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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열린세상] 대선 정국과 영웅의 조건/박상익 우석대 역사교육과 교수

    [열린세상] 대선 정국과 영웅의 조건/박상익 우석대 역사교육과 교수

    여름 휴가철인 데다 올림픽까지 겹쳐 소강 국면에 접어들 법도 하건만 정치 지형은 좀처럼 요동을 멈추지 않는다. 후보군이 각축을 벌이는 뜨거운 대선 정국에 한 권의 역사책이 떠오른다. 머콜리와 더불어 19세기 영국 최고의 역사가로 손꼽히는 토머스 칼라일의 ‘영웅 숭배론’이다. 서양 인물들의 전기를 모아 놓은 ‘위인 열전’ 또는 ‘인물 서양사’라고 할 수 있는 이 책은 19세기 서양 최고의 베스트셀러에 속했다. 하지만 제목이 문제였다. 영웅에 대한 맹목적 숭배와 절대적 복종을 연상케 하는 제목 때문에 칼라일은 20세기 접어들어 지독한 오해를 받았다. 1930년대에는 ‘총통(히틀러) 숭배’의 원조로 매도당할 정도였다. 먼저 ‘영웅’이 말썽이었다. 서양이건 동양이건 영웅이라 하면 대뜸 말 타고 칼 휘두르는 군사적 영웅을 연상하기 마련이다. 물론 이 책에는 두 명의 군인(나폴레옹과 크롬웰)이 등장한다. 하지만 그 밖의 인물들, 즉 단테, 셰익스피어, 루터, 존 녹스, 루소, 로버트 번스(‘올드랭사인’을 쓴 시인) 등에게서는 군사적 영웅의 이미지를 찾으려야 찾을 수 없다. 그들은 뛰어난 자질을 지닌 ‘위인’이었을 뿐이다. 실제로 칼라일 자신도 영웅을 위인과 동의어로 섞어 쓰고 있다. 제목이 오해를 자초한 측면이 있다. 딱한 노릇이다. ‘숭배’도 마찬가지다. 사전적 정의로 숭배란 막강한 권능을 가진 신적 존재를 우러러 공경한다는 뜻이다. 그런데 칼라일은 숭배를 단지 ‘존경’이란 의미로 썼을 뿐이다. 이 점은 독일 철학자 니체와 비교해 보면 차이가 분명히 드러난다. 니체는 저서 ‘권력 의지’에서 초인과 범인(凡人)의 특징을 ‘의지’와 ‘무(無)의지’로 구분하고, 초인과 범인을 ‘상반된’ 속성을 지닌 사람들로 간주했다. ‘의지’의 초인이 깃발을 흔들면 ‘무의지’의 범인은 동화 속 피리 부는 사나이를 따라나선 수천 마리 쥐처럼 우르르 몰려간다. 이와 대조적으로 칼라일은 영웅과 추종자가 상반된 속성을 가진 것으로 보지 않았다. 양자는 같은 속성을 지닌 사람들이다. 유유상종(類類相從)이란 말처럼 둘의 차이는 ‘정도’의 차이다. 영웅은 진정성을 지닌 위인이었다. 그 영웅을 알아보고 추대하려면 추종자 역시 진정성을 가진 사람이어야 했다. 물론 영웅은 추종자에 비해 진정성의 빛이 한층 강렬하고 뜨겁다. 하지만 추종자 내면에도 영웅과 같은 진정성이 있기에 영웅에게서 동질감을 느끼고 지지하게 된다. 칼라일에 따르면 영웅은 ‘다른 모든 사람들이 표현할 수 있을 듯하면서도 하지 못해 애태우던 것’을 표현해 주는 인물이다. 다시 말해 영웅은 대중의 내면에 감춰진 욕구와 시대정신을 읽어 낼 줄 아는 소통의 달인이다. 추종자가 영웅에게서 느끼는 감정은 진정성에 대한 찬탄과 감동이다. 영웅과 추종자의 관계는 결코 정치적 지배, 예속의 관계가 아니다. 칼라일은 영웅의 주변 세계에 대한 영향력을 설명하기 위해 영웅을 ‘광명의 원천’에 비유했다. 그러나 그 빛은 주변 세계를 아무런 장애 없이 밝힐 수 있는 무제한의 능력이 아니다. 광명이 빛을 어떻게 퍼뜨리는가 하는 것은 그것을 받아들이는 추종자의 마음에 달려 있다는 것이 칼라일의 일관된 입장이다. 따라서 수많은 작은 영웅들로 가득 찬 세계에서라야 진정한 영웅 숭배도 가능하다고 봤다. 칼라일이 생각한 이상 사회는 ‘영웅들로 가득 찬 세계’였다. 칼라일이 말한 ‘추종자’는 자율적 인격을 지닌 근대적 개인이라고 할 수 있다. 특정인을 덮어 놓고 맹종하는 ‘빠’가 아니다. 한국 사회는 감동에 목마르다. 정치가 재앙이 되고 기성 정치권이 ‘가장 도둑적인 정권’으로 조롱받는 현실에 절망한 대중은 대낮에 등불을 들고 사람을 찾아 헤매던 디오게네스의 심정이다. 소명으로서의 정치를 펼쳐 줄 지도자, 진정성을 가지고 공익에 헌신해 줄 지도자에 대한 갈급함이 바야흐로 폭발 직전이다. 대중의 타는 목마름을 해소해 줄 비전과 정책을 제시할 지도자, 진정성으로 감동을 안겨 줄 소통의 달인이 12월의 승자로 우뚝 설 것이다. 물론 여기에는 조건이 있다. 지역과 이념에 갇힌 ‘빠’이기를 거부하는 유권자가 절대 다수여야 한다는 것이다.
  • 롯데百 콘서트 같은 ‘젊은 입사식’

    롯데百 콘서트 같은 ‘젊은 입사식’

    “어리석은 세상은 너를 몰라…뜨겁게 꿈틀거리는 날개를 펴 날아올라 세상 위로~” 지난 7일 서울 영등포 소재 롯데백화점 인재개발원 대강의실. 엄숙한 강연이 주로 열렸던 이곳에서 귀가 찢어질 듯한 록 음악이 울려 퍼졌다. 무대에서 끼를 발산한 이들은 롯데백화점의 상반기 신입사원들로, 이날의 행사는 다름 아닌 입사식이었다. 굳은 표정으로 사가(社歌)를 불렀던 과거와 달리 흥겨운 콘서트장을 방불케 했다. 록밴드 공연에 이어 신입사원들은 입사 후 30년 뒤를 그린 상황극에서 연극배우로, 댄스타임 때는 춤꾼으로 종횡무진했다. 신헌 대표를 비롯한 임직원들은 딱딱한 어깨를 풀고 박수와 환호로 무대에 화답했다. 롯데백화점이 콘서트 형식의 입사식을 치른 것은 창사 이래 처음. 기획부터 연출, 공연까지 모두 신입사원에 의해 이뤄진 새 입사식은 사내에서도 화제가 됐다. 교육 프로그램도 바뀌었다. 지루한 강의실 교육에서 탈피해 신입사원들에겐 홍대 앞, 가로수길 등을 다니며 보고 느끼라는 ‘숙제’가 더 많았다. 이런 움직임은 “젊고 패션이 강한 백화점을 만들기 위해선 시작부터 달라야 한다.”는 신 대표의 주문에 따른 것이다. 롯데백화점이 ‘젊은 DNA’를 강조하는 데는 이유가 있다. 불황으로 소비 트렌드가 변화하는 가운데 특히 지갑이 얇은 젊은 세대들이 백화점은 ‘비싸기만 하고 개성 없는 상품만 있는 곳’으로만 인식해 외면하는 추세가 고개를 들고 있어서다. 미래의 잠재적 소비자를 잃는다는 것은 현재의 부진이 구조적으로 장기화할 수 있다는 우려를 불러 일으키기에 충분하다. 따라서 롯데백화점은 현재 젊은 소비자들의 눈에 들기 위해 ‘주름살’ 제거에 한창이다. 걸그룹 ‘소녀시대’로 모델을 바꾼 것을 시작으로 영플라자도 더욱 젊게 가꾸기 위한 재단장에 돌입했다. 박상숙기자 alex@seoul.co.kr
  • “통진당 해산·새 진보정당 창당”

    통합진보당 신당권파가 12월 대선 이전 새로운 진보 정당을 창당하기로 했다고 6일 밝혔다. 이를 위해 통진당의 해산을 추진중이다. 강기갑 대표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버리지 않으면 얻을 수 없고, 비우지 않으면 채울 수 없다.”며 “새로운 대중적 진보 정당의 길은 10년 진보 정당의 역사와 가치를 부정하는 것이 아니라, 10년의 성과는 계승하고 구태와는 결별하는 창조적 파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지금 진보 정치의 재건을 위해서는 사즉생의 각오만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당 지도부는 조만간 당내외 신당권파 인사들로 ‘혁신진보정치 모임’(가칭)을 꾸려 새 정당 창당 준비 작업을 진행하기로 했다. 신당권파는 구당권파인 이석기·김재연 의원의 제명안이 부결된 이후 ‘탈당에 뒤이은 분당’을 검토해 왔으나, 이 방식으로는 신당권파 성향의 박원석·정진후·서기호 비례대표 의원 등이 의원직을 상실하기 때문에 당을 해산하는 방식을 선택했다. 그러나 해산 과정에서도 신·구 당권파 간의 대결은 불가피해 보인다. 통진당 당헌·당규는 당을 해산하려면 당원 총투표를 실시, 당원 3분의2 이상의 동의를 받도록 하고 있다. 통진당의 인적 구조상 구당권파가 동의하지 않으면 해산은 이뤄지지 않는다. 이현정기자 hjlee@seoul.co.kr
  • 신아람 “銀 좋지만 ‘1초 한’ 하나도 안 풀려”

    스코어보드에 25-39가 찍힌 뒤, 신아람(26·계룡시청)은 오른손에 잔뜩 준 힘을 풀었다. 동시에 온몸에서 긴장이 스르르 풀렸다. 정효정(28·부산시청)과 최인정(22·계룡시청), 최은숙(26·광주 서구청)이 피스트로 달려와 얼싸안았다. 잘했다고, 그동안 수고 많았다고 서로의 어깨를 두드렸다. 4일(현지시간) 런던 엑셀 사우스 아레나에서 열린 여자 펜싱 에페 단체전 결승. 한국 대표팀은 중국에 져 은메달을 땄다. ‘신아람 파문’을 극복하고 여자 에페 단체전에서 처음으로 일궈낸 천금 같은 메달이었다. 그토록 기다리던 메달을 딴 뒤 신아람은 이상하게도 눈물을 비치지 않았다. “기쁠 때는 눈물이 안 난다.”고 했다. 지난달 30일 타이머 오작동이란 어이없는 이유로 결승 진출이 좌절됐을 때, 주저앉아 펑펑 울던 것과 대조적이었다. 이날 시상대에 올라간 것으로 한이 좀 풀렸느냐고 물으니 “하나도 풀리지 않았다.”는 답이 돌아왔다. “(개인전) 메달과는 별개다. 혼자 따는 것보다 같이 따는 것이 좋으니 둘 중 하나를 선택하라고 하면 단체전 메달이겠지만….”이라며 희미한 미소를 지었다. 여전히 그날의 악몽은 신아람을 떠나지 않고 있었다. 8시간은 너끈했던 수면 시간은 4시간을 밑돌고, 밥은 넘기려 해도 넘어가지 않는다. 단체전 경기는 마시는 건강보조식품으로 겨우 버티며 치렀다. “동료들과 같이 있을 땐 티를 안 내지만 밤에 혼자 있을 때는 항상 그날 생각을 한다. (4번째 찔리기 전) 그 1초 동안 내가 어떻게 대처했어야 할까. 머릿속에서는 항상 그 장면이 돌아간다.” 공동 은메달이니, 특별상이니 하는 제안들이 나오는 것도 그녀를 힘겹게 한다고 했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공동 은메달을 거부했다는 기사를 보고 내 이름으로 은메달을 따야겠다고 마음먹었다. (국제펜싱연맹이) 특별상도 준다는데, 내가 그 상을 받을 정도로 특별한 게 없는 것 같은데 왜 주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아람이 일로 더 뭉치게 됐다. 꼭 메달을 따서 뭔가 보여 주고 싶었다.”는 동료들과, “아람이에게 고맙다.”고 말하는 심재성 코치는 신아람의 가장 큰 우군. 심 코치는 “나도 잠을 못 잤는데 아람이는 오죽하겠느냐. 나도 아직 한이 안 풀린다.”면서 “그 일로 인해 아람이가 팀 분위기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잘 털어내고 열심히 해줬다.”고 칭찬했다. 런던 김민희기자 haru@seoul.co.kr
  • 편의점들 매출 두자릿수 신장

    경기 불황이 장기화하고 있는 데도 주요 편의점 업체들은 두 자릿수 매출 신장률을 기록하며 승승장구하고 있다. 지갑이 얇아진 소비자들이 대량구매는 자제하는 대신 인근 편의점에서 필요한 것을 소량구매하는 소비양상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3일 편의점 업계에 따르면 국내 주요 편의점의 상반기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0%가량 늘어났다. 업체별 매출 증가율을 보면 세븐일레븐이 22.6%로 가장 높고, CU(옛 훼미리마트)가 20.3%, GS25가 19.3%를 기록했다. 극심한 소비침체로 상반기에 ‘마이너스’ 성장을 겨우 모면했던 백화점, 대형마트와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업계는 편의점이 소용량 생필품을 주로 판매하기 때문에 불황의 영향이 크게 미치지 않은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불황이 닥치면 소비자들은 백화점과 대형마트 쇼핑을 자제하는 대신 식품 등 생활필수품을 조금씩 구매하기 위해 인근 소매점을 많이 찾는다는 것이다. 여기에다 급증하는 1인 가구 증가도 편의점 매출 증가에 한몫했다. 상반기 도시락, 간편가정식 등 식사 대용품의 판매가 크게 늘었다. 세븐일레븐에서 도시락 판매는 84.4%, 즉석면류가 64.5%, 즉석 국·수프는 50.3% 증가했다. CU에서도 도시락 매출이 24.6%, 라면은 20.6% 늘었다. 박상숙기자 alex@seoul.co.kr
  • [시론] 세상에 없는 미래가 온다/정지훈 명지병원 IT융합연구소장

    [시론] 세상에 없는 미래가 온다/정지훈 명지병원 IT융합연구소장

    미국발 금융위기가 유럽으로 번져 나가던 2008년 가을, 영국의 엘리자베스 여왕은 왜 금융위기가 발생했고 경제학자들은 무엇을 하고 있었는지를 공개적으로 질문한 적이 있다. 몇 달 후 영국 왕립학술원의 경제학자들은 여왕에게 ‘금융위기를 제대로 분석할 수 없었던 무능력’을 인정하고 창의성과 사회 현안에 무심했던 경제학자들의 집단사고를 자책하는 편지를 보냈다. 이는 현대경제학과 사회철학이 근본적으로 변하는 시기에 들어갔음을 보여준 상징적인 사건이다. 2011년을 강타했던 미국의 ‘월스트리트를 점령하라’(Occupy Wallstreet) 운동이 있을 당시 매사추세츠 주립대 애머스트 캠퍼스 경제학과 교수들은 ‘경제학을 점령하라’(Occupy Economics)라는 동영상을 통해 보통 사람들을 위한 경제, 생태친화적인 경제, 그리고 미래지향적인 경제시스템을 건설하려는 새로운 비전을 만들기 위해 노력할 것을 선언했다. 문제는 현재의 이런 전반적인 경제 위기가 구조적인 성격을 가지고 있다는 점이다. 중산층이 붕괴되고, 빈부 격차가 확대되는 현상이 전 세계에서 일어나고 있다. 돈을 풀어도 그 돈의 대부분은 금융회사로 흘러 들어가고, 일자리는 늘지 않았으며, 세계 경제 위기의 책임자들은 처벌을 받기는커녕 요직을 차지하고 권력을 휘두른다. 초기에는 미국의 상황이 가장 좋지 않았지만, 미국의 부실을 전 세계가 떠안으면서 이런 구조적 문제점이 글로벌화하고 있다. 그리스와 포르투갈 등 남부 유럽 국가들이 흔들리면서 전체 유로존이 흔들리는 상황이 되자 그동안의 침체를 상쇄했던 중국과 우리나라를 포함한 아시아의 신흥국에도 여파가 미치기 시작했다.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조지프 스티글리츠 미국 컬럼비아대 교수는 ‘월스트리트를 점령하라’ 시위 현장을 찾아 “월스트리트는 손실을 사회화하고 이익은 사유화했다.”는 유명한 말을 남겼다. 누리엘 루비니 미국 뉴욕대 교수는 “칼 마르크스가 경고했던 것처럼 자본주의는 내부적 모순과 구조적 한계를 맞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여기에서 중요한 것은 단순히 지금까지의 시스템이 잘못됐다고 비판하고, 불평만 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새로운 시대의 사회철학과 경제시스템을 정립할 때가 되었으며, 이는 우리나라의 중장기적인 미래에 큰 영향을 미치게 될 것이다. 이런 측면에서 차기정부를 구성할 사람들이 구태의연한 사고방식에서 벗어나 보다 미래지향적이고 시대변화를 역행하지 않으면서도 이로 인한 부작용을 최소화하는 여러 정책과 비전을 제시해야 한다. 필 자가 미래의 사회철학과 경제에서 중요하게 바라보는 것은 최근의 정보기술(IT)이 보여준 여러 가지 특성과 이를 활용하는 수많은 디지털 부족이 보여준 가능성이었다. IT를 단순히 효율을 좋게 만들어 사람들에게서 일자리를 빼앗는다고 바라보거나 약간의 편리함과 즐거움을 안겨주는 도구로만 보지 말고, 새로운 사회의 가능성을 끌어내는 인프라로 바라본다면 신(新)성장엔진이 될 가능성은 얼마든지 있다. 오늘날 IT가 우리 사회에 미치는 사회적 영향력은 그 어떤 것보다도 크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IT가 사회에 미치는 영향력이나 그 순작용과 부작용, 그리고 이런 기술이 끌어내는 철학과 사회경제시스템의 변화에 대해서는 생각보다 무지하다. 이제는 IT를 본질적인 사회경제시스템을 바꾸는 커다란 힘이라는 차원에서 바라볼 필요가 있다. IT를 적절하게 받아들이고 적용하면 현재 우리가 영위하는 사회경제시스템을 발전적으로 혁신할 수 있지만, 잘못 대응하면 안정성이라는 측면에서 커다란 대가를 치러야 하며, 이런 격랑 속에 너무나 많은 사람이 엄청난 고난을 겪어야 할지도 모른다. 그렇기 때문에 대안으로서의 미래 사회철학과 경제시스템 변화에 대한 목소리를 듣고, 이를 적당하게 받아들이면서도 기존의 사회시스템의 불안정성을 최소한으로 하는 균형의 지혜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점이다.
  • ‘무폴’보다 비싼 알뜰주유소

    서울 시내 알뜰주유소 5곳 중 한 곳인 금천구 시흥1동 H주유소. 이 주유소는 31일 보통휘발유를 ℓ당 1929원에 판매하고 있다. 그러나 인근의 한 무상표 자영(무폴) 주유소의 휘발유 가격은 1899원이다. 정유사 폴을 달고 있는 다른 셀프주유소들에서도 1910원대에 주유를 할 수 있다. 이름에 ‘알뜰’이라는 수식어를 붙였지만 현실과는 거리가 있는 셈이다. 정부가 기름 값 안정을 위해 도입한 알뜰주유소 휘발유 가격이 전국 10개 광역시도에서 무폴 주유소보다 비싼 것으로 파악됐다. 이날 한국석유공사가 국회지식경제위원회 이채익(울산 남구갑)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전국 15개 광역시도(제주도 제외, 25일 기준) 가운데 10곳에서 알뜰주유소의 평균 휘발유 판매가격이 무폴보다 비싼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지역은 서울, 부산, 대구, 광주, 대전, 강원, 전북, 전남, 경북, 경남 등이었다. 특히 서울 무폴 주유소의 평균 휘발유 가격은 ℓ당 1893.77원이지만 알뜰주유소는 이보다 0.94원 비싼 1894.71원이었다. 대전에는 알뜰주유소가 무폴 주유소보다 37.74원 비싼 1903.20원에 팔았다. 경유 역시 대구, 광주, 대전 등 11개 광역시도에서 알뜰주유소가 더 비쌌다. 알뜰주유소는 SK에너지·GS칼텍스·현대오일뱅크·S-오일 등 정유 4사보다는 대체로 싸게 팔았지만 일부 상표보다 비싸게 파는 지역도 휘발유는 6곳, 경유는 4곳 있었다. 이채익 의원은 “무작정 알뜰주유소만 늘릴 게 아니라 정유사의 독점적 구조를 깨는 등 구조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 정유업계 관계자는 “알뜰주유소는 일반 주유소보다 ℓ당 40원 정도 저렴하게 석유제품을 공급받고 있지만 무폴 주유소는 현물시장 등에서 100원 이상 싸게 살 수도 있다.”면서 “알뜰주유소들이 당초의 도입 취지와 달리 가격을 인근 지역과 비슷하게 올리는 것도 원인”이라고 덧붙였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신규 순환출자 금지·가공의결권 제한”

    “신규 순환출자 금지·가공의결권 제한”

    새누리당이 재벌 개혁의 일환으로 신규 순환출자를 금지하고 ‘가공의결권’을 제한하는 방안을 추진키로 했다. 가공의결권은 대주주가 직접 주식을 갖고 있지 않지만 자회사 등을 통해 지분을 소유하면서 생긴 의결권을 뜻한다. 대주주는 순환출자 등을 통해 적은 자본으로 기업집단을 지배하는 소유구조를 만들 수 있다. 그동안 과도한 순환출자가 대기업의 경제력 집중을 심화시켜 중소기업 성장, 신규기업 창업을 구조적으로 제한하는 장벽이라는 지적이 이어져 왔다. 새누리당 경제민주화실천모임은 31일 재벌의 순환출자 구조와 관련해 신규 순환출자를 금지하는 한편 가공의결권을 제한하는 방향으로 8월 초 관련 법안을 발의키로 했다. 당의 총선 공약이자 올해 대선의 핵심 화두인 경제민주화 ‘3호 법안’이 될 전망이다. 모임 소속 의원들은 오전 여의도연구소에서 모임을 갖고 “순환출자를 강제 해소하거나 매각을 명령하는 것보다 가공의결권을 제한하는 방안이 더 합리적·효과적 방향”이라는 데 의견을 모았다고 모임 대표인 남경필 의원이 전했다. 남 의원은 “가공의결권 제한 수준, 방식에 대해 추가 검토를 거쳐 8월 초 관련 법안을 발의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공정거래위원회 자료에 따르면 현재 총수의 지분이 없는 계열회사는 1349개로 전체의 86.2%에 해당한다. 당내에선 순환출자 전면금지에 대한 방안도 논의됐지만 실효성이 미미하다는 지적에 따라 신규 순환출자는 금지하되 기존 출자분에 대해서만 부풀려진 의결권을 제한하는 쪽으로 주력하기로 했다. 참석 의원들은 “야권이 주장하는 순환출자 전면 금지는 위헌 가능성이 있고 주식시장 붕괴로 일반 투자자에게까지 피해를 줄 수 있다.”는 데 인식을 같이한 것으로 전해졌다. 모임은 후속 법안으로 집단소송제 및 징벌적 손해배상제의 적용범위를 확대하는 공정거래법 개정안을 준비 중이다. 현재 공정거래법 및 하도급법에만 관련 규정이 있지만 이를 전 분야로 확대하자는 취지다. 출자총액제한제 재도입, 금산분리 강화에 대해서는 의견을 더 수렴하기로 했다. 새누리당의 경제민주화 정책들은 유력 대선주자인 박근혜 경선 후보 캠프의 재벌개혁 공약과도 궤를 같이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개혁안의 실효성을 놓고선 이견이 감지되면서 경제민주화 정책의 강도가 어느 정도까지 높아질지 관심이 모아진다. 앞서 새누리당은 횡령·배임죄를 저지른 재벌 총수에게 집행유예를 금지하는 경제민주화 1호 법안, 재벌 일감 몰아주기를 금지하는 2호 법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당 관계자는 “일단 재벌개혁에 손을 댄 이후 순차적으로 세제, 노동의 순으로 개혁 법안들이 옮겨 갈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재계는 이날 새누리당의 법안 추진에 대해 ‘난센스’라는 반응을 보였다. 우리나라 대규모 기업집단 운영 체제나 주식회사 제도의 특성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데다 가공의결권이라는 신조어를 앞세워 오히려 시장 불안을 부추기고 있다는 지적이다. 배상근 전국경제인연합회 경제본부장은 “소수 지분만으로 경영권을 갖는 것은 주식회사 체제에서 자연스러운 현상”이라면서 “가공의결권을 인정하지 않으면 지분을 100% 확보하지 않는 이상 지분 투자만 가능해 결국 외국인 투자자의 외면 등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재연·이두걸기자 oscal@seoul.co.kr
  • 정부 “中수감 한인 625명 가혹행위 조사”

    정부 “中수감 한인 625명 가혹행위 조사”

    외교통상부가 중국에 수감돼 있는 우리 국민 625명의 구금 실태에 대한 전수조사에 나서겠다고 31일 밝혔다. 중국 국가안전청에 구금돼 114일 만에 풀려난 북한 인권 운동가 김영환씨가 전기고문 등 가혹행위를 당했다고 밝힌 뒤 한국과 중국이 전기고문 여부에 대해 ‘진실게임’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나온 방침으로, 김씨 구금 및 고문 논란으로 촉발된 한·중 양국의 외교적 긴장이 정면충돌로 치닫고 있다. 외교통상부는 수감 중인 국민 625명에 대해 영사 면담을 실시하는 방안을 중국 정부에 요구할 방침이다. 그러나 중국 정부가 우리의 전수조사 요구에 순순히 응할지는 미지수다. 조태영 외교통상부 대변인은 31일 브리핑에서 ‘김영환씨 고문 피해 진술 관련 성명’을 발표하고 “우리 정부는 이 사안을 인지한 직후부터 중국 측에 진상 조사와 그에 따른 사과 및 책임자 처벌, 재발 방지 등을 엄중히 요구했으며, 그 후에도 지속적으로 문제 제기를 해 오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중국은 고문방지협약의 당사국으로서 이 협약의 정신에 따라 (김씨 고문에 대한) 철저한 진상조사를 할 것을 다시 한번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조 대변인은 특히 “정부는 현재 중국 내 수감 중인 모든 우리 국민들에 대해서도 추가 영사면담을 통해 가혹행위 여부를 파악해 그 결과에 따라 필요한 조치를 취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외교부가 김씨 사건을 계기로 중국 내 수감자에 대한 영사면담 등 추가 조치를 꺼내든 것은 중국 측이 김씨 사건에 대해 모르쇠로 일관하며 비협조적인 자세를 보이자 초강수로 압박해 중국 측 반응을 끌어내겠다는 의도로 보인다.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정권교체기 ‘1급·임원 승진’ 꺼린다

    정권교체기 ‘1급·임원 승진’ 꺼린다

    공직사회에 정권교체기 증세가 곳곳에서 감지되고 있다. ‘공무원의 꽃’이라는 1급이나, 공기업 임원 승진을 달가워하지 않는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정권 초기 1급 승진에 온갖 줄을 대는 것과는 사뭇 대조적이다. 일부 기관에서는 인사요인이 발생해도 어쩔 수 없이 인사를 미루는 현상마저 나타나고 있다. 27일 정부 한 관계자는 “정권교체 몇개월을 남겨두고는 1급 고위직 인사가 사실상 어렵다.”고 말했다. ‘정권 말 1급 승진꺼림 현상’을 설명한 것이다. 1급은 공무원이라면 모두가 부러워하는 선망의 대상이다. 1급은 국가공무원법에서 신분보장 대상에서 제외돼 정권교체기 인사에서만큼은 사실상 정무직 ‘대우’를 받는다. 정권이 바뀌면 대개 ‘일괄 사퇴’ ‘용퇴’ 등의 명분으로 본인의 뜻과 달리 공직을 떠나는 경우가 많다. 정권교체기 인사태풍에서 살아남아도 생명은 오래가지 않는다. 행정안전부의 경우 정권교체기가 되면 본부 실장보다 같은 1급인 광역단체의 부단체장 자리가 오히려 상종가를 누린다. 정권이 바뀐다 해도 단체장의 의지에 따라 인사대상에서 제외될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시도 부단체장 가운데 임명된 지 1년이 넘은 사람은 경기·대전·울산 등 10곳에 이른다. K부지사는 다음 달 만 2년이 된다. 정부 외청의 사정도 마찬가지다. 대전청사의 한 기관장은 “1급인 차장의 교체 필요성이 높아지는데 고민스럽다.”고 털어놨다. 외청의 차장은 재임 1년을 전후해 후속 인사설이 나오는 게 일반적이다. 하지만 최근에는 거론하는 것 자체가 금기시되는 분위기다. 외청 차장은 새 정부가 들어설때 승진하지 못하면 물러나는 것이 관례로 인식되다 보니 차장 승진 의사 타진에 손사래를 치고 있다. 대전청사의 한 고위 공무원은 “외청 차장으로 퇴직해도 특별히 보장된 자리가 없다 보니 당사자뿐만 아니라 기관장들도 인물 발탁에 부담을 가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공기업도 예외가 아니다. 젊고 유능한 간부들이 임원(이사) 승진을 주저하고 있다. 정권이 바뀌면 사장이 당연히 물러나는 것처럼 이사들의 신분도 불안하기는 마찬가지. 설령 교체 대상에서 빠진다고 해도 임기 2년 뒤에는 신분 보장이 되지 않는다. 한 공기업 사장은 “CEO(최고경영자) 입장에서는 젊고 유능한 간부를 주축으로 임원진을 꾸리고 싶지만, 이들이 임원 승진을 꺼리는 바람에 정년이 찬 고참 간부를 임원으로 앉히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최근 한 공기업 임원 승진 대상 간부는 이사 승진을 마다하고 지방 본부장으로 나갔다. 그는 “이사 임기는 2년인데 그나마 정권이 바뀌고 사장이 바뀌면 ‘옛사람’으로 평가돼 정년은커녕 임기도 채우지 못하고 떠난다.”며 “정년 몇년을 남겨두고 임원으로 승진하는 게 최선의 선택”이라고 말했다. 정부대전청사 박승기·서울 김양진 기자 skpark@seoul.co.kr
  • [오늘의 눈] 성범죄 예방의 본질/이영준 사회부 기자

    [오늘의 눈] 성범죄 예방의 본질/이영준 사회부 기자

    경남 통영에서 발생한 초등학생 성폭행·살인사건을 계기로 정부를 비롯, 정치권은 성범죄자 신상정보 공개에 초점을 맞춰 위헌적 소지가 다분한 소급적용 대책을 강구하고 있다. 성범죄 발생 원인의 주요 요인의 하나를 미흡한 신상공개 탓으로 보고 있는 것이다. 성범죄자 얼굴 및 신상 공개가 시민들의 분노를 삭여 주고 범죄를 줄이는 데 효과가 있을 것이라는 기대에서다. 그러나 통영의 범인 얼굴을 미리 알렸다면 한아름(10)양을 구할 수 있었을까. 답은 아니다. 성범죄는 무엇보다 사회적 환경이 문제다. 생계를 위해 밤늦게까지 일하는 젊은 맞벌이의 모습은 일상화된 지 오래다. 어린 자녀들은 마땅히 돌봐줄 곳이 없어 혼자 있다. 아름이도 그랬다. 방과후 학교·취약계층 아동보호 시스템 등이 있기는 하지만 부모처럼 보살피기에는 한계가 있다. 또 정보기술(IT) 강국이지만 주변엔 혜택을 보지 못하는 소외 계층이 적잖다. 도심에서 조금만 벗어나도 취약한 곳이 허다하다. 생계에 바빠서, 컴퓨터를 살 여유가 없어서, 인터넷 선이 닿지 않아서 등의 이유로 인터넷을 마음껏 사용하지 못하는 이들이다. 달동네·쪽방촌은 아직 산업화 단계의 시대에 머물러 있는 것 같다. 이들에게 인터넷을 통한 성범죄자 신상 파악이 얼마나 도움이 될까 싶다. 성범죄는 구조적 문제가 농축돼 있다. 사회·경제·문화 전반에 걸쳐 가장 취약한 부분만 골라 파고드는 가장 악질적인 범죄다. 그런데도 정부가 추진하는 성범죄자 신상공개는 급한 불부터 끄고 보자는 임기응변 식 대응이라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대증요법에 불과하다. 성범죄의 근원적 치유를 위해서는 사회가 안고 있는 현실부터 직시해야 한다. 그래야 사회적 약자를 제대로 배려할 수도, 성범죄도 나름대로 예방할 수 있다. apple@seoul.co.kr
  • 北 김정은, 어린 아내 출산 후에도 일 시키며…

    北 김정은, 어린 아내 출산 후에도 일 시키며…

    북한이 25일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부인으로 전격 공개한 리설주가 지난 2005년 남한을 방문한 적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국가정보원은 26일 국회정보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리설주가 지난 2005년 9월 인천에서 열린 아시아육상대회에 응원단으로 참석한 것을 공식 확인했다.”고 보고했다. 국정원에 따르면 리설주는 1989년생으로 지난 2009년 김 제1위원장과 결혼했다. 일각에서 제기한, 장성택이 중매한 것이 아니냐는 설에 대해서는 확인된 바가 없으며 평범한 가정 출신으로 평양 금성 제2중학교를 나와 중국에서 성악을 전공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정원은 북한이 리설주의 존재를 공개한 이유가 김 제1위원장의 안정적인 면모를 과시하기 위해서인 것 같다고 분석했다. 김정은과 리설주 사이에는 자녀가 1명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국정원은 밝혔다. 지난 2005년 인천 아시아육상대회에 북한은 선수단을 포함해 총 124명을 파견했고, 리설주라는 여성은 청년학생협력단 단원 100명 가운데 포함돼 있었다. 당시 이 소녀는 남측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금성학원 소속 17살(만 16세) 리설주로 자신을 소개하고 국가 예술극단에서 활동하고 싶다는 꿈을 밝히기도 했다. 리설주가 지난 2003년 3월 금강산에서 열린 ‘남북청소년적십자 우정의 나무심기’ 행사에 참석했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인물사진분석 전문가인 조용진 한남대 객원교수는 “북한이 25일 공식 발표한 리설주의 사진과 예술단 공연 사진, 그리고 2003년 금강산에서 찍은 사진을 비교하면 모두 동일인물임에 틀림없다.”고 말했다. 리설주가 김 제1위원장과 어떻게 결혼하게 되었는지도 관심이 쏠린다. 전문가들은 이를 북한의 ‘음악 정치’에 따른 것으로 분석한다. 리설주는 결혼하고 아이를 낳은 이후에도 올 1월까지 은하수관현악단에서 활동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국정원은 밝혔다. 지난해 1월 평양에서 열린 신년 경축음악회에서 북한 가곡 ‘병사의 발자욱’을 불렀던 것으로 전해졌다. 그가 주연급 가수로 일했던 ‘은하수관현악단’은 100여명의 단원으로 구성돼 있으며 이탈리아, 프랑스, 중국 등지에서 유학한 엘리트 연주자와 가수로 구성돼 있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사망 전인 지난해 7월 은하수관현악단 공연을 관람한 뒤 “모든 예술단체들이 따라 배워야 할 본보기”라고 극찬하기도 했으며 김정은을 대동하고 수차례 이 악단 공연을 관람했다. 이는 김 제1위원장과 리설주의 접촉이 쉽게 이뤄질 수 있었음을 시사한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북한에서 음악은 단순한 예술이 아니고 강성대국을 건설하기 위해 주민들을 결속시키는 정치수단”이라며 “북한 고위층과 음악인의 만남은 자연스러운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정성장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김정은의 부인 리설주와 은하수악단에서 독창을 한 가수 리설주는 서로 얼굴 윤곽도 다르고, 치아 모양과 턱살에서 차이점이 많다.”며 리설주가 은하수악단 출신 가수가 아닐 가능성을 제기했다. 그는 또 “조선중앙통신 중문사이트를 보면 김정은 부인 리설주(李雪主)와 가수 리설주(李雪珠)의 한자표기가 다르다.”고 했다. 한편 국가정보원은 이날 정보위원회 비공개 전체회의에서 북한의 리영호 군 총참모장의 해임은 김정은이 군에 대한 통제를 강화하는 과정에서 비협조적 태도를 취한 데 대한 문책성 인사인 것으로 보고했다. 하종훈기자 artg@seoul.co.kr
  • 우뇌형·좌뇌형 재밌네

    우뇌형·좌뇌형 재밌네

    우뇌형 인간, 좌뇌형 인간은 혈액형별 성격 구분 못지않게 심심풀이 땅콩처럼 세인들의 입에 오르내리는 인간 분류법이다. 우뇌는 좀 더 창조적이고 감성적이고, 좌뇌는 기계적이고 이성적이라는 구분이 그것이다. 그걸 진짜 예술가들에게 적용해 본 재밌는 전시가 10월 19일까지 서울 안국동 사비나미술관에서 열리는 ‘브레인-뇌 안의 나’ 전이다. 14명의 작가를 대상으로 뇌 검사를 실시한 뒤 뇌 유형 분류에 따라 작품도 전시해 뒀다. 사람의 뇌 유형은 일단 ‘완전 우뇌형’, ‘강한 우뇌형’, ‘이과 우뇌형’, ‘좌우 뇌형’ 등 4가지로 분류된다. 재밌는 점은 이렇게 작가들의 뇌성향을 분석해 놓고 보니 놀라울 정도로 그가 내놓는 작품의 성향과 잘 맞아떨어진다는 결과를 얻었다는 사실이다. 강경구·강성욱·김준·박형진 같은 이들은 ‘완전우뇌형’으로 나왔다. 직감적인 터치나 원색적인 표현 방식이 도드라졌다. ‘이과우뇌형’은 뭔가 차분하게 자연을 들여다보는 것을 좋아하는 스타일로 김덕영, 김병호, 박재환, 장준석 등이 꼽혔다. ‘완전우뇌형’과 가장 거리가 먼 ‘좌우뇌형’은 미술작품을 과학의 접근방법으로 풀어내는 경우가 많았다. 정영훈, 이일호, 남경민 등이 여기에 속했다. 먼저 누구 작품인지 보지 말고 자신의 끌리는 작품 스타일을 고른 뒤 자신의 뇌 유형을 추론해 보는 것도 재미있는 경험이 될 듯하다. 약속을 잡고 방문하면 뇌 검사도 받을 수 있다. 4000원. (02)736-4371.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사법부 ‘부적격 후보’ 인선 책임론 부상

    사법부 ‘부적격 후보’ 인선 책임론 부상

    김병화 대법관 후보자가 임명제청된 지 51일 만에 전격 사퇴했다. 김 후보는 정치권에 이어 사법부 내부에서조차 제기되는 반대 여론을 더 이상 견디기 어렵다는 판단을 내린 것이다. 물론 “국가에 마지막으로 헌신하는 길”이라며 자진 사퇴임을 내세웠다. 이에 따라 지난 10일 대법관 4명의 퇴임 이후 계속돼온 대법관 공백 사태가 수습 국면을 맞았다. 그러나 법관 후보자 사퇴라는 사법부 역사상 초유의 사태에 대한 후유증은 적잖을 전망이다. 대법원과 함께 김 후보자를 추천한 법무부도 책임론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무엇보다 부실한 대법관 후보 인선 시스템이라는 중대한 구조적 문제도 드러냈다. 대법관의 공백 사태는 실제 현실화됐다. 대법원은 이날 소부(小部)인 2부의 양창수 대법관이 1부로 가서 재판하는 사상 초유의 대직(代職)체제까지 가동했다. 송승용 수원지법 판사는 지난 23일 법원 내부통신망에 “김 후보자가 대법관으로서 직무를 수행하는 건 적절하지 않다.”며 공개적으로 사퇴를 촉구하기에 이르렀다. 이후 법원 내의 반발이 급속히 확산됐다. 김 후보자에게는 결정타로 작용했다. 결국 위장전입, 다운계약서, 세금탈루, 아들 병역근무 특혜, 저축은행 수사 및 전 태백시장 수사 개입 등 의혹에 대해 일일이 해명자료를 내면서 결백을 주장하던 김 후보자도 버틸 수 없는 지경에 처한 것이다. 검찰은 후보 추천 단계부터 결정적인 문제를 낳았다. 지난달 5일 김병화 당시 인천지검장을 신임 대법관 후보로 이명박 대통령에게 제청했을 때부터 검찰 안팎에서는 ‘다소 뜻밖’이라는 반응이 적잖았다. 한마디로 “정말 적격한 후보냐.”라는 의구심이다. 검찰 내부에서는 유력한 후보로 거론되던 길태기 법무부 차관과 채동욱 대검찰청 차장 등이 대법관 후보를 고사함에 따른 ‘대체 카드’라는 말이 나돌았다. 또 검찰 몫이자 지역적으로는 ‘TK(대구·경북) 몫’이라는 분석까지 제기됐다. 시대의 변화에 따른 ‘대법관 다양성’을 저버린 것이다. 김 후보자를 강력히 추천했던 권재진 법무부장관의 책임론이 제기되는 이유다. 검찰의 신뢰도는 크게 추락했다. 검찰로서는 가장 뼈아픈 대목이다. 대법원은 후보자 1명에 대한 추천 과정을 밟을 수밖에 없다. 대법관 후보추천위원회를 다시 열거나, 앞서 후보추천위원회가 3배수 이상으로 추천했던 13명 가운데 한 명을 재추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대법원은 일단 후보추천위를 다시 열 가능성이 크다. 국회가 조만간 고영한·김신·김창석 등 3명의 대법관 후보에 대한 임명동의안을 통과시키면 대법원은 나머지 1명을 다시 제청할 방침이다. 서두르지 않겠다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대법관 관계자는 “후보자 제청절차에 대해 현재 관련 규정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김 후보자의 사퇴에 따라 일각에서는 여성 대법관 후보자 추천에 기대를 걸고 있다. 앞서 양승태 대법원장은 여성 후보를 포함하지 않은 탓에 거센 비판을 받았던 터다. 여성 후보자가 추천되면 “군사정권의 잔재”라며 대법관 1명을 검찰 몫으로 배정하는 관행을 비판한 재야 법조계의 주장도 자연스럽게 수용하는 결과가 되기 때문이다. 서울중앙지법의 한 판사는 “역설적이지만 장기적으로는 사법부에 꼭 나쁘다고는 볼 수 없다.”고 말했다. 안석기자 ccto@seoul.co.kr
  • 2005년 16세의 리설주, 南에 왔었다

    2005년 16세의 리설주, 南에 왔었다

    북한이 25일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부인으로 전격 공개한 리설주가 지난 2005년 남한을 방문한 적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국가정보원은 26일 국회정보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리설주가 지난 2005년 9월 인천에서 열린 아시아육상대회에 응원단으로 참석한 것을 공식 확인했다.”고 보고했다. 국정원에 따르면 리설주는 1989년생으로 지난 2009년 김 제1위원장과 결혼했다. 일각에서 제기한, 장성택이 중매한 것이 아니냐는 설에 대해서는 확인된 바가 없으며 평범한 가정 출신으로 평양 금성 제2중학교를 나와 중국에서 성악을 전공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정원은 북한이 리설주의 존재를 공개한 이유가 김 제1위원장의 안정적인 면모를 과시하기 위해서인 것 같다고 분석했다. 김정은과 리설주 사이에는 자녀가 1명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국정원은 밝혔다. 지난 2005년 인천 아시아육상대회에 북한은 선수단을 포함해 총 124명을 파견했고, 리설주라는 여성은 청년학생협력단 단원 100명 가운데 포함돼 있었다. 당시 이 소녀는 남측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금성학원 소속 17살(만 16세) 리설주로 자신을 소개하고 국가 예술극단에서 활동하고 싶다는 꿈을 밝히기도 했다. 리설주가 지난 2003년 3월 금강산에서 열린 ‘남북청소년적십자 우정의 나무심기’ 행사에 참석했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인물사진분석 전문가인 조용진 한남대 객원교수는 “북한이 25일 공식 발표한 리설주의 사진과 예술단 공연 사진, 그리고 2003년 금강산에서 찍은 사진을 비교하면 모두 동일인물임에 틀림없다.”고 말했다. 리설주가 김 제1위원장과 어떻게 결혼하게 되었는지도 관심이 쏠린다. 전문가들은 이를 북한의 ‘음악 정치’에 따른 것으로 분석한다. 리설주는 지난해 1월 평양에서 열린 신년 경축음악회에서 북한 가곡 ‘병사의 발자욱’을 불렀던 것으로 전해졌다. 그가 주연급 가수로 일했던 ‘은하수관현악단’은 100여명의 단원으로 구성돼 있으며 이탈리아, 프랑스, 중국 등지에서 유학한 엘리트 연주자와 가수로 구성돼 있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사망 전인 지난해 7월 은하수관현악단 공연을 관람한 뒤 “모든 예술단체들이 따라 배워야 할 본보기”라고 극찬하기도 했으며 김정은을 대동하고 수차례 이 악단 공연을 관람했다. 이는 김 제1위원장과 리설주의 접촉이 쉽게 이뤄질 수 있었음을 시사한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북한에서 음악은 단순한 예술이 아니고 강성대국을 건설하기 위해 주민들을 결속시키는 정치수단”이라며 “북한 고위층과 음악인의 만남은 자연스러운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정성장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김정은의 부인 리설주와 은하수악단에서 독창을 한 가수 리설주는 서로 얼굴 윤곽도 다르고, 치아 모양과 턱살에서 차이점이 많다.”며 리설주가 은하수악단 출신 가수가 아닐 가능성을 제기했다. 그는 또 “조선중앙통신 중문사이트를 보면 김정은 부인 리설주(李雪主)와 가수 리설주(李雪珠)의 한자표기가 다르다.”고 했다. 한편 국가정보원은 이날 정보위원회 비공개 전체회의에서 북한의 리영호 군 총참모장의 해임은 김정은이 군에 대한 통제를 강화하는 과정에서 비협조적 태도를 취한 데 대한 문책성 인사인 것으로 보고했다. 하종훈기자 artg@seoul.co.kr
  • 대서양 건넌 롬니, 첫 외교성적은?

    밋 롬니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가 25일(현지시간) 1주일간의 영국, 이스라엘, 폴란드 방문 길에 올랐다. 롬니가 대선 후보 자격으로 해외순방에 나서기는 처음으로, 미 정가에서는 롬니의 외교무대 데뷔 내지는 오디션으로 평가하고 있다. 국내 표밭을 누비기에도 바쁜 롬니가 이처럼 외국행 비행기를 탄 것은 외교안보 분야에서 대통령감처럼 보이기 위한 행보다. 기업인 출신의 롬니는 경제 전문가 이미지만 강할 뿐 외교 분야에서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보다 약세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하지만 롬니가 런던에 도착한 이날 측근의 발언이 논란을 일으켰다. 롬니의 한 측근은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미국과 영국)는 앵글로 색슨의 후손”이라며 “롬니는 그 특별한 관계를 특별하게 여기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현재의 백악관은 우리가 공유하고 있는 그 역사를 전적으로 존중하지 않고 있다.”고 했다. 이는 인종차별적 발언으로 해석될 소지가 있다. 오바마 대통령의 아버지가 아프리카 출신 흑인이기 때문이다. 조 바이든 부통령은 “오늘 보도된 발언은 롬니의 외국방문 취지를 처음부터 혼란스럽게 만들었다.”며 발끈했다. 롬니 진영은 논란이 확산되자 발언 자체를 부인했다. 롬니 캠프 대변인은 “바이든 부통령이 외국언론에 잘못 인용된 발언을 언급했다.”고 맞받았다. 한편 이날 워싱턴의 브루킹스연구소에서 열린 오바마와 롬니의 외교·안보 참모 간 첫 토론회에서 롬니 측은 한반도 이슈와 관련해 기존 오바마 행정부의 정책기조를 대체로 지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란, 시리아 등 중동 문제에 관해 두 토론자가 첨예한 인식차를 보인 것과 대조적이었다. 오바마 측 토론자인 미셸 플러노이 전 국방차관에 맞서 참석한 롬니 측 토론자 리치 윌리엄슨 전 수단대사는 “북한은 엄청나게 어려운 문제”라면서도 “북핵 6자회담에 대해서는 지금까지 초당적인 지지가 있었다.”고 말했다. 6자회담이 공화당 정부인 조지 W 부시 행정부에서 처음 시작된 점을 상기시킨 것이다. 윌리엄슨 전 대사는 이어 “북한은 중국의 식량지원으로 버텨 왔기 때문에 중국을 통해 북한의 핵개발 포기를 압박하는 등 중국이 지렛대 역할을 하도록 해야 한다는 게 최근 6~7년간의 초당적 접근방식이었으나 효과를 거두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또 “롬니 후보는 한국, 일본, 인도 등과의 동맹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있다.”고 했다. 워싱턴 김상연특파원 carlos@seoul.co.kr
  • [현장 행정] 우선구매 조례화… 사회적기업 ‘시장’ 열렸다

    풀뿌리자치와 지역경제 활성화 차원에서 사회적경제에 주목하는 목소리는 많지만 사회적 경제를 통해 생산된 제품 구매를 촉진하기 위한 정책은 제대로 눈길을 받지 못했다. 그런 가운데 성북구가 전국 최초로 ‘사회적 경제 제품 구매촉진 및 판로 지원에 관한 조례’를 공포했다고 25일 밝혔다. 사회적 경제 기업의 홀로서기 지원과 사회적 경제 생태계 조성을 위한 조례가 시행에 들어가면서 관내 공공기관의 사회적 경제 제품 구매촉진과 판로 개척에 새 지평이 열릴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이 조례는 ▲적용대상 공공기관 범위 설정 ▲사회적 경제 제품의 우선구매 및 범위 설정 ▲사회적 경제 제품 구매 대상자 선정 기준 ▲사회적 경제 제품 생산·유통자에 대한 지원 ▲사회적 경제 제품 구매지원센터 설립·운영 등에 관한 내용을 담고 있다. 고용노동부 인증 사회적기업은 644개, 서울형 사회적기업은 411개다. 합쳐서 1000개에 이르지만 나날이 늘어나고 있다. 하지만 초창기 상황에서 적절한 지원책으로 뒷받침하지 않으면 생존이 쉽지 않은 실정이다. 따라서 단순한 인건비 지원 정책에서 벗어나 인프라 구축, 공공조달 시장 참여 등 사회적기업의 경쟁력과 자립성을 높일 구조적이고도 근본적인 간접지원 정책 방안을 강구할 필요가 있는 것이다. 실제로 독일은 사회적기업 재원의 90%가 공공기관에서 비롯될 정도로 사회적 기업의 생산품과 서비스를 의무 구매하는 방식을 채택해 시장을 키워 주고 있다. 성북구에 따르면 조례를 통한 뒷받침만 된다면 성장 가능성이 큰 기업들이 숱하다. 명품 브랜드 ‘카르티에’가 주최하는 2010 ‘위민스 이니셔티브 어워즈’ 아시아권 최종 후보로 선정된 사회적기업 ‘대지를 위한 바느질’, 올해 세계 3대 디자인어워드 중 하나인 ‘레드닷’에서 친환경 컵으로 수상의 영예를 안은 ‘㈜에코준컴퍼니’ 같은 기업이 대표적이다. 조례 제정을 끝냈지만 사회적 경제 제품에 대한 우선구매를 규정한 상위법이 없다는 점은 여전히 제약 요소다. 김영배 구청장은 “이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관련 법률 제정과 계약 사무에 관한 법률 개정이 무엇보다 절실하다.”면서 “사회적 경제 제품 구매촉진 및 판로지원에 관한 법률 제·개정을 위한 입법 청원을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강국진기자 betulo@seoul.co.kr
  • [사설] 대통령 친인척 비리 근절할 틀 마련하라

    이명박 대통령이 어제 가족과 측근들의 비리와 관련해서 대국민 담화를 통해 사과했다. 이 대통령은 “제 가까운 주변에서, 집안에서 불미스러운 일들이 일어나서 국민 여러분께 큰 심려를 끼쳐 드렸다.”면서 “생각할수록 억장이 무너져내리고 차마 고개를 들 수 없다.”고 말했다. 친형인 이상득 전 새누리당 의원이 저축은행 등으로부터 불법자금을 받아 구속된 데 이어, 가장 가까운 거리에서 보좌하던 김희중 청와대 제1부속실장까지 같은 혐의로 사법처리되면서 이 대통령으로서는 더 이상 할 말이 없게 된 상황이다. 이 대통령의 대국민 사과는 이번이 여섯 번째다. 임기 첫해인 2008년 미국산 소고기 수입 파문과 관련해 두 차례 사과했고 2009년과 지난해에는 세종시 이전 및 동남권 신공항 백지화 문제로 각각 사과했다. 또 지난 2월에도 측근 비리와 관련해 국민 앞에 머리를 숙였다. 이 대통령이 사과를 했다고 해서 친·인척과 측근들의 비리가 묻히는 것은 아니다. 민주통합당은 어제 ‘이명박 대통령 내곡동 사저 부지 매입의혹 특검법’을 국회에 제출하는 등 이 대통령의 친·인척 및 측근 비리와 관련한 국회 청문회와 국정조사, 특검 등을 줄줄이 계획하고 있다. 대부분 검찰이 수사를 마친 사안이지만 그 결과에 의문을 품고 있는 국민들이 있기 때문에 추가 조사의 필요성이 없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야당 측이 실체적 진실을 규명하기보다 대선을 앞둔 상황에서 청와대와 여당을 공격하는 정치 공세의 기회로 활용한다면 오히려 문제의 본질만 흐릴 뿐이라고 본다. 이 대통령이 사과하는 모습을 TV를 통해 지켜보는 국민의 심정은 얼마나 허탈했을 것인가는 충분히 짐작할 수 있다. 특히 임기 말이면 대통령이 주변의 비리 때문에 정치적 곤경에 빠지는 상황이 어김없이 되풀이되는 것은 권력 운용 시스템에 구조적인 문제가 있다고 볼 수밖에 없다. 따라서 정권마다 반복되는 대통령 친·인척 및 측근 비리를 방지하기 위해 법적, 제도적 시스템을 만드는 데 정치권이 머리를 맞대야 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시스템보다 더 중요한 것은 권력자와 그 주변의 마음가짐이다. 특히 올해 대통령 선거에 나선 여야의 예비후보들과 그 친·인척 및 측근들은 이 대통령이 사과하는 모습을 지켜보며 다시 한번 마음가짐을 가다듬어야 할 것이다.
  • [옴부즈맨 칼럼] 생생한 정보의 힘과 함정/나은영 서강대 신방과 교수·사회심리학 박사

    [옴부즈맨 칼럼] 생생한 정보의 힘과 함정/나은영 서강대 신방과 교수·사회심리학 박사

    생생한 사례기사가 객관적 통계기사보다 주의를 더 강하게 끄는 이유는 무엇일까. 구체적 사례를 묘사한 기사가 사람들의 머릿속에 관련 내용을 더 쉽게 떠올려 마음에 크게 와 닿기 때문이다. 7월 11일 자 6면 ‘행복하지 않은 한국: OECD행복지수 꼴찌 수준’이라는 기사에는 한국의 행복지수가 10점 만점에 4.20점으로 34개국 중 32위라는 내용이 실렸다. 5일 자 25면에는 ‘인생 1막은 막장, 인생 2막은 넬라 판타지아’라는 제목으로 고아 출신 ‘한국의 폴포츠’ 성악가 최성봉 인터뷰 기사가 실렸다. 전자가 더 객관적이고 전체적인 한국의 상황을 알려 주고 있지만, 후자가 더 사람들의 마음속을 파고든다. 미국의 사회심리학자인 니스벳이 동료와 함께한 연구에서, 심리학 과목들의 강의평가 정보를 통계자료(5점 척도상의 수치)와 사례정보(그 과목 수강생 몇 명의 서술)로 주었을 때 학생들이 강의를 선택하는 데 더 큰 영향을 발휘한 것은 사례정보, 즉 구체적인 수강 경험 진술이었다. 이런 경향은 심리학을 전공하겠다는 마음이 굳었던 학생들이 더 강했다. 이는 본인에게 중요한 판단을 할 때도 통계정보보다 사례정보에 더 의지한다는 사실을 보여 준다. 미디어는 생생한 정보의 원천이다. 미디어 이미지의 생생함으로 인해 판단을 잘못하는 때도 있다. 템플대학교 수학과 폴로스 교수는 사람들이 흔히 ‘큰 사건이 일어날 작은 확률’ 부분에서 비합리적인 확률 판단을 한다고 강조한다. 예를 들면 자녀에게 일어날 위험 중 무엇이 가장 걱정되는지 부모들에게 물었을 때 유괴사건을 가장 많이 꼽았다. 유괴사건의 발생 확률은 70만분의1에 불과하지만 그보다 확률이 100배 이상 높은 교통사고보다 더 많이 꼽은 이유는 대체로 미디어에서 유괴가 더 생생하게 묘사되기 때문이다. 사례기사에 이미지가 덧붙여지면 기사의 생생함은 더 증가한다. 7월 9일 자 14면 ‘150명 삼킨 폭우, 열흘째 40도 살인폭염: 지구촌 몸살’이라는 기사는 영국 요크지역의 홍수 사진과 미국 인디애나주 저수지의 바닥이 보이는 가뭄 사진을 대조적으로 보여 주면서, 지구촌 곳곳에 나타나는 이상기후 피해 상황을 잘 전달하고 있다. 불필요한 생생함을 강조한 것으로 보이는 기사는 6월 23일 자 5면 ‘여야 대선주자 8인의 스타일 대전’이다. 연예인 패션 잡지를 연상시킬 정도의 내용에 사진까지 곁들여 신문지면 거의 한 페이지를 할당할 만한 가치가 있는 기사인지 의구심이 든다. 대선주자 비교라면 한국을 이끌어 갈 이들의 정책들을 소상히 비교해 주는 것이 관련성과 중요성 측면에서 독자들의 기대에 어긋나지 않는 길일 것이다. 사례와 통계를 적절히 배합한 특집기사와 커버스토리는 바람직하다. 7월 6일 자 2면 ‘위기의 베이비부머’ 기사는 편집도 좋고 내용도 좋다. 눈을 끄는 V형 화살표에 대비되는 제목과 도표를 제시한 것도 참신하다. 아래로 내려가는 화살표에는 ‘2012년 폐업의 그늘: 살아보려 나서 봤지만’이란 제목이 있고, 위로 올라가는 화살표에는 ‘2013년 창업의 굴레: 막막해도 다시 나설밖에’라는 제목이 놓였다. 양쪽의 기사 모두 구체적 사례에서 시작하여 상황을 설명하면서 통계자료로 마무리하며 객관성을 높였다. 유사하게, 7월 14일 자 1면과 6~7면에 걸친 커버스토리 ‘휴가 스트레스’도 짜임새 있게 기획된 우수한 기사라고 생각된다. 여행의 개성시대를 강조함과 동시에 비정규직에게는 여름휴가가 그림의 떡이라는 현실 진단도 사례와 통계를 적절히 조합해 잘 구성했다. 생생한 사례기사의 함정은 개별 사례가 일반성을 갖지 않음에도 사람들은 이것이 일단 신문에 실리면 상당히 일반적일 것이라고 믿는다는 점이다. 이처럼 사례기사를 일반화시켜 해석하는 독자가 합리적이지 않은 것은 사실이지만, 사람이기 때문에 피하기 어려운 비합리적 확률 판단의 함정에 빠지지 않도록 주의 깊게 기사를 구성할 필요가 있다.
  • [프로축구] “울고 가게 할 것” “누가 누구를?” 성남 - 전북 감독 입으로 전초전

    [프로축구] “울고 가게 할 것” “누가 누구를?” 성남 - 전북 감독 입으로 전초전

    “탄천에서 울고 가게 하겠다.”(성남 신태용 감독), “누가 누구를 울게 한다고?”(전북 이흥실 감독) 한때 아시아무대를 제패하며 K리그의 위용을 떨쳤던 명가 대결답게 사령탑들의 입심도 걸쭉하다. 성남이 전북을 안방으로 불러들여 K리그 23라운드를 치른다. 각각 2010년과 2006년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차지한 성남과 전북의 올해 분위기는 사뭇 대조적이다. 13경기 연속 무패(11승2무)의 1위 전북은 K리그에서 적수가 없어 보인다. 반면 성남은 리그 10위로 ‘스플릿 시스템’ 상위리그(1~8위) 잔류가 ‘대나무 끝에 대롱대롱 달린 벌집’ 처지라 그야말로 사활을 걸고 있다. 입담 좋은 신 감독이 ‘말 폭탄’을 던졌다. 홈경기를 앞둔 지난 23일 기자회견에서 “이번에는 이흥실 감독님께서 울고 돌아갔으면 좋겠다.”고 약을 올렸다. 최근 전북에 4연패한 성남의 간절한 열망(?)을 담은 선전포고다. 한술 더 떠 “무패행진까지 우리가 깨주겠다.”고 으름장을 놓았다. 올해 개막전 3-2의 ‘펠레 스코어’를 만든 두 팀. 24일 이 감독이 맞받아쳤다. 전북은 주포인 이동국과 환상의 호흡을 선보이는 에닝요가 경고 누적으로 결장하는 바람에 전력은 온전치 않다. 또 지난 22일 강원전에서 퇴장당한 진경선, 어깨가 탈구된 전광환 등 군데군데 구멍은 나 있지만 이 감독은 “일도 아니다.”는 분위기다. 전북엔 백업 자원이 무궁무진하다. 성남은 지난 14일 K리그 광주전 이후 피스컵 2경기를 치러 체력적으로 부담이 된다. 하지만 해외 클럽들을 상대로 좋은 경기를 펼쳤다. 최근 K리그 5경기 1승2무2패의 가라앉은 분위기를 털어낼 계기가 됐을지 모른다. 브라질 출신 공격수 자엘과 레이나, 호주 출신 수비수 하밀 등 최근 새로 영입한 3명의 외국인 선수 발끝을 꼼꼼히 지켜봐야 한다. 최병규기자 cbk91065@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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