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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IS, ‘테러용 무인자동차’ 한창 개발중

    IS, ‘테러용 무인자동차’ 한창 개발중

    다에시(IS)가 무인자동차를 개발해 폭탄을 터뜨리는 데 이용할 것이라는 경고가 나왔다. 아랍뉴스는 다에시 조직원들이 구글과 같은 무인차를 개발하고 있으며 이 차는 사람들이 붐비는 곳으로 무인 주행해 폭발물을 터뜨릴 것이라고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의 한 보안 전문가가 경고했다고 2일(현지시간) 전했다. 영국 일간지 데일리 익스프레스의 단독 보도를 통해 알려진 이 같은 사실은, 물론 다에시가 성공한다면, 본격적인 ‘무인차 시대’를 앞두고 있는 여러 나라에 골칫거리가 아닐 수 없다. 과학기술의 발전이 인류에게 축복이 아닌, 또다른 재앙이 되는 셈이다. 보도에 따르면 다에시의 사실상의 수도라고 할 수 있는 시리아의 라까에서 세계 최대 인터넷 업체인 구글에서 시도하고 있는 것과 똑같은 기술로 다에시 조직원들이 무인자동차를 개발하고 있다. 데일리 익스프레스는 영국에서 수년 내로 수천 대의 무인차가 도로를 점령할 예정인데 무인차 기술이 다에시 테러리스트들이 영국에서 공격을 개시할 새로운 기술이 될 전망이 크다는 걱정을 드러냈다. 미 연방수사국 FBI는 오래 전부터 무인차가 범죄자들에 의해 치명적인 무기로 이용될 수 있다고 우려해왔다. 나토의 제이미 시어 신안보위협 담당 사무총장보는 테러리스들이 기술을 개발하기 위해 라까에 있는 그들의 폭탄 제조 공장을 사용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그는 다에시가 무인차로 ‘놀아나기 위해’ 기술 전문가들을 이용하고 있다면서 “자율주행차를 생산하고 있는 건 구글만이 아니다. 다에시도 같은 일을 벌이고 있다”고 말했다. 무인자동차 기술은 폭탄을 터뜨리기 위해 자살을 해야 할 필요를 없애므로 조직원의 수를 줄이는 일을 막을 수 있다. 다에시 조직원들은 자살을 ‘순교’로 받아들이기 때문에 자폭테러를 자원하는 이들이 많다. 다만 그 탓에 다에시 세력이 거의 반으로 줄어드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사진=구글닷컴 윤나래 중동통신원 ekfzhawoddl@gmail.com
  • 강제 점거 폭력 행사 등 이권 해결 용역폭력배 112명 적발

    회사 경영권 등 이권을 다투는 현장에서 해결사를 자청하며 폭력을 휘둘러 온 용역폭력배 112명이 경찰에 적발됐다. 인천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28일 A(35)씨 등 용역폭력배 2명을 특수폭행, 업무방해 등 혐의로 구속하고 B(34)씨 등 79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은 또 허위 채권을 이용해 관리인들을 내쫓고 건물을 강제로 점유한 C(48)씨 등 용역폭력배 3명을 특수재물손괴 등의 혐의로 구속하고 28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A씨 등 81명은 2014년 3월부터 같은 해 9월까지 서울, 인천, 전북 등 전국의 이권 현장에서 집단으로 주먹을 휘두르고 수십억원을 받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A씨는 페이스북에 ‘신장 180㎝ 이상. 몸무게 100㎏ 이상. 무도유단자 우대. 함께 일할 분 모집합니다’라는 글을 올려 조직원들을 모았다. 이후 2013년 2월 ‘부천상동식구파’라는 용역조직을 만들고 경기도 부천 오피스텔 2곳에서 합숙생활을 했다. A씨 등은 2014년 3월 신·구 경영진 간 경영권 다툼이 일어난 서울의 한 조명업체에서 폭력을 행사하는 등 이권 현장 100여곳에 개입해 26억원을 받아 챙겼다. C씨 등 31명은 지난해 8월 인천시 남구 주안동의 한 오피스텔 건물에 침입해 관리인들을 쫓아내고 건물을 무단 점유한 혐의를 받고 있다. 김학준 기자 kimhj@seoul.co.kr
  • [경제 블로그] 윤종규 KB회장의 빛바랜(?) ‘데스노트’

    [경제 블로그] 윤종규 KB회장의 빛바랜(?) ‘데스노트’

    KB사태 후 공석인 감사 자리 신동철 전 靑 비서관 내정설 “인사청탁·낙하산 근절” 무색 돌고 돌아 결론은 관피아(관료+마피아)였습니다. 국민은행 상임감사에 신동철 전 청와대 정무비서관 내정설이 돌고 있습니다. 금융권에선 “이럴 줄 알았다”는 냉소가 나오고 있죠. KB금융의 ‘콤플렉스’가 고스란히 녹아든 인선이라는 평가도 있습니다. 국민은행 감사 자리는 1년 4개월 동안 ‘공석’이었습니다. ‘KB 사태’의 핵심 당사자였던 정병기 전 감사가 지난해 1월 자진 사퇴한 뒤 후임을 낙점하지 못하고 있었죠. 그사이 금융권에선 “KB금융이 관피아 영입을 추진하고 있다”는 설이 파다하게 퍼졌습니다. 주재성 전 금융감독원 부원장 이름이 구체적으로 거론되기도 했습니다. 여러 추측과 설들을 뒤로하고 이 자리는 결국 신 전 비서관이 꿰찰 가능성이 커 보입니다. 상임감사는 내부 비리를 통제하면서 경영진을 견제하는 중요한 역할을 맡아야 합니다. 물론 전문성은 기본 덕목이죠. 그런데 신 전 비서관은 금융권 경력조차 전무합니다. 여의도연구소 부소장을 거쳐 2012년 박근혜 대선후보 캠프에서 여론조사단장을 지낸 것이 전부죠. 신 전 비서관 내정이 윗선에서 내려온 ‘주문’인지 KB금융의 자발적인 영입인지는 알 수 없습니다. 어쨌든 ‘KB 사태’ 후유증으로 금융 당국 눈치를 과도하게 살피던 KB금융의 콤플렉스는 재차 확인할 수 있게 됐습니다. 2014년 KB 내분 사태는 당시 임영록 회장과 금융 당국의 자존심 싸움으로까지 번졌습니다. 사태가 일단락된 뒤에도 ‘KB금융이 금융 당국에 미운털이 박혔다’는 얘기가 적지 않았습니다. KB금융 입장에선 ‘보은인사’ 논란이 일더라도 관피아를 영입해 윗선에 잘 보이고 싶은 마음이 컸을지도 모릅니다. 지켜보는 사람은 맥이 빠집니다. 윤종규 KB금융 회장은 취임 이후 줄곧 인사청탁 근절을 강조해 왔죠. 낙하산 인사와 줄서기 문화가 조직 경쟁력을 갉아먹었다는 반성에서였죠. 늘 수첩을 들고 다니며 인사청탁 대상자의 이름을 적어 뒀습니다. 이 수첩은 직원들 사이에서 ‘데스 노트’라 불렸죠. 그런 윤 회장의 수첩에도 예외는 있었나 봅니다. 예외를 인정하는 순간 ‘원칙’도 퇴색해 버립니다. 원칙과 타협하는 대신 조직원들의 저력만으로 뚜벅뚜벅 ‘리딩뱅크’를 향해 걸어갈지는 앞으로 계속 지켜볼 일입니다. 이유미 기자 yium@seoul.co.kr
  • 용의자 “감옥 가기 싫다” 유서… 압데슬람 배신 우려 앞당겨 테러

    용의자 “감옥 가기 싫다” 유서… 압데슬람 배신 우려 앞당겨 테러

    컴퓨터·쓰레기통서 형 유서 발견 “라크라위 체포” 오보로 밝혀져신원 미상 3번째 용의자 추적 중은신처서 ‘못폭탄’·IS 깃발 발견유럽 내 IS 분파 점조직 수사 속도 지난 22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 전역을 공포로 몰아넣은 자살 폭탄 테러의 용의자 가운데 두 명의 신원이 확인됐다. 벨기에 검찰은 23일 기자회견을 열고 벨기에 국적의 이브라힘(30)·칼리드(27) 엘 바크라위 형제가 자벤템 국제공항과 말베이크 지하철역에서 자살 폭탄 테러를 일으켰다고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형 이브라힘은 공항에서, 동생 칼리드는 지하철역에서 자폭 테러를 감행했다. 형제 모두 현장에서 숨졌다. 앞서 공개된 공항 폐쇄회로(CC)TV에 나온 용의자 세 명 중 가운데가 이브라힘이며 나머지 두 명의 신원은 파악되지 않았다. 이 중 흰 재킷을 입은 테러범에 대해 현지 언론은 나짐 라크라위(24)로 그가 경찰에 의해 붙잡혔다고 보도했으나 사실이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프레데릭 반 리우 검사는 “신원이 확인되지 않은 세 번째 용의자의 행방을 쫓고 있다”며 “그가 버리고 간 가방에는 가장 큰 폭탄이 들어 있었다. 내부 불안정으로 불발에 그쳤다”고 말했다. 검찰에 따르면 공항과 지하철역에서 발생한 폭탄 테러로 지금까지 31명이 사망하고 270명이 다쳤다. 반 리우 검사는 이브라힘의 컴퓨터와 그가 살던 지역의 쓰레기통에서 극도의 불안을 보여주는 그의 유서가 발견됐다고 밝혔다. 그에 따르면 유서에는 “다급하다. 뭘 해야 할지 모르겠다. 모든 곳에서 쫓기고, 더이상 안전한 곳이 없다. 그와 함께 감옥에 갇히기 싫다”는 내용이 담겼다. AFP는 여기서 ‘그’는 지난 18일 체포된 프랑스 파리 테러범 살라 압데슬람(26)을 의미한다고 전하며 그의 체포 이후 조직원들이 좁혀 오는 수사망에 불안감을 느꼈을 것으로 관측했다. 외신에 따르면 브뤼셀 테러 용의자들은 압데슬람이 경찰에 체포된 뒤 그의 배신을 염려해 계획 중이던 테러를 앞당겨 감행했다. 이들은 지난해 파리 테러에 직간접적으로 가담했던 것으로 추정된다. 시간차를 두고 민간인이 많이 모이는 ‘소프트 타깃’을 공략하는 전략이 닮았다. 이날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는 성명을 통해 “브뤼셀 테러는 우리가 저질렀다”면서 “IS에 맞서는 국가들에 어두운 날들이 있을 것”이라고 위협했다. 벨기에 군경은 테러 직후 불과 수 시간 만에 헬기까지 동원해 스하르베이크의 은신처를 급습했다. 인기척이 없던 아파트에선 IS의 간판인 ‘못폭탄’과 폭탄 제조에 쓰인 화학물질, IS 깃발 등 다량의 테러 관련 물품이 발견됐다. 경찰 관계자는 “테러범들이 시리아에서 배워 온 폭탄 제조 기술을 이곳에서 공유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현지 언론들은 2010년 10월 벨기에 경찰에 총격을 가하고 IS를 찬양해 구속됐던 엘 바크라위 형제가 테러리스트가 아닌 단순 범죄자로 분류됐던 사실에 주목하고 있다. 이들은 지난 15일 경찰이 브뤼셀 남부 포레스트의 아파트를 급습했을 때 다시 지붕을 타고 도주했고, 결국 재앙을 몰고 왔다.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 마약왕 구스만, 미모의 스튜어디스 이용해 돈세탁

    마약왕 구스만, 미모의 스튜어디스 이용해 돈세탁

    멕시코의 마약왕 호아킨 구스만이 미모의 스튜어디스들을 동원해 막대한 비자금을 세탁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중남미 언론은 "마약카르텔의 자금세탁에 참여한 조직원들이 무더기로 체포됐다"고 최근 보도했다. 체포된 조직원 중 상당수는 아비앙카 등 중남미 항공사 직원이었다. 콜롬비아 수사 당국이 돈세탁 조직의 꼬리를 잡은 건 2015년 7월. 콜롬비아 항공사 아비앙카의 스튜어디스 로살바 바르가스 페냐(25)가 공항에서 붙잡히면서다. 제비뽑기 식으로 짐 검사를 받게 된 페냐는 세관에서 당당하게 캐리어을 열었다. 캐리어엔 개인용품과 속옷만 들어있었지만 가방은 이중구조로 개조돼 있었다. 세관은 용케도 비밀공간을 찾아내고 은밀하게 반입하려던 막대한 현금을 발견했다. 페냐가 몰래 들여가려던 돈은 500유로권 지폐 180장, 약 1억1750만원에 이른다. 콜롬비아 수사 당국이 사건을 체크하다 보니 항공사 직원이 현금을 반입하려다 적발된 사건은 유난히 늘어나는 추세였다. 지난해 4월 1만5000달러를 반입하려다 적발된 사건을 시작으로 최소한 5건의 사건이 더 있었다. 조직적인 돈세탁을 의심한 콜롬비아 수사기관은 미국, 스페인 등과 수사공조를 벌인 끝에 최근 대대적인 검거작전에 나섰다. 13곳을 동시다발적으로 압수수색하면서 돈세탁 조직원 58명을 검거했다. 환전소 사장 등 금융업 종사자도 포함돼 있었지만 실제로 자금운반에 투입된 건 대부분 항공사 직원이었다. 돈세탁에 가담한 항공사 직원은 하나같이 빼어난 미모의 스튜어디스들이었다. 현지 언론은 "조직이 미모의 스튜어디스를 운반책으로 발탁하는 담당자까지 두고 돈세탁을 벌였다"고 보도했다. 세탁된 자금은 멕시코와 콜롬비아의 마약카르텔에서 흘러나오고 있었다. 특히 멕시코의 경우 마약왕 구스만이 이끈 시날로아 마약카르텔이 돈세탁의 배후로 확인됐다. 콜롬비아 경찰에 따르면 구스만은 최소한 20년 이상 스튜어디스를 이용해 자금을 세탁했다. 항공사 직원들이 주축이 된 조직이 세탁한 마약카르텔의 자금은 연간 2억5000만 달러, 우리돈 290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된다. 사진=자료사진 손영식 해외통신원 voniss@naver.com
  • 공포에 떠는 유럽…또 민간인 대상 테러

    유럽이 공포에 떨고 있다. 지난해 11월 13일 발생한 파리테러의 상처가 아물지 않은 가운데 4개월만에 무고한 민간인을 대상으로 한 무차별 테러가 발생하자 큰 충격에 휩싸였다. 이번 테러가 누구의 소행인지 아직 밝혀지지 않았으나, 폭발 당시 아랍어 외침이 들렸다는 목격자 증언 등으로 미뤄볼 때 이슬람 무장단체가 주도한 것으로 추정된다. 군부대나 경찰 등 공권력을 상대로 하는 게 아니라 도심의 일반 시민이나 관광객 등 ‘소프트 타깃’을 겨냥한 테러는 지난해 이후 줄지어 발생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130명이 숨지고 350여 명이 다친 극단주의 무장조직 이슬람국가(IS)의 파리 테러가 ‘소프트 타깃’을 대상으로 한 대표적인 테러이다. 당시 IS 조직원들은 바타클랑 공연장과 카페, 식당, 축구장 등에서 일반 시민을 겨냥해 자살 폭탄을 터뜨리고 총기를 난사했다. 지난 1월 IS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터키의 관광 명소인 이스탄불 술탄아흐메드 광장에서 자살폭탄 테러를 저질러 독일인 관광객 10명이 목숨을 잃었다. 같은 달 IS 무장 조직원들은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대낮에 자살폭탄과 개인화기로 무장한 채 시내 번화가의 스타벅스 커피숍 등을 급습해 시민 2명이 숨졌다. 앞서 작년 6월 아프리카 튀니지 수스의 유명 리조트에서는 IS의 총기 난사로 외국인 관광객 등 38명이 숨졌다. 수스는 유럽인들이 많이 찾는 휴양지로 꼽힌다. 같은 해 10월 IS에 의해 격추된 러시아 여객기도 이집트의 대표적 휴양지 샤름엘셰이크를 방문한 러시아 여행객들을 태우고 상트페테르부르크로 돌아가던 길이었다. IS뿐 아니라 알카에다와 그 연계세력 역시 아프리카의 서방인이 많이 오는 관광지로 테러의 초점을 옮기고 있다. 작년 3월 튀니지 박물관 테러에 이어 11월에는 말리 호텔 테러, 올해 1월에는 부르키나파소 호텔 테러를 잇달아 벌였다. 이처럼 시민이나 관광객이 모이는 장소에서 무차별 테러를 저지르는 이유는 전 세계에 공포심을 불러일으키고 IS 격퇴 작전을 펼치는 서방에 경고의 메시지를 보내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이번 브뤼셀 공항 테러는 지난 18일 파리 테러 주범인 살라 압데슬람이 체포된 지 나흘 만에 일어났다. 파리 테러에 가담한 공범인 나짐 라크라위가 공개 수배된 상황이라 압데슬람 체포에 대한 보복의 성격이 짙은 것으로 현지 언론은 분석하고 있다. 테러 조직의 입장에서는 군대와 공권력을 대상으로 전쟁을 벌이는 것보다 적은 비용으로 큰 손해를 끼칠 수 있어 ‘소프트 타깃’ 테러는 앞으로 계속될 전망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영화 多樂房] ‘헝거’, 자유 향한 투쟁, 그 서슬 퍼런 신념

    [영화 多樂房] ‘헝거’, 자유 향한 투쟁, 그 서슬 퍼런 신념

    ‘신념’, 유구한 역사를 추동해온 이 단어는 아마도 인간이 가질 수 있는 가장 강한 무기이자 방패일 것이다. 단어 자체는 가치중립적이지만 어떤 신념은 때로 타인을 무기력하게 만들 뿐 아니라 공포로 몰아넣기도 한다. 그러나 인간과 사회에 위해를 가하지 않는 신념이라면-비판이나 논쟁은 가능하되-그 누가 더 고결한 잣대로 정죄할 수 있을까. ‘셰임’(2011)과 ‘노예12년’(2013)을 연출한 스티브 매퀸의 강렬한 데뷔작, ‘헝거’는 아일랜드공화국군(IRA)이 수감 중 감행했던 저항운동을 통해 신념의 본질과 그 논쟁점을 적나라하게 노출시킨다. 수감자뿐 아니라 교도관과 신부의 입장까지도 관철시키는 영화의 태도는 이 정치적 사건을 보다 보편적인 주제로 확장시킨다. 현대에도 빈번히 목격되고 있는 ‘정치적 몸’에 대한 이슈들이 영화를 보는 내내 유령처럼 고스란히 머릿속에서 되살아난다. 보비 샌즈(마이클 패스벤더)는 영국으로부터 완전독립을 주장하는 IRA의 주요인물로서, 14년형을 선고받아 메이즈 교도소에 수감된다. 그는 IRA 조직원들의 정치범 대우를 요구하며 불결투쟁에 앞장선다. 샤워를 거부하고 배설물을 벽에 발랐다는 역사책의 서술은 스크린에서 즉물적으로 묘사되어 경악할 만큼 큰 충격을 안긴다. 수용실은 그 어떤 짐승도 살아남기 어려울 만큼 불결한 환경으로 보이지만, IRA 조직원들에게는 몇 문장으로 그들의 신념을 묵살해버리는 대처 수상의 연설이 더 역겹게 다가오는 듯하다. 수년간의 불결투쟁과 1차 단식투쟁은 실패로 끝나지만 IRA 조직원들의 사기는 수그러들지 않았고 결국 보비 샌즈는 마지막 선택을 하기에 이른다. 2차 단식투쟁을 시작하기 전, 보비는 도미니크 신부(리엄 커닝햄)와 독대하게 되는데 이들이 마주 앉은 역광의 투샷은 무려 16분간의 롱테이크로 촬영되었다. 보비와 신부 사이의 논쟁, 상반된 정치철학 및 신념이 응축된 이 장면은 두말할 것 없이 이 영화의 클라이맥스이자 백미다. 이 신의 효과를 극대화시키기 위해 영화는 이전까지 대사를 자제하면서 투쟁과 폭력의 상황을 음향효과 및 분절된 음성들로 처리했다. 저항의 함성, 둔기를 휘두르는 소리, 전술 방패를 두드리는 소리, 무자비한 구타와 비명은 사육제를 방불케 한다. 이곳에서는 신부가 읽어주는 성경 말씀조차도 수감자들의 잡담과 소음에 묻혀 사라진다. 이런 무질서한 사운드 끝에 듣게 되는 보비와 신부의 대화는 비록 첨예하게 대립각을 세우고 있음에도 비로소 인간답게 들린다. 지난한 논쟁을 끝낸 후, 영화는 마지막 투쟁의 고요함 속으로 다시 침식한다. 얇은 살가죽이 불거져 나온 뼈를 겨우 덮고 있는 몸으로 보비는 신념의 순결함을 입증한다. 그의 바람처럼 이 사건은 아일랜드 독립 역사에 많은 영향을 미쳤고, 그를 국민적 영웅으로 기억하고 있다. 목숨과 자유, 신념에 대한 보비의 대사가 알량한 양심을 오랫동안 괴롭히는 작품이다. 17일 개봉. 청소년 관람불가. 윤성은 영화평론가
  • ”경찰도 성접대 했다” 성매매 여성 진술 나와

    ”경찰도 성접대 했다” 성매매 여성 진술 나와

     경찰이 22만명의 고객 명단을 관리했다는 강남 성매매 알선조직에 대한 수사 과정에서 “일선 경찰관들에게 성 접대를 했다”는 성매매여성의 진술이 나와 조사에 나섰다.  서울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성매매 조직으로부터 성 접대와 금품을 받은 혐의가 있는 경찰관 3명에게 출석을 요구했다고 26일 밝혔다.  지능범죄수사대에 따르면 경찰은 성매매 고객 명단을 작성한 것으로 보이는 조직을 수사하다가 성매매 여성으로부터 “경찰관이라고 소개받은 남성에게 성 접대를 했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경찰은 복수의 조직원들로부터 경찰에게 로비를 했다는 진술을 받아내 경찰관 3명으로 수사망을 좁혔다.  이번에 출석을 요구받은 3명의 경찰은 서초서 등 서로 다른 경찰서 소속인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유흥업소 호객꾼 출신 조직원인 조모씨가 성 접대 등 경찰을 상대로 한 로비를 담당한 것으로 파악했다.  경찰은 “‘관(官) 작업’을 했다는 소문이 무성해 이미 붙잡은 조직원들에게 그 부분을 집중적으로 추궁, 접대받은 경찰이 있었음을 확인했다”며 “접대 대가가 무엇이었는지는 조사해봐야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경찰 수사는 여론기획 전문회사를 표방하는 ‘라이언 앤 폭스’사가 강남의 성매매 조직이 관리한 고객 명단이라며 두 차례에 걸쳐 22만여 개의 전화번호가 적힌 엑셀 파일을 공개해 시작됐다.  경찰은 앞서 이 조직 총책 김모(36)씨와 성 매수자를 유인한 채팅조직 책임자 송모(28)씨를 구속했고, 다른 업주·채팅 요원·성매매 여성 등 53명도 불구속 입건했다.  이 고객 명단에는 옆에 ‘경찰’이라고 적힌 전화번호들이 있었다. 경찰은 이번에 출석을 요구한 경찰관들은 이 명단과 무관하며 수사 중 혐의가 드러난 이들이라고 전했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 베트남인 100명 ‘화물선 밀입국’ 시도 일당 검거

    화물선을 이용해 베트남인 100명을 한꺼번에 국내로 밀입국시키려던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부산경찰청 국제범죄수사대는 베트남 브로커 조직과 짜고 베트남인 100명을 국내로 밀입국시키려던 일당을 적발, 출입국관리법 위반 혐의로 조직총책 신모(60)씨와 알선총책 오모(52)씨, 알선브로커 김모(55)씨 등 3명을 구속했다고 24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신씨 등은 지난해 3월 17일 인천공항에서 베트남으로 건너가 베트남 현지 브로커를 접촉, 1인당 800만원을 받고 밀입국시키기로 약속했다. 이어 계약금 8만 달러(약 8000만원)을 송금 받은 후 지난해 5월 중순부터 화물선을 구하는 등 적극적으로 밀입국을 시도했다. 이들 밀입국 조직원들은 베트남 하노이 남쪽의 작은 항구에서 밀입국 희망자 100명을 화물선에 태우고 국내 중소 항구로 밀입국하려고 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의 범행이 계획대로 진행됐다면 밀입국 희망자들로부터 8억원을 받을 수 있었다. 화물선 용선료 5000만원, 유류비 5000만원, 선원 고용비용 등을 다 합쳐도 2억원이 안 돼 6억원이 넘는 부당이득을 챙길 수 있었다고 경찰은 전했다. 부산 김정한 기자 jhkim@seoul.co.kr
  • 50인치 TV에 사우나까지…멕시코 호화판 교도소 적발

    50인치 TV에 사우나까지…멕시코 호화판 교도소 적발

    킹사이즈 침대에 에어컨, 대형 어항까지 갖춘 호텔급 시설이 교도소에서 발견됐다. 뒷돈을 받고 마약카르텔 조직에 각종 편의를 제공한 혐의로 멕시코 북부 몬테레이에 있는 토포치코 교도소 소장은 최근 경찰에 긴급 체포됐다. 토포치코 교도소에선 이권과 주도권을 놓고 마약 카르텔 간 싸움이 벌어졌다. 삽과 칼 등으로 무장한 조직원들이 패싸움을 벌이면서 49명이 떼죽음을 당하고 12명이 부상했다. 교도소장 지오르지나 살라사르 로블레스와 조직 간의 결탁은 유혈사태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드러났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제타파 마약카르텔은 교도소장을 매수해 호화판 수감생활을 했다. 제타파 두목이 사용하던 방은 킹사이즈 침대와 50인치 TV, 에어컨, 냉장고, 어항 등으로 안락한 호텔방처럼 꾸며져 있었다. 방 옆에는 사우나시설까지 구비돼 있었다. 마약카르텔은 교도소 내에 편의점(?)까지 오픈하고 버젓이 장사를 했다. 펀의점은 코카콜라 등 청량음료와 음식, 술까지 판매했다. 교도소 급식은 열악한 반면, 편의점 음식은 깨끗한 편이었지만 가격은 외부에 비해 훨씬 비쌌다. 재소자들은 "마약카르텔이 교도소장의 묵인 아래 장사를 하면서 폭리를 취했다"고 말했다. 교도소장 등 간부급의 비리와 마약카르텔의 불법행위가 드러나면서 멕시코 정부는 기강 잡기에 나섰다. 비리에 연루된 교도소장 등을 긴급 체포하는 한편 교도소를 호령하던 마약카르텔 두목과 조직원 233명을 다른 교도소로 이감했다. 이감된 조직원 중 30명은 여성수감자다. 익명을 요구한 한 여자재소자는 "여자 마약조직원들이 교도소에서 공주처럼 생활했다"면서 "이제 그들에게 호화로운 교도소 생활도 끝난 것"이라고 말했다. 사진=CNN 임석훈 남미통신원 juanlimmx@naver.com
  • [공기업 사람들 예금보험공사] 3대 금융위기 때 ‘소방수’ 역할… 금융 부실 미리 막는 ‘감시자’

    [공기업 사람들 예금보험공사] 3대 금융위기 때 ‘소방수’ 역할… 금융 부실 미리 막는 ‘감시자’

    정욱호 부사장 저축銀 사태 확대 막아 김광남 이사 구조조정 업무 진두지휘 임성열 이사 철두철미한 기획의 달인 김준기 이사 임금피크제 합의 이끌어 문종복 이사 리스크관리에 새로운 힘 예금보험공사는 금융기관으로부터 보험료를 받아 기금을 만들어 뒀다가 금융기관이 파산해 고객들의 예금을 돌려줄 수 없게 되면 예금을 대신 지급하는 역할을 하는 조직이다. 역사는 20년에 불과하지만 이곳을 빼놓고 외환위기 이후의 대한민국 금융사를 말하기는 어렵다. 1998년 외환위기,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2011년 저축은행의 대규모 구조조정까지 위기 때마다 예보는 ‘금융시스템 소방수’ 역할을 했다. 지난해에는 20년 전 당시 재정경제원(현 기획재정부)에서 예보 탄생의 산파 역할을 했던 곽범국 사장이 취임하며 기존의 부실금융기관 정리 중심의 업무에서 벗어나 본연의 선제적인 부실 대응기구로의 재도약을 꿈꾸고 있다. 이를 위해 예보는 지난해 12월 ‘13부 5실 2국 6부서내실’에서 총괄부서 중심의 ‘14부 5실 2국 5부서내실’ 체제로 조직을 개편했다. ‘리스크관리기획실’을 ‘리스크총괄부’로 확대 개편한 것이 핵심이다. 금융 부실이 생기기 전에 미리 위험 대비 기능을 강화하겠다는 구상이다. 예보의 경영이념을 구체화하는 총괄 업무는 정욱호 부사장이 맡고 있다. 정 부사장은 제일은행(현 SC은행)에서 직장생활을 시작한 후 동화은행을 거쳐 외환위기 때 예보로 자리를 옮겼다. 정리 회수와 위험(리스크)관리 업무에서 탁월한 능력을 갖춘 예보의 산증인이다. 그간 예보가 추진했던 굵직굵직한 자산매각은 모두 그의 손을 거쳤다. 특히 2009~2010년 저축은행 프로젝트파이낸싱(PF)의 잠재부실을 누구보다 먼저 인지하고 부실이 확대되기 이전에 감내할 만한 수준에서 정리할 수 있도록 한 것은 지금도 직원들 사이에 회자된다. 예보에서 18년간 근무한 경험과 특유의 친화력으로 조직과 조직원에 대한 이해도가 높다. 지금은 예보의 선제적 대응능력을 강화하기 위해 정책 개발과 신사업 발굴을 맡고 있다. 김광남 이사는 경기 성남 낙생고와 고려대(경제학과)를 졸업했다. 외환위기 당시 은행권 구조조정 업무를 담당했고 2013~2014년 8개 가교저축은행 매각을 모두 성공시킨 ‘정리의 달인’이다. 폭넓은 학식과 논리정연한 업무수행으로 정평이 나 있다. 공인재무분석가(CFA) 자격증도 있다. 과거 산업은행 근무 시절부터 유명한 학구파이자 노력파다. 최근까지 리스크관리 업무를 담당하다 전문 분야로 돌아와 우리은행 및 서울보증보험 민영화의 해법을 제시하기 위한 작업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임성열 이사는 그간 예보의 큰 그림을 그리는 기획 부문에서 주로 업무를 맡았다. 공사 내에서 ‘기획통’으로 통한다. 전형적인 외유내강형이다. 소탈하고 온화한 성품으로 직원들과 친밀감을 유지하면서도 업무에 있어서는 철두철미한 성격의 소유자다. 불가능한 것으로 여겨졌던 파산재단 3조 2000억원 회수 목표를 지난해 초과 달성한 것도 특유의 리더십이 작용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20주년인 올해는 파산재단 채무자의 경제적 회생을 돕기 위한 대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김준기 이사는 서울 숭실고와 고려대(경영학과)를 졸업했다. 1999년에 입사해 총무, 인사, 홍보, 리스크관리, 정리 등을 두루 섭렵한 다방면의 전문가다. 직원들은 곧잘 김 이사를 ‘칭기즈칸’에 비유한다. 목표를 향해 강력한 리더십으로 조직원들을 이끌어 가는 열정 덕이다. 예보가 2014~2015년에 공공기관 중 최우선으로 복리후생제도를 개편하고 선도적으로 임금피크제를 도입하며 잡음 없이 노사 간 합의를 이끌어 낼 수 있었던 것도 그의 노력이 빛을 발했다는 평가가 적잖다. 직원들과 허심탄회하게 소주 한잔을 기울이는 친화력도 김 이사의 장점이다. 문종복 이사는 대구상고와 계명대(경영학과)를 나왔다. 조흥은행을 거쳐 신한은행 부행장에 오른 금융맨이다. 지난 1월 예보로 자리를 옮겼다. 신한은행에서 리스크관리 그룹 부행장을 지낸 문 이사는 38년 동안 금융시장에서 직접 체험한 지식으로 예보의 리스크관리 업무에 새로운 힘을 불어넣고 있다. 곽 사장이 강력하게 추진하고 있는 예보의 선제적 대응 능력 강화에 최적임자로도 꼽힌다.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 [공기업 사람들 예금보험공사] 전 직원들 연봉제 실시…간부직 민간 개방 확대

    [공기업 사람들 예금보험공사] 전 직원들 연봉제 실시…간부직 민간 개방 확대

    “예전에도 그랬듯이 앞으로도 일 잘하는 사람이 우대받는 문화가 뿌리내릴 수 있도록 할 겁니다.” 곽범국(56) 예금보험공사 사장이 3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밝힌 올 한 해 역점 과제다. 앞서 금융위원회는 최근 기획재정부가 권고하는 수준보다 더 강력한 성과주의를 금융 공공기관에 도입하기로 했다. 공공기관 ‘임금피크제의 성공 모델’로 회자되는 예금보험공사는 실력 중심 문화에서도 이미 한발 앞서 있다. 2011년부터 전 직원 보수체계를 연봉제로 전환했고 업무성과와 직무가치에 따라 연봉을 차등 지급하는 ‘성과연봉제’도 시행 중이다. 곽 사장은 “간부들은 총연봉 대비 성과연봉 비중을 30% 수준으로 올려 성과평가 결과에 따른 연봉 차등액이 전체 연봉의 약 3분의1에 달한다”면서 “유관기관과 견줘 최고 수준의 연봉제를 운영 중”이라고 설명했다. 예보에 따르면 현재 간부직의 경우 다른 금융 공공기관인 신용보증기금이나 기술보증기금, 주택금융공사의 성과연봉 비중은 21% 수준이다. 앞으로도 예보는 간부직의 일정 비율을 민간에 개방하고 성과와 보상 간의 연계성을 더욱 강화할 수 있게 인사운영 방식을 개선할 방침이다. 연봉제뿐만이 아니다. 청년 일자리 확대를 위해 지난해 정부가 역점을 두고 추진했던 임금피크제 도입도 ‘공공기관 워크숍’에서 우수사례로 소개됐을 정도다. 통상 공공기관 임금피크 적용 기간은 ‘2.5년’이지만 예보 종합직은 ‘4년’, 별정직은 ‘2년’이다. 지급률 역시 한국은행이 3년간 240%로 평균 80% 수준인 데 반해 예보는 4년간 285%로 평균 71% 정도다. 조직원들의 반발을 뚫고 성과중심 문화가 빨리 자리잡힌 것은 정교하게 설계된 제도와 제도 도입을 위한 적극적인 소통이 뒷받침됐다는 평가가 적잖다. 곽 사장은 “경영진과 직원 간 소통 채널로서 직원 15명 내외로 구성된 ‘예(預):울림’을 설치해 수시로 의견을 교환하고 마니산 등산, 토크콘서트, 체육대회 등 스킨십을 늘린 것이 도움이 된 것 같다”면서 “소통과 대화를 바탕으로 전문성에 기초를 둔 성과중심 문화가 정착될 수 있게 더 노력할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 [경제뉴스 in] 금융공기업 성과주의 ‘네 가지 허들’ 넘어라

    [경제뉴스 in] 금융공기업 성과주의 ‘네 가지 허들’ 넘어라

    금융위, 권고보다 ‘수위’ 높여… 개인평가제 부실 등 반발 소지 평가 공유·이의 제기 가능해야… “실적 연동 임금체계 도입 필요” 금융위원회는 최근 기획재정부가 권고하는 수준보다 더 강력한 성과주의를 금융 공공기관에 도입하기로 했다. 산업은행, 기업은행 등 금융 공기업에서 일단 시작하지만 궁극적으로 민간 금융사도 따라오게 하겠다는 게 금융 당국의 의지다. 특별승진 등의 우회 수단으로 당국 압박을 피해 가려던 시중은행들은 꼼짝없이 임금체계에 손을 대야 할 처지다. 일각에서는 반기는 기류도 있다. A은행 부행장은 2일 “개별 은행들이 노사 합의로 성과연봉제를 도입하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며 “정부가 전면에 나서 준 만큼 경영진도 노조를 설득할 명분이 생겼다”고 털어놓았다. B은행장은 “아침에 출근해 하루 종일 책상에 우두커니 앉아 있어도 은행원들의 연봉은 해마다 오른다”며 호봉제의 폐단을 성토했다. 무임승차자를 양산하는 비생산적인 임금체계라는 것이다. 하지만 성과연봉제가 확산되려면 ‘네 가지 허들(장애물)’을 넘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가장 큰 장벽이 ‘개인평가’에 대한 은행원들의 불신과 불만이다. 나기수 기업은행 노조위원장은 “은행 업무는 대출 한 건을 일으키려고 해도 창구 직원과 점포 관리직, 본점심사부 등 여러 직원이 협업하는 구조인데 개인별 기여도를 어떻게 따질 것이냐”고 반문했다. 실시간으로 실적이 집계되는 기업금융(IB), 트레이딩 업무 등과 달리 후선 업무(대출 실행, 정보 제공, 어음교환 등)나 본점 업무는 평가가 어렵다는 한계도 감안해야 한다. ‘부자 동네’와 ‘가난한 동네’ 등 지역별·영업점별 근본적인 격차도 있다. 이재은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수석연구원은 “행원이 개별 성향에 따라 영업이나 지원 업무를 선택하도록 하고 영업직은 성과급 비중을 높게, 지원 업무는 기본급 비중을 높이는 방식의 임금체계를 만들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 연구원은 “현행 시스템에 성과급 임금체계만 갖다 붙이면 부작용이 더 크다”면서 “채용, 인사, 임금, 평가 등 전반적인 부분을 모두 손질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수시 채용이 보편화된 외국과 달리 우리나라 특유의 대규모 공채 문화에서는 연봉제 정착이 쉽지 않은 만큼 전체 틀을 모두 바꿔 나가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한 전직 은행장은 “미국이나 선진국처럼 평가 과정에서 관리자와 직원이 일대일 면담 방식으로 평가 결과를 공유하고 이의제기 역시 가능토록 해야 한다”며 조직원들의 ‘공감 끌어내기’에도 신경 써야 한다고 주문했다. 실적 경쟁 심화에 따른 협업 약화와 불완전판매에 따른 보상비용 증가 등도 문제다. 성과주의를 일찌감치 도입한 미국, 유럽 등의 경우 이런 역효과 때문에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김우진 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성과주의가 만병통치약은 아니다”라고 전제한 뒤 “다만 은행권 수익이 감소하는데도 따박따박 오르는 경비(인건비)가 실적 발목을 잡은 것은 분명한 사실”이라며 실적에 연동한 임금체계 도입은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 연구위원은 “업적(실적) 평가에 따른 보상에만 치우치면 임금 격차에 대한 불만이 커질 수 있는 만큼 역량 평가 역시 인사에 적극 반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성과연봉제의 과도기 단계로 ‘승진 제한제’를 활용하라는 의견도 있다. 승진을 못 하면 다음 승진 때까지 호봉이 오르지 않는 승진 제한제는 BNK금융지주가 2000년대 초반부터 시행하고 있다. 이유미 기자 yium@seoul.co.kr
  • 마약조직 피해 도망치는 무장경찰, 빗발치는 비난

    마약조직 피해 도망치는 무장경찰, 빗발치는 비난

    중무장한 경찰이 마약르텔의 공격을 피해 도주하는 장면이 언론에 공개됐다. 멕시코 일간지 노로에스테는 최근 인터넷판에 시날로아주에서 마약카르텔을 피해 도주하는 경찰을 찍는 영상을 올렸다. 영상에는 전투복을 입고 장총으로 무장한 경찰 6명이 등장한다. 핸드폰으로 촬영된 영상을 보면 경찰들은 마약카르텔과 교전을 벌이다 황급히 2대의 트럭에 올라타고 현장을 빠져나간다. 이어 영상에는 민간복 차림의 마약카르텔 조직원들이 누군가를 끌고 가는 장면이 나온다. 그리고는 3발의 총성이 울린다. 마약카르텔은 마약거래와 관련해 보복살인을 한 것으로 추정된다. 경찰은 무장한 마약카르텔이 나타났다는 정보를 입수하고 현장에 출동했지만 꽁무니를 뺀 것으로 알려졌다. 현지 언론은 "마약카르텔이 무자비한 보복살인을 벌였지만 경찰이 막지 못했다"며 마약카르텔이 장악한 시날로아가 무법천지로 변하고 있다고 고발했다. 영상이 공개되면서 현지에선 경찰에 대한 비판의 여론이 들끓었다. 곤란해진 경찰은 마약카르텔에 쫓겨 도주한 6명 경찰에 대해 내사를 시작했다. 경찰 관계자는 "6명 중 4명은 시날로아의 지방경찰, 나머지 2명은 범죄예방국 소속 경찰로 확인됐다"며 "경찰에 책임을 물을 일이 있다면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말했다. 시날로아는 멕시코의 마약왕 호아킨 구스만이 조직을 이끈 곳으로 마약카르텔이 활개치는 곳이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시날로아의 마약카르텔은 멕시코에서 미국으로 은밀하게 보내지는 마약의 25%를 공급하고 있다. 사진=노로에스테 손영식 해외통신원 voniss@naver.com
  • 피해자 2250명·33억 뜯은 국내 최대 규모 보이스피싱

    국내 최대 규모 보이스피싱 조직이 경찰에 붙잡혔다. 지난해 하반기 기승을 부린 사기 전화는 대부분 이들의 소행인 것으로 확인됐다. 경기 안산 단원경찰서는 불특정 다수에게 전화를 걸어 대출을 미끼로 수십억원의 수수료를 가로챈 혐의로 보이스피싱 조직 총책 박모(41)씨 등 11명을 구속하고 조직원 김모(29·여)씨 등 29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2일 밝혔다. 이들은 지난해 9월부터 지난달 8일까지 인천 일대에 보이스피싱 콜센터 8곳을 차려 놓고 2250명을 상대로 33억 8000여만원을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다. 텔레마케터(전화상담판매원)를 두 팀으로 나눠 한 팀이 휴대전화 번호 생성 프로그램을 이용해 무작위로 전화를 걸어 대출 희망 금액 등의 정보를 수집하면 다른 팀에서 신용등급이 낮은 대상을 골라 대출 권유 전화를 걸어 수수료 명목으로 돈을 챙기는 수법을 사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콜센터를 압수수색해 현금 9400여만원과 대포전화 75대, 불법 수집한 개인정보 2만여건이 담긴 USB를 압수했다. 워낙 규모가 큰 탓에 이날 현재 183명, 2억 7000여만원에 대해서만 조사했다. 조직 총책 박씨는 조직원들에게 “팀장급은 기본급 500만원 이상에 성공보수 5%, 직원은 기본급 150만원 이상에 성공보수 2%를 주면서 독려했다”고 경찰에서 범행을 인정했다. 경찰 관계자에 따르면 “내국인들로만 구성된 보이스피싱 조직 규모로는 사상 최대”라며 “이들은 범행으로 번 돈으로 호화로운 생활을 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중국 등지로 달아난 공범 3명을 추적하고 있다. 한상봉 기자 hsb@seoul.co.kr
  • [씨줄날줄] 조폭의 수입/임창용 논설위원

    [씨줄날줄] 조폭의 수입/임창용 논설위원

    형사정책연구원이 조직폭력배(조폭)의 운영 실태를 조사한 보고서를 공개했다. 조사 대상자의 37%가 월 100만원도 벌지 못한다는 대목이 눈길을 끈다. 궁금한 건 더 있다. ‘그럼 뭣 때문에 남아 있는 거지?’ 영화 ‘조폭 마누라’의 신은경이나 ‘넘버3’의 한석규 정도는 아니라고 해도 검은 양복 차림의 조직원들처럼 어깨에 힘주고, 돈도 웬만큼은 쓰지 않을까 하는 생각은 섣부른 것일까. 10여년 전 스티븐 레빗이란 시카고대 경제학 교수가 ‘괴짜 경제학’이란 책을 내 화제를 모은 적이 있다. 기존의 상식과 통념을 깨는 세상 읽기로 사회현상을 설명해 극찬을 받은 책이다. 책 내용 중 미국의 한 갱단, 우리로 치면 조폭의 운영 생리를 명쾌하게 분석한 대목이 있었다. 1989년 시카고대의 한 사회학도가 시카고의 빈민가를 무대로 운영돼 온 ‘검은 갱스터 사도단’이란 갱단의 한 지부 장부를 분석한 내용이다. 이 갱단은 코카인을 가공한 마약인 크랙 판매를 주수입원으로 하는 조직이었다. 4년간의 기록을 담은 장부에서 레빗이 가장 주목한 부분이 바로 수입 배분이었다. 이 지부 보스는 3명의 중간 보스와 50여명의 ‘땅개’(거리에서 크랙을 파는 조직원)를 거느리고 있었는데, 개인적으로 월 8500달러의 순이익을 챙겼다. 3명의 중간 보스에겐 총 2100달러를, 나머지 땅개들에게 7400달러를 지급했다. 1인당 시급으로 보면 지부 보스는 66달러, 중간 보스는 7달러, 땅개들은 3.3달러였다. 땅개들은 4년간 체포되거나 다칠 횟수가 각각 5.9회와 2.4회, 살해당할 확률이 4명 중 1명에 이를 만큼 위험한 환경에서 일했다. 그래도 이들이 갱단을 떠나지 않은 이유는 뭘까. 이 지부 보스는 인터뷰에서 “땅개들에게 더 많이 줄 수는 있지만 현명한 짓은 아니다”라고 답했다고 한다. “내가 보스라는 걸 잊게 해선 안 된다. 그들은 하나같이 내 자리를 노리고 있다”라는 설명과 함께. 즉 자신들에 비해 터무니없이 높은 수익을 챙기는 보스 자리가 강력한 인센티브로 작동한다는 의미다. 형사정책연구원 보고서를 보면 이런 조직 운영 생리는 우리나라 조폭도 크게 다르지 않은 것 같다. 조폭 말단과 달리 상위 21%는 500만원 이상의 고수익을 올리고 있고, 1000만원 이상 챙기는 조폭도 6.4%나 됐다. 조폭 말단 역시 시카고의 땅개와 비슷하게 위험을 무릅쓰고 바닥을 기지만 대가는 초라한 것이다. 레빗은 크랙 판매 조직이 일반적인 자본주의 회사와 크게 다르지 않다고 꼬집는다. 양쪽 다 고수입을 올리기 위해 상층부에 도달해야 하기 때문이다. 갈수록 커지는 경영진과 일반 직원들의 임금 격차를 보면 이런 시각이 꼭 과장됐다고 치부하기도 어렵다. 맨 밑바닥에서 꼭대기까지 토너먼트 게임을 벌이면서 올라가야 하는 것은 샐러리맨들의 숙명인지도 모르겠다. 임창용 논설위원 sdragon@seoul.co.kr
  • 터키 정부 “이스탄불 테러 IS 소행”

     터키 이스탄불의 대표적 관광지에서 12일(현지시간) 자살폭탄 테러가 일어나 최소 10명이 숨지고 15명이 부상했다. 터키 정부는 극단주의 무장조직 ‘이슬람국가’(IS) 조직원에 의한 테러로 규정했다. 또한, 터키 정부가 사망자는 모두 외국인이라고 밝힌 가운데 독일 dpa통신은 9명이 독일인이라고 전했다.  테러는 이날 오전 10시 20분쯤 이스탄불 도심의 대표적 관광지인 술탄아흐메트 광장에서 일어났다. 아흐메트 다부토글루 터키 총리는 사망자는 모두 외국인이라고 밝히고 부상자는 대부분 독일인이라고 덧붙였다. 터키 총리실 관계자도 “다부토글루 총리가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에게 전화를 걸어 독일인이 대부분인 사망자들에 대한 애도를 전달했다”고 터키 국영 아나돌루 통신이 보도했다.  사고 현장 근처에는 한국 단체 관광객도 있었으나 가벼운 부상으로 거의 피해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현장에 있던 한국인 가이드는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나와 관광객 1명이 폭발에 따른 압력으로 손가락 등에 경상을 입었지만 병원에서 치료할 정도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 가이드는 “광장에서 손님들에게 설명을 하는데 엄청나게 큰 폭발음이 들렸다”며 “외국 관광객 시신들이 현장에 있었다”고 말했다.  누만 쿠르툴무시터키 터키 부총리는 범인이 28세 시리아인이라고 밝혔다. 다부토글루 총리는 “범인은 IS 조직원인 외국인”이라며 그가 최근에 시리아에서 터키로 넘어온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술탄아흐메트 광장은 성소피아성당과 술탄아흐메트 자미(이슬람사원) 등이 있는 관광명소여서 사건이 발생하자마자 터키 당국은 관광산업에 타격을 주려는 테러 가능성에 무게를 실었다. 터키에서는 지난해 남부 수루츠와 수도 앙카라에서 IS 조직원들이 자살폭탄 테러를 저질러 140여명이 숨지기도 했다. 터키 당국은 최근 IS가 이스탄불과 앙카라 등 대도시에서 외국 공관과 관광지 등에서 자폭테러를 저지를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터키 정부는 이날 폭발 현장에서 촬영된 시신 사진과 영상 등의 보도를 금지했다. 독일과 덴마크 정부는 테러 발생 직후 자국민들에게 터키 여행을 자제해 줄 것을 당부했다. 한국 정부도 관계부처 긴급 대책 회의를 열어 이스탄불에 대해 여행경보 상향을 적극 검토하기로 했다.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 [한국경제 CEO 2016 인터뷰] 이광구 우리은행장

    [한국경제 CEO 2016 인터뷰] 이광구 우리은행장

    “신발 끈을 고쳐 매고 다시 뛰려 합니다. 민영화를 향한 조직원들의 열망은 조금도 식지 않았어요.” 이광구(59) 우리은행장은 10일 서울신문과의 신년 인터뷰에서 “새해에도 역시 최우선 과제는 민영화 달성”이라고 강조했다. 그동안 공들여온 중동 국부펀드로의 매각이 주춤해지자 유럽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이 행장은 “올해 상반기에 유럽국가를 방문해 투자자들을 만날 생각”이라면서 “그렇다고 중동을 포기한 것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새달 중순쯤 영국 런던과 독일 프랑크푸르트 등 유럽 투자설명회(IR)에 나서겠다는 설명이다. 지난해 중동 IR은 김승규 우리은행 부사장이 주도했지만 이번에는 이 행장이 직접 투자자들을 접촉할 계획이다. 그만큼 임기 중 민영화를 반드시 이뤄내겠다는 의지가 절실하다. 2014년 12월 말 취임한 그는 줄곧 ‘민영화 완수’를 목표로 내세우고 있다. 우리은행 민영화는 네 번의 실패를 거친 후 다섯 번째 추진 중이다. 출발은 나쁘지 않았다. 지난해 금융당국이 우리은행 매각 방식을 과점주주(지분을 4~10%씩 쪼개서 매각) 체제로 전환하면서 중동 국부펀드 등이 관심을 보였다. 그런데 ‘국제유가 폭락’이라는 돌발 악재를 만났다. ‘오일 머니’인 중동 국부펀드들이 세계 투자자금을 회수하면서 신규 투자에 몸을 사리고 있는 것이다. 이 행장은 “올해 상반기 중에 1차 매각을 마무리 짓지 못하면 민영화 작업이 예상보다 길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금융위와 우리은행의 대주주인 예금보험공사는 예보가 갖고 있는 우리은행 지분 51.04% 중 10~15%가량을 1차 매각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전체 매각 대상 지분 중 일부를 먼저 팔아 이를 주가 상승 ‘마중물’로 활용하겠다는 계산이다. 이후 주가가 오른 뒤에 남은 지분을 매각하면 공적자금 회수도 극대화할 수 있다는 판단이었지만 이마저도 여의치 않은 실정이다. 이 행장은 “시장에서 인정받기 위해서는 우리 스스로의 가치를 높여야 한다”며 “기업 가치가 높아지면 우리가 바라는 참된 민영화가 반드시 이뤄질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그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강한 우리은행’을 경영 목표로 정한 이유다. 이 행장은 “잭 웰치 전 GE 회장은 ‘1등 아니면 2등 전략’을 강조했다”면서 “시장점유율 자체가 1위가 안 되면 증가 실적만이라도 반드시 1위를 차지해 시장 우위를 확보하겠다”고 강조했다. 우선 지난해 5월 선보여 큰 반향을 일으킨 모바일 전문은행 ‘위비뱅크’를 확대해 수익 채널을 다변화할 생각이다. 200개인 해외 네트워크도 연내 300개로 늘려 당기순이익 해외 비중을 연내 20%(현재 17%)까지 끌어올릴 작정이다. 이 행장은 “뒷문도 잘 잠그겠다”고 말했다. 안팎 악재로 건전성 관리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만큼 ‘뒷문을 잘 잠그는 영업’(사후 부실관리를 잘하는 영업)으로 체질 개선을 시도하겠다는 것이다. 우리은행은 지난해 지방은행 1~2개와 맞먹는 규모인 약 25조원의 자산 성장을 이루면서도 연체율과 부실채권(NPL) 등 건전성 지표는 크게 개선됐다. 2013년 말 3%에 육박했던 고정이하여신비율도 지난해 말 1% 중반까지 떨어졌다. 2조원 수준이던 대손비용은 1조원 수준으로 급감했다. 이 행장은 “올해부터는 더이상 새로운 부실이 생기지 않으면서도 자산 성장을 하는 ‘클린 뱅크’를 실현하겠다”고 역설했다. 이유미 기자 yium@seoul.co.kr
  • 영화 같은 경찰, 인터넷 통해 범죄조직 잠입

    경찰이 범죄조직에 위장 가담해 활동하는 내용의 영화 ‘신세계’ 같은 일이 인천에서 벌어졌다. 인천 남부경찰서 수사과 지능1팀 하승진(45) 경위는 지난해 11월 태국 보이스피싱 조직원 5명을 구속했다. 하 경위는 이 가운데 국내 총책인 이모(28)씨를 구슬려 아이디를 알아낸 뒤 이씨의 아이디로 태국 보이스피싱 조직의 인터넷망인 ‘큐규’에 접속, 자신이 이씨인 것처럼 행세했다. 조직원 모두 한국인이지만 이씨의 검거사실을 아직 모른다는 사실을 이용했다. 하 경위는 생리상 의심이 많은 조직원들을 완벽하게 속이기 위해 그들이 사용하는 은어를 알아내 사용했다. 오타가 없도록 글자 하나하나에 신경을 썼다. 또 하루도 빠짐없이 조직원들과 인터넷 대화를 함으로써 유대를 굳혔다. 이 과정에서 하 경위는 조직의 규모와 범죄수법 등을 파악해 나갔다. 하 경위를 진짜로 믿은 태국 본부조직은 하 경위에게 “한국에서 힘들게 일하지 말고 태국으로 와 함께 일하자”는 제안을 하기도 했다. 그러던 중 지난달 중순 조직 총책이 “너 오래 쉬었으니 일 좀 하자. 대포통장 계좌번호를 알려달라”는 문자를 보내왔다. 하 경위가 자신의 거래은행 계좌번호를 알려주자 보이스피싱 피해자들이 보낸 1600만원과 280만원이 입금됐다. 이어 총책은 “사람을 보낼 테니 돈을 인출해 전달하라”는 문자를 보냈다. 하 경위는 이날 돈을 받으려고 인천 남구 학익동 모 은행 현금인출기에 나타난 국내 조직원 정모(25)씨 등 2명을 검거하는 데 성공했다. 하 경위는 “보이스피싱 조직원들과 인터넷 대화를 할 때마다 들킬까 봐 조마조마했는데 내 연기가 그럴 듯했는지 전혀 의심을 받지 않았다”면서 웃었다. 김학준 기자 kimhj@seoul.co.kr
  • [한국경제 CEO 2016 인터뷰] (2) 윤종규 KB금융 회장

    [한국경제 CEO 2016 인터뷰] (2) 윤종규 KB금융 회장

    “대우증권을 인수했다면 비은행 부문 강화를 수월하게 이룰 수 있었을 것으로 기대했기 때문에 아쉬운 마음도 있죠. 하지만 분명한 것은 대우증권 인수가 우리가 가야 할 성장전략 중 한 가지 방법이었을 뿐이지 전부는 아니라는 사실입니다.” 윤종규(61) KB금융지주 회장 겸 KB국민은행장에게 2015년은 의미가 남달랐다. 2014년 말 KB금융지주 회장으로 ‘금의환향’한 뒤 처음 맞는 한 해였기 때문이다. 그는 지난해 ‘KB 내분사태’를 수습하고 LIG손해보험 인수를 성공적으로 마무리 지었다. 실적 면에서도 ‘1등’ 신한금융을 맹추격했다. 윤 회장은 KB금융 조직원들에게 “1등 DNA를 깨우쳐 다시 뛰어 보자”는 자신감을 심어 준 한 해로 자평한다. 하지만 지난해 끝자락에서 날아온 대우증권 인수 불발 소식은 씁쓸한 대목이다. 윤 회장은 4일 서울신문과의 신년 인터뷰에서 대우증권 인수 실패에 대한 심경을 담담히 밝혔다. 그는 “KB금융지주와 이사회가 비은행 부문 강화를 위해 대우증권 인수 필요성을 충분히 공감했고 전폭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이런 강력한 의지에도 대우증권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미래에셋(2조 4000억원)보다 3000억원이나 낮은 입찰가를 써 냈던 부분에 대해 윤 회장은 “내부 최고 인력들로 구성된 태스크포스(TF)에서 대우증권 실사를 토대로 합리적인 가격을 선정했다”고 설명하며 ‘가격 적정성’을 거듭 강조했다. 이제 KB금융은 대우증권 인수 실패를 뒤로하고 ‘플랜B’를 추진하고 있다. 그룹 계열사 중 31~32%대 수준인 비은행 부문 수익을 중장기적으로 40%대까지 확대해 1등 금융그룹을 달성하겠다는 전략이다. 윤 회장은 “증권부문과 관련해 중장기 성장 모델로 제시한 자산관리(WM), 기업투자금융(CIB)의 시너지를 구현하기 위해 KB투자증권의 유기적 성장에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추가적인 인수·합병(M&A)에 대해서도 가능성을 열어 두겠다는 입장이다. 그는 “외부 M&A 기회가 주어진다면 당연히 검토할 것”이라면서 “다만 인내심을 가지고 그룹 시너지 등을 고려해 신중히 의사 결정을 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그룹의 지속 성장과 더불어 “부실 쓰나미에 대비하는 방파제를 높이 쌓아야 한다”고 강조하며 내실 다지기의 중요성도 역설했다. 윤 회장은 “저성장이 고착화되는 시대에는 수비 능력을 높이는 것 역시 중요하다”며 “선제적으로 리스크 관리 역량을 키우고 자산의 질을 개선하겠다”고 말했다. 금융산업의 가장 큰 변화로는 올 하반기 출범 예정인 인터넷 전문은행을 꼽았다. KB금융은 카카오 컨소시엄에 참여해 ‘카카오 뱅크’ 출범을 준비 중이다. 그는 “국내 3800만명의 고객을 지닌 카카오와 소매금융 최강자인 국민은행이 만나 온·오프라인에서 금융시장의 새로운 트렌드를 주도해 나갈 것”이라며 “국내뿐 아니라 해외 공동 진출도 계획 중”이라고 밝혔다. 취임 이후 줄곧 스스로를 모세에 비유했던 윤 회장. 정작 가나안(리딩뱅크) 땅을 밟지 못했던 모세처럼 자신은 임기 동안 리딩 금융그룹을 향한 반석을 하나씩 쌓아 가겠다는 의지다. 이 철학은 새해에도 변함이 없다. 그는 “지난 1년 동안 집 지을 터를 닦고 기초를 다지는 일을 해 왔다”며 “새해에는 튼튼한 기둥을 세우고 멋진 지붕을 올릴 터”라고 말했다. 이를 위해 국민은행은 전국 영업점을 권역별로 5~10개씩 묶어 연계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윤 회장이 힘주어 도입한 ‘허브 앤드 스포크’(hub and spoke) 전략이다. 증권·은행이 연계된 복합점포도 선보였다. 윤 회장은 “고객 중심, 현장 중심, 직원 중심이라는 3원칙을 토대로 KB금융 재도약을 위한 초석을 확실하게 다지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이유미 기자 yiu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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