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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등학교, 3년 뒤엔 ‘신입생 가뭄’ 겪나

    고등학교, 3년 뒤엔 ‘신입생 가뭄’ 겪나

    올해 중학생 수가 지난해보다 12만여명 줄어들 것으로 예측됐다. 이에 따라 이들이 고교에 진학하는 2018학년도에는 일부 고교에서 학생 가뭄을 겪을 전망이다. 27일 교육부에 따르면 올해 전체 중학교 학생 수는 159만명 수준으로 지난해 171만여명에 비해 12만명 정도 줄어든다. 이는 올해 입학생 수가 지난해보다 6만여명이 적은 46만 5000여명인 데다 지난해 중3 학생 59만여명이 다음달 졸업하기 때문이다. 올해 급감한 중학교 신입생들이 고교에 진학하는 3년 뒤에는 일부 고교에서 학생 부족 현상이 두드러질 것으로 보인다. 오종운 종로학원하늘교육 평가이사는 “학교급 전체에 영향이 가겠지만, 그 중 학급당 인원수가 적은 일반고를 중심으로 정원 미달 현상이 가속화될 것”이라며 “대도시보다 지방 고교에서 타격이 더 클 것”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학교들의 구조조정은 이에 더디게 진행되고 있다. 교육부는 ‘적정규모 학교’ 사업을 통해 학교들의 통폐합을 유도하고 있다. 통폐합 등으로 초등학교를 1개교 줄이면 60억원, 중·고교는 100억원을 특별교부금으로 시·도 교육청에 지원한다. 이같은 지원책에도 불구하고 학교 통폐합은 지자체와 학교의 반대 등에 부딪혀 실제로 큰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다. 전국 1만 1000여개의 초·중·고교 가운데 지난 5년 동안 학교 통폐합으로 없어진 학교는 250개교에 불과하다. 반면 인구 이동에 따라 수도권 등의 신도시에 2018학년도까지 모두 360개교가 새로 들어설 예정이어서 통폐합 효과가 미미하다는 지적이 높다. 교육부 관계자는 “학교 통폐합을 할 때에는 교육청에 막대한 인센티브를 주고 있지만, 지방 자치단체와 학교들의 반발이 워낙 심해 통폐합이 잘 안 되고 있다”면서 “2018학년도 이후에는 학생 수가 급감하는 만큼, 좀 더 본격적인 감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개를 훔치는 방법’ 제작사 대표, 대통령에 ‘대기업 수직계열화’ 폐해 호소

    ‘개를 훔치는 방법’ 제작사 대표, 대통령에 ‘대기업 수직계열화’ 폐해 호소

    “한국 영화 산업의 대기업 수직계열화에 따른 몰아주기 행태를 근절하기 위해 법으로 동일 계열 기업 간에 배급과 상영을 엄격히 분리시키고, 상영에 대한 원칙과 기준을 합리적으로 세워서 한국영화의 무궁한 발전을 위한 기반을 만들어 주십시오.” 영화 ‘개를 훔치는 완벽한 방법’을 제작한 삼거리픽쳐스 엄용훈 대표는 27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박근혜 대통령님께 올리는 글’이라는 제목의 글을 쓰고 이같이 호소했다. 엄 대표는 최근 ‘개훔방’의 흥행 실패에 대한 책임을 지고 자신이 맡고 있던 배급사 리틀빅픽쳐스 대표직과 영화계 각종 직책 등에서 물러나겠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개훔방’은 미국의 여류작가 바바라 오코너가 쓴 동명의 베스트셀러 소설을 원작으로 한 영화로, 영화를 본 관객의 호평이 이어지며 SNS 등을 통해 꾸준히 상영관 확대 요청이 잇따르고 있다. 26일 기준으로 스크린수는 30개다. 엄 대표는 “2주 전부터 예매가 가능하게 한 (대기업의) 자사 계열 배급 영화와 달리 중소배급사 영화는 개봉일에 임박해 예매가 가능하게 하는 등 처음부터 공정한 룰이 적용되지 않았다”면서 “상영관을 조조·심야 시간대 중심으로 배정해 좌석점유율이 현저히 떨어질 수밖에 없는데도 예매율과 좌석점유율만 거론해 개봉관을 줄이는 기가 막히는 상황이 발생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애초 관객의 영화 선택권을 보장하고 다양한 영화를 공급하겠다는 취지로 구축된 ‘멀티플렉스’라는 시스템이 수직계열화된 대기업 배급사의 ‘와이드 릴리즈 방식’과 함께 오히려 힘없는 영화와 중소 영화사를 사지로 모는 상황으로 악용이 되고 있다”고 꼬집었다. 엄 대표는 “현재의 영화 산업은 초반에 상영관을 얼마나 확보했는가가 영화의 흥행을 좌우하는 중요한 요소인 것은 분명하다”면서 ‘명량’과 ‘국제시장’,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 등 최근 흥행작이 각각 CJ 계열인 CJ E&M과 CJ CGV 작품인 점을 예로 들었다. 엄 대표는 최근 공정거래위원회가 CJ CGV와 롯데시네마에 과징금을 부과했음에도 “상영관의 독과점 행태는 전혀 나아지고 있지 않은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번 ‘개훔방’ 사태는 한국영화 산업의 고질적인 문제인 대기업 수직계열화의 문제를 여실히 드러내고 있으며, 이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면 한국 영화계는 지독한 쏠림 현상이 더욱 심화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엄 대표는 “적어도 공정한 게임의 룰을 적용하고 약자에 대해서는 최소한의 이해와 배려가 있다면 영화 산업은 더욱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배급과 상영의 분리 방안 등을 마련해 줄 것을 촉구했다. 다음은 엄용훈 대표의 글 전문. 박근혜 대통령님. 안녕하십니까? 불철주야로 바쁘신 와중에 심려를 끼쳐드리게 된다는 죄송스러움을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잘 알기에, 수없이 썼다 지웠다를 반복하고, 망설이고 또 망설임을 반복하다가 간절하고 절박한 마음으로 이 서신을 올리오니 잠시 시간을 내시어 읽어봐 주시기를 바랍니다. 저는 영화 ‘개를 훔치는 완벽한 방법’을 제작/ 배급한 삼거리픽쳐스 대표 엄용훈입니다. 2008년 8월에 ‘삼거리픽쳐스’라는 영화 제작사를 설립한 이래, 초저예산 장편 영화 5편의 제작 경험을 바탕으로 2011년 영화 ‘도가니‘, 2012년 ’러브픽션’을 제작하였고, 금번 영화 ‘개를 훔치는 완벽한 방법’이라는 영화를 제작 개봉하게 되었습니다. 영화 ‘개를 훔치는 완벽한 방법’은 그간 세계 여러 나라에서 소설로 출판되어 스테디셀러 작품으로 검증 받은 미국 작가 ‘바바라 오코너’라는 저명한 원작의 영화화 판권을 구매하여, 국내에서 최초로 미국 소설 원작을 영화화한다는 자부심과 책임감으로 성공적인 결과를 만들어 내자고 김성호 감독과 함께 4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의기투합 하면서 개봉까지 달려왔습니다. 이 영화는, 어느 날 사업실패로 아빠는 어디론가 사라져 버리고, 하루 아침에 살 집도 없어져 버리자 유일하게 남은 낡은 미니 봉고차에서 엄마랑 주인공 지소와 지석이가 지낸 지 한 달이 지난 시점부터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차에서 생활하기를 딱 일주일만 있다가 이사 갈 거라는 엄마 말은 더 이상 믿을 수 없었고, 지소가 우연히 발견한 전단지에서 잃어버린 개를 찾아주면 사례금으로 500만원을 준다는 것을 보고, 어린 지소는 집을 구하기 위해 ‘개를 훔친다→전단지를 발견한다→개를 데려다 준다→돈을 받는다→행복하게 끝!’이라는 ‘개를 훔치는 완벽한 방법’을 계획합니다. 그렇게 시작한 어린 아이의 행동은 결국 자신이 개를 훔치는 것이 누군가에게 또 다른 상처를 주는 나쁜 행동임을 깨닫게 되고, 그 과정 속에서 많은 어른들도 가족에 대한 소중함과 집에 대한 진정한 가치를 알게 된다는 휴먼코미디이자 성장드라마입니다. 저는 영화제작자로서의 삶을 살면서 실제로 가족들을 단칸 월세 방에서 3년여 시간 동안 지울 수 없는 고통과 상처를 입혔던 아빠로서, 전 세계적으로 겪고 있는 경기 불황으로 애쓰는 세상의 모든 아빠의 마음을 생각하며, 이 영화를 통해 가족들이 이해와 공감 그리고 서로가 치유의 시간을 갖기를 희망하면서 정성껏 준비해서 만든 작품입니다. 그런 마음이 담겨 있음을 아는지 이 영화는 대한민국의 걸출한 배우 김혜자씨를 비롯해 최민수 강혜정 이천희 등 출연한 모든 배우·스태프들이나 영화를 보신 수많은 관객들이 ‘크리스마스 선물’ 같은 영화라고 말 합니다. 박근혜 대통령님, 이 영화 “개를 훔치는 완벽한 방법”은 지난해 12월 31일 언론 및 시사회 관객의 높은 호평과 큰 응원을 받으면서 많은 기대를 안고 개봉을 하였지만, 개봉 첫 주에도 불구하고 정상적인 수준에 크게 못 미치는 개봉관만을 확보하여 출발하였고, 그 다음 주부터는 조조 시간대와 심야 시간대가 주를 이루는 상영시간으로 배정 받음으로서, 아이들이 주인공이고 아이들과 함께 볼 가족영화가 상영관을 찾아서 지역의 경계를 넘어 다녀야 하는(볼 수 있는) 매우 안타까운 상항을 맞게 되었습니다. 이런 상황이 되자 결국 언론의 평가와 관객들의 개봉관 확대의 요구가 들불처럼 일어나는 상황에서도 개봉 2주차가 지난 지금은 전국에 10여개 극장에서만 영화를 볼 수 있으며, 그나마 대기업 극장 체인점은 거의 사라져버린 상황입니다. 이 상황에 대해 극장 측에서는 “예매율과 좌석점유율이 낮아서 관을 축소할 수밖에 없다“ 라고 말합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처음부터 공정한 룰이 적용되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자사 계열 배급 영화에 대해서는 영화 예매 오픈시기를 대부분 2주 전에 열어주었지만, 중소배급사 영화의 경우에는 개봉일 1주일도 이내로 임박해서야 열어주었으며, 그 예매 오픈 극장의 수도 지극히 작은 수에 불과했기 때문에, 예매율은 현저히 떨어질 수밖에 없었으며, 이후 상영관이 조조 및 심야 시간대 중심으로 배정을 함으로서 좌석점유율이 현저히 떨어질 수밖에 없는 당연한 결과 임에도 예매율과 좌석점유율만을 거론하고 개봉관을 줄이는 기가 막히는 상황이 발생하는 것입니다. 또한 극장은 “관객의 수요가 많으면 스크린은 확대될 것”이라고 말합니다. 즉 수요가 공급을 창출한다는 경제의 기본 원리를 말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현재의 영화산업은 대기업의 수직계열화 되어 버린 상영관 구조에서, 수요가 공급을 창출하는 것이 아니라 “공급의 양이 수요를 결정”하는 기현상이 벌어지고 있는 것입니다. 애초에 관객의 영화 선택권을 보장하고 다양한 영화를 공급하겠다는 취지로 구축된 ‘멀티플렉스’라는 시스템이, 수직계열화된 대기업 배급사의 ‘와이드 릴리즈 방식’과 함께 오히려 영화의 만듦새와 상관없이 힘 없는 영화와 중소 영화사를 사지로 모는 상황으로 악용이 되고 있는 것입니다. 좋은 시간대가 많이 확보된 영화, 상영관이 많이 확보된 영화가 더 많이 팔리게 되어 있는.. 즉, ‘수요가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공급이 관객에게 어떤 영화를 보여줄지 선택하는’ 구조라는 것입니다. 물론 당연히 영화 자체의 만듦새가 객관적인 기준으로 별로인데 상영관을 많이 확보한다고 해서 잘될 리는 없을 것입니다. 하지만 현재의 영화 산업은 초반에 상영관을 얼마나 확보했는가가 영화의 흥행을 좌우하는 중요한 요소인 것은 분명합니다. 대부분의 관객들은 예매사이트나 영화관에 가서 예매율이 높거나 상영 횟수가 많은 영화를 보면 “이 영화가 상영관이 많은 걸로 봐서 요즘 잘 나가는가보다. 다들 저걸 보나보네. 그럼 나도 볼까?”라고 생각하게 됩니다. 이러다 보니 사실 천만이 들었던 영화들 대부분이 대기업 배급사의 것입니다. 예를 들면, ‘최근 천만이 넘은 영화 ‘국제시장’의 투자배급사가 CJ E&M. 그리고 독립영화 신화를 쓴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 역시 CJ CGV. ‘명량’도 CJ E&M이 배급한 영화라는 것이 그것을 증명하고 있습니다’라는 어느 언론의 리포터가 설명했던 것과 같습니다. 영화를 만든 사람으로서 자신의 영화에 대한 자부심은 누구나 갖고 있을 것입니다. 다만 저는 관객의 준엄한 평가에 대해서조차 인정하지 못할 정도로 아둔하고 이기적인 생각을 갖고 있지는 않습니다. 다만 이번 ‘개를 훔치는 완벽한 방법’의 개봉에 관해서는 거의 모든 언론 매체나 SNS를 통해 볼 수 있듯이 대기업 상영관의 자사영화 밀어주기 횡포로 인한 부당함을 지적하면서 상영관 확대를 주장하고 있으며, 온라인 청원과 개인들이 자비를 들여서 대관 상영을 하는 릴레이가 펼쳐지고 있듯이 영화산업의 심각한 문제로 부각되고 있는 바, 대통령님께 간곡히 호소 드리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이 영화는 한국 영화산업의 불합리한 환경을 개선하여 건강하고 공정한 경쟁관계를 조성해 보자는 공공적 목적으로 몇몇 제작자들이 모여 2013년 6월에 설립하여 ‘소녀괴담’, ‘카트’를 개봉한 대안 배급사 리틀빅픽처스에서 배급을 했습니다. 그리고 저는 이 배급사의 대표직을 맡아 무보수로 업무를 수행하고 있었으나, 이번 일을 겪으면서 한없는 무기력감과 함께 일한 스태프·배우 그리고 무엇보다도 용기 있는 투자를 해주신 투자자에게 엄중한 책임을 통감하고 사퇴를 하기에 이르렀습니다.. 박근혜 대통령님, 영화산업은 한류 열풍을 견인한 대한민국의 대표적인 문화 상품입니다. 그리고 아무 것도 없는 백지로 시작해서 수백억의 매출을 창출해 낼 수 있는 산업으로서, 박근혜 대통령님의 ‘창조경제’ 정책의 취지가 가장 많이 담겨 있는 산업이라고 자부합니다. 그렇기에 저처럼 상업계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대학을 졸업하지 못한 사람도 영화 제작자로서의 길을 걷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영화는 이렇게 엄격한 교육과 기술의 연마를 통해 자격증을 획득하여야만 가능한 것이 아니라, 누구라도 창작의 욕구와 의지를 가진다면 종사할 수 있는 분야입니다. 다만 긴 시간 동안 인내해야 하고, 경제적 어려움 속에서 작업을 해야 하는 특성이 있기 때문에 수년 간의 꿈과 희망이 불과 며칠 만에 사라지는 그 상실감과 무기력함은 쉽게 예측하기 어려울 정도로 큰 것입니다. 박근혜 대통령님께서는 지난해 3월 규제 개혁 점검회의를 개최하셨습니다. 당시 그 자리에 참석한 모 영화감독이 국내 영화시장은 투자부터 제작·배급·상영까지 한 기업에서 이뤄지는 수직계열화로 CJ, 롯데, 메가박스 등 대기업이 전체 시장 대부분을 독식하는 독과점 현상의 문제점이 있다는 것과 이 구조 속에서는 영세한 제작사만 공정한 소득분배에서 제외되는 소득 불균형 문제 등을 지적한 바 있습니다. 이에 대통령님께서도 “양극화에 시달리는 영화 업체들에게는 (수직계열화 문제가)규제 이상의 엄청난 규제나 마찬가지”라며 “이런 조치들에 대한 실천이 담보되어야 한다”는 공감과 강력한 의지를 관계부처에 주문하신 바 있으셨으며, 이에 노대래 공정거래위원장은 한국의 영화산업의 수직계열화 문제에 대해 “대기업이 중소 독립 제작사의 시장참여를 박탈하는 행위를 철저히 차단하겠다”고 밝히게 되었습니다. 이후 공정거래위원회의 조사에 의해 지난 12월 CJ CGV와 롯데시네마의 자사계열 배급사 차별행위에 대해 시정명령과 과징금 총 55억원을 부과하고 검찰에 고발조치를 했습니다. 당시 저를 비롯한 수많은 영화인 동료들과 이 산업을 이해하는 많은 분들은 이러한 조치에 대하여 대통령님께 큰 감사와 희망을 기대할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지금 그 조치에도 불구하고 상영관의 독과점 행태는 전혀 나아지고 있지 않은 상황입니다. 이번, 영화 ‘개를 훔치는 완벽한 방법’의 사태는 한국영화 산업의 고질적인 문제인 대기업의 수직계열화의 문제를 여실히 드러내놓고 있으며, 이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면 한국영화계는 지독한 쏠림현상과 대기업 배급사에 줄서기를 해야 영화인으로 살아남을 수 있다고 보는 현상은 더욱 심화될 것이며, 대한민국의 모든 산업을 중 가장 심각한 양극화 상황으로 전개될 것은 불 보듯 뻔한 일이라고 사료됩니다. 대통령님, 한국영화산업의 역사는 늘 독과점과의 싸움의 역사였습니다. 과거에는 할리우드 영화의 독과점과의 싸움이었고, 그 다음엔 대기업 중심의 자본 독과점과의 싸움이었고, 이후엔 그것으로 인해 파생된 스크린 독과점과의 싸움을 벌이고 있습니다. 즉 지금의 이러한 독과점은 결국 ‘수직계열화’라는 어마어마한 괴물이 만들어내고 있는 것입니다. 대표적인 영화 수출국인 미국도 수직계열화 문제로 골치를 앓았을 때가 있었습니다. 그러다가 파라마운트 법(1948년 미국 대법원은 메이저 영화사 파라마운트가 제작과 배급, 상영을 수직계열화한 것을 두고 불법이라는 판결을 내렸다)에 의해서 규제되었습니다. 지금 세계의 모든 영화시장은 멀티플렉스 시스템으로 인한 스크린 독과점 현상의 폐해를 막기 위해 정부와 산업 스스로가 질서를 잡아가고 있습니다. 최근 영화진흥위원회 트위터 뉴스에서도 볼 수 있듯이 “올해부터 브라질의 극장에서는 어떤 영화도 같은 기간 35% 이상의 스크린에서 상영될 수 없다”라는 상영관 수 제한정책과 상당 수의 상영관이 그 제한에 동의 했다는 소식을 전하고 있습니다. 영화라는 상품은 일반 소비재 상품과 달리, 제작 단계에서부터 작게는 몇백만 원에서 크게는 수백억원이라는 제작비 규모의 큰 차이가 발생할 수 있으며, 그에 따라 배급 상황도 빈부의 큰 격차를 보이며 차이가 보입니다. 그러나 적어도 공정한 게임의 룰을 적용하고 약자에 대해서는 최소한의 이해와 배려가 있다면, 영화 산업은 더욱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을 것입니다. 부디 대통령님께 바라옵건데, 한국 영화 산업의 대기업 수직계열화에 따른 몰아주기 행태를 근절하기 위해서, 법으로 동일 계열기업 간에 배급과 상영을 엄격히 분리시키고, 상영에 대한 원칙과 기준을 합리적으로 세워서 한국영화의 무궁한 발전을 위한 기반을 만들어 주십시오. 극장은 배급과 독립적인 구조를 확보하여 영화에 대한 공정한 경쟁을 위한 원칙을 지키고, 영화진흥위원회와 문화체육관광부, 공정거래위원회 같은 정부 기관은 산업의 균형 발전을 위해 합리적인 지원을 하면서, 작지만 좋은 영화에는 자립을 위한 최소한의 배려와 공정한 룰을 세워 관리하고, 제작사는 이를 바탕으로 정직하게 영화를 제작하여 진정한 문화강대국으로 성장하는 대한민국이 되기를 염원합니다. 마지막으로 대통령님께서 산적한 국정을 돌보시느라 바쁘신 줄 알고 있습니다만, 잠시 시간을 내주시어 이 추운 겨울 마음 한켠을 따스하게 해 줄 영화 ‘개를 훔치는 완벽한 방법’을 꼭 관람해 주신다면, 대한민국의 문화산업을 더욱 융성케 할 우리 주인공 어린이들과 함께 우리 영화 ‘개를 훔치는 완벽한 방법’을 들고 찾아뵐 수 있기를 학수고대 하겠습니다. 꺼져가는 불씨를 바라보는 저와 그리고 함께 작업한 모든 배우·스태프 그리고 큰 손실로 시름에 젖어 있을 투자자들께 큰 힘이 될 것 입니다.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박근혜 대통령님께서 늘 평한 하시기를 기원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삼거리픽쳐스 대표 엄용훈 배상
  • [씨줄날줄] KT 130년/정기홍 논설위원

    KT를 지금도 ‘한국통신’으로 부르는 이들이 있다. 민영화가 된 지 오래됐건만 공기업으로 기억한다는 의미다. ‘통신공룡’이라는 수식어도 아직 따라다닌다. 조직 규모가 크다는 뜻이다. 그나마 광고 효과 때문에 한국통신보다 ‘올레(olleh) kt’로 기억하는 이가 많다는 것이 변화된 모습이다. 하지만 KT는 우리의 통신 역사이고 ‘통신 맏형’ 노릇을 하고 있다. KT가 어제 광화문 시대를 다시 열었다. KT 광화문 사옥 옆 지상 25층 규모의 신사옥으로 입주했다. 1999년 이전했던 경기 성남(분당) 본사는 그대로 두고 서울 서초동에 있던 회장 집무실과 경영기획·재무·인사 등 그룹의 핵심 부서를 옮겨 왔다. 본사를 분당에 둔 것은 지역의 이전 반대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KT는 한때 서울 여의도 이전을 내부 검토했으나 분당 주민의 반대로 철회한 적이 있다. KT의 전신은 1982년 설립된 한국전기통신공사다. 당시 체신부의 전기통신 사업이 분리되면서 통신 업무를 보던 공무원 6만 8000명이 공사로 옮겨 민간인 신분이 됐다. 그중에 하위직 공무원이 임원이 돼 두둑한 연봉을 받은 이도 적지 않다. KT가 걸어온 길은 순탄치 못했다. 정권이 바뀌는 5년마다 ‘CEO 리스크’에 시달렸고 언제나 ‘공룡’의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이런 이유로 새로운 CEO 체제에선 대규모 구조조정이 따랐고 기존 사업의 재편 등 악순환은 거듭됐다. 경쟁 이동통신 업체의 홀가분한 덩치에 비해 유선전화 사업 등으로 조직이 커 인력 투입 대비 수익은 좋지 않다. 최근 몇년간 ‘탈통신·비통신’을 지향하며 새로운 분야에 투자했지만 근간인 통신 분야가 죽을 쑤면서 실적도 나빠져 있다. 물론 업체들의 반대를 뿌리치고 아이폰을 국내 시판해 스마트폰 혁신을 이끈 맏형다운 결정도 했다. 아직 갈 길은 멀다. 현장 직원의 말은 KT의 현실을 그대로 보여 준다. “사업 구조가 다양해 구조조정을 해도 기존 현장 일은 변함이 없어 경쟁사보다 챙겨야 할 일이 많다”고 말했다. 2003년 5500명, 2009년 5992명, 지난해 말 8000여명(신청자 기준)의 구조조정을 했지만 잔일은 그대로 남았다는 말이다. 현장에서 “흥이 없다”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KT의 광화문 시대가 상징하는 바는 적지 않다. 이곳은 130년 전인 1885년 대한민국 통신 역사의 시작인 한성전보총국(현 우정사업본부)이 있었던 자리다. 통신 관련 시장은 통신·방송·미디어 융합에 이어 사물인터넷 시대 도래 등으로 또 한 번의 급변기를 맞고 있다. 황창규 회장은 최근 “비서실 구조를 삼성식으로 바꾸겠다”고 밝혔다. 성공적인 접목을 할지 속단하기에 이른 감은 있다. 전화 자동화와 초고속 인터넷, 와이브로 상용화 등 앞서 정보기술(IT) 강국을 이끌었던 KT가 ‘산업화는 늦었지만 정보화는 앞당기자’는 지난날의 구호를 광화문 재입성에 즈음해 다시금 되새겨야 하겠다. 삶을 통째로 바꿀 초연결 시대가 벌써 시작됐다. 정기홍 논설위원 hong@seoul.co.kr
  • ‘13월의 분노’ 본질 눈감은 정부

    ‘13월의 분노’ 본질 눈감은 정부

    ‘연말정산 파문’으로 분출된 민심의 분노가 심상찮다. 단순히 정책 실수에 대한 반감이 아니라 ‘속았다’는 데서 비롯된 정부 불신이 강하다. 청와대와 정부가 이런 ‘분노의 본질’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면 턱에 걸린 30% 지지율도 더 추락할 수 있다는 경고음이 커지고 있다. 25일 기획재정부 등에 따르면 박근혜 정부는 세금은 덜 깎고(비과세·감면 축소·18조원) 숨은 돈은 끄집어내며(지하경제 양성화·27조 2000억원) 허리띠를 줄이는(지출 구조조정·84조 1000억원) 3대 패키지 등으로 5년 임기 안에 총 134조 8000억원의 실탄을 마련하겠다고 약속했다. 증세 없이도 복지 재원을 확보할 수 있다는 장담이었다. 하지만 지난 2년간의 성적표를 보면 3대 패키지는 모두 실패로 돌아갔다. 비과세·감면만 하더라도 2013~2014년 1조 9000억원을 줄이겠다고 했지만 실제 성과는 4000억원에 불과하다. 그런데도 정부와 청와대는 증세 논의 필요성이 제기되기가 무섭게 “부적절하다”며 선을 그었다. 그렇다고 복지 재원을 어떻게 마련하겠다는 구체적인 대안도 제시하지 않고 있다. 이미 실패작으로 기운 3대 패키지만 ‘신주 단지 모시듯’ 내세우고 있을 따름이다. 기재부 공무원들조차 사실상 공약가계부의 대차대조표 맞추기를 포기한 실정이다. 박훈 서울시립대 세무학과 교수는 “직장인들의 분노는 바로 이 지점, 즉 ‘왜 우리만 털어 가느냐’와 ‘속았다’에 있다”면서 “따라서 지금 정부가 할 일은 본격 증세로 갈 것인지, 무상복지 축소로 갈 것인지 국민적 합의를 시작하는 데 있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당정은 “연말정산 원천징수 방식을 납세자가 선택하도록 하겠다”(안종범 경제수석), “간이세액표를 재조정해 체감 환급액을 높이겠다”(새누리당) 식의 조삼모사 대책으로 대응하고 있다. 국민적 합의에 바탕을 두지 않은 무상복지 축소는 또 다른 갈등을 낳을 것이라는 경고도 나온다. 인천 부평구 어린이집 ‘폭행 사태’를 계기로 무상보육 지원대상을 ‘워킹맘’으로 축소하려는 움직임이 단적인 예다. 강병구 인하대 경제학과 교수는 “증세나 무상복지 축소는 국민에게 충분히 설명하고 소통하는 것이 중요한데 박근혜 정부는 이런 부분이 부족하다”면서 “증세 골든타임을 놓치면 3년 뒤에는 국채발행으로 재정의 일부를 채워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세종 김경두 기자 golders@seoul.co.kr 세종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논란 커지는 ‘증세 없는 복지’] 비과세·감면대상 63%가 취약계층… 18兆 줄이기 ‘필패 정책’

    [논란 커지는 ‘증세 없는 복지’] 비과세·감면대상 63%가 취약계층… 18兆 줄이기 ‘필패 정책’

    박근혜 정부가 복지 재원을 마련하기 위해 제시한 ‘3대 패키지’(비과세·감면 축소, 지하경제 양성화, 지출 구조조정)는 어느 정도 실패가 예견된 정책이었다. 비과세·감면 축소는 혜택이 사회적 약자에게 몰려 있어 줄이기가 쉽지 않고, 지하경제 양성화는 무분별한 세무조사와 사후 검증으로 득보다 실이 컸다. 지출 구조조정은 사회간접자본(SOC) 예산 등에서 국회의 입김이 작용해 정부가 통제할 수 있는 부분이 많지 않았다. 25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정부는 비과세·감면 정비 목표를 통해 2013년 1000억원, 2014년 1조 8000억원, 2015년 4조 8000억원, 2016·2017년 5조 7000억원씩의 재원을 마련할 계획이었다. 막상 뚜껑을 열어 보니 2013년 국세 감면액은 33조 8350억원으로 전년보다 오히려 4540억원 늘었다. 지난해는 32조 9810억원으로 전년 대비 8540억원가량 감소했지만 목표치의 47.4%에 그쳤다. 올해는 4조 8000억원을 줄여야 하지만 비과세·감면은 지난해보다 738억원 늘어날 전망이다. 박훈 서울시립대 세무학과 교수는 “준 것을 도로 빼앗는 것은 기득권의 반발이 더 큰 탓에 비과세·감면 축소가 증세보다 어렵다”면서 “대통령이 비과세·감면을 원칙적으로 없애고 정말로 필요한 부분만 남겨둔다는 결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부가 비과세·감면을 좀처럼 손대지 못한 이유는 혜택을 받는 대상자의 63%가 근로자와 농어민, 중소기업 등에 몰려 있기 때문이다. 2012년 비과세·감면 대상은 근로자(31.0%)가 가장 많았고 농림·어업(17.6%), 중소기업(14.6%), 연구개발(9.4%), 투자(8.7%) 등의 순이었다. 올해 주요 비과세·감면 항목을 봐도 농수산물 등 ‘의제매입 세액공제’(2조 1896억원), 보험료 세액공제(1조 9917억원), 근로장려금 및 자녀장려금(1조 9303억원), 신용카드 소득공제 (1조 5727억원), 농림어업용 면세유(1조 4299억원) 등으로 근로자와 영세 자영업자, 농어민 지원이 많다. 규모가 가장 큰 항목은 기업에 대한 연구인력개발비 세액공제(3조 561억원)인데 정부의 핵심 정책인 창조 경제에 발이 묶여 축소가 어렵다. 강병구 인하대 경제학과 교수는 “대기업과 고액 자산가에 대한 세제 지원은 과감히 없애야 한다”고 주장했다. 기재부 관계자는 “세법 개정을 통해 당초의 목표 이상으로 비과세·감면 혜택을 줄였다”고 해명했다. 지하경제 양성화도 무리한 세무조사와 사후검증으로 소비와 투자를 위축시키는 부작용이 적지 않다. 결국 국세청은 올해 세무조사와 사후검증을 줄이고 납세자의 사전 성실신고를 지원하는 방향으로 선회했다. 재정 지출 구조조정도 정부의 노력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정부는 SOC 분야 지출을 2017년까지 11조 6000억원 줄이겠다고 했지만 결국 올해 예산안에서 전년 대비 3.0% 늘어난 24조 4000억원을 책정했다. 경제활성화를 위해 도로를 놓고 다리를 세우는 손쉬운 카드를 버리지 못한 것이다. 특히 예산안 처리 때마다 나타나는 의원들의 지역구 챙기기로 SOC 예산이 정부안보다 4000억원 늘었다. 홍기용(한국세무학회장) 인천대 세무회계학과 교수는 “경기 침체 시기에는 그나마 여력이 있는 대기업과 고소득층에 세금을 더 매기고, 아직 시작하지 않은 복지 제도를 늦추는 방향으로 재정 지출을 구조조정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세종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사설] 대학 인문학과 인위적인 감축 바람직하지 않다

    교육부가 어제 업무보고에서 이공계 정원을 늘린 대학에는 최대 200억원을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전국 5~7개 권역별로 ‘산업수요 중심 정원조정 선도대학’을 지정해 100억~200억원씩 주고 대학과 산업 간 인력수급에 미스매치(불일치)가 생기는 부분을 없애겠다는 것이다. 취업이 잘 안 되는 인문학과나 사범대 정원을 줄이는 대신 취업이 잘 되는 편인 이공계 정원은 늘리도록 유도하겠다는 뜻이다. 취업률 제고의 효과는 있을지 모르지만 이 같은 조치로 사실상 ‘식물인간’ 상태인 인문학은 더욱 위축될 게 뻔하다. 인문학과, 사범대학을 중심으로 한 학과 통폐합은 가속화될 것이 우려된다. 황우여 장관은 “지난해 2만 3000명 정도가 교원양성 인력으로 배출됐지만 실제 임용된 사람은 4000명에 불과하다”면서 “수요와 공급의 균형이 깨지면 미스매치가 더 심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교육부는 이미 대학별로 최대 70억원을 지급하는 대학특성화사업이나 산학협력사업을 통해 대학들의 학과 통폐합을 유도해 왔다. 이번 조치는 또 다른 ‘당근’인 셈이다. 이공계만 편향 지원한다는 말이 나올 법도 하다. 백화점식 학과 운영을 탈피하고 대학 강점 분야를 중심으로 산업수요 맞춤형 대학으로 체질을 개선하겠다는 게 교육부의 목표다. 최근 트렌드인 ‘통섭형 학과’를 만들 수도 있고 정원 조정, 구조 개혁도 함께 이뤄지는 부수적인 효과도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결국은 취업이 잘 되는 학과는 늘리고 그렇지 못한 학과는 없애면서 인문학과 등 기초학문이 더욱 빠르게 고사할 수밖에 없다. 인문사회 분야의 정원 축소와 교수 감축 등으로 인한 거센 반발도 예상된다. 대학의 구조조정은 피할 수 없지만 단순히 시장 논리에만 맡기면 인문학은 씨가 마른다. 대학은 취업을 위한 기술자를 양성하는 곳이 아니다. 사고력·창의력 등 종합적인 판단 능력을 가르치는 곳이다. 인문학이 핵심적인 역할을 맡고 있다. 최근 기업들은 인문학을 갈수록 중시하고 있다. 인문학적 소양이 필요하다는 것을 모르는 사람은 없지만 일부 대학 내에서는 인문학을 고사시키려고만 하고 있다. 철학을 전공한 스티브 잡스가 인문학과 공학을 절묘하게 융합해 애플 신화를 만들어 냈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대학별 특성을 고려하지 않은 인위적인 인문학과의 감축은 바람직하지 않다. 박근혜 정부의 창조경제와도 정면으로 배치된다.
  • [세종로의 아침] 대한민국 공무원/김경운 정책뉴스부 전문기자

    [세종로의 아침] 대한민국 공무원/김경운 정책뉴스부 전문기자

    꼭 120년 전인 1895년 조선 내정에 깊숙이 간섭하던 일본은 기어코 명성황후를 시해하는 을미사변(乙未事變)을 일으킨다. 앞서 1894년 재래 문물제도를 버리고 근대적 체제를 확립하려던 갑오경장(甲午更張)이 대중의 외면을 받더니 일본 세력의 힘만 키워 준 꼴이 되면서 이듬해 참변을 불렀다. 지금 공직사회가 마치 당시의 혼란상을 겪는 듯하다. 갑오년(2014년)의 세월호 참사에서 비롯된 공직 개혁이 제대로 마무리되지 못한 상태에서 해를 바꿔 을미년(2015년)으로 넘어오니까 이런 뜬금없는 생각이 든다. 대한민국 공무원은 요새 어깨가 축 처진 채 울상을 짓고 있다. 고시 관문을 뚫고도 반평생 몸을 사리면서 잦은 야근을 견뎌온 것은 나중에 퇴직하면 월급 제대로 받는 곳에서 한 3년은 잘 지낼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 때문이었다. 말단 공무원으로 들어가 박봉 앞에서 짧은 한숨을 내쉬는 아내의 모습을 봤어도, 나중에 퇴직금 대신 받을 공무원연금 덕분에 대기업에 다니는 친구들이 부럽지 않았을 것이다. 그런데 세간의 눈초리는 퇴직 후 취업을 무조건 ‘관피아’로 몰아붙이고 연금은 국민의 세금을 좀먹는 부당이득으로 간주하며, 따끔따끔하다. 가족과 생이별을 한 채 정부세종청사 근처의 쪽방에서 지내는 것도 서러운데 이제는 어디 가서 공무원 명함을 꺼내기도 싫다며 고개를 떨구는 이들도 있다. 그러나 잘못은 공무원 대다수의 탓이 아니다. 공직 경험을 재활용하는 퇴직 후 취업 관행이나 개천에서 난 용을 찾는 고시 선발 전형, 곗돈 붓듯 모아온 공무원연금 제도 때문이 아니다. 합리적인 틀에서도 빈 곳을 찾아내고 유혹을 떨치지 못한 소수의 일탈이었을 뿐이라 믿는다. 대한민국 공무원은 반세기 전 ‘조국 근대화’의 초석이었다. 전쟁의 폐허 속에서 하다못해 ‘발신→수신→참조→제목’ 등 전언통신문 양식도 우리 공무원들이 미군 행정병들로부터 배워서 민간 기업인들에게 전한 것이다. 시골 마을에서 꽤나 공부를 잘했다는 청년은 면사무소 새마을운동과의 말단 서기지만 나라를 위해 일한다는 자긍심이 컸을 것이다. 당시 새마을운동과는 누구나 원하던 총무과나 기획과보다 더 잘나가는 부서였고, 이게 동력이었다. 1980~90년대 나라의 기틀이 잡히고 산업이 발전하자 공무원 직업이 한때 외면받기는 했으나 2000년대 들어서는 취업난과 민간기업 구조조정 분위기 속에 다시 각광을 받는다. 시험 경쟁률이 100대1을 넘기도 한다. 이런 공직이 세월호에 떠밀려 흔들리고 있는 것이다. 공무원연금이 만성적자에 허덕인다고 하니 연금 구조를 고치긴 해야 한다. 하지만 적자의 원인이 정부책임준비금 미납으로, 공공예탁금의 이자손실 등으로 줄줄 전용됐기 때문이라는 공무원 노조의 볼멘소리에 정부는 귀를 기울여야 한다. 과거 정부의 책임일지라도 사과할 일이 있으면 제대로 하고, 솔직한 심정으로 협상 테이블에 앉아야 한다. 싱가포르 공무원은 보수가 많고 권위도 인정받는다고 한다. 그러나 뇌물 등 비리 혐의가 포착만 돼도 법원의 영장 없이 체포나 압수·수색을 당할 수 있다는 그들의 반듯함을 우리 공무원들이 잊어선 안 된다. kkwoon@seoul.co.kr
  • ‘大洞여지도’ 나온다

    정부가 ‘구조조정 카드’를 다시 빼들었다. 과거 구조조정안 발표로 긴장감을 불어넣는 듯하다가 슬그머니 꼬리를 감추곤 했던 사례가 적지 않아 이번에는 얼마나 실질적인 효과를 거둘지 주목된다. 행정자치부는 21일 청와대에서 ‘국가혁신’을 주제로 열린 정부업무보고에서 정부조직 전반에 대한 조직진단을 거쳐 유사·중복 기능을 통폐합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행자부는 곧 민간 전문가로 구성된 혁신단을 출범, 17부·5처·5위원회·1청의 정부 부처와 산하 기관에 대한 조직진단을 실시할 예정이다. 또 행자부는 연간 회의 실적이 2회 미만으로 부실한 정부위원회를 통합·폐지하는 등 정부위원회의 20% 정도인 108개 안팎을 올해 안에 정비할 계획이라고 보고했다. 현재 설치된 정부위원회는 543개다. 지적을 받을 때마다 정부는 통폐합을 외쳤지만 정부위원회 규모는 2010년 이후 오히려 꾸준히 늘었다. 기초 행정단위인 동을 2∼3개 묶어 통폐합하는 ‘대동’(大洞) 도입도 눈에 띈다. 그러나 행자부가 이날 내놓은 구조조정안에 대해 뼈아픈 지적이 쏟아졌다. 읍·면·동 개편에 따르는 각종 추가 비용 등 예산은 어림잡기도 힘들다. 이향수 건국대 행정학과 교수는 “전혀 새롭지 않다”고 일축했다. 이 교수는 “기관을 축소하고 통합하는 것은 보여주기식 행정에 불과하다. 세월호 사건에서도 보다시피 해양경찰청 없앤 게 무슨 의미를 띠는가”라고 되물었다. 송한수 기자 onekor@seoul.co.kr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원유빈 인턴기자 jwyb12@seoul.co.kr
  • [국가혁신 8개부처 업무보고-정부 구조조정] 정부위원회 108개 정리… 조직규모 최적화 ‘초점’

    [국가혁신 8개부처 업무보고-정부 구조조정] 정부위원회 108개 정리… 조직규모 최적화 ‘초점’

    21일 정부업무보고에서 정부의 구조조정은 기구와 인원을 조직 규모에 맞게 최적화하고 현장 중심으로 운영되도록 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이에 따라 앞으로 ‘할 일’과 ‘버릴 일’로 업무 성격을 구분하게 되는데, 특히 현재 난립한 것으로 지적되는 정부 산하 위원회는 108개 정도가 ‘버릴 일’에 속하게 됐다. 다만 그동안에도 2008년부터 네 차례에 걸쳐 정부위원회를 통폐합하고 자격 기준을 강화해 왔으나, 사라지기가 무섭게 새 위원회가 등장했다는 점에서 다섯 번째 구조조정안이 어느 정도 효과를 거둘지는 미지수라는 지적이 나온다. 정부는 다음달 발표 예정인 정부위원회 정비계획에 따라 부처별 위원회 숫자를 모두 430여개 선에서 묶을 방침이다. 전문가와 시민 등이 참여하는 평가위원회를 구성해 회의 등 운영 실적이 저조한 위원회는 폐지하고 기능이 유사한 위원회는 통폐합한다. 전체 543개 정부위원회 가운데 33%에 해당하는 179개 위원회가 지난해 이름만 걸어놓고 단 한 차례의 회의도 갖지 않았기 때문이다. 회의를 연 위원회라도 ‘2회 이하’가 조사 대상의 65%에 불과해 회의 내용이 형식적일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정부위원회에 책정된 사업·운영예산(2014년 기준)은 총 2603억 9700만원에 이른다. 특히 국무총리실의 경우 지난해 64개(현재 71개) 위원회 가운데 18곳이 한 번도 회의를 열지 않았는데 이는 총리실보다는 국회 탓인 경우가 많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정부 관계자는 “위원회 신설은 국회의원들의 요구에 따른 것이 많은데 위원회의 권위성 등을 이유로 장관 부처보다 총리실 산하를 고집하곤 한다”면서 “빗물관리위 등 10개 위원회의 신설 입법안이 국회에 상정돼 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정부는 부처 간 연관 기능을 진단하고 유사·중복 업무와 조직을 통폐합하도록 했다. 또 정부 운영의 협업을 촉진함으로써 구조조정에 따른 기능 약화를 최대한 줄일 방침이다. 정부는 고용·복지·문화·창조경제 등 흩어진 대민 서비스를 한 곳에서 제공하고 있는 ‘고용복지센터’를 부처 간 협업의 우수 모델로 삼고 전국 10개에서 올해 30개로 늘리기로 했다. 또 부처·기관별로 제각각 제공되고 있는 227개 인터넷 정보시스템을 취업정보·중소기업 지원·유아교육 등 9개 서비스로 통합하게 된다. 조직 축소에 따라 공무원들이 일하는 방식도 ‘언제, 어디서든’ 가능하도록 바뀐다. 다음달부터 모바일 전자결제를 추진하고 4월부터는 업무 연락 및 자료 공유가 가능한 전용 모바일 메신저인 ‘바로톡’의 사용이 확대된다. 노트북만 들고 다니면서 와이파이 송신 및 업무처리가 가능한 ‘스마트워크’가 고속버스터미널 등 교통 요지와 공공 청사에 추가로 설치된다. 진재구 청주대 행정학과 교수는 “정부 기능의 구조조정은 현실적으로 어렵긴 하지만 당연히 상시적으로 해 나가야 할 과제”라면서 “하지만 중요한 점은 구조조정의 방향과 세부 계획”이라고 지적했다. 예를 들어 성과평가제에 대한 지표가 경영평가처럼 단순히 경제적 이익에만 집중된다면 정부나 공기관의 공익성 측면이 간과될 수 있다는 것이다. 김경운 전문기자 kkwoon@seoul.co.kr
  • [국가혁신 8개부처 업무보고-정부 구조조정] 예산·행정 자율권 부여 ‘책임 읍·면·동’시행

    [국가혁신 8개부처 업무보고-정부 구조조정] 예산·행정 자율권 부여 ‘책임 읍·면·동’시행

    주민 밀착형 행정 서비스를 강화하기 위해 지방자치단체 말단 조직이 현장 중심으로 개편된다. 공동체 생활자치로 패러다임을 전환한다는 게 핵심이다. 행정자치부는 21일 청와대에서 열린 ‘2015 정부업무보고’를 통해 정부혁신 분야 중 지방자치 분야에 대해 이렇게 밝혔다. 먼저 기존 읍·면·동보다 행정·예산 운영상의 자율권을 대폭 부여하되 그 성과에 책임을 지는 ‘책임 읍·면·동 제도’를 실시키로 했다. 인구 7만명 이상을 기준으로 기존 읍·면·동 고유사무에 시·군·구에서 갖고 있는 주민밀착 서비스가 이관된다. 또한 인구 감소에도 불구하고 역사성이나 면적 등을 고려해 유지해 온 2~3개 면사무소를 통합해 1개는 행정면으로 유지하고 나머지 면사무소는 복지 서비스에 집중하도록 개편해 나가기로 결정했다. 시 본청-일반 구-읍·면·동으로 이뤄진 여러 층의 행정구조를 단순화해 2~3개 동을 하나로 묶은 대동(大洞) 제도도 도입된다. 하나의 행정단위로 묶인 ‘대동’ 가운데 중심 동이 복지·안전과 같은 행정 서비스를 제공하고 나머지 동은 지위를 유지하되 기능을 점차 조정하기로 했다. 이런 변화에 맞춰 2017년까지 복지담당 공무원 4823명을 충원해 행정 최일선 현장인 읍·면·동에 집중 배치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통해 마을·사람·일이 공존하는 지역경제를 활성화하고 주민 편의를 향상시키는 한편 불편을 한층 줄인다는 게 정부 목표다. 이를 위해 생활권과 행정구역 불일치 해소에 나선다. 지자체 간 관할 구역 경계조정에 관한 법률을 제정하고 기구도 설치할 계획이다. 바람직한 공동체로는 6곳을 꼽았다. ‘지역산업형’엔 금광 폐갱도를 활용해 묵은지 사업 및 산채 재배, 전통한과 사업, 체험 프로그램 운영 등으로 성공한 강원 태백시 ‘도릉골 촌집 이야기’가 채택됐다. 의료 서비스 등 다양한 지역화폐를 연계해 독특한 경제권을 형성한 대전 대덕구 ‘한밭 렛츠’(공유경제형), 주민 주도의 사업계획 수립 및 주민이 운영하는 행정사무소를 설치한 서울 종로구(문화역사형), 어린이가 직접 참여하는 안전지도를 제작해 학교 주변 공공시설·폐쇄회로(CC) TV·가로등 미설치 지역 등을 표시한 대구시 달성군(안전형), 아파트 주민들로 구성된 공동체로 공동육아 및 일자리 창출에 모범을 보인 경기 시흥시(복지형), 주민 스스로 꽃길 조성·벽화 그리기 등 환경개선에 앞장선 전북 진안군(생활정비형) 등도 우수사례로 소개됐다. 정종섭 행자부 장관은 “지방자치 20년을 맞아 미래 행정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상시 조직진단 및 적정 인력 재배분을 추진하고 직무난이도에 부합하는 직급체계 개선 및 전문성 강화를 꾀할 것”이라며 “또 획일화된 단체장·의회 대립형 기관 구성 방식을 인구 규모·지역 여건에 맞게 다양화하는 방안을 찾고 행정수요 변화에 대응할 수 있는 세입 여건 및 지출 구조도 전반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송한수 기자 onekor@seoul.co.kr
  • [재계 인맥 대해부 (2부) 후계 경영인의 명암 GS그룹] 현장 중시·투명성 강화… 홀로서기 10년 만에 재계 7위로

    [재계 인맥 대해부 (2부) 후계 경영인의 명암 GS그룹] 현장 중시·투명성 강화… 홀로서기 10년 만에 재계 7위로

    GS의 2015년은 창립 10년을 맞는 특별한 해다. 반세기를 넘어서는 LG그룹과의 동반자 관계를 접고 2004년 7월 GS홀딩스(현 ㈜GS) 설립을 시작으로, 2005년 3월 새로운 그룹 기업이미지(CI)를 선포하고 GS그룹의 출범을 알렸다. 현재 GS그룹은 지주회사인 ㈜GS와 GS에너지, GS칼텍스, GS리테일, GS홈쇼핑, GS EPS, GS글로벌, GS E&R, GS스포츠, GS건설 등 주요 자회사와 계열사를 포함해 80개 기업(2014년 3월 말 기준)으로 이뤄져 있다. 2013년 말 자산 약 58조 1000억원으로 자산규모 기준 재계 순위 7위(공기업 및 민영화된 공기업 제외)의 기업집단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출범 당시(2004년 말 기준) 매출 23조원, 자산 18조 7000억원이었던 그룹의 외형은 2013년 매출 68조 4000억원, 자산 58조 1000억원으로 3배 규모로 커졌다. 세계적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한 발판도 갖췄다. GS는 2004년 매출 23조원 중 수출과 해외매출 비중이 7조 1000억원으로 약 30%였다. 하지만 2013년에는 그룹 전체 매출 68조 4000억원 중 수출 비중을 약 55%인 39조원으로 끌어올렸다. 매출의 절반 이상을 해외사업과 수출로 일궈 내는 글로벌 기업으로 변모한 셈이다. 계열 분리 과정에서 시끄러운 경영권 다툼이 벌어지기 일쑤인 우리나라 재계에서 거대 기업의 분리를 잡음 없이 해결했다는 점도 자랑거리다. 10년이 지났지만 허씨와 구씨 가문은 여전히 서로의 사업영역을 존중해 상대의 주력 업종에는 신사업을 추진하지 않는 아름다운 인연을 유지하고 있다. GS는 출범 이후 그룹 차원에서 에너지, 유통, 건설 등 기존 사업의 경쟁력 강화와 함께 신성장동력 확보를 위한 인수·합병(M&A)과 사업구조조정 등을 끊임없이 모색해 왔다. 주력사인 GS칼텍스는 고도화시설 등에 대한 지속적인 투자로 생산시설과 해외수출을 큰 폭으로 늘렸다. 하루 77만 5000배럴의 원유 정제 능력을 갖췄고, 2000년대 들어 총 5조원을 투자해 2·3·4중질유분해시설을 잇달아 완공하며 고도화 처리 능력을 26만 8000배럴로 늘렸다. GS리테일과 GS홈쇼핑도 사업구조 조정을 통해 미래 성장동력 확보에 적극적이다. 2010년 2월 백화점과 마트 부문을 매각했고, 이후 편의점과 슈퍼마켓을 중심으로 사업구조를 재편했다. GS홈쇼핑은 해외 7개국에서 취급고가 1조원에 육박하는 글로벌 홈쇼핑 기업으로 발돋움했다. 다만 GS건설은 어려운 고비를 겪었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건설경기 침체와 저가 수주로 말미암은 파장을 사업구조 개편을 통해 수습하고 있는 모습이다. 실제 GS건설은 주택사업과 석유화학·정유 플랜트 중심의 사업 구조를 넘어 액화천연가스(LNG), 원자력, 담수화 개발, 해상플랜트 등 기술, 지식 집약적 사업으로 사업구조를 개편 중이다. 2005년 출범 당시 4조원이던 매출은 2013년 9조 5000억원으로 2배 이상 성장했다. 이 같은 성장의 배경에는 GS그룹 허창수(67) 회장의 온화하면서도 단호한 지도력이 바탕이 됐다는 것이 재계의 중론이다. 2004년 7월 허창수 회장은 GS 출범과 함께 허씨 가문의 추대를 받아 GS그룹의 대표로 선임됐다. 허 회장은 LG그룹 공동경영 시절 다양한 계열사를 두루 거치며 풍부한 실무경험을 쌓아 왔다. 그는 현장 중심의 경영과 이사회의 투명성을 늘 강조한다. 경영진의 판단이 현장을 벗어나서도 안 되며 이에 기반을 둔 경영진의 판단 역시 투명해야 한다는 판단에서다. 실제 허 회장은 바쁜 일정 속에서도 국내외 주요 계열사들의 연구, 생산, 판매시설 및 건설현장 등을 자주 찾아다닌다. 개인 재산을 털어 사회적 책임을 실천하는 모습은 다른 기업 사주가 본받아야 할 정도다. 대부분의 대기업들은 사회공헌을 하면서 오너 일가는 생색만 내고 회사 돈으로 내는 게 다반사다. 허 회장은 2006년 12월 사재를 출연해 남촌재단을 설립, 소외 계층 환자를 위한 의료사업과 저소득 가정 자녀의 교육, 장학지원 사업 등을 벌이고 있다. 재단 설립 당시 허 회장은 매년 GS건설 주식 등을 출연해 재단기금을 500억원 이상 규모로 키우겠다고 약속했다. 약속은 어김없이 지켜지고 있다. 2006년 말 GS건설 주 3만 5800주로 시작된 기부는 9년 동안 무려 37만 주가 쌓였다. 돈으로 환산하면 약 360억원에 달한다. 이런 모습은 대외적으로도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2008년 2월 미국 경제전문지 포브스는 ‘아시아 이타주의자 48인’에 허 회장의 이름을 올렸다. 허 회장은 2011년 2월 경제계 원로들의 추대로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직(33, 34대)을 맡아 지금까지 재계를 대표하고 있다. 취재 과정에서 만난 한 재계 인사는 “가진 돈을 값지게 쓸 줄 아는 몇 안 되는 대한민국의 착한 부자”라고 말했다. 유영규 기자 whoami@seoul.co.kr
  • 고속성장 막 내린 중국…24년 만에 7.4% 최저

    고속성장 막 내린 중국…24년 만에 7.4% 최저

    중국의 지난해 경제성장률이 4년째 내리막길을 걸으면서 24년 만에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중국 국가통계국은 20일 지난해 중국의 국내총생산(GDP)이 63조 6463억 위안(약 10조 2000억 달러)을 기록해 전년보다 7.4%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는 톈안먼(天安門) 사태 여파로 경제성장률이 3.8%를 기록한 1990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며, 아시아 외환위기 충격을 받았던 1998년 이후 16년 만에 처음으로 정부 목표치(7.5%)를 달성하지 못한 것이다. 다만 중국 안팎에서는 당초 우려에 비해 나쁘지 않다는 평가가 나온다. 앞서 시장에서는 4분기 성장률이 3분기보다 낮아져 연평균 7.3% 수준의 성장률이 예견돼 왔기 때문이다. 지난해 11월 말 기준금리 인하로 시중 유동성이 확대되면서 지난해 12월 산업생산과 소매판매 지표가 개선된 게 주효했다는 평가다. 산업생산 증가율은 지난해 11월 7.2%에서 12월 7.9%로 반등했으며, 소매판매는 11.9%로 2개월째 상승세를 보였다. 그러나 부동산과 투자가 살아나지 못하고 있어 향후 성장률 회복을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게 대체적인 평이다. 부동산 개발투자 증가율은 지난해 평균 10.5%를 기록했다. 2013년 평균 증가율인 19.8%와 비교하면 거의 반 토막 난 수치다. 지난해 평균 고정자산투자 증가율도 15.7%에 그쳐 6개월째 둔화세를 이어갔다. 이에 따라 대부분의 중국 언론들은 올해 경제성장률이 지난해보다 더 떨어질 것이라고 입을 모으면서도 7.0~7.3% 수준의 ‘합리적인 성장 구간’은 유지할 것이라고 전망한다. 중국사회과학원은 보고서에서 “GDP의 4분의1을 차지하는 부동산 경기가 악화되고 있으나 SOC 건설 프로젝트 등 ‘미니 부양책’이 계속 나올 것”이라며 올해 성장률을 7.3%로 예상했다. 오는 3월 양회(兩會·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 전국인민대표대회)에서 발표할 경제성장률 목표치도 지난 3년 동안 고수해 왔던 ‘7.5% 안팎’에서 ‘7% 안팎’으로 공식 조정될 것으로 전해진다. 중국 정부는 지난해 지속적인 성장을 유지하기 위해 7%대의 중고속 성장이 일반적인 상태가 됐다며 중국 경제의 ‘뉴노멀(new normal) 시대’ 진입을 선언한 바 있다. 이에 따라 당국은 올해 경제성장률을 무리하게 끌어올리는 대신 경제 개혁과 구조조정에 무게를 두면서 성장의 안정성을 확보하는 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올해도 적극적인 재정정책과 함께 기준금리나 은행 지급준비율 인하 등 통화정책 완화를 통한 추가 경기 부양이 잇따를 것으로 보고 있다. 베이징 주현진 특파원 jhj@seoul.co.kr
  • [열린세상] 퇴직 아버지/이형래 경희대 의대 교수

    [열린세상] 퇴직 아버지/이형래 경희대 의대 교수

    나의 비뇨기과 진료실을 찾는 환자분들은 대부분 중년, 노년 남성이 많다. 처음 진료실 문을 들어설 때는 의기소침한 모습으로 들어선다. 연륜과 노련함이 묻어나는 모습은 좀처럼 찾아보기 힘들다. 세월의 힘겨움과 작아져 가는 자신의 모습에 처진 어깨들이 한껏 도드라져 보인다. 새해 들어 이들의 어깨가 유독 내려앉은 모양새가 이상하다. 가계부채가 늘어나고 있다는 경고는 작년부터 들어온 터라 ‘살기 힘들다 보니’라고 하면서 진료를 미루는 아버지들이 많아질 것은 미리 감지하고 있었다. 그러나 올해는 진료를 미루는 것이 아니라 진료를 생각조차 못 하는 아버지들이 늘어나고 있다고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진료실까지 찾아온 그들의 사정이 얼마나 팍팍한지. 50대 가장, 우리 아버지들에게는 힘겨운 일들이 너무 많다. 퇴직 압박에, 팍팍해진 경기 탓에 남성 50대 우울증 환자가 늘어나고 있다고 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조사에 따르면 2013년 병원을 찾은 우울증 환자 66만 4600명 가운데 50대는 15만 1000명(21.0%)으로, 5년 전인 2009년보다 3만 5000여명이 더 늘었다. 이들은 1955~1963년 출생한 ‘베이비붐’ 세대다. 최근 5년간(2009~2013년) 우울증 환자 연평균 증가율은 남성이 5.4%, 여성은 4.2%로 남성이 1.2% 포인트 높았다. 심한 우울증은 극단적인 선택으로 이어져 2013년 남성 1만여명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여성 자살자(4367명)보다 2배 이상 많다. 우울증 치료가 필요한 아버지가 어머니의 2배에 이른다는 것이다. 산업화와 민주화의 열정을 기억하는 세대들. 이런 아버지들을 기다리고 있는 큰 복병이 있으니 ‘구조조정’, ‘명예퇴직’이라는 쓴 관문이다. 지난해 본격화된 대기업의 구조조정은 올해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그렇다면 이들에게 구조조정, 명예퇴직, 정년 이후의 삶을 대비하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할까? 인생 후반전을 준비하는 그들에게 정말 필요한 퇴직준비 내용에 신체적 건강, 심리적 건강이 필수요소가 되길 희망한다. 다니던 기업이 힘들다면 국가가 나서서 이들의 몸과 마음의 건강을 챙겨야 한다. 중년 건강의 중요성, 알고는 있지만 당장 필요한 생활비와 자녀들에게 들어가는 학비, 결혼자금은 어쩌란 말인가? 특히 원하지 않았고 준비되지 못한 ‘퇴직’을 맞는 아버지들에게 노후 대비와 건강 관리는 그야말로 그림의 떡이다. 이미 만성질환과 대사질환을 가지고 있는 아버지도 너무 많다. 그런 아버지들에게는 이 원치 않는 퇴직은 질병의 폭탄처럼 아버지와 가족 모두에게 던져진다. 그리고 그 폭탄은 지금 핵폭탄급으로 퇴직 아버지를 휘젓는다. 그 위력은 몸을 넘어서 퇴직 아버지의 마음까지 집어삼키고 있다. 이미 신호는 사회 곳곳에서 터져 나오고 있다. 지난 6일 발생한 일가족 참변의 배경은 ‘명퇴한 아버지’였다. 10억원 가까운 돈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불행한 선택을 한 그. 그는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강남 중산층 생활을 더 이상 할 수 없기에, 가족의 불행을 피하기 위해 그런 선택을 할 수밖에 없었다고 했다. 그렇다면 지금 우리는 마음이 아픈 아버지들을 돌아볼 능력이 되는가? 필자가 근무하는 대학병원도 환자를 아버지나 어머니로 분류하기 힘들다. 정말 힘들어서 생활에 문제가 되어야 병원까지 찾아와서 ‘환자’로 접수를 하고 등록을 해야 비로소 가능하다. 운 좋게 핵폭탄급의 마음의 병 치료를 시작하더라도 경제적인 이유 등으로 중단하게 된다면 달리 손쓸 방법이 없다. 한부모 가정, 난치병환자 등등 수많은 지원 대상들이 있지만 그곳에 퇴직한 아버지는 아직은 없다. 그렇다면 만성질환을 관리하듯 보건소나 공공의료기관에서 몸과 마음을 관리할 수는 없을까? 가구주 아버지에게 보편적 복지를 논하지 말자. 몸과 마음이 아픈 우리 아버지들에게 필요한 것은 지금 현실에 맞는 ‘전략적 복지’다. 그들이 힘을 내도록, 다시 기회를 만들 수 있도록, 그 시작이 부끄럽지 않도록 움직여야 한다. 마음을 다지고 다시 시작할 수 있는 힘은 몸과 마음에서 같이 나오는 것이다. 그래야 가족이 함께 다시 시작할 수 있다.
  • [오늘의 눈] 금감원장이 안 보인다/백민경 경제부 기자

    [오늘의 눈] 금감원장이 안 보인다/백민경 경제부 기자

    내일(17일)은 진웅섭 금융감독원장이 취임한 지 딱 두 달째 되는 날이다. 새 수장이 온 뒤 적잖은 시간이 지났지만, 아직도 금감원 내부는 뒤숭숭하기만 하다. 해야 할 일이 산더미인데도 조직 개편과 인사가 늦어져 직원들은 사실상 일손을 놓고 있다. 딱히 ‘쪼지 않는’ 새 수장의 성향도 한몫하는 듯하다. 진중하고 신중한 언행, 겸허한 경청자…. 새 금감원장에 대한 호평도 꽤 들린다. 최수현 전 금감원장은 직원들에게 주말 근무를 시키고 일요일에도 매주 출근해 각 부서의 현안을 보고받던 ‘열혈남아’였다. 하루에 외부 일정을 서너 개씩 소화한 데다 회의 때도 두 시간씩 혼자 ‘떠들’ 정도로 열정이 남달랐다. ‘진격의 최수현’이라는 별칭도 거기에서 나왔다. 직원들은 방대한 업무량에 지치고, 직설적 화법에 상처받기도 했다. 취임식에서 “국민검사청구제를 도입하겠다”며 폭탄 발언을 한 것도 두고두고 입길에 오르내렸다. 으레 은행권 인사들과 가졌던 첫 간담회를 증권사 최고경영자(CEO)와 갖고, 금감원장으로는 처음으로 대부업계 행사에 참석하는 등 이런저런 화젯거리를 끊임없이 만들어 냈다. 그에 반해 취임 두 달을 맞은 진 원장은 “지나칠 정도로 몸을 사린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조용하다. 금융위원회와 사사건건 부딪친 전임 원장과 달리 뚜렷한 소신을 내세우지 않아 ‘존재감이 없다’는 얘기까지 들린다. “금감원장이 안 보인다”고 말하는 이들도 있다. 자세를 낮추고 업계 자율을 존중하겠다는 신임 원장의 방침은 박수받을 만하다. 하지만 ‘보신주의’로 흘러서는 안 될 일이다. 가계대출 급증, 동부건설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 신청 등 연초부터 금융권 난제가 산적해 있는 상황이다. 시중은행들은 올 상반기 중 대기업 여신에 대한 옥석 가리기와 함께 부실자산 정리에 나설 공산이 높다. 이렇게 되면 구조조정 기업이 예상보다 대폭 늘어날 수 있다. 그런데도 금감원의 존재감이 느껴지지 않는다는 얘기가 금융권에서 나오는 것은 뭔가 께름칙하다. 금융위와 함께 ‘기술금융’만 외쳐 대는 금감원을 보며 한 금융권 인사는 “지금 중요한 것은 그게 아닌데…”라며 안타까워했다. 내부(금감원)에서는 “‘윗선’(금융위)과 너무 코드가 잘 맞아 자칫 목소리를 못 내지는 않을까 우려스럽다”는 걱정도 나온다. 진 원장은 취임 이래 줄곧 ‘백조론’부터 ‘무음의 플루트 연주자’까지 임직원들의 신중한 행보를 강조 또 강조하고 있다. 어찌나 ‘입조심’을 시키는지 “노이로제 걸릴 지경”이라는 볼멘소리까지 나오고 있다. 일부 기자들도 취재가 안 돼 농반진반 “(금감원이 있는) 여의도를 떠나 (금융위가 있는) 광화문으로 옮기겠다”고 볼멘소리다. 진 원장은 이제 막 첫발을 뗐다. 아직 가야 할 길이 먼데 ‘어떻게 가겠다’보다 ‘완주하겠다’는 의지만 불태우고 있는 것은 아닌지 오지랖 넓게 걱정이 든다. 성급한 입놀림으로 혼선을 주어서도 안 되지만 도무지 방향을 가늠할 수 없는 침묵도 경제 주체들을 헷갈리게 한다. 조용하다고, 신중하다고 다 좋은 것은 아니다. white@seoul.co.kr
  • [시론] 저유가와 우리 산업의 대응/조철 산업연구원 주력산업연구실장

    [시론] 저유가와 우리 산업의 대응/조철 산업연구원 주력산업연구실장

    지난 9일 두바이유 가격은 2004년 수준인 배럴당 47달러대로 하락했다. 지난해 9월까지만 해도 100달러를 상회했던 것을 고려하면 매우 빠른 속도로 추락하고 있다. 현시점의 유가하락은 치킨게임과 같은 요소가 포함돼 다소 과다하게 이뤄지고 있기는 하지만 과거와 같은 높은 수준의 유가로 되돌아가는 것은 쉽지 않을 것으로 판단된다. 과거 유가상승을 크게 부채질했던 중국 경제의 고성장이 이미 7%대에서 안정화되고 있고, 셰일가스 등 원유를 대체할 수 있는 에너지원이 확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유가 하락은 우리 경제 및 산업에 기본적으로 유리하게 작용한다. 해외 원유 수입에 절대적으로 의존하는 우리 산업의 에너지 수요 구조로 인해 모든 기업에서 비용 절감이 이뤄질 것이기 때문이다. 업종마다 차이는 있지만 전 산업에서 비용 절감이 이뤄지고 이는 다른 경쟁국보다 더 크다. 우리나라는 원유 가격이 10% 하락하면 산업 전체로는 0.67%, 제조업은 1.07%의 비용 감소 효과를 얻는다. 이는 미국이나 유럽뿐만 아니라 주요 경쟁국이며 에너지 다소비 산업 구조를 가진 중국, 일본에 비해서도 매우 높은 수준이다. 이에 따라 가격경쟁력 향상에 따른 판매 증가나 기업의 수익구조 개선과 수출경쟁력에도 긍정적인 효과를 줄 것으로 기대된다. 에너지 가격의 하락으로 자동차 운행 비용이 낮아짐에 따라 국내 경제활동이 활발해지고 여행 등 관련 업종에도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다. 저유가가 비교적 장기화된다고 가정하면 자동차 운행 비용이 낮아져 자동차 수요도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결국 저유가는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세계 전체로 경제성장을 촉진하는 효과로 나타날 것이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저유가가 0.3~0.7%의 추가적인 세계 경제성장 효과를 유발할 것으로 분석했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우리나라도 10% 유가 하락에 0.1~02% 경제성장 효과가 있어 유가가 40% 이상 하락한다면 IMF가 내놓은 것과 비슷한 수준의 추가 성장이 이뤄진다고 보고 있다. 세계 경제 성장에 따라 세계 물동량이 많아지면 침체 국면에 있는 선박 주문량도 늘어날 수 있다. 정유 및 석유화학산업은 원유를 직접적인 원료로 사용하기 때문에 비용 감소 효과가 가장 크다. 하지만 세계적인 공급 과잉 상황에서 가격경쟁이 심화되고 있어 비용 절감 효과를 가격 인하가 모두 흡수해 오히려 경영이 더 악화되는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저유가가 아니더라도 우리 업계가 당면한 문제여서 구조조정을 통해 적절히 대응하는 것이 필요하다. 악화되는 이익 구조에 대응해 비용 절감을 추진해야 하며, 석유화학산업은 범용 제품의 생산 능력을 확대하고 있는 중국 및 산유국과 차별화할 수 있는 제품 구조로 전환해야 할 것이다. 저유가가 에너지 절약 및 친환경 산업에 주는 영향은 매우 클 것으로 판단된다. 저유가가 지속된다면 소비자 측면에서 에너지 절약과 관련된 제품 소비가 감소할 것이기 때문이다. 자동차 분야에서는 하이브리드나 소형 자동차와 같이 에너지 절감형 자동차의 수요는 감소하고 중대형 차량의 판매가 증가할 것이다. 에너지 부문에서도 상대적으로 신재생에너지의 생산 비용이 증가해 이들 부문에 대한 투자는 위축될 것이다. 그렇지 않아도 공급 과잉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신재생에너지 산업이 더 큰 애로를 겪게 될 것이다. 산업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유가와 신재생에너지의 가격 차이만큼 정부 차원의 지원이 더 많이 필요하게 된다. 저유가와 셰일가스 등의 생산 확대는 조선해양산업의 구조도 변화시킬 것이다. 심해 에너지 개발 등과 관련한 해양플랜트의 비중은 하락하는 반면 원유나 가스운반선 수요는 증가할 것이기 때문이다. 우리 조선 업계도 이에 적절히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된다. 장기적으로 볼 때 저유가가 환경 친화적 산업구조로의 전환이라는 근본적 기조를 변화시키기는 힘들 것으로 판단된다. 미래의 에너지 수급 구조가 어떻게 바뀔지는 불명확하지만 환경 문제의 악화 및 관련 규제의 강화는 여전히 피할 수 없는 과제다. 원유가가 배럴당 100달러 이상으로 가정했던 시기에 비해 신재생에너지나 친환경 자동차, 친환경 선박 등 관련 제품의 가격 및 운행 비용을 더욱 낮춰야 할 것이다.
  • [서울광장] 대통령 신년 기자회견이 남긴 숙제/김성수 논설위원

    [서울광장] 대통령 신년 기자회견이 남긴 숙제/김성수 논설위원

    “바보 같은 짓에 말려들지 않도록 정신 차리고 살아야 한다.” 그제 박근혜 대통령이 신년 기자회견에서 한 말이다. 문서 유출 사건에 연루된 남동생 지만씨를 지칭한 것 같다. 대통령의 격(格)에 맞지 않는 거침없는 표현이어서였을까. 그 말만 귀에 그대로 꽂혔다. 지난해 기자회견 때 나온 “통일은 대박”에는 못 미치겠지만 한동안 유행어가 될 듯도 하다. ‘조작’, ‘이간질’, ‘허위’라는 거친 단어도 여과 없이 나왔다. “말도 안 되는 일들이 계속 논란이 된다는 것은 우리 사회가 건전하지 못한 것”이라는 대목에서는 문서 유출 사건에 대한 불편한 속내가 느껴졌다. 하지만 정작 시간을 가장 많이 할애한 것은 경제 분야다. 전체의 3분의2가량을 차지했다. 지난해 기자회견 때보다 두 배가량 많았다. 그만큼 경제가 어렵다는 방증이다. 희망의 을미(乙未)년 새해가 밝았지만 서민들의 삶은 갈수록 힘들다. 1997년 말 외환위기 때보다 더 어렵다는 말이 허투루 들리지 않는다. 새해 들어 담뱃값이 4500원으로 오르자 자취를 감췄던 개비 담배가 다시 등장했다. 1개비에 300원이다. 가구당 평균 빚은 6000만원에 달한다. 초저금리가 이어지면서 은퇴자들은 퇴직금을 은행에 맡겨 놓고는 생활이 안 된다. 은퇴 가구의 절반 이상은 빈곤층이다. 상대적으로 고임금을 받는다고 부러움을 받았던 은행·증권·보험 등 금융업계는 외환위기 때 못지않은 구조조정의 한파에 시달린다. 지난해 금융권의 일자리는 1년 만에 2만 4000개가 사라졌다. 5년 만에 최대 구조조정 폭이다. 금융권 구조조정은 새해 들어서도 진행형이다. 이런 상황이니 대통령이 경제 살리기를 최우선 과제로 삼고 ‘올인’하겠다는 뜻을 밝힌 것은 당연하다. 정치가 경제 회복의 발목을 잡아서는 안 된다는 대전제도 여전히 유효하다. 공무원연금 개혁, 노사정 대타협 도출 등 지난한 과제들이 남아 있는 상황에서 정쟁에 빠져 ‘골든타임’을 허비할 수는 없다. 그런 면에서 비선 개입 의혹 등 정치 현안에 대한 대통령의 상황 인식은 민심과 한참 동떨어져 있다. 또 다른 정쟁을 불러올 소지가 있다. 박 대통령은 김기춘 대통령 비서실장은 “정말 드물게 사심이 없는 분”이라고 평가했다. 문고리 권력 3인방 비서관에 대해서도 “교체할 이유가 없다”고 분명하게 선을 그었다. 청와대 장악에 실패한 김 실장은 곧바로 교체해야 한다는 국민 대다수의 생각과는 너무나 간격이 크다. 더구나 ‘3인방 비서관’들에게는 날개를 달아 준 격이 됐다. 비서실장의 지시에 반기를 든 김영한 전 민정수석에 대해서도 “항명이 아니다”라고 강변하는 것도 이해가 안 가는 대목이다. 여권 내부에서도 인적 쇄신의 요구가 거센데 이를 정면으로 무시하고 정국을 돌파하겠다는 박 대통령의 의지로 보이지만 잘못된 일이다. 박 대통령의 기자회견은 크게 세 가지 정도의 숙제를 남겼다. 먼저 인적 쇄신이다. 국면 전환용을 내켜하지 않을 수도 있고, 정치 공세에 밀려 물러서는 것으로 보일 수도 있겠지만 청와대와 내각의 대폭적인 인적 쇄신은 반드시 해야 한다. 대통령의 과거 측근과 남동생, 현 측근, 전·현직 청와대 비서관, 행정관 등이 서로 엉켜 진흙탕 싸움을 벌였는데, 아무도 잘못이 없고 책임을 지는 사람이 없다면 국민들은 이해하지 못한다. 집권 3년차 국정 원동력을 회복하기 위해서도 시급한 인적 쇄신은 필요충분조건이다. 소통도 말에 그쳐서는 안 된다. “각계각층의 국민들을 많이 초청해서 얘기도 듣고 활발히 많이 했다”는 박 대통령의 말에 고개를 끄덕일 사람이 얼마나 되겠는가. 마지막으로 인사 대탕평의 문제다. 박근혜 정권 들어서 특정 지역으로 인사가 편중된다는 지적이 많았다. 박 대통령은 “특정 지역이라고 해서 어떤 차별을 받는다는 것은 있을 수 없고 지역과 관계없이 최고의 인재를 얻는 것에 가장 큰 관심을 갖고 있다”고 했다. 하지만 실상은 다르다. 소위 5대 사정기관장(감사원장·공정거래위원장·검찰총장·국세청장·경찰청장) 모두 영남 출신인 게 대표적이다. 군사정권 때도 없던 일이다. 우연히 그렇게 됐다면 지금부터라도 지역과 관계없이 널리 인재를 구해 써야 한다. 인적 쇄신, 소통, 인사 대탕평 이 세 가지 숙제는 박 대통령이 ‘30년 경제 번영의 기초를 닦는 마지막 봉사’에 성공하기 위해서라도 반드시 해야 한다. sskim@seoul.co.kr
  • [재계 인맥 대해부 (2부)후계 경영인의 명암 SK그룹(하)] 글로벌 성장과 인재 육성… SK의 13일 설계하는 7인회

    [재계 인맥 대해부 (2부)후계 경영인의 명암 SK그룹(하)] 글로벌 성장과 인재 육성… SK의 13일 설계하는 7인회

    위원회 경영을 상징하는 수펙스추구협의회는 SK그룹의 주요 최고경영자(CEO)들이 모여 경영 방침을 논의하는 최고기구다. 의장이 7개 위원회와 1개의 특별위원회를 관할한다. ■유정준 글로벌성장위원장, 에너지 잔뼈… 미래 산업 견인 중심에는 그룹 내 최고참 CEO인 김창근(65) 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이 있다. 김 의장은 2012년 12월 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에 임명됐다. 김 의장은 1974년 입사 이래 SK케미칼 외환과장, 자금부장, 재무담당 상무를 거친 그룹의 대표 재무 전문가로, 1999년에는 그룹 구조조정본부 재무팀장을 맡기도했다. 그는 1974년 경영기획실로 출범한 SK구조조정본부의 간판을 직접 내릴 정도로 그룹과 신산고초를 함께한 산증인으로 꼽힌다. 연세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미 서던캘리포니아대에서 경영학석사(MBA)학위를 받았다. ■정철길 전략위원장, 사업 다각화로 SK C&C 도약 그룹 전체의 경영방향 설정을 지원하는 전략위원회는 올해부터 정철길(61) SK이노베이션 사장(SK에너지 사장 겸)이 이끈다. 정 위원장은 그룹의 주력 사업인 에너지 화학 분야와 정보통신기술(ICT) 분야를 두루 섭렵했다. SK C&C 사장으로 재직하면서 시스템통합(SI) 분야뿐만 아니라 중고차 온라인 거래와 반도체 영역으로 사업 다각화에 성공, SK C&C의 비약적 성장을 견인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SK그룹의 웬만한 주요 사업은 모두 꿰고 있다는 정 사장은 그룹 차원의 경영전략과 목표를 설정하고, 관계사 간 이해관계를 조정해 그룹 전체의 시너지 효과를 높일 수 있는 적임자로 꼽힌다. 부산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뒤 미 조지아 주립대에서 MBA를 했다. ■하성민 윤리경영위원장, SK텔레콤 맡아 이론·실무 밝아 1기 전략위원회는 하성민(58) SK텔레콤 사장이 맡았다. 하 사장은 2011년부터 그룹의 주요 성장축인 SK텔레콤을 이끌어 왔다. 그룹의 성장전략을 가장 잘 이해하고 있는 인물이라는 게 그룹 관계자의 설명이다. 특히 하 사장은 재무 전문가로 실적관리 등 기획관련 업무의 이론과 실무가 모두 밝다는 평가다. 올해부터는 그룹의 투명경영을 책임지는 윤리경영위원회 위원장을 맡는다. 하 사장은 성균관대에서 경영학을 전공했다. ■유정준 글로벌성장위원장, 에너지 잔뼈…미래 산업 견인 글로벌성장위원회 위원장은 유정준(53) SK E&S 사장이 맡았다. 유 사장은 에너지, 화학 분야의 대표적인 전문가다. 유 사장은 자원개발 등 SK그룹의 미래성장동력원을 발굴하는 G&G추진단 사장 출신으로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해외 사업차 출국할 때면 그를 대동하는 일이 많다. 유 사장은 SK E&S 사장으로 재직하면서 미국 컨티넨탈리소스의 지분을 인수, 셰일가스 생산을 시작한 인물이기도 하다. 고려대 경영학과를 나와 미 일리노이대 어바나 샴페인캠퍼스에서 회계학 석사를 받았다. ■김영태 커뮤니케이션위원장, 그룹 안팎 리스크 대응 적격 그룹의 눈과 귀와 입이 되는 커뮤니케이션위원회는 김영태(60) 위원장이 진두지휘한다. 김 위원장은 인사, 조직관리, 기업문화 분야 전문가로 그룹 내 신망이 높다. SK㈜ 대표이사와 기업문화부문장, SK에너지 울산 CLX부문장 등을 역임해 그룹 사정을 잘 알고 있는 인물이다. 추진력이 강해 기업과 관련된 각종 위기가 많아진 요즘 그룹 안팎의 리스크에 대응하고 그룹의 입장을 이해시켜 나가는 데 적격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서강대 경영학과 출신이다. ■이문석 사회공헌위원장, 동반성장 철학 이해력 높아 사회공헌위원회(전 동반성장위원회)는 이문석(61) 사장이 이끈다. 이 사장은 지난해 동반성장위원회 위원으로 부임한 뒤 김재열 전 동반성장위원회 위원장과 함께 그룹의 동반성장 활동을 챙겨 왔다. 그룹의 사회공헌과 동반성장 철학을 가장 잘 이해하는 인물이라는 점에서 김 전 위원장의 뒤를 이어받게 됐다. 경희대에서 섬유공학을 전공했다. ■임형규 ICT위원장, 삼성 출신의 R&D 대표 인재 지난해 신설된 ICT위원장은 임형규(62) 부회장이 맡고 있다. 임 부회장은 삼성 출신으로 삼성 전자에서 메모리 개발본부장(부사장), 시스템 LSI사업 부장(사장), 삼성전자 기술총괄 사장, 삼성종합기술원장, 신사업팀장(사장)을 지낸 국내 연구개발 분야의 대표적인 기술인재다. 서울대 전자공학과 출신으로 카이스트에서 반도체 공학 석사, 미 플로리다대에서 반도체공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그룹의 인재육성을 담당하는 인재육성위원장은 김창근 의장이 겸직한다.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 지소울 데뷔, ‘15년 연습생 타이틀 벗는다. 최장수 연습생’ 수지가 응원한 이유?

    지소울 데뷔, ‘15년 연습생 타이틀 벗는다. 최장수 연습생’ 수지가 응원한 이유?

    가수 지소울(G-Soul)의 데뷔 소식이 전해진 가운데, 그룹 미쓰에이 수지의 응원의 메시지를 전했다. 수지는 9일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기다렸어요!”라는 글과 함께 지소울의 ‘커밍 홈(Coming Home)’ 티저 영상을 리트윗했다. 뿐만 아니라 수지는 JYP엔터테인먼트가 공식 트위터에 게재한 지소울의 티저 영상을 다시 한 번 리트윗하며 적극적으로 응원하는 모습을 보였다. 한편 JYP엔터테인먼트 박진영 대표는 이날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15년간 연습생 생활을 이어온 지소울의 데뷔 소식을 전했다. 박진영은 9일 트위터를 통해 “지소울이 9년 만에 본인이 작사 작곡한 음악 20곡을 들고 귀국했다. 난 내 귀를 믿을 수가 없었다. 15년 전 그 수줍던 아이가 내 앞에 놀라운 아티스트가 돼 서있었다”는 글을 올렸다. 또한 박진영은 2001년 지소울과의 첫 만남을 회상했다. 박진영은 “그의 재능이 너무 놀라워 미국으로 유학을 보냈다”라고 운을 뗐다. 이어 “데뷔가 확정되지 않은 연습생이라 최소한의 지원 밖에 해주지 못하는 상황이었음에도 그는 열심히 연습하며 스스로를 키워갔다. 그의 노래는 어느새 미국 음악인들도 놀라는 수준에 이르렀고 미국 최고의 프로듀서와 그의 미국 데뷔 앨범 제작에 합의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러나 준비 과정 중 뜻밖에도 리먼 브러더스 사태로 촉발된 금융위기가 터지고, 한국과 달리 금융자본이 지배하는 미국의 음반사들은 모두 긴축 재정과 구조조정에 들어가며 위험부담이 높은 프로젝트들을 백지화 시켰다”며 과거 지소울이 왜 데뷔를 할 수 없었는 지를 밝혀 더욱 눈길을 끌고 있다. 박진영은 지소울에 컴백에 대해 “아팠던 어린 시절, 힘든 가정형편, 타국생활의 외로움, 그 모든 게 이 친구의 음악에 대한 열정을 막지는 못했다. 이제 이 친구를 여러분께 소개해 드리려고 한다”고 전했다. 지소울은 19일 데뷔할 예정이다. 지소울 데뷔 수지 응원에 네티즌은 “지소울 데뷔 수지 응원..수지 응원까지 받고 좋겠다”, “지소울 데뷔 수지 응원..기대된다”, “지소울 데뷔 수지 응원..실력 장난 아닐 듯”, “지소울 데뷔 수지 응원..연습생 시절이 무려 15년?”등 반응을 보였다. 사진 = 수지 트위터 연예팀 chkim@seoul.co.kr
  • 수도권 이전으로 도약 꿈꾸는 원광대

    전북 익산시에 있는 원광대학교의 수도권 이전이 가시화될 전망이다. 김도종(62) 신임 원광대 총장은 8일 “수도권에 제2캠퍼스를 설립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 총장은 “취임 1주일 만에 수도권의 새로운 캠퍼스 예정지 한 곳을 둘러보고 왔다”며 “우수 인재를 받아들이려면 수도권 캠퍼스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설로만 떠돌던 원광대의 수도권 이전은 기정사실화됐고 수도권 캠퍼스 설립도 속도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 실제로 원광대는 수도권 자치단체와 접촉하는 등 다각적인 캠퍼스 이전 방안을 검토 중이다. 원광대의 수도권 캠퍼스 설립은 학생수 감소와 대학구조조정의 소용돌이 속에서 살아남기 위한 자구책이라는 분석이다. 수도권에 공과대학 등을 이전해 보다 많은 학생을 유치하고 취업률도 높여 대학의 위상을 강화한다는 복안이다. 원광대 관계자는 “대학구조조정이 지속적으로 추진될 예정이어서 긴장을 늦출 수 없어 대책 마련 차원에서 수도권 캠퍼스 설립이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익산 본교 전체가 옮겨 가는 것은 아니라며 전면 이전설을 일축했다. 하지만 익산시 발전의 한 축을 이루는 원광대의 단과 대학이나 일부 학과가 수도권으로 이전하게 되면 현재 캠퍼스 규모가 축소돼 지역경제에 적지 않은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대해 김 총장은 “학교 성장과 익산시의 인구가 늘어날 수 있는 정책 수립에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원불교 교무인 김 총장은 1982년 철학과 교수로 임용돼 신문방송사 주간, 인문대학장, 도덕교육원장 등을 역임했으며 대한철학회장, 국제문화학회 이사장 등 다양한 대외 활동을 했다. 전주 임송학 기자 shlim@seoul.co.kr
  • 금감원, 신협 현장검사 강화… 부실대출·횡령 막는다

    금융 당국이 부실대출·횡령 등을 막기 위해 신용협동조합에 대한 검사를 강화하기로 했다. 7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올해 신협에 대한 현장 조사에 인력과 자원을 배분하기로 하고 이달 중 구체적인 방안을 마련해 이르면 다음달 검사에 들어갈 계획이다. 주로 종교나 직장 등 특정 단체에서 조직되는 신협은 농협·수협·축협 등 지역조합에 비해 규모가 작고 개수가 많아 그동안 현장 검사가 거의 이뤄지지 않았다. 검사 인력이 부족한 데다 문제가 발생한다 해도 금융 시스템 전반에 미치는 피해가 크지 않다고 보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난해 세월호 사건 이후 신협이 유병언 전 세모그룹 회장의 자금 창구로 쓰였을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40여명의 인력이 투입돼 대대적인 검사가 진행됐다. 이 과정에서 금감원은 신협에서 대출 위반이나 횡령·유용 등의 문제가 발생할 소지가 크다고 판단했다. 실제 일부 신협에서 동일인 대출한도 규정을 위반한 사실이 적발돼 금감원은 8일 제재심의위원회를 열고 징계 수위를 논의할 예정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신용협동조합법에 따라 금융 당국이 관리감독을 하고 있지만 그동안 인력 부족 등으로 검사를 나가지 못해 사각지대에 놓여 있었던 게 사실”이라며 “세월호 사건을 계기로 살펴보니 횡령이나 유용, 대출 규정 위반이 예전에 비해 많이 늘어나 현장 검사에 대한 필요성이 제기됐다”고 설명했다. 금감원은 신협 중에서도 상대적으로 규모가 큰 조합이나 모니터링을 통해 의심스러운 정황이 있는 곳들을 대상으로 테마 검사에 나설 계획이다. 신협중앙회가 보통 3년 주기로 일선 조합에 대한 자체 검사를 하고 있지만, 계좌추적 등 훨씬 세밀한 검사 권한이 있는 금감원에는 한참 못 미친다. 이번 금감원 조직 개편에서 인력 증원도 함께 검토될 것으로 보인다. 신협은 지난해 말 기준 전국에 942개가 있다. 외환위기 전에는 1600여개였다. 외환위기 직후 5~6년간 혹독한 구조조정을 거쳤고 이후 신협 수가 꾸준히 줄어들고 있다.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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