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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제 상저하저 위기… 재계 비상경영 초긴장

    경제 상저하저 위기… 재계 비상경영 초긴장

    “거의 모든 대기업은 이미 비상경영 상태입니다. 구조조정을 하겠다고 선언만 안 했을 뿐 생존을 위해 허리띠를 졸라매는 건 어디나 마찬가지일 겁니다.”(10대 그룹 관계자) 국내 재계에 비상경영 바람이 불고 있다. 유럽연합(EU)과 미국, 중국 등이 모두 경기 침체에 맞닥뜨렸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성장률도 자칫 2%대로 떨어진다는 우려가 나온다. 수출 주력 기업뿐만 아니라 내수 위주 기업들 역시 ‘상저하저’(上低下低)의 위기에 대응해 기업 본연의 생리인 ‘확장’을 잠시 제쳐 두더라도 생존 자체를 화두로 삼고 있는 것이다. ●삼성 글로벌전략회의 보름 당겨 2일 산업계에 따르면 비상경영과 관련해 우선 주목을 받는 그룹은 롯데다. 신동빈 회장은 지난달 28일 사장단 회의에서 전 계열사에 비상경영 체제 돌입과 원가·비용 절감 노력, 주요 프로젝트 투자 때 정확한 투자심사 분석 등을 주문했다. 신 회장은 현재 위기 상황의 불확실성이 해소될 때까지 ‘내실경영’을 통한 체질 강화를 역설했다. 그는 “주요 프로젝트를 추진할 때 단계별 계획을 마련하는 등 출구전략을 세우라.”고 당부했다. 최근 하이마트 등의 인수전에서 보여준 롯데의 보수적 행보는 신 회장의 이 같은 지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다른 대기업들은 아직 비상경영을 공식화하지 않았지만 피부로 다가오는 위기감은 롯데와 다르지 않다. 삼성은 지난달 29일 베트남에서 삼성전자를 비롯해 전기, SDI 등 9개 제조 계열사 국내외 생산 법인장들이 참석한 가운데 ‘글로벌 제조 혁신 데이’를 열어 제조 역량을 높이기 위한 방안을 모색했다. 특히 이재용 삼성전자 사장(COO)이 국내외 경제 위기 대응 전략을 모색하기 위해 회의를 직접 주도했다. 삼성전자는 최근 하반기 글로벌 경영전략회의를 당초 일정보다 보름 이상 앞당겨 진행했다. ●현대차 “유럽위기에 선제 대응” 현대기아차는 신차와 공격적인 마케팅으로 위기에 대응한다는 전략을 세웠다. 정몽구 회장은 최근 해외 법인장 회의를 한 달 앞당겨 소집해 유럽 재정 위기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것을 주문했다. 특히 이달 중순 현대차 중국3공장(연산 40만대)이 가동을 시작하면 현대차그룹의 해외 생산 능력(353만대)은 사상 처음으로 국내 생산 능력(350만대)을 추월하게 된다. 환율 리스크 경감과 원가 경쟁력 향상 등 ‘두 마리 토끼’를 기대할 수 있게 된 셈이다. SK는 아직까지 연초에 수립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유로존 위기 심화 등 경영 환경이 심각한 수준으로 악화되면 목표나 계획을 재검토한다는 입장이다. LG는 구본무 회장이 참석한 가운데 최근 전략회의에서 장기 계획뿐만 아니라 위기 대응을 위한 전략도 논의했다. LG 관계자는 “품질과 재고 관리 강화, 환율 변경 대비 등 일상적인 관리 감독의 수위를 높였다.”고 설명했다. 정유업계의 위기감도 상당하다. 현대오일뱅크는 이달 초부터 비상경영에 돌입해 올해 경영 목표 재점검에 들어갔다. 소비성 예산을 최대 20% 줄이고 직원들이 평소보다 ‘30분’ 일찍 출근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전사적인 비상대책 ‘20-30’을 마련했다. ●투자시기 조정·현금성자산 확보 GS칼텍스는 영업본부 직원 800여명에 대한 인력 재배치를 결정해 희망퇴직을 받고 있다. 외환 위기 이후 14년 만에 사실상 구조조정에 돌입한 셈이다. 구조조정 대상 인력은 70여명이다. 건설업체들은 신규 사업은 엄두조차 내지 못하고 현상 유지에 치중하고 있다. 일부 중견업체는 자산을 처분해 불황을 넘어서는 식의 대응책을 시행하고 있다. 해운업계는 선박 발주량을 줄이고 경제 속도로 운행하는 등의 대책을 내놓고 있다. 조선업계 역시 해양플랜트와 특수선 수주로 최근의 위기를 벗어난다는 복안이다. 철강업계의 경우 포스코는 초긴축 예산을 편성해 불요불급한 투자의 집행 시기는 조정하고 자금 경색 심화에 대비해 현금성 자산을 확보하기로 했다. 이두걸기자·산업부 종합 douzirl@seoul.co.kr
  • 증권사 적자 수렁… 여의도 구조조정 칼바람

    유럽에서 시작된 글로벌 경기 침체가 여의도 증권가에 구조조정의 ‘칼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유럽 재정위기로 국내 증시가 하락하면서 전업 투자자문사 절반 이상이 자본잠식에 빠진 것이다. 또 증권시장에 돈이 마르고 거래대금이 급감하면서 증권사들도 적자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이런 흐름이 한달 더 지속된다면 증권사의 하반기 구조조정은 불가피해 보인다. 유럽발 금융위기로 전업 투자자문사들의 수익 기반인 자문형 랩 잔고가 지난해 최고점과 비교했을 때 42%나 급감했다. 불과 1년 만이다. 2011 회계연도(2011년 4월~2012년 3월) 기준으로 자문사 159개 가운데 57%(90개사)가 적자 심화로 자본잠식에 빠졌다. 자문사들이 특화된 서비스 개발 없이 주식 투자 업무에만 집중한 탓에 국내 증시가 흔들리자 충격을 온몸으로 흡수한 탓이다. 증권사 사정도 힘든 건 마찬가지다. 국내 증권사들은 일평균 거래대금이 최소 6조 5000억원 이상이어야 수익성을 확보할 수 있다. 하지만 지난 4월부터 코스피 시장의 월별 일평균 거래 대금은 5조원을 밑돌고 있다. 4월은 4조 9650억원, 5월엔 4조 6911억원으로 더 줄었다. 현재의 흐름이 1개월만 더 이어져도 증권사들은 본격적인 구조조정에 나설 전망이다. 이미 지난해 11월 신한금융투자는 30~40명의 희망퇴직을 시행했고, 12월에는 삼성증권이 100여명의 희망퇴직을 받았다. 올해 1월 현대증권에서는 임원 11명이 일괄 사직했다. 해외법인 철수와 축소도 잇따랐다. 지난 2월 삼성증권은 홍콩법인 인력을 최대 100명에서 30~40명 수준으로 대폭 줄였다. 토러스투자증권은 인건비 절감차원에서 3곳이었던 지점을 없애고 영업점 1곳만을 남길 계획이다. 또 다음 달부터는 임원 임금을 30%, 직원 임금을 10% 각각 삭감할 예정이다. 증권사 리서치 센터에 근무하는 애널리스트들도 칼바람을 피해가긴 어려운 실정이다. 한 증권사 리서치 센터는 이번 회계연도 들어 애널리스트 전원이 재계약을 하지 못했다. 한 증권사 리서치 센터장은 “거래대금 급감에 따른 수익성 악화는 소매영업에 의존하는 국내 증권사들의 구조적인 문제”라면서 “한국 경제가 저성장 국면에 들어가 거래대금이 줄어드는 건 어쩔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성원기자 lsw1469@seoul.co.kr
  • SOC 분야 10.1% 줄어 20조 8000억

    SOC 분야 10.1% 줄어 20조 8000억

    정부 부처들이 요구한 내년 예산 규모는 346조 6000억원으로 올해 예산(325조 4000억원)보다 6.5%(21조 2000억원) 늘어났다. 평년 요구 규모보다는 낮지만 정부의 목표치를 웃돈다. 정부의 내년 균형재정 회복 목표 달성 여부가 불투명하다. ●환경 6.6% - 문화·체육·관광 5.5% 감소 2일 기획재정부가 발표한 각 부처의 2013년 예산요구현황에 따르면 교육(10.1%), 복지(5.3%), 국방(7.6%), 일반공공행정(6.3%) 등의 예산 요구액이 큰 폭으로 늘었다. 반면 문화(-5.5%), 환경(-6.6%), 사회간접자본(SOC·-10.1%) 등의 분야는 줄었다. 경직성 의무지출이 많이 늘어났지만 정부는 내년 균형재정 달성 목표에는 변함이 없다고 밝혔다. 경제활성화를 위해 내수 확충과 일자리 창출을 중점 지원하겠다고 강조했다. 충돌하기 쉬운 두 개의 목표를 어떻게 동시에 달성해 낼지 예산당국의 검토 결과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최근 5년간 증가율보다는 낮은 수준 각 부처의 예산요구 증가율(6.5%)은 최근 5년간 평균 요구 증가율(7.0%)보다는 낮다. 하지만 2011~2015년 중기재정운용계획상의 지출 목표(341조 9000억원)보다는 4조 7000억원가량이 많다. 주요 요구 내용을 보면 기초생활보장, 기초노령연금, 건강보험 등 주요 복지분야 지출이 3조 8000억원(44조 6000억원→48조 4000억원) 늘어났다. 올해 처음 도입된 저소득 근로자의 사회보험료 지원(2000억원)이 내년에는 4000억원으로 늘어나고 내국세 증가에 따라 자연적으로 늘어나는 지방교부금·지방교육교부금이 7조원 늘어난다. 법에 정해진 지출이기 때문에 규모를 줄일 수는 없다. 국방은 방위력 및 장병 복무여건 개선 등을 위해 올해 예산(33조원)보다 2조 5000억원(7.6%) 늘어난 35조 5000억원이 요구됐다. 고속철도(1조 4000억원→1조 5000억원)와 세종시 건설(8000억원→1조원) 분야는 증액됐으나 도로 부문은 신규 건설보다는 기존 부문의 보완 등 내실화에 중점을 두기로 해 SOC 분야가 2조 3000억원(10.1%) 줄어들었다. 4대강 사업이 끝남에 따라 수질개선 투자(2조 2000억원→1조 7000억원), 농림 분야에서의 저수지 둑높이기 등 생산기반 지원(3조 1000억원→1조 8000억원) 등도 줄어들었다. ●균형재정 회복위해 세출 구조조정 추진 재정부는 균형재정 회복을 위해 연례적 집행 부진, 성과 미흡, 감사원 등 외부 지적 사업 등 3대 유형의 세출 구조조정을 적극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보육·교육 등 생애주기 핵심 복지서비스는 늘리고 다문화가족·장애인 등 수혜 대상별 맞춤형 지원은 강화한다. 학교·여성·아동 등 3대 폭력예방지원 사업, 재난·식품안전 등도 선제적으로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전경하기자 lark3@seoul.co.kr
  • 공공휴게소·상가 ‘퇴직자의 잔치’

    고속도로 휴게소나 지하철 상가 등 공공기관이 운영하는 유통·임대사업이 퇴직자나 직원단체에 일방적 특혜를 주는 ‘그들만의 잔치마당’이 되고 있다. 공공기관의 유통사업 비리를 감독할 수 있는 제도개선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민권익위원회는 지난 3~4월 유통·임대사업을 하는 공공기관들을 대상으로 한 실태조사 결과를 1일 공개했다. 이번 조사대상은 한국도로공사, 서울메트로, 코레일유통, 서울시 및 5개 광역시 도시철도공사 등 13개다. 조사 결과 지하철 상가를 운영하는 서울메트로는 구조조정의 보상 명목으로 내부 근거 규정조차 없이 퇴직 직원에게 15년간 상가를 장기 임대해 줬다. 퇴직자에게 운영권을 안긴 점포는 전체 658개 중 6.4%인 42개나 됐다. 지방공기업의 수의계약은 ‘지방공기업법’ 등이 정하는 제한적인 경우에만 가능하게 돼 있다. 코레일유통도 일반 매점의 계약기간은 3년인데 퇴직자 26명에게 20년 이상의 장기계약 선심을 썼다. 임대 특혜를 주는 것도 모자라 임대보증금까지 턱없이 깎아줬다. 도로공사는 자사 퇴직자 단체가 출자한 회사에는 일반 사업장의 1년치 임대료의 25%만 받는 것이 관행이었다. 사업자를 입맛대로 정하기 위해 선정 방식도 제멋대로였다. 공공기관의 매장 운영권을 따내는 건 ‘줄’ 없이는 애초에 하늘의 별따기였다. 중소기업유통센터는 사업이사 1명, 본부장 4명 등 내부직원 5명으로만 구성된 형식상의 심사위원회가 600여개나 되는 입점 업체를 선정했다. 농협중앙회는 직영 유통매장에 납품되는 공산품과 농산물의 새 구매처를 선정할 때 담당부서의 자체 심사로 70점 이상이면 수의계약 방식으로 계약할 수 있게 하는 주먹구구식 내부규정을 뒀다. 이에 권익위는 “이들 공공기관의 유통·임대사업의 투명성 제고방안을 마련해 해당기관과 관련 부처에 권고했다.”고 말했다. 권고안에 따르면 앞으로 임대사업자 선정심사위원회의 외부인사 비율이 확대되는 등 위원회 구성 규정과 입점 업체 선정방식이 강화된다. 이해관계가 있는 위원은 심사에 참여하지 못하는 기피·회피규정도 도입된다.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 [K-코믹스 신한류 이끈다] (11) 시사만화의 어제와 오늘

    [K-코믹스 신한류 이끈다] (11) 시사만화의 어제와 오늘

    촌철살인(寸鐵殺人)의 대명사로 군림해 온 시사만화가 여러 해째 위기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오랫동안 권력을 풍자하고 사회 부조리와 모순을 고발하며 서민의 가려운 곳을 긁어주고 아픔을 대변했던 시사만화가 설 자리를 잃어 가고 있는 것이다. 무엇보다도 주 무대였던 신문 지면에서 점차 밀려나고 있다. 독자들이 신문을 펼치면 가장 먼저 찾을 만큼 높았던 열독률도 갈수록 떨어지고 있다. 위기의 시사만화의 과거를 짚어보고 온라인시대 부활의 가능성을 모색해 본다. 우리 만화의 역사는 시사만화의 역사와 궤를 함께한다. 1909년 이도영 화백이 ‘대한민보’ 창간호 1면에 게재했던 삽화를 근대 만화의 출발로 보는데, 그게 바로 시사만화다. 시사만화는 이렇듯 언론의 발전과 함께 성장했다. 일제 강점기에는 일제와 친일파를 풍자하며 민초들의 마음을 달래주었다. 대한민보는 일제의 사전 검열에 맞서 시사만화 게재란을 먹칠해 인쇄한 적도 있었다. 정부 수립 이후에도 시사만화의 역할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이승만·박정희·전두환·노태우 정권 등 독재와 억압 속에 말 한마디 제대로 하기 힘들었던 시절, 시사만화의 가치는 더욱 빛을 발했다. 1950년대 들어 시사만화의 스타 캐릭터가 등장하기 시작했다. 첫 번째 대중적인 스타는 김성환 화백의 ‘고바우 영감’(동아·조선 등)이다. 이승만 정권부터 전두환 정권까지 서민의 애환을 대변하며 오랫동안 사랑받았다. 고바우 영감에 이어 안의섭 화백의 ‘두꺼비’(경향·한국 등), 김기율 화백의 ‘도토리’(서울), 정운경 화백의 ‘왈순 아지매’(경향·중앙 등), 윤영옥 화백의 ‘까투리 여사’(서울), 오룡 화백의 ‘야로씨’(조선), 이홍우 화백의 ‘나대로 선생’(동아) 등이 차례차례 스타로 떠올랐다. 시사만화의 기본이 권력에 대한 풍자라 필화(筆禍)도 많았다. 대표적인 게 1958년 김성환 화백의 ‘경무대 똥통’·1972년 윤영옥 화백의 ‘새마을 운동 비판’·1986년 안의섭 화백의 ‘대통령 모욕’ 사건 등이다. 1987년 민주항쟁 이후 시사 만화계에 지각변동이 일어난다. 당시 일부 네 칸 만화들은 시대 흐름을 반영하지 못하고, 군사 정권을 옹호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때 박재동이란 사람이 나타났다. 그는 한겨레 그림판을 통해 참신하고 진보적인 한 칸 만평을 선보이며 스타로 떠올랐다. 이는 신문 시사만화의 주류가 ‘네 칸 만화’에서 ‘한 칸 만평’으로 이동하는 세대 교체의 신호탄이기도 했다. 이후 김상택(경향·중앙)·백무현(서울) 화백 등이 한 칸 만평으로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2000년대 들어 시사만화의 위기가 시작된다. 민주화 이후 만평에 대한 필요성과 중요성에 대한 공감대가 줄어들었기 때문이었다. 언론사들은 시사만화 지면을 점점 줄여나갔다. 2002년 동아일보는 손문상 화백이 떠나며 만평의 맥이 끊겼다. 2004년에는 문화일보와 세계일보가 각각 이재용, 조민성 화백과 갈등을 빚으며 만평을 내렸다. 2007년 매일경제 이필선 화백, 2009년 중앙일보 김상택 화백, 2011년 조선일보 신경무 화백이 지병으로 세상을 뜨며 만평이 자취를 감췄는데, 중앙일보만 박용석 화백이 맥을 잇고 있다. 시대를 풍미하던 네 칸 만화는 상황이 더욱 열악하다. 1999년 조선일보 ‘미스터 삐삐’(안중규), 2002년 중앙일보 ‘왈순 아지매’, 2004년 한겨레 ‘미주알’(김을호), 2008년 동아일보 ‘나대로 선생’이 차례차례 연재를 중단했고 이후 후속작이 나오지 않았다. 전국 단위 일간지가 한 칸 만평, 네 칸 만화를 모두 게재하던 시절은 옛말이 됐다. 네 칸 만화를 계속 연재해 온 전국 단위 일간지는 서울신문·경향신문·매일경제밖에 없다. 한 칸 만평과 네 칸 만화를 모두 다뤄 온 곳은 서울신문·경향신문뿐이다. 시사만화가 위축되고 있는 배경은 크게 두 가지다. 우선 시대의 변화다. 과거와 달리 권력을 비판하고 풍자하는 수단이 많아졌고 그 경쟁에서 시사만화가 조금씩 밀려났다. 오프라인 매체의 권위가 무너진 온라인 시대가 오며 사회 풍자 기능을 인터넷 콘텐츠에 상당 부분 내주게 된 것. 언론사 내부의 원인도 있다. 민주화 이후 저항 대상이 정치 권력에서 자본 권력으로 이동했고, 광고주와의 관계를 고려한 언론사 내부 편집 방침과 시사만화가들의 충돌이 빈번해졌다. 언론사들도 부담스러운 시사만화 게재에 소극적인 자세를 보이고 있다. 더욱이 무한경쟁 시대에 광고매출 감소로 경영난에 봉착한 중소 언론사들은 구조조정 1순위로 시사만화를 올려 놓는 분위기다. 시사만화를 부활시키려면 시사 만화계 자체는 물론이고 언론계의 노력이 절실하다는 의견이 많다. 많은 전문가들이 내부 편집 방향에 얽매이지 않고 시사 만화가의 소신과 창작의 자유를 최대한 보장해 주는 것이 기본이라고 말한다. 독자를 사로잡을 화제작이 자주 나올 수 있도록 작업 환경을 개선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지적한다. 매일 마감을 해야 하는 국내 시사 만화가들은 외국에 비해 정신노동의 강도가 매우 높다. 정치·경제·사회 등 전문 분야별로 전담 시사 만화가를 둬 높아진 독자 수준을 충족시킬 만한 전문성과 깊이를 갖추고 이를 통해 노동 강도를 낮춰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시사 만화계 내부의 변화도 절실하다. 독자의 관심과 욕구가 다양해진 만큼 그동안 갇혀 있던 정치 패러다임에서 벗어나 시사만화의 영역을 넓히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다양한 형식 파괴를 시도하며 새로운 시대 독자들의 호응을 이끌어 낼 필요성도 제기된다. 시사만화 인력이 정체된 만큼 후진 양성 시스템을 고민해 볼 시기다. 현재 전업으로 활동하고 있는 시사 만화가는 30명 안팎. 그나마 정규직은 10명가량이다. 좁은 시장 탓에 시사 만화가 지망생도 갈수록 줄고 있다. 김을호 화백 이후 여성 시사 만화가는 맥이 끊긴 상태다. 기성 언론에 소속된 시사 만화가에 견줘 상대적으로 더 많은 창작의 자유가 주어지기 때문에 인터넷 미디어를 통한 시사만화가 늘고 있지만 전업 작가로 활동하기에는 경제적 기반이 탄탄하지 못하다는 것도 문제로 지적된다. “새로운 시사만화 플랫폼을 만들어 저변을 넓히려는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 지면이 있는 작가와 지면이 없는 작가 모두를 통합할 수 있는 시사만화 애플리케이션을 만들어 배포하고 여기에서 수익 구조를 만들어 작가들에게 돌려주자는 것이다. 앞으로가 매우 중요하다.”(하재욱 전국시사만화협회 사무국장·시사만화가)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선택! 역사를 갈랐다] (18)조선 정조의 두 재상 김종수·채제공 ‘살벌한 대립’

    [선택! 역사를 갈랐다] (18)조선 정조의 두 재상 김종수·채제공 ‘살벌한 대립’

    조선 후기를 대표하는 왕으로는 단연 정조가 으뜸이다. 정조는 할아버지 영조가 구축한 왕권을 이어받은 데 더해, 스스로도 끝없이 학문을 닦아 군사(君師)로서 입지를 강화했다. 또한 당시 조선사회가 당면한 여러 문제들에 대해서도 의미 있는 해결책을 강구했다. 정조 때 시전상인들의 독점판매권을 상당 부분 폐지해 자유경쟁체제를 도입한 신해통공(辛亥通共·1791)은 미래지향적인 제도의 변화라는 점에서 역사전문용어로서 ‘개혁’으로 부를 만하다. 서얼과 노비를 대상으로 세습신분제의 완화를 시도한 점이나 서학과 천주교에 대해 비교적 관대한 태도를 취한 점도, 거의 성과를 보지 못했지만 조선사회의 발전 과정에서 의미 있는 시도로 볼 수 있다. 당쟁으로 갈래갈래 찢긴 정치지형을 국왕을 중심으로 대승적으로 재편하기 위한 탕평책도 평가할 수 있다. 정조를 보좌한 대표적인 원로급 인물로는 김종수(1728~1799)와 채제공(1720~1799)을 꼽을 수 있다. 이들은 최고의 벼슬인 재상의 반열에 올라 정책결정 과정에 깊이 개입했을 뿐 아니라, 정조의 신임이 남달랐다. 그러나 이들은 정치적 입장을 달리해 거의 사사건건 대립했다. 둘 다 표면적으로는 정조의 탕평책에 동의했으나, 속으로는 상대방을 제거하지 못해 안달했다. 김종수가 노론집안인 데 비해 채제공은 남인이었다. 또한 김종수가 사도세자를 죄인으로 간주한 벽파의 거두인 데 비해, 채제공은 사도세자의 무고를 주장한 시파의 거두였다. 그런데도 이 둘이 모두 정조의 총애를 받은 이유는 정조가 즉위하기 전에 맺은 관계 덕분이었다. ●경제개혁·천주교 반대… 수구적 재상 김종수 먼저, 김종수는 왕세손의 학문을 담당한 시강원에 근무하면서 정조의 스승이라는 각별한 경력을 쌓았다. 그런데 정조가 김종수를 크게 신임한 이유가 이런 인연 때문만은 아니었다. 김종수가 정조에게 설파한 군주론이 정조의 생각과 정확히 맞아떨어졌기 때문이다. 정통 주자학 신봉자인 김종수는 군주는 통치자이면서 동시에 학문적 스승의 역할을 담당해야 한다고 가르쳤다. 이는 군주나 스승 가운데 어느 한쪽만이 아니라 그 둘을 겸함으로써 이른바 군사가 되어야 한다는 뜻으로, 어려서부터 학문을 좋아한 정조가 품었던 군주론과 정확히 일치했다. 그러면 김종수는 정조가 진정한 군사가 되도록 성심으로 돕고 그의 탕평책을 적극 지지했을까? 아이러니하게도 그는 전혀 그러지 않았다. 그 결정적인 이유는 그가 철저한 당론자(黨論者)였기 때문이다. 그는 노론의 강경론자로서 소론과 남인을 역적이자 소인배의 무리로 간주해 공존하기조차 싫어했다. 그는 군자만이 정치를 담당해야 한다고 확신했으나, 그에게 군자는 오직 노론뿐이었다. 따라서 그의 군자정치론은 사실상 노론의 전제를 뜻했다. 말로는 군사를 운운했으나, 그는 정조가 중심이 되어 추진한 탕평책을 불편해했다. 오히려 정파의 보스가 지방에 앉아 중앙의 정치에 대해 훈수하는 산림정치를 지지했다. 그뿐만 아니라, 그는 신해통공과 같은 경제개혁에도 극력 반대했으며, 서학과 천주교에 대해서도 강경일변도였고, 신분제의 완화에도 반대했다. 그러면서도 그가 정조의 조정에 출사한 이유는 권력욕 때문이었다. 어떤 변화에 대해 반대한다면 자기가 고수하려는 것들에 대한 분명한 논리를 세워야 하는데, 김종수에게는 그런 게 없었다. 입으로는 군사와 군자를 말했으나, 마음은 언제나 노론의 권력 독점에 있었다. 국왕의 총애를 받아 중책을 담당한 일국의 재상으로서 국가의 현안이나 제반 문제들에 대한 진정한 고민이 없었다. 보수란 변화를 무조건 반대하는 게 아니라 변화의 절박성을 따져 우선순위를 정하고 그 속도를 조절해 서서히 추진하는 것이다. 이런 면에서 볼 때 김종수는 보수로서의 정치철학조차 갖고 있지 않은 수구였을 뿐이다. 혹자는 김종수를 보수파로 평가하지만, 솔직히 자격 미달의 보수였다. ●신분제 완화에 우호적… 정조의 돌격대장, 채제공 채제공이 정조와 인연을 맺은 것은 그가 사도세자를 극구 옹호하는 입장을 견지했기 때문이다. 이에 더해, 그의 정치철학과 국가 현안에 대한 해결책이 정조와 매우 비슷한 덕분에 정조의 신임이 두터웠다. 그는 정통주자학에서 벗어나, 국왕의 절대권을 강조하면서 그 바탕으로서 충효를 강조했다. 이런 군주론은 군주의 특성을 최소화해 사대부와 거의 비슷한 급으로 낮추려던 주자학자들의 생각과는 많이 달랐다. 오히려 천자로서 군주의 권력을 절대시한 동중서(董仲舒)의 군주론에 가까웠다. 사대부 문벌을 타파하고 왕의 권위를 높이려던 정조가 이런 채제공을 홀대할 리 없었다. 정책 차원에서도 채제공은 늘 정조의 편에 섰다. 군주를 중심으로 한 탕평책에 적극 동조한 것이나, 신해통공을 적극 추진한 것이나, 주자학과 충돌을 빚는 천주교에 대해서도 일부 포용하려 한 점이나, 신분 차별의 완화에 우호적인 태도를 보인 것이 다 그런 예이다. 특히 조선사회에서 거의 진리처럼 굳어져 있던 ‘왕안석=소인’이라는 인식에 맹종하기를 거부하고 왕안석을 긍정적으로 평가한 점에서도 채제공과 정조는 생각이 비슷했다. 사실, 정조 집권 후반기에 추진한 몇몇 정책에서 정조의 오른팔로서 돌격대장 역할을 담당한 인물이 바로 채제공이었다. 그렇다면 채제공은 진심으로 정조의 탕평책을 지지했을까? 그렇게 볼 수도 있지만 아닐 수도 있다. 왜냐하면 채제공이 재상이 된 후에 가장 먼저 제기한 문제가 벽파에 대한 전면적인 선전포고였기 때문이다. 18세기 후반 조선에서 가장 뜨거운 문제였던 사도세자 문제를 정면으로 거론하면서, 사도세자를 죄인이라 한 벽파에 대해 공격 나팔을 불었던 것이다. 사도세자가 죄를 입어 부왕에게 ‘처형’된 것이라면 정조는 죄인의 아들이 되기에 국왕으로서 권위를 세우는 데 한계가 따를 수밖에 없었다. 반면에 사도세자가 죄가 없음에도 억울하게 죽음을 당한 것이라면, 당시 사도세자를 공격한 자들은 모조리 역적이 될 수밖에 없었다. 그런 엄청난 폭발력을 지닌 문제이기에, 정조조차도 이 문제를 공식적으로 덮고 벽파와 시파를 가리지 않고 등용하는 탕평책을 폈던 것이다. 정조를 보좌하면서 그동안 구상했던 ‘개혁’을 추진하기에도 버거울 지경에, 채제공이 온건파나 중도파까지도 불구대천의 원수로 만들어 버릴 사도세자 문제를 굳이 끄집어 낸 이유는 무엇일까? 표면적으로는 정조의 왕권을 보다 확실히 하고, 그럼으로써 정국을 주도해 개혁을 추진할 발판을 만들자는 의도로 볼 수 있다. 채제공을 전격적으로 재상에 임명하면서 정조는 그 등용 이유를 이열치열(以熱治熱)로 설명했는데, 채제공이 그것을 벽파세력에 대한 공격신호로 받아들였을 수도 있다. 그러나 이 공격에서 정조가 끝내 중립을 지킨 점을 고려할 때, 정조가 의도한 ‘이열치열’이 그런 노골적인 공격이었을 리는 없다. 그렇다면 김종수와 마찬가지로 채제공 또한 벽파와는 한 조정에서 공존할 수 없다고 믿었음이 거의 분명하다. 실제로 그는 벽파를 역적으로 몰아붙였으며, 김종수 또한 채제공을 역적으로 불렀다. ●정조의 김종수·채제공 등용은 탕평책?이열치열? 이렇듯 태생적으로 물과 기름 관계인 노론과 남인 출신인 김종수와 채제공은 사도세자의 죽음을 보는 입장에서도 철천지원수 관계인 벽파와 시파에 속했다. 그 계파의 우두머리였다. 그리고 그 둘은 그런 정치계보에 충실했다. 그렇다는 것은 김종수와 채제공 모두 상대방을 인정하지 않았음을 의미한다. 이렇게 견원지간인 두 사람을 재상으로 쓴 정조의 의도가 무엇인지 정확히 알 수는 없다. 그러나 그런 인사정책을 통해 자신이 구상한 탕평정치를 이룰 수 있다고 믿었다면 지나치게 순진한 것이고, 그 둘의 적당한 대립을 통해 왕권을 유지하고자 했다면 그 또한 다른 왕들보다 특별히 나을 게 없다. 어쩌면 이런저런 생각은 많으나 과단성이 부족했던 정조 자신의 한계였을지도 모른다. 주자학을 대하는 입장이 다르더라도 김종수와 채제공은 모두 유학자이자, 재상이었다. 그렇다면 그 둘은 모두 수기(修己)와 치인(治人)에 열심이면서, 동시에 국가의 제반 문제를 건설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밤낮으로 고민하고 조정했어야 한다. 그러나 당시 중요한 위치에 있던 두 사람은 권력의 정점에 섰을 때 과거사에서 비롯된 사도세자 문제를 둘러싸고 극한으로 치달았다. 정치는 뒷전이었다. 그 결과, 정조 말년에 그 둘 모두 권력을 잃었고, 같은 해 같은 달에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며 생을 마감했다. 죽어서도 둘 사이의 엎치락뒤치락은 끝나지 않았다. 정조의 죽음으로 노론 벽파가 권력을 잡으면서, 이미 죽은 채제공은 관작 추탈이라는 욕을 봤다. 그런데 7년 후 정순왕후의 대리청정이 끝나고 노론 시파가 권력을 장악함에 따라, 이미 죽은 김종수는 사도세자와 정조의 역적으로 몰려 역시 수모를 당했다. ●권력잡은 노론, 채제공 관작추탈… 죽어서도 혈투 김종수와 채제공이 권력의 주도권을 잡기 위해 서로 대립하더라도 그것을 ‘시대정신’에 기초한 정책대결로 승화시키면서 정조를 보필했다면, 조선의 역사는 실제보다는 조금이라도 나은 쪽으로 진행되었을 것이다. 그러나 그 둘의 선택은 그렇지 않았다. 언제나 우선순위는 상대방을 인정하지 않는 독점적 권력 그 자체였다. 김종수와 채제공이 보여준 사례는 한시도 잠잠한 날이 없는 오늘날 대한민국의 정치에도 시사해 주는 바가 크다. 김종수의 처신은 일국의 정치를 책임질 재상이 보일 처신은 전혀 아니었다. 노론 벽파의 우두머리로서 그는 초지일관 ‘당권파’의 이해에 따라 행동했다. 무엇인가 개혁을 추진한 점에서 채제공이 김종수보다 더 나았다고 할 수는 있겠으나, 그 또한 200년 이상 이전투구로 벌어진 당쟁구도에 보다 충실했다는 점에서는 역사적 책임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 대한민국의 정치인들이 반면교사로 삼을 일이다. 계승범(서강대 사학과 교수)
  • [Weekend inside] 가계부채 연착륙 대책 1년

    [Weekend inside] 가계부채 연착륙 대책 1년

    금융 당국의 가계부채 연착륙 대책이 29일로 발표 1년을 맞았지만 빚의 총량과 연체율은 늘고 하우스푸어의 시름도 더 깊어졌다. 금융위원회와 기획재정부, 금융감독원이 1년 전만 해도 가계부채가 외환위기 이후 연평균 13.0% 증가해 801조원에 이르지만 “아직은 대체로 관리 가능한 수준”이라고 진단했다. 하지만 1년이 지난 현재 가계부채의 총량은 911조원으로 110조원이나 늘어났고, 연체율도 증가했다.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가계대출 연체율은 0.97%로 1년 전 0.72%보다 0.25% 포인트 늘었다. 금융 당국은 여전히 “한국의 가계부채는 관리 가능한 수준”이란 입장이지만, 미시적 분석을 통한 질적 악화에 주목하고 있다. 금융위와 함께 가계부채 미시분석을 맡은 서정호 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가계부채 문제를 이 정도로 미시적으로 접근한 나라는 없다. 대응도 총체적”이라고 말했다. 연체율 증가에 대해서는 경기가 안 좋아진 측면도 있지만 가계대출 증가세가 꺾이면서 가계부채의 총량이 줄어들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가계부채 증가율은 올 1분기에 3년 만에 감소세를 보였으나 4, 5월에는 다시 소폭 증가세로 돌아섰다. 한국은행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예금취급기관의 가계대출 증가율은 전년 대비 7.8%를 기록했다. 3월에는 1000억원 줄었다가 4월에는 2조 5000억원이 늘어 지난해 같은 달보다 5.9% 증가했다. 박덕배 현대경제연구소 연구위원은 “하우스푸어들이 언제까지 버틸 수 있을지가 문제다. 아직까진 가계부채 폭탄이 터지지 않았지만 점점 곪아 가고 있고 부동산 가격이 심상찮은 것이 더 걱정”이라고 지적했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서울의 아파트 가격은 지난해 12월 이후 계속 내림세며 여름 비수기에 접어들면서 전세 시세도 수도권 신도시를 중심으로 내렸다.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의 가계부채 고위험군 분석에 따르면 7만 9000가구의 빚 46조 6000억원은 집을 팔지 않고 다른 실물 자산을 팔아 해결할 수 있다. 좀 더 협의의 하우스푸어인 7만 가구의 빚 16조 3000억원은 지금 사는 집을 팔고 더 싼 곳으로 이동하는 강력한 구조조정이 필요하다는 진단이다. 가계부채와 관련해서는 “특단의 대책을 찾기 어렵다.”는 김석동 금융위원장의 말처럼 전문가의 처방도 엇갈린다. 대표적인 것이 금리다. 조경엽 한국경제연구원 경제연구본부장은 “가계부채 때문에 기준금리를 내릴 수도 없고 다른 뾰족한 방법이 없다.”며 “한국은행이 기준 금리를 인하하면 추가 대출이 늘어나고 부실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했다. 국민은행의 박합수 부동산팀장은 “가계부채 타개책으로는 금리 인하가 제일 좋다.”며 “3.25%로 동결을 유지하고 있는 기준금리를 유럽의 재정위기를 고려해 3.25%보다 더 낮추면 대출금 상환부담이 줄어 소비나 내수시장 활성화로 이어질 수 있다.”고 밝혔다. 윤창수·이성원기자 geo@seoul.co.kr
  • [저축은행發 게이트] ‘靑, 이상득 버렸다’ 모종의 사인… 檢 나온대로 다 캔다

    [저축은행發 게이트] ‘靑, 이상득 버렸다’ 모종의 사인… 檢 나온대로 다 캔다

    이명박 대통령의 형인 이상득 전 새누리당 의원의 사법처리가 초읽기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사정당국 주변에서는 다음 달 20일쯤 검찰이 이 전 의원을 재판에 넘길 것이라는 구체적인 정보도 흘러나오고 있다. 이 전 의원의 혐의 내용이 사정라인을 통해 청와대 측에 전달됐고, 더 이상 이 전 의원을 감쌀 수 없다고 판단한 청와대 측이 검찰에 ‘OK’ 사인을 내렸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사정당국 관계자는 29일 “청와대도 내부 조사를 통해 그동안 온갖 의혹들을 비켜갔던 이 전 의원이 이번에는 빠져나오기 힘들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검찰로서는 지도부 인사를 앞두고 현 정권 최고실세인 이 전 의원 문제를 깔끔하게 정리할 수 있는 상황이 만들어진 만큼 저축은행 비리 합동수사단의 이 전 의원에 대한 수사가 매우 강도 높게 진행될 것으로 점쳐진다. 합수단은 일단 이 전 의원이 연루된 저축은행 비리와 이 전 의원의 보좌관이었던 박배수(47·구속기소)씨의 금품수수 수사 과정에서 파악한 내용들을 집중 수사할 방침이다. 합수단은 다음 달 3일 소환할 이 전 의원을 상대로 임석(50·구속기소) 솔로몬저축은행 회장과 김찬경(56·구속기소) 미래저축은행 회장으로부터 퇴출 무마 청탁과 함께 금품을 받았는지를 조사한다. 임 회장은 최근 합수단 조사에서 지난해 9월 2차 저축은행 구조조정을 앞두고 여러차례에 걸쳐 수억원을 이 전 의원에게 건넸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합수단은 또 김 회장이 퇴출 저지 로비 명목으로 임 회장에게 건넨 현금 14억원 가운데 일부도 이 전 의원 측에 흘러들어간 단서를 포착했다고 한다. 합수단은 임 회장이 이 전 의원에게 주었다고 주장한 돈 가운데 일부가 박 전 보좌관에게 흘러들어가 사무실 운영비 등으로 쓰인 단서도 잡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 전 의원이 코오롱그룹 측으로부터 고문비 명목으로 받은 1억 5000만원도 조사 대상이다. 앞서 서울중앙지검 특수3부(부장 심재돈)는 박 전 보좌관이 이국철(50·구속 기소) SLS그룹 회장으로부터 받은 로비자금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문제의 1억 5000만원을 찾아냈다. 합수단은 박 전 보좌관의 금품수수 사건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파악한 ‘장롱속 7억원’, 지난해 9월 퇴출된 프라임저축은행으로부터 퇴출 저지 명목으로 수수한 4억원 등도 수사할 계획이다. 이 전 의원과 관련해선 ▲부산저축은행 유상증자 개입 ▲김학인 전 한국방송예술교육진흥원장으로부터의 공천 헌금 2억원 수수 등 여러 의혹이 제기돼 있다. 김승훈·홍인기기자 hunnam@seoul.co.kr
  • [지금&여기] 이름에서 ‘은행’ 떼는 저축은행/윤창수 경제부 기자

    [지금&여기] 이름에서 ‘은행’ 떼는 저축은행/윤창수 경제부 기자

    저축은행의 옛 이름인 상호신용금고의 탄생은 1972년 ‘8·3 경제조치’로 거슬러 올라간다. 박정희 대통령은 8월 3일 이후로 사채는 갚지 않아도 된다고 선언했고, 어두운 돈이 양지로 나오면서 현재 재벌 성장의 밑거름이 됐다. 기업이 사채를 빌리지 못하도록 하면서 대신 만든 것이 상호신용금고다. 2002년 이름을 바꾼 상호저축은행은 은행보다 예금 금리는 높은 대신 대출 절차가 간편해 불법 대출의 온상이 됐다. 김대중 정부 말기의 온갖 게이트도 저축은행과 얽혔다. 2000년 장래천 전 금융감독원 비은행감독 1국장이 서울 시내 한 여관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으면서 권력자와 브로커, 기업인이 얽힌 추악한 진실이 땅속으로 묻혔다. 이명박 정부 ‘레임덕’의 진앙도 저축은행이다. 대통령의 형을 비롯해 정치인들이 줄줄이 검찰 수사를 받게 됐다. 지난해 1, 2차 저축은행 구조조정을 거치면서 환골탈태를 선언한 금융감독원은 3차 구조조정까지 진행하면서 여러 터널을 지나왔다. 저축은행 검사를 담당했던 직원은 대낮에 알 수 없는 폭력을 당하기도 했고, 정신 치료를 받는 직원들도 여럿 생겼다. 저축은행 취재를 담당했던 기자들도 영업정지를 당한 저축은행 직원으로부터 폭언에 시달려야 했다. 조만간 저축은행은 ‘은행’이란 이름을 내놓아야 할 것같다. 새로운 이름은 ‘저축금융회사’가 될 전망이다. 금융 당국은 영업정지된 저축은행을 금융지주가 인수하도록 했고, 은행과 저축은행의 연계 영업을 허용했다. 은행에 대출 상담을 받으러 갔다가 자격이 안 되면 저축은행 상품을 안내받을 수 있는 것이다. 대출모집인에게 갔던 수수료를 절약해 대출 금리가 낮아질 것으로 기대되지만 맹점도 있다. 은행이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 등을 맞추려고 작은 리스크도 저축은행에 떠넘길 수 있다는 것이다. 저축은행이 은행이란 이름을 떼고 원래의 목적이었던 서민을 위한 금융기관으로 거듭나 가계부채 대란을 막는 데 작은 밀알이 되길 기대해 본다. geo@seoul.co.kr
  • [시론] 경제 쓰나미에 대처하는 법/권영준 경희대 경영학부 교수

    [시론] 경제 쓰나미에 대처하는 법/권영준 경희대 경영학부 교수

    지속되는 남유럽의 재정 위기, 이란산 원유 수입 중단 조치로 인한 이란과의 전면적인 교역 중단이라는 다발성 쓰나미가 엄습하고 있다. 국내외 전망기관들은 우리 경제 성장률이 당초보다 훨씬 낮은 3% 미만에 그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이미 지난 27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기업경기실사지수(BSI)와 소비자동향지수(CSI)를 합성한 6월 경제심리지수(ESI)는 97로 전월에 비해 4포인트 하락했다. 이제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하나? 영국 파이낸셜타임스에 의하면, 28∼29일 열리는 유럽연합(EU) 정상회의에서 유로존 지도자들이 심각한 남유럽 재정 위기에 대해 대규모 긴급자금 수혈이라는 단기 해법을 도출할 것인지, 아니면 장기 해법에 대한 합의에 그칠 것인지에 대한 논란이 공존하고 있다. 지금까지 실행된 구제금융의 결과로 볼 때, 추가적 지원만으로 해결할 수 없고 오히려 유로존이 각국 재무장관들과 금융감독 당국들이 하는 임무를 EU에서 수행하는 연방국가의 형태로 나아가, 유로공동채권을 발행하고 동시에 구조개혁안이 뒷받침될 때 유로존은 경쟁력을 갖춘 연방정부 형태의 공동체로 부활할 수 있다는 게 정설이다. 문제는 유로존이 시간이 없다는 것이다. 현재 진행되는 금융시장의 무기력과 경기침체로 인한 피해 그리고 정치적 어려움이 맞물려 이를 기다려 줄 수 없다. 따라서 유럽발 위기는 단기적으로 금융시장에 큰 변동성을 가할 것이고, 근본적 해결책은 시간이 무척 오래 걸릴 것이다. 이제 우리 경제는 이러한 회피할 수 없는 외생변수를 직시하고 새로운 위기대처법으로 이 난국을 헤쳐가야 한다. 우선 소규모 개방경제인 우리는 수출 대기업들이 무역다변화를 통해 수출 엔진이 꺼지지 않도록 질적 경쟁력이 바탕이 된 양적 성장을 유지하도록 전 세계 무역시장에서 전투적 지혜를 모아야 한다. 이와 함께 어려울수록 공동체의식을 발휘하여 죽어가는 내수 중소기업들과 하청기업들이 동반생존할 수 있도록 따뜻한 손길을 내밀어야 한다. 정부는 현재 우리 경제에 시한폭탄과 같은 가계부채가 더 악화되지 않도록 서민금융시장의 활성화를 위해 단기 고금리 대출계약들이 중저금리 장기계약으로 전환될 수 있도록 각종 제도권 금융시장의 문턱을 낮춰야 한다. 이들 대출이 주로 주택담보대출이므로 주택가격이 일시에 폭락하지 않도록 수급조절을 통해 부동산시장이 연착륙하는 데 최선을 다하되, 인구사회적 구조 변화를 인정하고 중국과 일본 수요자들에게 주택 구매에 따른 세제 및 금융지원이 되도록 제도적 유인책들도 고려해야 한다. 이제 은행의 적극적 역할이 필요하다. 부실경영과 관치금융으로 인해 발생한 외환위기로 빈사상태였던 은행을, 경제의 대동맥이라는 이유로 살리기 위해 국민들은 피 같은 세금으로 공적 자금을 지원하고 아무 죄 없는 직원들이 길거리로 내몰리는 구조조정을 묵묵히 감내했다. 나아가 은행에 온갖 수수료 수입들을 보장해 주면서 은행의 수익성을 높여 주었다. 국민들의 희생으로 혜택을 받았던 은행들은 그 수익을 주주의 고액배당이나 임직원들의 고액 연봉으로 자기 배만 불리지 말고 이제 중소기업과 서민금융 지원이라는 사회적 책임을 통해 보은할 때가 되었다. 금융은 원래 실물경제의 발전과 금융소비자들의 후생이 극대화되는 데 그 존립 목적이 있다. 그러나 지난 2년 동안 저축은행사태를 통해 보면 도대체 이 나라가 외환위기를 통해 금융시스템을 개혁했다고 자랑하던 나라가 맞는지 한심하기 짝이 없다. 부실정책·부실감독·부실검사·부실감시·대주주 비리·불합리한 지배구조 등이 엮인 금융감독시스템의 총체적 실패를 검찰은 수사 차원에서, 정책당국과 국회는 신뢰회복을 위한 제도 개혁 차원에서 하루속히 바로잡아야 한다. 우물의 쓰레기 청소는 물이 말라 바닥이 보일 때가 적기임을 명심해야 위기를 기회로 바꿀 수가 있다.
  • [하반기 경제운용 방향] 물가 2%대 유지·일자리 40만개 확대… 외화예금 유치 주력

    [하반기 경제운용 방향] 물가 2%대 유지·일자리 40만개 확대… 외화예금 유치 주력

    28일 발표된 정부의 하반기 경제정책 방향의 초점은 경기부양과 민생안정에 맞춰져 있다. 외화예금을 모아 금융시장의 안전판을 확보할 계획이다. 정부는 하반기 핵심 과제로 7가지를 꼽았다. 재정투자 증액 외에도 ▲글로벌 위기 대응체제 강화 ▲민간투자 활성화 ▲2%대 물가안정세 지속 ▲일자리 40만개 확대 ▲서민금융과 주거비 안정 ▲미래준비 기틀 확립 등이 포함됐다. 정부의 친서민 정책 기조는 하반기에도 이어진다. 우선 은퇴가 시작된 베이비붐 세대(1955~1963년생)를 위해 현재 만 65세 이상은 일괄적으로 실업급여 대상에서 제외되고 있으나, 만 65세 이전에 고용된 사람은 나이와 상관없이 수급 자격을 유지할 수 있게 된다. 1만 4000여명이 제도 개편에 따른 혜택을 입을 전망이다. 은퇴한 베이비붐 세대들이 몰리는 자영업에 대한 지원도 포함돼 있다. 현재 연매출 8000만원 미만 자영업자만 직업훈련이나 취업 알선이 지원되지만 앞으로는 연매출 1억 5000만원까지 대상이 늘어난다. 이에 따라 전체 자영업자의 80%가 혜택을 누릴 것으로 전망된다. 청년 일자리를 늘리기 위해 올해 공공기관 채용 규모가 1만 3800명에서 1만 5300명으로 이 중 고졸 채용이 2200명에서 2500명으로 늘어난다. 청년들의 창업 실패 시 대출금 상환부담을 줄여 주는 ‘융자상환금 조정형 청년창업 자금’ 규모는 500억원에서 700억원으로 늘어난다. 고졸 취업자에게 가장 큰 걸림돌인 군 복무 문제를 해결하려는 노력도 시도된다. 마이스터고와 특성화고를 졸업한 취업자가 군 제대 후 복직할 경우 해당 기업에 세액 공제 혜택을 주는 방안이 조만간 마련된다. 기초생활수급자 등의 취업을 돕는 ‘취업성공패키지’와 ‘청년YES프로젝트’ 대상에 전역 예정자를 포함시키고, 전역 1~2개월 전 상담 서비스를 제공한다. 전역 후에는 직업훈련과 취업 알선을 지원한다. 임금 감면을 통해 고용을 유지하는 중소기업 및 근로자에 대한 세제 감면은 올해 종료될 예정이지만 연장이 추진된다. 고용창출 투자세액공제도 추가 개편, 고용창출 효과를 더 높일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정책금융기관이 시중은행에 저리의 자금을 지원하고 은행은 이를 서민 금융에 활용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조만간 규모를 결정해 발표할 예정이다. 연간 300만원 한도에서 월세액의 40%를 공제해 주는 소득공제도 공제율을 높여 서민들에게 직접적인 도움이 되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건전한 소비를 유도하기 위해 직불카드 공제율(30%)과 공제한도(신용카드와 합계 300만원)를 높여 신용카드보다 유리하도록 할 방침이다. 장기 침체의 늪에 빠진 건설산업의 체질을 굳건히 하는 노력이 계속된다. 정부는 하반기에 대외 여건이 악화될 가능성에 대비해 서민경제에 파급력이 큰 건설산업의 자금 경색을 풀어 주고, 부실 시행사들의 구조조정을 유도해 건설업 전반의 경쟁력을 높일 방침이다. 외화의 급속한 유출을 막기 위해 재외동포처럼 국내에 거주하지 않는 사람이 국내 은행에 달러 등 외화로 예금하면 이자소득세(이자의 15.4%)를 면제해 준다. 외화예금 유치 우수은행은 외환건전성 부담금을 깎아 주고, 부담금 적립액의 50% 이하를 우수 은행에 몰아서 적립한다. 은행의 장기·고정 금리 대출을 촉진하기 위해 커버드본드(우선변제부채권)가 법제화된다. 지방재정 건전화를 위해 지방공기업 설립 시 지방자치단체가 행정안전부와 사전 협의를 거치도록 했다. 임주형·오달란기자 hermes@seoul.co.kr
  • [사설] 대선 앞둔 경기부양 후유증은 최소화하라

    정부가 어제 ‘2012년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을 제시했다. 유럽 재정위기 등 대외 여건 악화로 본격 회복이 지연돼 당초 경제성장률 전망치(3.7%)보다 0.4% 포인트 낮은 연 3.3%로 하향 조정했다. 이조차도 힘들지 몰라 기금 증액(2조 3000억원), 사회간접자본(SOC) 투자 확대(1조 7000억원), 예산집행률 제고(4조 4000억원) 등 8조 5000억원을 집중 투입하기로 했다. 올 수출증가율이 2.4%로 지난해의 8분의1 수준으로 떨어지고, 내수 위축도 생각보다 심각해지고 있는 상황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볼 때 정부의 하반기 경제정책 방향은 맞다고 본다. 이는 정부가 그동안 물가안정에서 성장 중심으로 경제정책 기조를 전환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정부가 이번에 무리하게 추가경정(추경)예산 편성에 집착하지 않고 기금 등을 이용해 성장률 견인을 유도하기로 한 것은 바람직하다고 본다. 물론 국가재정법상 추경의 요건을 맞추기 어렵고 소비를 살리는 데 추경이란 큰 칼을 사용하는 게 부담으로 작용한 측면도 있었을 것이다. 지금 우리 경제가 어렵다고 하지만 2008년 미국발 금융위기 때와 비교할 수는 없다. 유럽 재정위기가 어디로 향할지 모르는 상황에서 경기 방어의 마지막 카드인 추경은 함부로 남용해서는 안 된다. 다만 경기부양을 통한 경제성장률 제고가 또 다른 측면에서 부작용을 낳을 소지가 있다는 점을 간과해선 안 된다. 대선을 앞둔 시점에서 경기부양은 차기 정권에 적잖은 부담이 돼 왔음을 누누이 경험해 왔다. 정권 말기의 경기부양은 다른 때보다 위험성이 더 크다고 할 수 있다. 또 유가 등 국제원자재 가격의 상승세 둔화와 정부 정책 노력 등으로 연간 물가상승률을 2.8%로 예측하고 있지만 장담할 수 없다. 버스 등 지방공공요금은 물가상승률 범위 내에서 인상폭을 최소화하고 인상시기 분산을 적극 유도해 서민취약계층에 부담이 되지 않도록 각별히 유념해야 한다. 이와 함께 정부는 글로벌 위기에 체계적이고 구조적으로 대응하는 한편 구조조정 등을 가속화해 경제 체질을 개선하는 데 주력해야 한다. 위기를 기회로 삼기 위해서는 왜곡되고 썩은 곳은 과감히 도려내는 작업을 병행해야 한다.
  • 노동계 존재감 부각… 친노동 정책수립 압박

    노동계 존재감 부각… 친노동 정책수립 압박

    민주노총은 28일 ‘경고 파업’으로 본격적인 하계 투쟁의 동력을 만들어 내달 13일 금속노조 총파업, 8월 28일쯤 전체 파업으로 이어가겠다는 계획이다. 19대 국회개원과 12월 대선을 앞두고 노동계의 존재감을 부각시키는 한편 친노동 정책 수립을 압박하는 측면도 있다. 이날 전국 건설노조가 서울광장에서 가진 대규모 집회에는 1만 4000여명(주최 측 추산)이 참여해 도심 교통을 마비시켰다. 오후 2시부터 집회를 가진 노조원들은 ‘임대료 보장’ 등 구호를 외치며 서울광장에서 서울역 방면으로 행진을 벌이기도 했다. 금속노조는 내달 2일 교섭 중인 모든 산하노조에서 노동위원회에 일괄조정신청을 내고 10·11일 파업 찬반투표에 이어 13일과 20일 4시간씩 부분파업을 할 예정이다. 금속노조 김지회 대변인은 “현장에선 장기간 노동과 비정규직 문제가 심각해 파업을 해서라도 반드시 해결해야 한다는 인식이 강하다.”고 말했다. 한국노총 소속 금융노조도 내달 11일 파업 찬반투표를 거쳐 7월 말 총파업에 돌입한다는 계획이다. 금융노조는 ▲노동시간 단축 ▲비정규직 채용 중단 ▲대학생 20만명 무이자 학자금 대출 등을 요구하며 교섭을 벌여 왔다. 금융노조가 파업하게 되면 2000년 7월 은행의 구조조정 반대 파업 이후 12년 만이다. 전국 건설노조와 화물연대의 파업에선 ‘표준운임제’와 ‘표준임대차계약서’가 최대 쟁점이다. 노동계는 다수 근로자와 업체의 계약을 미리 일정한 형식으로 규제하는 표준약관 법제화를 주장하는 반면 정부는 자영업자(개인사업자)인 화물운송기사와 건설장비기사가 업체와 맺는 사적 계약에 법적 강제력을 행사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노동계는 이를 관철시킬 경우 파업 이후 안정적인 임금을 유지하고, 노동기본권을 확보하는 데 도움이 된다는 판단을 하고 있다. 하지만 표준운임제는 2008년 총파업을 거치면서 ‘이슈’가 돼 벌써 4년이 지났지만 합의가 되지 못했다. 뚜렷한 해법이 없는 가운데 이날 건설노조 파업이 사실상 타결되면서 대안이 제시됐다는 평가도 나온다. 건설노조 파업의 핵심 쟁점인 표준임대차계약서를 놓고, 정부는 표준계약서를 작성하지 않은 업체에 부과하는 과태료를 인상하고 계약요건을 보완하기로 했다. 노조 측은 그동안 고용주들이 표준임대차계약서를 제대로 작성하지 않아 기계임대료 체불이 늘고 있다며 작성 의무화를 촉구해 왔다. 한편 이날 오후 6시 기준 전국 13개 물류거점의 운송거부 차량은 1199대로 운송거부율도 10.7%까지 떨어졌다. 컨테이너 반출·반입량도 4만 5208TEU로 전일 3만 8803TEU보다 크게 늘고, 장치율(컨테이너기지 활용률)은 43.1%로 평시의 44.5% 수준에 근접하고 있다. 오일만·오상도기자 oilman@seoul.co.kr
  • MB정권 마지막 실세 이상득마저…

    이명박 대통령의 친형인 이상득 전 새누리당 의원이 결국 검찰 소환 통보를 받았다. 이 전 의원은 권력형 비리가 터질 때마다 등장했지만 검찰에 소환도, 조사도 받지 않았다. 최시중 전 방송통신위원장과 박영준 전 지식경제부 차관이 구속됨에 따라 사실상 정권 비리의 마지막 실세로 지목됐었다. 검찰의 이 전 의원에 대한 전격적인 소환 통보는 저축은행 퇴출과 관련한 금품 수수 등 그동안 제기된 의혹들을 뒷받침할 만한 충분한 증거를 확보했기 때문으로 관측되고 있다. ●임석 회장 관련 진술 확보한 듯 최운식 저축은행비리 합동수사단장은 지난 4일 저축은행 수사 결과를 발표할 때 이 전 의원 수사와 관련, “뚜벅뚜벅 열심히 가고 있다. 왜 뚜벅뚜벅인지 이해할 때가 올 것”이라고 말했었다. 검찰의 칼날이 이 전 의원을 겨냥했음을 시사했던 대목이다. 검찰은 사실상 이 전 의원의 소환 시기를 재고 있던 터다. 검찰은 이 전 의원을 상대로 ▲임석(50·구속 기소) 솔로몬저축은행 회장으로부터 영업 정지 무마 대가로 수억원을 받았는지 여부 ▲프라임저축은행 측으로부터 받았다는 4억원에 대한 의혹 ▲보좌관이었던 박배수(46·구속 기소)씨가 저축은행 등으로부터 받은 돈과의 관련성 등을 집중 조사할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이 전 의원을 ‘피의자성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 조사할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는 참고인 신분이지만 조사 과정에서 언제든 피의자로 바뀔 수 있다는 뜻이다. 피의자 쪽에 방점이 찍혀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이미 임 회장에게서 관련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저축銀 청탁수수 등 집중 조사 검찰은 특히 임 회장과 이 전 의원의 친분에 주목하고 있다. 임 회장은 이 전 의원과 함께 소망교회 금융인 모임인 ‘소금회’ 일원으로, 이 전 의원과의 친분설이 끊이지 않았다. 검찰은 솔로몬저축은행 등이 지난 1·2차 저축은행 구조조정 당시 퇴출 대상에서 제외되는 데 이 전 의원의 영향력이 있었는지 집중 조사할 방침이다. 이 전 의원은 “명예를 걸고 결단코 사실이 아니다.”라고 부인하고 있지만 프라임저축은행으로부터 4억원을 수수했다는 의혹도 수사 대상이다. 저축은행 등으로부터 박씨가 받은 돈의 종착지가 이 전 의원 아니냐는 의혹도 서울중앙지검 특수3부 수사 때부터 제기돼 왔다. 박씨는 유동천(72·구속 기소) 제일저축은행 회장으로부터 6차례에 걸쳐 1억 5000만원을 받았고 포항과 울산 건설업체 두 곳의 대출을 알선해 주고 3억원을 수수했다. 검찰은 또 박씨 수사 과정에서 이 전 의원 사무실 여직원 임모(44)씨 계좌에 들어 있던 출처 불명의 7억원을 발견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이 전 의원은 “경조사 등에서 받은 돈을 개인 장롱에 보관하고 있었다.”면서 “2년 반 동안 매달 사무실 운용비로 썼다.”는 내용의 소명서를 검찰에 제출한 바 있다. 이 전 의원 소환을 앞두고 검찰의 한 관계자는 “수사는 생물”이라면서 “이 전 의원을 조사한 뒤 혐의가 드러나면 엄정하게 처리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김승훈·홍인기기자 hunnam@seoul.co.kr
  • 다중채무자 200만명 구하기 나서나

    다중채무자 200만명 구하기 나서나

    권혁세 금융감독원장은 27일 은행들이 공동 출자해 다중채무자의 부채 인수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그간 미소금융이나 햇살론 등 서민금융상품을 통해 서민 가계의 부채 방안을 해소하려 했지만 연체율 증가 등의 부작용이 속출하면서, 직접적인 가계부채 연착륙 방안이 필요하다는 필요성을 감안한 것으로 풀이된다. 권 원장은 이날 충남대에서 열린 캠퍼스 금융토크에 참석해 “가계부채 문제는 향후 부동산 가격 하락과 경기 둔화 등의 상황이 발생하면 부실화 가능성이 커지므로 선제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권 원장은 빚 상환 능력이 있는 사람은 만기를 연장해 주는 등 부채를 조정해 주거나 일부를 탕감하고 구조조정해 주는 방안을 고려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기존 대출을 저금리로 갈아타게 해주는 서민금융상품과 달리 은행권이 직접 나서 채무자의 부채를 줄여 주는 방식이다. 권 원장의 발언은 그만큼 여러 곳에서 돈을 빌린 다중채무자 문제가 심각하다는 금융당국의 시각을 반영한다. 개인신용평가회사 코리아크레딧뷰로(KCB)에 따르면 지난 3월 말 기준 3곳 이상의 금융기관에서 대출을 받은 다중채무자는 182만여명. 이는 정부의 가계부채 종합대책이 나온 지난해 6월(165만명)보다 17만명가량 늘어난 것이다. 통계에 잡히지 않는 부분까지 감안하면 200만명 이상이 다중채무자인 것으로 알려진다. 권 원장은 “은행의 대출금리가 10% 이내인 데 반해 은행을 벗어난 제2금융권 등으로 가면 30%까지 올라가는 것은 큰 문제”라며 “금리가 고르게 형성되지 않고 단층현상이 생기는 것에 대해 다양한 금리 상품을 내놓도록 지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주택경기 침체로 주택담보대출의 담보인정비율(LTV)이 상승하면 은행들이 대출금 회수에 나설 수 있다는 우려에 대해서는 “금융회사의 평균 LTV는 46.7%로 안정적인 추세이고, LTV가 올라도 실제 대출 회수 규모는 크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권 원장은 최근까지 햇살론 등 서민금융상품을 주도하면서 금융사들이 좀 더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입장을 피력해 왔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권 원장은 가계부채 폭탄이 터져 서민들이 길거리로 나앉았을 때 정부와 금융계가 천문학적인 비용을 지불해야 하는데 그보다는 금융계가 나서 선제적으로 대응하면 상대적으로 비용이 적어진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권 원장은 “청년 인턴제는 금융회사의 사회적 책임 이행 차원에서 운영되어야 한다.”면서 “하지만 인턴 제도 운영과정에서 일부 증권사의 위법 사실이 적발됐다.”고 밝혔다. 이는 교보증권의 인턴 모집 사례 때문에 불거진 것이다. 교보증권은 취업을 미끼로 인턴 112명을 통해 인턴의 가족·친지 등으로부터 3529개 계좌에 3776억원을 거래했지만, 실제 정규직 선발은 인턴사원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 47명에 그쳤다.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한화그룹 ‘영원한 거목’ 박원배 前부회장 별세

    한화그룹 ‘영원한 거목’ 박원배 前부회장 별세

    한화그룹의 역사와 함께하며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큰 신임을 얻었던 박원배 전 한화그룹 부회장이 영면했다. 향년 74세. 한화그룹은 지난 21일 별세한 박 부회장에 대해 서울아산병원에서 회사장으로 영결식을 치르고 24일 장지인 경기 성남의 메모리얼 파크에 고인을 안치했다. 또 일간지 등 언론 매체를 통해 부고 광고도 실었다. 오너가 아닌 전문경영인에 대한 대우로는 이례적이다. 김 회장은 지난 22일 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을 찾아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1964년 당시 한국화약(현 한화)에 입사한 박 전 부회장은 경인에너지 대표이사, 한화석유화학(현 한화케미칼) 대표이사, 한화그룹 비서실 대표이사, 한화그룹 운영위원장 등 요직을 두루 거치며 한화그룹을 성장시키는 데 큰 역할을 했다. 1998년 외환위기 시절에는 한화 구조조정위원회 부위원장을 맡아 한화그룹이 위기를 극복하고 새롭게 도약하는 발판을 마련하기도 했다. 유족으로는 부인 김경혜씨와 딸 은영, 아영, 세영 씨 등 3녀가 있다. 류지영기자 superryu@seoul.co.kr
  • IT·항공·정유, 조직수술 나선다

    IT·항공·정유, 조직수술 나선다

    유럽 경제난이 악화되고 미국 경기마저 또다시 불투명해지면서 수출에 적신호가 켜졌다. 국내 산업계도 정보기술(IT)과 항공업계 등을 중심으로 본격적인 조직 수술에 나서고 있다. 대한상공회의소는 전국 제조업체 2500곳에 ‘기업경기전망’(BSI)을 물은 결과 3분기 전망 지수가 2분기보다 11포인트 하락한 88로 집계됐다고 24일 밝혔다. 전망 지수는 2010년 2분기(128)부터 올해 1분기(77)까지 7분기째 내림세를 보이다가 지난 2분기(99) 반등에 성공한 뒤 다시 하락세로 돌아섰다. 이에 따라 대기업과 수출 부문이 각각 25포인트, 15포인트 하락하며 중소기업(-9포인트)과 내수 부문(-10포인트)보다 큰 낙폭을 보였다. 최근 세계 경기침체가 수출 비중이 높은 대기업에 더 영향을 미치고 있는 탓이다. 이에 따라 기업들도 구조조정에 나서며 위기에 대비하고 있다. 국내 대표적 게임업체인 엔씨소프트의 경우 최근 넥슨이 최대 주주로 올라선 뒤 전체 인력의 30%인 800여명을 구조조정할 것이라는 소문이 무성하다. 주요 타깃은 음악서비스와 캐주얼 게임 분야. 최근 공개한 대작 게임 ‘블레이드앤소울’ 후속작으로 준비하던 대형 게임 프로젝트 5개도 모두 중단한 상태다. 정보기술(IT) 업계의 경우 다음 달 1일 출범하는 삼성디스플레이의 구조조정 여부가 최대 관심사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삼성전자의 액정표시장치(LCD)사업부와 삼성모바일디스플레이(SMD), S-LCD(삼성과 소니의 LCD 합작법인) 등 3사가 합병해 출범하는 통합 법인이다. 세 회사의 사업 분야가 겹치다 보니 어느 정도의 인력 조정이 불가피하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최근 6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한 LG디스플레이도 적자가 이어질 경우 ‘군살빼기’에 나설 공산이 크다. 대한항공은 지난달 근속연수 15년, 만 40세 이상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 신청을 받았다. 규모는 50여명. 지난해 10월 명예퇴직 신청을 받은 지 불과 8개월여 만이다. 대한항공은 지난 1분기 988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자동차업계에서는 한국지엠이 이달 말까지 부장급 이상 임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받는다. 지난 16일까지 접수한 결과 전체 대상인원의 12%인 100여명이 신청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2위 정유업체인 GS칼텍스도 영업본부 직원 800여명 중 차장급 고참 직원들을 대상으로 희망퇴직 신청을 받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이후 14년 만이다. 대상 인원은 70명. 지난 1분기 GS칼텍스의 영업이익은 3709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55.2% 감소했다. 극심한 불황을 겪고 있는 건설 업종의 경우 벽산건설과 남광토건, 삼부토건 등 국내시장 의존도가 높은 중소형사들을 중심으로 이미 인원 감축에 나섰다. 경기 침체와 월 2회 강제휴무의 직격탄을 맞은 이마트, 홈플러스, 롯데마트 등 ‘빅3’ 대형마트에서도 이미 3000여명의 비정규직 근로자가 일자리를 잃었다. 롯데마트와 홈플러스는 은퇴자 활용을 위한 실버 채용 계획도 보류했다. 김경운·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소액 다중채무자 ‘연쇄부도 빨간불’

    소액 다중채무자 ‘연쇄부도 빨간불’

    가계빚의 총량은 올 들어 1조 4000억원이 줄었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돈을 못 갚는 가정이 늘어 질적으로는 점점 악화되고 있다. 특히 은행 돈 외에 카드론을 빌려 쓰거나 대부업체 등 제2금융권에서 돈을 대출받은 소액 다중채무자들의 연체율 증가가 두드러진다. 지난 1분기 다중 채무자들의 연체 계좌 수는 1년 전보다 25.5%나 늘었다. 신규연체가 발생한 계좌 수도 지난 3월 말 현재 31만 8000개에 이른다. 상대적으로 신용이 낮고 소득이 적은 서민들을 주로 상대하는 금융기관들이 리스크 관리를 위해 돈줄을 조이고 있어서다. ●2003년 카드대란 때와 유사 이는 2003년 카드대란 때와 비슷한 전조현상이다. 당시 현금서비스 제한 정책이 시작되면서 2장 이상의 카드로 ‘돌려막기’를 하던 복수 현금서비스 거래자들은 대거 신용불량자 신세가 됐다. 제2의 카드대란을 막으려면 연체에 취약한 소액 다중채무자에 대한 집중 관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24일 나이스신용평가정보에 따르면 올 들어 비은행권 연체고객의 증가세가 계속되고 있다. 지난 1분기 기준 30일 이상 연체자의 비율을 금융업권별로 보면 저축은행이 13.98%로 1년 전보다 1.60% 포인트 증가했다. 카드사와 캐피털사의 연체자 비율도 각각 5.47%와 7.67%로 1년 전에 비해 1% 포인트 이상 늘었다. 기존 연체자들은 밀린 이자를 갚기는커녕 연체 기간이 점점 더 길어지는 ‘연체의 늪’에 빠져들고 있다. 나이스신용평가정보의 기간별 연체상태 악화율 추이를 보면, 30일 미만 연체고객 중 다음 달 연체상태가 악화된 비율은 지난 1분기 기준 20.20%로 지난해 말에 비해 1.53%포인트 증가했다. 연체기간이 30~60일인 고객과 60일 이상인 고객의 악화율은 각각 58.60%와 71.50%로 전 분기 대비 2.25% 포인트와 2.77% 포인트 늘었다. 가계 연체지표가 동반 악화된 주원인은 카드사, 대부업체 등 2금융권 이하의 리스크 관리가 강화됐기 때문이다. 지난 1분기 카드론 신규 대출자의 평균 신용등급은 4.21등급으로 1년 전보다 0.23등급 올랐다. 소비자금융(대부업) 신규 대출자의 평균 신용등급도 6.71등급으로 1년 전보다 0.15등급 상향됐다. 이들 업체의 대출 문턱이 그만큼 높아졌다는 뜻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저축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이 올해 1~4월 2000억원 감소하는 등 비은행권은 신규대출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비은행권 신규대출에 소극적 서민금융기관이 대출을 줄이면 다중채무자들이 가장 먼저 타격을 받는다. 다중 채무자의 95%는 카드, 캐피털, 저축은행, 대부업체 등 4개 업권에 한꺼번에 빚을 지고 있다. 이들은 금융기관에서 대출이 거절되면 만기가 돌아온 대출금을 갚지 못해 연쇄 부도가 날 위험이 크다. 금융권 관계자는 “다중채무자의 연체 증가세는 과거에 비해 다소 둔화됐고 이들의 신용도도 소폭 올라가고 있지만 이는 금융기관들의 리스크 관리에 따른 것”이라면서 “최근 저축은행 구조조정 등에 따라 다중채무자에 대한 대출이 더 줄어들면 부실이 깊어질 수 있으므로 예의주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오달란기자 dallan@seoul.co.kr
  • 가계부채에 선제 대응 커버드본드 발행 추진

    ‘한국 경제의 뇌관’으로 불리는 가계대출 연체율이 상승하고 있는 가운데 정부 당국이 가계부채 구조조정 전담기구 설립과 커버드본드(우선변제부채권) 발행 등 대책 마련에 나섰다. ●정부 가계부채 전담기구 설립 검토 정부는 이달 말부터 전국 대부업 실태조사도 벌인다고 21일 밝혔다. 행정안전부와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은 전국의 지방자치단체 대부업 담당자를 대상으로 22일 실태조사에 앞서 연수를 실시한다. 3개 기관은 연수에서 불법 사금융 척결 추진상황, 서민금융종합지원센터 운영방안, 사금융 피해 사례 연구 및 예방 방안 등을 교육할 예정이다. 금융위는 커버드본드 발행을 위한 특별법 제정을 위해 이날 제1차 회의를 가졌다. 커버드본드는 투자자가 발행기관이 부도 난 뒤에도 담보자산을 채권 상환에 우선 사용할 수 있는 이중 상환청구권이 보장되는 우선변제부채권이다. ●이달말부터 전국 대부업 실태조사 금융위는 유럽 재정위기 악화 등에 대비해 커버드본드 특별법을 오는 11월 국회에 제출할 예정이다. 커버드본드가 발행되면 은행의 안정적 장기 자금조달 창구로 활용되어 장기·고정금리 대출이 확대되고 가계부채 구조 개선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권혁세 금감원장은 가계부채 전담기구 설립을 검토하겠다고 밝혔으며, 금감원은 가계 집단대출에 이어 다중채무자, 사금융, 대부업체 등 가계부채 현황을 면밀하게 분석하고 있다.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오사카 공무원 1만명 민간기업 보낸다”

    “오사카 공무원 1만명 민간기업 보낸다”

    일본 오사카시의 재정 적자를 해결하기 위해 긴축 행정에 나선 하시모토 도루시장이 오사카부와 시의 공무원 1만명을 비공무원으로 전환키로 했다. 20일 마이니치신문에 따르면 오사카부와 시는 시영 지하철이나 버스, 쓰레기 수거 등의 업무를 담당하는 기술직 공무원 1만명을 민영화기관으로 이관한다는 방침을 밝혔다. 오사카부와 시는 공무원 1만명의 신분을 민간인으로 전환하면 최소한 매년 200억엔(약 2900억원)의 경비를 절약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오사카 부와 시는 기능이 유사한 18개 단체와 시설도 통합하거나 일원화하고 10개 단체의 폐지와 보조금 중단도 결정했다. 하시모토 시장은 지난해 시장에 취임한 뒤 기구 통폐합과 공무원 구조조정을 통해 4000억엔(약 5조 8300억원)의 예산을 절약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한편 하시모토 시장은 지방 공무원의 정치활동을 규제하는 조례를 제정하는 것과 관련해 정부가 최근 “지방공무원법에 위반한다.”는 견해를 보이자 조례안을 대폭 수정할 방침이다. 지방 공무원이 정치활동을 하면 2년 이하의 징역 등에 처한다는 벌칙 규정을 포기하고, 정치활동의 규제범위를 확대하는 방안을 추진키로 했다. 하시모토 시장이 지방공무원의 정치활동 규제안을 국가공무원 수준으로 추진하자 공무원 노조 등은 “헌법이 보장하는 정치 활동의 자유를 침해할 우려가 있다.”며 강력 반발했다. 앞서 오사카시는 지난 2월 하시모토 시장의 지시로 직원 150명의 업무용 메일을 본인들에게 사전 통보 없이 극비리에 조사해 반발을 샀다. 도쿄 이종락특파원 jrlee@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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