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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 [대선 후보에 바란다-3대 취약계층을 살리자] 근근이 연명시키는 ‘보호’ 공약만… 자영업 폭탄 돌리기

    [단독] [대선 후보에 바란다-3대 취약계층을 살리자] 근근이 연명시키는 ‘보호’ 공약만… 자영업 폭탄 돌리기

    2015년까지 하락세를 보였던 자영업자 수가 지난해 하반기부터 조선·해운 구조조정이 본격화되면서 다시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그런데 각 당 후보들은 표심을 의식해 하나같이 자영업자 보호 대책만을 강조하고 있다. 은퇴 및 실직자들의 자영업 진출 쏠림 현상을 완화하거나 자영업 사업체를 적정 수준으로 줄이는 등의 연착륙 방안을 제시한 대선 후보는 없다.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 정의당 심상정 후보는 공통적으로 신용카드 수수료 인하와 상가임대차보호법 개정을 공약으로 내세웠다. 안 후보와 심 후보, 바른정당 유승민 후보는 집단소송제와 징벌적 손해배상제 도입에 의견을 같이하고 있다. 상업보호구역지정제도나 내수활성화법 제정, 대형 유통업체 허가제,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의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을 통한 지원 등 이름은 다르지만 모든 후보가 대기업의 골목상권 침투를 막겠다는 입장이다. 물론 경쟁력 강화를 위한 방안도 내놓았지만 구체성은 떨어진다. 문 후보는 중소기업청을 중소벤처기업부로 승격해 자영업자들을 지원하고, 안 후보는 창업 전 훈련과 컨설팅을 체계화해 자영업에 도전하는 사람들을 지원하겠다는 공약을 내놨다. 홍 후보는 부정청탁금지법(김영란법)의 개정을 약속했다. 유 후보는 자영업자 협동화 촉진을 지원해 체질을 강화시키겠다는 복안이다. 심 후보는 지역 상품권, 지역상권 마일리지 등을 도입해 소상공인 서민경제를 활성화한다는 계획이다. 서울 종로 2가에서 7년째 맥줏집을 운영하고 있는 이모(53)씨는 “어려울 때마다 은행에서 정부 지원으로 저금리 대출을 해주는 데, 빚을 돌리고 돌려 가며 근근이 연명시키는 것에 불과하다”면서 “차라리 안 되는 자영업은 과감히 접을 수 있게 도와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마포 신수동에서 카페를 운영하는 정모(33·여)씨는 “프랜차이즈가 골목까지 파고들지 못하게 막아야 한다”고 말했다. 중소기업연구원은 지난달 기획재정부에 제출한 ‘자영업 경쟁력 강화방안’ 용역보고서에서 자영업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방안으로 ▲법인화 ▲전문화 ▲규모화를 제시했다. 보고서는 폐업의 충격을 줄이는 방법으로 협동조합 구성, 인수·합병(M&A)을 통한 규모 확대 등을 밝혔다. 특히 ‘자영업자가 매출을 많이 올릴 수 있는 지원’에서 ‘매출을 많이 올릴 수 있는 자영업자를 육성하는 지원’으로 정책 접근법을 바꿀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세종 장형우 기자 zangzak@seoul.co.kr
  • [단독] [대선 후보에 바란다-3대 취약계층을 살리자] 日 ‘고령화 쇼크’ 자영업자 40% 급감… 뒤따르는 한국은 뒷짐

    [단독] [대선 후보에 바란다-3대 취약계층을 살리자] 日 ‘고령화 쇼크’ 자영업자 40% 급감… 뒤따르는 한국은 뒷짐

    모든 대통령은 ‘민생’(民生)을 외친다. 국민의 표심을 얻기 위한 선거 국면에서는 말할 것도 없고 당선된 뒤에도 ‘양극화 해소’, ‘중산층 확대’, ‘사회안전망 확충’ 등 민생 경제를 강조하는 말들을 구호처럼 반복한다. 민생의 중심에 사회적·경제적 취약계층이 자리한다. 서울신문은 대선을 20일 앞두고 후보자들에게 취약계층에 대한 주의를 환기시키고, 더 나은 미래를 위해 무엇이 필요한지 집중 점검해 보는 기획 시리즈를 마련했다. 이를 위해 ▲자영업자 ▲워킹맘&워킹대디 ▲비정규직을 체감 고통이 큰 3대 취약계층으로 규정해 그들의 현실을 짚어 보고 그들의 목소리를 전달한다. 대선 후보들의 3대 취약계층 관련 공약을 분석하고 전문가들의 정책 대안도 함께 제시한다.우리나라 자영업은 양적으로 너무 많고, 질적으로는 너무 열악하다. 아침에 가게 셔터를 여는 사람들을 줄이고 그 자리를 회사에 출근하는 사람들로 채우는 것은 오래전부터 경제 정책의 중요한 화두였다. 하지만 자영업의 질적 개선과 양적 축소는 달성되지 못했다. 이런 가운데 저성장과 고실업이 고착화되고 가계부채에 대한 경고음까지 커지면서 자영업 구조조정은 더이상 내버려둘 수 없는 국가적 과제가 됐다. 우리나라의 현실을 얘기하기에 앞서 일본을 먼저 살펴볼 필요가 있다. 우리 인구구조와 경제 사정 등이 10~20년 격차로 일본을 쫓아가고 있기 때문이다. 일본은 ‘잃어버린 20년’ 동안 주력 소비층이 지갑을 닫으면서 자영업 종사자가 40% 가까이 줄었다. 소비의 핵심 축인 25~49세 인구가 급격히 줄어드는 동시에 은퇴로 소비 여력이 약해진 고령인구는 늘어나면서 자영업자가 주로 진출해 있는 음식·숙박업과 도소매·서비스업 생태계가 송두리째 흔들린 것이다. 우리나라의 고령화 속도는 일본보다 10년가량 빠르다. 한국의 자영업자 비율이 일본의 약 2.5배라는 점에서 인구 변화로 자영업자가 받을 충격의 강도는 일본을 능가할 것이라는 예측이 가능하다. 19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일본의 자영업 종사자 수는 2013년 기준 554만명이었다. 1990년(878만명)과 비교하면 지난 23년 동안 36.9%가 줄었다. 같은 기간 주력 소비층인 일본의 25~49세 인구는 4466만 2000명에서 4162만 5000명으로 6.8% 감소했다. 인구는 경제를 설명하는 데 있어 기본이면서 가장 중요한 요소다. 김현철 서울대 일본연구소장은 “1980년대 일본 전역에서 흔했던 가라오케(노래방) 대부분이 사라졌다”면서 “동네 술집, 밥집, 세탁소 등도 많은 손님을 잃었는데 젊은층 인구가 줄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김 소장은 “경제구조로 보면 가장 위에 대기업이 있고 가운데 중소기업, 맨 밑에 자영업자가 있는데 생산가능인구(15~64세)가 감소하면 경제 하층을 구성하는 자영업자부터 무너지고 양극화가 심해질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일본은 대낮에도 문 닫은 가게가 늘어선 거리를 뜻하는 ‘셔터도리’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자영업 불황이 심화되고 있다. 일본의 외식업 시장조사업체 ‘싱크로푸드’가 2015년 3534곳의 폐점 음식점을 조사한 결과 아시아 요리, 라면, 중국음식, 우동 등 서민 음식업종의 70% 이상 점포가 영업 3년 이내에 폐점했다. 특히 40% 이상은 영업 1년 내에 문을 닫고 가게를 내놓은 것으로 파악됐다.이런 경향은 10여년 전에도 비슷했다. 일본은 ‘버블 경제’가 붕괴된 1990년대 초부터 20년의 장기 불황을 겪었는데 그나마 2002~2007년은 경기가 다소 회복된 안정기였다. 일본 총무성의 ‘사업소·기업통계조사’에 따르면 2006년 신설된 음식점은 7만 1523곳으로 2001년보다 29.3% 증가했지만 폐업한 곳은 8만 459곳으로 같은 기간 33% 늘었다. 경기 회복기에도 문 닫는 식당이 새로 연 곳보다 많았다는 뜻이다. 우리나라도 자영업 쇠락이 시작됐다. 통계청에 따르면 2012년 571만 8000명이던 자영업 종사자 수는 지난해 557만명으로 2.6% 감소했다. 이는 같은 기간 주력 소비층인 25~49세 인구가 2027만명에서 1963만명으로 3.2% 감소한 것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통계청 장래인구추계를 보면 이 연령대 인구는 2021년(1886만명) 1900만명대가 깨지고 2026년(1794만명)에는 1800만명 아래로 내려가는 등 급격하게 감소할 것으로 예측된다. 저성장 기조가 급변하거나 소비 활성화가 쭉 이어지는 ‘반전’이 없다면 우리도 일본과 비슷한 길을 갈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인구 감소와 함께 눈여겨봐야 하는 추세는 실질 소득의 감소다. 외식하고 미용실에서 머리를 손질하고 세탁소에 드라이를 맡기고 싶어도 지갑이 얇아지면 씀씀이를 아낄 수밖에 없다. 완만하게 상승하던 우리나라의 가계 실질소득은 지난해 감소세로 접어들었다. 통계청 가계동향에 따르면 2인 이상 가구의 실질 처분가능소득은 지난해 월 355만 3061원으로 전년보다 0.3% 줄었다. 2008년 이후 8년 만에 첫 감소다. 세종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대우조선 이젠 ‘빅2’ 전환 모드… 몸집 30% 줄인다

    대우조선 이젠 ‘빅2’ 전환 모드… 몸집 30% 줄인다

    대우조선해양의 채무 재조정을 위한 사채권자 집회가 순조롭게 마무리되면서 이후 진행될 대우조선의 구조조정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대우조선은 ‘빅2’ 체제 전환을 위해 현재보다 30%가량 몸집을 줄인다는 계획이다. 실탄(자금)을 긴급 수혈받은 뒤 경영이 느슨해질 것에 대비해 민간위원회가 대우조선의 재무·회계를 집중 관리감독한다.대우조선은 17일과 18일 이틀 동안 5차례에 걸쳐 진행된 사채권자 집회에서 전체 참석자 98.5%의 동의를 얻어 채무 재조정이 통과됐다고 밝혔다. 이로써 대우조선은 산업은행 등으로부터 2조 9000억원의 신규 자금을 지원받게 됐다. 채무 재조정이 통과됐지만 사채권자들의 불만은 여전하다. 국민연금은 지난 14일 대우조선을 상대로, 분식회계로 손해를 입었다며 2억원의 손해배상을 청구했다.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채무 재조정안이 모두 가결된 이후 기자회견을 열고 “대우조선이 구조조정을 통해 작지만 단단한 회사가 된다면 ‘빅3’(대우조선해양·현대중공업·삼성중공업)를 ‘빅2’(현대중공업·삼성중공업)로 만드는 전략을 포함한 조선산업 전체를 대상으로 한 구조조정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채무 재조정으로 한숨 돌렸지만, 아직 험난한 구조조정이 남았다. 전체 자구안 5조 3000억원 중 현재까지 1조 8000억원의 자구안을 이행한 대우조선은 2018년까지 3조 5000억원 규모의 자구안을 추가 실행해야 한다. 경남 거제의 사원아파트와 기숙사, 복합업무단지 등 5000억원 규모의 부동산과 자회사인 신한중공업, 삼우중공업, 웰리브, 대우조선해양건설, 루마니아 망갈리아 조선소, 중국 블록 공장 등이 매각 대상이다. 또 플로팅 도크 2개도 팔고, 인력도 1000명 정도 줄인다. 사업 구조도 상선 중심으로 개편된다. 2015년 60%에 육박했던 해양플랜트 비중은 30%로 줄이고, 상선 등 선박사업 비중을 60%까지 늘린다. 방위산업의 비중은 10%대를 계속 유지한다. 대우조선 관계자는 “현재 12조원 규모의 매출이 7조~8조원으로 줄어들지만, 수익성과 안정성은 훨씬 높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이어트에 성공해도 조선업황이 살아나지 않으면 생존의 길은 험난하다. 올해 55억 달러의 수주 목표를 세운 대우조선은 현재까지 7억 7000만 달러(14.0%)를 수주하는 데 그쳤다.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 KDI 올해 경제성장률 2.4→2.6% 상향 전망…IMF도 2.6%→2.7%로

    KDI 올해 경제성장률 2.4→2.6% 상향 전망…IMF도 2.6%→2.7%로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지난해 12월 제시한 2.4%에서 2.6%로 올렸다. 수출과 투자가 예상보다 빠르게 증가하고 있어서다. 국제통화기금(IMF)도 한국 경제의 올해 성장률을 지난달 발표한 2.6%에서 2.7%로 상향 전망했다. 한국은행과 해외 투자은행(IB)에 이어 국책연구기관인 KDI와 IMF까지 성장률 전망치를 상향 조정하면서 한국 경제 낙관론에 무게가 실린다. 다만 가계부채, 기업 구조조정 등으로 소비가 부진하고 보호무역주의 확산 가능성도 있어 본격 회복으로 보긴 어렵다는 게 KDI의 시각이다.KDI는 18일 ‘2017년 상반기 경제전망’을 발표하면서 성장률을 4개월 전보다 0.2% 포인트 상향 조정했다. KDI가 그해 또는 내년 성장률 전망치를 올린 것은 2013년 11월 이후 3년 5개월 만에 처음이다. KDI는 전망치 조정의 근거로 반도체를 중심으로 수출이 증가하고 덩달아 투자도 호조를 보이는 점을 들었다. 앞서 국내외 기관들도 한국 경제의 회복세에 주목해 성장 전망을 수정한 바 있다. 한은은 지난 13일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2.6%로 제시해 지난해 11월(2.5%) 때보다 0.1% 포인트 올렸다. 정부도 오는 6월 발표할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에서 기존 전망치 2.6%를 상향 조정할지 주목된다. 다만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보호무역주의 강화 등 대외 불확실성이 여전하고 국내 민간소비도 회복세가 미약해 경기 회복을 제약할 가능성이 있다. 제조업을 중심으로 한 임금근로자의 증가세 둔화, 자영업자 증가세도 부담스럽다. IMF도 저조한 민간소비와 정치 불안정성, 높은 가계부채 등을 우리 경제의 취약 요인으로 꼽았다. KDI는 다음달 10일 출범하는 새 정부에 “당장 추가경정예산은 필요하지 않으며 궁극적으로는 증세를 추진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한편 IMF는 “글로벌 투자와 제조업, 무역 회복세가 완연하다”며 세계 경제성장률을 기존 3.4%에서 3.5%로 상향 전망했다. 세종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살아난 대우조선… 새달 초 2조 9000억 신규 수혈

    살아난 대우조선… 새달 초 2조 9000억 신규 수혈

    대우조선해양이 정상화 항로 초입에 들어섰다. 사채권자 집회 개최를 불과 10시간 앞두고 마음을 돌린 국민연금 덕에 17일 연이어 열린 3차례 사채권자 집회는 98.1% 안팎의 찬성률로 무사통과했다. 18일 4·5차 집회 역시 무난히 가결될 것으로 보인다. 사채권자 등이 채무 재조정에 합의하면 당장 5월 초 대우조선에 2조 9000억원이 신규 지원돼 극적인 회생길이 열린다. 이로써 대우조선이 2015년 10월 이후 지원받는 국민 혈세는 총 7조 1000억원에 달한다. 대우조선이 뼈를 깎는 구조조정에 들어가야 하는 이유다. 당장 법정관리의 위기를 벗어날 가능성이 커졌지만 남은 항로 역시 만만치 않다. 자율적 구조조정 과정 역시 수주 부진, 글로벌 업황 불안이라는 ‘미지의 항로’를 개척하는 과정이 선행돼야 하는 탓이다.이날 3차례(오전 10시, 오후 2시, 5시)에 걸친 대우조선에 대한 정부의 채무 재조정안은 순조롭게 통과됐다. 채무 재조정안은 회사채 50%를 주식으로 바꾸고(출자전환), 나머지 50%는 만기를 3년 연장해 주는 내용이다. 1차 집회는 시간이 지체되며 긴장감이 돌기도 했다. 국민연금의 전격 합의로 30분 만에 끝날 것으로 관측됐지만, 앞으로 회생 계획 등에 대한 질의가 이어지면서 1시간 10분이나 걸렸다. 하지만 2차 집회는 20여분 만에 끝났다. 대우조선 관계자는 “국민연금의 찬성 이후 대부분 기관투자가가 찬성 쪽으로 방향을 잡은 것 같다”고 설명했다. 18일 열리는 집회 모두 현재로서는 무난한 가결이 예상된다. 당장 위기는 넘기는 셈이지만 험로는 이제부터 시작이다. 대우조선은 내년까지 총 5조 3000억원 중 나머지 3조 5000억원 규모의 자구안 실행을 차질 없이 이행해야 한다.우선 대우조선은 1만명인 직원을 9000명으로 줄이고, 임금 반납 등을 통해 인건비 총액도 25%를 삭감해야 한다. 경남 거제와 서울 마곡 등에 가진 부동산 등 자산 매각도 최대한 빨리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최근 부동산 경기가 좋지 않아 자산 매각이 차질을 빚는 등 여건은 녹록하지 않은 상황이다. 수주 전망 역시 밝지 않다. 정성립 대우조선해양 사장은 이날 사채권자 집회에서 “1분기 (실적이) 흑자가 될 것 같다”고 장담했다. 국내 조선 대형 3사가 다음주부터 1분기 실적을 발표할 예정인데 3사 모두 흑자가 전망된다. 하지만 최근 조선업계의 흑자는 구조조정 속에 이뤄낸 ‘불황형 흑자’라는 게 업계의 공통된 시각이다. 즉 경기가 좋지 않아 매출은 팍 줄어들었지만 마른 수건 짜듯 비용을 줄여 이익을 냈다는 얘기다. 흑자가 마냥 반가울 수만은 없는 이유다.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 ‘암울한 업황’도 고민이다. 최근 영국 조선·해운 전문 분석기관 클락슨리서치가 조선 수주 전망을 낮춰 잡으면서 추가 자구안이 필요할 수 있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클락슨리서치는 “2018년부터 조선업이 살아날 것”이라던 과거 전망을 뒤집고 “조선업 회복이 예상보다 더딜 것”이라는 새 관측을 내놓았다. 대우조선은 올해 안에 총 48척의 선박을 인도해 약 10조원의 현금 유입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지만 해운업·해양플랜트가 전 세계적으로 불황이라 변수가 많다.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 [성장 보는 눈 바꿔야 국가경제 산다] 노력해도 나아지지 않는 삶… 4050·자영업자 절망 크다

    [성장 보는 눈 바꿔야 국가경제 산다] 노력해도 나아지지 않는 삶… 4050·자영업자 절망 크다

    5년 전 회사를 그만둔 강모(44)씨는 퇴직금과 대출금 3억원을 몽땅 쏟아부어 서울 구로구에 반도체 부품 중개업체를 열었다. 직원은 자신과 부인, 처제 등 3명이 전부였지만 열심히 회사를 일구면 언젠가는 자리잡을 것이라고 믿었다. 하지만 도무지 형편이 나아지지 않았다. 근근이 버텨 오던 강씨는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문제가 터지면서 더는 버틸 힘을 잃었다. 중국 거래처 납품이 힘들어지면서 한 달에 한 푼도 집으로 가져가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강씨는 “남들이 아무리 ‘대한민국에서는 사다리가 사라진 지 오래’라고 말해도 이를 악물고 노력하면 언젠가는 좋은 날이 올 것이라고 처제에게 말했던 내 자신이 부끄럽다”고 힘없이 말했다.올해 ‘계층 상승 사다리 인식 조사’에서 가장 두드러진 대목은 우리 경제의 허리인 40~50대와 자영업자의 절망이 특히 심화됐다는 점이다. 자영업자는 현대경제연구원이 실시한 2013년과 2015년 조사에서 비정규직은 물론 정규직보다도 계층 사다리를 긍정적으로 바라봤다. 소득이 정해진 월급쟁이와 달리 자영업자는 사업이 잘될 경우 큰 수익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올해는 “노력해도 계층 상승이 어렵다”는 부정적 응답이 86.7%로 껑충 뛰었다. 정규직(82.6%)이나 비정규직(83.5%)을 크게 앞지른다. 2015년 조사 때는 자영업자의 부정적 응답(76.5%)이 정규직(83.2%)과 비정규직(86.4%)보다 월등히 낮았던 것과 극명하게 대조된다. 자신이 속한 계층이 “1년 전보다 하락했다”는 응답(17.8%)도 정규직(10.5%)과 비정규직(12.7%)보다 크게 높았다. 자영업자들의 좌절감이 커진 것은 은퇴한 베이비붐 세대(1955~1963년생)를 중심으로 앞다퉈 창업에 나섰지만 ‘벌이’가 따라주지 않고 이는 ‘준비 안 된 노후’에 대한 불안감을 더 증폭시켰기 때문으로 현대경제연구원은 분석했다. 올 2월 기준 자영업자 수는 552만명이다. 지난해 같은 달보다 21만 3000명 늘었다. 2002년 이후 14년 만에 최대 증가 폭이다. 하지만 전체 자영업자 가운데 70%(395만명)가 종업원을 두지 않은 ‘나홀로 사장’이다. 이런 영세 자영업자는 고용시장에서 밀려나 ‘빚 내 창업’한 경우가 많다. 1인 자영업자의 가처분소득 대비 원리금 상환액 비중은 2012년 28.3%에서 지난해 45.3%로 급증했다. 100만원을 벌면 거의 절반(45만 3000원)을 빚 갚는 데 쓰고 있는 것이다. 이는 40~50대의 계층 사다리 악화와도 무관치 않다. 40대 중 사다리가 끊겼다고 답변한 비율은 2013년 76.6%에서 2015년 81.8%로 늘어난 데 이어 올해는 86.1%까지 치솟았다. “열심히 노력하면 (비정규직 등) 나쁜 일자리에서 (정규직 등) 좋은 일자리로 옮겨 갈 수 있는가”라는 질문에도 대부분이 “그렇지 않다”(90.6%)고 답했다. 전체 평균 84.1%를 크게 웃돈다. “벤처·창업 활동을 통해 계층 상승을 이룰 수 있는가”라는 질문에도 40대는 모든 연령층 중 가장 많이 “아니오”(78.1%)라고 고개를 저었다. 50대 이상도 계층 상승에 대한 부정적 답변이 2013년 73.0%에서 올해 82.7%로 늘었다. 백다미 현대경제연구원 선임연구원은 “경기 침체 때 가장 먼저 타격을 받는 계층이 자영업자이다 보니 좌절감이 확산됐다”면서 “40대의 경우 구조조정과 고용 불안 등을 다른 연령층보다 빠르게 체감하면서 계층 사다리가 더 끊어졌다고 느끼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전체 응답자의 80.2%는 “공부를 통한 계층 상승 가능성이 점점 줄어들고 있다”고 답변했다. 특히 본격적으로 자녀를 교육하는 30대(81.9%)와 40대(84.1%)에서 이런 생각이 많았다. 그 이유는 “가정 형편과 관계없이 공부할 수 있는 기회가 공평하지 않다”(69.4%)고 여기기 때문이다. 이렇듯 ‘개룡남’(개천에서 용이 된 사람)이 나오기 어렵다는 인식은 “소득 불평등이 교육 기회 불평등으로 이어져 경제성장을 가로막는다”(84.4%)는 우려로 이어졌다. 우리 사회의 공정성 정도를 점수로 매겨 달라는 질문에도 응답자들은 10점 만점에 4.4점만 줬다. 계층 상승(저소득층→중산층) 사다리 복구를 위해서라면 10명 중 6명(61.9%)은 “기꺼이 세금을 더 낼 의향이 있다”고 답했다. 2년 전(53.3%)보다 늘었다. 구체적인 액수로는 월 평균 3만 8000원의 세금을 더 내겠다고 밝혔다. 다음달 선출될 새 대통령에게도 ‘성장’(46.6%)보다 ‘분배’(53.4%)를 더 바랐다. 새 대통령이 계층 사다리 복원을 위해 가장 우선적으로 써야 할 정책에 대해서도 “고소득층 세금 확대를 위한 중산층·서민 복지 확대”(52.5%)를 가장 많이 꼽았다. 그 뒤는 “일자리 창출 통한 소득 증대”(26.8%), “사교육비·주거비·의료비 등 지출 부담 완화”(20.7%)가 차지했다. 하준경 한양대 경제학과 교수는 “임금 상승률이 부동산과 금융 등 자산소득 증가율을 따라가지 못한 데다 노동시장에서도 승자 독식 현상이 나타나면서 계층 상승 사다리가 점차 붕괴되고 있다”며 “‘사다리 걷어차기’가 아닌 ‘끊어진 사다리 잇기’는 지금 우리 사회에서 가장 중요하고 시급한 과제”라고 강조했다. 임주형 기자 hermes@seoul.co.kr
  • 문재인 ‘조조’, 홍준표 ‘유비’, 안철수 ‘손권’

    문재인 ‘조조’, 홍준표 ‘유비’, 안철수 ‘손권’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선 후보는 16일 “한국당은 이번 대선에서 완벽하게 부활해 천하삼분지계(天下三分之計)로 승리할 수 있을 것을 확신한다. ‘형주’에 해당하는 영남의 표심이 서서히 뭉치기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다. ‘천하삼분지계’는 중국 역사소설 삼국지(三國志)의 유비가 ‘삼고초려’ 끝에 만난 제갈량이 내 놓은 계책으로, 북쪽은 조조가 동남쪽은 손권이 차지하고 유비는 형주를 포함하는 서남권 영토를 차지한 뒤 패업을 도모한다는 내용이다. 따라서 홍 후보가 이 ‘천하삼분지계’로 대선 승리를 하겠다고 밝힌 것은 홍 후보가 스스로를 유비에 투영하고 있다는 의미다. 그렇다면 조조는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 손권은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와 짝을 이루게 된다. 삼국지에서 유비는 세 나라 가운데 지역적 기반과 군사력이 가장 약했다. 하지만 관우·장비·조운·마초·황충과 같은 ‘오호장군’(五虎將軍)을 보유하고 있었기 때문에 잠재력 측면에선 가장 뛰어났다는 평가를 받았다. 홍 후보의 한국당도 대통령 탄핵으로 지지세가 상당히 약화됐지만, 국회 93석 의석을 유지하고 있다는 점에서 유비와 상당히 흡사한 측면이 있어 보인다. 앞서 홍 후보는 ‘성완종 리스트’ 사건 재판에서 2심 무죄 판결이 났을 때 페이스북에 “적벽대전을 앞둔 제갈량이 주유에게 만사구비 지흠동풍(萬事俱備只欠東風·승리를 위한 모든 조건을 갖췄으나 동풍을 갖추지 못했다)이라고 했다. 이번 누명 벗은 무죄 판결이 동풍이 됐으면 한다”고 쓰기도 했다. 이 대목에서도 홍 후보가 자신을 손권과 손 잡고 적벽대전에서 조조를 화공으로 물리친 유비에 대입시키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런 점에서 조조는 이번 대선에서 ‘대세론’이 제기된 문 후보와 견줄 만하다. 조조는 실제로도 가장 넓은 영토와 막강한 군사력을 지녔다. 마찬가지로 민주당은 119석의 원내 1당의 지위를 유지하고 있다. 비옥한 강동 지역에 터를 잡은 손권은 평야지대인 호남을 텃밭으로 하는 안 후보와 유사한 점이 많다. 아버지인 손견과 형인 손책에 이어 손권에 이르기까지 맹주의 대가 끊기지 않는다는 점과 지역 민심의 결집력이 높다는 점도 닮아 있다. 손권이 자력으로는 조조를 상대하기 버거웠지만 유비와 손을 잡으면 적벽대전에서처럼 대승을 거뒀듯이, 안 후보도 홍 후보와의 단일화로 ‘보수표’를 결집시킨다면 문 후보를 꺾기가 한층 더 수월해질 수 있다. 이영준 기자 apple@seoul.co.kr
  • [사설] 中, 여차하면 송유관 막아 북핵 도발 저지해야

    미국과 중국의 정상이 회담 나흘 만에 긴급 전화 통화를 갖는 등 한반도를 둘러싼 정세가 심상치 않게 돌아가고 있다. 시진핑 중국 주석이 먼저 전화를 걸어 대화를 시도할 정도로 북한의 6차 핵실험이 현실화될 수 있다는 의미다. 핵추진 항공모함 칼빈슨호를 한반도로 급파하는 등 북한에 대한 무력 응징 의지를 보여온 미국은 경제 제재 카드마저 꺼내들며 전방위 압박에 나서고 있다. 중국이 북핵 문제 해결에 적극적으로 협력하지 않을 경우에 대비해 독자 대응 카드를 꺼내들고 대중 압박도 병행 중이다. 미국이 군사 행동까지 포함한 대북 압박을 강화하면서 중국도 과거와 다른 행보를 보이는 등 전향적 자세로 돌아서는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시진핑 국가주석도 최근의 미·중 정상회담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을 포함한 미국 행정부의 강력한 의지를 체감하고 있다. 북의 추가 핵실험을 막지 못할 경우 한반도와 동북아에 어떤 파도가 몰아칠 것인지 잘 알고 있다. 미·중 공조를 통한 강력한 대북 제재 방안이 절실한 시점이다. 6차 핵실험이 북한에서 가장 큰 명절로 꼽히는 태양절(15일) 전후가 될 것이란 예상도 있다. 버튼만 누르면 될 정도로 핵실험 준비가 끝났다는 보도도 나온다. 미국은 핵실험을 탐지하는 특수기를 일본에 보냈다. 우리도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 때 유엔 안보리 차원의 대북 신규 제재, 독자 제재, 전 세계적 차원의 대북 압박 등 모든 외교자산을 동원해 징벌 조치에 나설 방침이다. 중국은 북한의 6차 핵실험이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 발사를 막을 수 있는 실질적 수단을 갖고 있다. 2003년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한 6자회담을 거부했던 북한에 대해 짧은 기간이지만 압력 차원에서 대북 송유관을 잠갔고 효과도 봤다. 1961년 체결한 북·중 우호협력 상호원조조약에 따라 미국의 대북 선제 타격 등이 현실화되면 중국 역시 군사적 개입이 불가피하다. 6차 핵실험 등 북한의 추가 도발을 막는 일은 중국으로서는 절박할 수밖에 없다. 결코 ‘강 건너 불구경’이 될 수 없다는 의미다. 북한의 생명줄이나 다름없는 원유 공급 중단으로 북한의 격심한 반발를 초래할 수도 있지만 이를 두려워해서는 안 된다. 미온적인 중국의 대북 제재 의지를 명확하게 전달하는 동시에 북한이 핵무기를 포기하고 국제사회로 나오도록 설득해야 한다. 중국이 입버릇처럼 말하는 한반도와 동북아 평화를 위해서 이번에는 책임 있는 대국으로서의 역할을 다해야 한다.
  • [삼국지로 풀어 보는 法이야기] 도겸의 부하에 살해된 조숭…‘호의’ 베푼 도겸도 처벌?

    [삼국지로 풀어 보는 法이야기] 도겸의 부하에 살해된 조숭…‘호의’ 베푼 도겸도 처벌?

    동탁이 죽자 황건적이 다시 날뛰기 시작한다. 조조는 황건적을 소탕하고 연주를 장악해 100만 대군을 거느린다. 그리곤 효도를 하고자 아버지 조숭을 연주로 모시기로 한다. 서주 태수 도겸은 세력이 커진 조조에게 잘 보이고 싶다. 연주로 향하는 조숭을 초대해 잔치를 베풀고 부하인 장개로 하여금 조숭을 호위케 한다. 장개는 본래 황건적이었으나 도겸에게 토벌당해 어쩔 수 없이 부하가 되었다. 장개는 조숭의 재물을 보고 도적으로서의 본능이 다시 깨어난다. 결국 조숭 일행을 모두 죽이고, 재물을 빼앗아 달아난다. 조조는 조숭이 죽었다는 소식을 듣고는 오열하며 ‘보수설한(報讐雪恨·원수를 갚고 한을 씻는다)이라는 글귀를 내걸고 도겸을 치러 가는데…. ※ 원저 : 요코야마 미츠데루(橫山光輝) ※ 참고 : 만화 삼국지 30, 에이케이 커뮤니케이션즈, 역자 이길진도겸은 조조에게 호감을 사기 위해 조숭에게 호의를 베풀었다. 하지만 도겸의 의도와 달리 조숭 일행은 도겸이 딸려 보낸 장개에게 살해당한다. 도겸이 호의를 베풀지 않았다면 조숭은 죽지 않았을 터. 조조는 아버지의 원수를 갚기 위해 출병한다. 도겸이 좋은 뜻으로 한 행동이 결과적으로는 도겸의 목을 치는 칼이 되어 돌아온 것이다. 사람 사이의 상호 작용, 소통은 살아가는 데 반드시 필요하다. 권리와 의무를 따지며 법적인 관계를 맺기도 하지만, 아무런 대가를 바라지 않고 순수한 마음으로 호의를 베풀기도 한다. 그런데 때론 호의가 의도하지 않은 문제를 불러오기도 한다. 마치 도겸의 경우처럼. 그렇다면 과연 도겸은 법적으로 책임이 있을까? ●환경·운수 등 ‘양벌규정’ 적용도 형사책임은 원칙적으로 자신이 한 행위에 대한 것이다. 자신에게 고의나 과실이 없으면 책임을 지지 않는다. 따라서 도겸이 장개와 공모하거나 장개의 행위를 방조한 사실이 없는 이상 장개의 살인죄에 대해 도겸은 책임이 없다. 자신이 한 행위가 아니라도 형사책임을 지는 경우가 있다. 양벌규정(兩罰規定)이 그것이다. 법인의 대표자나 법인 또는 개인의 대리인, 사용인, 종업원이 그 법인이나 개인의 업무에 관해 잘못하면 행위자 이외에 법인이나 개인까지 처벌된다. 하지만 이 경우에도 법인이나 개인이 행위자의 위법행위를 방지하기 위해 상당한 주의와 감독을 기울였다면 처벌을 피할 수 있다. 자신의 잘못이 아닌 타인의 잘못으로 처벌받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자신의 잘못에 대한 처벌인 것이다. 전통적으로 범죄는 모두 개인의 범죄였다. 그런데 근로자를 다수 고용하는 형태가 생김에 따라 회사나 사용자에게도 형사책임을 지울 필요가 생겼다. 그에 따라 행위자 이외에 법인이나 사용자에게 형사책임을 지우기 위해 양벌규정을 만들었다. 그래서 양벌규정은 상해, 사기와 같은 전통적인 범죄가 아닌 환경, 운수 등을 규율하는 특별법에만 있다. 도겸이 장개를 호위무사로 딸려 보내면서 어떻게 주의, 감독을 했는지는 분명하지 않다. 하지만 장개의 살인죄에 대해 도겸이 책임이 없는 것은 분명하다. 살인죄는 양벌규정을 두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도겸이 형사적인 책임을 지지 않는다고 해서 민사적인 책임까지 없는 것은 아니다. 민법 제756조는 ‘타인을 사용하여 어느 사무에 종사하게 한 자는 피용자(被傭者)가 그 사무집행에 관하여 제3자에게 가한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라고 정하고 있다. 호의에 의한 것이지만, 도겸은 부하인 장개로 하여금 조숭을 호위하게 했다. 그것은 도겸 자신의 이익을 위한 도겸의 판단이다. 장개 스스로 조숭을 호위하겠다고 나선 것이 아니다. 장개는 도겸의 명령을 받아 조숭 호위에 나선 것이다. 그런데 장개는 황건적 출신이다. 본래 도적의 기질을 가지고 있다고 볼 수 있다. 게다가 항복한 처지다 보니, 도겸의 대우에 불만을 품었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 기본적으로 재물을 보면 눈이 뒤집힐 수도 있는 것이다. 도겸은 호위 책임자를 정할 때 이런 점을 잘 고려해서 정했어야 한다. 결국 도겸은 장개의 행위에 대해 민사적 책임을 질 가능성이 높다. 도겸 입장에서는 억울하다. 잘해 보려고 조숭을 대접하고 호위까지 붙여 주었는데, 조조에게 원한만 산 꼴이 됐기 때문이다. 손해배상액을 정하는 데 있어 도겸의 이런 호의는 전혀 고려되지 않는 걸까. 사람의 호의가 잘못된 결과로 나타나는 대표적인 경우가 호의동승(好意同乘)이다. 예를 들면 출근길에 버스를 기다리고 있는 동료를 발견하고 태워주는 경우다. 그런데 운전자의 부주의로 사고를 내 동승자가 부상을 입었다면 배상해주어야 할까. 일반적으로 운전자의 과실로 사고가 나면 운전자는 손님에게 치료비 등 모든 손해를 배상해 주어야 한다. 운전자는 목적지까지 안전하게 도착하도록 주의를 기울여 운전해야 할 의무가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호의동승의 경우에는 운전자와 동승자 사이에 운송계약상의 의무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 그래서 특별한 사정이 있다면 손해배상액의 범위를 줄여줘 선의의 운전자를 보호하고 있다. 동승자가 적극적으로 동승을 요구했는지, 운전자와 동승자의 관계는 어떤지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운전자의 책임을 어느 정도 감경해주는 것이다. ●음주운전 車 동승자, 민사 배상도 제한 호의동승과 비슷한 유형으로 음주운전자의 차에 동승하는 경우가 있다. 이 경우 동승자에게도 음주운전에 대한 책임을 물을 수 있을까? 음주운전 방조죄로 처벌될 수 있다. 방조란 말과 행동을 가리지 않고 범행을 용이하게 하는 모든 행위를 말한다. 예컨대 술 마신 사람에게 ‘멀쩡해 보이니 운전해도 괜찮을 것 같다’고 하는 것이다. 실제로 2002년부터 2015년 사이에 음주운전방조로 총 94명이 처벌됐다. 그중 5건은 징역형의 집행유예로, 89건은 벌금형으로 처벌되었다. 운전자가 술 취한 상태라는 것을 알면서도 함께 타거나 방치한 것만으로 처벌된 사례도 4건에 이르렀다. 만약 사고로 인해 동승자가 부상을 입었다면 손해배상은 어떻게 될까? 운전자가 술에 취한 상태라는 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운전자의 책임은 더욱 제한될 것이다. 조조는 도겸에게 아무런 부탁을 하지 않았다. 다만 도겸이 조조와 친해지고자 무상으로 호의를 베풀었다. 도겸이 호의를 베풀지 않았다면, 조숭은 안전하게 연주에 도착했을 것이다. 그랬다면 조조는 아버지에게 효를 다해 중국에서 제일가는 효자가 됐을지도 모른다. 도겸에게 잘못이 있지만, 그렇다고 무한책임을 지울 수는 없다. 도겸은 오직 호의를 베풀고자 하는 마음이었기 때문이다. 우리 법원도 이러한 경우 만약 잘못되더라도 호의를 베푼 사람에게 법률을 최대한 유리하게 해석한다. 법에도 눈물이 있는 것이다. 양중진 법무부 법질서선진화과장(부장검사) [용어클릭] ■양벌규정(兩罰規定):어떤 행위를 한 사람 이외에 그를 고용한 사람이나 법인까지 함께 처벌하는 규정 ■피용자(被傭者):다른 사람에게 고용되어 일하는 사람
  • 구조조정 민간 주도로… 8兆 펀드 만든다

    구조조정 민간 주도로… 8兆 펀드 만든다

    기업 구조조정 틀이 확 바뀐다. 지금은 정부와 채권은행이 주도하고 있지만 앞으로는 사모펀드(PEF) 등 민간 자본시장이 주도하게 된다.임종룡 금융위원장은 13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우리·NH농협·KEB하나·KB국민·신한·산업·수출입·기업은행 행장 등과 간담회를 갖고 ‘신(新)기업구조조정’ 추진방안을 밝혔다. 금융위가 추구하는 모델은 PEF가 부실기업을 사들여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통해 기업 가치를 높인 뒤 재매각하는 미국식 방식이다. 한진해운과 대우조선해양 구조조정 과정에서 산은 등 채권은행을 앞세운 정부 주도 방식이 투자자의 거센 반발을 불러일으키는 등 한계에 부딪혔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금융위는 이를 위해 향후 5년간 8조원 규모의 구조조정 펀드를 조성하기로 했다. 산은 등 국책은행과 시중은행, 유암코 등이 4조원을 출자해 모(母)펀드를 만들고, 모펀드는 다시 자(子)펀드에 50%를 출자하는 구조다. 자펀드는 PEF 등 민간 자본과의 매칭(절반씩 분담하는 출자 방식)을 통해 부실기업 채권을 인수할 재원을 마련한다. 부실기업이 정상화되면 비싼 값에 되팔아 출자자들이 이익을 나눠 갖는다. 금융위는 일단 올해 중 1조원 규모의 펀드를 만들 계획이다. 부실기업은 채권 가격을 놓고 매수자와 매도자 간 이견이 커 실제 매각이 잘 성사되지 않는다. 이에 금융위는 ‘금융채권자 조정위원회’(조정위)를 설치해 적정 가격을 제시하고 이견을 조율하도록 할 방침이다. 조정위는 매수자와 매도자가 제출한 실사보고서를 바탕으로 적정 가격을 산출하며 공인회계사회에 검증을 맡길 수 있다. 또 채권은행이 해마다 기업을 대상으로 진행하는 신용위험평가 항목을 구체화하고 등급 산정도 의무화하기로 했다. 채권은행은 ‘온정적인’ 신용위험평가를 내리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제대로 된 구조조정 타이밍을 놓치는 악순환으로 연결되기 때문이다. 한편 이동걸 산은 회장과 강면욱 국민연금공단 기금운용본부장은 이날 오후 늦게 서울 모처에서 만남을 갖고 대우조선 채무 재조정 해법을 논의했다. 국민연금이 오는 17~18일 사채권자 집회에 앞서 14일까지 최종 입장을 내놓기로 한 가운데 ‘막판 타결’ 가능성이 열린 것이다. 이 회장과 강 본부장이 만난 건 지난달 23일 대우조선 경영정상화 방안 발표 이후 처음이다. 대우조선 회사채 3900억원어치를 들고 있는 국민연금은 ‘회사채 50% 출자전환, 나머지 50% 만기 연장’ 내용의 채무 재조정 방안에 부정적인 태도를 고수하고 있다. 국민연금이 채무 재조정을 거부하면 대우조선은 사실상의 법정관리인 프리패키지드플랜(P플랜)에 들어가게 된다. 임 위원장은 “기업 구조조정은 이해관계자의 손실 분담 없이 이뤄질 수 없다”며 국민연금 등이 끝내 동의하지 않으면 P플랜으로 직행하겠다는 뜻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 임주형 기자 hermes@seoul.co.kr
  • 대우조선 운명 오늘 판가름..구조조정 틀 확 바뀐다

    대우조선 운명 오늘 판가름..구조조정 틀 확 바뀐다

    기업 구조조정 틀이 확 바뀐다. 지금은 정부와 채권은행이 주도하고 있지만 앞으로는 사모펀드(PEF) 등 민간 자본시장이 주도하게 된다.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13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우리·NH농협·KEB하나·KB국민·신한·산업·수출입·기업은행 행장 등과 간담회를 갖고 ‘신(新) 기업구조조정’ 추진방안을 밝혔다. 금융위가 추구하는 모델은 PEF가 부실기업을 사들여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통해 기업 가치를 높인 뒤 재매각하는 미국식 방식이다. 한진해운과 대우조선해양 구조조정 과정에서 산은 등 채권은행을 앞세운 정부 주도 방식이 투자자의 거센 반발을 불러일으키는 등 한계에 부딪혔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금융위는 이를 위해 향후 5년간 8조원 규모의 구조조정 펀드를 조성하기로 했다. 산은 등 국책은행과 시중은행, 유암코 등이 4조원을 출자해 모(母)펀드를 만들고, 모펀드는 다시 자(子)펀드에 50%를 출자하는 구조다. 자펀드는 PEF 등 민간자본과 매칭(절반씩 분담하는 출자 방식)을 통해 부실기업 채권을 인수할 재원을 마련한다. 부실기업이 정상화되면 비싼 값에 되팔아 출자자들이 이익을 나눠갖는다. 금융위는 일단 올해 중 1조원 규모의 펀드를 만들 계획이다. 부실기업은 채권 가격을 놓고 매수자와 매도자 간 이견이 커 실제 매각이 잘 성사되지 않는다. 이에 금융위는 ‘금융채권자 조정위원회(조정위)’를 설치해 적정 가격을 제시하고 이견을 조율토록 할 방침이다. 조정위는 매수자와 매도자가 제출한 실사보고서를 바탕으로 적정 가격을 산출하며 공인회계사회에 검증을 맡길 수 있다. 또 채권은행이 해마다 기업을 대상으로 진행하는 신용위험평가 항목을 구체화하고 등급 산정도 의무화하기로 했다. 채권은행은 장기간 거래한 기업과의 관계로 인해 ‘온정적인’ 신용위험 평가를 내리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제대로 된 구조조정 타이밍을 놓치는 악순환으로 연결되기 때문이다. 한편 이동걸 산은 회장은 이날 “대우조선 채무 재조정에 대한 국민연금과의 협상 여지가 100% 열려 있다”고 말했다. 국민연금이 오는 17∼18일 사채권자 집회에 앞서 14일까지 최종 입장을 내놓기로 한 가운데 ‘막판 타결’ 가능성을 시사한 것이다. 국민연금 측도 “아직 협상의 문이 열려 있다”고 화답했다. 대우조선 회사채 3900억원어치를 들고 있는 국민연금은 ‘회사채 50% 출자전환, 나머지 50% 만기 연장’ 내용의 채무 재조정 방안에 부정적인 태도를 고수하고 있다. 국민연금이 채무 재조정을 거부하면 대우조선은 사실상의 법정관리인 프리패키지드플랜(P플랜)에 들어가게 된다. 임 위원장은 “기업 구조조정은 이해 관계자의 손실분담 없이 이뤄질 수 없다”며 국민연금 등이 끝내 동의하지 않으면 P플랜으로 직행하겠다는 뜻을 다시 한번 확인했다. 임주형 기자 hermes@seoul.co.kr
  • [대선후보 토론회] 문재인 10분만에 제압한다던 홍준표, 결과는...

    [대선후보 토론회] 문재인 10분만에 제압한다던 홍준표, 결과는...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와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선후보가 13일 한국기자협회와 SBS 주최로 열린 ‘2017 국민의선택 대선 후보 초청 토론’에서 어떤 모습을 보여줄 지 주목됐었다. 홍 후보는 지난 달 31일 자유한국당 대선후보 선출 연설에서 “문재인 후보는 (토론을) 붙여주면 10분 내 제압할 자신이 있다”고 장담한 바 있다. 하지만 홍 후보의 장담과 달리 이날 첫 후보간 검증공방에서 문 후보는 안정된 태도를 유지하며 반박했다. 오히려 홍 후보는 문 후보의 반박에 밀려 다소 머뭇거리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홍 후보는 문 후보가 ‘참여정부 비서실장 시절 유엔 북한인권결의안에 대한 찬반 여부를 사전에 북한에 물었다’는 송민순 전 외교부 장관의 회고록으로 포문을 열었다. 홍 후보는 “북한에 인권결의안을 물어본 것이 사실인가”라고 물었다. 문 후보는 “아니다”며 “참석자 기억이 다를 수 있지만 다른 모든 참석자가 아니라고 했다. 그 부분은 회의록에 남아있다”고 일축했다. 홍 후보는 “집권하면 북한에 먼저 가겠는 것을 취소할 것인가”라고 물었지만 “북핵을 완전히 폐기할 수 있다면 우리 홍 후보는 북한에 가지 않겠느냐. 그 부분을 다시 얘기하자”는 반박에 머뭇거리다 답변 대신 일자리로 토론 주제를 옮겼다. 홍 후보는 “(문 후보의 공공부문) 81만개 일자리는 세금 나눠먹기다. 민간을 확대해야 일자리를 만들지 공공일자리 81만개는 (국가부도에 몰린) 그리스로 가자는 것과 같다. 일자리 나누기는 월급 줄이자는 소리다. 근로자가 동의하겠느냐”고 질문했다. 이에 문 후보는 “일자리는 민간이 만드는 것이 맞다. (그런) 시장이 일자리를 만들지 못하고 있다. 이제는 공공부문이 선도적으로 일자리를 만들어서 민간 일자리 마중물 역할을 해야 한다. 소방관, 경찰관, 부사관 다 부족하지 않나. 공공일자리 지방에도 만들 여지가 많다”고 설명했다. 그러자 홍 후보는 “민간 일자리가 만들어지지 않는 것은 문 후보를 비롯한 좌파 정치인이 (강성 노조를) 만들어 해외로 나가기 때문”이라고 공격했다. 문 후보는 “선거 때마다 차떼기로 정치자금을 거두고 이번 국정농단 사건에서 재벌들로부터 돈 받아 내는 것이 반기업이지 재벌을 건강하게 하라는 것이 반기업이냐. 저는 재벌이 일자리를 늘리고 하면 업어준다”고 반박했다. 문 후보는 홍 후보가 “노무현 정부 때도 돈 받았다”고 재반박하자, “차떼기 수준이 아니다. (홍 후보는) 차떼기 정당 대표도 하지 않았냐. 우리 쪽이 반기업이라는 것은 옳지 않은 말”이라고 재차 공격했다. 홍 후보는 문 후보가 “왜 제가 주적이냐”고 묻자 “친북좌파라서 (그렇다) 당선되면 제일 먼저 북한에 찾아가겠다. 자유한국당, 바른정당 적폐니까 청산하겠다 그러니까 주적이다”고 쏘아붙이기도 했다. 그는 문 후보가 “이명박-박근혜 정권은 (안보위기) 책임이 있다”고 지적하자 “그 정권 책임이 아니고 지금 안보위기는 DJ-노무현 10년간 북한에 수십만 달러를 퍼준 것 때문에 이런 것”이라고 맞섰다. 문 후보가 “이명박-박근혜 정부 때 북핵 해결을 위해 뭐 했느냐”고 묻자 “DJ-노무현 때 북핵 해결한 것이 있냐. 지금 와서 20년간 외교 못한 것을 가져다가 자기가 올라가면 하겠다고 어처구니없는 말을 하냐”고 언성을 높였다. 문 후보는 홍 후보와 청년수당과 보편적 복지 등을 놓고 논쟁을 벌이다 “그럴듯한 말만 하고 진정성은 전혀 있어 보이지 않는다. 조선산업이 무너져서 경남경제가 초토화됐다. 그것이 강성노조 때문인가. 이명박-박근혜 정권에서 조선 불경기시기에 구조조정을 제대로 못해서 아닌가. 안보위기도 10년 통치한 정권이 그 앞 정권, 남 탓을 하냐. 대통령 될 사람의 자세냐, 깊이 반성하길 바란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국민의 기업 특집] 한국자산관리공사, 바꿔드림론 요건 완화… 서민 재기 돕는다

    [국민의 기업 특집] 한국자산관리공사, 바꿔드림론 요건 완화… 서민 재기 돕는다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는 국가 경제가 위기에 처해 있을 때마다 대규모 부실채권의 인수·정리 등을 통해 위기 극복의 구원투수 역할을 해 왔다. 최근에는 경영난에 처한 기업에 유동성을 공급해 재무구조 개선을 지원하는 구조조정 기구로서 입지를 강화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자산 매입 후 임대 프로그램’을 통해 조선업 등에 최근 2년여간 1610억원의 유동성을 지원했다. 장기 불황으로 고통받는 해운업도 지원 중이다. 2015년부터 총 4108억원 규모의 펀드를 조성, 11개 해운사 선박 18척을 인수했다. 연간 2000억원인 펀드 규모를 올해 5000억원으로 늘리는 한편 선박 신조 지원에도 나선다. 부실채권(NPL) 시장에서 캠코의 역할도 점점 커지고 있다. 금융공공기관은 물론 제2금융권의 부실채권 인수까지 영역도 늘고 있다. 이른바 금융취약계층으로 불리는 253만명의 경제적 재기도 도왔다. 올해는 상환 능력이 없는 장기 연체 채무자의 원금감면율을 최대 90%까지 확대하는 한편 바꿔드림론의 지원 요건 역시 완화한다. 문창용 캠코 사장은 “각각 기업과 가계, 금융 분야의 최일선에서 회생을 적극 지원해 경제의 체질을 개선하고 활력도 높이는 데 이바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 얇은 지갑에 혼술·홈술… 술집 하루 10곳씩 문 닫았다

    불황 여파 ‘2차’ 음주관행도 줄어 술집들이 지난 1년 동안 하루에 10곳꼴로 문을 닫았다. 오랜 경기침체 속에 혼자서 술을 즐기는 ‘혼술’, 집에서 술을 마시는 ‘홈술’ 등이 확산된 것 등이 이유로 꼽힌다. 11일 국세청의 생활밀접업종 사업자 현황을 보면 올 1월 전국의 일반주점 사업자는 5만 5761명으로, 1년 전(5만 9361명)에 비해 6.1% 감소했다. 1년 만에 3600개가 사라진 것으로, 하루 평균 10곳에 해당한다. 조선업 등 구조조정의 직격탄 맞은 울산에서 술집이 전년 대비 10.9% 줄어 전국 17개 광역 시·도 중 감소폭이 가장 컸다. 인천(-10.1%), 서울(-7.8%)에서도 감소세가 두드러졌다. 통계청에 따르면 매출액을 바탕으로 계산되는 주점업의 서비스업 생산은 2014년 7월 전년 동월 대비 7.6% 늘어난 이후 2016년 6월(3.8%) 한 달을 빼고는 매월 마이너스 성장을 거듭해 왔다. 지난 2월에도 1년 전보다 4.2% 줄었다. 2010년 같은 달과 비교하면 29.5% 감소한 것이다. 주점업의 부진이 지속되는 데는 주로 집에서 음주를 하는 혼술족 증가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불경기가 이어지면서 사람들이 술집에서의 지출을 확 줄인 가운데 이른바 ‘2차’를 가는 음주 관행이 약해진 것도 이유로 분석됐다. 이에 비해 커피음료점 사업자는 1월 기준 3만 8202명으로 1년 전보다 20.1%나 늘었다. 커피음료점을 포함한 비알콜음료점업의 서비스업 생산은 2015년 6월 이후 매월 증가세를 이어 오고 있다. 세종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폐업 현대미포조선 사내하청업체 근로자 2명 고공농성

    폐업 현대미포조선 사내하청업체 근로자 2명 고공농성

    폐업한 현대미포조선 사내하청업체 소속 근로자 2명이 구조조정 중단 등을 요구하며 고공농성에 들어갔다. 경찰과 민주노총 등에 따르면 현대중공업 사내하청노조 소속 간부 전모(42)씨와 이모(47)씨 등 2명은 11일 오전 울산 동구 염포산터널 연결 고가다리 아래 높이 20m가량의 철재 구조물에 올라가 농성 중이다. 현대미포조선 사내하청 노동자들은 따로 노조를 설립하지 않고 현대중공업 사내하청노조에 가입해 있다.이들은 ‘대량해고 구조조정 중단’이라는 대형 현수막을 내걸었다. 이들은 조선산업 대량해고 구조조정 중단, 노조활동 보장, 블랙리스트 폐지, 하청조합원 고용승계 복직 등을 요구하고 있다. 농성 돌입 직후 조합원들에게 보내는 글에서 “현대중공업과 현대미포조선의 구조조정이 2년 넘게 진행되면서 2만여 명의 하청노동자가 쫓겨났고, 앞으로 1만여명이 더 해고될 위기”이라며 “정규직은 희망퇴직으로 위로금을 받지만, 하청노동자에게 위로나 는 주장했다. 또 “기본급과 수당이 삭감되고, 잔업과 특근이 사라져 월급이 반토막난 지 6개월이 넘었다”며 “업체가 폐업을 반복하는 사이 퇴직금을 못 받는 경우도 허다하다”고 덧붙였다. 농성자들은 지난 9일 폐업한 현대미포조선 사내하청업체인 D산업개발에서 일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농성하는 고가다리 아래에선 조합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고, 경찰은 30명가량의 경력을 배치했다. 소방당국도 구급차를 대기시키고, 안전매트를 설치했다. 현대미포조선 측은 “농성자들이 일하던 업체가 폐업했을 때 직원 70여명 중 60여명이 다른 협력업체에 재취업했고, 일부만 원청에 고용보장을 요구하고 있다”며 “협력사의 피해를 최소화를 위해 여러 방안을 모색하고 있으나 조선업황이 극도로 악화해 어려움이 있다”고 밝혔다. 울산 박정훈 기자 jhp@seoul.co.kr
  • 산은, 국민연금 수정안 거부… 대우조선 막판 수싸움

    산은, 국민연금 수정안 거부… 대우조선 막판 수싸움

    대우조선해양 처리를 둘러싼 주채권은행과 최대 회사채 투자자의 수 싸움이 막판으로 치닫고 있다.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은 회사채 우선 상환을 위해 노력하겠지만 그렇다고 약속은 할 수 없다고 못박았다.회사채 우선상환 보증 요구 등이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대우조선 채무재조정안 수용이 어렵다는 뜻을 밝혀 온 국민연금은 당초 계획보다 앞당겨 이르면 11일 최종 입장을 결정하겠다고 맞섰다. 국민연금이 채무재조정 동참을 거부하면 대우조선은 사실상의 법정관리인 프리패키지드 플랜(P플랜)에 들어가게 된다. 이동걸 산은 회장은 10일 서울 여의도 산은 본점에서 32개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대우조선 정상화 계획 설명회’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 이 회장은 “그동안 대우조선 정상화를 위해 국민 혈세를 너무 많이 투입했다”며 “요구 사항이 있을 때마다 흔들리는 모습을 보이는 것은 옳지 않다”고 선을 그었다. 대우조선 회사채 최대 투자자인 국민연금은 ▲산은의 추가 감자 ▲출자전환 가격 조정 ▲4월 만기 회사채 우선 상환 ▲만기 유예 회사채 상환 보증 등을 추가 요구했다. 하지만 산은은 이 모든 요구에 대해 “수용 불가”라며 거부했다. 대우조선 지분 79%를 보유한 산은이 추가 감자를 한다면 사채권자는 주식 가치가 늘어 피해 규모를 줄일 수 있지만 산은은 “할 만큼 했다”며 기존 입장을 유지했다. 또 출자전환 시 가격을 더 낮춰 더 많은 주식으로 바꿔 달라는 사채권자 요구도 “출자전환은 재무구조 개선을 위한 채무 감면의 일환”이라고 재확인했다. 정용석 산은 구조조정 부문 부행장은 오는 21일 만기가 돌아오는 회사채의 우선 상환 요구도 “대우조선에 자금이 남아 있지 않아 불가능하다”면서 “국민연금이 추가 면담을 요청하면 응할 수는 있지만 더이상의 양보는 없다”고 배수진을 쳤다. 대신 산은은 두 가지 절충안을 내놓았다. 만기 연장분 회사채에 대해서는 대우조선이 우선적으로 상환하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다만 우선상환을 ‘보증’할 수는 없다고 덧붙였다. 또 수출입은행이 인수하기로 한 대우조선의 영구채(원금 상환 없이 이자만 영구히 지급하는 채권) 금리를 연 3%에서 1%로 낮추기로 했다. 국민연금은 산은의 수정 제안서를 검토한 뒤 11~12일 중 마지막 투자위원회를 열어 최종 입장을 결정할 예정이다. 하지만 산은과 수은의 최고경영자(CEO)까지 나선 설명회 자리에 임원급이 아닌 실무자를 참석시키는 등 불편한 기색이 역력하다.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수출 호조에 제조업 일자리 4개월 만에 증가

    지난달 제조업 취업자 수가 수출 호조 등에 힘입어 4개월 만에 늘어났다. 10일 고용노동부가 발표한 ‘3월 노동시장 동향’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제조업 상시근로자 고용보험 피보험자(취업자) 수는 357만 6000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2000명(2.2%) 증가했다. 제조업 취업자는 2009년 10월 이후 7년 2개월 만인 지난해 12월 0.3% 감소했다. 이후 올 2월까지 3개월 연속 감소하다가 3월 들어 증가했다. 지난달 제조업종 고용시장 훈풍은 사상 최대 수출 실적을 달성한 기계와 화학제품 제조업 등이 주도했다. 기계 제조업은 지난해보다 8900명, 화학제품 제조업은 7800명이 늘었다. 식품 제조업은 전체 제조업 분야 중에서 가장 많은 1만 1000명이 늘었다. 반면 전자부품·컴퓨터·통신장비 제조업 취업자는 6400명 줄어 2014년 1월 이후 39개월 연속 감소세를 보였다. 구조조정이 진행 중인 기타운송장비 제조업 취업자도 3만 8000명이나 감소했다. 서비스업은 보건복지(6만 6000명), 도·소매(6만 2000명), 숙박·음식(4만 6000명) 등을 중심으로 취업자 증가세가 유지됐다. 특히 보건복지업은 간호·간병 통합서비스 확대 영향으로 증가폭이 크게 확대됐다. 제조업과 서비스업을 합친 상시근로자 고용보험 피보험자 수는 1268만 2000명으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33만 5000명(2.7%) 늘어났다. 사업장 규모별는 300인 미만 중소기업에서 25만 5000명, 300인 이상 대기업에서 8만명이 늘어 중소기업의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한국 근현대 조각 주역 4인, 동지애로 꽃피운 예술혼

    한국 근현대 조각 주역 4인, 동지애로 꽃피운 예술혼

    1940년대 후반부터 성북구 거주 사제·선후배 인연… 창작에 몰두 조각·드로잉·영상 자료 함께 전시 ‘송영수 아틀리에’ 29일 처음 공개근현대기, 한국의 문화예술인들은 서울 성북동에 둥지를 틀고 왕래하며 예술적 인연을 이어 간 경우가 많았다. 간송 전형필, 혜곡 최순우, 우두 김광균, 운보 김기창, 수화 김환기, 근원 김용준, 만해 한용운, 이산 김광섭 등. 성북동은 종로통에서 멀지 않은 데다 너른 바위가 있고 시내가 흘러 시골의 정서를 느낄 수 있어 자연 속에서 편안하고 소박하게 살기를 좋아하는 예술가들이 모여들었다. ●한국 추상조각 선구자… 수채화도 그려 한국 근현대 조각사를 이끌어 온 조각가 김종영, 권진규, 송영수, 최만린 4인은 1940년대 후반부터 1960년대 중반에 걸쳐 성북 지역에 정착하기 시작했다. 김종영, 권진규, 송영수 작가는 타계할 때까지 각자의 삶의 터전이자 예술 터전인 성북동 아틀리에에서 자신의 예술세계를 펼쳐 나갔다. 작가 최만린은 1960년대 이후부터 지금까지 성북구 정릉동 아틀리에에 거주하며 한국 현대 조각의 정체성을 이어 가고 있다. 성북구립미술관의 봄 기획전 ‘성북의 조각가들’은 스승과 제자로, 선배와 후배로, 또는 예술적 교감을 나눈 동지로 한 시대를 공유했던 이들 4인의 작품세계와 인연을 조명하고 있다. 네 작가의 조각과 드로잉 54점과 사진, 영상 자료들이 전시된다. 김종영(1915~1982)은 한국 추상조각의 선구자이자 1세대 조각가인 동시에 평생을 서울대에서 후학을 양성한 교육자였다. 그는 1948년부터 삼선동에 거주했다가 피난 후 삼선동 언덕 위에 양옥집을 지어 이사했다. 그는 타계할 때까지 그곳에서 작업했다. 나무와 돌의 물성을 드러내는 추상 작업을 주로 제작했으며, 당시 아틀리에 풍경을 드로잉과 스케치로 남겨 놓았다. 김종영의 많은 제자들이 스승을 따라 성북동에 예술적 둥지를 틀었다. 자연의 정수를 추상화한 김종영의 조각 외에 집에서 내려다본 서정적인 분위기의 수채화 ‘마을 풍경’이 눈길을 잡아끈다.●철조조각 개척… 재료 나무·석고로 확장 서울대 미대 조소과에서 김종영의 가르침을 받은 송영수(1930~1970)는 스승을 따라왔다. 한국 철조(용접)조각의 선구자로 철판과 동판, 스테인리스를 용접하거나 나무, 석고, 테라코타 등 다양한 재료로 추상적인 경향의 작품세계를 확장시켰던 그는 1965년 성북동에 집을 직접 지어 마당에서 작업했다. 작가는 일찍 세상을 떠났지만 현재까지도 당시 제작했던 조각 작품들이 집안 곳곳과 마당에 보존돼 있다. 역시 김종영의 제자이자 송영수의 2년 후배인 최만린(82)은 삼선교 전셋집 시절을 거쳐 1965년 정릉동에 집을 짓고, 이후 근처 집으로 이사해 지금까지 살고 있다. 그는 집 옆에 마련한 작은 아틀리에에서 생명의 근원적 형태를 형상화한 추상조각을 제작하며 추상조각의 맥을 이어 가고 있다.●구상·추상 접점 한국 리얼리즘 조각 선도 한국적 리얼리즘 조각을 선도했던 조각가 권진규(1922~1973)는 해방 이후 월남해 가족과 함께 성북동에 정착했다가 1948년 일본으로 유학했다. 1959년 귀국 후 성북구 동선동 언덕에 직접 지은 집과 아틀리에에서 작품 제작에 몰두했다. 전통과 현대, 구상과 추상의 접점에서 테라코타와 건칠 작품으로 자신만의 조형세계를 구축한 그는 1973년 스스로 생을 마감했다. 그의 자취가 남은 아틀리에는 유족이 기증해 2006년 내셔널트러스트 시민문화유산으로 보전되고 있다. 권진규가 동선동 작업실을 찾아온 최만린에게 선물한 소녀 두상 조각 1점도 이번 전시에서 최초로 일반에 공개된다.●최만린에게 준 소녀 두상은 최초 공개 최만린 작가는 “전쟁 후 모두가 어려웠던 시절에 남들이 알아주지 않는 예술을 한다는 동지애 때문이었는지 서로 아끼고 격려했다”면서 “세월이 흐른 뒤 이렇게 전시를 해 놓고 보니 그때 그 시절이 더욱 그립다”고 말했다. 전시는 6월 18일까지. 전시 연계 프로그램으로 29일과 5월 13일에 성북 지역에 위치한 조각가 아틀리에 및 미술관을 탐방하는 ‘예술을 담은 집’도 진행된다. 송영수 작가의 아틀리에도 처음으로 일반에 공개된다. 글 사진 함혜리 선임기자 lotus@seoul.co.kr
  • [경제 뉴스 깊이 들여다보기] 국책銀이 수주보증·수은 영구채 금리 인하 ‘당근’에도 ‘대우조선 살리기’ 머뭇대는 국민연금 왜

    [경제 뉴스 깊이 들여다보기] 국책銀이 수주보증·수은 영구채 금리 인하 ‘당근’에도 ‘대우조선 살리기’ 머뭇대는 국민연금 왜

    대우조선해양 정상화 방안을 놓고 국민연금공단 등 회사채 투자자와 금융당국 사이 팽팽한 줄다리기가 이어지고 있다.정부는 최근 국책은행 수주 보증과 수출입은행 영구채 금리 인하라는 ‘당근책’을 던졌다. 대우조선이 수주하면 산업은행이 보증서(RG)를 발급하고 시중은행이 ‘2차 보증’(복보증)을 서는 안이다. 선주에게 선수금을 물어줘야 하는 일(RG콜)이 생기면 은행이 정해진 비율에 따라 나눠 낸다. RG 발급 번호표에 따라 희비가 엇갈리는 일을 없애기 위해서다. 수은이 인수하기로 했던 대우조선의 영구채(원금 상환 없이 이자만 영구히 지급하는 채권) 금리도 연 3%에서 1%로 낮춘다. 은행권이 만기를 연장하는 대우조선 무담보 채권에 대해 현재 1% 금리를 받고 있어서다. 그간 은행권의 요구 사항이 반영된 것이다. 하지만 대우조선 회사채 조정안의 키를 쥔 국민연금은 이날도 ‘손실 분담 결론 연기’로 버티기에 들어갔다. 대우조선의 운명을 좌우할 사채권자집회가 불과 열흘 앞이지만 양측의 간극은 쉽사리 좁혀지지 않는 모양새다. 산은의 ‘대우조선해양 구조조정 추진방안 국회설명자료’에 따르면 현재 국민연금과 산은이 부딪치는 쟁점은 크게 5가지다. ① 채권은행만 덕본다? 국민연금 등은 대우조선이 정상화돼도 ‘과실’이 RG 채권을 든 채권은행에 간다고 본다. RG는 조선사가 배를 인도하지 못하면 미리 받아 놓은 선수금을 금융사가 대신 선주에게 돌려주겠다는 환급보증이다. 대우조선이 배를 만들어 넘기면 은행은 부담이 사라진다. 더욱이 정부안대로 RG를 제외한 산은·수은의 무담보채권 1조 6000억원을 출자전환(대출금을 주식으로 전환)해도 이들이 들고 있는 대우조선 전체 채권 중 비율은 10.5%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산은은 펄쩍 뛴다. 신규 수주가 생기면 RG는 계속 발생한다는 논리다. 산은 관계자는 “더욱이 국책은행은 2조 9000억원이라는 신규 자금도 내놓는다”면서 “반대로 배를 못 만들었으니 선수금을 내놓으라는 ‘RG콜’이 발생하면 그 금액만큼 출자전환에 포함돼 금액이 늘어나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② 산은 책임론 투자자들은 대우조선 정상화 방안에 동의하는 조건으로 산은의 추가 감자를 요구한다. 대우조선 지분 79%를 보유한 산은이 추가 감자를 한다면 사채권자와 시중은행은 출자전환 이후 주식가치가 늘어 피해 규모를 줄일 수 있어서다. 이에 대해 산은 측은 지난해 12월 대우조선 주식 6000만주를 무상감자 후 소각하는 등 대주주로서 할 만큼 했다는 입장이다. 이후 쏟아부은 4조 2000억원에 대한 추가 손실 부담까지 지라는 것은 가혹하다고 주장한다. ③ 출자전환 기준가 낮춰 달라 현재 출자전환 기준가격은 1주당 4만 350원이다. 거래정지 직전 가격에서 10% 할인한 수준이다. 하지만 출자전환된 주식이 오는 9월 시장에 쏟아지면 주가 폭락이 불 보듯 뻔해 기존 주주들은 반발이 크다. 이 때문에 출자전환 시 가격을 더 낮춰 더 많은 주식으로 바꿔 달라는 요구가 나온다. 그러나 정부와 산은은 “출자전환은 재무구조 개선을 위한 채무 감면의 일환”이라면서 “경제적 투자 관점으로 보면 안 된다”고 선을 긋는다. ④ 채무조정 실효성은? 국민연금은 채무조정이 실효성을 가질지도 고심 중이다. 보수적인 추정이라 해도 2018년 이후 신규 수주가 늘지 않고, 앙골라 국영 석유회사 소난골의 드릴십 인도금 회수 등이 무산되면 대안이 부재하다는 논리다. 또 분식회계 소송 패소 때 줄소송 탓에 경영 유지가 곤란하다는 판단이다. 하지만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미래 불확실성이 존재한다고 해도 현시점에서 자율적 구조조정과 프리패키지드플랜(P플랜) 시 얼마나 물린 돈을 회수할 수 있는지 기준으로 판단하는 게 경제적으로 합리적”이라고 강조했다. ⑤ 회생 전환 시 사채권자는 사채권자들은 최악의 경우를 가정한다. 예컨대 신규 자금을 지원해 대우조선이 정상화 과정을 밟고 배를 만들어 RG를 줄였다고 치자. 그럼 회생절차 원칙에 따라 신규 자금은 우선 변제받기 때문에 국책은행은 부담을 던다. RG를 줄인 시중은행도 손실을 던다. 그런데 1~2년 후 갑작스러운 경영 악화로 회생절차로 들어가면 상환을 미룬 사채권자만 손해를 보게 된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산은 관계자는 “신규 자금 우선 변제는 자금 운용상 잉여 현금이 발생하면 상환받았다가 부족하면 다시 지원하는 한도성 개념”이라고 반박했다.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 [삼국지로 풀어 보는 法 이야기] 사랑에 눈멀었던 여포·동탁… 열여섯 초선과 결혼할 수 있을까

    [삼국지로 풀어 보는 法 이야기] 사랑에 눈멀었던 여포·동탁… 열여섯 초선과 결혼할 수 있을까

    조조의 동탁 암살 계획이 실패하고, 동탁 토벌을 위해 모인 연합군도 와해됐다. 여포를 양자로 들인 동탁은 날개 단 호랑이 같았다. 급기야 황제의 자리까지 탐한다. 왕윤은 나라 걱정이 태산 같지만, 동탁을 제거할 마땅한 대책이 없다. 이때 왕윤의 고민을 알아챈 초선이 나선다. 자신을 희생해 동탁과 여포 사이를 갈라놓기로 한 것. 초선의 나이 불과 열여섯. 왕윤은 여포와 동탁에게 초선을 소개한다. 여포는 초선을 보고 감탄사를 연신 쏟아낸다. 동탁도 초선에게 한눈에 반해 후궁으로 들이고 싶어 한다. 결국 동탁과 여포는 초선을 사이에 두고 돌이킬 수 없는 강을 건너고 마는데…. ※원저 : 요코야마 미쯔데루(橫山光輝) ※참고 : 만화 삼국지 30, 에이케이 커뮤니케이션즈, 역자 이길진초선은 서시, 양귀비, 왕소군과 더불어 중국 고대 ‘사대미인’ 중 한 명이다. 초선의 미인계가 동탁과 여포에게 통하는 것이 어찌 보면 당연하다. 여포는 초선과의 혼인을 기꺼이 승낙하고, 이제나저제나 혼인할 날만을 손꼽아 기다린다. 그런데 결혼식 당일, 여포의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초선은 끝내 식장에 나타나지 않는다. 동탁이 초선을 후궁으로 들이기 위해 중간에서 가로채 버린 것. 동탁이 여포에게 초선을 양보했다면, 초선 대신 세상을 가졌을 수도 있을 터. 여기서 드는 의문 하나. 혹시 초선의 나이가 결혼에 걸림돌이 되진 않을까? ●민법상 근친혼·중혼·결혼 연령 제한 천하의 간웅 조조도 동탁을 제거하지 못했지만, 초선은 해냈다. 남자를 이기는 것은 남자가 아닌 여자였다. 더 놀라운 것은 동탁을 제거하기 위해 자신을 버린 초선의 나이가 불과 16세였다는 사실. 이런 사례는 춘향전에서도 볼 수 있다. 이몽룡과 사랑을 나눈 춘향의 나이도 당시 열여섯 살이었다. 동양에서 열여섯은 특별한 의미를 갖는 걸까. 만 나이로 중학교 3학년 학생이 과연 법적으로 유효한 결혼을 할 수 있을까. 민법은 원칙적으로는 결혼에 대해 제한을 두고 있지 않다. 부부관계를 맺고자 하는 진정한 의사의 합치만 있으면 결혼할 수 있다. 몇 가지 예외는 있다. 대표적으로 근친혼과 중혼을 금지하고, 결혼 연령을 제한한다. 우리 민법은 가까운 친척끼리는 결혼할 수 없도록 하고 있다. 현행 법률상으로 8촌 이내의 혈족, 6촌 이내의 혈족의 배우자, 배우자의 6촌 이내의 혈족, 배우자의 4촌 이내의 혈족의 배우자인 인척이나 인척이었던 사람과는 결혼할 수 없다. 또 6촌 이내의 양부모계의 혈족이었던 사람, 배우자의 4촌 이내의 혈족의 배우자인 인척이거나 인척이었던 사람 사이에도 결혼할 수 없다. 그런데 법률전문가도 아닌 사람들이 이런 범위를 따지기는 쉽지 않다. 쉽게 말하면, 부모님께 여쭈어 봐서 부모님이 서로 아는 사이 정도는 결혼할 수 없다고 보면 된다. 설령 당사자들끼리 결혼을 했다고 하더라도 혼인 신고를 받아주지 않는다. 혼인 자체가 무효이기 때문이다(민법 제809조). 다만 이처럼 가까운 친척만 아니라면 동성동본이라도 결혼할 수 있다. 예전에는 동성동본인 혈족 사이에는 멀고 가깝고를 불문하고 결혼할 수 없었다. 하지만 1997년 헌법재판소에서 동성동본 간 결혼을 전면적으로 금지하는 것은 위헌이라고 결정했다. 중혼은 배우자 있는 사람이 다시 결혼을 하는 것을 말한다. 민법상 중혼은 허용되지 않는다. 초선과 여포는 모두 결혼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중혼 제한에는 해당하지 않는다. 하지만 동탁은 이미 결혼해 부인을 두고 있다. 우리 법률의 눈으로 보면 동탁이 초선을 후궁으로 들이는 것은 중혼에 해당한다. 다만 당연히 무효가 되는 것은 아니고 직계혈족이나 검사 등이 중혼의 취소를 청구할 수 있다(민법 제816조 제1호, 제818조). 민법 제807조는 ‘만 18세가 된 사람은 혼인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거꾸로 해석하면 18세 미만의 사람은 결혼할 수 없다는 뜻이다. 결혼 연령을 18세로 제한한 것은 결혼에는 어느 정도의 정신적, 경제적 준비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18세가 되면 아무런 제한 없이 결혼할 수 있을까? 그렇지는 않다. 18세가 되었더라도 미성년자인 경우에는 부모의 동의를 받아야 한다(민법 제808조). 민법상 19세가 되어야 성년이므로 18세인 경우에는 부모의 동의를 받아야 하는 것이다. 본론으로 돌아가 보자. 초선은 여포와 혼사가 오갈 당시 16세, 만으로는 15세였다. 따라서 아버지인 왕윤이 아무리 동의한다고 하더라도 유효하게 결혼할 수 없다. 민법의 눈으로 보면 초선과 여포는 어차피 결혼할 수 없는 사이인 것이다. 유비는 손권의 여동생인 손부인과 결혼했다. 당시 유비는 50세, 손부인은 17세였다. 손권의 어머니는 딸과 유비의 나이 차가 많지만, 유비의 성품이 좋다는 이유로 결혼을 승낙했다. 그렇지만 우리 민법상 적법하게 결혼하기 위해서는 손부인이 18세가 되기를 기다려야 한다. ●14세 미만은 어떤 범죄도 처벌 안 해 이처럼 혼인 제한 이외에 형사적으로도 나이가 특별한 의미를 갖는 경우가 있다. 먼저 어떤 범죄를 저지르더라도 처벌받지 않는 나이가 있다. 형사미성년자(刑事未成年者)라고 하는데, ‘14세 되지 아니한 자의 행위는 벌하지 아니한다’(형법 제9조)고 규정되어 있다. 아직 지적, 도덕적, 성격적으로 완성되지 않아 죄에 대한 책임을 묻기는 부적절하다고 보고 있는 것이다. 또 14세 이상 19세 미만의 소년이 죄를 저지른 경우에는 부정기형(不定期刑)을 선고해야 한다(소년법 제60조 제1항). ‘징역 단기 1년, 장기 2년’과 같이 장기와 단기를 함께 정하는 것이다. 소년이라는 특성상 소년교도소 같은 곳에서의 집중적이고 개별적인 교육을 통해 각각의 소년에 맞게 형을 집행하려는 의도이다. 피해자의 나이를 기준으로 특별히 보호하는 규정도 있다. 바로 형법 제305조에 규정된 미성년자의제간음(未成年者擬制姦淫), 추행죄다. 이 규정에 의해 13세 미만의 미성년자와 성관계를 맺으면, 미성년자가 동의를 했다고 하더라도 강간죄와 강제추행죄로 처벌받게 된다. 13세 미만인 경우 아직 제대로 된 판단능력이 갖추어지지 않은 것으로 보아 특별히 보호하고 있는 것이다. 만약 동탁이 초선을 후궁으로 들여 첫날밤을 치렀는데, 초선의 나이가 만 13세가 되지 않았다면 미성년자의제간음죄가 성립하게 된다. 양중진 법무부 법질서선진화과장(부장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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