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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문서위조’로 신병확보 후 무고·날조 따진다

    ‘사문서위조’로 신병확보 후 무고·날조 따진다

    ‘서울시 공무원 간첩 증거 조작 사건’을 수사 중인 검찰이 국가정보원 협력자 김모(61)씨에 대해 14일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검찰이 지난 7일 수사 체제로 전환한 이후 이 사건과 관련해 구속영장을 청구한 것은 김씨가 처음이다. 이는 검찰이 문서 위조에 김씨와 국정원 직원이 개입된 정황을 상당 부분 확인했다는 것으로 이후 증거 조작에 개입한 국정원 직원들도 차례로 사법 처리될 것으로 보인다. 서울중앙지검 진상수사팀(팀장 윤갑근 대검 강력부장)은 이날 중국 싼허(三合)변방검사참(출입국사무소)의 정황설명에 대한 답변서를 위조한 혐의(사문서위조 및 위조사문서 행사)로 김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법원에 청구했다고 밝혔다. 국가보안법상 무고·날조 혐의는 적용하지 않았다. 검찰은 지난 5일 서울 영등포구의 한 모텔에서 자살을 기도한 김씨의 상태가 호전되자 지난 12일 체포영장을 집행해 신병을 확보했다. 중국 국적의 탈북자인 김씨는 한국과 중국을 오가며 국정원 협력자로 활동하며 국정원으로부터 돈을 받아 온 정황이 김씨의 진술과 유서 등을 통해 드러났다. 검찰에 따르면 김씨는 지난해 12월 국정원으로부터 간첩 혐의를 받고 있는 유우성(34·전 서울시 공무원)씨 측의 법정 제출 자료를 반박할 자료를 입수해 달라는 부탁을 받았다. 이에 김씨는 중국에서 관련 서류를 구해 국정원에 전달했다. 이 서류는 법정 증거로 제출됐지만 위조본으로 드러났다. 김씨는 검찰에서 “문서를 위조했고 국정원도 알고 있었다”는 취지의 진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김씨가 구속되면 앞으로 국정원의 조직적 개입 여부와 함께 사건과 관련된 국정원 직원들에 대한 사법 처리 수순에 돌입할 것으로 알려졌다. 지금까지 알려진 사법 처리 대상 국정원 직원은 대공수사팀 소속 이인철 선양(瀋陽) 주재 총영사관 교민담당 영사와 같은 팀의 김모 과장, 대공수사팀장 등이다. 이 영사는 법원에 제출된 위조 서류 3건을 입수하는 데 모두 개입했고 김 과장은 중국에서 사업가 ‘김 사장’으로 신분을 속여 협력자 김씨에게 서류 입수를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공수사팀장은 이런 과정을 모두 지시하고 보고받은 혐의다. 국정원 직원들에 대한 사법 처리의 관건은 국가보안법 위반 적용 여부다. 애초 검찰이 유씨를 “위장 탈북한 간첩”이라며 국보법 위반을 적용해 기소했으나 국정원 직원 등이 증거 조작 등을 통해 무고한 사람을 간첩으로 몰았다면 반대로 국보법을 적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국보법 12조(무고·날조)는 ‘타인으로 하여금 형사 처분을 받게 할 목적으로 이 법의 죄에 대해 무고 또는 위증을 하거나 증거를 날조한 자는 그 각 조에 정한 형에 처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수사팀은 수사 대상이 국정원 직원인 점과 구속영장 발부 가능성 등을 고려해 국보법 위반보다는 김씨와 마찬가지로 위조사문서 행사 등의 혐의를 적용해 신병을 확보한 뒤 국보법 적용 가능성을 따져볼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 영사 등 국정원 직원들은 위조사문서 행사죄가 적용되면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의 벌금형이 부과된다. 반면 국보법의 무고·날조죄가 적용되면 7년 이상의 징역형에서 최고 사형까지 가능하다. 한편 김씨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은 15일 오전 서울중앙지법에서 엄상필 영장전담 부장판사 심리로 진행된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오덕균 CNK 대표 23일 자진 귀국…카메룬 다이아 사기극 전말 밝혀지나

    CNK인터내셔널의 주가조작 의혹 사건의 핵심 인물로 2년 넘게 해외에 체류하던 오덕균(48) 대표가 오는 23일 귀국한다. 오 대표는 2012년 1월 증권선물위원회 고발 직전 카메룬으로 출국했으며, 그동안 검찰은 CNK의 카메룬 다이아몬드 광산 개발을 ‘사기극’으로 결론 내리고 김은석(56) 전 외교통상부 에너지대사 등 관련자 5명을 재판에 넘겼다. 서울중앙지검 금융조세조사3부(부장 이선봉)는 13일 카메룬에 머물고 있는 오 대표가 변호인을 통해 오는 23일 귀국한 뒤 검찰 수사에 응하겠다는 의사를 전했다고 밝혔다. 검찰 관계자는 “오 대표가 변호인을 통해 수사를 받길 원한다면서 지난 12일자로 재기신청서를 제출했다”며 “검거된 것이 아닌 만큼 정확한 귀국 사유는 들어봐야 알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검찰은 오 대표가 귀국하는 대로 체포영장을 집행한 뒤 관련 수사를 재개할 방침이다. 검찰은 오 대표를 조사한 뒤 지난해 말 검찰에 자수한 정승희 CNK 이사와 함께 재판에 넘길 것으로 보인다. 오 대표는 CNK가 개발권을 따낸 카메룬 다이아몬드 광산의 추정 매장량이 4.2억 캐럿에 이른다는 허위 내용을 담은 보도자료를 두 차례에 걸쳐 배포해 주가가 오르자 900여억원의 부당 이득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지난해 2월 수사결과 발표 당시 검찰은 “CNK가 획득한 광산개발권은 실제로는 경제적 가치가 극히 미미하다”면서 “유엔개발계획(UNDP)과 국립대 탐사팀 자료에는 해당 내용이 없고 매장량은 임의로 측정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검찰은 그동안 외교부를 통해 오 대표의 여권 무효화 조치를 취한 뒤 법원으로부터 체포영장을 발부받고, 법무부를 통해 범죄인 인도를 청구하는 등 조치를 취했으나 신병을 확보하지 못했다. 결국 검찰은 지난해 2월 김 전 대사와 CNK 전 부회장 임모 변호사, 허위 탐사보고서를 작성하는 데 관여한 CNK 고문 안모씨, 카메룬 현지 법인의 가치를 허위 평가한 회계사 2명을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위반 등의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당시 카메룬에 체류 중이었던 오 대표에 대해서는 기소중지했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간첩사건 증거조작] 국정원 대공 지휘부 개입 정황… 서천호 2차장도 수사 가능성

    [간첩사건 증거조작] 국정원 대공 지휘부 개입 정황… 서천호 2차장도 수사 가능성

    ‘서울시 공무원 간첩 증거 조작 사건’에 대한 검찰 수사가 속도를 내면서 그 실체가 하나둘씩 드러나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진상수사팀(팀장 윤갑근 대검 강력부장)은 이 사건이 실적을 노린 국가정보원 일부 직원의 ‘개인적 일탈’이 아닌 대공수사국의 ‘조직적 범죄’ 행위라고 보고 사법처리 대상을 확인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대공수사국이 증거 조작에 가담한 것으로 드러날 경우 남재준 국정원장 퇴진과 국정원 개혁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지난 10일 국정원 압수수색에 이어 12일 간첩 사건 피고인 유우성(34·전 서울시 공무원)씨와 국정원의 조선족 협력자 김모(61)씨, 김씨와 함께 ‘자술서 위조’에 연루된 전직 중국 공무원 임모(49)씨를 동시에 불러 조사한 수사팀은 13일 이 사건의 핵심 인물인 국정원 대공수사팀 소속 이인철 중국 선양(瀋陽) 주재 총영사관 교민담당 영사를 소환 조사했다. 검찰은 이 영사뿐 아니라 대공수사팀장과 대공수사국장 등 대공수사국 지휘부까지 개입한 정황을 파악해 이들에 대한 사전구속영장 신청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금까지 드러난 정황을 종합하면 증거 조작 사건에 등장한 대공수사국 소속 직원은 모두 4명이다. 이 영사는 국정원이 검찰에 건넨 위조 서류 3건에 모두 개입했고, 검찰의 1차 소환 조사에서 ‘본부’의 지시가 있었음을 자백한 것으로 전해졌다. 수사팀은 이 영사가 말한 본부의 실체를 대공수사국 팀장인 A씨로 보고 있다. 이 영사의 직제상 상관으로 근무하다 지난달 국정원으로 복귀한 이모 전 선양 부총영사도 검찰 수사 대상이다. 이 영사와 같은 국정원 소속으로 증거 조작의 주무대가 된 선양 총영사관에서 함께 근무하며 본부와 이 영사 사이의 지시·감독을 총괄했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검찰의 3차례 소환 조사 끝에 자살을 시도했던 국정원 협력자 김씨의 입에서 나온 ‘김 사장’ 역시 국정원 대공수사팀 소속 요원이다. ‘김 사장’은 김씨에게 “유씨 측 변호인단 주장을 반박할 자료를 구해 달라”고 부탁한 국정원 김모 과장으로, 중국에서 신분을 사업가로 속여 활동해 ‘김 사장’으로 불린다. 김 과장 또한 A씨의 지시를 받고 협력자 김씨와 접촉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검찰이 대공수사국 소속 요원 4~5명에 대한 출국을 금지한 것과도 맞닿아 있다. 결국 ‘증거 조작 의혹’에서 출발한 검찰의 진상 조사는 대공수사국 전체와 상급 지휘라인에 대한 수사로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이 경우 대공수사팀장 A씨뿐만 아니라 대공수사국장과 대공수사국을 총괄 지휘하는 서천호 2차장까지 수사 선상에 오르게 되며 그 정점에는 남 원장이 있다. 이와 관련, 공안 당국 관계자는 “간첩 사건은 최소한 센터장(국장)까지는 보고가 올라간다”며 검찰 수사 확대 전망을 뒷받침했다. 앞서 검찰은 국정원의 대선·정치 개입 수사 당시 국정원 심리전단 말단 직원에 대한 수사에서 시작해 수사망을 심리전단장, 심리전단을 지휘하는 3차장에 이어 원세훈 당시 원장까지 확대해 심리전단장, 3차장, 원 원장 모두 기소했다. 수사팀은 유씨 사건의 공소를 유지하고 있는 서울중앙지검 공안1부(부장 이현철)가 오는 28일 항소심 결심공판(선고 전 마지막 재판)을 앞두고 있는 데다 검찰과 국정원에 대한 불신을 진화하기 위해 이달 말까지는 수사를 마무리할 계획이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 檢, 유우성·협력자·전 中공무원 동시 조사

    수사 전환 3일 만에 국가정보원 압수수색이라는 강공을 선택한 ‘서울시 공무원 간첩 증거 조작 사건’ 수사팀(팀장 윤갑근)이 12일 유우성(34·전 서울시 공무원)씨와 국정원 협력자, 전 중국 공무원 등 핵심 관계자 3명을 동시에 체포, 소환했다. 압수수색을 통해 확보한 국정원 자료와 이들의 진술 등을 통해 조작의 ‘몸통’을 확인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수사팀은 이날 간첩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유씨를 증거 조작 사건의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오후 1시 30분쯤 굳은 표정으로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검 정문 앞에 선 유씨는 취재진에게 “나는 간첩이 아니라 지극히 평범한 사람”이라면서 “1년 넘게 억울한 삶을 살고 있는데 하루빨리 정상적인 생활로 돌아가고 싶다”고 호소했다. 하지만 조사는 수사팀과 변호인단의 이견만을 확인한 채 1시간 30분 만에 끝났다. 유씨 측은 증거 조작 수사에 대한 의견서를 제출했고 수사팀은 유씨 측이 문답식 조사를 거부하자 그대로 돌려보냈다. 변호인단은 조사 직후 기자회견을 열고 “검찰이 문서 위조로 범죄를 한정하려 한다는 느낌을 받았다”며 검찰 수사 범위에 대한 불만을 제기했다. 검찰은 이에 앞서 자살 시도 후 병원에 입원 중이던 국정원 협력자 조선족 김모(61)씨에 대한 체포영장을 집행, 신병을 확보했다. 세 차례에 걸친 참고인 조사 과정에서 김씨는 “문서를 위조했고 국정원도 이 사실을 알고 있다”는 취지로 진술하고 유서를 통해 국정원 개혁을 촉구한 바 있다. 수사팀은 김씨에게 사문서 위조 및 위조 사문서 행사 혐의를 적용해 체포영장을 집행했고, 국정원에 대해 강한 불만을 토로한 김씨는 의료진에게 “검찰은 믿을 수 있다. 검찰에서 전부 성실하게 얘기하겠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수사팀은 김씨 체포와 함께 검찰 측에 유리한 내용의 자술서가 “조작됐다”고 밝힌 전직 중국 공무원 임모(49)씨에 대한 소환 조사도 병행했다. 중국과 북한의 접경 지역 출입국사무소인 지안(集安)변방검사참에 근무한 경력이 있는 임씨는 국정원 측 입장을 뒷받침하는 내용으로 작성된 자신의 자술서에 대해 “중국 소학교 시절 스승이었던 김씨가 한국어로 된 자술서를 가지고 왔고, 그 내용을 중국어로 옮겨 적어 지장만 찍었을 뿐”이라고 밝힌 바 있다. 수사팀은 자술서 작성 경위를 파악한 뒤 임씨가 작성자로 지목한 김씨와의 대질신문을 통해 진위를 확인할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김씨를 시작으로 위조 문서 입수 및 전달에 개입한 것으로 알려진 국정원 대공수사국 요원들과 이인철 중국 선양(瀋陽) 주재 총영사관 교민담당 영사 등에 대해서도 조만간 사법처리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 [단독]국정원, 유씨측 증인 세차례 회유·협박 시도

    [단독]국정원, 유씨측 증인 세차례 회유·협박 시도

    국가정보원 직원들이 지난해 초 화교 출신 탈북자 유우성(34·전 서울시 공무원)씨의 1심 재판 과정에서 유씨의 간첩 혐의에 대한 무죄를 증언하기 위해 국내에 들어온 화교 출신 A(여)씨를 세 차례 찾아가 회유·협박하려 한 정황이 녹취록을 통해 드러났다. 12일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민변)이 제공한 녹취록에 따르면 국정원 직원 세 명은 지난해 1월 두 차례 A씨와 접촉을 시도한 데 이어 지난해 5월에는 급기야 A씨의 사무실에 찾아갔다. 녹취록은 9분 7초 분량이며 A씨, 민변 변호사, 국정원 직원들이 등장한다. A씨는 녹취록에서 “처음에 끌려간 날, 1월 10일 한 번 가고 1월 말인가 설 후에 한 번 보고 (국정원 직원들) 두 번 봤다. 안 만난다고 했는데 또 왔다”고 말했다. 또 “오전 11시 30분부터 12시까지 사무실에 옆에 있으며 날 지켜보고 있었다”면서 “지금 나오라고 협박처럼 말했다”고 했다. 국정원 직원은 이날 민변 변호사와 실랑이를 하면서 “아니 우리가 A씨를 만난다는데…”, “아이 개XX가 이거 진짜” 등 험한 말을 하기도 했다. 국정원 직원들이 A씨를 처음 찾아갔을 당시는 서울시 공무원 출신 간첩 사건으로 세간이 떠들썩했고, 검찰이 유씨를 간첩 혐의로 구속기소하려던 시점이었다.  A씨는 2012년 1월 설 연휴 유씨와 같이 있었던 인물로, 검찰이 법원에 유씨의 간첩 혐의 증거 중 하나로 제출했던 ‘2012년 1월 설에 유씨가 북한에 들어갔다’는 내용이 조작됐음을 밝힐 핵심 증인이었다. 김용민 민변 변호사는 “A씨가 증인으로 법정에 출석하기 전에 국정원 직원 세 명이 A씨를 찾아갔다”면서 “A씨가 신변에 위험을 느껴 민변에 도움을 요청했다”고 전했다.  한편 ‘서울시 공무원 간첩 증거 조작 사건’ 수사팀(팀장 윤갑근)은 이날 유씨와 유씨 2심 재판에 증거로 제출된 자신의 자술서에 대한 위조 의혹을 제기한 전직 중국 공무원 임모(49)씨를 각각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 조사했다. 또 지난 5일 자살을 시도했던 국정원 협력자 김모(61·조선족)씨를 위조 사문서행사 혐의로 체포해 조사했다.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 [단독] 국정원, 유씨측 증인 세차례 회유·협박 시도

    [단독] 국정원, 유씨측 증인 세차례 회유·협박 시도

    국가정보원 직원들이 지난해 초 화교 출신 탈북자 유우성(34·전 서울시 공무원)씨의 1심 재판 과정에서 유씨의 간첩 혐의에 대한 무죄를 증언하기 위해 국내에 들어온 화교 출신 A(여)씨를 세 차례 찾아가 회유·협박하려 한 정황이 녹취록을 통해 드러났다. 12일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민변)이 제공한 녹취록에 따르면 국정원 직원 세 명은 지난해 1월 두 차례 A씨와 접촉을 시도한 데 이어 지난해 5월에는 급기야 A씨의 사무실에 찾아갔다. 녹취록은 9분 7초 분량이며 A씨, 민변 변호사, 국정원 직원들이 등장한다. A씨는 녹취록에서 “처음에 끌려간 날, 1월 10일 한 번 가고 1월 말인가 설 후에 한 번 보고 (국정원 직원들) 두 번 봤다. 안 만난다고 했는데 또 왔다”고 말했다. 또 “오전 11시 30분부터 12시까지 사무실에 옆에 있으며 날 지켜보고 있었다”면서 “지금 나오라고 협박처럼 말했다”고 했다. 국정원 직원은 이날 민변 변호사와 실랑이를 하면서 “아니 우리가 A씨를 만난다는데…”, “아이 개XX가 이거 진짜” 등 험한 말을 하기도 했다. 국정원 직원들이 A씨를 처음 찾아갔을 당시는 서울시 공무원 출신 간첩 사건으로 세간이 떠들썩했고, 검찰이 유씨를 간첩 혐의로 구속기소하려던 시점이었다. A씨는 2012년 1월 설 연휴 유씨와 같이 있었던 인물로, 검찰이 법원에 유씨의 간첩 혐의 증거 중 하나로 제출했던 ‘2012년 1월 설에 유씨가 북한에 들어갔다’는 내용이 조작됐음을 밝힐 핵심 증인이었다. 김용민 민변 변호사는 “A씨가 증인으로 법정에 출석하기 전에 국정원 직원 세 명이 A씨를 찾아갔다”면서 “A씨가 신변에 위협을 느껴 민변에 도움을 요청했다”고 전했다. 한편 ‘서울시 공무원 간첩 증거 조작 사건’ 수사팀(팀장 윤갑근)은 이날 유씨와 유씨 2심 재판에 증거로 제출된 자신의 자술서에 대한 위조 의혹을 제기한 전직 중국 공무원 임모(49)씨를 각각 참고인 신분으로 소환 조사했다. 또 지난 5일 자살을 시도했던 국정원 협력자 김모(61·조선족)씨를 위조 사문서행사 혐의로 체포해 조사했다.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 국민은행 前도쿄지점장 1500억원 불법대출 정황

    국민은행 도쿄지점의 불법 대출과 비자금 조성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최소 2명의 전직 지점장이 부당 대출에 연루된 정황 포착해 수사하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금융조세조사2부(부장 김범기)는 전 국민은행 도쿄지점장 김모(56)씨가 2007~2009년 대출 서류를 조작하는 등의 수법으로 자격이 안 되는 기업체 등에 거액을 빌려 준 사실을 확인했다고 6일 밝혔다. 김씨는 같은 건물을 담보로 여러 차례 돈을 빌려 주거나 담보 대상 부동산의 가치를 대출금액에 맞춰 서류에 부풀려 기재하면서 140억엔(약 1500억원) 규모의 대출을 불법으로 해준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은 최근 김씨에 대해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으나 ‘도주의 우려가 없는 데다 시간을 두고 소명 기회를 줄 필요가 있다’는 이유로 기각됐다. 김씨는 2010년 명예퇴직했다. 이에 앞서 검찰은 지난해 12월 김씨의 후임 도쿄지점장인 이모(58)씨와 부지점장 안모(54)씨를 약 300억엔의 불법대출을 해준 혐의로 구속 기소했다. 이후 이씨는 함께 기소된 홍모(53)씨에게서 9000만원의 뒷돈을 받은 혐의도 추가됐다. 검찰은 김씨와 이씨가 차례로 지점장으로 근무한 2007년부터 지난해까지 도쿄지점의 부당 대출 액수가 5000억원 이상인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금융감독원은 최근 우리은행과 기업은행의 도쿄지점에서도 각각 수백억원대의 부실 대출이 이뤄진 정황을 파악하고 검사에 착수했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 “승부조작 국민정서에 악영향… 체육계 비리 심층 수사”

    “승부조작 국민정서에 악영향… 체육계 비리 심층 수사”

    오는 11일 취임 1주년을 맞는 황교안 법무부 장관은 4일 박근혜 대통령이 강조한 ‘비정상의 정상화’와 관련해 “정상화가 가장 시급한 분야는 국민 안전과 직결된 기관”이라고 밝혔다. 이어 “만성 적자에 시달리는 공공기관을 들여다봐야 하는데 단순히 적자의 규모보다는 적자의 질을 중점적으로 따져 볼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검찰의 주요 실적으로 꼽히는 원전 비리 수사와 관련해서는 “수사가 다 끝난 게 아니며 심화수사를 하고 있다”면서 “최근 인사로 부임한 각 지청장 간부들도 이미 과제를 갖고 있다”고 덧붙였다. 다음은 일문일답. 대담 이종락 사회부장 →대통령께서 주문한 공공기관 개혁에 관심이 많은데. -올해 가장 집중되는 수사 대상이 바로 공공기관이다. 공공기관의 비리는 곪을 대로 곪았기 때문에 제대로 한 번 시급하게 수사해야 한다. 방만 경영으로 공기업들의 부채가 500조원이 넘는 가운데 부채에 시달리면서도 과도한 혜택을 누리는 곳이 많다. 그런 방만 경영과 혜택 등의 양산이 번져 국민 안전을 위협한 공공부문 비리의 대표 사례가 원전 비리였다. 철도에도 부품 비리가 있었는데 철도나 원전 이런 곳은 잘못된 부품이 한순간의 사고로 번질 수 있는 곳이다. 이런 점을 감안하면 공공기관 비리 사정은 더는 늦출 수 없다. →공공기관 규모가 대단히 큰데 수사 원칙은. -기본적으로 가장 시급한 곳은 국민 안전과 직결된 기관이다. 원전 비리 역시 수사가 끝난 게 아니라 심화수사를 하고 있다. 원전 비리 말고도 운송수단, 예를 들어 비행기 안전이나 철도, 선박 이런 곳에서 생길 수 있는 비리를 중점적으로 볼 것이다. 특정 기술을 가진 사람들이 저지르는 비리는 국민 안전과 직결되기 때문에 이 분야를 바로잡는 게 최우선 과제다. 공공기관 만성 적자와 관련해서는 적자의 규모보다는 질을 따져 보는 게 중요하다. 공사는 공공이익을 위해 회사 영리보다는 정책적인 투자가 많으니까 단순히 부채가 늘었다는 것을 탓할 수는 없다. 시간이 조금 걸리겠지만, 적자의 질을 분석하는 방향으로 정했다. 구체적인 계획 없이 기관 비리나 나눠 먹기 등으로 경영이 악화됐다면 중한 범죄 아닌가. →동계올림픽을 계기로 체육계 비리에 대한 국민의 관심이 높은데. -체육계 비리는 액수의 많고 적음을 떠나 스포츠라는 게 국민의 예민한 정서를 다루는 분야다. 배구협회나 야구협회 수사 등이 이미 언론에 보도됐는데 이들 협회뿐만 아니라 체육계 전반의 비리를 살펴보고 있다. 선수 끼워 팔기 유형의 체육계 입시 비리도 나쁘지만, 더 나쁜 것은 승부조작이다. 국민이 스포츠에 울고 웃는데 여기에 조작이 있었다는 것은 국민에게 허망함을 주는 것이다. 물론 진학·입단 비리 역시 어린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것이기 때문에 수사가 불가피하다. 여러 층으로 나눠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국가 내란 음모 혐의로 기소된 이석기 통합진보당 의원이 1심에서 유죄 판결이 났다. 이번 수사를 계기로 공안사범들이 줄 것으로 보는가. -1심도 엄하게 처벌했지만 이런 단체(RO조직)들은 단기간에 없어지지 않는다. 범민련(조국통일범민족연합)도 1990년에 이적단체로 처벌됐는데 아직 있다. 이념적인 문제는 처벌로 근절할 수 있는 것이 아니고 우리 사회가 전반적으로 자유민주주의에 반하는 언동들을 받아들이지 말아야 한다. 그러지 않고서는 뿌리가 완전히 없어지지 않는다. 이에 대응하여 공안수사 역량 유지를 위해 공안부 검사가 형사부로 이동하더라도 기존 공안 사건을 협동수사 형식으로 할 수 있도록 검사 전문화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통합진보당은 해산해야 할 당이라고 확신하나. -통합진보당의 강령을 보고, 특히 민주노동당의 강령을 보면 이런 정당이 있으면 되겠나 싶은 생각이 든다. 하지만 일반 국민은 수사 이전에는 그들의 강령을 몰랐을 것이다. →서울시 간첩 증거조작 의혹과 관련해 연일 서로 다른 주장이 쏟아지고 있는데. -검찰에서 진상조사를 하고 있으니까 그게 끝나야 어떤 식으로든 결론이 나올 것이다. 이미 국회에서도 얘기했지만 검찰로서는 밟아야 할 절차를 다 밟았고, 증거로서 신뢰했기에 법원에 제출한 것이다. →국가정보원이 공안사건 정보 수집에 미흡하진 않나. -검사들도 잦은 인사로 전문성을 지키기가 어려운 실정이다. 공안 검사들이 바뀌고 경찰도 바뀌고 국정원도 마찬가지다. 그런 맥락에서 전문성이 떨어지면 좀 무리한 수사가 될 수도 있다. →검찰 개혁과 관련해 논란이 많은데. -법무부는 검찰의 조직과 권한을 합리적으로 운용하기 위해 지난해 4월 대검 중수부를 폐지하고 같은 해 11월 대검 반부패부와 서울중앙지검 특수4부를 신설했다. 또 합리적인 인사 시스템 도입을 위해 검사장 보직 6자리를 감축하고 검사 선발 절차를 개선하고자 인성검사 모델을 개발해 반영했다. 앞으로도 국민의 다양한 목소리와 검찰 안팎의 의견을 폭넓게 수렴해 국민의 신뢰를 받는 검찰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상설특검법이 최근 국회에서 통과됐다. -기본적으로 권력분립의 입장에서 보면 바람직한 제도는 아니다. 세계적으로 특검제를 도입한 나라는 미국뿐이다. 특검 자체가 삼권 분립에서 벗어난다. 특히 삼권이 분리된 국가에서 특검한다고 하면 예외적으로 해야 하지 상시로 하면 안 된다. 특검이 상시 수사를 하게 되면 검찰은 필요 없어지는 것이다. 검찰이 두 개가 되는 것 아닌가. →박근혜 대통령이 ‘4대악(성폭력·학교폭력·가정폭력·불량식품) 근절’을 강조했다. 이에 대한 계획은. -4대악 근절을 위해 각종 노력을 기울였다. 우선 성폭력 근절을 위해 지난해 3월 ‘성폭력 전담검사 태스크포스’(TF)를 운영했다. 또 재범을 억제하고자 전자발찌 대상자 신상정보 공유 시스템을 구축하기도 했다. 전자발찌 대상자의 재범률은 1.72%로 2011년(2.19%)과 2012년(2.40%)에 비해 눈에 띄게 줄었다. 학교폭력의 경우 가해자의 특성을 반영하고자 ‘소년사건 검사 결정전 교사의견 청취제도’를 확대 시행했다. 가정폭력은 가해자의 처벌 수위를 강화했고 불량식품에선 부정식품 사범 합동단속반을 재편성해 단속을 강화했다. 이러한 노력의 결과 올해 1월엔 불량식품 사범 9명을 구속하고 699명을 사법 처리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구속 인원과 정식 기소율이 2배로 증가했다. 앞으로도 4대악 범죄에 대해선 엄정하게 대응해 나갈 방침이다. →마을변호사제도<서울신문 2013년 11월 25일자>를 의욕적으로 추진하고 있는데. -서민들은 법률적인 어려움을 당하더라도 마땅히 도움받을 사람이 없다. 변호사 사무실이 대부분 도시에 몰려 있는 데다 변호사에게 상담을 요청하면 큰돈이 드는 것으로 알고 있다. 변호사 문턱을 넘기가 쉽지 않다는 의미다. 법률적인 어려움이 있을 때 전화 한 통화로 비용을 들이지 않고 편하게 상담을 해 주는 변호사가 가까이 있다면 서민들이 평소에도 마음이 든든하지 않을까 생각했다. 이러한 고민에서 시작된 것이 마을변호사제도다. 마을변호사의 상담 건수는 지난 2월까지 355건으로 상담 실적을 세부적으로 알리지 않은 것을 고려하면 집계된 상담의 2~3배 수치에 이를 것으로 추정한다. 변호사들도 팍팍한 법률상담에서 오는 스트레스에서 해방되고 재능기부를 통해 행복감을 느끼고 있다고 말한다. →국정원 대선 개입 의혹과 관련해 김용판 전 서울경찰청장은 1심에서 무죄 판결이 났다. 원세훈 전 원장에 대한 전망은. -결과를 예측하기는 어렵고 최선을 다했으니 좋은 결과가 나오지 않겠나. →취임 1년을 돌이켜 볼 때 소회는 어떤가. -평검사 때도 공안 사건을 많이 담당해 검사직이 참 무겁다는 생각을 했다. 그래도 그때는 선배들이 있으니까 미룰 수도 있고, 일은 내가 해도 책임은 선배들에게 묻기도 했는데 지금은 일뿐만 아니라 책임도 내가 져야 하니까 정말 부담이 된다. 장관직이 참 무겁다는 생각이다. 나는 기본적으로 검사장이 되겠다, 총장이 되겠다 하는 욕심이 없었다. 내가 ‘국가보안법 해설’이라는 책을 냈을 때가 국보법 폐지를 공약으로 걸었던 김대중 대통령 취임 시기였다. 앞으로도 국민의 편에서 국민이 원하는 수사를 해 나가겠다는 원칙을 지켜 나갈 것이다. 정리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사진 도준석 기자 pado@seoul.co.kr >>> 황교안 장관은 1957년 서울 출생, 경기고·성균관대 법대, 제23회 사법시험 합격(연수원 13기), 대검 공안1과장, 서울중앙지검 2차장, 창원지검 검사장, 대구고검 검사장, 부산고검장
  • “檢, 또 어떤 서류 조작할지 몰라” “대검 진상조사 결과 기다려야”

    증거 조작 논란이 불거진 ‘서울시 공무원 간첩 사건’의 항소심 재판이 오는 28일 마무리될 전망이다. 28일 서울고법 형사7부(부장 김흥준)는 유우성(34)씨에 대한 항소심 5회 공판에서 “최근 법원 인사로 재판부 구성이 바뀌어 바로 결심하는 것은 무리니 한 달 후로 기일을 잡아 결심 공판을 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검찰 진상 규명 절차와 재판은 별개”라며 대검찰청 조사 결과를 기다려 달라는 검찰의 요청을 일축했다. 재판부의 이 같은 결정은 ‘재판을 신속히 마무리해야 한다’는 유씨 측 변호인의 주장과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검찰의 요청을 절충한 결과이다. 변호인은 “검찰이 제출한 세 개의 문서는 위조된 것으로 판명이 나 증거 능력이 없다”면서 “현재 대검에서 진행되는 진상 조사는 증거 조작에 대한 사후 처벌 문제에 관한 조사인 것이지 이번 사건과는 관련이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 재판은 본래 지난 5일에 선고하기로 했었는데 계속 시간을 끌면 또 어떤 서류가 위조돼 나올지 모르니 가능하면 오늘 결심을 했으면 좋겠다”고 요청했다. 이에 대해 검찰은 “중국 측의 사실조회 회신에는 ‘위조’라고만 돼 있을 뿐 어떤 내용이 허위라는 것인지, 발급 권한이 없는 사람이 발급했다는 것인지 등에 대해 명확히 언급돼 있지 않다”면서 “중국대사관 영사부에 추가로 사실을 조회하겠다”며 재판 연기를 요청했다. 이는 변호인이 제출한 출입경기록에 유씨가 북한에 들어간 뒤 세 번 연속 중국으로 나온 것처럼 적혀 있는(출-입-입-입) 부분의 출자가 입으로 잘못 기재된 것이 아닌지 등에 대해 추가 요청하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재판부는 “모든 결과를 보고 판단하는 게 마음이 홀가분하지만 양측의 의견이 첨예하게 다르기 때문에 재판부가 결정할 수밖에 없다”며 한 달 뒤로 결심공판을 잡았다. 화교 출신인 유씨는 탈북자로 위장해 국내에 입국한 뒤 북한의 지령을 받고 여동생을 통해 탈북자 200여명의 신원 정보를 북한에 넘긴 혐의로 지난 2월 구속 기소됐다. 1심은 유씨의 간첩 혐의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다. 이후 항소심에서 검찰은 유씨의 유죄를 입증할 증거로 출입경기록을 제출했지만 중국 당국에서 해당 기록이 위조됐다고 회신해 오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 대법, 황우석 논문조작 유죄 확정… 8년의 다툼 결국 ‘빈손’

    대법, 황우석 논문조작 유죄 확정… 8년의 다툼 결국 ‘빈손’

    줄기세포 논문 조작 사실을 숨긴 채 지원금을 받아내고 연구비를 횡령한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진 황우석(61) 박사가 8년간의 법정 공방 끝에 유죄 확정 판결을 받았다. 줄기세포 논문 조작에 연루된 황 박사를 파면처분한 서울대의 징계가 부당하다는 항소심 판결도 대법원에서 뒤집혀 교수직 복직도 무산됐다. 대법원 2부(주심 이상훈 대법관)는 27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 등의 혐의로 기소된 황 박사에 대해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재판부는 “황 박사가 신산업전략연구원의 체세포 복제기술 개발 연구 책임자로서 연구비를 은닉·소비하는 등 횡령했다고 판단한 원심은 정당하다”고 밝혔다. 다만 SK㈜와 농협중앙회에서 연구비를 받아낸 사기 혐의에 대해서는 “적극적으로 속이려는 의도가 없었다”며 무죄를 선고한 항소심 판결을 그대로 인정했다. 황 박사는 2004년과 2005년 미국 과학전문지 ‘사이언스’에 조작한 논문을 발표한 이후 환자 맞춤형 줄기세포의 실용화 가능성을 과장해 농협과 SK㈜로부터 20억원의 연구비를 받아낸 혐의로 2006년 5월 불구속 기소됐다. 또 공익법인인 신산업전략연구원의 연구비 중 4억 8700만원을 차명 계좌에 숨겨 사적으로 사용하고 허위 세금계산서를 작성해 정부 연구비 1억 9266만원을 빼돌린 것으로 드러났다. 난자 제공 대가로 불임 시술비를 깎아준 혐의도 추가됐다. 이와 함께 대법원 1부(주심 고영한 대법관)는 이날 황 박사가 서울대 총장을 상대로 낸 파면처분취소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재판부는 “인간 난자를 이용한 배아줄기세포 연구는 생명윤리 및 안전 확보를 위해 연구 절차를 엄격히 통제하고 논문 작성에서 과학적 진실성을 추구할 필요성이 더 크다”며 “황 박사를 엄하게 징계하지 않으면 연구 기강 확립과 서울대는 물론 과학계에 대한 국민적 신뢰를 회복하기 어려운 점을 고려할 때 파면처분이 지나쳤다고 판단한 원심은 수긍하기 어렵다”고 판시했다. 앞서 서울대는 황 박사의 연구논문이 조작된 것으로 드러나자 2006년 4월 그를 석좌교수직에서 파면했고, 황 박사는 이에 불복해 파면처분 취소 소송을 냈다. 1심 재판부는 ‘서울대의 징계는 정당하다’고 판결했으나 항소심 재판부는 “서울대가 사회적 파급효과를 고려해 조작 경위나 증거가 밝혀지지 않은 상태에서 징계를 내렸다”며 황 박사의 손을 들어줬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 선양 총영사 ‘오락가락’… 증거조작 논란 시끌

    선양 총영사 ‘오락가락’… 증거조작 논란 시끌

    서울시 공무원 간첩 사건의 증거 조작 의혹과 관련해 ‘키맨’(key man)으로 알려진 조백상 주선양(瀋陽) 총영사가 21일 입을 열었다. 이날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에 증인 자격으로 출석한 자리에서다. 그는 외교부가 검찰에 전달한 1건의 문서 외에 조작 논란이 일고 있는 2건은 국가정보원 직원으로 알려진 이모 영사가 중국 허룽(和龍)시 공안당국과 접촉하지 않고 다른 경로로 확보해 스스로 공증했다며 ‘개인 문서’라고 표현했다. 그러나 조 총영사는 오후 들어 돌연 자신의 언급에 대해 “혼돈이 있었다” “착각이 있었다”면서 번복하는 등 오락가락하는 모습도 보였다. 조 총영사의 증언을 종합하면 이 영사가 주선양 총영사관에 부임한 건 지난해 8월 하반기다. 간첩 혐의로 기소된 유씨가 1심 무죄 판결을 받은 날은 같은 달 22일로, 이 영사는 유씨에 대한 무죄 판결 직전 또는 직후에 선양으로 온 것이다. 이 영사는 선양 부임 직후부터 유씨 관련 기록 확보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특히 국정원이 허룽시 공안국으로부터 받아 10월 중순 검찰에 제출했다는 ‘출입경기록’은 조 총영사가 ‘이 영사 개인 문서’라고 말한 것 중 하나다. 문서 입수 과정과 관련, 홍익표 민주당 의원이 “이 영사가 허룽시 공무원과 접촉했다고 했느냐”고 묻자 조 총영사는 “그렇지 않다. 유관 정보기관이 획득한 문서에 대해 담당 영사가 요지를 번역하고 사실이 틀림없다고 확인한 개인 문서로, 거기에 공증을 한 것”이라고 답했다. 조 총영사는 개인 문서라는 표현이 논란이 되자 이날 오후에는 “착오가 있었다. 완전 개인으로서가 아니고 ‘삼합변방검사참’이 중국어로 작성한 문서를 담당 영사가 번역해서 그 내용이 틀림없다고 확인한 것이다. 공관 인증을 받아 검찰을 통해 법원에 제출했다”고 설명했다. 국정원 측도 “국정원에서 입수한 문서를 영사가 공식적으로 영사 확인을 해준 것이라는 의미로 ‘사서인증 문서’라는 표현을 쓰는데 이를 ‘개인 문서’라는 용어를 써서 오해를 유발한 것에 불과하다”고 해명에 나섰다. 조 총영사는 다만 총영사관이 자체적으로 입수한 문서는 출입경기록 발급 확인서 1건뿐이며, 이를 포함해 3건의 조작 의혹에 대해서는 “진위를 확인할 위치에 있지 않다”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입수된 문서가 검찰로 넘어갈 당시 조 총영사는 그 사실을 몰랐다고 했다. 공증 권한이 영사에게 위임돼 있는 데다 한 해 총영사관 공증 건수가 5만건에 달해 일일이 확인할 수 없다는 주장이다. 검찰이 지난해 12월 제출해 역시 조작 의혹을 받은 ‘변호인 정황설명서에 대한 진위 확인서’도 사정은 같았다. 다만 조 총영사는 ‘출입경기록 발급 확인서’는 윤병세 외교부 장관이 밝힌 대로 검찰의 공식 요청으로 외교부-주선양 총영사관에서 입수했음을 재확인했다. 조 총영사는 지난 14일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이 이들 3건의 문서 모두 위조됐다는 주한 중국 대사관의 확인 내용을 공개하자 언론을 통해 이 사실을 알게 됐다고 주장했다. 검찰은 조 총영사를 소환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서울중앙지검 진상조사팀을 지휘하는 윤갑근 대검찰청 강력부장은 이날 “조 총영사가 국회에서 증언한 부분에 대해 확인은 해야 할 것”이라며 “중국과의 수사 공조도 강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檢, 증거조작 의혹 셀프조사 안 한다

    대검찰청이 18일 ‘서울시 공무원 간첩 사건’ 증거 조작과 관련해 별도의 진상조사팀을 구성해 진상 규명에 착수한다고 밝혔다. 김진태 검찰총장은 이날 주례간부회의에서 “사실관계가 정확히 확인되지 않았으나 이와 같은 의혹이 제기됐다는 것만으로 검찰의 신뢰와 직결되는 문제”라면서 “유관 기관과 협조해 철저히 진상을 조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당초 검찰은 진상 조사를 기소와 공소유지를 담당한 서울중앙지검 공안1부에 맡길 방침이었으나 ‘조사를 받아야 할 당사자에게 진상 규명을 맡기는 것’이라는 비판이 들끓자 별도 조사팀을 꾸리기로 했다. 진상조사팀장은 중국 정법대학에서 유학하고 주중 한국 대사관에서 근무해 중국 사정에 밝은 노정환 서울중앙지검 외사부장이 맡았다. 진상조사팀에는 국제 공조수사 경험이 풍부한 외사부, 특수부 검사들이 배치될 예정이다. 대검 관계자는 “공안부 검사는 가급적 조사팀에 배정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수사 지휘는 윤갑근 대검 강력부장이 맡았다. 앞서 공안1부는 전 서울시청 공무원 유우성(34)씨에 대한 항소심 공판 과정에서 유씨가 중국과 북한을 넘나들었다며 출입경 기록 3건을 법원에 증거로 제출했지만 최근 중국 정부는 검찰 측 증거가 모두 위조된 것이라고 밝혔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여야 ‘종북 원죄론 vs 간첩 조작’ 날 선 대치

    여야 ‘종북 원죄론 vs 간첩 조작’ 날 선 대치

    ‘서울시 공무원 간첩 사건’과 이석기 통합진보당 의원의 중형 선고를 둘러싸고 정치권이 소용돌이치고 있다. 새누리당은 즉각 야권에 대한 ‘공안몰이’에 나섰다. 통합진보당을 ‘공식’ 종북 세력으로 규정하고, 2012년 4·11 총선에서 야권연대를 통해 이 의원을 국회로 입성시킨 민주당의 ‘원죄론’을 부각했다. 새누리당의 대대적인 공세는 6·4 지방선거를 앞두고 민주당과 안철수 무소속 의원 측 ‘새정치연합’의 선거연대 움직임을 미리 차단하려는 포석으로도 읽힌다. 최경환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이 의원은 약자의 친구인 양 선한 양의 탈을 쓰고 대한민국 전복을 획책·기도했다”면서 “이 의원이 국회까지 침투할 수 있도록 길을 열어 준 민주당은 국민 앞에 사죄하고 이 의원 제명 결의안과 이석기 방지법 추진에 적극 협조하라”고 촉구했다. 이어 헌법재판소를 향해 “RO(혁명조직)의 숙주 역할을 한 진보당이 국민 혈세인 지방선거 비용 28억원을 받아 가지 않도록 정당 해산 심판을 지방선거 전에 결론 내 달라”고 요구했다. 새누리당은 국회 윤리특위의 ‘이석기 제명안’ 처리에 민주당이 적극 협조할 것을 주문했다. 이와 관련, 김기현 정책위의장은 “민주당은 행동하지 않고 말만 하는 ‘NATO’(No Action Talk Only) 정당이라는 비난을 면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윤상현 원내수석부대표는 “국가보안법 위반이나 내란음모죄로 구속 기소된 의원의 경우 확정 판결이 나기 전까지 세비 지급을 중단하고 일체의 권한을 정지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민주당은 ‘서울시 공무원 간첩 사건’ 증거조작 의혹에 대한 공세로 새누리당의 주장에 역공을 취했다. 민주당은 이날 국회에서 ‘원포인트’ 의원총회를 열어 간첩 사건 증거조작 의혹에 대해 박근혜 정권의 책임이라며 국정조사와 특검을 주장했다. 이번 사건을 통해 국가정보원 등 국가기관 대선개입 의혹 관련 특검 주장의 꺼져 가는 불씨를 다시 살리려는 움직임도 감지된다. 김한길 민주당 대표는 이날 의원총회에서 “이번 사건으로 민주당이 집요하게 국정원과 검찰 개혁을 주장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더 분명해졌다고 생각한다”면서 사법질서 파괴와 국기 문란을 일으킨 서울시 공무원 간첩 사건에 대해서는 국정조사와 특검이 순리”라고 강조했다. 전병헌 원내대표는 “공안정국 조성과 국가기관의 실적 올리기를 위해 국민을 희생양으로 삼으려 한 ‘제2의 부림사건’”이라고 주장했다. 민주당은 이번 사건과 관련, 선양 주재 영사관 현지로 조사단을 파견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또한 대선개입 의혹 진상 규명을 위한 특검 도입과 ‘서울시 공무원 간첩 사건’의 증거로 제출된 중국 공문서 위조 논란 사건 진상 규명, 그리고 기초선거 정당공천제 폐지 관철을 위해 19일 낮 서울 광화문에서 장외집회를 열기로 했다. 하지만 새누리당이 이석기 1심 판결을 고리로 지방선거 내내 ‘종북몰이’를 이어 가려는 움직임에 대해 마땅한 대응책이 없어 고민이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이영준 기자 apple@seoul.co.kr
  • [사설] 이석기 사건 재판이 우리 사회에 남긴 숙제

    온 나라를 발칵 뒤집어 놓았던 이석기 통합진보당 의원의 내란음모 혐의 사건에 대한 첫 번째 사법적 판단이 내려졌다. 1심 재판부는 어제 선고 공판에서 검찰의 기소 내용 대부분을 인정하고 이 의원에게 징역 12년과 자격정지 10년을 선고했다. 법원은 이른바 ‘RO’(혁명 조직)가 지휘체계를 갖춘 내란음모의 주체 조직이고, 이 의원이 그 총책이라고 판단했다. 아직 항소심과 상고심 등 두 번의 사법적 판단이 더 남아 있지만 재판부가 검찰의 기소 사실과 증거를 대부분 인정함으로써 그동안 조작 운운하며 사법투쟁에 전력해 온 진보당 등은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게 됐다. 이 의원도 이제는 속 시원하게 진실을 밝히고, 국가와 국민 앞에 머리 숙여 사죄해야만 한다. 이번 사건은 우리 사회에 적지 않은 숙제를 던져줬다. 현역 국회의원이 ‘행정부를 견제하고, 입법권을 행사하라’며 권한을 넘겨준 국민과 사회공동체를 향해 내란의 총부리를 겨눈 초유의 사건이라는 점에서 그 충격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것 같다. 문제는 이념의 도그마에 갇힌 채 변화에 저항하는 ‘이념 편식자’가 과연 이 의원 한 명뿐이겠느냐는 점이다. 그가 주도한 RO는 국회를 사회주의 혁명을 위한 최전선으로 간주했다고 한다. 국회에 입성하려는 제2, 제3의 이석기를 차단해야 할 이유다. 우리 사회 구성원들을 종북세력과 반(反)종북세력으로 단칼에 나누는 입장에는 동의하기 힘들지만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뒤엎으려는 세력은 추상같은 의지로 단죄해야 한다고 본다. 물론 그 과정에서 진보세력 전체를 종북으로 매도하는 신(新)매카시즘은 철저하게 경계해야 마땅하다. 건전한 비판과 견제까지 막는다면 반체제의 뿌리는 지하로 파고들어 번성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차제에 대한민국의 정체성을 인정하지 않으면서 진보를 가장하는 일부 세력은 자성의 계기로 삼길 바란다. 진보당은 이번 사건을 자신들에 대한 탄압으로 간주하고 당력을 총동원해 대응해왔다. 하지만 결과는 어떤가. 소속 의원이 내란을 선동하고, 상당수 당원이 그에 동조했다는 사실을 어떻게 설명할 건가. 정당해산 심판 청구사건 결과와 무관하게 철저한 반성이 필요한 이유다. 이정희 대표 등 당 지도부의 진솔한 사죄가 급선무다. 진보세력은 이번 재판을 계기로 극단세력과의 분명한 선 긋기에 나서야 한다. 그것이 진보세력의 건전한 발전을 위해서도 옳은 길이다.
  • ‘간첩 조작 의혹’ 2월 국회 새 뇌관

    ‘간첩 조작 의혹’ 2월 국회 새 뇌관

    ‘서울시 공무원 간첩사건’ 조작 의혹이 2월 국회에서 여야 충돌의 새로운 뇌관으로 떠오르고 있다. 야권은 16일 이 사건을 ‘국가기관의 초대형 간첩 조작사건’으로 규정하며 ‘선(先) 국정조사 후(後) 특검’을 요구하고 나섰고, 여당은 ‘정치 공세’라고 일축하며 파장 확대에 부심하고 있다. 이번 사건은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이 “간첩활동 혐의로 기소된 유우성(34·전 서울시 공무원)씨의 항소심에서 재판부에 제출된 유씨의 ‘출입경기록 조회 결과’ 등이 위조됐다”고 주장하면서 불거졌다. 최재천 민주당 전략홍보본부장은 이날 국회 기자간담회에서 “헌정질서를 위협하고 유린한 초대형 게이트”라면서 “국가 기관의 신뢰를 뿌리째 뽑고 외교적 망신까지 초래한 이번 사태에 대해 국회 관련 상임위를 망라하는 종합적인 국정조사를 실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국정조사 후 별도의 특검까지 요청할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은 간첩사건 조작 의혹을 국가기관 대선 개입 의혹과 엮어 대여 공세의 핵심 고리로 삼을 계획이다. 김용판 전 서울지방경찰청장의 1심 무죄 판결에 대한 반발 여론이 증폭되는 상황과 맞물려 특검을 관철시킨다는 목표다. 민주당 지도부는 이날 전국 시·도당에서 동시다발적으로 ‘김용판 무죄판결 규탄 및 특검 도입 촉구를 위한 전국 동시 거리홍보전’에 나섰다. 김한길 대표는 “국정원과 검찰의 도덕적 해이가 도를 넘어섰다”고 규탄했다. 이에 대해 새누리당은 민주당의 국조·특검 요구가 정치적 공세라고 차단막을 쳤다. 그러면서 “실체 파악이 우선”이라고 선을 그었다. 최경환 원내대표는 “진상조사를 해서 죄가 드러나면 처벌하면 될 일”이라면서 “정치권에서 왈가왈부할 일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함진규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검찰은 신속히 증거 조작이 맞는지 명확히 가려야 하며, 정부도 외교적 마찰이 없도록 협조해야 한다”면서 “민주당이 재판 결과도 나오지 않은 사안에 개입해 정치 공세 수단으로 검찰과 사법부를 압박하는 건 책임 있는 공당의 자세가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국정원 개혁특위로도 불똥이 튀었다. 민주당은 이날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던 국정원의 수사기능 이관 문제를 다시 꺼내들었다. 국개특위 민주당 간사인 문병호 의원은 “국정원의 반인권적 용공조작은 묵과할 수 없는 사태”라면서 “국정원의 대공 수사 기능을 검찰과 경찰 등 수사기관으로 이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새누리당은 국정원의 대공 수사 기능이 강화돼야 한다고 맞섰다. 이춘규 선임기자 taein@seoul.co.kr
  • [오늘의 눈] 대한민국 인권의 현주소/백민경 국제부 기자

    [오늘의 눈] 대한민국 인권의 현주소/백민경 국제부 기자

    다섯 달 동안 손톱이 뽑히고, 전깃줄로 얻어맞았다. 감금당한 화장실엔 불빛도 없었다. 남편과 시집 식구들이 강요한 성매매를 거절한 것이 원인이었다. 사하르 굴, 그녀의 나이 고작 열다섯 살이었다. 2011년 간신히 구출된 아프가니스탄 소녀의 이야기다. 온 세계가 이 소녀에게 끔찍한 고문과 학대를 가한 가해자들의 처벌을 부르짖었지만 아프간은 귀를 막았다. 심지어 인권은 최근 더 바닥으로 떨어졌다. 남편에게 학대를 당한 아내는 물론 이를 목격한 가족 누구도 증인이 될 수 없다는 형법 개정안이 아프간 의회를 통과했기 때문이다. 아프간인 대부분은 친척과 함께 모여 살기 때문에 친척이 입을 다물면 아내가 당한 학대에 대해 진실을 알기 어렵다. 심지어 아프간 의회는 여성을 사고파는 행위 등 여성 기본권을 확대하는 내용의 여권신장법안을 부결했고, 간통한 여성을 돌로 내리치는 형벌까지 부활시켰다. 중앙아프리카공화국에서는 무슬림을 대상으로 한 인종청소가 진행 중이다. 반(反) 발라카(아라비아어로 ‘축복’을 의미)로 불리는 기독교 민병대가 이슬람교를 믿는 민간인을 살해한 사례만 200여건이다. 또 3년간 계속된 내전으로 시리아에서는 현재까지 14만명이 숨졌다. 국제부에 온 지 3주가 됐다. 매일 세계 곳곳에서 벌어지는 인권 탄압 현장의 뉴스들을 접할 때마다 “아직도…”란 생각에 놀랍고 안타깝다. 국민의 울타리가 되어주지 못한 국가가 즐비했다. 이 대목에서 우리나라 현실도 되돌아보게 된다. 지난 15일엔 국가정보원과 검찰이 곤경에 빠졌다. 탈북 화교출신으로 서울시 공무원으로 일하다 간첩 혐의로 기소된 유모씨의 항소심 재판에서 검찰이 증거로 제출한 중국 공문서가 위조된 것이라는 결과가 나왔다. 유씨가 북한에 다시 들어간 기록이 없는데도 가짜 증거가 제출됐다. 하루아침에 공무원이 간첩이 됐다. 그뿐인가. 국가기관인 국정원은 아예 여론의 향방이 달려 있는 댓글을 조작해 선거에까지 개입했다. 지금은 전쟁이 막 끝나 먹고살기가 버거운 50년대가 아니다. 군부독재에 저항하던 80년대도 아니다. 2014년의 대한민국은 수출규모 세계 7위의 경제력을 갖춘 민주주의 국가다. 누군가는 훨씬 더 나아졌다고, 시리아나 아프간에 비하는 건 지나친 비약이라 할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아직도 갈 길은 멀다. 권력을 잡고 있는 누군가는 여전히 국민 위에 군림하고 있다. 1000만명 이상 관객을 동원한 영화 ‘변호인’의 소재가 됐던 부림사건 관련자 5명에 대해 얼마 전 33년 만에 무죄가 선고됐다. 고문과 폭력으로 조작을 자행했던 관료 출신 중 일부는 여전히 생존해 있고 지금도 권력을 차지하고 있다. 사과는 없다. “대한민국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 국가란 국민이다.” 영화 ‘변호인’을 보고 난 이들이 열광했던 대사다. 왜 국민들이 이 한 마디를 가슴에 남겼는지, 그 의미가 무엇인지 ‘누군가’ 역시 가슴에 새기길 바란다. white@seoul.co.kr
  • ‘서울시 공무원 간첩사건’ 위조된 증거…공소사실 무너지나

    검찰이 ‘서울시 공무원 간첩사건’ 항소심 재판과정에서 유우성(34)씨의 간첩 혐의를 뒷받침할 증거라며 제출한 북한 출입경 기록이 모두 위조된 것으로 드러남에 따라 파장이 예상된다. 특히 해당 기록들은 유씨가 간첩활동을 했다는 혐의를 뒷받침하기 위해 검찰이 제출한 핵심 증거여서 공소사실 전체가 무너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유씨는 서울시 공무원으로 일하면서 간첩 활동을 한 혐의 등으로 기소돼 1심에서 간첩 혐의에 대해 무죄를 선고받고 현재 항소심 재판을 받고 있다. 14일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에 따르면 중국 영사관은 항소심 재판부의 사실조회 요청에 대해 “검찰 측이 제출한 출입경 기록은 모두 위조된 것”이라는 회신을 전날 보내왔다. 검찰이 법정에 제출한 기록에 대해 중국 정부가 공식적으로 위조된 것임을 확인한 것이다. 이 사건을 수사한 국가정보원과 검찰이 1심에서 간첩 혐의에 대해 무죄 선고를 받은 유씨의 항소심에서 유죄 판결을 이끌어 내려고 조작된 증거를 제출한 것 아니냐는 비난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검찰이 제출한 증거가 위조됐다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앞으로 재판 과정에서 검찰이 이를 제대로 해명하지 못하면 입지는 좁아질 수밖에 없다. 고의로 출입경 기록을 위조했거나 위조된 기록인지 알고도 재판부에 제출한 것으로 드러날 경우 국정원과 검찰 수사의 신뢰성도 큰 타격을 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 변호인단이 지난달 출입경 기록이 위조된 것으로 의심된다는 의혹을 처음 제기한 이후 검찰은 재판부에 “공식 절차를 통하진 않았으나 중국 당국으로부터 받은 문서가 맞다”는 의견서까지 낸 바 있다. 검찰이 법정에 낸 유씨의 출입경 기록의 출처가 어디인지도 논란이 될 수 있다. 이번 사건을 처음 수사한 곳은 국정원이고, 기소는 검찰에서 했기 때문에 기록 출처가 국정원일 가능성도 있다. 검찰은 재판과정에서 출입경 기록을 뗀 사람이 누구냐는 변호인단의 끈질긴 질문에도 ‘공문을 통해 받았다’는 말만 할 뿐 정확한 출처를 밝히지 않아왔다. 또 출입경 기록이 위조되지 않았다는 것을 입증하겠다며 오는 28일 중국 공안에서 근무했다는 조선족에 대한 증인신청까지 해놓고도 직접 서류를 뗀 사람을 증인 신문하게 해달라는 변호인단의 요청에는 묵묵부답으로 일관해 왔다. 게다가 중국 정부가 문서를 위조한 사람에 대한 형사책임을 묻겠다며 우리 재판부에 협조 요청을 해옴에 따라 양국간 외교적 문제가 불거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중국 영사관은 “한국 검찰 측이 제출한 위조 공문은 중국 기관의 공문과 도장을 위조한 형사범죄에 해당한다”며 “형사 책임을 규명하기 위해 위조 문서의 상세한 출처를 제공해 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해 왔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민변 “’서울시 공무원 간첩사건’ 증거기록 위조 드러나”

    ’서울시 공무원 간첩사건’ 피고인 유우성(34)씨의 항소심 재판과정에서 검찰이 재판부에 제출한 증거 자료가 위조된 것이라는 조회 결과가 나왔다. 14일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에 따르면 검찰이 항소심 재판부에 제출한 유씨의 북한 ‘출입경기록 조회결과’는 위조된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서울고법 형사7부는 지난해 12월 23일 민변의 요청을 받아들여 중국 영사관에 검찰이 제출한 출입경기록의 진위를 확인해 달라는 사실조회를 보냈다. 중국 영사관은 13일 사실조회요청에 대해 “검사 측에서 제출한 화룡시 공안국의 출입경기록 조회결과는 모두 위조된 것”이라고 회신했다. 중국 영사관은 검찰이 출입경 기록을 정상적인 루트로 발급받았다며 제출한 확인서도 위조됐다고 확인했다. 또 “한국 검찰 측이 제출한 위조 공문은 중국 기관의 공문과 도장을 위조한 형사범죄에 해당한다”며 “중국은 이에 대해 법에 따라 조사를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영사관은 이어 “범죄 피의자에 대한 형사책임을 규명할 것”이라며 “위조 문서의 상세한 출처를 제공해 달라”고 협조 요청을 했다. 중국영사관은 반면 변호인단이 제출한 유씨의 출입경 기록은 합법적으로 발급된 서류라고 확인했다. 검찰이 유씨가 간첩 행위를 했다는 주장을 증명하기 위해 제출한 핵심 증거들이 모두 위조된 것으로 밝혀짐에 따라 향후 공소 유지에 비상이 걸렸다. 법원은 이와 관련해 “영사관에서 보낸 팩스가 법원에 도착한 것은 맞지만 아직 정식으로 증거조사 절차가 이뤄지지 않아 내용을 확인해 줄 수 없다”고 밝혔다. 검찰은 지난해 항소심 재판 도중 유씨가 북한에 드나들었다는 증거로 중국 화룡시 공안국이 발급한 출입국기록을 제출했다. 검찰이 제출한 기록에는 유씨가 2006년 5월 27일 오전 11시 16분 쯤 북한으로 들어갔고 그해 6월 10일 중국으로 나온 것으로 돼 있다. 이는 어머니 장례를 치르려고 북한에 간 적은 있지만 2006년 5월27일 이후 다시 북한에 간 적이 없다는 유씨 주장은 물론 변호인단이 제출한 출입경 기록과도 배치됐다. 검찰이 출입경 기록의 위조 사실을 알고도 이를 재판부에 증거로 냈을 경우 당사자에 대한 처벌 가능성도 있다. 법조계에 따르면 외국의 공문서는 공문서 위조죄의 대상이 될 수 없지만 사문서 위조에는 해당할 수 있다는 것이 일반적 견해다. 특히 민변은 이번 사안이 국가보안법 사건이어서 검찰이 위조된 사실을 알고도 증거로 냈다면 국가보안법위반상 무고·날조죄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국가보안법 12조 1항은 타인으로 하여금 형사 처벌을 받게 할 목적으로 국가보안법 위반죄에 대해 무고 또는 위증을 하거나 증거를 날조·인멸·은닉한 경우 처벌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민변은 지난달 7일 검찰이 조작된 증거를 제출했다는 의혹을 제기하며 해당 혐의로 ‘성명불상자’를 경찰청에 고소한 바 있다. 민변은 “검찰이 제출한 서류는 화룡시 공안국에서 발급한 것으로 돼 있지만 이곳은 출입경 기록을 발급할 권한이 없는 곳”이라며 “검찰이 위조된 공문서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면 비극적인 일이 아닐 수 없다”고 말했다. 민변은 특히 “1심 때부터 유씨의 출입경 기록을 제출해 달라고 요청했는데 계속 거부하다가 무죄 선고가 나자 곧바로 기록을 제출했다”며 “검찰이 기소 당시 해당 기록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유리한 증거만 선별적으로 제출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 서울중앙지검 측은 “현재 경위를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유씨는 서울시 공무원으로 일하면서 간첩 활동을 한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간첩 혐의는 무죄, 북한이탈주민 보호 및 정착지원법과 여권법 위반 혐의만 유죄로 판단 받아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현재 항소심 재판을 받고 있다. 유씨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정확히 어떻게 된 것인지 진실이 규명됐으면 좋겠고 이렇게 조작된 간첩 사건이 다시는 없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檢 ‘가짜 증거’ 알고 있었다면 무고·날조죄

    檢 ‘가짜 증거’ 알고 있었다면 무고·날조죄

    검찰이 전 서울시 공무원 유우성(34)씨의 간첩 혐의를 뒷받침하는 결정적인 증거라며 항소심 재판부에 제출한 증거 기록물이 모두 위조된 것으로 확인됨에 따라 이 사건을 수사해 온 검찰과 국가정보원이 거센 역풍을 맞게 됐다. 유씨의 변호를 맡은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민변)은 이번 사안이 국가보안법 사건이어서 검찰이 위조된 사실을 알고도 증거로 냈다면 국가보안법상 무고·날조죄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14일 유씨의 변호를 맡은 민변 등에 따르면 검찰은 항소심 재판 과정에서 유씨의 간첩 혐의를 입증할 증거라며 외교부와 선양 주재 한국 영사관 등을 통해 발급받은 유씨의 출입경기록 등을 재판부에 제출했다. 이에 민변은 검찰 측 증거가 조작된 것이라며 재판부에 중국 영사관의 확인을 요구했고, 재판부가 이를 받아들여 지난해 12월 23일 중국 영사관에 출입경기록의 진위를 확인해 달라는 사실조회를 보냈다. 검찰이 제출한 증거는 지난해 10월 국정원이 선양 주재 한국 영사관의 협조로 허룽시 공안국으로부터 받은 유씨의 ‘출입경기록’과 이런 문서를 발급한 사실이 있다는 내용의 중국 허룽시 공안국의 사실확인서 등이다. 검찰이 제출한 3건의 문서는 모두 선양 주재 한국 영사관을 통해 입수됐다. 그러나 이날 중국 영사관 측이 보낸 사실조회 신청 답변서에서는 “검사 측에서 제출한 3건의 문서는 모두 위조된 것”이라고 답했다. 검찰이 제출한 기록에는 유씨가 2006년 5월 27일 북한으로 갔다가 그해 6월 10일 중국으로 다시 나온 것으로 돼 있다. 검찰은 이를 토대로 유씨가 2006년 5월 북한에 있었다고 주장하지만 유씨는 어머니의 장례식에 참석하기 위해 5월 23일 북한에 갔다가 27일 다시 중국으로 나왔다고 맞서고 있다. 민변은 이날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검찰이 제출한 서류는 허룽시 공안국에서 발급한 것으로 돼 있지만 출입경기록을 발급할 권한이 없는 곳”이라며 “검찰이 위조된 공문서라는 사실을 알고 있었다면 비극적인 일이 아닐 수 없다”고 말했다. 유씨는 “정확히 어떻게 된 것인지 진실이 규명됐으면 좋겠고 이렇게 조작된 간첩 사건이 다시는 없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유씨는 지난달 7일 경찰에 자신을 수사·기소한 수사기관을 국가보안법상 무고·날조 혐의로 고소해 둔 상태다. 국가보안법 12조 1항은 타인으로 하여금 형사처벌을 받게 할 목적으로 국가보안법 위반죄에 대해 무고 또는 위증을 하거나 증거를 날조·인멸·은닉한 경우 처벌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법원은 “영사관에서 보낸 팩스가 도착한 것은 맞지만 아직 정식으로 증거조사 절차가 이뤄진 것이 아니므로 내용을 확인해 줄 수 없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검찰은 “중국 영사관 측이 보낸 회신에는 문서가 위조됐다고 판단한 근거에 대한 구체적 설명이 없다”면서 “통상적인 절차로 입수된 문건이다. 진상을 확인하겠다”고 말했다. 재북화교 출신인 유씨는 북한 국적의 탈북자로 위장해 국내에 입국, 북한 보위부의 지령을 받고 여동생을 통해 탈북자 200여명의 신원 정보를 북한에 넘긴 혐의로 지난해 2월 구속 기소됐다. 1심 재판부는 간첩 혐의는 무죄, 북한이탈주민 보호 및 정착지원법과 여권법 위반 혐의는 유죄로 인정해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 강기훈 “22년 고통… 검사들 유감표명도 없어”

    강기훈 “22년 고통… 검사들 유감표명도 없어”

    “무죄 선고가 나고 가장 먼저 들었던 생각은 ‘유감 표시는 안 하는구나’였습니다.”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던 ‘유서 대필 사건’으로 감옥에 간 지 22년 만에 재심을 통해 무죄를 선고받았지만 국가로부터 받은 상처는 강기훈(50)씨의 가슴에서 쉽게 사라지지 않았다. 강씨는 13일 무죄가 선고된 서울고법 505호 법정에서 한마디의 사과조차 들을 수 없었다. 검찰은 오히려 재심 마지막 공판에서까지 과거의 수사가 옳았다며 강씨의 유죄를 주장했다. 무죄 선고 직후 변호인과 지인들은 울음을 터뜨렸고 법정엔 박수 소리가 가득했지만 강씨는 담담한 표정 그대로였다. 서울고법 형사10부(부장 권기훈)는 이날 “강씨의 자살방조죄에 대해 무죄를 선고한다”며 징역 3년을 선고한 원심 판결을 뒤집었다. 1894년 프랑스의 알프레드 드레퓌스 대위가 필적 때문에 간첩으로 몰렸다가 결국 누명을 벗은 것처럼 ‘한국판 드레퓌스 사건’의 주인공인 강씨도 오랜 싸움 끝에 마침내 오명을 벗은 것이다. 이 사건은 1991년 5월 8일 김기설씨가 노태우 정권 퇴진을 외치며 서강대 옥상에서 몸에 불을 붙이고 투신자살하자 검찰이 김씨의 동료였던 당시 전국민족민주운동연합(전민련) 총무부장 강씨를 자살 방조 혐의로 기소하면서 시작됐다. 재판 결과 징역 3년이 확정돼 만기 출소한 강씨는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의 진실 규명 결정에 따라 재심을 청구했고 2012년 10월 19일 대법원에서 재심 개시 결정을 받았다. 이날 재판부는 유서의 필적이 강씨의 것과 동일하다고 본 1991년 국립과학수사연구소의 감정서는 신빙성이 없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당시 국과수 감정인은 김씨가 정자체만 사용하는 것으로 속단하고 필적 감정의 일반원칙에 위배해 속필체인 유서와 정자체인 김씨의 필적을 단순 비교해 판단했다”면서 “감정 결과를 그대로 믿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이어 “당시 감정인은 거의 전적으로 혼자 감정을 주관했음에도 원심 법정에서 4명의 감정인이 공동으로 감정했다는 허위 증언을 했다”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1991년 감정 당시 김씨의 유서와 필체가 같다고 감정된 김씨의 전민련 수첩이 조작된 것이었다는 검찰의 주장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30여쪽에 달하는 김씨 전민련 수첩의 전화번호 부분을 4~5시간 만에 여러 가지 필기구를 섞어 조작하기는 어렵다”면서 “수첩의 찢긴 부분과 전화번호 부분 절취선이 서로 일치하지 않지만 조작된 것이라면 굳이 일치하지 않게 할 이유가 없다”고 설명했다. 국과수는 2007년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의 의뢰를 받아 새롭게 등장한 증거들에 대한 필적 감정을 실시했다. 당시 국과수가 감정한 김씨의 전국대학생대표자협의회(전대협) 노트·낙서장은 김씨의 친구인 한모씨가 1997년 뒤늦게 발견한 것으로 1991년 당시에는 감정 대상에 포함되지 않은 자료였다. 이후 재심 과정에서도 검찰 측 신청으로 해당 증거에 대한 국과수 감정이 한번 더 실시됐다. 이에 대해 재판부는 “2007년과 2013년 두 차례에 걸친 국과수 감정 결과 김씨의 전대협 노트와 낙서장이 유서의 필적과 일치한다는 감정을 받았다”면서 “관련 증인의 진술과 그 내용 등에 비추어 볼 때도 김씨가 작성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재판부의 선고가 끝난 뒤 강씨와 그를 돕는 시민단체는 기자회견을 열고 소회를 밝혔다. ‘강기훈의 쾌유와 명예회복을 위한 시민모임’의 김상근 목사는 “‘저놈이 유서 대필자’라는 시선을 받으며 살아온 22년은 고통의 나날이었다”면서 “진실은 반드시 승리하고야 만다는 평범한 진리를 오늘 다시 한번 확인했다”고 말했다. 1991년 필적 감정을 한 감정인에게 한마디해 달라는 취재진의 질문에 강씨는 “그는 자기가 한 일이 어떤 결과를 초래하는지 상상하지 못했다. 한나 아렌트가 말한 ‘악의 평범성’이 바로 그것”이라고 답했다. ‘악의 평범성’은 홀로코스트와 같은 역사 속 악행은 반사회성 인격장애자들이 아니라 국가에 순응하며 자신들의 행동을 보통이라고 여기게 되는 평범한 사람들에 의해 행해진다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강씨는 이어 “당시 검사들은 나의 사건을 기억하고 있을 것”이라면서 “그들이 어떤 방식으로든 유감을 표시해 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22년간의 싸움 끝에 간암까지 얻은 강씨가 정말 원하는 것은 당사자들의 진심 어린 사과였다.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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