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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화 ,김승연 회장 법정구속 1년…경영시계가 멈췄다

     “사업 환경이 급변하고 있는데 신성장 사업을 발굴하지 못한 채 현상유지만 하다가는 도태되고 맙니다.”  한화그룹 관계자는 김승연 회장 공백에 따른 현재의 사업 정체 상황을 ‘진퇴양난’으로 표현했다. 신사업을 해야 하는데 수천억원 또는 수조원에 이르는 신사업을 최종적으로 결정할 총수가 없기 때문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실정이라고 토로했다.  16일 한화그룹에 따르면 김 회장의 경영 공백으로 우려하던 사태가 현실화되기 시작했다. 김 회장이 의욕적으로 밀어붙이던 주요 해외 사업이 직격탄을 맞은 것이다. 한화건설은 지난해 5월 80억 달러 규모 비스마야 신도시 건설공사 이후 이라크에서 추가 수주가 끊어졌다. 발전소와 정유시설, 병원, 태양광 등 추가 수주 논의도 정지됐다.  우리나라 해외 건설 역사상 단일 공사로 사상 최대 규모인 이라크 신도시 건설 사업은 김 회장 직접 나서 2년 넘게 진행돼 왔다. 이라크 정부는 위험을 무릅쓰고 이라크를 수차례 방문하는 등 김 회장이 보여준 사업 의지를 신뢰해 추가 수주를 요청했다. 하지만 김 회장의 경영공백이 길어지자 우려를 감추지 못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김현중 한화건설 부회장 등 사업단이 이라크정부를 설득하고 있지만 역부족인 상태다.  한화 관계자는 “한화건설이 100억 달러 규모의 추가 재건사업 수주에 성공할 경우 연인원 73만명에 달하는 일자리가 창출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데?”라며 안타까워했다.  한화는 10대 그룹 중 올해 경영 계획과 임원 인사도 단행하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8월 김 회장 법정 구속 이후 경영 시계가 멈춘 셈이다. 현재 한화는 최금암 경영기획실장 중심으로 비상 경영 체제를 이어가고 있다. 최 실장은 재무, 법무 등 각 팀장과 현안을 조율하고 있으며 각 계열사는 자율경영 체제를 가동 중이다.  김 회장의 장남인 김동관 실장은 2011년 한화솔라원 기획실장으로 발령 났지만 김 회장의 재판 등을 챙기며 대부분 한국에서 시간을 보내고 있다. 지난 1월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다보스포럼)에도 김 회장을 대신해 참석했다.  한화 관계자는 “연초 최금암 경영기획실장이 50여개 계열사 대표들과 잠정 사업계획을 세웠다”면서 “다만 신성장 사업 추진보다는 현재 하고 있는 사업 등을 공유하고 보고한 정도”라고 밝혔다. 이어 “올해 어떤 사업에 주력하겠다는 그룹 차원의 계획이 나와야 이에 따른 조직개편 및 임원인사도 실시할 수 있다”며 “현재로서는 투자 목표나 부장 이상 승진은 모두 올스톱이다”고 말했다.  지난 3월 차장급까지의 승진인사는 단행했지만 부장급 이상은 제외됐다. 부장급 이상 인사 대상자는 100여명인 것으로 전망된다. 한화는 지난해 매출 목표를 42조 1000억원, 투자 규모를 1조 9300억원으로 잡았다. 공식적으로 밝히지는 않았지만 지난해 영업이익은 3분의1토막이 난 것으로 알려졌다. 한화는 판결문을 받아본 뒤 상고할 예정이다. 당분간 비상경영은 지속될 전망이다. 홍혜정 기자 jukebox@seoul.co.kr
  • 이외수 혼외아들 친자인지 등 소송 첫 공판

    이외수 혼외아들 친자인지 등 소송 첫 공판

    소설가 이외수(66)씨의 혼외 아들 친자인지 및 양육비 청구 소송과 관련한 첫 공판이 16일 오전 춘천지방법원에서 열렸다. 춘천지법 가사 단독 권순건 판사 심리로 진행된 이날 공판에서는 양쪽 당사자들이 불출석한 가운데 변호사들만 참석해 이외수씨 혼외 아들에 대한 양육비 문제가 집중 논의됐다. 공판은 5분 동안 진행됐다. 재판부는 양측 변호인에게 다툼의 쟁점이 주로 양육비 문제인 만큼 조정위원회를 통한 조정을 권고했다. 이에 대해 피고인 이외수씨 측 변호인은 “금융거래정보 조회를 통해 8년간 정기적으로 50만원 안팎의 돈(6000여만원)을 원고 측에 보낸 자료가 나왔다”면서 “가급적 빨리 절차를 진행해 원만하게 마무리됐으면 한다”고 밝혔다. 이후 양측 변호인은 재판부의 권고를 받아들여 오는 29일 오전 10시 조정위원회를 열기로 합의했다. 조정이 안 되면 양육 환경 조사와 추가 심리를 거친 뒤 판결로 결론을 내기로 했다. 양측 변호인은 그동안 원만한 합의를 위해 조율을 해왔으나 합의점을 찾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공판은 오모씨가 지난 2월 1일 춘천지법에 친자 인지 및 양육비 소송을 제기한 이후 처음이다. 오씨는 “1987년 이외수씨와 자신 사이에서 아들(26)을 낳았으나 이후 이씨가 양육비를 제대로 지급하지 않았다”며 오군을 이외수씨 호적에 올려줄 것과 밀린 양육비 2억원을 돌려 달라며 소송을 제기했다. 춘천 조한종 기자 bell21@seoul.co.kr
  • 어윤대 “7월 임기 채웁니다”

    어윤대 KB금융지주 회장이 오는 7월까지 남은 임기를 완주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어 회장은 15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2013 KB굿잡 우수기업 취업박람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임기를 끝까지 채우겠느냐는 질문에 “당연하죠”라고 답했다. 어 회장의 임기는 7월 12일이다. 연임 여부에 대해서는 “(KB금융) 사외이사들에게 물어보라”며 즉답을 피했다. “3개월만 기다려달라”는 말도 했다. 어 회장의 임기는 석 달밖에 남지 않아 연임을 포기하는 대신 이번 임기는 채우는 것으로 금융 당국과 물밑 조율했다는 관측이 파다한 상태다. 어 회장은 “KB는 민간기업이라 (이번 임기를 채우는 데) 큰 문제는 없다고 생각한다”면서 “(연임 포기 등과 관련해) 정부와 특별하게 이야기가 있었던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어 회장은 강만수 전 산은금융 회장, 이팔성 우리금융 회장, 김승유 전 하나금융 회장과 더불어 이명박 정부에서 금융권 ‘4대 천왕’으로 불렸다. 어 회장을 뺀 다른 세 사람은 이미 퇴진했거나 퇴진 의사를 밝힌 상태다. KB금융 이사회는 이달 말 회장후보추천위원회를 구성해 차기 회장 선출 작업에 나설 계획이다. 한편, 이날 취업박람회에는 10대부터 은퇴 준비자까지 다양한 연령층의 구직자 2만여명이 몰리면서 북새통을 이뤘다. 샘표식품 등 250여개 기업이 참여해 즉석 면접 등을 실시했다. 국민은행은 귀농·이민 예정자를 대상으로 한 은퇴 설계 프로그램, 고졸 현장 채용 등을 함께 진행했다. 2000명가량이 박람회를 통해 구직에 성공했다고 KB금융 측은 전했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실적 악화’ 건설업계 회사채 발행도 못해

    실적 악화로 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는 건설사들이 기업어음(CP) 발행을 확대하는 방식으로 유동성 확보에 나서고 있다. 15일 건설업계 등에 따르면 최근 대형 건설사들이 CP 발행을 통해 조달한 자금은 1조 8000여억원에 이른다. 그동안 대부분의 기업은 CP보다는 회사채를 통해 자금을 조달했다. GS건설은 올해 8400억원의 CP를 발행했고, 삼성물산과 대림산업도 각각 2000억원의 CP를 찍었다. 이 밖에 롯데건설(3000억원)과 대우건설(500억원)이 CP 발행을 통해 자금을 조달했다. 회사채는 발행 기업이 금리를 제시하는 데 반해 CP는 매수자와의 조율로 금리가 정해지기 때문에 기업 입장에선 금리 부담이 더 커진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회사채의 경우 발행 과정에서 회사의 내부 사정을 금융기관에 공개를 해야 하고 절차와 요건도 까다롭기 때문에 최근 경영 사정이 좋지 않은 건설사들이 회사채 발행을 꺼리면서 CP 발행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회사채 발행이 어려워지자 울며 겨자 먹기로 CP로 방향을 바꿨다는 게 업계의 공통적인 얘기다. 실제로 지난해 하반기 현대건설과 GS건설은 2000억원 규모의 회사채 발행을 추진했지만 사겠다고 나서는 곳이 없었다. 한 대형 건설사 임원은 “금리 등의 이유도 있겠지만 근본적인 원인은 건설사들의 회사채에 대한 신뢰가 떨어졌기 때문”이라며 “대형 건설사들도 이런데 중견 건설사의 경우 상황이 더욱 심각하다”고 말했다.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 버티던 이팔성 결국 퇴진

    버티던 이팔성 결국 퇴진

    금융 당국의 퇴진 압력을 받아온 이팔성 우리금융지주 회장이 14일 사의를 밝혔다. 이 회장은 이명박(MB) 전 대통령의 고려대 동문으로 금융권 ‘4대 천왕’으로 불렸다. 이로써 이명박 정권을 풍미했던 ‘4대 천왕’ 시대는 사실상 막을 내렸다. 어윤대 KB금융지주 회장이 현직에 남아 있지만 임기가 오는 7월이어서 퇴진이 이미 예정된 상태다. 강만수 산은금융지주 회장은 지난 4일 퇴임했고 김승유 전 하나금융지주 회장도 현 정권 출범 전에 물러났다. 이 회장은 언론에 돌린 짤막한 자료를 통해 “1967년 우리은행 신입행원으로 직장생활을 시작했다. 국내 최초로 한 금융기관의 말단 행원에서 시작해 그룹 회장이 된 것을 무한한 영광으로 생각한다”며 사퇴 의사를 밝혔다. 이 회장은 지난 4일 신제윤 금융위원장이 자신의 거취와 관련해 “(이 회장이) 잘 알아서 판단하실 것”이라며 공개적으로 사실상 퇴진을 종용했음에도 이렇다 할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이 회장 측은 “금융 당국의 정확한 의중을 파악하느라 시간이 걸린 것일 뿐, 일각에서 말하는 것처럼 버틴 것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이달 말 발표를 앞둔 감사원의 우리금융 감사 결과 등에 부담을 느껴 퇴진을 결심했다는 관측도 있다. 이 회장의 사의 표명에 따라 우리금융은 조만간 임시이사회를 열어 회장후보추천위원회(회추위)를 구성할 예정이다. 회추위는 사외이사 3명, 주주대표가 추천하는 위원 1명, 외부 전문가 3명 등 모두 7명으로 구성된다. 차기 회장 선임에는 통상 45~60일이 걸린다. 우리금융의 1대 주주는 예금보험공사(지분율 57%)여서 정부의 ‘입김’이 막강한 영향력을 발휘한다. 이덕훈 전 우리은행장이 벌써부터 유력한 차기 회장으로 거론된다. 이 전 행장은 서강대 67학번으로 새 정부 출범 이후 주목받고 있는 ‘서강바른금융인포럼’ 소속이다. 차기 회장이 선임될 때까지 이 회장은 업무를 계속할 것으로 전해졌다. 경영진 ‘새 판 짜기’가 시작됨에 따라 우리금융의 민영화 작업도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마지막 남은 ‘4대 천왕’인 어윤대 회장은 거취에 대해 아직 아무런 언급을 하지 않고 있다. 임기가 석 달밖에 남지 않아 ‘연임 포기’ 선언을 미리 하는 선에서 임기를 마치는 것으로 금융 당국과 물밑 조율했다는 얘기가 나온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 ‘왕년의 에이스’ 손민한, 다시 그라운드로

    ‘왕년의 에이스’ 손민한, 다시 그라운드로

    ‘왕년의 에이스’ 손민한(38)이 신생팀 NC의 유니폼을 입고 그라운드로 돌아온다. 프로야구 NC는 15일 프로야구선수협회 회장 출신 손민한과 계약금 없이 연봉 5000만원에 신고 선수로 입단계약을 맺었다고 밝혔다. 손민한은 지난 2011년 11월 롯데에서 방출된 뒤 17개월 만에 야인 생활을 해왔다. 손민한은 지난해 겨울부터 경남 진해에 위치한 NC 2군 훈련장에서 후배들과 함께 훈련을 하면서 입단이 사실상 당연한 듯 알려졌지만 선수협 회장 재임 시절 비리 연루설로 재기가 무산됐다. 이후 재판에서 무혐의 처분을 받고 선수협과 화해한 그는 꾸준히 현장 의사를 밝혀왔다. 현재 손민한은 70~80%까지 몸 상태를 끌어올려 실전 투구가 가능한 정도로 알려졌다. 구단은 우선 퓨쳐스팀에서 구위를 살펴보고 1군 무대에 합류시킬 계획이다. 손민한은 이날 선수 등록이 마무리한 뒤 2군에 합류해 등판 일정을 조율할 예정이다. 손민한은 “새출발의 기회를 준 동료들에게 감사한다”면서 “팬들에게 최선을 다하는 모습으로 돌아가 그라운드에 인생의 모든 것을 쏟아붓겠다”고 밝혔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공교육 정상화, 학생부 신뢰도에 달려… 대학 구조조정 계속 추진”

    “공교육 정상화, 학생부 신뢰도에 달려… 대학 구조조정 계속 추진”

    새 정부의 첫 교육 수장으로서 취임 한 달을 맞은 서남수(61) 교육부 장관은 지난 12일 서울신문과 가진 인터뷰에서 “국민들이 정부 출범 100일 이내에 우리 교육에 대한 희망을 갖도록 하고, 1년 뒤에는 변화를 체감할 수 있도록 하고 5년이 지난 후에는 꿈과 끼를 키우는 행복교육이 정착되도록 하겠다”는 로드맵을 제시했다. 다음은 서 장관과의 일문일답. →새 정부의 교육정책이 100일 안에 가시적인 변화를 보일 수 있도록 하겠다고 공언했다. -100일 동안에는 교육 현장에 ‘우리 교육도 달라질 수 있다’는 기대와 희망을 주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새 정부의 교육 비전인 행복교육에 대한 참여와 협력의 분위기를 이끌어내는 단계다. 학생, 학부모, 교원 등 교육 수요자들과의 소통에 적극적으로 나서 새 정부의 교육부가 과거와는 다르다라는 평가가 현장에서 조금씩 싹트고 있음을 느끼고 있다. →장관 취임 전 강연 등에서 전임 이명박 정부식 교육정책에 비판적인 시각을 나타냈다. 하지만 새 정부의 교육 기조도 큰 틀에서는 지난 정부의 것을 유지하고 있는 것 아닌가. -물려받는 것이 아니라 새롭게 만드는 것이다. 박근혜 정부는 꿈과 끼를 키우는 행복교육 실현을 위해 교육 본질의 회복을 강조하고 있다. 그런 점에서 자율과 경쟁이라는 기조 아래 정책을 추진했던 이전 정부들과 차별화된다. 특히 학생의 소질과 잠재력을 이끌어내 꿈의 실현을 돕는 새 정부의 교육 기조는 평소 갖고 있었던 소신과 다르지 않다. 교육관료로서 다듬어 온 철학과 전문성을 충분히 녹여내겠다. →일선 고교에서 학교생활기록부(학생부)를 조작했다는 감사원의 발표가 있었다. -있어서는 안 될 일이 생겼다. 물론 과거 조사 결과에 비해서는 크게 낮아진 수치지만 만족할 만한 수준은 아니다. 학생부 수정이나 조작은 단 한 건도 일어나서는 안 된다. 단순히 교육부의 지침을 어긴 것이라는 차원을 넘어서 앞으로 우리나라 입시제도의 방향과 관련해 굉장히 중요한 문제다. →학생부의 신뢰도가 중요한 이유는. -우리의 가장 중요한 정책 목표가 학교교육 정상화다. 이 목표에 가장 걸림돌이 되는 것이 대학들이 입시전형에서 학생부 외에 논술, 대학별고사 등 다른 요소의 비중을 너무 크게 두는 것이다. 학교 시험성적뿐만 아니라 특별활동, 진로교육, 봉사활동, 특기적성 등 학생의 학교생활 전반을 담아놓은 학생부 반영 비중을 높이는 것이 학교교육 정상화의 큰 과제다. 학생부가 대학에 쉽게 들어가기 위한 방편으로 원칙을 어기고 수정되는 일이 생기면 학생을 판단할 수 있는 근거 자료의 신뢰도가 떨어진다. 결국 대학이 학생부를 믿지 않게 되고, 그 결과 학생을 선발하는 데 반영하지 않게 되면 학교교육 정상화는 요원한 일이 된다. →학생부에 담임교사가 기록하는 발달상황이나 의견을 보면 코멘트가 대동소이한 경우가 많다. -실제 교사들이 짧은 시간에 아이들을 서술식으로 평가하려다 보면 그런 일이 있을 수도 있다. 부모 입장에서는 실망스러울 것이다. 앞으로 교사들을 대상으로 학생부 기록이 얼마나 큰 의미가 있는지 충분히 이해할 수 있도록 교육하고 소통하겠다. 이 부분이 제대로 잡혀야 학교교육도 바로 서고, 입시와 관련해서도 부작용이 생기지 않을 수 있다. →대입전형 간소화 방안의 큰 틀이 수시모집은 학생부 중심으로 뽑겠다는 것인데 그것이 가능한가. -대학이 지원자를 평가할 때 학생부만으로도 학생의 과거와 현재, 미래 잠재력까지 모두 알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단순히 시험 점수를 기록하는 것이 아니라 학생의 학교생활 전반에 걸친 학습 과정, 활동 내역, 진로에 대해 고민한 흔적들이 충실히 기록으로 남도록 하겠다. 3000여개에 이르는 대입 전형을 유형별로 분석해 보면 실질적으로는 학생부를 중심으로 하는 것, 수능을 중심으로 하는 것 등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대학들이 학생부를 신뢰하게 되면 다른 요소들의 반영 비율을 줄여 나갈 수 있다. →입학사정관제도 결국 학생부를 기초자료로 해서 학생의 잠재력을 평가한다는 취지다. 최근 존폐 논란이 일고 있는데. -입학사정관제는 양면성이 있다. 기존에 시험성적으로만 학생들을 뽑다 보니 성적에 의한 줄 세우기가 심했다. 입학사정관제를 잘 운영하면 점수 위주 선발에서 벗어나 학생들의 잠재력이나 창의력, 개개인의 특성, 더 나아가 학생들의 인성까지 반영해 뽑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반면 사정관의 판단에 의존하는 경향이 있다 보니 공정성이나 투명성 측면에서 심각한 문제가 생길 소지도 있다. 굉장히 주의해 가면서 발전시켰어야 했는데 지난 몇 년간 양적으로 확대하는 과정에서 그러지 못했다. 문제점을 해소하는 방향에서 깊이 있게 고민해 오는 8월 발표하겠다. →그때 발표할 새 대입 정책의 큰 틀은 어떤 방향인가. -이전에는 입학제도의 어느 한 부분을 두고 제도를 신설하거나 고치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다 보니 해당 제도만 놓고 보면 괜찮아도 전체적으로는 다른 제도 이거나 우리가 추구하는 교육가치에 배치되거나 불합리한 경우가 있었다. 이번에는 이런 요소들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전체적인 교육체계를 바꾸는 방향으로 갈 것이다. →새 정부의 창의교육, 행복교육 정책이 쉽게 자리 잡힐 수 있을까. -아이들의 꿈과 끼를 키워 주는 창의교육, 행복교육으로 가겠다는 것이 목표지만 사실 우리나라 같은 대입 학벌 중심사회에서 그것이 가능할지에 대해서는 우려가 있다. 창의교육으로 가기 위해서는 대입제도를 어떤 식으로 끌고 가야 하는지가 굉장히 중요하다. 우리 사회에 명문대에 가야 한다는 생각이 너무 뿌리 깊이 박혀 있어서 기존 인식을 타개하기 쉽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방향성은 명확하다. 현재의 이런 학벌 중심 사회는 재조율돼야 한다. →지난 정부 고교 다양화 정책으로 인해 일반고의 경쟁력이 더 약화됐다는 지적이 있다. 일반고 교육의 질 개선을 위한 방안은. -일반고의 위기는 어제오늘의 문제는 아니다. 기본적으로 우리 학교가 아이들을 행복하게 만들지 못하고 있다. 시험으로 모든 과정을 평가하는 시험 위주의 교육으로 지난 몇십년을 달려왔기 때문이라고 본다. 궁극적으로 한두 가지 대책으로 대응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학교교육의 패러다임 자체를 바꿔야 한다. 지금의 기성세대들이 겪은 것처럼 학벌, 스펙 등이 별로 힘쓰기 어려운 시대가 분명히 도래할 것이다. 변화하는 상황 속에서 창의적으로 대응하는 교육이 되려면 시험에 매달리는 교육에서 벗어나야 한다. 창의적인 교육, 아이들이 행복한 교육으로 가는 데 모든 교육 정책을 집중하겠다. →교권 침해, 업무 부담 등으로 교사들도 힘들다. 창의·행복교육을 위해서는 교사부터 달라져야 할 텐데. -아이들의 꿈과 끼를 살려 주기 위해서는 교사들의 꿈과 끼도 같이 살려 줘야 한다. 학교 현장에서 교사들을 가장 힘들게 하는 것은 사실 처우보다는 긍지와 보람을 느낄 수 없는 분위기와 여건이다. 예전에는 사회 전체가 교사를 예우해야 우리 아이가 잘 클 수 있다는 등 교권을 존중하는 분위기가 있었다. 요새는 학급당 학생 수가 줄었는데도 학생·학부모의 폭언, 수업태도 불량 등 문제로 교사들이 실망감과 좌절을 많이 느낀다. 교사들을 더 존경하고 교권을 인정하는 분위기로 가면 단순히 수당 몇푼 더 받는 것보다 훨씬 신나게 아이들을 가르칠 수 있을 것이다. →지난 정부의 대학 구조개혁 작업이 잠정 중단된 상태다. 새 정부는 어떻게 할 계획인가. -대학발전기획단을 새로 구성해 그 틀 안에서 대학구조개혁 및 평가체제 개선 방안을 마련할 것이다. 올해에도 학사관리와 경영실태가 취약한 대학에 대해서는 지속적으로 구조조정을 추진할 방침이다. 동시에 기존 대학 구조개혁의 틀과 성과에서 나타난 문제점을 개선해 새로운 모델을 마련하고, 대학구조개혁위원회에 지방대 인사를 포함시키는 등 인적 구성에도 변화를 줄 계획이다. →국가직무능력표준이 도입되면 학교 현장은 어떻게 달라지나. -학교교육은 교원 등 공급자 중심으로 교육과정이 운영돼 현장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있었다. 때문에 기업은 학교교육을 불신해 학생 개인의 직무능력보다 학벌이나 스펙에 의존해 채용했다. 국가직무능력표준을 기반으로 교육과정을 개편하면 기업이 요구하는 내용을 대폭 수용해 학교에서의 교육이 곧바로 산업체의 직무로 활용될 수 있다. 대담 박현갑 사회부장 정리 윤샘이나 기자 sam@seoul.co.kr
  • ‘창조경제’ 전문가 인물난

    정부와 공공기관, 기업들이 너나없이 ‘창조경제 전문가’ 구인난을 호소하고 있다. 새 정부가 출범한 이후 각종 포럼과 행사마다 앞다퉈 ‘창조경제’ 간판을 달고 있지만, 정작 창조경제에 대한 전문적인 지식을 갖춘 사람을 찾기 힘든 탓이다. 일부 해외 유명 연사를 놓고 국내 행사 주최 측 간에 과도한 몸값 경쟁이 벌어지는가 하면, 국내 연사들은 여러 행사에 겹치기 출연을 하는 일까지 벌어지고 있다. 14일 미래창조과학부에 따르면 미래부는 다음 달 연말에 개최할 ‘창조경제 비전 선포식 및 국민보고대회’에 영국의 경영전략가인 존 호킨스 전 BOP컨설팅 대표를 기조연설자로 초청하기로 하고 막판 일정을 조율하고 있다. 호킨스 전 대표는 2001년 자신의 저서인 ‘창조경제’에서 박근혜 정부의 경제기조인 ‘창조경제’를 처음으로 언급한 인물이다. 미래부 관계자는 “국민들에게 창조경제의 로드맵과 명확한 비전을 보이는 자리인 만큼 저명 인사를 물색해왔지만, 창조경제라는 개념에 딱 떨어지는 인사가 마땅치 않았다”면서 “최초 주창자라는 측면에서 호킨스로 낙점했다”고 설명했다. 미래부는 호킨스 이외에 ‘창조지수’를 개발한 도시학자 리처드 플로리다 캐나다 토론토대 교수도 초청 대상 리스트에 올려놓고 있다. 플로리다 교수는 여러 차례 방한한 지한파라는 점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두 사람은 미래부 이외에 국내 공공기관과 기업들의 구애도 한몸에 받고 있다. 한 공공기관 관계자는 “지난달부터 호킨스를 행사 연사로 초청하기 위해 접촉해왔다”면서 “한 번 방한하면 올해는 또 초청하기가 쉽지 않은 만큼 다음 달에 꼭 성사시켜야 하는 상황”이라고 했다. 국제행사 전문업체의 관계자는 “이미 두 사람의 몸값이 많이 뛰었다”면서 “초청료 걱정 말고 자기들 쪽에 먼저 오게만 해달라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귀띔했다. 국내 연사도 부족하기는 마찬가지다. 현재 국내에서 창조경제 전문가로 자타가 공인하는 사람은 정부 관계자를 제외하면 이민화 한국과학기술원(KAIST) 교수 정도에 불과하다. 이 교수는 매주 2~3차례씩 각종 행사의 연사로 등장하고 있다. 한 정부 출연 정책연구소 관계자는 “이 교수를 몇 번 봤는지 셀 수도 없는 상황”이라면서 “전문가가 없기도 없지만 행사 자체가 과도하게 많은 것도 사실”이라고 지적했다. 박건형 기자 kitsch@seoul.co.kr
  • ‘인사 불통’ 상처… 이제야 ‘소통 정치’ 모색

    15일로 박근혜 정부가 출범 50일을 맞는다. 청와대는 ‘출범 초 100일 동안 새 정부의 성패가 결정된다’는 각오로 의욕 있게 출발했지만 정부조직법 개정 지연과 고위 공직 후보자들의 잇단 낙마 사태, 북한발(發) 안보 위기 등의 역풍에 직면했다. 이 과정에서 박근혜 대통령의 해묵은 불통(不通) 시비가 끊이지 않았고 급기야 여론 지지율이 40% 초반까지 급락하는 등 악전고투의 시기로 평가된다. 특히 여당에서는 박 대통령의 소통 부족에 대한 불만이 고조됐다. 새 정부 초기 ‘당·청 간 밀월’이 중요한 마당에 정작 박 대통령이 여의도 정치를 외면했다는 지적이다. 연이은 인사 낙마 사태를 비롯해 정부조직법 협상 과정에서 박 대통령이 여당 수뇌부, 의원들과 긴밀히 조율하는 모습을 드러내지 못하면서 여당 소외론마저 고개를 내밀었다. 당 핵심 관계자는 14일 “박 대통령이 후보 시절 여의도 정치를 멀리하지 않겠노라고 했는데 막상 취임 후엔 그런 모습을 보지 못한 것 같다”고 아쉬워했다. 친박(친박근혜)계 사이에선 인사 소외에 대한 불만도 높다. 지난 대선 과정에서 박 대통령 당선에 기여했던 여권 인사들이 정작 청와대·내각 인사에서 제외되면서 ‘논공행상 시비’가 불거진 것이다. 새누리당은 “박근혜 정부 향후 성패의 관건은 여당과의 긴밀한 공조”라고 입을 모았다. 당 고위 관계자는 “여당이 ‘청와대바라기’라는 비판을 듣지 않으려면 대통령 눈치를 보지 않고 여당이 국정의 한 축으로 당당히 일할 수 있게끔 대화와 협력의 틀을 갖춰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야당 지도부·국회 상임위별 회동이 1회성 보여주기라는 비판에서 벗어나 진정성을 보이려면 정기적인 당·청 회동 채널을 마련하는 것도 한 방법”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최근 들어 박 대통령은 소통에 방점을 찍으면서 청와대 수석은 물론 각 부처 장관들에게 “여야를 막론하고 국회와 수시로 접촉해 양해와 협조를 구하라”는 지침을 내리고 있다. 인사 파문에 대해 사과의 메시지를 보내면서 국회와의 관계 정상화에 힘을 쏟는 분위기다. 박 대통령은 지난 12일 야당 지도부와의 만찬 회동에 이어 16일 국회 각 상임위원회의 야당 간사들을 청와대로 초청해 의견을 듣는다. 앞으로 박 대통령이 여론을 중시하면서 국정을 이끌겠다는 의지의 표현으로 받아들여진다. 그동안 언론과 국회 등에서 제기한 사항을 과감히 수용 보완해 새 정부 국정 운영의 방향타를 재정립했다는 의미도 있다. 박 대통령은 지난 5일까지의 부처별 업무보고 과정에서 수렴된 경제 부흥 등 4대 국정 기조의 구체적 정책 접목과 올 경제 목표 및 경기 부양책 등을 통해 집권 초 국정 청사진을 도출했다. 향후 ‘박근혜 리더십’에 따라 ‘성공과 실패’의 기로가 갈릴 수 있다는 의미다. 청와대 관계자는 “북한 안보 위기가 가닥을 잡게 되면 민생 현장 방문 등을 재개해 국정 전반을 꼼꼼하게 살펴보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오일만 기자 oilman@seoul.co.kr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 광주 하계U대회 재원 비상

    광주시가 2015 광주하계유니버시아드대회 개최를 2년여 앞두고 선수촌, 경기장 개보수 등에 필요한 재원 마련에 비상이 걸렸다. 11일 시의회 조영표 의원에 따르면 지난해 5월 문화체육관광부가 U대회 시설 사업계획을 승인함에 따라 올해 국비 603억원과 시비 550억원이 투입되는 등 연도별 재원조달 계획이 추진된다. 문제는 내년 투입될 예산이 총 3513억원으로, 광주시가 부담해야 할 시비가 올보다 무려 4배가 많은 2271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국비지원율을 높이지 않을 경우 지방채를 대량 발행해야 할 형편이다. 조 의원은 또 지난해 9월 선수촌 공사가 당초 예정보다 6개월 늦게 착공되면서 2015년 4월까지 예정된 절대공기를 확보할 수 있을지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특히 지난 1일 현재 선수촌 아파트의 일반분양 가운데 462가구가 미분양돼 당초 협약에 따라 도시공사가 10%를 인수할 경우 114억원의 재원이 소요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경기장 개·보수도 시급한 과제다. 개·보수 계획 시설은 광주 54곳, 전남 18곳 등 모두 72곳에 달하지만 지난해 문체부의 간이예비타당성 조사가 마무리되지 않아 착공예산 반영에 차질을 빚었다. 이에 대해 광주시는 “내년에 대회를 위한 준비가 본격 추진되면서 재정부담이 예상되지만 급하지 않은 재정수요를 억제하고 국비지원 확대와 국고보조율 상향 조정을 요구할 계획”이라며 “선수촌 공정률도 연말까지 40%로 끌어올릴 계획으로 절대공기에는 차질이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시는 또 “선수촌 아파트 미분양 가구도 정부의 주택시장 정상화 종합대책에 따라 조기 분양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경기장 시설 개·보수 공사도 5월부터 내년 2월까지 설계용역이 완료되면 곧바로 공사를 발주해 내년 3월 이전 공사를 마무리지을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광주 최치봉 기자 cbchoi@seoul.co.kr
  • “北 미사일 쏠라” 촉각… 방북대표단 구성 분주

    북한의 미사일 발사가 예고된 10일 개성공단 입주기업들은 긴장 속에 대표단 방북을 위한 준비로 분주했다. 개성공단기업협회는 이날 협회 역대 회장 및 임원진 등을 주축으로 하는 범 중소기업계 방북 대표단 구성 작업에 들어갔다. 개성공단 정상화를 위해 방북이 빠른 시일 안에 이뤄져야 하는 만큼 대표단 구성 방식과 방북 시기 등을 놓고 조율 작업을 벌였다. 방북 시기는 빠르면 17일 이후가 될 것으로 보인다. 방북을 위해 남북한 당국의 허가가 필요한데 15일은 김일성 주석의 생일인 태양절로 북한에서 16일까지 휴일이기 때문이다. 개성공단기업협회 관계자는 “대표단 구성을 서둘러 마무리 짓고 정부에 협조를 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정부도 입주기업의 방북을 최대한 돕겠다는 뜻을 전했다. 하지만 대표단 방북이 실현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북한은 지난 3일부터 남측으로 귀환만 허용하고 우리 근로자뿐만 아니라 개성공단 북한 근로자의 월급 지급을 위한 현금 수송차량의 진입도 막고 있는 상황이다. 입주기업들은 북한의 미사일 발사 여부에 내내 촉각을 곤두세웠다. 남북 관계가 위태위태한 상태에서 미사일 문제까지 겹치면 개성공단 정상화 논의는 또 다른 국면을 맞기 때문이다. 협회 관계자는 “북한의 미사일 한 방으로 개성공단이 국제적 문제로 비화되면 사태는 더 예측할 수 없게 될 것”이라며 우려했다. 한편 개성공단 가동 잠정중단 이틀째인 이날 북한 근로자들은 전날에 이어 출근하지 않았다. 공장 가동도 여전히 멈췄다. 거래선이 끊어지는 사태가 속출하면서 기업들은 대책 마련에 동분서주하고 있다. 개성공단기업협회에 따르면 입주기업의 피해사례를 접수하고 있으며 납품 계약 해지 등 피해를 입은 업체 수는 10여개 정도로 파악된다. 한 입주기업 대표는 “공장이 폐쇄되면 우리 업체와 일하고 있는 하청업체들에도 피해가 고스란히 이어진다”고 토로했다. 홍혜정 기자 jukebox@seoul.co.kr
  • [옴부즈맨 칼럼] 부처 칸막이, 의식 변화로 극복 가능/정윤기 안전행정부 국장

    [옴부즈맨 칼럼] 부처 칸막이, 의식 변화로 극복 가능/정윤기 안전행정부 국장

    부처 간 칸막이 없애기가 공무원 사회에서 화두다. 대통령도 부처 간 칸막이와 협업을 연일 강조하고 있으며, 서울신문도 부처 간 칸막이 없애기에 관한 기사를 자주 다루고 있다. 부처 간에 일 떠넘기기를 하거나 조율이 안 된 정책을 발표하는 것은 국민에게 큰 불편을 주는 등 많은 문제를 야기하므로 반드시 해결해야 할 국정과제임에 틀림없다. 부처 간 칸막이 해소를 위해선 협업을 필수화하도록 관련 규정을 마련하는 등 제도화가 뒤따라야 하지만 공무원 개개인의 의식과 조직문화의 변화가 뒷받침돼야 효과를 제대로 낼 수 있다. 필자의 공무원 경험에 비춰 보면 공무원 개개인이 부처 간 소통과 협업에 무관심하게 되는 데는 몇 가지 이유가 있다. 젊은 시절, 담당업무 추진 전에 다른 부처와 상의해야 하는 사실을 모르고 일을 시작하다가 뒤늦게 상의에 나선 적이 있었다. 정부조직이 방대하다 보니, 다른 부처의 어느 부서가 어떤 일을 하는지 몰랐던 탓이다. 반대로 필자가 활발하게 민간 및 다른 부처와 의사소통을 하고 업무성과도 많이 냈다고 생각되는 경우는 상당한 재량이 주어지는 부서의 과장으로 재직할 때였다. 즉, 상급자의 지시가 없어도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스스로 민간전문가 또는 다른 부처에 연락을 취하고 협조와 자문을 구했던 것이다. 바꿔 말하면, 위로부터 권한 위임이 없으면 해당 공무원은 상급자의 지시만 기다린다. 이러한 문화 속에서는 공무원이 수직적 명령에는 익숙해지고 칸막이를 넘어서는 수평적 의사소통에는 서툴 수밖에 없다. 칸막이 의식은 분업 때문에 불가피하게 발생하기도 한다. 조직구성 원칙상 업무는 기관별·부서별로 분장하게 되어 있고, 담당자는 자신의 업무 위주로 생각하게 되어 있다. 특히, 성과평가에 따라 성과급 등으로 보상하는 기관에서는 개인들은 평가를 잘 받기 위해서라도 정부 전체보다는 자신의 업무에 집착하게 된다. 물론 공무원 개인의식 차원에서 칸막이 해소의 방향도 가늠해 볼 수 있다. 우선, 정부 전체를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 공무원교육원 교수 시절, 행정고시 합격자에게 과제를 줄 때 행정부 전체 부서의 업무를 찾아보고 유사·중복되는 일을 하는 부서가 있는지 조사토록 한 적이 있다. 비밀문서를 제외하곤 각 부처 내부에 보관된 각종 데이터와 자료들을 다른 부처 공무원도 열람할 수 있도록 공개하는 조치도 부처 간 이해에 도움이 될 것이다. 권한의 적절한 위임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는 주제이다. 조직의 중간 허리층이 자발적이고 주도적으로 수평적 의사소통을 할 수 있도록 제도적으로 지원하는 차원에서도 기관장은 권한의 실질적인 위임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 또 과장 이상 관리직에게는 성과평가를 계약서대로 기계적으로 적용하지 말고 정부 전체를 바라보는 시각을 갖췄는지, 정부 차원의 업무에 협조적인지를 평가하는 방식으로 보완돼야 한다. 부서·부처 간 협조능력을 고위공무원의 핵심역량으로 체화시키기 위해 실효성 있는 교육도 집중 실시해야 한다. 부처 간 칸막이 또는 할거주의는 선진국에서도 겪는 대규모 조직의 공통된 속성이다. 그러나 개인주의보다는 공동체주의 정신이 강한 한국이 마음만 먹으면 쉽게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서울신문의 꾸준한 관심과 깊이 있는 보도를 기대한다.
  • [서울광장] 대통령 곁에 ‘노 특보’를 둬라/최광숙 논설위원

    [서울광장] 대통령 곁에 ‘노 특보’를 둬라/최광숙 논설위원

    1961년 4월 쿠바 카스트로 정권이 사회주의국가를 선언하자 미 정부는 쿠바의 피그만 침공을 결정했다. 하지만 고위 관료들의 만장일치로 결정된 그 정책 판단의 결과는 미국의 참패였다. 이후 존 F 케네디 미 대통령의 동생이자 법무장관인 로버트 케네디는 형에게 “어떤 사안에 이견이 없는 경우 반대 의견을 말하는 ‘악마의 대변인’(devil’s advocate)을 둘 것”을 제안했다. ‘악마의 대변인’이란 중세 로마 가톨릭에서 추기경을 뽑을 때 실질적 검증을 위해 의도적으로 후보자의 약점을 말했던 이다. 동생의 직언 덕분인지 1962년 10월 쿠바 미사일 사태 때 케네디 대통령의 위기 대응방식은 180도 달라졌다. 소련의 쿠바 미사일 기지 건설을 알고 난 뒤 미사일 철수 선언을 이끌어 내기까지 13일 동안 케네디는 주요 부처의 보고만 받은 것이 아니라 직급이나 직책에 관계없이 다양한 사람들의 의견을 들었다. 자신과 생각이 다른 전문가들이 회의에서 배제되는 것을 보고는 다음 회의에는 꼭 그들을 참석시켰다. 자신은 물론 자신이 신뢰하는 사람들의 판단이 틀릴 수 있다는 가능성을 열어 놓은 것이다. 박근혜 정부가 장관 후보자 여럿이 낙마하는 등 ‘인사 참사’를 겪으면서 직언하는 참모들이 없다는 얘기가 들린다. 하지만 대통령에게 “틀렸다”, “안 된다”고 하는 게 어디 말처럼 쉬운 일인가. 가부장적 집안의 아이들은 부모의 기에 눌려 위축되기 마련이다. 대통령과 참모의 관계도 마찬가지다. 대통령이 쓴소리를 들으려는 준비가 돼 있지 않으면 참모들은 ‘진실’을 말하기 어렵다. 로버트 케네디가 대통령에게 ‘악마의 대변인’을 두라고 한 이유 역시 백악관 참모들이 진실이 아니라 대통령이 듣고 싶어 하는 말을 하는 것을 자주 목격했기 때문이다. 로버트는 사전에 한 장관과 대통령에게 건의할 사안을 합의했지만 정작 회의에서 그 장관이 당초 사전 협의와는 정반대 의견을 주장하는 것을 목격했다. 그 장관은 회의 진행과정에서 대통령의 생각에 맞춰 자신의 의견을 그 자리에서 바꾼 것이다. 우리도 마찬가지다. 토론과 대화를 즐긴다던 노무현 대통령 시절 한 전직 장관도 “회의 전 미리 의견을 조율하지만 대통령 앞에서 엉뚱한 얘기를 하는 장관들이 적지 않았다”고 했다. 어느 나라든 대통령 앞에 서면 참모들은 ‘작아지고’, 대통령 생각에 ‘주파수’를 맞추려는 경향이 있는 건 어쩔 수 없나 보다. 그렇기에 박근혜 대통령도 조선시대 간언(諫言)을 업으로 했던 사간원 간관(諫官)처럼 청와대에 간언만 담당하는 특보를 둘 것을 제안한다. 그 직책은 ‘노(No)특보’로 칭하면 어떨까. 어떤 경우든 그는 대통령 앞에서 ‘아니되옵니다’라는 말만 해야 한다. 그의 입에서 ‘예스’(Yes)라는 말이 나와선 절대 안 된다. 국정 전반에 관해 무조건 ‘쓴소리’, ‘No’만 하는 것이 그의 임무다. 물론 그는 반대 논리를 정연하게 제시해야 한다. 이를테면 정부가 어떤 정책 추진을 검토한다면, 그 정책에 무슨 문제가 있고 어떤 부작용이 예상되므로 추진하면 안 된다는 얘기를 일부러 하도록 하는 것이다. 대통령이 누군가에게 중책을 맡길 생각이라면 그 특보로 하여금 후보자의 단점을 찾아내 적임자가 아니라는 명확한 이유와 근거를 대도록 한다. 그런 ‘악마의 대변인’을 통해 다양한 의견을 폭넓게 수렴할 수 있다면, 대통령은 자신의 판단에 대한 자기 검증의 기회를 가짐으로써 독선에 빠지지 않을 수 있다. 나아가 어떤 사안에 대해 긍정과 부정의 양면을 모두 검토할 수 있기에 종합적이고도 균형 잡힌 판단과 결정을 내릴 수 있을 것이다. 중국 역사에서 간언을 전문적으로 하는 간관의 역할을 강화했던 당 태종은 정치의 황금시기 ‘정관(貞觀)의 치(治)’를 이룬 성군으로 기록되고, 반면 간관을 없애 버린 수양제 곁에는 간신들만 득실거려 희대의 폭군으로 남은 사실을 오늘 다시금 곱씹어 보아야 할 것이다. bori@seoul.co.kr
  • 국토부, 민간출자사 PF조정 신청 거부

    코레일이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 사업의 청산 작업을 진행 중인 가운데 용산개발사업의 시행사인 드림허브프로젝트금융투자(드림허브)가 국토교통부 산하 공모형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업 조정위원회에 조정 신청서를 제출했다. 하지만 국토부가 드림허브의 조정 신청을 접수하지 않기로 해 용산개발사업의 좌초는 막기 힘들 전망이다. 9일 국토부는 드림허브가 용산개발사업의 정상화 방안에 대해 코레일과 민간 출자사 간의 조율이 필요하다며 조정 신청을 했지만 현재 접수기간이 아니고 코레일과 민간 출자사 간의 의견 차가 크다는 점 등을 이유로 신청서를 반려했다고 밝혔다. 드림허브는 우편을 통해 국토부 1차관 앞으로 다시 조정 신청서를 송부할 계획이지만 국토부는 서류가 오면 접수거부 이유를 첨부해 반송할 계획이다. 코레일은 당연하다는 반응이다. 코레일 관계자는 “11일 오전까지 땅값 2조 4000억원 중 5400억원을 해결할 것”이라며 청산 절차를 그대로 진행할 뜻을 반복해서 밝혔다. 코레일은 차입을 통해 토지반환금을 마련하고 9월까지 토지대금을 모두 돌려줄 계획이다. 한편 드림허브의 2대 주주인 롯데관광개발은 법정관리(기업회생절차) 과정에서 서울 중구 세종로의 광화문빌딩을 매각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 [개성공단 조업 중단] 靑 “계속 정상 운영돼야” 與 “민간 논리로 풀어야” 野 “북측 조치 철회하라”

    북한의 도발 수위가 갈수록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청와대는 9일 김장수 국가안보실장을 주재로 상황점검회의를 열고 개성공단 잠정 중단에 대한 대응책을 논의했다. 10일쯤으로 예상되는 북한의 미사일 발사 가능성과 관련해서는 북측의 움직임을 정밀 분석하며 대응 매뉴얼을 점검했다. 국가안보실은 외교안보수석실과 함께 국방부, 외교부, 통일부 등과 긴밀한 협조체계를 구축하고 수시로 북한의 ‘헤드라인 전략’ 도발에 대해 의견을 조율했다. 윤창중 대변인은 청와대 춘추관에서 가진 개성공단 잠정 중단과 관련한 배경 설명에서 “정부는 개성공단이 계속 정상 운영돼야 한다는 입장에 변함이 없다”며 “개성공단 폐쇄를 염두에 둔 대책을 마련해 왔다는 것은 사실이 아님을 밝힌다”고 말했다. 정치권도 개성공단의 정상화를 촉구하며 해법 제시에 나섰다. 새누리당은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개성공단 입주업체 대표들과 간담회를 갖고 피해 상황과 대응 방안 등을 논의했다. 황우여 대표는 간담회에서 “개성공단 문제는 북핵 문제와는 구별돼야 한다”면서 “국제협약에 따라 개성공단은 민간·국제·경제 논리로 풀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민주통합당은 의원총회를 열어 북한의 개성공단 잠정 중단 철회와 정부의 대북특사 파견을 촉구하는 결의문을 채택했다. 민주당은 결의문에서 “북한은 전쟁 위협을 중단하고 정부는 조건 없이 대화에 나서라”고 촉구했다 남북 간 대화의 물꼬를 트기 위한 다양한 해법도 나왔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의 역할론이 대표적이다. 김경두 기자 golders@seoul.co.kr 장세훈 기자 shjang@seoul.co.kr
  • KBS ‘정권 편향 다큐 기획’ 싸고 노사 대립 팽팽

    KBS ‘정권 편향 다큐 기획’ 싸고 노사 대립 팽팽

    KBS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의 통폐합이 노사 갈등의 ‘태풍의 눈’으로 떠올랐다. KBS는 18개월 만의 대대적인 봄 개편에서 기존의 ‘역사스페셜’ ‘환경스페셜’ ‘과학스페셜’ ‘스페셜’ 등 4개의 다큐 프로그램을 없앴다. 대신 지난 4일 ‘KBS 파노라마’와 ‘다큐극장’ 신설을 발표했다. KBS PD들은 신설될 ‘다큐극장’의 정치 성향을 놓고 강력하게 반발했다. 이에 사측은 재협상의 제스처를 취하고 있다. 신설된 ‘다큐극장’의 기획 의도는 6·25전쟁 이후 현대사를 재조명하는 것이다. 매주 토요일 밤 8시에 방영될 프로그램의 제작은 KBS 내부의 다큐국이 아닌 외주 제작사들에서 맡았다. KBS의 한 다큐국 PD는 “담당 본부장이 ‘KBS PD들을 못 믿겠다’는 사내 최고위층의 발언을 전했는데 그것이 제작 능력인지, 사상적인 부분을 말하는 건지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언론노조 KBS본부가 공개한 한 외주 제작사의 초기 기획안에는 ‘10월 유신’ ‘새마을운동’ ‘육영수 여사 피습’ 등의 아이템이 포함돼 있었으나 이후 보류된 것으로 알려졌다. KBS PD들은 “새 정부 출범과 함께 KBS가 ‘청와대 맞춤형 프로그램’을 기획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고, KBS 측은 “외주 제작사를 선별할 때부터 공정한 평가를 거쳤고 걱정할 만한 내용을 다루지도 않을 것”이라며 진화에 나섰다. ‘다큐극장’에 참여한 외주 제작사들에 대한 선정 시비도 불거졌다. KBS 노조에 따르면 최종 선정된 두 곳의 외주사 가운데 한 곳은 2005년 KBS ‘수요기획’에서 허위 내용 방송과 관련해 퇴출된 외주사를 운영했던 전모씨가 간접적으로 경영에 참여하고 있다. 논란이 일자 전씨는 KBS에 글을 보내 “자진 하차하겠다”는 뜻을 밝혔지만 KBS는 해당 외주사에게 ‘다큐극장’ 1, 3편의 제작을 그대로 맡겼다. KBS의 한 PD는 “‘다큐극장’의 애초 기획안에 담긴 ‘유신’ 관련 부분에는 ‘중화학공업 육성을 위해 강압적인 자원 분배가 필요했고 철권이 요구됐다’는 식의 표현이 들어 있다”면서 “이런 프로그램이 어떻게 비정치적이라고 주장할 수 있느냐”고 비판했다. 그는 “‘다큐극장’ 신설은 물론 기획과 편성, 아이템 선정까지 국장과 부장 등 간부들이 실무진을 배제하고 결정해 정권 편향적이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앞서 KBS는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 백선엽 장군과 이승만 전 대통령 다큐멘터리를 제작해 친일파, 독재자 미화 논란에 휩싸인 전력이 있다. KBS PD협회는 비대위를 구성해 사측과 협의해 왔다. ▲‘다큐극장’의 제작 주체를 KBS 다큐국으로 변경하고 ▲방송 시점을 6월 이후로 늦추며 ▲형식 등을 바꿀 수 있다는 6개 안에 대해 의견 접근이 이뤄지기도 했다. 하지만 사측은 지난 4일 봄 개편 설명회 직전 ‘애초 안대로 강행하겠다’고 밝혔다. 내부의 반발 기류가 완강하자 사측은 다시 재협상 카드를 내밀었다. 홍진표 KBS PD협회장은 “다큐국이 참여해 외주사와 함께 프로그램을 제작하는 ‘인하우스’ 방식을 논의 중”이라며 “사측이 앞서 합의를 번복했던 만큼 성사를 단정지을 수 없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다큐를 둘러싼 KBS 노사 간 갈등은 지난 1월 말로 거슬러 올라간다. 올 초 대표적인 4대 다큐멘터리 코너가 통폐합될 것이란 소문이 나돌았다. 15년차 이상의 다큐국 중견 PD 20여명은 1월 말 경기 수원의 연수원에서 워크숍을 열고 ‘다큐의 방향성’에 대해 논의했다. 과학다큐를 맡았던 김현기 PD는 “당시 논의에서 ‘‘역사스페셜’을 강화하되 현대사는 다루지 않는다’, ‘한정된 예산을 배분해 통합과 분화의 투트랙을 추구한다’, ‘기존 4대 다큐의 브랜드를 강화하되 중장기 프로그램도 내놓는다’는 의견이 도출됐다”고 설명했다. 외주 제작을 담당하는 김성수 KBS 국장은 “‘다큐극장’은 지난 (대통령) 선거를 통해 나타난 현상 가운데 하나인 세대 간 소통 부재와 갈등의 문제를 어떻게 풀 것인가 하는 고민에서 비롯됐다”며 “‘그때 그 시절을 아십니까?’ ‘시간의 징검다리’ 같은 프로그램의 업그레이드 버전”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특정 정파를 비호하는 게 아니냐고 우려하지만 세대 간 갈등을 푸는 것은 KBS의 공적 책무”라고 덧붙였다. KBS ‘다큐극장’은 오는 27일 ‘88서울올림픽’, 다음 달 4일 ‘파독 광부, 간호사 50년’ 등을 다룬다. 다음 달 18일에는 ‘서울의 봄, 5·18’ 등으로 영역을 확장한다. 한편, KBS는 앞서 친박(친박근혜) 성향의 고성국 정치평론가와 김무성 전 새누리당 의원의 처남인 최양오씨를 라디오 프로그램 진행자로 내정했다가 라디오 PD들의 반발이 거세지자 모두 아나운서로 진행자를 교체한 상태다.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 2억3000만원 미만 공공사업 中企만 참여

    앞으로 2억 3000만원 미만의 공공사업에는 중소기업만이 입찰에 참여할 수 있게 된다. 정부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중소기업 제품 구매촉진 및 판로지원에 관한 법률’ 시행령을 개정, 이달 말부터 시행한다고 7일 밝혔다. 개정령안은 공공기관이 발주하는 사업 가운데 1억원 미만의 소액 사업에는 제조업 기준 50인 미만의 소기업만이, 1억원 이상 2억 3000만원 미만의 사업에는 소기업과 300인 미만의 중소기업만이 각각 입찰에 참여할 수 있도록 했다. 지금까지는 중소기업청장이 지정하는 일정 품목에 대해서만 중소기업의 우선참여를 허용해 왔다. 정부는 지난해 6월 이후 이 제도를 도입하기 위해 노력했다. 그러나 중소기업청은 영세소기업의 계약이행을 담보하기 위해 협동조합이 이행계약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한 반면 기획재정부는 이에 반대해 시행령이 개정되지 못했다. 국무조정실은 “시행령 개정은 박근혜 대통령이 강조해 온 ‘부처 간 칸막이 허물기’의 결과”라면서 “업계의 건의를 우선 고려해 협동조합을 제외한 중소기업자에 대해서만 계약 참여를 허용하되, 공공기관이 요청할 경우 조합이 업체를 추천할 수 있도록 의견을 조율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시행령 개정에는 정홍원 국무총리가 주도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 총리는 지난달 13일 대전에서 골목슈퍼 상인과 간담회를 마친 뒤 KTX를 타고 귀경하던 중 중소기업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조율에 나섰다. 세종 이석우 선임기자 jun88@seoul.co.kr
  • 부동산 대책·추경 처리 충돌 예상

    4월 임시국회가 8일 시작된다. 여야가 처리해야 할 현안 못지않게 쟁점도 적지 않아 험로가 예상된다. 당장 민생 법안은 ‘발등의 불’이다. 새누리당과 민주통합당은 지난 대선 때 약속한 공통 공약 등 60여개 법안을 이번 임시국회에서 처리키로 했다. 그러나 핵심 민생 과제인 4·1 부동산 대책과 추가경정예산 편성 문제에서는 여야가 충돌할 가능성이 높다. 부동산 대책의 쟁점은 ▲9억원·85㎡ 이하 기존 주택에 대한 양도세 5년간 감면 ▲부부 합산 소득 6000만원 이하 가구가 6억원·85㎡ 이하 주택을 생애 최초 구입 시 취득세 면제 등이다. 서울 강남을 제외한 수도권은 물론 중소지방 도시의 경우 양도세·취득세 면제 가격조건(9억원)은 충족하지만 면적 기준(85㎡)을 초과하는 아파트가 많다는 현실적인 문제를 고려해 여야 모두 면적 기준은 사실상 폐기하는 쪽으로 의견을 모아가고 있다. 다만, 집값 기준까지 낮추는 것에 대해서는 민주당은 실질적인 효과를 거두기 위해 금액 기준을 더 낮추자고 요구하고 있는 반면 새누리당은 법개정이 늦어지면 거래가 끊기는 현상(거래절벽)이 생길 수 있다며 반대하고 있어 국회 논의 과정에서 진통이 예상된다. 추경 문제에서도 규모와 재원 등을 놓고 여야의 팽팽한 신경전이 예상된다. 정부는 세수 부족분 12조원과 경기부양 예산 5조∼7조원 등 17조∼19조원 규모의 추경안을 검토하고 있다. 여야는 세수 부족분 산정 근거에 대해 문제를 제기한다. 재원 확보 방법도 정부·여당은 국채 발행에, 야당은 부자 증세에 각각 방점을 찍고 있다. ‘이념·색깔 논쟁’은 돌발 변수로 꼽힌다. 한반도 긴장이 고조된 상황에서 국제 해커 조직인 ‘어나니머스’가 북한의 대남 선전 사이트인 ‘우리민족끼리’를 해킹해 회원 명단을 공개하면서 남북 대립과 남남 갈등이 얽히고설키는 모양새다. 여야가 정부조직법 개정안 처리 과정에서 얻은 ‘식물국회’라는 오명을 벗을지도 관심사다. ‘안건조정위원회’ 가동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안건조정위는 여야의 쟁점을 조율하기 위해 국회 상임위별로 설치할 수 있으나, 지금까지 실제 가동된 사례는 없다. 장세훈 기자 shjang@seoul.co.kr
  • 한·중·일 5월 정상회담 ‘이상기류’

    청와대는 다음 달 우리나라에서 열릴 것으로 알려진 ‘한·중·일 정상회의’와 관련, 중국이 한국에 회의 연기를 요청했다는 일본 언론의 보도에 대해 “연기 요청이라고 말하기는 조금 이르다. 조율을 더 해야 한다”고 4일 밝혔다. 일본 교도통신은 이날 중국이 5월 한국에서 열릴 예정인 한·중·일 정상회의의 연기를 한국에 요청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중국이 센카쿠 열도(중국이름 댜오위다오)를 둘러싼 일본과의 대립을 거론하며 이달 초 일정 연기를 요청했고, 일본에는 한국을 통해 의사가 전달됐다. 보도는 중·일 관계 개선을 위해 양국 정상이 직접 마주 보고 대화하기에는 아직 이르다고 중국이 판단하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해석했다. 3국 정상회담에서는 일반적으로 한국과 일본, 한국과 중국, 중국과 일본 등의 양자 정상회담이 이뤄졌었다. 이와 관련, 정부의 한 관계자는 “우리는 이번 정상회의를 주관하는 위치인 만큼 일정 조율은 중·일의 의사를 충분히 반영해야 하는 상황”이라면서 “현재는 중·일 두 나라와의 일정 조율이 완전히 합의되지 않은 상태”라고 전했다. 청와대 주철기 외교안보수석도 “일정과 관련, 중국 정부의 결정이 통보되지 않아 조율하며 기다리고 있으며 정상회담은 3개국이 다 합의를 해야 하는데 그 합의가 아직 이뤄지지 않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정상회의 시기가 늦춰질 가능성에 대해서는 “3개국 간 조율이 잘 되면 (5월에) 하는 것이고 아니면 조금 늦출 수도 있다”고 답했다. 그러면서도 “5월에 하지 않는다는 것도 아니다. 회의가 무산되는 것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한·중·일 3국은 2008년부터 매년 정상회의를 개최해 왔으며 2008년 12월 후쿠오카, 2009년 10월 베이징, 2010년 5월 제주, 2011년 5월 도쿄, 지난해 5월 베이징까지 5차례 정상회의를 개최했다. 이지운 기자 jj@seoul.co.kr
  • 금강 나룻배 사업 일단 보류

    충남과 전북지역 4개 시·군이 공동 추진하는 금강 나룻배 사업에 제동이 걸렸다. 4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올해 지방자치단체 간 연계협력사업 지원대상에서 금강호 유람선 도입안이 일단 보류됐다. 농림부는 금강호 유람선 도입안은 국비를 지원할 수 있는 성격이 아닌 데다 반대 여론도 있어 제외키로 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해당 지자체들이 순수 지방비나 민자를 유치해 사업을 추진할 경우 만류할 근거가 없어 다음 달 말쯤 지자체별로 기본계획을 세워 구체적인 사업안을 다시 제출해 오면 그때 최종 조율하겠다는 입장이다. 충남 측은 정부 방침이 일단 부정적이긴 하지만 당초 사업안대로 추진하다가 문제가 발생할 경우 이를 보완하거나 개선한다는 반응이다. 금강권관광협의회에 소속된 충남 부여·서천군, 논산시와 전북 익산시 등 4개 지자체는 지난해 10월부터 ‘금강 나룻배 복원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전주 임송학 기자 shl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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