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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3일 TV 하이라이트]

    ●러브 인 아시아(KBS1 밤 7시 30분) 캄보디아에서 온 라본타이는 순댓국집 며느리로 하루하루를 바쁘게 보내고 있다. 5년 전 한국으로 시집온 그는 이제 못하는 한국 음식이 없을 정도로 베테랑 주부가 다 되었다. 막내 딸처럼 자신을 예뻐하는 시아버지와 든든한 남편, 그리고 올해로 4살 된 아들과 백일을 갓 넘은 예쁜 딸 덕분에 행복하다는 그의 일상을 엿본다. ●삼국지(KBS2 밤 12시 35분) 조조는 손견으로부터 군사를 지원받아 장안으로 천도하는 동탁을 뒤를 쫓는다. 손견은 잿더미로 변해버린 낙양의 황궁 안에서 천자의 옥새를 손에 넣는다. 한편 유비, 관우, 장비 삼형제는 선황들의 영령 앞에서 다시 한번 한실의 부흥을 다짐하고, 동탁의 서량군에 패퇴하고 돌아온 조조는 유비와 함께 원소를 찾아간다. ●MBC 창사특별기획 빛과 그림자(MBC 밤 9시 55분) 밀항을 결심한 태수는 기태(안재욱)에게 함께 떠나자고 권한다. 하지만 기태는 복수를 위해 남겠다고 말한다. 김 부장은 기태의 위치가 발각되었고 사살 명령까지 떨어졌다는 사실을 알고 고민에 빠진다. 한편 태수와 함께 포위망을 뚫고 도망치던 기태는 골목에서 수혁을 만난다. ●일일연속극 오늘만 같아라(MBC 밤 8시 15분) 재경은 옥자를 만나 효진과 해준(김승수)의 결혼에서 사부인은 옥자 하나뿐이라고 단호하게 선을 긋는다. 한편 미호와 주유소 손님의 사소한 다툼이 경식과 춘복의 말싸움으로 번진다. 그리고 춘복은 미호를 대하는 태도가 달라져 직원들이 사장님께 실망했다는 경식의 말을 듣고 생각에 잠긴다. ●헬스 투데이(EBS 오전 6시) 50대 이상의 시니어라면 누구나 겪는 부위별 통증. 그중에서도 뼈 사이 마디나 미세한 부위의 통증은 간과하기 일쑤다. 그래서 통증 잡는 체조를 준비했다. 지난주에 허리, 무릎, 어깨 등 큰 부위의 통증을 잡는 체조를 배워봤다면 이번 주에는 작은 근육을 중심으로 보다 작은 부위의 통증을 잡는 체조를 다뤄본다. ●가족(OBS 밤 11시 5분) 경북 안동. 선비의 고장인 이곳에 조선시대 뿌리 깊은 양반 출신 선비와 안데르센 명작동화에 나올 법한 공주님이 살고 있다. 옛것을 고수하며 살아가는 조선시대 양반 출신 이태동 할아버지와 화려한 것을 좋아하는 영락없는 공주님 정옥분 할머니. 이들이 부부라는 이름으로 살게 된 지도 어느덧 반평생이 다 돼 간다는데….
  • 삼성·하이닉스 2강 ‘굳히기’ 시장 점유율 70% 시간문제

    삼성·하이닉스 2강 ‘굳히기’ 시장 점유율 70% 시간문제

    세계 3위 D램 반도체업체인 일본 엘피다메모리가 경영난을 이기지 못하고 파산보호 신청에 나서면서 주력 D램 가격이 4개월 만에 1달러를 회복했다. D램업계가 삼성전자·하이닉스 등 한국업체들의 독주체제로 재편될 것이 확실시돼 가격 반등의 수혜를 누리게 될 전망이다. 11일 반도체 가격정보사이트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주력 D램 제품인 DDR3 2기가비트(Gb) 256M×8 1333메가헤르츠(㎒) 제품의 이달 상반기 고정거래가격은 직전 기간인 지난달 하반기(0.94달러)보다 6.82% 오른 1.00달러를 기록했다. 이 제품은 처음 통계를 내기 시작한 2010년 9월만 해도 4.34달러에 달했지만, 정보기술(IT) 업계의 부진으로 PC 수요가 줄면서 지난해 6월에는 2달러 선으로 떨어졌다. 11월에는 심리적 마지노선인 1달러 밑으로 추락했고, 지난해 12월과 지난 1월에는 0.88달러로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다. ●D램 가격 4개월만에 1弗 회복 하지만 지난달 엘피다 파산설이 돌기 시작하면서부터 반등에 나서 2월 하반기(0.94달러)부터 다시 오르기 시작했다. 제품 가격이 조금이나마 오른 건 지난해 5월 이후 9개월 만이다. 특히 엘피다는 지난달 27일 파산보호 신청을 하면서 4480억엔(약 6조 2500억원)에 달하는 부채를 갚기 위해 공장 매각 등 구조조정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제품을 만들수록 쌓이는 적자를 줄이기 위해 감산에도 나서야 한다. 이미 엘피다의 공장가동률은 파산보호신청 이후 50% 정도로 낮아진 것으로 알려졌다. ●마이크론-엘피다 합병 불투명 여기에 국내 업체들과의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한 필수 과제인 미세공정 전환작업 역시 자금 부족으로 늦어지고 있다. 20나노급 D램의 경우 삼성전자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양산에 들어갔고, 하이닉스도 올해 상반기 중 생산을 시작할 계획이다. 하지만 엘피다는 지난해 5월 세계 최초로 25나노 제품을 개발했다고 발표해 놓고 아직까지도 제품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경영 사정을 볼 때 올해 안에 양산하기도 어려워 보인다. 이런 이유들로 엘피다는 D램 생산량을 크게 줄여나갈 것으로 보인다. 자연스럽게 2분기부터는 반도체 공급이 줄어 D램 가격이 본격적으로 오르게 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이에 따른 반사이익은 국내 업체들이 차지할 전망이다.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세계 D램시장 점유율은 삼성전자가 44.3%, 하이닉스가 23.3%를 차지해 한국업체의 글로벌 점유율이 67.6%에 달했다. 특히 삼성전자는 올해 반도체에 15조원을, SK그룹에 인수된 하이닉스는 4조 2000억원을 투자하기로 하는 등 경쟁업체와의 격차를 벌려가고 있어 70%를 넘어서는 것도 시간문제로 보인다. ●2강 1중 체제로 개편 전망 이 때문에 세계 D램업계는 삼성전자와 하이닉스가 선두로 나서고 엘피다의 일부 자산을 인수한 마이크론이 뒤쫓는 ‘2강 1중’ 체제로 재편될 것으로 보인다. 이승우 신영증권 연구원은 “과거 사례를 볼 때 D램 업체 간 합병이나 합종연횡이 성공한 사례는 한번도 없었다.”면서 “마이크론과 엘피다가 합병하더라도 기술이나 자금 여력이 달려 국내 업체에 큰 타격을 주지는 못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류지영기자 superryu@seoul.co.kr
  • [테마로 본 공직사회] (37) 별정직의 설움

    올해 공무원 생활 20년째인 박모 과장은 새 정부가 들어설 때마다 조마조마하다고 했다. 중앙부처에 근무하며 우수 공무원 표창도 여러 차례 받은 그이지만 신분이 보장되지 않는 별정직인 탓이다. 일반직처럼 “특별한 귀책 사유가 없을 경우 정년까지 의사에 반해서 퇴직하게 할 수 없다.”는 국가공무원법 등에 의한 신분 보장을 받지 못한다. 새 정부가 들어서면 빼놓지 않고 손을 대는 부분이 정부 부처의 군살 빼기이고, 각 부처의 인원을 줄이는 과정에서 별정직은 우선 감축 대상이 된다. 2002년에 생긴 근무 상한 연령 제도만 있을 뿐 명확한 임기 규정도 없어 임용권자인 해당 기관장이 상황에 따라 ‘잔류와 퇴출(면직)’을 결정할 수 있다. 4년 전 새 정부가 들어섰을 때 총리실을 비롯한 각 부처에서는 별정직들이 대거 직급을 낮추는 상황이 벌어졌다. 해당 부처의 별정직 정원이 줄자 정원이 남아있던 아래 직급으로 자진해 내려간 고육지책이었다. 직급을 5급으로 낮췄던 과장급이 4년이 지나서야 원래 직급으로 복귀할 수 있었던 예도 있다. 해외 공관의 공사 등을 지낸 한 문화체육관광부 퇴직 공무원도 재직 당시 직급을 낮춰 공무원직을 유지한 일이 있었다고 말했다. 할당 인원이 비교적 많은 낮은 직급으로 내려가는 일은 드문 예도 아니다. 기관장이 바뀌어 새 별정직 직원이 유입될 때도 빠듯하게 정해진 정원 탓에 설 자리를 잃을까 그들은 불안해한다. 이 때문에 10년 넘게 근무해 온 장기 근무 별정직들은 일반직으로의 전직을 꿈꾼다. 그러나 전직은 하늘의 별 따기다. 규정상 불가능하지는 않지만 잘 이뤄지지 않는다. ●국·실 이동 땐 사직서 쓴 후 재임용 전직을 위해선 공무원 공채시험에 준하는 별도 시험에 합격해야 하지만 시험 기회를 얻기도 어렵다. 별정직이 당초 속해 있던 국·실을 넘어 이동할 경우에는 일단 현직에서 사직서를 쓰고 난 뒤에야 재임용 형식으로 옮길 수 있다. 이때도 ‘동일 소속 기관장 밑의 유사 업무’로 제한돼 있다. 부처별로 별정직 총원과 직급별 별정직 인원이 정해져 있어 이를 넘지 못하게 돼 있다. 그렇지만 일선 인사업무 담당자들은 “별정직의 경우 항상 총원을 다 채우지 않고 비워놓는다.”고 말한다. 그래야 인사 변동 수요가 발생할 때 새로운 별정직 인사를 충원할 수 있기 때문이다. 참여정부 시절 신설된 장관 정책보좌관직은 일반직, 계약직과 함께 별정직이 갈 수 있는 ‘삼복수직’이지만 별정직의 경우 해당 장관이 바뀌면 자동 면직된다. ●실적평가 가능 영역 일반직 통합 추진 별정직은 전문성을 갖춘 인재를 필요할 때마다 탄력성 있게 충원하기 위해 마련된 제도다. 일반직이 한 자리에 오래 있지 않고 이곳저곳 순환근무를 함에 따라 전문성을 갖지 못하는 점을 보완할 수 있다. 총리실의 한 인사담당자는 “별정직은 한 분야에서 오랫동안 근무해 업무를 세세하게 파악할 수 있고, 일반직 공무원들이 갖추기 쉽지 않은 정무적 감각과 인적 네트워크 등도 겸비할 수도 있다.”고 평가했다. 이런 이유로 비서직과 의전, 공보, 정무직 등이 별정직의 장점을 잘 발휘하는 분야로 꼽힌다. 행정안전부의 고위 관계자는 “대다수 별정직은 일반직과 직무상 큰 차이가 없는데도 승진, 파견, 전보 등 인사에서 불이익을 받고 있다.”면서 “비서직을 제외한 실적 평가가 가능한 나머지 영역에서는 일반직으로의 통합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석우 선임기자 jun88@seoul.co.kr
  • [Weekend inside] 전국 도시철도 지하철역 위탁-직영관리 딜레마

    [Weekend inside] 전국 도시철도 지하철역 위탁-직영관리 딜레마

    “직영이냐, 위탁이냐.” 대전도시철도공사 직원 친·인척들이 무더기로 역무원에 채용된 사실<서울신문 3월 2일 자 12면>이 드러나면서 지하철 역 위탁관리가 주목을 받고 있다. 대구·인천·광주 등도 예산 절감을 위해 일부 역을 위탁관리하고 있다. 하지만 정부의 ‘비정규직 감축’과 ‘비용절감’이란 모순된 정책이 충돌, 딜레마에 빠졌다. ●대전·대구 위탁관리 年2억~40억 절감 9일 대전도시철도공사에 따르면 지하철 1호선 22개 역 중 20개 역을 위탁관리해 연간 40억원을 절감한다. 월급 400만원이 넘는 정규직 대신 140만~150만원에 계약직을 채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공사는 모든 역을 직영하면 인건비가 연간 96억 7380만원에 이르지만 위탁관리하면 57억 5760만원에 그친다. 대전지하철은 연간 적자액이 220억원이다. 대구도 56개 지하철 역 중 14개 역을 위탁 운영한다. 대구도시철도공사는 위탁 역당 연간 3억 2600만원을 지급한다. 직영하면 인건비가 6억 200만원에 이르러 1개 역당 2억 7600만원을 절감한다. 대구는 오는 9월 개통하는 2호선 경산 연장구간 3개 역 중 2곳도 위탁 운영할 계획이다. 광주도 19개 중 시·종점 역 2곳을 제외한 17개 역을 위탁관리한다. 각 지역 도시철도공사는 예산절감뿐 아니라 부담 없는 역무원 관리와 손쉬운 비정규직 구조조정 등을 이유로 위탁관리를 도입했으나 적잖은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낙하산 인사 의혹이다. 대전지하철의 경우 통합역장을 포함한 18명의 위탁 역장 중 절반인 9명이 공사 직원 및 시 공무원 출신이다. 나머지 역장도 군인·경찰 출신으로 기업체 출신은 4명밖에 되지 않는다. 반면 대구는 공사 직원 인사적체 등으로 골머리를 앓는 것으로 알려졌다. 역무원의 전문성도 떨어진다. 개인사업자인 역장이 마음대로 뽑을 수 있기 때문이다. 민간경영기법을 도입한다는 목적과 달리 공사 직원의 부인 등이 업무를 차지하기도 한다. 공사가 이들을 교육하려고 해도 인사권자가 아니다 보니 프로그램 전달 수준에 그친다. 업무의 연속성도 떨어진다. 퇴직 공무원이 맡은 역장은 나이 제한(61세)에 걸려서, 역무원은 역장이 바뀌면서 재계약이 안 되는 경우가 많은 탓이다. 가장 중요한 안전성이 문제가 될 수 있다. ●인사문제·안전성 우려 김용덕 대전도시철도공사 기획홍보팀 차장은 “직영과 위탁관리의 장단점이 있는 데다 정부의 비정규직 감축과 예산 절감이란 상호 모순된 정책 사이에서 어떤 운용방법이 옳은지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러다 보니 정부의 진단도 엇갈린다. 감사원은 2008년 대전도시철도공사가 역 위탁관리로 예산을 절감했다며 공기업 수범사례로 선정했으나 2010년 공기업 선진화조직진단에서는 직영을 권유했다. 대전지하철이 2006년 3월 개통 이후 국내 처음으로 전체 역을 위탁관리하다 지난해 4월 지족역, 지난달 정부청사역을 직영 체제로 바꾼 이유다. 금홍섭 대전참여자치시민연대 사무처장은 “지하철 역 위탁관리는 서비스, 안전관리, 업무능력 등에서 문제가 될 수 있다.”면서 “장기적으로는 직영으로 가야 한다. 공공 부문은 정규직이 맡는 게 맞다.”고 지적했다. 대전 이천열기자·전국종합 sky@seoul.co.kr
  • 작년 폐업·구조조정 퇴직 100만명 넘었다

    지난해 회사 폐업 및 도산, 구조조정, 기타 회사 사정 등으로 퇴직했던 상시근로자가 100만명을 넘은 것으로 나타났다. 구조조정이나 정리해고를 뜻하는 ‘경영상 필요에 의한 퇴직’(10만 2000명)도 전년 대비 30% 늘어나 처음으로 10만명을 넘어섰다. 8일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지난해 고용보험 피보험자격을 상실한 사람 중 비자발적 사유로 인한 사람은 전체의 39.6%인 213만 5000명으로 집계됐다. 고용보험은 상시근로자(상용+임시)의 취업동향을 보여주며, 고용보험 비자발적 상실자가 크게 늘어난 것은 지난해 경기가 살아나지 못한 가운데 특히 건설경기가 부진에 빠지면서 폐업·도산업체가 양산됐기 때문이다. 고용보험 비자발적 상실자를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질병이나 부상, 계약기간 만료 등에 따른 상실자는 감소한 반면 회사의 폐업 및 도산, 구조조정 및 정리해고 등 근로자의 의사에 반해 ‘어쩔 수 없이’ 자격을 상실한 경우가 크게 늘어났다. ‘폐업, 도산, 공사중단’ 등으로 소속 회사가 아예 문을 닫아 고용보험 피보험자격을 상실한 근로자 역시 전년 대비 5.6% 증가한 21만 6000명에 달했다. 여기에 ‘기타 회사사정에 의한 비자발적 퇴직’은 2.3% 늘어난 72만 8000명으로 집계됐다. 계속 일을 하고 싶지만 회사가 경영이 어려워 문을 닫거나 구조조정 등을 실시하면서 일자리를 잃은 이가 100만명을 넘은 셈이다. 오일만기자 oilman@seoul.co.kr
  • 한·중 수교 20돌 기념 95부작 ‘삼국지’

    한·중 수교 20돌 기념 95부작 ‘삼국지’

    ‘적벽대전 1부-거대한 전쟁의 시작’(2008) ‘적벽대전 2부-최후의 결전’(2009) ‘삼국지:용의 부활’(2008) ‘삼국지:명장 관우’(2011) 까지 근래 들어 극장에 걸린 삼국지를 소재로 한 영화만 4편에 이른다. ‘삼국지’만큼 끊임없이 콘텐츠로 만들어지는 고전도 보기 드물다는 방증이다. 천하의 패권을 둘러싸고 쟁패를 벌이는 주요 캐릭터들은 보는 시각에 따라 간웅일수도, 무능한 리더로도 뒤바뀔 수 있을 만큼 입체적이어서 다양한 해석이 가능하기 때문일 터다. 고화질(HD)드라마 전문채널 CHING은 오는 30일 한·중 수교 20주년을 맞아 삼국시대를 호령했던 영웅들의 가슴 뜨거운 이야기를 담은 95부작 드라마 ‘삼국지’(Three Kingdoms)를 케이블에서 처음 방송한다. 중국 시청률의 보증수표로 통하는 가오시시(高希希) 감독의 ‘삼국지’는 제작기간 2년, 총 제작비 1억 6000만 위안(약 250억원), 자막에 이름이 오르는 주요 출연진만 287명에 이른다. 상주 스태프 600명, 엑스트라 3000명, 등장의상은 3만벌에 이른다고 하니 그 엄청난 규모를 짐작할 만하다. 2010년 5월 중국 24개 주요 도시에서 방영 당시 시청률조사기관 CSM의 집계결과 상반기 시청률 1위를 차지했다. 지난해 서울 드라마어워즈에서 ‘반짝반짝 빛나는’ 등 경쟁작들을 따돌리고 대상과 함께 남우주연상(젠빈 천·조조 역)까지 휩쓸었다. 월드스타 궁리(??)와 장쯔이(章子怡)의 모교로 유명한 중앙희극학원 교수 겸 배우 젠빈천(?建斌)을 비롯해 ‘뮬란’(2009) ‘베스트키드’(2010) 등에 출연해 낯익은 위룽광(于榮光·관우 역), 위허웨이(于和?·유비 역), 루이(陸毅·제갈량 역) 등 중국의 간판배우들이 출연한다. 중국에서 첫 방송이 시작되자 시청자 사이에서는 15년 전의 수작 ‘삼국연의’와 비교하는 게 유행처럼 번졌다. 이에 대해 가오 감독은 “새로 제작된 삼국지는 여러 측면에서 예전 삼국지와 다르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시론] 반값 등록금 유감/이찬식 인천대 도시건축학부 교수

    [시론] 반값 등록금 유감/이찬식 인천대 도시건축학부 교수

    전문대학 이상의 고등교육을 받은 실업자가 넘치는 마당에 시급한 일자리 마련과 대학구조조정이나 국립대 법인화 등 고등교육의 근간을 흔드는 쟁점에 대한 치열한 논의는 실종된 채, 지난 대선공약으로 촉발된 ‘반값 등록금’과 국공립대 기성회비 징수의 부당성 문제로 대학가가 시끄럽다. 한국의 대학 특히, 사립대학의 등록금은 국가나 지방정부의 재정지원이 거의 없이 ‘수익자 부담 원칙’에 의거해 책정돼 왔다. 국공립대학도 국가 재정지원이 교직원 인건비 등 경직성 비용의 충당에 그치고 있다. 최근 10년간 한국 대학의 등록금은 국립대는 1.82배, 사립대는 1.57배 올랐다. 미국 달러의 구매력지수(PPP)로 환산한 한국 대학의 등록금(2006~2007년도)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에서 국공립대학과 사립대학 모두 미국에 이어 2위를 차지해 높은 수준임에 틀림없다. 등록금 인상의 근본 이유는 대학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우수교수 확보와 시설이나 실험실습 설비·장비 등 교육 인프라 확충에 필요할 재원 마련 때문이리라. 최근 한국 대학들의 세계랭킹이 많이 올랐는데, 인상된 등록금이 밑거름이 됐을 것이다. 한국은 조사대상 국가(OECD 회원국 31개국, BRICs 포함 비회원국 8개국 등 총 39개국) 중 GDP대비 고등교육 투자 정부부담 비율(2007년도 기준)이 0.6%로 최하위권(OECD 평균 1.0%)이고, 한국의 고등공교육비 정부부담률도 22.3%로 OECD 평균(68.9%)의 3분의1에 불과해 고등교육에 대한 정부의 재정 지원이 매우 낮다. 대학총장협의회나 국공립대학교수연합회 등에서 고등교육의 공공성을 강화하기 위한 대책 마련을 그동안 교과부에 수차례 요구했지만 미적대다가, 반값 등록금과 기성회비 문제가 다시 불거지자 교과부는 ‘체감할 만한 수준 인하’ 등 모호하고 임시응변적 대책들만을 쏟아놓은 채, 근본적인 해결방안은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고등교육 공공성 강화의 핵심은 국가재정 지원을 최소한 OECD 평균 이상이 되도록 단계적으로, 그리고 가능한 한 최단기간 내에 획기적으로 증대해 가는 일일 것이다. 4월에 국회의원 선거가, 12월에는 대통령선거가 예정돼 있어서 반값 등록금 이슈에서 보았듯이 젊은 층의 표심을 잡기 위해 정치가들은 경쟁적으로 재정지원이 담보되지 않은 설익은 공약을 남발할 것이 예상된다. 고등교육의 공공성을 높이는 일이 중요하다 해도 어느 날 갑자기 OECD 평균까지 올릴 수는 없다. 등록금을 반으로 낮추기 위해 필요한 재원은 6조~7조원으로 국가예산의 약 2%에 달한다. 교육 분야 이외에도 예산증액 요구가 거세고 예산집행의 형평성과 공정성을 고려할 때도 등록금 지원에 필요한 예산을 한꺼번에 마련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선거 공약(公約)들이 표를 얻기 위한 공약(空約)에 불과한 경우가 많다고 하지만, 교육문제에서만큼은 더 이상 공약남발이나 정책 부실로 인한 시행착오를 반복해서는 안 된다. 대학설립준칙주의로 인해 양산된 부실대학 문제가 얼마나 해결하기 어려운 것인지를 지금 혹독하게 경험하고 있지 않는가. 이제부터라도 정치가와 정부, 대학 모두 한국 대학교육 전반의 문제점을 보다 진지하게 성찰하고 등록금 문제를 다뤄 나갔으면 한다. 사용가능기간이 얼마 남지 않은 상품을 땡처리할 때나 들어봄직한, 언어적 품위도 정책적 실리도 없는, ‘반값’이라는 용어를 등록금 책정과 같은 중요한 사안에 더 이상 적용해서는 곤란하다. 대학운영 재원이 등록금에 의존하는 비율을 줄여 나가기 위해 대학들도 교육비용을 최소화하기 위한 노력을 한층 강화할 필요가 있다. IT기반의 블렌디드(blended) 교육 모델을 도입한 웹기반 선행학습으로 기초지식을 배운 뒤 1주일에 한번만 강의실에 모여 토론 또는 문제풀이 중심의 지식응용 교육을 시행함으로써, 강의공간은 최소화하고 교육의 질을 높이고 있는 울산과기대의 사례를 참고할 만하다.
  • [5일 TV 하이라이트]

    ●과학카페(KBS1 밤 11시 40분) 전기는 인류의 매우 빛나는 과학적 성취 중 하나다. 전기 없이는 살아갈 수 없는 현대의 인류를 일컫는 ‘호모 일렉트로닉쿠스’라는 신조어가 탄생할 정도다. 하지만 전기를 사용하다 보면 ‘전자파’라는 반갑지 않는 존재와 마주하게 된다. 전자파가 인간에게 미치는 영향과 국제 전자파 가이드라인에 대해 알아본다. ●삼국지(KBS2 밤 12시 35분) 조조는 자신의 실수로 무고한 백성들을 살해한 후 후환을 없애기 위해 백부인 여백사마저 죽인다. 이런 조조의 잔인한 모습에 염증을 느낀 진궁은 조조 곁을 떠나버린다. 한편 대업을 위해 거병을 결심한 조조는 아버지 조숭을 찾아가 도움을 청하고, 조조의 거병 소식에 각지에 흩어져 있던 의병들이 속속 합류한다. ●메디컬 스토리 닥터스(MBC 오후 6시 50분) 생리는 여성이 임신 가능한 몸이 됐다는 축복의 상징이다. 그러나 정주영씨는 생리라는 말만 들어도 가슴이 철렁 내려앉는다. 3주나 되는 긴 생리 기간과 심한 생리통 때문이다. 몸을 따뜻하게 하면 좋다고 해서 찜질을 해봐도 효과는 그때뿐, 참다 못해 찾게 되는 것은 결국 진통제뿐이라는데….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행(SBS 오후 6시 30분) 문맹률 90%, 마을 인구의 60%가 월 1달러 미만으로 살아가는 땅, 아프리카 차드. 이곳은 혹독한 굶주림으로 8초에 한 명의 아이가 죽어간다. 게다가 세계 최빈국으로 교육의 혜택을 받지 못해 빈곤과 무지가 대물림되고 있다. 꿈을 키워 나갈 나이에 늘 일을 해야 하는 아이들에게 희망의 바람이 불기 시작한다. ●하나뿐인 지구(EBS 밤 11시 10분) 길에서 나고 자라며 결국 그 길 위에서 생을 마감하는 생명이 있다. 바로 주택가에서 밤낮으로 울어대는 통에 미운털이 박힌 길고양이이다. ‘하나뿐인 지구’에서는 길고양이를 따라 다양한 사람을 만나본다. 그리고 길고양이의 삶을 조금 더 가까이 들여다보고, 인간과의 행복한 공존을 모색해 본다. ●차인태의 명불허전(OBS 밤 10시) 대중가요 약 3000곡, 영화음악 300여 편과 뮤지컬 세 작품의 음악을 작곡한 김희갑. 그의 수많은 곡을 정리하는 시간을 갖는다. 특히 주옥같은 명곡들을 직접 들어보고, 곡에 얽힌 숨은 이야기를 공개한다. 또한 좀처럼 볼 수 없는 그의 기타 연주와 특별한 손님이 함께한 미니 공연으로 시청자를 찾아간다.
  • [日 대지진 그 후 1년] 송두리째 흔들린 日경제… 엔苦·뒷걸음질 성장 ‘여진은 계속’

    [日 대지진 그 후 1년] 송두리째 흔들린 日경제… 엔苦·뒷걸음질 성장 ‘여진은 계속’

    동일본 대지진은 일본 경제를 송두리째 뒤흔들어 놓았다. 일본은 제2차 세계대전의 패전에서 벗어난 지 20년 만에 눈부신 경제성장으로 화려하게 부활했다. 하지만 거품 경기 이후인 1991년부터 극심한 경기침체에 시달리는 ‘잃어버린 20년’을 겪는 도중 대지진이 발생해 산업계 전반에 엄청난 타격을 입혔다. 대지진과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사고로 인한 일본 경제의 타격은 수치로도 입증된다. 지난해 일본의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마이너스 0.9%였다. 대지진이 일어난 3월 11일 일본 닛케이 평균 주가지수는 1만 254포인트였지만 1년 뒤인 지난 2일에는 9777포인트로 장을 마쳐 무려 4.74%가 하락했다. 지난 1년 동안 일본 경제는 사상 최고치로 치솟은 엔고 때문에 큰 어려움을 겪었다. 달러·엔 환율은 지난해 10월 31일 2차 대전 이후 최저인 달러당 75.35엔까지 하락했다. 3일 현재 81.78엔까지 치솟아 올랐지만 엔고의 쓰나미는 일본 경제를 순식간에 코너로 몰았다. 엔고 탓에 지난해 일본의 연간 무역수지는 2차 석유 위기를 겪은 1980년 이후 31년 만에 처음으로 적자를 기록했다. 대지진과 원전 사고로 인한 생산설비 마비로 고전을 면치 못하던 일본 대표기업들은 엔고까지 겹쳐 사상 최악의 적자를 기록했다. 대표적 전자업체인 소니는 2200억엔, 파나소닉은 적자 폭이 역대 최악이었던 2001년보다 훨씬 많은 7000억엔의 적자를 낼 것으로 보인다. 토요타자동차도 세후 순익이 2000억엔으로 전년도보다 51%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세계 3위의 D램 반도체업체인 엘피다메모리는 자금난을 견디지 못하고 도산했다. 대지진 이후 잦아진 여진 등을 피해 해외로 생산기반을 옮기려는 움직임도 일어나고 있다. 생산거점이 붕괴되면서 노동비가 저렴하고 성장력이 높은 베트남과 캄보디아 등 동남아시아로 눈길을 돌리고 있는 것이다. 기업의 해외 이전은 산업계에 악영향을 미치는 것은 물론 구조조정으로 인한 실업난으로 이어져 사회 전반에 파장을 몰고 올 전망이다. 일본 국세청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근로자들의 총현금수입은 전년과 비교해 0.2% 줄었고 연말 보너스도 0.3% 감소했다. 전자업체 NEC는 1만명의 직원을 감원하고 전자부품업체 TDK는 1만 1000명의 인력을 감축하기로 했다. 일본 노동연구원은 앞으로 10년간 제조업에서 400만개의 일자리가 사라질 것으로 보고 있다. 지진과 쓰나미로 인한 건물과 도로 등 사회기반시설(SOC), 산업시설 피해는 모두 16조 9000억엔에 달했다. 대지진의 여파로 510개 기업이 도산했다.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사고의 여파로 전국의 원전이 속속 가동을 중단하면서 심각한 전력 부족에도 시달리고 있다. 일본 전역의 54개 원전 중 52개가 가동을 중단한 상태이며 4월까지 나머지 2개의 원전도 가동을 중단할 것으로 보여 산업계에 충격이 우려된다. 정부는 지난달 원자로 가동의 전면 중단에 대비해 기업용 전기료를 17% 인상하겠다고 발표했다. 일본 정부는 앞으로 5년간 복구 비용으로 16조 2000억엔, 10년간 23조엔이 필요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국가부채 규모가 GDP 대비 211.7%로 세계 최고 수준인 일본으로선 진퇴양난에 빠진 셈이다. 도쿄 이종락특파원 jrlee@seoul.co.kr
  • [글로벌 시대] 영국의 보너스 논쟁/강승중 수출입은행 런던법인장

    [글로벌 시대] 영국의 보너스 논쟁/강승중 수출입은행 런던법인장

    지난 두 달간 영국에서는 로열스코틀랜드은행(RBS)의 스테판 헤스터 행장에 대한 보너스 지급과 관련해 ‘보너스 논쟁’이 벌어졌다. 이 은행은 2007년 네덜란드 ABN암로은행을 과다한 금액을 주고 인수한 것이 발단이 돼 2008년 금융위기시 엄청난 부실을 기록했다. 영국 역사상 최대 규모인 450억 파운드(약 80조원)의 구제금융이 투입되면서 주인이 영국 정부로 바뀌었다. 이때 새로운 경영진으로 영입된 사람이 현 헤스터 행장이다. RBS 이사회는 지난 1월 헤스터 행장의 2011년 구조조정 성과를 인정해 약 100만 파운드(약 18억원)의 보너스를 지급하기로 결정했다. 그러나 때마침 작년 하반기부터 거세게 불기 시작한 금융회사 고액 연봉에 대한 대중적 반감의 영향으로 정치권에서 고액 연봉을 규제하려는 움직임이 있던 터라 이 은행의 발표는 불에 기름을 붓는 격이 됐다. 더구나 RBS는 그리스 국채 평가손 등의 영향으로 주가가 전년의 절반으로 떨어졌기 때문에, ‘주가가 반 토막이 났는데 웬 보너스 지급이냐.’는 언론과 의회의 비판이 들끓었다. 야당인 노동당에서 의회 투표를 통해 보너스 지급을 정지할 움직임까지 보이자 헤스터 행장이 보너스를 포기하겠다고 발표했다. RBS 이사회는 헤스터 행장에 대한 보너스 지급 결정이 경영성과지표 달성에 대한 적절한 보상으로, 사외이사를 위원장으로 하는 성과보상위원회 심의 후 주주 동의까지 거쳐 이뤄진 결정이므로 절차상 아무런 문제가 없으며, 이에 대한 정치권의 비판은 은행 경영에 대한 간섭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부실을 야기한 과거 경영진에 대한 대중의 분노를 현 경영진에게 돌리는 것은 잘못이며, 정부가 RBS에 투입한 공적자금을 원활히 회수하려면 RBS가 상업적 원칙하에 운영되도록 보장해야 하고 우수 인력을 확보하기 위해 적절한 보상체계가 유지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러한 논란 중에 영국 정부는 RBS의 전직 행장으로 은행 부실에 직접적인 책임이 있는 프레드 굿윈경(卿)의 기사작위를 박탈했다. 과거 간첩행위를 했거나 인권을 탄압한 이유로 기사작위를 박탈당한 경우는 있지만, 굿윈의 경우 범법행위가 아니고 단지 경영상의 잘못을 이유로 기사작위가 박탈된 것이어서 그 조치가 적절한 것인지 논란이 지속되고 있다. 일부에서는 기사작위 박탈이 고액 보너스 지급에 대한 나쁜 여론을 무마하기 위한 인기영합적 조치라고 비판하고 있다. 영미권 금융회사 경영진의 평균 보너스 금액과 비교하면 100만 파운드는 미미한 수준이지만 논란이 있는 것은 금융회사의 고액 연봉이 잘못된 것이라는 비판적 인식이 확산됐기 때문이다. 미국에서 시작된 ‘월스트리트를 점령하자’는 반금융자본 운동이 런던에서는 ‘런던을 점령하자’라는 구호하에 금융회사의 탐욕적인 영업관행과 고액 연봉 지급행태를 비판하면서 대중의 큰 호응을 얻고 있다. 2008년 리먼 브러더스 파산 이후 미국과 유럽에서는 부실 금융회사를 구하기 위해 엄청난 공적자금이 투입되고 그 희생을 일반 국민들이 치르고 있는데, 막상 그 회생의 열매를 금융회사 경영진이 찾아먹는 데 대한 거부감이 커져가고 있다. 전문가들은 정보기술(IT) 업계 경영진의 고액 보너스 관행은 ‘혁신 추구’에 대한 보상으로 인식되고 있어 대중의 거부감이 없는 반면, 금융회사의 고액 보너스는 본질상 주주와 소비자의 희생을 바탕으로 한 ‘경제적 지대 추구’에 불과해 거부감이 크다고 분석하고 있다. 이러한 정서가 팽배한 상황에서 금융회사의 고액 보너스 지급이 공감을 얻기 위해서는 절차적 정당성 확보만으로는 부족하고 합리적인 근거를 제시했어야 했다. 최근 각국의 금융개혁을 둘러싸고 제시된 의견 중 가장 많이 언급되는 단어가 금융 종사자들의 탐욕과 무모함을 견제할 수 있는 ‘정신적 규율’이라는 사실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외적인 제도와 절차의 개선뿐 아니라, 금융인들의 태도와 금융업계의 문화가 바뀌어야 진정한 금융개혁이 이루어질 수 있다.
  • 공적자금 102조원 되찾아… 1월 말 기준 회수율 60.9%

    공적자금관리위원회는 2일 공적자금 168조 6000억원 가운데 102조 7000억원을 되찾아 올해 1월 말 기준 회수율이 60.9%라고 밝혔다. 지난 1월 예금보험공사가 파산배당으로 356억원, 자산관리공사(캠코)가 직접회수·법원경매 등으로 32억원 등 모두 388억원을 거둬들였다. 글로벌 금융위기에 대응하려고 조성한 신종 공적자금(구조조정기금)은 현재까지 6조 210억원을 지원했다. 이 가운데 1조 6801억원을 거둬들여 회수율은 27.1%를 기록했다. 구조조정기금은 지난달 일반담보부채권 매입과 매입대금 정산으로 3억원을 지원했다.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시론] 꽃과 정치/김대우 시사평론가

    [시론] 꽃과 정치/김대우 시사평론가

    당당하게 선 화환들에 달린 이름표. 이를 보며 흐뭇해하는 표정들은 예식장 앞이나 출마 후보자의 선거사무실 개소식이나 다를 바 없다. 어전에서 머리 조아린 중신들처럼 서열 따라 세우는 줄. 그 순서가 제대로 되었는지 확인하는 것이 곧 한국 정치다. 주인도, 객도 후일을 위해서 대리 참석한 화환의 직책과 성명을 꼭 입력해 둘 필요가 있다. 당사자는 모르는데 제 돈으로 주문해 앞줄로 모신 실세의 화환이 있는가 하면, 이름 띠를 일일이 풀어서 별실에다 전시해 두는 정성도 보인다. 그런 사람들로부터 인정받고 있다는 뿌듯함으로 중독된 정치. 그것도 부족해서 주머니에 꽂아주는 꽃 한 송이. 알량한 그 꽃이 곧 귀하신 신분의 비표(秘標)다. 단상의 정치인들 가슴에 꽃이 안 보이면 그는 그 행사장에 굳이 가지 않았어도 될 존재였다. 박수와 꽃다발에 유독 약한 군상들. 호명 순서가 밀리면 무시당했다고 생각하기에 사회자는 긴장되고 행사는 지루하다. 한정된 시간만 개화하고 어김없이 고개 숙이는 꽃. 뻣뻣한 목에 힘이 빠질 때쯤 퇴장해야 하는 정치판. 계절 따라 꽃이 지듯이 세월 따라 명성도 지나니. 그렇게 꽃과 정치인은 지는 사이클이 같다. ‘살아서 돌아오라’고 주는 출정 길의 꽃다발과 생환을 축하한다고 가슴에 안기는 결전 후의 꽃다발. 조상의 이름과 선산을 팔고, 학력과 경력을 세탁하여 가족을 거리로 내몰고 치른 승전식의 인증 샷, 그 필수 액세서리의 대미가 바로 중앙당 현황판의 ‘당선 확정’ 꽃 한 송이다. 선거는 입문에서 퇴장까지 꽃으로 시작하고 꽃으로 끝나는 셈이다. 알고 보면 꽃이나 정치나 다 바람이 키운 산물로, 꽃이 영원히 사랑받는 것은 긴 시간 숨었다가 잠시 얼굴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어느 날 한 줄기 바람에 흩날리며 사라지는 꽃의 일생이 무상한 정치 인생과 닮았다. 늘 피어 있는 꽃이 눈길을 끌 수 없듯이 정치도 일상이 되면 관객들이 외면하는 지친 굿판이나 다름없다. 웅크림이 오랠수록 도약은 높고 침묵은 웅변보다 강하고 잠적이 노출보다 심각한 뉴스감인데, 정작 그걸 제대로 알고 활용하는 정치인은 드물다. 소수가 선택되고 다수가 물갈이되며 받는 상처. 검증받으면서 덧나는 숨기고 싶었던 흔적들. 이 모든 것들이 한바탕 바람으로 딱지가 되어 아무는 날까지 생소한 애송이와 노회한 원로들이 벌일 숙명의 땅따먹기. 다들 정치에 발목 잡힌 인연으로 인해 서로 상처를 주고받는 영혼들이다. 한 정당의 환골탈태 과정은 결국 오래 기여해 왔던 낯익은 동지들에 대한 구조조정이니 무대를 내려오면서 어찌 회한과 상처가 없으랴.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는 도종환의 시처럼 흔들리지 않고 하는 정치는 처음부터 불가능하다. 몸을 담은 배가 흔들리기 시작하면 기세등등하게 앞자리에 진열됐던 간판 상품도 어느 순간 재고로 전락하여 뱃전으로 추락한다. 그나마 온전하게 성명을 보전하고 스스로 물러나는 것도 영광이다. 포토라인에서 ‘기억에 없다’거나 ‘할 말이 없다’로 마무리되는 실세정치의 공식. 언제나 ‘어느 선까지 불 것인가’란 문제만 남는다. “오늘 이후 나는 당신을 알지 못한다. 우린 일면식도 없는 사이다. 그러니 당신도 나를 모른 체하라.”는 비정의 정치. 공천이 칼자루였던 구시대는 가고 그걸 쇄신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는 당위성이 점점 고조되고 있다. 이만큼 진행되는 변화도 실은 놀라운데 더 큰 개혁을 요구하는 여론에 눈치 보며 끌려가야 하는 수동의 정치. 그래서 권력은 시장에 넘어간 지 오래다. 보고 싶은 사람들이 많아졌다고 강제로 꽃을 피우려 든다면 결국엔…. 갈수록 여의도는 뜨거워지고 상처받은 영혼은 늘어날 것이다. 불판처럼 달아 오르다가 이내 식을 그 혼돈의 현장으로 불나방처럼 뛰어드는 용감한 신인들. 상처받지 않고 정치하겠다는 것은 가랑이 젖지 않고 맨발로 강을 건너겠다는 것. 시인 엘리엇이 말한 ‘가장 잔인한 달 4월’은 이미 강 건너 언덕에서 기다리고 있다.
  • 새 농협 경제·금융 ‘투톱체제’ 출범

    새 농협 경제·금융 ‘투톱체제’ 출범

    2일 새 농협이 출범한다. 사업구조 개편을 통해 농축산물 유통·판매를 담당하는 경제지주와 은행·보험 업무 등을 담당하는 금융지주가 신설된다. 농협중앙회는 두 개의 지주사를 관리한다. 새롭게 출범하는 농협은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종합유통그룹’과 ‘아시아를 대표하는 협동조합 금융그룹’을 내세웠지만, 정부와의 이견으로 인해 자본금도 제대로 충당하지 못한 채 불완전한 출범을 하게 됐다. 정부에서 출연할 현물 1조원의 주식 종류가 결정되지 못했다. 미래 전망도 우호적이지만은 않다. 잊을 만하면 반복되는 전산장애는 금융지주 신뢰도를 갉아먹고 있고, 두 지주사가 지나치게 높은 성장목표를 설정했다는 비판도 제기됐다. 하지만 농협은 장밋빛 청사진을 선보였다. 13개 자회사로 구성될 경제지주는 5조 9500억원의 자본금을 기반으로 농축산물 유통을 개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농업인은 제 값을 받고, 소비자는 안전한 농산물을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는 유통 체계를 구축하겠다는 것이다. 윤종일 전무는 “특히 농민이 생산물을 맡기면 농협이 판매한 뒤 사후정산하는 수탁사업을 활성화시키겠다.”면서 “2010년 10%이던 조합 출하물량 판매비중을 2020년 54%로 늘리겠다.”고 말했다. 농협과 농가가 공동선별·계약재배를 하는 공선출하회를 활성화시키는 등 산지유통을 규모화·전문화시키는 사업도 병행한다. 도매물류센터, 안심축산 등 지역 거점 유통을 촉진시킬 시설 투자도 하기로 했다. 7개 자회사를 두는 금융지주는 총자산을 2010년 262조원에서 2020년 420조원으로 키우는 발전 전략을 제시했다. 은행과 보험을 중심으로 소매금융을 강화하고, 농업금융이라는 고유 사업을 특화시킬 생각이다. 보험업계는 벌써 새로 출범할 NH생명보험과 NH손해보험이 지닐 파괴력을 주목하고 있다. 그동안 유사보험이라는 제약 때문에 변액보험 등 다양한 상품 출시에 제약을 받아 왔다. 족쇄가 풀리면, 농협은 4400여개 조합을 동원할 수 있는 영업력과 32조원의 자산을 무기로 활용할 수 있게 된다. 하지만 농협의 산뜻한 새 출범을 가로막는 요인도 적지 않다. 우선 정부가 출자할 현물 1조원의 종류와 시기가 결정되지 않았다. 정부는 정책금융공사가 보유한 한국도로공사 주식을, 농협은 산은금융과 기업은행 주식을 원하고 있다. 농협 관계자는 “출자 대상 주식이 결정되더라도 승인심사 등을 거쳐야 한다.”며 다소 시일이 걸릴 것임을 시사했다. 2020년까지 유통과 금융지주 두 곳의 역량을 대폭 강화하려면 지역 단위 농협 구조조정을 감행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윤 전무는 “경쟁력이 약화됐거나 자생력 없는 조합은 지원이나 통폐합을 통해 농민에게 봉사하는 조직으로 거듭나도록 하겠다.”면서도 “조합의 통폐합은 중앙회가 일방적으로 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인위적 구조조정의 어려움을 털어놨다. 홍희경기자 saloo@seoul.co.kr
  • [열린세상] KBS 수신료 인상에는 감동이 없다/김성철 고려대 미디어학부 교수

    [열린세상] KBS 수신료 인상에는 감동이 없다/김성철 고려대 미디어학부 교수

    호주 시드니 근교에 있는 넬슨베이에 가면 요트를 타고 바다낚시를 즐기는 사람들뿐만 아니라 바닷가에 모여 있는 수많은 펠리컨들을 볼 수 있다. 그런데 흥미로운 사실은 바닷물 속에 직접 들어가 물고기를 잡는 펠리컨은 몇 마리 되지 않고 대부분의 펠리컨들이 낚시꾼들이 던져 주는 물고기 창자나 머리 토막을 받아먹기 위해 서로 밀치며 싸운다는 것이다. 공영방송으로서의 임무는 게을리한 채 국회에 상정된 TV 수신료 인상안 통과에 매달리는 KBS의 모습을 보면 바다에서 직접 물고기를 잡는 야생의 경쟁력을 잃고 낚시꾼들이 던져 주는 물고기 토막을 차지하려고 몰려 싸우는 펠리컨의 행태와 별 차이가 없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KBS는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공영방송이다. 그렇기 때문에 TV 수신료가 KBS의 정치적 독립과 안정된 재원 확보, 공정하고 품위 있는 프로그램의 제공, 시청자 권리와 소수계층 배려 등을 위한 대표적인 재원이 돼야 함은 당연하다. 또한 기존의 수신료 책정 제도, 수신료 산정 기준, 수신료 징수 제도, 수신료 배분에 문제가 있고 지난 30년간 2500원으로 동결된 수신료에 인상 요인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KBS가 주장하는 수신료 인상의 정당성은 인정하더라도 수신료 인상에는 몇 가지 조건이 전제돼야 한다. 우선 수신료는 공영방송 서비스에 대해 국민들이 부담하는 일종의 가격이므로 이 가격은 당연히 국민들이 누리는 가치보다 낮은 수준에서 결정돼야 한다. 따라서 KBS는 과연 국민이 만족할 만한, 그리고 민영방송과 차별되는 창의적이고 공익적인 방송 콘텐츠를 제공하고 있는지에 대해 진지한 고민을 해야 한다. 과학적이고 객관적인 방법으로 공영 서비스에 대한 만족도나 효용 조사를 하는 것도 고려해 볼 만하다. 또한 수신료를 포함한 KBS의 수입이 실제 KBS의 원가를 상회하는 선에서 결정되려면 먼저 KBS의 비용 구조가 최적화돼야 한다. 즉 KBS가 방만한 경영, 인력 과잉, 제작비 과다 투여 등으로 인한 과도한 비용 구조를 바탕으로 수신료를 책정한다면 이는 결코 정당화될 수 없는 것이다. 따라서 수신료 인상에 앞서 KBS, EBS 등 공영방송의 비용 정보가 상세하게 공개돼야 한다. 만약 비용 분석에서 경영의 투명성이나 효율성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판명된다면 강도 높은 구조조정과 경영 합리화 노력이 선행돼야 한다. 요약하면 KBS가 제공하는 방송 서비스의 가치 > 적정 수신료(가격) > 최적 원가라는 공식이 성립해야 수신료 인상의 정당성이 확보될 수 있다. 둘째, 수신료를 현실화하는 것에 국민들이 동의하는가를 확인해야 한다. KBS가 최적의 원가 구조를 달성한 뒤 이를 기반으로 수신료가 결정되고, 수신료를 상회하는 가치를 전달하는 선순환 구조가 구축된다고 해도 국민들의 지불의사가 없거나 약하다면 수신료 인상은 불가하다. 따라서 KBS 위주의 여론 수렴을 하기보다는 체계적인 조사를 통해 국민들의 의견과 태도를 파악해야 한다. 수신료를 부담하는 것은 국민인데 수신료 인상의 논의 과정에 국민은 빠져 있고 수신료 인상의 수혜자가 전면에 나서는 것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 또한 수신료 인상의 또 다른 수혜자가 될 수 있는 EBS의 입장도 적극적으로 반영돼야 한다고 본다. 셋째, KBS의 방송광고를 축소해 그 재원을 종편 채널의 광고 수입으로 지원하려 한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는 시점에 국회에서 수신료 인상안을 처리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 KBS가 재정적자에 처해 있는 상태는 아니므로 수신료 인상은 분초를 다투는 시급한 일이 아니다. 따라서 수신료 인상 시기에 대해서는 충분한 논의와 사회적인 합의가 필요하다고 볼 수 있다. KBS가 무슨 말을 한다해도 KBS 수신료 인상에는 감동이 없다. 감동이 없는 수신료 인상 노력은 KBS를 야생의 경쟁력을 상실한 천덕꾸러기 펠리컨으로 만들 것이기에 KBS와 방송통신위원회는 국민의 관점에서 수신료 인상 문제를 다시 고민해야 할 것이다.
  • 밥값 한 법사위

    위헌 및 포퓰리즘 논란이 거센 ‘부실저축은행 피해자 지원을 위한 특별조치법’이 27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제동이 걸렸다. 가맹점 우대수수료 수준의 결정 주체가 논란이 된 여신전문금융업법 개정안은 금융 당국이 주체가 되도록 한 원안이 본회의를 통과했다. ●여신법은 원안대로 본회의 통과 법사위 의원들은 이날 여야 할 것 없이 특별법에 대해 부정적인 견해를 밝혔다. 특히 민주통합당 의원들은 이 법을 두고 의견 일치를 이루지 못한 정부와 여당을 싸잡아 비판했다. 박영선 민주당 의원은 “정부가 2008년 5월부터 저축은행 건전성 지표를 숨겨 와 국민 모두가 속았는데, 금융위원회 간부는 염치도 없이 ‘책임 있는 수권정당 의원으로 이 법의 통과를 막아 달라’는 문자를 보내 왔다.”면서 혀를 찼다. 같은 당 박지원 의원은 특별법을 추진해 온 새누리당 허태열 정무위원장을 겨냥해 “이명박 대통령과 장관이 나서 이 법은 총선용이라고 비판하는데, 집권 여당에서조차 소화되지 못한 법안을 (통과시켜 달라고) 말할 수 있느냐.”고 반문하며 “당·정·청 협의로 조정을 해오라.”고 요구했다. ●새누리 부산 의원들의 설득도 역부족 이은재 새누리당 의원도 “저축은행의 불법행위가 직접적인 원인이고 금융회사 구조조정 때마다 특별법을 만들어야 하는지, 형평성의 문제는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질의했다. 이에 대해 김석동 금융위원장은 “특별법의 보상 시점 기준인 2008년 9월 12일 이전에 영업정지된 저축은행도 이미 13개사에 달해 형평성 논란이 불가피하고, 예보기금이 부담하는 보상 재원도 재산권 침해가 제기될 수 있는 등 예금보호 제도의 근간을 훼손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새누리당 부산 지역 의원들이 이날 황우여 새누리당 원내대표에게 법안 통과를 강력 촉구한 데 이어 법사위 회의장을 찾아 동료 의원들에게 읍소했지만 법사위원들을 설득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안동환·허백윤기자 ipsofacto@seoul.co.kr
  • 국내최대 근로자 불법파견 조직 적발

    전국 최대 무허가 근로자 파견업체를 운영하며 불법으로 근로자를 파견, 비정규직을 양산해 온 조직이 검찰에 적발됐다. 수원지검 평택지청은 경기·충청 일대에서 20개 지사 31개 업체를 운영, 전국 최대 불법 근로자파견조직인 C그룹 회장 서모(49)씨 등 4명을 파견근로자보호 등에 관한 법률위반 혐의 등으로 구속기소했다고 27일 밝혔다. 검찰은 또 경리업무 담당 송모(36·여)씨 등 11명을 같은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서 회장 등 4명은 제조업체 직접 생산공정의 경우 파견 자체가 금지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사내 하청을 위장해 2005년부터 현재까지 2000여개 업체에 사원을 불법 파견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또 파견업체를 여러달 동안 운영하다 폐업하는 방식(소위 폭탄업체)으로, 총 20개 업체를 2007년부터 지난해까지 운영해 부가가치세 32억을 포탈하기도 했다. 이들은 현재까지 213개 업체에 1230명의 근로자를 파견시키고 있었으며, 불법 근로자 파견 조직으로는 역대 최대 규모다. 특히 바지사장들은 조세체납 등으로 고발될 경우, 회장 등의 지시대로 실경영자와 그룹이 드러나지 않도록 수사기관과 법원에서 허위로 진술하도록 지시를 받았으며, 그 대가로 매달 100만원씩 20개월간 2000여만원을 지급받았다. 일부 중소기업들 역시 파견근로자를 고용할 경우 고용 2년 후 의무 고용을 하지 않아도 되고, 정규직에 비해 임금도 저렴해 불법인 것을 알면서도 파견근로자를 고용해 왔다. 평택시 소재 휴대전화 제조 중견기업 A업체의 경우 3개 공장 생산직원 885명 전원이 C그룹과 같은 업체의 파견 근로자로 확인됐으며, 일부 관리직만 정규직으로 채용했다. 이 중소기업들은 파견근로자 고용시 구조조정이 용이하고, 노조를 만들지 않는다는 점을 적극 활용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현재 불법 ‘아웃소싱’ 업체가 평택 250개, 천안 500개에 이를 것으로 추정, 고용노동부, 국세청과 함께 수사를 확대해 나갈 방침이다. 장충식기자 jjang@seoul.co.kr
  • [CEO 칼럼] 호황보다 불황을 활용하자/박승복 샘표식품 회장

    [CEO 칼럼] 호황보다 불황을 활용하자/박승복 샘표식품 회장

    ‘위기를 기회로 활용하라.’ 누구나 한 번쯤 마음에 새겨본 말일 것이다. 그러나 이 말을 현실에 적용해 본 이는 드물 거라 생각된다. 실천이 어려운 대표적인 말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샘표는 1976년 상장 이후 줄곧 흑자 배당을 기록하고 있다. 주가가 폭락한 1997년 외환위기 때도 예외는 아니었다. “외환위기 당시 월등한 수익률을 보였던 종목들은 부채비율이 낮고 이자보상배율, 자기자본비율이 높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한 증권회사 애널리스트의 분석대로 부채는 낮고 자기자본비율은 높은, 샘표와 같은 기업들은 위기에도 큰 흔들림이 없었다. 오히려 샘표의 경우 불황으로 외식이 줄고 집에서 밥을 해먹는 가구가 늘어나며 매출이 15%가량 늘어났다. 그 결과, 많은 기업이 구조조정으로 사업과 인원을 줄일 때 우리는 공격적인 경영을 시도할 수 있었다. 조직을 확대개편하고 우수 인재를 뽑는 데 심혈을 기울였다. 1998년에는 경기 이천 공장을 2배로 확장하는 공사를 시작했고, 충북 영동에도 된장과 고추장 생산 공장을 착공했다. 선제투자 없이는 성장의 발판을 마련할 수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이로써 샘표의 간장공장은 단일공장으로 세계 최대 규모로 기록됐고, 세계 3위의 생산량을 자랑하게 됐다. 공격적인 경영의 효과는 바로 나타났다. 유능한 인재들과 최신 설비가 시너지 효과를 발휘해 이듬해부터 매년 100억원씩 매출이 상승하는 성과로 이어졌다. 이것이 밑바탕이 되어 2001년에는 창동시대를 접고 설립 당시의 공장이 있던 충무로 본사시대를 열 수 있었다. 외환위기 이후에도 속은 허약하고 몸집만 큰 기업들이 휘청이면서 그 여파는 아직도 남아 있다. 대표적인 것이 고용불안이다. 글로벌 경제 위기로 청년실업이 심각한 것이 현실이다. 그러나 우리는 지난해 원래 계획보다 더 많은 인원을 채용했다. 취업문이 좁아져 유능한 인재들을 더 많이 뽑을 수 있어서다. 광고도 적극적으로 하고 있다. 평상시에 단가가 높아 엄두를 낼 수 없었으나 경기침체로 가격이 싸지자 광고마케팅비를 대폭 늘리고 공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이를 두고 항간에서는‘거꾸로 구조조정’, ‘역발상 경영’이라고 부른다고 들었다. 무어라 표현하든 우리가 불황을 기회로 활용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호황기에 에너지를 남발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만약 우리가 사정이 좋을 때 무리하게 확장했다면 위기의 시대를 이렇게 보낼 수는 없었을 것이다. 역사적으로 볼 때 장인정신으로 뭉친 기업들은 경쟁 업체들이 투자를 줄일 때에도 투자를 멈추지 않았다. 미국 철강기업 팀켄이 그렇다. 1980년대 철강산업에 불황이 닥쳐 전 세계 수많은 제철소가 문을 닫기 시작했다. 당시의 불황은 예고된 것이었고 대다수 업체는 오랜 기간 쇠퇴의 길을 걷고 있었다. 이때 팀켄은 과감하게 다른 길을 선택했다. 이 회사는 당시 자사 시장 가치의 절반, 주식의 3분의2에 해당하는 4억 3500만 달러를 투자해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최초로 미국 내에 통합 제철소를 설립했다. 8년 후 이 공장은 세계에서 가장 효율적인 제철소가 되었다. 1t의 철을 생산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단 2시간. 경쟁사에 비해 무려 5시간이 빠르다. 이로 인해 팀켄은 세계 굴지의 철강업체로 발전할 수 있었다. 팀켄의 성공 신화는 한마디로 위기를 기회로 활용한 데에 있다. 모두가 문을 닫는 바로 그때를 세계적인 업체가 될 기회로 포착한 것이다. 이런 이야기가 귀에 쏙 들어온다는 것은 우리가 지금 위기에 처해 있어서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위기를 기회로’라는 말을 새길 때는 위기의 시기가 아니라 일상이어야 한다는 점이다. ‘맑은 날에 우산을 준비하라.’는 말처럼 평상시에 대비하지 않으면 위기는 절대 기회가 될 수 없다. 장기 경기침체로 위기가 일상이 되고 있다. 그만큼 기회가 많아진다는 뜻이리라.
  • 경기침체에 책 안 산다…月평균 도서구입비 최저

    살림살이가 팍팍해지자 가계가 책값부터 ‘구조조정’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가구당 책값 구입비가 2003년 관련 통계 작성 이래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26일 한국은행과 통계청 등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2인 이상 가계가 서적을 사는 데 지출한 비용은 한달 평균 2만 570원이었다. 전년 월평균가(2만 1902원)보다 1332원 줄었다. 2003년(월 2만 6346원) 이후 계속 2만 1000원대를 맴돌다가 급기야 그 밑으로 떨어진 것이다. 지난해 평균 도서 정가가 1만 3010원인 점을 감안하면 한 달 구입 권수는 1~2권 정도다. 여기에는 교재, 참고서 등 학습용 도서도 포함돼 있어 시집이나 소설 등 순수 교양 도서는 훨씬 적을 것으로 추정된다. 전년 대비로는 고소득층에서 4340원(11.8%) 줄었다. 저소득층은 별 차이가 없었다. 지난해 서적 물가가 3.4% 오른 점도 책 소비 감소를 가져온 한 요인으로 지적된다. 백원근 한국출판연구소 책임연구원은 “독서 인구 감소로 책 소비가 줄어드는 추세인데 지난해 경기 침체까지 겹쳐 더 많이 감소했다.”고 지적했다. 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 간웅부터 예술가까지 우리가 몰랐던 조조

    ‘갑옷과 투구에는 이가 생기고 만백성은 목숨을 잃으니/백골은 사방에 흩어져 있고/천리 안에 닭 울음소리 사라졌구나/살아 남은 자 백에 하나는 될까/생각하면 애가 끊기는 듯하다’ 중국 삼국시대의 조조가 지은 ‘호리행’에 나오는 대목이다. 장기적인 군벌 싸움이 발생하면서 무고한 백성이 피해를 봤던 역사적 사실을 담고 있다. 조조는 이 구절에서 상황을 생동감 있게 묘사하는 한편 백성에 대한 깊은 동정심을 표출했다(본문165쪽). 흔히 조조는 난세의 간웅(奸雄)이라 하여 간신의 전형으로 여긴다. 하지만 근래 들어 중국 사학계에서는 조조를 재평가하는 일이 생겨나고 있다. 특히 다재다능한 예술가였다는 점을 부각시킨다. 조조는 왕의 신분으로 문학을 적극 장려했을 뿐만 아니라 스스로 창작에도 몰두해 문학의 새로운 장을 마련했다는 것이다. 신간 ‘조조의 진면목’(장윤철 편저, 스타북스 펴냄)은 제목 그대로 ‘조조의 새로운 면모’를 다루고 있다는 점에서 우선 눈길을 끈다. 편저자는 서문에서 “조조의 풍부하고 다채로운 정치, 군사, 문학 활동을 서술하는 것과 동시에 그의 복잡하면서도 선명한 사상, 성격, 풍격, 가족, 일상생활에서도 알리고 싶었다.”면서 “1800년 가까이 이어져 온 조조에 대한 평가를 돌아보면서 예술 속의 이미지가 형성, 발전되는 것에 종지부를 찍고자 했다.”고 밝히고 있다. 이렇듯 ‘조조의 진면목’은 간사함과 솔직함, 냉혹함과 관대함, 경박함과 현명함 등을 다루면서 인간 본성의 정수를 파악하고 삶을 살아가는 지혜를 얻고자 하는 목적으로 저술됐다. 조조는 그가 행한 무수한 업적이나 백성을 위하는 마음에도 불구하고 간사한 인간의 상징처럼 여겨지는 경우가 많은데 이를 달리 말하면 조조가 그만큼 지략과 재능이 뛰어났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 이 책은 강조한다. 김문 선임기자 km@seoul.co.kr
  • 그리스 두번째 ‘미션 임파서블’

    21일(현지시간) 유로존 재무장관회의(유로그룹)가 그리스 2차 구제금융 지원에 합의하면서 그리스 채무불이행(디폴트)이라는 뇌관이 일단 제거됐다. 다음 달 11일까지 민간채권단의 국채교환이 마무리되면 그리스는 다음 달 20일 만기가 돌아오는 145억 유로(약 21조 5700억원)의 국채를 무리 없이 상환할 수 있게 된다. 이제 공은 구제금융 조건을 이행해야 하는 그리스로 넘어갔다. 하지만 2010년 1차 구제금융 때도 약속했던 긴축목표를 지키지 못했던 그리스가 이번 지원 조건을 충족시킬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오는 4월에는 루카스 파파데모스 총리가 이끄는 과도 연정을 교체할 총선도 예정돼 있어 긴축 이행이 쉽사리 이뤄지진 않을 전망이다. 당장은 유럽 정치인들을 설득하는 게 급하다. 13시간 넘는 마라톤 회의를 거쳐 타결된 그리스 2차 구제금융 지원안은 유로존 각국 의회의 비준을 거쳐야 한다. 23~24일 핀란드, 27일 독일, 28~29일 네덜란드 의회에서 표결이 예정돼 있다. 하지만 남유럽 지원에 대한 반감이 큰 북유럽 국가, 특히 독일과 네덜란드, 핀란드 등은 그리스의 긴축 능력에 회의적이라 통과를 확신할 수 없는 상황이다. 얀 케이스 드 예거 네덜란드 재무장관은 회의 직전 “국제통화기금(IMF), 유럽연합(EU), 유럽중앙은행(ECB) 등 트로이카가 아테네에 상주하면서 3개월마다 한 번씩이 아니라 영구적으로 그리스를 감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리스의 자생력에 대한 시장의 불신도 해소해야 한다. 그리스에 돈을 대주는 트로이카 자체도 그리스의 부채 감축 능력을 의심하고 있다. 로이터가 입수한 EU 내부 문건에 따르면 트로이카는 최악의 시나리오로 그리스의 부채 비율이 2015년 국내총생산(GDP) 대비 178%로 정점에 이르렀다가 2020년 160%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2020년까지 GDP 대비 120.5%의 부채 비율을 지켜야 한다는 목표를 크게 웃도는 수치로, 그리스가 구조조정과 민영화 등 개혁작업을 계속 지연시키면 경기가 더욱 후퇴할 것이라는 우려가 반영된 것이다. 이 시나리오에 따르면 그리스는 2450억 유로의 구제금융을 수혈받아야 한다. 구제금융 조건으로 앞으로 수개월간 그리스 정부는 더 강퍅해진 긴축안을 추진해야 한다. 그리스 국민들이 이를 어디까지 감내해 줄지, 새 정권이 이에 맞서 어느 정도 긴축 이행 프로그램을 실행할 수 있을지가 문제다. 마리 디론 영국 옥스퍼드대 경제학과 교수는 월스트리트저널과의 인터뷰에서 “그리스는 유로존 정부를 만족시키는 동시에 자국 국민이 수용할 더 강화된 긴축안을 만들어 내야 한다.”면서 “하지만 총선에서 선출된 새 정권이 두 목표를 성사시키기는 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유로그룹에서는 특별계정으로 구제금융 일부를 관리하자는 독일의 제안과 개혁 이행을 감독할 EU 집행위원회와 유로존 전문가의 상주도 포함돼 있어 ‘경제주권 침해’에 대한 국민 반발이 거셀 것으로 보인다. 국제 사회는 유로존 위기 해결을 위한 실탄 확충에 나설 예정이다. 오는 24~26일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회의에서는 IMF 확충 방안이, 다음 달 1~2일 EU 정상회의에서는 영구적인 구제금융기금인 유로안정화기구(ESM)의 대출 여력 확대 방안 등이 논의될 예정이다. 정서린기자 ri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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