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조조
    2025-12-26
    검색기록 지우기
  • 납치
    2025-12-26
    검색기록 지우기
  • 좌파
    2025-12-26
    검색기록 지우기
  • 대표
    2025-12-26
    검색기록 지우기
  • 명문대
    2025-12-26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22,261
  • 현대·동부그룹 등 구조조정 새달까지 마무리

    금융당국이 다음 달 말까지 한진해운, 현대그룹, 동부그룹에 대한 구조조정을 마무리짓고 오는 2분기부터 중견기업 구조조정에 집중한다.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지난주 동부그룹 고위 임원을 불러 자구 계획안을 조속히 이행해 유동성 문제를 해결하라고 요구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지난주 금감원이 동부그룹 임원들을 불러 자구 노력을 빨리 이행하라고 강력히 주문했다”면서 “금감원이 선제적인 차원에서 지도한 것이며 동부그룹 유동성에 당장 심각한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동부그룹은 지난해 11월 3조원 규모의 자구계획을 내놓으면서 2015년까지 재무구조개선 약정 체결 대상에서 벗어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를 위해 계열사인 동부하이텍, 동부메탈, 동부제철 인천공장과 당진항만, 동부발전당진 지분, 동부익스프레스 지분, 동부팜한농 유휴부지 등을 매각하기로 했다. 그러나 동부그룹이 이런 자구 계획을 내놓았음에도 매각이 지연되자 금융당국이 나서게 됐다. 동양그룹처럼 알짜 매물이라고 팔기를 주저하다가는 순식간에 몰락할 수 있기 때문이다. 금감원의 압박을 받은 동부그룹은 동부메탈 등 당장 쪼개 팔 수 있는 계열사 매각에 조속히 착수해 다음 달까지 큰 틀의 매각을 완료할 것으로 보인다. 동부그룹은 지난해 동자동 오피스빌딩을 팔아 동부건설 회사채를 상환했다. 올해는 동부제철 회사채 4510억원,동부건설 회사채 1950억원이 만기를 맞는다. 금융당국은 다음 달 말까지 동부그룹외에 현대상선과 한진해운 등 3개 그룹에 대한 구조조정을 마무리할 방침이다. 주채무계열과 관리대상 계열은 세부평가를 거쳐 오는 4월 초 발표된다. 주채무계열 중 재무구조 개선 약정 체결 대상은 아니지만 부실 우려가 큰 대기업은 관리대상 계열로 선정된다. 한진, 동국제강 등이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지난해까지 대기업 구조조정에 전력을 다했다면 올해는 중견기업을 본격적으로 손봐야 할 상황”이라면서 “엄격한 옥석가리기를 통해 선제적 구조조정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케이블 하이라이트]

    ■IBK캐피탈 클리브랜드 2014 루키 챔피언십 1회(J골프 밤 11시) KPGA(한국프로골프협회) 유일의 신인왕 선발대회. 말레이시아 코타키나발루의 넥서스 리조트 가람부나이 골프클럽에서 열린다. 이곳에서 펼쳐지는 한국 남자 프로골프의 미래를 이끌어 갈 신예들의 대격돌. 본선에 진출한 16인의 루키 가운데 올해의 신예 돌풍을 일으킬 주인공은 누가 될까. ■유 콜 잇 러브(씨네프 밤 10시) 팝 음악 작곡가인 에드워드 젠슨과 대학 교수 자격시험 중에 있는 에스페라 발렌타인은 스키장에서 우연히 만나 사랑에 빠진다. 에드워드는 그녀를 위해서 노래를 작곡해 바치기도 하면서 두 사람의 사랑은 깊어간다. 하지만 조그만 오해들이 쌓이면서 그들의 갈등이 겉으로 드러나고, 점점 서로에게 멀어지기 시작하는데…. ■더 리턴드:산 자와 죽은 자(AXN 밤 10시) 카미유는 프레드릭에게 고백을 하지만 거절당하고, 시몬 역시 아델에게 거부당한다. 한편 기이한 소년 빅토르가 사라져 찾아다니던 줄리는 혹시 자신도 죽은 것은 아닌지 의심을 하기 시작한다. 등에 난 상처로 입원했던 레나는 병원에서 뛰쳐나와 도망을 가다 연쇄 살인범 세르주에게 발견돼 간호를 받게 된다. ■천장지구(더 무비 밤 10시 30분) 어릴 적, 부모를 모두 잃은 아화는 범죄 세계에 빠져 오토바이를 즐기며 산다. 보석상을 터는 일을 도와주다 경찰에 몰린 아화는 길을 가던 여인 조조를 인질로 잡아 달아나게 되고, 이것이 계기가 되어 두 사람은 사랑하는 사이로 발전한다. 어느 날, 아화의 의형이 범죄 세계의 세력 다툼에서 지고 암살되자 아화가 복수의 길로 향한다. ■BONES(FOX 밤 11시) 한 소년이 놀이터 화단 속에 묻혀 있던 40대 남성의 유골을 발견한다. 신원 확인 결과 피해자는 부유한 광고 대행사 사장이었다. 그러나 가족이나 친구들 모두 오랫동안 피해자와 연락을 끊고 지냈던 것으로 확인된다. 피해자의 안면골에서는 여러 번 구타당했던 흔적이 발견되고, 그의 옛 동료는 갑자기 변해버린 그를 모두가 싫어했다고 증언한다. ■포켓몬스터 베스트위시2(애니맥스 오후 4시 30분) 하나리그는 어느덧 중반에 돌입하고 지우와 친구들은 잠시 휴식을 취하러 숙소로 돌아가기로 한다. 그런데 터검니가 사라지고 만다. 골목 곳곳을 뒤지면서 터검니를 찾는 피카추와 친구들. 터검니를 찾던 수댕이는 뒷골목에서 박스에 한가득 들어 있는 음식을 발견하고, 그것을 전부 먹어버린다.
  • 기초연금에 발목 잡힌 복지… 재원 조달 관건

    박근혜 대통령은 2012년 대선에서 ‘생애주기별 맞춤형 복지국가’라는 담론을 제시하며 이전 새누리당 정부와 다른 개혁적 복지를 약속했다. 야권의 전유물이다시피 했던 복지 담론을 여권에서 적극적으로 제기하자 세간의 관심은 보수정권이 주도하는 새로운 복지국가 모델로 쏠렸다. 박 대통령은 이를 밑거름 삼아 중도표를 흡수하며 보다 폭넓은 지지를 얻게 됐다. 개혁적 복지 공약이 대선 승리의 교두보가 된 셈이다. 그러나 집권 1년이 지난 지금 박근혜 정부의 복지 공약 이행 성적표는 초라한 수준이다. ‘모든 노인에게 기초노령연금 2배 인상 공약’은 집권 후 65세 이상 소득 하위 70% 노인에게 국민연금 가입 기간과 연계해 월 10만~20만원의 기초연금을 차등 지급하는 안으로 대폭 후퇴했다. 국민연금에 오래 가입할수록 기초연금 수급액이 줄어드는 ‘역진적’ 구조다. 진영 전 보건복지부 장관은 정부의 기초연금 수정에 반발하며 전격 사퇴해 항명 파동을 일으켰다. 공약 파기 논란이 거세지자 박 대통령이 나서 “안타깝고 죄송하다”며 대국민 사과를 하기도 했다. 복지국가의 밑그림을 그려야 할 임기 첫해를 공약 후퇴 논란으로 다 써 버린 셈이다. 기초연금 정부안은 오는 7월 시행을 목표로 하고 있지만 여·야·정 협의가 평행선을 달리고 있는 데다 6월 지방선거 변수까지 겹쳐 불투명한 상황이다. 암·심장·뇌혈관·희귀난치성 질환 등 4대 중증 질환 진료비를 국가가 전액 부담한다는 공약도 후퇴 논란을 빚고 있다. 이 공약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논의 단계에서 국가가 전액 책임지겠다는 대상에 3대 비급여(선택진료비·상급병실료·간병비)는 제외돼 도마 위에 올랐다. 정부는 이달 초 3대 비급여 개선안을 내놨지만 예산계획이 허술해 충분한 보장성 확대가 이뤄질지 미지수라는 지적이 제기된다. 복지 공약 달성을 위한 재원 마련도 문제다. 박근혜 정부는 ‘증세 없는 복지 확대’를 국정 운영의 중요 방침으로 정하고, 지하경제 양성화·비과세 감면 축소·세출 구조조정 등으로 공약 재원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국회예산정책처는 ‘2013~2017년 국가재정운용계획 분석’ 보고서에서 “현재까지의 대책으로는 ‘지하경제 양성화’ 목표의 60~70%만 채울 수 있을 것”이라며 “비과세 감면 등을 통한 세수 확보도 목표치의 40%에 불과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김진수 연세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정치에 절대적이라는 것은 없다”면서 “증세를 너무 엄격히 제한하기보다 유연성을 갖고 국민들의 양해를 구하며 안정적으로 재정을 확보해 ‘사회복지에 대해 적어도 이렇게 하겠다’라는 것을 보여 줄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한국은행과 함께하는 톡톡 경제 콘서트] 대부업은 무엇이고 누가 이용하나

    [한국은행과 함께하는 톡톡 경제 콘서트] 대부업은 무엇이고 누가 이용하나

    금융위기 이후 경기가 침체되면서 신용과 소득이 낮은 취약계층이 돈을 쓸 일은 더 많아졌지만 이들을 대상으로 한 금융기관의 대출은 리스크 관리 강화, 구조조정 등으로 인해 원활히 이뤄지지 못했다. 이런 취약계층의 자금 수요가 상당 부분 대부업으로 유입되면서 금융위기 이후 대부업 시장 규모가 확대됐다. 대부업은 저신용자 등 금융 소외자에게 금융서비스를 제공한다는 일부 긍정적인 측면이 있는 반면 과다한 고금리 이자 부과, 불법적인 채권추심 등으로 사회문제로 부각되기도 했다. 대부업이란 주로 소액 자금을 신용도가 낮은 소비자에게 이자와 기한을 정해 빌려주거나(대부·貸付) 이런 금전 대부를 중개하는 행위를 말한다. 우리나라의 대부업은 기업 금융을 주로 취급하던 서울 명동 사채시장에서 시작됐다. 1997년 외환위기 이후 이자제한법이 폐지되면서 소액 신용대출을 중심으로 급성장했고 특히 2000년대 일본계 대부업이 국내 시장에 진출하면서 전국적인 영업망을 가진 대형 업체가 출현하는 등 다양한 형태의 대부업자가 공존하고 있다. 금융감독 당국이 6개월마다 발표하는 대부업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2013년 6월 말 현재 등록 대부업체 수는 1만 223개, 전체 대출 잔액은 9조 2000억원이다. 등록 대부업체 대부분은 영세 소형 법인이나 개인이 운영하는 경우가 많아 자산 규모 100억원 이상인 127개(회사 수 기준 1.2%) 대형사가 전체 대출 잔액의 87.7%(8조 1000억원)를 차지하고 있다. 특히 상위 10개사가 50% 정도를 차지한다. 등록 대부업체 외에 미등록 상태로 대부업을 영위하고 있는 불법 사금융까지 고려할 경우 대부업 대출 잔액은 이보다 훨씬 클 것으로 보인다. 2013년 6월 말 대부업 대출 규모는 금융위기 전인 2007년 9월 말과 비교했을 때 2.2배 성장했다. 이는 그동안 높은 성장세를 보였던 상호금융조합(1.9배)보다도 빠른 속도다. 이런 고속성장은 금융위기 이후 저신용자 등 취약계층의 자금 수요가 늘어난 것 외에도 대형사를 중심으로 대부업체들이 전국적인 영업망을 구축하고 TV 광고 등을 통해 적극적인 영업 전략을 펼친 데서 기인한 바가 크다. 대부업의 대출 규모는 금융권 가계 대출 규모(926조 3000억원)와 비교하면 아직 1% 수준에 불과하다. 그러나 소액 대출을 취급하는 대부업의 특성(1건당 평균 대출 금액 369만원)상 이용자는 248만 7000명에 이른다. 또 대부업 대출의 85.3%(7조 8000억원)가 무담보 신용대출이고 신용대출의 대부분은 신용등급 7~10등급의 저신용자 등 금융 소외자들이 주로 이용하고 있다. 저신용자를 대상으로 하는 가계 신용대출 시장의 권역별 점유율을 보면 대부업은 22%로 새희망홀씨대출 등 서민 지원 정책 자금을 취급하는 은행(26%) 다음으로 높다. 대부업이 취약계층 자금 공급의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는 것이다. 대부업 이용자를 좀 더 자세히 살펴보면 저신용자가 전체의 80.8%다. 이는 상호금융조합(19.8%), 여신전문금융회사(24.5%) 등 다른 서민금융기관에 비해 매우 높은 수준이다. 이용 목적은 주로 생활비(49.8%), 사업 자금(22.0%) 등이며 전체 이용자 중 회사원(63.6%) 등 임금 근로자의 비중이 높은 편이다. 대부업체가 받을 수 있는 최고 금리는 대부업법(대부업의 등록 및 금융 소비자 보호에 관한 법률)에 의해 정해지는데 2002년 제정 당시 연 66%에서 2009년 49%, 2010년 44%, 2011년 39%로 지속적으로 낮아져 왔다. 최근 대부업법이 개정돼 오는 4월부터는 대부업 최고 금리가 34.9%로 낮아질 예정이다. 대부업에서 취급하는 신규 대출 금리를 보면 대부분 35~39% 사이에서 결정되는데 이는 저신용자에 대한 대출 금리가 20~30%대인 여신전문금융회사, 25~35%대인 저축은행 등보다 높은 수준이다. 감독 당국은 대부업의 불법 영업 및 추심행위로 인한 소비자 피해를 줄이고 취약계층 신용 공급의 중요한 축으로 자리 잡은 대부업에 대한 종합적이고 체계적인 관리, 감독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지난해 9월 ‘대부업 제도 개선 방안’을 발표한 바 있다. 이에 따르면 앞으로 대부업의 등록 요건이 크게 강화되고 레버리지(자산 대비 부채 비율) 규제 등이 도입되는 한편 대형 대부업체 등에 대한 감독 당국의 관리, 감독이 강화될 예정이다. 대부업을 이용하는 저신용자들은 대부분 제도권 금융기관을 통한 대출이 어려워 대부업을 이용한다. 신용평가사의 자료를 보면 대부업에 대출을 신청하고도 거절당하는 비율이 80%에 달한다. 저신용자 등 취약계층의 경우 대출 목적이 의료비, 주거비 등의 생활 자금인 경우가 많아 대출을 제대로 받지 못할 경우 생활 안정 기반 자체가 흔들릴 수 있다. 또 취약계층이 제도권 금융기관을 이용하지 못하고 대부업을 통한 고금리 대출로 내몰리고 있는 ‘금융 소외’ 현상은 이들 계층의 경제적 기반이 취약해지고 있음을 의미한다. 취약계층의 금융 소외 문제가 심화될 경우 이들의 생활 안정 약화는 물론 재정 부담 증가, 내수 기반 약화, 사회적 갈등 야기 등의 경제·사회 문제도 발생할 수 있다. 이런 연유로 선진국을 중심으로 많은 국가에서는 금융 소외 현상을 해결하거나 최소화하려는 ‘금융포용’ 정책이 다양하게 추진되고 있다. 영국은 ‘금융포용 펀드’를 마련해 금융 소외자에 대한 대출 등을 지원하고 있으며 미국은 지역재투자법에 의해 금융기관이 저소득층에 금융서비스를 제공하는 정도를 등급을 매겨 공표하고 있다. 특히 2010년 주요 20개국(G20) 서울 정상회의에서는 금융포용이 주요 의제로 논의됐고 구체적인 이행을 위한 협력 기구인 ‘금융포용을 위한 국제 파트너십’(GPFI)을 G20 산하기구로 출범시켰다. 우리나라에서도 2008년 ‘금융 소외자 지원 종합대책’을 발표했으며 2013년 ‘국민행복기금’을 출범시키는 등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바꿔드림론, 새희망홀씨대출, 햇살론 등이 여기에 해당한다. 이 제도들은 저신용·저소득자에 대해 채무 조정(장기 연체 채무의 일부 감면, 상환 기간 연장)이나 전환대출(대부업 등의 고금리 대출을 저금리 대출로 전환) 등을 통해 취약계층의 자활을 돕는 방식이다. 이와 함께 상호금융조합, 상호저축은행 등 제도권 서민금융기관의 역할을 높여 민간 차원의 신용대출시장을 활성화시키려는 노력도 취약계층의 원활한 신용 활동을 위해서 필요하다. 강정미 거시건전성분석국 금융시스템연구팀 과장 내용 문의 lark3@seoul.co.kr [쏙쏙 경제용어] ■대부업법 외환위기 이후 초고금리를 취급하는 사금융에 의한 소비자 피해가 크게 증가하자 정부는 사금융의 양성화를 위해 2002년 ‘대부업의 등록 및 금융소비자 보호에 관한 법률’을 제정하고 66%의 금리 상한을 설정했다. 이 법에 따라 대부업을 영위하려는 자는 특별한 설립 요건 없이 지방자치단체에 등록해 등록 대부업체를 운영할 수 있다. 대부업의 관리, 감독은 영역별로 나뉘어 있다. 대부업의 등록·검사·행정 제재 등의 역할은 해당 지역의 시·도지사가, 대부업 관련 정책 수립이나 법령 제·개정, 유권해석 등은 금융위원회가, 대형 대부업체에 대한 직권검사 등은 금융감독원이 하고 있다. 미등록 대부영업 및 등록 대부업의 불법 행위 단속, 수사는 검찰과 경찰이 담당하고 있다. ■이자제한법 돈을 빌릴 때 이자의 최고 한도를 정해 폭리 행위를 방지하고 경제적 약자를 보호할 목적으로 제정된 법률이다. 1962년 법 제정 당시 최고이율은 연 4할(40%)을 넘지 않는 범위 안에서 대통령령으로 정하며 이를 초과하는 부분은 무효로 하도록 규정했다. 이후 법정최고이율을 연 40%로 제한해 오다 1983년 12월 시행령 개정을 통해 최고 한도가 연 25%로 낮아졌다가 1997년 말 다시 40%로 올라갔다. 외환위기 이후 고금리 시대를 맞아 “이자율 상한이 자금의 흐름을 왜곡한다”는 국제통화기금(IMF)의 권고로 1998년 1월 13일 이자제한법 폐지법률에 따라 폐지됐으나 고금리에 의한 서민 피해를 막기 위해 2007년 3월 ‘신(新)이자제한법’이 제정되면서 다시 부활했다. 현재 미등록 대부업체의 경우 이자제한법에 의해 금리 상한이 연 30%이며 등록 대부업체는 대부업법 적용을 받아 금리 상한이 연 39%다.
  • CGV, 영화 관람료 세분화… 2D는 1000원 올리고 3D는 2000원 내리고

    국내 최대 극장업체 CGV가 오는 24일부터 일반 2D영화의 관람료를 최대 1000원 올리고 3D영화는 최대 2000원 내리기로 했다. CGV는 20일 이 같은 내용의 관람료 조정안을 발표하고 “지난해 일부 극장에서 한정해 시행해 오던 영화 관람료 다양화 정책을 24일부터 전국으로 확대 시행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CGV는 시간대에 따라 일반 2D영화는 5000~1만원, 3D영화는 8000~1만 2000원으로 가격대를 책정했다. 기존 조조(당일 상영 첫 영화)와 일반으로 나눴던 가격 체계도 조조(10시 이전), 주간(10~16시), 프라임(16~23시), 심야(23시 이후)로 세분화했다. 온라인 예매 고객을 위해 온라인·모바일 특별할인 요금제도 도입했다. 인터넷 홈페이지나 모바일 앱을 통해 4인 이상의 관객이 예매하거나 주말에 극장의 맨앞줄 좌석을 예매할 경우 최대 10%까지 할인받을 수 있다. CGV 관계자는 “지역·성·연령대별 관람 유형이 다양해지는 추세에 맞춰 앞으로 가격 체계를 더욱 세분화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전국 최대(111곳)의 멀티플렉스 체인을 보유한 CGV가 2D영화 관람료를 인상함에 따라 롯데시네마, 메가박스 등 다른 극장업체들에도 파급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날 롯데시네마와 메가박스 측은 “가격 인상이나 관람료 다변화 방안에 대해 현재로선 검토한 바 없다”고 밝혔으나 업계에서는 “최대 극장인 CGV의 관람료 정책에 경쟁 극장들은 어떤 식으로든 영향을 받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은주 기자 erin@seoul.co.kr
  • “한국GM 군산공장 2교대 유지”

    한국GM은 쉐보레 브랜드의 단계적 유럽시장 철수로 구조조정 논란이 불거진 군산공장 운영 계획과 관련해 현행 2교대 체제를 유지하는 데 노사가 잠정 합의했다고 20일 밝혔다. 한국GM 노사는 이날 군산공장에서 제7차 협의를 열고 이 공장의 시간당 생산 대수를 54대에서 35대로 조정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그럼에도 현행 2교대 체제를 1교대 체제로 전환하지는 않기로 했다. 내년까지 쉐보레 브랜드가 유럽시장에서 단계적으로 철수함에 따라 유럽 수출 비중이 높은 한국GM 군산공장은 가동률이 60% 수준으로 떨어져 있다. 하지만 현재까지 한국GM은 “한국에서 인위적인 구조조정은 없다”는 입장이다. 유영규 기자 whoami@seoul.co.kr
  • [임태순 선임기자의 5060 리포트] “은퇴, 10년 전부터 준비했지요”… 소액대출 심사로 재능 기부 큰 보람

    [임태순 선임기자의 5060 리포트] “은퇴, 10년 전부터 준비했지요”… 소액대출 심사로 재능 기부 큰 보람

    “보증은 부자간에도 서지 않습니다. 다시는 보증을 서지 마세요.” 기업은행 지점장 출신 장기명(59)씨는 유모씨를 따끔하게 혼냈다. 유씨가 1500만원을 빌리면서 자신이 아닌 아내 이름으로 대출을 신청했기 때문이다. 처음에는 신용불량자인 줄 알았다. 그러나 전후 사정을 알아보니 유씨는 친구와 동생의 보증을 서다 빚을 지게 된 것이다. 다행히 대출명목으로 낸 병원 빌딩 주차관리사업은 전망이 밝아 대출서류에 사인을 해줬다. 대신 보증을 잘못 섰다가는 패가망신할 수도 있다며 단단히 주의를 줬다. 마음 약한 남편의 성격에 속을 끓던 유씨 아내도 고마워하며 감사의 메시지를 보냈다. 그는 서울 서대문구 통일로 107의 37 사단법인 희망도레미 이사다. 이사라는 직책을 달았지만 월수입은 50만원 안팎이다. 30%는 사무실 유지관리비로 떼고 나머지는 경비로 쓰니 실제 손에 쥐는 건 거의 없다. 그래도 항상 기쁘고 생활에 활력이 넘친다. “친구들을 만나 술 마시고 등산 가는 것보다 내가 가진 재능을 사회에 기부하며 남을 도울 수 있다는 것에 보람을 느낍니다. 퇴직 이후의 삶은 돈보다는 사회공헌 등 자존감을 찾는 것에 의미를 둬야 합니다. 그것이 바로 건강한 삶입니다.” 장 이사는 은퇴한 이후 더욱 재미있게 산다. 남을 도우면서 자기가 좋아하는 것을 하기 때문이다. 희망도레미는 소액대출을 해주는 ‘(사)신나는 조합’과 업무협약을 맺고 대출심사와 사후관리를 해주는 곳이다. 소요 경비는 신나는 조합이 지원한다. 전직 은행원에겐 안성맞춤의 재능기부다. 희망도레미는 뜻이 맞는 은퇴자들이 모여 남자는 300만원, 여자는 100만원씩 출자해서 만든 사단법인이다. 36명이 회원으로 있으며 이 가운데 15~20명 정도가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신나는 조합이 대출자 명단과 관련 서류를 넘겨주면 현장에 나가 확인하고 대출여부에 대한 보고서를 작성한다. 또 한 달에 한 번씩 대출자들을 만나 경영컨설팅을 해주고 상환이 정상적으로 이뤄지도록 지도한다. “실사를 통해 사업성이 없으면 냉정하게 대출불가 보고서를 작성합니다. 현장지도를 나가 하루가 다르게 사업이 성장하는 것을 보면 기쁘기 그지없습니다. 그러나 가게를 열기 위해 대출을 신청했으나 요건이 안 돼 대출금을 받지 못하는 어려운 사람들을 보면 마음이 아픕니다.” 그는 대출심사를 할 때 진실성에 우선점을 둔다. 실현가능성이 있는지, 부풀린 것은 없는지 서류를 꼼꼼히 따져보고 30여가지 질문을 한다. 사정이 아무리 딱해도 실현가능성이 없으면 대출해주지 않는다. 얄팍한 동정이 당사자를 더욱 큰 악의 구렁텅이로 몰아넣을 수 있기 때문이다. 개포동에서 미용실을 운영하는 40대 남자가 점포를 확대하는 것을 보면서 보람을 느끼지만 청담동에서 25년간 공방을 해온 40대 남자가 가계를 접을 때에는 장인의 정성이 깃들여진 수공예 기술이 사장되는 현실에 마음이 무겁다. 그는 희망도레미에서 한 달에 10일 정도 일한다. 소액대출을 담당하는 마이크로 크레디트(MC) 팀장 회의가 월 2회 열리고 나머지 시간에는 대출심사 및 사후관리업무로 현장을 둘러본다. 현장지도를 나가서는 상환금보다 먼저 자녀가 학교에 잘 다니는지, 가게는 잘되는지 등에 대해 물어본다. 원리금을 갚으며 가족들과 함께 미래에 대한 꿈을 키워가는 것을 보면 내 일처럼 신이 난다. 장사가 안돼 어려움을 겪을 경우에는 다른 곳도 마찬가지라며 용기를 불어넣는다. 그는 2010년 8월 기업은행 지점장을 끝으로 28년간의 은행원 생활을 그만뒀다. 그는 여느 사람에게 찾아오는 상실감이나 박탈감 등 은퇴증후군을 겪지 않았다. 항상 일이 있어 눈을 뜨면 오늘은 어디 가야지, 어떻게 시간을 보내야 하는지 고민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그는 오래전부터 준비를 해온 덕에 제2의 인생을 성공적으로 지내고 있다. 2010년 봄 직원들과 강원도 영월로 1박 2일 야유회를 갔다. 마지막 야유회였다. 단종이 묻힌 장릉을 둘러본 소회와 직원들과 헤어져야 하는 감회를 담아 인터넷에 ‘아름다운 이별여행’이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직원들이 무척 좋아했다. 자신이 정말 글 쓰는 것을 좋아하는 걸 뒤늦게 알게 됐다. 조선 왕릉에 대한 궁금증도 한층 더 커졌다. ‘다른 왕들은 어디에 있을까’, ‘어떻게 죽었을까’ 강한 호기심이 발동했다. 퇴직한 9월부터 11월까지 서울 근교와 경기도 이천 세종 영릉 등 44개 왕릉의 사진을 찍고 도서관 등을 다니며 자료를 수집했다. “좋아하고 궁금한 것을 하니까 힘든지 몰랐습니다.” 하루 8시간씩 글 쓰는 데 매달려 2011년 7월 44편의 원고를 모두 탈고했다. 제목은 ‘조선왕과의 만남’으로 정했다. 그러나 출판사가 막바지에 책 내는 것을 주저해 인터넷 카페에만 올렸다. 같은 해 5월부터는 자서전을 쓰는 심정으로 한 달에 하나씩 에세이를 써 사진과 함께 블로그에 올렸다. 2012년 5월부터는 ‘간략삼국지’를 썼다. 삼국지는 등장인물이 많고 내용이 방대해 책을 읽고 난 뒤에도 줄거리가 잘 기억나지 않는다. 한 권으로 추려야겠다고 생각하고 40개 단락으로 나눈 뒤 1주일에 한 단락씩 썼다. 조조 등 위나라 인물은 파란색, 유비 등 촉나라 인물은 초록색, 손권의 오나라 인물은 빨간색으로 구분, 독자들이 혼란스럽지 않도록 하고 중간에 삽화를 넣어 재미를 더했다. 그는 노후의 중요성에 대해 일찍부터 눈을 떴다. 고교를 졸업한 뒤 아버지 사업이 실패하면서 가세가 기울었다. 사람들의 발길이 끊어지고 아버지의 상심이 커지는 것을 지켜보면서 인생은 노년이 중요하다는 것을 절감했다. 대학을 졸업한 뒤 은행에 들어갔다. 전자공학을 전공한 이공계 출신이라 재직기간의 3분의 1을 전산분야에서 보냈다. 비금융 분야에서 오래 일하다 보니 뭔가 미래를 위해 준비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1998년 외환위기로 동료, 선후배들이 대량 해고되는 것을 보면서 오랫동안 생각해오던 것을 실행에 옮겼다. 월급의 절반을 저축했다. 생활비와 용돈이 줄어들자 아내와 자녀가 울상을 지었다.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옷 사치를 없애고 과외 등 자녀교육에 대한 과도한 투자를 하지 않았다. 휴대전화도 친구들 사이에서 가장 늦게 사줬다. 스스로도 낡은 승용차를 계속 끌고 다니는 등 모범을 보였다. 다행히 가족들도 미래를 위해 참자는 그의 말을 잘 따라줬다. 퇴직 이후의 경제적 인프라를 일찍부터 구축하게 된 것이다. 퇴직 전 지점장으로 7년 있으면서 실적에 대한 압박을 많이 받았다. 자연스레 덜 먹고 덜 쓰더라도 퇴직 후에는 원하는 일,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살아야겠다는 생각을 갖게 됐다. 그래서 직장선배가 추천해준 2차 취업자리에는 별다른 관심이 없었다. 그는 퇴직교육을 받던 중 업체로부터 퇴직교육을 해달라는 제의를 받기도 했다. 노후준비가 잘돼 있는 것을 안 업체가 요청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사양했다. 노후준비는 최소 10년 정도 해야 하는데 퇴직을 얼마 남겨두지 않은 사람에게 교육하는 것은 무의미하다고 봤기 때문이다. 퇴직 후 개인택시를 몰려 했다. 돈벌이보다는 하루 6시간 정도 소일거리로 생각했으나 성격이 급해 승객들과 온종일 싸울 것이라는 아내의 말에 생각을 접었다. 왕릉에 대해 많이 알게 되면서 고궁가이드로도 나서보려 했으나 지원자가 많은 것을 보고 그만뒀다. 2012년 4월에는 대학에서 사무자동화 관련 전산강의를 해달라는 제의를 받았으나 석사학위가 없어 무산됐다. 이후 은행 퇴직동료가 희망도레미에서 활동하는 것을 보고 함께 일하고 싶다는 뜻을 전했다. 희망도레미에서 희망제작소의 행복설계 아카데미 교육을 먼저 받으라고 해 이 해 9월부터 11월까지 교육을 이수했다. 그는 기타가 수준급이다. 학창 시절 대학축제에 초청받았을 정도였다. 아내는 팬 플루트를 연주한다. 간혹 합주 공연을 하기도 한다. 요즘은 희망도레미의 새로운 사업을 구상 중이다. 회원들이 갖고 있는 지식과 재능을 이용해 강연을 하는 것이다. 아름다운 죽음을 준비하는 자세, 은퇴후 재무설계, 사주와 명리학 등 20여개를 준비했다. 40여개가 만들어지면 구청 구민복지관 등을 다니며 홍보를 할 예정이다. 물론 실비를 받고 강연을 한다. 은퇴 후의 삶은 점점 진화하고 있다. stslim@seoul.co.kr
  • “폐교보다는 상생” 함평의 교육실험

    전남 함평군의 사립 중·고교가 학생 수 감소로 학교 건물 등 모든 재산을 교육청에 넘기기로 하는 등 공립학교로의 통폐합을 추진 중이어서 주목된다. 사립학교 재단이 법인을 해산하고 재산과 운영권을 통째로 국가 교육기관에 기부하는 것은 처음 있는 일이다. 13일 전남도교육청에 따르면 사립학교인 함평군 학다리 중·고교, 나산 중·고교가 모든 재산권을 교육청에 넘기기로 결정해 이들 학교를 기존 공립 거점고교에 통합하는 작업에 나섰다. 통폐합 대상 고교는 공립인 함평여고(함평읍)와 학다리고(학교면)·나산고(나산면) 등이다. 교육청은 2017년 3월 이들 학교를 가칭 ‘함평학다리고’로 통합, 개교할 예정이다. 중학교는 공립인 함평중과 학다리중, 나산중을 묶어 ‘함평중’(남학교)으로 합친다. 이들 3개 학교에 다니던 여학생들은 함평여중으로 옮기게 된다. 대신 9학급 규모의 ‘서부특성화중학교’(가칭)가 현재의 나산중에 신설된다. 이에 따라 이미 기부채납을 결정한 나산중·고교는 올 봄학기부터 공립으로 전환된다. 교육청은 이번 학기부터 이들 학교에 신입생을 받지 않고 입학 대상 학생들을 인근 학다리중·고교로 임시 배치한다. 이어 2017년 함평읍 지역에 새로 통합된 ‘함평학다리고’를 신설한다. 학다리중·고교의 학교법인도 최근 이사회를 통해 2017년 2월 이전에 기부채납 절차를 마무리 짓기로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립학교들의 이 같은 결정은 학생 수 감소에 따른 고육지책으로 풀이된다. 함평지역 학생 수는 중학교(8개교) 900명, 고등학교(6개교) 1400명으로 중학생이 고교생보다 500여명이 적다. 함평교육지원청 문정혁 교육협력팀장은 “이런 추세라면 수년 안에 폐교하는 고등학교가 생길 것으로 보여 통합과 구조조정이 불가피한 상황”이라며 “그동안 다른 지역에서 유입되는 고교생들이 상당수를 차지했지만 농어촌 취학인구가 똑같이 줄면서 이마저도 여의치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실제로 이 지역의 2018학년도 (예비)중·고교생 수는 각각 502명과 764명으로 현재보다 절반가량 줄 것으로 추산됐다. 김승호 함평교육장은 “농어촌 교육 정상화를 위해 사립학교 법인이 이처럼 소중한 결정을 해 통폐합이 이뤄지게 됐다”며 “이번 계획이 중앙정부 심사를 통과하면 최대 1000억원의 교육 여건 개선을 위한 예산을 지원받을 수 있다”고 밝혔다. 광주 최치봉 기자 cbchoi@seoul.co.kr
  • “자율경영 힘 실려” 오너리스크 훈풍 기대

    한화그룹은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이 3년간의 법정 공방 끝에 집행유예로 풀려나자 반가운 표정을 감추지 않았다. 앞서 구자원 LIG 회장도 집행유예 판결을 받자 재계는 앞으로 기업들의 신규 투자 및 경제 활성화가 탄력을 받을 것으로 기대했다. 특히 재계는 총수의 경영적인 판단에 대한 결과를 두고 배임죄를 적용했던 법원이 태도를 다소 누그러뜨린 것에 안도하는 분위기다. 이번 판결은 SK, CJ와 금호석유화학 등 다른 재계 총수들의 재판에도 상당 부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한 재계 관계자는 “김 회장의 판단이 회사에 손실을 입힌 것은 사실이지만 피해가 공적 자금이나 투자자 손실로 이어지지 않았다”면서 “무엇보다 그간 기업인의 배임죄 처벌이 경영의 자율성을 침해한다는 점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높았는데 이번 판결은 부족하나마 자율 경영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재계는 그동안 무리한 배임죄는 기업인들의 경영 판단을 위축할 수 있다는 지적을 해 왔다. 결과만을 보고 기소한다면 어느 그룹도 공격적인 투자나 경영을 할 수 없다는 것이다. 한화그룹은 경영 정상화에 탄력이 붙을 것으로 기대했다. 한화 관계자는 “3년여의 경영 공백을 끊고 회사가 다시 안정을 찾을 수 있다는 것이 가장 반가운 점”이라면서 “그간 성공적인 구조조정 노력과 회장 개인의 사적 이익을 취한 것이 아니라는 점, 피해액을 전부 공탁 걸었다는 점 등을 법원도 참작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재계에선 내심 SK와 금호석유화학 등 오너 리스크를 겪는 다른 기업에도 훈풍이 이어지기를 바라는 분위기다. 또 한 대기업 임원은 “기업의 경우 오너의 결단이 없으면 신규 투자는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점을 고려하면 적어도 한화는 큰 고비를 넘고 앞으로 기업을 안정시킬 발판을 마련한 것”이라면서 “경제 활성화로 전환된 최근의 분위기가 오너 리스크를 겪는 다른 기업에도 이어지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유영규 기자 whoami@seoul.co.kr
  • 4대 금융지주 작년 순익 38% 급감

    4대 금융지주 작년 순익 38% 급감

    지난해 4대 금융지주의 순이익이 전년보다 38% 급감했다. 신한금융마저 순익이 1조원대로 떨어져 ‘순익 2조원 클럽 전무’라는 오점을 남겼다. 건전성 지표에서 부동의 1위를 자랑했던 하나금융이 신한에 1위 자리를 내준 것이 눈에 띈다.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우리·KB·하나 등 4대 금융지주사의 지난해 순이익은 4조 4950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7조 3077억원보다 2조 8127억원 줄었다. 지주사들은 “저금리 지속에 따른 순이자마진(NIM) 하락과 대기업 구조조정 등에 따른 충당금 적립 부담 증가 등으로 순익이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4대 지주사 중에서는 신한이 이날 마지막으로 실적 공시를 했다. 지난해 순익은 1조 9028억원으로 전년보다 4191억원(-18%) 줄었다. 2011년 국내 금융사로는 최초로 순익 2조원 클럽에 가입했던 신한은 2년 만에 그 기록을 반납하게 됐다. 그래도 ‘빅4’ 가운데는 가장 많다. 순익 감소폭도 가장 적다. 신한이 “선방했다”고 자평하는 이유다. 그 뒤는 KB(1조 2830억원), 하나(1조 200억원), 우리(2892억원) 순서다. 수익성 지표인 NIM은 4대 금융사가 모두 전년보다 뒷걸음질친 가운데 KB가 그나마 2.62%로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그래도 전년보다는 0.26% 포인트나 하락한 수치다. 하나금융은 2%대 수성에조차 실패했다. 전년보다 0.19% 포인트 떨어지면서 최하위(1.94%)를 기록했다. 건전성 지표인 고정이하여신비율(원리금이 석 달 이상 연체돼 못 받을 확률이 높은 대출금 비중)에서는 순위 뒤바꿈이 일어났다. 늘 최저를 자랑했던 하나(1.41%)를 제치고 신한(1.26%)이 1위로 올라섰다. ‘빅4’ 가운데 유일하게 고정이하여신비율이 하락한 곳도 신한이다. “지난해 신한카드가 부실여신을 대거 털어낸(상각 처리) 게 주효했다”는 것이 신한금융 측의 설명이다. 고정이하여신비율이 가장 높은 곳은 성동조선·쌍용건설 등 구조조정 대상 기업을 대거 끼고 있는 우리금융(2.64%)이다. 국제결제은행(BIS) 비율은 전반적으로 모두 개선됐다. 금융사들이 자본금 확충에 노력한 측면도 있지만 산정방식(바젤Ⅰ→바젤Ⅲ) 변경에 따른 기술적 요인도 작용했다. 덩치는 우리금융이 가장 크다. 국내 금융사로는 최초로 지난해 총자산(440조원)이 400조원을 돌파했다. 하지만 정부의 연내 민영화 방침에 따라 자회사 매각이 이뤄지고 있어 ‘의미 없는 1등’이다. 그 뒤는 KB(379조 8000억원), 신한(371조 5000억원), 하나(368조원) 순이다. 고만고만한 싸움이어서 인수합병(M&A) 한두 건이면 판도는 금세 뒤집힐 것으로 보인다. 안미현 기자 hyun@seoul.co.kr
  • “대우건설 분식회계 의혹은 최악 상황 염두 시나리오”

    대우건설이 회계 조작으로 1조원이 넘는 부실을 감춰 왔다는 의혹에 대해 홍기택 산은금융지주 회장 겸 산업은행장은 “리스크 관리를 위해 최악의 상황을 가정했을 경우”라며 사실상 부인했다. 홍 회장은 11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산은금융 본사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분식회계 가능성이 있다는 것과 확정됐다는 것은 회계적으로 하늘과 땅 차이”라며 “(언론에 보도된 내용은)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의 가정적 시나리오로 (대우건설이) 그 자료를 우리(산은)한테도 보고했고 회계법인 등과도 공유가 됐다”고 설명했다. 산은은 대우건설의 최대주주다. 홍 회장은 “분식으로 인정되면 당연히 그에 대한 책임 규명이 따라야 하겠지만 우리가 보기엔 그렇지 않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대우건설도 이날 관련 의혹을 강하게 부인했다. 한편, 현대증권을 유동화전문회사(SPC)를 통해 매각하는 것과 관련해 홍 회장은 “개별 매각하면 시간이 오래 걸려 자금 유입이 그만큼 늦어질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동부그룹 구조조정 지연에 대해서는 “시장가치와 부채 등 자산 하나하나를 살펴보고 있다”고 답했다. 산은은 올해 1조원대 적자가 예상된다. 안미현 기자 hyun@seoul.co.kr
  • 웅진그룹 16개월 만에 법정관리 졸업

    웅진그룹이 법정관리를 졸업하고 새 출발에 나선다. 웅진홀딩스는 11일 서울중앙지법으로부터 회생절차 조기종결 결정을 받았다고 밝혔다. 2012년 10월 회생절차가 개시된 지 1년 4개월 만이다. 웅진홀딩스는 웅진코웨이, 웅진케미칼, 웅진식품 등 계열사 매각과 윤석금 회장 일가의 사재 출연을 통해 1조 5002억원의 부채 가운데 78.5%에 달하는 1조 1769억원을 상환했다. 잔여 채무 3233억원 가운데 1767억원을 상반기 중 추가로 갚을 계획이다. 이렇게 되면 총채무의 9.8%인 1466억원만 남게 된다. 웅진그룹은 계열사 매각 등 대대적인 구조조정으로 외형은 축소됐으나 수익성과 재무 안정성은 눈에 띄게 개선됐다. 법정관리 신청 이전 14개(8개 사업군)였던 계열사는 8개로 줄었다. 하지만 2012년 매출 5조 5000억원, 영업손실 1770억원에서 지난해에는 매출 1조 2000억원, 영업이익 129억원으로 흑자 전환한 것으로 추산된다. 웅진그룹은 교육, 출판, 태양광, IT컨설팅, 레저산업 등을 중심으로 사업 구조를 재편, 수익성 강화를 기조로 탄탄한 성장세를 이어 간다는 전략이다. 박상숙 기자 alex@seoul.co.kr
  • [사설] 공기업들, 협력업체에 부담 떠넘기지 말라

    재무구조 개선 요구를 받고 있는 공공기관들이 협력업체들에 부담을 전가하고 있다고 한다. 노대래 공정위원장이 지난주 주요 공기업의 납품업체 대표들과 간담회를 열었는데 그 자리에서 하소연이 쏟아진 것이다. 원가절감을 빌미로 불공정 계약을 맺거나 납품단가를 인하하라는 압력을 받고 있다는 말이었다. 사실이라면 참으로 몰염치한 공공기관들이다. 법적인 제재가 따라야 한다. 공공기관들의 부담 전가는 우려했던 바였다. 공공요금을 올려서 부채와 적자를 줄이려는 움직임도 벌써 나타났다. 새해 들어 도시가스 요금을 기습적으로 인상한 것이 그 예다. 사업 구조조정이나 과다한 복지 혜택의 축소는 겉으로만 하는 척 시늉만 내면서 실제로는 국민들에게 부담을 떠넘기려는 의도가 뻔히 보였다. 협력업체에 대한 압력은 다수 국민을 상대로 한 부담 전가보다 더 나쁘다. 공공기관과 협력업체는 갑을 관계다. 우월한 지위를 이용해 협력업체를 압박하는 행위는 상생을 외면한 이른바 ‘갑질’과 다름없다. 공공기관들은 정부의 정상화 계획에 따라 나름대로 성의를 보이고 있다. 빚이 많은 18개 기관은 계획보다 부채 증가율을 30% 이상 추가 감축하겠다는 자구책도 제시했다. 그러나 속을 들여다보면 진정성이 부족해 보인다. 울며 겨자 먹기로 어쩔 수 없이 한다는 인상을 받는다. 뼈를 깎는 노력으로 기업도 살리고 신뢰를 회복하겠다는 의지가 모자란다. 노조는 노조대로 공공기관들이 이렇게 된 것은 정부의 책임이 더 크다며 불만이다. 이런 마당에 협력업체 옥죄기는 공공기관들의 자구 노력에 더욱더 의심의 눈길을 가게 만든다. 부당한 단가인하는 공정위원회의 조사 대상이다. 상호 인정하는 합리적인 수준이라면 모르되 일방적인 희생의 강요는 법의 테두리를 벗어난 행위임이 자명하다. 공정위는 협력업체들의 주장을 귀담아듣고 법에 저촉되는 일은 없는지 면밀히 조사하기 바란다. 기득권을 악용한 불공정 행위가 발견되면 법에 따라 제재를 내려야 함은 물론이다. 차제에 거듭 강조하지만, 정부는 공공기관들의 재무구조 개선 상황을 수시로 점검해 목표를 달성하도록 독려하는 일도 게을리해선 안 된다.
  • 安신당 - 민주 ‘사람 빼가기’ 힘겨루기

    安신당 - 민주 ‘사람 빼가기’ 힘겨루기

    안철수 무소속 의원 측이 11일 ‘새정치 기본구상(플랜)’ 발표와 17일 창당준비위원회 발기인 대회 등을 앞두고 창당 일정에 속도를 내면서 새정치신당과 민주당 간 ‘러브콜 경쟁’이 점입가경이다. 이 과정에서 ‘사람 빼가기 논란’까지 겹치는 등 양측의 신경전이 치열하다. 인물난에 시달리는 신당 측은 민주당의 사수 전략에 내심 당황하는 눈치다. 김한길 민주당 대표는 10일 2012년 4월 총선 과정에서 민주당을 탈당했던 박주선 무소속 의원과 오찬 회동을 갖고 복당 의사를 타진했다. 김 대표는 박 의원에게 “민주당에 들어와서 힘을 보태 달라”며 복당을 거듭 설득했지만, 박 의원은 “입장이 정해지면 알려 드리겠다”며 즉답을 피했다. 앞서 김 대표는 지난달 설 연휴 기간에도 광주를 방문하며 박 의원과의 회동을 추진했지만 성사되지 못했었다. 박 의원을 놓고 신당 측과 민주당이 팽팽한 줄다리기를 하고 있는 셈이다. 안 의원은 지난 연말과 연초에 두 차례나 박 의원을 만나 신당행을 설득하는 등 공을 들여왔다. 신당 측은 민주당의 이런 움직임에 대해 “본인이 잘 판단하시지 않겠냐”며 말을 아꼈다. 하지만 한국갤럽 등 일부 여론조사에서 고공행진을 하던 지지율이 완연한 하락세를 보이자 위기감에 젖어 긴장하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신당 측은 지지율 하락의 근본적인 원인을 지지부진한 인물 영입으로 본다. 인물난 타개책으로 박 의원의 합류를 기대했지만 신당 지지율 하락세로 박 의원이 주춤하자 애를 태우고 있다. 신당행이 거론되던 호남·서울 광역의회 의원들이 멈칫거리는 것도 겹악재다. 신당 측은 최근의 지지율 약세가 일시적인 구조조정 현상이라며 자위한다. 창당준비위 발기인대회 등 창당이 본격화되면 국회의원이나 광역·기초의원 등의 신당 합류가 본격적으로 이뤄질 것이라고 큰소리친다. 신당 관계자는 “민주당이 이탈 방지를 위해 애쓰지만 신당이 창당되면 새 정치 여망이 확산돼 수도권과 부산·경남 쪽에서도 합류하는 인물이 늘 것”이라고 호언하고 있다. 그러나 새 정치 플랜 발표에도 차질이 있는 것 같다. 11일 발표될 새 정치 플랜에 국민통합을 위한 정치 혁신안이나 국회의원 특권 내려놓기 등 정치 개혁안은 포함되지 않을 것으로 알려졌다. 발표 뒤 정치 개혁 논란이 일면 새 정치 비전에 대한 관심이 사라질 것을 우려해서라고 한다. 새 정치의 줄기만 선보일 예정이기 때문에 구상이 너무 모호하다는 비판도 예상된다. 이춘규 선임기자 taein@seoul.co.kr
  • [열린세상] 쌍용차 부당해고 판결과 전문가의 역할/강수돌 고려대 경영학부 교수

    [열린세상] 쌍용차 부당해고 판결과 전문가의 역할/강수돌 고려대 경영학부 교수

    서울고법은 지난 7일 쌍용차 해고노동자 김모씨 등 153명이 회사를 상대로 낸 해고무효 확인 소송에서 원심을 깨고 “해고는 무효”라고 판결했다. 그 근거는 정리해고 당시 긴박한 경영상의 필요나 해고 회피 노력의 충분성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현행 근로기준법에는 합법 해고의 4대 요건이 있다. ‘긴박한 경영상의 필요’와 ‘해고회피 노력’, ‘합리적이고 공정한 기준’ 및 ‘50일 전까지 노조 등 통보 후 성실 협의’ 등이다. 재판부는 “쌍용차가 정리해고 당시 유동성 위기를 겪은 사실은 인정되지만 구조적인 재무건전성 위기까지 있었다고 볼 수는 없다”고 했다. 특히 “쌍용차가 장기공급 계약이 맺어져 있던 차종이 단종되는 걸 전제로 매출 수량을 과소평가해 유형자산 손실액을 과다 계상했고, 자동차 1대당 생산시간(HPV)이 경쟁사보다 높다는 이유만으로 생산효율성이 낮다고 단정, 이를 인원감축의 근거로 삼았기”에 ‘긴박한 경영상의 필요’가 부인됐다. 또 “회사가 해고회피 노력을 일정 부분 했지만 훨씬 더 많이 노력했어야” 했다고 보았다. 여기서 잠시 쌍용차 상황을 회고해 보자. 2004년 중국 상하이차에 매각된 쌍용차는 2008년 금융위기와 세계 경기 악화로 회생절차를 밟는다. 결국 2009년 4월, 전체 인력의 37%에 이르는 2646명(비정규직 포함 시 3000명)에게 정리해고가 통보된다. 노조가 이에 반발, 평택공장 등을 점거하고 77일간 파업을 했지만(그 사이 희망퇴직 등으로 퇴사한 1666명 외) 980명이 해고 대상자가 됐다. “해고는 살인이다”, “함께 살자”며 극한투쟁을 한 결과 노조가 얻은 건 980명 중 165명만 해고하는 것이었다(459명은 무급휴직, 353명은 희망퇴직, 3명은 직무전환). 그중 153명이 소송을 제기해 5년 만에 승리했다. 눈물겨운 승소지만 그 대가는 참 컸다. 무엇보다 해고 대상자와 가족들 약 1만명은 생사를 넘나들며 투쟁했다. 이미 태아를 포함한 24명이 생명을 잃었다. 철탑 농성도 했다. 아직 경찰이나 용역의 폭력 후유증에 아픈 이도 많다. 또 노조 및 조합원들엔 무려 47억원의 배상 책임도 지워졌다. 돈으로 압박을 당해 숨쉬기도 어려운 게 노동 현실이다. 이번 판결이 그나마 부당해고에 저항한 노동자들의 트라우마를 치유하는 데 조금은 도움될 것이다. 그러나 여기서 몇 걸음 더 나가야 한다. 첫째, 한국 사회에서 이른바 전문가의 역할을 깊이 성찰해야 한다. 재판부의 판단처럼 쌍용차 정리해고의 근거가 된 A회계법인의 2008년 감사보고서는 ‘엉터리’였다. 작성자들은 공인회계사다. 기업의 자산, 부채, 자본, 손실과 이익 등 재무 상황에 대해 전문가적 권위를 가진 자들이다. 이들이 어떤 가치와 철학으로 그 능력을 발휘하는가에 따라 다수의 목숨을 좌우한다. 부디 철학 있는 전문가로 거듭나길 빈다. 둘째, 정리해고가 부당하다고 판결 난 마당에 그 부당한 정리해고에 맞서 싸운 노동자들의 명예회복이 급하다. 사실 투쟁한 노동자와 가족들은 아직도 상처가 깊다. 이들에 대한 천문학적 손해배상 요구를 거두고 오히려 회사나 경찰, 정부가 공개 사과해야 한다. 대선 공약대로 ‘먹튀 자본’ 재발방지를 위한 국정조사나 검찰 재수사도 필요하다. 노동하는 사람들의 기를 살리지 못하는 사회는 ‘창조경제’는커녕 ‘창조컨설팅’ 같은 폭력적 전문가들만 키운다. 셋째, 사실 이번 판결은 2년 전 1심 판결, “금융위기 등으로 유동성 부족을 해결할 방법이 없어 회생절차를 밟게 된 사측이 경영상 어려움을 극복하고 비용 절감으로 경쟁력 확보를 위해 구조조정의 일환으로 해고할 필요성이 인정된다”고 한 것과 정반대다. 이 또한 판사라는 전문가의 역할 문제라 할 수 있지만, 나는 이참에 ‘노동법원’의 설립을 주창한다. 노동 문제는 일반 사건과 달리 노동력이나 노사관계의 특수성을 내포하기에 보다 전문적인 권능을 가진 기관이 다뤄야 한다. 이 모두 잘못된 ‘의자놀이’로 인한 사회적 비용을 예방하고 헌법상 행복추구권이나 인간 존엄을 수호할 조건들이다. 그래야 이 땅에 사는 걸 기뻐하는 사람들이 많아질 게 아닌가.
  • 한국GM 희망퇴직 노사갈등 새 불씨

    “희망퇴직이 구조조정 전 ‘막차’라는 소문이 파다해요. 젊은 직원들도 (희망퇴직을)고민할 정도입니다.” 한국GM이 지난 7일 사무직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받는다고 발표하자 10년차 한 사무직 직원은 뒤숭숭한 사내 분위기를 이렇게 전했다. 한국GM은 오는 28일까지 4번째 희망퇴직을 받는다면서 최대 3년간 연봉과 2년간 학자금 보장 등 나름 후한 조건을 제시했다. 최대 2년치 연봉만 보장했던 과거에 비해 훨씬 나은 조건이지만 오히려 내부 불안은 고조되고 있는 셈이다. 한국GM을 둘러싼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9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시장 철수설, 대규모 감원설이 수그러들지 않는 가운데 희망퇴직 시행에 들어가자 GM이 한국법인을 축소, 생산기지화하려는 소문이 현실이 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노조는 이번 희망퇴직을 본격적인 구조조정의 신호탄이라는 판단에 조직적으로 거부하겠단 방침이어서 노사 갈등으로 번지는 양상이다. 한국GM 노조는 긴급회의를 소집해 희망퇴직 반대입장을 분명히 했다. 노조 관계자는 “사측이 회사발전이나 고용안정 방안에 대한 협의 없이 희망퇴직을 시행하겠다고 일방적으로 선언했다”면서 “노조는 희망퇴직 제도를 진행하는 자체를 거부한다”고 밝혔다. 또 “한국GM의 이익률이 경쟁사들에 비해 크게 떨어지는 이상한 수익구조에 대해서도 명확한 입장을 밝히라”고 요구했다. 희망퇴직이 노사갈등 새 불씨로 번지는 가운데 한국GM 군산공장 상황도 변수다. 쉐보레 브랜드가 유럽시장에서 철수함에 따라 군산공장의 올해 생산물량은 10만대로 지난해보다 4만대가 줄었다. 연간 생산 능력이 27만대인 것을 보면 생산 가능량의 37%만 생산하는 셈이다. 대규모 감원설이 끊이지 않는 이유다. 앞서 사측은 현행 주간 2교대를 1교대로 전환하려 했다. 그러나 이로 인해 일감이 없어진 1100명을 해고하려는 것 아니냐는 말이 나오자 없던 일로 했다. 유영규 기자 whoami@seoul.co.kr
  • [길섶에서] SNS 피로감/박찬구 논설위원

    경쟁적으로 페친(페이스북 친구) 수를 늘린 적이 있다. 말 한마디 섞지 않고도 두세 다리 건너 친구로 등록됐다. 트위터의 전파성은 대선 때 단연 돋보였다. 페북이든 트위터든 개방형 SNS의 효율성과 신속성은 충격이었지만 친밀도에서는 어눌한 오프라인을 따르지 못한 듯하다. 밴드나 카스(카카오스토리) 같은 폐쇄형 SNS의 사용자가 늘고 있다는 조사도 있었다. SNS 피로감이 거론된다. 쏟아지는 게시물이 스트레스가 되고, 프라이버시 노출에 따른 부담감이 커지고 있다는 얘기다. 페친 수를 줄이는 구조조정 바람이 분 것도 같은 이유일 테다. 나 자신도 페친이라는 이유만으로 타인의 일상적인 투정에 맞닥뜨려야 하는 생경함이 유쾌하진 않았다. 대체재로서의 밴드나 카스도 신뢰성 측면에서는 오프라인보다 못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온라인이 발달해도 사람 관계에서는 역시 오프라인을 따라올 수단이 없나 보다. 페북이나 밴드에서의 글질보다는 마주 앉은 투박한 소주잔에서 사람을 제대로 느낄 수 있다는 데 한 표를 던진다. 박찬구 논설위원 ckpark@seoul.co.kr
  • 쌍용차 153명 정리해고 무효 판결… 울음바다 된 법정

    쌍용차 153명 정리해고 무효 판결… 울음바다 된 법정

    2009년 쌍용차 대량 해고 사태의 해직자들이 4년간의 긴 법정 싸움 끝에 항소심에서 승소했다. 하지만 회사 측이 상고의 뜻을 밝혀 이들이 다시 공장으로 돌아가기까지는 시간이 좀 더 걸릴 것으로 보인다. 서울고법 민사2부(부장 조해현)는 7일 쌍용차 해고노동자 김모씨 등 153명이 회사를 상대로 낸 해고무효확인 소송에서 원고 패소로 판결한 원심을 깨고 “이들에 대한 해고는 모두 무효”라고 판결했다. 재판부는 쌍용차 정리해고의 출발점이 된 안진회계법인의 2008년 감사보고서가 엉터리라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쌍용차가 장기공급 계약이 맺어져 있던 차종이 단종되는 것을 전제로 매출 수량을 과소평가했고, 자동차 1대당 생산시간(HPV)이 경쟁사보다 높다는 이유만으로 생산효율성이 낮다고 단정해 이를 인원 감축의 근거로 삼았다”며 회계보고서에 오류가 있었다고 판시했다. 대량 해고를 피하기 위한 회사 측의 노력도 부족했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쌍용차 정리해고 당시 긴박한 경영상 필요가 있었다거나 해고 회피 노력을 충분히 다했다고 볼 수 없다”면서 “대기업인 쌍용차는 해고를 피하기 위한 노력도 더 많이 요구된다”고 판시했다. 이어 “만약 구조조정이 필요했더라도 총근로자의 3분의1이 넘는 대규모의 인원 삭감을 해야만 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재판부의 선고가 끝나자 법정은 눈물바다가 됐다. 방청석에 앉아 있던 30여명의 해직자와 그 가족들은 서로 얼싸안으며 말없이 눈물을 훔쳤다. 김득중 쌍용차지부장은 선고 뒤 기자회견을 열고 “재판부가 읽어 나가는 판결을 들을 때 눈물만 났다”면서 “이번 판결로 사측이 해고 문제를 제자리로 돌리기 위한 대화에 나설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쌍용차 측은 이날 즉각 상고 방침을 밝히며 해직자들의 바람을 외면했다. 2008년 자동차 판매 부진과 국내외 금융위기로 기업회생 절차를 밟게 된 쌍용차는 경영 악화를 이유로 2009년 4월 전체 인력의 37%에 달하는 2646명의 구조조정을 노조에 통보했다. 회사와 노조의 극한 대립 끝에 대부분 희망퇴직이나 무급휴직을 하고 165명만이 최종 정리해고됐다. 이 중 153명이 제기한 해고무효 소송에서 1심은 “금융위기 등으로 경영상 어려움을 겪어 구조조정의 일환으로 해고를 단행할 필요성이 인정된다”며 원고 패소 판결한 바 있다. 이에 대해 쌍용차는 “납득하기 어렵다”며 “판결문 검토를 마치는 대로 상고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쌍용차는 2009년 법원이 쌍용차의 회생절차 신청을 받아들이는 조건으로, 경영효율화를 위한 구조조정을 제시했고, 이를 이행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검찰은 쌍용차의 회계조작 여부에 대해 본격적인 수사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형사7부는 금속노조 쌍용차지부가 회계자료를 조작해 대규모 정리해고를 한 혐의로 쌍용차 전·현직 임원과 안진회계법인 등을 고발했으나 지난해 1월 시한부 기소중지했다. 당시 검찰은 해고무효 소송의 항소심 재판부가 회계자료 조작 여부에 대해 감정에 들어가자 “결과가 나온 뒤 이를 토대로 결정할 것”이라며 수사를 중단했다. 수사 결과에 따라 그동안 꾸준히 의혹이 제기된 쌍용차의 ‘기획 부도’ 여부가 가려질 전망이다.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 한국GM, 사무직 희망퇴직 접수

    한국GM이 사무직 직원들을 대상으로 희망퇴직 신청을 받는다. 한국GM은 7일 사무직 직원들과 일부 생산 분야 감독직을 대상으로 희망퇴직 신청을 받는다고 공지했다. 1999~2010년 입사자는 연봉 2년치의 위로금, 1990~1998년 입사자는 2년 6개월치, 1989년 이전 입사자는 3년치의 연봉을 위로금으로 받는다. 최근 업계에서 한국GM의 대규모 구조조정설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GM 본사가 내년 말까지 단계적으로 유럽 시장에서 쉐보레 브랜드를 철수하기로 하면서 유럽으로 수출하던 한국GM의 물량은 18만 6000대가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이미 군산 공장은 가동률이 60%대로 떨어진 상황이다. 이런 배경에서 일각에서는 이번 희망퇴직이 인위적인 구조조정으로 이어지는 신호탄일 수 있다는 얘기가 나온다. 한국GM은 “희망퇴직 대상에서 생산직 근로자들은 제외했으며 앞으로도 인위적인 생산직 구조조정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유영규 기자 whoami@seoul.co.kr
  • 그들은 2007년 금융공황에 어떻게 대처했을까

    그들은 2007년 금융공황에 어떻게 대처했을까

    연금술사들 닐/어윈 지음/김선영 옮김/비즈니스맵/616쪽/2만 5000원 지난 3일 공식 취임한 재닛 옐런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연준) 의장에게 전 세계의 관심이 쏠려 있다. 연준 100년 역사상 첫 여성 의장이기 때문이 아니라 그의 말 한마디가 세계 금융시장에 미치는 파괴력이 엄청난 까닭이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준 못지않게 유럽중앙은행(ECB), 영국 중앙은행(영란은행)이 세계경제에 끼치는 영향력도 막강하다. 이들 은행이 독점적으로 발행하는 미국 달러화, 유로화, 영국 파운드화를 통해서다. 세계경제를 쥐락펴락하는 3대 중앙은행의 수장을 ‘세계 경제대통령’이라고 부르는 이유다. 신간 ‘연금술사들’은 세계 금융위기가 본격화한 2007년 8월 당시 세계 3대 중앙은행의 수장이었던 벤 버냉키 미국 연준의장, 장클로드 트리셰 ECB 총재, 머빈 킹 영란은행 총재가 금융 공황을 막기 위해 어떻게 대처했는지를 생생히 기록한 책이다. 현재 뉴욕타임스의 수석경제전문기자인 저자는 2007년부터 2012년까지 연준 및 지역 연방준비은행의 워싱턴포스트 출입기자로 활약하며 세계 금융위기와 경기후퇴, 위기의 여파 등을 취재했다. 중앙은행의 출발부터 앨런 그린스펀 시대를 거쳐 오늘에 이르기까지 중앙은행 수장들이 자신들의 권한과 특별한 인맥을 이용해 어떤 결단을 내렸는지가 이야기의 핵심이다. 버냉키, 킹, 트리셰 등 세 사람의 성격과 경력, 리더십을 비교하며 치열했던 순간들을 풀어나간 점이 흥미롭다. 이들은 2007년 이후 5년간 동료 중앙은행장들과 함께 금융공황을 억제하기 위해 수조원에 달하는 달러, 파운드, 유로를 투입했다. 전례 없는 규모였고, 여느 대통령이나 의회가 따라갈 수 없는 속도로 정책을 집행했다. 중앙은행 중에서도 미국 연준의 움직임이 가장 기민했던 것은 1930년 대공황에서 교훈을 얻은 결과였다. 학자 출신인 버냉키는 대공황 당시 정책 실수로 인한 은행 파산이 취약한 경제에 불을 붙여 심리적 불안을 가중시켰으며 결국 다른 은행의 파산을 부채질하는 악순환이 이어졌다고 분석했다. 2007년 금융위기를 맞자 그는 연준이 구사할 수 있는 온갖 수단을 동원해 이 악순환의 고리를 끊어내겠다는 결단을 내린다. 문학과 철학에 열정을 보이다 정치로 방향을 바꾼 트리셰는 뛰어난 협상가였다. 그는 미국발 금융위기가 2009년 유로 위기로 비화하자 갈등 관계인 유럽 각국 정부와 은행들로부터 공동의 목표를 향한 구조조정 방안을 이끌어냈다. 유로존 국가의 채권을 사들였고 회원국의 예산, 조세, 규제 결정에도 깊숙이 개입했다. 엄밀한 분석과 이론적 접근을 중시하는 킹은 정치적 갈등을 감수하며 비(非)개입방침을 깨고 정부의 재정전략을 가차 없이 비판했다. 이들 3명이 처한 상황과 대응방식은 각자 달랐지만 실패의 역사를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각오는 한결같았다. 그들은 ‘중앙은행장들이 실책하면 사회도 실패한다’는 것을 금융공황의 역사에서 배운 사람들이었다. 함혜리 선임기자 lotus@seoul.co.kr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