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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In&Out] ‘미신고 역외소득 자진신고제’ 역외 탈세 근절하는 계기 돼야/전규안 한국납세자연합회장·숭실대 교수

    [In&Out] ‘미신고 역외소득 자진신고제’ 역외 탈세 근절하는 계기 돼야/전규안 한국납세자연합회장·숭실대 교수

    국제탐사보도언론인협회(ICIJ)가 파나마 최대 법률회사인 ‘모색 폰세카’의 내부 문서를 공개하면서 역외 탈세 문제가 이슈화되고 있다. 시그뮌뒤르 다비드 귄뢰이그손 아이슬란드 총리가 사임하고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등이 곤경에 처하는 등 그 여파가 쉽게 가라앉을 것 같지 않다. 한국인도 노태우 전 대통령의 장남 재헌씨를 비롯해 195명이나 됐다. 성실하게 납세의무를 이행하고 있는 납세자 입장에서는 허탈한 소식이 아닐 수 없다. 특히 ‘유리 지갑’인 근로소득자로서는 그동안 성실하게 세금을 납부한 것이 억울해지기도 한다. 근로자가 세법을 잘 몰라서 또는 실수로 일부 소득을 누락하거나 소득공제를 잘못 신청하면 세무서에서 바로 연락이 오는 상황에서 일부 기업이나 개인이 역외 탈세를 하고 있다는 것을 쉽게 받아들이기 어렵다. 역외 탈세는 공평 과세와 조세 정의를 비웃는 범법 행위일 뿐 아니라 자금 세탁이나 비자금 조성을 위해 국부를 해외로 유출하는 행위다. 물론 조세 회피처에 페이퍼컴퍼니를 세우는 것을 무조건 나쁘게 봐서는 안 된다. 조세 회피처에 페이퍼컴퍼니를 소유하는 것 자체가 불법이 아니기 때문이다. 해외에 페이퍼컴퍼니를 설립하거나 조세 회피처를 통해 절세를 도모하는 것은 세계적인 현상이다. 구글과 애플, IBM, 마이크로소프트(MS) 등은 유럽 본사를 아일랜드에 두고 유럽 각국에서 얻은 소득 대부분을 이곳으로 이전해 법인세를 줄이고 있다. 문제는 페이퍼컴퍼니 상당수가 탈세나 자금 세탁, 비자금 창구로 이용된다는 점이다. 즉 페이퍼컴퍼니라고 해서 무조건 나쁘게 봐서는 안 되지만 의심의 눈초리로 보지 않을 수는 없다. 불법은 아니더라도 페이퍼컴퍼니 소유 자체가 미래의 탈세나 자금 세탁, 비자금 조성의 개연성이 충분하기 때문이다. 역외 탈세를 근절하지 못하는 이유 중 하나는 절세와 탈세의 구분이 모호하다는 데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주요 20개국(G20)과 함께 역외 탈세에 대한 국제적 공동 대응 방안을 마련하기 위한 ‘국가 간 소득 이전을 통한 세원 잠식’(BEPS) 규제안을 발표한 바 있다. 이른바 ‘구글세’를 부과하는 것이다. 우리나라는 ‘미신고 역외소득·재산 자진신고제도’를 지난 3월까지 시행해 5129억원의 세원을 발굴했다. 세금도 1538억원이나 거뒀다. 국세청은 지난해 1조 2861억원을 역외 탈세액으로 추징했다. 3년 전보다 55% 늘어난 것이다. 또 모색 폰세카 내부 문서를 토대로 세계 주요 과세당국과 긴밀하게 공조하기로 했다. 내년부터 국가 간 금융정보 자동 교환이 시행될 예정이라고 한다. 늦었지만 다행한 일이다. 정부는 조세 회피처를 통한 거래가 정상적인 기업 경영인지, 불법적 역외 탈세인지를 철저하게 검증함으로써 기업 경영에 지장을 주지 않으면서 역외 탈세를 철저히 방지하도록 해야 한다. 또 새로운 정보통신기술(ICT) 환경에 맞는 적절한 과세 체계를 마련해 절세와 탈세를 명확히 구분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성실하게 합법적으로 소득을 창출하고 이에 걸맞은 세금을 내는 성실납세의식이 뿌리내리는 것이다. 이런 의식이 세계적으로 형성되도록 국제 공조를 강화해야 한다. 그래야 성실하게 납세의무를 다하고 있는 대다수 납세자의 마음을 조금이라도 위로해 줄 수 있고, 존경받는 기업과 지도자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이번 모색 폰세카 사태와 미신고 역외소득·재산 자진 신고제 실시로 역외 탈세를 근절하고 조세 정의를 세우는 새로운 계기가 마련되기를 기대해 본다.
  • 백혜련 “홍만표, 정운호 게이트서 檢에 수사개입 의혹”

    백혜련 “홍만표, 정운호 게이트서 檢에 수사개입 의혹”

    백혜련 더불어민주당 원내부대표는 11일 “홍만표 변호사가 정운호 게이트에서 검사의 수사에 영향력을 행사한 것 아닌가 이렇게 보고 있다”면서 검찰 수사개입 의혹을 제기했다. 검사 출신의 백 부대표는 이날 오전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를 통해 “홍만표 변호사가 수임을 해서 변호를 했는데 그 과정에서 검찰에 모종의 역할을 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백 부대표는 “정운호 씨가 도박으로 3번 조사를 받고 두 번은 무혐의 처분이 됐고, 나머지 한 번은 기소가 됐다”면서 “2번의 무혐의 처리된 사건이 다 홍만표 변호사가 수임을 해 변호를 한 것으로 돼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국민들 입장에서는 검찰 단계에서 수임을 하고 별다른 역할을 하지 않아도 이렇게 많은 수임료를 받은 것, 그리고 무혐의 처분된 것 이런 것들에 대해 굉장한 분노가 있다”고 덧붙였다. 백 부대표는 또 정씨의 무혐의 처분에 대한 검찰의 해명과 관련해 “해외원정 도박사건은 어느 정도 증거가 갖춰진 다음에 수사가 시작된다”면서 “그렇기 때문에 증거가 거의 없었다는 (검찰의) 얘기는 신빙성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정씨에 대한 항소심에서 검찰 구형량이 줄어든 것에 대해서는 “검찰이 항소를 하며 구형량을 줄이는 일은 거의 없다”며 “상부의 압력이나 이런 것이 없다고 한다면 자연스럽게 일어날 수 없는 일”이라고 주장했다. 백 부대표는 그러면서 “검찰이 홍만표 변호사의 탈세 부분만 수사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데 그냥 조세법 처벌만으로 해서 종결될 가능성도 크다”며 “수사가 진척될 지에 대해 굉장히 의문”이라고 덧붙였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SSEN이슈] 조세호 신드롬, 왜 안왔어요.. 왜 이제왔어요

    [SSEN이슈] 조세호 신드롬, 왜 안왔어요.. 왜 이제왔어요

    약 1년 전 김흥국이 내뱉은 한마디와 그에 대한 조세호의 반응이 아무도 예상치 못한 시점에서 빵 터졌다. 사건의 발단은 가수 김흥국이었다. 지난해 7월 방송된 MBC ‘세바퀴’에서 김흥국은 조세호에게 “왜 안재욱 결혼식에 안 왔냐”고 물었고 조세호는 “모르는데 어떻게 가냐”고 억울한 표정을 지었다. 이후 조세호는 최근 인스타그램에 자신의 이발하는 모습이 담긴 사진을 올렸는데 억울해 보이는 무표정 사진에 네티즌들은 “병자호란 때 왜 안왔어요?”, “저 어제 출국하는데 왜 안왔어요?” 등 다짜고짜 ‘왜 안왔어요’를 붙이며 패러디를 시작한 것. 이에 조세호는 ‘억울함의 대명사’가 됐으며 ‘프로불참러’라는 별명도 붙었다. 이어 ‘왜 안왔어요’ 패러디가 봇물 터지듯 양산되기 시작했다. 영화 ‘대호’를 패러디 한 ‘세호’ 포스터에는 억울한 표정의 조세호의 얼굴과 ‘모르는데 가야하는 곳이 있었다’는 문구가 담겨 있어 웃음을 자아낸다. 또 ‘안재욱 결혼식 때 왜 안 왔어?’라고 묻는 김흥국의 모습도 담겨있다. 또 시간 추적 스릴러 ‘시간이탈자’를 패러디한 경소사 추적 스릴러 ‘행사이탈자’ 포스터도 나왔다. ‘너 안재욱 결혼식 왜 안왔냐’고 묻는 김흥국의 모습과 ‘모르는데 어떻게 가요’라는 조세호의 모습이 담겨 있다. 거기에 ‘누구요?’라고 묻는 안재욱의 모습도 있어 웃음을 유발한다. 연예인들도 ‘조세호 왜 안왔어요’ 패러디에 동참 중이다. 빅뱅 태양은 해당 사진에 댓글로 “빅뱅 일본 팬미팅 때 왜 안왔어요?”라고 물었으며, 조세호와 MBC ‘우리 결혼했어요’에서 가상 부부로 호흡을 맞추고 있는 피에스타 차오루 또한 “우리 부모님 결혼식에 왜 안왔어요”라는 댓글을 남겨 큰 웃음을 안겼다. 이어 배우 조승우, 개그맨 이진호 등 각계 많은 스타들이 조세호에게 “왜 안왔어요”라고 따지고 있는 상황이다. 3일 조세호 팬페이지에는 “여러분 저 지금 초코파이 먹었는데 왜 안왔어요?”라는 글과 함께 조세호의 사진이 공개됐다. 이는 조세호가 ‘왜 안왔어요’ 패러디를 향해 반격에 나선 것으로 풀이되며 또 한번 웃음을 안겼다. 2001년 SBS 6기 공채 개그맨으로 데뷔해 ‘양배추’라는 예명으로 활동한 조세호는 ‘안 뜨는 스타’의 대명사였다. 열심히 하는데 빛을 보지 못하는 그에 대해 동료 연예인들은 안쓰러움을 내비치며 각종 프로그램에 일명 ‘꽂아주기’를 하는 모습도 보였다. 드라마 SBS ‘별에서 온 그대’에 캐스팅 된 홍진경이 조세호와 남창희를 추천한 것이 대표적 사례다. 조세호는 양배추라는 이름을 버리고 자신의 이름으로 웃기겠다고 나선 뒤 각종 프로그램에서 꾸준히 활약했다. 그는 ‘남을 깎는’ 개그가 대세인 예능판에서 ‘스스로를 낮추고 깎는’ 개그로 짠한 웃음을 전했다. 잡초 같은 생명력으로 예능계에 안착한 조세호는 이제 자신의 이름 석자 만으로 사람들을 웃긴다. 참으로 반가운 열풍이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데스크 시각] “삼성 브리핑이 필요하다고 생각하세요?”/주현진 산업부 차장

    [데스크 시각] “삼성 브리핑이 필요하다고 생각하세요?”/주현진 산업부 차장

    삼성그룹에는 지난 1월 말까지만 하더라도 매주 수요일이면 기자들이 기다리는 브리핑 시간이 있었다. 삼성그룹 수요 사장단 회의가 끝나면 그룹 홍보팀장이 삼성 서초사옥 기자실에서 현안에 대한 질문을 받고 답하는 자리다. 궁금증을 모두 해소해 주진 못했지만 2014년 5월 심근경색으로 쓰러진 이건희 회장의 건강상태 등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공식적인 소통의 장이었다. 한국 경제를 쥐락펴락하는 삼성 관련 소식을 놓칠세라 서서 브리핑을 들어야 할 정도로 기자들이 몰렸다. 삼성의 브리핑이 기자들의 필요에 의해 시작된 것만은 아니다. 약 10년 전인 2007년 10월 29일 삼성 임원 출신인 김용철 변호사의 삼성 비자금 폭로가 계기였다. 당시 김 변호사는 천주교정의구현사제단과 함께 삼성이 자신 명의로 50억원의 차명 계좌를 만드는 등 회사 임원들 명의를 이용한 계좌로 거액의 비자금을 만들고 있다는 의혹을 폭로했다. 이는 삼성 특검으로 이어졌다. 결국 이듬해인 2008년 4월 이건희 삼성 회장과 장남인 이재용 당시 전무가 경영 일선에서 퇴진하고 조세 포탈에 연루된 2조원대 차명 재산은 공익에 쓰기로 하는 등의 쇄신안을 발표했다. ‘삼성 비리’라는 메가톤급 현안이 터지자 당시 홍보팀장이 기자실에 내려와 연타성 폭로에 대한 반박 내지 해명을 한 게 삼성 브리핑의 시발인 것이다. 특검 이전에는 삼성에서 기자들과 공식적으로 만나 브리핑한다는 개념 자체가 없었다. 특검과 재판은 끝났지만 필요할 때만 기자들을 불렀다는 비판이 두려웠는지 삼성의 브리핑은 계속됐다. 2009년 1월 이인용 삼성전자 커뮤니케이션팀 사장이 당시 삼성그룹 커뮤니케이션 팀장(전무)으로 승진한 뒤 삼성의 소통을 강조하면서 브리핑을 정례화했다. 언론들은 “삼성이 이 팀장 취임 뒤 매주 수요일 출입기자들을 대상으로 한 수요 브리핑과 그룹 현안이 있을 때마다 진행하는 이슈 브리핑을 통해 빠르고 투명한 소통 체제를 확립했다”고 찬사를 보냈다. 브리핑은 삼성이 애로를 호소하는 장으로 자주 활용되기도 했다. 삼성은 이 회장이 퇴임한 지 꼭 1년이 되는 2009년 4월 브리핑에서 “삼성의 고민은 리더십 공백”이라며 이 회장 복귀의 필요성을 환기했다. 이 회장은 이듬해인 2010년 3월 전격 복귀했고, 3개월 뒤 출시한 갤럭시S 시리즈가 대박나면서 삼성은 스마트폰으로 그룹이 도약하는 계기를 맞이했다. 삼성은 지난 1월 말 수요 브리핑이 필요 없다며 없애 버렸다. 내부에서는 지나친 취재 경쟁으로 홍보팀장의 별 뜻 없는 말이 불필요한 기사로 양산되는 부작용이 문제였다고 설명한다. 재계에서 유독 삼성만 브리핑을 해야 할 의무는 없다. 그러나 10년 가까이 전통처럼 이어 온 브리핑을 변화된 언론 환경이나 특정 인사의 문제를 이유로 없앤다면 그동안 소통이라는 이름으로 표방해 온 ‘언론 프렌들리’ 가치를 훼손하는 것은 아닐지 돌아볼 일이다. 현안이 있는 곳에 브리핑이 있다. 삼성 최대 이슈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그룹 승계가 지난해 9월 통합 삼성물산 출범으로 8부 능선을 넘었다고 한다. 하지만 한 치 앞을 누가 내다볼 수 있겠는가. 언론이 지금은 잠잠한 듯 보이지만 삼성을 예의 주시하는 눈은 더 많아지고 있다. 삼성 브리핑을 언제쯤 다시 보게 될 수 있을지 자못 궁금해진다. jhj@seoul.co.kr
  • 합동수사단 1년여 헛발… ‘정의승 軍로비’ 못 밝혀

    2014년 11월 방위사업비리 정부합동수사단 출범과 동시에 대대적으로 이뤄진 거물급 무기 브로커 정의승(76) 유비엠텍 대표에 대한 수사가 재산국외도피 혐의를 밝히는 선에서 1년 5개월 만에 마무리됐다. 무기 도입 과정에서의 브로커들에 의한 군(軍) 로비 등은 끝내 드러나지 않아 “변죽만 울린 수사”라는 지적이 나온다. 서울중앙지검 방위사업수사부(부장 박찬호)는 정씨를 재산국외도피, 조세포탈 등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고 27일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정씨는 2001년 3월~2012년 8월 독일 방산업체 하데베(HDW)와 엠테우(MTU) 등의 잠수함과 군용 디젤엔진 중개 수수료를 페이퍼컴퍼니 등 명의의 차명계좌로 보내 1319억원을 숨긴 혐의를 받고 있다. 이렇게 재산을 숨기고 소득 신고를 누락해 2007년 3월~2011년 5월 법인세와 종합소득세 33억원을 포탈한 것으로 검찰 수사에서 드러났다. 김양진 기자 ky0295@seoul.co.kr
  • ‘끈질긴’ 강남… 체납세 징수 2년 연속 최우수구

    상습 체납자가 숨긴 재산을 끝까지 추적한 강남구의 노력이 대외적으로 높은 평가를 받았다. 그동안 누구나 세금을 내야 한다는 조세평등의 원칙을 바로 세우고자 세무부서 직원 모두가 한마음으로 일한 결과다. 강남구는 2015년 상반기 최우수구 평가에 이어 하반기에도 체납시세 인센티브 평가에서 최우수구로 선정돼 재정보전금 1억원을 받았다고 25일 밝혔다. 서울시는 2015년에는 체납시세 인센티브 평가를 상반기, 하반기로 나누어 평가한다. 구는 전년도 같은 기간에 비해 각각 17억원, 13억원을 초과 징수하는 등 매우 높은 실적을 올렸다. 징수금액과 신장률뿐만 아니라 결손금액, 징수금액 신장률, 신용정보등록, 관허사업제한 요구, 고액체납자 명단공개, 모범사례 등 3개 항목 7개 지표에 따른 전 분야에서 구는 골고루 매우 우수한 실적을 올렸다. 이는 현장중심의 강력한 체납징수 노력 결과로 풀이된다. 재산세 7억원을 체납한 A씨는 청담동에 건물을 소유하고 있는 체납자로 출국금지 조치를 했다. A씨의 부동산 공매를 진행해 지난해 9월에 체납 세액 7억원 전액을 징수했다. 특히 지역 내 9개 신탁회사 물건에 대해 부동산 압류, 건설업체 출자증권압류 등 조기채권을 확보하고 꾸준히 독려하면서 상반기 10억원, 하반기 8억 1000만원 등 총 18억 1000만원을 징수했다. 송필석 세무관리과 과장은 “앞으로 고의로 세금납부를 피하기 위해 재산을 숨기고 버티는 상습 체납자를 꾸준히 찾아 징수활동을 펼칠 계획”이라면서 “성실한 납세자가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건전한 납세의식 확립과 조세정의 실현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한준규 기자 hihi@seoul.co.kr
  • 권력의 위기마다 문제는 회계였다

    권력의 위기마다 문제는 회계였다

    회계는 어떻게 역사를 지배해왔는가/제이콥 솔 지음/정해영 옮김/메멘토/456쪽/2만 2000원 회계라 하면 ‘복잡한 장부상의 까다로운 숫자놀음’쯤으로 인식되지만 고대 이래 늘상 삶에 영향을 미쳐왔다. 메소포타미아 문명부터 지도자들은 정치관리의 주요 수단으로 회계를 활용했다. 고대 로마의 초대황제 아우구스투스는 개인 회계 기록을 바탕으로 ‘업적록’을 쓴 것으로 유명하다. 로마는 각 가정에서 가계부를 작성해 세리들이 감사하게 할 만큼 회계가 번성했다. 특히 이익, 손실을 빈틈없이 계산하는 복식부기 회계는 재무관리의 근간이다. 그래서 1300년 무렵 이탈리아 북부에서 시작된 복식부기 회계의 도래는 근대정치와 자본주의의 시작으로 여겨진다. 독일 경제학자 베르너 좀바르트만 하더라도 “복식부기 없는 자본주의는 상상할 수 없다”고 일갈한 바 있다. 회계가 삶과 사회조직에서 빼놓을 수 없음에도 간과되기 일쑤이다. ‘회계는 어떻게 역사를 지배해왔는가’는 미국 서던캘리포니아대 역사·회계학 교수가 통념을 비틀어 회계를 역사의 중심에 놓아 흥미롭다. 르네상스기부터 최근 글로벌 금융위기까지 700여년에 걸쳐 회계와 관련된 사건과 인간 군상을 건져 올리는 이야기 풀어내기가 신선하다. ●도시공화정 황금기땐 회계를 교육에 융합 책의 큰 주제는 회계의 가치와 투명성을 중시한 조직과 나라들은 융성, 번창했고 그 반대는 쇠락하거나 몰락했다는 점이다. 그 대비의 사례들이 명쾌하다. 융성했던 경우들을 보자. 피렌체·제노바 같은 이탈리아 도시공화정과 황금기 네덜란드, 18~19세기 영국·미국 등 전성기를 누린 국가들은 모두 회계를 교육과정과 종교·도덕 사상, 예술·철학·정치이론에 통합시켰다. 당대 네덜란드에는 회계 학교가 수두룩했고 조세수입을 복식부기로 기록했다고 한다. 그 때문에 17세기 중반 암스테르담은행이 설립되고 네덜란드 공화국은 주식 거래의 본고장으로 부상할 수 있었다. 19세기 투명한 회계가 뿌리를 내린 영국은 세계제국을 건설할 수 있었다. 그래서 18~19세기 영국 철학자들은 회계를 ‘상업적 관리의 도구’일 뿐 아니라 ‘정치적 사유의 도구’로 매김했다. ●프랑스 혁명의 불씨도 부실 회계 탓 그와는 달리 15세기 피렌체 메디치가는 은행업을 통해 막대한 부를 쌓고도 부실한 회계기록 탓에 몰락, 피렌체의 재정 안정성까지 뒤흔들었다. 정확한 회계가 제 입지를 좁힌 것으로 여긴 프랑스 루이 14세가 정직한 회계를 기피한 탓에 왕실 재정이 파탄 났고 프랑스혁명의 불씨를 댕겼다는 사실도 눈길을 끈다. 1929년 대공황, 2008년 금융위기도 부실한 회계가 부른 사회 붕괴의 사례로 꼽힌다. 책에선 회계에 얽힌 부정의 역사도 뿌리 깊고 끈질긴 것으로 드러난다. 로마시대 키케로는 부집정관 마르쿠스 안토니우스가 회계장부를 부실하게 기록하는 방식으로 카이사르에게 훔친 돈을 탕진했다고 주장했다. 상업 공화정이 가장 발달한 시기에도 사정은 다르지 않았다. 거의 모든 상인은 저만 볼 수 있는 ‘비밀 장부’와 정부 감사에 맞춰 가짜의 ‘공식 장부’ 등 두 개를 갖고 있었다. 루이 16세의 재무총감 네케르는 5000만 리브르의 군사및 부채관련 지출을 ‘특별 지출’로 간주하고 누락해 예산 흑자를 이룬 것으로 허위보고했다. 축소 보고의 효시이다. ●복잡해진 회계, 2008년 금융위기 부르기도 회계가 복잡해지면 사기와 부패도 더욱 복잡한 양상을 띤다. 세계대전 후 경제 성장으로 ‘회계의 황금기’를 맞은 미국만 해도 회계감사 법인 경쟁이 치열해져 거대 회계 스캔들이 잇따라 불거졌다. 2008년 금융위기도 날이 갈수록 전문화되고 복잡해지는 회계로 인한 것임을 부인하기 어렵다. 역사적으로 보자면 재무적 책임성을 정착시키기란 그다지 쉽지 않다. 1340년 제노바 공화정은 중앙정부 관청에 대형 등록부를 설치해 도시국가 제노바 재정을 복식부기로 기록할 정도였다. 그런가 하면 피렌체는 1427년 법에 따라 피렌체 토지 소유자나 상인은 복식장부를 기록해 ‘카타스토’(catasto)라는 정부 세금 감사를 받아야 했다. 선거제 정부가 등장한 19세기 영국에서도 부패, 무책임이 만연했고 재무 책임성 메커니즘을 설계한 초기 미국도 도금시대 대규모 분식회계며 재정스캔들, 재정위기에 휩싸였다. ●투명한 회계 어렵지만 부정의 유혹은 강해 “투명한 회계를 이루기는 어려운 반면 회계 부정의 유혹은 강하고 끈길기다.” 저자는 이렇게 경고하면서 정치적 안전성의 토대인 책임이 복식부기 회계 제도에 크게 의존함을 역설한다. 복식부기 회계야말로 이익 계산뿐 아니라 행정부를 심판하고 책임을 묻기 위한 ‘대차 균형’의 수단이라는 것이다. “복식부기 회계가 처음 시작된 이탈리아에서 ‘대차 균형’은 하느님의 심판과 죄의 증거라는 신성한 측면을 반영할 뿐만 아니라 ‘훌륭한 통치’를 의미했다”는 저자는 결국 이렇게 말한다. “회계는 부와 정치적 안정을 위해 꼭 필요하지만 믿기 힘들 만큼 어렵고 취약하며 아주 위험하기까지 하다. 재무적 책임성을 유지하는 건 예나 지금이나 끊임없는 투쟁이다.”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어버이연합 지원 의혹’ 檢에 전경련 수사 의뢰

    靑 “집회 지시說 정정보도 청구”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이 21일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가 어버이연합에 억대의 자금을 지원한 의혹이 맞다면 금융실명제법 위반, 조세 포탈, 업무상 배임 등의 혐의에 해당한다”며 서울중앙지검에 수사의뢰서를 냈다. 어버이연합은 정부 친화적이고 보수적인 성향의 목소리를 내 온 단체다. 경실련은 “전경련은 기독교선교복지재단 계좌로 2014년 9월, 11월, 12월에 총 1억 2000만원을 송금했으며 이 재단은 같은 해 5월 말과 9월 초에 1400만원과 1200만원을 어버이연합에 지원했다”고 주장했다. 경실련은 “전경련이 돈을 입금한 선교재단의 이름(기독교선교복지재단)으로 등록된 법인이나 구체적인 활동 내역이 없어 어버이연합의 차명계좌일 가능성이 있다”면서 “이 경우 탈세 및 금융실명제 위반이며 전경련이 이사회 의결 등 합법 절차를 거치지 않고 송금했다면 업무상 배임”이라고 지적했다. 전경련은 개별 경제인 연합으로, 정관에 특정 종교 단체 지원을 금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관을 어기고 선교재단을 후원했다면 배임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검찰은 경실련의 수사의뢰서 내용을 검토한 뒤 조만간 수사 부서를 선정해 사건을 배당할 방침이다. 서울 지역의 한 변호사는 “검찰 수사에 따라 제기된 세 가지 혐의 외에 추가 혐의가 나올 수 있다”면서 “전경련이 자선단체가 아닌 만큼 지원한 돈의 출처까지 철저히 수사해 국민 의혹을 해소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경련 측은 의혹과 관련해 “일절 확인해 줄 수 없다”며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았다. 어버이연합은 이번 일을 처음 보도한 시사저널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전경련의 돈이나 청와대의 지시를 받는다는 보도는 사실무근”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청와대는 정무수석실 소속 모 행정관이 어버이연합에 집회 개최를 지시했다는 시사저널 보도와 관련해 “기사에 거론된 해당 행정관이 개인 명의로 언론중재위원회에 정정 보도를 청구했다”고 밝혔다. 이지운 기자 jj@seoul.co.kr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김양진 기자 ky0295@seoul.co.kr
  • [사설] 재계 수사 법의 잣대로 환부만 도려내야

    검찰이 그제 한진중공업, 현대건설, 두산중공업, KCC건설을 압수수색했다. 해당 업체들은 내년 개통을 목표로 진행된 원주~강릉 도시고속철도 공사의 구간별 사업자들이다. 검찰은 업체들이 4개 공사 구간을 ‘짬짜미’로 수주하려고 입찰가를 사전 합의한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발주처인 철도시설공단의 신고로 공정거래위원회도 조사를 벌이고 있지만 검찰은 통상의 경우처럼 공정위 고발을 기다리지 않고 직접 수사에 착수했다고 한다. 일각에서 4·13 총선이 끝나자마자 기업 비리에 대한 사정(司正)이 본격적으로 재개됐다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공교롭게 그동안 설(說)만 무성했던 부영그룹에 대한 수사 사실도 확인됐다. 국세청이 총자산 20조원 규모로 재계 순위 21위인 부영그룹과 이중근 회장의 조세 포탈 혐의를 포착해 검찰에 고발했고, 서울중앙지검이 곧 고강도 수사에 나설 계획이라고 한다. 임대주택 건설 사업을 통해 급격히 성장한 부영그룹은 2004년 불법 대선자금 사건 외에는 특별하게 검찰의 수사선상에 오르지 않았던 기업이다. 국세청은 이미 지난해부터 강도 높은 세무조사를 실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이 국세청 고발 전 이미 수사 착수에 대비해 관련 비리를 검토했다는 얘기도 나온다. 4개 건설사와 부영그룹 외에 D사와 L사 등에 대한 검찰 수사가 임박했다는 소문도 무성하다. 그렇잖아도 항간에는 여당의 참패로 끝난 이번 총선 이후 국면 전환을 위해 사정 정국이 이어질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는 상황에서 다수의 기업에 대한 본격적인 수사 착수는 오해를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하다는 사실을 검찰은 명심하길 바란다. 물론 기업비리든 공직부패든 부정과 불법에 대해서는 법의 잣대에 따라 추상같은 사정의 칼날이 미쳐야 한다. 거기에는 어떠한 성역도 예외도 있을 수 없다. 일체의 ‘정치적 고려’ 또한 배제되는 것이 마땅하다. 하지만 과거 검찰은 그렇지 못했다. 멀리까지 돌아볼 필요도 없다. 지난해 특정 정치세력을 표적 삼아 ‘하명’에 따라 시작된 포스코 비리 의혹 수사는 무려 8개월에 걸쳐 말단 하청업체까지 저인망식으로 샅샅이 훑어 표적수사 시비를 자초하지 않았는가. 그렇잖아도 올해 초 엘리트 검사 10여명을 모아 ‘부패범죄수사단’을 발족시킨 검찰에 대해 의혹의 눈초리가 매섭다. 중앙수사부 때와 마찬가지로 또다시 하명수사 시비에 휘말린다면 검찰 신뢰는 회복하기 어렵다. 이번 재계 수사는 그 시험대가 될 것이다. 법의 잣대에 따라 환부만 도려내는 수사가 돼야 한다.
  • 경실련 “전경련 어버이연합 자금 지원 의혹, 21일 검찰 수사 의뢰”

    경실련 “전경련 어버이연합 자금 지원 의혹, 21일 검찰 수사 의뢰”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은)은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가 대한민국어버이연합에 자금을 지원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것과 관련, 검찰에 수사를 의뢰하겠다고 밝혔다. 경실련은 20일 “전경련이 어버이연합의 차명계좌에 자금 지원을 했는지에 대한 진상 규명을 위해 21일 오후 2시 서울중앙지검에 수사를 의뢰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경실련은 “어버이연합 등은 ‘민생법안’ 처리 촉구 시위와 세월호특별법 반대시위 등을 주도했다”면서 “전경련이 자신의 지위를 부당하게 남용해 금융실명법을 위반하고 조세포탈을 벌였는지 검찰과 국세청은 철저한 조사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어버이연합 측은 청와대 관계자가 한일 위안부 문제 합의 찬성 집회 등 각종 보수 성향 집회를 열라고 지시하고 관여했다고 주장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세금 없거나 저세율 ‘검은돈’ 세탁에 최적…1960년대 이후부터 역외금융 중심지로

    세금 없거나 저세율 ‘검은돈’ 세탁에 최적…1960년대 이후부터 역외금융 중심지로

    ‘파나마 페이퍼스’ 파문이 확산되면서 조세피난처인 카리브해가 다시금 주목받고 있다. 척박한 자연에 서구의 식민 지배를 겪으며 오랜 기간 낙후됐던 카리브해의 섬들은 1960년대 이후 역외금융의 중심지로 떠오르며 현재까지도 세계 유력 인사들의 검은돈이 세탁되고 있다. 카리브해는 미국 남부와 중미 동부, 남미 북부에 둘러싸인 대서양의 내해로 스페인, 영국, 프랑스, 네덜란드, 미국의 식민지 쟁탈전이 일어났던 곳이기도 하다. 특히 영연방 소속이거나 영국 자치령인 바하마, 케이맨제도, 버진아일랜드 그리고 카리브해와 접한 파나마는 이번 파나마 페이퍼스 파문뿐만 아니라 조세회피 사건이 불거지면 빠지지 않고 거론되는 조세피난처다. 카리브해 섬들은 법인세와 소득세가 없거나 세율이 매우 낮다. 미국 시민단체인 ‘조세정의를 위한 시민 모임’은 국세청 통계를 인용해 2010년 미국 기업이 신고한 해외 자회사 영업이익의 절반 이상이 조세피난처 12개국에 집중됐다고 발표했다. 12개국 중에는 버뮤다, 케이맨제도, 버진아일랜드, 바하마, 바베이도스, 앤틸리스제도 등 카리브해 섬 6곳이 포함돼 있다. 2010년 한 해 미국 기업의 해외 자회사 영업이익은 9290억 달러였으며 이 중 조세피난처 12곳의 영업이익은 5050억 달러였다. 특히 카리브해 6개 섬의 미국 자회사 영업이익은 1660억 달러로 전체의 17.8%에 달했다. 버뮤다, 케이맨제도, 버진아일랜드 등 3개 섬의 미국 자회사 영업이익은 이들 섬 전체 국내총생산(GDP)보다 10~17배 많았다. ●바하마 등 6곳 美 자회사 영업익 1660억弗 달해 전문가들은 카리브해 조세피난처의 시초를 미국 시카고에서 활동했던 전설적인 마피아 두목 알폰소 카포네(알 카포네)가 1931년 탈세 혐의로 11년형을 선고받은 시기 전후로 잡는다. 알 카포네의 동료 마이어 랜스키는 알 카포네가 구속되자 미국에 있는 범죄자금을 빼돌린 뒤 돈세탁을 해 다시 가져올 계획을 세웠다. 랜스키는 여행 가방에 현금을 가득 채운다거나 자금을 다이아몬드, 수표, 무기명 주식으로 바꾸는 등 모든 방법을 동원해 범죄자금을 해외로 반출한 뒤 스위스 은행의 비밀 계좌에 보관했다. 스위스 은행은 미국에 있는 랜스키에게 대출 형식으로 자금을 돌려줬고, 랜스키는 이런 과정을 통해 세탁된 ‘깨끗한’ 돈을 만질 수 있게 됐다. ●랜스키 1959년 이후 바하마에 범죄자금 보관 살인과 폭력을 일삼던 알 카포네가 결국 탈세로 무너지는 것을 본 랜스키는 미국 조세당국의 권한이 미치지 않는 곳에서 이 돈을 굴리기로 결심한다. 랜스키는 미국을 떠나 쿠바에서 카지노 사업을 시작했고 경마, 마약 사업에까지 손을 뻗쳤다. 이곳은 명실상부한 조직폭력단의 돈세탁 중심지로 부상하게 된다. 그러나 1959년 쿠바혁명이 발발하자 랜스키는 사업을 벌일 다른 장소를 물색한다. 그는 적당히 작고 적당히 부패해 정치권력을 충분히 매수할 수 있는, 그러면서도 미국과 적당히 가까워 도박꾼들을 끌어들일 수 있는 곳을 원했다. 랜스키의 눈에 들어온 곳은 미국 플로리다주와 쿠바 사이에 있는 바하마였다. 랜스키는 부패한 영국 상인들이 장악한 이곳에 미국의 범죄자금을 비밀리에 보관하고 운용하는 ‘조세피난처’를 구축한다. 랜스키가 바하마에서 사업을 막 시작했던 1961년 바하마 식민성 관리였던 W G 헐랜드는 잉글랜드은행(BOE) 관리에게 서한을 보내 우려를 표명한다. 헐랜드는 “효과적인 규제의 부족이 거대한 (세금) 구멍이 될 수 있다. 현재 바하마에는 인근 버뮤다와 마찬가지로 모든 종류의 금융 마녀들이 몰려들고 있다. 그들의 활동은 반드시 공익에 부합하도록 통제돼야 한다”고 경고했다. 하지만 헐랜드의 조언은 묵살됐다. 영국 저널리스트 출신의 니컬러스 색슨은 조세피난처를 다룬 책 ‘보물섬들’에서 이 같은 사실을 서술하며 “영국 정부는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았고 랜스키는 조세피난 제국을 건설했다”고 평가했다. ●바하마 자치정부 역외금융 발전시켜 경제 성장 바하마에 검은돈이 몰려들자 바하마 자치정부는 이들의 돈을 관리하는 역외금융을 발전시켜 경제 성장을 일궈낸다. 700여개의 섬으로 이뤄진 바하마는 전체 면적이 한반도의 16분의1이며 경작 가능 지역은 전체의 0.5%에 불과해 농공업이 발전하기 어려워 역외금융과 같은 3차산업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바하마의 성공은 비슷한 조건을 갖고 있는 인근 영국 자치령 섬들을 자극한다. 케이맨제도는 1960년대만 하더라도 전화시설조차 없었던 낙후된 곳이었다. 1960년대 후반 케이맨제도 자치정부는 자유방임주의, 면세, 비밀 보장을 골자로 하는 법을 제정해 조세회피를 노리는 자금을 끌어모으며 역외금융을 발전시킨다. 이들의 성공 모델은 파나마 등 중남미 국가들에도 영향을 미친다. 바하마, 케이맨제도 등 카리브해 섬들이 조세피난처로 성공적으로 변모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그들의 식민지 유산이 있다. 과거 영국, 네덜란드 등 서구국가의 식민지였던 카리브해 섬들은 비록 자연조건은 열악하고 물적 인프라는 부족했지만 서구로부터 이식된 소유권과 금융 거래를 보장하는 현대적인 법체계를 가지고 있었다. 미국과 물리적으로 가깝고 유럽의 문화를 공유하고 있었다는 점도 조세를 회피하려는 서구의 부유층들이 카리브해 섬을 피난처로 애용했던 이유 중 하나다. 2차 세계대전 당시 전화(戰禍)가 미치지 않은 지역을 찾던 유럽의 기업들이 카리브해 섬으로 사업을 옮겨 활동하면서 이들 섬의 역외금융 발전을 촉진시키기도 했다. ●서구 식민 지배로 금융 법체계 갖춘 것도 장점 영국이 2차 세계대전 이후 과거 식민지였던 카리브해 섬에서 손을 떼면서 이들이 조세피난처의 길을 선택하게 됐다는 분석도 나온다. 제국의 축소로 더이상의 식민지 경영이 어려워진 영국은 카리브해의 식민지와 자치령에 더 많은 자치권을 부여하는 대신 재정 독립을 요구했다. 이에 카리브해 섬들은 영국으로부터 경제적 독립을 이루기 위해 역외금융을 발전시켰다는 것이다. 미국 앨라배마대 법대 교수인 토니 프라이어와 앤드루 모리스는 공동 논문에서 “영국 정부는 탈식민화 과정에서 식민지 경제의 지속 가능성만 염두에 뒀을 뿐 ‘조세피난’이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고려하지 않았다”고 분석했다. 박기석 기자 kisukpark@seoul.co.kr [용어 클릭] ■조세피난처(tax haven) 법인에 부과하는 세금이 없거나 매우 낮고 법인 설립이 쉬우며 금융 거래의 비밀이 철저히 보장돼 조세 회피 목적으로 이용되는 국가나 지역을 뜻한다. 카리브해 섬 대부분은 법인세와 소득세율이 0%인 무세 지역에 속한다.
  • [사설] 국세청, 명예 걸고 한국인 역외탈세 추적해야

    노태우 전 대통령의 장남 재헌씨가 외국 조세회피처에 유령회사를 세운 사실이 들통났다. 국제탐사보도언론인협회는 그제 전 세계 1150만건의 조세회피 자료를 폭로했다. 노씨는 조세회피처인 영국령 버진아일랜드에 2012년 페이퍼컴퍼니 3개를 설립했다. 그 자신이 주주 겸 이사로 취임한 문제의 회사들은 1달러짜리 주식 1주만을 발행했다. 노씨는 사업이 진행되지 않아 계좌 개설도 하지 않았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삼척동자라도 탈세 의도를 의심하지 않을 수 없는 유령회사의 전형이다. 의혹의 진상은 추후 더 밝혀야겠으나, 세계가 주목한 ‘역대급’ 조세회피 폭로 자료에 그의 이름이 들었다는 사실부터 국민들 속을 뒤집는다. 바통을 이어 졸렬한 사고를 치는 것이 우리 전직 대통령 아들들의 전매특허인가 싶을 지경이다. 전두환 전 대통령의 장남 재국씨가 똑같이 버진아일랜드의 탈세 유령회사가 발각돼 지탄을 받았던 게 불과 3년 전이다. 대통령의 아들이란 사람들이 번번이 탈세와 재산 도피 혐의로 세인의 손가락질을 받는다는 것 자체가 낯 뜨거운 일이다. 이번 폭로 자료에서는 주소를 한국으로 기재한 한국인도 195명이나 됐다. 이들의 탈세 수법이나 계좌 관련 정보와 명단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덜미가 잡힌 규모만 보더라도 마음만 먹으면 어렵지 않게 역외 탈세를 할 수 있었다는 정황은 파악되고도 남는다. 이런 소식을 접할 때마다 서민들은 울화가 치민다. 쥐꼬리 월급을 받더라도 유리지갑의 샐러리맨들은 십원 한 장까지 납세의 의무를 다하고들 있다. 일반인들은 상상도 못할 역외 탈세를 일삼는 것은 사회 정의에 구정물을 끼얹는 중대하고 파렴치한 범법 행위다. 국세청이 이번에는 제 역할을 제대로 하길 기대한다. 3년 전 전재국씨를 포함한 182명의 역외 탈세 파동에서는 48명에게서 1324억원을 추징한 게 고작이었다. 국민들 눈에 국세청은 조세 정의를 세우는 일은 뒷전이고 세수 확보의 수단쯤으로 그때그때 탈세를 적발한다는 인상이 짙다. 해외 조세회피자가 국세청의 고발 의지로 단단히 벌을 받았다는 사례를 들어 본 적이 별로 없다. 국제 공조를 서둘러 한국인 명단을 확보하고 탈세 혐의자들을 철저히 조사해야 할 것이다. 아울러 검찰 수사도 강화해 해외 재산 도피는 아예 꿈도 못 꾸게 엄벌해야 한다.
  • 새누리 “지역경제 활성화하자” 더민주 “일자리 문제 해소하자”

    새누리 “지역경제 활성화하자” 더민주 “일자리 문제 해소하자”

    이번 4·13총선에서 새누리당은 지방경제 활성화에, 더불어민주당은 일자리 등 청년 문제 해소, 국민의당은 노동시장 양극화 해소, 정의당은 서민 살림살이 질 향상·불공정 행위 규제 부문의 공약 마련에 가장 적극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4일 서울신문과 한국매니페스토실천본부가 공동 조사한 결과 유권자들이 1순위 의제로 뽑은 ‘서민 살림살이’에서 새누리당은 치솟는 집값에 따른 주거비 대책, 더민주는 취약계층 지원, 국민의당은 생계형 자영업자, 정의당은 산모 지원·육아휴직제 보장 등 여성정책에 신경을 쏟았다. 정의당은 4대 가계비(통신·주거·의료·교육비) 절감, 어린이병원비 국가보장제 등 55개 공약을 내놔 가장 구체적이었다. 그러나 재원으로 사회복지세 도입(50조원 증세)을 주장하는 등 증세 논란에 다시 불을 붙였다. ‘국민연금기금 일부를 장기공공임대주택·보육시설 등에 투자하겠다’는 더민주의 공약은 국민적 논쟁이 일 소지가 있다. ●새누리 ‘관광산업 활성화·귀농자금 확대’ 두 번째 중요 공약으로 선정된 ‘일자리 등 청년 문제 해소’에서 새누리당이 취업 지원 교육에 초점을 맞춘 반면 더민주는 직접적인 일자리 수 확대에, 국민의당은 공적부조, 정의당은 민간 부문 부담 쪽에 방점을 찍었다. 구체적으로 새누리당은 대학 연합기숙사 확충, 벤처장학제도 취업 연계, 더민주는 취업 활동과 공공 고용 서비스를 묶은 청년 안전망 구축, 병사 월급 인상 등을 내놨다. 국민의당은 청년 스타트업(신생벤처기업) 제품 공공 구매 확대와 청년 구직자 인권 보호를, 정의당은 상시·지속 업무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공공 부문 일자리 확대를 꼽았다. ‘공직자 부패 척결’ 분야에서는 더민주가 제시한 독립적 부패 방지 기구 ‘국가청렴위원회’ 설치가 눈에 띄지만 기존 ‘국민권익위원회’의 연장선이라는 지적도 나왔다. 5대 중대 부패 범죄에 대한 국민참여재판 의무화, 대통령의 사면권 제한 추진도 포함됐다. ‘정치권 심판’을 총선 프레임으로 앞세운 국민의당은 ‘국민 발안 국회심의제’, 정치자금 투명성 강화를 약속했지만 방법론이 의문이다. 정의당은 특별검사 상설화, 김영란법 강화를 앞세웠다. ●더민주 ‘국민연금, 공공임대 투자’ 논란 소지 4순위 ‘복지 갈등 조정’에서는 국민의당, 정의당이 가장 의욕적이다. 국민의당은 노인장기요양보험 대상자 2배 확대, 실손의료보험료 인하를, 정의당은 누리과정 국고 지원과 대·중소기업 이익공유제 도입, 정규직 전환에 대한 조세 지원 확대를 약속했다. 두 당은 대부분 ‘소요 재원이 없다’고 답변했지만 건강보험 재정 부실 등을 부를 수 있다는 비판도 제기됐다. 5순위인 ‘지방경제 활성화’에선 새누리당이 관광산업 활성화, 귀농 자금 확대 등 구체적인 공약을 제시했다. 반면 국민의당은 이 분야 공약이 없었다. 반면 ‘노동시장 양극화 해소’ 부문에서는 국민의당이 가장 적극적이다. 비정규직의 사회보험료를 기업이 부담한다는 것과 불법 파견·사내 하청 방지, 감정노동자의 정신적 스트레스 완화 등으로 구체적이었지만 공정임금 도입 등은 추상적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복지 갈등 조정’ 국민의당·정의당 적극적 7순위 ‘빈부 격차 해결’에서 새누리당·더민주는 ‘교육을 통한 기회 확대’, 국민의당·정의당은 ‘세제 개편’ 등 적극적인 정부 개입을 강조했다. 새누리당은 저소득층의 국비 유학 확대, 더민주는 고교까지 실질적 무상의무교육, 국민의당은 납품 단가 연동제 등 경제 선순환 구조 마련, 정의당은 법인세 최고세율 25%로 환원, 부동산 보유세 체계 전면 개편, 금융소득에 대한 특혜성 세율 적용 폐지를 약속했다. ‘불공정 행위 규제’와 관련해서는 정의당이 일감 몰아주기 근절, 금산 분리 강화, 중소상공인 적합 업종 대폭 확대 등 12개 공약을 제시하며 의욕을 보였다. 더민주는 기업의 갑질 근절, 국민의 당은 징벌적 손해배상 범위 확대를 선순위에 놨다. 반면 새누리당은 임금 체불 원천 봉쇄 등 상대적으로 소극적인 입장이었다. ●“재원 찾기 힘들어 자기모순 공약 많아” 8순위인 ‘검찰·국가정보원 개혁’에서 새누리당은 아예 관련 공약을 내놓지 못했다. 정의당은 4개 공약을 제시했고 내용도 구체적이었다. 특별검사 상설화, 기구특검제 도입,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 도입, 검찰총장의 국회 선출 등이다. 더민주(검찰·국정원의 정치적 중립 확보), 국민의당(인권 침해를 최소화하는 테러방지법 개정) 공약은 추상적이고 이미 여야가 반복 논쟁 중인 사항이다. 10순위 ‘헌법 보완’에 대해서는 여야 공통적으로 중앙정부 권한의 지방자치단체 이양을 제시했다. 이광재 한국매니페스토실천본부 사무총장은 “여야가 그동안 복지 논쟁을 거치며 19대 총선 대비 포퓰리즘의 강도는 다소 줄고, 재원 마련책을 찾아보려고 노력한 흔적도 보인다”면서도 “여야가 재원을 찾기 힘들다 보니 결국 자기모순된 공약들이 여전하다”고 말했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 생애주기별 복지, 재원 필요한데 전략 없어

    생애주기별 복지, 재원 필요한데 전략 없어

    ‘사회복지세’ 신설 추진은 긍정적 法 10여개 국회 논의 과정 험로 정의당이 20대 총선에 내건 10대 공약 중 1호 공약을 제외한 2~10호 공약을 분석한다. ●‘내 일자리’가 좋아지는 경제 오후 5시 ‘칼퇴근’, 연차휴가 한 달 도입 등은 많은 사람들이 희망하는 이슈이며, 비정규직의 소득·근로여건 개선이 기대된다. 근로기준법 개정 등 입법 과정에서 사회적 합의를 이끌어낼 수 있을지가 불투명하다. 재원 마련에 어려움이 예상된다. ●재벌 개혁과 ‘을’ 살리는 경제민주화 경제의 편중 현상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긍정적이다. 공정거래법 등 10여개 법안을 개정하는 작업이 제대로 진행될 수 있을지 불투명하다. ●정의로운 조세개혁으로 서민 복지재정 확충 사회복지 재정 마련을 위한 ‘사회복지세’ 신설 등은 서민들의 삶의 질 개선 측면에서 긍정적이다. 사회복지세법 등 10여개 법을 손봐야 하는 만큼 국회 논의 과정에서 논란이 커질 수 있다. 조세개혁(세수 확대)에 대한 소득계층 간 대립이 커질 우려가 있고, 전체 증액 세수를 49조원으로 책정하고 있는 것은 문제다. ●OECD 평균복지국가 달성 생애주기별 복지 등 다양한 복지제도 확대를 꾀하고 있다. 따라서 대규모 재원 확보가 필수적인데 세수 증액으로 해결하는 것을 가정하고 있을 뿐, 재정 동원 전략이 없다. ●농촌과 지방이 잘 살아야 진짜 선진국 농촌과 지방이 서로 상생하고 동반 발전해야 한다는 측면에서 긍정적이며, 은행 설립을 비롯한 다양한 형태의 대안도 제시했다. 농어촌 교육지원 특별법과 사회적 경제기본법 등 관련 법에 대한 제·개정이 필요하다. ●한국 탈핵 2040, 국토환경 보존, 생명존중 안전사회 발암 물질 관리 방안 등을 제시한 점이 눈에 띄는 대목이다. 국토 보존과 생명 중시 등 최근 부각된 사회적 이슈에 초점을 맞췄다. 다만 대체에너지 개발 등은 입법으로 해결할 수 없는 영역으로 기술적, 경제적 문제가 걸려 있다. ●‘중견 평화·가교 국가’로 한반도 비핵화·평화체제 달성 국가 비전 제시라는 측면에서 의미가 있다. 효과적인 접근을 위해서는 추가적인 재정 확보가 필요하다. 사병 월급 50만원 인상 등은 연계성이 떨어진다. ●인권사회(여성·다문화·빈민·성소수자)와 언론문화사회 사회정의 차원에서 미등록 이주아동, 무국적 아동 등의 권리 보장 방안을 담고 있다. 소수자를 배려하는 성숙한 인권사회 구축이 기대된다. 세부적인 실행 방안이 미흡하나 다른 공약에 비해 비교적 명확한 계획을 제시했다. ●국민을 닮은 국회, 잃어버린 민주주의 회복 국회의원 세비 삭감 등 구체적인 혁신 방안을 제시했다. 재정 절감 효과도 불러올 수 있다. 다만 정부의 과실에 초점을 맞추기보다는 본질적인 문제 해결 방안을 제시할 필요가 있다. 정리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 1호 공약 4당 4색… ‘그 나물에 그 밥’ 벗어났다

    새누리 ‘U턴 경제특구’ 설치 제조업 강화 높은 점수… 특혜 논란 더민주 ‘하위 70% 노인 연금’ 고령화 적절 대안… 조세 저항 우려 국민의당 ‘공정경제 히든챔피언’ 미래 먹거리 제시… 이행 방법 부족 정의당 ‘내 월급이 오르는 경제’ 알기 쉬운 목표… 재원 마련 어려워 4·13 총선에서 주요 정당들이 전면에 내세운 ‘1호 공약’이 당별로 차별화된 것으로 평가됐다. 과거 총선에서 각 당의 공약이 ‘그 나물에 그 밥’식으로 유사했던 데서 벗어난 것으로 이번 총선에서 유권자들이 주요한 선택 기준으로 삼을 만하다. 31일 서울신문이 한국매니페스토실천본부와 공동으로 각 당의 20대 총선 ‘1호 공약’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새누리당의 ‘U턴 경제특구’ 설치 공약은 제조업 강화라는 측면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 주요 산업단지에 U턴 특구를 설치해 해외 진출 기업의 국내 정착을 유도할 경우 경제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이 기대된다. 다만 ‘특혜 논란’이 불거질 수 있고 특구 조성을 위한 재원 조달 방안이 불투명하다. 인센티브 제공만으로 해외 진출 기업이 국내로 U턴할지 불확실하며 기업이 선호하는 산단 내 토지가 제한적인 점도 극복해야 할 요인이다. 더불어민주당의 ‘소득 하위 70% 노인 기초연금 30만원 균등 지급’ 공약은 100세 시대를 맞아 노인 빈곤 문제를 개선할 수 있는 시의적절한 대안으로 평가된다. 다만 재정·복지·조세 개혁을 통해 재원을 조달할 수 있다는 입장이지만 사회적 논란을 불러올 수 있다. 6조 4000억원에 이르는 추가 재원을 확보하는 과정에서 조세 저항도 우려된다. 경제적 여유가 있는 노인들까지 지급 대상에 포함시킬지를 놓고 의견이 갈릴 수도 있다. 국민의당의 ‘공정경제 히든챔피언 육성’ 공약은 미래 먹거리 확보를 위한 수단으로서 공정경제를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그러나 대·중소기업 간 공정거래, 중소기업 경영환경 개선 등에 대한 구체적인 이행 방법이 없다. 단순 규제만 필요한 것으로 인식해 재원 문제는 빠져 있다. 중소기업 육성 등 불공정한 경제구조를 바꿔 신성장산업을 육성할 수 있는지도 미지수다. 정의당의 ‘내 월급이 오르는 경제’ 공약은 국민 평균 월급 300만원, 최저임금 1만원 등 알기 쉬운 목표치를 제시했다. 정책 체감 지수를 높일 수 있다는 측면에서 긍정적이다. 그러나 최고임금법과 최저임금법 등 입법 과정에서 정부와 기업 등 다양한 이해가 충돌할 우려가 크다. 정부와 기업의 지출 확대를 전제로 한 만큼 재원 마련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 [사설] 고액 체납 재벌 처벌할 법적 근거 만들어야

    조동만 전 한솔그룹 부회장이 법무부를 상대로 출국 금지를 풀어 달라는 소송을 냈다가 그제 패소했다. 그가 출국 금지당한 이유는 바로 700억원대 세금을 내지 않아서다. 그런데 국민의 의무는 나 몰라라하고 무슨 염치로 해외에 나갈 권리를 찾겠다며 소송까지 벌이는지 참으로 뻔뻔하기 짝이 없다. 소송할 돈이 있으면 체납된 세금의 일부라도 갚는 것이 최소한의 도리다. 재산이 없다는 그는 고급 빌라 두 채를 터서 만든 집에 살고 있다. 출국 금지 전까지 미국 등 56차례에 걸쳐 503일 동안 해외에 머물렀다. 어디 그뿐인가. 최순영 전 신동아그룹 회장과 정태수 전 한보그룹 회장 역시 호화생활을 하면서 세금을 안 낸 악성 체납자들이다. 이들의 체납액은 2252억여원과 1073억여원에 이른다. 2013년 서울시가 최씨의 체납된 지방세를 징수하기 위해 가택을 수색했을 때의 일은 지금도 생생하다. 시가 17억원의 호화 저택 금고 속에서 현금 다발과 시가 1억원 상당의 명품 시계 등이 쏟아져 나오는 것을 보고 일반 서민들은 그들이 결코 몰락한 재벌이 아니라는 점을 두 눈으로 똑똑히 봤다. 어딘가에 재산을 빼돌려 놓지 않으면 도저히 그런 일상을 유지할 수 없다는 것은 삼척동자라도 다 안다. 조씨의 부인과 아들은 한솔그룹 계열사 지분을 갖고 있는데 조씨만 없는 것도 다 세금을 안 내려는 꼼수 아니겠는가. 하지만 이들은 여전히 서울 거리를 활보하고 있다. 세금을 내지 않았다는 이유로 형사처벌할 법적 근거가 없기 때문이라니 매월 쥐꼬리 월급에서도 세금을 꼬박꼬박 내는 월급쟁이들로서는 허탈할 뿐이다. 배 째라는 식으로 버티는 악질 체납자가 법망을 빠져나가지 않도록 하려면 조세범처벌법을 개정해야 한다. 2010년 선의의 피해자 구제를 위해 빼버린 “정당한 사유 없이 1차 회계연도에 3회 이상 체납할 경우 1년 이하 징역에 처할 수 있다”는 조항을 부활시켜야 한다. 정말 돈이 없어 세금을 못 내는 이들과 달리 능력이 있는데도 세금을 내지 않은 이들은 감옥에 보내는 게 조세 정의다. 세무 당국에 체납자 가족들에 대한 금융조회권을 부여하는 방안도 필요하다. 체납자들이 가족 명의로 재산을 은닉해도 세무 당국은 속수무책이다. 체납자 본인 외에는 과세 자료를 볼 수 없기 때문이다. 정부는 세수 확보를 위해 담뱃값 인상처럼 서민들 주머니만 탈탈 털 게 아니라 악질 체납자들의 수천억 세금부터 받아 내는 게 순서다. 조세 정의를 실현하기 위한 더 정교한 법 정비가 시급하다.
  • 양극화 해소 ‘777플랜’ 분배 도움… 가계소득 늘릴 방법론 빠져

    양극화 해소 ‘777플랜’ 분배 도움… 가계소득 늘릴 방법론 빠져

    더불어민주당이 20대 총선에 내건 10대 공약 중 1호 공약을 제외한 2~10호 공약을 분석한다. ●청년 위해 더 좋은 일자리 마련 최근 고용 동향을 제시하고 안정적이고 질 높은 청년 취업 기회를 제공한다는 측면에서 긍정적이다. 청년고용 의무 할당 상향 등 입법 과정에서 산업계와의 합의가 선행되어야 한다. 청년취업지원 예산 개편이 필요한데 ‘예산 범위 내’라는 막연한 기준만 제시했다. 교육·고용·복지의 선순환 체계, 정규직·비정규직, 대·중소기업 간의 상대적 임금 격차 해소도 중요하다. ●더불어 행복한 성평등사회 구현 초저출산 문제가 가임기 여성 당사자만의 문제가 아니라 한국 사회의 구조적인 모순의 결과라는 인식을 하고 있다. 성차별·성희롱 금지 및 권리구제 등에 관한 법률·가족지원기본법 제정 등 국회 논의가 필요하다. 남성차별 해소 및 다양한 형태의 가족 차별 예방, 다문화 가족에 대한 구체적인 방안 제시가 없다. 여성 고용 관련 육아 지원에 대해서는 언급이 전무하다. ●경제민주화.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균형발전 도모 기업 간 상생을 꾀하며 중견·중소기업 경쟁 환경을 개선하고 균형발전 이슈를 부각시켰다. 사회적 선합의가 필요하나, 이해주체 간 의견 충돌로 난항이 예상된다. 대기업 초과 이윤 또는 잉여자본의 활용 방안이 필요하다. 동반성장론은 모든 정당이 공히 추구하고 있으나 구체적인 방법론이 빠졌다. 일방적인 대기업의 독과점 규제 정책으로 이해될 가능성이 높다. ●저소득 저신용자 위한 3단계 가계부채 대책 마련 한계상황에 직면한 저소득 저신용자들을 돕는다는 점에서 의미 있다. 가계부채 대책 3단계 방안도 구체적이다. ‘재정소요 없음’에 대한 구체적 사유를 제시하지 못했다. 금융부담을 순전히 금융권이 떠안으라는 것인지 명확히 해야 한다. 분배적 정의만 강조한 결과 모럴 해저드 위험이 있다. 가계부채 관련 근본대책, 금융기관 문턱 낮추기, 개인회생 절차 단축 등이 병행되어야 한다. ●국민통합 위한 한국형 복지국가 건설 ‘적정복지-적정부담’ 수준에 대한 사회적 합의를 도출하기 위해 국가차원 논의기구를 제시했다. 한국형 복지국가 모형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이 나와야 한다. 공약 내용이 매우 포괄적이라 향후 많은 논의가 필요해 보인다. 재원 조달과 방식이 중요한데 구체적인 추계가 필요하다. 저성장시대 진입에 대한 고려를 해야 하고, 원칙으로 제시한 ‘선택적 보편주의’의 범위도 설정해야 한다. ● ‘777플랜’으로 양극화 해소 양극화 해소를 위한 목표치로서 ‘777플랜’(현재 62% 수준인 국민총소득 대비 가계소득 비중, 62.9%인 노동소득분배율, 65% 수준인 중산층 비중을 각각 70%대로 향상)을 내놓고 안정적이고 행복한 삶을 구현한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 소득계층 간 분배구조 개선을 기대할 수 있다. 전 세계적인 경기 침체 상황에서 ‘국민총소득(GNI) 대비 가계소득 비중을 2020년까지 70%대로 향상’하는 데 대한 방법론이 빠졌다. 대통령 직속 ‘불평등 해소위원회’ 설치, ‘3동(同)원칙’(동일가치노동, 동일임금, 동일처우)의 법제화가 필요하다. 예산 산정 및 재원 조달 방안도 부족하다. ●국민연금 혜택 국민께 더 돌려드리겠음 연금기금을 활용한 공공임대 주택, 보육시설 확충 방안은 의미 있다. 반면 연기금 운영 취지에서 벗어날 수 있어 사회적 논란이 불가피하다. 연금 파산을 앞당길 리스크가 크고, 조세 저항도 우려된다. 미래세대에 부담되는 공약으로 사회적 합의가 필수적이다. 국민적 동의 가능성이 낮은 공약이다. ●공평·합리적 건강보험 부과 기준 마련 건강보험 부과 기준에 대한 합리적 개선, 공평 조세를 강조했다. 의료집단 등 이해당사자들의 반발이 예상된다. 보험료 산정 기준에 대한 면밀한 검토가 필요하다. 조세 저항이 높아 재정 확보가 어려울 것으로 우려된다. 보험료 부과 기준 일원화를 위한 구체적인 방안을 제시하지 못했다. 고소득 자영업자, 세금탈루자에 대한 정당한 보험료 추징 등 엄정한 법집행이 전제조건이다. ●통일한국 건설 위한 한반도 신경제지도 구상 통일한국 건설을 위한 정치적 선언으로서 의미가 있다. 한반도 긴장 완화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개성공단 입주기업 등 피해지원 특별법’ 제정이 필요하고, 남북협력기금을 통한 재원 조달 등에 대한 구체적인 추계 제시가 없다. 현재 남북 정세를 감안할 때 적절성 논란이 예상된다. 국제사회 결의를 위반할 소지도 있다. 정리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 [본지·매니페스토 공동 기획] 총선 공약 뜯어보고 뽑자(1)

    [본지·매니페스토 공동 기획] 총선 공약 뜯어보고 뽑자(1)

    ■새누리당, 일자리 초점… 기존법 보완 수준 새누리당의 4·13 총선 ‘10대 공약’은 거대 담론보다는 프로그램 중심의 실천 사업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경제 활성화를 통한 일자리 창출, 다양한 복지제도의 확대, 사회적 약자 보호·구제 등 다양한 분야에서 구체적인 공약을 제시하고 있다. 정보통신기술(ICT)을 활용해 적은 비용으로 최대 성과를 도출할 수 있는 실천 가능한 방안들이 담겨 있다. 중견·중소기업과 소상공인·취약계층 지원을 통한 일자리 창출 및 내수경제 활성화, 취약계층 생활여건 개선 등도 기대되는 대목이다. U턴 경제특구, 아동복지 공약, 사교육비 절감을 위한 공중교육방송 기능 강화 등은 최근 우리 사회에서 부각된 이슈이자 다른 당과 차별화되는 부분이다. 내수산업 활성화 및 일자리 창출 방안으로 제시된 한류 관련 관광과 권역별 해양산업 활성화도 눈에 띈다. 전체적으로 사회 개혁보다는 현 사회의 쟁점 해결이나 기존 정책의 지속적인 확대에 치중하고 있다. 그러나 현 정부의 ‘공약 불이행’ 논란에 대한 충분한 설명이 없이 또 다른 공약을 제시하고 있다는 점은 문제로 꼽을 수 있다. 재정 설계가 다른 당에 비해 상대적으로 두루뭉술하게 표현돼 있다. 전체 재정의 10%가량을 공약 이행에 투입하겠다고 하나, 재정에서 구체적인 절감 또는 효율화 가능한 영역에 대한 내용이 없어 재원 확보의 현실성이 낮은 것으로 평가된다. U턴 경제특구로 매년 50만개의 일자리를 창출하겠다는 주장의 구체적 논거가 없다. 대체로 새로운 제도에 대한 도입보다는 기존 입법에 대한 수정·보완 수준에 그치고 있다. 추상적 개념을 토대로 경제 활성화를 제시하고 있어 실제 경제 회복을 기대하기 어려울 수도 있다. 교육과 같은 구조적인 문제에 본질적으로 접근하지 못하고 있다. 저출산 및 환경 문제, 대북 현안 등에 대한 공약이 미흡하고, 공약 성과에 대한 구체적인 근거와 재정 충원 방안을 제시하지 않았다. 공공부문 일자리 확대는 지양하면서 정치·언론·통일 등과 관련된 공약에 소극적이다. 정리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더불어민주당, 경제·복지 중심… 대안 불충분 더불어민주당의 4·13 총선 ‘10대 공약’은 우리 사회가 직면하고 있는 갖가지 문제점을 조목조목 짚고 있다. 현 정부의 정책 효과나 한계를 객관적으로 파악할 수 있는 국내외 근거 자료를 구체적으로 제시하고 있고 경제·복지 분야를 중심으로 당이 지향하는 바를 명확하게 보여주고 있다. 이는 다른 당의 공약과 가장 차별화되는 대목이라고 꼽을 수 있다. 경제 민주화에 의한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균형을 강조하고 있다. 저소득층, 노인, 청년, 여성 등 사회적 약자와 취약계층을 고려한 복지 관련 공약에 초점을 맞췄다. 양극화 해소에 관심을 두고 있으며 경제 민주화, 양극화 개선, 선택적 보편주의 추진 등으로 한국형 복지국가 건설을 전면에 제시하고 있다. 다양한 복지제도의 확대를 통해 보다 안정적인 삶을 보장하는 등 행복을 추구할 수 있도록 한 점이 눈에 띈다. 복지 증진과 양극화 해소를 위한 공약을 적극적으로 제시했고, 국민연금 활용(매년 10조원씩 5년간 50조원)과 합리적 건강보험 부과 기준 등 재원 마련 방안도 차별화된다. 한반도 신경제지도 등 통일 분야도 10대 공약에 포함시켰다. 그러나 전체적인 재정 확보 방안이 매우 추상적인 수준에 그치고 있다. 다른 당과 비교할 때 상대적으로 재원이 많이 소요되는 공약을 제시하고 있으면서도 재정 추계가 필요한 일부 공약에 대한 재정 설명이 빠져 있다. 복지 재정에 대한 세심한 대안이 부족하고 구체성이 떨어진다. 향후 다양한 논의와 사회적 합의가 필요한 복지 재정 문제에 대한 구체적, 세부적 실행 방안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현황은 구체적으로 파악하고 있으나 이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이 다소 모호해 필요 이상의 재원이 소요돼 과도한 집행이 필요할 가능성도 있다. 경제 발전이나 성장을 위한 전략이 없으며 이와 연관된 공약 역시 부족하다. 저출산, 환경, 교육 등의 문제에 대한 공약이 부족하고 구체적인 공약 이해 방법과 재정 충원 방안도 없다. 정리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국민의당, 혁신성 높은 점수… 대북 현안 미흡 국민의당의 4·13 총선 ‘10대 공약’은 혁신성 측면에서 높은 점수를 줄 수 있는 공약이 다수 포함돼 있다. 정치 혁신을 위해 국회 차원의 국민발안제와 국민파면제 도입 방안이 대표적이다. 정치 혁신 및 복지제도 개선과 관련해 구체적인 대안을 제시했고, 입법화 과정을 우선시하면서도 기존 입법의 상충 부분과 개선이 필요한 부분을 상세하게 기술하고 있다. 농어촌 문제와 먹거리, 물, 환경 등 향후 부각될 이슈와 관련한 신선한 공약도 제시했다. 문제 해결 방안 등 정책 카테고리(먹고, 살고, 숨 쉬고)가 분명하고, 특히 입법안이 구체적으로 제시돼 있다. 사회적 불공정과 평등한 사회 조성을 위한 실효성 있는 정책을 추진하려는 노력이 보이며, 정책 추진 관련 각종 법 제·개정을 통해 정책의 실효성을 확보하고 있다. 국민의 전반적인 생활 안정과 안정된 사회 구축을 공약으로 내세우고 있다. 그러나 캠페인의 슬로건이 아니라 구체적인 정책을 제시해야 함에도 공약 내용이 추상적이다. 실제 정책 카테고리는 분명하지만 공약 기술 방식이 다소 모호하고, 구체적인 변화 관리 방안이 담겨 있지 않다. 공약 실현 가능성을 제고하기 위해서는 소요 예산에 대한 구체적인 추계가 필요하며 당위성 중심으로 공약이 전개돼 구체성이 떨어진다. 다양한 복지제도의 확대를 위해서는 재원 조달 방식 측면에서 다양한 논의와 사회적 합의가 필요한데 이에 대한 세부적인 실행 방안이 없다. 정치 혁신을 위한 세부 방안도 미흡하다. 저출산 문제와 대북 현안 등에 대한 공약도 부족하다. 정리 장진복 기자 viviana49@seoul.co.kr ■정의당, 재벌·조세 개혁… 고령화 공약 없어 정의당의 4·13 총선 ‘10대 공약’은 우리 사회의 문제점을 적시하고 급진적 관점에서 대안을 제시하고 있다. 특히 ‘내 월급’이 오르는 경제와 ‘내 일자리’가 좋아지는 경제 등의 공약은 알기 쉬운 목표를 제시하고 있다. 다른 당과 달리 재벌 개혁, 조세 개혁 등에 대한 공약을 제시하고 있고, 이와 관련된 현황·문제점·이행방법을 구체적으로 기술하고 있다. 우리 사회의 부정·부패 권력에 대한 총체적 개혁을 주장하고 사회적 약자의 권리를 강조하는 한편, 증세를 통한 재원 마련을 명확히 밝히고, 생애주기별(태아~노년) 복지 공약을 제시하고 있다. 빈민, 여성, 다문화 등 소수자를 위한 적극적 개선 조치가 공약에 반영돼 있고, 재원 조달 방안과 공약이 연계되는 체계와 실행 방안이 구체적이다. 거대 담론의 성격을 갖고 있기는 하나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과 비핵화, 인권 사회 및 언론 문화사회 실현 등 새롭게 시도하는 정책의제들도 포함돼 있다. 그러나 저출산·고령화, 교육 등 우리 사회의 핵심 이슈에 대한 공약이 포함되지 않은 점은 문제로 꼽힌다. 경제 성장을 위한 공약이 불분명하며 기업의 매출이 감소하는 상황에서 직원 급여를 올려주는 게 가능한지 의문이다. 향후 국민적 동의가 필요한 공약들을 제기해 공약의 실현 가능성이 높지 않은 것으로 평가된다. 정책 이행 방법에 많은 부분이 관련 대상자 간 합의에 어려움이 나타날 수도 있다. 예산 확보가 전제돼야 하며 제안된 공약 간 상충되는 부분도 발견되고 있으며, 이에 대한 구체적이고 세부적인 실행 방안이 없다. 정리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 [사설] 헛 공약 남발 말고 바른 정책으로 경쟁하라

    선거는 공약(公約)의 정치라고 할 수 있다. 정당과 후보자들은 유권자들에게 ‘임기 동안 이렇게 저렇게 하겠다’는 약속을 내놓고 유권자들은 그중에서 가장 진실된 정당과 후보자들을 골라 투표함으로써 나라 운영을 맡기는 것이다. 하지만 언제부터인가 각종 선거에서 진정성 있는 공약은 보이지 않고, 말 그대로 표를 얻기 위한 거짓 약속인 공약(空約)만 난무하니 우리 정치가 어쩌다 이 지경까지 왔는지 개탄스럽기만 하다. 보름 앞으로 다가온 20대 총선에서는 여야가 제발 제대로 된 정책 공약을 내걸고 국민들의 선택을 받기 위한 경쟁을 벌여야만 할 것이다. 아쉽게도 현재까지는 여전히 기대 이하 수준이다. ‘야당심판’(새누리당), ‘경제심판’(더불어민주당), ‘양당심판’(국민의당) 등 살벌한 이분법적 전투성 구호, 재탕·삼탕의 무성의 공약, 실현 불가능한 포퓰리즘 공약 등 유권자들을 우습게 여기는 헛 공약들이 한둘이 아니다. 유권자들을 하나의 인격체가 아닌 표 찍어 주는 기계쯤으로 인식하지 않고서야 이런 황당 공약을 내놓을 리 없다. 여야의 대표 공약들을 살펴보면 기가 막힐 따름이다. 먼저 새누리당이 10대 공약으로 내세운 ‘U턴 경제특구 설치’는 2012년부터 실행되고 있는 정책으로 성과도 거의 없다. 더민주는 소득 하위 70% 어르신에게 기초연금 30만원 균등지급, 0~5세 무상보육, 공공임대주택 240만 가구 공급 등 눈과 귀가 확 트이는 복지 공약을 또 쏟아 냈다. 조세개혁을 통해 천문학적 재원을 마련할 수 있다고 했지만 그에 따른 조세저항 극복 대책은 내놓지 못했다. 국회의 세종시 이전 공약은 충청권 표를 노린 포퓰리즘 공약이라는 비난이 일자 사실상 없던 일로 얼버무렸다. 국민의당의 ‘국회의원 국민 파면제’나 정의당의 ‘평균 월급 300만원’ 공약도 실현 가능성보다는 ‘아니면 말고’ 식 선언형 공약과 다름없다. 집권을 꿈꾸는 공당의 정책 공약과는 거리가 멀다. 개별 후보들의 지역 공약 또한 허무하기 그지없다. 대구 지역의 모 후보는 선거 때마다 단골 헛 공약에 그쳤던 KTX 지하화 공약을 또 내걸었고, 충청 지역의 한 후보는 아무런 근거도 없이 동서내륙철도를 끌어오겠다는 거창한 비전을 제시했다. 실현 가능성 없는 헛 공약의 남발은 국민들의 정치불신과 정치혐오를 부채질해 결과적으로 제 발등을 찍을 뿐이라는 사실을 모르고 있는 듯하다. 선거가 끝나면 거들떠보지도 않을 허황된 인기영합 공약 대신 지역의 위기를 타개할 현실적 대안을 내놓고 평가받으려는 후보는 눈을 씻고 찾기 힘든 현실이 안타깝다. 이번 총선은 여러 가지 면에서 의미가 깊다. 여야 모두 진흙탕 공천에서 겨우 빠져나와 그 어느 때보다 어수선하게 총선을 맞고 있다. 역대 최악의 성적표를 받아 든 19대 국회에 대한 심판 성격도 짙다. 게다가 2%대에 고착된 저성장의 먹구름 속에 온갖 사회적 모순까지 축적되고 있다. 공천 분탕질도 모자라 헛 공약 남발로 유권자들을 욕되게 할 때가 아니다. 그렇잖아도 유권자들은 억지로 선거판에 끌려 들어가는 듯한 고약한 심정이다. 여야는 엄혹한 안팎의 위기에 대한 고민을 담은 진정성 있는 정책 공약으로 경쟁해 유권자의 올바른 심판을 받길 바란다.
  • [시내면세점 3차 대전] 유통재벌 쟁탈전 지속 왜

    [시내면세점 3차 대전] 유통재벌 쟁탈전 지속 왜

    ‘딸들의 전쟁’, ‘재벌 3세의 혈투’…. 지난 몇 년 동안 재벌가의 공항·시내면세점 쟁탈전에 관한 관전평이다. 특혜라는 눈총이 끊이지 않음에도 유통 재벌들이 면세점 쟁탈전을 멈추지 못하는 이유는 어디에 있을까. ●모객 관광사에 리베이트 주면서 확대 환율·전염병·관광객수 등 개별 기업이 통제할 수 없는 변수를 감안하면, 면세점 특허를 따낸 게 곧 수익을 보장하진 않는다. 업계 관계자는 21일 “세계적인 전염병이 돌았던 2002년 한진그룹이, 이듬해 애경(AK면세점)이 특허권을 반납했다”고 상기시켰다. 면세점 빅2인 롯데·신라면세점 역시 8~14%의 리베이트를 모객 관광사 쪽에 지급하는 편법을 통해 사업을 키우고 있다. 올해 서울 시내 면세점이 더 생기면 현재 2~10%대로 박한 면세점의 영업이익률이 더 악화되거나 후발 면세점들이 퇴출될 것이란 전망도 많다. ●매출 덕에 오너일가 성과급 ‘두둑’ 그럼에도 유통 재벌들이 면세점 쟁탈전을 이어 가는 배경은 면세점 운영에 따른 파생효과가 크기 때문이다. 우선 럭셔리 브랜드를 상대할 때 협상력, 즉 바잉파워가 커진다. 또 면세점 매출은 기업 전체 매출을 훌쩍 키워 내는 역할을 한다. 호텔신라와 호텔롯데의 경우 면세유통이 이 회사들 매출의 84~90%, 순이익의 90% 안팎을 담당한다. 이렇게 커진 매출은 면세점 산업을 책임진 오너 일가에게 이전돼 2014년 롯데면세점의 신영자 이사가 성과급 11억 6700만원을 포함해 30억 6700만원을, 신라면세점의 이부진 사장이 상여 14억 1500만원을 포함해 26억 1500만원을 보수로 받았다. 여기에 더해 유통 재벌 간 럭셔리 브랜드 유치전이 가열되며 면세점에서 국산 브랜드 위상이 줄어든다는 비판이 더해지는 등 공공성 훼손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경매제 등 공공이익 환수 장치 필요” 정부가 면세점 사업 특허를 논의할 때마다 유통 재벌이 구애하고, 이에 따른 대기업 특혜 논란이 반복되는 구조를 끊으려면 국가가 징세권을 포기한 만큼 공공성을 강화할 장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박상인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재벌개혁위원은 “면세점 특허를 문화체육관광부가 아닌 조세 당국이 조율하는 이유는 면세 정책의 무게가 관광산업이 아닌 조세 정책에 실려 있다는 뜻”이라면서 “경매제 등을 통해 공공의 이익을 환수할 장치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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