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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투자처 찾는 204조 어디로?

    투자처 찾는 204조 어디로?

    갈 곳을 잃고 시중에 떠도는 돈이 200조원을 넘어섰다. 금융시장이 다시 요동칠지 모른다는 불안심리와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해서다. 머니마켓펀드(MMF) 등 언제라도 금방 넣고 뺄 수 있는 단기상품에만 돈이 몰리고 있다. 시중에 돈이 많이 풀렸는데도 기업들이 여전히 자금난을 호소하는 이유다. 신속한 기업 구조조정을 통해 잠재부실을 털어냄으로써 돈을 돌게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7일 자산운용협회와 한국은행 등에 따르면 MMF·환매조건부채권(RP)·은행 요구불예금 등 단기 운용처에 유입된 자금 규모는 204조 2400억원으로 집계됐다. 글로벌 금융시장이 극도로 불안해지기 시작한 지난해 9월 말(164조 6955억원)과 비교하면 석달새 약 40조원(24%)이 늘었다. 특히 ‘블랙홀’로 떠오른 MMF의 기세가 무섭다. 입출금이 자유롭고 하루만 맡겨도 이자를 주는 대표적 초단기 상품인 MMF는 5일 현재 93조 4026억원(설정액 기준)을 기록했다. 하루 3조~4조원씩 돈을 빨아들이며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 중이다. 6일 잠정 집계액(98조 1820억원)이 98조원을 넘어서 7일에는 100조원을 넘었을 것으로 추산된다. 시중 부동자금의 거의 절반이 MMF에 들어 있는 셈이다. 증권사 RP에 유입된 자금도 40조 3723억원으로 새해 들어 40조원을 넘어섰다. 언제든 넣고 찾을 수 있는 은행의 실세요구불예금은 지난해 12월 30일 현재 65조 2044억원이다. 종금사의 종합자산관리계좌(CMA) 예탁금도 지난해 9월 말 4조 8639억원에서 같은해 12월30일 현재 5조 2617억원으로 늘었다. 한은측은 “기관· 개인 할 것 없이 장기물보다 단기물 선호현상이 뚜렷하다.”고 지적했다.은행권도 예외는 아니다. 한은이 지난해 12월부터 이달 2일까지 다섯 차례 실시한 RP 매각에는 약 145조원의 자금이 몰렸다. 이 가운데 한은은 약 53조원만 흡수하고 92조원은 은행권에 되돌려 보냈다. 한 시중은행장은 “은행에 돈이 넘쳐난다고 하지만 1년짜리 정기예금 등 장기 상품에 돈이 들어와야 기업에 대출을 해주는 등 안정적인 자금운용을 할 수 있는데 대부분 단기상품 위주여서 자금 운용에 어려움이 크다.”고 털어 놓았다. 한국투자증권 김학균 연구원은 “시중자금의 단기 부동화는 경기나 금융시장 여건에 대한 불안심리가 그만큼 팽배하다는 방증”이라며 “금융권과 기업들에 대한 구조조정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는 점도 자금 부동화를 부추기는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일본에서도 1992년부터 99년까지 MMF 자금이 계속 늘어나는 등 단기 부동화 현상이 장기화된 전례가 있다.”며 “경제 불확실성을 제거하지 않으면 우리나라에서도 이같은 자금의 눈치보기가 길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전효찬 삼성경제연구소 연구원은 “단기 부동화가 길어지면 시중 여윳돈이 산업자금으로 흘러가지 못해 부작용이 크다.”며 “구조조정을 신속히 추진해 부실규모를 확정지어야 돈이 돌 수 있다.”고 지적했다. 낙관적 해석도 있다.삼성증권 황금단 애널리스트는 “언제든 빠져 나갈 준비가 돼 있다는 말은 뒤집으면 언제든 투자할 자세가 돼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면서 “경기가 바닥을 찍었다는 신호가 감지되거나 하반기 개선 기대감이 높아지면 부동자금이 증시 등으로 유입돼 이르면 2분기쯤 유동성 장세(돈의 힘으로 주가가 올라가는 장세)가 펼쳐질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 23일까지 건설·조선 111곳 옥석가려

    금융당국이 24일 시작되는 설 연휴 전까지 건설사와 중소 조선사에 대한 1차 옥석 가리기 시한을 정하는 등 구조조정의 고삐를 바짝 당기고 있다. 특히 3월까지는 모든 건설·조선사에 대한 구조조정을 마무리한다는 계획이어서 업체마다 봄을 맞는 명암은 엇갈릴 것으로 보인다. 7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각 채권은행에 92개 건설사와 19개 중소 조선사를 우선 평가해 늦어도 23일까지 구조조정 대상을 확정하라고 통보했다. 6일 금감원은 은행 여신담당 간부들을 불러 “은행이 책임의식과 사명감을 갖고 좀 더 신속하게 기업들의 구조조정을 진행하기를 바란다.”면서 “늦어도 설 전까지는 1차 구조조정 명단을 확정하라.”고 독려한 것으로 알려졌다. 1차 대상은 금융권의 신용공여액 500억원 이상이거나 주채권은행의 신용공여액 50억원 이상인 기업 중 건설사는 시공능력 상위 100위권 기업, 조선사는 50여개 업체 중 경영난을 겪는 곳으로 정했다. 금감원 또 다음 달 기업마다 2008년 재무제표 등 결산이 나오는 점을 감안, 3월 말까지 나머지 240여개 건설·조선사에 대한 구조조정을 마무리 할 계획이다. 하지만 구조조정 작업은 순탄치만 않을 전망이다. 한 시중은행 여신담당 부행장은 “거래기업에 대한 신용평가는 계속해 온 터라 굳이 시간을 맞추라면 맞출 수 있다.”면서 “하지만 평가항목 중엔 주관적 판단에 좌우되는 것도 적지 않아 결정을 내린 뒤가 더 문제 아니겠느냐.”고 반문했다. 유영규기자 whoami@seoul.co.kr
  • [씨줄날줄] 걸레론/조명환 논설위원

    1980년 미국 대선전에 나섰던 로널드 레이건 공화당 후보는 “이웃 사람이 일자리를 잃으면 경기침체이고, 내가 일자리를 잃으면 불황”이라고 했다. 영화배우 출신답게 복잡한 상황을 간명하게 규정했고 경제위기에 처한 유권자들의 표심도 쉽게 파고들었다. 경제학자들은 국내총생산(GDP)이 2분기 연속 하락할 경우 경기침체(recession)로 보는 반면 경기침체가 심화된 형태를 불황(depression)으로 설명한다. 보다 쉽게 느낄 수 있는 레이건 전 대통령의 표현처럼 경기침체가 점점 가까이 오고 있다. 기업들에는 살아 남기가 현안이 되고 있다. 기업들은 그러나 생존을 넘어 위기 이후를 대비할 때다. 2001년 IT버블 붕괴와 2년 뒤인 2003년의 카드사태 때와는 달리 이번에는 불황이 최소 2년 이상 계속될 전망이어서 각오도 단단히 다져야 할 때다. 내수와 수출이 동시에 어려움을 겪고 있어 기업들의 판도 변화도 더 심해질 전망이다. 절실해진 사업 구조조정과 관련해서는 “무엇을 버릴 것인가. ”가 화두가 되고 있다. 업계에서 10여년 전의 ‘걸레론’이 재조명받고 있다. 외환 위기 직전 주력사업체가 3년 연속 적자를 기록하자 위기감을 느낀 두산그룹의 박용성 회장은 매킨지에 종합검진을 의뢰했다. “체질을 바꾸지 않으면 오래 못 산다. ”는 진단이 나왔다. 술장사를 접기로 했다. 내부에서 “왜 잘 나가는 주류부문을 팔려고 하느냐. ”고 반발하자 박 회장은 “내게 걸레는 남에게도 걸레”라는 걸레론으로 명쾌하게 정리했다. 두산은 당시 우량기업을 팔아 마련한 자금으로 중공업그룹으로 사업구조 재편에 성공했다. 컨설팅그룹 베인&컴퍼니의 전략담당인 크리스 주크는 핵심사업을 중심으로 ‘선택과 집중’을 하라고 조언한다. 비핵심 사업을 처분해 마련한 돈으로 핵심사업에 집중하라는 주문이다. LG전자의 남용 부회장이 딱 들어맞는 경우다. 그는 외환위기 직전 불필요한 자산을 적극 매각해 현금을 확보한 뒤 외환위기를 무사히 넘겨 해외에서 ‘최고현금관리자’란 뜻으로 ‘캐시 차르´(Cash Czar)로 불렸다. 기업마다 ‘최고 위기관리자’(Crisis Czar)가 필요한 시점이다. 최고 위기관리자는 결국 오너가 맡아야 한다. 조명환 논설위원 river@seoul.co.kr
  • 금융권 감원 바람 계약직 풍전등화

    금융권 감원 바람 계약직 풍전등화

    신용에 불어닥친 금융권 한파가 고용으로 옮겨갔다. 지난해 은행들이 희망퇴직 형식으로 정규직 직원들을 내보내더니 이번엔 계약직 감원 등을 시작했다. 캐피털사 등 2금융권은 영업 부진 때문에 대대적인 조직 축소 움직임까지 나타나고 있다. 6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국민은행은 지난해 말 영업점 내부통제 업무를 담당하던 계약직 직원 457명에게 계약 연장 불가를 통보했다. 사실상 해고통지다. 이들은 2005년 명예퇴직한 2198명 가운데 재취업 차원에서 다시 채용한 사람들로, 은행 지점 검사업무를 전반적으로 관리했다. 이들은 계약이 만료되는 대로 올 연말까지 차례로 은행을 떠나게 된다. 국민은행측은 “55세 이상 직원을 대상으로 하는 임금피크제가 시행됨에 따라 임금피크제 대상자인 정규직 직원들에게 내부통제 업무를 맡긴다.”면서 “취업알선 등 대책을 충분히 마련해 줄 것”이라고 밝혔다. 아직 다른 은행은 관망하는 분위기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지난해에도 200명 넘는 계약직을 무기계약직으로 전환했고 올해도 400명 정도 전환할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은행은 아예 비정규직 개념의 계약직은 없다. 모두 정규직 전환을 해버려서 계약직은 변호사나 세무사 등 일부 인원이 있을 뿐이다. 관망세에도 불구하고 계약직 감원은 ‘아직은 없다.’는 쪽에 가깝다. 한 은행은 희망퇴직을 변형한 방식의 구조조정을 할 것이라는 얘기도 나온다. 은행 업무에 잘 적응하지 못하거나, 근무 태도가 좋지 않은 직원, 전업을 희망하는 직원들을 대상으로 다른 업종에 재취업할 수 있는 훈련 기간과 기본적인 급여 등을 제공한 뒤 퇴직시키는 방안이다. 그나마 은행은 낫다. 자르더라도 재취업 알선이나 금융자회사 취업 등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마저도 보장받기 어려운 캐피털회사와 저축은행 직원들의 처지는 더욱 어려운 형편이다. 업계 2위인 대우캐피탈은 지난 달에 150명에게서 희망퇴직 신청을 받았다. 이 인원은 전체 직원의 20% 수준이다. 영업점을 줄이고 내부 부서를 23개에서 7개로 줄이는 등 대대적으로 조직축소를 하는 과정이라 어쩔 수 없다는 것이 회사 설명이다. 금호오토리스도 전직원 30여명 가운데 절반 이상이 지난해 말 회사를 떠났다. 두산캐피탈도 약 200명의 직원 가운데 일부에 대해 희망퇴직을 추진 중이다. 카드사들도 마찬가지다. 신한카드는 근속연수 2년 이상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받아 488명을 내보냈다. 전체 직원 3200명의 15%에 이르는 규모다. 비씨카드도 이달 들어 27부·46팀·22영업점이던 조직을 23부·1연구소·39팀·14영업점으로 줄였다. 저축은행 1위인 솔로몬저축은행도 전체 직원의 10%인 30명 정도로부터 희망퇴직 신청을 받아뒀고 계열사인 부산·경기솔로몬도 구조조정에 들어갔다.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세계 경제한파에 엇갈리는 희비] 치안업계 나홀로 호황?

    ‘웃어야 하나 울어야 하나….’경기 불황으로 대량 해직사태가 계속되지만 유독 공공기관의 치안 관련 업종은 끄떡없다.5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미 연방수사국(FBI)은 설립 100년이래 최대 규모의 공개 채용에 나섰다. 언어와 컴퓨터 등 전문 인력 2100명과 현장에서 활동할 특별요원 850명을 모집한다는 것. 9·11 이후 정보기관의 인력 보강 필요성이 제기돼 오긴 했지만 최근 금융 위기로 경제사기 수사가 집중되고 있다는 점도 한몫했다.미국뿐 아니다. 러시아의 경찰 구조조정 계획도 없던 일이 되기도 했다. 지난달 월스트리트 저널에 따르면 러시아 정부는 경제난으로 인해 시위가 격화되자 2011년까지 20만명 가운데 6만명의 경찰에 대한 감원계획을 백지화시켰다. 불황이 장기화되면서 무작정 경찰 인원을 줄이는 것은 현실적이지 않다는 판단 때문이다.실제 경기불황으로 범죄가 늘어나고 있다는 외신 보도도 잇따르고 있다. 2007년 미국 전역의 절도죄로 체포된 사람은 지난해에 비해 10~20% 증가했으며 중국도 대량 실업사태로 인해 성매매, 도박, 마약, 인신 매매 등 조직범죄가 늘고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AP통신은 지난달 “중국이 글로벌 경기침체의 영향으로 일자리를 잃은 청년들이 조직 범죄로 흡수돼 정부가 범죄전담반을 구성하는 등 대책마련을 마련하고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미국의 경찰채용정보사이트 폴리스임플로이먼트는 “경기침체로 범죄율이 올라가면 더 많은 경찰인력이 더 필요하게 될 것”이라면서 “미국노동통계국(BLS)도 2016년까지 경찰인력이 17% 증가될 것이라 예측하고 있다.”고 밝혔다.이경원기자 leekw@seoul.co.kr
  • 쌍용차, 하도급 대금 장기어음 결제… 금융권은 할인 거부

    자금난에 빠진 쌍용자동차의 사내 협력업체 및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이중고를 겪고 있다. 회사측이 하도급 대금을 장기 어음으로 끊어주는데다 금융권이 쌍용차 하청업체라는 이유만으로 할인을 거부하고 있기 때문이다. 금속노조 쌍용차 비정규직지회는 6일 “지난 5일 쌍용차측이 사내 12곳 인력 파견 하청업체 사장들과 만나 향후 하도급 대금 결제 어음의 지급일을 3개월까지 늘린다는 입장을 보였다.”고 밝혔다. ●“업체들 문 닫으면 비정규직에 불똥” 현재 쌍용차 사내 인력 파견 협력업체에 소속된 비정규직 근로자는 340여명이다. 이들은 평택 및 창원 공장 생산라인에서 정규직 근로자들과 함께 일하고 있다. 한 명당 월급은 150만원 안팎으로 쌍용차는 이달 5억원가량을 비정규직 인건비로 지출해야 한다.비정규직 350여명은 회사 방침에 따라 이미 지난달 희망퇴직을 신청하고 현장을 떠났다. 쌍용차는 전 직원의 지난달 임금을 체불한 상태다. 이에 대해 쌍용차측은 “지난달까지 50일짜리 어음을 끊어 하도급 대금을 지급해 왔으며 이달 10일 결제일에도 마찬가지가 될 것”이라며 비정규직지회의 주장을 반박했다. 무엇보다 금융권의 급작스런 태도 돌변이 협력업체와 비정규직들의 어려움을 가중시키고 있다. 협력업체 사장들은 “주거래 은행 등이 쌍용차 협력업체라는 이유만으로 그동안 잘 해주던 어음할인을 돌연 거부하기 시작했다.”면서 “어음 할인이 안 돼 현금 수급이 불가능하면 사실상 폐업으로 이어지게 된다.”고 토로했다. 비정규직지회 관계자는 “업체가 자금난으로 문을 닫으면 자동적으로 비정규직 근로자들도 실직에 내몰리게 된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특히 비정규직들은 8일 쌍용차 이사회가 발표할 구조조정안에 비정규직 계약해지 등 내용이 담길 것을 우려한다. 비정규직지회는 “쌍용차 노사가 맺은 지난해 10월27일 합의서에는 ‘계약기간내 사내 협력업체 직원들의 신분을 유지하며 휴업기간 중에는 어떤 경우라도 인원정리를 하지 않는다.’고 규정돼 있다.”고 강조했다.쌍용차와 협력업체들간의 계약 만료 시점은 올해 9월 말이다. ●파업투표 마친 쌍용차 노조, 상하이차 압박 한편 쌍용차 노조는 이날 구조조정 및 기술유출 저지를 위한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끝냈다. 투표율은 95%를 기록했으나 개표하지 않았다. 대신 투표함들을 컨테이너 상자에 넣고 봉인해 ‘판도라의 상자’로 이름 붙였다. 찬성 결정이 유력해 언제든 파업에 나설 수 있는 만큼 상하이차를 협상테이블로 끌어내고 파업에 따른 여론 부담을 최소화한다는 복안이다. 이영표기자 tomcat@seoul.co.kr
  • 힘 못쓰는 주채권은행

    건설·조선사를 시작으로 정부와 채권단이 구조조정에 본격 착수한 가운데, 외환위기 때와 달리 주채권은행제가 사실상 사라져 구조조정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과거에는 주채권은행이 명실상부한 최대 채권자였으나 지금은 채권이 분산돼 ‘이름뿐인’ 주채권은행이 적지 않다. 주채권은행의 독단을 막을 수 있는 측면도 있지만 의사결정 지연 내지 뒤집기 사태가 적잖이 예상된다. 확정 손실이 아닌 장부상의 평가 손실인 ‘키코’(환헤지상품)나 실체가 없는 프로젝트 파이낸싱(P F)의 채권단 자격 여부 등 외환위기 때는 없었던 ‘새로운 상황’에 대한 처리 기준 정비도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6일 금융당국과 금융권에 따르면 채권단은 구조조정 첫 타자인 350여개 건설·조선사에 대한 신용등급 분류심사에 5일 착수했다. 통일된 기준을 만든 것은 채권단 태스크포스(TF)이지만 이 잣대에 따라 실제 등급을 분류하는 주체는 주채권은행이다. 다른 채권기관은 주채권은행의 결정에 이의 제기를 할 수 있다. 한 시중은행장은 “외환위기 때는 ‘주거래은행=주채권은행=최대지분율’ 등식이 성립해 주채권은행이 주도적으로 의사결정을 할 수 있었다.”면서 “그러나 지금은 주채권은행이라고 하더라도 실질적인 채권액이 가장 많지 않을 때가 있어 의사 결정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채무 재조정·자금지원 차질 또 다른 시중은행 실무자도 “건설·조선사의 생사 결정권을 1차적으로 주채권은행이 쥐고 있지만 다른 채권기관들이 얼마나 이 결정에 순순히 따를지, 또 신속함이 생명인 채무재조정과 자금지원이 제대로 이뤄질지 의문”이라고 털어놓았다.이들은 C&중공업을 대표적 예로 들었다. C&중공업의 주채권은행은 우리은행이지만 최다 채권액 보유자인 메리츠화재가 ‘반기’를 들면서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이 난항을 겪고 있다. 반론도 있다. 제2금융권 관계자는 “과거에는 특정기업을 죽여야 함에도 해당기업에 가장 많이 물린 주채권은행이 최다 손실을 우려해 회생을 결정하면 (지분율에서 밀리는)다른 채권기관이 울며 겨자먹기로 따라갈 수밖에 없었다.”면서 “의사결정 지연은 불가피하겠지만 특정 채권기관에 유리한 결정이나 왜곡된 의사결정은 막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키코 등 처리기준 정비도 시급 금융위원회 이종구 상임위원은 “주채권은행 개념이 사실상 사라져 기업 구조조정 과정에서 채권기관의 이해관계가 중구난방 표출될 소지가 있는 것이 사실”이라며 “(인선작업이 진행 중인)채권금융기관조정위원장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정부는 현 채권금융기관 조정위원들의 임기가 끝나는 이달 말에 맞춰 자연스럽게 새 진용을 발족시킨다는 방침이지만 조기 가동을 주문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이성규 하나은행 부행장은 “외환위기 때의 전례에 따라 구조조정을 추진하면 된다는 다소 안이한 기류가 정부 안에 있는 것 같다.”면서 “그러나 외환위기 때는 미처 겪어보지 못한 상황들이 적지 않아 교통정리가 필요하다.”고 촉구했다. 예컨대 키코 등 파생상품 손실은 확정채무가 아닌 평가 손실이어서 미확정 채무 조정을 어떻게 할 것인지 정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이 부행장은 “채권금융기관조정위원회 사무국을 조기 가동시켜 이같은 신생변수들에 대한 합의된 기준을 도출하는 것이 훨씬 시급하다.”면서 “정부가 일의 우선순위를 잘 모르는 것 같다.”고 말했다. 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 외환보유액 9개월만에 증가세

    외화 곳간이 아홉달 만에 불었다. 하지만 금융 불안이 장기화할 조짐이어서 안심하기에는 이르다는 지적이다. 한국은행은 지난해 12월 말 현재 외환보유액이 2012억 2000만달러라고 5일 밝혔다. 전월보다 7억 2000만달러 늘었다. 지난해 11월 2005억달러까지 내려가 2000억달러 붕괴 우려가 제기됐으나 어떻게든 ‘상징적 마지노선’인 2000억달러를 지키겠다는 외환당국의 의지와 유로화 등의 강세로 외환보유액이 늘었다. 한은측은 “보유 외환에서 운영수익이 발생했고 유로화 등 기타 통화의 강세로 이들 통화로 표시된 자산의 달러 환산액이 크게 증가했다.”고 외환보유액 증가 배경을 설명했다. 미국과의 통화스와프 자금을 활용한 것도 2000억달러 방어를 끌어낸 한 요인이다. 지난달 한은과 정부는 162억달러를 시중에 풀었다. 이 가운데 104억달러는 한·미 통화스와프 자금에서 인출해 외환보유액에 영향을 주지 않았다. 외환보유액 세계 순위(지난해 11월 말 기준)도 6위로 변동이 없다. 표한형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기업 구조조정이 본격화하면서 당분간 외국인 투자자금이 계속 빠져나갈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자본수지 부문에서 보유액이 줄어들 여지가 있다.”며 “외환시장을 포함해 금융시장이 정상화될 때까지는 보유액 관리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승지 삼성선물 애널리스트는 “달러화 약세 기조가 유지된다면 유로, 파운드, 엔화의 가치가 올라가면서 외환보유액도 늘어날 것”이라고 전제한 뒤 “그러나 아직 시장에 개입해야 할 일이 남아 있기 때문에 일시적으로 2000억달러를 하회할 가능성은 있다.”고 내다봤다. 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 하나금융 경영진 대규모 물갈이

    KB금융그룹 등에 이어 하나금융그룹도 5일 대규모 물갈이를 단행했다. 통화옵션상품 ‘키코’ 사태에 대한 문책과 경영 효율성 제고 차원에서다. 3명의 그룹 부회장 가운데 기업금융을 책임졌던 윤교중 부회장이 물러났다. 윤 부회장은 지주회사 등기이사여서 조만간 열릴 이사회에서 향후 거취와 후임자가 공식 정해진다. 지주회사 부사장 7명 중에서는 리스크(위험) 관리 책임자를 포함해 3명이 교체됐다. 외환위기 때의 ‘구조조정 주역’ 가운데 한사람인 경제관료 출신의 서근우 부사장도 물러나 주목된다. 현재 인선작업이 진행 중인 구조조정 기구(채권금융기관조정위원회)에서의 역할 가능성이 점쳐진다. 하나은행도 조직구조를 종전 5그룹-23개본부-60개팀에서 4그룹-19개본부-55개팀으로 축소하고 부행장직 한 자리, 부행장보 한 자리, 본부장직 다섯 자리를 과감히 없앴다. 신사업그룹을 폐지하고 자금운용본부를 신설했다. 이로써 부행장보 이상 22명의 임원 가운데 절반이 넘는 12명이 옷을 벗거나 바뀌었다. 서근우씨와 더불어 구조조정 전문가로 꼽히는 이성규 부행장(경영관리 총괄)은 재신임됐다. 희망퇴직도 추진하고 있다. 희망퇴직의 일종인 준정년퇴직제 도입방안을 노사 협의 중이다. 합의가 이뤄지면 서울은행과의 합병 이후 첫 사례가 된다. 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 “대출금리 낮추고 구조조정 속도 내라”

    “대출금리 낮추고 구조조정 속도 내라”

    경제부처 장관들이 5일 경제 위기를 벗어나기 위해 한 목소리로 가계 대출 금리를 낮추고, 기업 구조조정에 속도를 내야 한다고 금융회사에 요구했다. 기업에 자금을 풀되,한계기업은 신속하게 퇴출시켜야 한다는 점도 강조했다.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서울 신라호텔에서 열린 범금융기관 신년 인사회에 참석해 “금리의 하향 운용과 대출의 만기 재조정을 통해 최근 어려움을 겪는 가계의 부담을 덜어 줘야 취약한 중·저소득층이 버텨낼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또 “생존 가능한 기업들은 충분한 유동성을 지원해야 하지만 한계기업은 조속한 퇴출을 유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구조조정을 통해 금융, 기업 부문 등의 잠재 부실을 털어내고 경기 침체 심화에 대비해 기초체력을 보강해야 한다.”면서 “이를 위해 은행은 충분한 자본 확충을 해 잠재적 부실 가능성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중소기업 문제에 대해서도 유동성 공급을 늘리라고 촉구하면서 “그것이 지금 시점에서 은행에 주어진 소명”이라고 말했다. 강 장관에 이어 단상에 오른 전광우 금융위원장도 “성장 가능성이 큰 기업은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자생력이 없는 부실 부문은 신속히 구조조정을 해 경제의 활력을 되찾는 데 금융 부문이 적극 기여해야 할 것”이라면서 금융권을 독촉했다. 그는 이어 “경기 침체기에는 취약 서민과 금융 소비자들에게 따뜻한 금융 지원이 필요하다.”면서 “금융권은 대출 금리를 합리화하고, 신용 회복을 지원해 국민들의 고통을 줄여야 한다.”고 밝혔다. 이성태 한국은행 총재도 “어려운 경제 상황을 해결하기 위해 금융시장 자금 중개 기능이 원활히 작동하는 것이 중요한 시점”이라면서 금융회사가 자기자본을 확충, 신용공급 여력을 늘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종창 금융감독원장은 선재적인 구조 조정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김 원장은 “기업 구조조정은 철저하고 신속하고 과감하게 추진해 실물과 금융 부실의 악순화 고리를 끊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대출 등 금융회사의 전반적인 부실로 확산될 가능성이 있는 사안들도 신속히 처리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민유성 산업은행장은 쌍용자동차 문제 처리와 관련해 “1200억원 정도의 기술개발 자금과 관련해 대주주의 입장이 확실히 정해지면 지원할 수 있을지 모르지만, 대주주 입장을 모른 상태에서 지원할 수는 없다.”고 밝혔다. 대우조선 매각에 대해서는 “한화가 진정성을 가지고 자산 매각을 하든지 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이날 범금융기관 신년인사회에는 김영선 국회 정무위원장, 금융권 협회장들을 비롯해 금융권 주요 인사 500여명이 참석했다. 유영규 조태성기자 whoami@seoul.co.kr
  • 자동차노사 “다시 시작”

    자동차노사 “다시 시작”

    국내 자동차 업계가 새해 벽두부터 위기극복을 위한 힘찬 시동을 걸었다. 회생과 파산의 갈림길에 선 쌍용자동차는 이번 주 이사회와 노사 협의를 통해 구조조정안을 마련한다. 현대·기아차와 GM대우도 노사간 거리를 좁히고 군살을 빼는 등 안간힘을 쏟고 있다. 5일 업계에 따르면 이날 공장 재가동에 나선 쌍용차는 8일 이사회를 열고 구조조정 및 자금 수급,체납 임금 지불 등 경영정상화 방안을 최종 확정한 뒤 발표한다.쌍용차 경영진은 중국에서 귀국해 이날 출근한 장하이타오 쌍용차 대표로부터 모기업인 상하이자동차 측이 제시한 구조조정 방안을 전달 받았다. 방안에는 최대 2000∼3000명가량의 근로자 해고, 급여 삭감,복지혜택 축소 등 내용이 포함된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상하이차 최대 3000명 감원 요구 특히 쌍용차는 상하이차의 ‘먹튀’ 의혹과 관련, “지난달 말 상하이차가 미지급 기술이전료 1200억원 가운데 600억원(4500만달러)을 입금해 왔다.”면서 “상하이차가 액티언 및 이스타나(CKD) 수출 물량을 각각 1000대씩 추가로 발주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쌍용차는 노조와 협의해 자체적인 구조조정안을 만든 뒤 상하이차 측과 조율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쌍용차는 지난 4일 400여명의 현장 책임자 등을 모아놓고 최근 채택한 ‘위기극복을 위한 임직원 결의문’에 대한 교육과 함께 개인 서명을 받아 직원 및 노조의 반발을 사고 있다. 노조는 사측의 움직임에 맞서 5일부터 이틀간 쟁의행위를 위한 찬반투표에 들어갔다. 가결될 경우 파업에 들어갈 수 있다. 기아차는 잔업을 하지 않은 근로자에게 일괄 지급해왔던 잔업수당 관행을 없애기로 했다. 이날 소하리·화성·광주공장에 이 같은 내용의 공고문을 붙였다. 현대차와 마찬가지로 ‘무노동 무임금’ 기본원칙을 지키기로 한 것이다. 기아차는 단체협약을 통해 2006년 12월부터 잔업이 없는 생산라인의 직원에게도 하루 2시간씩 잔업수당을 지급해왔다. 이에 대해 기아차 노조는 “회사가 먼저 위기에 대한 경영책임을 져야 한다.”고 비판했다. 8일만에 창원 공장(마티즈) 등 생산라인을 재가동한 GM대우도 이날 마이클 그리말디 사장이 시무식을 통해 “다각적인 비용절감, 생산성 향상, 재고 감소 등 혁신적인 활동에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밝혔다. ●현대차 노사 ‘비상경영´ 결의 현대차 전주공장 버스 및 트럭부 생산직 근로자 300여명과 과장급 이상 간부사원 500여명은 이날 결의대회를 갖고 회사측의 비상경영체제에 적극 협조한다고 밝혔다. 이로써 현대차는 울산, 아산 등 7개 모든 공장에서 생산직 직원들이 동참 결의문을 채택했다. 이영표 홍희경기자 tomcat@seoul.co.kr
  • 비상경제정부 6일부터 가동

    비상경제정부 6일부터 가동

    이명박 대통령이 5일 경제살리기를 위한 ‘비상경제정부 체제’를 마련했다. 청와대는 이날 비상경제정부 체제의 그림을 발표했다. 비상경제정부는 이 대통령이 의장인 비상경제대책회의를 정점에 두고 그 밑에 비상경제상황실을 두는 형태다. 비상경제상황실에는 ▲총괄·거시 ▲실물·중소기업 ▲금융·구조조정 ▲일자리·사회안전망 등 4개팀을 둔다. 총괄·거시팀은 경제위기 대책을 총괄하면서 큰 틀의 경제정책 방향을 점검한다. 실물·중소기업팀은 실물경제에 대한 대책과 함께 중소기업에 대한 지원책을 주로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구조조정팀은 우리나라 경제와 기업의 근본적 체질개선을 위한 분야별 구조조정 프로그램 등을 마련한다. 일자리·사회안전망팀은 구체적인 일자리 창출대책과 서민·소외계층에 대한 지원방안을 집중 검토하게 될 것으로 전해졌다. 비상경제상황실은 실질적으로 한국판 ‘워룸’(War Room·전시상황 수준의 비상시국에 신속한 의사결정을 내리기 위한 정부 최고위 인사들의 조직)’으로 가동된다. 현재 국가위기상황팀이 있는 청와대 지하벙커에 사무실을 둔다. 비상경제정부 체제는 6일부터 바로 가동에 들어간다. 일단 비상경제대책회의는 주 1회 정례적으로 열기로 했지만 현안이 있을 때마다 수시로 회의를 소집할 수 있도록 했다. 비상경제대책회의 밑에는청와대 박병원 경제수석이 주재하는 비상경제대책 실무회의도 따로 운영된다. 이와 관련, 청와대는 이날 38개 추진 과제를 발표했다. 신성장 동력 발굴과 녹색 뉴딜정책의 본격화를 위해 이달 중 대통령 직속의 녹색성장위원회를 구성하고 다음달에는 녹색성장기본법을 국회에 제출키로 했다. 청년 실업 해소를 위한 청년 인턴제 모집을 이달 중 끝내고 농협 개혁안은 8일, 수협 개혁안은 이달 말쯤 각각 발표할 예정이다. 특히 전국 경찰에서 5000명으로 단속반을 구성, 불법 사금융 채권 추심 등 민생침해 5대 사범을 집중 단속한다. 이종락기자 jrlee@seoul.co.kr
  • [뉴스 다큐 시선] 공중전화가 본 세상

    [뉴스 다큐 시선] 공중전화가 본 세상

    ‘시선(視線)’은 ‘눈이 가는 길, 또는 눈의 방향, 주의 또는 관심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입니다. 이달부터 화요일마다 기존의 ‘라이프&’과 격주로 연재될 ‘뉴스다큐 시선’ 역시 누군가의 ‘눈이 가는 길’을 독자 여러분과 함께 따라가는 것입니다. 하나의 사물을 바라보는 시선은 수없이 많고 서로 얽히고 설켜 있습니다. 그 가운데 관심을 불러일으킬 만한 시선들을 표현할 것입니다. 한순간을 포착하기보다는 뉴스다큐라는 이름처럼 오랜 시간을 지켜보며 충분한 사실·느낌·생각을 전달하겠습니다. 독자 여러분도 세상의 많은 시선들과 함께 긴 여운을 느껴 보세요. ‘뉴스다큐 시선’의 첫 주인공은 공중전화가 들려주는 세상이야기입니다. 휴대전화에 밀려 늘 퇴출될 위기 속에 있지만 묵묵히 사람의 손길을 기다리는 공중전화는 경기침체의 터널을 지나야 하는 우리네 처지와 비슷합니다. 새해 첫날과 이튿날 서울 가리봉동 외국인노동자촌, 서울역, 영등포경찰서 민원실에 있는 공중전화를 통해 본 사람들은 저마다 아련한 사연을 안고 있었으며, 누군가에게 위로받고 싶어 했습니다. 그들에게 공중전화는 차가운 도시에서 느낄 수 없는 정감어린 소통의 수단이었습니다. “일용직 외국인 노동자들이 저를 많이 찾아요. 불황이 심각해지면서 휴대전화나 집전화 요금이 버거워진 사람들이 주로 저를 이용하죠. 수입은 월 20만원이 넘고요. 사람들은 늘 저를 필요로 하지요. 항상 바쁘지만 사라질 염려가 없어 맘이 편해요.”-가리봉동 외국인노동자촌 공중전화 “저는 ‘신상’ 공중전화기랍니다. 휴대전화처럼 문자메시지까지 보낼 수 있는 최신형이죠. 제 옆에는 현금자동입출금기(ATM)까지 있어요. 하지만 첨단이면 뭐합니까. 제 발밑에는 항상 노숙자들이 자고 있어요. 저에게 들인 돈이 아까워 당장 철거되지는 않겠지만 언젠가는 없어지겠죠.”-서울역 최신형 공중전화 “월 1000원도 못 번답니다. 회사는 늘 저를 퇴출시키려고 노려보고 있죠. 하지만 경찰서 안에 있기 때문에 버틸 만해요. 공공성 때문에 섣불리 저를 제거할 수 없답니다. 동료 전화기들은 저를 철밥통이라고 부러워하지만 매일 외줄 타는 기분이에요.”-영등포경찰서 민원실 공중전화 ●불황에 중국 가족에게 전화 횟수도 뜸해져 중국동포 밀집지역인 서울 가리봉동 시장 입구에는 공중전화 3대가 나란히 있다. 이 전화기들은 매일 일용직 외국인 노동자들이 고국의 가족들과 나누는 애틋한 대화를 엿듣는다. 1일 오전 7시부터 오후 10시까지 30여명이 공중전화를 찾았다. 중국동포 박모(52)씨는 고향에 있는 가족에게 새해 안부를 전했다. 박씨의 눈은 전화기 액정화면에 뜨는 전화카드 잔액에 고정돼 있었지만 귀는 가족과 조금이라도 더 가까이 하고 싶은 듯 수화기에 꼭 붙어 있었다. 그는 “요금을 못내 두 달 전에 휴대전화가 끊겨 공중전화를 이용한다.”고 말했다. 2007년말 한국에 와서 건설현장에서 일용직으로 일하는 박씨는 고향에 있는 가족과 1년에 두세 번밖에 통화하지 못 한다. “한국에 처음 왔을 때만 해도 100만원을 보내면 8000위안은 됐는데, 지금은 몇달을 모아 200만원을 보내도 1만위안밖에 안 돼 전화비도 부담스럽습니다.” 중국 옌지에서 온 성모(36)씨는 중국에 있는 친구와 통화를 하고 있었다. 한국에서의 일자리가 여의치 않아 다시 들어가야 할지 상의했다. 그 역시 요금이 부담돼 휴대전화는 쓰지 않았다. “이 동네 공중전화는 외로움을 달래는 소중한 수단이죠. 전화를 걸러 나왔다가 아는 사람들을 만나기도 하고, 전화부스가 약속장소가 되기도 하지요.” ●전화기 앞에서 고개 숙인 사나이 1일 오전 7시 이경수(46·일용직근로자)씨는 가리봉동 시장 공중전화기의 버튼을 만지작거렸다. 정작 전화는 걸지 않고 고개를 숙인 채 우두커니 서 있었다. 그는 1988년 결혼했지만 경마에 빠져 전 재산 3억 5000만원을 탕진했고, 2001년 이혼하고 가족들과도 연락을 끊었다. 이씨는 “새해 첫날 어머니께 안부 전화를 할까 망설였는데, 7년이 지났지만 아직 전화드릴 면목이 없어서 그냥 끊었다.”고 힘없이 말했다. 불황이 깊어지면서 알뜰족도 눈에 띄었다. 이해중(55·회사원)씨는 “휴대전화가 있지만 요금을 아끼기 위해 일반전화번호로 걸 때는 공중전화를 고집한다.”고 말했다. “겨울이라 춥다고 공중전화 부스 안에서 휴대전화를 쓰는 사람들이 많은데, 그건 다 낭비죠.” 이씨가 자리를 뜨고 30여분이 지나자 한 할아버지가 전화기를 일일이 수색(?)했다. 자세히 보니 카드투입구나 동전반환구에 쓰다 남은 카드나 동전이 있는지 확인하는 것이었다. 이 할아버지 바로 뒤에 전화기를 쓴 김모(24·여)씨는 “온라인 게임 아이템을 결제하느라 휴대전화 요금이 49만원이나 나왔는데, 이 돈을 결제하지 못해 결국 휴대전화가 끊겨 어쩔 수 없이 공중전화를 사용한다.”고 말했다. ●외화내빈 공중전화의 고민 서울역 광장에 있는 공중전화는 현금자동입출금기와 나란히 서 있다. 빨간색 가로기둥이 산뜻한 느낌을 준다. 공중전화로 문자메시지를 보낼 수도 있다. 하지만 정작 하루 종일 지켜봐도 이 전화기를 이용하는 사람은 별로 없었다. 다만 오후 5시가 되자 노숙자 3명이 전화기 밑에 앉아서 막걸리를 마셨다. 밤이 깊어지면 노숙자들의 잠자리가 됐다. 서울역 광장 종합관광안내소에서 일하는 직원마저도 신형 공중전화가 있는지 모르고 있었다. 주위 상인들은 “기능과 디자인이 아무리 좋아도 유동인구도 별로 없는 곳인데 무슨 의미가 있겠냐.”고 말했다. 김포 해병대 2사단에 근무하는 김모(23) 병장은 부산에 계신 어머니와 통화를 하고 있었다. 그는 “어머니의 목소리를 듣고 싶어 이병 때는 부대 내 공중전화를 아예 붙잡고 살았다.”면서 “군대 오기 전에는 공중전화를 쳐다보지도 않았지만 부대 안에서는 정말 소중하더라.”고 말했다. 엄경헌(22) 상병은 “공중전화를 쓰면서 잊어버렸던 전화번호를 많이 외우게 됐다.”면서 “편리함은 종종 사람의 능력을 퇴화시킨다.”고 말했다. ●수익성과 공공성 사이에서 지난 2일 오전 7시부터 오후 4시까지 서울 영등포경찰서 민원봉사실에 있는 공중전화를 사용하는 사람은 한 명도 없었다. 공중전화를 관리하는 KT링커스측은 “월 1000원 미만의 수익을 내는 곳으로 공중전화 한 대당 연간 관리비가 100만원인 것을 고려하면 효율성이 최악인 전화기”라고 말했다. 하지만 경찰서 측은 공공성을 위해 이 전화기가 꼭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영등포경찰서 경무계장은 “노인들, 휴대전화를 집에 두고 왔거나 배터리가 떨어진 민원인들, 정액제 요금을 다 사용해 휴대전화가 먹통인 중고생들에게는 이 전화가 없어서는 안 된다. ”면서 “수익성을 따지자면 당연히 수지가 안 맞겠지만 한 명의 민원인이라도 전화가 필요하다면 전화기를 유지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한 경찰은 “요즘 유행하는 구조조정과 마찬가지로 수익성으로만 보면 세상에 남아날 것들이 얼마나 되겠냐.”면서 “치안서비스처럼 평소에는 잘 모르지만 평생에 단 한 번 필요하지만 없어서는 안 되는 무언가가 세상에는 정말 많다.”고 말했다. 글 사진 이경주 김민희 장형우기자 kdlrudwn@seoul.co.kr ■ 석춘호씨의 80년대 공중전화 추억 “구멍가게 번성 일등공신… 시위학생 방패막이였죠” “1980년대에는 상점마다 공중 전화를 서로 가까운 데 놔달라고 전쟁을 벌였죠.” 1983년 10월에 입사해 2000년까지 서울 영등포구, 동작구 등지에서 공중전화 설치, 유지보수 등의 업무를 담당한 KT링커스 총무팀 석춘호(44) 팀장은 5일 ‘공중전화 전성시대’였던 80년대를 추억했다. 다이얼을 돌려야 하는 기계식 전화는 요금조절 장치가 너무 조여지면 동전을 넣어도 통화가 안 되고 느슨하면 돈을 넣지 않고도 무료로 통화가 가능하기도 했다. 석씨는 “상점 주인들은 공중전화가 주위에 있어야 장사가 잘된다고 서로 가게 가까이 놔달라고 졸랐다.”고 회상했다. 요즘은 가게 앞에 공중전화를 설치하면 가게 출입문을 가리니 옮겨달라고 항의한다. 그래도 아직 보람을 느끼는 것은 사람들이 비상수단으로 공중전화를 찾는다는 것. 하지만 도서지역이 아닌 경우에는 공공성을 명목으로 설치하기가 힘들어 늘 안타깝다.1987년 서울대 공중전화를 관리하러 오토바이를 타고 올라가다가 급작스럽게 터진 최루탄에 잔디밭을 데굴데굴 구르기도 했다. 데모를 하던 여학생들이 물수건으로 얼굴을 닦아주었다. 남학생들은 정문 쪽에 있던 전화부스를 눕혀 바리케이드로 사용했다. 석씨는 “데모가 끝나면 전화기를 전부 수리하고 교체하는 것이 일상이었다.”고 회상했다. 80년대 여의도 국회의사당 1층에 있는 공중전화는 흥행의 보증수표였다. 특히 국정감사 시기가 되면 1층에 공중전화를 쓰려는 공무원들과 기자들이 긴 줄을 섰다. 석씨는 “당시에는 비상근무조가 있어 24시간 근무했지만 요즘은 아예 당직도 없어졌다.”면서 “공중전화가 추억이 되는 것을 보면서 말 그대로 시원섭섭하다.”고 말했다. 이경주기자 kdlrudwn@seoul.co.kr [서울신문 다른기사 보러가기] 워싱턴 입성 오바마 출발 전부터 삐걱 역술인 이철용 “흙기운 센 해…무리하면 불벼락” 박근혜 “국민에 고통”에 “그동안 뭘했다고” 미네르바 “난 악마의 도구…IMF때 도움 못 돼 조국에 죄송”
  • 올 경기 상저하고냐 상저하저냐

    최근 경기 침체가 가속화되면서 경기 저점의 시기와 폭을 둘러싼 논란이 지속되고 있다. 정부와 경제연구소 등은 지난해 4분기부터 시작된 경기불황이 상반기까지 지속된 뒤 3분기 이후 회복되는 상저하고(上低下高)의 모습을 띨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그러나 전문가들은 하반기에도 특별한 경기 반등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저하저(上低下低) 현상이 나타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특히 하반기에 수치가 올라가더라도 마이너스로 떨어진 지난해 4분기 성장률 수치와 비교했을 때 상승하는 것처럼 보일 뿐, 실질적인 경기 회복으로 보기 어렵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일시적인 구제보다는 구조조정에 좀 더 초점을 맞추는 등 장기적으로 위기에 대응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정부는 올해 경기가 상반기에는 하락하겠지만 하반기에는 최근 진행 중인 재정정책의 효과에 따라 반등할 것으로 이미 여러 차례 밝혔다. 배국환 재정부 2차관은 지난해 말 방송 인터뷰에서 “과거에도 경제가 상저하고의 모습을 보여왔으나 내년(올해)에는 특히 심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많은 연구기관들도 올해 상저하고의 모습을 띨 것으로 보고 있다.하지만 전문가들은 상저하고의 모습이 일종의 ‘착시현상’에 가깝다고 지적한다. 경제성장률은 그 전년도 같은 기간의 성적표와 비교해서 계산한다. 전년 동기 실적이 낮으면 이듬해 성장률은 상대적으로 부풀려지는 기저(基底) 효과(base eff ect)가 나타난다는 것이다.한국경제연구원 배상근 연구위원은 “작년 상반기 경제성장률이 높고 하반기가 낮았기 때문에 전년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올해는 상저하고의 결과를 낳을 가능성이 높다.”면서 “특히 성장으로의 방향 전환의 계기를 찾기 쉽지 않아 하반기에 나타날 수치상의 경기 상승을 실질적인 호전으로 보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경기가 회복되는 모습도 하강과 회복이 뚜렷한 ‘V’자형 대신 경기 침체가 지속되는 ‘L’자형이나 회복 시점을 말하기 어려운 ‘U’자형이 될 것이라는 우려도 많다. 재정정책을 아무리 과감하게 쓴다고 할지라도 정부의 기대처럼 3%대 성장은 요원하다는 얘기다. 삼성경제연구소 황인성 수석연구원은 “올해 하반기 성장률이 전년 동기 대비로는 급상승하겠지만 전기 대비로는 완만한 형태를 보일 것”이라면서 “온도차가 확실했던 지난해 상·하반기나 1998년 상·하반기와는 확연한 차이가 나타날 것”이라고 내다봤다.이에 따라 최근 정부가 추진 중인 재정정책과 더불어 더욱 적극적인 구조조정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단기간에 끝나지 않을 경제위기를 보다 근본적으로 극복하기 위해서는 부실을 제거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것이다. 홍익대 경제학과 전성인 교수는 “장기적인 위기 극복을 위해 당장 절실한 구조조정을 하지 않고 무작정 살리려고 하면 또 다른 위기가 불어닥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코레일,차기 사장 재공모 공기업CEO 구인난 현실화

    임직원 3만 2000여명을 거느린 국내 최대 규모 공기업인 코레일이 CEO 선임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지난달 24일 공모결과 5명이 지원했으나 30일 임원추천위원회에서 적임자가 없다고 결정, 재공모에 나설 예정이다. 결론적으로 중량감 있는 인사가 없었고,공기업 사장으로서의 역량도 떨어졌다는 것이 중론이다. 철도청이나 코레일 출신 인사는 한 명도 지원하지 않았다. 예전과 달리 내정설과 유력 인사가 거론되지 않았던 것을 감안할 때 의외로 받아들여진다. 지난해 4월 공모 당시에는 강경호 전 사장이 유력한 후보로 거론됐음에도 12명이 응모했다. 재공모 일정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개각 및 정부 조직개편 등과 맞물릴 경우 한참 뒤로 밀릴 수밖에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코레일의 걱정은 재공모가 이뤄지더라도 역량있는 인사들의 지원을 기대하기 힘들다는 점. 공기업 선진화 계획에 따라 구조조정과 영업수지 개선 등 과제가 산적해 있기 때문이다. 코레일은 2012년까지 정원의 15.9%인 5115명을 감축하고 2012년 영업수지 흑자를 달성해야 한다. 2007년 기준 6414억원인 영업수지 적자를 2010년 50% 수준으로 줄이지 못하면 민영화 추진을 검토한다는 전제까지 달려 있다. 국가기간산업인 코레일의 인원 감축과 영업수지 개선은 쉽지 않은 과제다. 일반열차와 화물수송 등 만성적자 분야의 정상화도 단기간 내 해결은 요원하다. 결국 임기 중 악역(?)을 수행할 수밖에 없어 “잘해야 본전”이라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공기업들 모두 같은 상황으로 ‘공기업 CEO 구인난’이 현실화되는 양상이다. 이런 가운데 정부의 일방적인 밀어내기식 인사가 이뤄지지 않을까 전전긍긍하고 있다. 코레일은 차기 CEO로 이철 전 사장과 같은 힘 센(?) 인물을 선호하고 있다.비상경영상황에서 실무형이 아닌 대외적으로 지명도가 있고 정책을 주도할 수 있는 능력을 기대하는 것이다.정부쪽이 아닌 정치권을 예의주시하는 이유다. K·P 전 의원 등이 공모 전후 자천타천 거론됐지만 응모하지 않으면서 백지화됐다.철도와 인연이 깊은 K씨도 응모하지 않았다. 철도 출신 인사의 사장 임명 가능성에 대해서는 시기상조라는 해석이 우세하다. 코레일 관계자는“가능하다면 삼고초려라도 해서 사장을 모시고 싶은 심정”이라며 “코레일이 욱일승천할 수 있는‘에코 레일 2015’와 공기업 선진화 일정을 주도할 강력한 리더십을 갖춘 인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정부대전청사 박승기기자 skpark@seoul.co.kr
  • 민철구 연구원 밝힌 장단점

    민철구 연구원 밝힌 장단점

    국책연구기관이 부처 환원으로 굳어졌지만 넘어야 할 산은 아직 많다. 연구원 등 이해 당사자와 학계 등에서 제기하는 우려는 상당부분 일리가 있다는 평가다. 정부도 타임스케줄에 따라 무조건 밀어붙일 것이 아니라 문제점을 인식하고 적극 해결하는 유연성이 절실한 상황이다. 이런 점에서 민철구 과학기술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의 부처 환원에 따른 장·단점 고백은 새겨들을 만하다. 민 연구위원은 4일 “(부처로)가면 부처 수요와 연계해 연구한다는 점에서 실용성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연구 주제가 현실적이고 보다 강력해질 것으로 내다봤다. 감독이 앞에 있는 것 하고 없는 것 하고는 다르다고도 했다. 하지만 부처 환원에 따른 문제점도 조목조목 짚었다. 민 연구위원은 “지나치게 단기적이고 국가 차원이 아닌 특정 공무원의 필요에 따른 연구가 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과거처럼 공무원이 전화해서 연구와 직접 관련이 없는 쓸 데 없는 ‘잡 일’을 요구할 가능성도 없지 않다. 현 연구회 체제의 장점도 꼽았다. 민 연구위원은 “지난 10년간 연구회 체제에선 조직과 인원이 크게 늘지 않았다.”며 연구회가 방만한 경영을 억제하는 효과가 있었음을 강조했다. 하지만 부처 소관이 되면 자기식구 챙기기 등을 통해 필요 이상으로 조직을 키울 가능성이 있음을 지적했다. 그는 연구회 인력규모에 대해 “현재 3000명 정도(지원인력을 포함하면 5000여명)인데 적정한 수준으로 본다.”면서 인위적인 구조조정을 차단하려고 애썼다. 민 위원은 “프랑스는 CNRS(국립과학원)를 포함해 공무원 전체 5% 정도를 싱크탱크로 두고 있다.”고 소개했다. ‘국책연구기관이 제 역할을 하고 있느냐.’는 곱지 않은 시선에 대해서는 “연구소에 놀고 먹는 인력은 거의 없다.”고 잘라말했다. “경력이 높다고 월급이 높진 않다.”며 “생산성이 낮은 분이 있어도 성과보상체계가 확립돼 있어 신입이 10년차 이상 고참보다 급여가 많은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국가 차원의 싱크탱크 활용시스템을 강화할 것도 주문했다. “국책연구기관과 대학과의 호환성을 높여야 한다.”는 게 민 연구위원의 주장이다. 대학도 원하고 있는 만큼 공공연구 비중을 높일 것을 강조했다. 국책연구기관에 대한 쓴소리도 잊지 않았다.민 연구위원은 “한 곳에 몰려 있다보니까 게을러진 점은 없는지, 장기연구 핑계대고 느슨하게 일한 점은 없는지를 되짚어봐야 한다.”면서 반성할 점도 있음을 지적했다. 최용규기자 ykchoi@seoul.co.kr
  • [뉴스 다큐 시선] 공중전화 속의 세상

    “일용직 외국인 노동자들이 저를 많이 찾아요. 불황이 심각해지면서 휴대전화나 집전화 요금이 버거워진 사람들이 주로 저를 이용하죠. 수입은 월 20만원이 넘고요. 사람들은 늘 저를 필요로 하지요. 항상 바쁘지만 사라질 염려가 없어 맘이 편해요.”-가리봉동 외국인노동자촌 공중전화 “저는 ‘신상’ 공중전화기랍니다. 휴대전화처럼 문자메시지까지 보낼 수 있는 최신형이죠. 제 옆에는 현금자동입출금기(ATM)까지 있어요. 하지만 첨단이면 뭐합니까. 제 발밑에는 항상 노숙자들이 자고 있었요. 저에게 들인 돈이 아까워 당장 철거되지는 않겠지만 언젠가는 없어지겠죠.”-서울역 최신형 공중전화 “월 1000원도 못 번답니다. 회사는 늘 저를 퇴출시키려고 노려보고 있죠. 하지만 경찰서 안에 있기 때문에 버틸 만해요. 공공성 때문에 섣불리 저를 제거할 수 없답니다. 동료 전화기들은 저를 철밥통이라고 부러워하지만 매일 외줄 타는 기분이에요.”-영등포경찰서 민원실 공중전화 ●불황에 중국 가족에게 전화 횟수도 뜸해져 중국동포 밀집지역인 서울 가리봉동 시장 입구에는 공중전화 3대가 나란히 있다. 이 전화기들은 매일 일용직 외국인 노동자들이 고국의 가족들과 나누는 애틋한 대화를 엿듣는다. 1일 오전 7시부터 오후 10시까지 30여명이 공중전화를 찾았다. 중국동포 박모(52)씨는 고향에 있는 가족에게 새해 안부를 전했다. 박씨의 눈은 전화기 액정화면에 뜨는 전화카드 잔액에 고정돼 있었지만 귀는 가족과 조금이라도 더 가까이 하고 싶은 듯 수화기에 꼭 붙어 있었다. 그는 “요금을 못내 두 달 전에 휴대전화가 끊겨 공중전화를 이용한다.”고 말했다. 2007년말 한국에 와서 건설현장에서 일용직으로 일하는 박씨는 고향에 있는 가족과 1년에 두세 번밖에 통화하지 못 한다. “한국에 처음 왔을 때만 해도 100만원을 보내면 8000위안은 됐는데, 지금은 몇달을 모아 200만원을 보내도 1만위안밖에 안 돼 전화비도 부담스럽습니다.” 중국 옌지에서 온 성모(36)씨는 중국에 있는 친구와 통화를 하고 있었다. 한국에서의 일자리가 여의치 않아 다시 들어가야 할지 상의했다. 그 역시 요금이 부담돼 휴대전화는 쓰지 않았다. “이 동네 공중전화는 외로움을 달래는 소중한 수단이죠. 전화를 걸러 나왔다가 아는 사람들을 만나기도 하고, 전화부스가 약속장소가 되지도 하지요.” ●전화기 앞에서 고개 숙인 사나이 1일 오전 7시 이경수(46·일용직근로자)씨는 가리봉동 시장 공중전화기의 버튼을 만지작거렸다. 정작 전화는 걸지 않고 고개를 숙인 채 우두커니 서 있었다. 그는 1988년 결혼했지만 경마에 빠져 전 재산 3억 5000만원을 탕진했고, 2001년 이혼하고 가족들과도 연락을 끊었다. 이씨는 “새해 첫날 어머니께 안부 전화를 할까 망설였는데, 7년이 지났지만 아직 전화드릴 면목이 없어서 그냥 끊었다.”고 힘없이 말했다. 불황이 깊어지면서 알뜰족도 눈에 띄었다. 이해중(55·회사원)씨는 “휴대전화가 있지만 요금을 아끼기 위해 일반전화번호로 걸 때는 공중전화를 고집한다.”고 말했다. “겨울이라 춥다고 공중전화 부스 안에서 휴대전화를 쓰는 사람들이 많은데, 그건 다 낭비죠.” 이씨가 자리를 뜨고 30여분이 지나자 한 할아버지가 전화기를 일일이 수색(?)했다. 자세히 보니 카드투입구나 동전반환구에 쓰다 남은 카드나 동전이 있는지 확인하는 것이었다. 이 할아버지 바로 뒤에 전화기를 쓴 김모(24·여)씨는 “온라인 게임 아이템을 결제하느라 휴대전화 요금이 49만원이나 나왔는데, 이 돈을 결제하지 못해 결국 휴대전화가 끊겨 어쩔 수 없이 공중전화를 사용한다.”고 말했다. ●외화내빈 공중전화의 고민 서울역 광장에 있는 공중전화는 현금자동입출금기와 나란히 서 있다. 빨간색 가로기둥이 산뜻한 느낌을 준다. 공중전화로 문자메시지를 보낼 수도 있다. 하지만 정작 하루 종일 지켜봐도 이 전화기를 이용하는 사람은 별로 없었다. 다만 오후 5시가 되자 노숙자 3명이 전화기 밑에 앉아서 막걸리를 마셨다. 밤이 깊어지면 노숙자들의 잠자리가 됐다. 서울역 광장 종합관광안내소에서 일하는 직원마저도 신형 공중전화가 있는지 모르고 있었다. 주위 상인들은 “기능과 디자인이 아무리 좋아도 유동인구도 별로 없는 곳인데 무슨 의미가 있겠냐.”고 말했다. 김포 해병대 2사단에 근무하는 김모(23) 병장은 부산에 계신 어머니와 통화를 하고 있었다. 그는 “어머니의 목소리를 듣고 싶어 이병 때는 부대 내 공중전화를 아예 붙잡고 살았다.”면서 “군대 오기 전에는 공중전화를 쳐다보지도 않았지만 부대 안에서는 정말 소중하더라.”고 말했다. 엄경헌(22) 상병은 “공중전화를 쓰면서 잊어버렸던 전화번호를 많이 외우게 됐다.”면서 “편리함은 종종 사람의 능력을 퇴화시킨다.”고 말했다. ●수익성과 공공성 사이에서 지난 2일 오전 7시부터 오후 4시까지 서울 영등포경찰서 민원봉사실에 있는 공중전화를 사용하는 사람은 한 명도 없었다. 공중전화를 관리하는 KT링커스측은 “월 1000원 미만의 수익을 내는 곳으로 공중전화 한 대당 연간 관리비가 100만원인 것을 고려하면 효율성이 최악인 전화기”라고 말했다. 하지만 경찰서 측은 공공성을 위해 이 전화기가 꼭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영등포경찰서 경무계장은 “노인들, 휴대전화를 집에 두고 왔거나 배터리가 떨어진 민원인들, 정액제 요금을 다 사용해 휴대전화가 먹통인 중고생들에게는 이 전화가 없어서는 안 된다. ”면서 “수익성을 따지자면 당연히 수지가 안 맞겠지만 한 명의 민원인이라도 전화가 필요하다면 전화기를 유지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한 경찰은 “요즘 유행하는 구조조정과 마찬가지로 수익성으로만 보면 세상에 남아날 것들이 얼마나 되겠냐.”면서 “치안서비스처럼 평소에는 잘 모르지만 평생에 단 한 번 필요하지만 없어서는 안 되는 무언가가 세상에는 정말 많다.”고 말했다. 이경주 김민희 장형우기자 kdlrudwn@seoul.co.kr ■ 석준호씨의 80년대 공중전화 추억 “구멍가게 번성 일등공신… 시위학생 방패막이였죠” “1980년대에는 상점마다 공중 전화를 서로 가까운 데 놔달라고 전쟁을 벌였죠.” 1983년 10월에 입사해 2000년까지 서울 영등포구, 동작구 등지에서 공중전화 설치, 유지보수 등의 업무를 담당한 KT링커스 총무팀 석춘호(44) 팀장은 5일 ‘공중전화 전성시대’였던 80년대를 추억했다. 다이얼을 돌려야 하는 기계식 전화는 요금조절 장치가 너무 조여지면 동전을 넣어도 통화가 안 되고 느슨하면 돈을 넣지 않고도 무료로 통화가 가능하기도 했다. 석씨는 “상점 주인들은 공중전화가 주위에 있어야 장사가 잘된다고 서로 가게 가까이 놔달라고 졸랐다.”고 회상했다. 요즘은 가게 앞에 공중전화를 설치하면 가게 출입문을 가리니 옮겨달라고 항의한다. 1987년 서울대 공중전화를 관리하러 오토바이를 타고 올라가다가 급작스럽게 터진 최루탄에 잔디밭을 데굴데굴 구르기도 했다. 데모를 하던 여학생들이 물수건으로 얼굴을 닦아주었다. 남학생들은 정문 쪽에 있던 전화부스를 눕혀 바리케이드로 사용했다. 석씨는 “데모가 끝나면 전화기를 전부 수리하고 교체하는 것이 일상이었다.”고 회상했다. 80년대 여의도 국회의사당 1층에 있는 공중전화는 흥행의 보증수표였다. 특히 국정감사 시기가 되면 1층에 공중전화를 쓰려는 공무원들과 기자들이 긴 줄을 섰다. 석씨는 “당시에는 비상근무조가 있어 24시간 근무했지만 요즘은 아예 당직도 없어졌다.”면서 “공중전화가 추억이 되는 것을 보면서 말 그대로 시원섭섭하다.”고 말했다. 이경주기자 kdlrudwn@seoul.co.kr @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주택시장 빨라야 하반기에나 반등”

    “주택시장 빨라야 하반기에나 반등”

    금융위기 이후 10여년만에 최악의 침체에 빠진 부동산 시장은 올해에도 불황의 긴 터널을 벗어나기 쉽지 않을 전망이다.4일 부동산전문가들은 빨라야 올 하반기,아니면 내년까지 침체가 지속될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았다.앞으로 가격이 5~9% 더 떨어질 것이라는 전망도 적지 않다.부동산 전문가들의 조언을 통해 올해 부동산 시장을 전망해본다. ●“5~7%정도 더 떨어져야 바닥”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부동산 시장의 바닥 도래 시점을 올해 하반기 이후로 꼽았다. 고성수 건국대학교 부동산대학원 교수는 “정부와 금융 당국이 강력한 구조조정을 이끌고 있기 때문에 당분간은 침체가 이어지다가 올해 말부터 회복국면에 접어들 수 있다.”고 전망했다.그러나 가격 상승은 기대하지 않았다.고 교수는 “각격은 오르지 않더라도 바닥이 드러나면 하락세가 멈추고 거래도 점차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김학권 세중코리아 대표는 “가격은 지금보다 5~7% 정도 더 떨어져야 바닥이다.”면서 “2·4분기에는 이런 바닥이 일부 드러날 수 있는 만큼 3·4분기부터는 회복국면에 접어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희선 부동산 114 전무는 “올해는 저가 매물을 중심으로 바닥만 확인하는 해가 될 것”이라며 “서울 강남은 하반기에 좀 나아지겠지만 다른 지역은 2010년에나 상황이 좋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박원갑 스피드뱅크 경제연구소장은 “지금 남아 있는 미분양 아파트는 악성이고,프로젝트 파이낸싱(PF) 부실도 100조원에 이르기 때문에 회복이 더딜 것”이라며 “2010년 상반기에나 바닥을 칠 것”이라고 내다봤다.김선덕 건설산업전략연구소장은 “실물경제 위기가 와서 가격이 폭락한 시장이 1년 만에 반등하는 경우는 세계적으로 없다.”면서 “2010년쯤에나 반등이 올 것”이라고 예상했다. ●재건축 아파트 반짝 상승 가능성 크다 재건축 아파트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평가가 많았다. 재건축 용적률을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에 정해진 상한선까지 적용키로 하는 등 각종 규제완화가 예정돼 있기 때문이다.김학권 대표는 “재건축 아파트 시장에서는 급매물이 빠지면서 상한가와 하한가 폭이 좁혀지고 있고,조만간 규제도 풀릴 것으로 보인다.”면서 “주택시장의 회복세는 재건축 아파트에서 시작될 가능성이 크다.”고 진단했다. 김희선 전무는 “저밀도 저층 아파트는 소량이나마 거래가 이뤄지고 있어 재건축 아파트 시장 상황은 나쁘지 않다.”면서 “하지만 현재 용적률을 적용할 경우 중층 아파트는 수익성이 떨어져 상황이 쉽게 반전될 것 같지 않다.”고 말했다. 권주안 주택산업연구원 실장은 “서울시의 용적률 완화조치로 일부 상승도 예상되지만 1·4분기에는 힘들 것”으로 내다봤다. ●“토지시장 쉽게 벗어나지 못할 것” 토지시장 전망은 주택보다 더 비관적이다.박원갑 소장은 “토지시장은 최대 수요자가 기업인데 기업수요가 줄어서 4대강 정비사업 지역이나 그린벨트 해제 지역만 매수세가 있을 것”이라며 “침체는 주택보다 빠르고 회복은 주택보다 늦은 특성상 2010년이나 2011년쯤에나 회복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김선덕 소장은 “외환위기 때 땅값이 반등했던 경험 때문에 매수·매도자들이 시기를 보고 있는데 이는 잘못된 학습효과에 불과하다.”면서 “외환위기 때에는 달러만 부족했을 뿐 대기업은 경기가 좋아 투자에 적극 나섰지만 지금은 안팎으로 소비가 부진해 투자를 꺼리고 있어 쉽게 살아나지 못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주택 매수 시점은 엇갈려 지난해 서울 강남은 집값 하락을 주도한 반면 강북은 연초 급등,하반기 소폭 조정 양상을 보였다.따라서 전문가들은 올해에는 강남권은 반등을 시도하는 반면 강북은 조정기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김희선 전무는 “강남은 이미 많이 떨어진 데다가 대기 수요가 있지만,강북은 아직 가격 조정의 여지가 많다.”면서 “강북은 올해 좀 더 조정을 받을 것”이라고 진단했다.김선덕 소장은 “강북 집값은 지난해 강남의 절반 수준밖에 떨어지지 않았다.”면서 “앞으로 5~6%는 더 떨어질 것 같다.”고 말했다. 매수시점은 전문가마다 조금씩 달랐다.김학권 대표는 “집값은 1차 재건축,2차 입주 중인 아파트 순으로 오른다.”면서 “강남권에서는 2·4분기 초쯤에 매수에 나서야 한다.”고 적극적인 의견을 내놨다.김희선 전무는 “강남권에서는 입주물량이 줄어들 것으로 보임에 따라 1·4분기 말이나 상반기쯤으로 매수시기를 잡아도 좋을 것 같다.”면서 “경기 분당,용인은 입주물량이 3만가구에 이르는 만큼 서두를 필요가 없다.”고 조언했다.박원갑 소장은 “시기보다 하락폭을 기준으로 투자해야 한다.”면서 “고점 대비 적어도 30~40%는 빠진 주택을 사라.”고 말했다.권주안 실장은 “기업의 구조조정이 마무리되는 올해 하반기가 적절한 시기다.”면서 “일반인을 기준으로 하면 은행대출이 재개되는 시점이 현실적인 시점이다.”고 진단했다.김선덕 소장은 “회복기에 접어들기 직전을 바닥이라고 한다면 2010년 상반기 이전이 매수시점”이라고 말했다. 김성곤 윤설영기자 sunggone@seoul.co.kr
  • 금융권 인턴사원 6600명 뽑는다

    금융권 인턴사원 6600명 뽑는다

    청년 실업 문제 해결을 위해 금융권에서 6600명 규모의 인턴사원을 채용하는 방안이 나왔다. 금융위원회는 4일 대학졸업(예정)자를 중심으로 금융공기업은 전체 정원의 4.1% 수준인 700여명을,민간 금융회사는 5900여명을 각각 인턴사원으로 채용한다고 밝혔다.이런 채용 규모는 은행·증권·보험·자산운용·선물회사 등 전체 금융권 인력 23만명의 2.8% 수준이다. ●은행 3990명·보험사 910명 채용 정부는 그동안 청년실업 문제 해결을 위해 인턴제 확대를 추진해왔다.구체적으로 이명박 대통령은 ‘7만개 청년 인턴 일자리 창출’을 내걸었다.금융권의 경우 지난달 18일 경제부처 대통령 업무보고에서 금융위는 인턴 규모가 최소한 2500명은 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이날 공개한 방안은 이보다는 높은 수준이다. 금융위안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산업은행·수출입은행 등 금융공기업은 정원의 4.1%에 이르는 700명 정도를 인턴으로 채용한다.채용시기도 1~3월에 집중되어 있다.민간 금융회사가 인턴으로 채용할 인력은 정원의 2.9% 수준이다.구체적으로 은행 3990명,보험사 910명,증권사 740명,저축은행을 포함한 나머지 제2금융권 300명 등이다. 금융위는 1년 단위의 단기채용이지만 성적이 우수할 경우 정규직원으로 채용될 수도 있고 금융권을 지망하는 사람들에게는 금융실무를 익힐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단,회사별 채용 목적이나 조건이 다르기 때문에 구체적인 사항은 해당 회사에 직접 확인할 것을 권했다. ●정규직 전환 이뤄질까 정부의 이런 선전에는 거품이 끼어 있다는 비판도 적지 않다.가장 큰 이유는 정규직 전환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예상이다.경제 전망이 불투명해서다.더구나 6600명의 인턴 가운데 절반이 넘는 3990명을 뽑는 은행권은 스스로 구조조정 압박에서 벗어나지 못해 지난해에만 1300명에 이르는 직원들을 떠나보냈다.공기업들 역시 강도높은 경영혁신을 요구받고 있다.이런 상황이라 약속대로 인턴을 6600명씩이나 뽑더라도 몇 명이나 살아남을 수 있을지 알 수 없다는 얘기다.한 은행권 인사는 “올해 기업 구조조정이 본격화되면 은행별로 명암이 엇갈릴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어서 고용 문제는 누구라도 쉽게 말할 수 있는 주제가 아니다.”라고 토로했다. 대신 공공부문 일자리를 크게 늘려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교육·보건 등 사회적 서비스가 주 타깃이다.주요 선진국의 경우 이 분야가 일자리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25% 정도인데 반해 우리나라는 14%에 불과해 성장 여지가 충분하다는 것이다.김유선 한국노동사회연구소장은 “외환위기 뒤에도 지금과 비슷한 형태의 청년인턴제가 도입됐지만 제대로 효과를 거두지 못했다는 실증연구 결과가 있다.”면서 “고용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12개월짜리 아르바이트’가 아니라 사회적 서비스 같은 복지 분야에 대한 일자리 확충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공기업 CEO에게 듣는다] (9) 김선규 장애인고용촉진공단 이사장

    [공기업 CEO에게 듣는다] (9) 김선규 장애인고용촉진공단 이사장

    “경제사정이 어렵다는 이유로 장애인이 먼저 직장에서 내몰리는 일이 없도록 할 것입니다.” 김선규 장애인고용촉진공단 이사장의 고민이 하나 더 늘었다.공단은 장애인의 취업을 지원하는 조직이다.직업능력을 키우고,일자리를 찾아 연결해 주는 것이 주업무이다.최근의 경제사정 악화로 일자리 찾기도 중요하지만 장애인의 일자리를 지키는 데 더욱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위기관리 TF팀 운영 김 이사장은 최근 공단 본부와 15곳의 지사, 전국의 직업능력개발센터 5곳 등에 위기관리 TF팀을 구성,운영하고 있다.경제가 어려워지면서 구조조정 등으로 인력을 감축하는 과정에서 장애인들이 희생양이 되지 않도록 지원하기 위해서다. TF팀을 통해 공단은 장애인 고용이 기업에 도움을 줄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연구하고 있다. 또 고용보험 등 실업 관련 기금을 활용해 실직의 위험에 노출된 장애인과 기업에 지원할 수 있는 방안들을 찾고 있다. 만약 실직하는 장애인이 생기면 재취업까지 교육과 알선 등을 돕는 방안도 찾고 있다. 아울러 김 이사장의 일정도 대부분 기업의 CEO를 만나는 일에 맞춰져 있다. 훨체어를 이용하는 불편함에도 불구하고 하루 평균 3∼4곳을 찾아다니며 장애인 고용을 늘려줄 것을 호소하고 있다. 노동시장이 불안해지면서 기업방문은 더욱 잦아지고 있다. 최근에는 종교지도자들도 만나,종교계가 장애인의 일자리 창출 및 유지에 앞장서 줄 것을 요청하기도 했다. ●자회사형 표준사업장 늘려 김 이사장은 임기 중 자회사형 장애인 표준사업장을 전국에 30곳 이상 만들어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장애인 표준사업장은 대기업이 근로자의 30%를 장애인으로,그 가운데 50%는 중증장애인으로 고용하는 자회사를 설립할 경우 최고 10억원까지 지원해 주는 제도를 말한다.대기업은 장애인고용의무(2%)를,장애인은 양질의 일자리를 보장받을 수 있게 된다. 1차적으로 올 연말까지 8개 정도의 사업장을 확보하는 것이 목표다.현재 3곳과는 양해각서(MO U)를 체결해 놓은 상태다.가장 먼저 설립된 포스위드의 경우 현재 장애인이 30명 근무 중이나 100여명으로 늘릴 계획이다. 필요한 인력 양성을 위해 기업중심의 맞춤형 직업능력개발 서비스를 더욱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공단은 삼성전자와 공동으로 진행하는 맞춤일자리 사업처럼 기업이 원하는 기술,능력을 갖춘 장애인을 양성하는 데도 힘쓰고 있다. ●일자리 창출 역량 높여 김 이사장은 이제 공단이 일자리를 찾아 주는 소극적인 자세에서 탈피,일자리를 만들어 주는 데 더 심혈을 쏟고 있다.기업주가 장애인을 고용하겠다는 믿음에 의지하기보다 장애인도 정상인과 마찬가지로 일할 수 있음을 보여 준다면 일자리는 더 많이 늘어난다는 믿음이다. 서울시와 국회 등 공공기관에서 장애인이 일 할 수 있는 기회를 더 많이 만들어 줄 것도 요구하고 있다. 공공기관이 아웃소싱하는 대부분의 업무를 장애인들도 충분히 할 수 있다는 것이 김 이사장의 주장이다.국회의 각종 사무 업무에서부터 속기 등 전문업무까지 장애인들도 할 수 있다.공연기획,세탁,청소업무,콜센터,교사,상담원 등 장애인이 할 수 있는 분야는 얼마든지 있다. 김 이사장은 “기업주뿐만 아니라 공공기관조차도 장애인의 직무수행능력을 믿지 못하는 게 문제이다.”면서 “공단이 제공하는 일자리는 연간 1만 1000개 정도이나 공공기관과 기업주가 인식을 바꾸면 연간 3만여개의 일자리를 장애인의 몫으로 돌릴 수 있다.”고 말했다. 공단은 현재 600여명의 인력과 연간 2300억원의 예산으로 펼치는 각종 사업이 주 고객인 장애인과 기업을 최대한 만족시켜 나갈 수 있도록 경영혁신을 꾀하고 있다. 사회가 장애인을 바라보는 인식을 새롭게 할 수 있도록 홍보도 강화하고 장애 어린이의 진로지도 사업도 구상하고 있다. 김 이사장은 “장애인의 실업률은 23.5%로 일반인(3.6%)의 6.7배에 이르러 장애인 4명 중 1명은 실업 상태에 있다.”면서 “장애인의 고용을 높이는 제도적 뒷받침을 마련하는 데 징검다리 역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이동구기자 yidonggu@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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