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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론] 트럼프 리스크와 한국 경제/윤우진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시론] 트럼프 리스크와 한국 경제/윤우진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

    미국 공화당 트럼프 후보가 미국 45대 대통령으로 당선되면서 한국 경제의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설마 하던 시나리오가 현실로 다가왔으니 정부와 재계는 정치·경제·안보·통상 분야에서 예상과 대비에 분주하다. 트럼프 당선자의 성격이 독특한 데다 그동안 내걸었던 공약이 워낙 파격적이어서 그 누구도 예단할 수 없는 불확실성만 커지고 있다. 불확실성에 민감한 국내 주식시장은 트럼프 후보의 당선을 전후해 폭락과 반등으로 이어졌다. 그렇지 않아도 어려운 한국 경제는 이제 ‘트럼프 리스크’라는 새로운 위협을 안게 됐다. 성장을 이끄는 쌍두마차인 소비와 수출이 모두 부진해 건설경기에 의존하던 국내 경제는 보호무역을 내세우는 트럼프 후보의 당선으로 수출 전선에 또 다른 빨간불이 켜졌다. 트럼프가 겉으로 내세우는 보호무역주의는 선진국에서는 상상할 수 없는 조치를 담고 있다. 중국과 멕시코로부터의 수입에 대한 높은 관세 부과, 환태평양경제공동체(TPP) 협상에서의 철수,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등 자유무역협정의 폐기와 재협상 등이 그것이다. 보호무역주의의 확산은 미국 경제뿐만 아니라 세계 경제를 파멸로 이끄는 네거티브섬 게임이다. 미국 피터슨 국제경제연구소 분석에 따르면 트럼프 후보의 강력한 보호주의 조치로 인해 보복적인 무역전쟁이 시작되는 경우 미국을 비롯한 주요 무역국의 경기 후퇴는 피할 수 없게 된다. 계량분석이 가능한 관세 인상만을 고려한 무역전쟁 시나리오에 따르면 미국의 성장률은 2017년 2.7%, 2018년 0.3%, 2019년 ~0.1%로 하락한 후 2020년부터 회복할 것으로 예측된다. 현재 미국의 경제성장세가 2~3%에서 안정적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무역전쟁으로 인한 경제적 피해의 심각함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물론 트럼프 후보의 강력한 무역 배척주의가 현실화될 가능성이 그리 크지는 않다. 미국의 경우 중요한 무역협정의 체결이나 변경은 의회의 절대적 협조가 필요할 뿐만 아니라 세계 경제에 미치는 파장을 고려해 실제로 실현될 가능성은 작다. 이번 선거에서 상·하원을 모두 지배하게 된 공화당은 전통적으로 자유무역을 지지한다는 사실도 고무적이다. 하지만 수입 급증으로 인해 국내 산업의 피해가 큰 분야에서는 국내의 불만 여론을 잠재우기 위해 통상법에서 허용된 공격적인 제재 수단을 무차별적으로 들고나올 가능성이 있다. 트럼프 후보는 석유 등 화석연료로의 회귀를 공언하고 있고 기후변화 협약에 반대하고 있다. 이 역시 지구온난화의 재앙을 우려하는 시대적 흐름과 어긋난다. 미국 에너지 산업의 역주행은 한국을 비롯한 주요 국가의 에너지 산업 개편에도 걸림돌로 작용할 것으로 우려된다. 한국의 방위비 분담 증액이나 국내 서비스시장의 개방 확대를 요구하는 한·미 FTA의 추가 협상 등도 현실 문제로 가시화되면 한국 경제에 부담이 될 것이다. 트럼프는 기업가로 성공한 만큼 기업의 투자를 부추기는 정책을 펼칠 것으로 보여 낙관적인 희망도 보인다. 구체적인 내용은 없지만 미국의 낡고 오래된 도로, 교통, 항만 등 사회간접자본에 대해 대대적인 투자를 언급한 점도 주목할 만하다. 우리 기업에는 미국 시장으로의 진출 기회가 열리게 되는 셈이다. 앞으로 한국은 트럼프 리스크에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 경제학에서는 불확실성에 대응하는 최선의 방법으로 ‘항상 대안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고 가르치고 있다. 트럼프 후보가 아무리 독단적이라 하더라도 시대적 흐름을 완전히 거스르기는 어려울 것이다. 한국은 미국과의 통상관계에서 자유무역의 필요성을 역설하면서 실익을 주고받는 협상으로 대응해야 한다. 통상정책과 외교정책은 동전의 앞뒤와 같다. 한·미 동맹 관계를 굳게 다지는 가운데 외교, 안보 및 통상정책에서 가능한 한 많은 대안을 갖고 유연히 협상해 나가야 한다. 우리 수출산업은 안팎으로 커다란 어려움을 겪고 있다. 국내 주력 산업은 뼈를 깎는 구조조정을 통해 무역장벽의 파고를 넘어설 수 있는 기술혁신과 신제품 개발에 노력해야 한다. 가격과 품질에서 세계 최고의 경쟁력을 가진 제품은 어떤 통상 압력도 견뎌 낼 수 있기 때문이다.
  • [데스크 시각] 정부의 능력을 보여 줄 때다/김태균 경제정책부장

    [데스크 시각] 정부의 능력을 보여 줄 때다/김태균 경제정책부장

    ‘국정 농단’이라는 말을 초등학생들도 자연스럽게 입에 올리고, 과거의 지지자들까지 나서 ‘대통령 퇴진’을 외치는 상황이 됐다. 세상의 모든 이슈들이 쓰나미에 표류하는 조각배처럼 박근혜 대통령 파문 하나에 이리 쓸리고 저리 쓸리며 압도되고 있다. 그중에 ‘경제’가 있다. 일자리, 가계부채, 구조조정, 수출 등 산적한 우리 경제의 어려움에 대한 경고와 고민까지 국민적 공분과 단죄의 함성에 묻혀 버렸다. 가뜩이나 정책의 방향을 제대로 못 잡고, 존재감 또한 약하다는 평가를 받아 온 현 정부 경제팀이었다. 뭔가를 하고 있는데 제대로 안 된다는 시각보다는 어느 것 하나 제대로 해 보려고 하지도 않는다는 지적들이 많았다. 그 핵심에 매사 청와대 주도로 이뤄지는 이 정부 특유의 중앙집권적 정책결정 구조가 있었다. 용두사미가 된 ‘공약가계부’만 해도 그렇다. 2013년 5월 ‘국정과제 이행을 위한 재정지원 실천계획’이 청와대 주도로 발표됐다. 집권 5년간의 140개 국정 과제를 위한 약 135조원의 지출과 수입 내역을 정리한 것으로, 줄여서 ‘공약가계부’라고 명명됐다. ‘박근혜노믹스’의 핵심 교과서였지만, 공무원들 사이에서조차 재원 마련의 현실성 등에 대해 논란이 제기됐다. 3년여가 지난 지금 공약가계부를 말하는 공무원은 거의 없다. 설계자인 안종범 전 청와대 수석이 국정 농단 파문의 와중에 구속된 터여서 공약가계부의 퇴출은 한층 더 분명해졌다. 사실 재정이나 정책 여력 등의 측면에서 보면 우리 경제가 그렇게 비관적인 것은 아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독일, 호주 등과 함께 침체에 빠진 세계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을 구원투수 역할을 한국에 기대하고 있다. 여유가 있으니 재정을 확대해 글로벌 유효 수요 확대에 기여하라는 것이다. 성장률만 해도 그렇다. 우리나라는 지난해 2.6% 성장에 그쳤다고 땅이 꺼지게 한숨을 쉬었지만, 잘사는 상위 30여개 나라로 구성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은 2.1%였다. 지난 8월에는 세계 3대 신용평가기관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가 한국의 국가 신용등급을 전체 21개 등급 중 세 번째로 높은 ‘AA’로 상향조정했다. 유일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서로 상대방의 고유 정책수단인 ‘재정’과 ‘통화’에 대해 정책집행 여력이 있다고 말하는 것도 뒤집어 말하면 그만큼 경기 회복을 위해 뭔가를 노력해 볼 수단이 있음을 방증하는 것이다. 어떤 형태가 되든 박 대통령이 국정에서 물러나는 것은 불가피해졌다. 여당도 현 상태를 유지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정부 경제팀도 당분간 청와대도, 여당도 없는 힘의 공백 상태에서 정책을 수립하고 집행해야 하는 상황이 됐다. 일종의 홀로 서기를 해야 하는 셈이다. 한편으론 잘된 측면도 있다. 정치적 고려나 외압 없이 오직 경제 논리를 통해 냉정하고 객관적으로 시장과 소통하면서 정책을 수립해 볼 기회가 될 수 있다. 2008년 ‘광우병 촛불집회’ 정국이 수습되고 나서 한 달 만에 미국 리먼브러더스 파산에서 촉발된 글로벌 금융 위기가 터졌다. 몇 년 후 영국의 유력 경제지 파이낸셜타임스는 한국을 두고 ‘경제회복의 교과서’라고 표현했다. 우리 당국의 탁월한 위기 대응에 대한 찬사였다. 그 실력을 다시 보여 줄 때가 됐다. 그러려면 든든한 구심점이 있어야 한다. 차기 경제부총리에 대한 인사청문 절차에 정치권이 무엇보다 우선해 착수해야 하는 이유다. windsea@seoul.co.kr
  • 임종룡 “대우조선 노조 18일까지 구조조정 동의하라”

    금융 당국과 채권단이 법정관리 갈림길에 선 대우조선해양 노동조합의 구조조정 동참을 강하게 압박하고 나섰다. 오는 18일 전까지 자산 매각, 인력 구조조정 등에 노조가 동의하지 않으면 신규 지원을 백지화하기로 했다.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14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기업구조조정 현안 점검회의에서 대우조선 노조를 향해 “현실을 직시하라”고 주문했다. 임 위원장은 “구조조정의 기본 원칙인 이해관계자 간 손실 분담 원칙에 따라 노조도 구조조정에 반대하지 않겠다는 확약서를 제출해야 한다”면서 “제출하지 않으면 회사 생존을 더 어렵게 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대주주인 산업은행이 주식을 소각하고 일반 주주도 차등 감자를 하는 마당에 당사자도 고통을 분담해야 대우조선 정상화에 대한 국민적 공감대가 확보될 것이라는 얘기다. 대우조선에 대한 2조 8000억원 규모의 자본확충을 의결하는 18일 이전까지 노조가 쟁의 행위(파업) 금지 등을 내용으로 한 확약서를 제출하지 않으면 ‘정상화’ 대신 ‘법정관리’ 카드를 꺼내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노조 입장도 강경하다. 대우조선 노조 관계자는 “이미 1200명이 희망퇴직한 상황에서 추가 인력 감축을 전제로 하는 동의서에는 합의해 줄 수 없다”면서 “사고는 낙하산이 치고 책임은 노동자들에게만 돌린다”고 반발했다. 유영규 기자 whoami@seoul.co.kr
  • 나도 일하고 싶어요···취업준비자 65만명 초과 ‘역대 최대’

    나도 일하고 싶어요···취업준비자 65만명 초과 ‘역대 최대’

    취업준비자 숫자가 65만명을 돌파했다. 관련 통계가 작성되기 시작한 2003년 이후 가장 많은 숫자다. 취업준비자는 구직 활동을 하지 않기 때문에 통계상 실업자로는 분류되지 않고 비경제활동인구에 포함된다. 일을 하고 싶어도 양질의 일자리가 없을 뿐더러 진입 자체도 쉽지 않은 국내 노동시장 사정이 반영된 수치로 풀이된다. 14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 10월 기준 비경제활동인구 중 취업준비자는 65만 3000명으로 전년 동월(63만 7000명) 대비 1만 6000명 증가했다. 10월 기준 2003년 34만명이었던 취업준비자는 2005년 46만 3000명, 2006년 52만 9000명, 2010년 61만 5000명으로 꾸준히 증가했다. 이후 2011년 55만 9000명으로 감소한 뒤 2012년 57만 1000명, 2013년 55만 4000명, 2014년 55만 6000명으로 들쑥날쑥한 모습을 보였으나 지난해 63만 7000명으로 크게 늘어난 뒤 올해도 이같은 추세가 이어졌다. 취업준비자를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취업준비를 위해 고시학원, 직업훈련기관 등에 통학하는 사람은 22만 3000명으로 전년 동월(25만 6000명) 대비 3만 3000명 감소했다. 자택 또는 인근 독서실 등에서 취업을 준비하는 사람은 같은 기간 38만 1000명에서 43만명으로 4만 9000명 늘어나면서 전체 취업준비자 증가세를 이끌었다. 전반적으로 취업 준비에 소요되는 기간이 길어지고 있는데다 고용 사정이 악화되면서 구직 활동에 뛰어드는 것을 두려워하는 이들 또한 늘어나는 일이 취업준비자가 증가하는 이유로 꼽히고 있다. 실제 일자리 사정은 날로 악화되고 있다. 10월 취업자는 2657만 7000명으로 1년 전에 비해 27만 8000명 늘어나는데 그치면서 두 달째 20만명대에 머물렀다. 특히 경기 둔화와 조선업 구조조정 등의 영향으로 제조업 취업자는 지난 7월부터 4개월 연속 내리막길을 걸었다. 전체 실업률은 3.4%로 10월 기준으로는 2005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으로 상승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통계청 관계자는 “통상 취업시즌이 끝나고 상반기인 3∼5월에 취업준비자가 늘어나다가 하반기에는 줄어드는 경향이 있다”면서 “10월에 취업준비자가 증가했는데 이같은 추세가 11∼12월에도 이어질지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열린세상] 기술의 특이점과 제조업의 미래/안남성 한양대 에너지학과 초빙교수

    [열린세상] 기술의 특이점과 제조업의 미래/안남성 한양대 에너지학과 초빙교수

    작년에 구글의 알파고가 인공지능을 이용해 바둑의 일인자인 이세돌을 이기면서 많은 사람들은 컴퓨터의 발달에 놀라면서 미래에는 컴퓨터의 능력이 인간보다 뛰어나 인간을 지배하는 세상에 살게 되지 않을까 걱정을 하고 있다. 이처럼 인공지능이 비약적으로 발전해 인간의 지능을 뛰어넘는 시점을 전문가들은 기술적 특이점(singularity)이라고 부른다. 미국의 수학자 존 폰 노이만, 미국 컴퓨터 공학자인 버너 빈지 등이 이 개념을 발전시켜 왔으나 이에 대해 가장 구체적인 전망을 한 사람은 컴퓨터 과학자이자 알파고를 개발한 구글의 기술부문 이사인 레이 커즈와일 박사다. 커즈와일 박사는 2005년 저서 ‘특이점이 온다’를 통해 2045년이면 인공지능이 모든 인간의 지능을 합친 것보다 강력할 것으로 예측했다. 2045년이 되면 인간이 인공지능을 통제할 수 없는 시점이 올 수 있고 그 시점이 바로 기술적 특이점이라고 말하고 있다. 기술적 특이점이 2045년에 올지 아니면 그전에 올지는 아무도 알 수가 없지만 인공지능을 이용한 컴퓨터의 능력은 기하급수적으로 발달하고 있고 이를 이용할 수 있어야 미래의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 그동안 우리 경제의 효자 노릇을 해 온 조선산업이 해운산업에 이어 구조조정에 들어가 있고 나머지 자동차나 철강 분야도 어려움이 예상되고 있다. 우리가 가장 경쟁력을 가진 것으로 알려진 휴대전화도 이미 중국에 추월을 당했다고 한다. 반도체나 디스플레이 분야만 아직은 경쟁력을 유지하고 있지만 중국의 추격이 맹렬해 크게 불안해하고 있다. 이러한 제조업의 어려움들을 들여다보면 지능화된 4차 산업 사회에서는 선진국의 기술을 빠른 속도로 습득해 성공해 온 그동안의 성공 방정식은 더이상 작동되지 않음을 알 수 있다. 이에 대한 대안으로 국내외 전문가들은 서비스업으로 빨리 전환을 해야 살아남을 수 있다고 권고하고 있다. 그러나 대표적인 서비스업인 금융이나 의료, 법률 같은 분야는 선진국들과 같이 경쟁하기가 매우 어려운 분야들이며 이는 현실적으로 국가 경제의 축을 서비스업으로 전환하는 것이 어렵다는 것을 의미한다. 우리 경제는 제조업을 기반으로 성장을 해 왔으며 제조업 경쟁력 확보가 국가 경제를 성장시킬 수 있는 핵심 수단이다. 지난 금융위기에도 제조업의 탄탄한 기반을 갖고 있는 한국을 비롯해서 독일이나 중국, 스웨덴, 일본 등은 큰 어려움을 겪지 않고 잘 극복했다. 제조업의 중요성을 잘 알고 있는 선진국들은 4차 산업 사회에 대비한 제조업 부흥 정책을 추진 중이다. 미국은 리메이킹 아메리카 슬로건으로 리쇼어링과 플랫폼을 기반으로 하는 제조업 혁신을 추진하고 있고 독일은 잘 알려진 인더스트리 4.0 정책을 추진하면서 플랫폼 기술을 제조업에 빠르게 도입해 4차 산업시대의 적합한 제조업으로 전환을 하고 있다. 자세히 들여다보면 각국의 제조업 혁신정책은 정보통신기술혁신을 제조업에 접목시키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제1차 정보통신 산업혁명은 자동화, 제2차 정보통신 산업혁명은 인터넷을 이용한 통합이었다면 제3차 정보통신혁명은 정보통신기술들이 직접 제품 안에 정착돼 제품과 제품, 제품과 사람, 사람과 사람의 연결성을 이용하는 스마트, 커넥티드 제품들로의 변신이다. 미국의 농기계 회사인 존 디어사는 이미 농기계와 기후, 토양 분석 서비스까지 농업의 토털 솔루션을 제공하는 제품을 공급하고 있으며 미국의 바볼랫사는 테니스 라켓에 센서를 설치해 인공지능을 통해 테니스 능력을 향상시키는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마이클 포터 하버드 경영대 교수는 최근 논문에서 스마트, 커넥티드 제품과 같은 제조업 분야의 정보통신 주도 생산성 향상이 제4차 산업 혁명을 주도할 것이며 미래 기업의 경쟁력을 결정할 것으로 예측했다. 이러한 제조업의 혁명에 우리나라 제조업의 대응은 매우 미진한 것 같다. 기술은 기하급수적으로 발달하는데 이를 지원하는 정책 수립자들이나 기업 경영자들의 의식 구조는 선형적이기 때문에 이 차이를 어떻게 줄일 수 있는가가 우리가 당면한 제조업 경쟁력을 향상시키는 데 가장 어려운 숙제이다. 이제는 제조업이 정보통신산업과 같이 가야 생존할 수 있다.
  • 재계 연말 인사 키워드 ‘문책·효율’

    재계 연말 인사 키워드 ‘문책·효율’

    삼성·SK·롯데그룹 등 전략본부 인사·감사 등 핵심 업무만 남기고 컨트롤타워 기능·규모 축소될 듯 최순실 게이트로 혼란스러운 상황에도 재계는 연말 인사를 예정대로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움츠러든 내부 분위기를 인사를 통해 다잡겠다는 취지다. 특히 이번 인사는 ‘슬림화’에 방점이 찍힐 것으로 전망된다. 실적 악화에 따른 문책성 인사와 효율적 조직 운영을 위한 인력 구조조정이 핵심이다. 각 그룹의 ‘옥상옥’ 구조인 전략본부의 기능이 상당 부분 약화될 것으로 보인다. ●SK 새달 사장단·임원 세대교체 가능성 13일 재계에 따르면 SK그룹은 다음달 중순 계열사 사장단 및 임원 인사를 실시한다. 또 SK그룹의 ‘집단지성’으로 불리는 수펙스추구협의회의 변화도 예상된다. 7개 위원회로 구성된 협의회의 기본 틀은 유지하지만 인력 등을 줄여 보다 효율적인 지원 조직으로 탈바꿈시킨다는 것이다. SK 관계자는 “최태원 회장이 올해 변화, 혁신, 실천을 강조했기 때문에 젊은 조직으로 가기 위한 세대교체 가능성이 있다”면서 “이 부분에선 수펙스추구협의회도 피해 가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은 미래전략실에 쏠림 완화될 듯 갤럭시노트7 단종 사태에 이어 최순실 게이트 연루 의혹에 휩싸인 삼성도 인사 폭이 예년보다 커질 전망이다. 2014년 이건희 회장 와병 이후 ‘안정’에 무게를 둔 인사 방침에 변화가 예상되는 대목이다. 특히 삼성 미래전략실의 기능이 축소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달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등기이사에 오르면서 미래전략실에 쏠렸던 무게추를 바로잡을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삼성전자가 지난해 최순실 개인 회사인 독일 코레스포츠(현 비덱스포츠)에 35억원을 송금한 것과 관련해서도 미래전략실이 개입한 것으로 알려져 수사 진행 상황에 따라 인적 쇄신도 예상된다. 최지성(미래전략실장) 부회장 아래 전략, 인사지원, 경영진단, 기획, 법무 등의 팀을 두고 사실상 전 계열사를 진두지휘했던 미래전략실은 ‘권한은 있고 책임은 없다’는 비판을 받아 왔다. 삼성에 정통한 관계자는 “미래전략실이 삼성전자의 과거 본부 역할을 한다고 보면 된다”며 “지난해 전략2팀이 없어지면서 상대적으로 다른 계열사가 소외됐는데 이번에 이재용 부회장이 이 부분을 바로잡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롯데 인사·감사外 기능 계열사로 옮길 것 롯데그룹도 지난달 쇄신안을 발표하면서 정책본부 축소를 예고했다. 매킨지 컨설팅이 끝나는 대로 구체적 방안을 내놓다는 계획이다. 인사, 감사 등 핵심 업무는 남겨 놓겠지만 나머지 기능은 대부분 각 계열사로 이관할 것으로 보인다. 재계 관계자는 “정책본부가 축소되면 롯데쇼핑 임원으로 돼 있던 본부 인사들이 계열사로 뿔뿔이 흩어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 최순실 쇼크·트럼프 스톰… 내년 2%대 성장도 버겁다

    최순실 쇼크·트럼프 스톰… 내년 2%대 성장도 버겁다

    정부 “하방요인 커져 전망 어려워” ‘고립주의’를 전면에 내세운 도널드 트럼프의 미국 대통령 당선으로 내년 우리나라 경제가 2%대 중반의 성장도 어렵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우선은 지난해부터 계속된 수출 부진이 내년에도 이어질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그런데 더 큰 문제는 ‘최순실 게이트’로 인해 정부가 이런 어두운 전망을 불식시킬 수 있는 경제정책을 내놓기가 쉽지 않은 상황에 놓였다는 점이다. 13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정부는 내년 경제정책방향을 수립하기 위한 작업에 착수해 경제현안 점검과 함께 과제 해결을 위한 수단들을 모색하고 있다. 최순실 게이트의 여파로 현직 유일호 경제부총리와 차기 임종룡 후보자가 공존하고, 청와대와의 협의를 통해 경제 난국의 타개책을 모색하는 것도 쉽지 않다고 보고 예년에 비해 다소 일찍 작업에 돌입했다. 정부는 내년 경제정책 방향과 함께 경제 성장률 전망치도 제시하는데, 잇따른 대내외 쇼크로 인해 지난 6월 하반기 경제정책방향 때 내놨던 3.0%를 고수하기가 어려워졌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최상목 기재부 1차관은 최근 “3분기 속보치를 보면 전기 대비 0.7% 성장하면서 전망대로 흘러가는 모습”이라면서 “4분기는 국내외의 불확실성 때문에 우려가 많지만 코리아세일페스타, 추가경정예산 등을 포함한 재정 집행이 차질 없이 이뤄지고 있어 우려처럼 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정부의 수정 전망치 2.8% 달성은 어렵지 않다는 뜻이다. 하지만 최 차관은 “경기 하방 요인이 커지고 있는 것이 사실”이라면서 “지금 단계에서는 전망하기가 어렵다”고 말을 아꼈다.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은 트럼프의 보호무역주의 정책이 현실이 되면 수출 타격으로 2016~2020년 한국의 연평균 경제 성장률은 기존 전망보다 0.31% 포인트 하락할 것이란 예상을 내놨다. 투자은행과 민간기관도 트럼프 행정부의 출범을 하방 요인으로 반영했다. 씨티그룹은 트럼프 당선 이후 내년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당초 2.7%에서 2.1%로 0.6% 포인트 낮춰 잡았다. 이 하락폭을 반영하면 앞서 2%대 초반을 예상했던 다른 민간기관들의 전망치 역시 1%대 후반으로 떨어진다. 포스코경영연구원은 내년 전망치로 2.4%를 제시했다. 하지만 정부가 마땅한 대책을 내놓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당초 정부는 조선, 철강 등 공급과잉 산업의 구조조정에 따라 줄게 되는 일자리를 창조경제혁신센터를 통한 창업과 K컬처밸리 등 문화융성을 통해 새로 만든다고 해 왔다. 하지만 이번 최순실 게이트로 이 사업들에 ‘비선 실세’의 꼬리표가 붙어버렸다. 국회에서는 관련 예산의 대폭 삭감이 예정돼 있다. 기재부 관계자는 “구조개혁과 이를 보완하는 확장적 거시정책을 편다는 것이 내년 경제정책의 큰 그림”이라면서 “안팎으로 어려운 상황 속에 이를 어떻게 현실화할지 고민이 크다”고 말했다. 세종 장형우 기자 zangzak@seoul.co.kr
  • [2016 공직열전] 산업진흥·규제완화 선도… ‘수출 한국’ 조타수役

    [2016 공직열전] 산업진흥·규제완화 선도… ‘수출 한국’ 조타수役

    실물경제를 이끄는 산업통상자원부 1차관 산하에는 수출을 비롯해 조선, 자동차 등 산업계 전반을 다루는 부서(4실 11관)들이 포진해 있다. 이들의 업무는 산업 진흥과 규제 완화에 주로 초점이 맞춰져 있다. 그렇다 보니 환경부와 고용노동부 등 다른 부처와 정책 조율을 하는 과정에서 지나치게 업계의 이익을 대변한다는 오해를 받기도 한다. 한마디로 정부 내에서 ‘아군’인 듯하면서도 ‘적군의 길라잡이’ 같은 역할을 하는 셈이다. 급변하는 대외무역 정세와 정보를 우리 수출기업들에 적절하게 알려주면서 ‘수출 한국호’가 안전하게 항해하도록 하는 조타수 역할을 하기도 한다. 부처 내 집안 살림과 국회 등 대외 업무를 맡고 있는 윤갑석(53·행시 32회) 기획조정실 정책기획관은 본부 경력이 짧지만 친화력과 순발력이 뛰어나다는 평을 받는다. 속정이 깊어 직원들을 편하게 해 준다. 산업기술정책과장 시절에는 사회적 약자를 위한 기술 개발이 필요하다며 ‘복지연계형 연구개발(R&D)’을 최초로 도입해 주목받았다. 군 출신인 정길현(60) 비상안전기획관은 딱딱한 군인 이미지와는 거리가 멀다. 최근 을지훈련에서 가장 창의적인 대책을 준비해 호평을 받았다. 수출입을 관장하는 무역투자실의 주무국장인 박진규(51·34회) 무역정책관은 ‘부드러운 카리스마’로 통한다. 복잡한 문제의 핵심을 잘 꿰뚫어 본다는 평을 듣는다. 기획재정담당관을 3년이나 지낼 정도로 살림 수완이 좋다. 한 동료 공무원은 “깔끔하고 정중한 데 비해 후배들에 대한 리더십은 상대적으로 약한 것 같다”고 평했다. 외국인 투자유치를 총괄하는 박성택(48·39회) 투자정책관은 상황 분석이 빠르고 업무 능력이 좋아 행시 동기 가운데 가장 빨리 국장 타이틀을 달았다. 함께 근무했던 과장급 공무원은 “두뇌 회전이 빠르고 사교성도 좋아 상사들이 좋아하는 스타일”이라고 말했다. 장관비서관 출신으로 연설문도 잘 쓴다. 자유무역협정(FTA)의 국내 홍보를 지휘하는 이호동(53·35회) 통상국내대책관은 기획재정부 출신으로 재정 전문가다. 중소기업들이 한·중 FTA의 혜택을 잘 활용할 수 있도록 애썼다는 평가를 받는다. 통찰력이 좋고 온화하지만 고집이 있는 편이다. 내년에 기재부로 복귀한다. 우리나라 산업정책을 그리는 ‘브레인들의 집합소’이자 역대 산업부 장차관을 가장 많이 배출했던 산업정책실의 산업정책관은 원동진(52·32회) 국장이다. ‘살아 있는 부처’, ‘원대인(大人)’, ‘동진이형’이란 별칭이 붙을 정도로 싫은 소리를 안 하는 스타일이다. 사람이 좋다 보니 따르는 후배가 많다. 한 동료 공무원은 “큰 그림을 잘 그리는 반면 꼼꼼함은 다소 떨어진다”고 말했다. 철강, 소재, 섬유 관련 업계를 맡고 있는 유정열(51) 소재부품산업정책관은 공학 박사로 특채 출신이다. 복잡한 문제를 간단명료하게 정리하기로 유명하다. 로봇산업팀장과 소프트웨어정책과장을 지내며 전문성을 보여 줬다. 최근 철강 구조조정에서도 기획조정 역할을 했다. 조선과 함께 전기차, 사물인터넷(IoT), 로봇 등 신성장 엔진을 꾸려 가는 김정환(50·33회) 시스템산업정책관은 만 23세에 공직에 입문한 수재형 인재다. 소통 능력과 추진력으로 조직 내 신망이 두텁다. 한 고참급 공무원은 “(김 국장은) 아이디어가 많아 주형환 장관이 의지하는 국장 중에 한 명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코리아 세일 페스타’와 ‘기업활력제고특별법’의 실무를 총괄한 정대진(48·37회) 창의산업정책관은 갈등 상황에서 의견을 조율하는 데 강점이 있다. 자기 의견을 강하게 주장하지 않지만 업무 흐름을 잘 파악한다. 사람 사귀는 폭이 좀 좁다는 의견도 있다. 박기영(52·34회) 지역경제정책관은 정책 흐름을 잘 알고 큰 그림을 그리는 데 강하다. 사교력도 좋아 선후배 간 가교 역할을 잘한다는 평을 듣는다. 반면 디테일(세부적인 내용)에는 다소 약하다는 얘기도 있다. R&D 정책을 관장하는 김영삼(53·33회) 산업기술정책관은 중국 상하이와 베이징 상무관을 지낸 ‘중국통’이다. 지난달까지 시스템산업정책관으로 있으면서 조선업 경쟁력 강화 방안을 마련했다. 산업부의 축구부 회장을 맡을 정도로 외향적이고 후배들과 허물없이 지낸다. 장관 직속의 이상진(55·32회) 대변인은 통상협력국장을 지내면서 영어로 된 지역경제 관련 전문서적 ‘유나이티드 이스트 아시아’를 직접 펴냈을 만큼 영어에 능통하다. 정보통신부 출신으로 정보기술(IT)과 국제협력 등 분야에서 오랫동안 근무해 시야가 넓다. 외부의 비판 등에도 흔들리지 않고 그대로 밀고 나가는 추진력이 강점이다. 한 후배 공무원은 “매사에 적극적인 솔선수범형 선배”라고 평했다. 박태성(54·35회) 감사관은 추진력과 판단력이 빨라 ‘청탁금지법’ 업무 처리에 적임자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붙임성이 좋고 직원들을 잘 챙겨 줘 인기가 좋다. 세종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강제 구조조정 없다” 서울지하철 통합 재합의

    서울시와 서울지하철 운영기관인 서울메트로(1~4호선)·서울도시철도공사(5~8호선) 노사가 양 공사의 통합에 합의했다. 최대 쟁점이던 인력 구조조정은 4년간 1029명을 단계적으로 감축하되 강제적 구조조정은 하지 않는다. 양 공사 노조는 합의안을 다음주 후반 투표에 부칠 예정이다. 11일 서울시에 따르면 지하철 양 공사 사장과 노조위원장, 서울시 도시교통본부장 등으로 구성된 노사정협의체는 지난 9일 서울메트로와 도시철도공사의 통합 추진에 합의하고 시민 안전과 공공서비스, 새 교통체계 마련을 위해 노력하기로 했다. 가장 큰 쟁점이었던 인력 조정에 대해서는 중복 인력 등 1029명을 감축하는 데 합의했다. 이에 따른 인건비 절감액의 45%는 안전 투자 재원으로, 55%는 직원 처우 개선에 사용한다. 협의체는 이 밖에도 안전업무직의 처우 개선과 승강장 안전문 관련 인력 증원 방안을 마련하고 통합공사 출범 시 근로자이사제도를 도입하기로 했다. 앞서 서울시는 올해 말을 목표로 지하철 양 공사 통합을 추진해 왔으나 지난 3월 서울메트로 노조 찬반 투표에서 통합안이 부결돼 논의가 중단됐다. 중단 7개월 만인 지난달 노사정협의체가 구성됐고 이들은 이달 8일까지 7차례에 걸쳐 통합을 논의했다.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 법원, STX조선 회생인가 결정

    주인 찾기는 계속… 새달 27일 본입찰 STX조선해양이 천신만고 끝에 살아남았다. 서울중앙지법 파산3부(수석부장 김정만)는 11일 STX조선 회생계획안을 인가했다. 지난 6월 조선업 불황 등의 여파로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에 들어간 지 5개월 만이다. 지난 9월 STX조선의 계속기업가치(1조 2604억여원)가 청산가치(9184억여원)보다 크다는 한영회계법인의 최종 보고서와 인력 구조조정에 대한 노사 합의가 회생 배경으로 꼽힌다. 회생계획안이 인가됨에 따라 회사는 채무를 일부 탕감받은 상태에서 회생절차를 밟게 된다. 회생계획안에 따르면 산업은행, 수출입은행 등 회생담보권자는 채권자의 지위와 담보물 내용에 따라 원금 및 회생절차 개시 전 이자의 36.2~100%를 현금으로 변제받고 나머지는 출자전환한다. 회생채권자는 채권자 지위에 따라 원금 및 개시 전 이자의 7~8%를 현금으로 변제받고 남은 금액은 출자전환한다. 기존 주주가 보유한 보통주(약 7억 7385주)에 대해 대주단 주주는 10주를 1주로 병합하고 ㈜STX, STX장학재단 등 특수관계인 주주는 전액 무상감자한다. 기타 소액주주는 2주를 1주로 병합한다. 이후 출자전환된 주식과 병합된 기존 주식 전체를 대상으로 50주를 1주로 재병합한다. 이에 따라 기존 주주의 지분은 4.09%로 줄어들고 출자전환 주주의 지분은 95.91%로 올라선다. STX조선의 ‘주인 찾기’ 시도는 계속된다. 법원은 다음주부터 STX조선 매각 예비입찰에 참여한 유럽계 4개 업체에 대해 예비실사 기회를 부여하고 다음달 27일 본입찰을 실시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법원은 경영 정상화 방안으로 STX조선과 STX프랑스의 ‘패키지 매각’ 절차를 검토 중이다. 장윤근 STX조선 관리인은 “채권자 권리의 일부를 변경하고 변제 기간을 유예할 수밖에 없는 점을 이해해 달라”면서 “조기 회생을 위해 총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서유미 기자 seoym@seoul.co.kr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 [사설] 신고립주의 시대, 경제 체질 바꾸는 게 급선무

    도널드 트럼프가 미국 대통령에 당선되면서 우리 경제에 미칠 충격을 걱정하는 목소리가 높다. 트럼프는 선거운동 기간 내내 강력한 보호무역 장벽을 세우겠다고 천명했다. 차기 미국 정부는 우선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개정을 통해 우리 수출품에 고율의 관세를 부과할 가능성이 크다. 또 반덤핑 관세와 환율 분야 ‘슈퍼 301조’ 등을 통해 무역 보복을 가할 수도 있다. 무역 의존도가 높은 우리로서는 치명상을 입지 않을까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한국은행 등에 따르면 올해 국민총소득(GNI) 대비 수출입 비중은 80%가 넘는다. 글로벌 경기 침체로 무역이 감소하면서 의존도가 준 게 그 정도다. 직접적 영향을 받을 대미 수출 비중은 올 1~10월 누계 기준으로 13.6%에 이른다. 미국과 밀접한 관계인 멕시코와 캐나다까지 포함하면 의존도가 20%에 육박한다. 그동안 우리 경제는 무역 의존도가 높아 글로벌 경제 상황 급변 때 직격탄을 맞을 것이라는 우려가 꾸준히 제기됐다. 그럼에도 제대로 된 준비 없이 ‘트럼프노믹스’라는 초대형 악재를 만났으니 시름이 깊을 수밖에 없다. 그러나 트럼프노믹스는 우리가 제대로만 대처하면 경제 체질을 바꾸는 기회가 될 수도 있다고 본다. 피해를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미국의 요구에 대응하면서 오랜 숙제였던 구조개혁에 나선다면 충분히 가능한 일이다. 시급한 과제는 한·미 FTA 개정 요구에 효과적으로 대응하는 일이다. 트럼프는 FTA로 인해 미국이 손해만 본 것처럼 얘기해 왔다. 그러나 협정 체결 이후 미국의 무역적자가 줄고 일자리가 늘었다는 점은 무시한다. 지나친 보호무역은 세계 경제를 위축시켜 결국 미국에 손해를 입힐 수 있다는 점도 간과하고 있다. 정부는 이런 점들을 충분히 부각시켜 한국에 대한 트럼프의 인식을 바꿔야 한다. 우리 경제의 체질도 바꿔야 한다. 보호무역 체제에서 살아남을 길을 찾아야 한다. 먼저 특정 지역에 편중된 무역 의존도를 낮춰야 한다. 우리나라의 수출은 중국과 미주 지역 의존도가 45%에 이른다. 한 나라만 재채기를 해도 넘어질 지경이다. 내부적으로는 제조업 위주의 수출 중심에서 내수 기반의 서비스산업 위주로 경제구조를 재편해야 한다. 또한 전자·조선·철강 등 시장 환경이 취약해진 분야의 구조조정이 시급하다. 4차산업 물결이 거센 마당에 쇠락해 가는 분야에 메스를 대는 것은 불가피하다. 트럼프노믹스는 분명히 우리에게 큰 위기지만, 냉정하게 전략을 세워 실천하면 극복하지 못할 것도 없다.
  • [한국 대학 구조개혁의 미래] 학점교류 확대·스타 교수 공동수업…경쟁력 따른 학과 구조조정 불러와

    대학 구조개혁을 막는 가장 큰 장애물 가운데 하나가 바로 ‘백화점식 학과 운영’이다. 대학 대다수가 종합대학 형태로 학교를 운영하고 비슷한 학과들을 두고 있다. 경쟁력이 낮은 학과라 할지라도 폐과나 학과 통폐합 얘기가 나오기만 하면 소속원들의 극심한 저항과 반발로 대학 전체가 몸살을 겪는다. 구조개혁의 이런 제약을 덜어줄 해소책의 하나가 대학 간 벽을 허물고 대학끼리 경쟁력 있는 학과를 육성하는 방안이다. 대학 간 전공 교류가 활성화되면 경쟁력이 떨어지는 학과는 자연스레 구조조정이 되는 것이다. 대규모 온라인 공개강좌 수강을 학점으로 인정하는 등 온라인 수업을 강화하는 것도 구조개혁의 한 축이 될 수 있다. 올해 1월 서강대, 이화여대, 중앙대 등 서울 지역 23개 대학은 내년부터 학점 교류를 적극적으로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서울 지역 26개 대학으로 구성된 서울총장포럼 가운데 국민대, 총신대, 한양대를 제외한 23개 대학 학생들이 올해 2학기부터 다른 학교 캠퍼스에서 한 학기당 6학점까지 자유롭게 강의를 들을 수 있도록 하고 있다. 개별 대학끼리 제한적으로 학점 교류를 하고 있지만, 23개 대학이 참여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특히 내년에 온라인 시스템이 만들어지면 학점 교류는 더욱 늘어난다. 대학별로 비슷한 학과끼리 경쟁이 붙고, 학생들의 쏠림 현상이 심화하면 결국 경쟁력 낮은 학과가 자연스레 구조조정되는 것이다. 포럼을 이끈 이용구 전 중앙대 총장은 “경쟁력이 부족한 교수는 학점 교류가 시작되면 안심할 수 없게 될 것”이라고 했다. 10일 대학가에 따르면 포럼에 참여하지 않았던 고려대와 연세대도 내년부터 스타급 교수 10명 이상이 함께 참여하는 공동 수업인 ‘시그니처 클래스’와 ‘플립트 클래스’를 개설하기로 했다. 학교를 대표하는 강의라는 의미를 담은 ‘시그니처 클래스’는 두 학교의 스타급 교수들이 함께 나서서 전체 강의의 주제에 맞춰 각자 맡은 소주제에 따른 수업을 두 곳을 오가며 진행한다. 두 학교는 인기가 좋으면 내년 하반기에 최대 수백명까지 들을 수 있는 정규 학점 강의로 개설될 예정이다. 플립트 클래스는 ‘역진행 수업’으로 전통적인 수업 방식과 달리 온라인 강의를 통해 먼저 공부하고서 강의실에서 수업하는 강의다. 학생들이 배워야 할 내용의 기초 부분을 온라인 수업으로 미리 배우고, 강의실에서는 교수를 직접 대면하면서 토론식 수업을 진행한다. 토론 수업을 이끌 수 없고 옛날식 강의만 하는 교수는 역시 퇴출이 불가피하다. 지난해 10월 시작한 대규모 온라인 공개강좌 ‘케이무크’(K-MOOC) 역시 대학의 담을 허무는 데 일조하고 있다. 서울대와 고려대, 연세대, 카이스트(KAIST) 등 10개 대학이 27개 강좌를 시범 개설한 케이무크는 현재 20개 대학 85개 강좌를 운영 중이며, 내년엔 더 확대될 계획이다. 특히 일부 과목은 수강하면 학점으로 인정해준다. 케이무크의 스타 교수에 비해 경쟁력이 떨어지는 비슷한 학과의 교수는 구조조정 대상이 될 수도 있다. 엄종화 세종대 교무처장은 “대학들이 최근 들어 학과 효율화를 꾀하면서 다른 대학과의 경쟁이 불가피하게 됐다”면서“대학들이 손을 잡고 양질의 콘텐츠를 제공하는 모습은 대학 구조개혁 측면에서도 주목해야 할 변화”라고 말했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한국 대학 구조개혁의 미래] 대학 질적 팽창, 자율·지원 ‘투톱’ 체제로 완성된다

    [한국 대학 구조개혁의 미래] 대학 질적 팽창, 자율·지원 ‘투톱’ 체제로 완성된다

    “정원감축 이행 여부가 100점 만점에 3점이다. 1, 2점에 수십억원이 오락가락하는데 대학으로선 무조건 따를 수밖에 없지 않겠나.” 지방의 한 사립대 기획처장은 10일 정부의 대학구조개혁 평가에 대해 불만을 쏟아냈다. 무엇보다 교육부의 굵직한 재정지원 사업에 입학정원을 줄이는 ‘구조감축 이행’이 지표로 들어가 있는 데 대한 불만이 컸다. 그는 “정부가 제대로 된 방향도 제시하지 않고 무조건 줄이라고 강압적으로 몰아붙인다”고 했다. 대학 구조개혁 1주기 3년에 대한 평가 이후 대학 곳곳에서 불만의 목소리가 터져 나온다. 정부가 대학 구조개혁의 방향은 제대로 제시하지 않은 채 목돈을 쥐고 대학들의 구조개혁을 좌지우지한다는 비판이다. 아우성은 더 커질 전망이다. 2014년부터 올해까지 구조개혁 1주기 3년간 4만 3000명을 줄인 정부는 2주기인 2017년부터 2019년까지는 5만명, 3주기인 2020년부터 2022년까지는 7만명을 더 줄이는 식으로 모두 16만명의 입학정원을 감축할 계획이다. 일선 대학들은 구조개혁의 필요성은 인정한다. 오히려 “대학이 아직 정신을 못 차렸다”고 말하는 이들도 적잖다. 당장 2018년부터 대학입학 정원(55만 9000여명)이 고등학교 졸업생(55만여명)보다 많아진다. 교육부 한 관계자는 “16만명이면 2000명 정원 대학이 앞으로 80여개나 없어진다는 것인데, 대학들의 구조개혁 속도가 더딘 감이 있다”고 했다. 대학 구조개혁을 부른 대학의 무분별한 양적 팽창의 시발점은 1996년 김영삼 정부의 ‘대학설립 준칙주의’에서 찾을 수 있다. 교사(校舍), 교지(校地), 교원, 수익용 기본재산의 4가지 최소 요건만 갖추면 비수도권 지역에서 누구나 대학을 설립할 수 있었다. 정부가 1995년 도입해 이듬해부터 시행한 첫해에 2년 동안 무려 21개 대학이 생겨났다. 교육부가 2013년 대학설립 준칙주의를 17년 만에 폐지하고 허가제로 돌릴 때까지 사립대가 무려 47개나 늘었다. 박거용 상명대 교수는 “교육 철학이나 장기 운영 계획이 없는 부실 대학들이 양산된 것은 당연했다”면서 “만들기는 쉽지만, 사립학교법 등에 따라 없애기는 어려운 구조가 됐다”고 했다. 대학의 자율성을 최대한 허용한 결과 대학의 질적 팽창은 양적 팽창을 따라가지 못했다. 급격히 많아진 대학들은 결국 학생의 등록금에 의존할 수밖에 없게 됐다. 하지만 고교 졸업생이 급격하게 감소하게 될 처지가 되자, 수입원이 떨어지게 된 대학은 결국 정부가 주도하는 사업만 바라보는 상황이다. 현재 2017년 교육부 예산안에 따르면 산업연계교육 활성화 선도대학사업(PRIME), 대학 인문역량 강화사업(CORE), 수도권 대학 특성화 사업(CK)을 비롯한 11개 주요대학재정지원사업 예산이 2675억원에 이른다. 정부가 이를 무기로 대학 구조개혁을 강하게 드라이브하면서 대학에서 볼멘소리가 나오자, 일각에서는 “국민 세금으로 부실 대학까지 지원해야 하느냐”, “아예 지원을 끊으면 경쟁력이 약한 대학은 자연도태될 것”이라고도 주장한다. 하지만 시장에 맡길 경우 경쟁력 있는 지방 대학이 상대적으로 타격을 입고, 수도권에 있다는 이유만으로 부실 대학이 반사이익을 얻을 수 있다는 지적도 만만찮다. 이런 문제를 고려할 때 내년부터 시작될 2주기 대학 구조개혁 평가에서는 평가 지표를 좀더 세밀하게 다듬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우선 교육부가 대학 구조개혁의 지향점으로 몇 개의 대학모델을 큰 그림으로 내놓고, 대학 구조개혁 평가에서 교육 여건이나 역량과 무관한 지표를 포함하거나, 정량 지표만으로 평가하는 방식을 줄여 대학의 혁신 노력에 대한 정성평가를 늘려야 한다는 주장이다. 예컨대 인문학이나 기초과학은 대학을 선정하기보다 일정 점수를 넘으면 지원해 주는 방식도 있다. 임재홍 한국방송통신대 법학과 교수는 “취업률이 상대적으로 낮은 인문학이나 기초과학은 일부 대학만 선정하면 탈락한 대학은 필연적으로 구조조정에 내몰릴 수밖에 없다”면서 “일정한 점수를 넘은 대학에 맞춰 지원하는 ‘포뮬러 지원 방식’ 등도 다양하게 고려해 볼 만하다”고 했다. 대학은 대학대로 구성원들 간의 소통을 적극적으로 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예컨대 서울시립대 물리학과의 경우 다른 대학들이 순수 물리학에 매달릴 때 계산물리를 목표로 삼아 구조조정을 단행하고 특성화를 기해 성공한 사례다. 박인규 물리학과 교수는 “특성화 사업을 신청하면서 학과를 어떤 식으로 키워 나갈지를 교수들 간의 치열한 브레인스토밍 등을 거친 이후 학과의 발전이 도드라졌다”면서 “규모가 작은 대학이 대형 대학과 똑같이 간다면 이길 수가 없다. 대학 구조개혁 과정에서 특성화를 반드시 고려해야 한다”고 했다. 지방의 한 사립대 기획처장은 “3년간 6000억원을 주는 프라임사업을 위해 75개 대학이 지원했는데, 선정된 21개 대학 외에 나머지 대학들은 구조조정을 하겠다고 해 놓고 사업에 탈락하자 아무런 조치도 하지 않았다”면서 “대학들이 돈을 따내려고 형식적인 논의만 했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무엇보다 일관된 대학 구조개혁을 위한 제반 시설도 속히 갖춰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배상훈 성균관대 교수는 “정부 입김과 영향력에서 벗어난 대학평가 전담기구를 설립하는 것도 진지하게 고민할 때”라며 “현재 국회에 계류 중인 대학 구조개혁 법안 통과 등을 통해 정부가 바뀌더라도 대학 구조개혁이 이어지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기중 기자 gjkim@seoul.co.kr
  • 구조조정 엎친 데 지진도 덮쳐 울산·경남 3분기 소비 뒷걸음

    구조조정 엎친 데 지진도 덮쳐 울산·경남 3분기 소비 뒷걸음

    구조조정에 전염병, 지진 등 재해까지 겹치며 영남 지역의 소비가 꽁꽁 얼어붙었다. 통계청이 10일 발표한 ‘3분기 시·도 서비스업 생산 및 소매판매 동향’에 따르면 소비(소매판매)가 울산과 경남에서 1년 전보다 각각 2.0%, 1.1% 감소했다. 대구는 제자리걸음(0.0%)을 했고, 경북과 부산은 각각 0.5%, 1.5%씩 늘어나 전국 평균(3.6%)에 크게 미치지 못했다. 전국 16개 시·도 가운데 울산과 경남 외에 소비가 감소한 곳은 없었다. 울산은 지역의 또 다른 주축 산업인 자동차의 수출 부진과 9월 말 태풍 차바의 피해까지 소비의 발목을 잡았다. 울산에서 소매 판매가 감소한 것은 지난해 2분기(-0.2%) 이후 약 1년 만으로, 감소 폭은 관련 통계가 작성된 2010년 이후 가장 컸다. 경남은 2013년 2분기(-0.7%) 이후 약 3년 만에 소비가 후퇴했는데, 지진과 지난 8월 콜레라 때문에 관광객이 줄어든 영향도 받았다. 구조조정의 영향권에 놓인 가운데 태풍 피해를 입은 부산도 지난 2분기 3.4% 증가에서 3분기 1.5%로 증가폭이 줄었다. 지진의 중심에 놓인 경북과 대구의 소비도 2분기 각각 4.1%, 2.7%에서 3분기 0.5%, 0.0%로 증가 폭이 줄었다. 이러한 영남권의 소비 위축으로 1분기 4.6%에서 2분기 6.2%까지 늘었던 전국 평균 소비 증가율도 3분기 3.6%로 줄었다. 손은락 통계청 서비스업동향과장은 “울산과 경남은 조선·해운업 구조조정의 직접적인 타격을 입은 지역으로 실직자들이 허리띠를 졸라맨 데다 취업자들도 지갑을 닫은 것으로 보인다”면서 “영남권이 지진과 전염병 등 자연재해의 영향으로 전반적으로 부진했다”고 분석했다. 세종 장형우 기자 zangzak@seoul.co.kr
  • 올 세수 22조 증가… 지갑은 얇은데 국고는 넘친다

    올 세수 22조 증가… 지갑은 얇은데 국고는 넘친다

    법인실적 개선에 부동산 회복도 내년 구조조정·내수 회복 불투명 증가 기조 이어질지 장담 못해 우리 경제의 장기 침체에도 불구하고 세금은 잘 걷히는 정부의 ‘나홀로 호황’이 이어지고 있다. 정부는 이런 현상의 원인으로 지난해 명목 국내총생산(GDP) 증가, 법인 영업실적 개선, 부동산 경기 회복세 등을 꼽았다. 기획재정부가 10일 발간한 ‘재정동향 11월호’를 보면 올해 1~9월 정부의 국세 수입은 모두 189조 1000억원으로 1년 전보다 22조 6000억원 증가했다. 정부의 올해 목표 세수와 견줘 어느 정도 세금을 걷었는지 나타내는 세수 진도율도 81.3%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4.1% 포인트 상승했다. 이처럼 국세 수입이 급증한 이유는 3대 대표 세목인 법인세, 부가가치세, 소득세 세수가 모두 늘었기 때문이다. 지난해 법인 실적이 개선된 영향과 비과세·감면 정비 효과가 맞물리면서 법인세는 46조 9000억원이 걷혔다. 1년 전보다 7조 7000억원 늘어났다. 부가가치세도 6조 6000억원 늘어난 46조 4000억원이 걷혔다. 민간 소비가 지난해 4분기 3.3%, 올해 1분기 2.2%, 2분기 3.3% 증가했기 때문이다. 부동산 시장 활성화로 소득세도 6조 3000억원 늘어난 50조 4000억원이 걷혔다. 세수 증가에 대해선 정부 각 부처별로 나름의 이유를 제시하고 있다. 집행기관인 국세청 관계자는 “명목 GDP가 4.9% 성장했고, 법인 영업실적도 좋아졌고, 민간 소비도 증가했다”면서 “비과세·감면 정비, 미신고 역외소득 및 재산 자신신고제 시행 등의 효과도 있었다”고 설명했다. 또 “올해만이 아니라 지난해도 전년에 비해 국세 수입이 늘어난 추세적 증가는 제도 정비의 영향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2014년 1~9월 152조 6000억원이던 국세 수입은 지난해 같은 기간 166조 5000억원으로 13조 9000억원이 늘었고, 올해 22조 6000억원이 더 증가했다. 국세청이 지난해 과세정보 전산시스템 ‘엔티스’(NTIS)를 새롭게 도입한 것도 세수 확대에 큰 역할을 했다. 기재부 관계자는 “비과세·감면 제도 정비와 함께 최경환 경제팀의 주택담보대출비율(LTV), 총부채상환비율(DTI) 등의 부동산 규제완화 정책의 효과가 지난해 나타난 것”이라는 분석을 내놨다. 정부는 이런 가운데 내년에도 국세 수입이 올해보다 8.48%(18조 9000억원) 늘어난 241조 8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이런 기조가 앞으로도 죽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은 많지 않다. 조선·해운업을 비롯한 공급과잉 업종의 구조조정이 본격적으로 진행됨에 따라 소비 위축이 가시화되는 가운데 개별소비세 인하 종료와 청탁금지법 시행, 취업난 지속 등으로 내수 회복의 확실한 징후가 나타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백웅기 상명대 경제학과 교수는 “현 상황에서는 내년 세수가 올해보다 더 개선될 것으로 보기 어렵다”면서 “정부의 긍정적인 시각은 세계경제가 좋아질 것이라는 전망에 기반하고 있는데, 이는 시간이 지날수록 비관적으로 바뀌고 있다”고 말했다. 세종 장형우 기자 zangzak@seoul.co.kr
  • ‘트럼프 시대’ 한국경제 어디로…4대 관전 포인트

    ‘트럼프 시대’ 한국경제 어디로…4대 관전 포인트

    ‘불확실성의 사나이’ 도널드 트럼프가 미국의 차기 대통령으로 당선되자 곧바로 그의 보호무역주의 정책에 대한 우려가 터져 나왔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재협상을 포함한 통상 마찰로 대미 수출 의존도가 높은 우리 경제에 나쁜 영향이 있을 것이라는 걱정이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앞으로 우리 경제가 받을 영향은 통상이 전부가 아니라고 지적한다. 트럼프가 대선 공약대로 정책을 집행한다면 금리와 세제, 고용, 투자 등 우리 경제는 다방면에서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 나온다. 세종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세종 류찬희 선임기자 chani@seoul.co.kr 1. 美 금리 인상 미루고, 한은 금리 내릴까옐런의장 교체 시사…재정확대 추진 땐 인상 가능성 가시적으로 가장 빠르게 영향을 받을 수 있는 부분은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의 기준금리 결정이다. 트럼프는 금리 인상 여부와 관련해 일관된 입장을 보이지 않고 있다. 트럼프 측은 그동안은 저금리를 지지하는 것으로 알려져 왔지만, 반드시 그렇지만은 않은 언급들도 해 왔다. 일단 트럼프가 여러 차례 재닛 옐런 연준 의장을 비난한 점으로 미루어 볼 때 2018년 2월 임기가 끝나는 옐런을 연임시키지 않고 다른 인사로 교체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미국의 금리 인상 시기가 늦춰진다면 한국은행의 통화정책에는 다소간의 여유가 생길 수 있다. 오정근 건국대 금융IT학과 특임교수는 “미 연준은 독립성이 보장된 중앙은행이지만 트럼프 당선으로 달러화 약세 현상이 이미 나타나고 있어 금리 인상이 다소 지연될 수 있다”면서 “그렇게 되면 양국 간 금리격차 축소 등에 대한 우려가 완화돼 한은이 경기부양 차원에서 적극적인 통화정책을 펼 수 있는 여지가 생긴다”고 말했다. 하지만 트럼프가 공약대로 확장적인 재정정책을 추진할 경우 금리인상 기조로 갈 수밖에 없다는 관측도 만만치 않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트럼프 정부가 국채 발행을 통해 재정을 조달한다면 시장에 미국 국채(TB) 공급이 늘어나고 금리가 높아지는 현상이 나타난다”면서 “이렇게 되면 한은에 금리 인상의 압박 요인이 생긴다”고 설명했다. 2. 野 법인세 인상안 제동 걸리나트럼프 법인세 인하 공약…한국 홀로 추진 힘들 듯 감세론자인 트럼프의 당선으로 현재 야당을 중심으로 추진 중인 우리나라 법인세 인상에 제동이 걸릴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트럼프는 “법인세 최고세율을 35%에서 15% 수준으로 내리겠다”고 공언해 왔다. 오 교수는 “미국 공화당이 상·하원을 모두 장악해 법인세 인하 가능성이 커졌다”면서 “강성 노조와 고임금에 불만을 표출하는 국내 기업들이 미국으로 근거지를 옮기고, 국내에 들어온 외국인 투자나 미국계 기업들이 본국으로 유턴하는 현상도 나타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전 세계적으로 법인세를 인하하는 추세 속에서 미국까지 인하 대열에 합류한다면 우리나라만 법인세를 인상하기가 상당히 부담스러워진다”고 말했다. 3. 대미 수출 부진에 고용한파 오나美 무역 장벽 피해 현지 공장 건설로 돌파구 마련할 듯 수출 부진과 구조조정으로 얼어붙은 국내 고용시장도 트럼프의 영향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는 쇠락한 중부 공업지대 ‘러스트 벨트’ 노동자들의 열정적 지지에 힘입어 당선됐다. 그가 적극적인 수입 규제와 제조업 부활 정책을 통한 일자리 창출로 백인 블루칼라 계층에 보답할 가능성이 크다. 이항구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현대·기아차 등 국내 수출 제조업체는 무역 장벽을 피하기 위해 미국에 공장을 추가로 짓고, 현지 인력을 고용해 생산을 늘릴 방안을 찾을 것”이라고 말했다. 4. 美 1조 달러 인프라 건설에 올라탈까“美 재정확대로 진출 기회” vs “일감 얼마나 받을지 의문” 트럼프의 ‘사회기반시설 1조 달러(약 1150조원) 투자’ 공약이 미칠 영향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린다. 국토교통부는 저유가와 금융조달 조건 개발사업 증가로 국내 건설업체들이 해외 건설시장에서 고전하고 있지만, 미국이 자체 자금으로 인프라 확충에 나설 경우 시공 실적이 많은 국내 건설업체의 미국 진출 기회는 확대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미국의 건설경기가 회복되면 전 세계에 미치는 긍정적 영향이 적지 않아 세계 경기가 더 활력을 찾을 것이라는 기대도 있다. 반면 오 교수는 “트럼프가 미국 국익 우선을 내세우는 상황에서 국내 업체들이 미국 건설업체와 경쟁해 미국 정부 일감을 얼마나 수주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 “트럼프가 돈 풀든, 옥죄든…韓 살길은 선제적 구조개혁뿐”

    “트럼프가 돈 풀든, 옥죄든…韓 살길은 선제적 구조개혁뿐”

    도널드 트럼프가 제45대 미국 대통령에 당선되면서 세계 경제가 시계(視界) 제로에 빠졌다. 금융시장은 하루는 ‘트럼패닉’(트럼프+공포)에, 하루는 ‘기대감’에 널을 뛰고 있다. ‘최순실 사태’로 국정 공백을 겪고 있는 우리 경제는 트럼프 불확실성까지 겹쳐 당분간 고전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시대를 맞는 우리 경제의 앞날과 해법을 대표적인 싱크탱크 수장 4명에게 들어 봤다. 이들은 “위기와 기회는 동전의 양면처럼 맞물려 찾아온다”고 입을 모았다. 김준경 원장 “韓 경제 상당 기간 고전할 듯… 규제개혁 등 체질개선 시급” “(도널드) 트럼프가 대통령에 취임한 뒤 돈을 더 풀든, 아니면 거둬들이든 우리 경제는 상당 기간 고전할 것입니다. 그 속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선제적인 구조개혁뿐입니다.” 김준경 한국개발연구원(KDI) 원장은 구조개혁의 중요성을 몇 번이고 강조했다. 김 원장은 “트럼프 당선자가 사회간접자본(SOC)에 약 1150조원을 투자하는 등 재정지출을 늘리고 감세정책으로 경기를 확대하겠다고 (공약)했는데 현재 미국 정부의 부채 비율은 국내총생산(GDP) 대비 105%”라며 “성장을 제약하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보호무역주의와 반(反)이민주의를 앞세운 일자리 정책은 “임시방편에 그칠 것”이라는 지적이다. “중·장기적으로 미국 경제 성장률은 꺾일 수밖에 없다”는 김 원장은 “우리 경제의 앞날도 어두울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나라뿐 아니라 유럽, 중국, 일본 모두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저금리와 재정정책에 의존해 왔다”며 “구조개혁이 뒤로 밀리면서 디플레이션 상황으로 이어진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 정부가 쓸 수 있는 대응책은 ‘선제적 구조개혁’이라는 게 김 원장의 생각이다. 그중에서도 ‘규제 개혁’을 첫 번째로 꼽았다. 김 원장은 “우버택시(일반인이 자신의 차량으로 택시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가 전 세계 70여개 국가에서 이미 도입됐지만 우리나라는 불법으로 규정짓고 있다”면서 “세계 도처에서 빅데이터, 인공지능(AI) 등 4차 산업혁명이 시작되고 있지만 우리는 아직도 규제에 발목이 잡혀 큰 흐름에 올라타는 시도조차 못하고 있다”고 쓴소리를 했다. 그는 “전기·전자, 철강 등 취약요인이 있는 산업분야의 신속한 구조조정이 필요하다”고 잘라 말했다. 아울러 성과 중심의 노동개혁도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김 원장은 “구조조정 과정에서 탈락한 노동자의 전직(轉職) 지원과 재교육 시스템도 반드시 뒤따라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유미 기자 yium@seoul.co.kr 현정택 원장 “경제사령탑 공백 없다는 시그널, 세계 시장에 확실히 줘야” “국제무대에서 경제 공조는 쇼트트랙 경기와 같아요. 레이스 도중 엉덩이가 살짝만 밀려나도 반 바퀴씩 처지게 됩니다. 트럼프의 등장으로 동아시아 경제 협력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최순실 사태로 당장 다음달 열리는 한·중·일 자유무역협정(FTA) 참석 여부조차 불투명합니다. 상당히 우려되는 지점이죠.” 현정택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 원장은 “트럼프 시대를 맞아 전 세계 경제의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정부의 역할이 더 중요해졌다”고 말했다. 현 원장은 “무엇보다 경제정책의 일관성이 중요한데 우리는 (일관성은 차치하고) 사령탑 부재라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면서 “유일호 경제부총리나 임종룡 경제부총리 후보자가 공백 없이 경제 정책을 컨트롤하고 있다는 시그널을 시장에 확실히 보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내부적으로는 기업 구조조정을 신속하게 마무리하고 자동차·전자 등 제조업 중심의 수출 중심에서 서비스산업 중심으로 경제 구조를 재편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어 통상마찰 우려가 제기되고 있는 중·미 관계에서의 ‘유연한 정부 대응’도 주문했다. 현 원장은 “우리 경제는 미국과 중국 수출 의존도가 높은 만큼 미·중 사이에서 운용의 묘를 살려 실리외교를 추구해야 한다”면서 “일단 한·미 FTA 재협상의 경우, 이 FTA로 미국의 무역적자가 감소하고 일자리가 늘었다는 점을 부각시키며 미국을 설득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이후 악화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대(對)중국 관계에 대해서는 “경제와 안보 문제는 분리해서 접근해야 하며 한국의 자본 투자와 핵심 부품 공급이 중국 경제·산업에서 차지하고 있는 영향력을 근거로 경제협력을 계속 이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현 원장은 “트럼프 당선으로 신(新)고립주의와 보호무역 강화 움직임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지만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과 한국 및 중국 등 16개 나라가 속한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 등 기존 틀 안에서 극복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유미 기자 yium@seoul.co.kr 정규돈 원장 “美도 계산기 두드릴 것… 외화유동성 확보·중장기 전략 짜야” 정규돈 국제금융센터 원장은 트럼프가 다소 과격한 공약들을 내세웠지만 실제 실현되는 정책과는 차이가 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정치적 이단아로 불리는 트럼프의 공약이 기존의 미국 공화당 정책 기조와도 차이가 있을 뿐만 아니라 미국의 이익을 실현시키는 데에도 보호무역주의는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다. 이런 점에서 정 원장은 공약만 놓고 방향을 설정할 것이 아니라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 두고 중·장기적 전략을 짜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본적으로는 어떤 시나리오가 주어지더라도 대응할 수 있도록 외화 유동성을 충분히 확보하고 생산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 원장은 “대외 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의 경우 지금까지는 경제 위기를 수출로 극복했는데 수출 장벽이 높아질 경우 이를 뚫을 수 있는 대안을 준비해야 한다”면서 “우리 물건에 대한 수요와 생산이 지속적으로 유지되기 위한 상품 경쟁력을 확보하는 동시에 원유나 원자재 수입을 위한 외화 유동성도 충분히 갖고 있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또 무역 통상에 있어 방어뿐만 아니라 공격 전략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정 원장은 “향후 미국과의 협상에 있어 사업가 출신인 트럼프는 요구 사항을 더 높게 제시할 수 있다”면서 “흥정을 위한 협상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트럼프의 보호무역 조치 공약이 실제 정책으로 이어질지에 대해서는 의문을 나타냈다. 정 원장은 “향후 4년 동안 어떤 방향으로 진행될지 가늠할 수 없기 때문에 현 시점에서 국내 경제의 유불리 전망을 따지기는 어렵다”면서도 “트럼프의 공약이 전부 이행될 것이라고 보기는 어렵다”고 전망했다. 그는 “중국이 알셉(RCEP·역내 포괄적 경제동반자 협정) 등을 가속화하는 상황에서 미국이 중국을 견제하려면 동맹과의 경제 협력이 필수적”이라며 “보호무역 조치를 고수하게 되면 얻는 것보다 잃는 게 많아질 수도 있기 때문에 미국도 계산기를 두드려 볼 것”이라고 말했다.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신성환 원장 “불확실성에 대한 공포, 美와 소통·발 빠른 정보 수집으로 맞서라” 미국의 대선 이후 국내 금융시장이 직면한 가장 큰 공포는 ‘불확실성’이다. 특히 우리나라에 트럼프와 관련한 정보가 거의 없다는 점에서 미국의 정책 결정과 우리나라의 대응 방향이 어떻게 흘러갈지 가늠하기 힘들다. 신성환 한국금융연구원장은 이런 점에서 “발 빠른 정보 수집과 미국과의 소통이 시장의 불안을 잠재우고 대응력을 키울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신 원장은 “트럼프의 경제 참모와 핵심 구성원들이 누가 될지 모르지만 우리는 트럼프에 대한 정보가 매우 부족한 실정”이라면서 “우리나라에서도 미국의 차기 정부와 소통할 수 있는 통로를 마련하고 사람을 보내 정보를 축적한 다음 중·장기적으로 대응책을 마련하고 실행에 옮길 수 있는 작업들을 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신흥시장을 중심으로 과잉 반응이 나타나고 있어 정책 당국은 상황을 예의주시하며 대내외적으로 안정화 조치에 대한 신호를 줄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트럼프가 공약으로 내세운 보호무역주의는 우리나라가 첫 번째 과녁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선제적 조치가 필요하다고 환기시켰다. 그동안 중국에 대한 언급이 많았지만 중국을 직접 압박하기는 미국으로서도 부담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신 원장은 “우리나라의 경우 경상흑자에 대한 (미국의) 문제 제기를 많이 받아 왔기 때문에 이를 줄여 보려는 노력을 해야 한다”면서 “가스 수입 등은 미국으로 대체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트럼프가 공약으로 내세웠던 법인세와 소득세 인하 등의 정책 기조는 미국 경제에 활력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요소로 평가했다. 미국의 금리인상 속도가 예상보다 늦어질 수 있다는 점도 충격을 줄여 주는 요소다. 신 원장은 “불확실성이 증폭된 상황에서 미국이 곧바로 금리 인상을 단행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면서 “다만 가계부채나 구조조정 등 국내 산적한 이슈들이 있기 때문에 자금 흐름에 대한 면밀한 모니터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 포스코, 선박 철강 줄이고 경량소재에 4300억 투자

    포스코가 선박 등에 쓰이는 철강 후판 1개 라인의 가동 중단을 검토하는 등 철강업계와 석유화학업계가 선제적인 사업 재편을 서두르고 있다. 권오준 포스코 회장은 9일 포스코 광양제철소에서 주형환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을 만나 “후판 수요 급감에 대응해 고급 후판의 비중을 늘리는 방식으로 후판 생산 능력을 조정할 것”이라면서 “조선산업 등의 수요를 봐 가며 후판 1개 라인의 가동을 중단할지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포스코는 이와 함께 미래차, 항공기 등의 핵심 소재인 타이타늄과 마그네슘 등 경량 소재에 각각 3074억원, 1231억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권 회장은 “국제적 온실가스 규제 강화로 국내 이산화탄소 배출의 약 14%를 차지하는 철강업계의 부담이 커질 전망”이라며 민관 합동 대책 마련을 건의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주 장관은 “내년부터 이산화탄소를 획기적으로 저감할 수 있는 수소환원 제철공법 개발을 민관 합동으로 추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주 장관은 이날 롯데케미칼과 포스코 공장이 있는 전남 여수·광양 지역을 찾아 지난 9월 30일 발표했던 철강·석유화학산업 경쟁력 강화 방안 후속조치 이행 상황을 점검했다. 롯데케미칼은 고부가제품 개발, 공급과잉 품목 사업재편 등에 2018년까지 2조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한편 산업부는 경기침체와 구조조정 여파로 어려움에 처한 조선업체와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10일부터 5일간 조선업 밀집 지역을 순회 방문해 정부 지원대책 합동 설명회를 열기로 했다. 세종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2016 공직열전] 기업 지원·수출·자원개발·대외협상 등 전담… 국민생활 직결된 실물경제 총괄

    [2016 공직열전] 기업 지원·수출·자원개발·대외협상 등 전담… 국민생활 직결된 실물경제 총괄

    1980년대 상공부(현 산업통상자원부) 공무원들을 놓고 사람들은 ‘컬러풀’(화려)하다고 했다. 기업들과 함께 오대양 육대주를 누비며 ‘수출 한국호’를 이끄는 모습이 다른 부처보다 화려하게 보였기 때문이다. 지금도 이들의 역할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무역과 산업, 에너지뿐 아니라 옛 외교통상부가 관할하던 통상 분야까지 가져오면서 덩치는 더 커졌다. 본부 인력만 860명에 이른다. 산업부는 중소기업과 대기업 지원, 전기요금, 자유무역협정(FTA), 자원 개발, 수출 등 국민 생활과 밀접한 실물경제 정책을 세우고 집행하는 곳이다. 이에 더해 우리 경제의 지속적인 성장 동력을 확충하고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하기 위해 뛰고 있다. 산업부는 크게 두 축으로 나뉜다. 정만기(58·행시 27회) 1차관 소관인 산업·무역 분야와 우태희(55·27회) 2차관이 관할하는 에너지·통상 분야다. 정 차관은 요즘 들어 업무 스타일이 달라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1급 간부 때에는 보고서 문구 하나 갖고도 꼼꼼하게 따졌는데 차관으로 온 뒤 유해졌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주형환 산업부 장관이 워낙 세세하게 따지니 정 차관 스스로 스타일을 바꿨다고 해석하는 사람도 있다. 점심 저녁으로 국·과장들과의 소통에 적극 나서고 있다. 한·중 FTA와 한·캐나다 FTA를 주도해 산업부 내 통상전문가로 통하는 우 차관은 엘리트 공무원의 전형을 보여 준다. ‘행시 27회 최연소 수석’과 ‘고속 승진’이라는 수식어가 늘 따라다닌다. 부하 직원들을 잘 챙기고 합리적이지만 “차갑다”는 외부의 평가도 있다. 1급 간부 가운데 고참 격인 이인호(55·31회) 통상차관보는 조직 내에서 ‘호인’으로 불린다. 스킨십이 많고 후배들을 잘 챙긴다. 업무는 큰 줄기만 챙기고 후배들에게 맡긴다. 무역투자실장 때에는 디테일에 강한 주 장관과 호흡이 잘 맞지 않았다는 얘기도 있었다. 박일준(53·31회) 기획조정실장은 업무 전문성과 분석력이 뛰어나다는 평을 듣는다. 상황 판단도 빨라 몇 수를 내다보고 업무 지시를 내린다. 후배들이 일하기에 편하다는 얘기가 있지만 ‘그립’(장악력)이 강해 모시기가 쉽지 않은 상사라는 상반된 목소리도 있다. 늦은 밤에도 ‘카카오톡’ 등의 방법으로 즉각적인 업무 지시를 내리는 편이다. 채희봉(51·32회) 무역투자실장은 지난여름 ‘전기요금 폭탄’ 논란 속에서 정부 논리를 알리는 데 앞장섰다. 채 실장은 “에어컨을 4시간만 켜도 된다는 의미로 말한 적이 없는데 앞뒤 문맥이 모두 잘리면서 국민적 오해를 샀다”며 아쉬워했다. 대외 활동에 적극적인 스타일은 아니어서 정무적 판단이 다소 약한 게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하지만 주 장관의 믿음이 워낙 강해 지난달부터 무역투자실장을 맡아 수출과 외국인투자 업무를 진두지휘하고 있다. 강성천(53·32회) 산업정책실장은 인간미가 있는 상사로 기억하는 후배들이 적지 않다. 같은 부서에서 근무했던 한 국장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파견 근무 때 크게 다친 기획재정부 동료와 그 가족을 보살피고 챙기는 것을 본 적이 있다”면서 “두뇌 회전이 빠르면서 의리도 있는 선배”라고 말했다. 산업부에서는 “능력에 비해 저평가된 간부”라는 평도 나온다. 산업정책관으로 재직할 때는 ‘기업활력제고특별법’(원샷법)을 통과시키는 뚝심을 보여 줬다. 강한 추진력 덕에 ‘리틀 주형환’으로 불리는 도경환(56·29회) 산업기반실장은 올해 가장 바빴던 1급 간부로 꼽힌다. 연초에는 산업부 업무보고를 총괄했고 2월에는 무역투자진흥회의에서 ‘네거티브 규제개혁 시스템’을 입안했다. 추진력이라면 빠지지 않는 주 장관도 이런 도 실장을 칭찬했다고 한다. 하반기에는 조선·철강·석유화학 등 주력산업의 구조조정 방안과 ‘코리아 세일페스타’도 맡았다. 한 과장급 공무원은 “후배들에게 따뜻하게 다가가는 ‘형님 리더십’을 보완하면 따르는 후배들이 좀더 많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김학도(55·31회) 통상교섭실장은 대변인 출신으로 달변이다. 대변인 때는 ‘말술’로 기자들을 괴롭혔다. 기자들에게 하는 것과 다르게 후배들에게는 ‘배려의 아이콘’으로 통한다. 해외에 파견나간 후배 공무원들이 가장 통화하고 싶은 선배 중 한 명이다. 산업부 출신인 임채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과 동서지간이다. “너무 잘나가 견제를 받았다”는 정승일(52·33회) 에너지자원실장은 문제 해결 능력과 소통에 강점이 있다. 주 장관이 전기요금 누진제의 ‘소방수’로 정 실장을 전격 투입한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었다. 재산권 침해와 ‘님비’(지역 이기주의)로 갈등을 빚었던 경남 밀양 송전탑 건립을 비롯해 경주 중저준위 폐기물 처분장도 무난하게 해결했다. 옆에서 이를 지켜봤던 한 과장은 “문제의 핵심을 잘 짚는 것뿐 아니라 정서적으로 접근해 설득하는 능력이 뛰어나다”고 말했다. 따르는 후배들이 많지만 ‘너무 유(柔)하다’는 평가도 있다. 특허청 출신으로 산업부로 자리를 옮겨 온 제대식(57·기시 22회) 국가기술표준원장은 기술 전문가다. ‘함께하는 리더십’이 강점이다. 특허청에 있을 때는 ‘함께 일하고 싶은 베스트 간부’에 꼽히기도 했다. 직원들과 격의 없는 대화와 토론으로 소통하는 것을 좋아한다. 그렇다 보니 ‘갤럭시노트7 리콜’과 ‘이케아 서랍장 리콜’처럼 가끔 한 박자씩 늦는 결정을 보여 줄 때도 있다는 평을 듣는다. 김경두 기자 golders@seoul.co.kr
  • 대우조선 3조 자본확충 조건…채권단, 노조 동참동의서 요구

    대우조선해양 채권단이 회사 측에 3조원대 자본확충 전제조건으로 노동조합의 자구계획 동참 동의서를 요구했다. 9일 산업은행 등에 따르면 채권단은 최근 대우조선에 “쟁의행위 금지와 자구계획 이행 동참 등을 약속하는 노조의 동의 없이는 증자 등 지원을 해 주기 힘들다”는 취지의 공문을 보냈다. 정부와 채권단은 지난해 10월 4조 2000억원의 지원 결정을 내릴 때도 노조 동의서를 요구했다. 당시 대우조선 노조는 무파업과 임금동결을 약속하는 동의서를 제출했다. 이번에는 여기에 더해 희망퇴직과 분사를 통한 인적 구조조정 시행에 대한 동의까지 포함했다. 이동걸 산은 회장은 “자구안은 이제 선택이 아니라 필수의 문제”라며 “노조의 고통분담 의지가 없으면 (채권단도) 증자 등 지원에 나서기 힘들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노조 지도부는 인력 감축을 골자로 한 자구안을 반대하고 있다. 대우조선은 10일 긴급 이사회를 소집한 가운데 그 전까지 노조의 동의를 받지 못하면 자본확충 방안이 물 건너갈 수 있다는 이야기가 흘러나오면서 노조 설득 작업에 나섰다.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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