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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방예산 쪼그라든 ‘공약 가계부’ 갈등… 당·청 관계 재정립 첫 시험대 오르나

    박근혜 대통령의 대선 당시 공약 이행을 위한 재정계획을 담은 ‘공약 가계부’를 둘러싸고 당·청 갈등이 점증하고 있다. 정부의 ‘공약 가계부’에 대선 과정에서 내세운 105개 지방공약 예산이 현저히 줄어든 데 대해 당내에서 볼멘소리가 커지고 있다. 최경환 원내대표 체제가 내세운 당·청 관계 재정립 공약이 처음으로 시험대에 올랐다는 관측까지 나온다. 정부는 28일 청와대에서 박근혜 대통령 주재로 국무회의를 열어 4대 국정기조와 140개 국정과제를 확정한 가운데 이의 실현을 위해 135조 1000억원이 필요하다고 산정한 정부의 ‘공약 가계부’를 오는 31일 확정, 발표할 예정이다. 재원방안 마련으로는 세입 확충 50조 7000억원, 세출 구조조정 84조 4000억원이 들어간다. 사회간접자본(SOC) 부분이 12조원으로 가장 많지만, 신규 사업 투자는 하지 않기로 했다. 이는 박 대통령이 지난 16일 국가재정전략회의에서 “SOC·산업 분야 지출의 비중이 감소하고 복지·교육·문화 등의 비중이 확대되는 것은 불가피하다고 생각한다”는 발언과 일맥상통한다. 당의 불만은 지방공약 예산 가운데 신규 사업에 대한 투자가 없다는 데에 있다. 당에서는 SOC 등 신규 사업에 대한 투자가 없으면 내년 지방선거에서도 승리를 장담하기 어렵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김기현 새누리당 정책위의장은 “신규 사업의 경우 예비타당성 조사도 안 한 상태에서 사업을 책정하다 보니, 전체적인 추계를 하기가 어려운 점이 있다”면서도 “신규 사업에 해당하는 지방공약 예산을 축소하면 당에서 추진할 수 있는 것이 없다”고 잘라 말했다. 갈등이 커지자 청와대에서 조원동 청와대 경제수석이 나섰다. 조 수석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재원 마련에서 우선 순위를 적용하다 보니 허리띠 졸라매는 부분이 없을 순 없다”고 해명하고 “SOC 신규 사업을 완전히 배제한 건 아니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방사업은 신규로 해야 할 부분이 있지 않나. 당장 내년에 하기로 프로젝트로 구체화된 것은 내년 사업에 대해선 재원이 들어가 있다”면서 “이런 게 전부 합치면 20조 이상이며, 프로젝트로 구체화되지 않은 것은 앞으로 추가 논의가 이뤄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갈등은, 청와대 및 정부와의 관계에서 분명한 위치를 차지하려는 최경환 원내대표 체제에 전투력을 고양시키고 있다. 당은 기존 당정 협의가 아닌 ‘항시 당정체제’를 통해 대정부 영향력을 상시 유지하기 위해 정책위 산하의 1~6 정조위원장에게 막강한 권한을 위임한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당은 전날 정부의 ‘공약 가계부’를 보고받은 자리에서 105개 지방공약 실천을 위한 예산이 4분의1밖에 반영되지 않은 것을 확인하고 청와대에 강한 우려를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몇몇 경제부처는 당과의 충분한 사전협의 없이 정책을 발표했다가 당으로부터 엄중한 경고를 듣고 재발 방지를 약속했다는 후문이다.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 [사설] 복지 확대는 지역 균형발전과 조화 이뤄야

    박근혜 정부의 국정과제 140개를 실현하기 위한 자금 마련 계획을 담은 ‘공약 가계부’의 구체적인 내용이 드러나면서 당청이 갈등 양상을 보이고 있다. 새누리당은 “84조 4000억원의 세출 구조조정 대상 가운데 SOC 부분이 12조원으로 가장 많다”면서 “공약 가계부는 지방의 신규 SOC는 하지 않겠다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강하게 비판하고 있다. 이런 공약 가계부대로라면 내년 6월 지방선거는 필패라면서 선거까지 연결해 압박하고 있다. 당청 간 이견이 오는 31일 발표될 공약 가계부 정부 초안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박 대통령은 얼마 전 국가재정전략회의에서 “SOC·산업 분야 지출 비중이 감소하고, 복지·교육·문화 등의 비중이 확대되는 것은 불가피하다고 생각한다”고 밝힌 바 있다. 정부는 박 대통령의 이런 의중을 공약 가계부에 고스란히 담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문제는 이로 인해 지역균형 발전에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점이다. 공약 가계부가 기초연금·무상보육 등 복지예산 중심으로 작성되면서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 신공항 건설, 수서발 KTX 노선의 의정부 연장 등 지난 대선에서의 지방 공약은 대부분 차질을 빚을 수밖에 없게 됐다. 국가보조사업도 대폭 축소할 것으로 전해져 대규모 국책 사업이 중단되는 사태를 맞을 수도 있다. 당연히 지자체 반발도 적잖을 것으로 예상된다. 복지 확대는 저출산·인구고령화 등을 극복하기 위해서라도 피할 수 없는 중요한 정책이다. 그러나 복지에만 지나치게 신경 쓰고 다른 부문은 소홀히 할 경우 역효과가 생길 수 있다. 그럴 경우 복지마저 제대로 챙길 수 없는 상황이 빚어질 수 있다는 사실을 인식해야 한다. 성장과 지역균형 발전이 이뤄져 세수가 늘어나야 복지 분야에 쓸 재원을 마련하는 것도 수월해지기 때문이다. 다른 부문을 희생하고 생기는 예산으로 복지에 보태는 미봉책을 계속 추진할 수는 없지 않은가. 당정은 복지와 성장, 지역균형 발전이 조화를 이루는 방안을 국민들에게 제시하는 것이 타당할 것이다. 새 정부는 ‘지역 균형발전과 지방분권 촉진’을 140개 국정 과제의 하나로 선정한 바 있다. 지역 간 양극화를 해소해 국민 모두가 행복한 나라를 만들기 위한 차원일 것이다. 지난 1분기 지방세 징수액은 9조 2526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4301억원이나 줄었다. 정부의 복지사업이 늘어나면 지자체의 부담도 커진다. 이런 까닭에 복지 사업 확대로 지방재정이 후순위로 밀리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불요불급한 예산을 없애는 것은 당연하다. 정부는 지역 발전과 일자리 확충 등 국가경제에 미칠 영향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공약 가계부를 확정하기 바란다. 예산 갈등을 막기 위해 중앙과 지방 간 역할 분담을 재정립하는 것도 필요하다.
  • 슈뢰더 前 독일 총리 “EU처럼 아시아도 통합해야”

    슈뢰더 前 독일 총리 “EU처럼 아시아도 통합해야”

    “유럽이 유럽연합(EU)으로 한데 묶인 것처럼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국가들도 지금보다 한층 긴밀하게 통합해 각종 위기에 공동으로 대응해야 합니다.” 게르하르트 슈뢰더(69) 전 독일 총리는 28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 그랜드하얏트 호텔에서 열린 국제공공자산관리기구 포럼(IPAF) 창립총회에서 특별 강연을 갖고 ‘아시아 통합론’을 역설했다. 2009년 11월 방한 이후 3년 반 만에 한국을 다시 찾은 슈뢰더 전 총리는 “(EU체제 구축 등) 그간의 경험에 비춰봤을 때 통합은 각 지역에 경제성장 뿐 아니라 다른 면에서도 혜택을 준다”면서 “아시아에는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이 구성돼 있지만 한국도 역내 잠재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통합을 추진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EU를 통합의 모델로 꼽았다. 그러나 EU가 공통 통화로 유로화를 도입했으면서도 재정적·경제적·사회적 정책은 함께 통합하지 못해 여러 위기를 맞게 된 것은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고 그는 설명했다. 슈뢰더 전 총리는 자신이 총리로 재직할 당시 추진했던 ‘어젠다 2010’이 현재의 독일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기업 구조조정과 간소화를 통해 건전한 재무구조를 갖게 된 중소기업이 이제는 독일 경제의 척추 역할을 하게 됐다”고 했다. “어젠다 2010으로 30년 만에 처음으로 구조적 실업이 줄어 실업률이 40% 가까이 낮아지고 수출은 50% 늘어나는 등 ‘유럽의 환자’였던 독일을 짧은 시간에 ‘유럽의 엔진’으로 바꿀 수 있었습니다. ‘어젠다 2010’을 통해 노동과 연금, 의료, 교육 시스템, 조세제도 등을 바꾸고 국민 개개인에게 비용 절감의 책임이 있다는 것을 강조했는데 이러한 구조개혁을 전 세계적으로 추진해야 하는 것이지요.” 슈뢰더 전 총리는 “글로벌 경제가 지금 필요로 하는 것은 성장과 개혁”이라면서 “경제와 금융 정책이 반드시 변해야 하는데 허리띠를 졸라매는 정책에서 벗어나 성장을 위한 방안을 모색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개혁 프로그램이 효과를 보려면 아래에서 위로 올라가는 것이 아니라 위에서 아래로 전달돼야 한다”면서 “사회 전체에서 이것이 정부의 책임이라는 것을 느끼게 해줘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강연에서 슈뢰더 전 총리는 ‘지속 가능한 경제발전’의 중요성도 지적했다. 그는 “현재 아시아의 가장 큰 도전과제는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해 함께 환경을 보호해야 한다는 것”이라면서 “환경오염은 공동의 책임이라는 생각을 갖고 불필요한 에너지 사용을 줄이고 자원을 절약하면서 기술 발전을 이뤄야 한다”고 말했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기고] 세입 확충위해 비과세·감면부터 정비해야/윤태화 가천대학교 경영대학장

    [기고] 세입 확충위해 비과세·감면부터 정비해야/윤태화 가천대학교 경영대학장

    새 정부가 출범한 지 100일이 돼 간다. 일자리 중심의 창조경제, 맞춤형 고용·복지 등 대통령이 제시한 국정과제 수행에 필요한 재원조달 방안 마련이 본격화되고 있다. 공약 이행에 임기 동안 135조원이 필요하며 세출 구조조정을 통해 예산을 절약하고 나머지 48조원은 국세로 조달한다는 것이 기본 계획이다. 추가 세금을 확보하는 방법으로 세율 인상과 세목 신설을 통한 직접증세와 조세 혜택의 축소 등을 통한 간접증세의 방법을 고려할 수 있는데 직접적 증세 방안은 시기상조다. 부가가치세와 같은 간접세를 제외하고 소득세와 법인세 등 직접세는 이미 세율이 북유럽 복지국가들을 제외하고는 경쟁국들과 비슷한 수준이고 직접증세는 경제주체들의 생산·소비를 위축시킬 뿐 아니라 조세 저항도 크기 때문이다. 특히 향후 통일 등에 대비한 재원을 마련하기 위해 부가가치세율 등의 인상은 유보돼야 하며 세목 신설도 국민적 합의를 거쳐 최후의 증세 수단으로 사용돼야 할 것이다. 그렇다면 현실적인 증세 방안은 세출 구조조정과 간접 증세를 통해 재원을 조달하는 방안을 모색하는 것이다. 이런 측면에서 정부가 추진 중인 비과세 및 감면 정비로 18조원, 지하경제 양성화로 27조원, 금융소득 과세 강화로 3조원을 각각 조달하려는 계획은 실현 가능한 증세 방안이다. 비과세 및 감면은 개인·기업에 조세 혜택을 부여해 해당 분야의 투자를 유도함으로써 전략산업을 육성하는 등의 목적으로 운용된다. 그동안 꾸준히 종류와 규모가 늘어나 감면 규모가 연간 30조원, 감면 비율은 약 13%나 된다. 조세 감면 혜택 중 40%가 고소득층과 대기업에 귀착되고 있다. 과다한 비과세 및 감면은 국세 수입 기반을 약화시켜 재정건전성을 저해하고, 특정 집단에 대한 과도한 혜택은 조세 공평성을 해친다. 그동안 정부는 조세 감면을 관리하기 위해 항목별로 일몰기한을 설정하고 조세감면 비율을 정해 왔으나 수혜를 받는 납세자 집단과 정치권 등의 이해가 얽혀 있어 폐지·축소가 어려웠다. 이제는 비과세 및 감면이 합리적으로 운용될 수 있도록 보완할 필요가 있다. 기존의 조세감면평가제도에서 한발 나아가 민간 전문가를 중심으로 평가위원회를 구성해 정부의 재정사업 평가처럼 조세 지출에 대한 평가를 매년 상시평가제도로 운영하고 평가 결과에 따라 조세 감면의 수정 및 존폐가 결정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특히 일몰기한이 도래하면 감면을 원칙적으로 종료하고 꼭 필요한 경우에도 엄격하게 검토해 재설계 후 도입해야 한다. 조세 감면을 재설계할 때 정책 목적과 조세 지원의 필요성 등을 종합 검토하고, 일몰이 도래하기 전에 정부의 기금존치 평가와 같이 성과평가를 실시해 실효성 없는 제도는 폐지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조세감면제도는 선택적·집중적으로 운용해야 한다. 핵심 대상을 외부 효과가 높고 자원재분의 효율성을 높일 수 있는 분야와 중소기업 및 서민 중산층에 소득재분배 효과가 돌아가 사회적 형평성을 제고할 수 있는 분야 등으로 한정해야 한다. 또한 조세 감면 신규 도입은 세제발전심의위원회 등 민간 전문가의 심의를 거치도록 하고 의원 입법에 대해서도 보다 면밀한 외부 검토가 이뤄지도록 보완해야 한다.
  • 한화, 하와이 아파트 2채 구입때 활용… 日계열사에 되팔아

    한화, 하와이 아파트 2채 구입때 활용… 日계열사에 되팔아

    27일 공개된 ‘조세피난처’의 페이퍼컴퍼니 등록과 이를 통한 주식 또는 부동산 거래 수법은 전형적으로 ‘역외탈세’ 또는 비자금 조성을 위해 활용될 수 있는 여지가 있다. 따라서 검찰 수사가 뒤따를 수 있는 대목이다. 한화는 계열사인 한화역사의 사장(황용득) 명의로 쿡 아일랜드에 1996년 2월 페이퍼컴퍼니인 ‘파이브 스타 아쿠 트러스트’를 만들었다. 그리고 이 회사에 연결된 ‘파이브 스타 아쿠 리미티드’를 통해 같은 해 3월과 8월 미 하와이주 호놀룰루에 있는 콘도형 아파트를 2채 샀다. 이 아파트 2채를 2002년 6월 한화의 일본 현지 법인인 한화재팬에 팔았다. 황 사장은 1980년대 그룹 회장 비서실에 근무했고, 페이퍼컴퍼니 설립 당시 도쿄 지사에 근무했다. 한화 측은 “필요한 세금은 다 냈고, 구매 금액도 다 확인했다”며 “세금 탈루를 위한 목적이라고 볼 수 없다”고 주장했다. 한진해운은 2008년 10월 버진아일랜드에 ‘와이드 게이트 그룹’을 세웠다. 발행주식 5만 주 중 최은영 회장이 90%(4만 5000주), 조용민 전 한진해운 대표가 10%를 갖고 있다. 최 회장은 2006년 타계한 조수호 전 한진해운 회장의 부인이다. 현재 미국에 체류 중인 것으로 알려진 조 전 대표는 한진해운에서 자금을 담당해온 임원이다. 뉴스타파는 페이퍼컴퍼니의 설립 시점이 최 회장이 한진해운의 대표이사 회장으로 취임하기 직전, 한진해운이 지주회사로 전환하기 1년 전이라고 지적했다. 이유영 조세정의네트워크 동북아대표는 “구조조정이나 인수합병 등을 어떻게 (당국이) 인식할 것이냐에 따라 세금이 많이 왔다 갔다 하기 때문에 회사가 분할할 때도 (세금 회피 목적으로) 페이퍼컴퍼니를 만드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한진해운 측은 “조 회장이 회사와 무관한 페이퍼컴퍼니를 세웠으나 2011년 해당 회사와의 관계를 정리하고 주주명부에서도 삭제됐다”고 해명했다. 이어 “해당 회사는 해운사가 조세피난처에 선박 등록 등을 위해 법인을 등록하는 것과도 무관하다”고 덧붙였다. SK는 1996년 버진아일랜드에 ‘크로스브룩 인코퍼레이션’을 세웠다. 등기이사는 조민호 전 SK케미칼 부회장. 이 회사가 서류상 발행한 주식은 딱 1주인데 이를 조 전 부회장의 부인인 김영혜씨가 2003년 취득한 것으로 나타났다. 조 전 부회장은 1969년 SK에 입사한 뒤 재무파트에 주로 근무해왔다. SK그룹은 “조 전 부회장이 100% 개인투자 목적으로 만든 것”이라며 “회사가 언급할 내용이 전혀 없다”고 밝혔다. 조 전 부회장은 “외국에 아는 친지가 자신이 국외에 보유한 자산을 줄 테니 한국에 있는 돈을 좀 달라 해 은행에 부탁해 페이퍼컴퍼니를 만들어 입금해주고 한국에 있는 돈을 내가 찾았다”고 해명했다. 뉴스타파는 이 말이 사실일 경우 이는 불법 외환거래수법인 ‘환치기’로 조세당국 모르게 금융자산을 빼돌린 것이 된다고 주장했다. 대우는 버진아일랜드에 ‘콘투어 퍼시픽’을 세워 이덕규 전 대우인터내셔널 이사를 등기이사 겸 주주로 등록시켰다. 발행 주식은 1주. 이 전 이사는 “종합상사의 특성상 페이퍼컴퍼니를 만드는 일이 이사급 단독으로 결정할 수 있다”고 밝혔으나 대우인터내셔널 측은 “회사와 관계없다”고 주장했다. 대우는 또 유춘식 전 대우폴란드차 사장이 2007년 ‘선 웨이브 매니지먼트’를 세웠다. 유 전 사장은 케이다캐피탈그룹 등 8명의 주주 가운데 1명이다. 그는 “벤처 캐피털 투자를 위해 6만 달러를 투자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선 웨이브 매니지먼트를 실질 소유하는 것으로 추정되는 케이다캐피탈그룹 또한 다른 정체불명의 회사 6개를 공동소유하고 있어 실제 주인이 누군지 알 수 없는 상태다. 김경운 기자 kkwoon@seoul.co.kr 전경하 기자 lark3@seoul.co.kr
  • [사설] 지자체 세출 구조조정 속도내야 한다

    박근혜 정부의 국정과제 이행에 필요한 재원 마련 대책 등을 담은 ‘공약가계부’가 이번 주 발표될 예정이다. 82조원의 구체적인 세출 구조조정 내용이 공개되면 지자체에 미칠 파장도 적잖을 것으로 보인다. 지자체엔 민감한 사안인 국고보조사업의 축소 규모도 포함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6월 임시국회를 앞두고 무상보육 예산과 관련한 중앙정부와 지자체 간 충돌이 예고되고 있다. 복지사업 확대에 따른 중앙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예산 분담 비율 때문이다. 중앙정부든 지자체든 경기 침체 여파로 세입 여건은 악화되는 반면, 저출산 고령화 사회에 대응하기 위한 복지 지출은 늘어날 수밖에 없다. 이제 지자체도 살 길을 찾아야 한다. 전국 시장·군수·구청장협의회는 지난주 회장단 회의를 열어 영유아보육법 개정안의 6월 임시국회 통과를 촉구하고 나섰다. 이들은 “무상보육 확대로 인한 과중한 지방재정 부담을 지자체만으로 감내하기 힘들다”면서 “내년부터 보육사업의 정상 추진을 위해 국고보조율을 20% 포인트 인상하는 법안이 반드시 통과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영유아 보육사업에 대한 국고보조율을 ‘서울 20%, 지방 50%’에서 ‘서울 40%, 지방 70%’로 상향 조정하는 법 개정안은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계류돼 있다. 그러나 기획재정부는 감당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무상보육 파동을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중앙정부와 지자체 간 갈등은 국회가 지난해 말 만 0~5세 전면 무상보육 시행을 결정한 것이 시발점이다. 다음 달 국회 처리 여부가 주목된다. 지자체들은 늘어난 보육예산 부담분을 제대로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 정치권에서 지자체의 재정 부담을 정밀하게 분석하지 않고 국고보조사업을 밀어붙인 데 대한 반감도 작용할 것이다. 정부 지원을 더 얻어내기 위한 전략일 수 있다. 하지만 이보다는 지자체의 재정 형편이 근본 원인일 것이다. 전국 244개 지자체의 올해 재정자립도는 평균 51.4%로 역대 최저다. 재정자립도가 낮아질수록 국가보조금 등 중앙정부에 대한 의존도는 높아진다. 국고보조사업은 985개, 정부 지출은 55조원에 이른다. 총체적인 점검을 통해 중복 지원 등 비효율적인 운용에 따른 예산 낭비를 막아야 한다. 인구구조의 변화에 따른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안정적인 재원을 마련하는 것이 관건이다. 정부가 135조원의 공약 이행 재원을 마련하기 위해 세출을 대폭 줄이는 만큼 지자체 지원 확대는 쉽지 않다. 지자체 또한 부채가 지방공기업까지 합하면 100조원을 넘을 것으로 예상되는 등 여력이 없다. 결국 지자체들도 경상경비와 축제성 경비 등 세출 구조조정에 속도를 내는 것이 가장 효율적이라고 할 수 있다. 그래야 지방소비세 인상 등 세수 확대 방안도 설득력을 얻을 수 있다.
  • [열린세상] 창조경제와 이공계 인재 육성/백만기 한국지식재산서비스협회장

    [열린세상] 창조경제와 이공계 인재 육성/백만기 한국지식재산서비스협회장

    창조경제에 대한 비전 선포 행사가 조만간 있게 될 모양이다. 지난 50년간의 경제 패러다임을 바꾸는 대역사인 만큼 쉽지는 않겠지만 과거와는 다른 한국의 창조경제 모델을 만들어 내는 계기가 될 것으로 내심 기대된다. 박근혜 정부의 싱크 탱크인 국가미래연구원의 김광두 원장은 창조경제의 성공 요건으로 거시경제의 안정성, 창조적 인력의 확보, 지식재산권의 보호, 융합·통섭의 연구개발과 사업화 및 인프라 구축, 창업금융의 원활한 작동, 대·중소기업의 상생구조 정착, 창의력을 저해하는 규제 철폐 등 일곱 가지를 제시한 바 있다. 위에서 열거한 사항 모두 중요하지만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은 것이 창조적 이공계 인력의 양성이다. 이공계 위기를 겪는 나라의 국가경쟁력은 내리막길을 걸을 수밖에 없다. 이웃나라 일본의 경우, 잇따른 여론조사에서 10~20대 남성 상당수가 이공계 진학을 꺼린다는 결과가 나오자 1992년부터 정부 차원의 대책을 강구했다. ‘이공계 기피’라는 단어가 출현한 이후 공교롭게도 20년간 세계 경제에서 일본이 차지하는 비중은 절반 수준으로 하락하게 된다. 우리나라의 경우는 국제통화기금(IMF) 위기를 겪으면서 구조조정 1순위로 ‘엔지니어’가 지목되고 이공계대학의 선호도가 떨어지게 되었다. 사실 지난 10여년간 국가 전체의 연구 개발 투자는 지속적으로 상승하였고 그 중요성이 커졌음에도 불구하고 우수한 인재의 이공계 기피 현상이 생긴 것은 노력에 비해 보상이 적다는 시장논리가 지배하고 있기 때문으로 생각된다. 직업의 안정성도 문제이지만 같은 노력을 들여도 여타 직종보다 대우가 미흡하다는 생각 때문이다. 또 최근에는 이공계 대학 재학생 중 엔지니어로 평생 남고 싶다는 사람이 3%에 불과하다는 충격적인 조사결과도 나왔다. 공기업을 신의 직장으로 여기는 나라는 창조경제의 주역이 되기는 어렵다. 사회 구성원 대부분이 모험적인 도전을 하지 않으면 누가 새로운 경제적 부가가치를 만들어 낼 수 있을 것인가. 창조적인 이공계 인재가 새로운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창업에 성공하고 이를 통해 꿈을 이루고 실패하더라도 그것이 재기를 위한 자산이 된다면, 사회 전체의 분위기는 반전될 수 있음이 자명하다. 다음의 두 가지 사례는 창업대국을 지향하는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매우 크다. #장면1. 2000년 2월 경제부처의 중견 사무관인 A는 대기업 중역으로 있는 부친으로부터 자녀의 진로에 대한 조언을 잘못 해준 점에 대해 미안하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대학 입시 때 수학과 과학에 재능이 있는 아들에게 자신처럼 이공계 대학을 지원하지 말고 상경계 대학을 지원하고 행정고시에 도전하라고 권했던 것이다. 엔지니어로서 자신의 처지보다는 고시를 통한 입신양명이 더 좋다고 판단했지만 당시에 불어 닥친 벤처 붐과 많은 성공 사례를 보면서 아들의 진로 조언이 잘못된 것이었다고 느꼈다는 것이다. 그 부친은 지금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장면2. 2012년 10월 유수의 자동차 제조업체에서 개발실 엔지니어로 근무하고 있는 차장 B는 세칭 일류 대학 기계공학과를 졸업했다. 그런데 초등학교를 다니는 아들이 자기를 닮아서 과학에 호기심이 많은 것 같아서 걱정을 하고 있다. 자기와 유사한 삶을 사는 아이의 미래를 상상해 보니 너무나 답답할 것 같아 차라리 아들이 과학에 관심을 가지지 않도록 학습도구나 교재 등을 사주지 않고 자연스럽게 비이공계로 진학하도록 유도하기로 했다. 부모 입장에서는 자녀들이 부모보다 더 좋은 조건의 삶을 영위하기를 바라는 것이 당연하다. 부모들의 경험에 따르면 이공계 졸업생의 경우 대부분 그런 기회가 잘 오지 않는다고 생각하지만, 2000년대 초반 벤처 붐이 일었을 때만은 예외였다. 이공계에 많은 기회의 창이 열려 있다고 생각했다. 이번에 박근혜 정부가 추진하는 창조경제는 과거에 실패한 벤처정책을 반면교사로 삼아 대학생이 꿈을 갖고 도전할 수 있는 확실한 시스템으로 작동되기를 간절히 희망한다. 우리 집 아이가 대학 재학 중 창업을 한다고 할 때 ‘걱정 없이 도전해 보라’고 할 수 있는 사회가 된다면, 그때 우리는 진정한 의미의 창조경제 체제에 진입한 것이다.
  • 농협서 무슨 일이…

    24일 윤종일 전무이사 등 농협 최고 경영진 4명이 일괄 사의를 표명했다. 신동규 NH농협금융지주 회장을 포함하면 열흘 남짓 동안 농협 경영진의 절반 이상이 옷을 벗은 셈이다. 이에 따라 최원병 농협중앙회장의 거취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날 사퇴한 임원은 윤 전무와 김수공 농업경제대표이사, 최종현 상호금융대표이사, 이부근 조합감사위원장 등이다. 지난 15일 사의를 표명한 신 회장과 다음 달 말 임기가 만료되는 이성희 감사위원장까지 포함하면 최고위급 9명 중 6명의 자리가 빈다. 농협 고위 관계자는 “최근 경영성과 부진과 잇단 전산사고 등에 따라 이들이 경영 쇄신 차원에서 용퇴를 결심했다”고 설명했다. 이달 말 발표를 앞둔 농협금융지주의 1분기 실적은 상당히 저조할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STX그룹 구조조정 여파로 대손충당금만 1500억원 정도를 적립해야 할 처지다. 고질적인 전산망 마비도 일괄 사퇴를 부른 직접적인 원인이다. 농협은 북한의 해킹 공격을 받은 2011년에 이어 지난 3월 ‘3·20 전산대란’ 때 또다시 전산망이 마비돼 금융감독원의 특별검사를 받고 있다. 특히 2년 전 해킹 공격 때 내·외부 전산망을 분리하지 않은 점 등이 문제로 지적됐지만 지금까지 이를 개선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번의 경영진 집단 사퇴가 ‘금융지주 회장 사퇴’라는 초유의 상황에 대한 항의 표시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외부에서 사퇴 압력을 가했다는 주장도 있다. 일련의 사태가 향후 최원병 회장의 거취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의 고교(동지상고) 후배인 최 회장은 17대 대선 직후인 2007년 12월 회장직에 오른 데 이어 2011년 11월 연임에 성공했다. 한편 농협금융지주 이사회는 이날 임시회의를 열어 신 회장의 후임 인선 절차에 착수했다. 이사회는 5명의 회장후보추천위원회(회추위)를 구성하고 오는 27일 첫 회의를 열 계획이다. 회추위는 농협중앙회장 추천 1명, 사외이사 2명, 이사회 추천 외부 전문가 2명 등 5명으로 구성된다. 헤드헌팅업체를 통한 외부 추천과 내부 추천을 통해 후보군을 구성한 뒤 면접을 거쳐 단독 후보를 낸다. 세종 이두걸 기자 douzirl@seoul.co.kr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 [단독] 공기업,고졸 승진 할당제 추진… 1급 관리직 나온다

    정부가 직접 팔을 걷어붙이고 나서 공공기관에 “이 일은 대졸자 시키지 말고 고졸자에게만 시키라”고 직무 자체를 지정하는 상황에까지 이르렀다. 고졸 채용을 늘리라고 아무리 독려해도 사정이 별반 나아지지 않은 탓이다. 그만큼 고용시장에서의 학력 차별이 심각하다는 얘기다. 공공기관을 대상으로 고졸 적합직무를 정하고 고졸자 제한경쟁시험을 도입해 공공 부문에서라도 우선 고졸자의 취업 문턱을 낮추겠다는 게 정부의 복안이다. 채용뿐 아니라 입사 후에도 ‘승진 할당’, ‘입사 전 군입대’ 등의 제도를 시행해 고졸자들의 경력을 관리해 주는 방안도 추진 중이다. 정부는 이런 제도를 시행하라고 표면적으로 강제하는 것은 아니지만 1년에 한 번씩 하는 공공기관 평가 때 이를 반영해 제도의 실효성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정책·고시·취업>최신 뉴스 보러가기 23일 한국고용정보원에 따르면 전체 취업자 중 고졸자의 비중은 2008년 37.3%에서 2011년 30.4%로 6.9% 포인트나 줄었다. 고졸 취업자는 대졸 취업자보다 주당 7.2시간 더 일하면서도 급여는 대졸자의 88.9%에 불과하다. 공기업이라고 해서 민간 부문보다 나을 게 없다. 기획재정부는 2011년부터 공공기관 채용자의 20%를 고졸자로 뽑는 ‘공공기관 고졸채용 목표제’를 시행했다. 그런데도 올해 전체 채용자 중 고졸자가 차지하는 비율은 16.3%에 불과하다. 신용보증기금 등 일부 금융공기업의 대졸자 대비 고졸자 초임은 65%에 그치고 있다. 그러나 올 하반기부터 공공기관들이 회계와 총무, 인사지원 등의 업종을 고졸자로만 채우는 고졸자 제한경쟁시험을 시행함으로써 2016년 공공기관 채용자 중 고졸자 비율이 40%대로 상승할 것으로 정부는 기대하고 있다. 고졸 채용자가 올해 2512명에서 7000명 정도로 늘어나는 셈이다. 하지만 공기업의 성격에 따라 고졸 채용 비율이 차이나는 것은 어쩔 수 없을 듯하다. 한국연구재단 등 연구개발(R&D) 분야나 신용보증기금 등 금융 분야 공기업들은 고급 인력이 많이 필요한 만큼 고졸 채용 비율이 20%선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 고졸 사원들의 성공적인 안착을 돕는 제도도 시행된다. 고졸자들의 승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고졸자들을 별도 직군으로 분리 운영하는 제도가 시행된다. 고졸 직무군에서도 1급 관리직이 나올 수 있도록 유도하고, 채용 비중을 고려해 승진 인원을 고졸자에게 우선 할당하는 고졸자 승진할당제도 실시된다. 군 복무로 인한 경력단절 방지를 위해 고졸 사원의 입사 전 군 입대를 권장할 계획이다. 군 복무 중에 온라인 교육 등 직무 교육을 실시하고 전역 뒤에는 조기적응교육을 제공한다. 또 고졸 채용자 초임을 대졸 대비 70%가 넘도록 규정하고 4년 이상 근무한 뒤에는 대졸 초임과 동등한 수준의 보수를 제공하도록 유도할 계획이다. 손민중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공기업 고졸 채용 확대를 통해 사회 전반의 고학력 선호 분위기가 개선되고 방만한 대학의 구조조정이 함께 이뤄지면 고졸 채용이 안정적으로 자리 잡을 것”이라고 말했다. 세종 이두걸 기자 douzirl@seoul.co.kr
  • KDI 올 성장률 전망 3.0%→2.6%로 하향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올해 우리나라의 경제 성장률을 기존 3.0%에서 2.6%로 낮췄다. 추가경정예산 편성 등 각종 부양책에도 불구하고 침체의 터널은 어쩔 수 없다고 봤다. KDI는 “우리 경제가 2분기에 바닥을 칠 것”이라면서도 당분간 확장적인 재정·통화정책의 기조를 유지하라고 권고했다. KDI는 23일 발표한 경제전망에서 올해 우리나라의 실질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을 지난해 11월 예상치인 3.0%보다 0.4% 포인트 낮은 2.6%로 제시했다. 17조 3000억원의 추경 편성 효과까지 반영했는데도 2%대 중반의 저성장은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내다봤다. 한국은행도 앞서 2.6%로 성장률 전망을 잡았지만, 여기에는 추경 중 12조원의 세입경정 부분만 반영돼 있었다. 추경 효과에 따라 2.8% 성장할 것으로 예측한 정부나 국제통화기금(IMF), 아시아개발은행(ADB) 등보다 0.2% 포인트 낮다. KDI는 “내년에는 세계 경제가 점차 회복하면서 수출증가세가 확대되고 내수도 개선 추세를 지속, 3.6%의 성장률을 기록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내년 성장률 역시 한은(3.8%)이나 IMF(3.9%), ADB(3.7%) 등보다 낮다. 올해 분기별 성장률 전망은 2분기가 0.7%로 1분기 실적(0.9%)에 못 미칠 것으로 예측했다. 그러나 이후 3, 4분기에 각각 1.0%로 상승하는 등 상저하고(上低下高)의 흐름을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KDI는 “재정정책은 당분간 확장적인 기조를 이어가되 재정지출의 급증을 막고 기존 사업의 지출 구조조정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어 “통화정책 역시 현재의 완화적 기조를 유지하고 향후 물가 상승세와 경기 여건에 따라 신축적으로 운용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세종 이두걸 기자 douzirl@seoul.co.kr
  • 입사후 승진 할당… 1급 관리직 나온다

    정부가 직접 팔을 걷어붙이고 나서 공공기관에 “이 일은 대졸자 시키지 말고 고졸자에게만 시키라”고 직무 자체를 지정하는 상황에까지 이르렀다. 고졸 채용을 늘리라고 아무리 독려해도 사정이 별반 나아지지 않은 탓이다. 그만큼 고용시장에서의 학력 차별이 심각하다는 얘기다. 공공기관을 대상으로 고졸 적합직무를 정하고 고졸자 제한경쟁시험을 도입해 공공 부문에서라도 우선 고졸자의 취업 문턱을 낮추겠다는 게 정부의 복안이다. 채용뿐 아니라 입사 후에도 ‘승진 할당’, ‘입사 전 군입대’ 등의 제도를 시행해 고졸자들의 경력을 관리해 주는 방안도 추진 중이다. 정부는 이런 제도를 시행하라고 표면적으로 강제하는 것은 아니지만 1년에 한 번씩 하는 공공기관 평가 때 이를 반영해 제도의 실효성을 높인다는 계획이다. ☞<정책·고시·취업>최신 뉴스 보러가기 23일 한국고용정보원에 따르면 전체 취업자 중 고졸자의 비중은 2008년 37.3%에서 2011년 30.4%로 6.9% 포인트나 줄었다. 고졸 취업자는 대졸 취업자보다 주당 7.2시간 더 일하면서도 급여는 대졸자의 88.9%에 불과하다. 공기업이라고 해서 민간 부문보다 나을 게 없다. 기획재정부는 2011년부터 공공기관 채용자의 20%를 고졸자로 뽑는 ‘공공기관 고졸채용 목표제’를 시행했다. 그런데도 올해 전체 채용자 중 고졸자가 차지하는 비율은 16.3%에 불과하다. 신용보증기금 등 일부 금융공기업의 대졸자 대비 고졸자 초임은 65%에 그치고 있다. 그러나 올 하반기부터 공공기관들이 회계와 총무, 인사지원 등의 업종을 고졸자로만 채우는 고졸자 제한경쟁시험을 시행함으로써 2016년 공공기관 채용자 중 고졸자 비율이 40%대로 상승할 것으로 정부는 기대하고 있다. 고졸 채용자가 올해 2512명에서 7000명 정도로 늘어나는 셈이다. 하지만 공기업의 성격에 따라 고졸 채용 비율이 차이나는 것은 어쩔 수 없을 듯하다. 한국연구재단 등 연구개발(R&D) 분야나 신용보증기금 등 금융 분야 공기업들은 고급 인력이 많이 필요한 만큼 고졸 채용 비율이 20%선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 고졸 사원들의 성공적인 안착을 돕는 제도도 시행된다. 승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고졸자들을 별도 직군으로 분리 운영한다는 것이다. 고졸 직무군에서도 1급 관리직이 나올 수 있도록 유도하고, 채용 비중을 고려해 승진 인원을 우선 할당하는 고졸자 승진할당제도 실시된다. 군 복무로 인한 경력단절 방지를 위해 고졸 사원의 입사 전 군 입대를 권장할 계획이다. 군 복무 중에 온라인 교육 등 직무 교육을 실시하고 전역 뒤에는 조기적응교육의 기회를 제공한다. 또 고졸 채용자 초임을 대졸 대비 70%가 넘도록 규정하고 4년 이상 근무한 뒤에는 대졸 초임과 동등한 수준의 보수를 제공하도록 유도할 계획이다. 손민중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공기업 고졸 채용 확대를 통해 사회 전반의 고학력 선호 분위기가 바뀌어 방만한 대학의 구조조정이 함께 이뤄지면 고졸 채용이 안정적으로 자리 잡을 것”이라고 말했다. 세종 이두걸 기자 douzirl@seoul.co.kr
  • “임기 연연안해… 민영화 완료후 언제든 용퇴”

    “임기 연연안해… 민영화 완료후 언제든 용퇴”

    이순우(63) 우리은행장이 우리금융 차기 회장으로 확정됐다. 우리금융 회장후보추천위원회는 23일 서울 종로구 중학동 우리카드 본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 행장을 단독 회장 후보로 추천했다. 송웅순 우리금융 회추위원장은 “이 내정자는 금융업 전반에 걸쳐 폭넓은 경험과 식견을 쌓았으며 소탈한 성품과 원만한 대인관계로 내부 조직 장악력을 갖췄다”면서 “가장 큰 현안인 우리금융 민영화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지명 배경을 설명했다. 이 내정자는 24일 이사회를 거쳐 다음 달 14일 임시 주주총회에서 공식 추대돼 취임한다. 우리금융 회장과 우리은행장을 겸직하게 된다. 이 내정자는 후보 추천 발표 직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지주사 회장이 일일이 간섭하거나 지배할 이유가 없다”면서 계열사 책임 경영을 강조했다. 자신이 금융지주 회장과 은행장을 함께 맡는 부분에 대해선 “금융지주에서 은행이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회장과 은행장을 겸직하면 오히려 그룹 자체적으로 시너지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대구고와 성균관대 법대를 나온 이 내정자는 최경환 새누리당 의원의 고교 선배, 정홍원 국무총리의 대학 후배다. 우리금융의 차기 사령탑 인선이 마무리됨에 따라 민영화 작업이 급물살을 탈 것으로 보인다. 이 내정자는 “우리금융 모든 직원이 민영화를 바라는데 회장으로서 제 임기가 걸림돌이 된다면 임기와 관계없이 언제든지 회장직을 버릴 용의가 있다”며 민영화를 조건으로 한 용퇴 가능성을 시사했다. 민영화 방식과 관련해 이 내정자는 “다들 만족할 수 있는 좋은 방안이 (금융 당국의) 민영화 태스크포스(TF)에서 나올 것”이라며 말을 아꼈으나 세간에서 유력하게 거론되는 KB금융과의 합병에 대해선 “하나의 방안이 될 수는 있지만 유일한 방법이라고 보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이는 KB금융과 합병할 경우 구조조정이 불가피해 노조와 갈등이 빚어질 것이란 점이 고려된 것으로 보인다. 현재까지 나와 있는 우리금융 민영화 시나리오는 ▲정부지분 분산 매각 ▲블록세일 ▲단순 합병 ▲일부 매각 후 합병 등으로 다양하다. 현재로서는 경남·광주은행과 우리투자증권 등 주요 자회사를 분리 매각한 뒤 우리은행을 KB금융에 넘겨 메가뱅크(초대형 금융회사)로 출범시키는 방법이 유력한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그러나 민영화의 최종 완성까지는 험난한 과정이 기다리고 있다. 이미 2010~2012년 세 차례에 걸쳐 컨소시엄이 입찰 참여를 포기하거나 신청자가 없어 민영화가 무산된 선례가 있다. 이번에도 저금리와 경기침체 등으로 금융시장 상황이 좋지 않아 인수 희망자가 나타나지 않을 수 있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가만히 앉아 있어도 시장 환경이 나빠 돈을 까먹는 판국에 누가 거액을 들여 산다고 나서겠나”라고 말했다. 한편 KB금융 회추위는 이날 50명가량의 회장 후보군에 대한 심사를 벌여 10명 안팎으로 후보군을 압축했다. 다음 달 초까지 3~5명의 최종 면접 후보자를 선정한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 건설업계 구조조정 도미노 이어지나

    경기 불황으로 건설시장 침체가 장기화되면서 대형 건설사도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지난해 1분기 흑자를 기록한 9개 대형 건설사들 가운데 6곳이 1년 새 적자로 돌아섰거나 영업이익이 급감했다. 하반기에도 시장이 회복되지 않으면 건설업계가 심각한 경영난을 겪으면서 구조조정 도미노에 휘말릴 가능성이 높다고 업계는 우려하고 있다. 이에 따라 건설사들은 자산을 매각해 유동성을 확보하는 한편 성장성 있는 해외사업 비중을 늘린다는 복안을 내놓고 있다. 20일 건설업계와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현대건설, 삼성물산, 대우건설, GS건설, 대림산업, 현대산업개발, 두산건설, 삼성엔지니어링 등 8개 상장 대형 건설사는 올해 1분기 연결 기준으로 총 2371억원의 영업손실과 2169억원의 당기순손실을 냈다. 이들 대형 건설사의 지난해 1분기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각각 8835억원, 6563억원이었다. 비상장사인 시공능력 9위 SK건설 실적까지 합치면 9개 대형 건설사의 올해 1분기 영업손실과 순손실은 각각 4809억원, 3936억원에 달한다. SK건설은 이 기간 해외플랜트 프로젝트 손실 여파로 2438억원의 영업손실과 1067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그나마 1분기 흑자를 낸 대형 건설사들도 지난해 1분기와 비교하면 반토막 흑자에 그쳤다. 현대산업개발(292억원)과 두산건설(127억원)은 1분기 영업이익을 내긴 했지만 지난해 동기 대비 절반 수준에 그쳤으며, 삼성물산의 영업이익은 67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7.9% 감소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하반기 건설시장 분위기를 봐서 국내 추가 분양 등을 저울질하고 있다”며 “특히 성장성 있는 해외 사업 비중을 늘릴 계획이다”고 밝혔다. 또 다른 건설업계 관계자는 “최근 건설사들이 비주력 사업부문 자산을 매각해 현금 확보에 나서고 있다”며 “실적 악화에 따른 구조조정 위기가 확산되면서 재무구조 개선을 위한 조치”라고 말했다. 현재 시공능력순위 100대 건설사들 가운데 21곳이 워크아웃 또는 법정관리에 들어갔다. 시공능력순위 13위인 쌍용건설은 워크아웃 졸업 8년 만에 재차 워크아웃을 신청했고, 중견 건설사 중 일부는 자금난 때문에 워크아웃을 고민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홍혜정 기자 jukebox@seoul.co.kr
  • [시론] 재정준칙 입법화로 재정건전성 달성해야/백웅기 상명대 금융경제학과 교수

    [시론] 재정준칙 입법화로 재정건전성 달성해야/백웅기 상명대 금융경제학과 교수

    1년에 단 하루 대통령과 모든 국무위원들이 한자리에 모여서 재정전략을 논의하는 날이 있다. 바로 지난 16일 청와대에서 개최되었던 국가재정전략회의다. 비공개로 진행되기 때문에 상세한 내용을 알 수는 없지만, 박근혜 정부의 5년간 재정운용 방향과 목표를 정하고 재정전략을 논의하는 중요한 자리였을 것이다. 금년에는 새 정부의 국정과제 실천계획과 재원 조달 대책을 담은 공약 가계부에 대해 심도 있는 논의가 있었다고 한다. 국가재정 운용계획의 수립 방향과 부처별 주요 세출 구조조정 과제에 대한 토론이 있었는데, 각 부처의 입장을 대변하는 장관들 간에 첨예한 공방이 오갔다는 후문이다. 그러나 정작 중요한 이슈는 논의되지 않은 것 같아서 실망이 크다. 재정전략회의는 참여정부가 하향식 예산 편성을 하는 스웨덴, 네덜란드 등의 사례를 벤치마킹하여 2004년에 도입한 국무위원 토론회다. 이 회의체는 두 가지 기능을 가지고 있는데, 하나는 재원을 전략적으로 배분함으로써 국정 운용의 목표를 달성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하향식 예산제도 하에서 분야별·부처별 지출 한도를 설정함으로써 재정 건전성을 확보하는 것이다. 지금은 중심 의제가 재정운용 방향과 전략을 수립하고 부처별 쟁점을 토의하는 것으로 그 성격이 상당히 바뀌었다. 그렇다 보니 부처별 지출 한도를 정하기 위한 부처 간의 논쟁과 재정 건전성을 유지하려는 방안에 관한 토론이 부족하다. 건전재정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남유럽 국가에서 볼 수 있듯이 악화된 재정이 경제성장의 발목을 잡아 일자리 창출이 어려워지고, 투자가 위축돼 장기침체 늪에서 헤어나기 어려워진다. 우리나라의 국가부채와 공공기관 부채를 합한 규모는 이미 국민총생산(GDP)의 80%에 육박하여 대다수 개발도상국보다도 높은 수준이다. 그럼에도 정부가 30%대 중반의 국가채무 비율에만 안주해 재정 운용을 한다면 재정 건전화는 이미 물 건너간 것이다. 이번 재정전략회의에서 대통령은 임기 말 균형재정, GDP 대비 30%대 중반 이내의 국가채무를 재정운용의 목표로 제시했다. 또 매년 총지출 증가율을 총수입 증가율보다 낮게 유지하겠다고 했다. 그러나 국회예산정책처는 지난 4월 추경안 분석에서 2013∼2016년의 관리대상수지 적자가 매년 GDP의 1.7∼2.1%에 달할 것이며, 2017년 국가채무비율은 38%를 넘을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건전재정에 대한 대통령 의지가 설득력이 있으려면 먼저 정부의 성장률 전망치가 객관적이어야 한다. 불과 수개월 전에 정부는 금년도 예산안을 작성하면서 성장률을 지나치게 낙관적으로 전망해 이번 추경에서 대규모 세입 경정이 불가피했다. 이런 오류를 되풀이하지 않으려면, 정부는 중기계획인 국가재정 운용계획을 수립할 때 목표 성장률보다는 객관적 성장률 전망치를 사용해야 할 것이다. 정부는 균형재정을 달성하기 위한 수단으로 총지출 증가율을 총수입 증가율보다 낮게 유지하는 한시적 재정준칙을 연장하기로 했다. 그러나 한시적 재정준칙은 항구적 재정준칙보다 효과가 떨어진다. 우리나라는 전 세계에서 유례를 찾아보기 어려운 정도의 빠른 인구 고령화가 진행되고 있기 때문에 국제통화기금(IMF)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재정규율 강화를 권고했다. 이런 점을 고려할 때, 정부는 입법화를 통한 명시적 재정준칙을 도입해 재정 건전화를 추진해야 한다. 국가재정법은 재정운용의 효율화와 건전화를 위하여 총지출을 의무지출과 재량지출로 구분하여 국가재정 운용계획에 포함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의무지출은 규모를 조정하기가 매우 어렵지만, 재량지출은 그렇지 않다. 따라서 박근혜 정부의 균형재정 달성 여부는 재량지출을 얼마나 잘 통제하느냐에 달려 있다. 우리도 여러 선진국처럼 재량지출에 대한 엄격한 통제장치를 갖추고 있다면 재정 건전화 달성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비록 재정전략회의는 지나갔지만, 정부에는 아직 국가재정 운용계획의 정비를 통해서 재정 건전화를 달성할 수 있는 시간이 충분히 남아 있다.
  • “핵심 자회사 안팔려”… 웅진·STX 회생 ‘안갯속’

    “핵심 자회사 안팔려”… 웅진·STX 회생 ‘안갯속’

    쌍둥이처럼 ‘신화의 몰락’이라는 수모를 겪고 있는 웅진그룹과 STX그룹의 기업회생을 위한 자회사 매각이 해법을 찾지 못하고 있다. 웅진의 윤석금 회장과 STX의 강덕수 회장은 잇따라 ‘백의종군’을 선언하며 재기를 꾀하고 있으나, 각각 그 발판이 될 수 있는 웅진케미칼과 STX팬오션의 매각 문제를 풀지 못해 속을 끓이고 있다. 17일 산업계와 금융계에 따르면 얼마 전까지 웅진케미칼 인수설이 파다하게 돌았던 LG화학과 휴비스 측은 그러나 “검토는 하고 있으나, 아직 구체적으로 확정된 바 없다”며 일단 발을 뒤로 뺐다. 인수를 위해 회계법인과 법률자문사도 선정한 LG화학은 웅진케미칼이 탐나는 매물이긴 한데, 가격 조건이나 상황이 맞아떨어지지 않아 고민하고 있는 눈치다. 일본 도레이의 한국법인 ‘도레이첨단소재’와 국내 화학섬유·소재업체인 티케이케미칼도 웅진케미칼 인수전 참여를 관망하고 있다. 티케이케미칼 관계자는 “내부적으로 태스크포스(TF)팀을 구성, 다각도로 검토하는 단계이며 일정이 본격화되면 인수의향서를 제출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지난 4월 웅진케미칼 매각 주관사로 나선 우리투자증권 등은 웅진케미칼의 자산가치에 대해 경영권 프리미엄을 포함, 2000억원으로 추정했다. 채권단과 웅진 측은 웅진케미칼의 일괄매각이 어려울 경우, 섬유·필터·전자소재 등 사업부문별 분리 매각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웅진케미칼의 섬유 사업은 국내 생산능력 3위 규모의 원사·원면·직물을 비롯해 소방복 등에 사용되는 ‘슈퍼섬유’도 생산하고 있다. 필터 사업은 해수담수화 등에 쓰이는 역삼투분리막 시장의 60% 이상을 점유하고 있다. 산업은행의 인수를 기다리던 STX팬오션도 실사 결과, 자산가치 ‘제로’라는 내부평가를 받고 진퇴양난에 빠졌다. 산은도 인수를 포기하자니 정부의 회생 방침을 거스르는 것이라 부담스럽고, 그렇다고 인수를 감행할 수도 없다는 것이다. 금융권에서는 STX팬오션의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통해 부실 규모를 줄인 뒤 산은 주도로 제3자에 매각하는 게 유력하다는 말도 나온다. 이와 함께 대주주의 STX팬오션 지분을 완전 감자해 STX그룹이 지분매각 대가를 안 받는 대신에 산은이 STX팬오션을 떠맡는 방안도 검토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금융권 실사 결과가 나쁘게 나온 것은 STX팬오션이 보유한 선박에 대한 현재 가치만 고려하고, 이 선박들이 장기운송 계약 등을 통해 앞으로 벌어들일 가치를 배제했기 때문”이라면서 “STX팬오션은 부채가 1조 1000억원에 이르지만, 수익구조가 탄탄하기 때문에 유동성 지원만 잘된다면 위기를 극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경운 기자 kkwoon@seoul.co.kr
  • [사설] 새 ‘복지공약 가계부’ 경기에 찬물 안 뿌려야

    새 정부의 최대 역점 사안인 ‘복지공약 가계부’가 윤곽을 드러냈다. 허투루 나가는 돈이나 덜 급한 지출을 줄이고 아껴 82조원가량을 확보하고, 53조원은 지하경제 양성화와 불필요한 세금 감면 내지 비과세 등을 없애 마련하겠다고 한다. ‘증세’ 카드를 꺼내 들지 않는 한 ‘덜 쓰고(세출 축소) 더 걷어(세원 확대)’ 135조원의 복지재원을 조달하겠다는 것은 당초 예상됐던 결론이다. 섣불리 세금을 늘렸다가는 경기에 더 악영향을 줄 수도 있는 만큼 증세라는 정면 돌파 대신에 ‘나라살림 항구 구조조정’이라는 고육지책을 택한 정부의 고충이 읽히긴 한다. 그러나 정책 당국이 복지 확대와 경기 활성화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으려면 좀 더 정교한 구조조정을 고민해야 할 것이다. 지금의 경기 상황이 녹록지 않기 때문이다. 올 1분기 우리 경제가 전기 대비 0.9% 성장했다고는 하나 비교적 낙관론 쪽에 서 있는 한국은행조차 ‘바닥’ 통과를 자신하지 못한다. 민간 소비는 되레 0.3% 감소했다. 서울 시내 한 대형 백화점의 수입화장품 매출은 올 들어 처음 역신장했다고 한다. 오죽하면 이 백화점의 대표이사가 “외환위기 때도 없었던 현상”이라며 소비 부진이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심각하다고 긴 한숨을 내쉬었겠는가. 민간 소비가 이렇듯 부진한 상황에서 정부 지출마저 갑자기 줄면 가뜩이나 미약한 경기 회복 불씨가 꺼질 수 있다. 특히 사회간접자본(SOC) 지출을 대폭 줄이려는 것은 우려되는 대목이다. ‘4대강’으로 경제까지 살려 보겠다던 이명박 정부의 ‘토목성장’도 문제가 없지 않았지만, 그렇다고 전 정권과의 거리 두기 등을 의식해 SOC를 과도하게 줄이면 빈사 상태인 건설업은 직격탄을 맞게 된다. 시장에서 ‘어닝 서프라이즈’(깜짝 실적)라고 했던 0.9%에는 정부의 재정 조기 집행과 건설 투자의 몫이 컸음을 유념해야 한다. 정부는 이달 말 최종안 도출을 목표로 부처 간 칸막이를 허물고 끝장 토론을 했다고 한다. 그러나 정말 불필요한 씀씀이를 줄였는지, 만만한 ‘유리알 지갑’ 직장인들의 세제 혜택만 줄인 것은 아닌지 다시 한번 따져 봐야 한다. 아직 우리 경제는 살얼음판임을 잊지 말기 바란다.
  • [박근혜정부 첫 재정전략회의] 균형재정 시점 4년 뒤로 미뤄… ‘135조 복지’ 탓에 건전성 빨간불

    [박근혜정부 첫 재정전략회의] 균형재정 시점 4년 뒤로 미뤄… ‘135조 복지’ 탓에 건전성 빨간불

    16일 열린 국가재정전략회의는 향후 5년간 나라살림의 가계부를 짜는 자리다. 국무회의를 제외하고는 박근혜 대통령을 포함한 국무위원 전원이 참석하는 유일한 회의일 정도로 정부에서 중요하게 여기는 행사다. 눈길을 끄는 점은 재정건전성 확보 목표 시기를 7개월 전 발표 때의 2013년에서 2017년(임기 마지막 해)으로 미룬 것이다. 최근 추가경정예산 편성과 경기불황에 따른 세수 감소 등을 반영해서 그렇다. 그러나 균형재정 시점을 4년이나 미룸에 따라 ‘정부가 고무줄식 나라살림을 꾸리고 있다’는 비판은 불가피하게 됐다. 여기에다 135조원에 이르는 복지공약까지 이행해야 하는 상황이라 수정된 임기 내 균형재정 달성 여부도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이날 박 대통령은 “임기 내에 균형재정을 달성하고, 국가채무는 30% 중반 내에서 관리하겠다”고 말했다. 지난해 10월 정부는 당초 올해부터 균형재정 수준을 달성하고, 내년부터 흑자 기조로 돌아설 것으로 추정했다. 구체적으로 국내총생산(GDP) 대비 관리재정수지가 2013년 -0.3%에서 2014년 0.1%로 개선된다고 제시했다. 관리재정수지는 국가 재정 건전성을 평가하는 잣대로, 국채발행 수입과 국채원금 상환지출 등을 제외한 통합재정수지에서 사회보장성 기금 흑자를 뺀 수치다. 통상 GDP 대비 ±0.3% 수준이면 균형재정으로 평가한다. GDP 대비 국가채무 비율 역시 당초에는 올해 34.3%에서 2016년 28.3%로 30% 아래로 떨어질 것으로 예측했다. 하지만 17조 3000억원의 추경 편성이라는 악재에 따라 빚을 지지 않고 나라살림을 꾸려나갈 수 있는 시점이 뒤로 밀렸다. 추경 재원의 91.3%인 15조 8000억원을 적자국채 발행으로 조달해야 하기 때문이다. 민간경제연구소 관계자는 “경기침체 변수를 감안하더라도 6개월 만에 균형재정 시점이 4년이나 늦춰진 데 대해 정부의 재정관리 능력을 의심할 수밖에 없다”면서 “시장 혼선을 줄여야 할 정부가 앞장서서 혼선을 부추기는 셈”이라고 꼬집었다.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135조원의 복지공약 재원 마련 및 지출 계획 역시 득보다 실이 많다는 지적이 많다. 85조원의 세출 구조조정과 50조원의 세입 확충으로 이를 마련한다는 복안이지만 이 역시 정부가 지출을 줄이거나 수입을 더 늘려야 한다. 기재부는 세출 구조조정의 방향으로 “사회간접자본(SOC) 분야는 세출 삭감을, 보건복지부 등 재정을 더 가져가는 부처는 효율성을 높여야 한다”(방문규 예산실장)고 밝혔다. 박 대통령은 이날 SOC 투자 감축 등 속도조절 필요성을 언급했지만 건설 비중이 높은 지방 등의 경기 위축이 불가피하다. 세입확충 방안은 여전히 물음표다. 지하경제 양성화와 비과세 감면 정비 등을 대안으로 제시했지만 실효성이 떨어지는 동시에 부작용이 클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부동산 경기 활성화를 위한 취득세·양도세 감면 등 엇박자 정책도 나오는 상황이다. 강병구 인하대 경제학부 교수(참여연대 조세재정개혁센터 소장)는 “복지공약 비용 135조원에 더해 100조원에 달하는 지역공약 재원 마련은 지하경제 양성화 등 미세조정으로는 아예 불가능하다”면서 “지속가능한 재정건전성까지 감안하면 법인세 등 증세를 대안으로 삼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세종 이두걸 기자 douzirl@seoul.co.kr
  • [박근혜정부 첫 재정전략회의]세출·세입 모두 소폭 줄여 공약재원 마련…경기침체로 36兆 세수 부족사태 가능성도

    [박근혜정부 첫 재정전략회의]세출·세입 모두 소폭 줄여 공약재원 마련…경기침체로 36兆 세수 부족사태 가능성도

    정부가 16일 재정전략회의를 통해 확정 제시한 ‘공약가계부’에는 135조원의 복지공약 이행을 위한 재원 조달과 투자 방안이 담겼다. 박근혜 대통령은 대선 과정에서 복지공약을 내걸어 승리했고, 대선 이후에도 복지공약 이행 계획엔 변함이 없다고 못 박았기 때문이다. 박 대통령이 공약집 등을 통해 제시한 135조원의 복지재원 조달 방안의 큰 틀은 세출절감 82조원, 세입확충 53조원 등이다. 김종인 전 새누리당 국민행복추진위원장이 중심이 돼 6대4의 비율로 정해졌다. 그러나 이번 회의를 통해 세출 절감분은 85조원 정도로 소폭 늘고, 세입 확충분은 50조원 대로 축소됐다. 최근 경기 침체에 따라 세수 확보에 비상등이 켜진 결과다. 실제로 올 1분기 국세 수입은 47조 163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54조 9941억원에 비해 8조원 가까이 덜 걷혔다. 법인세와 부가가치세, 관세 등 거의 모든 세목 규모가 축소됐다. 일부에서는 36조원 가까운 세수 부족 사태가 발생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는 상황이다. 김광두 국가미래연구원장이 최근 “정부가 지하경제 양성화를 추진해도 목표 대비 10조원까지 모자랄 수 있다”고 지적한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기획재정부 고위관계자는 “135조원이라는 전체 액수는 건드리지 않는다는 전제하에서 재원조달 계획을 짜다 보니 (세입과 세출 부문의) 미세 조정이 불가피했다”고 설명했다. 135조원의 복지공약 재원을 마련하려면 1년에 평균 27조원 정도의 예산을 절감하거나 세금을 더 걷어야 한다. 다만 최근 경기 상황이 불투명한 만큼 일정의 속도 조절은 불가피하다. 예를 들어 경기침체 여파가 남아있는 내년까지는 재원 규모를 20조원 대 초반으로 가져간 뒤 경기가 회복될 그 이후에 재원 규모를 늘린다는 것이다. 또한 국정과제 이행에 소요되는 재원을 조달하기 위해 제도를 개편하거나 법령을 개정하는 등 항구적인 세출 구조조정에 나설 방침이다. 재량지출뿐 아니라 의무지출을 포함한 전면적 구조조정 방안을 강구하겠다는 뜻이다. 특히 경제위기 극복 과정에서 투자가 확대된 사회간접자본(SOC) 등 분야는 적극적인 삭감 검토 대상이 된다. 세입의 경우 세목 신설이나 세율 인상 등 직접적인 증세 없이 비과세 감면 축소나 지하경제 양성화, 금융소득 과세 강화 등을 통한 세원 확대에 중점을 두기로 했다. 세종 이두걸 기자 douzirl@seoul.co.kr
  • “위아래 사람과 신뢰 쌓는 인재가 되세요”

    “위아래 사람과 신뢰 쌓는 인재가 되세요”

    “배고픈 호랑이가 사냥을 가장 잘한다죠. 항상 겸손한 자세로 위아래 사람들과 신뢰를 유지하는 게 성공의 비결입니다.” 15일 서울대 강단에 선 ‘인도네시아 신발왕’ 송창근(55) KMK글로벌스포츠그룹 회장은 이렇게 말했다. 서울대 아시아연구소의 초청으로 일일 특강을 맡은 그는 강의실을 꽉 채운 학생 80여명에게 ‘헝그리 정신’과 더불어 부하 직원과의 믿음을 강조했다. KMK는 현지 1위 브랜드 ‘이글’ 등 5개 계열사를 거느린 인도네시아 1위 신발 제조·수출업체다. 계열사 종업원 2만여명, 연 매출 2억 5000만 달러(2780억원)에 이른다. 나이키, 컨버스 등 유명 글로벌 브랜드에 주문자상표부착생산방식(OEM)으로 납품하기도 한다. 송 회장은 30세이던 1988년 인도네시아로 건너갔다. 하지만 막상 도착하니 전 재산을 털어 투자한 공장은 이미 도산했고 손에 쥔 돈이라곤 300달러(현 환율로 33만 4500원)밖에 없었다. 그는 300달러로 교포 식당의 방 한 칸을 빌려 무역중개업을 시작했다. 이어 1991년 현지 공장을 인수하면서 제조업에 본격 진출했다. 송 회장에게 국적이 다른 현지 종업원들과의 신뢰는 회사의 성장뿐 아니라 위기 극복 과정에서도 가장 중요한 덕목이었다. “국제통화기금(IMF) 외환 위기 때인 1998년 나이키 본사의 주문이 끊기면서 일시적으로 어려워졌죠. 하지만 구조조정 대신 어려운 형편의 종업원 가정을 방문해 부모님께 효도하라고 격려비를 건넸고 결국 회사에 진심으로 헌신하고자 하는 마음을 얻었습니다.” 그는 “종업원들이 아프면 언제든 치료받을 수 있도록 공장에 병원도 세웠다”면서 “덕분에 이직률과 제품 불량률을 크게 줄여 생산성도 높아졌다”고 덧붙였다. 또 “위아래 사람과 신뢰를 쌓으려면 일하는 역량과 인간적인 성품을 두루 갖춰야 하지만 성품이 더 중요한 덕목”이라면서 “여러분은 충분히 성공할 역량을 갖췄으니 주변 사람들에게 신뢰를 주는 인재가 되기 바란다”고 당부하며 강연을 마무리했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창조경제 소통의 창 SEC] (1) 중소기업 정책

    [창조경제 소통의 창 SEC] (1) 중소기업 정책

    박근혜 정부의 국정철학 기조는 창조경제다. 창조경제란 새로운 아이디어 창출, 기존 기술과 새로운 기술의 융·복합을 통해 창업이 활성화되고 일자리가 창출되는, 성장이 선순환되는 경제다. 서울신문은 창조경제의 주역인 중소기업의 손톱 밑 가시를 정확하고 신속하게 제거하면서 중소기업이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도록 ‘소통의 창’(SEC·Seoul-shinmun Economy Conference)을 마련했다. SEC에서는 새 정부가 제시한 경제민주화, 중소기업을 중심으로 한 경제구조 전환, 3불(不) 해소,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상생 등에 대한 다각적인 분석과 해결 방안 등을 총 4회에 걸쳐 다룬다. 제1차 콘퍼런스는 15일 오전 10시 서울신문사 대회의실에서 ‘창조경제시대 중소기업정책’을 주제로 김기찬 가톨릭대 교수의 사회로 김순철 중소기업청 차장, 이민화 카이스트 교수, 성명기 이노비즈협회장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됐다. →김기찬 교수(이하 사회자) 중소기업을 살리는 데 무엇이 필요할까? 너무 많은 대책은 기획만 하다 끝나 버릴 수 있다. 핵심 대책에 대한 집중 논의가 필요하다. 창업 생태계 조성과 글로벌 전문기업을 이어줄 수 있는 성장사다리의 역할이 중요하다. 불공정, 불합리, 불균형 등 ‘3불(不)’은 최근 대두된 갑을 문제를 통해 해결할 수 있다. ‘3행(行)’의 핵심은 글로벌화다. 지난 10년간의 중소기업정책 중 가장 아쉬운 분야다. 글로벌화에 모든 게 담겨 있다고 본다. 일본에서 국내 시장에 매몰된 기업은 망했다. 자기 제품이 없으면 해외에 나갈 수 없다. -김순철 중기청 차장(이하 김 차장) 공감한다. 중기정책은 맞춤형 지원으로 가지 않으면 실효성이 떨어진다. 글로벌화가 중요하다. 300만개 중소기업 중 수출기업은 8만 6000여개에 불과하다. 내수뿐 아니라 세계 시장도 국경 없는 무한 경쟁 상황이 됐기 때문에 창업 단계에서부터 글로벌화 전략을 추진해야 한다. -이민화 카이스트 교수(이하 이 교수) 중소기업의 스펙트럼이 넓다. 중소기업을 살리자는 논의도 지금보다 지평을 넓혀야 한다. 혁신 기업들이 잘되게 하기 위해 어떻게 할 것인지가 중요한 이슈다. 소상공인 문제와는 완전히 다른 문제다. 접근 방식과 대책도 달라야 한다. -성명기 이노비즈협회장(이하 성 회장) 창업 후 5~10년간 흥망을 거듭한 뒤 안정기에 들어선 기업들의 성장 동력이 현저하게 떨어진다. 중견기업이 되면 성장 속도가 다시 빨라진다. 성장동력이 떨어진다면 창업 초기 벤처기업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150억~300억원 매출의 중견기업들을 키울 수 있는 정책이 필요하다. →사회자 논의를 정리하자면 ▲3불 문제 해결 없이 중소기업 문제는 해결 난망 ▲창조경제와 시장 메커니즘의 화합 ▲벤처기업과 장수기업 양대 축을 통한 일자리 창출 ▲성장사다리를 통한 글로벌기업 육성이다. -이 교수 이제 대기업 중심의 효율성을 추구하는 경제는 한계에 부딪혔다. 대기업이 일자리를 만들지 못하고 있다.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동반성장이 중요하다. 중소기업에 기회가 주어져야 한다. 3불 문제 해소가 관건이다. 성장과 고용 두 축을 달성하는 데는 창업 활성화가 우선이다. 신용 불량이 걸림돌이다. 창업 활성화 정책의 핵심은 새로운 시장을 만들려는 성실한 사업가가 신용불량자가 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성 회장 2000년 벤처 붐이 일면서 사라졌던 도전정신이 되살아났다. 창업 의욕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계기가 필요하다. 현장에서의 3불, 갑을 관계도 심각하다. 대기업들은 중소기업 제품 가격 깎기뿐 아니라 하청 기업에 소모성 자재 구매대행(MRO)을 자신들의 업체에 해줄 것을 강요하더라. 도덕적인 문제다. 하청 기업이 오히려 드러나지 않게 해 달라고 호소한다. →사회자 2000년대 초반과 비교해 벤처기업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강하다. 벤처 버블, 모럴 해저드, 무늬만 벤처 등의 거부 반응이라고 할까? -이 교수 창조경제를 이끌어 갈 중소기업 활성화 논의가 자칫 과거 벤처기업 거품 붕괴처럼 될 수도 있다. 김대중 정부 때의 벤처 붐 붕괴가 재현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벤처에 투자된 정부 지원금이 2조 2000억원인데 6000억원이 회수되지 못했다. 구조조정 지원금 165조원 중 미회수금이 65조원에 달한다. 벤처기업 매출액이 이스라엘 국내총생산(GDP)을 넘고 매년 평균 20% 성장하며 140만명의 고용을 창출했다는 것을 알지 못한다. 벤처에 대한 잘못된 인식 때문이다. 정부가 (벤처의 개념을) 정의하려는 순간 벤처는 무너졌다. 2001년 발생한 벤처 버블은 국내 문제가 아닌 글로벌 현상이다. 정부의 4대 벤처 건전화 대책은 정책 실패의 대표 사례다. 창업을 위축시켰고 묻지 마 투자를 없앤다고 엔젤투자를 축소했으며 코스닥을 통합했다. 초일류 벤처기업에 SKY 출신이 가지 않는다. 벤처에 대한 잘못된 인식 때문이다. -김 차장 오늘(15일) 발표된 ‘벤처·창업 자금 생태계 선순환 방안’은 융자에서 투자 중심으로 개선하고 엔젤을 중간에서 회수할 수 있는 인수·합병(M&A), 코스닥 시장의 독립성 강화, 재기할 수 있는 여건 조성 등을 담고 있다. 지금 벤처는 벤처 1세대가 대부분으로 이들이 재투자하고 후배 기업에 멘토링할 수 있도록 하겠다. 피인수 기업에 스톡옵션을 주고 행사 후 세금을 분할 납부하는 문제 등 포괄적인 내용도 담았다. 엔젤투자 활성화를 위한 세액공제 한도 예외를 인정하는 방안이 마련됐지만 창업자 연대보증은 좀 더 검토가 필요하다. -성 회장 벤처정책은 성공한 정책이다. 벤처를 통해 한국이 세계적 정보기술(IT) 경쟁력 확보의 근간이 됐다. 코스닥시장 조작, 분식회계 등 스타 기업의 비도덕적 행위로 국민들에게 부정적인 인식을 심어 줬다. 반성을 통한 새로운 시도가 이뤄져야 한다. 불합리, 불균형 문제에서 “중소기업 제품의 가격을 깎지 말자”고 얘기하는데 한·중 자유무역협정(FTA)이 발효돼 가격 경쟁력 높은 기업들이 들어왔을 때 사상누각이 될 수 있다. 보호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인력 불균형 등에 대한 근본 대책이 필요하다. 한국의 스티브 잡스를 꿈꾸는 기업가들도 M&A를 부담스러워한다. →사회자 벤처 기업 엔진 가동에 이어 성장사다리도 문제다. 지금까지 사다리 문제를 조세의 걸림돌로만 봤는데 기술 기업이 도약하려면 연구 개발 인재가 요구된다. 시급한 성장사다리는. -성 회장 중소기업에는 기술 인재 공급이 시급하다. 제도는 있지만 유명무실하다. 기업 입장에서 도움이 안 된다. 현실적으로 국책연구기관 같은 좋은 자리의 연구원이 되려면 의무적으로 중소기업에 근무하고 파견 기업에서 평가해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방안을 제안한다. -이 교수 성장사다리의 핵심은 인력과 자금, 시장이다. 이 중 시장과 인력 조달 문제가 우선한다. 중소·벤처기업 인력 조달은 주식옵션제도가 가장 효율적이다. 연구·개발(R&D) 기관을 통한 인력 지원은 궁여지책이다. 그렇게 온 사람들은 목숨 걸고 일하지 않는다. 주식옵션제도를 현실에 맞춰 강화해야 한다. 기술과 기업이 거래되는 오픈 이노베이션이 필요하다. 시장과 기술이 연계되는 선순환 구조다. 기술로 시장을 확보하고 이후 필요한 기술은 M&A를 통해 확보할 수 있어야 한다. 정부 지원이 ‘제로섬게임’이 돼서는 안 된다. 중소기업에 대한 지원을 중견기업에 나눠 줘서는 안 된다. 중견기업에는 세액을 점진적으로 낮춰 주는 방향이 필요하다. -김 차장 인력 문제는 근본적으로 인력이 올 수 있는 스톡옵션제가 최선이다. 전문연구기관 및 출연연구소의 인력 파견도 좋은 대책이다. 현장감이나 기술 발전을 체험할 수 있다. 중소기업은 부족한 기술력을 보완할 수 있는 ‘윈윈책’이다. 출연연에 ‘테뉴어 제도’를 도입해서 중소기업 근무를 의무화하는 방안도 대두된다. 성과 평가에 창업이나 중소기업 기술 지원을 반영하고도 있다. 중견기업의 성장사다리는 금융·세제 지원을 점진적으로 줄여 안착할 수 있도록 부담을 완화하는 동시에 역량을 강화하는 투 트랙으로 접근하고 있다. →사회자 글로벌 전문기업 육성을 위해 필요한 대책은. -성 회장 글로벌화에 새로운 패러다임이 필요하다. 50년간 이뤄진 일본의 방식을 눈여겨볼 만하다. 현재도 핵심 부품은 일본에 매달려 있는 실정이다. 기술력에서 우리 기업들이 동남아 국가에 지원할 수 있는 여지가 충분하다. 계속 투자하고 성장한 기업의 해외 진출에 공적개발원조(ODA) 자금이 ‘마중물’ 역할을 해 주면 어떨까 한다. -사회자 열린 국제화정책이 필요하다. 우리의 글로벌 정책은 기관정책이지만 이스라엘은 1000만명의 디아스포라(유대인)가 세일즈맨으로 활약하고 있다. 마케팅도 결국 사람이 하는데 동포들이 나서 주면 더욱 효과적이다. 한류 열풍을 활용해야 한다. 경제는 결국 ‘기브 앤드 테이크’다. -김 차장 과거 수출 지원은 기업 간 거래(B2B), 오프라인이었지만 현재는 기업과 소비자(B2C), 홈쇼핑을 포함한 온라인 중심으로 바뀌고 규모도 커지고 있다. 글로벌 전문기업 육성과 관련해 기업의 수출 역량과 방식 등을 고려한 맞춤형 지원을 통해 수출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는 해외 진출 로드맵을 수립하겠다. 정리 박승기 기자 skpark@seoul.co.kr 오세진 기자 5sji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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