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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씨스타 I SWEAR 티저, 석양에 비춘 비키니 실루엣보니…

    씨스타 I SWEAR 티저, 석양에 비춘 비키니 실루엣보니…

    씨스타 I SWEAR 티저, 씨스타 I SWEAR 씨스타의 신곡 ‘I SWEAR’의 티저 영상이 공개돼 화제다. 씨스타 소속사 스타쉽엔터테인먼트 21일 오전 공식 유튜브 채널에 씨스타의 ‘아이 스웨어’ 티저영상을 공개했다. 공개된 영상에서 씨스타는 사이판 해변가의 석양을 배경으로 하와이안 춤을 추고 있어 시선을 사로잡는다. 씨스타의 ‘I SWEAR’ 뮤직비디오의 연출은 조용필, 타이거JK, 정기고와 작업한 비쥬얼아티스트 룸펜스가 맡아 감각적인 영상을 구축해 곡의 완성도를 높였다. 씨스타의 ‘I SWEAR’가 수록된 스페셜 앨범 ‘Sweet & Sour’의 타이틀곡 ‘아이 스웨어’는 여름 최고의 시즌곡으로 자리한 ‘Loving U’를 작곡한 이단옆차기와 영광의얼굴들이 의기투합한 하우스 기반의 댄스곡이다. 씨스타 I SWEAR 소식을 접한 네티즌은 “씨스타 I SWEAR, 몸매 좋다”,“씨스타 I SWEAR, 섹시해”, “씨스타 I SWEAR, 기대된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글로벌개더링 코리아’, 이디오테잎-구준엽 합류.. ‘비정상회담’ 줄리안까지

    ‘글로벌개더링 코리아’, 이디오테잎-구준엽 합류.. ‘비정상회담’ 줄리안까지

    화려한 세계적 아티스트의 합류로 큰 기대를 모으고 있는 ‘글로벌개더링 코리아 2014(Global Gathering KOREA 2014)’가 이디오테잎, DJ.KOO(구준엽), 얀&줄리안(YANN&JULIAN) 등 국내 아티스트 합류를 공식 발표했다. ‘글로벌개더링 코리아 2014’ 측은 12일 “한국 일렉트로닉 음악사에서 독보적인 발자취를 그려오고 있는 그룹 이디오테잎 (IDIOTAPE), 울트라 뮤직 페스티벌의 주역이자 국내 댄스뮤직의 신기원을 쓰고 있는 것으로 평가 받는 DJ. KOO, 그리고 최근 예능 프로그램 ‘비정상회담’에서 재치 있는 입담으로 인기를 얻고 있는 줄리안 퀸타르트(Julian Quintart)가 DJ로 활동하고 있는 얀&줄리안(YANN & JULIAN) 외 21 팀이 새로운 아티스트로 합류했다”고 밝혔다. 이디오테잎(IDIOTAPE)은 디구루(DGURU), 제제(Zeze), DR 등 세 멤버로 구성된 그룹으로, 한국 일렉트로닉 뮤직 장르에서 독보적인 발자취를 그려오고 있다. 제9회 한국대중음악시상식에서 ‘최우수 댄스 일렉트로닉 앨범상’을 수상했으며, 지난해에는 제이슨 므라즈의 월드투어 서울공연에 참여하기도 했다. 특히 가왕 조용필의 19집 앨범 ‘헬로(HELLO)’ 쇼케이스에서 조용필의 선택을 받아 무대에 오르는 등 대중적으로 왕성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DJ.KOO로 활동 중인 구준엽은 매년 3월에 미국 마이애미에서 진행되는 댄스 뮤직 페스티벌에서 3년 연속 한국 대표로 선정되어 공연을 할 정도로, 국제적인 인지도를 쌓고 있는 인물이다. 최근 애슐리 야나(Ashley Jana)가 피처링한 ‘더 미닝 오브 라이프(The Meaning Of Life)’는 댄스뮤직 수작이라는 평을 받고 있다. 최근 JTBC 예능 프로그램 ‘비정상회담’을 통해 인지도를 쌓은 줄리안은 서울 이태원 일대의 힙한 라운지에서 DJ로 활동한 이력을 기반으로 ‘글로벌개더링 코리아’에 출사표를 던진다. 이번에 줄리안은 ‘얀&줄리안’이라는 팀으로 참여한다. ‘글로벌개더링 코리아 2014’는 앞서 세계 EDM신에서 활약하며 열광적인 팬층을 확보하고 있는 악스웰Λ인그로소 (AXWELL Λ INGROSSO) 크루엘라(Krewella), 나이프파티(Knife Party), 다다라이프(DADA LIFE) 등으로 구성된 출연진을 발표해 화제를 모은 바 있다. ‘글로벌개더링 코리아 2014’는 오는 10월 4일 서울 잠실에 위치한 올림픽 주경기장에서 개최될 예정이다. 지난 2009년 국내 최초의 글로벌 브랜드 뮤직 페스티벌로 출발했으며, 이후 세계적인 EDM 아티스트를 라인업으로 소개하는 등 화려한 라인업과 유니크하고 크리에이티브한 콘텐츠, 트렌디한 세트리스트로 관객들이 가장 선호하는 음악 축제라는 평가를 받으며 성장세를 그려왔다. 한편 ‘글로벌개더링’ 페스티벌은 세계 최초로 주최국 영국에서 해외 여러 나라로 진출하여 성공한 뮤직페스티벌 브랜드이자, 전 세계 일렉트로닉 뮤직의 유행을 선도한다는 평단의 평가를 받고 있다. 라이브, 하우스, 트랜스 그리고 덥스텝 등 방대한 양의 EDM 장르를 다루는 유일무이 음악 페스티벌으로 불린다. ‘글로벌개더링 코리아 2014’ 티켓은 예스24(www.yes24.co.kr)에서 예매 가능하며, 가장 빠른 소식은 페이스북 페이지(www.facebook.com/globalgatheringkorea)에서 확인할 수 있다. 사진제공 = VU ENT 연예팀 seoulen@seoul.co.kr
  • 라디, 6년 공들인 새 앨범 ‘사운즈’ 공개.. 타이틀곡 ‘그렇게’ 뮤비 눈길

    라디, 6년 공들인 새 앨범 ‘사운즈’ 공개.. 타이틀곡 ‘그렇게’ 뮤비 눈길

    라디(Ra.D)가 세 번째 정규 앨범 ‘사운즈(Soudnz)’를 공개했다. 24일 정오 공개된 이번 앨범은 라디(Ra.D)가 무려 6년이라는 시간을 들여 완성한 작품으로 아티스트이자 프로듀서로 추구해 온 라디(Ra.D)의 ‘사운드’를 메인 테마로 한다. 각 트랙마다 라디(Ra.D)의 음악 여정에 있어 의미를 가진 삶의 소리, 자연의 소리들이 들어가 있으며, 이를 멜로디에 자연스럽게 녹아들게 해 참신한 사운드를 만든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공개된 타이틀 곡 ‘그렇게’ 뮤직비디오는 정기고, 드렁큰타이거, 조용필, 이효리와 작업한 뮤직비디오 감독이자 비주얼 아티스트 룸펜스가 메가폰을 잡았다. 라디(Ra.D)가 직접 출연해 특별한 의미를 불어 넣었으며, 공간 프로젝션 맵핑 기술을 통해 연인과 사랑했던 기억을 회상하는 한 남자의 모습을 감각적인 영상으로 표현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렇게’는 계절이 바뀌듯 자연스럽게 만나고 이별하는 연인의 모습을 담은 곡으로, 기타 연주와 퍼커션 사운드 위에 라디(Ra.D) 특유의 감성적인 보컬이 어우러져 아름다운 하모니를 이뤘다는 평이다. 이번 앨범에는 타이틀곡 ‘그렇게’를 포함해, 지난 1일 발표해 뜨거운 사랑을 받았던 선공개곡 ‘플라이 어웨이(Fly Away)’, ‘봐줘’, ‘포 미(For Me)’, ‘쇼티(Shawty)’, ‘드라이브 어웨이(Drive Away)’, ‘하와이(Hawaii)’, ‘굿 걸(Good Girl)’, ‘자장가’, ‘아직도’, ‘1998’ 등 총 12개의 트랙이 실렸다. 대형 가수들의 컴백이 연일 이어지고 있는 가요계에서 흥행 보증수표 라디(Ra.D)가 어떤 성적표를 거둘지 기대를 모으는 상황. 걸스데이, 씨스타, 인피니트, 블락비 등 강한 팬덤을 소유한 아이돌 그룹을 비롯해, 태양, 스윙스, 산이 등 힙합 뮤지션들의 약진이 두드러지고 있는 음원차트에서 어떤 행보를 그릴지도 궁금증을 자극한다. 한편 라디(Ra.D)는 지난 2002년부터 오는 24일 발표하는 ‘사운즈(Soundz)’까지 모든 앨범을 직접 프로듀싱해 온 실력파 뮤지션이자, 브라운아이드걸스의 나르샤가 불러 선풍적 인기를 모았던 ‘아임 인 러브(I’m In Love)’의 원곡자이기도 하다. 동시에 다이나믹듀오의 ‘아버지’, 아이유의 ‘티처(Teacher)’, 이승기의 ‘연애시대’ 등의 작곡가로 잘 알려져 있다. 연예팀 seoulen@seoul.co.kr
  • 음원 수익 최대 80% 생산자에게 돌려준다

    음원 수익 최대 80% 생산자에게 돌려준다

    기타리스트 신대철이 추진하고 있는 음원협동조합의 구체적인 밑그림이 공개됐다. 지난 16일 정식 출범한 바른음원협동조합(바음협)은 앞으로 6개월 이상의 개발 과정을 거쳐 웹사이트와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으로 음원 서비스를 제공하되 음악 생산자에게 더 많은 몫을 돌려주고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소개한다. 바음협은 음원 서비스 플랫폼을 통해 유통되는 음원 수익의 70~80%까지 음악 생산자(제작사, 작곡·작사·편곡자, 가수·연주자)에게 돌려줄 계획이다. 기존 음원 사이트는 수익의 40%를 사이트 운영업체가 가져가는데 이를 최대 20%까지 낮추겠다는 것이다. 또 음원 한 곡당 비용을 지불하는 종량제로 운영된다. 특히 음원의 정가 개념을 무색하게 만드는 무제한 스트리밍 상품은 아예 내놓지 않는다. 주류 가요 위주에서 탈피해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소개한다는 것도 차별점이다. 아이돌 음악과 인디, 장르 음악을 한데 묶는 종합차트 대신 장르별 차트를 각각 운영한다. 또 다양한 장르의 음악이 고루 노출되고 발매한 후 시간이 지난 음악도 쉽게 찾아볼 수 있도록 구성된다. 윤종훈 바음협 이사는 “기존 음원 사이트들이 특정 음원에 대한 클릭(재생이나 내려받기)을 유도하는 방식이었다면 바음협의 플랫폼은 소비자가 음악을 선택하는 폭을 넓히는 방식으로 꾸밀 것”이라고 강조했다. 관건은 플랫폼 개발 등에 필요한 비용 조달이다. 바음협의 예산안에 따르면 초기 플랫폼 개발에 15억원이 소요된다. 이는 조합원의 출자금과 조합비로 조달한다는 구상이다. 1계좌당 5만원으로 최대 20계좌까지 출자금을 납부한 뒤 매달 1만원 이상 납부하면 조합원이 된다. 늦어도 다음달부터 조합원 모집을 시작해 올해 말까지 1만명 이상을 모으는 것이 목표다. 다른 음원 서비스와 견줘 경쟁력을 확보하는 것도 과제다. 바음협은 전체 음원 시장에서 5%의 점유율을 확보할 때 음악 생산자에게 돌아가는 수익을 전체의 80%까지 높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뮤지션들이 멜론, 벅스뮤직 등 다른 음원 서비스 운영업체에도 음원을 공급하기 때문에 바음협은 서비스를 차별화해 유료회원을 확보해야 한다. 우선 간편한 결제 시스템과 사용 금액 미소진 시 이월 등 소비자의 편익을 고려한 서비스를 준비했다. 바음협은 박원순 서울시장과 조용필·신해철·이승환 등 가수들, 최민희·이원욱 새정치민주연합 의원과 새누리당 경제민주화실천모임 소속 의원들이 지지하고 나섰다. 이이재 새누리당 의원이 가입 의사를 밝히기도 했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대권 포기하면 나도 중대 결심” 서청원, 김무성 면전서 직격탄

    새누리당의 텃밭인 영남권에서 9일 열린 7·14 전당대회 당 대표 경선 후보 합동연설회에서 양강 후보인 서청원·김무성 의원의 신경전이 마침내 폭발했다. 친박근혜계인 서 의원이 비박계인 김 의원의 면전에서 직격탄을 날리면서 긴장이 급상승하더니 급기야 양측 지지자들이 막말과 야유를 주고받는 아수라장이 펼쳐졌다. 이날 경북 경산시 실내체육관에서 3000여명의 당원이 운집한 가운데 열린 영남권 합동연설회에서 일곱 번째 연설자로 마이크를 잡은 서 의원은 “박근혜 대통령의 2, 3년차를 사심 없이 도울 사람이 누군가. 나는 욕심이 없다”고 말한 뒤 불쑥 김 의원이 앉아 있는 자리 앞으로 걸음을 옮겼다. 이어 서 의원은 김 의원을 손으로 가리키면서 “김무성 후배에게 말하겠다. 순수하게 박 대통령만 돕겠다고 생각하고 2017년 대통령 선거 후보를 포기한다고 이 자리에서 선언해 주면 나도 중대한 결정을 하겠다”고 직공을 가했다. 또 “세종시를 박 대통령이 지키자고 했는데 반대한 사람이 김 의원이다. 사람은 신뢰가 있어야 모든 것을 믿고 맡긴다”며 시종 김 의원을 몰아세웠다. 이에 서 의원 지지자들이 “서청원”을 외치며 환호하자 김 의원 지지자들이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그만해”, “저게 뭐야”라고 야유를 퍼부었다. 한동안 양측의 아우성이 어우러지면서 당내는 일대 소란이 일었다. 양측의 물리적 충돌까지는 가지 않고 가까스로 소란이 진정됐지만, 서 의원 지지자들은 곧이어 김 의원이 연단에 오르자 단체로 썰물처럼 연설회장을 빠져나가는 식으로 김을 빼 버렸다. 김 의원은 군데군데 휑하니 자리가 빈 객석을 앞에 둔 채 연설에서 “박 대통령의 성공 없이는 새누리당의 대권이 없다”면서 “당이 위기일 때마다 당을 구해 준 박 대통령이 위기라고 한다. 이제 대통령에게 빚을 갚아야 한다”고 ‘박심’을 강조했다. 앞서 비박인 이인제 의원은 연설에서 “박 대통령의 성공에 모두 힘을 모아야 한다”고 호소했고, 친박인 홍문종 의원도 “당과 대통령을 위해 목숨을 바칠 수 있는 사람”이라고 강조하는 등 계파를 막론하고 후보들은 저마다 ‘박근혜 마케팅’을 구사했다. 김태호 의원은 “당과 대통령, 보수의 가치를 지키는 데 모든 것을 던지겠다”며 즉석에서 가수 조용필의 인기곡 ‘킬리만자로의 표범’의 한 구절인 “모두를 잃어도 사랑은 후회 않는 것. 그래야 사랑했다 할 수 있겠지”를 불러 박수를 받았다. 경산 강병철 기자 bckang@seoul.co.kr
  • [김문이 만난사람] 고려시대 도예기술 ‘연리문’ 부활시킨 노경조 교수

    [김문이 만난사람] 고려시대 도예기술 ‘연리문’ 부활시킨 노경조 교수

    보면 볼수록 아기자기하고 재미있다. 색깔이 다른 것 같지만 하나로 잘 어울려 은은함이 있다. 비색 유약 속에 대리석이 자유분방하듯 조용히 새겨져 있다. 여러 모양의 병(甁)도 있고 통(筒), 합(盒)도 있다. 이른바 연리문(練理紋) 기법으로 탄생된 도자기다. 연리문은 대리석 무늬를 의미하는 한국의 전통적인 도예기술이다. 당나라 때 기원을 두고 있으나 고려시대에 등장했던 도자기법이다. 그러나 13세기 이후 거의 사라졌다. 백토, 흑토, 자토(紫土) 등 각기 다른 색깔의 흙을 사용해서 도자기를 빚어내는 제작과정의 어려움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의 전통 도예가 노경조(63) 국민대 교수는 그러한 연리문 도자기법을 부활시키고 40년 넘도록 일관되게 작업을 해와 연리문 도자기의 대가로 유명하다. 이론적 연구와 오래된 가마터를 찾아다니며 여러 도자 파편들을 채집한 뒤 고려시대의 전통 연리문 기법을 재현시키는 데 최초로 성공한 주인공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는 동안 영국과 미국 등 세계 20여개국 박물관에 자신의 작품을 보란 듯 전시할 정도로 해외에서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특히 1982년 한·영수교 100주년 기념으로 영국 대영박물관에서 첫선을 보인 뒤 1990년대, 2000년대 작품 등 10년 주기별로 그의 대표 작품이 이곳에 영구소장 됐다. 또한 빅토리아 앤 알버트 뮤지엄에서는 1990년대 대표작이 영구 전시될 정도로 인정을 받고 있다. 보통 2년 주기로 주제를 바꿔 도자기를 전시하는 데 비해 노 교수의 작품은 보기 드물게 영구전시되고 있는 것이다. 또한 그는 한·독 수교 100주년, 한·미 수교 100주년 때에도 도자기를 들고 현지에 나가 한국 도자기의 강점을 알리기도 했다. 현재는 샌프란시스코 공항미술관에서 내년 2월까지 예정으로 성황리에 전시되고 있다. 도자기 작업이란 얼핏 보면 단순할 것 같지만 알고 보면 매우 어렵고 까다롭게 진행되는 일이다. 노 교수의 작품은 서로 다른 색깔의 흙을 사용하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 이런 과정 속에 노 교수는 한국인의 감성, 한국의 산하를 담아낸다. 다시 말해 한국인의 감성으로 세계를 매료시킨다고 할 수 있다. 2001년과 2011년 세계 유명미술관 큐레이터 30여명이 한국에서 워크숍을 가진 적이 있다. 이때 대부분의 큐레이터들이 노 교수의 작품을 보고 “천년의 세월을 뛰어넘는 한국의 유산을 이어주는 듯하다. 현대적이면서도 우아한 감성을 잘 담아내고 있다”는 찬사를 받기도 했다. 정양모 전 국립중앙박물관장은 노 교수의 작품에 대해 “그의 연리문은 우리의 전통에서 터득한 여러 가지 맛을 자신의 조형감각에 호소해 새로 창조해낸 것이다”면서 “담담한 연리문 작업을 통해 흙의 참 아름다움과 흙의 참맛, 흙의 참 의미를 우리에게 알려주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렇듯 그는 연리문의 대가답게 천년 전의 도예기술을 습득하는 데 성공했고 이것을 현대 도자공예 분야에서 차별화된 스타일로 발전시키고 있다. 그래서 감상하는 이들에게 묘한 흙의 향수를 자극시킨다. 그는 도예뿐만 아니라 회화작품도 그리고 전시를 한다. 화가이자 도예가라는 이름을 듣는 것도 이러한 연유에서다. 지난 7일 서울 정릉동 국민대 연구실에서 노 교수를 만났다. 자리에 앉자마자 한국 도자기의 우수성을 여러 차례 강조한다. “유럽은 18세기 돼서야 도자기를 자체 생산했고 일본은 17세기에 시작했습니다. 반면 조선은 15세기이고 고려는 더 앞서서 도자기를 생산했지요. 우리는 이러한 문화적 우월성을 가지고 있는 나라입니다. 유럽이나 일본에서는 도자기를 아주 귀중한 문화적 자산인데다 역사가 담겨 있어 황금보다 더 소중하게 여길 정도입니다. 일본은 도자기 때문에 임진왜란을 일으켰고 도자기를 유럽에 팔아서 2차 대전의 물자를 확보했습니다.” 우리나라가 도자기 강국답게 지금에라도 각 미술관이나 박물관 등에서 주제별로 정리를 잘해놓는다면 좋겠다고 말했다. 외국 미술관에 가 보면 역사의 흐름을 잘 조망할 수 있는 작품들이 전시돼 있는데 비해 우리나라는 아직 미흡하다는 것이다. 아울러 도자기는 썩지 않기 때문에 스토리에 따라 제대로 진열해 놓으면 오래도록 문화적 자긍심을 간직할 수 있으며 역사를 읽을 수 있는 단서를 오랜 세월동안 꾸준히 제공해줄 것이라고 역설한다. 그에게 연리문의 특징을 물었다. “연리문은 서로 다른 흙을 섞어 무늬를 만드는 것이지요. 소고기에 마블링이 있듯이 대리석 물결무늬를 만드는 것입니다. 자토, 백토 등을 바탕으로 여러 가지 문양 유형을 만들어낼 수 있다는 특징이 있습니다. 당나라와 고려시대 때 사용됐는데 요즘 현대작가들이 즐기는 기법 중 하나가 됐습니다. 주로 철분이 많은 흙을 사용합니다.” 원래 도자기라고 하면 둥근 모양을 떠올리지만 그는 거기에 얽매이지 않고 사각형 등 여러 모양으로 만들어내 마치 회화를 연상케 한다. 거치문 장식이 달린 도자기도 만들어내는 자유분방함이 있다. 그의 작업실은 경기 양평의 자작나무 숲이 있는 곳에 자리해 있다. 그곳에는 여러 가지 모양의 옹기들도 있다. 소주고리도 있고, 조선의 사방탁자도 있다. 이곳에서 자연의 놀라움, 생명에 대한 경외심 등 작품의 영감을 얻는다. 또한 연작시리즈의 회화작품도 그린다. 전국의 도요지를 다니면서 오랜 역사를 간직한 도자기의 파편들도 모았다. 그에게는 황금보다 더 귀한 파편들이다. 잠시 그의 손을 쳐다봤다. 나이에 비해 손이 곱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자 “태어날 때 손과 발만 있었다는 얘기를 전해 들었다. 흙에는 미백효과의 물질도 있지 않느냐”며 웃는다. 이어 “흙을 다루는 일은 많은 체력을 요구한다. 모든 과정을 손으로 작업해야 하기 때문이다. 음식에서 할머니 손맛을 내는 것처럼 흙 반죽도 그래야 한다”고 말한다. 한 작품이 탄생하기까지의 시간은 조금씩 다르기는 하지만 1년 정도 걸리는 경우도 있다고 했다. 그만큼 도자기를 빚는 일은 기다림의 미학이요, 숙성의 시간이 필요하다. “어린아이는 울고 웃으며 신호를 보내지만 흙은 절대 말을 안 합니다. 흙은 아무 말 없이 스스로 깨지고 그러기 때문에 항상 정성껏 살펴야 하지요.” 그는 1951년 서울의 학구적인 집안에서 태어났다. 친할머니는 일본의 우에노 음악학원을 수석으로 졸업했고 아버지와 어머니는 서울대 약대를 나왔다. 아버지는 국립중앙의료원 창립 멤버로 병원에서 초대 약국장을 지냈다. 어렸을 때 손이 유난히 커서 할머니는 장차 피아니스트가 되라며 피아노를 가르쳐 줬다. 하지만 그림 그리는 것을 더 좋아했다. 그러나 부모는 외아들이 화가가 되는 것을 반대했다. 그는 “피아노는 이성적이고 계산적이지만 그림을 그리면 마음이 아주 편안했다. 사춘기 방황도 그림으로 치유할 수 있었던 같다”고 회고한다. 그가 그림을 처음 접한 것은 초등학교 때였다. 미술을 공부하는 동네 형 집에 놀러 다니다가 그림 그리는 것이 재미있어 보여 따라 그리면서 시작됐다. 어릴 적 얘기가 나오자 추억 하나를 회고한다. 서울사범대 부속초등학교에 다닐 무렵이다. 하굣길에 그는 아버지가 일하는 국립중앙의료원에 자주 놀러 갔다. 당시 의료원에는 스웨덴과 노르웨이, 덴마크 등 북유럽에서 파견된 의사들이 있었다. 자연스럽게 그 의사들의 자녀와 만나 친하게 지냈다. 레고 같은 장난감도 선물 받았다. 이 레고는 지금도 보관하고 있을 정도로 소중히 간직하는 골동품이 됐다. 또한 아버지는 당시 스웨덴 등 유럽 출장을 갈 때면 그림엽서를 자주 보내왔다. 그는 이 엽서를 자랑삼아 학교에 가지고 갔고 환경미화 시간이면 그림엽서를 벽에 떡하니 붙이고 그 옆에 세계지도를 그려넣곤 했다. 그는 화가가 되려고 했으나 “그림보다는 도자기가 더 생산적이지 않느냐. 그리고 나중에 그릇이 부족한 아프리카에 거서 그릇을 만들어주면 추장이 될 수도 있을 것”이라는 ‘할아버지 말씀’ 때문에 방향을 바꿔 대학에서 요업공예과를 선택했다. 대학에서는 원로 도자공예가 정규 선생을 스승으로 삼으면서 도자공예, 재료학 등을 섭렵하고 틈나는 대로 옹기가마에 가서 수련했다. 1973년 대학을 졸업하자 다시 대학원에 들어갔으며 논문 ‘고려 상감청자 연구’를 발표했다. 이때 연리문에 대해 깊이 연구했다. 1979년 일본 유학을 마치고 돌아와 서울 돈암동에 가스가마를 만들고 백자와 분청사기, 연리문 작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하면서 국내외 많은 전시를 통해 도예가로서 명성을 얻었다. 인터뷰를 마치면서 자녀 얘기를 꺼냈더니 “아들 둘을 두었는데 다들 잘 자랐다. 학교 다닐 때에는 성적표 얘기를 한 번도 꺼내지 않았다. 다만 졸업할 때 ‘사춘기를 잘 보내줘서 감사하다’라고 했다”며 웃는다. 현재 디자인 계통에서 일을 하고 있다고 귀띔한다.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서는 “우리 도자기의 우수성을 알리기 위해 세계 각국 미술관에 계속 전시가 이어질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 제자들도 그 뒤를 따르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선임기자 km@seoul.co.kr ■노경조는 1951년 서울에서 태어났다. 경동 중·고등학교를 나왔다. 영화배우 안성기와 가수 조용필이 중학교 동창이다. 원래는 화가가 되려고 했으나 경희대 입학 때 요업공예과를 택했다. 대학에서 원로 도자공예가 정규 선생을 스승으로 모셨다. 1973년 대학을 졸업하고 다시 동대학 대학원에 들어가 졸업 때 ‘고려 상감청자 연구’라는 논문을 발표했다. 이때 연리문에 대해 깊이 연구했다. 1977년 일본에 가서 우리 도자공예와 다른 도자기 공예를 2년간 접했다. 1979년 일본에서 돌아와 서울 돈암동에 가스가마를 만들어 본격적인 연리문 작업을 시작했다. 그해 공간사 공모전에서 도예상을 시작으로 동아공예전대상 등 많은 상을 받았다. 개인전은 일본 가나자와 갤러리(1979년), 서울공간미술관(1981년), 미국 버밍햄 박물관 초대전(1982년), 미국 뉴올리언스 박물관(1983년), 노경조 도예 30년전(서울, 2005년) 등 수십여 차례 열었다. 영국 대영박물관, 미국 세인트 피터스버그 미술관과 스미스소니언 박물관, 이탈리아 파엔자 도예학교, 중국 의홍박물관 등 해외 20여개국의 박물관에 그의 작품이 소장돼 있다. 국민대 조형대학장을 지냈으며 현재 조형대학 도자공예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 대가와 천재의 만남… 경계 지운 음악 여름 적시다

    대가와 천재의 만남… 경계 지운 음악 여름 적시다

    매년 초여름 남산 자락을 우리 음악으로 달군 ‘여기 우리 음악(樂)이 있다’(여우락) 페스티벌이 다음 달 4일 시작된다. 올해 5회를 맞는 여우락은 ‘콜라보레이션’(협업)을 큰 틀거리로 잡았다. 2012년부터 3년째 예술감독을 맡고 있는 양방언은 10일 “우리 음악을 하는 아티스트들을 위한 자리를 마련하고자 노력했고, 훌륭한 뮤지션들이 이 자리에서 많은 실험을 해주면서 관객들에게 큰 호응을 얻었다”면서 “개인적으로는 우리 음악에서 생각하지 못했던 색다른 색깔을 발견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 올해는 그것을 한 단계 더 높여 선보일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하고자 했다”고 소개했다. 양 예술감독이 말하는 ‘업그레이드’에 대해 장재효 음악감독은 “새로이 창작한 곡들을 선사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 4회 여우락을 진행하면서 관객들이 우리 음악에 대해 얼마나 목말라했는지 느끼고 나 자신도 큰 공부를 했다”는 그는 “장르의 경계를 깬다는 여우락의 특징을 가지고 가되 한 공연을 하는 팀들이 더 깊이 있게 화학적 결합까지 이끌어낼 수 있도록 충분히 협업한 결과물도 함께 보여줄 수 있는 시간으로 만들고자 했다”고 덧붙였다. 올해 여우락은 오프닝(4~5일)·크로스오버(7~13일)·센세이션(15~20일)·초이스(22~26일)로 구성했다. 이 4개 테마 속에 10개(20회) 공연, 여우톡(Talk) 2회, 여우락 스쿨 6번, 대학생워크숍(4박 5일) 등이 짜임새 있게 들어가 있다. 노름마치, 소나기프로젝트, 억스, 일본·미국 출신 연주자들이 오프닝 ‘여우락판타지’를 장식하면서 여우락 축제를 시작한다. 크로스오버 기간에는 여우락의 특징이 잘 녹아든다. ‘전통과 적용’에서는 DJ소울스케이프·세컨세션·윤석철이 한국 음악의 발전 양상을 전하고, ‘달에 사는 고래’에는 퓨전 연주팀 두 번째 달과 월드뮤직 그룹 고래야가 만난다. ‘잡음(雜音)의 미학’에서는 재주 연주단 서영도 일렉트릭 앙상블과 국립국악관현악단의 악기별 대표주자들이 협연한다. 서영도는 “우리 악기와 재즈가 만들어낼 부조화 속의 조화를 고민했다. 아마도 현장에서는 리허설 때 나오지 않았던 음악이 나오지 않을까 싶다”면서 기대감을 높였다. ‘제비·여름·민요’ ‘꿈의 아리랑’ ‘마지막 마스터’ 등으로 꾸민 센세이션은 기대를 뛰어넘는 예술가들이 뭉친다. 즉흥적으로 감성을 표현하는 프리뮤직의 대가 강태환(알토색소폰)과 강권순(정가)·박우재(거문고)가 협연하고, 전통음악을 바탕으로 작곡 활동을 펼친 장영규와 이태원이 남도·경서 등 소리꾼들과 한 무대에 오른다. 조용필 밴드의 리더 최희선과 고구려밴드가, 소리꾼 한승석과 밴드 긱스의 멤버 정재일이 화끈한 조화를 꾀한다. 초이스에서는 해외 음악가들이 대거 등장한다. 한국의 해금, 일본의 고토, 콘트라베이스 등 동서양 현악기가 어우러지는 ‘彈(탄), 세월을 타다’에 이어 올해 여우락에 참여한 모든 아티스트가 한자리에 모이는 ‘여우락 올스타즈’로 대미를 장식한다. 연주자들의 토크콘서트인 ‘여우톡’(10·22일), 우리 악기와 세계 민속 악기를 들어볼 수 있는 ‘여우락스쿨’(13·26일)도 준비했다. 안호상 국립극장장은 “지난해 여우락은 유료객석 점유율 100%라는 이례적인 기록을 세우면서 우리 음악이 현재의 음악으로서 관객과 소통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올해도 많은 관객들이 아티스트들과 어우러져 우리 음악이 미래로 향하는 길에 함께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공연은 전석 3만원, 여우톡은 1만원. (02)2280-4114~6. 최여경 기자 cyk@seoul.co.kr
  • 추억의 LP로 들여다본 대중가요 역사

    추억의 LP로 들여다본 대중가요 역사

    # 1970년대 신중현은 대중가요 흥행 보증수표였다. 특히 1970년부터 1972년까지 ‘신중현 사운드’ 로고가 박혀 발매된 3장의 시리즈 음반은 지금도 LP 수집가들이 탐내는 희귀 음반이다. 특히 미8군 혼혈밴드 골든 그레이프스의 데뷔 앨범인 3집은 중고 음반숍에서 500만원에 거래될 정도다. 신중현의 창작곡과 화려한 기타 리프로 채워진 3집은 2007년 300장 LP박스로 재발매됐다. # ‘가왕’ 조용필의 육성 노래가 담긴 첫 번째 음반은 독집이 아닌 컴필레이션 음반으로 1971년 오스카레코드에서 발매한 ‘뮤지칼 사랑의 일기’다. 그해 5월 선데이서울컵 전국 그룹사운드 경연대회에 ‘김트리오’로 참가, 가수왕을 거머쥔 그는 이 앨범에 ‘사랑의 자장가’와 ‘님이여’(바비 블랜드의 ‘리드 온 미’ 번안곡), ‘케사라’, ‘하얀 모래의 꿈’을 실었다. LP 표지의 뒷면에는 스물한 살 조용필의 사진과 함께 그의 이름이 ‘조영필’로 기재돼 있었다는 사실이 흥미롭다. 음악을 전달하는 수단이 LP에서 시디, MP3에서 디지털 음원으로 변해 가는 동안 LP는 책장 한편에 고이 간직된 골동품으로 남았다. 지금이야 디지털 음원으로 노래의 후렴구만 휙휙 듣고 넘기는 시대지만 LP는 수록곡의 배치와 음질, 커버 디자인까지 노래와 가수의 가치를 고스란히 담아내는 매개체였다. 그런 LP를 통해 우리나라 대중가요의 역사를 들여다볼 수 있는 책이 발간됐다. 대중문화평론가 최규성이 쓴 ‘대중가요 LP 가이드북’은 국내에서 처음으로 시도된 음반 그 자체를 위한 가이드북이다. 책은 국내에서 처음 LP가 제작된 1958년부터 빌보드 2위에 오른 싸이까지 총 191장의 음반을 살펴본다. 1964년 발표된 신중현의 밴드 ‘에드포’의 데뷔 음반, 국내 최초의 밴드 앨범인 키보이스 데뷔 음반, 유재하의 유일작 ‘사랑하기 때문에’ 등 수많은 아티스트의 등장과 사라짐이 목록 속에 반복된다. 또 LP의 초반과 재반을 비교하면서 음악과 가수에 관한 뒷이야기도 접할 수 있다. 1967년 발표된 윤복희의 데뷔 음반은 그가 미니스커트를 입은 사진으로 초반을 장식했지만 재반에서는 그의 얼굴을 클로즈업한 평범한 사진으로 대체됐다. 한대수의 1집은 LP 커버를 가득 채운 ‘불온한’ 자화상 때문에 판매 금지 조치가 내려졌고, 1974년 새로운 재킷 사진으로 재발매됐으나 역시 판매가 금지됐다. 책에 소개된 앨범들은 2월 말까지 서울 마포구 동교동의 복합 카페 갤러리 ‘1984’에서 전시된다. 부록으로는 LP 음반을 처음 접하는 사람들을 위한 추천 LP 음반들을 정리했다. 3만 5000원.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조용필 저작권, 단발머리 등 히트곡 31곡 권리 27년만에 되찾았다

    조용필 저작권, 단발머리 등 히트곡 31곡 권리 27년만에 되찾았다

    ‘조용필 저작권’ 이른바 ‘가왕’ 조용필(64)이 자신의 히트곡 31곡에 대한 권리를 27년만에 되찾게 됐다. 한국음악저작권협회는 12일 “조용필의 음반을 발매한 지구레코드사 측이 지난해 10월 원저작자인 조용필에게 ‘단발머리’ 등 31곡의 배포권과 복제권을 이전한다는 내용의 공증서류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31곡에는 ‘창밖의 여자’, ‘여행을 떠나요’, ‘고추잠자리’, ‘못찾겠다 꾀꼬리’ 등 인기곡이 포함돼 있다. 조용필은 지난 1986년 지구레코드사와 음반 계약을 하면서 A사장에게 저작권 중 일부를 양도하는 계약을 맺었다. 방송권과 공연권은 조용필이 갖고 배포권과 복제권은 A씨가 보유하는 내용을 담았다. 조용필은 당시 저작권에 대한 개념이 부족한 상태에서 이 계약서에 사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10여년이 지난 1997년 양측은 저작권을 놓고 법정 다툼을 벌였지만 대법원은 2004년 지구레코드사 측의 손을 들어줬다. 조용필은 이들 노래가 방송이나 공연에서 연주되거나 불릴 때는 저작권료를 받았으나 재녹음해 음반·DVD 등으로 판매할 때는 A씨에게 저작권료를 내왔다. 조용필의 소속사 YPC프로덕션은 “지구레코드사 측에서 지난해 공증서류를 접수해 저작권을 되찾았다”면서 “지난해 4월 이 내용이 외부로 불거지면서 레코드사 측과 해묵은 감정을 털고 다시 논의해 합의에 이르렀다”고 밝혔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김문이 만난사람] 3500곡 작사… 전설의 작사가 정두수

    [김문이 만난사람] 3500곡 작사… 전설의 작사가 정두수

    1961년 어느 봄날이다. 하루 종일 비가 내렸다. 서울 서대문에 살던 그는 걸어서 남대문 직장까지 출퇴근했다. 하여 덕수궁 돌담길을 하루에 두 번씩 걸어다녔다. 당시 돌담길은 우마차도 안 다니던 한적한 산책로였다. 그러나 주말이면 젊은 연인들의 데이트 코스로 인기를 끌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거리를 걸었던 연인들은 대부분 사랑에 실패한다’는 속설도 생겨났다. 대학을 나오면 대체로 남자는 군대를 가고 여자는 시집을 가는 결혼 적령기에 이른다. ‘덕수궁 돌담길을 가지 마라, 징크스가 있다’라는 생각을 하며 약간 취기에 젖은 채 늦은 밤 덕수궁 돌담길을 걸었다. 제대복을 입은 한 청년이 돌담길에 기대 처절하게 울고 있었다. 무슨 사연일까. 그는 집에 와서 펜을 들고 써내려 갔다. ‘비 내리는 덕수궁 돌담길을/ 우산 없이 혼자서 거니는 사람/ 무슨 사연이 있기에 혼자 거닐까/ 저토록 비를 맞고 혼자 거닐까/ 밤비가 소리없이 내리는 밤에~’ 그로부터 2년 후였다. 부산문화방송 전속 가수로 있던 고등학교 동창생이 시 한 편 달라기에 ‘덕수궁 돌담길’을 아무 생각 없이 건네줬다. 어느 날 정두수 작사, 한산도 작곡, 진송남 노래로 방송을 타기 시작했다. 게다가 품위 있고 격조 높은 서정가요로 선정되면서 주목을 끌었다. 제1회 국제신보사 제정 작사상을 비롯해 문화공보부와 전국예술인총연합회 제정 작사상을 받았다. 이후 그는 ‘마포종점’, ‘흑산도 아가씨’, ‘가슴 아프게’, ‘마음 약해서’ 등 온 국민의 심금을 울리며 한국 가요를 대표하는 작사가로 인기를 끌었다. 이미자, 패티김, 남진, 나훈아, 배호, 문주란, 최희준, 하춘화, 주현미, 조용필, 태진아, 설운도, 조항조 등 명가수들과 함께하며 우리나라 대중가요사를 썼다. 그가 작사한 노래만 해도 무려 3500곡이 넘는다. 시대를 초월해 항상 가요 현장에서 ‘정두수 작사, 박춘석 작곡’이라는 명콤비는 말 그대로 ‘가요산맥’의 중심에 서 있었다. 그의 노래 시(詩)들은 대중성뿐만 아니라 작품성까지 인정을 받았고 각종 시상식에서 390여 차례 넘는 수상 기록을 남겼다. 고향 하동 등 전국 13곳에 노래비가 세워져 있는 것이 이를 입증한다. 지난 6일 우리나라 가요사의 살아 있는 전설로 불리는 작사가 정두수(77)씨를 경기 광주 자택에서 만났다. 그는 시인 정공채의 동생이다. 오는 4월 말 고향에 정 시인과 나란히 시문학관이 생긴다. 감개가 무량할 터. 환하게 웃으며 담배를 한 대 피운다. “그동안 작사도 작사지만 시를 쓴 것도 많아요. 서사집이자 장시집인 ‘백두대간’도 있고 ‘사랑으로 꽃핀 노래’ 1, 2권도 있어요. 형님은 ‘정공채 문학관’, 저는 ‘정두수 시문학관’이 생기니 가슴이 뭉클합니다. 정두수 노래비도 그 옆에 있지요.” 정씨는 ‘알기 쉬운 작사법’, ‘한국가요 걸작선집 해설’, ‘노래 따라 삼천리’ 등 책을 여러 권 썼다. 시집은 4권이다. 다 함께 전시된다. 잠시 회상을 한다. 담배 한 대를 더 입에 문다. 그래서 물었다. “선생님 대표곡을 굳이 꼽으라면 어떤 것일까요.” “‘흑산도 아가씨’, ‘가슴 아프게’ 등 많지요.” 시곗바늘을 돌린다. 1965년 봄이다. 작곡가 박춘석씨와 충무로에서 가수 신카나리아가 운영하는 다방에서 만났다. 석간신문을 펼치다가 순간적으로 시선을 고정시켰다. 다름 아닌 ‘흑산도 어린이들과 청와대 육영수 여사의 이야기’였다. 내용은 이러했다. ‘흑산도 어린이들의 꿈, 이뤄지다! 영부인 도움으로 해군함정에 실려와 서울 구경도 하고 청와대를 방문해 학용품을 받다’이다. 방학을 이용해 서울로 오고 싶었지만 그때마다 거센 풍랑으로 꿈을 이루지 못했다는 소식을 듣고 육 여사가 나서서 소원을 들어줬다는 미담 기사였다. 정씨는 박씨에게 “이번 이미자 노래는 흑산도로 합시다. 어린이 대신 아가씨로 해서…”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다산 정약용의 둘째 형 정약전이 조선 정조 때 유배지 흑산도에서 죽었다는 내용과 당시 전남 강진에 유배된 정약용도 바다를 바라보며 흑산도의 형을 간절하게 그리워했다는 내용 등을 귀띔했다. 박씨도 ‘좋다’고 했다. ‘남몰래 서러운 세월은 가고/ 물결은 천 번 만 번 밀려오는데/ 못 견디게 그리운 아득한 저 육지를/ 바라보다 검게 타버린 흑산도 아가씨~’ 이때부터 ‘정두수 작사, 박춘석 작곡, 이미자 노래’라는 셋을 하나로 묶는 고정 레퍼토리가 시작됐다. ‘그리운 가슴마다’ ‘삼백리 한려수도’ ‘황혼의 블루스’ ‘한번 준 마음인데’ 등이 연이어 탄생한 것이다. 이번에는 ‘가슴 아프게’를 뒤적인다. 1966년 어느 봄날이다. 인천 연안부두에서 비를 맞으며 술잔을 기울이고 있었다. 젊은 여주인이 혼자 라디오 앞에 앉아 열심히 연속극을 듣고 있었다. 그때였다. ‘부웅~’ 하는 뱃고동 소리가 들려왔다. 순간 술집에서 뛰쳐나왔다. 소년 시절 부산 광안리 바닷가에서 보낸 시절이 떠올랐다. 궂은 날씨 때문인지 바다는 보이지 않았다. 가슴이 답답했다. 저절로 ‘무엇이 이토록 가슴을 아프게 하는가. 바다와 나 사이를 짓누르는 것이 무엇인가’라고 중얼거렸다. 그렇게 써내려 갔다. 19세의 신예 남진이 혜성같이 등장했고 국내는 물론 일본 열도까지 뜨겁게 달군 한류 1호 ‘망향의 노래’로 빅히트했다. “노래마다 대부분 사연이 조금씩 있어요. ‘마포종점’은 마지막 전차에서 이별하는 것이고 나훈아가 불러 크게 히트시킨 ‘물레방아 도는데’는 어린 시절 헤어진 삼촌과 애틋한 그리움을 담은 것이지요. 1972년에 써서 문주란이 부른 ‘공항의 이별’은 서독으로 가는 광부와 간호사들이 김포공항에서 가족들과 이별하는 내용을 다룬 것입니다. 이미자와 남진한테 약 500곡씩 써준 것 같네요.” 그의 휴대전화 컬러링은 ‘물레방아 도는데’로 했다. 가장 애착이 가느냐고 물었더니 “고향 하동을 노래했고 ‘소식도 없는 주인공’은 바로 일제강점기에 전쟁터로 끌려가 주검으로 돌아온 삼촌이기 때문에 그렇다”고 대답했다. 그의 문학성과 음악성은 한학자인 조부, 시인인 형, 그리고 하동포구라는 지리적 배경이 한몫한다. 특히 어릴 때 하모니카 불기를 좋아해 항상 주머니에 넣고 다녔다. 동래고 2학년 때 진주 개천예술제 시부문에 참가해 재능을 인정받았다. 이 무렵 고향이 진주인 가수 남인수씨를 만나 음악에 대한 얘기를 나누면서 시를 써 주기도 했다. 또한 ‘남인수 모창’을 그럴듯하게 했다. 1961년 국민재건운동본부에서 주최한 시 현상 공모에서 ‘공장’이란 제목으로 당선했다. 이듬해 KBS의 건전가요 가사 공모에 ‘즐거운 여름’으로 최우수상에 뽑혔다. 작사가로 이름을 알리기 시작한 것이다. 이 ‘즐거운 여름’은 원래 현인씨가 불렀으나 나중에 서수남·하청일씨가 불러 히트시켰다. “시인이 되려면 신춘문예나 현대문학 등 문예지를 통해 등단해야 하는데 당시 국내에는 공식적인 작사가 등용문이 없었어요. KBS 공모전에 당선하니 모두 작사가로 인정해 주더군요. 상금도 많아서 전세금으로 충당했습니다. 그러다가 1963년 MBC 전속 가수였던 양병철씨가 대중가요 전문 작사가의 길을 가라고 권유했어요. 그래서 미리 써둔 ‘덕수궁 돌담길’을 주었지요. 한산도씨가 작곡을 하고 진송남이 불러 히트시키면서 지구레코드사 소속 전속 작사가가 된 것입니다.” 작사가, 작곡가, 가수 중에 누가 영향력이 클까라는 우문을 던졌다. 노래 내용이 있어야 작곡을 하고 부르는 것이 아니냐고 지체 없이 반문한다. 역사성과 아픔이 적힌 시를 보고 곡을 만든다는 것이다. 따라서 작사는 아버지이고 작곡은 어머니로 표현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시와 작사의 한계에 대해 물었더니 “둘 다 어렵다. 요즘도 생각이 날 때마다 메모를 하지만 마음에 안 드는 경우가 많다”며 웃는다. 그러면서 최근에 작사한 것을 잠시 보여 준다. ‘비 오는 날은 가수 배호가 어떨는지요/ 그의 노래는 비 오는 날 더 흐느끼기 때문이다/ 결박당한 야수의 울부짖음처럼~’ “일반인들은 (작사가를) 그저 유행가 가사나 적는 사람으로 여길지 몰라도 시대의 정서를 정확히 읽어야 합니다. 시인은 작사가를 한 수 아래로 보려고 하지만 그들에게 유행가 노래 한번 만들어 보라고 하면 아마 도망갈걸요. 가수의 성향과 음색, 작곡자의 취향까지 모두 고려해야 하거든요. 조용필, 이미자가 생명력이 긴 것도 바로 옛 가요의 정서를 바탕으로 현실을 노래하기 때문이지요.” 현재 작사가로 활동하는 사람은 1만여명 되는 것으로 전한다. 인터뷰를 마치면서 저작권료는 얼마나 되느냐고 하자 “좀 받고 있지만 얼마인지 정확히 모른다. 왜냐하면 집사람 주머니에 들어가기 때문”이라며 웃는다. 부인은 경희대 성악과 출신이고 슬하의 딸 셋 중 둘째는 성악을 하고 있다. 선임기자 km@seoul.co.kr ■작사가 정두수는… 1937년 경남 하동 출생이다. 부산 동래고와 서라벌예대 문창과를 나왔다. 1961년 국민재건운동본부가 주최한 시 현상 공모에서 ‘공장’이라는 제목으로 당선했다. 1962년 KBS 건전가요 공모에서는 ‘즐거운 여름’이 당선됐다. 1963년 가요 ‘덕수궁 돌담길’로 대중 작사가로 데뷔했다. 이후 ‘흑산도 아가씨’의 이미자, ‘가슴 아프게’의 남진, ‘물레방아 도는데’의 나훈아, ‘공항의 이별’의 문주란, ‘그 사람 바보야’의 정훈희를 비롯해 조용필, 하춘화, 진송남, 은방울 자매, 패티김, 들고양이, 최희준, 김부자, 설운도 등 인기가수 100여명이 그의 노래를 불렀으며 지금까지 작사한 곡은 3500여곡에 이른다. 1995년 장시 ‘지리산’ ‘섬진강’ ‘백두대간’ ‘하동포구 이야기’ 등을 발표했다. 그의 노래비가 전국 13곳에 세워져 있다. 주요 저서로는 ‘알기 쉬운 작사법’ ‘시로 쓴 사랑의 노래’ 등이 있다.
  • 동백아가씨에서 강남스타일까지

    동백아가씨에서 강남스타일까지

    ‘동백아가씨’에서 ‘단발머리’, ‘난 알아요’에서 ‘강남스타일’까지, 케이블 채널 엠넷이 한국 대중가요를 대표하는 100곡을 선정했다. 엠넷은 한국 대중음악사에 영향력을 끼친 곡을 뽑아 재조명하는 ‘레전드 100송’을 올 한 해 연중 캠페인으로 진행한다. 지난해 가수 100팀을 선정해 음악 프로그램에서 소개하고 책으로 발간한 ‘레전드 100 아티스트’에 이은 두 번째 캠페인이다. 엠넷이 선정한 100곡은 엘레지의 여왕 이미자가 ‘동백아가씨’를 발표한 1964년을 시작으로 2012년 12월까지 발표된 곡을 아우른다. ‘아침 이슬’(김민기), ‘상록수’(양희은) 등 1970년대 사랑받은 노래와 ‘해 뜰 날’(송대관), ‘남자는 배 여자는 항구’(심수봉) 등의 트로트도 포함돼 있다. 가왕(歌王) 조용필은 ‘돌아와요 부산항에’와 ‘창밖의 여자’ ‘단발머리’ ‘킬리만자로의 표범’ 등 4곡을, 서태지와 아이들은 ‘난 알아요’와 ‘환상 속의 그대’ ‘하여가’ 등 3곡을 올려놓았다. 들국화의 ‘그것만이 내 세상’과 김광석의 ‘이등병의 편지’를 비롯해 빅뱅의 ‘거짓말’, 소녀시대의 ‘지’ 등 아이돌 그룹의 히트곡들도 포함됐다. 각종 시상식과 음원 차트 자료, 음악 전문 도서를 참고하고 음악 전문가의 추천을 받아 CJ E&M 관계자와 평론가, 프로듀서, 교수 등 100인으로 구성된 심사위원이 선정한 결과다. 엠넷은 100곡을 개괄하는 음악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을 제작하고 ‘엠카운트다운’ 등의 음악 프로그램에서 소개한다. 이후 책으로도 출간할 예정이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유재하 1집 고음질 음원 공개

    고(故) 유재하의 1집 ‘사랑하기 때문에’를 리마스터링한 디지털 앨범이 27일 발매됐다. 음원유통사 킹핀엔터테인먼트는 유족이 보관하던 오리지널 마스터테이프의 원음을 그대로 살린 고음질 LP를 낸 뒤 팬들이 뜨거운 반응을 보이자 디지털 음원 공개까지 결정했다. 고음질 LP는 27년 전 유재하가 녹음했을 당시 생생한 음질을 구현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LP에는 그가 생전 부른 미공개곡인 돈 매클린의 ‘빈센트’(Vincent)가 수록됐지만 음원으로는 공개되지 않는다. 킹핀엔터테인먼트는 “유족들이 보관한 오리지널 마스터 릴 테이프의 상태가 매우 좋아 일반인도 확실히 구분할 정도로 기존 발매된 음반에서 들리지 않던 반주와 소리가 리마스터링을 통해 되살아났다”며 “전체적으로 세밀해진 반주와 보컬 덕에 한층 청명한 음질로 감상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유재하는 ‘김현식과 봄여름가을겨울’, ‘조용필과 위대한 탄생’ 등의 밴드에서 건반 주자로 활약했으며 1987년 8월 자신의 데뷔 앨범이자 유작이 된 ‘사랑하기 때문에’를 발표하고 그해 11월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났다.
  • [2013년 뜬 별·진 별] 샛별보다 화려한 OB의 귀환… 정치·경제·외교 ‘엄마 리더십’

    [2013년 뜬 별·진 별] 샛별보다 화려한 OB의 귀환… 정치·경제·외교 ‘엄마 리더십’

    ■ 별들이 떴다(국내) 올해는 ‘올드보이’의 귀환이 도드라진다. 정치권뿐 아니라 수많은 스타들이 자고 나면 사라지는 가요계에서도 마찬가지다. 우선 ‘가왕’ 조용필이 눈에 띈다. 올해 데뷔 45주년을 맞는 조용필은 10년 만에 19집 앨범 ‘헬로’(Hello)를 발표해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수록곡 헬로와 ‘바운스’(Bounce)는 이례적으로 음원차트 1위를 휩쓸었고 앨범은 지난 4월 발매 이후 25만장 넘게 판매됐다. 조용필은 바운스로 23년 만에 지상파 방송사 가요 프로그램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걸그룹 크레용팝도 ‘빠빠빠’로 뜨거운 한 해를 보냈다. 헬멧을 쓰고 직렬5기통 춤을 추며 빌보드 K팝 차트 1위에 올랐다. 정치권에서는 장강의 물결을 거꾸로 거슬러 오르는 ‘70대 인사’들이 눈길을 모은다. 지난 8월 청와대 입성 이후 ‘기춘대원군’으로 자리 잡은 김기춘 비서실장이 주인공이다. 박근혜 대통령을 자문하는 원로그룹 ‘7인회’의 멤버였던 김 비서실장은 박 대통령을 가까운 거리에서 보좌하며 막강 실세로 군림하고 있다. 친박계 좌장이자 새누리당의 전신인 한나라당 대표 출신인 서청원 의원도 10·30 재·보선으로 화려하게 부활했다. 당내 최다선(7선)이자 박 대통령의 최측근 인사인 그의 정치 일선 복귀는 ‘원로 측근정치’의 서막을 예고했다. 19대 국회 후반기 국회의장은 물론 차기 당 대표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올해 국민의 사랑과 지지를 받은 사람으로 권은희 서울 송파경찰서 수사과장도 꼽을 만하다. 올해 정치권의 최대 이슈였던 국가정보원의 대선 개입 의혹 사건과 관련해 경찰 수뇌부의 은폐·축소 지시를 폭로했다. 이에 대해 국민들은 권 과장에게 편지와 꽃, 빵, 치킨 등을 보내며 열렬한 성원을 표시했다. 재계에서는 박용만 두산그룹 회장이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으로 취임하며 비상했다.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이영준 기자 apple@seoul.co.kr ■ 별들이 떴다(국외) 올 한 해 국제무대에서는 정치·경제·외교 분야에서 여성의 활약이 두드러졌다. 2005년 독일 최초의 여성 총리이자 최연소 총리에 이름을 올린 앙겔라 메르켈(60) 총리가 9월 총선에서도 승리해 3선 연임을 달성했다. 이변이 없다면 마거릿 대처 전 영국 총리를 제치고 유럽 최장기 여성 총리가 된다. 글로벌 금융위기를 발판 삼아 독일을 유럽 최강국에 올려놓았고 부드러우면서도 단호한 ‘엄마(Mutti) 리더십’으로 유럽연합(EU)을 지배하는 여제(女帝)가 됐다. 칠레에서는 장군의 딸, 유엔 여성기구 총재, 남미 최초의 직선 여성 대통령 등 화려한 이력을 가진 미첼 바첼레트(62)가 ‘피노체트 독재정권의 딸’ 에벨린 마테이를 제치고 정권을 되찾았다. 크리스티나 페르난데스 아르헨티나 대통령, 지우마 호세프 브라질 대통령 등과 함께 ‘남미 ABC’(아르헨티나·브라질·칠레)를 이끄는 중도좌파 여성 지도자로 떠올랐다. ‘세계 경제 대통령’이라 불리는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연준) 의장에는 재닛 옐런(67) 연준 부의장이 임명됐다. 올해로 100년째인 연준 역사상 여성 의장은 최초다. 물가 안정보다 고용 확대를 더 중시해 ‘매보다 매서운 비둘기’로 불리는 옐런 예정자는 내년 1월 31일 임기가 끝나는 벤 버냉키 의장의 뒤를 이어 4년간 연준을 이끌 예정이다. 여성의 교육받을 권리를 주장하다 탈레반 무장대원의 총에 맞은 파키스탄의 말랄라 유사프자이(16)는 영국에서 청소년 운동가로 새 삶을 이어가며 건재를 과시했다. “총으로 침묵을 강요할 수 없다”는 유엔에서의 명연설로 다시 주목을 받은 말랄라는 유럽의회가 주는 최고 권위의 사하로프 인권상을 받았다. 최재헌 기자 goseoul@seoul.co.kr ■ 별들이 졌다(국내) 다사다난했던 2013년이 저물어간다. 우리와 함께 호흡해 왔던 스타들이 사고 혹은 지병 등으로 우리 곁을 떠났고 뜻하지 않게 명예가 추락한 인물도 있었다. 문화계에서는 한국 추상화의 대가인 이두식 홍익대 회화과 교수가 2월 23일 자택에서 심장마비로 별세했다. 40년 넘게 한국 추상미술의 맥을 이어온 그는 우리 고유의 정서가 담긴 화려한 오방색(적·청·황·백·흑)을 사용해 밝고 역동적인 작업을 펼쳐온 것으로 유명하다. 영화계에서는 박철수 감독이 2월 19일 음주운전 차량에 치이는 비극적인 사고로 유명을 달리해 안타까움을 안겼다. ‘오세암’(1990년), ‘301, 302’(1995년), ‘학생부군신위’(1996년), ‘녹색의자’(2003년) 등 그의 영화는 소재도 장르도 다르지만 그만의 실험정신이 스며들어 있었다. ‘영원한 청년’인 소설가 최인호는 지병인 침샘암과 투병하다 9월 25일 ‘별들의 고향’으로 돌아갔다. ‘고래 사냥’, ‘겨울 나그네’, ‘깊고 푸른 밤’ 등 그의 작품은 드라마와 영화 등으로 제작돼 사랑을 받았고 그를 ‘청년 문화의 기수’로 자리매김하게 했다. 방송가에서도 안타까운 소식이 이어졌다. ‘국민 DJ’ 이종환은 5월 30일 폐암으로 세상을 떠났다. ‘별이 빛나는 밤에’, ‘지금은 라디오시대’ 등의 프로그램을 진행하며 부드러운 목소리로 전 국민을 울리고 웃겼다. ‘드라마계의 거장’ 김종학 PD는 7월 23일 스스로 목숨을 끊어 충격을 안겼다. 정치 분야에서는 ‘인턴 성추행’ 사건으로 박근혜 대통령의 첫 해외순방 성과를 퇴색시킨 윤창중 전 대변인이 ‘진 별’로 꼽힌다. 이 사건은 해외 토픽에 소개되면서 윤 전 대변인의 명예를 추락시켰을 뿐만 아니라 나라까지 망신시켰다. 재계에서는 재계 서열 38위의 동양그룹 현재현 회장이 사기성 회사채 발행과 고의적인 법정관리 신청 의혹으로 검찰 수사를 받으며 불명예를 얻었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신융아 기자 yashin@seoul.co.kr ■ 별들이 졌다(국외) 올해는 전 세계인의 존경을 받거나 현대사에 큰 발자취를 남겼던 인물들이 대거 타계해 아쉬움을 줬다. 한 시대를 풍미했던 남성 지도자들에게도 암울한 한 해였다. 유럽 첫 여성 총리, 영국 헌정 사상 세 차례 연임 기록을 세우며 1979년부터 1990년까지 영국을 이끈 ‘철의 여인’ 마거릿 대처 전 총리는 오랜 기간 지병을 앓다가 4월 8일(현지시간) 87세를 일기로 서거했다. 신자유주의를 표방한 ‘대처리즘’을 도입해 고질적인 ‘영국병’을 고쳤다는 업적과는 별개로 과도한 민영화로 사회불평등을 심화했다는 상반된 평가를 받았다. 남아프리카공화국의 46년 아파르트헤이트(흑인차별정책)를 무너뜨린 공로로 노벨평화상을 받은 넬슨 만델라 전 남아공 대통령도 폐렴 합병증으로 고통받다 12월 5일 영면했다. 퇴임 후 화해와 포용을 몸소 실천하며 전 세계로부터 존경을 받은 만델라를 기념해 유엔은 그의 생일인 7월 18일을 ‘만델라의 날’로 지정했다. 오일머니를 바탕으로 완전 무상의료·무상교육 정책을 펼쳐 ‘빈민의 영웅’으로 추앙받았던 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도 유명을 달리했다. 중남미 반미좌파 동맹의 맹주로서 조지 W 부시 당시 미국 대통령을 향해 “악마, 살인자”라고 일갈했던 그는 암으로 숨이 끊어지기 전 “제발 죽지 않게 해 달라”는 말을 마지막으로 남겼다. 20년간 세 번이나 총리직에 오르며 이탈리아 정치사에 한 획을 그었던 실비오 베를루스코니(77)도 초라한 말년을 맞게 됐다. 지난 11월 세금 횡령 혐의로 대법원 유죄 확정 판결을 받자 동료 이탈리아 상원은 즉각 그의 의원직을 박탈해 버렸다. 불체포특권을 상실한 탓에 미성년자 성매매 등 다른 형사재판 결과에 따라 감옥행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최재헌 기자 goseoul@seoul.co.kr
  • 간부회의에 조용필 노래가… 강서구의 파격 소통

    간부회의에 조용필 노래가… 강서구의 파격 소통

    ‘바람 속으로 걸어갔어요/이른 아침의 그 찻집/마른 꽃 걸린 창가에 앉아 외로움을 마셔요~.’ 23일 오전 9시 서울 강서구청 대회의실에서 조용필의 ‘그 겨울의 찻집’이 흘러나왔다. 열린 토론으로 나은 행정서비스를 제공하자는 노현송 구청장의 제안에 따라 매월 셋째 주 확대간부회의 첫머리를 시낭송이나 음악회로 장식하는 것이다. 그동안 간부회의 분위기가 무겁고 일방적인 단순 보고로 실질적인 의사소통이 어려우며 효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나왔기 때문이다. 강서구가 지난 9월부터 간부회의 진행을 건조한 틀에서 벗어나 편안하고 현실적인 소통 방식으로 운영하며 경직된 분위기를 깨뜨렸다. 피아노와 플루트 공연은 물론 시낭송회, 합창, 영상물 상영 등 다양한 이벤트를 펼치고 있다. 행정 우수사례 발표를 통해 아이디어를 나누고, 새로운 시책 추진 땐 추진 내용을 함께 공유하는 시간도 갖는다. 뿐만 아니다. 회의도 단순 보고가 아니라 발표 주제를 정해 토론하는 실질적인 방식으로 개선했다. 구정 전반에 걸쳐 현실적인 주제를 선정, 현안에 대한 폭넓은 의견 교환과 발전 방안을 논의하며 아이디어를 쏟아낸다. 이날 회의에서는 ‘2014 달라지는 시정에 따른 실천방안’을 주제로 내년을 준비하도록 자리를 꾸몄다. 불합리한 제도를 개선하고 주민편의를 위한 민원처리 사례를 공유하며 열띤 토론도 벌였다. 구 관계자는 “회의 목적은 구성원들의 원활한 소통으로 최적의 발전 방향을 찾는 것”이라며 “구정에 큰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도록 더 애쓰겠다”고 말했다. 한준규 기자 hihi@seoul.co.kr
  • 식어버린 아이돌, 뜨거워진 오디션, 온돌같은 거장들

    식어버린 아이돌, 뜨거워진 오디션, 온돌같은 거장들

    ‘가왕’ 조용필이 10년 만에 돌아왔고 오디션 프로그램 출신들이 스타덤에 올랐다. 그룹 엑소는 정규 1집 앨범을 90만장이나 팔아치웠고 크레용팝은 헬멧을 쓰고 ‘직렬 5기통’ 춤을 추는 기상천외한 콘셉트로 음원 차트 1위에까지 올랐다. 가요계의 새로운 트렌드로 떠오른 힙합 뮤지션들은 한바탕 ‘디스전(戰)’을 벌여 세간의 주목을 받았다. 정부 공인 가요 차트인 가온차트의 올해 1월부터 11월까지의 누적 디지털 종합 차트를 통해 올해 가요계의 트렌드를 짚어봤다. 2007년 원더걸스의 ‘텔미’가 전 국민적인 열풍을 일으키며 시작된 ‘아이돌 천하’는 6년이 지난 올해 들어 한풀 꺾인 기세다. 가온차트의 100위권 안에 아이돌 그룹이나 멤버의 솔로, 유닛 등의 노래(드라마 삽입곡 제외)는 총 24곡, 30위권 안에는 7곡이 들었다. 2011년에는 100위권에 43곡, 30위권에 19곡이 있었고 2012년에는 각각 37곡과 11곡이었던 데 비하면 확실한 하락세다. 앞선 두 해에는 10위권 안의 6~7곡이 아이돌 음악이었지만 올해는 그나마 씨스타의 ‘기브 잇 투 미’와 유닛인 씨스타19의 ‘있다 없으니까’, 포미닛의 ‘이름이 뭐예요’ 등 3곡만이 10위권 안에 들었다. 아이돌이 빠져나간 자리를 채운 건 오디션 스타들이었다. 2011년에 허각(Mnet 슈퍼스타K2)이 떠오르고 2012년에 버스커버스커(슈퍼스타K3)가 ‘대박’을 터뜨리더니 올해는 본격적으로 오디션 스타들의 시대가 열렸다. 슈퍼스터K4 우승자인 로이킴은 데뷔곡 ‘봄봄봄’을 차트 4위에 올려놓았고 허각의 노래는 100위권 안에 3곡이나 올랐다(‘모노드라마’ ‘짧은 머리’ ‘1440’). K팝스타1 준우승자인 이하이의 정규 1집 타이틀곡 ‘로즈’는 21위, 슈퍼스타K3 출신인 김예림의 데뷔곡 ‘올 라잇’은 37위를 차지하며 성공적인 신고식을 치렀다. SBS K팝스타2 우승자인 악동뮤지션은 정식 데뷔도 하지 않았지만 K팝스타에서 부른 ‘크레셴도’와 드라마 ‘내 연애의 모든 것’의 삽입곡 ‘아이 러브 유’ 등을 상위권에 올려놓으며 가능성을 보였다. 힙합의 급부상도 눈에 띄는 흐름이다. 데뷔 15년 만에 음악방송 1위를 차지한 듀오 배치기의 ‘눈물샤워’가 2위에 오른 가운데 리쌍, 다이나믹듀오, 범키, 긱스, 산이, 프라이머리, 버벌진트 등 힙합 뮤지션들이 100위권 안에 이름을 올렸다. 이미 대중성을 확보한 리쌍, 다이나믹듀오뿐 아니라 언더그라운드에서 활동하던 20대 뮤지션들이 오버그라운드에서도 인기를 얻었다. 물론 힙합이 대중가요와 다를 바 없어졌다는 비판도 있다. 최근 히트한 힙합 음악들이 ‘발라드 랩’처럼 대체로 대중적인 멜로디 위에 사랑에 관한 가사를 얹은 것들이 많았기 때문이다. ‘거장’들의 귀환 소식도 가요계를 들썩이게 했다. 10년 만에 정규 19집을 발표한 조용필의 ‘바운스’는 20위, ‘헬로’는 58위에 올랐다. 3년 만에 정규 11집을 발표한 이승철의 ‘마이 러브’는 17위에 올랐다. 그 밖에도 100위권 안에 포함되진 않았지만 4년 만에 미니앨범을 발표한 신승훈, 3년 만에 정규앨범을 발표한 이적, 무려 27년 만에 원년 멤버들이 뭉친 들국화 등이 깊이 있는 음악으로 팬들에게 반가움을 안겼다. 표면적으로는 아이돌의 천편일률적인 댄스 음악 열풍이 사그라지고 장르적 다양성이 자리 잡은 것처럼 보이지만 전문가들의 시각은 다소 냉정하다. 박은석 대중음악평론가는 “아이돌에 대한 대중의 피로감이 커진 가운데 오디션 출신들이 그 빈틈 속에서 주목을 받은 것”이라면서 “아이돌 음악을 대체할 새로운 음악적 트렌드가 나타난 것이라고 보기는 어렵다”고 분석했다. 강태규 대중음악평론가는 “아이돌 음악으로 채워진 시장에서 새로운 음악들이 나와 돋보이긴 했지만 여전히 아이돌을 비롯한 보여주는 음악의 강세가 지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전보다는 다양한 유형과 스타일의 가수들이 사랑받음으로써 긍정적인 변화가 있었다는 평가도 나온다. 박 평론가는 “인디 신에서는 싱어송라이터들이 다양한 음악으로 활기를 불어넣고 있는데 최근 오디션 프로그램을 통해 싱어송라이터 계열의 가수들이 주류 음악계에서 활동하게 됐다는 건 의미 있다”고 분석했다. 강 평론가는 “10~20대가 좌우하는 음원이나 음악방송 차트에서 조용필, 이적 등과 같이 1980~90년대 활동한 가수들이 선전한 것은 고무적”이라면서 “세대에서 세대를 거치며 전이되는 좋은 음악의 영향력이 확인됐다”고 평가했다.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평균 나이 76세 음악 배우며 위문공연 즐기는 “우린 낭랑 18세”

    평균 나이 76세 음악 배우며 위문공연 즐기는 “우린 낭랑 18세”

    문제는 조용필의 ‘허공’이었다. 그 이전 레퍼토리는 ‘희망가’ ‘오빠생각’ ‘고향의 봄’ 같은 곡들. 음을 딱딱 끊으면 되니까 연주자나 청중이나 척척 박자를 맞췄다. 그러나 전설과도 같은 트로트 ‘허공’의 참맛은 자유로운 호흡에서 나오는 쫀득한 맛 아니던가. 역시나 호흡이 부치는지 하모니카를 불다 몸을 약간 버둥거리는 사람, 가쁜 호흡에 얼굴이 붉어지는 사람, 긴 음을 한 번에 불지 못하고 두번 세번 끊어 부는 사람들이 속출한다. 그래도 청중석에선 따라 부르는 노랫소리에 박수가 끊이지 않는다. “정말 잘한다”, “요새 들을 일 없던 옛 노래 들으니 좋네”라는 추임새도 간간이 섞인다. 지난 27일 ‘성동구실버악단’이 금호동 한 경로당에서 화끈한 무대를 펼쳤다. 빨강, 검정 사선이 멋지게 어우러진 보타이를 매고 새하얀 와이셔츠에 검은 바지까지 맞춰 입었다. 연주 전 ‘차렷’ ‘준비’ 구령에 두 팔을 옆구리에 딱 밀착하고 하모니카를 입 앞에 위치시킨다. 악단은 1년 반 전 노인 20여명으로 첫발을 뗐다. 경로당에서 그냥 노느니 음악도 배우고 공연으로 봉사도 하자고 했다. 악단 결성을 주도하고 기타 반주를 맡은 김경호(64) 총무는 “단원 평균연령이 76.6세라 다장조로 음이 간단하고, 운반이 간편하고, 손쉽게 배울 수 있는 하모니카를 선택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래도 6개월쯤 꾸준히 연습하니까 손에 익으면서 이 정도 실력이 나온다”면서 “가장 큰 자랑은 참석률 100%란 점”이라며 웃었다. 악기가 손에 익자마자 활동에 나섰다. 너무 더운 여름, 너무 추운 겨울만 빼고 매주 수요일 지역 경로당을 돌면서 위문 공연을 벌이는 것. 공연이 정기적으로 이뤄지다 보니 생활도 규칙적으로 변했다. 매주 월요일에는 모여서 연습하고, 수요일은 공연하고, 금요일엔 한데 어울려 음악 공부를 한다. 박길용(83) 단장은 “처음엔 지원자가 없어 악단을 꾸릴 수 있을까 싶었는데 이젠 너무 많이 가입을 원해 사양하느라 미안해질 지경”이라며 “꼭 연주를 잘해서, 누구를 위로해 준대서가 아니라 연주하는 우리나 듣는 관객이나 여생을 함께한다는 그 멋과 맛이 아주 좋은 것이라 여긴다”고 말했다. 노인들이 적극 나서니 구에서도 차비와 간식비로 쓰라며 활동비를 내놨다. “경로당 특화 프로그램 지원을 통해 건강하고 활기찬 노후를 보낼 수 있도록 돕겠다”는 게 고재득 구청장의 뜻이다. 이날은 40차례를 웃도는 공연을 벌인 악단의 올해 마지막 무대. 공연 뒤 막걸리 한 사발이 안 돌 수 없다. 창밖엔 선명한 단풍 위로 흩뿌려진 첫눈이 가득했다. 조태성 기자 cho1904@seoul.co.kr
  • 든든한 조연이자 당당한 주연… 기타리스트 함춘호의 음악인생

    든든한 조연이자 당당한 주연… 기타리스트 함춘호의 음악인생

    ‘어쿠스틱 기타의 살아 있는 전설’ 함춘호(52). ‘슬라이드 바’를 끼운 그의 클래식 기타는 때론 요염하고 때론 앙칼지게 통통 튄다. 멜로디의 흐름에 따라 알콩달콩 흐름을 타는 기타는 그의 삶만큼이나 다양한 이야기를 풀어낸다. EBS ‘직업의 세계-일인자’는 28일 밤 8시 20분 ‘기타리스트 함춘호’편을 방영한다. 함춘호는 그룹 ‘시인과 촌장’ 출신의 감성 기타리스트로, 이 그룹의 두 번째 앨범(1986년)을 2007년 ‘한국 대중음악 100대 명반’에 올리는 데 큰 역할을 했다. 프로그램은 대중음악의 대부 자리를 지키며 녹슬지 않은 기타 연주로 존재감을 여실히 드러내고 있는 그의 음악세계를 집중 조명한다. 그의 서정적인 기타 선율은 깊고 진한 감동을 불러온다. 그룹 활동 뒤 특정 악단에 속하지 않고 다른 연주가들과 호흡하는 세션맨으로 왕성한 활동을 이어온 덕분이다. 한국 대중음악의 황금기인 1980년대 이후부터는 수백명의 가수 음반에 이름을 남겨왔다. 나훈아, 조용필, 양희은, 전인권, 장필순, 김현철, 신승훈, 김건모, 비 등 대한민국 대표 가수들의 앨범에서 그의 이름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젊은 가수들의 음반까지 합하면 셀 수 없이 많은 음반 녹음에 참여해 왔다. 그는 대중음악의 과거와 현재를 연결하는 다리 역할도 한다. 편안하면서 따뜻한 기타 연주를 펼치는 함춘호는 악보에만 의지하지 않고 독특한 손맛으로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소화한다. 그 덕분에 국내 뮤지션들이 가장 많이 찾는 것으로 소문난 기타 세션맨이기도 하다. 서울종합예술학교 실용음악학과 교수이기도 한 그는 음악적 잣대가 아닌 학생 개개인의 색깔과 능력을 인정해 주는 멘토로서도 인기가 높다. 작사·작곡가 등 다양한 길을 제시하며 학생들의 현실적인 일자리 마련에 특히 힘써 왔다. 이를 위해 학생들이 뮤지션으로 발탁될 기회가 왔을 때 제 실력을 발휘하도록 가상 무대를 꾸미는 등 현장 경험을 쌓도록 돕는다. 또 한국연주자협회장으로서 연주자들의 권익을 대변하기 위해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그는 “지금까지 살면서 열 번 이상 큰 좌절을 겪었는데 그럴수록 기타에 더 깊이 빠져들었다”면서 “아이들에게 기타를 통해 자신감과 희망을 심어 주고 싶다”고 말했다. ‘기타 인생 40년’의 중년 기타리스트는 마음속 깊이 차곡차곡 접어뒀던 자신만의 이야기를 원없이 꺼내놓을 예정이다. 오상도 기자 sdoh@seoul.co.kr
  • 지드래곤 4관왕…가장 빛난 ★

    지드래곤 4관왕…가장 빛난 ★

    ‘아시아 최대 음악 축제’를 지향하는 2013 MAMA(엠넷 아시안 뮤직 어워즈)가 22일 홍콩 아시아 국제 엑스포에서 열렸다. 한류를 이끄는 K팝 가수들과 세계적인 팝 스타들이 홍콩의 밤을 수놓았다. MAMA는 미디어그룹 CJ E&M이 주최하는 시상식으로 2009년 시작해 올해 5회째를 맞았다. 시청자 투표와 심사위원 심사, 디지털 통합 차트 등을 종합한 국내 19개 부문과 비경쟁 부문인 해외 6개 부문을 시상한다. 이날 지드래곤은 올해의 가수상과 남자 가수상, 베스트 댄스 퍼포먼스 남자 솔로상, 닛산 주크 베스트 뮤직비디오상(‘삐딱하게’) 등을 수상해 다관왕에 올랐다. 조용필은 ‘바운스’로 올해의 노래상을 수상해 영상으로 감사 인사를 전했고, 여자 신인상은 크레용팝이 수상했다. 또 아시아 지역 6개국의 아티스트들을 대상으로 하는 ‘베스트 아시안 아티스트상’에는 홍콩의 궈푸청(郭富城)과 일본의 캬리 파뮤파뮤 등이 선정됐다. K팝 스타들은 방송에서는 쉽게 볼 수 없는 화려한 퍼포먼스를 선보였다. 그룹 엑소는 노래 중간중간에 댄스 실력을 뽐냈고 그룹 빅뱅은 멤버들 각각의 솔로 무대를 꾸몄다. 팝의 거장 스티비 원더와 ‘유튜브 스타’인 노르웨이 듀오 일비스, 스웨덴의 여성 듀오 아이코나 팝 등 해외 아티스트들도 참여해 화려함을 더했다. 일비스는 걸그룹 크레용팝과 함께 ‘직렬 7기통춤’을 선보였고 스티비 원더는 걸그룹 씨스타의 효린, 궈푸청과 함께 ‘아이 저스트 콜드 투 세이 아이 러브 유’로 공연의 대미를 장식했다. 이번 MAMA는 홍콩 최대 엔터테인먼트 기업인 ‘미디어 아시아’가 공동 제작사로 참여하고 전 세계 94개국에 방영돼 세계인이 즐기는 음악 축제로 확장됐다. 그러나 ‘아시아 음악 시상식’이라는 이름에도 불구하고 경쟁 부문은 한국 가수들만 대상으로 하고 다른 아시아 국가 아티스트들의 무대는 거의 없어 국내 시상식이나 K팝 콘서트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한계도 보였다. 홍콩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패리스힐튼 MAMA 레드카펫에서 “바운스 좋아해!” 깜짝 발언

    패리스힐튼 MAMA 레드카펫에서 “바운스 좋아해!” 깜짝 발언

    패리스힐튼이 MAMA 레드카펫에서 조용필을 언급해 화제다. 패리스힐튼은 22일 홍콩 아시아 월드엑스포 아레나에서 열린 ‘2013 MAMA(Mnet Asian Music Awards)’ 레드카펫에 참석해 소감을 발혔다. 패리스힐튼은 “여러분 정말 여기 와서 환영한다. 참 반갑다”고 인사를 건넸다. 이날의 패션 포인트를 묻자 “오늘 올 때 빨간색으로 생각을 해 포인트를 잡았다. MAMA 본 시상식 때는 다른 옷을 입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패리스힐튼은 특히 한국 아티스트 중 누구를 좋아하냐는 질문에 “나는 많은 아티스트를 좋아한다. 특히 ‘바운스’를 좋아한다”며 센스 넘치는 답변을 내놨다. 한편 올해로 5회째를 맞은 MAMA는 5개 대륙 총 93개국 약 24억 명의 가시청자를 대상으로 호주, 말레이시아, 마카오, 미얀마, 태국, 말레이시아, 필리핀, 싱가포르, 대만, 홍콩, 캄보디아, 미국, 일본, 베트남 등 15개국에 생방송으로 중계된다. 올해 MAMA에는 팝의 거장 스트비원더를 비롯해 패리스힐튼, 일비스, 곽부성, 아이코나팝 등 해외 스타들과 함께 빅뱅, 엑소, 2NE1, 이효리, 트러블메이커, 비, 소녀시대, 버스커버스커 등 국내 최고의 스타들이 참여한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어! 익숙한 목소리인데… 가요계는 ‘피처링’ 전쟁중

    어! 익숙한 목소리인데… 가요계는 ‘피처링’ 전쟁중

    요즘 가요계는 ‘피처링’ 전쟁 중이다. 다른 가수의 앨범에 참여해 노래나 연주를 도와주는 작업을 뜻하는 피처링은 처음엔 양념처럼 시작됐지만 차츰 가요의 흥행 공식으로 굳어지면서 이젠 유행을 넘어 필수 요소로 자리 잡고 있다. 특히 음원 시장에서 피처링이 가미된 곡이 차트 정상을 차지하는 경우가 많아지면서 피처링은 음악적 품앗이를 넘어 신곡의 성패를 좌우하는 중요한 전략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최근 유명 가수들의 신곡에는 피처링 곡이 빠지지 않는다. 과거 피처링은 신인 가수가 선배나 유명 연예인의 목소리를 빌려 인지도 상승 효과를 노렸다면 근래에는 오히려 새로운 활력소를 찾고 싶어 하는 선배 가수들의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는 것. 4인조 남성 보컬 노을은 다이나믹 듀오가 피처링한 ‘밤이 오는 거리’로 온라인 음원 차트 정상을 차지했고, 지난 13일 신곡 ‘야생마’를 발표한 남성 듀오 노라조도 방송인 노홍철을 새로운 피처링 파트너로 참여시켰다. 노홍철은 가수 못지않은 다양한 아이디어를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신보를 발표한 이적의 ‘사랑이 뭐길래’에 힙합계의 대부 타이거JK가 피처링에 참여했고, 가수 신승훈의 앨범에는 다이나믹 듀오의 최자, 버벌진트, 라디가 피처링에 참여했다. 이에 앞서 19집 타이틀곡 ‘헬로’의 피처링에 래퍼 버벌진트를 참여시켜 화제를 모은 조용필은 일본어 버전에는 2PM의 택연을 참여시켰다. 현지에서 K팝 스타로 인지도가 높은 2PM을 전략적으로 기용한 것이다. 특히 여자 솔로 가수들의 경우 피처링 활용도가 더 높다. 남성 가수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팬덤이 취약한 데다 다양한 음악적 색깔을 보여 주는 데 피처링이 효과적이기 때문이다. 오랜만에 컴백한 가수 박지윤은 래퍼 산이가 피처링한 경쾌한 댄스곡 ‘미스터리’로 각종 음원 차트 1위를 차지했다. 한동한 히트곡 ‘성인식’의 섹시 콘셉트에 갇혀 있던 그는 이번 작업을 통해 새로운 전환점을 맞았다. 다비치의 미디엄 템포곡 ‘녹는 중’에는 래퍼 버벌진트가, 서인영의 ‘나를 사랑해줘’에는 다이나믹 듀오의 개코가 피처링에 참여했다. 임정희는 힙합 듀오 배치기에 이어 신곡 ‘필소굿’에서는 슈퍼스타K 출신 홍대광을 피처링 파트너로 선택했다. 대표적인 솔로 여가수 아이유도 예외는 아니다. 3집 앨범 ‘모던 타임즈’에는 샤이니의 종현, 엠블랙의 천둥, 양희은, 최백호 등 아이돌에서 선배 가수까지 세대를 아우르는 뮤지션들이 피처링에 참여해 화제를 모았다. 이 중 ‘누구나 비밀은 있다’는 이례적으로 여성 보컬인 걸그룹 브라운 아이드 걸스의 가인이 피처링하는 역발상으로 좋은 음원 성적을 거뒀다. 가수 신승훈·아이유 등을 홍보한 포츈엔터테인먼트의 이진영 대표는 “유명 가수들은 다양한 장르와 음악적인 색깔의 변화를 시도할 때 해당 장르를 대표하는 아티스트와 작업을 시도하게 된다”면서 “올해 일렉트로닉 장르가 유행했고 힙합이 인기를 끌면서 장르를 교합하고 음원 순위를 상승시키는 흥행 보증 수표로서 피처링은 더욱 각광받고 있다”고 말했다. 피처링 가수 중에는 다이나믹 듀오, 버벌진트, 산이, 범키 등 힙합 뮤지션의 인기가 높다. 랩 피처링이 대다수를 이루는 데다 랩은 댄스와 일렉트로닉은 물론 발라드, 재즈 장르까지 폭넓게 어우러져 변화를 원하는 기존 가수들이 선호하기 때문이다. 힙합 가수들 입장에서도 국내에서 상대적으로 작은 힙합 시장에서 인지도를 높이는 데 큰 도움이 된다는 장점이 있다. 래퍼 버벌진트, 산이, 범키 등이 소속된 브랜뉴뮤직의 이화일 이사는 “2005~2006년 한 차례 힙합 붐이 일었던 것처럼 올해 힙합이 큰 인기를 끌면서 곡을 돋보이게 하는 랩 피처링이 각광을 받았고 조용필 효과를 톡톡히 본 버벌진트는 물론 산이와 범키도 인지도가 올라갔다”면서 “피처링 요청이 쏟아지지만 가수와 어울리는 곡인지 여부, 회사와의 관계 등을 가장 먼저 고려한다. 하지만 피처링을 너무 많이 하면 가수로서 이름값이 떨어진다는 느낌이 있어서 피처링에 신중한 편”이라고 말했다. 음원 시장에서 이들의 영향력이 입증되면서 피처링 가수로만 머물렀던 이들은 솔로로서도 큰 성공을 거뒀다. 산이는 ‘아는 사람 얘기’를 히트시킨 데 이어 3년 만에 미니 앨범을 발표했고, 범키는 ‘갖고 놀래’ 등으로 음원 차트 정상을 차지하며 인지도 상승 효과를 톡톡히 누렸다. 그런가 하면 피처링을 하는 가수로 궁금증을 유발하는 경우도 있다. 22일 첫 미니 앨범을 발표하는 일렉트로 보이즈는 새 앨범 타이틀곡 ‘딱 걸렸어’의 티저 포스터에 ‘FEAT.?’라는 문구를 달았다. 소속사는 “일렉트로 보이즈가 효린, 백지영, 케이윌, 비스트의 이기광 등의 앨범에 참여했기 때문에 이번에 어느 가수가 피처링에 참여할지 팬들의 관심이 높다”고 말했다. 이은주 기자 eri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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