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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비대면·복지 일자리 55만개+α 만든다

    정부가 직접 일자리 ‘55만개+α’ 공급에 시동을 건다. 디지털과 비대면 산업, 사회복지서비스를 중심으로 일자리 발굴이 이뤄진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13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내일(14일)과 다음주(21일) 비상경제 중앙대책본부(경제중대본) 회의에서 55만개+α 직접 일자리 신속공급방안을 집중적으로 논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기업 채용이 연기되고 감염병 우려로 구직활동을 멈추면서 경제활동인구가 55만명 감소하고, 잠시 업무를 멈춘 일시 휴직자가 100만명 넘게 증가하고 있다”며 “일시 휴직자 증가는 어려움이 계속될 경우 실업자 급증으로 이어질 우리 고용의 아킬레스건”이라고 했다. 정부가 직접 공급하는 일자리는 기존의 노인 일자리보단 20~50대를 아우를 수 있는 디지털과 비대면 산업, 공공데이터 구축, 행정지원 업무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황덕순 청와대 일자리수석은 이날 CBS 라디오에서 “55만개의 일자리 가운데 디지털이나 비대면 분야가 당연히 포함되고, 이런 사업들은 한국판 뉴딜로 이어지게 해 발전시킬 것”이라고 설명했다. 나아가 정부는 코로나19 방역 분야에서 사회복지서비스 일자리를 발굴한다. 전문가들도 ‘포스트 코로나’에 대비하기 위해선 전통 산업뿐 아니라 사회복지서비스도 강화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정세은 충남대 경제학과 교수는 “자영업자 구조조정은 코로나를 겪으며 필연적으로 일어날 것”이라며 “정부 차원에서 사회복지서비스에 좋은 일자리를 만들어 구조조정으로 나온 인력을 흡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세종 나상현 기자 greentea@seoul.co.kr
  • 거리두기 늘자 숙박·음식업 직격탄… ‘그냥 쉰다’도 43만명 급증

    거리두기 늘자 숙박·음식업 직격탄… ‘그냥 쉰다’도 43만명 급증

    통계청이 13일 발표한 ‘4월 고용동향’은 코로나19가 경제 근간인 일자리를 쓰나미 휩쓸듯 없애는 현실을 여실히 보여 줬다. 임시·일용직 취업자가 역대 최대폭으로 감소해 취약계층이 직격탄을 맞았고, 대면 접촉이 많은 숙박·음식점업과 교육서비스업 등도 피해가 컸다. ‘일시휴직자’는 사상 처음으로 두 달 연속 100만명 넘게 폭증했다. 일자리 갖는 걸 아예 포기한 사람이 늘면서 비경제활동인구도 역대 가장 많이 증가했다.지난달 임시·일용직 취업자는 1년 전에 비해 무려 78만 3000명이나 감소했는데, 이는 1989년 1월 통계 집계 이래 가장 큰 폭이다. 전달(-59만 3000명)에 이어 한 달 만에 기록을 다시 썼으며, 외환위기 직후인 1998년 9월(-59만 2000명)보다 30만명 가까이 많다. 자영업자가 주류인 비임금근로자도 9만 4000명 감소하는 등 타격을 받았다. 고용원 있는 자영업자가 17만 9000명 줄었고 고용원 없는 자영업자는 10만 7000명 늘었는데, 인건비를 감당하지 못한 상당수 자영업자가 종업원을 해고하고 ‘나홀로 사장’이 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 3월부터 본격 시작된 코로나19발 고용 충격은 서비스업에서 제조업, 건설업으로 확대되는 모습이다. 지난달 서비스업 취업자는 44만 4000명 줄어 1983년 7월 통계 집계 이래 가장 많이 감소했다. ‘사회적 거리두기’ 등으로 숙박·음식점업(-21만 2000명)과 도소매업(-12만 3000명)에서 33만 5000명이 실업자로 내몰렸다. 개학 연기와 학원 휴업 등으로 교육서비스업(-13만명)도 급감했다. 수출 부진과 경기 둔화로 제조업(-4만 4000명)과 건설업(-5만 9000명) 일자리도 감소폭이 커졌다. 취업자로 분류되긴 하지만 일을 하지 않은 일시휴직자는 113만명 늘었다. 3월(126만명)에 이어 두 달 연속 100만명을 웃돈 증가폭이다. 일시휴직자는 실업자로 전락하거나 비경제활동인구로 이동할 가능성이 있는 잠재적인 위험군이다. 연령별로는 20대(-15만 9000명)와 30대(-17만 2000명)가 가장 큰 타격을 받았는데, 짧은 사회활동 기간으로 모아 놓은 돈이 적은 이들은 실업이 장기화될 경우 ‘대출→연체→신용불량자 전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 경제활동인구(2773만명)가 55만명이나 줄고, 비경제활동인구(1699만명)가 83만명 늘어난 것도 눈에 띈다. 둘 다 통계 작성 기준을 변경한 2000년 이후 가장 큰 감소폭과 증가폭이다. 비경제활동인구 중 별다른 이유 없이 일을 하지 않은 ‘쉬었음’으로 분류된 사람은 240만 8000명으로 1년 전보다 43만 7000명(22.2%)이나 증가했다. 코로나19 사태로 기업이 채용을 하지 않거나 일정을 조정하는 등 고용시장이 얼어붙은 탓이다. 구직단념자도 12만 4000명 증가한 61만 1000명으로 사상 최다를 기록했다. 하준경 한양대 경제학부 교수는 “지속 가능성이 낮다는 비판을 받을 수 있지만 지금 상황에선 공공 일자리라도 대거 만들어 노동시장에서 밀려난 이들을 흡수해야 한다”며 “일부 산업과 업종은 구조조정이 불가피한 만큼 직업훈련 인프라를 확충해 고부가가치 일자리로 넘어갈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고 말했다. 세종 임주형 기자 hermes@seoul.co.kr 세종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 [오늘의 눈] 긴급재난지원금, 여전히 남는 아쉬움/하종훈 경제부 기자

    [오늘의 눈] 긴급재난지원금, 여전히 남는 아쉬움/하종훈 경제부 기자

    “신청 페이지 화면에 속아서 기부했어요. 국민을 우롱하는 처사 아닌가요.” “피싱 사이트에서 한 번 실수로 클릭하면 돈이 빠져나가는 것과 뭐가 다른가요.” 긴급재난지원금 신용·체크카드 포인트 신청 첫날이었던 지난 11일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라온 불만들이다. 각 카드사의 모바일 앱과 인터넷 홈페이지 등에서 실수로 기부를 눌렀다며 취소해 달라는 요청이 빗발쳤다. 재난지원금을 신청하려면 본인 인증과 신청을 위한 약관에 동의하는 절차를 거쳐 마지막에 재난지원금 기부 여부를 묻는 항목이 나온다. 이때 연달아 ‘동의’ 버튼을 누르던 사람들이 기부에도 동의한다고 무심결에 체크한 사례가 많았던 것이다. 주무 부처인 행정안전부는 기부 취소에 대해 “원칙은 취소가 안 되는 게 맞다. 한 번 기부하면 취소하기 어렵기 때문에 신청할 때 신중하게 해 달라”는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논란이 이어지자 “비슷한 민원이 이어져 당일 기부를 취소할 수 있도록 했다”고 번복했다. 당초 카드업계는 지원금 신청 화면과 기부 신청 화면을 분리할 것을 요구했다. 하지만 정부는 지원금 신청 절차 내에 기부 신청을 삽입하도록 지침을 내려 현재와 같은 기부 신청 절차가 마련됐다. 모바일이나 인터넷에 익숙하지 않은 고령층에겐 불편할 수밖에 없다. ‘넛지’(팔꿈치로 찌르기, 간접적 유도의 의미) 효과를 겨냥해 기부를 늘리려 ‘꼼수’를 쓴 것 아니냐는 의심을 사기에 충분하다. 이런 의심은 그동안 정부가 긴급재난지원금을 두고 보여 준 소극적 태도에 기인한다. 기획재정부는 그동안 소득 하위 70%가 아닌 전 국민을 대상으로 지급할 경우 재원 4조 6000억원이 더 필요하고 국가채무가 늘어난다는 이유로 반대해 왔다. 당정은 지난달 고소득층의 기부 유도를 조건으로 뒤늦게 전 국민 지급으로 가닥을 잡았다. 하지만 ‘관제 기부’라는 또 다른 논란을 낳고 있다. 이기적인 사람으로 찍힐 것이 두려운 공무원들의 선제적 기부로 개인 사정과 무관하게 기부를 강요당하는 것 아니냐는 불만이다. 대통령을 필두로 여당과 경제부총리가 기부 대열에 동참하면서 공직 사회뿐 아니라 민간 기업에까지 기부 캠페인이 기정사실화되는 분위기다. 정부는 재원 마련을 위해 3조 4000억원의 국채를 발행하고 1조 2000억원가량의 세출 구조조정을 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애초에 세출 구조조정을 위한 노력을 별로 하지 않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예산심사 막판에 끼어든 ‘쪽지예산’을 대폭 삭감하지 않아서다. 대부분 지역구 민원 사업이지만 국회의원들 눈치를 본 것이다. 기부는 자발적 의지와 선택이 중요하다. 긴급재난지원금의 기본 취지는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국민들의 생계를 지원하고 소비를 통해 내수를 활성화하는 것이지 재원을 아끼자는 것이 아니다. 유례없는 긴급 상황에서 논란 끝에 시행하는 제도인 만큼 정부는 지원금 신청을 애타게 기다려 온 국민의 마음을 먼저 헤아렸어야 했다.
  • 국방예산 7000억원 추가 삭감될 듯…전력유지 이상없나

    국방예산 7000억원 추가 삭감될 듯…전력유지 이상없나

    코로나19 사태 극복을 위해 다음달 정부가 발표할 예정인 3차 추가경정예산안(추경)에서 국방 예산이 다시 일부 삭감될 것으로 보인다. 12일 국방부에 따르면 최근 기획재정부는 국방부에 3차 추경으로 삭감할 국방예산 총액을 전달했다. 기재부가 전달한 삭감 액수는 약 7000억원 규모인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지난달 2차 추경으로 정부 결정에 따라 국방 예산 약 1조 4700여억원이 삭감된 바 있다. 당시 국방부는 F35A 스텔스 전투기 도입 등 관련 사업비를 삭감하고, 코로나19로 줄어든 훈련에 따라 유류비를 반납했다. 만약 기재부의 요청안이 반영될 경우 2·3차 추경으로 전체 2조원 이상 규모 국방비가 삭감되는 셈이다. 때문에 코로나19 대응을 이유로 군 전력 증강 계획에 차질이 빚어지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앞서 정부가 삭감한 국방 예산에는 첨단전력 도입 예산도 포함됐다. 절충교역(FMS) 방식으로 구매되는 무기에 대해서 정부는 시기에 따라 금액을 전달해야 한다. 국방부 관계자는 “예산 삭감에도 전력 도입에 차질이 발생하지는 않는다”며 “전력 도입 예산의 경우 일괄 처리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국방부는 현재 구체적인 국방 예산 삭감 규모를 놓고 세부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이 과정에서 삭감액이 변동될 여지가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최현수 국방부 대변인은 이날 “현재 정부는 3차 추경 편성 과정에서 실무적으로 부처별로 세출 구조조정 방안에 대해서 검토 중에 있다”며 “하지만 아직까지 구체적인 규모나 또는 대상사업에 대해서는 확정된 바는 없다”고 말했다. 이주원 기자 starjuwon@seoul.co.kr
  • 함께 인수 뛰어든 미래에셋도 흔들… 현산, 아시아나 포기하나

    함께 인수 뛰어든 미래에셋도 흔들… 현산, 아시아나 포기하나

    인수 접자니 이행보증금 낸 2500억 발목 한화, 2008년 대우조선 포기 때 9년 소송 아시아나는 하청업체 직원들 정리해고 노동계 “3조 지원받고 자르나” 투쟁 선언아시아나항공 인수에 나선 HDC현대산업개발이 ‘진퇴양난’에 빠졌다. 코로나19 사태로 극심한 불황을 맞고 있는 항공회사를 인수하는 부담이 커지는 가운데 재무적 투자자로 함께 뛰어든 미래에셋그룹이 최근 대규모 호텔 매매계약을 철회하면서 인수가 무산될 수도 있다는 전망에 무게가 실린다. 실제로 HDC현산은 지난달 30일로 예정됐던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무기한 연기했다. 기업결합 심사를 신청한 6개국 가운데 러시아가 아직 승인을 하지 않았다는 이유를 들었다. 업계에서는 HDC현산이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접으려 한다는 해석을 끊임없이 내놓고 있다. HDC현산은 인수 포기설에 선을 긋고 있지만 함께 컨소시엄을 꾸려 재무적 투자자로 나섰던 미래에셋그룹이 최근 중국 안방보험과 맺었던 7조원 규모의 미국 호텔 매매계약을 돌연 취소하면서 상황이 급변했다. 미래에셋 측은 7000억원에 달하는 계약금을 돌려받기 위해 11일 중국 안방보험에 맞소송을 하겠다고 밝혀 소송전이 본격화했다. 재판은 오는 8월 말부터 시작된다. HDC현산으로서는 당장 인수를 접는 것도 쉽지 않다. 먼저 이행보증금으로 낸 2500억원을 포기해야 한다. 일부라도 돌려받으려면 힘든 소송전을 벌여야 한다. 업계 일각에서는 한화케미칼이 대우조선해양 인수에 나섰다가 철회한 사례와 비교하지만 당시 사례를 그대로 적용하는 것은 무리라는 지적이 나온다. 2008년 한화케미칼은 산업은행으로부터 주식을 사서 대우조선해양을 인수하려고 협상을 진행하던 중 결국 인수를 포기했다. 한화케미칼은 이행보증금으로 3150억원을 냈고 9년여간의 소송을 통해 절반이 넘는 1951억원을 돌려받았다. 1, 2심에서 패했던 한화가 대법원 판결에서 뒤집고 이행보증금 일부를 챙길 수 있었던 것은 딜이 깨진 사유가 산은과 대우조선해양 측에도 일부 있었기 때문이다. 당시 대우조선해양노조는 고용 보장 등을 이유로 한화의 기업 확인실사를 거절했다. 업계 관계자는 “아시아나항공의 이번 위기는 코로나19 사태라는 외부 원인이 있기 때문에 (한화와) 같은 논리로 접근하는 것은 어렵다”고 말했다. HDC현산의 고심이 깊어지는 동안 아시아나항공 안팎에서는 노사 간 잡음도 커지고 있다. 아시아나항공 하청업체로 수화물 관리 및 기내 청소 업체인 아시아나케이오 직원들은 이날 정리해고를 당했다. 노동계는 “해고나 다름없는 무기한 무급휴직을 받아들이지 않았다는 이유로 정리해고가 이뤄졌다”면서 “항공사에 지원이 결정된 금액만 3조 3000억원에 달하지만 말단의 하청 비정규직 노동자의 정리해고는 중단되지 않았다”며 아시아나항공 등을 상대로 투쟁을 선언했다. 아시아나케이오는 금호아시아나문화재단이 지분을 소유한 회사로 박삼구 전 회장이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 뒤에도 이사장을 맡고 있다. 회사 안팎이 시끄러운 가운데 정부가 HDC현산이 인수를 포기하게 내버려 두지는 않을 거라는 관측도 나온다. 한 항공 전문 애널리스트는 “규모는 다르지만 제주항공과 이스타항공의 인수에서도 정부가 자금을 지원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면서 “이는 업계의 인수합병을 통한 자연스러운 구조조정을 정부도 원하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황용식 세종대 경영학과 교수는 “코로나19 사태를 지렛대로 HDC현산은 지속적으로 협상 조건을 자신들에게 유리하게 변경하려 할 것”이라며 “인수를 포기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는 만큼 채권단과 금호그룹이 이를 적절히 조율하는 협상력을 갖추는 게 관건”이라고 말했다. 오경진 기자 oh3@seoul.co.kr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버핏도 발 뺀 항공산업… U자 침체될까, V자 반등할까

    버핏도 발 뺀 항공산업… U자 침체될까, V자 반등할까

    워런 버핏 버크셔 해서웨이 회장이 코로나19를 투자 기회로 보고 4대 미국 항공사 주식(델타·사우스웨스트·아메리칸·유나이티드항공)을 매입했다가 큰 손실을 보자 “실수”라며 전량 처분했다. 감염병 사태 장기화에 세계 항공산업의 미래를 ‘U자’로 본 것이다. 실제 최악의 경우 올해 15억명의 탑승객이 줄 거라는 전망도 나온다. 반면 정부의 천문학적인 지원을 받고 코로나19 치료제나 백신이 예상보다 빠르게 개발된다면 항공산업이 ‘V자’로 날아오를 수 있다는 목소리도 일각에서 나온다. 항공산업이 코로나19 이후 세계 경제의 변화를 알려 주는 신호등이라는 점에서 그 향방에 관심이 쏠린다.코로나19로 인한 항공산업의 충격은 전대미문격이다. 가장 편리하고 빠른 장거리 운행 수단은 외려 바이러스를 확산시키는 데 일조했다. 각국이 봉쇄정책 중 가장 먼저 항공편 중단과 공항 폐쇄를 선택한 것도 같은 이유다. 국제민간항공기구(ICAO)는 코로나19로 올해 전 세계 탑승객 수가 15억 4000만명까지 감소할 수 있다고 추정했다. 지난해 탑승객이 약 18억명이니 80% 이상이 감소하는 셈이다. 항공편은 73%가 줄고, 총피해액은 2730억 달러(약 334조 1500억원)로 예상된다. 이 ‘U자’ 시나리오에 따르면 유럽 항공업계 피해가 1006억 달러로 가장 많고, 아시아(880억 달러), 북미(320억 달러), 중동(215억 8000만 달러), 남미(177억 1000만 달러), 아프리카(129억 6000만 달러) 순이다. 게다가 전체 산업 중에 항공업계에 코로나19의 타격이 가장 먼저 왔다가 가장 늦게 사라질 거라는 분석이 나온다. 항공편이 재개되려면 출발지와 도착지 모두 바이러스 청정 지역이어야 하는데 코로나19가 대륙을 차례대로 점령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특히 봉쇄 단행은 순간이지만 바이러스 재확산 가능성 때문에 해제 과정은 매우 복잡하다. 위기의 깊이는 더 심각하다. 미국 여행객 수요는 3월 이후 95%까지 줄었고, 다음달 항공편도 80% 이상 취소됐다. 유나이티드항공은 오는 10월부터 1만 2250명의 파일럿 중 30%를 줄이는 작업에 들어갔다. 최근 일일 총승객 수(1만명)보다 파일럿 수가 더 많다는 것이다. 지난해 1분기 20억 달러 이상 흑자를 봤던 항공기 제조업체 보잉은 올해 1분기 6억 달러 이상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유럽의 에어버스는 직원 13만 5000명 중 영국 직원 3200명과 프랑스 직원 3000명에 대해 무급휴직을 단행했다. 국제항공운송협회(IATA)는 “항공업계와 유관 산업 종사자 2500만명이 일자리를 잃는 위험에 직면할 것”이라고 했다. ●항공기 운행 중단에도 주차료 등 막대한 지출 항공기는 정차돼 있어도 지출이 크다. 블룸버그는 운행을 중단한 전 세계 여객기 1만 6000대가 미국 모하비사막이나 호주 아웃백 등에 장기 보관 공간을 마련했거나 마련 중이라며 “인도의 대형 항공기 주차 이용료는 하루 1000달러여서 코로나19에 따른 할인이 없을 경우 250대를 6개월간 주차할 때 1250만 달러(약 153억원)가 소요된다”고 보도했다. 녹슬지 않도록 매주 비행기 바퀴를 회전시켜야 하고, 기체 안팎의 새 둥지도 찾아 없애야 하며, 엔진 및 냉방 시스템을 매달 점검해야 한다. 향후 항공사 파산이 속출할 거라는 전망도 있다. 남미 2위 항공사인 콜롬비아 아비앙카항공은 10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남부 연방파산법원에 파산보호 신청을 했다. 앞서 호주 2위 항공사인 버진오스트레일리아, 회원제로 전용기 임대 서비스 업체인 젯스위트도 파산보호 신청을 했다. 구조조정 등으로 기업 회생을 시도하겠다는 것이다. 아랍에미리트(UAE) 항공사들은 지난달 29일 열린 미·UAE 경제공동위원회에서 “정부의 지원이 없다면 올해 (전 세계 항공업체 중) 85%가 파산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반면 일각에서는 ‘V자’ 시나리오에 대한 기대도 있다. 이 경우 항공편 감소폭은 지난해의 39%에 그치고 피해액은 1530억 달러(약 187조 3000억원) 정도로 추산된다. 탑승객 수 감소분은 약 8억 7300만명으로 U자 시나리오에 비해 거의 절반은 줄어든다. 코로나19가 잦아들고 있는 국가의 항공사들은 국제선 노선 확대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다. 항공업계는 미국 쌍둥이 빌딩이 무너진 2001년 9·11 테러 때 V자 회복을 경험한 바 있다. 당시 7억명에 육박하던 분기별 탑승객 수는 6억명까지 줄었지만 미국 정부의 강력한 지원으로 3년 만에 회복했다. 이번에도 각국 정부는 자국 항공사가 유동성 위기에 빠지지 않도록 적극 나서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지난 3월부터 줄곧 “그들의 잘못이 아니다. 보잉과 항공산업을 도울 것”이라고 했고, 경기부양 패키지법에 보잉 지원금만 170억 달러(약 20조 8000억원)를 책정했다. 프랑스와 네덜란드 정부도 각각 에어프랑스와 KLM 항공에 총 90억 유로(약 12조원)의 구제금융을 투입하기로 했다. 스웨덴·덴마크·노르웨이는 연합 항공사인 스칸디나비아항공(SAS)의 지급 보증을 위해 30억 스웨덴크로나(약 3710억원)를 투입했다. 이탈리아 정부도 국적항공사인 알리탈리아에 5억 유로(약 6722억원)를 지원하는 동시에 완전 국유화를 추진한다. 싱가포르 항공은 130억 달러(약 15조 9000억원) 규모의 구제금융을 받았다. 하지만 9·11 테러와 달리 코로나19는 전방위적인 소비 위축을 동반하고 있다. 경기 침체가 지속된다면 항공사들이 유동성 위기를 건너도록 도와줄 구제금융 액수는 막대하게 커진다. 이로 인해 소상공인 지원에 쓸 재원이 줄어들 수 있다. 영국 레딩대 호르헤 기라 금융법학 교수는 호주 매체 더커뮤니케이션스에 “최근 미국 5대 항공사들은 저금리 시대가 오자 기존의 채무를 갚는 대신 가용 현금의 96%를 주식 매수에 쓰고 있다. 많은 이들이 항공사를 구제해야 할지 의문을 제기한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각국 정부가 기간산업인 자국 항공사를 방치하는 건 힘들다. ICAO에 따르면 2016년 항공 및 연관 산업의 전 세계 일자리는 6550만개이고, 2조 7000억 달러 규모의 경제를 창출한다. 전 세계 국내총생산(GDP)의 3.6%에 해당한다. 항공산업의 경제 규모는 2036년 5조 7000억 달러로, 연관 일자리는 9800만개로 증가할 전망이다.●반대방향·가림막 등 항공좌석 분리 대책 추진 실제 대형 항공사들의 파산은 극히 드물다. 2011년 파산했던 스위스항공도 인수합병 등을 통해 스위스국제항공으로 부활했다. 영국 크랜필드대에서 항공운송관리를 강의하는 데런 엘리스는 “일부 항공사는 코로나19로 실패(파산)할 수 있지만 항공산업 구조에 광범위한 변화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코로나19 이후 항공사의 ‘전염병 안전 대책’은 크게 바뀔 전망이다. 미 델타는 지난 4일부터 탑승객의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했고 에어아시아·대한항공·아랍에미리트항공은 승무원에게 보호복과 보호안경 등을 착용토록 했다. 아메리칸항공·이지젯 등은 가운데 좌석을 비운 채 운행한다.이탈리아 항공좌석 제조 업체인 아비오인테리어스는 가운데 좌석을 반대 방향으로 돌려 놓고 투명한 가림막으로 좌석을 둘러싸 좌석마다 공간을 분리하는 구상을 내놓았다. 좌석마다 전방을 제외한 삼면에 투명 보호대를 설치하는 아이디어도 있다. 인도 매체 텔랑가나투데이는 “미래에는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했는지, 앓은 적이 있는지 등이 포함된 건강여권이 사용될 수 있다”며 “적자에 힘들겠지만 항공사들은 코로나19 직후 승객의 재탑승을 유도하기 위해 티켓 가격을 낮출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美·EU 셧다운이 수출에 치명타”… 충격 3분기 이후도 ‘불안’

    “美·EU 셧다운이 수출에 치명타”… 충격 3분기 이후도 ‘불안’

    車수출 80% 급감, 美·인도 등 셧다운 탓 국내 1~5일 연휴… 공장 전체 휴업도 영향 ‘석유제품 75% 감소’ 수요·유가 하락 원인 美·中·EU서 수요 부진… 2분기 최악 예상 코로나 2차 유행·미중 분쟁 재개 가능성에 글로벌 수요 회복 언제 살아날지 불투명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인한 글로벌 경기 둔화로 한국 경제의 버팀목인 수출까지 무너지고 있다. 승용차 수출은 5분의1 수준으로 줄었고, 5월 초 무역적자는 지난달 전체를 합친 것의 2.8배나 됐다. 특히 우리 수출 1·2위국인 중국과 미국의 무역전쟁이 재개될 조짐을 보이는 가운데 경기 반등이 기대되는 3분기에 코로나19 2차 대유행 가능성이 제기되는 등 곳곳이 ‘지뢰밭’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달 상순 승용차 수출이 80.4%나 감소한 것은 국내 완성차 업체의 주력 수출시장인 미국과 유럽, 인도 등의 셧다운 때문이다. 지난 3월부터 코로나19로 인한 현지 딜러 단축 영업, 소매점 강제 휴업 등으로 정상적 영업이 불가능해지면서 수출 물량이 대거 취소된 것이다. 현대기아자동차는 해외 주문 물량 감소로 지난 황금연휴(4월 30일~5월 5일) 기간 국내 공장 전체가 휴업했다. 석유 제품(-75.6%)의 수출 급감은 코로나19로 인한 이동 제한과 저유가로 인한 제품 가격 하락 때문으로 분석된다. 산업통상자원부 관계자는 “미국, 유럽연합(EU) 등 주요국 소비 국가들의 셧다운이 우리 수출에 치명타였다”고 진단했다. 문제는 앞으로다. 우리 수출은 코로나19 이후 지속적으로 감소폭이 커지고 있다. 지난 4월에도 수출액(369억 2300만 달러)은 전년 대비 24.3% 감소했고 감소폭으론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 5월 이후 최대였다. 일각에선 5월에 2009년 1월 월별 역대 최대 수출 감소폭(-34.5%)을 뛰어넘을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강인수 숙명여대 경제학과 교수는 “중국, 미국, EU 등에서 수요가 부진해 올해 1분기보다 2분기가 최악의 상황일 것이고 3분기에 경기가 급반등할 가능성도 별로 없어 보인다”고 전망했다. 무역수지 적자도 심화할 것으로 보인다. 이달 1~10일 수입액은 95억 5100만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7.2% 감소했다. 무역수지는 26억 3200만 달러 적자로 나타났다. 지난달 전체 무역적자(9억 4600만 달러)의 2.8배나 되고 2개월 연속 적자를 기록할 가능성이 커졌다. 특히 코로나19로 인해 직격탄은 맞은 상황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6일 중국에 코로나19 책임을 물으며 중국이 미국산 제품 구매 약속을 이행하지 않으면 협상을 파기하겠다고 선언함에 따라 우리 수출은 말 그대로 설상가상의 상황이 됐다. 지난해 우리 수출은 미중 무역전쟁으로 전년 대비 10.3% 감소한 바 있다. 서진교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선임 연구위원은 “미중이 언제 긴장 모드로 바뀔지 모르고, 세계 수요 회복이 언제 살아날지 불투명하다”고 전망했다. 강 교수는 “수출은 해외 수요의 영향을 많이 받아 당장 쓸 수 있는 카드가 많지 않다”면서 “산업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는 구조조정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세종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공급망 확충’… 포스트 코로나 준비하는 롯데

    ‘공급망 확충’… 포스트 코로나 준비하는 롯데

    경제 등 다양한 영역 변화 사례 담아 “비대면 강화되고 외식문화 축소될 것” 임직원 조찬 포럼 이달 말 재개키로“코로나19 이후 세계는 ‘탈세계화, 비대면, 케인스주의로의 회귀’로 변화할 것이다.” 롯데그룹이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준비하기 위해 최근 발간한 ‘코로나19 전과 후’(BC and AC)라는 사내용 도서에 나오는 내용이다. 그룹 대표이사와 기획 임원들에게 나눠 준 이 책에는 20세기 경제 위기 등을 최근 코로나19 사태와 비교하고 정치, 국제관계, 경제, 사회문화 등 다양한 영역에서 예상되는 변화가 구체적인 사례와 함께 담겼다. 특히 경제 부문에서 “10년 경제 호황 이후 하강국면에서 복합적인 문제가 발생하던 중 코로나19 사태가 터졌기 때문에 기존보다 타격이 더 크고 쉽게 회복할 수 없을 것”이라면서 코로나 이후 예상되는 변화를 관통하는 화두로 위의 세 가지를 언급했다. 책에 따르면 코로나19 영향으로 신흥국은 당분간 과거와 같은 빠른 성장을 기대하기 어려워졌다. 감염병으로 생산이나 교육에 문제가 될 수 있는 해외 생산기지가 축소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책은 “대기업들은 공급망 다변화를 시도하고 위험 분산을 위해 자원을 재분배하게 될 것”이라면서도 “자국 내에서 모든 것을 조달하는 것은 해결책이 아니므로 중국 외 최소한 1~2개 이상 별도의 공급망을 확충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또 비대면(언택트) 현상이 강화되면서 상업용 부동산의 가격이 빠르게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유통업계에선 더 빠른 속도로 온라인과 모바일로의 재편이 이뤄질 것이며 유통업의 핵심역량이 입지(부동산)에서 흐름(물류)의 속도로 변경되는 계기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외식문화도 축소되면서 과도했던 국내 자영업 식당의 대규모 구조조정이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정치적 영역에서는 “유례없는 위기에 모든 정부가 더 큰 정부를 지향하고 경제와 기업에 대한 개입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책은 또 “구조조정 등 대규모 경제 구조 재편이 벌어지는 과정에서 정부가 적극적으로 나서겠지만 모두를 살릴 순 없을 것”이라면서 “경쟁력이 약화된 기업의 비정규직부터 대규모 실직이 생겨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롯데인재개발원은 이 책을 바탕으로 전 직원용 영상 교육자료를 만들어 사내에 배포하고 그간 코로나19로 중단됐던 임원 조찬 포럼을 이달 말 재개해 관련 내용을 심층적으로 다룰 예정이다. 심현희 기자 macduck@seoul.co.kr
  • ‘9차 전력수급 계획서’가 언급 안 한 3가지

    ‘9차 전력수급 계획서’가 언급 안 한 3가지

    2034년까지 원자력발전과 석탄발전 비중을 지금의 절반 수준으로 줄이고 신재생에너지를 40%까지 확대하는 청사진이 공개됐지만 부작용과 난관에 대한 해법은 제시되지 않고 있다. 태양광과 풍력 등 신재생에너지는 날씨와 계절 등에 따라 발전량이 달라질 수밖에 없는 만큼 대체 수단을 충분히 확보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많다. 발전단가가 비싼 신재생에너지 확대는 결국 전기요금 인상을 부를 수밖에 없어 국민 부담 완화 방안 모색도 과제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정범진 경희대 원자력공학과 교수는 10일 “에너지 정책을 수립할 때 가장 중요한 요소는 안정적인 수급 확보”라며 “1970년대 석유파동 이후 에너지 정책은 어느 하나에 의존하지 않고 분산해 포트폴리오를 짜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관점에서 볼 때 장기적인 전력수급 계획을 조언하는 워킹그룹(총괄분과위원회)이 지난 8일 발표한 ‘제9차 전력수급기본계획’은 신재생에너지와 액화천연가스(LNG)에 대한 의존도가 너무 높다고 지적했다. 총괄분과위원회는 ‘제9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서 현재 25기인 원전을 2034년까지 17기로, 60기인 석탄발전기를 30기로 줄인다는 논의 결과를 발표했다. 이렇게 되면 전체 전력설비에서 원전과 석탄 비중은 현행 46.3%(19.2%+27.1%)에서 24.8%(9.9%+14.9%)로 절반 가까이 줄어든다. LNG 비중은 지금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32.3%→31.0%)하고, 신재생에너지를 대폭 확대(15.1%→40.0%)한다. 원전과 석탄발전 상당 부분을 신재생에너지로 대체하는 것이다. 정 교수는 “균형을 유지하고 있는 원자력과 석탄, LNG, 신재생에너지의 밸런스가 완전히 틀어지게 되는 것”이라며 “신재생에너지가 간헐성(날씨·계절 등에 따라 발전량이 달라지는 현상)으로 수급이 저조할 때 LNG 가격이 갑자기 확 오른다면 전력 생산비용이 감당이 안 된다”고 말했다. 신재생에너지의 발전효율이 떨어지는 것도 지적 대상이다. 전력수급기본계획에 따르면 2034년 신재생에너지 발전설비 비중이 40%로 늘어나더라도 실제 발전량 비중은 26.3%에 머물 것으로 전망된다. 반면 발전설비 비중이 24.8%에 불과한 원전과 석탄의 발전량은 52.2%에 달한다. 원전과 석탄에 비해 발전단가가 높은 신재생에너지 비중이 확대되면 전기요금 인상도 피하기 어렵다. 전력거래소의 전력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2월 기준 1◇당 원자력 정산단가는 60.7원인 반면 신재생에너지는 88.5원이다. 이와 함께 원전과 석탄의 경우 대규모 인력 구조조정과 더불어 관련 산업 자체가 존폐 위기에 내몰릴 가능성이 높다. 세종 임주형 기자 hermes@seoul.co.kr세종 나상현 기자 greentea@seoul.co.kr
  • 고용안전망 재설계… 자영업자 등 보험료 부과기준부터 정해야

    고용안전망 재설계… 자영업자 등 보험료 부과기준부터 정해야

    취업자 절반 이상 고용보험 사각지대에 비정규직 가입률 45%… 안전망 밖 취약층 고용보험, ‘급여의 1.6%’ 보험료로 운영 보험료 부담… 1인 자영업자 가입률 0.38% 전문가 “공정성 담보·치밀한 설계 필요” 김태년 “고용보험 확대 법안 이달중 처리” 재원 언급 안 해… 기존 보험료 인상 우려도문재인 대통령이 10일 취임 3주년 특별연설에서 ‘전 국민 고용보험제도’와 ‘국민취업지원제도’ 추진을 밝힌 것은 코로나19 이후 우리 사회의 고용 안전망을 재설계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코로나19 사태를 겪으면서 ‘누구나 일자리를 잃을 수 있다’는 공감대가 형성됐고, 고용안전망에 대한 중요성은 어느 때보다 강조되고 있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지난 3월 기준 고용보험 가입자는 1376만명으로, 전체 취업자(2661만명)의 51.7%에 그친다. 특히 지난해 정규직 가입률은 87.2%이지만, 비정규직은 44.9%에 그친다. 취약계층의 절반 이상이 안전망 밖에 있는 것이다. 실제 코로나19로 특수고용직 종사자, 프리랜서 등이 대거 일자리를 잃었지만 대부분 고용보험에 가입돼 있지 않아 실업급여를 받지 못했다. 이병훈 중앙대 사회학과 교수는 “취업자의 절반 이상이 고용보험 사각지대에 놓여 있는 현실이 코로나19로 적나라하게 드러난 것”이라며 “위기가 올 때마다 안전망 밖의 사람들에게 지금과 같은 땜질식 처방을 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전 국민 고용보험제도가 실제로 시행되면 산업 구조조정 재편과 플랫폼 노동자 증가라는 악화된 노동 환경에서 안전망 역할을 할 것이라는 데는 큰 이견이 없다. 문제는 재원 마련 여부다. 고용보험은 임금노동자가 월평균 급여의 1.6%를 내는 고용보험료로 운영된다. 사용자와 노동자가 0.8%씩 부담하고 있다. 이렇게 거둬들인 돈은 고용보험기금으로 적립돼 실업급여, 직업능력훈련개발 등에 쓰인다. 하지만 고용보험 기금이 말라 가면서 전 국민 고용보험이 시행되면 기존 가입자의 보험료가 상승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지난해 거둬들인 고용보험료는 11조 8508억원이지만, 나간 돈은 13조 9515억원으로 2조원 정도 적자가 났다. 2018년(-8000억원)에 이은 2년 연속 적자다. 전체 적립금도 2017년 10조 1368억원에서 지난해 말 7조 8301억원으로 줄었다. 앞으로 특수고용직 종사자와 자영업자 등의 보험료 산정 방식, 기존 가입자의 보험료율 조정 여부 등에 대한 세부적인 논의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고용보험에 모든 취업자를 포함하려면 소득을 정확하게 파악해 보험료 부과 기준부터 정해야 한다. 보험료 부담을 이유로 가입을 하지 않은 경우도 고려해야 한다. 지난해 말 기준 임의 가입이 가능한 1인 자영업자 중 실제 고용보험에 가입한 인원은 1만 5549명이다. 가입 가능한 자영업자(405만명)의 0.38%에 그친다. 권혁 부산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보험의 가장 큰 작동 원리는 수익자 부담 원칙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전 국민 고용보험은 치밀한 설계가 필요한 제도”라면서 “안전망 밖의 사람들은 통상 기존의 고용보험 가입자보다 수입이 적다. 공정성이 담보되는 상황에서 보험료 부담의 기준과 부담 정도가 정해져야 하고, 지원책도 일부 필요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한편 더불어민주당 김태년 원내대표는 이날 “특수고용, 플랫폼 노동자, 예술인 등에 대한 고용보험 확대 법안을 야당과 충분히 협의한 뒤 이달 중 처리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 법무법인 대륜, 부장검사 출신 경력변호사 영입...“형사 및 기업 법무라인 강화”

    법무법인 대륜, 부장검사 출신 경력변호사 영입...“형사 및 기업 법무라인 강화”

    법무법인 ‘대륜’에서 고위 법조인을 영입하며 법무라인 강화에 나섰다. 법무법인 대륜(대표변호사 심재국)은 최근 경력변호사 채용에서 이만희 전 서울고등검찰청 부장검사 출신 변호사를 영입했다고 7일 밝혔다. 이만희 변호사(사시 16회)는 대구지검 검사로 임관해 부산지검, 대검찰청을 거쳤다. 이후 대구지검 형사3부 부장검사, 서울지검 남부지청 특수부 부장검사, 서울지검 공판부 부장검사, 서울고등검찰청 부장검사를 역임하며 법조계에서 잘 알려진 인물이다. 국립대만대학교 법률연구소에서 중국법으로 석사학위과정을 공부했으며 미국 스탠포드대학교 로스쿨에서 배심제판제도 연구 및 사업연수원 교수를 지냈다. 특히 검사시절 집필한 ‘범죄인인도와 국제법’은 중국 국가검찰관학원에서 ‘인도와 국제법’이란 제목으로 번역 출간됐으며 중국 사법연수원, 베이징대학 등에서 연수생 교재로 채택된 바 있다.이만희 변호사와 함께 디지털포렌식 전문가로 활동한 김본미 변호사(변시 3회)도 채용됐다. 김본미 변호사는 디지털포렌식 관련 법제 연구, 정보통신법제, 인터넷상 정보보호 등을 연구하며 정보통신부 장관 표창(2007), 한국인터넷진흥원장 표창(2019)을 수상했다. 법무법인 대륜은 올해 경력변호사 영입 특징에 대해 ‘형사‧기업 그룹강화’라고 설명했다. 심재국 대표변호사는 “대륜은 설립 이후 광역 사무소 네트워크체제를 구축하고 공동변호시스템, 사건전담팀운영 노하우를 바탕으로 대륜만의 특화된 승소 솔루션을 구축했다는 자부심을 갖고 있다”며 “이번 영입인사는 형사, 기업 사건 경쟁력과 전문성을 한층 강화하는 데 중점을 뒀다”고 말했다. 관계자에 따르면 이번 경력변호사 영입으로 변호사, 변리사, 세무사가 삼각체제로 이끌던 기존의 기업전문팀은 기업구조조정, 금융, 인사노무, 인수합병, 조세, 공정거래, 도산(법인회생, 법인파산) 등 전통적인 분야와 함께 영업비밀침해, 기업정보보호 등에서 내실있는 조력을 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됐다. 심 대표변호사는 “영업비밀누설 등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 개정으로 영업비밀침해, 기술유출 관련 소송 수요가 증가하면서 기업법무, 형사의 전 분야를 아우르는 기업형사전문팀의 역량강화는 반드시 필요했다”며 “이번 인사로 대륜이 보유하고 있는 기업법무팀, 형사전문팀, 기업형사팀의 유기적 협업과 분업이 가능해졌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도 꾸준한 인재 영입을 통한 전문 분야 강화를 통해 명실상부 대형로펌으로 발돋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법무법인 대륜은 현재 서울 서초구, 부산, 대구, 울산, 창원, 진주 등에 사무소를 두고 고객 밀착형 법률 서비스 제공으로 좋은 평가를 얻고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기간산업 중견·중소 협력사에도 자금 지원

    기간산업 중견·중소 협력사에도 자금 지원

    소상공인 2차 대출 7등급 이하도 배려 산은 출자기업 의결권 제한도 입법예고정부가 40조원 규모의 기간산업안정기금을 만들어 대기업을 지원하기로 한 데 이어 자동차와 조선을 비롯한 기간산업의 중소·중견 협력업체 자금 지원 방안도 마련하기로 했다. 이달 말 시작하는 소상공인 2차 긴급대출에서는 신용 7등급 이하 저신용자도 대출을 잘 받을 수 있는 대안을 만들 계획이다. 금융위원회는 6일 비상경제 중앙대책본부 3개 대응반 중 하나인 금융리스크 대응반 회의를 열고 관계부처 및 유관기관과 중소·중견기업 자금 지원, 소상공인 금융 지원, 기간산업안정기금 운영 방향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기간산업안정기금을 지원받는 기업들에 부과한 고용안정 요건에 대해 “지원 제약 요인으로 작용하지 않게 합리적 균형점을 찾겠다”고 말했다. 금융위는 이날 기간산업안정기금 설치를 위한 한국산업은행법 시행령 개정안도 입법 예고했다. 산은이 기금 출자의 대가로 기업으로부터 주식을 받는 것에 대해 정부의 기업 경영 간섭과 국유화 우려가 커지자 주식 의결권 행사 사유를 두 가지로 제한했다. 의결권 행사는 원칙적으로 제한하되 자본 감소 등으로 주식 가치에 큰 영향을 주는 사항을 결의하는 때와 기업이 구조조정을 신청해 기금 재산을 보존해야 할 경우다.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더부스’도 몰락… 스타 외식업체 경영 ‘도마’

    ‘더부스’도 몰락… 스타 외식업체 경영 ‘도마’

    “회사 감사보고서에 투자자 지분 미등재” 투자금 횡령 혐의 양성후 대표 등 피소 ‘셀럽 마케팅’에 기대 몸집 불리기 급급 경영난에 서울 6개 매장 임대료도 못 내 ‘대동강페일에일’을 생산하는 수제맥주 업체 ‘더부스’ 대표가 투자금 횡령 등의 사기죄로 투자자로부터 소송을 당한 것으로 확인됐다. ‘여자 백종원’으로 불리던 외식브랜드 ‘월향’의 이여영 대표가 최근 횡령, 임금체불 등의 혐의로 고소를 당한 데 이어 ‘수제맥주 개척자’로 이름 난 더부스까지 몰락의 길을 걷게 되면서 ‘셀럽 마케팅’에만 기대 본질을 등한시하고 몸집을 불리는 데 급급했던 ‘스타 외식업체’들의 경영 방식이 도마에 올랐다. 6일 업계에 따르면 더부스가 운영하는 서울 강남구 신사동의 ‘미켈러 바’의 투자자 A씨는 지난달 사기 혐의로 더부스의 양성후·김희윤 대표를 상대로 민·형사 소송을 제기했다. A씨는 5년 전 덴마크 본사가 51%, 더부스를 비롯한 국내 사업자가 49%의 지분 구조를 가진 이 바에 현금 7500만원과 건물 월세 보증금 1억원을 투자했다. 한국 지분의 절반을 갖는 조건이었다. 하지만 더부스는 회사 감사보고서에 A씨의 지분을 등재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A씨는 “따로 요청한 주주명부에는 내 지분을 올린, 위조한 문서를 보내 왔다”고 주장했다. 더부스는 한의대 출신인 김희윤·투자자문사 출신 양성후 부부, 대니얼 튜더 전 이코노미스트 한국특파원이 함께 2014년 용산구 경리단길에 작은 펍으로 창업해 한때 연매출 120억원 규모로 회사를 키워 화제가 됐다. 그러나 무리한 사업 확장과 경영 미숙 등으로 매해 적자가 불어나 지난해에는 본사 직원 15명을 한꺼번에 부당해고하고 전 직원의 4대 보험까지 체납해 비판을 받았다. 전 직원 B씨는 “월급 명세서에는 4대 보험을 기록해 놓고 납부는 하지 않아 사실상 횡령을 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더부스는 심각한 경영난으로 현재 서울 시내 6개 매장의 임대료조차 지급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임금 체불과 4대 보험금 횡령 혐의로 직원들과 남편 임정식 셰프로부터 고소를 당하고 매장 구조조정을 한 월향 이 대표의 상황과 비슷하다. 화려해 보였던 ‘스타 업체’들의 부끄러운 민낯이 드러나면서 외식업계에선 자성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한 외식업체 대표는 “대표들의 유명세를 이용해 투자금을 받고 사업체를 불리는 데만 혈안이 된, 무책임한 경영의 결과”라면서 “월향과 더부스 사례를 반면교사로 여겨 내실을 다지는 업체들이 살아남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심현희 기자 macduck@seoul.co.kr
  • 예산 허리띠 졸라맨 기재부… 부처별 재량지출 10% 삭감

    예산 허리띠 졸라맨 기재부… 부처별 재량지출 10% 삭감

    3년 이상 지원 보조금 사업 600개 재검토 박물관·미술관 건립도 타당성 평가 거쳐야 코로나19 여파로 돈 쓸 곳이 많아진 정부가 재원 마련을 위해 내년도 예산 편성에서 허리띠를 졸라맨다. 부처별로 재량지출의 10%를 구조조정하고 3년 이상 지원된 보조금 사업 600여개의 필요성과 지원 규모를 재검토하기로 했다. 각 부처가 내년에 박물관과 미술관 등을 새로 지으려면 반드시 사전 타당성 평가를 거쳐야 한다. 기획재정부는 6일 이런 내용의 ‘2021년도 예산안 편성 및 기금운용계획안 작성 세부지침’을 확정해 각 부처에 통보했다. 각 부처는 이 지침에 따라 내년 예산요구서를 작성해 이달 말까지 기재부에 제출해야 한다. 기재부는 “경기 침체로 세입 여건은 악화되는 반면 위기 극복과 경제 활력을 제고하기 위한 재정 소요는 급증했다”며 “부처별로 재량지출의 10% 수준을 구조조정하고 자원을 효율적으로 배분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재량지출은 전체 정부지출에서 법적으로 지출 규모를 정해 놓은 의무지출을 뺀 나머지로, 해마다 항목이나 지출 규모가 유동적이다. 기재부의 국가재정운용계획에 따르면 올해 재량지출 총액은 257조 8000억원으로 전체 예산의 50.2%다. 기재부는 3년 이상 지원된 국고 보조금 사업 600여개를 중심으로 필요성과 지원 규모를 재검토한다. 당초 사업 목적을 달성했거나 역량이 향상돼 보조금 지원 필요성이 낮은 사업은 폐지를 추진한다. 보조사업별 특성을 고려해 사업 존속 기간을 최장 6년으로 제한하고 보조사업 연장평가는 1회만 허용한다. 보조사업 기한이 종료된 뒤 같은 사업을 재추진할 땐 신규사업으로 판단해 연장 평가가 아닌 신규보조사업 적격성 평가를 실시해 보다 엄격한 기준을 적용한다. 기재부는 박물관·미술관·기념관 등 신규 문화시설이라면 문화체육관광부의 사전 타당성 평가를 거쳐 예산을 요구하도록 사전 점검 절차를 강화한다. 세종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글로벌 기업들이 코로나19 충격파로 정리해고 본격화한다

    글로벌 기업들이 코로나19 충격파로 정리해고 본격화한다

    글로벌 기업들이 대규모 구조조정에 나섰다. 미국 항공사 유나이티드항공(UA)과 숙박 공유 플랫폼 에어비앤비(airbnb) 등이 코로나19의 충격파를 견디지 못하고 정리해고를 본격화하고 있는 것이다. 5일(현지시간) 시카고 트리뷴에 따르면 유나이티드항공(UA)은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에 따른 항공여행 수요 급감으로 오는 10월 1일자로 관리·행정직 30%에 이르는 3400여 명을 정리해고하기 위해 사전 작업에 돌입했다. UA는 오는 9월30일까지 직원들의 임금을 보장하는 대가로 미국 연방정부로부터 50억 달러(약 6조 1155억원)의 재정 지원을 받은 바 있다. 케이트 지보 유나이티드항공 인사·노무관리 담당 부사장은 이날 “과감하고 결단력 있게 대응하지 않을 경우 회사에 심각한 결과가 초래될 수 있다”며 “정리해고 대상자는 7월 중 통보를 받게 될 것”이라고 공지했다. 그러면서 “이달 중순 국내 관리·행정직 대상의 ‘명예퇴직 패키지’를 내놓을 계획”이라며 “명예퇴직 제안을 수용하는 직원은 일정 기간 임금의 일부를 받고, 기존에 누리던 여행 및 의료보험 혜택 등을 유지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단 10월 1일자로 정리해고되는 직원은 퇴직금 패키지가 보장되지 않는다. UA는 이와 함께 모든 국내 관리·행정직 직원에게 16일부터 9월 30일 사이 20일간의 무급휴직을 쓰도록 권고했다. UA는 앞서 지난주 1만 5000여 공항 근무 직원의 근무 시간을 축소해 시간제로 전환할 계획이라며 2만여 명의 직원은 이미 무급휴직 또는 명예퇴직 옵션을 수용했다고 밝혔다. UA는 코로나19의 여파로 지난 1분기 17억 달러에 이르는 손실을 기록했다. 이번 달 항공기 가동률은 운항 능력의 10%에 불과하다. 오스카 무노즈 최고경영자(CEO)와 스캇 커비 사장은 다음달 30일까지 기본급을 받지 않기로 했다. 임원진 기본급도 50% 삭감했다. 에어비앤비도 전체 직원의 약 25%를 정리해고한다. 파이낸셜타임스 등에 따르면 브라이언 체스키 에어비앤비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직원 레터를 통해 이르면 다음주 중 전세계 7500명 직원 가운데 1900명을 정리해고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올해 매출액이 지난해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할 것이라고도 말했다. 코로나19 사태로 각국 봉쇄 정책 확산→ 전세계 여행객 급감→ 숙박 관련 매출액 감소 등으로 이어지는 악순환 탓이다. 에어비앤비는 앞서 예산을 줄이기 위해 신규 채용을 중단하고 임원 월급을 삭감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에어비앤비가 지난달 20억 달러의 자금을 조달하면서 책정 받은 기업가치는 180억 달러다. 2017년 당시 310억 달러와 비교하면 반토막난 수준이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서울광장]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생존법/오일만 논설위원

    [서울광장]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생존법/오일만 논설위원

    세계를 강타한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지난해 12월 중국 우한에서 첫 확진자가 발생한 이후 아직까지 세계는 기나긴 터널에 갇혀 있다. 미증유의 재앙을 맞아 우리를 포함한 세계적 수준의 동시다발적 인식의 대변환이 일어나고 있다. 정치, 경제, 산업, 교육, 보건, 환경 등 모든 분야에 걸쳐 새로운 인식의 변화와 새로운 질서의 흐름이 형성되는 흔적이 뚜렷하다. 이른바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이 바꿔 놓은 ‘포스트 코로나’ 시대다. 이런 공통의 인식 체험은 우리를 지배하는 정신세계의 변화를 이끌어 낸다는 것이 역사적 교훈이다. 대표적인 예가 중세에 창궐했던 흑사병이었다. 14세기 전 세계 인구의 3분의1가량이 죽었다는 통계도 있다. 신을 향한 간절한 기도가 무용지물이 되면서 신에 대한 근본적인 불신이 싹텄다. 신의 대리자를 자처하는 성직자들이 무더기로 죽어 가는 것을 목도한 민중들의 마음은 교회에서 멀어졌고 급기야 신권(神權)의 몰락은 필연의 수순을 밟는다. 신권의 토대였던 정치·경제 권력도 함께 허물어졌다. 흑사병 창궐로 농노 인구가 격감되자 급격한 인건비 상승을 가져왔고 봉건경제가 해체의 길로 들어서면서 봉건영주의 권력도 스러져 갔다. 대신 베네치아를 중심으로 상업자본을 축적한 자본가 계급이 등장했고 이는 산업혁명의 계기를 만들었다. 이런 과정이 한꺼번에 일어난 것은 아니지만 흑사병이 인류의 역사를 바꿔 놓는 트리거(당아쇠)가 된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역사적 사실이다. 코로나19도 마찬가지다. 우선 기존의 권력질서에 대한 타격이 불가피하다. 세계적 석학 헨리 키신저는 “코로나19가 세계 질서를 영원히 바꿔 놓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가뜩이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등장으로 촉발된 ‘미국 우선주의’가 강화되면서 쇠락이 가시화될 가능성이 커졌다. 미국의 누적 사망자 수는 10년 이상 이어진 베트남전쟁 전사자 수(5만 8220명)를 넘어선 지 오래다. 코로나19 사태로 확진자·사망자 수 모두 압도적인 1위의 불명예를 얻은 미국은 이미 글로벌 리더십에 큰 상처를 입었다. 국제질서의 변화를 예견했던 니컬러스 블룸 미 스탠퍼드대 경제학과 교수는 “이번 사태로 21세기는 ‘중국의 세기’로 불릴 것”이라고 진단했지만 아직은 시기상조다. 코로나19 발원지로 지목되고 있는 중국 역시 이번에 소프트파워(연성권력)에 상당한 상처를 입었다. 중국의 불투명한 정보 공개와 폐쇄적 태도가 도마에 오른 상태다. 미국 대안 세력으로서 중국 권위주의 모델에 대한 신뢰도 급격히 떨어졌다. 어느 일방의 독주가 불가능한 2인3각의 패권경쟁이 오히려 현실적이다. 이런 국제권력의 변동은 기존의 글로벌 경제 패러다임의 필연적 변화를 수반한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반(反)세계화 현상’이 일상화될 것이란 분석이 많다. 전 세계적으로 각국의 무역과 이주 등을 크게 제한할 것이란 분석이다. “자유질서가 가고 과거의 성곽 시대(wall city)가 다시 도래할 수 있다”는 우려도 이런 이유에서다. 과거 연대와 협력을 강조하던 패러다임에서 민족주의 성향이 짙어진 각자도생의 시대로 접어든 것이다. 18세기 이후 뿌리 깊게 자리잡은 ‘서구 우월주의’의 커다란 균열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코로나19로 인한 확진자 수(5일 기준)는 330만명을 넘어섰다. 가장 피해가 큰 나라는 미국과 영국, 이탈리아, 프랑스 등 대부분 서구 국가였다. 이번 사태를 겪으면서 그들의 형편없는 대처 능력과 부실한 공공의료 시스템의 민낯이 드러났다. 근대화 과정에서 동양인들이 그렇게 닮고 싶어 했던, 서구 선진국들의 실체를 보면서 ‘서구 콤플렉스’의 긴 터널을 빠져나오는 느낌이다. 당분간 세계는 극심한 경제침체와 패권 전쟁을 동반한 이중의 혼란이 지배할 것이다. 이런 포스트 코로나 시대는 우리로선 양날의 검으로 다가올 것이다. 한국은 늘 혼돈과 위기 이후에 강점을 발휘하면서 새롭게 혁신해 왔다. 암울한 군사독재와 격렬한 민주화운동을 겪으면서도 우리는 민주주의 선진국으로 우뚝 섰다. 1997년 초유의 환란으로 국제통화기금(IMF)의 개입을 겪으면서 우리는 재벌 구조조정과 부실기업을 통해 재도약의 발판을 마련했던 경험도 있다. 코로나19에 대한 한국의 대처 방식이 세계인의 칭송을 받으며 글로벌 표준으로 자리잡은 사실은 우리의 자긍심을 높여 줬다. 이 자긍심은 정치 경제 사회 모든 분야에서 급격한 변화가 불가피한 혼돈의 시대에 세계의 주역이 될 수 있다는 자신감의 에너지가 된다. oilman@seoul.co.kr
  • 쌍용차 해고노동자 돌아왔지만… ‘마힌드라 철수설’은 여전

    쌍용차 해고노동자 돌아왔지만… ‘마힌드라 철수설’은 여전

    올 1분기 車 판매량 전년比 35%나 감소 마힌드라 400억원 수혈은 ‘결별비’ 해석 업계 “철수 땐 中자본이 인수 가능성 커” 구조조정 빌미 ‘정부 개입’ 압박할 수도쌍용자동차 해고노동자들이 지난 4일 11년 만에 일터로 복귀했다. 그러나 경영위기가 지속되면서 대주주 인도 마힌드라의 철수설은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일각에서는 마힌드라가 떠나고 중국 자본이 들어올 거라는 우려도 나온다. ‘노동자는 돌아왔지만 대주주가 떠나는’ 딜레마적 상황을 해결할 열쇠가 정부의 개입 외에는 보이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온다. 5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2009년 해고된 쌍용차 노동자 중 복직이 미뤄진 47명 가운데 개인 사정으로 유급휴업을 연장한 12명을 제외한 35명이 지난 4일 평택공장에 출근했다. 김득중 금속노조 쌍용차지부장은 “정말 긴 시간을 돌아왔다. 복직하겠단 약속을 지킬 수 있어 감사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러나 쌍용차를 둘러싼 환경이 녹록지 않다. 코로나19 사태 탓이다. 특히 올 1분기 신차가 없었던 쌍용차는 경쟁사보다 상황이 더 좋지 않다. 쌍용차는 올 1분기 1만 8000대를 판매하는 데 그쳤다. 전년 동기(2만 7000대)보다 35%나 떨어진 수치다. 쌍용차의 어려움은 코로나19로 잠깐 스쳐 가는 것이 아니다. 연구개발(R&D) 투자가 약해지면서 미래의 성장동력이 끊기고 있다는 게 위기의 실체다. 특히 세계 자동차 시장이 전기차로 국면을 전환하는 가운데 아직도 이렇다 할 전기차 모델을 내놓지 못하는 점은 치명타다. 뒤늦게 시장에 진출해도 이미 경쟁사에 비해 한참 뒤처질 것이라서다. 최근 3년간(2017~2019년) 쌍용차 사업보고서를 분석해 보면 회사의 매출 대비 R&D 매출은 5%를 돌파한 뒤 점점 떨어지고 있다. 지난해 쌍용차가 R&D에 지출한 액수는 1896억원으로 전년도(2016억원)보다 120억원이나 감소했다. 경쟁사인 르노삼성자동차의 R&D 비용이 2140억원으로 전년도(1942억원)보다 증가한 것과 대조적이다. 마힌드라는 쌍용차에 2400억원을 투자하겠다는 약속을 철회하고 한 달 운영비(500억원)에도 미치지 못하는 400억원을 지원했다. 쌍용차는 “마힌드라가 쌍용차를 포기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이라고 자평했지만, 업계의 생각은 다르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팬데믹으로 마힌드라 역시 인도에서도 본인들의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다”면서 “400억원은 사실상 ‘결별비’라고 본다”고 말했다. 쌍용차의 사정이 어려워지자 업계에서는 여러 소문들이 난무하고 있다. 현대자동차가 과거 기아자동차를 인수해 성공적으로 부활시킨 경험을 토대로 쌍용차를 인수하는 것 아니냐는 추측성 소문까지 한때 돌았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현대차가 쌍용차를 인수하는 것보다 아예 공장을 새로 짓는 것이 더 비용이 절감되는 만큼 그럴 가능성은 적다”면서 “마힌드라가 결국 철수하면 쌍용차는 과거 상하이자동차처럼 중국 자본에 인수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일각에서는 마힌드라가 한국 정부의 개입을 위한 명분을 만들고 있다는 분석을 하고 있다. 당장은 산업은행이 쌍용차 지분을 가지고 있지 않은 만큼 지원할 명분은 없지만, 앞으로 발생할 대규모 구조조정 등을 빌미로 정부의 개입이 불가피하도록 만들고 있다는 것이다. 앞서 고엔카 마힌드라 사장은 한국 정부에 “쌍용차 정상화에 5000억원이 필요하다”면서 사실상 정부의 지원을 요구한 바 있다. 오경진 기자 oh3@seoul.co.kr
  • ‘미셸 오바마의 패션’ 제이크루 몰락… 美 소매업 줄도산 위기

    ‘미셸 오바마의 패션’ 제이크루 몰락… 美 소매업 줄도산 위기

    500여개 점포 폐쇄로 9억달러 손실 추정 백화점 브랜드 니만 마커스 등 파산 준비 AP “몇주 내 소매업계 부도 더 늘어날 것”아마존으로 대표되는 온라인 유통업체들의 맹폭에도 힘겹게 명맥을 유지해 왔던 미국 대표 대형 소매업체들이 바이러스의 일격에 치명타를 입고 있다. 올 초 오프라인 매장을 대거 축소하는 등 구조조정을 단행했던 최대 백화점 체인인 메이시스를 비롯해 고급 백화점인 니만 마커스 등도 파산 위기에 처한 가운데 유명 의류 브랜드 ‘제이크루’가 코로나19의 충격파를 넘지 못하고 파산보호 신청을 냈다. 제이크루의 몰락은 온라인 쇼핑이 ‘뉴 노멀’ 트렌드로 자리를 굳히면서 설 곳이 좁아진 전통 기업의 줄도산을 예고하는 신호탄이라고 현지 언론들은 전하고 있다. AP통신 등은 4일(현지시간)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의 부인 미셸 오바마가 즐겨 입는 것으로도 유명한 제이크루가 코로나19 사태 여파에 미 대형 소매업체 가운데 처음으로 파산 절차에 들어갔다고 보도했다. AP는 “주정부가 시차를 두고 경제정상화의 시동을 걸고 있지만, 여전히 수천개 점포가 문을 닫고 있다”면서 “몇 주 안에 소매업계의 부도 사례는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제이크루 모기업인 치노스 홀딩스는 이날 버지니아 동부 연방파산법원에 파산법 11장에 따라 파산보호신청(법정관리 제도)을 냈다고 밝혔다. 재무구조 개편의 일환으로 16억 5000만 달러(약 2조 220억원)의 부채에 대한 지배력은 채권자인 앵커리지 캐피탈 등에 넘어간다. 파산 절차가 진행되는 동안 채권단은 4억 달러의 신규 자금을 지원할 예정이다. 코로나19 확산에 제이크루는 지난 3월 500개가량의 점포를 폐쇄했는데 그에 따른 손실은 9억 달러가량으로 추정된다. 제이크루 측은 “구조조정 기간 동안 온라인 사업은 정상적으로 운영되며 향후 매장을 다시 열 계획”이라고 밝혔다. 온라인 쇼핑에 밀려 고전해 온 소매업체들의 명을 코로나19가 재촉하는 상황이다. 당장 럭셔리 백화점 브랜드 니만 마커스 그룹, JC페니 등이 파산보호 신청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최대 백화점 체인 메이시스처럼 직원들이 무급 강제휴직에 들어간 업체도 적지 않다. 소비심리가 크게 위축됐고, 이동제한령에 따라 매장을 찾는 손님이 급격히 줄어든 상황에서 미 정부의 천문학적인 경기부양책은 이들의 ‘급한 불’조차 끄지 못한 셈이 됐다. 뉴욕타임스(NYT)는 “미국에서 지난 3월에만 의류와 액세서리 판매량이 50% 이상 감소했다”면서 “더 많은 매장이 문을 닫은 4월 실적은 더욱 악화됐을 것으로 보이며 온라인 매출도 경영에 큰 도움이 되지 못했다”고 보도했다. 미 상무부의 4월 소매업체 매출 실적은 다음주 발표 예정이다. 1947년 저가의 여성용 의류를 판매하는 것으로 시작한 제이크루는 1990년대 미 전역에 점포를 확장하며 큰 인기를 끌었다. 캐주얼하고 현대적인 패션스타일인 ‘프레티 룩’으로 유명하며 특히 오바마 전 대통령의 2009년 취임식 때 미셸과 두 딸이 제이크루 브랜드의 옷과 장갑 등을 착용하고 나오면서 ‘대통령 가족의 의류 브랜드’라는 명성을 얻은 것은 엄청난 광고 효과가 됐다. 2011년에는 최고급 브랜드들의 경쟁장인 뉴욕패션위크에 디자인을 선보인 최초의 대중패션업체가 되기도 했다. 하지만 온라인 쇼핑과의 경쟁에 밀리는 등 매출 하락을 거듭했고, 2017년에는 파산 직전까지 갔다가 기사회생하기도 했다. NYT는 “제이크루가 지난 1월 새 CEO를 임명하고 브랜드의 재건을 계획했다”면서 “하지만 전염병의 대유행으로 이 같은 구상이 무산됐고, 결국 파산까지 이르렀다”고 전했다.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 부산시, 코로나19 대응 1조50억원 규모 추경 편성 ...시의회 제출

    부산시가 코로나19에 대응하고자 1조50억원 규모의 긴급 추경 예산안을 마련했다. 변성완 부산시장 권한대행은 4일 제2회 코로나19 극복 긴급 추경안 기자회견을 “1조50억원 규모의 긴급 추가경정 예산안을 편성 ,시의회에 제출한다”고 밝혔다. 변 권한대행은 “이번 추경안은 정부의‘긴급재난지원금’에 대응하고, 구·군의 자체적인 ‘재난기본소득지원’에 따른 재정난 해소를 지원하기 위한 ‘긴급재난지원금’단일 패키지사업 원포인트 긴급추경”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추경예산 1조50억원은 국고보조금 8천581억원과 지방채 발행,세출 구조조정,예비비 등으로 조달했다고 밝혔다. 지방채 신규 발행액은 1천584억원이다.행정안전부 승인 한도 범위 내이며 관리채무 비율도 25% 이하를 유지하고 있어 시 재정 건전성에는 문제가 없다고 덧붙였다. 투자사업 예산 삭감,경상경비 축소,행사·축제사업 예산 절감 등 세출 구조조정을 통해서는 929억원을 확보했다. 시는 이번에 확보한 추경예산으로 정부의 전 국민 긴급재난지원금 지급에 9천549억원,구·군 조정교부금으로 1천136억원,지역 화폐 동백전 지원에 100억원을 투입할 예정이다. 또 부산지역150만4천가구에 지급되는 긴급재난지원금 사업비 중 시에서 부담해야 할 1천450억원도 이번 추경으로 충당하기로 했다. 이밖에 시가 추진하는 소상공인 긴급 민생 지원과 구·군이 담당하는 재난기본소득 지원 사업도 원활하게 추진한다. 변 권한대행은 “추경안이 시민에게 신속하게 지원되도록 하고 정부의 6월 3차 추경 예고에 대비해 침체한 지역경제를 되살릴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부산김정한 기자 jhkim@seoul.co.kr
  • 두산重·현대차 위기가 낳은 고용 투쟁… 노사 갈등 증폭

    두산重·현대차 위기가 낳은 고용 투쟁… 노사 갈등 증폭

    두산重 노조, 상경집회·휴업 중단 서한이스타 노조도 “구조조정 저지” 강경 현대차는 임금동결 내비쳤다 노노갈등 “노사 임금인상 자제·고용유지 상생을”코로나19 사태로 촉발된 경제위기가 산업현장 곳곳에서 격렬한 노사 갈등으로 비화하고 있다. 경영 위기가 고용 불안으로 이어지면서 나타나는 필연적인 현상이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최악의 경영난으로 신음하는 두산중공업, 감원 칼바람에 휘청이는 이스타항공 등의 노사 갈등은 이미 진행 중이다. 유동성 위기에 몰린 두산중공업은 최근 국책은행에서 1조 6000억원대 지원을 받았고 추가로 8000억원을 더 수혈받을 전망이다. 그러나 이것으로 회사의 위기가 해소되긴 역부족이다. 따라서 추가로 구조조정이 필요할 수 있다는 분석에 노조는 불안감을 호소하고 있다. 지난 22일까지 세 차례 상경집회를 연 두산중공업노조는 강제 구조조정과 휴업명령 중단을 요구하는 서한을 경영진에 제출한 뒤 지난 29일 임단협에 돌입했다. 코로나19 사태의 직격탄을 맞은 이스타항공도 난항이다. 제주항공과의 인수합병도 있어 대규모 감원이 불가피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이를 저지하기 위해 이스타항공 조종사노조는 최근 민주노총에 가입하고 연일 경영진을 향해 강경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노조가 온건 노선을 표방했다가 ‘노노 갈등’을 빚는 곳도 있다. 현대자동차노조 집행부는 최근 유인물을 통해 ‘임금 동결’을 시사하는 전향적인 입장을 은연중에 비쳤다가 내부의 강한 역풍을 맞았다. 현대차 울산공장 9개 사업부 대표는 성명을 내고 “집행부의 경솔한 행동이 언론의 먹잇감이 됐다”면서 “사측은 2020년 단체교섭에서 임금 동결을 꿈도 꾸지 말라”고 엄포를 놨다. 전문가들은 이미 경제 위기가 현실화한 상황에서 근로자들의 고용을 유지하는 것이 가장 시급한 문제라고 진단했다. 다만 이미 한계상황에 봉착한 기업의 여건을 감안해 경영상 내부 유연성을 확보해 주는 것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재계 관계자는 “초유의 경제 위기에서 앞으로 산업계가 어떻게 재편될지도 불확실한 상황에서 노사 갈등은 그야말로 ‘폭탄’”이라면서 “위기를 극복하려면 노조는 임금 인상을 자제하고 회사는 고통을 분담해야 하며 근로시간 등 경직된 근로조건을 완화해서 고용을 유지하는 전략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궁극적으로는 그동안 소홀했던 사회안전망을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박지순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고용유지지원금 등 정부 지원금에만 의존하는 구조는 결국 한계를 맞을 것”이라면서 “변화된 노동시장에 걸맞게 고용보험 등 안전망을 현대화하는 작업이 21대 국회가 최우선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라고 강조했다. 오경진 기자 oh3@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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