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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빠 아는 사람이 부원장이랬는데ㅋㅋ” 5년 전 비리에 금감원 내홍

    “아빠 아는 사람이 부원장이랬는데ㅋㅋ” 5년 전 비리에 금감원 내홍

    채용비리 개입 인사 승진에 ‘시끌’“비리 탓에 상여금 삭감 등 고통받는데…”노조 “원장의 인사 철학의 문제”‘금융 검찰’인 금융감독원이 내홍으로 시끄럽다. 노조는 부당한 승진 인사가 있었다며 윤석헌 금감원장의 사퇴를 요구하고 나섰고, 부원장들은 직원들을 달래려 호소문까지 올렸다. 노사 간 충돌의 원인은 5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국책은행 임원의 아들을 합격시키기 위해 벌어진 채용비리 사건이 있었다. ●국책은행 부행장 아들 뽑으려 채용인원 늘리고 없던 전형 만들기도 2015년 10월 금감원은 5급 직원을 뽑기 위해 신입 공채를 진행하고 있었다. 그런데 채용인원이 원래 계획했던 것보다 갑자기 3명 더 늘었다. 그리고 전직 수출입은행 부행장인 김모씨의 아들이 합격한다. 법원의 판결문에 따르면 이모 당시 금감원 총무국장은 금감원 수석부원장을 지낸 김용환 당시 NH농협금융지주 회장의 청탁을 받고 김 전 부행장의 아들을 뽑았다. 아들 김씨는 애초 합격권에서 아슬아슬하게 벗어나 있었다. 이 전 국장 등은 김씨를 뽑기 위해 채용인원을 늘렸다. 이후 면접 과정에서 아들 김씨에게 10점 만점에 9점을 주고, 애초 채용 절차에 없었던 세평 조회를 실시해 당시 합격권이었던 3명을 탈락시켰다. 직권남용 및 업무방해 혐의 등으로 구속기소된 이 전 총무국장은 지난해 5월 대법원에서 징역 1년의 확정 판결을 받았다. 이때 등장하는 인물이 금감원 직원 A씨다. 선임조사역이었던 그는 당시 채용 과정에서 면접 점수를 조작하거나 합격권 응시자 평판을 실제보다 부정적으로 작성해 윗선의 채용비리를 도왔다. 검찰이 기소하지 않아 형사처벌은 받지 않았지만 이 일로 2018년 정직 처분을 받았다. 또, A씨는 지역인재로 구분되기 위해 카이스트(한국과학기술원)의 학부를 졸업했다고 허위 이력을 기재한 지원자를 합격시키는데도 관여했다. 이 지원자는 카이스트 대학원을 다녔을뿐 학부 과정은 서울의 한 대학에서 마쳤다. 이 지원자는 친구에게 보낸 문자에서 “아빠가 아는 사람이 부원장이라고 했던 것 같은데 물어봐야지. 국장급 사이에서 칭찬이 자자했대ㅋㅋㅋㅋㅋ”라고 했다. 카이스트 학부 졸업 허위 이력은 채용 담당 직원 중 한명이 알아채 내부에서 문제제기했지만 묵살됐다. A씨는 또 민원전문역을 채용하면서 면접 점수를 조작해 당락을 바꾸는 등 모두 3건의 채용 비리에 가담한 사실이 2017년 감사원 감사에서 적발됐다. 문제는 A씨가 지난 2월 인사에서 팀장으로 승진했다는 점이다. 금감원 측은 “A씨는 이미 정직 처분에 따른 승진 불이익 기간이 끝났다”면서 “정당한 이유없이 계속 승진에서 누락시킬 수는 없는 일”이라는 입장이다. 하지만 금감원 노조의 입장은 다르다. 오창화 노조위원장은 “불이익 기간이라는 건 불이익을 줄 수 있는 최소 기간을 뜻하는 것”이라면서 “결국 이번 승진인사는 인사권자의 인사 철학이 반영된 결과로 본다”고 말했다. 윤 원장 등이 금감원 직원의 채용비리를 심각하게 바라본다면 인사상 불이익을 더 줄 수 있다는 주장이다. 노조 측은 또 채용비리 탓에 금감원이 손해배상금으로 1억 2000억원을 내놓는 등 금전적 피해가 발생했는데도 A 팀장에 구상권 청구도 하지 않았다고 전했다.●경력 없는 국회의원 아들, 점수 조작으로 금감원 합격 최근 부국장으로 승진한 B씨의 인사도 구설에 올랐다. 그는 2014년 당시 금감원을 맡는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임영호 전 의원의 자녀 부정 채용을 추진하던 윗선이 서류전형 기준 변경을 요청했을 때 이에 동의했다. 임 전 의원은 당시 최수현 금감원장과 행정고시 동기였다. 최 전 원장은 비서실장을 통해 담당 부원장보에 아들 임씨의 채용을 두고 “잘 챙겨보라”고 말했다. 금감원 담당 간부들은 아들 임씨의 점수를 임의로 조작했고,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을 나와 실무수습 경력을 밟지 않은 그는 법률전문가로 최종 합격했다. 이 부정채용을 지시한 부원장과 부원장보는 각각 징역 1년과 징역 10개월 실형을 살았다. 채용비리로 고위 임원들이 실형을 받은 건 금감원 개원 이래 처음이었다. 다만, B씨는 “특정인을 부당하게 합력시키려고 점수를 조작하지 않았고, 상부의 부당한 지시를 알면서 따른 건 아니다”라는 취지의 글을 내부 게시판에 올렸다. 김근익 금감원 수석부원장 등 부원장들 갈등 봉합에 나섰지만 쉽지 않아 보인다. 부원장들은 “직원들 간 갈등을 초래하고, 조직이 나가야 할 방향을 제대로 제시하지 못한 것에 대해서는 엄중한 책임감을 느낀다”면서도 “내부 갈등만이 부각돼 금감원이 매우 불공정한 조직으로 비칠까 봐 하는 우려된다”고 했다. 이에 대해 오 위원장은 “제대로 된 사과 표현도 없었고, 앞으로 이 사태를 어떻게 해결할지 대안도 제시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특히 채용비리의 영향으로 금감원은 2024년까지 3급 이상 직급의 정원을 2017년과 비교해 35% 미만으로 낮추고, 상여금도 삭감하는 등 직원들이 연대책임을 지고 있다. 이 때문에 비리와 무관한 다수의 직원들은 인사를 두고 비판적일 수 밖에 없다. 노조는 윤 원장이 이번 사태의 책임을 지고 연임 포기 선언을 하라는 입장이다. 하지만 윤 원장은 “인사권은 대통령에 있기에 연임 포기를 말하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노조는 오는 15일 청와대 앞에서 이번 사태에 대한 기자회견을 열 계획이다.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 “고소합니다” 연예계가 학폭에 대처하는 자세

    “고소합니다” 연예계가 학폭에 대처하는 자세

    체육계에서 시작된 학교 폭력 의혹이 연예계를 덮쳤다. 하루가 멀다하고 가수, 배우, 모델들의 학교 폭력 및 왕따 의혹이 터지고 있다. 학교 폭력은 의혹만으로도 이미지에 큰 타격을 입기 때문에 대부분의 소속사는 강경 대응으로 일관하고 있다. 출연 중이던 작품에서 하차하고, 광고 역시 내려지는 상황에서 금전적 손해가 막대하기 때문이다. 진심 어린 사죄를 원했던 피해자들은 소속사의 이러한 반응에 물러서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배우 동하의 학폭을 주장한 A씨는 10일 “소속사로부터 고소한다는 연락이 왔다”면서 문자메시지를 공개했다. 문자에는 ‘동하의 명예가 훼손됐고 연예 활동의 제약은 물론, 막대한 재산상의 손해가 발생해 지난 1일 게시한 글을 작성한 이에게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제70조 및 형법 제311조의 모욕죄 등의 혐의로 고소하고자 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학폭 가해 사실을 부인한 동하에 피해자는 분노했다. A씨는 “저를 비롯한 많은 피해자들이 분개하고 있다. 진심 어린 사죄 대신, 파렴치하고 후안무치한 작태로 피해자들과 대중들을 기만한다면 배우 동하의 학창 시절 학폭에 관련된 모든 제보 자료와 함께 이번 학폭 고발 글이 이슈화된 이후 동하가 비공식적으로 행한 모든 일에 대해 제보자들과 피해자들의 신원 보호를 전제로 폭로하겠다”라고 경고했다. “더는 피해자가 되지 않겠다”는 의지 배우 박혜수와 조병규 역시 “학교 폭력 의혹은 사실무근이며 악의적인 흠집내기”라는 입장을 밝혔다. 두 배우는 자신들 역시 학창시절 괴롭힘을 당한 적이 있는 피해자라고 주장했다. 피해자의 입장은 달랐다. 박혜수 피해자 모임 대표 B씨는 “위약금 100억, 200억 물 수도 있는데 괜찮냐며 이쯤에서 그만하라는 협박을 당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조병규의 학폭을 폭로한 C씨 역시 조병규 소속사 법률대리인으로부터 소송과 손해배상 압박을 받았다며 공개 검증을 요구했다. 배우 심은우는 “물리적인 폭력은 없었다”며 학폭 의혹을 부인했지만 최초 폭로자의 가족은 참지 않았다. D씨는 “정서적 폭력만 일삼았다. 몰려와서 뭐라하고 이간질에 조직적으로 왕따를 시켰다. 동생은 그 이후로 힘든 시기 보내고, 겨우겨우 적응해서 잘살고 있었는데 티비에 나와서 진짜 깜짝 놀랐다”라며 “일반인이 소속사와 연예인을 상대로 이런 상황을 만드는 자체가 굉장히 용기가 필요하지만 저는 제 동생 아픈 모습을 더이상 못 보겠어서 끝까지 가보려고 한다”고 말했다.여론 반전 기대했지만… 독이 된 대응 피해자의 증언이 가장 큰 증거인 학교 폭력 사건 특성상 소속사는 당장의 손해를 막기 위해 법적대응과 함께 사실무근이라는 공식입장을 내기에 바빴다. 피해자들은 그러한 대응에 더욱 분노했고 추가 폭로를 이어갔다. 여론을 돌리기엔 역부족이었다. 피해자들의 입장을 경청하려는 태도보다 소속 연예인 감싸기에 적극적인 소속사의 대응은 오히려 독이 됐다. 조병규는 재차 입장문을 내 “그런 적이 없다”고 반박하고 학교 폭력 의혹 역시 “아닌 걸 어떻게 증명해야 하냐”고 억울함을 호소했다. 소속사는 “전속계약을 맺기 전 사안이고, 수사기관처럼 권한을 갖고 조사할 수도 없어 해당 연예인 말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며 검증에 한계가 있는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그러나 용기를 내서 폭로한 피해자 역시 음해세력으로 몰아가는 것을 더 이상 묵과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양측 입장이 팽팽한 상황에서 학교 폭력 문제를 대하는 연예계의 태도는 분명 문제가 있다. 당장 인정하는 것이 끝인 것처럼 보여도 소속 연예인을 보호하는 과정에서 거짓말이 드러나게 되면 피해자에게 2차적인 피해를 주는 것은 물론이고, 그를 옹호한 팬들마저 돌아서게 만들기 때문이다. “가해자가 없다고 피해자가 없던 게 되나요?” 더 이상 사회는 학교 폭력을 ‘실수’로 감싸지 않겠다고 말한다. 거짓으로 기만하는 행동은 더더욱 용서받을 수 없다. 오래 전 일이라고 없던 일이 될 수는 없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 [장준우의 푸드 오디세이] 봄이 오면 생각나는 맛, 베트남 음식

    [장준우의 푸드 오디세이] 봄이 오면 생각나는 맛, 베트남 음식

    봄이 다가오면 생각나는 음식이 있다. 바로 베트남 음식이다. 새콤달콤 강렬한 맛의 태국 요리와 기름진 중국 요리의 중간쯤에 있는 듯한 베트남 요리는 그 나름의 매력이 있다. 겨우내 꽁꽁 얼어 있던 입맛을 사르르 녹여 줄 별미 같다고 할까. 베트남 음식 하면 쌀국수나 월남쌈이 연상되는 정도였지만 요즘은 다르다. 분짜, 분보훼, 짜조 등 현지에서나 들어봄 직한 음식을 동네 베트남 식당에서도 흔히 맛볼 수 있는 시대가 됐다. 우리는 일상적으로 ‘동남아’라고 뭉뚱그려 표현하지만 사실 그 안에 포함된 나라들은 한중일만큼이나 뚜렷한 개성을 갖고 있다. 그중 베트남은 중국의 영향을 가장 직접적으로 받아 온 나라다. 기원전 3세기부터 10세기까지 약 1300년 동안 북부 베트남은 중국 왕조의 지배하에 있었던 만큼 밥상 곳곳에서 중국의 흔적을 쉽게 엿볼 수 있다.새해를 축하할 때 찹쌀로 만든 떡을 먹는 관습, 국수 문화, 젓가락 중심의 식습관은 중국의 영향을 강하게 받은 한국, 일본과도 유사한 점이 있다. 한중일 대부분의 음식에 간장이 들어가듯 동남아에서는 생선을 발효시켜 만든 간장인 피시소스를 기본으로 사용한다. 특히 북부 베트남은 중국의 영향으로 간장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고 후추, 식초 등을 다른 지역보다 많이 쓴다. 중국 다음으로는 영향을 준 나라는 1860년부터 약 100년간 베트남을 지배했던 프랑스다. 한국이 일본의 침략과 지배를 받는 동안 일본 식문화가 스며들었던 것처럼 프랑스 식문화도 베트남에 큰 영향을 줬다. 대표적인 게 베트남 쌀국수 ‘퍼’다. 퍼의 유래에 관해서는 두 가지 설이 존재한다. 하나는 중국 광둥 지역의 쌀국수 ‘휜’에서 왔다는 설과 1900년 초 베트남에 정착한 프랑스인들이 만든 소고기 국물요리인 ‘포트푀’를 근원으로 한다는 설이다.중국이 베트남에 미친 영향력을 생각하면 전자가 훨씬 설득력 있어 보이지만 현지에서는 ‘포트푀’ 유래설에 더 무게를 두는 듯하다. 프랑스가 베트남을 점령하기 전에는 소고기를 거의 먹지 않았다는 것이 이유다. 국물에 면을 말아 먹는 국수 형태의 음식은 전부터 존재했지만 진한 소고기 사골 육수를 쓰는 방식은 프랑스 식민 지배의 영향이라는 것이다. 소고기 육수에 소고기 고명을 얹어 내는 것을 베트남식 쌀국수라고 부르지만 베트남에서 정식 명칭은 ‘퍼보’이며 북부 음식으로 통한다. 프랑스의 영향을 받은 음식은 또 있다. 짧은 바게트에 고기와 야채를 넣는 샌드위치의 일종인 ‘반미’다. 들어가는 재료는 베트남식이지만 프랑스식 바게트를 사용한 것이 특징이다. 가벼운 한 끼 간식으로 안성맞춤이다. 베트남 지도를 보면 남북으로 가늘고 길쭉하게 뻗은 모양새다. 그만큼 북부와 중부, 남부의 기후는 서로 다른 나라라고 할 정도로 제법 차이가 난다. 사람들의 기질과 문화 그리고 음식도 다르다. 중국의 영향을 받은 북부는 짭짤하고 담백한 음식이 주를 이룬다. 쌀국수를 필두로 석쇠에 구운 고기를 식초물에 담가 먹는 ‘분짜’, 라이스페이퍼에 고기와 야채를 만 월남쌈 ‘반꾸온’ 등이 유명하다. 쌀가루에 전분을 섞어 반죽해 만든 라이스페이퍼를 가장 많이 먹고 다양하게 이용하는 나라가 베트남이다. 잘게 썰면 쌀국수가 되고, 넓게 잘라 물에 적셔 음식을 싸 먹거나 기름에 튀겨 먹기도 한다.남부는 음식이 훨씬 다채롭다. 인근 태국과 인도 요리의 영향을 강하게 받았다. 새우를 발효시켜 만든 새우페이스트, 시고 상큼한 맛을 내는 레몬그라스와 강렬한 향신료를 사용해 단맛과 짠맛, 신맛이 함께 어우러지는 것이 특징이다. 메콩강 하류와 인근 바다에서 잡은 풍부한 해산물을 이용해 고기류보다 해산물 요리가 주를 이룬다. 프랑스 식민 지배 당시 이주해 온 남인도 출신 노동자들로 인해 인도풍 커리 요리도 찾아볼 수 있는데 베트남에서는 ‘카리’라고 부른다. 남부와 북부 음식이 선명하게 다른 데 비해 중부지방 음식에선 ‘후에’라는 베트남 궁중요리의 흔적을 찾아볼 수 있다. 19세기 응우옌 왕조의 투덕 왕은 같은 요리를 한 해 두 번 이상 먹지 않을 정도로 무척 까다로운 미식가였다고 한다. 궁중요리사들은 왕을 위해 2000가지가 넘는 레시피를 고안해야 했다. 다양한 조리기법을 사용해 복잡하고 화려한 편이다. 후추나 고추 등을 적극 사용해 매콤한 음식도 대부분 중부 요리에 속하는데 대표적인 건 매운 쌀국수 ‘분보훼’다.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태국식 똠얌꿍 스프나 우리나라 육개장을 연상시킬 만큼 자극적이다. 멀리 가지 않아도 쉽게 맛볼 수 있는 이국의 맛이라고 할까.
  • 발레리나가 무대 아닌 얼음판에서 ‘백조의 호수’ 선보인 이유 (영상)

    발레리나가 무대 아닌 얼음판에서 ‘백조의 호수’ 선보인 이유 (영상)

    얼어붙은 러시아 연안에 차이콥스키의 명작 ‘백조의 호수’가 울려 퍼졌다. 지난달, 러시아 제2의 도시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서쪽으로 약 100㎞ 떨어진 레닌그라드스카야 오블라스트 연안에서 고전발레의 대명사 ‘백조의 호수’ 공연이 펼쳐졌다. 무대가 아닌 얼음판 위에 선 발레리나 일미라 바가우트디노바(39)는 우아한 몸짓으로 한 마리 백조를 표현해냈다. 볼쇼이 극장과 함께 러시아 최고의 발레 및 오페라 공연 극장으로 꼽히는 마린스키 극장 발레리나가 이 먼 곳까지 와 나홀로 공연을 선보인 이유는 뭘까. > 모스크바타임스는 이 발레리나가 바타레이나야 연안 건설에 반대하는 환경 운동가로서 얼음판 위에 섰다고 전했다. 러시아 정부는 지난해 5월 폴란드의 발트양곡터미널 측에 바타레이나야 연안 일대를 10년간 임대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2024년까지 350억 루블(약 5404억 원) 규모의 곡물 수출입 항구 터미널을 포함한 물류 단지가 건설될 예정이다. 환경운동가들은 즉각 반발했다. 수천 년 전부터 이어져 내려온 습지에서의 야만적 파괴 행위를 중단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국제청원사이트에 글을 올려 계약을 철회하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바타레이나야 연안이 철새 수천 마리가 인근 습지로 날아가는 경로에 있어 보존가치가 매우 높다고 설명했다. 1997년에도 석유 수출 기지를 세우려는 시도가 있었으나, 러시아 과학자들과 환경 전문가 반대로 무산된 바가 있다고 강조했다.그러면서 항구 터미널이 건설되면 희귀 식물 종과 해양 포유류가 서식지를 잃게 된다고 지적했다. 또 100년 역사를 간직한 대규모 소나무숲 개간으로 생물 다양성이 파괴될 처지라고 호소했다. 환경운동가들은 상트페테르부르크에 투자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 모두 필요하다는 사실은 알고 있지만 시민 휴식처로서, 또 동식물의 오랜 보금자리로서 개발은 중단되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자연을 그대로 후손에게 물려주어야 한다고 재차 강조했다.마린스키 극장 발레리나 바가우트디노바도 힘을 보탰다. 바가우트디노바는 “바타레이나야 연안은 봄에는 백조가 둥지를 틀고, 여름에는 어린이들이 뛰놀고, 겨울에는 어부들이 얼음 낚시를 즐기는 독특한 자연사적 장소다. 자연과 인간이 조화를 이루는 곳”이라면서 “이 모든 것이 파괴될 위기에 처해 있다.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에게 보낼 개발 중단 요구 탄원서에 서명해달라”고 호소했다. 이와 함께 바타레이나야 해변과 맞닿은 호수에서 선보인 나홀로 공연 실황을 공개했다. 발레복을 차려입고 얼어붙은 호수 위에 선 그녀는 차이콥스키의 ‘백조의 호수’에 맞춰 열연을 펼쳤다. 발레리나는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에게 보낼 개발 반대 탄원서에 서명해달라. 이곳에서 죽어가는 백조가 춤을 추는 슬픈 일이 벌어지지 않기를 바란다”며 동참을 촉구했다. 권윤희 기자 heeya@seoul.co.kr
  • 이은주 서울시의원, 보행정책 및 어린이보호구역의 철저한 관리·감독 당부

    서울특별시의회 교통위원회 이은주 의원(더불어민주당, 노원2)은 지난 25일 제299회 임시회 기간 중 도시교통실 업무보고 자리에서 서울시 보행정책 및 어린이보호구역의 철저한 관리·감독을 해줄 것을 당부했다. 서울시에서는 자동차 중심에서 사람·보행자 중심 ‘보행친화도시 서울’을 위해 2012년부터 보행정책이 점차 여러 분야에서 확대되고 있다. 이 의원에 따르면 서울시의 보행정책의 핵심이 되는 도로다이어트·도로공간 재편사업의 일환을 들어 보행공간 개선 후에도 지장물, 배전선등이 사업 후에도 그대로 유지되어 오히려 보행공간을 방해하는 점에 대해 먼저 꾸짖었다. 이 의원은 “도로다이어트는 자동차 중심의 도로에서 보행자 중심의 도로로 도시공간을 재편하는 보행정책의 핵심이지만 오히려 사업 후를 살펴보면 보행을 가로막는 지장물 유지는 물론이고 심지어 볼라드까지 시각장애인 점자블록을 가로막고 있는 곳도 존재한다”고 지적하며 이어 초기에는 교통분야에만 수행되던 보행정책은 이제 도시재생, 주택 부분 등 다양한 분야에도 적용되며 보행과 관련 없는 사업은 더 이상 없다고 해도 무방할 것이며 이처럼 다른 분야와 연계된 보행사업이 점차 확대되고 있는 실정에서 도시교통실은 보행정책의 주축에 서서 이에 대한 부서 연계 및 행정절차 또한 면밀하고 촘촘하게 관리해야 할 것이라고 보행정책 전반에 대한 세심한 관리 필요성을 강조하였다. 덧붙여 이 의원에 따르면 서울시가 2020년 유치원·어린이 보호구역 해지한 곳은 총 74개소로 이 중 폐원연도가 7-8년이 지나 지정구역이 해지된 점을 꼬집었다. 이어 유치원 등이 폐지되어 어린이 보호구역의 지정이 해지되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늦은 관리 소홀로 ‘민식이법’의 과중처벌의 위험 또한 존재했으며 어린이 보호구역의 지정·해지는 서울시의 관리 역할이며 구와 함께 현장 실태 조사를 통해 관리·감독을 더욱 철저히 해주길 바란다고 언급했다. 또한, 이 의원은 이번 제299회 임시회를 통해 「서울특별시 어린이 통학로 교통안전을 위한 조례」를 일부 개정함으로써 어린이 통학로 등에서 발생하는 교통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구체적인 보행안전시설 설치·관리 및 재정지원 근거규정을 조례에 담았다고 설명했다. 조례안에는 증가하는 어린이 보호구역 내 사고 예방을 위해 설치할 수 있는 안전 시설물을 구체적으로 규정하는 한편, 이에 대한 설치비용을 지원할 수 있는 근거를 조례에 명시하여 어린이 교통사고가 취약한 곳에 시장이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경우 상위 법령에서 규정하고 있는 보도 및 도로부속물과 교통안전시설 그리고 시인성 향상을 위한 옐로카펫, 횡단보도 LED안전표지판 등을 설치하여 궁극적으로 어린이 통학로 내 안전한 보행환경을 조성하는 내용 등이 포함되어 있다. 이 의원에 따르면 동 개정조례안을 통해 안전시설 설치 시 현행 조례 제4조의 기본계획 및 연도별 시행계획에 반영토록 함으로써 안전시설의 설치와 재정지원을 체계화하여 보다 효율적인 안전시설 설치 및 관리의 근거를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끝으로 이 의원은 “앞으로 자동차 중심이 아닌 보행중심의 서울시를 위해서는 그동안 진행되었던 보행정책을 뒤돌아보며 전반적인 평가와 앞으로의 궁극적인 방향에 대해 검토해야 할 시기일 뿐 아니라 서울시 및 자치구와 함께하는 모든 보행정책에 대해 도시교통실이 주축이 되어 중심을 잡아 주어야 할 것이다. 또한 이처럼 확대되는 보행정책 그리고 어린이 보호구역 관리 등 보행자의 안전을 위해 서울시는 면밀한 사전 검토를 충분히 진행해야 진정한 걷는 도시 서울, 안전한 서울이 될 것”이라고 강조하였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콘크리트로 뒤덮인 도시, 먹는 물을 위협하다

    콘크리트로 뒤덮인 도시, 먹는 물을 위협하다

    “공장 등 폐수배출시설(점오염원) 규제가 이뤄지면 수질이 개선될 것으로 생각했지만 효과가 미흡했다. 오히려 도로와 농촌, 공사장 등 불특정 장소에서 배출되는 비점오염원으로 인한 폐해가 심각했다.” 정부가 밝힌 비점오염원 관리가 필요한 이유다. 여름철 강과 호수에 발생하는 녹조의 원인으로 인식됐던 ‘비점오염원’은 식수원인 하천과 호소(湖沼·호수와 늪)의 수질 악화의 주범이다. 도시화와 산업화로 건강한 물에 대한 수요가 높아졌지만 역설적으로 비점오염은 해마다 심화하고 있다. 콘크리트로 뒤덮인 도시화로 물이 땅으로 흡수되지 못하는 불투수면적이 상승하고 있다. 농약 잔재물과 자동차가 뿜어내는 각종 비산먼지, 소비 확대로 늘어난 축산농가의 폐수 등이 빗물에 쓸려 하천과 호소에 유입되면서 수질을 오염시킨다. 개발 사업에 따른 불투수면 확대와 기후변화에 따른 집중호우 증가로 비점오염원 부하율은 지속적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수질에 그치지 않고 토양으로의 물 흡수가 줄면서 지하수 고갈과 하천 건천화 등을 유발한다. 도심에서는 지하수 부족으로 도심 가로수가 고사하고 기후 조절능력(증·발산) 떨어지면서 열섬·열대야 현상이 심화하고 있다.●비점오염원 통합 관리 첫 법제화 9일 환경부에 따르면 2018년 기준 전국 수질오염 배출부하량 중 비점오염원 배출 비중이 생물화학적산소요구량(BOD)은 67.6%(700.6t/일), 총인(TP)은 72.1%(52.7t/일)를 차지했다. BOD 700t은 돼지 233만 8800여 마리가 배출하는 축산 폐수이자 인구 991만여명의 하수 배출량이다. 정부의 지속적인 관리에도 비점오염원 부하량은 2013년과 비교해 BOD는 16.3%(98.7t/일), TP는 15.8%(7.2t/일) 각각 증가했다. 오염원별로는 축산계(BOD 54.7%·TP 49.2%)와 토지계(BOD 39.3%·TP 48.6%)가 대부분을 차지한다. BOD는 물 오염도를 나타내는 지표로 지수가 높다는 것은 물을 썩게 할 수 있는 유기물질이 많다는 의미다. TP는 물속에 포함된 인의 농도로 비료와 분뇨, 축산폐수, 음식물 찌꺼기 등이 원인이다. 물이 땅으로 흡수되지 못하는 전국의 불투수면적률은 1970년대 3.0%에서 2018년 7.7%로 2.3배 증가했다. 임야와 수계를 제외하면 22.7%에 달한다. 유역별로 세분화한 전국 818개 소권역 중 불투수면적률이 25% 이상인 소권역도 45곳이다. 불투수면적률 25%는 수질·수생태계 건강성에 위험을 줄 수 있는 기준이다. 비가 오면 도심 광장이나 도로가 범람하는 원인은 불어난 물이 갈 곳을 잃어 넘치기 때문이다. 집중호우는 물 순환율도 저하시킨다. 하루 평균 강우량이 25㎜ 이하일 때 물 순환율은 84.7%에 달하나 100㎜ 이상이 내리면 56.8%로 급락한다. 빗물이 땅으로 침투, 저류, 증발산되는 비율이 떨어지면서 오염된 물이 하천으로 흘러 들어갈 수밖에 없다. 정부는 올해부터 2025년까지 ‘제3차 강우 유출 비점오염원 관리 종합대책’을 추진한다. 비점오염원 대책은 1차(2004~2011년)와 2차(2012~2020년)를 거치며 비점오염원 설치 신고제와 비점오염 저감시설 설치 의무화 등 오염원 관리를 강화하면서 오염물질의 하천 유출을 줄이는 성과를 올렸다. 2차 대책에서는 저영향개발기법(LID) 등도 마련했다. 그러나 성과 관리체계 부재와 부처 간 협력 미흡으로 부하 비중이 큰 농축산계 대책의 실효성이 떨어지고 사후관리 위주 대책 추진으로 근본적 해결에 한계를 드러냈다. 제3차 대책은 ‘법정 계획’으로 추진된다. 환경부 장관이 관계 중앙행정기관장 및 시도지사와 협의해 계획을 수립해 시행한다. 불이익이 있는 건 아니나 미이행 시 관계 부처는 대책을 마련하게 된다. 비점오염원 관리를 넘어 물순환이 반영됐고 가축분뇨 및 비료와 같은 양분관리제 시범사업도 이뤄져 비점오염화 가능성을 줄인다는 계획이다. 진명호 환경부 수생태보전과장은 “그동안 비점 대책이 발생원과 관리가 따로 이뤄져 체감도가 낮고 규제로 인식되면서 실효성이 떨어졌다”며 “3차 대책은 기후변화 대응과 물순환 등 그린뉴딜과 연계되고 통합 물관리 원칙이 반영되면서 진일보한 성과로 이어질 수 있도록 협력을 강화해 나가겠다”고 밝혔다.●초기 강수 대책 잘 세우면 오염도 낮춰 비점은 비가 내리기 시작한 초기 5㎜ 강수일 때 오염이 가장 심각한 것으로 분석됐다. 전문가들은 초기 관리만 제대로 이뤄져도 오염도를 낮출 수 있다고 조언한다. 최장 장마로 기록된 지난해 9월까지 전국 주요 하천과 하구에 유입된 부유 쓰레기가 11만 4000t에 달했다. 비가 오면 상류지역에 방치된 쓰레기가 댐 등 식수원으로 유입되면서 수백억원의 혈세를 들여 수거하고 있다.정부의 비점오염원 관리는 도시와 택지 개발, 농·축산 분야로 차이를 보인다. 도시는 물 재이용(순환)에, 개발 및 농촌은 유입수의 오염도를 낮춰 하천으로 흘려보내는 방식이다. 세종시 6-4 생활권은 ‘저영향개발기법’(LID)이 적용됐다. 도로에는 일반도로의 우수배제관과 별도로 빗물침투시설이 추가 조성됐다. 초기 우수를 잡기 위한 시설로 도로폭에 따라 20~30m 간격으로 설치돼 있다. 빗물침투시설에 유입된 오수는 하천이 아닌 토양으로 침투시켜 정화해 순환한다. 침투시설이 수용하지 못한 빗물은 우수배제관으로 들어가 오염도를 줄일 수 있다. 아파트 단지는 빗물을 최대한 활용한다. 인도는 ‘집수’가 되도록 도로에 기울기를 줬고, 모아진 빗물과 옥상에 떨어지는 빗물은 토양과 빗물 정원으로 흘러들어가 식생수로 이용하게 된다. 대청댐으로 유입되는 대전 신상 소하천에는 인공습지(7002㎡)가 조성됐다. 도로와 농경지, 인근 마을에서 발생하는 비점오염원을 정화해 대청호로 내보낸다. 하수처리장 정도는 아니지만 유입된 오수를 20시간(우천 시 7시간) 체류시켜 자연이 수용할 수 있는 수준으로 정화하는 방식이다. LID 적용이 어렵고 대규모 부지가 필요한 인공습지도 설치할 수 없는 소규모 택지개발에는 장치형 저감시설이 가동된다. 입자성물질(SS) 제거율이 80%에 달하고 BOD·TP를 각각 30%, 20% 저감할 수 있는 데다 유지관리가 편리해 활용 확대가 기대된다. 최지용 서울대 저영향개발기술단장은 “녹지는 빗물 유출이 10%에 불과하지만 도시지역은 90%에 달한다”며 “정부의 비점오염원 관리가 정상적으로 작동하려면 국토교통부와 농림축산식품부 등이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오수·우수 분리해 물 이용료 부과 필요” 전문가들은 법정 대책으로 추진되는 3차 계획에 기대감을 표하면서도 해결해야 할 과제가 산적하다고 지적한다. 당장 도로와 주택 등 각종 개발사업에 비점오염원 저감을 설계 지침에 반영하고 농축산 분야에 최적관리기법 적용을 의무화하는 법적 기반 마련이 시급하다. 주민 참여 확대 및 물 이용료 분리 필요성도 제기된다. 해외 일부 국가는 건축 시 비점오염 저감시설을 설치하지 않으면 별도 세금(빗물세)을 부과한다. 하수도 요금을 오수와 우수로 분리해 사용자가 우수 저감 노력을 하면 요금을 낮춰 주는 방안도 나온다. 가로수를 도로보다 낮게 조성해 토양으로 흡수율을 높여야 한다는 구체적인 제안도 있다. 김이형 공주대 건설환경공학부 교수는 “농업용수 사용한도 초과분에 대한 유료화 검토가 필요하다”며 “비용 체계가 도입되면 물 낭비뿐 아니라 지표수 이용을 줄이면서 빗물 활용을 유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전·세종 박승기 기자 skpark@seoul.co.kr
  • ‘검수완박’에 불똥 튀는 LH 투기 의혹…與에서도 “검사 배제 소모적 논란”

    ‘검수완박’에 불똥 튀는 LH 투기 의혹…與에서도 “검사 배제 소모적 논란”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들의 투기 의혹을 수사하는 정부 합동수사단에 검찰이 빠진 것을 놓고 정치권 논쟁이 커지고 있다. 야당은 경찰이 주도하는 이번 수사를 통해 여당이 추진하는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의 실패가 고스란히 노출될 것이라고 압박하고 있다. 여당은 수사 주체를 정쟁에 활용하기보단 투기 범죄를 뿌리 뽑아야 한다고 맞서고 있지만, 내부에서도 검찰을 조사 주체에 포함시켜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사퇴 이후 처음으로 내놓은 메시지가 “검찰이 이 수사를 맡아야 한다”는 것이어서 더 미묘한 파장을 낳고 있다. 민주당 이상민 의원은 9일 여당 의원으로는 처음으로 검찰의 수사 참여를 주장했다. 이 의원은 “합동수사본부에 전문성을 갖춘 검사들을 파견하는 방법을 적극 검토해 볼 만하다”면서 “검사들을 배제함으로써 또 다른 소모적 논란을 만들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진성준 의원도 이날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검사를 합수단에 파견해 수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이 정세균 국무총리에게 이를 건의할 것을 주문했다. 변 장관은 “사건이 명확하게 밝혀지는 대로 어떤 방식이든 건의하겠다”고 답했다.그러나 민주당 지도부는 검경 수사권 조정에 따라 LH 사건은 검찰의 직접 수사 업무가 아닌데도 윤 전 총장이 앞장서 검찰 수사를 주장한 데 불편한 기색이 역력하다. 검찰은 6대 범죄(부패·경제·공직자·선거·방위사업·대형 참사)에 한해서만 직접 수사가 가능하고, 이번 사건은 현재까지 검찰이 수사에 나설 단계가 아니라는 판단이다. 청와대도 검찰이 수사를 주도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보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전날 검경의 유기적 협력을 지시한 것에 대해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대통령께서 원칙을 이야기한 것”이라며 “과거처럼 검찰이 (경찰을) 지시하는 방식이 아니고 ‘협의’라고 분명히 말씀하셨다”고 말했다. 민주당 고위 관계자는 “지금은 국가수사본부 중심으로 얼개를 잡는 단계”라며 “정부합동특별수사 후 검찰 수사가 필요한 사안인지, 감사원의 감사가 필요한 사안인지를 따져야 한다”고 말했다. 신동근 최고위원도 “수사 주체 문제보다는 수사 의지, 재발 방지가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반면 야권은 검찰을 의도적으로 배제하고 해체하려는 국정 기조의 연장선이라고 비판한다.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는 “합동수사본부로 범위를 넓히면서 검찰을 빠뜨릴 이유가 없다”고 지적했다. 원희룡 제주지사는 “대통령이 잡으려는 것은 검찰인가 LH 범죄자인가”라며 “검찰을 배제해 놓고 우왕좌왕이니 결과가 불 보듯 하다”고 비판했다. 손지은 기자 sson@seoul.co.kr
  • “변희수 전 하사, 사망 추측 2월 28일은 원래 전역하는 날”

    “변희수 전 하사, 사망 추측 2월 28일은 원래 전역하는 날”

    임태훈 군인권센터 소장, 변 전 하사 언급“극단적인 선택, 강제 전역 가장 큰 이유” 성전환 수술 후 강제 전역 처분을 받고 법정 소송을 진행하던 변희수 전 육군하사가 숨진 채 발견되면서 애도의 물결이 이어지는 가운데, 임태훈 군인권센터 소장이 변 전 하사의 전역 날을 언급해 9일 눈길을 끌었다. 임 소장이 기억하는 전역 날은 변 전 하사의 사망일로 추측되는 2월 28일이다. 임 소장은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나와 “왜 극단적인 선택을 했느냐에 대해선 여러 추측이 있지만 저는 강제 전역이 가장 큰 이유로 본다”면서 이렇게 언급했다. 그러면서 임 소장은 “고인이 떠나가는 길 많은 분들이 애도해주셨다. 온라인 계좌로도 조의금이 많이 들어왔다”고도 했다. 임 소장은 또 “특히 정치인들의 애도가 생각했던 것보다 많았다. 권인숙 의원, 진선미 의원, 심상정 의원 등이 한걸음에 달려와 주셨다. 본인들이 무엇을 해야 할지에 대한 부분도 이야기해 주셨다”고 상황을 전했다. 아울러 임 소장은 “대권주자 이재명 지사도 비서를 보내 조기와 조전을 유족들에게 전했다”며 “그 외에도 정치인들이 SNS를 통해서 애도와 조기를 보내주셔서 고인이 하고자 했던 것들이 변화의 조짐이 보이지 않겠느냐 희망도 보이기도 한다”고 했다. 이어 임 소장은 변 전 하사가 지난달 28일 극단적 선택을 했을 것으로 추측하면서 “정상적으로 전역을 했다면 2월 28일이 전역하는 날”이라면서 “그렇기 때문에 저희는 아마 이날 선택하지 않았을까 조심스럽게 판단한다”고 말했다.더불어 임 소장은 “우리 일반 사회에서 혐오적 발언도 문제가 되는 거고 수술 과정에서 본다면 여단과 군단에서는 문제없다고 판단했는데 궁극적으로 최고 윗선에서 그런 것들을 받아들이지 않은 거라고 보고 있다”고 상황을 짚었다. 임 소장은 이어 “변 전 하사가 우리 사회에 남기고 간 숙제가 크다고 생각한다”고 말한 뒤 “그 점에서 우리가 풀어야 할 지점들이 많다. 지금 변 전 하사뿐만 아니라 성소수자들이 연쇄적으로 극단적 선택을 하고 있다. 지난달과 이번 달만 해도 네 분이 극단적 선택을 하셨다”고 했다. 그는 “우리 사회에는 아직도 극단적 선택을 하는 성소수자에 대한 통계청의 통계가 없다. 그렇다 보니 성소수자 자살예방정책은 빠져 있는 상황”이라며 “이런 것들을 바로잡아야 된다고 생각한다. 이런 차별이 가시화된 지점부터 이 문제를 바라봐야 차별금지법이 통과될 거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변 전 하사는 지난 3일 충북 청주시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에 따르면 변 전 하사가 같은 날 오후 5시 49분쯤 자택에서 숨져 있는 것을 출동한 소방대가 발견했다. 상당구 정신건강센터는 상담자로 등록된 변 전 하사가 지난달 28일 이후 연락이 안 돼 극단적 선택을 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하고 119에 신고했다. 경기 북부 모 육군부대 소속이던 변 전 하사는 지난 2019년 휴가 중 태국으로 가 성전환 수술을 받고 돌아와 계속 복무를 희망했다. 그러나 군은 변 전 하사 신체 변화에 대한 의무조사를 시행해 심신장애 3급 판정을 내리고, 지난해 1월 전역을 결정했다. 이에 변 전 하사는 지난해 2월 육군본부에 재심사를 요청했다. 하지만 육군은 “전역 처분은 군인사법에 규정된 의무심사 기준 및 전역 심사 절차에 따라 적법하게 이뤄졌다”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 성흠제 서울시의원 대표발의 「서울시 재난 예보·경보시스템 구축 및 운영에 관한 조례안」 본회의 통과

    서울특별시의회 도시안전건설위원회 성흠제 의원(더불어민주당, 은평1)이 대표 발의한 「서울특별시 재난 예보·경보시스템 구축 및 운영에 관한 조례」제정안이 지난 5일 제299회 임시회 본회의에서 가결되었다. 이 조례는 재난발생 시 신속하고 정확하게 재난상황을 전파하여 인명과 재산의 피해를 예방하거나 줄이기 위해 서울시나 자치구는 물론 민간시설 내의 재난 예보․경보 시스템 설치 및 운영에 필요한 사항을 규정한 것으로, 주요 내용 중 시장으로 하여금 재난 발생 시 대규모 피해가 예상되는 민간시설에 대해 재난 예보·경보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도록 권고하는 규정을 두고 있다. 이를 통해 민간시설이 자체 재난 예보·경보시스템을 구축할 경우 국가나 지방자치단체가 발령한 재난정보를 해당 시설 거주자 또는 이용자에게 재 전달함은 물론, 해당 민간시설 내에 화재 등 재난 발생 시 자체 구축된 재난 예보·경보시스템을 통해 재난상황 전파가 보다 빠르고 확실하게 이루어질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조례를 발의한 성 의원은 “국가나 지방자치단체로부터 재난발생에 따른 긴급재난 문자나 방송 등이 현재도 이루어지고는 있으나 시청각 장애인 등 안전취약계층과 다수의 시민들이 문자와 방송을 최종 인지하지 못하는 경우가 빈번히 발생하고 있는바, 민간시설에도 재난 예보·경보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는 제도적 근거를 마련함으로써 민관 협력을 통해 재난정보의 실시간 최종 인지율을 크게 높이는 한편, 민간시설 내에서의 재난 발생 시 자체 내에서의 실시간 상황전파가 보다 확실하게 이루어져 시민들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려는 조치였다“고 피력했다. 본 조례의 주요내용을 살펴보면 ▲ 재난 대비를 위한 재난 예보․경보시스템 구축 및 운영 ▲ 시스템 구축․운영 시 안전취약계측 고려 의무 ▲ 민·관 시스템 간에 정보연계가 필요할 경우 협조의무 ▲ 재난 예보·경보시스템 구축·운영할 경우 정보 제공 등 기술적 지원 ▲ 재난 예보·경보시스템을 관리·운영하는 인력의 교육 및 훈련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새벽 배송 담당 택배노동자 고시원에서 숨진 채 발견

    새벽 배송 담당 택배노동자 고시원에서 숨진 채 발견

    심야·새벽 배송 업무를 담당하던 택배 노동자가 숨진 채 발견됐다. 택배연대노조는 쿠팡 송파 1캠프에서 심야·새벽 배송을 전담하던 이모(48) 씨가 사망했다고 7일 밝혔다. 노조에 따르면 경찰은 전날 오후 3시쯤 이씨와 연락이 닿지 않는다는 아내의 신고를 받고 출동해 서울 송파구의 한 고시원에서 이씨가 숨져 있는 것을 발견했다. 발견 당시 이씨는 이미 숨이 멈춘 상태였고 사망한 지 이틀이 지난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해 초 쿠팡에 계약직으로 입사한 이씨는 지난해 말 심야전담반 정규직으로 전환돼 근무하고 있었다. 이씨의 임금은 280여만원으로, 심야노동을 전담한 것을 감안하면 최저임금을 갓 넘는 수준이라는 게 노조의 설명이다. 이씨는 아내와 자녀를 지방에 두고 서울로 올라와 고시원에서 혼자 생활했다. 평소 아내에게 심야 노동의 어려움을 수시로 호소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씨의 자세한 근무시간은 현재 파악 중에 있다. 노조는 8일 오후 2시 서울 송파구 쿠팡 본사 앞에서 유가족과 함께 과한 심야배송이 이씨의 과로사로 이어졌다는 규탄 기자회견을 열 예정이다. 경찰은 이날 오전 이씨의 정확한 사인을 규명하기 위해 부검을 진행한다. 이주원 기자 starjuwon@seoul.co.kr
  • 이석주 서울시의원 “국가적 위상 현대 GBC, 원안 고수가 답이다”

    이석주 서울시의원 “국가적 위상 현대 GBC, 원안 고수가 답이다”

    서울시의회 이석주 의원(국민의힘, 강남6)은 제299회 임시회 자유발언을 통해 국내 최고높이 105층 현대 GBC 건설계획의 저층변경은 대국민 약속위반으로 강력히 반대했다. 핵심적인 주요 발언 내용을 보면 우리가 초고층 마천루를 그토록 염원하는 사유는 이 시대 최고의 기술력과 초대형 경제력 때문에 아무나 못하는 특성이 기본이고, 더 큰 이유는 ▲ 첫째, 국가적 자존심과 국력과시의 상징성이 있다. GBC는 한국 무역센터와 국제업무 메카 중심축에 있고 마이스, 문화, 스포츠 및 교통 요새와 연계된 세계인들 앞마당에 우뚝 선 마천루는 국력과시오. 국가 자긍심의 원천이다. ▲ 둘째, 최첨단 초고층의 규모 차별화로 금융, 삶의 질, 경제 지수가 30~60위로 계속 뒤져가는 국제도시 경쟁력 상승 및 4차 산업혁명을 리더할 원동력이 될 것이며 ▲ 셋째, 차세대 미래를 지켜줄 희망의 금자탑이 될 것이다. 초고층 공사는 8백만의 건설 고용 및 0.84명 세계 꼴찌 출산율의 원흉 청년실업의 해결사요. 글로벌 명소로 부각되어 경제성장도 수백조씩 증가된다. ▲ 넷째, 한전이 떠나 지역환경이 크게 악화되었고 주변 상권마저 초토화된지 7년째로 조속한 개선이 요구된다는 것이다. 그 외 국가적 명예나 체면유지에도 유익함을 지적했다. 국제 초고층학회에 따르면 현재 세계 30위권 안에 한국은 잠실 제2롯데월드(555m) 하나로 겨우 국가 체면을 유지하고 있으나 두바이 제다(1,007m)와 국가간 마천루 경쟁으로 얼마 후면 롯데도 20위권 밖으로 밀리는데 현대 GBC마저 주저앉으면 세계 10위권 경제 대국이라 큰소리치는 나라 체면 역시 말이 아님을 지적했다. 또한 이의원은 “현대에게 투자비 16조의 큰 리스크, 국내 1위 최고층 건설상의 고난, 미래 경제효과 암울 등의 어려움속에서도 세계 5위 높이의 최고층 건설로 기업과 국가에 재도약과 명예를 높일 것”을 요청했다. 현대는 선대부터 건설, 중화학, 자동차 등 국가기간산업을 이끌어온 나라발전의 초석이었고 수출전선의 역군임을 익히 알기에 현대전기차 아이오닉5가 전 세계 시장을 재패하길 온 국민도 함께 빌고 있으니 당초 약속처럼 105층 대역사업을 속히 완공 시켜 줄 것을 요청했다. 아울러 GBC 마천루 관련 기관인 국방부에 저층변경의 주요 사유가 군 레이더라면 왜 이제와서 이 건물만 문제인지 의문을 제기했고 국가적 위상이 걸린 중대 사안임을 감안하여 군작전 최소범위에서 협조해주기를 간청했다. 끝으로 서울시 건축 및 지역발전 본부는 인허가 사업 진행 총괄자로 관련 기관들과 사전협상이 모두 끝난 시점에 왜 이런 큰 문제가 발생했는지 유감을 표했고 국가 위상이 걸린 공익 우선의 중대 문제임을 강조하며 인허가는 의무적 기속 행정보다 선택적 재량행위 성격이 강함을 지적하면서 원안 고수를 촉구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전경하의 시시콜콜] 지자체 금고

    다음달 1일부터 경기도 금고은행이 농협·신한은행에서 농협·국민은행으로 바뀐다. 4년의 금고약정기간이 이달 말로 끝남에 따라 지난해 12월 경기도가 금고지정심의위원회를 열고 결정한 결과다. 제1금고인 농협은행은 일반회계와 지역개발기금 등 18개 기금을, 제2금고인 국민은행은 광역교통시설특별회계 등 10개 특별회계와 재난관리기금 등 6개 기금을 맡는다. 경기도 금고는 38조원 규모로 제1금고인 농협이 30조원을 관리한다. 지자체 금고는 2개까지 가능하며 약정기간은 최대 4년이다. 지자체 금고가 되면 보통 조 단위 규모의 세입과 세출을 관리한다. 거의 무이자로 운용할 수 있는 자금이 확보되며 우량고객으로 평가받는 공무원과 가족, 산하단체 임직원들도 고객으로 확보할 수 있다. 은행 이미지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주며 안정적인 환경에서 상품 판매 등 공격적인 영업을 할 수 있다. 지자체에서 진행하는 각종 사업에 우선 참여 기회가 주어진다. 지자체 금고 선정이 2012년 공개입찰로 바뀌면서 결정 기준은 행정안전부의 예규로 정해져있다. 100점 만점에 금융기관의 대내외적 신용도 및 재무구조의 안정성(25점), 자치단체에 대한 대출 및 예금금리(17점), 지역주민이용 편의성(18점), 금고업무 관리능력(22점), 지역사회 기여 및 자치단체와 협력사업(7점), 지역 특수성 등을 고려해 자치단체 조례 또는 규칙으로 정하는 사항(11점) 등이다. 지자체 금고를 노릴 정도의 은행들이다 보니 당락을 결정하는 변수는 지역사회 기여 항목이다. 대표적인 예가 2018년 서울시 금고 입찰이다. 서울시는 금고 운영기간이 그해 말로 끝날 예정이라 사업자 입찰 공고를 냈는데 처음으로 30조원 규모의 일반·특별회계예산 관리를 맡는 제1금고와 2조원 규모의 기금 관리를 맡는 제2금고를 나눴다. 그 결과 제1금고 운영자가 우리은행에서 신한은행으로 104년만에 바뀌었다. 당시 신한은행은 4년간 협력사업비 3050억원, 우리은행은 1000억원을 제시했다. 3050억원이 전부가 아니었다. 금융감독원이 지난달 신한은행에 내린 제재안에 따르면 신한은행은 서울시에 금고운영을 위한 전산시스템 구축비용으로 1000억원을 제시했다. 금감원은 이 가운데 393억원은 “금고 운영 계약을 이행하는데 필요하지 않은 사항으로, 서울시에 제공한 재산상 이익에 해당한다”며 과태료 21억원을 부과했다. 지자체 금고 유치 경쟁이 치열해지고 지방은행들이 상대적으로 경쟁에 취약해지면서 행정안전부와 금융위원회는 2019년 관련 제도를 강화했다. 협력사업비 배점을 줄이고, 특정 이용자에게 제공된 재산상 이익 뿐만 아니라 제공이 확정된 금액까지 더해 10억원이 넘으면 공시하도록 하고, 협력사업비가 은행의 수익성 지표인 순이자마진을 초과하거나 전년 대비 20% 이상 증액되면 행안부에 보고하도록 했다. 전북, 강원, 충북, 대전, 경기 고양시, 경남 창원시 등의 지자체 금고 약정기간이 올해 끝난다. 기존 은행의 수성이냐 도전하는 은행의 탈환이냐가 올해도 계속된다. 은행들이 협력사업비를 얼마 제시할 지 지켜봐야겠다. 논설위원 lark3@seoul.co.kr
  • 사무실에서 공원까지 한번에…‘다산 한강 프리미어 갤러리’ 그린 프리미엄

    사무실에서 공원까지 한번에…‘다산 한강 프리미어 갤러리’ 그린 프리미엄

    최근 부동산 시장에서 숲, 공원이 인접해 ‘그린 프리미엄’을 갖춘 곳이 부상하고 있다.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이 사회 주류 트렌드로 자리 잡은 데다, 코로나19 여파로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인근 녹지공간을 활용하는 빈도가 높아졌기 때문이다. 이에 지식산업센터, 오피스 등 업무용 부동산에서 녹지공간 여부가 주요 화두로 부각되고 있다. 쾌적한 자연환경을 갖추는 경우 종사자들의 휴식 공간 활용과 더불어 업무 효율 증진까지 이끌어 낼 수 있어 일석이조의 효과를 누릴 수 있어서다. 예컨대 점심 식사 후 남는 자투리 시간 동안 인근 공원에서 산책을 하며 건강 관리를 할 수 있고, 업무 시간 중 피로를 느낄 때에도 바람을 쐬며 기분전환을 할 수 있다.이처럼 그린 프리미엄을 누릴 수 있는 지식산업센터가 각광받는 가운데 대규모 공원이 인접해 쾌적한 업무환경을 갖춘 지식산업센터 ‘다산 한강 프리미어 갤러리’가 공급을 앞둬 눈길을 끌고 있다. 다산 한강 프리미어 갤러리는 경기 남양주시 다산동 6245(다산신도시 지금지구 자족2블록)에 지하 3층~ 지상 7층 연면적64,948㎡ 규모로 들어선다. 지식산업센터 665실과 상업시설 73실로 구성된다. 다산 한강 프리미어 갤러리는 지식산업센터로는 드물게 바로 옆에 공원이 자리한 점이 돋보인다. 축구장 6개 규모의 초대형 공원인 고인돌공원이 조성돼 있어 종사자들이 편하게 이곳을 드나들며 휴식을 취할 수 있다. 여기에 사업지와 공원을 잇는 산책로를 연결해 접근성을 더욱 높일 계획이다. 또한 사업지 약 1km 거리에는 한강이 위치해 있고, 한강 조망권을 확보해 투자 희소가치가 높으며, 종사자들이 사무실에서 한강을 바라보며 재충전의 시간을 가지기에도 좋다. 우수한 교통망도 갖췄다. 인근에 위치한 수석IC를 통해 강변북로 진입이 용이하며 서울 잠실까지 15분 대로 이동 가능하다. 또한 수도권제1순환고속도로 토평IC, 북부간선도로 구리IC가 인접해 수도권 주요 도시로 신속한 이동이 가능하다. 풍부한 교통 호재도 자랑거리다. 사업지 인근에 위치한 경의중앙선 도농역을 통해 왕숙2지구에 들어서는 9호선 연장 신설역을 이용 가능하며, 하남 미사지구와 연결되는 수석대교(가칭)도 가까워 인근 지역으로의 이동도 편리해질 전망이다. 아울러 인근 GTX-B노선을 비롯해 8호선 연장선, 4호선 연장선 등이 추진 중이어서 광역 접근성도 개선될 전망이다. 사업지 내부는 여유로운 업무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전 실에 발코니가 설계되며, 일부 호실에는 실용적인 공간 분리가 가능한 다락 및 테라스도 설계된다. 개방감을 높이는 중정구조를 통해 채광과 통풍도 극대화했다. 옥상정원도 마련해 자연친화적 휴게공간을 조성할 계획이다. 한편, 다산 한강 프리미어 갤러리 분양홍보관은 경기도 구리시 경춘로에 위치해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전력시장 섣부른 규제 완화는 위험… 전기료 결정체계 다양화해야

    전력시장 섣부른 규제 완화는 위험… 전기료 결정체계 다양화해야

    미국 ‘텍사스의 정전사태’가 전력체계 구축 방향의 화두가 되고 있다. 재생에너지 확대를 반대하는 쪽은 혹한에 따른 풍력발전 중단이 정전의 원인을 제공했다며 재생에너지의 한계를 강조하고, 재생에너지 확대를 주장하는 측은 풍력뿐 아니라 전통적인 화력발전 역시 상당 부분 중단됐다고 강조한다. 텍사스 정전사태는 재생에너지의 변동성으로 인한 위험성, 안정적인 송전망 운영을 위한 전력시장체계 등의 논쟁으로 확산하고 있다. 바이든 행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저탄소 체제로의 전환에서 풍력과 태양광에 의존하는 것이 과연 적절한 것인지를 둘러싼 논쟁은 정치적 대립으로 확대되고 있다.●송전망도 미국 다른 지역과 연결 안 돼 큰 피해 텍사스는 거대한 면적과 풍부한 자원으로 한국과 전혀 다른 환경이지만, 전력망 운영에선 한국처럼 섬과 같다는 점에서 텍사스 정전사태는 반면교사로 바라볼 필요가 있다. 한국 정부는 지난달 5일 전남 신안을 중심으로 약 48조 5000억원을 투자하는 발전용량 기준 8.2GW 규모의 해상풍력단지 조성을 발표한 상황이다. 30년 만의 ‘겨울폭풍’이 미국 전역을 강타하면서 미국은 전례 없는 추위와 폭설을 경험했다. 뜨거운 태양과 높은 기온으로 선벨트라고 불리는 미국 남부 지역의 기온이 알래스카주보다 더 추운 영하 20도 이하로 낮아졌다. 이러한 기상이변은 기후변화로 북극의 찬 기운을 막아 주던 제트기류가 약화되면서 찬 공기가 평소에 비해 훨씬 더 남쪽으로 내려온 것이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일시적인 이변이 아니라 기후변화에 따라 앞으로 반복적으로 나타날 수도 있는 현상이다. 갑작스러운 기상이변으로 인한 전력수요의 폭증과 발전설비의 고장 및 운영 중단은 텍사스주에 대규모 정전사태를 가져왔다. 텍사스의 전력생산에서 천연가스를 이용한 가스화력발전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지만 풍력 역시 연평균 25%의 높은 비중을 나타낸다. 텍사스의 풍력 발전량을 국가 단위로 환산해 비교하면 전 세계 6위 규모이다. 풍력의 특성상 시기에 따라 발전량 차이가 크지만 2020년 5월의 경우 풍력은 텍사스주 전체 시간당 전력수요의 59%를 충족시키기도 했다. 저렴하면서도 풍부한 천연가스와 풍력이 조화를 이루고 있는 텍사스의 전력망은 이상적이며 안정적인 것으로 간주돼 왔다. 실제로 미국 내 전력망의 신뢰성을 평가하는 북미전력신뢰성위원회(NERC)는 2020년 11월 보고서에서 극단적 기상악화 등이 발생할 경우 텍사스의 전력수요는 최대 67.2GW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공급능력은 82.3GW이므로 일부 발전소의 고장 및 정비 등에도 불구하고 큰 문제는 없을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예상을 뛰어넘는 수준의 혹한과 폭설에 전력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자 전력수요는 예상치를 넘긴 70GW 규모에 이르렀다. 수요폭증 상황에서 혹한 탓에 풍력발전기와 가스배관망이 얼어 가동하지 못하면서 몇 시간 만에 전체 발전기의 40%가 가동을 멈추는 사태가 발생했다. 이에 텍사스주의 전력망을 관리하는 전력신뢰성위원회(ERCOT)는 순환정전을 결정했다. 이에 따라 500만 이상의 가정과 사업체 등은 4일 동안 혹한과 정전에 시달렸다. 평소 ㎿h당 25달러 수준이던 전기 도매요금도 9000달러 수준까지 상승해 변동요금제를 선택했던 가구들은 최대 수백만원에 이르는 전기요금 청구서를 받게 됐으니, 텍사스 겨울폭풍의 여파는 여전히 지속되고 있다. 정전 초기에는 풍력발전기의 동결로 인해 대규모 정전이 발생한 것으로 알려져 재생에너지의 취약성을 중심으로 논란이 진행됐다. 하지만 이후 가스화력발전, 석탄화력발전과 원자력 등도 혹한에 따른 영향으로 발전을 중단하거나 발전량이 감소한 것으로 밝혀지면서 전력시스템 전반을 둘러싼 논쟁으로 확대되고 있다. 발전기가 고장 나거나 전력수요가 공급을 초과할 경우 일반적으로 예비로 지정해 놓았던 발전기가 투입되거나 다른 지역의 전력을 공급받아 문제를 최소화할 수 있지만 텍사스는 예비발전기 확보가 의무사항이 아니었으며, 송전망 역시 미국 내 다른 지역과 연결돼 있지 않아 피해가 더 커졌다. ●2011년·2014년에도 전력대란… 시스템 불변 텍사스는 2011년에도 한파로 전력부족 사태를 경험한 바 있다. 당시 연방에너지규제위원회(FERC)는 이와 같은 사태에 대응할 수 있도록 예비발전기 지정 등의 방안을 마련할 것을 요구했지만 ERCOT는 이를 의무화하지 않았다. 2014년에도 텍사스는 한파와 발전기 고장 등으로 도매가격이 상한선이던 ㎿h당 5000달러까지 급등했다. 주기적으로 많은 피해와 문제를 겪었음에도 왜 텍사스의 전력체계는 변화하지 않았을까? 한국전력이라는 단일 송·배전 운영회사, 과거 한전 산하에 있던 발전설비를 분할한 6개의 발전 자회사 및 소수의 민간발전, 그리고 표준화된 전력요금체계에 익숙한 우리로서는 이러한 미국의 풍경이 매우 낯설다. 이런 미국을 이해하려면 지난 30년간 진행된 전력시장의 변화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발전소에서 생산한 전기가 송전 및 배전 과정을 거쳐 소비자에게 전달되고, 소비자는 사용한 만큼의 요금을 납부하는 체계는 1882년 에디슨 조명회사가 뉴욕의 펄스트리트 발전소에서 생산한 전력을 맨해튼 59가구에 자체적으로 가설한 전선으로 공급하면서 시작됐다. 발전·송전·배전으로 이어지는 이러한 수직적 통합구조는 전 세계 많은 지역에서 100년 이상 비슷한 형태로 유지돼 왔다. 미국에서 이러한 구조의 수직통합형 민간전력회사(IOU)들은 주 정부의 규제를 받는 대신 지역별로 독점권을 가지고 정해진 요율에 따라 요금을 징수했다. 전력요금은 전체 비용을 기준으로 사업자에게 적정수익률을 보전할 수 있는 수준에서 규제기관의 승인을 받아 결정됐다. 이 구조는 현재 우리나라와 동일하다. 그러나 1990년대 전력 부문에서도 시장경쟁을 촉진한다면 전체적인 요금이 낮아질 것이라는 주장이 대두됐다. 전력 도매시장에서의 경쟁 활성화를 주요 내용으로 하는 에너지 정책법(EPACT)이 1992년 통과되면서 미국의 전력시장은 큰 변화를 겪기 시작했다. 미국 연방정부는 발전 부문에 대한 경쟁을 확대하려면 송전망에 대한 접근권 보장이 필요하다고 판단, 법률로 송전망을 개방하도록 했으며 기존 전력회사의 송전기능을 의무적으로 분리하도록 했다. 이에 따라 각 지역에 전력망을 운영하는 독립적인 계통운영자(ISO)와 광역송전기구(RTO)가 설립됐다. RTO와 ISO는 송전망을 보유하지는 않지만 송전망을 관리하면서 송전 및 예비력 확보, 품질유지 서비스, 계통관리 등을 담당하는 역할을 수행했다. 현재 미국의 전력망은 10개의 시장으로 크게 구분되며 텍사스의 경우 전기신뢰위원회(ERCOT)가 설립돼 전력망을 책임지고 있다. 여기에 더해 1996년 FERC가 경쟁촉진조치로 ‘명령 888’(Order 888)을 발표하면서 각 주의 전력시장이 주정부의 규제를 받는 수직통합형 전력회사 중심의 전통적 규제모델과 시장기반의 중앙집중형 모델로 점차 분화됐다. 시장기반 모델은 가장 낮은 가격으로 생산되는 전기부터 우선적으로 판매되는 구조로서 발전사업자들이 최대의 효율을 추구해 가격을 낮추면 결국 소비자가 부담하는 가격이 인하될 것이라는 가정을 전제로 한다. 텍사스주는 1999년 당시 주지사였던 조지 W 부시가 시장경쟁에 기반한 새로운 전력시장 체계가 주민에게 더 많은 선택권, 더 낮은 요금을 제공할 것이라며 광범위한 범위의 규제완화 정책을 도입했다. 이후 텍사스의 전력 부문은 200여개 업체가 경쟁하는 체제로 전환됐으며 2002년부터 소비자들은 소매전기 공급업체(REP) 간 가격 및 조건 비교를 통해 사용량 등을 고려해 이동통신 요금과 같이 다양한 요금제와 부가서비스들을 선택할 수 있게 됐다. 텍사스주의 저렴하고 풍부한 가스 및 풍력의 존재, 그리고 업체 간 경쟁에 따라 2021년 3월 현재 텍사스의 평균 전기요금은 ㎾h당 8.91센트로 미국 평균보다 22% 낮다. 가격 측면에서 본다면 텍사스의 전력거래시스템은 규제완화의 목표를 상당 부분 달성한 셈이다. 하지만 저렴한 요금은 반대로 전체 전력시장의 불안정을 가져왔다. 미래의 기대수익을 기반으로 사업자들이 발전시설에 대한 투자를 결정함에 따라 안정적인 전력시스템과는 거리가 멀어졌다. 환경규제 강화와 낮은 전력요금 등이 겹치면서 상대적으로 발전원가 비중이 높아진 석탄 및 원자력 발전 등은 경쟁력을 상실하고 점차 축소돼 갔다. 상시 가동되면서 기저부하를 담당하는 석탄과 원자력의 비중 감소에 따라 2013년 NERC는 2022년에 이르면 텍사스의 전력예비율이 5%까지 하락할 것으로 예측하고 대책을 촉구하기도 했다. 규제가 완화됨에 따라 전력수요가 증가하면 소규모 민간발전사들이 발전량을 고의로 줄여 전력가격 상승을 유도하고 고액으로 전력거래 시장에 입찰해 수익을 추구하는 등 시장교란 사례가 발생하기도 했다.●재생 발전 확대로 기존 전력시스템 변화 요구 텍사스의 전력시장은 규제완화를 통한 공급 확대 및 가격하락과 더불어 시스템의 취약성이 확대되는 현상이 동시에 발생했고 이런 불균형이 예상치 못한 혹한과 폭설로 드러나게 됐다고 볼 수 있다. 예비발전기의 지정을 포함한 전체 전력망의 유지와 안정을 위한 여러 방안이 논의되기 시작했지만 현재로서는 어떠한 변화가 있을지 예측하기 어렵다. 텍사스의 정전사태를 계기로 최근 전력시장에 대한 섣부른 규제 완화나 다양화 등은 위험하다는 인식이 확산한다. 하지만 재생에너지의 확대로 대표되는 변동성 에너지원의 확대는 소수의 대규모 발전설비를 중심으로 형성된 기존 전력시스템의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 이미 전남, 제주 등 지역 내 수요에 비해 재생에너지 공급이 많은 지역은 수급불균형으로 전력계통의 불안정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 여기에 더해 전기차 및 에너지저장시설의 확대는 문제를 더욱 복잡하게 만들고 있다. 우리나라의 현행 전력시장은 변동성이 강한 재생에너지원의 확대, 다양한 사업자의 시장참여를 제한해 시장운영의 자율성과 효율성 측면에서 약점이 많다. 분산에너지원의 확대는 현재와 같은 단순한 일방적 전력공급 차원을 넘어 전력거래 및 관련 서비스에 대한 상호 정보교환을 수행하는 새로운 플랫폼을 필요로 하고 있다. 또한 가격시스템을 이용한 효과적인 자원배분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다양한 가격결정 시스템의 도입이 요구되고 있다. 대규모 해상풍력 시설에 대한 투자는 그것이 최대한 잘 가동되고 긍정적인 역할을 할 수 있는 시스템이 갖춰질 때 더 큰 의미가 있다. 텍사스의 대규모 정전사태는 전체적인 전력시스템 변화의 올바른 방향에 대해 한국 정부에도 과제를 주고 있다.
  • “어쩌다 한국은 ‘성소수자들의 묘지’가 되어가는가”[이슈픽]

    “어쩌다 한국은 ‘성소수자들의 묘지’가 되어가는가”[이슈픽]

    성전환수술 이후 강제 전역 처분을 받고 법정 소송을 이어가던 변희수 전 육군 하사가 결국 군으로 나라를 지키겠다는 꿈을 이루지 못한 채 세상을 떠났다. 여성으로서의 성적 정체성을 찾은 뒤에도 군 복무를 계속하고 싶어 하던 변 전 하사는 전역 처분 이후 이에 불복하기 위한 일련의 과정에서 군을 비롯한 우리 사회에 많은 논쟁거리를 던졌다. 법적으로 여성 된 지 1년 만에 숨져 남자로 태어난 변희수 전 하사는 2017년 기갑병과 전차승무특기로 임관해 경기 북부의한 부대에서 부사관으로 복무했다. 그는 전차조종수로서 군 임무 수행에는 아무 문제가 없었지만, 국군수도병원에서 진료를 받는 등 성 정체성 문제로 갈등을 겪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2019년 11월 국외 휴가 승인을 얻어 태국으로 가서 남성에서 여성으로 성전환 수술을 받고 돌아온 그는 공식적인 성별을 남성에서 여성으로 바꾸려고 관할 법원에 성별 정정 허가를 신청하는 한편 군 복무 지속을 희망했다. 그러나 군 병원은 ‘심신장애 3급’ 판정을 내렸고, 육군은 전역을 결정했다.군의 전역 결정 직후 변 전 하사는 인권센터가 연 기자회견에 군복을 입고 모습을 드러내면서 불복을 위한 투쟁을 시작했다. 그는 떨리는 목소리로 “성별 정체성을 떠나 이 나라를 지키는 훌륭한 군인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며 “모든 성 소수자 군인들이 차별받지 않는 환경에서 각자 임무와 사명을 수행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변 전 하사는 “다시 심사해달라”며 지난해 2월 육군본부에 인사소청을 제기했으나, 육군은 “전역 처분은 적법하게 이뤄졌다”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변 전 하사는 지난해 8월 11일 계룡대 관할 법원인 대전지법에 육군참모총장을 상대로 전역 처분 취소 청구 소송을 냈고, 다음 달 15일 첫 변론을 앞두고 있었다. 그러나 심적으로 힘든 상태였던 그는 법적으로 여성이 된 지 1년여 만에 하늘의 별이 됐다. 인권위·앰네스티 “차별없는 세상되길” 국가인권위원회는 4일 최영애 위원장 명의로 성명을 내고 “뿌리깊은 차별과 혐오에 맞서다 사망한 고(故) 변희수 하사의 명복을 빌며 유가족에게 심심한 위로를 표한다”고 밝혔다. 이어 “성전환 수술 이후에도 군인으로서의 직무를 다하고자 했을 뿐인 고인의 노력은 앞으로도 영원히 기억될 것”이라며 “위원회도 이와 같은 슬픔이 다시는 발생하지 않도록 관련 제도 정비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국회에 평등법(차별금지법) 제정 논의가 조속히 착수되기를 재차 촉구한다”고 덧붙였다. 인권단체 국제앰네스티 한국지부는 윤지현 사무처장 명의로 성명을 내고 “변희수 하사의 용기는 한국 사회에 많은 울림을 줬다”며 “우리에게 주어진 일은 혐오와 차별에 더 강력히 맞서고, 차별 없는 세상을 만드는데 힘쓰는 것”이라고 밝혔다. 성소수자 인권단체 40개가 결성한 상설연대체 ‘성소수자차별반대 무지개행동’은 “용기있게 자신을 드러냈고 사회에 울림을 주었던 고 변희수 하사님의 삶을 추모한다”며 “더 이상 차별과 혐오 없는 세상에서 편히 쉬시기를 바란다”고 했다.성소수자 감독의 한탄 “매일이 연탄재” 성소수자인 영화감독 이송희일은 4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어쩌다 한국은 ‘성소수자들의 묘지’가 되어가는가”라고 한탄했다. 이송희일 감독은 이날 “민간인 사망 소식에 따로 군의 입장을 낼 것은 없다”는 변 전 하사의 사망에 대한 국방부 입장을 전하며 “근본도 없고, 예의도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군대 내 동성애를 금지하는 군형법 제92조의6 같은 파쇼적인 법을 아직도 끌어안고 있고, 동성애자 군인을 색출한다고 게이 앱을 들락거리며 함정수사를 하던 자들”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성소수자 혐오는 이제 국민 스포츠가 됐다. 레즈 같다, 트랜스 같다, 게이 같다는 놀림은 이미 학교 혐오놀이의 단골이 된 지 오래”라고 지적했다.그는 중학교 음악교사 출신으로 제주 퀴어문화축제 위원장을 맡기도 했던 퀴어 활동가 김기홍씨와 변희수 하사가 차례로 숨진 사건에 대해 “언론을 통해 알려진 두 사람 외에도 더 많은 성소수자들이 죽어가고 있다”고 했다. “당신 눈에 잡히지 않아서 그렇지 (성소수자들에겐) 매일이 연탄재 신세고, 모든 곳이 전쟁터”라고 표현했다. 그는 “어쩌다 한국은 ‘성소수자들의 묘지’가 되어가는가. 2000년을 전후로 한국 사회는 이렇지 않았다. 여성, 성소수자, 장애인, 이주민 등 소수자들의 슬픔은 저 바닥으로 심연을 이루고 있다”고 말했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으면 자살 예방 핫라인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 “환경호르몬 612배” 아기욕조 사건, 서울경찰청서 수사

    “환경호르몬 612배” 아기욕조 사건, 서울경찰청서 수사

    피해자 다수인 점 고려해 직접 수사 나서 기준치의 612배가 넘는 환경호르몬이 검출된 아기욕조를 썼던 피해자들이 욕조의 제조사·유통사 등을 고소한 사건을 서울경찰청에서 수사한다. 4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경찰청 반부패·공공범죄수사대는 이 사건을 서울 동작경찰서로부터 넘겨받았다. 앞서 해당 아기욕조 영아 피해자 1000명과 공동친권자 등 3000명은 제조사 대현화학공업과 중간 유통사 기현산업을 어린이 제품 안전 특별법 위반 등 혐의로 고소했다. 피해자가 다수인 점 등을 고려해 서울경찰청이 직접 수사에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해 12월 산업통상자원부 국가기술표준원은 대현화학공업이 제조한 아기 욕조 ‘코스마’에서 환경호르몬인 프탈레이트계 가소제가 안전 기준치의 612.5배 초과해 검출됐다고 밝혔다. 프탈레이트계 가소제는 간 손상과 생식기능 저하를 유발할 수 있는 유해 화학물질이다. 해당 제품은 다이소에서 상품명 ‘물빠짐아기욕조’로 5000원에 판매됐으며, 맘카페 등에서 ‘국민 아기욕조’로 불릴 만큼 큰 인기를 끌었다. 경찰은 고소인들을 불러 조사하는 한편 지난달 대현화학공업과 기현산업을 압수수색해 확보한 자료들을 분석 중이다.최선을 기자 csunell@seoul.co.kr
  • 갤러리로 변신한 분양홍보관… ‘가양역 더리브 아너비즈타워’ 눈길

    갤러리로 변신한 분양홍보관… ‘가양역 더리브 아너비즈타워’ 눈길

    천편일률적이었던 분양 단지들의 분양홍보관이 변하고 있다. 시대의 흐름에 따라 변하는 삶을 반영할 수 없는 천편일률적 구조의 홍보관은 몸에 맞지 않는 옷을 입은 것처럼 불편하기도 하고, 제대로 된 정보조차 제공받기 힘들었다.하지만 최근에는 이러한 분양홍보관이 단순히 분양 단지를 소개하고, 발품을 파는 공간에서 탈피해 미술 작품을 전시하거나 디지털 기기를 통해 정보를 빠르고 쉽게 파악할 수 있도록 다양한 볼거리와 체험거리를 제공하는 공간으로 변하고 있다. 이렇게 변화된 분양홍보관은 단순히 모형도와 유닛만 전시하는 분양홍보관에 비해 볼거리가 많고, 분양 단지가 강조하는 부분도 한 번에 알아볼 수 있어 방문객들의 반응도 좋은 편이다. SGC이테크건설이 공급하는 ‘가양역 더리브 아너비즈타워’의 분양홍보관은 딱딱한 유형에서 벗어난 디지털과 아트(미술품)가 접목된 새로운 형태의 분양홍보관으로 눈길을 끈다. 이곳에는 다양한 미술품이 전시돼 갤러리와 같은 이색적인 모습으로 꾸며진다. 종이 리플렛을 키오스크 등 디지털 미디어로 구현하여 단순히 보는 공간을 넘어 즐기고, 분양과 관련된 상세한 내역을 올바르게 파악할 수 있도록 하는 공간이 되게끔 했다. 방문객들은 저마다 미술 작품을 보며 가치를 향유하고, 일상에 지친 심신을 위로할 수 있는 시간을 선사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임차인인 기업(법인)의 특성에 따라 달라지는 각종 세제혜택 등에 대한 정보 역시 단순히 나열된 숫자와 텍스트를 넘어 디지털 미디어를 통해 알기 쉽게 전달함으로써 수요자들의 이해와 관심도 높여줄 것으로 예상된다. 부동산 관계자는 “분양홍보관이 단순히 정보를 얻고 끝나는 공간이 아닌 즐기고, 체험하고, 체류하는 공간으로 바뀌면서 수요자들의 선호도와 인식도 바뀔 것으로 예상된다”며 “딱딱한 공간이 아닌 유연한 공간이 된 만큼 색다른 분양홍보관을 향한 수요자들의 방문 역시 더욱 많아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 3월 본격 분양하는 ‘가양역 더리브 아너비즈타워’ SGC이테크건설이 공급하는 ‘가양역 더리브 아너비즈타워’는 9호선 가양역과 증미역 더블역세권 입지인 서울시 강서구 등촌동 629-1번지 일원에 지하 5층~지상 15층, 연면적 3만 2375㎡ 규모로 지어지며 지식산업센터, 상업시설이 함께 구성된다. 단지의 저층부는 뉴욕 스타일을 모티브로 하여 아치형 창과 고풍스러운 브릭 설계를 적용한 독창적인 외관 설계가 도입된다. 함께 구성되는 상업시설의 경우 차량 통행량이 높은 양천로 대로변 중심을 바라보는 스트리트형으로 설계되어 가시성과 접근성을 높이고, 고객 이동에 최적화된 동선까지 구현될 예정이다. 업무공간은 최근 선호되는 트렌드인 다운사이징 및 1코노미를 차용한 섹션 오피스 형태로 마련된다. 섹션 오피스는 기업 규모에 맞춰 원하는 크기로 분양을 받을 수 있어 1인 기업은 물론 스타트업, 벤처기업 등 다양한 규모의 기업들의 입주가 가능하다. 또 공간 활용도가 높은 복층형 구조의 특화설계인 듀플렉스(일부층)가 적용돼 각각의 공간을 독립성 있게 유지할 수 있으며, 옥상정원까지 마련될 예정으로 도심 속에서 쾌적한 업무환경을 보장해 줄 것으로 기대된다. ‘가양역 더리브 아너비즈타워’가 들어서는 서울시 강서구 등촌동 일원은 △신흥 첨단산업지구인 마곡지구 △첨단IT기술, 미디어산업지인 상암DMC △중소벤처기업 중심지인 구로G밸리 △금융인프라 중심지인 여의도 등과 연결되는 ‘서울 비즈니스 클러스터’에 속한다. 단지는 지하철 9호선을 비롯해 올림픽대로, 강변북로, 서부간선도로 가양대교 등을 이용할 수 있으며 서울 및 수도권 주요 도심으로 편리한 출퇴근도 가능하다. 비주거 상품인 만큼 청약 규제, 분양권 전매 제한 등 부동산 규제의 영향을 받지 않으며 분양가는 일대에 공급된 지식산업센터의 현재 시세 대비 경쟁력 있는 가격으로 책정될 예정이다. 대출 규제가 낮아 분양가의 최대 70~80%까지 저금리로 대출을 받을 수 있으며, 지방세특례제한법에 의해 취득세 50%, 재산세 37.5%의 세제 감면 혜택 등이 더해지는 만큼 사실상 기업(법인)의 초기 부담도 낮다. SGC이테크건설이 공급하는 ‘가양역 더리브 아너비즈타워’는 3월 분양될 예정이다. 분양홍보관은 서울시 강서구 양천로에 마련된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반년 만의 골맛’ 황희찬, 이재성과 포칼 4강 코리안 더비?

    ‘반년 만의 골맛’ 황희찬, 이재성과 포칼 4강 코리안 더비?

    독일 프로축구 라이프치히의 황희찬(25)이 반 년 만에 득점포를 재가동하며 팀의 컵 대회 4강 진출에 힘을 보탰다. 이재성(29)의 홀슈타인 킬(2부)도 사상 처음 4강에 올라 코리안 더비 가능성도 생겼다. 황희찬은 4일(이하 한국시간) 독일 라이프치히의 레드불 아레나에서 열린 볼프스부르크와의 2020~21 독일축구협회(DFB) 포칼 8강전에서 팀이 1-0으로 앞선 후반 39분 투입되어 4분 만에 쐐기골을 넣었다. 황희찬은 에밀 포르스베리의 슛이 상대 골키퍼에 막혀 자신 앞으로 떨어지자 침착하고 정확하게 오른발 슛을 날려 골대 안에 꽂았다. 2-0으로 승리한 라이프치히는 준우승을 차지한 2018~19시즌 이후 2년 만에 4강에 올랐다. 횡희찬은 오랜 골가뭄을 털어내며 반등을 예고했다. 그는 지난해 9월 12일 라이프치히 데뷔전이었던 뉘른베르크(2부)와의 포칼 64강전에서 1골 1도움을 올리며 쾌조의 출발을 했다. 하지만 이후 엉덩이 부상과 코로나19 확진을 겪으며 주전 경쟁에서 밀렸고 공격포인트를 기록하지 못했다. 그간 분데스리가 9경기와 포칼 1경기,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2경기에서 대부분 교체로 뛰었지만 침묵이 이어졌다.이날 이재성이 풀타임을 소화한 킬도 로트-바이스 에센(4부)을 3-0으로 완파하고 4강 진출을 확정했다. 2011~12시즌 8강을 경험했던 킬이 4강에 오른 건 이번이 처음이다. 한편, 5월 예정된 포칼 4강전의 대진은 오는 8일 결정된다. 현재 4강에는 라이프치히와 킬, 도르트문트가 올라 있고, 얀 레겐스부르크(2부)-베르더 브레멘의 8강전은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와 연기된 상태다. 추첨 결과에 따라 라이프치히와 킬이 대결할 수도 있다.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씨줄날줄] 이건희 컬렉션/서동철 논설위원

    [씨줄날줄] 이건희 컬렉션/서동철 논설위원

    지난해 작고한 이건희 삼성그룹 전 회장의 상속세 신고 기한이 다음달로 다가왔다. 이재용 부회장을 비롯한 유족이 내야 할 상속세는 적게 잡아도 11조원이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보유 주식의 배당을 늘리는 방식으로 상당 부분 충당한다지만 그것만으로 부족할 것이다. 자연스럽게 천문학적 가치를 지녔다는 이 전 회장의 미술품 컬렉션에 눈길이 간다. 선대 이병철 전 회장은 문화재 수집가로 명성이 높았다. 하지만 이건희 전 회장의 컬렉션이 오히려 풍성한 것이 사실이다. 우리 문화재에 관심을 가진 것은 선대와 다르지 않았지만, 서양 미술품이 더해졌다. 이건희 전 회장과 서울대 미대 출신의 부인 홍라희씨는 2015년 영국의 권위 있는 미술잡지 ‘아트뉴스’의 ‘세계 200대 컬렉터’에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이건희 전 회장의 문화재 컬렉션은 겸재 정선의 ‘인왕제색도’를 비롯해 국보가 30점, ‘수월관음도’를 포함해 보물이 82점이다. 간송 전형필 선생이 남긴 컬렉션이 국보 12점, 보물 30점 정도인 것과 비교된다. 홍라희씨의 컬렉션에도 ‘백자청화운룡문 항아리’를 비롯해 보물이 5점 있다. 이병철 전 회장은 국보 15점과 보물 12점을 삼성문화재단에 기증하는 방식으로 상속 재산을 관리했지만, 이건희 전 회장은 소유권을 유지하고 있었다. 이건희 컬렉션은 1만 3000점에 이른다고 한다. 국가 지정 문화재는 문화재청이 공개하고 있어 내역을 알 수 있다. 하지만 한 해 1000억원 이상을 들여 수집했다는 서양 미술품 내역은 그동안 오리무중이었다. 한국 근현대 미술품이 2200점 남짓, 서양 근현대 미술품이 1300점 남짓에 수준도 매우 높아 미술사조의 정점에 이른 거장들의 작품이 200점에 이른다는 감정 결과가 흘러나온다.감정 가격은 1조 5000억원이라고도 하고, 2조~3조원이라고도 한다. 하지만 ‘임자’만 만나면 감정 가격의 10배까지도 뛰어오르는 것이 미술품의 시장 가격이다. 삼성가(家) 안팎에서 이건희 컬렉션을 기증할 의사가 있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일부의 주장처럼 미술품으로 상속세를 물납할 수 있도록 법이 개정된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미술품으로 상속세를 물납해도 감정 가격의 절반은 다시 미술품의 상속세로 내야 하니 큰 실익이 없다고 판단했는지 모른다. 다만 기부 대상 기관으로 국립중앙박물관과 국립현대미술관뿐 아니라 삼성재단의 호암미술관이나 리움까지 떠오르는 일은 없어야 할 것 같다. 기부의 형식을 빌린 또 다른 세(稅)테크로 활용될까 우려한다. 지금은 이건희 컬렉션의 ‘통 큰 기부’로 국민의 마음을 잡을 때가 아닌가 싶다. sol@seoul.co.kr
  • 불에 태우고 긁고 두드려… 탐구와 비유 한지의 時間

    불에 태우고 긁고 두드려… 탐구와 비유 한지의 時間

    전통 회화 재료인 한지의 물성을 독창적으로 실험해 온 중견 작가 2인의 전시가 나란히 관람객을 만나고 있다. 한지를 불로 태워 그 조각으로 다양한 형태와 색조의 작품을 완성하는 김민정 작가와 철솔로 한지를 긁고 두드려 서양화의 마티에르 같은 두껍고 거친 질감을 만들어 내는 유근택 작가다. 두 작가 모두 4년 만에 여는 개인전인 데다 공교롭게도 ‘시간’을 전시 주제로 삼아 눈길을 끈다.●김민정 작가 새 연작 ‘커플’ 등 30여점 공개 프랑스와 미국에서 활동하는 김민정 작가는 오는 28일까지 서울 종로구 갤러리현대에서 펼치는 ‘타임리스’(Timeless)에서 대표 연작인 ‘마운틴’, ‘스토리’를 비롯해 새 연작 ‘커플’ 등 30여점을 공개했다. 홍익대에서 동양화를 전공하고 1991년 이탈리아로 유학을 떠난 그는 서양미술의 원류인 그곳에서 자신이 가장 잘 다룰 수 있는 재료인 한지의 가능성을 재발견하고 현대미술의 매체로 실험하는 작업에 몰두했다. 어릴 때 부친이 운영하는 인쇄소에서 하루 종일 종이를 갖고 놀던 추억과 서예를 배운 경험이 그의 예술적 자산이 됐다.●동양화 ‘선’ 탐구… 불과 종이의 협업 한지를 불로 태우는 작업은 동양화의 선(線)을 탐구하는 과정에서 나왔다. 촛불이나 향불에 한지 끝을 살짝 댔다가 엄지와 검지로 재빨리 눌러 끄는 일을 반복해 불규칙한 검은 선을 만들어 낸다. 우연성에 의지하는 ‘종이와 불의 협업’이다. 이렇게 수작업으로 가공한 한지 조각을 길게 잇대고 원형으로 자른 뒤 화면에 콜라주해 수묵화 같은 바다의 잔잔한 물결을 형상화하거나(‘타임리스’ 연작) 우산으로 가득 찬 거리의 서정적인 풍경(‘더 스트리트’ 연작)을 완성한다. 고도의 집중력과 인내심을 요구하는 작업에 대해 작가는 “내겐 상념을 없애는 참선이나 명상을 실천하는 방법”이라고 표현했다. “한지가 살아 있는 존재처럼 느껴진다”는 그는 “종이를 섬긴다는 마음가짐으로 작품을 만든다”고 덧붙였다.●유근택 작가 신작 56점 ‘시간의 피부’ 展 유근택 작가는 동양화에 미학적 기반을 두면서도 현대인의 일상과 역사적 사건 등에 관한 주제를 자신만의 조형 어법으로 펼치는 화가로 유명하다. 한지에 수묵으로 작업을 이어 온 그는 2017년 한지를 철솔로 긁어 물성을 극대화한 작품을 처음 발표해 호평받았다.서울 은평구 사비나미술관에서 열고 있는 ‘시간의 피부’전에선 최근 몇 년간 일어난 사회적, 정치적 격변의 상황을 다룬 신작 56점을 만날 수 있다. 지구촌을 휩쓴 코로나19 사태 앞에서 무기력할 수밖에 없었던 초현실적인 현실, 남북정상회담으로 한껏 부풀었던 통일에 대한 희망과 좌절의 시간들을 화폭에 담았다. 출품작 중 ‘시간’ 연작은 지난해 여름 코로나 확산 와중에 프랑스 노르망디 지역 레지던시에 참가하면서 겪었던 불안감을 예술로 승화한 작품이다. 유 작가는 “절대적인 고립감 속에 신문을 태우는 작업을 했는데 재의 흔적이 마치 뼈처럼 보였다”면서 “시간의 영속성과 무한성에 대한 비유”라고 설명했다.●철솔 드로잉… 섬세하게 살아난 거친 질감 기법 면에서도 새로운 시도를 꾀했다. 6겹으로 배접한 한지에 물을 뿌려 철솔로 종이의 올을 세운 뒤 호분을 바르고 드로잉하는 과정을 반복해 독특한 요철 질감을 만들어 냈다. 이전에 했던 작업보다 표면에 비비거나 딱딱한 물질로 화면을 긁는 횟수가 많아지면서 거친 질감을 더 섬세하게 살렸다. 4월 18일까지. 이순녀 선임기자 cora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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