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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금호아시아나 구조조정 앞날은

    금호아시아나 구조조정 앞날은

    금호아시아나의 미래는 한 치 앞을 내다보기 어려운 상황이다. 계열사 간에 주주 관계가 복잡한 데다 오너가(家)와 채권단의 심리전이 더해져 실타래처럼 얽혀 있다. 채권단과 구조조정을 논의하는 동시에 계열 분리를 위한 지분정리가 이뤄지면서 계열사에는 인적 구조조정 후폭풍을 예고하고 있다. 경영권은 박찬구 전 회장이 금호석유화학을, 박삼구 명예회장이 금호타이어를 갖는 쪽으로 정리됨에 따라 금호그룹은 최소 2~3개로 계열 분리 수순을 밟는다. 우선 지분 정리가 필요하다. 금호석화가 금호산업과 금호타이어 등의 대주주로 있기 때문에 박찬구 전 회장은 이들 주식을 줄이거나 아예 처분할 것으로 예상된다. 박삼구 명예회장도 현재 갖고 있는 석화 지분 11.96%(아들 박세창 상무 보유분 포함)를 순차적으로 처분할 것으로 보인다. 그룹은 당분간 금호석화, 금호타이어, 금호산업 등 3개 계열로 분리 운영되다가 금호산업이 일정 궤도에 오르면 채권단에서 오너가로 넘겨질 수 있다. 그러나 금호산업이 오너가에 언제쯤 어떻게 넘겨질지는 두고 봐야 한다. 지분구조대로라면 아시아나항공과 대한통운이 금호산업의 지휘 아래 있는데, 이 두 회사 모두 시장에서 관심 있게 지켜보는 매물이기 때문이다. 구조조정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거나 유동성 확보가 어려워지면 채권단은 아시아나항공과 대한통운 매각을 카드로 내놓을 수 있다. 감자나 유상증자를 통한 출자전환이 이뤄질 수도 있다. 증권가의 한 애널리스트는 “아시아나항공은 최근 몇달 사이 실적이 매우 좋아지고는 있지만 그룹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이 너무 커 경우의 수가 매우 많다.”고 평가했다. 박찬구 전 회장이 금호석화 회장 자리로 복귀함으로써 박삼구 명예회장과는 더욱 껄끄럽게 됐다. 재계에서는 수십년간 이어오던 ‘형제경영’의 전통이 결국 깨지고 말았다며 안타깝게 여긴다. 3세들 간의 눈치보기도 더욱 심화할 것으로 보인다. 고 박정구 회장의 장남인 박철완 그룹 전략경영본부 부장이 박찬구 전 회장과 금호석화의 경영권을 공동으로 갖게 된 것에 대해서도 박찬구 전 회장을 견제하기 위해서라는 이야기가 나온다. 박 부장은 박삼구 명예회장과 가까운 편이다. 금호석화와 금호폴리켐, 금호미쓰이화학, 금호피앤피화학 등은 박삼구 명예회장 체제에서 박찬구 전 회장 체제로 정비되면서 인사가 대폭 단행될 것으로 관측된다. 사장단과 임원 인사를 단행한 지 한 달 만이다. 지난 1월 인사에서 금호석화 대표에는 김성채 부사장이 올랐고, 금호피앤비화학 대표에는 온용현 전무가 발탁됐다. 금호미쓰이화학 사장은 금호석화 사장이었던 기옥 그룹 전략경영본부 사장이 겸임하고 있으며, 금호폴리켐 대표는 길병위 사장이 2006년 12월부터 맡고 있다. 오너 3세들의 자리 이동도 불가피하다. 박찬구 전 회장의 아들 박준경 금호타이어 부장은 아버지를 따라 금호석화로 이동할 가능성이 점쳐진다. 박철완 부장과 박삼구 명예회장의 아들 박세창 상무가 소속된 전략경영본부는 그동안 그룹의 컨트롤타워에서 이제 해체 위기를 맞고 있다. 윤설영기자 snow0@seoul.co.kr
  • [시론] 도요타 사태가 우리 산업에 주는 교훈/오상봉 산업연구원장

    [시론] 도요타 사태가 우리 산업에 주는 교훈/오상봉 산업연구원장

    얼마 전 일본의 서비스업을 대표하던 일본항공이 파산하더니 일본 제조업의 자존심이라고 할 수 있는 도요타가 멈춰 섰다. 일본 산업계로서는 경천동지(驚天動地)할 사건이 발생한 것이다. 세계 1위를 자랑하던 두 기업이 위기에 빠진 것은 일본 기업들이 강조해 온 ‘잘나갈 때가 위기고 자만에 빠져서는 안 된다.’는 교훈을 되레 간과했기 때문이다. 도요타는 아직까지 리콜의 정확한 원인조차 밝혀 내지 못하고 있다. 또한 외부의 비난이 쏟아지자 리콜의 원인이 매트·가속페달·전자제어장치의 문제라고 번복해 해명하면서 우왕좌왕하고 있다. 그 사이 친환경 기술을 대표하던 하이브리드자동차의 제동장치 결함까지 발생하고 있다. 도요타가 자랑하던 품질 조기경보 시스템이 오작동하고 내부 소통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으면서 ‘도요타의 적은 도요타’라는 내부 붕괴 가능성이 현실화되는 듯하다. 도요타에 이어 혼다와 스즈키도 최근에 생산한 모델을 리콜하고 있다. 일본 자동차산업에 심상치 않은 기류가 느껴진다. 도요타 최고경영자가 스스로 인정한 성장 지향주의와 지나친 원가 절감, 근래 비판 받고 있는 급속한 세계화와 현지화 및 개방형 조달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문제를 유발한 게 사실이라면 일본 자동차산업의 근간이 흔들릴 수도 있기 때문이다. 자동차산업은 ‘전후방 연관효과’가 큰 종합산업이다. 1980년대 초 제너럴모터스(GM)와 포드, 다임러크라이슬러 등 미국의 빅3가 쓰러지면서 미국의 제조업은 대대적인 구조조정과 경쟁력 및 성장 잠재력 저하라는 문제에 직면했다. 그 틈을 타 일본 제조업은 세계 시장 지배력과 성장 기반을 강화할 수 있었다. 이후 일본의 제조업도 통상마찰과 엔고를 회피하기 위해 추진한 해외직접투자가 공동화를 유발하고, 부동산 버블 붕괴로 경제 전반이 어려움에 직면한 적이 있다. 그나마 일본 제조업이 체면을 유지하면서 혁신을 주도할 수 있었던 것은 자동차산업이 버텨 주었기 때문이다. 도요타를 비롯한 일본 자동차업계는 장기 불황에도 불구하고 친환경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해 하이브리드 기술과 시장을 선점했다. 또 자동차기술과 정보·바이오·로봇기술을 융합해 세계 최고의 자동차 기술을 확보했다. 고부가가치 경량소재를 개발하고, 연비를 향상시켰으며, 전기에너지시대의 핵심부품인 배터리 분야에서 세계 최고의 경쟁력을 확보한 점은 인정된다. 이처럼 일본 제조업의 경쟁력 유지·강화와 신성장 동력 확보에 기여해 온 일본의 자동차산업이 흔들릴 경우, 일본의 제조업은 물론 일본 경제의 회복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다. 미국뿐만 아니라 서유럽 일부 국가도 자동차산업의 기반이 약화되면서 높은 실업과 연관 산업의 경쟁력 약화라는 문제에 직면한 바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국내 산업계는 이번 도요타 사태를 반면교사(反面敎師)로 삼아 친환경·고안전 제품과 서비스 생산을 위한 기반을 강화해야 한다. 특히 제조업체들은 외형 성장에 걸맞게 조직 내부의 소프트웨어 경쟁력을 향상시켜 나가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인적자원·품질·판매 후 서비스 등 경영관리 역량을 배양하고, 소비자 친화적인 제품과 서비스를 공급함으로써 사회적 책임경영을 강화해야 한다. 또한 기업 자율적으로 감원을 중심으로 한 축소지향형이 아닌, 효율성 제고와 혁신역량을 강화할 수 있는 구조조정을 가속화해야 한다. 나아가 다양한 국내외 기업과 연구소 및 대학을 포함하는 업종별 공생의 생태계를 조성해 세계적 수준의 기업을 다수 육성하고 창업을 촉진하는 한편, 국내 중소기업의 역량을 제고해 효율적인 글로벌 공급망을 구축해야 한다. 여기에 정부의 지원이 더해질 때 국내 기업과 산업의 성장 잠재력은 강화될 것이다.
  • “올 재정적자 GDP 2.7%내 관리”

    허경욱 기획재정부 제1차관은 올해 우리나라 재정이 국내총생산(GDP) 대비 2.7% 적자 수준으로 운용될 것이라고 9일 밝혔다. 또 유럽발 재정위기 여파가 우리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여전히 제한적이라고 강조했다. 허 차관은 재정부 기자실에 들러 올해 재정운용 계획과 관련해 “재정 중장기 계획으로는 2012~2013년에 재정 균형으로 가게 돼 있으며 올해 적자는 GDP 대비 2.7% 수준 내에서 관리될 걸로 본다.”면서 “지난해 재정 적자는 GDP 대비 5% 수준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의 국가 채무 비율이 GDP 대비 36% 수준까지 올라간 것은 금융성 채무 때문이며 적자성 채무는 반도 안된다.”면서 “GDP 대비 국가 채무 비율이 40%를 넘기지 않겠다는 것이 기본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재정부는 PIIGS(포르투갈·이탈리아·아일랜드·그리스·스페인)의 재정악화로 세계 금융시장이 몸살을 앓는 가운데 정부가 재정 건전화를 위해 세출 구조조정 방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재정부는 10일 열리는 위기관리대책회의에서 세출 구조조정을 위한 ‘재정성과관리 강화방안’을 논의한다. 이와 관련, 매년 실시하고 있는 재정사업 자율평가 기준을 대폭 강화하기로 했다. 특히 유사하거나 중복된 사업, 집행이 더디거나 효용성이 떨어지는 사업의 예산을 원점에서 재검토해 전액 삭감하는 방안도 검토된다. 정부 부처와 지방자치단체가 실시하고 있는 재정사업을 평가해 결과에 따라 10% 이상 예산을 삭감하거나 사업 자체가 폐지될 수도 있다. 이에 따라 예산이 삭감되거나 폐지되는 재정사업의 범위는 내년부터 더 늘어날 전망이다. 올해 경제 회복 과정에서 진행된 한시적인 사업들이 중단 또는 축소될 가능성이 커진 것이다. 2009년 수정 및 추경 예산에서 1000억원 이상 증액된 사업은 35개에 27조 6000억원이었으나 올해는 20개 사업에 7조 7000억원 수준으로 줄었다. 내년에는 더 줄인다는 복안이다. 정부는 또 유로존 국가들이 재정 적자 확대로 위기에 몰린 점을 고려해 올해 적자 폭을 최대한 줄이도록 노력할 방침이다. 당초 올해 4.0%의 성장을 바탕으로 재정 적자가 GDP 대비 2.9% 수준인 32조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5.0%로 성장률을 높여 잡으면서 재정 적자 규모를 당초보다 낮춘 2.7% 이하로 관리한다는 방침이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백기 든 오너일가… 금호 향방은

    백기 든 오너일가… 금호 향방은

    8일 금호아시아나그룹의 오너 일가가 사재출연에 동의함에 따라 채권단이 진행 중인 워크아웃이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채권단은 이달 말까지 금호그룹 경영정상화 방안에 대한 큰 그림을 마련하고, 다음달부터는 세부 방안을 확정해 구조조정을 진행하기로 했다. 우선 보유자산 매각작업이 속도를 낼 전망이다. 당초 금호는 베트남 금호아시아나플라자 및 금호건설의 홍콩유한공사 등의 자산을 팔아 유동성을 확보하기로 했지만 답보상태를 면치 못했다. 그룹내 조직과 인력 구조조정에도 가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그동안 금호 노조는 변명할 거리가 있었다. 대주주가 책임을 지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노조가 먼저 책임질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산업은행 측은 “대주주 일가가 책임을 지겠다고 나선 만큼 직원들도, 노조도 스스로 결단할 순서가 돌아왔다는 것을 느낄 것”이라고 말했다. ●대우건설 풋백옵션 채권단·FI갈등 커 하지만 여전히 숙제가 적지 않다. 먼저 대우건설 풋백옵션(주식을 팔 수 있는 권리) 처리를 둘러싼 채권단 및 대우건설 재무적 투자자(FI)들 사이의 갈등이다. 산은이 제시한 구조조정안은 FI가 보유한 대우건설 주식을 시가보다 6000원 이상 비싼 주당 1만 8000원에 인수하고, 옵션행사 가격인 주당 3만 1500원과의 차액은 풋백옵션 이행의무가 있는 금호산업에 출자전환시키자는 것이다. 하지만 FI들은 크게 반발한다. 이 제안이 애초 목표수익률은 커녕 대우건설 인수가격인 주당 2만 6000원대에도 못 미친다는 논리다. 이에 따라 산은은 지난달 27일 FI에 투자 원금을 보장하는 제안을 수정 제시했지만 일부 FI의 반대로 합의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워크아웃은 FI 전원의 동의가 필요하다. 하지만 긍적적인 시각도 있다. 민유성 산은 행장은 “전체 FI 중 현재 2~3곳을 제외하면 채권단 안에 동의했다.”면서 “나머지 FI들도 곧 합의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박찬구 전 금호석유화학 회장의 복귀로 그룹은 사실상 계열분리에 들어갔다고 볼 수 있다. 그룹은 박 전 회장의 금호석화와 박삼구 회장의 금호타이어·금호산업 두 축으로 나뉠 공산이 커졌다. 박 전 회장은 지난해부터 금호산업의 지분을 매각하고, 금호석화 주식을 사들여 그룹내 계열분리를 시도해 왔다. 원래 그룹은 금호석화와 금호산업의 양대 지주회사 체제였다. 그러나 금호산업은 지주회사 요건을 잃었고, 금호석화의 자회사로 편입돼 있어 현재는 금호석화가 그룹의 지주회사다. ●금호석화 지주사 변화 불가피 금호석화는 박찬구-박준경(금호타이어 부장) 부자가 최대 지분을 갖고 있다. 이들의 지분율은 17.08%다. 박삼구-박세창(그룹 전략경영본부 상무) 부자가 11.96%, 고 박정구 회장의 장남 박철완 그룹 전략경영본부 부장이 11.96%를 갖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의 경우 현재는 금호석화가 지배하고 있지만, 채권단이 금호산업에서 금호석유화학으로 넘어간 아시아나항공 지분 12.7%를 금호산업으로 환원하는 조치를 추진하고 있어 아시아나항공은 금호산업 아래로 편입될 가능성이 높다. 금호아시아나 관계자는 “자회사라 하더라도 경영권을 간섭하거나 회사를 책임지는 관계에 있는 것은 아니다.”라면서 “그룹 전체의 회장은 박삼구 명예회장”이라고 말했다. 유영규 윤설영기자 snow0@seoul.co.kr
  • 금호계열사 오너별 분리경영

    박찬구 전 금호아시아나 그룹 회장 등 오너 사주들이 8일 자회사 경영정상화를 위해 자신들이 보유한 전체 계열사 보유지분을 채권단에 담보로 제공하고 의결권 및 처분권 위임 동의서도 채권단에 넘기기로 했다. 반대 급부로 오너 일가는 그룹 경영권을 보장받기로 했다. 금호석유화학은 박 전 회장과 아들인 박준경 금호타이어 부장, 그리고 고 박정구 회장의 아들인 박철완 그룹전략경영본부 부장이 공동으로 경영하게 된다. 금호타이어는 박삼구 명예회장과 아들인 박세창 그룹 전략경영본부 상무가 경영권을 행사한다. 나머지 금호산업 등에 대해서는 명예회장을 포함해 채권단이 결정한 바에 따르기로 했다. 또 오너 일가는 채권단이 제시한 그룹 분리경영 방안에 대해서도 동의했다. 오너 일가의 담보 제공 등을 계기로 금호석유화학과 아시아나항공에 대해 자율협약에 따른 구조조정이, 금호산업과 금호타이어에 대한 워크아웃이 각각 차질없이 진행될 수 있게 됐다. 박 전 회장 등 금호그룹의 일부 대주주는 산업은행이 최후 통보한 지난 7일까지 사재출연 동의서를 제출하지 않았다. 하지만 이날 실제 10개 은행 채권단이 모여 마지막 남은 제재를 결정하겠다고 나서자 급히 보유지분 전체를 담보로 내놓는 데 동의했다. 현재 박 명예회장 부자는 금호산업 주식 3.59%, 금호석유화학 주식 11.96%를 보유하고 있고, 박 전 회장 부자는 금호석유화학 지분 17.08%를 갖고 있다. 박철완 부장은 금호석유화학 지분 11.96%, 금호산업주식 0.72%를 보유하고 있다. 유영규 김민희기자 whoami@seoul.co.kr
  • [월드 뉴스라인] 日 “재정긴축할 때 아니다”

    일본 센고쿠 요시토 국가전략담당상 겸 행정쇄신상은 지난 5일 로이터와의 회견에서 “재정적자 감축에만 정책의 초점을 맞출 경우, 국제경쟁에서 질 것”이라며 재정 긴축이 아닌 현행 양적확대 정책을 견지할 뜻을 분명히 했다. 또 “경제 상황을 좀 더 지켜봐야 하기 때문에 재정 구조조정 목표치를 맞출 수 있을 지를 확신할 수 없다.”면서 “우리가 계획하는 재정개혁 전략도 세수와 성장 실적이 제대로 반영되지 않으면 무용지물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 1년 맞는 ‘경제 구원투수’ 윤증현號

    1년 맞는 ‘경제 구원투수’ 윤증현號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이 글로벌 금융위기로 벼랑 끝에 몰린 한국 경제의 ‘구원투수’로 나선 지 10일이면 어느 새 1년이다. 야구로 치면 8회 절체절명의 위기에 기용돼 급한 불을 무난하게 껐다는 평가다. 하지만 취임 1주년을 앞두고 윤 장관 자신도 “문제는 지금부터”라고 할 만큼 상황은 녹록지 않다. 민간의 회복세가 본격화되지 않은 데다 고용 창출도 쉽지 않다. 연초부터 중국의 긴축정책과 미국의 금융규제안, PIIGS(포르투갈, 이탈리아, 아일랜드, 그리스, 스페인)의 재정 악화 등 악재가 잇따르고 있다. 험난한 9회 승부가 예고된 상황이다. ●성장률 급상승… 외환보유 치솟아 윤 장관은 취임식에서 “하루아침에 정상궤도로 올려놓을 요술방망이는 없다.”고 밝혔다. 첫 조치로 정부의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2%로 종전 목표치(3% )보다 5%포인트 낮춰 잡았다. 정부의 상황 인식에 대한 신뢰를 높여 시장의 믿음을 되찾겠다는 의지였다. 이어 28조원이 넘는 ‘슈퍼 추경’을 편성하고 상반기에 재정의 65%를 조기 집행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0개국 중 전기 대비 성장률이 2008년 4·4분기에 29위였던 우리나라는 2009년 1~3분기에 각각 3위, 2위, 1위로 급상승했다. 극적인 회복은 지표로도 확인된다. 지난해 3월 초 1570원대까지 치솟았던 환율은 1100원대로 떨어졌다. 바닥을 보이던 외환보유액은 1월에 2736억 9358만달러로 사상 최대치. 대외신용도의 잣대인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은 지난해 3월 465bp(bp는 0.01%)까지 치솟았지만 5일 현재 125bp로 떨어졌다. ●구조조정 등 여전히 남은 숙제들 정부는 ‘25만명+α’로 올해 고용 목표를 높여 잡았다. 고용투자세액공제 등 진작책을 제시했다. 하지만 민간에서 일자리를 만들어내지 못하면 좀처럼 달성하기 어려운 수치다. PIIGS의 위기도 남의 일이 아니다. 우리나라의 지난해 GDP대비 국가채무 비율은 35.6%, 재정적자 비율은 2.7%로 주요 20개국(G20) 평균치의 절반 수준이다. 하지만 악화 속도가 너무 빠르다. 2001년 18.7%였던 GDP대비 국가채무 비율이 35.6%까지 뛰는 데 8년밖에 안 걸렸다. 위기극복 과정에서 늦춰진 한계기업 구조조정도 걸림돌이다. 곳곳에 ‘잔불’이 남아 있는 격이다. 영리의료법인 도입 등 서비스산업 선진화도 커다란 숙제다. “내수시장의 파이를 키우기 위한 답은 결국 서비스업”이라면서 군불을 지피고 있지만, 보건복지부의 반발과 청와대의 제동으로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부형 현대경제연구원 실물경제실장은 “구원투수로 투입된 특수 상황에서 구조적 문제까지 해결하기를 바라는 것은 무리”라고 말했다. 이어 “회복 기반을 다지고 고용구조의 문제점을 어떻게 해결하느냐가 최대 과제”라면서 “노동유연성을 제고하는 게 중요 포인트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상조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윤증현 경제팀이 위기를 관리하고 회복세를 이끈 데는 이견의 여지가 없다.”면서도 “위기국면에서 드러난 구조적 취약점을 개선하는 데는 미흡했던 만큼 단기적 성과보다 구조 개혁에 힘을 쏟아야 한다.”고 말했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CEO 칼럼] 느림의 미학/김영민 한진해운 사장

    [CEO 칼럼] 느림의 미학/김영민 한진해운 사장

    지난해 이맘때였던 것 같다. 독립영화 사상 300만명이라는 기록적인 관객을 동원하며 우리의 관심에서 조금은 벗어난 ‘독립영화’라는 장르를 대화의 중심 소재로 끌어들인 한 편의 영화가 있었다. 늙은 소와 팔순 농부의 이야기인 ‘워낭소리’다. 투박하리만치 일상적인 다큐멘터리 영화에 남녀노소 할 것 없이 많은 눈물을 훔쳤다. 자극적이거나 속도감 넘치는 상업 영화에만 길들여진 우리에게 다소 지루한 듯 평범한 일상의 전개가 오히려 상식을 깨고 더 깊은 곳의 눈물샘을 자극했다. 이 영화가 그토록 많은 사람들로부터 공감을 얻은 이유는 무엇일까. 적당히 이기적이고 계산적인 자세로 쫓기듯 삶을 살고 있는 이 시대의 생활인들에게, 이 영화는 밑바닥에 존재하고 있는 실체를 자각하고 잠시 잊고 있었던 삶의 소중함과 느림의 미학을 깨닫게 해 준 것이라 생각한다. 최근엔 자동차를 버리고 도보나 자전거 여행을 즐기는 사람들이나, 헬스클럽 대신 요가·명상학원을 찾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신문이나 방송에서 종종 접하곤 한다. 도심 직장생활에서 오는 스트레스를 풀고 심신의 안정을 찾으려는 사람들, 패스트푸드보다 유기농 슬로푸드를 찾는 사람들이 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웰빙이라는 흐름의 밑바탕에 있는 것이 바로 빠른 속도에 지친 우리들의 느림에 대한 갈망이요, 삶의 본질에 대한 회복 욕구인 것이다. 느림이 빠름의 반대가 아닌 여유로움이라는 것을 깨닫고 빠른 삶의 틀을 깨기 시작한 것이다. 이제 이러한 느림으로의 회귀 본능은 개인의 일상생활뿐 아니라 산업으로까지 확대되고 있다. 속도와 효율성이 강조되는 세계 해운산업에서도 앞만 보고 서둘러 질주하는 것이 능사는 아니라는 것을 여러 변화에서 절실히 보여주고 있다. 2008년 금융위기로 시작된 세계 경제의 어려움으로 2009년의 해운 경기는 최악의 상황이었다. 전 세계 주요 선사들이 사상 최악의 손실을 기록하면서 유동성 위기를 맞아 각국 정부의 금융 지원과 함께 비용 절감, 인력 감축 등 강도 높은 구조조정으로 생존을 위한 필사적 노력을 벌였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연료유 가격의 상승세가 지속되면서 컨테이너 선사들은 선박의 항해속도를 최대한 경제속도로 낮추는 감속운항(Slow Steaming)에 하나둘 동참했다. 이산화탄소 절감, 연료비 절감은 물론 선박 추가 투입을 통한 잉여선박 활용의 효과를 함께 거두고 있다. 한진해운도 지난 1월20일부터 부산을 출발해 아시아~미국 노선에 투입되는 선박의 운항속도를 기존 24~25노트에서 16~17노트로 줄이기로 결정했다. 아시아~미국으로 향하는 선박 속도는 조금 줄이고, 돌아오는 선박의 속도는 더 많이 줄여 총 56일 걸리던 운항 일수가 63일로 늘어나게 됐다. 운항 일수가 늘어나면서 기항 스케줄에 맞추기 위해 투입되는 선박은 기존 8척에서 9척으로 늘려 선복과잉문제를 일부 해소하고 연료비를 15% 정도 줄이는 효과를 보고 있다. 필자는 올해 태평양 항로 안정화 협의체(TSA) 의장을 맡으면서 2010년 주요 정책 중의 하나로 녹색정책(Green Policy)을 적극 추진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탄소 배출을 최소화하고 국내외 주요 해운선사들이 친환경 정책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도록 유도할 생각이다. 이제는 개인도, 사회도 속도를 조금 줄이고 한발 물러서서 자기를 돌아볼 기회를 가져야 할 것 같다. 때로는 느리게 가면서 함께 동행할 친구도 만나고, 여행도 할 수 있는 여유를 갖는다면 빠름을 대신할 느림의 즐거움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시인이자 화가인 칼릴 지브란의 “거북이는 토끼보다 길에 대해 할 이야기가 많다.”는 말의 의미를 다시 한번 되새겨본다.
  • “금호 주식처분권 안 넘기면 경영권 철회”

    “금호 주식처분권 안 넘기면 경영권 철회”

    금호아시아나그룹 일부 오너들이 산업은행 등 채권단에 사재출연 동의서를 제출하지 않아 그룹 경영정상화 방안이 무산될 위기에 놓였다. 채권단이 금호가(家)의 동의서 제출 거부에 대해 강경한 후속 조치를 취할 경우 그룹의 실질적 지주사인 금호석유화학에 대한 자율협약과 경영권 보장 등은 자동 철회된다. 금호석유화학은 워크아웃이나 법정관리에, 워크아웃 대상인 금호산업과 금호타이어는 곧바로 법정관리에 들어갈 수 있다. 8일 열리는 채권단의 회의가 주목된다. 채권단은 금호그룹의 대주주들이 사재출연 등의 책임을 이행하지 않고 있다며 특단의 조치를 취하겠다고 나섰다. 민유성 산은금융지주 회장 겸 산업은행장은 “금호아시아나그룹 오너 일가가 7일까지 채권단에 주식 처분 위임권을 넘기지 않았다.”면서 “금호석유화학의 자율협약과 그룹 경영권 보장 등을 철회하겠다.”고 밝혔다. 민 행장은 6일 기자간담회에서 “금호그룹 오너 일가가 상당한 모럴해저드(도덕적 해이)로 부실 경영에 대한 대주주 책임을 이행하지 않아 7일까지 보유 계열사 주식 처분 위임권을 넘기라고 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날까지 금호 측이 위임권을 넘기지 않자 강경 드라이브로 선회한 것이다. 민 행장은 “채권단은 손실을 감수하면서 구조조정을 추진키로 했으나 정작 채권자보다 후순위인 주주들이 책임을 이행하지 않고 손해 여부를 따지고 있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면서 “데드라인을 넘겼으므로 그간 약속했던 워크아웃과 자율협약, 신규 자금 지원, 이행각서(MOU)상 경영권 보장 등 모든 약속을 철회하겠다.”고 강조했다. 채권단이 이처럼 강공책을 쓰는 데는 협력업체들의 부도와 맞닿아 있다. 대주주들이 주식 처분 위임권을 넘기지 않으면 금호산업과 금호타이어 등에 신규 자금 지원을 할 수 없어 협력업체들이 부도를 맞게 된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채권단은 금호산업과 금호타이어의 협력업체를 돕기 위해 각각 2800억원과 1000억원의 신규 자금을 지원키로 한 상태다. 설 전까지는 신규 자금이 지원되기 위해서는 대주주들이 사재를 내놓는 책임 있는 자세가 선행돼야 한다는 게 채권단의 판단이다. 오너 일가가 제때 동의서를 제출하지 못한 것은 내놓을 재산이 많지 않다는 점뿐만 아니라 형제 간의 경영권 분쟁이 큰 원인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와 함께 채권단과 대우건설 재무적 투자자(FI)들 간 경영정상화 계획에 대해 합의가 제대로 되지 않은 것도 그룹 경영정상화에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오너 일가들의 내부 문제로 대주주 책임 이행이 안 되는 상황에서 채권단과 재무적 투자자들 간의 이해 관계마저 얽혀 그룹 정상화방안은 안갯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유영규 김민희기자 whoami@seoul.co.kr
  • 2014년부터 서울 고교신설 ‘0’

    2014년부터 서울 고교신설 ‘0’

    2014학년도부터 서울지역에서 고등학교 신설이 중단된다. 아파트 건설 등으로 신설 수요가 생기면 기존의 학교를 이전·재배치할 방침이다. 7일 서울시교육청의 ‘2010~2014학년도 고등학교 학생수용계획’에 따르면 2014학년도 이후 고교 설립계획은 없다. 2001학년도부터 지난해까지 매년 평균 3개 정도의 고교를 신설해 온 시교육청은 2013년까지 10개 고교 신설을 끝으로 더 이상 고교를 신설하지 않을 방침이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저출산 여파로 학생 수가 감소 추세이기 때문에 더 이상 고등학교를 새로 지을 필요가 없다고 판단했다.”며 “갑작스러운 수요 발생으로 신설이 불가피한 경우가 아니라면 2014년을 기점으로 서울에 고등학교가 새로 들어서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시교육청 분석에 따르면 2014년이 되면 서울지역 고교생은 현재 35만 9000여명에서 11.4%가 줄어든 31만 8000여명이 될 전망이다. 고교 학급당 학생 수도 현재 평균 35명에서 31명으로 줄게 되며, 고교진학예정자 역시 올해 11만 9000명이던 것이 2014년에는 10만 3000여명으로 13.5%나 감소할 것으로 예측됐다. 이에 따라 시교육청은 고교 설립을 ‘동결’하는 대신 “기존 사립고교를 이전·재배치하는 방식으로 아파트 신설 등으로 발생하는 고교 신설 수요에 대처해 나갈 방침”이라고 밝혔다. 교육과학기술부도 전국 학교를 대상으로 통폐합과 이전을 가능하게 하는 내용의 ‘학교이전촉진특별법’ 입안을 검토 중이어서 학교건물 구조조정 정책에 한층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 하지만 이 같은 이전·대체안은 벌써부터 대다수 사립고교들의 반발을 불러오고 있다. 서울의 한 사립고교 교장은 “지역에 뿌리 내린 전통 사학을 정부 마음대로 이전·재배치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라며 강하게 반대했다. 고교 이전 및 통폐합에도 걸림돌이 많다. 우선, 학교용지 사용에 관해서는 지자체의 결정이 있어냐 하는데, 현재 서울시는 학교 이전 등으로 남는 학교부지를 다른 용도로 사용하는 것에 대해 반대하고 있고, 학교부지에 다른 건물을 지을 경우 대지 건물비율과 용적률을 대폭 제한하고 있어서 학교 이전 및 통폐합은 쉽지 않다. 이에 대해 교과부 관계자는 “지자체가 학교부지 이용을 제한하면 특별법을 만들거나 기존 법령의 테두리안에서 이전 비용을 지원하는 방안 등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시교육청 관계자도 “현재 감소하는 학생 수를 고려할 때 학교 이전·재배치 문제는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사안”이라며 “지자체, 사립고교 등의 반대를 무릅쓰고라도 이를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영준기자 apple@seoul.co.kr
  • “올봄 대북사업 재개될까” 부푼꿈

    현대아산이 5일로 창립 11주년을 맞는다. 현대아산은 금강산 관광이 1년6개월째 중단되고 있는 가운데 남북 당국간 대화가 재개됨에 따라 조만간 대북사업에 다시 나설 수 있을 것이란 희망을 품고 있다. 3일 현대아산에 따르면 올 창립 기념일에는 별도의 기념행사 없이 조건식 사장이 임직원 조회에서 대북협력 사업의 재개 의지를 밝힐 예정이다. 현대아산은 그동안 구조조정과 급여삭감 등 자구책으로 위기에 대응하는 한편, 협력업체 등과 대북사업 재개를 위한 준비를 지속적으로 해왔다. 금강산 관광의 경우 현지 시설은 인력 투입만 이뤄지면 곧바로 가동할 수 있는 상태다. 현지 호텔과 판매소 등에 북한 주민과 중국 교포, 현대아산 직원 등 500여명이 투입되면 된다. 현대아산 관계자는 “정부 당국 간 협의만 이뤄지면 즉시 관광운영이 가능할 정도로 시설을 유지, 관리해오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아산은 지난해 도로와 아파트건설 사업 17건, 1349억원어치를 수주하는 등 대북사업 이외 분야에서는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또 비무장지대(DMZ) 및 민통선 인접지역을 여행상품으로 만든 PLZ(Peace &Life Zone) 관광사업도 꾸준히 전개하고 있다. 현재 현대아산이 대북사업 중단으로 인해 입은 매출 손실은 협력업체를 포함해 3000억원에 이른다. 현대아산은 지난해 7월부터 전 직원을 대상으로 급여 5% 유보, 5% 삭감을 적용하고 있다. 부서장 이상은 10% 유보, 5% 반납을 결정했다. 이런 상황 속에서 최근 남북당국이 개성공단 실무회담에 이어 금강산 관광 재개를 위한 실무 접촉을 논의하고 있는 것은 매우 고무적인 일이다. 현대아산 한 관계자는 “당국간 실무 접촉이 잘 돼서 봄과 함께 금강산 관광 재개 소식이 찾아왔으면 한다.”고 말했다. 윤설영기자 snow0@seoul.co.kr
  • 1조원 흑자 한전… 전기요금 또 인상?

    1조원 흑자 한전… 전기요금 또 인상?

    올해 전기요금 인상을 추진하는 한국전력공사가 난감해졌다. 지난해 1조 3000억원 이상의 영업이익(6개 발전자회사 포함)을 올려 올해 전기요금 인상을 위한 대국민 공감대 형성이 쉽지 않아 보여서다. 한전은 2008년부터 대규모 영업적자를 이유로 두 차례 전기요금 인상에 성공했다. 3일 한전 공시에 따르면 한전은 지난해 매출액 33조 6857억원, 영업손실 5687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액은 전년(31조 5223억원)보다 6.8% 늘었고, 영업손실은 전년(3조 6592억원)의 6분의1 수준으로 크게 줄었다. 여기에 한전이 100% 출자한 6개 발전 자회사를 포함하면 영업이익은 1조 3561억원(2008년 -3조 978억원)으로 늘어난다. 한전 측은 공시에서 “전기요금 인상과 환율 하락, 국제에너지 가격 하락 등으로 영업비용이 감소했다.”고 밝혔다. 이러다 보니 올해 전기요금 인상과 관련한 대국민 설득 작업이 쉽지 않을 전망이다. 경영 실적이 개선됐음에도 불구하고 전기요금을 또 올린다는 여론이 들끓을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특히 노조와 사실상 정년 연장에 합의하는 등 구조조정과 경영혁신에 소극적인 최근의 행보에 대해서도 국민 여론이 그다지 우호적이지 않다. 한전 관계자는 “이익이 3조원 정도 나야 설비투자와 차입경영을 줄일 수 있다.”면서 “2~3년 전만 해도 한전의 부채비율이 45% 수준이었지만 지금은 65%를 웃돌고 있다.”며 전기요금 인상의 불가피성을 강조했다. 정부도 전기요금 인상론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겨울철 전기요금이 싸서 에너지를 과다하게 쓰는 만큼 조정이 필요하다는 판단이다. 여기에 2011년부터 전기요금을 연료 비용에 따라 조정하는 ‘연료비 연동제’를 도입할 계획이다. 이렇게 되면 매년 전기요금이 2%포인트가량 인상될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 최철국 의원은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2003~2007년에 연료비 연동제를 시뮬레이션으로 분석한 결과, 한전의 순이익이 3조 2423억원 증가하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말했다. 심민석 대우증권 연구위원은 “2008년 11월과 2009년 7월의 전기요금 인상이 올해 한전의 경영 실적에 온전히 반영된다.”면서 “전기요금을 추가로 인상하지 않더라도 올해 국제유가와 원·달러 환율을 고려할 때 1조 5000억원 정도의 순이익을 기록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경두기자 golders@seoul.co.kr
  • 일부 금융사 명퇴바람

    일부 금융회사들이 연말·연초를 맞아 명예퇴직이나 회망퇴직 등을 실시하고 있다. 3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농협중앙회는 지난달 명예퇴직 신청을 받아 총 379명을 내보냈다. 이들에게는 월평균 임금의 20개월치 급여가 퇴직금으로 지급됐다. 지난달 기업은행에서도 올해부터 임금피크제가 적용되는 80명 중 59명이 희망퇴직했다. 퇴직자들은 직전 연간급여의 260%를 퇴직금으로 받았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이번 희망퇴직은 구조조정 차원에서 이뤄진 것이 아니라 매년 인사 때마다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SC제일은행도 직급별로 18개월에서 최고 24개월치의 급여를 지급하는 조건으로 지난달 4일부터 8일까지 명예퇴직 신청을 받아 총 17명을 내보냈다. 신한은행도 지난해 말 희망퇴직 신청을 받아 24개월치 급여와 특별위로금을 주고 600명을 내보낸 뒤 이 중 310명을 계약직으로 다시 채용했다. 보험권의 경우 한화손해보험이 제일화재와 합병하는 과정에서 명예퇴직을 단행한 데 이어 메리츠화재도 지난달에 희망퇴직을 받아 10여명을 내보냈다. 반면 국민·우리·외환·하나은행 등 시중은행들은 당분간 명예퇴직이나 희망퇴직을 실시할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현재 직원 수가 업무량에 비해 적어 당분간 명예퇴직이나 희망퇴직을 받을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김민희기자 haru@seoul.co.kr
  • 금리 2%P 오르면 저소득층 상환액 3%P 늘어

    금리 2%P 오르면 저소득층 상환액 3%P 늘어

    앞으로 시중 금리가 오르면 저소득층과 중소기업이 큰 타격을 입을 것이란 금융당국의 구체적인 분석 결과가 나와 주목된다. 이에 따라 오는 11일 열릴 금융통화위원회의 금리 인상 여부가 또다시 관심을 끌 것으로 보인다. 2일 금융감독원이 발간한 ‘2010 금융리스크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상반기 전국 4580가구를 대상으로 가계 신용을 조사한 결과, 3월 말 현재 조사 대상 가구의 58.1%가 각종 빚을 지고 있다. 가구당 평균 총자산은 3억 6609만원, 총부채는 7243만원, 연간소득은 4455만원이다. 2008년 6월 말 첫 조사와 비교할 때 총자산과 총부채는 각각 3.1%, 6.3% 감소했다. 반면 총부채 중 금융부채는 4253만원으로 3.0% 증가했고, 이 중 담보대출이 3652만원으로 85.9%를 차지했다. 금감원은 금리가 2%포인트 오를 경우 소득 대비 원리금 상환 비율이 지난해 3월 말 14.1%에서 16.2%로 상승할 것으로 추정했다. 특히 소득 최하위 20% 계층인 1분위는 17.9%에서 21.0%, 그 다음 계층인 2분위는 17.8%에서 20.1%로 높아져 금리 상승이 저소득층에 미치는 영향이 클 것으로 분석됐다. 반면 소득 최상위 20% 계층인 5분위는 12.2%에서 14.1%로 상대적으로 충격이 덜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리가 오르고 부동산 가격마저 떨어지면 고령층이 위험 대상으로 꼽힌다. 나이가 많을수록 부동산 자산이 많기 때문이다. 연령대별 총자산 대비 부동산 비중은 60세 이상이 86.8%로 가장 컸다. 이어 50~59세 81.5%, 40~49세 79.6%, 30~39세 79.4%, 30세 미만 65.9% 등의 순이었다. 금리 인상은 또 중소기업의 채무부담 증가로 이어져 금융부실을 키울 수 있다. 지난해 9월 말 현재 은행의 중소기업 대출잔액은 444조 6000억원으로 전년 말보다 5.3% 증가했다. 반대로 중소기업의 영업이익을 이자비용으로 나눈 백분율인 이자보상비율은 2004년 351%에서 2008년 156%로 하락했다. 금감원이 2008년 말 기준 1만 6684개 외부감사 기업을 분석한 결과, 금리가 1%포인트 오르면 부실대출(이자보상비율 100% 미만 기업) 비율이 45.2%에서 48.6%로 3.4%포인트 늘어날 것으로 예상됐다. 또 대출 금리가 1%포인트 상승할 때 금융권 대출은 가계 4000억원, 기업 7000억원 등 모두 1조 1000억원의 추가 부실이 발생할 것으로 추정됐다. 금감원은 “금융위기 이후 유동성 지원을 확대하는 과정에서 한계기업에 대한 구조조정이 지연돼 잠재 부실이 현실화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면서 “부실 예방에 감독의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밝혔다.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추락하는 주식회사 일본] 오쿠다 사토루 亞경제硏 전임조사역

    [추락하는 주식회사 일본] 오쿠다 사토루 亞경제硏 전임조사역

    │도쿄 박홍기특파원│“일본 경제 전체의 위기는 아니지만 잠복해 있던 문제의 일부가 드러난 것은 분명하다. 언젠가 터질 일이 일어났다.” 일본무역진흥기구(JETRO)의 아시아경제연구소 지역연구센터 오쿠다 사토루(48) 전임조사역은 현재 불거진 도요타자동차의 대량 리콜, 일본항공(JAL)의 법정관리, 백화점의 잇단 폐쇄에 대해 “같은 기준으로 볼 수 없는 별개의 사안”이라고 전제한 뒤 “그러나 하나의 공통점을 찾는다면 자만”이라고 강조했다. →도요타자동차의 대량 리콜에 대한 원인은. -원인은 복합적이다. 무엇보다 세계 제일의 기술을 가진 도요타의 자만에서 비롯됐다고 볼 수 있다. 신중한 품질관리와 함께 코스트(생산단가)의 삭감을 동시에 추구했어야 했다. 하지만 코스트에 치중하다 결국 허점을 드러냈다. →도요타 사태와 관련, 일각에서는 미국의 ‘음모설’도 나도는데. -알고 있다. 증명할 수 없기 때문에 위험한 관측이다. 도요타자동차는 미국 전역을 휩쓸었다. 고급차의 이미지를 심었다. 리콜 사태 이후 미국 내의 비판은 거세다. 신뢰의 이미지에 상당한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 만약 음모설이 존재한다면 미국 자동차의 보호를 위해서다. 만약을 전제로 다음의 공격 대상을 꼽는다면 유럽연합(EU)차가 아닌 현대자동차가 될 가능성이 있다. 현대자동차는 현재 가격 경쟁력에서 우위를 선점, 미국에서 기세를 올리고 있는 만큼 질 관리에 한층 신경을 써야 할 것 같다. →JAL의 경영악화는 오래전에 ‘빨간불’이 켜졌었다. -2000년 이후 정부에서 경영개혁을 강하게 주문했다. 압박했다. 문제는 JAL이 완전 민영화됐지만 공기업의 틀을 벗어나지 못했다는 점이다. 경영 노하우도 부족했다. 감원, 인건비 절감, 연금 조정 등 실질적인 개혁, 즉 눈에 보이는 부분에 대해 손을 못 댔다. 개혁의 지체다. 일본기업들은 한국기업들과 달리 구조조정에 약하다. 반대로 눈에 보이지 않는 분야, 정비라든가 서비스 등의 비용을 줄였다. 때문에 안전사고가 빈발했고, 서비스의 질이 낮아졌다. 고객들의 기피는 당연하다. →JAL의 문제점을 제시한다면. -JAL 항공료는 다른 항공에 비해 비싸다. 예컨대 JAL이 같은 지역의 항공료를 2만엔 받을 때 다른 항공들은 1만 5000엔으로 낮췄다. 어느 쪽을 선택하겠는가. JAL은 항공편이 많다는 강점이 있지만 승객들은 주머니 사정을 따져 1∼2시간 정도 기다려 싼 항공편을 택했다. →도쿄 도심의 백화점도 문을 닫는 현실에 직면했는데. -변화된 소비생활패턴에 대응하지 못한 결과다. 소비자의 입맛을 맞추지 못했다. 10년 이상 디플레이션을 겪으면서 국민들의 성향은 바뀌었다. 예쁘게 포장한 백화점 상품보다 비닐 봉지에 담은 슈퍼의 상품을 찾고 있다. 한푼이라도 싼 상품을 사기 위해서다. 백화점과 슈퍼의 상품 질도 크게 차이가 없다는 것도 알게 됐다. 젊은 층은 돈이 없고 중장년층은 돈이 있어도 쓰지 않고 있다. 장래가 불투명하기 때문이다. 백화점의 매출이 감소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해법은. -큰 그림이 필요하다. 정부는 구체적인 성장전략을 제시하고, 기업들도 새로운 모델을 만들고, 국민은 절약만이 전부가 아니라고 인식을 바꿔야 한다. hkpark@seoul.co.kr
  • 정유업계 “부업에서 답을 찾아라”

    정유업계 “부업에서 답을 찾아라”

    정유업계가 ‘본업(석유사업)’보다 ‘부업(화학사업)’ 쪽 투자를 강화하면서 사업다각화에 나섰다. 글로벌 경제위기로 석유제품에 대한 수요가 급감하자 정제 마진도 덩달아 줄었다. 결국 석유 부문은 참담한 적자를 기록한 반면 화학 부문은 지난해 중국의 경기부양책, 선진국 화학사업 구조조정의 반사이익 등에 힘입어 대호황을 누리고 있는 것이다. 1일 정유·화학업계에 따르면 석유화학기업인 LG화학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2조 2346억원으로 매출 규모가 훨씬 큰 SK에너지·GS칼텍스·에쓰오일 등 정유3사가 거둔 영업이익을 모두 합친 것(1조 9182억원)보다 많았다. 업계는 유례 없는 일로 받아들이고 있다. ●정유·화학부문 이익 ‘역전현상’ SK에너지의 석유사업 영업이익은 349억원으로 전년 대비 1조 2076억원(97.2%) 줄었다. 그러나 화학사업은 매출 9조 6558억원, 영업이익은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던 2004년 수준인 6246억원을 올렸다. 화학사업 덕분에 영업 손실을 상쇄할 수 있었던 셈이다. 지난해 GS칼텍스가 영업이익을 낸 것도 화학사업의 호조 덕분이었다. 정유업계가 앞다퉈 사업다각화를 가속화하는 이유이다. SK에너지는 올해 배터리 연구조직을 사업부로 격상했다. 블루오션으로 떠오르는 2차전지 사업을 강화하기 위한 목적이다. 지난 연말에는 화학사업을 독립시켜 ‘회사 내 회사(CIC)’로 조직을 개편했다. 화학사업의 본사 기능을 중국으로 이전하는 작업도 진행하고 있다. GS칼텍스는 연간 280만t의 생산 능력을 가진 아로마틱(방향족) 사업을 ‘캐시카우(현금창출원)’로 주력화한다는 방침이다. 2차전지인 박막전지 개발, 차세대 바이오연료와 태양광 발전사업으로 영역을 확대할 계획이다. 에쓰오일은 온산 공장의 화학부문 증설에 1조 4000억원을 투자해 내년부터 연산 90만t의 파라자일렌과 28만t의 벤젠 등 석유화학제품을 생산할 계획이다. 현대오일뱅크도 2013년까지 주요 화학제품인 벤젠-톨루엔-자일렌(BTX) 공장을 추가 건설하기로 했다. ●석유사업, 올해는 부진 벗어날 듯 정유업계는 올해 부진을 벗어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단순 정제 마진이 -4.30달러, 11월에 -4.57달러를 기록했다. 두바이유 1배럴을 정제해 판매하면 흑자는커녕 4.57달러의 적자를 본다는 얘기다. 그러나 올 1월 둘째 주에는 -2.45달러로 개선됐다. 정제 마진이 회복 추세를 보이는 것이다. 에쓰오일 관계자는 “글로벌 경기회복에 따라 신흥시장에서 석유제품의 수요 회복세가 두드러질 것이며 정제시설의 고도화 비율이 높고 수출이 많은 국내 정유사들의 수익도 개선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몰고 온 화학업계의 경우 중국 춘제(春節·2월14일) 이후의 출구전략 본격화 등 경기부양책 변동 여부와 중동과 중국의 신·증설 물량이 변수가 되고 있다. 그러나 석유화학 제품 가격이 1월에도 강한 오름세를 보이고 있고 수요도 상승 곡선을 그려 연착륙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 업계는 상반기까지는 현재의 호황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안동환기자 ipsofacto@seoul.co.kr
  • “새달 재무제표 나오면 구조조정 박차”

    “새달 재무제표 나오면 구조조정 박차”

    “3월에 기업들의 지난해 재무제표가 나오면 채권단 중심의 구조조정에 더욱 박차를 가할 것입니다.” 신동규(59) 은행연합회 회장은 “금리 인하 등 위기상황의 비상조치들을 원래대로 돌리는 출구전략이 본격화하면 많은 한계기업들이 무너지게 될 것”이라면서 “이 경우 은행권의 부실이 심해질 수 있기 때문에 선제적으로 주채권은행 중심의 구조조정에 나설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신 회장은 1일 서울신문과 가진 인터뷰에서 앞으로 이뤄질 출구전략에서 우리경제가 연착륙을 할 수 있도록 은행권에서 할 수 있는 다양한 조치들을 취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은행연합회장은 시중은행(7개)과 특수은행(5개) 등 22개 은행들의 대내외 이해관계를 조율하고 대변하는 자리다. ●기업 구조조정촉진법 보완 등 필요 그는 “우리 경제에 미칠 충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금호아시아나 그룹의 처리는 채권단과 투자자들간의 원만한 타협을 통해 최대한 빨리 풀어나가야 한다.”면서 “전반적인 기업 구조조정의 가속화를 위해 기업구조조정촉진법의 보완 등 시스템 개선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가계대출 부실이 경기회복의 발목을 잡을 것이라는 우려와 관련해 “우리나라의 가계대출은 주택담보대출 중심인데 그동안 총부채상환비율(DTI)이나 담보인정비율(LTV) 등에서 강력한 규제를 했기 때문에 미국과 같이 단기간에 폭발적으로 터질 상황은 아니다.”라고 진단했다. 그러나 금리가 오르면 가계부담이 커질 수 밖에 없는 데다 중국의 출구전략 구사와 미국의 은행규제가 국내 금융시장에 큰 충격을 준 데서 나타나듯 불확실성이 많기 때문에 항상 주시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신 회장은 최근 강정원 국민은행장의 KB금융지주 회장 후보 사퇴로 불거진 정부 관치(官治) 논란과 관련해서는 “관치 논리가 남용되고 있는데 지금 상황을 관치라고 볼 수는 없다.”고 했다. 그는 “관치는 크게 2가지로 하나는 정부가 특정 기업에 돈을 빌려주라고 금융회사를 압박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특정 인사를 특정한 자리에 앉히라고 강요하는 것인데 지금은 둘 중 어느 쪽에도 해당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신 회장은 그동안 은행 사외이사제가 한쪽 방향에 너무 치우쳤다고 지적했다. 그는 “한때 모범처럼 여겨진 KB금융방식의 사외이사제는 주주는 온데간데없이 사외이사들이 스스로 권력화에 치중했고 반대로 일부 다른 은행 사외이사는 ‘예스맨’ 노릇만 해 대주주 견제나 전문성 담보라는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고 평가했다. 최근 발표한 사외이사 개선안이 금융회사의 지배구조를 선진적으로 바꾸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KB금융 관련 “관치라고 볼 수 없어” 올해의 주요 이슈로 떠오른 은행 간 인수·합병(M&A)에 대해서는 당장 가시적인 결과물이 나오기는 어려울 것으로 예상했다. “우리은행이 하나은행과 합병할 것이라는 둥 세간의 소문은 많지만 자금과 지배구조 등 복잡한 문제가 한두 가지가 아니어서 은행 M&A가 올해 안에 가시화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 이어 “패스트트랙과 대주단협약 등 지난해 금융위기로 시행된 비상조치들이 정상화되는 과정에서 부실채권이 다시 늘어날 가능성이 있고, 예대율 규제와 외환건전성 규제 등 감독도 강화될 예정이어서 올해 은행 경영환경은 결코 녹록지 않다.”면서 “무리한 외형 확대보다는 자산건전성 강화와 수신기반 확대 등 내실경영에 주력해야 할 때”라고 지적했다. 유영규기자 whoami@seoul.co.kr
  • [뉴스&분석] ‘추락하는 일본’ 날개 없나

    [뉴스&분석] ‘추락하는 일본’ 날개 없나

    세계 2위의 경제대국 일본이 바닥모를 추락을 거듭하고 있다. 1990년대 초부터 이어진 20년 가까운 저성장의 수렁이 2008년 글로벌 경제위기로 더욱 깊어졌고, 최근에는 도요타자동차 리콜 사태와 일본항공(JAL) 파산 등으로 절정을 향해 치닫고 있다. 미국, 유럽, 중국을 비롯한 주요 경제권들이 위기에서 서서히 벗어나며 ‘출구전략’을 준비하고 있지만 일본은 이를 생각조차 할 수 없는 형국이다. 일본 경제는 안팎으로 첩첩산중의 위기에 직면해 있다. 해외 시장이 위축된 상황에서 한국을 비롯한 후발국의 약진에 ‘엔고’(엔화 강세)까지 겹쳐 수출이 큰 타격을 받았다. 고용이 불안해지고 실질소득이 감소하면서 소비도 극도로 위축됐다. 현재 일본 경제의 가장 큰 문제로 제조업 경쟁력의 약화가 꼽힌다. 정호성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1일 ‘모노즈쿠리’로 통하는 장인정신의 쇠퇴가 ‘명품 메이드 인 재팬’의 신화를 무너뜨렸다고 지적했다. 그는 “2000년대 들면서 기업의 비용절감 압박이 심해졌고, 그 결과 비정규직이 많이 늘고 핵심능력을 가진 단카이 세대(베이비붐 세대)가 대거 산업현장에서 물러났다.”면서 “그들의 기술력과 노하우가 후세에 전달되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지평 LG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과도한 미국시장 의존도와 신흥시장 공략의 부진을 원인으로 지목했다. 일본 경제가 2000년대 중반 들면서 과거 10년간의 경기불황을 극복하는 모습을 보였으나 지나친 미국 의존도 때문에 금융위기의 진앙지인 미국보다 더 큰 충격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엔화 가치가 고공행진을 거듭한 것도 일본 경제를 더욱 어렵게 했다. 높은 외환 보유고와 해외에 투자된 일본 자본의 U턴 현상이 그 원인이 됐다. 제조업 이후의 성장동력을 못 찾은 것도 주된 원인으로 꼽힌다. 미국이나 영국 등이 제조업 성장에 한계를 보인 이후 금융이나 원천기술 개발, 전문서비스업 등을 통해 활로를 찾은 것과 달리 일본은 미래 먹거리를 확보하지 못했다. 두 번에 걸친 세계적 경제위기(1997~1998년, 2008~2009년)는 모든 나라들에 금융개혁과 산업구조개혁에 박차를 가하라는 신호를 보냈지만 일본은 금융산업 경쟁력 강화나 구조조정 등 체질 변화를 위한 개혁을 게을리했다. 하지만 일본 경제를 마냥 비관적으로만 볼 것은 아니라는 주장도 나온다. 정성춘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일본팀장은 “최근 일련의 사태들로 일본의 산업경쟁력 자체가 무너질 것으로 보기는 어렵고 오히려 일본이 제2의 도약을 하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세계경제가 회복되고 엔화 가치가 정상 수준으로 되돌아오면 수출 회복, 투자 증대, 고용 확대, 내수 확대 등 선순환 구조가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우리나라가 처해 있는 상황이 위기 직전의 일본과 비슷하다고 지적한다. 일본의 제조업 경쟁력을 약화시킨 대표적 이유로 지목되는 해외 생산기지 확대가 그렇고 고령화로 산업적 활력이 떨어지고 있는 점, 높은 수출 의존도에 따른 환율 변동 취약성도 유사하다. 안종범 성균관대 경제학과 교수는 “국가채무 증가속도가 일본보다 우리나라가 더 빠르고 고령화의 속도 역시 우리나라가 더 가파르다.”면서 “우리도 자칫 방심했다가는 일본보다 더 심한 위기 국면에 놓일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태균 정서린기자 windsea@seoul.co.kr
  • [월드 뉴스라인] 中문물국, 조조무덤 공식 인정

    중국 국가문물국은 조조의 고분을 발굴하고 학술적인 검증을 거쳐 연구성과를 발표한 절차에 아무런 문제가 없었고 고고학계의 규칙에도 부합한다고 중국 신경보(新京報)가 29일 보도했다. 국가문물국은 “허난(河南)성 문물국을 비롯해 전문가들이 무덤을 발굴했고 전문가들이 무덤의 구조와 소장품, 유골 및 역사기록 등을 근거로 무덤의 주인이 위나라 무왕 조조라고 확정했다.”고 밝혔다.
  • 항공화물 국제담합 사상최대 제재

    수천억원대의 과징금 부과가 예상되는 사상 최대의 국제카르텔(2개 이상 나라의 기업 간에 이뤄지는 담합) 제재가 오는 3월 이뤄진다. 공정거래위원회는 국내외 10여개 나라 26개 항공사의 화물 운송료 담합사건과 관련해 오는 3월 전원회의를 열고 제재 수위를 확정할 방침이다. 대상 업체는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등 국내 항공사 2곳과 일본항공, 루프트한자, 브리티시에어, 에어프랑스, KLM, 콴타스 등 외국 항공사 24곳이다. 이번 사건은 공정위가 담당한 국제카르텔 사건 중 조사 대상이나 과징금 규모 등에서 새로운 기록을 쓰게 될 전망이다. 공정위 관계자는 “이번 사건의 과징금은 지금까지 가장 큰 규모였던 2002년 흑연전극봉 담합 과징금(57억 300만원)의 수십배에 이를 것”이라고 말했다. 공정위는 내부적으로 수천억원대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경우에 따라서는 공정위가 국내외 합해 역대로 부과한 과징금 최대액수(4093억원·LPG 업계 담합 제재)를 뛰어넘을 수도 있다. 공정위는 2006년부터 미국, 유럽, 일본, 호주와 함께 항공사의 화물 운송료 담합에 대해 공조조사를 해왔다. 미국은 이를 통해 15개 항공사에 16억달러(약 1조 8000억원), 호주는 6개 항공사에 4100만호주달러(약 425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해당 항공사들은 화물 운송료를 높은 수준에서 유지하기로 합의하고 이를 지키도록 강제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번 사건은 증거자료만 해도 1만 6000여장에 이를 정도로 방대하다. 업체 수도 미국에서 제재한 15개사보다 11개사나 더 많아 공정위는 이례적으로 전원회의를 여러 차례에 나눠서 진행하는 방식을 검토하고 있다. 정서린기자 ri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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