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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공공기관 경영 ‘흥청망청’

    일부 공기업들이 창립기념일을 맞아 전직원에게 200만원 상당의 노트북 컴퓨터를 나눠 주고, 특혜 수준의 저리 주택자금을 지원하는 등 불법·부당한 행위가 개선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획예산처는 1일 이같은 내용의 ‘2006년도 공공기관 경영평가 보고서’를 최근 국회에 제출했다고 밝혔다. 평가대상 기관은 과거 분류방식에 따른 정부투자기관 14곳, 정부산하기관 75곳 등 89곳이다. 한국방송광고공사는 지난해 단협을 통해 창립 25주년 기념품으로 전 직원에게 200만원 상당 노트북 컴퓨터(총 6억 8000만원)를 지급했으며, 월 5만원의 체력단련비(총 2억 4000만원)도 신설했다. 평가단은 “이런 내용은 경영효율성을 저해할 우려가 매우 크다.”면서 “공사의 직급별 구성도 과장급 이상이 67%인 항아리형 구조로, 경영효율성과 서비스품질을 떨어뜨리는 구조적 요인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광업진흥공사는 총인건비의 2% 이내에서 임금을 인상하라는 정부 지침을 어기고 7% 올렸으며, 부산항만공사는 직원들을 위한 주택자금 대부이자율을 3%에서 2%로 낮춰 5%대인 국민주택기금 대출금리와 큰 차이를 보였다. 또 대한석탄공사는 정원이 초과됐음에도 신규사원을 비공개 채용했으며, 장기 결근자에게 인건비를 지급했다.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고교 우등생 되기 위한 공부 습관

    고교 우등생 되기 위한 공부 습관

    ‘중학교 때는 곧잘 했는데….’ 고등학생 자녀를 둔 적지 않은 학부모들의 고민 가운데 하나가 자녀의 성적 하락이다. 중학생 때만 해도 상위권이었는데 고등학교에 진학한 뒤에는 맥을 못 추는 성적표에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이런 성적으로는 서울에 있는 대학 진학도 어렵다.’는 학원의 ‘위협’을 받으면 그야말로 좌불안석이다. 당장 다니고 있는 학원 수를 늘려 보지만 효과를 기대하기도 어렵다. 문제는 공부 방법.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중·고등학교 때 반드시 알아둬야 할 공부 습관을 알아봤다. ●실천가능한 계획 세우기 가까운 날 실현할 수 있는 현실적인 목표를 만들고, 자신에게 알맞은 계획을 세워야 한다. 학기 중을 기준으로 하루 평균 중학생은 3시간, 고등학생은 5시간 이상은 공부해야 한다. 시험 준비 계획은 적어도 한 달 전에 여유 있게 세운다. 하루에 공부하는 과목의 비율은 항상 일정하게 유지한다. 수학·영어·국어·과학 및 사회 순으로 시간을 할애하되 취약 과목은 시간을 늘려도 좋다. 공부가 잘 되는 시간에는 잘 못 하는 과목을 공부한다. 공부를 시작하기 전에는 앞 단원에 나온 내용을, 공부를 마치면 공부한 것을 떠올려 본다. 계획을 잘 실천하려면 걱정부터 버려야 한다. 계획을 세웠으면 당장 시작하는 것이 좋다. 계획표는 눈에 잘 띄는 곳에 붙여놓고 항상 실천 여부를 확인한다. ●폭 넓게 이해하기 이해하기는 모든 과목에서 기본이다. 외우는 것이 당장 편할 수는 있지만 상황에 따라 적응하는 폭이 좁아진다. 이해를 바탕으로 암기하면 어떤 상황에서도 그에 맞게 자신의 지식을 적용할 수 있다. 수학의 경우 단원별로 나오는 정의나 공식, 정리 등을 이해하는 것과 단원간 내용을 연결해 구조적으로 이해하는 것이 모두 필요하다. 정의 등을 이해하려면 문제풀이보다 맨 먼저 나오는 (정의나 공식 등의) 설명에 많은 시간을 투자해야 한다. 단원별 구조를 이해하려면 단원별로 목차를 정리하면서 전체적으로 어떤 연관이 있는지 따져보는 공부가 필요하다. 백지에 해당 내용을 쓸 수 있거나 친구에게 설명할 수 있으면 이해한 것이다. ●스스로 공부하기 고등학교 공부는 중학교 때와 달리 능동적으로 하지 않으면 따라갈 수 없다. 능동적인 공부는 책을 읽거나 설명을 들을 때 작은 것 하나라도 왜 그런지, 무엇을 의미하는지 궁금해 하고 그것을 찾아내기 위해 애쓰는 것이다. 수학이라면 책을 보지 않고 공식을 유도해 보고, 질문하기에 앞서 최선을 다해 풀어보는 것이다. 모르는 영어 단어를 전자사전에 의존하지 않고 종이 사전을 찾아가며 공부하는 것이다. 스스로 궁금해서 찾고 익혀야 내 것이 된다는 뜻이다. 그래야 생각하는 공부를 할 수 있고 기억에도 오래 남는다. ●핵심 내용 정리하기 중학교 때와는 달리 고등학교에서는 핵심 내용을 정리하면서 공부하지 않으면 많은 내용 때문에 뒤죽박죽이 되어 버리기 십상이다. 공부한 내용을 정리하는 좋은 방법은 요약 노트나 단권화 노트를 만드는 방법 등이 있다. 요약 노트는 노력이 많이 들기 때문에 꼼꼼하고 정리를 잘 하는 학생에게는 효율적이지만 그러지 않은 학생에게는 시간 낭비이므로 피하는 것이 좋다. 단권화(單卷化)는 가장 선호하는 교재 한 권을 기본서로 정해 놓고, 다른 교재에 나온 필요한 내용을 여기에 추가하는 정리법이다. ●이해한 뒤 암기하기 이해하지 않고 무조건 외우기만 하면 오래 가지 않는다. 암기에는 효율적인 암기와 효과적인 암기가 있다. 효과적인 암기는 이해를 바탕으로 한 구조적인 암기법이다. 그냥 외워도 되지만 구조를 이해하고 내용을 연결지어 전체를 파악하면 쉽게 잊어버리지 않는다. 이는 사회 과목에 가장 요긴하다. 원인과 결과를 찾아내 구조화하다 보면 훨씬 쉽고 재미있게 공부할 수 있다. 공부한 내용을 확인하려면 스스로 표를 만들어 설명해 보면 된다. 반면 효율적인 암기는 적은 시간을 들여 많은 양을 암기하는 것이다. 이는 이해가 필요 없는 단순한 암기에 좋다. 이 때는 앞 글자를 따서 외우거나(예를 들어 단당류는 ‘과갈포’-과당, 갈락토스, 포도당), 순서나 대칭, 길이, 공통점, 차이점 등을 이용하는 방법(예를 들어 할로겐의 반응성 순서는 ‘핑클보이’-F,Cl,Br,I) 등이 있다. 단 먼저 충분히 공부하지 않고 무턱대고 이런 방식으로 외우면 소용 없다. ●심화학습하기 어떤 과목이든 문제를 내려다 볼 수 있으면 어려운 문제도 쉽게 풀 수 있다. 반대로 문제를 올려다 보면 풀 수 있는 문제도 못 푼다. 이런 차이는 심화학습을 얼마나 했는지에 따라 갈린다. 심화학습은 더 어려운 단계의 내용까지 공부하는 것으로, 영어나 수학, 과학 과목에서 중요하다. 학기 중에는 학교 공부에 충실하면서 선행학습보다는 심화학습에 집중하는 것이 좋다. 중학생이라면 심화학습 비율이 전체 공부 시간의 40%를 넘지 않아야 한다. 고1·2학년이라면 학기별 진도에 얽매이지 말고 자신의 페이스를 만들어 나가야 한다. ●반복할 때는 주제 정해야 고등학교 공부는 긴 기간 동안의 반복 학습이 필요하다. 중학교 때와는 달리 전체를 연결해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그냥 여러 차례 공부하라는 얘기는 아니다. 반복할 때는 주제를 정해야 한다. 수학의 경우 교과서의 기본 개념 설명과 예제를 풀면서 개념을 잡고, 두 번째 공부할 때는 문제를 풀면서 개념을 적용하는 연습을 한다. 반복학습을 할 때는 앞 단원과의 관계를 따져 보고 여러 단원의 내용을 조직화하면서 해야 한다. 표로 그려보는 것도 좋다. 반복학습이 가능하려면 학원이나 과외보다 혼자 공부하는 시간이 충분해야 한다. 반복학습의 횟수가 늘수록 나만의 요약 노트를 만들어 체계적으로 정리하는 것도 필요하다. 공부하면서 중요한 내용은 그때그때 외워둔다. 반복학습이 중반에 접어들면 심화학습에도 신경을 써야 한다. 김재천기자 patrick@seoul.co.kr ■도움말:이병훈 에듀플렉스 이사·교육개발연구소장(‘고등학교 우등생이 되려면 중3 공부를 잡아라’ 저자) ■성적 떨어지는 유형별 특징 고등학교에 올라가서 성적이 추락하는 것은 모두 학생의 심리적인 요인에서 비롯된다고 한다. 에듀플렉스 이병훈 교육개발연구소장은 “절대 선행학습이 부족하거나 사춘기여서, 혹은 머리가 나빠서가 아니다.”고 주장한다. 본인의 심리적 요인이 공부법이나 습관에 영향을 미쳐 성적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성격상 약점형 ‘꼼꼼대장형’은 너무 지엽적인 내용에 신경을 쓰다 진도를 못 나간다. 공부한 것을 평소 잘 알고 있지만 정작 시험을 망치기도 한다. 세밀한 것을 명확히 알려고만 하다가 정작 큰 틀을 보지 못하기 때문이다. 반대로 ‘정리안돼형’은 정리하지 못하고 대책 없이 공부하는 경우다. 고등학교에서는 시험 범위가 넓어 ‘벼락치기’도 쉽지 않다. 평소 공부가 부족해 고2 말부터 성적이 확 떨어진다. ●노력 절약형 ‘내신몰입형’은 중학교 내신에서 100점 맞는 요령만 익힌 학생들이다. 겉으로는 우등생이지만 성적에 만족해 심화학습을 소홀히 하다 나중에 고생한다.‘암기대장형’은 중학교때 수학과 과학까지 외워서 좋은 점수를 받았던 학생들이 해당한다. 중학교에서는 외워서 문제를 푸는 것이 가능했지만 고등학교에서는 거의 불가능하다. ●의존 성향형 ‘선행맹신형’은 선행학습만 너무 믿어 정작 중학교 공부를 소홀히 한 경우다. 현재 배우고 있는 내용을 진지하게 공부하지 않는 습관이 몸에 배어 있기 때문에 고등학교에 올라가서도 선행학습에만 의존한다. 학원에만 의존하는 ‘학원주도형’도 중학교 우등생에 그치기 쉽다. 중학교 때는 누군가에게 배우면 당장 큰 효과를 보지만 고등학교에서는 누군가에게 배우더라도 결국 혼자 공부해야 한다. 스스로 공부하는 습관을 가진 학생이 고등학교 공부에 쉽게 적응하는 이유다. ●과시 욕구형 ‘과다계획형’은 계획만 열심히 세우고 실천은 소홀한 학생들이다. 계획 세우기를 좋아하면서 자신을 과신하는 학생들에게 많이 나타난다. 항상 계획을 세우지만 실천하지 못해 계속 계획을 고치다가 날 샌다.‘보여주기형’은 부모님이나 선생님을 위해 공부한다고 생각하는 경우다. 열심히 공부하는 것 같아도 공부량은 얼마 되지 않는다. 김재천기자 patrick@seoul.co.kr
  • [HAPPY KOREA] (22) 경기 안성시 ‘안성맞춤 문화마을’

    [HAPPY KOREA] (22) 경기 안성시 ‘안성맞춤 문화마을’

    아파트단지를 둘러싼 담장은 흔히 외부와의 단절을 상징한다. 폐쇄성 때문에 ‘아파트 단지는 있어도, 아파트 문화는 없다.’는 자조적인 목소리도 나온다. 그러나 경기 안성시 보개면·금광면 일대 ‘안성맞춤 문화마을’은 지역간, 계층간, 세대간 경계를 허물며 도시와 농촌이 공존할 수 있는 길을 보여주고 있다. 한적한 농촌 지역인 이곳에 1700여가구,4400여명이 거주하는 대규모 아파트단지가 들어선 것은 2005년. 안성시내로부터 3∼4㎞밖에 떨어지지 않은 지리적 이점으로 당초 학교가 들어설 예정이었으나, 학생 수요가 줄어들면서 아파트가 그 자리를 차지했다. 청량산 자락에 20층 높이로 솟아있는 아파트 외관은 보는 이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만든다. 하지만 이는 아파트단지 안팎에서 이뤄지는 ‘소통의 문화’를 간과한 것이다. 지난해부터 시작된 아파트 주민과 인근 농민간 농산물 직거래가 대표적이다. 현재 직거래는 쌀과 콩 등 곡류를 비롯, 배추·고추·파 등 채소류까지 폭넓게 이뤄지고 있다. 생산자 입장에서는 안정적인 판로 확보 등 판매가 수월하고, 소비자 입장에서는 농산물 재배과정을 직접 눈으로 확인한 뒤 구입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게다가 중간 유통마진이 없기 때문에 생산자와 소비자 모두 가격 측면에서 10∼20% 이상 이득이다. ●농산물 직거래로 ‘소통의 물꼬’트다 김윤백(58) 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 회장은 “입주자들의 70∼80% 정도는 외지인들이기 때문에 공동체 의식을 이끌어내는 계기가 필요했으며, 농산물 직거래가 그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면서 “직거래 활성화를 위해 상설매장을 만드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농산물 직거래가 가져온 부산물도 있다. 아파트 주민들은 공원·놀이터·게이트볼장·레크리에이션장 등 단지내 시설·프로그램을 단지 밖 이웃에게 모두 개방하고 있다. 때문에 단지 밖 6개 자연마을 1300여명의 주민들은 농촌 속에서 도시민들의 삶을 누릴 수 있는 기회를 제공받고 있다. 복거마을 이임섭(55)씨는 “아파트단지를 제외하면 공원 하나 없고, 병·의원 역시 단지내 상가에 위치해 있을 정도로 기초인프라가 부족한 실정”이라면서 “교류 활성화가 아파트와 농가의 이질감을 극복하는 데 기여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허브 등 경관작물 재배로 화답 올 초부터는 천편일률적인 농촌 경관을 바꾸는 변화의 바람도 불고 있다. 이곳 농민들이 한경대와 손을 잡고 13만 2000㎡(4만평) 부지에 경관농장을 조성했다. 도시민들을 위한 휴식공간 제공과 농민들을 위한 새로운 소득원 창출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겠다는 취지에서다. 농장에는 계절에 따라 허브, 유채, 해바라기 등의 경관작물을 심었다. 아파트단지 앞, 경제성이 떨어지는 계단형 농지 등으로 경관작물 재배를 확대할 구상이다. 또 경관작물이 일반작물에 비해 아직은 소득이 떨어지는 점을 감안, 소득 증대 방안에 대한 연구에도 주력하고 있다. 김경섭 한경대 교수는 “경관농장을 농촌 체험의 장으로 활용, 농지에서 얻는 직접소득보다는 농장 운영을 통한 간접·파생소득을 높이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면서 “지금은 초기단계인 만큼 주민들을 위한 교육 공간으로 활용하고, 다른 지역과 차별성을 만들어 나가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도시민·농민·문화예술인 ‘한 울타리 생활´ 특히 마을 주변에는 10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안성 최대 종합운동장과 레포츠공원, 정구 돔구장, 실내체육관, 문예회관, 시립도서관 등 문화·체육시설 인프라가 잘 갖춰져 있다. 때문에 외지인들이 마을을 보다 손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안성시내와 마을을 잇는 조령천 5㎞ 구간에 자전거도로를 연결하는 사업도 올 초부터 추진하고 있다. 이씨는 “안성시내와 멀지 않은 전형적인 도농복합지역”이라면서 “도시민과 농민, 문화예술인들이 함께 공존할 수 있는 마을을 만들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안성 김병철·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이동희 안성시장 “문화가 살아야 농촌도 살아나” “농촌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서는 문화·복지 차원의 접근이 뒷받침돼야 한다.” 이동희 안성시장은 “농촌 문제가 심각하다고 하지만, 농업정책적 시각만으로는 문제 해결에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면서 이같이 강조했다. 이 시장은 “60세 이상 노인층이 대부분인 농촌은 양로원과 다름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면서 “농촌 문제를 다룰 때 갈수록 줄어드는 소득을 어떻게 보전해 줄지에 대한 고민은 다양하게 이뤄지고 있지만, 복지·문화 차원의 접근은 극히 미약한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이 시장은 안성 특산물인 배·포도 등을 테마로 개최되던 농산물축제를 과감히 포기했다. 대신 2001년부터 남사당놀이를 앞세운 문화축제인 ‘바우덕이축제’를 열고 있다. 남사당놀이는 풍물(농악), 버나(대접 돌리기), 살판(땅재주), 어름(줄타기), 덧뵈기(탈놀음), 덜미(꼭두각시놀음) 등으로 구성된 대형 전통종합예술이다. 영화 ‘왕의 남자’ 흥행을 계기로 축제 방문객만 50만명에 이를 정도로 성황을 이루고 있다. 올 축제는 오는 3일부터 7일까지 열린다. 이 시장은 “농산물 특화 생산만으로는 지역발전이나 소득증대를 기대하기 어려운 게 현실”이라면서 “문화가 살아야 주민들의 참여의식을 높이고, 지역이 살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살기좋은 지역만들기’ 대상지역도 전통항아리마을, 음악인촌, 경관농장 등 문화가 숨쉬는 공간으로 가꿔나가겠다.”고 덧붙였다. 안성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김병준 담당관, 중앙정부에 ‘쓴소리’ “‘살기좋은 지역만들기’는 책상 앞에 앉아 머리로 그리는 게 아니라, 주민들과 막걸리 마시고 싸워가며 만들어 나가는 것입니다.” 김병준 안성시 안성맞춤마케팅담당관은 “살기좋은 지역만들기가 하향식 정부 지원사업 방식에서 탈피했다고 하지만, 여전히 중앙정부의 통제가 많은 것이 사실”이라면서 ‘쓴소리’를 아끼지 않았다. 김 담당관은 “지역의 특성을 살려야 하는 일을 중앙정부가 일일이 관리하려고 하면 100% 실패할 수밖에 없다.”면서 “관리하려 들면 지방정부나 주민 입장에서는 시키는 대로 따라갈 수밖에 없고, 믿고 맡겨야 열심히 한다.”고 강조했다. 사업 추진 과정에 대한 책임은 지방정부와 주민들에게 전적으로 맡기고, 중앙정부는 결과에 대한 평가를 보다 엄격히 하는 ‘역할 분담’이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김 담당관은 “서로 신뢰하지 못하는 데 이유가 있겠지만, 평가 결과가 나쁘면 지원을 중단하면 된다.”면서 “주민들에게도 스스로 준비가 안 돼 있으면 지원하지 않겠다고 못을 박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지역에서 필요로 하는 중앙정부 관련 예산을 하나로 묶는 ‘정책 패키지’가 차츰 축소되면서 지원에 대한 실망감이 커지고 있는 것도 사실”이라면서 “부처 이기주의를 넘어 지역 발전의 새로운 성공 모델이 나올 수 있도록 패키지 지원 방안을 보다 적극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을 것”이라고 제안했다. 안성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팝의 여왕’ 마돈나 손 “왜 이리 늙었나?”

    ‘팝의 여왕’ 마돈나 손 “왜 이리 늙었나?”

    “마돈나, 고생이 심했나?” ‘팝의 여왕’ 마돈나의 최근 사진이 인터넷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 나이를 잊은 듯한 얼굴과 근육질 몸매에 비해 사진에 찍힌 손이 유독 늙어보이기 때문. 화제의 사진은 지난 26일 런던 레스토랑에서 나오는 모습이 찍힌 것으로 검은색 옷과 대조적인 창백하고 주름잡힌 손이 눈에 띈다. 올해 49세가 된 마돈나에게 주름잡힌 손은 당연할 수도 있지만 팬들은 충격을 감추지 못했다. 마돈나의 손 사진이 올려진 일간지 데일리메일(dailymail.co.uk), 연예사이트 티엠지닷컴(TMZ.com) 등에는 사진에 대한 네티즌들의 다양한 의견들이 이어지고 있다. 네티즌 ‘coolrepublica’는 “그녀는 그 자체로 아름답다. 언제까지 25살의 마돈나일 수는 없다.”고 적었고 ‘SC’는 “그녀에 대한 환상 때문에 잊고 있었을 뿐 그녀는 남편과 세 아이가 있는 49살의 주부”라며 “지금의 모습도 대단해 보인다.”는 의견을 밝혔다. 또 ‘Elizabeth’는 “주름진 손보다 손 외에는 49살로 보이지 않는 그녀 자체가 놀랍다.”고 마돈나를 응원했다. 그러나 실망감을 드러내는 네티즌들도 적지 않았다. ‘Jackie’는 “역시 세월의 힘을 이길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고 적었고 ‘NOT a fan’은 “끔찍하다. 과다한 성형수술의 결과”라는 글을 올렸다. 일부 네티즌들은 “왜 아무도 패션에 대한 말들은 없지? 정장에 해골 목걸이라니!”(swell)라며 예전보다 패션감각이 무뎌진 것 같다는 의견을 내놓기도 했다. 한편 마돈나는 내년 8월에 자신의 50번째 생일을 기념하는 월드투어를 계획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TMZ.com(위), 데일리메일 나우뉴스 박성조 기자 voicechord@seoul.co.kr@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日 후쿠다 총리 시대 개막] ‘동아시아 공동체’에 외교 초점

    [日 후쿠다 총리 시대 개막] ‘동아시아 공동체’에 외교 초점

    |도쿄 박홍기특파원|후쿠다 야스오(71) 일본 총리 체제가 출범했다. 보수 색채가 강한 아베 신조 전 총리와는 달리 중도적인 후쿠다 체제의 일본은 국내외적으로 적잖은 변화를 꾀할 전망이다. 아시아 외교 중시와 함께 대북 정책에서 압력보다 대화에 비중을 둠에 따라 한·일 및 북·일 관계의 진전도 기대된다. 후쿠다는 25일 중의원의 총리 지명선거에서 제91대 총리로 선출됐다. 앞서 23일 치러진 자민당 총재선거에선 330표를 얻어 197표의 아소 다로(67) 전 간사장을 제치고 총재에 당선됐다. 후쿠다 총리는 25일 새 내각을 짰다.17개 부처 중 신임 2명, 자리 교체 2명 등 4자리를 뺀 나머지는 유임시켰다. 인사 폭의 최소화는 안정을 중시한 데 따른 조치다. 후쿠다 야스오 일본 총리는 일단 국내 정치의 불신을 외교를 통해 풀어나가려 하고 있다. 국내의 복잡한 정치적 현안에 대한 효과보다 외교적 효과가 빨리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다. 외교력에 대해 자신감도 있다. 특히 아베 신조 전 총리의 외교노선과는 달리 유화적이고 실질적인 전방위 외교 노선을 추진하려 하고 있다. ●주변국 침략 사죄 ‘무라야마 담화´ 계승 그의 외교적 지향점은 ‘동아시아 공동체’의 실현에 맞춰지고 있다. 아시아 중시 외교를 표방한 만큼 아시아에서의 주도권을 쥐겠다는 의도도 깔려 있다. 그렇다고 ‘미·일 동맹’을 소홀히 하는 노선은 전혀 아니다. 지난해 6월 인도네시아 순방 때 부친인 후쿠다 다케오 총리가 내세웠던 외교노선인 이른바 ‘후쿠다 독트린’에서 한걸음 더 나아간 ‘뉴 후쿠다 독트린’을 강조했다. 그는 당시 “동아시아는 사실상의 경제통합이 진행되고 있다.”며 국제 평화 구축과 함께 아시아 시대의 미래를 위해 한국·중국과의 긴밀한 연대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총재 선거과정에서 한국과 중국에 대한 외교적 마찰을 피하려는 자신의 입장을 분명히 밝혔다. 과거 주변국 침략과 식민지 지배를 사죄한 1995년 ‘무라야마 담화’를 계승한다고 했다. 또 야스쿠니 참배 여부와 관련,“상대(한국·중국)가 싫어하는 것을 굳이 할 필요가 없다.”며 잘라 말했다. 야스쿠니 참배 여부에 대해 줄곧 모호한 자세를 취해온 아베 전 총리와는 대조적이다. ●얽히고 설킨 대북관계 해결에 강한 의욕 북한에 대해서는 ‘비둘기파’로 분류되고 있다. 얽히고 설킨 대북정책에도 강한 의욕을 보이고 있다. 납치문제에 대해서는 “내 손으로 문제를 해결하고 싶다. 교섭의 여지가 없는 듯한 매우 경직된 상황이다.”라며 아베 전 총리의 압력 노선을 겨냥, 대화의 중요성을 내세웠다. 그는 지난 2002년 9월 관방장관 시절, 고이즈미 준이치로 총리의 전격적인 방북에도 깊이 관여했기 때문에 북한과의 인연도 적잖다. 대북 정책에 대한 변화가 엿보인다. 북한이 납치 문제의 재조사를 받아들일 경우 북·일 국교정상화 협상이 급진전될 수도 있다. ●11월 중 訪美… 연내 중국 방문도 계획 중국과의 관계도 특별하다. 고이즈미 전 총리의 야스쿠니 신사 참배로 중·일 관계가 악화되자 2003년 8월 양국 평화우호조약 체결 25주년에 중국을 방문, 중국을 ‘해빙’시키는 데 상당한 역할을 했다. 당시 후진타오 국가주석도 “후쿠다 다케오 총리의 아들이 이 자리에 있는 건 특별한 의미”라고 말했다. 이 때문에 당시 ‘그림자 외상’이라고도 불렸다. 연내 중국 방문을 계획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오는 11월 중 미국을 방문하는 계획도 추진하고 있다. 일단 해상자위대의 인도양 대테러작전을 위한 급유지원에 대한 이해를 구하기 위해서다. 테러대책특별조치법의 연장과 관련된 걸림돌 등을 설명할 것 같다. 아베 전 총리 때 다소 껄끄러웠던 미·일 관계를 조율하는 데도 힘쓸 것으로 보인다. 콘돌리자 라이스 국무장관, 하워드 베이커 전 주일대사 등과는 친분이 돈독하다. hkpark@seoul.co.kr
  • [요리전문가 김수진의 계절별미 오감만족] 송 편

    [요리전문가 김수진의 계절별미 오감만족] 송 편

    한가위의 대표적 음식이 송편이다. 떡을 찔 때 솔잎을 깔고 찌기 때문에 한자로 솔잎을 뜻하는 송병(松餠)이라고도 한다. 송편은 절식(節食)의 하나로 조선조 초기에 중국 중화절(中和節)의 영향을 받아 음력 2월1일을 국가적으로 실시했으나 궁중에 국한된 행사였고 민간에서는 ‘노비일(머슴날)’로 쇠었다. 콩을 넣은 송편을 빚어 나이 숫자대로 노비들에게 먹였다고 하여 ‘나이 떡’이라고도 했다. 송편은 멥쌀가루를 익반죽하고 대체적으로 콩, 팥, 밤, 깨, 대추 등으로 만든 소를 넣어 만든다. 송편은 지방마다 특색이 있어서 경상도 지방에서는 모시 잎을 삶아 넣어 빛깔을 냈다. 강원도 지방에서는 감자를 갈아 녹말가루를 내어서 끓는 물로 익반죽한 감자송편이 있으며 이외에 쑥송편, 치자송편, 호박송편, 사과송편 등이 있다. 갓 시집왔을 때 기억으로, 시어머니는 고구마도 넣으셨는데 아마도 맛있다고 생각되면 나름대로 융통성 있게 창조적으로 만들어 먹었던 것 같다. 송편을 찔 때 켜켜이 솔잎을 까는데 여기에서도 우리 조상들의 지혜를 엿볼 수가 있다. 향긋한 솔잎향기는 입맛을 돋울 뿐 아니라 솔잎의 자국이 자연스러운 문양의 멋을 더한다. 또한 솔잎에는 살균물질인 피톤치드 (phytoncide: 피톤사이드)가 다른 식물보다 10배 정도 많이 포함되어 있어 유해성분의 섭취를 막아줄 뿐 아니라 위장병, 고혈압, 중풍, 신경통, 천식 등에 좋다고 한다. 솔잎으로부터 피톤치드를 흡수한 송편에는 세균이 침입하지 못해 오래도록 변질되지 않고 먹었으니 삶의 지혜가 새삼 놀랍다. 요사이는 송편을 빚는 집이 얼마나 될지 모르지만 어렸을 적에 온 식구가 둘러앉아 오손도손 송편을 빚으면 어머니께서는 “송편을 예쁘게 빚으면 예쁜(잘 생긴) 사람하고 결혼하게 된다.”고 말씀하셨다. 송편은 대개 반달형, 모시 조개형으로 만들어지는데 만드는 사람마다 솜씨의 특징이 있어서 첫눈에 식구 중 누가 만들었지를 알 수 있었다. 어려서 송편을 예쁘게 잘 만든다고 어머니한테 칭찬도 제법 들었는데 정작 말씀대로 과연 남편을 잘 만났는지 모르겠다.  ■꽃송편 이렇게 만들어요 재료 및 분량 멥쌀가루 6컵, 소금 1큰술, 설탕 2큰술, 뜨거운 물 12큰술, 쑥 20g, 송기가루 10g. 소 재료:거피팥 2컵, 설탕 2큰술, 소금 1/2작은술, 솔잎 적당량, 식용유 11/2 작은술. 만드는 방법 1. 거피한 팥은 불려 찜통에 푹 쪄서 뜨거울 때 찧어 중간체에 내린 후 바닥이 두꺼운 프라이팬에 중불에서 주걱으로 저어가며 볶는다. 여기에 설탕과 소금을 넣어 볶아준다. 손으로 뭉쳐지면 식힌 후 새알심 정도의 소를 만든다. 2. 멥쌀(3컵)을 깨끗이 씻은 후 하루 정도 불린 후 소쿠리에 건져 물기를 뺀 후 3등분한다. 3. 쑥, 송기 송편용은 각각 멥쌀에 섞어 빻아 체에 내린다. 4. 흰색 송편용은 그대로 빻아 체에 내린다. 5.3,4의 재료에 식용유, 끓는 물, 설탕을 넣어 익반죽한 후 부드러워지면 각각 젖은 보자기를 덮어둔다. 6. 익반죽한 것을 지름 2㎝ 정도의 크기로 동글게 한 다음 가운데 소를 넣어 공기가 들어가지 않게 꼭꼭 만진 후 입술 모양으로 송편을 빚고 그 위에 꽃 모양으로 장식을 한다. 7. 솔잎은 씻어 물기를 뺀다. 8. 예열된 찜기에 베보자기와 솔잎을 깔고 송편을 얹은 후 반복하여 두 켜 혹은 3켜 정도를 올려 뚜껑을 덮은 후 15∼20분 정도 찐다. 9.5분 정도 뜸을 들인 후 솔잎을 떼어내고 참기름에 송편을 넣어 버무려 접시에 예쁘게 담아낸다. 푸드앤컬처코리아 원장
  • [사설] 소말리아 피랍선원도 우리 국민이다

    지난 5월15일 소말리아에서 피랍된 한국인 선원들이 억류된 지 130일이 넘도록 가족들의 품으로 돌아오지 못하고 있다. 더구나 원양어선 마부노호의 선장 한석호씨와 선원 3명 등 피랍자들이 지금 어떤 상황에 놓여있는지에 대해 들려오는 얘기조차 없다. 탈레반 피랍 사태 때 하루하루 국력을 쏟아붓다시피 석방교섭에 나섰던 때와는 대조적이다. 이러다 보니 추석연휴를 앞둔 그제 선원 가족들이 외교부를 항의 방문하는 사태까지 벌어졌다. 우리는 피랍 선원 가족들이 이유 있는 항의를 했다고 본다. 마부노호가 한국 선적은 아니라지만,4명의 선원은 엄연히 한국민이기 때문에 정부가 이들의 안위를 책임지는 것은 당연한 이치가 아닌가. 더욱이 아프가니스탄 피랍 사태 땐 국가정보원까지 나섰던 정부였지만, 유독 이 건에 대해선 미온적이란 가족들의 문제 제기도 일리가 있다. 피랍선원들에게 고기잡이는 생업이었지만, 국가경제에도 적잖게 기여하는 외화벌이 사업이었다. 정부가 말리는 데도 선교·봉사를 위해 아프간으로 갔다가 납치된 이들과 달리 대우를 받을 까닭이 없는 셈이다. 물론 내전상태인 소말리아 과도정부나 해적들을 상대로 석방교섭을 벌이기는 쉽지 않은 일이다. 하지만, 우리 사회와 국가가 그동안 소말리아 피랍선원들에게 너무 무관심한 게 아니었는지 자성해야 할 시점이다. 정부는 새우잡이 원양어선을 타고 멀리 아프리카까지 진출했다가 고초를 겪고 있는 선원들의 석방노력을 게을리 해선 안 된다. 그들이 이등국민 대접을 받아야 할 아무런 이유가 없다.
  • ‘히트 음료’ 수명 해마다 짧아진다

    ‘히트 음료’ 수명 해마다 짧아진다

    히트 음료의 수명이 갈수록 짧아지고 있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1∼2년 사이 히트 음료의 수명은 평균 8개월 미만인 것으로 나타났다.2000년대 초반만 하더라도 히트 음료는 평균 2∼3년간 꾸준히 잘 팔렸다. 1999년 11월에 나왔던 웅진식품의 ‘초록매실’은 2년 6개월 가량 월평균 1500만개가 팔리는 초히트 제품이었다. 이에 앞서 1996년 출시된 해태음료의 ‘갈아만든 배’는 2003년까지 7년간 월평균 650만개씩 팔려 나갔다. 그러나 최근에는 히트 기간이 수개월 수준으로 줄고 있다. 지난 2006년 2월말 출시된 롯데칠성음료의 ‘미녀는 석류를 좋아해’는 6개월간 월평균 2300만개가 팔리는 등 돌풍을 일으켰으나 그해 9월 이후 월 850만개로 판매량이 급감했다. 동원F&B의 보성녹차도 지난여름 성수기 동안 월평균 800만개씩 반짝 히트했으나 그 이후 월 500만개 이하로 줄었다. 음료 업계 관계자는 “음료 시장은 기존 히트 제품이 계속 잘 팔려 나가기보다 다른 제품으로 빨리 대체되는 등 유행을 타고 넘어가는 속성이 있다.”면서 “지난해를 기점으로 제품의 라이프 사이클이 수개월 수준으로 지나치게 짧아졌다.”고 말했다. 주요 업체들도 과거에는 연평균 3∼4개 정도의 신제품을 내놓았지만 최근 1∼2년 사이에는 트렌드에 맞추어 신제품을 경쟁적으로 쏟아내고 있다. 한국야쿠르트의 경우 올들어 내놓은 음료 신제품만도 10개나 된다. 예년의 두 배 수준이다. 지난 2005년과 2006년에는 한 해에 각각 5개와 6개의 신제품을 내놓았다. 최근에는 광동제약의 ‘옥수수 수염차’ 전성시대로 불릴 만큼 옥수수차가 불티나게 팔려 나가고 있다. 지난 3월부터 가수 보아를 내세워 붓기를 빼주는 음료의 특성을 강조하면서 올해 6월부터 월 1800만개씩 팔리는 대박을 터뜨리고 있다는 게 회사측의 설명이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요즘 음료의 단명 추세를 감안할 때 이번 인기가 오래 지속되는 게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에 앞서 지난 2005년 출시돼 지금도 월평균 1000만개 이상 팔리는 남양유업의 ‘17차’도 과거 베스트셀러와는 차이가 있다. 이 회사는 올해 상반기에도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슷한 수준의 마케팅 활동비를 지출하면서 ‘17차’ 판매 관리에 전력을 쏟고 있다. 그동안에는 보통 히트 음료의 경우 일단 궤도에 오르면 광고를 별로 하지 않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히트 음료 사이클이 짧아진 것은 웰빙 바람에 편승해 특정 성분을 지나치게 과대 포장해 내놓는 업계의 탓도 없지 않다.”면서 “보다 몸에 좋은 새 음료를 찾으려는 소비자들의 욕구가 점점 커지는 만큼 크게 공감할 수 있는 제품이 나오지 않는 이상 히트 음료의 수명이 단축되는 추세는 이어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주현진기자 jhj@seoul.co.kr
  • 오락가락 부동산 정책

    정부는 20일 주택투기지역 12곳을 해제했다. 앞서 지난 13일에는 부산 등 11개 시·군·구의 투기과열지구를 풀었다. 지방에서의 미분양 사태가 심각한 수위에 이르자 수요를 억제해 온 장치를 풀겠다는 의도로 보인다. 김석동 재정경제부 1차관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전체적인 금융규제 체계는 유지하면서 시장여건을 고려해 수요억제 장치인 투기지역을 해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로 인해 주택담보인정비율(LTV)과 총부채상환비율(DTI) 등 대출조건이 완화돼 신규 분양과 기존주택의 거래가 활성화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LTV가 40%에서 60%로 높아지고 DTI가 자율적으로 40∼60%로 운영되면 계산상으로는 주택수요자의 대출 여력이 다소 늘어난다. 신규 대출자뿐 아니라 기존 대출자에게도 똑같이 적용돼 일부 분양 시장에선 숨통이 트일 수도 있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미분양 사태의 원인은 금융규제가 아닌 ‘구조적 문제’라고 진단한다. 예컨대 분양가 상한제와 종부세·양도세 등 부동산 정책에 따른 주택시장 위축으로 수요가 취약한 지방에서 분양 수요가 먼저 꺼졌다는 것이다. 정부도 외환위기 당시의 ‘수요급감’과 달리 이번 사태는 ‘공급과잉과 고(高)분양가’ 문제라고 밝혔다. 하지만 미분양 사태가 충분히 예견됐음에도 신속히 대응하지 못한 정부의 책임이 더 크다. 부동산 시장 안정에만 너무 집착, 약발이 다 떨어진 지방에서의 수요억제 장치에 연연했다는 지적이다. 분양가 상한제 등 1·31 부동산 정책을 발표할 때 권오규 부총리도 “미분양 사태를 충분히 예의주시하겠다.”고 우려감을 표시했다. 실제 지난 1월 전국의 미분양 물량은 7만 5600가구로 최근 14년간 미분양 평균인 7만 6000가구에 근접했다. 그럼에도 정부는 당시 사태의 심각성을 깨닫지 못했다. 지난 7월 미분양 물량이 9만 822가구로 치솟은 뒤에야 부랴부랴 대책을 강구하기 시작했다. 그 결과 중산층의 주거불안을 해소하겠다며 내놓은 비축형 장기임대주택의 취지만 이상해졌다. 권 부총리는 연초 “비축형 장기임대주택은 도심의 직장 근처나 생활환경이 우수한 지역 위주로 공급하겠다.”고 강조했다. 반면 지방의 미분양 물량은 거주환경에 비해 분양가가 지나치게 높아 수요자들이 사실상 외면한 주택이다. 이런 주택을 비축형 임대주택으로 활용하겠다는 것은 당초 정부의 설명과 맞지 않는다. 또한 인구 전망을 감안해 장기임대주택의 지역별·유형별·규모별 수요를 파악한 뒤 추진하겠다던 방침도 무시됐다. 한마디로 정책을 펼 시점을 놓쳐 정부가 시장의 왜곡을 도운 셈이다. 뒤늦게 급조했지만 ‘도덕적 해이’ 문제만 야기시켜 정권 말기의 선심성 정책이라는 오해마저 살 여지를 안고 있다.백문일기자 mip@seoul.co.kr
  • [사설] 공직자 외유 백태 어이가 없다

    감사원이 그제 발표한 공직자 국외여행 실태 감사결과를 보면 한숨이 절로 나온다. 국민의 혈세를 낭비하면서 놀러 다닌 사례가 적나라하게 드러나 있다. 정부는 그동안 공직자들의 외유성 해외출장을 규제하겠다고 여러 차례 밝혀왔다. 그럼에도 아직 실태가 이렇다면 해당 공직자에게만 책임을 물을 일이 아니다. 지휘책임을 함께 묻고, 제도개선을 포함해 구조적인 해법을 모색해야 한다. 감사원 감사에 따르면 방문국의 관련 기관·단체에서 오지 말라는 연락이 왔는데 무조건 집단 외유에 나서 관광만 하고 돌아온 공무원들이 있었다. 이미 회의일정이 완료된 국제포럼에 참가한다는 명목으로 유럽을 순회하고 온 사례도 있었다. 갖가지 이유를 들어 해외출장을 연장해 개인 일정을 즐기거나 산하기관·용역업체에 여행경비를 떠넘긴 간 큰 공직자들이 다수 적발되었다. 허위보고, 법령위반, 편법 회계처리가 기관 단위에서 걸러지지 않은 점은 큰 문제다. 감사원이 나서지 않았다면 그냥 묻혀 지나갔을 것이다. 감사원이 이번에 조사한 기관은 30개다. 나머지 수백 곳을 정밀감사한다면 비슷한 사례가 부지기수로 발견될 것으로 본다. 감사원은 행정질서 문란행위는 문책하고 경비를 회수하도록 각 기관에 요구했다. 예산편성 단계부터 출장내용을 챙기는 등 공무국외여행 관리모델을 만들 것도 촉구했다. 감사원의 이런 지침이 현장에서 실현될지 여전히 미지수다. 지난 5월 공공기관 감사들과 일부 서울지역 구청장들의 이과수 폭포 출장건으로 나라가 떠들썩했다. 하지만 그때뿐이었다. 비난 여론이 잠잠해지자 솜방망이 제재로 슬그머니 넘어가려 하고 있다. 감사원은 일회성 감사에 그치지 말고 관계자 문책, 경비회수, 제도개선이 제대로 이뤄지는지 끝까지 살펴야 한다.
  • [정윤수의 오버헤드킥] 경남 돌풍의 핵은 박항서 감독

    지난해부터 필자는 경남FC의 홈 경기 해설을 위해 창원을 다녔다. 서울에서 창원까지는 멀고 먼 길이다.경기 시작 1시간 전까지는 도착해야 하는 탓에 비행기를 탄 적도 많았는데, 김해공항에서 창원경기장까지도 두 시간은 넉넉히 잡아야 했다. 그저 멀기만 한 것이 아니라 때로는 지루하고 답답했다. 작년에 특히 그랬다. 홈경기 때마다 실력 발휘를 하지 못하고 결국 12위에 주저앉았기 때문에 패배한 경기를 해설하고 올라올 때는 서울이 너무나 멀게 느껴졌다. 요즘은 달라졌다. 경남이 돌풍을 일으키면서 플레이오프 진출의 9부 능선을 넘어 3위를 달리고 있어서다. 지난 16일 대구FC와의 원정경기를 승리로 장식하면서 5연승을 기록했다. 경남은 스타가 없는 약점을 역이용해 끈끈한 조직력을 기반으로 한 공격 축구를 선보임으로써 21라운드 ‘하우젠 베스트팀’으로까지 선정됐다. 특히 지난 1일, 거센 빗줄기가 쏟아지는 와중에 펼쳐진 밀양에서의 홈경기는 축구가 어떻게 ‘감독의 축제’를 만드는가를 여실히 보여준 명경기였다.1만명을 겨우 수용할 수 있는 밀양공설운동장은 경기 시작 전 이미 만원 사례를 이뤘고, 폭우 속에서도 어느 한 사람 자리를 비우지 않았다.선수들은 근성있는 공격축구로 일관한 끝에 짜릿한 승리를 거뒀다. 승리를 결정짓는 까보레의 골이 터졌을 때, 공정한 해설을 해야하는 내 자신의 목소리가 어쩔 수 없이 높아졌음을 고백한다. 5연승의 까닭은 응집력에 있었다. 지금은 까보레와 뽀뽀, 산토스를 비롯한 외국인 선수에다 정윤성 김성길 김근철 박종우 김효일 등이 널리 알려지고 있지만, 올해 초만 해도 그들은 다른 팀에서 전혀 주의를 기울이지 않는 선수들이었다.공격의 선봉인 뽀뽀와 정윤성은 각각 부산과 수원이 방출한 선수였고, 김효일과 박종우도 전남에서 옮겨 왔다. 그러나 지금 그들은 ‘대형 사고’를 치고 있고, 그 한복판에 박항서 감독이 있다. 15년이라는 오랜 세월 동안 코치 생활을 해왔기 때문에 지난해 부임 당시에도 그는 큰 형 같은 코치에 지나지 않았다. 이제는 달라졌다. 지금 그는 무명의 선수들을 창조적으로 조합해 아름답고 날카로운 공격 축구를 선도하는 감독으로 떠오르고 있다. 그의 미덕은 결코 지배하려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감독이기 때문에 호령도 하고 짜증도 부리지만 그것은 억지로 ‘카리스마’를 요구하는 위압적인 태도가 아니라 정말이지 한 동네에 사는 이웃집 형 같은 인간미다. 스스로를 낮추면서 선수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박항서 감독에 의해 지금 경남은 ‘가을의 전설’을 써나가고 있다.축구평론가 prague@naver.com
  • “은행 집단대출·PF 잠재위험 막아야”

    미국의 서브프라임모기지론(비우량주택담보대출) 사태와 관련, 주택금융의 건전성 확보를 위해 앞으로 금융감독의 초점은 주택가격이 급등할 때 급증한 은행권 집단대출과 저축은행권의 프로젝트파이낸싱(PF) 등에 맞춰져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금융연구원은 18일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의 분석과 전망’ 보고서를 통해 “앞으로 서브프라임 사태로 인한 금융시장 불안은 모기지 시장 자체의 구조적 문제로 1년에서 길게는 2년 정도 지속할 가능성이 있다.”며 경제주체별 대응방안을 제시했다. 보고서는 우선 국내 주택시장에서 변동금리 담보대출의 비중이 높고 금리가 상승하고 있고, 제2금융권의 담보인정비율(LTV)과 연체율이 상대적으로 높다는 점, 주택시장이 조정기에 들어섰다는 점 등이 미국 서브프라임모기지론이 부실로 발전했던 상황과 상당히 유사하다고 분석했다. 보고서는 이에 따라 금융감독의 방향으로 금리상승과 주택가격 하락으로 인한 주택담보대출의 부실 가능성에 대비하는 등 잠재적 위험 점검에 주력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금융연구원은 “주택금융의 잠재위험은 주로 상환여력이나 부채비율, 담보비율에 대한 효과적인 관리가 이뤄지지 않았던 시기와 밀접하게 관련돼 있다.”면서 “주택담보대출 규제 강화 이전에 이뤄진 주택담보대출의 상환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시스템 위험요인에 대처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보고서는 또 금융감독당국에 집단대출과 PF대출 리스크가 드러날 수 있는 신용부문을 재점검하고, 탄력적 대손충당금제 도입, 신축적인 자금 공급 등을 제안했다. 국내 은행들에 대해서는 환율 변동성 확대에 대비해 외화자금 차입을 자제하고 위험요인 실태조사, 주택부실위험에 대한 충당금 적립제도 도입을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비정규직법 시행 석달

    비정규보호법으로 인한 노사간 마찰이 법 시행 3개월째가 되도록 계속되고 있다. 계약해지와 외주화로 마찰을 빚고 있는 이랜드 노사를 비롯해 정부 산하단체, 자치단체 등 공공부문까지 비정규직 전환 문제가 노사 갈등의 불씨가 되고 있다. 하지만 정부는 여전히 “지켜 보자.”는 입장만 유지한 채 마땅한 후속 대책을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 ●상황 점점 더 악화 전망 한국노동연구원 은수미 박사는 지난 13일 열린 노동부 워크숍에서 “비정규 문제를 둘러싼 노동 쟁의가 지속되고 있고 내년에는 그 규모가 좀 더 커질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랜드 사태 이후 GM대우 부평공장에서도 외주화 계획을 계기로 비정규직 노동조합이 결성됐고 기아자동차의 정규·비정규직간 노조 갈등 등을 근거로 제시했다. 법 시행 전에는 해고 및 외주화 이후 비정규 노동쟁의가 발생했으나 앞으로는 해고·외주화 조치와 동시에 쟁의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내년에는 비정규 문제가 금속산별교섭의 최대 쟁점이 되고 이로 인해 노동계 내부·노사 갈등이 우려된다고 밝혔다. 공공부문에서의 갈등 또한 점점 더 불거지고 있다. 정부는 산하 각급 공공기관에 대해 오는 30일까지 1차 7만여명의 비정규직 근로자를 정규직으로 전환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전환 시점이 가까워지면서 곳곳에서 마찰음이 일고 있다. 한국산업인력공단의 경우 기능대학 교사들을 무기계약직으로 전환하면서 기존 정규직 임금의 80%를 적용하려는 데 반발하고 있다. 서울메트로는 4개 차량기지에서 10여년 넘게 일하고 있는 조리종사원, 이발사, 목욕사 업무를 수행하고 있는 80여명의 비정규 노동자들이 고령자라는 이유로 무기계약 전환에서 제외됐다며 반발하고 있다. 이에 대해 민주노총 공공노조는 “정부가 기본적인 예산조차 확보하지 않았기 때문”이라면서 “정부대책은 비정규직의 정규직화가 아닌, 차별을 고착화하고 고용안정조차 보장되지 않는 무기계약직 전환과 외주화 확대로 귀결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상수 노동장관은 “부작용은 최대한 줄여 나갈 것이지만 공공부문의 경우 그동안 방만했던 인력운용에 대한 구조적인 문제로, 조율 과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법 개정 NO,中企에 인센티브 검토 중 이상수 노동장관은 비정규보호법에 따른 갈등과 관련,“지금 당장은 법 개정 의사가 없다.”고 누차 강조하고 있다. 법 개정이 자칫 비정규직근로자의 고용 불안을 지속시키고 차별을 고착화할 수도 있다는 판단에서다. 현재 경제사회발전노사정위원회에 ‘비정규보호법 후속대책위원회’가 마련돼 있지만 법 개정 작업과는 관련이 없어 보인다. 위원회에서는 전직이나 구직에 필요한 능력개발지원책, 비정규직근로자 고용안정책 등 2차적인 후속 대책을 찾는데 초점이 모아지고 있다. 다만 비정규보호법으로 인한 인건비 상승을 우려하는 중소기업을 위해 세제혜택 등의 다양한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방안은 심도있게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상수 노동장관은 “중소기업에 대한 인센티브를 검토 중”이라고 밝힌 적이 있다. ●준비된 기업은 괜찮아 최영기 노동연구원장은 “비정규직 근로자의 사용 기간을 2년간으로 정한 것이 기업들에 부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류기정 경총 기획홍보본부장은 “오랫동안 준비해온 기업은 문제가 없다.”면서 “비정규보호법에 따른 기업의 변화와 대처 방법을 지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신세계백화점, 우리은행, 포스텍 등 30여개 업체들은 비정규직근로자 전원을 일괄 또는 단계적으로 정규직으로 전환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7월 노동부 조사에서 300인 이상 대기업의 30.2%가 외주화를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지만 현재는 보류하거나 관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때문에 비정규보호법에 따른 갈등이 다시 불거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따라서 일각에서 조심스럽게 거론되고 있는 기간제근로 연장 및 파견근로 시스템 개선 등 보다 적극적인 보완책을 마련하는 것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이상수 장관은 “파견근로 조건을 다소 완화하고 기간제 근로자의 의무 사용기간을 현재 2년에서 3년 정도로 늘리는 방안을 심도있게 검토 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이다. 이동구기자 yidonggu@seoul.co.kr
  • 제3의 성/유정애 옮김

    1997년 프랑스에서 출판돼 화제를 모은 ‘제3의 성’이 국내에 번역 소개됐다. 프랑스 그르노블대 철학과 교수인 질 리포베츠키가 쓴 ‘제3의 성(유정애 옮김, 아고라 펴냄). 프랑스의 여성작가 보부아르가 쓴 ‘제2의 성’이 페미니즘의 경전으로 떠오른지 58년만이다. 저자가 정의하는 ‘제3의 성’의 핵심은 ‘독립성’이다.‘뱃속에 심어진 씨앗을 키우는 유모’로 여겨졌던 제1의 여성은 악마화되고 경멸받았다. 또한 제2의 여성은 사랑받고 찬미의 권좌에 오르긴 했으나, 남성에게 종속된 존재였을 뿐이다. 이에 비해 제3의 여성은 자기 자신의 지배를 받는 창조적인 존재다. 공부, 직업, 결혼, 이혼, 자녀 문제 등 삶의 거의 모든 부문에서 여성은 선택의 주체가 됐다. 하지만 굴레가 모두 사라진 것은 아니다. 가사노동은 아직도 영원한 불평등지대다. 시간제 근무자의 80%는 여성이며, 자녀를 세 명 둔 가정에서 어머니가 직장생활을 하는 경우는 50%정도밖에 되지 않는다고 한다. 조직생활에서 여성이 수장이 되는 것을 가로막는 ‘유리 천장’ 역시 저자는 사라지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조직에서의 경쟁은 처음부터 남자들에게 유리한 싸움이라는 것이다. 소년은 소년답게, 소녀는 소녀답게 가르치고 키우는 사회화 모델은 남성에게 권력 투쟁에 더 적합한 정신상태와 태도를 심어준다. 여성은 또한 권력쟁탈, 출세주의, 남성들의 기회주의에 대해 비판적 시각을 갖고 있다. 그렇다면 두 성의 평화로운 공존은 불가능한 것인가. 저자는 현재 남성들이 과장되고 그릇된 남성우월주의를 버리고, 새롭게 자신의 정체성을 형성해가고 있다고 진단한다. 제3의 성이란 여성뿐 아니라 남성에게도 해당된다는 것이다. 굴종과 대립의 여성상을 뛰어넘고,‘남성화’의 다른 이름인 ‘남녀평등의 신화’를 무너뜨린 곳에 여성과 남성 양성의 미래가 존재한다는 게 저자의 결론이다.1만 2000원.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분양시장 침체·미수금 눈덩이… 중소 건설사 줄 도산

    분양시장 침체·미수금 눈덩이… 중소 건설사 줄 도산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이 금융시장과 부동산시장을 불안하게 만들고 있다. PF란 금융기관이 아파트나 상가 등 특정 프로젝트 자체의 사업성을 보고 장기로 대출하는 금융기법이다. 그러나 최근 PF를 통해 주택시장에 뛰어들었던 중견 건설사들이 미분양 사태로 부도를 맞는가 하면, 건설사가 만기가 된 자산유동화증권(ABS)의 원금상환을 거부하기도 했다. 이 때문에 금융시장에서는 PF발 ‘한국판 서브프라임 모기지 쇼크’를 우려하고 있다. ●PF관련 여신 70조원 육박 우려가 확산되자 금융감독위원회는 12일 오후 5시 긴급 기자설명회를 갖고 관련 규모를 밝혔다. 금감원에 따르면 PF관련 금융 규모는 모두 69조 9000억원. 이중 순수한 PF대출은 은행들이 31조 2000억원, 저축은행 12조 5000억원, 보험사 4조 2000억원 등 모두 47조 9000억원이다. 나머지 22조원은 PF를 유동화한 증권과 기업어음 등이다. 즉 ABS 규모는 6조 8000억원,ABCP는 15조 2000억원 등이다. ●금감위 “부동산부문 연체율 낮아 큰 문제없다” 금감위 홍영만 대변인은 “은행의 부동산 PF대출의 연체율은 0.19%에 불과하고 회수가 불가능할 것으로 보이는 고정이하여신비율도 0.84%에 불과하다.”면서 크게 걱정할 것이 없다는 입장이다. 저축은행의 부동산 PF대출은 연체율이 13.03%이고 고정이하여신비율이 7.11%로 높지만, 전체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지 않아 금융시장 불안 변수가 되기 어렵다는 것이다. 특히 PF를 기반으로 유동화한 3개월만기 기업어음(ABCP)은 79.1%가 은행 등이 매입약정을 체결했기 때문에 건설사가 부실해져도 투자자들의 원금 회수에는 큰 어려움이 없다는 설명이다. 금감원은 상대적으로 리스크가 클 것으로 추정되는 저축은행에 대해선 지난해 총여신 중 PF대출 비중을 30% 이하로 제한하고 연체 기준도 강화하는 등 선제적인 조치를 취해왔다고 강조했다. 저축은행에는 대손충당금을 더 쌓도록 미리 조치를 취했다. 또 주요 선진국들과 달리 ABCP를 기초로 한 증권 파생상품이 만들어지지 않아 부실 파악이 쉬워 미국의 서브프라임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사태와는 구조적으로 다르다고 설명했다.2차 파생상품 규모는 파악되지 않았지만 금융시장에 불안요인으로 작용할 만큼 큰 규모는 아니라는 설명이다. ●일각선 “안심하기엔 이르다” 지적 금감위의 이같은 설명에도 불구하고 아파트 분양시장이 침체돼 미분양·미입주 물량이 쌓이면 미수금이 발생하고, 시공사가 넘어가면 건설사가 이 미수금을 모두 책임져야 하기 때문에 안심하기는 이르다는 지적이다. 실제 지난 11일 한국증권은 중견 건설업체인 대주건설이 ABS 원리금 상환을 거부하자 보도자료를 내고 공세를 폈다. 하루 만인 12일 대주건설이 두 손 들고 원리금을 전액 상환하기로 했지만, 비슷한 상황이 벌어지지 말라는 보장이 없다. 금융권 관계자는 “미국 서브프라임모기지 쇼크가 장기화돼 국내 경기가 침체되고, 부동산경기 침체로 건설사들이 줄부도를 내면, 국내 금융도 요동칠 가능성이 없지 않다.”고 우려했다. 문소영 전경하기자 symun@seoul.co.kr
  • [변양균·신정아 파문 확산] 靑, 첫 보도 직후 낌새챘다

    청와대 내 일부 참모들은 변양균 전 정책실장의 ‘신정아 연루’ 의혹이 처음 보도된 직후부터 변 실장에게 문제가 있다는 낌새를 차렸던 것으로 알려졌다. 평소 달변인 변 실장이 일부 조간신문에 ‘신정아 연루’ 의혹이 처음 보도된 지난달 24일부터 청와대 공식 회의에서 침묵을 지키는 등 눈에 띄게 다른 모습을 보였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민정 라인의 검증·위기관리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논란이 증폭되고 있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12일 “일부 조간에 ‘신정아 연루’ 의혹이 보도된 지난달 24일 오전 일일상황점검회의 때부터 변 전 실장이 거의 말을 하지 않았다.”면서 “평소 달변이라 회의 때 많은 얘기를 했던 것과 너무나 대조적이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그날 회의 때 변 전 실장의 변화된 언행을 보고 뭔가 있구나라는 느낌을 강하게 받았다.”면서 “나 말고도 회의에 참석했던 여러 사람들이 낌새를 차렸을 것”이라고 밝혔다. 청와대 내부에서 일찌감치 이상징후가 포착됐는데도 천호선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연루의혹 일체를 부인하는 변 전 실장의 말만 언론에 내놓았다. 청와대가 진실 규명은 뒤로 미뤄둔 채 기초적 사실 확인도 않고 ‘제 식구 감싸기’에만 급급했다는 방증이다. 변 전 실장은 언행에 변화를 보인 바로 그날 천 대변인을 통해 “신씨 문제에 개입한 적도 없고, 과테말라 전화건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며 ‘신정아 연루’ 의혹을 공식 부인했다. 청와대 민정수석실의 검증 시스템이 변 전 실장의 변화된 기류가 감지된 시점부터 객관적이고 철저하게 가동됐다면 적어도 열흘 뒤 노 대통령의 `소설´ 발언은 막을 수 있었을 것이라는 지적이다.박찬구기자 ckpark@seoul.co.kr
  • 태안, 바닷모래 채취 급감

    바닷모래 채취가 급감하고 있다. 건설경기 침체가 가장 큰 이유다. 지자체의 세수입이 줄어 어민지원사업도 차질이 예상된다. 12일 태안군에 따르면 올 5개 업체에 200만㎥의 해사채취 허가가 나갔지만 지난달 말까지 파간 바닷모래는 75%인 150만㎥에 불과하다. 태안에서는 2004년 1300만㎥,2005년도 900만㎥의 허가가 나가 전량이 채취된 것과 대조적이다. 군 관계자는 “예년 같으면 허가된 모래가 모두 채취됐을 시기”라면서 “채취량이 크게 줄었지만 지금도 수요보다 공급이 많은 실정”이라고 말했다. 이는 군산 어청도 앞바다 등 배타적경제수역(EEZ)에서의 바닷모래 채취와 북한산 모래수입 등의 영향도 있지만 건설경기의 침체로 바닷모래 수요가 크게 줄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이에 따라 2004∼2005년 1㎥에 3600원까지 하던 바닷모래 값이 3330원대로 떨어진 상태이다. 2005년 327억원에 달했던 태안군의 골재판매 수입도 올해는 66억원 정도로 뚝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 군 관계자는 “골재판매 수입의 절반은 선착장 건설과 치어방류 등 어민지원 사업에 써왔는데 차질이 우려된다.”며 “이달 말까지인 허가기간을 11월까지 연장, 추가로 모래를 채취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태안 이천열기자 sky@seoul.co.kr
  • [Seoul Law] “법조인의 올바른 삶과 윤리 제시”

    [Seoul Law] “법조인의 올바른 삶과 윤리 제시”

    국내 변호사 역사를 16년째 연구하는 김이조(80) 변호사는 변호사 업계에서는 ‘살아 있는 역사가’로 불린다. 그가 쓴 책도 ‘한국의 법조인’ ‘법조비화 100선’ ‘잊을 수 없는 법조인’ ‘한국법조인 비전(秘傳)’ ‘33인의 법조인’ 등 10여권. 서울지방변호사회 창립 100년사 집필을 그가 맡은 것은 당연한 일. 김 변호사는 이런 공로를 인정받아 서울지방변호사회가 주는 명덕상 수상자로 선발됐고,13일 홍은동 그랜드인터컨티넨탈 호텔에서 열리는 100주년 기념행사에서 상을 받는다. 명덕상은 서울변호사회가 주는 가장 큰 상이다. 11일 서울 서소문동 변호사 사무실에서 만난 김 변호사는 “후배들이 과거에 살았던 훌륭한 법조인과 그렇지 못 했던 법조인을 보고 이들을 통해 법조인으로서 올바른 삶의 방향을 정하도록 돕기 위해서 몰두했다.”고 변호사 역사 찾기의 취지를 설명했다. 그는 “처음에는 사법시험 준비생들이 합격에만 목을 매달고 가장 필수적인 법조인 윤리에 대한 관심을 별로 두지 않은걸 안타깝게 여겨 변호사 윤리에 관한 ‘변호사의 길’을 썼다.”면서 “그 뒤에는 변호사의 역사를 통해 법조인 윤리를 보여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김 변호사는 100주년사 집필에서 ‘일제시대의 변호사’를 맡았고, 당시부터 있던 신문사와 중앙도서관, 국회도서관 등을 일일이 다니며 관련 자료를 수집했다. 그는 “이번 연구를 통해 변호사의 윤리 위반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란 것을 알았다.”면서 “일제시대에도 공탁금 횡령 혹은 형무관 매수 등으로 징계를 받는 변호사들이 적지 않았다.”고 소개했다. 반대로 독립운동가가 잡히거나 조선인이 억울한 일을 당하면 바로 달려가 무료변론을 하는 훌륭한 변호사도 있었다. 김병로와 허헌, 이인 변호사가 대표적인 인물이라는 것이다. 김 변호사는 “이들의 대조적인 삶을 보고 후배들이 올바른 길에 대해 고민을 하면 좋을텐데 대부분의 변호사들이 변호사 역사에 관심은 적고 돈 버는 일만 열심히 한다.”며 아쉬움을 표시했다. 김 변호사는 1952년 고등고시 3회에 합격한 뒤 춘천지방법원 판사와 서울지방법원 부장판사를 거쳐 1969년 변호사로 개업했다. 박지윤기자 jypark@seoul.co.kr
  • 신당 경제분야 토론회

    신당 경제분야 토론회

    11일 서울 상암동 DNS 제3스튜디오에서 열린 대통합민주신당 대통령후보자 정책토론회에서는 손학규·정동영 후보가 집중 표적이 됐다. 손 후보에 대한 공세의 포문은 한명숙 후보가 열었다. 한 후보는 손 후보가 경기도지사 시절 주요 업적으로 내세우는 ‘74만개 일자리 창출’에 대해 “서울은 포화상태이고 경기도는 여력이 남아 있어 구조적인 문제로 경기도에 일자리가 많이 만들어진 것”이라고 평가절하했다. 이해찬 후보는 “대선 출마하려면 전국을 봐야하는데 (손 후보가)수도권만 봐서 대선 출마 생각이 없는 줄 알았다.”고 거들었다. 정 후보는 손 후보의 경기도지사 시절 도 채무율과 축제비용을 문제 삼았다. 그는 “축제 경비는 3배로 늘었고 취업지원비는 오히려 줄었다. 선심성 전시행정 아니었느냐.”고 꼬집었다. 이해찬 후보는 “경기도 영어마을은 관광지”라고 혹평했고 손 후보가 보건복지부 장관 시절 국민연금 개혁을 하지 못했다는 얘기를 반복했다. 유시민 후보는 “손학규 후보는 양도소득세를 낮추겠다고 하는데 부동산 광풍이 불 수 있다.”고 했다. 이어 그는 “지사 시절 행사에 자주 다니신 것 같은데 대통령으로서도 그러시면 전시행정이 우려된다.”고 했다. 이에 손 후보는 “유시민 후보는 연세가 있고 하니 지사 한번 하고 대통령 하면 어떻겠느냐.”고 응수했다. 정 후보는 다른 후보들의 집중 견제 속에서 다소 고전하는 모습을 보였다. 특히 유 후보의 날카로운 지적에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유 후보는 정 후보가 고용을 늘리는 기업에 법인세를 인하해 주겠다고 하자 “법인세를 내는 중소기업이 몇이나 되느냐.”고 묻고 “돈 잘버는 대기업에 사람 쓰라고 돈 주는 것보다는 전망 있지만 돈이 없어 사람을 못 쓰는 중소기업에 주는 것이 효율적이지 않으냐.”고 따졌다. 또 그는 정 후보가 최대 치적으로 내세우는 개성공단에 대해 “영화배우 황정민씨가 ‘나는 숟가락만 놓았다.’라고 말한 기사를 봤다.”면서 “개성공단을 혼자 한 것처럼 말하는 것은 과대광고인 것 같다.”고 지적했다. 이 후보도 “개성공단은 정 장관님이 하신 것이다. 하지만 제가 김영남 위원장을 만나 물꼬를 텄다.”며 오히려 자신의 공을 내세웠다. 이런 가운데 손 후보는 공격의 화살을 참여정부와 청와대로 돌렸다. 그는 청와대 개입설을 또다시 제기하면서 “오늘도 노무현 대통령이 저에 대해 무슨 말을 했다고 한다.”며 청와대에 대한 불편한 심기를 감추지 않았다. 이어 그는 ‘신정아-변양균 파문’을 언급하면서 “(대통령이)깜도 안되는 얘기라고 강하게 부정했는데 그게 뒤집어 졌다.”고 비꼬았다. 손 후보는 정 후보를 ‘참여정부의 황태자’로 지칭, 반노 주자로서 차별화도 꾀했다. 친노 주자간의 미묘한 분위기도 감지됐다. 손·정 후보를 공격할 때는 ‘공조 모드’를 취했으나 곳곳에서 단일화를 염두에 둔 신경전이 포착됐다. 유 후보가 이 후보에게 “대기업 자금 투자 문제는 경영자와 대화를 많이 하면 풀 수 있을 것 같다.”면서 “총리 시절 경영자들과 대화를 많이 하셨을 텐데 방안이 있으시면 제가 대통령이 되면 잘 챙겼다가 풀어가겠다.”고 하자 이 후보는 “제가 (대통령이 돼서) 직접 풀겠다.”고 받아쳤다. 나길회 박창규 구동회기자 kkirina@seoul.co.kr
  • [시론] 매사마골(買死馬骨)의 지혜/백승종 도서출판 푸른역사 편집인·경희대 겸임교수

    [시론] 매사마골(買死馬骨)의 지혜/백승종 도서출판 푸른역사 편집인·경희대 겸임교수

    ‘매사마골(買死馬骨)’이란 말이 있다. 중국 고대에 연(燕)나라의 왕이 인재를 찾아 나섰을 때 왕의 스승이 들려준 이야기다. 어떤 왕이 명마를 구하지 못해 애를 태웠다. 그러자 왕에게 천금을 요구한 신하가 있었다. 왕은 돈을 건넸지만 그에게 돌아온 것은 죽은 명마의 뼈에 불과했다. 당연히 왕이 화를 내자 신하가 말했다. “명마는 워낙 귀해 누구도 쉽게 내놓으려 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우선 그 뼈를 사느라 거액을 지불했습니다. 이 소문이 세상에 퍼졌으니 비싼 값에 명마를 팔기 위해 사람들이 몰려올 것입니다.” 과연 그 말대로 되었다. 이에 감동한 연나라 왕이 인재를 대우하자 천하의 인재가 몰려와 부국강병을 이루었다. 이 이야기를 새삼 꺼낸 것은, 국가 발전의 동력인 이공계 인재가 태부족하다는 보도에 마음이 답답해졌기 때문이다. 서울대는 올해 2학기에 공대 교수 7명을 채용할 계획이었으나 결국 단 한 명도 뽑지 못했다. 대학이 기대한 유능한 지원자가 없었다고 한다. 공공연한 비밀이지만 젊은이들이 이공계 진학을 기피하는 것은 취업률이 낮기 때문이다. 국내 노동자 가운데 이공계 출신은 20% 미만이다.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에서 이공계 출신이 노동력의 30% 이상인 것과 대조적이다. 독일에선 이공계 출신을 채용하면 국가가 기업에 보조금을 지원할 정도다. 그래서겠지만 독일의 이공계 박사들은 실업률이 0.4%로 사실상 완전고용 상태다. 국내 대학의 이공계는 인재의 불모지가 되어가고 있다. 재능이 있는 학생들은 의대나 한의대로 몰려들고, 중상류 대학에선 기초학업능력 미달인 학생들이 많다. 문제를 더욱 악화시키는 것은 부실한 학사관리다. 입학만 하면 사실상 졸업이 보장된다. 독일의 경우 수학, 물리학 등 이공계에 낙제생이 많다. 졸업생은 입학생의 절반에 불과하다. 따라서 이공계 졸업생이라면 평점에 관계없이 성실하고 유능하다는 사회적 평가가 따른다. 국내 이공계 대학은 연구여건도 나쁘다. 연구시설은 하향 평준화되어 있고, 보수는 연공서열 순이다. 동일 직급에선 평등이 거의 철칙이다. 이것은 학문 발전의 적(敵)이다. 사정이 여러 모로 답답하다. 해외에서 활동하는 우수한 과학자들이 귀국을 꺼리는 것은 당연하다. 귀국 후 포부를 펼칠 여건이 안 되어 있어 그들의 애국심에 호소해 귀국을 종용할 수는 없다. 젊은 연구자들은 자녀교육 문제 때문에라도 귀국이 쉽지 않다. 기러기 아빠가 즐비한 현실을 감안할 때 어린 자녀를 데리고 귀국한다는 것은 상당한 모험이다. 해결 전망이 잘 보이지 않는다. 답답한 마음에 ‘매사마골’에 담긴 뜻을 되새겨 본다. 왕이 명마를 구하려고 천금을 썼듯, 연구 여건과 환경을 마련하기 위해 큰돈을 투자해야 옳다. 학문의 발전을 방해하는 대학의 무조건적 평등주의도 청산 대상이다. 죽은 명마의 뼈라도 사들이겠다며 세상을 순례할 자세가 요구된다. 앉아서 인재가 오기를 기다리는 것은 오산이다. 목마른 이가 샘을 판다. 해외의 유명 대학은 인종과 국적과 성별을 불문하고 유능한 학자를 찾기 위해 애를 쓴다. 그들은 일부러 국제 학회를 쫓아가 유망한 학자를 데려간다. 축구선수 한명을 뽑기 위해 명감독이 비행기를 타고 세계를 오가는 세상이다. 과학기술이 국가발전을 위한 ‘명마’라면 그 정도 고생과 비용은 각오해야 한다. 백승종 도서출판 푸른역사 편집인·경희대 겸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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