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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에버빌’ 현진 워크아웃 중단

    중견 건설업체인 현진에 대한 기업개선작업(워크아웃)이 중단됐다. 31일 주채권 은행인 우리은행은 “현진의 워크아웃 추진 방안을 놓고 채권단 서면 결의를 진행했으나 동의를 얻지 못해 부결됐다.”고 밝혔다. ‘에버빌’로 알려진 현진은 미분양이 많은 지방사업장 위주로 사업을 진행해와 채권단이 신규 자금 지원에 부담을 느낀 것으로 전해졌다. 이 회사는 올해 초 금융기관의 건설사 신용등급 평가때 B등급으로 분류돼 구조조정 대상(C·D등급)에서 빠졌다. 현진은 국민·신한·하나은행의 어음 240억원을 1일까지 막지 못하면 최종 부도 처리된다. 현진은 법정관리를 신청해 회생절차를 모색할 계획이다.최재헌기자 goseoul@seoul.co.kr
  • [정책진단] 책임운영기관 10년 점검해보니

    [정책진단] 책임운영기관 10년 점검해보니

    책임운영기관이 탄생한 지 올해로 10주년을 맞았다. 외환위기 당시 정부는 관료적 운영으로 전문성과 경쟁력 제고에 한계를 드러낸 정부조직에 대한 구조조정을 실시하면서 일부를 책임운영기관으로 전환했다. 이들 중 국립종자원·국립산림과학원·국립재활원 등은 획기적인 기획력과 고객맞춤형 서비스로 예산을 절감하고 만족도와 재정자립도를 높이는 등 긍정적인 효과를 내기도 했다. <서울신문 4월28일자 25면> 하지만 1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여기저기서 정체성 논란 등 잡음이 끊이지 않는다. 책임운영기관에 대한 전문가들의 평가도 ‘C 이하’로 냉혹하다. 법인화의 ‘중간 정거장’이라는 인식 속에 현실과 ‘따로 노는’ 제도 운영 전반을 대폭 손질해야 한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전문가들은 정부 부처 산하의 부속 기관 형태로 운영 중인 책임운영기관의 가장 대표적인 문제로 ‘자율성 없는’ 책임운영기관의 허상을 꼽는다. ‘자율성’과 ‘책임’은 행정운영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책임운영기관의 핵심 요소다. ‘책임운영기관의 설치·운영에 관한 법률(2조)’에는 인사·조직·예산 등에 대해 기관장의 자율을 보장하고 있지만 사실상 사문화됐다는 게 중론이다. ●재정자립도 낮아 재정부·소속본부 눈치만 제도 도입 당시 자문위원이었던 서원석 한국행정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법적으로 인사·예산을 자율적으로 운영토록 돼 있지만 제대로 지켜지지 않고 있다.”면서 “현장은 신속한 인력 구조조정과 전환 배치 등 융통성이 필요한데 일일이 관계당국에 보고하고 감사를 받아야 하는 시스템 속에서는 자율성을 발휘하기가 상당히 어렵다.”고 꼬집었다. 제도의 긍정적인 취지보다 규정에 얽매이는 관료제의 부정적인 측면이 심화됐다는 게 서 위원의 설명이다. 이창원 한성대 행정학과 교수는 “진정한 의미의 책임과 권한 이양이 이뤄지지 않았다.”면서 “서구 제도(영국) 도입시 취지와 방법론 가운데 눈에 보이는 취지만 가져 왔다.”며 실질적인 권한과 책임 연동을 강화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아울러 재정자립능력이 없더라도 기관을 설치할 수 있도록 한 법도 자율성을 옥죄는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현행 법에는 자체수입 비중이 10% 미만인 기관도 책임운영기관 지정이 가능하도록 돼 있다. 예산을 쥔 기획재정부나 소속 본부의 눈치를 운영과정상 볼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의미다. 수익성을 기대하는 특허청 등 기업형 기관 16곳의 지난해 말 기준 재정자립도는 평균 43.6%이다. 이 중에는 국립중앙과학관처럼 18.9%인 곳도 포함돼 있다. ●전체 90%가 최우수·우수… 평가만 관대 제도와 현실의 괴리는 성과계약제에서도 드러난다. 당초 정부는 정부 조직을 ‘성과중심체제’로 전환시키는 계기를 만들기 위해 책임운영기관제도를 도입하면서 기관장을 비롯해 직원의 최대 직급별 30%까지 계약직 공무원으로 운영할 수 있도록 했다. 하지만 기관 대부분이 자체 채용 대신 일반직 공무원 공채 인력을 정부로부터 지원받아 운영하고 있고, 이마저도 공무원으로 이뤄진 조직의 경직된 순환보직형 인사 운용으로 1~2년마다 사람이 바뀌었다. 이에 따라 전문성이 저하되고 책임성이 결여되는 부작용이 발생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관대한 성과평가도 논란이 되고 있다. 기관의 성과평가는 A(95점)~F(70점 미만)로 이뤄진다. 하지만 2년 연속 D(85점 미만) 이하를 받은 곳은 한 곳도 없다. 지난해 책임운영기관 평가에서 최우수·우수인 A(10곳)·B(30곳) 등급은 전체 90%를 차지했으며 C(85~89점)는 4곳이었다. C에는 재정자립도가 13%에 불과한 국립중앙극장 등이 포함됐다. 성과계약 체결시 명확한 목표 설정을 하지 않거나 성과 달성 정도에 따른 인센티브를 구체적으로 명시하지 않은 점도 거론됐다. 이선우 방송통신대 행정학과 교수는 “위(상위 기관)에서 사람을 심거나 순환보직 형태의 근무로는 책임감을 갖고 성과를 내기가 어렵다.”면서 “특히 현 제도에는 성과가 제대로 일어나는지를 주기적으로 점검하고 본부-기관 간 피드백이 오가는 과정이 없다.”며 관리 체계의 허술함을 잡아냈다. ●자격지심 마인드도 문제… 애매한 정체성 이와 함께 책임운영기관에 대한 소속 공무원들의 인식과 중앙부처 중심의 권력지향적인 공직 문화도 문제로 지목된다. 이창원 교수는 “우리 공직사회 분위기는 중앙부처 소속에서 지방 소속으로 바뀌거나 책임운영기관으로 변화하면 격이 떨어진다고 보는 경향이 있다.”면서 “자율성의 증대라고 생각하지 않고 권력을 상실했다고 여기기 때문에 일에 대한 집중도나 책임감이 떨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한편 정부는 올 연말까지 자율성 제고를 비롯한 책임운영제도의 성과평가나 인센티브 확보 등에 대한 개정안을 내놓을 예정이다. 행정안전부 관계자는 “성과에 대한 최종 책임을 장관이 지도록 법으로 명시한 상태에서 인력과 예산 운용에 있어 통제는 불가피하다.”면서 “통계·연구·의료·문화 등 각 기관별로 간담회를 열어 제도 개선 건의를 듣고 있다.”고 말했다. 강주리기자 jurik@seoul.co.kr
  • 학생수 60명 이하 대상 폐교땐 교부금 2~3배↑

    교육과학기술부가 26일 발표한 소규모 학교 육성방안은 대학 구조조정 방침에 이은 초·중등 분야 구조조정 대책이라고 할 수 있다. 기존의 획일적인 학교 통·폐합 정책에서 벗어나 ‘육성’에 무게중심을 두고 있다는 게 교과부의 설명이다. 교과부는 ▲농산어촌 경제쇠퇴와 도심 개발사업에 따른 구도심권의 학생이동으로 농산어촌과 구도심지의 학생 수가 줄면서 정상적인 교육과정 운영이 힘들어진 점 ▲학령인구의 급속한 감소에도 불구하고 개발사업에 따른 학교설립 수요가 지속적으로 증가한 점을 감안해 이같은 대책을 마련했다고 한다. ●시골 1765곳·도시 270곳 대상 교과부는 2010년부터 2012년까지 3년에 걸쳐 500개 학교를 통폐합하기로 했다. 우리나라 전체 초·중·고는 1만 1537개교다. 통폐합 기준은 지역에 따라 다르다. 농산어촌의 경우 학교당 학생 수 60명 이하가 대상이다. 전체 초·중·고의 15%인 1765개교가 해당된다. 도시지역은 학생 수 200명 이하인 270개교가 대상이다. 도시지역 학교 6566곳의 4.1%다. ●학교신설은 억제 교과부는 수도권지역을 중심으로 올해부터 2013년까지 960개교로 파악된 학교 설립도 최대한 억제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학교신설계획 수립시 기존 학교의 증축·이전을 우선적으로 검토하고 시·도교육청별로 해마다 5개년 학교설립 기본계획을 수립하도록 했다. 특히 경기도와 광역시에 대해서는 학생수 예측 및 학교신설 수요를 위한 정책연구를 하기로 했다. ●관건은 재원 교과부는 이번 육성방안이 시장에서 받아들여질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당근’을 많이 마련했다. 우선 농산어촌에서 소규모 학교를 통폐합하면 재정적 인센티브를 대폭 늘려 준다. 예를 들어 본교를 폐지하면 교부금을 기존 10억원에서 20억원으로 늘리는 식이다. 또 통폐합된 본교는 전원학교로 지정해 컴퓨터 구입, 급식비, 방과후 학교 수강권, 통학버스 제공 등 각종 교육환경개선비를 지원한다. 지역사회 주민들은 폐교 시설을 교육 복지 문화 체육시설 등으로 활용할 수 있다. 도시지역의 경우 연간 학교운영비의 3배 안팎(60억원)을 지원하기로 했다. 박현갑기자 eagleduo@seoul.co.kr
  • [사설] 하반기 경기 대기업 고용에 달렸다

    올 하반기 고용문제가 심각해지고 있다. 한계기업과 부실기업의 구조조정이 본격화하는 가운데 국가재정으로 꾸려왔던 희망근로 등의 일자리 창출이 한계점에 이르고 있다. 고용창출에 큰 몫을 하는 대기업들은 현금을 쌓은 채 투자를 외면하고 있다. 고용문제가 해소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정부 주도로 공공기관에서 취업했던 1만 2000명의 청년인턴 대부분이 하반기에 계약만료된다. 이들 가운데 극히 일부를 제외하고 재취업이 어려운 실정이다. 공공기관 이 외에 중앙·지방정부 1만 7000명,중소기업 3만 7000명 등 5만 4000명의 청년 인턴들이 있지만 사정은 비슷하다. 인턴의 경우 한시적 일자리라 정규직으로 전환되지 않으면 실업자 신세를 면할 수 없다. 하지만 현재 민간부문의 구직 시장은 꽁꽁 얼어 있다. 이런 상황에서 대기업마저 투자를 외면하고 있다. 투자가 줄어들면 경기회복이 지연된다. 고용시장에 한파가 불어닥치는 악순환이 거듭될 수밖에 없다. 삼성전자 등 시가총액 상위 10대 기업들은 투자를 줄이는 대신 현금성 자산을 크게 늘리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들 10대 기업은 상반기의 경우 13조 8179억원을 투자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9.1%가 줄어든 수치다. 반면 이들 기업의 현금성 자산은 6월 말 현재 24조 3134억원으로 지난해 말보다 10.4%가 늘었다. 경기회복과 고용창출을 위해 대기업들의 설비투자 확대가 절실하다. 대국적 견지에서 보다 과감한 투자로 성장 잠재력을 확충하고 경제전반에 활력을 불어 넣기를 기대한다.
  • 금감원 “구조조정 대상기업 철저 관리”

    금융당국이 기업 구조조정 과정에서 일어날 수 있는 미공개 정보를 이용한 불공정거래를 경고했다. 금융감독원은 24일 기업 구조조정을 위한 신용위험평가 대상 기업 가운데 상장사들에 대한 관리를 철저히 하도록 채권은행들에 공문을 보냈다고 밝혔다. 이는 상장기업이 C(워크아웃)나 D(퇴출)등급을 받을 경우 내부자 정보를 이용해 시세차익을 남기는 행위 등을 막기 위한 것이다. 구조조정 대상으로 선정된 것 자체는 상장기업들의 공시 사항이 아니지만, 채권은행과 워크아웃 협약을 맺거나 법정관리에 들어갔을 때는 공시를 해야 한다. 금감원은 이 틈을 이용해 상장기업 임원이나 관련자들이 시세차익을 노릴 수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금감원 관계자는 “지금 구체적으로 그런 조짐이 있다는 것은 아니지만 신용위험평가 대상이 많아지면서 주의를 환기할 필요가 있었다.”면서 “미공개 정보를 이용한 불공정거래가 적발되면 형사처벌은 물론, 투자자들의 손해도 배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채권은행들은 중소기업 1461개사에 대한 2차 평가를 9월 말까지 마무리 짓고, 3차 평가는 11월 말까지 끝낸다는 계획이다.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김대중 前대통령 국장] ‘DJ이후 한국사회’ 각계 인사의 제언

    김대중 전 대통령의 서거를 계기로 각계에서는 고인이 평생을 두고 노력해온 민주화, 국민 대통합과 화해, 지역주의 극복, 남북통일 등에 힘을 모아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우리 사회가 지향하고 해결해야 할 과제들을 각계에서 듣는다. ●성낙인 서울대 법대 교수 화해정신 담을 헌법개정 필요 민주주의의 선봉과 지식인들 사이에 반복된 반목이 김 전 대통령에 대한 문병과 조문을 통해 대승적 차원에서 해소되는 계기가 마련됐다. 박정희 전 대통령의 딸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와 전두환 전 대통령, 영원한 경쟁자인 김영삼 전 대통령의 방문은 그 자체로도 상징적인 의미가 있다. 이를 계기로 화합과 화해의 정신을 국민 모두가 깊이 새겨야 한다. 김 전 대통령이 평생 몸바쳤던 민주화가 후퇴하고 있다는 논란을 피하기 위해서 국민적 대통합과 화해의 정신을 담은 헌법 개정의 시기가 도래했다고 본다. 특히 대통령이 우리사회의 ‘큰 어른’이자 ‘지식인의 본보기’로서 권위를 세우고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새로운 정치 시스템을 고민할 때다. ●손경식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국가발전에 온 국민이 힘써야 김 전 대통령의 서거는 국가적으로 힘든 시기에 원로를 잃게 됐다는 점에서 큰 불행이자 손실이 아닐 수 없다. 김 전 대통령은 민주주의의 정착과 남북화해협력을 위해 평생을 바치셨고 외환위기 때 우리의 경제체질을 강화하고 위기를 극복하는 데 큰 업적을 남기셨다. 이제 고인이 남긴 큰 뜻과 업적을 기리면서 국가 발전에 더욱 힘써야 할 것이다. 특히 고인이 그토록 강조하셨던 지역주의 극복이 이뤄지고 국민통합의 새 시대를 앞당겨야 한다. 온 국민이 새 마음 새 뜻으로 새 출발하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 이제 막 어둠의 터널을 지나기 시작한 경제가 완전히 회복돼 많은 이들의 얼굴에 웃음꽃이 피는 것을 고인이 가장 바랄 것이다. ●김창국 초대 국가인권위원장·현 친일반민족행위자재산조사위원장 보복 않는 화합정신 계승을 김 전 대통령의 가장 큰 공은 ‘보복을 하지 않는 화합의 정신’에서 찾아야 한다. 또 이같은 사회통합 정신을 우리나라에서 필요한 철학으로 계승해야 한다. 국가인권위원장으로 취임할 때 김 전 대통령은 ‘사회적 약자에 대한 배려’를 당부했다. 김 전 대통령이 박 전 대통령에게서 받은 탄압을 극복하고 보복 대신 박정희기념관 건립을 승인한 점에서 우리가 키울 자산을 찾아야 한다. 남북화합, 동서화합도 자산이다. 이를 위해 김 전 대통령이 싹틔운 ‘과거사 창산’을 마무리하는 것도 중요한 과제다. 역사 인식에서 차이가 있을 수 있지만 과거의 잘못을 바로잡지 않으면 결코 우리 사회는 앞으로 나아갈 수 없다. ●배상근 전경련 경제본부장 미완의 과제 노사선진화를 김 전 대통령은 수출증대정책을 통해 무역수지 흑자를 늘려갔고, 외국인직접투자를 적극적으로 유치하면서 빠르게 유입된 달러화로 국제통화기금(IMF) 구제금융을 상환해 갔다. 기업 및 금융 구조조정으로 유수의 기업과 은행이 문을 닫고 수많은 일자리가 사라지는 등 뼈를 깎는 고통을 주었지만 전대미문의 글로벌 금융위기에서도 우리 기업과 금융회사가 버틸 수 있는 토대를 마련했다. 하지만 김 전 대통령의 4대 부문 개혁 중 특히 노동부문은 여전히 미완의 과제로 남아 있다. 이제 대한민국이 선진경제로 도약할 수 있도록 국민, 기업, 정부 모두가 지혜를 모아 노사관계의 선진화에 나서고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해야 할 때라고 생각한다. ●김명곤 전 문화부장관 한국문화의 비전 숙제로 평생 추구했던 민주화와 통일, 세계 평화의 뜻을 채 이루지 못해 가시는 마음도 편치 않으셨을 것 같아 너무 마음이 아프다. 역대 대통령 중 문화에 대한 식견과 애정이 대단하신 분이었다. 문화 산업 정책을 마련하고, 적극적으로 지원하셨다. 지원하되 간섭하지 않는다는 원칙도 철저히 지켜내셨다. ‘문화대통령’이라고 불리는 분이었기에 문화인으로서 더욱 아쉬움이 느껴진다. 김 전 대통령이 남긴 한국 문화의 비전에 대한 숙제는 이제 우리에게 남아 있고, 나 개인에게도 남겨진 사명이라고 생각한다. 우리에게는 나라의 큰 어른들을 연이어 보내는 슬픔이 남아 있다. 이것이 슬픔으로만 그치지 않고 그분들의 뜻을 이어받아 모두가 새롭게 거듭날 수 있기를 바란다. ●정천석 울산동구청장 해묵은 지역감정 뿌리뽑자 김 전 대통령이 생전에 망국적인 지역감정 해소와 남북 평화통일을 위해 헌신했던 만큼 고인의 큰 뜻을 받들어 이제 해묵은 지역감정을 완전히 뿌리뽑을 때가 왔다. 영호남 지역감정은 김 전 대통령의 생전 노력과 대통령직 당선으로 상당히 해소됐지만 여전히 선거철만 되면 악습을 되풀이하고 있다. 최근 수년간 영호남은 다양한 교류와 공동발전을 위해 끊임없는 노력을 벌이면서 지역감정 해소에 노력해 왔다. 망국적인 지역감정이 자칫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되살아나지 않도록 국민들의 성숙한 견제 의식이 필요하고 정치권도 선거제도 개선 등을 통해 지역감정의 불씨를 사전에 잡아야 한다. ●소설가 공지영 민주화의 후퇴 없었으면… 원래 정치에 대한 관심이 별로 없어 뭐라고 말하기는 딱히 그렇지만 소설을 쓰면서 김 전 대통령에 대한 업적을 알게 됐다. 2004년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을 쓰기 위해 취재에 들어가면서 사형수들을 많이 만났다. 이때 구치소와 교도소 등의 시설과 상황을 새삼 보게 됐는데 일본보다 좋다는 것을 알게 됐다. 이런 변화는 김 전 대통령 재임시절 대부분 이루어졌다는 것을 알게 됐다. 우리 사회가 대체적으로 약자와 소외자, 장애자들에 대한 배려가 없다는 생각을 평소 가졌는데 김 전 대통령은 이런 곳에 많은 관심을 가졌구나 하는 것을 알게 됐다. 이번을 계기로 앞으로 약자들에 대한 따뜻한 배려가 더 있어야 하고 또 민주화의 후퇴가 없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윤장현 한국YMCA전국연맹 이사장 역사의 계승 발전 동기 찾을때 현재 우리 사회에서 가장 시급하고 필요한 게 사회통합이다. 남북문제든 내부문제든 간에 사회통합이 절실하다. 현 정부가 ‘잃어버린 10년’이라고 폄하하는 지난 역사도 겸손하게 평가하고 계승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우리는 지금 이 잃어버린 10년이라는 파도 속에 휘말린 나머지 정치·경제·사회·계층적으로 통합을 이뤄내지 못하고 있다. 단절시키고 새로 쓰는 게 역사가 아니다. 남북 문제나 민주주의 문제 등 역사를 계승·발전시켜 나가야 할 동기와 전환점을 찾는 게 중요하다. 사회통합은 통합위원회 등 기구나 제도의 차원이 아니다. 용산참사나 비정규직, 노사문제 등 우리가 당면한 각종 현실에 진정성을 갖고 함께 아우르는 자세로 나아갈 때 이것들은 비로소 열매를 맺을 수 있을 것이다.
  • 금호타이어 구조조정 갈등

    금호타이어 노사가 임금협상과 구조조정을 둘러싸고 격한 파열음을 내고 있다. 각각 전면파업과 직장폐쇄로 맞서고 있다. 제2의 쌍용차 사태로 확산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23일 금호타이어에 따르면 이 회사 노조는 이날부터 24일까지 광주·곡성·평택공장에서 근무 조별로 8시간씩 파업에 돌입했다. 이어 25일에는 4시간 부분파업, 26일에는 정리해고 철회를 위한 2차 경고파업을 강행할 방침이다. 노조가 강경 투쟁에 나선 것은 회사 측의 정리해고 방침 때문으로 알려졌다. 회사 측은 지난 17일 노동청에 ‘정리해고 신고서’를 제출했다. 지난 20일 제19차 노사 교섭에서는 “파업사태가 장기화하면 직장폐쇄와 같은 특단의 조치가 불가피하다.”고 노조 측을 압박했다. 회사 측은 24일 정리해고자 명단을 포함한 합의요청 통보서를 노조에 보낼 계획이다. 노사는 25일 임금협상을 위한 교섭 재개에 나설 예정이지만 합의에 이르기까지는 난항이 예상된다. 노조는 임금 7.48% 인상과 성과금 지급 등을 요구하고 있는 반면 회사측은 임금 동결과 성과금 지급 불가 등 6개항을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 706명을 해고하겠다는 입장이다. 특히 다음 달 2일 차기 노조 집행부 선거가 예정돼 있어 금호타이어 사태가 장기화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영표기자 tomcat@seoul.co.kr
  • “한국기업 부실따른 금융권 손실 최대60조”

    “한국기업 부실따른 금융권 손실 최대60조”

    국제통화기금(IMF)이 한국 기업들의 부채가 지나치게 많아 유사시 금융권이 입을 손실액이 최대 60조원대에 이를 것으로 분석했다. 이를 막기 위해 중소기업 중심의 강력한 구조조정이 요구되지만 기업·금융 부문에 대한 한국 정부의 과도한 지원이 오히려 걸림돌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23일 IMF의 ‘글로벌 경기침체가 한국 기업부문에 미친 영향’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금융기관의 우발채무 분석 결과 기업 채무 불이행으로 발생할 수 있는 금융권 손실이 국내총생산(GDP)의 4.1%에 이를 것으로 추산됐다. 이 보고서는 지난 6월 IMF가 한국 정부 및 금융기관과 연례협의를 위해 방문하면서 우리 경제의 현실을 파악하기 위해 작성한 것으로 우리나라의 구조조정 정책과 관련한 문제점을 지적한 것이어서 주목된다. IMF는 “전체의 40%를 웃도는 무수익여신 비율 등을 감안해 금융 위험을 분석한 결과 GDP 대비 4.1%의 손실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이는 아시아 전체 평균 1.9%, 아시아 신흥공업국 평균 2.3%에 비해 매우 높은 것”이라고 밝혔다. IMF는 자금 흐름에 연동된 기업 손실 등을 감안하면 GDP 대비 손실 비중이 6.3%까지 치솟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우리나라의 GDP가 1024조원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42조~65조원에 이르는 액수다. 이런 문제를 완화하기 위해 강력한 채권기관 주도의 구조조정이 시급하지만 더디게 진행되고 있다고 IMF는 설명했다. IMF는 “은행들이 최근 861개 중소기업의 재무구조를 평가해 77개는 구조조정이 필요하고, 36개는 생존 가능성이 없다고 결론 내렸으나 이는 지나치게 기업에 관대한 조치”라고 평가했다. IMF는 기업 건전성에 대한 거시지표와 미시지표 간 괴리가 이를 부추기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를테면 절반에 가까운 중소기업들이 이자보상배율이 1 미만(영업이익으로 이자 등 금융비용을 충당할 수 없는 상태)인데도 거꾸로 기업 부도율은 지난해 말 이후 계속 떨어져 지금은 경제위기 이전 수준으로 회복된 상태다. IMF는 채권자 주도의 구조조정이 효과를 내기 위해서는 채권자·채무자 모두 동기가 유발돼야 한다고 밝혔다. 현재 한국의 은행들은 담보나 정부보증 등으로 최대 손실 보전 범위가 100%에 이르고 있어 신용위험에서 완전히 자유로운 상태이고 기업들에는 정부의 과잉 보호가 이뤄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대표적으로 GDP의 16%에 이르는 올해 만기 부채에 대한 대규모 채무연장 조치를 예로 들었다. IMF는 “한국 중소기업의 수익성은 지난해 리먼 사태가 터지기 훨씬 이전부터 하락세를 이어왔다.”면서 “현재의 경제 침체가 상당기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는 점에서 구조조정 필요성이 더욱 크다.”고 말했다. 이어 “자생력 없는 중소기업을 연명시키는 것은 경기 회복을 지연시킬 뿐 아니라 경쟁력 있는 기업에도 손해가 된다.”면서 “중소기업이 고용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감안하더라도 사회안전망 차원의 실업자 대책을 펴는 것이 무차별적인 대규모 지원보다 낫다.”고 권고했다. 김태균 유영규기자 windsea@seoul.co.kr
  • 6일걸려 서울 왔는데… 30분만에 패배

    ‘6일 만에 서울에 도착했는데….’ 2009대한항공배 코리아 오픈탁구대회에 참가한 콩고민주공화국 남자 선수 3명의 눈물겨운 출전기가 화제다. 콩고의 베니 루카티키수와 조너선 비자쿠, 조조 은쿤다 등 3명은 지난 14일 한국으로 출발, 대회 개막일인 19일 이전 한국에 도착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이들은 출발 당일부터 험난한 여정이 이어질 것이라고는 꿈에도 몰랐다. 경유지인 케냐 공항에 도착했지만 케냐의 국적 항공사가 14일 파업에 들어가면서 발이 묶였다. 이들은 16일 파업이 풀리면서 나흘 만에 비행기를 탈 수 있었다. 하지만 이번에는 두 번째 경유지 태국 방콕에서 다시 발목이 잡혔다. 비자 문제로 입국을 거부당한 것. 결국 한국행 비행기를 타는 데는 이틀이 더 걸렸다. 이들이 인천공항에 도착한 날은 콩고에서 출발한 지 무려 6일 만인 20일 오전. 경기에 출전하기 위해 부랴부랴 택시를 잡아탄 이들은 코리아오픈이 열리는 서울 방이동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 가까스로 도착했다. 예선 라운드 마지막 경기가 열리기 불과 15분 전. 여장을 풀지도 못한 채 우유와 바나나로 겨우 허기를 달랜 뒤 황급히 유니폼으로 갈아입고 남은 경기에 참가했다. 19일 열린 예선 두 경기에 참가하지 못해 기권패를 당한 루카티키수와 비자쿠는 남은 20일 경기에서마저 프랑스 선수들에게 각 0-4로 패해 3전 전패를 기록했다. 은쿤다는 20일 경기에서 부전승을 거뒀으나 1승2패로 예선통과에 실패했다. 결국 3명 모두 천신만고 끝에 출전한 경기에서 30여분만에 패배의 아픔만 경험한 채 짐을 싸야 했다. 딱한 사연을 전해 들은 탁구협회는 ‘콩고 삼총사’가 한국에서 특별한 추억을 새길 수 있도록 도와주기로 했다. 이유성 협회 부회장은 경기담당관과 협의해 경기장 테이블이 남는 저녁 시간대를 활용, 탈락한 한국 대표 상비군 선수들과 번외 경기를 하도록 주선했다. 협회 관계자는 “국제탁구연맹 경기담당관도 콩고 선수들이 국제대회에 나와 경기를 하는 걸 근래 처음 봤다고 했다. 게다가 이들은 코리아오픈에 참가하기까지 우여곡절도 많았다. 때문에 번외 경기를 허락받는 것이 어렵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대회가 끝난 뒤 탁구협회의 도움으로 서울 관광에 나선 뒤 26일 고향으로 돌아간다. 황비웅기자 stylist@seoul.co.kr [다른기사 보러가기] 玄통일 오늘 北조문단과 면담 고급임대 ‘한남 더힐’ 20대 당첨자 쏟아져 신종플루 우리 동네 거점 병원 어디? 한국에서 학부모가 된다는 것 서울 ‘당일치기’ 여행가기 좋은 곳 중·노년들 ‘백수탈출’ 캐머런 신작 ‘아바타’ 끝내줬다
  • 토지주택공사 사장 이지송씨 임명

    자산 105조원 규모의 통합 한국토지주택공사 사장에 이지송(69·경복대 총장) 전 현대건설 사장이 임명됐다. 국토해양부는 임기 3년의 한국토지주택공사 사장에 이지송 전 현대건설 사장을 임명했다고 21일 밝혔다. 이 사장은 통합공사가 출범하는 오는 10월1일 취임한다. 이 사장은 날카로운 판단력과 함께 강력한 추진력을 갖춰 구조조정과 재무구조 개선 등 할 일이 산적한 통합공사 사장에 적임자라는 평가를 받아왔다. 김성곤기자 sunggone@seoul.co.kr
  • 쌍용차 올 판매목표 3만2000대

    파업의 상흔을 씻고 생산을 재개한 쌍용자동차가 올해 3만 2000대를 팔아 생존 여력을 높인다는 복안이다.20일 쌍용차에 따르면 이 회사 박영태·이유일 공동관리인은 이날 서울 구로 애프터서비스 사업장과 창원 엔진공장에서 ‘관리인과 직원간 대화의 자리’를 갖고 “이달부터 연말까지 1만 9000대를 팔아 올해 3만 2000대 판매를 목표로 정했다.”고 밝혔다. 연간 판매목표 3만 2000대는 삼일회계법인이 회생을 위한 판매량 기준으로 제시한 연간 2만 7000대를 5000대 넘어서는 수치다. 쌍용차 관계자는 “매달 4500대 이상 판매가 이뤄지면 월평균 150억원가량 신차 개발 자금으로 투자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쌍용차는 또 인력 구조조정을 통해 연간 고정비 부담을 1조원에서 6300억원으로 37%가량 낮출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이영표기자 tomcat@seoul.co.kr
  • [데스크 시각] DJ노믹스/류찬희 산업부장

    [데스크 시각] DJ노믹스/류찬희 산업부장

    고인이 된 김대중 전 대통령에 대한 평가가 한창이다. 국민화합과 남북화해, 나아가 세계 평화를 위해 헌신한 성공한 지도자라는 데 모두가 공감한다. 1998년 외환위기로 휘청거리던 시기에 취임, 짧은 시간에 국가 부도 위기에서 벗어나 경제 분야에서도 성공한 지도자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김 전 대통령이 취임할 때나 지금의 경제상황이 별반 다르지 않다는 점에서 ‘DJ노믹스’를 다시 평가해볼 만하다. 김 전 대통령은 외환위기 당시 39억달러로 바닥을 드러낸 외환보유고를 1214억달러로 늘려놓고, 임기 5년간 611억달러의 외국인투자를 유치했다. 마이너스 6.7%에 이르던 연간 경제성장률을 2002년에는 6% 성장시켰다. 이런 노력으로 국가신용도를 A등급으로 회복시켰음은 물론이다. DJ의 경제위기극복 해법은 지금과는 사뭇 달랐다. 취임하자마자 강력하게 밀어붙인 각 분야의 구조조정은 국민들과 기업의 지지를 얻었다. 금 모으기가 그렇고 기업 구조조정이 그랬다. 금융·공공기관 구조조정 과정에서 일부 반발이 있었지만 대부분의 국민들은 따라줬고, 해당 기관도 적극 동참했다. 적어도 경제 문제에 있어서는 정치인들도 크게 다투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 정치 투쟁은 있었지만 경제문제만큼은 한목소리를 내도록 지도력을 발휘한 결과였다. 현 정부가 강력하게 추진하는 4대강 살리기사업을 놓고 물고 뜯는 상황과는 전혀 달랐다. DJ정부가 밀어붙인 경제정책이 투명화·경쟁력 확보의 밑거름이 됐다는 점도 높이 살 만하다. 특히 금융권 건전화는 지난해 9월 전 세계적으로 불어닥친 글로벌 금융 위기 속에서 우리가 슬기롭게 헤쳐나갈 수 있는 밑거름이 됐다는 데 모두가 공감한다. 은행 경영부실을 국민의 세금을 투입해 살린다는 비판이 따랐지만 더 큰 위기를 막기 위한 선택이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공공기관 구조조정에 이어 기업 구조조정도 타이밍을 놓치지 않았다. 일부 기업의 경우 기업인수합병 과정에서 외국 자본의 배를 불려줬다는 비판도 따랐지만, 기업이 체질을 개선하고 글로벌 경쟁력을 기르는 데는 더없이 좋은 약이 됐다. 1997년 396%에 달했던 기업 부채비율이 2002년에는 135%까지 낮아졌을 정도다. 지난해 불어닥친 글로벌 금융위기에도 불구하고 우리 기업들이 끄떡없이 버틸 수 있었던 것도 이때부터 다진 체질강화 덕분이다. IT기반 벤처기업 육성도 우리 기업들이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하는 디딤돌 역할을 했다. 굴뚝산업 중심에서 지식정보산업 강국으로 업그레이드시킨 것이다. 취임사에서 밝힌 “컴퓨터를 가장 잘 쓰는 나라를 만들어 정보대국의 토대를 튼튼히 하겠다.”는 약속을 지키기 위해 IT산업을 적극 육성했다. IT벤처기업 지원과 인터넷 이용자 1000만명 가입 정책이 결국 세계에서 가장 앞선 정보통신 강국을 만드는 초석이 됐음을 부인할 수 없다. 아울러 일자리 창출로 이어져 외환위기 이후 발생한 실업문제를 해결하는 데도 큰 도움이 됐다. 취임하던 해 6.8%에 달했던 실업률이 2002년에는 2.5%로 떨어졌다. 현 정부가 밀어붙이는 녹색산업도 잘만 추진하면 미래 고용창출과 새로운 수요를 창출하는 산업으로 발전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녹색벤처’로 승화시키는 길을 찾아야 한다. 국민들은 훌륭한 지도자를 잃었다는 슬픔과 함께 DJ에 버금가는 경제 지도자를 원한다. 경제회복에 앞장설 정치인을 찾는다. 문제는 지도자들의 의지다. 말로만 경제 살리기를 외칠 것이 아니라 실천이 따라야 한다. 기업과 국민들이 공감할 수 있는 정책개발과 가려워하는 곳을 찾아 긁어주는 정책이 절실하다. 국민들은 정치싸움을 그만두고 머리를 맞대며 경제 위기의 파고를 넘을 솔로몬의 지혜를 짜내는 정치인을 보고 싶어 한다. 류찬희 산업부장 chani@seoul.co.kr
  • [부장판사들과 함께 하는 법률상담 Q&A] 원치않는 희망퇴직을 했다면?

    # 사례 A씨가 근무하고 있던 회사가 경기 불황 등으로 ‘희망퇴직제’를 실시하게 됐다. 회사는 A씨에게 퇴직금 등의 지급조건을 우대해 주겠다고 권하면서 불응할 경우에는 불이익을 줄 수도 있다고 은근한 압박을 가했다. 결국 A씨는 사직서를 제출했고, 회사는 이를 수리해 A씨를 면직했다 Q A씨는 회사의 권유로 사직서를 제출하기는 했지만 정말 회사를 퇴직하고 싶지는 않았다. 이런 경우 A씨가 근로계약관계를 합의해지한 것이 아니라 실질적으로 회사로부터 해고를 당한 것이라는 이유를 들어 법원에 이를 무효로 해달라고 주장할 수 있을까. A 경영상 위기에 처한 기업이 인력 구조조정을 위해 택할 수 있는 전형적인 수단으로는 근로기준법 제24조가 정하고 있는 경영상 이유에 의한 해고, 즉 ‘정리해고’를 들 수 있다. 하지만 근로자들의 의사에 반해 해고를 강행하는 것은 노·사 양쪽에 심각한 후유증을 남길 뿐만 아니라, 요건 충족 등을 두고 사후 분쟁의 여지를 남길 소지가 있다. 때문에 기업은 될 수 있으면 정리해고라는 최종적인 수단을 택하지 않으면서도 효과적으로 인력 구조조정을 꾀할 수 있는 방법을 찾게 되는데, 이런 경우 널리 활용되고 있는 것이 희망퇴직 제도다. 이는 근로자에게 더 높은 퇴직금을 주고 자녀 학자금 지급, 재취업 알선 등의 인센티브를 제시해 근로자들의 자발적인 퇴직을 유도한다는 취지다. 그러나 실제로는 근로자들이 정말로 희망퇴직을 원한 것이 아니었다는 취지로 의사 표시가 무효임을 이유로 해고무효 확인 소송을 제기하는 일이 빈번하다. 원칙적으로 판례는 “사용자가 사직의 의사가 없는 근로자로 하여금 어쩔 수 없이 사직서를 작성·제출하게 한 뒤 이를 수리하는 경우, 이른바 의원면직의 형식을 취해 근로계약관계를 종료시키는 것은 실질적으로 사용자의 일방적인 의사에 의해 근로계약관계를 끝내는 것이어서 해고에 해당한다. 하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사직서 제출에 따른 사직의 의사표시를 사용자가 수락, 사용자와 근로자의 합의에 의해 근로계약관계가 해지되는 것이기 때문에 사용자의 의원면직처분을 해고로 볼 수 없다.”고 하고 있다. 다만 여기에서 주의할 점은 근로자의 진의(眞意)라는 것은 근로자가 진정으로 마음속에서 바라는 사항을 뜻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근로자가 진정으로 바라지는 않았다고 해도 당시에는 최선이라고 판단해 의사표시를 한 것이라면 이를 내심의 의사가 결여된 ‘진의 아닌 의사표시’로 볼 수 없다. 대법원 판례에 따르면 당시 또는 앞으로 다가올 회사의 어려운 상황이나 인원감축의 불가피성을 다소 과장해서 설명하고 희망퇴직 권유를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 신분상 불이익 등을 입을 수 있다는 취지의 언급을 한 것만으로는 회사가 사직의사가 없는 근로자에게 사직서 제출을 강요한 것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희망퇴직에 실패해 정리해고를 할 경우 적용될 정리기준, 즉 연령이나 근속기간 등을 고려할 때 정리해고 대상자에 포함될 가능성이 큰 근로자들에게 희망퇴직을 적극 권유한 경우 역시 마찬가지다. 하지만 대법원은 특정 사원에 대한 위법한 해고를 회피하기 위한 회사의 사직서 제출 요구를 견디지 못하고 사직 이외에는 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는 상황에서 사직서를 제출한 것이라면 사실상 해고에 해당한다고 판단한 바 있다. 예를 들어 회사가 감축대상자들을 일방적으로 선정하고, 그들만을 대상으로 퇴직설명회를 열어 사직서 제출을 종용하는 경우, 불응자들을 보직해임 혹은 대기발령하고 끝까지 사직서를 내지 않으면 해고하는 경우 등이다. 희망퇴직이 사실상 해고로 인정될 경우 이는 곧 근로기준법상 정리해고에 해당하므로 근로기준법이 정한 일정 요건을 갖춰야 한다. 하지만 이럴 경우 사실상 요건을 갖추지 못한 경우가 거의 다라 대부분 근로자가 구제받을 수 있게 된다. 하지만 앞서 언급했듯 법원이 개별 근로자를 사후에 구제하는 데에는 법리상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다. 때문에 근로자들은 자신이 처한 현재의 상황과 회사가 제기하는 희망퇴직의 조건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심사숙고한 뒤 희망퇴직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배광국 서울중앙지법 부장판사
  • 中企 구조조정 평가대상 확대

    중소기업 구조조정을 위한 세부평가 대상이 1400여개사로 늘었다. 금융감독원은 20일 채권은행들이 1만 789개 중소기업 가운데 2차 신용위험평가 대상으로 뽑은 기업은 1461개사라고 밝혔다. 이는 단순평가에 따라 선정된 1차 구조조정 대상 기업 861개사에 비해 2배 가까이 늘어난 수치다. 세부평가 대상이 증가한 이유는 1차 평가대상에서 제외됐던 6988개사를 추가로 분석한 데다 1차 평가 때 위험선상에 있다고 판단되는 기업들을 다시 포함시켜 재평가했기 때문이다. 재무적 요인뿐 아니라 질적 내용까지 꼼꼼히 따진 점도 작용했다. 재무적 요인은 3년 연속 영업현금흐름과 이자보상배율이 1미만인지 여부 등을 따졌지만 질적 요인은 올해 연체 또는 압류 발생 여부나 당좌소진율 80% 이상 등 기준을 추가했다. 채권은행들은 오는 9월 말까지 이들 기업의 등급을 A(정상)·B(일시 유동성 부족)·C(워크아웃)·D(법정관리)로 구분한 뒤 C·D등급을 받은 기업에 대해서는 구조조정에 나설 예정이다.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역대 정부중 경상 흑자 가장 많이 늘어난 때는?

    역대 정권 중에서 고 김대중 전 대통령 재임 시절에 우리나라의 경상수지 흑자가 가장 많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김대중 정권은 경제가 파탄 난 외환위기 직후 취임했지만, 대외 지급능력을 의미하는 외환보유액 확충과 물가 관리 측면에서도 선전했다. 그러나 외환위기 직후에 출범했기 때문에 경제성장률과 고용 측면에서는 높은 성적을 거두지 못했다. 전문가들은 저성장 기조 탈피 등 미완의 과제가 있기는 하지만 국가적인 재앙인 외환위기를 극복한 점만으로도 김대중 정권이 경제 측면에서 상당한 역할을 했다고 평가했다. ◇ 경상흑자 906억弗…물가도 안정 19일 한국은행과 통계청 등에 따르면 고 김 전 대통령 집권 시기인 1998~2002년 경상수지 흑자는 906억달러 증가했다. 연평균 증가액은 181억1천400만달러로 가장 많았다. 노무현 정부가 연평균 132억7천300만달러로 뒤를 이었고 노태우 정부와 전두환 정부는 각각 10억6천500만달러와 5억7천100만달러였다. 김영삼 정부는 5년간 432억7천600만달러 줄어들면서 연평균 감소액이 86억5천500만달러였다. 김대중 정부 시절에는 경상흑자에 따른 외화 유입 증가로 외환보유액도 많이 늘어났다. 김영삼 정부 말기인 1997년말 204억600만달러에 불과하던 외환보유액은 김대중 정부 말기인 2002년말에는 1천214억1천300만달러로 늘어나면서 5년간 1천10억700만달러 증가했다. 연평균 증가액은 202억100만달러로 노무현 정부의 281억6천200만달러에 이어 두 번째로 큰 규모다. 김대중 정부 때는 물가도 비교적 안정적인 모습을 보였다. 김대중 정부 시절 연평균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연평균 3.5%로 노무현 정부 때의 3.0%에 이어 두 번째로 낮았다. 물가 상승률은 노태우 정부 때 7.4%로 가장 높았고 전두환 정부 6.1%, 김영삼 정부 5.0% 등이었다. 외환위기에 따른 기업 부도 등의 여파로 경제성장률과 고용률은 이전 정권들보다 크게 낮았다. 김대중 정부 시절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은 연평균 4.5%로 노무현 정부의 4.3%보다 높았지만, 전두환 정부(8.7%), 노태우 정부(8.4%), 김영삼 정부(7.1%) 등에 비해서는 낮았다. 그러나 외환위기 직후인 1998년 성장률이 -6.9%에 이르렀다는 점을 감안하면 성적이 좋았다는 것이 일반적인 평가다. 1998년 이후 성장률은 1999년 9.5%, 2000년 8.5%, 2001년 4.0%, 2002년 7.2% 등으로 4년 평균 7.3%였다. 연평균 고용률은 58.1%로 전두환 정부의 47.2%보다 높았을 뿐 김영삼 정부(60.3%), 노무현 정부(60.0%), 노태우 정부(58.4%)보다는 부진했다. 하지만 연간 고용률 추이를 보면 1998년에는 외환위기 여파로 56.4%까지 떨어진 후 2000년 58.5%, 2001년 59.0%, 2002년 60.0%로 매년 조금씩 회복하는 모습을 보였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윤덕룡 국제거시금융실장은 “김대중 정부 시절 외환위기 이후 달라진 경제 환경에 대응해 대외적인 안정에 신경을 쓰면서 순채무국에서 순채권국으로 전환될 수 있었으며 고금리 여파로 물가도 비교적 안정됐다”며 “외환위기 이후 개방을 확대한 여파로 경기 변동성이 커지자 기업의 투자가 위축되면서 성장 잠재력이 줄어들고 고용이 감소한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국가부도’에서 ‘IMF 모범생’으로 김 전 대통령의 경제적 성과를 꼽으라면 단연 ‘국가 부도’ 직전까지 몰렸던 외환위기를 조기 극복했다는 점이다. 김 전 대통령은 정보기술(IT) 산업을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육성, 역대 정권 중 가장 큰 규모의 국제수지 흑자를 기록함으로써 우리나라는 국제통화기금(IMF)에서 빌린 차입금 195억 달러를 3년8개월 만에 말끔히 갚을 수 있었다. 삼성경제연구소 황인성 수석연구원은 “중화학 공업과 IT로 산업 포트폴리오를 구성, 고환율과 선진국 경기 호조라는 유리한 여건을 십분 활용한 게 IMF 조기졸업의 비결”이라고 설명했다. 현대경제연구원 유병규 경제연구본부장은 “IT 발전의 전기를 마련했을 뿐 아니라 우리 경제를 지식경제 시스템으로 전환해 IMF 졸업 이후의 경제 발전이 가능했다”며 “외신들이 한국을 ‘IMF 모범생’이라고 극찬했을 정도”라고 말했다. 김 전 대통령 시절부터 차곡차곡 쌓이기 시작한 외환보유액은 지난해 전 세계를 휩쓴 금융위기에서 큰 버팀목이 됐다. 한국 경제에 대한 각종 위기설이 불거질 때마다 막대한 외환보유액은 루머를 일축할 수 있는 근거가 됐다. 황 연구원은 “당시에 외환보유액을 확보하지 못했다면 지난해 금융위기 때 다시 IMF에 구제금융을 신청하는 최악의 국면에 처했을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외환위기로 혹독한 감원과 구조조정으로 고통이 극에 달했을 때 국민이 이를 감내하고 위기 극복을 위해 힘을 한 데 모을 수 있도록 했던 점도 빼놓을 수 없다. 한국경제연구원 허찬국 선임연구원은 “기업과 은행이 줄도산하고 순식간에 150만명이 일자리를 잃는 ‘재앙’이 덮쳤는데도 사회적인 파장을 최소화하면서 조기에 수습한 것은 김 전 대통령 특유의 ‘설득의 리더십’ 덕분이었다”고 평가했다. 이 밖에 기업 재무구조, 고용 유연성, 공공부문 개혁 등 우리 경제의 구조를 개선한 점도 김 전 대통령이 거둔 큰 성과로 꼽혔다. 연합뉴스
  • “허심탄회한 대화로 위기 극복하자”

    ‘대화로 회생의 길을 찾읍시다.’ 부활의 시동을 건 쌍용자동차가 전 직원과 법정관리인 간 ‘대화의 장’을 마련했다. 소통으로 회생을 위한 비전을 공유하고 장기간 파업으로 곪은 노·노간 상처도 보듬자는 취지다. 18일 쌍용차에 따르면 박영태·이유일 공동관리인은 19~20일, 26일 사흘간 서울사무소·구로 서울서비스센터·창원공장·평택공장 등 사업장 네 곳을 돌며 7000여명의 전 직원을 대상으로 ‘관리인과의 대화’를 진행할 예정이다. 기업회생절차에 돌입한 이후 처음 마련됐다. 2시간가량 진행되는 이 자리에서 두 관리인은 77일간의 공장 점거 파업 이후 생산 재개, 이날 산업은행이 집행한 1300억원의 구조조정 등 자금 조달 현황, 신차 개발 및 제3자 매각 등 경영 계획과 목표 등을 설명한다. 특히 직원들과의 질의응답을 통해 불만 사항은 물론 생존을 위한 아이디어와 제안도 적극 수렴한다는 복안이다. 박영태 쌍용차 관리인은 “막 첫 고비를 넘긴 중대 시점에서 직원과 경영진이 허심탄회한 대화를 통해 위기 극복을 위한 자신감을 고취하고 대안을 모색하는 자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파업이 종결된 쌍용자동차에 대한 산업은행의 첫 구조조정 자금 지원이 시작됐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이날 “구조조정 지원 비용으로 약정한 1300억원 가운데 977억원을 우선 지급했다.”고 밝혔다. 이 자금은 우선 파업 이전에 희망퇴직한 조합원 1670명에 대한 퇴직금과 위로금으로 사용할 예정이다. 나머지 300여억원은 쌍용차로부터 구조조정 대상자였던 974명 가운데 52%(506명)가 확정되면 추가로 지원하기로 했다. 이영표 최재헌기자 tomcat@seoul.co.kr
  • [김대중 前대통령 서거] 균형성장 강조한 인간적 자본주의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의 경제 정책은 그의 저작이자 철학인 ‘대중경제론’을 빼놓고 말하기 어렵다. 1971년 대선 국면에서 박정희 전 대통령의 ‘조국 근대화론’에 맞서 첫 모습을 드러낸 대중경제론은 ‘지속가능한 경제’, ‘양적·질적 성장의 균형’을 핵심으로 한다. 수출주도 자본주의 산업화 대신 대중 및 민중의 역할과 가치가 회복된 시장경제 질서를 확립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는 국민의 정부 출범 전후로 ‘DJ 노믹스’라는 경제 철학으로 구체화됐다. DJ 정부 첫 경제수석을 지낸 김태동(전 금융통화위원회 위원) 성균관대 경제학부 교수는 “김 전 대통령은 당선 직후 소감과 취임사 등을 통해 민주주의와 시장경제가 함께 커가는 병행발전론을 일관되게 강조했다.”면서 “국내에서 경제 철학을 가진 첫 대통령이었다.”고 회상했다. 확고한 경제 철학은 당선 직후 불어닥친 외환위기의 조기 극복에도 큰 힘이 됐다. 김 전 대통령은 국제통화기금(IMF)과의 자금지원 합의를 통해 취임 뒤 불과 한 달만에 214억달러를 도입했다. 금융기관 단기외채에 대한 만기연장과 외국환평형기금채권 발행도 성공적으로 이어지면서 환율·금리 안정을 이끌어 냈다. 신속한 구조조정을 위해 64조원에 이르는 대규모 공적자금을 투입, 부실 금융사와 기업의 퇴출작업을 진행한 점 역시 빼놓을 수 없다. 재벌의 독과점 폐해 견제와 재무구조 건전성 강화, 순환출자 및 상호지급보증 해소 등 시장경제 규율을 확립하는 조치들도 우리나라가 IMF체제에서 4년만에 벗어나는 밑거름이 됐다는 평가다. 외환위기 극복 이후 기초생활보장제의 첫 도입 역시 김대중 경제 정책의 대표적인 공적으로 손꼽힌다. 인간다운 생활을 할 권리를 보장하는 동시에 일하면서 혜택을 받는 ‘생산적 복지’의 원형을 손수 빚었다.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해서는 복지 확충을 통한 내수시장 활성화가 필수적인 만큼, ‘인간적인 자본주의’라는 대중경제론의 원점으로 되돌아온 셈이다. 다만 재벌 계열 카드사들의 과당 경쟁을 막지 못해 발생한 2002년 카드대란은 그의 경제 정책의 큰 오점으로 남았다. 외국인 주식투자 한도 철폐와 노동시장 유연성 확대 등 신자유주의 경제 정책은 국부(國富)의 해외 유출과 중산층 붕괴 등의 단초를 제공했다는 비판도 나오는 등 평가가 엇갈린다. 이두걸 이경주기자 douzirl@seoul.co.kr
  • [뉴스&분석] 불황이 육아휴직 늘렸다?

    [뉴스&분석] 불황이 육아휴직 늘렸다?

    올 상반기 직장인들의 육아휴직이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요즘처럼 경기가 좋지 않을 때는 한 푼이 아쉬워 육아휴직을 가급적 피할 것 같은데 되레 늘었다. 왜일까. 17일 노동부에 따르면 올 상반기 육아휴직 급여를 받은 직장인은 1만 7541명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상반기(1만 3848명)보다 26.7%나 늘었다. 관련 통계를 내기 시작한 2002년 이래 가장 많은 숫자다. 전문가들은 이를 경기 침체로 인한 구조조정 여파로 해석한다. 김태홍 여성정책연구원 선임연구원은 “기업들이 통상 육아휴직을 권장하지 않는 것은 대체인력 구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인데 경기가 어려워지자 오히려 육아휴직을 구조조정 수단으로 활용한 성격이 있다.”고 지적했다. 육아휴직을 권장하는 대신 대체인력을 구하지 않는 방법으로 구조조정을 했다는 얘기다. 김 연구원은 “한시적 구조조정이기는 하지만 정리해고보다 마찰이 적고 비용 부담도 없다.”고 덧붙였다. 육아휴직 급여(월 50만원)는 국가에서 전액 지원한다. 정리해고 위험에 처한 근로자들이 육아휴직을 방패로 내세운 측면도 있다. 황현숙 서울여성노동자회 회장은 “회사 측이 구조조정을 요구해서 우선 육아휴직으로 해달라고 신청한 사례에 대한 상담이 늘고 있다.”고 전했다. 이 단체의 육아휴직 관련 상담은 2007년 94건에서 지난해 154건으로 급증했다. 남성의 육아휴직이 늘어나는 점도 눈에 띄는 특징이다. 올 상반기 남성 육아휴직자 수는 245명으로 지난해 상반기보다 57%(89명) 증가했다. 연평균 20명 안팎인 증가 추세에 비춰 보면 4배 이상의 급증세다. 이는 젊은 세대의 ‘실속주의’와 무관치 않다는 지적이다. ‘육아휴직은 무조건 여자’라는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남편과 아내 중 급여가 적은 쪽이 육아휴직을 선택한다는 것이다. 육아휴직 급여가 2007년부터 월 10만원 오른 것도 육아휴직이 늘어난 한 요인으로 분석된다. 과거에 비해 육아휴직을 권장하는 사회적 분위기, 할머니·할아버지가 손주를 돌봐 주는 경우가 줄어든 점, 2007년 황금돼지해 여파로 상대적으로 출산이 크게 늘어난 점도 육아휴직을 늘렸다. 하지만 전체적으로는 여전히 육아휴직 수가 절대적으로 적다는 평가다. 그나마 육아휴직자 대부분이 대기업 근로자들이어서 저변 확대도 숙제라는 지적이다. 중소기업체에 다니는 김모(33·여)씨는 “규모가 영세한 기업일수록 육아휴직이 인사상 불이익과 연결되는 경우가 있다.”면서 “모성권을 인정하는 쪽으로 직장문화부터 바뀌어야 한다.”고 말했다. 육아휴직은 3세 미만의 영아를 가진 근로자가 1년이 넘지 않는 범위 안에서 사업주에게 신청할 수 있다. 사업주는 근로자가 요건을 충족할 경우 이를 거부할 수 없다. 이경주기자 kdlrudwn@seoul.co.kr
  • [옴부즈맨 칼럼] 한국판 ‘뉴지엄’을 꿈꾸며/이민규 중앙대학교 신문방송대학원장

    [옴부즈맨 칼럼] 한국판 ‘뉴지엄’을 꿈꾸며/이민규 중앙대학교 신문방송대학원장

    국회의사당이 바로 보이는 미국의 수도 워싱턴DC. 중심부에는 뉴스 전문 박물관인 ‘뉴지엄’(Newseum)이 우뚝 서 있다. 오가는 행인들의 시선을 잡는 것은 미국을 비롯해 전 세계 신문에서 생생하게 전달되는 1면을 매일매일 전시하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언론자유를 지키기 위해 숨져간 기자들을 추모하는 코너 입구에는 지난 5일 141일 만에 북한 억류에서 풀려난 2명의 여기자를 홍보하는 팻말이 굳건하게 서 있다. 무엇보다도 뉴지엄에서 많은 공간을 할애하고 있는 곳은 ‘신문의 미래’에 관한 섹션이다. 1863년 창간, 140여년 간 발행하던 시애틀 포스트 인텔리갠자 신문은 경영압박을 이기지 못해 올 초 문을 닫고 말았다. 100년 전통의 크리스천 사이언스 모니터도 인쇄신문을 접고 인터넷을 통해서 온라인 형태로 뉴스를 서비스하고 일주일에 한 번씩 주간신문만을 발행하고 있다. 하지만 이 코너에서는 단순히 신문업계의 어려움을 푸념하는 데 그치지 않고 ‘디지털 뉴스’ 섹션을 통해 그 해결 방안에 대해 분명하게 제시하고 있다. 첫째, 뉴지엄에서 제안하는 미래신문 방향은 ‘분석과 기획기사’의 강화를 주문하고 있다. 신문이 인터넷을 비롯한 다양한 뉴미디어의 등장으로 속보성을 따라가지는 못하더라도 전통적으로 갖고 있는 심층성은 상대적으로 더욱 가치를 발휘하게 될 것이라는 예측이다. 지난 한 주 서울신문 지면에는 많은 분석 기사를 선보였다. ‘뉴스&분석’을 통해 ‘‘대기업 보조금’ 임시 투자세액공제 내년 폐지’(12일자 1·2면), ‘7월 실업률 6개월 새 최저…고용도 바닥?’(13일자 5면), ‘현회장 北체류 세 번째 연장 왜’(15일자 1·3면), 그리고 ‘개헌·행정구역 개편 닻 올랐다’(17일자 1·2면·3면 관련기사) 등 거의 매일 굵직한 현안에 대해서 중요한 지면에 심층 분석기사를 내놓고 있다. 이는 매우 바람직한 편집방향으로 평가할 수 있다. 앞으로 심층 분석기사의 범위도 정치·경제·사회 분야에서 확대해 문화·의료·환경 등 국민생활에 직결되는 문제에 관한 ‘뉴스&분석’으로 발전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 두 번째로 미래 신문 생존 방안은 뉴스 전달방식의 혁명적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 기존 인쇄형태의 배달방식은 뉴스제작과 전달에 많은 한계를 보여주고 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 인터넷을 활용한 온라인 기사제공으로부터 휴대전화를 통한 모바일 기사 개발, 아마존의 ‘킨들’(Kindle)과 같은 독자적인 이페이퍼(e-paper) 전달방식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 서울신문의 ‘뉴스다큐 시선’코너는 멀티미디어 기사개발에 많은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 ‘설 자리 잃어가는 가판대’(12일자 11면)등은 단순 지면기사를 벗어나 멀티미디어 형태의 기사로 발전시키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신문 콘텐츠의 특화전략을 주문하고 있다. 일편에서는 ‘지역성’을 강조하기도 하지만 서울신문의 기사특화 전략은 무엇보다도 ‘행정뉴스’ 분야의 특화를 제안한다. 단독보도인 ‘부처 총액 인건비제 대수술’(14일자 1·2·25면 관련기사)은 물론 ‘행정&자치’ 코너의 ‘정부위원회 구조조정 절반의 성공’(12일자 25면), 행정안전부와 공동으로 기획 연재하고 있는 ‘Happy Korea 살기 좋은 지역 만들기’(12일자 10면), ‘자치뉴스’ 코너의 ‘중구난방 자전거 도로’(15일자 20면)등은 서울신문만의 특화된 기사로 앞으로 이 분야를 더욱 강화하고 특화할 필요가 있다. 뉴지엄에서 신문 업계는 광고수입의 감소와 구독층이 점차 사라져가는 어려움에 직면하고 있다고 진단하고 있으나, 한편으로 이 위기는 또 다른 도약의 기회임을 분명히 하고 있다. 뉴지엄의 진단이 한국 신문업계에서도 효과를 발휘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이민규 중앙대학교 신문방송대학원장
  • 임금인하 압박, 이번엔 은행 차례?

    임금인하 압박, 이번엔 은행 차례?

    올 상반기 시중은행 실적은 둔화됐지만 인건비는 여전히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때문에 공기업에 대한 대대적인 임금 삭감 조치에 이어 은행권에 대해서도 임금인하 압박이 가해질지 주목된다. ●금융당국 “공기업 이어 은행도 동참을” 1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 시스템에 따르면 국민·신한·우리·하나·외환·기업 등 6개 은행의 올 상반기 순이익은 1조 2906억원에 이르렀다. 직원 수가 총 8만 988명인 점을 감안하면 1인당 평균 순익은 1594만원 수준이다. 지난해 1인당 평균 순익(6385만원)과 비교하면 4분의1 수준이다. 은행별로는 기업 2731만원, 우리·외환·신한은 각 2000만원대, 국민은행은 1500만원대였다. 하나은행은 상반기 13 52억원 적자를 기록해 1인당 1313만원 순손실을 기록했다. 반면 해당 은행들의 1인당 평균 인건비는 3577만원으로 1인당 순익의 배를 웃돌았다. 은행원들이 상반기에 급여 등으로 평균 3500만원 이상을 받고도 절반 수준의 순익조차 내지 못했다는 뜻이다. 이는 상반기 기업 구조조정이 진행되면서 은행들이 대규모 대손충당금(떼일 것에 대비해 쌓아두는 돈)을 쌓아야 했고, 낮은 기준금리로 인해 제대로 된 이자이익을 내지 못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최근 몇년 간 효자노릇을 해오던 펀드 판매수수료가 증시 하락으로 줄어든 것도 은행원들의 생산성을 끌어내렸다. 이 때문에 은행권에 대한 임금 인하 압박이 거세질 것으로 예상된다. 올 상반기 공기업들이 신입직원 초임을 삭감하고, 임원들도 자진 삭감 내지 반납한 만큼 은행권도 이런 흐름에 동참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얘기다. ●은행 “한국만 수익성 하락하나…” 한 증권사 관계자는 “올 상반기 정도의 경영내용이라면 하반기 들어 시중은행들이 더 큰 어려움에 처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앞서 금융연구원은 하반기 금리가 1%포인트 오르면 상장기업에서만 부실대출이 1360억원 늘고, 2%포인트 오르면 1530억원으로 늘 것이라고 추정했다. 대출금리와 예금금리 차익(예대마진)만으로는 덩치를 유지하기 힘들 수 있고, 이 경우 비용 절감을 위해 임금 삭감 등 스스로에게 메스를 들이댈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금융당국도 이런 시각에 동조하는 분위기다. 금융당국 고위 관계자는 “노사협의 사안이라 구체적으로 말하기는 어렵다.”면서도 “그동안 은행권이 지나치게 고임금체계를 유지한 데다 실적 부진 질책과 이에 따른 구조조정 압력을 피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올 상반기 실적을 좋게 포장한 정황도 일부 포착된다.”고 지적했다. 금융당국이 연말 부실채권비율 1%를 목표로 제시하고 대손충당금 적립 여부 확인 작업에 몰두하고 있는 것도 이같은 맥락에서다. 은행측은 억울하다는 반응이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임금이 전반적으로 높고 사회적 책임에 둔감하다는 지적은 아프게 받아들이겠지만 금융위기 상황에서 수익성이 떨어진 것은 우리나라만의 현상이 아니다.”라면서 “금융 인재를 키우기 위해 높은 임금을 제시하는 것이 꼭 나쁘다고 할 수만은 없지 않으냐.”고 반문했다.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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