마음대로 죽일 권한은 누구에게도 없다. 오로지 법에 따라 사법 처리할 뿐이다. 그것이 민주주의 국가다. 더구나 지금 인권을 중시하는 전 세계적인 흐름에 따라 사형제도를 채택한 나라도 무기징역 등으로 사형제를 대신하는 추세다. 그런데 필리핀 대통령이 남의 나라 국민을 자국민 마약범처럼 재판도 없이 ‘묻지마 현장 사살’을 한다니 제 정신인가. 사실 그는 ‘마약과의 전쟁’을 벌이면서 수천여명의 마약범죄자들을 죽여 필리핀 내 인권단체는 물론 국제사회로부터 비난받는 처지다. 그는 범죄자들에게 최소한의 변론권과 재판 기회조차 박탈하는 반인권적인 통치를 하고 있다. 하지만 그는 “죽이지 않고는 전쟁을 할 수 없다”며 초법적인 범죄 소탕 작전을 계속 벌이고 있다. 이런 와중에 필리핀에서 지난해 10월 한인 사업가가 필리핀 경찰에 납치·살해되는 황당한 일이 벌어졌다. 한인 관광객 3명은 불법 도박을 했다는 누명을 쓰고 경찰에 8시간 동안 구금됐다가 700만원의 몸값을 주고 풀려난 적도 있다. 한국인을 상대로 금품 갈취도 모자라 살인까지 일삼는 것이 필리핀 경찰의 민낯이다. 그러다 보니 두테르테의 한국 조폭 사살 발언도 범죄집단으로 전락한 필리핀 경찰의 한국인 살해 사건의 물타기 시도로 해석될 만하다. 외교부는 즉각 두테르테의 발언 진위를 파악해 그 발언이 사실이라면 정부 차원에서 강력 대응에 나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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