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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누이 좋고 매부 좋았던 커넥션… 저축은행 M&A의 비밀

    저축은행 인수·합병(M&A)의 비밀은 2008년 9월에 시작됐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부실 우려로 저축은행 시장이 불안해지자 금융위원회는 M&A 활성화라는 대책을 내놓았다. 저축은행이 부실 저축은행을 인수할 때 부담한 금액에 따라 영업 구역 외에 최대 5개의 지점을 낼 수 있도록 허용한 것이다. 투입액 120억원당 1개 지점을 설치할 수 있도록 상호저축은행법 시행령과 감독규정도 고쳤다. 그러나 저축은행의 반응은 냉담했다. 저축은행과 연관이 큰 건설업과 부동산 경기가 악화된 상황에서 무리하게 몸집을 불리다가 회사의 건전성까지 해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었다. 금융당국은 저축은행 M&A 흥행을 위해 대형 저축은행에 회유와 협박을 가한 것으로 알려진다. A저축은행 관계자는 “당시에 금융당국 관계자가 부실 저축은행을 인수하라면서 공공연하게 압력을 가했다.”고 말했다. 저축은행 B씨는 “정기검사를 3년간 유예해 준다는 ‘떡고물’까지 내밀며 설득했지만 부실이 많다는 이유를 들어 간신히 빠져나온 곳도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금융당국의 물밑 작업으로 부산저축은행은 대전·고려(현 전주)저축은행을 인수했다. 현대스위스저축은행은 충북 소재 중부상호저축은행을, 한화그룹은 경기 부천 소재 새누리저축은행을 인수했다. 토마토저축은행도 부산 양풍저축은행을 인수했다. 특정 권역에서만 영업이 가능했던 이 저축은행들은 영업망을 서울과 지방으로 넓히며 몸집 불리기에 들어갔다. 금융당국은 부실 저축은행 사건을 터뜨리지 않고 대신 인수해 줄 곳을 찾아서 좋고 저축은행들은 몸집을 키우는, 누이 좋고 매부 좋은 커넥션이 형성된 것이다. 2일 검찰에 소환된 김광수 금융정보분석원(FIU) 원장은 2008년 3월부터 이듬해 12월까지 금융위원회 금융서비스국장을 지내면서 저축은행 M&A에 주력했다. 하지만 이런 유착 관계는 오래가지 못했다. 금감원은 3년 동안 검사 유예를 약속했지만 얼마 뒤 담당자가 바뀌자 ‘없던 일’이 돼 버렸다. 금융위는 당국의 인센티브 덕분에 자율 구조조정이 원활하게 진행될 것이라고 내다봤지만 이후 저축은행 M&A는 교착상태에 빠졌다. 오달란기자 dallan@seoul.co.kr
  • [저축은행 로비 파문] 한나라 ‘강공모드’

    한나라당이 1일 전·현 정권의 비리 의혹으로 번진 저축은행 사태에 대한 대응전략을 공세 모드로 전환했다. 당 지도부가 6월 임시국회 중 국정조사를 약속한 데 이어 친이(친이명박) 직계 의원들은 ‘특검’ 카드까지 빼들었다. 일부 의원들은 민주당 의원들을 겨냥한 폭로전에 뛰어들어 ‘전 정권’ 책임론을 부추겼다. 장제원 의원 등 16명이 발의한 ‘부산저축은행 등 비리 의혹 사건 진상 규명을 위한 특검법안’은 저축은행 내부 비리뿐 아니라 정·관계 로비 의혹까지 정조준했다. 수사 대상에는 부산, 부산2, 중앙부산, 대전, 전주, 보해, 도민상호, 삼화 저축은행 등 영업정지 처분을 받은 8개 저축은행이 모두 포함됐다. 특검법안은 특별검사 1명, 특별검사보 3명, 특별수사관 40명 이내로 특검을 구성하고 60일 이내에 수사를 완료해 공소 제기 여부를 결정하되 1차로 30일, 2차로 15일 이내에서 수사기간을 연장할 수 있도록 했다. 이번 법안 발의에는 은진수 감사위원의 비리 혐의, 정진석 정무수석 연루설 등 현 정권 인사들에게 집중된 의혹을 전 정권의 부실 정책 입안 책임으로 돌려놓겠다는 속내가 담겼다. 한 의원은 “김대중 정부 때 제2 금융권 구조조정에 따른 특혜, 노무현 정부 때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용인 특혜가 저축은행 비리의 출발점”이라면서 “부실 정책 입안 과정에서의 로비 의혹부터 철저하게 규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정조사의 한계, 검찰 수사에 대한 불신도 특검법 발의의 한 이유가 됐다. 장 의원은 “국정조사는 형사처벌을 전제로 하지 않아 국민의 공분을 해소하기 부족하고 정치공방으로 끝날 가능성이 크다.”면서 “국회 사법제도개혁특위에서 중수부 폐지 논의가 진행되고 있어 정치권을 고려한 축소수사가 되거나 실적을 고려한 과잉수사가 될 우려가 있다.”고 발의 이유를 설명했다. 이와는 별개로 장외 공세도 이어졌다. 신지호 의원은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 “김황식 국무총리가 감사원장 재직 시 ‘오만군데서 압력을 받았다.’고 했는데, 박지원 전 원내대표를 포함해 민주당 쪽 로비를 받았을 가능성도 배제 못한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고승덕 의원도 “(전 정권의)저축은행에 대한 규제 완화도 부산저축은행의 (호남)인맥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고 주장했다. 홍성규기자 cool@seoul.co.kr
  • 기관장 ‘미흡’ 받고 기관은 ‘A’… 엇박자 평가

    공기업 경영평가를 놓고 뒷말이 무성하다. 평가기준에 대한 불만도 터져 나온다. 평가기간 동안 공기업이 거의 일손을 놓다시피 한다는 우려도 적지 않다. 1일 기획재정부 등에 따르면 지난해 말 확정된 올해 ‘공기업 및 준정부기관 평가지표’(100점)에선 공기업의 경우 주요 사업성과(25점)와 사업활동(15점), 고객만족 개선도, 노동생산성, 자본생산성(이상 5점), 책임경영, 계량 관리업무비, 총인건비 인상률(이상 4점) 등의 순으로 점수가 배정됐다. 반면 기관장 평가에선 주무부처 장관과 맺은 경영약속의 이행, 공공기관 선진화 방안의 수행, 성과급 연봉제 도입, 노사관계, 구조조정 여부 등이 주요 기준으로 활용됐다. 최하점을 받거나 끝에서 두 번째 등급을 연속해서 받은 기관장은 곧바로 해임된다. 1984년 도입된 공기업 평가는 올해로 27년째를 맞는다. 그동안 공정한 평가를 위해 다양한 방법을 모색했지만 결과를 둘러싼 잡음은 끊이지 않고 있다. 우선 기관 평가와 기관장 평가가 극단적으로 엇갈리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예컨대 2009년 평가에서 한국산업기술평가관리원은 기관장 평가에선 경고에 해당하는 ‘미흡’을 받았으나 기관은 A등급을 획득했다. 지난해 기관장(우수)과 기관(C등급) 평가가 엇갈린 코레일도 마찬가지다. 2008년 D등급이던 한국석유관리원이 2009년 A등급으로 수직 상승하는 등 매년 같은 기관의 채점표가 들쭉날쭉한 경우도 있다. 이런 가운데 비계량지표의 비중을 낮춰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비계량지표는 1980년대에 30% 선에 머물렀으나 2000년대에는 60% 선까지 치솟았다. 현재는 45~50% 선이다. 평가위원으로 참여했던 전문가들의 비계량지표 타당성 설문에선 10명 중 3명가량이 부정적인 의견을 나타낸 바 있다. 평가지표가 기관의 규모와 현안 등을 무시한 채 일괄 적용돼 불합리하다는 얘기도 있다. 예컨대 최근 이슈가 된 공기업의 부채관리를 직접 평가하는 지표가 미약해 부채증가율이 5년간 200%를 웃도는 공기업들도 최근 평가에선 우수한 성적을 받았다는 것이다. 또 2009년 처음 도입된 기관장 평가는 변별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2009년 50점 미만을 받아 정부가 인사권자에게 해임을 건의한 기관장은 4명이었으나 지난해에는 단 1명으로 줄었다. ‘기관장의 경영계획서 이행실적’ 평가(100점)에서도 선별 과제(25점)와 리더십, 노사관계(이상 20점) 등으로 지표가 세분화돼 현안사업 추진에 대한 배려가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1년 단위로 운영되는 제도 내에서 공공기관의 복잡한 사업 내용과 흐름을 파악하지 못한 평가위원들이 불과 수주일 안에 결론을 내는 것 역시 불가능하다는 지적도 있다. 160여명의 평가위원들은 대부분 교수로 채워진다. 이중 120여명은 기관평가를, 40여명은 기관장 평가를 담당한다. 일부 기관은 경영평가단에 포함된 일부 교수에게 특강을 요청하고 특강비를 넉넉히 챙겨 주거나 추후 연구용역 발주를 약속하기도 한다. 기업의 성과급 차등이 200~500%로 지나치게 넓고, 기관장 평가제가 기관장 길들이기로 악용될 수 있다는 주장도 있다. 오상도기자 sdoh@seoul.co.kr
  • 저축銀 해외PF도 일제점검

    금융감독원이 저축은행 해외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에 대해 일제 점검에 나선다. 영업정지된 부산저축은행그룹 계열 5곳을 제외하면 1200억원대에 달하는 규모다. 금감원 관계자는 31일 “현재 저축은행 PF 대출 실태에 대한 점검을 추진하고 있는데, 해외 PF 대출도 이에 포함시켜 점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금감원은 사업성이 나쁘다고 판단되는 PF는 구조조정기금으로 매입할 방침이다. 금감원은 저축은행으로부터 각 해외 사업장의 인허가 관련 서류와 사진 자료 등을 제출받아 실제 사업이 진행되는지, 얼마나 진척됐는지 등을 점검할 계획이다.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하프타임] MLB 추신수 5경기 연속 안타

    추신수(29·클리블랜드)가 5경기 연속 안타를 쳤다. 추신수는 31일 캐나다 토론토 로저스센터에서 펼쳐진 토론토와의 원정 경기에서 3번 타자 우익수로 선발 출장해 4타수 1안타를 쳤다. 시즌 타율은 .250을 지켰다. 토론토의 선발 투수 조조 레이에스는 지난 28차례 등판에서 승리를 거두지 못했으나 클리블랜드 타선은 무뎠다. 추신수는 1회 초 2루수 쪽 땅볼로 물러났고, 4회 초에는 스탠딩 삼진을 당했다. 1-11로 크게 뒤진 6회 초 레이에스의 초구 140㎞짜리 포심 패스트볼을 받아쳐 깨끗한 우전 안타를 만들었다. 후속타가 없어 홈까지 들어오지 못했다. 클리블랜드가 1-11로 대패했다.
  • [與 당권주자 인터뷰] (1) 남경필 의원

    [與 당권주자 인터뷰] (1) 남경필 의원

    “한나라당을 축구팀으로 보면 신주류가 공격수를 맡고, 구주류는 수비수와 골키퍼 역할을 해야 한다.” 한나라당 쇄신·소장파의 대표 주자로 꼽히는 4선의 남경필 의원은 31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차기 전당대회에서 신구 조화, 역할 분담 등을 통해 당이 강팀으로 거듭나야 한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다음은 일문일답. →‘7·4 전당대회’의 의미는. -영국 프리미어리그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같은 팀을 만들어야 한다. 역할 분담이 필요하다. 인위적 물갈이는 안 된다. →이재오 특임장관과 이상득 의원이 당의 ‘투톱 공격수’ 아닌가. -이제는 수비수나 골키퍼를 맡아야 한다. 이분들의 역할은 시간이 지날수록 약화될 수밖에 없다. 영향력을 발휘하려 들면 국민 뜻에 맞지 않고 당도 죽는다. (당을) 나가라 마라 하는 것도 옳지 않다. →구주류를 공격 라인에서 빼는 이유는. -국민들이 원하는 것과 정부와 당이 한 일이 다르다. 국민들이 원하지 않는 방향에서 열심히 했다. 세계 속에 당당한 대한민국을 만드는 데는 성공했지만, 국민들의 고통과 불안을 해결하는 데는 미흡했다. →새로운 공격수에 누구를 세우나. -그동안 당 운영에서 배제됐던 쇄신파와 친박계 등 새로운 세력이 맡아야 한다. 새 지도부가 산토끼를 잡아 오고, 당을 운영했던 선배들은 집토끼를 관리하면 된다. →당의 최전방 공격수는 박근혜 전 대표가 제격 아닌가. -박 전 대표 혼자 뛰는 구조는 재미없다. 많은 사람이 함께 뛸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대선후보로서 박 전 대표는 집토끼와 산토끼를 모두 잡아야 한다. 그러나 지금은 산토끼를 잡아 올 당 대표를 뽑자는 것이다. 문제는 인물이 아니라 방향이다. →소장파가 당권을 거머쥘 가능성은. -높다. 또다시 ‘봉숭아학당 시즌2’라는 비판을 받을 수는 없지 않나. →스스로 최전방 공격수가 될 마음은. -젊은층을 바닥으로 내모는 청년 실업과 구조조정을 통해 양산된 40~50대 자영업자들의 몰락에 대한 답을 내놓은 정치 세력이 없다. 이 두 가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전면에 나서겠다. →남원정(남경필·원희룡·정병국)은 소장파의 아이콘이지만 지난 10여년간 성장이 멈췄다는 지적도 있다. -키는 안 컸는지 몰라도 내공은 늘었다. 기회가 없었을 뿐이다. 시대 흐름에 맞으면 주인공이 될 수 있다. 뒷방에서 찬밥을 먹다 보니 시대 흐름이 오고 있다. →4·27 재·보궐선거 패배 후 소장파 역할에 대한 평가는. -초반에는 방향이 아닌 인물이 먼저 떠올랐기 때문에 오류가 있었다. 소장파 외 모두를 적으로 만드는 것이었다. 그러나 정두언 의원의 불출마 선언을 계기로 인물 논쟁을 종식시키고, 방향 논쟁에 불을 지폈다. →현재를 ‘쪽팔리는 보수의 시대’로 평가했는데. -보수를 보수라 부르지 못하는 안타까운 현실을 표현했다. 국민들이 원하는 부분에 초점을 맞추면 이런 이념적 차이도 무의미해진다. →‘5·24 대북 제재안’에 대한 수정을 거론한 것은 이념 문제 아닌가. -정상회담이나 6자회담과 같은 고도의 정치행위를 천안함 폭침에 대한 사과 없이 하는 것은 반대한다. 하지만 경제 문제와는 별개라는 것이다. 남북 경제협력 단절로 우리 기업이 고통받고, 소비자가 불이익을 받는 구조라면 바꿀 필요가 있다. →국회에서 논란이 되고 있는 북한인권법도 정치적인 이슈 아닌가. -통과시켜야 한다. 북한인권법을 처리하면서 인도적 지원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원장으로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처리 전망은. -자신 있다. 야당의 요구를 모두 들어 줄 생각이다. 야당은 매국노가 아니다. 대변하는 계층과 이유가 있다. 정부를 설득해 요구를 받아 주면 된다. 글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사진 이호정기자 hojeong@seoul.co.kr
  • 은행권 PF배드뱅크 이달 설립

    은행권 PF배드뱅크 이달 설립

    은행권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배드뱅크가 6월 중 설립된다. 전국은행연합회는 연합자산관리(유암코)와 시중은행 7곳이 배드뱅크인 ‘PF 정상화 뱅크’ 설립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교환했다고 31일 밝혔다. 총 1조 2280억원을 투입하는 사모펀드(PEF) 형태로, 은행들은 출자 또는 대여 형식으로 자금을 모았다. 유암코 측은 2조원 규모의 PF 부실사업장 40곳을 보고 있으며, 실사를 통해 1조~1조 5000억원의 부실채권을 우선 정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배드뱅크에는 국민·우리은행과 농협이 2572억원(20.9%)씩을 투자했다. 국민·우리은행의 투자금은 출자금 1480억원, 대여금 1092억원으로 이뤄졌다. 농협은 1200억원을 출자하고, 1372억원을 대여금으로 부담했다. 이들 3개 회사는 상대적으로 부실 PF 비중이 높아서 투자 비중도 높아졌다고 유암코 측이 설명했다. 유암코와 시중은행은 실사와 관계기관 승인을 거친 뒤 다음 달에 배드뱅크를 설립하기로 했다. 은행연합회 측은 배드뱅크 설립으로 인해 ▲민간 자율에 의한 은행의 부동산 PF 부실채권 정리 ▲은행의 자산건전성 제고와 실물경제 지원 여력 확충 ▲PF 사업장 구조조정을 통한 건설사 조기 정상화 지원 등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홍희경기자 saloo@seoul.co.kr
  • [스포츠 돋보기] 셔틀콕 간판 이용대, 근성으로 거듭나라

    ‘셔틀콕’ 강국 한국이 29일 중국 칭다오에서 막을 내린 세계 혼합단체 배드민턴선수권(국가대항 단체전)에서 중국의 벽에 막혀 3위로 대회를 마쳤다. 이번에도 박빙의 승부를 이어가다 승부처에서 고비를 넘지 못했다. 언제나 그렇듯이, 선수와 배드민턴협회 관계자들은 진한 아쉬움을 느끼면서도 “그나마 다행”이라며 안주하고 있을 것으로 여겨진다. 최강 중국을 탓하며 여전히 2인자라고 애써 믿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문제는 2인자의 자리도 위태롭다는 데 있다. 세계 셔틀콕 무대는 최근 급변하는 양상이다. 한국이 주춤거리고 있지만 또 다른 강국 인도네시아와 말레이시아의 도전은 더욱 거세졌다. 게다가 변방국으로 여겨졌던 덴마크, 잉글랜드, 일본, 인도 등의 기량이 크게 향상됐다. 내년 런던올림픽에서 이 같은 양상은 두드러질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한국 배드민턴은 자칫 2류 국가로 전락할 최대 위기에 직면한 것이다. 저변이 취약한 한국은 지난 10년 동안 김동문과 라경민이라는 걸출한 남녀 스타를 축으로 정상권을 지켜왔다. 두 선수는 남자복식과 혼합복식에서 국제대회를 휩쓸며 한국을 복식 최강국으로 견인했다. 하지만 순항하던 한국 배드민턴은 최근 둘의 명맥을 잇지 못해 크게 흔들리는 모습이다. 특히 여자의 경우 라경민에 이어 이효정마저 은퇴하면서 간판 혼복조조차 구성하지 못한 상황이다. 무엇보다 베이징올림픽 스타 이용대가 이후 뚜렷한 발전이 없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최대 고심거리다. 아직도 ‘테크니션’ 김동문의 기량에 뒤진다는 게 중론. 협회는 올해 벽두부터 대표팀 감독을 바꾸고 이용대의 남복 파트너 교체를 논의하는 등 런던올림픽 금메달을 향해 부산한 움직임을 보였다. 최근에는 김학석 부회장이 다시 최전방인 전무로 자리를 옮기고 복식 선발전을 여는 등 다각적인 행보를 이어갔다. 하지만 의도대로 과감하고 파격적인 시도는 결국 없었다. 성한국 감독은 이용대가 정재성과 남복, 하정은과 혼복으로 런던올림픽에 모두 나서는 것이 최선의 금메달 전략이라고 밝혔다.세계 정상권에 있지만 큰 경기에 약한 징크스를 지닌 데다 근성이 떨어진다는 이용대의 분전에 전적으로 기댈 수밖에 없는 현실이다. 런던올림픽에서 ‘진정한 승자’로 군림하기 위한 이용대의 혼신의 노력이 절실히 요구된다. 협회도 이용대에게 분명하게 동기를 부여해야 할 시점이다. 김민수 선임기자 kimms@seoul.co.kr
  • 수도권 2~3개 퇴출 가능성… 뱅크런 재연 우려

    수도권 2~3개 퇴출 가능성… 뱅크런 재연 우려

    저축은행 ‘옥석 가리기’ 2라운드가 시작됐다. 15개 저축은행이 금융 당국의 하반기 공동검사 대상 명단에 오른 가운데 2~3개 저축은행의 퇴출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이에 따라 대규모 예금 인출(뱅크런) 사태가 재연될 수 있다는 우려 섞인 전망도 나온다. 29일 금융 당국과 예금보험공사에 따르면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 예보로 구성된 ‘저축은행 구조조정 태스크포스(TF)’는 2차 구조조정 준비에 들어갔다. 올해 초 8개 저축은행이 영업 정지된 뒤 남은 98개 저축은행이 대상이다. TF는 자산관리공사(캠코)에 저축은행의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부실 채권을 일부 넘긴 뒤 오는 7월 본격적인 구조조정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7~9월 15개사 공동검사 우선 하반기에 금감원과 예보의 공동검사를 받는 15개 저축은행이 구조조정 시험대에 오른다. 이 중 7~9월 공동검사가 실시되는 수도권 소재 2~3개 저축은행에 대해서는 영업 정지 또는 퇴출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다. 이에 대해 금융 당국 관계자는 “특정 저축은행을 염두에 두고 구조조정을 하지는 않는다.”면서 “금감원과 예보의 공동검사는 연초에 결정된 검사 계획상의 일정에 따라 실시되고 상시 구조조정의 일환으로 진행되는 것이라 이해해 달라.”고 설명했다. 저축은행 구조조정의 가장 큰 변수는 예금 인출이다. 지난 1월 삼화저축은행에 영업 정지 조치가 내려진 뒤 저축은행 고객들이 너도나도 예금을 빼내 가면서 부산·부산2·중앙부산·대전·전주·도민·보해 등 7개 저축은행이 유동성 부족으로 문을 닫았다. ●올해 2조원 예금 빠져 나가 하반기에 1~2곳의 저축은행이 영업 정지된다면 이를 도화선으로 2차 예금 인출 사태가 재연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올해 들어서만 저축은행 계좌에서 2조원 넘는 예금이 빠져나가 은행 등으로 흘러간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금융 당국도 저축은행 구조조정으로 예금자들의 불안 심리를 자극하지 않을지 노심초사하고 있다. 그러나 부동산 경기 침체가 길어지면서 대출 부실이 늘어가는 상황을 두고만 볼 수도 없어 난처한 상황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자라 보고 놀란 가슴 솥뚜껑 보고 놀란다고 ‘부산저축은행 사태’ 이후 저축은행에 대한 불신이 커진 상황이기 때문에 영업 정지 등 조치가 필요하더라도 예금 인출 사태 가능성을 고려해 당국이 신중한 결정을 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오달란기자 dallan@seoul.co.kr
  • 반값 등록금 로드맵 6월 확정

    반값 등록금 로드맵 6월 확정

    대학 등록금을 낮추려는 한나라당의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다. 당정 협의를 거쳐 6월 말까지는 내년 예산안에 반영될 구체적인 로드맵을 확정키로 했다. 등록금 및 대학 구조조정 관련 법안 등을 6월 임시국회에서 야당과 적극 협의해 나갈 방침이다. 한나라당은 우선 소득 하위 50% 가구 중 B학점 이상(전체 대학생의 75%) 대학생에게 국가장학금을 소득별로 차등지급한다는 원칙을 세워 놓았다.<서울신문 5월 28일자 8면> 한나라당 김성식 정책위 부의장은 29일 “세금으로 국가장학금을 확대하는 만큼 납세자가 동의할 수 있는 기준이 마련돼야 한다.”면서 “대학생·학부모·대학 당국과도 대화를 통해 의견을 수렴하겠다.”고 밝혔다. 이 과정의 하나로 한나라당은 이날 서울지역 대학의 총학생회장 9명을 국회로 초대해 등록금 문제의 심각성을 직접 들었다. 총학생회장들은 “등록금 때문에 학생들의 미래가 죽어가고 있다. 등록금 영수증에 찍히는 액수가 실제로 ‘반값’으로 내려가야 한다. 포퓰리즘으로 끝나면 안 된다.”며 황우여 원내대표 등을 압박했다. 한 소장파 의원은 “등록금 인하 정책에 미온적인 반대론자들을 대학생·학부모 등의 입을 통해 제압하려는 의도도 있다.”면서 “여론조성, 야당과의 입법 논의, 당정 협의 등 3가지 방안이 가동되고 있는 셈”이라고 설명했다. 한나라당은 민주당이 6월 국회에서 논의하자는 ‘취업후 학자금 상환제(ICL)’의 이자 인하도 적극 검토키로 했다. 김 부의장은 “현재 ICL의 재원은 정부보증채권으로 마련되는데, 이를 국채로 발행하면 이자율을 낮출 수 있다.”면서 “정부보증채도 국채로 보는 국가통계 개편작업을 하는 만큼 국채로 전환할 여지는 있다.”고 밝혔다. 다만 국채로 발행할 때 국가신용등급에 부담을 주는 게 문제다. 한나라당의 한 교과위 위원은 “민주당이 주장한 ‘등록금 상한제’도 6월 국회에서 논의할 수 있다.”면서 “대신 부실대학 구조조정을 위한 사학법 개정안도 함께 논의해야 한다.”고 밝혔다. 교과위에 계류중인 사학법 개정안은 사학 설립자가 원하면 재단을 해산하되, 대학부채 탕감 등 해산 절차에 필요한 경비를 공제하고 남은 돈을 사회복지법인 재산으로 전환할 수 있도록 했다. 그러나 야당은 사학비리를 정당화해 주려는 것 아니냐며 반대해왔다. 한편 황 원내대표는 이날 수업연구에 집중하는 ‘수석교사제’를 6월 국회에서 도입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교사가 학생을 가르치는 일에만 전념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는 수석교사제는 많은 교사들의 염원”이라고 주장했다. 수석교사제는 수업 잘하는 교사가 전문성을 살려 연차가 차면 수석교사가 돼 교수·평가 방법을 연구하고 신임교사들이나 교육실습생에게 수업 컨설팅을 하는 제도다. 이창구기자 window2@seoul.co.kr
  • 여야 ‘반값등록금, 소득5분위이하 차등지원’ 공감

    여야 ‘반값등록금, 소득5분위이하 차등지원’ 공감

    연간 1000만원에 육박하는 대학 등록금을 국가 재정을 동원해 ‘반값’으로 낮추려는 여야의 경쟁이 치열하다. 내년 총선과 대선에서 서민층과 젊은층의 표심을 잡기 위해서는 등록금 문제에서 가시적인 성과를 내야 한다는 데 여야가 인식을 함께하고 있다. 민주당은 지난해 ‘무상 시리즈’를 본격화한 뒤 올 초 ‘3+1’(무상급식·무상보육·무상의료+반값 등록금)로 그 내용을 구체화했다. 한나라당은 2007년 대선 때 이를 꺼내 들었다가 이후 슬그머니 책상 서랍 속에 묻어 두었었다. 지난 원내대표 선거에서 신주류가 승리하면서 등록금 문제를 제1 과제로 삼았다. 정부도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면서 등록금 인하 정책은 내년부터 가시화될 가능성이 커졌다. 한나라당과 민주당이 구상하는 등록금 인하 방안은 비슷하다. 한 해 대학생들이 부담하는 등록금 총액이 약 14조원인데, 장기적으로 이를 7조원까지 줄여 궁극적으로 ‘반값’으로 낮추자는 것이다. 당장 내년에 지원할 액수는 차이가 나는데, 한나라당은 우선 2조원 정도를 반영하자는 것이고, 민주당은 3조 1000억원을 투입하자고 주장한다. 지원 방식 역시 ‘국가장학금’으로 양당이 똑같다. 여야 모두 기초생활수급자·차상위계층·소득하위 1~5분위에 차등으로 등록금(장학금)을 지원하자고 한다. 모든 대학생이 대상은 아니란 얘기다. 그럼에도 여야의 ‘반값 등록금’ 정책은 상당한 차이가 있다. 한나라당은 차등 지원 속에서도 더 ‘선별적’인 지원을 고려하고 있고, 민주당은 비교적 ‘보편적’이라는 점이 가장 큰 차이다. 민주당은 비록 소득구간별로 지원액은 차이가 나지만 소득 5분위 이하 계층에는 어쨌든 장학금의 혜택을 주자는 입장이고, 한나라당은 퇴출 대상 대학이나 성적이 떨어지는 대학생에게는 그 혜택을 줄이자는 것이다. ‘차별 있는 지원’을 전제로 한다는 점에서는 무상급식 논란 때와는 차이는 있지만, 한나라당의 ‘선별적 복지’와 민주당의 ‘보편적 복지’ 대결이 또 한 차례 이뤄지고 있는 셈이다. 한나라당 김성식 정책위 부의장은 27일 “당정 협의를 거쳐야겠지만, 국가장학금 지원 대상 기준을 취업 후 학자금 상환제(ICL) 기준인 평균 B학점 이상으로 정할 것을 고려하고 있고, 대학도 교육과학기술부의 교육지표에서 미달되는 대학은 제외할 것”이라고 밝혔다. 열심히 공부하지 않는 대학생에게는 지원금을 주지 않는 방식으로 최소한의 도덕적 책무를 강제하겠다는 뜻이다. 또 국가 장학금을 활용해 부실 대학을 퇴출시키려는 의지도 담겨 있다. 반면 민주당 박영선 정책위의장은 “한나라당처럼 대학 구조조정과 등록금 인하를 결부시키다 보면 결국 등록금 인하 정책을 시행하기가 어려워진다. 두 사안은 별개로 진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민주당의 등록금 인하안을 주도한 이용섭 의원도 “장학금 지원 기준은 올 7월쯤 나온다.”면서 “한나라당처럼 B학점 이상으로 폭을 좁히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창구기자 window2@seoul.co.kr
  • 산은, 우리금융 인수 여론얻기 총력

    우리금융 인수를 강력하게 추진 중인 산은금융 경영진이 국회·학계·노동조합 설득에 총력전을 벌이고 있다. 산은금융의 우리금융 인수에 부정적인 여론이 그만큼 팽배하다는 얘기다. 김진표 신임 민주당 원내대표가 “법을 개정해서라도 금융지주사 합병 기준을 완화하는 시행령 개정을 막겠다.”고 공언한 데다 이성헌 한나라당 의원은 “민영화 정책의 역주행”이라고 비판했다. 금융지주회사끼리 인수 하한선을 95%에서 50%로 낮추는 법령 개정이 관문이 될 수 있다. 이에 따라 강만수 산은금융 회장이 직원 내부설명회를 연 데 이어 부행장들은 지점을 돌며 우리금융 인수의 긍정적인 면을 부각시켰다. 국가적으로 자산 500조원 이상의 메가뱅크인 ‘챔피언뱅크’ 육성이 필요하다는 점과 합병 뒤 ‘1지주 2은행’ 체제가 되기 때문에 구조조정은 없다는 것을 강조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계에서는 강 회장이 전면에 나서는 것이 역효과를 부른다는 분석도 있다. 금융지주사 합병 자체보다 정권 실세인 강 회장의 행보 자체가 비판여론을 불러일으켰다는 인식 때문이다. 산은금융 주변에서는 최근 산은금융이 우리금융 인수에 실패할 경우 외환은행이나 SC제일은행을 인수하려고 한다는 소문이 국내외 일부 언론에서 기사화되자 SC제일은행 측이 정색하며 해명자료를 내기도 했다. 스탠다드차타드 글로벌 본사 쪽에서는 “정권 실세가 추진한다는 이유만으로 매각 의사도 밝히지 않은 외국계 은행을 특정 지주사가 인수한다는 루머가 나도는 게 이성적이지 않다.”며 황당하다는 반응과 함께 대응수위를 높였다는 후문이다. 까닭에 강 회장의 우리은행 인수 향방에 금융권이 모두 주시하고 있다. 홍희경기자 saloo@seoul.co.kr
  • 여야 “반값등록금 단계 추진”

    여야 “반값등록금 단계 추진”

    여야 정책위원회 의장이 최근의 대학 등록금 인하 논란과 관련, ‘단계적으로 완화해 각 가정의 부담을 현재의 절반 수준까지 내리는 것을 목표로 한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 여야 정책위의장은 나아가 사회의 불공정 문제에도 적극 대처하겠다고 입을 모았다. 한나라당의 이주영, 민주당의 박영선 신임 정책위의장은 26일 서울신문과 각각 가진 인터뷰에서 조만간 정책협의회를 구성해 이 같은 문제 등을 본격적으로 논의하기로 했다. 이주영 정책위의장은 ‘반값 등록금’이 포퓰리즘이라는 지적과 관련, “경제계의 수요에 따른 인력 수급 문제, 대학 진학률, 대학 구조조정 등의 분야를 종합 진단할 태스크포스를 구성해 국가 인력 시스템을 재구성하는 기회로 삼겠다.”고 말했다. ●“대기업 불공정 적극 대처” 사회 불공정 문제에 대해 이 의장은 “대기업·중소기업 간의 불공정 거래, 대기업 간의 담합 문제 등을 제도적으로 개선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 보겠다.”고 밝혔다. 박 의장은 “수십년간 대기업이 누려온 특혜를 줄여서 중소기업에 혜택이 골고루 돌아갈 수 있도록 구체적 방법을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이 의장은 대기업의 자회사 몰아주기 관행을 언급하며 “건전한 기업 문화 유도를 목적으로 한 연기금 주식의 의결권 행사도 어느 정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저축은행 비리에 국정조사를 하자는 데는 이견이 없었으나 시기와 관련해 이 의장은 “검찰의 수사 진행 상황을 보면서 국정조사 시기를 조정할 것”이라고 했다. ●저축銀 국조 시기는 이견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 대해서는 이·박 의장 모두 ‘미국 의회의 결정과 연동된 대응’을 원칙으로 삼았다. 박 의장은 “FTA 발효로 피해를 입게 될 국내 생산·노동자들의 피해 대책 마련”을 FTA 통과의 대전제로 내걸었으며, 이 의장은 “충분히 야당의 제안이 반영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북한’ 요소에는 상반된 견해를 보였다. 이 의장은 남북대화 재개 등 당내 일각에서 주장하는 대북 기조 변경과 관련, “정부의 일관된 태도를 지지하고 있고 국민 다수의 의식도 그 기조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고 본다.”고 답했다. 또 “북한인권법은 6월 임시국회에서 강하게 밀어붙여서라도 반드시 처리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이지운·구혜영기자 jj@seoul.co.kr
  • [與野 정책위의장에게 듣는다] “당내 노선투쟁? 민생·서민정책 말하는데 이념은 무슨…”

    [與野 정책위의장에게 듣는다] “당내 노선투쟁? 민생·서민정책 말하는데 이념은 무슨…”

    ●대학등록금 부담 경감이 목표 →‘반값 등록금’ 정책의 추진 배경은. -황우여 원내대표가 지난 22일 화두를 던지기 이전에 한나라당은 2006년부터 반값 등록금이라는 이름으로 등록금 완화 정책을 꾸준히 추진해 왔다. 특히 국가 장학금 제도를 확충해 왔다. 이명박 정부 출범 당시 900억원 수준이던 국가 장학금이 현재는 5300억원 규모로 늘었다. 그리고 든든학자금 대출제(취업 후 학자금상환제)도 공부는 하고 싶은데 돈 때문에 학교를 못 다니는 학생이 있으면 안 되겠다는 취지로 연간 1000억원 정도 규모로 만들었다. 최근에는 이자율도 아주 저렴하게 낮췄다. 그런데도 과중한 등록금 문제로 매 학기 초가 되면 학내에서 소란이 일어나고 있다. 아직까지 학생과 학부모의 피부에 와닿을 정도로 등록금 부담 완화가 충분치 못하다는 취지에서 던진 화두다. →정책 목표는 이름대로 ‘반값’인가. -등록금 자체 인하보다는 부담을 절반 수준까지 내리는 게 목표다. 차근차근 단계적으로 확충해 갈 것이다. 정책위 차원에서는 조만간 태스크포스(TF)팀을 만들어 등록금 문제, 높은 진학률, 대학구조조정 문제 등도 종합적으로 들여다볼 계획이다. 산업 각 분야에서 필요로 하는 수급 인력에 대해서도 구조적으로 판단하는 새로운 디자인이 될 것이다. →어떤 방식으로 할 것인가. -직접 예산 투자는 한계가 있다. 국민 세금으로 무한정 투자한다는 것은 무리다. 대학 자체적으로도 재원 확보책을 강구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대학 적립금을 꺼내 쓸 필요가 있다. ●한·미 FTA 7월 처리할 수도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동의안은 어떻게 하나. -일단 미국이 전향적으로 움직이고 있으니까 거기에 맞춰 갈 생각이다. 너무 빨리 서두를 필요가 없다. 다만 정부에서 어느 정도 제안할 준비가 됐다고 하면 일단 상정할 것이다. 핵심은 FTA 발효에 따른 국내 산업 피해 보전책 마련 문제인데, 각계 의견을 듣고 여야 간에도 논의를 해 나갈 필요가 있다. →처리 시기는. -미국이 7월 초에 처리한다고 가정한다면, 우리도 7월에 원포인트 국회를 열어서 처리할 수 있을 것이다. 단 야당의 협조를 전제로 한다. →한·유럽연합(EU) FTA 비준안 처리에 따른 부수법안 처리 시기는. -야당과도 상당 부분 의견 접근이 된 부분이니만큼 가능한 한 조속히 처리하겠다. →감세에 대한 입장은. - 지금 이 시점에선 추가 감세 방침을 중단하는 게 맞다. 거기서 나오는 재원, 세계잉여금, 세출 구조조정을 통해 나오는 예산을 서민에게 더 돌아가게 해야 한다. →법인세 감세 철회 방침이 후퇴했다는 지적에 대해선. -당내에선 대체로 소득세 감세 철회는 동의하는 것 같다. 그러나 법인세 부분은 이견들이 있다. 기업의 투자 여력을 키워줄 필요가 있다는 논거를 댄다. 그런 의견까지도 모두 참작해 의원총회 논의를 거쳐서 총의를 모아갈 것이다. 감세 철회 입장은 불변이지만 논의를 해 보겠다는 취지다. →정책 방향을 놓고 당내 노선 투쟁이 진행중이다. -우리 정책의 출발점은 경제 회복의 온기가 서민에게까지 제대로 감지될 단계까지에는 못 미친다는 것이다. 정부 정책의 기조가 서민의 기대에 못 미친다면 정부를 설득해서 그쪽으로 가겠다는 취지다. 민생, 서민 정책을 말하는데 거기에 무슨 이념이 있는가. 도리어 민생 챙기기가 한나라당의 정체성에 더 맞다. 부익부빈익빈을 줄이는 획기적인 정책적 노력이 필요하다고 본다. →정부, 청와대와의 부분적 충돌이 불가피해 보인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당 입장에선 민심을 국정에 적극 반영해서 한나라당 쪽으로 되돌려야만 한다. 정무적인 판단에 있어서 당보다는 청와대·정부가 감도가 떨어질 수 있다. 정부를 설득하는 노력을 더 배가할 것이다. →대북정책 전환 문제가 거론된다. -아직까지 황 원내대표나 나나 정부와 다른 입장을 얘기한 적이 없다. 남쪽의 믿음과 신뢰를 터무니없이 저버리는 경우에는 그에 상응하는 응징이 필요하다. 북쪽에서 아무런 반응도 취하지 않는데 교류 협력만 강화해서 나간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 대북 정책에 대해선 정부의 일관된 태도를 지지한다. 국민 다수의 의식 흐름도 그 기조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고 본다. →북한인권법은 처리하나. -6월 국회 내에 반드시 처리할 것이다. 이것은 이념의 문제와는 또 다르다. 전 세계에서 북한 인권을 방치해선 안 된다는 지적이 많다. 자료 수집도 하고 거기에 필요한 상응조치도 취하고 국제 연대도 해야 북한 인권이 개선되고, 교류 협력을 통해 통일을 이뤄 갈 수 있다. 야당에 강하게 요구할 것이다. ●전관예우 방지법 반드시 관철 →전관예우 방지 차원에서 발의된 공직자윤리법 개정안의 처리 계획은. -반드시 통과시킬 것이다. 지금까지 발의된 15개 개정안을 검토해서 부실 감독 체계를 실효적으로 보완할 수 있도록 법 규정을 강화할 것이다. →한국은행에 검사권을 부여하는 한은법 개정안 처리 방침은. -관련 법안이 현재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계류 중이다. 다만 국회 기획재정위와 정무위 사이에서도 의견이 엇갈리고 있는 게 현실이다. 당 차원에서 방침을 정하기보다는 법사위 의원들의 객관적인 판단에 맡기는 게 맞다고 본다. →통신료 인하는 관철시킬 수 있나. -지난 18일 방송통신위와 당정협의를 하려고 했지만 인하 수준이 너무 미약해 무산됐다. 우리나라 통신비가 세계 각국의 수준에 비해 너무 비싸다. 특히 스마트폰 통신료가 비싸다. 통신사업자의 이익은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크다. 통신 소비자들을 위해 통신사업자의 전향적인 결단이 필요하다고 본다. →고엽제 매몰 문제는 어떻게 처리해야 하나. -우선 진상 규명이 더 시급하다. 미국과의 협조가 잘 안 되거나 할 때는 국정조사나 한·미주둔군지위협정(SOFA) 개정 문제를 논의할 수는 있다. 홍성규기자 cool@seoul.co.kr ●이주영 프로필 ▲1951년 경남 마산 출생 ▲경기고, 서울대 법대, 경남대학교 북한대학원 ▲서울지법·서울고법 판사, 대법원 재판연구관, 부산지법 부장판사 ▲경상남도 정무부지사 ▲16, 17, 18대 국회의원 ▲한나라당 원내부총무, 인권위원장, 수석정책조정위원장 ▲대통령선거 중앙선대위 정책상황실장 ▲한나라당 경남도당 위원장 ▲국회미래한국헌법연구회 대표, 국회사법제도개혁특별위원회 위원장, 국회예산결산특별위원회 위원장 ▲한나라당 정책위의장
  • [사설] 대학 기부금 소득공제 확대 추진할 만하다

    반값 등록금이 정치권의 핫이슈가 된 가운데 정부와 한나라당이 반값 등록금 재원 마련의 일환으로 기업과 개인의 대학 기부금에 대한 소득공제를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현재는 기업이 대학에 기부하는 시설비나 장학금에 대해 50% 소득공제를 해주고 있는데 이를 100%로 확대하겠다는 것이다. 소득공제율 100%가 적용되는 개인의 대학 기부금에 대해서는 10만원까지 환급해 주는 세액공제안도 함께 검토되고 있다. 이는 이주호 교육과학기술부 장관이 국회의원 시절 추진하던 내용이다. 소득 하위 50% 계층에 등록금을 지원해 준다는 큰 틀의 취지에 공감하면서도 실질적인 수단이 없어 고민하던 상황에서 이 같은 방안은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관련 법과 제도를 손질하면 대학에 기부하는 기업이나 개인, 또 기부받는 대학 모두 윈윈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여기에는 단서가 필요하다. 지금까지 기부금 제도가 이래저래 악용되는 사례가 적지 않았기 때문이다. 서울시내 유명 사립대들이 입학사정관제도를 교묘히 활용해 부유한 학부모를 둔 특목고 학생을 집중 선발해 뒷전에서 매년 거액의 대학 기부금을 거둬들여 왔다. 이뿐인가. 지난달에는 서울의 한 외고가 학부모들한테서 학교발전기금으로 3년간 22억여원을 받아 엉뚱한 곳에 유용한 사실이 검찰에 적발됐다. 서울의 사립초등학교 11곳에서도 비슷한 수법으로 돈을 횡령했다. 당정이 추진하는 이번 방안이 제대로 이뤄지려면 대학 기부금 모금 및 사용 내역 등이 철저히 공개되는 것을 전제로 해야 한다. 투명하게 집행되는지를 알지 못한다면 누가 선뜻 기부하려 들겠는가. 투명성이 담보되지 않으면 종전의 횡령 등과 같은 사고가 재연될 소지도 없지 않다. 이와 함께 정부 차원의 대학 구조조정도 병행해야 한다. 국가장학금 지급이 학생 정원도 채우지 못하는 수준 이하 대학에 대한 연명책이 되어서는 안 된다는 얘기다. 정부와 대학이 스스로 자기 살을 도려내는 아픔을 감수하는 의지를 보여야 한다. 당정은 특히 대학 기부금의 수혜 대상이 저소득층 50%로 국한돼 있는데, 나머지 50%와의 형평성 등을 고려해 반값 등록금의 취지를 살릴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 박재완 “대학 기부금 세액공제 검토”

    박재완 “대학 기부금 세액공제 검토”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 후보자의 경제정책은 안정 성장과 일하는 복지다. 정책의 신뢰성을 유지하되 현안을 해결하기 위해 시장친화적이며 창의적 대안들이 검토될 전망이다. 공공요금의 시간대별 차별요금, 대학 기부금에 대한 세액 공제 등이 창의적 대안으로 거론된다. 박 후보자는 25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의 인사청문회에서 “경제정책의 최우선 목표는 안정에 두고 10년 뒤를 바라보는 정책을 펴겠다.”고 밝혔다. 박 후보자는 모두 발언을 통해 물가 안정과 일자리 창출, 안정 성장을 위한 경제체질 강화, 성장 잠재력 제고, 부문별 격차 축소 등 4가지 과제에 힘쓰겠다고 밝혔다. 주요 추진 정책으로는 의료·교육·관광 등 고부가가치 서비스산업과 제조업의 시너지 구현, 대·중소기업 동반성장을 통한 건강한 기업생태계 구축 등이다. 박 후보자는 “정부의 3% 물가상승률 목표는 지키기가 어렵다.”며 “공공요금 인상은 시기를 조율해 충격이 쏠리지 않게 하겠다.”며 사실상 4%대로 물가 정책 목표를 수정할 가능성을 내비쳤다. 이어 “관련 부처와 협의를 해봐야 하지만 시간대별 차등요금 등 요금 부과 체계 개편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5% 경제성장률 목표 유지에 대해서는 수출증가와 교역조건 악화 등 상반되는 요인들이 있어 지켜봐야 한다며 “가급적이면 여러 전문기관들의 의견을 수렴해 시장의 신뢰를 얻도록 6월 말에 (올해 경제전망 수정치를) 발표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대학 반값 등록금과 관련, “등록금 부담을 낮추는 것에 대해 관심이 많다는 측면에서 대학 기부금에 대한 세액 공제를 창의적 대안 중 하나로 검토해 보겠다.”고 밝혔다. 대학 기부금 세액 공제는 정치 후원금에 대한 세액 공제처럼 기부금을 10만원까지 환급해 주자는 제도로 이주호 교육과학기술부 장관이 국회의원 시절 추진했던 것이다. 무상복지 논란에 대해서는 복지의 4대 원칙을 제시하며 “무상복지는 흠결이 있어 동의가 어렵다.”고 밝혔다. 박 후보자가 내세우는 4대 원칙은 일하는 복지여야 하고, 도덕적 해이가 없고, 재정적으로 지속가능해야 하며 필요한 사람에 대한 맞춤형 복지다. 재정건전성과 복지 중 어느 것이 중요하냐는 질문에는 “재정건전성이 국제 금융위기를 극복하는 1등 공신이었고 작은 정부가 평소 소신”이라며 “현재 복지 수준이 낮지만 설계된 제도가 연차적으로 정착되면 상당한 수준으로 올라갈 수 있다.”고 말했다. 감세 논란에 대해서는 정책의 신뢰성, 세계적 경쟁 등의 요소로 예정대로 집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후보자는 “당정 간, 야당과의 충분한 협의를 통해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 “비과세 감면 등을 조정해 소득 재분배 기능을 높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박 후보자는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시절 금융정책 기능을 현 기획재정부에서 금융위원회로 옮기는 정책을 입안했다. 이 개편이 현재의 저축은행 사태를 유발시켰다는 지적에 대해 “값싼 구조조정, 저축은행의 수익 탐닉, 소홀한 감독 등이 합쳐져 나타난 것인지 조직 개편에 따른 것은 아니다.”고 반박했다. 이어 “금융감독체제에 대한 정답은 없고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답변했다. 메가뱅크 논란에 대해서는 “금융산업의 발전, 민영화의 필요성, 대형은행의 필요성 등을 감안해 공적자금관리위원회가 결정할 사안”이라며 말을 아꼈다. 전경하기자 lark3@seoul.co.kr
  • [높아지는 경제 불확실성(하)] “가계부채가 한국금융 최대 위협”

    국제신용평가사인 무디스가 한국의 은행산업에 위기를 줄 수 있는 가장 큰 위험 요인 중 하나로 가계부채 비율 증가를 지적했다. 25일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무디스는 “한국의 은행산업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수익성, 자산의 질 등의 측면에서 서서히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면서 “그러나 가계부채 비율 증가는 향후 위험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 가처분소득 대비 금융부채 비율은 해마다 증가하고 있으나, 국내총생산(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도 2004년 신용카드 위기 이래 지속적으로 나빠지고 있다는 것이다. 무디스는 특히 “주택담보대출의 30~40%가 실주택매수 수요가 아닌 투자나 소비목적에 있는 것으로 파악돼 앞으로 문제가 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해 향후 주택담보대출을 포함한 가계부채 문제가 국내 은행들의 신용등급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무디스는 “한국의 은행들은 부실 여신 비율과 자산대비 수익률(ROA)이 호전되고 있지만, 홍콩이나 싱가포르 은행들이 중국 비즈니스 확대 등을 통해 글로벌 금융위기로부터 완전히 벗어나 지난해 초부터 대출이 급증하는 것과 비교하면 다소 뒤처져 있다.”고 평가했다. 우리나라 경제 전반에 대해서는 비교적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무디스는 지난 9일 발표한 한국정부에 대한 ‘크레디트 오피니언’ 보고서에서 “지속가능한 경제성장을 위한 정책적 지원이 가동되고 있고 재정 적자 수준도 관리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봤다. 한국 신용등급의 강점으로는 빠른 경기 회복과 양호한 성장전망, 수출 분야의 강한 경쟁력, 양호한 재정건전성, 외환위기 이후 진행된 구조조정 및 혁신을 꼽았다. 반면 글로벌 금융위기에 대한 은행 분야의 외부 취약성과 지정학적 이벤트 리스크는 약점으로 제기됐다. 무디스는 “은행의 외부차입 취약성과 공공부채의 안정적 유지 가능성 등은 잠재적 위험요인이기 때문에 한국 정부는 거시건전성 강화 노력과 재정건전화 노력에 대한 적극적인 홍보활동을 벌여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어 “지정학적 리스크는 북한의 권력승계 과정에서 높게 지속될 수 있다.”면서 “그러나 군사적 충돌 및 북한정권 붕괴 등과 같은 극단적인 상황이 발생할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전망했다. 무디스는 이날부터 27일까지의 일정으로 기획재정부, 한국은행, 금융감독원, 금융위원회, 외교통상부, 전국경제인연합, 한국개발연구원(KDI) 등을 방문해 한국의 재정건전성, 금융분야 주요 사안, 지정학적 리스크 등을 살펴보고 있다. 황비웅기자 stylist@seoul.co.kr
  • [사설] 부실대학들 자율정리할 길부터 터 주자

    정치권에서 ‘반값 등록금’ 논쟁이 뜨거운 가운데 부실 대학의 구조조정이 또다시 화두로 떠올랐다. 반값 등록금을 추진하되 부실 대학에 대한 퇴출도 동시에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다. 강제가 아닌 대학 스스로 문을 닫을 수 있는 퇴로를 마련하는 것은 정부로서 마땅히 해야 할 일이다. 대학의 퇴출을 쉽게 하기 위한 출구전략 차원에서다. 물론 자율이든 타율이든 부실 대학에 대한 정의 및 기준은 필요하다. 뚜렷한 규정은 없지만 부실 대학이라면 학생이 정원에 턱없이 부족하거나 법정 교수 확보율 기준을 제대로 이행하지 못한, 즉 경쟁력이 없는 곳이라고 할 수 있다. 취업률과 학생 중도탈락률, 전임교원 1인당 논문실적 등도 고려될 수 있다. 현재 우리나라 대학은 4년제가 200곳, 2~3년제가 146곳이다. 전국의 웬만한 지역엔 대학이 있다. 대학 진학률이 82%에 달하는 것과 달리 지방과 수도권 대학 간의 정원 충원 양극화는 심각하다. 교육과학기술부에 따르면 4년제 비(非)수도권 대학 126곳 가운데 정원을 채우지 못한 대학은 무려 51.6%인 65곳이다. 2~3년제 대학까지 포함시키면 훨씬 늘어난다. 오죽하면 열악한 교육 여건을 빌미로 23개 대학에 교과부가 신입생 학자금 대출을 제한했겠는가. 대학 설립 후 학교 발전을 위해 한 푼도 투자하지 않은 껍데기 재단도 한두 곳이 아니다. 부실 대학의 정리는 불가피하다. 2015년부터는 인구 감소에 따라 대학 신입생도 급격히 줄어든다. 스스로 정리할 수 있는 길을 터줘야 한다. 국회에 계류 중인 정부의 사립학교법 개정안도 정치권이 전향적으로 다뤄야 한다. 개정안에는 설립자가 원하면 재단을 해산할 수 있고, 대학 부채 탕감을 비롯한 해산 절차에 필요한 경비를 공제받을 수 있도록 했다. 남은 재산에 대해 사회복지법인 등 공익법인 전환도 가능하도록 했다. 나아가 사회적 합의를 전제로 설립자의 ‘생계’를 보장해 주는 방안도 고려해 봄직하다. 정부는 초중등 사학에 대해서는 한시적인 특례 조항으로 35곳을 퇴출시킨 선례도 있다. 정부는 부실 대학이 더 큰 사회적 혼란을 부르고, 비용을 치르기 전에 출구를 찾을 수 있도록 법적 제도를 서둘러 정비해야 할 것이다.
  • 지방은행, 수도권 공격적 마케팅 왜

    지방은행, 수도권 공격적 마케팅 왜

    ‘작지만 강한’ 지방은행들이 수도권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외환위기 이후 서울 지역 영업점에 대해 대대적으로 구조조정을 단행했던 지방은행들이 최근 들어 실적 호조를 바탕으로 다시 점포 수를 늘리는 등 공격적인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이 같은 움직임은 지역에서 한계를 느낀 지방은행들이 자금 사정이 풍부한 서울에서 성장 가능성을 찾기 위한 방안이다. 지방은행의 수도권 점포들은 여·수신 실적이 좋고 시장도 넓어 영업망 확충은 상당 기간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전국 6개 지방은행이 서울에서 영업 중인 점포는 총 21개. 은행별로는 광주은행이 6개로 가장 많고 전북은행이 4개로 두 번째다. 부산·대구·경남은행은 각각 3곳의 점포를 운영하고 있고, 제주은행도 지점 2개를 개설했다. 지방은행들은 1~2년 전부터 점포 수를 늘리고 서울지점의 기능을 강화하는 등 수도권 공략에 적극 나서고 있다. 전북은행은 당초 6개였던 서울 점포를 외환위기 이후 1개로 줄였다가 지난해부터 다시 늘리고 있다. 2010년 강남과 여의도에 지점을 개설한 데 이어 올 3월 서초지점을 여는 등 영업망을 확대하고 있다. 올해 다시 1~2개 점포를 추가로 개설할 예정이다. 또 본점에 있던 자금부와 투자금융부 기능을 서울지점으로 이관해 수도권 영업을 대폭 강화했다. 광주은행은 지방은행 가운데 가장 공격적인 영업을 하고 있다. 1990년대 말까지 서울과 인천,부평 등지에서 10여개 지점을 운영했으나 외환위기 이후 서울 지역 점포 3개만 남기고 모두 철수했다. 하지만 지난해 구로금융센터지점과 마포금융센터지점 등 2곳을 추가 개설하는 등 모두 6개 지점으로 다시 늘렸다. 부산은행의 수도권 점포 수는 외환위기 이전까지 서울 지역 9개, 인천 1개 등 총 10개였으나, 현재는 서울영업부, 여의도, 강남지점 등 3곳이 영업 중이다. 지난 3월 금융지주 출범을 계기로 수도권 지역을 중심으로 점포망을 확대할 예정이다. 올해 안으로 서울 구로디지털공단 지역에 제4지점을 개점할 방침이다. 이 같은 영업망 확대에 힘입어 지방은행들의 수도권 점포의 영업실적도 호조를 보이고 있다. 특히 수도권 점포의 여·수신고는 각 은행의 전체 영업실적에서 예상 밖으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게다가 한계상황에 놓인 지방과 달리 성장 가능성이 높아 지방은행의 수도권 공략을 촉진하는 주요인으로 꼽힌다. 전북은행의 경우 2010년 말 서울 지역 3개 점포의 수신고가 1조 5614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북은행 전체 86개 점포의 총수신고 7조 833억원의 22%를 차지하는 것이다. 여신도 7756억원으로 전체 여신규모 5조 7114억원의 13.6%를 차지했다. 광주은행의 2010년 말 수도권 지점 수신고는 3조 1470억원으로 전체의 25.45%, 여신은 1조 7450억원으로 15.9%에 이른다. 부산은행의 경우 수도권 여신이 2조원으로 2011년 현재 총여신액 23조 4000여억원의 8.6%를 차지한다. 수신 규모는 3조 8000여억원으로 전체 수신의 14.5%를 차지하고 있다. 대구은행도 전체 수신 실적 23조 8112억원 가운데 3개 수도권 지점이 차지하고 있는 비중이 5.7%인 1조 3585억원이다. 여신은 18조 2379억원 가운데 11.7%인 2조 1420억원에 이른다. 지방은행들이 수도권 공략을 강화하는 것은 연고 지역은 이미 한계상황에 왔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지방은 인구가 점차 줄고 있고, 노령화가 급격하게 진행될 뿐 아니라 금융시장도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어 이미 정체기에 접어들었다는 분석이다. 반면 수도권은 자금이 풍부하고 시장이 넓어 성장 모멘텀을 만들려면 수도권 진출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수도권에 진출한 지방은행들은 자본이 거대하고 영업망이 촘촘한 시중은행과 정면승부를 하기보다는 틈새시장을 파고드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 주로 출향 인사와 지역에 연고를 둔 기업을 대상으로 한 이른바 ‘ 애향심 마케팅’이다. 제2금융권의 높은 금리에 부담을 느끼는 수도권 중소기업도 지방은행 수도권 점포들의 주요 공략 대상이다. 시중은행보다 문턱을 낮춰 알뜰한 중소기업을 발굴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이 같은 전략으로 지방은행들의 순익과 건전성도 크게 높아졌다. 전체적인 이익 규모는 시중은행과 비교할 수 없지만 자본 대비 순익 실적은 훨씬 좋다. 대구은행은 올해 1분기 순익이 전년 같은 기간 대비 21.2% 증가한 1007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순이익도 2274억원으로 전년에 견줘 33.4% 증가했다. 올해 순이익은 3200억원을 목표로 하고 있으나 초과 달성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전북은행의 올 1분기 순익은 219억원이다. 사상 최고 실적이다. 전북은행은 이 같은 실적을 바탕으로 우리캐피탈을 인수하는 등 영업 분야를 확장하고 있다. 광주은행 관계자는 “본점이 있는 광주광역시에만 점포가 70여개로 포화 상태에 이른 만큼 향후 수도권을 주요 공략 타깃으로 삼고 영업망을 넓혀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전주 임송학기자 shlim@seoul.co.kr
  • 사립대 등록·적립금 회계 분리공개

    오는 8월부터 각 사립대학의 등록금과 적립금 회계가 분리해 공개된다. 이로써 재단이 부담하는 법인전입금이나 학교 수입금을 적립금 형태로 수천억원씩 쌓아 두고도 학부모 주머니만 털려는 대학들의 근거 없는 등록금 인상 러시에 제동이 걸릴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기회에 베일에 싸인 사학재단의 회계를 투명하게 공개해 부실대학의 구조조정 근거로 삼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교육과학기술부는 “등록금 회계와 기금(적립금)회계를 분리해 수입과 지출 내역을 별도로 공개하도록 한 ‘사학기관 재무·회계에 대한 특례규칙’이 지난해 발효됨에 따라 오는 8월 마무리되는 전국 4년제 사립대의 2010 회계연도 결산 결과를 인터넷(대학알리미)에 공개할 예정”이라고 25일 밝혔다. 지난 2009년 입안된 특례규칙은 사립대의 주요 재원인 적립금과 등록금 회계를 별도로 공개해 각각의 수입과 지출 내역을 투명하게 공개하도록 했으며, 이는 지난해 편성예산부터 적용된다. 이에 따라 오는 8월부터 대학의 등록금과 적립금 회계가 분리 공개되면 각 대학이 적립금을 장학이나 연구기금 등에 얼마나 사용하는지를 낱낱이 확인할 수 있게 된다. 이와 관련, 교육계 안팎에서는 사립대 회계 분리 조치와 함께 정부의 예산 지원을 통한 등록금 인하정책을 사립재단의 교육비리 철폐와 부실대학의 구조조정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참여연대 관계자는 “기계적인 반값 등록금이든 소득 분위별 장학금 지원을 통한 간접 지원이든, 국가 예산이 투입되면 사립대도 공공의 의무를 반드시 지게 해야 한다.”면서 “더불어 투명한 사립재단의 예산 공개를 부실대학을 구조조정하는 기회로 삼아 고등 교육의 질을 높이고 미래 경쟁력을 확보하는 계기로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실제로 대다수 사립대학들이 보유한 적립금 규모는 무려 7조원에 이르고 있다. 2009년 결산 기준으로 전국 149개 4년제 사립대의 누적 적립금은 6조 9493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세부 항목별로는 건축 적립금이 46%로 가장 많았고, 이어 기타 적립금(34.8%), 연구 적립금(9.2%) 등의 순이었다. 반면 장학 적립금은 8.6%에 불과해 사립대들이 학생 교육은 방관하고 건물 짓기 같은 외형적인 성장에만 치중한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교과부 관계자는 “대학이 적립금을 쌓아두거나 시설공사를 위한 기금으로만 쓰지 말고 연구나 장학기금으로 지원해 학생들의 등록금 부담을 낮추는 데도 활용하도록 유도할 방침”이라면서 “이를 통해 사립대학의 예·결산 실태조사를 강화하는 한편, 대학 평가지표로도 활용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최재헌기자 goseou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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