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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펙 없어 난 나쁜 아빠” 들끓는 대학가…촛불집회까지

    “스펙 없어 난 나쁜 아빠” 들끓는 대학가…촛불집회까지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 딸이 고교 시절 의학 논문 제1 저자로 등재돼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20대 대학생들의 여론이 들끓고 있다. 대학 교수들의 비판글이 이어지고 촛불집회도 확산할 조짐이다. 김재환 부산대 대기환경과학과 교수는 21일 학교 홈페이지 게시판에 ‘조국 교수 딸 스토리를 접하면서’라는 제목의 글을 올렸다. 그는 “당신도 교수인데 아들에게 논문 제1 저자 스펙을 만들어줬다면 아들이 지금처럼 재수하고 있지 않을 텐데 (당신은) 아빠도 아니다”라는 아내의 말을 전하며 “어제 조국 교수의 딸이 고교 시절 2주 인턴으로 한국 병리학 저널에 제1 저자로 논문을 게재했고 이를 이용해 고려대 수시전형에 합격했다는 보도를 보고 아내가 이 같은 말을 했다”고 밝혔다. 그는 “부산 한 학원에서 재수하는 아들에게 난 나쁜 아빠인가”라고 반문하며 자조적 감정을 전했다. 김 교수는 “더 당황스러운 것은 부산대 의전원 학생인 조 후보자 딸이 유급을 2번 하고 학점이 1.13이라는 것”이라며 “이 정도 성적을 거둔 학생이 부산대 의전원에 입학할 수 있었다는 것이 이해되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김 교수는 이어 “학교 당국은 조 후보자 딸이 의전원에 입학할 당시 성적을 공개하고 윤리위원회를 구성해 입학 사정이 공정하게 진행됐는지를 조사해달라”고 요구했다. 그는 “국민의 눈이 부산대를 주시하고 있다는 사실을 직시하고 제기된 의문점을 소상히 밝혀달라”고 덧붙였다. 2009∼2010년도 대한병리학회 이사장을 지낸 서정욱 서울대 의과대학 교수는 지난 20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고등학생이던 1저자는 저자로 등재되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 모른 채 선물을 받은 것이고, 그 아버지도 비슷한 수준의 판단을 한 것 같다”며 “두 분 모두 논문의 저자가 뭔지도 모르는 분들이라고 생각한다”고 비판했다. 서 교수는 “저자는 논문의 중요한 구성요소이기 때문에 저자가 잘못됐다면 저자를 수정하거나, 논문 전체를 철회해야 한다”며 “그것이 연구 윤리”라고 비판했다. 또 “논문 1저자의 아버지가 조국 교수라는 것에 관심이 없다. 그가 부끄러움을 알든 말든 학술지의 입장은 정치적 입장에 영향받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우희종 서울대 수의대 교수도 페이스북에서 “언론 보도가 사실이라면, 2주 인턴을 한 고등학생이 병리학 학술지 논문의 1저자라는 것이고, 이는 열심히 연구하고 실험하는 많은 대학원생을 실망하게 하는 내용”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자연과학 논문 1저자는 실험을 구상하고 실제로 수행하는 역할인데, 고등학생이 논문 제목에 있는 개념만 제대로 익히려면 2주는 더 걸릴 것”이라고 지적했다. 우 교수는 “최근 자주 보게 되는 서울대 교수들의 자녀 논문 상황을 그냥 지나치는 것은 국내 학문과 교육 문화에도 부적절한 듯하다”고 지적했다. 한편 조 후보자 딸이 입학했던 고려대에서는 2000명이 넘는 재학생과 졸업생의 찬성으로 23일 ‘제2의 정유라인 조국 딸 학위 취소 촛불집회’가 열릴 예정이다. 부산대 학생 커뮤니티 등에도 촛불집회를 열자는 글이 올라오는 등 논란에 대한 반발이 대학가로 확산하고 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野 “고구마 줄기처럼 추문 계속 나와”… 與 “가짜뉴스·가족 신상털기 열 올려”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를 둘러싼 각종 의혹에 대해 20일 자유한국당은 ‘검찰청을 찾으라’는 식의 원색적인 비난 공격을, 더불어민주당은 ‘가짜뉴스 수준의 모함’이라며 총력 방어를 이어 갔다. 다만 정의당은 원내 5개 정당 중 유일하게 조 후보자에 대한 평가를 미뤘다. 민주당 이인영 원내대표는 이날 “한국당이 인사청문회를 정쟁의 장으로 완전히 타락시켰다”며 “한국당은 추측을 소설로 만들고 부풀리며 가족 신상털기에 열을 올리고 있다”고 비판했다. 법제사법위원회 간사인 민주당 송기헌 의원도 “민주당 법사위원들이 검토한 결과 가짜뉴스 수준의 근거 없는 모함이라는 결론을 내렸다”고 했다. 반면 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는 “어린이에게 주식, 부동산, 펀드를 가르치는 것을 동물의 왕국에 비유했던 그가 자녀를 동원해 의혹 덩어리인 사모펀드 투기에 나섰다”며 “사퇴는 물론 스스로 검찰청을 찾아야 마땅하다”고 비판했다. 바른미래당 오신환 원내대표도 “조 후보자와 가족을 둘러싼 비리 의혹과 저질스러운 추문이 고구마 줄기처럼 계속 딸려 나온다”고 했다. ‘변화와 희망의 대안정치연대’ 유성엽 대표는 “자녀의 의학 논문 부정 등 의혹이 사실로 밝혀지면 다시 살펴봐야 할 것”이라고 했다. 민주평화당 박주현 수석대변인은 “딸 장학금 논란 등 조 후보자가 그간 밝힌 소신과 어긋나는 부분이 있어 거취를 포함한 정치적 판단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정의당 심상정 대표는 “청문회 일정이 정해지면 소명을 들어보려고 한다. 청문회 결과도 보고 종합적으로 판단할 것”이라고 했다. 그간 청와대 인사에 비교적 협조적이던 정의당이 현 정부의 핵심인사인 조 후보자를 부격적 판정하기는 부담스러운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강윤혁 기자 yes@seoul.co.kr
  • “중학생 제자와 성관계한 여교사 파면하라”

    “중학생 제자와 성관계한 여교사 파면하라”

    충북학교학부모연합회가 20일 자신이 근무하는 중학교 학생과 성관계를 가져 물의를 빚은 20대 여교사의 파면을 촉구했다. 여교사의 징계위원회는 오는 23일 오후 2시 충북도교육청에서 열린다. 연합회는 이날 도교육청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교사의 첫번째 의무는 학생을 보호하고 건강하게 성장시키는 일”이라며 “사제간 성추문은 기장 비도덕적이고 파렴치한 폭력이자 중대한 범죄”라고 주장했다.이어 “합의하에 이뤄졌다고 경찰이 무혐의 처리한 것은 사제간 도리에 혼란을 줄수 있다”며 “법이 허용해도 교육현장은 절대 용납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연합회는 “교육계의 구조적 문제라기보다 개인일탈로 본다는 김병우 충북교육감의 발언은 수긍하기 힘들다”며 “도교육청은 교사를 즉각 파면하고 경찰 재조사를 요구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은 “해당교사의 비교육적 언행이 학기초부터 학생들 사이에서 논란이 됐다”며 “해당 학교에 다른 피해사례가 없는지 조사하라”고 덧붙였다. 미혼인 여교사는 남학생 제자와 성관계를 맺은 사실이 최근 드러나 징계위원회에 회부됐다. 경찰은 성관계 대상이 13세 미만이면 형법상 미성년자의제 강간죄를 적용할 수 있지만 학생 나이가 이보다 많고, 강압에 의한 성관계도 아닌 것으로 파악돼 여교사를 무혐의 처분했다. 이들의 부적절한 관계는 이 사실을 전해들은 학생 친구가 상담과정에서 교사에게 털어놓으며 알려졌다. 청주 남인우 기자 niw7263@seoul.co.kr
  • [시론] 플라스틱 문제,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이찬희 서울대 그린에코공학연구소 교수

    [시론] 플라스틱 문제,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이찬희 서울대 그린에코공학연구소 교수

    가볍고 물성이 뛰어나며 값이 저렴해 널리 쓰이는 플라스틱은 그 어원이 “쉽게 모양을 낼 수 있는”이라는 뜻의 그리스어 ‘플라스티코스’(plastikos)다. 다양한 형태로 쉽게 만들 수 있는 특징이 있다. 또 500년 이상을 자연계에서 썩지 않고, 산이나 알칼리와 같은 화학약품에도 잘 견딘다. 이 같은 특성 때문에 철·목재·유리·종이·면화 등 천연자원을 대체하면서 플라스틱은 현대산업사회의 가장 필수적인 소재로 거의 모든 산업 및 생활제품의 원료로 사용되고 있다. 그러나 플라스틱은 사용 후 폐기물로 배출되면 다양한 형태로 환경과 자연생태계에 심각한 영향을 주게 된다. 매립하면 유해한 침출수 발생으로 주변 토양과 지하수를 오염시키고 매립장 안정화에도 많은 시간이 소요된다. 소각 시에는 다이옥신과 같은 대기오염물질을 대기에 방출하게 된다. 가볍기에 바람에 흩날리고, 물에 떠다녀 산·강·바다를 오염시킨다. 플라스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우리나라를 비롯한 세계 각국이 플라스틱의 사용을 줄이고 재활용을 활성화하고자 다양한 제도와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플라스틱 생산을 억제하기 위한 부담금제도, 일회용 플라스틱 제품의 사용을 억제하기 위한 규제, 플라스틱 제품의 재활용성을 높이기 위한 재질·구조 평가 및 개선 등이다. 나아가 플라스틱 포장재 등의 재활용 촉진을 위한 ‘생산자책임재활용제도’와 플라스틱 음료 용기의 재사용과 재활용을 촉진하기 위한 ‘빈용기보증금제도’ 등도 시행하고 있다. 최근에는 플라스틱의 과다 사용과 폐기에 따른 환경적인 문제, 특히 방치된 플라스틱 폐기물의 해양 유입과 쓰레기섬, 미세 플라스틱으로 인한 환경생태계 파괴 우려까지 확산되면서 플라스틱 사용에 대한 규제를 더욱 강화하고 있다. 대책들이 차질 없이 수행되면 플라스틱 문제는 해결될 것으로 기대된다. 그러나 현실은 어떨까?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2015년 우리나라 국민 1인당 플라스틱 사용량은 98.2㎏으로 일본·프랑스·영국 등 선진국과 비교해 20~40㎏ 정도 많이 사용하고 있다. ‘소비 천국’으로 불리는 미국보다도 사용량이 많다. 환경부의 전국 폐기물 통계 조사에 따르면 전체 생활계 플라스틱 폐기물 발생량의 61.7%가 분리 배출되지 않고 종량제봉투에 다른 폐기물과 섞여 배출되고 있다. 분리 배출이 플라스틱 폐기물 재활용의 출발점이라는 것을 고려할 때 매우 심각한 문제다. 폐기물관리법상 관할 구역에서 발생하는 생활폐기물에 대한 처리와 관리 책임은 지방자치단체에 있다. 공동주택 등에서 발생하는 폐기물의 회수와 선별을 민간 업체에 맡기고, 수거 거부와 적체가 발생해도 뒷짐만 진 채 직접 처리에 따른 비용 부담만 토로한다. 플라스틱 재활용의 구조적인 문제도 심각하다. 2017년 767만 5000t의 플라스틱 폐기물 중 약 59%인 452만t만 재활용됐다. 재활용 플라스틱 중 물질재활용량은 139만 4000t에 불과하다. 나머지는 에너지 회수를 통한 재활용으로 물질 재활용의 비율이 지나치게 낮은 것으로 분석됐다. 2016년 유럽 20개국의 플라스틱 포장 폐기물 재활용량 중 물질 재활용 비율은 57%에 달한다. 더욱이 우리는 물질 재활용이 생산·배출된 플라스틱 등급보다 낮은 등급으로 재활용되는 ‘다운 그레이드’ 재활용이다. 기반이 갖춰지지 않은 상황에서 아무리 좋은 제도를 도입하고 정책을 시행해도 성과를 거두기는 어렵다. 국민 모두가 플라스틱으로 인한 환경오염의 피해자인 동시에 원인자라는 인식을 가져야 한다. 편리성 위주의 생활방식을 바꿔 일회용 제품 사용을 자제하고, 1개의 비닐봉투라도 적게 쓰는 노력이 필요하다. 가정이나 사업장에서 플라스틱 폐기물이 발생하면 매립·소각하는 쓰레기가 아니라 재활용이 가능한 자원으로 인식해 분리 배출하는 습관화가 이뤄져야 한다. 플라스틱 폐기물의 회수와 선별을 지자체가 전담하는 방안을 제도화하는 것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 소요되는 비용은 현재 현실화율이 33%에 불과한 종량제봉투 가격 인상을 통해 충당할 수 있다. 고품질의 물질 재활용 활성화를 위해 생산자책임재활용제도의 재활용의무비율에 물질재활용의무율과 에너지 회수가 포함된 전체 재활용의무율을 부여하는 방안도 검토해야 한다. 플라스틱 제품을 생산하는 업체에 원료의 일정 비율을 반드시 재활용 원료로 사용하도록 제도화하는 것도 필요하다.
  • 화물차 교통사고 사망자 年 8.8% 증가… 고속도로 사망자의 절반 넘어

    화물차 교통사고 사망자 年 8.8% 증가… 고속도로 사망자의 절반 넘어

    화물차 사망 2016년 212명→작년 251명 전체 차량 사고 사망자 6.1% 감소와 대비 과당 경쟁·심야 운행·고령화 등 주원인 운임 20% 수수료 떼가 위험 운전 부추겨 “차령 제한제도 사업용 화물차 적용하고 야간 후부 반사기 모든 차 장착 확대해야”지난 6월 19일 오전 1시 19분 충남 아산시 음봉면 산동사거리에서 45인승 통근버스와 27t 화물차가 충돌해 버스 기사 A씨(65)와 화물차 운전기사 B씨(52)가 사망하고 버스 승객 32명이 부상을 입는 대형 사고가 발생했다. 경찰은 인근 차량의 블랙박스 영상 등을 분석한 결과 화물차가 직진 신호 때 좌회전을 하면서 맞은편에서 직진하던 버스와 충돌한 것으로 추정했다. 최근 사업용 화물차의 교통사고가 잇따르면서 화물차가 ‘도로 위의 흉기’와 다름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18일 한국교통안전공단에 따르면 2016년 38만 9424대였던 사업용 화물차는 지난해 40만 6707대로 늘어 연평균 2.20%의 증가율을 보였다. 하지만 최근 3년간 발생한 사업용 화물차 교통사고 사망자는 2016년 212명에서 지난해 251명으로 연평균 8.81% 증가했다. 같은 기간 전체 차량 교통사고 사망자가 6.14% 감소한 것과는 대비되는 결과다. 한국도로공사에 따르면 지난해 고속도로에서 발생한 교통사고 사망자 227명 가운데 화물차로 인한 사망자가 116명으로 51.10%를 기록했다. 특히 사업용 화물차의 교통사고를 시간대별로 보면 밤 10시부터 오전 6시까지의 야간 교통사고 치사율은 100건당 평균 9.34명으로 전체 교통사고 치사율(100건당 1.87명)의 4.99배에 달했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국내 화물차 운송시장의 과당 경쟁과 빈번한 심야 시간대 운행, 운전자 고령화, 노후 차량, 과적 등 구조적 원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5t 이상 화물차를 사용해 운송하는 일반 화물의 경우 운수 회사에 개인 소유 차량을 등록해 거기서 일감을 받아 일을 한 뒤 보수를 지급받는 위·수탁(지입제) 차주의 비율이 93.3%나 됐다. 운수 회사는 차량 번호판만 관리하는 상황에서 영세한 위·수탁 차주(운전자)는 안전 관리에 소홀해지게 된다. 화물차 운송시장이 화주, 운송 및 주선사업자 등으로 이뤄져 시장거래 구조가 복잡하고, 화물 확보를 위한 경쟁이 심한 상황에서 화물 주선 사업자가 운임의 20% 이상을 수수료로 떼어간다는 점도 차주의 위험 운전을 부추긴다는 지적이다. 한국교통연구원 조사에 따르면 영세한 일반화물 차주들의 지난해 상반기 월평균 순수입은 311만원에 그쳤다. 오승준 한국교통안전공단 책임연구원은 “차주들이 각종 수수료 부담 탓에 물량이 있을 때 많이 뛸 수밖에 없다는 인식을 갖고 있으며 이는 차량 통행이 적어 연비 절감에 좋은 심야에 무리한 과속 운전을 하게 되는 요인이 된다”면서 “낮은 운임과 과도한 물동량이 과적과 운전자의 과로, 과속 등으로 이어지는 셈”이라고 지적했다. 화물차 운전자들의 연령도 상대적으로 높다. 한국교통연구원에 따르면 지난해 상반기 화물차 운전자 평균 연령은 5t 이상 일반 화물차의 경우 51.5세, 1~5t 개별화물 차량 57.4세, 소형 용달화물 차량은 61.3세로 나타났다. 일본의 경우 사고 경험을 지닌 화물차 운전자와 고령 운전자에 대한 별도의 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해 특별 교육을 실시하고 있지만, 한국은 사고 경험자 대상의 차별적 특화 교육프로그램이 없다. 국토교통부는 지난 6월 지입제 기반 사업구조를 개선하는 로드맵을 연내에 마련하겠다고 밝혔지만 전문가들은 이 밖에도 안전교육 프로그램 정비와 차량관리 강화 방안이 병행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하승범 한국교통안전공단 선임연구원은 “사고 다발자나 안전운행규범 상습 위반자에 대해서는 특별 교정교육을 실시하는 것은 물론 특별 적성검사를 실시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오 연구원은 “차량의 노후화를 막기 위해 여객자동차에 적용되는 차령 제한제도를 사업용 화물차에도 적용하도록 하고, 화물차의 야간 운행이 빈번하다는 점에서 현재 총중량 7.5t 이상 차량에만 부착하도록 의무화된 후부 반사기를 모든 화물차에 장착되도록 확대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화물차의 과속과 과적을 단속하기 위해 국토부와 경찰청이 통합 단속 체계를 구축하고 운송사업자가 차량별 화물 운송 실적과 차량 제원, 실제 운송적재량 등에 대한 정보를 관청에 제출토록 해야 한다”면서 “모범 운송사업자에게는 자동차 검사 비용 할인, 신규 운송사업허가 필요 때 우선권을 부여하는 인센티브가 있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세종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공동기획:한국교통안전공단
  • 부산글로벌빌리지...전국 최고 영어체험마을로 우뚝

    부산글로벌빌리지...전국 최고 영어체험마을로 우뚝

    부산글로벌빌리지 영어마을이 올해 개원 10주년을 맞으며 명실상부한 전국최고의 영어체험마을로서 자리매김했다. 부산글로벌빌리지는 영어체험마을의 활용도를 높이고 학생과 시민,저소득층 자녀를 위한 영어 능력 향상 등 다양한 교육지원사업을 펴고 있다고 18일 밝혔다. 부산글로벌 빌리지는 2009년 7월 3일 개원 이후 누적 교육 인원이 42만명을 넘어섰다.정규 공교육 과정 26만명, 영·유아에서 성인을 위한 일반과정 16만명 등 매년 7만명 이상이 부산글로벌빌리지 영어교육 프로그램에 참가하고 있다. 특히,부산 초등 6학년을 대상으로 하는 정규 공교육 과정인 영어체험교육프로그램은 90%가 넘는 참가자 만족도를 보이고 있다.또 ‘글로벌 부산 영리더 양성 프로젝트’, ‘부산시 꿈나무 영어캠프’ 등 영어 재능이 뛰어난 학생들과 지역 저소득층 학생들을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위탁 운영해 교육격차해소와 사교육비 절감 효과도 거두고 있다. 이와함께 관공서, 지자체, 기업체 방학캠프, 베트남, 일본, 러시아, 중국 등 비영어권 국가 영어캠프, 영어 벼룩시장, 글로벌 영리더 페스티벌 등 시민과 함께 하는 다양한 이벤트도 매년 개최,지역 영어교육의 허브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올해부터는 대학생을 위한 ‘K-TESOL 강사 무료양성과정’, ‘장애인 일일 영어체험 지원’ 등 자체 교육 기여사업도 활발히 진행하고 있다. 부산글로벌빌리지는 부산시와 부산시교육청의 프로그램 위탁과 자체사업 수익으로 운영하고 있다. 이는 다른 지자체에서 운영자금 지원 문제 등으로 영어마을 운영이 위축되는 것과 대조적이다. 이에따라 부산글로벌 빌리지는 공교육 지원과 위탁운영의 장점을 조화시켜 가장 효과적인 운영시스템으로 정착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 때문에 전국 각지에서 운영되는 영어마을 가운데 교육내용과 운영시스템 등 모든 면에서 가장 뛰어난 영어체험마을로 명성을 굳히며 벤치마킹의 대상이 되고 있다.최근에는 국외교육청, 교육기관 등에서도 한국의 대표적인 영어체험마을로 알려져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부산글로벌빌리지는 원어민 강사 30명, 한국인 강사 26명 등 모두 56명의 영어 강사진과 공항, 비행기, 병원 등 실제 외국에 온 듯한 다양한 체험교실, 대강당, 체육관, 구내식당, 자기주도학습실, 컴퓨터실, 보건실 등의 교육지원시설을 갖추고 있다. 부산글로벌빌리지 성현숙 대표는 “학생과 학부모들의 관심과 사랑으로 개원 10주년을 맞았다”며 “앞으로도 수요자들이 원하는 다양한 영어교육서비스를 제공하는데 온 정성을 쏟겠다”고 말했다. 부산김정한 기자 jhkim@seoul.co.kr
  • 민경욱 광복절 숙면 논란 해명 “경쟁후보측 비신사적 촬영”

    민경욱 광복절 숙면 논란 해명 “경쟁후보측 비신사적 촬영”

    민경욱 자유한국당 의원이 지난 15일 인천 남동구 인천문화예술회관에서 열린 광복절 기념 행사에 참석해 숙면을 취했다는 의혹에 대해 해명했다. 홍영표 민주당 의원을 비롯한 주변 사람들은 박수를 치고 있거나 태극기를 흔들고 있는 모습이 보이는 것과 대조적으로 민 의원은 몸을 뒤로 기대면서 눈을 감고 잠을 청하는 듯한 모습이 찍혀 지적을 받았다. 민경욱 의원은 17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조는 사진으로 심려를 끼쳐서 죄송합니다”라며 “보도된 사진은 독자가 제보한 사진이라고 합니다. 광복절 경축식장에서 졸았으면 잔뜩 와있던 기자들이 사진을 찍었어야 하는데, 어떻게 독자가 찍어서 제보를 했을까요? 독자가 사진을 찍는 순간 기자들은 뭘 하고 있었을까요? 기자들이 할 일을 왜 독자가 했을까요?”라고 말했다. 민 의원은 “답을 말씀드리자면 그 순간에 기자들은 없었습니다. 그럼 왜 기자들이 그 순간 그 자리에 없었을까요? 경축식 본행사가 다 끝났기 때문입니다”라며 “조는 장면은 40분간 진행된 경축식이 다 끝나고 인천시립무용단의 40분 짜리 경축공연 중에 있었던 일입니다. 그것도 네 개의 공연 가운데 마지막 공연 중에 일어난 일입니다. 네 가지 공연 중에 사랑가와, 부채춤, 무무라는 공연을 잘 보고 마지막 백단향이란 공연을 보다가 깜빡 졸았습니다. 그러나 그 시간은 국회의원이 있어도 되고 없어도 되는 자리였습니다. 실제로 일부 의원들은 경축식이 끝나고 자리를 떴습니다”라고 설명했다. 민 의원은 “그럼 그건 잘한 일이냐고요? 아닙니다. 하지만 애국가도 4절까지 부르고, 순국선열에 대한 묵념도 하고, ‘말도 안 되는 기념사 부분에서는 박수도 안 치면서 버티고,’ 태극기 힘차게 흔들며 ‘흙 다시 만져보자~’ 광복절 노래도 부르고, 만세 삼창도 다 하고난 뒤에 있었던 일이라서 가책은 좀 덜합니다. 그럼 그 사진은 누가 찍은 걸까요? 저와 지역구에서 경쟁하는 다른 당 후보의 사진을 찍는 수행비서가 찍었습니다. 확실하냐고요? 확실합니다. 제 비서가 그 순간에 그 사람이 제 사진을 찍는 장면을 뒤에서 똑똑히 목격했습니다. 게다가 어제 지역구 행사에서 그 친구를 우연히 보게 됐습니다”라고 해명했다. 민 의원은 “제가 담배를 피우는 그 친구 뒤로 가서 어깨를 다독이며, ‘축하해요, 큰 거 한 건 하셨어요’라고 했더니, 검연쩍게 웃으면서, ‘에이, 뭘요...’ 라고 하더군요. 무망결에 인사를 받고는 꽤 당황하는 눈치였습니다”라고 덧붙였다. 민 의원은 “1. 경축식 다 끝나고 기자들도 다 사라진 경축공연 때 벌어진 해프닝이다. 2. 경쟁후보 보좌진의 비신사적인 촬영이었다. 그래서 잘했다는 거냐고요? 그건 아닙니다. 죄송합니다. 조심하겠습니다”라고 입장을 정리했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 스페인 건축가 칼라트라바, 베니스 다리 설계 잘못해 벌금 1억원

    스페인 건축가 칼라트라바, 베니스 다리 설계 잘못해 벌금 1억원

    이탈리아 베니스의 그랜 카날에 들어선 컨스티튜션 다리는 2008년 8월 개통돼 이 도시를 찾는 이들이 반드시 찾는 랜드마크가 됐다. 산타 루치아 기차역에서 피아잘레 로마를 연결하는 다리다. 길이는 94m이며 폭은 5.58m에서 9.38m까지 달라진다. 125년 만에 베니스 중심에 들어선 다리란 상징성도 관광객들이 즐겨 찾게 만들었다. 그런데 베니스 감사 법원이 이 다리를 설계한 스페인 발렌시아 출신의 세계적인 건축가 산티아고 칼라트라바(68)에게 설계를 잘못 했으며 건설에 너무 많은 돈이 들어가게 한 책임을 물어 벌금 7만 8000유로(약 1억 520만원)를 물렸다고 영국 BBC가 15일(현지시간) 전했다. 베니스 건축업자 살바토레 벤토에게도 1만 1000 유로(약 1483만원)의 벌금을 부과했다. 사실 지난 6일 내려진 감사 법원 판결은 2015년 칼라트라바는 건축비가 늘어난 데 대해 아무런 책임이 없다고 법원이 판결한 것을 뒤집은 것이라고 방송은 덧붙였다. 사실 이 다리는 개통 직후부터 많은 입길에 올랐다. 층계참이 너무 빨리 닳아졌고, 휠체어를 이용하려면 보수가 필요하다는 등의 불만이 쏟아졌다. 또 설계 당시 건설비는 700만 유로로 책정됐으나 완공된 시점에는 1100만 유로로 불어났다.베니스 법원은 이 모든 항의가 일리 있으며 칼라트라바가 “큰 틀에서 책임을 방기했다”고 봤다. 법원은 이런 실수가 “한결 심각한 것들”이라며 “존경 받고 세계적으로 유명한 전문가이며 높은 경쟁 우위를 갖고 있으며 다리 건설에 폭넓고 증명된 경험을 갖춘” 이를 설계자로 모신 믿음을 저버린 것이라고 판시했다.칼라트라바는 스웨덴 말뫼에 있는 터닝 토르소 타워, 미국 뉴욕의 세계무역센터 운송 허브와 교회 등을 설계하고 여러 국제 건축상을 수상한 유명 건축가다. 가우디의 뒤를 잇는다는 평판까지 스페인에서는 들을 정도이다. 그는 완공 직후 여러 비판이 쏟아지자 설계는 기술적으로 문제가 없으며 휠체어 이용자들의 플랫폼은 시 당국이 알아서 한 것이며 자신의 스튜디오는 아무런 역할도 하지 않았다고 변호했다. 또 이 다리의 구조적 결함이 없으며 “정교한 수단으로 점검한 결과 기대했던 것보다 훨씬 더 잘해내는 견고한 구조물이라고 판단된다”고 주장했다. 또 건설 비용이 늘어난 부분은 운하에 접한 쪽의 환경개선 사업에 많은 돈이 들어갔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금요칼럼] 동네 친구/황두진 건축가

    [금요칼럼] 동네 친구/황두진 건축가

    동네 친구가 있었으면 좋겠다. 동네 친구란 이런 의미다. 우선 갑자기 연락해서 불러낼 수 있어야 한다. 그냥 편한 복장으로 만나면 된다. 늦게 만나 늦게 헤어져도 좋다. 어차피 가까운 거리에 사니까 어지간히 밤이 깊어도 서로 집에 돌아갈 걱정을 덜할 것이다. 저녁도 다 먹고 좀 심심해지려고 할 때, “가볍게 한잔 어때?”하고 만날 수 있는 친구가 바로 동네 친구이다. 이런 친구가 몇 명 있다면 얼마나 즐거울 것인가. 오해는 마시라. 지금 살고 있는 동네에 친구가 없다는 말이 아니다. 낮에 길을 걷다 보면 여기저기에서 아는 얼굴들이 나타난다. 하지만 해가 지고 하루 일과가 끝날 무렵이면 그들은 모두 자기 집이 있는 다른 동네로 돌아간다. 그래서 밤이 되면 동네에는 한없는 적막감이 감돈다. 집과 직장이 같은 곳이라 밤이나 낮이나 한동네에 있는 나에게는 그 점이 갈수록 아쉽게 느껴진다. 개인적 차원의 일처럼 썼지만, 알고 보면 서울이라는 도시의 구조적인 문제와 관련이 있다. 내가 살고 있는 곳은 서울 구도심, 소위 ‘사대문 안’이라고 하는 곳이다. 누군가는 이 지역을 서울의 참 모습을 담고 있는 곳이라고 한다. 또 누군가는 반대로 서울이 이렇게 확장되었는데 아직까지 사대문 안 타령이냐고도 한다. 나에게는 그냥 ‘사람이 별로 안 사는 곳’이다. 그 중심이 되는 광화문 일대는 연일 시위로 바람 잘 날이 없는데, 아마 시위에 참여하는 사람들 또한 대부분 다른 곳에 살고 있을 것이다. 한때 이곳이 서울의 중심이었던 것은 맞다. 적어도 1960년대까지는 그랬다. 그러나 인구가 늘어나면서 ‘강북은 만원이다’라는 구호가 등장했다. 경부고속도로가 개통되고 강남 개발이 본격적으로 진행되면서 그 구호는 ‘아직도 강북에 사십니까’로 바뀌었다. 강북을 떠나 강남으로 이주한 사람들은 집만 그곳으로 옮기지 않았다. 강북에 있던 학교들과 함께 갔다. 어느 정도 나이 먹은 사람들 중에는 어린 시절 강북에서 살았던 사람이 많지만, 아직까지 강북에 사는 사람은 드물다. 이미 중심은 강북을 떠난 지 오래다. 그 결과는 어떤 것일까? 서울의 인구밀도 그래프를 놓고 보면 한 눈에 알 수 있다. 가운데 유난히 색이 옅은 지역이 있다. 바로 사대문 안이다. 행정구역으로 보면 종로구와 중구인데, 한양도성 밖으로 나간 일부 지역은 제외해야 한다. 사대문 안의 인구를 대강 헤아려 보면 20만명에서 25만명 사이인 듯하다. 조선 후기에 이 지역에 살던 사람의 숫자와 비슷하거나 아마 그보다도 적을 것이다. 즉 사대문 안 인구는 1960년 대 어느 시점에 정점을 찍었다가 우여곡절 끝에 조선 후기로 다시 돌아간 것으로 보인다. 이것이 근대화의 승리일까? 절대 그렇지 않다. 도넛처럼 가운데가 텅 빈 도시에서는 시민들의 이동거리가 길어진다. 직장은 아직도 구도심에 몰려 있으나 그 근처에 주거는 부족하다. 아파트가 없어서 그렇다는 말도 있지만, 몇 년 전 종로구에 한 대규모 단지 아파트가 들어섰는데 그 지역 인구는 오히려 줄어들었다. 이쯤 되면 구도심 인구를 획기적으로 늘리기 위한 정책이 나올 만도 한데, 그런 소식은 별로 없다. 오히려 구도심을 관광지화한다는 이야기만 들려온다. 어린 시절을 여기서 보낸 후 다른 곳으로 떠난 사람들에게는 반가운 소리일지 모르겠다. 그러나 도시의 미래를 위해서는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지금까지 방문해 본 세상의 좋은 도시치고 서울처럼 구도심 인구가 이렇게 적은 경우는 없었다. 최소 50만명의 상주인구 확보를 목표로 잡고 이를 가능케 하는 방법을 지금이라도 찾아야 한다. 주거와 기타 도시 기능이 공존하는 고밀도 복합 건축을 유도하는 방법도 있다. 구도심에는 더 많은 사람이 살아야 한다. 꼭 동네 친구가 필요해서만은 아니다.
  • 文, 비핵화 중재자에서 인내자로… “북미 협상재개 중대 고비”

    文, 비핵화 중재자에서 인내자로… “북미 협상재개 중대 고비”

    “북미 협상 조기 개최에 집중할 때” 한국 역할 강조하지 않고 대화 촉구 北 통미봉남 전략에 입장 선회한 듯문재인 대통령이 15일 광복절 경축사에서 북미 비핵화 실무협상 재개를 모색하는 현 시점을 ‘중대한 고비’라고 규정하면서도 ‘중재자·촉진자’ 역할을 자임하기보다는 북미 양측에 대화를 촉구하면서 절제된 수준으로 협상 재개에 관여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북한이 최근 ‘통미봉남’ 전략을 취하고 있는 상황인 만큼 북미 실무협상이 재개돼 궤도에 오를 때까지 ‘인내’하며 기다리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문 대통령은 이날 북미 비핵화 협상에서 정부가 어떤 역할을 하겠다고 명시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남북미 모두 북미 간의 실무협상 조기 개최에 집중해야 할 때”라고 언급했을 뿐이다. 지난 2월 28일 하노이 2차 북미 정상회담 결렬 직후 3·1절 기념사에서 2차 정상회담에 대해 “더 높은 합의로 가는 과정이라고 생각한다. 이제 우리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졌다”며 “우리 정부는 미국, 북한과 긴밀히 소통하고 협력해 양국 간 대화의 완전한 타결을 반`드시 성사시켜 낼 것”이라고 말한 것과 대비된다. 북한은 지난 2월 2차 정상회담 이후 회담 결렬의 책임이 남한의 ‘잘못된’ 중재에 있다고 판단, 비핵화 협상에서 미국과 직거래하는 방식을 고수하고 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지난 4월 시정연설에서 남한 정부에 “오지랖 넓은 중재자 행세를 하지 말라”고 말했으며, 북한은 최근 들어 단거리 미사일 발사 등 잇따른 무력시위와 함께 비난 수위를 높여 가고 있다. 그럼에도 문 대통령은 북미 대화의 불씨를 꺼뜨리지 않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판단, 정부가 북미 협상에 공개적으로 관여하며 북한의 반발을 불러들이기보다는 실무협상이 재개되기까지 대화 분위기를 조성·유지하며 간접적으로 재개를 지원하겠다는 입장을 시사한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문 대통령은 북한의 최근 무력시위로 비핵화 협상에 대한 국내외 회의론이 불거지는 데 대해 “우리는 보다 강력한 방위력을 보유하고 있다. 우리는 예의 주시하며 한반도의 긴장이 높아지지 않도록 관리에 만전을 다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미국이 북한과 동요 없이 대화를 계속하고, 일본 역시 대화를 추진하고 있는 현실을 직시하기 바란다”며 “이념에 사로잡힌 외톨이로 남지 않길 바란다”고 했다. 문 대통령이 특별히 일본을 언급한 것은 지난 비핵화 협상 과정에서 일본이 비협조적인 태도를 취했다는 인식하에 일본을 비핵화 협상의 우호적 파트너로 유도하고자 압박한 것으로 해석된다.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 神만 알던 빛의 통로가 열렸다

    神만 알던 빛의 통로가 열렸다

    19세기 신학자 윌리엄 페일리는 ‘자연신학’이라는 논문에서 사람의 눈처럼 복잡하고 정밀한 기관이 만들어지기 위해서는 특별한 힘이 필요하다며 창조론을 주장했다. 당대 최고 정밀기계인 시계를 사례로 들어 시계가 만들어지기 위해서는 시계공이 필요한 것처럼 시계보다 더 정밀한 눈이라는 기관이 만들어지기 위해서는 ‘신’이라는 시계공이 있어야 한다는 주장이다. 우리 시대 대표적인 진화생물학자 리처드 도킨스 영국 옥스퍼드대 교수는 생물의 탄생과 진화에 개입하는 시계공이 있다면 그것은 특별한 목적이나 의도 없이 진행되는 자연선택이라는 ‘눈먼 시계공’이라고 설명하며 창조론을 반박했다.●현대 ·화석 각다귀 눈에서 공통으로 시력 보호하는 유멜라닌 검출… 바깥 쪽에선 키틴도 움직임과 형태, 색을 감지하는 눈은 다른 신체장기와 달리 구조가 정밀해 생물학자와 창조론자들 모두 주목하고 있는 부분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지구상 생물의 80% 이상을 차지한다는 절지동물의 겹눈과 관련한 새로운 연구 결과가 나왔다. 스웨덴 룬드대, 스웨덴 국립 화학·재료과학연구소, 웁살라대 진화박물관, 일본 후지타보건대 화학과, 덴마크 살링박물관, 모스박물관, 미국 뉴욕 버팔로주립대 공동연구팀은 각다귀 화석을 분석해 겹눈의 비밀 일부를 풀어내고 그 결과를 세계적인 과학저널 ‘네이처’ 15일자에 발표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진화생물학 분야에서 여전히 수수께끼로 남아 있는 겹눈의 기능과 진화를 설명하는 데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연구팀이 분석 대상으로 삼은 각다귀는 다리가 길고 몸이 가늘어 모기와 비슷하게 생겼지만 몸이 훨씬 길고 사람의 피를 빨아먹지 않는 파리목(目)의 곤충이다. 각다귀는 다른 절지동물들과 마찬가지로 홑눈들이 벌집처럼 모인 겹눈을 갖고 있다. 과학자들은 겹눈의 등장은 삼엽충이 살았던 5억 2000만년 전 초기 캄브리아기로 거슬러 올라간다고 보고 있다. ●“키틴 각막은 살아 있을 때도 눈이 석회화됐다는 사실 처음으로 보여 준 것” 일반적으로 멸종된 절지동물의 시각적 능력과 눈이 어떻게 진화해 왔는지 확인하기 위해서 화석을 분석한다. 그러나 화석이 만들어지는 과정에서 구조적, 화학적 변형이 일어나 원래 특징과 형태가 변할 수 있기 때문에 현대의 종(種)과 비교한다. 연구팀은 겹눈의 형태가 잘 보존돼 있는 5400만년 전 각다귀 화석의 눈과 현재 각다귀의 눈을 비교 분석했다. 분석 결과 화석과 현대 표본 모두에서 빛으로부터 시력을 보호해 주는 역할을 하는 ‘유멜라닌’이라는 단백질이 검출됐으며 겹눈 가장 바깥쪽은 키틴 성분으로 얇게 덮여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특히 키틴 성분의 각막을 갖고 있다는 것은 살아 있을 때도 눈의 일부가 석회화된다는 사실을 보여 주는 것이라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지금까지 삼엽충의 겹눈 분석을 통해 곤충 눈의 진화를 연구해 온 고생물학자들은 곤충 화석의 눈에서 키틴 성분이 검출되는 것은 죽은 뒤 화석으로 만들어지는 과정에서 나타난 석회화 현상 때문이라고 해석해 왔다. ●“눈은 다른 부위와 달리 5400만년 전 진화 완료” 요한 린드그렌 스웨덴 룬드대 지질학과 교수는 “이번 연구는 절지동물의 경우 눈 구조는 다른 신체 부위와는 달리 5400만년 전 이미 진화가 끝났다고 볼 수도 있다”며 “절지동물의 눈 구조가 화석화되는 과정에서 어떻게 변경되는지를 밝혀냄으로써 삼엽충 같은 과거 절지동물의 안구 구조에 대한 이해를 높여 줄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神만 알던 빛의 통로가 열렸다

    神만 알던 빛의 통로가 열렸다

    19세기 신학자 윌리엄 페일리는 ‘자연신학’이라는 논문에서 사람의 눈처럼 복잡하고 정밀한 기관이 만들어지기 위해서는 특별한 힘이 필요하다며 창조론을 주장했다. 당대 최고 정밀기계인 시계를 사례로 들어 시계가 만들어지기 위해서는 시계공이 필요한 것처럼 시계보다 더 정밀한 눈이라는 기관이 만들어지기 위해서는 ‘신’이라는 시계공이 있어야 한다는 주장이다. 우리 시대 대표적인 진화생물학자 리처드 도킨스 영국 옥스퍼드대 교수는 생물의 탄생과 진화에 개입하는 시계공이 있다면 그것은 특별한 목적이나 의도 없이 진행되는 자연선택이라는 ‘눈먼 시계공’이라고 설명하며 창조론을 반박했다.●현대 ·화석 각다귀 눈에서 공통으로 시력 보호하는 유멜라닌 검출… 바깥 쪽에선 키틴도 움직임과 형태, 색을 감지하는 눈은 다른 신체장기와 달리 구조가 정밀해 생물학자와 창조론자들 모두 주목하고 있는 부분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지구상 생물의 80% 이상을 차지한다는 절지동물의 겹눈과 관련한 새로운 연구 결과가 나왔다. 스웨덴 룬드대, 스웨덴 국립 화학·재료과학연구소, 웁살라대 진화박물관, 일본 후지타보건대 화학과, 덴마크 살링박물관, 모스박물관, 미국 뉴욕 버팔로주립대 공동연구팀은 각다귀 화석을 분석해 겹눈의 비밀 일부를 풀어내고 그 결과를 세계적인 과학저널 ‘네이처’ 15일자에 발표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진화생물학 분야에서 여전히 수수께끼로 남아 있는 겹눈의 기 능과 진화를 설명하는 데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연구팀이 분석 대상으로 삼은 각다귀는 다리가 길고 몸이 가늘어 모기와 비슷하게 생겼지만 몸이 훨씬 길고 사람의 피를 빨아먹지 않는 파리목(目)의 곤충이다. 각다귀는 다른 절지동물들과 마찬가지로 홑눈들이 벌집처럼 모인 겹눈을 갖고 있다. 과학자들은 겹눈의 등장은 삼엽충이 살았던 5억 2000만년 전 초기 캄브리아기로 거슬러 올라간다고 보고 있다. ●“키틴 각막은 살아 있을 때도 눈이 석회화됐다는 사실 처음으로 보여 준 것” 일반적으로 멸종된 절지동물의 시각적 능력과 눈이 어떻게 진화해 왔는지 확인하기 위해서 화석을 분석한다. 그러나 화석이 만들어지는 과정에서 구조적, 화학적 변형이 일어나 원래 특징과 형태가 변할 수 있기 때문에 현대의 종(種)과 비교한다. 연구팀은 겹눈의 형태가 잘 보존돼 있는 5400만년 전 각다귀 화석의 눈과 현재 각다귀의 눈을 비교 분석했다. 분석 결과 화석과 현대 표본 모두에서 빛으로부터 시력을 보호해 주는 역할을 하는 ‘유멜라닌’이라는 단백질이 검출됐으며 겹눈 가장 바깥쪽은 키틴 성분으로 얇게 덮여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특히 키틴 성분의 각막을 갖고 있다는 것은 살아 있을 때도 눈의 일부가 석회화된다는 사실을 보여 주는 것이라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지금까지 삼엽충의 겹눈 분석을 통해 곤충 눈의 진화를 연구해 온 고생물학자들은 곤충 화 석의 눈에서 키틴 성분이 검출되는 것은 죽은 뒤 화석으로 만들어지는 과정에서 나타난 석회화 현상 때문이라고 해석해 왔다. ●“눈은 다른 부위와 달리 5400만년 전 진화 완료” 요한 린드그렌 스웨덴 룬드대 지질학과 교수는 “이번 연구는 절지동물의 경우 눈 구조는 다른 신체 부위와는 달리 5400만년 전 이미 진화가 끝났다고 볼 수도 있다”며 “절지동물의 눈 구조가 화석화되는 과정에서 어떻게 변경되는지를 밝혀냄으로써 삼엽충 같은 과거 절지동물의 안구 구조에 대한 이해를 높여 줄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경제 블로그] 사드 보복인가?… 中, 2년 넘게 한국 게임만 허가 ‘0’건

    정부 “기다려 봐야”에 업계는 속앓이만 이달 말 양국 장관회의서 문제 해결 주목 최근 일본의 ‘무역 보복 사태’에 집중한 사이 우리가 잠깐 잊고 있던 산업군이 있습니다. 바로 게임입니다. 게임 산업도 국제정치 문제에 휩싸여 피해를 보는 중입니다. 중국 정부는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의 국내 배치 문제로 긴장감이 높던 2017년 3월 이후 한국 게임에 대한 판호(허가증)를 한 건도 안 내줬습니다. 한때 선정성과 폭력성을 이유로 중국 내 모든 신규 게임에 대한 판호가 막혀 어차피 동등한 입장이었던 적도 있지만 최근엔 상황이 달라졌습니다. 지난해 12월부터는 중국 업체에 대한 판호가 나오고, 올 4월부터는 한국을 제외한 외산 게임의 신규 판호도 통과되고 있습니다. 미국이나 일본의 게임은 세계 최대 게임시장에 활발하게 진출하고 있는데 한국 게임만 국제정치에 발목을 잡힌 것입니다. ‘일본 무역 보복 사태’처럼 우리 정부가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하는데 지금까지 그런 노력을 충분히 보여 줬는지 의문입니다. 게임을 담당하는 문화체육관광부에 문의해 보니 “장관급 회담에서 기회가 될 때마다 이야기하고 있다”면서 “조금 더 기다려 봐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또 “(중국이) 판호 제재를 통해 사상을 통제하고 자국 게임 산업을 보호하려는 의도가 있다”면서 “(발급 재개는) 중국 최고위층의 허락이 있어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사태가 불거진 지 2년 반이나 됐는데 아직 더 시간이 필요하다는 정부의 설명에 국내 게임업체들은 속앓이만 하고 있습니다. 37조원에 달하는 중국 게임시장을 놓치고 있기 때문입니다. 게임은 지난해 95억 5000만 달러(약 11조원)를 기록한 콘텐츠 산업 수출액 중 67%(약 70억 달러)를 차지한 ‘수출 효자’임에도 정부의 지원을 제대로 받지 못하고 있는 것입니다. 개별 게임 업체들은 미운털이 박힐까봐 정부를 향해 볼멘소리도 못 내고 있습니다. 한국게임학회장인 위정현 중앙대 경영학부 교수는 “정부가 해온 게 없다. 심지어 유관 부처인 외교부는 전혀 관심이 없어 보인다”고 일갈했습니다. 정부 관계자는 “이달 말(29~31일) 열리는 한중일 문화·관광장관회의에서 다시 한번 판호 문제를 이야기할 계획”이라고는 했습니다. 하지만 최근 미국이 아시아 지역 내 지상발사형 중거리 미사일 배치를 시사한 바 있어 유력한 후보지 중 한 곳인 우리나라가 중국과 판호 문제를 담판 지을 수 있을지는 여전히 의문입니다.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 한은, 수출 흐름 정확하게 판단하는 ‘수출상황지수’ 개발

    한은, 수출 흐름 정확하게 판단하는 ‘수출상황지수’ 개발

    변동성 줄여 중장기 전망치 가능 “작년 1분기부터 수출 둔화 추세로”한국은행이 수출경기 흐름을 정확하게 판단하기 위한 ‘수출상황지수’(ET-COIN)를 개발했다. 수출상황지수에 따르면 지난해 1분기부터 우리나라 상품 수출이 둔화 추세로 돌아선 것으로 나타났다. 한은은 ‘조사통계월보 7월호’에 실린 ‘수출의 기조적 흐름 판단을 위한 수출상황지수 개발 보고서’(이동원 차장·임성운 조사역)에서 “관세청 통관수출 지표와 한은 국내총생산(GDP) 중 상품 수출 지표의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수출상황지수를 개발했다”고 12일 밝혔다. 관세청 자료는 명절이나 공휴일 등 영업일 수에 따라 숫자 등락이 크고, 한은 지표는 발표가 느려 신속한 판단을 내리기가 어려웠다는 단점이 있었다. 수출상황지수를 산출할 때 1년 미만 기간의 단기·특이 요인은 빠졌고, 세계 경제나 수출입 가격, 국내 산업활동 등 123개 지표가 포함됐다. 분석 기간은 2000년부터 2018년까지다. 이를 토대로 수출상황지수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1분기부터 수출이 확대 기조에서 둔화 기조로 전환된 것으로 나타났다. 실물에선 3분기 기간이 지난 지난해 4분기 때 상품 수출이 정점을 찍었다. 한은 관계자는 “기존 수출통계는 변동성이 심해 기조적인 흐름을 판단하기 어려웠다”면서 “수출상황지수는 안정적이며 3분기가량 앞선 선행 지표로 볼 수 있다. 전망치 기초자료로도 활용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한은은 수출 여건 변화가 빈번해지는 만큼 교역 여건과 지정학적 리스크 등 정보 변수를 자동화해 수출상황지수를 관리하기로 했다. 글로벌 생산관계나 주요 국가의 경제구조 등의 변화도 반영할 방침이다. 김주연 기자 justina@seoul.co.kr
  • 대포 가뭄에도… 더 짜릿해진 홈런왕 레이스

    대포 가뭄에도… 더 짜릿해진 홈런왕 레이스

    공인구 교체로 전체 홈런 줄었지만 로맥·최정·샌즈 ‘빅 3’ 주춤한 사이 박병호·이성열 폭발하며 예측 불허올 시즌 프로야구 홈런왕 경쟁이 폭염 속 혼전 양상으로 펼쳐지고 있다. 시즌 전반기 제이미 로맥(34·SK 와이번스)과 최정(32·SK), 제리 샌즈(32·키움 히어로즈)로 압축됐던 3파전 구도를 최근 박병호(33·키움)와 이성열(35·한화 이글스)이 불방망이를 뽐내며 흔들기 시작했다. 박병호는 지난 7일 울산 문수구장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의 방문경기에서 상대 선발 브룩 다익손(25)에게 5회 솔로포를 때려내며 역대 3번째 6년 연속 20홈런 고지를 밟았다. 2012년 홈런포 31개로 홈런왕에 오른 박병호는 2013년 37개, 2014년 52개, 2015년 53개로 4년 연속 타이틀을 지킨 KBO 리그 대표 거포다. 그는 지난 6월 부상으로 2군에 내려가는 부진을 극복하고 녹슬지 않은 장타력을 과시하며 홈런왕 경쟁에 가세했다. 11일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와의 안방경기에서도 박병호는 연타석 홈런으로 특유의 ‘몰아치기 본능’을 과시했다. 이달 들어 3개의 홈런을 더한 이성열은 샌즈와 공동 4위(21홈런)에 올라 SK와 키움의 홈런왕 싸움에 제동을 걸고 나섰다. 이성열은 17.6타석당 1홈런으로 로맥(20.4타석당 1홈런), 최정(20.8타석당 1홈런), 샌즈(22.3타석당 1홈런)보다 더 효율적인 홈런 생산력을 뽐내고 있다. 올 시즌 프로야구는 공인구 변경으로 지난해 대비 팀당 평균 50개의 홈런이 줄 정도로 대포 가뭄이다. 미국 메이저리그에서 크리스천 옐리치(28·밀워키 브루어스), 마이크 트라우트(28·LA 에인절스), 코디 벨린저(24·LA 다저스), 피트 알론소(25·뉴욕 메츠) 등 4명의 거포가 40홈런 언저리에 안착한 것과 대조적이다. 현재까지 1986년 김봉연(해태 타이거즈)의 역대 최소 홈런왕 기록인 21개는 넘었지만 이대로라면 2006년 26개로 홈런왕에 오른 이대호(37·롯데) 이후 13년 만에 20개대 홈런왕이 나올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라는 야구 격언처럼 더욱 치열해진 홈런왕 경쟁이 거포들의 잠자는 화력을 끌어올리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류재민 기자 phoem@seoul.co.kr
  • 거리·굴뚝·철탑으로 간 의사들 “노동자 진료는 봉사 아닌 연대”

    거리·굴뚝·철탑으로 간 의사들 “노동자 진료는 봉사 아닌 연대”

    “저희 진료는 봉사가 아닌 사회를 고치는 연대활동이라고 생각해요.” 의사 홍종원(32)씨는 병원이 아닌 거리나 굴뚝·철탑 위에서 진료 보는 일이 많다.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인의협) 소속인 그는 벼랑 끝에 선 노동자들이 단식농성 등을 할 때 현장을 찾아 건강 상태를 살피는 활동을 수년째 하고 있다. 최근에는 서울 강남역사거리의 25m 철탑에서 11일로 63일째 고공농성 중인 삼성 해고노동자 김용희씨를 진료해왔다. 지난해에는 75m 굴뚝 위에서 426일간 농성한 금속노조 파인텍지회 노동자들의 건강을 챙겼다. 진료를 하려면 홍씨도 최소한의 진료 장비만 챙겨 까마득한 높이의 굴뚝과 철탑에 올라야 한다. 청년한의사회 소속인 김이종(45)씨는 경부고속도로 서울톨게이트 캐노피(지붕처럼 생긴 구조물) 위에서 농성하는 해고 수납원들의 건강을 수시로 살핀다. 김씨는 농성장 진료를 하는 이유에 대해 “억울함을 호소하는 농성자들을 우리만의 방식으로 지지하는 행동”이라고 설명했다. ●“우리만의 방식으로 노동자들 지지” 해고 노동자들의 목숨 건 농성이 이어지는 가운데 의료 단체도 구호 활동에 바빠지고 있다. 인의협과 청년한의사회가 대표적이다. 이 단체들은 1980년대 민주화운동 과정에서 탄생했다. 홍씨와 김씨는 서울신문과 한 전화 인터뷰에서 “의사로서 사회적 약자 곁을 지키는 것이 곧 한국 사회를 치료하는 일”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농성장에서 종종 무력감과 마주한다고 했다. 홍씨는 “‘죽을 각오로 여기까지 왔으니 죽음이 두렵지 않다’는 농성자들에게 ‘건강을 챙기시라’고 조언하는 게 겸연쩍고 부끄럽게 느껴질 때가 많다”고 했다. 김씨도 “2014년 세월호 유족의 단식 투쟁 때 농성자들의 위태로운 건강이 염려됐지만 그 절박함을 알기에 쉬이 말리기 어려웠다”고 말했다.●“의사로서 사회적 약자 지키는 건 당연” 처음에는 의사들을 경계하던 농성자들도 진심 어린 진료 태도에 마음을 열기도 한다. 김씨는 “세월호 유가족인 ‘유민 아빠’ 김영오씨를 진료할 때 나를 정부 기관이 보낸 사람인 줄 알고 처음에는 거리를 뒀다”면서 “하지만 차츰 가까워져 지금은 나를 ‘생명의 은인’으로 부를 정도”라고 말했다. 두 의사는 목숨을 걸고 하루하루 절박하게 버티는 노동자들을 포용하지 못하는 사회가 야속하게 느껴지기도 한다고 했다. 김씨는 “노동자들이 몇 년간 목숨을 건 투쟁을 지속해야만 겨우 주목하는 경우가 많아 안타깝다”고 했다. 이들은 사회적 약자도 품을 수 있는 건강한 한국 사회가 될 때까지 농성장 진료를 계속 할 예정이다. 홍씨는 “농성장 진료는 단순히 한 개인을 치료하는 것을 넘어 사회구조적 문제를 해결하는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면서 “우리 사회가 건강해질 때까지 보이지 않는 곳에서 아픈 분들을 치유하겠다”고 말했다. 이근아 기자 leegeunah@seoul.co.kr
  • 전통적 성역할 깨지자 불안감… ‘대림동 경찰 폭행’ 여혐 비하

    전통적 성역할 깨지자 불안감… ‘대림동 경찰 폭행’ 여혐 비하

    젠더 교육·채용 확대… 인식 바꿔 여성의 사회 참여 늘려야 2018년 12월 31일 기준 한국 여성 경찰은 1만 3582명이다. 전체 경찰 12만 448명 가운데 11%에 불과하다. 성별 분리 모집 과정에서 여성의 채용 인원이 제한되기 때문이다. 2020년부터 경찰대학 신입생과 경찰간부후보생을 통합 선발하기로 했지만 순경은 여전히 남녀를 분리해 뽑는다. 어렵게 경찰이 되더라도 여성 경찰은 조직 내에서 ‘섬’처럼 여겨진다. 여성 경찰은 핵심 업무에서 배제되거나 인사평가에서 불이익을 받기 쉽다. 지난 5월 주취자를 진압하는 과정이 담긴 일명 ‘대림동 경찰관 폭행’ 영상이 공개된 이후 피의자들의 공권력 경시가 아닌 ‘여경 무용론’에 불이 붙은 건 여성 경찰에 대한 외부 인식 역시 크게 다르지 않음을 보여 줬다. 경찰 조직만의 문제가 아니다. 정도의 차이일 뿐 모든 조직의 문제다. 서울신문 서울젠더연구소는 금태섭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공동으로 지난 7일 서울 영등포구 국회의원회관에서 ‘제1회 서울젠더포럼’을 열었다. 포럼에서는 이번 사건을 계기로 조직 내 성차별적 인식을 되짚고 해소 방안을 논의했다. 금 의원을 비롯해 손원진 경찰인재개발원 생활치안교육센터 교수요원(경감), 신경아 한림대 사회학과 교수, 이웅혁 건국대 경찰학과 교수, 이은애 경찰청 수사구조개혁팀장(총경), 추지현 서울대 사회학과 교수가 참여했다. 진행은 신 교수가 맡았다. 신경아 교수 지난 5월 주취자에 대한 여성 경찰의 대응 장면 영상이 대중에 알려지면서 논란이 일었다. 여성 경찰에 대한 극단적인 혐오 발언에서 시작해 여성 경찰 무용론으로까지 확대됐다. 한국 사회에서 의사결정 권한을 갖는 위치에 여성이 진입하려 할 때 이와 유사한 사례가 발생할 수 있다고 본다. 이 사건의 쟁점과 문제점은 무엇이라고 보나. 이은애 팀장 동영상이 공개된 이후 일부 뉴스에서 “여성 경찰이 잘 대처했다”, “여성 경찰에 대한 혐오를 멈춰 달라”는 남성 경찰들의 인터뷰가 나왔다. 그걸 보면서 ‘이런 문제조차 남성 경찰로부터 보호받지 않으면 해결되지 않나’라는 고민이 들더라. 1997년 경찰이 된 이후 지금까지 경찰로서의 존재 이유를 지속적으로 증명해야 했다. ‘여성 경찰이 필요한가’와 같은 질문도 계속 받는다. 전통적인 성역할에 따르면 경찰은 남성 고유의 영역이었기 때문에 그 금기가 풀어지면서 벌어진 현상이라고 본다. 금태섭 의원 한쪽에서는 여성 피해자의 진술을 듣는 등 여성 경찰의 고유 역할이 있다고 하고, 다른 한쪽에서는 그 주장 자체가 서로 다르다는 사실을 인정하는 것 아니냐고 반박한다. 특히 이번 사건처럼 온라인상에서 젠더 갈등 양상으로 확산된 건 어려움을 겪는 젊은 세대의 문제가 표출된 것이라 생각한다. 정치권에서는 (젠더 이슈를) 피해 다니는 형국이고, 그래서 더 갈등이 증폭되는 게 아닌가 싶다. 추지현 교수 사회학자로서 이번 사안은 여성 경찰과 경찰 직무의 문제라기보다 한국 사회에서 현재 청년 세대가 갖고 있는 불안이 여성 문제로 전이된 형태라고 본다. 미래는 불확실하고 보통의 삶을 살기 위해 자신을 증명하고 타인과 경쟁해야 하는 피폐한 삶을 살면서 그 불안감이 여성 혐오로 표출된 것이다. 또 여성 경찰이 조직 안에서 한몫을 하는 경찰로 고려되지 못하고 여성이라는 기표로만 떠돌면서 여전히 동등한 동료로서 인정받지 못하는 상황 때문에 불거졌다고 본다. 이웅혁 교수 이번 논란은 남성 지향적인 경찰 조직 내부가 아닌 외부에서 불거졌다. 대다수 국민들이 경찰의 역할을 힘을 사용하는 것으로 본다는 의미다. 경찰의 사명은 ‘물리력을 사용해서 갈등 상황을 해결하는 것’이라는 패러다임이 고착화된 것이다. 112 신고를 분석해 보면 범죄 사건은 10~20%에 불과하다. 나머지는 비범죄성 생활 민원이다. 경찰은 ‘범죄 전투사’의 역할뿐 아니라 가출 청소년을 도와주고 아동 학대 가정을 상담하는 등 ‘갈등 조정 해결자’로서의 역할도 있지만 경찰 스스로도 자신의 역할은 범죄를 막는 것이라고 본다. 경찰 조직의 구조적 한계와 편협함이 이번 사건을 야기한 측면이 있다. 손원진 교수요원 현장의 남자 경찰들은 이번 사건이 남녀 갈등 문제로 비화되는 게 안타깝다는 반응이 많았다. 강의실에서 이론 중심으로 수업을 듣고 물리력을 사용하는 것을 제대로 체득하지 못한 상황에서 현장에 투입되는 현실에 대한 우려도 나왔다. 여성 경찰은 사회적 약자 보호나 여성 범죄를 담당하는 것만이 아니라 경찰 조직 안에서 동등한 역할을 하는 경찰로 대우 받아야 한다. 그런 면에서 여성 경찰 비율을 늘리는 것이야말로 경찰의 구조적 한계를 깨는 가장 바람직한 방향일 것이다. 신 교수 현재 여성 경찰 비율이 11% 정도인데 경찰청이 2022년까지 15%까지 높인다는 계획을 내놨다. 여성 경찰이 실제로 현장에서 체감하는 조직 내 변화는 일어나고 있나. 이 팀장 사실 ‘여성 경찰 확대’라는 표현 자체가 시혜적인 발언이다. 여성 경찰이 전체 경찰의 1% 수준일 때 근무를 시작했는데 20년 만에 11%로 올랐다. 현재 여성 경찰을 남성 경찰과 분리해서 채용하고 있는데 그 근거는 경찰청 훈령이다. 헌법에 ‘차별하지 말라’고 명시돼 있고, 국가공무원법 어디에도 여자를 남자에 비해 적게 뽑을 수 있는 근거는 없다. 여성 경찰은 경찰의 정책적 도구로서 뽑혔다. 1988년 올림픽 당시 교통안전요원이 필요해서, 노태우 대통령이 1990년 일명 ‘범죄와의 전쟁’을 선포하면서, 지난 정부에서 ‘4대악 근절’을 주요 국정과제로 내세우며 여성 경찰을 많이 뽑았다. 한 해에 여성 경찰을 전국에서 30명 뽑을 때도 있고, 300명 뽑을 때도 있고, 1000명 뽑을 때도 있다. 국가와 경찰청이 얼마나 여성 경찰을 도구화해서 이용해 왔는지 보여 준다. 여성 경찰은 대부분 팀당 1명이다. 팀에서 둘 이상 받지 않으려 한다. 성희롱·성차별 문제나 여성 혐오 발언 등을 논의하고 연대할 동료가 없다. 추 교수 경찰 성별에 따라 직무를 분리하는 것이 문제의 핵심이다. 여성 경찰이 일이 편한 내근직을 선호한다는 편견이 있는데 여성 경찰들이 근무하는 내근직은 편한 곳이 아니다. 승진을 하거나 수당을 많이 받거나 경찰로서의 전문성을 인정받아 경력을 쌓을 수 있는 곳이 전혀 아니다. 남성 경찰들이 중요한 위치를 놓지 않으려는 상황에서 그나마 남아 있는 역할에 여성 경찰들을 밀어내 왔다. 그 자리마저 한정돼 있어 여성 경찰 한 명이 빠지면 나머지 여성 경찰들끼리 경쟁하는 상황이 벌어진다. 그러다 보니 여성 경찰들은 30년씩 경력을 쌓아도 내근 외에는 해본 일이 없다. 주요 보직 경험이 없어 관리직으로 갈 수도 없고, 승진도 안 된다. 여성 경찰 입장에서도 안타깝지만 인력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한다는 점에서 국가적으로도 큰 손실이다. 신 교수 경찰을 선발할 때 체력뿐 아니라 수사 과정에서의 소통 능력과 같은 지적이고 정서적 역량도 측정해야 할 것 같은데 실상은 어떤가. 손 교수요원 경찰의 역할에 따라 다양한 방식으로 선발한다면 굳이 체력 기준을 도입할 필요가 있을까 싶다. 선발을 담당하는 공무원들이 가장 싫어하는 건 공정성 시비다. 점수화되지 않는 건 공정하지 않다고 본다. 지원자가 얼마나 성인지 감수성이 높은지 점수로 구분할 수 있으면 시험에 포함됐겠지만 점수화할 수 없어 배제되는 거다. 영어, 국어, 형사소송법을 여전히 시험으로 치는 이유다. 이렇게 뽑은 경찰들을 중앙경찰학교에서 옛날 방식으로 가르친다. 1980년대 중고등학교만도 못한 곳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여성과 남성을 나눠 수업하고 집합도 남녀 따로 시킨다. 여자 생활 지도관은 여학생들에게 ‘이거 하지 마라’, ‘튀지 마라’라는 잔소리를 한다. 자부심을 부여하는 척하면서 경찰 조직이 원하는 여성 경찰 모습으로 재사회화한다. 금 의원 경찰은 사회 치안을 유지하는 12만명의 대규모 조직이다. 기본적으로 인구의 50%가 여성인데 경찰 내 여성 비율도 그에 따라 맞추는 게 필요하다. 검찰에서 한 부에 여성 검사가 1명이었을 때 그 부서에 검사가 몇 명이냐고 물으면 부장검사가 대놓고 0.5명이라고 이야기했었다. 물론 지금은 여성 검사가 많아져 그런 분위기는 없어졌다. 경찰 역할을 바꾸거나 채용기준을 바꾸는 것도 중요하지만 여성을 많이 뽑으면 조직의 성격 자체가 바뀐다. 물리력이 필요한 일부 경찰 직무에서는 체력검사를 하고 나머지는 성비를 반반으로 맞추는 식으로 조정하면 조직 성격 자체와 역할도 바뀌지 않을까 생각한다. 신 교수 이 사안은 경찰 조직만의 문제가 아니다. 그간 여성들은 공공 영역과 민간 영역에서 의사결정권을 가진 중요한 위치에 오르기 위해 수많은 난관을 헤쳐 왔다. 여성의 참여 비율을 확대하기 위해서는 어떤 노력이 필요할까. 금 의원 우선 사회적 인식을 바꾸는 게 중요하다. 시험 과목 등 채용 절차와 더불어 교육 과정에서 체계적으로 젠더 문제에 대한 인식을 가질 수 있도록 바꿔 나가야 한다. 이 팀장 가장 중요한 건 각계의 여성들이 소리 내 이야기하는 플랫폼이 마련돼야 한다. 그런 점에서 국회의원 남녀 비율부터 50%로 맞춰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여성들의 네트워크가 강해지고 발화 기회가 점점 많아져 연대해 발언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 교수 초중고 교육부터 직장 교육까지 다시 들여다봐야 한다. 교육이 문화 재생산에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교육을 통해 성역할 고정관념을 깨는 것과 더불어 남녀의 다름을 인정하면서도 공정한 채용 절차를 마련하는 것이 젠더 이슈를 건설적인 방향으로 승화시키는 계기가 될 것이다. 추 교수 사실 페미니즘이 다시 부상한 ‘페미니즘 리부트’ 이후 모든 해법으로 교육이 거론되고 있다. 초등학교에서 젠더 교육을 하는 것이 여성 경찰 비율을 20%로 올리는 것보다 더 큰 반향이 있을지 모른다. 청년경찰에 거는 기대가 크다. 이들은 일과 생활을 양립하고자 하고, 권위적인 의사결정 구조를 회피하려고 한다. 그들 내부에서 연대의 지점도 보인다. 페미니즘 물결은 돌이킬 수 없다. 선배나 관리자 이상의 직급 외에도 자유롭게 발화할 수 있고, 어려움이 있는 사람들 이야기를 들어줄 수 있는 공간이 필요하다. 손 교수요원 모든 경찰의 성별 분리 채용을 폐지하는 전향적인 결단이 필요하다. 당장 교육을 통한 변화를 기대하기에는 시간이 많이 걸리니 일단 경찰 교육기관에 대한 진단과 기관을 재구조화하는 기회가 마련돼야 한다. 정리 박재홍 기자 maeno@seoul.co.kr 조희선 기자 hsncho@seoul.co.kr
  • 길윤형 “상대를 악마화하면 안 된다. 수사의 추상성 걷어내야”

    길윤형 “상대를 악마화하면 안 된다. 수사의 추상성 걷어내야”

    “상대를 악마화하면 외교적 해결은 그만큼 멀어집니다.” 도쿄특파원을 지낸 길윤형 한겨레신문 기자는 지난 8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1층 대회의실에서 진행된 제64차 통일전략포럼 ‘한일관계 어떻게 풀어야 하나’ 라운드 테이블의 첫 번째 발표를 시작하며 이렇게 말문을 열었다. ‘황해문화’ 여름호에 발표한 논문 ‘구조적 위기의 한일관계’와 페이스북 등에 남긴 글들을 묶은 이날 발표문을 최대한 싣는다. 인터뷰 형식을 취하지 않는 것은 발표자의 생각을 오롯이 들여다보게 하는 것이 논의의 깊이와 진전을 위해 바람직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다만 분량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약간은 정리자가 덜어냈다는 점을 밝혀둔다. 또 길 기자는 개인 의견이며 신문사의 의견이 아니란 점을 강조했음도 아울러 밝혀둔다.첫째, 위기의 원인이다. 현재 위기를 벗어나려는 ‘단기적 해법’은 두 나라 모두 사태를 악화시킬 수 있는 조처를 ‘동결’하고, 2018년 10월 대법원 판결로 발생한 1965년 청구권 협정에 대한 두 정부의 인식차를 좁힐 수 있는 외교 협의를 시작하는 것이다. 그러려면 일본이 한국을 ‘화이트 국가‘에서 제외한 의도를 냉정하게 따져야 한다. 7월 1일부터 8월 6일까지 일본 총리관저와 청와대 홈페이지 등을 검색해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 문재인 대통령이 이번 사태에 대한 발언을 전수 조사했더니 매우 흥미로운 차이가 눈에 띈다. 아베 총리는 한국 정부에게 1965년 체제를 무슨 수를 써서라도 사수하겠다는 경고를 지속적으로 쏟아내 온 반면, 문 대통령의 반응은 ‘실존적’이고 ‘근본적’이다. 일본이 65년 체제를 지켜내기 위해 한국을 화이트 국가에서 배제했다고 말하는데 견줘, 한국은 성장을 방해하고 한국경제의 아킬레스건을 끊어 패배감을 맛보게 하기 위한 일본의 조처로 받아들이고 있다. 일본의 설명은 실무적·기술적이지만, 한국의 반응은 근본적·실존적·철학적이다. 이렇게 서로에게 쏟아내는 말의 추상수준이 다르면, 냉정하고 차분한 외교 협의가 시작될 수 없다. 그런 의미에서도 이번 한일 갈등은 장기화될 것이 분명하다. 한국 정부는 하루 빨리 감정을 걷어내고 말의 추상수준을 낮춰야 한다.둘째, 식민지배의 불법성 등 근본문제에 손을 대면 타협은 불가능하다. 일본이 관심 있는 것은 대법원 판결로 확정판결 받은 이들의 손해배상금을 누가 감당할지다. 일본 정부는 그동안?畸?정부가 부담해야 한다고 요구해왔고, 한국 정부의 만족스러운 응답이 없자 1월 9일 청구권 협정 3조1항의 분쟁해결 절차에 따라 외교협의를 요청했다. 한국 정부는 일본이 “강제징용이라는 반인도적 불법행위를 통해 국제법을 위반했다”고 밝혔지만 국무총리실 한일수교회담문서 공개 등 대책기획단 활동을 담은 2007년 백서에는 당시 한국 정부가 인식한 ‘반인도적 불법행위’는 일본군 위안부 문제와 같은 ‘반인도적 불법행위’인 일부 예외적인 문제지, 강제동원 전반의 문제를 뜻한 것이 아님을 알 수 있다. 1995년 ‘무라야마 담화’, 1998년 10월 김대중 대통령과 오부치 게이조 총리가 발표한 ‘한-일 파트너십 선언’으로 두 나라 관계는 진일보했지만 아베 총리는 2015년 8월 아베 담화를 통해 “우리 아이와 손자들에게 영원히 사죄의 숙명을 지게 할 순 없다”고 말했다. 일본이 더 이상 지난 역사를 사죄·반성하지 않겠다는 의미다. 이런 아베 총리에게 식민지배 불법성과 관련해 두 나라가 공통된 인식에 도달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한국 정부가 그런 태도를 취한다면 현재 위기를 돌파할 수 있는 외교적 해법을 찾는 것은 불가능하며, 결국 갈등은 장기화될 수밖에 없습니다. 다만, 아베 총리로부터 식민지배가 한국인의 의사에 반해서 이뤄진 것임을 다시 인정 받고, 이를 통해 두 나라 기업과 한국 정부 등이 참여하는 기금 형태의 타협안은 가능할 수도 있을 것으로 본다.셋째, 중장기적으로는 변화된 외교안보 환경에 맞게 한일관계의 기반을 다시 짜야 한다. 중국의 부상이 가시화되며 동아시아에서 미국과 중국의 패권경쟁이 본격화하고 있다. 두 나라는 국운에 사활적 영향을 끼치는 동아시아의 미래상에 대해 화해하기 힘든 견해차를 노출하기 시작했다. 한국은 남북관계 강화하고 북한과 미국의 타협을 촉진하는 방식으로 북핵 문제를 해결하려 하지만, 일본은 북한과 미국의 ‘안이한 타협’ 을 경계하며 미국이 북한에 엄격한 요구를 이어가도록 외교적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한일관계의 새 기반이 되는 공동선언엔 지정학적 환경의 변화 속에서 일본이 느낄 수밖에 없는 안보 불안에 대한 한국의 이해와 공감, 북핵 문제를 해결해 통일을 지향하려는 한국의 입장에 대한 일본의 이해와 공감이 구체화돼야 한다. 필요하면 한국은 일본과 본격적으로 안보 협력도 할 수 있다는 결단을 내려야 하며 이 과정에서 두 나라가 수용할 수 있는 범위 안에서 역사 문제에 대한 또 한 번의 타협이 가능하다고 본다. 두 나라는 서로 떨어지려야 떨어질 수 없는 ‘이웃’이다. 민주주의와 자본주의라는 ‘기본적 가치’를 공유하며 지난 20여년 꾸준히 발전해 온 민간의 끈끈한 교류라는 소중한 자산이 있다. 일본이 한반도에서 저지른 여러 과오에 대해 반성적 자세를 유지하는 한 한국은 일본의 위협이 아닌 친구로 남을 것임을 일본에 끈질기게 설득해 일본이 한반도의 냉전 해체와 평화 구축에 긍정적인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양국 관계를 안정된 새 기반 위에 올려놓아야 한다. 이런 기초 위에서 두 나라 국민이 받아들일 수 있는 역사문제에 대한 최종적인 타협점이 만들어질 수 있다. 정리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엘패소 총기난사범 “멕시코인 겨냥했다” 체포될 땐 아주 순순히

    엘패소 총기난사범 “멕시코인 겨냥했다” 체포될 땐 아주 순순히

    22명의 목숨을 앗아간 미국 텍사스주 엘패소 총기 난사 용의자가 멕시코인들을 겨냥한 것이었음을 자백했다고 미국 언론들이 9일(이하 현지시간) 일제히 보도했다. 일간 워싱턴 포스트와 AP 통신은 애드리안 가르시아 형사가 용의자 패트릭 크루시우스를 검거한 이튿날 작성한 보고서에는 총격을 벌인 월마트 점포 근처에서 한 경관의 정차 명령을 받고 멈춰 선 뒤 순순히 차에서 빠져나와 두 손을 들어 투항 의사를 밝혔다고 기재돼 있다. 변호사 접견권과 묵비권을 포기한다고 밝힌 그는 댈러스 교외를 떠나 이곳에 왔으며 소총 한 자루와 다연발 탄창을 소지하고 있다고 털어놓았다. 또 엘패소를 범행 장소로 택한 이유에 대해서는 아는 사람이 없는 곳이라고 답했다. 가르시아 형사는 “피고가 가게 안에서 자신의 AK-47 소총을 무고한 여러 희생자들에게 쐈다고 말하기도 했다”고 적었다. 수사진에 따르면 그는 저항 없이 순순히 투항했으며 경찰의 심문에도 아주 협조적이었다. 크루시우스는 총격에 쓴 소총을 합법적으로 구입했으며 텍사스주의 “오픈 캐리(open carry)” 총기 법에 따라 월마트에까지 가져올 수 있었다고 주장했다. 앞서 전날에는 어머니가 아들의 총기 소유에 대해 걱정하고 있다는 말을 몇주 전부터 경찰에 털어놓은 일이 있었다고 변호인들이 미국 매체들에 밝혀 눈길을 끌었다. 또 그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처럼 이민자들을 향해 “(미국을) 침공하고 있다”고 여러 차례 온라인 글을 통해 표현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7일 엘패소와 13시간 뒤 비슷한 총기 난사 참극을 겪은 오하이오주 데이턴을 찾아 희생자들을 위로했다. 물론 그 와중에 부모를 잃은 아이 옆에서 ‘엄지 척’ 포즈를 취하는 상식 밖의 행동도 저질렀다. 9일에는 총기 구입자의 배경을 까다롭게 만드는 것을 골자로 공화당 안에서 총기 규제 강화 방안이 논의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엘패소 희생자 가운데 여덟 명이 멕시코 국적을 갖고 있었는데 멕시코 국경 근처 후아레스에서 첫 번째 장례식이 치러지는 등 잇따라 장례 절차가 진행 중이라고 영국 BBC가 보도했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이원덕 “징용 문제 해법, 식민 불법+배상 포기+피해 국내 구제 선언하자”

    이원덕 “징용 문제 해법, 식민 불법+배상 포기+피해 국내 구제 선언하자”

    지난 8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1층 대회의실에서 진행된 제64차 통일전략포럼에서는 이수훈 경남대 정치외교학과 교수의 사회와 주제 발표를 필두로 길윤형 한겨레신문 전 도쿄특파원, 정혜경 역사학 박사, 조진구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 남상구 동북아역사재단 한일관계연구소장의 라운드 테이블 발표가 이어졌다. 두 번째 발표자 이원덕 국민대 국제학부 교수의 발표문 ‘징용 문제에 대한 네 가지 선택’을 9일 소개한다. 이 교수는 “2~4번 가운데 어느 하나도 괜찮다고 개인적으로 생각한다. 일장일단이 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인터뷰 형식을 취하는 것보다 이 교수의 발표문을 전재하는 것이 더 낫겠다고 판단했다. 그리고 이 교수는 9일 민주평화당 간담회 발표를 앞두고 네 가지 선택을 제시하게 된 기본 인식 등을 보완했는데 이를 반영했다. 다만 네 번째 선택은 길어져 줄였음을 양해 부탁드린다. 다른 발표자들의 발표문도 비슷한 방식으로 소개할 계획이다.한일관계 악화의 구조적 배경 -동북아 국제정치 세력전이(Power Transition), 세력 균형의 유동화, 수직적 관계에서 수평적 관계로의 변화, 두 나라 국가정체성의 충돌, 상대국에 대한 전략적 비중과 중요성의 저하 일본 보복의 성격 -위안부합의 형해화, 징용재판에 대한 한국정부의 무대책에 대한 분노 폭발 -정경분리 규범의 위반, 이례적 조치, 무도하고 비열한 보복 -아베와 경제산업성 마피아들의 합작품: 일본 국내지지 기반 약함 -재량권, 칼자루(수도꼭지)를 쥐고 흔들 수도 있다는 시그널, 일종의 엄포 -금수조치는 아님, 재량권 발동하게 되면 사실상 금수조치에 가까운 효과 날 수도 -자유공정무역 규범에 저촉, 70년간 일본 스스로 지켜온 국책과도 모순, 국제사회 지지 어려운 선택(준법 투쟁적인 요소, GATT 21조 원용) -한국경제 공격행위, 기술패권 전쟁의 시작이라는 진단은 성급한 판단이며 한일 경제전쟁으로 보는 패러다임도 너무 거시적, 추상적이란 진단 -국산화가 해법이 될 수 있는가?(글로벌 공급망, 제조업의 국제분업 구조를 감안해야, 중상주의로 회귀하는 건 아님) -디테일한 분석과 해법이 추구돼야 할 것 대응 방책의 기본 라인 -두 나라 갈등이 놓인 국제정치 맥락, 동북아 국제관계의 문맥 속에서 사태를 진단하고 해법을 추구해야 -진공 속에서 한일 양국이 이익을 쟁투하는 양상처럼, 두 개의 당구공이 부딪치는 전쟁이 벌어진 상황은 전혀 아님 -우리의 전략적 우선순위를 고려하면서 이 사태에 대처해야 제1 선택 : 징용문제 방치-한일관계 극단적 악화로 질주 -법원에 의한 강제집행: 한국 내 일본기업 자산압류-처분금지-매각-현금화-배상지급(신일철의 포스코 주식, 미쓰비시 특허권의 현금화?) 현금화의 시기는 2020년 1월경으로 알려지고 있음. 현금화는 곧 루비콘강을 건너는 것으로 여겨짐(현금화되면 일측의 보복은 한 단계 업그레이드돼 더욱 거세질 것으로 예상) -일본 정부의 보복(대항) 조치: 현재 취해진 수출규제 강화 조치, 화이트리스트 배제 외에 금융보복 조치, 관세 보복, 비자발급 제한, 송금 제한, 일본 내 한국자산 일시 동결 등이 예상 -아베 정부는 각 성청으로부터 약 100여 아이템에 이르는 보복 항목을 제출받아 치밀하게 준비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음 -중장기 한일 경제전쟁으로 비화, 국민감정 동원한 대대적인 한일 갈등으로 확산될 것으로 예상 -국내 산업, 경제에 주는 타격과 피해는 막대하고 장기화될 것이고 일본의 산업, 경제에 주는 피해도 클 것으로 예상되지만 한국이 더 심대한 비대칭성에 유의해야 할 것(기본적으로 일본은 내수경제, 한국은 대외 경제 의존도가 매우 높은 경제) -더불어 글로벌 서플라이 체인(제조업의 국제공급망, 산업의 국제분업구조에도 교란 요인으로 작용해 궁극적으로는 국제 경제질서에도 적지 않은 악영향제2 선택 : 기금(재단) 조성에 의한 해결 추구 -6월19일 외교부의 제안: 한국 청구권 수혜기업+일본 징용기업의 자발적 자금 갹출에 의한 피해자 구제 방안 제시, 일본은 즉시 거부 -일본 정부는 이 제안으로 징용문제에 대한 해결책이 될 수 없다고 판단하는 것이 현실, 징용기업이 기금조성에 자발적으로 협력할 가능성도 별로 없음. 일본 정부와 여론은 자국 기업의 자금조성에 반대하고 있어 기업의 행동에 큰 제약 -기업+기업 안에 한국정부의 적극적 역할이 추가된 안이 마련되면 협상이 어느 정도 가능할 수 있음 -?피해자 그룹과의 조율 ?청구권 수혜기업과의 협의 ?피해자 수 및 배상액 규모가 가늠되고 ?법원의 소송 시효 판단이란 4대요소가 충족될 때 완전한 해결 -2015년 위안부 합의에 의해 화치재단 구성해 해결에 임했지만 불완전 연소로 끝났다는 점을 상기하면 한계를 잘 알 수 있음 제3 선택: 식민불법+배상 포기+피해자 국내구제 선언 -정부가 다음과 같은 특단의 특별성명 발표하는 방안 ?식민지배는 불법적인 강점, 일본은 사죄 반성하는 자세로 임해야 함 ?화해와 관용의 정신으로 대일 배상, 보상 등 일체의 물질적 요구는 영원히 포기할 것임 ?모든 식민지배와 연관된 피해자의 구제는 한국정부의 책임 아래 수행할 것 -물질적 배상요구 포기하고 정신적 역사청산을 요구하는 방식으로 도덕적 우위에 선 대일 외교가 가능 -중국이 일본에 대해 행한 전후처리 방식(이덕보원, 배상포기). 일본은 중국에 속죄하는 의미로 방대한 대중 ODA 실시했음 -위안부 문제에 대한 김영삼 대통령의 1993년 선언도 같은 맥락으로 국민들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았음(일본에 진상규명+사죄반성+후세에 제대로 된 교육을 요구하고 피해자 구제는 한국정부가 나서서 할 것임을 선언) -창의적 발상으로 한일관계를 극적으로 전환시키는 해법이 될 수 있음. 두 나라 국민이 윈-윈 할 수 있는 해법이며 물론 피해자 그룹과의 사전조율은 필수, 초당적인 지지를 얻기 위한 물밑 대화가 선행돼야 함제4의 선택: 국제사법재판소(ICJ) 공동제소에 의한 해결 -최종결론이 날 때까지 3-4 년 이상의 시간 소요되고 공동제소하면 일종의 휴전을 불러오는 효과, 강 대 강의 대결 구도를 차분하고 냉정한 법리 논쟁 구도로 전환시킬 수 있음 -두 나라가 합의하면 한국에서의 법적 강제집행을 보류할 수 있고 일본의 경제보복 조치도 사실상 철회 수순을 밟을 수밖에 없음 -두 나라의 최고법원 판결이 상이하므로 제3의 국제사법기관 판결로 최종결론 내는 것은 평화적 분쟁 해결방식이 될 수 있음 -재판과정에 일부 승소, 일부 패소의 가능성이 명확해지면 화해에 의한 해결책을 도출할 가능성 -재판관은 16인으로 구성(아시아와 아프리카, 중남미 3명씩, 동유럽 2명, 구미 4명에 한국 정부가 지명하는 재판관 1명 추가) -결과는 일부 승소, 일부 패소로 나올 가능성이 매우 크며 일방적 패소는 있을 수 없음, 특히 인권과 권리를 중시하는 국제법의 진화 양상을 고려할 때 반인도적 상황 아래 이뤄진 강제노동 피해자의 권리를 국가 간 합의에 의해 완전히 소멸할 수 없다는 법리가 준용될 가능성 매우 높음 -피해자의 구제를 둘러싼 방법론에 초점을 맞춰 재판이 진행되도록 제소하는 것이 마땅 -패소 때의 후폭풍을 염려하는 시각이 존재하지만 한국이 승소하면 일본 기업이 배상금을 지불하게 되고 패소하면 한국정부가 피해자의 구제를 대행하는 것일 뿐 -일본이 독도 문제를 제소해 올 가능성을 걱정하는 시각도 존재하나 그런 염려를 할 필요는 전혀 없음(두 나라가 함께 제소하지 않으면 국제사법재판소는 재판하지 않음) 정리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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