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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선 걸림돌 제거’ 朴心대로… 현 정권과 선긋기 본격화

    ‘대선 걸림돌 제거’ 朴心대로… 현 정권과 선긋기 본격화

    새누리당이 주요 정부 정책에 잇따라 제동을 걸면서 향후 정부와 여당 관계가 주목을 받고 있다. 대선 국면에 접어들수록 이러한 현상은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새누리당의 유력 대선주자인 박근혜 전 비상대책위원장의 대선 행보와도 맥이 닿아 있다. 이르면 이번 주 안으로 예상되는 대선 출마선언 직후 박 전 위원장은 곧장 정책 행보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박 전 위원장의 정책 공약과 현 정부 정책 간 ‘교통정리’가 필요한 상황인 셈이다. 박 전 위원장은 정책 차별화를 통해 이명박 대통령과의 ‘선긋기’를 시도할 것으로 전망된다. 새누리당이 정부 정책에 잇따라 제동을 건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이 대통령의 임기가 아직 8개월 가까이 남은 데다 새누리당이 정부 정책을 뒷받침하는 집권 여당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당은 현 정부가 추진 중인 주요 정책에 대해 ▲국민적 지지도가 낮고 ▲정책 추진의 결과를 확신하기 어렵고 ▲천문학적 비용이 수반되는 만큼 한번 추진되면 돌이킬 수 없고 ▲정권 임기 말에 무리하게 추진하다 민관 유착 논란에 휘말릴 수 있다는 등의 문제 의식을 갖고 있다. 여기에는 한·일정보보호협정, 인천공항 지분 49% 매각, 차세대 전투기(FX) 도입 사업, 우리금융지주 민영화, KTX 경쟁체제 도입 등 굵직굵직한 정책 현안이 총망라돼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당 관계자는 “정책을 밀어붙이다 문제가 드러나면 정부는 물론 당에도 책임론이 대두될 수 있고, 이는 대선에서 악재가 될 것”이라면서 “차기 정부의 부담으로도 작용할 수밖에 없다.”고 평가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정부가 주요 정책을 놓고 당과 사전 조율하기보다는 사후 통보하는 게 일반적”이라면서 “당이 주요 국책 사업에 대한 재검토를 요구하는 것은 당과 대선, 차기 정부를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따라서 현 정부가 국민 여론을 등에 업지 못한 정책이나 사업 등을 추진할 경우 줄줄이 제지를 당할 가능성도 있다. 이 과정에서 국정 운영의 무게중심이 청와대에서 당으로 옮겨 올 것으로 전망된다. 한 친박(친박근혜)계 인사는 “정권 말기에 무리하게 일을 추진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면서 “일을 벌일 때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다만 이 과정에서 당과 정부 정책 사이에 엇박자가 표면화될 가능성도 전면 배제할 수 없다. 당의 입장에서도 지난 4·11 총선 공약 등을 추진하기 위해서는 정부의 도움이 필요한 상황이다. 당장 당은 반값 대학 등록금 실현, 0~5세 양육수당 지급 등을 위한 예산 확보를 추진하고 있지만 정부의 반응은 미온적이다. 제한적 전·월세 상한제 도입 등의 정책에 대해서도 당과 정부가 견해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 장세훈·최지숙기자 shjang@seoul.co.kr
  • [19대 개원 여야 대표에게 듣는다] 황우여 새누리당 대표

    [19대 개원 여야 대표에게 듣는다] 황우여 새누리당 대표

    19대 국회가 2일 본회의를 시작으로 막을 올린다. 18대 대통령 선거를 5개월여 앞두고 열리는 이번 국회는 대선 정국의 지형을 가르는 전초전의 의미를 지닌다. 여야 대표로부터 사실상 ‘대선 국회’에 임하는 구상을 듣는다. 새누리당 황우여 대표는 1일 “민주통합당을 비롯한 야권이 대선후보 경선을 11월에 마무리하려는 것은 국민 선택권을 축소하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황 대표는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대선후보 확정 시기에 대해 “대선후보 검증에 최소한 4개월은 필요하다. 미국 등 선진국에서는 1년 전에 한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황 대표는 또 청와대와의 관계 설정에 대해 “올 하반기 정국 운영의 중심은 청와대가 아닌 당이 되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지난해 홍준표 대표 체제 이후 ‘9인 회동’으로 대표되는 고위 당정 협의가 자취를 감춘 것에 대해 “형식보다 내용이 중요하다. 고위 당정과 같은 형식에 얽매이지 않고 사안별로 조율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음은 일문일답. →대선까지 여야의 판도를 바꾸는 두세 차례의 큰 출렁임이 있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부인하지 않는다. 대비도 해야 한다. 북한 변수가 대표적이다. 하지만 어떤 변수가 등장할지 미리 예측해서 맞히기는 쉽지 않다. →반대로 이번 대선에서 국민들은 무엇을 원한다고 생각하나. -구태 정치에 대한 환멸이 어느 때보다 강하다. 진실한 후보를 선택할 것이다. 예컨대 30대의 경우 대학 졸업 당시 외환위기가 터졌다. 1997년 대선에서 김대중 후보를 지지했으나 결과는 ‘카드깡 세대’가 됐다. 2002년 대선에서는 노무현 후보를 지지했으나 ‘하우스푸어 세대’가 됐다. 2007년 대선 때도 이명박 후보는 국민 성공시대를 열겠다고 했지만 안 됐다. →현행 경선 규칙을 고수할 경우 흥행에서 실패할 수도 있지 않나. -흥행을 바라보는 다양한 시각이 있다. 우선 누가 후보가 될지 손에 땀을 쥐는 흥행이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흥행을 만들기 위해 규칙을 인위적으로 바꾸는 것은 문제다. 규칙을 바꾸면 흥행이 된다는 보장도 없다. 반면 토론 등을 통해 후보의 참신성, 대중성, 진정성을 보여 주는 형태의 흥행도 있다. 이 과정에서 새로운 스타가 태어날 수도 있다. 정몽준·이재오·김문수 후보 등 ‘비박(비박근혜) 3인’ 역시 아직 대선후보로서 진면목을 보여 주지 않았다. 임태희·안상수·김태호 후보 등이 국민들의 마음을 움직일 것으로 기대하는 사람들도 많다. →당 대표로서 경선 규칙 갈등을 해소해야 하지 않나. -비박 3인이 완전국민경선제(오픈프라이머리)를 도입하지 않으면 경선에 불참하겠다고 선언하면서 당 대표로서의 선택권은 없었다. 이로 인해 당이 무력해진 측면이 있다. 오픈프라이머리를 받아들이려면 당헌·당규는 물론 선거법까지 바꿔야 한다. 시간이 필요한 일인데 그때까지 수수방관할 수는 없지 않나. 절차를 차근차근 밟아나가는 이유다. 비박 3인 모두 또는 일부가 경선에 참여할 것으로 기대한다. →경선 선거인단 규모를 늘려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5·15 전당대회 대표 경선 때 보니까 휴대전화 문자 한 번 보내는 데도 20만명에 800만원이 들어간다더라. 결국 돈이 문제다. →야권에서는 국민과의 소통의 기재로 모바일 투표를 적극 활용하고 있다. -위험성이 내포된 절차로 대선을 치르다 문제가 생기면 누가 책임질 것인가. 국회의원의 경우 자격 정지나 당선 무효 처리하면 되지만 대통령을 그렇게 할 수는 없다. 그럼에도 야권이 모바일 투표를 하겠다면 국민 앞에 무책임한 정당이다. →야권에서는 대선후보 확정 방식으로 ‘원샷’ 경선, ‘플레이오프’ 경선 등 다양한 논의가 있다. -대선후보 확정 시기가 늦어지는 게 문제다. 대선후보 검증에 최소한 4개월은 필요하다. 지난 4·11 총선 때 검증을 한번 받았다고 여길 수 있지만 총선과 대선은 이슈 자체가 다르다. →19대 국회가 열렸다. 당 대표로서 밑그림을 그리는 게 있다면. -국가 안위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두 가지를 꼽을 수 있다. 먼저 재정 문제다. 국가 부채, 지방자치단체 부채, 가계 부채 등 폭발성 있는 문제를 사전 점검해야 한다. 또 하나는 정체성 문제다. 지금까지는 민주화에 지나치게 매몰돼 있었기 때문에 정체성이 흔들린 측면도 있다. →정체성 문제에 대해 당 안팎에서 박수와 비난이 공존한다. 대선후보와의 교감도 필요하고 색깔론으로 비쳐질 수도 있다. -정체성 문제는 선택이 아니라 필수다. 진보든 보수든 정당은 헌법이 추구하는 가치들을 충실히 따라야 한다. 헌법 가치에서 벗어나면 정당의 존립 가치에도 부딪힌다. 민주당 역시 애국가를 부인하는 사람들과 손잡을 수 없다고 하지 않았나. →통합진보당 이석기·김재연 의원에 대한 종북 논란에 맞서 사상 검증 논란을 제기하기도 한다. -사상 검증이라는 표현을 사용한 적 없다. 사상을 어떻게 검증할 수 있겠나. 사상이 아닌 공개적으로 한 정치적 언행에 책임을 묻겠다는 것이다. 국회의원이 헌법 가치와 정면 충돌하는 언행을 한 게 문제다. →여야가 각각 국회의원 겸직 금지 등을 담은 ‘6대 쇄신안’과 ‘5대 특권 폐지 방안’을 발표했다. 향후 계획은. -국회 쇄신 및 국회의원 특권 폐지는 바람직하다. 여야가 국회에서 머리를 맞대고 관련 논의를 조속히 진행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장세훈·최지숙기자 shjang@seoul.co.kr
  • 국회, 2일 문 열지만…

    19대 국회가 2일 개원한다. 여야는 이날 본회의를 열어 국회의장단 선출을 시작으로 원 구성에 본격적으로 나설 예정이다. 국회의장에는 6선인 새누리당의 강창희 의원, 부의장에는 새누리당의 이병석(4선), 민주통합당의 박병석(4선) 의원이 각각 내정됐다. 국회는 이어 오는 9일 본회의를 다시 열어 16개 상임위원장을 선임하는 한편 대법관 인사청문특위와 민간인 불법사찰 국정조사특위를 각각 구성할 계획이다. 이명박 대통령 내곡동 사저부지 매입 의혹과 관련한 특별검사 임명 법안은 이달 23일 본회의에서 처리된다. 18대 대선을 5개월여 앞두고 열리는 이번 국회에서 여야는 민간인 불법사찰 국정조사와 관련, 조사대상 및 증인 채택을 놓고 격돌할 것으로 예상된다. 4명의 대법관 후보자 인사청문회와 청와대가 연임을 결정한 현병철 국가인권위원장 인사청문회도 진통이 불가피하다. 언론 파업 관련 청문회도 진위 공방을 벌이고 있다. 새누리당은 원내대표단의 협상 과정에서 청문회를 하지 않기로 조율됐다는 주장을, 민주당은 합의문에 ‘언론 관련 청문회가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에서 개최되도록 노력한다.’는 문구가 있는 만큼 청문회 개최는 당연하다는 입장이다. 안동환·장세훈기자 ipsofacto@seoul.co.kr
  • [세종특별자치시 출범] 세종시 남은 과제는

    ‘창조적으로 성장하는 행정중심복합도시’를 표방한 세종시는 기대만큼 해결 과제도 산적해 있다. 전문가와 공무원들은 세종시의 연착륙 조건으로 ‘정주기능 강화’를 최우선으로 꼽는다. 이전 부처 공무원뿐 아니라 가족 등이 함께 거주해도 불편함이 없는 기반 구축을 주문하고 있다. 초기 상황은 순탄치 못하다. 대형마트나 의료시설 같은 생활편의시설조차 갖춰져 있지 않다. 입주민들은 차량으로 20분 거리인 대전으로 나가고 있다. 인구가 들어서면 자연스레 해결될 문제지만 초기 이주 공무원이나 주민들의 불편은 불가피하다. 우수대학 유치 등 교육환경 조성은 나름의 성과를 올리고 있다. 국내 높은 학구열로 세종시에 좋은 환경이 갖춰지면 사람이 모인다는 계산이다. 2030년까지 150개의 학교가 들어설 예정이며 외국어고와 과학고, 예술고 등 특목고가 포함돼 있다. KAIST와 충남대, 한밭대 등 국립대는 특수 대학원과 국제 R&D센터 설립을 위해 분주하다. 한국개발연구원(KDI) 부설 국제정책대학원도 내년 세종시로 이전을 앞두고 있다. 세종시는 ‘재정 확충’과 ‘공동화 문제’를 걱정한다. 2030년까지 인구 50만명을 목표로 하는데 서울에서 이전하는 공무원과 그 가족들로 채우기는 턱없이 부족하다. 거의 전무한 민간투자, 일반산업단지 조성과 기업 유치 등이 시급하다. 세종시의 자족기능을 확충하기 위한 법률적인 지원도 뒤따라야 한다. 국고 보조율 상향 조정과 세종시 보통교부세 확대지원(총액의 1.5%), 광역지역발전 특별회계 세종시 계정 등의 특별법 개정을 기대하고 있다. 생산시설이 상대적으로 부족한 것도 해결해야 할 과제다. 신도심과 구도심 간 격차 해소도 해결해야 할 과제다. 세종시 건설 예산 22조 5000억원이 중앙행정타운을 중심으로 한 예정지에 전액 투자된다. 육동일 교수(충남대 자치행정학과)는 “세종시가 계획대로 가기 위해서는 재정과 행정적 지원이 필요하다.”면서 “미흡한 자족기능은 과학벨트 기능지구라는 점을 적극 활용해 보완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승기기자 skpark@seoul.co.kr
  • 검경 ‘피의자 호송·인치’ 협상 잠정연기…새달 재조율키로

    피의자 호송·인치(검찰이 피의자를 유치장 등으로 옮겨가도록 경찰을 지휘하는 행위) 등을 두고 갈등을 빚어왔던 검찰과 경찰이 30일로 예정됐던 협상시한을 잠정 연기했다. 정해진 시한 내 업무협약(MOU)을 체결하지 못해 맞을 뻔한 ‘피의자 호송대란’은 일단 피하게 됐다. 경찰청은 29일 “총리실 권고에 따라 6월까지로 예정돼 있던 검찰과 경찰 간 호송·인치 MOU 체결 시한을 잠정 연기했다.”고 밝혔다. 또 다음 달 초에 다시 수사협의회를 개최, 협상 연장 시한과 양측 입장 등을 다시 조율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경찰은 현행대로 검찰의 지휘에 따라 피의자를 유치장→검찰청사→법원→구치소 등으로 이송한다. 경찰청 관계자는 “협약이 체결되지 않으면 더는 호송·인치 같은 검찰의 ‘잔심부름’을 못한다는 입장을 전했지만 견해차가 워낙 커 협상이 진행되는 동안 업무를 지원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검·경은 지금껏 모두 8회에 걸쳐 논의했지만 인력·예산 산출 합의는커녕 검·경의 원칙적 입장 차도 좁히지 못했다. 때문에 향후 협상 전망도 밝지 않다. 경찰은 협상시한 연장에 대해 마뜩찮은 분위기다.경찰 내부에선 총리실이 중재에 나서면 경찰보다는 검찰 측에 유리한 안을 내놓을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기 때문이다. 지난해 11월 총리실이 검·경의 수사권 조종과정에 막판 조정안을 냈지만, 경찰 내부에선 “총리실이 검찰 편을 들어 줬다.”면 반발했다. 또 일부 경찰관들은 수갑반납, 수사업무 포기 희망원 제출 등 집단적 행동에 나서기도 했다. 백민경기자 white@seoul.co.kr
  • [한일정보협정 밀실 통과 파문] “독도는 우리 땅” 외쳤지만… 빛바랜 구호

    새누리당 황우여 대표를 비롯한 지도부가 28일 독도를 찾았다. 6월 호국보훈의 달을 기념해 영토 수호에 대한 의지를 강조했으나 정부가 한·일 정보보호협정 체결안을 지난 26일 국무회의에서 비공개로 의결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다소 의미가 바랬다. 당 지도부는 이날 오전 헬기와 독도 경비함정인 해경 5001함 편으로 독도에 도착해 독도경비대를 격려하고 경비 현황 등을 보고받았다. 이어 경비대 내 식당에서 대원들과 함께 점심 식사를 했다. 황 대표와 함께 유기준·이정현 최고위원, 황영철 대표비서실장, 김영우 대변인과 강석호 경북도당위원장 등이 동행했다. ●보훈의 달 지도부 안보 행보 황 대표는 “백령도, 울릉도와 제주도에는 유사시를 대비해 공격형 해군기지를 강화해야 한다.”면서 “통일이 되면 이 세 곳은 매우 중요한 요새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해양경찰이 큰 사명을 갖고 독도를 수호하고 있는데 장비와 인력이 태부족”이라면서 “올해도 6350t급 한 척을 더 마련하고 준비 중인데 계속 늘려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황 대표는 그러면서 “중국 어선 불법 조업 문제뿐 아니라 방위 체제를 평시에는 해군보다 해양경찰이 담당하기 때문에 새누리당과 국회가 지속적으로 보다 많은 지원과 관심을 표명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독도 방문 영토 수호의지 강조 황 대표는 ‘한국령’이라고 적힌 바위 앞에서 대원들과 함께 “독도는 한국령, 독도는 우리 땅”이라는 구호를 외치며 기념 사진을 촬영하기도 했다. 이날 독도 방문은 새누리당 최고위원단의 네 번째 안보 행보다. 지도부는 최근 백령도와 논산훈련소, 강원도 철원의 비무장지대(DMZ)를 잇따라 찾았다. 일부 야당 의원들에게서 비롯된 ‘종북 논란’ 속에서도 국가관과 정체성을 강조하려는 것으로 해석된다. 황 대표는 “조만간 제주 해군기지도 한번 가겠다.”고 예고했다. ●민주, 박근혜 전 위원장에 화살 그러나 이 같은 행보에도 불구하고 한·일 정보보호협정 체결과 관련한 야당의 공세를 면치 못하게 됐다. 특히 민주통합당은 박근혜 전 비상대책위원장에게도 화살을 돌렸다. 민주당 우원식 원내대변인은 이날 오후 기자회견을 통해 “이명박 대통령은 귀국 즉시 대국민 사과를 통해 진실을 솔직하게 고백하길 바란다.”면서 “새누리당과 박 전 비대위원장도 즉각 사과하라.”고 밝혔다. 우 원내대변인은 “통상 국무회의 안건은 여당과의 당정협의를 통해 사전에 의견을 조율하는 것이 관례인데 새누리당이나 일인 총수인 박 전 비대위원장도 밀실에서 기습 날치기할 것임을 사전에 동의했을 것”이라고 공격했다. 허백윤기자 baikyoon@seoul.co.kr
  • [19대 국회 개원 합의] 개원협상 ‘긴박했던 하루’

    28일 여야 원구성 협상이 타결되기 직전까지 양당 원내대표단은 치열한 기 싸움을 이어 갔다. 민간인 불법 사찰과 이명박 대통령 내곡동 사저 문제, 언론사 파업 청문회 등을 놓고 팽팽하게 맞섰고 결국 서로 한발씩 양보하는 수준에서 최종 합의에 이르게 됐다. 이날 원구성 협상이 급물살을 탄 것은 민주통합당이 협상 내용을 공개하면서부터였다. 민주당 박기춘 원내수석부대표는 한 라디오 방송에서 “민간인 불법 사찰은 국정조사를 실시하는 것으로 여야가 합의했고 (이 대통령의) 내곡동 사저 문제에 대해서는 특검으로 가기로 했고 언론사 파업 청문회는 별도의 방법을 강구하기로 했으나 지금 구체적인 내용을 다 밝히기는 어렵다.”며 사실상 협상 내용을 공개했다. 실무협상에서 어느 정도 합의를 이뤘지만 새누리당 지도부에서의 조율이 늦어지자 협상 내용을 공개하는 압박 수단을 쓴 것이다. 새누리당은 그간의 협상 내용이 공개되자 발칵 뒤집혔다. 새누리당 원내 관계자는 “민간인 불법 사찰 국정조사는 언론사 파업 청문회를 실시하지 않는 경우에 받아들일 수 있는 문제”라며 “협상 내용이 패키지로 연결돼 있는 상황에서 자기들 유리한 내용만 공개하면 어떻게 하느냐.”고 격분했다. 민주당은 그러나 지난 25일 사실상 원구성 협상에 합의해 놓고 새누리당이 이를 다시 뒤집었다고 주장했다. 민주당 박지원 원내대표는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새누리당이) 오늘도 기다리게 하고 합의를 하지 않는다고 하면 더 이상 국회를 열 수 없다는 새누리당의 처사를 국민에게 밝히고 협상을 중단하겠다.”고 엄포를 놓았다. 박 원내대표는 “만약 오늘까지 (새누리당이) 거부하면 이한구 원내대표와 제가 공개 끝장 TV토론을 해 보자.”고도 했다. 이 소식을 들은 새누리당 이한구 원내대표는 더이상 기다릴 수 없다는 판단하에 오후 5시 최고위원회를 소집했다. 사안이 심각한 만큼 원구성 실무협상 내용을 최고위원회에 보고해 추인받은 뒤 협상을 타결 짓겠다는 판단이었다. 김기현 원내수석부대표는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최고위원회에 그간의 논의사항을 보고할 것”이라고 밝혔다. 오후 늦게 소집된 최고위원회에서 원구성 협상 내용을 보고받은 최고위원들은 논의 끝에 원구성 협상 최종 합의를 원내대표단에 일임했다. 김 원내수석부대표는 최고위원회에 이어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최고위원회에서 협상 과정에 관한 설명이 있었고 최고위에서는 당헌·당규에 따라 원내대표에게 원구성에 대한 모든 권한을 갖고 여야 협상을 진행하도록 하는 데 의견 일치를 봤다.”고 말했다. 최고위원회에 참석했던 김영우 대변인은 “막판 진통을 겪었던 협상이 급물살을 탔다.”고 말해 타결이 임박했음을 시사했다. 양당 원내수석부대표는 오후 6시 30분부터 원구성 협상 최종 합의문 자구 수정에 들어갔다. 원구성 협상의 사실상 타결이었다. 여야는 이날 저녁 개원 협상에 가합의한 뒤 29일 오전 8시에 공동 합의문을 발표하기로 결정했다. 여야는 29일 오전 의원총회를 열어 최종 합의문에 대한 의견 수렴 작업을 거칠 예정이다. 황비웅기자 stylist@seoul.co.kr
  • 유럽 ‘부채·예산통제’ 그랜드플랜 합의할까

    전 세계 이목이 집중된 가운데 유럽의 부채위기 돌파구를 마련할 유럽연합(EU) 정상회의가 28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에서 이틀간의 일정으로 시작됐다. 유럽 27개국 정상들은 개별국가의 예산과 부채 규모를 통제할 유럽 재무부 신설과 역내 은행의 예금 보증 등을 집중적으로 논의했다. 더욱이 유럽에서 오랫동안 금기시됐던 개별국가의 권위를 제한하는 권력구조에 대해서도 논의가 진행됐다. 하지만 핵심 쟁점에 대한 이견을 좁히지 못해 결국 ‘말의 성찬’에 그칠 것이라는 회의론이 흘러나오며 회담 결과에 대한 기대치가 낮아지고 있다. 이번 EU정상회의는 독일이 주도하던 ‘긴축 유럽’을 성장으로 전환시킨 프랑수아 올랑드가 프랑스 대통령에 당선된 뒤 열리는 첫 회의다. 국제금융협회(IFF) 찰스 달라라 회장은 “EU 창설 이후 가장 중요한 회의”라고 평가했다. 정상회의는 헤르만 반롬푀이 EU정상회의 상임의장이 발표한 그랜드 플랜에 대해 의견을 교환하는 것으로 시작됐다. 반롬푀이의 그랜드플랜은 ▲1년 이내에 유럽 재무부 신설 ▲유로본드 도입 ▲예금자보호 및 은행규제 단일화를 위한 금융동맹 ▲은행 구제에 유럽안정화기구(ESM) 자금 투입 등이 골자다. 민주적 정당성 확보를 위해 개별 국가의 동의를 받아야 한다. 마리오 몬티 이탈리아 총리는 “그랜드 플랜이 합의에 이르지 못하면 유로존은 와해될 것”이라며 참석한 정상들을 압박했다. 마리아노 라호이 스페인 총리도 “지금 스페인에서 발생하는 일이 이탈리아와 다른 나라에서도 일어나고 있다. 중대한 문제”라며 ‘긴박한’ 대응을 요구했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EU 정상회의는 유럽의 미래에 매우 중요하다.”며 “성장협약과 관련해 상당한 진척이 있었다.”며 유화 제스처를 보였다. 다른 정상들도 “스페인과 이탈리아를 구제할 시간이 급격히 소진되고 있다.”는 메시지를 던졌다. 회의 결과는 정상회의를 마치는 29일 기자회견을 통해 발표할 예정이다. 하지만 정상회의를 하루 앞두고 27일 최종 입장 조율차 프랑스 파리에서 만난 독일과 프랑스 정상은 여전히 이견을 좁히지 못하자 이번 정상회의가 ‘말의 성찬‘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올랑드는 메르켈이 제안한 개별국가의 주권을 일정 부분 포기하는 유럽의 정치동맹을 반대했다. 메르켈 역시 프랑스가 제안한 역내 부채를 공유하는 유로본드를 거부했다고 AFP가 전했다. 올랑드는 이날 메르켈과의 합동 기자회견에서 “통합이 필요한 만큼 연대도 가능하다.”며 “(정치적) 통합을 향한 균형 조치로 독일이 협상 테이블에 현금을 더 많이 내놔야 한다.”고 직설적으로 말한 것으로 통신은 전했다. 반면 메르켈은 “한번에 영원히 치료할 수 있는 마법의 처방은 없다.”고 맞받았다. 이기철기자 chuli@seoul.co.kr
  • [19대 국회 개원 합의] 불법사찰 국정조사 막판 대타협… 위원장은 새누리가 맡기로

    [19대 국회 개원 합의] 불법사찰 국정조사 막판 대타협… 위원장은 새누리가 맡기로

    여야가 19대 국회 임기 개시 29일 만인 28일 원구성 협상을 타결했다. 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은 민간인 불법사찰 및 대통령 내곡동 사저, 언론사 파업, 상임위원장 배분 등 원구성 ‘3대 쟁점’에 대해 사실상 합의를 이뤘다. 여야는 최대 쟁점이었던 민간인 불법사찰 문제에 대해 국정조사를 실시하는 쪽으로 의견을 모았다. 새누리당은 당초 불법사찰 문제를 둘러싼 정치공방 차단을 위해 국정조사가 아닌 특검 실시를 주장해 왔다. 그러나 이날 오후 황우여 대표 주재로 열린 긴급 최고위원회의에서 국정조사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 불법사찰 국정조사를 진행할 특위 위원장은 새누리당이 맡기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개원 협상의 발목을 잡았던 민간인 불법사찰 문제를 놓고 새누리당은 여권 내 의견조율이 어려워 내부적으로 고민했지만 국정조사위원장을 받는 선에서 대타협을 이루기로 했다. 민주당은 불법사찰 국정조사만으로도 현 이명박 정부에 타격을 줄 수 있다는 속내다. 청와대와 국무총리실, 검찰 등 정부 핵심 사정당국이 개입돼 있다는 점에서 대선 정국에서 사정기관을 정조준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로 보고 있다. 불법사찰 문제를 특검으로 다룰 경우 앞서 디도스 특검 부실수사 등 특검 무용론이 팽배한 상황에서 면죄부만 줄 수 있다는 판단이다. 민간인 불법사찰에 대해 국회 국정조사를 실시하는 쪽으로 합의했지만 국정조사 특위 구성과 일정 등은 향후 논의하기로 해 논란의 소지를 남겨 놓았다. 한편 대통령 내곡동 사저 문제에 대해서는 특검을 실시하는 쪽으로 의견일치를 이뤘다. 언론사 파업 문제의 경우 소관 상임위인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에서 논의하는 쪽으로 접점을 찾았다. 언론사 파업과 관련해 민주당은 줄기차게 국정조사 또는 청문회 실시를 요구해 왔지만 이를 거둬들였다. 민주당은 일단 개원 이후 여러 가지 방식으로 이슈화가 가능하다는 계산을 하고 있다. 민주당 박지원 원내대표는 이날 “언론사 파업에 대해서는 ‘청문회’라는 말을 쓰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여야는 상임위원장 배분에 있어 ‘10(새누리당) 대 8(민주당)’ 원칙을 재확인했다. 민주당이 기존 6개 상임위원장직 외에 국토해양위 및 보건복지위 위원장직을 맡는 데 합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민주당은 문방위, 정무위, 국토위 중 하나를 주지 못한다면 기획재정위 또는 행정안전위 상임위원장직을 넘겨줄 것을 요구했지만 국토위와 보건복지위를 넘겨받는 쪽에서 타협을 이뤘다. 새누리당은 원구성 합의안이 도출됨에 따라 29일 의원총회를 열어 이를 추인할 계획이다. 민주당 역시 의총을 열고 개원협상을 추인할 예정이다. 이재연·강주리기자 oscal@seoul.co.kr
  • 佛끄고 런던 가자

    예상대로 프랑스로 정해졌다. 국제농구연맹(FIBA) 랭킹 8위인 프랑스는 28일 터키 앙카라에서 열리고 있는 런던올림픽 세계예선에서 말리(19위)를 87-33으로 완파하고 D조 1위를 확정했다. 9위인 여자농구 대표팀은 30일 오전 3시 15분 준결승 티켓을 놓고 프랑스와 격돌한다. 프랑스는 세계 랭킹에서는 큰 차이가 없지만 객관적인 전력에서 앞서 까다로운 상대. 2010년 체코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우리가 46-61로 졌다. 190㎝가 넘는 선수가 5명이고, 러시아와 스페인리그에서 각각 뛰는 산드린 그루다(192㎝)와 이사벨 야쿠부(190㎝)가 위력적이다. 포인트가드 셀린 뒤머의 경기 조율도 안정적이다. 반면 우리는 ‘단신군단’. 몸상태가 좋지 않아 조별리그에 결장한 하은주(202㎝·신한은행)를 빼면 190㎝를 넘는 선수가 한 명도 없다. 조별리그에서 모잠비크·크로아티아와 이틀 연속 접전을 벌여 체력도 바닥났다. 주전 의존이 심한 것도 약점. 중심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는 신정자(KDB생명), 변연하(국민은행)가 컨디션을 유지하고 다소 부진했던 김정은(신세계)이 살아나야 기대할 만하다. 이호근(삼성생명) 대표팀 감독은 “총력전을 펼칠 수밖에 없다. 강력한 대인방어로 반드시 본선 진출권을 따내겠다.”고 별렀다. 조은지기자 zone4@seoul.co.kr
  • 윤제문 “캐릭터가 재밌어요, 단독주연도 맘에 들고요 으흐흐허허”

    윤제문 “캐릭터가 재밌어요, 단독주연도 맘에 들고요 으흐흐허허”

    할리우드 키드는 아니었다. 배우를 꿈꾼 적도 없었다. 대학에서 연기를 전공하지도 않았다. 전투 방위 시절 동기와 함께 문성근·강신일이 주연한 연극 ‘칠수와 만수’를 본 게 연기에 대한 ‘첫 경험’이었다. 감동했지만, 한걸음에 극단에 들어간 건 또 아니다. 제대하고도 한참 시간이 흐른 스물다섯 살(1995년)에 산울림 소극장 연출부로 들어갔다. 1996년 연희단거리패의 젊은 연극인 훈련과정인 우리극연구소 3기로 몸담았고, ‘작가를 찾는 6인의 등장인물’이라는 이탈리아 번역극으로 데뷔했다. 당시 관객은 딱 3명뿐이었다. 17년 세월이 흘렀다. 최근 1~2년 동안 충무로(영화)와 여의도(방송)에서 몇 손 안에 꼽힐 만큼 바쁜 몸이 됐다. 드라마 ‘마이더스’(2011) ‘뿌리깊은 나무’(2011) ‘더 킹 투하츠’(2012), 영화 ‘평양성’(2010) ‘퀵’(2011) 등에서 등골을 오싹하게 하는 강렬한 눈빛만큼이나 짙은 인상을 남겼다. 배우 윤제문(42)의 얘기다. 그런데 12일 개봉하는 ‘나는 공무원이다’에서 윤제문은 이전과는 전혀 다른 캐릭터를 연기했다. 조폭 중간보스, 비밀조직의 수장, 재벌 2세를 연기했던 그가 마포구청 7급 10호봉 공무원 한대희 역을 맡았다. 눈에 가득 찬 독기는 사라졌다. ‘삼성전자 임원도 부럽지 않다’며 삶과 직업에 200% 만족하는 남자다. 심지어 귀엽기까지 하다. 그러던 그가 본의 아니게 인디밴드 멤버들과 동거를 시작하면서 숨겨진 음악 본능(?)을 드러낸다는 게 영화의 얼개다. 구자홍 감독이 그에게 시나리오를 건넨 건 지난해 2월. 당시 그는 ‘마이더스’와 연극 ‘아트’ 공연까지 겹쳐 눈코 뜰 새 없었다. 5~6년 전 둘 다 친분이 있던 어어부프로젝트(장영규·백현진) 등 인디 뮤지션과의 술자리에서 안면을 텄다. 마포구민이란 인연까지 겹쳐 형, 동생으로 지냈다(2004년 구 감독의 데뷔작 ‘마지막 늑대’ 오디션에서 윤제문은 물을 먹었다. 하지만, 구 감독은 그런 기억은 없다고 주장했다). 밤 11시쯤 시나리오를 받았는데 채 하루도 지나지 않아 수락했다. “캐릭터가 재밌었다. 단독주연이란 점도 마음에 들었다. 으흐흐허허.” 옆에 앉은 구 감독이 거들었다. “지금껏 안 해봤던 역할을 연기하는 신선함, 재미를 느꼈을 것이다. 감독으로서도 다른 감독이 뽑아내지 못한 윤 배우의 모습을 보여주는 즐거움이 컸다. 창작의 원동력이 됐다.” 한 달 반 동안 20회 차로 끝낼 만큼 빡빡한 일정 탓에 육체적 고통은 어느 때보다 컸다. “드라마는 이미 하고 있었고, 연극은 약속했던 거라 안 할 수 없었다. 그래도 딱 하루 영화 촬영을 펑크냈다. 그대로 쓰러질 것 같아 어쩔 수 없었다. 결과가 나쁘지 않았고 어느 작품에도 피해를 안 줬다. 물론, 다시는 그렇게 스케줄을 잡지 않아야겠다는 교훈도 얻었다. 아흐흐흐.” 호흡을 맞춘 배우들은 인디밴드 멤버로 나오는 20대 초반의 연기경력이 일천한 후배들. 부담과 책임감이 어깨를 짓눌렀을 법하다. “부담과 책임감은 있었는데 촬영하면서 정말 신났다. 놀 듯이 즐겼다. 다른 작품에선 감독이 연기 지시를 하면 ‘네~’ 한마디로 끝내는 게 내 스타일이다. 그런데 이 영화는 왠지 욕심이 났다. 현장에서 적극적인 의견을 제시했고, 감독과 조율했다.” 구 감독은 “내가 만든 콘티가 뭉개지는 건데 결과적으로 윤 배우의 아이디어로 영화의 명장면들이 탄생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조연을 많이 하다 보니 항상 원톱에게 양보만 하던 사람이다. 그를 두고 ‘신 스틸러’(주연 못지않은 주목을 받는 조연)라고들 하는데 천만의 말씀이다. 딱 자기 몫을 해낼 뿐이지 저 놈(주연)보다 튀어야지란 생각을 하는 친구가 아니다. 그런데 이 영화는 자기가 책임을 져야 하는 상황이다 보니 적극적으로 나선 거다. 다른 배우들의 애드립과는 차원이 다른 얘기”라고 덧붙였다. 극 중에서 윤제문은 인디밴드 ‘삼삼은구’의 땜질용 베이시스트로 투입돼 한껏 리듬감 넘치는 운지(運指)를 뽐낸다. 영화에서는 리더 겸 기타리스트 성준이 속성으로 윤제문에게 베이스 기타 과외를 하는데, 실은 윤제문이 그 장면의 연기지도를 했다고 한다. 고교 시절 통기타와 클래식 기타를 섭렵한 것은 물론, 수년 전 어어부밴드의 장영규에게 베이스기타 과외를 4~5번 받기도 했단다. 그는 “음악에 매력을 느끼는데 재능은 전혀 없는 것 같다.”면서도 “기타도 더 잘 치고 싶고, 배워보고도 싶다. 그런데 마음만 있다.”고 웃었다. 한때 그에게는 건달(혹은 조폭) 전문배우란 꼬리표가 따라다녔다. “‘우아한 세계’가 끝날 무렵 조폭 전문배우란 말을 들었다. 이건 아니다 싶더라. 듣기 싫더라. 그 이후론 건달 역으로 나오는 시나리오는 모두 거절했다.” 하지만, 더는 윤제문에게 꼬리표가 남아있지 않다. “괴물 같은 배우”(임필성 감독) “송강호보다 못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구자홍 감독) 같은 평가에 대해 고개를 저을 이들은 그리 많지 않다. 연극판에서 영화판으로 넘어온 많은 배우가 코믹, 감초 혹은 조폭 이미지가 고착되면서 만년 조연에 머무는 것과 달리 그는 스스로 껍질을 깨고 원톱이 어색하지 않은 단계에 올라섰다. 17년차 배우에게 연기란 어떤 의미일지 궁금했다. 그는 “삶의 수단일 수도, 목적일 수도 있겠다. 백수 시절 돈도 벌고 재미도 있는 일을 찾아다녔는데 제대로 찾은 것 같다.”라고 말했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공직열전 2012] 교육과학기술부(상)

    [공직열전 2012] 교육과학기술부(상)

    교육과학기술부는 노무현 정권과 비교할 때 가장 많은 변화를 겪은 부처로 꼽힐 수밖에 없다. 교육인적자원부와 과학기술부 등 두 부총리급 부처가 통합됐다. 특히 지난해 대통령 직속 국가과학기술위원회와 원자력안전위원회가 출범하면서 과학기술 업무 중 연구개발 정책을 총괄하는 컨트롤 타워 기능과 원자력 안전 업무가 이관됐다. 옛 과기부 출신 공무원들도 대거 자리를 옮겼다. 교육과 과학의 결합이라는 새로운 시도를 위해 교과부는 구 교육부와 과기부 출신간 대대적인 교차 인사를 시도했다. 인사 교류는 교육정책에 대한 체감도가 낮은 과기부 출신 간부들에게 집중됐다. 과기부 출신 팀장급 이상 38명 가운데 32명이 1차례 이상 교육부문 부서에서 근무했을 정도다. 또 교육출신 관료들이 주로 전보됐던 대학과 산하기관에도 과기부 출신 간부들이 대거 기용됐다. 두 분야의 융합에 대한 4년간의 평가는 아직 엇갈린다. 융합교육이나 대학 연구개발 지원 등의 측면에서는 성공적이었다는 의견이 적지 않다. 그러나 상대적으로 교육에 비해 대중적 관심이 떨어지는 과학기술 홀대 논란이 일고 있다. 이에 따라 대권주자들은 일제히 ‘과학기술 부처 독립’을 공약으로 내세우고 있다. 이주호 장관은 교과부 탄생의 산파역할을 했다. 청와대 수석으로 정권초기의 시행착오를 진두지휘하기도 했다. 사회적 논란을 낳는 이슈에 대해서는 직접 나서 적극적으로 대처하지만 구체적인 실행방안 등에 대해서는 간부와 직원들에게 맡기는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현재 교과부는 초·중등 교육과 평생·직업교육, 국제협력은 김응권 제1차관이, 연구개발정책과 대학 등 고등교육은 조율래 제2차관이 중심이다. 이른바 ‘투 톱’체제다. 김 차관은 충북교육청, 의무교육과 등 초·중등교육뿐 아니라 기획·예산·국제 등 주요 보직을 두루 거쳤다. 부처 전반에 대한 이해도가 높고 깔끔하고 빈틈없이 업무를 처리하는 데다 기획력을 겸비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대학지원실 국·실장을 거쳐 지난 5월 8일 제1차관으로 빠르게 승진했다. 주미 대사관의 교육관 시절에는 국내 직원들의 어려운 일들을 직접 챙길 정도로 속정이 깊다. 조 차관은 옛 과기부 기획예산담당관과 혁신본부 평가정책과장을 거친 ‘기획·조정통’이다. 부처 통합 뒤 정책기획관 직무를 맡아 통합 부서에서 생기는 문제점들을 앞장서 챙겼다. 연구개발정책실장을 거친 과기정책분야의 전문가다. 기획재정부 경제관료 출신인 고경모 기획조정실장은 2010년 1월 교과부 예산담당관으로 들어왔다. 경제부처 근무경험을 살려 지난해 1조 7500억원에 달하는 대학생 국가장학금 사업을 설계하고, 대학의 매칭펀드를 이끌어 내는 등 ‘반값등록금 사태’에 적극 나섰다. 전반적으로 진지한 분위기인 교과부 내에서 쾌활한 성격으로 직원들을 대해 인기가 높다. 김관복 인재정책실장은 강원도 부교육감, 대통령비서실 행정관, 대학지원관, 학교지원국장 등을 거친 정책통이다. 본부 및 시·도 교육청 근무 경험을 바탕으로 교육 정책 관련 전문성이 높다는 평이다. 구자문 대학지원실장은 사립대학지원과장, 학교제도기획과장, 울산 부교육감, 대학선진화관 등을 역임, 대학제도 및 문제를 꿰뚫고 있는 대학통이다. 지난해 9월, 울산을 떠날 때는 울산지역의 학부모단체 대표가 부교육감의 전출을 아쉬워하는 글을 지역신문에 기고, 화제가 되기도 했다. 양성광 연구개발정책실장 직무대리는 구 과기부 기초연구정책과장, 대통령실 선임행정관, 교과부 전략기술개발관 등을 거쳤고 과기관련 업무를 총괄하고 있다. 굵직한 현안들을 신속·정확하게 처리해 업무추진력에서 인정받고 있다. 적극적인 부내 동호회 활동으로 화합을 이끌고 있다. 박건형·윤샘이나기자 kitsch@seoul.co.kr
  • 日 ‘소비세 인상’ 강행처리… 민주 분당 초읽기

    日 ‘소비세 인상’ 강행처리… 민주 분당 초읽기

    노다 요시히코 총리가 추진한 소비세(부가가치세) 인상 법안이 26일 중의원(하원)을 통과해 일본 정치권이 격랑에 휩싸일 전망이다. 이날 표결에서 오자와 이치로 전 간사장과 하토야마 유키오 전 총리 등 57명의 민주당 의원이 반대표를 던져 민주당이 최대 위기에 몰렸다. 오자와 전 간사장은 표결 뒤 열린 지지의원들과의 모임에서 당분간 당에 잔류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오자와 그룹은 당 지도부가 반대표를 던진 의원들에 대한 처분 내용 등을 지켜본 뒤 탈당 및 신당 창당 시기를 조율할 것으로 보인다. 일부에서는 오자와계 의원 42명이 탈당 후 ‘신정당’(가칭)을 창당할 것이라는 얘기도 들린다. 이에 따라 민주당과 자민당, 공명당 등 기존 정당과 오자와 신당, 하시모토 도루 오사카시장이 이끄는 오사카 유신회, 이시하라 신타로 도쿄도지사가 추진하는 보수 정당 등이 합종연횡하는 정계개편이 조만간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노다 총리가 이미 소비세 인상안에 협조하는 대가로 자민당의 다니가키 사다카즈 총재에게 조기 중의원 해산과 총선을 약속했다는 설도 나돈다. 표결에서 반대표를 던진 57명 가운데 탈당 의원이 54명을 넘게 되면 민주당의 중의원 단독 과반(239석)이 무너져 각종 법안 처리가 어려워지게 된다. 야권이 내각불신임 결의안을 제출하면 정권이 붕괴할 가능성도 있다. 오자와 지지 의원 42명이 탈당해도 지난해 탈당한 친오자와 세력인 기즈나당 9명과 합치면 노다 내각 불신임안을 제출할 수 있게 된다. 의원 50명 이상이면 내각 불신임안을 단독으로 제출할 수 있어 노다 내각을 압박할 수 있다. 자민당과 공명당 등 야권이 내각불신임안에 찬성하면 노다 총리는 국민의 뜻을 묻기 위해 중의원을 해산하고 총선을 실시해야 한다. 간 나오토 전 총리 때부터 시작된 ‘오자와와 간·노다’ 전쟁이 막바지에 이른 셈이다. 노다 총리가 소비세 법안 처리에만 집착해 야당과의 협상에서 후기고령자의료제도 등 민주당의 대표 공약을 모두 포기한 게 분당 위기를 자초했다는 지적도 있다. 2009년 8월 총선에서 민주당이 소비세를 인상하지 않겠다고 공약했던 점을 거론하며 소비세 인상에 반대한 오자와를 몰아세우며 정권공약을 포기하면서까지 승부수를 던지는 것은 무리수라는 지적도 적지 않다. 앞서 일본 국회는 이날 오후 중의원 본회의를 열고 민주당과 야당인 자민·공명당이 합의한 소비세 인상 관련 법안을 찬성 다수로 가결했다. 이날 표결에서는 중의원 의석 479석 중 찬성이 363표, 반대가 96표였다. 중의원을 통과한 소비세 인상 법안은 참의원을 통과할 경우 성립된다. 중의원에서 처리된 소비세 인상 법안은 현행 5%인 소비세율을 2014년 4월에 8%, 2015년 10월에 10%로 올리도록 했다. 소비세가 인상되면 일본은 안정적인 사회보장 재원을 확보하게 돼 일단 선진국 중 최악인 재정건전성 문제에서 한숨 돌릴 것으로 보인다. 도쿄 이종락특파원 jrlee@seoul.co.kr
  • 여야, 언론파업 청문회 막판 조율… MBC 해법 찾나

    19대 국회 개원을 둘러싼 원구성 협상이 ‘초읽기’에 몰리면서 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이 최대 걸림돌인 ‘언론사파업 청문회’ 문제를 놓고 막판 조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협상이 최종 합의에 이르면 민주당의 주장대로 ‘원샷 개원’이 가능해지지만, 막판 조율에 실패할 때 새누리당은 ‘원포인트 개원’ 강행을 염두에 두고 있다. 민주당은 ‘상임위에서 청문회를 실시하는 것을 합의문에 명시하자.’는 안을 제시해 놓은 상태고, 새누리당은 ‘상임위에서 청문회 실시에 대해 논의할 수 있다.’는 선에서 합의하기 위해 묘안을 고민 중이다. 양당 원내수석부대표는 26일 오전 막판 조율을 위해 회동을 갖기로 했지만 성사되지 못했다. 민주당 원내 관계자는 “새누리당 측에서 내부 조율이 안 됐다고 통보해 막판 협상이 진척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새누리당 김기현 원내수석부대표도 “청문회 실시 문제에 대해 내부 합의가 아직 덜 됐다.”면서 “최종 결과가 어떻게 될지 속단하기는 이르다.”고 고민의 흔적을 드러냈다. 민주당 박지원 원내대표는 이날 한 라디오프로그램에 출연해 “MBC 파업이 150일 가까워졌는데, 김재철 사장은 기자와 PD 118명을 해고 또는 징계했다. 국회가 아무런 일도 없었던 것처럼 갈 수는 없다.”고 새누리당을 압박했다. 이어 “이상돈 새누리당 전 비상대책위원도 방문진 이사가 경영평가를 해서 김재철 사장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안을 제시했고, 우리도 이런 안을 검토하고 있기 때문에 돌파구가 마련될 것”이라고 말했다. 새누리당은 일단 ‘원포인트 개원’을 상수로 두는 분위기다. 이한구 원내대표는 원내대책회의에서 “전날 최고위원회의에서도 사법부 살리기를 위한 원포인트 국회라도 해야 하는 게 아니냐는 건의가 있었는데 상당히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합의 불발로 원샷 개원이 되지 않을 때 뒤따를 국회 파행이 부담이다. 6월 세비반납 등 국회의원 특권 폐지 노력도 빛이 바랠 수 있다. 황비웅·송수연기자 stylist@seoul.co.kr
  • EU 은행동맹·재정통합 강화 추진

    유럽연합(EU) 최고 지도자들이 오는 28~29일(현지시간) 열리는 EU 정상회의에서 논의할 역내 은행동맹 및 보다 긴밀한 재정·경제통합 방안 등이 담긴 초안을 마련했다. 조제 마누엘 바호주 EU 집행위원장과 헤르만 반롬푀이 EU 정상회의 의장,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 장클로드 융커 유로그룹(유로존 재무장관회의) 의장 등은 이런 내용의 유로화 중장기계획 초안을 확정했다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 로이터통신 등이 24일 일제히 보도했다. 27일에는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이 베를린에서 회동해 이와 관련된 이견을 최종 조율할 방침이다. 10~15쪽 분량의 정상회의 초안은 4대 안건이 큰 축을 이루고 있다. 우선 은행동맹은 최우선 작업이 될 전망이다. 유럽 지도자들은 앞서 부실 은행의 ‘전염’ 현상을 막기 위해 건전한 은행과 구분해야 한다는 필요성에 공감을 표시한 바 있다. 은행동맹을 위해선 ECB가 역내 대형 은행들에 대한 단일 감독 책임을 지는 한편 유럽은행감독청(EBA)이 국가 간 규제작업을 조율하는 보다 광범위한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예금을 공동 보증하는 기구를 출범시키는 방안과 부실 은행에 대해선 금융거래세 등을 통해 마련된 재원으로 EU 차원의 청산이 필요하다는 점도 언급됐다. 이 밖에 EU 회원국 정부의 은행에 대한 권리 및 재정권 일부 이양, 은행관리기구 및 은행펀드 창설, 유로본드 발행, 오는 7월 1일부터 공식 활동하는 유럽 영구구제펀드 유럽안정화기구(ESM) 자금의 은행채권 매입 허용 등도 초안에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런 가운데 스페인은 25일 은행자본 확충을 위한 구제금융을 공식 신청했다. 루이스 데 귄도스 스페인 재무장관은 이날 융커 유로그룹 의장에게 관련 서한을 보냈다. 그러나 구체적인 구제금융 규모나 조건은 서한에 포함되지 않았다. 국제 컨설팅사인 올리버와이먼 등은 구제금융 규모가 국제통화기금(IMF)이 전망한 370억 유로에 비해 2배 가까이 많은 최대 620억 유로(약 90조원)에 이를 수 있다고 추정했다. 한편 국제 트로이카 채권단은 이날로 예정됐던 그리스 방문을 연기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유로 2012] 대담한 칩킥, 그래서 피를로다

    11m 룰렛의 공포 앞에서 그렇게 침착할 수 있을까. 이탈리아의 안드레아 피를로(34·유벤투스)가 25일 우크라이나 키예프의 올림픽스타디움에서 열린 잉글랜드와의 유럽축구선수권(유로) 2012 8강전 승부차기에서 놀라울 만큼 대담한 칩킥을 성공시켜 팀을 4강에 올려놓았다. 둘의 오랜 앙숙 관계를 아는 축구 팬이라면 쉽게 승부차기로 희비가 갈릴 거라는 걸 예측할 수 있었을 것이다. 연장까지 0-0으로 비겨 돌입한 승부차기의 첫 키커는 이탈리아의 마리오 발로텔리와 잉글랜드의 주장 스티븐 제라드. 둘은 약속이나 한 듯 골문 왼쪽을 겨냥해 열었다. 그러나 이탈리아의 두 번째 키커 리카르도 몬톨리보의 슈팅이 골대를 벗어난 데 반해 웨인 루니는 가볍게 성공시켜 잉글랜드가 2-1로 앞서기 시작했다. 이때만 해도 잉글랜드가 승부차기 악령을 뿌리치는가 싶었다. 유독 승부차기와 인연이 없었다. 1990년 이탈리아월드컵 당시 옛 서독과의 준결승에서 3-4로 지며 악몽이 시작됐다. 유로 1996 8강전에서 스페인을 4-2로 꺾었지만 4강에서는 독일에, 1998년 프랑스월드컵 16강전에서는 아르헨티나에, 유로 2004 8강전과 2006년 독일월드컵 8강에서는 포르투갈에 무릎을 꿇었다. 승부차기 승리의 열쇠는 피를로가 쥐고 있었다. 크로아티아전에서 전매특허인 프리킥 필살기로 선제골을 넣으며 회춘했다는 평판을 들은 그는 이날도 120분 내내 누구보다 빛났다. 새까만 후배 발로텔리와 상대 공격수 루니가 오버헤드킥으로 묘기를 선보일 때에도 중원의 지휘자(레지스타)로 흔들리지 않는 패싱 축구를 조율했다. 맞대결로 관심 모은 제라드가 수비에 치중하다 발에 쥐가 나 주저앉았을 때도 그는 힘이 남아돌 만큼 끊임없는 움직임으로 공격 물꼬를 텄다. 승부차기 세 번째 키커로 나선 그의 노련함은 단연 빛났다. 킥보다 먼저 오른쪽으로 몸을 날린 조 하트 골키퍼의 허를 찌르며 정면으로 툭 찍어 찬 칩킥이었다. 절체절명의 승부에서 상상하기 어려운 킥이었다. 옛 체코슬로바키아의 안토닌 파넨카가 1976년 유로 대회 옛 서독과의 결승에서 찍어 찬 슛과 닮았다. 이 대담한 한방에 기가 질린 잉글랜드 선수들의 낯이 잿빛이 된 것은 당연했다. 다음 키커 애슐리 영이 강슛으로 크로스바를 때리고 애슐리 콜마저 잔루이지 부폰 골키퍼에게 잡히는 힘 없는 슛으로 잉글랜드는 결국 메이저대회 승부차기 1승 6패의 악운을 연장했다. 오죽했으면 로이 호지슨 잉글랜드 감독이 “피를로의 칩킥은 연습한다고 나오는 것이 아니다.”라고 경의를 표했을까. 강동삼기자 kangtong@seoul.co.kr
  • ‘물 먹는 하마’ 노후 상수도관… 수돗물 年8억여t 샌다

    ‘물 먹는 하마’ 노후 상수도관… 수돗물 年8억여t 샌다

    이상기후로 가뭄이 지속돼 전국의 상수원마저 말라가고 있다. 특히 고지대나 도서벽지 등은 마실 물조차 끊겨 응급 급수 차량에 의지하는 실정이다. 이처럼 가뭄 때 식수난을 겪게 되는 것은 상수원 고갈(지하수 등 간이 상수도)도 문제지만, 노후화된 관로가 많아 새나가는 양이 많기 때문이다. 높은 수압을 견디지 못하고 터지는 사례도 빈번하게 발생한다. 지난해 기준으로 전국 상수도 보급률은 97.7%, 상수도관 총연장은 16만 5800㎞에 달한다. 이 가운데 20년 이상 된 노후관은 전국적으로 3만 5800㎞로 파악됐다. 낡은 상수도관으로 인해 허비되는 수돗물의 양(量)만도 한 해 8억여t에 이른다. 상수도 보급률은 높지만 가뭄 때면 제한 절수 등 비상수단이 동원되는 이유다. 24일 환경부와 수자원공사에 따르면 과거 10년간(2001~2010년) 상수도 누수량은 84억㎥로 재정 손실액만도 6조원에 달한다. 이는 주암댐(2.7억㎥/년) 30개의 수량에 해당한다. 현재 상수도 노후관 보수사업은 지방자치단체가 맡고 있다. 이렇다 보니 재정 자립도가 낮은 지자체의 경우 예산확보가 어려워 누수 개선 사업은 뒷전으로 밀리고 있다. 지난해 기준 전국 평균 유수율은 83.2%, 누수율은 10.8%로 집계됐다. ‘유수율’이란 수돗물 총생산량 대비 요금으로 받아들인 비율이다. 유수율이 높다는 것은 누수 등으로 버려지는 물의 양이 줄어든다는 의미다. 이와 같은 평균 수치는 수도관 관리가 그나마 잘되고 있는 특별·광역시를 포함한 것으로, 일반 시·군만을 대상으로 하면 유수율 77.4%, 누수율 14.3%로 매우 열악한 실정이다. 노후 수도관은 ▲수도사업 재정악화 ▲녹물이나 이물질 검출 등으로 국민불신 가중 ▲수자원 낭비 ▲사고 때마다 단수로 국민생활 불편 초래 ▲대형관 누수시 지반붕괴 현상 등 여러 가지 문제점을 안고 있다. 정부는 그동안 유수율을 높이기 위한 각종 사업을 지속적으로 벌여 왔다. 먼저 노후 상수관망 교체를 위해 1997년부터 국고 융자를 지원해 왔다. 2011년까지 상수관망 총 2만 3839㎞ 개선을 위해 총 6048억원의 국고가 지원됐다. 또한 ‘상수관망 최적화 사업’으로 재정자립도 30% 미만 지자체 46곳을 대상으로 2010년부터 올해까지 979억 9100만원을 지원했다. 하지만 정부가 10년도 넘게 유수율 제고와 누수율을 줄이기 위한 각종 사업을 벌였음에도 개선은 답보 상태에 머물고 있다. 지방상수도 통합이라는 인센티브 개념으로 시작한 ‘상수관망 최적 관리 시스템 구축사업’의 실적도 지지부진하다. 2014년까지 한시적 사업인 데다 국고 보조율이 10~50%로 차등 지원되고, ‘지방상수도 통합’이라는 전제조건이 걸려 있어 지자체 간 협의를 끌어내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재정이 열악한 지자체는 국고 보조율을 감안한다고 해도 나머지 재원 확보가 쉽지 않다고 하소연한다. 또한 국고 보조율이 낮은 지자체는 형평성의 문제 등을 제기하며 딴청을 부린다. 박흠복 태백시 수도사업소장은 “올해 말까지 유수율을 70%까지 끌어올릴 계획으로 현재 상수도관망 최적 관리 시스템 구축사업을 벌이고 있다.”면서 “하지만 정부 보조금 외에 지방비 부담 50% 확보가 어려워 백방으로 노력하고 있지만 여의치 않다.”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단순히 노후관 개량 사업만으로는 유수율을 높일 수 없다고 지적한다. 그동안 노후 수도관 개량사업을 시행했지만 물이 새는 관을 찾아서 교체하는 단순 작업에 그쳤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투자 대비 효과가 미미하고, 구역개량과 수압관리 실패 등으로 누수가 반복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따라서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상수도 관망을 정확히 진단할 수 있는 전문가 양성과 기술개발, 정부와 지자체의 의식전환이 선행돼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또한 통합 상수관망 시스템 구축을 전국 지자체에 확대할 수 있도록 적절한 예산 확보가 절실하다고 지적했다. 구자용 서울시립대 교수는 “신상품을 만들어 판매했을 때 20% 가까운 손실이 발생한다면 생산업체는 단시일 내에 망하게 돼 있다.”며 “상수도의 경우 이와 같은 일이 발생했는데도 아직까지 적극적인 개선 의지가 약한 것이 큰 문제”라고 말했다. 아울러 “아직도 영세한 100개 이상의 수도사업자는 유수율이 형편없어 사업자 간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면서 “사업구조 혁신에 대한 정부와 지자체의 획기적인 노력과 의식전환 없이 유수율을 높이는 과제는 해결될 수 없다.”고 덧붙였다. 유진상기자 jsr@seoul.co.kr
  • 與野 ‘문제 의원’ 처벌방식 시각차… 연금폐지 대상 조율 필요

    與野 ‘문제 의원’ 처벌방식 시각차… 연금폐지 대상 조율 필요

    국회의원 특권 폐지를 둘러싼 여야 경쟁이 가열되고 있다. 새누리당이 이달 초 ‘6대 쇄신안’을 채택한 데 이어 민주통합당이 이에 질세라 24일 ‘5대 특권 폐지 방안’을 발표했다. 아직은 선언적 의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후속 조치를 어떻게 밟아 나가느냐에 따라 여야 간 성패가 갈릴 것으로 보인다. 우선 여야는 65세 이상 전직 의원들에게 매월 120만원씩 지급하고 있는 연금을 폐지해야 한다는 데 뜻을 같이하고 있다. 이 때문에 의원연금 폐지법안이 19대 국회에서 처리될 가능성이 높다. 남은 문제는 18대 이전 의원들에게도 똑같은 잣대를 들이댈지다. 이와 관련, 새누리당은 의원 재임 기간이 1년 미만이거나 재산·소득이 일정 기준을 넘는 18대 이전 의원들은 지급 대상에서 제외한다는 방침이다. 민주당은 의원 재임 기간이 4년 이상이고, 소득·재산이 일정 금액 이하이며, 범법 행위 등 결격 사유가 없을 때만 연금을 지급하기로 했다. 새누리당은 생계가 곤란한 전직 의원을 위한 대책을 수립하고, 민주당도 국가와 의원이 공동 분담하는 일반적인 형태의 의원연금제를 도입하기로 한 만큼 엄밀한 의미에서는 연금제 완전 폐지가 아닌 보완 형태가 될 전망이다. 전직 의원들의 집단 반발 등이 ‘넘어야 할 산’이다. 여야는 의원들의 겸직 금지에 대해서도 한목소리를 내고 있다. 19대 전체 의원 300명 중 2개 이상의 직업을 갖고 있는 의원은 모두 92명으로 이 가운데 2곳 이상에서 보수를 받는 의원은 24명이다. 여야는 보수를 받는지에 상관없이 사적인 이익을 추구하기 위해 겸직하는 것은 원칙적으로 금지할 계획이다. 이 경우 지금은 겸직이 허용된 변호사와 교수, 의사, 기업 대표와 임원 등이 금지 대상으로 묶이게 된다. 그러나 대상이 되는 의원들의 ‘물밑 저항’이 걸림돌로 작용할 가능성도 있다. 예컨대 관련법 개정안이 처리되려면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를 통과해야 하나 여기에는 겸직 금지 시 가장 큰 타격을 받게 되는 법조인 출신 의원들이 다수 포진해 있다. 지난 17대 국회 때도 유사한 내용의 개정안이 법사위 문턱을 넘지 못하고 폐기된 적이 있다. 여야가 불체포특권을 제한할지도 관심사다. 불체포특권은 헌법 제44조에 규정돼 있다. 정치권이 특권을 폐지하기 위해 개헌 카드를 꺼낼 가능성은 희박하다. ‘운영의 묘’를 살리는 데 초점이 맞춰질 전망이다. 새누리당의 경우 불체포특권을 악용한 ‘방탄국회’ 차단에 방점을 찍고 있다. 수사기관의 소환 요구에 반드시 응하고, 법원의 체포 동의 요청에는 국회법에 따라 표결을 실시한다는 것이다. 민주당은 면책특권과 불체포특권이 ‘동료 의원 감싸기’ 등으로 남용되는 사례는 방지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를 위해 직무행위로 볼 수 없는 수준의 모욕이나 폭력, 사생활 침해, 명예훼손 등에 대해서는 국회윤리특위 기능을 강화해 징계한다는 계획이다. 이렇듯 여야가 총론과 달리 각론에서는 이견을 보이고 있어 합의점을 이끌어 낼 수 있을지 미지수다. ‘특권 남용’과 ‘정치적 탄압’의 경계가 모호하다는 점도 여야 합의를 가로막는 요인이 될 수 있다. 여야는 문제 의원에 대한 처벌에서도 서로 다른 해법을 제시하고 있다. 새누리당은 회의를 방해할 목적으로 국회에서 폭력을 행사할 경우 무조건 징역형으로 처벌하도록 하는 특별법 제정을 검토하고 있다. 특별법이 만들어지면 법원에서 집행유예를 선고하더라도 해당 의원은 의원직을 상실하게 된다. 민주당은 국민소환제 도입에 무게중심을 두고 있다. 다만 국민소환제가 폭넓게 허용될 경우 의원으로서 소신껏 일할 수 없다는 판단에 따라 발의요건 등에 대한 보완장치를 마련한 뒤 입법을 추진하기로 했다. 이른바 문제 의원을 바라보는 여야의 ‘셈법’ 자체가 다른 셈이다. 새누리당은 ‘국회 폭력’에, 민주당은 ‘사회적 물의’에 각각 초점을 맞춘 것으로 보인다. 문제 의원에 대한 처벌 방식도 새누리당은 사법부에, 민주당은 유권자에게 맡기자는 차이가 있다. 국회 폭력에 대한 처벌 강화나 국민소환제 도입을 섣불리 예단하기 힘든 이유가 여기에 있다.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민간투자 도입·管網진단 로봇 개발… 유수율 85% 목표”

    “민간투자 도입·管網진단 로봇 개발… 유수율 85% 목표”

    “지자체 상수도의 유수율을 85%까지 끌어올리기 위해 ‘상수관망 최적관리 시스템 구축사업’을 추진 중이다. 또한 관망 진단·갱생 등을 위한 로봇 개발(15억원)과 이를 활용한 시범사업도 진행되고 있다. 낡은 상수도 관망 개선 대책에 대한 질문에 김진석 환경부 상하수도 정책관(국장)은 현재 추진 중인 사업진행 상황부터 설명했다. 상수관망 개선사업의 경우 지자체 재정자립도가 대부분 30% 미만으로 낮은 46곳을 대상으로 하는데 지방비 확보가 어려워 정책추진이 쉽지 않은 실정이라고 토로했다. 그는 “국고 보조율도 차이를 두다 보니 인근 지자체와의 형평성 문제를 제기하면서 사업 추진을 꺼린다.”면서 “특히 지방정수장을 합쳐야 한다는 전제조건이기 때문에 공무원 노조 등에서 민영화 전 단계라는 오해로 통합을 반대하고 있어 사업 추진이 더욱 어려운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따라서 환경부는 한시적인 사업기한을 늘리고, 국고 보조율도 일괄 상향 조정해 유수율 제고라는 사업 목적을 효율적으로 달성할 수 있도록 예산부처와 협의 중이다. 상수관망 최적화 사업과는 별개로 새나가는 물이 많아 유수율이 70%도 안 되는 지자체의 재정난 해소, 농어촌 물 복지 지원 등을 위해 ‘상수관망 민간투자 사업’도 내년부터 추진할 계획이다. 아울러 수도 사업자가 5년마다 실시하도록 의무화된 기술진단에 대한 제도 보완도 이뤄진다. 현재 기술진단 제도에 대한 문제점과 개선 방안에 대한 용역이 진행 중이다. 김 국장은 “상수관망 개선사업은 소액의 예산을 장기간 투입하기보다 일시에 개선하고, 유지관리 체계를 구축하는 방식이 최선의 방법임을 알고 있다.”면서 “국가재정의 한계, 지방비 확보문제 등이 쉽지 않기 때문에 민간의 재원과 창의성을 접목시키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글 사진 유진상기자 jsr@seoul.co.kr
  • [경제 브리핑] 소니 “올림푸스에 7200억원 투자”

    일본 최대 전자업체인 소니가 거액의 손실 은폐 파문으로 경영난을 겪는 올림푸스에 자본을 출자하기로 결정했다. 22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소니는 올림푸스에 500억엔(약 7200억원)의 자본금을 출자하기로 하고 최종 조율 중이다. 소니는 이를 통해 올림푸스 지분 약 10%를 확보해 최대 주주가 될 전망이다. 제휴 유력후보였던 파나소닉은 지난해 TV사업 부진과 큰 폭의 적자를 기록한 자사의 회생을 우선시해 출자를 보류했다. 충분한 투자효과를 기대할 수 없다는 판단도 작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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