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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망신 자초한 홍기택 휴직, 후속대처 잘하길

    산업은행 회장을 지낸 홍기택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부총재가 지난 27일부터 돌연 6개월 휴직에 들어간 사실이 드러났다. 홍 부총재는 최근 일신상의 이유로 AIIB 이사회에 구두로 휴직을 알린 데다 지난 25일 AIIB 첫 총회에도 불참했다. 개인 사정으로 휴직할 수는 있지만 홍 부총재의 경우에는 맞지 않는다. 홍 부총재를 둘러싼 현 상황에 비춰 볼 때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 더욱이 유일호 경제부총리가 총회에 참석했다가 진리췬 AIIB 총재에게서 들었다니 국제적 망신이 아닐 수 없다. AIIB는 올 1월 중국 주도 아래 아시아 국가들의 인프라 건설자금을 지원하기 위해 출범한 국제금융기구다. 미국과 일본의 영향력이 큰 세계은행과 아시아개발은행에 대응할 목적으로 설립된 탓에 우리 정부는 미국의 눈치를 살피며 어렵사리 참여했다. 우리나라의 분담금은 37억 달러로 57개 회원국 중 중국·인도·러시아·독일에 이어 다섯 번째로 많다. 그런데 홍 부총재는 AIIB의 최고위험관리자(CRO)라는 막중한 직책을 맡고도 정부와 협의 없이 일방적으로 휴직해 정부를 곤혹스럽게 만들었다. 홍 부총재는 박근혜 정권 인수위원 출신으로 정부 출범과 함께 산은 회장에 오른 ‘낙하산’ 인사다. 회장을 맡는 동안 조선·해운업 등 부실기업의 구조조정을 미루다 결국 위기를 맞았다는 책임론의 휩싸여 있다. 대우조선의 1조 5000억원 분식회계를 묵인해 주고 4조 2000억원을 신규 지원했다. 대우조선 임직원에게 877억원의 부당 격려금 지급을 허락하는 등 관리 감독을 소홀히 했다는 게 감사원의 감사 결과다. 홍 부총재는 얼마 전 언론 인터뷰에서 “들러리 신세”라며 대우조선 지원의 결정을 청와대와 금융위원회에 떠넘겼다. 무책임의 전형이다. 홍 부총재의 부적절한 처신은 인사 문제로 귀결될 수밖에 없다. 그는 산은 회장 임기 만료를 두 달 앞둔 지난 2월 AIIB 부총재로 영전했다. 당시 감사원의 봐주기 감사에다 정권 실세들의 밀어주기가 크게 작용했다는 뒷말이 무성했다. 적임자가 아니었던 만큼 추천한 사람들의 책임도 만만찮다. 정부는 후임 인선을 서둘러야 한다. 막대한 부담금을 내면서 다른 나라에 부총재 자리를 뺏긴다면 국가적인 손실이 아닐 수 없다. 정부는 AIIB 부총재에 정치적 고려가 아닌 전문성 있는 인사를 엄선해 더이상 국제사회의 웃음거리가 되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할 것이다.
  • [사설] 20대 국회 자체 예산부터 다이어트해야 한다

    4·13 총선 결과에 따라 3당 체제로 출발한 20대 국회가 초반부터 구태의 늪에서 허우적거리고 있다. 국민의당은 총선 홍보비 리베이트 의혹에 미온적으로 대처하던 안철수·천정배 공동대표가 어제 동반 사퇴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서영교 의원의 ‘일가족 채용’ 논란으로 어수선하다. 여당인 새누리당도 총선에서 참패해 의정 주도권을 잃은 터라 의원 특권 내려놓기 등 국회 개혁은 요원해 보인다. 이런 판국에 20대 국회가 시작부터 몸집 불리기에 나서고 있다. 비상설특별위원회 신설을 무더기로 남발하면서다. 특권은 내려놓고 민생을 받드는 협치를 하겠다더니 정반대로 가는 형국이다. 여야는 이제부터라도 새 정치를 하겠다던 초심으로 돌아가기 바란다. 될 성부른 나무는 떡잎 때부터 알아본다고 했다. 하지만 20대 국회는 벌써 싹수가 노란 정도를 넘어섰다. 초반부터 독과(毒果)를 주렁주렁 매달기 시작했으니 말이다. 야권이 연루된 두 가지 비리 의혹은 이를 여하히 처리하느냐가 20대 국회의 개혁 성패를 가늠하는 잣대가 될 것이다. 만일 두 야당이 이를 적당히 눙치고 가려 한다면 신악이 구악을 뺨친다는 비난을 피할 수 없을 것이다. 그런 맥락에서 우리는 이번에 리베이트 의혹과 관련해 국민의당 안·천 두 대표가 사퇴하고, 서 의원 파문에 대해 더민주 김종인 대표가 중징계를 벼르고 있다니 결자해지 여부를 지켜보려고 한다. 문제는 20대 국회의 퇴행이 더 구조적으로 진행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최악의 국회라던 19대 국회의 악폐 중 하나로 ‘묻지마 특위 구성’이 꼽혔었다. 그런데도 그끄저께 여야는 무려 7개의 비상설 국회 특위를 신설하는 데 합의했다. 즉 민생경제·미래일자리·정치발전·지방분권·규제개혁·평창동계올림픽·남북관계 특위 등이다. 백번 양보해 국가 대사를 다루는 평창특위와 정치발전특위는 필요하다고 치더라도 나머지는 기존 상임위나 소위를 통해 얼마든지 현안을 다룰 수 있어 옥상옥이란 비판을 면하기 어렵다. 이처럼 여야가 ‘셀프 일자리 창출’에 야합한 배경이 뭐겠나. 상임위원장직을 배정받지 못한 다선 의원들에게 막대한 특수활동비를 받는 특위 위원장 감투를 씌워 주고 특위 위원들은 회의 수당을 챙길 수 있으니 꿩 먹고 알 먹기라고 여겼을 법하다. 이러니 총 33개의 비상설 특위가 대부분 헛바퀴를 돌렸던 19대 국회의 악몽이 떠오르는 것이다. 더욱이 이미 강화도에 휴가철에나 쓰는 연수원이 있는 국회가 또 엄청난 예산을 쏟아부으면서 강원도 고성에 제2 연수원을 짓고 있단다. 국민이 명령한 정치 개혁은 않고 특권 챙기기에 몰입하는 꼴이다. 입법부가 이렇게 집단 모럴 해저드에 빠져 있으니 세비 880만원이 너무 적다고 투덜대는 초선 의원까지 나왔지 않겠나. 가뜩이나 조선·해운·철강 등 주력 산업이 구조조정의 칼날 위에 선 데다 브렉시트로 인한 국제경제의 불확실성까지 추가되면서 민생 경제는 그야말로 중대 위기를 맞고 있다. 이런 마당에 여야가 합작해 견제 장치 부재를 틈타 입법부 예산을 마구 탕진한다면 상처 난 민심에 소금을 뿌리는 일임을 깨닫기 바란다.
  • [오늘의 주요 상임위]

    ▲정무위원회(오전 10시) 예금보험공사, 한국자산관리공사, 신용보증기금, 한국산업은행, 중소기업은행 등 업무보고-조선·해운업 구조조정 관련 관리 책임, 대우조선해양 유동성 지원 결정한 ‘서별관회의’ 관련 공방 ▲기획재정위원회(오전 10시) 한국은행, 한국수출입은행, 한국투자공사, 한국재정정보원 업무보고-브렉시트에 따른 후폭풍 및 대책 관련 여야 이견 조율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오전 10시) 한국마사회, 한국농어촌공사, 부산항만공사 등 업무보고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오전 10시) 교육 분야 산하 기관 및 유관 기관 업무보고
  • “홍기택 처신 망신스럽다”

    홍, AIIB 있는 中서 이미 떠나 유일호 “한국이 후임 맡아야”… 정무위는 ‘서별관 회의’ 공방 산업은행 회장 출신의 홍기택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부총재가 사퇴 수순에 들어간 가운데 정부도 이를 공식화하고 후임자 인선에 착수했다. 홍 부총재는 이미 AIIB 본부가 있는 중국을 떠난 것으로 알려졌다. 유일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29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업무보고에서 “(홍 부총재의) 후임자를 새로 뽑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면서 “우리나라에서 후임 AIIB 부총재를 다시 맡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2013년부터 3년간 산업은행 회장을 지낸 홍 부총재는 지난 8일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산업은행이 대우조선해양에 4조원을 지원한 것은 ‘서별관 회의’에서 청와대와 기재부, 금융당국이 결정한 행위로, 산은은 들러리 역할만 했다”고 주장해 파문을 일으켰다. 홍 부총재의 갑작스러운 휴직은 이런 인터뷰의 파장과 대우조선의 대규모 분식회계에 대한 감사원 감사 결과가 나오며 책임론이 제기된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정부 관계자는 “홍 부총재가 AIIB가 있는 베이징을 떠난 것으로 보이지만 한국에 돌아왔는지 제3국에 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홍 부총재 선임 당시) 박근혜 대통령이 AIIB 총재를 만나줄 정도로 우리도 부총재 선임에 굉장히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며 “중국에서도 홍 부총재와 관련 사안을 모니터링하고 있는데, 아주 망신스러운 일”이라고 했다. 우리나라는 AIIB 출범 시 회원국 가운데 5번째로 많은 37억 달러(약 4조 3400억원)의 분담금을 냈다. AIIB는 분담금 액수에 따라 5명의 부총재를 임명했다. 따라서 홍 부총재가 사퇴하더라도 부총재 자리 중 하나는 한국 몫이라는 게 정부 안팎의 생각이다. 한편 이날 열린 국회 정무위원회에서는 경제부처 고위 당국자의 비공식 모임인 ‘서별관 회의’에 대한 공방이 벌어졌다. 청와대 본관 서쪽 별관에서 열린다고 해 이름 붙여진 이 회의체는 기재부 장관, 청와대 경제수석, 금융위원장, 금융감독원장, 한국은행 총재 등이 모여 구조조정 등 경제 현안을 결정하는 경제 컨트롤타워 역할을 해 왔다.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이날 업무보고에서 대우조선에 4조원 지원 결정을 했던 서별관 회의 내용과 날짜, 참석자를 밝히라는 야당 의원들의 요구에 “속기록이나 발언록은 존재하지 않고 관련 자료 공개도 바람직하지 않다”면서 “대우조선 지원도 각 기관이 협의해 결정한 것”이라며 홍 부총재의 주장을 반박했다. 세종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유일호 부총리 “추경 편성해도 누리과정 예산 지원은 불가”

    유일호 부총리 “추경 편성해도 누리과정 예산 지원은 불가”

    유일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29일 “추가경정예산(추경)을 누리과정 예산으로는 편성할 수 없다”고 밝혔다. 유 부총리는 이날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업무보고에서 “누리과정 예산을 중앙정부 예산에 반영할 수 없다는 것이 정부의 일관된 입장”이라며 이렇게 말했다. 그는 “누리과정은 이미 교육청 업무이며, 교육청 일부는 예산이 이미 편성돼 있어 중앙정부 예산을 지원하면 지역 간 형평성 문제가 생긴다”면서 “추경과 누리과정은 분리해서 생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 부총리는 추경 편성 결정 배경에 대해 “구조조정 자체가 대량실업에 해당하느냐를 두고 걱정했지만 지역을 중심으로 나타나는 고용 현상이 상당히 심각한 실업의 전초가 되겠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최근 4년간 세 번의 추경이 편성된 것에 대해서는 “지난해는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와 자연재해 때문에, 올해는 저유가가 반등 되지 않아 수출이 감소하는 가운데 예상하지 못한 구조조정 등이 발생한데 따른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어 “구조조정에 따른 고용 문제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한편 브렉시트(Brexit·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등의 요인도 감안했다”고 덧붙였다. 정부는 추경안을 7월 중으로 국회에 제출할 예정이다. 이영준 기자 apple@seoul.co.kr  
  • 살아난 현대상선, ‘화주’ 설득 나선다…7월부터 지역별 설명회

    살아난 현대상선, ‘화주’ 설득 나선다…7월부터 지역별 설명회

     생사 기로에서 최근 극적으로 살아난 현대상선이 ‘화주’(화물 주인)와의 관계 개선에 나선다. 양대 국적선사가 구조조정 소용돌이에 빠지면서 경쟁사로 이탈 움직임을 보였던 대형 화주를 붙잡기 위한 행보로 해석된다.  현대상선은 다음달부터 국내외 화주를 대상으로 지역별 설명회를 연다고 29일 밝혔다. 미국, 유럽, 중국, 홍콩, 호주 등 주요 해외 거점을 중심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현대상선 측은 “지금까지 구조조정 과정에서 적극적인 신뢰와 지지를 보내준 화주에게 고마움을 표시하는 한편, 앞으로 변함없는 협조를 구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대상선은 글로벌 해운동맹 가입과 채권단 출자전환이라는 거대한 ‘산’을 넘어야 한다. 그러나 이 두 고비를 힘겹게 넘기더라도 구조조정 과정에서 약화된 영업력을 정상 궤도에 올려놓지 않으면 경쟁력을 갖추기가 쉽지 않다. 이런 이유로 현대상선은 하반기 영업력 강화에 박차를 가하는 한편 화주 설득에 주력하기로 했다.  현대상선은 최근 영업력 회복을 위해 지역별 하계 영업전략회의를 연달아 개최했다. 지난 17일 중국 상하이에서 중국 지역 영업전략회의를 연 데 이어 24일과 27일 각각 런던과 미국 달라스에서도 지역별 현안을 챙겼다. 다음달 1일과 8일에는 각각 싱가포르와 홍콩에서 영업전략회의를 개최한다. 현대상선 관계자는 “단기와 중장기로 나눠 영업전략을 수립하고 있다”면서 “조기 흑자 전환 방안 등이 담길 예정”이라고 말했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 조선업 ‘특별고용업종’ 발표한 날… 삼성重 파업 결의

    정부가 조선업을 특별고용업종으로 지정하겠다고 밝힌 28일 삼성중공업이 파업을 결의했다. 삼성중공업 노동자협의회(노협)는 이날 경남 거제조선소에서 총 5396명의 근로자를 대상으로 쟁의 발생 찬반 투표를 한 결과 90%가 넘는 압도적인 지지를 받았다고 밝혔다. 이로써 노협은 합법적인 파업권을 확보했다. 노동조합과 달리 노협은 중앙노동위원회에 노동쟁의 조정신청을 낼 필요가 없다. 사측에 쟁의발생 신고를 하고 7일간의 냉각 기간을 거치면 파업이 가능하다. 이미 노협은 지난 22일 사측에 쟁의발생 신고를 했기 때문에 당장 29일부터 파업을 할 수 있다. 노협 소속 근로자 150명은 이날 상경한 뒤 무박 2일 일정으로 삼성 서초사옥 앞에서 집회를 열기로 했다. 현대중공업, 대우조선해양 노조에 이어 삼성중공업 노협마저 파업 대열에 합류하면서 조선 3사의 공동 파업이 현실화하는 분위기다. 현대중공업은 합법적인 파업권을 얻기 위한 찬반 투표는 실시하지 않았지만 중노위에 조정 신청을 내고 본격적인 파업 수순에 들어갔다. 정부와 채권단의 강도 높은 구조조정에 조선 3사 노조가 일제히 반발하면서 사측의 자구안 이행에도 차질이 예상된다. 삼성중공업은 지난 15일 올해 1500명 규모의 희망퇴직과 함께 2018년까지 전체 인력의 30~40%를 효율화한다는 계획을 내놓았다. 현대중공업은 설비 부문 분사를 놓고 노조와 극심한 갈등을 빚고 있다. 채권단은 당혹스럽다는 분위기다. 채권단 고위 관계자는 “파업으로 인해 조선사들이 이달 초 확정한 자구계획안을 이행하지 못한다면 채권단 역시 추가로 자금을 지원해 주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못 박았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이유미 기자 yium@seoul.co.kr
  • [사설] 신속·과감히 추경 집행해야 ‘브렉시트’ 이긴다

    정부는 어제 재정 확장을 통해 경기를 부양한다는 내용의 ‘하반기 경제정책 방향’을 발표했다. 10조원 수준의 추가경정예산을 포함해 총 ‘20조원+α’ 규모의 재정 보강을 통해 경기를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추경이 10조원 이상 규모로 2년 연속 편성된 것은 사상 처음이다. 10조원대의 추경은 초과 세수를 재원으로 하고 나머지는 기금 자체 변경 등 재정 수단으로 충당한다는 복안이다. 유일호 경제부총리는 하반기 경제정책 방향을 발표하면서 올해 성장률 전망치도 애초 3.1에서 2.8%로 0.3% 포인트 낮췄다. 올해 취업자 증가 수 전망치도 2009년 이후 최저 수준인 30만명으로 줄여 잡았고 수출은 2.1% 증가에서 4.7% 감소로 대폭 하향 조정했다. 글로벌 경기 침체와 본격화되는 구조조정에다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라는 돌발 악재가 겹친 탓에 하방 요인이 더 크다는 판단이다. 정부는 이번 재정보강으로 성장률을 최소 0.2∼0.3% 포인트 정도 끌어올릴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노후 경유차 교체 때 개별 소비세를 감면하고 신산업 연구개발(R&D)·시설투자에 대한 세제·금융 지원을 늘려 소비와 투자를 자극하겠다는 내용도 담겨 있다. 정부가 하반기 경제정책을 짜면서 재정건전성과 경기 부양 사이에서 균형을 잡기 위해 고심한 흔적은 보이지만 이번 운용안에 브렉시트 충격파에 대한 대비책이 빠져 있다는 점은 우려스럽다. 브렉시트가 발생한 지 얼마 안 돼 실물경제에 미칠 영향이 불확실하다는 것이 정부 측 설명이다. 브렉시트 충격파가 유럽연합(EU)은 물론 미국과 일본, 중국 등 우리의 주요 교역국들에 몰아닥칠 가능성이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정부가 제시한 경제성장률 수정치(2.8%)도 달성하지 못할 것이란 우려가 크다. 이번에도 지난해 추경 편성 당시처럼 구체적인 사용처를 명시하지 않았다. 추경을 고려하지 않고 있다가 6월 들어 경제 침체에 대한 긴장감이 고조되자 부랴부랴 착수했다는 방증이다. 야당에서도 구체적인 사용처가 없는 이번 추경안을 강하게 비판하고 있다. 추경 편성 과정에서 더 구체적이고 현실적인 수치를 제시하지 못하면 정부 정책에 대한 신뢰는 상당 부분 손상될 수밖에 없다. 국회 심의 과정에서 지역의 크고 작은 사회간접자본(SOC) 민원 사업까지 일자리 창출 사업으로 변질시킬 가능성에도 대비해야 한다. 경기부양은 민간의 기업 투자, 가계 소비를 끌어낼 수 있을 때 효과를 발휘할 수 있다. 기업과 개인이 투자와 지출을 늘릴 수 있도록 경제 불안 심리를 가라앉히고 정부 정책에 대한 신뢰를 높이는 것이 당면 과제다. 당장 일자리 창출을 위해 경기부양도 필요하지만 이번 기회에 우리 경제의 체질 자체를 강화하는 방안도 필요하다. 신산업 육성을 통해 산업경쟁력을 강화한다는 정부의 계획을 적극적으로 실천해야 한다. 추경 예산의 성패는 애초 취지에 맞춰 편성과 집행을 얼마나 신속하게 하느냐에 달렸다. 추경 편성 과정에서 국회에서의 치열한 토론과 엄격한 심의도 필요하지만 불필요한 논쟁으로 시간을 낭비해서는 안 된다.
  • [오늘의 주요 상임위]

    ▲정무위(오전 10시) 금융위원회·금융감독원 업무보고-조선·해운업 구조조정 관련 금융당국의 관리책임 여야 공방 ▲기획재정위(오전 10시) 기획재정부 업무보고-정부의 하반기 추가경정예산 편성 관련 여야 이견 조율 ▲안전행정위(오전 10시) 국민안전처·경찰청 업무보고-학생과 성관계한 부산 학교전담 경찰관 처분 문제 ▲환경노동위(오전 10시) 고용노동부·최저임금위 등 업무보고-최저임금 인상 관련 여야 간 이견 조율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오전 10시) 방송통신위 등 업무보고-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 개정, SK텔레콤과 CJ헬로비전 인수합병 등 현안 논의
  • 삼성重 노협 “자르고 땜질 처방 무슨 소용” 반기 든 조선 3사에… 정부·채권단 ‘당혹’

    삼성重 노협 “당장 파업 아니라 사측과의 대화 채널 구축하는 것” 오늘 삼성그룹 본사서 시위 예정 정부가 조선업을 특별고용지원업종으로 지정해 실업대란을 막겠다고 한 날, 조선 3사 노조는 끝까지 파업 카드를 내려놓지 않았다. 현대중공업, 대우조선해양에 이어 삼성중공업 노동자협의회가 파업을 강행하기로 하면서 올여름은 어느 때보다 기나긴 하투(夏鬪)가 예상된다. 28일 정부는 ‘2016년 하반기 경제정책방향’ 고용분야 대책을 내놓으면서 조선업을 특별고용지원업종으로 지정키로 했다. 근로자 해고 대신 휴업 조치를 취하면 ‘고용유지지원금’ 지원을 확대하는 방안도 내놓았다. 실업급여 수급기간은 60일 범위에서 특별 연장을 검토한다. 조선업 일용직 등 고용보험 미가입자는 특별자진신고기간을 운영해 피보험자격을 부여한다는 계획이다. 거제, 울산 등에는 각종 고용·금융·기자재 업체를 지원하기 위한 통합창구로 ‘조선업 근로자 일자리 희망센터’를 설치해 운영한다. 정부는 조선업 밀집지역을 대상으로 오는 8월까지 추가적인 경제지원 세부 대책을 발표할 계획이다. 정부의 이 같은 특별조치 발표에도 조선 3사 노조는 파업을 고집하면서 정부와 채권단은 당혹스러운 표정이 역력하다. 노조가 사실상 정부와 채권단을 상대로 반기를 들고 있는 모양새이기 때문이다. 삼성중공업 노동자협의회 관계자는 “지금 희망퇴직 받는 것도 막지 못하면서 일단 다 자르고 난 뒤 땜질식 처방을 해 주겠다는 게 무슨 소용인지 모르겠다”면서 “현재의 고용을 어떻게든 유지하도록 정부가 나서는 게 아닌 사후대책은 실효성에 의문이 들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대우조선 노조 관계자도 “특별고용지원업종 선정으로 물량팀 등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혜택을 받게 된 부분은 환영할 만하다”면서도 “2009년 쌍용차 사태로 평택이 고용위기지역으로 선정됐을 때도 노동자들이 실질적 혜택을 보지 못한 만큼 실제로 어떻게 운영되는지가 관건”이라고 유보적 입장을 보였다. 특별고용지원업종 지정 자체가 근본 대책이 될 수 없다는 의견은 더 있다. STX조선해양 노조 관계자는 “지금은 구조조정 사후대책이 아니라 선박금융 지원 등 일자리를 창출·유지할 수 있는 대안이 더 시급하다”면서 “정부가 나서 조선사 규모별로 맞춤형 발주하는 등 현재의 조선업 고용 현황을 유지하게 노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다만 합법적 파업권을 얻은 대우조선과 삼성중공업이 당장 파업에 들어갈 가능성은 낮다. 변성준 삼성중공업 노협 위원장은 “파업을 결의했다고 당장 파업에 돌입한다는 것은 아니고 지금 필요한 것은 사측과 채권단, 노협이 참여하는 대화 채널을 구축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노협은 조합원들의 압도적인 파업 찬성에 따라 이날 자정 조합원 150여명이 버스를 이용해 서울로 올라가 29일 오전 서울 서초동 삼성그룹 본사 앞에서 구조조정 반대 시위를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어 산업은행 본점으로 이동해 구조조정 반대 입장을 전달할 예정이다. 노협은 사측이 지난 15일 임원 임금 반납과 1500명 희망퇴직 등 내용이 담긴 자구계획을 공개한 뒤 이를 받아들일 수 없다며 반대 입장을 밝혀 왔다. 노협은 2018년 말까지 3년간 경영상황과 연계해 전체 인력의 30∼40%를 ‘효율화’한다는 계획 아래 올해 1500명 규모의 희망퇴직을 단행하겠다는 사측의 자구계획에 강력히 반대하고 있다. 변 위원장은 지난달 24일 이기권 고용노동부 장관과 노사 대표 등이 참석한 가운데 가진 간담회에서 “조선업 위기극복을 위해서는 노사정이 허심탄회하게 만나 대화를 해야 한다”며 노사정의 대화를 강조하기도 했다. 다만 노조의 극심한 반대에 부딪히면서 조선 3사의 자구안 이행 계획 또한 지연될 것으로 보인다. 산업통상자원부 관계자는 “자구노력이 진행 중인 상황에서 파업이 실행에 옮겨질 경우 심각한 구조조정 문제가 야기될 수 있다”면서 “(노협이) 정식 노조가 아니지만 노조에 준해서 사측과 협의하고 고용노동부와 함께 상황을 예의주시하겠다”고 말했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거제 강원식기자 kws@seoul.co.kr
  • [하반기 경제정책 방향] 구조조정·브렉시트… 등 떠밀린 추경, 편성 속도가 관건

    성장·고용률 대폭 하향 조정 브렉시트 영향은 반영 안 돼 “추경 규모 다소 부족” 지적도 정부가 제시한 올 하반기 우리 경제 전망은 한마디로 ‘잿빛’이다. 10조원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추경)을 포함해 국가 재정을 당초 계획보다 20조원 이상 더 풀어도 각종 지표는 기존 전망(지난해 12월)보다 나빠질 것으로 예상됐다. 28일 정부는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을 발표하면서 올해 경제성장률을 당초 전망했던 3.1%에서 2.8%로, 취업자 증가폭은 35만명에서 30만명으로, 고용률은 66.3%에서 66.1%로 낮췄다. 수출은 ‘2.1% 증가’에서 ‘4.7% 감소’로 수정했다. 하지만 이는 정부 발표의 특성상 ‘전망치’라기보다 ‘목표치’에 가까운 것이어서 실제로는 이를 밑돌 가능성이 상당하다. 게다가 여기에는 글로벌 금융시장을 격랑에 밀어 넣은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의 영향은 제대로 반영되지도 않았다. 유일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앞으로 구조조정이 본격화되면 내년 말까지 조선업종에서만 6만명이 일자리를 잃을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면서 “대외 불확실성도 그 어느 때보다 커졌다”고 말했다. 추경의 효과에 대해서는 정부 내에서도 의견이 분분하다. 올해 사상 첫 ‘2년 연속 10조원대 추경’이 이뤄지게 됐지만, 효과에 대한 판단을 제대로 내리지 않은 상태에서 상황 논리에 따라 ‘등 떠밀린 추경’을 하게 됐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정부 관계자는 “그동안 정부가 추경 편성 때마다 성장률을 어느 정도 끌어올린다는 식의 나름의 계산을 내놓았지만, 그대로 된 적은 없었다”고 말했다. 실제 지난해에도 성장률 전망치를 3.8%에서 3.1%로 내리면서 11조 6000억원의 추경 편성을 했지만 실제로는 이에도 한참 못 미치는 2.6%에 그쳤다. 추경의 규모가 애매하고 시기가 늦었다는 지적도 만만찮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브렉시트 등 안팎의 다양한 악재를 감안할 때 정부가 잡은 재정 확장 규모 20조원은 다소 부족해 보인다”고 말했다. 다른 정부 관계자는 “지난해 추경은 5월에 결정이 됐는데도 7월 말에 국회를 통과해 효과를 제대로 보지 못한 측면이 있다”면서 “결국 추경 성공의 관건은 재정 보강의 효과가 민간에서 빨리 나타날 수 있게 서둘러 예산안을 편성하고, 하루라도 빨리 국회를 통과하는 데 있다”고 말했다. 세종 장형우 기자 zangzak@seoul.co.kr
  • 에너지효율 1등급 에어컨 사면 최대 20만원 돌려준다

    에너지효율 1등급 에어컨 사면 최대 20만원 돌려준다

    오는 9월까지 에너지 소비효율 ‘1등급’인 에어컨과 냉장고, TV 등을 구입하면 물건값의 10%까지, 품목당 최대 20만원을 돌려받는다. 연말까지 10년 이상 된 낡은 경유차를 폐차하고 새 차를 사면 개별소비세를 최대 100만원까지 할인받는다. 정부는 다양한 내수 활성화 방안 시행과 20조원 규모의 재정지출 확대 등을 담은 종합적인 경기대응책을 마련했다. 정부는 28일 박근혜 대통령 주재로 청와대에서 열린 국민경제자문회의 겸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이런 내용의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을 확정 발표했다. 정부는 최근 중요성이 커진 ‘친환경’을 ‘소비 확대’와 접목시킨 내수 진작책을 내놨다. 다음달부터 3개월 동안 에어컨 등 5종의 에너지 효율 1등급 가전제품을 사면 구입가의 10%를 환급해 주기로 했다. 낡은 경유차를 없애고 새 승용차를 사면 개별소비세를 70% 깎아 주는 한편 개소세가 부과되지 않는 승합차와 화물차를 새로 구입할 경우에도 취득세를 한시적으로 감면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내수 진작을 위해 공휴일을 특정 날짜가 아니라 요일로 지정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정부는 늘어나는 가계부채를 줄이고 수도권 아파트의 청약 과열을 가라앉히기 위해 다음달부터 주택도시보증공사의 신규 아파트 중도금 대출 보증 요건을 개인당 최대 2건, 1인당 보증 한도를 6억원(수도권), 분양가 9억원 이하 아파트로 제한한다. 구조조정과 일자리 창출을 위해 추가경정예산 10조원을 포함, 전체 20조원 이상의 추가 재정지출을 하반기에 하기로 했다. 추경은 나랏빚이 늘지 않도록 국채발행 없이 지난해 세계잉여금(1조 2000억원)과 올해 초과 세수를 활용하기로 했다. 각종 기금과 공기업, 정책금융 등을 통해서도 10조원 이상의 재원이 추가로 마련된다. 정부는 재정 보강을 전제로 올해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당초 3.1%에서 2.8%로 하향 조정했다. 박 대통령은 이날 회의에서 “특단의 대책이 없다면 하반기에 성장과 고용이 동시에 위축될 우려가 크고, 기업 구조조정 과정에서 대량 실업이 나타나면서 국민들의 고통도 그만큼 커질 것”이라면서 “국민 사이에 공감대가 형성돼 있는 만큼 정치권도 추경 예산안이 국회에 제출되면 조속히 처리해 줄 것을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세종 장형우 기자 zangzak@seoul.co.kr 세종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꿈꾸는 에코 빌리지 오바마小浜町 ①오바마의 킨포크 라이프

    꿈꾸는 에코 빌리지 오바마小浜町 ①오바마의 킨포크 라이프

    꿈꾸는 에코 빌리지 오바마小浜町 소박하지만 풍요로웠다.골목마다 다정한 물길이 흘렀고 사람들은 맑았다.손끝에 살짝만 닿아도 물이 들었다.저녁마다 오바마로 내려오는 진홍빛 석양 혹은 홍조. 오바마의 킨포크 라이프 오바마의 첫인상은 무덤덤했다. 일본 나가사키현 시마바라 반도, 그 반도의 서쪽 해안에 자리잡은 운젠시 오바마는 특이한 이름에 비해 개성이 적어 보이는 마을이었다. 알고 보니 보물창고였던 구릉지대의 주거지는 도로를 장벽처럼 막아선 료칸에 가로막혀 아예 보이지도 않았었다. 그래서 첫인상이 꽤나 중요한 료칸들의 외관은 옹색해 보였다. 교체하기가 무섭게 부식해 가는 파이프와 페인트, 쉼 없이 뿜어 나오는 증기가 한몫을 했을 것이다. 아무튼 세련됨, 화려함과는 거리가 멀었다. 하지만 3일 만에 생각이 180도로 달라졌다. 오바마는 살아 보고 싶은 곳이다. 한 일주일쯤 머물면서 아침마다 동네 빵가게에 들러 바삭거리는 빵을 사고, 낮에는 다치바나만으로 나가 바다 수영을 하고 바로 들어와 온천탕에 몸을 담그고, 저녁에는 석양을 바라보며 샴페인 한잔을 곁들인 해산물 찜요리를 즐긴 후 밤늦게 출출해지면 동네 이자카야에 모인 동네 주민들과 어울려 맥주 한잔 기울이고 싶은 곳이다. 그러다 심심해지면 차를 빌려 하루는 화산 트레킹을, 다음날은 바다낚시와 돌고래워칭을, 다음날에는 규슈 올레길을 걷고 싶다. 이 모든 것이 차로 20분 정도 움직이면 가능하다. 거창한 계획이 아니다. 실제로 오바마 사람들이 살아가는 일상이다. 관광객들이 운젠온천에 몰린다면, 현지인들이 선택하는 곳이 오바마온천이다. 봄부터 가을까지 논밭을 일구는 오바마 촌부들이 여름휴가를 보내는 방법, 겨울 농한기를 보내는 방법이다. 요샛말로 킨포크 라이프Kinfolk Life다. 세상 그 무엇도 부럽지 않은. 참! 오바마小浜町는 원래부터 오바마다. 아무 사연이 없다. 그래도 2008년엔 버락 오바마의 미국 대통령 당선을 열렬히 기원하긴 했다. 당선 후에는 그의 얼굴을 그려 넣은 수건도 만들고 관광안내센터 앞에 동상도 세웠다. 오바마 대통령은 모르겠지만, 귀여운 무임승차다. 퇴임 후 그가 오바마에 와도 좋을 것 같다. 만족을 보장한다. ●1,300년 동안 꺼내 쓴 화수분 아무리 써도 남을 정도로 온천수가 풍족한 곳. 그래서 오바마는 인심도 넉넉하다. 스며들어 며칠 살아 보면 풍족한 물만큼이나 정이 넘치는 곳임을 알게 된다. 행복은 바다에서 솟아난다 “용출되는 온천수의 양이 너무 많아서 70%를 그냥 버릴 정돕니다. 다른 곳처럼 온천수를 재활용할 필요가 전혀 없죠!” 오바마 사람들이 입을 모은 자랑이다. 곳간에서 인심이 난다고 했던가. 오바마의 곳간은 바다 속 10km 아래에 있다. 마그마에 데워진 지하수가 해안가 암반 틈새에서 솟아오르기 시작한 것이 1,300여 년 전. 지금까지도 매일 1만5,000톤의 용출량을 자랑하다. 꺼내도 꺼내도 채워지는 화수분이 따로 없다. 그 첫 기록은 713년 쓰인 <비젠 풍토기>에 남아 있다. 오바마가 본격적으로 병을 고치는 탕치湯治장으로 이용된 것은 1614년, 혼다湯太라는 이름의 유다유湯太夫(온천을 관리하는 대관)가 임명되면서부터다. 1924~1938년 사이에 철도가 개통되면서 여객과 여관이 함께 늘어났고, 오바마온천의 이름이 알려지면서 가객 사이토 모키치1882~1953년, 다네다 산토카1882~1940년 등 일본의 저명인사들도 오바마를 찾아왔다고 한다. 그 모든 흔적은 오바마역사자료관에서 볼 수 있다. 에도 시대에 100엔(지금으로 치면 7,000만원 정도의 값어치라고 했다)을 주고 시마바라성에서 구입해 왔다는 대문을 통과해 마당으로 들어서면 커다란 목재 구조물이 보인다. 온천수를 끌어올렸던 펌프 시설인데, 실상은 끌어올릴 필요도 없이 온천수가 저절로 솟구쳐 올랐다고 한다. 족욕탕 뒤의 커다란 저택은 1844년에 지어진 고택으로 혼다 유다유 가문의 여러 유품과 초상화, 사이고 타카모리1828~1877년 등 역사 속 인물들의 친필 족자 등이 전시되어 있다. 온천수만 솟구쳐 올랐다면 좋았겠지만 200년 주기로 운젠화산의 마그마도 분출했다. 1792년 1만5,000명의 사망자를 낸 시마바라 대변島原大變은 일본 최대의 화산 재해로 기록되었고 1990년부터 5년간 지속됐던 분출은 시마바라 반도 최고봉의 위치를 바꿔 버렸다. 그 직접적인 피해가 오바마로 향하지 않았던 것을 이곳 사람들은 용의 수호 때문이라고 믿는다. 오바마 신사의 배전拜殿 천장에 용이 그려져 있고, 손을 씻는 데미즈야에도 용상이 세워져 있는 이유다. 온천마을로 부침을 거듭하는 동안 오바마의 모습은 많이 달라졌다. 사람과 말이 흙을 실어 날랐던 100년 전 방조제 사업은 간척사업으로 이어졌고, 지금은 상전벽해桑田碧海, 즉 바다가 육지가 됐다. 파도가 찰랑거렸던 오바마역사전시관 계단 아래부터 마린파크까지가 모두 사람이 만든 땅이다. 그 안에 도로가 놓이고, 빌딩형 료칸들이 들어서고, 족욕탕, 공원 등 시민 복지시설도 마련됐다. 살기는 좋아졌지만 유서 깊은 이야기들은 가려졌다. 그래서 오바마의 속살을 보기 위해서는 한 걸음 더 안쪽으로 들어가야 한다. 료칸 너머 마을 속으로. 오바마역사자료관 나가사키현 운젠시 오바마쵸 기타혼마치 923-1 9:00~18:00(매주 월요일 휴무)100엔(특별기획전 시 200엔) 한 걸음 더, 오바마의 속살 아침 7시, 집합령이 떨어졌다. ‘조조워킹’이라니, 이름도 무시무시한 아침산책을 이끄는 지도자는 이세야 료칸 오카미상료칸의 안주인인 쿠사노 유미코 여사였다. 가벼운 아침체조로 몸부터 풀고 시작하는 마을 투어는 1시간 내내 숨이 가빴다. 오바마 최고의 명소인 105m 길이의 족욕탕에서 시작해 곳곳에 세워진 조각상과 비석에 대한 설명이 이어졌고, 마을 안쪽 카리미즈 지구로 들어가서는 1934년에 건조된 목조 건물(나가사키현에 남은 목조 건물 중 가장 오래됐다)인 공회당 너머 몇 개의 신사와 샘터로 코스가 이어졌다. 그 행렬을 따라잡기 힘들었던 이유는 줄지어 등교하는 초등학생부터 자전거를 타고 언덕을 오르는 고등학생들까지, 동네 사람들에게 인사를 하느라 바빴기 때문이다. 사람이 마주 오면 한쪽으로 비켜서야 할 만큼 골목은 좁고 복잡했지만 이상하게 금방 익숙해졌다. 장소마다 푯말이 세워져 있어서 혼자서도 마을 투어를 할 수 있다. 구릉을 따라 더 올라가면 동백꽃 군락지, 삼림온천욕장도 있다고 했다. 손자들 사진을 자랑스레 내건 유센베가게, 벨을 눌러야만 2층에서 할머니가 내려와 가게 문을 연다는 앤티크숍, 80년이 넘도록 같은 사물함을 쓰고 있는 동네 목욕탕, 료칸의 오카미상들이 주 고객이라는 미용실 등등 한 집 한 집 알수록 더 궁금하다. 마을도 여행도 건강하게! 이세야 료칸 오카미 쿠사노 유미코 조조워킹을 안내해 준 쿠사노 여사의 별명은 ‘수다쟁이 오카미’다. 짧은 시간 동안 양조장을 운영하던 부모님의 빚 때문에 야쿠자에게 쫓기다 시마바라에서 료칸을 운영하던 조부모댁으로 도망쳐 어려서부터 온갖 허드렛일을 도우며 돈을 벌었다는 영화 같은 스토리가 쏟아졌다. 그때 배운 춤과 노래 솜씨, 그리고 여전한 미모와 말솜씨에 활발하고 진취적인 성격으로 료칸의 안주인 역할은 물론 오바마온천관광조합 여성부, 전국 상공회 여성회 운젠시부, ‘체인지 오바마’를 포함해 여러 모임을 주도하고 있다. 여행을 통해 건강을 증진하고 일상생활까지 풍요롭게 만드는 헬스투어리즘Health Tourism의 개념을 오바마에 소개한 것도 그녀다. 조조워킹을 진행하면서 마을 주민들이 관광객들 대하는 태도도 달라졌다. 그녀를 포함한 오카미상들에게 ‘수고한다’는 인사를 건네오기도 한다는 것. 그런 작은 환대가 오바마를 찾아오는 사람들에게 얼마나 큰 기쁨인지를 잘 알고 있는 것이다. 350년간 이어져 온 이세야 료칸 로비의 아동 놀이방, 휠체어만 봐도 그녀가 얼마나 진심으로 ‘오모테나시’를 실천하고 있는지 알 수 있다. 서비스나 호스피탈리티와는 다른, ‘성심을 다해 손님을 모신다’는 일본의 정신이다. 오바마 조조워킹 매주 화, 목, 토요일 오전 7시에 시작해 1시간 가량 진행된다. 간단한 체조 후 마을을 돌면서 유적과 명소에 대한 설명을 들을 수 있다. 투숙하는 료칸에서 예약할 수 있다. ●낭만의 체감 온도 105℃ 오바마는 뜨겁다. 물이 끓는 온도보다 높다. 일본에서 용출되는 온천수 중 가장 높다는 105℃의 물이 철철 넘친다. 그래서 오바마의 석양은 더 붉고, 사람들의 마음은 더 따뜻하다. 앗 뜨거! 내 발을 돌려줘. 꽃샘추위가 매서웠다. 오들오들 떨다가 도착한 곳이 오바마 마린 파크의 족욕탕 ‘홋토훗토 105’였다. 오바마 온천수의 온도가 105℃, 그래서 족욕탕의 길이도 105m다. 온도를 낮추기 위해 바닷물을 섞는 과정을 상징적으로 보여 주는 계단식 원천지도 설치해 놓았다. 하지만 이미 감각이 없어진 발을 족욕탕에 넣는 순간 ‘홋토 훗토!’란 외침이 절로 나왔다. ‘Hot Foot’이란 뜻이다. 그 입을 막은 것은 뜨끈한 온천 달걀. 누구나 무료로 사용할 수 있는 증기 찜가마에서 방금 꺼내 온 것이다. 개장 6년 만에 홋토훗토 105는 연간 수십만명이 다녀가는 오바마 최고의 명소가 됐다. 지압을 하며 걸어 다닐 수 있을 만큼 넉넉한 길이다. 염화온천의 나트륨 성분은 자연팩 효과를 주어 피부 미용에도 좋고, 신경통과 류마티스에도 좋다. 가족들은 달걀이나 고구마를 간식으로 쪄 먹고, 연인들은 석양을 함께 감상한다. 족욕탕의 마지막 구간은 애완견 전용탕이다. 달걀을 반으로 쪼개니 노른자가 유난히 더 노랗다. 어느새 오바마에 석양이 드리워지고 있었다. 석양은 오바마 사람들에게 또 하나의 자부심이다. 료칸에서는 매일의 일몰 시간을 체크해 투숙객들에게 알려 줄 정도다. 홋토훗토 105나가사키현 운젠시 오바마쵸 기타혼마치 905-68 4~10월 10:00~19:00, 11~3월 10:00~18:00찜가마 사용 무료. 매점에서 달걀, 고구마를 판매하고 있으며, 200엔에 바구니도 대여해 준다. 본인 것을 사용해도 된다(휴일 매달 첫 번째 월요일 오전). 무료 은밀하게, 위대하게 오바마에 있는 동안 서성거리기만 했던 온천탕이 둘 있었다. 마음은 이미 탈의실에 가 있었지만 시간이 허락하지 않았다. 첫 번째는 해상 노천탕 나미노유 ‘아카네’다. 탁 트인 다치다나만을 내다보며 즐길 수 있는 은밀한 온천욕이 가능한 곳이다. 남녀로 탕이 나뉘어져 있어서 1인 요금을 내고 이용해도 되고, 가족이나 연인 단위로 대여해 오붓하게 전세탕으로 이용할 수도 있다. 바람이 센 날에는 파도가 방파제를 넘어 노천탕으로 들어올 만큼 바다와 가까운 위치다. 원래 바닷물을 섞은 온천수이니 수질이야 상관없지만 심한 악천후에는 아예 탕을 운영하지 않는다. 두 번째는 80년이나 된 와키하마 대중목욕탕脇浜共同浴場이다. 1937년 개장 당시 ‘와타나베 타시’와 ‘타쿠시마 하루’가 공동으로 경영했으며 와타나베 타시의 할머니 이름을 따와 지금도 오탓샹 목욕탕으로 불린다고. 목조 건물의 낡은 외관으로는 성이 차지 않아서 안으로 쓱 들어가 봤다. 누가 오고 가는지 전혀 관심이 없는 할아버지는 TV에서 눈을 떼지 않았고, 그 너머로 남자탈의실이 훤히 보였다. 그곳에서 당황한 사람은 나 하나, 남녀 탈의실의 칸막이는 엉성하기 짝이 없지만 아무도 신경 쓰지 않았다. 거울도 수건도 없다. 자물쇠도 없이 한자로 번호를 써 넣은 낡은 사물함과 쇼와 12년(1937년)부터 지금까지 같은 자리에 걸려 있는 온천 효능 안내판, 그 모든 것에 너무 잘 어울리는 주인 내외분까지 모든 풍경이 앤티크다. 물 좋은 오바마의 이야기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지난 4월호에 오바마쵸가 속한 운젠시를 소개하면서 말했듯이 시마바라 반도는 유네스코가 지정한 지질공원이다. 그 땅에서 솟아난 다양한 물은 지역민들의 삶에 큰 영향을 미쳤다. 시마바라 반도에는 운젠온천의 유황온천, 오바마의 나트륨온천, 시마바라시의 탄산온천 등 3가지 온천수와 함께 탄산수와 용수도 여러 곳에서 솟아나고 있다. 그렇게 골라 마시는 재미가 있으니 ‘물 투어’가 심심치 않다. 가리미즈 지구를 돌다 보면 주택 사이로 보글보글 공기방울을 뿜어내는 작은 탄산 광천샘이 보인다. 끓어오르는 모양새지만 만져 보면 25~27도 사이로 차갑고, 철분과 탄산이 많아서 피부미용에 특히 좋단다. 마셔 보면 약하게 유황냄새가 나지만 예전에는 이 물로 사이다를 만들기도 했단다. 가리미즈 광천에서 불과 몇분 거리에는 물 맛 좋기로 유명한 카미노카와 용천수가 샘솟는다. 멀리 나가사키 사람들도 수통을 들고 찾아올 정도다. 깊은 산속으로 들어가지 않아도 마을 샘터에서 물을 떠 먹고, 동네 목욕탕에서 150엔에 온천수를 즐길 수 있는 곳. 물 좋은 오바마를 사랑하지 않을 수 없다. 해상노천탕 아카네 나가사키현 운젠시 오바마쵸 마리나 20 +81 957 74 2672 성인 1시간 300엔, 어린이 200엔4~10월 10:00~19:00, 11~3월 10:00~18:00 (휴일 악천후 시) 오바마온천욕장1937년에 문을 연 오래된 공중목욕탕. 8:00~21:00 성인 150엔, 아동 70엔 글 천소현 기자 사진 Travie photographer 이진혁 취재협조 운젠시 관광물산과 www.city.unzen.nagasaki.jp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 여야, 정부 추경안 편성 필요성은 ‘공감’···합의 타결은 ‘글쎄’

    여야, 정부 추경안 편성 필요성은 ‘공감’···합의 타결은 ‘글쎄’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로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정부가 올해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의 일환으로 10조원의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안을 발표했다. 정부가 가능한 빨리 추경안을 국회에 제출하겠다고 한 만큼 추경안 편성을 위해 다음달 임시국회가 소집될 것으로 보인다. 28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기획재정부는 추경안을 “가능한 빠른 시일 내”에 제출하겠다고 밝혔다. 추경안 결산 법정 시한(8월 말)을 앞두고 더불어민주당, 국민의당 등 두 야당에선 ‘결산 국회’를 명분으로 한 ‘7월 임시국회’ 소집도 논의된 바 있다. 지난해 7월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사태 및 가뭄 극복’을 이유로 편성된 11조 8000억원의 추경안이 국회에 제출된 지 1년 만이다. 이번 추경안이 법적 요건을 충족한다는 데는 여야의 이견이 거의 없을 것으로 보인다. 국가재정법에 규정된 추경안 편성 요건은 ’경기침체·대량실업’에 있는 만큼 여야도 이런 이유로 정부에 추경안 편성을 강력히 요구해왔기 때문이다. 추경안은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와 정무위원회를 비롯한 추경 관련 상임위원회 심사를 거쳐 예산결산특별위원회가 의결하면 본회의에 상정, 표결로 처리되는 절차를 밟는다. 정부의 이번 추경안 편성은 야당에서 먼저 요구했으며, 여당도 이에 적극적으로 동의한다는 점에서 추경 편성안의 국회 통과 자체는 큰 어려움을 겪지 않을 것으로 관측된다. 부실기업 구조조정에 따른 대량 해고 등 일자리 문제를 해결하는 데 여야가 정치적으로 제동을 걸 만한 명분이 없는 데다, 최근 브렉시트의 여파로 세계 경제가 휘청대는 상황은 추경 편성의 당위성을 강화하는 요인이다. 문제는 추경 편성안을 언제까지 처리하느냐, 이 과정에서 어떤 변형이나 추가 조건이 붙느냐, 또 재원을 어떻게 마련하느냐다. 여야의 ‘정치적 이해관계’도 변수다. 더민주와 국민의당 모두 추경 편성의 필요성을 강조하지만, 여소야대의 3당 구도에서 추경안 통과는 두 야당의 동의가 필수적인 만큼 일정부분 정부·여당의 양보가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당장 더민주는 ‘누리과정 예산’을 고리로 정부·여당을 압박할 태세다. 변재일 더민주 정책위의장은 이날 “누리과정 등에서도 해법을 제시해야 한다”고 공언하면서 경제민주화를 위한 상법 개정에 정부·여당이 동참할 것을 촉구했다. 국민의당도 누리과정 예산에 더해 조선·해양업계 및 국책은행 부실에 대한 정부 당국의 책임자 문책, 자본확충펀드를 통한 구조조정 재원 마련 정책의 철회 등을 요구해 이들 주장에 난색을 보이는 새누리당과의 밀고 당기는 협상전을 예고했다. 지난해 추경안의 경우 ‘국가정보원 해킹 프로그램 구입 의혹’에 대한 청문회 개최나 법인세율 인상 문제 등 다른 정치적 현안이 연계되면서 여야의 협상 타결에 약 3주일이 걸린 바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정진석 “경제는 타이밍..추경안 최대한 신속처리”

    정진석 “경제는 타이밍..추경안 최대한 신속처리”

    ▲ 새누리당 정진석(왼쪽) 원내대표가 28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박명재 사무총장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정연호 기자 tpgod@seoul.co.kr 새누리당은 28일 정부가 경제위기 대응을 위해 총 ‘20조원+α’ 규모의 재정보강을 추진키로 한 데 대해 국회에서 추가경정 예산안을 신속 처리해야 한다고 밝혔다. 정진석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경제는 타이밍”이라면서 “정부가 추경안을 국회에 제출하면 최대한 신속하게 처리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정 원내대표는 특히 ‘선거 후 여당이 싸워야 할 상대는 야당이 아니라 경제’라는 영국 윈스턴 처칠 전 총리의 발언을 인용하면서 경제위기 극복을 위한 초당적인 협력을 거듭 촉구했다. 그는 또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브렉시트에 따른 불확실성이 심각하다. 경제와 전쟁을 펼쳐야 할 상황”이라면서 “정부의 하반기 경제정책운용계획에 일자리대책, 실업대책, 경제활력 제고 방안 등이 반영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를 방문한 대한상의 박용만 회장과의 면담에서도 일자리 창출 및 민생안정을 위한 국회 차원의 협력을 약속하면서 재계에서도 적극적으로 나서달라고 당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현아 대변인도 브리핑에서 정부의 추경 편성 계획과 관련, “영국의 EU 탈퇴와 산업 구조조정 등 국내외 경제 불안에 대응하고 민생을 챙기겠다는 적극적인 의지가 반영된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국회는 이번 추경안이 최대 효과를 발휘할 수 있도록 신속한 심의와 조속한 집행에 힘을 실어줘야 한다”면서 “타이밍이 곧 생명이다. 야당은 이번 추경안이 국회에서 발목 잡혀 동력을 잃지 않도록 초당적인 자세로 협조하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국회 기획재정위원장인 조경태 의원은 원내대책회의에서 정부의 하반기 경제정책운용방향에 대해 “브렉시트에 대한 정부 대응은 잘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면서 “국회에서도 정부가 추진하는 경제활성화 관련 법안을 면밀히 검토하되 조속한 시일 내에 여야가 힘을 모아 통과시키는 데 앞장서야 한다”고 말했다. 조 위원장은 특히 “하반기에 집행될 추경에서는 일자리를 얼마나 창출해낼지에 대한 구체적인 목표 제시가 있어야 한다”면서 “특히 영세 소상공인과 영세기업에 대한 금융지원 혜택 등 민생살리기에 정부가 더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주문했다.
  • 최저임금 협상 난항…내년도 인상안 타결 법정기한 넘겨

    노동계와 경영계의 격렬한 대립 속에 내년도 최저임금을 결정하는 협상이 난항을 겪고 있다. 28일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최저임금위원회는 올해 고용부 장관의 최저임금 심의 요청을 받은 날(3월30일)로부터 90일 이내인 이날(6월28일)까지 내년도 최저임금 인상안을 심의, 의결해야 한다. 하지만 전날까지 협상에 진척이 없어 이날 최저임금 인상안 타결은 사실상 불가능하게 됐다. 내년도 인상폭은 물론 최저임금 고시 방법, 업종별 차등화 등을 놓고 노동계와 경영계의 충돌이 이어지고 있다. 협상 타결은 다음달 중순에나 이뤄질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 “최저임금, 월급으로 고시해야” vs “업종별 차등화해야” 전날까지 6차례 이어진 최저임금 협상에서 최대 쟁점은 ‘최저임금 월급 고시’와 ‘업종별 차등화’였다. 1988년 최저임금제 도입 이후 지난해까지 최저임금은 시급으로 결정돼 고시됐다. 그런데 지난해 최저임금 협상에서 노동계가 최저임금의 시급·월급 병기를 주장해 이를 관철시켰다. 노동계는 내년도 최저임금도 월급으로 고시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올해 시간당 최저임금은 6천30원, 월급으로는 126만원(월 209시간 기준)이다. 노동계가 월급 병기를 주장하는 것은 ‘유휴수당’을 제대로 못 받거나, 실제 근로시간을 인정받지 못하는 노동자들이 많다는 이유에서다. 최저임금을 월 209시간 기준의 월급으로 계산할 때는 주 40시간이 아닌 주 48시간 임금이 적용된다. 하루 8시간씩 5일 근무하면, 하루치(8시간) 임금이 ‘유급 휴일수당’(유휴수당)으로 주어지기 때문이다. 현실에서는 PC방, 호프집, 편의점 등에서 일하는 많은 노동자가 유휴수당을 받지 못한다. 유휴수당이 적용되는 월급으로 최저임금을 명시해, 이들이 유휴수당을 받도록 해야 한다고 노동계는 주장한다. 경영계는 월급 병기 주장은 현실을 무시한 처사라며, 오히려 최저임금 차등화가 필요하다고 반박한다. 이·미용업, PC방, 편의점, 주유소, 택시, 경비업 근로자들이 실제 근로시간을 제대로 인정받지 못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이는 해당 업종의 고유한 특성상 불가피하다는 얘기다. 차라리 현실을 인정해 이들 업종의 최저임금을 차별화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한국경영자총협회 김동욱 기획본부장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업종별·지역별 최저임금 차등화를 하지 않은 회원국은 3분의 1가량에 불과하다”며 “이제는 우리나라도 최저임금 차등화를 본격적으로 논의해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이에 한국노총 이정식 사무처장은 “경영계의 주장은 상당수 업종의 최저임금을 낮추자는 얘기에 불과하다”며 “우리나라의 최저임금 수준은 OECD 하위권인데, 여기서 더 낮추면 저임금 노동자의 생존권이 극도의 위협을 받게 된다”고 주장했다. ◇ “최저임금, 1만원으로 인상해야” vs “6천30원 동결해야” 월급 고시와 업종별 차등화 등 두 쟁점과 더불어 이날부터 협상의 최대 쟁점인 내년도 최저임금 인상폭도 본격적으로 논의된다. 노동계는 내년도 최저임금이 월급으로 209만원까지 올라야 한다고 주장한다. 올해 6천30원인 최저임금 시급을 1만원까지 인상하자는 얘기다. 반면에 경영계는 6천30원 동결을 주장한다. 양측의 시간당 최저임금 격차가 무려 4천원에 육박한다. 노동계는 미국, 영국, 일본, 러시아 등 세계 각 국이 잇따라 최저임금을 인상하는 만큼, 우리나라도 적극적인 최저임금 인상을 꾀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한노총 정문주 정책본부장은 “최저임금 인상이 경제에 심각한 타격을 준다면 세계 각 국이 왜 앞다퉈 최저임금 인상에 나서겠느냐”며 “최저임금 인상은 저소득층 소득기반 확충과 내수 부양의 선순환으로 오히려 경제에 큰 도움이 된다”고 주장했다. 야당도 노동계 지원 사격에 나섰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의원 7명 전원은 전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내년 최저임금을 7천원 이상으로 인상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정미 정의당 의원도 2019년 최저임금이 1만원을 넘을 수 있도록 하는 ‘최저임금 1만원법’을 발의했다. 경영계는 조선업 구조조정, 브렉시트(Brexit·영국의 EU 탈퇴) 등 대내외 악재가 겹친 상황에서 최저임금 인상을 자제해야 한다고 맞서고 있다. 김영배 경총 부회장은 “또다시 고율의 최저임금 인상이 이뤄진다면 최저임금 근로자의 98%를 고용하는 영세·중소기업의 부담을 더욱 가중하고, 고용불안을 심화할 것이 자명하다”며 “최저임금은 안정화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양측의 입장이 이처럼 첨예하게 대립, 올해도 최저임금 협상은 7월 중순에나 타결될 전망이다. 지난해 최저임금도 12차례 회의 끝에 7월9일에야 타결됐다. 다만 법적으로 큰 문제는 없을 전망이다. 고용부 장관 고시일(8월5일)의 20일 전까지 합의안을 도출하면 최저임금은 법적 효력을 갖는다. 최저임금위원회 관계자는 “최저임금 제도 개선과 내년도 인상폭을 둘러싸고 노동계와 경영계의 의견 대립이 첨예한 만큼, 올해 최저임금 협상도 7월 중순이 임박해서야 타결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 소비자 체감 경기상황·전망, 두 달째 악화…4개월래 최저

    소비자들이 느끼는 현재의 경기상황과 앞으로의 경기 전망이 2개월째 악화돼 넉 달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전체적인 소비자심리지수와 생활형편 등도 개선되지 못한 채 전월과 같은 보합수준에 머물렀다. 한국은행이 28일 발표한 ‘2016년 6월 소비자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6월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99로 집계돼 5월과 같은 수준을 유지했다. CCSI는 올해 2월 98에서 3월 100, 4월 101로 두 달 연속 올랐다가 기업 구조조정이 본격화하면서 5월에 99로 떨어졌고 6월에도 전월과 같은 수준을 맴돌았다. CCSI가 기준선(2003∼2015년 평균치)인 100을 웃돌면 소비자들의 경제 상황에 대한 심리가 장기평균보다 낙관적임을 뜻한다. 이번 조사는 지난 14∼21일 전국 도시 2천200가구를 대상으로 진행됐고 2천79가구가 응답했다. 하지만, 현재의 경기상황에 대한 인식과 향후 경기에 대한 전망은 두 달째 악화됐다. 현재경기판단 지수는 68로 5월(70)보다 2포인트 떨어졌다. 앞으로 6개월 뒤의 경기 전망에 대한 인식을 보여주는 향후경기전망 지수도 5월 80에서 6월 78로 2포인트 하락했다. 두 지수는 각각 2월 이후 4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금리수준전망 지수는 5월 98에서 6월 91로 7포인트나 떨어졌다. 지난 9일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추가 인하하면서 앞으로 시중 금리가 더 떨어질 것으로 보는 소비자가 많았기 때문이다. 생활형편이나 수입·지출 전망은 보합권에 머물렀다. 현재생활형편 지수는 지난 3월부터 4개월째 91을 유지했고 생활형편전망 지수도 전월과 같은 96이었다. 가계수입전망 지수(98)와 소비지출전망 지수(105)도 각각 5월과 같은 수준을 벗어나지 못했다. 현재가계저축 지수는 5월보다 2포인트 떨어진 87이었지만, 가계저축전망 지수는 93으로 5월보다 1포인트 올랐다. 주택가격전망 지수는 5월(106)보다 5포인트나 오른 111을 기록해 작년 11월 이후 7개월 만에 최고를 기록했다. 이밖에 현재가계부채와 가계부채전망, 물가수준전망, 임금수준전망 지수는 각각 5월 수치와 변동이 없었다. 지난 1년간 소비자물가상승률에 대한 인식을 보여주는 ‘물가인식’은 2.4%로 전월보다 0.1%포인트 떨어졌다. 앞으로 1년간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을 나타내는 기대인플레이션율은 2.4%로 전월과 같았다. 1년간 소비자물가 상승에 영향을 줄 품목은 공공요금(51.4%), 집세(44.7%), 공업제품(41.4%) 등의 순으로 집계됐다. 연합뉴스
  • [경제 뉴스 깊이 들여다보기] 우리은행 안 파나 못 파나

    [경제 뉴스 깊이 들여다보기] 우리은행 안 파나 못 파나

    경영지표 개선… 해외銀 ‘입질’ 은행 “공적자금 2조 회수할 적기” 공자위 “진성 투자자 골라내야 또 불발땐 브렉시트 겹쳐 악재” 우리은행 ‘주인 모시기’가 또 화두다. 다섯 번째다. 이전보다 상대적으로 분위기는 나쁘지 않다. 우리은행은 기업 구조조정 재원 마련이 시급한 만큼 “우리를 팔아 약재로 쓰라”고 읍소한다. 여기에는 경영지표 개선에 따른 자신감이 바닥에 깔려 있다. 이광구 우리은행장이 직접 나선 해외 투자설명회(IR)에 글로벌 금융기관의 ‘입질’이 심심찮은 것도 자신감을 키운다. 하지만 정작 메스를 들고 있는 정부와 공적자금관리위원회는 ‘노쇼’(No Show·예약 부도)를 걱정한다. 진성 투자자를 골라내야 한다는 것이다.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도 고려 요인이다. ●“왜 지금 안 파나… 늦어지면 저평가” 우리은행이 “지금이 적기”라고 외치는 이유는 세 가지다. 우리은행 지분 6억 7600만주 중 예금보험공사가 갖고 있는 지분은 51.06%다. 금융 당국은 이 중 30%가량인 2억 만주를 4~10%씩 쪼개 파는 과점주주 매각 방식을 추진하고 있다. 시장가 수준(27일 종가 9480원)으로 팔면 정부로서는 2조원가량 공적자금을 회수할 수 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구조조정에 쓸 재원 한 푼이 절실한 상황에서 이보다 더 좋은 실탄이 어디 있느냐”며 “외환위기 이후 은행 구조조정의 마무리 의미도 있다”고 강조했다. 해외 투자자 반응도 좋다. 우리은행 측은 “일본에 본사를 둔 미국 글로벌 금융사를 방문했는데 일본 본사에서도 만나자는 연락이 와 접촉했다”면서 “매각 공고가 나면 알려 달라고 한 곳만 20곳이 넘는다”고 전했다. 이어 “(이들은) 한국 정부의 불확실한 매각 의지와 매각 공고 지연을 민영화 걸림돌로 지적했다”고 덧붙였다. 예보가 매각 주간사를 통해 시장 수요를 파악, 진성 투자자를 가려낸다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정부의 ‘팔 의지’라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우리은행이 팔리면 예보 조직이 쪼그라들 수 있어 예보가 매각에 소극적이라는 억측도 나온다. 예보 측은 “민영화가 늦어지면 경영평가 등에서 불이익을 받는데 말도 안 되는 소리”라고 펄쩍 뛴 뒤 “우리은행이 팔리더라도 공적자금 상환 재원으로 우선 쓰이는 데다가 매각 자금을 구조조정 재원으로 쓰려면 국회 동의 등 별도 절차를 거쳐야 해 쉽지 않다”고 지적했다. 우리은행은 기본적으로 임종룡 금융위원장의 매각 의지가 강하다는 점에도 내심 기대를 걸고 있다. 임 위원장은 최근 “(우리은행) 매각 여건이 긍정적으로 변화되고 있다”며 민영화 재추진에 나설 뜻을 밝혔다. ●“판 깐다고 손님 오나… 예약 부도 날라” 공자위는 “합리적 의심이 필요하다”며 신중한 태도다. 윤창현 공자위 민간위원장은 “추진 동력이 좀더 생긴 것은 맞다. 하지만 (우리은행 측 얘기만 들을 것이 아니라) 정부도 별도 채널을 가동해 손님이 정말 올지, 말만 하고 내빼는 노쇼족인지 재차 확인해야 한다”면서 “판만 깔아 주면 손님이 올 것이라고 낙관하기엔 그동안의 실패가 너무 많았다”고 말했다. 이번에도 매각이 불발되거나 잘못 팔았을 경우 짊어질 트라우마나 책임이 매우 크다는 것이다. 금융위원회 역시 “우리은행이 일반적인 재무적 투자자를 만난 것이지 과점주주 매각과 관련한 직접 수요자를 만났다고 보기 어렵다”면서 “연내 매각 공고가 날 가능성이 크다는 말 외에는 답할 수 없다”고 말했다. 브렉시트라는 돌발 악재도 계산에 넣어야 한다. 당분간 국내 증시가 불안하게 움직일 수 있는 데다 투자 심리가 위축될 수 있기 때문이다. 어렵게 다시 조성한 민영화 분위기가 브렉시트로 침잠하는 것은 정부와 우리은행이 가장 걱정하는 대목이다.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 “브렉시트·北 도발 이중고…물샐틈없는 위기 대응을”

    “브렉시트·北 도발 이중고…물샐틈없는 위기 대응을”

    박근혜(얼굴) 대통령은 27일 청와대에서 수석비서관 회의를 주재하면서 브렉시트와 관련해 “지금 우리 경제는 중요한 고비를 맞고 있다”면서 “대외 여건이 어느 때보다도 심각해진 만큼 범정부 차원의 위기 대응 체제를 물샐틈없이 유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글로벌 금융 시장의 불확실성이 증대함에 따라 신흥 시장에서의 자금이탈 현상도 예상된다”면서 “시장 상황에 대한 24시간 모니터링과 함께 시장 안정화를 위해 필요한 모든 조치를 시행해서 우리 경제에 미치는 파급이 최소화될 수 있도록 해달라”고 지시했다. 박 대통령은 “더 머뭇거리고 물러날 곳은 없다”면서 “브렉시트를 비롯한 대내외 경제여건의 악화와 북한의 연이은 도발로 안보위기가 지속하는 상황 속에서 구조조정을 본격 추진해야 되는 엄중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날 외교부는 브렉시트가 우리 경제에 끼치는 영향을 분석하고 대책 마련을 위해 분주하게 움직였다. 외교부 관계자는 “오늘 실국장회의에서 이 문제를 집중 논의했다”면서 “필요시 부내 태스크포스(TF)를 결성해 조직적, 체계적으로 대책 마련 작업을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유럽연합(EU) 회원국 주재 공관들은 이번 주 중 우리 기업과의 기업활동지원협의회를 가질 예정이다. 외교부는 또 다음달 1일 국립외교원 주관으로 찰스 헤이 주한 영국대사를 초청해 공개 강연회를 연다. 다음주 중에는 국내 전문가들을 모아 브렉시트의 정책적 함의를 점검하는 세미나도 연다. 김상연 기자 carlos@seoul.co.kr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 [사설] 브렉시트 여진 속 시장 안정화 수단 총동원해야

    브렉시트의 충격파가 심상치 않다. 영국이 유럽연합(EU) 탈퇴를 결정한 지난 24일 우리 코스피지수를 포함해 전 세계 주식시장이 대규모 폭락세를 기록했다. 하루 만에 세계 증시 전체 시가 총액은 우리 1년 예산의 7배에 달하는 2조 5464억 달러가 증발했다. 영국은 물론 EU 경제 침체 가능성과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으로 인해 달러화와 엔화의 가치가 치솟는 등 세계 경제가 극심한 혼돈으로 치닫고 있다. 세계 주요 국가 중앙은행장들은 어제 스위스 바젤에 모여 국제결제은행(BIS) 총회를 가졌고 28개국 EU 정상들은 28일 긴급회의를 열고 브렉시트 충격을 어떻게 극복할 것인지 대응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우리가 걱정하는 것은 브렉시트 충격이 이제 시작이라는 점이다. 금융시장의 변동성과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실물경제로 악영향이 미칠 가능성이 커졌다. 지난 24일 당장 안전자산인 달러와 엔화 가치가 폭등하고 원화가 급락한 것은 외국계 자본의 위험회피로 아시아 신흥국과 우리나라에서 대규모로 자금이 빠져나가고 있음을 의미한다. 우리 주식시장의 외국인 투자비중은 29%에 이르러 어느 곳보다 외국자본 이동에 취약한 구조다. 우리도 어제 임종룡 금융위원장 주재로 ‘브렉시트 관련 자본시장 비상점검회의’가 열린데 이어 금융위와 기획재정부는 물론 한국거래소 등 증권 유관기관까지 참석한 긴급 회의를 열고 대응 방향을 논의했다. 전문가들은 단기적으로 금융시장이 충격을 받지만 중·장기적으로는 국내 실물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이라고 진단하고 있지만 상황은 그리 간단치 않다. 저성장의 늪에 빠진 세계 경제는 브렉시트까지 겹치면서 올해 성장률이 3%를 밑돌 것이라는 전망이 강하다. 2009년 세계를 강타한 글로벌 금융위기 상황으로 돌아간 것이다. 우리의 핵심 교역국인 중국과 미국, 일본 등에 심각한 타격이 예상된다. 브렉시트로 벌써 미국 달러와 일본 엔화의 가치가 치솟고 있다. 미국 달러화 가치가 10% 상승한다고 가정하면 미국 국내총생산(GDP)이 1년간 0.4% 포인트 낮아지고 3년 동안에는 1.5% 포인트 내려갈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대규모 금융 완화로 엔화 가치를 떨어뜨려 경기를 부양했던 아베노믹스는 브렉시트로 직격탄을 맞았다. 엔화 가치가 치솟아 아베노믹스가 시작하던 4년 전으로 되돌아갔다. 더욱 걱정되는 대목은 고립주의를 선택한 브렉시트 여파로 세계 시장이 보호무역주의를 심화하는 방향으로 흘러가는 것이다. 저성장의 늪에 빠져 수출 부진과 조선·해운 등 기업 구조조정까지 겹친 상황에서 대외 의존도가 매우 높은 우리 경제는 참으로 사면초가의 형국이다. 정부와 금융당국은 우선적으로 가용할 수 있는 수단을 모두 동원해 금융시장 불안을 해소할 수 있는 신속하고 과감하며 충분한 조치의 실행이 급선무다. 경제 각 분야에 걸쳐 대책을 마련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외화자금 변동 등 긴급한 유동적 상황에 맞춰 탄력 있는 시장 안정화 조치에 나서야 한다. 정치권에서 논의되고 있는 추가경정예산 역시 골든타임을 감안해 불필요한 소모전 대신 가급적 신속하게 편성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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