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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도돌이표 복지·증세 논란, 與 지도부 반성해야

    지난 한 주 정국을 달군 복지·증세 논란의 흐름을 보면 새누리당 지도부가 대체 어떤 인식을 갖고 이 문제를 대하고 있는지 마냥 헷갈린다. ‘원박’(元朴·옛 박근혜계)이라 불리는 유승민 의원이 원내대표로 선출되면서 불을 댕긴 작금의 당·청 간 복지·증세 논란이 실상은 집권세력 내부의 역학 관계 변화에 따른 불협화음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닌 것 아니냐는 의구심마저 자아내는 형국이다. 의문을 촉발시키는 단서의 하나는 어제 새누리당에서 흘러나온 복지사업 구조조정 구상이다. 기획재정부 등 정부 각 부처로부터 제출받은 자료 등을 근거로 새누리당 관계자는 “7개 주요 복지사업을 구조조정하는 것만으로도 연간 12조원 넘게 재정을 절감할 수 있다”고 말했다고 한다. 공무원연금 개혁과 무상급식 축소 등을 염두에 둔 발언이다. 이 관계자는 “‘버킷리스트’, 즉 죽기 전에 꼭 해야 할 일을 적은 목록처럼 증세 논의에 앞서 반드시 해야 할 복지 구조조정”이라고 했다. 복지 구조조정론은 기실 지난 10년간 이어져 온 선별적 복지론과 보편적 복지론 간 접점 없는 궤도 위에 놓인 주장이다. 그 타당성과 별개로 새로울 건 없는 사안이다. 문제는 최근 불거진 복지·증세 논란의 흐름에 있다. 세액공제 방식의 변화에 따른 연말정산 환급액 축소로 여론이 급속히 악화되는 과정에서 새누리당, 특히 유승민 원내대표는 불쑥 ‘증세 불가피론’을 꺼내 들며 청와대와 각을 세웠다. 박근혜 대통령의 증세 불가론이 성역이 될 수 없으며 모자란 복지 재원 확보를 위해선 증세도 적극 검토해야 한다고 말해 증세 논란의 불을 지폈고, 이에 김무성 대표도 “증세 없는 복지는 거짓말”이라고 거들었다. 증세 여부로 모아지던 논란의 초점은 돌연 지난 6일 방향을 틀었다.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박 대통령이 ‘경제 활성화를 통한 세수 확대’를 강조하며 거듭 증세 반대의 뜻을 밝히자 김 대표는 “증세에 앞서 복지예산의 효율성부터 따져 봐야 한다”며 ‘복지조정론’으로 방향을 틀었고, 유 원내대표는 “(증세에 대한) 내 생각을 고집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꼬리를 내렸다. ‘고(高)부담-고복지’든, ‘중(中)부담-중복지’든 한 정부의 정책 기조라는 큰 틀은 개개인의 한두 마디로 결정될 사안이 아니다. 여권 지도부라면 더더욱 발언을 삼가고 긴밀한 내부 조율과 검토 과정을 밟아야 마땅하다. 면밀한 정책 검토 없이 섣부른 발언으로 논란만 키운 새누리당 지도부부터 소통하는 법을 배워야 할 듯하다.
  • 최경환 “지하경제 양성화·지출 구조조정 먼저”

    최경환 “지하경제 양성화·지출 구조조정 먼저”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8일 증세·복지 논쟁과 관련해 “큰 틀에서 지하경제 양성화나 지출 구조조정으로 최대한 노력하고, 만약 안 된다면 국민적 컨센서스(합의)를 얻어 (증세를) 하겠다는 것이 정부와 청와대의 입장”이라고 밝혔다. 증세 문제를 제기한 여야 정치권이 결론을 내면 따르겠지만 정부 스스로 증세를 추진하지는 않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주 증세를 분명히 반대한 것과 별반 다르지 않다. 최 부총리는 터키에서 열리는 ‘주요20개국(G20) 재무장관 및 중앙은행총재 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이날 출국하기에 앞서 기자들과 만나 “(증세는) 컨센서스가 이뤄지지 않으면 못 나가는 것”이라며 이렇게 말했다. 다만 “정치권이 먼저 문제를 강하게 제기했으니 (국회가) 컨센서스를 이뤘으면 좋겠다”며 “정치권이 논의한다고 하니 지켜보겠다”고 덧붙였다. 최 부총리의 발언은 증세 자체보다 정치권과 국민 의견 수렴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증세·복지 문제에 대해 일단 국회에 공을 넘기겠다는 기존 입장에서 달라진 것이 없다. 그는 “(증세는) 국민적 공감대가 필요하고 입법 환경을 봐도 국회 협조가 안 되면 (정부가) 아무리 좋은 대안을 내놓아도 결론을 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그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한국의 복지 수준이 꼴찌라는 지적과 관련해 “단순 통계만 비교하면 사실이 왜곡되는 측면이 있다”면서 “우리나라는 복지를 시작한 지 얼마 안 돼 아직 어린애 단계 아니냐.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럽게 복지가 늘어날 것”이라고 반박했다. 최 부총리는 증세·복지 이슈로 정부가 강조해 온 구조개혁이 동력을 잃은 것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서는 “증세·복지 논쟁과 관계없이 4대 구조개혁은 올해 정부가 해야 할 가장 큰 과제이기 때문에 그대로 추진한다”고 강조했다. 김경두 기자 golders@seoul.co.kr
  • 증세론 국민 배신, 박 대통령 작심하고 질타한 배경은?

    증세론 국민 배신, 박 대통령 작심하고 질타한 배경은?

    증세론 국민 배신 증세론 국민 배신, 박 대통령 작심하고 질타한 배경은? 박근혜 대통령은 9일 최근 정치권이 현 정부의 ‘증세없는 복지’ 기조를 비판하면서 증세론을 공론화하는 것과 관련, “국민을 배신하는 것 아니냐고 생각한다”며 강력히 비판하고 나섰다. 박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수석비서관회의를 주재, “과연 국민에게 부담을 더 드리기 전에 우리가 할 도리를 다 했느냐를 항상 심각하게 생각해봐야 한다”며 “이것을 외면한다면 국민을 배신하는 것 아니냐고 생각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 대통령의 이러한 언급은 정치권에서 진행되는 증세 또는 복지지출 구조조정 노력이 경제활성화를 통한 세수증대 노력은 외면한 채 증세라는 손쉬운 수단으로 복지 재원을 확보하려 한다는 인식에 기반을 둔 것으로 풀이된다. 또 복지처방전으로 증세를 선택했다가 자칫 정권기반이 더욱 취약해질 위험이 있다는 인식도 증세복지론에 쐐기를 박은 한 배경으로 거론된다. 증세는 조세저항이 크다는 점에서 국민적 컨센서스가 전제되지 않은 상태에서 정치권이 ‘편의주의적’으로 주도해서는 안된다는 취지로 해석된다. 특히 박 대통령은 ‘증세없는 복지’ 정책기조 수정을 요구해온 새누리당 유승민 신임 원내대표 등 여당 내 비주류는 물론, 박근혜 정부와의 전면전을 선언하면서 “증세없는 복지는 거짓”이라고 비판한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 등 야당 신임 지도부를 향해 증세 논쟁에서 결코 밀리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였다는 해석이 나온다. 박 대통령은 우선 증세·복지 논쟁의 대원칙으로 “국민 부담을 최소화하면서 복지를 공고히 할 수 있는 방안을 찾는 것”을 전제한 뒤 “경제활성화를 위해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하는 것”을 증세·복지 논쟁의 해법으로 제시했다. 이는 지하경제 양성화, 지출 구조조정, 비과세 감면 축소 등을 통해 복지재원을 최대한 확보하고, 경제활성화를 통해 세수를 늘려가는 ‘복지없는 증세’ 기조가 이어져야 한다는 입장을 거듭 확인한 것이다. 핵심 대선공약을 건드리지 않겠다는 의지를 분명하게 밝힌 것이기도 하다. 또한 박 대통령은 그동안 추진해온 경제활성화 대책과 재정지출 효율화를 통한 세수확보 노력을 쭉 설명하면서 “이런 과제들은 정부나 대통령 의지만으로는 결코 이뤄질 수 없고, 정부와 국회, 여와 야가 같이 협력해서 풀어나가도 지극히 어려운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무엇보다 증세론에 대해선 “경제활성화가 되지 않고 기업 투자의지가 없고, 국민이 창업과 일에 대한 의지가 없다는 모래 위에 성을 쌓는 것이나 다름없다”, ”세금을 거둬들이는 것은 일시적으로 뭐가 되는 것 같아도 링거 주사를 맞는 것과 같이 반짝하다가 마는 위험을 생각 안할 수 없다”고 했다. 증세로 일시적으로 세수가 늘어나는 듯 보여도 결국 기업·가계의 경제심리를 위축시켜 경제활성화를 저해하고 장기적으로 세수감소의 악순환을 불러오는 ‘증세의 역설’ 측면을 부각한 것이다. 그러면서 박 대통령은 “경제활성화가 되면 세수가 자연히 더 많이 걷히는데 경제활성화를 위해 모두가 최선을 다했느냐”, “경제활성화를 위해 최선을 다하지 않고 세수가 부족하니까 국민에게 세금을 더 걷어야 한다면 정치쪽에서 국민에게 할 수 있는 소리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특히 박 대통령은 “국민에게 부담을 주지 않고 경제도 살리고 정치도 잘해보자는 심오한 뜻이 거기에 담겨있는데 이것을 외면한다면 국민을 배신하는 것 아니냐는 생각을 한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복지없는 증세’를 비판한 여야 정치인을 겨냥해 과연 경제활성화를 위해 정치권은 무슨 노력을 했느냐고 비판한 셈이다. 더욱이 박 대통령의 이러한 인식은 최근의 정치권 복지·증세 논쟁이 청와대와 대립각을 세우고 정책적 선명성을 부각시키기 위한 일종의 정치구호였다는 청와대 일각의 인식과도 무관치 않은 것으로 보인다. 또한 박 대통령은 증세·복지 논쟁의 해법과 관련, “국민을 중심에 두고 이런 논의가 이뤄지면 정부도 이에 대해 검토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복지없는 증세’ 기조 유지를 분명하게 밝히는 한편 경제활성화 대책 등을 전제하지 않는 단순한 증세 또는 복지지출 구조조정 방안은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박 대통령의 이러한 입장은 여당내 비주류와 새정치민주연합 신임 지도부의 강력한 반발을 불러올 것으로 예상돼 증세·복지론을 둘러싸고 당청관계는 물론 대야 관계에서도 강력한 냉기류가 형성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與, 건보료·연말정산·증세 논의 속도 조절…“하반기까지 여유”

    與, 건보료·연말정산·증세 논의 속도 조절…“하반기까지 여유”

    여권이 ‘복지·증세’ 논쟁에서 당·정·청 논의와 사회적 합의를 앞세우는 등 속도 조절에 들어갔다. 건강보험료 개편과 법인세 환원 등 증세 논쟁을 비롯한 현안들을 서둘러 봉합하기보다 시간을 두고 당정협의, 의원총회, 사회적대타협기구를 통한 여론 수렴 등 단계별로 차근차근 밟아 나가겠다는 구상이다. 새누리당 핵심 관계자는 8일 “건강보험료, 연말정산, 증세안 모두 소득계층별로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엇갈리는 데다 내년도 예산안이 국회에 넘어오는 하반기까지 시간이 있는 만큼 섣부른 결론 도출은 금물이라는 판단”이라고 말했다. 당정은 주말 동안 가진 접촉에서 당초 상반기 안에 결론 내려던 건강보험료 부과체계 개편도 서두르지 않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소득자료 기준으로 건강보험료 추계를 다시 하고, 연말정산도 최경환 기획재정부 장관이 소득자 1600만명 시뮬레이션을 돌려 보겠다고 한 만큼 정교하게 가겠다는 방침이다. 원내지도부는 이번 주 중 정책위원회를 구성해 조세·복지 등 사안별 당정협의에 시동을 걸 계획이다. 여권 내에선 ‘섣부른 증세 주장보다 세출 구조조정에 먼저 눈을 돌려야 한다’는 주장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6일 “경제를 활성화시키고 일자리를 많이 만들어 내 비용을 국민에게 부담 주지 않고 (복지를) 해 보겠다”며 ‘증세 없는 복지’ 기조를 재천명한 것이나, 김무성 대표가 이에 동조해 “복지예산을 전면 점검해 부조리·비효율이 없는지 잘 찾아 조정하고 증세는 마지막 수단”이라고 강조한 것도 일맥상통한다. 7가지 주요 복지사업의 구조조정만으로 연간 12조원 넘는 재정 절감 효과를 얻을 수 있다는 분석도 당 일각에서 제기됐다. 지난해 세수 결손액인 11조 1000억원을 메우고도 남는 규모다. 8일 기획재정부, 보건복지부 등 부처 제출 자료, 감사원·국정감사 자료 등에 따르면 새누리당의 공무원연금 개혁안과 무상급식 구조조정, 건강보험·국민연금 보험료 체납액 징수, 복지사업·국고보조금 부정 수급 차단 등으로 연평균 12조 5000억원의 ‘재정 지출 다이어트’ 효과를 볼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공무원연금 개혁안이 현재 안대로 통과되면 정부의 총재정부담(현금부담금+보전금+퇴직수당)은 40년간 매년 평균 3조 5000억원씩 줄어들 것으로 기대된다. 무상급식 구조조정으로 대상을 소득 하위 70% 가구 자녀로 제한하면 나머지 상위 30% 가구 자녀에게 주던 급식 재원 8000억원을 매년 아낄 수 있는 것으로 추산됐다. 또 건강보험·국민연금의 보험료 체납액 12조 4000억원(올해 1월 현재) 중 악성 장기 체납액 2조 5000억원, 기초생활급여 부정 수급 등 복지사업 누수 차단으로 2000억원, 지자체·민간단체 국고보조금 관리 강화로 1조원, 지방교육재정 이월·불용액 4조 2000억원(2013년 기준) 등을 재정에 보탤 수 있다는 주장이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 ‘도돌이표’ 무상복지 논란

    “증세는 최후의 수단이다.”(김무성 새누리당 대표) “무상복지 구조조정은 있을 수 없다.”(새정치민주연합 우윤근 원내대표) ‘증세 없는 복지’를 둘러싼 논쟁이 6일 여야 입장차를 확인하는 방향으로 흘렀다. 지난 2일 새누리당 유승민 원내대표가 당선된 뒤 여당이 ‘솔직한 증세 논의’에, 야당이 ‘무상복지 구조조정’에 전향적 자세를 취하는 듯하던 기류는 오래가지 못했다. 2010년 지방선거에서부터 촉발된 보편적 복지에 대한 논쟁, 이른바 무상급식·보육에 관한 여야 입장차만 거듭 확인했을 뿐이다. 새정치연합은 전날 우윤근 원내대표가 라디오에서 “무상급식 등 기본적 복지는 축소되면 안 되지만, 다른 부분들의 선별적 복지에 찬성한다”고 한 발언이 복지 축소 가능성을 염두에 둔 것으로 해석되자 선을 그었다. 우 원내대표는 논란 직후 확대간부회의에서 “지금 시대 정신은 복지국가 실현이고, 우리 당 강령엔 보편적 복지를 통한 정의로운 복지국가를 지향하되 선별적 복지와의 전략적 조합으로 지속 가능한 복지 정책을 추진한다고 명시돼 있다”고 전날 발언을 부연했다. 이미 실시 중인 무상급식·무상복지와 같은 보편적 복지를 유지하는 게 당론이란 뜻이다. 우 원내대표는 이어 “우리나라 복지 수준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최하위 수준인데, 새누리당이 조세 개혁을 복지 논쟁으로 유도하려는 듯한 분위기가 감지된다”고 일갈했다. 야당 의원들은 라디오 인터뷰를 통해 일제히 해명에 나섰다.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간사인 윤호중 의원은 “복지 확대가 필요하다는 것이 저희의 일관된 입장”이라고 말했다. 민병두 의원은 “새정치연합이 주장한 반값등록금, 기초노령연금도 (전부를 대상으로 하지 않는) 선별적 복지”라며 야당에 입장 변화가 없음을 강조했다. 전날 새누리당 김 대표가 ‘복지 과잉으로 가면 국민이 나태해진다’고 한 데 대해 전병헌 의원은 “우리 국민이 나태해질 정도로 복지 혜택을 받고 있지 않다”고 즉각 반박했다. 무상복지 실시를 위한 지방교육재정교부금법 개정안 등도 야당 의원입법으로 발의돼 있다. 반면 최근 ‘중부담·중복지’, ‘증세 없는 복지’ 논란을 이끄는 새누리당 속내엔 무상급식·보육 구조조정에 대한 의지가 담겨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김 대표는 지난해 11월 당에 ‘무상급식·무상보육 태스크포스(TF)’를 설치했고, 유 원내대표 역시 이날 “무상급식·무상보육 TF 결과 보고서가 나오면 정책위원회를 중심으로 당내 의견을 수렴해 나가겠다”며 다소 유보적인 입장을 보였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한·일 경제포럼-5인 주제발표] “세출 조정 이후 증세 논의해도 늦지 않아”

    [한·일 경제포럼-5인 주제발표] “세출 조정 이후 증세 논의해도 늦지 않아”

    “능력에 맞는 복지를 하려면 집중적 복지를 해야 한다. 가난한 사람들만을 대상으로 집중적 복지를 해야 양극화 구조가 개선될 수 있다.” 권태신 한국경제연구원장은 6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국제포럼 ‘한·일 경제 길을 묻다’에서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복지와 증세에 대해 “보편적 복지에서 집중적 복지로 가야 한다”면서 “집중적 복지는 선별적 복지보다 대상을 좁히되 복지 혜택은 더 많이 준다는 개념”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현재 무상급식이나 무상보육, 노인 지하철 무임승차 등 보편적 복지로 필요 이상의 복지 혜택이 주어지고 있다”면서 “빈곤층과 차상위 계층의 복지, 특히 교육 복지에 재원을 집중 투자해야 빈곤의 대물림을 끊고 양극화 문제를 해소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복지 재원 마련 방안에 대해서는 “우선 연구개발(R&D)과 국방, 공공부문 사업, 지방 재정 등 각종 세출의 구조조정을 통해 어느 정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이후에도 부족하다면 그때 가서 증세를 논의해도 늦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나라 경제의 최우선 과제로는 노동 개혁을 꼽았다. 권 원장은 “세계경제포럼(WEF)과 국제경영개발원(IMD)이 한국을 기업하기 어려운 환경으로 보고 있다”면서 “구조 개혁과 동시에 규제 개혁도 같이 수행해야 장기 생산성이 올라갈 수 있다”고 강조했다. WEF에 따르면 지난해 148개국 가운데 우리나라의 노동시장 효율성은 86위로 미얀마보다 낮은 수준이며 노사협력은 132위로 최하위권에 속한다. 그는 “정년 연장과 근로시간 단축이 추진되는 가운데 임금피크제와 성과급도 함께 도입돼야 노사도 살고 중소기업이나 하청업체도 살 수 있다”고 진단했다. 권 원장은 앞으로 국제 금융 리스크에 대비한 한·일 공동 협력체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최근 한·일 관계 경색으로 통화스와프가 중단됐는데 양국 간 금융협력을 확대하고 신뢰를 높이는 차원에서 원·엔 통화스와프 협정을 이어 나가야 한·일 모두 리스크에 대비할 수 있다”고 역설했다.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권태신 원장은 1949년 경북 영천 출신으로 경북고,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밴더빌트대에서 경제학 석사, 영국 런던시티대에서 경영학 석사학위(MBA)를 받았다. 재정경제부 차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대사, 국무총리실장 등을 역임했다.
  • [한·일 경제포럼 축사] 강석훈 국회 기재위 여당 간사

    [한·일 경제포럼 축사] 강석훈 국회 기재위 여당 간사

    한국 경제는 그동안 일본의 경제 성장 성공 요인들을 배우려 했다. 이를 토대로 한국 경제가 크게 성장한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그러나 두 나라는 디플레이션 현상에 대처하는 방식에 차이가 있다. 일본은 재정 확대를 통해 어려움을 극복하려 했다. 하지만 성공하지 못했다는 연구가 많다. 그런데 일본이 일명 ‘아베노믹스’로 확장적 거시정책을 다시 추진하고 있다. 이와 달리 한국은 1997년 국제통화기금(IMF) 구제금융 사태를 겪고 나서 재정 확대보다는 구조조정으로 경제시스템을 개혁해 위기를 극복했다. 포럼에 참석한 한·일 양국 석학들의 의견들이 한국과 일본이 봉착한 경제 문제를 해결하는 새로운 길을 만들기를 기대한다.
  • 선별복지로 가는 정치권

    선별복지로 가는 정치권

    정치권을 뜨겁게 달구고 있는 증세·복지 논쟁의 초점이 각각 법인세 인상과 선별적 복지로 압축되고 있다. 그러나 총론과 달리 각론에서는 입장 차가 뚜렷하다는 점에서 여·야·정의 ‘프레임(틀) 전쟁’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여야는 내년 총선 승리, 정부는 국정 기조 유지를 위해 각각 유리한 ‘새 판짜기’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정치권에서는 박근혜 정부의 ‘증세 없는 복지’ 기조가 사실상 ‘용도 폐기’됐다. 현재의 정부 재정으로는 보편적 복지 지출을 감당할 수 없다는 데 여야의 공감대가 형성돼 있다. 그러나 복지 축소에 대한 여야 해법은 극명하게 대비된다. 새누리당 유승민 원내대표는 5일 “무상급식과 무상보육에 대한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동안 야당이 주장해온 ‘무상 복지 프레임’을 구조조정 1순위로 간주하는 셈이다. 반면 새정치민주연합 우윤근 원내대표는 이날 “(무상급식과 무상보육은) 기본적 복지 사항이라 축소돼선 안 된다”면서 “다른 부분에서 찾으면 충분히 각 방안이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기초연금과 같은 현 정부의 대표 정책에 메스를 들이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복지 축소라는 여야의 한목소리에도 불구하고 해법 찾기가 쉽지 않아 보이는 이유다. 여야는 법인세 인상 문제 역시 더이상 성역으로 남겨두기 힘든 상황이다. 야당이 그동안 꾸준히 제기했던 법인세 인상 요구에 여당이 반응하는 형국이다. 국세의 70%를 차지하는 소득세·법인세·부가가치세 중 국민감정을 자극하지 않고 세원을 확충할 수 있는 유일한 탈출구로 비쳐지기 때문이다. 유 원내대표는 “세금을 올려야 하면 법인세도 성역이 돼선 안 된다는 입장”이라고 가능성을 열어뒀다. 그러나 법인세 인상에 여당은 물론 정부까지 일치된 목소리를 낼 수 있을지에는 의문부호가 찍힌다. 김무성 대표는 법인세 인상과 관련, “절대 안 된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제일 마지막에 할 일”이라면서 “현재도 장사가 안돼서 세금이 안 들어오는데 거기다 세금을 더 올리는 것은 곤란하다”고 부정적으로 평가했다. 최경환 경제부총리도 전날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에서 법인세 인상에 대한 반대 의사를 분명히 했다. 현재로선 너무 앞선 얘기지만, 정치권이 법인세 인상을 밀어붙일 경우 박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법인세 인상이 여의치 않을 경우 지난해 무산된 종교인 과세나 고소득자에게 세금을 더 물리는 ‘부자 증세’ 등으로 불똥이 옮아갈 수도 있다. 장세훈 기자 shjang@seoul.co.kr
  • “복지 과잉, 국민 나태·부정부패로 연결”

    정치권의 증세·복지 논쟁이 뜨거운 가운데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5일 “복지 수준 향상은 국민들이 나태해지지 않을 정도로 해야 한다”고 밝혔다. 김 대표는 이날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가 주최한 ‘제38회 전국 최고경영자 연찬회’에서 특강에 나서 “복지 과잉으로 가면 국민이 나태해지고 나태가 만연하면 부정부패가 따라온다”며 이같이 말했다. 김 대표는 특히 재정위기로 유로존 전체를 경제 위기로 몰아넣었던 그리스의 사례를 언급하며 “선별적 복지를 해야 한다고 우파는 주장하고 좌파는 보편 복지를 해야 한다, 이건희 회장 손자에게도 줘야 한다는데, 우리는 70% 이하만 해야 한다는 것이다”라고 선별 복지에 대한 지지 입장을 분명히 했다. 그러면서 “어느 것이 옳은지는 잘 판단하시라”고 덧붙였다. 김 대표의 이 같은 발언은 최근 증세·복지 논란으로 여당에서 ‘복지 구조조정’ 주장이 제기된 가운데 나온 발언이라 주목된다. 김 대표는 우리나라의 조세부담률이 낮다는 점을 지적하며 “지금부터 피 터지게 복지 논쟁을 해야만 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그는 “유럽식 복지를 원한다면 세금을 올릴 수밖에 없겠지만 증세는 국민에게 물어보고 해야 할 것”이라며 야권이 강력하게 주장하는 법인세 인상에 대해서는 “절대 안 된다고도 말 할 수 없다. 그러나 법인세 인상은 제일 마지막에 할 일”이라고 밝혔다. 한편 김 대표는 이날 자신이 불참한 최고위원회의에서 김을동 최고위원이 ‘3·1절 대사면’을 제안한 것에 대해 “기업인만 가석방하면 반발이 크다. 방법은 사면밖에 없다”며 “사면에 대한 결정은 대통령에게 공이 넘어가 있는 것”이라고 밝혔다. 경총은 김 대표의 부친인 김용주 전 전남방직 회장이 초대회장을 지낸 기업인 단체다.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 리츠 자산규모 첫 15조원 돌파

    리츠 자산규모 첫 15조원 돌파

    리츠(부동산 투자회사)의 자산 규모가 15조원을 넘어섰다. 국토교통부는 지난해 말 기준 국내에서 운용되는 리츠 자산 규모가 역대 최대인 15조원을 기록했다고 5일 밝혔다. 지난해 새로 인가를 받은 리츠는 30개이고 9개는 사업 목적을 달성해 청산, 3개는 인가 취소됐다. 전체적으로 전년보다 리츠 개수는 18개가 늘어나 역대 최고인 98개로 집계됐다. 리츠의 투자 대상은 사무실이 가장 많았고 상가시설, 주택 등의 순이었다. 40개 리츠(8조 7000억원)가 사무실에, 19개 리츠(2조 7000억원)가 상가시설에 투자하고 있다. 특히 임대주택 리츠가 활성화되면서 22개 리츠(2조 5000억원)가 주택에 투자해 전체 리츠 투자에서 주택이 차지하는 비중도 전년(4.9%)보다 크게 증가한 16.7%를 기록했다. 작년 3분기 기준 리츠의 평균 배당수익률은 7.0%로 나타났다. 수익률은 상업용(11.1%), 공장(7.2%), 호텔(6.6%), 오피스(6.2%) 순이었다. 자산 3000억원 이상인 대형 리츠도 12개로 전년보다 9개나 증가해 대형 리츠가 늘어나는 추세를 보였다. 유형별로는 위탁관리 리츠(투자·운용을 자산관리회사에 맡기는 페이퍼컴퍼니 형태의 리츠)가 56개로 가장 많고 기업구조조정 리츠(채무 상환용 건물 등 기업구조조정용 부동산에 투자하는 리츠)가 31개였다. 세종 류찬희 선임기자 chani@seoul.co.kr
  • [사설] 국민 대타협으로 복지체계 다시 짜야

    새누리당 지도부까지 나서 비현실성을 지적하면서 박근혜 대통령의 공약인 ‘증세 없는 복지’ 노선 궤도 수정론이 정국의 화두로 부상했다. 여야가 ‘국민대타협기구’ 설치를 합의한 데 이어 조만간 ‘범국민조세개혁특위’를 띄울 태세다. 그러나 속내는 제각각이다. 여당은 복지 구조조정에 주안점을 두고 있으나, 야권은 증세에 방점을 찍고 있다. 여권도 증세의 불가피성은 부인하지 않지만, 법인세 인상 등 각론에서 김무성 대표와 유승민 원내대표가 다른 소리를 하고 있다. 자칫 배가 산으로 올라갈 판이다. 차제에 여야는 정략을 버리고 ‘지속 가능한 복지’ 시스템을 구축하는 합의를 추구해야 한다. 정치권의 쟁점은 증세와 한국형 복지 재설계론으로 압축된다. 즉 어디서 얼마만큼 세금을 올려 복지 재원을 충당하느냐와 무상급식·무상보육 같은 무상 시리즈 복지를 어느 정도 축소할 것이냐 여부다. 그러나 여야 모두 지난번 총선, 대선에서 내건 선심성 복지 공약의 후유증을 제대로 인식하고 있는지 의문이다. 새정치연합 우윤근 원내대표는 증세를 전제로 ‘범국민조세개혁특위’를 제안했고, 새누리당 유 원내대표도 이를 수용하는 분위기다. 그러나 연말정산 파동을 겪으면서 증세는 말로는 쉽지만 지난한 실천 과제임이 드러났지 않은가. 내 몫을 요구하는 데는 익숙하지만 가급적 자기 부담을 감수하려 하지 않으려는 게 국민 대중의 정서라면 말이다. 그런데도 여야 원내 사령탑들이 너무 쉽게 증세를 거론하는 인상이다. 조세 저항은 정부가 어차피 감당할 몫이니 정치권은 포퓰리즘 경쟁을 계속하겠다는 어깃장이 아니길 바란다. 사실 지금 정부의 ‘증세 없는 복지’ 노선을 손가락질하고 있는 야당이 집권했다면 ‘복지 대란’은 더욱 심각한 수준으로 번졌을 수도 있다. 지난 대선 때 박 대통령은 5년간 135조원, 문재인 후보는 197조원의 복지 공약을 내놨지 않나. 사리가 이럴진대 청와대와 정부는 ‘증세 없는’ 복지라는 불가능한 원칙을 스스로 허물어야 하고, 야당은 인기영합적인 무상복지 만능주의 사고에서 탈피해야 한다. 증세와 복지, 두 가지가 변수인 연립방정식을 제대로 풀려면 여당이 가변적인 국민 여론에 너무 쏠리지 말고 중심을 잘 잡아야 하는 건 물론이다. 요즘 북·서 유럽의 복지 강국들은 경제가 거덜나기 시작하자 복지 지출을 줄이고 있고, 사회안전망이 취약한 나라들은 복지 예산을 늘려 가는 추세다. 우리의 경우 복지 확대가 불가피하지만 누울 자리를 보고 다리를 뻗어야 한다. 법인세율 인상은 마지막 수단으로 신중히 득실을 따지며 추진해야 한다. 혹시라도 국내외 기업의 해외 탈출을 조장해 고용 창출이나 경제 활성화에 찬물을 끼얹어서도 곤란하다. 유 원내대표는 “여러 종류의 세금 중 법인세만 성역으로 남겨둘 수는 없다”고 했지만, 박 대통령이 공약한 무상보육이든, 야권이 선도한 무상급식이든 무상 시리즈 복지를 성역에 둘 이유 또한 없다. 복지 예산에 끼어든 ‘정치 거품’은 빼야 한다. 그런 맥락에서 우리는 한국 경제가 당면한 여건을 감안하면 중(中)복지, 중부담이 합리적이라는 다수 전문가들의 시각이 옳다고 본다.
  • [줄줄 새는 지자체 예산] 복지 유사·중복사업 600개 통폐합… 특별교부세 집행 투명성 제고

    [줄줄 새는 지자체 예산] 복지 유사·중복사업 600개 통폐합… 특별교부세 집행 투명성 제고

    정부가 재정 구조를 효율화하기 위해 복지와 지방 재정을 개혁하기로 했다. 기획재정부는 5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업무보고에서 재원 배분의 효율성을 제고하고 세출 절감과 세입 확충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복지 전달체계 개선을 통해 효율성을 향상시키고 유사중복 사업에 대한 예산 지원을 막기 위해 내년까지 총 600개의 유사·중복 사업을 통폐합하기로 했다.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의 산정 기준도 합리적으로 개선하고 특별교부세와 교부금 집행의 투명성도 제고하기로 했다. 또 국민안전처와 함께 소방안전교부세의 지자체별 교부기준을 마련하기로 했다. 이는 올해까지 4년 연속 세수 결손이 전망되고 정부가 ‘증세 없는 복지’ 기조를 유지하는 상황에서 복지 지출에 대한 구조조정을 통해 재정건전성 악화를 막기 위한 조치로 해석된다. 지난해 국세 수입 실적은 205조 4000억원 수준으로 세입 예산 216조 5000억원보다 11조 1000억원이 부족할 것으로 잠정 추산됐다. 기재부는 재정 개혁을 효율적으로 추진하기 위해 재정 사업의 평가 체계를 올 상반기에 개편하고 산업현장 수요와 정부 연구개발(R&D) 간 불일치를 해결하는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특히 중장기적인 재정위험 요인에 대한 분석과 관리를 강화해 2060년까지 장기 재정전망을 내놓기로 하고 공공부문 부채 통합관리 계획도 수립하기로 했다. 기재부는 올해 재정 수요 증가에 맞춰 정책 효과가 미미한 제도의 일몰 연장을 중단하고, 해외 은닉 재산과 소득에 대한 탈세를 방지하기 위해 제도적 장치를 강화할 방침이다. 세종 김경두 기자 golders@seoul.co.kr
  • [불붙은 증세논쟁] 새누리 “증세만이 정답 아니다” 새정치연 “복지 위해 증세 필요”

    [불붙은 증세논쟁] 새누리 “증세만이 정답 아니다” 새정치연 “복지 위해 증세 필요”

    정치권을 뜨겁게 달구고 있는 증세 논란에 있어서 여야는 뚜렷한 시각차를 보였다. 서울신문이 4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여야 의원에 대해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새정치민주연합 의원 3인(김현미, 최재성, 윤호중 의원)은 ‘복지 확대를 위한 증세가 필요하다’고 답했다. 하지만 새누리당 의원 3인(이한구, 강석훈, 류성걸 의원)은 ‘무응답’하거나 ‘증세 만이 정답은 아니다’라고 답했다. 이한구 의원은 “복지 비용 부담을 위해 다른 세출을 어떻게 할 것인지, 사회 부담금을 어떻게 할 것인지 먼저 논의를 해본 뒤 그래도 답이 없을 때 증세 단계로 가야 한다”며 “증세는 최후의 보루”라고 말했다. 류성걸 의원도 “지하경제 양성화, 금융소득 과세 등을 통해 세출 구조조정을 우선 실시한 뒤 그래도 돈이 부족하다면 사회적 대타협 기구를 통해 증세 논의를 해야 한다”고 밝혔다. 강석훈 의원 역시 “무상복지 축소는 최후의 선택이 돼야 한다”며 두 사람과 똑같은 취지로 설명했다. 증세 필요성에 ‘예’라고 답한 야당 의원을 상대로 증세 세목 우선순위를 물었다. 김현미 의원은 ‘법인세→보유세→소득세→부가가치세→상속·증여세’ 순으로 답했다. 최재성 의원은 ‘법인세→소득세→보유세→상속·증여세’ 순으로 꼽았으며 “부가가치세는 인상해선 안 된다”는 입장을 밝혔다. 윤호중 의원은 ‘상속·증여세→보유세→법인세→소득세→부가가치세’ 순으로 증세를 해야 한다고 답했다. 김현미 의원은 법인세를 첫 번째로 꼽은 이유에 대해 “다른 나라에 비해 실효세율이 너무 작기 때문에 급선무로 고쳐야 한다”고 설명했다. 증세 시기에 대해 야당 의원들은 일제히 ‘올해’라고 답했다. 여당 의원들은 모두 ‘무응답’했다. “우리나라가 증세를 감당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 새정치연합 김현미 의원은 “적정부담, 적정복지가 필요하다는 생각”이라면서 “돈이 없어서 세금을 못 낸다거나, 해외에 비해 조세부담이 크다는 말은 궤변”이라고 지적했다. 윤호중 의원은 “충분히 감당할 수 있다”는 견해를 내놨다. 반면 새누리당 강석훈 의원은 “기업 수익성이 굉장히 악화돼 있기 때문에 증세를 감당하기 어렵다”며 야당과 정반대의 입장을 밝혔다. 이영준 기자 apple@seoul.co.kr
  • [불붙은 증세논쟁] “3월까지 세부담 증감 분석후 보완… 골프 세율인하 검토 안 해”

    [불붙은 증세논쟁] “3월까지 세부담 증감 분석후 보완… 골프 세율인하 검토 안 해”

    ‘13월의 세금 폭탄’ 논란을 다룬 4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의 현안보고에서는 박근혜 정부의 ‘증세 없는 복지’로 십자포화가 쏟아졌다. 야당은 ‘서민 증세’ 논리 아래 “세율·세목을 건드리지 않은 소득세 개편을 증세로 볼 수 없다는 정부 논리는 궤변”이라며 총공세에 나섰다. 또 복지 수준 유지를 위해 법인세율 정상화 등 본격적 증세 논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민란에 가까운 조세 저항에 직면할 것이라며 정부·여당을 압박했다. 여당 일각에서도 적정 복지 수준에 대한 여야·국민적 합의를 주문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최경환 경제부총리는 “체감 세 부담이 늘어나는 경우가 발생하게 된 데 대해 다시 한번 송구스럽다는 말씀을 드린다”면서 “연말정산이 완료되면 오는 3월까지 근로소득자 1600만명의 모든 경우에 대해 과세 구간별·가구 형태별로 세 부담 증감을 면밀히 분석해 공제항목 및 공제수준을 조정하는 등 구체적인 보완대책을 마련하도록 하겠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김영록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정부는 담뱃세 증세도 증세가 아니라고 하고 근로세제 개편도 증세가 아니라는 입장이지만 국민 여론은 80%가 증세라고 얘기한다. 국민을 속이는 것”이라고 날을 세웠다. 같은 당 김관영 의원도 소득공제의 세액공제 전환을 ‘감세 패키지’로 표현한 정부자료에 대해 “세율·세목을 건드리지 않은 이번 세제 개편의 효과를 감세라고 표현하면서, 거꾸로 세율을 올리거나 세목을 늘리지 않으면 증세가 아니라는 주장은 모순”이라고 꼬집었다. 오제세 의원은 “법인세율 인상을 포함한 증세를 본격적으로 논의해야 한다”며 복지 재원 논의를 요구했다. 여당에서도 이번 연말정산 소득세제 개편이 사실상 증세라는 점을 솔직히 인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류성걸 새누리당 의원은 “총급여 5500만원 이하 구간은 당초에 (세 부담이) 안 늘어날 거라고 했는데 늘어난 것은 잘못”이라면서 “비과세·감면 등 구조를 바꿔 세수가 늘어나면 넓은 의미로 증세”라고 지적했다. 나성린 의원도 “박근혜식 증세는 한계에 도달했다”며 “비과세·감면 축소는 굉장히 어렵고 탈세 척결도 저항이 있다. 이제 국민 대타협을 통해 증세를 논의할 때가 되지 않았느냐”고 제안했다. 최 부총리는 “증세가 없는 복지가 아직도 가능하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저 스스로 ‘증세 없는 복지’라는 말을 입에 올린 적이 없다”고 피해 갔다. 그러면서 “지난 대선 때 나왔던 공약 가계부에 따라 현재 복지 공약을 실천 중이고 지하경제 양성화, 세출 구조조정을 통해 최대한 확보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박근혜 대통령이 언급한 골프 관련 세율 인하는 “현재로선 검토하지 않고 있다”고 답했고, 연말정산 보완책의 소급적용은 “개인적으로 바람직하지 않다고 보지만 국회에서 법적 근거를 마련해 주시면 소급적용하겠다”고 말했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 [불붙은 증세논쟁] “우리 경제체력 증세 감당” 50%…“올해 증세 논의 골든타임” 40%

    긴급 진단에 응한 조세 전문가들 중 절반은 세금을 올려도 우리 경제가 감당할 체력을 갖고 있다고 분석했다. 20명 가운데 8명이 바람직한 증세 논의 시기로 올해를 꼽았다. 차기 정부로 미루는 방안에 대해서는 대부분이 부정적이었다. 집권 3년 차에 들어선 박근혜 정부에서 올해가 증세를 시도할 수 있는 마지막 ‘골든타임’이라는 분석이다. 강병구 인하대 경제학과 교수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의 국내총생산 대비 조세부담률이 평균 25%인데 반해 우리는 20% 수준”이라면서 “올해부터 증세를 본격적으로 논의해도 세법 개정 등을 거쳐 내년에나 반영되므로 증세 논의를 서둘러야 한다”고 조언했다. 강봉균 전 재정경제부(현 기획재정부) 장관은 “세금을 올리면 경제가 나빠질 것이라고 (도식적으로) 전제하면 증세 논의는 영원히 불가능하다”고 일침을 놨다. 정부와 정치권이 증세에 대한 국민적 공감대 조성에 좀 더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는 의견도 많았다. 백운찬 전 관세청장은 “대기업은 1~2% 세율을 올려도 큰 부담이 없고 오히려 행정 간섭인 규제를 풀어주는 것을 더 바란다”면서 “다만 중소·중견기업은 부담이 클 수 있는 만큼 법인세 인상에 따른 부담이 덜 가도록 정교하게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 경제가 좀처럼 살아나지 않는 상황에서 갑작스러운 증세는 경제 회복에 찬물을 끼얹는 악수(惡手)가 될 것이라는 우려도 있었다. 윤증현 전 기재부 장관은 “저성장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세금을 올리면 경제가 더 침체되고 결국 서민층이 더 어려워진다”면서 “무상복지 등 지출 구조조정을 먼저 하고 증세는 경제를 살린 뒤에 생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홍기용 인천대 세무회계학과 교수(한국세무학회장)도 “우리나라는 법인세, 소득세, 부가세가 전체 세금의 70%를 차지하는데 경기에 따라 변동이 크다”면서 “내수가 침체된 상황에서 세율을 올리게 되면 실제 세금은 많이 늘지 않고 기업과 가계에 부담만 줄 것”이라고 지적했다. 미국 등 선진국처럼 대기업과 고소득자가 자발적으로 세금을 더 내고, 서민·중산층도 복지 혜택이 다소 줄어드는 상황을 이해하는 양보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왔다. 김진표 전 경제부총리는 “경제가 어려운 시기에 대기업과 고소득자가 국가와 국민을 위해 세금을 더 내는 ‘노블리스 오블리제’(도덕적 의무)와 이를 유도하는 정치적 리더십이 필요하다”면서 “그래야 서민·중산층도 복지 축소를 참고 정부가 추진하는 4대 부문 개혁에 양보하는 등 사회적 대통합을 이룰 수 있다”고 강조했다. 세종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안원경 인턴기자 cocang43@seoul.co.kr
  • 날 세운 대학생… 각 세운 부총리

    날 세운 대학생… 각 세운 부총리

    “부총리께서는 취업률로 대학들을 줄 세운 뒤 퇴출시키는 것이 옳다고 보십니까.”(모 대학 총학생회장) “취업 문제를 먼저 해결하고 자기계발을 위한 인문학을 생각해야 한다.”(황우여 부총리) 황우여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대학 구조개혁에 대한 대학생들의 비판에 맞서 개혁의 당위성을 강조했다. 황 부총리는 4일 서울 서초구 양재동 한국교육개발원에서 서울의 8개 사립대 총학생회장 및 단과대학 학생회장, 부산대 및 전남대 총학생회장 등 모두 10명의 대학생 대표와 간담회를 가졌다. 학생들이 지속적으로 대학 구조개혁 평가 계획을 비판하고 정원조정 선도대학 지원사업 계획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며 대화를 요청하자 황 부총리가 이에 응답한 것이다. 간담회에 앞서 황 부총리는 “교육부 정책에 대한 비판의 소리를 듣고 소통하는 자리”라면서 “기탄없이 이야기해 달라”고 말했다. 실제로 대학생들은 날카로운 비판을 쏟아 냈고, 황 부총리도 이에 맞섰다. 이지원 한국외대 총학생회 비상대책위원장은 “지난 몇 해 동안 학과 통폐합과 특성화사업, 구조조정과 대학 평가에 따른 고통은 전적으로 학생들에게 전가됐다”며 “이번에도 평가에 목을 맨 일부 대학이 성적관리 지표 때문에 이미 끝난 시험의 평가를 갑자기 바꾸기까지 했다”고 지적했다. 김소연 성균관대 문과대 학생회장은 “취업 중심의 대학정책으로 인문학과 기초학문, 예체능 계열이 고사 위기에 처했다”며 “이런 대학교육 속에서 대학생들이 과연 무엇을 꿈꿀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이에 대해 황 부총리는 “공부를 하고 나면 앞길이 보여야 하지만 우리 학생들은 또 스펙을 쌓는다”면서 “취업이 어려운데 인문학까지 소양하라고 하면 오히려 많은 노력과 별도의 문제가 발생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또 “2023년까지 이공계 인력은 30만명이나 부족하다고 한다”면서 “지난해 임용자격을 딴 사범계열 2만 3000여명 가운데 실제 교원이 된 사람은 4600명에 불과할 정도로 불균형이 심각한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김종진 동국대 사범대 학생회장은 “몇 해 전까지 사범대 신규 인가를 내주고 각 대학에 교직이수제도와 교육대학원을 허가하면서 예비교원의 공급을 늘린 곳이 교육부”라며 “그런데 지금은 사범대를 줄이겠다고 하니 이게 과연 정상이냐”고 꼬집었다. 장형우 기자 zangzak@seoul.co.kr
  • 경제 전문가 60% “복지 늘리려면 증세해야”

    경제 전문가 60% “복지 늘리려면 증세해야”

    정치권에서 ‘증세 논쟁’이 재점화된 가운데 전문가 20명 중 12명은 복지 확대를 위해 증세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증세 논의 시기로는 올해를 꼽는 전문가가 가장 많았다. 증세 세목으로는 법인세와 고소득층 소득세를 우선적으로 꼽았다. 서울신문이 4일 조세·재정 전문가와 전직 경제관료 20명을 대상으로 긴급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12명은 “증세를 해야 한다”고 답했다. 강봉균 전 재정경제부(현 기획재정부) 장관은 “2012년 대선 때부터 증세 없는 복지는 불가능하다고 귀에 못이 박히도록 말했지만 포퓰리즘에 빠진 여야 모두 듣지 않았다”면서 “이제라도 증세에 대한 국민적 공감대를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기재부 세제실장을 지낸 윤영선 전 관세청장은 “복지는 달콤하지만 미래 세대에 어두운 그림자를 남긴다”며 “지출을 줄이고 세금을 늘려야 한다”고 말했다. 증세에 찬성한 12명 중 5명은 먼저 올려야 할 세금으로 법인세를 꼽았다. 이어 소득세와 부가가치세가 뒤를 이었다. 박훈 서울시립대 교수는 “대기업들이 법인세 인상으로 투자가 위축되기보다는 사내유보금으로 충분히 감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증세에 반대한 전문가 8명은 증세의 대안으로 지출 구조조정(4명)과 무상복지 축소(3명) 등을 제시했다. 지출 구조조정에는 정부의 재원이 투입되는 무상보육과 무상급식이 포함돼 있어 사실상 복지 축소에 방점이 찍혔다. 경제 여건을 감안하면 증세보다 선별적 복지로 돌아가야 한다는 얘기다. 다만 증세 반대론자들도 정부가 그동안 추진해 온 비과세·감면 축소와 지하경제 양성화 등의 재원 조달은 한계가 있다고 진단했다. 권태신 한국경제연구원장은 “복지는 물론 국방과 연구·개발(R&D), 지방재정에서도 세금이 줄줄 새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필상 서울대 초빙교수는 “선거 때 인기 영합주의로 나온 복지정책을 이번 기회에 조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세종 김경두 기자 golders@seoul.co.kr 세종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불붙은 증세논쟁] “경기 더 악화… 무차별 무상복지·새는 지출부터 줄여라”

    증세를 반대하는 전문가들은 증세가 경기를 더 악화시킬 것이라고 본다. 증세보다 지출 구조조정과 ‘무차별적’ 복지 축소가 우선이라는 입장이다. 세율 인상이 꼭 세수 증가를 의미하지 않는다는 지적도 나왔다. 윤증현 전 기획재정부 장관은 “증세를 논의하는 시점은 경제가 탄력을 받고 회복하는 시점이어야 한다”며 증세에 반대했다. 현 시점에서는 증세 논의 자체가 적절하지 않다는 지적이다. 윤 전 장관은 “복지 혜택이 필요한 계층에게 가지 않고 새는 부분을 줄여야 한다”며 “증세하지 않고 동원 가능한 재원 내에서 복지가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정식(한국경제학회장) 연대 경제학과 교수는 “증세를 하면 소비나 투자가 더 감소할 것”이라며 증세에 반대했다. 김 교수는 “세계 경제가 불확실해 위기가 올 수 있는 상황”이라며 “세계 경제가 안정세를 보이는 시기에 증세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 또한 “가난한 사람을 타깃으로 삼는 선별적 복지”를 주문, 무상복지 축소가 선행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권오규 전 경제부총리는 선제적 차원에서라도 복지 축소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는 “지금의 복지 제도를 그대로 유지할 경우 빠른 속도로 진행되는 고령화로 인해 지출 규모가 급속히 늘어날 수 있다”며 “우리 수준에 적합한 복지 수준을 정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권 부총리는 “보편적 복지가 아닌 ‘쪽집게’ 복지”를 주문했다. 이필상 서울대 초빙교수는 “선거 때 인기 영합주의로 나온 복지정책을 이번에 조정해야 한다”며 “무상 정책들을 재점검하고 효율성을 따져 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증세는 경제를 더 위축되게 만든다”고 우려했다. 홍기용(한국세무학회장) 인천대 세무회계학과 교수는 “최근 몇 년 동안 과세 대상 소득 자체가 11조원이 줄었다”고 지적했다. 경기 침체에 세율 인상은 경기를 더 침체시켜 과세소득을 줄이고 결국 세수를 더 줄일 수 있다는 지적이다. 홍 교수는 “사업자의 세원 투명성이 매우 낮다”며 숨은 세원의 발굴과 선별적 복지를 통한 세수 낭비 차단이 먼저라고 지적했다. 권태신(전 재정경제부 차관) 한국경제연구원장은 “정부가 말한 지출 구조조정이 하나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쓴소리를 했다. 권 원장은 “기업도 경기가 안 좋으면 원가를 낮추고 인력을 구조조정하는데 국가 재정도 마찬가지”라며 “법인세 인상은 기업의 경쟁력을 후퇴시킬 것”이라고 경고했다. 현진권 자유경제연구원장은 “세계 어떤 국가도 법인세 올려서 복지 하자는 그런 국가는 없다”며 “무차별적인 복지를 선별적으로 바꾸고 그래도 재원이 더 필요하면 증세를 논의하는 것”이라고 못 박았다. 전경하 기자 lark3@seoul.co.kr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 [불붙는 증세 논란] 친정집 ‘증세 카드’에 곤혹스러운 최경환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곤혹스러운 처지에 몰렸다. 연말정산 파문에도 불구하고 증세론 차단에 앞장섰지만 ‘우군’으로 여겼던 집권 여당인 새누리당에서 증세론 카드를 공개적으로 검토하기 시작해서다. 새누리당 ‘정책통’인 유승민 신임 원내대표와 최 부총리는 증세와 관련해 상당한 입장 차이를 보이고 있다. 미국 위스콘신대 동문이라는 점이 전혀 ‘작동’하지 않을 정도다. 최 부총리는 최근 “연말정산 환급과 관련한 과도한 걱정 때문에 증세 논의가 불거지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선을 그었다. 법인세 인상 주장과 관련해서도 “야권에서 인상을 주장하고 있지만 법인세를 세계적으로 낮춰 가는 상황인데, 나 홀로 인상했을 경우 부작용이 예상된다”며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하지만 유 원내대표는 “법인세를 포함해 모든 증세 논의를 원점에서 시작하겠다”며 최 부총리와 행보를 달리했다. 정책의 컨트롤타워 강화로 당·정·청 정책협의회가 상시적으로 열리는 만큼 두 사람의 어색한 조우가 예상된다. 친정인 여당이 간섭과 훈수에 나서면서 이른바 ‘초이노믹스’를 내걸고 화려하게 등장한 최 부총리로서는 난감한 상황이 됐다. 여기에 최 부총리가 잡겠다고 공언한 ‘두 마리 사자’ 가운데 하나인 경기 침체는 계속되고 있고, 4대 구조조정(노동, 공공, 금융, 교육)도 연말정산 파문 탓에 제대로 시작도 해 보기 전에 꼬였다. 정부 관계자는 “올해는 여당의 협조가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해 최 부총리도 여당 지도부 요구를 마냥 외면할 수 없을 것”이라며 “증세와 관련된 정부 정책도 절충점을 찾아 일부 수정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세종 김경두 기자 golders@seoul.co.kr
  • [사설] 先 세출 구조조정, 後 증세 논의가 순서다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가 어제 국회 연설에서 “증세 없는 복지는 불가능하며 정치인이 그런 말로 국민을 속이는 것은 옳지 못하다”고 말했다. 신임 유승민 원내대표도 “증세 없는 복지는 허구”라면서 “증세를 안 하려면 복지를 동결하든지 어려운 분들을 위해 복지를 더 하려면 결국 세금을 올릴 수밖에 없다”고 동조했다. 청와대나 정부는 아직도 입만 열면 증세 없는 복지가 가능하다는 말만 앵무새처럼 반복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여당의 ‘비주류 투 톱’이 증세 논의를 공식화한 셈이다. 애당초 증세 없는 복지란 정치 구호에 불과했다. 불가능한 목표라는 것을 국민들도 잘 알고 있었다. 박근혜 대통령과 정부는 이제 선택의 기로에 서 있다. 약속했던 복지공약을 모두 실천하려면 증세는 불가피하다. 국민에게 사과하고 증세에 대한 이해를 구하는 절차를 밟아야 한다. 세금을 더 내는 것을 좋아할 국민, 기업은 없다. 이번 연말정산 파동도 결국은 정부가 월급생활자들의 지갑을 노리고 ‘꼼수 증세’를 하다가 사달이 난 셈이다. 안 그래도 경기가 바닥인데 증세를 하면 경기 침체가 더 깊어질 우려도 크다. 여러 정황을 고려해 신중하게 결정해야 한다. 세금을 더 걷는 게 불가피하더라도 그 전에 먼저 나가는 돈부터 줄여야 한다. ‘선(先) 세출 구조조정, 후(後) 증세 논의’가 바른 방향이다. 박근혜 정부는 당초 5년간 세출을 84조 1000억원 줄여 복지 재원으로 쓰겠다고 약속했었다. 하지만 줄인다던 약속을 지키지는 못했다. 사회간접자본(SOC), 산업, 농림예산 등 세 곳만 봐도 지난해와 올해 2년간 8조 7000억원을 줄이겠다고 했지만 오히려 4조 9000억원이 늘었다. 돈 들어갈 때는 계속 생기는데 들어오는 돈은 한계가 있다. 불요불급(不要不急)하게 나가는 돈부터 계속 줄여 나가야 한다. 기초연금이나 무상급식, 무상보육 등의 혜택을 금전적인 여유가 있는 계층에까지 계속 줄 필요가 있는지도 생각해 봐야 한다. 공무원연금뿐 아니라 사학연금, 군인연금도 시급히 손을 봐야 한다. 미처 파악하지 못해 줄줄 새고 있는 세금이 있다면 그것부터 찾아내 막아야 한다. 그런 다음에 부가가치세, 소득세, 법인세 등 여러 세목 중 어떤 것에 손을 대서 세금을 늘릴지 증세 논의를 시작해 사회적 합의를 이끌어 내는 게 순서다. 소득세의 경우 현재는 1억 5000만원이면 최고 소득세율을 적용받고 있지만 그 이상의 고액자에게 더 높은 세율을 적용하거나, 최고 소득세율(38%)을 높이는 것도 검토해 볼 만하다. 감면제도가 많은 것을 손볼 필요도 있다. 이명박 정부 때 25%에서 22%로 낮춰 준 법인세율을 어느 정도라도 높여야 한다는 주장도 나름 설득력이 있다. 박 대통령과 정부는 더이상 증세 없는 복지라는 허구로 가득찬 정책에만 매달려서는 안 된다. 복지는 공짜가 아니라 돈이 든다. 정부가 마른 수건 짜듯 아무리 예산을 아껴 써도 무한정 복지재원을 감당하지는 못한다. 결국 방법은 두 가지뿐이다. 복지를 줄이거나 아니면 국민들의 지갑에서 돈이 더 나오도록 해야 한다. 돈을 더 걷는다면 형편이 나은 쪽에서 더 내는 것이 조세 정의의 원칙에 맞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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