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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골프장 이용 3000만명 시대

    올해 골프장 이용객 수가 사상 처음으로 3000만명을 넘어설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지난 4월 발생한 세월호 참사 등으로 접대 수요는 급감했지만 개인 수요가 이를 대체했고, 골프장 13곳이 새로 문을 열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한국레저산업연구소가 13일 발표한 ‘2015년 골프장산업 전망’ 자료에 따르면 2014년 골프장 이용객 수는 지난해 2941만명보다 4% 늘어난 3050만명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한국레저산업연구소 서천범 소장은 “올해 골프장 13곳이 새로 문을 열어 골프장 수가 507개로 늘어났고, 따뜻해진 겨울철 날씨와 강수일자 감소 등으로 영업일수가 늘어났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또 “지난 4월 세월호 침몰 사고로 골프장 접대 수요가 줄었으나 개인 수요가 이를 대체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골프장 경영 실적은 하락세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서 소장은 “일부 골프장들이 그린피 할인행사 등을 하면서 1인당 객단가가 하락해 골프장의 수익성은 악화됐다”면서 “골프장들이 생존하기 위해서는 과감한 구조조정, 캐디선택제 도입 및 비골퍼들에게 골프장 개방 등의 경영전략을 펼쳐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2015년에는 올해보다 1% 정도 줄어든 3020만 명이 골프장을 찾을 것”이라면서 “회원제 골프장은 공무원 골프 금지령이 계속되고 퍼블릭 골프장보다 그린피가 4만원 정도 비싸 비회원들이 이용을 꺼리기 때문에 이용객 수가 줄어들 것”이라고 덧붙였다. 최병규 전문기자 cbk91065@seoul.co.kr
  • [재계 인맥 대해부 (2부)후계 경영인의 명암 삼성그룹(하)] ‘재계 청와대’ 미래전략실의 운명은

    본격적인 이재용 시대를 맞아 삼성그룹 컨트롤타워인 미래전략실의 향후 역할에 관심이 집중된다. 미래전략실은 회장 비서실(1959~1998년), 구조조정본부(1998~2008년), 전략기획실(2006~2008년)을 잇는다. 계열사 업무를 조정하고 장기 관점에서 사업을 추진할 수 있도록 지휘하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재계의 청와대’라 불린다. 하지만 그룹 총수 지배체제를 공고히 하기 위한 조직으로 쇄신 대상으로 지목받기도 했다. 실제로 2008년 4월 삼성특검 이후 삼성그룹 쇄신방안의 하나로 2년 8개월 동안 폐쇄됐다. 이건희 회장 경영복귀 이후 2010년 12월 부활했고, 지난해 하반기부터 숨 가쁘게 진행되고 있는 삼성 계열사의 새로운 먹을거리 발굴, 사업재편, 지분정리, 상장 등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실·차장 밑에 전략 1~2팀, 인사지원팀, 경영진단팀, 기획팀, 커뮤니케이션팀 등 6개 팀과 준법경영실로 구성된다. 전력1팀과 2팀은 각각 전자계열사와 비전자계열사의 업무를 조율하는 역할을 한다. 경영진단팀은 쉽게 말해 감사팀이고 기획팀은 정보분석과 대관업무를 맡고 있다. 최근 들어 미전실은 ‘지휘부’에서 ‘지원부’로 변화하고 있다. 2012년 최지성 미전실장이 취임 때 “미래전략실은 군림하는 곳이 아니다”고 밝히기도 했다. 올 5월엔 미전실 팀장급 7명 가운데 김종중 전략1팀장(사장)을 제외한 6명이 교체됨에 따라 위상에 큰 변화가 생겼다. 이인용 커뮤니케이션팀장(사장), 김상균 준법경영실장(사장) 등 핵심 참모들이 각각 삼성전자 커뮤니케이션팀장과 법무실장으로 내려간 것이 대표적이다. 이 자리에는 각각 조선일보 부국장과 부장판사 출신인 이준 전무와 성열우 부사장이 임명됐다. 미래전략실과 삼성전자 간의 ‘직급 역전’이라는 파격이 일어난 셈으로 그만큼 현장을 강화했다는 의미다. 재계 일부에서는 3세 체제에서 미전실의 역할은 점점 더 축소되거나 해체될 수 있다고 전망한다. 새로운 삼성의 달라진 모습을 보여주는 데 순환출자해소, 신수종 사업 발굴과 함께 미전실 해체가 좋은 카드로 거론될 수 있기 때문이다. 김양진 기자 ky0295@seoul.co.kr
  • [재계 인맥 대해부 (2부)후계 경영인의 명암 삼성그룹(하)] ‘권·윤·신’ 삼두마차가 이끌고… 김기남·이돈주 차세대 주자로

    [재계 인맥 대해부 (2부)후계 경영인의 명암 삼성그룹(하)] ‘권·윤·신’ 삼두마차가 이끌고… 김기남·이돈주 차세대 주자로

    최근 ‘어닝쇼크’라는 말이 따라다니긴 하지만 여전히 삼성전자는 글로벌 정보기술(IT) 기업 중 매출 1위를 지키는 선두주자다. 출시 때마다 긴 줄을 서게 하는 인기 초절정 스마트폰인 ‘아이폰’ 제조사로 미국의 대표 IT 기업인 애플도 매출 면에선 삼성전자에 뒤진다. 애플의 지난해 매출액은 1709억 달러(약 186조 8791억원), 삼성전자는 228조 6900억원이다. 지난달 초 글로벌 브랜드 가치 평가 업체 인터브랜드가 발표한 글로벌 브랜드 평가에서 삼성전자는 7위를 차지했다. 이름만 대면 다 아는 기업인 도요타(8위), 미국 맥도날드(9위), 디즈니(13위), 벤츠(10위) 등을 따돌린 것이다. 이런 위상만큼이나 삼성전자 주요 경영진에 대한 관심도 점차 커지고 있다. 한 관계자는 “언론에서 삼성전자 인사를 청와대나 장관 인사보다 크게 다뤄 민망하다”고 말할 정도다. 연말 정기인사를 앞두고 삼성전자 임원 구조조정 소식이 돌자 재계에서 삼성 퇴직임원 잡기 경쟁이 벌어질 정도다. 실제로 황창규 KT 회장이나 윤종룡 국가지식재산위원회 위원장, 임형규 SK그룹 ICT 총괄 위원장(부회장) 등이 삼성전자 최고경영자(CEO) 출신이다. 삼성전자는 2012년 12월 이후 ‘이재용 부회장 원톱 체제’로 전환됐다. 아래에 DS(부품·디바이스솔루션), CE(소비자가전), IM(IT모바일) 등 3개 부문과 경영지원실을 두고 운영된다. 기존에는 전문경영인들이 이건희 회장 밑에서 각 사업총괄을 지휘하는 형태로 운영됐다. 3개 사업부문장 모두 엔지니어 출신인데 올해 각 부문 성과에 따라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DS 부문은 권오현(62) 부회장이 맡고 있다. 미국 스탠퍼드대 전기공학 박사로 1985년 미국 삼성전자 반도체 연구원으로 입사했다. 삼성전자 사장을 지낸 진대제 전 정보통신부 장관, 황 회장 등이 메모리반도체 전문가라면 권 부회장은 시스템반도체 전문가다. 1997~2008년 11년 동안 시스템반도체 분야에서 상무, 전무, 부사장, 사장으로 승진했다. 메모리 반도체가 데이터를 단순 저장하는 역할만 한다면 시스템 반도체는 데이터 연산 기능을 한다. 모바일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나 디지털카메라 이지센서 등이 여기에 해당한다. 메모리반도체가 주력인 삼성전자 권 부회장을 부문장으로 삼은 건 시스템반도체를 메모리반도체만큼 키우겠다는 의지의 표현이었다. 삼성전자는 메모리반도체 시장에서 세계 1위를 지키고 있지만 시스템반도체 시장에서는 인텔, 퀄컴 등 미국 기업은 물론 최근 타이완이나 중국기업들에도 밀리고 있다. 최근 실적 부진에 허덕이는 모바일 대신 메모리반도체가 삼성전자 캐시카우(수익창출원)로 다시 주목받고 있어도 권 부회장이 “비메모리에서 성과를 내야 한다”며 임직원들을 다그치는 이유다. IM 부문은 신종균(58) 사장이 책임지고 있다. ‘미스터 갤럭시’라고 불리며 2009년부터 무선사업부장을 6년째 맡아 오면서 갤럭시 신화를 써 내려간 주인공이다. 때문에 올 상반기에만 113억 4500만원의 급여를 받은 샐러리맨의 우상이기도 하다. 하지만 지난해 6조원 이상이었던 IM 부문 분기 영업이익은 1조원 대로 뚝 떨어져 위기에 직면했다. 삼성전자 주 수입원이었던 모바일 사업은 프리미엄 시장에서 애플에, 중저가 시장에서는 샤오미·화웨이 등 중국업체에 밀리는 처지가 됐다. 올 9월까지 6개월 이상 대외활동까지 뜸해 일부에서 연말 교체설을 제기했다. 하지만 지난달 이재용 부회장이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CEO, 사티아 나델라 마이크로소프트 CEO 등을 만날 때 동행해 다시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윤부근(61) 사장이 이끄는 CE 부문은 그나마 안정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 최지성 미래전략실장이 특별히 아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가 겸임하고 있는 생활가전사업부가 내놓은 셰프컬렉션 등은 제품으로도 인기를 끌었지만 삼성전자의 브랜드가치를 높이는 데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윤 사장은 내년 1월 미국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가전박람회 소비자가전쇼(CES) 기조연설자로도 선정되기도 했다. 각 부문 아래 3~4개씩 모두 10개 사업부가 있다. 여기에 겸임인 자리를 빼고 7명의 사업부장이 있다. 이들 중 김기남(56) 반도체총괄(사장)이나 이돈주(58) 무선사업부 전략마케팅실장(사장) 등이 차세대 주자로 주목받고 있다. 서울대 전자공학과를 나와 1981년 삼성에 입사한 김 사장은 33년 동안 삼성 D램 등 대표 메모리반도체를 개발해 온 반도체 전문가다. D램 개발실장, 반도체연구소장 등 삼성 반도체 개발의 핵심 역할을 해 왔다. 2010년 사장으로 승진한 뒤 삼성 연구·개발(R&D)의 산실인 종합기술원 원장도 맡았다. 올 6월 건강상의 이유로 휴직 중인 우남성 사장이 이끌던 시스템LSI 사업부까지 맡아 반도체 총괄에 올랐다. ‘DS 부문 2인자’로 불린다. 이돈주 사장도 서울대 전자공학과를 나와 1981년 삼성전자에 입사한 이후 30년 가까이 미국, 독립국가연합(CIS) 등 국외서 삼성 가전·IT 제품 판로 확대에 매진해 왔다. 지난 9월 전략스마트폰 갤럭시노트4의 국내외 출시 행사 전면에 등장해 ‘포스트 신종균’으로 주목받고 있다. 김양진 기자 ky0295@seoul.co.kr
  • 4조원 까먹은 ‘부실’ LH

    4조원 까먹은 ‘부실’ LH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14개 택지 및 도시개발 사업에서만 4조 824억원의 손실을 발생시키는 등 유사·중복 및 수익성 없는 사업으로 재무구조를 악화시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LH는 20개 공기업 가운데 부채 비율이 458%로 가장 높고 105조 6000억원의 금융 부채를 안고 있다. 12일 감사원에 따르면 LH는 수익성도 제대로 검토하지 않고 무리하게 사업을 추진해 인천 루원시티 등 14건의 공사에서만 4조 824억원의 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LH는 루원시티 도시개발사업을 계획한 2005년 내부 심의위원회로부터 보상 비용이 많이 들어 손실이 예상된다는 의견을 들었다. LH는 2008년에도 용역기관으로부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조성이 어렵다는 보고를 받았으나 이를 무시하고 같은 해 6월 보상에 착수했다. 이로 인해 금융 비용 증가와 수요 부족, 공사 지연 등으로 모두 7838억원의 손실이 예상된다고 감사원은 밝혔다. LH는 2005년부터 추진한 경남 양산시 사송 택지 건설 사업에 대해서도 인근 양산물금지구에서 공급 물량이 세 배나 더 많은 유사 공사가 착공된 상태에서 사업을 밀어붙여 2009년 1월 보상에 착수했으나 인근 지역에 미분양 물량이 누적돼 공사에 들어가지 못한 상태다. 금융 비용 등 554억원의 손실이 예상된다. 경기 양주 옥정, 광석 택지개발지구의 경우 2013년 말 인구 20만명, 가구 수 7만 7283호에 불과한 양주시에 3개 지구 개발을 통해 6만 6082호, 수용 인구 18만 2720명의 주택 공급을 추진했으나 공급 과잉으로 2008년 옥정지구만 조성 공사에 착공했다. 이 지구는 수요 부진 등으로 1조 882억원의 손실이 예상된다. 광석지구는 조성 공사 착공도 하지 못한 채 1853억원의 손실을 낼 것으로 추정됐다. 감사원은 LH가 이런 식으로 무리하게 추진한 사업 14건을 검토한 결과 4조원이 넘는 손실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루원시티 사업과 포항 동빈내항 도시계획시설, 부산 장안 택지개발사업, 서울 가리봉 도시환경 정비사업 등 5곳의 경우는 수익성이 없는 사업이라고 감사원은 지적했다. 장항 생태산업단지와 울산 옹촌 주거 지역, 대구 사이언스파크 산업단지, 대전 대신2지구 등 주거환경 개선사업 등도 수요를 검토하지 않은 중복·유사 사업으로 손실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감사원은 LH가 회사 경영에 법적, 실질적 책임이 있는 이사들을 사업 의사결정에서 배제하는 등 이사회의 경영책임성을 훼손해 왔고 임대주택 입주민에게서 관리비 256억여원을 과다 징수했으며 직원 114명을 부당하게 승진시켰다고 지적했다. 임대주택사업에 대해선 국토교통부가 사업비의 29%만 지원하고 나머지는 LH가 충당하도록 하면서 재무 위험을 LH에 떠넘기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 때문에 LH의 2010~2013년 누적 운영 손실이 2조 6200억원에 이른 것으로 알려졌다. 감사원은 “임대주택사업에 대한 정부 책임성을 강화하고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사업 추진 체계를 시급히 개선해야 한다”고 밝혔다. 감사원은 “주택사업을 무리하게 승인받아 국민주택기금 부채가 계속 늘고, 수천억원의 기금 이자를 부담하면서도 실제 주택 공급 효과는 발생하지 않는 일이 없도록 하고, 단기간 내에 사업 착수가 곤란한 물량에 대해서는 사업을 취소하는 등 사업 구조조정을 철저히 하라”고 LH에 통보했다. 이석우 선임기자 jun88@seoul.co.kr
  • 美군무원이 한국에 빼돌린 ‘검은돈’ 첫 몰수

    한국으로 빼돌려진 미국 내 범죄 수익금이 처음으로 우리 검찰에 의해 몰수돼 미국으로 반환된다. 서울중앙지검 공판2부(부장 백용하)는 10일 미 법무부의 요청으로 미 육군 공병대 군무원 M(58)씨가 한국으로 빼돌린 뇌물 100만 달러(약 13억 2000만원) 중 6억 7983만원을 몰수 보전 조치했다고 밝혔다. 1993년 한·미 형사사법공조조약 체결 이후 처음이다. M씨는 2009년 미 육군 보안 영상 연결망 계약과 관련해 미 방산업체 N사의 대표이사 조모(45·미 시민권자)씨 등으로부터 100만 달러를 받아 내연녀 이모(50)씨에게 전달했다. 이씨는 M씨가 용산 주한미군 기지로 출장왔을 때 알게 된 사이인 것으로 전해졌다. 조씨는 뇌물 세탁을 위해 지인이 운영하는 정보통신 보안업체 C사에 뇌물을 무역거래 대금인 것처럼 건넸고 C사는 이 돈을 이씨에게 전달했다. M씨는 2012년 9월 관련 범죄가 드러나 기소됐고 미 연방법원은 징역 7년을 선고했다. 미 법무부는 법원 판결을 근거로 우리 정부에 사법 공조를 요청했다. 추적에 나선 검찰은 이씨가 커피숍 임대차보증금 등으로 뇌물을 사용하고 있다는 사실을 파악하고 보증금 2억원과 C사 대표 김모씨가 은행 예금으로 숨겨 놓은 3억 2500만원 등 6억 7893만원을 몰수했다. 이와 함께 검찰은 이씨와 김씨 등 3명을 범죄수익은닉규제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 최경환 부총리의 변화구

    최경환 부총리의 변화구

    땔감은 계속 쏟아붓는데 불길은 좀체 살아나지 않는다. 정부가 나라 곳간을 열고 금리를 내리고 부동산 규제까지 풀었지만 우리 경제는 저성장, 저물가, 저금리, 내수·투자 부진의 4중고로 몸살을 앓고 있다. ‘초이노믹스(최경환 부총리의 경제정책)의 약발이 다했다’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이제는 단기적인 경기부양에서 벗어나 좀 더 근본적인 구조조정이 필요하다는 주장에 힘이 실리고 있다. 정부는 올 들어 내년까지 46조원의 돈을 풀기로 했다. 한국은행은 기준금리를 사상 최저 수준(연 2.0%)으로 끌어내렸다. 하지만 국내총생산(GDP)은 제로성장에 머물고 있다. 3분기 성장률은 전기 대비 0.9%다. 기업 설비투자도 3분기에 다시 감소세(0.8%)로 돌아섰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경제학회장)는 9일 “단기 부양책은 더 이상의 추락을 막는 데는 효과가 있을지 몰라도 저성장의 늪에서 끌어내는 데는 한계가 있다”면서 “공공부문 개혁과 서비스업 경쟁력 향상 등 구조개혁을 통해 새로운 성장동력을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주열 한은 총재도 구조개혁의 중요성을 줄곧 강조해 왔다. 최경환 경제팀에서도 정책 방향을 옮기려는 기류가 감지된다. 기획재정부 고위 관계자는 “다음달 발표할 내년도 경제정책 방향에서는 구조개혁 비중이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올 초 발표한 경제혁신 3개년 계획에 명시만 해 놓고 구체적인 진척을 보지 못했던 공공, 노동, 금융, 교육, 서비스 등 5대 분야 개혁에 속도를 낸다는 방침이다. 공기업의 해외 자원 개발 등 중복·유사 업무를 통폐합하고 기업 투자 및 사업구조 개편 등에 관한 다양한 방안을 검토 중이다. 신세돈 숙명여대 경제학과 교수는 “한계에 봉착한 단기 부양책을 둘러싸고 비판이 높아지자 정부가 구조개혁으로 돌아선 것 같아 믿음이 가지 않긴 하지만 늦게나마 (구조개혁을) 하겠다는 것은 다행”이라며 “한꺼번에 개혁을 추진하다 보면 아무것도 못할 수 있는 만큼 우선순위 1, 2개 분야를 골라 집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일본도 엄청난 돈을 풀고 있지만 ‘아베노믹스’의 세 번째 화살로 불리는 구조개혁을 제대로 추진하지 못해 경기회복이 한계에 부딪힌 점을 신 교수는 환기시켰다. 배상근 한국경제연구원 부원장은 “지금 우리 경제는 감기약을 찔끔찔끔 먹어 폐렴을 키우고 있는 형국”이라며 “국민의 심리 변화를 가져올 종합 정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세종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전국 교육청 지출구조 안 바꾸면 ‘어린이집 대란’ 되풀이

    전국 교육청 지출구조 안 바꾸면 ‘어린이집 대란’ 되풀이

    전국 시·도 교육감들이 내년도 누리과정(만 3~5살 보육료 지원) 예산을 일부 편성하겠다고 밝히면서 ‘어린이집 대란’ 위기는 일단 넘겼다. 하지만 현재 전국 교육청의 예산구조상 언제든 급식대란, 보육대란은 재발될 수밖에 없다.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교육청 간 ‘책임 떠넘기기’로는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는 얘기다. 각자 위치에서 돈을 창출해낼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하는 이유다. 9일 교육부에 따르면 올해 전국 교육청 예산 가운데 중앙정부와 지자체 의존 재원은 전체의 87.8%에 이른다. 자체 재원은 10.4%에 불과하다. 그나마 자체 재원의 74%는 전년도 불용예산이어서 순수 자체 재원이라고 볼 수도 없다. 수업료와 입학금 수입은 18.3%에 그쳤고, 자산 수입도 2.9%밖에 안 된다. 세입 구조가 획기적으로 바뀔 수 없기 때문에 세출 구조라도 바꿔야 가용자금을 확보할 수 있는 상황인 셈이다. 윤영진 계명대 행정학과 교수는 “이 같은 교육청 예산 구조는 지방자치가 무색할 지경”이라며 “중앙정부가 지급하는 교부금 비율이 급격히 늘지 않는 상태에서 교육청의 각종 사업에 대한 전면 구조조정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실제 서울시교육청이 지난달 각종 사업들을 구조조정한 결과 50여억원의 예산이 절감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시교육청은 사과의날(애플데이), 걸스데이페스티벌, 서울명산트래킹, 서울교원음악축제, 풍선축제캠프 등 각종 사업 753개 중 실효성이 떨어지는 248개(33%)를 폐지하거나 통폐합했다. 황찬현 감사원장이 최근 “전국 시·도 교육청의 지방재정 운영 상태를 감사해보니 매년 5000억~8000억원을 절감할 여지가 있다”고 지적한 것도 이런 예산운용 실태를 염두에 둔 것으로 풀이된다. 게다가 전국 교육청의 지난해 불용예산이 1조 5815억원에 이르고<서울신문 11월 7일자 1면>, 학교용지 등으로 매입한 뒤 방치한 부동산도 수백억원대 규모다. 신의진 새누리당 의원이 교육부에서 제출받은 미개설학교용지 현황에 따르면, 전국의 7개 시·도 교육청은 690억원대의 학교용지를 몇년째 버려두고 있다. 정창수 나라살림연구소장은 “교육청마다 수백개의 사업을 운영하는데, 사업 숫자가 많으면 일정한 금액을 계속 퍼부어야 하는 ‘칸막이 효과’가 발생하기 때문에 ‘선택과 집중’을 해야 한다”며 “장기적으로 중앙정부 교부금을 늘려야 하지만, 세입 구조를 바꿀 수 없다면 당장은 교육청의 지출 구조부터 조정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사설] 매년 10조원씩 늘어나는 자영업자 부채

    자영업자들의 빚이 해마다 10조원씩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5대 시중은행의 자영업자 대출이 2010년 말 94조원에서 올 10월 말에는 134조원까지 급증했다. 4년간 무려 40조원이, 연평균으로는 10조원씩 빚이 쌓이고 있다. 자영업자들이 어려움을 겪는 건 오래됐지만 최근엔 빚까지 늘면서 상황이 더 나빠졌다. 경기가 바닥이라 장사가 안되는데 경쟁은 더 치열해지니 소득은 더 줄고 다시 돈을 빌려 쓰는 악순환이 반복된다. 빚을 내서 빚을 돌려 막으며 허덕이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자영업자는 모두 537만명으로, 2009년보다 10% 이상 늘었다. 자영업자들의 월 매출액은 2010년 평균 990만원에서 지난해에는 평균 877만원으로 급감했다. 자영업자들 중 상당수는 가게운영자금 용도가 아니라 생계자금으로 빚을 쓰고 있다고 한다. 자영업자의 대출 연체율이 최근 크게 높아지고 있는 데서도 이를 알 수 있다. 상대적으로 금리가 낮은 주택담보대출로 먼저 사업자금을 대고 자본금이 바닥나거나 돈이 부족해지면 추가로 자영업 대출로 돈을 조달하는 경우가 많다. 자영업자의 빚은 적정 수준을 넘어서게 되면 한국 경제의 위기를 불러올 ‘시한폭탄’이 될 수 있지만, 뾰족한 대책은 없다는 게 문제다. 더구나 베이비붐 세대(1955~1963년생)들이 퇴직한 뒤 생계형 창업에 뛰어들면서 자영업자 수는 앞으로 더 많이 늘어난다. 이미 우리나라 자영업자들은 선진국에 비해 너무 많다. 전체 취업자 가운데 자영업자 비중은 27%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평균(16.5%)보다 월등히 높다. 더구나 너도나도 비슷한 영세업종에 너무 쉽게 뛰어든다. 치킨집이 대표적이다. 2002년 1만 2000개이던 치킨집이 지금은 3만 6000여개나 된다. 더구나 치킨집 100개 중 20개는 1년도 못 가서 문을 닫는다. 대부분 퇴직금에 빚을 더해 창업을 하는데, 장사가 안돼서 문을 닫으면 노년에 빈곤층으로 추락한다. 사회적인 문제다. 정부는 지난 9월 폐업 후 재취업한 자영업자에게 6개월간 100만원을 지원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자영업자 대책을 발표했다. 자영업자 보호에만 중점을 뒀던 그간 대책에 비해 진일보했다는 평가를 받지만 여전히 충분치는 않다. 자영업자의 구조조정을 지원하는 쪽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동시에 퇴직자들이 재취업할 수 있는 양질의 일자리를 많이 만들어 줘야 한다. 그래야 남아 있는 자영업자끼리의 경쟁도 줄고, 빚내는 자영업자도 준다.
  • 경기교육청 누리과정 예산 첫 미편성

    경기도교육청이 내년 예산을 편성하면서 유치원을 포함한 누리과정 예산의 절반 이상을 편성하지 못했다. 지난달 시도교육감협의회가 누리과정 예산 중 어린이집 보육료를 편성할 수 없다고 선언한 이후 처음이다. 전국 확산 가능성이 커져 앞으로 논란이 거세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재정 경기도교육감은 5일 ‘경기교육 재정현황 설명회’를 갖고 “내년 예산 편성에서 1조 5300억원이 초과돼 네 차례 구조조정을 통해 8945억원을 감액했지만 6405억원을 확보할 수 없었다”고 밝혔다. 내년 세입은 올해 1차 추가경정예산 총세입보다 3414억원 줄어든 11조 7160억원이다. 그러나 각 부서의 세출예산 요구액은 세입 대비 1조 5000억원을 초과했다. 주요 세입원인 보통교부금은 전년보다 3648억원 감소한 7조 8987억원인 반면 인건비와 누리과정 부담은 전년보다 4350억원이 증가한 8조 9422억원이어서 이 차액만 1조원에 이른다. 이 때문에 누리과정 소요액 1조 460억원(유치원 무상급식 미포함 시 1조 303억원) 가운데 3898억원만 편성하고 6405억원을 편성하지 못했다. 이 교육감은 “내년 예산 절감을 위해 유사·중복 사업을 통폐합하고 혁신학교 등 각종 교육사업 규모를 축소할 예정”이라며 “한시적으로 정원 외 기간제교사 감축, 학급당 학생수 상향 조정 등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다른 시·도 교육청도 비슷한 상황이다. 전북도교육청도 내년 누리과정 소요액 1453억 가운데 유치원 부문만 편성하고 어린이집 부문 817억원을 반영하지 않았고, 부산시교육청도 어린이집 누리과정비 976억원을 포함시키지 않았다. 대전시교육청은 어린이집 보육료 589억원을 편성하지 않을 방침이다. 김병철 기자 kbchul@seoul.co.kr
  • 인천판 4대강?… 워터프런트 찬반 팽팽

    ‘인천판 4대강 사업’으로 불리는 송도국제도시 워터프런트 사업을 놓고 민·민 갈등이 빚어지고 있다. 5일 인천시에 따르면 송도 지역 수질개선 및 수변공간 조성으로 관광레저산업 활성화를 목적으로 하는 워터프런트 조성 사업이 지방재정 투자심의위원회를 통과함에 따라 시는 내년부터 추진하기로 했다. 워터프런트는 송도국제도시에 2025년까지 3단계에 걸쳐 6862억원의 사업비를 들여 길이 21.5㎞, 너비 60∼400m, 면적 6.04㎢의 수로를 조성하는 것이다. 사업 시행자인 인천경제자유구역청은 송도 6·8공구 호수, 북측 수로, 11공구 호수, 남측 수로를 연결해 ‘ㅁ’자형 수로를 만든 뒤 주변에 마리나리조트를 조성할 계획이다. 인천경제청은 수로 주변의 부지 41만 5200㎡를 팔아 사업비를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경제청 관계자는 “부동산 경기 변화에 따른 위험성 등을 감안해 워터프런트 시설부지 매각금액을 실제 거래가보다 낮은 감정평가액을 기준으로 산정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시민단체들은 워터프런트를 이명박(MB) 정부의 4대강 사업과 매우 유사한 것으로 보고 있다. 김송원 인천경실련 사무처장은 “경기가 좋지 않은 상황에서 막대한 사업비를 들여 토건사업을 벌이겠다는 발상으로 4대강 사업과 다를 바 없다”면서 “사회복지 예산까지 삭감하는 등 세출 구조조정에 나선 인천시의 기조와도 맞지 않는다”고 말했다. ‘평화와 참여로 가는 인천연대’도 “특별한 효과를 기대할 수 없는 부동산 개발 사업을 인천시가 무리하게 밀어붙이고 있다”며 사업 중단을 촉구했다. 송도국제도시 주민들은 “워터프런트는 인천경제자유구역을 세계적인 경제특구로 만드는 데 기여함은 물론 인근 섬 지역과 연계해 엄청난 관광수익을 거둘 수 있는 일석이조의 사업”이라고 주장한다. 특히 인천시가 직접 재정을 투입하는 사업이 아닌데도 시 재정난과 접목시켜 반대하는 것은 사실을 호도하는 것이라고 강조한다. 조형규 송도국제도시주민총연합회장은 “송도 가치의 상승을 위해 꼭 필요한 사업”이라며 “시민단체와 정치권까지 가세해 얼토당토않은 이유를 들어 사업 중단을 요청하는 등 볼썽사나운 모습을 연출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학준 기자 kimhj@seoul.co.kr
  • “2018년 나랏빚 700조” 무서운 경고

    “2018년 나랏빚 700조” 무서운 경고

    2018년에는 나랏빚이 700조원을 넘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채무 비율도 올해 37%에서 2060년에는 170%까지 치솟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증세 없이는 막대한 정부 부채에 시달리는 남유럽이나 일본의 전철을 밟을 수 있다는 경고다. 국회 예산정책처(예정처)는 4일 ‘2014~2018년 국가재정운영계획 분석’ 보고서를 통해 국가채무가 올해 527조원에서 2018년 706조 6000억원으로 179조 6000억원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해마다 7.6%씩 나랏빚이 늘어날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는 정부 추산보다 높다. 정부는 ‘2014년~2018년 국가재정운영계획’에서 국가채무가 한 해 평균 7.0%씩 증가할 것으로 봤다. 정부가 전망한 2018년 국가채무는 691조 6000억원이다. 국회 전망보다 15조원 적다. GDP 대비 국가채무 비율도 정부는 올해 37.0%에서 2017년 36.7%로 정점을 찍은 뒤 2018년부터는 36.3%로 낮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예정처는 2017년 37.8%에서 2018년 37.9%로 계속 오를 것으로 관측했다. 정부 예측과 달리 차기 정부가 시작되는 2018년에도 나라 곳간 사정이 나아지지 않는다는 얘기다. 이런 격차가 발생하는 이유는 성장률 전망치가 다르기 때문이다. 예정처는 내년 경상성장률을 5.6%로 예상한 반면 정부는 6.1%로 전망했다. 이후에도 예정처는 성장잠재력 하락 등으로 정부보다 최대 0.5% 포인트 성장률이 낮을 것으로 봤다. 예정처는 ‘2014~2060년 장기재정전망’ 보고서에서 2060년에는 우리나라의 실질성장률이 0%대로 떨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생산가능인구 감소 등으로 올해 3.6%에서 2060년 0.8%로 하락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저물가가 겹치면서 경상성장률 역시 같은 기간 5.4%에서 1.9%로 추락할 것으로 분석했다. 지금의 조세제도를 유지하면 정부 총수입은 올해 GDP 대비 26.2%에서 2060년 21.3%로 떨어진다. 반면 총지출은 고령화 등에 따라 같은 기간 25.4%에서 32.6%로 급증한다. 벌이(세입)가 시원찮다고 씀씀이(복지지출 등)를 줄일 수 없으니 빚(국채)을 늘릴 수밖에 없다. GDP 대비 국가채무 비율이 2060년에는 168.9%까지 치솟을 것이라는 게 예정처의 추산이다. 예정처는 “GDP 대비 국가채무를 양호한 상태인 65% 수준으로 맞추려면 대대적인 세출 구조조정을 단행하거나 증세 등을 통해 조세부담률을 지금의 19.4%에서 24.1%로 끌어올려야 한다”고 조언했다. 세종 이두걸 기자 douzirl@seoul.co.kr
  • [시론] 전환기의 예산 정책방향/김원식 건국대 경영경제학부 교수·한국재정학회 회장

    [시론] 전환기의 예산 정책방향/김원식 건국대 경영경제학부 교수·한국재정학회 회장

    지난달 국회의 국정감사가 끝나면서 예산 시즌이 왔다. 2015년 정부예산안에 따르면 지출은 2009년 이후 가장 크게 20조원을 늘려 잡았고 경기 부양을 위해 33조원의 재정적자를 편성했다. 복지예산은 지난 대통령 선거에서 공약한 복지제도 등으로 예산의 30%가 넘었다. 세계적 불경기가 우려되면서 정부 예산의 중요성이 어느 때보다 커지고 있다. 이자율 수준은 역대 최저여서 더이상 금융정책의 실효성을 기대할 수 없는 상태다. 게다가 이자율이 더 낮아진다고 기업들이 더 투자를 하는 것도 아니다. 따라서 내년 예산에는 과거와 다르게 정부의 경기 부양 의지가 크게 반영되지 않으면 안 된다. 이제는 경제도 기업과 소비자들의 심리에 의해 작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는 성장잠재력의 지속적 하락으로 저성장이 고착화됨에 따라 내년 성장률이 계속 하향 조정되고 있다. 대규모 재정적자를 편성하는 것이 경기 부양을 위한 것이라고는 하지만 사실은 기초연금 등의 복지비를 조달하는 데 더 초점이 맞추어진 것 같다. 현재의 복지비 증가 추이는 앞으로도 지속될 것이다. 이는 제조업 등의 성장 부문에 중장기 예산을 투입하는 데 한계가 있음을 의미한다. 이제는 소비 진작 등을 통한 소극적 경기부양보다는 적극적인 생산부문의 구조조정과 자발적 기업투자를 목적으로 다양성 원칙에 따라 다양한 정책들을 복합적으로 추구하지 않으면 안 된다. 우선 고령화 시대에 대한 대비로서 고령화 투자를 활성화해야 한다. 우리나라는 선진국에 비해 고령화가 급속히 진행되면서 고령화 인프라가 형성될 기회가 없었다. 고령사회는 노인들이 많은 사회가 아니라 노인들이 일하는 사회다. 즉 이들을 소비 주체가 아닌 생산 주체로 역발상해야 한다. 청년 고용과 고령자 고용은 서로 대체성이 없다. 고령자 고용은 청년들의 고령자 부양 부담을 덜어줄 뿐 아니라 국민생산도 높인다. 둘째, 복지 시스템을 다시 구축해야 한다. 복지비 지출은 매년 10%씩 늘어나는데 지난 금융위기 이후 빈곤율은 감소하지 않고 있다. 이는 양적 확대의 복지지출이 한계에 왔음을 의미한다. 국민들은 이제 질적 복지개혁을 원한다. 더 나은 육아, 더 나은 교육, 더 나은 의료서비스가 제공돼야 한다. 이것은 새로운 성장 동력이 될 수 있다. 1980년대의 복지 패러다임이 아직도 유지되면서 복지누수가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다. 복지체계를 개편해 정부와 민간이 역할을 분담하고 다양한 세제 혜택으로 민간 부문을 지원하면 정부의 재정 부담이 훨씬 덜어질 수 있다. 셋째, 안전과 재난에 대비한 투자가 필요하다. 세월호의 기억은 국민들로 하여금 안전에 대한 인식을 다시 하게 했다. 그동안 쌓아 온 경제적 성과를 온전히 지키는 것도 성장의 기반이 된다. 우리가 활용해 왔던 공공시설들에 대한 노후화가 많이 진행돼 왔다. 공공과 민간의 시설물에 대한 안전점검과 기준의 상향 조정을 통해 안전에 대한 사회적 투자를 늘려야 한다. 넷째, 국가 재정의 균형을 지속적으로 유지하기 위해 복지비를 충당하기 위한 사회보장세를 도입해야 한다. 이는 재정준칙제도나 지출과 수입을 연계하는 페이고(pay-go) 시스템을 도입하는 것을 의미한다. 늘어나는 복지비를 충당하는 데 용도의 구분이 없는 일반 재정을 사용하게 되면 복지 지출과 부담에 대한 연계성이 약화돼 끊임없이 무상복지의 요구가 나타나게 된다. 우리가 당면한 글로벌화와 고령화라는 전환기에서 재정건전성은 국가의 신뢰도와 직결되고 경제 탄력도를 나타내는 가장 중요한 지표다. 우리나라는 곧 1인당 국민소득이 3만 달러에 이르고 인구가 5000만명인 나라가 된다. 이러한 국가는 세계에 7개밖에 없다. 이제는 국격에 맞게 여야가 보다 현명한 국가 경영을 위해 예산 편성에 더 집중해야 한다.
  • 美 6년 돈 잔치… 고용 늘었지만 신흥국 불안

    美 6년 돈 잔치… 고용 늘었지만 신흥국 불안

    돈을 풀어 침체에 빠진 경제를 끌어올리려던 미국의 사상 초유의 실험은 결국 성공했나. 지금까지 드러난 경제지표로만 보면 성공에 가깝다. 그러나 풀린 돈을 거둬들이는 과정에서 수면 아래 숨어 있던 모든 문제가 드러나게 된다. 때문에 아직 성공을 논하기는 이르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가 29일(현지시간) 국채와 주택담보대출증권(MBS) 등 채권을 사들여 시중에 달러를 공급하는 양적완화(QE) 정책을 끝낸다고 밝혔다. 6년간 진행된 돈 풀기로 실업률이 내려갔고 경제성장률이 회복되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물가는 아직 1%대라 사실상의 제로금리(0~0.25%)는 ‘상당기간’ 유지한다고 밝혔다. 미 연준이 풀었던 달러는 미국에만 머물지 않고 신흥국을 돌아다니며 자산가격을 올려놨다. 구조조정 없이 ‘진통제’에 의지해 왔던 일부 신흥국은 후폭풍에 시달릴 전망이다. 연준은 2007년 9월부터 2008년 말까지 7차례 기준금리를 내렸지만 경제 상황은 더 악화됐다. 금리를 더 내릴 수 없던 연준은 채권을 사들여 돈을 푸는 전례 없는 수단을 택했다. 지금까지 연준이 시장에 푼 돈은 세 차례 양적완화와 장기 국채를 사고 단기 국채를 팔았던 오퍼레이션트위스트 등을 더해 4조 5000억 달러(약 4746조원)다. 그 결과 2009년 10월 10.0%까지 치솟았던 실업률은 지난달엔 5.9%까지 내렸다. 4% 포인트 넘게 내렸으니 1조 달러당 1% 포인트씩 내린 셈이다. 경제성장률도 올랐다. 지난 2분기 미국의 경제성장률은 전년 동기 대비 4.6% 상승했다. 시장에 풀린 돈은 브라질과 중국 등 신흥국으로 흘러갔다.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2007년 4000억 달러(잔액 기준)였던 신흥국의 해외 채권은 지난 6월 말 1조 400억 달러로 늘어났다. 국제결제은행(BIS)에 따르면 신흥국 주식시장의 시가총액은 6년의 QE 동안 3분의1가량 늘어 16조 달러가 됐다. 달러 잔치가 끝나면서 달러화는 강세다. 엔·달러 환율은 30일 국제금융시장에서 다시 달러당 109엔을 넘었고 올해 안에 110엔대로 올라설 전망이다. 달러 대비 엔화 가치 하락이 원화 가치 하락보다 가파르다. 전경하 기자 lark3@seoul.co.kr
  • 설움은 씻기고 마음은 데우고

    설움은 씻기고 마음은 데우고

    서울 한복판에 ‘보편적 복지’를 실천하는 대중목욕탕이 생겼다. 노원구는 노인, 장애인 등 취약계층뿐 아니라 주민 누구나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보편적 복지목욕탕을 조성하고 31일 오후 2시 ‘노원복지목욕탕’ 개장식을 갖는다. 구는 5억원을 들여 중계동 목련아파트 상가 지하 영세목욕탕을 리모델링했다. 노후시설을 전면 교체하고 장애인과 노약자들이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출입구를 자동문으로 바꿨다. 중증장애인들이 가족이나 활동보조인과 함께 목욕을 할 수 있도록 특수욕조를 곁들인 가족탕도 꾸몄다. 영구임대아파트 단지에 위치해 경제성이 없고 시설 노후로 지난해 7월 폐업한 목욕탕이다. 하지만 아파트 단지 주민 중 40% 이상이 기초생활수급자였고 48%가 장애인과 노인 가구로 저소득층 밀집지역이라는 게 문제였다. 단지 2619가구 중 71%는 욕조조차 갖추지 못해 겨울이면 추운 집에서 몸을 씻는 불편을 겪고 일부 장애인은 아예 목욕을 할 수 없어 건강에 위협을 받고 있었다. 이에 구는 지난 1월 복지 목욕시설 설치 및 운영 조례를 제정하고 복지목욕탕 건립을 추진했다. 구는 주변 어려운 이웃을 위해 이곳을 복지 목욕탕으로 조성할 것을 SH공사에 제안했고 마침내 받아들여져 무상으로 목욕탕을 사용할 수 있었다. 앞으로 구는 2억원을 들여 내년 3월까지 엘리베이터도 설치한다. 복지목욕탕은 주민 누구나 이용할 수 있으며 운영시간은 오전 10시~오후 7시다. 매주 수요일은 쉰다. 비용은 일반인 5000원, 장애인·노약자 등 할인대상 3000원이다. 중계2, 3동 40통 김옥자(59·여) 통장은 “낡은 집에서 씻기 어려웠거나 몸이 불편한 어르신이 많아 자주 이용할 것 같다”고 반겼다. 김성환 구청장은 “증가하는 독거 어르신과 장애인들이 눈치를 보지 않고 편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목욕탕을 만들게 됐다”며 활짝 웃었다. 이어 “60만 모든 구민이 건강하게 100살까지 살 수 있도록 다양한 복지사업을 추진하겠다”고 끝맺었다.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 [열린세상] 높은 교육열과 좁은 평가의 틀/이정옥 대구가톨릭대 사회학과 교수

    [열린세상] 높은 교육열과 좁은 평가의 틀/이정옥 대구가톨릭대 사회학과 교수

    “그렇게 열심히 듣는 학생들은 처음 봅니다.” 지난 주말 말레이시아 페낭에서 열린 아시아 지식인들의 모임에서 정치학자이자 시민운동의 지도자인 프란시스 로 교수가 들려준 이야기다. 그가 말하는 학생들은 의학과 공학만 공부했던 미얀마의 지도자들이다. 이제는 연방제와 정치과정에 대한 공부에 열중하고 있다. 군사독재 시절에 삭제됐던 사회과학을 복원하는 것이 하루아침에 되는 것은 아니다. 최근 교육부는 ‘창조적 인재’를 키우는 질 높은 대학을 만들기 위한 고등교육 정책 방향을 설정했다. ‘창조적 인재’와 질이라는 키워드는 선진국으로 가기 위한 미래 준비에 걸맞은 단어들이다. 그러나 실제 현실은 누가 구조조정되는가의 상대평가로 해석되고 있다. 대학 전체 차원에서 정원 감축의 수가 정해져 있기 때문에 네가 죽어야 내가 산다는 논리가 스며들게 된다. 창조는 열린 소통과 토론을 통해 가능하다. 내 아이디어를 네가 가져가지 않을까 염려하는 경쟁 상태에서는 제대로 된 창조가 만들어질 수 없다. 대학 간의 경쟁, 학과 간의 경쟁이 치열해지면 소통의 벽은 더 높아지게 마련이다. 현대사회는 새로운 창조를 강조하면서 다른 한편에서는 ‘지적 재산권’을 보호하는 이중의 틀로 짜여 있다. 산업체는 지적 재산권의 논리를 수용해야 하지만 대학은 적어도 새로운 창조의 산실이 돼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격의 없고 자유로운 협력과 소통, 융합이 가능해야 한다. 이 이중 구조를 이해하지 못하면 창조적 인재가 산학협력의 인턴으로 이해되기도 하고 특성화가 구조조정으로 이해되는 혼선을 빚게 된다. 치열한 경쟁이 필요한 부분과 협동이 필요한 부분이 적절하게 분업화되지 않으면 꿩도 매도 다 놓칠 수 있다. 교육부가 대학을 지원하는 취지는 옳다. 그러나 지원은 하되 간섭은 하지 않아야 정말 창조적 지식이 만들어질 수 있다. 높은 신뢰문화가 바탕에 깔려야 한다. 현재는 지원이 감시와 평가, 개입으로 해석되고 있다. 대학들이 교육부의 점수와 평가에 목을 매는 형국이다. 사회정책은 목표와 수단이 괴리될 수도 있고 실제 정책을 집행하게 되면 의도하지 않은 결과가 얼마든지 나올 수 있다고 사회학자 머튼이 말한 바 있다. 한국에서의 교육은 과거시험 합격을 통한 입신양명이라는 개인의 지위 획득이라는 측면과 식민지 시대의 ‘애국계몽 운동’에서 나타난 것처럼 공공의 가치를 만들어 내는 집단 지성의 산실로서의 이중의 의미가 있다. 가는 곳마다 신문을 만들고 학교를 세워 민족정신을 잃지 않는 눈빛 초롱초롱한 지도자를 키워낼 수 있었다. 지난 100여 년의 근대정신의 산실이었던 학교가 이제는 개인의 직업교육소와 자격증 발급소가 되고 있다. 취업률을 대학의 평가 지표로 삼았던 정책의 산물이다. 청년실업의 문제를 적극적으로 해결하고 싶다는 의도가 근대 100년의 교육정신의 틀을 무너뜨리는 의도하지 않은 결과를 초래한 것이다. 최근 식민통치가 근대화에 도움을 주었는지의 여부가 새삼 논쟁의 대상이 되고 있다. 철도나 다리를 만들었다든지, 생산량이 늘었다는 계량적 지표만 보게 되면 식민지 근대화론의 함정에 빠지게 된다. 식민지의 식민성은 눈에 보이지 않는 차별 구조를 통해 실현되기 때문이다. ‘이등시민’의 굴레를 씌우고 그들끼리 경쟁시키는 분할 통치 전략을 쓰기 때문에 협동보다는 나 하나만 잘살고 보자는 ‘ 이기주의’가 배양된다. 차별의 방식은 교묘하다. 일본에서 상대적으로 차별받는 집단이 ‘부락민’이다. 식민지 시절 우리 마을이 ‘부락’으로 변신했어도 그 의미를 정확하게 몰랐다. 그런 의미에서 최근 상대평가 대신 절대평가를 도입한 정책은 작지만 큰 의미를 주는 개선책이다. 식민지 교육의 특성은 지도자가 될 수 있는 사회과학 인문학보다는 실업 교육과 실무 교육을 강조한다. 실무 교육중심으로 교육을 받게 되면 전체를 볼 수 있는 눈이 없어지고 새로운 변화에 적응력이 떨어지면서 자연스럽게 구조조정의 대상이 된다. 이렇게 변화가 빠른 시대에 절실한 교육은 종합의 능력, 생각하는 능력, 새로운 것을 학습하는 능력이다. 지금이라도 창조적 인재를 키우기 위한 신뢰를 바탕으로 한 질 높은 대학 정책의 수단이 제대로 만들어져야 한다.
  • [재계 인맥 대해부 (1부) 신흥기업 넥센] 시대 읽는 통찰력·과감한 M&A… 글로벌 타이어업체 급성장

    [재계 인맥 대해부 (1부) 신흥기업 넥센] 시대 읽는 통찰력·과감한 M&A… 글로벌 타이어업체 급성장

    “내 목표는 내 힘이 닿는 데까지 1000년 타이어회사의 기초를 만들어주는 것이다.” 강병중 넥센타이어 회장은 ‘타이어 강’이란 별명답게 타이어의 모든 것에 47년의 인생을 바쳤다. 2000년 넥센타이어로 문패를 바꾼 이후에는 전 세계 130여국 250여개의 딜러와 거래하는 글로벌 기업으로 급성장했다. 어려운 가정 형편을 딛고 자수성가하기까지 강 회장의 삶은 도전에 도전의 연속이었다. 강 회장은 1939년 7월 25일 경남 진주 이반성면 길성리에서 태어났다. 그의 부친은 당시 500석 지기를 하는 인근 최고 부자였다. 그러나 광복 후 농지개혁으로 많은 전답들을 소작인들에게 나눠주면서 가세가 급격히 기울었다. 강 회장은 생후 3년 1개월 만에 어머니를 여의고 중학교 2학년 때 아버지마저 세상을 뜨면서 어려운 학창시절을 보냈다. 마산고를 졸업한 뒤에도 형편상 바로 대학에 진학하지 못하고 군에 입대했다. 법조인의 꿈을 안고 동아대 법학과에 입학했지만 아르바이트하며 남들보다 늦은 6년 만에 대학을 졸업했다. 힘든 학창시절 경험한 운수회사 아르바이트는 기회로 다가왔다. 1966년 대학을 졸업하자마자 김양자(72)씨와 결혼한 강 회장은 당장 일을 해야 했다. 경제개발이 시작되던 당시 건설공사에 필요한 화물차 수요가 크게 늘 것이라고 판단한 강 회장은 일본에서 성공한 처가 친척들과 상의해 국내에 없던 일본 중고 화물차를 수입 판매했다. 성공이었다. 강 회장은 1967년 스물여덟 살의 나이에 우리나라 처음으로 기업 규모를 갖춘 화물운수회사인 옥정산업을 창업, 본격적인 사업의 길로 들어섰다. 바퀴가 세 개 달린 ‘용달차’는 강 회장의 작품이다. 강 회장은 당시 운송수단이던 ‘말구루마’(우마차)에서 나오는 배설물로 골치를 앓고 있던 박영수 부산시장을 찾아가 일본에서 본 삼륜차에 대한 허가를 받아내 대박을 터뜨렸다. 강 회장은 “시대의 흐름과 특징을 잘 잡아서 아이디어를 남들보다 먼저 실행에 옮긴 게 적중했다”고 말했다. 운수업을 꾸려가던 강 회장은 당시 품질이 조악해 펑크가 자주 났던 타이어를 보고 직접 만들어 보겠다고 다짐한다. 1973년 강 회장은 화물차를 모두 팔아 운수업을 정리하고 재생 타이어를 생산하는 흥아타이어 공업주식회사(현 넥센)를 세웠다. 이후 일본업체와 기술 제휴를 통해 미국 회사 튜브값의 30%에 불과한 질 좋은 타이어튜브를 만들어내 미국 진출 첫해 2000만 달러어치를 팔아치웠다. 강 회장의 성공에는 시대를 읽는 통찰력과 추진력 속에 과감하게 진행한 인수·합병(M&A)을 빼놓을 수 없다. 자동차용 타이어를 만드는 우성타이어를 인수한 것이 결정적이었다. 신생 타이어 제조공장을 갈망했던 강 회장은 외환위기(IMF) 당시 많은 부채와 낮은 생산성 문제로 M&A 매물로 나왔던 우성타이어에 주목했다. 그는 공장을 직접 둘러보며 잠재성과 직원들의 의지를 확인했다. 주위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1999년 3월 강 회장은 인수를 전격 단행한다. 구조조정 과정에서 오히려 인력을 늘리고 효율을 높였다. 그 결과 인수 당시 6837%였던 부채비율은 현재 100%대 우량 채무 기업으로 변신했다. 강 회장은 남들이 타이어의 부속품으로밖에 여기지 않는 튜브만을 특화해 세계시장 점유율 40%를 자랑하는 튜브제조회사로 키워내기도 했다. 국내 최초로 개발한 산업용(지게차용) 타이어인 솔리드 타이어와 미국 특허를 획득한 골프공 ‘빅야드’ 역시 선진기술을 배우는 데 대담했던 강 회장 노력의 결과다. 시련도 있었다. 강 회장은 1994년 부산상공회의소 회장을 하면서 지역금융사를 육성하겠다는 일념으로 경남생명보험, 동남은행, 상업은행리스 등을 공들여 만들었지만 1997년 외환위기가 터지면서 상당한 금융사 지분이 휴지조각이 된 아찔한 순간을 겪었다. 강 회장은 타이어 관련 제품 일체를 생산하는 꿈을 이뤘다. 하지만 한 단계 도약하기 위해 2010년 넥센 히어로즈 메인 스폰서 후원 등 스포츠 마케팅에 적극 나섰다. 2012년에는 기업들이 값싼 인건비를 좇아 해외로 거처를 옮길 때 경남 창녕에 최첨단 설비를 갖춘 타이어 생산·연구 공장을 지었다. 강 회장은 미국, 독일 등 세계 주요 지역에 18개 해외 법인을 두고 크라이슬러 등 글로벌 완성차 업체로의 타이어 수출량도 늘리고 있다. 넥센타이어의 매출 구조는 해외에서 75%를 차지한다. 세계 타이어업체 톱10을 꿈꾸는 강 회장의 타이어에 대한 열정은 한국타이어와 금호타이어가 양분하던 내수 시장 점유율도 크게 흔들어 놓았다. 우성타이어를 인수할 당시 8%였던 넥센타이어의 시장 점유율은 한때 25%까지 올라가 업계 2위 자리를 넘보고 있다. 매출도 1999년 1800억원에서 지난해 1조 7282억원으로 10배가량 커졌다. 지난해 업계 1위 한국타이어의 매출은 7조 692억원, 금호타이어는 3조 6985억원이었다. “직원들이 있기에 회사가 존재한다는 믿음, 그 믿음에 직원들의 열정과 창의가 더해지면 1000년 기업도 가능할 것이다.” 인재 육성을 최우선시하는 강 회장이 그의 아들이자 후계자인 강호찬 넥센타이어 사장에게 늘 해주는 말이다.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경제 블로그] 박진회 씨티銀 신임행장 출근 저지당한 까닭은

    박진회 한국씨티은행 신임 행장이 출근 첫날인 28일 아침부터 봉변을 당했습니다. 노조가 지난 27일 박 행장 선임 직후 서울 중구 다동 한국씨티 본점 로비에 천막을 치고 출근 저지 투쟁에 들어갔기 때문입니다. 출근길이 가로막힌 박 행장은 김영준 노조위원장과 50분간 독대를 한 뒤 사무실에 들어설 수 있었습니다. 이 자리에서 김 위원장은 ▲하영구 전 행장이 약속했던 고용안정 보장 ▲경영진 구조조정 ▲불필요한 업무 프로세스 개선 등의 요구 사항을 전달했습니다. 하 전 행장이 KB금융 회장 도전을 위해 이달 초 사의를 표명한 직후부터 박 행장은 차기 행장으로 사실상 확정된 상태였습니다. ‘14년 행장’이었던 하 전 행장이 물러나고 박 신임 행장을 맞았지만 노조와 직원들의 반발은 거셉니다. 노조 측은 “그 밥(하 전 행장)에 그 나물(박 행장)”이라고 말합니다. 하 전 행장이 2001년 4월 한미은행장에 취임하고 그해 7월 박 행장은 삼성증권에서 한미은행으로 옮겨와 다음해인 2002년 재무담당 부행장으로 승진, 줄곧 하 행장 곁에서 ‘2인자 자리’를 지켜왔습니다. 공교롭게도 두 사람의 이력도 비슷합니다. 전남 광양 출신인 하 전 행장과 전남 강진 출신인 박 행장은 경기고와 서울대 무역학과 선후배 사이입니다. 내부에서는 이런 박 행장에 대해 하 전 행장의 ‘예스맨’이라며 날 선 시선을 보내기도 합니다. 한국씨티가 실적 악화로 최근 2년간 850여명의 직원들을 구조조정하고 83개 점포를 폐쇄한 것과 관련, 2인자였던 박 행장도 책임 소재에서 자유롭지는 않습니다. 박 행장은 2007년부터 최근까지 기업금융그룹장을 역임했지만 성적표도 신통치는 않습니다. 2008년 세계 금융위를 전후해서는 환헤지파생금융상품이었던 키코(KIKO)와 관련해 거래 기업들이 도산하고 송사에 휘말리기도 했습니다. 알짜 중견기업들을 줄줄이 국내 시중은행에 뺏기는 아픔도 있었습니다. 은행 내에서 여러 우려와 기대가 교차하지만 한국씨티의 잃어버린 자존심 회복은 조직원 모두의 공통된 희망사항입니다. 전임 행장의 그늘을 떨쳐버리고 얼마나 차별화에 성공할 수 있을지는 오롯이 박 행장의 몫입니다. 이유미 기자 yium@seoul.co.kr
  • “교원 명퇴수당 확보 위해 지방채 발행 허락해 달라”

    서울시교육청은 교원들의 명예퇴직 수당 재원을 확보하기 위해 지방채를 발행할 수 있게 해 달라고 27일 교육부와 안전행정부, 기획재정부에 건의했다. 지방재정법이 규정하는 지방채 발행 요건에 ‘교육공무원의 명예퇴직 수당’을 포함하도록 지방재정법을 개정해 달라는 것이다. 현행 지방재정법에는 학교의 신·증설, 교육 환경 개선 등 공유재산 조성과 재해 예방·복구, 지방채 차환 등에만 지방채를 발행할 수 있게 돼 있다. 시교육청은 연금제도가 손질돼 교원들의 명예퇴직 수요가 증가했다고 밝혔다. 올해 교원 3644명이 명퇴를 신청했지만 15% 수준인 554명만 수용할 수 있어 교원들의 사기 저하는 물론 불만이 급증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내년 서울교육재정은 교부금 감소와 인건비 및 복지 비용 등이 증가해 재정 결손이 심각한 상황”이라며 “예산 절감, 세출 구조조정 등의 자구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누리과정 보육료 등 복지예산 재원 확보도 어려운 실정”이라고 강조했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국감 스타] 유기홍 새정치연 의원(교문위) “내년 정원감축 96%가 지방대”

    [국감 스타] 유기홍 새정치연 의원(교문위) “내년 정원감축 96%가 지방대”

    27일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의 교육부 국정감사에서 유기홍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서울대가 속한 서울 관악갑 지역구 의원이면서도 대학 정원 감축이 지방대에 편중돼 있다는 점을 ‘용기 있게’ 지적해 눈길을 끌었다. 유 의원은 “교육부가 대학평가와 정원 감축 계획을 연동시킨 결과 내년 대학별 정원 감축 계획의 96%가 지방대에서 이뤄진다”면서 “대학 입장에서 보면 생사가 걸린 문제인데 교육부가 독단적·폐쇄적으로 평가하는 부분을 누군가는 지적해야 되지 않겠느냐”고 물었다. 그는 또 “2008년부터 지난 8월까지 7년 동안 161개 전국 4년제 대학에서 254건의 학과 통폐합이 있었다”면서 “인문계열 학과가 무더기로 폐과됐고, 학문적 연계성이 거의 없는 황당한 통폐합이 있었다”며 ‘원칙 없는 대학 구조조정’을 추궁했다. 유 의원은 전남의 한 대학이 연관성이 약한 ‘토목환경공학과’와 ‘사회복지학과’를 ‘환경토목복지 전공’으로 합치거나, 2010년에 신설한 과를 3년 만에 졸속으로 폐지한 사례를 들었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경제 블로그] 이순우 행장 “확인 또 확인”의 진가

    [경제 블로그] 이순우 행장 “확인 또 확인”의 진가

    요즘 이순우 우리금융 회장 겸 우리은행장이 속으로 웃고 있습니다. 모뉴엘 때문입니다. 로봇청소기로 선풍을 일으킨 모뉴엘이 ‘어느 날 갑자기’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를 신청하면서 은행권은 초비상 상황입니다. 금융감독원이 파악한 집계에 따르면 은행권에서 모뉴엘에 물린 돈만 7000억원에 육박합니다. 기업 거래가 많은 우리은행은 부실기업이 나올 때마다 감초처럼 꼈습니다. 물린 액수도 가장 많곤 했지요. 그런데 모뉴엘과 관련해서는 단 한 건도 없습니다. 이 행장은 처음에 보고를 받고는 긴가민가했다고 합니다. “문책이 두려워 축소 보고하는 것 아니냐”며 “다시 한 번 샅샅이 뒤져 보라”고 했지요. 하지만 다시 가져온 보고서에도 대출액이 0원으로 돼 있었습니다. 2년 전까지만 해도 모뉴엘의 주거래은행은 다름 아닌 우리은행이었습니다. 그런데 아무리 유망기업이라고 해도 해마다 50%씩 성장한다는 재무제표가 의심스러웠던 담당자는 대출을 회수하기 시작했습니다. 매출채권을 담보로 은행에서 빌린 돈이 너무 많은 것도 미심쩍었다고 합니다. 결국 우리은행은 지난해 여름 모뉴엘과의 거래를 완전히 청산했습니다. 덕분에 우리은행은 KT ENS에 이어 모뉴엘 충격도 피할 수 있었습니다. 어떤 직원들은 이 행장의 스타일이 진가를 발휘한 것이라고도 말합니다. 기업 구조조정 전문가로 자금 흐름에 밝은 이 행장은 “확인 또 확인”을 입에 달고 다닙니다. 행장의 잔소리에 은행원들도 ‘합리적인 의심’이 몸에 뱄다는 것이지요. 일각에서는 주거래은행이었던 우리은행이 미심쩍은 기업 정보를 먼저 확인하고 발을 뺀 것 아니냐고 의심하기도 하지만 우리은행은 “모든 은행에 공개된 지표였다”며 펄쩍 뜁니다. 금감원은 27일부터 모뉴엘 대출이 많은 기업, 산업, 수출입, 외환 등 10개 은행에 검사팀을 보내 실태조사를 벌일 예정입니다. 이런 분위기인지라 이 행장은 대놓고 웃지 못합니다. 이 행장은 “은행 이름이 헷갈린다며 다른 은행들이 우리를 ‘워리’로 부르고 있지만 요즘에는 ‘의리’로 부르는 고객이 훨씬 많다”며 내심 싱글벙글입니다. 안미현 기자 hyu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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