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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폼페이오의 ‘2020년 비핵화 시간표’에 주목한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2020년 말까지 북한이 ‘주요 비핵화’ 조치를 달성하기 바란다고 밝혔다. 미 고위 당국자가 비핵화 시간표를 밝힌 것은 처음이다. 2020년 말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임기가 끝나는 시점이다. 이 시간표는 미국만의 희망 사항이 아닌 것 같다.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서명한 공동합의문에 담지만 않았을 뿐 센토사 정상회담에서 잠정 합의했다는 추론도 가능하다. 서울에 온 폼페이오 장관은 어제 한·미·일 외교장관 회담 직후 기자회견에서 “김 위원장도 시급성을 잘 알고 비핵화를 빨리 하고 싶어 한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딱 2년 반 남았다. 북한의 의지만 확고하고, 돌발 변수가 생기지 않는다면 2020년 말 ‘완전한 비핵화’는 불가능하지 않다. 이미 지난 5월 24일 북한은 풍계리 핵실험장을 공개리에 폐쇄했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미국이 조ㆍ미(북·미)관계 개선을 위한 진정한 신뢰 구축 조치를 취한다면 우리도 그에 상응하게 추가적인 선의의 조치들을 취해 나갈 수 있다”고 보도했다. 추가 조치는 트럼프 대통령도 언급한 것처럼 동창리에 있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시험장의 폐쇄가 될 것이다. 미래의 핵·미사일 포기의 첫발을 떼는 셈이다. 영변 핵시설 사찰이나 핵무기, ICMB 폐기와 반출도 곧 개최될 북·미 고위급 및 실무회담에서 논의될 전망이다. 북·미가 비핵화와 체제보장에 대한 상호 진정성을 확인한 만큼 남은 것은 국제사회가 납득할 수 있는 실천뿐이다. 비핵화 과정에서 최대 난관은 사찰과 검증일 것이다. 폼페이오 장관은 이 부분에서도 “심도 있는 검증이 있을 것이라는 점을 북한이 이해한다고 확신한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문재인 대통령도 트럼프 대통령이 시사한 한·미군사훈련 중단을 북·미 대화가 지속되면 신중히 검토해야 할 것이라며 비핵화에 힘을 보탰다. 북·미의 비핵화 걸음에 속도가 붙어야 할 것이다. 어제 한·미·일 3국 외교장관은 북·미 정상회담 결과를 환영한다고 입을 모았다. 3국 공조야말로 비핵화와 체제보장을 뒷받침하는 안전판이다. 한 가지 걸리는 것은 북한 관영매체가 북·미 정상이 단계별, 동시 행동 원칙에 동의했다고 보도한 대목이다. 폼페이오 장관은 “무시해야 할 것”이라고 일축했지만, 미국의 ‘완전한 비핵화 후 제재 완화’ 방침과 상충된다. 과거 사례를 보면 이런 북·미 해석의 차이가 합의를 파탄에 이르게 했다. ‘완전한 비핵화’ 프로세스가 순항하려면 한땀 한땀 정밀한 협의와 조율이 필요하다.
  • 김상조 “비상장 계열사 주식 즉각 처분하라” 경고

    김상조 “비상장 계열사 주식 즉각 처분하라” 경고

    물류·부동산관리·광고 지분부터 자발적 개선땐 조사유예 등 당근 대기업 일감몰아주기 근절 강조 상습 法위반기업 직권조사할 것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이 취임 2년차에는 대기업 총수 일가의 ‘일감 몰아주기’를 근절하기 위해 엄정한 법 집행을 하겠다고 강조했다. 특히 총수 일가를 향해 일감 몰아주기에 악용하는 비주력·비상장 계열사 주식을 가능한 한 빨리 처분하라고 엄포를 놨다. 처분하지 않으면 조사·제재에 들어가고, 자발적 개선책을 내놓는 기업에는 조사 유예 등 당근을 주겠다고 약속했다. 김 위원장은 14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취임 1주년 기자간담회를 열고 ▲일감 몰아주기 엄정한 법집행 ▲신고사건 처리방식 개편 ▲혁신성장 및 경쟁촉진 ▲공정거래법 전면 개편 ▲서면계약 관행 정착 등 5개 과제를 2년차 핵심 정책 방향으로 꼽았다. 특히 김 위원장은 일감 몰아주기에 대해 “대주주 일가들이 비주력·비상장 계열사 주식을 계속 보유한다면 조사·제재 대상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총수 일가가 처분해야 할 지분으로 시스템통합(SI), 물류, 부동산 관리, 광고 등 그룹 핵심 사업과 관련 없는 계열사의 주식을 꼽았다. 김 위원장은 “선제적, 자발적으로 진정성 있는 개선책을 내놓는 기업은 조사·제재 순서에서 충분히 반영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김 위원장은 상습 법 위반 기업을 5개 지방사무소가 아닌 본부에서 직권조사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불법 행위가 5~15회 이상 반복 신고된 업체는 총 38개로 상당수가 대기업이다. 김 위원장은 이 기업들에 대해 “신고 내용에 국한하지 않고 거래 시스템 전반을 들여다볼 것”이라면서 “이 과정에서 동일 업종의 유사 신고 건도 함께 처리해 대·중소기업 간 잘못된 관행을 한꺼번에 개선하겠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공정위의 경제민주화 정책이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주도로 진행하는 혁신성장보다 더 나간 것 아니냐’는 질문에 대해 “현 정부 경제정책의 3개 축인 소득주도성장, 혁신성장, 경제민주화는 이 중 하나가 중심이 돼서는 안 된다”면서 “3개 축이 같은 속도로 갈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드는 것이 경제정책의 성패를 좌우하기 때문에 범정부 차원에서 대통령이 조율할 것”이라고 답했다. 김 위원장은 혁신성장과 경쟁촉진을 위한 규제 개선도 추진하기로 했다. 김 위원장은 “농산물 도매시장, 공동주택 관리·유지보수 등 독과점이 고착되거나 소비자 불만이 큰 분야는 시장 분석을 실시해 경쟁 활성화 방안을 모색할 것”이라면서 “중소·벤처기업 기술이 제값을 받을 수 있도록 기술유용 행위를 근절하고, 인수합병(M&A)이 활성화되도록 신속한 기업결합 심사로 뒷받침하겠다”고 밝혔다.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남북, 동·서해지구 군 통신선 완전복구 합의

    남북, 동·서해지구 군 통신선 완전복구 합의

    남북은 14일 판문점 북측지역 통일각에서 열린 장성급회담에서 동·서해지구 군 통신선을 완전히 복구하기로 합의했으나 다른 군사적 긴장완화 방안에 대해서는 조율에 실패했다. 남북은 이런 내용을 골자로 한 ‘남북장성급군사회담 공동보도문’을 발표했다. 양측은 공동보도문을 통해 ▲ 군사적 충돌의 원인이 됐던 일체의 적대 행위를 중지하는 문제 ▲ 서해 북방한계선(NLL) 일대를 평화수역으로 조성하는 문제 ▲ 남북 교류협력과 왕래 및 접촉에 대한 군사적 보장 대책을 수립하는 문제 등 ‘4·27 판문점 선언’에 명시된 군사적 긴장완화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고 밝혔다. 남북은 우선 군사적 신뢰 구축방안의 하나로 동·서해지구 군 통신선을 완전히 복구하기로 합의했다. 올해 들어 서해 군 통신선은 복구됐으나, 동해 군 통신선은 2011년 5월 북한이 통신선을 차단한 이후 복원되지 않고 있다. 또 서해 군 통신선도 현재 음성통화는 가능하지만, 팩스 교환은 불가능해 복원 작업이 필요한 상황이다. 군 통신선이 완전히 복원되면 남북 교류협력 활성화에 따른 군사적 보장대책을 논의하기 수월해진다. 판문점 JSA의 시범적 비무장화는 비무장지대(DMZ)의 실질적 비무장화를 위한 초기 조치의 하나로 논의가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 현재 권총 등으로 무장한 채 JSA에서 근무하는 남북 장병들이 비무장 상태로 근무를 서도록 하는 방안에 대해 남북이 의견을 교환한 것으로 알려졌다. 2004년 6월 장성급회담에서 합의된 서해 해상충돌 방지 방안을 이번에 재확인한 것은 서해 평화수역 조성을 위한 신뢰구축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남북은 이번 장성급회담에서 군 수뇌부 간 핫라인 설치나 2007년 11월 이후 열리지 않고 있는 국방장관회담 개최 문제 등에 대해서도 논의했으나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양측은 이번 회담에서 제기된 문제들을 앞으로 계속 협의해 나가기로 의견을 모았다. 남측 수석대표인 김도균 소장은 회담 후 언론 브리핑에서 “앞으로 남북군사당국은 판문점 선언이 군사 분야 합의사항 이행을 위해 군사당국회담을 자주 개최해 체계적으로 이행해나가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이날 오전 10시에 시작된 남북장성급회담은 전체회의와 수석대표 접촉 등을 이어가며 오후 8시40분까지 10시간 이상 이어졌다. 남북 대표단은 점심도 거른 채 합의점 도출에 주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후 3시께 시작된 공동보도문 조율은 5시간 이상 이어질 정도로 진통을 겪었다. 북측 수석대표인 안익산 육군 중장은 종결회의 발언에서 “다시는 이렇게 회담하지 맙시다. 참 아쉽게 됐다”며 회담 결과에 불만을 표출하기도 했다. 반면 남측 수석대표인 김도균 소장은 브리핑에서 “남북간 군사적 긴장완화, 우발적 충돌 방지, 비무장지대 평화지대화, 서해 북방한계선 일대 평화수역화 등을 우호적 분위기 속에서 협의했다”면서 “특히 DMZ 공동유해 발굴 문제는 남북정상회담 논의 사항일 뿐 아니라 북미정상회담에서도 합의한 사안인 점을 고려해 실효적 조치를 취해나가자는 데 의견을 모았다”고 전했다. 남측 대표단은 김 소장을 포함해 조용근 국방부 북한정책과장(육군 대령), 안상민 합동참모본부 해상작전과장(해군 대령), 황정주 통일부 회담 1과장, 박승기 청와대 안보실 행정관 등 5명이었다. 북측 대표단으로는 안 중장을 포함해 엄창남 육군 대좌(우리의 대령), 김동일 육군 대좌, 오명철 해군 대좌, 김광협 육군 중좌(우리의 중령) 등 5명이 나섰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문 대통령 “한미연합훈련 중단, 신중히 검토”

    문 대통령 “한미연합훈련 중단, 신중히 검토”

    문재인 대통령은 14일 국가안전보장회의(NSC)를 소집하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언급한 ‘한미연합훈련’ 중단 여부와 관련해 신중한 검토를 하겠다면서 미국과 긴밀히 협의할 것을 지시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오후 4시부터 5시30분까지 90분간 NSC를 주재하고 ‘한미연합훈련’ 중단 여부와 관련해 “북한이 진정성 있게 비핵화 조치를 실천하고 적대관계 해소를 위한 남북간, 북미간 성실한 대화가 지속된다면 판문점선언에서 합의한 상호 신뢰구축 정신에 따라 대북 군사적 압박에 대해 유연한 변화가 필요하다”며 이렇게 말했다. 문 대통령은 회의 모두발언을 통해 “북미 정상회담의 합의 이행을 위한 후속 협상이 신속히 이루어질 것을 기대한다”며 “우리 또한 범정부 차원에서 핵심 사안들에 대한 조율과 합의가 원만히 진전되도록 협력해 가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외교·안보 부처들은 철저한 책임 의식을 갖고, 완전한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체제 구축이라는 분명한 목표 달성을 위해 긴밀하게 협력해 가기 바란다”면서 “이와 동시에, 굳건한 한미동맹을 바탕으로 한 흔들림 없는 한미 공조와 연합방위태세도 유지해 가야 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문 대통령이 한미훈련중단 여부에 대해 신중히 검토하겠다고 밝히면서 당장 오는 8월 을지프리덤가디언(UFG)의 시행 여부가 주목되고 있다. 한미 군 당국은 굳건한 한미동맹을 바탕으로 대북 억지력과 한국에 대한 미국의 방위 공약 확인 차원에서 방어적 성격의 연합훈련을 해 왔다. 앞서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을 만나 우리 국민이 북미정상회담에 대한 결과를 적극 지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문재인 대통령은 “북한이 핵과 미사일을 사용할 경우 가장 큰 피해를 입는 것은 한국 국민인데, 그런 한국 국민이 북미정상회담 결과에 대해 적극적으로 지지하고 있다고 전제”하면서 “일부 전문가들이 북미정상회담 결과를 낮게 평가하는 것은 민심의 평가와는 동떨어진 것”이라고 말했다고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밝혔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폼페이오, 北 김영철과 내주 후속 협상

    폼페이오, 北 김영철과 내주 후속 협상

    강경화·고노 장관과 3국 회담도 방중 왕이 만나 ‘패싱’ 논란 해소 지난 12일 북·미 정상이 싱가포르 센토사섬 카펠라호텔에서 개괄적인 비핵화의 큰 틀에 합의함에 따라 후속 조치를 위한 외교전이 숨가쁘게 진행될 전망이다. 특히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14일 서울에서 문재인 대통령을 만나 회담 내용에 대해 자세히 설명한 뒤 다음주부터 북한과 후속 협상 준비에 본격 나설 것으로 보인다.청와대 관계자는 13일 “폼페이오 장관이 내일(14일) 오전 9시 문 대통령을 예방할 예정이고, 오후 3시에는 고노 다로 일본 외무상이 문 대통령을 예방할 예정”이라고 했다. 이들은 문 대통령을 예방해 ‘포스트 북·미 정상회담’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주변국 공조를 강조할 것으로 관측된다. 싱가포르 공동성명에 판문점 선언의 ‘평화와 번영’ 및 ‘완벽한 비핵화’ 기조를 이었다고 명시되면서 한국의 중재자 및 조율 역할은 더욱 중요해졌다. 특히 폼페이오 장관은 북·미 정상회담 합의 결과를 구체적으로 설명할 것으로 예상된다. 공동성명에 명시됐거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기자회견에서 밝힌 내용 외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비공개로 나눈 대화가 관심 대상이다. 남·북·미가 북 비핵화와 체제안전 보장 조치의 맞교환을 위해 한 배를 탄 상황에서 한·미 동맹 강화, 남북 관계 진전, 북·미 협상 순항 등이 선순환을 이루어야 한다. 또 폼페이오 장관은 14일 문 대통령 예방 직후 강경화 외교부 장관, 고노 외무상 등과 함께 한·미·일 외교장관회담을 가진 뒤 공동기자회견을 한다. 이어 오후에 폼페이오 장관은 중국 베이징으로 건너가 왕이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 등과 북핵 문제는 물론 전반적인 미·중 관계 이슈에 대해 논의할 예정이다. 특히 미국이 ‘패싱’(소외현상) 논란이 불거진 중국 및 일본과 정상회담 직후 공조를 강조하는 것이 눈길을 끈다. 트럼프 대통령은 12일 기자회견에서 향후 중국의 역할을 묻자 “중국은 위대한 나라이고 위대한 지도자를 갖고 있다. 시 주석은 아마 오늘 회담 결과에 만족할 것”이라고 답했다. 한·중·일과 북·미 정상회담 결과를 논의한 폼페이오 장관은 다음주부터 싱가포르 공동선언의 후속 조치를 위해 북·미 협상을 준비하게 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기자회견에서 폼페이오 국무장관과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이끄는 협상팀이 다음주부터 공동성명 이행과 관련해 후속 조치를 논의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폼페이오 장관의 협상 맞상대는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이 될 것으로 보인다. 세간의 1차적인 관심사는 남·북·미 종전선언 시기 조율, 한·미 군사훈련의 조정 방안, 북의 첫 비핵화 조치와 그에 상응하는 보상 방안 등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장기적으로 주한미군 철수 가능성에 대해 언급하면서 혼란이 빚어진 데 대해서도 한·미 간에 깊은 논의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싱가포르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서울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트럼프, “김정은에게 볼턴 소개…막판엔 분위기 좋아”

    트럼프, “김정은에게 볼턴 소개…막판엔 분위기 좋아”

    지난 12일 열린 북미정상회담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대북 강경파인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을 소개했다고 밝혔다. 볼턴 보좌관은 ‘선 비핵화-후 보상’의 리비아 모델을 주창하며 북한의 반발을 산 당사자였기에 두 사람의 만남은 관심을 모았다. 볼턴 보좌관은 지난 2003년 김 위원장의 선친인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폭군 같은 독재자’라고 칭하고 ‘북한의 삶은 지옥 같은 악몽’이라고 발언한 후 북한으로부터 “인간쓰레기”, “흡혈귀”라는 비난에 직면한 뒤 북핵 협상 미국 대표단에서 제외되는 등 북한과 악연이 깊다. 볼턴 보좌관은 지난 1일(현지시간)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이 백악관을 예방했을 당시엔 사실상 배석 대상에서 배제됐지만 이번 북미정상회담에서는 확대 정상회담과 오찬에 배석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12일 북미정상회담 후 ABC방송과 인터뷰를 한 자리에서 김 위원장과 볼턴 보좌관의 조우 상황을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북한과 막후 조율을 해 온 점 등을 언급, “오늘 나는 그(김 위원장)에게 존 볼턴도 소개해줬다”며 “매우 흥미로운 일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대화가 끝날 무렵에는 (분위기가) 좋았다. 나는 그들이 (서로에 대해) 좋은 신뢰를 갖게 됐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초반에는 분위기가 다소 경색됐었다는 걸 우회적으로 내비친 것으로도 해석되는 대목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경총 부회장 직무정지

    경총 부회장 직무정지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가 거취 문제로 논란을 빚고 있는 송영중 상임부회장에 대해 직무정지 조치를 내렸다. 경총은 이르면 15일 회장단 회의를 열어 송 부회장의 거취에 대해 논의할 계획이다. 경총은 12일 이런 내용을 담은 입장문을 배포했다. “더이상 경총의 명예와 신뢰를 떨어뜨리는 송 부회장의 태도를 묵과할 수 없다”며 언급 수위도 높였다. 경총은 입장문에서 “송 부회장이 소신과 철학이라면서 경총의 방침에 역행하는 주장을 하지만, 이는 잘못된 일이며 부회장으로서 도를 넘는 발언과 행동이 있었는데 이 또한 유감스러운 일”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경총이 국회 상임위에서 최저임금 문제를 논의하다가 최저임금위원회로 가져가 논의하자고 주장해 재계의 반발을 샀는데 이는 경총 사무국과 조율 없이 송 부회장이 독자적으로 내린 결정이라는 것이다. 또 송 부회장이 독단적으로 경총 사무국 임원을 면직시키려 했고, 손경식 회장에게는 스스로 물러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가 이를 번복하는 등 혼란을 자초해 실망한 손 회장이 경질로 완전히 마음을 굳혔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송 부회장은 “자진사퇴는 없으며 회장단 회의가 열리면 의사를 적극 밝히겠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 [6·12 북미 정상회담] “원수가 외나무다리서 만나 껴안아”… 두 정상의 악수에 환호

    [6·12 북미 정상회담] “원수가 외나무다리서 만나 껴안아”… 두 정상의 악수에 환호

    “한 편의 영화 보는 것같이 신기 죽기 전 통일 오지 않을까 기대” “남의 잔치 안 되게 냉정해져야” “트럼프 ‘여유’·金 ‘인간적’” 평가도북·미 정상회담이 열린 12일 대한민국 국민의 시선이 온통 싱가포르로 향했다. 시민들은 양국 정상의 첫 만남이 갖는 상징적 의미를 높게 평가했고, 탈북민들은 “감회가 새롭다”며 회담 결과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역사적인 만남을 갖기 30분 전인 오전 9시 30분쯤 서울역 1층 대합실 TV 앞에는 시민들이 삼삼오오 모여 뉴스특보를 지켜보고 있었다. 10시가 다가올수록 사람들은 점점 불어났다. 적어도 50여명은 돼 보였다.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양국의 국기를 배경으로 한 레드카펫 위에서 악수를 하고 기념사진을 찍자 시민들은 손뼉을 치며 환호했다. 80대로 보이는 한 노인은 “잘한다 잘해”라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TV 모니터로 전해지는 역사적인 광경을 스마트폰으로 찍어 남기는 사람도 많았다. 서울 용산역 대합실의 분위기도 비슷했다. 김완수(49)씨는 “미국과 북한이 만나는 모습을 생전에 보게 돼 마음이 뿌듯하다”면서 “아직도 실감이 안 난다. 한 편의 영화를 보는 것같이 신기하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문재인 대통령이 참석하지 못한 점이 아쉽다”면서 “죽기 전에 통일의 그날이 오지 않을까 기대된다”고 전했다. 박모(53)씨는 “두 사람이 서로 원하는 것을 잘 아니까 협상에서도 서로 잘 주고받을 것 같다. 두 사람이 ‘평화’라는 세계인의 열망을 잘 풀어낼 것으로 기대된다”면서 “저 자리를 조율한 것이 문 대통령이라는 점도 자랑스럽다”며 뿌듯해했다. 최인언(30)씨는 “이날 만남이 ‘불신과 대결’의 역사가 ‘신뢰와 평화’의 역사로 대전환하는 계기가 되길 소망한다”고 바랐다. 전문가 못지않은 관전평을 내놓는 시민도 있었다. 김효찬(61)씨는 “트럼프가 감정 기복이 심한 줄 알았는데 아주 여유 있고 유연한 모습을 보여 줬고, 김정은도 자존심이 센 줄 알았는데 국익을 위해 자존심도 내려놓을 줄 아는 인간적인 리더십을 보여 줬다”고 평가했다. 용산역에서 만난 이정우(33)씨는 “감격스러운 측면은 있지만 냉정하게 생각하면 남의 잔치에 불과할 수도 있다”면서 “우리의 국익을 위해 향후 북한과 미국, 그리고 중국과의 관계를 어떻게 구축해 나가야 할지 냉정하게 짚고 가야 한다”고 말했다. 황모(61)씨는 “원수가 외나무다리 위에서 만나 껴안는 상황”이라면서 “남북이 분단된 이후 가장 감동적인 이벤트”라고 표현했다. 개성공단에 입주했다가 공단이 폐쇄돼 되돌아온 기업인들의 마음속에는 다시 ‘희망’이 싹트기 시작했다. 개성공단기업 비상대책위원회 소속 기업 대표 15명은 이날 오전 9시 30분쯤부터 서울 여의도 개성공단기업협회 사무실에 모여 북·미 두 정상이 만나는 장면을 함께 시청했다. 이종덕 영이너폼 대표는 “북한이 처음으로 세상 밖으로 나왔다. 그래서 저희는 다시 개성 안으로 들어가고 싶다”면서 “오늘 회담 결과에 따라 북한과의 경제협력 흐름이 크게 달라질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이어 “김 위원장이 ‘여기까지 오는 게 쉽지 않았다’고 했는데, 우리도 개성공단이 폐쇄된 이후 2년 4개월을 버텨 오기가 쉽지 않았다”면서 “이번 회담을 계기로 한반도에 진정한 평화가 찾아와 남북이 하나의 공동체 시장을 형성했으면 좋겠다”고 바랐다. 이상협 협진카바링 대표는 “2016년 개성공단이 문을 닫았을 때 깜깜했던 시야에 이제야 한 줄기 빛이 들어온 느낌”이라면서 “북한이 핵을 포기해야 공단이 다시 열린다고 했는데, ‘비핵화’에 합의했으니 올해 안에 개성공단이 재개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탈북민들은 우려 섞인 기대감을 내비쳤다. 2000년 탈북한 서재평 탈북자동지회 사무국장은 “북·미 회담에 대한 탈북민들의 기대는 남다르다”면서 “김 위원장이 비핵화를 철저히 지키는 부분도 중요하지만 북한의 인권문제, 특히 북한 주민들의 자유와 인권을 보장하고 개혁·개방을 통해 그들의 삶이 나아질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이 추진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탈북민들 사이에는 아직 김 위원장이 변하지 않았다고 보는 시선이 많다”면서 “김 위원장이 체제의 안전을 보장받는 조건으로 개혁·개방의 길을 가겠다는 뜻을 밝히길 바란다”고 기대했다. 사건팀 dream@seoul.co.kr
  • [6·12 북미 정상회담] 업무 오찬에 北 8명·美 7명… 김여정·최선희·노광철·성 김 등 추가 배석

    ‘막판 조율자’ 최 부상·성 김 대사 노 인민무력상 北 군부 유일 참석 샌더스 대변인·포틴저 보좌관도 싱가포르 센토사섬 카펠라호텔에서 12일 열린 북·미 정상회담 업무 오찬에는 그동안 북·미 간 협상의 주역이 총집결했다. 이날 낮 12시 30분에 시작된 업무 오찬에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함께 오전 확대회담에 배석했던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 리수용 당 국제담당 부위원장, 리용호 외무상 외에 김여정 제1부부장, 최선희 외무성 부상, 노광철 인민무력상, 한광상 당 중앙위 부장도 자리했다. ‘미국통’인 최선희 부상은 그동안 대미 외교를 담당하며 핵 문제뿐 아니라 생화학 무기, 군축, 인권 등 다양한 분야의 대미 협상에 나서 왔다. 최 부상은 오찬장에 함께 참석한 성 김 필리핀 주재 미국 대사을 상대로 전날 밤까지 이어진 릴레이 협상 끝에 북·미 정상회담 결과를 도출해 내기도 했다. 북측 군부 인사로는 유일하게 참석한 노광철 인민무력상은 군부 서열 3위에 해당하는 인물이다. 인민무력성은 외형상 남측 국방부에 해당하지만 군 관련 대외 업무와 군수, 재정 등 군정권을 행사하는 기관이다. 그는 북한의 핵무기 개발에 깊숙이 관여해 왔던 인물이기 때문에 그의 참석은 북한의 신속한 비핵화 의사를 의미한다는 해석도 제기된다. 함께 참석한 한광상 부장은 당 운영자금을 관리하는 김 위원장의 측근 인물이다. 그의 참석은 북한의 비핵화 이후 이뤄질 대북 제재 해제를 비롯한 북한의 경제 발전과 관련한 논의를 위한 것이라는 분석이다. 미국에선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 함께 확대회담에 배석한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 존 켈리 비서실장과 함께 성 김 대사, 세라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 매슈 포틴저 NSC 아시아 담당 선임 보좌관이 참석했다. 성 김 대사는 6자회담 수석대표와 주한 미국 대사 등을 지내며 과거 북핵 협상을 이어 왔던 인물이다. 이번 회담에 앞선 판문점과 싱가포르 실무회담에서도 북한의 비핵화와 미국의 체제안전 보장 방안 등 핵심 의제를 놓고 막판 조율을 벌이기도 했다. 대북 초강경파인 볼턴 보좌관의 오찬 참석은 북·미 정상회담 결과가 미국 내 강경파도 설득할 수 있는 수준이라는 의미로 해석된다. 볼턴 보좌관은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리비아식 비핵화 모델을 언급해 북한의 반발을 사기도 했다. 한편 싱가포르에는 김 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 모두와 친분이 있는 것으로 알려진 미국 프로농구(NBA) 스타 출신 데니스 로드먼(57)도 모습을 보였다. 그는 “(김 위원장이) 미국에 가고 싶어 하고 자신의 삶을 즐기며 그의 국민도 그러기를 원한다”고 말했다. 강윤혁 기자 yes@seoul.co.kr
  • [6·12 북미 정상회담]트럼프·김정은·文대통령 3자 ‘반전의 반전’… 세기의 만남 합작

    [6·12 북미 정상회담]트럼프·김정은·文대통령 3자 ‘반전의 반전’… 세기의 만남 합작

    미국과 북한의 싱가포르 정상회담은 극적 반전의 반전을 거쳐 이뤄졌다. 지난해만 해도 한반도 전쟁 위기설이 고조됐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서로 ‘핵단추’ 운운하며 일촉즉발의 날 선 기싸움을 벌였지만 12일 북·미 두 정상은 싱가포르 센토사섬에서 정상회담을 실현시켰다. 이날 정상회담은 파격적인 개성과 결단력을 지닌 ‘협상의 달인’ 트럼프 대통령과 핵무력 확보 자신감 속에서 경제개발을 목표로 삼은 야심 찬 북한의 젊은 지도자인 김 위원장, 그리고 절묘한 중재 외교를 벌인 문재인 대통령이라는 삼자가 만들어 냈다. 이들은 극한 대결의 정점에서 상황이 파국으로 치닫는 것을 막고 극적인 타협을 이뤄 냈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인 2016년 김 위원장을 ‘미치광이’ 같다고 말했지만, “젊은 나이의 김 위원장이 고모부 장성택과 막강한 장령들 등 정적을 제거했다는 것은 놀랍다”며 관심을 보였다. 그는 또 같은 해 5월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는 북핵 문제를 놓고 김 위원장과 대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6월에는 “김정은이 미국에 온다면 만나겠다”, “엄청난 돈을 들여 국빈 만찬을 여는 대신 회의실에서 햄버거를 먹으면서 회담하겠다”고 직접 대화에 의미를 두는 자세를 보였다. 그러나 지난해 1월 트럼프 대통령의 취임 이후 한반도 정세와 북·미 관계는 커다란 풍파 속에서 순조롭지는 못했다. 트럼프 정부 출범 전인 2016년 4차 핵실험을 단행한 뒤 수소탄 시험 성공을 주장했던 북한은 장거리 로켓인 광명성호를 쏘아올리며 벼랑끝 전략을 구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8월 “화염과 분노에 직면할 것”이라며 경고를 거듭했지만, 북한은 잇단 탄도미사일 실험을 강행하며 위기를 증폭시켰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해 9월 19일 유엔총회 연설에서 “미국과 동맹을 방어해야만 한다면 북한을 완전히 파괴할 수밖에 없다”고 강도 높은 경고를 내놓았고, 북한은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을 불망나니, 깡패, 늙다리 미치광이로 비난하며 신랄한 비난과 경고를 주고받았다. 제재·압박 강화와 반발·대항이라는 악순환 속의 한반도 상황은 지난해 7월 문재인 대통령의 ‘베를린 선언’으로 돌파구를 열 수 있었다. “언제 어디서든 북한의 김정은 위원장과 만날 용의가 있다”는 문 대통령의 발언에 김 위원장은 2018년 신년사를 통해 화답했고, 평창동계올림픽을 계기로 남북 고위급 접촉으로 연결되면서 대전환의 전기를 마련했다. 이어 지난 3월 문 대통령의 대북 특사단이 만들어 낸 ‘기회’를 트럼프 대통령이 놓치지 않고 받아들이면서 북·미 정상회담의 준비가 일사천리로 이뤄지게 됐다. 3월 9일 워싱턴을 방문한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등 특사단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김 위원장이 가능한 한 빨리 트럼프 대통령을 만나고 싶어 한다. (김 위원장이) 비핵화 문제 협의 및 북·미 관계 정상화를 위해 미국과 허심탄회한 대화를 할 수 있다고 밝혔다”는 내용과 함께 김 위원장의 친서를 전했다. 이후 북·미 대화의 불씨는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의 비밀 방북으로 이어 나갔다. 그는 국무장관 지명자 신분으로 3월 31일~4월 1일 부활절 주말을 틈타 트럼프 대통령의 대북 특사로 방북해 김 위원장을 만났다. 이어 폼페이오 장관은 5월 9일 2차 방북에서 김 위원장과 북·미 정상회담과 관련된 세부 사항을 조율하고, 북한에 억류됐던 한국계 미국인 3명과 함께 미국으로 귀환하면서 회담 분위기를 고조시켰다. 그러나 비핵화 방안을 둘러싸고 북한이 일괄타결안에 반발하면서 회담은 결렬 위기를 맞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5월 24일 깜짝 공개서한을 통해 적대적 분위기 속에서 회담을 할 수 없다며 북·미 정상회담의 전격 취소를 알렸다. 정상회담이 무산될 위기에 처하자 북한이 태도를 급선회하면서 다시 대화의 물꼬가 트였다. 트럼프 대통령의 취소 서한 다음날인 25일 김계관 외무성 제1부상은 “우리는 아무 때나 어떤 방식으로든 마주 앉아 문제를 풀어 나갈 용의가 있다”고 자세를 낮췄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도 25일 트위터를 통해 “정상회담을 되살리는 것에 관해 북한과 매우 생산적인 대화를 하고 있다. 회담을 한다면 다음달 12일 싱가포르에서 열릴 것”이라고 입장을 선회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북·미 대화 재개 여지에 문 대통령은 26일 극비에 판문점 북측 통일각에서 4월 27일에 이어 남북 정상회담을 열고 김 위원장과 만나며 북·미 정상회담 개최를 측면 지원했다. 이후 북·미는 판문점과 싱가포르, 뉴욕 등 여러 루트에서 북·미 정상회담을 위한 활발한 조율에 나설 수 있었다. 특히 지난 1일 김영철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이 워싱턴으로 날아가 트럼프 대통령을 예방해 김 위원장의 친서를 전달하면서 북·미 정상회담은 우여곡절 끝에 안정권에 들게 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8일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참석차 캐나다로 떠나기 전 백악관에서 “나는 (북·미 정상회담을) 내 평생 준비해 왔다”고 의욕을 보였다. 이석우 선임기자 jun88@seoul.co.kr
  • [6·12 북미 정상회담]김정은 “모든 것 이겨내고 여기 왔다”… 대결 구도에 종지부

    [6·12 북미 정상회담]김정은 “모든 것 이겨내고 여기 왔다”… 대결 구도에 종지부

    성조기·인공기 배경으로 첫 대면 36분간 단독회담 뒤 발코니 대화 트럼프 “매우 좋아” 金 “판타지 같아” 햄버거 대신 소갈비 등으로 오찬 “기분이 정말 좋습니다. 아주 좋은 대화가 될 것이고 엄청난 성공이 될 것으로 생각합니다. 영광입니다. 우리는 아주 훌륭한 관계를 맺을 것이고 의심할 여지가 없습니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여기까지 오는 길이 그리 쉬운 길이 아니었습니다. 우리한테는 우리 발목을 잡는 과거가 있고, 또 그릇된 편견과 관행들이 우리의 눈과 귀를 가리고 있었는데 우리는 모든 것을 이겨 내고 이 자리까지 왔습니다.”(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북·미 양국 정상이 12일 오전 9시 10분(한국시간 오전 10시 10분) 싱가포르 센토사섬 카펠라호텔 단독회담장에서 모두 발언을 주고받자 긴장감이 감돌던 회담장 분위기가 일순 화기애애해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의 발언을 듣자마자 활짝 웃은 뒤 김 위원장에게 손을 내밀었고 ‘엄지 척’을 해 보이며 크게 웃었다. 이날 양국 정상 간의 첫 만남은 국력이나 나이에서 현격한 차이가 나는 두 정상이 대등한 관계로 보이도록 배려와 조율이 이뤄진 외교 무대였다. 향후 양국이 정상적인 국가 관계로 발전할 것이라는 메시지를 보여 줬다는 평가다. 먼저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전 8시 2분쯤 숙소인 시내 샹그릴라호텔을 떠나 회담장인 센토사섬의 카펠라호텔로 향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미 센토사섬에 도착했을 무렵인 오전 8시 13분쯤에는 김 위원장이 숙소인 세인트리지스호텔에서 전용 차량을 타고 카펠라호텔로 떠났다. 두 정상의 숙소는 570m밖에 떨어져 있지 않아 트럼프 대통령이 먼저 회담장 입구에 도착할 것으로 전망됐다. 하지만 오전 8시 53분 김 위원장의 전용 차량이 먼저 회담장 입구에 도착했다. 검은색 인민복 차림의 김 위원장은 왼팔에 서류철을 들고 오른손에 안경을 벗어 든 채 차에서 내렸다. 이어 8시 59분 트럼프 대통령의 전용차 ‘캐딜락원’이 회담장 건물 앞에 도착했고, 트럼프 대통령은 검은색 정장에 빨간색 넥타이를 매고 있었다. 카펠라호텔로의 출발은 트럼프 대통령이 먼저 했음에도 도착은 김 위원장이 먼저 한 셈이다. 이는 김 위원장의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배려로 풀이된다. 회담장으로 들어서는 두 정상 모두 역사적 회담의 무게를 느끼는 듯 얼굴에 웃음기가 없었다. 오전 9시 4분 회담장 입구 레드카펫으로 양쪽에서 만면에 미소를 띤 채 서서히 걸어 나온 두 정상은 12초간 악수했다. 손을 꽉 잡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평소 보여 준 거친 악수는 아니었다. 이어 두 정상의 기념 촬영이 이어졌다. 뒤편에 성조기 6개와 인공기 6개를 번갈아 배치하는 방식으로 양국의 국기 12개가 세워져 있었다. 촬영을 마친 두 정상은 통역을 뒤로하고 단독회담장으로 향했다.단독회담장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에게 ‘상석’을 양보하는 모양새였다. 정상회담에서 두 사람이 앉거나 걸을 때 그들의 정면을 보는 사람 입장에서 왼쪽이 상석이나 트럼프 대통령은 오른쪽에 앉았다. 통역 이외 배석자 없이 이뤄진 일대일 단독정상회담은 오전 9시 16분부터 9시 52분까지 약 36분간 진행됐다. 양 정상은 단독정상회담 종료 후 2층 옥외 통로를 따라 확대정상회담 쪽으로 함께 걸어갔다. 도중에 발코니 앞에 서서 담소를 나누며 손을 흔드는 모습이 카메라에 잡히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단독정상회담이 어땠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매우 매우 좋았다”고 답했다. 김 위원장은 비핵화에 대한 질문에 웃음만 띤 채 아무런 대답을 하지 않았다. 김 위원장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많은 세상 사람들은 이것(이번 회담)을 일종의 판타지나 공상과학영화로 생각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양 정상은 곧이어 배석자들이 함께하는 확대정상회담에 돌입, 1시간 40분간 진행한 뒤 오전 11시 34분쯤 회담을 종료하고 업무 오찬에 들어갔다. 확대정상회담에는 미측에서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과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 존 켈리 비서실장이, 북한 측에서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 리수용 당 중앙위 부위원장 겸 국제부장, 리용호 외무상이 배석했다. 이날 업무 오찬은 양식과 한식이 어우러진 메뉴로 전채요리, 메인코스, 후식 순으로 제공됐다. 우선 전채요리로는 아보카도 샐러드와 전통적인 새우 칵테일, 꿀 라임 드레싱을 곁들인 망고 및 신선한 문어회, 한국식 오이 요리인 오이선이 나왔고, 이어 레드와인 소스와 찐 브로콜리를 곁들인 소갈비 요리, 바삭바삭한 돼지고기가 들어간 양저우식 볶음밥, 대구조림이 메인 음식이었다. 디저트로는 다크 초콜릿 타르트와 체리 맛 소스를 곁들인 바닐라 아이스크림 등이 나왔다. 한식이 돋보인 오찬 음식에는 북·미 간 화해와 교류라는 정치·외교적 의미가 담겼다는 평가가 나왔다. 트럼프 대통령의 2016년 대선 당시 ‘햄버거 대좌’ 발언으로 인해 과연 햄버거가 식탁에 오를지 주목됐으나 결국 메뉴판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이후 이날 오후 1시 39분쯤 서명식장의 육중한 문을 열고 함께 나란히 걸어 나온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은 대형 원목 테이블 앞에 앉았고 이어 각자 폼페이오 국무장관과 김여정 제1부부장이 건네는 공동성명 서류를 받아들고 1시 42분 서명했다. 이 자리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오늘 우리는 중요한 문서에 서명한다”라고 했고, 김 위원장은 “세상은 아마 중대한 변화를 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은 정상회담 후 기자회견에서 “회담 도중 김 위원장에게 아이패드를 꺼내 핵무기를 포기하고 대외관계를 개선했을 때 기대할 수 있는 발전된 북한의 모습을 그린 동영상을 보여 줬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회담 마무리 시점에 김 위원장에게 보여 줬는데 아주 좋아하는 듯했다”면서 “북한의 높은 미래 수준을 보여 주려 했다”고 말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정상회담 후 기자회견을 마치고 이날 오후 6시 30분쯤 싱가포르에서 미국으로 향했고, 김 위원장도 이날 저녁 싱가포르 창이공항에서 김 위원장의 전용기 ‘참매 1호’와 중국 전용기 등을 이용해 평양으로 출발했다. 싱가포르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6·12 북미 정상회담] “비핵화·체제보장 맞교환 로드맵 제시”

    [6·12 북미 정상회담] “비핵화·체제보장 맞교환 로드맵 제시”

    “북·미 두 정상이 비핵화와 체제 안전 보장을 맞교환하는 비핵화 로드맵의 청사진을 제시했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12일 싱가포르 센토사섬 카펠라호텔에서 서명한 ‘싱가포르 정상회담 공동성명’에 대한 전문가들의 평가다. 한반도 정전협정 65년 만에 첫 만남을 가진 것만으로 역사적인 의미가 있는 데다 북·미 정상은 각각 ‘완전한 비핵화’와 ‘평화와 번영을 위한 체제 안전 보장’의 의지를 담은 공동성명도 도출했다. “서명할 일이 없을 것”, “1분 안에 회담을 끝낼 수 있다”던 트럼프 대통령의 기존 발언을 감안하면 예상보다 양호한 성과라 할 만하다. 합의문에는 관계 정상화(북·미 수교), 평화체제(종전선언 및 평화협정), 북 비핵화, 인도적 조치(유해송환) 등을 추진한다는 4개항만 포함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 인권 문제, 한·미 군사훈련 재조정 문제, 비핵화 검증 방법 등에 대해서도 이번 회담에서 논의했다고 밝혔다. 공동선언문 이면에 전방위적이고 포괄적인 의견 교환이 있었다는 것이다. 전날 밤까지 이어진 막판 의제 조율에도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CVID) 문구나, 핵탄두·핵물질·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초기 반출, 비핵화 완료 시점 등 미국 측 주장을 모두 담지는 못했다. 물론 정상회담은 ‘큰 그림’을 그리는 자리라는 점에서 이 정도만으로도 성과라는 평가가 많다. 그러나 이 성과가 최종 결실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향후 실무 협상에서 ‘디테일’이 순조롭게 마련돼야 한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이 다음주 북측과 실무 협상에 돌입한다. 북·미가 이번 회담에서 65년 만에 관계 정상화의 의지를 다진 점도 의미가 있다는 평가다. 트럼프 대통령이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 핵실험 중단 등 그간 북한의 비핵화 노력을 인정하고 종전선언 및 평화협정에 대한 의지를 밝힌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이에 따라 문재인 대통령의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체제 구축 로드맵’이 탄력을 받게 됐고, 남북 관계도 속도감 있게 순항할 것으로 보인다. 싱가포르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예우 보인 트럼프 vs 여유 보인 김정은

    예우 보인 트럼프 vs 여유 보인 김정은

    전 세계의 이목이 쏠린 ‘세기의 담판’에 돌발 상황은 없었다. 정상회담마다 튀는 행동으로 결례 논란을 낳았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시종 배려했다. 이따금 김 위원장의 팔을 만졌지만 ‘툭툭’ 치는 느낌은 아니었고 악력을 과시하는 악명 높은 악수도 없었다. 사상 첫 북·미 정상회담에 나선 김 위원장도 자존과 여유로움을 잊지 않으면서도 트럼프 대통령의 말 한마디, 행동 하나에 신중하게 반응했다. 미국 민주당의 우려는 물론 매파의 반대를 무릅쓰고 비핵화 대화에 뛰어든 트럼프 대통령으로선 회담 성패에 11월 중간선거를 비롯한 정치생명이 걸렸다. 김 위원장 또한 3대에 걸쳐 축적한 핵무력 포기를 전제로 체제 보장과 경제지원 등 ‘미래’ 담보받으려는 터라 성과가 절실했다. 양 정상 모두 ‘빈손’으로 돌아가기엔 너무 많은 ‘베팅’을 했다는 얘기다. 양 정상이 센토사섬 카펠라호텔에서 처음 함께 모습을 드러냈을 때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에게 ‘상석’을 양보했다. 외교 의전상 두 사람이 앉거나 걸을 때 왼쪽이 ‘상석’이다. 통상 회담 개최국 정상이 오른쪽에 앉고 손님을 왼쪽에 앉게 하는 것이 관례다. 트럼프 대통령은 카펠라호텔 복도를 이동할 때와 단독회담을 할 때 김 위원장에게 왼쪽을 내줬다. 회담장에 들어설 때나 사진기자 앞에 포즈를 취할 때, 공동합의문에 서명할 때도 ‘상석’은 김 위원장의 몫이었다. ‘세기의 악수’를 나눈 뒤 단독 정상회담을 위해 이동할 때 김 위원장은 잠시 두리번거렸다. 그러자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의 팔을 가볍게 터치하고 등에 손을 갖다대 손님을 안내하는 듯한 몸짓을 취했다. 취재진이 지켜보는 가운데 김 위원장이 모두발언을 마치자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에게 특유의 ‘엄지 척’ 포즈를 취했다. 평소 스포트라이트를 독식하려는 열망이 강한 트럼프 대통령으로선 이례적이다. 제3국인 싱가포르에서 열린 이번 회담은 ‘호스트’가 애매하지만 앞서 김창선 북한 국무위원회 부장과 조 헤이긴 백악관 부비서실장의 의전실무협상에서 양측이 대등하게 보일 수 있도록 치밀하게 조율한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한 공동합의문 서명식에서 “김 위원장과 특별한 유대관계가 형성됐다”고 강조했다. 또 “매우 재능 있는 사람이며 그의 나라를 아주 많이 사랑한다는 점도 알게 됐다”고도 말했다. 회담 뒤 기자회견에서 북한에 억류됐다가 풀려난 뒤 숨진 미국인 대학생 오토 웜비어를 거론하며 김 위원장에 대한 평가를 거듭 확인하려는 미국 기자의 질문에 “그(김 위원장)는 26세에 나라를 물려받고 통치했다. 강력하게 통치해야 했다”면서 “원래 인간성은 잘 모르겠지만, 26세에 그런 일을 할 수 있다는 건 대단하다고 생각한다”고 김 위원장의 리더십을 평가했다. 앞서 두 차례 남북 정상회담을 제외하면 첫 번째 서방 지도자와의 정상외교인 데다 낯선 싱가포르에서 열린 회담임에도 김 위원장은 어색해 보이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과의 첫 대면 때 잠시 경직됐지만, 이후에는 ‘은둔의 지도자’ 내지 ‘통제불능의 폭군’ 이미지를 찾아볼 수 없었다. 김 위원장은 트럼프 대통령과 악수를 하고자 맞은편에서 걸어 나오며 “나이스 투 미트 유 미스터 프레지던트”(Nice to Meet you, Mr. President)라고 말했다. 어린 시절을 스위스에서 보낸 유학파인 그가 첫 만남에서 어색함을 깨는 데 영어를 활용한 것이다. 김 위원장은 공동합의문에 서명한 뒤 “이 자리를 위해 노력한 트럼프 대통령에게 사의를 표명한다”며 칭찬에 약한 트럼프를 치켜세웠다. 상대가 불과 수개월 전까지만 해도 서로 ‘늙다리 미치광이’ 등 저주를 퍼부었던 트럼프 대통령이란 사실이 아이러니하게 느껴질 정도였다. 환담이 진행되는 동안 김 위원장은 편안해 보였다. 왼쪽 팔꿈치를 의자에 걸치고 살짝 기울여 앉아 있는 자세에선 여유가 느껴졌다. 트럼프 대통령의 모두발언 뒤 통역을 전해 듣고는 함박웃음을 터뜨렸다. 그러면서도 예의를 잃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이 발언하는 동안에는 두 손을 깍지 껴서 배 위로 모아 쥐고 경청했다. 사실 김 위원장의 2박3일 싱가포르행에선 ‘정상국가 지도자’로 자리매김하려는 전략적 포석이 곳곳에서 느껴진다. 북한 최고지도자로는 처음으로 사전에 공지한 채 평양을 비우고 정상외교에 나선 과감성, 중국이 제공한 항공편으로 싱가포르를 방문하는 실용적 면모를 드러냈다. 전날 밤 싱가포르 시내 초대형 식물원 ‘가든스 바이 더 베이’에서 비비안 발라크리슈난 싱가포르 외교장관 등과 ‘셀카’를 찍고, 현지 시민의 환호 속에 마리나베이샌즈호텔을 방문하는 모습은 서방세계의 여느 젊은 지도자와 다를 바 없었다. 유학 시절 몸에 밴 개방성과 집권 7년차의 30대 지도자임에도 군부를 비롯한 북한 엘리트들을 휘어잡은 자신감이 맞물린 ‘완숙한 통치력’을 과시한 것이다. 서울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싱가포르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북미 고위급 채널 가동키로... 폼페이오 맞상대는 김영철?

    북미 고위급 채널 가동키로... 폼페이오 맞상대는 김영철?

    북한과 미국이 12일 북미정상회담 결과를 이행하기 위해 가능한 한 빨리 가동키로 한 고위급 대화채널은 앞으로 북미 정상 간 합의사항을 이행하는 중심축으로 기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북미 양국은 이날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서명한 정상회담 공동성명에서 “정상회담의 결과를 이행하기 위해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 관련한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북한) 고위급 관리가 주도하는 후속 협상을 가능한 한 가장 이른 시일에 개최하기로 약속한다”고 밝혔다. 관심을 끄는 대목은 미국 측 협상 주체로 폼페이오 장관이 명시됐지만, 그의 북측 협상 상대는 특정인이 아닌 ‘관련한 고위급 관리’로만 언급된 점이다. 이는 일차적으로는 폼페이오 장관이 국무장관 직책으로 활동하고 있지만, 그의 실질적인 북측 카운터파트 역할은 리용호 외무상이 아닌 김영철 노동당 대남담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인 점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폼페이오 장관은 지난 4월 하순 이전까지는 중앙정보국(CIA) 국장으로서 북미 간 물밑 조율을 미국 측에서 지휘했다. 이 과정에서 폼페이오 장관과 김영철 부위원장 간 ‘정보기관 라인’이 북미관계 전환을 주도하게 됐고, 그 영향으로 폼페이오 장관의 지난달 2차 방북과 김영철 부위원장의 최근 방미 때 두 사람이 ‘파트너’로 양자협의를 벌였다. 이 때문에 일차적으로는 폼페이오·김영철 라인이 북미 간 후속 협상에서도 주된 역할을 할 수 있다는 관측에 무게가 실린다. 특히 김영철 부위원장은 현재 김정은 위원장 체제에서 북한의 대외전략 전환 과정을 사실상 지휘하는 ‘총책임자’여서 후속 국면을 일정 부분 주도할 수밖에 없다는 전망이다. 그러나 북미가 정상회담 후속 협상에 들어가면서 북미관계가 ‘안정기’에 접어들면 정식 카운터파트인 리용호 외무상이 폼페이오 장관의 상대로 나설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후속 협상에서는 정치적 결단을 필요로 하는 사안보다는 구체적 이행조치나 절차에 대한 협의에 초점이 맞춰질 수 있다는 점에서 통일전선부보다는 외무성의 관여 폭이 넓기 때문이다. 아울러 정보기관 수장인 김 부위원장이 외국 등에서 협상을 계속하기가 쉽지 않은 반면, 리용호 외무상은 상대적으로 외국행이 자유롭다. 당장 다음 달 말에서 8월 초에는 북미 외교장관들이 모두 참석하는 다자 협의체인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을 포함한 아세안 관련 연쇄 외교장관회의가 싱가포르에서 열려 리용호 외무상과 폼페이오 장관이 양자회담을 할 기회가 될 수 있다. 물론 북한 또는 미국 측이 상대국을 방문하거나 제3국에서 협상이 이뤄질 가능성도 있다. 북한의 국제관계를 총괄하는 직책은 원래 리수용 당 국제담당 부위원장인 만큼 리 부위원장이 폼페이오 장관의 카운터파트가 될 가능성도 일각에서 거론된다. 북미 양측은 후속 협상에서 이번 공동성명에 명시된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와 미국의 ‘안전보장 조치’를 어떤 수순으로 교환할 것인지를 구체화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허익범 특검, 대통령에 특검보 후보 6명 추천

    허익범 특검, 대통령에 특검보 후보 6명 추천

    문재인 대통령 15일까지 특검보 3명 임명해야 ‘드루킹 댓글 조작 의혹’을 맡은 허익범(59·사법연수원 13기) 특별검사가 12일 특검보 후보 선정을 완료했다.허 특검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특검보 후보 6명을 선정해 대통령께 추천했다”고 밝혔다. 특검보는 특검의 지휘·감독을 받아 수사와 공소 유지 업무를 담당하고, 파견검사와 수사관 등을 지휘·감독하는 역할을 맡는다. 특검보로 추천된 인물은 김대호(60·19기)·최득신(52·25기)·김진태(54·26기)·임윤수(49·27기)·송상엽(49·군법무관 11기)·김선규(49·32기) 변호사인 것으로 알려졌다. 대부분 검찰 출신으로 특수수사나 첨단범죄 수사 경력이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문재인 대통령은 오는 15일까지 추천된 6명 중 3명을 선정해 임명해야 한다. 허 특검은 파견검사와 관련해 법무부와의 조율을 진행하고 있다. 허 특검은 “명단을 법무부에 보냈고, 조만간 통보가 올 것으로 생각한다”면서 “수사팀장이 결정되면 상의해 나머지 12명의 파견검사를 선정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허 특검은 서울 강남역 인근에 사무실을 구하고, 신호종 전 대구고검 사무국장을 수사지원단장으로 정했다.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 북미정상회담 오찬장, 깜짝 등장한 김여정과 성 김

    북미정상회담 오찬장, 깜짝 등장한 김여정과 성 김

    12일 북미정상회담의 업무 오찬장에는 김여정 북한 노동당 제1부부장과 성 김 필리핀 주재 미국 대사 등이 추가로 배석했다. 북한 측에서는 김정은 위원장과 함께 오전 확대 회담에 배석했던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 리수용 당 중앙위 부위원장, 리용호 외무상 외에 김여정 제1부부장, 최선희 외무성 부장, 노광철 인민무력상, 한광상 당 중앙위 부장도 자리했다. 김여정 제1부부장은 김정은 위원장의 여동생으로 국정 전반을 관장하는 파트너다. 올해 초 임신한 상태에서 김 위원장의 특사로 방문해 문재인 대통령에게 친서를 전하기도 했다. 이후 남북정상회담과 북중정상회담 등 주요 행사에 모습을 드러냈다. 최선희 외무성 부장도 오찬장에 자리했다. 그는 리용호 외무상과 함께 대미 외교에 주력한 인물이다. 핵 문제뿐 아니라 생화학 무기, 군축, 인권 등에 관한 대미 전략에 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회담에 앞서 미국의 성 김 필리핀 대사와 판문점에 이어 싱가포르에서 협상을 벌였다. 노광철 인민무력상은 북한군과 관련된 업무를 총괄한다. 군의 보급과 인사를 맡는 인민무력성의 수장으로서 온건파로 분류되고 있다. 이번 싱가포르 회담에서 양국 정상이 비핵화에 합의하면 노 인민무력상은 향후 합의 이행에도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한광상 당 중앙위 부장은 당 운영자금을 관리한 김정은 위원장의 측근이다. 김영철 부위원장과 리수용 부위원장, 리용호 외무상은 북한의 외교 전문가로서 확대 회담에 이어 업무 오찬에서도 김정은 위원장을 보좌했다. 미국 측에서도 트럼프 대통령과 대북 협상의 주역들이 참석했다. 확대 회담에 배석한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 존 켈리 비서실장과 함께 성 김 필리핀 주재 대사, 세라 허커비 백악관 대변인, 매슈 포틴저 NSC 아시아 담당 선임 보좌관이 업무 오찬에 함께했다. 성 김 대사는 최선희 부상과 함께 사전 실무 회담을 주도했다. 비핵화와 북한의 체제 보장 등 핵심 의제에 대한 조율을 맡은 인물이다. 6자 회담 수석 대표와 주한 미국 대사 등을 지냈으며 과거 북핵 협상의 궤적을 꿰뚫고 있다. 또한 비핵화 로드맵 논의에 대한 세부 내용도 세세하게 파악하고 있다.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싱가포르 회담 전부터 실무를 주도하고 있다. ‘리비아 모델’을 언급하며 북한의 반발을 일으킨 대북 초강경파 볼턴 보좌관은 배석 여부조차 불투명했다. 하지만 이날 확대 회담에 이어 오찬 자리에도 모습을 드러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사설] 북ㆍ미 70년 적대 청산할 아침이 밝았다

    오늘 역사적인 세기의 담판이 이뤄진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싱가포르에서 북한의 비핵화와 미국의 북한 체제보장을 놓고 ‘빅딜’ 협상을 벌인다. 한반도는 영구적인 평화를 맞이할 절호를 기회를 얻었다. 두 나라는 1948년 북한 정권 수립 이후 지난 70년간 적대관계를 지속해 왔다. 두 정상의 만남은 대립과 갈등으로 이어져온 북·미 관계의 전환점을 가져오는 획기적인 사건이다. 북한의 핵무기 개발을 중단시켜 한반도와 세계에 평화를 가져올 것인지를 결정하는 중대한 분수령이 되는 셈이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그제 “북·미 정상회담이 한반도와 전 세계 평화에 기여해야 한다”고 축복했다. 북한과 미국은 비핵화를 이룰 기회를 여러 차례 놓쳤다. 1994년 10월 미국 등이 북한에 경수로를 건설하고 북한은 핵동결을 한다는 제네바합의에 이르렀지만 북한의 미사일 발사로 무산됐다. 2000년에는 조명록 당시 북한 국방위원회 제1부위원장이 미국 워싱턴을, 매들린 올브라이트 국무장관이 북한 평양을 각각 방문했지만, 2002년 조지 W 부시 당시 대통령의 ‘악의 축’ 발언으로 대화가 단절돼 오늘에 이르렀다.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은 이번 싱가포르 담판에 임하는 자세가 그 어느 때보다 비장하다는 점에서 상당한 성과가 도출될 가능성이 크다. 트럼프 대통령은 어제 트위터에 “싱가포르에 있어서 좋다, 흥분의 분위기!”라는 글을 올렸고, 북ㆍ미 정상회담 전망을 묻는 기자들에게는 “아주 좋다”고 짧게 답하며 자신감을 나타냈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도 이날 “내일 회담이 잘 준비돼 있다”며 “북과의 대화가 매우 빨리 진전되고 있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도 이번 회담을 계기로 북한을 국제질서에 편입시키고, 경제 개발에 나서야 한다는 점에서 대담한 결단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조선중앙통신과 노동신문 등 북한 매체들이 김 위원장의 싱가포르 방문 소식과 회담의 의제를 ‘비핵화’라고 일제히 보도한 점이 주목된다. 최고 지도자가 평양을 비웠다는 사실을 주민들에게 공개한 것은 이례적이다. 올 들어 김 위원장이 두 차례 중국을 방문한 보도는 모두 그가 귀환한 이후 이뤄졌다. 김 위원장이 이번 회담에서 주민들이 환영할 상당한 성과를 들고 귀국하겠다는 의지가 강하게 읽힌다. 한반도 비핵화를 이루려는 두 정상의 의지와 달리 실무협상에서는 정상회담 하루 전까지 치열한 신경전이 벌어졌다. 폼페이오 장관이 어제 트위터에 “우리는 한반도의 CVID(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 원칙에 전념하고 있다”고 밝혔다. 북ㆍ미 양측이 최대 의제인 비핵화 문제를 놓고 힘겨루기를 하는 가운데 CVID 원칙을 거듭 강하게 압박하려는 일종의 ‘성명’으로 풀이된다. 성 김 필리핀 주재 미국대사와 최선희 북한 외무성 부상은 어제 싱가포르에서 3차례 걸쳐 합의문 초안을 최종 조율하는 실무회담을 여는 등 막판 줄다리기가 치열했다. 결국 북·미 간 세기의 담판은 두 정상의 ‘톱 다운’ 방식의 결단으로 가려질 것으로 보인다. 두 정상이 기필코 합의를 끌어내기를 촉구한다. 북한은 비핵화 의지의 진정성을 보여주는 수준의 핵폐기를 결단해야 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회담에 들어간 뒤 “1분 이내”이나 “5초 안에”라는 표현까지 써가며 김 위원장의 핵폐기 진정성을 요구하고 있다. 미국도 북한의 불가역적이고 완전한 체제 안전 보장(CVIG)과 경제개발 지원을 약속함으로써 북한이 핵을 포기하고 정상국가가 되도록 여건을 마련해 줘야 한다. 무엇보다 ‘빅딜’이 현실화되려면 방법과 시간표가 들어간 로드맵도 제시돼야 한다. 그것이 북·미 사이에 반복됐던 비핵화 합의와 파기의 전철을 밟지 않는 길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어제 트럼프 대통령과 40분간 통화해 회담이 성공적인 결실을 거둘 방안을 논의했다. 앞서 “두 정상이 큰 물꼬를 연 이후에도 완전한 해결에는 1년이 될지 2년이 될지 더 시간이 걸릴지 알 수 없는 긴 과정이 필요하다”도 발언했다. 이와 더불어 북한 체제 안전 보장과 직결되는 한반도 종전선언도 나오길 기대한다. 평화협정체결과 북ㆍ미 수교 등의 밑그림도 구체화되길 바란다. 두 정상이 통 큰 결단을 한다면 한반도 정세는 급물살을 타고 평화를 향해 나아갈 것이다.
  • 한·미 정상, 담판 전날 통화서 종전선언 논의 ‘긍정적 기류’

    한·미 정상, 담판 전날 통화서 종전선언 논의 ‘긍정적 기류’

    트럼프·文대통령 조율내용 공유…“북미회담 후 폼페이오 방한할 것”북·미 정상회담을 하루 앞둔 11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문재인 대통령, 아베 신조 일본 총리 등과 각각 전화 통화를 하며 막판까지 조율했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과 북·미 양국 실무진들은 물밑 접촉을 통해 치열한 ‘수 싸움’을 벌였다. 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오후 4시 30분부터 약 40분간 이뤄진 전화 통화에서 북·미 간 사전조율 내용을 공유하고, 정상회담 방안을 논의했다. 문 대통령은 “마침내 역사적 회담이 열리게 된 것은 전적으로 트럼프 대통령의 용단과 강력한 지도력 덕분”이라면서 “기적과 같은 성과를 만들어 낼 수 있도록 한국 국민은 마음을 다해 기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싱가포르 회담 직후 폼페이오 장관을 한국으로 보내 자세히 설명하고 회담 결과를 구체적으로 실현하기 위한 한·미 공조 방안도 상의하겠다”고 화답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통화에서 종전선언 관련 내용이 나왔다”면서도 구체적인 내용은 함구했다. 북·미 두 정상의 공동합의문에 종전 관련 내용이 포함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폼페이오 장관은 이날 메리어트호텔 프레스센터에서 백악관 출입기자를 상대로 한 브리핑에서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돌이킬 수 없는 비핵화(CVID)가 우리가 수용할 수 있는 유일한 결과”라면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결단을 촉구했다. 그는 이어 “북한이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CVID)‘에 착수한다면 전례없는 안전보장을 제공할 용의가 있다”면서 “북한과의 대화가 상당히 빨리 진전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우리는 지난 12년간 쓰였던 공식 이상의 기본 합의 틀(framework)을 갖기를 원한다”며 “트럼프 대통령은 이전과 근본적으로 다르다고 말했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북한이 핵무기 프로그램을 제거할 때까지 제재를 유지할 것이며 우리가 필요로 하는 결과를 얻을 때까지 경제 (제재) 완화는 없다는 것을 분명히 해 왔다”며 “중요한 것은 검증이다. 우리는 검증할 수 있도록 충분히 탄탄한 시스템을 설정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성 김 필리핀주재 미국대사 등 미측 실무협상팀은 이날 리츠칼튼호텔에서 오전, 오후에 이어 밤 늦은 시각까지 세차례에 걸쳐 북측 최선희 외무성 부상 등과 협의에 주력했다. 지난달 27일부터 판문점에서 모두 6차례 만나 사전조율을 해 온 북·미의 실무협상은 이날 양국 정상의 합의문에 쓸 비핵화 문구 디테일을 놓고 집중 협의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이날 오후 들어 백악관에서 낙관적인 기류가 흘러나오면서 실무선에서 최종 합의가 도출된 게 아니냐는 관측이 퍼지기도 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북한과의 실무협상 직후 개인 성명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과 우리 팀은 내일 정상회담을 고대한다”며 “내일 김 위원장과의 회담을 위해 잘 준비돼 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도 리셴룽 싱가포르 총리와의 오찬을 겸한 확대정상회담 직전 “여러분도 알다시피 우리는 내일 아주 흥미로운 회담을 하게 된다. 아주 잘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싱가포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서울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 세계 최고 보안·돌발 행동 예측불허… 까다로운 ‘의전’

    김정은, 도청 막으려 아래층 임대 의전 파괴적 스킨십 최대 관심사 의전(프로토콜)은 정상회담의 핵심으로 불린다. 동선, 경호, 보안뿐 아니라 음식이나 작은 몸짓 하나도 의미를 담고 있다. ‘악명 높은 악수’ 등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적극적 스킨십은 협상의 주도권을 놓치지 않으려는 공격적 성향으로 읽힌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사회주의의 상징인 인민복을 입고 처음으로 서방 무대에 모습을 나타냈다. 남북 정상회담에서 갑작스러운 포옹을 할 정도로 스킨십에 적극적이다. 조 헤이긴 백악관 부비서실장과 ‘김씨 일가의 오랜 집사’로 불리는 김창선 국무위원회 부장은 지난달 28일부터 의전을 조율했다. ‘경호’ 부문에서 두 정상은 리셴룽 싱가포르 총리를 접견하는 것 외에 회담 전까지 완벽하게 모습을 노출하지 않았다. 지난 10일 낮 싱가포르 창이 공항에 도착한 김 위원장은 VIP 구역을 통해 전용 벤츠에 올랐고 호텔은 진입로부터 봉쇄됐다. 호텔 정문에 대형 천막을 설치해 김 위원장의 하차도 노출하지 않았다. 남북 정상회담 때와 마찬가지로 12명의 ‘방탄경호단’이 동행했다. 호텔 내에서도 정문부터 엘리베이터까지 인간 벽을 만들어 통로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 역시 이날 밤 에어포스 원으로 파야 레바르 공군기지에 도착했다. 말을 아낀 채 바로 전용차(캐딜락 원)에 올라 숙소인 샹그릴라호텔로 이동했다. 리 총리가 싱가포르가 부담할 비용 2000만 달러(약 161억원) 중에 절반(약 80억원)이 보안에 투입됐다고 말했을 정도로 양측은 세계 최고 수준을 요구했다. 김 위원장은 도청 방지를 위해 숙소 아래층까지 빌린 것으로 전해졌다. 두 정상이 머무는 곳의 거리가 직선으로 570m에 불과하지만 정작 북·미 정상회담이 숙소에서 10㎞ 떨어진 센토사섬 카펠라호텔에서 열리는 것은 어느 쪽도 호스트로서 주도권을 잡지 못하도록 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양측의 의전 파괴적 ‘돌발 행동’도 관심사다. 트럼프 대통령은 상대의 손을 세게 쥐고 흔드는 악수를 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반면 김 위원장은 남북 정상회담에서 문재인 대통령과의 갑작스러운 포옹으로 친분을 나타내기도 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의 키는 190㎝로 김 위원장보다 20㎝가량 크다. 따라서 호사가들은 양 정상이 사상 첫 정상회담의 기념사진을 앉아서 찍을 것으로 전망했다. 김 위원장이 2000년 매들린 올브라이트 전 미 국무장관의 방북 때 아버지인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했던 것처럼 키 높이 구두를 신을 가능성도 있다. 또 서로 ‘노망 난 늙은이’, ‘꼬마 로켓맨’이라고 비난하던 양 정상은 최근 들어 정중한 언사를 보여 줬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24일 북·미 정상회담 취소 서한에서 김 위원장을 ‘각하’(His Excellency)라고 지칭했다. 따라서 두 정상이 북·미 정상회담에서 얼마나 상대를 예우할지 눈길이 쏠린다. 식단이 미국식 소고기 위주일지 한국식 쌀밥일지, 아니면 싱가포르 전통식이나 퓨전식일지도 관심의 대상이다. 싱가포르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오전 속전속결 독대… 트럼프 오후 8시 출국 ‘연장설’ 일축

    오전 속전속결 독대… 트럼프 오후 8시 출국 ‘연장설’ 일축

    확대정상회담 후 연이어 업무오찬 비핵화·안전 등 합의점 도출한 듯 후속 정상회담 개최 가능성 관측백악관은 11일 역사적인 6·12 북·미 정상회담 일정이 ‘하루’로 확정됐다고 밝혔다. 세라 허커비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성명에서 “북·미 간의 회담 준비가 예상보다 빨리 진행됐다”면서 정상회담의 일정을 설명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2일 오전 9시(한국시간 오전 10시)부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단독 정상회담에 이어 확대정상회담, 업무 오찬을 연이어 가진 뒤 기자회견을 마지막으로 이날 오후 8시쯤 미국행 비행기에 오를 예정이다. 단독 정상회담에는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 통역사들만 참석한다. AP통신은 단독 회담이 약 2시간 가량 진행될 것이라고 전했다. 당초 트럼프 대통령은 “상황에 따라 하루, 이틀, 사흘이 될 수도 있다”고 연장 가능성을 시사했지만 북한과의 막판 조율 과정에서 불발된 것으로 보인다. 월스트리트저널 등은 트럼프 대통령이 당초 13일 출국할 예정이었다고 보도했다. 회담이 ‘하루’ 만에 끝날 조짐은 북한 측에서도 나왔다. 앞서 로이터통신은 북·미 협상에 정통한 소식통의 말을 인용해 김 위원장이 잠정적으로 트럼프 대통령과의 회담 당일인 12일 오후 2시 싱가포르를 떠날 예정이라고 전했다. 회담을 시작한 지 5시간 만에 오찬이나 오후 회담 없이 떠날 수도 있다는 얘기다.북·미 정상회담의 진행 시간은 비핵화 협상 진전의 척도가 될 수 있다. 북·미 간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CVID)와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되돌릴 수 없는 체제 보장’(CVIG)에 대해 여전히 간극이 있다는 점을 고려했을 때 회담이 짧은 시간에 끝난다는 의미는 구체적 결실 없이 말 그대로 ‘상견례성 행사’가 될 수 있다는 것이기도 하다. 하지만 동시에 이는 그만큼 북·미 양측이 회담 의제인 북한 비핵화와 체제안전 보장, 관계 개선 방안 등에 관해 일정 수준 이상의 합의점을 찾았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오랫동안 회담을 끌 필요성이 없어졌기에 트럼프 대통령의 출국이 앞당겨졌다는 분석이다. 앞서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이날 백악관 출입기자들에게 “북한과의 대화가 매우 빨리 진전되고 있다”며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일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을 접견한 뒤 “이번 회담은 하나의 과정이 될 것”이라며 후속 회담의 필요성을 밝히기도 했다. 싱가포르 회담이 잘될 경우 워싱턴DC 또는 마러라고 후속 회담 가능성도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 모두 정치적 리스크를 감수하고 정상회담을 추진한 만큼 포괄적 수준의 합의에는 도달할 수 있다는 게 지배적인 관측이다. 한 외교 소식통은 “트럼프 대통령도 회담이 한번에 끝나는 것이 아니라고 한 만큼 추후 2차, 3차 정상회담을 통해 북한의 비핵화 방법과 그에 따른 보상 등을 협의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싱가포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싱가포르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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