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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찰, 손석희 JTBC 대표 휴대전화 포렌식 분석

    경찰, 손석희 JTBC 대표 휴대전화 포렌식 분석

    손석희 JTBC 대표이사의 폭행 혐의 등을 수사 중인 경찰이 손 대표의 휴대전화에 대한 디지털 포렌식 작업을 진행하며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18일 경찰 등에 따르면 서울 마포경찰서는 최근 손 대표로부터 휴대전화를 임의제출 받아 포렌식 작업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휴대전화 포렌식 작업을 통해 프리랜서 기자 김웅(49)씨와 손 대표가 나눈 메신저 대화 내용과 통화 내역 등을 확인하고 있다. 경찰은 양측이 나눈 대화 전체를 분석해 대화 중 협박, 공갈미수 정황이 있었는지를 집중적으로 살펴보고 있다. 경찰은 손 대표 등이 제출한 증거 자료의 조작 여부도 확인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를 위해 메신저 대화 원본을 확보해 분석 중이다. 경찰은 이날 김씨의 휴대전화도 임의 제출받아 포렌식 작업에 들어갈 예정으로 알려졌다. 김씨 변호인단은 이날 오후 경찰에 김씨의 휴대전화 1대를 임의제출한다. 경찰이 포렌식 작업 이후에도 구체적 상황 파악을 위한 증거가 부족하다고 판단하면 압수수색 영장을 신청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경찰 관계자는 “압수수색 영장 문제는 추후 검토해 결정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해 김씨 변호인단은 경찰이 사건과 관련 없는 사생활까지 살펴보기 위해 조사과정에서 압수수색 영장까지 언급하고 있다고 반발했다. 변호인단은 “휴대전화를 경찰에 임의제출하는 것은 김 기자와 손 대표 사이 오간 대화와 메시지 내용을 확인하라는 것”이라면서 “하지만 경찰은 김씨와 변호인 간의 대화 등까지 모두 열람하겠다고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범죄 혐의와 관련 없는 사생활까지 경찰이 보겠다는 것은 피의자의 방어권을 심각하게 침해한 것”이라며 “만약 절차상 위법성이 발견될 경우 강력한 법적 대응에 나설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씨는 지난 1월 10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의 한 일식 주점에서 손 대표에게 폭행을 당했다고 경찰에 신고해 논란의 중심에 섰다. 이에 손 대표는 “김씨가 불법적으로 취업을 청탁했으나 뜻대로 되지 않자 오히려 협박한 것”이라고 반박하며 검찰에 공갈미수·협박 혐의로 김씨를 고소했다. 그러자 김씨는 지난달 8일 폭행치상·협박·명예훼손 혐의로 손 대표를 맞고소했다. 경찰은 지난달 16일 손 대표를, 지난 1일 김씨를 경찰서로 불러 조사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포토] ‘밝은 안색’ 조현오, 공판 출석

    [포토] ‘밝은 안색’ 조현오, 공판 출석

    ‘이명박 정부 댓글조작 지시’ 의혹을 받고 있는 조현오 전 경찰청장이 18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등 혐의 관련 7차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뉴스1
  • [특파원 칼럼] 일본의 ‘피해자 프레임’ 구축에 대응하려면/김태균 도쿄 특파원

    [특파원 칼럼] 일본의 ‘피해자 프레임’ 구축에 대응하려면/김태균 도쿄 특파원

    현재 진행되고 있는 한일 간 마찰을 훨씬 더 집요하게 자국민과 국제사회에 이슈화하고 있는 쪽은 일본이다. 정부와 정치권, 미디어가 입을 모아 ‘1965년 국교 정상화 이후 최악의 한일 관계’로 현 상황을 규정하며, 국민들의 경계심을 자극하고 내부 결속을 도모하고 있다. 미국 등 국제 외교무대에서 자국의 정당성을 강변하는 데도 열을 올리고 있다. 일본이 역점을 두고 있는 것은 자신들이 한국에 당했다고 포장하는 ‘피해자 프레임’의 구축이다. 한일 관계가 역대 최악의 상황이 됐고, 그 과정에서 실질적인 위협을 한국 측으로부터 받고 있는데, 이는 순전히 문재인 정부 때문이라는 논리를 펴고 있다. 오래전에 끝난 조선인 강제 동원 배상 문제를 한국이 다시 들고나와 일본 기업에 위해를 가하려 한다고 주장하고, 한국 군함이 공격용 화기관제 레이더로 자위대 초계기를 겨냥했다고 도발적인 선전전을 펴는 것은 일본이 ‘가해자가 아닌 피해자’의 입장에 있음을 강조하기 위한 것이다. 한국이 더이상 과거 식민지배 피해자가 아니라 부당하게 일본을 공격하고 있는 존재라는 조작된 이미지를 부각시켜 보려는 것이다. 또 향후 대항 조치라는 명목으로 한국에 보복적 행동을 취하는 데 나름의 정당성을 확보하기 위한 명분 축적 차원이기도 하다. 일본 사회 저류의 분위기는 과거와 크게 달라져 있다. 식민 지배 종식 이후 상당한 시간이 흐른 가운데 역사수정주의가 득세하고 아베 신조 보수정권의 집권이 지속되면서 가해의 역사에 겸허한 인식을 갖는 사람이 크게 줄어들었다. 한국의 반성과 사죄 요구에 대한 염증을 뜻하는 이른바 ‘사죄 피로’의 공감대도 광범위하게 형성돼 있다. 이런 가운데 다방면에서 한국과 일본의 격차가 축소되고, 한국 경제에서 일본이 차지하는 영향력이 줄면서 오랜 세월 “깜냥도 안 되면서 ‘극일’을 외치는 옛 식민지” 수준에 머물렀던 한국에 대한 인식도 크게 바뀌었다. 현재 상황들은 비단 이번 갈등뿐 아니라 향후 전반적인 한일 간 상황 전개가 지금까지와는 사뭇 달라질 것임을 일러 주고 있다. 지금까지와는 차원이 다른 새로운 대응체계 구축을 한국도 서둘러야 한다는 얘기다. 이를 위해서는 일본 정부가 정권의 지지 기반을 탄탄히 하기 위해 한국에 필요 이상의 강경한 입장을 취하고 있다는 따위의 단순하고 정형적인 분석 틀에서 벗어나야 한다. 노동 통계 조작 등 이런저런 어려움에 빠져 있는 아베 정권에 이번 갈등 국면이 크게 도움이 된 것은 분명하지만, 그런 편의적 분석에 매몰되는 것은 변화한 전체 흐름을 파악하는 데 전혀 도움이 되지 못한다. 징용배상 소송과 관련해 일본은 여러 차례에 걸쳐 자국 기업이 피해를 보게 되면 한국에 단호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혀 왔다. 승소 판결에 따른 한국 측의 법적 조치가 최종 단계에 이르면 일본의 보복 조치도 현실화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일본의 배상을 실현하기 위한 한국의 행동이 이대로 끝날 것이 아니라면 그들 역시 말로만 끝날 것이라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 줄곧 한국이 국제 규약을 지키지 않는다고 비난해 온 일본 정부는 그들의 공언대로 ‘법과 규정을 어기지 않는 한도’에서 한국에 취할 수 있는 조치의 리스트를 작성하고 있다. 이미 일본 정부 안팎에는 ‘너무나 교묘해 지금 당장은 상상하기 힘들지만, 막상 발표되고 나면 모두가 깜짝 놀랄 만한 대항 조치를 확보했다’는 말이 퍼져 있다. 일본이 한국을 가해 당사자로 몰아가며 과거와 다른 대응을 강구하고 있는 만큼 한국의 대응 자세에도 변화가 필요하다. 흥분과 분노보다는 냉정한 눈으로 일본을 정면으로 직시하며 탄탄한 방벽을 쌓아 올려야 할 시점이다. windsea@seoul.co.kr
  • 남·북·미 시각차 우려에… 靑 “비핵화 개념 측정 가능하게 정의하자”

    남·북·미 시각차 우려에… 靑 “비핵화 개념 측정 가능하게 정의하자”

    구체적 상태 합의·공유 없인 결렬 반복 남·북·미 간 신뢰와 ‘정치적 결단’ 필수 北 완전한 비핵화 위해 ‘초기 성과’ 강조 “일괄타결 아닌 단계적 진전이 현실적”청와대 고위관계자가 17일 미국의 일괄타결론에 대해 부정적 시각을 드러내면서 완전한 비핵화에 대한 남·북·미 간 개념 공유를 강조하고 나섰다. 특히 비핵화의 ‘조작적 정의’(operational definition) 개념을 언급해 주목된다. 이는 추상적 개념을 측정 가능한 상태로 정의하는 것을 의미하는데, 완전한 비핵화 개념에 대한 북미 간 시각차를 측정 가능한 구체적 상태로 합의할 필요성을 제기한 것으로 해석된다. 완전한 비핵화에 대한 개념을 먼저 합의하지 않으면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과 같은 결렬이 반복될 우려가 있다고 보고 개념 정리부터 다지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이 고위관계자는 “비핵화의 일반적 개념에 대해서는 대체로 (남·북·미가) 공유하고 있다”며 “비핵화의 조작적 정의에 대한 합의를 어떻게 이룰지가 큰 과제이며, 순서나 정의를 정하는 것 등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는 북핵 문제를) 30년간 논의하며 거의 시도된 적이 없다”고 했다. 완전한 비핵화가 궁극적 목표라는 것은 남·북·미가 동의하지만 ‘북한 핵능력의 무력화 상태’인 비핵화의 조작적(측정 가능한) 정의는 아직 합의되지 못했다는 의미다. 결국 하노이 2차 정상회담에서 미국은 매우 큰 개념인 ‘대량살상무기(WMD)를 포함한 모든 비핵화의 일괄타결’을 제시했고, 북한은 일부인 ‘영변핵시설의 폐기’를 제시하면서 2차 북미 정상회담이 결렬됐다는 의미로 읽힌다. 그는 비핵화의 조작적 정의에 대해 “남·북·미 3자 정상 간의 신뢰를 바탕으로 결단을 내릴 수 있는 것으로 본다”면서도 “비핵화의 최종 상태를 어떻게 지표나 인덱스로 만들어 어떤 방식으로 실현시켜 나가느냐 등이 굉장히 힘든 문제고 아주 고도의 정치적 결단을 필요로 한다”고 설명했다. 결국 3자 정상 간 정치적 결단이 긴요하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이 어려운 정치적 퍼즐을 푸는 방식으로는 ‘상호 신뢰’를 언급했다. 그는 ‘노딜은 나쁜 딜보다 낫다’는 말로 굳건한 한미 공조를 강조한 뒤 “하지만 완전한 비핵화를 일시에 달성하는 건 현실적 어려움이 있다. ‘전부 아니면 전무’(All or Nothing) 전략에 대해 재고해 볼 필요가 있다”고 했다. 이어 북한이 포괄적 비핵화 로드맵에 합의토록 견인하려면, 비핵화의 의미 있는 진전에 대해 연속적 ‘초기 성과’를 거둬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렇게 형성된 상호 신뢰를 바탕으로 최종 목표를 달성하자는 것이다.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결국 전방위에서 한 번에 비핵화를 진행하는 것은 불가능한 만큼 긴 시간과 복잡한 정치적 결단 등이 필요하다”며 “그보다 초기 신뢰구축 조치를 통해 빠르게 북핵의 비가역적 단계로 나아가자는 현실적이고 합리적인 대안을 제시한 것”이라고 했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 박원순 서울시장 등 민주 시·도지사 ‘김경수 불구속’ 탄원

    박원순 서울시장 등 민주 시·도지사 ‘김경수 불구속’ 탄원

    박원순 서울시장 등 더불어민주당 소속 시·도지사들이 김경수 경남도지사의 불구속 재판을 법원에 탄원한다. 17일 서울시에 따르면 박 시장 등은 18일 김 도지사의 2심을 맡은 서울고법 형사2부(차문호 부장판사)에 탄원서를 제출한다. 박 시장 등은 탄원서에서 “현직 도지사가 법정 구속되는 사례가 매우 이례적이며, 경남 경제 재도약 과정에 김경수 지사의 부재가 야기할 큰 타격과 도민의 피해를 헤아려주시길 사법부에 간곡히 청한다”고 말했다. 자유한국당 소속인 권영진 대구시장, 이철우 경북지사, 무소속 원희룡 제주지사는 탄원서 서명에 반대해 이름을 올리지 않았다. 문재인 대통령의 최측근인 김 지사는 ‘드루킹’ 김동원씨의 댓글조작에 가담한 혐의로 기소돼 지난 1월 30일 1심에서 징역 2년의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 구속됐다. 2심 재판부는 19일 오전 10시 30분 항소심 첫 공판을 열고 김 지사 측이 청구한 보석(보증금 등 조건을 내건 석방) 청구 등을 심리한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바다 위 ‘윤창호법’ 발의…박재호 “혈중알코올 0.08% 이상 선박 운항 시 5년 이하 징역”

    바다 위 ‘윤창호법’ 발의…박재호 “혈중알코올 0.08% 이상 선박 운항 시 5년 이하 징역”

    러시아 화물선의 광안대교 충돌 사고를 계기로 해상 음주 운항에 대한 처벌을 강화하는 법이 발의됐다. 더불어민주당 박재호(부산 남구을) 의원은 17일 술에 취한 상태에서 선박을 운항한 사람 등에 대한 처벌 등을 강화하는 내용의 해사안전법, 선박직원법 일부개정안을 각각 대표 발의했다고 밝혔다. 해사안전법 개정안은 술에 취한 상태에서 선박(5t 미만의 선박은 제외, 단 여객정원이 13명 이상인 선박과 낚시어선업을 하기 위해 신고된 어선 등과 외국선박은 포함)의 조타기를 조작하거나 그 조작을 지시한 운항자 또는 도선을 한 사람에 대해 혈중알코올농도 0.03% 이상~0.08% 미만이면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했다. 0.08% 이상이면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원 이하의 벌금을 받도록 했다. 현행법에 일률적으로 0.03% 이상이면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한 것을 세분화해 처벌을 강화한 것이다. 또 0.03% 이상의 음주 운항이 2회 이상 적발되면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70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하도록 했다. 해양경찰청 소속 경찰공무원 측정 요구에 따르지 않으면 혈중알코올농도에 관계없이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하도록 규정을 강화했다. 선박직원법 개정안은 혈중알코올농도 0.03% 이상~0.08% 미만이면 업무정지 6개월, 0.08% 이상이거나 측정에 불응하면 업무정지 1년을 명하도록 했다. 또 0.03% 이상 음주 운항이 2회 이상 적발되면 면허 취소가 가능하도록 했다. 현행법에는 술에 취한 상태에서 운항하기 위해 조타기를 조작 또는 지시하거나 측정에 불응하면 해양경찰청의 요청에 따라 해양수산부 장관이 해기사의 면허를 정지 또는 취소할 수 있도록 한 게 전부다. 박 의원은 “도로교통법과 달리 음주 운항은 술에 취한 정도와 위반행위의 횟수에 대한 구분 없이 처벌이 일률적이고 수위도 비교적 낮은 실정”이라며 “음주 운항이 근절되지 않는 데다 바다에서 음주 사고가 발생하면 도로보다 피해가 훨씬 큰 만큼 이를 바로잡고자 했다”고 밝혔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생존율 30% 미만의 전이성 위암 원인 알고보니…

    생존율 30% 미만의 전이성 위암 원인 알고보니…

    한국과 몽골, 일본, 중국 등 동아시아에서 가장 많이 발생하는 암 중 하나가 바로 위암이다. 지난해 중앙암등록본부가 발표한 국내 암 발병률과 사망률 예측보고에 따르면 폐암에 이어 위암은 2번째로 발병률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전이성 위암은 5년 생존률이 30% 미만으로 예후가 좋지 않은 악성 암이다.다른 암들과 함께 위암 역시 암조직을 잘라내는 외과수술과 함께 화학약물이나 표적치료제, 방사선치료 같은 항암요법이 많이 쓰이고 있지만 전이성 위암은 생존률과 치료율을 높이기 위해 표적을 찾고 있으나 쉽지 않다. 국내 연구진이 위암 전이를 일으키는 유전자 기능을 밝혀내고 이를 활용한 새로운 전이성 위암 치료법을 제시해 주목받고 있다. 울산대 의대 최경철 교수, 연세대 의대 윤호근, 정재호 교수 공동연구팀은 위암 전이를 일으키는 원인으로 알려진 ‘EPB41L5’ 유전자 기능을 규명하고 EPB41L5 항체를 이용한 위암 치료법을 제시했다고 17일 밝혔다. 이번 연구결과는 종양 생물학 분야 국제학술지 ‘클리니컬 캔서 리서치‘ 최신호에 실렸다. 연구팀은 암 환자 생존률을 분석하는 ‘카플란-마이어 분석’과 DNA 분석법의 일종인 ‘올리고뉴클레오타이드 마이크로어레이’를 통해 EPB41L5 유전자 발현이 전이성 위암환자의 낮은 생존율과 관련이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암의 성장과 전이에 관여하는 것으로 알려진 형질전환성장인자가 EPB41L5 유전자를 증가시키고 EPB41L5 유전자는 상피세포에서 간엽줄기세포로 전환되는 ‘상피-중배엽 전이’ 과정에 관여해 위암세포의 확산과 침윤성을 증가시킨다는 설명이다. 연구팀은 EPB41L5 유전자를 과발현시키고 형질전환성장인자를 조작해 전이성 위암을 유발시킨 생쥐에게 EPB41L5 유전자의 활성도를 떨어뜨리는 항체를 투여한 결과 위암 조직이 전이되는 것이 차단되고 생존율도 높아지는 것을 확인했다. 정재호 연세대 교수는 “이번 연구결과는 그동안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던 전이성 위암의 표적인자를 찾아내고 핵심 기능을 규명했다는데 의미가 크며 이를 통해 새로운 위암 치료법을 개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 김경수, 19일 재판서 구속 후 처음 모습 드러낸다

    김경수, 19일 재판서 구속 후 처음 모습 드러낸다

    김경수 경남도지사가 구속 이후 처음으로 모습을 드러낼 예정이다. 서울고법 형사2부(차문호 부장판사)는 오는 19일 오전 10시 30분 김경수 경남도지사의 항소심 첫 공판을 연다고 오늘(17일) 밝혔다. 김 지사는 지난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고 구속됐다. 재판부는 김 지사 측이 청구한 보석(보증금 등 조건을 내건 석방) 심문도 함께 진행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김 지사는 이번 사건에 대한 자신의 입장을 밝힐 것으로 보인다. 다만 불구속 상태에서 재판을 받아야 하는 이유를 주로 호소할 것으로 관측된다. 앞서 김 지사 측은 현직 도지사로서 업무를 처리해야 하고, 증거 인멸과 도주 우려가 없는 만큼 불구속 상태에서 재판을 받게 해달라며 보석을 청구했다. 반면 허익범 특별검사팀은 김 지사의 혐의가 중대하고, 드루킹 일당을 회유할 우려가 있어 보석을 허가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할 것으로 보인다. 김 지사는 드루킹 김동원씨 일당과 공모해 2016년 11월 무렵부터 당시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의 당선을 위해 댓글 조작 프로그램 ‘킹크랩’을 이용한 불법 여론조작을 벌인 혐의(컴퓨터등장애업무방해)로 기소됐다. 또 드루킹과 지난해 6·13 지방선거까지 댓글 조작을 계속하기로 하고, 그 대가로 일본 센다이 총영사직을 제안한 혐의(공직선거법 위반)도 받는다. 1심인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2부는 김 지사의 혐의를 모두 유죄로 인정하고, 그의 댓글 조작 혐의에 대해 징역 2년의 실형을 선고하고 법정 구속했다.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에는 징역 10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김 지사는 구속 직후 변호인을 통해 밝힌 입장문에서 1심 재판장인 성창호 부장판사를 두고 “양승태 전 대법원장과 특수관계인 것이 재판에 영향이 있지 않을까 주변에서 우려했다”며 “우려가 현실로 드러났다”고 의혹을 제기한 바 있다. 곽혜진 기자 demian@seoul.co.kr
  • ‘밤샘 조사’ 정준영 “황금폰 제출”…승리 “입영 연기”

    ‘밤샘 조사’ 정준영 “황금폰 제출”…승리 “입영 연기”

    승리 16시간·정준영 21시간 고강도 경찰 조사민감 현안 질문에 답변 피해…유리홀딩스 대표도 조사성접대 의혹이 불거진 빅뱅 멤버 승리(본명 이승현·29)와 성관계 동영상 불법 촬영·유포 논란에 휩싸인 가수 정준영(30)이 각각 16시간, 21시간여에 걸친 밤샘조사를 받고 15일 귀가했다. 전날 오전 10시쯤 서울지방경찰청에 출석한 정씨는 이날 오전 7시7분쯤 조사를 마치고 나왔다. 정씨는 취재진에게 “조사에서 성실하고 솔직하게 진술했고, 이른바 ‘황금폰’도 있는 그대로 제출했다”며 “물의를 일으켜 정말 죄송하다”고 말했다. “카카오톡 대화 내역 중 ‘경찰총장’이 누구냐”는 질문에는 “조사를 통해 말씀드리겠다”고 말을 아꼈다. 정씨는 “불법촬영 혐의를 인정하느냐”, “경찰 유착 의혹이 사실인가’ 등 이어진 질문에는 답을 피한 채 준비된 카니발 차량에 올라타 경찰서를 빠져나갔다. 정준영은 승리와 함께 있는 카카오톡 대화방 등에 불법 촬영한 것으로 의심되는 성관계 동영상을 유포한 혐의를 받는다. 앞서 정준영은 2015년 말 한 카카오톡 대화방에서 여성들과의 성관계 사실을 언급하며 몰래 촬영한 영상을 전송하는 등 동영상과 사진을 지인들과 수차례 공유한 것으로 전해졌다.피해자도 10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경찰은 정준영이 올린 영상들이 상대방의 동의를 구하지 않았을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해당 영상이 촬영·유포된 경위를 집중적으로 캐물었다.외국인 투자자 성접대 의혹과 관련해 전날 오후 2시쯤 경찰에 출석한 승리는 16시간여에 걸쳐 조사를 받고 이튿날 오전 6시 14분쯤 귀가했다. 조사를 마치고 나온 승리는 취재진에 “성실히 조사를 마치고 나왔다”며 “오늘부로 병무청에 정식으로 입영 연기신청을 할 예정이다. 허락만 해 주신다면 입영 날짜를 연기하고 마지막까지 성실하게 조사받는 모습을 보이겠다”고 밝혔다. 승리의 변호사는 “성매매 알선 혐의를 조사 중 인정했느냐”는 질문에 “어제 오후에 추가로 제기된 승리 씨의 의혹과 관련해 그저께 모 언론사에서 그러한 제보를 받았다는 연락을 받았다”며 “사실관계 확인을 요청받아 알고 있는 모든 것을 설명했고,그 언론사에서는 (제보를) 기사화하지 않았다는 점을 참고해달라”고 답했다. 이 변호사는 “새롭게 제기된 의혹에 대해서는 조만간 입장을 정리해 말씀드리겠다”고 밝혔다. 승리는 “버닝썬 실소유주가 맞느냐”, “공개된 카톡 내용이 조작되었다고 생각하느냐” 등 이어진 질문에는 답하지 않고 준비된 검은색 카니발 승용차로 경찰서를 빠져나갔다.승리의 경찰 출석은 이번이 두 번째다. 지난달 27일 피내사자 신분으로 한 차례 경찰 조사를 받았고 이후 이달 10일 성매매알선 등 행위의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정식 입건됐다. 경찰은 이들을 상대로 외국인 투자자를 위한 접대 자리가 만들어졌는지,이 자리에 여성들이 동원됐는지 집중적으로 조사했다. 승리와 정씨는 경찰 조사를 받으면서 모두 휴대전화를 임의제출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이들이 제출한 휴대전화는 이번 사건을 둘러싼 일이 벌어진 2015∼2016년 당시에 쓰던 휴대전화인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상당한 시일이 흘러 이들이 낸 휴대폰이 당시의 것일지는 의구심이 든다는 견해도 많다. 앞서 경찰은 승리의 성접대 의혹이 담긴 카카오톡 대화 내용이 언론을 통해 공개되자 내사를 벌여왔다.한편 전날 경찰에 소환된 유리홀딩스 대표 유모씨도 승리보다 앞선 오전 6시쯤 귀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승리와 같은 카톡방에 있던 김모씨도 밤새 피의자조사를 마치고 오전 6시40분쯤 귀가했다. 경찰은 승리, 정준영 등이 참여한 대화방에서 경찰 고위 인사가 자신들의 뒤를 봐주는 듯한 대화가 오가는 것을 확인하고 이들을 상대로 경찰 유착 의혹에 관해서도 확인했다. 경찰은 조사 대상자들로부터 ‘최고위직은 아니다’라는 취지의 진술을 확보해 정확한 대상자와 부적절한 거래가 있었는지 확인 중이다. 이기철 선임기자 chuli@seoul.co.kr
  • 16시간 조사 승리 귀가... “입영 연기하겠다”

    16시간 조사 승리 귀가... “입영 연기하겠다”

    외국인 투자자 성접대 의혹과 관련해 경찰에 출석한 그룹 빅뱅의 승리(본명 이승현·29)가 16시간여에 걸쳐 조사를 받고 15일 귀가했다. 전날 출석해 이날 오전 6시14분쯤 조사를 마치고 나온 승리는 취재진에 “성실히 조사를 마치고 나왔다”며 “오늘부로 병무청에 정식으로 입영 연기신청을 할 예정이다.허락만 해 주신다면 입영 날짜를 연기하고 마지막까지 성실하게 조사받는 모습을 보이겠다”고 밝혔다. 승리의 변호사는 “성매매 알선 혐의를 조사 중 인정했느냐”는 질문에 “어제 오후에 추가로 제기된 승리 씨의 의혹과 관련해 그저께 모 언론사에서 그러한 제보를 받았다는 연락을 받았다”며 “사실관계 확인을 요청받아 알고 있는 모든 것을 설명했고,그 언론사에서는 (제보를) 기사화하지 않았다는 점을 참고해달라”고 답했다. 이 변호사는 “새롭게 제기된 의혹에 대해서는 조만간 입장을 정리해 말씀드리겠다”고 밝혔다. 승리는 “버닝썬 실소유주가 맞느냐”,“공개된 카톡 내용이 조작되었다고 생각하느냐” 등 이어진 질문에는 답하지 않고 준비된 검은색 카니발 승용차로 경찰서를 빠져나갔다. 승리는 전날 오후 2시쯤 성매매알선 등 행위의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 피의자 신분으로 서울지방경찰청에 출석했다. 승리의 경찰 출석은 이번이 두 번째다.지난달 27일 피내사자 신분으로 한 차례 경찰 조사를 받았고 이후 이달 10일 성매매알선 등 행위의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정식 입건됐다. 경찰은 이들을 상대로 외국인 투자자를 위한 접대 자리가 만들어졌는지,이 자리에 여성들이 동원됐는지 집중적으로 조사했다. 앞서 경찰은 승리의 성접대 의혹이 담긴 카카오톡 대화 내용이 언론을 통해 공개되자 내사를 벌여왔다.승리는 2015년 12월 자신이 함께 설립을 준비 중이던 투자업체 유리홀딩스의 유 모 대표,직원 등이 속한 카카오톡 대화방에서 서울 강남 클럽을 각종 로비 장소로 이용하고 투자자에게 성접대하려 한 것으로 보이는 대화를 주고받은 내용이 최근 공개됐다. 이 카톡 대화에는 승리가 외국인 투자자 접대를 위해 강남의 한 클럽에 자리를 마련하라고 지시하는 내용이 담겼다. 한편 전날 경찰에 소환된 유리홀딩스 대표 유모씨도 승리보다 앞선 오전 6시쯤 귀가한 것으로 알려졌다.승리와 같은 카톡방에 있던 김모씨도 밤새 피의자조사를 마치고 오전 6시40분쯤 귀가했다. 이기철 선임기자 chuli@seoul.co.kr
  • [서울광장] 가자! ‘달빛 동맹’ 넘어…/송한수 부국장·사회2부장

    [서울광장] 가자! ‘달빛 동맹’ 넘어…/송한수 부국장·사회2부장

    1960년 3월은 봄을 기다리던 우리 2500만 국민에게 참 잔인했다. 자유당을 이끈 이승만(1875~1965)은 품었던 억지 대권을 그대로 움켜쥐려고 애썼다. 대통령과 부통령을 뽑은 15일은 ‘검은 화요일’이었다. ‘선거비리 백화점’으로 불러도 좋았다. 엉뚱한 핑계를 대 야당 참관인을 내쫓은 틈에 투표를 조작했다. “선거에 익숙하지 않은 국민을 지도한다”며 3~7명을 한 조로 묶어 함께 투표하라고 윽박질렀다. 미리 매수한 사람에게 여당 후보들을 찍는지 감시하라고 시킨 일이다. 심지어 세상을 뜬 이들을 선거인 명부에 실었다. 개표함 바꿔치기, 야당 표 빼돌리기 수법도 썼다. 오죽하면 부통령 득표율이 처음엔 115%로 집계됐다지 않은가. 너무나 혼탁해 일찌감치 도드라진 동티에 들불처럼 들고일어난 곳이 있었다. 바로 2월 28일 대구(옛 달구벌)다. 까까머리 고교생 1200여명이 야무지게 결의를 밝혔다. “백만 학도여, 피가 있거든 신성한 권리를 위해 서슴지 말고 일어서라”고 외쳤다. 4·19혁명을 잇는 최초 민주화운동이었다. 민심을 된통 거스른 이승만은 거센 저항에 부딪혀 4·19 일주일 뒤 대통령 자리를 내놨다. 1~3대 통틀어 12년을 버티던 터였다. 그리고 한 달을 채 견디지 못하고 미국 하와이로 줄행랑을 놓고 말았다. 망명자 신세로 펄썩 주저앉은 것이다. 오늘날에 이르기까지 유명한 말을 남긴 장본인이다. 아쉽다고나 할까. 교훈을 심지는 못한 듯하다. “뭉치면 살고 흩어지면 죽는다”던 연설은 과연 무엇을 겨냥한 셈인가. 해방 후 친일파 청산을 부르짖던 사람들이 이를 결속 구호로 쓴 친일파들에게 도리어 적폐 세력으로 내몰렸던 사실을 떠올리게 만든다. 2·28의거는 어언 20년 세월을 건너 광주(빛고을)에서 봇물처럼 터진 5·18민주화운동에 가닿는다. 힘을 앞세운 ‘아닌 것’과 어기차게 맞선 전통으로 만난다. ‘달빛 동맹’이 곧 열 돌을 맞는다. 달구벌과 빛고을에서 딴 명칭이다. 그저 머릿속으로 그리기만 해도 푸근해진다. 2009년 박광태 전 광주시장과 김범일 전 대구시장이 정부 공모사업인 의료산업 공동 유치에 지혜를 모으면서 싹을 틔웠다. 교류협력 협약을 맺어 광주 5·18기념식과 대구 2·28기념식에 시민들과 함께 번갈아 참여하고 있다. 나란히 시민 15명씩 꾸린 민간협력위원회도 돛을 올렸다. 공동 현안 해결과 교류협력 과제를 발굴, 추진하는 공식 기구로 해마다 지역을 오가며 정례회의를 갖는다. 민선 7기 이용섭 광주시장은 “자유한국당 의원들의 5·18 망언 사태 때인 지난달 16일 광주범시민궐기대회 직후 권영진 대구시장으로부터 ‘광주시민들께 사과 말씀을 드린다’는 글을 받고 형제 도시라는 뿌듯함에 짜릿했다. 두 도시민들의 성숙한 자세를 확인해 기쁘다”며 활짝 웃었다. 그는 2·28 기념식을 찾아 “이럴 때일수록 대구와 광주시민 사이의 연대를 강화해 역사 왜곡과 분열 정치를 막아야 한다”고 화답했다. 광주시는 또 두 도시의 연대를 상징하도록 228번 시내버스를 운행하기로 했다. 대구에선 518번 버스에 민주화운동의 의미를 부여하는 방안을 꾀하고 있다. 두 단체장은 다음달까지 연쇄 방문 강의를 통해 정서적 유대와 상호 이해를 넓힐 생각이다. 두 도시의 소통과 교류는 지역 균형발전을 상징하는 것으로 풀이한다. 정서적으로 가까워지려면 물리적 거리도 단축돼야 한다. 이 시장은 “190㎞에 불과한 거리인데 승용차로 2시간 30분이나 걸린다. 늦어도 2027년 달빛 내륙철도 건설을 마무리하면 1시간 이내에 오갈 수 있다”며 “우리 두 도시끼리 형제애를 두껍게 쌓아서 분열과 갈등을 극복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권 시장도 “영호남을 대표하는 내륙 중추 도시로서 경제적 협업에 적극 나서야 한다”며 “짙고도 많은 동질감을 바탕으로 사회간접자본(SOC), 경제, 산업, 문화, 체육 등 5개 분야 30개 공동협력 과제를 활발하게 추진하겠다”고 입을 앙다물었다. 갈수록 커지는 수도권과의 격차를 줄이고 남부권 공동 번영, 지역 균형발전을 이끌기 위해 두 지역의 협력과 교류는 반드시 필요하다. 더불어 두 지역 동맹을 통한 협력과 교류는 지역감정 해소를 거쳐 국민 대통합에도 큰 몫을 해낼 것으로 기대된다. 국민들은 제2, 제3의 ‘달빛 동맹’ 탄생을 기다린다. 그래서 ‘남남 갈등’을 이기고 ‘남북 화합’을 다지는 힘으로 거듭나길 바란다. 어렵게 여겨지는 화합이야말로 반갑고 고맙다. onekor@seoul.co.kr
  • [금요칼럼] 역사의 정원사/백승종 한국기술교육대 대우교수

    [금요칼럼] 역사의 정원사/백승종 한국기술교육대 대우교수

    봄이 온다. 싹이 움트기 시작한 나의 정원을 바라보다가 체코 작가 차페크를 떠올렸다. 그는 정원사들의 일상을 빌려 인간의 가슴속에 살아 있는 불멸의 낙관주의를 노래했다. 정원사의 꿈을 노래한 것이다. 이 장미가 내년에 꽃을 피우면 얼마나 멋질까를 생각하고, 10년 정도 지나면 저 가문비나무의 묘목이 얼마나 무성할까를 기대하는 것. 차페크는 정원사의 이런 마음으로, ‘초록 숲 정원’이 인간의 희망이라 주장했다. 한 사람의 역사가로서 나도 비슷한 생각을 한다. 역사가 인간의 희망이라고 말하고 싶다. 비록 구겨지고 초췌해진 역사라도 그것은 미래에 대한 우리의 희망이 될 수 있다고 믿는다. 이른바 인간이란 무엇이고 역사란 또 무엇일까. 인간의 특성에 관해서는 진즉부터 여러 가지 말이 있지마는, 무엇보다도 인간은 ‘역사적 존재’이다. 나의 삶은 내 아버지의 삶의 연장선상에 있다. 같은 논리로, 그것은 내 아버지의 아버지의 삶이기도 하고, 내 아들의 삶, 아들의 아들의 삶과도 무관하지 않다. 과거란 시간이 흐르면 저절로 사라지고 마는 허무한 것이 아니다. 긍정과 부정, 어떤 의미로든 우리는 역사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 역사의 이러한 힘을 실감한 나머지, 그것을 독점하기 위해 온갖 술책을 구사하는 이들도 적지 않다. 정치가들이 대표적이다. 때로 그들은 국가권력을 동원해서 역사를 왜곡하고 조작한다. 역사를 움켜쥐면 현실을 쉽게 장악할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가장 대표적인 사례가 아마도 현대의 일본 정부일 것이다. 그들은 오래전부터 독도에 대한 자국의 영유권을 주장하고 있다. 명백한 역사 조작이다. 19세기 말까지 일본에서 제작된 30개가량의 동아시아 지도에는 울릉도 일대가 한국 영토로 정확히 표기돼 있다. 1920년대 중반에 간행된 일본지도에서조차 ‘동해’는 여전히 ‘조선해’(朝鮮海)라고 표기될 정도였다. 요컨대 독도에 대한 일본의 영유권 주장이란 아예 처음부터 어불성설이었다. 독도는 역사적으로 한국 땅인 것이 명명백백하다. 이런 사실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으면서도, 일본 정부는 역사적 사실을 철저히 외면한 채 독도가 자국 소유라는 주장을 그치지 않는다. 큰 틀에서 보면, 역사 왜곡 문제가 독도에 한정되지도 않는다. 하필 일본이란 나라에 국한된 일도 아니다. 국내에도 비슷한 경우가 적지 않다. 억울하기 짝이 없는 ‘제주 4·3 사건’도 그러하고, 5·18광주민주화운동을 바라보는 비뚤어진 시각도 어제오늘의 문제가 아니다. 요즘에는 ‘촛불시민혁명’을 왜곡하거나 평화체제 구축을 위한 남북한 당국의 노력조차 가차 없이 왜곡하는 정치세력이 횡행한다. ‘역사적 존재’로서 우리는 역사를 제대로 알아야 한다. 그러하지 못하면 이기적인 정치집단이 조작한 거짓 역사가 사회적 분위기를 지배해 크고 작은 문제를 일으킬 것이다. 그런 점에서 역사란 현실보다 더 현실적인 위력을 가진다. 경계할 일이다. “지나간 시간을 오늘의 삶을 위해 부활시키고, 이미 일어난 사건을 기초로 역사를 만드는 힘. 그 힘에 의해 인간은 비로소 인간이 된다.”(니체, ‘반시대적 고찰’) 니체의 이러한 주장에 나는 십분 공감한다. 과거와 현재는 사물과 그 그림자에 해당한다. 표현을 달리하면, 그것은 곧 씨앗과 열매의 관계이기도 하다. 역사는 현재와 미래의 삶을 역동적으로 만드는 일이므로, 봄을 가꾸는 정원사의 일과 다를 바 없다. 차페크의 정원사에게는 겨울을 이기고 피어날 꽃과 나무가 미래의 희망이었다. 역사적 존재인 인간에게는 내일의 역사가 바로 희망이다. 아픈 기억이라도 외면하지 말자. 역사에 대한 깊은 성찰은, 과거를 멋대로 점령하려는 세력들이 꾸민 음모의 산등성이 너머에 여전히 한 줄기 빛이 존재함을 증명한다.
  • 대법 “댓글수사 방해, 민주주의 훼손” 남재준 3년 6개월형

    대법 “댓글수사 방해, 민주주의 훼손” 남재준 3년 6개월형

    박근혜 정부 당시 국가정보원 댓글 공작사건의 수사와 재판을 방해한 혐의로 기소된 남재준(75) 전 국정원장이 대법원에서 실형이 확정됐다. 대법원 2부(주심 노정희)는 14일 위계공무집행방해 등 혐의로 기소된 전직 국정원 간부들의 상고심에서 남 전 원장에게 징역 3년 6개월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함께 재판을 받은 서천호(58) 전 국정원 2차장은 징역 2년 6개월, 사건 당시 국정원 파견근무를 했던 장호중(52·사법연수원 21기) 전 부산지검장과 이제영(45·30기) 전 의정부지검 부장검사는 각각 징역 1년과 징역 1년 6개월이 확정됐다. 남 전 원장 등 전직 국정원 간부들은 2013년 검찰의 국정원 댓글 공작사건 수사에 대응하기 위해 ‘현안 태스크포스(TF)’를 만들고 압수수색에 대비해 가짜 심리전단 사무실과 허위·조작 서류를 만드는 등 수사를 방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또 댓글 사건 재판에 증인으로 소환된 국정원 직원 8명에게 “심리전단 사이버 활동은 정당한 대북 심리전 활동이고 직원들이 작성한 글은 개인적 일탈에 불과하다”는 TF 대응기조에 따라 허위 진술을 하게 하고 증인 출석을 막기 위해 출장을 보낸 혐의도 있다. 1심은 “국정원의 헌법상 중립 의무를 어기고 조직적으로 정치와 선거에 개입한 것으로 민주주의와 헌법의 근간을 훼손한 중대 범죄”라며 남 전 원장에게 징역 3년 6개월과 자격정지 2년, 장 전 지검장에게 징역 1년과 자격정지 1년을 선고했다. 2심에서는 일부 국가정보원 위반 혐의에 대해 무죄가 나와 1심에서 전직 간부들에게 내려졌던 자격정지 1~2년은 모두 취소됐다. 대법원은 2심 판단이 맞다며 이날 판결을 확정했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김호 전 대전시티즌 대표이사 경찰 조사

    신인 선수 선발 부정 의혹을 조사 중인 대전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14일 김호 전 대전시티즌 대표이사를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지난 13일 오후 김 전 대표를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채점표가 수정된 것을 언제 알았는지 등을 1시간 정도 조사했다. 김 대표는 경찰에서 “언론 보도가 난 뒤에 채점표가 수정된 사실을 알았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전 대표는 최근 건강상의 이유로 대표이사를 사퇴했다. 경찰은 앞서 고종수 감독 등 평가위원 5명을 업무방해 혐의를 두고 조사했고, 재소환해 관련 의혹을 집중 조사하겠다고 했다. 대전시티즌 선수 선발 부정 의혹 사건은 공개테스트로 선발된 최종후보 15명 중 일부의 점수가 조작됐다며 지난해 12월 제기됐다. 대전 이천열 기자 sky@seoul.co.kr
  • 김경수 항소심 19일 시작...보석심문도 같이

    김경수 항소심 19일 시작...보석심문도 같이

    드루킹 일당과 공모해 포털사이트 댓글 공감 수를 조작한 혐의로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구속된 김경수 경남지사에 대한 항소심 재판이 오는 19일 시작된다.서울고법 형사2부(부장 차문호)는 컴퓨터 등 장애업무방해 등 혐의로 1심에서 징역 2년을 선고받고 구속돼 있는 김 지사에 대한 첫 공판기일을 오는 19일 오전 10시 30분에 열기로 했다. 지난달 14일 항소심이 접수된 지 34일 만에 열리는 첫 기일이다. 이날은 김 지사에 대한 보석 심문도 함께 진행한다. 김 지사 측은 지난 1월 30일 1심 선고와 함께 법정구속된 지 37일 만인 지난 8일 재판부에 보석을 신청했다. 최근 이명박 전 대통령이 보석으로 풀려나는 등 보석에 대한 관심이 모이고 있는 만큼 김 지사의 보석 여부에도 시선이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보석 여부는 이날 심문 등을 토대로 재판부가 추후에 결정한다. 1심 선고 형량이 지나치게 가볍다며 항소장을 제출한 특검 측은 보석을 불허해달라고 요청할 전망이다. 특검팀은 김 지사의 범죄 혐의가 선거와 관련돼 있어 중대하고, 김 지사 측이 드루킹 일당의 진술 신빙성에 꾸준히 문제를 제기했던 만큼 불구속 상태에서는 진술을 왜곡할 우려가 있다는 주장을 내세울 것으로 보인다. 한편 13일 경남 지역 시민단체들이 모인 ‘김경수 도지사 불구속 재판을 위한 경남도민운동본부’는 “도정 공백을 막고 경남도민의 유권자로서 선택은 존중돼야 한다”면서 15만 4000여명의 탄원 서명을 항소심 재판부에 제출했다. 유영재 기자 young@seoul.co.kr
  • ‘성접대 의혹’ 승리 “진실된 답변으로…” 경찰 출석[영상]

    ‘성접대 의혹’ 승리 “진실된 답변으로…” 경찰 출석[영상]

    “다시 한번 사죄”…혐의 인정 여부는 묵묵부답또다른 피의자 유씨도 취재진 피해 출석해외 투자자를 상대로 성 접대를 했다는 의혹을 받는 가수 승리(본명 이승현·29)가 14일 오후 경찰에 출석했다. 승리는 이날 오후 2시쯤 검은색 밴을 타고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대에 출두해 “다시 한 번 고개 숙여 사죄드린다. 제가 무슨 말씀을 드리는 것보다 진실된 답변으로 조사에 임하겠다”고 말했다. 성 접대 혐의를 부인하는지, 카톡 조작에 대한 입장은 그대로인지 등 취재진의 질문에는 대답하지 않았다. 승리는 지난달 27일 피내사자 신분으로 경찰 조사를 받은 뒤 지난 10일 성매매알선 혐의(성매매처벌법 위반)로 입건됐다. 승리는 2015년 12월 서울 강남 클럽들을 각종 로비 장소로 이용하고 해외 투자자에게 성 접대를 했다는 혐의를 받는다. 승리, 정준영(30), 유리홀딩스 대표 유모씨 등이 당시 나눈 카카오톡 대화방에는 접대 관련 내용이 담겨있다. 이날 경찰 출석하기로 한 유씨도 낮 12시 50분쯤 취재진을 피해 서울경찰청에 들어와 조사를 받고 있다.경찰은 승리를 상대로 성 접대를 실제로 준비했는지 등을 추궁할 방침이다. 또 정준영, 승리, 유씨 등이 참여한 대화방에서 오간 ‘경찰 고위 인사 유착’ 의혹에 대해서도 확인할 예정이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2016년 7월쯤 카카오톡 대화방에서 ‘옆 업소가 우리 업소 사진을 찍어 (단속기관에) 찔렀는데 경찰총장이 걱정 말라고 하더라’라는 취지의 대화를 나눴다. ‘경찰총장’은 경찰 수장인 경찰청장의 오기(誤記)인 것으로 보인다. 또 그룹 FT아일랜드의 최종훈(29)이 2016년 2월 이태원에서 음주단속에 적발됐지만, 지인에게 부탁해 이와 관련한 보도를 무마했다는 대화도 나눴다. 승리와 함께 대화방에 있던 인물인 유리홀딩스 대표 유씨도 이날 경찰에 출석해 조사를 받을 예정이다. 한편 성폭력특별법(카메라 등 이용 촬영) 위반 혐의를 받는 정준영은 현재 경찰 조사를 받고 있다. 오전 10시쯤 검은색 정장 차림으로 서울 종로구 내자동 서울지방경찰청에 나타난 정준영은 “국민 여러분께 심려 끼쳐 드려 정말 죄송하다. 조사에 성실히 임하겠다”고 말했다. 경찰조사에서 휴대전화를 제출할 의사가 있는지와 2016년 무혐의 난 사건과 관련해 뒤를 봐준 경찰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대답하지 않았다. 정준영은 2015년 승리, 유리홀딩스 대표 유씨 등이 참여한 카카오톡 대화방에서 여성들과의 성관계 사실을 언급하며 몰래 촬영한 영상을 전송한 혐의를 받는다. 정준영은 다른 지인들과의 카톡방에도 문제의 동영상과 사진 등을 수차례 올렸다. 또 정준영의 지인들은 여성에게 수면제를 먹인 뒤 성관계하는 등 성폭행으로 의심되는 자신의 경험 등을 카톡방에서 공유했다는 의혹을 사고 있다. 경찰은 정준영이 동영상을 올린 대화방에 있던 그룹 하이라이트의 용준형(30)을 전날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하기도 했다. 경찰은 정준영으로부터 소변과 모발을 임의제출 받았으며 국립과학수사연수원에 마약류 정밀 감정을 의뢰했다. 또 과거 정준영이 휴대전화 복구를 맡겼던 사설 포렌식 업체에 대해 이틀째 압수수색을 벌이고 있다. 이하영 기자 hiyoung@seoul.co.kr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영상이 보이지 않으면 여기를 클릭해주세요.
  • 경찰 출석한 승리 “진실된 답변으로 조사 임하겠다”

    경찰 출석한 승리 “진실된 답변으로 조사 임하겠다”

    “무슨 말씀을 드리는 것보다 진실된 답변으로 조사 임하겠다”혐의 인정하는지, 카톡 조작 입장 그대로인지 묻는 질문엔 침묵해외 투자자를 상대로 성 접대를 했다는 의혹을 받는 가수 승리(본명 이승현·29)가 14일 오후 경찰에 출석했다. 승리는 이날 오후 2시 3분쯤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대에 출두해 “국민 여러분과 주변에서 상처 피해 받으신 분들께 다시 한 번 고개 숙여 사죄드린다”며 “제가 어떤 말씀드리는 것보다 진실된 답변으로 성실하게 조사 임하겠다”고 말했다. 성 접대 혐의를 부인하는지, 카톡 조작에 대한 입장은 그대로인지 등 취재진의 질문에는 대답하지 않았다. 승리는 지난달 27일 피내사자 신분으로 경찰 조사를 받은 뒤 지난 10일 성매매알선 혐의(성매매처벌법 위반)로 입건됐다. 승리는 2015년 12월 서울 강남 클럽들을 각종 로비 장소로 이용하고 해외 투자자에게 성 접대를 했다는 혐의를 받는다. 승리, 정준영(30), 유리홀딩스 대표 유모씨 등이 당시 나눈 카카오톡 대화방에는 접대 관련 내용이 담겨있다. 경찰은 승리를 상대로 성 접대를 실제로 준비했는지 등을 추궁할 방침이다. 또 정준영, 승리, 유씨 등이 참여한 대화방에서 오간 ‘경찰 고위 인사 유착’ 의혹에 대해서도 확인할 예정이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2016년 7월쯤 카카오톡 대화방에서 ‘옆 업소가 우리 업소 사진을 찍어 (단속기관에) 찔렀는데 경찰총장이 걱정 말라고 하더라’라는 취지의 대화를 나눴다. ‘경찰총장’은 경찰 수장인 경찰청장의 오기(誤記)인 것으로 보인다. 또 그룹 FT아일랜드의 최종훈(29)이 2016년 2월 이태원에서 음주단속에 적발됐지만, 지인에게 부탁해 이와 관련한 보도를 무마했다는 대화도 나눴다. 승리와 함께 대화방에 있던 인물인 유리홀딩스 대표 유씨도 이날 경찰에 출석해 조사를 받을 예정이다. 한편 성폭력특별법(카메라 등 이용 촬영) 위반 혐의를 받는 정준영은 현재 경찰 조사를 받고 있다. 오전 10시쯤 검은색 정장 차림으로 서울 종로구 내자동 서울지방경찰청에 나타난 정준영은 “국민 여러분께 심려 끼쳐 드려 정말 죄송하다. 조사에 성실히 임하겠다”고 말했다. 경찰조사에서 휴대전화를 제출할 의사가 있는지와 2016년 무혐의 난 사건과 관련해 뒤를 봐준 경찰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대답하지 않았다. 정준영은 2015년 승리, 유리홀딩스 대표 유씨 등이 참여한 카카오톡 대화방에서 여성들과의 성관계 사실을 언급하며 몰래 촬영한 영상을 전송한 혐의를 받는다. 정준영은 다른 지인들과의 카톡방에도 문제의 동영상과 사진 등을 수차례 올렸다. 또 정준영의 지인들은 여성에게 수면제를 먹인 뒤 성관계하는 등 성폭행으로 의심되는 자신의 경험 등을 카톡방에서 공유했다는 의혹을 사고 있다. 경찰은 정준영이 동영상을 올린 대화방에 있던 그룹 하이라이트의 용준형(30)을 전날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하기도 했다. 경찰은 정준영으로부터 소변과 모발을 임의제출 받았으며 국립과학수사연수원에 마약류 정밀 감정을 의뢰했다. 또 과거 정준영이 휴대전화 복구를 맡겼던 사설 포렌식 업체에 대해 이틀째 압수수색을 벌이고 있다. 이하영 기자 hiyoung@seoul.co.kr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미국판 스카이캐슬’… 입시 코디, 수년간 뒷돈 283억원 챙겼다

    ‘미국판 스카이캐슬’… 입시 코디, 수년간 뒷돈 283억원 챙겼다

    유명배우·CEO 학부모 등 50명 연루 예일대 등 명문대학 7곳에 부정입학 대입시험 감독관·코치 감독 등 매수 성적 바꿔치기에 운동경력 위조까지 브로커 소유 비영리재단서 뇌물세탁지난 8년간 2500만 달러(약 283억원)에 달하는 뒷돈을 받고 미국 부유층 자녀를 명문대에 부정 입학시킨 입시 브로커의 행각이 드러나 미국 사회가 발칵 뒤집혔다. 조지타운, 예일, 스탠퍼드, 캘리포니아 로스앤젤레스대(UCLA) 등 유명 대학 7곳과 유명 TV 스타, 기업체 최고경영자(CEO) 등이 연루됐다. 수단을 가리지 않고 자녀의 명문대 입학을 성공시켜 부를 대물림하려는 미 상류층 부모의 엇나간 욕망이 불러온 전대미문의 입시 비리로 평가된다. 12일(현지시간) 미국 연방수사국(FBI)과 메사추세츠주 연방지방검찰청이 공개한 수사 결과에 따르면 학부모 33명, 대학 코치 10명, 대입시험 관리자 4명, 입시 브로커 3명 등 50명이 이번 사건에 연루됐다고 뉴욕타임스(NYT)는 전했다. 검찰은 이들을 사기공모·공무집행 방해·탈세 등 12개 혐의로 기소했다. 유죄가 인정되면 최대 징역 20년형에 처해지는 중범죄다. 다만 검찰은 이번 사건을 입시 브로커를 통한 학부모와 대학 코치·대입시험 관리자 간 공모로 보고 부정 입학한 학생과 대학 측은 입건하지 않았다. 미국 사상 최대 규모 입시 비리의 중심엔 입시 브로커 윌리엄 싱어(58)가 있다. 그는 대입 컨설팅 회사 ‘엣지 칼리지 앤드 커리어 네트워크’와 비영리재단 ‘키월드와이드’를 운영하는 입시 컨설턴트지만 미 대학수학능력시험(SAT)·학력고사(ACT) 감독관과 대학 코치·종목 감독 등을 매수해 성적을 위조하고 운동 경력이 전무한 학생을 체육특기생으로 조작한 대가로 2011년부터 지난달까지 학부모들로부터 모두 2500만 달러를 챙겼다. 부정 입학을 위해 시험지 유출과 살인까지 저지르는 국내 드라마 ‘스카이캐슬’ 입시코디 김주영과 닮았다. 싱어는 자신의 혐의를 모두 인정했고 유죄 확정 시 최대 징역 65년형과 벌금 125만 달러 등이 선고될 것이라고 CNN은 전했다. 싱어가 소유한 비영리재단은 학부모가 건넨 뇌물을 세탁하는 통로였다. 세탁된 돈은 스탠퍼드·조지타운 등 대학 측 공모자에게 건네졌다. 예일대에 축구 특기자로 합격한 여학생의 부모는 120만 달러(약 13억 6000만원)의 뇌물을 건넸으며 이 중 40만 달러가 대학 축구팀에 전해졌다. 비리가 집중된 전공 종목은 배구, 수구, 요트 등이라고 NYT는 전했다. 한 학부모가 제공한 최대 뇌물액은 650만 달러였다. 싱어의 조언에 따라 학습장애가 있는 것으로 위장한 학생은 사전에 매수된 감독관이 있는 특별시험장에서 시험을 치고 서던캘리포니아대(USC)에 합격했다. 감독관의 성적 바꿔치기 덕분이었다. 그 대가로 부모는 7만 5000달러를 냈다. 심지어 싱어는 다른 사람을 내세운 대리 시험을 치게 하기도 했다. 성적 바꿔치기나 대리 시험은 한 건당 1만 5000~7만 5000달러에 거래됐다.싱어에게 자녀의 부정입학을 의뢰한 학부모 가운데 인기 드라마 ‘위기의 주부들’에 출연한 펠리시티 허프먼과 시트콤 ‘풀하우스’에 나온 배우 로리 러프린 등 TV 스타·할리우드 배우도 포함됐다. 러프린은 두 딸을 USC 조정팀에 넣어주는 대가로 찬조금으로 가장한 사례금 50만 달러를 전달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밖에 세계 최대 채권운용사 핌코의 CEO 더글라스 호지 등 기업 CEO들도 다수 있었으며 변호사, 의사, 교수 등 직군이 대부분이었다.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 “고종은 망국 책임자… 대중문화가 돈벌이 위해 역사왜곡”

    “고종은 망국 책임자… 대중문화가 돈벌이 위해 역사왜곡”

    ‘시대를 잘못 타고난 개혁군주 고종(1852~1919), 조선을 지키려다가 억울하게 살해된 명성황후(1851~1895), 일본에 끌려온 조선인에게 독립의식을 키워 준 덕혜옹주(1912~1989).’ 3·1운동과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맞은 지금 대한민국의 영화와 드라마, 소설, 뮤지컬이 보여 주는 조선 황실 인물의 모습이다. 이들은 열강의 조선 침탈 압박에도 나라를 구하고자 최선의 노력을 다한 것으로 그려진다. 문제는 이런 내용이 대부분 역사적 사실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데 있다. 일부 문화계가 돈벌이를 위해 부끄러운 우리 역사까지 항일이라는 이름으로 세탁하고 있다. 학계에서는 “문화 콘텐츠의 특성상 어느 정도 자유로운 상상이 허용되지만 일부 작품은 가히 역사 창조 수준”이라고 비판한다. 조선 황실의 과오를 희석시키고자 망국의 책임을 일본에게 모두 전가하는 ‘분노 마케팅’의 산물이라는 설명이다. 우리는 일본이 위안부 강제 동원 책임을 인정하지 않아 “역사 왜곡을 일삼는다”고 비판한다. 하지만 우리 역시 또 다른 의미의 ‘역사 왜곡’에 동참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조선 황실 남성들 日장교 돼 일왕에 충성” 지난해 큰 인기를 얻은 드라마 ‘미스터 션샤인’에서 조선의 26대 왕이자 대한제국 초대 황제인 고종은 항일 운동 자금을 지원하고 의병과 긴밀히 소통하는 ‘우국(憂國) 군주’의 모습으로 나왔다. 이태진(76) 서울대 국사학과 명예교수도 “개혁가로서 그의 진면목을 재평가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실패하기는 했지만 광무개혁(1896~1904) 등을 통해 청과 일본의 영향에서 벗어나 자주국가를 만들려고 애썼다는 설명이다. 이런 이미지는 다양한 작품에 투영돼 고종을 ‘비운의 군주’로 인식하게 만든다. 하지만 학계 대다수는 이런 현상에 매우 회의적이다. 다른 나라들이 입헌군주제로 전환해 민주주의로 나아갈 때 오직 고종만이 조선을 전제군주제로 되돌려 망국을 재촉했기 때문이다. 청일전쟁(1894~1895) 때는 미국 공사관으로, 러일전쟁(1904~1905) 땐 프랑스 공사관으로 피신하며 비싼 대가를 치렀다. 갑신정변(1884)과 을미사변(1895) 등 변고가 생길 때마다 자신을 외세에 의탁하기 바빴다. 1898년 독립협회가 의회 개설 등 개혁을 요구하자 세계의 흐름을 읽지 못하고 이들을 탄압한 것도 큰 과오다. 당시 조선사회를 기록한 외국인들도 그를 ‘무능한 군주의 전형’으로 여겼다. 1910년 중국의 대표적 개혁가 량치차오(1873~1929)는 “조선 멸망의 최대 원인은 궁정 자체에 있었다”고 개탄했다. 조선이 입헌군주제 국가로 탈바꿈하지 못해 세계 발전의 흐름을 따라가지 못했고 이로 인해 결국 일본에 병합됐다는 것이다. 망국의 가장 큰 책임이 왕 자신에게 있다는 ‘불편한 진실’이다. 무엇보다 고종은 자신의 안녕을 위해 조선 민족 전체를 일본에 넘긴 책임을 면할 수 없다. 임경석 성균관대 사학과 교수는 13일 “고종과 황실은 사회적·경제적 지위를 지키고자 조선의 식민지화에 앞장서 협력했다”며 “조선 황실은 식민지 기간 내내 (백성의 고통에 아랑곳하지 않고) 일본이 제공하는 특권을 누렸다. 이는 결코 용서받을 수 없는 반민족 행위”라고 꼬집었다.실제로 조선 황실은 1910년 경술국치 뒤로 별다른 국권 회복 노력에 나서지 않았다. 이들은 일본으로부터 ‘이왕가’(李王家)로 책봉된 뒤 막대한 재정 지원을 받으며 살았다. 경술국치 때 작성된 한일병합조약에는 조선 황실의 지위를 보장하기 위한 조문이 빼곡히 담겨 있다. 황실 인사들은 일본식 고등교육을 받았고 특히 남성들은 일본군 장교가 돼 일왕에 충성했다. 그나마 1919년 의친왕 이강(1877~1955)이 중국 상하이로 망명을 시도한 것이 유일한 항일 운동이었다. 3·1운동 시위에 참가한 학생의 기록에는 “주민들은 가난 때문에 고통스러워 하는데 (고종 사망을 계기로) 그간 조선 황실이 너무도 호화롭게 지내 온 사실을 알게 돼 크게 실망했다”고 나온다. ●백성들에게 ‘늙은 여우’로 조롱받은 명성황후 “내가 조선의 국모다”라는 대사로 유명한 명성황후 역시 매스컴에 의해 이미지가 조작된 대표적 황실 인사다. 일부 문화계 인사들은 그를 ‘조선의 잔다르크’로 칭송한다. 국민들의 인식 또한 이와 크게 다르지 않다. 하지만 학계에서는 개인적 원한 때문에 시아버지인 흥선대원군(1821~1898)과 권력 다툼을 벌여 많은 사람을 희생시켰고 무속 신앙에 심취해 국가 재정을 파탄 낸 ‘세기의 악녀’로 평가한다. 일부에서는 그가 “조선의 국가 규모를 감안할 때 프랑스의 마리 앙투아네트(1755~1793)를 넘어서는 사치를 부렸다”고 지적한다. 1895년 시해 때 일본 자객들은 명성황후를 ‘늙은 여우’라고 칭했는데, 이는 일본인이 만든 별명이 아니다. 조선 민중들이 그의 악행에 분노해 스스로 지어낸 것이라는 설이 지배적이다. 그럼에도 명성황후는 소설과 드라마, 영화, 뮤지컬, 무용, 뮤직비디오 등에서 조선을 지키려고 싸우다가 희생된 애국자로 등장한다. 그의 최후가 너무 비극적이어서 대중의 안타까움이 과잉 이입된 탓이다. 역사 전공자들은 “(그런 사정을 감안해도) 명성황후 미화가 도를 넘었다”고 비판한다. 익명을 요구한 한 문화평론가는 “명성황후가 대중에게 좋은 이미지로 포장된 것은 2001년 KBS에서 그의 삶을 드라마로 방영하면서부터다. 국민에게 정확한 역사적 사실을 전달해야 할 공영방송이 되레 망국의 주범을 구국의 위인으로 탈바꿈시켰다. 제대로 된 고증 없이 시청률 지상주의에 매몰돼 ‘조선은 선(善), 일본은 악(惡)’이라는 이분법적 구도로 문화 콘텐츠를 생산한 결과”라고 지적했다. ●“덕혜옹주 조선에 살 때부터 기모노 입어” 2016년 개봉 당시 600만명 가까운 관객을 모은 영화 ‘덕혜옹주’도 역사 왜곡 논란으로 입방아에 올랐다. 조선의 마지막 황녀인 이덕혜는 1912년 고종의 막내딸로 태어났다. 1925년 강제로 일본 유학을 떠났고 1931년 쓰시마번주 귀족과 원치 않는 결혼을 했다. 1962년 정신질환 상태로 한국에 돌아와 1989년 창덕궁에서 세상을 떠났다. ‘인간 이덕혜’는 분명 우리 역사의 안타까운 희생물이다. 영화 속 그는 시대 상황을 마음 깊이 고민하고 일제에 지속적으로 저항했다. 일본 옷 입기를 거부하고 조선인 유학생들과 항일 교류 모임을 가졌다. 일본에 끌려온 조선인 노동자들을 격려하는 연설도 했다. 대한민국 임시정부를 돕고자 중국 상하이 망명도 추진했다. 그러다가 일제의 지속적인 괴롭힘으로 정신병을 얻어 힘든 말년을 보냈다. 하지만 실제 덕혜는 조선에 살 때부터 기모노를 입었다. 정신질환도 일본의 압박이 본격화되기 전인 10대 때 나타났다. 그가 일본에서 독립운동에 나섰다는 기록이나 증거는 없다. 영화 속 내용은 모두가 원작소설 ‘덕혜옹주’를 바탕으로 허진호 감독이 머릿 속에서 만든 상상의 소산이다. 역사소설가 이원규(72)씨는 “대중 문화계에 근대 역사 왜곡이 심각하다. 어떤 작품에서는 살아있는 왕에 대해 ‘우리 고종께서…’라며 묘호(죽은 뒤 왕에게 내려지는 이름)를 썼다”면서 “최소한의 지식도 없는 작가들이 역사의 궤를 반대 방향으로 돌려 놓으려는 듯한 콘텐츠를 생산해 우려스럽다. 문화계 내부에 문제의식은 있지만 ‘동업자 정신’ 때문에 비판이 쉽지 않다”고 말했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포토] ‘위기의 주부들’ 펠리시티 허프만, ‘입시비리’로 법원 출석

    [포토] ‘위기의 주부들’ 펠리시티 허프만, ‘입시비리’로 법원 출석

    12일(현지시간) 이날 미국에서 역대 최대 규모의 입시 비리 스캔들이 전모가 드러나 미국이 발칵 뒤집혔다. 유명 할리우드 스타와 기업인 등 부자 학부모가 대거 포함된 이번 스캔들은 매사추세츠 연방지방검찰청과 미 연방수사국(FBI)의 수사 결과 발표로 공개됐다. 이들 발표에 따르면 한 번도 제대로 된 축구팀에서 뛴 적 없는 여학생이 120만 달러(13억 6000만원)에 ‘스타 축구선수’가 돼 명문 예일대에 체육특기생으로 스카우트됐고, 한 고교생의 부모는 시험감독관을 매수해 아이가 학습장애가 있는 것처럼 속여 더 오래 시험을 치른 뒤에 서부 명문 서던캘리포니아대(USC)에 합격했다. 뉴욕타임스와 워싱턴포스트는 캘리포니아주 뉴포트비치에 있는 입시 컨설팅업체 ‘에지 칼리지&커리어 네트워크’를 운영하는 윌리엄 싱어가 이들 입시 비리를 주도했다고 보도했다. 싱어가 2011년부터 올해 2월까지 대학 감독과 직원들, 입학시험 관계자들을 매수하기 위해 학부모들에게서 받은 뇌물 규모는 2500만 달러(약 283억원)에 달한다. 예일대 부정입학 사건의 경우 싱어는 학부모에게서 120만 달러를 받고 이 수험생이 캘리포니아 남부의 유명 축구팀 공동주장이었던 것처럼 경력을 위조했고, 예일대 여자축구팀 감독에게 40만 달러를 뇌물로 줬다. 글로벌 법무법인 ‘윌키 파 & 갤러거’의 공동대표인 고든 캐플런은 자신의 딸 스스로도 알아차릴 수 없는 교묘한 수법으로 시험 성적을 조작할 수 있다는 싱어의 제안에 7만 5000 달러를 내주기도 했다. 앤드루 랠링 연방검사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이 사건의 진짜 희생자는 열심히 공부한 학생들”이라고 지적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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