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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호남 5차례 찾아 공들인 윤석열

    호남 5차례 찾아 공들인 윤석열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는 공식선거운동 기간 전 지역 가운데 경쟁자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의 ‘정치적 고향’인 경기에서 가장 많은 유세(22회)를 벌이며 열세 지역 표심 끌어오기에 화력을 집중했다. 경기지사 출신인 이 후보의 경기 유세(20회)보다도 많은 횟수다. 공식선거운동이 시작된 지난달 15일부터 8일까지 22일간 윤 후보의 유세 동선을 살펴본 결과, 윤 후보는 총 99회의 유세 가운데 가장 많은 유권자가 있는 서울과 경기·인천의 수도권 지역에서 42차례나 유세를 벌였다. 특히 경기(22회)·인천(2회)을 서울(18회)보다 많이 찾았다. 이 후보의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과 법인카드 횡령 의혹 등이 불거진 터라 경기도민의 표심을 흔들려는 전략으로 보인다. 정치 신인인 만큼 보수 텃밭에도 신경을 썼다. 대구·경북 19회, 부산·울산·경남 14회의 유세를 진행하며 얼굴 도장을 찍었다. 캐스팅보트로 꼽히는 대전·충청 유세도 15차례 진행했다. 보수진영 후보로는 이례적으로 호남에 공을 들인 것도 눈에 띈다. 윤 후보는 공식선거운동기간에만 호남에서 5번의 유세를 벌였다. 2017년 대선에서 홍준표 당시 자유한국당 후보가 같은 기간 광주만 한 차례 방문한 것과 대조적이다. 윤 후보는 광주 복합쇼핑몰 유치 등으로 호남 2030 표심을 공략해 여당에 유리한 지형에 균열을 내려는 전략을 폈다. 보수 후보로서는 처음으로 목포항에서 왕복 4시간이 걸리는 신안 하의도 김대중 전 대통령의 생가를 찾아 화제가 됐다. 이날은 선거운동기간 한 번도 제주를 찾지 않았다는 ‘홀대론’을 불식시키고자 제주를 방문했다.  
  • “우크라, ‘동성애 지지’ 서방에 충성”…러 정교회 수장, 전쟁 정당화

    “우크라, ‘동성애 지지’ 서방에 충성”…러 정교회 수장, 전쟁 정당화

    러시아정교회의 수장이 성 소수자 문제를 이유로 들며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두둔하고 나섰다. 7일(현지시간) 모스크바타임스에 따르면 러시아정교회 수장인 키릴 총대주교는 전날 강론에서 우크라이나와 서방 국가들의 성 소수자 권익 지지를 죄악으로 규정하며,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인류가 신의 편에 설지, 반대편에 설지”에 대한 전쟁이라고 말했다. 특히 그가 거론한 ‘신의 편’이란 ‘게이 프라이드 행진’(성 소수자의 자긍심과 권익을 지지하는 행사)을 반대하는 것이다. 즉 성 소수자의 권익을 지지하는 서방의 가치를 옹호하는 우크라이나 정부가 신에 대해 죄를 짓고 있다는 의미다. 키릴 총대주교는 “프라이드 행진은 죄가 인간 행동의 한 변화된 형태라는 점을 펼쳐 보여주려는 게 목적”이라면서 “그런 나라들의 집단(서방)에 합류하려면 프라이드 행진을 열어야 하는 이유가 거기 있다”고 주장했다. 우크라이나 정부는 서방 세계를 향한 충성도를 드러내기 위해 프라이드 행진을 허용한 반면, 분리주의 세력인 동부 돈바스 지역은 이를 거부했다는 것이 키릴 총대주교의 눈에 비친 전쟁의 본질이라는 것이다.그는 2014년부터 계속된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의 분리독립 운동을 두고 “돈바스에 존재하는 것들을 파괴하기 위한 시도가 8년 동안 진행됐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그러면서 “세계 강호를 자처하는 국가들이 오늘날 제의하고 있는 이른바 가치라는 것들을 돈바스는 근본적으로 거부했다”며 “그런 요구를 거부하는 사람이나 국가는 세계의 일부가 아닌 이방인이 된다”고 강조했다. 러시아 내 외국인을 주요 독자층으로 삼고 있어 러시아 정부에 비판적인 논조를 견지하는 모스크바타임스는 키릴 총대주교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정치보다 훨씬 더 중요한 갈등으로 바라보며 ‘묵시적인 색채’로 덧칠했다고 평가했다. 러시아정교회는 러시아에 터를 잡은 기독교의 한 종파로서 동방정교회에서 최대 교세를 자랑하고 있다. 모스크바타임스는 크렘린궁(러시아 대통령실)이 공식적으로 세속(종교 중립성)을 지향함에도 러시아정교회가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집권 후 정권 입장을 추종해 비판을 받아왔다고 보도했다.미국 뉴스위크는 이러한 키릴 총대주교의 발언을 보도하며 그의 입장이 같은 뿌리에서 나온 가톨릭의 수장 프란치스코 교황과 상반된다고 지적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지난 6일 베드로 광장 주일 강론에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전쟁으로 규정하며 분명하게 비판했다. 그는 “우크라이나에서 피와 눈물의 강이 흐른다”면서 “이는 군사작전이 아니라 죽음, 파괴, 고통의 씨를 뿌리는 전쟁”이라고 말했다. 푸틴 대통령을 비롯해 러시아 정부가 우크라이나에서 벌이는 전쟁에 대해 ‘특수군사작전’이라고 규정짓는 데 대한 정면 반박이다. 특히 교황은 우크라이나를 순교자처럼 박해받는 국가로 거론하며 우크라이나인들에게 인도적 지원을 제공해달라고 다른 나라들에 촉구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동성애를 공식적으로 지지하지 않고 있지만 적어도 성 소수자가 배척받거나 탄압받아선 안 된다는 태도를 여러 차례 드러낸 바 있다. 교황은 2016년 기자들을 만나 “한 사람이 선한 의지를 지니고 하느님을 찾는다면 우리가 어떻게 그를 심판할 수 있겠느냐”는 견해를 밝혔다. 그는 “동성애자라는 이유로 버려지거나 불행해져서는 안 된다”며 이들이 법적으로 보호받을 수 있는 ‘동성 커플의 결합’을 지지한다는 입장을 2020년 방영된 다큐멘터리에서 드러내기도 했다.
  • “코로나19 가볍게 앓아도 후각·기억 담당하는 뇌 구조 변화”

    “코로나19 가볍게 앓아도 후각·기억 담당하는 뇌 구조 변화”

    코로나19를 가볍게 앓는 경우에도 기억 및 후각 등과 관련된 뇌 부위의 회백질이 감소하는 등 구조적 변화가 일어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7일(현지시간) BBC방송 등에 따르면 영국 옥스퍼드대 그웨나엘 두오드 교수팀은 국제학술지 ‘네이처’에서 코로나19 확진자 401명과 비감염자 384명의 뇌 자기공명영상(MRI)을 비교한 결과 코로나19를 경증으로 앓은 사람들도 뇌 회백질의 양이 감소하고 뇌의 노화 현상이 빨라지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뇌의 신경세포는 대부분 회백질에 분포해 있다. 연구 대상이 된 참여자들은 2012년 시작된 영국 건강 데이터베이스 사업 ‘바이오뱅크’(UK Biobank)에 참여한 51∼81세 노장년층이었고, 코로나19 환자 401명은 2020년 3월부터 2021년 4월 사이에 코로나19에 확진된 사람들로 입원 치료를 받은 15명 외에는 모두 경증이었다. 연구진은 코로나19 감염 전과 감염 4.5개월 후 이들의 뇌를 MRI로 촬영해 비교하고, 이를 비슷한 연령과 건강 상태, 흡연 여부, 사회경제적 배경 등을 가진 비감염자들과 비교했다. 그 결과 감염자는 기억·후각 관련 부위의 회백질 양이 비감염자보다 많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건강한 사람의 경우 나이가 들면서 해마다 0.2~0.3% 감소하는 것이 정상이지만, 코로나19 확진자들은 회백질이 비감염자들보다 0.2~2% 더 많이 감소한 것으로 확인됐다. 코로나19 확진자들의 뇌에서는 냄새 및 기억과 관련된 영역인 안와전두피질과 해마곁이랑의 회백질 두께가 얇아지는 등 확진 후 4~5개월까지 다양한 변화가 나타났다. 또 후각피질 영역의 손상과 뇌 크기의 전반적 감소 경향 등도 보였다. 치매와 관련해 인지장애를 진단하고 뇌 기능 및 정보처리속도를 측정하는 신경심리 검사방법인 ‘선 추적 검사’(Trail Making Test)에서는 회백질이 많이 감소한 사람일수록 성적이 좋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두오드 교수는 “경증 환자들까지 뇌에 변화가 분명하게 나타난다는 데 매우 놀랐다”면서 영향은 대부분 후각 관련 부위에 나타나고 있지만 그 이유는 명확하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뇌에서 관찰된 비정상적 변화들은 대체로 후각 상실과 관련된 것으로 보여 시간이 흐르면서 후각을 회복하면 뇌 변화도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며 “향후 변화는 1∼2년 후 다시 참가자들의 뇌를 촬영해 분석하면 이를 정확히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는 코로나19와 관련 없이 수집된 뇌 데이터를 코로나19 유행 이후에 추적한 데이터를 통해 비교할 수 있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 연구에 참여하지 않은 에든버러대 뇌임상연구센터 앨런 카슨 박사는 “뇌가 감염 자체가 아니라 면역이나 염증, 혈관, 심리·행동 변화 등의 영향을 받은 것일 수 있다”며 “이 연구가 보여준 것은 신경 변화 측면의 영향일 뿐 코로나로 인한 인지변화 메커니즘을 설명해주지는 못한다”고 지적했다. 연구 저자들 역시 “회백질의 손실과 조직 손상 증가가 기억에 문제를 일으키는지 여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고 인정했다.
  • “韓에 역전당한 日, 한국을 따라해야 미래 있다” 美전문가의 조언

    “韓에 역전당한 日, 한국을 따라해야 미래 있다” 美전문가의 조언

    “2008~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 일본은 국내총생산(GPD)이 7% 줄어들었지만, 한국은 4%가 늘었다. 또 지난 2년 간의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으로 일본의 GDP는 3% 떨어진 반면 한국은 3% 올랐다. 위기의 영향을 덜 받는 나라일수록 장기적으로 성장률이 더 높을 수밖에 없다.” 미국의 일본경제 전문가가 일본이 한국을 배워 신속히 개혁에 나서야만 미래 경쟁력을 회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미국 민간 싱크탱크 카네기 카운슬의 리처드 카츠 시니어펠로우는 7일 일본 유력 경제주간지 도요케이자이(東洋經濟)에 ‘일본경제가 한국에 뒤처지게 된 납득할 수 있는 이유’라는 칼럼을 실었다. 카츠는 영국 파이낸셜타임스, 포린어페어스 등에 글을 쓰고 있는 일본 경제통이다. 그는 “일본경제연구센터가 2027년 한국과 대만이 1인당 명목 국내총생산(GDP)에서 일본을 추월할 것이라고 예측해 화제가 됐지만, 국제통화기금(IMF)의 통계로는 이미 한국은 2018년, 대만은 2009년에 일본을 제쳤다”고 현상을 전했다. 그러면서 “2026년이면 한국은 일본보다 1인당 GDP가 12% 더 많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한일 경제의 역전이 발생한 주된 배경에 ‘임금’이 자리한다고 진단했다. “한국은 일본과 달리 성장의 열매를 노동자에게 주었다. 1990년부터 2020년까지 30년간 일본은 노동자 실질임금이 제자리 걸음을 했지만, 한국 노동자는 같은 기간 2배로 올랐다. 현재 한국 노동자들이 일본 노동자들보다 더 많은 임금을 받고 있는 이유다.”일본은 노동생산성에서도 한국에 추월당할 처지에 있다. 일본의 단위 노동생산성은 1995년 미국의 71% 수준이었으나 현재는 63%로 하락했다. 반면 1970년 미국의 10%에 불과했던 한국의 노동생산성은 2020년 58%까지 따라왔다. 카츠는 “곧 한국이 노동생산성에서 일본을 앞서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한국이 두드러진 성장세를 보이는 것은 일본과 동일한 문제를 안고 있음에도 그 부작용을 완화하는 방법을 찾아냈기 때문”이라고 평가했다. “한국경제는 효율적인 부문과 비효율적인 부문의 격차가 크다. 중소기업과 대기업 간 생산성 격차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3번째로 크다. 노동력의 3분의 1 이상이 저임금·비정규직이다. 2019년 한국의 전체 수출에서 삼성전자가 차지한 비중이 무려 20%에 달했을 만큼 불균형도 심하다.” 카츠는 “한국은 구조적 결함을 개선하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하고 있다”며 “일본은 한국의 이러한 점을 배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임금격차로 말하자면 한국이 일본보다 사정이 더 나쁘지만, 한국은 이를 개선하기 위해 힘쓰고 있다. 한국은 최저임금을 지속적으로 높여 현재 중앙값이 62%에 이르는데 이는 OECD 3위 수준이다. 일본은 45%에 불과하다.”그는 임금 상승으로 한국의 국내 수요기반이 탄탄해진 것이 글로벌 위기에 대한 내성을 일본보다 더 강하게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2008~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 일본의 GPD는 7% 줄어들었지만 한국은 외려 4% 늘어난 것, 2020~2021년 코로나19 팬데믹 국면에 일본의 GDP는 3% 떨어졌지만 한국은 3% 상승한 것 등이 이를 입증한다는 것이다. 카츠는 한국이 일본 추월에 성공한 요인은 학교교육·직업훈련에 대한 투자에서도 찾을 수 있다고 했다. 교육수준의 경제성장 기여도를 따지는 인적자본 지표에서 한국은 1960년 일본의 70%에 그쳤으나 2019년에는 선진 31개국 중 5위로 일본(13위)을 크게 앞질렀다. 초중고 교육에 투자하는 비용의 GDP 대비 비중도 한국은 OECD 26개국 중 15위인 반면 일본은 25위로 최하위권이다. 대학 교육비에 대한 재정 부담률도 일본은 OECD 26개국 중 꼴찌다. 카츠는 “일본은 가정의 대학 학비 부담이 과중하다 보니 부유하지 않은 가정의 우수한 학생이 대학에 진학하지 못해 개인에도 국가에도 큰 손실이 되고 있다”고 했다. 한일 간 디지털 격차는 더욱 심하다. 일본경영개발연구소가 평가한 디지털 분야의 ‘비즈니스 어질리티(민첩한 대응)’에서 2021년 기준 한국은 비교대상 64개국 중 5위를 기록했지만, 일본은 53위에 머물렀다. 노동력의 디지털 기술 활용도 평가(세계경제포럼)에서도 일본은 141개국 중 58위에 그치며 한국(25위)에 크게 뒤졌다. 종업원 250명 미만 중소·벤처 기업에 대한 일본 정부의 연구개발(R&D) 투자 지원은 전체 재원의 12%로 OECD 최하위다. 이에 비해 한국은 정부의 R&D 비용 지원의 절반이 중소·벤처기업에 집중된다. 그 결과 한국의 비즈니스 R&D의 22%는 중소·벤처 기업에 의해 이뤄지고 있다. 일본은 고작 4%다.“다양한 노력을 기울인 결과, 한국은 2017년 기준 8000개 이상의 ‘고성장 기업’(종업원이 10명 이상·3년 연속 연 20% 이상 성장)을 보유하고 있다. 근로자 100만명당 고성장 기업 수에서 한국이 선진 12개국 중 5위에 올라 있는 이유다.” 카츠는 “일본은 기업 창업자의 성공에 관한 핵심지표를 측정한 일조차 없다”며 “이는 국가가 무엇을 중요시하고 있는지를 여실히 말해주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일의 격차를 나타내는) 다양한 수치들은 일본에 나쁜 소식일 수도 있지만, 좋은 소식일 수도 있다. 한국의 경험을 바탕으로 올바른 구조개혁을 단행하면 일본에도 밝은 미래가 기다리고 있을 가능성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 “韓에 역전당한 日, 한국을 따라해야 미래 있다” 美전문가의 조언 [김태균의 J로그]

    “韓에 역전당한 日, 한국을 따라해야 미래 있다” 美전문가의 조언 [김태균의 J로그]

    “2008~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 일본은 국내총생산(GPD)이 7% 줄어들었지만, 한국은 4%가 늘었다. 또 지난 2년 간의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으로 일본의 GDP는 3% 떨어진 반면 한국은 3% 올랐다. 위기의 영향을 덜 받는 나라일수록 장기적으로 성장률이 더 높을 수밖에 없다.” 미국의 일본경제 전문가가 일본이 한국을 배워 신속히 개혁에 나서야만 미래 경쟁력을 회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미국 민간 싱크탱크 카네기 카운슬의 리처드 카츠 시니어펠로우는 7일 일본 유력 경제주간지 도요케이자이(東洋經濟)에 ‘일본경제가 한국에 뒤처지게 된 납득할 수 있는 이유’라는 칼럼을 실었다. 카츠는 영국 파이낸셜타임스, 포린어페어스 등에 글을 쓰고 있는 일본 경제통이다. 그는 “일본경제연구센터가 2027년 한국과 대만이 1인당 명목 국내총생산(GDP)에서 일본을 추월할 것이라고 예측해 화제가 됐지만, 국제통화기금(IMF)의 통계로는 이미 한국은 2018년, 대만은 2009년에 일본을 제쳤다”고 현상을 전했다. 그러면서 “2026년이면 한국은 일본보다 1인당 GDP가 12% 더 많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한일 경제의 역전이 발생한 주된 배경에 ‘임금’이 자리한다고 진단했다. “한국은 일본과 달리 성장의 열매를 노동자에게 주었다. 1990년부터 2020년까지 30년간 일본은 노동자 실질임금이 제자리 걸음을 했지만, 한국은 같은 기간 2배로 올랐다. 현재 한국 노동자들이 일본 노동자들보다 더 많은 임금을 받고 있는 이유다.” 일본은 노동생산성에서도 한국에 추월당할 처지에 있다. 일본의 단위 노동생산성은 1995년 미국의 71% 수준이었으나 현재는 63%로 하락했다. 반면 1970년 미국의 10%에 불과했던 한국의 노동생산성은 2020년 58%까지 따라왔다. 카츠는 “곧 한국이 노동생산성에서 일본을 앞서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한국이 두드러진 성장세를 보이는 것은 일본과 동일한 문제를 안고 있음에도 그 부작용을 완화하는 방법을 찾아냈기 때문”이라고 평가했다. “한국경제는 효율적인 부문과 비효율적인 부문의 격차가 크다. 중소기업과 대기업 간 생산성 격차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3번째로 크다. 노동력의 3분의 1 이상이 저임금·비정규직이다. 2019년 한국의 전체 수출에서 삼성전자가 차지한 비중이 무려 20%에 달했을 만큼 불균형도 심하다.” 카츠는 “한국은 이러한 구조적 결함을 개선하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하고 있다”며 “일본은 한국의 이러한 점을 배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임금격차로 말하자면 한국이 일본보다 사정이 더 나쁘지만, 한국은 이를 개선하기 위해 힘쓰고 있다. 한국은 최저임금을 지속적으로 높여 현재 중앙값이 62%에 이르는데 이는 OECD 3위 수준이다. 일본은 45%에 불과하다.” 그는 임금 상승으로 한국의 국내 수요기반이 탄탄해진 것이 글로벌 위기에 대한 내성을 일본보다 더 강하게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2008~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 일본의 GPD는 7% 줄어들었지만 한국은 외려 4% 늘어난 것, 2020~2021년 코로나19 팬데믹 국면에 일본의 GDP는 3% 떨어졌지만 한국은 3% 상승한 것 등이 이를 입증한다는 것이다. 카츠는 한국이 일본 추월에 성공한 요인은 학교교육·직업훈련에 대한 투자에서도 찾을 수 있다고 했다. 교육수준의 경제성장 기여도를 따지는 인적자본 지표에서 한국은 1960년 일본의 70%에 그쳤으나 2019년에는 선진 31개국 중 5위로 일본(13위)을 크게 앞질렀다. 초중고 교육에 투자하는 비용의 GDP 대비 비중도 한국은 OECD 26개국 중 15위인 반면 일본은 25위로 최하위권이다. 대학 교육에 대한 재정 부담률도 일본은 OECD 26개국 중 꼴찌다. 카츠는 “일본은 가정의 대학 학비 부담이 과중하다 보니 부유하지 않은 가정의 우수한 학생이 대학에 진학하지 못하는 경우가 생겨 개인이나 국가에 큰 손실이 되고 있다”고 했다. 한일 간 디지털 격차는 더욱 심하다. 일본경영개발연구소가 평가한 디지털 분야의 ‘비즈니스 어질리티(민첩한 대응)’에서 한국은 2021년 기준 비교대상 64개국 중 5위를 기록했지만, 일본은 53위에 머물렀다. 노동력의 디지털 기술 활용도 평가(세계경제포럼)에서도 일본은 141개국 중 58위에 그치며 한국(25위)에 크게 뒤졌다. 종업원 250명 미만 중소·벤처 기업에 대한 일본 정부의 연구개발(R&D) 지원은 전체 재원의 12%로 OECD 최하위다. 이에 비해 한국은 정부의 R&D 비용 지원의 절반이 중소·벤처기업에 집중된다. 그 결과 한국의 비즈니스 R&D의 22%는 중소·벤처 기업에 의해 이뤄지고 있다. 일본은 고작 4%다. “다양한 노력을 기울인 결과, 한국은 2017년 기준 8000개 이상의 ‘고성장 기업’(종업원이 10명 이상·3년 연속 연 20% 이상 성장)을 보유하고 있다. 근로자 100만명당 고성장 기업의 수에서 한국이 선진 12개국 중 5위에 올라 있는 이유다.” 카츠는 “일본은 기업 창업자의 성공에 관한 핵심지표를 측정한 일조차 없다”며 “이는 국가가 무엇을 중요시하고 있는지를 여실히 말해주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일의 격차를 나타내는) 다양한 수치들은 일본에 나쁜 소식일 수도 있지만, 좋은 소식일 수도 있다. 한국의 경험을 바탕으로 올바른 구조개혁을 단행하면 일본에도 밝은 미래가 기다리고 있을 가능성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 [시론] 정부 조직 개편의 세 가지 원칙/이창길 세종대 행정학과 교수

    [시론] 정부 조직 개편의 세 가지 원칙/이창길 세종대 행정학과 교수

    조지 오웰의 소설 ‘1984’의 빅브러더 정부는 네 개의 부처로 구성된다. 소위 ‘대(大)부처주의’에 입각한 극단적인 작은 정부다. 숫자로 보면 조선 시대 이·호·예·병·형·공의 6조보다 두 개나 적고, 현재 우리 정부가 가진 18개 부처의 4분의1도 안 된다. 대부분의 현대 국가가 15개에서 30여개의 부처를 가진 것과 대조적이다. 더욱 놀라운 것은 부처 명칭은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의미였지만 실제 수행하는 기능은 그와 정반대였다는 것이다. 진리부(truth)는 거짓을 생산하고, 평화부(peace)는 전쟁을 선동했다. 풍요부(plenty)는 빈곤을 조장하고, 애정부(love)는 증오에 앞장섰다. 이런 모순적인 부처 운영을 통해 사람들이 이중적 사고를 하게 만들고, 정신을 광적인 상태로 만들어 권력을 영원히 유지하고자 했다. 그토록 좋은 이름의 정부 부처들이 왜 그 존재 이유와 목적을 잃어버렸을까. 첫째, 빅브러더 정부에는 헌법이 없었다. 권력 유지를 위한 감시와 처벌의 스크린만 있고, 국가의 최고 규범인 헌법이 존재하지 않았다. 권력의 목적은 권력 그 자체에 있다면서 헌법적 가치와 정신을 철저히 무시했다. 따지고 보면 정부 조직은 헌법이 부여한 국가의 책무를 수행하는 도구일 뿐이다. 따라서 정부 조직의 구성이나 개편을 생각할 때 가장 기본이 돼야 할 첫 번째 원칙은 헌법이다. 우리 헌법 제119조는 ‘균형 있는 국민경제의 성장 및 안정’, ‘적정한 소득의 분배 유지’, ‘시장의 지배와 경제력의 남용 방지’, ‘경제의 민주화’를 국가의 책무로 규정하고 있다. 제35조 제3항은 ‘주택개발정책 등을 통한 모든 국민의 쾌적한 주거생활’을, 제34조 제2항은 ‘국가는 여성의 복지와 권익의 향상을 위해 노력하여야 한다’고 명문화하고 있다. 경제 부처의 개편이나 여성가족부의 폐지를 말할 때는 이 규정들을 곰곰이 새겨 볼 일이다. 둘째, 빅브러더 정부에는 미래가 없었다. 현재를 지배하는 권력만 존재하고, 국가의 미래에 대한 희망이 없었다. 과거를 지배하는 자가 미래를 지배하고, 현재를 지배하는 자가 과거를 지배한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정부 조직은 국가의 미래를 예측하고 준비하며 설계해야 한다. 정부 조직 개편 시 고려해야 할 두 번째 원칙이다. 최근 지구는 기후변화의 위기를 맞아 녹색 혁명을 요구하고 있다. 환경·사회·지배구조(ESG)는 정부와 기업을 지배하는 새로운 패러다임이 되고 있다. 이미 데이터와 디지털의 대전환 시대를 맞이해 산업 구조가 재편되고 있다. 환경과 산업, 교육과 문화, 과학기술 등 국가의 미래를 위한 정부의 역할을 고민할 시점이다. 셋째, 빅브러더 정부에는 국민의 삶이 없었다. 빅브러더의 거대한 얼굴만 있었다. 그 아래 질병과 고통으로 신음하는 국민의 삶은 철저히 외면했다. 극단적인 권위주의로 모든 국민은 단지 복종하는 것을 넘어 자유의지까지 말살됐다. 정부 조직의 올바른 방향은 국민의 삶이어야 한다. 정부 조직 개편의 세 번째 원칙이다. 최근 전 세계적으로 자본주의의 근본적 한계가 드러나고 있다. 시장에서 해결하지 못하는 국민의 아픔이 증가하고 있다. 청년과 여성, 어린이와 노인, 중소기업과 소상공인 등 다양하다. 이들의 아픔을 치유하는 역할은 정부 조직의 시대적 사명이자 존재 이유다. 경제 부처 중심에서 건강, 노동, 복지 등 사회 기능 중심으로의 패러다임 전환이 필요하다. 대통령 후보는 물론 각계에서 정부 조직 개편안들을 제시하고 있다. 그러나 내용을 들여다보면 정부 조직 개편의 취지와 목적을 쉽게 망각하는 것 같다. 정부 조직 개편은 단순히 뜯어고치는 작업이 아니다. 대통령 후보의 공약을 이행하기 위한 도구도 아니다. 국민의 삶과 국가의 비전을 설계하는 작업이다. 부처의 숫자나 명칭, 기능 배분보다 더 중요한 것은 역할과 책무다. 헌법과 미래, 국민의 삶을 생각하는 정부 조직의 개편을 생각할 시점이다.
  • 집값 잡는 묘수 있나…제주 토지공개념 도입? 밴쿠버 같은 ‘빈집세’ 도입?

    집값 잡는 묘수 있나…제주 토지공개념 도입? 밴쿠버 같은 ‘빈집세’ 도입?

    캐나다 밴쿠버는 2017년부터 빈집세(Empty Homes Tax)를 부과하고 있다. 6개월 이상 거주하거나 6개월 이상 임대했을 경우 빈집세를 면제 받는다. 만약 빈집세 신고 기한을 넘길 경우 주택 소유주에게는 과태료가 부과되며 공시지가의 1%인 빈집세도 추가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제주도가 널뛰는 부동산값을 잡기 위해 제주 토지공개념 도입이나 캐나다 밴쿠버 ‘빈집세’ 같은 추가 과세 및 규제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제주특별자치도는 11일 제주도청에서 ‘제주형 부동산 가격 안정화 정책 과제 발굴’ 착수 보고회를 열고 다음 달까지 정책 초안을 마련할 방침이라고 7일 밝혔다. 앞서 언급한 캐나다 밴쿠버의 ‘빈집세’ 외에 홍콩 및 마카오 ‘취득 제한’, 중국 하이난 ‘부동산 규제’, 상가포르 ‘취득세 중과’ 등의 제도도 들여다볼 계획이다. 이를 통해 건축 및 도시계획과 세제 분야에서 유형별, 가격대별 균형성을 확보할 수 있는 제도 개선 과제를 발굴할 예정이다. 도는 발굴 과제들을 국세 및 지방세법, 기타 법령에 반영하고 도시계획 및 건축 등 관련 조례에 근거를 명시해 정책 결정권을 강화할 방침이다. 이와 함께 지방세 특례 등을 통해 실 보유 외의 투기성 자본 유입에 대한 규제 방안도 필요할 경우 검토해 권한 이양을 모색할 계획이다. 특히 장기적으로는 토지 공개념 제도와 유사한 제도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 도내 토지를 취득하고도 실제 거주하지 않거나 생산 활동에 이용되지 않는 경우 중과세하거나 취득 자체를 못하도록 규제하는 방안에 대해 집중적인 검토가 이뤄질 예정이다. 부동산을 투기 대상이 아닌 실소유 및 실거주를 위한 자산으로 볼 수 있도록 인식 전환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건국대학교에 용역을 의뢰, 오는 6월까지 마칠 계획이다. 제주지역은 2010년에서 2017년까지 인구 유입이 지속되면서 부동산 가격이 큰 폭으로 상승했지만 2018년 이후 2020년까지 투기성 거래에 대한 규제 강화와 정주 여건 악화에 따른 이주 유인 감소 등으로 부동산 시장이 침체를 보였다. 하지만 최근에는 비규제 지역인 제주로 투자자금 유입 등이 이뤄지면서 주택 시장을 중심으로 가격과 거래량에 큰 폭의 상승과 하락이 이어지면서 전국적인 모습과 달리 변동성이 매우 크게 나타나고 있다. 섬이라는 특수성에 따른 공급 여건과 이주민 유입, 비규제 지역 등의 요인으로 이 같은 부동산 시장의 불안정성이 발생하고 지역 경제 전반에 큰 영향을 미친다고 보고 있다. 최명동 제주도 일자리경제통상국장은 “제주도 현실에 맞는 부동산값을 잡을 수 있는 제도는 다 검토 대상”이라며 “이번 기회에 제주 부동산 시장의 구조적 특성을 분석하고 투기성 자본 규제와 가격 안정을 위한 행정 및 제도적 정책 방향이 제시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 광주 화정아이파크 붕괴 원인 상세 규명…신병처리 속도

    광주 화정아이파크 붕괴 원인 상세 규명…신병처리 속도

    광주 HDC현대산업개발 화정아이파크 아파트 붕괴사고 원인이 ‘최초 붕괴’와 ‘연쇄 붕괴’ 로 나뉘어 규명되고 있다. 특히, 콘크리트 양생 불량의 구체적인 정황이 드러나면서 경찰은 수사 결과를 토대로 입건자 신병 처리에 속도를 낼 방침이다. 광주 서구 신축아파트 붕괴사고 수사본부(광주경찰청)는 7일 고용노동부 산하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의 재해 조사 의견서의 내용을 공개했다. 의견서에 따르면, 공단 측은 붕괴 원인을 ‘최초 붕괴’와 ‘연쇄 붕괴’ 등 2가지로 나눠 분석했다. ‘최초 붕괴’요인으로는 △임의 구조변경 △초과 하중 재하(載荷) 등이 꼽혔다. 데크플레이트(무지보 공법)를 설치해 콘크리트를 타설하며 피트 층 내부에 데크용 콘크리트 지지대를 설치, 기존 설계와 다른 피트 바닥 상태에 변화를 초래했다는 것이다. 또 하부층에 대한 동바리 보강 없이 콘크리트를 타설해 피트 층 바닥이 상부 하중을 견디지 못해 최초 붕괴가 시작됐다고 공단 측은 분석했다. ‘연쇄 붕괴’ 요인으로는 △연속 충격하중 △건물의 구조적 취약성 △콘크리트 품질 불량 등을 들었다. 1t 무게의 콘크리트가 3m 낙하하면 약 3.8t의 하중이 가해지는데 이 같은 붕괴가 연쇄적으로 일어나면서 16개 층에 걸쳐 연쇄 붕괴가 발생했다는 것이다. 건물의 구조적 취약성으로는, 무게를 지탱할 벽이나 기둥이 상대적으로 적은 무량판 구조가 지적됐다. 또, 콘크리트 품질 불량은 콘크리트 양생이불량해 강도가 충분히 확보되지 않았거나, 콘크리트와 철근이 제대로 결속되지 않았음이 의심된다는 내용이다. 특히 콘크리트 양생 불량과 관련해서는 눈이 내리는 악천후 상황에서 콘크리트 타설이 진행되고,보양이 제대로 진행되지 않은 정황이 CCTV 화면 등으로 확인됐다. 비용이 드는 유화제를 사용하는 대신 물을 타 콘크리트를 타설한 것이 의심된다는 것이다. 경찰이 한국건설생활환경시험연구원에 의뢰한 콘크리트 강도 분석 결과에서도 붕괴 현장 여러 층에서 확보한 시료 중 일부는 기준 강도에 미달한 수치가 나오기도 했다는 것이 경찰의 설명이다. 산업안전보건공단 측은 최초·연쇄 붕괴 원인 외에 공사 안전성 유지·평가를 진행하지 않았고, 감리 역할에도 문제가 있었다는 내용 등을 부수적인 기여 요인으로 분석했다. 경찰은 이 같은 분석 결과를 토대로 관련 입건자들에 대한 신병 처리에 본격적으로 나설 예정이다. 수사본부는 현재까지 붕괴 원인·책임자 규명 분야 15명, 계약·인허가 비위 등 분야 5명 등 총 19명(1명 중복)을 입건해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경찰은 이들 중 과실 책임이 큰 일부 입건자들에 대한 신병 처리 방안을 구체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광주경찰청 수사본부 관계자는 “입건자들에 대한 수사가 상당 부분 진행됐고,경찰이 추정한 사고 원인과 비슷한 과학적 원인 분석 결과가 도출되고 있어 조만간 신병 처리에 나설 계획”이라며 “콘크리트 양생 불량, 구조진단 미이행 등은 추가 수사를 통해 철저히 규명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 ‘여의도 49배 면적’ 동해안 산불에 문화재청 “보물 긴급 이송”

    ‘여의도 49배 면적’ 동해안 산불에 문화재청 “보물 긴급 이송”

    지난 4일 발생한 동해안 산불의 피해 면적이 1만 4222㏊로 늘어난 가운데 문화재 보호에도 당국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주요 문화재의 추가 피해는 파악되지 않았으나 산불의 이동경로로 예상되는 지역의 보물을 안전한 곳으로 이송하고, 살수 작업 등을 병행한다. 6일 문화재청 관계자는 “5일 강원도기념물인 동해 어달산 봉수대가 일부 피해를 봤지만, 다른 지정문화재는 지금까지 훼손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며 “울진 산불이 남하할 것으로 예상돼 불영사에 있는 보물 2점과 경북유형문화재 1점을 이송할 계획”이라고 밝혔다.이날 오전 11시 기준 동해안 산불의 영향을 받은 지역은 역대 두번째 규모인 것으로 추정된다. 여의도 면적(290㏊·윤중로 제방 안쪽 면적)이 49개가량 모인 규모고, 축구장 면적(0.714㏊)으로 따지면 1만 9918배에 달한다. 하지만 강풍 등으로 여전히 불길이 잡히지 않자 문화재 당국은 이 지역 화재 피해 예방 조치에 나서고 있다. 문화재청은 “보물로 지정된 울진 불영사 응진전, 대웅보전 주변의 살수 작업과 낙엽 제거, 가지치기 작업을 완료했다”며 “보물 영산회상도와 불연(佛輦), 경북유형문화재 신중탱화의 이송 작업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길이가 4m에 달하는 영산회상도와 신중탱화는 조선 후기 불화이고, 불연은 17세기에 제작된 불교 의례용 가마다. 문화재청은 탱화와 불연이 구조적으로 약하다는 점을 고려해 상태를 점검한 뒤 무진동 차량으로 신중히 이송할 방침이다.불영사가 소장한 또 다른 경북유형문화재 불패는 전시를 위해 국립중앙박물관에 나가 있어 이송 대상에서 제외됐다. 또 경북유형문화재 불영사 삼층석탑과 경북문화재자료 불영사 부도는 내열 처리된 방염포로 덮을 예정이다. 651년 창건된 것으로 전해지는 불영사 근처에는 명승 울진 불영사 계곡 일원과 천연기념물 울진 성류굴, 울진 행곡리 처진소나무, 울진 수산리 굴참나무가 있다. 또 보물 울진 구산리 삼층석탑과 국가등록문화재 울진 행곡교회도 있다. 강원도는 법당 3동이 전소된 동해 향운암의 강원문화재자료 천지명양수륙잡문도 안전한 장소로 옮겨 보관 중이라고 전했다. 이 서적은 1592년에 간행된 것으로 추정되는 불교 의례서다.한편 강릉 옥계면에서 시작한 산불로 어달산 봉수대에 피해가 생겼지만, 정확한 피해 규모는 파악되지 않았다. 고려시대 만들어진 봉수대는 망상해변과 묵호항 사이의 어달산 정상에 있는 것으로, 현재 지름 9m, 높이 2m의 터가 남아 있다. 문화재청은 또 울진읍 월계서원에서 보관하던 장양수 홍패를 죽변면 울진봉평신라비전시관 수장고로 이송했다. 이 유물은 고려 희종 원년인 1205년 과거에 급제한 장양수가 받은 문서로 크기는 가로 93.5㎝, 세로 45.2㎝다.
  • 박서준 “캡틴 마블2 출연, 믿기지 않았다”

    박서준 “캡틴 마블2 출연, 믿기지 않았다”

    배우 박서준이 영화 ‘캡틴 마블2’에 참여하며 할리우드에 진출하게 된 소감을 외신 인터뷰를 통해 밝혔다. 박서준은 코로나19 완치 후 영화 ‘드림’ 촬영을 위해 3일 헝가리로 출국했다. 박서준은 지난 2일(현지시간) 영국 매체 가디언과 진행한 인터뷰에서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MCU)가 나와 이야기를 나누고 싶어 한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 난 정말 믿을 수가 없었다”며 “영화를 대한민국에서 찍든, 혹은 해외에서 찍든 모든 것이 다 새로운 도전처럼 다가온다. 그래서 처음엔 약간의 부담을 느꼈다. 그러나 내가 금세 빠르게 상황에 적응하고 페이스를 찾을 수 있게 모든 사람이 협조적이었고, 환영해줬다”고 전했다. 박서준은 ‘캡틴 마블2’에서 한국계 미국인 10대 영웅 ‘아마데우스 조’를 연기할 것으로 관측된다. 하지만 계약서상 비밀유지조항이 있는 터라 이와 관련된 질문에는 “마블과 관련된 질문들에 대해 주의하려 노력 중”이라고 말을 아꼈다. 2020년 출연한 ‘이태원 클라쓰’ 등을 통해 글로벌 스타로 거듭난 그는 “한국 영화와 드라마 붐 속에서 ‘이태원 클라쓰’가 등장했고, 많은 해외 팬이 생겼다. 세계가 한국 영화와 TV의 세계에 눈을 뜨는 것은 시간문제였다”며 “개인적으로 한국이 좋은 품질의 영화와 시리즈를 만들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 많은 시간을 투자해왔다고 느끼지만, 그 가치가 잘 드러나지 않아 왔다. 좋은 영화와 드라마가 정말 많은 만큼 인정받고 싶다. 내가 여기에 기여할 수 있다는 것에 자부심을 느낀다”고 말했다.
  • 기름값·빵값 또 올랐다…2월 물가 3.7% ↑

    기름값·빵값 또 올랐다…2월 물가 3.7% ↑

    통계청, 소비자물가 동향 발표5개월 연속 3% 상승석유류 19.4%↑ 외식 6.2%↑근원물가 3.2%↑, 10년 2개월 만에 최고기름값, 빵값 등 소비자물가가 2월에도 또 올랐다. 다섯 달째 3%대 상승률을 기록한 것인데 특히 석유류와 외식 등 개인서비스 가격 오름세가 커졌다. 우크라이나 사태 등 지정학적 요인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4일 통계청의 2월 소비자물가 동향 발표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05.30(2020년=100)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3.7% 상승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10월(3.2%) 9년 8개월 만에 3%대로 올라선 뒤 11월(3.8%)과 12월(3.7%), 올해 1월(3.6%)에 이어 지난달까지 5개월 연속 3%대를 보였다. 물가가 다섯 달 이상 3%대 상승률을 보인 것은 2010년 9월부터 2012년 2월까지 18개월 연속 3%대 이상 상승률을 기록한 이후 약 10년 만이다. 상품(4.3%)과 서비스(3.1%)가 모두 올랐다. 특히, 휘발유(16.5%), 경유(21.0%), 자동차용 LPG(23.8%)가 일제히 상승하면서 석유류(19.4%)가 많이 올랐다. 석유류 상승 폭은 전월(16.4%)보다 확대됐다. 빵(8.5%) 등 가공식품도 5.4% 올랐다. 석유류와 가공식품 등 공업제품은 5.2% 상승해 전월(4.2%)보다 상승 폭을 키웠다. 전기·가스·수도는 2.9% 올라 전월과 동일한 상승률을 나타냈다. 전기료(5.0%), 상수도료(4.1%), 도시가스(0.1%)가 모두 올랐다. 반면, 농축수산물은 1.6% 올라 지난해 11월(7.6%)과 12월(7.8%),올해 1월(6.3%)보다 오름세가 둔화했다. 돼지고기(12.4%)와 수입쇠고기(26.7%), 국산쇠고기(5.1%), 딸기(20.9%) 등이 올랐으나 파(-59.8%), 사과(-20.0%), 양파(-41.8%) 등은 내렸다. 서비스 물가 상승은 외식이 주도했다. 생선회(9.8%),쇠고기(8.2%) 등이 상승하면서 외식은 6.2% 올라 2008년 12월(6.4%) 이후 가장 큰 상승 폭을 보였다. 공동주택관리비(6.2%) 등 외식 외 서비스는 3.0% 상승했다. 외식과 외식 외를 합친 개인서비스는 4.3% 상승해 2009년 2월(4.4%) 이후 최고 상승률을 나타냈다. 공공서비스는 0.9% 올랐다. 외래진료비(2.3%),입원진료비(1.5%) 등이 오른 영향이다. 집세는 2.1% 상승했다.전세(2.9%)와 월세(1.1%)가 모두 올랐다. 상품 중 석유류의 물가 기여도는 0.79%포인트,서비스 중 외식의 물가 기여도는 0.78%포인트였다.석유류와 외식이 전체 물가 상승률 3.7% 중 1.6%포인트가량을 차지한 것이다. 물가의 기조적 흐름을 보여주는 근원물가(농산물 및 석유류 제외 지수)는 3.2% 올랐다.2011년 12월(3.6%) 이후 최고 상승 폭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기준 근원물가인 식료품 및 에너지 제외 지수는 2.9% 올라 2009년 6월(3.0%) 이후 가장 많이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체감물가를 보여주는 생활물가지수는 4.1% 올랐다. 어운선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농축수산물 가격 오름세가 많이 둔화했지만 석유류·가공식품 등 공업제품과 외식 등 개인서비스 가격 오름세가 확대되면서 3%대 상승률을 지속했다”며 “개인서비스와 가공식품의 물가 상승 기여도가 지속해서 확대되는 양상”이라고 말했다. 어 심의관은 “국제유가나 곡물가 상승,글로벌 공급 차질 등 대외적 물가 상승 요인에 우크라이나 사태 등 지정학 요인이 가세하면서 더욱 악화할 우려가 있다”며 “다음 달에도 물가 오름세가 지속할 것 같다”고 전망했다.
  • 한국 고졸 청년 고용률 OECD 최하위권

    한국 고졸 청년 고용률 OECD 최하위권

    우리나라의 고졸 청년 고용률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주요국 가운데 최하위권인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경제연구원은 OECD 통계를 분석한 결과 우리 고졸 청년 고용률이 63.5%로 OECD 34개국 가운데 32위를 기록했다고 3일 밝혔다. 고졸 청년들은 취업이 어렵다 보니 졸업 후 첫 직장을 갖는 입직 소요 기간이 평균 35개월로 나타났다. 이는 대졸 청년들의 입직 소요 기간 11개월과 비교해 3배나 더 긴 수준이다. 이와 대조적으로 우리나라의 고등교육 이수율은 69.8%로 OECD 34개국 가운데 1위를 기록했다. 하지만 고졸자들은 정작 취업에 도움이 되는 직업 능력을 개발할 기회가 태부족인 형편임이 극명하게 드러났다. 직업교육을 받는 고등학생 비율은 18%로 OECD 평균인 42%의 절반 수준에도 못 미치기 때문이다. 추광호 한경연 경제정책실장은 “고등학생을 위한 직업교육과 훈련을 강화해 고교 졸업 뒤 취업을 원하는 학생들이 원활하게 노동시장에 진입할 수 있게 지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우리나라는 자녀가 있는 30대 중후반 여성들의 고용률도 OECD 국가들과 비교하면 밑바닥 수준이었다. 35~39세 여성 고용률은 58.6%로 OECD 38개국 가운데 터키, 멕시코, 코스타리카, 콜롬비아 다음으로 낮은 34위였다. 이유는 육아로, 실제 0~14세 자녀를 둔 여성의 고용률은 57%에 불과했다. 연구원은 30대 여성 고용률이 81.8%로 높은 독일, 노사정 합의를 통해 시간제 근로를 활성화한 네덜란드의 사례를 들어 “핵심 노동인구 고용을 높이기 위해서는 시간제 근로제, 일·가정 양립 정책 확대를 통한 여성의 경제활동 참여를 촉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 우크라이나 짓밟으려던 러시아…‘국가부도’ 가나

    우크라이나 짓밟으려던 러시아…‘국가부도’ 가나

    무디스·피치 6단계 강등 ‘투기등급’이달 7억 달러 규모 국채 만기 도래1998년엔 서방 도움으로 위기 넘겨올해는 전방위적 제재로 더욱 궁지 몰려세계 3대 신용평가사가 러시아의 신용등급을 일제히 ‘투기등급’으로 강등하면서, 러시아가 ‘국가부도’를 걱정해야 할 처지에 놓였다. 전쟁 전 1달러에 75루블 수준이었던 환율이 폭등, 100루블을 넘기면서 러시아 각지에서는 ‘달러·현물  사재기’ 현상이 벌어지는 등 극심한 혼란이 이어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국가 신용등급마저 큰 폭으로 하락하면서 ‘국채 채무불이행’(디폴트)이 현실화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3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신용평가사 무디스와 피치는 러시아의 신용등급을 각각 6계단씩 낮췄다. 피치는 국가 신용등급이 한 번에 6계단이나 낮아진 것은 1997년 국제통화기금(IMF) 구제금융 사태 당시의 한국 이후 처음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도 지난주 러시아를 투기등급으로 강등한 바 있다. 이날 피치는 러시아 신용등급을 종전 ‘BBB’에서 ‘B’로 낮추고 ‘부정적 관찰대상’에 올렸다. 무디스는 러시아의 등급을 ‘Baa3’에서 ‘B3’로 하향했다. JP모건은 경제 제재로 국제 채권시장에서 러시아 국채의 디폴트 가능성이 크게 높아졌다고 분석했다. 러시아는 당장 이달 7억 달러(약 8400억원) 규모의 국채 만기를 맞게 되는데 서방의 경제 제재로 부채 상환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러시아는 1998년 8월 금융위기로 국채 디폴트를 맞은 경험이 있다. 경제 버팀목이었던 국제유가가 그 해 1월부터 35% 폭락하고 외환 보유고가 급감하면서 루블화 가치가 74%나 폭락했다. 다만 당시엔 서방 국가들이 러시아 대외 부채를 상당 폭 감면해주고 구제금융 자원을 지원하는 등 경제회생에 협조적이었다. 러시아는 이런 도움으로 달러화 표시 채권을 상환해 가까스로 위기를 넘겼다. 그러나 지금은 상황이 다르다. 미국과 EU(유럽연합) 등이 오히려 경제 제재에 앞장서고 있고 중립국인 스위스, 핀란드, 스웨덴까지 동참하면서 입지가 크게 좁아진 상태다. 러시아가 손을 벌릴 수 있는 곳은 중국 등 극소수 국가에 불과하다. 한편 금융 지수업체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과 파이낸셜타임스 스톡익스체인지(FTSE) 러셀도 러시아 주식을 자사 지수에서 퇴출한다고 이날 각각 발표했다. 러시아 증시는 9일부터 MSCI 신흥시장지수에서 제외된다. MSCI는 압도적 다수의 시장 참가자들이 러시아 증시를 ‘투자할 수 없는 곳’으로 간주한다고 밝혔다. FTSE 러셀은 7일부터 러시아 증시를 지수에서 제외하기로 했다. 한국 등 MSCI 신흥시장지수에 포함된 국가들은 수혜를 볼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김용구 삼성증권 연구원은 “MSCI 신흥시장지수 전체 추종자금 1조 8000억달러(한화 2200조원)에서 한국의 비중은 11.95%로, 러시아의 비중을 분배할 경우 대략 70억 달러(8조 4000억원)의 외국인 자금 유입을 기대해 볼 수 있다”고 말했다.
  • 고졸 청년 고용률 OECD 최하위권…자녀 있는 30대 중후반 여성 고용률도 바닥

    고졸 청년 고용률 OECD 최하위권…자녀 있는 30대 중후반 여성 고용률도 바닥

    우리나라의 고졸 청년 고용률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주요국 가운데 최하위권인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경제연구원은 OECD 통계를 분석한 결과 우리 고졸 청년 고용률이 63.5%로 OECD 34개국 가운데 32위를 기록했다고 3일 밝혔다. 고졸 청년들은 취업이 어렵다 보니 졸업 후 첫 직장을 갖는 입직 소요 기간이 평균 35개월이 걸렸다. 이는 대졸 청년들의 입직 소요 기간 11개월과 비교해 3배나 더 긴 수준이다.  이와 대조적으로 우리나라의 고등교육 이수율은 69.8%로 OECD 34개국 가운데 1위를 기록했다. 하지만 고졸자들은 정작 취업에 도움이 되는 직업 능력을 개발할 기회가 태부족인 형편임이 극명하게 드러났다. 직업교육을 받는 고등학생 비율은 18%로 OECD 평균인 42%의 절반 수준에도 못 미치기 때문이다.  추광호 한경연 경제정책실장은 “고등학생을 위한 직업 교육과 훈련을 강화해 고교 졸업 뒤 취업을 원하는 학생들이 원활하게 노동 시장에 진입할 수 있게 지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우리나라는 자녀가 있는 30대 중후반 여성들의 고용률도 OECD 국가들과 비교하면 밑바닥 수준이었다. 35~39세 여성 고용률은 58.6%로 OECD 38개국 가운데 터키, 멕시코, 코스타리카, 콜롬비아 다음으로 낮은 34위였다. 이유는 육아로, 실제 0~14세 자녀를 둔 여성의 고용률은 57%에 불과했다.  연구원은 30대 여성 고용률이 81.8%로 높은 독일, 노·사·정 합의를 통해 시간제 근로를 활성화시킨 네덜란드 사례를 들어 “핵심노동인구 고용을 높이기 위해서는 시간제 근로제, 일·가정 양립 정책 확대를 통한 여성의 경제 활동 참여를 높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 페미니즘 두고… 李 “성차별 시정 운동” 尹 “휴머니즘의 하나”

    페미니즘 두고… 李 “성차별 시정 운동” 尹 “휴머니즘의 하나”

    李 “민주 광역단체장 성범죄 사과” 沈 “선대위 내 2차 가해자 조치를” 李 “전화·문자로 누군지 알려 달라” 尹 vs 李·沈, 성인지 예산 두고 공방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는 2일 열린 마지막 대선후보 TV토론에서 페미니즘을 각각 “성차별과 불평등 시정 운동”, “휴머니즘의 하나”라고 정의하며 공방을 벌였다. 이 후보는 이날 토론에서 지난해 8월 윤 후보의 “페미니즘이 정치적으로 악용돼 남녀 간 건전한 교제도 정서적으로 막는다는 얘기도 있다”는 발언을 거론하며 공격에 나섰다. 그는 “윤 후보가 생각하는 페미니즘이 무엇이고, 페미니즘이 남녀 교제에 영향을 준다, 못 만나게 한다는 이런 생각을 계속 하느냐”고 물었다. 이에 윤 후보는 “페미니즘은 휴머니즘의 하나”라며 “여성을 인간으로서 존중하는 게 페미니즘이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그러자 이 후보는 윤 후보의 발언에 “다시 제가 정리드리면 여성 성차별과 불평등을 현실로 인정하고 그 불평등, 차별을 시정해 나가려는 운동을 말하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그것 때문에 남녀가 못 만나고 저출생에 영향을 준다는 것은 전혀 사실이 아닌 것 같다”고 했다. 윤 후보의 성인지 예산을 국방비로 전환하자는 주장에는 이 후보와 심상정 정의당 후보의 집중 공세가 이어졌다. 윤 후보는 “성인지 예산은 부처에 흩어진 예산 중에 여성에게 도움이 된다는 차원으로 만든 그런 예산”이라며 “그런 예산을 지출 구조조정해 북핵으로부터 대공 방어망을 구축하는 데 쓸 수 있다”고 했다. 그러나 이 후보는 “성인지 예산은 여성을 위한 예산이 아니고 남녀 성평등을 위해 특히 고려할 예산을 모은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 후보는 윤 후보에게 “남녀 간 임금 격차가 크고 승진이 어렵다”며 “구조적 불평등과 차별 극복 노력이 중요하고, 그것을 폄훼하면 안 된다. 여전히 구조적 성차별은 없고 개인적인 문제라고 생각하느냐”고 따졌다. 이에 윤 후보는 “중요한 것은 여성, 남성을 집합적으로 나눠서 이걸 양성 평등 개념으로 접근할 게 아니다”라며 “여성이든 남성이든 범죄 피해를 당한다든가 공정하지 못한 처우를 받았을 때 공동체 사회가 강력 대응해 바로잡는 것, 이걸 집합적 양성 문제로 접근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했다. 심 후보는 “성인지 예산은 제가 법안을 만들어 통과시킨 것”이라며 “여성을 위한 예산이 아니라 예산에도 성이 있다는 것”이라고 윤 후보를 질타했다. 심 후보는 또 “윤 후보 옆에서 여성 정책을 코멘트해 주는 사람이 없는 것 같다”며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밖에 없느냐”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윤 후보에게 “여성가족부 폐지와 성범죄 무고죄 신설이 왜 청년공약에 들어있느냐”며 “여성 청년도 유권자다. 페미니즘 때리기와 갈라치기 정책·정치를 단호히 막겠다”고 했다. 민주당 소속 광역단체장의 잇따른 성폭력 사건도 거론됐다. 이 후보는 주도권 토론에 앞서 “저희 당 소속 광역단체장들이 권력형 성범죄를 저지르고 당 역시 피해호소인이라며 2차 가해에 참여한 분이 있고, 결국 그 책임을 끝까지 지지 않고 (보궐선거) 공천까지 해 많은 분들이 상처 입고 질타하고 있다”고 사과했다. 심 후보는 “첫 토론회에서 안희정 전 충남지사 성폭력의 2차 가해자가 이 후보 선거대책위원회에서 일하고 있다는 것 말씀드렸고, 이 후보가 사실 관계 파악한다고 했는데, 조치했느냐”고 따져 물었다. 이 후보는 “선대위에 2000명 가까이 있어서, 저인망으로 찾기 어렵다”며 “누군지 알려 달라. 전화나 문자를 달라”고 했다. 이에 심 후보는 “그렇게 하면 안 된다”며 거칠게 쏘아붙였다.
  • [단독] “골절·만성통증 그냥 참아요” “촬영 없는 날 다치면 왜 일했냐 추궁”[K드라마, 카메라 뒤 사람들(중)]

    [단독] “골절·만성통증 그냥 참아요” “촬영 없는 날 다치면 왜 일했냐 추궁”[K드라마, 카메라 뒤 사람들(중)]

    미술을 전공한 사회초년생 김지나(이하 가명)씨는 지난해 대학 졸업과 동시에 한 드라마 제작 현장의 미술 스태프로 취업했다. 매일 오전 11시에 출근해 오후 11시까지 강행군이 이어졌다. 야간·연장 근로의 연속이었다. 촬영 일정에 맞춰 필요한 소품을 준비하고, 촬영장에서는 가벽 등의 설치를 담당했다.●무너진 가벽에 다리 깔려 분쇄골절 밤낮없는 ‘갈아넣기’식 노동이 계속되던 어느 날, 현수막을 걸던 중 가벽이 김씨를 덮쳤다. 미술감독은 사고 당시 현장에 없었다. 김씨가 일을 시작한 지 4개월째 되던 시점이다. 무너진 가벽에 다리가 깔린 그는 ‘대퇴골 분쇄 골절’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근로자가 아니라니 억장 무너져” 갓 졸업해 사회에 첫발을 내디딘 딸이 만신창이가 돼 돌아오자 김씨 어머니는 울며불며 근로복지공단에 산재보험 요양급여 신청서를 제출했다. 일을 하다 다쳤으니 당연히 승인을 받을 수 있을 거라 믿었다. 하지만 돌아온 건 ‘사용종속관계를 가진 근로자에 해당되지 않는다’는 내용이 담긴 불승인 통보서였다. “제 딸은 용역계약이 뭔지도 모른 채 채용 공고만 보고 지원했어요. 미술감독이 내민 계약서에 서명한 뒤 급여를 받으며 누구보다 성실히 일했는데 근로자가 아니라니요. 억장이 무너집니다.” K드라마 제작 현장에는 언제나 사고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 제대로 된 안전 설비 없이 높은 곳에 올라갔다가 맨몸으로 추락하거나, 천장 높이의 세트장이 무너져 깔리는 일도 발생한다. 수년째 반복되는 드라마 제작 현장에서의 안전사고는 ‘내가 설마 다치겠어’ 하는 안전불감증에서 비롯된다. 더 근본적으로 따져 보면 드라마를 위해 모인 100여명의 현장 스태프가 안전하게 일하도록 교육하고 각종 조치를 해야 하는 제작사나 방송사의 책임이 크다.●미끄러짐·차량 충돌·추락순 경험 서울신문이 지난달 8일부터 일주일 동안 희망연대노조 방송스태프지부·영화산업노조와 함께 진행한 설문조사에서 응답자 205명 중 절반이 넘는 110명(53.7%)이 업무와 관련해 다치거나 질병을 겪었다고 답했다. 2명 중 1명꼴이다. 편집, 컴퓨터그래픽(CG) 등 후반 작업을 제외한 현장직 응답자만 보면 ‘부상·질병을 겪었다’는 응답은 65.1%(97명)로 뛰었다. 부상·질병을 경험한 110명 중 60.9%(67명)는 미끄러지거나 넘어진 적이 있었다. 39.1%(43명)는 신체 일부가 각종 기기나 차량에 부딪힌 경험이 있었다. 치명상을 입을 수 있는 낙하나 추락사고는 각각 14.5%와 12.7%로 뒤를 이었다. 이처럼 안전사고가 끊이지 않는데도 전체 응답자의 84.9%(174명)는 드라마 제작 현장에서 산업안전에 관한 교육을 받은 적이 없었다. 산업안전 교육을 받은 비율이 가장 높은 직종인 그립팀(촬영 중 카메라의 모든 이동을 담당하는 팀)마저도 27.8%만이 가장 최근 참여한 드라마에서 산업안전 교육을 받았다. ●맨몸으로 추락한 직원에게 합의 종용 김씨처럼 골절상을 당해도 근로계약을 맺지 않는 드라마 업계의 관행 탓에 산재 승인을 받으려면 스스로 근로자성을 입증해야 하는 처지에 놓이기도 한다. 이 때문에 많은 사고가 은폐되고, 산재 통계에서 누락된다. 2014년부터 2018년까지 5년간 진상은 부산대 산업공학과 교수 등이 고용노동부 산업재해 통계자료를 분석한 결과 방송 제작 현장에서 발생한 사고는 164건이었다. 이 중 드라마 현장에서 발생한 사고는 14건에 그친다.인맥으로 일감을 구하는 업계 특성상 산재 신청은 엄두조차 내지 못하는 스태프도 적지 않다. 일을 하다 생기는 목, 어깨, 허리 등의 만성적인 통증은 개인의 책임이라 보는 분위기도 한몫한다. 기술 스태프 최석훈씨는 “큰 부상이 아니고서는 치료비를 직접 부담하는 일이 많다”며 “프리랜서니까 아파도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사고가 터진 뒤에야 뒤늦게 근로계약을 체결해 산재 처리에 나서기도 한다. 영화·드라마 의상 스튜디오 소속이던 스태프 배지혜씨는 3년 전 한 세트장에서 배우의 옷매무새를 가다듬다 추락해 치아 대부분이 부러지는 큰 부상을 당했다. 당시 세트장의 높이가 워낙 높았고 어두웠던 탓에 발을 헛디딘 배씨의 얼굴 전면이 바닥을 향해 떨어졌다. 스튜디오는 배씨가 산재 신청을 할 수 있게 뒤늦게 근로계약을 맺었다. 더 큰 책임을 면하기 위한 조치였다. 배씨가 변호사를 선임하자 스튜디오는 “소송까지 가서 너한테 좋을 게 하나도 없다”며 제작사와의 합의를 종용했다. 전국불안정노동철폐연대 법률위원장인 최은실 공인노무사는 “큰 인명 사고가 나면 사측에서는 뒤늦게 근로계약을 맺고 산재 처리를 하는 경우가 많다”며 “비용이 가장 적게 드는 방법을 택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물론 근로자성을 인정받지 않아도 예술인으로 분류되는 이들에게 산재보험 가입의 길을 열어 준 ‘예술인 산재보험’에 가입하는 방법도 있다. 하지만 예술활동 증명을 해야 하는 등 가입 요건이 까다로워 경력이 짧으면 가입이 어렵다. 예술인복지재단과 더불어민주당 이수진(비례) 의원실에 따르면 지난달 22일 기준 연예·영화 분야 예술인 산재보험 누적 가입자는 978명에 그친다. 의무 가입인 예술인 고용보험의 올 1월 기준 가입자 수 4만 4421명에 비하면 미미한 수준이다. 때로는 예술인 산재보험이 드라마 제작사가 책임을 회피하는 수단이 된다. 기술 스태프 강민규씨는 “제작사는 ‘예술인이면 보험이 되니 알아서 하라’고 얼버무리곤 한다”고 했다.●촬영장 밖 과로사도 구조적인 안전망이 허술한 상태에서 사고는 끊이지 않고 일어난다. 2019년 OCN드라마 ‘본 대로 말하라’ 촬영 현장에서는 차량 추격 장면을 찍다가 특수제작차량에 탑승한 스태프 8명이 맨몸으로 차에 치여 도로 위로 떨어지는 사고도 있었다. 이 중 1명은 척추가 골절되는 중상을 입었다. 지난해 11월 KBS 드라마 ‘태종 이방원’에서 낙마 신을 찍은 말이 사망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며 큰 공분이 일었는데, 해당 사건을 본 드라마 스태프들은 “말에 대한 방송사와 제작사의 태도는 ‘스태프’를 대하는 그것과 꼭 닮아 있다”고 입을 모았다. 2017년 tvN 드라마 ‘화유기’ 세트장에서 샹들리에를 설치하다가 추락하면서 하반신 마비로 더이상 현장에서 일을 할 수 없게 된 미술 스태프 이모씨는 그나마 산재 판정을 받았다. 촬영장 밖에서 ‘보이지 않는 근무’가 많은 연출·제작부나 미술·소품팀은 촬영이 없는 날 과로로 인한 교통사고나 뇌심혈관계 질환으로 숨져도 쉽게 산재로 인정받지 못한다. 연출 스태프 신지원씨는 “촬영이 없는 날 다치면 ‘언제 일하라고 했느냐. 일하다 다친 게 맞냐’며 추궁한다”며 “출입증 카드를 찍지 않다 보니 사무실에서 일한 시간은 증빙이 어려워 뇌출혈이 생겨도 촬영 때문이라고 증명하지 못한다”고 토로했다. 앞서 2018년 초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킹덤’ 시즌1에서 현장 미술 스태프 고모씨가 뇌동맥류 파열로 사망했다. 2019년 킹덤 시즌2 제작 기간 중에도 미술 스태프 이모씨가 과로로 인한 졸음운전으로 숨져 이례적으로 산재 인정을 받았다. 두 사람 모두 드라마를 만든 제작사 에이스토리와 프리랜서 계약을 맺은 상태였다. 넷플릭스와 에이스토리가 각각 유족 측과 합의하면서 구체적인 사건 경위나 책임 소재 등은 알려지지 않았다. 특별기획팀
  • [단독]“골절·만성통증 그냥 참아요” “촬영 없는 날 다치면 왜 일했냐 추궁”[K드라마, 카메라 뒤 사람들(중)]

    [단독]“골절·만성통증 그냥 참아요” “촬영 없는 날 다치면 왜 일했냐 추궁”[K드라마, 카메라 뒤 사람들(중)]

    미술을 전공한 사회초년생 김지나(이하 가명)씨는 지난해 대학 졸업과 동시에 한 드라마 제작 현장의 미술 스태프로 취업했다. 매일 오전 11시에 출근해 오후 11시까지 강행군이 이어졌다. 야간·연장 근로의 연속이었다. 촬영 일정에 맞춰 필요한 소품을 준비하고, 촬영장에서는 가벽 등의 설치를 담당했다. ●무너진 가벽에 다리 깔려 분쇄골절 밤낮없는 ‘갈아넣기’식 노동이 계속되던 어느 날, 현수막을 걸던 중 가벽이 김씨를 덮쳤다. 미술감독은 사고 당시 현장에 없었다. 김씨가 일을 시작한 지 4개월째 되던 시점이다. 무너진 가벽에 다리가 깔린 그는 ‘대퇴골 분쇄 골절’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근로자가 아니라니 억장 무너져” 갓 졸업해 사회에 첫발을 내디딘 딸이 만신창이가 돼 돌아오자 김씨 어머니는 울며불며 근로복지공단에 산재보험 요양급여 신청서를 제출했다. 일을 하다 다쳤으니 당연히 승인을 받을 수 있을 거라 믿었다. 하지만 돌아온 건 ‘사용종속관계를 가진 근로자에 해당되지 않는다’는 내용이 담긴 불승인 통보서였다. “제 딸은 용역계약이 뭔지도 모른 채 채용 공고만 보고 지원했어요. 미술감독이 내민 계약서에 서명한 뒤 급여를 받으며 누구보다 성실히 일했는데 근로자가 아니라니요. 억장이 무너집니다.”  K드라마 제작 현장에는 언제나 사고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 제대로 된 안전 설비 없이 높은 곳에 올라갔다가 맨몸으로 추락하거나, 천장 높이의 세트장이 무너져 깔리는 일도 발생한다. 수년째 반복되는 드라마 제작 현장에서의 안전사고는 ‘내가 설마 다치겠어’ 하는 안전불감증에서 비롯된다. 더 근본적으로 따져 보면 드라마를 위해 모인 100여명의 현장 스태프가 안전하게 일하도록 교육하고 각종 조치를 해야 하는 제작사나 방송사의 책임이 크다.●미끄러짐·차량 충돌·추락순 경험 서울신문이 지난달 8일부터 일주일 동안 희망연대노조 방송스태프지부·영화산업노조와 함께 진행한 설문조사에서 응답자 205명 중 절반이 넘는 110명(53.7%)이 업무와 관련해 다치거나 질병을 겪었다고 답했다. 2명 중 1명꼴이다. 편집, 컴퓨터그래픽(CG) 등 후반 작업을 제외한 현장직 응답자만 보면 ‘부상·질병을 겪었다’는 응답은 65.1%(97명)로 뛰었다. 부상·질병을 경험한 110명 중 60.9%(67명)는 미끄러지거나 넘어진 적이 있었다. 39.1%(43명)는 신체 일부가 각종 기기나 차량에 부딪힌 경험이 있었다. 치명상을 입을 수 있는 낙하나 추락사고는 각각 14.5%와 12.7%로 뒤를 이었다. 이처럼 안전사고가 끊이지 않는데도 전체 응답자의 84.9%(174명)는 드라마 제작 현장에서 산업안전에 관한 교육을 받은 적이 없었다. 산업안전 교육을 받은 비율이 가장 높은 직종인 그립팀(촬영 중 카메라의 모든 이동을 담당하는 팀)마저도 27.8%만이 가장 최근 참여한 드라마에서 산업안전 교육을 받았다. ●맨몸으로 추락한 직원에게 합의 종용 김씨처럼 골절상을 당해도 근로계약을 맺지 않는 드라마 업계의 관행 탓에 산재 승인을 받으려면 스스로 근로자성을 입증해야 하는 처지에 놓이기도 한다. 이 때문에 많은 사고가 은폐되고, 산재 통계에서 누락된다. 2014년부터 2018년까지 5년간 진상은 부산대 산업공학과 교수 등이 고용노동부 산업재해 통계자료를 분석한 결과 방송 제작 현장에서 발생한 사고는 164건이었다. 이 중 드라마 현장에서 발생한 사고는 14건에 그친다. 인맥으로 일감을 구하는 업계 특성상 산재 신청은 엄두조차 내지 못하는 스태프도 적지 않다. 일을 하다 생기는 목, 어깨, 허리 등의 만성적인 통증은 개인의 책임이라 보는 분위기도 한몫한다. 기술 스태프 최석훈씨는 “큰 부상이 아니고서는 치료비를 직접 부담하는 일이 많다”며 “프리랜서니까 아파도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사고가 터진 뒤에야 뒤늦게 근로계약을 체결해 산재 처리에 나서기도 한다. 영화·드라마 의상 스튜디오 소속이던 스태프 배지혜씨는 3년 전 한 세트장에서 배우의 옷매무새를 가다듬다 추락해 치아 대부분이 부러지는 큰 부상을 당했다. 당시 세트장의 높이가 워낙 높았고 어두웠던 탓에 발을 헛디딘 배씨의 얼굴 전면이 바닥을 향해 떨어졌다. 스튜디오는 배씨가 산재 신청을 할 수 있게 뒤늦게 근로계약을 맺었다. 더 큰 책임을 면하기 위한 조치였다. 배씨가 변호사를 선임하자 스튜디오는 “소송까지 가서 너한테 좋을 게 하나도 없다”며 제작사와의 합의를 종용했다. 전국불안정노동철폐연대 법률위원장인 최은실 공인노무사는 “큰 인명 사고가 나면 사측에서는 뒤늦게 근로계약을 맺고 산재 처리를 하는 경우가 많다”며 “비용이 가장 적게 드는 방법을 택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물론 근로자성을 인정받지 않아도 예술인으로 분류되는 이들에게 산재보험 가입의 길을 열어 준 ‘예술인 산재보험’에 가입하는 방법도 있다. 하지만 예술활동 증명을 해야 하는 등 가입 요건이 까다로워 경력이 짧으면 가입이 어렵다. 예술인복지재단과 더불어민주당 이수진(비례) 의원실에 따르면 지난달 22일 기준 연예·영화 분야 예술인 산재보험 누적 가입자는 978명에 그친다. 의무 가입인 예술인 고용보험의 올 1월 기준 가입자 수 4만 4421명에 비하면 미미한 수준이다. 때로는 예술인 산재보험이 드라마 제작사가 책임을 회피하는 수단이 된다. 기술 스태프 강민규씨는 “제작사는 ‘예술인이면 보험이 되니 알아서 하라’고 얼버무리곤 한다”고 했다. ●촬영장 밖 과로사도 구조적인 안전망이 허술한 상태에서 사고는 끊이지 않고 일어난다. 2019년 OCN드라마 ‘본 대로 말하라’ 촬영 현장에서는 차량 추격 장면을 찍다가 특수제작차량에 탑승한 스태프 8명이 맨몸으로 차에 치여 도로 위로 떨어지는 사고도 있었다. 이 중 1명은 척추가 골절되는 중상을 입었다. 지난해 11월 KBS 드라마 ‘태종 이방원’에서 낙마 신을 찍은 말이 사망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며 큰 공분이 일었는데, 해당 사건을 본 드라마 스태프들은 “말에 대한 방송사와 제작사의 태도는 ‘스태프’를 대하는 그것과 꼭 닮아 있다”고 입을 모았다. 2017년 tvN 드라마 ‘화유기’ 세트장에서 샹들리에를 설치하다가 추락하면서 하반신 마비로 더이상 현장에서 일을 할 수 없게 된 미술 스태프 이모씨는 그나마 산재 판정을 받았다. 촬영장 밖에서 ‘보이지 않는 근무’가 많은 연출·제작부나 미술·소품팀은 촬영이 없는 날 과로로 인한 교통사고나 뇌심혈관계 질환으로 숨져도 쉽게 산재로 인정받지 못한다. 연출 스태프 신지원씨는 “촬영이 없는 날 다치면 ‘언제 일하라고 했느냐. 일하다 다친 게 맞냐’며 추궁한다”며 “출입증 카드를 찍지 않다 보니 사무실에서 일한 시간은 증빙이 어려워 뇌출혈이 생겨도 촬영 때문이라고 증명하지 못한다”고 토로했다.앞서 2018년 초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킹덤’ 시즌1에서 현장 미술 스태프 고모씨가 뇌동맥류 파열로 사망했다. 2019년 킹덤 시즌2 제작 기간 중에도 미술 스태프 이모씨가 과로로 인한 졸음운전으로 숨져 이례적으로 산재 인정을 받았다. 두 사람 모두 드라마를 만든 제작사 에이스토리와 프리랜서 계약을 맺은 상태였다. 넷플릭스와 에이스토리가 각각 유족 측과 합의하면서 구체적인 사건 경위나 책임 소재 등은 알려지지 않았다. 특별기획팀
  • [단독] “세트 무너져 다쳐도 산재인정 꿈도 못꿔”[K드라마, 카메라 뒤 사람들(중)]

    [단독] “세트 무너져 다쳐도 산재인정 꿈도 못꿔”[K드라마, 카메라 뒤 사람들(중)]

    미술을 전공한 사회초년생 김지나(이하 가명)씨는 지난해 대학 졸업과 동시에 한 드라마 제작 현장의 미술 스태프로 취업했다. 매일 오전 11시에 출근해 오후 11시까지 강행군이 이어졌다. 야간·연장 근로의 연속이었다. 촬영 일정에 맞춰 필요한 소품을 준비하고, 촬영장에서는 가벽 등의 설치를 담당했다.●무너진 가벽에 다리 깔려 분쇄골절 밤낮없는 ‘갈아넣기’식 노동이 계속되던 어느 날, 현수막을 걸던 중 가벽이 김씨를 덮쳤다. 미술감독은 사고 당시 현장에 없었다. 김씨가 일을 시작한 지 4개월째 되던 시점이다. 무너진 가벽에 다리가 깔린 그는 ‘대퇴골 분쇄 골절’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근로자가 아니라니 억장 무너져” 갓 졸업해 사회에 첫발을 내디딘 딸이 만신창이가 돼 돌아오자 김씨 어머니는 울며불며 근로복지공단에 산재보험 요양급여 신청서를 제출했다. 일을 하다 다쳤으니 당연히 승인을 받을 수 있을 거라 믿었다. 하지만 돌아온 건 ‘사용종속관계를 가진 근로자에 해당되지 않는다’는 내용이 담긴 불승인 통보서였다. “제 딸은 용역계약이 뭔지도 모른 채 채용 공고만 보고 지원했어요. 미술감독이 내민 계약서에 서명한 뒤 급여를 받으며 누구보다 성실히 일했는데 근로자가 아니라니요. 억장이 무너집니다.” K드라마 제작 현장에는 언제나 사고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 제대로 된 안전 설비 없이 높은 곳에 올라갔다가 맨몸으로 추락하거나, 천장 높이의 세트장이 무너져 깔리는 일도 발생한다. 수년째 반복되는 드라마 제작 현장에서의 안전사고는 ‘내가 설마 다치겠어’ 하는 안전불감증에서 비롯된다. 더 근본적으로 따져 보면 드라마를 위해 모인 100여명의 현장 스태프가 안전하게 일하도록 교육하고 각종 조치를 해야 하는 제작사나 방송사의 책임이 크다.●미끄러짐·차량 충돌·추락순 경험 서울신문이 지난달 8일부터 일주일 동안 희망연대노조 방송스태프지부·영화산업노조와 함께 진행한 설문조사에서 응답자 205명 중 절반이 넘는 110명(53.7%)이 업무와 관련해 다치거나 질병을 겪었다고 답했다. 2명 중 1명꼴이다. 편집, 컴퓨터그래픽(CG) 등 후반 작업을 제외한 현장직 응답자만 보면 ‘부상·질병을 겪었다’는 응답은 65.1%(97명)로 뛰었다. 부상·질병을 경험한 110명 중 60.9%(67명)는 미끄러지거나 넘어진 적이 있었다. 39.1%(43명)는 신체 일부가 각종 기기나 차량에 부딪힌 경험이 있었다. 치명상을 입을 수 있는 낙하나 추락사고는 각각 14.5%와 12.7%로 뒤를 이었다. 이처럼 안전사고가 끊이지 않는데도 전체 응답자의 84.9%(174명)는 드라마 제작 현장에서 산업안전에 관한 교육을 받은 적이 없었다. 산업안전 교육을 받은 비율이 가장 높은 직종인 그립팀(촬영 중 카메라의 모든 이동을 담당하는 팀)마저도 27.8%만이 가장 최근 참여한 드라마에서 산업안전 교육을 받았다. ●맨몸으로 추락한 직원에게 합의 종용 김씨처럼 골절상을 당해도 근로계약을 맺지 않는 드라마 업계의 관행 탓에 산재 승인을 받으려면 스스로 근로자성을 입증해야 하는 처지에 놓이기도 한다. 이 때문에 많은 사고가 은폐되고, 산재 통계에서 누락된다. 2014년부터 2018년까지 5년간 진상은 부산대 산업공학과 교수 등이 고용노동부 산업재해 통계자료를 분석한 결과 방송 제작 현장에서 발생한 사고는 164건이었다. 이 중 드라마 현장에서 발생한 사고는 14건에 그친다.인맥으로 일감을 구하는 업계 특성상 산재 신청은 엄두조차 내지 못하는 스태프도 적지 않다. 일을 하다 생기는 목, 어깨, 허리 등의 만성적인 통증은 개인의 책임이라 보는 분위기도 한몫한다. 기술 스태프 최석훈씨는 “큰 부상이 아니고서는 치료비를 직접 부담하는 일이 많다”며 “프리랜서니까 아파도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사고가 터진 뒤에야 뒤늦게 근로계약을 체결해 산재 처리에 나서기도 한다. 영화·드라마 의상 스튜디오 소속이던 스태프 배지혜씨는 3년 전 한 세트장에서 배우의 옷매무새를 가다듬다 추락해 치아 대부분이 부러지는 큰 부상을 당했다. 당시 세트장의 높이가 워낙 높았고 어두웠던 탓에 발을 헛디딘 배씨의 얼굴 전면이 바닥을 향해 떨어졌다. 스튜디오는 배씨가 산재 신청을 할 수 있게 뒤늦게 근로계약을 맺었다. 더 큰 책임을 면하기 위한 조치였다. 배씨가 변호사를 선임하자 스튜디오는 “소송까지 가서 너한테 좋을 게 하나도 없다”며 제작사와의 합의를 종용했다. 전국불안정노동철폐연대 법률위원장인 최은실 공인노무사는 “큰 인명 사고가 나면 사측에서는 뒤늦게 근로계약을 맺고 산재 처리를 하는 경우가 많다”며 “비용이 가장 적게 드는 방법을 택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물론 근로자성을 인정받지 않아도 예술인으로 분류되는 이들에게 산재보험 가입의 길을 열어 준 ‘예술인 산재보험’에 가입하는 방법도 있다. 하지만 예술활동 증명을 해야 하는 등 가입 요건이 까다로워 경력이 짧으면 가입이 어렵다. 예술인복지재단과 더불어민주당 이수진(비례) 의원실에 따르면 지난달 22일 기준 연예·영화 분야 예술인 산재보험 누적 가입자는 978명에 그친다. 의무 가입인 예술인 고용보험의 올 1월 기준 가입자 수 4만 4421명에 비하면 미미한 수준이다. 때로는 예술인 산재보험이 드라마 제작사가 책임을 회피하는 수단이 된다. 기술 스태프 강민규씨는 “제작사는 ‘예술인이면 보험이 되니 알아서 하라’고 얼버무리곤 한다”고 했다.●촬영장 밖 과로사도 구조적인 안전망이 허술한 상태에서 사고는 끊이지 않고 일어난다. 2019년 OCN드라마 ‘본 대로 말하라’ 촬영 현장에서는 차량 추격 장면을 찍다가 특수제작차량에 탑승한 스태프 8명이 맨몸으로 차에 치여 도로 위로 떨어지는 사고도 있었다. 이 중 1명은 척추가 골절되는 중상을 입었다. 지난해 11월 KBS 드라마 ‘태종 이방원’에서 낙마 신을 찍은 말이 사망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며 큰 공분이 일었는데, 해당 사건을 본 드라마 스태프들은 “말에 대한 방송사와 제작사의 태도는 ‘스태프’를 대하는 그것과 꼭 닮아 있다”고 입을 모았다. 2017년 tvN 드라마 ‘화유기’ 세트장에서 샹들리에를 설치하다가 추락하면서 하반신 마비로 더이상 현장에서 일을 할 수 없게 된 미술 스태프 이모씨는 그나마 산재 판정을 받았다. 촬영장 밖에서 ‘보이지 않는 근무’가 많은 연출·제작부나 미술·소품팀은 촬영이 없는 날 과로로 인한 교통사고나 뇌심혈관계 질환으로 숨져도 쉽게 산재로 인정받지 못한다. 연출 스태프 신지원씨는 “촬영이 없는 날 다치면 ‘언제 일하라고 했느냐. 일하다 다친 게 맞냐’며 추궁한다”며 “출입증 카드를 찍지 않다 보니 사무실에서 일한 시간은 증빙이 어려워 뇌출혈이 생겨도 촬영 때문이라고 증명하지 못한다”고 토로했다. 앞서 2018년 초 넷플릭스 오리지널 드라마 ‘킹덤’ 시즌1에서 현장 미술 스태프 고모씨가 뇌동맥류 파열로 사망했다. 2019년 킹덤 시즌2 제작 기간 중에도 미술 스태프 이모씨가 과로로 인한 졸음운전으로 숨져 이례적으로 산재 인정을 받았다. 두 사람 모두 드라마를 만든 제작사 에이스토리와 프리랜서 계약을 맺은 상태였다. 넷플릭스와 에이스토리가 각각 유족 측과 합의하면서 구체적인 사건 경위나 책임 소재 등은 알려지지 않았다. 특별기획팀
  • 승효상 “‘빈자의 미학’은 30년 지나도 계속…실수 없는 건축 하고파”

    승효상 “‘빈자의 미학’은 30년 지나도 계속…실수 없는 건축 하고파”

    “우리 선조는 일상에서 영성을 느끼며 살았습니다. 집안엔 사당이 있고 무덤도 가까이 있었죠. 죽음을 돌아보며 삶이 경건해질 수 있었는데, 이젠 그런 공간이 없어졌습니다.” 지난달 28일 서울 종로구 동숭동 사무실에서 만난 승효상 이로재 건축사사무소 대표의 말이다. 승효상 대표는 국내에서 가장 유명한 건축가 중 한명이다. 거장 김수근(1931~1986)의 문하에서 오랫동안 지냈고, 1989년 이로재를 설립해 자신만의 영역을 구축했다. 2002년 건축가로는 최초로 국립현대미술관이 주관하는 올해의 작가에 선정됐고, 2008년 베니스비엔날레 한국관 커미셔너와 2011년 광주디자인비엔날레 총감독 등을 맡기도 했다. 특히 2010년 노무현 전 대통령의 봉하마을 묘역을 설계·건축해 주목받았다. 오는 12일까지 강남구 갤러리508에서 열리는 스케치전 ‘솔스케이프’(Soulscape)는 ‘건축가 승효상’의 정수를 엿볼 기회다. 스케치북과 트레이싱페이퍼 등을 통해 그의 건축 프로젝트 12개가 어떤 과정으로 만들어졌는지 살필 수 있다. 스케치북 원본을 그대로 가져다 놓은 건 아니고 복사 프린트한 뒤 약간의 붓터치로 색을 입혔다.-전시명인 ‘솔스케이프’는 무슨 의미인가. “한국어로 풀어보자면 ‘영성의 풍경’. 영성은 우리 삶과 떨어져 생각할 수 없는 건데도 현대인들은 마치 영혼이 없는 사람처럼 산다. 과거 선조들은 죽음을 늘 가까이 보고 살았는데, 이젠 그런 공간이 없어졌다. 굳이 성소나 묘역에 가지 않더라도 삶을 돌아볼 수 있는 특별한 공간을 만들고 싶었다.” 전시된 스케치 공간은 노 전 대통령 묘역과 경북 칠곡 왜관 베네딕토수도원 피정센터, 경기 화성 남양성모성지 순교자 기념묘역, 경기 광주 시안추모공원 시범묘역 등 죽음이나 종교 관련 시설이 많다. 하지만 찬찬히 살펴보면 단독주택, 커뮤니티센터, 복합문화시설까지 포함됐다. 일상의 공간에서도 경건함이 느껴진다. 승 대표는 “건축물은 자신을 직시하고 성찰할 수 있는 공간”이라며 “건축 속에서 개인이 빛나거나, 안전하다고 느끼거나, 귀한 존재라는 걸 깨달으면 힘을 얻고 살 수 있다”고 설명했다.-기독교라는 종교가 큰 영향을 미친 건가. “어릴 때부터 종교의 영향을 받긴 했지만, 건축이 우리 삶을 지속시키는 중요한 도구라는 생각을 많이 했다. 먹고 소비하는 일차원적 삶 외에 공동체를 형성하고 창조적인 일을 하는 사회적 공간이 필요하다.” -사회적 공간이 무슨 의미인가. “인간이 살다 보면 누구나 고독해지고 싶을 때, 울고 싶을 때, 성찰하고 싶을 때가 있다. 그때 갈 만한 곳. 고독해지기 위해 꼭 사찰이나 교회만 가야하는 건 아니지 않나. 지친 삶이 위로받지 못하기 때문에 더 거칠어진다. 분을 풀 데도 없고.” -설계를 구상하는 과정이 궁금하다. “이야기를 많이 듣는다. 땅의 이야기와 사람들의 이야기다. 건축은 다른 작업과 달리 땅을 점거해야만 존재할 수 있는 시설이다. 땅은 과거의 역사와 관련이 깊다. 오래된 땅일수록 내게 말을 많이 걸어온다. 어떤 공간이 되고 싶다는 얘기를 한다. 두 번째로는 그 공간에 거주할 사람들의 말을 듣는다. 현재와 미래에 어떤 삶을 이루고 싶다는 얘기. 그게 땅의 이야기와 결합하면 과거로부터 현재, 미래까지 이어지는 설계가 된다.”“호화로운 건축에서 허황되고 거짓스러운 삶이 만들어지기 십상이고, 초라한 건축에서 올곧은 심성이 길러지기가 더 쉽다”는 ‘빈자의 미학’은 승 대표의 오랜 건축 철학이다. 수십년이 지난 지금도 이 철학이 유효하냐는 질문에 그는 “당연하다”고 답했다. -그간 사회적으로, 개인적으로 상황이 달라지지 않았나. “처음 얘기할 때만 해도 내용을 완전히 파악하지 못했다고 생각한다. 지난 30년간 내 궤적은 빈자의 미학을 밝히고 확장하는 과정이었다. 내게는 진리고, 그 안에서 놀 때 자유스럽다. 영성의 풍경도 결국 거기서 뻗어 나온 가지다.” 승 대표는 서울시 건축정책위원회 위원에 이어 2018년부터 3년간 국가건축정책위원회 위원장을 맡는 등 10여년간 공직 생활도 했다. 도시의 건축물을 ‘개인의 것’에 머무르지 않게 하기 위해서다.-공직 생활을 마무리한 소감이 어떤지. “살면서 그렇게 많은 공무원을 만날 거라곤 생각도 못했다. 나오면서 ‘다시는 부르지 말라’고 했다. (웃음) 할 수 있는 만큼 했고, 의미는 컸다. 건축이 공공성을 유지해야 모든 환경의 풍경이 좋아지지 않겠나. 소나기가 오면 남의 집이라도 들어가서 비를 피할 수 있고, 옆집이 낮으면 자기 집도 적당히 낮게 짓는 게 공공성이라고 생각한다. 거기 관해 많이 배울 수 있는 기간이었다.” ‘인간의 완성은 밀실이 아니라 공공의 광장에 자신을 투여함으로써 이뤄지는 것’이라는 정치 철학자 한나 아렌트의 말에 꽂혔다고 한다. 아무리 좋은 일이라도 혼자 작업해선 안되고, 몸을 던지며 부닥치며 이뤄내야 한다는 것. ‘배운 기간’이라고 표현했지만, 실제 이룬 게 더 많다. 짬짜미가 이뤄지던 건축 현상공모 제도를 개선해 공정하게 심사하도록 했고, 공공건축 발주 과정을 개선한 특별법 제정에도 앞장섰다. 최근엔 경남고 동기이자 50년지기 친구인 문재인 대통령의 사저를 설계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문재인 대통령 사저 건축에서 신경 쓴 부분은. “임기 마친 5월이면 입주할 수 있게 진행 중이다. 모든 설계를 나한테 맡겼다. 자연 속에서 함께 어우러지는 것, 책 읽는 것을 좋아하는 취향을 반영했다. 궁금하면 나중에 직접 방문해보시라.” 칠순이 넘어서도 여전히 활발히 활동하는 그는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걸작을 만드는 건축가 중엔 70대 이상이 많다. 나는 이제부터 시작”이라며 환하게 웃었다. -바라는 미래의 모습이 있다면. “건축가는 타인의 삶의 형태를 조직하는 사람이다. 젊은 작가도 물론 좋은 건축을 할 수 있지만, 다른 사람을 이해하고 해석해야 하는 만큼 오래 살수록 연륜이 쌓인다. 일한 지 수십년이 됐지만 내가 잘못 그은 선 하나가 누군가에게 영향을 끼친다는 걸 생각하면 여전히 두렵다. 앞으로도 끊임없이 공부하고, 고민하고, 실수 없는 건축을 하고 싶다.”
  • 한국 우려대로…보그 ‘한푸’, 중국 왜곡 주장 근거 됐다

    한국 우려대로…보그 ‘한푸’, 중국 왜곡 주장 근거 됐다

    일부 중국인의 한국 비하 근거 된 보그 ‘한푸’ 화보“한국에 역사 없다” 황당 왜곡 주장까지패션잡지 화보, 역사적 근거로 활용하려는 일부 中 여론이달초 미국 패션잡지 보그가 한국 한복을 ‘한푸’로 소개하는 인스타그램 게시물을 게재해 논란이 됐던 가운데 일부 한국 네티즌들이 우려했듯 중국 네티즌들은 이 잡지 기록을 토대로 ‘한복공정’ 주장을 이어가는 모양새다. ● “보그 게시물, 韓 자극…웃기다” 중국 인터넷 포털 넷이즈에는 1일 ‘미국 대중잡지의 한푸 소개는 한국의 잘못된 역사 교육 편견을 깨줄 것’이라는 취지의 글이 게재됐다. 작성자는 자신을 글로벌 소식을 전하는 에디터라고 소개하고 있다. 그는 이 글에 보그의 인스타그램 화면을 다수 포함했다. 에디터는 “한푸는 최근 몇 년동안 중국에서 가장 인기있는 중국 전통 의상이다”라며 “보그가 올린 게시물은 한국 네티즌들에게 예상하지 못한 반응을 불러왔다”고 주장했다. 그는 “한국 네티즌들은 보그 인스타그램 게시물 댓글을 통해 ‘저것은 한복’이라고 말한며 욕한다”면서 “웃기다”고까지 적었다. 그러면서 “한국인들은 보그에게 역사를 공부한 적은 있느냐고 묻고있다”며 “나는 이 지점에 의문을 제기한다. 한국인에게 역사가 있느냐. 무엇을 가르치느냐”고 주장했다. 또한 “한국사는 한국을 중심으로 가르치는 것”이라며 “전세계의 우수한 문화가 한국의 역사에 섞여있다. 신세대들은 자신에게 멋진 전통이 있다고 생각한다. 오랜 역사 교육을 받고 한심하고 혐오스러운 생각을 가진 것”이라고 왜곡했다. 에디터는 “한국인들 자신의 문화·역사적 자산이 많지 않은 것은 안타깝다”며 “한국엔 그들만의 의복 체계가 없었다. 다 한푸의 개량된 버전이다. 아니, 어쩌면 개량된 게 아닐지도 모른다”고 극단적 주장도 내놓았다. 그러면서 “한국 네티즌들에게 역사를 제대로 이해하고 스스로를 객관적으로 보라고 조언하고 싶다”며 “왜곡된 역사를 기록하며 열등감을 극복하려 하지 말라. 우리 중국인들은 우리 문화를 더 보호하며 왜곡되지 말게 하자”고까지 했다. 이는 사실과 다른 황당한 주장이다. 한복은 한국의 전통의상이며 영국 옥스퍼드 사전 등에도 명백히 기재돼 있다. 또한 중국이 자신들의 소수민족의 독립을 막기 위해 인근 국가들에 대한 지나친 ‘문화공정’을 시도, 마찰을 빚는다는 것은 이미 익히 알려진 바다. 또한 해당 글이 ‘한푸에 대한 올바른 기록’이라고 언급한 보그의 해당 화보는 캐나다에 거주하는 유튜버 쉬잉(Shiyin)을 촬영한 것이다. 중국 본토에서는 유튜브 서비스 활용이 불가능하다. 쉬잉은 인터뷰에서 분명히 자신은 캐나다에 살았으며 한복의 존재를 몰랐다고 밝히고 있다. 그러다 중국에 돌아갔을 때 룸메이트로부터 한푸라고 소개를 받았고 이를 유튜브에 업로드하자 반응이 좋아 지속적으로 입게 됐다고 설명했다. ● 보그 한푸 화보, 어떤 내용 담았나 앞서 이달초 미국 패션 잡지 보그의 Wang씨 성을 가진 에디터가 작성한 한푸 화보 논란이 재점화됐다. 인터뷰는 지난해 3월에 진행됐는데 이 때 기사에 발행됐던 사진과 글귀를 2일쯤 보그가 인스타그램에 올린 것이다. 한복공정에 국내 여론은 자극받았다.  기사는 에디터가 ‘스타일 부흥’ 꼭지로 작성한 것이다. 기사에는 쉬잉이 한복으로 보이는 복장을 입은 사진이 다수 포함됐다.  미국 매거진이 역사적 검증도 없이 한푸라는 중국의 일방적 주장을 실었다는 점도 국내 여론이 민감하게 반응했던 지점이다. 보그는 기사에서 “중국의 옷은 몸에 핏되는 치파오를 일반적으로 일컫는다”면서도 “그러나 한 왕조가 지배하던 시대의 전통 복장인 한푸는 중국에서 가장 지배적이고 역사적인 의상으로 보인다. 당나라, 송나라, 명나라 시대의 옷들은 가장 인기가 좋다. 아름답게 드리운 흘러내리는 로브 형태에 장식이 가미됐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매체는 해당 인플루언서가 한복으로 보이는 복장을 입고 촬영한 사진을 게재한다. 이 사진에 대한 설명에는 “명나라 시대의 의복”이라는 왜곡된 설명이 첨부됐다. ● ‘브리저튼’ 관련…시대극 의상 조명 취지 매체는 “현재 중국의 젊은이들은 넷플릭스 인기 시리즈 ‘브리저튼’의 영향을 받아 (시대극 속) 헤어·메이크업을 한다”며 “한푸에 빠진 사람들은 2019년에서 2020년으로 넘어가며 크게 늘어났다”고 주장했다. 매체는 한복을 지속해서 한푸라고 적었다. 브리저튼은 2020년 OTT 플랫폼 넷플릭스에 공개된 영국 배경 다룬 시대극이다. 미국에서 제작했다. 공개 당시 넷플릭스 시청순위 1위를 기록하며 높은 인기를 구가했다. 중국 본토에서는 넷플릭스 서비스를 이용할 수 없다. 이 때문에 기사가 중국 현지의 한복에 대한 제대로 된 시선을 담은 것인지 모호한 지점이 존재한다.  다음은 인플루언서와의 질의응답이 이어진다. 해당 인플루언서는 “캐나다에서 자라면서 중국 시대극을 많이 봤다”며 “한푸를 살 수 있는지 몰랐다. 2016년에 중국으로 이주한 후 내 룸메이트가 한푸를 소개했고 그 때부터 (한푸를) 수집하기 시작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러나 나는 한푸를 계속 입고 있다”며 “한푸는 내 문화권에 속했다는 자신감을 준다. 캐나다에서는 중국인으로서 전통 복장을 입고 가는 날이 되면 무슨 옷을 입을지 몰랐다. 하지만 이제 나는 한푸가 있다는 걸 안다”고 했다. 보그는 황당하게도 자신은 전문가가 아니라 한복 애호가일뿐이라는 인플루언서에게 한푸 디자인의 역사적 고증은 어떻게 따지느냐고 물었다. 그러자 인플루언서는 “많은 한푸 브랜드들이 역사적 사료를 갖고 있다”며 “7~10세기 당나라의 기록이 적지만 10~13세기 송나라 기록은 많다. 그리고 15~17세기 명나라 기록도 참고한다”고 주장했다.  보그는 해당 인플루언서가 자신의 SNS에 공유하는 서양 복식 브랜드에 대해서는 “western fashion”이라고 명백히 밝히며 다른 질문을 이어갔다. 질문에 전부 한복을 “hanfu”라고 말한 것과는 극명히 대조적이다. 인플루언서는 일본 전통 복장 기모노에 대해서는 명백히 “kimono”라고 설명했고, 보그는 이를 그대로 적었다. 보그는 자사 인스타그램에 해당 인플루언서의 사진을 공유하며 “한푸의 인기가 소셜미디어에서 높다”며 “한족이 중국을 지배할 때 입었던 옷”이라고 같은 왜곡 주장을 전하고 있다. 한국 네티즌들은 이런 상황을 우려해 한복에 대한 글을 영문으로 작성해 댓글을 달고 있다. 1일 현재에도 보그 인스타그램, 쉬잉의 유튜브 댓글에도 이런 정정 댓글들은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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