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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고] 원자력산업 진흥·발전 일원화돼야/이레나 이화여대 교수

    [기고] 원자력산업 진흥·발전 일원화돼야/이레나 이화여대 교수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새 정부의 청사진을 그리고 있다. 국가발전의 중심축을 과학기술에 두고 ‘미래의 성장 동력 발굴’을 위해 창의성을 기반으로 하는 미래창조과학부를 신설하기로 했다. 이 부처는 현재의 교육과학기술부·지식경제부·국가과학기술위원회에 분산된 과학기술 관련 업무를 총괄할 예정이다. 특히 현재 국과위가 관리하는 연간 11조원의 국가 연구·개발(R&D) 예산 조정권을 넘겨받게 돼 막강한 권력을 지닌 핵심부서가 될 전망이다. 대학 교수로서 기대와 동시에 우려를 떨칠 수 없다. 과학 부처 간의 물리적 결합이 밀도 있는 운집으로 빅뱅처럼 새로운 성장동력을 탄생시킬 것인가. 아니면 또 다른 행정 괴물이 되어 안으로부터 괴사를 일으킬 것인가. 대통령 임기 5년을 감안하면 5년 동안 부처들을 붙였다가 다시 떼어내는 행정업무만으로 허송세월을 보낼 가능성도 없지 않다. 그러나 과학 부처 간의 알력 싸움으로 비효율적 시스템을 경험한 과학자들은 내심 새 정부의 과학 중심 정책에 기대감을 보이고 있다. 발표된 조직개편 방안에서 원자력 관련 연구개발 및 진흥 부문을 살펴보면 원자력 규제를 담당하는 원자력안전위원회를 미래창조과학부로 이관했다. 규제업무는 원자력 진흥업무와는 독립성을 유지해야 하기 때문에 원자력 진흥업무와 R&D 업무를 일원화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현재까지 원자력 R&D 부문은 이원화돼 교과부는 원자력진흥종합계획을 5년마다 세워 원자력과 관련된 기초연구 부문을 지원한 반면 지경부는 원자력 발전에 대한 R&D를 담당해 왔다. 원자력 관련 연구 및 진흥업무를 따로 떼내 추진하다 보니 몇 가지 문제점들이 발생했다. 첫째, 불필요한 부처 간 견제 및 이기주의로 인해 연구단계가 기초 부문과 산업화 부문으로 쪼개져 있어 기초원천연구가 산업기술로 이어지지 못하고 단절된 탓에 연구성과를 실제 일자리 창출, 창업과 연계하는 데 어려움이 있었다. 둘째, 부처 간에 중복되는 연구사업들에 투자해도 부처 간에 소통이 되지 않아 중복투자가 나타났다. 물론 중복투자를 막기 위해 국과위가 발족됐다. 하지만 새로 조직이 개편되는 상황에서 원자력 연구개발 부문이 일원화되지 않는다면 중복투자를 방지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셋째, 기초연구를 산업화 기술과 접목하는 중계연구가 이뤄져야 실제 R&D에 투자한 성과를 창출할 수 있다. 그런데 기초연구는 교과부에서, 상용화가 가능한 연구는 지경부에서 지원하는 이원화된 구조에서는 기초연구를 산업화로 연결시키는 데 필요한 연구를 어느 부처에서도 지원하지 않으므로 산업발전에 꼭 필요한 기초연구 성과를 상용화에까지 연계할 수가 없었던 것이다. 따라서 원자력 분야의 기초연구와 상용화 연구 사이에 존재하는 공백을 메우고 더욱 체계적·효율적인 원자력 산업의 진흥 및 육성을 위해서는 조직개편 방안에서 제시한 바와 같이 한 부처에서 기초과학 육성과 산업화를 총괄하는 일원화된 구조가 돼야 한다. 또 원자력 산업은 아주 특수한 분야인 만큼 원자력 산업을 담당하는 부처에서 R&D 기능을 담당하는 것이 적절하다. 그러나 이러한 조직으로 개편될 때 분명 뒤따르는 부작용 가운데 특히 우려되는 것은 과학의 산업화 쏠림 현상이 나타나 기초과학 육성이 오히려 약화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다. 당장의 표면적인 성과를 낼 수 없는 기초과학은 필연적으로 자생적 자금 조달력이 취약하기 때문에 기초과학의 중요성을 끊임없이 각인시키기 위한 시스템의 보완은 반드시 필요하다. ‘어려울수록 기초과학에 투자하겠다’는 새 정부의 취지에 맞게 일원화되는 부처에서는 기초과학에 대한 중요성도 반드시 인식해야 한다. 이번 조직개편은 이른바 ‘전략적 제휴’라는 경영 도구를 정부 부서에 적용했다. 21세기는 지식혁명의 시대, 통섭의 시대라고 불린다. 우리나라는 국민들의 상상 이상으로 창발성의 미래를 열어가고 있다. 하지만 아직 과학분야에서는 대한민국의 저력이 꽃피지 못했다. 가수 싸이가 타임스스퀘어에서 공연하고 스마트폰이 세계 점유율 1위를 차지하는 이때, 우리는 나로호를 우주에 띄우지 못하고 있다. 이제는 기본이 중심이 되는 백년대계를 생각할 때다. 원자력은 국민이 살아가는 에너지이자 경제 성장 및 과학 발전의 원동력이 되어 왔다. 박 당선인이 말한 ‘먹거리를 창출하는 과학’인 셈이다. 중요할수록 신중해져야 한다. 새 정부 출범에 맞춰 과학 발전을 위한 새로운 구조를 조율하는 이때, 인수위는 과학 각계층의 진심어린 조언을 적극적으로 수용하길 바란다. 가장 지혜로운 발전의 틀이 무엇인지 모두 머리를 맞댈 시간이다. 새 정부에서 원자력 산업의 창의적 기술 개발을 통한 국가경쟁력의 퀀텀 점프가 나타나길 기대한다.
  • [정부조직개편 입체 분석] “안전엔 동의… 식품산업 발전엔 회의적”

    전문가들은 식품안전을 공약으로 제시한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의 방향에는 동의했다. 하지만 산업적 측면에서 볼 때 농림수산식품부에서 식품·수산 분야가 분리되는 것은 규제 위주 정책의 강화를 의미한다고 우려했다. 특히 향후 ‘처’로 승격되는 식품의약품안전청이 생산에서 유통, 소비까지 복잡하게 얽힌 식품 정책을 원활하게 조율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 회의적인 반응도 나타났다. 김용휘 세종대 식품공학과 교수는 “식품안전에 대한 통일적·효과적 대응이 가능할 것”이라고 이번 조직개편을 평가했다. 하지만 김 교수는 “식약처는 규제와 안전 위주의 정책을 펼칠 텐데, 식품산업 발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면서 “농업과 수산업이 1차산업이라면 식품은 2차, 3차 산업인데, 이에 대한 정책이 없다”고 밝혔다. 또 과거 참여정부에서 추진됐던 식품안전처와 달리 의약품 안전 정책이 분리되지 않은 점도 문제로 지적했다. 김 교수는 “식약청은 약대 출신 등 약학전문가들이 전통적으로 힘을 가진 조직”이라고 말했다. 양승룡 고려대 식품자원경제학과 교수도 식품안전을 총괄할 수 있는 ‘컨트롤타워’가 필요하다는 의견에는 찬성했다. 하지만 식약청의 ‘처’ 승격이 대안이 될 수는 없다고 밝혔다. 양 교수는 “식약청은 식품 생산 단계에 대한 전문적인 지식이나 실무적 경험이 없다”면서 “자칫 비전문가들이 행정적인 논리로 식품안전 문제에 접근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식품정책은 정책적 측면과 정치적 측면 등이 균형을 이뤄야 한다”면서 “식약청은 식품안전과 위험 등의 문제를 평가·진단할 수는 있어도 전체적으로 관리할 수는 없다”고 덧붙였다. 양 교수는 식약처의 대안으로 ‘국가식품위원회’와 같은 위원회 형태를 제시했다. 그는 “전체를 총괄하는 기능은 필요하다”면서 “각 부처가 현재의 역할을 하도록 놔두고 정치적 관점에서 진흥과 안전을 조율할 수 있는 위원회를 총리실 산하에 두는 것이 적절하다”고 제안했다. 이번 조직개편으로 농업 정책이 소홀해지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나왔다. 송종태 경북대 응용생명과학부 교수는 “이명박 정부는 농업과 식품을 합쳐 부가가치를 높이자는 방향을 갖고 있었지만, 새 정부의 방향은 다른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1차산업의 중요성이 기본적으로 유지돼야 한다”면서 “그렇지 않으면 장기적으로 식량안보 문제 등 예기치 못한 상황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안석 기자 ccto@seoul.co.kr
  • [새정부 첫 총리 김용준 지명] 판관형 총리, 보스형 부총리, 朴心 비서실장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24일 김용준 대통령직인수위원장을 새 정부의 첫 국무총리로 지명하면서 새 정부 ‘빅3’(총리·경제부총리·비서실장)의 역할 분담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번 정부 조직 개편의 ‘3대 키워드’는 책임총리제와 경제부총리 부활, ‘작은 청와대’를 꼽을 수 있다. 총리가 국정의 제2인자로서 내각을 책임지고, 경제 정책의 컨트롤타워 역할은 경제부총리가 맡으며, 내각에 대한 간섭보다 대통령 보좌에 주력하도록 비서실의 규모를 줄여 놓은 것이다. 박 당선인이 법과 원칙의 ‘마지막 보루’인 헌법재판소장을 지낸 김 위원장을 총리로 지명함으로써 이들 빅3의 역할 분담에 대한 윤곽을 그려 볼 수 있다. 박 당선인이 대선 공약으로 책임총리제를 강조했지만 김 위원장의 스타일상 권한을 강조하거나 이에 집착할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그야말로 법과 원칙에 따라 ‘일하는 내각’에 주력할 것으로 전망된다. 부처 간 갈등과 충돌을 조율하는 조정자의 역할보다 법과 원칙에 따라 처리하는 판결자의 역할이 더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김 총리 후보자는 “최선을 다해 헌법에 따라 대통령을 보좌하며 행정에 관해 대통령의 명을 받아 행정 각부를 통할하는 임무를 성실하게 수행할 것을 약속한다”고 말했다. 황태순 시사평론가는 “책임총리제의 핵심은 총리의 인사제청권 보장”이라면서 “김 총리 후보자의 스타일과 청와대 인사위원장을 겸임하는 비서실장의 역할을 감안하면 총리는 박 당선인의 의중을 따르는 2인자로서의 역할에 그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내각의 목소리는 경제부총리가 주도할 것으로 전망된다. 박 당선인의 공약 이행을 위한 재원 마련 대책과 직면한 글로벌 경제위기를 극복하고 경제 부흥을 진두지휘한다는 점에서 ‘조용한 부총리’보다 ‘보스형 부총리’가 탄생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특히 총리가 국정 전반을 책임지고 복지 컨트롤타워가 총리실 산하에 들어선다고 하더라도 지금의 세계경제 상황과 정부 예산편성권을 감안하면 경제부총리의 발언권이 세질 수 있다는 얘기다. 김 총리 후보자는 경제부총리와의 역할 배분과 관련해 “생각해 보지 않았다”고 말했지만 그의 스타일상 전면에 나서는 리더십을 발휘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다. 비서실장의 역할도 박 당선인의 의중에 따라 크게 달라질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청와대 조직 개편으로 비서실장의 위상이 약화됐다는 평가가 많지만 대통령의 인선을 지원하고 검증하는 인사위원장을 겸임하는 만큼 더 세졌다는 평가도 적지 않다. 다만 박 당선인이 권력 2인자를 인정하지 않아 핵심 실세로 나서기보다 박 당선인의 ‘복심’을 전달하는 역할에 그칠 수 있다. 윤성이 경희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총리가 법조인이라면 경제부총리는 전문성과 리더십이 가장 중요한 덕목이 될 것이고, 비서실장은 박 당선인을 보좌할 정무 능력이 필요할 것”이라면서 “이런 점을 고려하면 새 정부 ‘빅3’의 역할을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경두 기자 golders@seoul.co.kr
  • [새정부 첫 총리 김용준 지명] 정치색 옅고 안정적이지만 강력한 조정자 역할은 글쎄

    [새정부 첫 총리 김용준 지명] 정치색 옅고 안정적이지만 강력한 조정자 역할은 글쎄

    김용준 대통령직인수위원장을 총리 후보자로 지명한 것에 대해 전문가들은 안정적인 인사를 선택한 것이라고 분석하면서도 박근혜 당선인이 강조한 책임총리의 역할을 잘 수행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의문을 표시했다. 책임총리는 부처 간 관계에 적극 개입해 갈등을 조정, 통합하고 때로는 각종 정치적 외풍의 방패막이 역할까지 해내야 한다. 김 후보자는 대선 당시 중앙선대위원장부터 대통령직인수위원장까지 표면에 나서기보다 막후에서 박 당선인의 말을 듣고 사안을 조율하는 조용한 행보를 해 왔다. 이 같은 점에서 전문가들은 김 후보자의 책임총리 역할 수행 여부에 대해 “좀 더 지켜봐야 할 부분”이라고 지적했다. 백종섭 대전대 행정학과 교수는 24일 “앞으로는 책임총리로서 좀 더 적극적인 목소리를 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윤철 경희대 후마니타스칼리지 교수는 “정부 조직 개편안을 놓고 잡음과 비판이 있고 복지공약에 대한 수정 논란이 나오고 있는데 이런 것들을 잘 조정하고 있다고 보기는 힘들다”면서 “현재까지는 책임총리에 걸맞은 조정력 등이 보이지 않는다”고 밝혔다. 가상준 단국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책임총리로서의 역할보다는 법질서를 강조하고 인수위의 연장선이라는 의미를 크게 반영한 인사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박 당선인의 인사 시스템에 대한 지적도 나왔다. 백 교수는 박 당선인 측근 인사가 포진하는 데 대해 “이번 기회에 시대정신에 맞고 능력과 도덕성이 검증된 인재를 폭넓게 구할 수 있는 인사검증 시스템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이들은 김 후보자가 안정적인 인사라는 점에는 어느 정도 공감했다. 백 교수는 “대법관, 헌법재판소장 등 오랜 공직생활을 거친 분이라 검증을 거쳤다는 장점이 있고 개인적 인품이나 청렴도, 소신 판결 등에선 점수를 높이 살 만하다”고 평했다. 가 교수는 “국정 기조를 잘 아는 사람을 기용하려는 것”이라며 “박 당선인이 안대희 전 정치쇄신특별위원장 등 법질서를 강조하는 법조인을 선호하는 것도 영향을 줬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정치성이 드러나는 사람이 아니라 무난한 인사를 선택함으로써 안정 기조를 보여 준 것”이라고 밝혔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송수연 기자 songsy@seoul.co.kr
  • 北 “미국 겨냥 높은 수준의 핵실험 진행할 것”

    北 “미국 겨냥 높은 수준의 핵실험 진행할 것”

    북한 국방위원회가 사실상 핵실험을 예고한 가운데 한반도를 둘러싼 한·미 대북 외교도 핵실험 저지를 위한 총력 체제를 가동하기 시작했다. 막 임기가 시작된 미국 버락 오바마 2기 정부와 새달 박근혜 정부가 출범하는 정치적 과도기 국면에서 북한이 핵실험을 강행할 경우 한반도 위기는 최고조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24일 국방위원회 성명에서 “우리가 계속 발사하게 될 여러 가지 위성과 장거리 로켓도, 우리가 진행할 높은 수준의 핵실험도 미국을 겨냥하게 된다는 것을 숨기지 않는다”며 “미국과 그에 추종하는 불순 세력의 대조선 적대시 책동을 짓부수고 나라와 민족의 자주권을 수호하기 위한 전면 대결전에 진입한다”고 선포했다. 북한 국방위는 핵실험이 미국을 겨냥한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 북한 최고주권기관인 국방위 성명은 북측의 공식입장 표명 방식 중 외무성 성명보다 강도가 센 최고 수위의 방식이다. 전문가들은 북측이 언급한 ‘높은 수준의 핵실험’은 고농축우라늄(HEU) 기폭 실험을 통한 핵탄두 소형화나 핵융합 등 핵무장 기술을 과시하려는 의도로 보고 있다. 북한은 2006년과 2009년 1, 2차 핵실험에서는 성명 발표 후 일주일에서 한 달 이내 핵실험을 감행했다. 그러나 국방위는 “조선반도를 포함한 지역의 평화와 안전을 보장하기 위한 대화와 협상은 있어도 조선반도의 비핵화가 상정되는 대화는 더는 없을 것”이라고 전날 외무성 성명을 되풀이했다. 북한이 핵실험 등 추가 도발로 한·미 양국의 새로운 정부를 압박하며, 북·미 대화의 명분으로 삼으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한·미 간 북핵 조율도 본격화되고 있다. 우리 측 6자회담 수석대표인 임성남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은 이날 외교부 청사에서 미국 측 6자회담 수석대표인 글린 데이비스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를 만나 북한의 추가도발 억지 방안을 협의했다. 데이비스 특별대표는 회담 후 기자들과 만나 “북한이 핵무기와 탄도 미사일을 포기하고 평화와 발전의 길을 선택하면 손을 내밀 의향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북한이 핵실험을 한다면 기회를 잃게 되고 더욱 고립될 것”이라고 경고하며 “안보리 결의와 제재는 정당하다”고 강조했다. 데이비스 특별대표는 북한의 비핵화 포기 선언에 대해 “그들이 그렇게 얘기했다고 해서 그대로 받아줄 수 없다. 북한은 의무를 다해야 한다”는 취지를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미는 북한 로켓 발사에 대한 양자 대북제재는 계속 논의하되 시행 시기는 북한의 움직임을 보고 결정하기로 했다. 데이비스 특별대표는 윤병세 전 외교안보수석 등 인수위 외교국방통일분과 위원들과 만나 오바마 대통령의 대북정책 기조를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박 당선인 측에 북한에 대해 제재와 대화라는 투 트랙 방식으로 ‘인게이지먼트 폴리시’(적극적 개입 정책)를 유지한다는 입장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류우익 통일부 장관은 이날 서울 여의도 한국수출입은행에서 가진 특강을 통해 “북한이 매를 벌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북한은 잘못했으면 앞으로 안 그러겠다고 하면 되는데 외무성과 국방위가 잇따라 나서서 극단적인 반발을 하고 핵실험을 하겠다고 한다”며 “나쁜 길을 선택하지 말라고 했더니 더 열심히 나쁜 길로 가려고 한다”고 비판했다. 중국 외교부 훙레이(洪磊) 대변인은 이날 “우리는 관련국이 냉정을 유지하면서 신중히 행동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훙 대변인은 정례 브리핑에서 ‘북한 국방위원회가 3차 핵실험을 예고한 것을 어떻게 평가하느냐’는 물음에 “현재 한반도 정세가 매우 복잡, 민감한 상태이므로 번갈아 가면서 정세를 격화시키는 행동을 하지 말아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 [의정 포커스] 목소영 성북구의회 의원

    [의정 포커스] 목소영 성북구의회 의원

    지역과 정당을 초월해 여성의 시각으로 지방 정치를 바꿔 보자는 취지로 결정된 전국 여성 지방의원 연대 모임인 ‘전국여성지방의원네트워크’(전여네)가 다음 달 19일부터 특별한 해외 연수를 떠난다. 소속 지방의원 15명이 프랑스 파리와 벨기에를 열흘간 방문한다. 이를 위해 수차례 준비 모임을 거쳐 사전 연구와 일정을 조율을 했다. 전여네 공동대표로 활동 중인 목소영(33) 성북구 의원은 24일 “외유가 아니라 진짜 공부를 위한 해외 연수를 경험하고 싶었다. 기획부터 섭외까지 회원들이 직접 했다”고 소개했다. 전여네에서 2년에 한 번씩 운영하는 ‘바람직한 해외 연수 만들기 활동’은 지방의회에 새로운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특히 연수를 다녀온 뒤 보고 듣고 느낀 점들을 모아 책을 출간하는 것도 높이 평가되고 있다. 목 의원은 “프랑스에선 협동조합과 도서관정책 등을 중심으로 둘러보고 벨기에서는 도서 관련 정책을 알아볼 예정”이라면서 “남녀 동수 공천제, 지방의원 교육을 국가가 책임지고 맡는 제도도 유심히 살펴보려 한다”고 소개했다. 그는 “다음 달 연수와 별개로 3월 15일부터 5일간 홍콩을 방문해 도시 재생 행정을 공부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를 위해 전문가 초청 간담회도 두 차례 열고 각자 맡은 부분을 공부하고 있다. 전여네는 2006년 지방의회 당선자들을 위한 교육 프로그램을 여성정치세력민주연대(여세연)에서 마련한 것이 모임 결성의 계기가 됐다. 2년 뒤 정식으로 독립해 새 출발을 선언한 전여네는 지금도 1년에 두 번 워크숍을 하고 분기별 세미나를 개최하는 등 꾸준히 활동을 이어 가고 있다. 전국 여성 지방의원의 3분의1 정도인 250여명이 회원으로 등록돼 있다. 목 의원은 전여네 2기 사무총장을 2년간 역임한 뒤 지난해 공동대표로 선출됐다.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 여야 “기능분리 국회 차원 재검토”

    외교통상부의 통상 기능 분리를 놓고 국회 소관 상임위원회인 외교통상통일위원회는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 통상 기능이 국회 지식경제위원회 소관인 산업통상자원부로 넘어가게 됐지만 통상·외교 이원화가 바람직한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린다. 외교통상위원장인 안홍준 새누리당 의원부터 공개적인 반대 입장을 표명한 데다 민주통합당은 당 차원에서 반대 의견을 분명히 하고 있다. 여야 모두 정부조직법 개정안이 국회로 넘어오면 재검토하겠다는 입장이어서 대통령직 인수위원회 안대로 국회를 통과하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안 의원은 23일 “산업적 측면에서 시너지 효과를 내기 위해 통상 업무를 산업통상자원부로 넘긴다고 해도 실제 교섭 추진 과정에서 전문성을 발휘할 수 있을지는 별개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산업과 농·어업 분야 간 이해조정이 중요한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에서 산업을 주관하는 산업통상자원부가 협상 주체가 되는 게 맞는지도 검토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새누리당 외통위 간사인 정문헌 의원도 “통상 기능을 산업부처 아래 두는 것은 1970년대 산업발전 시기에서는 적절했을지 몰라도 최근 통상이 복잡한 외교·정치적 상황과 결합하는 추세에서 볼 때 외교부나 독립기구에서 다루는 게 바람직해 보인다”고 말했다. 한쪽에선 외교부의 통상교섭본부가 산업통상자원부로 넘어가기 때문에 통상 협상력에는 큰 차이가 없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새누리당은 정부조직법 개정안이 국회로 넘어오면 민주당 등 야당과 의견 조율을 거쳐 최종 결론을 내릴 예정이다. 민주당은 FTA 업무가 산업통산자원부로 옮겨지면 수출 대기업 중심의 FTA가 될 것으로 우려하는 분위기다. 민주당 외통위 간사인 김영록 의원 측은 “개도국은 통상 기능이 미분화되어 외교·통상이 함께 다뤄지지만 선진국은 통상을 독립적 부처로 떨어뜨려 놓는 게 추세”라면서 “미국 무역대표부(USTR)가 대표적 예”라고 말했다. 민주당은 이미 정책위원회 차원에서 반대 의견을 명시한 데 이어 외통위 소속 의원들의 의견을 수렴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반면 국회 지식경제위원회 쪽에서는 크게 문제될 게 없다는 입장이다. 지경위 관계자는 “통상교섭의 효율성과 집중도 측면에서 산업통상자원부에서 다루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 [세종로의 아침] 세종청사 행정낭비 대책 절실

    [세종로의 아침] 세종청사 행정낭비 대책 절실

    정부세종청사가 문을 연 뒤 한 달이 지났다. 입주 초기 어수선하던 분위기는 많이 가라앉았다. 눈에 거슬리던 문제점들도 서서히 개선되고 있다. 전체 공무원의 3분의1에 해당하는 공무원이 장거리 출퇴근에 시달리고 있는 것과 부족한 기반시설을 제외하면 겉으로는 정부과천청사와 크게 다르지 않아 보인다. 하지만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 문제점으로 속은 곪아가고 있다. 예상했던 행정의 낭비와 비효율이 심각한 지경에 이르렀다. 가장 큰 문제점은 시도 때도 없이 오르락내리락하는 공무원의 서울 출장. 장·차관이 국무회의나 정책조정회의 등 주요 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자리를 비운다면 수긍이 간다. 하지만 업계 신년교례회 등 꼭 참석하지 않아도 될 행사에 얼굴을 비치기 위해 하루 일정을 거의 비워둬야 하는 장·차관이나 고위 공무원들도 많다는 점이다. 정책을 수립하는 데 있어 다양한 의견을 들을 수 있는 기회라고 하지만 얻는 것보다는 잃는 것이 더 많다. 국가 주요 정책을 논의하는 대면회의는 어쩔 수 없다고 치자. 하지만 서울에 남아 있는 부처와의 업무 협의를 핑계로 행해지는 잦은 출장과 이로 인한 행정 낭비는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한두 시간짜리 회의를 위해 서울에 가려면 하루 대여섯 시간을 도로에 버려야 한다. 이러는 사이 정작 실무진과의 대면회의는 미뤄지고 결재가 이뤄지지 않는다. 당연히 정책결정이 지연되고, 행정 서비스의 질은 떨어진다. 국회도 공무원들의 출장을 부채질하는 한 축이다. 국토해양부 A과장은 최근 국토해양위원회 소속 국회의원실의 호통에 혼쭐이 났다. 지역 민원을 챙기던 국회의원이 “중앙부처 공무원이 얼굴 한번 비치지 않느냐”며 호통을 치는 바람에 부랴부랴 서울 출장길에 올랐다. A과장은 산하기관과 업무 협의를 거쳐 지역 주민의 요구를 받아들이기로 한 만큼 굳이 서울 출장이 필요없다고 판단했지만 느닷없는 국회 호출에 불필요한 출장을 다녀와야 했다. 장·차관의 국회 출석에 실무자들이 줄줄이 따라나서는 것도 문제다. 국회와 장·차관이 나누는 대화가 정책 어젠다이거나 주요 정책 조율이라면 굳이 실무자들이 동행하지 않아도 된다. 많은 공무원이 장·차관을 수행하는 데는 이유가 있다. 지엽적인 성격의 지역 민원성 질문이 툭툭 튀어나오기 때문이다. 정부는 행복도시 조성에 따른 부작용을 충분히 예견했다. 부처 이전 전에 부작용을 최소화할 수 있는 대책을 내놨어야 했다. 지금도 늦지 않았다. 우리나라는 세계 최고의 정보통신기술을 갖고 있다. 정부청사마다 화상회의 시스템을 갖추고 있지만 아직까지는 전시용에 불과하다. 총리실을 중심으로 행정부 스스로 화상회의 활성화 대책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 공무원의 불필요한 출장은 없는지도 들여다봐야 한다. 국회는 공무원을 마음대로 불러올려도 된다는 생각을 버려야 한다. 행정 낭비는 국민 세금을 갉아먹는 행위나 마찬가지이다. chani@seoul.co.kr
  • [사설] 오바마 2기 행정부, 亞太국가 책임 다하길

    미국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어제 공식 취임하면서 오바마 2기 행정부가 출범했다. ‘아시아 회귀’를 선언한 오바마 2기 행정부는 아시아 중시 정책을 펴면서 영향력 확대에 나설 것으로 관측된다. 정치적으로는 민족주의, 경제적으로는 보호무역주의가 팽배하고 있는 동북아에서 2기 행정부 등장은 중대 변수가 아닐 수 없다. 곧 출범할 박근혜 정부가 어느 때보다 큰 진폭으로 요동칠 것으로 보이는 동북아 정세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비할 때다. 동북아에서 조정과 해결의 리더십이 이렇게 절실한 적은 없었던 듯하다. 센카쿠 열도를 둘러싼 중국과 일본의 영토분쟁은 전투기 전진배치와 감시선 출동으로 일촉즉발의 상황을 연출하고 있고, 일본 아베 정권은 평화헌법 개정 추진 움직임으로 긴장감을 높이고 있다. 중·일 갈등은 자칫 미·중 충돌로 이어질지 모른다는 우려를 낳는다. 미국이 ‘센카쿠 열도가 일본 행정권에 포함된다는 점을 인정한다’는 발언으로 외려 갈등을 조장하는 측면이 강하다는 점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북핵 문제를 포함한 미국의 대북 정책은 변화의 기로에 서 있다. 북한이 핵폐기의 진정성을 보이지 않는 한 대화를 하지 않고 제재로 일관하겠다는 ‘전략적 인내’ 전략을 폈던 1기 행정부의 대북 정책은 실패에 가까웠다는 평가를 받는다. 2기 행정부는 존 케리 국무장관 지명자 등 대화파가 포진하고 있어 대화에 비중을 둘 것으로 여겨진다. 미국의 대북정책 기조의 변화는 남북관계에도 직접적 영향을 준다는 점에서 우리가 오바마 행정부와 대북 접근의 방향과 속도를 조율해야 할 필요성이 그만큼 커졌다고 봐야 한다. 한·미 동맹 60주년을 맞는 올해는 유난히 한·미 간 현안이 많다. 2008년 개정됐으나 올해 기한이 만료되는 주한 미군방위비 분담금 협정 개정 협상은 올봄에 시작될 것으로 예상된다. 박근혜 당선인이 “핵폐기물 처리 문제가 대선 공약으로 얘기될 정도로 중요하고 절실한 문제”라는 인식을 갖고 있는 한·미 원자력협정도 풀어야 할 중요 현안이다. 농축 및 재처리 시설 허용을 놓고 한·미 간 줄다리기가 치열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아시아·태평양 국가임을 내세워 영향력만 확대하려 들어서는 곤란하다. 중국의 급부상에 맞서 중국 견제에만 치중해선 안 된다. 섣불리 중·일 분쟁의 한 당사자를 편드는 일은 삼가고 분쟁의 조정자로서 역할을 강화해 나가야 한다. 미국은 아·태 국가를 표방한 만큼 역내 평화유지에 책임을 다해야 한다. 그래야 덩달아 영향력도 커진다. 우리 정부도 미국이 그런 방향으로 나아가도록 한·미 동맹 관계를 한 차원 업그레이드해야 한다. 한·미 동맹 60주년이 동북아 평화와 안정에 기여할 수 있도록 하는 노력이 절실히 요구된다.
  • ‘수도권 광역경제발전委’ 겉돈다

    수도권 경쟁력 강화와 광역정책의 효율적인 조율을 위해 2009년 서울·인천·경기가 공동으로 설치한 ‘수도권 광역경제발전위원회’ 무용론이 일고 있다. 22일 3개 시·도에 따르면 수도권은 산적한 현안이 많은 데다 기존 협의 채널에 한계가 있다고 판단, 상시 협의기구인 광역경제발전위를 구성한 뒤 2010년 서울시청 을지로별관에 사무국을 설치했다. 사무국에는 서울·인천·경기에서 4명씩 파견된 공무원(연구원 포함 20명)이 근무하고 있다. 그러나 단체장들이 현안을 논의하는 위원회는 지금까지 일곱 차례만 열렸다. 그나마 네 차례는 서면 형식이었다. 이 때문에 ‘상생 선언문’만 남발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금까지 주요 관리 과제는 17건이다. 하지만 합의가 이뤄진 것은 수도권매립지 내 아시안게임 경기장 건설 문제 한 건에 불과하다. 수도권 일자리 공동정보망 구축에는 인천이 예산 부족으로 불참했고, 수도권 관광협의회 구축은 강원·충북까지 관련된 사안이라 별도의 협의회를 운영하기로 했다. 제2경인고속도로∼강남순환선 연결은 공동협력 부분이 없다는 이유로 종결됐고, 수도권 클린에어협의회 구성은 박원순 서울시장이 된 뒤 유야무야됐다. 나머지 12건은 협의가 진행되고 있다. 이에 대해 특성과 여건이 다른 3개 시·도(특별시·도·광역시) 현안을 공동안건으로 묶어 합의를 도출하려다 보니 제 기능을 못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자체별로 이해관계가 첨예한 사항을 공동의 이해에 부합시키려는 것이 쉽지 않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쓰레기장·화장장 등 기피시설 문제, 수도권매립지 사용기한 연장 등 민감한 사안에 대해서는 입장 차이만 드러낸 채 겉돌고 있다. 수도권 광역경제발전위 사무국 관계자는 “위원회가 협의기구라는 한계 때문에 애로가 많다”고 말했다. 김학준 기자 kimhj@seoul.co.kr
  • [사설] 군림하는 청와대 이젠 끝내야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어제 내놓은 청와대 직제 개편안은 ‘작은 청와대’를 지향한다는 점에서 일단 평가할 만하다고 여겨진다. 현 청와대의 2실 9수석 체제와 비슷한 규모이기는 하나 명칭을 ‘대통령실’에서 ‘대통령비서실’로 변경한 데서 보듯 청와대가 내각 위에 군림하는 행태를 불식하려는 의지가 엿보인다. 김용준 인수위원장도 개편안을 발표하면서 “새 청와대 비서실은 국정 운영의 선제적 이슈를 발굴하고 행정부가 놓치는 일을 챙기며 사전·사후적 대책을 마련하는 등 대통령 보좌 역할에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 각 부처가 국정을 실질적으로 추진할 수 있도록 하고, 청와대 비서실은 대통령 보좌 기능에 충실하도록 기능을 조정하겠다는 뜻을 거듭 강조한 것이다. 청와대가 ‘권부’(權府)의 상징인 시대는 모쪼록 끝내야 한다. 대통령이 청와대 수석비서관을 통해 각 부처를 쥐락펴락하는 형태가 아니라 국무총리가 대통령을 대신해 각 부처를 통할하고, 대통령은 청와대 참모들의 도움을 받아 국정 전반의 흐름을 점검하며 국무총리와 국정 방향을 조율해 나가는 시스템을 갖춰 나가야 한다. 그런 점에서 ‘작은 청와대’는 외형의 축소에 머물 일이 아니다. 조직과 인원의 축소를 넘어 권한과 기능의 환원, 즉 국정 운영을 내각에 맡긴 헌법 체계에 부응하도록 비대해진 권한과 역할을 축소하는 데 방점이 찍혀야 한다. 과거에도 새 정부가 출범할 때면 늘 작은 청와대를 내세웠으나 임기 후반 다시 큰 청와대로 되돌아갔던 것은 대통령의 권력 분산이 다짐대로 실천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관건은 이번 조직 개편이 아니라 후속으로 단행할 인사일 것이다. 철저히 참모 역할에 부합하는 인사들로 청와대를 꾸리는 일이 중요하다. 현 이명박 정부가 출범 초반부터 어려움을 겪은 데는 이른바 ‘개국공신’으로 불리던 최측근 실세들의 권력 다툼에 기인한 바가 컸다는 점을 직시해야 한다. 기능상 정부와 달리 측근들의 비서실 포진이 불가피하겠으나 최대한 ‘자기 정치’를 하려 드는 인사는 배제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비서실장을 위원장으로 하는 인사위원회를 설치해 대통령의 직접 인사에 대한 객관성과 공정성을 높이겠다는 구상이고 보면 더더욱 참모로서의 기능에 적합한 인물, 올바른 국정 판단을 위해 대통령에게 직언을 서슴지 않을 인사들을 충원하는 일이 중요하다고 여겨진다. 효율적인 청와대를 위해 본관과 비서동으로 나뉜 대통령과 참모들의 업무 공간을 통합하거나 근거리에 배치하는 작업도 차제에 적극 추진하길 바란다. 이미 비서동은 안전진단 결과 붕괴 위험 수준이라는 판정까지 받은 터이니만큼 예산이 들더라도 본관 근처에 비서동을 신축하는 것이 후임 청와대를 위해서도 타당한 일일 것이다.
  • [프리미어리그] 기성용 도움 주고 김보경 골 넣고

    스물넷 뱀띠 동갑 기성용(스완지시티)과 김보경(카디프시티)이 나란히 공격 포인트를 올렸다. 기성용은 20일 영국 웨일스 리버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스토크시티와의 2012~13 프리미어리그 23라운드에서 선제골을 도왔다. 조너선 데 구즈만과 함께 중원을 책임지며 풀타임을 뛴 그는 전반 내내 안정된 공수 조율로 그라운드를 종횡무진 누볐다. 후반 4분에는 중원에서 낮고 빠른 패스로 벤 데이비스의 선제골을 도왔다. 그의 시즌 3호이자 프리미어리그 2호 도움. 그러나 기성용은 스카이스포츠로부터 “너무 관여가 적었다”는 평가와 함께 평점 6점의 인색한 평가를 받았다. 잉글랜드 프로축구 챔피언십(2부리그)에서 뛰고 있는 김보경은 블랙풀 블룸필드 로드에서 열린 블랙풀과의 원정경기에서 0-0으로 맞선 후반 9분 선제골을 터뜨려 팀의 2-1 승리를 이끌었다. 지난달 8일 블랙번과의 21라운드에서 잉글랜드 무대 데뷔골을 터뜨린 뒤 한 달여 만에 다시 득점포를 가동했다. 카디프시티는 김보경의 선제골과 후반 19분 토미 스미스의 결승골에 힘입어 블랙풀을 2-1로 물리치고 리그 선두(승점 60)를 질주했다. 김보경은 현지 언론들로부터 “인상적이었다”는 평가와 함께 평점 8점을 받았다. 강동삼 기자 kangtong@seoul.co.kr
  • 부총리 아래 총리?

    박근혜 정부를 이끌 양대 축인 국무총리와 경제부총리(기획재정부 장관 겸직)의 역학 관계에 벌써부터 관심이 집중된다. 정책 주도권을 누가 쥐느냐에 따라 위상이 역전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우선 정부 직제상으로는 대통령에 이어 총리가 ‘넘버2’, 경제부총리가 ‘넘버3’다. 두 사람 모두 이명박 정부에 비해 위상이 높아질 것이라는 점에는 이론의 여지가 없다.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의 공약에서도 이를 확인할 수 있다. 책임총리제가 시행될 경우 총리는 부처 간 정책을 조율하는 조정자 역할을 맡게 된다. 이명박 정부 들어 총리실의 조직과 기능이 대폭 축소됐다는 점을 감안하면 새 정부 출범을 계기로 국정 운영 방식이 크게 변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재정부 장관은 현 정부에서도 선임 장관 역할을 했으며, 경제부총리 겸직을 통해 이를 공인받았다고 볼 수 있다. 대통령직 인수위원회가 지난 15일 내놓은 1차 정부조직 개편안을 보면 경제부총리는 경제 분야 ‘컨트롤 타워’ 역할을 수행하고, 총리는 국민 안전과 복지 확대 등 경제를 제외한 박 당선인의 나머지 핵심 정책들을 주도하는 ‘역할 분담’ 체계가 유력해 보인다. 정부 고위관계자는 “재정부 장관이 사실상 부총리 역할을 해오지 않았느냐”면서 “총리가 어떤 역할을 하느냐가 향후 국정 운영에 미칠 영향이 더 크다”고 내다봤다. 과거 정부에서는 대통령과 총리 간 정치공학적 관계 설정에 초점이 맞춰졌다면, 박근혜 정부에서는 총리와 경제부총리 간 정책 주도권에 관심이 쏠릴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 운용 과정에서 경제부총리가 이른바 ‘갑’이 되고, 총리가 ‘을’이 되는 상황이 빚어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실제 경제 관련 부처가 다른 부처에 비해 목소리가 클 수밖에 없는 구조다. 여기에는 예산 편성권과 정책 우선권 등이 강력한 무기로 작용한다. 예컨대 총리가 복지 정책을 확대하려고 할 때 경제부총리가 재정 압박 등을 이유로 반대할 경우 총리 입장에서는 이를 뒤집을 정책 수단이 마땅치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경제부총리의 역할 강화가 총리의 위상 저하로 연결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서영복 행정개혁시민연합 사무총장은 “재정부 내 기획 기능을 분리·독립하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면서 “그렇지 않으면 재정부가 공룡부처가 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총리실이 부처들과의 관계 설정에서 주도권을 잡지 못할 경우 책임총리제가 표류할 가능성도 있다. 지금도 총리실이 부처에 비해 전문성이 떨어지는 데다, 소통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국정 운영의 중심축이 되지 못한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정부 관계자는 “노무현 정부 시절 이해찬 총리는 장관들과의 정책 논쟁에서 전혀 밀리지 않는 모습을 보여줬다”면서 “이 정도 관계가 되지 못한다면 총리실 위상 강화는 형식적인 수준에 그칠 수 있다”고 말했다. 장세훈 기자 shjang@seoul.co.kr 안석 기자 ccto@seoul.co.kr
  • [뉴스 분석] ‘정부 개편’ 총성없는 3각 전쟁

    [뉴스 분석] ‘정부 개편’ 총성없는 3각 전쟁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의 국정 철학을 반영한 새 정부의 조직개편안을 놓고 인수위와 국회, 정부부처 간 ‘물밑 힘겨루기’가 본격화되고 있다. 현재 진행 중인 2차 조직개편을 거쳐 이번 주에 도출될 최종 확정안을 앞두고 ‘밀당’(밀고 당기기)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는 것이다. 조직개편안 논의에서 소외됐던 여야도 ‘무사 통과는 없다’며 벼르고 있어 국회 통과 과정에서 인수위 최종안이 어떻게 변할지에도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5년 전 이명박 당선인의 인수위에서도 ‘대부처주의’를 골자로 한 조직개편안이 국무위원 정족수 미달 지적과 함께 야당·공무원 집단의 거센 반발, 여기에 시민단체까지 가세하면서 막판 큰 혼란을 겪었다. 결국 이명박 정부의 조직개편안은 물리적 시간에 쫓겨 원안의 색깔이 지워지고 정체불명의 조직개편안으로 탄생하게 됐다. 당시 인수위는 통일부를 폐지하고 그 기능을 외교통상부와 묶어 ‘외교통일부’를 출범시킬 계획이었지만 야당의 반대로 실패했다. 보건복지부와 여성가족부를 통폐합해 보건복지여성부를 첫 개편안으로 내놓았지만 정작 새 정부 출범 때는 ‘보건복지가족부’와 ‘여성부’로 각각 닻을 올렸다. 또 교육인적자원부와 과학기술부를 통합하며 내놓은 ‘인재과학부’는 국회를 거치면서 교육과학부→교육과학기술부로 그 명칭이 두 번이나 바뀌는 등 진통을 겪었다. 인수위발(發) 조직개편에서 ‘물을 먹은’ 정부 부처는 마지막 비빌 언덕인 국회를 향해 총력 로비전을 펼치고 있다. 국회 심의 과정에서 원상회복을 노리거나 ‘피해 최소화’를 겨냥한 것이다. ‘통상’ 분야를 떼내야 하는 외교통상부, ‘수산’과 ‘식품’ 업무를 넘기는 농림수산식품부, ‘해양’을 분리하는 ‘국토해양부’가 가장 활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부처 관계자들은 “수족이 잘리는 기분”이라고 했다. 하위 공무원들도 새로운 일터에 정착해야 하는 문제 등으로 적지 않은 피로감을 호소하고 있다. 외교통상부 측은 “통상 기능이 산업 분야로 넘어갈 경우 통상의 범위가 한정돼 지식, 법률 등 무형의 외교가 제한되는 폐단이 발생할 수 있다”며 외교통상부의 존치를 주장하고 있다. 지난 18일 인수위 측과 접촉해 국익을 강조한 김성환 외교통상부 장관은 국회에도 이 같은 입장을 전달할 것으로 알려졌다. 통상교섭본부 내 한 외무공무원은 “아직 국회를 통과하지 않았기 때문에 희망을 걸고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인수위의 2차 조직개편안이 늦어지는 것이 1차 때의 ‘깜짝 발표’와 달리 각 당사자들의 논리 싸움이 치열해 조율이 잘 안 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보고 있다. 당정 협의와 국회의 입법 절차 등을 감안하면 새 정부 출범에도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지적이다. 가상준 단국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국회를 향한 로비의 결과라기보다는 현실적인 문제를 검토하고 이를 반영한 정부조직 개편 최종안이 나와야 한다”고 설명했다. 김경두 기자 golders@seoul.co.kr 이영준 기자 apple@seoul.co.kr
  • “이동흡 이번엔 새누리와 청문회 조율 의혹”

    “이동흡 이번엔 새누리와 청문회 조율 의혹”

    민주통합당은 18일 이동흡 헌법재판소장 후보자가 국회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예상질문’을 새누리당과 사전 조율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민주당은 또 이 후보자의 ‘장남 군복무 휴가특혜 의혹’, ‘항공권깡 의혹’, ‘건보료 피하기 꼼수 의혹’, “셋째 딸 유학자금 스폰서 의혹’ 등을 보태며 자진 사퇴를 거듭 촉구했다. 박기춘 원내대표는 한 라디오에 출연, 1월 임시국회와 이 후보자의 인사청문회 연계 가능성을 일축했다. 인사청문특위 소속인 민주당 서영교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 후보자가 청문회에 앞서 질문 내용을 사전 조율하는 문건을 작성해 새누리당에 보냈다”고 밝혔다. 서 의원이 단독 입수했다며 공개한 ‘참고인 후보자 질문사항(새누리당 송부용)’이라는 파일명의 A4용지 8장 분량의 문건에는 ▲헌법재판소의 기능 및 소장의 자질 관련 ▲정치적 사건에 관하여 ▲표현의 자유 보장과 관련하여 ▲친일 관련 사건에 대하여 등 이 후보자의 헌재 결정 사항에 대한 세부 질문 총 41개가 제시돼 있다. 서 의원은 “질문을 보면 새누리당 의원이 후보자에게 바로 물을 수 있는 어투와 표현으로 돼 있는데, 이는 새누리당 의원이 보고 읽기만 해도 후보자가 유리한 해명 기회를 가질 수 있도록 한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에 대해 청문특위 새누리당 간사인 권성동 의원은 “인사청문회를 준비하는 보좌진들이 참고인에 대한 자료를 요청했더니 이 후보자 측에서 질의 형식으로 정리해서 보내 줬을 뿐”이라고 해명했다. 도덕성 의혹은 이날도 꼬리를 물었다. 서 의원은 “셋째 딸이 해외 유학 당시 3만 6000달러의 학비를 송금받았는데 이 기간에 이 후보자가 돈을 보낸 기록이 없다”며 유학자금 스폰서 의혹을 추가로 제기했다. 청문위원인 박홍근 민주당 의원도 “이 후보자 장남의 군복무 중 휴가 일수가 일반 사병의 평균 휴가일수 43일(2009~2012년 기준)의 2배가 넘는 97일이나 됐다”며 “특혜 논란이 일고 있는 연예 사병의 75일보다도 많은 것”이라고 지적했다. 박 의원은 또 공금을 이용해 높은 등급의 항공권을 발권하고 나서 가격이 낮은 등급의 좌석으로 바꿔치기해 차액을 얻는 이른바 ‘항공권깡’ 의혹과 월 26만 8000원의 지역건강보험료를 내지 않으려고 자신보다 수입이 적은 둘째 딸의 피부양자로 등록했다는 ‘건보료 피하기 꼼수’ 의혹도 제기했다.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 [뉴스 분석] 성직자 과세 한다더니… 또 꼬리 내린 세제당국

    ‘종교 권력이 세속 권력을 굴복시켰다.’ 정부가 성직자 과세 필요성을 앞장서 여론몰이하다가 막판에 “검토가 더 필요하다”(백운찬 기획재정부 세제실장)며 꼬리를 내렸다. 이를 두고 비판의 목소리가 쏟아지고 있다. 임기 말에 부담을 지지 않으려는 현 정부의 직무유기라는 지적에서부터 청와대 외압설까지 뒷말이 무성하다. 기획재정부는 지난해 말 국회를 통과한 세법개정안의 후속 조치인 시행령 개정안을 17일 발표했다. ‘성직자 과세’ 방안은 빠졌다. 표면적인 이유는 ‘과세 방식과 시기, 사회적 공감대 등 아직 남은 과제가 많아서’이다. 하지만 성직자 과세의 필요성에 대한 여론이 그 어느 때보다 호의적임에도 정부가 발을 뺀 것은 종교계의 ‘보이지 않는 반발’ 때문이라는 분석이 많다. 잃는 것에 비해 얻는 것(연간 세수 200억원 안팎)이 많지 않다는 점도 계산에 넣은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와의 막판 조율 과정에서 빠졌다는 점에서 청와대 입김설도 나온다. “(성직자 과세를 밀어붙이기에) 지금처럼 좋은 기회는 다시 오기 힘들 것”이라는 재정부 고위 관계자의 아쉬움 섞인 발언은 이 같은 관측에 힘을 실어준다. 재정건전성 확보와 공약예산 마련을 위해 지하경제 양성화 등을 추진하던 세제 당국이 ‘자가당착에 빠졌다’는 우려도 있다. 홍기용 한국납세자연합회장(인천대 세무학과 교수)은 “성직자를 봐주면 누가 제대로 세금을 내려고 하겠느냐”면서 “과세에 ‘성역’이 있다는 것을 정부가 자인한 셈”이라고 꼬집었다. 상속형 장기저축성보험(즉시연금)의 납입 보험료 비과세 기준은 2억원으로 정해졌다. 이를 두고서도 정부가 보험업계의 로비 등에 밀려 ‘자산가들에 대한 과도한 혜택을 줄이겠다’던 원칙을 저버리고 비과세 한도를 상향했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세종 이두걸 기자 douzirl@seoul.co.kr
  • 프랜차이즈 제빵업계 “그럴 줄 알았다”

    프랜차이즈 제빵업계는 17일 제빵업의 ‘중소기업적합업종’ 지정을 거의 기정사실로 받아들이는 반응을 보였다. 사실 대기업 계열사가 대형마트 안에 운영하는 빵집이 포함되느냐 마느냐의 문제는 그다지 개의치 않았다. 관건은 신규 출점 허용에 관한 기준이다. 지난달 말 동반성장위원회가 결론을 내지 못한 데는 파리바게뜨를 운영하는 SPC와 뚜레쥬르를 보유한 CJ푸드빌 간 셈법이 첨예하게 갈린 것도 있다. 대한제과협회의 요구는 두 업체의 가맹점을 더 이상 늘리지 말라는 것이었다. SPC는 당초 연간 추가 출점 비율을 현재 매장 수의 5%(160개) 수준으로 유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후 3%(70개) 이하까지 낮출 수 있다고 했지만 동반위의 눈높이에는 맞지 않았다. 파리바게뜨 점포는 지난해 말 기준 3160개로, 제과협회가 겨냥하는 쪽은 뚜레쥬르보다 파리바게뜨다. 지난해 말 기준 1270개의 점포를 거느린 뚜레쥬르는 ‘확장 자제’를 선언해 SPC를 당혹스럽게 했다. SPC 측은 “SPC는 베이커리 사업이 전체 매출의 97%를 차지한다”며 “대기업 계열사인 CJ푸드빌과는 기업의 태생이 다르다”고 거듭 강조해 왔다. 동반위가 지난달 회의에 앞서 막판에 내놓은 중재안은 ‘출점 비율 2% 또는 신규 출점 점포 50개’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2일 동반위는 이해 당사자들을 소집해 다시 이견조율 작업에 들어갔다. 이날 나온 안은 가맹점뿐 아니라 동네빵집 거리 기준 500m 출점 금지와 출점 비율 2%를 3년간 유지한다는 내용이다. 이견은 쉽사리 좁혀지지 않을 모양새다. SPC 측은 “동네빵집까지 기준으로 삼는 것은 이중규제”라고 볼멘소리를 했다. 상대적으로 매장 수가 적은 CJ푸드빌은 “기존 점포를 기준으로 삼는 것은 무리”라며 “연간 신규 출점 점포 수(40개)를 지정해야 한다”고 버티고 있다. 이달 27일 최종 결론을 앞두고 동반위가 내놓은 중재안을 놓고 제과협회와 업체는 다시 고심 중이다. 업계에서는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중소기업을 중시하는 행보를 보이는 가운데 “무리하게 버티다가 오히려 역풍을 맞을 우려가 있다”며 묘수 찾기에 골몰하고 있다. 박상숙 기자 alex@seoul.co.kr
  • 미래부, 초대장관·조직통합·부처 간 역할조정이 성공 열쇠

    지난 15일 대통령직 인수위원회가 차기 정부 조직개편안을 발표하면서, 유일한 신설 부처인 미래창조과학부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미래부는 창조경제라는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의 핵심 가치를 실현할 주무부처이자 과학기술과 정보통신기술(ICT)을 아우르는 거대 부처다. 특히 해양수산부가 부활인 데 반해 미래부는 처음부터 밑그림을 그려야 한다는 점에서 과학·정보통신계 관계자들은 물론 편입 대상 부처 공무원들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미래부 신설 과정의 핵심과제는 3가지로 요약된다. 우선 초대장관을 누가 맡느냐가 초유의 관심사다. 과학기술과 정보통신이라는 이질적인 성격의 업무를 ‘창조경제’라는 슬로건 아래에 묶으면서 장관의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하기 때문이다. 현 정부 출범 당시 교육과 과학기술 분야를 묶어 교육과학기술부가 출범했지만, 장관들이 뚜렷한 철학을 제시하지 못하고 조직논리에 휘말리면서 단명하고 결국 부처 내 혼란으로 이어진 교훈도 있다. 초대장관은 인수위가 미래부의 성격을 어떻게 규정하느냐에 달려 있다. 미래부의 개념을 잘 이해하고 혼란을 줄일 수 있는 ‘실용형’ 장관으로는 김창경 전 교과부 2차관이 거론된다. 김 전 차관은 박 당선인 캠프에서 미래부 구상 단계부터 참여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창조경제에 대한 구체적인 방향과 과학기술의 산업화를 중시하는 ‘성장동력형’ 장관으로는 산업계 출신인 황창규 전 삼성전자 사장이나 이석채 KT사장이 물망에 오른다. 마지막으로 과학기술 중심의 국정운영을 보여줄 수 있는 ‘상징성’ 측면에서는 오세정 기초과학연구원장이나 강태진 전 서울공대 학장이 하마평에 오르내리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박 당선인의 최측근으로 지식경제부 장관을 지낸 최경환 의원과 이주영 새누리당 의원 등이 거론되고 있다. 조직통합 역시 중요한 과제다. 미래부는 구 과학기술부, 방송통신위원회, 국가과학기술위원회, 원자력안전위원회는 물론 지식경제부 등 다른 부처의 연구개발(R&D) 조직 등이 결합하는 형태다. 주도권 다툼이 치열할 수밖에 없다. 구 과기부와 방통위가 150~200명 수준이고 나머지 조직은 30~80명 규모다. 단순한 부처 재배치가 아니라 융합을 전제로 부처 밑그림을 처음부터 그리려면 기존 조직에 손을 댈 수밖에 없다. 통합대상인 한 부처 공무원은 “기획조정실이나 전략기능 등 요직에 누구를 배치하느냐에 따라 미래부에서의 위상이 결정될 것 같다”고 전했다. 마지막으로 원자력안전위원회 이외에는 부속기관이나 외청이 아직까지 정해지지 않은 미래부의 역할 조정도 관전 포인트다. 교육부와의 의견 조율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으면 대학교육 및 기초연구 지원을 놓고 볼썽사나운 부처 경쟁이 벌어질 가능성도 높다. 특히 수조원 이상의 예산을 맡고, 대학에 절대적인 권한을 행사할 수 있는 대학지원 기능의 향배가 주목된다. 박건형 기자 kitsch@seoul.co.kr
  • “경제부총리에 책임·권한… 靑과 혼선 예방을”

    “경제부총리에 책임·권한… 靑과 혼선 예방을”

    정부 조직개편의 핵심 가운데 하나는 기획재정부 장관이 겸직하게 되는 경제부총리다. 전문가들은 ‘명멸’을 거듭해 온 경제부총리제가 확고하게 자리 잡으려면 책임과 권한을 분명하게 주고, 청와대 등과의 정책 혼선이 빚어지지 않도록 섬세한 조율 작업을 거쳐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경제부총리제를 만들었으면서도 현 정부에서와 마찬가지로 청와대가 다 하려고 하면 부총리는 당초 기대했던 조정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할 것”이라면서 “대통령이 부총리에게 얼마나 많은 힘을 실어주느냐에 따라 성공 여부가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재정부는 지금도 예산권을 무기로 경제정책을 총괄할 수 있다. 과거 경제부총리제가 시행될 때도 ‘부총리의 조정 역할이 미흡하다’는 비판이 적지 않았다. 단순히 경제부총리제가 부활한다고 해서 부처 간 ‘엇박자’가 없어지지는 않는다는 의미다. 헌법상 근거가 없다는 점도 맹점으로 손꼽힌다. 경제부총리에게 인사권을 줘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배상근 전국경제인연합회 경제본부장은 “경제부총리가 경제부처 장관 인사권 등 명확한 권한을 행사하게 하고, 대신 성과나 목표 달성 여부에 따른 책임을 물어야 한다”면서 “특히 경제부총리의 역할을 정하면서 청와대 경제수석이 경제정책 전반을 단독으로 관장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이 정리돼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금융 부문에 대한 과도한 권한 행사를 피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오정근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는 “외환위기 직후 경제부총리제가 없어진 가장 큰 이유는 당시 경제부총리가 금융 전반까지 관장하면서 관치금융이 횡행했기 때문”이라면서 “경제정책을 총괄하더라도 금융 감독 부문은 손대지 않는 게 경제부총리제 운용의 전제가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에 대해서는 이견도 있다. “경제부총리는 정치적 압력에도 불구하고 경제 관련 현안을 국익에 맞게 조화시키는 역할을 해야 하는 만큼 금융을 포함해 모든 현안을 아울러야 한다”(정인교 인하대 경제학과 교수)는 주장이다. 김한기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경제정책팀 국장은 “재정부에 지나치게 권한이 집중되는 것은 견제할 필요가 있다”면서 “경제 성장과 재정 건전성이라는 두 가지 중요한 가치는 상호 균형을 찾기 쉽지 않은 만큼 국회의 정부조직법 개편 과정에서 예산 기능이라도 독립된 조직 형태로 분리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종석 홍익대 경영학과 교수는 “개발경제에 대한 우려가 여전히 있는 만큼 통제 위주의 역할 대신 새 경제 철학을 확고히 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세종 이두걸 기자 douzirl@seoul.co.kr
  • [다시 개천에서 용 나는 사회를] 돼지엄마의 ‘콜’이 중요해… 팀 수업 받으면 SKY 문제 없거든

    [다시 개천에서 용 나는 사회를] 돼지엄마의 ‘콜’이 중요해… 팀 수업 받으면 SKY 문제 없거든

    오전 10시. 서울 강남구 대치사거리의 커피숍 한쪽에 7명의 ‘엄마’들이 모였다. 사이좋게 수다를 떠는 듯하더니 이내 다이어리를 꺼내 볼펜으로 무언가를 받아적는다. 스마트폰 녹음 기능을 틀어놓는 엄마도 있다. 손이 바쁜 6명 엄마들의 시선은 가운데 앉은 한 엄마의 입에 쏠려 있다. 단호한 말투와 확신에 찬 눈빛. 이 엄마가 오늘의 주인공 ‘돼지엄마’다. 돼지엄마는 대치동 학원가의 최신 정보를 꿰뚫고 있다. 스타강사가 최근 옮겨간 학원의 정보, 외고 아이들이 선호한다는 강사의 명단, 올 겨울방학 꼭 들어야 할 특강 정보까지. 새학기 고3 수험생이 되는 자녀를 둔 엄마들의 귀가 솔깃하다. 돼지엄마라는 우스꽝스러운 별명은 뚱뚱해서 붙여진 것이 아니다. 자녀 교육에 투자를 아끼지 않는다고 해서, 혹은 여러명의 엄마들을 새끼 데리고 다니듯 이끌고 다닌다고 해서 나온 강남 학원가의 은어다. 돼지엄마는 주로 10명 남짓한 학생들의 엄마들로 팀을 이뤄 유명 학원강사에게 팀 단위로 수업을 맡기거나 입시설명회를 듣는 모임을 주도한다. 정보가 많다고 해서 다 돼지엄마가 되는 것은 아니다. 돼지엄마의 제1의 조건은 자녀의 성적이다. 최소한 반에서 1등을 놓치지 않아야 하며 ‘스카이’(SKY·서울대 연세대 고려대)에 무난히 진학할 수 있는 성적을 유지하는 자녀만이 엄마를 돼지엄마로 만들 수 있다. 돼지엄마는 자녀에 대한 자부심이 세기로 유명한 대치동 엄마들 사이에서도 선망의 대상이다. 자녀가 방학을 하면 돼지엄마는 더 바빠진다. 방학 동안 자녀의 공부 스케줄을 짜야 하고 팀 수업을 구성해 스타강사를 초빙하는 일을 책임져야 한다. 팀 수업이란 성적대가 비슷한 학생 10명 안팎을 모아 강사를 불러 수업을 듣는 형식이다. 팀원 선발권은 전적으로 돼지엄마에게 있다. 돼지엄마가 팀 수업을 제안하기 위해 다른 학부모에게 전화를 거는 것을 강남에서는 ‘콜’이라고 한다. 방학이 시작되면 돼지엄마에게 콜을 받았는지 여부가 엄마들의 희비를 가른다. 대치동에 사는 학부모 윤모(47·여)씨는 “강남에서 공부 잘한다고 소문난 학교에서는 대개 반마다 대표엄마(돼지엄마)가 있게 마련인데 이들에게 전화 한통 못 받으면 우리 애 공부가 처지나보다 싶어 초조해진다”고 말했다. 팀 수업은 대개 섭외한 학원강사가 부르는 값을 팀원이 똑같이 분담해 이뤄진다. 한명이 빠지면 나머지 학부모들의 수업료 부담이 커져 한번 팀에 들어오면 쉽게 빠질 수도 없다. 팀 수업 강의료는 보통 4회에 300만원 정도다. 학교별, 수준별 맞춤형 수업이 가능하고 비슷한 실력의 학생들끼리 소수로 수업을 받는다는 점에서 엄마들의 선호도가 높다. 팀 수업의 강사를 섭외하고 강의시간 등을 조율하는 것이 돼지엄마의 주된 역할 중 하나다. 학원가에서 이들이 갖는 파워는 상상을 초월한다. 강사를 마음대로 바꾸는 것은 물론이고 학원의 커리큘럼에도 영향을 미친다. 학원이나 입시강사들은 ‘최상급 고객’인 돼지엄마들의 목소리를 무시할 수 없다. 돼지엄마들의 자녀가 명문대에 입학하는 것이 곧바로 학원의 인지도 상승과 이어지기 때문이다. 방학 중 팀 수업은 주로 특수목적고, 자율형 사립고, 국제고, 일반고의 상위권 학생들 중심으로 이뤄진다. 성적이 좋은 학생들로 묶인 팀일수록, 아니면 입김이 센 돼지엄마가 이끄는 팀일수록 좋은 강사, 좋은 시간대를 선점할 수 있다. 대치동의 유명 입시 컨설턴트인 이미애 샤론코칭 앤 멘토링 대표는 “대원외고가 수요일에 학교를 일찍 마치기 때문에 대치동 유명 학원의 수·토요일 팀 수업은 이 학교를 중심으로 돌아간다”면서 “학원 전단지에 ‘수요일 마감’이라는 문구가 유독 많은 건 이런 이유”라고 설명했다. 돼지엄마들은 사교육 열풍과 학벌 세습, 양극화 조장의 중심에 서 있다는 비난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그러나 이들은 “자식의 미래를 위해 엄마가 나서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고 강변한다. 지난해 자녀를 서울대에 입학시킨 강남의 한 학부모는 “대표엄마의 정보력과 경제력, 그리고 높은 교육열이 사실상 자녀의 명문대 입학을 책임지는 최소한의 조건”이라고 말했다. 돼지엄마의 영향력은 해마다 입시 결과로 증명되고 있다. 2012학년도 서울대 합격생 3100여명 가운데 서울 지역의 일반계 고등학교 졸업생 706명을 조사한 결과 68.3%(482명)가 강남·서초·송파 등 강남 3구와 양천구, 노원구 등 ‘사교육 특구’ 출신이었다. 이 수치는 2010학년도 53.8%, 2011학년 57% 등 해마다 증가하는 추세다. 다양한 전형의 수시모집과 입학사정관제 확대로 입시가 곧 정보전이 되면서 사교육과 대입 컨설팅, 각종 정보를 공유하는 돼지엄마들의 주무대인 강남 등이 더욱 유리할 수밖에 없는 구조가 고착돼가고 있다. 박건형 기자 kitsch@seoul.co.kr 윤샘이나 기자 sa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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