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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신문이 만난 사람] 원윤희 서울시립대 총장

    [서울신문이 만난 사람] 원윤희 서울시립대 총장

    올 3월 원윤희(58) 서울시립대 총장이 취임 인사차 서울시교육청을 찾았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과 대화를 하는 동안 원 총장은 “제가 많이 부족하지만…”이란 표현을 지나치다 싶을 만큼 반복했다. 당시 동석했던 교육청 고위 관계자는 “겸손이 몸에 밴 전형적인 학자의 모습이었는데, ‘비즈니스 총장’이 일반적인 요즘 같은 때 이런 분이 총장 역할을 잘 해내실까 걱정이 들 정도였다”고 했다. 하지만 그건 기우였다. 취임 8개월째를 맞은 현재 그를 만나려면 길게는 한 달을 기다려야 한다. 그 정도로 원 총장은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 요즘 그의 머릿속을 가득 채우고 있는 것은 개교 100주년(2018년)을 맞아 내년에 착공할 시민문화교육관이다. 동문이나 기업들의 기부를 유치하기 위해 밤낮없이 뛰는 가장 큰 이유다. 지난 23일 서울 동대문구 시립대 총장실에서 만난 그는 “서울시립대야말로 최저의 비용으로 최고의 교육을 받을 수 있는 대학”이라며 “이는 한 대학평가에서 서울대·카이스트에 이어 국공립 대학 3위에 올랐다는 사실에서 여실히 입증된다”고 말했다. →서울시립대를 말할 때 아무래도 ‘반값등록금’을 빼놓을 수 없을 것 같다. -표현을 정확히 할 필요가 있다. 반값이 아니다. 반의반값이다(웃음). 반값등록금 시행으로 우리 인문계열 학과의 경우 한 학기 등록금이 기존 220만~230만원에서 102만원으로 내려갔다. 다른 대학과 비교해 4분의1이다. 학생들이 아르바이트를 할 이유가 줄었다. 그래서 졸업 요건에 ‘사회봉사 30시간’을 새로 넣었다. 시민들의 세금으로 여분의 시간을 주었으니 그걸로 시민들에게 기여하라는 것이다. 하지만 반값등록금이 대학 재정의 건전성에 지장을 주는 건 사실이다. 반값등록금 때문에 줄어든 학교 자체 수입이 180억원 정도다. 이 부분을 서울시가 지원해 주다 보니 의존율도 70%를 넘고 있다. 예산 총액에는 문제가 없지만, 자체 수입이 줄고 의존 수입이 늘었기 때문에 부담스러운 측면이 있다. →반값등록금 때문에 학교 이미지가 좋아진 것 실감하나. -당연하다. 이미지 홍보 효과가 컸다. 학부모와 학생 인지도에서 3~4등까지 올라갔다. 발전 가능성이 큰 대학이라는 이미지도 강해졌다. 하지만 마냥 좋은 것만은 아니다. 우리가 생각하는 부정적인 부분은 ‘싸다’는 이미지가 굳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카이스트나 포스텍 같은 곳은 ‘싸고도 좋은 대학’이라는 이미지가 강하다. 반면에 우리는 그냥 등록금은 싸지만 교육의 질은 그저그런 대학으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는 것도 현실이다. 그래서 교육의 질을 높이기 위해 엄청난 노력을 하고 있다. 정부의 ACE(학부교육 선도대학 육성)사업 등 쓸 수 있는 모든 예산을 학생 지원을 위해 사용하고 있음을 적극적으로 알리고 있다. →대학평가에서도 순위가 많이 올라갔나. -꾸준히 우리가 할 수 있는 노력을 하고 있다. 평가에서 좋은 점수를 받는다는 것은 교육의 질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국내 언론의 평가에서는 꾸준히 10~15위를 지키고 있다. 지난해 영국 평가기관에서는 국내 9위, 올해는 7위에 올랐다. 국공립으로는 서울대, 카이스트 다음이다. 평가 지표가 다양한데, 특히 우리 교수진의 연구논문 등의 국제 인용지수가 높다. 다만 세계화 부분에서 다소 점수가 낮다. →그렇다면 세계화가 학교 발전의 화두일 텐데. -우리가 자매결연을 맺고 있는 대학이 전 세계에 230개 정도 된다. 대표적으로 뉴욕시립대, 수도대학도쿄, 베를린자유대학 등과 활발한 교류를 하고 있다. 3개 대학 중 수도대학도쿄와 많은 교류를 하면서 노하우를 주고받고 있다. 베를린자유대학과도 학생 인적 교류 등 접촉면을 넓혀 가고 있다. 뉴욕과 앙카라 등 서울시의 자매도시도 많다. 서울시를 통해 인턴십으로 학생들을 자매도시들로 보내고 있다. 또 학교와 직접 양해각서(MOU)를 체결해 상호 호혜적으로 학생을 교류하는 것도 적극 추진하고 있다. 반값등록금 고민과 비슷한 건데 ‘가난하지만 똑똑한 학생’이 모인 곳이라는 시립대의 전통적 이미지가 세계화에 부담이 되는 측면도 있다. 실제 돈이 없으면 해외 체류가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지 않은가. →해외에서 온 유학생들이 주로 선호하는 전공은 무엇인가. -대부분 골고루 오지만, 주로 우리의 전공 분야인 도시공학과 대도시 문제, 교통, 환경, 에너지, 도시계획, 복지, 인문, 도시인문연구소 등 곳곳에 외국인 학생들이 있다. 물론 외국인 학생들은 영어 수업 개설 여부를 따지는 경향이 강해 국제관계학과나 경영학부 등에 몰리는 편이다. →대학의 특성상 다양한 사회 환원 프로그램이 필요할 것 같다. -시립대는 지방자치단체가 운영하는 전국 유일의 공립 4년제 대학이다. 그에 걸맞은 사회적 책임의식을 많이 갖고 있다. 시립대의 자랑인 도시과학은 대도시 문제를 연구하고 해결하는 학문 분야로 서울시의 정책 입안과 결정 과정에 공헌하고 있다. 대학·서울시·서울연구원 등으로 ‘시정연구협의회’를 구성해 공동 연구는 물론 기관 간 교환근무도 하고 있다. 무엇보다 내년 1월부터는 은퇴한 분들은 물론 학교 졸업 후에도 나날이 변화하는 사회에 적응해 나가고자 하는 분들을 위한 교육기관인 ‘서울시립대 평생교육원’을 설립할 계획이다. →평생교육원은 연말에 폐지하는 시민대학을 대체하는 것인가. -그렇다. 기존 시민대학을 확대해 평생대학의 영역을 넓히려는 것이다. 시민대학에서는 컴퓨터, 서울의 문화, 서울학, 지방자치 등 교양교육에 초점을 맞췄지만, 평생교육원에서는 더 다양하고 폭넓은 영역의 교육을 제공할 계획이다. 대학 입장에서 평생교육은 수입을 얻는 수단만이어서는 안 된다. 특히 시립대의 책무는 서울시민과 함께하는 것이고, 또한 서울시민의 자랑이 돼야 하기에 평생교육원에 신경을 많이 쓰고 있다. →학교 이미지를 높이기 위해 ‘글로벌 석학’을 초빙할 여유는 없나. -우리는 외국인 교수를 마음대로 초빙할 수 있는 별도의 제도가 없다. 그래서 서울시에 외국인 교수 모집을 할 수 있게 해 달라고 꾸준히 요청해 왔다. 각 35개 학부과가 외국인 교수를 채용한다고 하면 우선적으로 배정을 하려고 한다. 외국인 교원들이 급여 문제를 제일 많이 따질 것 같지만 실제 어려움을 겪는 것은 기숙사 등 주거 문제인 경우가 많다. 주거에 배려를 한다든가 하는 식으로 혜택을 주면 더 많은 이들을 불러 모을 수 있을 것이다. →고려대가 성적장학금을 없애겠다고 했다. 시립대는 어떤가. -사실 성적장학금을 줄이는 것의 원조는 우리다(웃음). 발전계획 등을 통해 우리가 먼저 제시했던 것이다. 총장 선거 당시 내 공약이기도 했다. 현재 장학금의 배분이 성적우수, 가계곤란, 경력개발 각각 3분의1 정도씩인데, 반값등록금 시행 이후 성적우수를 줄이고 경력 개발을 늘리는 방향을 구상하고 있다. 하루 종일 도서관에서 공부해 좋은 학점 받고, 시험에 합격해 사회에 진출하는 학생도 중요하지만 폭넓은 사회 참여 활동이나 동아리 활동을 열심히 한 학생들이 사회적으로 더 공헌할 수 있는 인재가 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2018년 개교 100주년을 맞아 동문과 기업의 기부를 독려하고 있다고 들었다. -총장이 나서서 기부를 받기 위해 뛰어야 한다. 기부문화연구소장도 해 봤지만 기부가 활성화되려면 세액공제보다는 소득공제가 좋다. 현행 세액공제 시스템에서는 기부금에 대한 공제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기 때문이다. 기부 유도 대상은 첫째가 동문이고 그다음이 기업인데, 개교 100주년이기 때문에 동문들이 조금 더 적극적으로 해 줬으면 한다. 사실 동문 가운데 기업인은 적고 공무원 등 월급생활자들이 대다수다. 동문 수도 5만명이 안 된다. 기업들의 기부도 서울대, 연세대, 고려대 등에 집중되는 것이 현실이다. 기부금은 장기적 안목으로 추진하고 있다. →총장 취임 6개월 동안 제일 어려웠던 점은 무엇인가. -대학에는 교수, 직원, 학생 등 여러 그룹이 있는데, 모두 이해관계가 다르다. 내부 관리 측면에서 이슈가 상당히 많다. 또 총장의 임무는 대외적으로 자원을 획득하고, 이미지도 높이는 일이다. 학생 개개인의 이슈부터 대학 재정과 관련된 정책 이슈, 학내 노사관계 문제까지 모두 총장에게 올라온다. 물론 담당 처장들이 있지만 우리 학교는 부총장이 없다 보니 안팎의 모든 일을 최종 결정해야 하는 것이 어렵다. →임기 중 중점적으로 추진하는 사업에는 어떤 것이 있나. -내년부터 전공 장벽이 없는 자유융합대학 신입생을 모집한다. 대학이 새로운 학문을 학과나 학부 단위로만 받아들이면 복잡한 문제가 생긴다. 예를 들어 국사학과 졸업생이 유물 발굴, 유적 탐사 등의 업무에 들어가면 국사도 중요하지만 지리정보시스템(GIS)이나 측량 등 지식도 알아야 한다. 국사학과는 전통적인 인문학인데, GIS는 첨단공학이다. 두 개가 연계돼야 한다. 자유융합대학은 이런 실무적 필요를 충족시켜 주자는 것이 목적이다. 현재까지 확정된 것은 역사·GIS, 국제관계·빅데이터, 도시공학·부동산기획, 도시사회·국제도시개발 등이다. →자유융합대학의 궁극적인 목적은 무엇인가. -융합을 통해 이뤄지는 대표적인 작업이 창업이다. 우리 학교에 모두 35개 학부, 학과가 있는데. 창업에 관심 있는 학생들이 곳곳에 있을 것이다. 학부 정원 50명 중 한 명만 창업에 관심이 있으면 이 학생은 외톨이다. 하지만 이런 친구 20명이 모이면 달라질 것이다. 전공이 모두 다르지만 창업과 관련한 실무적인 것들을 공통으로 배우고, 실습지도도 받고, 자기들끼리 아이디어도 교류하게 할 것이다. 교수들은 학생들의 아이템 중 괜찮은 것을 선택하고, 산학협력단을 통해 지원하게 될 것이다. 김태균 사회부장 windsea@seoul.co.kr 정리 장형우 기자 zangzak@seoul.co.kr ■ 원윤희 총장은 원윤희 서울시립대 총장은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오하이오주립대에서 정책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1992년 서울시립대 교수로 부임한 뒤 정경대학장, 세무대학원장, 기획발전처장, 산학협력단장 등을 지냈다. 한국조세연구원장, 한국재정학회장, 국민경제자문회의 위원, 대통령 소속 지방행정체계개편위원회 위원, 국세청 지하경제양성화추진자문위원회 위원장 등을 역임한 재정 및 세무 분야의 국내 최고 전문가 중 한 명이다. 아름다운재단 기부문화연구소장을 맡기도 했다.
  • 200억대 무자료 기름 유통 일당 구속

     수도권 일대에서 주유소 6곳을 운영하며 200억원대 무자료 기름을 유통해온 일당이 검찰에 적발됐다.  의정부지검 형사3부(부장 박석재)는 14일 특정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등 혐의로 주유소 실소유주 윤모(39)씨 등 3명을 구속기소하고 관리자 김모(37)씨를 불구속기소했다.  또 자신이 ‘진짜 주유소 주인’이라고 허위 진술한 ‘바지사장’ 서모(36)씨를 범인도피 등의 혐의로 구속기소하고 장모(32)씨 등 다른 바지사장 2명을 불구속기소했다.  윤씨 등은 2012∼2013년 경기·인천지역에서 주유소 6곳을 운영하며 200억원 상당의 무자료 유류를 시중에 유통해 부가가치세와 종합소득세 등 30억원을 포탈한 혐의을 받고 있다.  윤씨 등 실소유주 3명은 처벌을 피하고자 서씨 등 3명을 바꿔가며 바지사장으로 내세운 것으로 드러났다. 바지사장 서씨는 재판에서 자신이 ‘주유소 실소유주’라고 위증하고 실형을 감수하는 대가로 2억원을, 장씨 등 2명은 사업자 이름을 빌려주는 대가로 3000만원을 각각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서씨는 윤씨 등 실소유주 2명이 이번 적발에 앞서 주유소 2곳에서 80억원대 허위 세금 계산서를 받은 혐의로 검거되자 수사·재판 과정에서 자신이 실소유주라고 주장, 구속 재판을 받던 윤씨 등이 법원의 보석 허가로 석방되기도 했다. 검찰은 이들이 위증·범인도피를 반복한 점을 고려해 이들이 말을 맞추지 못하도록 7명을 동시에 체포한 뒤 자백을 받아냈다.  이와 함께 이들이 나머지 주유소 4곳에서도 120억원대 허위세금계산서를 받고 주유기에 주유량 변조 프로그램을 설치해 정량보다 적게 유류를 팔아 온 사실도 밝혀냈다.  검찰은 수사과정에서 ‘위증 대가를 이행하라’는 내용의 편지와 ‘위증하다 걸려도 벌금 정도다’라는 대화가 녹음된 차량 블랙박스를 압수했다.  검찰 관계자는 “이들 일당은 포탈 금액이 적고 동종 전과가 없으면 집행유예나 단기 실형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을 악용했다”며 “국가재정의 근간을 흔드는 조세포탈사범과 사법질서를 해치는 위증·범인도피 사범을 엄단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상봉 기자 hsb@seoul.co.kr
  • [사설] 자동차세 부과기준 변경 검토할 때다

    자동차세를 배기량이 아닌 차량 가격에 따라 차등 적용해야 한다는 주장이 공론화되고 있다. 이런 논의는 배기량이 큰 차가 비싸다는 등식이 깨진 데서 비롯됐다. 배기량이 적으면서 값비싼 수입차들이 밀려들어 오면서 외제차에 비해 국산차가 더 많은 세금을 내고 있다는 불만이 소비자들 사이에서 제기되고 있다. ‘고가물품에 고세율’이라는 일반적인 조세 원칙에 어긋난다는 것이다. 가령 같은 2000㏄급이면 6500만원짜리 외제차나 차량 가격이 3분의1 정도(2300만원)에 불과한 국산차나 자동차세는 51만 9000원 정도로 거의 차이가 없다. 이 같은 논란이 일자 심재철 새누리당 의원은 최근 가격 기준으로 자동차세를 부과하자는 지방세법 일부 개정안을 발의했다. 이에 정종섭 행정자치부 장관이 국정감사에서 “종합적으로 검토해 보겠다”고 답변했고 현대기아차그룹 등 관련 업계는 환영하는 입장을 내놓았다. 하지만 행자부는 곧바로 “의원 입법이 발의된 만큼 신중히 검토한다는 의미였지 모든 자동차 조세가 가격에 비례해야 한다”는 것은 아니라고 해명, 확대 해석을 경계하고 있다. 미국과 중국, 일본 등은 우리와 마찬가지로 배기량을 기준으로 자동차세를 부과하고 있다. 차량 가격에 따라 세금을 부과하는 곳은 메릴랜드, 미시간, 아이오와, 뉴멕시코 등 미국의 4개 주에 불과하긴 하다. 영국과 독일은 온실가스 배출량이 기준이다. 또 스페인과 이탈리아는 출력을 기준으로 부과하는 등 나라마다 기준이 다르다. 어떤 기준이든지 장단점이 있다. 가격 기준으로 할 경우 중고차 가격 산정의 어려움도 있지만 무엇보다 통상마찰을 일으킬 가능성이 크다. 또 2020년 이후 기후변화협약에 따라 온실가스 감축 정책을 추진해야 하는 우리로서는 온실가스 배출량 기준을 따라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이 기준을 따를 때 친환경 고가 차는 세금을 덜 내게 된다. 주행거리와 연비 등을 복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지만 세금 부과 절차가 복잡해진다. 가격 기준이든, 혼합방식 등 제3의 방식이든 고려해야 할 점이 한둘이 아니어서 쉽게 결정하기는 어려운 문제다. 그러나 배기량 기준의 일률적 부과 방식은 조세 형평성 차원에서 문제가 있는 것은 틀림없다. 1967년 세제가 마련된 이후 한 번도 손을 대지 않았다는 자동차세에 대한 다각적인 연구·개선이 필요한 시점이다.
  • [사설] 병역기피 위한 국적 이탈, 법으로 제재해야

    병무청이 병역의무 대상자 가운데 병역을 마치거나 면제받지 않은 상태에서 한국 국적을 상실할 경우 국내 취업과 사업 참여 등에서 각종 제재를 가하는 방안을 추진한다고 한다. 병무청은 최근 국회 보고에서 “국적 변경에 의한 병역 면탈의 경우 국적 상실 제한, 비자발급 제한, 조세부담 강화, 조달 참여 제한, 고위공직 임용 배제 등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는 한국 국적 포기와 외국 국적 취득이 병역 회피 수단으로 악용되고 있다는 지적에 따른 것이다. 기왕 병무청이 군대에 안 가려고 국적을 바꾸는 이들에게 칼을 빼어 들었다면 하루빨리 관련 법 개정을 통해 법적 토대를 마련하기 바란다. 병무청이 병역 기피자들에 대해 강력한 제재를 추진하는 것은 해외 체류 병역 회피자 문제가 더이상 방치할 수 없을 정도로 심각하다는 판단에서다. 최근 국감에서는 4급 이상 공직자 26명의 아들 30명이 국적 변경으로 병역을 면제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그런 만큼 병무청의 조치는 늦은 감이 없지 않지만 방향을 제대로 잡았다고 하겠다. 국적 상실 또는 국적 이탈은 그동안 군대 기피를 위한 지름길로 통해 온 게 사실이다. 국적 상실은 자진해서 외국 국적을 취득하는 경우를, 국적 이탈은 복수 국적자가 18세 이전에 외국 국적을 선택한 경우를 말한다. 세계 유일의 분단국에서 국방의 의무를 기피하기 위해 국적을 버리는 것은 범죄 행위나 다름없다. 하지만 법적으로 국적 상실과 이탈이 병역 면제의 사유에 해당하기 때문에 이를 문제 삼아 처벌할 수는 없었다. 즉 외국의 국적을 변경해 병역을 면제받은 뒤 나중에 한국 국적을 다시 취득하거나 국내에 들어와 취업을 하는 ‘꼼수’에 아무런 제재를 가할 수 없었다. 병역 기피를 목적으로 국적을 변경한 이들에게 불이익을 주도록 법제화를 서둘러야 하는 이유가 바로 거기 있다. 하지만 법제화까지는 난관이 한둘이 아니다. 우선 병역 기피를 위한 목적의 국적 상실을 입증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다. 2005년 원정 출산을 막기 위해 이른바 ‘홍준표법’이 만들어져 외국에서 출생한 한국 남자는 병역을 이행하지 않고는 국적을 이탈할 수 없게 돼 있다. 그러나 한국에서 태어나 외국으로 나가 살다 외국 국적을 취득하고 국적을 상실한 남자는 병역의무가 자동적으로 없어진다. 그곳에서 오래 살다가 결혼도 하고 취업도 한 뒤에 그쪽 국적을 취득한 사람을 병역 포기로 몰기는 어려울 수 있다. 상속세·증여세의 중과세 방안도 경제적 징벌로서는 타당하지만 세법상의 문제는 없는지 법리 검토가 필요하다. 자녀의 병역 기피를 이유로 공직자 본인의 고위직 임용을 제한하는 것도 연좌제 금지 원칙에 반할 수 있다. 병무청은 관련 부처와 긴밀히 협의해 이런 논란을 잠재우면서도 병역 기피자들을 걸러 낼 정교하고도 명쾌한 법적 근거를 마련해야 한다. 난제가 많다고 중도 포기해서는 더욱 안 된다. 사회지도층의 병역 기피를 더 두고 볼 수 없다는 국민적 공감대와 사회적 정의 실현을 생각한다면 병역 기피자들이 우리 사회에 발붙이지 못하게 하는 관련 법 제정은 힘들어도 꼭 가야 할 길이다.
  • ‘심상정 사자후 동영상’ 확산… “노동자 목 조르는 노동부 장관, 자격 없다” 일침

    ‘심상정 사자후 동영상’ 확산… “노동자 목 조르는 노동부 장관, 자격 없다” 일침

    심상정 정의당 대표가 정부의 노동시장 구조 개편 움직임을 두고 신랄한 비판을 쏟아낸 영상이 화제를 모으고 있다. 22일 유튜브를 통해 이른바 ‘심상정 사자후 동영상’이 공개됐다. 영상에는 심 대표가 지난 11일 국회에서 열린 고용노동부 국정감사에서 이기권 고용노동부 장관을 향해 정부가 추진 중인 임금피크제에 관해 질의하는 내용이 담겼다. .embed-container { position: relative; padding-bottom: 56.25%; height: 0; overflow: hidden; max-width: 100%; } .embed-container iframe, .embed-container object, .embed-container embed { position: absolute; top: 0; left: 0; width: 100%; height: 100%; } 심 대표는 이 장관에게 “장관도 임금피크제에 동참하고 계시냐”고 물은 뒤 “도대체 양심이 있어야 될 것 아니에요. 이 ‘짝퉁’ 임금피크제, 이게 임금상한제인데 왜 이 사회에서 고액 연봉(임금) 받는 사람들은 포함 안 시키느냐”고 지적했다. 심 대표는 “장관은 왜 (연봉) 1억 2000만원을 다 가져가고 국회의원은 1억 4000만원을 다 받아야하느냐”면서 “5000~6000만원 받는 늙은 노동자들, 3000만원짜리 청년 연봉 받는 일자리 만들어내라고 하면서 왜 이 자리(고위직)에 있는 사람들은 고액 임금을 다 받아가느냐”고 거듭 반문했다.   그러면서 “유럽에 ‘살찐 고양이’의 살을 드러내는 것이 고통분담”이라면서 “졸라맬 허리띠도 없는 사람들이 무슨 고통분담을 하느냐”고 비판했다. 심 대표는 “정부가 결단만 하면 할 수 있는 게 많다”면서 “청년고용의무 할당제 5%만 시행해도 23만개 일자리를 만들 수 있고, 대기업 사내유보금 1%만 조세로 걷어도 6조원인데 왜 안 하냐, 왜 못하냐”고 질책했다. 심 대표는 이어 “(월) 200만원도 못 받는 940만 노동자들은 졸라 맬 허리띠가 없다”면서 “허리띠를 졸라매는 게 아니라 목을 조르는 것이다. 노동자 목 조르는 노동부 장관, 자격 없다”고 일침을 가했다. 해당 영상이 공개된 지 이틀째인 23일 오후 현재 조회수 17만 4000여건을 넘으며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씨줄날줄] 기독교 세금납부 결의/주병철 논설위원

    기독교에서 헌금 제도로 널리 인식되고 있는 십일조(十一租·생산액이나 수입의 10%를 헌납하는 것)는 제사와 정치를 한데 묶은 제정일치 시대에 확립된 세금 제도였다. 종교와 국가 권력이 분리된 이후에도 상당수 국가가 십일조를 이상적인 세금 제도로 여겼다. 동양이나 서양이나 별 차이가 없었다. 중국의 맹자는 수익의 10%가 가장 훌륭한 세금제도라고 역설했고 공자 또한 십일조를 철법(徹法)이라고 했다. 유교 사상이 강한 우리나라도 고려를 거쳐 조선시대 중엽까지 십일조 세금을 공식화했을 정도다. 제정일치 시대에서 제정분리 시대로 넘어가면서 유럽 중세에는 십일조를 거두는 과세권을 놓고 교황과 국왕의 다툼이 잦았다. 성직자들에 대한 과세권을 누가 갖느냐 하는 것은 성직자들에 대한 임명권을 누가 가지느냐와 연관돼 있기 때문이었다. 이후 시대적 추세에 따라 과세권은 국왕 중심으로 넘어갔다가 17세기를 지나면서 국가가 과세권을 행사하게 됐다. 이 때문에 영국에서는 1688년에, 독일에서는 1807년에 십일조가 각각 폐지되는 등 유럽에서는 모두 없어졌다. 독일은 교회세라는 독특한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국가가 교회세라는 이름으로 신도들에게 헌금이 아닌 세금을 직접 징수한 뒤 교단에 나눠 주고 있다. 프랑스와의 전쟁으로 거덜난 재정을 메우려고 교회 영지와 재산을 몰수하면서 교회가 다시 재정적인 어려움을 겪자 1826년에 교회세를 도입했다. 이후 지금까지 유지하고 있다. 미국은 주거비용 비과세를 제외하고 월급 및 사례금에 대한 세금을 걷고 있다. 미국 국세청(IRS)법 417조에는 ‘성직자의 소득’에 관한 정의가 있다. “목회 사역을 담당하는 교역자라면 누구든 월급과 헌금, 그리고 결혼식 주례, 세례, 장례 등의 수행으로 받는 수당 등 모든 소득은 과세 대상이다”라고 돼 있다. 영국은 1년에 8500파운드 이상의 보수를 받는 목사는 현금뿐 아니라 현물에 대해서도 세금을 납부한다. 캐나다와 일본의 성직자도 일반 개인소득자와 같이 세금을 내도록 돼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종교인 과세를 하지 않고 헌금 성격의 십일조가 남아 있는 나라는 우리밖에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개신교 교단인 한국기독교장로회(기장)가 그제 교단 총회에서 개신교 장로교단 가운데 처음으로 목회자 납세를 결의했다. 대한성공회를 제외하고 개신교 교단이 납세를 결의한 것은 처음이다. 환영할 일이다. 굳이 조세평등주의를 거론하지 않더라도 국민의 절대다수가 종교인 과세에 찬성하고 기독교계 내부에서도 공감대를 넓혀 가고 있어서 다른 종교에도 적잖은 반향을 불러일으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런 움직임이 널리 퍼진다면 우리 사회가 종교를 보는 시각도 달라질 것이다. 여기에 입법을 책임진 여야의 동참은 물론이겠다. 주병철 논설위원 bcjoo@seoul.co.kr
  • [씨줄날줄] 상속·증여세 경감과 소비촉진/주병철 논설위원

    어느 나라나 국가 재정의 원천인 세금을 깎아 주는 데는 인색하다. 역사상 세금 감면은 국가나 정권 차원에서 민심 달래기용으로 활용하거나 시대적 추세에 맞춰 세제 개편을 통해 이뤄지는 게 일반적이다. 굳이 찾자면 전자의 유래는 고대 문명의 발상지였던 메소포타미아 지역의 쐐기문자 기록에서 확인된다. 이 기록에는 기원전 2500년 이 지역에서 세금 감면의 조치가 있었고, 이후 전쟁 때문에 무거워진 세금은 새 권력자가 나타나면 줄여 줬다고 돼 있다. 중국 역대 황제 중 재위 기간이 가장 긴 청나라 강희제가 왕위 등극 50주년을 맞아 세금 감면을 해준 적이 있긴 하지만 드문 예다. 후자는 정권별 세제 정책에 따라 과세 범위와 세율 조정 등을 통해 가능하다. 노무현 정부 때 부자증세를 위해 종합부동산세를 도입했고, 이명박 정부는 반대로 부자감세라는 정책을 폈다. 요즘 세계 각국이 글로벌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법인세를 낮추는 추세는 경제 논리를 반영한 것이다. 정부가 엊그제 상속·증여세를 깎아 주는 방안 등을 포함한 ‘중장기 조세정책 운용계획’을 국회에 제출했다. 이 가운데 상속세 경감·증여세율 인하 검토와 함께 자녀 증여세 감면 방안이 포함돼 있어 눈길을 끈다. 잘 알려진 대로 우리나라 상속·증여세의 최고 세율은 50%로 독일(30%), 미국·영국(40%) 등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에 비해 높은 게 사실이다. 그렇다 보니 크고 작은 기업이나 부자들은 법망을 피해 가려고 혈안이 돼 있다. 회사를 운영하는 기업인 가운데 두지 않아도 될 해외 법인이나 페이퍼컴퍼니(유령회사)를 차려 놓은 뒤 자식들을 위장 취업시켜 공부도 하게 하고 돈도 빼돌리다 적발되는 사례가 적지 않다고 한다. 오죽했으면 국세청이 얼마 전 정부 수립 후 처음으로 ‘미신고 역외소득 및 재산 자진 신고 제도’를 도입했을까. 정부가 상속·증여세 경감과 관련해 세율인하 검토 등 합리적인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했으니 앞으로 탈세와 탈루가 통하지 않는 풍토를 만들고 세무 당국과 민원인의 유착 고리를 끊는 계기가 돼야 한다. 고소득자 등 부자들의 상속·증여는 규모가 큰 만큼 양쪽이 ‘꿩 먹고 알 먹자’는 식으로 손을 잡으면 손해 보는 건 정부다. 부모가 자녀에게 결혼비용, 주택구입, 전세자금 등을 지원해 주고 자식이 나중에 증여세를 낼 수 있도록 하는 ‘자녀 증여세 감면 추진’은 원활한 세대간 부 이전을 통해 소비 진작을 꾀한다는 점에서는 못할 것도 없다. 다만 세금이란 게 더 걷으려면 조세저항에 부딪히고, 어느 한쪽만 덜 걷는 셈이 되면 조세 형평의 문제에 봉착하는 양날의 칼이다. 그런 점에서 정부는 이걸 추진하는 데 제기될 수 있는 문제점을 좀 더 살펴보고, 혜택을 보지 못하는 층에 대한 세심한 배려를 고민해야 한다. 더 중요한 것은 자본주의와 세금에 대한 납세자들의 의식 변화인 것 같다. 주병철 논설위원 bcjoo@seoul.co.kr
  • 고소득 전문직 “100만원 벌고 33만원 숨겼다…1인당 평균 9억 7000만원 수준”

    고소득 전문직 “100만원 벌고 33만원 숨겼다…1인당 평균 9억 7000만원 수준”

    고소득 전문직 “100만원 벌고 33만원 숨겼다…1인당 평균 9억 7000만원 수준” 고소득 전문직 고소득 전문직 자영업자 가운데 세무조사를 받은 이들이 100만원을 벌면 33만원을 신고하지 않고 탈루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이같은 탈루 금액은 매년 늘어나는 추세를 보인다. 6일 국회 기획재정위 소속 오제세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국세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의사와 변호사, 세무사, 회계사 등 고소득 전문직 자영업자 270명을 세무조사한 결과 소득적출률이 32.9%로 나타났다. 소득적출률이란 세무조사를 통해 국세청이 적발한 탈루액이 전체 소득에서 차지하는 비중이다. 소득적출률이 32.9%라는 것은 100만원을 벌면 67만원 정도 소득을 올렸다고 신고하고 나머지 33만원 정도를 세금을 내지 않기 위해 숨겼다는 의미다. 지난해 270명이 누락한 소득은 총 2616억원으로, 1인당 평균 9억 7000만원 수준이다. 국세청은 이들을 상대로 1인당 평균 4억 6000만원인 총 1232억원의 세금을 부과했다. 조사대상인 고소득 전문직은 변호사와 의사, 회계사, 세무사 등이었다. 특히 고소득 전문직의 소득적출률은 매년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2010년 28.1%에서 2011년 30.2%, 2012년 29.8%, 2013년 32.8%로 증가했다. 지난해에는 2010년보다 4.8%포인트 증가했다. 소득 탈루의 유형은 현금영수증 없이 현금으로 결제하도록 유도하는 방법이 대표적이다. 오 의원은 “고소득 전문직에 대한 징세는 조세정의, 조세형평성 차원에서 매우 중요하다”며 “사회 상류층에 속하는 고소득자들의 소득적출률이 높아지는 점은 국세청의 관리감독·조사·처벌이 미흡하다는 방증”이라고 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고소득 전문직 “100만원 벌고 33만원 숨겨”… 1인당 평균 9억 7000만원 수준 ‘헉’

    고소득 전문직 “100만원 벌고 33만원 숨겨”… 1인당 평균 9억 7000만원 수준 ‘헉’

    고소득 전문직 “100만원 벌고 33만원 숨겨”… 1인당 평균 9억 7000만원 수준 ‘헉’ 고소득 전문직 고소득 전문직 자영업자 가운데 세무조사를 받은 이들이 100만원을 벌면 33만원을 신고하지 않고 탈루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이같은 탈루 금액은 매년 늘어나는 추세를 보인다. 6일 국회 기획재정위 소속 오제세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국세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의사와 변호사, 세무사, 회계사 등 고소득 전문직 자영업자 270명을 세무조사한 결과 소득적출률이 32.9%로 나타났다. 소득적출률이란 세무조사를 통해 국세청이 적발한 탈루액이 전체 소득에서 차지하는 비중이다. 소득적출률이 32.9%라는 것은 100만원을 벌면 67만원 정도 소득을 올렸다고 신고하고 나머지 33만원 정도를 세금을 내지 않기 위해 숨겼다는 의미다. 지난해 270명이 누락한 소득은 총 2616억원으로, 1인당 평균 9억 7000만원 수준이다. 국세청은 이들을 상대로 1인당 평균 4억 6000만원인 총 1232억원의 세금을 부과했다. 조사대상인 고소득 전문직은 변호사와 의사, 회계사, 세무사 등이었다. 특히 고소득 전문직의 소득적출률은 매년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2010년 28.1%에서 2011년 30.2%, 2012년 29.8%, 2013년 32.8%로 증가했다. 지난해에는 2010년보다 4.8%포인트 증가했다. 소득 탈루의 유형은 현금영수증 없이 현금으로 결제하도록 유도하는 방법이 대표적이다. 오 의원은 “고소득 전문직에 대한 징세는 조세정의, 조세형평성 차원에서 매우 중요하다”며 “사회 상류층에 속하는 고소득자들의 소득적출률이 높아지는 점은 국세청의 관리감독·조사·처벌이 미흡하다는 방증”이라고 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고소득 전문직, “100만원 벌면 33만원은 숨겼다”…세금탈루 금액 매년 증가 추세

    고소득 전문직, “100만원 벌면 33만원은 숨겼다”…세금탈루 금액 매년 증가 추세

    고소득 전문직, “100만원 벌면 33만원은 숨겼다”…세금탈루 금액 매년 증가 추세 고소득 전문직 고소득 전문직 자영업자 가운데 세무조사를 받은 이들이 100만원을 벌면 33만원을 신고하지 않고 탈루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이같은 탈루 금액은 매년 늘어나는 추세를 보인다. 6일 국회 기획재정위 소속 오제세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국세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의사와 변호사, 세무사, 회계사 등 고소득 전문직 자영업자 270명을 세무조사한 결과 소득적출률이 32.9%로 나타났다. 소득적출률이란 세무조사를 통해 국세청이 적발한 탈루액이 전체 소득에서 차지하는 비중이다. 소득적출률이 32.9%라는 것은 100만원을 벌면 67만원 정도 소득을 올렸다고 신고하고 나머지 33만원 정도를 세금을 내지 않기 위해 숨겼다는 의미다. 지난해 270명이 누락한 소득은 총 2616억원으로, 1인당 평균 9억 7000만원 수준이다. 국세청은 이들을 상대로 1인당 평균 4억 6000만원인 총 1232억원의 세금을 부과했다. 조사대상인 고소득 전문직은 변호사와 의사, 회계사, 세무사 등이었다. 특히 고소득 전문직의 소득적출률은 매년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2010년 28.1%에서 2011년 30.2%, 2012년 29.8%, 2013년 32.8%로 증가했다. 지난해에는 2010년보다 4.8%포인트 증가했다. 소득 탈루의 유형은 현금영수증 없이 현금으로 결제하도록 유도하는 방법이 대표적이다. 오 의원은 “고소득 전문직에 대한 징세는 조세정의, 조세형평성 차원에서 매우 중요하다”며 “사회 상류층에 속하는 고소득자들의 소득적출률이 높아지는 점은 국세청의 관리감독·조사·처벌이 미흡하다는 방증”이라고 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고소득 전문직, 세무조사 결과 “100만원 벌고 33만원 숨겨”… “1인당 9억여원 누락 수준”

    고소득 전문직, 세무조사 결과 “100만원 벌고 33만원 숨겨”… “1인당 9억여원 누락 수준”

    고소득 전문직, 세무조사 결과 “100만원 벌고 33만원 숨겨”… “1인당 9억여원 누락 수준” 고소득 전문직 고소득 전문직 자영업자 가운데 세무조사를 받은 이들이 100만원을 벌면 33만원을 신고하지 않고 탈루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이같은 탈루 금액은 매년 늘어나는 추세를 보인다. 6일 국회 기획재정위 소속 오제세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국세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의사와 변호사, 세무사, 회계사 등 고소득 전문직 자영업자 270명을 세무조사한 결과 소득적출률이 32.9%로 나타났다. 소득적출률이란 세무조사를 통해 국세청이 적발한 탈루액이 전체 소득에서 차지하는 비중이다. 소득적출률이 32.9%라는 것은 100만원을 벌면 67만원 정도 소득을 올렸다고 신고하고 나머지 33만원 정도를 세금을 내지 않기 위해 숨겼다는 의미다. 지난해 270명이 누락한 소득은 총 2616억원으로, 1인당 평균 9억 7000만원 수준이다. 국세청은 이들을 상대로 1인당 평균 4억 6000만원인 총 1232억원의 세금을 부과했다. 조사대상인 고소득 전문직은 변호사와 의사, 회계사, 세무사 등이었다. 특히 고소득 전문직의 소득적출률은 매년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2010년 28.1%에서 2011년 30.2%, 2012년 29.8%, 2013년 32.8%로 증가했다. 지난해에는 2010년보다 4.8%포인트 증가했다. 소득 탈루의 유형은 현금영수증 없이 현금으로 결제하도록 유도하는 방법이 대표적이다. 오 의원은 “고소득 전문직에 대한 징세는 조세정의, 조세형평성 차원에서 매우 중요하다”며 “사회 상류층에 속하는 고소득자들의 소득적출률이 높아지는 점은 국세청의 관리감독·조사·처벌이 미흡하다는 방증”이라고 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해외 재산·소득 자진신고 땐 ‘처벌’ 면제

    해외 재산·소득 자진신고 땐 ‘처벌’ 면제

    다음달부터 내년 3월까지 해외 재산과 소득을 자진 신고하고 세금을 내면 과거 신고 의무 위반과 세금 미납에 대한 처벌이 면제된다. 내년 9월부터 미국을 포함한 세계 50여 개국과의 조세 정보 교환에 앞서 자기 시정의 기회를 6개월간 주는 것이다. 1993년 금융실명제 위반과 2006년 분식회계에 대한 자진신고제를 실시한 적은 있었지만 해외 재산·소득과 관련해서는 처음이다.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김현웅 법무부 장관은 1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이런 내용의 담화문을 발표했다. 최 부총리는 “신고 기간 종료 이후 세무조사와 검찰 수사를 실시해 엄정한 과세와 처벌을 추진한다”면서 “향후 더이상의 관용은 없다”고 강조했다. 신고 대상은 우리나라 거주자와 내국 법인(기업)으로, 그동안 국제 거래와 해외에서 발생한 소득과 재산(상속·증여 포함)을 신고하지 않았거나 축소 신고한 부분이다. 대상자는 지방국세청에 신고 서류를 제출하고 미납 세금과 지연 이자 성격인 ‘납부불성실 가산세’(1일 0.03%)를 현금으로 내면 된다. 자진 신고자에게는 ‘당근’을 준다. 거의 모든 가산세를 면제해 주고 해외 금융 계좌 미신고 과태료와 자본 거래 미신고 과태료도 물지 않는다. 예컨대 해외에 10억원을 숨긴 기업이 적발되면 지금은 형사 처벌을 빼고도 세금만 5억원을 내야 한다. 자진 신고하면 각종 가산세와 과태료를 면제받아 2억 9000만원만 내면 된다. 내야 할 세금 40% 정도를 아낄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해외 금융 계좌 신고 의무 위반자와 조세 포탈범의 명단 공개 대상에서도 빠진다. 탈세 행위와 외환 거래 신고 의무 위반, 재산 국외 도피 등의 형사 처벌에 대해서도 최대한 선처하기로 했다. 다만 횡령과 배임 등의 중대 범죄는 면제 대상에 포함되지 않는다. 문창용 기재부 세제실장은 “미국과 영국, 독일, 프랑스, 호주 등 15개국에서 비슷한 제도를 시행해 세수가 늘었다”면서 “우리나라와 경제 규모가 비슷한 호주 사례에 비춰 (우리도) 세수가 5000억원가량 늘어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세종 김경두 기자 golders@seoul.co.kr 세종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19대 마지막 정기국회 내일 개막… 3대 관전 포인트

    여야가 다음달 1일부터 19대 마지막 정기국회 100일간의 대장정에 돌입한다. 이번 정기국회는 박근혜 정부가 노동개혁을 비롯한 4대 개혁 등 국정과제를 추진할 마지막 기회이자 20대 총선을 앞둔 마지막 국회라는 점에서 여야 간 사활을 건 일전이 예상된다. 여야 간 충돌이 가장 첨예한 대목은 ‘쟁점 법안’ 처리 여부다. 새누리당은 노동개혁을 위한 근로기준법, 비정규직 보호 관련 법안 등과 서비스산업발전법, 관광진흥법, 국제의료사업지원법 등 ‘경제활성화 3법’ 처리에서 확실한 성과를 얻겠다는 각오다. 새정치민주연합은 재벌 개혁을 위한 공정거래법과 상법, 조세정의 실현 방안을 담은 소득세법 등을 쟁점 법안으로 선정했다. 여야 모두 상임위별 조율을 거친 뒤 협상하겠다는 전략이다. 조원진 새누리당 원내수석부대표는 30일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여야 간 상임위별로 주고받을 법안들이 있는지 조율한 뒤에 여야 간사 간 일괄 타결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박수현 새정치연합 원내대변인도 “원내대표가 각 상임위 간사들과 지속적으로 회의를 하면서 쟁점 법안을 추리고 역할 분담을 통해 꼭 통과시켜야 할 법안 처리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했다. 이번 정기국회의 또 다른 관전포인트는 재벌총수들의 국감 출석 여부다. 야당은 롯데그룹 경영권 분쟁 사태 등으로 인해 재벌개혁이 부상한 만큼 재벌총수들의 국회 출석을 벼르고 있다. 하지만 실제 재벌총수들이 얼마나 출석할지는 미지수다. 여당은 ‘호통·면박주기용’ 증인 출석은 안 된다는 입장을 확고히 했다. 조 원내수석부대표는 “재벌들의 문제점을 다룰 수 있는 부분은 다루되, 연관성이 적은 상임위에서 증인들을 생색내기용으로 불러서는 안 될 것”이라고 했다. 야당은 산업통상자원위와 정무위 야당 의원들이 롯데 경영권 분쟁을 일으킨 신동빈 회장과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을 증인으로 요청했다. 산자위 야당 간사인 홍영표 새정치연합 의원은 “거부하지 못하도록 여당과 최대한 협상할 것”이라고 했다. 내년 총선을 목전에 둔 만큼 예산 처리 과정에서 지역구 의원들의 ‘쪽지 예산’ 민원도 극렬하게 기승을 부릴 것으로 보인다. 새누리당 소속 김재경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위원장은 “아무런 근거 없이 예산 조정 테이블에 올라오는 민원은 안 받겠다”고 못박았다. 새정치연합 박 원내대변인은 “상임위 수정 과정과 예결위 증액 변동 과정에 포함되지 않는 쪽지 예산은 받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장진복 기자 viviana49@seoul.co.kr
  • 손금불산입·의제매입세액공제·과세이연…이런 ‘외계어’ 언제까지 써야 하나요

    손금불산입·의제매입세액공제·과세이연…이런 ‘외계어’ 언제까지 써야 하나요

    다음 중 ‘외계어’는? ①손금불산입 ②의제매입세액공제 ③중간예납 ④과세이연 ⑤체납처분유예 정답은 ‘없다’. 모두 대한민국 세법에 나오는 세금 용어다. 국세청 직원이나 세무사, 회계사 등 세금 전문가들은 단번에 무슨 뜻인지 알겠지만 정작 세금을 내는 일반 국민은 이해하기 힘들다. 세법을 처음 만들 때 일본 세법에서 따온 용어가 많아서다. 세법이 어렵고 복잡하게만 느껴지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기재부 “세월호·연말정산 후폭풍에 밀려” 정부도 이 점을 잘 알고 있다. 그래서 국민이 읽기 쉽고, 찾기 편하고, 이해하기 쉽게 세법을 고친다는 목표 아래 ‘세법 쉽게 쓰기’ 사업을 2011년부터 시작했다. 당시 이 작업을 주도한 기획재정부 관료는 “이게 진짜 세법개정안”이라고 강조했다. 그런데 좀체 진도가 나가지 않고 있다. 부자감세, 연말정산 후폭풍 등에 치여 번번이 뒤 순위로 밀려난 까닭이다. 하지만 국민의 세금 부담을 덜어 주고 조세 정의를 실현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국민이 알기 쉬운 세법을 만드는 것도 중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문가 “세법 쉬워지면 납세 협력비용도 감소” 세법 쉽게 쓰기 사업은 2년째 표류 중이다. 2013년 7월 부가가치세법을 전면 개정한 이후 실적이 없다. 기재부는 부가세법에 이어 2013년 소득세법 및 법인세법, 2014~2016년 상속·증여세법 등 단계적으로 세법을 쉽게 쓸 계획이었다. 하지만 2013년 12월 국회에 제출한 소득세법과 법인세법 개정안은 지금껏 기획재정위원회 조세소위에서 잠자고 있다. 그사이 세법이 두 번이나 바뀌어 관련 팀은 새 세법에 맞춰 ‘쉽게 쓰는’ 작업을 다시 하고 있다. 기재부 관계자는 “지난해에는 세월호 참사와 안홍철 한국투자공사 사장의 거취 논란으로 (‘쉽게 쓴 세법’을) 들이밀 분위기가 아니었고 올해도 법인세 인상 등 민감한 사안이 많아서 내년 상반기나 노려 봐야 할 것 같다”고 털어놓았다. 김갑순(한국납세자연합회장) 동국대 회계학과 교수는 “국민 생활과 밀접한 세법을 쉽게 만드는 작업이 무엇보다 중요한데 다른 사안에 밀렸다는 것은 앞뒤가 바뀐 것”이라며 “세법이 쉬워지면 국민들이 세무 전문가의 손을 빌리지 않고 세금을 직접 낼 수 있어서 납세 협력 비용도 줄어든다”고 지적했다. 국세청에 따르면 국민 1인당 세금 1000원을 낼 때 드는 비용은 평균 55원이다. ●어려운 용어 그대로 둔 부가세법 대안도 없어 그나마 쉽게 고쳐진 부가세법도 여전히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세금 계산 수식과 표 등을 보기 좋게 바꿨지만 정작 어려운 세금 용어는 그대로 둬서다. 기재부 관계자는 “세법을 아무리 쉽게 고쳐도 국민 모두 이해하기는 힘들다”고 했다가 “당초 쉽게 쓴 세법의 눈높이 대상을 일반 국민이 아닌 전문가에게 맞췄다”고 실토했다. “전문가에게 익숙한 용어를 바꾸면 혼란만 생기고 마땅한 대안도 없다”는 게 이유다. 최원석 서울시립대 세무학과 교수는 “국민들이 세법이 쉬워졌다고 느끼지 못하면 (국민 세금을 들여 하는) 이 사업은 효과가 없는 것”이라면서 “다른 세법을 쉽게 바꾸기 전에 이미 시행한 부가세법이 왜 여전히 어려운지 분석하고 문제를 개선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세종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박현갑의 시사 궁금중 풀이 2] 지방세 감면 수혜자는?

    [박현갑의 시사 궁금중 풀이 2] 지방세 감면 수혜자는?

    어제 행정자치부가 경제 활성화와 민생 안정 도모를 위해 지방세 3조원 이상을 대폭지원한다고 발표했다. 지방세기본법 지방세법 지방세특례제한법 등 지방세 관련 3법 개정안을 입법예고한다는 게 골자로 보이나 내 눈을 사로잡은 것은 연말 일몰이 도래하는 3조 3000억원 규모의 지방세 감면을 일괄 연장한다는 것이었다. 배경은 알만하다. 세계 경제 회복세 둔화에다 메르스 사태로 인한 내수경기가 위축돼 경제침체가 심각한데 경제 침체가 지속될 경우, 장애인 등 사회적 취약계층, 농어민, 서민 등의 어려움이 가중될 것인 만큼 지방세 차원세도 지원할 특단의 조치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경제회복 마중물...지방 세수 늘어날 것” 기대효과도 제시했다. 이번 노력이 경제회복의 마중물이 되어 지역경제를 활성화하고, 이는 결국 세수 증가 등 지방재정 확충으로 이어지는 선순환 효과로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경기침체와 민생안정을 위한 것이라는 정부 인식은 옳다. 그러나 이를 위해 일몰제로 운영하기로 한 지방세 감면을 일괄 연장하는 것이 바람직한 해결책인지는 모르겠다. 3조 3000억원 규모라는 지방세 감면항목을 들여다보면 경차나 중고자동차에 대한 취득세 감면 연장 등 일반 주민이 최종 수혜를 입는 경우도 있으나 기업이나 공기업을 대상으로 한 감면 연장 등 민생안정과 직접적인 연결고리를 찾기 어려운 것들도 적지 않다. 예를 들어서 연안화물선· 국제선박에 대한 지원, 지방이전 법인 및 공장 등 일반 개발사업자에 대한 지원, 여수엑스포 기업 및 사업시행자에 대한 지원, 법인합병, 상호금융기관간 합병,국립공원관리공단 부동산, 교통안전공단의 자동차검사소 부동산,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및 유통자회사 고유업무용 부동산 등에 대한 감면 등은 민생안정 조치와는 거리가 멀지 않나 싶다. 이러다 보니 지자체에서는 벌써부터 불만섞인 반응들을 보인다. 복지지출 확대로 가뜩이나 지방재정여건이 어려운데 내년부터 거둘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던 지방세가 한순간에 사라질 수 있어서다. ● “지방세 감면 늘어도 지역경제 활성화 효과 없어” 지방세 감면이 정부 기대대로 경제활성화로 이어진다는 학계의 긍정적 평가도 찾아보기 어렵다. 한국행정학보에 실린 한국조세재정연구원 정성호 연구위원의 ‘지방세 감면이 지역경제에 미치는 영향:강원도 18개 시군을 중심으로’라는 논문에 따르면 지방세 감면 규모를 줄이고 세수 확충을 통한 재정지출을 고려해야 지역경제가 활성화될 수 있다. 정 위원이 강원지역 18개 시·군을 대상으로 지방세 비과세 감면 효과를 분석한 결과, 시·군별로 달랐다. 시는 비과세 감면이 늘어날수록 지역경제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하지만 군은 감면액이 늘어난다고 해서 지역경제가 활성화된다는 유의미한 통계가 나타나지 않았다. 한국지방세연구원의 이선화 연구위원도 21일 “과거에도 경기활성화를 위해 취득세를 감면했음에도 거래가 확 늘지는 않았다. 지방세 감면의 경제활성화 효과가 강하지 않다고 본다.”면서 “정부로서는 지방재정이 어렵다 하더라도 지방자치단체도 동참하라는 취지로 보인다.”고 말했다. ●지방재정 운영 자주성 찾을 수 없어 정부정책 불신 초래 지방세 비과세 및 감면조치에서 가장 큰 문제점은 지방재정 운영의 자주성을 찾을 수 없다는 점이다. 단적인 예가 지방세 비과세 및 감면이 대부분 중앙정부의 정책적 판단에 따라 지자체 의사와 관계없이 이뤄졌다는 것이다. 지방세 비과세·감면은 지방세법, 지방세특례제한법, 조세제한특례법, 자체 조례로 할 수 있다. 2012년을 기준으로 자체 조례에 의한 지방세 비과세·감면비율은 0.5%에 불과하다. 나머지 99.5%는 지방세법, 지특법, 조특법에 의한 조항이고 이 중 지특법에 근거한 조항은 전체의 52.9%를 차지한다. 이처럼 지방재정 운영을 중앙부처가 좌지우지하면서 경제활성화는 커녕 정부정책에 대한 불신을 초래하기도 했다. 2011년 3월 22일 국토교통부가 밝힌 부동산 대책은 지방재정의 주수입원인 취득세를 절반 깎아주는게 골자였다. 정부가 주택거래 활성화를 위해 취득세를 절반 감면하면서 당시 예상된 지자체의 세수부족분은 2조 1000억원이었다. 취득세 감면에 따른 수혜자가 실 수요자인 일반 주민이라는 점에서 정부 정책의 불가피성이 이해할 수 있었으나 서민들 입장에서 보자면 감면해서는 안될 것도 포함되어 있었다. 6억원 이하면서 전용면적 149평방미터 이하인 임대주택을 투자목적으로 리츠나 펀드가 매입할 경우에도 취득세를 절반까지 감면해주도록 한 것인데 그 감면규모가 320억원이었다. 서민들 입장에서 보면 국민주택 규모 85평방미터를 초과하는 분양면적 기준으로 33평이상의 아파트를 부동산투자회사가 임대주택으로 매입했다는 이유만으로 300억이 넘는 취득세를 경감해주는 것이 타당하냐는 비판이었다. 게다가 최대 6억원 가까운 아파트로 비수도권에 있는 경우, 서민 아파트로 간주하기 어렵다. 어제 발표는 3조원 이상의 혜택을 국민에게 준다는 어마어마한 정책발표였다. 그 명분이 경제활성화와 민생안정이었다면 기재부와 행자부가 함께 발표했다면 어땠을까하는 생각이 든다. ●감면율 23%로 늘어 지방세 재원 운용계획 수정 불가피 행안부는 다른 중앙부처를 상대로 지자체 입장을 옹호해야 하는 입장이다. 이때문에 행안부로서는 이번 발표가 곤혹스러웠을 수 있었을 게다. 형식적으로 보자면 지방세 비과세 및 감면을 다룬 내용이니 행정자치부 발표가 전혀 이상할 게 없다. 하지만 행자부가 지방세수 확충을 위해 비과세 감면 일몰을 정비한다는 입장이었던 만큼 기재부가 곤혹스러웠을 행자부를 대신해 부연설명을 하는 지혜를 발휘했다면 국가운영의 틀이 잡혀있다는 좋은 평가를 받지 않았을까 싶다. 한편 이번 조치로 정부가 수립한 지방세 감면재원 중기운용 계획은 또다시 수정이 불가피해졌다. 행자부는 2011~2015년 지방세 감면 재원 중기운용계획을 2010년 수립했다. 행자부는 당시 23.2%였던 지방세 비과세 감면율을 매년 단계적으로 줄여 2015년에는 국세수준인 13.9%까지 낮추겠다는 목표를 제시한 적이 있다. 하지만 2013년까지 지방세입 현황을 집계한 결과, 이 목표를 지키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2011년 22.5%,2012년 21.8%로 다소 떨어진 감면율은 2013년에는 오히려 23.0%로 다시 늘었다. 이런 상황에서 연말로 일몰하기로 했던 지방세 감면을 일괄연장하면서 행자부가 달성하려했던 목표는 이번에도 실현하기 힘들 전망이다.
  • [사설] 종교인 과세 또 물 건너가나

    정부가 의욕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종교인 과세에 대해 정치권이 발목을 잡는 바람에 물 건너갈 공산이 크다고 한다. 법제화 과정의 첫 관문인 국회 조세법안심사소위원회(조세소위) 소속 여야 의원(10명)의 대다수가 적극적인 의지가 없는 것으로 확인되고 있기 때문이다. 조세 형평을 위해 반드시 실행돼야 할 종교인 과세가 정치권의 방치로 표류한다면 심히 유감스러운 일이다. 종교인 과세는 1968년 이후 수십년간 계속돼 온 해묵은 과제다. ‘소득 있는 곳에 세금 있다’는 원칙과 사회적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그런데도 지금까지 매듭짓지 못한 데는 과세에 반대하는 일부 종교계를 의식한 정치권의 모호한 태도가 주된 배경이었다. 정부가 2013년 소득세법 개정을 추진했지만 종교계의 반발을 우려한 국회의 반대로 소득세법 시행령에 과세 근거 규정을 마련하는 데 그쳤다. 정부가 이번에는 한 걸음 더 나아가 소득세법상 기타소득에 종교소득이라는 범주를 새로 만들고 소득의 20~80%를 필요경비로 인정해 주는 안을 만들었는데 내년 총선 때 종교계 표밭을 의식한 국회가 또다시 무관심한 태도로 일관하고 있는 것이다. 지금은 상황이 다르다. 지난해 ‘종교인도 근로기준법상 근로자’라는 대법원 판례와 ‘종교인 소득은 근로소득’이라는 조세심판원의 심판결정례로 종교인 과세에 대한 법적 토대가 명확히 마련됐다. 종교계의 공감대도 확산되고 있다. 천주교는 1994년부터 소득세를 자진 납부하고 있고, 자발적으로 세금을 내는 대형 교회도 늘어나고 있다. 불교계도 과세에 부정적이지는 않다. 종교인 과세의 당위성에 대한 국민적 공감대도 폭넓게 형성돼 있다. 종교인 과세는 비정상을 정상으로 되돌리는 데 목적이 있다. 법적 근거가 없음에도 면세 혜택을 줘온 오랜 관행을 바로잡자는 것이다. 누구보다 앞장서야 할 국회가 눈앞의 이해에 급급해 이를 외면하는 건 납세 의무라는 국가의 기본 원칙을 훼손하는 일에 다름없다. 정부의 안대로라면 전체 종교인 23만여명 가운데 과세 대상은 4만~5만명에 불과하고 평균 실효세율도 1% 안팎이라고 한다. 세금 징수보다는 법제화에 무게를 뒀다는 얘기다. 이럴진대 국회는 더 고민하지 말고 소임을 다해야 한다. 종교계도 국민들로부터 존경받고 사회적 신뢰를 얻으려면 흔쾌히 이를 수용하는 자세를 보여야 한다.
  • 복지라인 동시교체…朴대통령 ‘속도전’

    복지라인 동시교체…朴대통령 ‘속도전’

    박근혜 대통령은 4일 보건복지부 신임 장관에 정진엽(왼쪽·60) 분당서울대학교병원 교수를 내정하는 등 보건복지 라인 인사를 전격 단행했다. 청와대 고용복지수석에는 김현숙(오른쪽·49) 새누리당 의원을 임명했다. 문형표 장관과 최원영 수석을 동시 경질하며 새 인물을 기용한 것은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가 사실상 종식됨에 따라 그동안 미뤄 왔던 문책성 인사를 단행한 것으로 해석된다. 박 대통령은 메르스 사태의 책임을 지우는 ‘원포인트’ 인적 교체를 마무리하고 6일 오전 대국민 담화를 통해 집권 후반기 국정 운영 구상을 밝힐 계획이다. 민경욱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정 후보자는 25년간 서울대 의대 교수로 재직하면서 다양한 의료 경험을 통해 한국 의료 체계 전반에 대해 깊은 이해와 높은 식견을 갖고 있어 공공 의료를 강화하고 국민 건강에 안정을 이룰 적임자”라고 발탁 배경을 밝혔다. 정 후보자는 서울대 의대 출신의 소아 뇌성마비 치료 분야 권위자로 2008년 분당서울대병원장에 취임한 이후 3연임했다. 민 대변인은 김 신임 수석에 대해선 “한국조세연구원 연구위원과 숭실대 경제학과 교수, 19대 의원을 하면서 복지·여성 정책 분야에서 뛰어난 전문성을 보였다”고 말했다. 복지부 장관은 연금 전문가에서 의료인 출신, 고용복지수석은 복지행정 관료에서 조세·연금 전문가로 바뀜에 따라 집권 후반기 보건의료·연금 개혁에 가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민 대변인은 “박 대통령이 6일 대국민 담화를 발표하고 후반기 국정 운영 구상을 공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박 대통령은 휴가 복귀 후 처음 열린 이날 국무회의에서 “노동 개혁은 한마디로 청년 일자리 만들기”라며 노동 개혁과 경제활성화 등 후반기 국정 운영에 속도전을 예고했다. 박 대통령은 “더 많은 청년이 정규직으로 채용될 수 있는 공정하고 유연한 노동시장을 만드는 게 개혁의 핵심”이라고 정의한 뒤 “기성세대, 기업, 정규직이 기득권을 좀 더 양보해야 한다”면서 노동 개혁 추진의 선결 과제인 노사정위원회의 재개를 강조했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 [열린세상] 국고보조금 제도 이대로는 안 된다/강태혁 한경대 교수·전 한국은행 감사

    [열린세상] 국고보조금 제도 이대로는 안 된다/강태혁 한경대 교수·전 한국은행 감사

    우리 경제의 덩치가 커졌다. 세계 경제 깊숙이 편입돼 복잡해지고, 경제구조가 고도로 전문화·세분화되기도 했다. 그런 한국 경제가 요즈음 게걸음을 한다. 한때 세계 10위권까지 도달했던 것이 뒷걸음질을 하더니 몇 년째 14~15위권을 맴돌고 있다. 겉으로 나타난 현상만 보고 하는 질책은 아니다. 발이 자라면 신발을 바꿔야 잘 달릴 수 있듯이 선진국 문턱을 넘어서려면 국가 운영 시스템이 선진국에 걸맞게 바뀌어야 한다. 그런데 1960년대 고도 성장기 때 구축된 “국력 총동원, 효율 극대화” 체제를 벗어나지 못한 것이 많다. 행정 권한의 중앙 집중과 그물망 통제를 근간으로 하는 국가 운영 방식은 더이상 우리 경제의 발에 맞지 않는데도 말이다. 나라 살림살이 하는 방식이 그렇다. 지난 7월 1일로 우리 지방자치는 스무 살이 됐다. 분가해도 될 만큼 성장했다는 말이다. 지방의 행정 체제를 보면 자치단체장과 의회의 자리가 높아졌을 뿐만 아니라 목소리도 커졌다. 외양만으로는 모자랄 데 없는 성년이다. 그런데 어른 노릇은 아직 옹골지지가 못해 중앙정부의 지원에 기대고 일일이 간섭을 받고 있다. 2015년 정부 예산을 보자. 지방자치단체에 대한 국고보조 사업 수는 940개, 예산은 45조원에 이른다. 같은 해 총지출 규모(370조원)의 12.2%를 차지한다. 2005년에는 총 469개 보조 사업에 예산은 16조 5000억원이 배분됐다. 같은 해 총지출 규모(210조원)의 7.9%에 해당하는 수준이다. 지난 10년간 정부의 총지출 규모가 1.8배 증가하는 사이 보조금 사업 수는 2배 늘었고 보조금 예산은 3배나 증가했다. 당연한 귀결로 지자체의 재정자립도는 날개 없이 추락하기만 해 왔다. 같은 기간 지방재정 자립도는 56.2%에서 45.1%로 떨어졌다. 국고보조금이 늘어나니 지방은 재정자립도가 떨어진다. 그뿐만 아니라 재정의 건전성과 효율성을 해치게 된다. 그 원인은 매우 많다. 첫째, 정치적 흥정으로 따낸 보조금은 꼼꼼하게 관리되지 않고 낭비적 지출을 초래하게 된다. 둘째, 사업 결정을 중앙이 주도하기 때문에 지방은 주인 의식이 없고 책임성도 부족해진다. 셋째, 지방은 보조사업 분담분에 치여 항상 재원 부족에 허덕이게 된다. 넷째, 보조금은 ‘공짜 돈’으로 ‘먹는 사람이 임자’라는 인식 아래 비리·유착·부패의 온상이 된다. 국민들도 잘 알고 있다. 최근 행정자치부와 지방행정연수원의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45.1%가 지방재정의 건전성에 부정적이라고 응답했다. 국고보조금이 팽창하면 지방재정의 문제만 키우는 것이 아니다. 지역 사업 결정권한이 중앙에 집중됨에 따라 정책 지연과 경직적 운영으로 시장활동이 위축된다. 국가 경제의 활력을 잃게 된다. 소소한 지역 사업의 계획·집행·통제에 중앙정부가 관여하면 인력·조직이 중첩적으로 소요돼 정부가 비대해지고 생산성이 떨어지게 된다. 국회까지도 지역 사업에 얽매여 의정활동이 분절화된다. 국가 재정의 건전성, 조세의 적정성 감시 등 국회 본연의 임무는 뒷전이고, 지역 사업의 보조금 예산 투쟁에 의정활동을 집중하게 된다는 말이다. 이렇게 국고보조금제도에는 많은 문제가 잠재해 있다. 지난 10일 기획재정부가 발표한 ‘2015년 국고보조사업 운용평가’에 따르면 보조사업 1422개 가운데 734개(51.6%)만이 정상 운영되고 있다고 한다. 나머지는 ‘민간이나 지자체가 스스로 수행하거나 폐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것이 평가단의 조언이라고 한다. 그런데도 보조금 예산이 한없이 늘어나는 이유는 이해관계자들의 먹이사슬 때문이다. 재정 당국을 포함해 중앙정부 부처, 지자체, 국회는 서로 예산을 흥정하고 타협하면서 자기 이익을 도모할 수 있다. 그러니 보조금 예산은 지속적으로 늘어나는 관성을 가지게 마련이다. 재정 운영의 패러다임을 바꿔야 한다. 정부 단위별로 자기 책임에 의한 재정운영을 철칙화하는 것이다. 정부 기관끼리의 거래가 필요 없도록 국고보조사업을 원칙적으로 없애자. 여기서 발생하는 재원은 지방교부금에 얹어 주어 지방이 정부 간섭 없이 자율적으로 지역 사업을 하도록 하자. 그리고 부실한 성과에는 엄정한 책임을 물어야 한다. 그것이 지방자치의 이념에도 맞고, 지방재정의 건전성·자율성을 높이는 길이다. 국가 재정의 건전성을 담보하는 길이고 선진 경제로 가는 길이다.
  • [열린세상] ‘쪽지예산’을 없애야 하는 열 가지 이유/강태혁 한경대 교수·전 한국은행 감사

    [열린세상] ‘쪽지예산’을 없애야 하는 열 가지 이유/강태혁 한경대 교수·전 한국은행 감사

    최근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장에 내정된 분의 의견이 이렇게 보도됐다. “쪽지예산이라고 해서 100% 나쁜 것이라는 선입견을 가져서는 안 된다”면서 그 이유는 “정부는 원론적인 흐름을 예산에 담아 오지만 지역에서 불요불급한 일이 분명히 있기 때문”이라고 했단다. 귀를 의심케 한다. 한편에서는 연금부채·공기업부채라는 시한폭탄을 안고 싸움이 한창이다. 내년도 예산 편성을 눈앞에 둔 지금 재정운영의 조타수로서 세차게 고삐를 당겨도 모자를 판 아닌가. 이런 마당에 쪽지예산 타령이다. 국민을 우울하게 한다. 쪽지예산이 무엇인가. 국회의원 개인이 자기 지역구 사업 예산 확보를 위해 예결위의 계수조정소위 위원에게 청탁하는 사업 예산을 말한다. 통상적으로 사업명과 예산액만 써 넣은 쪽지로 전달되기 때문에 쪽지예산이라고 한다. 사업의 내용이나 타당성, 우선순위, 집행계획 등에 대한 체계적인 검토 없이 밀실에서 은밀하게 예산이 결정된다. 그래서 쪽지예산이 없어져야 한다고 하는 데는 많은 이유가 있다. 하나, 정부 예산안은 원론적 흐름만을 담아 가는 것이 아니다. 전국 지역 사업의 국고보조금은 45조원, 국가총지출의 12%나 차지한다. 그 종류가 940개나 되고 원칙과 기준이 문란해 이참에 정부는 보조금사업을 줄이겠다고 했다. 그런데 쪽지예산 타령이다. 어깃장이다. 둘, 국고보조 사업은 정부 각 부처가 소관 분야별로 지방의 수요를 조사하고 사업의 타당성을 검토한 뒤 우선순위를 매겨 예산안에 반영한다. 쪽지예산을 들고 국회의원을 찾아갈 때는 이미 정부 부처나 예산 당국의 검토 결과 사업성이 낮아서 탈락했기 때문이다. 쪽지예산은 선심성 사업일 뿐 좋은 예산이 아니라는 말이다. 셋, 재원 배분의 효율성을 떨어뜨린다. 쪽지예산은 대부분 꼼꼼한 사업계획이 없다. 그러니 토지 확보 등 사업 추진에 차질이 생기게 된다. 결과적으로 정부 예산이 집행되지 못하고 지방자치단체 금고에 유휴자금으로 쌓이게 된다. 재정의 효율성을 해치게 된다는 것이다. 넷, 재정질서를 문란케 한다. 타당성이 낮아 제외된 사업을 정치적 연줄을 동원해 예산을 확보하는 행위가 반복되면 씀씀이가 헤퍼지게 마련이다. 장기적으로 재정건전성을 해치는 요인이 된다는 말이다. 다섯, 지역의 균형 발전에도 역행한다. 쪽지예산이 횡행하면 힘센 의원의 지역구 사업에 예산이 편중 배분돼 지역 간 균형발전을 해치게 되고, 질시와 반목을 키우게 된다. 이것은 국민통합에도 악영향을 끼치게 된다. 여섯, 지방재정 운영을 더욱 어렵게 한다. 정부 보조사업은 대부분 지방비 부담을 조건으로 지원한다. 예상 외의 국고보조금 사업이 떨어지면 빠듯한 지방재정에 과중한 압박 요인이 된다. 일곱, 불공정하고 나쁜 행정 풍토를 낳는다. 정당한 방법으로 공정한 평가를 받아 지역사업을 추진하는 대신 줄을 대고 압력을 넣어 예산을 확보하려는 행정 행태를 조장하게 된다. 비리와 부패의 빌미가 된다는 말이다. 여덟, 국민들이 기대하는 계수조정소위의 합당한 역할이 아니다. 계수조정소위는 예산의 큰 틀에 대한 합의를 토대로 세부적인 수입·지출 항목을 조정하는 소위원회다. 국회의원 개개인의 민원성 지역 사업인 쪽지예산을 반영하는 일은 본연의 기능이 아니라는 말이다. 아홉, 국회의 역할에도 맞지 않는다. 국회에 예산 심의·확정권을 부여한 목적은 지역사업 챙기라고 한 것이 아니다. 정부의 씀씀이를 심사하고 불요불급한 지출을 방지해 국민의 조세부담을 줄여 주는 것이다. 그래서 헌법은 국회가 새로운 예산사업이나 항목을 추가하거나 증액하려면 정부의 동의를 받도록 하고 있지 않는가. 열, 쪽지예산은 대의(大義)보다 소리(小利), 공익(公益)보다 사익(私益)을 앞세워 행해진다는 점이다. 쪽지예산은 지역 발전이나 주민복지의 탈을 쓰고 있으나 실상은 자기 과시적 선거용 홍보 사업일 뿐이다. 그런데도 쪽지예산이 없어지지 않는 이유? 국가 예산은 ‘따먹는 사람이 임자’라는 생각, 선거의 표에 영향을 미친다는 생각 때문이다. 그러나 정부 예산은 결코 어느 개인의 목적이나 용도로 쓰이면 안 되는 공공재원이다. 그것이 정부 예산을 국민 대표 기관인 국회의 심의·의결을 받도록 하는 이유다.
  • [美 FIFA 수사] 1만달러 돈다발 받아 1000만달러 입금… FIFA 추악한 거래

    [美 FIFA 수사] 1만달러 돈다발 받아 1000만달러 입금… FIFA 추악한 거래

    미국 법무부가 27일(이하 현지시간) 14명의 국제축구연맹(FIFA) 간부와 마케팅 업체 인사들을 기소한 사실을 공표하면서 공개한 공소장에는 2010년 남아프리카공화국월드컵 유치 과정에서 이뤄진 추악한 거래의 정황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FIFA 간부들이 너무도 거리낌없이 불법을 자행했음이 드러났다. 이렇듯 추악한 범죄 행각을 규명한다지만 이번 수사는 여러 궁금증과 의문을 낳고 외교 문제로까지 비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공소장에 나타난 FIFA 비리 공소장에 따르면 이들은 검은 대륙 최초의 월드컵 개최권을 남아공 정부에 준다는 미명 아래 1000만 달러(약 110억 4800만원) 이상 제공받았다. 당시 집행위원이었던 잭 워너(트리니다드 토바고) 전 부회장은 자금 전달책에게 프랑스 파리 호텔 방을 찾아가 남아공 유치위원회 간부로부터 1만 달러 묶음으로 채워진 서류가방을 받아 오라고 지시했고 이 전달책은 트리니다드 토바고까지 날아가 가방을 워너전 부회장에게 전달했다. 당시 유치전에 나섰던 모로코도 워너전 부회장에게 100만 달러(약 11억 480만원)를 제의했다. 또 한 간부는 2008년 1∼3월 1000만 달러를 FIFA의 스위스 금융 계좌에서 미국 뉴욕을 거쳐 워너 전 부회장이 관리하는 금융 계좌로 온라인 입금했다. 만약 워너 전 부회장에게 건네지지 않았다면 FIFA가 남아공에 보내야 하는 돈이었다고 AFP통신은 전했다. 워너는 2011년 FIFA 회장 선거에서도 등장하는데 당시 출마한 고위 임원이 그에게 “축구 관계자들을 상대로 연설을 하고 싶으니 사람들을 좀 모아 달라”고 부탁하면서 36만 3537.98달러(약 4억 163만원)를 온라인 송금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전했다. 또 그해 5월 트리니다드 토바고의 한 호텔에서 캐러비안축구연맹(CFU) 관계자들이 모인 가운데 진행된 연설에서 워너 전 부회장은 행사 후 호텔의 한 회의실에서 ‘선물’을 받아 가라고 참석자들에게 권했는데 4만 달러(약 4419만원)가 든 현금 봉투였다고 전했다. ●美·스위스 두 갈래 수사 미국 검찰은 1991년부터 24년 동안 저질러진 FIFA 간부들의 비리를 살펴보는데 주로 2010남아공월드컵 유치와 미주 대륙 TV 중계권 협상 과정의 불법 거래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27일 FIFA 본부를 압수수색한 스위스 검찰은 2018러시아월드컵과 2022카타르월드컵 유치 과정에서의 비리를 집중적으로 파고들고 있다. 두 대회 유치 과정의 문제점은 FIFA의 자체 조사를 지켜보다 이제야 시작된 것이다. 다만 스위스 검찰은 조직 전체의 문제보다 임원 개인이 권한을 남용해 뒷돈을 챙기고 돈세탁을 했는지 규명하는 데 국한할 것이라고 밝혔다. ●왜 미국이 스위스에서 체포했나 미국이 사법권이 미치지 않는 스위스에 사법 공조를 요청해 간부 7명을 전격 체포한 법적 근거를 둘러싸고 외교 공방으로 비화할 조짐이 보인다. 미국 검찰은 일단 혐의자들이 뇌물 수수를 미국에서 논의했고 미국 은행을 통해 불법 자금을 거래했기 때문에 미국 세법이나 금융기관 규제 관련 법률에 의거해 이들을 자국 법정에 세우는 데 문제가 없다고 해명했다. 미국은 조세범을 제외하고는 스위스와 원활하게 사법 공조를 해 왔고 범죄인인도협정도 잘 운용하고 있는 점을 십분 활용해 FIFA 간부들이 모여드는 총회를 앞두고 기습적으로 신병을 확보했다. ●수사의 키맨은 웹 부회장 이날 체포된 7명 중 대다수가 아메리카대륙 출신이다. 이들은 미국에서 월드컵 TV 중계권과 스폰서십, 대회 개최 권한 등을 놓고 사익을 챙긴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제프 블라터 FIFA 회장의 후계자로 지명됐던 워너 전 부회장이 부패로 낙마하자 그의 역할을 고스란히 떠맡은 게 제프리 웹(케이맨제도) CONCACAF 회장이다. 웹 체포는 블라터를 법정에 세우는 열쇠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또 FIFA의 미국 전권대사였던 척 블레이저는 연방수사국(FBI)에 FIFA 관련 주요 정보를 일러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개최지 변경·블라터 5선 가능할까 월드컵 개최지 변경은 쉽지 않겠지만 전혀 불가능한 일은 아니다. 물론 3년 뒤 치러지는 2018년 러시아월드컵의 개최지가 변경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2022년 열리는 카타르 대회는 사정이 다르다. 그렇잖아도 대회 개막 시기를 앞두고 설왕설래가 이어지고 있고 대회 준비도 매끄럽지 못하다. 개최지를 변경하려면 스위스 검찰이 개최지 선정을 다시 해야 할 만큼 압도적인 물증을 내놓는 것이 우선돼야 한다. 블라터 회장의 최대 표밭인 아프리카와 아시아의 표심이 어떻게 변하는지에 따라 그의 5선 달성이 결정된다. 209개 회원국이 치열한 로비전을 펼칠 것인데 유럽 표심이 반(反)블라터로 얼마나 집결할 것인지도 주목된다. 미국 CNN은 “6개 대륙 중 5개 대륙에서 압도적인 지지를 받고 있는 블라터의 지지 기반은 측근 인사들의 체포에도 흔들리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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