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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남성들 올킬한 킴 카다시안의 란제리 드레스 화제

    남성들 올킬한 킴 카다시안의 란제리 드레스 화제

    킴 카다시안(Kim Kardashian·35)이 깜짝 드레스로 또다시 남성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18일(현지시간) 영국 미러는 지난 17일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에서 란제리 드레스를 입고 호텔을 나서는 할리우드 배우 킴 카다시안의 모습이 포착됐다고 보도했다. 카다시안의 이런 파격적인 란제리 드레스 행보는 자신의 스냅챗에 ‘페이크 탠’(fake tan)이란 제목의 사진과 영상이 업로드돼 화제가 된 지 불과 몇 시간이 지난 후 이어졌다. 호텔방에서 누드인 상태로 가슴을 가린 채 셀카를 찍은 그녀의 모습이 고스란히 담겨 화제가 된 바 있다. 이날 사진에는 가수인 남편 카니예 웨스트와 등장한 카다시안은 가슴 라인이 훤힌 파인 란제리 코드의 시스루 드레스를 입고 호텔을 나서다 카메라 세례를 받는 순간이 포착돼 있다. 카다시안은 풍만한 볼륨감과는 대조적으로 가늘고 탄탄한 허리가 돋보이는 비현실적인 콜라병 몸매로 이목을 끌고 있는 미국의 모델 겸 영화배우로 그녀의 파격적인 드레스 자태가 세간의 화제가 되고 있다. 사진·영상= TOPIC / SPLASH NEWS(www.topicimages.com) / World News youtube 영상팀 seoultv@seoul.co.kr
  • [교통안전 행복운전] 90㎞ 속도제한 풀고 과속 질주… 수입차는 단속 불가능

    [교통안전 행복운전] 90㎞ 속도제한 풀고 과속 질주… 수입차는 단속 불가능

    화물차들이 도로 위의 흉기로 변한 지는 이미 오래다. 승용차는 시속 100㎞로 달리더라도 안전거리 100m만 잘 유지하면 위급상황 때 브레이크를 밟아 정상적으로 차를 세울 수 있다. 그러나 화물차는 다르다. 자체 차량 무게에 더해 화물까지 실려 있어 운전자의 뜻대로 제동이 되지 않는다. 그래서 일반 차량과 달리 최고속도를 시속 80㎞로 제한하고, 가속 페달을 밟아도 속도가 더이상 나지 않는 ‘최고속도 제한장치’ 장착을 의무화했다. 하지만 잘 지켜지지 않고 있다. 특히 특히 수입 화물차는 과속 단속에 걸리지 않는 한 속도 제한장치 불법 해제 단속을 할 수 없는 모순점을 안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청 고속도로순찰대의 속도 제한장치 무단 해제 및 과속 단속 현장을 동행했다. 대형 사업용 자동차는 속도 제한장치를 의무적으로 달아야 한다. 모든 승합차의 최고속도는 시속 110㎞, 총중량 3.5t을 초과하는 화물·특수차는 90㎞로 묶여 있다. 속도 제한장치를 불법으로 해제해 주는 ‘보따리상’은 3년 이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 벌금형을 받는다. 해제된 차를 운행하거나 운행하게 한 업주는 과태료 100만원을 물어야 한다. 지난 7월 말 국토교통부는 경찰청, 교통안전공단, 지방자치단체 합동으로 화물차 속도 제한장치 불법 개조 단속을 예고했다. 고속도로 육교 이곳저곳에 불법 개조 단속 안내 플래카드가 걸려 있어 사업용 자동차 운전자라면 단속 사실을 대부분 알고 있다. 이달부터 주요 고속도로 휴게소 등에서 합동단속이 시작됐다. 지난 12일 경부고속도로 옥천휴게소와 신탄진휴게소에서 실시된 현장 합동단속은 그러나 실적 없이 싱겁게 끝나고 말았다. 대대적인 단속을 예고했기 때문에 현장 단속에 걸릴 만한 화물차들은 이미 속도제한 프로그램 해제 장치를 다시 묶은 상태였다. 단속 예고만으로 충분히 정책 홍보효과를 거뒀다고 받아들일 수도 있다. 한 운전자는 “예전에는 단속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풀고 다녔지만 본격적인 단속 예고 이후 많은 화물차들이 다시 묶은 상태”라고 말했다. 그러나 실제로는 속도 제한장치를 풀고 다니는 화물차가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현장에서 단속할 수 없는 구조적인 문제점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속도 제한장치 조작 여부는 눈으로 확인할 수 없고, 해당 차종에 대한 전용 진단 장비로만 검사가 가능하다. 범용 진단기가 없는 것이다. 자동차 제작사별로 최고속도 제한장치 해제 여부를 확인하는 기술이 달라 특정 진단기로 모든 차량의 해제 여부를 확인할 수 없다. 더욱이 수입차는 제작사가 진단 프로그램을 제공하지 않는 바람에 현장 단속에서 아예 제외돼 있다. 국토부가 프로그램 확보를 위해 수입차 업체들과 오랫동안 협상을 벌였지만, 업체들은 지적재산권, 기술력 유출, 영업 비밀 등을 이유로 프로토콜 제공을 거부하고 있는 상황이다. 결국 국내 제작사(현대·기아차)가 판매한 화물차만 단속할 수 있다. 그나마도 모두 단속하기 어렵다. 2009년 이전에 출고된 차량은 진단기를 들이대는 순간 엔진에 손상이 갈 우려가 크기 때문에 단속을 못한다. 결국 2009년 이후 출고된 국산 화물차만 현장 단속이 가능한 셈이다. 그래서 현장 단속에서 바로 걸릴 수 있는 차량들만 풀었던 속도 제한장치를 재빨리 다시 묶고 운전하기 때문에 단속이 제대로 이뤄질 수 없는 것으로 추정된다. 옥천휴게소에서 만난 한 운전자는 “똥차(오래된 차)와 수입차를 건드리지 못하는데 어떻게 제대로 된 단속이 가능하겠느냐”며 냉소를 보내기도 했다. 속도 제한장치 해제 차량 단속이 어렵다면 불법 해제업자를 단속하면 될 텐데 왜 어려울까. 충남경찰청 교통범죄수사팀 양현석 조사관은 “장치 해제는 보따리상과 사업용 차량 운전자 간의 은밀한 거래로 이뤄진다”고 말했다. 보따리상은 화물차나 전세버스 등이 많이 모이는 차고지나 주차장을 찾아 홍보 명함을 뿌린 뒤 연락이 오면 불법으로 확보한 프로그램을 담은 노트북을 들고 출장을 가 속도 제한장치를 풀어준다. 비용은 20만~30만원. 최근 단속이 심해져 다시 묶는 운전자에게는 10만원 정도를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흔적을 남기지 않기 때문에 정확한 정보를 확보하지 못하면 단속이 어렵다. 속도 제한장치를 달았다고 해서 그대로 속도가 유지될까. 반드시 그렇지도 않다. 평지에서는 속도 제한장치를 달면 가속 페달을 밟아도 속도가 더이상 올라가지 않는다. 하지만 내리막길에서는 무용지물이다. 운전자들은 내려가는 경사가 심한 구간에서는 탄력을 받아 90㎞ 이상, 최고 110㎞까지 속도가 올라간다고 말했다. 한 운전자는 “내리막길이 많은 중부내륙고속도로나 대구포항고속도로는 많은 구간에서 속도 제한장치를 달고도 100㎞ 이상 달릴 수 있다”고 전했다. 운전자들은 왜 속도 제한장치를 풀려고 할까. 속도 제한장치를 풀었던 경험이 있는 운전자는 “하루하루 벌어먹는 화물 운전자에게는 기동성이 중요한데, 너무 답답하다”고 말했다. 속도 제한장치를 달면 오르막 경사가 긴 구간에서는 고속도로라도 탄력이 떨어져 시속 40㎞정도로 거북이 운행을 할 수밖에 없다. 제한속도 이하로 달리는 앞차를 앞서가기 위해서는 순간 속력을 내야 하는데 출력이 떨어져 추월할 수가 없다는 것이다. 결국 택배차량이나 운행 횟수에 따라 운임을 받는 덤프트럭 운전자들이 불법 해제 유혹을 이기지 못하고 보따리상을 찾고 있다. 글 사진 류찬희 선임기자 chani@seoul.co.kr
  • “지진 흔들린 고층 아파트 모두 안전 점검해야”…경주시민들 아직도 공포 충격

    “지진 흔들린 고층 아파트 모두 안전 점검해야”…경주시민들 아직도 공포 충격

    지난 12일 발생한 지진 진앙지인 경북 경주 시민들은 발생 하루가 다 되도록 엄청난 공포와 충격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다. 특히 규모 5.8 지진의 진앙인 내남면 부지리 주민들은 공포에 치를 떨었다. 65가구 주민 100명 가운데 상당수는 두통과 불면증을 호소하고 있다. 주민들은 13일 오전까지 규모 2~3의 여진이 90차례 이상 계속되자 거의 뜬눈으로 밤을 새우며 지진 공포와 싸워야 했다. 최두찬(55) 이장은 “주민들이 아직도 지진 당시의 큰 폭발음과 집이 무너져 내릴 듯한 심한 공포에 시달리고 있다”고 밝혔다. 45가구 60여명의 주민이 사는 인근 부지리 2리 마을도 상황은 비슷하다. 고령의 주민이 많아 마을 중장년이 가가호호 방문해 피해 상황을 살피고 있다. 경주지역 일부 고층 아파트의 엘리베이터 등은 고장 나 입주민들이 10~20층 고층까지 계단을 이용해야 하는 등 큰 불편을 겪고 있다. 최재영 경주대 교수는 “지난밤 지진으로 집이 심하게 흔들리는 것을 경험한 고층 아파트 거주 시민들은 아직도 완전 패닉 상태”라며 “여진이 이어지면서 아직 집에 들어가지 않고 차 안에서 지내는 사람도 더러 있다”고 말했다. 최 교수는 “지진이 잦아들면 이번 지진으로 흔들린 고층 아파트는 모두 구조적인 안전을 철저히 점검해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박귀룡 경주시의원은 “지진 발생 하루가 지났지만 여진 공포 등으로 시민들이 아직 매우 놀라고 당황해 하고 있다”며 “시민들이 지진에 대해서는 전혀 생각지도 않고 있다가 당한 것이어서 충격이 더 크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당장 추석 황금연휴에 관광객이 지진으로 불안한 경주에 놀러 오겠느냐, 보문 관광단지 호텔 등에서 예약 취소가 잇따르고 있다”며 “관광 도시 경주는 이번 지진 여파로 눈에 보이지 않는 경제적인 피해가 더 심각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원전과 방폐장 인근 주민들도 불안에 떨고 있다. 월성원전 인근인 양남면 김호영(60)씨는 “평생 이런 큰 지진은 처음이다”며 “앞으로 또 이런 지진이 올 수 있다고 생각하니 원전이 정말 안전한지 불안한 마음뿐이다. 대책을 세워달라”고 말했다. 양남면 김분이(66·여)씨는 “이제부터 추석 준비를 해야 하지만 일이 손에 잡히지 않는다”면서 “불안해서 뭘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하소연했다. 추석 대목을 앞둔 경주지역 재래시장은 지진 여파로 썰렁했다. 정동식 경북 재래시장 상인연합회 회장은 “명절 이틀 전이 최고의 대목장이어서 상인들은 놀란 가슴을 달래고 가게 문을 열었지만 지진에 놀란 시민들이 시장에 나오질 않는다”며 “가뜩이나 콜레라 등으로 재래시장 경기가 엉망인데 지진이라는 직격탄을 맞게 됐다”고 하소연했다. 경주 중앙시장 한 상인은 “추석을 앞두고 물건도 더 많이 들여 놓았는데 손님이 없다”며 “중앙시장은 지난해 추석 때는 화재로 피해를 큰 입었는데 올해는 지진 여파로 상인들 모두가 죽을 맛”이라고 말했다. 한편 13일 0시 48분쯤 경북 김천시 모암동 경부선 김천역 인근 상행선 선로에서 야간 보수작업을 하던 근로자들이 KTX 열차에 치였다. 이 사고로 장모(51)씨 등 2명이 숨지고, 김모(43)씨 등 2명이 다쳐 병원에서 치료받았다. 경주 김상화 기자 shkim@seoul.co.kr 경주 황경근 기자 kkhwang@seoul.co.kr
  • 국민안전처, ‘최강’ 지진에도 9분 뒤에야 긴급 재난문자…대체 왜?

    국민안전처, ‘최강’ 지진에도 9분 뒤에야 긴급 재난문자…대체 왜?

    국민 안전처가 관측사상 최강인 규모 5.8의 지진에도 9분 뒤에야 긴급 재난문자를 보낸 것은 송출절차의 구조적인 문제였던 것으로 드러났다. 안전처는 12일 오후 7시 44분 33초에 규모 5.1의 1차 지진이 나자 지진발생 사실과 여진에 주의하라는 긴급재난문자를 오후 7시 53분 03초에 발송했다. 진앙인 경주를 비롯한 경북·경남 지역 주민들은 강한 진동에 놀라 긴급 대피했으나 지진이 난 지 약 9분이 지나서야 긴급재난문자를 받자 늑장 대응이라는 비판이 나왔다. 이에 안전처는 13일 설명자료를 내고 “기상청 지진통보 접수 후 4분 이내에 발송했다”며 신속하게 상황을 전파했다고 해명했다. 안전처는 “기상청은 오후 7시 49분 29초에 안전처 지진방재과로 지진을 통보했으며 지진방재과는 7초 뒤 발송 지역을 선정하고 상황실로 전파를 요청해 52분에 반경 120㎞의 68개 지자체에 발송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런 해명은 기상청이 안전처 상황실에 즉각 지진 조기경보를 통보한 사실은 언급하지 않은 것이다. 기상청은 오후 7시 44분 32초에 1차 지진이 발생하자 20초만인 오후 7시 44분 52초에 지진 조기경보를 발령해 안전처 상황실과 각 지자체, 언론사 등에 신속하게 알렸다. 안전처는 상황실을 통해 기상청의 지진 조기경보를 통보 받았다. 하지만 긴급재난문자를 보낼 지역을 선정은 상황실이 아닌 지진방재과가 담당하고 다시 상황실에 문자 발송을 요청하느라 발생 약 9분 후에야 발송한 것이다. 안전처는 본진인 규모 5.8 지진이 오후 8시32분54초에 발생했을 때도 이런 절차를 거쳐 9분 뒤인 오후8시41분에야 발송했다. 아울러 규모 5.8은 관측사상 최강으로 서울에서도 많은 시민들이 지진을 느꼈지만 송출대상을 반경 200㎞의 12개 지자체로 제한했다. 이는 안전처가 규모 3.0 이상의 지진부터 사전시뮬레이션을 통해 진도 4 이상이 예상되는 지역의 2배를 송출반경으로 설정했기 때문이다. 안전처의 송출지역 기준은 규모 3.0∼3.4는 반경 20㎞, 3.5∼3.9 반경 35㎞, 4.0∼4.4 반경 50㎞, 4.5∼4.9 반경 80㎞, 5.0∼5.4 반경 120㎞, 5.5∼5.9 반경 200㎞, 6.0 이상 전국 등이다. 특히 본진 발생으로 반경 200㎞ 지역에 문자를 송출했지만 통화량이 폭증함에 따라 KT와 SKT 가입자 일부는 문자를 받지 못했다. 안전처는 올해 7월 울산 동구 동쪽 52㎞ 해역에서 규모 5.0 지진이 발생했을 때 진도 4 지역을 분석하느라 17분이 지나고서야 울산 4개 구와 경남 4개 시군에만 문자를 보낸 바 있다. 안전처는 “기상청의 내년으로 예상되는 대국민 진도정보서비스와 연계해 더욱 정밀하게 발송대상을 선정할 계획”이라며 “이동통신사와 운영협의회를 통해 정확한 원인을 분석해 트래픽 분산개선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건축가 황두진의 무지개떡 건축을 찾아서] 1층은 시장 2층 주차장… 여왕벌 같은 Y자 아파트

    [건축가 황두진의 무지개떡 건축을 찾아서] 1층은 시장 2층 주차장… 여왕벌 같은 Y자 아파트

    # 특이하면서도 합리적인 Y자형 평면 건축 평면의 형태와 관련해서 특이한 것의 하나가 Y자다. Y자 평면은 일단 만들기가 어렵고 그 안에서 방향을 쉽게 잃기 때문에 자주 시도되지 않으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몇몇 사례가 있다. 우선 서울 한복판의 유서 깊은 웨스틴 조선호텔(1970)이 그렇다. 사각형 건물 일색의 도심에서 상당한 존재감을 과시하며 특히 인근의 원구단 황궁우와 묘한 관계를 이룬다. 건축가 화이팅과 이광노가 설계한 서울대병원 본관(1978)은 심지어 Y자가 두 개 붙은 건물이다. 지금은 철거되고 없지만 본격적인 한국 아파트 시대를 여는 서막이었던 마포 아파트(1962)도 일자형과 Y자형 타워의 조합이었다. 세계에서 가장 높은 건물로 유명한 두바이의 부르즈 칼리파도 알고 보면 Y자형 평면을 갖고 있다. Y자 평면은 종종 사람들의 불만을 산다. 서울대병원 본관의 경우 Y자 하나만으로도 그 안에서 방향을 잃기 쉬운데 심지어 두 개를 붙여 놓아 도대체 어디가 어디인지 모르겠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컬트적 온라인 백과사전인 나무위키는 병동 부분은 간호의 편의를 위한 직관적인 구조임을 인정하면서도 저층부에 대해서는 ‘완전히 던전’(지하 감옥)이라고 표현하고 있다. 건축가들은 왜 불만이 나올 것을 알면서도 Y자형 평면을 시도하는 것일까? 일단 구조적 안정성 때문이다. 특히 팔 3개의 길이, 그리고 벌어진 각도가 같은 경우는 더욱 그렇다. 고층 건물의 경우 사방에서 불어오는 바람에 대한 안전성이 필수적인데 이 경우 Y자는 좋은 해답이다. 위에서 언급한 부르즈 칼리파가 그런 경우다. 또 다른 장점은 관찰의 용이성이다. Y자의 중심에 있으면 세 방향을 모두 볼 수 있다. 그래서 심지어 감옥의 평면으로도 합리성이 있고, 같은 이유에서 병원에도 잘 맞는다. 물론 원형이 가장 이 점에서 뛰어나지만 현실적으로는 Y자가 좋은 대안이 된다. 마지막으로 외기에 접하는 면을 늘려 주는 효과가 있다. 특히 채광이나 환기가 절대적으로 필요한 건물에서 이것은 큰 장점이다. 서울대병원 본관의 설계자들이 공간적 혼란을 감수하고서라도 Y자 두 개를 붙이는 판단을 한 것에는 이런 생각의 흐름이 있었다. 어느 병실에서나 밖이 보이고 심지어 북향 병실에도 어느 정도 햇빛이 든다. 건축학 개론 같은 다소 장황한 설명이 됐지만, 사실은 매우 특이한 상가아파트 하나를 소개하기 위한 준비다. 재미 건축가 강승현씨의 서울대 석사 논문인 ‘1960-1970년대 서울 상가아파트에 대한 연구’를 통해 알게 된 사례다. 영등포구 신길동 116-15에 있는 대신 아파트가 바로 그것이다. # 시장 위에 올라앉은 Y자형 아파트 신길동은 좀 애매한 동네다. 같은 영등포구인 여의도 샛강의 바로 남쪽이지만 정치와 금융의 중심지라는 성격은 전혀 나눠 받고 있지 않다. 또한 문래동이나 당산동 등 근대 공업 지역이 갖는 후기 산업사회적 특성과도 거리가 있다. 굳이 신길동의 특징을 이야기하자면 군사 관련 시설들이 많고 이에 따라 군인 인구 비중도 높다는 것인데, 그나마 지금은 공군회관, 해군회관, 서울지방 병무청 정도만 남아 있다. 한강대교를 건너 노량진 학원가를 지나 버스 정류장에서 내리면 한국 도시의 흔한, 그렇고 그런 풍경이 눈에 들어온다. 군데군데 삐죽삐죽하게 올라선 고층 빌딩의 배경만 아니면 어디 지방 소도시의 중심지 같은 그런 분위기다. 큰길인 도산로를 건너 서서히 주택가로 들어서는 초입에 시장 지역이 있다. 두 개의 길이 도산로의 한복판을 향해 모이면서 만들어진 사다리꼴 블록이 중심을 이룬다. 이름하여 대신시장이다. 사다리꼴 대지 전체를 가득 매운 단층의 기단이 시장이고 지하에 창고가 있다. 항공사진으로 보면 거의 정확하게 좌우 대칭의 사다리꼴이다. 그 한쪽에 자동차가 오르내리는 램프가 있고 이를 따라 올라가면 시장의 옥상, 즉 2층 바닥에 주차장이 있다. 그 반대쪽에도 주차장이 있어서 좌우대칭을 이룬다. 그리고 그 한가운데 역시 하늘에서 보면 완벽한 좌우 대칭의 Y자형 건물이 놓여 있다. 주차장을 들락거리는 자동차들 속에서 마치 일벌의 무리에 둘러싸인 여왕벌 같이 보인다. 특이하게도 외장이 붉은 벽돌이다. 콘크리트 외벽에 시멘트 미장을 하고 수성 페인트를 바르는 여타 아파트와는 차원이 다르다. 고급 아파트로 지어졌음을 짐작할 수 있다. 분명히 아파트지만 옥탑에는 희미한 글씨로 ‘대신시장’이라는 이름이 보인다. 즉 시장과 아파트가 완전히 결합된 건물이다. 통인시장과 효자아파트, 인왕시장과 원일아파트의 관계와도 또 다르다. 완벽한 수직적 체계를 갖춘 상가아파트, 아니 본격적인 시장아파트인 것이다. 1971년 2월 24일에 사용 승인을 받았다. 역시 1960년대 말 1970년대 초의 산물이다. 건물 주변 지역도 모두 시장이다. 언뜻 생각하면 상당히 혼잡할 것 같지만 넓은 기단 위에 아파트를 올려놓았기 때문에 공동 주거와 시장, 그리고 거리 간에 적절한 심리적 여유가 존재한다. 주변 거리를 걷다 보면 위치와 시선에 따라 아파트가 보였다 안 보였다 하면서 지상 5층의 건물이 주는 중압감은 거의 느껴지지 않는다. 비교적 잘 정리된 1층 높이의 가게들이 이어지고 있을 뿐이다. 밖에서 보면 그냥 상가일 뿐이어서 그 안에 시장이 있는지도 알기 어렵다. 시장 입구의 간판도 작고 소박하다. 지역 주민을 상대로 하는, 고객 대부분이 단골인 상황이 이렇게 간판에서도 드러난다. 그러나 시장 안으로 들어가면 완전히 새로운 세상이다. 말하자면 실로 기하학의 향연이다. 상부의 아파트를 지지하는 기둥들이 저마다의 방향을 가지고 아름드리 나무처럼 서 있다. 마치 울창한 숲속에 들어간 것 같다. 시장 내의 통로는 사방으로 흩어졌다 모이고 가게는 모두 생긴 모습이 제각각이다. 자세히 보면 남북 방향으로 대체적인 축선을 잡고 이에 따라 여러 방향의 요소를 잘 정리해 최대한 혼란을 줄이려고 노력한 흔적이 보인다. 그 결과 실제 현장에서 여러 번 오가다 보면 나름의 질서가 느껴진다. 다만 한 가지 지적할 것이 있다. 물론 기존 건축물에 대한 이런저런 특례의 결과겠으나, 요즘의 복합건물이라면 마땅히 있어야 할 스프링클러 같은 것이 보이지 않는다. 대신 아파트는 물론 수많은 상가아파트가 그 여러 가지 장점에도 불구하고 사회적 지지를 받지 못해 왔던 것은 이처럼 제반 법규의 미비, 관리의 소홀 등으로 화재에 대한 대비가 부족했던 탓도 크다. 계단을 따라 2층으로 오르면 주차장, 그리고 아파트가 시작된다. 주거 부분의 바닥은 주차장이나 마당보다 높다. 가급적 주거의 프라이버시를 보호하려는 의도다. 2층 바닥의 외부 공간은 모두 5개로 나눠져 있다. 그중 두 개가 동서쪽의 주차장이다. Y자의 두 팔 사이 남쪽에 비워져 있는 마당 하나, 그리고 두 팔의 끝부분에 각각 작은 삼각형 마당이 하나씩 있다. Y자가 사다리꼴의 각 변에 바짝 닿아 있기 때문에 이 5개의 마당은 서로 연결되지 않는다. 각 영역별로 별도의 옥외 공간을 제공하려는 의도였던 것으로 추측한다. 그런데 자세히 보면 바닥의 레벨이 여러 번 변한다. 북쪽이 가장 낮고 남쪽이 높다. 자동차도 사람도 이 바닥의 경사를 의식하며 다녀야 한다. 지하에서도 이 상황은 반복된다. 그렇다고 건물이 경사진 대지에 놓여 있는 것도 아니다. 왜 그랬을까? 건물의 단면에 답이 있다. 대신 아파트는 스킵플로어 형식의 건물이다. Y자의 중심축에 해당하는 북쪽의 C동과 양팔에 해당하는 남쪽의 A, B동이 계단실을 중심으로 반 층씩 엇갈려 있다. 스킵플로어는 설계와 시공이 어렵기는 하나 일단 만들어 놓으면 건물 안에서 위아래로 다니기는 매우 좋은 방식이다. 그 결과 대신 아파트의 공동 주거 부분은 C동이 4개 층, A, B동이 3개 층이다. 이 건물의 도면을 들여다보면 신기한 것이 있다. 엘리베이터가 표기돼 있는 것이다. 건축적으로 매우 도전적인 상황이다. 스킵플로어 형식의 건물에서 엘리베이터 로비는 어느 쪽에 만들 것인가? 지금 같으면 양쪽으로 열리는 엘리베이터도 있으니 층마다 번갈아 가며 내리게 할 수도 있겠지만 그 당시에 그런 제품은 없었을 것이다. 1970년대 초반에 지하층 포함해 전체 6개 층의 건물에 엘리베이터가 설치돼 있었다는 것 자체가 놀라운 일이다. 그러나 유감스럽게도 현재 이 건물에는 엘리베이터가 없다. 도면상 엘리베이터가 있어야 할 위치의 1층 시장 바닥에는 시멘트로 메꾼 흔적이 있을 뿐이다. 건물 경비원과 시장 상인들에게 문의하니 ‘원래 이 건물에는 엘리베이터가 없었다’는 대답이 돌아왔다. 몇 가지 추론이 가능하다. 우선 도면과 실제 시공된 상황이 달랐다는 것인데, 종종 일어나는 일이다. 또 다른 가능성은 원래 엘리베이터가 있었으나 후에 철거했다는 것이다. 건물의 나이를 감안하면 현재의 경비원이나 입주민도 그 사실을 모를 수 있다. 건물이 그리 높지 않다는 것을 감안할 때 만약 엘리베이터가 있었다면 당시로서는 매우 획기적인 경우다. 지하에 시장을 위한 창고가 있으므로 사람뿐 아니라 화물을 오르내리는데도 유용하게 쓰였을 것이다. # 실험과 도전의 정신 대신 아파트는 여러 가지 점에서 숙제 같은 질문을 던지고 있는 건물이다. 1971년이면 와우 아파트가 붕괴된 바로 다음해다. 한국 사회가 여러 모로 기초적인 것조차 해결하지 못하고 있던 시절이다. 심지어 그때는 북한이 더 잘살았다. 대신 아파트도 허술함에서 예외가 아니었다. 1979년 3월 18일 그러니까 건물이 지어진 지 10년도 되기 전에 큰 화재로 신문지상을 장식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신 아파트가 새로운 주거 유형을 시도했던 실험적 시도였다는 사실은 여전히 중요하다. 우선 비록 지금은 그 흔적을 볼 수 없으나 적어도 도면상으로 엘리베이터가 있었다는 것에 주목한다. 주거 가구의 단위 면적도 79㎡에서 135㎡로 지금 기준으로도 결코 작지 않았다. 게다가 외부는 붉은 벽돌로 한껏 치장을 했다. 주차장법이 제정되기 훨씬 이전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상당히 여유 있는 주차장까지 완비됐다. 그리고 모든 가구의 적절한 채광과 환기를 위해 좀처럼 보기 드믄 Y자형 평면을 시도했다. 한마디로 어느 모로 보나 최첨단의 고급 아파트였던 것이다. 그런데 그런 건물이 시장 바로 위에 자리 잡았다니? 지금으로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이야기다. 기본적으로 전원형 개발 방식인 단지형 아파트가 대세를 이룬 것을 보면 도시의 복합성에 대한 이해와 실천은 오히려 갈수록 더 퇴보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한국 도시에서 이 정도 수준의 시도를 하는 공동 주거는 언제 나올 것인가. 새로운 것을 기꺼이 시도하려는 실험과 도전의 정신은 그 당시가 지금보다 훨씬 강했다고 생각하니 이 글을 쓰면서도 가슴이 답답하다.
  • 코웨이 정수기 니켈 기준치 10배 “영유아 피부병 우려”

    코웨이 정수기 니켈 기준치 10배 “영유아 피부병 우려”

    100개 중 22개 니켈 도금 손상 2년간 판매된 10만대 수거 처분 결함 있지만 업체 처벌은 못해 코웨이 “모든 고객 치료비 지원” 당국 뒤늦게 안전망 재정비키로 ‘니켈 검출’ 파문으로 유해성 논란을 일으켰던 코웨이 얼음정수기에서 실제로 니켈 도금이 벗겨진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코웨이 얼음정수기를 사용한 소비자들이 “피부병 등이 심해졌다”며 발병 연관성을 주장한 것이 일정 부분 타당성이 있는 것으로 드러난 셈이다. 정부는 “일반인들에게는 크게 해롭지 않지만 영유아 등 ‘니켈 과민군’이 해당 정수기 물을 계속 마시면 피부염 등의 위해 우려가 있다”며 사용 중단을 요청했다. 그러나 정부는 제품 결함을 확인했음에도 제빙기 등이 정수기 품질검사 목록 대상이 아니어서 업체를 처벌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고 밝혔다. 빠르게 변화하는 기술 흐름을 제대로 따라잡지 못하면서 소비자의 안전 사각지대가 계속 발생하고 있다는 지적을 정부가 이번에도 면하기 어렵게 됐다. 산업통상자원부 국가기술표준원, 환경부, 한국소비자원으로 구성된 민관 합동 제품결함조사위원회는 니켈 검출 논란을 빚었던 코웨이 얼음정수기 3종(C(H)PI-380N, CPSI-370N, CHPCI-430N)을 조사한 결과 “해당 정수기 냉각구조물의 구조·제조상 결함으로 증발기의 니켈 도금이 벗겨지는 것이 확인됐다”고 12일 밝혔다. 검출된 니켈량은 ℓ당 최고 0.386㎎으로, 세계보건기구가 추정한 먹는 물로 인한 하루 평균 섭취량(0.03㎎)의 10배가 넘었다. 조사위가 냉각 구조물 100개를 분해해 조사한 결과 22개 구조물에서 증발기와 히터 간 접촉부 도금 손상이 발견됐다. 구조적으로도 증발기와 히터가 냉수플레이트 안에 갇혀 공기가 통하지 않고 상호 압축과 밀착 상태가 되는 문제가 있었다. 산업부 관계자는 “제빙(냉각온도 -18도)과 탈빙(가열온도 120도) 등이 반복되는 과정에서 증발기와 히터가 압축되고 팽창되다 보니 니켈 도금층이 손상됐으며 시간이 지나면서 부식도 가속화됐다”고 말했다. 조사위는 제품 사용 중단과 함께 지난 2년간 판매된 10만대에 대해 제품 수거 등의 행정처분을 내렸다. 하지만 코웨이의 자발적 리콜에서 빠진 4000대는 소비자 연락 두절 등으로 소재 파악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번 얼음정수기 니켈 검출 파문 역시 제품의 혁신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는 법적 안전망의 허점이 그대로 노출됐다. 환경부 관계자는 “정수기 품질검사는 물의 오염 물질을 걸러 내는 장치인데 부수적으로 장착된 제빙기가 문제였다”면서 “검증대상에서 빠진 부분을 처벌할 수 없다”고 말했다. 산업부 관계자는 “제품 혁신 경쟁이 일어나는 과정에서 발생한 문제”라고 설명했다. 환경부는 정수기 품질검사 때 수질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모든 부가 기능 부품에 대해서도 사전 검토하는 등 정수기 품질관리 제도를 재정비하기로 했다. 이날 조사결과 발표에 대해 엄원식 코웨이피해소송모임 대표는 “국민이 1년 이상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니켈물을 마셨고 니켈이 피부질환에 영향을 준다는 조사 결과도 있다”며 별도 조사를 촉구했다. 코웨이는 “제품 사용 기간에 피부염 증상을 겪은 모든 고객에게 치료비를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세종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김동수 민생프리즘] 노인들이 소외받는 나라?

    [김동수 민생프리즘] 노인들이 소외받는 나라?

    한때 대한민국은 노인들을 위한 나라였다. 충(忠)보다 효(孝)를 앞세울 만큼 부모에 대한 공경과 봉양은 도덕규범의 기초이자 사회질서의 핵심이었다. 한자에서 효(孝)라는 글자가 자식(子)이 노인()을 떠받치고 있는 형상을 하고 있는 데는 그 나름의 이유가 있는 셈이다. 그렇지만 21세기 대한민국을 살아가고 있는 노인들의 자화상은 어떤가. 한마디로 말해 우울하다. 우울하다 못해 가슴이 먹먹해진다. 최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우리나라 65세 이상 노령 인구의 빈곤율이 49.6%로 35개 회원국 중 가장 높은 수준이며 전체 평균보다도 4배가량 많다고 발표했다. 반면 65세 이상 노령인구의 고용률은 31.3%로 OECD 회원국 중 아이슬란드(35.2%)에 이어 두 번째로 높다. 무척 간단해 보이는 통계 수치지만 오늘 이 땅에 발 디디며 살아가고 있는 노인들의 곤궁한 현실을 잘 상징해 주고 있는 것 같아 씁쓸하다. 결국 대한민국의 노인들은 은퇴 이후 생활고를 해결하기 위해 노동시장에 재진입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런데 더욱 심각한 문제는 우리나라 노령 인구가 세계사에서 유례를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미 고령사회를 지나 초고령사회에 진입하고 있는 상황에서 노인 빈곤 문제는 이제 그 누구도 부인하지 못할 심각한 사회적 현안이 돼 가고 있다. 시시각각 다가오고 있는 시한폭탄을 제거하는 것과 같은 절박함으로 정부는 물론 기업과 지역사회를 포함한 모든 구성원이 문제 해결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할 때다. 우선 정부는 공적연금제도를 강화해 노인들에게 최소한의 생계와 노후 소득을 보장해 줄 수 있는 기초를 닦아야 한다. 동시에 임금피크제와 같이 은퇴 후에도 자신의 전문성을 살려 안정적으로 계속 일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확산시키는 데 노력해야 할 것이다. 기업들 역시 고령화 사회에 미리 대비하려는 자세가 필요하다. 올해부터 시행된 정년 60세 의무화 취지에 맞춰 중년층에 대한 인력 관리를 강화해 나가야 한다. 중국의 고서 ‘한비자’에 나오는 고사성어인 노마지지(馬之智)라는 말처럼 기업들은 중년층을 경험과 지혜를 갖춘 인적자원이라는 관점에서 바라봐야 한다. 한편 지자체를 포함해 지역사회 역시 노인들을 돌보는 데 더 힘을 쏟아야 한다. 최일선에서 독거노인들을 보살피고 빈곤에 노출돼 있는 노인들의 신체 및 정신적 건강과 생활복지를 챙기는 데 시민사회와 힘을 합쳐 나가야 한다. 마지막으로 개인들 역시 기대수명 100세 시대에 걸맞은 은퇴 후 노년 생활을 준비하는 데 미리 대비해야 한다. 재정 여건상 국가의 공적연금 확대는 일정한 제약이 있을 수밖에 없다. 결국 세금으로 뒷받침해야 한다는 점에서 젊은 세대의 부담을 폭증시켜 새로운 세대 갈등의 기폭제가 될 수도 있다. 따라서 개인들 각자가 젊은 시절부터 직장연금이나 개인연금 등을 통한 다층 노후소득 보장 체계를 스스로 구축해 나가야 한다. 어디까지나 정부의 역할은 보조적이고 최소한에 그친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 최근 정부는 내년도 나라 살림 규모가 400조원이 넘어갈 것이라고 발표했다. 이 가운데 보건·복지·고용 분야 예산만 130조원에 이른다고 한다. 이 중 기초연금을 포함한 다양한 형태의 노인복지 관련 예산이 수십조원에 달하는 만큼 이 재원이 보다 짜임새 있게 운용될 수 있도록 관계 부처 간 유기적 협조 체제가 어느 때보다도 절실한 상황이다. 일부에서는 초고령화에 따른 문제 제기를 과거 경제학에서 유행했던 이른바 ‘맬서스 인구론’의 재림처럼 보기도 한다. 산업기술의 비약적인 발전으로 인구 증가 속도보다 생산성이 더 빠르게 증가하면서 인구론이 예측했던 비관론이 비록 현실에서는 발생하지 않았지만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시키는 계기가 된 것은 사실이다. 어찌 보면 지금의 문제 제기도 그와 유사하다. 유비무환의 자세로 수십 년을 내다보는 대비책을 차근차근 도모해 나간다면 비록 예전과 같은 노인들을 위한 나라는 아닐지언정 적어도 노인들이 소외받는 나라는 되지 않을 것이다.
  • [자치광장] ‘슈퍼문’이 우리에게 주는 이야기/박춘희 서울 송파구청장

    [자치광장] ‘슈퍼문’이 우리에게 주는 이야기/박춘희 서울 송파구청장

    서울 송파구의 석촌호수는 본래 한강의 원줄기였지만, 도시계획 정비로 모습이 변하며 지금의 호수 두 곳으로 나뉜 현재의 모습을 갖추게 됐다. 생태적 수변공간으로 자연을 우리 도심 일상 속에서 느낄 수 있는 시민 쉼터다. 이 석촌호수에서 주민들이 문화를 쉽고 가까이 느낄 수 있도록 송파구는 ‘갤러리 수’, 석촌호수 음악회, 아트마켓 등 다양한 문화사업을 진행해 왔다. 특히 3년 전부터 석촌호수에서 진행해 온 공공예술 프로젝트는 눈길을 끈다. 2014년 노란 고무 오리 ‘러버덕’, 지난해 ‘팬더1600+’를, 올해는 대형 보름달을 호수에 띄운 ‘슈퍼문 프로젝트’를 한창 진행 중이다. 석촌호수 공공예술의 큰 주제는 ‘자연’이다. 인공호수에 예술작품으로 끊임없이 생명을 불어넣어 관람객들에게 새로운 시각과 경험을 제공하고자 한다. 처음 대형 오리를 본 시민들은 가로 16.5m, 세로 19.2m, 높이 16.5m의 크기에 깜짝 놀랐다. 암스테르담과 시드니, 상파울루 등 세계 주요 도시에 전시된 러버덕은 국경과 언어, 정치적 배경을 뛰어넘어 사람들에게 치유과 희망을 안겨 줬다. ‘팬더1600+’는 지구환경·동물 보호에 대해 되돌아보는 시간이었다. 올해 ‘슈퍼문 프로젝트’는 토끼가 떡방아를 찧는다는 한국적인 달의 설화와 맞물려 사람들에게 풍성함과 따뜻한 마음을 되살려 줬다. 특히 ‘슈퍼문‘은 우리나라에서 최초로 공개됐다. 한가위 대보름달은 우리나라 사람들에겐 행운과 건강의 상징이었다. 이번 석촌호수의 달은 하늘에서 땅으로 끌어내려 사람들을 환히 비추고, 주변 건물들은 그 자체로 빛나는 은하궤도가 돼 도심 한복판에서 우주를 만날 특별한 기회를 준다. 또 친숙한 한국적 정서로 관람객들에게 소통의 장을 선사해 준다. 이처럼 공공예술은 지역의 삶·문화와 어우러지며 같은 장소에서도 새로운 이야기와 볼거리를 제공해 삶 속에서 여유와 즐거움을 준다. 결국 예술과 사회의 조화로운 연결이 핵심이다. 갤러리 같은 제한된 공간에서만 관람할 수 있었던 고급 미술을 일반 시민들이 함께 누릴 수 있도록 일상 생활공간으로 확장시키기 위한 노력 말이다. 더 나아가 공공미술은 미술가의 창조적인 상상력, 지역 역사·문화에 대한 이해도, 지역 주민들의 참여가 만나 공간을 더욱 특별하게 만들어 준다. 문화는 보편적 가치다. 따라서 송파구는 주민 모두가 즐길 수 있는 공공미술을 위한 새로운 시도를 계속하고자 한다. 공공예술 프로젝트는 석촌호수를 서울의 호수가 아닌 세계적인 예술관광 명소로, 단순한 전시공간이 아닌 행복과 사랑·치유가 있는 상징적인 장소로 만들었다. 예술의 힘, 사람의 힘을 본다.
  • 오르간 선율로 전하는 거장의 70년 음악 여정

    오르간 선율로 전하는 거장의 70년 음악 여정

    금세기 최고의 오르가니스트로 꼽히는 장 기유가 오는 20일 서울 송파구 롯데콘서트홀에서 파이프오르간 리사이틀을 연다. 4958개의 관으로 이뤄진 ‘악기의 제왕’ 파이프오르간의 진수를 제대로 감상할 수 기회로 주목받고 있다. 음악가 겸 오르간 제작자인 장 기유는 경이로운 테크닉, 독특한 음색 배합과 리듬 해석으로 찬사를 받고 있다. 세자르 프랑크, 마르셀 뒤프레, 올리비에 메시앙으로 이어지는 프랑스 오르간 음악의 명맥을 잇고 있다. 바흐의 ‘골드베르크 변주곡’, 무소륵스키의 ‘전람회의 그림’, 차이콥스키 ‘비창 교향곡’ 등 널리 알려진 대곡을 오르간으로 연주하며 세계적 명성을 쌓았다. 특히 장 기유가 직접 제작에 참여한 스위스 취리히 톤할레에 있는 오르간으로 연주한 무소륵스키의 ‘전람회의 그림’은 지금도 대표적인 명연주로 회자되고 있다. 이번 공연은 장 기유의 70년 음악 여정이 응축된 대표곡들로 꾸며진다. 영웅의 발자국 소리처럼 묵직하면서도 다소 불길한 분위기를 자아내는 프랑크의 ‘영웅적 소품’, 오르간으로 표현한 음색 효과가 오케스트라를 뛰어넘는다는 평가를 받은 무소륵스키의 ‘전람회의 그림’, 휘몰아치는 음형과 구조적인 탄탄함으로 유명한 리스트의 ‘바흐의 이름에 의한 환상곡과 푸가’, 장 기유가 작곡한 ‘사가 4번과 6번’ 등이다. 롯데콘서트홀 측은 “이번 연주를 통해 장 기유의 역동적인 에너지와 번뜩이는 독창성, 우아한 취향과 지적 세련미, 유머러스함과 따뜻함을 잃지 않는 거장의 면모를 만날 수 있을 것”이라고 소개했다. 2만~5만원. (02)3213-3122.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 유엔 인권보고관 “옥시, 진심 어린 사과해야”

    환경 문제 유발 기업에 첫 촉구 영구적인 기념물 조성도 제안 유엔 인권특별보고관이 가습기 살균제 사망 사고를 일으킨 옥시레킷벤키저(옥시·현 RB코리아)에 재발 방지를 위해 이번 사태의 잘못과 교훈을 국제사회와 공유하라고 권고했다. 배스컷 툰칵 유엔 인권최고대표사무소(OHCHR) 유해물질 특별보고관은 13일(현지시간) 개막하는 제33차 유엔 인권이사회에서 발표할 방한 결과 보고서를 최근 OHCHR을 통해 공개하면서 옥시 측의 사과와 보상도 촉구했다. 툰칵 특별보고관은 지난해 10월 12∼23일 방한해 가습기 살균제 피해 실태와 정부 대응, 입법 체계를 확인하고 산업계 전반의 유해물질 관리 실태 등을 점검했다. 유엔 특별보고관이 환경 문제를 유발한 기업에 투명한 사고 경위 공개와 사과 및 보상을 촉구한 것은 처음이다. 가습기 살균제 제조업체 중 가장 많은 피해를 준 영국 옥시 본사가 사고 경위와 책임 규명에 비협조적이라는 지적이 나오는 가운데 유엔 인권이사회에서 이 문제가 다뤄지게 됐다. 툰칵 보고관은 영문 24쪽 분량의 결과 보고서에서 레킷벤키저에 “유사한 사고의 재발 방지 조치를 시행하라”며 “다른 정부와 기업이 비슷한 실수를 피할 수 있도록, 교훈을 국제사회와 공유하라”고 권고했다. 또 “모든 피해자에게 진심 어린 사과를 하고 중요한 장소에 영구적인 기념물을 세우도록 제안한다”며 효과적인 구제책을 제공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아직 드러나지 않은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들이 보상을 받을 수 있도록 할 것도 강조했다. 툰칵 특별보고관이 제안한 ‘영구적인 기념물’은 가습기 살균제 사망 사고의 책임을 회피하지 말고 기억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보인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유엔 인권보고관 “옥시, 진심 어린 사과해야”

    유엔 인권특별보고관이 가습기 살균제 사망 사고를 일으킨 옥시레킷벤키저(옥시·현 RB코리아)에 재발 방지를 위해 이번 사태의 잘못과 교훈을 국제사회와 공유하라고 권고했다. 배스컷 툰칵 유엔 인권최고대표사무소(OHCHR) 유해물질 특별보고관은 13일(현지시간) 개막하는 제33차 유엔 인권이사회에서 발표할 방한 결과 보고서를 최근 OHCHR을 통해 공개하면서 옥시 측의 사과와 보상도 촉구했다. 툰칵 특별보고관은 지난해 10월 12∼23일 방한해 가습기 살균제 피해 실태와 정부 대응, 입법 체계를 확인하고 산업계 전반의 유해물질 관리 실태 등을 점검했다. 유엔 특별보고관이 환경 문제를 유발한 기업에 투명한 사고 경위 공개와 사과 및 보상을 촉구한 것은 처음이다. 가습기 살균제 제조업체 중 가장 많은 피해를 준 영국 옥시 본사가 사고 경위와 책임 규명에 비협조적이라는 지적이 나오는 가운데 유엔 인권이사회에서 이 문제가 다뤄지게 됐다. 툰칵 보고관은 영문 24쪽 분량의 결과 보고서에서 레킷벤키저에 “유사한 사고의 재발 방지 조치를 시행하라”며 “다른 정부와 기업이 비슷한 실수를 피할 수 있도록, 교훈을 국제사회와 공유하라”고 권고했다. 또 “모든 피해자에게 진심 어린 사과를 하고 중요한 장소에 영구적인 기념물을 세우도록 제안한다”며 효과적인 구제책을 제공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아직 드러나지 않은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들이 보상을 받을 수 있도록 할 것도 강조했다. 툰칵 특별보고관이 제안한 ‘영구적인 기념물’은 가습기 살균제 사망 사고의 책임을 회피하지 말고 기억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보인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유엔 인권 보고관 “옥시 본사, 진심어린 사과하고 보상해라”

    유엔 인권 보고관 “옥시 본사, 진심어린 사과하고 보상해라”

    유엔 인권특별보고관이 가습기 살균제 사망 사고를 일으킨 옥시레킷벤키저(옥시·현 RB코리아)에 재발 방지를 위해 이번 사태의 잘못과 교훈을 국제사회와 공유하라고 권고했다. 배스컷 툰칵 유엔 인권최고대표사무소(OHCHR) 유해물질 특별보고관은 13일(현시지간) 개막하는 제33차 유엔 인권이사회에서 발표할 방한 결과 보고서를 최근 OHCHR을 통해 공개하면서 옥시 측의 사과와 보상도 촉구했다. 툰칵 특별보고관은 지난해 10월 12∼23일 방한해 가습기 살균제 피해 실태와 정부 대응,입법 체계를 확인하고 산업계 전반의 유해물질 관리 실태 등을 점검했다. 유엔 특별보고관이 환경 문제를 유발한 기업에 투명한 사고 경위 공개와 사과 및 보상을 촉구한 것은 처음이다. 가습기 살균제 제조업체 중 가장 많은 피해를 준 영국 옥시 본사가 사고 경위와 책임 규명에 비협조적이라는 지적이 나오는 가운데 유엔 인권이사회에서 이 문제가 다뤄지게 됐다. 툰칵 보고관은 영문 24쪽 분량의 방한 결과 보고서에서 레킷벤키저에 “유사한 사고의 재발 방지 조치를 시행하라”며 “다른 정부와 기업이 비슷한 실수를 피할 수 있도록,교훈을 국제사회와 공유하라”고 권고했다. 그는 아직 드러나지 않은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들이 보상을 받을 수 있도록 할 것도 강조했다. 그는 또 올해 시행한 ‘환경오염피해 배상책임 및 구제에 관한 법률’을 포함해 ‘화학물질의 등록 및 평가 등에 관한 법률’ 등 유해물질 관련 법률의 보완과 피해자 구제를 정부에 촉구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재난에 감춰진 ‘경제 불평등의 민낯’

    재난에 감춰진 ‘경제 불평등의 민낯’

    재난 불평등/존 C 머터 지음/장상미 옮김/동녘/330쪽/1만 6800원 지진과 쓰나미, 홍수, 폭염 등 자연 재해는 겉으로 보기엔 민주적이다. 재해는 가난한 이들뿐 아니라 부자와 권력자들도 가리지 않고 덮친다. 빈곤은 계급에 의한 ‘차별적 현상’이지만, 재해는 사회 부조리와 상관없는 ‘무차별적인 자연 현상’(설령 인간의 탐욕과 경제 개발이 야기한 기후변화로 인한 재난일지라도)으로 여겨진다. 그러나 ‘왜 재난은 가난한 이들에게만 가혹할까’라는 부제가 붙은 신간 ‘재난 불평등’에서 지구물리학자인 저자는 재해가 단순한 자연현상에 그치지 않고 정치·사회·경제적 문제와 긴밀하게 연결돼 있다는 점을 실증적으로 드러낸다. 저자가 포착한 지점은 재앙이 낳는 ‘불평등의 민낯’이다. 이 책은 왜 재난 사망자의 다수가 빈민층인지, 그리고 재난 발생 당시와 그 전후의 극복 과정에서 사회의 불평등 구조가 재난에 투영되고 답습되는 이유를 찾아 나간다. 2010년 1월 12일 오후 4시 53분. 북미 카리브해의 아이티 수도 포르토프랭스의 일상은 처참하게 무너져 내린다. 규모 7.0의 첫 지진이 강타한 이후 몇 주일에 걸쳐 60차례 이상의 여진이 지속됐다. 이미 첫 번째 지진으로 약화된 구조물들이 연달아 무너져 내리며 20만명으로 추산되는 희생자를 냈다. 반면 같은 해 2월 규모 8.8의 칠레 지진은 525명의 사망자를 냈다. 지진 에너지는 칠레가 아이티보다 500배 정도 컸지만 인명 피해 규모는 비교가 될 수 없을 정도로 작았다. 국제투명성기구에 따르면 아이티는 전 세계에서 15번째로 부패한 나라다. 반면 칠레는 22번째로 깨끗한 국가로 꼽힌다. 아이티는 전 국민의 80%가 빈곤선 이하로 살고 있으며, 54%는 극빈층에 속한다. 이들은 아이티에서 ‘니그’로 불린다. 니그들은 수도 포르토프랭스의 슬럼가에 전기, 수도, 변기 시설조차 없는 조악한 시멘트 집에 산다. 반면 극소수의 부유층인 ‘블랑’이 거주하는 페티옹빌은 튼튼한 출입문과 높은 벽, 개인 수영장 등이 갖춰진 대저택들의 집합지다. 견고한 방호벽이 바리케이드처럼 둘러싸여 그들만의 부를 누린다. 자연은 결과적으로 가난한 자들에게 더 가혹한 결과를 안긴다. 아이티 지진의 상당수 희생자는 가난과 부패에 찌들려 신음하는 니그들이었다. 저자는 “책임은 가난에 있다”며 “같은 사건이 어떤 사람에게는 재난이더라도 다른 이에게는 그저 약간의 불편 이상이 아닐 수도 있다”고 말한다. 지진에 대처하는 아이티 정부는 철저히 무능하고 무책임했으며, 존재 자체마저 불확실한 건축 규정은 참혹한 희생을 확대시켰다. 아이티의 지진은 부패하고 무능한 정부로 인해 대규모 사상자가 발생하는 ‘부패 살인’의 전형적 사례로 꼽힌다. 저자에 따르면 재난은 자연이 처음 타격을 가하는 몇 분 또는 몇 시간 동안에만 자연적일 뿐 재난 이후의 상황은 정치·사회적 문제가 된다. 재난은 권력자들에겐 돈벌이가 된다. 자연재해는 부의 편중을 심화시킨다. 재난은 자본 소유자들을 더욱 부유하게 만들고, 자본이 부족한 이들은 더욱 가난해진다. 건물을 새로 짓고 도로를 복구하는 비용이 모두 자본의 이익으로 환원되기 때문이다. 2005년 허리케인 카트리나가 파괴한 뉴올리언스를 복구하는 수의계약을 맺은 업체는 딕 체니 전 미국 부통령이 회장으로 재직했던 ‘켈로그 브라운 앤드 루트’(KBR)였다. 자연과학자인 저자가 자연 재해의 현상에 머물지 않고 그 이면에 은폐된 사회의 구조적 병폐를 지목하며 또 다른 경제적 불평등 현상을 고발하는 사회과학적 결론에 도달하는 이유다.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 [열린세상] 혁신, 곧 창조적 파괴가 필요한 중소기업/박광태 한국중소기업학회장·고려대 경영대학 교수

    [열린세상] 혁신, 곧 창조적 파괴가 필요한 중소기업/박광태 한국중소기업학회장·고려대 경영대학 교수

    혁신은 모두가 한번쯤은 들어 본 단어일 것이다. 혁신은 조지프 슘페터의 경제발전론의 중심 개념으로 생산을 확대하기 위해 노동이나 토지 등의 생산요소에 대한 편성을 변화시키거나 새로운 생산요소를 도입하는 기업가의 행위를 말한다. 보통 기술혁신의 의미로 많이 사용되지만 혁신은 신시장 개척, 신제품 개발, 신자원 획득, 신생산 방식 도입, 신제도 도입 등도 포함하는 더 넓은 개념으로 정의된다. 기업은 물론이고 정부기관까지 혁신만이 살길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혁신으로 큰 성과를 내는 경우가 있는가 하면 혁신으로 인해 조직의 갈등이 일어나 오히려 성과가 나빠지는 경우도 있다. 어떻게 하면 혁신으로 좋은 성과를 낼 수 있을까. 혁신으로 좋은 성과를 내기 위해서는 혁신의 앞 단계라 할 수 있는 해빙기, 즉 분위기 조성과 혁신의 뒷 단계라 할 수 있는 결빙기, 즉 혁신의 굳히기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해빙기는 추진하는 혁신이 왜 필요한지 조직 구성원들에게 이야기해 공감대를 형성하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사람은 늘 하는 일에 익숙해 있기 때문에 혁신에 대해 두려워하고 부담을 느끼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므로 해빙기를 통해 이러한 두려움과 부담을 덜어 주는 것이 성공적인 혁신의 실행을 위해 중요하다. 그러나 모두 뜻을 모아 혁신을 실행했다고 하더라도 결빙기가 없으면 얼마 지나지 않아 혁신은 사라지고 예전의 상태로 돌아가 버리고 말 것이다. 따라서 결빙기에서는 평가와 보상이 중요한데 혁신에 대한 공정한 평가가 이루어지고 이 평가를 바탕으로 적절한 보상이 주어져야 이 혁신이 계속해서 힘을 발휘하게 될 것이다. 보상은 구성원이 혁신에 보람을 느낄 수 있는 수준으로 주어져야 한다. 평가를 위해서는 예전의 지표가 아니라 혁신을 통해 요구되는 새로운 지표를 사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새로운 지표의 사용 예로 컨설팅 기업의 경우 예전엔 고객사에 대해 얼마나 많은 인력이 얼마나 오랜 시간 도움을 주었는지를 나타내는 맨아워(man-hour)에 바탕을 두고 컨설팅 금액이 산정됐지만 이제는 고객사의 가치를 중요시해 고객사가 중요시하는 가치(어떤 고객사는 고객만족도의 향상에 관심이 있을 것이고 어떤 고객사는 프로세스 처리 시간의 단축에 관심이 있을 수 있다) 증가에 얼마나 기여했는지에 따라 컨설팅 금액이 산정되고 있다. 해빙기와 결빙기 못지않게 혁신을 실행하는 방법 또한 중요하다. 혁신을 실행하기 위해서는 혁신의 중추 역할을 맡을 인력을 잘 선발해야 한다. 일반적으로 조직에서 혁신을 실행하기 위해 부서로부터 인력을 추천받아 혁신실행팀을 만들 때 추천받은 인력이 그 부서의 최고 인력이 아니라 그렇지 못한 인력이 추천되는 경우가 있는데 이 경우 혁신의 실행은 어려움에 봉착할 것이다. 따라서 혁신실행팀에 포함되는 인력의 추천 시 인력의 추천을 그 부서의 책임자 평가와 연동시켜 최고의 인력이 추천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추천에서 직책은 전혀 중요하지 않고 오직 혁신의 성공에 기여할 수 있는지가 추천 기준이어야 한다. 물론 이런 인력이 추천될 수 있도록 최고경영자는 평소에 조직을 보다 창의적이고 수평적인 열린 조직으로 만들어 둘 필요가 있다. 하버드 출신 세계적 경제학자인 미키타니 료이치와 그의 아들 히로시가 대담 형식으로 꾸민 ‘경쟁력’이란 책에서 아버지 료이치는 혁신은 곧 새로운 연결성이며 창조적 파괴라고 설명한다. 기존의 관행에서 벗어나는 데서 혁신이 이루어지는 것이다. 아들인 히로시는 닛산을 변화시킨 카를로스 곤과 고사 직전의 애플을 살린 스티브 잡스 등을 예로 들며 기업을 이끄는 경영자의 역량 또한 혁신에서 중요한 요소로 보고 있다. 국내 중소기업도 글로벌 강소기업으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기술혁신과 해외시장 개척 역량 확보는 물론이고 경영자의 역량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 더 많은 중소기업이 경영자의 강화된 역량과 혁신으로 세계로 나아가 대한민국의 발전에 기여하기 바란다.
  • 길병원, 10월부터 IBM ‘왓슨’ 활용해 암 치료

    길병원, 10월부터 IBM ‘왓슨’ 활용해 암 치료

    가천대 길병원이 IBM의 인공지능 시스템 ‘왓슨’을 도입해 암 치료에 적용하기로 했다. IBM과 길병원은 국내 처음으로 ‘왓슨 포 온콜로지’ 도입 계약을 맺고 8일 서울 롯데호텔에서 공동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IBM에 따르면 이 장비는 의료진이 근거에 입각한 치료를 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목적으로 개발됐다. 클라우드 기반의 플랫폼인 왓슨 포 온콜로지는 방대한 분량의 정형(structured) 및 비정형(unstructured) 데이터를 빠르게 분석해 의료진이 암 환자들에게 데이터에 근거한 개별화된 치료옵션을 제공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는 게 IBM 측 설명이다. 실제로 지난 1년간 전 세계적으로 약 4만 4000건에 달하는 암 종양학 관련 논문이 의료학술지에 발표됐다. 단순 계산으로 하루 평균 122개의 새로운 논문이 발표되는 셈이다. 로버트메르켈 IBM 왓슨 헬스종양학 및 유전학 글로벌 총괄 사장은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의료지식은 이제 인간의 능력으로 따라갈 수 있는 한계를 넘어서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왓슨 포 온콜로지는 300개 이상의 의학학술지, 200개 이상의 의학 교과서를 포함해 거의 1500만 페이지에 달하는 의료정보를 이미 학습했으므로 의료진이 진료에 집중할 수 있도록 도울 능력을 충분히 갖췄다”고 덧붙였다. 가천대 길병원은 왓슨 포 온콜로지를 유방암·폐암·대장암·직장암·위암 등 국내에서 많이 발병하고 있는 주요 암 치료에 10월 중순부터 본격적으로 활용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IBM은 길병원과 함께 우리나라 의료 가이드라인 및 언어에 맞춘 현지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언 가천대길병원 인공지능기반 정밀의료추진 사업단장은 “대학병원의 종양내과 의사는 하루에 100명 이상 환자를 진료하기도 한다”며 “왓슨 포 온콜로지가 의료진의 의사결정을 보다 효과적·효율적으로 내릴 수 있는 든든한 보조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연세대 ‘단톡방 성희롱’ 제보한 남학생 학교에 붙힌 대자보 (전문)

    연세대 ‘단톡방 성희롱’ 제보한 남학생 학교에 붙힌 대자보 (전문)

    최근 연세대에서 일어난 단톡방 성희롱 사건. 이를 제보한 남학생이 단톡방을 폭로하게 된 이유와 바라는 것에 대해 장문의 글을 쓴 뒤, 학교에 대자보를 붙였다. ‘하나도 자랑스럽지 않습니다’라는 제목의 대자보에서 이 남학생은 “우리과 남자 단톡방이 만들어진 지 1년이 넘었지만 그동안 진지하게 문제로 인지하지 못했다”고 스스로 반성했다. 이어 “단톡방 문제가 공론화 됐을 때 동기 남학생들의 반응은 ‘단톡방이 불편해서 큰일이네‘라는 반응이었다”면서 “단톡방에서 드러난 여성혐오와 삶 속에서도 공공연하게 일어나는 여성에 대한 차별과 폭력에 대해 (우리가) 예민해지고 불편해졌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또 “누군가 단톡방의 문제에 대해서, 주변의 여형 혐오에 대해 문제의식을 느꼈다면 익명이든 실명이든 많은 목소리가 나오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 단톡방을 제보한 남학생의 대자보 전문 ’하나도 자랑스럽지 않습니다.‘ 우리 과 ‘남자 단톡방’은 만들어진 지 1년이 넘었다. 15학번 신입생으로 입학하면서 생긴 톡방이다. 처음엔 단톡방을 보면서 단톡방에서 말할 만한 수위를 넘을 때가 있다고만 여겼지 문제라고 생각하지는 못했다. 하지만 다시 톡방을 돌이켜보면서 왜 그때는 진지하게 문제로 인지하지 못했을까 생각해 본다. 기숙사 여학생 층에 가서 단체로 “자위하고 사정하자고” 이야기하고, 여자가 옆에 있으면 “꼬추도 넣어”와 같은 말을 단톡방에서 하며 웃을 수 있고 ‘ㅋㅋㅋㅋ’로 화답하며 농담으로 받아들이는 문화를 나는 어떻게 넘어갈 수 있었을까. 나는 한국 사회에서 남성으로 살아간다. 어릴 때는 ‘남자가 여자를 지키고 배려해야 된다’가 매너라는 말을 어른들에게 듣고, 남자가 여자를 괴롭히면 ‘너를 좋아해서 그래’라는 말을 듣고, 인터넷에서 떠다니는 수많은 리벤지 포르노를 접하게 되고, “남자는 짐승 그리고 성욕을 주체하지 못한다”는 말을 수도 없이 듣고. 고등학교 때도 남톡방에 야한 사진을 올리고, 여성에 대한 외모품평을 하고, 주변 여자들을 시선강간한 이야기들을 자유롭게 하던 환경. 대학에 와서는 과행사에서 선배들이 예쁜 후배를 옆에 앉혀 달라는 자연스럽게 이야기하고, 후배들은 그에 태클을 걸지 않거나 못하는 분위기. 어떤 사람, 어떤 분위기인지에 따라 정도는 달랐으나 결국엔 ‘그래도 되니까’. 그 당연시 되는 분위기는 이런 언어 성폭력이 문제라고 인식하지 못하게 만들고, 인식하더라도 말하지 못하게 만든다. 당연하게 여겨지니까. 신입생 초기까지 나는 일베와 소라넷에서 벌어지는 범죄나 행동들에 대해 ‘쓰레기’라 이름 붙였으며, 나는 그들과는 다르게 더 도덕적이고 윤리적인 사람이라는 생각을 무의식적으로 가졌고, 사회비판 좀 한다고 스스로를 진보적인 사람이라 믿었고 성평등은 당연하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런 생각들은 오히려 나와 주변에 대해 성찰하지 못하게 만들었다. 나의 삶과 내 주변에서 여성혐오로 둘러싸인 언행 그리고 그로 인해 다른 사람에게 상처주는 행동들을 돌아보지 못하게 만들었다. 그러다 친구들의 이야기로 페미니즘을 알게 되었고, 평소 내가 당연하다고 여기거나 문제로 인식하지 못했던 것들을 말과 글로 접할 수 있었다. 그런 후에야 범죄를 쓰레기라고 이름 붙이는 것을 넘어 이 사회에서 문제시하지 않았던 것들 그리고 나 자신에 대해서 성찰할 수 있었다. 예민해질 수 있었다. 사람이 사회에서 집단에서 개인과의 관계에서 겪을 수 있는 수많은 여성혐오 그리고 그로 인한 차별과 폭력에 대해 예민해질 수 있었다. 불편해질 수 있었다. 사람이 사람으로 온전히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외모로 평가되고 ‘김치녀’라는 낙인이 찍힌 채 본능이라는 이름으로 함부로 성적대상화되는 현상에 대해 불편해질 수 있었다. 여러 곳에서 남톡방들이 공론화 될 때 과남학생 동기들이 톡방에서 보여준 반응은 “단톡방을 불편해하는데 불편해서 큰일이네”와 같은 반응들이었다. 그 친구들에게 말해주고 싶다. 사람을 사람으로 존중하기 위해 필요한 건 불편함과 예민함이라고. 사람을 함부로 성적으로 희롱하거나 대상화하는 언행들과 그런 언행들을 당연시 해오던 관계에 불편해야만 한다고. 그리고 단톡방에 불편해하는 사람이 있기에 갈등이 생기지만 불편해하는 사람이 없다면 더 문제라고 말해주고 싶다. 나라는 사람이기에 불편한 것이 아니라 사람이라면 불편해야만 하는 문제이니까. 단톡방 사람들 그리고 내 주변 사람들이 여성혐오 그리고 삶 속에서 공공연하게 일어나는 여성에 대한 차별과 폭력에 대해 예민해지고 불편해졌으면 좋겠다.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이 온전히 사람으로 존중받고, 서로 존중하기 위해서 그랬으면 좋겠다. 그러기 위해서 나부터 성찰하고자 이 글을 쓴다. 나 또한 당연시 해온 문제들 중에 아직까지 예민하게 살피지 못한 것들도 많을 것이고 인지하지 못한 것도 많을 것이다. 이런 성찰 하나하나로 좀 더 나아질 거라 믿는다. 누군가 단톡방의 문제에 대해서 그리고 주변의 여성혐오에 대해서 문제의식을 느꼈다면 익명이든 실명이든 많은 목소리가 나오길 바란다. 비겁하게 꼰지르는 것이 아니라 그 행동이 사람을 아끼는 당신의 마음이기 때문이다. 추가로 이 톡방의 내용을 보고 분노하신 분들에게 감사드린다는 말씀과 함께 한 가지 부탁을 드리고 싶습니다. 단톡방의 일부가 폭로되고도 자보를 보며 지나가면서 ‘남녀갈등 조장마라’ 혹은 ‘우리 톡방은 잘 숨기자’고 말하거나 댓글로 작성하시는 분들도 있습니다. 하지만 당연히 잘못된 것이라고 말해주실 수 있는 수많은 학우들 덕분에 남톡방의 구성원들 또한 자신이 해왔던 발언들이 얼마나 심각한지 자각하기 시작하리라 생각합니다. 제가 남톡방을 폭로하며 원하는 것은 크게 2가지입니다. 첫째. 단톡방의 구성원들이 자기가 한 말의 심각성을 자각하고 책임을 지는 일입니다. 둘째. 이러한 언어들이 저희 과뿐만 아니라 모든 단톡방에서 사라지고 온라인을 넘어서 실제 삶 속에서도 이런 언행들이 사라지는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단톡방 구성원들이 공개적으로 진행하는 추가적인 폭로와 공론화에 있어서 무책임한 행동으로 보답하지 않는 이상 가해자들의 신상을 밝히지 않을 것입니다. 수많은 단톡방들이 폭로되고 공론화되었습니다. 그 과정에서 우리는 이 카톡방이 어느 학과의 것이며, 가해자가 누구인지를 밝히는 것에 몰두하고 그 사람들에게 직접 ‘인간쓰레기’라 낙인찍고 있습니다. 더불어 ‘의심스럽다’는 이유로 수많은 사람들의 신상이 파헤쳐지기도 합니다. 이는 결과적으로 단죄가 될 수 있을지 모르나 그 과정으로 인해 관련 없는 사람들이 오해를 받거나 피해를 입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런 과정에 매몰될수록 ‘그런 언행들이 사라져야 한다는 궁극적인 목표’는 묻히고 맙니다. 그러한 언행들은 몇몇 ‘인간쓰레기’로 인해 유지되는 것이 아닙니다. 크게는 사회구조적으로 구체적으로는 삶에서, 미디어에서, 집단에서 우리가 불편하다고 받아들이고 예민하게 인지해야했던 말과 행동들을 ‘남자는 원래 그래’ ‘웃자고 한 얘기인데 뭐가 문제야’라는 말로 넘겨 왔기 때문에 유지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렇기에 가해자의 죄를 따져 묻더라도 ‘수위’, ‘정도’의 차이만 있을 뿐 수많은 여성에 대한 차별과 폭력의 언어들이 우리 곳곳에 고스란히 남아있습니다. 분노하신 많은 사람들 그리고 특히 남성들에게 부탁하고 싶습니다. 이러한 언행들에 대한 경각심을 삶 속에서 놓지 마시고 주변을 계속 바라봐 주시길 바랍니다. 특히 남성만으로 구성된 톡방, 남성들만이 모여서 이야기를 나누는 공간. 이런 공간에서 내가 했던 문제적 발언, 내가 아니더라도 옆 사람이 행하는 문제적 발언과 행동을 한 순간이라도 쉽게 넘어가지 않으시길 바랍니다. 저는 다시 과에서 남톡방문제에 대해 폭로하는 것을 넘어서 그런 문화를 없애기 위한 공론장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려고 합니다. 특정 학과라고 소문이 나거나 추측을 할 수 있겠지만 다시 한 번 말씀드립니다. 가해자를 찾고 그들을 응징하는 것에만 집중하지 말아주세요. 범죄행위에 돌을 던지는 행위를 넘어 차별과 폭력의 언어에 자신과 주변 사람이 더 이상 동조하지 않기 위해 성찰하고 경각심을 놓지 않으시길 바랍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秋 “법인세 정상화 더이상 성역 아니다”

    秋 “법인세 정상화 더이상 성역 아니다”

    경제 67차례·민생 32차례 언급 禹수석 등 정치현안 거의 안다뤄 6일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의 교섭단체 대표연설 키워드는 ‘민생 경제’로 요약된다. 45분 동안 진행된 원고지 82매 분량의 연설에서 가장 많이 언급된 단어 역시 ‘경제’(67차례)였다. 특히 이명박 정부에서 22%까지 인하했던 법인세 최고세율을 25%로 원상회복시키는 것을 뜻하는 ‘법인세 정상화’를 강조했다. 32차례 언급된 ‘민생’이 뒤를 이었다. ●세월호·안보 문제 언급 땐 목소리 높여 연설 대부분을 경제에 할애하는 대신 개헌, 정치개혁, 우병우 청와대 민정수석 논란 등 정치 현안은 거의 언급하지 않았다. 전날 ‘호남 연대론’을 주장하며 정치 문제를 집중 거론한 ‘58년생 동갑내기’ 새누리당 이정현 대표와의 차별화 전략으로 풀이된다. 추 대표는 현 경제 상황과 관련, “박근혜 대통령은 아버지가 만들어 놓은 대한민국 주력산업을 다 까먹고 있다”면서 “아버지가 일군 과거 경제정책에 의존하고 그 시대의 성공신화를 그리워하는 것으로는 구조적 문제들을 해결할 수 없다”며 패러다임의 전환을 촉구했다. 이어 “세월호 아이들, 가습기 피해자,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 사경을 헤매는 백남기 농민이 있다. 야당은 그동안 이분들의 고통과 슬픔을 충분히 함께하지 못했다”는 대목에서는 침통한 표정으로 말을 잇지 못했다. 이날 담담한 어조로 연설을 이어 가던 추 대표는 안보를 언급할 때 목소리가 한껏 높아졌다. 추 대표는 “박근혜 정부의 낡은 안보관이 문제”라며 “안보를 국내 정치에 이용하고 국민을 이념으로 분열시키는 게 바로 낡은 안보관”이라고 지적했다. 한반도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와 관련해서는 “강풍 정책과 외교 무능이 실패를 거듭하면서 만들어 낸 패착”이라고 비난했다. 다만 사드 배치 반대 당론 채택 여부에 대해선 여전히 모호성을 유지했다. ●이정현 대표, 연설 전 야유 금지 문자 연설 중 사드 배치가 예정된 성주를 지역구로 둔 새누리당 이완영 의원이 “안보는 안보”라고 외치자, 새누리당 의원들이 “쉿, 쉿”이라며 말리기도 했다. 앞서 새누리당 이정현 대표와 정진석 원내대표는 소속 의원들에게 문자메시지를 보내 “야유나 고함을 자제하고 박수를 보내 달라”고 당부했다. ●추 “튼튼한 안보 속에 민생 지켜진다” 추 대표는 연설 직후 이 대표, 정 원내대표 등과 밝은 표정으로 악수를 했다. 그는 기자들과 만나 “대통령이 해외 순방으로 안 계시니 빨리 메시지를 전달하고 흔쾌히 수용해 달라는 보디랭귀지”라고 설명했다. 새누리당 김명연 원내대변인은 “여야 간 진지한 대화와 협력 의지만 있다면 국회가 민생경제에 보탬이 될 수 있을 것”이라며 우호적 평가를 했다. 반면 국민의당 손금주 대변인은 “경제위기 상황을 진단하고 가계부채의 심각성을 경고한 부분은 긍정적”이라면서도 “새 정치 비전 제시는 부족했다”고 지적했다. 국민의당 고위관계자도 “전형적인 야당 방식”이라며 “진단은 옳지만, 해법 제시가 아쉽다”고 했다. 한편 추 대표는 오후에는 서부전선 최전방인 경기 김포시 애기봉 관측소(OP)를 찾았다. 해병대 군복을 입고 취임 후 첫 군부대 방문에 나선 추 대표는 “튼튼한 안보 속에 기업도 민생도 지켜진다”고 강조했다. 장진복 기자 viviana49@seoul.co.kr
  • 클라우드 혁신센터 부산에 들어선다…7일 동서대서 착공식

    부산시가 글로벌 클라우드컴퓨팅 서비스 기업인 아마존웹서비스(Amazon Web Service)와 클라우드 혁신센터를 설립한다. 부산시와 AWS는 7일 오후 사상구 주례동 동서학원재단 센텀캠퍼스에서 클라우드 혁신센터 착공식을 개최한다고 6일 밝혔다. 착공식은 부산시와 AWS가 지난 3월 8일 체결했던 양해각서(MOU)의 후속 조치에 따른 것이다. 시는 클라우드 혁신센터를 통해 부산시의 창조적 혁신과 경제발전,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인재육성 및 일자리 창출을 위해 함께 노력할 예정이다. 이번에 설립되는 클라우드 혁신센터는 글로벌 대표 기업인 AWS가 세계 최초로 해외 현지에 설립하는 혁신센터로서 매우 큰 상징성을 가진다. 클라우드 혁신센터의 교육관련 협력 파트너로 창업선도대학육성사업(창업자 사업화 지원 및 교육, 국비 54억원 규모) 주관기관으로 동서대가 선정됐다. 이번 클라우드 혁신센터는 AWS 아태 공공부분 총괄인 피터 무어 전무와 제임스 리우 상무가 직접 참여해 설립을 추진해 왔다. 사물인터넷( IoT) 산업의 글로벌 강자인 인텔도 참여해 부산시 스마트시티 발전과 관련된 콘텐츠를 더욱 풍성하게 해줄 것으로 예상된다. 클라우드 혁신센터는 오는 11월 완공 예정이며 AWS와 부산정보산업진흥원(원장 서태건)이 공동으로 부산시 스타트업 지원 및 클라우드 교육 프로그램 등을 지원할 예정이다. 서병수 부산시장은 “이번 클라우드 혁신센터의 설립은 부산시 스타트업 해외진출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부산 김정한 기자 jhkim@seoul.co.kr
  • 국민의당 “추미애 대표 연설 ‘경제 인식’ 긍정적…비전 제시는 부족”

    국민의당 “추미애 대표 연설 ‘경제 인식’ 긍정적…비전 제시는 부족”

    민생경제 회복을 위해 ‘공정임금’과 ‘조세개혁’을 강조한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교섭단체 연설에 대해 국민의당은 경제위기 진단 내용에 대해서는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미래 비전 제시를 부족했다는 평가를 내렸다. 손금주 국민의당 대변인은 6일 논평에서 “경제위기 상황을 진단하고 가계부채 문제의 심각성을 경고하면서 그 해결을 위해 ‘가계부채 비상대책위원회’, ‘가계부채영향평가제’ 도입 등을 제시한 부분, 그리고 통합의 정치를 촉구한 부분을 긍정적으로 평가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손 대변인은 “우리나라의 현재와 미래, 특히 현재의 구조적 문제인 격차와 불평등, 미래의 인구절벽과 4차 산업혁명에 대해 당 대표로서 거시적인 비전이나 현실적인 해법을 제시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손 대변인은 또 “이 모든 문제의 근본적인 원인인 정치권의 반성에 대해서는 침묵하고, 새로운 정치에 대한 비전을 제시하는 것 역시 부족했다”며 “통합의 정치를 외치면서 이미 집권여당이 된 것처럼 말했지만 대부분의 내용이 대통령과 정부, 집권여당을 포함한 ‘남탓’만을 하고 있을 뿐”이라고 논평했다. 박지원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는 추 대표의 교섭단체 대표연설이 끝난 뒤 취재진에게 “잘 들었다.잘 아신다”고 말했다. 안철수 전 상임공동대표는 “지금 경제가 위기 상황이고 안보도 위기 상황이라는 말씀 등을 잘 들었다”고 짧게 평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추미애 “박근혜, 아버지가 만든 주력산업 다 까먹어”

    추미애 “박근혜, 아버지가 만든 주력산업 다 까먹어”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당대표가 6일 국회에서 교섭단체대표 연설을 하며 박근혜 대통령을 정면으로 비판했다. 추 대표는 경제위기를 언급하며 “더불어민주당은 그 동안 지속적으로 이명박 정부와 박근혜 정부를 상대로 ‘경계경보’도 울리고, ‘공습경보’도 울렸다”면서 “하지만 이명박, 박근혜정부는 지난 8년 동안 방치만 하고 있다가 글로벌 바다에서 밀려오는 심각한 비상경제위기에 처하게 만들었다”고 포문을 열었다. 특히 추 대표는 “박근혜 대통령은 아버지가 만들어 놓은 대한민국 주력산업을 다 까먹고 있다”면서 “아버지가 일군 과거의 경제정책에 의존하고, 그 시대의 성공신화를 그리워하는 것으로는 지금 경제가 당면한 구조적 문제들을 해결할 수 없다”고 박 대통령의 아버지인 박정희 전 대통령을 언급했다. 추 대표는 “박근혜정부의 경제에는 서민과 중산층이 없다” “박근혜 정부에서 2013년 한해에만 해고당한 근로자가 4만 9997명이나 됐다. 그런데도 더 쉬운 해고를 하려고 노동법을 개정을 계속 밀어붙이고 있다”며 박 정부의 경제정책 비판을 이어 나갔다.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의 국내 배치와 관련해서도 “국가 지도자라면 한·미동맹을 굳건히 하면서도 우리가 선택을 강요받는 상황을 만들지 않아야 한다. 그러나 박근혜 대통령은 이런 불편한 상황을 만들어 놓고도 반성도 없이 밀어붙이기만 하고 있다”고 날을 세웠다. 이어 “박근혜정부의 낡은 안보관이 문제”라면서 “안보를 국내정치에 이용하고, 안보를 구실로 방산비리와 같은 부정부패를 일삼고, 안보를 이유로 국민을 이념으로 분열시키는 것이 바로 낡은 안보관”이라고 비판했다. 김민석 기자 shih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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