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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와우! 과학] 32억 년 전 생명체 흔적 담은 화석 발견

    [와우! 과학] 32억 년 전 생명체 흔적 담은 화석 발견

    무려 32억 년 전 지구상에 생존했던 미생물의 흔적을 담은 화석이 발견돼 학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발견한 이 화석은 32억 년 전인 시생대 당시의 것으로 추정된다. 시생대는 지질 시대 중 최초의 시대로, 생물이 존재했다는 증거가 거의 없는 시대에 속한다. 당시 지구의 표층과 표면은 생성된지 얼마 되지 않았고 표면 온도도 매우 낮았다. 태양빛이 내리쬠에도 불구하고 생명체가 살기에 매우 척박하고 가혹한 환경이었다. 하지만 독일과 스위스 공동 연구진이 이번에 발견한 화석 속 미생물은 밀물과 썰물시 발생하는 침전물에 생긴 공기 방울에 몸을 감춘 덕분에 매우 자극적인 태양의 자외선을 피할 수 있었다. 화석이 발견된 남아프리카공화국 바바톤 시의 암석층은 그 나이가 32억 2000년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된 바 있다. 오래된 암석층이 화산활동을 통해 표면으로 올라오면서 미생물의 발견이 잇따르고 있다. 특히 조수간만의 차로 침전물이 쌓이는 해변에는 미생물이 보존돼 있는 암석층인 ‘미생물 매트’(Microbial mats)가 존재하며, 이번 화석 역시 미생물 매트 층에서 발견됐다. 막대 모양의 이 미생물은 32억 년 전 스스로 자신의 몸길이나 지름 등을 변형할 줄 알았다. 이러한 형태가 지구 초기에 존재했던 다른 미생물들과 갖는 차이점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연구를 이끈 독일 베를린자유대학교의 알레산드로 아이로 박사는 과학전문매체인 뉴사이언티스트와 한 인터뷰에서 “당시 지구에 닿는 자외선의 강도 및 대기 형태는 현재의 화성과 매우 비슷했을 것으로 보인다. 매우 척박한 환경이었다”면서 “특히 막대 형태를 띠고 있는 이 미생물의 외형은 매우 보기 드문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극한의 환경에서 미생물이 생존할 수 있었던 비결을 연구하는 것이 화성에서 생명체의 단서를 찾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新국토기행] 경기 안산시

    [新국토기행] 경기 안산시

    경기 안산시는 수도권의 보물섬이다. 다양한 볼거리와 먹거리가 즐비한 데다 서울에서 차량으로 1시간 거리에 있어 수도권 나들이객의 발길이 줄을 잇는다. 시화방조제와 대부해송길, 풍도, 탄도 바닷길, 안산갈대습지공원, 다문화거리, 동주염전 등 안산 9경을 눈여겨볼 만하다. 안산 출신으로 실학사상을 집대성한 성호 이익 선생을 비롯해 조선시대 대표 풍속화가인 단원 김홍도, 소설 상록수로 유명한 최용신 선생의 계몽사상 등 다양한 학문과 문화·예술의 전통을 가진 곳이다. 인근에 인천국제공항과 평택항, 경부고속철도역사가 있고 수도권 전철망을 비롯해 서해안 고속도로, 서울외곽순환도로, 영동고속도로 등 사통팔달의 교통망을 갖춘 곳이어서 접근성이 용이하다. 안산시는 대부도를 중심으로 한 관광 인프라를 대한민국 최고의 보물섬으로 조성한다는 ‘보물섬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어 그야말로 국내 대표 관광지로 비상할 것으로 전망된다. 볼거리>> 안산 여행의 중심은 단연 대부도이다. 안산의 하와이로 불리는 대부도는 시화방조제로 연결돼 육지가 된 섬이지만 아직도 섬이 가진 낭만과 서정이 곳곳에 남아 있는 곳이다. 대부도를 방문한다면 반드시 들러야 하는 필수 코스가 시화조력발전소이다. ●‘안산의 하와이’ 대부도 필수 코스 시화조력발전소 2011년 완공된 세계 최대 규모로 연간 50만명이 사용할 수 있는 전력을 생산한다. 연간 31만 5000t의 이산화탄소를 절감하는 효과가 있다. 조력발전은 하루 두 번 밀물 때 발생하는 수차를 이용해 전기를 생산하는 청정에너지를 말한다. 시화호는 최고 9m의 조수간만 차가 있어 국내에서 조력발전의 최적지로 평가받는다. 티라이트 공원은 발전소를 조성할 때 발생한 토사를 이용해 친환경적으로 만들어진 해상공원으로 여가공간, 휴식공간, 편의공간 등 약 15만㎡ 규모로 조성됐다. 휴게소는 식당과 카페 등이 있고 2층에는 전망대가 있어 시원한 전경을 한눈에 담을 수 있다. 조력문화관은 조력발전의 원리를 알아볼 수 있는 과학체험 학습공간으로 아이들은 물론 어른에게도 볼만한 구경거리다. 지난해 6월 개장한 75m 높이의 전망대는 시화호와 서해를 조망할 수 있는 안산의 랜드마크로 연간 150만명이 찾는 관광 명소로 자리잡았다. (032)890-6520. ●대부도 해안선 따라 걷는 대부해솔길 제주올레길처럼 대부도의 해안선을 따라 걸을 수 있도록 구성됐다. 대부관광안내소에서 시작해 구봉도, 대부남동, 선감도, 탄도항을 거쳐 대송단지까지 연결돼 있다. 대부도 전체를 빙 둘러 걷는 해솔길은 대부도라는 섬이 가진 특유의 매력을 느낄 수 있다. 전체 길이 74㎞, 7개 구간으로 나뉘어 있으며 특히 방아머리에서 돈지섬안길까지 이어지는 구간이 인기를 끌고 있다. ‘개미허리 다리’로 연결된 ‘낙조전망대’는 바닷길 산책의 즐거움과 함께 붉게 물드는 아름다운 낙조까지 감상할 수 있다. 1899-1720. ●1953년부터 재래 방식으로 최상급 소금 채취하는 동주염전 단원구 동주길 대동초등학교에서 대부황금로를 따라 선감도 방향으로 가다 보면 ‘바람과 태양, 하늘 그리고 소금’ 등 자연이 함께 어우러지는 ‘동주염전’이 있다. 1953년부터 염전을 시작해 지금까지 재래 방식을 고집해 소금을 채취하고 있다. 동주 천일염에는 특별한 비밀이 있다고 한다. 갯벌 위에 옹기판을 깔아 생산하는데 옹기 사이 틈을 통해 갯벌과 소금이 만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된다. 이 틈으로 중금속과 같이 인체의 나쁜 성분은 갯벌이 흡수하고 대신 갯벌이 가진 미네랄과 같은 좋은 성분은 소금이 흡수한다. 이처럼 최상급 천일염을 생산한다는 자부심을 바탕으로 한 ‘염전 체험학습’을 운영하고 있다. (032)886-0900. ●사진작가가 사랑하는 섬 탄도… 누에섬 풍력발전기도 장관 탄도는 대부도 본 섬과 선감도, 불도에 이어 네 번째로 큰 섬이다. 누에섬 등대전망대가 자랑거리다. 최대 높이 8m 내외로 밀물과 썰물이 하루 두 차례씩 드나든다. 이때 바다가 갈라지며 길이 드러나는 현상과 서해안의 낙조는 장관을 연출하기 때문에 사진작가와 여행객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대부해솔길 제6코스에 해당하는 탄도항에는 안산어촌민속박물관과 누에섬 등대전망대가 있다. 가족단위 낚시를 즐기는 여행객들도 많이 찾는다. 바닷길을 통해 누에섬에 가다 보면 연간 1300여 가구에 공급할 수 있는 전력을 생산하는 국내 최초(2009년 완공)의 750㎾급 풍력발전기 3기도 만날 수 있다. 1899-1720. ●‘최고의 포토존’ 구봉도 낙조전망대·작지만 아름다운 섬 풍도 구봉도 끝자락에 있는 낙조전망대로 구봉도를 대표하는 구조물이다. ‘석양을 가슴에 담다’라는 뜻을 가진 동그란 띠와 석양 모양의 구조물 사이로 보이는 석양이 무척이나 아름다워 서해안 낙조를 즐길 수 있는 대부도 최고의 포토존으로 손꼽히고 있다. 1899-1720. 방아머리선착장에서 여객선을 타고 1시간 30분가량 가면 넓이 1.84㎢, 해안선 5㎞의 조그마한 풍도를 만날 수 있다. 풍도라는 이름 때문에 바람이 많으리라 생각하지만 풍도는 단풍나무가 많아 풍도(楓島)라고 불린다. 우럭·노래미·야생화·몽돌이 있는 아름다운 섬이다. 1899-1720. ●외국 이색문화 체험할 수 있는 ‘국경 없는 마을’ 다문화거리 아시안 문화권의 음식점이 늘어선 이곳은 여기가 과연 한국일까 하는 착각이 들 정도로 이국적인 장소이다. 외국의 이색적인 문화를 체험해 보고 싶다면 이곳을 찾으면 된다. 중국과 인도네시아, 몽골, 베트남 등 60여개국 6만여 외국인의 생활공간으로 2009년 다문화마을특구로 지정됐다. 일명 ‘국경 없는 마을’로 통하며 다문화의 중심으로 떠오르고 있다. (031)481-2232. ●노적봉공원 인공폭포·국내 최대 규모 안산갈대습지공원 노적봉공원 내에 설치된 인공폭포는 국내 최대의 장엄한 폭포수와 음악분수, 인공암벽 등을 갖추고 있다. 공원에는 장미원과 철쭉원, 야외결혼식장 등 다양한 볼거리·즐길거리 장소도 마련돼 시민들의 발길을 이끌고 있다. 안산갈대습지공원은 시화호로 유입되는 지천의 수질 개선을 위해 조성한 104만㎡의 국내 최대 규모 인공습지 공원으로 나무다리와 옥상전망대, 조류관찰대가 있다. ●‘한국의 무라노’ 유리섬박물관·음악이 흐르는 정문규미술관 한국의 무라노를 꿈꾸는 유리섬박물관은 대부도 끝자락에 자리잡고 있다. 유리 공예품을 세계 전역으로 수출할 정도로 명성이 자자한 이탈리아 무라노섬이 모델이다. 2012년 4만 3000㎡ 공간에 복합문화체험공간으로 문을 열었다. 다양한 작품들을 전시한 유리조각공원이다. 현대 유리 작가들의 작품을 전시하고 있으며 유리 작가들이 눈앞에서 직접 작품을 만드는 공예시연장 등 다채로운 볼거리로 가득하다. (032)885-6262. 정문규미술관은 원로작가가 운영하는 곳으로 음악과 미술을 함께 즐길 수 있는 공간이다. 1관은 단체나 개인이 대관할 수 있으며 제2관은 정문규 작가의 상설전시관으로 마련돼 있다. 1층에 있는 갤러리카페 ‘아르페지오네’에서는 수준급의 오디오시스템을 갖추고 고음질의 음악을 제공하고 있다. 매년 3월부터 12월까지 작은 음악회와 공연을 선보이고 있다. (032)881-2753. 김병철 기자 kbchul@seoul.co.kr 먹거리>> 안산에서는 무엇을 먹을지 고민할 필요가 없다. 곳곳에 13개 음식거리를 조성해 언제든 지역을 대표하는 다양한 음식을 골라 먹을 수 있다. ●‘방아머리 먹거리타운’ 바지락 칼국수 대부도 제일 북쪽에 있는 음식문화시범거리로 바지락칼국수가 대표 음식이다. 커다란 솥에다 지척에 널린 바지락을 넣어 칼국수를 끓여 먹던 풍습이 육지와 연결되면서 소문이 났고, 지금의 바지락칼국수 거리가 생겨났다. 이곳에선 활어회나 조개구이도 인기지만 식당마다 간장게장과 바지락고추장찌개 등 향토 음식을 개발해 관광객들을 유혹하고 있다. ●‘댕이골 전통음식거리’ 비빔국수·유기농 쌈밥·두부요리 1990년대부터 전통음식을 주 메뉴로 하는 음식점들이 모여들면서 자연스럽게 조성된 사동의 먹자골목이다. 댕이골은 처녀의 댕기모양을 한 마을 지형에서 따온 이름이다. 30년 전통의 비빔국수에서부터 20여종의 유기농 쌈밥, 가마솥에 끓여 만든 두부요리, 송어, 시골밥상, 갈치조림, 매운 소갈비찜, 추어탕, 곤드레밥 등 먹거리 천국이다. ●‘다문화음식거리’ 중국식 호떡·파파야 샐러드·나시고랭 한국인보다 외국인이 더 많이 산다는 원곡동은 세계음식백화점으로 불린다. 6만여명의 외국인이 모여 살다 보니 자연스럽게 그들을 위한 음식점들이 생겨났다. 외국에 가지 않고도 현지 음식을 맛볼 수 있는 곳이어서 주말에는 내국인 미식가들도 많이 찾는다. 다문화음식거리에서는 외국인들이 직영하는 100여곳의 음식점이 성업 중이다. 지하철 4호선 안산역 앞에서 원곡본동 주민센터까지 500여m에 이르는 구간에 밀집해 있다. 거리의 명물이 된 꽈배기빵과 중국식 호떡, 만두, 월병을 맛볼 때면 여기가 중국인가 싶은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태국음식점에서는 파파야 샐러드 ‘쏨땀’, 매운 돼지고기덮밥 ‘팟카파오무’, 볶음 국수 ‘팟타이’, 볶음밥 ‘까오팟푸’를 맛볼 수 있다. 인도네시아의 볶음밥 ‘나시고랭’이나 꼬치 요리인 ‘사테가이’, 인도의 ‘난’과 ‘커리’, 베트남 쌀국수 ‘퍼’ 등도 입맛을 사로잡기에 충분하다. 본오동에서는 양푼홍합탕, 신석기 숯불고기, 창고 곱창집, 장단콩 청국장, 곤드레수제비집 등이 인기다. 상록수역 1번 출구에서부터 최용수기념관까지 먹자골목이 형성돼 있다. 선부동 먹자골목에서는 전국 3대 짬뽕이라는 중국집이 유명하다. 바닷가재에서부터 회까지 해산물종합세트를 먹을 수 있는 횟집도 있고 활전복회, 몽골리안 숯불바비큐, 쪽갈비, 두루치기 등을 선택할 수도 있다. ●‘송호맛길’ 산채 정식·감자옹심이·메밀 막국수·굴튀김 안산 사람 치고 ‘송호맛길’을 모르는 사람은 없다고 할 정도로 유명하다. 한식부터 중식, 일식까지 없는 게 없다. 고향의 정감이 담긴 산채 정식부터 전통 방식으로 만드는 강원도식 감자옹심이와 메밀 막국수, 삼대를 잇는 두부요리, 굴튀김과 굴국밥 등도 인기 품목이다. 성포동은 조선시대 배가 드나드는 포구가 있던 곳이다. 이곳에서 영업 중인 횟집의 생선구이는 점심 메뉴로 손색없으며 불고기 백반과 통큰 냉면을 맛보려는 미식가도 많이 찾는다. 김병철 기자 kbchul@seoul.co.kr
  • [서동철 기자의 문화유산이야기 21] 주꾸미 낚싯배 분주한 충청수군의 본거지

    [서동철 기자의 문화유산이야기 21] 주꾸미 낚싯배 분주한 충청수군의 본거지

     충청수영이란 충청도수군절도사영(忠淸道水軍節度使營)의 줄임말이다. 충청도 수군을 지휘하던 절도사가 머물던 본영이라는 뜻이다. 충청수군의 관할해역은 아산만에서 금강 하구의 장항만에 이른디. 해안선의 길이는 992.8㎞에 이르고 점점이 이어진 섬은 250개나 된다. 충청수영은 관할 수역의 중간 지점인 지금의 충남 보령시 오천면 소성리 일대에 있었다. 충청수군의 군항(軍港)이었던 오천항은 지금 가을 주꾸미철을 맞아 낚싯배의 입출항으로 분주하다.  충청수역은 고려시대 이후 호남평야를 비롯한 남부 평야지대에서 세금으로 걷은 곡식을 개성이나 한양으로 운반하는 조운선이 지나는 길목이었다. 당시 왜구가 해안은 물론 내륙까지 침범했던 것도 쌀을 비롯한 양곡 탈취가 가장 큰 목적이었던 만큼 수군의 역할은 중요했다. 조선이 고려 군제(軍制)를 발전시켜 오천에 충청수영을 설치한 것은 세종 29년(1447)이다.  ‘세종실록 지리지’에 따르면 조선 초기 충청수영의 군선은 142척, 병력은 8414명에 이른다. 임진왜란 때인 선조 29년(1596)에는 충청수사 최호가 이끄는 충청수군이 남해 한산도에서 삼도수군통제사 원균의 지휘를 받다가 이듬해 칠천량해전에서 대패하기도 했다. 당시 충청수영은 해전에 참여하는 것은 물론 울창한 안면도의 소나무를 벌채해 삼도수군의 군선(軍船)을 건조하는 역할을 한 것으로도 알려진다. 충청수영은 고종 33년(1896) 폐영(廢營)됐다.  충청수영성은 충남 해안과 안면도·원산도로 둘러싸인 천수만에서도 좁은 내만(內灣)에 깊숙이 들어앉아 있다. 앞바다의 수심이 깊은 데다 서해안의 다른 포구와는 달리 심한 조수간만의 차이에도 배가 드나드는 데 큰 어려움이 없다. 주변 바다가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뒷동산의 자연지형을 최대한 살려 지금 보아도 천혜의 요새다. 석성(石城)인 충청수영성은 수군절도사 이장생이 둘레 3174척, 높이 11척 규모로 중종 4년(1509)부터 16년 동안에 걸쳐 쌓았다.  충청수영은 봉수를 이용해 먼바다를 포함한 관할 수역의 움직임을 신속하게 파악했다. 어청도 봉수에서 외연도, 녹도, 원산도를 거쳐 충청수영성 남쪽 1.2㎞ 지점에 있는 망해정 봉수로 이어지는 정보 전달 시스템이다. 많은 섬으로 이루어진 관할수역의 지형적 특징을 감안해 충청수영이 자체적으로 운영한 이른바 권설봉수(權設烽燧)는 다른 수영에서는 찾아볼 수 없다.  왜구 방어를 목적으로 설치된 충청수영이지만 병자호란 이후 수도권 방어가 가장 중요한 군사적 목표로 떠오르면서 본영의 이전론이 제기되기도 했다. 수영성의 위치가 왜구를 방어하고 조운선의 안전한 운항을 도모하는 데는 유리하지만, 청나라와의 관계에서 비롯된 비상사태 발생의 경우 왕실과 조정의 피난처인 강화도 일대를 보호하는 데는 적절치 않다는 문제 제기가 있었기 때문이다. 결국 정조 3년(1779)부터 충청수사의 지휘소인 행영(行營)을 태안반도 서쪽 끝인 안흥으로 옮겨 10년 남짓 운영하기도 했다.  충청수영성의 현재 모습에서 전성기의 위용을 찾기란 쉽지 않다. 하지만 천수만과 어우러지는 뛰어난 경관으로 시인·묵객의 발걸음이 잦았던 누각 영보정(永保亭)의 복원이 최근 시작됐고, 성벽을 되살리기 위한 발굴조사도 곧 이루어질 것이라고 한다. 충청수영의 형장인 서문 밖 갈마진두(渴馬津頭)는 병인박해 때 천주교 신부 다섯 명이 순교한 현장이기도 하다. 차근차근 제모습 찾기에 노력한다면 지역 최고의 역사관광 자원으로 발돋움할 수 있을 것이다.  서동철 수석논설위원 dcsuh@seoul.co.kr  
  • 캔버스가 된 모래사장… 작품이 된 가을바다

    캔버스가 된 모래사장… 작품이 된 가을바다

    해변 풍경 속에 노를 단 두 개의 프레임이 설치됐다. 하나는 바닷물에 불안한 뗏목처럼 떠 있고, 다른 하나는 약간 불안정하게 기울어 모래사장에 세워져 있다. 부산 사상구 다대포에서 열리고 있는 ‘2015바다미술제’에 참가한 헝가리 작가 조셉 타스나니의 작품 ‘기억의 지속’이다. 루마니아 출신으로 28세에 헝가리로 이민한 그는 설치와 대지미술의 개념을 혼합한 이 작품에 대해 “새로운 삶의 터전을 찾기 위해 긴 여행을 해야 하는 이민자들의 삶과 그들이 두고 온 것에 대한 기억을 다뤘다”면서 “시리아와 아프가니스탄 등 전 세계의 난민들에게 헌정하는 작품”이라고 설명했다. 이 작품 옆에는 네덜란드 작가 코르넬리스 알베르투스 아우언스의 철제 조형물 ‘바다의 메아리’가 설치돼 있다. 아우언스는 “세 개의 입방체를 표현한 이 작품은 바다를 배경으로 볼 때 완성된다. 중앙에 수직으로 세운 철 기둥을 통해 파도 소리와 바람 소리를 들을 수 있다”고 소개했다. 1987년 시작돼 2년에 한 번씩 열리는 부산의 대표적인 해양미술축제 바다미술제가 해운대, 광안리, 송도를 거쳐 다대포로 장소를 옮겨 다양한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지난 19일 막을 올린 2015 바다미술제에는 16개국 34개팀이 참여해 ‘보다-바다와 씨앗’(See-Sea & Seed)을 주제로 10월 18일까지 설치, 조각, 영상 등 다양한 작품을 선보이고 있다. 행사는 ‘산포하는 씨앗’, ‘발아하는 씨앗’, ‘자라는 씨앗’, ‘자라는 바다’라는 4개의 섹션으로 구성된 본전시와 뉴질랜드의 피터린카이트사가 대형 연 퍼포먼스로 가을 바다를 풍성하게 꾸민다. 김원근의 조각 작품 ‘손님’과 김영원의 거대한 백색 조각 ‘그림자의 그림자’가 눈길을 끄는 해변에는 오노 요코의 ‘소망 나무’를 비롯해 관람객들의 사진으로 완성되는 앤디 드완토로의 ‘100명의 사람들’, 관객들의 호흡으로 완성되는 회화 퍼포먼스인 최선 작가의 ‘나비’, 어린이들이 만든 천 개의 바람개비를 그들이 바라는 꿈과 소원들이 이뤄질 수 있도록 설치한 노주환 작가의 ‘사랑해요ㅡ천개의 꿈’ 등이 모래사장에 설치돼 있다. 사진작가 이명호는 다대포의 돌에 캔버스를 설치해 조수간만의 차에 따라 모습이 서서히 드러나고 사라지면서 자연이 캔버스에 돌의 모습을 그렸다 지웠다 하는 상황을 연출했다. 전원길은 박스 형태로 제작된 틀에 보리 싹을 자라도록 하고 해변에 설치해 수직으로 자라는 보리가 수평선에 이르러 일체화되는 ‘녹색 수평선’을 설치했다. 영국의 조너선 폴 포어맨은 버려진 나무에 돌을 설치하고 날씨와 조류에 자연스럽게 영향을 받도록 하는 해변 설치 작품으로 고독감과 고요함을 표현하고 있다. 전시는 밤에도 이어진다. 미디어아티스트 이경호는 드론으로 촬영한 영상물 ‘생명의 씨앗, 어떻게 하실래요? 미래를 향한 일기’를 선보이고 이이남 작가는 레이저를 통해 다양한 기하학적 문양과 패턴으로 몽환적인 이미지를 연출하는 ‘빛의 움직임으로’를 선사한다. 행사를 주관하는 부산비엔날레조직위원회의 임동락 집행위원장은 “예년과 달리 전시작품 모두 초청작으로 구성해 전시의 일관성과 전문성을 높였다”며 “다양한 장르를 아우르고 관객 참여형 작품들을 곳곳에 배치해 색다른 미술 감상의 기회를 마련했다”고 말했다. 김성호 전시감독은 “부산 동부지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문화가 소외된 다대포해수욕장에서 문화예술의 싹을 틔운다는 의미를 담았다”며 “사람과 바다, 예술과 지역, 미술가와 시민들이 예술을 통해 따뜻한 교감을 나누길 바란다”고 말했다. 글 사진 부산 함혜리 선임기자 lotus@seoul.co.kr
  • 가을바다가 그대로 예술로 ... 2015 바다미술제

    가을바다가 그대로 예술로 ... 2015 바다미술제

     해변 풍경 속에 노를 단 두 개의 프레임이 설치됐다. 하나는 바닷물에 불안한 뗏목처럼 떠 있고, 다른 하나는 약간 불안정하게 기울어 모래사장에 세워져 있다. 부산 사상구 다대포에서 열리고 있는 ‘2015바다미술제’에 참가한 헝가리 작가 조셉 타스나니의 작품 ‘기억의 지속’이다. 루마니아 출신으로 28세에 헝가리로 이민한 그는 설치와 대지미술의 개념을 혼합한 이 작품에 대해 “새로운 삶의 터전을 찾기 위해 긴 여행을 해야 하는 이민자들의 삶과 그들이 두고 온 것에 대한 기억을 다뤘다”면서 “시리아와 아프가니스탄 등 전 세계의 난민들에게 헌정하는 작품”이라고 설명했다. 이 작품 옆에는 네덜란드 작가 코르넬리스 알베르투스 아우언스의 철제 조형물 ‘바다의 메아리’가 설치돼 있다. 아우언스는 “세 개의 입방체를 표현한 이 작품은 바다를 배경으로 볼 때 완성된다. 중앙에 수직으로 세운 철 기둥을 통해 파도 소리와 바람 소리를 들을 수 있다”고 소개했다.  1987년 시작돼 2년에 한 번씩 열리는 부산의 대표적인 해양미술축제 바다미술제가 해운대, 광안리, 송도를 거쳐 다대포로 장소를 옮겨 다양한 프로그램을 마련했다. 지난 19일 막을 올린 2015 바다미술제에는 16개국 34팀이 참여해 ‘보다-바다와 씨앗’(See-Sea & Seed)을 주제로 10월 18일까지 설치, 조각, 영상 등 다양한 작품을 선보이고 있다. 행사는 ‘산포하는 씨앗’, ‘발아하는 씨앗’, ‘자라는 씨앗’, ‘자라는 바다’라는 4개의 섹션으로 구성된 본전시와 뉴질랜드의 피터린카이트사가 대형 연 퍼포먼스로 가을 바다를 풍성하게 꾸민다.  김원근의 조각 작품 ‘손님’과 김영원의 거대한 백색 조각 ‘그림자의 그림자’가 눈길을 끄는 해변에는 오노 요코의 ‘소망 나무’를 비롯해 관람객들의 사진으로 완성되는 앤디 드완토로의 ‘100명의 사람들’, 관객들의 호흡으로 완성되는 회화 퍼포먼스인 최선 작가의 ‘나비’, 어린이들이 만든 천 개의 바람개비를 그들이 바라는 꿈과 소원들이 이뤄질 수 있도록 설치한 노주환 작가의 ‘사랑해요ㅡ천개의 꿈’ 등이 모래사장에 설치돼 있다. 사진작가 이명호는 다대포의 돌에 캔버스를 설치해 조수간만의 차에 따라 모습이 서서히 드러나고 사라지면서 자연이 캔버스에 돌의 모습을 그렸다 지웠다 하는 상황을 연출했다.  전원길은 박스 형태로 제작된 틀에 보리 싹을 자라도록 하고 해변에 설치해 수직으로 자라는 보리가 수평선에 이르러 일체화되는 ‘녹색 수평선’을 설치했다. 영국의 조너선 폴 포어맨은 버려진 나무에 돌을 설치하고 날씨와 조류에 자연스럽게 영향을 받도록 하는 해변 설치 작품으로 고독감과 고요함을 표현하고 있다. 전시는 밤에도 이어진다. 미디어아티스트 이경호는 드론으로 촬영한 영상물 ‘생명의 씨앗, 어떻게 하실래요? 미래를 향한 일기’를 선보이고 이이남 작가는 레이저를 통해 다양한 기하학적 문양과 패턴으로 몽환적인 이미지를 연출하는 ‘빛의 움직임으로’를 선사한다.  행사를 주관하는 부산비엔날레조직위원회의 임동락 집행위원장은 “예년과 달리 전시작품 모두 초청작으로 구성해 전시의 일관성과 전문성을 높였다”며 “다양한 장르를 아우르고 관객 참여형 작품들을 곳곳에 배치해 색다른 미술 감상의 기회를 마련했다”고 말했다. 김성호 전시감독은 “부산 동부지역에 비해 상대적으로 문화가 소외된 다대포해수욕장에서 문화예술의 싹을 틔운다는 의미를 담았다”며 “사람과 바다, 예술과 지역, 미술가와 시민들이 예술을 통해 따뜻한 교감을 나누길 바란다”고 말했다. 부산 글 함혜리 기자 lotus@seoul.co.kr  
  • [밀리터리 인사이드] 인천상륙작전 D-1 ‘장사상륙작전’ 아시나요

    [밀리터리 인사이드] 인천상륙작전 D-1 ‘장사상륙작전’ 아시나요

    9월 15일. 디데이(D-day)라는 암호명으로 유명한 ‘노르망디 상륙작전’과 더불어 역사적으로 가장 성공한 상륙작전으로 꼽히는 ‘인천상륙작전’이 이뤄진 날입니다. 더글라스 맥아더 유엔군 사령관 스스로도 ‘5000대 1의 도박’이라고 말했을 만큼 성패를 예측하기 쉽지 않은 작전이었죠. 북한 인민군은 38선에서 낙동강 방어선까지 진격하는데 81일이 걸렸지만, 인천상륙작전 이후 우리 군이 38선까지 돌아오는데 15일 밖에 걸리지 않았을 만큼 전세는 급변하게 됩니다. 허리가 잘린 인민군은 보급을 제대로 받지 못해 급격히 세력이 약화됐고 곧 패주하게 됩니다. 그러나 인천상륙작전을 실행하기 전 난관이 많았습니다. 당시 인천의 항만은 대규모 함정이 입항하기에는 수로가 매우 좁았고, 조수간만의 차가 7~10m나 돼 안정적인 상륙작전을 벌이기에는 부적합한 곳이었습니다. 특히 작전 당일 인천항의 만조시간은 2시간 밖에 되지 않아 위험부담이 컸습니다. 인민군이 진지를 구축하고 강력하게 저항한다면 큰 피해를 입을 수도 있었죠. 그래서 유엔군사령부는 노르망디 상륙작전을 성공시킨 연합군 수뇌부와 마찬가지로 기만전술을 쓰기로 했습니다. ●인천상륙작전을 앞두고 양동작전 준비 2차 세계대전에서 연합군은 노르망디 상륙작전 6개월 전부터 스웨덴, 노르웨이가 있는 스칸디나비아 반도와 프랑스 칼레에서 상륙작전이 이뤄질 것이라는 허위정보를 꾸준히 흘렸습니다. 그래서 독일은 1944년 전세를 뒤집기 위한 연합군의 대규모 상륙작전이 이뤄질 것이라는 사실을 짐작하고도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6·25전쟁 초기 유엔군사령부도 7만명이 넘는 병력과 260여척의 함정이 참여하는 역사적인 상륙작전을 성공시키기 위해 두 가지 묘안을 짜냈습니다. 우선 유엔군이 남쪽인 전북 군산으로 상륙한다는 거짓 소문을 내는 한편 실제로 군산을 포격해 인민군의 주의를 돌렸습니다. 또 상륙이 한반도 동쪽에서도 동시에 이뤄질 것으로 오인하도록 인천상륙작전 하루 전 낙동강 전투가 치열했던 경북에서 상륙작전도 벌였습니다. 그것이 바로 ‘장사상륙작전’입니다. 경북 영덕에서 남쪽으로 15km, 포항 북쪽 26km에 위치한 동해안의 작은 어촌 장사동(현 경북 영덕군 남정면 장사리). 인천상륙작전 불과 한 달 전인 8월 16일 국군 3사단이 북한군 12사단에 의해 퇴로를 차단당하자 해상으로 철수했던 독석동과 인접한 지역입니다. 3사단 지휘부는 포항여중 전투에서 71명의 학도병이 분전한 덕분에 인민군의 공격을 피해 무사히 탈출에 성공했습니다. 이 전투는 330만명의 관객을 모은 영화 ‘포화 속으로’에서 재연돼 국민들의 관심을 모았습니다. 장사상륙작전도 포항여중 전투와 마찬가지로 학도병들의 희생에 모든 것을 맡긴 슬픈 역사였지만 인천상륙작전에 가려 지난 65년 동안 크게 주목받지 못했습니다. 극비로 수립된 작전명 174호. 9월 13일 오후 부산항 제4부두에는 2700t급 상륙함(LST) ‘문산호’에 탑승할 학도병들이 모였습니다. 육군본부는 상륙작전을 위해 이명흠 대위를 지휘관으로 하는 독립유격대 1개 대대를 차출하도록 명령했습니다. ●보름 훈련받은 10대 학도병, 비밀 작전을 맡다 이름만 ‘유격대’였을 뿐 편성된 이들의 대부분은 경남 밀양에서 불과 보름 동안의 훈련받은 앳된 10대 학도병이었습니다. 실탄을 채 10발도 채 쏴보지 못한 이들이 대부분이었죠. 군에서 보급받은 것이라곤 소련제 장총과 배낭, 인민군 군복, 물 약간, 건빵 한 봉지, 미숫가루 세 봉지가 전부였습니다. 낙동강 전선 후방을 교란하고 보급로를 끊는 작전에 투입된다는 설명이 곁들여졌습니다. 원래 이 작전은 위험한 임무 특성상 미 8군이 수행해야 했지만 미군은 “실패할 위험이 크다”는 이유로 우리 군에 떠넘겼습니다. 대규모 병력을 동원하기 어려웠던 육군은 훈련도 제대로 받지 못한 학도병들에게 작전을 배정했습니다. 그렇게 모인 학도병 772명은 전란의 회오리 속에서 오로지 애국심 만으로 군에 자진입대한 이들이었습니다. 수개월째 이어진 전쟁으로 마음마저 피폐해진 그들이었지만 사기만은 하늘을 찔렀습니다. 14일 새벽 상륙함은 드디어 장사해안에 도착했습니다. 그렇지만 역사적인 상륙작전은 시작부터 운이 따르지 않았습니다. 태풍 ‘케지아’의 영향으로 거센 파도가 일면서 문산호는 해변에서 30m 가량 떨어진 지역에 좌초되고 말았죠. 바다에 뛰어든 학도병의 60여명이 제대로 전투도 해보지 못하고 물에 빠져 숨졌습니다. 무사히 헤엄쳐 해변에 도달한 이들이 밧줄을 소나무에 연결해 다른 많은 대원이 해안에 닿을 수 있었습니다. 이날 오전 문산호는 심한 파도에 떠밀려 바다 속에 가라앉았습니다. 고난은 이어졌습니다. 상륙 직후부터 1개 대대 규모의 인민군이 해안 앞 200m 고지에서 공격해왔습니다. 오후 2시 30분 미 해군 구축함 함포지원을 받아 간신히 적을 물리친 학도병들은 빠르게 동해안의 7번 국도를 차단하고 다수의 적 진지를 파괴했습니다. 상륙, 전투 과정에 ‘유격전의 귀재’로 불렸던 군사고문 전성호 대령, 민간인 황재중 선장 등 29명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살아남은 이들은 다음날 오전 6시 인천상륙작전이 이뤄진다는 사실은 꿈에도 모른 채 인민군 5사단 등 적 정예병력을 만나 악착같이 싸웠습니다. 인민군은 대규모 상륙부대가 들이닥친 것으로 판단해 전차 4대를 동원하기도 했습니다. 학도병들이 사용해야 할 탄약 대부분은 배와 함께 물에 가라앉았고, 배낭에 든 보급품은 불과 3일치였지만 전투는 계속됐습니다. ●악착같이 7번 국도를 끊고 임무를 수행한 그들 해군본부는 인천상륙작전 뒤인 16일 해난구조선을 보냈지만 문산호가 너무 깊이 침몰했다는 사실을 확인하고 그대로 철수했습니다. 우리 해군의 304정도 출동했다가 극심한 풍랑으로 포항 구룡포로 귀항하고 말았습니다. 해군은 “상륙부대를 구출하려면 증원부대를 보내거나 철수하는 수 밖에 없다”고 육군본부에 연락한 뒤 상륙함 조치원호를 현장에 다시 급파하게 됩니다. 또 상륙 5일째인 18일 수송기를 보내 약간의 탄약과 의료품을 투하했습니다. 상륙 6일째인 19일 드디어 조치원호가 장사해안 인근에 도착했습니다. 민간인 선장은 인민군의 공격이 두려워 침몰한 문산호와 멀리 떨어진 곳에 배를 대려고 했습니다. 미군 고문관으로 참가한 프랭크 스피어 소령이 다그쳐 겨우 문산호 동북쪽 약 400m, 육지에서 300m 떨어진 지점에 닻을 내리고 구조작업에 착수했습니다. 학도병 39명은 적의 공격과 구명대가 유실되는 급박한 상황 속에서 배에 오르지 못했습니다. 이들 중 많은 이들이 복귀하지 못하고 적의 포로가 되거나 죽음을 맞았습니다. 일부는 우리 군이 북진하는 과정에 합류하기도 했습니다. 배에 타지 못한 인원 외에도 작전 중 전사한 인원이 총 139명이나 됐고, 90여명이 부상했습니다. 나머지 인원들은 다행히 7시간에 걸친 결사적인 구조작업으로 조치원호를 통해 부산항으로 돌아올 수 있었습니다. 상륙작전은 군사기밀이었기 때문에 전쟁이 끝난 뒤에도 제대로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작전 상황이 제대로 명시된 공식문서조차 없었습니다. 생존 대원들의 입을 통해서만 일부 내용이 알려졌죠. 하지만 작전은 성공적이었습니다. 당시 평양방송은 아군 2개 연대가 동해안에 상륙했다고 보도했을 정도로 상황을 면밀히 주시하고 있었던 것으로 뒤늦게 밝혀졌죠. 특히 우리 1군단은 인천상륙작전 뒤 교착상태였던 낭동강 전선을 돌파해 북상할 때 큰 도움을 받았습니다. 교란작전 때문에 인민군 5사단과 2군단이 주력부대를 전선에서 이탈시켜 동해안에 집중적으로 배치했기 때문입니다. ●맥아더도 경의를 표한 학도병들의 활약 1997년 3월 해병대원들이 갯벌에 묻힌 문산호를 발견하면서 역사는 세상 밖으로 나왔습니다. 역사 재조명 필요성을 느낀 영덕군은 지난해부터 1년 4개월 동안 부산의 한 조선소에서 문산호 복원 작업을 진행해 길이 90m, 폭 30m, 높이 26m의 배를 건조했습니다. 원래 배보다는 길이 10m, 너비 5m 가량을 줄인 축소 모형입니다. 지난 5월 복원된 문산호는 바지선으로 옮겨져 장사해안으로 돌아왔습니다. 상륙작전 65년 만의 일입니다. 내달 문산호는 스토리 전시관으로 개관할 예정입니다. 문산호 1, 2층에는 장사상륙작전의 역사적 배경과 200고지를 점령한 학도병 영웅 이야기를 영상물과 디오라마로 만들어 설치하는 등 다양한 콘텐츠로 채워집니다. 4층에는 PX와 군번줄 걸기 등 군 체험코너, 5층엔 조타실과 전망대를 마련할 계획입니다. 역사는 세상 밖으로 나왔지만 한편으론 여전히 인천상륙작전의 그늘에 가려져 있습니다. 맥아더 장군도 잊지 않은 역사, 우리가 되돌아 봐야 하지 않을까요. 아래는 맥아더 장군이 사망하기 4년 전 772 유격동지회에 전한 서한입니다. 이종훈 회장 귀하. 최근에 보내주신 귀하의 편지를 통해 772 유격동지회가 결성된다는 소식을 듣고 무척 기뻤습니다. 인천상륙작전을 지원하기 위해 귀하의 동지들이 수행한 전투는 혁혁한 것이었으며, 동시에 최고의 찬사를 받을만한 것이었습니다. 772 유격대 동지들이 보여준 용맹과 희생은 한국의 젊은이들에게 영원히 빛나는 귀감이 될 것입니다. 귀하의 동지들에게 제 진심어린 안부를 전해주시기 바랍니다. 저는 그들을 충성스럽고 헌신적인 전우로서 영원히 기억할 것입니다. 행운을 빕니다. 1960. 10. 31 더글라스 맥아더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밀리터리 인사이드는 핫한 아이템을 가지고 매주 화요일 여러분을 찾아갑니다. 더 많은 기사를 보시려면 아래 리스트를 보세요. (17)국산 ‘명품 복합소총’ 왜 애물단지가 됐나 (18)“꼭 살아서 가겠습니다!” 잊지 않겠습니다 (19)“남침 땅굴, 있다니까요!” 끝나지 않는 전쟁 (20)北 목함지뢰 도발, 과연 이번이 처음일까 (21)당황하셨어요? ‘서울 불바다’ 통하지 않는 이유
  • 해외여행 | Samoa 사모아에서 행복하지 않다면 유죄

    해외여행 | Samoa 사모아에서 행복하지 않다면 유죄

    땅 위의 모든 것이 아름다운 남태평양의 섬나라 사모아. 이곳은 ‘낙원’의 기원이다. 세계 각지의 많은 곳을 ‘낙원’ 이라고 부를 때, 어쩌면 그 안에는 ‘사모아와 비슷하다’는 함의가 있을지도 모른다. 사모아에 다녀왔다. ‘그곳이 얼마나 좋으냐면’이라고 글을 쓰는 일은 기분 좋은 꿈에서 깨어 사랑하는 사람에게 꿈 이야기를 들려주는 것처럼 달고도 아름답다. 사모아는 미지의 세계다. 잘 모른다. 낯설다. 수많은 여행지를 다니면서 여기만큼 이국적인 정취를 느낀 곳도 없었다. 이국적이고 낯설지만 오롯이 동화되고 싶은 마음은 열렬했다. ‘대체 이 알 수 없는 오묘한 매력은 뭐지?’ 싶었다. ‘남태평양 어디쯤에 사모아라는 나라가 있다더라’는 정보만 알고 있던 나는 사모아를 그리워하느라 엄청난 에너지를 쏟아야 하는 신세가 됐다. 관계로 치자면, 밀당의 고수에게 낚여 넋이 나간 꼴이다. 사모아의 사바이섬과 우폴루섬을 돌아본 일주일은 다른 차원의 시간 혹은 비현실 같았다. 일정을 마친 후 돌아오는 비행기에서 나와 동행한 가장 친한 친구는 이렇게 말했다. “마치 애니메이션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의 주인공이 된 것만 같아.” SAMOA 무엇이 매력이냐 물으신다면 감동적이고 경이로운 자연경관과 이를 배경으로 다양하게 즐길 수 있는 관광지에 대한 설명은 일단 뒤로 미루자. 둘째가라면 서러울 사모아의 매력은 사람들이 살아가는 삶의 방식 곳곳에서 발견된다. 수도 아피아를 제외한 우폴루Upolu섬의 곳곳과 사바이Savaii섬 전체를 둘러보는 것은 목가적인 풍경을 정성껏 스케치하고 예쁘게 채색한, 내용까지 감동적인 그림책 속으로 들어가는 것 같다. 사모아는 전 국민의 취미가 정원 가꾸기라고 해도 믿어질 만큼, 모든 집의 마당이 단정하고 아름답다. 너른 마당 위에선 개와 고양이, 닭이 아이들과 함께 뛰논다. 더불어 어미 돼지가 새끼 돼지 여덟 마리와 일렬로 행진하거나 소와 말이 풀을 뜯는 모습도 일상의 풍경이다. 땅 위의 모든 동물과 식물은 사람들로부터 존중받는 느낌이다. 엄마는 꽃을 심고, 학교에서 돌아온 아들은 커다란 빗자루를 들고 떨어진 나뭇잎을 쓸어 모은다. 집 앞에는 먼저 떠난 가족의 무덤을 둔다. 무덤 위에는 꽃을 놓거나 그 위에서 빨래를 말린다. 할아버지와 할머니가 나란히 묻힌 무덤의 비석 위로 손자들이 올라타고 뛰어내리기를 반복하며 까르르 신이 났다. 사모아에서는 죽음이 이별이 아닌 것만 같다.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아름다운 집들이 모인 마을은 대부분 집성촌이다. 옆집은 고모네, 뒷집은 삼촌네, 안집은 할머니네 대략 이런 식이다. 마을 곳곳에는 사모아 전통가옥 양식인 팔레fale가 있다. 기둥을 세우고 지붕을 얹으면 완공되는 신기한 건물이다. 지붕이 있는 거대한 평상이라고 상상하면 얼추 비슷할 것 같다. 팔레 안에는 침대도 두고, 식탁도 둔다. 비 오는 날에는 이 집 저 집의 빨래를 한데 모아 널기도 한다. 오며 가며 뻥 뚫린 기둥 사이로 안부를 전하고 옹기종기 모여서 사는 이야기를 나누기도 한다. 식사 때가 되면 마을 곳곳에선 연기가 피어오른다. 연기가 나는 곳은 어김없이 시끌벅적하다. 사모아 전통 조리법인 ‘우무(땅을 파고 나무와 코코넛 껍질로 불을 지피고 그 위에 돌을 달군다. 달군 돌 위에 해산물, 고기, 타로, 빵 등의 식재료를 올리고 바나나 잎을 덮어 훈제하는 조리방법)’로 만들어낸 요리들의 맛있는 냄새와, 대가족인 모인 식사시간의 즐거운 소리들이 공기 중 가득하다. 일요일이면 가장 좋은 옷을 챙겨 입고 온 가족이 함께 교회에 간다. 일요일에는 대부분의 상점이 문을 닫는다. 사모아 국민의 반은 기독교도, 20%는 가톨릭신자다. 신앙도 깊다. 국가의 주요한 행사가 있을 때는 언제나 기도로 시작할 정도다. 낯선 동양인과 마주치는 많은 사람들은 어제 만난 친구를 오늘 다시 만난 듯한 표정으로 인사를 건넨다. 어디서 누구를 만나건 자존감 높은 사람들 특유의 쿨하고 자연스러운 분위기가 가득하다. 달뜨고 설레는 여정 동안 사모아 사람들을 보며 생각했다. 바쁜 도시 생활자인 내가 놓치고 사는 중요한 게 무엇일까. 이곳은 삶을 살아가는 데는 그렇게 많은 것이 필요하지 않다고, 스스로 움켜쥔 많은 세속적 가치들이 아무것도 아니라고 이야기하는 것 같다. 삶의 진정한 가치를 찾게 되는 구도의 땅인지도 모른다. 이토록 아름다운 화산섬, SAVAII 사바이섬에서 여정을 시작했다. 우폴루섬 서쪽에 위치한 물리파누아Mulifanua 항구에서 뱃길로 한 시간을 달리면 사바이의 살레렐로가 항구Salelologa Wharf에 닿는다. 사모아 전체 인구의 25%가 살아가는 아름다운 화산섬인 사바이는 폴리네시안 섬들 중 타히티, 하와이에 이어 크기가 세 번째로 큰 섬으로 우폴루섬에 비해 조금 더 목가적이다. 섬 중앙에는 열대 우림이 빼곡한 산이 있고 산자락과 해안선이 맞닿는 지점에 사람들이 터전을 이루고 살아간다. 해안을 따라 난 왕복 2차선의 해안도로가 마을과 마을을 잇는 유일한 길이며 섬을 관통하는 길은 없다. 사모아관광청의 훈남 앨비스가 운전하는 차를 타고 남태평양의 바람을 가르며 제일 먼저 도착한 곳은 사바이섬에서 가장 매력적인 자연경관을 볼 수 있는 알로파아가 블로우홀Alofa’aga Blowholes이다. 사바이 남동쪽의 타가Taga 마을에 들어서자 파도 소리가 거세진다. 파도가 세게 몰아치는 이 마을의 해안 곳곳에는 바위 구멍이 있는데 이를 통해 바닷물이 분수처럼 뿜어져 나온다. 분수공을 통해 솟아오르는 물기둥의 높이는 엄청나다. 웬만하면 10m 이상이고 아주 높을 때는 50m까지도 치솟는다. 믿거나 말거나 100m가 넘는 높이로 솟아오른 적도 있단다. 무엇보다 압도적인 것은 귀를 자극하는 소리다. 파도가 모여 구멍으로 솟아나기 전의 거대한 울림. ‘부욱부욱’ 하는 소리는 난생처음 들어 보는 자연의 소리인데다가 물기둥이 얼마나 클지 귀띔하는 듯해 긴장과 설렘이 배가된다. 타가 마을의 할머니, 할아버지들은 이곳을 방문하는 여행객들을 위해 작은 이벤트를 선보인다. 바로 분수공 아래로 코코넛 던지기다. 어린 시절부터 쭉 봐 왔던 광경이라 마을의 어른들은 어느 구멍에서 가장 거센 분수가 솟구칠지 직감적으로 안다. 선택한 분수공에 코코넛을 던지면 어김없이 거대한 물기둥이 솟아오르며 코코넛이 산산조각 나는 진기한 풍경이 펼쳐진다. 관광객은 이 압도적인 풍경 앞에서 입을 다물지 못하고, 마을 어른들은 어린아이처럼 신이 난 얼굴을 하고 깔깔 웃으며 또 다른 코코넛을 가지러 달려간다. 알로파아가 블로우홀에서 약 20분을 달려 도착한 곳은 ‘아푸 아아우Afu Aau’ 폭포다. 발음이 어려운 사모아의 지역 이름 중 유일하게 단번에 외운 이름이기도 하다. 소 주변의 수심은 얕은 편이라 수영을 못해도 물놀이는 즐길 수 있지만 소 중심으로 갈수록 수심이 깊어져 자칫하면 ‘아푸 아아우’ 할지 모르니 조심하는 게 좋겠다. 고즈넉하고 평화로운 풍광이 마치 우리나라의 비둘기낭이나 삼부연 폭포를 연상케 한다. 열대 우림에 둘러싸인 바다 근처의 이 폭포는 사바이섬을 찾는 사람들의 피크닉 장소로 명성이 자자하다. 음식물 반입은 가능하지만 주류 반입은 불가능하다. 사바이섬은 화산섬이다. 1905년부터 1911년까지 섬 북서쪽의 마타바누Matavanu산에서 화산 활동이 있었고 융기했는데 이런 지질학적 특성을 온전히 관찰할 수 있는 곳이 바로 라바필즈다. 제주 곶자왈의 열대우림 버전이라고 생각하면 쉽겠다. 섬의 북서쪽, 살레아울라Saleaula 마을에 위치한 이곳은 1900년대 세워진 교회와 화산폭발 몇해 전 만들어진 무덤이 유명하다. 교회는 마그마로 덮여 폐허가 되었는데 그 자체로 경이로운 모습이다. 무덤은 성지로 여겨진다. 화산이 폭발한 후 용암이 무덤 주변을 피해 흘렀기 때문이라고. 신성한 기운 때문인지, 우연인지는 모르겠지만 화산활동 이전의 식물군이 그대로 남아 있는 풍경은 신비롭다. 작열하는 남태평양의 땡볕을 현무암이 고스란히 받아 머금고 있는 만큼 라바필즈의 열기는 대단하다. 선크림과 모자는 꼭 챙겨 가는 게 좋겠다. 라바필즈에서의 뜨거움은 인근 사토아라파이Satoalepai 마을에서 시원하게 식힐 수 있다. 이곳에는 거북이와 함께 교감하며 수영을 즐길 수 있는 풀이 있다. 스무 마리의 거북이를 맛있는 망고로 유인한 후 물에 들어가 함께 물살을 가르는 진귀한 경험을 하고 싶다면 꼭 들를 것. 참고로 가장 나이가 많은 거북이는 무려 75살이다.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SAMOA 일상을 엿보다 여행의 빼놓을 수 없는 즐거움. 바로 재래시장 둘러보기다. 우폴루섬 북쪽의 수도 아피아Apia에는 두 개의 재래시장이 있다. 먼저 사바랄로 플리마켓Savalalo Flea Market은 특산품과 수공예로 만든 아기자기한 물건들을 파는 사모아의 쇼핑 메카다. 라바라바Lavalava라고 불리는 사모아 전통 살롱과 꽃핀, 액세서리, 나무줄기를 엮어 만든 가방이나 모자 등을 저렴한 가격에 구입할 수 있다. 사모아 스타일의 기념품을 구입해야 한다면 꼭 들러야 할 곳! 더불어 이곳은 메인 버스 정류장과 연결돼 있어 빈티지한 매력이 돋보이는 사모아 버스를 실컷 구경할 수 있다. 열대 과일을 마음껏 먹어 보고 싶다면 거대한 팔레 안에 수십 개의 상점이 모여 있는 푸갈레이 마켓Fugalei Market으로 가면 된다. 바나나, 코코넛 등의 신선한 과일과 각종 야채, 꽃을 파는 청과 전문시장이지만 기념품을 파는 상점도 곳곳에 있다. 사모아 전통 음료 재료인 코코사모아는 100% 카카오 덩어리로 조리법은 간단하다. 따뜻한 물에 으깬 코코아 열매와 설탕을 듬뿍 넣고 호로록호로록 마신다. 기존의 가공품보다 훨씬 깊고 그윽한 맛을 즐길 수 있다. 시장 인근의 사모아 컬처럴 빌리지Samoa Cultural Village도 추천한다. 사모아 전통공예와 문화를 한눈에 둘러볼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이 마련돼 있다. 웰컴 드링크를 선사하는 아바 세리머니, 전통 조리법인 우무, 타투의 기원인 사모안 타타우, 시아포라고 불리는 타파 프린팅과 사모아 전통 목공예, 바나나 잎으로 머리 띠와 바구니 등을 엮는 위빙 체험 등을 한자리에서 즐길 수 있다. 사모안 시바Samoan Siva라고 불리는 전통 춤 공연도 놓칠 수 없는 볼거리다. 힘껏 손뼉을 치며 절도 있는 동작을 이어 나가는 춤인데, 빠르게 이어지는 안무 하나하나를 따라가느라 눈 돌릴 틈이 없다. 따라 하고 싶다면 홀로 있을 때 조용히 할 것! 자칫 개그 프로그램의 마빡이처럼 보일 수 있다. 낙원의 풍경, UPOLU 사모아의 본섬인 우폴루는 1953년 제작된 영화 <리턴 투 파라다이스Return to Paradise>의 배경이 된 곳이다. 더불어 <지킬 앤 하이드Jekyll and Hyde>와 <보물섬>을 집필한 작가 로버트 루이스 스티븐슨Robert Louis Stevenson이 여생을 보내기 위해 선택한 곳이기도 하다. 구불구불한 산길을 오르내리며 깊고 고요한 열대우림과 끝없이 펼쳐지는 바다의 풍경을 번갈아 마주하다 보면 이곳에서 오랜 시간을 머물며 온전한 안식을 구하고 싶은 마음이 간절해진다. 우폴루섬 남쪽 해안의 로토팡아Lotofaga 마을의 토수아 트렌치 앞에 서면 그 마음은 극에 달한다. ‘물이 있는 구멍’이라는 뜻의 토수아 오션 트렌치는 바닷물에서 하늘을 바라보며 수영을 즐길 수 있는 거대한 해구다. 사모아 최고의 자연경관이라는 찬사를 받기에 손색이 없을 정도로 압도적이다. 발 디딘 지점에서 30m 아래로 에메랄드빛 바닷물이 깃든 거대하고 고요한 해구의 풍경은 숨이 멎을 정도로 아름답다. 있는 힘껏 사다리를 잡고 내려가 나무 데크에서 점프! “엄마 뱃속으로 다시 들어가고 싶다”라는 혼잣말을 자주 하는데, 만약 그게 가능하다면 이런 느낌이지 않을까. 조수간만의 차이에 따라 수심과 유속이 달라지지만, 수영에 능하지 않아도 걱정은 없다. 데크에 연결된 밧줄을 잡고 동동 떠서 아늑하게 일렁이는 물결을 만끽할 수 있으니. 사모아에서 가장 아름다운 정원이 있는 곳을 꼽으라면 단연 우폴루섬 중북부 바일리마Vailima 지역의 로버트 루이스 스티븐슨 뮤지엄이다. 병약하게 태어나 평생 동안 요양과 여행을 반복하며 안식처를 찾던 그가 아내와 정착해 살던 지역 이름과 동명의 집 ‘바일리마’를 당시 모습 그대로 보존했다. 스티븐슨은 이곳에 1888년 정착해 눈을 감은 1894년까지 5년밖에 살지 못했지만 사모아 사람들의 존경을 받으며 행복한 말년을 보냈다고 한다. 뮤지엄 안쪽으로 난 트레킹 코스를 따라 한 시간을 오르면 산 정상에 그의 무덤이 있다. ▶travel info SAMOA 사모아는 열대우림기후의 화산 군도로 연중 덥고 습한 편이다. 11월부터 4월까지는 우기, 여행은 건기인 5월부터 3월까지가 적합하다. 동쪽으로 미국령인 아메리칸사모아가 있다. 언어는 사모아어와 영어를 공용어로 쓴다. 해가 가장 먼저 뜨는 나라로 한국보다 5시간 빠르다. 화폐는 탈라tala. 1탈라는 한화로 약 450원이다. Airline 한국에서 사모아까지 가는 직항은 없다. 가장 쉬운 방법은 이웃 섬나라인 피지의 난디공항까지 대한항공 직항을 이용한 후 피지 에어웨이즈를 타고 사모아의 수도 아피아까지 가는 것이다. 난디에서 아피아까지는 1시간 40분 거리다. Food 전통 조리방법인 우무umu로 만든 구이 요리들과 오카okq가 유명하다. 오카는 참치회를 코코넛 크림, 라임즙, 향신료, 각종 야채와 버무린 후 약간의 숙성과정을 거친 요리로 신선한 생선 러드라고 생각하면 되겠다. 맥주도 맛있는데 유명한 현지 맥주로는 라거인 바일리마vailima와 타울라taula가 있다. hotel 코코넛비치클럽Coconut Beach Club 하와이의 유명한 세프였던 미카Mika가 리조트가 있는 해변에 반해 이곳에 바를 연 것이 리조트의 시작이다. 자연친화적이지만 고급스러움을 놓치지 않은 아름다운 리조트다. 사모아에서 유일하게 수상 방갈로를 보유하고 있다. 세프가 문을 연 리조트다 보니 음식 맛있기로 꽤 유명하다. 최근 CNN은 코코넛비치클럽의 레스토랑을 가장 예약하기 어려운 인기 있는 레스토랑으로 선정하기도 했다. www.cbcsamoa.com 스티븐슨@마나세 리조트Stevenson Manase Resort 고급 휴양지를 꿈꾸고 떠났다면 다소 불편할 스탠더드 등급이다. 객실 상태, 레스토랑의 퀄리티 등이 많이 아쉽다. 그럼에도 이곳을 추천하는 이유는 사바이섬에서 가장 아름다운 해변을 소유한 리조트이기 때문이다. 사모아의 ‘팔레’ 형태로 만들어진 방도 있어 숙박이 가능하다. 호텔에서 제공하는 프로그램을 통해 인근의 마을 투어와 다양한 액티비티를 즐길 수 있다. www.stevensonsatmanase.com 에디터 손고은 기자 글·사진 Travie writer 문유선 취재협조 사모아관광청 한국사무소 www.samoatravel.kr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 쪽빛 바다 품은 하트♥모양 ‘어항’에 반했네

    쪽빛 바다 품은 하트♥모양 ‘어항’에 반했네

    ‘서해안 섬이 다 그렇겠지’ 했던 생각은 착각이었다. 항구에 도착했지만 서해안 특유의 갯벌 냄새와 비릿한 바다 냄새가 나지 않았다. 4시간 가까이 섬을 돌아보고 세수하는데 얼굴에 소금기가 없고 피부가 매끈했다. 해수욕장 모래는 곱고 깨끗했고, 바닷물은 동해안과 남해안처럼 푸른빛의 맑은 물이었다. 해발 160m가 넘는 부아산과 송이산에서 바라보는 조망은 압권이었다. 해가 뜨는 모습, 해가 지는 모습을 같은 장소에서 볼 수 있고, 밤하늘 별은 너무도 가까운 곳에서 반짝였다. 인천 옹진군 자월면에 있는 여러 섬 가운데 한 곳인 이작도다. ●고려 때 왜구들의 거점, 조선 때는 국영목장 이작도는 대이작도와 소이작도 2개의 섬으로 나뉜다. 대이작도는 넓이가 2.57㎢이며, 소이작도는 그 절반이라 모두 걸어서 둘러볼 수 있다. 인천항여객터미널이나 안산 대부도에서 여객선을 타면 1시간 40~50분 걸린다. 조선 태종 때 국영목장으로 지정돼 조선 말까지 군마를 관리하던 섬이었다. 삼국시대 때는 해적들이 은거해 ‘이적도’라고 불렀으나 이후 ‘이작’으로 바꿔 불러 이작도가 됐다. 고려 말에는 왜구들이 점거하고 세곡선을 약탈했다는 기록도 전해온다. 현재 120가구에 180여명의 주민들이 산다. 주민 80%가량이 민박집이나 펜션을 운영한다. 지난해 2만 9171명의 관광객이 다녀갔다. 이 섬에서 태어나 자란 옹진농협 대의원 강수(65·자영업)씨는 “지난해 세월호 참사 이후 관광객이 절반 밑으로 떨어졌다”고 말했다. 대이작도에서 가장 먼저 찾은 곳은 섬 주변을 한눈에 볼 수 있는 부아산 정상(해발 162.8m)이다. 이 산은 예부터 해상 요충지로 봉화대가 있다. 아이를 갖게 해 준다는 영험한 명산으로 유명하다. 정상 부근에 있는 2곳의 전망대를 가려면 걸어서 40분, 차량으로 5분 걸린다. 주차장에서 5분쯤 걸으면 봉수대와 정자가 보인다. 조금 더 걸으면 대이작도 8경 중 하나인 구름다리가 나온다. 섬 주민들은 ‘흔들다리’로 부른다. 이른 새벽 안개가 낄 때 신선들이 세인의 눈을 피해 걷는다는 곳이다. 다리를 건너 중국 장자제 미니어처인 듯한 돌무더기를 가로지르면 정상이 나온다. 정상에 있는 원형 전망대에 서면 사방의 바다가 한눈에 들어온다. 소이작도가 바로 내려다보이고, 맑은 날에는 왼쪽부터 선갑도·굴업도·덕적도·연평도·황해도 해주군·영종도·자월도·무의도·인천대교·영흥도·승봉도·화성·풍도·평택 등이 한눈에 펼쳐진다. 대이작도와 소이작도 사이에 있는 하트 모양 어항도 인상적이다. 마을 주민들은 “이 전망대에서 올려다보는 별빛은 환상적이다 못해 신비롭다”고 말한다. ●큰 가뭄에도 마르지 않는 삼신할미 약수터 주차장으로 돌아와 산 아래로 내려가다 보면 왼편에 산모에게 좋다는 삼신할미약수터가 있다. 마실 때는 미지근하지만 손을 대거나 세수를 하면 무척 차갑게 느껴진다. 큰 가뭄이 들어도 마르지 않는 샘물이다. 부아산 정기를 받아 아기를 점지하고 태아를 보호하며 산모의 건강을 지켜 주는 생명수로 알려져 병 치유와 정화수로 이용된다고 한다. 이작도 주변 생태계 보전 지역은 모래 해변과 바위해안이 조화를 이루며 뛰어난 자연경관을 연출한다. 깨끗한 해변 모래는 매우 곱고 단단해 운동화를 신고 걸어도 잘 빠지지 않는다. 그래서 작은풀안, 큰풀안 등 이작도 해수욕장에서는 썰물 때 물이 빠져도 해수욕을 즐길 수 있다. 물이 빠지면 바지락과 굴 등 해산물을 다른 지역과 달리 무료로 채취할 수도 있어 특히 어린이들이 좋아한다. 넙치, 가자미 등이 많아 바다낚시꾼들을 유혹한다. 작은풀안해수욕장 왼쪽 해안 산책로를 걷다 보면 한반도 최고령 암석을 볼 수 있다. 서울대 지구환경과학부 조문섭 교수가 발견한 이 암석은 25억 1000만여년 전 생성된 화강암질 혼성암이다. 국내에서 보고된 다른 기반암들보다 6억년이나 오래됐다. 한반도 대륙의 발달사를 연구하는 데 중요한 단서다. 작은풀안해수욕장 부근 음식점 주인들의 손맛과 큰풀안해수욕장 주변 펜션 주인들의 넉넉한 인심은 덤이다. ●‘풀등’을 봐야 이작도를 다 본 것 섬 안내를 자청한 강씨는 “이작도에서는 ‘풀등’을 봐야 ‘다 봤다’ 할 수 있다”고 말한다. 풀등은 바다 한가운데 모래가 쌓여 만들어진 섬이다. 썰물 때 보였다가 밀물 때 사라지는 모래섬이다. 여의도나 밤섬도 풀등이다. 강에서는 모래가 쌓이고 쌓이다 풀이 자라고 나무가 우거진다. 바다에서는 물이 빠지면 천연 해수욕장이 된다. 맛(조개류)을 캐거나 고동, 방개, 바지락 등을 주워 담을 수 있는 ‘노다지’가 된다. 풀등은 조수간만 차가 큰 사리 때는 길이 5㎞, 폭 1㎞가 넘어 장관을 이룬다. 섬 끝자락에는 1967년 큰 인기를 끌었던 영화 ´섬마을선생´ 촬영지가 있다. 당시 이작국민학교 분교로 사용하던 건물들로, 교실건물·숙소·화장실 등 세 건물로 이뤄졌다. 사유지라서, 폐교 이후 폐허로 방치되고 있다. 입구에는 운치 있는 카페가 있다. 사람은 아니지만 대이작도에 주민 대접을 받는 게 있다. 2년 전 갑자기 섬에 나타난 거위 가족이다. 암수 한 쌍이 어디선가 떠내려와 10여개의 알을 낳았다. 누군가 집어가고 부화에 성공한 새끼 중 절반은 들짐승들에게 잡아먹히는 등 수난 끝에 5마리만 살아남았다. 오리가족이 무리 지어 이동하며 내는 소리가 마치 돌림 노래를 하는 것 같아 웃음이 난다. 대이작도에서 200~500m 떨어진 곳에 소이작도가 있다. 펜션과 해수욕장 2곳이 있다. 해안선 길이가 10㎞에 불과한 작은 섬이라 사람들이 많이 찾지 않아 호젓한 해변을 선호하는 관광객들에게 인기다. 선착장 동쪽 몽돌해변 옆에는 산책로가 잘 만들어져 있다. 산책로 끝에 솟아 있는 손가락 바위가 유명하다. 보는 각도에 따라 반가사유상이나 관음보살로 보이기도 한다. ●‘떠나는 섬이 아닌 들아오는 섬’ 강씨는 “과거 육지 사람들이 ‘섬놈’이라고 얕봤으나, 이제는 ‘좋은 데 산다’고 부러워한다”면서 “사람들이 떠나는 섬이 아니라 들어오는 섬이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큰풀해수욕장 앞에서 펜션을 운영하는 조동식(52)씨는 ‘들어온 외지인’에 해당한다. 잘 나가던 신문기자 생활을 갑자기 청산한 그는 “대이작도 매력에 푹 빠져 놀러 왔다가 눌러앉았다”고 한다. 이같이 오지로 불렸던 서해안 섬이 쾌적한 마을로 바뀌는 데 지자체뿐 아니라 농협의 역할도 컸다. 옹진농협 박창준(54) 조합장은 “맑은 해수욕장과 값싸고 신선한 먹거리가 풍부한 옹진군의 섬들로 여행을 많이 와 달라”며 기회 있을 때마다 각계에 당부한다. 농협중앙회 인천옹진군농정지원단 우재영(49) 단장은 “농업인들의 소득이 높아져야 지역사회가 발전하고 농협도 성장한다”면서 “농협은 농업인이 생산·유통·관광을 겸영하는 6차 산업화 실현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글 사진 한상봉 기자 hsb@seoul.co.kr
  • [허준규의 캠핑 액티비티] (6) ‘섬 백패킹’

    [허준규의 캠핑 액티비티] (6) ‘섬 백패킹’

    십년 전, 전남 장흥 천관산 연대봉에서 막영한 날의 아침을 잊을 수 없다. 노력항 일대의 에메랄드빛 바다 위에 점점이 박힌 크고 작은 섬들이 부분집합으로 환원되고, 금당도 생일도 금일도 조야도 등 발아래 부챗살처럼 펼쳐진 섬은 더이상 일인칭 단수가 아니었다. 비약이겠지만, 그러므로 섬을 찾는 ‘나’는 연대와 유대의 매개로 섬을 바라본다. 시인 정현종이 그의 시 ‘섬’에서 “사람들 사이에 섬이 있다. 그 섬에 가고 싶다”고 했던 것처럼 결국, 보통의 사람들이 섬을 찾는 이유는 그리움 또는 절망의 시대의 피난처, 혹은 희망의 다른 이름일 것이다. 서울과 경기, 수도권에서 섬 백패킹의 접근성이 가장 좋은 곳은 단연 인천이다. 더 정확하게는 옹진군에 산재한 수많은 유·무인도가 멀지 않다. 잘 알려진 대로 굴업도를 비롯해 덕적도와 소야도, 대이작도와 소이작도, 자월도, 승봉도, 영흥도 등 무려 100여개의 섬들로 뱃길이 열려 있다. 수심이 낮고 조수간만의 차가 커서 해수욕과 갯벌 체험을 하기도 좋은 환경인 데다 인천항이나 대부도에서 2시간 이내에 도착하는 편리한 접근성 덕분에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전국을 강타 중인 ‘메르스 정국’에도 6월 둘째 주말, 인천 연안여객터미널과 대부도 방아머리선착장은 백패커들로 발 디딜 틈이 없었다. ●인천 굴업도·덕적도 등 100여개 섬, 뱃길로 열려 있어 방아머리선착장을 빠져나간 배는 서해중부 연안의 점점이 박힌 섬들 사이를 미끄러져 나아갔다. 바다색은 한려해상이나 다도해의 청자색, 코발트블루와는 거리가 한참 멀다. 게다가 하늘까지 뿌옇다. 늘 바다에 기대어 사는 사람들에겐 심드렁하게 여겨지는 풍경이겠지만, 모처럼 회색 도시를 떠난 여행자들에겐 그마저도 고맙다. 두어 시간 남은 여정, 선상에서부터 여행자들의 섬 백패킹은 막이 올랐다. 덕적면 소야도행 배를 놓친 필자는 행선지를 정할 겨를도 없이 막배인 자월면 대이작도 소이작도 승봉도행 배에 올랐고 1시간 30분 뒤, 한 무리의 단체객들과 함께 승봉도에 내렸다. ●갯벌 체험·해수욕 하기 좋고 인천항서 2시간이면 도착 선착장에서 해안가를 따라 걸으니 ‘나의 고향 승봉도’라는 머릿돌이 반기는데, 늘 그렇듯 섬에 들어서면 시간이 늦게 간다. 산에 들 때와는 또 다른데, 마음은 어느새 평온해지고 발걸음은 한 박자 두 박자 더디 가는 것이다. 슬로시티가 섬에 유난히 많은 건 그만 한 이유가 있을 것이다. 바다로 둘러싸이고 육지와 떨어져 있다는 물리적 거리, 격리된 채 고립감을 느끼게 하는 심리적 조건이 깔려 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섬은 원초의 갈망이 빚은 관념이 지배한다. 그래서인지 사회역사적 배경 따위는 생략된다. 시쳇말로 ‘멍 때리게’ 되는 것이다. 거꾸로 고립과 유폐된 것들을 잇는 그 무엇, 바다 위 망망히 떠도는 아련한 그리움들이 피어오른다. 어느 한 지점, 그곳이 어디가 되었든, 섬에서 본 풍광은 지극히 나만의 세상을 보여 주는 그림이 되고, 그 여정은 더욱 개인적인 것이 된다. ●“세월호 트라우마·메르스 공포 떠나 섬에서 망중한 즐기며 힐링” 이일레 해변에서 만난 한 커플을 필자의 사이트로 초대했다. 경기 광명에 사는 전국자동차노련 산하 지회 상근자인 박두진(40)씨와 매일노동뉴스 기자인 김미영(38)씨는 “세월호 이후에 처음 배를 탔다. 세월호 때도 그렇고 지금은 메르스로 온 나라가 난리통인데, 정부의 대응을 보니 희망이 보이지 않는다. 그나마 섬에 오니 살 만하다”며 섬에 온 이유를 설명했다. ‘물 울타리’에 갇혀 외따로 떨어져 있지만 섬에 머무르는 시간만큼은 힐링이 된다는 뜻이다. >>백패킹 하기 좋은 인천연안 섬 5곳 승봉도:작아서 더 아름다운 섬이다. 걸어서 섬을 둘러보는 데 3시간이면 충분하다. 이일레해변은 경사가 완만하고 수심이 낮다. 대부도 방아머리선착장에서 조금 저렴하고 느리게 가거나, 인천연안부두여객터미널에서 쾌속선으로 비싸고 빠르게 가는 방법이 있다. 쾌속선의 경우 레인보우호가 1시간, 대부고속페리가 1시간 30분 걸린다. 덕적도:물이 깊디깊어 ‘큰물’이라고 불리는 섬. 덕적군도에서 가장 큰 섬으로 인천항에서 1시간이 채 걸리지 않는다. 아름드리 숲을 품은 서포리 해수욕장과 밧지름해수욕장 그리고 자갈해변이 뛰어난 경관을 자랑한다. 이작도:대이작도에는 풀치 또는 풀등이라고 불리는 모래섬이 있다. 이 섬은 밀물이면 바닷속으로 사라졌다가 썰물 때서야 속살이 드러난다. 곱디고운 모래가 완만히 깔려 있다. 물이 빠지면서 생긴 작은 웅덩이에 몸을 담그고 망중한을 즐겨도 색다르다. 인천연안여객터미널에서 쾌속선을 타고 간다. 장봉도:선착장 가까운 곳에 용암해변이 있고 물이 빠지면 진회색 융단이 펼쳐져 게와 조개를 잡는 재미가 쏠쏠하다. 왼쪽으로 조금 가면 한돌해변의 희고 고운 모래밭이 있고 그 뒤로 소나무숲이 짙게 그늘을 만들어 야영하기 좋다. 가는 길은 삼목선착장(세종해운)에서 신도를 거쳐 들어간다. 굴업도:섬 백패킹의 성지로 불리는데, 가장 높은 덕물산(138m)을 비롯해 연평산, 개머리언덕 등 해발 100m 대의 구릉이 남북으로 연결된다. 덕적도에서 배를 갈아타야 한다. 인천항에서 출발하는 덕적도~굴업도 노선은 홀수일과 짝수일에 따라 운항 노선이 바뀌는데, 홀수일을 권한다. 홀수일에는 덕적도에서 굴업도까지 1시간, 짝수일에는 2시간이 걸린다. 짝수일에는 덕적군도의 여러 섬을 들렀다 굴업도에 들어가기 때문에 운항 시간이 더 걸린다. 승선권 예매는 island.haewoon.co.kr. 인천시민은 상시 50% 할인된다. 캠핑협동조합 대표 jkhuh7875@gmail.com
  • [씨줄날줄] 충청수영성/서동철 논설위원

    충청수영이란 충청도수군절도사영(忠淸道水軍節度使營)의 줄임말이다. 충청도 수군을 지휘하던 절도사가 머물던 본영이라는 뜻이다. 아산만에서 금강 하구의 장항만에 이르는 충청수역은 해안선의 길이가 992.8㎞에 이르고 250개 남짓한 섬을 포괄하고 있었다. 충청수영은 이 관할 수역의 중간 지점인 지금의 충남 보령시 오천면 소성리 일대에 있었다. 충청수역은 고려시대 이후 남부 평야지대의 곡식을 개성이나 한양으로 운반하는 조운선이 지나는 길목이었다. 당시 왜구가 해안은 물론 내륙까지 침범했던 것도 쌀을 비롯한 양곡 탈취가 가장 큰 목적이었던 만큼 수군의 강화는 필연적이었다. 조선이 고려 군제(軍制)를 발전시켜 오천에 충청수영을 설치한 것은 세종 29년(1447)으로 알려져 있다. ‘세종실록 지리지’에 따르면 조선 초기 충청수영의 군선은 142척, 병력은 8414명에 이른다. 충청수영성은 충남 해안과 안면도·원산도로 둘러싸인 천수만에서도 좁은 내만(內灣)에 깊숙이 들어앉았다. 앞바다의 수심이 깊은 데다 서해안의 다른 포구와 달리 심한 조수간만의 차이에도 배가 드나드는 데 큰 어려움이 없다. 수영성은 해변과 주변 바다가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뒷동산의 자연지형을 최대한 살려 지금 보아도 천혜의 요새다. 석성(石城)인 충청수영성은 수군절도사 이장생이 둘레 3174척, 높이 11척 규모로 중종 4년(1509)부터 16년 동안에 걸쳐 쌓았다. 충청수영은 봉수를 이용해 먼바다를 포함한 관할 수역의 움직임을 신속하게 파악할 수 있었다. 어청도 봉수에서 외연도 봉수, 녹도 봉수, 원산도 봉수를 거쳐 충청수영성 남쪽 1.2㎞ 지점에 있는 망해정 봉수로 이어지는 정보 전달 시스템이었다. 많은 섬으로 이루어진 지형적 특징을 감안한 충청수영의 권설봉수(權設烽燧)는 다른 수영에서는 찾아볼 수 없다. 왜구 방어를 목적으로 설치된 충청수영이지만 병자호란 이후 수도권 방어가 가장 중요한 군사적 목표로 떠오르면서 본영의 이전론이 제기되기도 했다. 수영성의 위치가 왜구를 방어하고 조운선의 안전한 운항을 도모하는 데는 유리하지만, 청나라와의 관계에서 비롯된 비상사태 발생의 경우 왕실과 조정의 피난처인 강화도 일대를 보호하는 데는 적절치 않다는 문제 제기가 있었기 때문이다. 결국 정도 3년(1779)부터 10년 동안 충청수사의 임시지휘소라고 할 수 있는 행영(行營)을 안흥에 설치해 운영하기도 했다. 충청수영성의 현재 모습에서 전성기 위용을 찾기란 쉽지 않다. 하지만 뛰어난 경관을 가진 누각 영보정(永保亭)의 복원이 최근 시작됐고, 성벽을 되살리기 위한 발굴조사도 곧 이루어질 것이라고 한다. 노력하기에 따라서는 지역 최고의 역사관광 자원으로 발돋움할 수 있다. 다만 조급증은 떨쳐야 한다. 시간이 걸려도 원형에 충실한 제 모습 찾기를 당부한다. 서동철 논설위원 dcsuh@seoul.co.kr
  • 콧대 낮춘 요트, 신바람난 마리나

    콧대 낮춘 요트, 신바람난 마리나

    지난 7일 오전 8시 부산 해운대 수영만 요트경기장. 10명의 회원을 태운 요트 ‘처용호’(길이 12m·울산 선적)가 계류장을 미끄러지듯 빠져나간다. 북쪽으로 기수를 잡은 요트가 돛을 올려 바람을 타자 시속 10노트(시속 18.52㎞)로 질주한다. 지난달 24일부터 26일까지 열린 ‘2015 제4회 부산 수퍼컵 국제요트대회’에 참가한 처용호는 정비작업을 마치고 이날 수영만을 출발한 지 5시간 30분 만인 오후 1시 30분쯤 울산 방어진항으로 귀항했다.10일 해양수산부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현재 등록된 요트·보트 레저 선박은 모두 1만 2985척이다. 2010년 이후 매년 1000~2000척씩 늘어나고 있다. 요트는 먼바다에서도 세일링할 수 있도록 주방, 침실, 화장실, 소형 보조 엔진 등을 갖춘 ‘크루저’와 바람을 이용하는 ‘딩기’로 나뉜다. 크루저는 2000만∼8000만원 정도로 비싼 편이지만 동력을 사용하지 않고 바람을 이용하기 때문에 기름값 등 관리 비용이 거의 들어가지 않는다. 순풍을 받으면 15노트 이상 나아갈 수 있다. 하지만 조종 면허를 따야 하고 월 10만원대에서 60만원대에 이르는 계류비용도 만만치 않다. 수영만 요트경기장은 요트 시즌(4~10월)을 맞아 출항 준비로 분주하다. 계류장에는 모두 503척이 정박 중이다. 최근에는 평일 10여척, 휴일 20여척이 출항해 봄바다를 즐긴다. 이날도 10여척이 출항했다. 박금배 부산시 체육시설관리사업소 요트경기장 주무관은 “세계 14개국 선수들이 출전한 부산 수퍼컵 국제요트대회가 긴 겨울잠에 빠졌던 수영만 요트들을 깨웠다”면서 “이달 중순 이후 바람이 강해지면 출항률이 현재보다 2~3배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같은 날 경기 화성시 전곡항. 145척 규모의 해상 계류장은 빈자리를 찾아볼 수 없다. 자리를 확보하지 못한 100척의 요트는 계류장에서 좀 떨어진 해상이나 인근 탄도항 해상에 닻을 내리고 있다. 육상 계류장에도 수십 척의 요트가 빼곡히 세워져 있다. 해상과 육상을 포함해 모두 300여척의 요트가 머무는 전곡항은 수도권 요트의 천국이다. 광활한 서해를 항진하면서 시원한 바다 냄새와 무인도의 깎아지른 기암괴석 등의 절경을 만끽할 수 있다. 제부도 앞바다를 지나 ‘화성 8경’ 중 하나인 입파도의 홍암을 돌아오는 데 2시간가량 소요된다. 전곡항 마리나 시설은 2006년부터 2011년까지 1·2단계에 걸쳐 완공했다. 국비와 도·시비 등 467억원이 투입됐다. 이재철 화성시 주무관은 “1단계 사업을 마치고 계류장을 개장할 때 요트 선주들이 계류장을 확보하려고 줄을 설 정도로 큰 인기를 끌었다”고 설명했다. 조수간만의 차이가 큰 서해안이지만 전곡항은 예외다. 화성시 서신면과 안산시 대부도를 잇는 방파제가 항 바로 옆에 생긴 이후 밀물 때와 썰물 때 모두 3m 이상의 수심이 유지된다. 요트는 선체 밑에 바람을 거슬러 올라갈 때 옆으로 밀리지 않도록 균형을 잡아 주는 길이 1∼1.5m의 센터보드가 있어 최소한 1.5m 이상 수심이 확보돼야 한다. 2000년 초 이 사실을 알게 된 일부 요트 마니아들이 찾기 시작했고, 최근 10년 전부터는 그 수가 급격히 늘고 있다. 요트 모임까지 만들어졌다. 경남은 요트를 즐기기에 천혜의 자연조건을 갖췄다. 다도해라 섬이 태풍을 막아 준다. 겨울에도 따듯하고 파도가 높지 않다. 창원·통영·고성·남해 등에는 마리나항이 조성되고 요트 학교가 설치돼 저변 확대에 기여한다. 통영은 해역이 부채꼴로 펼쳐지고 적당한 바람, 수심 등의 조건 때문에 일찍부터 요트산업이 시작됐다. 창원시는 진해구 명동 지역에 882억원을 들여 마니라 항만을 조성하고 있다. 해양 관광도시가 목표인 전남 여수시는 2012년 여수엑스포 개최 이후 요트 인구가 두 배 이상 증가했다. 부산 박정훈 기자 jhp@seoul.co.kr 화성 김병철 기자 kbchul@seoul.co.kr
  • 슈퍼문 효과…18년 만에 ‘섬’이 된 유명 관광지

    슈퍼문 효과…18년 만에 ‘섬’이 된 유명 관광지

    프랑스 북대서양 연안에 있는 몽생미셸이 18년 만에 ‘섬’으로 바뀌는 광경이 연출돼 관광객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영국 일간지 텔레그래프, 데일리메일 등 해외 언론의 21일자 보도에 따르면, 유명 관광지인 몽생미셸은 달과 지구가 근접한 거리에 놓이는 ‘슈퍼문’과 개기일식의 영향으로 조수간만의 차가 크게 벌어지면서 십 수 년만에 바닷물에 둘러싸인 섬이 됐다. 본래 몽생미셸은 섬과 육지를 연결하는 다리가 있어 관광객들은 이 다리를 직접 건너 몽생미셸을 구경하곤 했지만, 조수 간만의 차로 인해 밀물이 몰려들고 여기에 슈퍼문의 영향까지 더해져 평소보다 물이 많이 차오르면서 장관이 연출됐다. 이러한 현상은 18년에 딱 한 번 씩만 관측되며, 현지시간으로 2033년 3월 3일이 되어야 같은 현상을 목격할 수 있을 전망이다. 이러한 조수간만의 차와 슈퍼문의 ‘결합’으로 인한 이색 자연현상은 몽생미셸에서 그치지 않았다. 프랑스 해양수로청에 따르면 생말로의 연안마을에서도 밀물로 인해 거대한 파도가 일었으며, 북서부 해안에서는 엄청난 높이의 파도를 즐기는 사람들이 줄을 이었다. 프랑스뿐만 아니라 영국 런던과 캐나다 동남부, 호주 북부 연안 등지도 슈퍼문과 개기일식의 영향으로 인한 이상 조수간만의 차가 발생해 당국의 주의경보를 발령하기도 했다. 한편 태양이 달에 의해 완전히 가려지는 개기일식은 북유럽과 북극 일부에서 현지시간으로 지난 20일 일어났으며 ‘세기의 개기일식’이라고 알려지며 관광객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사진= ⓒ AFPBBNews=News1 송혜민 기자 huimin0217@seoul.co.kr
  • 시적이고 몽환적인… 마술적 리얼리즘의 세계

    시적이고 몽환적인… 마술적 리얼리즘의 세계

    시인 김경주(39)가 시극(詩劇) ‘내가 가장 아름다울 때 내 곁엔 사랑하는 이가 없었다’(열림원)를 펴냈다. 그는 “가난하고 낮은 자들, 우리 시대 바닥에 가장 가까운 사람들의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배경은 눈 내리는 밤, 폐기된 해수욕장의 작은 파출소. 잃어버린 하반신을 고무 튜브로 가린 40대 ‘앵벌이’ 김씨와 정신이 오락가락하는 60대 파출소 직원이 주요 등장인물이다. 삶의 의지를 잃고 죽으려는 김씨와 삶의 의미는 잃었지만 희망은 존재한다고 믿는 파출소 직원이 하룻밤 동안 나누는 이야기다. 극은 파출소 직원이 바다에 몸을 던져 자살하려는 김씨를 구하며 시작된다. “등장인물들은 비정상이 아니라 지극히 일상적인 사람들이다. 우리 안의 상실한 내면을 보여준다. 서로 한번도 만난 적이 없는 사이지만 자신들의 과거를 다 얘기하지 않아도 서로 상실을 이해하고 보듬어준다. 비극이라기보다는 따뜻한 온도가 숨어 있는 연극이다.” 흔히 말하는 ‘사실주의극’이라기보다는 ‘마술적 리얼리즘’에 가까운 작품이다. 어떤 현상을 시적이고 몽환적인 방식으로 드러내기 때문이다. 작품 중간 파출소 직원의 아들이나 김씨의 아내가 환상처럼 등장하기도 한다. 10여년 전 초안을 썼다. 대학 시절 학교 인근 문고 앞에서 자주 마주쳤던 ‘하반신에 고무 달고 다니는 사람’이 모티브가 됐다. 시인은 작가의 말에서 ‘그는 사람들 틈에 끼어 건널목을 기어가다가 신호등이 바뀌는 바람에 미처 길을 다 건너지 못했다. 겁을 먹은 채 중앙선 위에 배를 깔고 있던 그의 검은 지느러미가 위태로워 보였다. 그때 목격한 조수간만의 차 때문에 여기까지 온 것 같다’고 회고했다. 초고를 쓴 이후 퇴고를 거듭했다. 이 원고는 연출가 오세혁이 오는 5~6월 ‘그런 말 말어’라는 제목으로 각색해 연극 무대에 올린다. ‘그런 말 말어’는 작품 속 주인공들이 여러 번 반복해서 쓰는 말이다. 다그치거나 물러설 자리가 없게 만들 때도 쓰이지만 나를 코너로 몰지 말라는 뜻을 전할 때도 사용된다. “고향 전주에서 자라며 ‘그런 말 말어’를 많이 들었다. 그 말이 주는 따뜻함과 사랑스러움이 고향의 언어 같은 느낌을 갖게 한다.” 제목이 인상적이다. 왕자웨이 감독의 영화 ‘동사서독’에서 장만위가 흘러간 사랑을 회상하며 애잔하게 읊던 대사다. “작품 속엔 숨겨진 사랑 이야기가 있다. 그 부분을 부각시키고 싶어 연극 제목과 차별화해 제목을 달았다.” 시인은 10년 넘게 시극 운동을 해오고 있다. “현대연극이나 다양한 서사 방식들은 스토리텔링에 몰입돼 속도를 좇는다. 사람들이 미국 드라마를 좋아하는 건 이야기의 촘촘함도 있지만 속도가 빠르기 때문이다. 시극은 속도를 늦추고 행간이나 상징을 만들고 언어를 비우는 게 특징이다.” 이번 작품도 일반적인 서사 방식보다는 시적인 방식으로 이야기를 풀어나갔다. 속도에서 벗어나 느림과 여백의 미를 추구했다. 시극은 모국어의 소중함도 일깨운다. “한국 사회가 잃어버린 것 중 하나가 모국어의 감수성이다. 수궁가, 심청가 등 판소리나 마당놀이는 당시 언어의 맛을 살렸기 때문에 묘한 마력이 있다. 시극은 단어 하나하나가 중요하고, 모국어의 속살이 그대로 드러나 있다.” 시인은 “보통 공연됐던 작품을 책으로 내는데 이 작품은 무대를 염두에 두고 책으로 먼저 냈다”며 “앞으로 무대 언어로 어떻게 변화하는지도 관심을 가져줬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 세월도 쉬어가던 섬… 지는 해 배웅하는 너

    세월도 쉬어가던 섬… 지는 해 배웅하는 너

    교동도는 은둔의 섬이었다. 인천 강화도를 거미줄처럼 잇던 도로들도 바다 너머 교동도에는 이르지 못했다. 엎어지면 코 닿을 곳인 데도 그랬다. 요즘엔 달라졌다. 강화도와 교동도 사이에 교동대교가 놓였다. 그 덕에 여행 목적지도 북녘땅 가까운 곳까지 한껏 확장됐다. 다리가 놓이기 전, 외부 세계와 단절되다시피 했던 교동도엔 그 간극만큼이나 남아 있는 보물들이 많다. 낡고 수수한 풍경을 따라 겨울 볕 즐기기 딱 좋다. ●도로가 닿지 못하던 곳… 대교 생기며 뭍에 편입 강화도 서쪽 끝. 걸어서는 갈 수 없었던 곳으로 다리가 놓였다. 길이 3.44㎞에 폭 13.85m, 왕복 2차로의 교동대교다. 이 다리 덕에 바다 너머 교동도가 자연스레 뭍으로 편입됐다. 예전엔 강화도 창후리 선착장에서 배를 타고 교동도로 들어와야 했다. 그나마 조수간만의 차가 커 간조 때는 서너 시간씩 배 운항이 정지됐고, 물이 덜 찼을 땐 교동도 월선포 선착장까지 15분이면 닿을 뱃길을 1시간 넘게 돌아가기도 했다. 그렇게 가깝고도 먼 섬이 교동도였다. 교동대교 앞에 서면 강 양쪽으로 철조망이 펼쳐져 있다. 북녘땅이 그리 멀지 않다는 걸 새삼 일깨우는 장면이다. 교동도 서단의 말탄포에서 북한의 황해남도 연안군까지는 직선거리로 2㎞ 정도에 불과하다. 바다 폭이 좁으니 북한 주민이 헤엄쳐 넘어와 귀순하는 일이 종종 생긴다. 지난여름에도 북한 주민 2명이 그랬다. 이처럼 북한과 가깝다 보니 교동도 전체가 민통선 지역이다. 당연히 출입절차도 마련돼 있는데, 그리 까다롭지는 않다. 이름과 연락처를 적은 출입신청서와 신분증만 제출하면 된다. 다만 출입 시간은 반드시 지켜야 한다. 해가 뜨고 지는 시간이 기준이다. 검문소 초병은 “오후 6시 30분 이전에 나와야 한다. 그 시간이 지나면 익일(다음날) 오전 6시 30분 이후에나 나올 수 있다”고 했다. 말은 그렇다지만, 설마 늦었다고 섬에서 나오는 걸 막으랴. 한데 초병의 다부진 자세로 미뤄보건대, ‘좋은 게 좋은 거’ 식으로 생각했다간 꼼짝없이 하룻밤을 묵는 낭패를 당하지 싶다. ●‘철새 놀이터’ 고구저수지·교동읍성 등 명소 교동대교를 건너면 길은 곧 두 갈래로 나뉜다. 오른쪽은 고구리, 왼쪽은 읍내리 방면이다. 어느 쪽으로 가도 상관없지만, 고구리 쪽으로 방향을 잡고 섬을 한 바퀴 도는 게 일반적이다. 다리 건너 만나는 첫 번째 명소는 고구저수지다. 수도권 낚시인들 사이에서 ‘대물터’로 입소문 난 곳이다. 겨울이면 수많은 겨울철새들이 찾아와 장관을 이룬다. 도시 사람들은 흔히 섬사람들이 물고기나 잡으며 살아갈 것처럼 생각한다. 한데 교동도는 넓다. 논농사를 많이 짓는다. 특히 삼선리 일대 개시미벌을 보면 생각이 싹 바뀐다. 들녘이 어찌나 너른지, 꼭 전북 김제의 만경평야를 보는 듯하다. 지금은 강화군에 딸린 면소재지로 전락했지만 옛 교동도는 독립된 군현이었다. 조선 전기에는 교동현(喬桐縣)이었다가 인조 7년(1629)엔 교동도호부(喬桐都護府)로 승격되기도 했다. 강화군에 완전히 병합된 건 일제강점기인 1914년이다. 교동도 남쪽의 남산포엔 삼도수군통어영도 있었다. 경기, 황해, 충청도의 해군을 지휘하던 곳이다. 한반도가 두 동강 나지 않았다면, 사실 수군의 중심지가 되기에 적합한 위치가 교동도다. ●근대사 풍경, 밀려든 관광객에 얼마나 지켜질지 교동도에 들면 시간이 묻혀 있다는 걸 단박에 느끼게 된다. 가까운 근대사와 옛 고대사가 뒤섞여 있는 느낌이다. 교동대교가 세워진 이후 주말에만 4000여대의 차량이 쏟아져 들어 온다는데, 이런 낡고 투박한 풍경이 얼마나 더 지켜질 수 있을지 걱정이 앞선다. 오래된 역사를 되짚자면 교동읍성을 먼저 찾는 게 순서다. 도읍인 한양을 지키는 성이 도성이고, 지방 고을 읍에 세워진 게 읍성(邑城)이다. 교동읍성은 조선 인조 7년(1629)에 쌓은 석성이다. 동·남·북 세 개의 문 가운데 현재 남문(유량루)의 홍예문만 남았다. 아치형 돌문 두 개가 나란히 세워져 있는데, 그 자태가 아름다우면서도 견고하다. 한데 폐허 위에 서면 깊은 한숨만 나온다. 주변 성벽은 허물어졌고 돌들은 사라졌다. 출처와 제작연대를 알 수 없는 사금파리 조각들도 홍예문 위쪽에 널려 있다. 하지만 홍예문 주변엔 사람의 접근을 막는 펜스조차 세워져 있지 않다. 그나마 다행인 건 들고나기 쉽지 않은 섬이었을 테니 성벽을 이루던 돌들도 멀리 가지 않았을 거라는 것, 그리고 돌들이 여전히 민가의 담장을 이루며 남아 있다는 거다. 교동읍성 주변에 황색 대룡이 나타났다는 황룡우물, 경기수영 터, 연산군 유배지(추정) 등 볼거리가 많다. 시간 너머의 흔적을 따라 찬찬히 둘러보길 권한다. 교동읍성에서 바다로 향하다 보면 길이 끊겼을 법한 곳에서 난데없이 작은 포구가 나온다. 동진포다. 고려시대부터 뭍과 교동도를 이어주던 나루였다는 곳이다. 안내판에 따르면 나루터는 교동읍성과 비슷한 시기에 조성됐다. 한양과 인천, 해주 등을 오가는 관문 노릇도 담당했다. 중국으로 가는 사신은 먼저 교동도로 와서 바닷길의 일기 등을 살핀 후 출항했다고 한다. 사신들의 임시 숙소인 ‘동진원’이라는 객사도 있었다고 전해진다. 이처럼 손님을 맞고 배웅하는 광경이 제법 장관이었다는데, 이 장면이 바로 교동팔경의 하나인 동진송객(東津送客)이다. 조선시대엔 각종 조운선과 화물선 등이 오갔고, 한국전쟁 때도 수많은 배들이 들락날락했다던 동진포지만 지금은 배 한 척 없는 썰렁한 나루터로 남았다. 시멘트 포장 아래 조선시대 때 쌓은 것으로 보이는 돌들이 비교적 온전히 남아 있는 게 그나마 위안이다. ●11명 ‘왕족의 유배지’… 한국전쟁 피란민 집결지 교동도는 왕족의 유배지였다. 정쟁에서 패한 신하들과 달리 왕족은 가까운 곳에 격리시켰다. 늘 그들의 동정을 살펴야 했기 때문이다. 교동도는 한양과 가까우면서 조류가 급해 유배지로서 최적지였다. 고려 21대왕 희종, 조선시대 안평대군, 임해군, 능창대군 등 11명의 왕족이 교동으로 유배됐다. 그 가운데 연산군은 교동도로 유배된 지 두 달 만에 사망했다. 읍내리에 연산군 적거지가 조성돼 있다. 대룡시장은 근대의 시간들이 갇혀 있는 공간이다. 타임머신을 타고 1960~70년대로 날아간 듯한 낡은 풍경과 만날 수 있다. 후줄근한 간판과 낡은 유리문, 옛 포스터 등을 보자니 기억 저편에 숨어 있던 향수가 현재로 소환되는 듯하다. ‘나름대로 멋을 부린 마담’에게 계란 푼 쌍화차 얻어 마실 수 있는 다방도 여태 남아 있다. 대룡시장 일대는 한국전쟁 당시 북한에서 내려온 피란민들의 집결지였다. 전쟁 끝나면 얼른 돌아가려고 고향과 가까운 대룡리 일대에 진을 쳤다. 하지만 닫힌 문은 60여년이 지난 지금도 열리지 않았고, 고향 그리던 이들은 대부분 생을 마감하거나 생계를 위해 자리를 떴다. 골목은 짧다. 채 500m도 못 된다. 하지만 더께로 쌓인 시간은 도무지 방문객의 발걸음을 놓아주질 않는다. ■여행수첩 <지역번호 032> → 가는 길 수도권에서 승용차로 갈 경우 48번 국도를 따라 곧장 가면 교동대교가 나온다. 교동도 출입시간은 계절에 따라 다르다. 교동도에서 숙박하지 않을 경우 교동대교 앞 군 검문소에서 나오는 시간을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교동면사무소 932-5001. 강화버스터미널에서 교동도까지 운행하는 18번 버스가 신설됐다. 선진버스 933-6801. → 맛집 대룡시장 쪽에 먹거리가 풍성하다. 해성식당(932-4111)과 대풍식당(932-4030)이 그중 알려졌다. 오래된 ‘다방’도 두 곳 영업하고 있다. → 잘 곳 대룡시장에 교동파크(932-4164)라는 작은 모텔이 있다. 강화여인숙(932-4067) 등 오래된 숙박업소도 있다. 고구저수지 인근 고구촌펜션민박(933-8668), 난정저수지 주변 수정민박(934-8929) 등 민박집도 운영 중이다. 글 사진 강화 손원천 기자 angler@seoul.co.kr
  • 집에서 파도를 만든다? 세계 최초 ‘파력발전(波力發電) 주택’ 화제

    집에서 파도를 만든다? 세계 최초 ‘파력발전(波力發電) 주택’ 화제

    자체적으로 파도를 일으켜 전기, 난방 에너지를 얻는 세계 최초 ‘파력발전(波力發電) 주택’이 화제를 모으고 있다. 영국 일간 익스프레스는 런던 기반 건축 설계 전문가 마고트 크레소제빅(39)이 디자인한 신개념 ‘파력발전(波力發電) 주택’의 콘셉트 이미지를 3일(현지시간) 공개했다. 파력발전(波力發電)은 기본적으로 파도가 일으키는 상하운동 에너지를 동력으로 전기에너지를 얻는 발전방식이다. 보통 수면 움직임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특수 기구를 바다에 띄워 파도에 의해 이 기구가 회전되면 해당 동력으로 발전기를 돌려 전기를 만들어내는 것이 기본원리다. 크레소제빅이 디자인한 해당 주택 역시 마찬가지 방식이다. 하지만 정기적으로 밀려오는 자연파도 뿐 아니라 주택 내부 자체적으로 파도를 일으켜 지속적으로 에너지를 생산할 수 있다는 것이 큰 특징이다. 해당 주택은 크게 외부와 내부로 나뉘는데, 외부는 튼튼한 콘크리트로 제작돼 해변에서 시시각각 변화하는 각 자연현상으로부터 거주자를 보호해주며 태양광 발전 시설도 함께 있어 1차적으로 에너지를 모아주는 역할을 한다. 중요한 것은 내부로 이곳엔 알루미늄으로 제작된 특수 터빈이 설치되어있다. 이 터빈은 조수간만의 차, 자연파도에서 얻어지는 위치에너지를 응집시키는 한편, 풍력발전처럼 바닷물을 회전시켜 인공파도를 일으키고 이 동력에너지가 구리자석 와이어를 타고 다시 전기에너지로 전환되게 만든다. 즉, 해당 주택은 파력발전, 조력발전, 태양광발전이 합쳐진 형태인 것이다. 마고트 크레소제빅은 갈수록 심각해져가는 천연자원 고갈과 환경오염 문제의 대안을 신재생 에너지에서 찾고자 했고 이를 주택에 적용하는 과정에서 해당 아이디어를 떠올리게 됐다. 그녀는 “나는 자체적으로 깨끗한 에너지를 지속 생산할 수 있는 주택을 만들고자 했다. 앞으로 건축계에서 이렇게 서로 다른 분야가 융합된 설계 아이디어가 중요해질 것이라고 본다”고 전했다. 조우상 기자 wscho@seoul.co.kr
  • 달 내부가 ‘액체’인 까닭은…‘지구 중력’ 때문 [NASA 연구]

    달 내부가 ‘액체’인 까닭은…‘지구 중력’ 때문 [NASA 연구]

    달 내부가 액체 상태를 유지하는 까닭은 다름 아닌 지구의 중력 때문이라는 주장이 제기돼 학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호주 ABC 방송은 미 항공 우주국(NASA) 고다드 우주 비행 센터 연구진이 달 내부의 액체 상태를 유지시키는 주요 원인이 지구 중력이라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고 27일(현지시각) 보도했다. 달의 내부 구조는 크게 평균 두께 70㎞의 표면, 반지름이 약 300~425㎞ 정도인 핵, 그리고 깊이 약 1,250㎞의 맨틀까지 총 세부분으로 나뉘어져 있다. 그중 달 전체 질량의 2%를 차지하는 것으로 추정되는 핵 부분은 지구와 달리 액체상태가 아닌 것으로 알려져 왔으나 아폴로 11호가 달 표면에 설치한 월진계와 달 궤도를 돌고 있는 인공위성에서 보내져오는 지진파를 분석한 결과, 지구와 유사한 액체 상태의 외핵(내핵은 고체)이 존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궁금한 것은 이 외핵이 어떻게 지속적으로 액체 상태를 유지하는지, 그 원동력은 어디서 오는지 여부였다. 이에 연구진은 달 내부를 정교하고 수학적으로 재구성한 컴퓨터 모델링 실험을 진행했다. 연구진은 본래 달 지진파 데이터를 한참 뛰어넘는 외핵 하부 맨틀 층과 맨틀 중심 경계의 용융 층까지 포함한 가상 달 구조를 컴퓨터로 만들어냈다. 여기에 지구를 도는 달의 회전주기와 연간 궤도변화 수치를 포함한 정교한 수학적 시뮬레이션을 더해 최종 모델을 완성했다. 수치화 된 결과는 흥미로웠다. 달의 인력이 지구에 영향을 미쳐 조수간만 차가 바다에 발생되는 것처럼 지구의 중력 역시 달 맨틀 내부의 암석을 용해시켜 액체화되도록 마찰력을 발생시키는 것으로 확인됐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NASA 고다드 우주비행센터 샌더 구센스 박사는 “우리의 컴퓨터 모델링은 달 맨틀 내부의 반경 약 350~500㎞ 지점에 액체 층이 존재함을 알려 준다”며 “지금까지 생각해왔던 것보다 더 많은 액체가 달 내부에 있는 것으로 추정 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구센스 박사는 “만일 우리의 컴퓨터 모델링이 정확하다면 해당 액체 층의 존재를 통해 달의 생성과 진화에 이르는 방대한 역사의 신비를 밝혀낼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 연구결과는 국제 학술지 네이처 지오사이언스(Nature Geoscience)에 발표됐다. 자료사진=포토리아 조우상 기자 wscho@seoul.co.kr
  • 소득 불평등·계급 격차… 우리 시대 ‘잔혹한 민낯’

    소득 불평등·계급 격차… 우리 시대 ‘잔혹한 민낯’

    재미 작가 이창래(49)는 새 장편 ‘만조의 바다 위에서’(On such a full sea)에서 미래의 미국 사회를 재건축했다. 숨 쉴 수 없는 공기와 마실 수 없는 물, 황무지로 시작하는 소설 속 미국은 상중하 계층으로 분리돼 살아가는 계급사회다. 하지만 이야기로 걸어 들어갈수록 소설은 소득 불평등과 계급 격차 등 결국 우리 시대의 잔혹한 민낯을 벗겨낸 신비로운 우화임이 드러난다. 1965년 서울에서 태어나 세 살 때 미국으로 이민 간 그는 프린스턴대 문예창작과 교수를 지내며 발표한 다섯 편의 장편으로 노벨문학상 후보로 거론되는 한국계 미국 작가다. 특히 지난 1월 이번 소설이 출간된 직후 뉴욕타임스, 워싱턴포스트 등 영미권 언론들은 코맥 매카시, 조지 오웰, 올더스 헉슬리 등 디스토피아적 상상력으로 이름난 작가 군단에 그의 이름을 추가했다. 소설 속 미래 사회는 엘리트층이 사는 차터, 차터 지역에 댈 먹을거리를 키우고 생산하는 B-모어, 버려진 하층민이 살아가는 ‘자치주’, 이렇게 세 곳으로 나뉜다. 상류층 생활의 집약판을 보여주는 차터에선 전염병으로 사육이 금지된 애완동물 대신 애완인간들을 취미로 키운다. B-모어에선 차터 사람들이 시키는 일만 하며 먹고사는 것에 자위한다. 전기에 하수도 시설마저 열악한 무정부 상태의 판자촌, 자치주는 영화 ‘설국열차’ 속 ‘꼬리칸’을 연상케 하는 비참한 삶이 이어진다. 삶의 질은 극과 극이지만 세 지역 모두 ‘C-질환’에 대한 공포에 짓눌려 있다는 점은 같다. 다만 먼저 죽고 나중에 죽는다는 것뿐이다. 소설은 차터 사람들이 먹을 물고기를 키우는 중국계 잠수부 소녀 판으로부터 출발한다. 헌신적이고 균형감각을 갖춘 인물로, 서사를 이끌어가는 일인칭 복수 시점인 ‘우리’의 영웅으로 묘사되는 판은 담으로 둘러쳐진 계급사회를 박차고 상하를 모두 오가는 모험에 나선다. 계기는 C-질환에 면역성을 가진 것으로 판명 난 남자 친구 레그의 행방불명. 차터의 제약회사에서 연구 대상이 됐을 가능성이 큰 레그를 찾아 자치주와 차터를 오가는 소녀의 대담하고 기묘한 모험이 소설의 골격을 이룬다. 각 사회에서 직면하는 죽음의 위기와 배신, 소중한 인연과의 만남 등으로 짜인 서사는 치밀한 조직감과 사회에 대한 날 선 시선으로 묵직한 울림을 준다. 가상의 미래 사회에서 벌어지는 일이지만 한쪽에선 무감각해질 정도로 넘치고 한쪽에선 턱없이 부족한 음식, 교육, 의료, 고용 등의 문제는 우리 현실과 데칼코마니처럼 꼭 닮았다. ‘미래의 우화’를 이끌어가는 작가의 문체는 추레하고 잔혹한 풍경마저 서정적이라는 착각을 일게 할 정도로 표현이 아름답고 묘사가 생생하다. B-모어 사람들을 총칭하는 ‘우리’라는 일인칭 복수 시점으로 이야기가 전개되는 것도 특징이다. “공동체에 관한 이야기를 설화처럼 쓰려 했다”는 게 작가의 의도다. 최고급 제품과 음식, 서비스가 차고 넘쳐도 무료하고 불행한 차터, 차터가 더 이상 필요로 하지 않으면 생존이 불가능한 B-모어, 죽음이 일상이 된 자치주. 미래의 공동체는 어느 곳 하나 기댈 곳도 희망을 품을 곳도 없다. 하지만 작가는 오직 ‘사랑’을 찾아 위험의 행로를 감행하는 주인공을 통해, 그리고 셰익스피어가 쓴 ‘줄리어스 시저’의 한 대목으로 우리를 응원한다. ‘인간사에도 조수간만의 차가 있는 법/밀물을 타면 행운을 붙잡을 수 있지만/놓치면 우리의 인생 항로는 불행의 얕은 여울에 부딪쳐/또 다른 불행을 맞이하게 되겠지/지금 우린 만조의 바다 위에 떠 있소/지금 이 조류를 타지 않으면/우리의 시도는 분명 실패하고 말 거요.’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세계의 아름다운 해변 Top 4

    세계의 아름다운 해변 Top 4

    다음달 초 황금연휴를 맞아 많은 사람이 해외 여행을 준비하고 있거나 이미 계획을 마친 이들도 많을 것이다. 아름다운 바다라면 여름 휴가가 제격이지만 성수기를 피해 다녀오는 것도 한가지 방법이 될 수 있다. 다음은 최근 해외의 한 인터넷매체가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해변 4곳을 선정해 공개한 것이다. 한 번쯤 보고 기회가 되는 이들은 도전해보자. 1. 즐라트니 라트(Zlatni Rat), 크로아티아 최근 ‘꽃보다 누나’ 촬영지로 관심이 급상승한 크로아티아에는 아름다운 브라치 섬이 있다. 여기에 있는 즐라트니 라트 해변은 유럽에서도 가장 아름다운 해변으로 손꼽힌다. 크로아티아어로 ‘황금 뿔’을 의미하는 이 해변은 조수간만의 차와 풍향에 따라 모래 모양이 변해하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2. 카아나팔리(Kaanapali), 하와이 신혼여행 상위권에 속하는 미국 하와이의 마우이 섬에는 카아나팔리라는 해변이 있다. 길이 5km의 아름다운 백사장이 펼쳐져 있어 황금 해안이라고도 불리는 이 해변에는 주변에 리조트와 레저시설 등 편의시설이 잘 갖춰져 있다. 또한 여기에는 스노클링 명소를 비롯한 서핑 등의 수상스포츠도 즐길 수 있다. 3. 캐스드럴 코브(Cathedral Cove), 뉴질랜드 영화 ‘나니아 연대기’의 촬영지가 된 것으로도 유명한 뉴질랜드의 캐스드럴 코프는 기이하게 생긴 돌과 바위 굴이 여기저기 흩어져 있다. 아름다운 바다와 새하얀 모래 사장이 함께 만들어 낸 자연의 조형미를 즐길 수 있을 것이다. 4. 파시쿠다(Passikudah), 스리랑카 스리랑카의 파시쿠다 해변은 2009년 스리랑카 내전종결 이후, 고급 리조트와 호텔은 물론 저렴한 게스트하우스 등의 숙박시설이 늘어나고 있으며 해변의 아름다운 바다에 매료된 관광객들의 방문이 늘어나고 있다. 또 해안선을 따라서는 얕은 바다가 이어져 있고 물의 흐름도 상​​대적으로 약해 물에 약한 사람도 안심하고 즐길 수 있다. 주변에는 다이빙과 서핑 명소가 있어 다양한 해양스포츠를 즐길 목적으로 방문하는 사람도 많다고 한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세계의 아름다운 해변 Top 4

    세계의 아름다운 해변 Top 4

    다음달 초 황금연휴를 맞아 많은 사람이 해외 여행을 준비하고 있거나 이미 계획을 마친 이들도 많을 것이다. 아름다운 바다라면 여름 휴가가 제격이지만 성수기를 피해 다녀오는 것도 한가지 방법이 될 수 있다. 다음은 최근 해외의 한 인터넷매체가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해변 4곳을 선정해 공개한 것이다. 한 번쯤 보고 기회가 되는 이들은 도전해보자. 1. 즐라트니 라트(Zlatni Rat), 크로아티아 최근 ‘꽃보다 누나’ 촬영지로 관심이 급상승한 크로아티아에는 아름다운 브라치 섬이 있다. 여기에 있는 즐라트니 라트 해변은 유럽에서도 가장 아름다운 해변으로 손꼽힌다. 크로아티아어로 ‘황금 뿔’을 의미하는 이 해변은 조수간만의 차와 풍향에 따라 모래 모양이 변해하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2. 카아나팔리(Kaanapali), 하와이 신혼여행 상위권에 속하는 미국 하와이의 마우이 섬에는 카아나팔리라는 해변이 있다. 길이 5km의 아름다운 백사장이 펼쳐져 있어 황금 해안이라고도 불리는 이 해변에는 주변에 리조트와 레저시설 등 편의시설이 잘 갖춰져 있다. 또한 여기에는 스노클링 명소를 비롯한 서핑 등의 수상스포츠도 즐길 수 있다. 3. 캐스드럴 코브(Cathedral Cove), 뉴질랜드 영화 ‘나니아 연대기’의 촬영지가 된 것으로도 유명한 뉴질랜드의 캐스드럴 코프는 기이하게 생긴 돌과 바위 굴이 여기저기 흩어져 있다. 아름다운 바다와 새하얀 모래 사장이 함께 만들어 낸 자연의 조형미를 즐길 수 있을 것이다. 4. 파시쿠다(Passikudah), 스리랑카 스리랑카의 파시쿠다 해변은 2009년 스리랑카 내전종결 이후, 고급 리조트와 호텔은 물론 저렴한 게스트하우스 등의 숙박시설이 늘어나고 있으며 해변의 아름다운 바다에 매료된 관광객들의 방문이 늘어나고 있다. 또 해안선을 따라서는 얕은 바다가 이어져 있고 물의 흐름도 상​​대적으로 약해 물에 약한 사람도 안심하고 즐길 수 있다. 주변에는 다이빙과 서핑 명소가 있어 다양한 해양스포츠를 즐길 목적으로 방문하는 사람도 많다고 한다. 윤태희 기자 th20022@seoul.co.kr
  • [커버스토리] 매력없는 기항지 머물게 만들어라

    [커버스토리] 매력없는 기항지 머물게 만들어라

    지방자치단체가 크루즈산업의 열매를 제대로 따려면 승객들이 기항지에서 쇼핑이나 관광을 즐길 수 있는 환경이 조성돼야 한다. 인천항의 경우 크루즈 관광객의 70%가 곧장 서울 명동, 남대문시장 등으로 떠나버린다. 크루즈 파급효과가 지역을 벗어나는 것이다. 인천항 주변에는 외국인들에게 선호 대상인 복합 쇼핑몰과 면세점 등이 없어 부가가치를 거두기에는 벅차다. 관광지 또한 외국인들의 시선을 사로잡을 만한 매력적 요인을 갖지 못했다. 때문에 크루즈 활황과 지역경제 발전을 연계시키려면 관광객들이 지역에서 지갑을 열게 할 관광·쇼핑상품 개발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안길섭 인천항만공사 홍보팀장은 “크루즈선은 한 기항지에 12∼27시간 머물기 때문에 기항도시에 주목을 끌 만한 관광코스와 쇼핑몰이 없으면 다른 곳으로 빠져나가기 마련”이라고 말했다. 인천시는 고육책으로 웬만하면 기항도시를 벗어나지 않는 크루즈 승무원을 타깃으로 삼는 마케팅을 펴고 있다. 승무원은 관광객의 30% 수준이지만 1인당 적게는 5만 5000원, 많게는 55만원을 기항도시에서 지출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강신원 인천시 문화관광국장은 “승무원들에게 시장 이용 쿠폰을 주고 관광지 셔틀버스를 운행하는 등 각종 편의를 제공하면서 승무원 인천 관광률을 68.5%로 끌어올렸다”면서 “대기업의 배만 불리는 백화점 쇼핑보다 지역경제가 이득을 보도록 전략을 짜고 있다”고 밝혔다. ●관광객 지갑 열게 할 쇼핑상품 등 개발 시급 크루즈 시장을 미국과 일본, 유럽 등으로 다변화시켜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임철수 한국관광공사 관광상품팀 차장은 “현 크루즈 시장은 너무 중국에 편중돼 있다”면서 “언제까지 중국인들이 한국을 선호할지 장담할 수 없으므로 해외시장을 다각화하고 크루즈 관련 전문인력 양성에 힘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크루즈 접안시설 개선과 항만 배후 개발도 과제다. 인천에는 부산, 제주, 여수와 달리 크루즈 전용 부두가 없어 화물선이 주로 이용하는 내항이나 북항을 임시 크루즈 부두로 활용하고 있다. 그러다 보니 주변 환경이 크루즈의 콘셉트와 동떨어진다. 인천항 관계자는 “크루즈 전용부두가 있는 곳보다 좋지 않은 이미지인 데다, 프로세스 부족으로 동선 및 대기시간이 늘어나는 불편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남항 아암물류단지에 크루즈 전용부두를 포함한 8개 선석으로 구성된 국제여객부두가 건설되고 있지만 2016년 완공 예정이다. 인천시는 인천아시안게임 크루즈 입항 수요를 맞추기 위해 8만t급 선석 2개를 오는 9월 임시 개장할 계획이다. 하지만 포화상태 땐 뾰족한 대책이 없는 상태다. 항만 배후를 국제적인 위락단지나 숙박지로 개발하는 전략도 중요하다. ●中에 편중… 美·日·유럽 등으로 다변화시켜야 내국인이 국내에서 크루즈를 타고 해외로 나가는 아웃바운드 크루즈 산업 활성화도 시급하다. 내국인 크루즈 관광객이 많아지면 더 많은 외국 크루즈를 유치할 기회가 생긴다는 게 업계 견해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출발하는 크루즈 정기노선은 없다. 지난해 5월 이탈리아 ‘코스타 빅토리아호’가 두 차례 인천∼일본 노선을 운항했을 뿐이다. 이런 상황에서 강원도가 속초항을 국내 첫 크루즈관광 모항으로 추진하는 것은 큰 의미를 띤다. 속초항은 빼어난 경관에다 깊은 바다 수심, 적은 조수간만의 차 덕분에 크루즈 모항으로 적합한 여건을 갖췄다. 속초항이 모항으로 선정되면 크루즈선을 통해 중국 다롄(大連) 등 동북 3성과 러시아 연해주 관광객들이 블라디보스토크항을 통해 속초항으로 들어오고 이들이 경주~여수~제주도~중국 상하이를 넘나들며 관광하게 된다. 블라디보스토크항을 통해 국내로 유입되는 관광객은 지금도 한 해 4만명을 웃돌아 승산은 충분하다는 계산이다. 또 속초항에서 일본 오사카권의 쓰루가항이나 마이주르항, 도쿄권의 니가타항, 규슈권의 시모노세키와 후쿠오카와도 연계할 수 있다. 수년 내 북극항로가 열리면 네덜란드 암스테르담항~러시아~베링해~속초항을 오가며 북극의 장대한 자연을 즐기는 관광도 가능해진다. 지금까지 유럽에서 수에즈운하를 지나 동북아시아까지 40~50일 걸리지만 20일이면 족하다. ●평창올림픽 중 크루즈선을 숙박시설로 검토 유럽과 아시아를 잇는 거리가 짧아진 만큼 크루즈선 운영비의 30%를 차지하는 연료비도 대폭 줄어 북극항로 크루즈 관광이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롯데관광 마케팅팀 관계자는 “속초항이 모항으로 선정되면 유럽은 물론 중국, 러시아, 일본을 잇는 뱃길과 철도길, 비행기길을 여는 다양한 여행상품을 개발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동철 강원도 환동해본부장은 “2016년부터 684억원을 들여 국제여객터미널을 건립하기로 했다”면서 “평창동계올림픽 기간 중 크루즈선을 외국인 숙박시설로 활용하는 방안도 모색 중”이라고 밝혔다. 인천 김학준 기자 kimhj@seoul.co.kr 속초 조한종 기자 bell21@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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