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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선 구조조정] 법원 간 STX조선… ‘회생 vs 퇴출’ 4개월내 판가름

    [조선 구조조정] 법원 간 STX조선… ‘회생 vs 퇴출’ 4개월내 판가름

    STX조선해양이 법정관리(기업회생절차)를 신청했다. 채권단의 법정관리 결정 이후 이틀 만이다. STX조선의 회생 또는 청산 여부는 늦어도 오는 9월까진 판가름날 것으로 보인다. 중소형 조선사인 SPP조선 역시 매각 협상이 최종 결렬되면서 법정관리 우려를 키우고 있다. STX조선은 27일 서울중앙지법에 법정관리 신청서와 자료를 제출했다. STX조선은 “해외 선주와 (인도 지연에 따른) 손해배상 소송 문제 등을 해결하려면 회생절차를 통한 법적 대응이 필요하다”며 “법정관리에 돌입하더라도 현재 건조 중인 선박 55척을 납기 내에 정상적으로 인도하는 것을 최우선으로 하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고강도 인적·물적 구조조정이 병행될 예정이다. 법원은 신청서를 받은 후 30일 이내에 회생절차 개시 여부를 결정한다. 자산·채무 실사를 거쳐 존속가치와 청산가치를 계산하고 4개월 이내에 회생 혹은 청산 여부를 판단하게 된다. 채권단은 STX조선이 법정관리에 들어가더라도 회생 가능성이 희박하다고 보고 있다. 법정관리 신청에 따라 6조원에 이르는 금융권 대출을 포함해 STX조선의 모든 채무는 일단 동결된다. STX조선은 당장 돈을 갚아야 하는 짐은 덜었지만 회생 여부 결정 전까지 직원과 협력사도 인건비와 거래 대금을 받을 수 없게 됐다. 협력업체 ‘줄도산’ 가능성이 커졌다는 얘기다. STX조선은 장기 부진과 무리한 저가 수주로 재무 여건이 악화해 2013년 4월 자율협약에 들어갔다. 채권단은 공동관리 이후 38개월 동안 4조원 이상을 쏟아부었지만, STX조선은 지난해에도 1820억원의 손실을 내는 등 회생의 기미를 보이지 못했다. 올 들어서는 신규 수주가 단 한 건도 없는 ‘수주절벽’으로 유동성 위기가 더 확대됐다. SPP조선도 성과 없이 매각 협상 시한(27일)을 넘겼다. 채권단은 SPP조선 매각을 위해 SM그룹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으나 인수 가격을 놓고 최종 합의에 실패했다. 우리은행은 “재매각을 계속 추진하겠다”는 입장이지만 법정관리 가능성이 높다는 게 금융권의 시각이다. 채권단 관계자는 “2년 동안 수주를 못 해 지금 수주에 성공하더라도 설계를 위해 1년간 공정이 중단된다”고 말했다. 이유미 기자 yium@seoul.co.kr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 [조선 구조조정] 현대상선은 용선료 진전… 주가 급등

    기대감에 주가 가격제한폭까지 올라 현대상선 정상화를 위한 최대 과제로 꼽히는 용선료 협상이 일부 진전을 보이고 있다. 다만 세부 조건을 놓고 막판 진통을 겪고 있어 결과를 낙관하기엔 이르다. 현대상선 용선료 협상의 잠정적인 데드라인은 이달 30일이다. 27일 현대상선과 채권단에 따르면 그동안 용선료 인하에 소극적이었던 영국의 선박업체 조디악이 인하를 수용할 뜻을 내비치며 개별 협상이 큰 틀에서 진전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조디악이 인하를 수용하는 대신 보전 조건을 내걸고 있어 양측이 막판 줄다리기를 벌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유일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현대상선이 아직까지 용선료 협상을 다 마무리하지 못했다”며 “해외 선주 5개사와 모두 합의를 이끌어 내기 위해 마지막까지 열심히 하고 있다”고 말했다. 채권단 관계자 역시 “조디악과의 협상에 진전은 있지만 아직 합의가 이뤄지진 않았다”고 전했다. 현대상선이 주력으로 하는 컨테이너선의 경우 다나오스(13척), 조디악(6척), 이스턴퍼시픽·나비오스·캐피털십매니지먼트(각 5척) 등 해외 선주들로부터 배를 빌려 운항하고 있다. 조디악은 이제 갓 인도한 새 선박의 용선료를 깎으려 한다며 그동안 협상에 소극적으로 임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용선료 지급 비중이 큰 조디악이 용선료 인하에 동의하면 나머지 협상도 긍정적으로 마무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대상선은 평균 시세보다 약 60% 비싼 용선료를 내고 있다. 이 때문에 지난 5년간 1조 7000억원의 누적 영업손실을 보게 됐다. 한편 이날 용선료 협상이 일부 진전을 보인다는 소식에 현대상선과 한진해운 주가는 급등했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현대상선은 가격제한폭(29.65%)까지 오른 1만 2200원에 마감했다. 한진해운도 20.78%가 오른 2005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유미 기자 yium@seoul.co.kr
  • [조선 구조조정] ‘대우조선 지원’ 소명… 통상 마찰 급한 불은 껐다

    日 “다음 회의서 짚고 넘어가자” 주장에 의장 “조선업 불황 한국뿐 아니다” 일축 국내 조선소들 ‘저가 수주’ 뛰어들면 日·유럽 등 WTO에 제소할 가능성도 국내 조선업 구조조정이 우려했던 통상 문제로 확대될 가능성은 높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유럽연합(EU)과 일본 정부가 4조원대 대우조선해양 지원을 문제 삼으며 통상 분쟁 우려가 제기됐지만 우리 정부가 소명에 나서면서 ‘급한 불’은 껐다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일본 등 일부 국가가 여전히 의구심을 갖고 있어 세계무역기구(WTO) 제소 가능성이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다. 외신도 국내 조선소들이 저가 수주에 뛰어들면 통상 마찰이 현실화될 수 있다고 경고한다. 27일 복수의 정부 관계자 말을 종합해 보면 지난 23~24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조선작업반회의(WP6)는 우려와 달리 우리 정부 입장을 수긍하는 분위기였다. 우리 정부 대표단이 “대우조선 지원은 정부 관여 없이 채권단이 실사를 바탕으로 ‘상업적 판단’에 따라 진행한 것”이라고 설명하자 독일 정부는 “과거 (우리도) 구조조정을 한 경험이 있다”면서 “대량 실업 문제 등에 대해 한국 정부가 대응을 잘해 주길 바란다”고 화답했다. 일본 정부가 “투명성 제고 차원에서 다음번 회의(11월 예정)에서도 이 문제를 짚고 가자”고 주장했지만, 노르웨이 출신 의장은 “조선업 불황은 한국만의 이슈가 아닌 전 세계적인 문제”라면서 “다른 국가의 구조조정 진행 상황도 다 같이 들어 보자”며 일본 측 주장을 일축했다. 박원주 산업통상자원부 산업정책실장은 “우리 측 설명에 다른 국가들이 거부권(Veto) 행사를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회의에 참석한 산업은행 담당자도 “분위기는 나쁘지 않았다”면서 “WTO에 제소하겠다거나 국책은행에 대한 자본 확충을 문제 삼는 국가는 없었다”고 밝혔다. 하지만 아직 불씨가 완전히 꺼진 것으로 볼 수는 없다. 수주난을 겪는 국내 조선소들이 배값을 낮추기 시작하면 일본과 유럽 국가들이 다시 문제 제기를 할 수 있다는 것이다. 노르웨이의 유력 매체 트레이드윈즈는 26일(현지시간) “한국 조선소가 저가 수주에 뛰어드는 순간 경쟁국들은 ‘정부 지원이 시장 교란을 불러왔다’고 주장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 [사설] 국회선진화법 딜레마 풀 곳은 법 만든 국회뿐

    헌법재판소는 어제 국회선진화법으로 불리는 국회법 일부 조항이 국회의원의 표결·심의권을 침해했다며 새누리당 의원 19명이 국회의장 등을 상대로 낸 권한쟁의 심판 청구를 각하했다. 새누리당 의원들은 2014년 12월 정의화 국회의장이 북한인권법안 직권상정을 거부하자 국회선진화법 위헌 소송을 준비하면서 권한쟁의 심판 청구를 했다. 이번 각하 결정은 일반적으로 청구행위가 부적법한 것이어서 내용에 대한 판단 없이 종료하는 법률 행위다. 국회 선진화법 관련 문제는 국회 스스로 해결할 문제지 헌재의 처분에 맡길 성격이 아니라는 의미다. 헌재는 이러한 결정을 내리면서 “의사 절차에 대한 국회의 권한을 존중해야 하고, 표결 실시 거부행위가 청구인들의 표결권을 침해하거나 침해할 위험성이 없다”고 결정했다. 선진화법 자체가 다수결의 원리나 의회민주주의에 반하지 않는다는 해석이다. 선진화법은 2012년 5월 18대 국회 마지막 본회의에서 여야 합의로 통과돼 19대 국회부터 시행된 것으로 여야가 합의하지 못한 쟁점법안의 경우 국회의원 재적 5분의3 이상이 찬성해야 통과하도록 한 것이다. 다수당의 일방적인 독주를 막고 날치기 통과 등의 악순환을 끊었지만, 야당의 반대로 인한 입법 교착 상태가 장기화되는 문제점도 노출해 19대 국회가 식물국회로 전락하는 주요한 원인이 된 것도 사실이다. 헌재의 이번 판결로 국회 선진화법의 현행 유지로 가닥을 잡았지만 여야 합의로 통과시킨 법안의 위헌 여부를 묻는 자체가 창피한 노릇이다. 국민의 뜻을 받들어 민주주의를 실천한다는 국회가 법안 통과 절차를 규정한 국회법을 둘러싼 갈등을 외부 기관에서 해결해 달라는 것은 국민을 우롱하는 처사나 다름없다. 4·13 총선 결과로 형성된 여소야대 정국에서 국회 선진화법을 둘러싼 논쟁 자체가 무의미해졌다. 여야 3당 체제에서 누구도 과반을 차지하지 못한 상황에서 일방적인 독주는 불가능해졌고 소통과 협치의 필요성이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다. 선진화법 현행 유지가 결정되자 여야는 즉각 “협치의 정신을 살려 양보하고 타협하는 성숙한 의회 민주주의를 실천하겠다”고 입을 모았지만 최근 파행으로 막을 내린 5·18 기념식이나 상시 청문회법을 둘러싼 여야의 대치 상황을 보게 되면 우려가 앞선다. 대화와 타협을 통해 최적의 공통분모를 이끌어내는 것이 바로 정치의 묘미다. 19대 국회가 여야의 대치와 파행으로 얼룩진 것은 국회 선진화법 때문이 아니라 ‘균형과 견제’라는 민주주의 원칙이 지켜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총선 이후 소통과 협치를 하겠다고 대통령은 물론 여야 수뇌부들조차 합창을 하고 있지만 아직 제대로 실천에 옮겨지지 않고 있다. 최악의 상황인 남북관계, 민생문제, 노동개혁, 기업구조조정 등은 소통과 협치가 없이는 해결될 수 없는 현안이다. 대통령과 여야 정치인이 심기일전하여 19대 국회와 차별화된 희망의 정치를 국민들에게 보여줘야 한다. 새누리당은 집권당으로서 위상을 되찾고 국회 권력을 장악한 야권도 책임감을 갖고 수권정당으로서 면모를 보여주길 기대한다.
  • [열린세상] ‘대마’면 안 죽나?/강태수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주미 특임파견관

    [열린세상] ‘대마’면 안 죽나?/강태수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주미 특임파견관

    대마불사(大馬不死) 논리는 힘이 세다. 조선 3사(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 현대중공업) 인수·합병 이야기가 쑥 들어갔다. 모두 살리기로 한 거다. 시절 좋을 때는 재벌과 노조가 사이좋게 이익을 나누었다. 연봉 1억원 소득자가 넘쳐났던 조선업계다. 죽으려 하니 ‘배 째라’ 전략으로 나온다. 배 째라는 이제 국제용어다. 미국 유력지가 비제이알(BJR · ‘배 째라’ 영문표기 머리글자)을 ‘한국식 생떼’로 소개했다. 아 참! 그전에 재벌은 재산을 좀 내놔야 한다. 면피용이다. 그나마 하면 다행이다. 슬그머니 주식을 팔아 치운 ‘먹튀’ 재벌도 있다. 한 달 새 40% 폭락을 면했다. 미공개 내부정보를 알뜰하게 활용한 덕이다. 배째라 전략은 덩치가 커야 잘 먹힌다. 조선·해운업은 국내총생산(GDP) 15% 규모다. 부채총액 78조원, 종사자 20만명이다. 조선업 구조조정에 5만명의 실직이 걸려 있다. 나라 경제의 멱살을 잡았으니 해볼 만한 게임이다. 조선·해운업 설거지가 국민 몫이 된 사연이다. 조선·해운업 살리기를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나. 정부는 ‘더이상 대마불사는 없다’고 공언해 왔다. 여기서 질문 하나. “이참에 대마사(大馬死)를 결행해 그동안의 관행을 끊으면 어떤가.” 얄미워도 이게 선택지는 아니다. 부작용이 뻔한 데 밀어붙일 수만은 없지 않은가. 여건이 바뀌면 어제 한 약속도 지키지 못하게 된다. 개인이 그랬다간 신용 없는 인간으로 찍힌다. 정책은 다르다. 경제학은 이런 상황을 ‘정책결정 비(非)일관성 이론‘(time inconsistency problem)으로 설명한다. 어쩔 수 없이 살린다 치자. 매번 곪아 터진 다음 뒤치다꺼리하는 게 숙명인가. 조선·해운·철강·건설·석유화학 중 하나라도 부도나면 나라 경제 시스템이 흔들린다. 그러니 자신들을 망하도록 놔두지 못한다는 걸 안다. 조선·해운은 대마불사 꿀맛을 여러 번 봤다. 대우조선에만 국민 세금 6조 5000억원이 네 차례 투입됐다. 철강·건설·석유화학은 조선·해운보다 형편이 나을까. 공급과잉 문제가 심각하다. 대마불사 후보군이 줄줄이 대기하는 모양새다. 대비방안을 고민해야 하는 이유다. 금융산업도 대마불사 단골 고객이다. 2008년 9월 금융위기 때 미국 금융감독당국은 거덜 난 AIG보험을 살려냈다. 그 후 반성이 뒤따랐다. 대마불사의 싹은 선제적으로 꺾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었다. 시스템적으로 중요한 은행(대마불사 은행)에 대해 예전에 없던 규제가 추가된 계기다. 비슷한 억제방안을 국내기업·은행에 적용하면 어떨까. 우선 기업이 생전에 ‘유언장’(living wills)을 써 놓도록 의무화하는 거다. 망하더라도 남에게 폐를 안 끼치겠다는 선언서다. 손실을 자체 흡수해 국민 세금을 축내지 않는다는 약속이 골자다. 유언장의 신빙성·적정성은 주채권은행이 수시로 점검한다. 부족하면 보완을 요구한다. 노동조합도 유언장 작성에 참여해야 한다. 때마침 근로자이사회(노동이사회) 역할이 주목을 받는다. 노동자 대표가 이사회 결정에 참여해 경영진과 대등한 책임을 지는 게 핵심이다. 노사가 합의한 정리계획안은 그 자체가 강력한 대마불사 억제수단이다. 잘나갈 때 번 수익은 일부 떼 내어 거래은행에 적립하는 것도 한 방안이다. 국민 부담을 줄일 돈이다. 위기가 터진 후 재벌에게 재산출연을 압박하는 것보다 낫다. 자구노력으로 포장된 재산출연은 화난 민심을 다독거리는 분풀이용일 뿐이다. 더 내라고 몰아붙이면 십중팔구 ‘주식회사 유한책임’ 운운하며 버티게 된다. 대마기업 상대 은행은 기초 체력(자본금)을 더 튼튼히 해야 한다. 정책금융기관인 국책은행(KDB산업은행, 수출입은행)이 그렇다. 짊어질 리스크가 다른 은행보다 크다. 미리미리 싸 두었다면 정부와 한국은행의 자본확충 고민을 덜어줄 수 있었을 거다. 리스크 관리에 둔감했던 국책은행이다. 손실은 정부가 보전해 주니까. 본연의 역할을 하다 보니 불가피한 것 아니냐며 당당해할 건 아니다. 기업의 대마불사 인센티브 키우기에 느슨한 대출 관행도 한몫했다. 이렇게 혼이 나고도 그냥 넘어가면 그게 재앙이다. 이번 위기가 보약이 돼야 한다. ‘대마(大馬)는 영원히 산다’가 교훈일 순 없다.
  • [경제 블로그] 채권단 ‘STX조선 포기’ 왜

    [경제 블로그] 채권단 ‘STX조선 포기’ 왜

    ‘강성’ 노조, 회사 침몰에도 상여금 등 기득권 고집 아쉬워 뒷짐 진 정부·표심 의식 정치권·무능한 채권단도 책임 커 5개월 만의 ‘변심’입니다. 지난 25일 STX조선해양 법정관리를 결정한 채권단 얘기입니다. 채권단은 시장의 냉담한 반응 속에서도 STX조선을 포기하지 않았더랬죠. ‘여전히 회생 가능성이 높다’며 4500억원을 추가 지원한 것이 불과 지난해 연말 얘기입니다. 그런데 5개월 만에 채권단 분위기가 180도로 바뀌었습니다. 법정관리행을 두고 채권단 사이에서 의견이 갈렸던 것은 사실입니다. 그럼에도 결국 STX조선 ‘포기’ 카드를 꺼내 들 수밖에 없었던 이유가 있습니다. 노조 때문이었죠. STX조선 노조는 지난달 말께 성명서를 발표했습니다. 회사가 상여금 550% 지급을 보류하고 직원들 복지를 축소하겠다고 밝힌 데 대한 반발이었죠. ‘3년 넘게 채권단 공동관리를 받아 왔지만 회사 위기가 더 심해지고 있다. 운영자금으로 채권단 뱃속(이윤)만 채우고, 노조엔 일방적 양보와 희생만 강요하고 있다’는 게 성명서 요지입니다. 냉정하게 따져 보겠습니다. STX노조는 ‘강성’으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이 덕분(?)에 중형 조선소임에도 1인당 임금은 업계 최고 수준(연봉 7600만원)입니다. 업계 최고 대우를 받는 노조이지만 회사가 침몰하는 상황에서도 기득권은 쉽사리 내려놓지 않으려 했죠. 노조는 올해 3월 회사를 고용노동부에 고발했습니다. 회사가 직원들에게 지급하던 자녀 학자금, 의료비 등 복지 혜택을 노조 동의 없이 중단했다는 게 이유였죠. 숙련공들이 ‘몸값’을 높이기 위해 경쟁사로 이직을 반복하는 업계 악습은 선박 인도 지연으로 연결됐습니다. 채권단 관계자는 “4~5명의 기술자가 어느 날 한꺼번에 출근하지 않아 연락하면 다른 회사에 출근해 있더라”며 혀를 내두릅니다. 물론 뒷짐만 졌던 정부와 표심만 의식한 정치권, 무능한 채권단에 면죄부를 주려는 것은 아닙니다. 구조조정 실패에 대한 책임은 끝까지 따져 물어야 합니다. 다만 노조에도 묻고 싶습니다. 과연 얼마나 허리띠를 졸라맸는지를요. 전 세계 조선업계를 휩쓸던 ‘통영·거제의 봄날’을 우리는 기억합니다. 노조의 뼈를 깎는 희생 없인 이 구조조정 파고를 넘을 수 없단 사실을, 그 봄날도 되찾아 올 수 없단 사실을 되새겨 주길 바랍니다. 이유미 기자 yium@seoul.co.kr
  • “상가들 줄줄이 문 안 닫아…2년 버티면 조선업 살아나”

    “상가들 줄줄이 문 안 닫아…2년 버티면 조선업 살아나”

    대우조선해양과 삼성중공업 등 양대 조선소가 있는 경남 거제 지역 경제가 조선업 불황의 직격탄을 맞고 있다. 지역 경제에서 조선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70%에 이른다. 거제시는 위기 극복을 위해 권민호 시장을 본부장으로 하는 ‘조선업 위기 극복 종합대책본부’를 지난달 발족해 대응하고 있다. 지역을 가장 잘 꿰뚫어 보는 권 시장으로부터 26일 실상과 현장 상황 등을 들어봤다. 우선 권 시장은 “거제 지역 경제 실상이 외부에 알려진 것처럼 가게가 줄줄이 문 닫는 그런 상황은 아니다”라며 “지금부터 기업과 정부 등이 선제 대응하면 얼마든지 극복할 수 있다”고 밝혔다. 조선사에 대한 채권단의 강도 높은 구조조정 요구로 고용불안 분위기가 조성되면서 근로자들이 지갑을 닫는 등 지역 경제가 위축된 것은 맞지만 당장 급격히 추락할 정도는 아니라는 설명이다. 그는 “안일하게 생각하는 게 절대 아니다”라며 “시민들의 불안감과 심리 위축 현상이 지역 경제를 되살리고 불황을 극복하는 데 부정적인 요인이 될 수 있어 자극적인 보도는 자제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거제는 면적의 70%가 관광지이고 수산업 등도 발달해 지역 경제가 급격히 무너지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권 시장은 오히려 “기업과 정부, 전문가 등이 합심해 이 위기를 잘 대처하면 조선산업 체질을 개선하고 기술력을 키우는 전화위복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조선산업은 호·불황 주기가 반복되는 산업으로 전문가들은 2018년이면 조선 경기가 살아날 것이란 보고서를 내고 있어 2년을 버터야 한다는 것이다. 현재 채권단에서 요구하는 구조조정이 조선업체에 빌려준 돈을 받는 데 초점이 맞춰져 문제라고 권 시장은 지적했다. 그는 “무조건 인력을 줄이고 돈 되는 시설과 자회사를 매각하라는 요구는 팔다리를 잘라 조선산업을 무장 해제하는 것”이라며 “현장 실정을 잘 아는 회사와 근로자, 협력업체 등의 의견을 최대한 반영해서 구조조정 계획을 짜야 한다는 게 현장의 공통된 의견”이라고 전했다. 선박건조 분야는 2년치 일감을 확보해 인력정리가 필요 없고, 해양플랜트 분야는 연말부터 바닥이 나 인력이 점차 남아돌게 된다고 한다. 권 시장은 “해양플랜트 분야는 기술 부족으로 적자 수주라는 비싼 수업료를 물고 기술을 축적해 중국보다 10년, 일본보다는 3년 이상 앞섰다는 게 해당 업계의 분석”이라며 “경기 회복기에 고부가가치 수주를 할 수 있게 구조조정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권 시장은 “협력업체 사장들이 ‘원청업체에서 원가를 일방적으로 낮춰 적자가 계속돼 금융권에서 돈을 빌려야 하는 악순환이 반복된다’고 하소연한다”며 정부의 대책을 촉구했다. 권 시장은 “정부가 조선업에 대해 고용위기업종 지정뿐 아니라 각종 세금 징수 유예, 4대보험 유예 등의 지원을 해야 한다”고 건의했다. 시에서도 조선협력업체에 지방세 감면 및 징수 유예, 운영자금 이자지원 확대 등을 강구한다고 밝혔다. 조선업이 불황인 가운데 거제 해양플랜트 국가산업단지를 추진하는 것에 대해 그는 “지금 조성하면 앞으로 5~6년 뒤 조선업 호황기에 완공된다”며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서도 투자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세계 물동량 운송의 90%를 해상에서 담당하며 오대양에 다니는 선박 중 2만 6000여척은 1만t이 넘는 것으로 추산한다. 그래서 권 시장은 “선박 평균 수명을 25년으로 단순 계산하면 매년 1000여척을 새로 건조해야 해 조선산업은 없어질 수 없는 산업”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그는 “불황기에 노조도 고통 분담에 동참해 임금을 양보하고 노조 전임자들이 현장에 나가 용접작업을 하는 등 희생하는 자세를 보이면 국민들이 박수를 보내고 정부와 정치권에서도 발벗고 지원하지 않겠느냐”며 “모두가 조금씩 양보하고 고통을 분담해 불황기를 이겨 내자”고 호소했다. 거제 강원식 기자 kws@seoul.co.kr
  • 유일호 부총리 “고용률 70%, 솔직히 어렵다”…정부 로드맵 달성 ‘비관’

    유일호 부총리 “고용률 70%, 솔직히 어렵다”…정부 로드맵 달성 ‘비관’

    유일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26일 “고용률 70%를 달성하기는 솔직히 조금 어렵지 않나 생각한다”고 밝혔다. 유 부총리는 이날 인천 연수구 라마다호텔에서 열린 인천경영포럼 오찬강연회에서 “박근혜 정부가 고용률을 매우 중요한 정책 목표로 삼았고 실제로 고용률을 지속적으로 늘린 덕분에 사상 최고”라면서도 목표치를 달성하기엔 어려움이 있다고 전망했다. 앞서 박근혜 정부는 지난 2013년 6월 고용률 70% 로드맵을 선포하면서 임기 마지막 해인 내년 고용률을 70%까지 끌어올리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그러나 지난해 고용률은 65.7%로 목표치인 66.9%에 못 미쳤다. 당초 로드맵상으로 올해 고용률 목표치는 68.4%지만 청년 실업률이 사상 최고치까지 치솟았고구조조정에 따른 대규모 실업 사태마저 예상되면서 비관적 전망이 나온다. 이와 관련, 유 부총리는 “가장 아픈 부분은 청년층 실업률이 높고 고용률이 낮다는 점”이라면서 “적극적으로 대책을 내놓고 있는 만큼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부총리는 19대 국회에서 무산된 노동 5법을 20대 국회에서 반드시 통과시켜야 한다고도 주장했다. 그는 “4차 산업혁명 진행으로 없어지는 직업에 대해 장기적으로 대비하고 2~3년 후 수요가 줄어드는 일자리에 있는 노동자가 전직할 수 있게 훈련시켜야 한다”면서 “그렇게 하려면 노동시장의 유연성을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노동 5법을 국회에 제출한 것도 그 점에 대비하기 위한 것”이라며 “20대 국회에서 노동 5법을 꼭 통과시켜 달라는 부탁을 드린다”고 당부했다. 유 부총리는 인구 고령화에 따라 생산인구가 감소하는 것에 대해선 “이민 정책을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볼 때가 됐다”면서 “고학력, 젊은 외국 인력을 우리 사회에서 받아들이는데 대해 좀 더 전향적으로 생각해야 하고 그런 방향으로 정책을 세우려고 한다”고 밝혔다. 또 기후변화와 저유가는 위기이자 기회라는 점을 강조했다. 유 부총리는 “신재생에너지에 많은 관심이 있고 투자가 많이 되는데다 배출권거래제도로 또 하나의 시장이 생겼다”면서 “우리가 어떻게 활용하는지에 따라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최근 국제유가가 소폭 반등한 것과 관련해 유 부총리는 “안정적인 유가에 도달했는지 예측하기 이르지만 배럴당 50달러 정도로 안정되면 수출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기업구조조정에 대해서는 “조선, 해운 등 경기 민감업종에 대해서는 구조조정 협의체에서 나오는 기본방향대로 진행하고, 부실징후를 보이는 기업은 기업구조조정 촉진법을 통해서 진행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유 부총리는 공급과잉업종 구조조정에 대해 “정부가 직접 나서 지시하는 것은 과잉대응”이라며 “선제적 구조조정을 하도록 정부가 정보를 주고 필요하면 유도해 같이 상의하는 것으로 충분히 가능하다”고 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강남역 살인이 부른 ‘소수자 혐오’ 심층 기획 필요”

    “강남역 살인이 부른 ‘소수자 혐오’ 심층 기획 필요”

    “산업 구조조정 관련 Q&A 기사 유익…가습기 살균제 수동적 보도 아쉬워” 서울신문 독자권익위원회(위원장 박재영 서울대 행정대학원 객원교수)는 25일 서울 중구 태평로 본사 회의실에서 제84차 회의를 열고 ‘산업 구조조정’, ‘가습기 살균제 사태’, ‘강남역 여성 살인사건’ 등의 보도에 대해 평가했다. 이상제(한국금융연구원 기획협력실장) 위원은 “그동안의 산업 구조조정 관련 기사에는 정리에 드는 비용, 국책은행의 책임 등 이슈들이 주로 다뤄졌다”며 “1997년 외환위기는 ‘금융 위기’였지만 지금은 이전에 겪어 본 적 없는 ‘실물 위기’로, 글로벌 산업과 연계돼 있기 때문에 실물 분야를 자세히 다뤄야 한다”고 말했다. 김광태(온전한 커뮤니케이션 원장) 위원은 “서울신문 지면을 통해 6차례에 걸쳐 산업 구조조정에 대한 Q&A 기사를 게재해 유익했다”며 “다만 좀더 크게 키워 일반의 이해를 도왔으면 좋았을 텐데 지면 크기나 배치에서 아쉬움이 있었다”고 말했다. 홍현익(세종연구소 안보전략연구실장) 위원은 파편적인 기사가 아닌, 전 세계적으로 위기에 놓여 있는 우리 경제 전반을 다루는 기획기사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성장과 분배, 인구절벽 문제, 수출 대책, 기업 구조조정, 공정한 경쟁, 창의적 인재 배출 등 지금의 경제 위기를 어떻게 극복할 것인지에 대한 문제 의식을 담은 기획기사를 보도해 달라”고 밝혔다. 김영찬(한국외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 위원은 ‘강남역 여성 살인 사건’과 관련해 “강력범죄에 대한 종합대책 등 후속보도도 중요하지만, 우리 사회 전반에 여성을 포함한 소수자에 대한 혐오 정서가 번지고 있다는 본질적인 문제를 다뤄야 한다”며 “서울신문이 문제 의식을 갖고 심층적인 기획보도를 할 것을 제안한다”고 했다. 유경숙(세계축제연구소장) 위원은 “대기업들의 문화 콘텐츠 갤러리에 대해 ‘미술관일까, 홍보관일까’를 짚어보는 기사를 실었는데 문제성과 유익성을 함께 다룬 좋은 기사였다”며 “독자들에게 단순한 팩트를 전해주는 것보다 관련 업계의 관계자들이 생각해 보도록 유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광태 위원은 “서울신문이 가습기 살균제 사고를 다룬 것은 2011년 보건복지부 질병관리본부의 유해성 판단 기사가 나왔을 때가 처음인데 1년이 지난 후에도 ‘피해자 입증 어려워’, ‘분쟁 제자리’ 등의 내용만 담았다”며 “피해자 입장에서 추적보도를 하지 않고 문제 의식 없이 수동적으로 움직인 것 같아 아쉬웠다”고 지적했다. 윤수경 기자 yoon@seoul.co.kr
  • [초선 내 정치를 말한다] 더불어민주당 이훈

    [초선 내 정치를 말한다] 더불어민주당 이훈

    더불어민주당 이훈(서울 금천) 당선자는 김대중(DJ) 전 대통령 사람으로 분류된다. 새정치국민회의 총재였던 DJ의 공보비서로 정치권에 입문했고, 국민의정부에서 청와대 국정상황실장을 역임했다. DJ 서거 이후에는 문재인 후보 선거캠프 공보팀장을 지내 친노(친노무현)와도 가까운 인사로 꼽힌다. 이 당선자는 “김대중과 노무현이 함께하는 모델을 만들어 정권교체에 힘쓰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Q. 선거 승리 요인은. A. 새 사람. 새 사람에 대한 기대가 있었다. 또 저의 경력을 보고 ‘일을 잘할 거 같다’는 평가가 지역에서 나왔다. 2030세대 청년들이 투표에 적극 나선 것도 큰 도움이 됐다. 경제는 어렵고 취직도 안 되니까 투표장으로 몰려나와 분노를 표출했다. Q. 국회의원을 하게 된 이유는. A. 답답해서. 19대 국회에 제 또래가 많았다. 새로운 정치가 무엇인지 대안을 못 내놓더라. 답답했다. ‘내가 한 번 해볼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저보다 능력 있고 진정성 있는 친구들이 자신을 드러내는 데 실패하는 이유가 궁금했다. ‘되든 안 되든 시도라도 한 번 해보자’고 마음먹었다. Q. 정치의 원동력은. A. DJ 유언. 2009년 6·15 남북공동선언 9주년 행사에서 DJ를 만났다. 제 귀에 대고 ‘정권교체를 위해 꼭 힘써 달라’는 말을 했다. 또 ‘(가진 것) 없는 사람을 위해 힘은 썼지만 잘 안 됐다. (그들에게) 관심을 많이 가져야 한다’는 당부를 하시더라. 기분이 묘했다. 그리고 두 달 뒤에 돌아가셨다. 그 말이 유언이 됐다. 꼭 지키고 싶다. Q. 정권교체는 어떻게. A. 김대중+노무현. 야권의 양대 축인 두 세력이 연대를 해야 한다. 총선 이후 ‘야권분열=필패’ 공식이 깨졌다는 말이 나온다. 3자 구도라도 이길 수 있다는 거다. 잘못된 평가다. 국민의 현명함으로 위기를 한 번 극복한 것일 뿐이다. 대선은 50대50의 싸움으로 총선과 다르다. 더민주와 국민의당 모두 ‘함께하라’는 국민의 요청에 응답해야 한다. 그게 정치다. Q. 최근 ‘4050’ 원내부대표단에 임명됐다. ‘50대 기수론’에 대한 생각은. A. 자연스러운 흐름. 50대가 사회에서 중견이 됐다. 전면에 나서는 게 자연스러운 흐름이고 당연하다. 하지만 지금 대한민국을 짊어질 만한 분이 있는지 모르겠다. 앞으로 50대가 역량을 보여줬으면 하는 바람을 갖고 있다. 단순히 물리적인 나이가 기준이 될 수는 없다. Q. 김종인 대표가 ‘햇볕정책이 진일보해야 한다’고 했는데. A. 동의 못한다. 더민주의 역사를 공유하지 못해서 한 실수다. 남들이 볼 때는 별것 아닌 발언일 수 있다. 하지만 호남 사람들이 햇볕정책에 얼마나 의미부여를 하는지 몰라서 그렇다. 지난 2월 비상대책위원회 체제에서 걸러졌어야 할 발언이다. 다만 기업 구조조정, 국민연금의 청년 임대주택 투자 등 정책적인 부분은 주목하고 새겨들을 구석이 많다.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프로필 ▲1965년 전남 신안 출생 ▲서강대 사학과 ▲청와대 국정상황실장 ▲문재인 대선 캠프 공보팀장 ▲더불어민주당 당무혁신 실장
  • [구조조정 추진] “중소 조선소들 씨 말라 선박 건조할 곳 없어져 어쩔 수 없이 中에 부탁”

    “배를 맡길 데가 없어요. 중소 조선소들 씨가 말랐다고요.” 해운업계가 비상이다. 연안 여객선, 연안 화물선, 상선 등 소형 선박을 건조할 중소 조선사들이 몰락하면서다. 2008년 이후 사라진 중소 조선소 수만 27곳에 이른다. 현재 명맥을 유지하는 중소 조선사들도 법정관리 문턱에 서 있다. 부산 지역 해운업체인 우양상선의 채영길 대표는 “최근 몇 년간 중소 조선소들이 죄다 망가져 발주를 하고 싶어도 할 곳이 없다”면서 “어쩔 수 없이 중국에 건조를 부탁하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2008년 이후 27곳 사라져 25일 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에 따르면 지난해 중소 조선소의 수주액은 약 13억 달러로 전체 수주 금액의 6%를 차지했다. 2007년 약 262억 달러의 수주(26.7%)를 기록하며 정점을 찍은 뒤 계속 내리막길이다. 금융권도 중소 조선소를 외면하면서 선수금환급보증(RG) 발급이 사실상 중단됐다. 간신히 명맥을 유지하는 6곳의 조선소마저 사라지면 국내 조선업계는 대형 조선소 위주로 완전히 재편된다. 김우호 한국해양수산개발원 본부장은 “연안 여객선 등 취약 선종을 경쟁국에 뺏기지 않으려면 중소 조선소에 대한 성장 방안 등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조선 빅 3 중심으로 산업이 재편되는 것은 국내 조선산업의 선종 다양화, 사내 하청 확대라는 고용의 관점에서도 바람직하지 않다는 주장도 있다. 박종식 연세대 사회발전연구소 박사는 “신규 수주 및 물량 지원, 선박금융 지원 체계 구축 등 정책적 판단이 필요한 시점”이라면서 “중소 조선업계가 붕괴되면 기자재 업체 도산 등 도미노 현상이 발생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日처럼 조선·해운 하나의 정책 필요” 일각에서는 일본의 사례를 벤치마킹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한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일본은 국토교통성 해사국 산하에 조선과, 해운과가 함께 있어 유기적인 공동 대응이 가능하다”면서 “우리나라도 하나의 큰 그림 안에서 정책을 펼쳐야 한다”고 말했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 [구조조정 추진] 조선업계 “살생부 또 발표될 것… SPP조선 등 타깃 가능성”

    “판도라의 상자가 열렸다.” STX조선해양의 법정관리행이 사실상 결정되자 조선업계는 “올 것이 왔다”는 분위기다. 구조조정 칼자루를 쥔 채권단이 드디어 ‘칼’을 빼 들었기 때문이다. 업계는 “STX발 불똥이 어디로 튈지 상황을 예측할 수 없다”며 불안감도 드러냈다. 법정관리가 불가피하다는 소식을 들은 STX조선해양 직원들은 침통한 심정을 감추지 못했다. ●해운업계도 “남의 일 같지 않다” 긴장 중소 조선사의 고위 임원은 25일 “살생부의 명단이 하나둘씩 발표가 될 것”이라면서 “이제는 다음 타자가 누가 될지가 초미의 관심사”라고 말했다. STX조선해양의 법정관리는 시작에 불과하다는 지적이다. 업계는 매각에 난항을 겪고 있는 SPP조선도 ‘타깃’이 될 수 있다고 조심스럽게 내다본다. 채권단의 결정에 대해 지난 3년 동안 눈치만 보다 뒤늦게 막차를 탄 격이란 비판도 흘러나온다. 회생 가능성이 없는 STX조선해양을 살리기 위해 4조원이 넘는 ‘혈세’만 낭비했다는 것이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STX조선해양은 시가 대비 60%로 수주를 하는 등 저가 수주의 대명사로 불려 왔다”면서 “3년 전에 이미 정리를 했어야 했다”고 말했다. ●직원들 “실낱같은 희망 가졌는데…” 경남 진해의 STX조선해양 본사 직원들은 할 말을 잃은 표정이다. 2013년 4월 자율협약 개시 후 채권단 지원을 받아 부실을 대부분 털고 STX대련 청산, STX핀란드 매각 등 해외 법인도 정리하면서 정상화에 대한 실낱같은 희망을 품어 왔는데 갑자기 청천벽력과도 같은 소식이 들려 왔기 때문이다. STX조선해양 관계자는 “조선 불황은 전 세계적인 추세인데 개별 기업 부실로만 보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말했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 [구조조정 추진] 대우조선 23조 등 조선업 대출 70조… 충당금 공포 떠는 은행

    [구조조정 추진] 대우조선 23조 등 조선업 대출 70조… 충당금 공포 떠는 은행

    채권은행들 ‘충당금 폭탄’ 부담 대우조선 여신 등급 ‘정상’ 분류 2분기부터 충당금 규모 늘릴 듯 STX조선해양이 사실상 법정관리 절차에 들어가면서 은행권도 전전긍긍하고 있다. 당장 추가로 쌓아야 하는 충당금만 2조원에 이르기 때문이다. 업계에선 70조원이 넘는 조선업 대출 규모를 고려하면 2조원은 빙산의 일각일 뿐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조선업에 대한 은행권의 위험노출액(익스포저)은 70조 7641억원이다. 당장 부실 위험에 빠진 대우조선해양이 약 23조원으로 가장 많다. 수출입은행 12조 6000억원, 산업은행 6조 3000억원, 농협은행 1조 4000억원 순으로 특수은행의 부담이 20조원을 넘는다. 하나(8250억원), 국민(6300억원), 우리(4900억원), 신한(2800억원) 등 4대 시중은행의 대출 규모도 2조 2000억원을 웃돈다. 대우조선은 은행 빚만 23조원에 달하지만 지난 3년간 기업 활동을 통해선 이자 비용조차 벌지 못했다. 3년 내내 빚을 내 빚을 갚은 셈이다. 자체 구조조정 중인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의 은행 여신도 각각 17조 4000억원과 14조 4000억원이다. 조선업계 ‘빅 3’의 은행권 채무만 55조원에 육박한다는 이야기다. ‘빅 3’ 밖으로 시선을 돌리면 상황은 더 심각하다. STX조선은 산은과 수은, 농협 등을 중심으로 5조 5000억원 상당의 익스포저가 있다. 중견업체인 현대삼호중공업이 5조 1000억원, 현대미포조선의 은행 빚도 4조 4000억원에 이른다. 중견 조선사 1곳의 은행권 대출 규모가 자율협약이나 기업회생 절차에 들어간 현대상선과 한진해운, 창명해운의 총익스포저(약 2조 3000억원)의 2배인 셈이다. 상황이 이런데도 은행들은 충당금을 쌓는 데 소극적이다. 대우조선해양만 하더라도 대부분의 채권은행이 ‘정상 여신’으로 분류해 놓고 있다.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도 예외는 아니다. 산은 측은 “아직은 회사가 은행 이자를 밀린 적 없다”는 이유를 든다. 하지만 속사정은 다르다. 여신 등급을 낮추면 거액의 충당금을 쌓아야 해 실적 악화가 불가피하다. 정상으로 분류된 여신은 충당금을 거의 쌓지 않아도 된다. 하지만 한 단계 아래인 ‘요주의’로 분류하면 곧바로 대출 자산의 7~19%가량을 쌓아야 한다. 대우조선해양을 ‘요주의’로 분류할 경우 최소 1조 6000억원에서 최대 4조 3000억원까지 충당금 부담이 늘어난다. ‘고정’은 20~49%, ‘회수 의문’은 50~99%, ‘추정 손실’은 대출액의 100%를 쌓아야 한다. 하지만 계속 지금처럼 버틸 경우 나중에 충당금 부담이 눈덩이처럼 커지는 만큼 은행들도 2분기부터는 조선·해운업 관련 충당금을 점차 늘릴 계획이다. 우리은행은 대우조선해양을 ‘요주의’로 분류해 조선업종에 1000억원의 충당금을 쌓을 방침이다. 1분기 3328억원의 충당금을 쌓은 농협은행도 2분기 필요한 충당금 규모를 계산 중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충당금은 완전히 묶이는 돈이라 너무 늦어도 문제지만 너무 일러도 큰 손해”라면서 “결국 고양이 목에 방울은 달겠지만 누가 언제 다느냐를 두고 눈치 싸움이 치열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유영규 기자 whoami@seoul.co.kr
  • 6조 붓고도 STX조선 법정관리…‘패거리 자본주의’가 참사 불렀다

    6조 붓고도 STX조선 법정관리…‘패거리 자본주의’가 참사 불렀다

    STX조선해양이 결국 법정관리(기업회생절차)에 들어간다. 설립 15년 만이다. 채권단 공동관리(자율협약) 속에 6조원 가까운 돈을 수혈받았지만 끝내 회생 문턱을 넘지 못했다. ‘회생’과 ‘청산’ 여부는 법원이 판단할 몫이 됐다. 구조조정 실패를 두고 책임 공방이 거셀 것으로 보인다. 정부·정치권·채권단 사이의 뿌리 깊은 ‘패거리 자본주의’를 끊지 않는 이상 제2, 제3의 STX가 계속 나올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STX조선의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은 25일 채권단 회의를 열고 STX조선의 법정관리행을 결정했다. 2013년 4월 자율협약에 들어간 지 38개월 만에 손을 든 셈이다. 산은 측은 “STX조선 재실사 결과 유동성 부족이 심각해 이달 말 (만기) 도래하는 자금을 정상적으로 막을 수 없는 상황”이라며 부도가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채권단은 지금의 수주 잔량을 내년까지 정상적으로 인도하더라도 부족자금이 7000억~1조 2000억원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STX는 올 들어 신규 수주를 한 건도 하지 못했다. ‘수주 절벽’이라 법정관리에 들어가면 사실상 ‘사망선고’(청산)로 갈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게 금융권의 관측이다. STX조선에 대한 은행권의 위험노출액(익스포저)은 5조 5000억원으로 추산된다. 산은이 3조원으로 가장 많고 농협은행 1조 3200억원, 수출입은행 1조 2200억원 순이다. 법정관리에 따른 국내 은행의 추가 손실은 2조여원 수준으로 산은은 전망했다. 금융당국은 “시장에 주는 충격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보고 있다. STX를 침몰시킨 가장 큰 파도는 조선업 불황과 저가 수주다. 하지만 금융당국, 정치권, 채권단 책임론도 거세다. 채권단의 한 관계자는 “2013년부터 정부와 산은을 향해 조선업 전반에 대한 구조조정 밑그림을 달라고 수없이 요청했지만 응답 없는 메아리였다”고 털어놨다. 여기에는 ‘책임지지 않으려는 관료주의’ 탓도 있지만 ‘지역경제 붕괴와 실업난’을 앞세운 부산·경남 국회의원들의 압박 탓도 컸다. 당시 정치권은 채권단에 STX조선 회사채 약 2조원까지 떠안으라고 했다. 채권단 사이에서 “첫 단추부터 잘못된 구조조정이었다”는 불만이 끊이지 않았던 이유다. 산은은 자행 출신을 STX조선 등에 내려보내기 급급했다. 박근혜 대통령 대선캠프 출신인 홍기택 전 산은 회장을 질타하는 목소리도 많다. 익명을 요구한 은행권 임원은 “홍 전 회장이 금융 현장을 잘 모르는 낙하산이다 보니 임기 내내 STX에 휘둘렸다”고 비판했다. 김동원 고려대 경제학 초빙교수는 “외환위기 때 IMF가 ‘한국은 시장 자본주의가 아니라 패거리 자본주의 때문에 위기가 발생했다’고 경고했는데 달라진 게 하나도 없다”고 일갈했다. 전성인 홍익대 교수는 “지금이라도 대통령 직속으로 관계 부처를 아우르는 컨트롤타워를 만들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유미 기자 yium@seoul.co.kr
  • 경남도 5월31일부로 ‘채무 제로’, 광역자치단체로는 최초

    경남도가 5월31일자로 ‘빚 없는 광역지자체’로 거듭난다. 홍준표 지사는 “반대파로부터 욕을 많이 먹었지만, 개혁만으로 채무 제로를 달성했다”고 소회를 밝혔다. 홍 지사는 25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경상남도가 5월 31일부로 채무가 제로로 된다”며 “3년 6개월 동안 지속적인 행정개혁, 재정개혁, 예산개혁으로 도 재산 한 평도 팔지 않고 1조 4000억원에 이르던 채무를 하루 11억원씩 갚았다”고 자평했다. “미래세대에 희망은 물려주지 못할망정 빚을 물려주어서는 안 된다는 경남도 공무원과 도의회 의원들이 혼연일체가 돼 빚을 갚은 것이다”고 덧붙였다. 홍 지사는 “그동안 진주의료원 사건 등 구조조정을 하다가 반대파로부터 욕도 많이 먹었지만, 도 재산 팔지 않고 각 분야 개혁만으로도 빚을 청산할 수 있다는 것을 국민에게 보여줬다”며 “이제 경남은 ‘브라보 경남’으로 거듭날 것이다”고 자축했다. 경남도는 지난 24일 열린 도의회 임시회에서 남은 채무 957억원을 상환하는 세출예산이 포함된 추경 예산안을 승인받았다. 경남도는 전국 광역지자체 중에서는 처음으로 ‘채무 제로’를 실현했다. 창원 강원식 기자 kws@seoul.co.kr
  • ‘강제추행’ 손길승 SKT 명예회장 3시간 소환조사 “불편하게 생각하는 줄 몰랐다”

    ‘강제추행’ 손길승 SKT 명예회장 3시간 소환조사 “불편하게 생각하는 줄 몰랐다”

    손길승(75) SK텔레콤 명예회장이 카페의 여종업원을 강제 추행한 혐의로 경찰 수사를 받고 있어 논란을 빚고 있다. 서울지방경찰청은 손 명예회장을 강제추행 혐의로 불구속 입건해 수사하고 있다고 24일 밝혔다. 손 명예회장은 지난 3일 저녁 서울 강남구의 한 카페에서 여종업원 A씨의 다리를 만지고 자시신의 어깨를 주무르게 하는 등 추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당시 A씨는 이를 거부하고 주점 밖으로 나갔지만 주점 사장 B(71·여)씨에게 이끌려 다시 안으로 들어갔다. 그러자 손 회장은 다시 A씨를 껴안고 신체를 만진 것으로 전해졌다. A씨는 지난 16일 손 명예회장과 B씨를 경찰에 고소했다. 경찰은 해당 카페을 압수수색해 CCTV 영상을 확보해 분석했고, 이를 토대로 24일 오후 7시쯤 손 회장을 소환해 3시간 가량 조사를 벌였다. 손 회장은 “해당 술집은 오랫동안 알고 있던 사람이 새로 개업한 곳이라 인사차 들러 10여분간 머물러 있었다”면서 “당시 상황이 구체적으로 기억나지는 않지만 이런 일이 일어난 점에 대해 매우 송구한 마음”이라고 밝혔다. 이어 “해당 인사에게 격려를 해주고 나왔는데 당시는 물론이고 이 사실(고소)을 알기 전까지 불편하게 생각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전혀 알 수 없었다. 해당 인사가 불편한 심정을 갖고 있었다는 것을 미리 알았다면 더 빨리 사과하고 용서를 구했을 것”이라며 “지금이라도 당사자에게 충분히 사과하고 용서를 구할 용의가 있으며 당국의 조사에도 충실히 임할 것”이라고 전했다. 손 명예회장은 SK구조조정추진본부장, SK그룹 회장을 지낸 SK그룹의 대표적인 전문 경영인이자 원로다. 전경련 명예회장을 지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사설] 꼬이는 구조조정 정부 협업 체제로 풀어야

    조선·해운 업계의 구조조정이 속도를 내지 못하는 가운데 당정은 다음달 말까지 조선업을 ‘특별고용지원업종’으로 지정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특별고용지원업종으로 지정되면 고용유지 지원금은 물론 구직급여 특별 연장이나 재취업 훈련 등 행정과 재정이 다양한 형태로 구조조정을 지원할 수 있게 된다. 조선사 중소 협력업체들의 경영난을 덜기 위해 체납 세금과 4대 보험료 등의 징수를 유예하는 한편 조선산업의 메카인 경남 거제시의 불황 타개를 위해 관광산업 추진 등의 방안도 논의됐다. 정부의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구조조정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재원 마련에 대해서는 아직도 구체적으로 확정된 안이 없는 상태다. 일각에서는 구조조정 자체가 차일피일 미뤄지면서 내년 대선과 맞물려 자연스레 표류할 것이란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조선·해운 업계의 구조조정이 제대로 가닥을 잡지 못하는 것은 무엇보다 정부에 책임이 있다. 한국은행에 재원 부담을 지우면서 구체적인 재정의 역할에 대해서는 아직 입을 다물고 있다. 정부가 구조조정에 필요한 총자금 규모를 결정하고 한국은행에 손을 벌리는 것이 상식임에도 처음부터 한은의 역할만을 강조해 왔다. 부실 기업 정리를 하고자 하는 정부의 의지가 있는지조차 의심스러운 대목이다. 대우조선 부실을 초래한 경영진의 책임을 묻지도 않고 부실 책임자인 산업은행은 물론 정부의 반성조차 없다. 대규모 구조조정에 국민의 세금이 들어갈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정치권은 산업과 기업 부실화를 가져온 책임을 묻고 혈세 낭비가 없었는지를 감시하는 역할에 그치고 구체적인 실행 방안에 관여해서는 안 된다. 어제 국책 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올해 우리의 경제성장 전망치를 3.0%에서 2.6%로 0.4% 포인트 낮춰 잡으면서 우리 경제의 대내적 위협 요인으로 부실 기업 구조조정 지연에 따른 불확실성 확대를 꼽았다. 이를 해소하기 위해선 부실 기업 구조조정에 재정이 추가경정 예산 편성 등의 적극적인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구조조정이 실패하면 내년 우리의 경제성장률이 더욱 둔화될 가능성을 적시한 것이다. 국책 연구소에서도 재정의 역할을 강조하는 상황이지만 정부는 아직도 추가경정 예산안을 편성하는 대신 한국은행의 발권력을 이용하는 방안에 골몰하고 있어 참으로 유감스럽다. 지금처럼 채권단을 앞세워 산업은행 뒤에서 조정하겠다는 것 자체가 국민과 시장의 신뢰를 얻지 못할 것이다. 조선·해운 구조조정은 국가 경제 재편의 시금석이다. 단순 기업 개편으로 그쳐서는 안 된다. 국가의 미래 먹거리에 대한 큰 그림을 그리고 정교한 실행 계획을 갖고 추진해야 한다. 해운·조선 분야의 구조조정은 정책금융기관이 오랫동안 개입해 왔기 때문에 정부가 실질적인 컨트롤타워 역할을 해야 한다. 기획재정부는 물론 국토교통부 등 관련 부처들이 명확한 책임 의식을 갖고 협업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
  • 손길승 SKT 명예회장 20대 女 강제추행 파장

    손길승 SKT 명예회장 20대 女 강제추행 파장

    손길승(75) SK텔레콤 명예회장이 20대 여성 강제추행 혐의로 수사를 받고 있다. 서울지방경찰청은 24일 손 명예회장을 강제추행 혐의로 불구속 입건해 수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손 명예회장은 지난 3일 저녁 서울 강남구의 한 갤러리 카페에서 20대 여성 종업원 A씨의 다리를 만지고 자신의 어깨를 주무르게 하는 등 추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당시 A씨는 이를 거부하고 갤러리 카페 밖으로 나갔지만, 갤러리 관장 B(71·여)씨의 손에 이끌려 다시 안으로 들어갔다고 주장했다. 손 회장은 다시 A씨를 껴안고 신체를 만진 것으로 알려졌다. A씨는 이달 중순 이런 혐의로 손 명예회장과 B씨를 경찰에 고소했다. 경찰은 압수수색으로 해당 갤러리 카페의 폐쇄회로(CC)TV 영상을 확보해 분석하고 있으며, 24일 손 회장을 소환 조사했다. 이에 대해 손 회장은 “해당 카페는 오랫동안 알고 있던 사람이 새로 개업한 곳이라 인사차 들러 10여분간 머물러 있었다”며 “당시 상황이 구체적으로 기억나지는 않지만 이런 일이 일어난 점에 대해 매우 송구한 마음”이라고 말했다고 SK그룹이 전했다. 손 회장은 “해당 인사에게 격려해주고 나왔는데 당시는 물론이고 이 사실(고소)을 알기 전까지 불편하게 생각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전혀 알 수 없었다. 해당 인사가 불편한 심정을 갖고 있었다는 것을 미리 알았다면 더 빨리 사과하고 용서를 구했을 것”이라며 “지금이라도 당사자에게 충분히 사과하고 용서를 구할 용의가 있으며 당국의 조사에도 충실히 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손 명예회장은 SK구조조정추진본부장, SK그룹 회장을 지낸 SK그룹의 대표적인 전문 경영인으로 전경련 명예회장을 역임했다. 전경하 기자 lark3@seoul.co.kr
  • “한국경제 2%대 저성장 구조 진입”

    “한국경제 2%대 저성장 구조 진입”

    “수출부진·내수회복 약화 주원인… 정부, 구조조정 재정 적극 지원을” 3%대 전망 정부 수정 여부 주목 국제통화기금(IMF), 한국은행,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이어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도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대로 내렸다. 수출 부진이 오래 지속되는 가운데 그나마 기대를 걸었던 설비투자와 민간소비 등 내수의 개선 추세도 약하다는 판단에서다. KDI는 내년 성장률도 2.7%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한국 경제가 성장세를 멈추고 완연한 저성장 구조에 진입한 것으로 본 것이다. KDI는 24일 발표한 ‘2016 상반기 경제전망’에서 올해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을 2.6%로 전망했다. 지난해 12월 발표 때의 3.0%보다 0.4% 포인트 낮춰 잡은 것이다. 2.6%는 지난해 성장률 확정치와 같고 정부의 올해 전망치(3.1%)보다는 0.5% 포인트 낮은 것이다. KDI는 올 1분기 성장률이 2.7%로 지난해 4분기(3.1%)보다 하락하면서 경기 전반이 둔화되고 있다면서 2분기 3.0%, 3분기 2.4%, 4분기 2.2%로 ‘상고하저’의 흐름을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조선과 해운 등 구조조정으로 제조업이 부진을 이어가고 있고, 서비스업 증가세도 완만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KDI가 지난해 말 올해 전망치를 3.0%로 잡은 것은 수출 부진이 이어지더라도 내수가 완만하게 회복될 것이라는 기대감에 근거했다. 하지만 KDI는 총고정투자 증가율이 지난해 3.8%에서 올해 2.1%로 낮아지고, 특히 설비투자는 5.3%에서 -3.0%로 감소할 것이란 예상을 내놨다. 총소비와 민간소비는 지난해와 같이 각각 2.4%와 2.2% 늘어날 것으로 예측했다. 특히 4분기 민간소비가 1.6%로 급감할 것으로 예상했는데, 이는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충격으로 급감했던 지난해 2분기(1.7%)보다 낮은 수치다. KDI는 저유가 등 국제원자재 가격 하락에 따른 수출과 수입 부진도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올해 총수출은 지난해보다 1.0%, 총수입은 2.0% 늘어 지난해(총수출 0.8%, 총수입 2.0%)에 이어 낮은 증가세를 나타낼 것으로 내다봤다. 수출보다 수입이 더 많이 줄어 나타나는 ‘불황형 흑자’로 올해 경상수지 흑자 규모는 지난해(1059억 달러)에 비해 다소 늘어난 1103억 달러로 예상된다. 김성태 KDI 거시경제연구부장은 “이번 전망치에는 구조조정의 영향이 반영되지 않았다”며 “구조조정에 따른 대규모 실업 등 부정적 여파가 경제 전반으로 확산될 경우 성장률은 더 떨어질 수도 있다”고 했다. 그는 “부실기업 구조조정을 위해 정부가 재정 측면에서 적극적인 역할을 수행하고 한국은행은 물가상승률이 안정목표에 안착할 수 있게 금리를 인하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해 12월 발표한 3%대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3.1%)를 유지하고 있는 정부는 다음달 ‘하반기 경제정책 방향’을 통해 현 시점에서 보는 전망치를 제시할 계획이다. 세종 장형우 기자 zangzak@seoul.co.kr
  • 조선업, 상반기 중 특별고용업종 지정… 체납 세금·4대보험 등 유예

    거제 소재 협력사·조선사 대상 실업급여 최대 60일 연장 단가 후려치기 등 시정 요구도 정부와 새누리당이 24일 기업 구조조정으로 인한 실직자들의 피해가 우려되는 조선업을 올해 상반기 중에 ‘특별고용지원업종’으로 지정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또한 조선사의 중소 협력업체들이 체납한 세금과 4대 보험료, 장애인고용부담금의 징수를 유예하는 방안도 추진하기로 합의했다. 정부와 새누리당은 이날 국회에서 김광림 정책위의장, 김도읍 원내수석부대표, 임종룡 금융위원장, 최상목 기획재정부 1차관, 이관섭 산업통상자원부 차관, 고영선 고용노동부 차관 등이 참석한 가운데 조선·해운업 구조조정 관련 당정 협의를 열어 이 같은 방안에 합의했다. 이는 전날 새누리당의 조선·해운업에 대한 현장 애로사항 청취 후 후속 대책의 일환이다. 당정이 조선업을 특별고용지원업종으로 지정하기로 의견을 모은 것은 불황으로 인한 구조조정이 불가피한 상황에서 고용대란에 직면했다는 우려 때문이다. 김 정책위의장은 당정 협의 직후 브리핑을 통해 조선업 특별고용지원업종 지정과 관련, “고용부가 절차를 빨리 서둘러 상반기 중에 꼭 지정될 수 있도록 해달라고 당에서 특별히 요청했고, 고용부도 적극 노력하겠다고 답했다”고 전했다. 앞서 임 위원장도 조선·해운업 구조조정과 관련, “고용 사정이 급격히 악화되는 곳은 특별고용지원업종으로 지정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해 구조조정으로 인한 부작용을 최소화하겠다”고 말했다. 특별고용지원업종은 고용 사정이 급격히 악화될 우려가 있는 업종의 노동자를 정부가 지원해 주는 제도다. 지난해 말부터 정부가 관련 고시를 적용했다. 특별고용지원업종으로 지정되면 사업자에게 주는 고용유지지원금 등 금융지원 혜택을 받게 되며 90~240일간 주어지는 실업급여도 최대 60일 연장된다. 최대 1년간 지원되고, 전직·재취업·창업 지원도 제공한다. 재원은 고용보험기금을 활용하며, 중소기업에 도움이 된다고 판단될 경우 중소기업창업 및 진흥기금(중진기금)의 지원도 요청 가능하다. 당정은 또 조선사의 협력업체들에 대한 체납 세금, 4대 보험금, 장애인 분담금 등의 납부도 유예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당정은 또 조선업 원청사가 하도급 업체를 대상으로 이른바 ‘단가 후려치기’나 불공정 계약을 강요하는 사례에 대해 공정거래위원회가 조사를 통해 시정 요구를 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한편 더불어민주당 변재일 정책위의장은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대우조선해양에 제대로 된 사외이사들이 파견됐는지 의문을 갖지 않을 수 없다”면서 “정부는 위기상황을 만든 책임자에 대해 엄정하게 처벌할 기준을 제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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