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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설] 매년 증가하는 국민부담률, 속도 관리하라

    세금과 공적부조 등의 국민부담률이 2014년 이후 매년 역대 최고를 경신하고 있다. 국회예산정책처에 따르면 각종 세금과 국민연금·건강보험·고용보험과 같은 사회보장기여금을 모두 합친 뒤 이를 같은 해 국내총생산(GDP)으로 나눈 국민부담률이 지난해 26.8%였다. 전년(25.4%)보다 1.4% 포인트 오른 것으로, 상승 폭은 최근 10년간 가장 컸다. 국민부담률이 크게 오른 원인은 세금이다. 법인세가 1년 전보다 19.9% 더 걷혔고, 양도소득세(17.1%)와 근로소득세(11.7%)도 두 자릿수 증가율이었다. 지난해 조세부담률은 전년보다 1.2% 포인트 오른 20.0%로, 상승 폭은 2000년 이후 18년 만에 최대였다. 국민부담률 오름세는 당분간 지속될 것 같다. 2017년 세법 개정으로 바뀐 법인세 최고세율(22→25%)이 올해 신고분부터 적용된다. 내년에는 건강보험료도 3.2% 오른다. 국민연금 보험료율 상향 조정도 ‘뜨거운 감자’다. 물론 우리나라의 국민부담률은 경제개발협력기구(OECD) 회원국 평균인 34%대(2017년 기준)에는 못 미친다. 문제는 증가 속도다. 국민부담률은 2014년부터 5년 동안 꾸준히 올라 이 기간 상승 폭만 3.4% 포인트에 달한다. OECD 회원국과 비교하기 위해 2013~2017년 상승 폭을 봐도 우리나라(2.3% 포인트)가 OECD 회원국 평균(1.2% 포인트)보다 2배 가까이 높다. 경기 침체인데 국민부담률 증가 속도가 빠르면 경기에 충격을 주는 부메랑 효과를 낳을 수 있다. 인상 속도가 문제가 됐던 최저임금 논란 과정을 곱씹어 봐야 한다. 우리는 내년 경기를 감안할 때 예산안을 513조원보다 더 편성해야 한다고 주장했는데, 그 과정에서 정부가 필요한 세원을 손쉽게 확보하려고 국민부담률을 높이게 되면 확장적 재정정책의 효과를 반감시킨다는 점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적자국채를 발행한 후 경기가 호전됐을 때 이를 상환하는 게 더 낫다.
  • 작년 국민부담률 26.8%… 10년 만에 상승폭 최대

    지난해 우리나라 국민들이 납부한 세금과 국민연금 등을 국내총생산(GDP)으로 나눈 국민부담률이 27%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세수 호황과 각종 복지제도 확대 등에 따른 결과다. 26일 국회예산정책처의 ‘2019 조세수첩’에 따르면 2018년 우리나라 국민부담률은 26.8%로 집계됐다. 2017년(25.4%)보다 1.4% 포인트 오른 수치다. 지난 10년간 연간 상승폭 중 가장 높다. 국민부담률이란 한 해 국민들이 내는 세금(국세+지방세)에 사회보장기여금(국민연금보험료, 건강보험료, 고용보험료 등)을 더한 뒤 그해 GDP로 나눈 값이다. 국민부담률은 이명박 정부 들어 추진한 감세 정책 등으로 2008년 23.6%에서 2010년 22.4%로 낮아졌다가 2012년 23.7%로 다시 올랐다. 박근혜 정부 시절에도 오르내림을 보이다가 2016년 24.7%로 상승했다. 문재인 정부 출범 첫해인 2017년 25.4%에서 2018년 26.8%로 상승하고 있다. 지난해 국민부담률이 크게 오른 것은 조세부담률이 급격히 상승했기 때문이다. GDP에 세금 수입을 견준 조세부담률은 2017년 18.8%에서 지난해 20.0%로 1.2% 포인트 올랐다. 지난해 총조세 수입이 역대 최대 수준인 377조 9000억원을 기록한 영향이다. 법인세 수입이 반도체 호황에 힘입어 전년 대비 19.9% 상승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평균(2017년)은 34.2%로 우리보다 7% 포인트 이상 높다. 다만 증가 속도는 OECD 국가들에 비해 빠르고, 올해 역시 건보료 인상(3.2%) 등에 따라 국민부담률 상승세가 계속될 전망이다. 이두걸 기자 douzirl@seoul.co.kr
  • ‘미래세대’ 고려 잠재적 조세부담률 20.6%…9년 만에 최고

    ‘미래세대’ 고려 잠재적 조세부담률 20.6%…9년 만에 최고

    현재 세대의 조세 부담에 미래세대가 부담해야 할 재정적자를 합쳐 계산한 ‘잠재적 조세부담률’이 지난해 20.6%를 기록했다. 20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추경호 자유한국당 의원이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잠재적 조세부담률은 조세부담률(20.0%)에 관리재정수지 비율(-0.6%)을 뺀 20.6%였다. 이는 2009년 21.0% 이후 9년 만에 가장 높은 수치다. 잠재적 조세부담률은 2009년 이후 2010년 18.2%, 2011년 18.6%, 2012년 19.0%, 2013년 18.4%, 2014년 19.0%, 2015년 19.7%, 2016년 19.6%, 2017년 19.8% 등 10%대 후반을 유지해오다가 지난해 20%대로 올라섰다. 잠재적 조세부담률은 ‘명목 GDP 대비 총조세’로 계산하는 조세부담률에 관리재정수지 비율을 차감해 산출한다. 관리재정수지 비율은 통합재정수지(일반회계·특별회계 및 기금 포괄)에서 미래에 사용하기 위해 거둔 사회보장성기금(국민연금·사학연금·고용보험·산재보험·공무원연금·군인연금)을 차감한 재정수지 비율이다. 잠재적 조세부담률이 높을수록 현재 세대뿐 아니라 미래세대의 세금 부담이 늘어나는 것으로 판단할 수 있다. 추경호 의원은 “최근 경기 악화에 따라 GDP 감소가 우려되고, 문재인 정부의 확장적 재정지출로 향후 관리재정수지 비율도 낮아질 것”이라며 “향후 잠재적 조세부담률도 급속하게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어 “현재 세대는 물론 미래 세대의 세금 부담까지 높아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경제활성화 정책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재정건전성을 확보해 국민 세금 부담을 낮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은행이 국민계정 기준연도를 2010년에서 2015년으로 변경하면서 바뀐 명목GDP(국내총생산)를 적용한 조세부담률 수치도 새로 공개됐다. 명목GDP(국내총생산) 1893조 4970억원 대비 조세 총액 377조 8887억원으로 산출한 지난해 조세부담률은 20.0%였다. 국민계정 개편 이전 조세부담률 21.2%보다 소폭 낮아졌지만 여전히 역대 최고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조세부담률은 국민계정 기준연도 개편에 따라 새로운 계산법을 적용한 2001년 이후 최고치다. 2001년 이후 조세부담률은 상승과 하락을 반복하는 추세다. 다만 상승·하락 폭이 1% 포인트 이하였던 과거와 달리 2017년과 지난해는 각각 18.8%와 20.0%로, 상대적으로 상승 폭이 1.2% 포인트로 컸다. 조세부담률이 상승한 것은 지난해 국세를 비롯한 조세 수입 실적이 높았던 영향이 큰 것으로 보인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가업상속공제 요건 완화?… 고용 유지 목적 넘은 혜택은 독일서 위헌

    가업상속공제 요건 완화?… 고용 유지 목적 넘은 혜택은 독일서 위헌

    “가업상속공제는 고용 유지 등을 위해 기업가에게 혜택을 주는 것입니다. 취지를 넘어서는 큰 혜택을 주는 것에 대해 독일에선 이미 헌법불합치 결정이 났습니다.” 김유찬 한국조세재정연구원장은 지난 22일 세종시 연구원 집무실에서 진행된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최근 논란이 일고 있는 가업상속공제 대상 확대와 기준 완화에 대해 “지금도 가업을 상속하겠다는 사람에게는 충분한 혜택을 주고 있기 때문에 추가 혜택을 줄 필요는 없다”고 강조했다. 가업상속공제는 상속자가 물려받는 회사의 사업과 고용을 유지하는 대신 상속세를 감면받는 제도다. 김 원장은 종합부동산세 대상 주택가격을 현재 9억원(공시가격 기준)에서 올리는 안에 대해서는 “종부세는 주택가격 안정화를 목적으로 한 성격도 있기 때문에 기준을 올리면 정책 효과가 떨어진다”고 말했다.-홍남기 경제부총리가 가업상속공제 사후관리기간을 줄이겠다고 했다. “홍 부총리가 경제활성화를 위해 기업에 긍정적인 신호를 주려는 것 같다. 하지만 사후관리기간을 10년에서 7년으로 줄인다고 기업 활동이 더 활발해질 것 같지는 않다. 가업상속공제 사후관리기간을 줄여도 억지로 참다가 업종을 바꾸면 고용 파괴가 일어난다. 현재 10년도 긴 것이 아니다.” -진보 진영에서는 가업상속공제가 업태를 유지하는 조건으로 세금을 깎아줘 특혜를 준다는 시각도 있다. “가업상속공제의 목적은 기업이 상속세 때문에 유지되지 않아 고용이 주는 것을 막기 위한 것이다. ‘기업 소유주가 누구냐’와 ‘기업의 고용과 영속성’은 별개 사안이다. 우리보다 먼저 가업상속공제를 도입한 독일은 2014년 가업상속공제가 다른 재산의 상속에 비해 과도한 혜택을 준다고 헌법불합치 결정이 났다. 이후 독일은 상속자가 기업 지분을 제외한 자신의 모든 자산을 팔아 상속세를 내고 모자란 부분에 대해서만 공제를 해주는 방식으로 바꿨다. 기업 자산 중에서도 경영에 직접 필요없는 부동산 등 자산도 팔아 상속세를 내게 했다. 일본은 비상장기업에만 혜택을 준다.” -중소·중견기업은 오너십이 바뀌면 기업도 같이 쓰러진다는 이야기도 있다. “그런 기업이 있을 수는 있다. 하지만 그렇게 많은지는 모르겠다. 오히려 지나치게 가족에게 물려주려고 하다가 회사가 망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독일이나 일본은 기업이 이 분야를 하다가 저 분야를 하는 경우가 많지 않다. 수대째 같은 업종을 하면서 바뀌는 세상에 맞춰 발전을 시도한다. 예를 들어 빵집 아들이 가업을 물려받아 빵을 만들면서 기술이나 생산체계, 유통을 발전시키며 빵집을 새로운 형태로 만든다. 우리는 오너 자녀들이 해외 유학을 갔다와 다른 일을 하다 갑자기 이어받는 경우가 많다. 그러면 기업을 잘 운영할 수가 없다. 오너십 교체가 기업에 꼭 나쁘지만은 않다.” -가업상속공제를 업종별로 나눠서 운영하면 어떨까. 좋은 선례를 만들 수 있는 방법은. “업종 구분은 일종의 규제 확대가 될 수 있다. 어떤 업종의 고용이 다른 업종보다 중요한지 판단도 어렵다. 서비스업의 고용을 장려하고 있는데, 서비스업은 자산이 크지 않은 경우가 많아 불합리하게 대우받을 수도 있다. 가업상속공제의 좋은 선례, 즉 이 제도의 도움으로 죽을 뻔한 기업이 살아나는 모범적인 경우는 드물 것으로 보인다.” -상속세율 자체가 높아서라는 주장도 있다. “세율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보다 높은 것은 사실이지만 상속 관련 각종 공제제도로 실효세율은 높지 않다. 상속받은 사람들 중 상속세를 내는 사람이 2%에 불과하기 때문에 세율을 건드리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종부세에서 1가구 1주택 과세표준인 공시가격 9억원 기준을 올려야 한다는 얘기가 있다. “종부세는 부동산 가격 안정을 위한 정책적인 조세다. 1가구 1주택 과세표준인 9억원의 시장가격은 15억~17억원 정도다. 이런 주택을 소유한 사람들은 전국적으로 적다. 부자에게만 과세하는 것이라고 얘기하지만, 부자와 가난한 사람을 따지는 게 중요한 것이 아니라 정책적 효과를 내는 것이 중요하다. 현재 9억원인 기준을 더 올리겠다고 하면 시장에 (주택정책 관련) 부정적인 신호를 줄 수 있다. 현재 상황에서 다시 부동산이 뛰면 그다음에는 걷잡을 수 없고, 나중에는 가격 폭락 가능성도 있다.” -부동산 관련 세금인 보유세와 양도세, 취득세 등의 세율조정은. “세 가지가 적절한 수준으로 자리잡아야 된다. 양도세가 없으면 양도소득 자체가 목적인 부동산 투기 문제가 될 것이다. 양도세가 높고 보유세가 없으면 주택 소유자는 팔지 않고 오래 버틸 수 있다. 취득세가 낮으면 단기 보유와 거래가 지나치게 늘어날 수 있다. 세 가지 모두 나름의 기능이 있다. 우리나라는 보유세 수준이 굉장히 낮다. 취득세를 낮춰 거래를 좀더 자유롭게 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는데, 우리나라의 취득세 세율도 높지 않다. 다른 나라에 비해 매매 빈도가 높아 취득세 세수가 많은 것이다.” -정부가 당초 밝힌 것과 달리 신용카드 소득공제를 연장했다. 어떻게 평가하나. “큰 방향으로는 맞다. 현재의 신용카드 소득공제는 자세히 보면 ‘신용카드 등’에 대한 소득공제다. 여기에는 직불카드나 제로페이 등도 들어 있다. 다만 일몰연장을 하면서 신용카드와 직불카드·제로페이 간의 소득공제 혜택이 확실히 차별화돼야 한다. 그래야 직불카드나 제로페이로 사람들이 옮겨가고, 소상공인들의 카드 수수료 부담이 줄어든다.” -유류세나 개별소비세 인하 등 세제를 포퓰리즘적으로 운용한다는 얘기가 있다. “‘포퓰리즘’에는 말 자체에 ‘나쁘다’는 가치 판단이 들어 있다. 민주사회에서 정책을 할 때 국민들 반응을 보는 것은 당연하지만, 표피적인 1차적 반응을 보고 바로 물러서면 할 수 있는 정책이 매우 적다. 세금이 필요한 이유를 설득·설명하고 세금을 통해 정부활동이 가능한 것과 혜택과 실질 부담을 얘기하다 보면 그중에 상당수 사람들은 선택을 바꿀 수도 있다.” -올해 세수 상황이 좋지 않은데 추가경정예산(추경)을 하는 게 바람직한가. “세수가 좋지 않다는 것은 경제가 좋지 않다는 것이다. 추경은 경제가 나빠지지 않도록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거다. 정부가 돈을 써서 상대적으로 경기 하강을 막으면 세수도 부분적으로 늘 수 있다. 그래도 국가가 쓰는 돈보다 세수 증가가 적어 적자는 발생하겠지만 국민들 입장에서는 소득이 올라가고 실업도 적어져서 좋다.” -조세부담률이 높아지는 방향으로 가는 게 맞나. OECD 최하위 수준인데. “조세부담률은 사후적 계산이므로 정책변수가 될 수 없다. 경제성장률이 높으면 세금이 더 들어오고 세수 증가율보다 높으면 조세부담률이 낮아진다. 반대로 경제성장률이 세수 증가율보다 낮으면 조세부담률이 높아진다. 앞으로 복지지출은 계속 늘려야 하고 경제는 항상 좋을 수 없다. 정부가 추경 등을 통해 경기 대응을 할 필요도 있을 것이고 그때마다 국채 발행으로 추경을 할 수는 없다. 세금을 올리는 방식으로 조세부담률을 높이고, 이를 통해 확장재정을 펴는 것이 바람직하다.” 세종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세종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김유찬 조세재정연구원장 진보적 경제학자라는 평가를 받는 김 원장은 홍익대 경영학과 교수로 재직하다 지난해 4월부터 조세재정연구원장을 맡고 있다. 지난 대선에서 문재인 후보의 싱크탱크인 국민성장에서 경제정책의 밑그림을 그렸고, 현 정부에서 대통령 직속 정책기획위원회 산하 재정개혁특별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했다.
  • 작년 세금 378조 걷혀… 조세부담률 역대 최고

    작년 세금 378조 걷혀… 조세부담률 역대 최고

    지난해 우리나라 국민들의 조세부담률이 사상 최고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21일 기획재정부와 행정안전부, 한국은행 등에 따르면 지난해 조세 수입은 총 377조 9000억원으로 1년 전보다 9.3%(32조 1000억원) 증가했다. 경상 국내총생산(GDP·지난해 1782조 2689억원) 대비 국세와 지방세의 비율인 조세부담률은 21.2%로 1년 전보다 1.2% 포인트 상승했다. 이러한 상승폭은 2000년(1.6% 포인트) 이후 최대다. 올해 역시 최근 4년 동안 이어 온 ‘세수 호황’이 막을 내릴 것으로 예상돼 조세부담률은 더욱 오를 가능성이 높다. 더욱이 정부가 경기 하강과 맞물려 확정적 재정 정책을 펼치고 있다는 점도 조세부담률을 올리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앞서 정부는 일자리 확충과 고령화 대응 등을 위해 국가재정운용계획상 중기재정지출 증가율을 기존 2017∼2021년 5.8%에서 2018∼2022년 7.3%로 높여 잡았다. 다음달 국가재정전략회의에서 논의될 2019∼2023년 중기재정지출 증가율은 8%를 넘길 수도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기재부 관계자는 “2019∼2023년 국가재정운용계획을 오는 9월 국회에 제출하기에 앞서 국민적 공감대를 만들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세부담률이 상승하고 있지만 선진국과 비교하면 여전히 낮은 수준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2017년 기준 우리나라의 조세부담률은 20.0%로, 33개 회원국 중 일곱 번째로 낮았다. OECD 평균인 24.9%(2016년 기준)에도 못 미친다. 세종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 최악 실업률, 찔끔 오른 월급…양극화 더 심해진다

    국민소득 중 노동소득 비중 10%P 급락 “조세부담률 올리고 사회복지 늘려야” 올해 상반기 체감실업률이 통계를 작성한 2015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으로 치솟았다. 반대로 국민소득에서 노동소득(임금)이 차지하는 비중은 급락했다. 일자리 자체를 구하는 게 쉽지 않고 어렵사리 일자리를 찾아도 땀 흘려 번 월급이 자산가들의 불로소득과 비교할 때 ‘찔끔’ 증가하고 있다는 의미다. 우리 사회의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다는 구체적인 증거다. 15일 통계청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확장실업률(고용보조지표3)은 11.8%로 반기 기준으로 가장 높았다. 2015년 상반기 11.6%에서 2016년 11.2%로 낮아졌다가 지난해 11.4%로 반등하더니 올해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확장실업률은 실업자 외에 추가로 취업을 원하는 사람, 최근에 구직활동을 안 했지만 기회가 있으면 취업할 사람까지 합친 실업률이다. 공식 실업률은 1주일에 1시간만 일해도 취업자로 보고 구직을 포기한 사람은 아예 통계에서 제외해 구직자들이 느끼는 실업률과 괴리가 크다. 확장실업률을 체감실업률로 보는 이유다. 또 한국노동연구원이 내놓은 ‘소득불평등 지표 변동 원인에 대한 거시적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국민소득에서 노동소득이 차지하는 비중을 보여 주는 노동소득분배율이 1996년 66.12%에서 2016년 56.24%로 20년 동안 무려 9.88% 포인트나 주저앉았다. 같은 기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주요 20개국 평균이 63.22%에서 61.15%로 2.07% 포인트 떨어진 것과 극명하게 대비된다. 우리나라 노동소득분배율 하락 폭은 OECD 주요국 중 최대다. 주상영 건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보고서에서 “우리나라 노동소득분배율은 OECD 평균에 비해 5% 포인트 낮은 수준”이라면서 “금액으로 따지면 OECD 평균에 부합하기 위해 노동소득이 지금보다 90조원 많아야 한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이어 “비정규직 비율이 낮을수록, 최저임금 상승률이 높을수록 노동소득분배율과 가계소득분배율이 개선되는 경향을 보인다”면서 “조세 부담률을 올리고 사회복지 지출을 늘리는 게 평범한 진리”라고 강조했다. 이렇듯 체감실업률이 급등하고 노동소득분배율이 악화된 이유는 상대적으로 임금이 높고 정규직이 많은 제조업 분야 일자리가 줄어든 탓이 크다. 실제 올해 상반기 제조업 취업자 수는 453만 1000명으로 2014년 상반기 443만 2000명 이후 최소였다. 자동차와 조선 등 주력 산업의 부진 여파다.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더 걷어 뿌린다… J노믹스 ‘분수효과’ 시험대

    더 걷어 뿌린다… J노믹스 ‘분수효과’ 시험대

    부자 증세로 저소득층 지원이 핵심 투자·고용 침체에 ‘궤도 수정’ 분수령 오늘 김동연·이재용 면담 결과 주목올해 조세부담률이 사상 처음으로 20%를 돌파할 전망이다. ‘가진 자’로부터 세금을 더 걷어 ‘없는 자’를 지원하고 이를 바탕으로 경제 전체를 활성화시키겠다는 분수 효과를 노린 ‘J노믹스’(문재인 정부의 경제정책)의 연장선으로 해석된다. 하지만 수출이 선방하는 것 외에는 내수 진작, 소득 재분배, 일자리 창출 등 어느 것 하나 신통한 게 없는 실정이다. 올 하반기를 J노믹스의 향배를 가늠할 분수령으로 보는 이유다. 5일 기획재정부와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지난해 19.97%였던 조세부담률(국내총생산 대비 세금 비율)은 올해 20.28%로 상승할 것으로 추산된다. 지난해 문재인 정부의 첫 세법 개정으로 고소득층 소득세(40→42%)와 대기업 법인세(22→25%)를 인상한 효과다. 여기에 올해 상반기 수출 실적이 2975억 달러(약 335조 5800억원)로 반기 기준 사상 최대를 기록해 대기업 법인세를 중심으로 세수가 호황이다. 그렇다고 수출 증가세에 합격점을 주기도 어렵다. 우리나라의 물량 기준 실질 수출 증가율은 2014년 1.1%, 2015년 -1.6%, 2016년 2.1%, 지난해 3.8%로 같은 기간 세계 교역 증가율(3.8%, 2.7%, 2.3%, 4.9%)을 지속적으로 밑돌고 있다. 국내 경기는 역성장마저 우려되는 상황이다. 지난 2분기(4~6월) 설비투자와 민간소비 증가율은 -6.6%, 0.3%로 각각 2016년 1분기, 2016년 4분기 이후 최저를 기록했다. 20만~30만명대를 오르내리던 월평균 취업자 수 증가폭은 지난 2월 이후 10만명 안팎으로 추락했다. 이런 상황에서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6일 경기 평택에 있는 삼성전자 반도체공장을 방문해 이재용 부회장을 만난다. 일차적으로는 삼성이 내놓을 투자·채용 규모가 주목받고 있지만 그 이면에는 ‘소득주도성장’으로 대표되는 J노믹스의 궤도 수정 폭에도 관심이 쏠린다. 강명헌 단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이대로 두면 올해 말이나 내년 초에는 경제지표가 더욱 악화될 것”이라면서 “규제 완화와 함께 4차 산업혁명을 중심으로 신성장 동력을 발굴해야 한다”고 말했다.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하반기 시가 반영률 현실화…종부세 관련 근본 문제 해결”

    “하반기 시가 반영률 현실화…종부세 관련 근본 문제 해결”

    강병구 재정개혁특별위원회 위원장은 5일 “하반기에는 공시가격 현실화, 지역별·유형별 시가 반영률 조정 등 종합부동산세와 관련한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는 데 집중하겠다”고 밝혔다.강 위원장은 이날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하반기엔 중장기 개혁 과제를 집중 논의할 것”이라면서 이같이 말했다. 특위는 지난 3일 종합부동산세 강화 등을 담은 권고안을 내놓았지만 부동산 종류나 지역에 따라 들쑥날쑥한 공시가격의 시가 반영률은 아직 손대지 않았기 때문이다. 과세의 기준이 되는 공시가격의 시가 반영률이 오르면 세금 부담은 더 늘어날 수밖에 없다. 강 위원장은 또 종부세와 함께 특위가 하반기에 집중하려는 조세 개혁 과제로 “주식 양도차익 과세, 양도소득세에서 장기보유특별공제 조정, 환경에너지 관련 세제”를 꼽았다. 그는 사견을 전제로 “저출산·고령화와 양극화를 고려하면 복지 지출 확대가 불가피하지만 우리나라 조세부담률은 상당히 낮은 수준이다. 보편적이고 누진적인 증세가 필요하다”면서 “다만 과세 불공평 문제를 먼저 개선하면서 그에 맞춰 보편적으로 조세 부담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 위원장은 “공론화 과정을 거쳐 부동산 보유세를 비롯한 조세 개혁 과제를 다룬 종합 권고안을 올해 말까지 정부에 제출하도록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청와대와 기재부가 특위가 제시한 금융소득 종합과세 기준금액을 2000만원에서 1000만원으로 확대하라는 권고를 거부하기로 의견을 모았다고 공식적으로 밝혔다. 이와 관련, 그는 “특위는 자문기구로서 권고안을 제출하고, 정부는 관계기관 협의와 국민에게 미칠 영향을 고려해 정책을 결정하는 것”이라면서 한발 물러섰다. 이어 “정부 역시 금융소득 종합과세 개편 자체를 반대하는 것은 아니다”라면서 “향후 논의를 계속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는 특위가 정부와 보조를 맞추겠다는 뜻으로 풀이되지만 특위 권고안을 정부가 취사선택을 하는 모양새가 되면서 특위 활동이 위축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강 위원장은 “지금까진 세법 개정안에 담을 수 있는 부분에 초점을 맞출 수밖에 없었다”며 금융소득 종합과세를 다루는 데 공론화가 부족했다는 점도 인정했다. 세종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 [오늘의 경제 Talk 톡] 국민부담률

    ●국민부담률 세금에 건강보험과 고용보험 등 사회보장기여금을 합한 수치가 국내총생산(GDP)에서 차지하는 비율. 조세부담률과 사회보장부담률을 합한 것과 같다. 조세부담률은 GDP 대비 조세 총액 비율을, 사회보장부담률은 사회보장기여금이 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이다.
  • 세금도 빚도 高高…대한민국 서민들만 ‘곡소리’

    세금도 빚도 高高…대한민국 서민들만 ‘곡소리’

    ■지난해 국민부담률 첫 26% 돌파… 美 ‘추월’ 지난해 우리나라 국민부담률이 처음으로 26%를 넘어섰다. 우리 국민부담률 상승폭은 2007년 이후 9년 만의 최대 기록이다. 국민부담률이란 한 해 국민들이 내는 세금(국세+지방세)에 사회보장기여금(국민연금보험료, 건강보험료, 고용보험료 등)을 더한 뒤 이를 그해 국내총생산(GDP)으로 나눈 값이다. 지난해부터 세수호황 기조가 지속되고 각종 복지제도가 확대되고 있어서 국민부담률은 당분간 계속 상승할 전망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지난해 우리나라 국민부담률이 26.3%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전년(25.2%) 대비 1.1% 포인트 상승한 것이다. ●세수호황에 복지 확대… 상승 불가피 지난해 국민부담률이 크게 오른 배경에는 조세부담률 상승이 자리잡고 있다. 조세부담률은 2015년 18.5%에서 지난해에는 역대 두 번째로 높은 19.4%까지 뛰었다. 국세 수입이 전년 대비 무려 11.3%(24조 7000억원) 급증했고, 지방세 수입 역시 6.3%(4조 5000억원) 증가했다. 우리 국민부담률은 OECD 평균(34.3%)에 비해서도 8% 포인트 낮은 수준이지만 상승 속도가 더 빨라질 것이라는 전망이 대세다. 올해도 세수호황 기조가 유지되고 있고, 내년 초대기업과 초고소득자 대상 증세가 확정돼 조세부담률이 상승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아동수당 도입, 기초연금 인상 등 복지지출 확대로 재정 수요도 가파르게 증가하는 점도 국민부담률 상승으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일자리 안정자금도 명확한 시한을 못박지 않아 앞으로 작지 않은 부담이 될 것이란 관측도 있다. 건강보험 급여 대상 확대로 건강보험료가 오를 가능성이 큰 점도 국민부담률 상승 요인으로 꼽힌다. 국민연금 보험료율 상향 주장도 나오고 있다. 정부가 강력한 지출 구조조정으로 재정 건전성을 유지한다는 방침이지만 저출산 고령화, 생산가능인구 감소 등 인구 구조 요인까지 고려하면 국민부담률 상승 속도를 늦추기는 쉽지 않다는 것이 대체적인 관측이다. ●사회적 합의 미리 갖춰야 갈등 차단 전문가들은 생산가능인구 감소와 복지 수요 확대 등으로 인해 국민부담률 상승은 불가피하다고 보고 있다. 다만 조세 형평성 개선을 통해 상승 속도를 조절하고, 미리 사회적 합의를 갖춰야 불필요한 사회 갈등을 막을 수 있다고 입을 모았다. 세종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상반기 GDP대비 가계빚 증가 속도 ‘세계 2위’ 올해 상반기 우리나라 경제 규모 대비 가계 빚 증가 속도가 세계 주요국 중 두 번째로 빨랐다. 가계부채가 경제 성장에 악영향을 미치는 수준으로 보인다는 분석도 나온다. ●中 이어 두번째… 가계부채 비율 93% 10일 국제결제은행(BIS)에 따르면 6월 말 한국 국내총생산(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93.8%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난해 말 92.8%에 비해 1.0% 포인트 상승했다. 중국(2.4% 포인트)에 이어 BIS가 집계하는 43개국 중 두 번째로 큰 상승 폭이다. 경제 규모에 비해 가계부채 증가 속도가 매우 가팔랐던 것이다. 한국 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 증가 폭은 2014년까지는 1% 포인트대에 그쳤으나 2015년 3.9% 포인트, 지난해 4.7% 포인트로 급격히 높아졌다. 2014년 8월 부동산 경기 활성화를 위해 주택담보대출비율(LTV)과 총부채상환비율(DTI)을 각각 70%와 60%로 완화한 탓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LTV·DTI는 6·19와 8·2 두 차례 부동산 대책에서 대폭 강화돼 수도권 등 투기과열지구 및 투기지역에선 각각 40%(다주택자는 30%)로 축소됐다. 또 내년부터는 DTI보다 강화된 대출규제인 신(新)DTI와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이 차례로 도입된다. 우리나라의 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 순위는 8위를 유지했다. 스위스(127.5%), 호주(121.9%), 덴마크(117.2%), 네덜란드(106.8%), 노르웨이(101.6%), 캐나다(100.5%), 뉴질랜드(94.5%) 다음이다. 그러나 미국(78.2%)이나 유로존(58.1%), 일본(57.4%), 영국(87.2%) 등에 비해 높다. 특히 18개 신흥국만 놓고 봤을 땐 우리나라가 단연 가장 높다. 태국(68.9%)이나 홍콩(68.5%), 말레이시아(68.0%)와는 격차가 상당하다. ●소득 대비 상환부담도 5번째로 높아 우리나라 가계부채는 소득 대비로도 빠르게 늘었다. 6월 말 기준 DSR은 12.6%로 지난해 말보다 0.2% 포인트 상승했다. BIS가 집계한 주요 17개국 중 호주(0.3% 포인트)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상승 폭이다. 상승 폭이 아닌 DSR로 봤을 때는 네덜란드(16.8%), 호주(15.7%), 덴마크(15.2%), 노르웨이(14.6%)에 이어 다섯 번째로 높았다. DSR이 높으면 소득 대비 미래 빚 상환 부담이 크다는 의미다. BIS는 우리나라를 경제 규모 대비 가계부채 비율이 높고 ‘지속해서 오르는’ 국가로 분류했다. 임주형 기자 hermes@seoul.co.kr
  • [커버스토리] 모순에 빠진 60~70년대 박정희 정부

    긴급조치로 납세자 85% 소득세 ‘0’ 부가세 도입… 거센 조세저항 직면 증세와 감세, 조세 저항 등 온갖 세금 문제의 뿌리를 거슬러 올라가면 1960~70년대를 주목할 수밖에 없다. 박정희 정부는 1960년대에는 ‘복지 없는 증세’를, 1970년대에는 ‘복지 없는 감세’를 밀어붙였다. 국민들은 ‘공감과 이해’가 아니라 동원대상일 뿐이었다. 빈부 격차와 권위주의 통치, 부정부패는 국가에 대한 신뢰를 훼손했다. 전국민주청년학생총연맹(민청학련)이 결의문에서 “서민의 세금을 대폭 감면하라”고 요구하던 시대였다. ●부가세로 세수 확대 시도… 동시에 비과세 확대 전쟁의 상처를 딛고 본격적인 경제개발에 착수하기 위해서는 막대한 재원이 필요했다. 박정희 정부는 1966년 국세청을 설립하는 등 조세수입 확대에 매진했다. 박정희 전 대통령은 “세수 증대는 모든 국가공무원의 기본과제이며 모든 공무원은 세무공무원(1966년 3월 30일 전국지방장관회의)이라고 강조했다. “납세야말로 국민된 자의 제1차적 책임이며 영예인 동시에 긍지”(1966년 8월 5일 전국세무공무원대회)라고도 했다. 하지만 급격한 세금 부담은 조세 저항과 여론 악화를 초래했다. 박 전 대통령도 이를 의식했다. 1970년 3월 3일 제4회 세금의날에 “모든 납세자가 스스로 우러나오는 사명감에서 더 내고 덜 내는 일이 없이 자기 힘에 알맞는 공평하고 적정한 세금을 납부할 수 있도록 조세정의에 입각한 합리적 세정 구현에 힘쓰겠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1971년 대통령 선거는 감세와 증세 공약이 충돌했다. 김대중 당시 야당 단일후보는 감세를 공약했다. 박 전 대통령은 선거유세에서 김 후보의 감세 공약을 신랄하게 비판했다. “야당 사람들이 와서 덮어놓고 세금을 안 받겠다, 세금을 깎아 주겠다고 하는데 세금 없이 국가를 튼튼하게 할 수 없는 것이고, 세금 안 내고 우리가 경제 건설을 할 수도 없는 것이고, 고속도로를 건설할 수도 없는 것이며, 여러분 자녀들에 대한 의무교육도 할 수 없는 것이다”고 공격한 게 대표적이다. 하지만 박 전 대통령은 재집권 후 민간 부문의 자본축적을 지원하기 위해 감세 쪽으로 정책의 큰 틀을 바꿨다. 유신체제의 정치적 취약성과 그로 인한 민심 이반 상황에서 세 부담 확대를 추진하기 쉽지 않은 데다 감세와 규제 완화 등 신자유주의적 정책담론이 확산된 탓도 컸다. 윤홍식 인하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1974년 1월 14일 나온 ‘긴급조치 3호’를 “간접세 중심 조세구조가 형성되는 결정적 장면이었다”고 평가했다. 긴급조치 3호는 소득세를 전액 깎아 주는 면세기준을 월 1만 8000원에서 5만원으로 대폭 완화했다. 순식간에 소득세 납세자의 85%가 세금을 안 내도 되게 됐다. 그해 연두 기자회견에서 박 전 대통령은 ▲저소득층 감세 ▲고소득층 소비 절약 ▲긴축예산 편성 세 가지를 강조했다. 1977년 아시아권에서는 최초로 시행한 부가가치세는 파장이 컸다. 조세 저항이 엄청났다. 하지만 조세부담률은 1976년 16.1%에서 1979년 16.7%로 오르는 데 그쳤다. 실질적인 세금 부담은 크게 늘지 않았다는 얘기다. 부가세를 도입함과 동시에 각종 공제를 늘려 주고 비과세 소득범위를 확대했기 때문이었다. ●文정부, 朴정부 악순환 반면교사 삼아 국민 설득을 김미경 조선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한편으로는 역진세(부가세)를 통해 세수기반 확장을 시도하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비과세 확대 등으로) 직접세 세수기반을 오히려 축소시키는 모순된 정책을 썼다”고 아쉬워했다. 김도균 경기연구원 연구위원은 “박정희 정부는 ‘복지 없는 증세’를 추구했지만 국가에 대한 신뢰를 형성하는 데 실패하면서 조세 확대도 한계에 부딪히고 갈등만 증폭시키는 악순환에 빠졌다”고 지적했다. 김 연구위원은 “박정희 정부를 반면교사 삼아 문재인 정부는 장기 전략과 철학을 갖고 (복지 확대를 위한) 증세 불가피성을 설득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세종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 [열린세상] 양극화를 해소하려면/최광해 우리금융경영연구소 부소장

    [열린세상] 양극화를 해소하려면/최광해 우리금융경영연구소 부소장

    지난주 우리나라를 찾은 크리스틴 라가르드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는 요즘 말로 금수저다. 그녀는 수업료만 연간 3만 달러가 넘는 미국 사립고등학교에 다녔다. 그녀가 양극화 해소를 강조하는 것은 흥미롭다. IMF는 시장경제를 신봉하고, 분배 문제는 침묵하거나 방관했기 때문이다. 홍콩이 10년 전 최저임금을 도입하려 했을 때 반대한 것이 좋은 예다. 양극화는 그런 점에서 IMF 개혁 이슈이고 그녀가 앞장서고 있다. 2016년 미국 연례 협의 결과를 직접 발표하면서 인구의 15%인 4700만명이 가난에 시달리는 현실을 개선하지 않는다면 미래가 없다고 직격했다. 그녀가 끄집어낸 해법은 최저임금 인상이었다. 이 문제는 글로벌 이슈로 진화했고, IMF는 지난해 우리나라의 위기도 진단했다. 계층 이동이 어려워지고 노인들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가장 가난하게 살고 있다고 지적했다. 사회복지비가 OECD 평균의 절반 이하인 10%에 수년째 머물고 있는 안타까운 현실도 덧붙였다. 고도성장으로 분배도 빠르게 개선됐던 것을 기억하는 사람은 성장 활력을 회복하는 것이 최우선 과제라고 주장할 것이다. 규제 완화와 감세를 통해 기업이 힘을 내도록 하는 것이 주된 해법이다. 성장은 언제나 중요한 일이지만 삼성전자가 분기 이익만 14조원을 달성했다는 발표에도 냉소적 시각이 팽배하다면 다른 방법을 찾아야 한다. 우리나라는 2016년 2.8%의 성장률을 기록했다. 올해에도 IMF는 2.7%로 전망하고 있다. OECD 36개 회원국 중 2016년에는 10위였고 OECD와 G20 양대 기구 모두의 멤버인 G7과 호주 등 11개국으로만 좁혀 보면 두 번째다. 우리 국민은 만족하지 못하지만 국제사회가 부러운 눈으로 우리를 바라보는 이유다. 잠재성장률이 3% 이하로 내려앉은 현실에서 성장률만 높이는 시도는 긍정적인 효과보다는 대기업과 수출 중심의 경제구조 왜곡을 가속화할 가능성이 크다. IMF가 사회안전망을 확충해 내수 기반을 확대하라고 권고하는 것은 그 때문이다. 새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최저임금의 인상, 아동수당의 도입, 노인 기초연금 인상,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등의 조치들은 시의적절하다. 사회적 공감대를 주장하는 목소리는 새삼스럽다. 선거 과정에서 충분히 논의됐고, 경제력 등을 고려하면 오히려 때늦은 감마저 있다. 실업수당의 확대, 고교 무상교육과 실질적인 반값 대학등록금도 미룰 이유가 없다. 포퓰리즘 시비에서 벗어나려면 재원 조달 방안을 마련하면 된다. 이미 발표된 초대기업과 고액소득자에 대한 법인세와 소득세의 세율 인상은 첫걸음이다. 낮은 조세부담률 수준을 고려하면 추가적인 부담 증가도 합의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복지지출 확대가 중산 이하 계층의 소득 수준을 높이게 되면 세수 증가가 뒤따를 것이다. 재정건전성도 어려운 숙제만은 아닌 것이다. 이보다 서둘러야 할 일도 있다. 지출 구조의 획기적인 전환이다. 우리나라의 재정지출 규모는 2015년 국내총생산(GDP)의 32%로 OECD 국가 중 하위권 수준(30위)이다. 복지 확대를 위한 여력도 낮지만 그나마도 경제활동 지원에 기울어져 있다. 사회보장, 교육 등 사회적 지출의 비중은 OECD 국가 중 꼴찌인 반면 경제 활동비는 상위권에 속해 있다. 경제 관련 지출은 기업 활동 지원과 연계돼 있어 양극화 해소와는 갈등 요소를 안고 있다. 경제 관련 지출을 사회적 지출로 전환하면 정부 활동이 양극화를 해소하는 방향으로 바로 서게 될 것이다. GDP의 1%만 돌리더라도 연간 10조원 이상의 재원을 기대할 수 있다. 실질적인 수혜 계층이 대기업이나 부유층이라면 사회적 지출로 바꾸는 것이 좋은 방법이 될 것이다. 300개가 넘는 공공기관의 활동도 면밀히 검토해 중산 이하 계층 지원에 초점을 맞추도록 해야 한다. 지출 구조를 전환하는 문제도 이해관계의 대립과 갈등이 수반될 수밖에 없다. 성장론자가 염원하는 노동시장의 유연성 확대, 가격 자율화를 통한 성숙한 시장경제도 배 아픔을 해소해야만 받아들여질 수 있다는 것을 인식하고, 패러다임 체인지를 과감하게 추진해야 한다.
  • 내년 429兆 ‘슈퍼예산’… 일자리에 돈 확 푼다

    내년 429兆 ‘슈퍼예산’… 일자리에 돈 확 푼다

    SOC는 20% 준 17조원 그쳐 野3당 부정적… 국회 진통 예상 문재인 정부가 일자리 창출과 소득주도성장을 구현하기 위해 적극적인 재정정책을 꺼내 들었다. 내년 예산을 올해보다 7.1% 늘어난 429조원으로 짰다. 2009년(10.6%) 이후 9년 만에 증가 폭이 가장 큰 ‘슈퍼예산’이다. 일자리를 포함한 복지예산이 12.9% 늘어나면서 비중이 처음으로 34%를 넘어섰다. 반면 사회간접자본(SOC)은 20%나 삭감했다.정부는 29일 정부서울청사에서 국무회의를 열고 이런 내용의 2018년 예산안을 확정했다. 오는 9월 1일 정부 예산안을 국회에 제출한다. 국회는 12월 2일까지 예산안을 심사해 처리해야 한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민생·개혁 예산이라며 반드시 관철시키겠다는 입장이지만, 야3당은 인기영합적인 복지 예산을 무분별하게 늘렸다며 ‘칼질’을 벼르고 있다. 정부가 확정한 내년 예산안은 올해보다 28조 4000억원(7.1%) 늘었다. 내년 경상성장률(경제성장률+물가상승률) 전망치(4.5%)보다도 2.6% 포인트나 높다. 정부가 경상성장률보다 나랏돈을 더 쓰는 것은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처음이다. 복지 예산을 대거 늘린 점도 극명한 차이점이다. 보건과 노동을 포함한 복지 예산은 146조 2000억원이다. 복지와 교육(64조 1000억원) 예산을 합하면 전체 예산의 절반가량을 차지한다. 반면 SOC 예산은 올해보다 4조 4000억원(20%) 삭감된 17조 7000억원에 그쳤다. 전체적으로 보면 보건·복지·노동, 교육, 일반·지방행정 등 8개 분야 예산이 증가했고, SOC와 문화, 환경, 산업 등 4개 분야는 감소했다. 내년도 총수입은 447조 1000억원으로 올해보다 7.9%(32조 8000억원) 증가할 전망이다. 국민의 세금 부담을 말해 주는 조세부담률은 19.6%, 조세 부담에 사회보장 부담까지 포함하는 국민부담률은 26.1%로 전망됐다. 1인당 678만 8000원의 세금을 부담하는 셈이다. 하지만 당초 목표보다 2조원 많은 11조 5000억원을 지출에서 줄여 재정건전성은 당장 나빠지지 않을 전망이다. 실질적인 재정 건전성 지표인 관리재정수지 적자는 29조원으로 올해보다 1조원 증가하는 데 그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5년간 재정 적자는 172조원으로 불어난다.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정부가 쓸 곳에 돈을 써 중장기적인 비용을 줄일 수 있다면 지금 써야 한다”며 ‘경제 패러다임 변화’를 강조했다. 세종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세종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열린세상] 자동화, 일자리, 교육 그리고 사회안전망/송경진 세계경제연구원장

    [열린세상] 자동화, 일자리, 교육 그리고 사회안전망/송경진 세계경제연구원장

    문재인 대통령은 취임 직후 일자리위원회를 설치하는 등 정부 정책의 우선순위를 일자리 만들기에 두고 일자리의 중요성을 줄곧 강조해 왔다. 두말할 필요도 없이 일자리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다. 며칠 전 취임 100일 대국민 보고대회에서도 일자리를 최우선 정책 과제로 다시 강조했다.그런데 정부가 2018년을 정점으로 생산가능 인구의 감소로 일자리 문제가 자연스레 완화될 것으로 보는 시각은 꼼꼼히 다시 따져 봐야 할 일이다. 인구구조 변화와는 별개로 제4차 산업혁명 시대에는 급속한 기술 발전과 자동화로 인해 우선 기존의 단순 반복 일자리 다수가 사라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일자리 문제가 자동적으로 해결된다는 보장이 없다. 특히 근로자 1만명당 로봇 수를 나타내는 로봇밀집도가 세계 최고(531)인 우리의 현실에서 ‘자동화와 일자리’ 문제는 세밀하게 검토해야 할 정책적 과제다. 역사적으로 보면 자동화는 궁극적으로 생산성과 성장 그리고 생활수준 향상에 긍정적인 역할을 해 왔다. 세계 경제의 성장과 인류의 생활 수준은 제1차 산업혁명이 본격화된 18세기 중엽 이후 급격하게 향상됐다. 그러나 자동화는 단기적으로는 일자리의 ‘창조적 파괴’, 즉 근로자의 기술 노후화, 근로소득 격차 확대, 실업 등의 문제를 초래한다. 물론 기술 발전과 함께 새로운 일자리도 생겨난다. 그런데 새로운 일자리는 새로운 전문성을 요구한다. 고숙련 근로자에게는 소득 증대와 자아실현의 좋은 기회가 될 수 있겠지만 저임금 저숙련 근로자에게는 소득 감소와 장기 실업의 위협이 될 가능성이 크다. 제1차 산업혁명 초기 60년 동안과 20세기 후반 컴퓨터 혁명 초기 수십 년 동안 경험했듯이 이번에도 상당 기간 실업과 소득 불균형의 문제가 지속될 수 있다. 따라서 근로자의 훈련·재훈련, 전직 그리고 교육 등에 대한 획기적인 정책적 배려가 필요하다. 아울러 근로자들의 전직을 위한 교육·훈련 기간에 최소한의 생활 수준을 유지할 수 있도록 실업 및 훈련수당, 전직 보조금 등 각종 사회안전망의 확대도 절실하다. 그리고 이직 및 전직을 할 때 고용 관련 혜택의 이동연계성을 강화하고 노동시장의 유연성도 높여야 함은 자명한 일이다. 미국의 경우 전문적 기술이 필요한 스템(STEM·과학, 기술, 엔지니어링, 수학) 분야는 숙련도의 불일치 때문에 앞으로 10년간 100만개 이상의 일자리를 채우기 어려울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우리나라의 복지 지출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평균의 절반 수준(GDP 대비 10.4%)에 머물러 있다. 동시에 우리의 조세부담률(18.4%)도 OECD 평균(25.1%)보다 상대적으로 낮다. 따라서 복지 지출 확대에 필요한 재원 확보를 위한 증세 또한 피할 수 없는 일이다. 세상에 공짜는 없다. 정부도 이 점을 국민에게 솔직하게 알리고 설득에 나서야 한다. 우선 ‘소득 있는 곳에 세금 있다’는 개세주의 원칙에 따라 현재 지나치게 높은 면세자 비중(46.8%)부터 줄이는 세제 개혁이 필요하다. 장기적인 차원에서는 새로운 일자리로의 이동이 일상화되는 제4차 산업혁명 시대에 걸맞은 인문교육과 STEM을 융합한 교과과정과 함께 사고의 유연성과 창의력이 최대한 함양될 수 있는 교육 개혁도 추진돼야 한다. 1930년 저명 경제학자 존 케인스는 2030년이 되면 자동화 덕분에 사람들은 일주일에 15시간만 일하고 나머지 시간에는 각자 원하는 것을 하게 될 것이라는 유토피아적 전망을 제시한 바 있다. 그렇게 될 것 같지는 않다. 케인스는 사람들이 일을 통해 자신의 가치를 확인하고 사회적 소속감을 느낀다는 점을 간과하고 있다. 따라서 일자리를 최대한 창출할 수 있는 경제 성장의 여건을 만들고 새로운 일자리에 적합한 근로자의 역량을 강화하는 것 자체가 중요한 사회적 가치를 실현하는 길이다. 실업이 만연한 여건 속에서 흔히 휘말릴 수 있는 정치적 포퓰리즘의 함정을 피하고 우리 사회가 건전한 시장경제와 민주주의의 가치를 지켜 나가기 위해서도 물론 필요한 일임을 명심해야 한다.
  • 나경원 “문재인 정부는 욜로(YOLO)”

    나경원 “문재인 정부는 욜로(YOLO)”

    나경원 자유한국당 의원은 18일 “문재인 정부는 한마디로 YOLO정부”라며 “5년만 잘먹고 잘살면 끝이라고 생각하는 듯하다”고 비판했다.나 의원은 이날 오전 국회의원회관에서 ‘문재인 정부의 경제정책 문제점과 대책’ 세미나에서 “이 정부가 굉장히 아름다운 정책을 얘기하는데 돈은 어떻게 할 것이냐”라며 이같이 지적했다. 나 의원은 “걱정 많은 시기에 어떤 제안을 내놔야 할지 윤증현 전 기재부 장관에게 혜안을 들어보자”라며 “윤 장관은 노무현 정부 금융위원장 시절에 초선의원으로 정무위원회에서 만났다. 국가경제 발전에 역할이 컸는데, 걱정이 많을 듯 해서 모셨다”고 소개했다. 윤증현 전 장관은 “이런 모임 자체가 그나마 대한민국에 희망이 있다고 생각한다”며 “대한민국 뿐 아니라 세계 경제가 힘든 상황에 종합적인 얘기를 하려고 한다. 주관적인 의견도 많으니 양해해서 들어달라”고 답했다. 이어 나 의원은 “핀셋 증세를 정부가 추진 중이지만 우리나라의 조세 납부 비율이 굉장히 낮다”며 “세원을 넓히기 위해 국민 개세주의를 지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재원 조달에 대한 구체적 방안이 없기 때문에 ‘욜로(YOLO) 정부’라는 비판을 받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나 의원은 기자회견을 마친 뒤 자신의 페이스북에 “무엇보다도 세금으로 보전되는 최저임금 인상, 문재인 케어, 아동수당 도입 등 하루가 멀다하고 선심성 정책들을 발표하면서 정작 구체적인 재원조달 방안은 없다”고 부연했다. 그는 “정부가 100대 국정과제 이행에 필요하다고 발표한 재원만 해도 178조원에 이르지만 소위 ‘핀셋 증세’로 얻을 수 있는 세수효과는 연 6조원, 5년간으로 해도 약30조원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국제적인 추세에도 반하는 법인세 인상보다는 OECD 평균 대비 6.6% 낮은 조세부담률, 무려 46.8%에 이르는 근로소득세 면세자 비율(2015년도 기준) 등을 고려해 국민 동의를 전제로 한 전면적인 세제개편 방안을 마련하는 것이 바람직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사설] 물꼬 튼 증세… 이제 면세자 줄여 나가야

    문재인 정부가 초고소득자와 초대기업으로부터 세금을 더 걷어 취약계층과 중소기업 지원에 활용하는 ‘부자증세’ 시대를 열었다. 새 정부가 어제 내놓은 첫 세제 개편안은 초부유층 9만 3000여명과 초대기업 129곳에 세금을 더 물려 5년간 23조 7000억원을 확보한다는 것이 핵심이다. 정부는 먼저 과세표준 3억~5억원인 사람에 대한 소득세율은 현재 38%에서 40%로, 5억원 초과자는 40%에서 42%로 상향 조정했다. 초대기업 법인세는 2000억원 초과 구간의 최고세율을 22%에서 25%로 올렸다. 소득세 최고세율 42%는 1995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법인세 최고세율이 25%로 오른 것은 이명박 정부 당시인 2009년 이후 9년 만이다. 부가가치세와 함께 3대 세목인 소득세, 법인세 2개 세목의 최고세율을 동시에 건드린 것은 이례적이다. 세제 운용에 대대적인 변화를 일으켰다는 점에서 상징성과 파급력이 상당할 것이다. 부자증세는 조세 정의 바로 세우기, 소득 주도 성장론을 강조하는 현 정부 정책 기조와 맥이 닿아 있다. 100대 국정과제 수행에 드는 178조원의 재원 마련과도 직결된다. 다만 세제 개편안을 마련하는 과정에서 정부가 여당에 끌려다니며 정책의 일관성?예측 가능성에 나쁜 선례를 남긴 것은 아쉽다. 내년부터 일자리를 많이 늘린 기업에 세제 혜택을 몰아주기로 한 것은 주목할 만하다. 지금까지는 투자와 고용을 동시에 해야 고용창출 투자세액 공제 혜택을 줬다. 하지만 내년부터는 투자 없이 고용만 하는 중소기업에도 2년간 세액공제를 해 준다고 하니 유인 효과가 상당히 클 것으로 보인다. 5년간 국정과제에 드는 178조원의 재원은 부자 증세를 통한 연간 5조 5000억원의 세수 증대만으로는 턱없이 부족하다. 다행히 세수 자연 증가분 등 세입 개혁으로 83조원을 마련하기는 어렵지 않다고 해도 나머지 95조원은 세출 구조조정으로 충당해야 한다. 양적 삭감과 우선순위 조정 수준이 아닌 질적인 세출 구조조정이 필요한 이유다. 정부가 ‘진짜 증세’ 효과를 내려면 조세부담률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치까지 끌어올리고 면세자 수를 대폭 줄여야 한다. 이번 증세로 국민 조세부담률은 0.3% 포인트 높아져 19.7%가 된다. 그런데도 여전히 선진국보다 낮은 수준이다. 2015년 우리나라 조세부담률은 18.5%로 OECD 35개 회원국 평균 25.1%보다 6.6% 포인트나 낮다. 근로소득세 납세 대상자(1733만명) 가운데 47%(810만명)가 세금을 내지 않고 있다. 연간 5000만~6000만원 소득자 중 면세자 비율은 2013년 0.5%에서 2015년 6.1%로 증가했다. 2013년 연말정산 파동 때 각종 비과세와 공제 제도가 늘어나면서 생긴 부작용을 하루속히 걷어 내야 한다. 장기적으로는 생산활동과 관련 있는 소득세나 법인세는 과감히 줄이되 보유세와 토지세 등을 높이는 쪽으로 세제 패러다임을 바꿔 나가야 한다.
  • 공식화한 부자증세… 증세 효과는 미미

    면세자 문제 언급도 전혀 없어… ‘선별증세’ MB·朴정부와 유사 ‘2017 세법 개정안’은 소득 재분배를 위해 부자 증세를 전면에 내세웠다. 하지만 세수 증대 효과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이 여전히 팽배하다. 부자들에게만 초점을 맞춘 ‘선별증세’ 노선 자체에 대한 비판도 나온다. 소득세의 경우 과세표준 3억~5억원 구간을 따로 쪼개 세율을 38%에서 40%로 인상하고, 5억원 초과 구간은 40%에서 42%로 높였다. 법인세는 과표 2000억원 초과 구간을 신설해 세율을 22%에서 25%로 높였다. 세수효과는 5년간 각각 2조 1938억원과 2조 5599억원으로 추산된다. 정부는 소득세율 인상 대상이 전체 소득세 납부 대상(1800만명)의 0.5%인 9만 3000명에 불과하다는 점을 강조한다. 법인세 최고세율 대상 역시 전체 법인 약 59만개 가운데 상위 0.02%인 129곳에 그친다. 정부가 강조하는 것과 달리 선별증세는 이명박·박근혜 정부 조세정책과 차별성보다는 유사성이 더 많다. 이명박 정부는 부자 감세를 천명했다가 소득 재분배 악화와 세입 감소만 초래했다는 비판을 받은 뒤 2011년 말 소득세 최고세율을 35%에서 38%로 올렸다. 선별증세의 시작이었던 셈이다. 2013년 말에는 소득세 최고세율 구간이 1억 5000만원 이상으로 더 늘어났다. 박근혜 정부는 금융소득종합과세 강화와 담뱃세 인상 등의 조치를 내놨다. 이에 따라 국내총생산(GDP) 대비 조세부담률이 2013년 17.9%에서 2016년 19.4%(잠정치)로 올랐다. 그럼에도 GDP 대비 국가채무는 2013년 34.3%에서 올해 40% 돌파가 예상된다. 선별증세만으로는 현 정부의 복지 재원 마련이 쉽지 않다는 방증이다. 일부 전문가는 “소득세 최고세율 인상은 다분히 보여 주기식이며 실제 증세효과도 별로 없다”고 지적한다. 전체 납세자의 절반가량(46.8%)이 세금을 한 푼도 내지 않는 데서 비롯되는 ‘국민개세주의’ 상충 문제와 민감한 종합부동산세 등은 언급조차 하지 않고 있다는 점에서 정부의 증세 의지를 의심하는 시선도 있다. 세종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 [인물 플러스] “국민주권정부 조세정책, 소득 불평등 해소 기대”

    [인물 플러스] “국민주권정부 조세정책, 소득 불평등 해소 기대”

    세금 정책은 어느 정부에서나 ‘뜨거운 감자’다. 세금 자체를 부정적으로 느끼는 국민이 많기 때문이다. 문재인 정부의 인수위원회 성격인 국정기획자문위원회에 경제1분과 전문위원으로 참여한 세무법인 굿택스 대표 구재이 세무사(한국조세연구포럼 학회장)는 “이번 정부에 대한 평가도 결국 조세 정책에서 갈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국민주권정부인 만큼 세금의 주인이 국민임을 확인하는 방향으로 정책 과제를 세웠다”고 자문위 활동을 설명했다. 구 세무사와 만나 자세한 얘기를 들어봤다.→문재인 정부의 인수위원회 성격인 국정기획자문위원회 전문위원으로 참여를 하신 소감은. -전문가로서 현장에서 일하다가 국정을 설계하는 작업을 한 것인데, 개인적으로는 큰 영광입니다. 문재인 정부 국정의 비전을 만들고, 국정 과제를 선정하고, 실제로 어떻게 이행할지 5개년 계획을 수립하는 과정에 참여하면서 이전까지의 정부와 크게 다르다는 걸 느꼈습니다. 새 정부에 큰 기대를 더 가지게 되더라고요. →이번 국정자문위에서 가장 중시한 가치는 무엇이었습니까. -두 달간 중간 중간에 브리핑도 많이 하고 국민에게 논의 과정도 설명을 드리기는 했습니다만, 제가 보기에 가장 핵심적인 가치는 ‘국민주권’과 ‘소득 불평등 해소’였습니다. 모든 계획에 그게 깔려있어요. 우리가 많은 경제성장을 이뤘는데, 그 혜택을 누리는 계층과 그렇지 못한 계층이 극단적으로 갈려 있잖아요. 이제까지는 그걸 해소하려는 노력을 많이 못 했어요. 과거 참여정부에서도 사회병폐 해소를 위한 노력을 많이 했지만 양극화 문제에서는 답을 찾기 어려웠거든요. 소득이 몰리는 양극화가 너무 심하기 때문에, 세출에서 지원사업뿐 아니라 세금에서 과세 형평성 등을 통해 불평등을 해소하려는 노력이 꼭 필요한 시점이죠. 일자리 정책이라든지, 사회적 경제 활성화 방안이라든지 하는 것들이 모두 소득 불평등 해소라는 지점에서 맞닿아 있습니다. 결국 모든 국민이 한 사회의 구성원으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하는 방향이 중요하게 다뤄졌습니다.→활동을 돌아보시며 자평하신다면. -기본적으로 국정과제는 선거 과정에서의 공약을 바탕으로 계획됩니다. 이전 정부에 비해 이번에는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정책 공약들이 많았다고 생각해요. 그런 공약을 바탕으로 했기 때문에 100대 국정과제가 알차게 채워졌다고 생각합니다. 조세분야도 ‘국민주권’이라는 핵심가치에 부합하고자 노력했습니다. →조세분야에서 국민주권은 어떻게 반영될 수 있을까요. -저는 평소에도 ‘세금의 주인은 국민이다’라는 소신을 가지고 있습니다. 세금 제도라는 것 자체가 원래 정부의 고유권한이 아닌 국민이 합의의 산물이잖아요. 나라를 유지 발전시키기 위해서, 복지와 같은 국가의 할 일을 제대로 하게 하려고 의무라는 약속을 한 것이죠. 그러니 세금제도의 주인은 국민이어야 하는데, 지금까지는 그러지 못했다고 생각해요. →구체적으로 논의된 내용을 몇 가지 말씀해 주신다면. -조세제도 쪽에서는 그간 대기업이나 고소득층에 대해 혜택이 많이 가던 측면이 있었어요. 연구개발 등을 이유로 많은 세금 혜택이 주어지고, 이 때문에 오히려 세금을 낼 수 있는 계층에 제대로 세금을 매기지 못 하는 일이 많아졌거든요. 경제를 활성화해 구성원들에게 혜택이 골고루 가도록 하고 더 많은 복지를 하려면 많은 세금이 필요해요. 누군가가 더 부담해야 할 상황입니다. 그렇다면 누구에게 먼저 걷을 것이냐 생각할 때, 그동안 혜택을 받았고 세금을 낼 여력이 있는 분들에게 먼저 걷는 것이 맞지 않겠습니까. 불합리한 세제를 정상화시켜 어느 정도 형평성이 확보된 다음에도 세금이 더 필요하다면 국민이 함께 희생을 분담해야지요. →세금 제도는 국민 합의가 중요하지 않습니까. -그렇습니다. 국민 사이에 소득이 있는 곳에 세금이 있다는 의식이 정확히 자리 잡아야 합니다. 그런 측면에서 우선적으로 바꿔야 할 부분이 비과세 감면이에요. 비과세 감면이라는 게, 소득이 있는데 과세를 안 하겠다는 거잖아요. 연구개발이라거나 고용창출 같은 부분에서 감면을 해주는 게 비과세 감면인데, 그런 혜택의 대부분을 대기업들이 가져가고 있습니다. 세출이 아닌 세금혜택으로 연구개발이나 고용창출이 장려되느냐도 생각해 봐야 할 문제입니다. 하지만 시급하지 않은 사회적, 경제적 약자에 대한 보편적인 증세문제는 섣부른 도입보다 앞으로 구성될 조세재정개혁특위에서 국민적 합의를 도출하도록 했습니다. →아무래도 세금 관련된 이슈는 불편하게 받아들이는 국민이 많습니다. 어떻게 풀어나갈 수 있을까요. -결국 이 정부가 괜찮은 정부라고 평가받을지 여부는 세금 문제와 세무행정에서 갈릴 거라고 봅니다. 제가 ‘납세자 친화적인 세정’이라는 개념을 만들어 봤는데요. 이게 결국 국민주권과 맞닿아 있는 개념이에요. 납세자가 세금을 내면서 편하고 기쁜 마음으로 낼 수 있도록 세금 제도를 재설계하자는 겁니다. 스웨덴 국세청은 국민이 가장 존경하는 직업군으로 꼽을 정도입니다. 조세부담률이 38%대인데도 그래요. 소득세율은 60%에 가깝고요. 자기가 번 소득의 3분의 2 정도를 정부에 내는데도 세금에 대해 탈세를 하거나 복잡한 대립 관계가 된다거나 하지 않습니다. 이처럼 세금 제도가 공평하고 세금을 내는 더 많이 부담하는 사람들을 제대로 예우하는 시스템을 만들어서 우리도 국민이 기쁘게 세금을 낼 수 있게 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현재 ‘굿택스’라는 세무법인을 운영하면서 마을세무사제도를 전국화시켜 대통령 표창을 받고 다양한 활동을 하시는 것 같습니다. -‘굿택스’는 이름에서 보듯이 국민이 싫어하는 세금을 기쁘게 낼 수 있는 세금으로 바꾸자는 취지에서 만들었습니다. 책상머리에서가 아니라 국민의 생활과 사업현장에서 좋은 세금제도를 향해 가는 데에 일조하려는 의미로 ‘굿택스’라는 이름을 붙였습니다. 저는 조세 전문가로서 소명을 다하고자 실사구시 조세연구공동체인 한국조세연구포럼의 학회장을 맡고 있고, 참여연대 조세개혁센터와 한국세무사고시회에서 조세운동을 해왔습니다. 세무는 딱딱하고 전문적인 분야지만 국민에게 더 친숙하게 다가가려고 ‘굿커피 베데스다’라는 사회적기업 카페와 융합해 운영하고 있기도 합니다. ‘커피 볶는 세무사’로 더 유명하죠. 정태기 객원기자 jtk3355@seoul.co.kr
  • 조세부담률 OECD 평균 25%…韓은 18.5%

    부자증세로는 한 해 4조원 불과…‘중복지’땐 年 108조 더 걷어야 “증세를 하더라도 대상은 초고소득층과 초대기업에 한정될 것이다. 일반 중산층과 서민, 중소기업에는 증세가 전혀 없다. 이는 5년 내내 계속될 기조다.” 문재인 대통령은 뜨거운 증세 논란을 이 세 문장으로 정리했다. 지난 21일 이틀에 걸친 국가재정전략회의를 마무리하면서다. 증세는 재벌과 슈퍼리치에서 그칠 것임을 분명히 한 것이다. 하지만 이로 인해 증세 논쟁이 더 뜨거워지고 있다. ‘부자 증세’로 정부가 더 거둘 수 있는 세금은 연 4조원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문재인 정부는 178조원이 들어가는 일자리·복지 정책을 약속했다. 5년 내내 4조원짜리 증세에만 머문다면 현실적으로 국채 발행 등 나랏빚을 내지 않고선 정책에 필요한 재원을 조달하기 쉽지 않다. 이 때문에 문 대통령이 ‘넓은 세원, 낮은 세율’이라는 보편 증세의 가능성을 스스로 차단한 것은 성급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우리나라의 증세 여력이 충분하다고 주장한다. 그 근거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와의 비교를 든다. 우리나라의 조세부담률은 2015년 기준 18.5%로 OECD 35개국 중 33위다. OECD 평균은 25.1%(2014년 기준)이다. 조세부담률은 국내총생산(GDP) 대비 세금(국세+지방세) 비율을 뜻한다. 북유럽 복지국가인 덴마크와 스웨덴의 조세부담률은 각각 49.5%, 33.6%나 된다. 지난해 기준 우리나라의 GDP가 1637조원인 점을 고려할 때 OECD 평균 수준의 중부담·중복지 기조로 가려면 연 108조원의 세금을 더 걷어야 한다. 여당 안에서조차 OECD 평균까지는 아니더라도 참여정부 때만큼이라도 조세 부담이 늘어나는 건 괜찮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김진표 전 국정기획자문위원장은 최근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참여정부 후반부에 조세부담률이 21% 정도 됐다”면서 “단계적으로 조세 부담을 올리되 우선순위는 고액재산가나 법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참여정부 마지막 해인 2007년 조세부담률은 19.6%로 2000년대 들어 가장 높았다. 지금보다 1.1% 포인트 높다. 정부가 조세 부담을 당시 수준만큼 높인다면 18조원이 더 들어오게 된다. 이 정도면 연평균 16조 5000억원의 세입 확충과 연 19조 1000억원의 세출 절감을 통해 국정 운영에 필요한 재원을 조달하기로 한 정부의 재정 압박을 상당 부분 덜어 줄 수 있다. 보편 증세를 추진할 경우 필연적으로 뒤따를 조세 저항은 부담이다. 정부가 미세먼지 저감 등을 위해 경유세 인상을 흘렸다가 여론의 역풍을 맞고 슬그머니 없던 일로 한 것만 봐도 증세는 쉽지 않은 숙제다. 노무현 정부와 박근혜 정부도 각각 종합부동산세와 담뱃세를 인상한 뒤 국정 운영에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정부 관계자는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증세를 본격적으로 거론하는 것은 정권에 부담이 될 수 있다”면서 “상대적으로 저항이 적은 초고소득자와 초대기업을 대상으로 세금을 올린 뒤 선거 이후 보편 증세를 논의하지 않겠는가”라고 내다봤다. 오건호 내가만드는복지국가 공동운영위원장은 “슈퍼리치와 중산층·중소기업 사이에 증세가 필요한 계층이 있는데 이들에 대한 증세 논의를 차단해선 안 된다”면서 “최소 상위 20~30% 계층에 누진적으로 세금 책임을 더 요청하고 법인세 추가 과세 대상도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세종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복지 지출 줄이는 재정 청사진은 미래세대에 부담”

    “복지 지출 줄이는 재정 청사진은 미래세대에 부담”

    씀씀이를 줄여 재정 건전성을 지키겠다는 정부의 장기 청사진은 기본 전제부터 잘못됐으며 미래세대에 부담을 전가하는 것이라는 신랄한 비판이 나왔다. 공공지출을 늘리고 복지를 강화하겠다는 문재인 정부의 국정기조와도 정면충돌한다는 지적이다.정세은 충남대 경제학과 교수는 13일 국회에서 열리는 ‘2060년 장기재정전망 대안모색 토론회’를 앞두고 12일 내놓은 주제발표문에서 이렇게 주장했다. 정 교수는 기획재정부가 2015년 내놓은 ‘2060 장기재정전망’의 문제점을 조목조목 지적하면서 “지출 축소가 아니라 증세와 지출 확대로 큰 방향을 틀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만일 장기재정추계 결과를 근거로 복지지출을 줄인다면 서민층에서 태어날 미래세대는 지금보다 더 어려운 삶을 살 수밖에 없다”면서 “복지지출을 줄이는 것이야말로 미래세대에 부담을 전가하는 것에 불과하다”고 비판했다. 정 교수는 문재인 정부 인수위원회 격인 국정기획자문위원회 위원이기도 하다. 따라서 정부가 장기재정전망을 수정할 가능성도 있다. 정 교수는 기재부의 장기재정전망은 기본 전제부터 논란의 소지가 크다고 지적했다. 우선 성장률 전망만 하더라도 현재의 저출산·저성장 추세를 연장한 것에 불과하고 증세와 복지 확대 가능성을 배제한 채 지금의 조세부담률과 복지수준이 미래까지 그대로 이어진다는 가정에 입각해 국가채무 급증이라는 결론을 내버렸다는 것이다. 정 교수는 “저출산·고령화를 재정건전성 훼손과 미래세대 부담으로 곧바로 연결시키는 것은 과도하게 부정적으로 단순화시킨 논리”라면서 “이런 접근법은 사회변화에 대한 제도적 개입 가능성을 차단할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대안으로 복지 확대를 통해 수요와 공급을 동시에 자극해 성장을 견인할 것을 제안했다. 아울러 “재원 마련의 원칙은 지출개혁과 증세를 통한 적극적인 조세정책에서 찾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토론자인 조영철 고려대 경제학과 초빙교수도 “지출 통제를 통해 재정건전성을 유지하려는 기재부의 발상은 매우 편향된 재정보수주의적 해석”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조 교수는 “현행 제도를 그대로 유지할 경우 2060년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채무 비율이 62.4%라고 전망한 장기재정 추계는 기재부의 제언과 달리 좀더 적극적으로 복지 확대 전략을 써도 될 정도의 재정여력이 있다는 것으로 해석하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말했다. 조 교수는 “재정건전성만을 위해 저출산·청년 대책과 복지 확대에 소극적인 입장을 취한다면 결혼과 출산을 포기하게 만드는 ‘헬조선’ 상황은 점점 심화되고 잠재성장률도 하락해 재정건전성이 오히려 더 악화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어 “기재부는 일·가정 양립 정책과 같은 새 복지제도 도입이 잠재성장률에 미칠 긍정적 효과를 감안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세종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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