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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나라 ‘정몽준 때리기’ 시동/ “鄭風 시간 지나면 꺼질것”

    한나라당은 정몽준(鄭夢準) 의원이 대선에 출마할 경우를 대비하고 있지만,‘정풍(鄭風)’은 시간이 가면 꺼질 것으로 기대섞인 예상을 하고있다. 이회창(李會昌) 대통령후보는 14일 현충원을 참배한 자리에서 ‘정풍(鄭風)’과 관련,“신당과 합쳐져야 진짜 정풍이 되는 것 아니냐.”는 다소 신중한 반응을 보였다.이상배(李相培) 정책위의장은 “‘정풍(鄭風)’은 한여름 밤의 꿈에 불과한 ‘몽풍(夢風)’일 뿐”이라고 평가절하했다.이 후보의 한 특보는 “정풍도 노풍(盧風)처럼 한두달 지나면 가라앉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축구협회와 정당은 다르다.”는 말도 한나라당 내에서 심심치 않게 들을수 있다.정 의원이 제대로 검증을 거치지도 않은데다,정당을 이끌어갈 리더십도 갖추지 않았을 것이라는 뜻이 담긴 말이다.한나라당 관계자들은 지난 92년 고(故) 정주영(鄭周永) 현대그룹 명예회장이 대선에 출마했을 때와 비교할 때 요즘 현대의 조직력은 매우 약해졌다는 점도 지적한다. 사실 한나라당은 정풍을 즐기는 측면도 없지않다.노무현(盧武鉉) 민주당 대통령후보와 정 의원이 모두 출마하는 게 어부지리를 얻는 꽃놀이패이기 때문이다.하지만 정 의원에 대한 대응을 늦춰서는 안된다는 의견도 있다.대표적인 기획통으로 꼽히는 한 의원은 “정 의원은 될 수 있으면 늦게 후보로 나와 검증받을 수 있는 기간을 줄일 것”이라며 “그래서 정식 후보로 되기 전부터 정 의원 때리기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정 의원측은 “한나라당은 정풍을 일과성 바람으로 폄하하지만 인생이나 역사에서 중요한 일들은 모두 일회성이고 순간의 결단에 의한 것”이라고 반박했다.이어 “한번의 바람으로 낡은 정치는 쉽게 무너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아시아축구연맹 총회 참석차 말레이시아 콸라룸푸르에 있는 정 의원은 “나에 대한 반(反)캠페인이 일고 있다는 얘기를 신문에서 봤다.”면서 “사실이 아니길 바라지만 한편으론 생각을 잘 전하지 못한 내 책임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기 때문에 그 분들에게 내 의견,생각을 자세히 전할 것”이라고 말했다. 곽태헌기자 tiger@
  • 부산아시안 북한선수단 규모/ 20여 종목 350여명 올듯

    부산아시안게임 참가 의사를 밝힌 북한은 ‘350여명’이라는 매머드급 선수단을 파견할 것으로 보인다. 부산아시안게임 조직위원회에 따르면 북한은 남녀축구 38명,여자핸드볼 16명,남녀농구 12명,탁구 10명,복싱 9명 등 20여개 종목에 선수단을 파견할 것으로 보인다.특히 축구나 농구 등 구기종목에도 참가해 인원이 98방콕아시안게임 때의 301명보다 50명 정도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북한은 방콕대회 때 금메달 7개를 따내 종합 8위를 차지했지만 2000시드니올림픽에서는 ‘노골드’로 부진을 면치 못했다.따라서 북한은 이번 대회를‘아시아 스포츠계의 다크호스’로 발돋움하는 기회로 삼을 전망이다. 우선 남자축구는 66잉글랜드월드컵에서 8강신화를 이룬 뒤 전반적으로 침체기를 겪고 있다.지난 2월7일 약체 싱가포르와의 경기에서 조직력과 수비에서 허점을 보이며 1-2로 패하는 등 예전의 명성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반면 지난해 아시아선수권대회에서 세계 최강인 중국과 일본을 차례로 무너뜨리며 우승한 여자축구는 이번에도 무난히 금메달을딸 것으로 예측된다. 98방콕대회 때 금메달 3개로 최고의 ‘금밭’이 된 사격은 이번에도 북한에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할 전망이다.특히 지난해 아시아클레이선수권 남자 스키트 단체전 우승의 주역 박남수와 여자 스키트 3위였던 박정란이 유력한 금메달 후보로 꼽힌다. 또 여자유도에서는 96애틀랜타올림픽의 영웅 계순희가,여자역도에서는 시드니올림픽 58㎏ 은메달리스트 리성희가 금메달 획득을 노린다. 이두걸기자 douzirl@
  • 아시안게임 박항서감독 체제로

    축구대표팀이 박항서 감독 체제로 부산아시안게임을 치른다. 25일 대한축구협회는 월드컵을 통해 다져진 조직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지금의 지도체체를 이어 가는 것 외에 대안이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이에 따라 박항서 수석코치는 감독으로 승격돼 아시안게임을 치른 뒤 별 무리가 없는한 한동안 대표팀 사령탑을 맡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이른 시일 안에는 올림픽이나 월드컵 등 굵직한 대회가 없기 때문에 거스 히딩크 전 감독이 가꿔놓은 팀 컬러를 유지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협회는 또 사표를 제출한 뒤 잔류 요청을 거부하고 있는 이용수 기술위원장 후임 인선도 조만간 마무리할 계획이다.이 위원장이 끝내 사의를 철회하지않음에 따라 일단 26일 이사회를 열어 후임 인선에 대한 논의를 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박 수석코치는 다음달 초 새로 구성될 기술위원회의 의결을 거쳐 감독에 취임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협회는 아시안게임에 대비하기 위해 다음달 말 쯤 23세 이하와 와일드 카드 3명이 포함된 새 대표팀을 소집할 예정이다.부산아시안게임 축구 조별리그는 오는 9월 19일 시작된다. 송한수기자 onekor@
  • 8.8재보선 접전지 점검/ 언론인 출신 vs 치과의사

    언론인 출신인 한나라당 이경재(李敬在·61) 전 의원이 고토(故土) 회복을 노리는 가운데 치과의사인 신동근(申東根·41) 후보가 민주당 공천을 받아 도전장을 던졌다. 이 전 의원은 15대 총선 때 이 지역에서 금배지를 달았으나 2000년 16대 총선 때 박용호(朴容琥) 후보에게 일격을 당했다. 신동근 후보는 치과의사로서 활발한 시민활동을 펼쳐 왔던 인물. 중앙당이 공천을 추진했던 박상은(朴商銀) 전 인천시장 후보와 정해남(丁海男) 전 의원이 끝내 고사하는 바람에 공천을 따내는 ‘행운’을 잡았다. 이 전 의원은 높은 지명도와 탄탄한 조직력을 바탕으로 “패배는 다시 없다.”며 승리를 자신하고 있다. 신 후보측도 후발주자의 불리함은 인정한다. 그러나 지난 12년간 이곳에서 치과의사를 지내며 쌓아온 인지도를 바탕으로 활발한 시민활동을 벌여온 신예인 점을 부각한다면 승산도 충분하다는 주장이다. 진경호기자
  • [대한광장] 히딩크식 ‘멀리보는 경영’을

    히딩크는 18개월 만에 한국축구를 세계 최고 수준으로 끌어올렸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그것이 가능했던 것은 선수선발과 기용에서 연고주의를 탈피하고 이를 토대로 강한 리더십을 발휘했기 때문이다.그 이면에 선수들의 잠재력이 깔려 있었음은 물론이다.사실 본선기간을 포함한 2개월을 빼면 그는 신통한 감독 같아 보이지 않았다. 그런데 본무대에서 ‘강화된 체력’을 무기로 잇달아 좋은 성적을 보여줌으로써 자신과 선수단에 대한 평가를 바꿔놓았다.그는 장기경영의 참맛을 아는 달인이었다. 그가 축구팀을 지도하면서 선보인 철학이 기업경영에 시사점을 던져주고 있다.요즘 많은 최고경영자(CEO)들이 취임 후 짧은 기간 안에 구조조정 등으로 기업을 정비해 주가를 끌어올리고,그 후에도 주가에 민감하게 반응하면서 기업을 경영하고 있다. 분명 과거와 다른 풍토로 지금도 이같은 경영방식으로의 전환을 모색하는 기업인들이 적지 않은 것 같다.미국식 경영의 한 면이 우리 사회에 침투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지난해 후반부터 엔론 아서앤더슨 월드컴 등미국의 장기호황을 떠받쳐 온 유력기업들이 자본주의의 모순을 드러내면서 도산에 직면해 있다.공영방송(PBS)의 평론가인 다니엘 에르긴은 워싱턴포스트지에 투고한 칼럼(6월30일자)에서 “사태의 이면에 주가상승을 최대 목표로 삼는 미국 CEO들의 단기경영 관행이 있다.”고 지적한다.주가를 올려 투자자 이익만 확보해 주면CEO는 웬만한 투자자와 비교할 수 없는 막대한 수익을 얻을 수 있고 임기도늘어난다.적잖은 CEO들이 무리수를 두고 싶은 유혹에 빠질 수밖에 없다.원칙보다 룰을 중시해 왔는데 룰이 너무 복잡해 회계부정이 개재될 수 있었던 것이다.게다가 한 기업이 감사와 컨설팅을 맡아오는 관행이 문제를 더욱 심화시켰다. 상황이 이런데도 불구하고 미국은 1990년대 중반 이후 자국의 각종 기준을 글로벌 스탠더드라고 주장하면서 G7,세계무역기구(WTO),경제협력개발기구(OECD),국제통화기금(IMF),다보스포럼의 무대를 통해 각국 경제질서의 재편을 촉구해 왔다.그동안 WTO나 IMF 등의 국제모임에서 반세계화 운동이 일기도했는데,최근 일련의 회계부정사태에서 촉발된 유력 기업의 도산으로 미국식 기준에 대한 회의감이 확산되고 있다.게다가 아르헨티나 등 혼미상태를 보이는 남미권 경제에 미국 금융계가 깊숙이 관련돼 있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미국발 신용경색과 금융위기에 대한 위협감 때문에 올 하반기 세계경제도 전망이 밝지 않다.미국과 남미권의 금융혼란이 하반기 우리 경제에 환율하락과수출감소 등의 형태로 파급효과를 미칠 가능성이 없지 않다. 단기경영을 중시하는 미국식 경영이 시험대에 올라 있고 미국경제가 어려운 상황으로 전환될지 모르는 요즘 상황에서 히딩크는 한국 축구팀의 경영을 통해 ‘기업경영이든,국가경영이든 장기적 관점에서의 경영이 중요하다.’는 분명한 메시지를 남겼다.감독 재임기간의 90%를 생색나지 않는 체력 강화와 조직력 강화에 투입한 그는 승부처인 본선에서 비로소 노력의 성과물을 거둘 수 있었던 것이다. 히딩크가 던진 메시지를 토대로 우리가 추진해 온 금융기관과 기업,공적기관 등의 경영혁신 방식이 문제가 없었는지,우리 현실에 맞았는지 한번 생각해 볼필요가 있다. IMF체제 이후 우리 기업들은 사외이사제도를 도입하고 소액주주의 권한을 강화하는 조치 등을 취했다.그런데 진로모색과 관련해 표류중인 하이닉스반도체가 최근 사외이사를 무더기로 교체함으로써 경영과 관련한 사외이사의 기능에 대한 의구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또한 주가 등락폭이 심한 우리 현실에서 주가중시 경영은 한계를 지닐 수밖에 없다.얼마 전부터 주당수익(EPS)과 주주자본수익률(ROE)이 중시되고 있지만,이것들이 CEO의 참 경영능력을 측정하는 잣대일 수는 없을 것이다. CEO들은 주가 등락에 매달리기보다는 조직의 경쟁력 강화를 묵묵히 추진함으로써 장기적인 수익기반 강화에 나서야 할 것이다.최근 미국식 경영이 자기모순을 드러내면서 우리 실정에 맞는 경영방식의 모색이 요청되고 있다.이시점에서 히딩크가 우리 축구팀 경영을 통해 남긴 장기경영의 메시지를 곱씹어볼 필요가 있다. 배준호(한신대 국제학부 교수.경제학)
  • 장관의 책 선물

    이근식(李根植·사진) 행정자치부장관이 책을 선물하는 문화를 가꾸고,책읽는 분위기를 확산시키는 데 앞장서고 있어 화제다. 이 장관은 최근 단행본 ‘하이 파이브’(21세기북스 발간) 350권을 구입,월례조회를 통해 직원 300여명에게 휴가철 건전한 여가를 보내라며 일일이 나눠줬다. 이 책은 미국인 경영컨설턴트인 켄 블랜차드와 셀든 볼즈가 공동으로 지었으며,한 사람의 스타 플레이어를 키우는 것보다 ‘팀워크’를 강화,팀 전체의 생산성을 높이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사실을 일깨워주는 내용을 담고 있다.조직 융화력이 없다는 이유로 해고당한 주인공 앨런이 자신의 아들이 소속돼 있는 초등학교 아이스하키팀 감독을 맡아 뛰어난 팀워크로 준우승까지 일궈 낸다는 스토리다. 총무과의 한 직원은 “조직력을 극대화할 수 있는 내용을 담고 있어 업무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장관은 지난 5월에도 사비 200여만원을 들여 단행본 ‘아름다운 비행’300권을 구입,직원들에게 나눠준 바 있다. 이 장관은 “직원들의 지식수준을 한단계 높이는 데는 책만한 선물이 없다.”면서 “앞으로도 기회가 있을 때마다 좋은 책을 선물하고 싶다.”고 말했다. 김용수기자 dragon@
  • [2002 한일 월드컵 세계축구 재조명] (4)승부가른 정보화

    ***‘치밀한 분석' 이변 낳았다 정보화가 세계 축구의 변방을 사라지게 했다. 2002한·일월드컵 역시 파란과 이변으로 점철된 대회였지만 속내를 한꺼풀 뒤집어보면 과거 세계 축구의 중심에서 안주해온 유럽 팀들이 한국 미국 일본 터키 등 변방에 대한 정보 수집에 소홀한 반면 이변의 주역들은 상대를 압도하기 위해 빈틈없이 준비해왔다는 점을 들 수 있다. 세계 최고의 미드필더 루이스 피구가 이끄는 호화군단 포르투갈이 한국에 입국한 것은 개막을 하루 앞둔 지난 5월30일.10일 정도 마카오에 머무르며 전술을 가다듬는 ‘시늉’을 했던 이들은 미국과 첫 경기에서 2-3 참담한 패배를 당했고 그 여파로 16강에서 밀려나고 말았다. 이에 견줘 언론의 스포트라이트를 받지 못하면서도 포르투갈 폴란드 한국 등 D조 팀들을 철저히 연구한 미국은 브루스 어리나 감독의 지휘 아래 존 오브라이언,브라이언 맥브라이드 등 ‘비밀병기’를 갈고 닦았고 끈끈한 조직력을 갖춘 팀으로 조련해 8강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한국 역시 개최국의 이점을 십분 활용,유럽 팀들이 프로 리그에 매달려 체력에 허점을 드러낼 때 이를 파고드는 파워프로그램을 실시해 효험을 봤고 플레이메이커에 의존하는 팀들의 약점을 간파,미드필드에서의 강한 압박축구를 구사함으로써 상대의 활맥을 끊는 전술로 아시아 최초의 4강 신화를 이룩했다. 거스 히딩크 감독은 지난 98프랑스대회때 미국 대표팀에서 같은 역할을 맡은 아프신 고트비 비디오분석관의 도움을 받았다.고트비의 꼼꼼한 자료수집과 정보분석,비디오 자료 등은 상대의 허와 실을 정확하게 짚어줬고 한국 팀의 평가전 때 전반전이 끝나면 곧바로 문제점을 지적해 유럽 격파의 길을 열었다. 여기에 히딩크 감독의 유럽 인맥과 대한축구협회·현대중공업 해외지사 정보망도 생생한 유럽 정보를 공급해 유럽에 대한 두려움을 씻어냈다. 일본 역시 지난해 6월 컨페더레이션스컵 직후 고용한 미셸 에베를 통해 유럽 팀별로 20개 이상의 비디오 클립을 확보,선수 개개인의 플레이스타일까지 세세히 연구했다. 예를 들어 러시아의 득점 루트 발레리 카르핀을 봉쇄하기 위해 일본 센터백 미야모토 쓰네야스로 하여금 공을 카르핀의 왼쪽에 두지 않도록 하라는 특명을 내렸고 이를 따른 결과 러시아를 꺾을 수 있었다. 프랑스 리그에서 뛰어본 경험이 있는 선수들로 구성된 세네갈이 8강에 오르는 돌풍을 일으킨 것도 상대에 대한 정보를 수집하고 세밀히 분석한 결과였다. 임병선기자 bsnim@
  • 책꽂이/동물들의 사회생활 등

    ■ 인문·사회 ◇동물들의 사회생활(리 듀거킨 지음,장석봉 옮김)=동물의 협동과 그 과정에서 나타나는 속임수를 사람의 눈으로 해석한 재미있는 책.인간의 사회생활과 크게 다를 바 없는 동물의 그것을 통해 살피고,싸우고,쟁취하는 동물의 생활상과 협동 형태의 변화과정이 진지하고 설득력있게 그려졌다.지호,1만 2000원. ◇한국의 시민운동-프로크루스테스의 침대(박원순 지음)= 참여연대 사무처장으로 줄기차게 시민운동을 펼쳐온 저자가 지난 몇년동안 쓴 세미나 발제문과 기고문 등을 엮은 책.특히 이 책은 그동안 시민단체에 가해졌던 다양한 비판에 대한 저자의 답변이라는 점은 물론 시민운동단체 내부의 생생한 소리를 전달하고 있다는 점이 눈길을 끈다.당대.1만 2000원. ◇진보정당은 비판적 지지를 넘어설 수 있는가(주대환 지음)=민주노동당 마산 합포지구당 위원장이자 진보적 사회운동가인 저자가 제시하는 올해 대선의 화두.지난 87년 이후 진보세력의 정치세력화에 걸림돌이 되어 온 ‘비판적 지지론’의 망령이 올해 대선에서도 되살아날 것이라는우려를 제기하며 진보정당의 전망과 과제를 진지하게 살피고 있다.이후.1만원. ◇동방기독교와 동서문명(김호동 지음)= 5세기이후 아시아 내륙지방의 초원과 사막,인도·중국 등지에 널리 전파돼 1000년동안 생명력을 유지한 동방 기독교의 일파,곧 네스토리우스교(경교)의 실상과 그에 따른 동서 문명교류를 고찰했다.지은이는 중앙아시아와 그 주변 세계 연구에 천착해온 서울대 동양사학과 교수.까치,1만2000원. ■ 과학·학술 ◇좁은 땅 넓은 바다(조정제 지음) =국토연구원 부원장,해양수산부 장관을 지낸 저자가 바다에 비전을 제시하는 책.지금까지 해양 관련 정책의 실패 사례를 분석하고,조건이 비슷한 외국의 예를 통해 바다자원을 효율적으로 이용하는 법을 제시한다.한울.1만4000원. ◇꽃의 제국(강혜순 지음)= 이동할 능력도 없고 뇌세포 하나도 못갖춘 식물이 어떻게 인간의 생활을 좌우하고 또 수억년동안 지상에 살아 남았을까.이런 관점에서 한없이 나약하면서도 진화를 거듭해 온 식물의 실체를 꽃이라는 매우 매력적인 소재를 통해 규명한 책.어른은 물론 청소년들도 재미있게 식물의 모든 것을 알 수 있도록 꾸몄다.도서출판 다른 세상.1만6000원. ■경제·경영 ◇巨商 임상옥의 상도경영(권명중 지음)= 이윤과 윤리가 양립할 수 있을까.이고민에 대한 답을 조선시대 거상 임상옥의 철학에서 찾은 저자는 윤리야말로 기업운영의 필수조건이라고 말한다.“재물은 평등하기가 물과 같고,사람은 바르기가 저울과 같다.”라는 글에 담긴 절제·균형·신뢰의 경제적 의미를 살펴보고,이를 토대로 우리 기업에게 필요한 윤리를 쉽게 풀어썼다.거름.1만2000원. ◇다양성을 추구하는 조직이 강하다(루스벨트 토머스 지음,채계병 옮김)= CEO 한 사람의 경영마인드만으로는 21세기에 성공하는 기업이 될 수 없다.미국의 유명 컨설턴트인 저자는 “기업이 창조적이기 위해서는 밑바탕에 각기 다양한 능력과 개성을 가진 직원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한다.한 조직안의 모든 개인이 가진 중요성을 탐구하는 책.이지북.1만3000원. ◇카를로스 곤-변화와 개혁으로 이끄는 성공경영(오토미 히로야스 지음,은미경 옮김) =1조4000억엔의 부채를 지고 붕괴직전까지 갔던 닛산자동차를 불과 2년만에 흑자 경영체제로 탈바꿈시킨 프랑스인 카를로스 곤.닛산을 변화와 개혁으로 이끈 그의 경영 노하우를 낱낱이 밝힌다.삼호미디어.9900원. ◇위너스(사토 요시나오 지음,은영미 옮김)=나만이 할 수 있는 무엇을 가져라.일본 최고의 컨설턴트가 강조하는 성공의 비결이다.꿈을 갖고 최선을다해 실행에 옮기는 과정을 다양한 예와 함께 실었다.청아출판사.1만원. ◇CEO 히딩크(윤정민 지음)=‘히딩크 경영리더십의 7가지 조건’이라는 부제를 단 이책은 불과 1년 반만에 ‘이기는 방법’을 깨우치게 한 히딩크의 리더십을 경영 차원에서 재해석했다.히딩크를 통해 한 명의 뛰어난 CEO가 조직을 어떻게 바꿀 수 있는지를 심층적으로 분석하고 있다.하서.9000원. ■처세 ◇명장 명참모(도몬 후유지 지음,이정환 옮김)=일본 전국시대 명장과 명참모의 뛰어난 용병술과 조직력을 통해 현대 기업의 경영 노하우를 제시하는 책.리더를 명장에 중간관리자를 명참모에 비유,역사 속 일화와 함께 인재를 양성하는 법을 일러준다.경영정신.1만2000원. ■기타 ◇위드 차이나(한국물가정보 발행)=중국 전문 산업 정보를 다룬 월간지.중국의 WTO 가입 이후 한·중 교역이 증가했지만,지금까지는 마땅한 가이드북이 없었다.중국에 진출했거나 진출을 고민하는 기업인에게 성공·실패 사례,유망 상품,한·중 물가 비교,중국 기업 소개,법률가이드 등 자세하고도 실용적인 정보를 소개한다.사단법인 한국 물가정보.7000원 ◇이휘소(공석하 지음)= 한국이 낳은 천재 과학자 이휘소.그의 짧지만 뜨거운삶을 3권의 소설로 기록했다.앞서 낸 소설의 미흡한 내용을 보완한 완결판이다.15년간 모은 자료를 바탕으로 굴곡 많은 현대사 속에서 희생당한 한 천재의 삶을 그대로 복원했다.뿌리.각 7800원. ◇꽃은 져도 향기는 그대로일세(명정 정성욱 엮음)=우리 나라 선(禪)지식의 선구자인 경봉 큰스님의 50여년에 걸친 수행일기와 대 선사들과 주고 받은 서한문을 엮은 책.올해로 입적 20년을 맞는 경봉스님의 남긴 80여편의 시와 20여개의 화두가 함께 엮어져 경봉스님이 용맹정진하며 추구해 온선의요체를 일목요연하게 이해할 수 있다.예문.8800원. ◇대통령과 장군(김준하 지음)=제2공화국 윤보선대통령 밑에서 청와대 대변인을 지낸 이의 회고록.1961년 5·16쿠데타 발발에서 63년 대통령 선거까지 윤보선(대통령)과 박정희(장군)두 인물의 대결을 집중적으로 서술했다.특히 쿠데타 직후 윤보선이 어떻게 대응했는지를 밝히는 증언으로서 가치가 높다.나남출판,1만2000원.
  • [2002 한일 월드컵 세계축구 재조명] (1)축구지도 대변혁

    지난달 30일 막을 내린 2002한·일월드컵대회는 세계 축구지도를 바꾼 사건으로 남게 됐다.이번 대회를 계기로 유럽과 남미로 양분돼온 세계 축구계는 한국 세네갈 등 제3세계권이 또다른 축을 형성하는 다극체제로 재편됐다.유럽의 힘과 남미의 기술이 자웅을 겨루던 시대가 가고 조직력과 체력을 바탕으로 한 압박축구가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등장한 셈이다.2002월드컵이 남긴 것들을 다섯 차례에 걸쳐 짚어 본다. 이번 월드컵을 통해 나타난 가장 두드러진 현상은 공동개최국인 한국 일본을 비롯해 세네갈 미국 터키 등 그동안 축구 변방으로 남아 있던 국가들의 대약진이다. 특히 한국은 초인적인 체력과 조직력을 바탕으로 강력한 압박축구를 구사하면서 4강에 올라 신선한 충격을 던졌고 21세기의 새로운 축구 전형을 선보였다는 평까지 들었다. 드리블을 과감히 생략하는 등 개인기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는 대신 11명 전원이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며 개인기가 뛰어난 포르투갈 이탈리아 등 기존의 강호들을 울린 것이 대표적 사례들이다. 한국 축구의 원동력은 강한 체력과 정신력을 바탕으로 한 압박축구.한국 선수들은 상대방이 공을 잡는 순간 2∼3명이 상대를 에워싸며 치열한 몸싸움으로 공을 따냈다. 공격진의 활발한 수비가담도 한국 축구가 보여준 강점이었다.거스 히딩크감독은 공격진을 선발할 때 수비 가담능력을 중요한 기준으로 삼았다. 이로써 공격을 책임진 황선홍 안정환 설기현 박지성 이천수 등은 골 결정력에서는 세계수준에 이르지 못했지만 위기가 닥칠 때마다 우리편 골대까지 내려와 수비에 적극 가담했다.강한 체력이 없이는 불가능한 일이다. 이로 인해 한국 선수들의 부지런함은 해외 유명 축구 칼럼니스트들로부터 극찬을 받았다. 축구에 인생을 건 세네갈 선수들의 경기 태도나 ‘유럽내의 아시아’라는 평가 속에 설움 받아온 터키 선수들의 투혼,국내 팬들로부터 비인기 종목 선수로 천대받던 미국 선수들의 보기 드문 협동심도 눈에 띄었다. 이중 “프랑스와 맞붙는 게 영광이다.우리가 잃을 게 뭐냐.”고 할 만큼 스스로 약세를 인정한 세네갈은 개막전 돌풍을 8강전까지 이어가 눈길을끌었다.세네갈 돌풍의 핵심에는 엘 하지 디우프,앙리 카마라 등 프랑스 리그에서 뛰고 있는 젊은 사자들이 있었다. 이들은 아프리카인 특유의 탄력과 돌파력,지칠줄 모르는 체력으로 프랑스를 몰아세웠고 북구의 강호 스웨덴과의 파워싸움에서도 밀리지 않았다. ‘황소’하칸쉬퀴르로 대표되는 터키는 하산 샤슈(2골),위미트 다발라(2골) 등으로 공격을 분산시키며 4강까지 올라왔다.주전 23명중 5명이 갈라타사라이,4명이 페네르바흐에서 뛰는 등 국내파가 주축을 이뤄 조직력도 탄탄했다.주전들이 해외 명문 클럽에 흩어져 있어 발을 맞춰볼 기회가 없었던 유럽,남미팀에 비해 훨씬 유리한 조건이었다. 게다가 특정 선수만 봉쇄하면 팀 전체의 전력이 절반으로 떨어지는 강호들과 달리 터키는 슈퀴르의 발목을 잡히고도 전혀 흔들림이 없었다. 이런 저런 이유로 인해 ‘변방 축구’에 큰코를 다친 유럽 내에서 ‘아마추어리즘으로 돌아가자.’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이들 제3세계 국가가 이번 월드컵을 통해 보여준 ‘새 피’의 위력은 엄청남 파괴력을 지닌 채 한동안 세계축구의 흐름을 지배할 것으로 보인다. 류길상기자 ukelvin@
  • 월드컵/3.4위전 한국-터키/속공에 조직력 무너져

    경기 시작 휘슬이 울리자 공격권을 쥔 한국의 포워드진이 왼쪽 수비라인에서 있던 유상철에게 백패스로 공을 건넸다.공격 대형을 갖추기 위한 사전 동작.가볍게 수비진 중앙에 포진한 홍명보에게 다시 패스하는 순간 터키 공격수 일한 만시즈가 번개처럼 달려들었다.홍명보의 놀란 몸짓과 동시에 터진 6만여 관중들의 비명소리.그러나 이미 후회하기엔 늦었다. 빼앗긴 공은 지체 없이 골문 오른쪽을 달려든 하칸쉬퀴르에게 이어졌고 그를 보고 튀어나오는 골키퍼 이운재의 역동작도 필요없었다.월드컵 사상 최단시간인 11초만의 너무나 허망한 실점.이날 경기의 모든 흐름은 이 실수에 녹아 있었다. 물론 한국의 반격도 번개 같았다.전반 9분 페널티박스 오른쪽 외곽에서 얻은 프리킥을 이을용이 그대로 살려 골문 오른쪽 상단 골포스트를 스쳐 골네트를 흔드는 동점골을 터뜨린 것.골은 언제고 또 터질 것이라는 기대감에 찬 열광적인 응원이 경기장을 휩쓸었다. 그러나 두번째 골의 주인공은 한국이 아니었다.김남일과 김태영 대신 이민성과 유상철이 포진한 한국수비진은 너무나 허술했다.전반 13분 오른쪽 미드필드를 가른 만시즈가 반대편에서 날아온 하칸쉬퀴르의 패스를 받는 순간 공만 보고 달려든 이민성이 만시즈를 마크하는 데 실패했다.가볍게 이민성을 제친 만시즈의 결정적인 슛이 다시 한번 골네트를 갈랐다. 어이없는 실점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전반 32분 똑같은 위치에서 하칸쉬퀴르의 월패스를 확실하게 처리하지 못한 이민성을 제치고 역시 만시즈가 추가골을 엮어낸 것.스코어는 순식간에 1-3으로 벌어졌다. 다시 만회에 나선 한국의 공격은 마치 밀물과도 같이 터키 진영에 몰아쳤다.공격의 주도권도 쥐고 있었다.그러나 터키 골키퍼 뤼슈튀의 방어벽은 철옹성과도 같았다.후반 들어 홍명보 대신 김태영을 투입하며 흐뜨러진 수비진에 파워를 보강한 한국은 실점 만회를 위해 공격일변도의 전략을 포기하지 않았다.후반 19분에는 이을용 대신 차두리,33분에는 설기현 대신 최태욱을 투입하며 공격진에도 활력을 보탰다. 34분 이천수,37분 안정환,39분 다시 이천수,42분 송종국,43분 차두리 등 마치 슈팅연습하듯 화력을 집중했지만 골키퍼 뤼슈튀의 신들린 듯한 선방은 한치의 오차도 허용하지 않을 것 같았다.하지만 그에게도 한계는 있었다.결국 인저리타임이 적용된 종료 직전 송종국의 중거리포에 실점을 허용하며 무릎을 꿇은 것. 대구 김성수 안동환기자sskim@
  • 월드컵/ 브라질·독일 오늘 결승 격돌

    [요코하마(일본) 송한수 류길상특파원] ‘브라질은 발,독일은 머리’ 30일 오후 8시 요코하마 국제경기장에서 열리는 브라질-독일의 2002한·일월드컵축구대회 결승전은 팀 컬러만큼이나 다른 양팀의 득점포 대결에 관심이 모아진다. ‘카나리아 군단’ 브라질의 화려한 개인기,‘전차 군단’독일의 탄탄한 조직력 대결 못지 않게 흥미진진한 관전 포인트다.‘3R’로 불리는 호나우두(Ronaldo)-히바우두(Rivaldo)-호나우디뉴(Ronaldinho)의 삼각편대가 주도하는 브라질의 득점은 대부분 발끝에서 터져 나왔다.득점왕을 노리는 호나우두의 6골,히바우두의 5골,호나우디뉴의 2골,주니오르,에드미우손,호베르투 카를루스의 각 1골씩 등 16득점이 모두 발재간으로 이뤄낸 것이다. 이에 견줘 독일은 팀득점 14골 가운데 8골이 헤딩으로 얻은 것이다.5골로 득점왕 경쟁에서 호나우두를 바짝 뒤쫓는 미로슬라프 클로제의 득점이 모두 헤딩으로 얻은 것이고 미하엘 발라크가 2골,토마스 링케가 1골을 헤딩슛으로 보탰다. 이에 따라 양팀의 결승전 대책도 브라질은 공중전에 대한 방어책 마련을 최우선 과제로 삼고 있고,독일은 브라질의 발재간을 막는 데 주안점을 두고 있다. 문제는 어느 팀의 준비가 더욱 치밀하냐는 것.수비진의 뛰어난 개인기로 상대의 땅볼 패스를 차단하는 능력은 뛰어나지만 공중 공격에는 취약하다는 평을 듣고 있는 브라질은 우선 ‘골든 헤드’라는 별명을 얻은 클로제를 마크하는 데 치중한다는 방침.클로제가 비록 결승 토너먼트에서는 골을 추가하지 못했지만 공중볼 다툼에서 여전히 위력적이라는 점에서 경계 대상 1호로 꼽고 있다. 그러나 브라질의 루이즈 펠리페 스콜라리 감독은 “아무리 독일의 공중 공격이 뛰어나도 우리 수비진이 갈수록 안정을 찾아가고 있기 때문에 충분히 막을 수 있을 것으로 믿는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수비만큼은 브라질에 비해 훨씬 낫다는 평을 듣는 독일의 자신감도 만만치않다. 골키퍼 올리버 칸은 조별리그 아일랜드전에서 내준 동점골이 유일한 실점일정도로 신들린 선방이 압권이고,수비형 미드필더 2명과 찰떡 궁합을 이루는 스리백도 ‘철조망’으로 불릴만큼 여간해선 뚫리지 않는다. 브라질 ‘3R’의 공세를 허리에서 차단한 뒤 번개같은 고공 폭격으로 브라질 문전을 흔들면 승산은 충분하다는 것이다. 루디 푈러 독일 감독은 “공개할 수는 없지만 브라질을 꺾을 비책이 있다.”며 “수비진이 브라질에 너무 많은 틈만 주지 않는다면 승산이 있다.”고 승리를 확신하고 있다. onekor@
  • 월드컵/ 한국축구 22일간의 드라마

    조별 예선 첫 경기.본선 첫 승을 노리고 있는 한국으로서는 부담이 됐다.그러나 초반부터 스피드와 조직력을 앞세워 폴란드를 압박했다.부산아시아드주경기장을 꽉 메운 붉은악마의 함성이 점점 커지면서 양상은 한국쪽으로 기울기 시작했다. 전반 26분 드디어 백전노장 황선홍이 왼발 논스톱 슛으로 폴란드 골문을 열었다.첫 승이 눈앞에 보이기 시작했다.후반 8분 유상철이 승리를 확정짓는 쐐기골을 터뜨렸다.2-0 승리. 한반도는 붉은 물결로 출렁거렸다.그토록 갈망했던 월드컵 본선 첫 승을 이룩한 것이다. 최강으로 꼽혔던 포르투갈이 미국에 덜미를 잡히면서 D조는 혼전 양상을 띠었다.본선 첫승의 기쁨도 잠시,상황은 좋지 않게 돌아갔다.16강을 위해서는 미국을 꼭잡아야만 한다는 부담감이 컸을까,전반 24분 클린트 매시스에게 선취골을 내주면서 한국은 다급해졌다.이을용이 페널티킥을 실축하면서 더욱 불안감이 가중됐다. 그러나 후반 33분 안정환이 헤딩 동점골을 터뜨리며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이후 한국은 여러 차례 득점기회를 맞았지만 골로연결하지 못한 채 1-1 무승부로 경기를 마무리해 손에 쥐었던 승리를 놓쳤다는 아쉬움을 남겼다. 조별 리그 마지막 경기.앞선 두 경기에서 1승1무를 기록했지만 16강 진출은 자신할 수 없는 상황,1승1패의 포르투갈도 쉽게 물러설 수 없는 한판이었다. 같은 시간 열린 경기에서 폴란드가 전반 초반부터 미국을 앞서고 있어 한국으로서는 한 골차 이상으로만 지지 않으면 16강이 확정되는 상황이었다. 힘을 얻은 태극전사들은 거칠게 상대를 몰아붙였고 당황한 포르투갈은 거친 플레이로 일관,급기야 2명의 선수가 퇴장당했다.후반 25분 박지성이 16강 진출을 결정짓는 왼발 슛으로 포르투갈의 골문을 갈랐다.1-0 승리.꿈에도 그리던 16강에 오른 순간이었다.‘대∼한민국’이 온 나라에 울려 퍼졌다. 상대는 월드컵 3차례 우승의 ‘아주리군단’.본선 첫 승과 16강 진출이라는 두 가지 목표를 이룬 한국으로서는 부담이 없었다.그러나 태극전사들은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전반 18분 선취골을 내주는 순간 꿈이 무산되는 듯했다.그러나 신은 한국을 버리지 않았다.후반 종료 2분을 남겨두고 극적인 설기현의 동점골이 터졌다.상황은 돌변했다. 연장으로 접어들면서 태극전사들은 기진맥진한 상대를 거칠게 몰았다.연장 후반 종료 3분을 남겨놓고 안정환이 그림 같은 역전 헤딩슛으로 아주리군단을 거꾸러뜨렸다. 2-1 승리.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던 8강이었다. 상대는 ‘무적함대’스페인이었다.객관적 전력상 스페인을 앞설 수 없었다. 간신히 전반을 무실점으로 틀어막은 한국은 후반 들어 서서히 스페인을 압박하기 시작했다.그러나 골은 터지지 않았고 연장전에서도 승부는 갈리지 않았다.승부차기에서 황선홍 박지성 설기현 안정환이 침착하게 골을 성공시켰다.그리고 골키퍼 이운재가 큰일을 했다.스페인의 네번째 키커 호아킨의 킥을 막아내면서 승리의 여신은 한국에 미소를 보냈다.4-3으로 앞선 상황.한국의 마지막 키커 홍명보에게 모든 것이 달려 있었다.홍명보의 발을 떠난 볼은 정확하게 골네트를 흔들었다.4강이었다.모두들 ‘기적’이라고 말했다. 태극전사뿐 아니라 전국민이 ‘집단 최면’에 걸린 것 같았다.결승전이 열리는 일본 요코하마가 손에 잡힐 듯 가깝게 느껴졌다.상대는 ‘전차군단’독일. 한때 ‘녹슨 전차’라고 불렸지만 그래도 높이를 앞세운 고공 공습은 가공할만한 위력을 지녔다.태극전사의 체력도 바닥난 상태였다.예상을 깨고 선전을 펼쳤지만 후반 30분 미하엘 발라크에게 결승골을 내줬고 그것으로 승부는 끝났다. 하지만 이날의 패배는 끝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한국 축구의 새로운 미래를 상징한다.오는 29일 대구에서 열리는 3·4위전이 그 출발점이 될 것이다. 박준석기자 pjs@
  • 월드컵/ 기적 만든 ‘아름다운 사조직’

    한국 축구가 ‘사조직’에 대한 부정적인 고정관념을 깨뜨리고 있다. 축구는 11명의 선수가 유기체처럼 움직여야 하는 조직력의 스포츠.사조직은 단결과 화합을 저해하기 십상이다.스페인처럼 역대 월드컵에서 선수들이 지역과 소속구단별로 몰려다닌 팀들은 형편없는 성적을 남기곤 했다. 한국도 과거에는 다른 나라를 비웃지 못할 만큼 ‘끼리끼리 문화’가 팽배해 있었다.하지만 이번 월드컵에서 한국 대표팀의 사조직은 완전히 달라졌다.‘폐쇄된 사조직’이 아니라 상승 효과를 내며 기적을 창출해낸 ‘열린 사조직’으로 탈바꿈한 것이다. 폴란드전 선취골을 터뜨린 황선홍과 추가골을 뽑은 유상철,철벽수비의 주축 홍명보는 ‘레이솔파’로 분류된다.지난해 일본 J리그 가시와 레이솔에서 함께 뛴 탓이다. 야신상 후보인 골키퍼 이운재와 막강 미드필더진의 일원인 송종국·이영표,공격수 최태욱은 ‘기도파’다.이들은 골을 넣거나 경기가 승리로 끝나면 함께 모여 무릎 꿇고 기도하는 독실한 크리스천이다.안정환은 기도파의 준회원.부인 이혜원(22)씨가지난 5월부터 금식기도에 열중할 정도인 신심 깊은 기독교 신자이기 때문이다. 설기현은 ‘또 다른 기도파’다.어머니 김영자(51)씨와 아내 윤미(21)씨가 월드컵 개막 이후 매일 불공을 드리는 소문난 불교신자다. 공수의 핵인 이천수·최태욱·김남일은 인천 부평고 선후배 사이인 ‘부평파’.부평고 학생들은 한국팀의 경기가 있는 날이면 운동장에서 멀티비전을 보며 “대∼한민국”을 소리 높여 외치는 등 ‘부평파’를 성원한다.이밖에 대표팀에는 이른바 축구 명문 대학 출신들이 몇명씩 포진해 있다.과거 같으면 팀내 파벌의 중심지가 됐겠지만 지금은 분위기가 다르다. 이렇듯 적지않은 조직내 조직이 존재함에도 팀의 단결이 더욱 굳건해진 것은 사조직이 더 이상 팀의 운영에 영향을 미치지 못하기 때문.지연·학연에 따라 선수를 선발하거나 기용하던 악습이 사라지면서 사조직이 친목을 도모하는 원래의 기능을 회복했다.최근 대표팀이 세계가 깜짝 놀랄 만한 성적을 올리고 있는 것도 선수들 사이의 유대를 강화시킨 ‘아름다운 사조직’이있었기에가능하지 않았느냐는 해석도 그래서 나온다.‘히딩크 효과’는 여기서도 빛을 발하고 있다. 이두걸기자 douzirl@
  • 월드컵/26일 터키-브라질전,터키 “브라질 너 잘 만났다”

    “두번의 실수는 없다.” 유럽의 ‘마지막 자존심’터키가 브라질과의 26일 준결승전을 앞두고 ‘복수혈전’을 준비하고 있다. 조별 리그 1차전에서 브라질에 1-2로 아깝게 무릎을 꿇었던 터키는 강력한 중원압박으로 ‘삼바축구’를 기필코 무너뜨리겠다는 각오다.당시 브라질은 종료 직전 얻은 페널티킥으로 가까스로 이겼는데 이 페널티킥은 곧바로 판정시비를 불러일으켰다.브라질 언론조차 “심판의 휘슬이 브라질을 구했다.”고 보도할 정도였다. 때문에 터키는 재대결에서 승리를 장담하고 있다.셰놀 귀네슈 감독도 “우승을 차지하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 아니다.”라고 공언했다. 터키가 이처럼 강한 자신감을 보이고 있는 데는 이유가 있다.물론 조별 예선에서 브라질을 압도한 것도 있겠지만 결승 토너먼트에서의 상승세가 큰 힘이 됐다. 16강에 간신히 오른 터키였지만 16강전에서 개최국 일본을 1-0으로 이기면서 ‘태풍’으로 돌변했다.이어 8강전에선 지난 대회 우승국 프랑스를 꺾은 ‘검은 돌풍’세네갈마저 제압,결승고지를 향해 파죽지세로 나아가고 있다. 54년 스위스대회에서 본선에 데뷔한 터키는 조별 리그에서 한국을 7-0으로 대파한 적이 있다.이후 줄곧 지역 예선에서 탈락하다 무려 48년만에 출전한 본선무대에서 4강이라는 눈부신 전과를 올렸다.지난 유로2000에서 8강에 진출하면서 급성장했다.뚜렷한 월드스타는 없지만 팀워크와 조직력이 뛰어나다는 게 최대 강점이다. 반면 브라질은 상당히 긴장한 상태다.루이즈 펠리페 스콜라리 감독은 “세네갈을 만났으면 했다.”는 솔직한 심정을 털어놓기도 했다. 더욱이 브라질은 지금까지 상승세를 이끌었던 호나우디뉴가 8강전에서 퇴장을 당해 준결승전에 나올 수 없는 데다 득점 공동선두(5골) 호나우두마저 부상으로 출전이 불투명하다.이에 대비해 브라질은 무명의 루이장을 히바우두의 투톱 파트너로 낙점한 상태다. 루이장은 지난해 남미예선 베네수엘라 전에서 혼자 2골을 터뜨렸고 지난 3월 유고와 친선경기에서도 골을 기록하면서 브라질의 새로운 해결사로 떠올랐다.이번 월드컵 본선에서는 터키 전에서 후반 호나우두와 교체 투입된 것이유일한 출장이었다. 그나마 위안이 되는 것은 역대 3차례나 한 대회에서 같은 팀과 두번 만났지만 진적이 없다는 것이다.38,62년 대회에서 체코슬로바키아와 두 차례씩 만났는데 모두 1승1무를 기록했다.94년 대회때도 조별 리그에서 비겼던 스웨덴을 준결승에서 1-0으로 눌렀다. 박준석기자 pjs@
  • [대한광장] 4강신화와 축구산업

    우리나라가 당초 기대를 넘어 월드컵 4강에 올랐다. 우리 선수들이 월드컵 첫승의 기쁨을 안겨줄 때부터 16강 진출의 가능성은 매우 희망적이었다.그러나 선전을 거듭하면서 아름다운 승부사의 모습을 보여준 우리 태극전사들은 월드컵 공동개최국으로서 누릴 수 있는 여러 이점과 행운만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충분한 실력을 갖췄다는 점을 전 세계에 증명했다.월드컵 4강이 사실상 유럽과 남미의 전유물이 된 세계축구의 현 주소에서,축구의 변방 한국이 세계축구의 중심에 우뚝 설 것이라고 기대하는 것은 무리한 일이었는지 모른다.그러나 세계는 기적을 만들어낸 우리 축구팀에 아낌없는 박수와 격려를 보내고 있다. 경제학을 전공하는 사람으로서 그동안 축구는 단지 하나의 볼거리에 불과했다.하지만 이제 축구가 국민적 관심사가 된 마당에 필자는 우리 축구팀이 이렇게 놀라운 성과를 이룬 원인을 비전문가 관점에서 짚어보고자 한다. 축구는 11명의 선수가 팀을 구성해 감독의 지휘 아래 여러가지 전략을 구사하면서 선수 개인의 실력과 전체 팀의 조직및 전략을 결합시킨 종합스포츠라 할 수 있다.세계적 기량을 갖춘 선수들이 많을수록 고도의 전술과 전략이 발휘될 가능성이 높겠지만,11명의 선수가 시종일관 그라운드를 누벼야 하는 축구 경기에서 축구팀의 실력은 11명 선수들 기량의 단순 합(合)으로 설명할 수 없는 시너지효과가 있다. 불과 1년6개월 전 히딩크에게 우리 축구팀의 사령탑을 맡겼을 때,우리 국민이 기대했던 것은 세계적인 스타플레이어를 만들어내라는 것이 아니었다.우리 축구팀이 그동안 조직력과 전략의 측면에서 십분 발휘하지 못하고 있던 후진축구의 한계를 극복해내라는 것이었다. 축구의 기술적인 측면에서 우리나라에도 세계적 수준의 기량을 갖춘 우수한 선수들이 많이 있다고 전문가들은 말하고 있다.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축구가 번번이 세계무대에서 좌절할 수밖에 없었던 것은 결국 팀 전체의 결집된 힘이 부족했다고밖에 설명이 안될 것이다.과학적인 체력훈련과 잘 짜여진 전술프로그램에 따라 시뮬레이션을 반복해 실제 선수들이 경기장에 섰을 때 연습된 기량이 제대로재현될 수 있도록 하는 감독과 코칭스태프의 역할이 현대 선진축구에서는 그만큼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여기에 더해 아무런 연고 없이 우리 축구팀을 맡은 히딩크 감독은 철저하게 계산된 팀 플레이를 염두에 두고 과거의 명성에 연연하지 않고 국가대표팀을 선발했고,이들을 적재적소에 배치해 팀 전체의 기량을 높였던 것이다.또한 한·일 월드컵 공동개최라는 국가적 행사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대한축구협회 관계자들의 헌신적인 기여와 국민적 성원은 열악한 축구 인프라를 다소나마 개선시킬 수 있었다. 마지막으로 우리 축구팀이 유럽 전지훈련과 세계 축구 강호들과의 연습경기를 통해 얻은 자신감은 ‘하면 된다’는 정신력으로 고양될 수 있었다. 월드컵 4강의 영예를 지키려면 무엇보다도 ‘축구산업’이 발전해야 한다. 축구 선진국들은 발전된 축구산업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축구산업은 소위 볼거리를 제공하는 오락산업인데,볼거리를 충분히 제공하지 못하면 충분한 관객을 확보할 수 없다.관객이 없는 축구경기는 이윤을 내지 못하고 그 결과 좋은 선수들을 유치하지 못하기 때문에 경쟁력있는 산업으로 발전하지 못한다.유럽축구가 강한 것은 볼거리를 제공하는 축구산업이 발전했기 때문이다. 월드컵을 통해 우리나라 축구산업의 발전 가능성을 충분히 지켜볼 수 있었지만,국내 무대에서 화려한 경기를 기대할 수 없을 때 관객들은 경기장을 찾지 않을 것이다.월드컵 4강의 영예를 지키려면 축구산업이 발전하든지,아니면 우리 대표선수들이 축구 선진국에서 세계적 선수들과 기량을 겨루는 방법밖에 없다.경쟁도 없고,관객도 없는 후진적 축구산업의 풍토에서 월드컵 4강은 그저 기적일 뿐이다. 왕윤종 대외경제정책硏 선임연구위원
  • “4년뒤엔 중국도 16강 들었으면 좋겠어요”신한銀 명동지점 파견온 중국은행 안용씨

    “4년 뒤 중국도 한국처럼 잘 뛸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한국이 아시아 국가로는 처음으로 월드컵 4강에 당당히 오른 지난 22일 신한은행 서울 명동지점에서 만난 중국은행 파견직원 안용(安勇·32)씨는 한국을 한없이 부러워했다.한편으론 예선에서 탈락한 고국 중국팀에 대한 애정을 보이면서 좀더 잘해주었으면 하는 아쉬움도 털어놨다. 월드컵대회 기간 중 중국관광객들의 은행거래를 도와주기 위해 지난달 29일 제휴은행인 신한은행에 파견된 안씨는 서울의 중심가 명동에서 월드컵의 열기를 온몸으로 느꼈다.그는 “경기 때마다 명동에 꽉 찬 ‘붉은악마’응원단이 매우 인상적”이라면서 “중국이 초반에 떨어져 아쉬웠지만 축구를 더욱 좋아하게 됐다.”고 말했다. 안씨는 지점에 마련된 ‘중국고객 안내데스크’에서 중국인들의 환전 등을 도와주고 있다.중국어를 하는 동료의 도움으로 주변 지리를 익혀 개고기집을 묻는 중국인에게 길을 알려주기도 했다. 중국이 일찍 탈락하는 바람에 관광객이 줄어 지금은 많이 바쁘진 않지만,한국인들에게 배울게 너무 많아 하루하루가 보람된 날이라고 말했다. 한국인에 대해 안씨는 “길을 물어보니 아예 데려다주는 친절한 분도 만났다.”며 “한국 은행원들의 성실함과 고객서비스도 배워야 할 점”이라고 강조했다.그는“한국 축구팀은 조직력과 정신력이 정말 훌륭하다.중국팀도 열심히 실력을 쌓아 다음 대회 때는 꼭 16강에 들었으면 좋겠다.”며 중국팀에 대한 격려를 잊지 않았다. 김미경기자 chaplin7@
  • 월드컵/ 스키베 독일 수석코치””우린 희생양 안돼…우승이 목표””

    미하엘 스키베 독일 대표팀 수석코치는 23일 서귀포 올림픽기념 국민생활관에서 루디 푈러 감독을 대신해 기자회견을 갖고 “한국이 체력,스피드,조직력이 뛰어난 강팀이고 홈팬들의 열렬한 응원까지 받고 있지만 우리도 많은 준비를 했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한국과의 준결승 전망은. 포르투갈 이탈리아 스페인 등 유럽 강팀들이 한국의 4강 희생양이 됐는데 독일이 다음 차례가 되지 않기를 바란다.우리의 목표는 결승전이 벌어질 요코하마에 가는 것이다. -한국팀에 대한 평가는. 한국은 개막 이전의 예상과 달리 체력,스피드,조직력이 뛰어난 강팀이다.18개월 동안 꾸준하게 월드컵을 준비한 게 큰 힘이 된 것 같다. -한국의 제공권이 약한데. 키만 크다고 되는 것은 아니다.파워도 있어야 한다. -한국보다 하루 더 휴식을 갖게 됐는데. 사실이다.하지만 한국은 4강까지 올라 체력 손실을 만회하고도 남을 자신감을 얻었다.결국 두 팀 모두 큰 차이는 없을 것으로 생각한다. -한국 관중들의 열렬한 응원이 경기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나. 승패의 작은 원인은 될 수 있지만 절대적인 요인은 아니다.우리 선수들도 열광적인 분위기를 즐기는 편이지 부담스러워하지 않는다. -판정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 현장에서는 심판이 정확하게 판정하는지 잘 알 수 없다.남은 경기의 중요성을 감안한다면 그만한 능력이 있는 심판이 배정될 것으로 생각하고 더 이상 판정시비도 없을 것으로 본다.관중의 응원도 심판의 판정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다. -선수들의 컨디션은. 미드필더 디트마어 하만이 무릎을 다치는 등 완벽한 상태는 아니다.그러나 한국과 경기할 준비는 돼 있다. -한국은 두 차례나 연장전에서 승리했는데 독일은 연장전에서 견딜 수 있나. 충분히 견딜 수 있고 한국에서 치르는 마지막 경기를 기분좋게 끝내겠다. 서귀포 김재천기자 patric@
  • 월드컵/스페인 약점은 ‘지역감정’

    스페인 대표팀이 선수들간의 골 깊은 ‘지역갈등’을 극복하고 단합된 힘을 보여줄 수 있을까. 22일 한국과 4강 티켓을 놓고 격돌하는 스페인 대표팀의 가장 큰 약점은 뿌리깊은 지역 감정이다. 국제축구연맹(FIFA)랭킹 8위의 스페인은 세계 최고 수준의 선수를 보유하고도 지역갈등 때문에 대표팀이 ‘모래알’ 같은 조직력을 보이면서 그동안 월드컵 승리의 문턱에서 번번이 좌절해 왔다. ‘무적함대’라는 명성과는 달리 월드컵 본선에 11차례나 출전하고도 역대 최고성적은 50년 브라질대회에서 4강에 오른 것이 고작이다. 바스크와 카탈루냐,에스파냐 등 여러 제국이 합쳐진 스페인은 지역갈등이 뜨거운 축구열정으로 승화해 레알 마드리드와 FC 바르셀로나 등 세계 최고의 클럽을 탄생시키기도 했으나 클럽간의 경쟁이 심해 대표팀 선수들이 서로 융화되지 않아 역대월드컵에서는 스스로 무너지는 우를 범했다. 국내 프리메라리가에서 서로 원수처럼 으르렁거리던 선수들이 월드컵에서 같은 지역 선수끼리만 패스를 주고받아 조직력을 해치는 일도 종종 있었다. 94년 미국월드컵의 사령탑을 맡은 클레멘테 감독은 바스크 지역 출신으로 대표 선수들도 대거 바스크족을 쓰기도 했는데,결국 국내팬들이 등을 돌렸고,8강전에서 탈락했다.98년 프랑스월드컵에서는 조별리그에서 탈락하는 수모를 당하기도 했다. 이번에 사령탑을 맡은 호세 안토니오 카마초 감독은 카스티야 출신이면서 레알 마드리드의 전설적인 골잡이로 명성을 날렸고 전국민의 스타로 추앙받고 있다.이 때문에 스페인 팬들은 이번에야말로 우승을 일궈내 전국민이 화합을 이루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다. 조현석기자 hyun68@
  • [월드컵뷰]‘유럽 공포‘ 벗어난 한국

    90년 이탈리아 월드컵 조별 예선에서 한국과 한 조가 된 스페인 수아레스 감독은 한국전 대비책을 묻는 기자들에게 “그냥 11명의 선수들을 경기장 안에 풀어놓으면 된다.”는 말로 일축했다.수아레스 감독은 최소 3골차로 이긴다고 호언장담했고,경기결과는 한국의 3대1 패배였다.그러나 12년 후 무적함대 스페인을 이끌고 8강에 안착한 카마초 감독은 한국과의 일전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우승으로 가기 위한 최대의 고비”이며,“강한 한국팀을 깨기 위해 만반의 준비를 했다.”고 말했다. 한국축구는 오랫동안 아시아의 맹주로 자처해 왔지만,정작 월드컵 본선에서는 모든 국가들의 1승 파트너로 애용되어 왔다.본선 조추첨에서 상대국들은 한국과 같은 조에 포함되길 간절히 기도했고,특히 유럽팀은 한국전에 앞서 ‘컨디션 조절용’,‘1승 제물’,‘3골차’라는 수사를 즐겨 사용했다.한국은 이전 월드컵 본선에서 유럽팀과 싸워 3무7패의 초라한 전적을 남겼다.그러나 이제 상황은 완전히 역전되었다.본선 첫 경기에서 폴란드가 힘 한번 제대로 쓰지 못하고 한국에 완패를 당했고,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5위 포르투갈,6위 이탈리아마저 떨어져 나갔다.한국은 올해 유럽 강호들과 맞서 5승2무1패라는 놀라운 성적표를 달고 있는 중이다.이 정도 전과면,유럽팀들이 한국공포증에 시달릴 만도 하다. 어떻게 이런 사건이 일어날 수 있었을까? 불과 1년 전만 해도 한국은 프랑스와 체코에 모두 5대0으로 대패했고,노르웨이와 덴마크에도 3대2,2대0으로 패했다.유럽팀에 패배하는 것은 필수이고,무승부는 최대 선전이며,승리는 미완의 기적이었다.그런데 만신창이가 된 한국축구를 보다 못해 소위 ‘축구의 신’이 단군과 합종연횡하여,유럽의 오리엔탈리즘의 망령을 쫓아낸 것일까? 한국의 믿을 수 없는 ‘신유럽토벌기’의 근원을 아무리 생각해봐도,이러한 주술로밖에는 설명할 길이 없어 보인다. 그러나 주술은 또다른 현실적 힘의 근원에서 나온다.오늘 벌어질 스페인과의 운명의 8강전이 그러한 주술의 비밀이 풀리는 날이 되길 기대해 본다.스페인전은 그동안 우리를 짓눌러 왔던 유럽공포증으로부터 진정으로 자유로워지는 ‘제의(祭儀)’가 될 것이다.공포의 대상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우선 사심없는 반복적인 대면이 필요하다.그러고는 진검 승부를 위한 우리들만의 카드가 요구된다.나는 비밀의 열쇠,비장의 카드로 새로운 ‘한국적 전형’을 말하고 싶다.‘기술을 압도하는 체력’,‘개인기를 포획하는 조직력’,‘명성을 극복하는 승부욕’,그리고 ‘자만심을 다스리는 자신감’,이 네 가지가 유럽공포증을 벗어던지게 할 비밀의 열쇠이다. 스페인전은 분명 한국 축구사에 또 한 번의 전인미답의 역사를 쓰게 할 것이다.스페인을 넘으면 아마 독일이 기다릴 것이다.만일 독일까지 넘는 축구사의 혁명이 실현된다면,유럽공포증은 한국공포증으로 전도될 것이다.기적을 기대하기보다는 차라리 순리를 기다려 보자. 이동연/ 문화평론가
  • 월드컵/미리보는 오늘 경기/독일·미국 대격돌 힘이냐 스피드냐

    ‘관록이냐 패기냐.’ 네번째 우승에 도전하는 독일과 북중미의 신흥 강호로 떠오른 미국이 21일 오후 8시30분 울산에서 4강 길목에서 맞닥뜨린다. ‘전차군단’ 독일은 강한 체력을 바탕으로 한 거친 몸싸움과 탄탄한 조직력으로,미국은 빠른 공수 전환을 통한 역습으로 4강 티켓을 거머쥔다는 전략이어서 힘과 스피드의 대결이 점쳐진다. 일단 승리의 무게는 역대 월드컵에서 우승과 준우승을 각각 3차례씩 차지한 독일쪽으로 기운다.독일은 역대 전적에서도 4승2패로 우위에 있다. 하지만 미국도 포르투갈과 멕시코 등 쟁쟁한 강호들을 잇따라 꺾고 8강에 오르는등 상승세를 타고 있어 둥근 공이 어디로 굴러갈지 예측하기는 쉽지 않다. 독일은 5골로 득점 선두를 달리고 있는 미로슬라프 클로제와 어시스트 1위의 미하엘 발라크 등을 앞세워 미국의 골문을 공략한다는 전략이다.디트마어 하만과 베른트 슈나이더 등 강한 미드필드진과 4경기에서 1실점한 ‘거미손’ 올리버 칸이 골문에 버티고 있는 것도 큰 강점이다. 이에 맞서는 미국은 랜던 도너번과 다마커스 비즐리에서 시작되는 빠른 측면공격을 앞세워 72년만에 4강 진출의 신화 재현을 노리고 있다. 철벽 골키퍼 브래드 프리덜이 골문을 막고,조별리그에서 경고누적으로 빠졌던 프랭키 헤지덕이 출전해 수비에 짜임새를 더하고 있다.특히 유럽과 독일에서 활약하고 있는 상당수의 선수들은 독일 축구를 잘 이해하고 있으며.강팀에 강한 면모를 보이고 있어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조현석기자 hyun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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