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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어 앞날 모색 ‘국어사랑 큰 잔치’

    국어학자·작가·출판인 등 국어 관련직 종사자 500여명이 국어의 정책방향을 모색하는 자리가 처음으로 열린다. 22∼23일 서울 홍은동 그랜드힐튼 호텔에서 열리는 ‘국어사랑 큰 잔치’가 그 중심이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주최하고 국립국어원이 주관하는 이번 행사는 ‘국어로 세상을 품다’는 주제를 내걸고 학술행사와 국어사랑 선언문 선포식 등을 갖는다. 이상규 국립국어원 원장은 “건국 60주년을 맞아 국어로 소통하는 사람들이 국어의 가치를 확인하고 국어가 더욱 풍요롭고 창조적인 언어생활의 바탕이 되도록 다짐하는 자리”라고 행사 취지를 밝혔다. 22일 오후 개막식으로 시작되는 이번 행사는 권영민 서울대 국문과 교수의 초청 강연과 3개 분과별 분임토의로 진행된다. 분임토의 결과는 23일 선포될 국어사랑 선언문으로 발표된다. 행사 참석자 500여명은 문화부가 국어사랑 자문단으로 위촉, 향후 국어 관련 사업이나 정책 자문 활동을 하게 할 계획이다. 정서린기자 rin@seoul.co.kr
  • [글로벌 시대] 휴가 對 휴가/정희섭 주한 덴마크대사관 투자담당관

    [글로벌 시대] 휴가 對 휴가/정희섭 주한 덴마크대사관 투자담당관

    기업의 해외영업직종에서 근무하는 사람 중에서 유럽시장 담당자라면 여름은 비수기이다.7월초에 시작된 여름 휴가가 8월말까지 이어지기 때문이다. 이 기간 중에는 아무리 급한 사안으로 바이어에게 전화를 걸어도 “난 여름 휴가 중이니 9월 초에 다시 전화해 주시기 바랍니다.”라는 음성 메시지만을 듣기 일쑤다. 현지로 출장을 가서 바이어측의 담당자를 만날 수도 없고 그렇다고 급한 결정을 뒤로 미룰 수도 없는 상황에 봉착하면 아주 난감해질 때도 많다. 긴박하게 진행되던 일을 한순간에 내던지고 휴가를 떠나버리는 그들이 야속하기도 하고 참 책임감이 없는 사람들처럼 느껴질 때도 있다. 휴가 기간 중에 자신의 업무가 잘못되지는 않을지 걱정하고 같은 부서의 동료에게 업무를 철저하게 인계하고 떠나는 우리의 모습과는 전혀 다른 모습이어서 더 그렇다. 짧게는 4주, 길게는 8주까지 계속되는 유럽의 여름휴가는 우리에게는 실로 부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물론 사회적 생산성의 관점에서 본다면 너무 긴 휴가는 우리의 실정에 맞지 않을 수 있지만 평소 하지 못했던 일을 하거나, 경제적 여유가 있는 사람이라면 가보고 싶었던 여러 나라를 여행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단순한 부러움을 넘어 동경까지 하게 된다. 유럽의 휴가는 그야말로 레크리에이션의 진정한 의미를 구현한다. 휴가를 통해 일년간 쌓였던 스트레스를 풀고 스스로를 ‘재탄생’시키는 계기를 만든다. 하던 일손을 놓고 일상에서 벗어나 스스로를 뒤돌아볼 수 있는 기회를 갖는다는 것은 참으로 중요한 일이다. 휴가를 의미하는 ‘vacation’이라는 단어는 ‘어떤 것으로부터 해방되다’라는 뜻인 ‘vacate’에서 파생되었다는 사실은 우리에게 많은 것을 시사해준다. 자신을 옭아매었던 어떤 것에서 해방된 것과 같이 자유스러움을 느끼는 것이 휴식이고 휴가이다. 모든 것에서 해방되어 관조적으로 자신을 바라보는 시간을 가지면 해결되지 않을 것 같았던 문제들도 의외로 쉽게 풀리기 마련이다. 2년 전 태국의 휴양지에서 만났던 아일랜드 친구의 말이 의미심장하게 다가온다.“난 이곳에서만 벌써 3주간 체류 중인데 내가 읽고 싶었던 책을 다섯 권째 읽고 있어요. 앞으로 세 권을 더 읽고 귀국하려고 해요.” 휴양지에 가면 의례적으로 먹고 마시고 노래 부르는 우리의 모습과 비교할 때 많은 생각을 하게 했다. 휴가기간의 길고 짧음을 논하기 전에 휴가라는 것을 단순히 즐기는 것이 아닌, 자기를 계발하는 재충전의 기회로 생각한다는 사실이 존경스럽기까지 했다. 우리나라도 예전과는 달리 건전한 휴가문화가 정착되어가고 있지만 유럽의 그것에 비하면 아직도 개선해야 할 점이 많은 것이 사실이다. 휴가를 여유 있게 쉬면서 재충전한다는 의미보다는 향락의 의미로 받아들이는 경우도 많다. 노는 것에 치중한 나머지 휴가가 끝날 즈음이면 몸과 마음이 휴가 전보다 더 지쳐서 돌아오는 경우도 있고, 철저한 사전 계획을 세우지 못해 시간을 무의미하게 낭비하는 경우도 많이 보았다. 몸과 마음이 동시에 휴식을 취하려면 세밀한 계획을 수립하는 것이 필요하다. 올림픽 열기가 한창인 요즈음 이미 휴가를 마치고 일상의 업무로 되돌아온 사람들도 꽤 있다. 어떤 사람의 얼굴에는 예전에 볼 수 없었던 생기가 가득한 반면, 또 다른 사람의 얼굴은 휴가를 떠나기 전과 다름없이 일에 찌든 모습 그대로이다. 똑같이 주어진 휴가를 사용하고도 이렇게 많은 차이를 나타내는 것을 보면 일년에 한번밖에 주어지지 않는 여름 휴가를 실속 있고 효율적으로 사용하는 것도 사회 생활의 경쟁력을 갖추는 일과 다름이 아닐 것이다. 정희섭 주한 덴마크대사관 투자담당관
  • [한국의 미래-위기를 희망으로] 케냐 그린벨트 운동 현장 공 포레스트

    [한국의 미래-위기를 희망으로] 케냐 그린벨트 운동 현장 공 포레스트

    |나이로비(케냐) 이재연특파원|케냐 수도 나이로비 중심가에서 자동차로 30분을 달려 도착한 ‘공 포레스트(Ngong forest)’ 입구.‘그린벨트 운동(Greenbelt Movement)’ 재단이 있는 곳임을 알려 주는 녹색 철제 입간판이 서 있다. 붉은 흙길을 따라 들어가니 녹음이 우거진 야산(1274㏊ 규모) 기슭에 생나무로 울타리를 쳐놓은 종묘장이 먼저 눈에 들어온다.1977년 시작된 왕가리 마타이 여사의 나무심기 운동의 총본산인 공 포레스트다.“마타이가 지난 15년간 이 숲에 직접 심은 나무만 9000여그루입니다. 한 나라의 수도에 이런 큰 숲이 조성될 수 있었던 것은 바로 그의 덕분이죠.” 환경부 소속 공무원인 숲 매니저 버나드 은유구나가 자랑스럽게 말했다. 공 포레스트는 카루라, 나이로비와 더불어 나이로비를 대표하는 3대 숲이다. 촉촉히 물기를 머금은 붉은 흙이 깔린 종묘장에선 맨발에 작업복 차림의 직원들 손길이 바삐 움직이고 있다. 호스로 종묘장에 물을 주는 데만 반나절이 꼬박 걸린다. 검은 비닐봉지에 담긴 연두빛 묘목 새싹들이 종묘장 한 가운데 12줄로 가지런히 줄지어 서 있다. 한쪽엔 카야바, 코르디아, 블루감, 마호가니 등 케냐 토종 묘목들이 월별로 분류돼 화분에 심어져 있다. 묘목 종류만 25종. 대부분 목재용 수목이거나 과실수다. 묘목은 숲으로 옮겨지기 전까지 종묘장에서 1년여간 ‘그린벨트 운동’ 재단 직원들의 극진한 보살핌을 받는다. 생장률을 극대화하기 위한 것이다. ●77년 마타이 여사 나무심기 시작 종묘장에서 23년간 일한 소디아는 그린벨트 운동의 산 증인이다. 그는 “산이 헐벗었다고 해서 아무 나무나 심는 게 아니다.”며 자신들은 토종 나무만 심는다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 숲 관리 및 운영은 어떻게 할까. 공 포레스트 사무소장인 시몬 카게는 “대부분 국유지인 430여개의 케냐 숲은 산림청의 관할이지만 묘목관리와 후원자 접수, 식수작업은 산림청과 제휴를 맺은 그린벨트 운동 재단이 도맡아 한다.”고 소개했다. 말하자면 재단은 국립공원 관리소와 같은 역할을 하는 셈이다. 공 포레스트는 1년에 약 10㏊의 땅에 1만그루의 나무를 심는다. 산림청에서 받는 한 해 예산은 250만케냐실링(약 3500만원). 예산이 나오면 계절별 묘목관리 계획을 짜고 후원 기업, 자원봉사자들과 연계해 준다. 일반인들은 신청 후 무료로 나무를 심을 수 있다. 앞으로 5년간 식목 계획이 이미 잡혀 있다.1년 중 식목일에 집중적으로 나무심기 이벤트를 벌이는 우리 현실과는 상당히 대조적이다. 마타이가 주도한 그린벨트 운동은 지난 30여년간 케냐의 사막화를 막아낸 일등공신이었다. 재단은 지금까지 8000만 그루의 나무를 심었고 이 가운데 반절인 4000만 그루가 살아 남았다. 나무를 심은 면적은 축구장 7만 2000개에 해당하는 넓이다. 케냐 전체 국유지의 50%를 숲으로 보존한다는 게 케냐 정부의 마스터플랜이다. ●향후 5년간 식목계획 이미 잡혀져 그린벨트 운동은 아프리카를 고질적인 가난에서 탈출시켜 주는 실마리가 되고 있다. 숲 경비, 묘목장 관리 인력 덕분에 고용 창출 효과가 덤으로 생겼다. 묘목장에서 흙고르기 작업을 하는 일용직원 캐트린은 “하루 200케냐실링(약 3400원)을 받는다.”고 했다. 케냐 일반 노동자의 한달 월급이 약 6000실링, 전체 국민의 55%가 하루 2달러 미만으로 생활하는 것을 감안하면 적지 않은 액수다. 그녀는 “당장 급할 땐 나무를 땔감으로 쓰기도 하지만 우리가 심은 나무가 지구온난화를 막는다는 사실에 자부심을 느낀다.”면서 “나중에 더 큰 숲에서 일하고 싶다.”고 말했다. 동료 여직원 마거릿은 “집에서 노는 친구들이 많아 여기에서 일하는 것을 부러워한다.”고 자랑했다. 시몬 카게 관리소장은 “1950년 이후 개발정책이 추진되면서 케냐 숲은 90% 이상 파괴됐다.”면서 “현재 케냐 산림은 전 국토의 2%밖에 안되지만 그린벨트 운동으로 개발 열풍과 사막화에 필사적으로 맞서고 있다.”고 말했다. oscal@seoul.co.kr ■ 아프리카 기후변화 노력·문제점 취약한 경제·지역불균형 피해… 태양발전시설 도난도 아프리카는 기후변화에 가장 취약한 대륙이다. 지구온난화에 거의 영향을 주지 않을 정도의 온실가스만 배출하고 있지만 취약한 경제·인구구조, 지역간 불균형 등으로 인해 가장 큰 피해를 보고 있다. 이 때문에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게 무척 어려울 수밖에 없다. 이를 입증하듯 지난해 아프리카에서 발생한 대규모 홍수 사태는 지구 온난화가 원인이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당시 홍수로 아프리카 전역에서 수백명이 죽고 100만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앞으로 온실가스 감축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사하라사막 이남 아프리카 국가들(에티오피아, 케냐, 탄자니아 등)은 집중호우로 인한 피해규모가 점차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 기후변화 방지를 위한 개별 국가들의 노력이 없는 것은 아니다. 세네갈의 경우 2000년부터 각 마을이 태양광 발전을 통해 자체적으로 전력을 생산하는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현재 50여개 마을이 태양열 발전 시설을 통해 독립적으로 전력을 조달하고 있다. 하지만 태양 전지판 도난 등이 잦아 관리에 어려움이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지난 6월 남아공의 수도 요하네스버그에서 열린 아프리카 환경장관회의에서도 이러한 아프리카의 열악한 기후변화 대응 능력이 집중 논의됐다. 당시 전문가들은 현재 아프리카의 기후변화 적응을 위해 연간 최소 10억달러 이상의 지원이 필요할 것으로 추정했다. 류지영기자 superryu@seoul.co.kr ■ “한그루 나무심기 실천이 기후변화 대처의 첫 걸음” 마타이 그린벨트운동재단 설립자 |나이로비(케냐) 이재연특파원|‘세계적으로 생각하고 지역적으로 행동한다.’ 2004년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케냐의 왕가리 마타이(68) 여사가 기후변화와 사막화에 대처하기 위해 택한 방법은 의외로 간단했다. 다름아닌 ‘실천’이었다. 가능한 곳이면 어디에나 나무를 심었다. 그녀는 전 국토의 2%에 불과한 숲을 지키기 위해 30년 넘게 나무심기 운동을 펼쳤다.‘나무의 어머니’로 불리는 그녀로부터 지구를 지키기 위한 해법을 들어봤다. ▶왜 그린벨트 운동을 하게 됐나. -나이로비 대학 수의과 교수 시절인 1970년대 연구를 위해 시골을 돌아다니다 의문이 들었다. 숲은 헐벗었고 언젠부턴가 물과 식량도 부족했다. 내가 어렸을 때는 깨끗한 물을 마셨고 식량도 그다지 부족하지 않았다. 뭔가 잘못돼 가고 있다는 걸 느꼈다. 나무를 마구잡이로 베어내기만 하고 새로 심지 않은 게 화근이었다. 숲을 살리는 게 바로 사람을 살리는 일이었다. ▶케냐는 아프리카에서도 손꼽히는 빈국이다. 왜 하필 시간이 많이 걸리는 나무심기 운동을 택했나. -나무심기는 단기적으로도 매우 효과적인 빈곤 타개책이다. 나무는 흙과 물을 보호해준다. 땔감은 생계를 책임지는 케냐 여성들에게 즉각적인 수입원이 돼준다. 장기적으론 목재가 요긴한 돈줄이 된다. 나무가 기후변화 해결에 도움이 된다는 건 말할 나위가 없다. ▶그린벨트 운동이 케냐 사람을 비롯한 아프리카인들에게 갖는 의미는. -아프리카에선 가뭄에 대처하기가 매우 어렵다. 숲을 있는 그대로 보호하는 게 무엇보다 절실하다. 그러나 영국 식민지 시절, 호주에서 들어온 나무들이 지역 생태계를 엉망으로 만들었다. 한국도 외래종이 많이 유입돼 고유 생태계가 많이 훼손됐다고 들었다. 벌목하는 순간 생태계는 파괴된다. 나무는 아프리카인은 물론 인류의 가장 중요한 친구다. 우리는 친구없이 지구상에서 살아남을 수 없다는 걸 깨달아야 한다. ▶세계 각국이 지금 기후변화 해결을 위해 각종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여기에 문제점은 없는가. -온실가스 저감 방안을 고민하기에 앞서 자원 분배에 대한 진지한 성찰이 있어야 한다. 미국, 중국, 러시아 등 세계적 온실가스 배출국들은 자원을 독점하다시피 하고 있다. 반면 자원이 풍부한 아프리카는 분배면에선 소외돼 있다. 이것은 매우 불공정하다. 세계 곳곳에서 분쟁을 겪고 있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당신의 노벨상 수상이 기후변화와 관련해 어떤 의미를 갖는다고 보나. -그린벨트 운동은 환경과 자원보호, 지속가능한 발전간의 연관성을 이해하도록 하는데 나름대로 기여했다. 자원 분배와 자원 공유, 그리고 자원 관리를 제대로 해야 평화가 지속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게 해줬다고 생각한다. ▶한국 정부나 국민들이 고민해야 할 점이 있다면. -정부의 효율적인 ‘거버넌스(governance·행정관리)’가 필요하다. 기후변화의 심각성을 알릴 인적·교육적 네트워크가 작동돼야 한다. 한국과 같은 민주국가에선 충분히 가능하다. 우리 재단(‘그린벨트 운동’)은 아프리카 전역에서 모여든 사람들에게 나무심기 교육을 병행하고 있다. ▶기후변화에 대처하기 위해 세계인들이 공통적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가 있다면. -숲과 공기를 비롯한 자연자원은 공공재다. 정부가 잘못 관리하거나 사유화하면 시민들이 이의를 제기해야 한다. 결코 포기하면 안 된다. 내 좌우명은 ‘투쟁하라.’이다. 과격하게 들릴지도 모른다.(웃음)그린벨트 운동을 하며 수없이 생명의 위협을 받으면서 갖게 된 좌우명이다. 권위주의적인 정권이 대부분인 아프리카에서도 하고 있는 일을 다른 대륙에서 못할 리 없다. 세상을 더 나은 곳으로 만들고 있다는 자부심을 가져라. oscal@seoul.co.kr ■ 왕가리 마타이 여사는 아프리카 여성 첫 노벨상 케냐 환경부 차관 출신으로 2004년 아프리카 여성으로는 처음 노벨상(평화상)을 받았다. 당시 노벨상 위원회는 “아프리카의 생태·사회·경제적 발전을 위한 투쟁의 최전선에서 세계 평화에 이바지했다.”고 수상 이유를 밝혔다. 마타이(68)에게는 항상 ‘나무들의 어머니’란 수식어가 따라붙는다.1977년 ‘그린벨트 운동(Greenbelt Monement)’ 재단을 세워 케냐 전역에 나무심기 운동을 주도했다. 숲을 지켜 사막화 방지와 온실가스 저감, 가난 탈피를 꾀하자는 실천적 운동이다.1986년 범아프리카 그린벨트 네트워크를 창설, 전아프리카로 운동을 확대했다. 미국 피츠버그대, 독일 뮌헨대에서 수학했다.1977년 나이로비대학 수의학과 교수가 돼 동아프리카 첫 여성 교수라는 기록도 남겼다.1999년 나이로비 카루라숲이 도시화 개발로 파괴 위기에 놓였을 때 경찰에게 구타를 당하면서도 온몸으로 숲을 지켜낸 일화는 유명하다.
  • 佛, 달라이 라마 열풍

    |파리 이종수특파원|프랑스 정치인들이 파리를 방문하고 있는 티베트의 정신적 지도자 달라이 라마를 만나려고 경쟁하듯 나서고 있다. 니콜라 사르코지 대통령이 중국의 반발을 의식해 달라이 라마와 만남을 피했다고 비판받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당연히 선거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기 때문인데, 일간 리베라시옹 등 현지 언론들은 약간 풍자적으로 보도하고 있다. 달라이 라마와의 회동에는 주로 좌파 성향의 인사들이 적극성을 보인다. 선두 주자는 지난해 사회당 대선 후보였던 세골렌 루아얄이다. 그는 15일(현지시간) 낭트에서 달라이 라마를 만난다고 밝혔다. 두 사람의 회동에는 사회당 소속의 장마르크 에로 시장도 동석할 것으로 알려진다. 낭트는 티베트 사태 당시 중국에 항의하는 뜻으로 시청에 티베트 깃발을 게양한 곳이다. 라마 야드 인권 담당장관도 15일 오전 TV에 출연,“달라이 라마와 만나고 싶어 그의 측근과 일정을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베르나르 쿠슈네르 외무장관도 “20일 낭트에서 달라이 라마와 만날 예정”이라고 소개했다. 두 장관 모두 좌파 성향의 인사로 사르코지 대통령의 좌우를 아우르는 ‘개방 인사’로 입각했다. 달라이 라마 열풍은 앞서 13일 상원에서도 나타났다. 프랑스 의원들은 비공개 간담회가 끝난 뒤 취재 카메라를 의식한 듯 달라이 라마 주위에 몰려드는 장면을 연출하기도 했다.vielee@seoul.co.kr
  • 오마이뉴스 등 채널등록 재보류

    방송통신위원회(위원장 최시중)는 14일 회의를 열어 ㈜오마이뉴스의 오마이비즈니스TV,㈜쿠키미디어의 쿠키TV,㈜다음 커뮤니케이션의 다음라이프 등 3개사의 방송채널사용사업(PP) 신청 건에 대한 의결을 보류했다. 방통위 관계자는 “3개사가 신청한 PP의 프로그램 명칭이 포괄적이어서 운영과정에서 보도채널 성격을 띨 우려가 있다.”며 “세부 검토가 필요해 의결을 보류했다.”고 밝혔다. 방통위는 ㈜오리온시네마네트워크가 운영하는 OCN, 슈퍼액션 등 6개 채널은 기존의 서비스 외에 보조적 데이터방송을 함께 할 수 있도록 했다.강아연기자 arete@seoul.co.kr
  • [건국 60·광복 63주년] GDP 반세기만에 746배로

    [건국 60·광복 63주년] GDP 반세기만에 746배로

    2만 달러를 넘어선 1인당 국민소득은 6·25전쟁 직후에는 고작 67달러였다.‘재산목록 1호’였던 유선전화는 뒷전으로 밀려나고 누구나 휴대전화를 쓴다. 국가적 정책으로 아이는 많이 낳는 것이 미덕이 되었다. 통계청이 14일 발표한 ‘통계로 본 대한민국 60년의 경제·사회상 변화’자료에 나타난 대한민국의 변화상이다. 정부 수립 후 60년간 이뤄낸 눈부신 발전을 보여 준다. ●1인당 소득 67달러에서 2만달러 시대로 국내총생산(GDP)은 53년 13억달러에서 72년 100억달러대,86년 1000억달러대,95년 5000억달러를 넘어 지난해 9699억달러로 증가했다. 반세기 남짓 만에 746배나 급증한 것이다. 이에 따라 1인당 국민소득(GNI)도 53년 67달러에서 지난해 2만 45달러로 뛰었다. ●인구 2.4배, 국토 여의도 면적 725배 늘어 전체 인구는 49년 2019만명에 불과했으나 지난해 4846만명으로 2.4배 늘었다. 경제활동 참가율은 63년 56.6%에서 61.7%로 증가했다. 여성 취업자 비중도 34.8%에서 41.9%로 늘었다. 땅 덩어리도 넓어졌다. 국토 면적은 49년 9만 3634㎢에서 9만 9720㎢로 6086㎢(6.5%) 늘었다. 여의도 면적 8.4㎢의 725배에 해당하는 새 영토를 확보하게 된 것이다. 꾸준한 간척사업의 결과다. ●무역 규모 3000배 늘어 무역 규모는 48년 2억 달러에서 지난해 7283억달러로 3000배 이상 불었다. 경상수지 흑자 규모는 50년 2300만달러에서 지난해 59억 5000만 달러로 확대됐다. 원유 도입량은 64년 584만배럴에서 같은 기간 8억 7254만배럴로 150배 가량 증가했다. 외환보유액은 60년 1억 6000만달러에서 지난달 말 2475억 2000만달러로 늘었다. 철강과 자동차, 선박 건조, 반도체 등 주요 제조업 생산량은 지난 30∼40여년 만에 각각 396배,2270배,1482배,181배 증가했다. 세계 최고 수준이다. 주택보급률은 70년 78.2%에서 2006년 107.1%로, 상수도 보급률도 같은 기간 16.1%에서 91.3%로 증가했다. 자동차 등록대수는 55년 1만 8000대에서 지난해 1643만대로 913배 늘었다. ●수명 80살은 거뜬, 인구 고령화 문제 심각 기대수명도 크게 늘었다.70년 61.9세에서 2006년에는 79.2세로 17.3세나 더 살게 돼 장수국가의 반열에 들고 있다. 고령화도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65세 이상 인구는 55년 3.3%에서 지난해 9.9%로 3배나 뛰었다. 대조적으로 합계출산율은 70년 4.53명에서 지난해 1.26명으로 급감하는 등 저출산 현상이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다. 이혼건수는 70년과 비교해 10.7배나 급증했다. ●자녀,3명→2명→1명→많이 낳자! 66년엔 ‘3·3·35 운동’이 전국적으로 펼쳐졌다.‘3년 터울로,3명만,35세 이전에 낳자.’라는 의미다. 이후 70년대에는 인구급증으로 ‘딸·아들 구별 말고 둘만 낳아 잘 기르자.’라는 캠페인으로 바뀌었다.80년에는 ‘하나만 낳자.’로 변했다. 그러다 2005년 출산율이 1.08명으로 세계 최저수준으로 떨어지면서 ‘많이 낳자.’로 가족 정책이 180도 바뀌었다. 이젠 3명 이상 자녀를 낳으면 아파트 분양 우선권 등 인센티브를 제공한다. ●대구 기온 2.1도나 올라 지난 수십년간 한반도는 많이 더워졌다.48년 서울의 평균기온은 11.7도였으나 지난해 13.3도로 1.6도 높아졌다. 대구도 같은 기간 평균기온이 12.9도에서 15.0도로 2.1도 올랐다. 지구 온난화 영향 때문이다.70년대에 한강은 꽁꽁 얼었고, 전국빙상대회가 열리기도 했으나 이젠 아련한 추억이 됐다. 기후 변화 불똥은 산업계 전반으로 튀고 있다. 최근 건설된 인천공항 제3활주로의 길이는 제1,2활주로보다 250m가 더 길다.2040년쯤엔 한반도의 평균기온이 지금보다 4도가량 상승할 것으로 보고 이같이 설계한 것이다. 기온이 상승하면 공기 밀도가 떨어져 비행기가 이륙을 위한 충분한 양력을 얻기 위해 활주로를 더 달려야 한다. 통계청은 “다음 세기에는 ‘남산위의 소나무’가 열대림으로 대체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오줌이 최고의 외화벌이 품목? 불과 30년 전 딱히 수출할 거리가 없던 당시엔 오줌 한방울이 귀한 외화벌이 자산이었다.70년대 공중화장실엔 “여러분의 오줌이 귀중한 외화를 벌어들입니다.”라는 문구가 붙을 정도였다. 오줌에서 추출하는 ‘유로키나제’가 값비싼 중풍치료제로 수출됐다. 이후 수출 주력품목은 70년대 섬유,80년엔 철강판과 선박,90년대 자동차,2000년대 반도체로 변화했다. ●‘재산 목록 1호’에서 화상휴대전화 시대로 80년대 이전까지 전화는 당당히 ‘재산목록 1호’였다. 55년 전화가입자는 3만 9000명에 불과했다. 인구 1000명당 2대꼴로 장·차관이나 검찰간부, 국회의원, 기업체 사장 정도는 돼야 전화를 집에 모셔놓을 자격이 됐다. 이후 ‘삐삐’라 불린 무선호출기 시대를 거쳐 지금은 10명 중 9명은 개인 휴대전화로 통화한다. 휴대전화 가입자는 84년 3000명에서 지난해 4350만명으로 1만 4499배나 폭증했다. 인구 1000명당 898명이 휴대전화를 보유하고 있다. ●미군 부대 타이피스트 “인기 짱” 변화된 시대상만큼 인기직업도 달라졌다.45년 광복 직후 미 군정 시절에는 미군 부대에서 일하는 타이피스트가 최고의 인기 직업이었다. 고물수집상과 광산개발업자도 선호 직업이었다.50년대는 전차운전사와 전화교환원, 라디오조립원 등이 유망 직종이었다.60년대에는 은행원이 최고의 신랑감이었다. 70년대에는 자유로이 해외에 드나드는 항공승무원이 여성의 인기 직종이었다.2000년대에 들어서서는 프로게이머와 인터넷 학습사이트 교사가 선호 직업으로 등장했다. 이영표기자 tomcat@seoul.co.kr ■ 태극기 판매 ‘불티’ 독도문제·올림픽 맞물려 특수 태극기에 대한 관심이 폭발적이다. 한·일간에 독도 문제가 불거져 있는 상황에서 맞는 광복절인 데다, 베이징올림픽에서 연일 한국선수의 금메달 승전보가 전해지면서 태극기가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국경일이나 큰 행사 때만 관심이 반짝했던 것과 달리 인기 품목 대열에 당당히 명함을 내밀었다. 1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8월 들어 온라인 판매업체 등을 중심으로 태극기 판매가 급증하고 있다. 대량 주문이 이어지면서 태극기 제조업체들도 신이 났다. 국내시장의 60∼70%를 공급하고 있는 대전 서구 월평동 동산기획은 요즘 하루 1만개 이상 태극기를 만들고 있지만 물량이 달린다. 부산 남구 D국기사도 이 달 들어 10만여개의 태극기를 판매업체 등에 팔았다. 동산기획 관계자는 “시민이 주로 사는 동사무소는 물론 부녀회에서 가정용 태극기를 구입한다.”며 “독도를 찾을 때나 응원할 때에 많이 흔드는 수기용 태극기는 예년 이맘 때에 비해 20∼30% 늘어났다.”고 말했다. 온라인몰 옥션은 8월 들어 하루 평균 200여개를 판다. 인터파크에서도 태극기 판매량이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30% 신장됐다. 예년에 보기 힘든 ‘태극기 판매 경기’이다. 이같은 ‘태극기 사랑’ 물결은 지자체와 사회단체, 아파트 주민자치회를 중심으로 태극기 달기운동이 적극 전개되기 때문이다. 경기 수원시 영통구 태장동 쌍용1차아파트 등 5개 아파트(1500가구)는 아파트 공동기금으로 태극기 1500여개를 구입했다.100% 태극기 달기 운동을 펼치기 위해서다. 대구 달서구 월성동 코오롱하늘채 1단지 아파트 주민들은 20일까지 입주민 823 전 가구가 동참한 가운데 태극기 달기 운동을 펼치고 있다. 강원 횡성군 횡성읍번영회는 태극기 2333개를 일괄 구입해 아파트 단지에 1915개, 시내 상가 및 주택지역 3개 구간에 333개, 도로변 280개 등에 게양했다. 자유총연맹 전남 순천시지부도 200여만원으로 가정용 태극기 400개와 차량용 100개를 사서 필요로 하는 곳에 나눠 줬다. 또 포항시와 포항새마을회는 14일 ‘독도지킴이 서명운동 및 나라사랑 태극기 달기’ 캠페인을 포항여객선터미널에서 시민 1000여명을 대상으로 벌였다. 새마을운동 광주서구지회도 이날 광천동 종합버스터미널 앞에서 차량용 태극기 2000여개를 운전자들에게 무료 배포했다. 광주시 바르게살기협의회·부녀회 등도 아파트 단지 등을 대상으로 태극기를 가정에 무료로 나눠 주거나 차량에 부착해 줬다. 부산 D국기사 관계자는 “30여년간 태극기를 제작·판매해 왔지만 올해 같은 특수는 처음”이라며 “독도문제, 베이징올림픽과 맞물려 애국심이 더욱 고취되면서 판매량이 늘어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전국종합 대구 한찬규기자 cghan@seoul.co.kr ■ 경제풍요도 박정희·사회복지도 노무현 ‘1위’ 역대정권 선진화 기여도 ‘박정희 정권과 노무현 정권, 다르면서 닮았다(?).’ 역대정권 가운데 우리나라의 경제적 풍요도를 가장 많이 끌어올린 정권은 박정희 정부로 조사됐다. 그러나 성장의 그늘도 짙었던 만큼 박 정권은 사회복지 분야에서 꼴찌를 차지했다. 노무현 정권은 정반대다. 정권 내내 균형발전을 강조한 덕에 사회복지 분야에서 1위를 차지했다. 반면 경제적 풍요도는 맨꼴찌였다. 극과 극의 닮은 꼴이다. 종합점수에서는 희비가 완전히 엇갈린다. 경제적 풍요도, 사회복지 등 항목별 점수를 합산해 평균 낸 ‘선진화 지수’는 박정희 정권이 1등, 노무현 정권이 꼴찌였다. 현대경제연구원이 건국 60주년을 기념해 14일 낸 ‘정권별 선진화 기여 평가와 MB정부의 과제’ 보고서에 나타난 결과다. 선진화 지수는 앞의 두가지 항목에 잠재성장력, 환경, 세계화를 더해 총 5개 항목 증감률을 평균한 것이다. 환경에서는 김대중 정권이, 세계화에서는 전두환·김영삼 정권이 각각 가장 높은 점수를 얻었다. 박정희 정권은 사회복지·환경 부문의 좋지 않은 점수에도 경제 풍요도 및 잠재성장력 부문에서 워낙 높은 점수를 받아 선진화지수(153.6%)가 압도적 1위로 나타났다. 그 뒤는 전두환(44.3%)-김영삼(42.7%)-노태우(36.5%)-김대중(28.1%)-노무현(23.8%) 정권 순이었다. 보고서를 쓴 이부형 연구위원은 “항목별 편차가 매우 큰 것이 역대정권의 공통점”이라며 “이명박 정부는 이를 교훈삼아 성장, 환경, 사회복지 등의 조화로운 발전에 힘써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 ‘독도… ’ 상표 295건 출원 한·일 분쟁나면 건수 높아져 즉흥출원 많아 30건만 등록 ‘독도는 우리땅, 상표로도 입증?’ 14일 특허청에 따르면 ‘독도’와 관련된 상표 출원은 총 295건에 달한다. 이 중 절반 이상(54.6%)인 161건은 일본이 다케시마의 날을 제정한 2005년 이후 출원됐다.2005년에만 84건이 출원되기도 했다. 이후 상표 출원은 감소했지만, 올해들어 한·일간 분쟁이 맞물리면서 증가세로 돌아섰다. 독도 상표 등록건수는 현재 30건이며 지난해 이후 출원된 ‘섬 백리향 독도 향수’ 등 22건이 심사 또는 대기 중이다. 독도 관련 상표는 1988년 첫 출원됐다. 당시 2건이 출원됐지만 최초 등록 상표는 1991년 ‘독도해물탕’이다. 이 상표 등록자인 이모씨는 독도관련 등록 상표를 8건이나 보유한 것으로 전해졌다. 업종도 독도의 지리적 위치 및 청정성 등의 이미지를 반영하듯, 해산물 관련 음식점에 집중됐다. 특히 개인 출원은 전체의 75.9%(224건)를 차지했고 남자 출원(209건)이 압도적이다. 그러나 출원건수의 80.6%인 238건이 거절 결정또는 포기돼 즉흥적인 출원이 많은 것으로 지적됐다. 특허청 관계자는 “지리적인 명칭만으로 된 상표는 누구나 사용할 수 있다.“면서 “독도처럼 지리적으로 잘 알려진 명칭이 포함된 상표를 등록하려면 식별력있는 단어나 도형 등을 결합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정부대전청사 박승기기자 skpark@seoul.co.kr
  • 유가하락·환율상승… 그 뒤를 보라

    유가하락·환율상승… 그 뒤를 보라

    미국 달러화 가치의 상승과 국제유가의 하락이 우리경제에 미칠 영향을 놓고 다양한 전망이 나오고 있다. 달러와 유가는 하반기 이후 국내 경기흐름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외부변수들이다. 전문가들은 현 상황이 일단 우리경제에 훈풍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면서도 적절한 정책수단을 구사하는 것이 더욱 중요해졌다고 입을 모은다. 얼마 전 기준금리 인상 여부에 대해 격렬한 논쟁이 일었던 것처럼 적절한 정책처방을 놓고 적잖은 논란이 예상된다. ●원·달러 환율 1040원대 육박 연일 강세를 보이고 있는 미 달러화는 원화 대비 환율을 빠르게 끌어올리고 있다.13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4.70원 오른 1039.40원으로 마감됐다.5거래일동안 23.50원이나 뛰면서 지난달 7일 이후 한달여 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유로화 대비 달러화의 가치도 지난 12일 1.4828달러로 올 2월27일 이후 가장 높았다. 한달 전만 해도 유로는 달러의 1.6배가 넘었다. 유가 하락세도 계속되고 있다.12일(현지시간) 두바이유 현물가격은 전날보다 배럴당 2.93달러 내린 110.28달러에 거래를 마쳤다.5월5일 배럴당 109.77달러 이후 가장 낮다. 지난달 15일 배럴당 140.22달러 이후 한달 새 21.3%나 떨어졌다. 서부텍사스산 원유(WTI) 선물과 북해산 브렌트유 선물도 배럴당 각각 113.01달러와 111.15달러로 하락,110달러대에 바짝 다가섰다. ●달러가치 상승과 유가 하락 왜? 언제까지? 전문가들은 최근 유럽과 일본 경제의 둔화 가능성이 커지면서 상대적으로 달러화 가치가 상승했고 오랜 달러 약세로 수출은 늘고 수입은 줄어 미국의 경상수지 적자가 개선된 것 등을 달러화 가치 상승의 이유로 꼽는다. 유가하락의 원인으로는 현물에 몰려 있던 투기성 자본의 대거 금융시장 이탈, 선진국 경기의 침체에 따른 원유 수요감소 전망 등을 들 수 있다. 달러화에 대한 향후 전망은 엇갈린다. 류승선 HMC투자증권 이코노미스트는 “달러 강세가 전세계에 걸쳐 구조적인 현상으로 나타나고 있다.”면서 “워낙 방향성이 강해 우리 정부가 시장에 개입해서 인위적으로 환율을 낮출 여지는 별로 없으며 당분간 환율 상승이 지속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반면 권순우 삼성경제연구소 거시경제실장은 “미국 경제의 적자규모가 아직도 국내총생산(GDP) 대비 5%대에 이를 만큼 큰 데다 경기둔화가 이어지고 있는 상태이기 때문에 달러 강세가 앞으로 지속될 것으로 단정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경기대응 ‘충격 최소화´ 처방이 중요” 유가하락이 경기 활성화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는 데는 별 이견이 없다. 신석하 KDI 연구위원은 “유가하락은 무엇보다 내수경기 회복에 청신호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소비가 침체에 빠진 것은 국제유가 급등에 따른 교역조건 악화로 소득이 생산 증가를 따라가지 못했기 때문”이라면서 “유가하락으로 실질소득이 늘면 소비가 빠르게 되살아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환율이 미칠 영향은 좀 더 복잡하다. 원론적으로 환율 상승은 수출에는 득(得)이 되고 물가에는 독(毒)이 된다. 수출 채산성을 높이는 효과는 있지만 원유·원자재·소비재 등의 수입가격을 상승시켜 전반적인 물가 상승을 유발한다. 즉, 경기에는 플러스가 되고 물가에는 마이너스가 된다. 금융시장에 대한 효과도 예측이 쉽지 않다. 통상 달러 강세는 달러자산에 대한 수요를 높임으로써 국내 주식시장이나 채권시장으로부터의 자본이탈 등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그러나 반대로 수출증대 등을 통한 경기회복 가능성을 높임으로써 거꾸로 자본 유입을 촉진할 수도 있다. 삼성경제연구소 권 실장은 “유가 하락과 환율 상승이 동시에 일어나는 현 상황이 우리경제에 미칠 종합적인 영향은 각각의 변화하는 폭과 속도에 좌우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를테면 환율 상승이 소폭으로 완만하게 이뤄질 경우 물가충격은 최소화되면서 경기회복은 빨라지겠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 우리경제가 안을 부담은 더욱 커질 것”이라면서 “각각의 국면에 맞는 정교하고 적절한 경기대응 처방이 더욱 중요해졌다.”고 말했다. 김태균기자 windsea@seoul.co.kr
  • [한국의 미래-위기를 희망으로] 생태혁명 산실 도시계획硏 ‘이푸키’

    [한국의 미래-위기를 희망으로] 생태혁명 산실 도시계획硏 ‘이푸키’

    브라질 수도 상파울루에서 남서쪽으로 400여㎞, 대서양 연안 900여m 고원지대에 위치한 쿠리치바는 1990년대 말 우리나라에 처음 소개되면서 가히 열풍에 가까운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그로부터 10년.‘생태환경의 모범’으로 추앙받던 쿠리치바에는 어떤 변화가 일어났을까. 한때 고위 공무원, 자치단체장, 시민운동가 등 수백명의 한국인 방문객이 매년 줄을 잇던 이곳은 지구온난화로 인한 위기의 시대에 생태환경적 삶의 표본을 제시한다. 교통정책의 환경적 편익은 이미 세계에너지효율상 수상으로 입증됐고, 도시관리 철학은 창조적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 붉은 벽돌 담장에 둘러싸인 3층 콘크리트 건물은 범상치 않은 기운을 뿜어냈다. 철제대문 옆의 큼지막한 초록색 소나무 문양은 이곳이 ‘이푸키’(도시계획연구소·IPPUC)임을 알려줬다. 정원 속 수백년된 고목과 현대식 연구소의 조화. 남미의 ‘외딴섬’ 쿠리치바의 현실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상징이다. ●시립硏 주도 성공… 남미서 유일 공보담당인 루이스 하야카와(56)는 “이곳에선 전체적인 도시설계 외에 쓰레기 재처리까지 세세한 계획을 조율한다. 시립연구소가 도시개혁을 주도해 성공한 사례로선 남미에서 유일하다.”고 소개했다. 1970년대 오일쇼크의 충격이 남미 외곽도시 쿠리치바로 몰려왔을 때 사람들은 지속가능한 도시계획을 생태혁명에서 찾았다.1965년 도시계획 자문위원회(APPUC)가 바뀌어 출범한 이푸키는 이때부터 변화의 산파역을 담당한다. 학생, 전문가, 공무원이 합심해 전통적인 종합계획 방법론에 의지했던 연구소는 시민들에게 적극적 실행을 주문하기 시작했다.1960년대 말 연구소장을 역임한 뒤 시장과 주지사로 변신한 도시학자 자이메 레르네르는 “만약 환경을 위해 뭔가 하고 싶다면 단 두 가지만 하면 된다. 자가용을 덜 타고, 쓰레기를 분리배출하면 된다.”고 주창했다. ●공기순환까지 감안 도시계획 이는 곧바로 통합교통망의 건설, 환경우선의 도시설계로 이어졌다. 방사형의 도시성장 패턴의 다변화와 ▲고립을 벗어난 선형 교통축의 도입 ▲도시 중심부와 주변부의 건물 용적률 차별화 ▲역사중심지 보존과 하부구조 개선 등이 그것이다.200개가 넘는 중소공원과 자전거·보행자도로 확충도 이때부터 시작됐다. 이는 도시성장과 경제발전이라는 보답으로 찾아왔다. 리카드로 빈도(58) 설계담당관은 “쿠리치바에선 도시 중심의 고층건물이 주변부로 갈수록 낮아진다.”면서 “중심부 12층 건물이 주변부에선 4층으로 제한받는데 도시미관과 함께 공기순환을 고려한 것”이라고 설계방식을 소개했다. 건물 사이에 건물 높이의 최소 6분의1 공간을 확보하도록 한 2000년 개정 건축법도 이푸키가 입안했다고 귀띔했다. 도시건설의 ‘사관학교’로 불리는 이푸키는 과연 어떤 집단일까. 외양처럼 사무실 풍경도 고즈넉할 것이란 상상은 보기좋게 빗나갔다. 운치있게 원목으로 장식한 사무실 내부는 쉴새 없이 움직이는 직원들로 붐볐다. 이들은 삼삼오오 토론을 즐기거나 책상을 오가며 의견을 주고받았다. 한편에선 의자를 젖혀 놓고 휴식을 취하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 연구소의 특징은 자율성과 독창성이다. 크고 작은 프로젝트에는 학생, 전문가, 공무원이 모두 함께 참여한다.120여명의 직원 가운데 기술자와 디자이너, 경제분석가 등 전문가그룹은 60명에 불과하다. 나머지는 일반 사무직인데 자원봉사자와 대학생인턴이 각각 8명과 5명을 차지한다.24년간 이푸키에서 일해온 빈도 담당관은 “자원봉사자도 적극적으로 의사결정에 참여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시민에 ‘실천´ 강력 주문 전문직의 경우 다국적 기업에서 평균 5년가량 경력을 쌓은 뒤 평균 300대1의 경쟁을 거쳐 입사하는데 보수는 2000∼3000헤알(130만∼195만원)에 불과하다. 그나마 자원봉사자와 인턴은 무보수 명예직이다. 시 관계자는 “이들을 이끄는 힘은 오직 시의 변화를 주도한다는 자부심”이라고 소개했다. 시립연구소가 홀대받고 고액 연봉의 민간연구소가 대우받는 국내 사정과는 판이한 셈이다. 2000년 입사한 테레사 토레스(48·여)는 “하루 8시간을 일하는데 주로 ‘자원재활용’과 관련된 일을 한다.”면서 “내 손끝에서 새로운 변화가 이뤄진다는 데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sdoh@seoul.co.kr ■’온난화’ 막는 쿠리치바市 폐기물 철저관리… 공교육도 ‘환경’ 우선 |쿠리치바 오상도특파원|파라나주의 주도인 쿠리치바는 1693년 독일 상인들이 개발했다.1950년대까지만 해도 인구 18만명의 소도시였지만 2008년 인구 180만명, 주변 13개 위성도시까지 합해 300만명을 웃도는 광역도시로 성장했다. 급속한 인구증가는 필연적으로 환경문제를 불러왔다. 교통체증과 도시 주변부의 무허가 정착지(파벨라)는 오염을 일으키기에 충분했다.70년대 군사정권이 끌어온 해외자본은 연간 6∼7%의 도시성장률을 이끌며 도시오염을 가속화시켰다. 도시환경을 개선하려는 쿠리치바의 노력은 폐기물 관리정책에서 시작됐다. 이푸키는 시민 1명이 하루 동안 배출하는 쓰레기를 분석, 식품·농산물 등 유기물(30%)과 금속·플라스틱 등 재활용품(35%) 등으로 분류했다.1984년 리파테르라는 민간회사와 수거계약을 맺은 데 이어 최근에는 다시 카보라는 회사로 거래선을 바꾸는 등 외주 경쟁체제도 도입했다. 카보는 현재 700여명의 직원을 고용해 100여개 수거구역을 돌며 매주 3회씩 쓰레기를 분리 수거한다. 도시환경국 관계자는 “폐기물 관리정책은 90년대 말 매립이 종료될 것으로 예상됐던 40여㏊의 카슘바매립장을 내년 말까지 문제 없이 쓸 수 있도록 했다.”고 밝혔다. 이 매립장은 숲으로 둘러싸인 채 침출수를 자연정화시키는 것으로 유명하다. 유엔환경계획(UNEP)의 우수환경재생상을 수상한 데는 ‘쓰레기구매프로그램’도 한몫했다. 도시환경국 빅토르 부르코는 “주변 파벨라는 수거직원들이 접근할 수 없을 만큼 위험한 곳이 많다.”면서 “이런 곳은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쓰레기를 모아오도록 해 쓰레기 1㎏당 버스표 1장이나 5㎏당 쌀·콩·우유 등이 든 봉투로 교환해줬다.”고 소개했다. 이 과정에서 극빈층 중 쓰레기를 직접 모아 와 팔거나 캄포마르고의 분리수거 공장에서 일하는 사람들도 생겨났다. 70년대 쿠리치바시는 남부지역 40여㎢에 친환경공업단지 조성도 시도했다. 이푸키가 주축이 된 ‘공원이자 정원인 공단’프로젝트로 한때 500개 중소업체가 입주할 만큼 성황을 이뤘다. 1인당 100㎡를 웃도는 녹지도 온실가스로부터 쿠리치바를 자유롭게 만드는 요소다. 채탄장을 공원으로 복원한 탕구아공원에는 1500석 규모의 오페라하우스인 ‘오페라 데 아르메’가 들어섰고, 투로패로스공원, 바리귀공원, 카이우아공원 등 100여개의 크고 작은 공원들이 명소로 자리잡았다. 쿠리치바의 토지법은 외곽지역 건물은 의무적으로 5m씩 도로로부터 식재공간을 확보하도록 했고, 만약 시민이 허가 없이 나무를 벨 경우 2배 이상의 나무를 심도록 규정했다. 무엇보다 쿠리치바는 환경교육을 통해 온실가스 배출과는 아예 담을 쌓도록 했다. 공교육은 환경을 최우선 가치로 내세운다. 산림보존·생태복원·수질감시 등을 정규 과목으로 삼았다. 저소득층 청소년은 공원 등에서 매달 돈까지 받아가며 생태환경을 몸소 체험한다. 쿠리치바 시교육청은 수학, 과학 등의 시험지문도 환경과 관련된 것을 주로 채택한다. 지난 92년 설립된 환경개방대학은 자니넬리 공원 안에 위치한 통나무 건물로 택시운전사, 교사 등 실질적 여론주도층을 대상으로 환경교육을 하고 있다. sdoh@seoul.co.kr
  • [김형준 정치비평] 대통령의 정치실험과 미래비전

    [김형준 정치비평] 대통령의 정치실험과 미래비전

    온나라가 베이징 올림픽 열기로 후끈거리고 있다. 개막 직후부터 금메달이 쏟아져 나오면서 대한민국 국민으로서의 자긍심과 자신감도 덩달아 높아졌다. 올림픽 특수인지는 몰라도 두 달 넘게 공전했던 국회가 정상화의 물고를 텄다. 여야는 어제 오는 19일까지 제18대 국회 원 구성을 마무리하기로 잠점 합의했다.9월 정기 국회를 코앞에 두고 여야가 국회 정상화에 합의한 것은 천만다행이다. 하지만 가축전염병예방법 개정 문제가 막판 변수로 떠오르면서 국회 정상화 합의가 제대로 지켜질 수 있을지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잘될 나무 떡잎부터 안다고 했는데 18대 국회는 초반부터 싹이 노랗다는 조롱을 받아도 할 말이 없게 됐다.18대 국회가 이런 수모를 떨쳐내고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특단의 조치가 필요하다. 무엇보다 상습적 국회 파행을 가져오는 구조적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13대 여소야대 국회 때 국회법이 잘못 개정되어 모든 것을 국회 내 교섭단체 대표들간의 협상으로 결정토록 한 것을 고쳐야 한다. 여야간에 합의를 존중한다는 것은 좋지만 ‘반대를 위한 반대’가 판을 치고 대화와 타협이 실종된 상황에서 합의 요구 그 자체가 오히려 합의를 어렵게 만드는 역설적인 상황이 반복적으로 연출되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개원, 원 구성, 국정감사와 같은 국회 운영의근간이 되는 사항에 대해서는 합의가 아니라 자동적으로 이뤄질 수 있는 방향으로 국회법을 개정해야 한다. 더불어 국회 파행을 실질적으로 차단할 수 있도록 국회의장의 권한을 대폭 강화할 필요가 있다. 예를 들어 원 구성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국회법 개정에 대해서는 의장에게 전권을 부여하는 방안을 검토해 볼 만하다. 지나치게 비대한 권한을 지닌 대통령과 행정부가 국회에 대해 갖고 있는 잘못된 시각을 고치는 것도 만성적인 국회 파행을 막기 위한 필수적인 사항이다. 박관용 전 국회의장의 지적대로 “거대한 힘을 가진 대통령과 비민주적인 조직체인 정당에 끼여 국회가 제 기능을 못했다.”따라서 대통령이 의회정치의 효율성과 생산성 그리고 선진화를 가로막는 장애물이 되지 않기 위해서는 용단을 내려야 한다. 지난해 11월 한국사회과학데이터센터가 실시한 ‘입법부와 행정부에 대한 의식조사’에서 국민 3명중 1명(26.7%)이 ‘대통령이 의회에 지나치게 개입한다.’는 견해에 동의했다. 더구나,‘대통령과 청와대가 여당에 개입해서는 안 된다.’는 당정분리에 대해서는 68.2%가 찬성했다. 이런 조사 결과가 주는 함의는 대통령은 당과 국회에 일상 정치를 맡기고 행정과 정책에 집중하라는 것이다. 어제 이명박 대통령과 한나라당 박희태 대표는 청와대에서 오찬 정례회동을 갖고 정국 현안에 대해 폭넓게 논의했다. 당·정·청간의 원활한 소통과 집권 여당으로서 정부와 정책을 사전에 조율한다는 점에서 이해되는 부분이 있다. 하지만 이런 관행은 대통령이 여당을 통해 국회를 지배하는 수단으로 활용했던 나쁜 전례가 있다. 이명박 대통령이 진정 선진 의회민주주의 정착을 위한 확고한 의지를 갖고 있다면 역대 정권에서 한 번도 해 보지 않은 과감한 정치 실험을 단행해야 한다. 당정협의회와 정례회동을 폐지하고, 강제적 당론을 없애 의원들의 자율성을 절대적으로 보장하는 것이다. 이와 함께 여야 모두로부터 무제한 견제받는 최초의 대통령이 될 것을 선언하면 금상첨화가 될 것이다. 이와 같은 창조적 발상의 전환만이 야당을 진정한 국정 운영의 파트너로 인정하고 국회 상임위원회가 정치의 중심이 되게 함으로써 그동안 한국 정치를 무겁게 짓눌러 왔던 만성적 상쟁의 굴레에서 벗어나는 계기가 마련될 것이다. 향후 60년의 미래 비전을 제시할 것이라는 대통령의 건국 60주년 8·15 경축사에 이와 같이 국회와 야당을 존중하고 자신의 기득권을 포기하는 대담한 정치 선언이 포함되기를 기대해 본다. 명지대 정치학 교수
  • “대통령제 고집하면 민주정치 발목 잡혀”

    이홍구 전 국무총리는 12일 “세계적으로 대통령제보다 의회중심의 내각제가 운영되고 있다는 사실에 범국민적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며 내각제 개헌 논의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 전 총리는 이날 서울대 한국정치연구소가 개최한 ‘건국 60주년 기념 심포지엄’에서 기조연설을 통해 “모든 권력과 책임을 한 사람에게 전가하는 제왕적 대통령제를 고집하면 민주정치의 발목이 잡힐 수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전 총리는 “우리 민족의 대한민국 60년은 세계사의 ‘주류’에 합류하려는 노력이었다.”면서 “세계사의 중심에서 멀리 벗어나 변방에 머물렀던 우리가 한 세기에 걸친 민족적 노력으로 본궤도에 오르며 선진화에 돌입하는 데 성공했다.”고 평가했다. 이 전 총리는 하지만 “건국 60주년이 곧 분단 60주년이란 현실을 외면할 수는 없다.”면서 “남과 북의 격차는 남북의 통일 노력에 ‘구조적 딜레마’라는 부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독일과 베트남이 통일되고 중국의 양안관계가 상생관계로 진전되는 시점에 한반도에서는 개방, 인권, 핵무기, 식량위기 등의 문제로 해묵은 긴장이 계속되고 있다면 이는 민족적 후진성의 노출”이라고 강조했다. 이경원기자 leekw@seoul.co.kr
  • [현장 행정] 종로구 ‘행복 에너지 나눔’ 프로젝트

    [현장 행정] 종로구 ‘행복 에너지 나눔’ 프로젝트

    어려운 주민들을 위한 다양한 복지사업을 펼치고 있는 종로구가 위험주택 보수·보강을 위해 발벗고 나섰다. 종로구는 전국 최초로 저소득층 주거환경 안전성 확보를 위한 ‘행복에너지 나눔’ 프로젝트를 본격 추진한다고 12일 밝혔다. 이는 주택 보수·보강 전문업체와 협력해 영세 소규모 위험주택을 무상 수리해주는 프로젝트다. 지난달 10일 ‘행복에너지 나눔 봉사 위원회’도 구성했다. 김충용 구청장은 “창신·이화동 일대 위험주택에 사는 주민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게 됐다.”면서 “앞으로 구는 민간 전문가들과 다양한 분야에서 협력,‘행복에너지가 넘치는 종로’ 만들기에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나눌수록 커지는 종로 행복에너지 “40년이 넘은 우리 집이 새 집처럼 변했어요.” 박향숙(49·이화동)씨는 고마움에 눈시울을 적셨다. 이화연립은 1968년에 지어진 5∼6평 원룸형으로 지금까지 제대로 보수를 한 적이 없어 건물 외관은 물론 내부도 벽이 갈라지고 여기저기서 물이 떨어지는 등 위험시설물로 분류된 건물이다. 대부분 어려운 주민들이 사는 이화연립에 한국 전기안전공사의 도움으로 전기시설을 교체했고, 구청 봉사단은 내부에 페인트칠을 하고, 금이 간 외벽을 수리했다.9월부터는 계단 손잡이, 화장실 누수 등의 공사도 시작할 예정이다. 이번 프로젝트는 주택과 왕승찬(36) 주임의 따뜻한 마음에서 시작됐다. 자치구에선 위험주택에 사는 어려운 주민들을 도울 수 있는 근거나 사례가 없다는 것을 고민해오던 왕 주임은 건축 관련 민간업체를 직접 찾아다니며 안타까운 사정을 전했다. 이런 노력이 결실을 맺어 정림건축(연지동), 대림산업(수송동), 전기안전공사 등이 함께 힘을 보태기로 했다. 지난달 10일 도시관리국장을 위원장으로 민간업체 대표들과 함께 만든 ‘행복에너지 나눔 봉사위원회’가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했다. 위원들은 매년 어려운 형편에 놓여 있는 5∼7가구를 선정, 건축물을 보수하기로 했다. ●행복 나눔 위원회, 매년 5~7가구 선정 종로구는 지원대상자 선정 등 총괄 지원을 맡기로 했다. 정림건축사무소는 안전성 확보를 위한 공사방법 무료 자문과 수선의 범위가 건축행위를 수반할 경우 건축신고를 대행하기로 했다. 대림산업은 분야별(설비, 조적, 미장, 도색 등) 기술과 인력을 지원한다. 한국전기공사는 전기안전과 전기노후시설의 무상 교체 등을 맡는 등 민·관이 역할을 분담했다. 노후 위험시설물의 지원 방법은 구청 주택과에서 대상을 선정하면 봉사위원회가 현장을 방문, 점검한 뒤 안전성 확보 방법을 논의하게 된다. 김동규 주택과장은 “창신동 동대문 아파트 등 5곳을 후보로 선정하는 작업을 마치고 9월부터 본격 공사를 시작한다.”면서 “행복에너지 나눔 프로젝트가 그늘에 가려 있는 어려운 이웃에게 ‘희망’을 안겨주는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 [씨줄날줄] 强달러시대 개막/오승호 논설위원

    미국 달러화가 잃어버렸던 힘을 되찾을 수 있을까. 달러화가 강세로 돌아선다는 예측이 제기되면서 쏟아지는 물음이다. 유로 경제가 나빠지는 시작 단계인 반면 미국 경제는 둔화의 막바지 단계라는 인식이 계기가 되고 있다. 국제 금융계에서는 유럽중앙은행(ECB)과 영란은행(BOE)은 인플레이션보다는 경기 둔화에 통화정책의 무게를 둘 것이라는 분석이 심심치 않게 나온다.ECB가 올 연말에 기준금리를 낮출 것으로 예상하는 이들도 있다. 달러화 약세가 지속되는 동안 다른 상품 투자에 ‘올인’했던 포트 폴리오에 변화가 생기고 있는 점을 터닝 포인트로 보기도 한다. 투기 자본이 달러화 대체 투자 자산의 하나인 원유에서 발을 빼면서 국제 유가가 하락하고 있다는 것이다. 달러화는 2002년 초부터 6년 이상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달러화의 실효가치는 브레튼우즈 체제가 무너지고 변동환율제로 바뀐 1973년 3월 이후 최저 수준에 근접했다.2002년 이후 지난해 말까지 명목가치는 유로화에 비해 39%, 영국 파운드에 비해 26.6%나 떨어졌다. 일본 엔화에 비해서는 상대적으로 소폭인 15.1%의 하락률을 기록했다. 약(弱)달러 정책의 시발점은 미국의 경상수지 적자였다. 경상수지 적자가 국내총생산(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05년 4·4분기엔 6.56%까지 치솟았다. 그러나 미국의 수입이 급감하면서 지난해 4분기 4.77%, 올 1분기 4.98%,2분기 4.95% 등으로 낮아졌다. 경상수지 개선 추세가 뚜렷해진 점이 달러화 강세의 주 요인으로 꼽힌다. 구조적으로 강(强)달러로 전환되기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도 많다. 중·장기적으로 유로 존이 확대되면 유로화 수요도 늘어나기 마련이다. 이 때문에 달러 또는 유로화 수급 구조가 바뀔 수 있다는 논리다. 최근의 달러화 강세는 심리적 요인으로 본다. 이처럼 달러화의 운명을 단언하긴 어렵다. 미국 경기 둔화 여파가 유럽과 일본으로 번지는 것이 달러화 강세 원인이 되지 않았으면 한다. 우리 경제의 버팀목 역할을 하고 있는 수출이 타격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오승호 논설위원 osh@seoul.co.kr
  • 與, 택시총량제 강화 검토

    한나라당은 개인택시 공급과잉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지역별 택시 총량제를 강화하는 방안을 검토키로 했다.이를 위해 한나라당은 다음주 중 국토해양부, 기획재정부 등과 함께 `택시 및 운송업 대책 태스크포스팀’을 발족해 당정차원의 대책을 마련할 예정이다. 김기현 제4정책조정위원장은 10일 “택시의 공급과잉 문제가 택시업계 불황의 중요한 이유”라면서 “택시업계 전반의 구조적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종합대책을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구동회기자 kugija@seoul.co.kr
  • 주승용 민주당 간사 “靑서 특위 무력화 활동기간 연장을”

    주승용 민주당 간사 “靑서 특위 무력화 활동기간 연장을”

    국회 공기업 특위 민주당 간사인 주승용 의원은 공기업 선진화 방안과 관련해 정부와 한나라당의 자세를 집중 성토했다. 지난달 10일부터 특위가 가동됐지만 정부에서 어떤 구체안도 제시하지 않아 회의가 아무런 성과없이 진행됐다고 지적했다. 주 의원은 오는 14일 특위 활동이 끝나지만 충실한 논의를 위해 활동 기간을 연장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다음은 일문일답. ▶그동안 특위의 활동을 평가하면. -정부와 한나라당이 형식적인 특위 활동을 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청와대가 대통령직 인수위 시절부터 공기업 개혁을 주도했는데 청와대 관련 인사들을 특위에 불러도 불참하는 등 철저히 ‘무시 전략’으로 일관했다. ▶공기업 특위가 가동 중인데도 일부 공기업 기관장들의 인사가 이뤄지고 있다. -바로 그게 문제다. 청와대가 국회의 특위 활동에 대한 검토 없이 문제 있는 인사들에 대한 ‘낙하산 인사’를 단행하는 등 철저히 반개혁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특위를 무력화하려는 의도가 아닌지 의심이 든다. 공기업을 개혁하기 위해서는 대선 논공행상을 하는 낙하산 인사를 지양해야 한다. ▶11일 정부의 공기업 선진화 방안이 발표되는데. -우리도 발표를 기다리고 있다. 발표 내용을 보고 정부의 방침을 집중적으로 따질 것이다.11일 오후에 강만수 기획재정부장관과 오연철 공기업 선진화 특위 위원장을 불러 추궁할 계획이다. 그리고 12일에는 주무 장관들을 상대로 공기업 선진화 방안에 대한 구체적인 방침을 추궁하겠다. ▶특위 활동이 14일에 끝나므로 제대로된 검토가 이뤄지지 못했다는 지적이 많다. 대책이 뭔지. -그동안 정부와 여당이 특위 활동에 미온적인 태도를 보인 것도 정부의 발표가 있은 뒤 서둘러 특위 활동을 마무리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다른 특위와 보조를 맞춰야겠지만 충분한 검토 작업이 부족하면 활동 기간 연장을 추진하겠다. ▶공기업 통폐합에 대한 민주당의 입장은 무언인가. -방만 경영을 하고 구조적 비리가 있는 공기업에 대해서는 통폐합 등 개혁을 해야 한다는 데 공감을 하고 있다. 그러나 개혁 작업이 투명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다는 데 문제가 있다. 정부가 공기업 선진화 방안에 대해 자료 요구를 묵살한 채 언론을 통한 여론 점검에만 몰두하고 있다. 정부가 공기업 선진화 방안에 대한 용역결과를 공개한 뒤 공청회와 토론회 등을 거쳐 철저한 검증과 검토 작업을 벌이는 게 필요하다. 이종락기자 jrlee@seoul.co.kr
  • ‘브레인 배틀’ vs ‘세바퀴’ 반응은 ‘극과 극’

    ‘브레인 배틀’ vs ‘세바퀴’ 반응은 ‘극과 극’

    MBC 주말 퀴즈 예능프로그램 ‘브레인 배틀’과 ‘세상을 바꾸는 퀴즈’에 대한 시청자들의 대조적인 반응이 눈길을 끈다. 우선 매주 토요일에 방송되는 ‘브레인 배틀’은 시청자들의 원성을 사고 있다. ‘브레인 배틀’은 컴퓨터게임 형식을 도입한 새로운 장르의 퀴즈 프로그램으로 매회 출연진들이 기구를 타고 가상공간에서 문제를 푸는 형식의 퀴즈 버라이어티다. 박수홍, 박명수, 정형돈이 MC를 맡고 있으며 매주 새로운 게스트가 출연해 극의 재미를 더한다. 하지만 진행을 맡은 주요 멤버들이 너무 두서가 없어, 시청자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브레인 배틀’에 출연하고 있는 멤버들은 순화되지 않은 언어와 행동으로 ‘지식 프로그램’이라 하기에는 부족한 면을 서슴없이 보인다. 이에 시청자 의견 게시판에는 “초등학교 수준의 수학문제도 제대로 못 풀면서 반성은 커녕 뻔뻔함의 극치를 보인다”, “시청자들은 별로 재미없는데 출연자들만 재미있어 보인다”는 등의 비판의 글들이 올라오고 있다. 또한 김용만이 사회를 맡았던 ‘브레인 서바이벌’이 매주 새로운 아이디어와 기발한 퀴즈로 인기를 끌었던 데 비해 ‘브레인 배틀’은 매주 비슷한 퀴즈로 지루함까지 더하고 있다. 반면에 꾸준한 시청률을 기록하며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퀴즈 프로그램도 있다. ‘일요일 일요일 밤에 2부-세상을 바꾸는 퀴즈’(이하 세바퀴)가 바로 그것. ‘세바퀴’는 무려 18명의 스타 주부들이 게스트로 포진해있다. ‘세바퀴’가 KBS 2TV ‘해피선데이-1박2일’의 경쟁 프로그램의 인기에 밀려 시청률 면에 있어서는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으나 주부들 사이에서 입소문을 타기 시작하면서 꾸준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세바퀴’의 가장 큰 인기비결은 단순함에 있다. 눈썰미가 있으면 결혼을 하지 않은 여성이라도 쉽게 문제를 풀 수 있지만 엄앵란, 선우용녀 등 만만치 않은 내공의 주부들도 맞추기가 쉽지 않다. 시청자 의견 게시판 역시 “아줌마들이 대세다”, “사람 냄새난다” 등의 이야기로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 특히 데뷔 21년 차 MC 박미선의 활약이 대단하다. ‘세바퀴’의 연출자 박현석 PD는 한 “박미선은 자신을 낮추는 겸손함과 탁월한 언변 그리고 치우치지 않는 조율감이 장점이다.”며 그의 활약이 두드러진 배경에 대해 설명했다. 퀴즈 버라이어티라는 한 포맷을 같이 하면서도 이 같이 대조적인 반응을 얻고 있는 것에 대해 제작진은 한 번 더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서울신문NTN 홍태은 기자 keash@seoulntn.co.kr@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강 장관 “유통구조 개선 필요”

    정부는 원유와 원자재 가격이 떨어지고 있지만 물가상승 압력이 일러도 다음달까지는 지속될 것으로 보고 유통구조 개선과 가격인하 유도 등 다각도의 물가안정 노력을 펴기로 했다. 정부는 8일 정부과천청사에서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 주재로 제4차 위기관리대책회의를 열고 원유·원자재·곡물의 국제시세 및 금융시장 동향 등을 논의했다. 강 장관은 모두발언에서 “두바이유가 배럴당 116달러선까지 하락했고 밀도 부셸당 7달러까지 떨어지는 등 국제시세가 하락하고 있지만 가격이 급등하기 시작한 2006년 말 이전 수준으로 돌아가기는 쉽지 않다.”면서 “8∼9월에도 가격인상의 영향이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강 장관은 국내 물가상승의 원인으로 지나치게 복잡한 국내 유통구조를 들면서 유통구조 개선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칠레산 고급 와인인 몬테스알파의 경우 한국 소매가가 3만 8000원인 데 비해 일본은 1만 6200원 수준으로 이는 우리나라는 유통비용이 77%, 일본은 55%인 차이에서 비롯된 것”이라면서 “높은 유통마진을 구조적으로 내려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우리 금융시장이 9월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는 ‘9월 위기설’과 관련해서는 “시장상황을 점검한 결과 현 단계에서 위기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말했다.김태균기자 windsea@seoul.co.kr
  • [대한민국 60돌-미래로 세계로] “복지·안전과 경제성장 선순환 체계 정착돼야”

    [대한민국 60돌-미래로 세계로] “복지·안전과 경제성장 선순환 체계 정착돼야”

    식민역사와 전쟁의 폐허를 딛고 이뤄낸 60년 경제발전은 위대한 신화였다. 이제 우리는 그 자부심과 자신감을 바탕으로 새로운 목표를 향해 나아가야 한다. 중국 등 신흥공업국들의 추격을 따돌리고 한국형 경제모델을 만들어 당당하게 선진국의 문턱을 넘어서는 일이다. 정구현 삼성경제연구소 소장과 변재진(전 보건복지부 장관) 고려대의료원 초빙교수가 7일 그동안 경제발전의 성과와 의미를 되돌아 보고 새로운 도약의 길에 대해 얘기를 나눴다. ●대외지향적 경제체제 성공적 정구현 소장 지난 반세기 우리 경제는 세계에서 유례를 찾아볼 수 없을 만큼 많은 것을 단기간에 이뤄냈다. 한국전쟁 종전 후 1950년대 중반부터 현재까지가 아마도 5000년 우리 민족사에서 가장 높은 성취를 이뤄낸 시기가 아닐까 한다. 지난 시간 번영의 기반은 50년 넘게 한반도에 지속된 ‘평화(平和)’였다. 냉전시대 미국이 한반도 평화유지에 기여했고 이를 통해 시장경제가 발전할 수 있었다.1987년 이후 빠르게 진행된 사회 전반의 민주화, 국민들의 높은 교육열과 성취동기 역시 경제발전을 일군 중요한 밑거름으로 꼽을 수 있을 것이다. 정부와 기업에서 나타난 탁월한 리더십도 큰 역할을 했다고 본다. 변재진 교수 우리나라는 다른 개발도상국들과 달리 수입대체보다는 수출을 초기 산업육성의 기본방향으로 잡았다. 이렇게 대외지향적인 경제시스템을 구축한 것이 시장경제의 부작용을 최소화하며 눈부신 성장을 달성한 바탕이 됐다. 높은 교육열로 풍부한 고급인력들이 배출된 것도 빼놓을 수 없다. 사회제도나 기관들도 경제성장을 추진하는 데 큰 기여를 했다. 한국개발연구원(KDI) 같은 두뇌집단과 경제기획원 같은 관료조직이 대표적인 예가 될 것이다. 정 소장 가끔 우리 사회에 민주화가 좀더 빨리 찾아왔더라면 어땠을까 하는 물음을 역사에 던져보곤 한다. 민주화가 늦어진 게 지금 와서 상당한 사회적 부담을 안기고 있는 것이 사실이기 때문이다. 그 부담은 현재에도 양극화나 이념갈등과 같은 형태로 나타나고 있다. 변 교수 대기업 위주 수출전략이나 불균형 성장 등 그동안 우리가 걸어온 과정 외에 다른 방향들, 이를 테면 중소기업 경쟁력 강화에 좀더 초점을 맞춘다든지 했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을 해 볼 수도 있지만 어느 사회건 잘 되는 부분에 우선 초점을 맞추게 마련이다. 중요한 것은 압축성장 과정을 통해 빈곤으로부터 벗어나고 국민들이 자신감을 갖게 됐다는 눈부신 성과다. 정 소장 가장 중요한 것은 앞으로 어떻게 하면 전체적인 국가 경쟁력을 높일 수 있겠느냐는 것이다. 이를 위해 새로운 성장모델이 필요하다. 철강, 조선, 석유화학 등에 정부 주도 대규모 투자가 이루어졌던 과거 40,50년과는 차원이 다른 성장방식을 찾아야 한다. 그런 측면에서 앞으로는 개인의 창의력이나 기술개발이 경쟁력의 원천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 디자인과 아이디어로 세계시장에 우뚝 선 우리나라 휴대전화가 좋은 본보기가 될 것이다. 개인의 창의력이 어떻게 발휘되느냐가 경제발전의 핵심이며 그것은 결국 개방과 경쟁에서 찾을 수 있다. 변 교수 우리나라의 경제성장률 자체가 낮아지는 것은 구조적인 것이라고 본다. 성장 일변도로 나아가서는 오히려 성장이 추구하는 목표를 달성하기가 어려워진 시대이기도 하다. 앞으로는 다른 사회 시스템들, 즉 복지나 안전, 국방 등이 경제성장과 선순환의 관계를 가질 수 있는 체제를 구축해야 한다. 경제 자체 또는 가시적인 성장에만 집착해서는 필연적으로 역효과를 보게 될 것이다. ●정치·사회 시스템이 경제 못 따라가 정 소장 체질 개선이 중요하다. 원유·원자재 가격 급등과 세계경제 침체 등 외부여건이 악화되고 있지만 이는 대부분 나라들이 비슷하게 겪는 일이다. 관건은 내부 체제가 얼마나 안정돼 있느냐는 것이다. 현재 성장을 저해하는 가장 큰 걸림돌은 정치·사회 시스템이 경제를 못 따라가는 것이다. 정치·사회가 경제를 뒷받침하기는커녕 오히려 약화시키는 요인이 되고 있다. 이를 해소하기 위해 법 질서의 안정이 1차적으로 필요하다. 변 교수 가진 사람이나 못 가진 사람이나 미래에 대해 희망을 가질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 좌파적인 결과평등이나 신자유주의적인 경쟁 일변도보다는 균등한 기회를 사람들에게 부여하는 데 많은 투자가 이루어져야 한다. 법치(法治)에 대한 국민인식을 확실히 하는 것도 중요하다. 그래야 경제가 발전한다. 경제는 룰(규칙)에 의해 움직이는 것이기 때문이다. 같은 맥락에서 정부가 경제주체들의 활동에 개입하는 것도 최대한 삼가야 한다. 정부가 해야 할 일을 하나하나 열거하기보다는 정부가 해서는 안될 일들, 이를 테면 시장이나 가격 메커니즘에 무리하게 개입한다든지 하는 것들을 정해놓고 철저하게 그 원칙에 따라야 한다. 정 소장 현 정부가 출범 당시 내걸었던 경제정책의 기본방향이 상당부분 퇴색해 있는 것 같다. 초심으로 돌아가서 원래 하려던 것을 추진해야 한다. 현 정부는 경제를 살리겠다는 어젠다를 내걸었기 때문에 국민들로부터 선택받았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미국산 쇠고기 파문과 촛불집회 등으로 새 정부가 자리도 안 잡힌 상태에서 흔들리는 상황이 빚어졌지만 이제라도 정부는 당초 약속했던 개혁 어젠다들, 감세나 규제완화, 교육수월성 추구 등을 예정대로 추진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이해관계의 충돌 등 갈등이 생기면 적극적으로 설득해야 한다. 평화적인 토의를 통해 합의점을 찾음으로써 사회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는 메커니즘을 구축해야 한다는 것이다. 변 교수 모든 것을 다 하려다가는 하나도 제대로 못한다. 한 두 가지 우선과제를 정해 집중적으로 추진할 필요가 있다. 이를 테면 이전 정권에서 투자가 부족했던 고등교육을 예로 들 수 있다. 현 정부는 인적자원에 대한 투자, 특히 최고급 인력을 양성하는 데 더욱 과감한 투자를 해야 한다. 기업들이 제2의 반도체나 휴대전화와 같은 새로운 먹거리를 창출할 수 있도록 여건을 조성하는 것도 현 정부가 역점 두어야 할 부분이다. 정 소장 우리경제에는 강점이 많다. 인적자원은 물론이고 이른바 굴뚝산업과 정보기술(IT) 산업 모두 강국이다. 신흥시장이나 아시아시장을 이끌면서 그들에게 개발경험을 전수할 능력도 갖고 있다. 외국의 한 투자은행이 한국이 미래에 세계 ‘탑5’에 든다고도 하지 않았는가. 이와 관련해 중요한 것이 북한이다. 한민족, 대한민국의 미래역량은 북한 체제의 변화를 어떻게 관리하느냐에 따라 좌우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북한이 불안해지면 남한도 영향을 안 받을 수 없다. 그 영향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내부 역량을 길러야 한다. 그것은 우리의 힘만으로는 안 된다. 중국과 미국의 역할이 중요하다.2048년이면 건국 100년이 된다. 그때까지 통일을 하는 게 앞으로 남은 40년의 과제다. ●사회연대성 강화 위한 투자 필요 변 교수 경제, 사회도 어렵고 정치사정도 그렇고 해서 요즘 불안해 하는 분들이 많은데 사실 이보다 어려운 경우는 이전에도 많았다. 과거 오일쇼크, 외환위기 등을 잘 극복해 왔기 때문에 오늘날의 우리가 있는 것이다. 국민들의 저력을 보면 우리는 충분히 선진국가로 발돋움할 수 있다. 하지만 시간이 별로 없다. 생산활동 인구 추이와 중국과의 기술격차 등을 따져봤을 때 앞으로 10년 정도의 시간만이 우리에게 주어져 있다. 그 안에 선진국 진입의 기반을 닦아야 한다. 국민을 하나로 뭉치게 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는 동시에 중국이라는 커다란 변수에 유념해야 한다. 수교 이후 지금까지 중국은 국제무대에서 우리에게 긍정적이었지만 앞으로는 반대가 될 수 있다. 중국과 상생할 수 있는 길을 찾아야 한다. 정 소장 우리경제의 최대 과제 중 하나는 ‘개방된 법치국가’를 구축하는 것이다. 개방에 대한 사회적 합의를 이끌어내고 개방에 따른 피해를 체계적으로 조정하면서 문제들을 합리적, 평화적으로 해결하는 메커니즘을 만들어 내야 한다. 소외된 사람들에 대한 복지 네트워크의 구축도 결코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 변 교수 그렇다. 사회연대성을 증진하는 방향의 투자를 강화해야 성장을 공고히 할 수 있다. 잘사는 사람이나 못사는 사람이나 미래에 대한 희망을 가질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정부의 역할이다. 몸이 아파서 저소득층으로 떨어져서는 안 된다. 먹고 자고 치료하는 수준에서는 국민들이 불안 없이 살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해야 선진국으로 발돋움할 수 있다. 정리 김태균기자 windsea@seoul.co.kr
  • [기고] 기업인 사면과 氣 살리기/김기찬 가톨릭대 경영대학원장

    [기고] 기업인 사면과 氣 살리기/김기찬 가톨릭대 경영대학원장

    옛날의 군대축구는 ‘이를 악물고 죽을 힘을 다해 뛰는’ 축구였다. 중대장은 엄격했고 선수들을 생각할 틈도 없이 경기내내 몰아붙였다. 이 경기에서 이기면 빵과 우유가 주어지고, 지면 군기가 빠져서 그렇다고 전체기합이었다. 남성들은 이런 축구이야기를 신나서 자주 한다. 그런데 여성들은 지겨워한다. 자기들만을 위한 경기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2002년 월드컵축구 때는 여성들도 축구에 빠져들었다. 히딩크 감독이 선수들을 몰아치지 않아도 선수들은 열정적으로 뛰었고 골 세리모니는 관중이나 시청자들에게 감동을 더해 주었다. 여기에 붉은 악마 응원단의 수도 더욱 늘어갔다. 그래서 2002년 월드컵 4강의 신화가 만들어졌다. 이것이 프로와 아마추어의 차이다. 아마추어는 자신에게 관심이 있지만 프로는 고객에 관심이 있다. 우리 경제도 이제 ‘군대축구’에서 ‘월드컵축구’로 프레임(frame)을 바꾸어야 한다. 기업가들의 손발을 열심히 움직이게 하면 경제가 좋아질 것이라는 군대축구경제에서, 기업가들이 재미를 느끼게 하면 그들의 손발이 저절로 움직여지고 창조적인 열정이 쏟아지는 월드컵축구경제로 가야 한다. 중소기업의 기업가들과 대화를 해보면 한국에서 기업하기가 재미가 없다고 하소연한다. 언젠가부터 국민들은 기업들에 칭찬은 인색했고 질책은 가혹했다. 재미가 없으니 기업가들은 이제 속 편하게 더 이상 일을 벌이지 않으려고 한다. 사업을 어떻게 그만둘까 아니면 공장을 해외로 옮겨볼까 이런 고민을 한다. 그러니 경제가 잘 돌아갈 리가 없다. 기업가들에 열정을 줄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 이제 기업에도 ‘프로’ 개념을 도입하는 것이다. 프로는 관중들의 박수와 응원을 먹고 산다. 우리 기업들도 마찬가지다. 이제 세계적인 경쟁력을 가진 프로기업들에 박수를 보내보자. 이렇게 세계에서 뛰는 기업들이 많아질수록 우리 경제는 건실해진다. 미국 하버드대의 이안시티 교수는 새로운 플레이어들의 진입이 많아질수록, 그리고 기존 플레이어들이 계속 생존할수록 기업생태계 플랫폼(platform)이 건강해진다는 지표를 발표하여 주목을 받고 있다. 플랫폼은 운동장과 같다. 이 운동장에 플레이어들이 열심히 연습도 하고 재미있게 뛰게 해주면 결국 운동장이 진화한다는 이론이다. 기업생태계 운동장에 새로운 기업들이 놀러오게 하고 이들이 오랫동안 머물도록 하면 한국경제가 좋아진다. 콜라보다 비싼 석유, 우유보다 비싼 석유가 세계 자동차산업을 흔들고 있다. 브라운 영국 총리는 ‘제3차 석유위기’라고 부르고 있다. 석유가격에 민감할 수밖에 없는 자동차산업에도 엄청난 새로운 판도변화가 예상된다. 1970년대 1,2차 오일쇼크는 미국의 빅3를 밀어내고 중소형차에 경쟁력을 가지고 있었던 일본 자동차업체의 등장을 이끌었다.3차 오일쇼크는 지금 중소형차에 국제경쟁력을 가진 한국 자동차산업에 기회일 수도 있다. 세계가 스태그플레이션에 빠지고 고유가 구조가 계속되면 중소형차에 경쟁력을 가지면서 원가인하와 생산성 제고능력이 있는 기업에는 기회가 된다. 이 기회에 도전하고자 하는 열정을 가진 프로기업과 프로기업가 정신이 새삼 필요한 때이다. 기업인이 신바람이 나서 일할 수 있도록 족쇄를 풀어주는 것도 기회를 살릴 수 있는 한 방법이다. 한 때의 잘못이 족쇄아닌 족쇄가 된 기업인들이 국가와 기업, 국민을 위해 보다 많은 기여를 할 수 있도록 사면을 긍정적으로 생각할 필요가 있지 않을까. 형평성을 이유로 기업인의 사면을 반대하는 목소리도 있지만 가뜩이나 좋지 않은 현재의 경제상황과 기업인들의 그동안의 기여도에다 앞으로의 기여까지 감안한다면 사면에 그리 인색할 필요는 없을 듯싶다. 김기찬 가톨릭대 경영대학원장
  • [촛불 100일 ] (하) 전문가 대담

    [촛불 100일 ] (하) 전문가 대담

    “정부 정책에 대한 불신에서 표출된 촛불을 인위적으로 끄려하면 절대 꺼지지 않는다. 근본적으로 불신의 문제를 치유하지 않으면 또 다른 이슈를 통해 다시 불거질 것이다.” 서울신문사와 공동으로 ‘촛불 100일’을 기획한 인터넷정치연구회 소속 교수들이 시리즈를 마감하는 좌담에서 내린 진단이다. 이들은 “촛불 집회를 무조건 억압할 것이 아니라 촛불에서 표출된 국민의 힘을 오히려 국가 발전의 원동력으로 활용해야 한다.”면서 “이제 모두가 모여서 촛불을 평가하고 대안을 모색하는 ‘촛불 백서’를 만들자.”고 힘주어 말했다. 박현갑 서울신문 기획탐사부 부장 사회로 진행된 좌담에는 류석진 서강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윤성이 경희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장우영 대구가톨릭대 국제행정학과 교수가 참석했다. 좌담회는 4일 오후 서울신문 편집국 대회의실에서 열렸다. ▶이번 촛불집회는 과거와 어떻게 달랐나. ●장 교수 2002년 여중생 장갑차 사망사건,2004년 탄핵 관련 촛불시위를 거치며 촛불은 계속 진화했다. 계층도 다양화되고 자율성도 커졌다. 이번 촛불집회는 정부와 기존 정당들이 제도적으로 수용하지 못하면 생활정치도 운동 의제가 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윤 교수 앞서 두 번의 촛불집회는 이념적으로 진보적 성향이 뚜렷했고 기존 운동권과도 밀접하게 연결됐다. 그러나 올해 촛불집회는 탈이념, 탈정파적이었다. 운동을 진행하는 방식 역시 중심세력을 철저히 배제하고 네트워크를 통해 이뤄졌다. 배후세력이라는 것을 찾으려야 찾을 수 없었다. 이런 특색이 기존의 촛불집회와는 다르다. ●류 교수 이른바 ‘롱테일(long tail)정치’ 시대다. 소수가 다수를 이끄는 게 아니라 길거리의 군중들이 소수의 권력을 흔들어 버렸다. 더군다나 이 롱테일 군중이 원자화되지 않고 네트워킹되어 있어 더 큰 힘을 발휘할 수 있다는 점이 중요하다. ▶촛불집회는 무엇을 잃고, 무엇을 얻었는가. ●류 교수 대차대조표가 뚜렷하게 나오지는 않는다. 다만 과제는 분명하다. 변화된 환경에 대한 인식과 이에 따른 대처방안 강구가 시급하다는 점이다. 이번 집회를 통해 기존 정치권이나 언론 등의 매개집단에 대한 국민의 불신이 극명하게 드러났다. 여기에 대처하지 못하면 제2의 촛불집회는 언제든지 일어날 것이다. ●장 교수 이번 촛불집회의 키워드는 ‘신뢰’다. 촛불집회는 이념이나 정파싸움이 아니었다. 대의제 민주주의의 운영자들에 대한 불신이었다. 그러나 한편으로 정당지지도는 여전히 한나라당이 1위다. 대통령 지지도가 10%대로 추락했지만 야당 지지도가 올라가지도 않았다. 이를 보면 국민들이 기존 정치를 불신하면서도 대의제를 극복할 마땅한 장치가 없다보니 일정한 기대심리는 갖고 있다는 것이 느껴진다. 대의제의 딜레마인 셈이다. ●류 교수 학계에서도 대의제 민주주의에 대한 논의가 있었다. 정당정치를 복원해야 한다는 의견과 직접민주주의를 강화해야 한다는 논의의 줄기가 있었는데, 결국 바람직한 것은 대의민주주의를 대체하는 것이 아니고 대의민주주의의 단점을 보완하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는 것이다. ●장 교수 모든 것을 대의제로 수용하려는 것도 중요하지만 대의제를 대체할 다른 장치에 대한 구상을 해야 한다는 반론도 있다. 국민들의 분출하는 요구를 제도가 수용 못하지 않나. 이명박 정부 들어 여대야소가 만들어졌고, 특히 처음으로 개헌세력도 생성됐다. 이런데도 의회에 맡겨라 하는 게 옳은 것인가. 의회정치의 한계가 있다. ●윤 교수 촛불집회를 통해 얻은 소득은 우리 사회의 문제들이 적나라하게 드러났다는 것이다. 한국 대의제는 물론 정당·언론 등 매개집단들이 극명한 한계를 보였다. 또 하나는 커뮤니케이션의 문제다.‘롱테일 네트워크’라는 새로운 소통방식을 통해 나오는 여론을 어떻게 대의제에 반영할 수 있을지 고민하는 것이 우리의 숙제다. 하지만 제도권에서 이를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 ●류 교수 운동권도 마찬가지다. 광우병 대책회의도 집회를 이끌어 나가는 게 아니라 따라가기에도 바쁘다. 그쪽도 집회 현장에서 무엇이 왜 벌어지고 있는지 이해하지 못하는 것이다. ▶서울시 교육감 선거에 촛불 민심이 반영되지 않았는데. ●류 교수 두 가지로 생각해볼 수 있다. 첫 번째로 각 가정에서 정치적인 의사소통이나 대화가 부족했을 가능성이다. 중·고생들이 촛불 바람을 먼저 불러일으켰는데, 그것이 부모들에게까지 미치지 못했다. 두 번째로 투표에 참여해 봤자 나의 의사가 반영되지 않는다는 무력감 내지는 참여효용이 없다는 판단에서라고 본다. ●윤 교수 참여 효능감 측면에서 봐야 한다. 국민들은 제도권 정치에 대한 불신이 있어 투표로 내 의사를 표출해도 그것이 변화를 가져온다고 기대하지 않는다. 이보다는 차라리 온라인에서 본인들의 의견을 올리는 것이 참여의 경험과 효능감이 높다고 판단하는 것이다. 더이상 투표가 정치참여의 가장 중요한 수단이 아닌 것이다. 또 국민들은 지난 10년 동안 모든 사회문제를 이념 문제로 환원하는 이념갈등에 피로감을 느꼈을 것이다. 이런 점은 앞으로 약해질 것으로 본다. ●류 교수 이번 촛불집회가 단순히 편가르기의 장이 아니고 우리에게 무슨 의미가 있었는지 현상을 규명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프랑스에서 시작된 68혁명을 다룬 다큐멘터리를 보면 당시 분열구조는 우리보다 심했다. 상대방을 빨갱이라 부르고 미국의 적이라고 몰아붙이기까지 했다.1970년대 전반까지 계속된 이런 갈등 속에서 미국 의회는 68혁명에 대한 진상조사위원회를 꾸리게 된다. 누군가를 처벌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사회적 의미를 파악하기 위함이다. 위원회는 보고서에서 “68혁명에 대처하는 우리의 방식이 잘못됐다. 우리가 분열세력이라고 몰아붙였던 이들을 건전한 방향으로 수용해 이들의 순수와 열정을 국가발전의 원동력으로 써야 한다.”고 평가했다. 지금 우리의 상황이 이때와 매우 유사하다. 우리도 정부와 정치권, 시민사회 등 각계각층이 모여 왜 촛불집회가 일어났고 집회의 핵심 의미가 무엇이었는지,2008 촛불집회에 대한 최종 보고서인 ‘촛불 백서’를 만들어야 한다. 그것이 현상을 규명하고 사회의 위기를 슬기롭게 극복하는 방안이 될 수 있다. ●장 교수 나는 이번에 촛불집회에 참가한 10대들이 투표권을 가질 5년 뒤쯤이 궁금해진다. 촛불집회는 청소년들의 정치활동에 관한 한 실험적 장이었다. 그동안 한국 사회에서 청소년들이 독자적으로 정치집회를 한 적은 한 번도 없었다. 그러나 올해 5월∼8월 청소년 정치집회가 6차례나 열렸다. 광우병과 교육자율화는 물론이고 공기업 민영화에 교육감선거 투표권까지 다양한 의제가 나온다. 이 세대는 한국사회의 구조적 틀에 갇혀서 자력갱생에 허덕이는 ‘88만원 세대’와는 다른 가능성을 보여준다. ●류 교수 다음번 대선과 총선이 있는 4∼5년 뒤엔 지금 10대가 유권자로 들어온다. 그때 이들을 수용하는 장치를 만들지 못하면 이들은 다른 방식으로 제도권을 뛰쳐나갈 것이다. 이렇게 되면 진짜로 대의제의 위기가 된다. 지금의 10대는 옛날과 전혀 다르다. 이것을 이해하지 못하면 5년 뒤 우리나라 정치는 망가진다. ▶정부와 국민간 미래지향적 소통구조를 어떻게 구축할 수 있을까. ●류 교수 촛불집회가 일어난 근본 원인은 아날로그 정치와 디지털 정치가 서로 접점없이 부딪친 것이다. 청와대에서는 광우병에 대한 기본적인 팩트를 제시하는 등 나름대로 대응하려 했으나 홈페이지를 열어놓고 기다리기만 했지 적극적으로 찾아다니면서 논쟁하려는 노력이 없었다. 이것이 단순히 기술에 대한 이해 부족이냐, 정부의 의지냐가 문제인데 둘 다였다고 본다. ●장 교수 세계적으로 정부가 ‘다운사이징(규모 축소)’되지만 다뤄야 할 의제는 많아졌다. 정부가 모든 사안을 독단적으로 결정할 수 없으니 ‘거버넌스(governance)’라는 개념이 등장한다. 이해당사자가 모두 참여해 결정을 내리는 수평적인 네트워크의 개념이다. 시민도 공동의 정책결정자이니 함께 결정하자는 것이다. 이명박 리더십의 입장에서 보면 이게 일견 비효율적일 수도 있다. 그래도 한국 사회가 민주화되면서 수직적인 거번먼트(government)가 수평적인 거버넌스로 이행돼 왔는데 이명박 정부에서 다시 예전 방식으로 돌아가 버렸다. 국민들을 공동의 정책결정자로 이해해줘야 한다. 그게 이명박 정부에서 볼 때 비효율적인 패러다임으로 보이더라도 그것을 수용해야 한다. 또 청와대 블로거나 신문고 등 정부가 구축한 소통공간을 거버넌스를 구현하는 공간으로 만들어야 한다. ●류 교수 소통공간 얘기를 하셨는데, 예를 들어 서울시는 천만상상 오아시스나 희망제작소 등이 있다. 여기 오는 사람들의 효능감이 상당히 좋다. 근데 기존의 정부가 마련한 공간을 보면 넌 떠들어라, 난 간다 이러면 다음번에 안들어간다. 다음번에 욕이나 하고 나오고. 새로운 공간을 만드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미 있는 공간을 진정성 있게 활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윤 교수 미 백악관 사이트만 봐도 국민들과의 대화를 여러 패턴으로 한다. 실시간 채팅을 한다. 백악관만 해도 사실상 게시판이 없는데. 우리는 순전히 게시판 문화다. 게시판이 온라인 공간 소통이나 토론을 망쳐 놓는다고 본다. 전부 진정성 없이 겉무늬로만 여론 수렴하고 참여를 활성화시킨다. 이런 게 오히려 온라인을 망쳐 놓았다고 본다. ▶정치권에서는 인터넷 규제나 야간집회 허용 등 상반된 입법 움직임이 있는데. ●류 교수 ‘여론 사이드카’등의 정책 얘기를 들으면 정부가 현상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다는 생각이 든다. 지금 네티즌들은 다음 아고라에서 댓글 삭제하면 구글이나 유튜브 등으로 ‘사이버 망명’을 한다. 빠져나갈 수 있는 공간이 기술적으로 존재한다. 입법자보다 누리꾼들이 더 잘 안다. 이러니 누리꾼들이 볼 때 기가 막힌 거다. ●장 교수 모든 미디어는 표현에 대한 사회적 책임을 진다. 인터넷도 마찬가지다. 다만 인터넷이 다른 미디어와 다른 것은 메시지 생산자가 아니라 일종의 컨버전스적 성격을 띠고 있다는 점이다. 그래서 더 조심스럽게 다룰 필요가 있다. 그런데 현재 인터넷에 대한 정부 규제는 일반적으로 다른 자유민주주의 국가에서 행해지고 있는 것과 다르다. 특히 인터넷은 다른 미디어와 함께 방송통신위의 규제를 받는다. 이번에도 보면 방송통신위에서 댓글 삭제 압력을 가하지 않나. 방송통신위 자체가 정부기구인데 정부기구가 인터넷에 직접 명령권을 행사하면서 규제하는 경우는 드물다. ●윤 교수 온라인 문제를 규제·처벌 등 부정적인 방식으로 접근하는 것이 아니라 정반대로, 즉 온라인은 이렇게 작동해야 한다는 모델을 보여줘야 한다. 외국 사례를 보면 굉장히 다양한 온라인 토론 사례가 있다. 토론을 관장하는 사회자와 토론의 규칙이 필요하다. 양쪽 시각을 고루 반영하기 위해서다. 이렇게 외국은 온라인 토론을 하는 장치와 제도와 룰을 만들어서 운영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청와대든 포털이든 게시판이라는 공간만 주지 책임지고 잘 운영할 생각은 하지 않는다. 이런 면에서 포털의 책임도 있다. 포털은 대개 플랫폼만 제공하는 것뿐이라고 얘기하는데 요즘 가장 중요한 것이 플랫폼이다. 네이버나 다음 등은 사이버 공간을 진짜 토론이 이뤄질 수 있도록 인력을 투입해야 한다. 최소한 다음 아고라에 있는 수많은 게시판 중 하나라도 모델 케이스로 운영한다면 네티즌도 그렇고 정치권에서도 그렇고 배움이 가능할 것이다. ▶촛불집회가 우리에게 남긴 것은 무엇인가. ●류 교수 촛불을 인위적으로 끄려고 하면 꺼지지 않는다. 근본적인 불신의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촛불은 다시 나올 것이다. 불신의 구조를 해결해야 한다. ●윤 교수 촛불을 정치과정의 하나로 받아들여야 한다. 촛불의 민심이 상시적으로 정책결정과정 등에서 투입될 수 있는 채널을 만들어야 한다. ●장 교수 이번을 기회로 대통령의 리더십에 의존하는 불확실한 정치구조가 아니라 안정적인 정치구조를 만들 수 있는 제도적 보완을 해야 한다. 합법적으로 선출된 권력이기 때문에 모든 권한을 위임받는 것은 아니다. 특정 리더십에 온 사회가 의존하는 대통령제의 약점을 보완해야 한다. 헌법개정 논의가 필요하다. 정리 김민희기자 haru@seoul.co.kr
  • 서울 세계철학대회 폐막

    제22차 세계철학대회가 5일 오후 서울대에서 열린 폐막식을 끝으로 일주일간의 장정을 마무리했다. 이날 폐회식에는 이명현 한국조직위원회 의장, 피터 켐프 국제철학연맹회장을 비롯해 엔리케 뒤셀 멕시코 메트로폴리탄대 교수 등 700여명의 세계 철학자들이 참석했다. 이명현 의장은 폐회사를 통해 “이번 대회가 새로운 문명을 위한 새 철학의 씨앗을 뿌리는 창조적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오늘의 철학을 다시 생각한다’를 주제로 열린 이번 철학대회는 104개국에서 2600여명의 철학자들이 참석,1370여편의 논문을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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