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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상대 곳간 먼저 열라니”… 두 경제수장 소모전 눈살

    “상대 곳간 먼저 열라니”… 두 경제수장 소모전 눈살

    “자기 것은 최대한 아껴 두려 하면서 남의 곳간부터 먼저 열라는 꼴 아닙니까.” 미국 워싱턴의 국제통화기금(IMF)·세계은행(WB) 연차총회에 참석 중인 유일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서로에게 각각 ‘금리 인하’와 ‘재정 확대’를 요구하며 신경전을 벌인 데 대해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저성장의 늪에 빠진 우리 경제를 살리기 위해 재정·통화정책 수장들이 머리를 맞대도 모자랄 판에 지구 반대편까지 가서 자기 조직의 입장만 내세운 것으로 비쳐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 총재가 지난 8일(현지시간) 워싱턴에서 기자들과 만나 “통화정책(금리 인하)을 쓸 수 있는 여력은 상대적으로 제한적”이라고 밝히자 유 부총리는 언론 인터뷰에서 “아직 ‘룸’(여력)이 있다”고 반박했다. 한은에서는 과도한 가계부채 등을 들어 기준금리 추가 인하에 대한 신중론이 압도적이다. “재정 확대와 구조조정이 함께 동반되지 않는 통화정책은 시장에 미치는 긍정적 영향이 예전만큼 크지 않다”는 시각도 강하다. 한은 관계자는 10일 “금리 인하 효과가 시장에 반영되려면 적어도 6개월 이상 걸리는 만큼 지금은 지켜봐야 할 때”라고 말했다. 한은은 지난 6월 기준금리를 0.25% 포인트 내려 역대 최저인 1.25%를 유지하고 있다. 반면 기재부는 비록 현재 재정이 건전하더라도 선제적 관리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이날 송언석 기재부 2차관은 “우리나라 재정건전성이 최고 수준인 것은 맞지만, 한 번 허물어지면 걷잡을 수 없다”면서 “일본도 7년 사이 국가 채무 비율이 2배로 늘었다. 재정이 좋으니 퍼서 쓰자고 얘기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유 부총리도 전날 기자 간담회에서 “룸(여력)이 별로 없다. 재정정책은 쓸 만큼 다 썼다”며 현재의 재정정책은 이미 확장적이라고 못박았다. 정부와 한은 간 충돌의 핵심은 가계부채에 대한 서로 다른 관점이다. 한은은 금리를 완화하면 경기부양의 효과보다는 가계부채 증가와 부동산 거품 심화 등 부작용이 더 커질 것이라고 본다. 반면 정부는 최근 가계부채 증가폭이 줄었기 때문에 충분히 관리 가능한 수준이라는 입장이다. 양측의 이유를 불문하고 한 나라의 재정정책과 통화정책의 수장들이 미국까지 가서 서로에게 부담을 주는 발언을 하는 데 대해 적절하지 못하다는 지적이 많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통화 당국인 한은 총재가 재정과 구조개혁을, 재정 당국인 부총리가 금리정책을 이야기하는 것은 결코 바람직한 모습이 아니다”라면서 “조직의 책임자로서 자신이 관할하는 업무에 대한 메시지를 우선적으로 보내고, 그런 다음 상대방의 영역에 대해 협력과 조정하는 단계를 거쳐야 한다”고 말했다. 하준경 한양대 경제학부 교수는 “거시경제 정책은 재정·통화 정책의 폴리시 믹스(정책조합)를 통해 효과를 낼 수 있는데, 그 전제는 견제와 균형이 훼손되지 않아야 한다는 점”이라면서 “경제정책을 총괄하는 부총리가 금리에 대해 이야기를 할 수는 있지만, 어디까지나 정부가 힘이 더 세기 때문에 한은이 이를 압력으로 받아들이지 않도록 독립성을 존중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말했다. 익명을 요구한 수도권 지역 대학의 경제학과 교수는 “지난 5월 독일에서 열린 아시아개발은행(ADB) 연차총회에 참석했을 때 유 부총리와 이 총재가 구조조정 실탄 조달 문제를 놓고 맞섰던 것도 그렇고, 앞으로 두 분은 함께 출장을 가면 안 되겠다”면서 “외국까지 가서 서로에게 부담을 떠미는 모습이 외신에 어떻게 비춰졌을지 민망하다”고 꼬집었다. 서울 김경두 기자 golders@seoul.co.kr 세종 장형우 기자 zangzak@seoul.co.kr
  • 서울시, 메트로·도시철도 통합 재추진

    박원순 서울시장의 ‘야심작’이었던 서울메트로(1~4호선 운영)와 서울도시철도공사(5~8호선 운영)의 통합이 재추진된다. 지난 5월 서울메트로 노조의 반대로 논의가 중단된 지 5개월 만이다. 서울시는 10일 보도자료를 내고 “지하철 노조가 양 공사의 통합을 재추진하자고 건의해 협의를 재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서울시 관계자는 “당시 노조원 대상 통합 찬반 투표에서 아슬아슬하게 부결됐는데 구의역 사고 이후 두 공사를 통합해 안전을 확보해야 한다는 의견이 노조 내에서도 커진 것 같다”고 말했다. 서울시의회 민생실천위원회와 시민단체 등도 지하철 안전과 지속 가능한 경영을 위해 양 공사를 통합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서울시는 박 시장이 2014년 12월 양 공사 통합 의지를 밝힌 뒤 1년여간 통합 작업을 벌여왔다. 두 조직을 합쳐 업무 중복 등 비효율성은 없애고 유휴 인력으로 안전 관련 서비스를 강화해 경영 효율성도 높이고 안전도 개선하겠다는 취지다. 시는 지난 3월 두 공사 노사와 협상 끝에 통합안을 마련하고 인위적 구조조정 없이 자연 감축으로 인력 1000명을 줄이고 안전 부문 인력을 직영화하기로 합의했다. 하지만 서울메트로 노조원 찬반 투표에서 반대가 51.9% 나와 통합이 무산됐다. 박 시장은 당시 “노조가 바보짓 한 것”이라며 맹비난했다. 지하철 양 공사가 실제 통합하려면 지난 5월 반대표를 던졌던 메트로 직원의 마음을 돌려야 한다. 특히 메트로의 젊은 직원들이 통합에 부정적으로 알려졌다. 메트로 노조 관계자는 “메트로는 50대 이상 인력이 많아 매년 500명씩 퇴직한다. 젊은 직원들에게는 승진 길이 열려 있다는 뜻”이라면서 “하지만 도철은 상대적으로 30~40대가 많아 통합하면 인사에 불리할 것이라는 여론이 있었다”고 말했다. 또, 승무원 1명이 지하철을 운행하는 도철과 통합하면 메트로의 2인 승무제도 바뀌는 것 아니냐는 불안감도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인력 감축 수준 등은 세부 상황을 살펴보고 다시 얘기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 조선 구조조정 사내하청 ‘집중’

    조선 구조조정 사내하청 ‘집중’

    올 6월까지 인력 2만명 감소… 감축 근로자 89%가 사내하청 사무직은 구조조정에도 증가 조선업 구조조정이 본격화되면서 사내하청업체 근로자와 물량팀(일용직 중심의 외부 하청업체)에 구조조정의 고통이 집중되고 있다. 이에 따라 대기업과 정규직 근로자의 고통 분담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10일 한국노동연구원의 ‘조선산업의 구조적 위기, 어떻게 대응해야 하나’란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6월까지 10대 조선업체 인력 20만 3282명 가운데 10%가량인 2만 89명이 줄어든 것으로 조사됐다. 감소인력 중 1만 7955명(89.4%)이 사내하청 근로자였다. 반면 전체 인력의 33.2%를 차지하는 정규직 근로자 중 ‘직영기능직’은 3만 5808명에서 3만 5258명으로 550명만 줄었다. 심지어 ‘사무관리직’은 인력 조정에도 불구하고 신규 채용 등의 영향으로 7786명에서 8482명으로 696명이 늘었다. 올 상반기 인력 감축은 주로 해양플랜트 부문 사내하청 근로자를 중심으로 이뤄진 것으로 분석됐다. 배규식 한국노동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사내하청 중에서도 물량팀 근로자가 우선적으로 인력 조정 대상이 되고 다음에 사내하청 직고용 본공(1차 하청업체에 직접 고용된 근로자)이 대상이 됐다”고 설명했다. 여파는 조선기자재업체 708곳과 블록제조업체에도 미쳐 10%가 넘는 인력 감축으로 이어졌다. 지난해부터는 사내하청업체에 대한 기성금(원청업체로부터 진척된 공정만큼 받는 돈) 축소와 지급 지연, 기자재업체에 대한 납품단가 인하 압력도 이어지고 있다. 특히 적자가 나고 있는 해양플랜트 부문에서 이런 사례가 크게 늘었다고 배 연구위원은 지적했다. 그는 “일부 사내하청업체들은 임금을 10~20%씩 삭감하거나 이미 낮은 임금을 최저임금 수준에 맞추기 위해 상여를 줄이거나 없애 기본급이나 통상임금에 반영하는 식으로 대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올해 상반기 신규 수주는 총 51척으로 2014년의 17%, 지난해의 20%로 급감해 하반기부터 하청업체 근로자에 대한 구조조정 압력은 더욱 심화되고 있다. 배 연구위원은 “조선업체가 유럽처럼 ‘인력이적회사’를 만들든지 정부와 사내 협력센터를 만들어 정규직 퇴직자는 물론 사내하청 근로자에 대한 교육훈련과 지원서비스를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조선업체 노사가 구조조정 과정에 ‘노동시간 단축을 통한 일자리 나누기’를 보다 적극적으로 추진해야 한다”며 “고용조정 대신 무급순환휴직도 적극 고려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고용보험을 이용한 정부 정책에도 한계가 있어 고용유지지원금 혜택을 받은 근로자 수는 264명에 그쳤다”며 “한국가스공사의 노후 LNG선과 20년 이상 된 노후 여객선 교체를 지원하는 등 적극적인 일감 발굴 정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4분기 산업기상도 ‘흐림’ 계속…자동차·조선업 최악인 ‘겨울비’

    4분기 산업기상도 ‘흐림’ 계속…자동차·조선업 최악인 ‘겨울비’

    4분기 산업기상도가 여전히 ‘흐림’으로 전망됐다. 산업별로 보면 기계, 철강, 섬유·의류, 건설은 ‘흐림’, 자동차와 조선 업종은 ‘겨울비’가 예상된다. 대한상공회의소는 10여개 업종별 협회·단체와 공동으로 조사한 ‘4분기 산업기상도’ 결과를 10일 발표했다. 중국발 공급과잉에 세계 각국의 보호무역주의까지 겹쳐 난관이 예상된다. IT·가전은 메모리 반도체 수요 증가의 영향으로, 정유·유화는 적정 수준의 저유가가 이어지면서 그나마 좋은 편인 ‘구름조금’으로 나타났다. ‘메모리 반도체, 없어서 못 판다’는 IT·가전 업종에는 햇살이 들 것으로 보인다. 4분기 낸드 반도체 판매량은 50.9% 증가할 전망이다. 대형 TV 수요 증가로 디스플레이 시장 전망도 괜찮다. 다만 스마트폰 시장은 성숙기에 접어들면서 고속 성장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구름조금’으로 예보된 정유 업종은 인도 자동차 시장 확대로 4분기 수출 물량이 3.1%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의 에틸렌 자급률이 높아져 대중(對中) 수출 물량이 점차 줄어들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 공급과잉으로 통상분쟁이 진행 중인 철강 업종은 ‘구름’으로 예보됐다. 미·중간 무역분쟁 여파로 한국 제품에 대해 50% 내외의 관세가 매겨졌고 인도, 태국, 대만 등 신흥국도 수입 규제를 강화하고 있다. 갈 곳 잃은 중국산 철강의 덤핑 공세도 계속되고 있다. 섬유·의류 업종 역시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단가가 하락하는 등 ‘구름’으로 예보됐다. 과거 내수를 주도했던 아웃도어 시장도 포화 국면에 접어들었다. 기계업종도 전방산업 부진으로 ‘구름’이 예상된다. 내수는 조선업 구조조정,생산기지 해외이전 등으로 전망이 좋지 않고 최대 수출처인 중국 시장도 수요 부족으로 초과공급 상태가 이어지고 있다. 지방주택의 과잉공급 조짐이 나타나는 건설 업종도 ‘구름’이다. 지방 미분양주택이 늘고,해외건설은 저유가 영향으로 감소했다. 파업, 공장이전, 개별소비세 종료 등 악재가 겹친 자동차 업종에는 비가 내릴 전망이다. 노조 파업으로 대규모 생산 차질이 발생했고 최근 준공된 멕시코공장·중국 창저우 공장이 본격 가동되면서 4분기 국내생산량은 10.5% 감소가 예상된다. 개별소비세 인하혜택이 끝나면서 4분기 내수 판매는 작년보다 21.4% 줄어들 전망이다. 수주가뭄이 이어지는 조선 업종에도 비가 예상된다. 8월까지 누적 수주량은 87% 줄었고 수주잔량도 2003년 10월 이래 최저를 기록하고 있다. 대한상의 산업기상도는 맑음(매우 좋음)-구름조금(좋음)-흐림(어려움)-비(매우 어려움) 4단계로 표현된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In&Out] 법인세율 인상 신중해야 한다/김완석 강남대 석좌교수

    [In&Out] 법인세율 인상 신중해야 한다/김완석 강남대 석좌교수

    현대 경제사회에서 기업은 생산·투자·고용의 주체로서 경제 성장을 이끌어 가는 견인차다. 그러므로 기업의 경쟁력 확보는 나라의 미래를 결정하는 중요한 변수 중 하나다. 세계화와 경제 개방으로 인해 기업들은 무한 경쟁에 직면해 있으며, 각 나라는 경쟁적으로 법인세율을 인하해 기업의 국제 경쟁력을 제고하고 고용과 투자를 촉진함으로써 경제의 성장 동력을 극대화하고 있다. 특히 법인세율 인하 경쟁은 일본, 영국, 독일, 노르웨이 등 주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과 대만, 중국 등 아시아 국가에 이르기까지 전 세계적으로 급속하게 진행되고 있다. 이와 같은 법인세율의 인하 추세는 국가 간 자본과 기업의 이동이 활발한 경제 환경에서 자국 기업의 해외 이전을 막고 외국 기업을 국내로 유치하기 위한 중요한 정책 수단이 되고 있다. 애플, 구글 등 세계적 기업이 법인세율이 높은 국가에서 낮은 국가로 본사를 옮긴 사실은 기업의 국가 간 이동의 단적인 예다. 이러한 측면에서 볼 때 법인세율의 인상은 매우 신중하고 사려 깊게 접근해야 한다. 일부에서 조세 형평성을 내세워 대기업에 대해 세율을 인상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지만, 법인의 성격에 비추어 볼 때 타당한 견해로 보기는 어렵다. 대기업의 법인세는 대기업 오너의 법인세가 아니기 때문이다. 기업의 법인세 부담 증가는 기업의 이익률을 하락시켜 급여, 배당, 재투자 등의 감소를 가져오고 근로자, 주주, 거래처 등 이해 관계자와 경제 일반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 저출산 고령화로 인해 매년 늘어나는 복지 재원을 확보하기 위해 법인세율을 인상해야 한다는 일부의 주장은 어부가 일상의 지출을 충당하기 위해 유일한 생계수단인 어선을 처분해야 한다는 것과 크게 다를 바 없어 보인다. 명목적인 법인세율의 인상에 집착할 것이 아니고 지속적인 비과세 및 감면의 축소와 세입 기반의 확충을 통해 법인세의 실효세율을 높이고 기업 활동의 활성화를 통해 자연스럽게 세수 증가를 유도하는 방안이 가장 바람직하다고 하겠다. 또한 기업소득이 임금 및 투자의 증가로 환류될 수 있도록 가중치를 조정한 기업소득 환류세제 개정안은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강화하는 측면에서 법인세율 인상 주장에 대한 대안적 의미를 갖는다. 지난해 제도를 도입해 투자, 임금 증가, 배당에 대한 가중치를 1대1대1로 시행한 결과 대상 기업들이 가계의 실질적 소득 향상에 효과가 있는 직원 임금 인상에는 인색한 반면 가계자산에 환류되는 효과가 적은 배당에만 치중하는 움직임을 보이며 애초의 정책 목표에서 어긋나는 모습을 보였다. 그래서 개정안에서는 임금 증가의 가중치를 배당(0.8)보다 높은 1.5로 설정해 기업들이 추가로 세 부담을 줄이기 위해 동일한 금액이라도 공제 효과가 더 큰 임금 증가에 신경쓰게 함으로써 가계소득 증대를 유도하고 있다. 최근 우리 경제 분야의 가장 큰 이슈라고 할 수 있는 기업 구조조정에 대한 세제 지원책을 강화한 것은 타당하며 매우 시의적절한 조치다. 경쟁력 저하나 과잉공급 등으로 향후 어려움이 예상되는 기업이 사업재편 계획에 따라 합병하는 경우 세제 지원을 마련함으로써 선제적이고 사전적인 사업 재편의 길을 터 주었다. 마지막으로 기업 구조조정을 통해 과세이연의 혜택을 받은 기업도 다시 추가적인 구조조정을 시행해 기업의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과세 특례에 따른 사후 관리 요건을 완화했다. 이와 같은 구조조정 세제의 개선은 구조조정을 원활하게 해 도산 위험에 빠져 있는 기업들을 회생시키고 국제 경쟁력을 키워 줌으로써 장기적으로는 안정적인 법인세의 납부 기반으로 자리 잡게 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 리스크 대책 없이 ‘기술금융 줄세우기’ 재연되나

    기술력 평가 인력·경험도 부족 “미국처럼 특화 은행 나와야” 박근혜 대통령이 최근 담보 위주 대출 관행을 강하게 질타하며 기술금융 활성화를 주문하면서 은행들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 주춤하던 ‘기술금융 줄세우기’ 경쟁이 재연될 것을 우려해서다. 9일 금융권에 따르면 은행들은 올 상반기 45조 7000억원어치의 기술금융을 취급했다. 올해 목표치 50조원의 90%를 달성했다. 기술금융은 기존의 담보 대출과는 달리 기술력만 좋으면 이를 평가해 담보 없이도 돈을 빌려주는 새로운 형태의 기업금융이다. 금융 당국은 금융개혁 과제 중 하나로 선정해 2014년 7월부터 기술금융을 독려해 왔다. 시행 초기에는 실적 경쟁 등 압박이 심했다. 당시 신제윤 금융위원장은 은행별로 일일이 지원 실적을 챙겼고, 최수현 금융감독원장 역시 ‘관계형 금융’을 외치며 새로운 기업금융을 주문했다. 기술금융 실적을 은행 혁신성 평가에 반영해 1등부터 꼴찌까지 등수를 공개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후 금감원장과 금융위원장이 잇따라 바뀌고 가계부채, 기업 구조조정 등 굵직한 이슈가 떠오르면서 기술금융은 수면 아래로 들어가는 듯했다. 은행들은 “기술금융이 제대로 안착하려면 시간이 걸린다”면서 또다시 실적 압박이 시작되는 것을 가장 경계했다. A시중은행 관계자는 “기술력이 아무리 좋다고 해도 시장에서 잘 안 될 경우 그 손실은 은행이 고스란히 질 수밖에 없다”면서 “이런 위험은 차치하고 과거처럼 ‘누가 누가 많이 하나’ 경쟁으로 흐를까봐 걱정”이라고 털어놓았다. 기술력을 바탕으로 제품을 만들고 시장에서 성공하기까지는 많은 시행착오가 발생할 수 있는데 기술만 담보로 대출을 늘리다가는 자칫 리스크가 확대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일부 은행들은 올해부터 기술신용평가(TCB) 기관을 거치지 않고 자체적으로 기술을 평가할 수 있게 됐지만 인력이나 경험 면에서 부족한 실정이다. B은행 기업금융 담당자는 “새로운 기술들이 쏟아져 나오는데 10명 안팎의 직원들로 구성된 은행 내 작은 조직으로는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지난 6월 기준 변리사, 기술사 등 은행 내 기술금융 전문인력은 76명이다. 외부 평가기관인 TCB 기관 4곳(나이스·한국기업데이터·이크레더블·기술보증기금) 역시 지난해부터 올 6월 말까지 14만 4300건이 접수돼 1인당 한 달 평균 20건을 심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양적 확대보다는 질적 내실을 키울 때라고 강조한다. 박기홍 하나금융경영연구소 기업금융팀장은 “평가 인프라가 충분히 갖춰지지 않은 상태에서 양적 경쟁이 심화되면 은행이 부실화될 우려가 있다”면서 “시중은행이 모두 기술금융에 주력하기보다는 미국 실리콘밸리뱅크처럼 이에 특화된 은행들이 나와 줄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 선박·철도 등 제조업 9월 고용 가장 큰 폭 감소

    선박·철도 등 제조업 9월 고용 가장 큰 폭 감소

    조선업 구조조정이 본격화되면서 선박·철도·항공장비 등을 만드는 ‘기타 운송장비’ 제조업의 9월 고용규모가 올 들어 가장 큰 폭으로 감소했다. 수출 부진과 구조조정 등으로 제조업 취업자 수도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가장 낮은 증가세를 보였다. 고용노동부와 한국고용정보원이 9일 발표한 ‘9월 노동시장 동향’에 따르면 고용보험에 가입한 피보험자(상시직)는 1258만 9000명으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30만 2000명(2.5%) 증가했지만 증가 폭은 2010년 10월(29만 6000명) 이후 가장 낮았다. 고용 악화는 구조조정 칼바람을 맞은 조선업에서 두드러졌다. 선박 등 기타 운송장비 제조업 고용 규모는 지난해 말 20만 8000명에 달했으나 올해 4월부터 6개월 연속 감소해 9월에는 18만 5000명으로 급감했다. 고용보험에 가입하지 못한 비정규직 조선업 노동자까지 포함하면 일터를 떠난 전체 근로자 규모는 이보다 훨씬 클 것으로 보인다. 전자부품·컴퓨터·통신장비 제조업의 고용규모는 2013년 57만명으로 정점을 찍은 후 2014년 1월 이후 33개월 연속 감소해 9월 51만 8000명에 그쳤다. 지난해 같은 달보다 취업자 수가 1만 5400명 줄었다. 철강 등 1차 금속산업은 2013년 하반기부터 고용이 크게 줄다가 지난해 중반 이후 안정되는 추세다. 그럼에도 고용은 계속 감소해 9월 고용 규모가 지난해 같은 달보다 2400명 줄었다. 반면 숙박음식점업은 일용직 비중이 큰 업종임에도 고용 안전성이 높은 상시직 근로자 수가 지난해 같은 달보다 5만 6000명이나 증가했다. 9월 신규 구직자는 남성(14만 5000명)보다 여성(19만 8000명)이 많았고, 연령별로는 29세 이하가 10만 1000명으로 가장 많았다. 세종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전화위복’ 소니처럼… 주주 신뢰 쌓고 지배구조 개선해야

    삼성에 藥될지, 毒될지 단정 일러 투자자 피해 없게 의사결정 공개‘우군’ 연기금 등과 관계 유지해야 행동주의 헤지펀드는 이익을 극대화하는 과정에서 기업의 비효율성을 개선하고, 소액주주 가치를 제고하는 등 긍정적인 역할도 한다. 따라서 그들을 무조건 ‘기업사냥꾼’으로 몰아붙이면 외국인 투자자 등 다른 주주로부터 역풍을 맞을 수 있다. 우리 기업들이 행동주의 헤지펀드의 공격을 막기 위해선 주주들과 신뢰를 쌓고 왜곡된 지배구조 개선에 나서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조명현(고려대 경영대학 교수) 한국기업지배구조원장은 “단기 속성을 지닌 행동주의 헤지펀드는 일단 주가를 띄우고 수익이 나면 털고 나온다”며 “이들의 행동이 장기적으로 기업 가치에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에 대해선 학계의 의견이 엇갈린다”고 말했다. 조 원장은 “삼성전자의 사업 분할을 요구한 엘리엇의 제안이 단기적인 이익만을 추구한 건지 장기적으로도 옳은 방향인지는 아직 알 수 없다”면서 “기업 가치를 높이는 게 맞다고 판단되면 엘리엇의 제안을 받아들일 수 있다고 보지만 지배권 문제도 감안해야 하는 만큼 좀더 세밀한 분석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행동주의 헤지펀드 공격이 전화위복이 된 소니의 사례가 눈길을 끈다. 소니는 2013년 5월부터 헤지펀드계의 거물 대니얼 롭이 이끄는 서드포인트의 공격을 받았다. 소니 지분 7%를 확보한 서드포인트는 엔터테인먼트사업 분사 등을 요구하며 17개월간 소니를 집요하게 공격했다. 당시 소니 주가는 35%나 치솟았다. 하지만 소니 경영진은 우호지분 등을 끌어들여 주총에서 분사 안건을 부결시켰다. 목표 달성이 무산되자 서드포인트는 2014년 10월 소니 지분을 모두 팔아 치우고 철수했다. 이후 소니는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단행했고, 지난해 5년 만에 흑자 전환하며 부활에 성공했다. 이준행 서울여대 경제학과 교수는 “삼성전자 지분이 0.62%에 불과한 엘리엇의 한마디에 시장의 이목이 집중된 건 행동주의 헤지펀드의 브랜드 파워라고 볼 수 있다”면서 “삼성전자는 투자자들이 정보 불균형으로 피해를 보지 않도록 투명하게 의사결정 과정을 공개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김상조 한성대 무역학과 교수는 “외국인 투자자를 헤지펀드와 한통속으로 생각하는데 절대 그렇지 않다”며 “대다수 외국인은 기업에 별다른 문제가 없으면 계속 머무는 장기 투자자인 만큼 꾸준한 대화로 신뢰를 얻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오일선 한국2만기업연구소장은 “오너가 경영권 방어를 하려면 30% 정도의 지분을 가지고 있어야 하는데 삼성전자는 18%에 불과해 행동주의 헤지펀드가 노리기 좋은 먹잇감”이라며 “연기금 등 (우군이 될 수 있는) 기관투자가와의 관계 유지에 신경써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임주형 기자 hermes@seoul.co.kr 최선을 기자 csunell@seoul.co.kr
  • [한국 ‘저성장 파고’ 이렇게 넘자] 좀비기업·부실채권 청산 없이 어설픈 부양책… 日저성장 키웠다

    [한국 ‘저성장 파고’ 이렇게 넘자] 좀비기업·부실채권 청산 없이 어설픈 부양책… 日저성장 키웠다

    일본의 20년 넘게 지속된 생산과 소비 위축은 노동의 질을 떨어뜨리고 생산성을 낮추는 등 노동시장마저 비틀거리게 했다. 지난 7월 실업률은 3.0%로, 전달(3.1%)보다 0.1% 포인트 하락, 21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그런데도 소비 지출은 오히려 0.5% 줄었다. 고용이 늘면 소비 지출도 따라 느는 게 일반적이지만 일본에서는 오히려 줄었다. 늘어난 일자리 대부분이 저소득 비정규직인 요인이 컸다. 총무성 노동력조사에 따르면 가장 왕성하게 일해야 할 35~44세 근로자 1330만명 가운데 30%인 390만명이 비정규직이었다. 지난 10년 동안 비정규직은 30%나 늘었다. ●기업들 해외로… 제조업 줄어 일자리·생산성 뚝 2016년 1월, 유효구인배율은 1.28배로 일손 구하기가 어려워졌음을 뜻한다. 다른 나라에서는 이런 수치가 경제 회복의 신호지만 일본에서는 그렇지 못했다. 비정규직은 1.62배인데 정규직은 절반 수준인 0.8배였다. 정규직 자리는 여전히 적고, 이를 원하는 사람은 남아돈다는 의미다. “2013년 아베노믹스 이후 고용된 100만명도 저소득 비정규직이다. 실업률 하락도 단카이세대(베이비붐세대·1946~1949년생)의 퇴장으로 생산가능 인구가 줄며 생긴 현상”이라는 야마다 히사시 일본종합연구소 수석 이코노미스트 등의 적나라한 언급도 이런 상황을 지적한 것이다. 정규직·숙련공이 주니 생산성도 함께 추락했다. 지난 5월 비제조업 노동생산성 지수는 전년도 같은 기간과 비교해 1.8% 포인트 떨어졌다. 오랜 저성장은 ‘장인정신과 숙련공의 나라’ 일본을 흔들어댔다. 정규직 등 양질의 일자리는 줄고, 비정규직이 느니 근로자 전체 소득도 뒷걸음질 쳤다. 거기에 주요 기업들이 해외로 생산기지를 옮기면서 생긴 제조업 공동화는 생산 감소, 일자리 축소를 가속화시켰다. 1990년 일본 국내에서 만들어진 자동차는 1348만 7000여대였지만, 20년 뒤인 2010년에는 71%인 963만대에 불과했다. 2012~2015년 제조업부문 채용 증가율이 -1.7%가 된 것도 생산과 고용에 미친 제조업 공동화의 영향을 가늠케 했다. 정부의 잘못된 대응도 사태를 키웠다. 버블 붕괴 초기 진화에 실패한 채 미적거리면서 실수를 연발한 정부의 정책 실패는 상황을 악화시켰다. 거품이 꺼지기 시작한 1990년대 수요 부족을 일본 정부는 재정을 쏟아부어 메웠다. 자산 가치 폭락으로 눈덩이처럼 불어난 부채를 갚느라 기업과 가계는 소비와 투자 여력이 없었고, 그 빈 공간을 정부가 재정투자로 메운 것이다. 그 과정에서 정부는 또 한번의 실수를 했다. 효율이 떨어지는 도로와 공항 등 사회기반시설(SOC)을 무더기로 지었다. 효율적인 재정투자와는 거리가 멀어 국가 생산성 제고에 별 도움을 주지 못했다. 이 과정에서 국내총생산(GDP) 대비 48%(1991년)였던 중앙정부의 부채는 220%(2016년)로 5배 가까이 늘면서 정부의 정책 대응 공간을 좁혔다. 히라오카 히데유키 SBJ 집행임원은 “청산돼야 할 좀비기업과 부실 채권에 대한 어정쩡한 처리, 미진한 구조개혁 등이 뒷북 정책이 돼 버블 이후 수요 약화 및 생산성 둔화 등 공급력 저하를 가속화시켰다”고 지적했다. 또 “거품 붕괴로 인한 부채 정리에 20년이 걸렸다. 돈 벌어서 돈 갚는 데 쓰는 과정에서 생긴 수요 부족증을 벗어나는 데만도 긴 세월이 걸린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국의 과도한 가계 부채가 저성장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보는 시각들도 이 같은 경험과 맥을 같이한다. 특히 경기 부양을 위한 정부의 어설픈 양적 완화정책이 버블을 부풀렸다는 점에서 한국의 저금리 기조 속에서 가계 부채 확대, 불경기 속에 부동산 가치 상승 등 현안들을 대응할 사려 깊은 정책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거품 붕괴 초기 일본 정부의 미진한 대응과 정책 실패는 두고두고 도마에 오르고 있다. “1989년 정점을 찍었던 주가가 다음해인 1990년부터 무너졌고, 자산가치 폭락이 이어졌지만, 당시는 이것이 무엇인지 얼마나 오래 갈지 파악하지 못한 채 ‘곧 괜찮아지겠지’라는 막연한 기대 속에서 적절한 대응책을 내놓지 못한 채 우왕좌왕했다”는 전직 일본은행의 한 관계자의 회고도 이런 상황을 보여 준다. 버블 붕괴와 그 후유증으로 갈팡질팡하던 1990년부터 10여년 동안이 국제화와 정보화라는 제3의 물결로 세계경제 패러다임이 확 달라진 시기였다는 점도 일본에는 타격이었다. 그 기간 글로벌 산업 패턴 변화와 정보화 혁명의 흐름을 타지 못해 새로운 경쟁력을 갖추는 데 뒤처졌던 것이다. 게이단렌 경제정책본부는 거품 경제가 꺼지며 일본이 저성장시대에 들어선 시점이 냉전 붕괴와 국제화 속에서 신흥국들이 약진하고, 선·후진국 간의 경쟁력 격차가 급격히 줄어든 시기였음을 지적했다. 과거 산업화, 고도 성장시대에 강점이던 일본식 시스템이 국제화, 정보화라는 근본적인 패러다임 변화에서는 더이상 작동하지 않게 된 것이다. 다른 경쟁국이 정보화에 박차를 가하고, 표준화로 글로벌 아웃소싱을 이뤄내며 경쟁력을 높일 때 일본은 자국 기업 간 하도급 체제 아래에서 국내 조달과 시장에 안주했다는 지적도 나왔다. ●아베 “더이상 뒤처질 수 없다” 4차산업 승부수 아베 신조 정부도 이런 문제의식에 기초해 기업·국가 혁신체제 구축, 신성장동력 발굴,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가입 등을 통한 국제시장 개척을 위해 안간힘을 쏟고 있다. 지난 5월 말에는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loT), 자율주행, 드론 등을 ‘제4차 산업혁명’ 분야로 정하고 아베노믹스의 성장전략(骨太方針)에 포함시키는 승부수를 던졌다. 새로운 단계의 국제화와 AI 시대에 뒤처지지 않겠다는 선언이다. 다니무라 다케시 히로시마 상공회의소 전무이사는 “인구 감소라는 구조적 문제 속에서 규제 개혁과 다양하게 일하는 방법의 도입 노력 등이 시간은 걸리지만 잠재 성장률 향상과 생산성 향상으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히가시타니 노리후미 주고쿠 경제연합회 상무이사는 “혁신 체제 구축 등 정부의 성장전략, 기업의 이노베이션 창출, 이를 가능케 하는 사회적·국가적 산업 생태계 구축 등을 통한 성장력 회복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금융 정책은 단기적인 경제순환에 영향을 줄 수 있지만 근본적인 경쟁력은 생산력을 올릴 신성장 동력에 달려 있다는 지적이다. ●“선제적 구조조정 없인, 日20년 한국 미래 될 수도” 일본의 경험과 재도약을 위한 몸부림은 인구 절벽 속에 저성장의 그림자와 맞닥뜨린 한국에도 타산지석의 의미 이상을 지닌다. 구조와 상황의 유사성에서 보듯 달라진 시대에 맞는 새로운 방식의 생산 체제와 선제적이며 근본적인 구조조정 없이는 일본의 지난 20년은 바로 한국의 미래가 될 수도 있는 까닭이다. 한국은 일본과 같은 원천기술이나 세계적으로 독보적인 소재·부품산업 같은 실력도 갖추지 못했다. 지난 20여년을 헤쳐 온 일본에는 한국의 20배 규모도 넘는 해외 자산을 보유한 재정적 여유도 있었다. 원천기술 없이 핵심 부품을 일본 등에서 수입한 뒤 조립해 파는 생산기술만으로는 더는 중국을 상대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밑천이 달리고, 신흥개발국들에 추격당하는 어려움 속에서 성장 한계를 돌파하려면 새로운 성장동력의 발굴과 개발이 시급하다. 일본의 저성장 경험과 대책을 보다 근본적으로 조명하고 살펴봐야 할 이유다. 글 사진 도쿄 이석우 특파원 jun88@seoul.co.kr
  • 대기업 대출 연체율 2.59% 사상 최고

    대기업 대출 연체율 2.59% 사상 최고

    6월부터 3개월 연속 2% 초과 은행의 대기업 대출 연체율이 조선·해운 업종 구조조정 여파로 3개월 연속 최고치를 경신했다. 7일 금융감독원의 국내 은행 원화대출 연체율 현황에 따르면 8월 말 기준 대기업 대출 연체율은 2.59%로 2008년 이 통계가 집계된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연체율은 전체 대출액에서 원리금을 한 달 이상 연체한 금액 비중을 말한다. 대기업 연체율은 지난 4월 0.86%에서 5월 1.36%로 상승하더니 6월 2.17%로 훌쩍 뛰었다. 통상 0%대에서 1%대를 오가는 대기업 연체율이 2%대를 기록한 것은 이례적이다. STX조선해양이 지난 5월 법정관리에 들어가면서 전체 대기업 연체율을 1.4% 포인트 상승시켰다. 7월에는 STX중공업이 법정관리를 신청해 연체율 상승을 부추겼다. 8월 30일 법정관리를 신청한 한진해운 영향이 반영되면 대기업 연체율은 당분간 더 상승 추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8월 중소기업 대출 연체율은 0.93%로 전월보다 0.11% 포인트 높아졌고, 가계대출 연체율은 0.34%로 0.02% 포인트 상승했다. 임주형 기자 hermes@seoul.co.kr
  • [사설] 남는 쌀 수매에 의존해선 농업 경쟁력 못 높인다

    정부는 올해 수요를 초과하는 쌀을 전량 수매하는 내용의 ‘쌀 수급 안정 대책’을 발표했다. 4년째 대풍이 이어져 쌀값이 폭락하자 정부가 또다시 농심 달래기용 ‘당근’을 꺼내 든 것이다. 올해 쌀 생산량은 420만t으로 추정된다. 여기에 들어간 직불금(1조 8000여억원)과 수요 초과분 30만t 구매금액(5000여억원)을 합치면 올해에만 2조 3000여억원의 나랏돈이 나가야 한다. 정부 재정에 갈수록 부담만 안기는 쌀 정책을 이대로 둘 수는 없다. 쌀의 공급 과잉은 구조적인 문제다. 소비가 줄면 공급도 주는 것이 당연한 이치인데 쌀값이 폭락해도 그 하락분을 정부가 보전해 주는 직불금제도가 있어 공급이 줄지 않고 있다. 남는 쌀마저 정부가 전량 사 준다. 그러니 농민으로서는 쌀농사를 접어야 할 이유가 없다. 하지만 밥심으로 산다는 것도 옛말이 될 정도로 식문화의 변화로 쌀 소비는 갈수록 줄고 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외국 쌀을 연간 40만t 의무적으로 수입해 와야 하니 쌀 재고량 역시 늘 수밖에 없다. 남는 쌀의 관리비용만도 연간 2000억원이 넘는다. 쌀 농사는 혈세를 잡아먹는 하마인 셈이다. 이제 인위적으로 쌀 가격을 정부가 떠받치는 것에는 한계가 왔다. 그런 측면에서 정부가 절대농지를 점차 줄여 쌀 생산량 감축을 유도하기로 한 것은 만시지탄이다. 2005년 직불금제도를 도입한 이후 지난해까지 11년간 직불금 예산만 11조 4000억원에 이른다고 한다. 하지만 그런 천문학적인 보조금을 투입해 농민들이 잘살게 됐다거나 농업의 경쟁력이 강화됐다는 소리를 들어 본 적이 없다. 헛돈만 쓰고 있다는 얘기다. 외려 농민들로부터 매년 쌀값 하락에 대한 항의만 듣는 처지 아닌가. 농업의 구조조정을 하지 않고서는 이런 악순환은 계속될 수밖에 없다. 지금 쌀산업은 총체적 위기다. 돈 되는 농업으로 농업정책의 대혁신이 이뤄지지 않으면 안 된다. 이를 위해 벼농사 외에 농가의 다양한 소득원이 창출되도록 정부가 더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우선 벼 재배 대신 자급자족률이 낮은 콩과 밀 등 다른 작물을 심도록 하는 쌀 생산 조정제도의 확대 시행이 필요하다. 농업이 단순 1차산업이 아닌 융복합 고부가가치 산업, 이른바 6차산업으로 도약할 수 있도록 미래의 농업 인력 육성에도 힘을 기울여야 한다. 그러려면 직불금제도의 전면적인 개편이 불가피하다. 농심표가 무서워 정부나 정치권이 불편한 진실을 외면해서는 안 된다. 농민들 역시 다 같이 죽는 길이 아니라 다 같이 사는 길을 모색해야 한다.
  • [사설] 최근 10년래 최고치 경신한 근로손실일수

    올해 근로손실일수가 이미 100만일을 돌파해 최근 10년래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한다. 근로손실일수는 노사 분규에 따른 사회적 손실을 가늠할 수 있는 지표로 파업 참가자 숫자에 파업 시간을 곱한 후 이를 1일 법정근로시간(8시간)으로 나눈 것이다. 올해 근로손실일수는 지난 9월 28일 기준 105만 9000일에 이른다. 지난해 44만 7000일의 두 배를 넘어섰고, 최근 10년 평균(62만일)도 훌쩍 넘겼다. 대규모 파업이 계속되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조선업 구조조정에 반발한 조선 3사 파업에 이어 성과연봉제 도입 반대를 내건 공공 부문 총파업과 임금협상을 둘러싼 현대자동차 파업 등이 동시다발로 진행되고 있어서다. 게다가 화물연대가 파업을 예고한 데다 현대차그룹 노조원 10만명의 총파업도 가시화되고 있다. 산업 현장이 우선적으로 활기차게 잘 돌아가야 생산, 수출, 내수 모두 원활해져 경제의 선순환이 가능해지는 것이다. 거꾸로 파업 등으로 현장의 기계설비가 멈춰 선다면 당장 생산 차질을 빚고, 수출과 내수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근로손실일수가 많을수록 국가적·사회적 손실이 커지는 것은 굳이 따져 보지 않아도 뻔하다. 당장 철도노조 파업으로 화물열차 운행률이 30%를 밑돌고 있는 것 아닌가. 이로 인해 시멘트 수송 등에 큰 차질을 빚고 있는 상황에서 화물연대가 10일부터 무기한 총파업에 돌입하면 물류대란은 피할 수 없게 된다. 그런데도 파업 전선을 넓혀 가는 노동계와 고임금 노조의 파업을 절대 용납할 수 없다는 정부는 서로 밀리지 않겠다는 듯 ‘강대강’으로 맞서고 있으니 걱정스럽기 그지없다. 조선·해운산업 구조조정과 성과연봉제 도입 등 악재가 많아 올해 근로손실일수의 증가는 일찌감치 예견돼 왔다. 당장 일자리가 사라지는 조선·해운산업 근로자들의 반발을 무조건 비난만 할 수는 없다. 하지만 억대 연봉을 받고 있는 특정 대기업 집단 근로자들이 임금 인상과 승진 거부권, 사외이사 추천권, 해외연수 확대 등을 무리하게 요구하며 파업하는 것은 일반 근로자들 입장에서도 볼썽사납다. 오죽하면 일자리를 찾지 못해 피눈물 흘리고 있는 청년들이 ‘귀족 파업’이라고 힐난하겠는가. 정부도 노동계를 자극할 수 있는 과도한 개입을 자제해야만 한다. 강대강 대립은 절대 해법이 될 수 없다.
  • [기고] 4차 산업혁명의 일자리 만들기/전화익 글로벌숙련 기술진흥원장

    [기고] 4차 산업혁명의 일자리 만들기/전화익 글로벌숙련 기술진흥원장

    신문마다 청년실업이니, 고용 양극화니, 대기업 구조조정이니 하는 소식들이 연일 뜨겁다.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에서도 일자리 문제가 최대 사회적 이슈가 된 지 오래다. 올해 1월 열린 다보스 세계경제포럼(WEF)에서는 최근 펴낸 ‘일자리의 미래’(The Future of Jobs)라는 보고서에서 2020년까지 선진국에서만 제4차 산업혁명으로 인해 총 710만개의 일자리가 사라지고, 210만개의 새로운 일자리가 생길 것으로 전망한 바 있다. 따라서 미래 차세대 산업혁명에 따른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하고 이에 적합한 인적자원을 전략적으로 양성하는 등 미래 변화를 기회 요인으로 삼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변화에 대한 적극적이고 선제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특히, 중요한 것이 미래의 일자리에 대한 전략적 직업능력개발이다. 이는 산업구조 변화를 예측하고 이에 걸맞은 직업능력을 누가 확보하느냐가 개인이나 국가적 차원에서 일자리 경쟁의 핵심 요소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점에서 지난 5~6일 고용노동부와 국제노동기구(ILO)가 공동으로 주최하고 한국산업인력공단이 주관한 ‘한·ILO 직업능력개발포럼’은 시의적절했다. 미래 일자리 변화에 대응한 직업능력개발 전략을 OECD, ADB, ASEAN 등 국제기구 관계자뿐만 아니라 각계각층이 한자리에 모여 다양한 논의를 진행했다. 특히 앞으로 세계 경제성장의 40% 이상을 차지하는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직업능력개발 과제와 전략을 산업계와 교육훈련기관 차원에서 조망하고 ILO 아·태지역 향후 총회에 보고하고 논의한다고 하니 그 의의가 더욱 크다 할 것이다. 우리나라는 과거 산업화 과정에서 ILO, ADB 등 국제기구로부터 원조를 통해 직업훈련기관을 설립, 산업 발전 단계별로 필요한 인력을 양성해 경제 발전을 이룬 경험이 있다. 이러한 발전 경험은 개도국이 우리나라로부터 가장 배우고 싶어 하는 노하우 중 하나다. 이러한 개도국 협력 수요를 고려해 지난 5월 ASEAN+3 고용노동장관회의에서 우리 정부는 개도국 지원을 위한 국제 직업훈련센터 설립을 제안, 아세안 회원국으로부터 많은 지지를 받았으며, 이어 지난 9월 개최된 ASEAN+3 정상회의에서도 이러한 계획에 대해 정상들의 지지를 얻은 바 있다. 이에 따라 고용노동부에서도 한국산업인력공단과 한국기술교육대 중심으로 해외 직업훈련기관과의 협력과 개도국 지원을 확대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따라서 이번 포럼을 계기로 우리나라가 가까운 미래의 일자리에 대한 새로운 인적자원개발 전략을 가다듬어 4차 산업혁명시대에 진정한 일자리 승자가 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
  • 2500 → 2650원… 인천 광역버스 요금 12월 인상

    인천과 서울을 오가는 광역버스 요금이 인상된다. 6일 인천시에 따르면 버스정책위원회를 열어 광역버스 기본요금을 2500원에서 2650원으로 150원 올리기로 했다. 청소년 요금은 1400원에서 1500원으로, 어린이는 1000원에서 1100원으로 100원씩 인상된다. 조조할인제와 거리비례제도 도입한다. 조조할인제가 시행되면 첫차부터 오전 6시 30분 사이에 광역버스를 이용하는 승객은 기본요금의 20%를 할인받는다. 거리비례제가 시행되면 30㎞ 이상부터 60㎞까지 5㎞마다 100원씩 요금이 추가된다. 60㎞ 이상은 700원 정액으로 인상된다. 이에 따라 60㎞ 이상 이동해야 하는 시민은 현재 2500원에서 기본요금 인상분과 추가요금 인상분 등을 더해 3350원을 지불해야 한다. 이번 요금 조정은 시민 반발을 고려해 세 차례 보류 끝에 네 번째 만에 통과됐다. 광역버스 요금조정안은 인천시 지방물가대책심의위원회의 심의·의결을 거쳐 오는 12월부터 시행된다. 김학준 기자 kimhj@seoul.co.kr
  • ‘명불허전’ 기재위 거물경제통 3인방

    유승민 “아동수당 검토해 봤느냐” 김종인, 저성장 등 묵직하게 설명 김성식, 통계자료 활용 송곳 질의 20대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의 첫 국정감사에 여야 거물 경제통들의 존재감이 부각되고 있다. 새누리당 유승민·더불어민주당 김종인·국민의당 김성식 의원 등은 정부의 경제 정책 문제를 조목조목 지적하면서 ‘이름값’을 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유 의원은 여당 소속임에도 야당이 선점한 논점에 대해 거침없이 자신의 의견을 말해 주목받았다. 유 의원은 지난 5일 기획재정부 국정감사에서 미르재단·K스포츠재단 설립과 모금을 주도한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에 대해 “전경련은 발전적으로 해체하는 게 맞다”고 말했다. 또 그는 진보 진영에서 적극 추진하고 있는 기본소득과 아동수당에 대해 “기재부에서 검토해 봤느냐”며 관심을 보였다. 더민주 김종인 의원은 저성장, 증세 등 거대 담론을 풀어냈다. 김 의원은 지난 5일 기재부 국감에서 “종전 경제정책 사고 방식으로는 경제활성화가 이뤄지지 않고 있는데 경제정책을 다루는 분들이 경제성장률의 0.1%에 집착하다 보니 오히려 정책이 왜곡되는 모습을 보인다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국민의당에서 정책위의장과 기재위 간사를 맡고 있는 김성식 의원은 지난 4일 한국은행 국감과 5일 기재부 국감에서 구체적인 통계를 활용한 질의로 주목받았다. 김 의원은 “한국은행이 만든 금융안정 보고서를 보면 국책은행의 기업 구조조정이 잘 안 되고 있다고 수차례 경고해 놓고는 결국 국책은행을 위해 발권력을 발휘했다. 앞뒤가 맞지 않는 일”이라고 질타해 이주열 한은 총재를 곤혹스럽게 했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朴대통령 “일부 노조, 기득권 놓지 않고 구조조정에 저항”

    박근혜 대통령은 6일 “일부 대기업과 공공부문, 금융부문 노조들은 여전히 기득권을 놓지 않으려 하고 있고, 경직된 노동시장을 개혁하려는 노동개혁 법안들은 국회의 문턱을 넘지 못하고 깊은 잠에 빠져 있다”면서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라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이날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강소·벤처·스타트업, 청년매칭 2016년 잡페어’ 행사에 참석해 “세계경제의 부진 속에서 우리의 주력 산업들도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이를 극복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산업 개편과 구조조정은 경직된 노동시장의 저항에 부딪혀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박 대통령은 “지금 국민에게 가장 절실한 것은 일자리로, 일자리는 바로 국민 행복의 버팀목이자 민생의 최고 가치”라면서 “하지만 오늘 우리가 직면하고 있는 일자리 상황은 쉽지 않은 게 현실”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전 세계가 새로운 경제로의 전환에 앞다퉈 뛰어들고 있는데 이렇게 우리만 개혁과 혁신의 발걸음을 늦춰서는 안 된다”면서 “4차 산업혁명의 시대에는 창조적인 혁신과 과감한 도전이 국가 경쟁력의 원천이고, 일자리 창출의 동력”이라고 했다. 또 “그동안 정부는 시대적 요구에 선도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창조경제와 문화융성을 두 날개로 경제 혁신에 힘을 쏟아 왔다”면서 “앞으로도 정부는 일관되게 창조경제 전략을 추진해 나가면서 강소·벤처기업들이 더 크게 성장하고 더 많은 일자리를 만들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김상연 기자 carlos@seoul.co.kr
  • 인천 광역버스 요금 인상…150원 올려 기본요금 2650원

    인천과 서울을 오가는 광역버스 요금이 인상된다. 6일 인천시에 따르면 버스정책위원회를 열어 광역버스 기본요금을 2500원에서 2650원으로 150원 올리기로 했다. 청소년 요금은 1400원에서 1500원으로, 어린이는 1000원에서 1100원으로 100원씩 인상된다. 조조할인제와 거리비례제도 도입한다. 조조할인제가 시행되면 첫차부터 오전 6시 30분 사이에 광역버스를 이용하는 승객은 기본요금의 20%를 할인받는다. 거리비례제가 시행되면 30㎞ 이상부터 60㎞까지 5㎞마다 100원씩 요금이 추가된다. 60㎞ 이상은 700원 정액으로 인상된다. 이에 따라 60㎞ 이상 이동해야 하는 시민은 현재 2500원에서 기본요금 인상분과 추가요금 인상분 등을 더해 3350원을 지불해야 한다. 이번 요금 조정은 시민 반발을 고려해 세 차례 보류 끝에 네 번째 만에 통과됐다. 광역버스 요금조정안은 인천시 지방물가대책심의위원회의 심의·의결을 거쳐 오는 12월부터 시행된다. 김학준 기자 kimhj@seoul.co.kr
  • [사설] 여야, 근거 없는 폭로전과 감정적 대응 자제해야

    쏟아진 ‘카더라 통신’ 수준 의혹 ‘상생의 정치’ 궤도 이탈 말아야 국회 국정감사에서 야당은 어제도 미르재단, K스포츠재단 의혹과 관련한 공세를 이어 나갔다. 김재수 농림수산식품부 장관의 해임건의안을 야당이 단독 처리함에 따라 일주일 동안이나 파행을 거듭한 국감이다. 이후 국민의 따가운 눈총을 의식한 듯 간신히 국감을 정상화시킨 여야 3당의 지도부는 한결같이 ‘민생’을 합의 이유로 내세웠다. 그럼에도 야당 의원들은 정상 가동 첫날인 그제도 이전 국감과 조금도 달라지지 않은 정치 공세로 일관하는 모습이었다. 야당은 그것도 모자라 정상화 이틀째인 어제도 민생 국감으로 회귀할 가능성을 보여 주기는커녕 근거 없는 의혹의 확대 재생산에만 목숨을 거는 모습이었으니 안타까운 일이다. 미르재단과 k스포츠재단이 출범하는 과정은 그동안 우리 사회의 상식과 관행으로는 이해가 쉽지 않은 대목도 없지 않다고 본다. 그런 만큼 국감 대상이 되는 것은 자연스럽다. 다만 두 재단의 국회 소관 상임위인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에서 정확한 출범 과정을 확인하고 문제가 있다면 법제사법위원회에서 근거를 제시하며 수사를 촉구하면 될 일이다. 하지만 야당 의원들이 전방위적으로 제기하는 의혹이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떠도는 ‘카더라 통신’ 수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을 당사자들도 잘 알 것이다. 야당이 타깃으로 삼는 것은 미르재단과 K스포츠재단, 그리고 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과 관련한 의혹에 그치지 않는다. 국민의당 박지원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는 그제 “이재만 청와대 총무비서관이 국가정보원을 통해 박근혜 대통령이 퇴임 후 머물 사저를 준비했다”고 주장했다. 어디에 있는 무슨 집으로 간다는 것인지 물증으로 뒷받침하지 못한 것은 물론이다. 청와대는 당연히 “박 대통령은 퇴임한 뒤 서울 삼성동 사저로 되돌아간다. 박 의원의 주장은 사실무근”이라고 했다. 불필요하고 소모적인 신경전으로 무엇을 얻으려는 것인지 답답한 일이다. 민생 외면의 실상은 기획재정위에서도 드러났다. 기획재정부는 당장 조선·해운 구조조정 이후 철도와 화물연대의 연쇄 파업에 따른 해운·철도·육상운송의 ‘트리플 물류대란’을 해결해야 한다. 청년 실업과 저출산, 노령화 대책도 기재부 소관이다. 그런데 민생 해결은 간데없고 기재부 장관을 지낸 새누리당 최경환 의원의 인사청탁 문제를 놓고 여야가 장시간 신경전을 벌였다니 한숨만 나온다. 인사청탁 의혹을 풀지 말라는 것이 아니다. 무엇이 더 중요한지 최소한 국민의 시선이라도 의식하라는 것이다. 이런 국감으로 무엇을 얻을 수 있을지 여야 의원들은 가슴에 손을 얹어 보기 바란다. 이제부터라도 ‘팩트’ 없는 주장의 남발은 여야를 막론하고 멈춰야 한다. 근거가 뒷받침되지 않은 폭로는 필연적으로 감정 대립을 낳고 ‘정치 파트너’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상생의 다른 표현인 ‘협치’를 잊힌 구호로 전락시키지 말라.
  • [사설] 여야, 근거 없는 폭로전과 감정적 대응 자제해야

    국회 국정감사에서 야당은 어제도 미르재단, K스포츠재단 의혹과 관련한 공세를 이어 나갔다. 김재수 농림수산식품부 장관의 해임건의안을 야당이 단독 처리함에 따라 일주일 동안이나 파행을 거듭한 국감이다. 이후 국민의 따가운 눈총을 의식한 듯 간신히 국감을 정상화시킨 여야 3당의 지도부는 한결같이 ‘민생’을 합의 이유로 내세웠다. 그럼에도 야당 의원들은 정상 가동 첫날인 그제도 이전 국감과 조금도 달라지지 않은 정치 공세로 일관하는 모습이었다. 야당은 그것도 모자라 정상화 이틀째인 어제도 민생 국감으로 회귀할 가능성을 보여 주기는커녕 근거 없는 의혹의 확대 재생산에만 목숨을 거는 모습이었으니 안타까운 일이다. 미르재단과 k스포츠재단이 출범하는 과정은 그동안 우리 사회의 상식과 관행으로는 이해가 쉽지 않은 대목도 없지 않다고 본다. 그런 만큼 국감 대상이 되는 것은 자연스럽다. 다만 두 재단의 국회 소관 상임위인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에서 정확한 출범 과정을 확인하고 문제가 있다면 법제사법위원회에서 근거를 제시하며 수사를 촉구하면 될 일이다. 하지만 야당 의원들이 전방위적으로 제기하는 의혹이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떠도는 ‘카더라 통신’ 수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을 당사자들도 잘 알 것이다. 야당이 타깃으로 삼는 것은 미르재단과 K스포츠재단, 그리고 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과 관련한 의혹에 그치지 않는다. 국민의당 박지원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는 그제 “이재만 청와대 총무비서관이 국가정보원을 통해 박근혜 대통령이 퇴임 후 머물 사저를 준비했다”고 주장했다. 어디에 있는 무슨 집으로 간다는 것인지 물증으로 뒷받침하지 못한 것은 물론이다. 청와대는 당연히 “박 대통령은 퇴임한 뒤 서울 삼성동 사저로 되돌아간다. 박 의원의 주장은 사실무근”이라고 했다. 불필요하고 소모적인 신경전으로 무엇을 얻으려는 것인지 답답한 일이다. 민생 외면의 실상은 기획재정위에서도 드러났다. 기획재정부는 당장 조선·해운 구조조정 이후 철도와 화물연대의 연쇄 파업에 따른 해운·철도·육상운송의 ‘트리플 물류대란’을 해결해야 한다. 청년 실업과 저출산, 노령화 대책도 기재부 소관이다. 그런데 민생 해결은 간데없고 기재부 장관을 지낸 새누리당 최경환 의원의 인사청탁 문제를 놓고 여야가 장시간 신경전을 벌였다니 한숨만 나온다. 인사청탁 의혹을 풀지 말라는 것이 아니다. 무엇이 더 중요한지 최소한 국민의 시선이라도 의식하라는 것이다. 이런 국감으로 무엇을 얻을 수 있을지 여야 의원들은 가슴에 손을 얹어 보기 바란다. 이제부터라도 ‘팩트’ 없는 주장의 남발은 여야를 막론하고 멈춰야 한다. 근거가 뒷받침되지 않은 폭로는 필연적으로 감정 대립을 낳고 ‘정치 파트너’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상생의 다른 표현인 ‘협치’를 잊힌 구호로 전락시키지 말라.
  • 임종룡 “금융권 성과연봉제 양보 못해”

    임종룡 “금융권 성과연봉제 양보 못해”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5일 “정부가 흔들림 없이 일관된 원칙과 방향에 기초해 성과중심 문화를 확산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임 위원장은 이날 정부 서울청사에서 열린 제7차 금융개혁추진위원회에서 “금융산업에 성과중심 문화를 정착시키는 것은 금융산업 경쟁력 제고를 위해 반드시 필요한 것”이라며 “양보할 수 없는 금융개혁 과제”라고 강조했다. 금융노조는 지난달 23일 성과연봉제 도입에 반발해 총파업을 진행한 데 이어 다음달 2차 총파업에 돌입하겠다고 예고한 상태다. 임 위원장은 “저금리 시대의 도래, 핀테크 산업 성장에 따른 금융시장의 경쟁 격화 등으로 은행산업이 전례 없는 위기에 놓였다”며 “노사가 합심해 사활을 걸고 생존을 위해 뼈를 깎는 노력을 해야 하는 상황에서 노조가 파업을 선택한 것이 매우 안타깝다”고 심경을 전했다. 이어 임 위원장은 “최근 구조조정, 청년실업 등으로 인해 많은 국민이 어려움을 겪는 시기에 기득권을 지키기 위한 파업은 정당성을 얻기 어렵다는 점에서 또 다른 잘못을 반복해서는 안 된다”고 경고했다. 이날 금융개혁추진위원회는 상장·공모제도 개편과 금융회사의 불합리한 연체관리 관행 개선방안 등을 논의했다. 이유미 기자 yiu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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