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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길섶에서] 변신/구본영 논설위원

    오랜만에 시골 후배와 조우했다. 빈손으로 상경해 서울 4대문 안에 번듯한 가게를 내 지인들 사이에선 입지전적 인물로 통하는 그다. 대학 문턱에도 못 갔지만, 근면·성실로 성공 스토리를 써 왔기 때문이다. 그로부터 정치를 하겠다는, 다소 뜻밖의 인생 계획을 들었다. 서울의 시의원이나 구의원에 도전하겠다는 포부였다. 특히 “시의원을 하는 쪽이 수입도 나을 것 같다.”고 변신하려는 동기를 털어놓았다. 그라고 해서 정치를 하지 말라는 법도 없을 게다. 어차피 자신의 분야에서 성공한 사람이면 너도나도 정치판으로 뛰어드는 세태가 아닌가. 그의 변신 선언이 여러가지 상념을 불러일으켰다. 국민에게 봉사해야 하는 시의원의 보수가 그들을 위해 세금을 내는, 웬만한 자영업자들보다 많다면 우리의 경제여건이 그만큼 나빠졌다는 징표가 아닌가. 우리 사회가 이미 자신의 분야에서 내공을 쌓는 전문가보다는 목소리 큰 사람만 쳐다보는 정치과잉의 시대에 빠져들었는지도 모른다는 걱정이 앞섰다. 구본영 논설위원 kby7@seoul.co.kr
  • [내 책을 말한다] 조선시대 금서들의 수난사

    [내 책을 말한다] 조선시대 금서들의 수난사

    이 책은 내가 대학원 시절 조동일 선생의 ‘소설의 사회사 비교론’ 수업을 들으며 처음 서적중개상과 조우한 이후로, 미친 듯이 서적중개상의 세계를 찾아 헤매다가 도달한 회색지대의 언저리 어디쯤에 해당하는 저작이다. 아니 좀 더 솔직해 말하자면 내가 그토록 만나고 싶었지만 아직 얼굴조차 모르는, 치열하게 불꽃처럼 살다간 이 시대 마지막 서적중개상 송신용(宋申用·1884∼1962)을 짝사랑하던 열정으로, 오기로 완성한 우울한 레퀴엠에 가깝다. 목숨걸고 금서를 전하며 지식과 사상의 숨통을 터주던 서적중개상들, 역사 속에 가려져 왔던 이들을 역사 전면에 내세워 금서의 사회적 이중주를 들어보고자 한 것이 이 책을 쓰게 된 직접적 동기다. 궁극적으로 나는 이 책에서 독백의 사상사를 벗어나 대화와 투쟁의 사상사를 그려보고자 했다. 그리고 그것을 보여주기 위해 금서들의 사회사라는 형식을 빌려왔다. 사문난적으로 몰린 책과 저자들의 역사야말로 성리학에 포섭되지 않은 사유를 가장 잘 보여준다. 하지만 ‘마녀’들만으로는 조선의 불온한 사유들이 온전히 그려질 수 없다. 좀 더 내밀히 파고들라치면 무채색의 투명하고 평범한 책 속에서도 시대의 비의가 그려져 있는 경우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또한 성리학으로 귀결된 책들 속에서도 은연중 그 시대의 현실적 삶과 대결한 흔적, 하지만 결국 권력의 논리를 따르고 만 타협의 고백이 발견되기도 한다. 나는 이 책에서 그들의 존재도 적극 끌어들여 자칫 ‘금서의 역사’가 빠질 수 있는 또 다른 획일성과 식상함을 넘어서고 싶었다. 탄핵받은 책들의 역사를 일별하면서 가장 강하게 받은 인상은 현실을 가장 잘 표현하는 책일수록 불행한 운명을 맞는다는 것이다. 병자호란 이후 안팎으로 피폐해진 나라를 일으켜 세우는 일에 지식인의 정책과제가 집중된 때가 있었다. 서계 박세당은 이 시기에 청요직을 역임하면서 신분제와 토지제도의 개혁, 왕과 신하의 역할구분, 경서의 실용주의적 재해석 등을 외쳤지만 사문난적으로 토벌되고 말았다. 또한 볼모로 청나라에 끌려간 소현세자 일행의 이야기가 담긴 ‘심양장계’에는 당시 청나라를 중심으로 재편성되던 동아시아의 새로운 질서가 세밀하게 관찰되어 있었지만, 조선의 조정은 이러한 현장보고를 무시한 채 소현세자를 친청론자로 몰아 숙청하고 불모의 북벌론에 빠져들었다. 시대와 불화한 책들의 역사는 불행함과 안타까움으로 가득하다. 이 책에서 나는 왜 시대와의 진정한 의사소통은 목숨을 담보로 한 모험이 될 수밖에 없는지를 고민해 보았다. 이 책이 우리 시대의 결을 거스를 수 있는 지식의 생산과 공유를 가능하게 해 줄 수 있다면 그것으로 더 바랄 게 없겠다.
  • [책꽂이]

    ●무용지물 경제학(베르나르 마리스 지음, 조홍식 옮김, 창비 펴냄) 파리8대학 교수인 저자는 “기존 경제학이 전공 학자들도 이해하기 어려운 복잡한 수식과 논리로 포장해왔다.”고 비판하며 기존 경제학의 난해한 이론들을 쉽게 풀어썼다. 정통경제학이 금과옥조로 여겨온 합리성, 경쟁, 희소성, 효율성 등의 경제법칙에 비판적 잣대를 들이댄 경제학 입문서.1만 8000원.●손을 씻자(프레데릭 살드만 지음, 허지은 옮김, 문학세계사 펴냄) 얼마나 끔찍한지 상상해보라. 화장실에서 ‘볼 일’을 보고 손을 씻지 않고 나온 사람과 악수했을 때 2시간 뒤 상대방의 대변에 있던 균들이 당신의 입안에서 검출된다면? 1㎏짜리 베개에 진드기들이 100g이나 들어 있다면? 일상 속 건강의 적들을 적나라하게 도마 위에 올린 의학서.1만 1000원.●부의 역사(권홍우 지음, 인물과사상사 펴냄) 1492년 콜럼버스의 신대륙 발견에서부터 20세기 석유 쟁탈전까지. 서구 500년 경제사를 돌아보며 부(富)에 대한 인간의 열정이 어떻게 세계를 바꿔왔는지를 추적했다. 인간의 창의력과 자유가 보장되는 곳에서 경제가 꽃피었다는 결론. 동양을 모방한 서구의 산업화,19세기 미국과 유럽 상류층의 혼맥 등 세계 경제흐름의 역사를 다양한 측면에서 짚었다.1만 6000원.●굿바이 클래식(조우석 지음, 동아시아 펴냄) 클래식이라면 덮어놓고 주눅부터 드는,‘클래식 울렁증’ 독자들을 겨냥한 음악 해설서. 우리가 아는 클래식 명곡은 기실 19세기 초 새롭게 등장한 음악학이 만들어낸 가공품에 불과하다고 일갈하고, 하이든이 ‘놀람 교향곡’을 작곡한 배경도 알고 보면 무질서한 청중들을 길들이기 위함이었다고 꼬집는다.1만 5000원.●스타일북 두번째 이야기(서은영 글·그림, 시공사 펴냄) 패션디자이너 출신 스타일리스트 서은영이 2006년 베스트셀러였던 ‘스타일북’ 2권을 냈다.1권에서는 무엇을, 왜 입는가에 초점을 맞췄다면 이번엔 어떻게 입어야 하고, 어떻게 해야 스타일을 위해 조화로운 발상을 할 수 있는지 귀띔해준다. 다양한 패션 아이템에 대한 소개와 스타일 가이드도 덧붙어 패션리더들에겐 흥미만점.1만 2000원.●가이아의 복수(제임스 러브록 지음, 이한음 옮김, 세종서적 펴냄) 생명체가 체온과 화학적 균형을 조절하듯 지구도 생물, 지표면 암석, 바다, 대기를 조절하려고 능동적으로 움직인다는 ‘가이아 이론’. 책은 자기조절 능력을 발휘할 수 없게 된 가이아가 자신을 방해한 인류에게 복수를 시작했다고 경고한다. 지구의 병세는 특단의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숨이 넘어갈 정도로 급성이라고 진단.1만 2000원.●박기영씨, 산티아고에는 왜 가셨어요?(박기영 지음, 북노마드 펴냄) 싱어송라이터 박기영의 스페인 산티아고 여행기. 여행자들의 관심지로 떠오른 순례의 길 ‘카미노 데 산티아고(산티아고 가는 길)’를 33일 동안 여행한 기록이다. 피레네 산맥에서 길을 잃고, 순례자 숙소에서 만난 사람들과 울고 웃는 동안 내면의 상처를 치유할 수 있었다고 고백한다.1만 2000원.
  • 전작권 전환 점검할 듯

    이상희 국방장관과 로버트 게이츠 미국 국방장관이 3일 서울에서 회담을 갖는다. 이명박 정부 출범 후 첫 한·미 국방장관 회담이다. 양국 장관은 회담에서 주한미군기지 이전 및 재배치와 전시작전통제권(전작권) 전환 작업을 점검하는 한편, 방위비분담금 문제와 양국 정상이 합의한 주한미군 감축 중단 이행방안 등의 현안을 집중 조율할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이 장관과 게이츠 장관은 지난달 30일부터 이날까지 싱가포르에서 열린 제7차 아시아안보회의에서 조우, 간략한 의견을 교환했다. 이 장관은 31일 이 회의 기조 연설 후 PSI(대량살상무기확산방지구상) 참여에 대한 입장을 묻는 질문에 “북한의 대량살상무기가 확대돼서는 안 된다는 의지를 가지고 있고 PSI의 당위성도 이해한다.”면서 “한국은 현재 여러 안보상황을 고려해 참여할 수 있는 범위까지 참여하고 있고, 추가적인 (참여)부분도 시기와 적절성을 검토해 나가고 있다.”고 답했다. 한편 외교통상부는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문제 전담대사’직을 별도로 신설키로 하고 조병제 북미국장을 내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후임 북미국장은 곧 있을 외교부 국장단 인사 때 새로 선임한다는 계획이다. 김상연기자 carlos@seoul.co.kr
  • [이승배의 바다낚시 세상] 서천군 홍원항

    바다 루어낚시의 꽃은 농어 낚시. 현란한 바늘털이와 미터급 대물의 조우, 수면이 끓어오르는 듯한 장관을 연출하는 농어의 사냥 모습. 이것에 반해 필자 또한 농어 루어낚시에 빠지게 됐다. 바다낚시꾼들의 입으로 전해지는 속설이 하나 있다. “아까시 꽃이 만발하면 바다에도 꽃이 핀다.” 본격적인 낚시 시즌을 알리는 신호탄이자 절기를 말함이다. 그동안 꾸준히 이어온 현장답사의 결과물을 기대하며 또다시 여정을 시작한다. 이번 출항지는 충남 서천군에 위치한 홍원항이다. 연근해조업 및 우럭낚시 등 레저낚시 모항으로 유명세를 달리는 곳이다. 여명이 밝기도 전 출항신고를 서둘러 마치고 오늘의 목적지 겸 포인트인 오력도와 연도를 향해 물살을 가른다. 달빛 가르기 호를 타고 가르는 여명의 바다. 이것이 필자의 심장을 움직이는 힘의 원천이다. 농어 루어낚시는 여타 루어낚시와 방법이 크게 차이 나지 않는다. 바다루어낚시의 기본인 포인트와 물때 선정이 탁월하다면 그 어떤 낚시보다 뛰어난 조과를 기대할 수 있다. 농어낚시의 시즌은 5월 중순을 기점으로 시작된다. 시즌 첫 포인트로 형성되는 지역은 제주의 가파도 연안(넙치농어)과 충남의 어청도, 외연도권(점농어, 농어) 등이다. 낚싯대는 길이 8∼9피트 정도에 약간 부드러운 휨새를 보이는 것이 주로 사용된다. 릴은 낚싯대의 무게에 따라 사용하는데, 선택의 핵심은 권사량(줄이 감기는 양)이다. 보통 2500∼3500번 정도의 릴을 사용한다. 농어낚시에서는 보통 수중 여밭을 중심으로 포인트가 형성된다. 농어의 먹이 사냥터이기 때문이다. 먹이 사냥을 하지 않을 경우 농어는 비교적 물살이 강하고 조류의 흐름이 복잡한 여밭 주변에 위치한 골 안쪽의 암초지대나 급한 물살이 휘감는 훈수지대(조류와 조류가 만나 물의 흐름이 없고 흡사 소용돌이가 치는 듯 보이는 지역)에 머문다. 포인트의 형태에 따라 루어를 선택하게 되는데 보통 바이브와 스핀 바이브 형태의 루어를 사용한다. 활성도가 매우 좋은 상황에서는 포퍼 등 톱 워터 루어를 사용한다. 초보자의 경우 스핀 메탈 바이브(28∼35g)를 사용할 것을 권한다. 비교적 캐스팅이 쉬운 데다 비거리가 탁월하고, 릴링의 완급을 조절하는 방법으로 상층부는 물론 바닥권까지 공략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날 농어의 조황은 그리 좋지 못했다.80㎝급 농어 6마리와 60㎝급 3마리, 그리고 광어 3마리 정도. 흐린 날씨와 12물의 물때, 낮은 수온, 그리고 안개로 인한 가시거리 저하로 보트 운항에 적잖은 어려움을 겪었기 때문이다. 시즌은 도래했다. 아까시 꽃망울처럼 바다 루어의 꽃도 만개할 것이다. 꾼들의 기대를 충족시킬…. 라팔라 바다필드스태프 팀장
  • [中 쓰촨성 대지진]칭촨현서 또 ‘규모 6.4’ 여진 가옥 7만채 붕괴 불안감 여전

    |베이징 이지운특파원|쓰촨(四川) 대지진 발생 14일째인 25일 리히터 규모 6.4의 강력한 여진으로 또다시 인명피해가 발생했다. 이날 쓰촨성 청두(成都) 북서쪽으로 약 250㎞ 떨어진 칭촨(靑川)현에서 발생한 여진으로 최소 1명이 숨지고 400여명이 다쳤다.7만채 이상의 가옥이 무너지고 베이징에서도 진동이 감지됐다고 관영 신화통신,AP통신이 전했다. 구출소식도 이어졌다. 지진 발생 266시간 만인 지난 23일 주(綿竹)에서 80세 노인이 구조됐다고 반관영통신인 중국신문사 등 현지 언론이 25일 보도했다. 노인은 집이 무너진 뒤 돌기둥 아래 깔려 있었으나 아내로부터 물과 음식을 공급받았다.22일에도 피해지인 칭청산(靑城山) 정상 부근의 한 초가에 갇혀 있던 92세,84세의 노부부가 무사히 구출되기도 했다. 베이징뉴스는 이번 지진으로 숨지거나 실종된 사람들 가운데 9000여명이 학생과 교사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는 8만명으로 집계되는 공식 사망·실종자의 12%에 해당된다. 쓰촨성 피해지역에 가족과 연락이 끊긴 채 남아있는 노인, 어린이도 최소 1만명 이상이다. 한편 지진발생 13일째인 25일 원자바오(溫家寶) 총리는 “사망자가 앞으로 8만명이나 그 이상으로 늘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고 신화사가 보도했다. 중국 국무원 대변인은 사망 6만 560명, 실종 2만 6221명으로 집계했다. ●“15개 방사능물질 행방묘연”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이날 쓰촨 일대의 군수산업 시설도 타격을 입었다고 보도했다. 지리적으로 중국 중심부라는 전략적 위치 때문에 군수·방위 산업 공장이 밀집됐다. 시창(西昌) 위성 발사기지로 대표되는 우주항공 산업과 핵무기 개발의 산실로 꼽힌다. 중국은 60∼80년대 모두 150개 이상의 군수공장, 연구개발 단지를 쓰촨성에 설립했다. 양(綿陽)은 원자폭탄이 개발된 도시로 핵무기 설계 본부와 핵산업시설이 타격을 입었고 광위안(廣元) 인근의 플루토늄 처리 핵시설도 지진으로 인한 산사태 피해를 입었다. 중국 환경보호부 우샤오칭(吳曉靑) 부부장은 지진 발생 지역에서 35개의 방사능물질을 회수했으나 나머지 15개는 회수할 방법이 막연하다고 밝혔다. 진앙지 원촨(汶川)현에는 재래식 무기공장이 있어 탄약, 탱크 등 재래식 무기 공장의 피해가 큰 것으로 알려졌다. ●현장서 만난 반기문-원자바오 원촨현 잉슈(映秀)진에서는 지난 24일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과 원자바오 중국 총리의 조우가 이뤄졌다. 헬리콥터를 타고 잉슈진에 도착한 반 총장은 원자바오 총리와 두 손을 꼭잡은 채 깊은 애도의 뜻을 표하고 긴 대화를 주고받아 중국 국민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반 총장은 무너져 내린 학교 앞에서 구조 책임자에게 “매몰된 학생들은 더 없느냐.”고 물었다가 “40여명을 못 찾았다.”는 말을 듣고 “너무 슬프다.”는 말을 반복하며 안타까워했다. 반 총장은 “유엔을 비롯한 국제사회가 최선을 다해 돕겠다.”고 위로했다. jj@seoul.co.kr
  • [토요영화] 스틸 라이프

    [토요영화] 스틸 라이프

    ●스틸 라이프(EBS 세계의 명화 오후 11시25분) 영화 ‘스틸 라이프(Still life)’는 크게 두 개의 에피소드로 이뤄졌다. 첫 번째 이야기는 16년 전 떠나간 아내와 딸을 찾아 싼샤(三峽)로 온 남자 산밍(한산밍)의 이야기다. 산밍은 아내가 써준 주소로 찾아갔지만, 그곳은 댐 건설로 이미 물에 잠겨 있다. 수소문 끝에 처남을 찾아가도 암담하긴 마찬가지. 아내의 소식을 듣기는 커녕 문전박대만 당하고 돌아선다. 하지만 아내를 찾는 여정을 멈출 수가 없는 그는 싼샤의 신도시 개발 지역에서 일을 시작한다. 두 번째 이야기는 소식이 끊긴 지 2년이나 된 남편을 찾아 싼샤로 온 셴홍(자오 타오)의 사연을 담고 있다. 셴홍이 남편을 만나러 찾아간 공장의 창고에는 그녀가 보낸 차(茶)만 말없이 남겨져 있다. 주위를 헤맨 끝에 셴홍은 가까스로 남편과 조우한다. 하지만 그의 곁에 이미 다른 여자가 있다는 청천벽력 같은 사실을 알게 된다. 이 영화의 원제는 ‘삼협호인(三峽好人)’, 그러니까 ‘세 협곡(싼샤)에 사는 좋은 사람들’이라는 뜻이다. 제목처럼 영화는 근대화의 과정 속에서 점점 사라져가는 ‘좋은 사람’들의 자취를 찾아다니는 이야기다. 그러나 이 과정은 마치 중국 정부의 산샤댐 건설정책으로 지난날의 아름다운 풍광은 인민화폐의 뒷면으로만 남게 된 싼샤의 쓸쓸한 현실과 닮아 있다. 자장커 감독은 원래 다큐멘터리를 찍기 위해 양쯔강 하류의 싼샤댐을 찾았다. 화가 리우샤오동이 노동자의 그림을 그리는 과정을 촬영하다 뜻밖에 수려한 주변풍광에 매료됐고, 그곳 거주자들의 안타까운 이야기에 충격을 받기도 했다. 그렇게 영감을 받은 자장커 감독은 다큐멘터리 촬영을 조감독에게 맡겨버린 채 단 사흘 만에 ‘스틸 라이프’의 시나리오를 완성했다. 이 작품에도 자장커 감독의 ‘페르소나’로 꼽히는 배우 자오 타오와 한산밍이 어김없이 등장한다. 두 배우는 2000년 이후 ‘플랫폼’‘임소요’‘세계’ 등 감독의 작품에 꾸준히 출연해오고 있다. 한산밍은 감독의 이종사촌 형이기도 하다. 영화는 작품성을 인정받아 제63회 베니스국제영화제에서 황금사자상을 안았다. 자장커 감독은 이 작품으로 세계무대에서 후 샤오시엔 이후 가장 주목받는 중화권 감독으로 급부상했다.2006년작.111분. 강아연기자 arete@seoul.co.kr
  • [스포츠 라운지] 국내 홍일점 카레이서 강윤수

    [스포츠 라운지] 국내 홍일점 카레이서 강윤수

    “여자 슈마허가 되고 싶다.” 폭발하듯 자동차 머플러(소음기)의 굉음이 산자락을 뒤흔들던 지난 18일 경기도 용인스피드웨이. 강윤수(23·CJ)는 예정된 레이스에 나서지 못했다. 첫 탑승할 경주용 자동차가 미처 정비를 끝내지 못한 탓이었다. 더욱이 장대 같은 비로 트랙은 물바다로 변한 터. 지난해 여름 비에 미끄러져 경쟁차와 정면충돌, 두 달 동안 병원 신세를 졌던 끔찍한 기억이 되살아났다.“레이스를 강행하겠다.”는 고집은 주위의 만류에 그만 꺾였다. 결국 6000㏄급 ‘머신과의 조우’는 한 달 뒤인 CJ슈퍼레이스 3차대회로 미뤄졌다. 그러나 ‘제2의 여자 슈마허’가 되기 위한 그의 야망은 ‘서킷(자동차 경주장을 통칭하는 말)’을 잠시 떠난 지금도 여전히 진행형이다. ●“난,300㎞로 난다” 강윤수는 국내 유일의 여성 레이서다. 최초는 아니지만 현재 용인스피드웨이에 득실거리고 있는 수십명의 레이서 가운데서는 유일한 현역 여성이다. 나이는 스물 셋.160㎝도 안 되는 키에 50㎏도 채 안 되는 체격. 건장한 남성들도 다루기 힘들다는 레이스카를 어떻게 다룰지 염려되지만 “걱정은 붙들어 매시라.”고 일갈을 서슴지 않는다.“머신 안에 앉아 있으면 마루 소파에 누워 있는 것보다 훨씬 더 편해요. 트랙 위에서 불과 수십㎝의 틈새를 뚫고 상대를 앞지르면 그보다 더 짜릿할 수가 없죠.” 그가 처음 자동차를 다룬 건 중2때다. 수원에서 카센터를 하던 부친 강현택(48)씨를 졸라 1500㏄짜리 차를 몰고 동네 두 바퀴를 돈 게 자동차와의 첫 만남이었다.3년 뒤 그는 KKG코리아카트대회 야마하B클래스 종합3위의 성적으로 본격적인 레이서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이후 지난해까지 1800㏄급 부문에서 수차례 우승과 준우승을 거머쥐며 서킷의 스타로 떠오른 뒤 올해 CJ레이싱팀에 입단, 마침내 6000㏄급의 ‘머신’을 타게 됐다. 국내에서는 단 7명 뿐이다. ●‘포뮬러1’으로 가는 길 강윤수는 늘 “다니카 패트릭과 함께 질주해 보고 싶다.”는 말을 입에 달고 산다. 패트릭은 미국의 대표적인 자동차경주 가운데 하나인 ‘인디500(인디애나폴리스 500마일 레이스)’을 여성 최초로 완주한 ‘여자 슈마허’. 그러나 그의 궁극의 목표는 역시 ‘포뮬러1’이다.“그냥 원형의 트랙을 도는 것보다 훨씬 변별력이 있잖아요. 모든 레이서의 꿈은 F1이죠.” F1이란 운전석 하나에 바퀴가 겉으로 드러난 오픈휠 형식의 포뮬러 자동차 경주 가운데 가장 급이 높은 자동차 경주 대회이다. F1 레이서가 되기 위해선 먼저 포뮬러 중급클래스인 르노-BMW에서 우수한 성적을 내 바로 위 단계인 F3의 좌석을 배정받은 뒤 여기에서도 상위 성적을 내야 한다. 보통 5년 안팎의 시간이 걸리는 지루한 과정이다. 시속 400㎞를 넘나드는 속도와 온몸을 짓누르는 정신적, 육체적인 중압감을 견뎌내기 위해 체력은 필수다. 유치원 때부터 배운 합기도와 태권도, 중학교 때 남학생들과 농구 내기를 할 만큼 강인하고 유연한 몸은 그에겐 기본이다. ‘빛보다 빨리 달리고 싶은’ 여성들이 있다면 강윤수에게 물을 일이다.“선수로 인정받으려면 우선 스스로 벽을 만들지 말아야 해요. 좋아서 선택한 일인데 남자 여자로 선을 그을 필요가 없잖아요. 어쨌든 레이싱은 확실히 재미있어요. 정해진 길만 꾸준히 달려가면 되고, 무엇보다 기름값 걱정할 일 없잖아요.” 글 사진 용인 최병규기자 cbk91065@seoul.co.kr ■ 강윤수는 누구 ●생년월일 1985년 11월 16일 ●출생지 서울 ●학교 서울 불암초-대영중-대영고-대림대학(자동차과) ●가족 강현택(48)·이부전(48)씨의 2녀 중 막내 ●체격 155㎝,46㎏ ●취미·특기 합기도 태권도 농구 ●레이싱 입문 고 2때 ●소속 CJ ●주요성적 KKG코리아카트대회 야마하B클래스 종합3위(2002년), BAT GT챔피언십 1800클래스 2,3전 우승, 종합챔피언(2005년), CJ슈퍼레이스 1800클래스 2전 준우승(2007년)
  • [김원기의 월척 樂漁] 보령 수부저수지

    신록이 산야를 푸른빛으로 수놓고 있다. 아까시 하얀 꽃망울도 하나 둘 터지며 계곡지 물가를 온통 꽃향기로 물들이고 있다. 평지형 저수지는 물론 계곡형 저수지들도 어느덧 봄철 산란기가 지나고 있다. 산란의 고통으로 지쳐 있는 붕어들은 깊은 수심으로 이동해 안정을 찾는 시기로, 조황이 다소 떨어지는 때다. 그러나 요즘 조황에 더 큰 영향을 미치는 것은 배수다. 매년 이맘때면 전국의 저수지들은 모내기 준비로 물빼기를 한다. 낮아지는 수위에 예민한 반응을 보이는 붕어는 비교적 수심이 깊은곳으로 이동해 수위가 안정되기 전에는 활동을 하지 않아 연안낚시 조황에 적지 않은 영향을 끼치게 된다. 시기적으로 잦은 배수가 진행되는 저수지에서는 좋은 조과를 기대할 수 없다. 따라서 민물낚시 마니아들은 배수와 무관한 계곡형 하천이나 강가 또는 계곡형 소류지로 출조해 산란후 안정기로 들어선 굵은 씨알의 붕어들과 만나고 있다. 충남 보령시 웅천읍에 자리한 수부 저수지는 3만 6000㎡의 계곡형 저수지다. 가물치들의 산란철을 맞아 수초 속이 시끄럽다. 며칠전 수몰 버드나무 가에서 월척급 붕어들이 낚이며 꾼들을 불러 모으고 있다. 평일임에도 여러 조사들이 낚시대를 펼치고 있다. 높은 산 계곡에서 흘러드는 계곡수는 특유의 맑은 물색 때문에 낮에는 조황이 떨어진다. 주로 깊은 밤부터 새벽녘 사이에 씨알 좋은 대물급 붕어들이 낚이고 있다. 대물낚시 마니아들은 다대편성을 하고 해가 서쪽 산을 넘어가기만 기다리고 있다. 대천에서 가끔 이곳을 찾는다는 김석철(42)씨는 “많은 붕어를 낚아 내는 곳은 아니지만 대물 붕어 자원이 많아 월척급 붕어를 만날 수 있는 것이 무엇보다 매력”이라며 “주위에 유명세를 타고 있는 저수지들이 여러 곳 있어 아직까지 비교적 깨끗하고 조용한 것도 좋다.”고 말했다. 밤낮을 가리지 않고 지렁이 미끼가 잘 먹히고 있다. 밤에는 새우나 참붕어, 옥수수 미끼를 번갈아 사용하는 것도 좋다. 포인트는 상류권 수몰나무와 듬성듬성 수면 위에 떠 있는 수초 속으로, 수심 1∼1.5m 정도가 적당하다. 대부분의 저수지들이 배수를 했거나 진행되고 있지만, 이곳만은 아직 물을 빼지 않은 상태다. 중·대형 계곡형 저수지와 이웃하고 있는 계곡형 소류지에도 관심을 가져볼 때다. ▶가는 길 서해안고속도로→무창포 나들목→웅천방향→웅천읍 대천리삼거리→부여방향 좌회전→수부리→수부저수지 낚시웹진 조우 운영자
  • [Metro] 서울시 식품안전지킴이 출범

    서울시는 14일 송파구 가락시장에서 식품안전지킴이 출범 선언식을 갖고 시민의 먹거리 안전을 위해 민·관이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을 다짐했다. 오세훈 시장은 기념사를 통해 “시민의 밥상 안전을 지키는 데는 법·제도보다 부정·불량식품을 시장에서 퇴출시켜야 한다는 공감대를 형성해야 한다.”면서 “부정·불량식품이 퇴출될 때까지 현장 중심으로 관리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날 행사에는 생산자·유통인·특별사법경찰·서울시 밥상안전 지킴이 등 600여명이 참석했다. 시는 탤런트 양미경·임경숙·조우종 등 5명을 식품안전 홍보대사로 위촉했다.이세영기자 sylee@seoul.co.kr
  • 비, 국내배우 최초 할리우드 프리미어 행사

    비, 국내배우 최초 할리우드 프리미어 행사

    가수 겸 배우 비(정지훈)가 대규모 영화 산업의 본고장 미국 로스앤젤레스(이하 LA)에서 할리우드 데뷔작 ‘스피드 레이서’ (감독=워쇼스키 남매)로 세계 최초 프리미어 시사에 참석했다. 아시아와 미주, 유럽 등 주요 도시에서 프리미어 투어 중인 비는 현지 시각으로 지난 26일 LA 노키아 센터에서 열린 ‘스피드 레이서’ 프리미어 행사에 참석해 제작자 조엘 실버 및 캐스트 전원과 조우하여 영화 홍보에 나섰다. 이로써 비는 한국 배우로는 최초로 할리우드 프리미어의 레드 카펫을 밟은 배우로 기록됐다. 이번 프리미어 행사에는 세계 각지에서 몰려든 영화 관계자들이 시사회장을 가득 메워 영화에 대한 기대감을 고조시켰으며 극중 ‘스피드’가 운전하는 레이싱카 ‘마하5’의 변신 모습을 공개하는 등 화려한 볼거리로 시선을 사로 잡았다. 비는 이번 행사에 ‘스피드 레이서’의 주조연급 배우로 당당히 참여했으며 에밀 허시와 매튜 폭스, 크리스티나 리치 등과 함께 약 1시간 여 동안 레드 카펫을 누비며 세계 각지의 130여 개 주요 매체들의 플래시 세례를 받았다. 비를 비롯한 출연진은 28일 베를린 프리미어와 30일 런던 프리미어 일정에 참석할 예정이며 ‘스피드 레이서’는 한국 시각으로 오는 5월 8일 전세계 동시 개봉을 앞두고 있다. 사진 = LA프리미어 행사에 참석한 비(사진=jus tjared) 서울신문NTN 김경민 기자 star@seoul.co.kr@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김원기의 월척 樂漁] 아산 송악저수지

    [김원기의 월척 樂漁] 아산 송악저수지

    충남 아산 시내를 벗어나 공주 쪽으로 39번 국도를 따라가다 616번 지방도로로 접어들어 대술 방향으로 조금만 가면 깨끗한 계곡형 저수지와 만난다. 확 트인 넓은 수면과 신록의 싱그러움, 연분홍 물감을 찍어 놓은 듯 만개한 산벚꽃이 어우러져 지나는 이의 눈길을 마냥 잡아둔다. 봉수산 줄기를 살포시 감싸안고 자리한 아산시 송악면의 송악저수지다. 수면적 126만㎡(38만여평).1961년 담수를 시작해 올해로 48년째다. 봉수산을 중심으로 좌우로 흐르는 맑고 깨끗한 물줄기가 송악저수지의 젖줄이다. 무엇보다 오염원이 없다는 것이 가장 큰 자랑이다. 우거진 숲과 높다란 나무들은 그늘을 만들어 주고, 맑고 푸른 물속에 나지막이 자란 버드나무는 포인트가 된다. 깊지 않은 수면 위로 거친 물살을 만들며 올라오는 당찬 붕어의 손맛은 계곡형 저수지에서만 느낄 수 있는 강렬함으로 꾼들의 가슴속까지 시원하게 해준다.1988년 초가을 국내에서 가장 큰 64㎝짜리 토종붕어가 낚여 화제가 되기도 했다. 아직도 그 기억을 잊지 않고 있는 꾼들이 많다. 저수지 관리인 민석환(56)씨는 “때이른 초여름 기온으로 인해 예년에 비해 산란이 조금 빠르게 시작돼 지난주 1차 깜짝 산란이 있었다.” 며 “45∼50㎝급 떡붕어가 많이 낚이면서 꾼들의 손맛 갈증을 해소해 줬다.” 고 밝혔다. 산란기와 맞물린 봄철 낚시에서는 수온 상승이 빠른 낮은 수심층과 수초, 수몰나무 등 붕어들의 산란처가 최고의 포인트가 된다. 곳곳에 수몰 버드나무가 많아 좋은 포인트를 형성하고 있는 송악지는 봄철 낚시여건이 좋은 편이다. 또 밤낚시보다 낮낚시가 조과면에서 우세하다. 산속에 자리해 인근 지역보다 기온이 다소 낮기 때문인데, 밤기온 하락이 저수온 현상으로 이어져 산란을 주춤하게 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요즘과 같은 고온이 2∼3일 지속된다면 밤낮을 가리지 않는 본격적인 산란이 시작될 것으로 전망돼 꾼들은 이번주 다시금 대형 떡붕어의 진한 손맛을 기대해도 좋을 듯하다. 봄철 산란기에는 주로 대형급 떡붕어가 토종붕어보다 6대4 정도로 우세한 편. 하지만 갈수기를 지나면 토종붕어 조황이 서서히 우세해지는 것도 이곳의 특징이다. 좌우측으로 상류와 상류를 잇는 임도가 나있어 산속 포인트로 접근이 용이하다. 군데군데 주차공간도 있어 가족나들이에도 큰 어려움이 없다. 수상좌대는 20여동 갖춰져 있다. 음식점도 운영중이다. 입어료 1만원. 수상좌대 이용료(4인 입어료포함) 5만∼7만원.041)543-5441. 낚시웹진 조우 운영자 ●가는 길 : 서해안고속도로→서평택 나들목→아산만→아산시내→공주방향→대술방향 이정표 우회전→송악면 소재지→송악 저수지 관리소(푸른가든)
  • 2초 차 승리에 입맞추다

    42.195㎞의 마라톤 풀코스에서 또 2초차로 1,2위가 갈리는 숨막히는 승부가 연출됐다. 화제의 주인공은 21일 보스턴마라톤 여자부에 출전한 디레 투네(에티오피아)와 알레브티나 빅티미로바(러시아). 둘은 결승선을 800m 앞둔 켄모어 광장에서부터 어깨를 나란히 한 채 달리기 시작했다. 투네가 카메라 차량에 부딪힐 뻔한 순간을 틈타 빅티미로바가 앞서 나갔고 다시 투네가 따라잡자 또다시 빅티미로바가 치고나갔다. 하지만 100m를 남겨두고 투네가 간발의 차로 다시 앞선 뒤 계속 스퍼트, 긴박한 승부가 막을 내렸다. 이번 대회 첫 출전인 투네의 비공식 기록은 2시간25분25초. 이전까지 여자 마라톤에서 가장 긴박했던 승부는 2년 전 이 대회에서 옐레나 프로콥추카(라트비아)를 10초차로 누르고 우승한 리타 젭투(케냐). 젭투는 올해 투네에 1분09초 뒤져 3위를 차지했다. 세계 마라톤 사상 가장 손에 땀을 쥔 우승 순간은 지난해 10월8일 시카고마라톤에서 패트릭 이부티(케냐)가 조우아두 가리브(모로코)를 사진판독 끝에 0.5초차로 따돌린 일. 한편 이날 남자부에선 케냐의 에이스 로버트 체루이요트가 2시간7분46초의 비공인 기록으로 우승했다. 그는 대회 3연패를 포함,6년 전까지 포함해 통산 네 차례 우승 메달을 목에 걸었다. 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 [인사]

    대법원◇법무관 전역 신임법관 임용 △서울중앙지법 具泰會 金泰興 李龍鎬 林孝亮 張宰溶 崔竣圭△서울동부지법 金政宦 方泰慶△서울남부지법 尹花郞 李鍾文△서울북부지법 成源濟△서울서부지법 金容民△의정부지법 南竣佑 李在洪△인천지법 金容熙 朴宰亨 安奭 崔寧珏△수원지법 金眞滿 廉耕昊 李載璨 李誕熙△춘천지법 全祥範△대전지법 朴泳旭 賓太旭 張志墉△청주지법 黃成光△대구지법 金奎東 沈東營 李挑行 李榮鎭△부산지법 南盛宇 柳浩中 申宗桓 丁瑛昊 鄭愚錫△울산지법 朴建昶 李成均△창원지법 張喆雄 崔城輔△광주지법 金棟祺 金玟澈 李載旭△전주지법 崔宰源△제주지법 河相제(4.1) 하나금융지주〈그룹총괄센터〉◇사장△김종열 ◇부회장△개인금융 김정태△기업금융 윤교중△자산관리 김지완 ◇부사장 승진△최고인사책임자 김태오△최고재무〃 김병호△최고정보〃 조봉한 ◇부사장 전보△최고리스크관리〃 서정호 ◇부사장 채용△최고전략〃 조기욱 ◇상무 승진△경영지원실 이현주 하나은행 ◇부행장 전보△신사업그룹 이성수△자금시장〃 이강만 ◇부행장보 전보△경영관리본부 이우공△인력개발〃 임영호△가계마케팅〃 이강복△가계영업〃 박재호△PB〃 권준일 ◇부행장보 승진△경영지원본부 장기용 ◇본부장 전보△강북본부 최태영△송파〃 이창희 ◇본부장 승진△강남〃 최창식△중앙〃 정찬일△동남〃 박인찬△서남〃 김대식△인천중기업금융〃 최순웅 동양그룹 <동양종합금융증권> △부사장 서동원△전무 강원삼 이종인△상무 배영효 박원병 임형국 김환 백도관 김병철△이사대우 정재훈 이홍섭 정인호 최선희 유희익 권인섭 남영보 이호재 이문찬 박창하 <동양생명> △전무 윤영운△상무 이문형 김인석△이사대우 정차영 박의근 김동이 <동양투자신탁운용> △상무 강무희△이사대우 이형복 <동양선물> △이사대우 전민수 <전략기획본부> △이사대우 강웅석 박성균 대신증권 〈부사장〉△신탁연금사업단장 문홍집 〈승진〉◇이사대우 부장△비서실 송혁△리스크관리부 이문수△Global사업부 이창화△기업연금컨설팅부 윤원철△동부법인사업부 정칠근 ◇이사대우 지점장△동대문 김재기 △잠실 박상우△선릉역 장우철△제주 고상범△평촌 조우진△대구서 이수환△광양 박삼석 ◇부장△금융서비스개발부 남기윤△전산기획부 조정건△기업금융부 이제영△M&A금융부 김홍남△자금부 김주영△파생상품영업부 배영훈△신탁부 윤옥엽△CS센터 한태욱 ◇지점장△종로 신병준△마포 이홍만△구리 김상조△뚝섬 박찬일△서초동 정재웅△강남 고봉준△관악 박진규△일산 이계준△인천 류광일△수원 유기상△영통 유의형△마산 이수정△포항 전우식△동대구 이홍수△순천 정성길△하당 이영호△강남역 이순남△신천역 강철호△천안 김경남△수지 정지영△동탄 서신영△광주 고중석 대신경제연구소〈승진〉◇실장 △투자전략실 이승용 대신투자신탁운용〈승진〉◇이사대우 본부장△마케팅본부 육헌수 ◇본부장△경영관리본부 김혁언
  • [프로농구] SK·LG 6강PO 진출

    [프로농구] SK·LG 6강PO 진출

    어떤 해보다 순위 경쟁이 뜨거웠던 07∼08프로농구가 5개월여의 대장정을 끝냈다. 정규리그 마지막날인 23일 6강플레이오프(3전2선승제) 대진이 결정된 탓에 만만한(?) 상대를 고르기 위한 중위권 팀들의 눈치작전이 계속됐다. 결국 SK와 LG, 전자랜드 3팀이 29승25패로 동률을 이루는 기현상을 빚었지만 상대전적에 따라 SK가 5위,LG가 6위로 플레이오프에 올랐다.29일부터 시작되는 6강플레이오프는 KT&G(4위)-SK(5위), 삼성(3위)-LG(6위)의 대결로 펼쳐진다.4-5위전 승자는 1위 동부와,3-6위전 승자는 2위 KCC와 4강플레이오프(5전3선승제)에서 겨룬다. 전날 SK가 플레이오프 진출을 확정지어 맥이 빠진 전자랜드는 전주 원정에서 테렌스 셰넌(42점)과 조우현(30점)을 앞세워 KCC를 112-105로 꺾었다.KCC 서장훈은 21점을 보태 453경기 만에 국내 프로농구 최초로 9900득점을 돌파(9903점)했다. LG는 창원에서 모비스에 86-99로 패해 4연패에 빠졌다.LG는 마지막 홈경기에서 졌지만, 시즌 맞대결에서 1승5패로 절대 약세를 보인 1위 동부와 다른 조에서 플레이오프를 치르기를 원한 신선우 감독의 계획대로 된 셈.KTF는 5년 만에 여수에서 열린 홈경기에서 KT&G를 80-77로 꺾었다. 동부도 잠실에서 삼성에 87-85로 짜릿한 승리를 거뒀다. 임일영기자 argus@seoul.co.kr
  • 현무암으로 빚어낸 제주 금릉 석물원을 가다

    현무암으로 빚어낸 제주 금릉 석물원을 가다

    그를 보면 ‘작은 거인’이란 표현이 참 잘 어울린다는 느낌을 받게 된다. 명장(名匠) 장공익(78)옹. 반세기가 넘는 시간 동안 오로지 현무암 조각에만 천착해 살아왔다.1m53㎝의 단신임에도 다루기 까다로운 거대한 현무암들을 공깃돌 다루듯 조탁해 6m가 넘는 돌조각으로 변모시킨다. 2000년 금릉석물원을 연 이후 전시용으로 만든 돌조각들이 1만여점.20대 후반부터 기념품 등 상업용으로 제작한 돌하르방까지 포함하면 10만여점을 상회한다. 1993년 뒤늦게나마 세상은 그에게 ‘석공예 명장’이라는 칭호를 선사했다. 한 장인의 삶과 그가 속했던 제주의 시대상이 오롯이 담겨 있는 곳, 서귀포시 한림읍 금릉석물원을 다녀왔다. # 현무암으로 빚어낸 제주의 해학 제주공항에서 1132번 일주도로를 타고 한림 방향으로 가다보면 바다가 아름다운 마을 금릉리에 닿는다. 에머랄드빛 바다 위에 비양도가 그림처럼 떠있고, 수평선을 따라 고깃배와 갈매기들이 부지런히 오간다. 금릉석물원은 이 바닷가 마을에 자리잡고 있다. 금릉석물원을 일관되게 관통하고 있는 정신은 제주인의 삶에 대한 풍자와 회고다. 제주의 상징 돌하르방은 물론,‘돗통시’(제주 전통 화장실)등 사라져가는 옛문화, 그리고 ‘설문대 할망(사진 (3))’ 등의 신화와 조우할 수 있다. 투박하고 익살스러운 작품마다 질박한 삶을 살아 온 제주 사람들에 대한 연민이 촉촉하게 배어있음은 물론이다. 석물원 초입의 정여굴과 미륵불 등에서 종교적인 색채도 느껴지지만, 한 발짝 더 들어서면 전혀 다른 세계가 기다린다. 옷 벗는 여인을 훔쳐보는 남정네 모습(사진 (2))이 인상적인 앙작쉬내집을 지나면 백록, 청장 등 제주의 전설적인 다섯 동물을 형상화한 야생오축, 돗통시에서 큰일(?)치르는 아낙네(사진 (1)) 등과 만난다. 하나같이 기발하고 정겹다. 공원 중간쯤의 ‘조롱굴’에서부터 장옹의 해학과 익살이 속도를 내기 시작한다. 조롱굴은 사람 한 명 정도가 들어갈 만한 조그만 동굴. 예전 제주 사람들은 수많은 조롱굴을 통해 마을과 마을을 오갔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한 손에 여의주를 들고 풍만한 젖가슴과 둔부를 드러낸 채 남정네를 유혹하는 조롱굴 입구의 조각품은 진국태라는 서생과 사람으로 변신한 여우의 전설을 희화화한 것. 이웃집 처녀와 질펀하게 희롱하는 유생 녀석을 지나면 곧바로 ‘헛깨비 골목’이다. 제주의 전설에 등장하는 갖가지 도깨비들을 모아놓은 미로다. 미로 끝자락의 ‘코부재’란 작품은 코에 남성의 생식기가 달려 있다.‘아무리 급해도 서두르지 말라.’는 교훈을 담았단다. 석물원 끝자락의 ‘동심의 고향’은 ‘4·3사건’으로 흔적도 없이 사라진 장옹의 고향 ‘한산왓마을’(한림읍 상대리)을 재현했다. 임신한 처녀가 ‘동네북’을 메고 가는 작품은 제주판 ‘주홍글씨’. 이 밖에도 바람을 피운 간부(姦夫)를 벌주는 동네사람들, 말똥을 그릇에 받는 아낙네 등 해학과 재기가 번득이는 작품들이 가득하다. # 돌하르방 조각의 살아있는 역사 장옹은 제주도 돌하르방 제작의 살아 있는 역사로 통한다. 현재와 같은 형태의 돌하르방 공예품을 처음 만든 장본인이기도 하려니와,60명이 넘는 제자들이 그를 사사했다. 그가 만든 돌하르방을 선물로 받아간 국내외 국빈들도 적지 않다. 캐나다 밴쿠버나 미국 샌타로사, 중국 산둥성의 리이저우 등 도시에는 지금도 장옹이 제작한 대형 돌하르방이 서있다. 그가 처음 돌하르방 제작에 손을 댄 것은 27살되던 해였다. 한국전쟁 중 입대한 해병대에서 5년만에 제대한 그에게 가족들의 생계문제는 가장 큰 걱정거리였다.“할망하고 잠자리에 들기만 하면 애가 팡팡 쏟아지는 거여. 그때부터 호구지책으로 돌하르방을 만들기 시작했지.” 살림살이는 조금씩 나아졌지만, 애써 만든 돌하르방들이 팔려 나갈 때면 “부잣집에 아들을 놔두고 돌아서는 듯한 느낌”에 아파해야 했다. 죽을 고비도 여러 번 넘겼다. 교통사고로 두 차례 뇌수술을 받았고, 위암 판정을 받아 위를 잘라내기도 했다. 장옹의 가족사 또한 가시밭길로 점철돼 있다. 그의 어머니는 12명의 자식을 낳았지만,10명이 10세를 전후해 세상을 등졌다. 마지막 남은 누이마저 38세 나이로 장옹의 곁을 떠났다. 고난은 게서 멈추질 않았다.‘눕기만 하면 생겼다.’던 자신의 자식 열 명 중 다섯 명을 가슴에 묻어야 했던 것. 그 신산했던 삶의 편린들이 금릉석물원에 고스란히 담겨 있다. 넓지 않은 공원이지만, 주마간산처럼 지나다 보면 참맛을 느끼기 어렵다. 자분자분 걸음을 옮겨가며 여유있게 살펴보시라. 해학적이되 천박하지 않고, 호색(好色)적이되 농염하지 않은 석물(石物)들과 만날 수 있다.(064)796-2174,3360. 글 사진 제주 손원천기자 angler@seoul.co.kr
  • [김원기의 월척 樂漁]보령 연지리지

    [김원기의 월척 樂漁]보령 연지리지

    가장 먼저 봄을 맞는 낚시 일번지 남도에서 대물급 붕어들의 산란소식이 전해진 이후, 중부권 낚시터에도 3월 중순으로 접어들며 봄기운이 완연해지고 있다. 충남권 일부 지역의 물가엔 파릇한 새싹이 돋아나고, 물가로 뿌리를 뻗은 버드나무는 연한 녹색으로 변해가고 있어 곧 붕어들도 산란 준비를 서두를 것으로 보인다. 따스한 햇살이 잘드는 충남 보령의 평지형 저수지 연지리지는 충남권 낚시터 가운데 비교적 산란 시기가 빠른 곳 중 하나다. 그래서인지 이곳에서는 한 해 낚시의 시작을 알리는 시조회가 자주 열린다. 마침 시조회를 이곳에서 연 한국낚시연합 인천지부 회원들이 물가 가장자리에 정연하게 앉아 낚시를 즐기고 있었다. 연지리지는 바지 모양을 한 6만6000㎡ 규모의 평지형 저수지로 유입수가 두 곳에서 흘러든다.3월 말∼4월 초쯤이 본격적인 산란시기. 아직 이른 감이 있어 좋은 조황을 기대할 수는 없지만, 간간이 산란자리를 찾는 월척급 붕어들이 며칠째 낚이며 겨우내 손맛에 굶주린 낚시인들에게 기대감을 안겨 주고 있다. 하루도 거르지 않고 이곳을 찾는다는 현지 낚시인 김용환(44)씨는 군데군데 쓰러져 있는 부들수초를 넘겨 수심 1.8m 정도에 낚싯대를 펼쳐 놓고 있었다. 직장 때문에 주로 퇴근 후 밤낚시를 즐기는데, 보령권에서 비교적 빠른 시기에 대물을 볼 수 있어 고집스레 이곳만 찾아 온다. 현장에서 채집한 참붕어 미끼가 유독 좋은 조과를 보인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낮에는 새우와 지렁이, 밤에는 참붕어를 미끼로 사용하는 것이 좋다. 주 입질시간대는 초저녁∼밤 9시와 밤 11시∼새벽 3시. 제방을 제외하고 상·하류 구분 없이 어느 곳이나 고른 조황을 보일 만큼 특별한 포인트가 없는 것도 이곳만의 매력이다. 상류에 마을이 있어 주차에 어려움은 없는 편이다. 그러나 농사철로 접어들며 경운기를 비롯한 농기계의 움직임이 늘어나고 있어 도로에 주차한 차량으로 시비가 생기는 일이 없도록 주의를 해야 한다. 광천 대물야인 010)3767-1797. ▶가는 길 서해안고속도로→광천나들목→광천사거리→보령방향 우회전→주교면소재지 못미처 연지리지 이정표→우회전→철길→연지리지. 낚시웹진 조우 운영자
  • [병자호란 다시 읽기] (63) 엎친 데 덮치다

    [병자호란 다시 읽기] (63) 엎친 데 덮치다

    공유덕과 경중명 일당의 후금 귀순은 조선에 치명적이었다. 조선은 명의 강요 때문에 ‘공경 사건’을 놓고 벌어진 명과 후금의 싸움에 말려들었다. 하지만 공경을 저지하는 데 실패했고, 결국 후금으로부터 원망만 사고 말았다. 후금은, 공경의 귀순을 저지하는 과정에서 조선이 보인 적대적인 태도를 통해 조선의 ‘본심’을 확인했다. 조선이 결코 자신들에게 우호적이지 않다는 사실을 확인한 이상, 후금의 조선에 대한 공격은 예정된 수순이었다. 다만 ‘조선 정벌’은 우선순위에서 잠시 비껴나 있었을 뿐이었다. ●‘공경 사건’의 파장 ‘공경 사건’ 때문에 조선은 여러 가지로 피해를 보았다. 당장 명의 추격군에게 군량과 군수 물자를 제공하고 조선군을 압록강 부근으로 파견하는 과정에서 사회경제적 부담이 만만치 않았다. 특히 공경 일당과 그를 저지하려는 조·명연합군, 그리고 후금군이 맞닥뜨렸던 지역에서 가까운 의주, 용천(龍川), 철산 등지의 피해는 극심했다. 이 지역 주민들은 전란의 와중에 농작을 전폐하다시피 했고,‘상황’이 종료된 뒤에는 굶어죽기 직전까지 몰리고 있었다. 눈에 보이지 않는 피해는 더 심각했다.‘공경 사건’이 일어나기 전까지 조선은 후금과 그야말로 아슬아슬한 ‘우호 관계’를 유지했다. 그런데 명의 강요에 떠밀려 병력을 보내 공경을 저지하기 위해 전투를 벌였다.‘공경 일당에게 식량을 공급해달라.’는 후금의 요구도 거부했다. 그것은 ‘결정적인 순간에는 결국 명 쪽으로 기울 수밖에 없다.’는 조선의 ‘본심’을 노출시킨 사건이었다. 후금 내부에서는 당연히 ‘조선을 손봐주어야 한다.’는 논의가 대두되었다. 그러나 1634년 무렵까지 홍타이지를 비롯한 후금 지휘부는 ‘조선 정벌’을 우선적인 과제로 꼽지 않았다. 명과 차하르(察哈爾) 몽골을 정벌하는 것이 먼저였다. 조선으로서는 그나마 다행이었다. 하지만 ‘우선순위’에서 밀렸을 뿐,‘공경 사건’을 계기로 후금의 조선 침략은 기정사실이 되고 말았다. 후금은 ‘공경 사건’ 이후 조선과 가도( 島)를 ‘손 안의 물건(掌中之物)’으로 여겼다. 이미 수군을 확보한 상황인데다, 공유덕 등이 가도의 배후 기지 격인 여러 섬의 주민들을 대거 데리고 온 터라 가도의 역량이 거의 소진되었기 때문이다. 홍타이지는 이제 조선과 가도는 마음만 먹으면 언제라도 손에 넣을 수 있다고 여겼고, 우선적인 정벌 대상에서 잠시 뺐던 것이다. 그렇다고 홍타이지가, 공경의 귀순을 저지하려 했던 조선에 대한 ‘원한’을 결코 접은 것은 아니었다. 홍타이지는 1636년 12월,‘공경의 귀순을 저지하려고 후금과 적대했던 것’을 병자호란을 도발하는 주요한 명분의 하나로 분명히 제시했다. ●‘호랑이’가 나타나다 결과론적인 이야기지만 조선은 ‘공경 사건’의 의미와 그 파장의 끝이 어디인지를 정확히 읽어냈어야 했다. 조선은,1619년 명을 도와 후금을 공격했던 것(심하전역·深河戰役 참전) 때문에 후금에 정묘호란을 일으키는 명분을 제공했던 점을 교훈으로 삼았어야 했다. 하지만 조선은 그러지 못했다. 조선은, 후금이 ‘공경 사건’에 조선이 개입한 것에 대해 심각하게 여기고 있다는 사실을 잘 알지 못했다. 조선은 후금의 ‘수군 보유’가 갖는 문제점에 대해서도 제대로 모르고 있었다. 후금은 이미 1631년(인조 9) 5월, 조선에 보낸 국서에서 ‘조선은 우리가 쳐들어가면 보나마나 섬으로 도망칠 것’이라는 내용으로 조롱한 바 있었다. 사실 조선은 후금의 침략이 있을 경우, 강화도로 들어가는 것을 금과옥조(金科玉條)처럼 여기고 있었다. 하지만 이제 후금이 수군을 보유함으로써 강화도로 들어가는 것의 의미가 없어질 판이었다. 당연히 대책이 필요했다. 병력과 무기를 확보하고, 청북 일대의 성지(城池)를 정비하고, 강화도의 해방(海防)을 확고히 하는 것이 시급했다. 재정이 문제였다. 하지만 ‘늑대를 피하고 나면 호랑이가 나타난다.’고 했던가. 방어 대책 마련을 위해 몰두했어야 할 1634년(인조 12) 3월, 명으로부터 ‘호랑이’가 올라오고 있다는 소식이 날아들었다. 숭정제가 환관 노유녕(盧維寧)을 조선에 보낸 것이다. 그가 서울로 오는 명목은 ‘왕세자 책봉례(冊封禮)’를 주관하는 것이었다. 그런데 그는 조선행을 자원한 인물이었다. 책봉 조사(詔使)로 낙점되기 위해 이곳저곳에 뇌물을 썼다는 소문이 파다했다. 인조와 조정 신료들은 바짝 긴장했다. 왕세자 책봉은 인조의 왕통(王統)을 확고히 하기 위해 더없이 절실했지만 시기가 문제였다. 더욱이 인조를 당혹스럽게 한 것은 ‘노유녕이 청렴하지 않다.’는 소문이었다. 인조는 비변사 신료들을 불러모았다. 노골적으로 ‘한 밑천 잡겠다.’고 조선까지 오는 그를 어떻게 대접할지 방책을 논의하기 위해서였다. 인조와 비변사 신료들의 우려와 푸념은 한결같았다.‘왜 하필 국고가 바닥난 지금 오느냐?’는 것이었다. 인조는 신료들에게 과거에 왔던 조사들을 접대하는 데 들어갔던 비용을 물었다. 노유녕은 보나마나 과거 조사들이 받았던 액수보다 더 많은 은화를 요구할 것이 뻔했기 때문이다.1610년(광해군 2), 왕세자 책봉을 위해 왔던 염등(登)은 4만 냥을,1625년(인조 3), 인조 책봉을 주관하러 왔던 왕민정(王敏政)과 호양보(胡良輔)는 물경 13만 냥을 뜯어갔다. 전례를 보면 노유녕도 최소한 10만 냥 이상의 액수를 요구할 것이 명확했다. 비변사는 백성들에게 토지 3결마다 포(布) 1필씩을 거두고, 왕실에 바치는 방물(方物) 값을 모두 쓰자고 했지만 그것만으로는 은화 5만 냥도 마련할 수 없었다. 조사가 달라고 할 것이 뻔한 인삼과 잡물(雜物)까지 마련하려면 특단의 조처가 필요했다. 비변사는 지방의 관원들에게 은과 포를 할당하고, 호남의 수군들에게 군역을 면제해주고 그 대가로 포를 받아들여 비용을 대자고 했다. 무리가 따르는 일이었지만 달리 방도가 없었다. ●후금 사신도 인삼값 받아내려 서울로 노유녕은 예상했던 대로 만만치 않은 행보를 보였다.‘그의 목표는 왕민정과 호양보가 받은 액수를 채우는 것’이라는 보고가 날아들었다. 우여곡절 끝에 벽제(碧蹄)까지 이르렀지만 은과 인삼이 적다는 이유로 이틀 동안 움직이지 않았다. 경기감사 이성구(李聖求)가, 책봉례를 행할 때 은 2000냥을 더 주겠다고 하자 비로소 서울로 들어왔다.1634년 6월20일의 일이었다. 노유녕은 결국 왕세자 책봉례를 마칠 때까지 10만 냥 이상의 은을 뜯어냈다. 노유녕이 서울에 머물며 은 징색에 광분하고 있던 6월26일, 평안병사의 장계가 날아들었다.‘후금 사신(胡差) 마부대(馬夫臺) 일행이 인삼 값을 받아가기 위해 서울로 오려 한다.’는 내용이었다. 노유녕과의 조우를 우려한 조정은 그들을 만류하라고 지시했지만 마부대 일행은 안주까지 남하했다. 그야말로 엎친 데 덮친 격이었다. 마부대 일행이 안주로 오자 이번에는 가도의 총병 심지상(沈志祥)이란 자가 조선의 처지를 곤란하게 만들었다. 심지상은 노유녕에게 무공(武功)을 과시할 목적으로 마부대 일행을 공격하려 했던 것이다. 마부대 일행 역시 심지상과 일전을 벌일 태세였다. 심지상을 만류하자니 ‘오랑캐를 편들어 중국을 배신하려 한다.’는 힐책이, 마부대 일행을 설득하자니 ‘한인들을 끌어들여 후금 사신을 제거하려 한다.’는 비난이 따를 판이었다. 조정은 서둘러 마부대 일행이 요구한 인삼 값을 다 주겠다고 약속했다. 그들을 빨리 귀환시켜 심지상과의 충돌을 막기 위한 고육지책이었다. 조선은 겨우 또 한 고비를 넘겼지만 악순환의 끝은 보이지 않았다. 후금의 침략을 피하려면 조선은 결단을 내려야 했다. 하지만 노유녕에게 끌려다니는 것에서 보이듯이 명과의 관계를 정리하는 것은 불가능해 보였다. 병자호란을 코앞에 둔 1634년, 조선은 느긋한 후금과 초조한 명 사이에서 값비싼 대가를 치르고 있었다. 한명기 명지대 사학과 교수
  • 광기의 해석 / 마크 에드문슨 지음

    광기의 해석 / 마크 에드문슨 지음

    1909년.53세의 지그문트 프로이트는 ‘꿈의 해석’을 세상에 내놓으며 오스트리아 수도 빈에서 정신분석학자로 황금기를 구가하고 있었고, 빈털터리 청년인 20세의 아돌프 히틀러(큰 사진)는 국립미술학교에 두 번 낙방한 후 외로움과 혼란에 빠져 빈 거리를 헤맸다.1938년.1월과 2월 연이은 암 수술로 피폐해진 82세의 늙은 프로이트는 나치의 탄압을 피해 빈을 버리고 런던으로 망명했고,4년 전 총통에 등극한 49세의 히틀러는 ‘하나의 게르만’을 외치며 빈을 침공했다. ●프로이트·히틀러 서로 인정하며 증오 ‘광기의 해석-프로이트 최후의 2년’(마크 에드문슨 지음, 송정은 옮김, 추수밭 펴냄)은 1909년과 1938년 빈이란 무대에서 기이하게 조우했던 두 사람의 인생을 되짚는다. 책은 프로이트의 전기다. 삶 전체가 아닌 프로이트 최후의 2년에만 초점을 맞췄다. 당시는 세계대전으로 치닫는 나치즘의 발흥과 떼어 놓고 생각할 수 없는 시기로, 책은 일면 히틀러 전기의 성격도 띤다. 프로이트와 히틀러는 당대의 핵심 인물로 서로를 인정했고 또 증오했다. 프로이트는 히틀러를 가부장적 독재자라며 위험시했고, 히틀러는 프로이트의 학문사상이 나치즘을 위협한다며 위험시했다. 미국 버지니아대 영문과 교수인 저자는 프로이트가 나치 통치 하 빈에서 탈출해 런던에서 삶을 마감하기까지 2년의 과정을 횡축으로 놓고, 나날이 흉폭해지는 히틀러의 통치전략을 종축으로 세운다. 종횡으로 교차하는 두 사람의 삶을 통해 저자가 부각시키는 것은 ‘총통 히틀러’를 존재케 한 대중 심리의 정체와 이를 분석하는 프로이트의 문제의식이다. 히틀러의 정치 이력이 막 시작될 무렵인 1921년, 프로이트는 특정 지도자에게 열광하는 군중 행동을 연구한 책 ‘집단심리학과 자아분석’을 내놨다. 이들 두고 저자는 강력한 지도자를 갈망하는 대중의 성향에 프로이트가 일찌감치 주목해 왔다고 설명한다. 프로이트는 책에서 “지도자의 지적인 행동은 고립된 상황에서도 강력하고 독립적”이라면서 “그의 의지는 타인에 의해 보강될 필요가 없다.”고 썼다. 저자는 “다른 이들이 의심하며 흔들릴 때도 지도자는 항상 자신의 비전이 단 하나의 진실한 비전이란 사실을 확신한다.”며 프로이트가 향후 히틀러를 추종하는 사람들이 보이기 시작할 행태를 예견했다고 평가한다. 타협을 모르는 강력한 지도자에게 복종하고 싶어 하는 군중 심리가 ‘괴물 히틀러’를 필연적으로 탄생시켰다는 것이다. ●강력한 지도자 기다린 군중 권력자의 가학적이고 파괴적인 욕망이나 지배받고 복종하기를 원하는 대중의 심리는 인간성의 양면이다. 프로이트는 인간이란 존재 자체가 파괴적 권력에 중독되기 쉽고, 겉으로 보기엔 가장 문명화된 사람들이 속으로는 폭력과 강간, 약탈에 대한 환상을 키워 왔다고 봤다. ‘군중이 협력 혹은 주도한 파시즘’ 개념은 독일을 텍스트로 한 해석에만 등장하는 건 아니다. 국내에서도 ‘우리 안의 파시즘’‘합의독재’‘대중독재’ 등의 용어를 빌려 대중을 독재의 피해자가 아닌 조력자로 위치시키는 학문적 시도가 끊임없는 논쟁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프로이트의 주장을 충실하게 따르는 저자 또한 국제적 대립과 전쟁위기의 격화, 대량적 실업과 공황, 기존 정치 세력의 무능과 부패 등 파시즘을 대두케 하는 외적 요인들은 언급하지 않는다. 히틀러는 인간 심성의 산물이기에 앞서 정치·사회·경제적 산물이다.1만 3000원. 이문영기자 2moon0@seoul.co.kr
  • [2008 K-리그 전력점검] (3) 수원·대구

    ■안정환·김남일 공백 고민… 이관우·조원희 역할 기대 수원 삼성의 엠블럼이 바뀌었다. 모기업 이름이 빠졌고 창단 연도를 1995년으로 1년 앞당겨 표시한 것. 모기업의 비자금 특검으로 돈보따리를 풀지 못해 김남일(빗셀 고베), 이싸빅(전남)과 안정환(부산)이 떠난 공백을 제대로 메우지 못했다. 북한 대표팀으로 충칭 남북대결에 나선 안영학을 부산에서 데려온 게 유일한 영입 사례. 팀은 일본 구마모토 전지훈련 평가전에서 6승2무로 상승세를 타고 있지만 나드손, 하태균 등 공격수들이 부상으로 빠진 데다 ‘캐넌 슈터’ 김대의마저 발바닥 수술을 받아 다음달에나 출전할 수 있어 공격 지휘관 역할을 해줄 선수가 없는 게 가장 큰 약점. ‘중원 사령관’ 이관우 역시 지난달 동아시아선수권대회에서 잃어버린 자신감을 되찾는 게 급선무. 대표팀에서 수비형 미드필더로 변신해 합격점을 받아든 조원희가 얼마나 빨리 팀원들과의 호흡을 맞춰 제 몫을 해주느냐가 초반 성적의 관건이 될 듯. 차범근 감독은 3-4-3과 3-4-1-2 포메이션을 중심으로 다양한 전술을 활용할 예정이었지만 스리톱으로 나설 경우 김대의의 대체요원으로 안효연밖에 없어 시즌 초반 두터운 중앙 미드필더진을 바탕으로 3-4-1-2로 갈 가능성이 높아졌다. ■삼바 트리오 맹활약 예고… ‘늦깎이’ 하대성도 기대주 대구FC에서 가장 돋보이는 선수는 하대성. 최근 1억 9000만원에 대구 유니폼을 계속 입게 된 국가대표 윙포워드 이근호와 초등학교부터 부평고까지 함께 다닌 그는 프로 5년차이면서도 무명에 가깝지만 이번 시즌 플레이메이커로 중용이 예상된다. 터키 안탈리아 전훈에서 변병주 감독은 “국가대표 즉시 전력감”이라고 치켜세웠다. 2004년 울산 현대에 입단하고도 김정우와 최성국, 이천수 등의 그늘에 가려 2경기밖에 나서지 못했던 그는 이듬해 무릎과 왼발 부상으로 단 한 경기에도 나서지 못했다. 지난해 대구로 이적해 플레이메이커로 변신,25경기 2골,2도움을 기록했고 전훈 기간 브라질의 인터나시날에 첫 골을 뽑아냈다. 카자흐스탄 1부리그 오르다바시전에서도 20m 중거리포로 선제 결승골을 터뜨렸다. 새 삼바 공격수 알렉산드로와 나란히 두 골을 터뜨려 전훈 기간 5승1무2패에 기여했다. 이근호를 중심으로 ‘삼바 트리오’ 알렉산드로, 에닝요, 조우 실바가 빠르고 거침없는 공격을 예고한다. 또 지난해 46골로 최다실점의 불명예를 안았던 수비진은 새내기 양승원과 조형익 등의 가세로 한층 견고해져 전훈 8경기를 5실점으로 틀어막았다. 변 감독은 지난달 28일 대구 프린스호텔에서 열린 출정식에서 6강 플레이오프 진출을 자신했다. 임병선기자 bsn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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